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시민 분노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 중앙회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 일본 여성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 민원 안내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 수사 요청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252
  • 「오염식수」 분노 전국에/대구·부산 이어 서울서도 규탄 캠페인

    ◎관련자 처벌·재발방지 대책 촉구/“두산제품 불매”… 집회·시위 잇따라 낙동강 식수원의 페놀오염 사건을 규탄하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가고 있다. 이 사건의 진원지인 대구와 구미 등 경북지역을 비롯,2차 피해지역인 부산·마산·창원 등 경남지역은 물론 서울 등지에서도 각종 사회단체들이 중심이 되어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 및 근본적인 재발방지대책의 수립 등을 촉구하는 각종 모임과 가두캠페인 등에 나서고 있다. 주말인 23일에만 하더라도 대구에서 이번 사건에 대한 「시민규탄대회」가 열리고 「가두캠페인」이 벌어졌으며 구미에서는 「범시민 대책위원회」가 구성됐다. 부산에서도 낙동강보존회 등 각종 단체들이 대책위를 구성,관계장관을 비롯한 관련 기관장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으며 마산 등지에서는 가톨릭여성단체 등이 모여 두산그룹의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에 나섰다. ▷서울◁ 대한기독교청년회연맹(YMCA)과 대한기독교 여자청년회연합회(YWCA) 「경제정의실천 시민연합」 「공해추방운동연합」 「한국반핵반공해 평화연구소」 「소비자생활교육원」 등 6개 단체는 23일 상오 서울 YMCA회관에 모여 「낙동강 페놀오염 사태에 대한 시민단체 대책간담회」를 갖고 페놀방류사건에 따른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이들은 간담회에서 『낙동강 페놀폐수 방류사건에 따라 지역 주민들이 식수문제로 엄청난 피해를 입고 있는 데 대해 민간사회단체들이 연대해 범국민적 차원에서 대처해 나갈 것』을 다짐,▲공청회 ▲민간조사단 파견 ▲시민규탄대회 및 두산제품 불매운동 등을 벌여나가기로 했다. ▷대구◁ 23일 하오3시 대구 YMCA 3층 강당에선 YMCA·YWCA·경실련 등 5개 시민단체 회원 5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수돗물사태에 대한 시민규탄대회」를 가졌다. 이날 참석회원들은 이번 사건을 파렴치한 재벌기업과 공무원들의 직무유기로 빚어진 간접살인행위로 규정하고 ▲OB맥주 등 두산그룹제품 불매 ▲대구시장의 자진사퇴 ▲수도료의 한시적 납부거부 등을 결의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을 촉구했다. ▷부산◁ 낙동강보존회와 부산 공해추방시민협의회,부산 YMCA 등 10개 사회단체대표들은 23일 상오11시 부산시 중구 대청동 낙동강보존회 사무실에서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환경운동단체를 중심으로 소비자·여성단체·학계·종교계를 망라해 낙동강 환경보전을 위한 범시민대책협의체를 구성하기로 결정했다. ▷창원◁ 가톨릭여성단체를 비롯한 마산 YWCA·경남여성단체협의회 등 9개 시민단체대표들도 23일 상오10시 마산시 석전동 가톨릭 여성회관에서 모임을 갖고 정부의 종합적인 대책과 벌칙강화는 물론 책임자처벌 등을 요구하고 두산그룹 제품 불매운동을 벌이기로 결의했다.
  • 환경오염과 기업의 부도덕성(사설)

    낙동강 페놀오염사건은 재벌기업의 부도덕성이 인간의 삶과 직결되는 환경문제에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단적인 예증이다. 1천만 영남지역 주민들을 「식수공포」로 몰아 넣은 이번 사건은 이른바 「간접 살인죄」에 해당된다는 비판이 있을 정도로 반인륜적인 행위이다. 우리는 불과 한달전 대재벌이 저질러 놓은 수서사건을 겪은 바 있다. 재벌의 비리와 부도덕성의 대표적인 사례처럼 되었던 수서사건이 뇌리에서 사라지기도 전에 대재벌의 반인륜적인 사태가 또다시 발생,국민들의 분노와 개탄이 비등하고 있는 것이다. 오염사건의 피해지역 주민들은 이 재벌이 생산하는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전개 등 심상치 않은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우리는 이번 사건을 보면서 재벌기업에 몇가지 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기업사에 무수히 점철된 탈세와 상품폭리,그리고 부동산투기와 정경유착에 의한 특혜와 부정으로도 폭리의 만족도를 채울 수가 없느냐는 게 우리의 첫번째 질문이다. 불행하게도 우리기업들의 부동산투기는 해방후 귀속재산불하 과정에서부터 시작되었고 지난번 수서사건은 권력과 유착된 부동산투기의 전형적 유형이라 할수 있다. 또 자유당시대에서 5·16직후까지의 삼분폭리를 효시로 한 대기업의 끈질긴 상품폭리가 이제는 전 인류가 전쟁을 선포한 환경을 담보로 폭리의 확대재생산을 기도하는 상황에까지 이르고 있지 않느냐는 것이 두번째의 반문이다. 만약에 우리의 기업들이 이윤의 극대화라는 명목아래 부도덕하다 못해 반사회적이고 반인륜적인 사리사욕만을 채우려 한다면 과연 그 존재가치가 있겠느냐는 게 우리의 세번째 질문이다. 지금까지는 대기업들이 성장과 고용에 기여했다는 이유로 복지와 환경비용에 인색할 수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기업들에 의한 환경오염과 자연파괴가 그동안 그들이 이룩한 성장을 크게 잠식해 가고 있다. 국민들은 이제 유신시대와 권위주의시대 때 성장을 위하여 환경문제를 유보시킬 수 있다는 논리가 얼마나 허구적인가를 피부로 깨닫고 있다. 만약에 기업들이 자기집단의 이익을 위하여 낙동강 수질오염 사건과 같은 부도덕한 작태를 계속한다면시민들의 자구적 행동이 자연 발생적으로 일어날 것이다. 그 행동은 지금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상품불매나 조업중단 이상의 것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런 행동이 자칫 잘못되면 반기업주의 내지는 자본주의 체제의 부정운동으로 악용될 소지마저 없지 않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극히 우려하는 바가 기업의 반사회적 내지는 부도덕성으로 인해 빚어지고 있는 사회적 불안정이다. 사회불안은 정치불안으로 이어지고 정치불안은 경제불안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야기시킨다. 최근의 잇따른 대기업의 부도덕성은 그런 불안에 대한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대기업들은 환경오염방지비용 절감이 자체기업그룹은 물론 국가적 위해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점을 심각히 생각해야 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모든 기업들은 환경에 대한 인식과 사고의 획기적인 전환이 있어야 할 것이다.
  • 낙동강에 여전히 폐수 방류/40개 업체 무더기 적발

