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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방적 의대 증원 국민이 심판”…與 총선 참패 전망에 의사들 반응

    “일방적 의대 증원 국민이 심판”…與 총선 참패 전망에 의사들 반응

    제22대 총선 관련 지상파 3사 출구조사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이 참패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전현직 의사협회 간부들은 “일방적인 의대 증원 등 의료 정책에 대한 국민 심판이며 예상됐던 결과”라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의사들은 한 발 더 나아가 “정부·여당이 총선 결과를 받아들여 일방적인 의대 증원 정책 추진을 중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10일 오후 7시쯤 페이스북에 “예상했던 대로 국민의힘은 대패했다”며 “보수의 파멸은 윤 대통령에 의해 시작됐고 국민의힘과 자유의 가치를 외면하거나 무지했던 보수 시민들에 의해 완성됐다”고 적었다. 그는 “(출구조사 결과는) 이재명 대표의 야당이 이긴 것이 아니고 윤 대통령,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보수 여당이 스스로 진 것”이라면서 “나는 윤 대통령의 행보가 단순히 대한민국 의료만을 망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망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그것이 사실로 확인되는 순간을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라의 국운이 다했다. 다가올 미래가 오싹하다”고도 말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는 공식 논평을 논의 중인 가운데 이상호 대외협력위원장은 “총선 결과는 절차를 무시하고 비민주적으로 의료정책을 밀어붙인 것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라고 평했다. 총선 캠페인으로 정부·여당을 타격하겠다고 예고했던 임현택 차기 의협회장 당선인은 총선 결과에 관한 생각을 묻는 말에 “현재로서는 입장이 없다”고 답했다. 총선 전 그는 “의사에게 가장 모욕을 주고 칼을 들이댔던 정당에 궤멸 수준의 타격을 줄 수 있는 선거 캠페인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이번 총선 결과를 근거로 의협 차원에서 정부에 대한 강경 대응 수위를 한층 높일 것으로 보인다.정부에 대해 강경한 발언을 해왔던 의료계 인사들도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논평을 올렸다. 서울의대 교수 비대위 1기 위원장을 지낸 분당서울대병원 정진행 교수는 “헌정 질서를 무너뜨리고 개인 기본권을 침해한 것을 용서하지 않은 국민 심판”이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주수호 미래의료포럼 대표(35대 의협 회장)도 이날 페이스북에 “‘누가 누가 더 못하나’의 결과는 예상대로 국민의힘의 참패인 듯하다. 뿌린 대로 거둔 것”이라며 “그럼에도 분명한 건 대한민국에 미래는 없다는 거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여당의) 이번 총선 참패는 14만 의사와 2만 의대생, 그 가족들을 분노하게 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사직 전공의 류옥하다씨는 “대부분 국민의힘을 찍어 왔던 의사와 그 가족들의 표가 결정적 영향을 미쳤고, 국민들이 정부의 불통 증원 정책에 공감해 주신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정부가 당연한 결과를 받아들여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정책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수호” “심판”… 소수당의 마지막 일성

    “수호” “심판”… 소수당의 마지막 일성

    김준우 녹색정의당 상임선대위원장은 9일 3대 산별노조와 함께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총선에서 정당투표 용지에 당명이 올라간 원내 진보정당은 녹색정의당이 유일하다”면서 “녹색정의당을 노동자들의 힘으로 지켜 달라”고 외쳤다. 이어 헌법재판소로 이동한 김 상임선대위원장은 “무도한 윤석열 정권을 최선두에서 심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곳에서 녹색정의당 대전시당 신민기 대변인은 카이스트 졸업식에서 당한 ‘입틀막’ 사건에 대해 “중대한 위헌 소지가 있다”며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이후 김 위원장은 서울 은평을 지역구에서 김종민 후보의 지원 유세에 나선 뒤 서울 마포구 홍대 상상마당 앞에서 당 지도부와 함께 마지막 집중 유세를 펼쳤다. 서울 마포갑에 출마한 장혜영 후보를 지원하는 한편 녹색정의당의 주요 지지층으로 꼽히는 청년 표심에 호소한 것이다. 김 위원장과 지도부는 경기 고양갑에서 심상정 공동선대위원장과 함께 ‘화정역 막차 인사’로 선거운동을 마무리했다. 심 공동선대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녹색 정치, 민생 정치, 그리고 적대적인 공생 양당 정치를 끝내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 갈 수 있는 다당제 연합정치와 함께 개헌을 통해 제7공화국을 힘차게 열어 갈 수 있도록 소중한 한 표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새로운미래는 9일 수도권 일대에서 청년·직장인, 물가 등을 주제로 각종 ‘선거 캠페인’을 벌이며 마지막 유세를 펼쳤다. 오영환 새로운미래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막말을 쏟아 내는 증오 정치를 넘어 오직 민생을 위해 일하는 정치의 시대를 열겠다”고 호소했다. 오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관악구의 샤로수길을 찾아 청년, 직장인들과 함께 ‘6 can do it’(기호 6번은 할 수 있다) 선거 캠페인을 펼쳤다. 앞서 새로운미래는 출퇴근 교통비 지원 등을 청년 공약으로 내놓았다. 오후에는 서울 서초구 고속터미널 지하상가를 찾아 ‘물가잡는당’ 캠페인을 벌였고 이 자리에서 ‘금사과 방지법’ 등 당의 대표 민생 정책을 소개했다. 그는 이후 경기 부천에서 신경민·박원석 공동선대위원장과 마지막 집중 유세를 펼치며 설훈(부천을)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신 공동위원장은 “여러분이 6번에 투표하시면 일석삼조다. 윤석열 대통령을 심판하고, 이재명 대표를 심판하고, 설훈을 당선시킨다”고 했다.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날 자신의 지역구인 광주 광산을 유세에 집중했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청년들과 함께하겠다. 특혜와 반칙 없는 공정한 세상, 새로운미래가 만들겠다”고 썼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9일 예정했던 국회 기자회견을 취소하고 자신의 지역구인 경기 화성을을 지켰다. 개혁신당은 이 지역에서 1위인 공영운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2위인 이 대표의 ‘골든크로스’(지지율 역전)가 진행 중이라고 보고 있다. 이 대표는 롯데백화점 동탄점에서 마지막 집중 유세에 나서 “동탄의 아이들이 성장할 때 옆에서 버팀목이 되는 정치를 하겠다. 아이들에게 했던 수많은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저를 국회의원으로 만들어 달라. 그러면 대한민국이 동탄에 주목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어 “제가 국회의원이 되면 11일 모든 일간지 1면에 실릴 것”이라며 “그 관심을 바탕으로 동탄의 여러 산적한 문제를 풀어내 여러분에게 보답하겠다. 함께 만들어 보자”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전날 시작한 ‘48시간 무박유세’를 이날 밤 12시까지 이어 갔다. 천하람 개혁신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신파 정치인을 멸종시키지 말아 달라. 소신의 정치가 위선의 정치를 이길 수 있게 해 달라”며 막판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 “개혁신당에 주시는 한 표는 방탄과 뻔뻔함으로 일관하는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심판하고 소신파의 멸종을 막는 빛나는 한 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9일 자신의 고향인 부산과 대구, 광주 일대를 돌며 ‘검찰독재 조기 종식’을 외쳤다. 조 대표는 부산시청 앞 광장에서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에 대한 국정조사 입장’을 묻는 말에 “전적으로 찬성한다”고 답했다. 이어 “부산에서 배출한 김영삼, 노무현 같은 걸출한 정치인들이 해 온 업적을 생각한다면 부산 시민의 선택이 대한민국 전체의 정치 판도를 바꿀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대구 동성로에서는 “대구 시민들이 우리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다른 지역과 다르겠나”라며 “윤석열 정권의 무능함과 무책임함, 무도함은 진보와 보수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호소했다. 이날 영호남을 훑은 조국혁신당은 마지막 유세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가졌다. 조 대표는 “(광화문은) 시민들이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을 접하고 분노해서 촛불을 들고 일어나 박근혜 정권을 조기 종식시켰던 바로 그 장소”라며 “지금 다른 형태의 국정농단이 전개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외쳤다. 이어 “조기 종식의 형식이 어떻게 될지는 우리 중 아무도 모른다. 우리가 아는 것은 3년은 너무 길다는 것”이라고 했다. 조국혁신당은 ‘검찰독재정권 조기 종식’, ‘민주공화국 복원’ 등을 기치로 내걸고 있다.
  • 선거는 ‘민주적 선출’ 포장일 뿐… 장기 집권 노리는 권위주의자들[글로벌 인사이트]

    선거는 ‘민주적 선출’ 포장일 뿐… 장기 집권 노리는 권위주의자들[글로벌 인사이트]