    ◎검찰·합동단속반 【대구=김동진기자】 두산전자가 발암물질인 페놀을 낙동강에 방류,영남지역 주민 1천여만명이 분노하고 있는 가운데 상당수의 공해배출업체가 여전히 낙동강수계에 폐수를 계속 불법방류한 것으로 22일 밝혀졌다. 대구시·경북도·대구지방 환경청 등 합동단속반은 지난 19일과 20일 구미·김천·안동·경산·칠곡 등지의 낙동강수계 공해배출업체 1백36개 업체에 대한 긴급특별단속에 나서 폐수를 불법방류한 15개 위반업체를 적발하고 위반혐의가 짙은 59개 업체에 대해서는 정밀조사를 벌이고 있다. 적발된 업체중 구미의 구미도금 ㈜삼승 금성부품 등 3개 업체의 경우 무허가로 배출시설을 설치한채 조업했으며 구미의 고려도금 범우화학 한원양행 등 3개 업체는 공해방지 시설을 정상가동하지 않아 폐수가 낙동강으로 유입된 것으로 밝혀졌다. 【부산=김세기기자】 낙동강 식수의 페놀오염 사건으로 부산지역에서 식수비상이 걸려 있는 가운데 상수도보호구역 인근에 중금속 등 폐수를 무단방류한 사상·신평·장림공단의 25개 제조업체가 검찰에 무더기로 적발돼 업체대표 4명이 구속되고 21명이 입건했다. 부산지검 형사3부 공해전담반(반장 이동기검사)은 22일 부산시민의 식수원인 낙동강에 상습적으로 폐수를 무단 방류해온 부산시 북구 학장동 821의12 피혁제조업체 ㈜두성대표 윤태균씨(37)와 부산시 북구 감전동 512의20 삼일산업대표 조화수씨(60),북구 학장동 226 삼하물산대표 박종식씨(53),북구 학장동 260의6 덕성산업대표 전수현씨(44) 등 4명을 환경보전법 위반혐의로 구속하고 부산시 북구 감전동 952 신일산업대표 변성국씨(37) 등 21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검찰은 또 업주가 구속된 ㈜두성 등 4개 업체를 같은 혐의로 입건하고 신일산업 등 21개 업체는 부산시와 부산환경지청에 행정처분토록 통고했다.
  • 경찰 폭력 LA 발칵(세계의 사회면)

    ◎흑인 뭇매현장 시민이 비디오로 찍어 TV에… “인권유린” 여론 비등 지난 3일 0시30분쯤 로스앤젤레스 근교 210번 고속도로선상. 5∼6대의 고속도로 경찰순찰차가 헬리콥터의 지원아래 한대의 흰색 현대엑셀승용차를 뒤쫓고 있었다. 8마일 가량의 질주끝에 순찰차에 진로가 차단된 엑셀승용차는 멈춰졌다. 차를 몰던 흑인 청년 로드니 킹(25·실업자)이 운전석에서 끌어내려지자 경찰들이 일제히 달려들어 경찰봉과 주먹·발길질로 그를 짓이겼다. 흑인청년은 유혈이 낭자한 채 현장에서 수갑이 채워져 경찰서로 연행됐다. 당시 이 흑인청년은 왼쪽다리가 부러졌으며 얼굴에도 20바늘을 꿰매야하는 깊은 상처를 입었다. 재미있는 것은 이 구타장면이 사건현장 가까이 거주하는 한 아마추어 비디오카메라맨의 필름에 잡혀 TV네트워크를 통해 미국전역에 방영돼 사회문제화됐다는 점이다. 이 필름은 동료 고속도로 순찰대원 10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다른 3명의 경찰관들이 3분여에 걸쳐 경찰봉과 주먹·발길지로 흑인청년을 무자비하고 잔인할만큼 난타하는 장면을담고 있어 시청자들을 전율케했다. 사건현장 인근에 거주하는 조지 헐리데이씨(31)가 찍은 이 필름은 제보를 받은 LA지역 TV 채널의 하나인 KTLA가 5백달러에 사들여 방영,대특종을 했고 곧이어 모든 TV 네트워크들이 이를 복사,방영했다. 만일 이 아마추어 카메라맨이 이 장면을 잡지 못했더라면 이 사건은 억울한 인권유린으로 끝나버렸을 것이라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의외로 파문이 커지자 경찰측은 한때 언론들에 대해 사건의 진상접근을 봉쇄하면서 사건을 그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몰아가 매듭지으려 들었다. 그 한 예가 피의자 킹이 현대 엑셀로 1백15마일 속도로 질주했다는 경찰 주장이다. 그러나 LA 현대자동차측은 엑셀의 최대시속은 91마일이라고 밝혀 속도위반이라는 경찰의 주장이 거짓임을 입증했다. 드디어 검찰측과 FBI가 본격수사에 나섰으며 톰 브래들리 LA시장은 LA시 산하 전 경찰관들의 복무자세를 다시 정립하라고 추상같은 명령을 내렸다. 당국은 관련 경찰관 13명 전원해직과 직접관련 경찰관 3명을 기소하는 선에서사건을 매듭지으려 하고있으나 여론은 데릴 게이츠 LA시경국장의 문책까지를 주장하고 있다. 이번 사건이 미국에서 다반사로 자행되고 있는 소수민족과 흑인에 대한 공안기관의 차별대우를 바로잡는 계기가 돼야한다는 공론이 수렴될지에 현재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종전 맞는 미·아랍권 표정

    ◎“알라신이 외면”… 허탈한 바그다드/“미국은 위대”… 반전시위도 사라져 전쟁은 끝났다. 아랍각국의 거리에는 종전의 환희와 좌절이 교차하고 있다. 이라크의 패배를 가장 기뻐한 사람들은 쿠웨이트인들이었다. 그들은 고국의 해방에 열광하며 환희의 눈물을 흘렸다. 승리의 기쁨은 사우디아라비아·시리아·이집트 거리에도 나타났다. 리야드·다마스쿠스·카이로 시민들은 후세인의 패배를 「환희」로 맞았다. 그러나 그들은 이라크도 같은 아랍민족이기 때문에 이라크의 패배를 기뻐만 할수는 없다고 말한다. 다국적군에 참여했던 아랍국가들은 쿠웨이트를 다시 해방시키고 후세인의 야욕을 꺾었다는데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그들은 특히 이라크까지는 침공하지 않아 아랍민족의 「형제애」를 발휘했다고 말하고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을 지지했던 아랍인들은 이라크의 참담한 패배에 허탈해하고 있다. 그들은 후세인의 연설대로 「도덕적 승리」를 쟁취했다고 말하지만 그들의 표정은 어둡다. 많은 아랍인들은 이라크의 승리를 알리는 후세인의 당당한 연설을 듣고 싶어했다. 그러나 그들은 걸프전쟁의 마지막을 알리는 부시 미대통령의 연설을 듣지 않으면 안되었다. 부시대통령의 종전연설을 듣는 그들은 좌절과 함께 분노를 느꼈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들 앞에 나타난 현실을 실감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아랍인들은 다국적군의 일방적 승리로 앞으로 중동에서의 미국영향력이 크게 확대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한 팔레스타인인은 『우리는 후세인 대통령이 그렇게 쉽게 무너질줄은 몰랐다. 우리는 이라크의 공화국수비대를 믿고 있었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인들은 후세인을 열광적으로 지지해 왔다. 그들은 후세인이 자신들의 빼앗긴 땅을 다시 찾아주겠다는 약속을 믿어왔다. 암만의 한 시민은 그러나 『종전은 반가운 소식이다』라고 말했다. 자신을 사업가라고 밝힌 안둘 아카라는 『걸프전쟁으로 요르단 경제는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요르단인들은 마음속으로는 종전을 크게 반길 것이라고 말했다. 종전을 반기는 모습은 바그다드 거리에도 부분적으로 나타났다. 일부 바그다드 시민들은 후세인 대통령의 휴전제의를 환호했다. 그러나 바그다드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침울하다. 이라크인들은 걸프전의 패배를 받아들이려하지 않고 있다. 그들은 후세인 대통령은 세계 최강국인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와 당당히 맞선 최초의 아랍지도자라고 믿고 있다. 한 시민은 『이라크인들은 후세인 대통령의 「도덕적 승리」 선언에 공감하며 그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대통령의 종전선언이 발표된 27일밤 백악관 앞은 이날 낮까지만 해도 시끄럽게 떠들던 반전시위대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대신 행인들은 승리와 자신에 찬 표정들이었다. 10여명의 부시지지자들이 몰려 성조기를 흔들며 지나가는 택시들을 세우고 승리를 축하하는 경적을 울리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백악관앞을 지나던 행인들은 종전성명을 발표하는 부시대통령의 모습을 보기 위해 철책 담장앞에 몰려들기도 했다. 한 청년은 『수많은 장애를 극복하고 미국인에게 승리를 안겨준 대통령이 자랑스럽다』 『미국은 위대하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에서 온 한 관광객은 베트남전에서의 패배를 상기시킨 뒤 『우리 세대에 값진 승리를 안겨준 인물』이라며 역시 부시대통령을 치켜세웠다. 자숙하자는 목소리도 없지는 않다. 플로리다주 앨러처시 「평화를 위한 부모들의 모임」 창립자인 질 마셜씨는 『전쟁을 일으킨 사람들을 영웅시해서는 안된다』며 축배를 들 기분이 아니라고 말했다.
  • 비업무용은 입법으로 규제하라(사설)

    5·8 부동산대책에 따른 47개 여신관리대상 계열기업군의 비업무용 부동산 처분실적이 극히 부진해 향후 정부조치가 조목되어 진다. 은행감독원이 발표한 47개 재벌그룹의 비업무용 부동산 처분실적은 지난 20일 현재 겨우 18·8%에 그치고 있다. 처분시한(3월4일)이 10여일 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집계된 실적이 18%선에 불과한 이유는 재벌들이 당초 다짐했던 자진매각을 기피하고 있는데 기인되고 있다. 시중에서는 재벌들의 매각기피현상을 정부와 재벌간의 「힘겨루기」로 비유할 정도로 심상치 않게 보고 있다. 재벌들의 부동산 매각 지연 내지는 기피현상은 그 자체문제로 끝날 일이 아니다. 48대 재벌그룹들은 지난해 5월 과다하게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을 자진매각하겠다고 발표한바 있다. 그 당시 48대 재벌이 갖고 있는 부동산 가운데 35%가 업무와 관련이 없는 부동산이라는 사실이 밝혀져 세상을 놀라게 했다. 그 때문에 재벌그룹들이 비업무용 부동산매각을 스스로 발표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이유야 어떻든 우리나라 기업을 대표하는 재벌그룹이국민들 앞에 공식적으로 발표했던 일을 그대로 이행치 않고 있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재벌그룹들이 결과적으로 국민을 속인 것이나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많은 시민들은 기업들의 비업무용 매각기피 현상에 대해 배신을 당한 것 같은 느낌을 받고 있는 것 같다. 또 재벌들의 부동산매각 기피는 정부의 부동산투기 억제대책을 무력화시키고 더 나아가서는 정부정책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결과를 야기시키고 있는 셈이다. 비업무용 부동산 매각과 관련,정부와 재벌들이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는 시중의 비아냥이 나오고 있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그러나 재벌그룹들은 목전의 이익을 위해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리고 또한 정부정책에 부응하지 않으면서도 존립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큰 오산이다. 그렇지 않아도 지금은 한 재벌기업이 수서택지 사건을 주도하여 국민들로부터 비난과 분노를 사고 있는 시점이다. 재벌기업들이 계속하여 정경유착과 부동산투기에 연연한다면 그 언젠가는 참으로 비싼 대가를 지불하게 될 것이다. 반기업 무드가 팽배해지기 전에 재벌그룹들이 스스로 부동산 매각에 최대의 노력을 기울여줄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하고 싶다. 정부 역시 5·8 부동산투기 억제대책이 용두사미로 끝날 경우 그것이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성을 결정적으로 손상시키리라는 점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국민들은 재벌들의 비업무용 부동산 매각결과를 정부의 투기근절 의지와 결부시키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투기 척결의지가 시험대에 올라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에 재벌들의 비업무용 부동산 매각시책이 수포로 돌아간다면 정부가 앞으로 아무리 강도높은 부동산투기 근절대책을 내놓아도 믿지를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정부는 비업무용 부동산 매각에 불응하는 기업에 대하여 금융면에서 불이익을 당하게 하는 미온적인 대응으로 끝나서는 안된다. 기업이 비업무용 부동산을 갖고 있을 때는 매각을 명령할 수 있는 특별법을 제정해서라도 당초 의지를 관철시키기 바란다.
  • 부시 “작전 순조” 흡족… 후세인은 “항전” 독려