    21세기 들어서면서 민주주의가 부식되고 있다는 징후가 여기저기서 포착된다. ‘민주주의 본산’을 자부하던 미국도 2017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남긴 분열과 반목이 채 아물지도 않았는데 그가 다시 권력을 잡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제 많은 국가에서 선거는 권위주의 지도자에게 ‘민주적 선출’ 명분을 제공하는 포장지 역할에 머물고 있다. 중국이나 러시아 수준의 장기 집권 체제가 아닌데도 종교 원리주의와 포퓰리즘 등을 교묘히 활용해 장기 집권을 추구하는 ‘민주주의 국가’ 지도자가 의외로 많다.●‘인도를 힌두교의 나라로’ 모디 총리 미중 전략경쟁 국면에서 존재 가치를 크게 높인 인도는 민주주의가 위협받는 대표적인 나라로 꼽힌다. 1947년 영국에서 독립한 뒤 서구식 민주주의를 국가 운영 원칙으로 삼았지만 나렌드라 모디(74) 인도 총리와 여당인 인도인민당(BJP)이 2014년 5월 집권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모디 총리는 경제 성과와 글로벌 영향력 확대에 힘입어 오는 19일 시작되는 총선에서 3연임이 확실시된다. 그러나 소수민족을 억압하는 힌두 민족주의와 언론 장악 등 비민주적 행보도 우려된다. 그는 올해 1월 북부 아요디아의 힌두교 사원 개관식에 참석했다. 원래 이슬람 사원인 모스크 터였지만 1992년 힌두교도가 이를 파괴했다. 이를 계기로 전국 곳곳에서 ‘종교 충돌’이 발생해 2000명 넘게 숨졌다. 모디 총리는 이를 잘 알면서도 일부러 힌두교 사원을 찾은 것이다. 선거를 앞두고 ‘인도는 힌두교의 나라’임을 선언하려는 속내다. 14억명의 인도에서 약 80%는 힌두교, 14%는 이슬람 신자다. 모디 총리가 3연임에 성공해 ‘15년 통치’에 들어가면 국명을 ‘바라트’로 바꿀 것으로 전망된다. 바라트는 힌두교의 뿌리가 되는 고대 서사시 ‘마하바라타’에서 가져온 단어다. 이슬람교도와 소수민족의 강한 반발이 예상되지만 모디와 BJP 의원들은 이에 개의치 않고 힌두교 외 종교를 분리하는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이미 인도 주요 언론은 모디 총리와 가까운 재벌들에 장악돼 사회 비판 기능이 무뎌졌다. 지난해 국경 없는 기자회(RSF)가 발표한 세계언론자유지수에서 인도는 180개국 가운데 161위에 그쳤다. 영국 싱크탱크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도 “집권 초기인 2014년만 해도 인도의 민주주의 순위가 27위였지만 2022년에는 46위로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중국 견제를 위해 인도를 십분 활용하려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모디의 이런 행보를 눈감아 주고 있다. ●민족주의 불 댕긴 에르도안·네타냐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70) 튀르키예 대통령은 ‘21세기 술탄’으로 불린다. 그에게 이 별명이 붙은 것은 20년 넘게 튀르키예를 통치한 것도 모자라서 사실상 종신 집권을 추구하고 있어서다. 축구 선수 출신인 에르도안 대통령은 2001년 고교 동창들과 함께 중도 성향 정의개발당(AKP)을 창당했고 2003년 총리에 올랐다. 3연임을 통해 11년간 튀르키예를 통치한 뒤 임기 막판 개헌에 나서 대통령 간선제를 직선제로 바꿨다. AKP 당헌이 총리 4연임을 금지해 이를 우회하려는 의도였다. ‘선거만 하면 이긴다’는 자신감을 토대로 2014년 총리에서 대통령으로의 ‘환승 통치’에 성공했다. 이후 다시 개헌을 감행해 의원내각제에서 대통령제로 변경하고 총리 자리도 없애 버렸다. 이번 임기 마지막 해인 2028년에 조기 대선이 실시되면 79세가 되는 2033년까지 집권이 가능하다. 현재 튀르키예는 리라화 가치가 폭락하고 연간 물가 상승률이 60%를 넘는 등 총체적 난국에 빠졌지만 ‘투르크 제국의 부활’을 원하는 다수 지지자에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 듯하다. 중동에서 몇 안 되는 민주주의 제도를 운영하는 이스라엘에서도 베냐민 네타냐후(75) 총리가 숱한 비난을 받고 있다. 삼권분립 원칙을 파괴하고 아랍 세계와의 전쟁을 불사하는 초강경 외교 행보를 보여서다. 1996년 6월~1999년 7월 총리를 지낸 뒤 2009년 3월 다시 총리에 올라 내리 6선을 역임했다. 2021년 6월 개인 비리 혐의 등으로 물러났지만 극우 세력과 손잡고 2022년 12월 다시 정권을 잡았다. 일각에서는 그의 우향우 행보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를 자극해 2023년 10월 가자지구 전쟁을 촉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네타냐후 총리는 자신의 탈법적 정치활동에 사사건건 제동을 건 사법부를 무력화한 데 이어 의회 내 야당의 견제조차 차단하고 있다. 그의 ‘사법 개혁안’에 반대해 수도 텔아비브 등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지만 신경 쓰지 않는 눈치다. 그가 뇌물 수수 혐의 등 자신의 사법 리스크를 물타기하고자 일부러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판을 키운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바이든 행정부는 직간접적으로 그가 총리 자리에서 물러나기 원한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불안 먹고 자라는 포퓰리즘 이 밖에도 인구 기준 ‘세계 3위 민주주의 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 조코 위도도(63·조코위) 대통령은 올해 2월 치러진 대선에서 집권당이 아닌 야당 후보 프라보워 수비안토(72)를 밀어줘 논란이 됐다. 헌법상 대통령 3연임이 불가능하자 조코위 대통령이 자신의 정적이던 프라보워를 지지해 당선시킨 것이다. 대신 프라보워는 조코위 대통령의 장남인 기브란 라카부밍 라카(36)를 부통령 후보로 지명했다. 조코위 대통령이 자신의 아들을 내세워 ‘정치왕조’를 구축하려 한다는 비난이 거셌다. 헝가리 ‘최장수 총리’인 빅토르 오르반(61)은 1차 총리 재임기(1998~2002년)에만 해도 민주화 개혁으로 명성을 얻었지만 2차 재임기(2010년~) 이후에는 언론 자유 축소와 삼권분립 침해 등 전형적인 권위주의 경로를 걸었다. 그는 헝가리뿐 아니라 우랄알타이 어족의 대단결을 바라는 ‘투란주의’를 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르크족(튀르키예)과 핀족(핀란드), 마자르족(헝가리) 등 중앙아시아에서 기원한 민족이 힘을 모아야 한다는 구상이다. 이러한 ‘민주주의 부식’ 현상은 이들 국가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9일(현지시간) 독일 싱크탱크인 베르텔스만 재단의 ‘베르텔스만혁신지수(BTI) 2024’는 “137개 신흥국 가운데 74개국이 ‘독재국가’로 분류됐다”고 밝혔다. 2014년 54개국에서 10년 사이에 20개국이 늘었다. 반면 민주주의 국가는 75개국에서 63개국으로 줄었다. 독재국가에서 민주국가로 바뀐 곳은 말레이시아와 네팔, 스리랑카, 아르메니아 4개국에 그쳤다. ‘민주주의적 자본주의의 위기’(2024년)의 저자인 마틴 울프 파이낸셜타임스(FT) 수석경제평론가는 이 현상을 신자유주의 질서에 기반한 세계화가 양극화를 부추겨 대중의 불안감이 고조된 결과로 해석한다. 세계화에 적응하지 못해 좌절과 분노를 느끼던 주민들이 하나둘 포퓰리즘에 감염돼 권위주의자 통치를 허락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언제라도 글로벌 경쟁에 밀려 사회 위계질서의 최하위로 떨어질 수 있다는 소시민들의 걱정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구호)와 같은 독선의 리더십을 찾게 만든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승기를 잡은 권위주의 정치인들은 야당과 사법기관을 억압하고 민주주의를 서서히 잠식한다. 세계화의 근본적 부작용에 대해 지구촌 전체가 진지하게 고민할 때가 됐다는 신호다.
  • [사설] ‘막말’ ‘투기’ 후보 완주, 국민이 우습다는 것

    [사설] ‘막말’ ‘투기’ 후보 완주, 국민이 우습다는 것

    내일 치러지는 22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유권자들은 불편한 심정으로 맞을 수밖에 없을 듯하다. 국회의원은커녕 평균적인 시민의 도덕성에도 크게 모자라는 ‘불량후보’들이 비판 여론을 비웃기라도 하듯 끝까지 완주 의사를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초대 이화여대 총장이 미군에 이대생들 성상납’, ‘박정희, 위안부와 섹스’ 등 근거 없는 막말을 했던 더불어민주당 김준혁(경기 수원정) 후보와 대학생 딸 명의로 11억원을 대출받아 30억원대 강남 아파트를 매입한 같은 당 양문석(경기 안산갑) 후보 등이 대표적이다. 역사학자라는 김 후보는 저서에서 ‘유치원과 한유총(한국유치원총연합회)의 뿌리는 친일파’라는 허무맹랑한 주장으로 관련 단체들의 집단적인 사퇴 요구에 맞닥뜨렸다. 그를 경찰에 고발한 단체만도 여럿이다. 양 후보 측에 대해서는 새마을금고중앙회가 대출 용도 외 유용, 허위증빙 등 위법을 저질렀다는 중간심사 결과를 발표하고 대출금 11억원 전액 회수 결정을 내렸다. 양 후보는 이 대출금으로 산 아파트 가격을 재산신고 때 축소 신고한 사실도 드러나 경기안산상록선관위로부터 고발당하기도 했다. 이들뿐 아니다. 아들에게 고액의 부동산을 증여해 ‘아빠찬스’ 논란이 불거진 민주당 공영운(경기 화성을) 후보, 21개월간 출근도 않은 채 1억원을 챙기고 배우자의 전관예우성 고액사건 수임 의혹에 휩싸인 조국혁신당 박은정 비례대표 1번 후보도 고위공직자의 허들을 참담한 수준으로 낮춰 놓았다. 더욱 개탄스러운 건 이들을 공천한 당 지도부의 태도다. “경기도에 최근 큰 변화는 감지되지 않는다”는 한병도 민주당 전략본부장의 말은 혀를 차게 만든다. 판세에 큰 영향이 없으니 오불관언이라는 것이다. 선거 초반 ‘목발 경품’ 발언의 정봉주, 성범죄 2차 가해 변호 논란의 조수진 후보의 서울 강북을 공천을 연속 취소했던 것과도 대비된다. 강성파로 분류되는 문제의 후보들이 22대 국회에 들어가면 누구보다 앞장서서 ‘전투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는 모양이다. 어느 쪽이든 양질의 후보들을 공천해 좋은 입법서비스를 국민에게 제공해야 할 공당(公黨)의 책무를 망각한 태도다. 여성비하적 막말과 불법대출을 통한 투기 의혹에 분노하는 여성·청년 유권자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 듯하다. 국민과 상식, 정의를 생각하는 공당이라면 ‘하루만 더 버티자’가 아니라 총선 하루 전에라도 상응한 조치를 취해야 마땅하다.
  • 네타냐후 ‘지상군 철군’ 카드 꺼냈지만… 출구 안 보이는 가자

    네타냐후 ‘지상군 철군’ 카드 꺼냈지만… 출구 안 보이는 가자

    3만 3000명 사망·7만 5600명 부상110만명 재앙·기근 상황 ‘생지옥’이스라엘 1개 여단 제외하고 떠나하마스와 휴전·인질 협상은 재개영사관 폭격당한 이란 “강경 보복”美 대응 따라 중동전 비화 가능성 최소 3만 3000명의 목숨을 앗아간 가자전쟁이 7일(현지시간) 꼬박 6개월을 맞았지만, 전쟁의 끝은 보이지 않는다. 이날 미국·이집트·카타르 중재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인질·휴전 협상은 이집트 카이로에서 재개됐지만, 중동 지역에서 반목해 온 유대와 아랍의 화해는 요원하다. 1993년 오슬로협정 당시 양측이 합의한 영구적 평화 구상인 ‘두 국가 해법’으로의 회귀가 사실상 어려워졌고,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내치 위기’를 타개하려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폭주와 오판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박현도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교수는 “네타냐후가 이번 전쟁으로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공존을’ 전제한 ‘두 국가 해법’ 원칙을 깼고, 팔레스타인이 없는 ‘완전한 이스라엘’을 세우려 한다”고 말했다.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는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전쟁 종결의 명분, 즉 ‘엔드게임’(최종단계)이 없다”면서 “당분간 휴전 혹은 종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했다.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의 가자전쟁 대응에 분노한 친팔레스타인 시위대가 민주당 정치인들에게 직접 찾아가 항의하며 사우스캐롤라이나, 디트로이트 등 미 전 주정부, 의회, 백악관의 업무가 마비됐다.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에서는 10만명 넘는 시민이 모여 네타냐후 퇴진과 조기 총선을 요구했다. 야권 지도자 야이르 라피드 전 총리는 “우리가 그들(네타냐후 정권)을 귀가시키지 않으면 이 나라가 진보할 수 없다”고 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에 끌려갔다가 숨진 인질 엘라드 카치르의 시신을 회수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전체 인질 129명 중 34명이 이미 숨졌고, 카치르 등의 시신 12구를 회수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지난 4일 3만 3037명이 숨지고 7만 5668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시민들은 대부분 일상을 회복했지만, 가자지구 주민들은 굶어 죽을 위기에 처했다. 유엔 산하기구인 통합식량안보단계(IPC)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가자지구 전체 인구 절반이 넘는 110만명이 식량위기 최고 단계인 ‘재앙·기근’ 상황에 처해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가자지구 민간인 보호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을 철회할 수 있다”고 최후통첩을 보냈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개의치 않고 있다. ‘미국을 이끄는 유대인의 영향력을 고려하면 바이든 행정부가 이스라엘을 버릴 수 없다’는 믿음이 있어서다. 이스라엘군은 전쟁 6개월을 맞은 이날 가자지구 남부에서 ‘넷자림 통로’를 지키는 나할 여단만을 남기고 전부 철수했다고 발표했다. 네타냐후가 바이든의 요구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네타냐후는 전쟁의 판을 키우고자 지난 1일 시리아 다마스쿠스에 있는 이란 영사관을 폭격했다. 이로 인해 이란혁명수비대(IRGC) 정예 쿠드스군 레바논·시리아 담당 지휘관 모하마드 레자 자헤디와 부지휘관 모하마드 하디 하지 라히미 등 고위관리가 숨졌다. 전문가들은 ‘하마스 제거’ 마지막 단계인 라파 진격을 앞두고 네타냐후가 이란을 전쟁에 끌어들이려 했다고 분석했다. 이스라엘 등 ‘서방세력’과 헤즈볼라, 예멘후티반군 등 친이란 이슬람 민병대를 포함한 ‘반서방세력’ 간 대리전이 아니라 이란과 미국이 직접 가자전쟁에 개입하도록 만들려 한 것이다. ‘시아파 맹주’인 이란과 ‘서방 패권국’ 미국의 개입 여부에 따라 가자지구 내로 국한됐던 전쟁은 중동 전체로 번지게 된다. 이란은 강경 보복을 공언했지만, 미국과 직접 전쟁을 하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재승 고려대 국제학부 교수는 “과거 미국 냉각기로 오랜 고난을 겪은 이란이 이스라엘 의도를 순순히 따라 주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연규 한양대 국제대학원장은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석유 증산 요구에 불응하며 인플레이션을 감축하려는 바이든 행정부를 압박했다”면서 “바이든이 트럼프 측에 비판의 구실이 될 중동 리스크를 키우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오직 전북’ 혈서 쓴 국민의힘 정운천 후보…지지자들 “어떡해” 눈물

    ‘오직 전북’ 혈서 쓴 국민의힘 정운천 후보…지지자들 “어떡해” 눈물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전북 전주시을 선거구로 출마한 정운천 국민의힘 후보가 4일 혈써까지 쓰며 결연한 의지를 내비쳤다. 3선에 도전하는 정 후보는 이날 오전 전북특별자치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북 발전을 이뤄내겠다는 결연한 의지”면서 혈서를 썼다. 백지에는 ‘오직 전북’이라고 적었다. 정 후보는 혈서를 쓴 뒤 터져 나오는 울음을 참지 못했다. 현장에 있던 지지자들 역시 “어떡해”, “의원님”이라며 눈물을 보였다. 그는 “함거(죄인을 실어나르는 수레)에 들어간 지 7일이 됐다”며 “전주 시민이 느낀 윤석열 정부에 대한 분노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고 운을 뗐다.이어 “아픔과 분노에 찬 마음이 이렇게까지 큰지 미처 몰랐다”며 “이 분노와 아픔을 가슴속에 깊이 새기고 우리 청년들의 미래와 희망을 위해 다시 묵묵히 걸어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후보는 “오직 전북을 위해 여야 협치를 더욱 꽃 피우고 청년들을 위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정 후보는 이번 선거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지난달 28일 “전북의 아픔과 분노를 제가 다 껴안겠다”며 삭발을 했다. 또 도민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한 데 대한 책임감과 결연한 의지를 보이기 위해 함거에 올라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 “올해만 10만명 감염…유명골프선수 아내도 숨져” 비상 걸린 이 나라

    “올해만 10만명 감염…유명골프선수 아내도 숨져” 비상 걸린 이 나라

    아르헨티나에서 뎅기열 감염이 폭발적으로 급증하자 수도권 지역 주민들이 모기약 찾기에 여념이 없다고 아르헨티나 TV 방송들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주말 아르헨티나 복지부에 따르면 올해 1~3월 뎅기열 감염자는 10만여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8300여명이었던 것보다 11배 이상 늘었다. 작년 7월 이후 뎅기열 감염자는 18만명을 넘었고 129명이 사망했다. 뎅기열은 뎅기 바이러스를 가진 모기를 통해 전염되는 병이다. 감염되더라도 보통의 경우 일주일 정도 지나면 후유증을 남기지 않고 본래의 컨디션을 회복하지만 드물게 합병증이나 신체 출혈 현상, 혈압 저하 등의 합병증이 올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올해는 특히 아르헨티나를 포함한 미주 대륙에서 뎅기열 감염자 수가 늘어나 시민들 사이에 우려가 커졌다. 특히 전날 아르헨티나의 유명 골프선수 에밀리오 푸마 도밍게스의 부인인 마리아 빅토리아 데라모타가 33세의 젊은 나이에 뎅기열로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시민들이 큰 충격에 빠졌다.현지 언론들은 뎅기열 의심으로 진료를 받고자 하는 시민들로 가득 찬 국립병원 모습과 모기약을 찾는 시민들의 모습을 지속해서 보도했다. 현지에서는 모기퇴치제 품귀 현상으로 수많은 시민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아르헨티나 네티즌들은 소셜미디어(SNS)에 “모기퇴치제는 어디에 있나?”, “보건부가 있기는 한가?”, “하나 구했는데 가격이 4배로 올랐다” 등 원성이 자자하다. 일부 시민은 모기퇴치제 품귀현상에 대한 분노의 화살을 정부에게로 돌리기도 했다. 한 시민은 C5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수도권에서는 모기퇴치제를 살 수가 없다. 북쪽 지방에서는 2500페소(약 3300원)라는데 우리 옆 약국에서는 1만 페소(약 1만 3300원)에 예약하면 다음 주에 받을 수 있다고 한다”며 “이게 밀레이 정부가 원하는 자유경제인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올해 뎅기열 유행 원인으로 집중호우와 엘니뇨에 따른 고온 현상으로 뎅기열 감염 매개체인 이집트숲모기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이웃 나라인 브라질에서는 루이스 이그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정권이 사상 처음으로 공중보건 시스템을 이용해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뎅기열 백신 접종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아르헨티나는 지난해 12월 집권한 하비에르 밀레이 정부가 뎅기열 백신의 효력은 검증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백신 접종을 추진하지 않는 상태다. 국내에서는 없는 병으로 알려졌지만 유행지역을 다녀온 후 발병하는 경우가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 “젊은이가 망친 나라 노인이 구해야”…‘100분 토론’ 보수패널 발언 논란