    ◎워싱턴의 분위기/일사천리 진격에 조기종전 기대/펜타곤선 “화학무기 반격 크게 경계” ○…23일 밤(미국 동부시간,이하같음,한국시간 24일 상오) 다국적군의 아라크에 대한 대규모 지상전이 개시된 이래 다국적군측의 철저한 보도관제로 전투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전혀 모른채 밤을 지샌 미국민들은 24일 새벽부터 각 방송이 전하는 비교적 밝은 전황소식에 안도의 한숨들. 특히 이날 상오9시쯤 사우디아라비아 현지 노먼 슈워츠코프 다국적군 총사령관이 지상전을 시작한 지 10시간이 지난 현재의 전황은 『극적인 성공』이라 할 수 있으며 다국적군 인명피해가 『극히 경미하다』고 보고하자 흡족한 표정들. ○…슈워츠코프 사령관의 매우 밝은 전황소식 발표가 있은 뒤 미국 방송들은 각 전선·사우디사령부·런던·파리·바그다드 등을 연결,지상전 관련 정보들을 전하느라 분주했는데 영국 BBC방송의 자매방송 ITN이 「이라크군의 저항이 사실상 없어 다국적군의 공격은 일사천리였다」는 보도와 함께 이라크군이 여기저기서 백기를 꽂아 놓고 투항하는 모습을 비춰주자 『정신병자와 같은 독재자 사담 후세인 때문에 이라크 국민들이 저처럼 고통을 겪어야 하고 미국 군인을 비롯한 수많은 다국적군인들이 낯선 사막에 가서 헛도딘 피와 땀을 흘려야 하느냐』고 개탄. ○…스코크로프트 백악관 안보담당특별보좌관은 이날 NBC방송의 「언론과의 대화」 프로에 나와 지상전을 서두르게 된 이유로 이라크측의 쿠웨이트 유정폭발에 의한 환경파괴와 쿠웨이트 국민들에게 널리 자행돼온 고문,살육을 들고 조지 부시 대통령이 지상전 개시 명령을 내리면서 밝힌대로 『빠른 시일안에 승리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 체니 국방장관도 CBS방송의 「국민과의 만남」 프로에 출연,전쟁이 얼마나 오래갈 것인가에 관한 구체적 예측을 피하면서도 『빠른 시일안에 끝내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며 초기의 순조로운 작전으로 보아 지상전도 공중전처럼 훌륭하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 ○…부시 대통령,체니 국방장관 등 전쟁관련 미 행정부 최고책임자들 및 미국의 군사전문가들,그리고 일부 국민들은 시시각각들려오는 밝은 전황소식에 매우 반가운 표정이면서도 아직 ▲다국적군이 이라크군 정예 공화국수비대와 교전을 하지 않고 있다는 점 ▲이라크가 언제 화학·세균무기를 사용,반격해 올 지 모른다는 점 ▲다국적군이 언제 이라크측이 파놓은 함정에 걸려 큰 타격을 입을 지 모른다는 점 등을 들어 미국내의 낙관적 무드를 극도로 경계하는 눈치. 부시 대통령은 지난 1월17일의 공중폭격 개시때도 예상보다 훨씬 밝은 전황보고들에도 불구,『결코 낙관해선 안된다』는 태도를 견지한 바 있는데 이번에도 행정부·군내외 낙관적 무드와는 대조적으로 매우 침착하고 신중한 태도를 견지. ○…이번 전쟁이 다국적군의 승리로 끝날 경우를 가정한 미국측의 전후 이라크처리와 미군의 계속 주둔문제에 대해 미 행정부 관리들은 사담 후세인이 제거되고 이 지역이 안정될 때까지 잠정적으로 군대를 주둔하려는 계획을 시사하고 있다. 제임스 베이커 국무장관은 24일 『유엔 결의들은 사담 후세인이 권력에서 제외되면 걸프지역의 평화와 안정의 회복이 훨씬 쉬워질 것 임을암시하고 있다』고 말하고 사담 후세인이 권력을 유지할 경우 경제제재 등을 계속 시행할 뜻을 밝혔다. ◎바그다드의 표정/“아랍형제국 침묵에 배신감” 토로/거리는 아직 평온… 식당·시장엔 인파 다국적군과 이라크군의 지상전이 시작된 24일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의 시민들은 전선의 숨가쁜 전황과는 대조적으로 외견상으로는 평상시와 크게 다를바 없는 차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식당이나 카페는 평상시 일요일과 마찬가지로 손님들이 찾아들었으며 시 중심부의 시장도 물건을 사러나온 사람들로 붐볐다. 이같은 광경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치열한 전쟁을 벌이고 있는 나라의 모습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의 평온함이었다. 그러나 커피숍이나 상점,거리 등에 나온 시민들은 라디오주변에 몰려들어 전황소식과 사담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의 연설을 주의깊게 듣고 있었다. 또 일부 시민들은 자신들이 다른 아랍국가들에게서 배신을 당하고 전세계로부터 버림받았다는 느낌을 토로했으며,일부는 자신들의 좌절감을 용맹스런 투쟁으로 승화시킬 것으로 다짐하기도 했다. 지상전 개시 소식은 이라크가 소련의 평화안을 수락함에 따라 평화가 눈앞에 다가왔다고 믿었던 사람들에게는 놀라운 소식이었다. 이라크 관영 바그다드 라디오는 지상전 개시 소식을 즉시 밝히지 않고 있다가 현지시각으로 이날 상오10시30분(한국시각 하오4시30분)이 되어서야 『오래전부터 예상되어온 다국적군의 지상공격이 시작되었다』는 후세인대통령의 연설을 방송했다. 후세인대통령은 이 연설에서 다국적군의 지상공격이 소련의 평화안을 논의하기 위해 모인 유엔안전보장이사회 회의와 때를 같이해 감행됐다고 지적하면서 조지 부시 미 대통령과 미국의 동맹국들을 「반역자」로 몰아붙였다. 후세인대통령은 만일 이라크가 군사적으로 패배하게되면 『어둠이 이라크를 뒤덮을 것』이라며 이라크병사들에게 『너의 신앙을 갖고 이교도들과 싸워라. 그들에게 어떤 자비도 보여주지 말라』고 촉구했다. 시민들은 이어 하오2시(현지시각)에는 다국적군의 공격이 격퇴되었다는 이라크군 코뮈니케를 들을 수 있었다. 바그다드 라디오는 계속 군가를 틀어주는 도중 다국적군 병사들에 대해 『신의 도움을 받아 우리는 너희들의 시체를 친척들에게 보내주겠다. 너희들은 생명은 우리손에 달려있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하오3시가 될 때까지 공습경보가 3차례 울렸으나 시 중심부에서는 아무런 폭발음도 들을 수 없었다. 한 상점 주인은 『다국적군은 우리나라와 정부를 공격하고 있다. 이 전쟁은 그들의 주장처럼 쿠웨이트를 해방하기 위한 전쟁이 아니다』라며 『나는 이라크가 이 전쟁을 이길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바그다드 시내에서 찻집을 경영하는 아부 모하마드는 『이라크를 지원하겠다고 말하던 아랍인들은 어디로 갔는가』라며 다른 아랍국가들에 대한 배신감을 표현하면서 『우리는 우리의 생존을 위해 홀로 싸우고 있다. 나는 세계의 침묵에 노여움을 느낀다. 아무도 우리를 구해주러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이름을 뭄타즈라고 밝힌 한 30대 남자는 『우리는 분노와 좌절감을 전장으로 돌릴 것이다. 우리와 마주치는 적들은 우리의 성난 적의를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 변화의 위기는 발전의 기회다(사설)

    우리 정치사회는 지금 중대한 변화의 계기를 맞고 있다. 그러한 변화에 어떻게 대처하고 응전하느냐에 따라 우리사회 민주화 발전의 속도와 내용도 달라질 것이다. 변화는 위기를 가져온다. 그러나 위기는 또 다른 사회를 제공한다. 여기서 우리가 선택해야할 가치는 변화의 물줄기를 발전의 계기로 돌려놓는 지혜와 행동이다. 무력감과 좌절감으로 더이상 개탄만하고 있을때가 아닌것이다. 일부 부패한 정치인과 타락한 공직자와 부도덕한 기업의 행태에 분노했던 시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수서사건」에 대한 수사결과가 발표됐다. 아울러 집권쪽의 당정 쇄신의지도 천명됐다. 이번 일련의 사건들이 아니더라도 이나라 정치 사회전반에 걸친 일대 쇄신이 요청됐던것은 사실이었다. 우리가 오늘의 현실을 변화의 계기로 보고자하는 것은 그러한 측면에서이다. 그러나 국민들은 지금 사건과 관련해서 많은 공인들이 구속됐고 한점 의혹없이 수사결과가 밝혀졌다 하더라도 일련의 사건들에 내재한 부정·비리·부도덕·반윤리의 총체적이고도 구조적인 결착의 내용들을 놓고는 아직도 착잡한 심경을 달래지 못한다. 아픈 마음으로 다시 지적하건대 뇌물외유,입시부정,수서특혜 사건을 잇따라 겪으면서 사회지도층에 대한 국민들의 혐의와 불신감은 절정에 달했다고 할수 있다. 그 상처와 배신감은 인사개편을 통한 쇄신으로서도,또 추상같은 사법처리와 일벌백계로서도 쉽게 치유될수 없을만큼 깊은것도 사실이다. 그러면 이제 어떻게 할것인가. 사건의 당사자와 연루자는 물론 지도층을 포함한 4천2백만 사회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겸허한 자성과 자책감으로 심기일전의 자세를 가다듬어야 할 것이다. 요컨대 변화의 위기를 발전의 기회로 삼고자 하는 국민적 합의에 나서자는 것이다. 뇌물외유와 증수뢰,정치자금 수수에서 벗어나있는 지도층들이 그들에게 돌을 던질 수 있을만큼 하늘을 우러러 부끄러움이 없는가 아울러 묻고자 하는 것이다. 민주주의 정치와 산업자본주의 제도에 있어 시민사회의 구성요체는 신뢰와 협동이다. 거기에 시민적 자존심이 추가됨은 물론이다. 최근 일련의 충격적인 사건들은 그 대처방식 여하에따라서는 공동체내의 신뢰와 협동심을 근본적으로 파괴할 수도 있는 가공할 위력을 갖는 것들이었다. 건전하고 일상적인 시민의 자존심과 명예를 훼손시킴은 또 얼마였던가. 그리하여 집권 쪽은 참담한 심정으로 당정개편을 통한 정국쇄신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부도덕한 기업의 검은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드러난 야당의 지도부가 아직도 사태의 심각성에 대한 시민적 인식을 외면하면서 사건의 정치적 의도 또는 조작성을 운위하고 있음은 안타까운 일이다. 여야는 우선 시덥잖은 정쟁을 거둬야 한다. 당장 국회라도 열어 정치차원의 사태수습에 나서면서 실추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이제 모두가 그동안 크게 훼손된 윤리규범과 체제의 정체성을 복원하는 일에 나서야 할 것이다. 드러난 환부는 도려내서 약을 바르면 된다. 그 치부를 앞에놓고 서로 돌을 던져 매도할 시간이 우리에게는 없는 것이다.
  • 폭력조직과 공권력(사설)