    “젊은이가 망친 나라 노인이 구해야”…‘100분 토론’ 보수패널 발언 논란

    4·10 총선 전망을 다룬 지상파 대표 토론 프로그램에서 보수진영 대표로 나온 패널이 한 발언들이 뒤늦게 논란이 일고 있다. 여당이 총선 위기를 만회하는 방법으로 60대 이상의 투표율을 극적으로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젊은이들이 나라를 망쳤다’라는 출처가 불분명한 문구를 인용하는가 하면 윤석열 정권 심판에 대한 여론의 기저에는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에 대한 질투가 있다는 주장이 대표적이다. 지난 2일 저녁 MBC ‘100분 토론’에서 ‘선택 2024, 당신의 마음은?’이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에서 보수 측 패널로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과 진보 측 인사로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출연했다. 문제의 발언은 토론 끝에서 여당의 총선 위기론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김 전 위원은 ‘젊은이들이 망친, 젊은이들이 어지럽힌 나라 노인이 구한다’는 고대 그리스 문구를 언급하며 “여당이 뭔가를 만회할 수 있는 유일한 변수는 ‘젊은이들이 헝클어 놓은 걸 노인들이 구한다’고 호소해서 60대 이상의 투표율을 극적으로 높이는 방법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보수 지지세가 강한 60~70대 중장년층을 투표장으로 끌고 와야 여당에 승산이 있다는 취지의 발언이었지만 젊은 세대를 일방적으로 비하하고 세대 간 갈등을 조장했다는 점에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부분이다. 토론 뒤 유튜브로 진행된 방송 연장전에서도 김 전 위원은 논란에 오를만한 발언을 계속 이어갔다. 그는 현재 총선 구도를 휩쓸고 있는 정권 심판 여론은 한국 사회 전반의 도덕적 잣대가 낮아졌기 때문이며, 그 기저에는 윤 대통령 부부에 대한 질투심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듯이 인간사회에는 권력에 대한 질투와 질시가 있다”고 전제한 뒤 “김건희 여사에 대한 질투, 윤 대통령 부부는 권력도 가졌고 재산도 많고 또 어려움 없이 살아온 이런 부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의 질투와 질시 등이 밑에 깔려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 정권을 향해 분노를 느끼는 사람들의 심정을 이해는 하되 동의는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총선과 상관없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발언도 도마 위에 올랐다. 김 전 위원은 정치권의 도덕성 추락 문제를 지적하면서 갑자기 “대표적으로 노무현 대통령이 어떻게 투신해서 서거하셨느냐. 자기 몰래 가족이 640만 달러 불법 자금을 받았다는 것을 알고 충격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사회자가 “논쟁에서 핵심적인 부분이 아니다”라며 제지했지만 김 전 위원은 더불어민주당에서 서울 종로구에 공천받은 노 전 대통령의 사위 곽상언 후보를 지목하며 계속 공격적인 발언을 이어갔다. 이에 유시민 전 이사장이 “그만하셔야 한다.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주시라”라고 여러 차례 만류하기도 했다. 방송 직후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비판적인 의견이 쏟아졌다. 누리꾼들은 “젊은이들이 권력도 없는데 뭘 망쳤다는 건가요”, “이런 분들 때문에 보수표가 떨어지는 것”, “빨리 투표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는 의견을 남겼다. 또 ‘국민의힘 영업 종료’라는 제목을 달고 김 전 위원의 문제 발언 영상을 게시한 콘텐츠도 계속 올라오고 있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20·30세대와 선을 긋는 캠페인은 보수진영에서도 2021년 이후 사실상 폐기된 선거전략”이라면서 “이런 과거 회귀적인 사고가 과연 여당 안에서도 얼마나 공감을 얻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김 전 논설위원은 대표적인 보수논객으로 중앙일보에서 퇴사한 뒤 2017년 대선에서 자유한국당 후보로 출마를 선언하고, 21대 총선에서는 국민의힘 후보로 등록했지만 경선에서 패배했다.
  • 한동훈, 집 판다는 양문석에 “음주운전하고 차 팔면 용서되나”

    한동훈, 집 판다는 양문석에 “음주운전하고 차 팔면 용서되나”

    부동산 대출 관련 논란에 휩싸인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경기 안산갑 후보가 “집을 팔겠다”고 한 것을 두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음주운전하고 음주운전한 차를 팔면 용서가 되는 것이냐”고 저격했다. 한 위원장은 2일 충남 당진 지원 유세에서 “모든 국민을 분노케 하는 양문석이라는 분이 사과문을 냈다. 자기가 사기 대출받아서 산 집을 팔겠다고 한다”며 “대출을 갚겠다고 하는데 자기가 빌린 돈은 갚는 게 너무 당연하다. 집을 파는 것과 대출받은 것이 무슨 상관인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거를 왜 사퇴 안 시키나”라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양 후보는 대학생 딸 명의로 새마을금고에서 사업자 대출 11억원을 받아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40평대 아파트를 사들인 것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그는 전날 페이스북에 “아파트를 처분하고 새마을금고 대출금을 갚겠다”면서 “혹시 손해가 발생하면 감수하고, 혹여 이익이 발생하면 전액 공익 단체에 기부하겠다. 국민 여러분과 안산 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처신으로 더 이상 걱정을 끼치는 일이 없게 하겠다”고 밝혔다.한 위원장은 “중요한 건 우리 모두에게 대출받지 못하게 해놓고 자기가 뒷구멍으로 이런 짓을 한 것”이라고 거듭 비난했다. 그러면서 “범죄자 심판하고 이·조(이재명·조국) 심판을 해야 한다”며 “이런 사람들이 대한민국 미래를 좌우하게 둘 건가. 거짓말만 하는 사람들을 몰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진에 출마하는 정용선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한 한 위원장은 “지금은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을 때”라며 “제가 죽거나 정용선이 죽는 게 아니다. 대한민국이 죽는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100일 가까이 국민의힘을 이끌며 국민의힘은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 되도록 많이 모여야 강해지고 유능해지고 여러분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당이라고 강조해왔다”며 “그 원칙을 끝까지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유민주주의를 헌법에서 빼내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있는 세력들과 국가의 운명, 시민의 운명을 건 건곤일척 승부를 앞두고서는 상황이 이렇다, 저렇다 누구를 손가락질하지 말라. 잘못 있고 문제가 있다면 그 책임은 모두 저에게 있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한미일 공조 복원, 원전 생태계 복원 등 윤석열 정부의 성과를 언급하며 “정부·여당이 부족한 점이 많이 있을 거다. 그렇지만 우리 정부가 그동안 해온 일을 생각해달라”라고도 호소했다. 그는 “(정부는) 화물노조나 건폭(건설현장 폭력) 폭주 같은, 법을 지키지 않는 행동을 원칙을 갖고 뚝심 있게 정리했다. 이런 문제들은 충분히 평가받고 이어가야 할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가 중요한 것은 이런 방향을 정부·여당이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게 하느냐, 아니냐의 문제이기 때문”이라며 “한미일 공조가 다시 파탄 나고 친중으로 돌아오고 싶나. 원전을 없애고 태양광 업자 설치는 것으로 돌아가고 싶나. 화물노조, 건폭이든 그런 사람들이 떼법으로 법 무시하는 세상 돌아가고 싶나. 저희에게 제대로 일할 기회를 달라”고 지지를 당부했다.
  • 몸 낮춘 與, 용산 사과 첫 요구