    또 증인들이 조직폭력배의 보복을 겁내 공판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그런가하면 대구에서는 폭력조직이 수사경관에 살해협박전화를 하는 공권력 무시행위가 있었다. 몇달째 대범죄전쟁을 치르고 있는 지금에도 조직폭력배들의 위세는 여전한 듯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바로 얼마전 우리는 폭력조직의 판·검사와의 술자리에 이어 담당수사관 및 교도관에 대한 살해위협에 분노했고 이들에 대한 증언기피로 공판이 연기되는 사태의 빈발에 깊은 우려를 나타냈었다. 실제로 그동안 곳곳에서 있어온 증인들에 대한 보복행위를 두고 많은 사람들이 함께 걱정해온 게 사실이다. 문제는 공권력에 대한 불신이 이같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데에 있다. 공권력이 제대로 확보되고 힘을 발휘하게 될 때 이같은 법자체를 무시하는 행위가 있을 수가 없는 것이다. 검찰이나 경찰의 수사력을 우습게 여기고 믿지 않을 때 담당수사관을 겁주고 증인을 협박하게 되는 공권력 부재현상을 초래하게 되는 것이어서 개탄스런 일로 보는 것이다. 공권력이 불신을 받고 무시되는 사례는 곳곳에서 보고 있다. 조직폭력배의 두목급 50명에 대해 일제검거령을 내리고 수라를 벌여왔으나 샐제로는 몇명밖에 잡지 못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정구영 검찰총장은 취임하자마자 조직폭력과 비호세력을 철저히 색출해내겠다고 다짐했으나 결과는 그렇게 신통치가 못하다. 반드시 잡아들여야할 범법자의 체포가 늦어지고 도망가 숨으면 된다는 식의 분위기가 폭력배들 사이에서 이뤄지게 될때 공권력의 확보는 어려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수사당국의 분발을 거듭 촉구한다. 또 하나는 누차 강조해온대로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없이는 당면과제인 대범죄전쟁의 실효를 거둘 수가 없고 마찬가지로 폭력배의 근절도 어렵다는 것이다. 시민들의 협조는 공권력이 확보돼 있을 때 가능한 것이다. 법의 보호를 확신하게 될때 자발적인 협조가 이뤄지는 것이며 그럴때 용기도 생기는 것이다. 증언이 무섭고 수사관이 살해위협마저 느낄 때 공권력은 존재 자체가 의심받게 되고 그런 상황에서 시민들의 협조는 불가능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지금 폭력조직 서방파의 두목 김태촌의 공갈 등 혐의에 대한 공판이 증인들의 불참으로 계속 연기되고 있는 것이 좋은 사례이다. 이러다 가는 조직폭력에 대한 증인확보는 거의 불가능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의 소리가 벌써부터 적지 않다. 폭력조직은 대체로 공갈과 협박으로 이권이나 운영권을 빼앗아와 이로 인한 피해자의 증언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그럴 때 폭력조직은 분쇄할 수 있는 것이어서 증인불참사태는 심각한 문제가 되는 것이다. 공권력이 확보되고 엄정한 집행이 신뢰를 갖도록 해야한다. 많은 사람들이 공권력을 믿을 때 법과 질서가 자리를 잡게 된다고 믿는다. 그렇게 될때 조직폭력도 점차로 세를 잃게 되는 것이다. 대범죄전쟁은 모두의 협조가 있을 때만이 효과를 배가시키고 당국은 이를 유도해야할 책임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안전한 증언방법도 찾아내는 것이 시급하다. 폭력은 지금 추방되어야 한다는 것을 다시 강조한다.
  • 이 끔찍스런 인면수심(사설)

    어찌 이럴 수가 있는가. 일가족 4명에 대한 생매장 살해사건은 가슴이 떨려 할말을 잃게 한다. 이것보다 끔찍한 일이 더 있겠는가. 왜 이렇게까지 됐는가. 인면수심 앞에 우리 모두가 너무나 무력한 듯해 부끄럽고 오히려 허탈해진다. 이번 사건에 당장 경악과 분노를 참을 수 없는 것은 극도로 흉폭해진 이웃의 심성을 또 보았다는 사실이다. 저항능력이 없는 노인과 어린이를 생매장한 것이 그러하고 신혼부부를 살려준 것이 후회스럽다는 말에서 인명경시의 악랄성을 보는 듯해 무섭기만 하다. 그러나 문제는 이번 사건이 우발적이거나 어느 정신질환자에 의한 단발성의 행위가 아니라는 데에 있다. 우리 사회에 치유가 불가능할 정도로 깊이 뿌리를 내린 고질적인 것에 원인이 있어 심각하다고 보는 것이다. 그런 데서 이번과 같은 처참한 일이 일어났고 또 언제나 유사한 범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동안 숱하게 보아온 대로 돈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고 하고 만다는 우리 사회에 만연돼 있는 배금주의가 끔찍한 일을 저지르게 하고 또 자신만을 위한다는 이기주의가 범죄행위를 조장시켜왔다. 이같은 가치관 전도가 사회악의 근원이 되고 있고 그래서 사람의 목숨을 가볍게 보는 우리의 병든 모습을 그대로 나타내주고 있는 것이다. 모두가 다시 깊이 생각해보고 반성할 일이 바로 이것이다. 최근 마약환자가 급증추세에 있고 그 후유증이 사회문제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보듯 이번에도 범인들은 대마초를 피운 환각상태에서 일을 저질렀다. 마약문제의 심각성을 이번 사건은 또 제기하고 있다. 그것 뿐인가. 대부분 흉악범죄들이 그렇듯 이번의 경우도 5∼8범의 누범자들의 소행이라는 점에서 전과자들에 대한 사회적인 처리문제를 다시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20대에서 3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전과가 7∼8범이 되는 젊은이들이 향락만을 쫓아 거리를 활보하고 있는 현실은 문제가 되고도 남는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신혼부부 강도사건 이후 경찰의 추적이 있어왔고 시민의 제보로 범인들을 빨리 잡을 수가 있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범행은 정부의 대범죄전쟁 선언 이후 민생치안사범에 대한 강력한 단속이 실시되는 속에서 발생했고 범인들이 잡히기 전까지 생매장 살해사건은 전혀 몰랐다는 사실은 당국의 치안력이 그만큼 무시당하고 있고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는 점에서 성찰의 계기로 삼아야 된다고 여긴다. 어쨌든 분명한 것은 우리의 가치관이 바로서지 않고는 이들 사회악의 근절은 절대로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돈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풍토가 이룩되고 너나없이 자기분수를 지키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안인 정치와 사회가 안정되고 과소비,불신풍조,극단적인 이기심이 사라지도록 모두의 노력이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정부의 공권력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힘을 합해 민생치안을 확보하고 말겠다는 자구의 노력이 보다 절실하다. 치안당국으로서는 어떠한 조그마한 범법행위도 반드시 단속의 대상이 되고 처벌을 받는다는 인식이 심어지도록 강력한 대응을 계속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범죄자에게는 예외가 없다는 법집행의 엄격함ㆍ공정성이 유지되어야 하는 것이 무엇에 앞서 필요한 것이다.
  • 소­대만「해빙의 훈풍」불려나/소 고위관리 잇딴 대북방문의 언저리

    ◎경협등 비정치분야 교류 확대 추진/“분위기 성숙” 판단땐 수교 가능성도 소련 고위관리들의 대만방문이 러시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양국간 수교 가능성도 점차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주말 이틀동안의 대만방문을 끝내고 지난 28일 귀국한 모스크바시장 가브릴 포포프에 이어 오는 11월4일과 11일에는 러시아공화국 최고회의 의장인 요우레 차르 가노프와 소련 문화부장관 니콜라이 구벤코가 각각 대만에 올 계획이다. 또 대만의 이흥무역공사가 소련 섬유산업계 관리들과 보리스 옐친 러시아공화국 대통령을 11월중 초청키로 했고 모스크바대학교 교수단도 대만을 방문키로 돼 있다. 러시아공화국 최고회의의 가노프의장은 대만으로부터 앞으로 5년동안 60억달러의 각종 경공업제품을 수입하는 문제를 협의할 계획이다. 이러한 소 고위관리들의 잇단 대만방문은 1차적으로 상호무역 및 합작투자와 문화ㆍ체육 등 비정치부문의 교류확대를 위한 것이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수교에 두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 소측 움직임과 이에대응하는 대만의 자세가 적극성을 띠고 있는 것으로 보아 수교시기가 예상외로 앞당겨질 것이란 분석을 하고 있다. 이는 대만방문 러시의 첫 주자인 모스크바시장 포포프가 차지하는 소 지도층안의 비중과 방대 기간중 드러난 그의 언행에 많은 근거를 두고 있는 것 같다. 포포프시장은 고르바초프가 가장 신임하는 소련내의 급진개혁파 가운데 한 사람이며 경제학자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개혁)가 보수파의 반대로 지지부진해지자 맹렬한 비난운동을 벌여 모스크바 시민들이 「교수파 타도ㆍ개혁촉진」을 외치며 대규모 시위를 벌이게 한 인물이다. 포포프시장은 모스크바와 대북에 상호 영사기능을 가진 무역대표부 설치를 제의했고 그렇지 않아도 중국의 강한 입김 때문에 외교적으로 크게 고립돼 있는 대만당국은 이를 흔쾌히 받아 들였다. 또 그는 지난해 천안문 민주시위때 학생지도자로 활약하다가 지명수배돼 국외로 탈출,현재 신병치료차 대만에 머물고 있는 오이개희군(24)과 만나 당시의 시위를 지지하는 발언을 함으로써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포포프시장은 『모스크바 시민들은 천안문 민주시위에 경의를 보내고 있으며 모든 소련 국민들도 시위대학생들에게 관심과 동정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으며 오이개희를 모스크바에 초청하겠다고 약속했다. 중국 지도층이 천안문사건을 반혁명분자들에 의한 폭란으로 매도하고 오이개희를 국적으로 몰고 있는 마당에 포포프시장이 보여준 이러한 언행이 북경 정권을 매우 분노케 하는 것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어쨌든 소련은 한국과의 수교합의에서 보여준 것처럼 대만에 대해서도 경제실리위주의 외교전략을 구사할게 틀림없을 것 같다. 한편 올들어 9월말 현재 소련과 대만의 무역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40% 증가한 7천7백만달러에 이르고 있으며 소측은 7백억달러에 가까운 외환보유국인 대만과의 경제합작에서 오는 이점을 크게 기대하고 있다. 이같은 소대 밀착 움직임에 대해 중국측은 강한 반발을 보이고 있지만 고르바초프의 스타일을 감안할때 소련이 북경지도층을 의식해서 자국이익을 희생시킬 가능성은 없을 것 같다.
  • 중산층이 목소리 높여야 한다/김대환 이화여대교수ㆍ사회학(서울시론)