    몸 낮춘 與, 용산 사과 첫 요구

    이종섭 주호주 대사의 사퇴에도 총선 위기론이 잦아들지 않자, 여권에서 대국민 읍소에 이어 대통령실의 ‘결자해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수도권 후보들이 연일 낮은 자세를 강조하며 ‘반성한다. 기회를 달라’고 읍소하는 가운데 3선 의원 조해진(경남 김해을) 후보가 31일 당 후보 중 처음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국민의힘·국민의미래 지도부와 수도권 후보들은 연일 고개를 숙이며 ‘대국민 읍소’를 이어 갔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이날 수도권 유세에서 “제가 국민의힘을 이끌게 된 90일을 생각해 달라. 그전하고 달라지지 않았냐”며 “우리는 여러분께서 말씀하시면 어떻게든 반응하려고 노력한다. 저희가 부족한 점은 바꾸겠다. 여러분을 섬기겠다”고 호소했다. 인요한 국민의미래 선거대책위원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잘못을 많이 했다. 정부도 다 잘한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바꿔 나갈 수 있는, 잘못을 인정하고 방향을 바꿔 나갈 수 있는 그런 용기가 있다. 국회에 들어가 일할 기회를 주면, 올바른 의견과 이견을 제시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안철수(경기 성남분당갑) 후보는 통화에서 “제가 (이 대사와 황상무 시민사회수석을) 해임해야 한다고 말해도 그때는 욕만 하더니, 일주일 지나서 다 하지 않나”라며 “그때 그대로 좀 해 줬으면 좋겠는데, 적시에 했으면 잃지 않을 표를 잃었다. (뒤늦은 조치는) 아무런 효과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날 한 위원장과 함께 유세에 나선 김은혜(경기 성남분당을) 후보도 “국민의힘이 반성한다. 우리가 무기력했고, 국민에게 어깨를 내어드리지 못했다”며 “저 김은혜가 대신 반성한다. 이제 정신 차리겠다”고 했다. 윤상현(인천 동·미추홀을) 후보는 페이스북에 “민심이 매섭다. 정권 교체를 염원한 국민의 실망이 큰 것을 잘 알고 있다. 대통령도 민심을 따르도록 하겠다”고 썼다. 나경원(서울 동작을) 공동선대위원장도 전날 “국민께 간곡히 부탁드린다. 최소한의 힘만이라도 허락해 주셨으면 한다. 제2의 이 대사 문제는 앞으로 없을 것”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이런 기류는 ‘낙동강벨트’도 오차범위 내에서 여당이 열세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수도권을 넘어 부산·경남(PK)까지 번지는 모습이다. 조 후보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시국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에게 무릎 꿇어야 한다”며 대통령실과 내각의 전면적인 인사 개편 등 국정 쇄신을 요구했다. 조 후보는 “대통령은 국민을 실망시킨 것, 분노하게 한 것을 사과해야 한다. 당을 분열시킨 것에 대해 당원에게 사과해야 한다”며 “윤 대통령이 겸손한 대통령, 소통하는 대통령, 유능한 대통령으로 다시 태어나야 민심이 되돌아온다”고 주장했다. 당 관계자는 “현재 분위기를 바꾸려면 의정 갈등 해결밖에 방법이 없다. 대통령실이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 한동훈 “이재명·양문석·김준혁의 쓰레기 같은 말” 원색 비난

    한동훈 “이재명·양문석·김준혁의 쓰레기 같은 말” 원색 비난

    “정치를 개 같이 하는 게 문제”라는 거친 표현으로 야당을 저격했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번에는 “쓰레기 같은 말”이라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후보들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한 위원장은 30일 오전 경기 부천 지원 유세에서 편법 대출 논란이 제기된 민주당 양문석 후보(안산갑), 박정희 전 대통령과 군 위안부 비하 발언 논란이 불거진 같은 당 김준혁 후보(수원정)에 대해 파상 공세를 퍼부었다. 양 후보는 서울 서초구 잠원동 아파트를 매수하는 과정에서 대학생인 딸을 사업자등록을 낸 뒤에 새마을금고에서 무려 11억원을 편법 대출받아 대환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김 후보는 2019년 2월 한 유튜브 채널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종군 위안부를 상대로 성관계를 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두 후보를 겨냥해 “이 사람들은 항상 이런 식이다. 우리 같은 선량한 시민들에게 법을 지키라 하고 모든 고통을 감내하라면서도 뒷구멍으로는 늘 이런 식”이라고 비판했다. 김 후보에 대해서는 “심지어 초등학생을 성관계 대상으로 이야기하고 위안부 할머니들을 그 대상으로 비유를 들었다”며 “이런 쓰레기 같은 말이 우리 사회가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의 말인가”라고 비난했다.한 위원장은 그러면서 이 대표도 직격했다. 그는 “이재명 대표는 이 사람도 정리하지 않을 것이다. 자기는 더 하지 않나”라며 “이재명 대표가 자기 형수에 대해 한 말을 들어봐 달라”고 비판했다. 이어 “김준혁과 이재명의 쓰레기 같은 말들, 그게 바로 그 사람들이 권력을 잡았을 때 여러분 위에 군림하며 머릿속에 넣고 정치로 구현할 철학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야당을 향해 “정치를 개 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라고 비난했던 그는 이번에는 “정치를 ‘뭐 같이’ 하는 사람을 경멸한다.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다”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나는 잘못한 게 나오면 미안하다고 하고 반성할 것이다. 그리고 그게 여러분의 눈높이 맞지 않는 수준으로 넘어서면 정치를 그만두고 내려올 것”이라며 “쓰레기 같은 이재명 대표와 김준혁씨, 양문석씨 등이 말한 쓰레기 같은 말들을 정말 불편하지만 들어봐 달라. ‘삐 소리’가 나오는 말을 하는 사람은 정치에 나오면 안 되는 것”이라고 거듭 말했다.한 위원장은 조국혁신당 비례대표 1번 박은정 후보 배우자인 이종근 변호사의 ‘다단계업체 거액 수임’ 논란도 언급하며 “자기편 핵심 비례 1번 부부의 사상 최악 전관예우 사안이 드러나고 나서 국민 분노가 들끓고 있는데 조국당이 전관예우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이 변호사에 대해 “전관으로 한다면 160억원을 벌었어야 한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160억원만 안 넘으면 된다’고 하고 ‘검사장을 그만두고 얼마 있다가 한 건에 22억 당기는 정도는 괜찮다’고 한다. 조국당이 정치의 전면으로 들어서면 이게 ‘노멀’이 될 것”이라고 했다.이어 “평생 검사로 살아본 나도 그런 숫자로 변호사비를 당긴다는 이야기는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며 “그 돈은 다단계 피해자의 피 같은 돈이다. 다단계 범죄는 살인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재명 대표의 더불어민주당과 조국 대표의 조국혁신당은 정치를 통해 탐욕을 실현하려 하고 뻔뻔하게 거짓말을 하는 공통점이 있다”며 ‘이·조(이재명·조국) 심판’을 강조했다.
  • 경제 나빠지면 분노 번지는 사회…포퓰리즘·전제정치가 파고든다

    경제 나빠지면 분노 번지는 사회…포퓰리즘·전제정치가 파고든다

    트럼프·시진핑·푸틴 등 사례 제시경제 불안에 세계 민주주의 훼손시장경제의 회생 더디게 만들어사람들 하나로 묶는 시민성 강조 정치와 경제는 서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정치가 부실하면 경제가 망가지고, 경기가 나빠지면 분노한 이들을 향해 포퓰리즘이 고개를 든다. 현재 안정적인 국가들은 정치에서는 민주주의를, 경제에서는 자본주의를 축으로 나아가고 있다. 저자는 이에 대해 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지위의 평등’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민주주의에서는 모든 사람이 공공의 문제에 대해 발언할 수 있는 권리가 있고, 자유 시장에서는 모든 사람이 자신이 소유한 것을 사고팔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는 역사적으로도 상호의존적 관계를 유지해 왔다. 둘이 좋은 관계일 때 세계는 번영했고 그렇지 못할 때 절망했다.저자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대공황과 글로벌 금융위기가 촉발한 경제 불안이 세계의 민주주의를 훼손했고, 훼손된 민주주의는 시장경제의 회생을 더디게 만들었다고 설명한다. 저자가 ‘민주주의적 자본주의’를 두 바퀴로 가는 자전거에 비유한 이유다.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를 쇄신하는 방법으로 시민성의 복원을 제시한다. 소비자, 노동자, 사업주, 예금자, 투자자 입장이 아니라 시민으로서 생각해야 두 가지 문제를 풀 수 있다고 강조한다. 시민성은 자유롭고 민주적인 사회에서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 주는 끈인데, 시민으로서 생각하고 행동할 때 민주적인 정치 공동체가 생존하고 번영한다. 이 끈이 끊어지면 민주적 정치는 무너지고 그 자리를 포퓰리즘, 독재, 전제정치가 파고든다고 경고한다. 2016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탄생을 지켜보며 책을 집필하기 시작한 저자는 트럼프 외에 시진핑, 블라디미르 푸틴, 김정은,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브라질의 자이르 보우소나루를 이런 사례로 제시한다. 시민성의 관점에서 한 국가의 문제가 아닌, 전 세계적인 대안을 제시한 부분이 눈에 띈다. 예컨대 중국과 대립 관계를 이어 가는 미국에 대해 충돌이 아니라 민주주의 국가들과 동맹을 조직해 문제를 풀 것을 제안한다.
  • “원초적 폭력에 희생된 시민들 애도”…주교회의, 러 총기 희생자 애도문

    “원초적 폭력에 희생된 시민들 애도”…주교회의, 러 총기 희생자 애도문

    “예상하지 못한 참사로 큰 슬픔에 빠져 있을 유가족과 희생자, 그리고 두려움과 분노로 혼란을 겪고 있을 러시아 국민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의장 이용훈 주교)가 지난 22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공연장에서 발생한 총기 테러의 사망자와 유족을 위한 애도문을 발표했다. 주교회의는 “지금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뿐만 아니라, 인간의 나약함과 무력함을 절감하게 하는 자연재해도 근본적으로는 인간의 이기심에서 비롯하는 경우가 많음을 생각할 때, 우리 삶에서 마주하는 고통과 비탄은 결국 인간의 이기적인 탐욕과 분노가 자초하는 것임을 다시 깨닫게 된다”며 “최첨단의 과학 기술로 일상의 삶이 풍요로워지고 교통과 통신 기술의 발달로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손쉽게 왕래하고 소통하는 이 시대에도, 여전히 원초적인 폭력이 존재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무고한 시민들이 희생되는 현실에 비통함과 참담함을 멈출 수 없다”고 개탄했다. 주교회의는 또 “모든 인간의 행복과 구원을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은 존중받지 못하고, 점점 세력이 커지는 우리의 개인주의와 무관심, 이기주의로 하느님의 나라가 폭행 당하고 있다”며 “자신의 뜻을 관철하고자 다른 사람을 희생시키고 이용하는 것이 결국에는 자신에게도 불행을 가져온다는 진리를 간과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주교회의는 아울러 “대립과 적개심은 파멸과 죽음을 불러올 뿐, 대화를 통해 화해와 협력을 이루고 상생과 생명의 길을 찾아야 한다”며 “더 이상 이런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우리 인류 가족이 하나 되어 폭력과 죽음이 아닌 평화와 생명의 길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 ‘1980’ 강승용 감독 “지금은 민주주의 위기”, “‘서울의 봄’ 덕분에 개봉 당겨”