    ◎갈등과 대립의 「안전판」 역할 맡을 때 「중산층의 반항」이라는 시쳇말이 곧잘 되뇌어진다. 이 말은 산업화ㆍ대중화하고 있는 현대사회에 있어서의 중산층의 좌절과 불안 및 위기의식과 일맥상통하는 상징적인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서둘러 결론부터 앞세운다면 산업자본주의사회에 있어서 중산층은 확산되고 건실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안정되고 건강한 사회가 된다. 왜냐하면 중산층은 문자그대로 자본가계층=지배층과 근로노동자계층=피지배층 등 이해가 상충되기 쉬운 대좌적인 두 세력사이에서 조정하고 중화하는 완충기능을 함으로써 산업평화를 통한 사회안정의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인종,다양한 문화,복잡다단한 이해관계로 얼킨 미국과 같은 거대한 대중사회에서 많은 문제를 안고 있지만 그런대로 최소한의 질서는 유지되고 있다. 그것을 지탱시키는 힘은 무엇일까. 다름 아니라 바로 중산층의 비대와 온존이 그 밑받침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들에게는 중산층 또는 중간계급이라는 낱말 대신에 곧잘 테크너크랫이라는 표현으로도 불린다. 우리는 그 말을 기술관리계층으로 받아들여도 무방할 것이다. 그들 미국인들은 산업경제 뿐아니라 심지어는 정치분야에까지도 과학과 기술과 조직관리 및 운영에 있어 능란한 테크너크랫들의 기능화와 합리화를 통해 그 능률화를 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것이 곧 기술가정법치주의 및 제도를 뜻하는 테크너크라시이다. 데모크라시와 함께 즐겨 쓰여지는 이 낱말은 미국공황이 있었던 1920년대말의 경제위기와 사회혼란을 수습하고 극복하는 사조와 시류에서 연유된 것이며 그 구체화는 바로 뉴딜정책에서 음양으로 투영케 되었다. 이 말은 어찌보면 잔꾀만 일삼고 권모술수로 시종하는 등 적지않게 허망하기까지 한 우리의 정치작태와 견주어 생각해 볼때 많은 것을 시사받게 한다. 그같은 테크너크라시의 담당계층과 중심세력은 다름아닌 중산층 그들이다. 그런 뜻에서 우리의 중산층도 양적으로 확대되고 질적으로 건전하게 육성 발전되어야 한다. 그것은 곧 건전한 생활기풍과 참신한 생산의욕과도 직결되며 국가사회의 명운과도 긴밀히 연관된다 하겠다. 지금 이 자리에서 중산층에 관한 마르크스 및 반마르크스주의의 진부하기도 한 계급이론의 당위성 여부를 다룰 겨를은 없지만,우리의 경우 정치적ㆍ경제적ㆍ사회적 차원에서 중산층의 지위가 포약화되고 있고 그 존재의미가 적지않게 희석화되고 있음이 현실이고 그 정도가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지난 80년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의욕적이고 야심적인 산업화ㆍ근대화의 물결에 휩싸여 기업가와 더불어 중산층은 기술을 개발하고 기업을 관리하고 시장을 개척하고 수출을 증대시키는데 큰 몫을 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대가는 상응하지 못했었다. 그 뿐더러 3년전의 6ㆍ29 이후,자유화의 거센 바람속에서 일기 시작한 열 띠고 뭉쳐진 노동운동은 중산층의 존재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그것 아니더라도 정체적인 사회적 성격이 강한데다 적지않게 보수적이고 체제순응적이기도 한 것이 중산층이다. 그들 중산층은 대학교육의 대중화에 따른 고학력인력의 증폭과 함께 그 성향과 행동을 더욱 묘한 것으로이끌어 가게했다. 어쨌든 중산층은 관료행정사회에서 조직과 기능의 핵심이 되고 있고,경제산업사회에서 경영보조적인 위치에 있긴 하지만 실은 그들이 갖는 지식과 과학과 기술은 가히 중추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거기에 상당하는 사회적인 인정감도 정신적ㆍ물질적인 보상도 받지 못하는 속에 아침부터 밤까지 혹사만 당하고 있다. 그 와중에서 그들은 자기분열을 하면서 부동한채 때로는 좌절하고 때로는 실의까지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그것에의 반발로 그들의 의식세계는 때로는 급진화ㆍ과격화로 급선회하게 된다. 물론 그 반면 보수퇴영화의 성향도 적지않게 있다. 그 나머지 그들은 생산면에서 창조적이고 능동적인 것보다는 소비면에서 쾌적ㆍ안이ㆍ향락을 추구하게 된다. 그들은 스스로의 존재의미에 대한 강한 자의식이나 주체적인 자각보다는 다만 돈을 많이 벌고 자기지위를 높이는데만 급급한채 치열한 경쟁속에 파묻히게 된다. 그들은 외형적인 면에서 한편으론 자본가계급을 뒤쫓아가면서 허탈해야 하고,다른 한편으로는 뒤쫓기는 위치에서 근로노동계층과 구별되기를 원한다. 이런 상황들은 그들로 하여금 지극히 소시민적인 소비성향을 조장시키게 되며 그같은 심의의 표출은 생활방식 즉,주택 자동차 생활용구를 통해 스스로의 심리적보상을 얻으려들게 한다. 중산층은 이율배반과 자기모순속에 회의에 빠진다. 남보다 더 많이 배우고 노력하면서 쌓아올린 과학과 지식과 기술과 인격의 축적임에도 불구하고 그들 중산층은 직장의 상하관계나 위계질서속에서 스스로의 능력과 기량을 짓눌린채 살아가는 수도 있다. 그들은 자본가처럼 흥청망청 돈이 많은 것도 아니고,그렇다고 해서 근로노동자처럼 조직력이나 단체교섭권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다. 행정 및 산업경영의 경우를 보자. 간부나 중역진은 윗사람이나 기업오너의 동정만 살피면서 무사안일하게 자리유지에만 시종 한다. 마치 다수의 병졸이 죽는 속에 얻어진 공로는 오직 장성 한 사람만 차지한다는 「일태장공 만골고」라는 개탄의 시구처럼 우리사회는 돼가고 있다. 그같은 행정 및 기업풍토속에서 어찌 자발적인 창의성이나 행정능력기술개발 시장확대가 기대될 수 있을까. 각설하고 중산층은 체질적으로 유약하고 조직적으로 취약하다. 그렇다고해서 대중 산업사회의 구조와 기능이 그들의 그같은 허약점만 악용한다면 중산층은 분노끝에 자위를 위한 반항을 시도케 될 것이다. 반항의 양태는 여러가지로 나타나겠지만 말이다. 그렇게되는 날 그것은 예상치 못한 그러면서 놀라운 사회불안의 기폭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 외언내언

    외국에서 솜씨를 키웠다는 한 코미디배우가 모델로 나오는 광고가 있다, 제품선전을 하고 난 그에게 젊은 여성이 느닷없이 『확실히 혼자 사세요』하고 묻는 장면이 들어 있는 광고다. 그렇게 묻는 여성에게 코미디배우는 느글느글한 표정으로 직접 와서 확인하라고 한다. 아마도 외국식의 「진한 농담」을 흉내낸 광고인 것 같다. ◆젊고 순진한 한국여성을 혀 짧은 발음으로 희롱하는 것 같은 이런 광고가 정말 효과가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미국 만화영화의 주인공 스티카가 붙은 어린이 신발 광고도 억세게 나온다. 콧소리가 나는 프랑스식 발음의 어린이 옷들이 어른처럼 깜찍한 모델들에 의해 수도 없이 광고되기도 한다. 음식에서 화장품 냄새가 날 때처럼 비위가 상한다. ◆유치원생이 눈을 치떴다 내리떴다 하며 「어버이수령」에게 감사하고,통일타령을 하는 북한 어린이 모습이 TV에 비춰질 때면 분노가 치민다. 그 어린 것들을 어떻게 해서 저런 기형상태를 만들었을까 하는 생각 때문에 용서할 수 없다는 생각까지 들게 한다. 이념이라는 도깨비에게전족을 당한 듯한 북쪽 어린이도 가슴 아픈데 우리의 상업주의가 우리 어린이를 오염시키는 정도도 적지 않은 것 같아 속이 상한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상품에 따라 외국인 모델을 쓰거나 상표를 빌려온 것이 훨씬 많은 이문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그 차이가 워낙 커서 판권료를 물고도 몇 배로 이익을 남겨주므로 그 유혹을 뿌리칠 수가 없다는 것. 장사꾼에게 이문 많은 것을 단념하라는 주문은 별 효과가 없는 법이다. ◆상공장관이 TV와 인쇄매체 등에 외국인 모델 광고를 자제해 달라고 부탁했다는 소식이 나왔다. 답답하니까 해보는 주문이겠지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다. 시민이 「뜻」을 지녀야만 타락한 상업주의는 막을 수 있다. 다함께 그런 노력이라도 개발했으면 좋겠다.
  • “남측서 무례한 손님 접대”/평양 중앙방송,「통일축구」 취재기