    ‘1980’ 강승용 감독 “지금은 민주주의 위기”, “‘서울의 봄’ 덕분에 개봉 당겨”

    “‘서울의 봄’이 1300만명을 넘기면서 애초 5월 개봉 예정이던 영화도 개봉을 앞당기게 됐습니다.” 이달 27일 개봉하는 영화 ‘1980’을 연출한 강승용 감독이 개봉 시기를 앞당긴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코로나19 시기 촬영해 2021년 완성했지만, 그동안 개봉하지 못했다가 ‘서울의 봄’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기회를 맞았다. 강 감독은 20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기자시사회에서 “‘1980’은 ‘서울의 봄’과 투자 규모나 화면에서 큰 차이가 난다. 그렇지만 1980년 당시 광주에서 각 세대가 겪은 아픔, 고통, 분노가 잘 담긴 영화”라고 소개했다. 영화는 전두환의 12·12 군사반란 이후 6개월 뒤인 1980년 5월 17~27일까지 광주민주화운동의 10일간을 그렸다. 전남도청 인근에서 중국 요리점인 화평반점을 운영하는 철수네와 이웃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영희네가 겪는 이야기다. 철수가 키우는 강아지 이름도 ‘바둑이’라고 이름 지었다. 강 감독은 이를 가리켜 “그동안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는 투사나 전사이거나 영웅이 주인공이었지만, 영화에서는 일반 시민들의 이야기 담았다”고 밝혔다.배우 김규리가 철수 엄마 역으로 오랜만에 복귀한다. 강 감독은 “새벽에 시나리오를 쓸 때 김규리 배우가 디제이로 활동하는 라디오 방송을 주로 들었다. 그러다 보니 배우 인상과 이미지가 철수의 어머니에 녹았다. 시나리오를 완성하고 가장 먼저 김규리에게 보냈는데, 이를 받아줘 시작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규리는 이에 대해 “당시 ‘퐁당퐁당’을 하다가 그만두게 됐는데, 대본이 막 왔던 차였다. ‘가야 할 길은 이건가’ 싶더라”면서 웃었다. 그는 “후원사이트를 통해 개봉 후원을 했는데, 목표의 850%를 넘어 2억 5000만원을 모아 개봉할 수 있었다. 대부분 3만원, 7만원 이렇게 소액으로 내주셨고, ‘이건 기적이 아닌가’ 싶었다. 너무 감사할 뿐”이라고 전했다. 영화 속 자신의 배역에 대해서는 “영화 속에서 너무 많이 울었다”면서 “이웃이나 가족, 내 친구 등 누군가가 아파할 때 타인이 그 사람을 위해 울어준다면 인생이 고되어도 살아가는 힘이 되고 위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감독은 ‘실미도’(2003), ‘왕의 남자’(2005),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2010), ‘연가시’(2012), ‘판도라’(2016) 등 40편이 넘는 영화에서 미술감독을 했다. 연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강 감독과 ‘실미도’에서 알게 된 강신일 배우,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에서 만난 백성현 배우에게 각각 철수 할아버지와 삼촌을 부탁했다.제목에서 알 수 있듯, 영화는 5·18광주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다. 강 감독은 “영화 속 철수는 사진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꼬마 상주’ 조천호 씨가 모태가 됐다”고 설명했다. 전남도청에서 시민군을 지휘하는 철수 아빠에 대해서는 “윤상원 열사가 모델”이라고 했다. 김재규의 10·26으로 출발해 12·12로 집권한 신군부 하나회의 실제 사진과 영상 등을 초반에 넣고, 1980년 9월 전두환이 대통령 취임하는 모습을 마지막에 넣었다. 강 감독은 ‘정치적’일 수 있다는 논란에 “5·18광주민주화운동을 담고 싶었다. 정치적인지 아닌지는 관객이 판단할 것”이라면서도 “지금은 민주주의의 위기라고 생각한다. 민주화의 뿌리가 5·18광주민주화운동이라는 이야길 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 [세종로의 아침] 총선 낙관론과 여론조사의 함정

    [세종로의 아침] 총선 낙관론과 여론조사의 함정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5일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을 포함해 최대 153석 이상 확보가 가능하다는 선제적 전망을 내놓아 화제가 됐다. 지역구에서 130~140석을 확보하고 더불어민주연합이 비례대표 13석 이상을 확보하겠다는 것인데, 총선을 불과 3주 앞두고 그동안 고수하던 신중론을 뒤집고 과반 의석 승리까지 내다보는 자신감을 표출한 것이라 이례적이다. 하지만 몇몇 민주당 인사들의 말을 들어 보면 섣부른 낙관론은 멀리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우세했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실망과 분노의 바닥 민심이 느껴지긴 하지만 심판 분위기가 온전히 민주당 지지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은 “공천 파동을 딛고 저점은 찍었다고 보지만 지금은 경합 지역이 많아 숫자를 얘기하는 건 무의미하다”고 했다. 최근 이종섭(전 국방부 장관) 주호주대사 출국 논란과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언론인 회칼 테러’ 설화로 여론의 흐름이 다소 바뀌었다지만 ‘비명횡사’ 공천 논란으로 계파 갈등과 후유증이 남은 상황에서 승리를 낙관하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이 침묵하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이례적으로 판세 분석을 내놓은 것은 공천 파동을 뒤로하고 ‘정권 심판론’을 기치로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 한 당직자는 “4년 전 180석 압승을 예측했을 당시 견제 심리를 우려해 180석 예측을 숨겼는데, 지금은 조국혁신당이 비례정당 지지율에서 더불어민주연합을 앞서는 등 상황이 안 좋으니 과대 포장해 지지층을 결집하겠다는 의도”라고 했다. 여론조사에 대한 ‘선택적 신뢰’를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피할 수 없다. 실제 여론조사마다 정당 지지율에 상당한 격차가 나타나고 있어 민주당이 안심하긴 이르다. 한국갤럽이 지난 12~14일 실시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 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선 국민의힘 지지율은 37%, 민주당은 32%로 나타났지만 리얼미터가 지난 14~15일 진행한 조사에서는 국민의힘 37.9%, 민주당 40.8%로 집계됐다. 친야 성향 방송인 김어준씨가 운영하는 ‘여론조사꽃’이 실시한 지난 8~9일 조사 결과에선 민주당(42.8%)이 국민의힘(33.9%)을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철마다 쏟아지는 여론조사의 홍수 속에 표본 선정 대상이 되는 유권자들은 특정 정당 후보 지지를 위해 적극적으로 응답하거나 피로감 때문에 응답을 거부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정치적 관여도가 높은 표본이 많을수록 실제 표심과 괴리가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중도·무당층으로 분류되는 부동층의 여론조사 참여율에 따른 편향도 무시할 수 없다. 여야가 총선을 3주 앞두고 막말 논란을 빚은 도태우, 정봉주, 장예찬 후보의 공천을 취소하는 강수를 뒀지만 이를 통해 분노한 여론을 잠재웠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민주당은 서울 강북을에서 비명(비이재명)계 박용진 의원 찍어내기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선거일 직전에 터진 일부 후보의 막말 때문에 쓰라린 참패를 당한 과거가 있고 여론조사를 선택적으로 신뢰해 낭패를 본 역사도 있다. 2016년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잘못된 여론조사를 믿고 압승을 과신하다 김무성 전 대표가 일부 공천에 대표 직인 날인을 거부한 ‘옥새런’ 파동의 여파로 1당을 놓쳤고, 미래통합당은 2020년 “문재인 정권 심판을 원하는 숨은 표가 있다”고 자신하다 역대급 참패를 당했다. 여야 모두 지지층만 아니라 국민 전체를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하종훈 정치부 차장
  • 질문을 차단한 사회… 우울·불안에 뒤덮인 한국

    질문을 차단한 사회… 우울·불안에 뒤덮인 한국

    2000년대 이후 한국의 자살률은 한두 해를 제외하고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과 약 두 배의 차이를 보이며 불명예스러운 1위를 지키고 있다. 게다가 행복지수, 출생률 등의 지표는 바닥을 치고 있다. 밖으로 표출되지 못하고 수면 아래 깔린, 이름 모를 시민들의 고통, 분노, 슬픔, 좌절, 애도의 정서가 사회에 그득하다. 그래서 한국 사회 전체가 우울증에 빠진 상태라는 진단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문화이론 전문 계간지 ‘문화과학’ 봄호(117호)는 ‘사회적 우울’이라는 주제로 7편의 글을 싣고 한국 사회 전체를 뒤덮고 있는 대중의 우울과 불안 같은 정서적 위태로움의 다층적 지형을 진단했다. 이현정 서울대 인류학과 교수는 한국에서 우울이라는 경험이 어떻게 외면되고 있는지를 분석했다. 1997년 외환위기 전후로 우울은 사회경제적 불안 정서에서 비롯된다는 분석이 주를 이뤘지만 2000년대 이후 뇌과학과 정신의학의 발달로 ‘질병’으로 정의하는 근거가 마련됐다. 여기에 의료 정보를 실어 나르는 미디어, 제약사의 항우울제 시장 확대, 정부의 정신건강 관련 정책이 맞물리면서 우울의 생의료화가 가속화됐다고 이 교수는 지적했다. 우울의 생의료화는 만성적 우울감을 호소하는 이들을 ‘환자’로 낙인찍고 우울의 사회구조적 원인에 관한 질문을 차단했다고 비판한다. 김관욱 덕성여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한국 사회 우울과 불안의 현실이 다름 아닌 전근대적 노동 현실과 밀접한 연계성을 가진다고 말한다. 한국 사회의 노동 현장에서는 잘못된 공정 담론으로 직장 내 피해자로 여겨지고 보호받아야 할 사람이 오히려 제대로 업무를 수행하지 못한 가해자로 뒤바뀌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마음을 다친 노동자에게 수치와 모멸감을 안기는 이런 이중의 심리적 병리 조건과 세대를 걸쳐 내려온 위태롭고 열악한 고용 상황, 직장 내 스트레스와 과로, 무기력과 절망감을 주는 노동 현장이 노동자 개인의 정신질환과 사회 전체의 병리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정원옥 편집위원은 “우울증을 개인의 문제로 다루는 시각에서 벗어나 사회화하고 시민사회가 무기력에 빠지게 된 현상을 적극적으로 해명해야 사회적 우울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한국 사회 전체가 우울과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 사회 전체가 우울과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2000년대 이후 한국의 자살률은 한두 해를 제외하고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과 약 두 배의 차이를 보이며 불명예스러운 1위를 지키고 있다. 게다가 행복 지수, 출생률 등의 지표는 바닥을 치고 있다. 이 때문일까. 한국인의 마음의 병도 깊어지고 있다. 공식적으로 100만 명이 우울증을 앓고 있고, 최근 5년 사이 공황장애를 앓는 사람도 이전에 비해 50% 이상 증가해 20만 명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밖으로 표면화되지 못하고 사회 수면 아래 잠재해왔던, 이름 모를 시민들의 고통, 분노, 슬픔, 좌절, 절망, 애도의 정서들이 사회에 그득하다. 그래서 한국 사회 전체가 우울증에 빠진 상태라는 진단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문화이론 전문 계간지 ‘문화/과학’ 봄호(117호)는 ‘사회적 우울’이라는 주제로 7편의 글을 싣고, 한국 사회 전체를 뒤덮고 있는 대중의 우울과 불안 같은 정서적 위태로움의 다층적 지형을 진단했다. 이현정 서울대 인류학과 교수는 ‘우울증이 생의료화의 대상이 되기까지’라는 글을 통해 한국에서 우울이라는 경험이 어떻게 외면되고 있는지를 분석했다. 1997년 외환위기 전후로 우울은 사회경제적 불안 정서에서 비롯된다는 분석이 주를 이뤘지만 2000년대 이후 뇌과학과 정신의학의 발달로 ‘질병’으로 정의하는 근거가 마련됐다. 여기에 의료 정보를 실어 나르는 미디어, 제약사의 항우울제 시장 확대, 정부의 정신건강 관련 정책이 맞물리면서 우울의 생의료화가 가속화됐다고 이 교수는 지적했다. 우울의 생의료화는 만성적 우울감을 호소하는 이들을 ‘환자’로 낙인찍고 우울의 사회구조적 원인에 관한 질문을 차단했다고 비판한다. 김관욱 덕성여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한국 사회 우울과 불안의 현실이 다름 아닌 우리의 전근대적 노동 현실과 밀접한 연계성을 갖고 진행됐다고 말한다. 한국 사회의 노동 현장에서는 공정 담론으로 직장 내 피해자로 여겨지고 보호받아야 할 사람이 오히려 제대로 업무를 수행하지 못하는 가해자로 쉽게 뒤바뀌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마음을 다친 노동자에게 수치와 모멸감을 안기는 이중의 심리적 병리 조건과 세대를 걸쳐 내려온 위태롭고 열악한 고용 상황, 직장 스트레스와 과로, 무기력과 절망감을 주는 노동 현장이 노동자 개인의 정신질환과 사회 전체의 병리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정원옥 편집위원은 “개인의 우울은 단순히 개인의 문제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문제로 봐야 한다”라면서 “우울증을 개인의 문제로 다루는 시각에서 벗어나 사회화하고, 시민사회가 무기력에 빠지게 된 현상을 적극적으로 해명해야 사회적 우울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노무현 불량품” 양문석, 사퇴 압박에도 출마 의지 재확인

    “노무현 불량품” 양문석, 사퇴 압박에도 출마 의지 재확인

    노무현 전 대통령을 생전에 ‘실패한 불량품’ 등의 표현으로 비판하는 칼럼을 썼던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경기 안산갑 후보가 후보 사퇴 없이 출마하겠다는 입장을 17일 재확인했다. 양 후보는 오는 18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 비하 발언에 대해 사과할 계획이다. 양 후보는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총선후보자대회 직후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후보직 사퇴 의사를 묻자 “사퇴 여부 또한 당원들의 뜻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전 당원에게 양문석이 이대로 가야 하는지, 멈춰야 하는지 (묻는) 전 당원 투표를 당이 결정해준다면 기꺼이 감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 비하 발언 논란에 대해 “노 전 대통령 유가족과 지지자들에게 사과드린다”면서 “시민사회 단체 활동가 시절 한미FTA·이라크 파병·대연정·새만금 문제 등에 대한 분노가 감정 조절 없이 터져 나온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8년 동안 양문석의 정치는 조금씩 진화한다는 부분에서 변화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기대를 국민들에게 보여드리고 싶다”면서 “지금 무슨 이야기를 하든 노 전 대통령과 관련된 글이 유가족과 지지자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준 부분에 대해선 다시 한번 깊게 사죄드린다”라고 거듭 말했다. 양 후보는 “손흥민의 축구가 진보하듯이 양문석의 정치도 진보하고 있다는 고민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 논란에 대해선 내일 봉하마을을 직접 찾아가 사과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서울 칼럼니스트이자 시민활동가로서의 글쓰기와 정말 어려운 경남 지역 구도 속에서 정치를 하는 것은 완전히 달랐다. 생각과 현실은 차이가 많았다”면서 “공천장을 받은 이 순간 이후부터 제 행보를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는 행사 직후 양 후보에 대한 조치 요구와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을 하지 않았다.앞서 노무현재단 이사장인 정세균 전 총리는 전날 양 후보 공천을 취소해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문을 냈다. 정 전 총리는 “노무현의 동지로서 양 후보의 모욕과 조롱을 묵과할 수 없다”면서 “김대중·노무현을 욕보이고 조롱한 자를 민주당이 당의 후보로 낸다는 것은 당의 정체성을 파괴하는 것이다. 양 후보에 대한 당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전날 양 후보에 대한 재검증을 언급했던 김부겸 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일단 두고 보자”며 말을 아꼈다. 그는 “재검증을 요청했으니 당이 어떻게 할지 지켜보자”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이날 총선후보자대회에 앞서 양 후보를 따로 만난 자리에서 “스스로 결단해달라”며 자진 사퇴를 촉구하는 듯한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이 대표는 전날 양 후보의 과거 칼럼이 논란이 되자 “정치인에 대한 비판은 표현의 자유”라며 공천 철회 요구를 일축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대통령 욕하는 게 국민의 권리 아니냐’고 했다”며 “노무현 대통령은 자신을 비난했다고 자신을 비난한 정치인을 비판하거나 비토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 역시 마찬가지다. 나에 대해 온갖 험악한 언행으로 당내 언사가 많지만 제지하면 끝이 있겠는가.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며 “제 욕도 많이 하시라. 뭐라고 안 한다. 안 보는 데서는 임금 욕도 한다”고 했다. 다만 “표현의 자유는 그 선을 넘느냐 안 넘느냐의 차이”라며 “이 나라 주권자인 국민을 폄훼하거나 소수자, 약자 비하하는 것에 대해서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양 후보는 2008년 언론연대 사무총장 시절 뉴스 매체 미디어스에 실은 ‘이명박과 노무현은 유사 불량품’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국민 60~70%가 반대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밀어붙인 노무현 전 대통령은 불량품”이라고 썼다. 또 ‘미친 미국 소 수입의 원죄는 노무현’이라는 다른 칼럼에서는 “낙향한 대통령으로서 우아함을 즐기는 노무현씨에 대해 참으로 역겨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적었다.
  • 두 얼굴의 호주 태권사범…7살 제자와 그 부모까지 죽였다

    두 얼굴의 호주 태권사범…7살 제자와 그 부모까지 죽였다

    지난 2월 20일 호주 시드니에서 40대 한국계 태권도 사범이 한인 일가족 3명을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시드니 노스 파라마타 지역의 한 태권도장에 다니던 아이와 엄마가 태권도장에서 숨져 있었고, 아이의 아빠도 자기 집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주시드니 한국 총영사관은 사망한 일가족 3명은 모두 한국계 호주 시민권자라고 설명했다. 행복하고 단란했다는 부부와 사랑스러운 일곱살 아이에게 닥친 비극에, 교민들은 물론 호주 전역이 충격에 빠졌다. 일가족의 죽음은 아이 아빠와 연락이 되지 않는 직장 동료 등의 신고로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면서 드러났다. 동료들은 “매우 성실하고 존경받던 동료를 잃었다”며 “충격적이고 슬프다”고 사망한 피해자들을 애도했다. 용의자로 지목된 이는 아이가 다니던 태권도장의 관장 유광경(49)이었다. 그는 ‘마스터 라이언’, ‘라이언 유’라고 불리며 성공한 한인 태권도 관장으로 알려졌다. 유씨는 주변인들에게 자신이 2000년 시드니 올림픽 호주 국가대표 출신이자, 호주의 유명한 매쿼리대 석좌교수로 임명됐다고 소개했다. 태권도장 홈페이지에는 10대 때부터 NSW주에서 태권도 선수로 활동했으며 한국과 호주에서 열린 여러 태권도 대회에서 수상한 경력이 있다고 적었다. 2월 19일, 유씨는 수업을 들으러 온 일곱 살 아이와 아이 엄마를 태권도장 안쪽 방에서 각각 목을 졸라 살해한 걸로 추정된다. 그러고 나서 오후 9시, 피해자의 차량을 이용해 피해자의 집에 찾아가 아이 아빠마저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이 발각될 게 뻔한 자신의 태권도장에서 두 사람을 살해한 데다, 피해자의 집까지 찾아가 또 한 사람을 살해한 유씨. 그는 살해 과정에서 부상을 입었음에도, 정체불명의 누군가로부터 주차장에서 습격 받았다고 태연히 거짓말을 했다. 알고 지냈던 한인 부부뿐 아니라 자기 제자였던 아이마저 무참하게 살해한 유씨는 현재 묵비권을 행사하며 범행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그가 일가족 피살사건의 용의자로 병원에서 체포됐다는 소식에 수강생들과 학부모들은 “진짜 놀랐다”라며 믿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였다. 학력·경력 모두 ‘거짓’ 드러나 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이후 관련 제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유씨의 거짓말을 다수 확인했다. 학장의 자필 서명까지 있는 매쿼리 대학 석좌교수 계약서와 시드니 대학 박사과정은 모두 거짓과 조작이었다. 호주 국기원 역시 사설 단체일 뿐이었다. 국내 국기원 관련 서류는 사실이었지만 그가 홈페이지에 작성한 8단은 아니고 4단이라고 전했다. 유씨는 호주로 건너온 지 얼마 안 된 이민자, 유학생들에게 수시로 ‘쌍둥이 동생이 있다’ ‘호주 국가대표에 선발됐다’ ‘부모가 재력가다’ ‘아내가 변호사’ 등의 거짓말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의 최종학력은 고등학교였으며, 과거 그를 고용한 태권도장 관장은 유씨를 “악마”라고 표현했다. 관장은 “걔를 몇 번 쳐냈다. 1년에 한 번씩 쫓아냈다. 남의 돈 탐내는 손버릇, 학부모와 갈등, 이성 관계로 쫓아낼 때마다 가족의 부탁으로 받아줬으나 습관적 거짓말을 했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유씨의 상태를 리플리증후군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 “실제 자신의 모습과 가짜 이미지의 괴리가 클수록 내면 열등감 크다. 사소한 일에도 필요 이상의 모욕감과 분노를 일으키는 트리거가 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태권도를 그만두겠다거나 아이 교육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가도 트리거가 눌릴 수 있다고 추정했다. 피해자의 차를 타고 이동한 것 역시 대담한 계획이라기보다는 무책임, 미성숙한 리플리 증후군의 전형적인 특징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는 “유씨는 현실감각이 떨어지고 상황을 대처할 때 허황한 거짓말로 풀어나가기 때문에 어떤 일이 발생할 때 대처 능력 부족하다”라며 “첫 살인 후 안 걸리기 위해서는 아이와 남편을 살해해야겠다고 생각할 수 있을 거 같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피해자가 도발 등 원인 제공이 있냐 없느냐에 따라 엄청난 형량 차이가 있다”라며 “사법제도를 이용해서 진실 왜곡하고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모욕하면서 자기 책임을 적게 지는 방식으로 형량을 낮추려고 하는 게 아닌가 그걸 우려스럽게 봐야 할 거 같다”라고 짚었다.
  • 정치권 금기어 된 ‘마리 앙투아네트’ 뮤지컬은 어떨까

    정치권 금기어 된 ‘마리 앙투아네트’ 뮤지컬은 어떨까

    올해 초 난데없이 한국 정치권에서는 마리 앙투아네트(1755~1793)가 화제가 됐다.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김건희 여사를 마리 앙투아네트로 비유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김 위원의 사퇴설까지 나오는 등 파장이 커지자 마리 앙투아네트는 슬그머니 정치권에서 사라진 금기어가 됐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프랑스 역사상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단두대에서 처형당한 루이 16세(1754~1793)의 아내다. 프랑스에 몰아닥친 혁명의 기운은 왕과 왕비를 타도해야 할 대상으로 여겼고 승자가 써 내려가는 역사의 특성상 오랫동안 마냥 나쁜 사람들로 평가돼왔다. 특히 마리 앙투아네트는 사치와 향락, 무능력과 무개념의 대명사로 통했다. 아마 김 위원은 이런 관점에서 용어를 사용했을지 모른다.그런데 후대에 들어 마리 앙투아네트를 달리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되지”라는 말은 장 자크 루소(1712~1778)의 ‘고백록’의 한 구절인데 왕비가 한 것처럼 둔갑했고, 마리 앙투아네트가 당대 사회 통념상 귀족이 누리던 그 이상의 사치와 향락에 빠졌느냐도 재평가받고 있다. 이성이 마비된 혁명의 시대에 외국인(마리 앙투아네트는 오스트리아 출신으로 당시 프랑스와 오스트리아는 원수지간이었다)에 대한 혐오까지 겹쳐 이미지가 잘못 덧씌워졌을 수 있다는 의견도 힘을 얻고 있다. 요즘 말로 하자면 일종의 ‘가짜 뉴스’에 희생된 셈인데 김 위원이 혹시 이런 의미로 썼을지는 잘 모르겠다. 마리 앙투아네트에 대해 잘 모른다면 올해로 국내 초연 10주년을 맞은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를 보면 조금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갑자기 민감한 단어가 된 탓에 엄홍현 EMK뮤지컬컴퍼니 대표는 “총선을 앞두고 왜 이 작품을 올리느냐”와 같은 질문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그는 이에 대해 “이번 ‘마리 앙투아네트’ 공연은 2년 전 대선도 하기 전에 이미 시기와 대관을 확정했는데 갑자기 정치적 색깔을 띠는 것 아니냐는 얘기를 들어 당황스러웠다. 전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작품은 그의 성장 과정을 생략하고 곧바로 왕비로서 재직하던 시절로 진입한다. 시민들은 가난과 배고픔에 허덕이고 성난 민심은 왕궁으로 화살을 돌린다. 이들은 외국인인 마리 앙투아네트를 ‘오스트리아 암캐’, ‘외국 창녀’ 등 자극적인 단어를 동원해 혐오한다. 마리 앙투아네트와 대척점에 선 인물은 마그리드 아르노다. 그는 프랑스의 빈민들을 선동하고 혁명을 이끈다. 공정하지 못한 운명에 대한 분노, 마리 앙투아네트에 대한 증오와 질투심으로 가득한 그는 더 나은 삶과 정의를 위해 싸움을 독려한다. 같은 무대 위에 호화로운 귀족들의 삶과 처참한 시민들의 삶이 공간적으로 대비되면서 이질감을 살린다. 마리 앙투아네트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다이아몬드 목걸이 사기 사건’이 작품 전개의 핵심을 차지한다. 사람들은 마리 앙투아네트가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가로챘을 것이라 생각했고 이는 프랑스 혁명의 발판이 된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이 가짜 뉴스의 최대 피해자가 되고 거스를 수 없는 혁명의 물결에 루이 16세는 결국 처형당한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내가 뭘 잘못했나” 하소연하지만 성난 민심은 외국인인 마리 앙투아네트에 대한 적개심을 키운다. 작품은 마리 앙투아네트를 기존에 알려진 이미지에서 벗어나 입체적으로 조명하는데 마그리드 아르노와 마리 앙투아네트의 비밀스러운 인연이 암시되면서 관객들은 연민도 느끼게 된다.역사를 소재로 했지만 사회적 약자인 여성이자 외국인으로서 겪었던 차별, 집단 광기에 이성을 잃은 군중심리, 정치적 다툼에 의한 희생과 그 안에서 진정한 정의란 무엇인지 등 오늘날에도 시사하는 부분이 많다. 선동과 모략에 바쁜 정치의 나쁜 풍경도 그때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게 다가온다. 설명만 보면 정치 시사 뮤지컬 같지만 작품은 그렇게 머리 아프지 않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360도 회전무대, 로코코(1730년대부터 1760년대까지 지속된 유럽의 예술양식) 시대를 재현한 250여벌의 드레스와 다채로운 가발까지 풍성하고 화려한 볼거리로 눈을 사로잡는다. 여성 2인이 주인공인 여성 서사에 노래 잘하는 배우들이 소화하는 아름다운 넘버까지 매력에 풍덩 빠져들게 하는 작품이다. 예정된 비극을 아름답고 찬란하게 그려낸 동시에 역사적 사건에 풍성한 서사를 덧입혀 이성과 감성을 모두 사로잡는다. 네 번째 시즌인 이번 공연은 ‘그랜드 피날레’이기도 하다. 추후 대대적인 리뉴얼 이전에 지금의 프로덕션으론 마지막이라는 뜻이다. 5월 26일까지. 서울 구로구 디큐브 링크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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