    ◎“환영나온 시민 골목으로 끌고 가고/어용언론선 평양회담 일제히 비방” 북한은 23일 제2차 남북통일축구대회가 열리는 것과 때를 같이해 한국측이 서울을 방문한 북측 선수단에게 무례한 손님대접을 하고 있을 뿐 아니라 「어용신문」을 동원해 북한을 비방ㆍ중상하는 등 민족의 단합과 통일을 저해하는 행동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북한의 중앙방송은 이날 상오 7시 「보도」(뉴스)에서 남북통일축구대회에 참가할 북측 선수단 일행이 판문점에서 서울에 오는 동안 도로양편에 수많은 탱크들을 배치했으며 전민련과 전대협의 환영행사를 저지하고 북측 선수단을 환영하려는 시민들을 요원들이 골목 안으로 끌고 가는 등 무례한 손님대접을 했다고 주장하면서 21일 저녁 김우중 한국축구협 회장이 주최한 만남에 대해서도 북측 선수들을 생소한 사람들 속에 앉힘으로써 그들에게 정신적 압박감을 주었다고 비난했다. 북한 중앙방송의 주요 「보도」내용은 다음과 같다. 남북통일축구경기를 위해 서울을 방문한 우리 축구선수단과 그 일행은 첫 시작부터 불미스러운 일에 부딪쳐 불쾌감을 금치 못하고 있다. 판문점에서부터 서울에 이르는 근 2백리의 구간에는 남녘 겨레의 심정을 반영한 환영구호들도 적지 않게 걸려있고 손을 흔들며 환영하는 각 계층 인민들의 모습도 보였으나 이에 정반대되게 불신과 반목을 고취하는 일들도 우리 선수단의 면전에서 벌어져 그들의 가슴마다에 어두운 그림자를 던졌다. 무엇보다도 우리 선수단과 일행은 판문점 남측 지역인 임진각으로부터 문산에 이르는 구간에서 「반갑습니다. 북에서 오신 선수단 여러분 한핏줄 한겨레」라고 쓴 환영구호들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게 도로 양편에 수많은 탱크들이 포신을 쳐든 채 배치되어 있는 것을 보고 가슴들이 섬뜩했다. 과연 이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겠는가? 우리 공화국 북반부의 근로자들과 체육인들은 지난 9일 남북통일축구경기를 위하여 평양을 찾은 남녘 축구선수들을 통일의 사절로 맞이하였고 혈육의 정으로 그들을 따뜻하게 맞이했다. 우리가 제1라디오의 보도를 통해 경찰이 삼송리검문소 등지에서 임진각으로 가려던 범민족대회추진본부 환영단과 학생들을 가로 막았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그 내막을 알 수 있었다. 심지어 우리 선수단을 환영하려는 시민들을 골목 안으로 끌어가는 요원들의 모습도 달리는 자동차 안에서 눈에 띄곤했는데 이런 광경에 부딪칠 때마다 우리의 가슴들은 분노와 비감에 휩싸였다. 반목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예절없는 손님대접은 21일 저녁에 있었던 남측 축구협회 회장의 만찬석상에서도 드러났다. 이날 남측은 우리의 나어린 선수들의 좌석을 상대방의 선수들이 아닌 사람들 속에 정해 놓았다. 특히 우리를 불쾌하게 하다 못해 격분까지 자아내게 한 것은 반목을 조성하는 자들이 우리 선수단의 도착을 기다렸다는 듯이 어용신문ㆍ방송들로 하여금 우리를 비방ㆍ중상하는 포문을 열게 한 것이다. 어용신문들에 평양시내 5만명 청년학생들이 출연하는 대집단체조 「일심단결」을 시비하는 글이 실렸는가 하면 어용언론인들은 학생소년궁전에 어린 소조원들이 평화를 절규하고 반핵구호를 외친 것도 시비의 대상으로 삼고 임수경 학생의 석방을 요구해 나선 것도시비의 대상으로 삼았다.
  • 피해자 보호에 좀더 신중하라(사설)

    1년반 동안 삼동네를 휘저으며 부녀자를 폭행하며 강도행각을 벌여온 흉악범 사건은 형용할 수 없는 분노와 환멸을 안겨 주었다. 정신질환자 하나 때문에 소중하고 건강한 시민가정이 숱하게 망가져 불행에 빠졌기 때문이다. 그 불행 속에서도 그나마 다행하고 한숨 돌려지는 것은 그가 잡혔다는 사실이다. 폭행으로 피해자를 침묵시키고 강도한 물건으로 물욕을 채우는 짓에 재미들린 범인이 앞으로 얼마나 더 같은 짓을 거듭했을지 알 수 없는 일이었는데 천만다행으로 붙잡아 주었기 때문에 더이상 희생을 모면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범인을 잡을 수 있었던 것은 기왕의 피해자들이 용기를 가지고 범인검거에 협조를 해줬기 때문이다. 피해자의 증언은 범인을 검거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특히 부녀자폭행범의 경우는 범인의 인적사항을 파악하는 데 피해자의 증언이 가장 효과적이다. 그런데도 피해자에게 돌아오는 불이익이 너무나 크기 때문에 숨어버린다. 그렇게 범인을 잡았는데 보도가 나가자 이번에는 또 다른 피해자가 속출하고 항의가 빗발치는 모양이다. 강도만 당하고 말았던 주부까지도 「남편의 오해」 때문에 새로운 가정파괴 위기에 직면했다는 호소와 원망을 해온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어처구니가 없는 노릇이다. 한 정신병자의 미친 짓에 사로잡혀 멀쩡한 집안의 남편과 아내까지가 가상의 피해로 시달린다는 것은 분통이 터지는 노릇이다. 미친개한테 물린 것도 억울한 데 공수병까지 얻은 셈이다. 아내가 「아니라」면 아닌 것으로 믿는 것이 가정과 가족을 위해 크게 도움이 되고 불행을 막는 일인데 그렇지 못한 모양이다. 미친 것이 부린행패쯤 무시하고 늠름해야 미친짓을 하는 범인도 그짓으로 피해자의 입막음을 할 생각을 포기하게 될텐데 현실은 정반대인 것이다. 심신으로 깊은 상처를 입은 피해당사자는 남편에게 죄인이 되어 인생을 망치게 되어 있는 것이다. 남편들이 의식을 전환하여 만약에 아내가 폭행을 당했다면 그걸 위로하고 악몽에서 치유되도록 도와줄 수 있다면 좋겠는데 현실적으로 그건 무망한 일인 것 같다. 그러므로 피해자와 증인을 보호하는 일은 이같은 현실까지 충분히 고려하지 않으면 안된다. 지엽말단이나 덮어서 누구나 추리가 가능하게 한다든가 피해내용을 필요이상 공개하는 따위는 오히려 화를 불러준다. 특히 선정주의적 관심으로 사건을 보도하는 언론도 반성할 일이 많다. 폭력보도를 빙자하여 선정주의적 호기심에 봉사하는 상업주의적 보도태도는 2차,3차의 가해행위를 하는 셈이다. 경찰은 그런 자료를 매스컴에 아예 공개하지 않아야 한다. 5겹 10겹의 장치로 피해자를 보호해도 모자라다는 생각으로 임해야 한다. 보사부가 「재해구제로 인한 의사상자구호법」을 확대 활성화하여 그들을 국가유공자로 예우하고 보상하겠다고 한다. 증인보호,피해자 보상을 위한 제도적 보완이라는 뜻에서 대단히 환영한다. 범죄의 예방을 위해 유효하게 공헌할 수 있는 방책의 하나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본인이 책임질 수 없는 시민의 불행에 대해 섬세하면서도 탄탄한 보호막을 발휘해 주는 것이 사회의 책임이고 이것이야말로 복지정책의 핵심이다.
  • 북한도 이젠 변해야 한다/남북고위급 평양회담에 앞서(사설)

    북한은 아직 변하지 않고 있다. 최근 북한 내부로부터 전해지고 있는 몇 가지 사항들은 그들의 대외정책 내지 한반도문제 접근자세가 조금도 변하지 않고 있음을 말해준다. 북한 주석 김일성은 며칠 전 방북중이던 도이 다카코(토정) 일본 사회당위원장 등을 만난 자리에서 통일문제와 관련,『하나의 나라 하나의 민족,두 개의 제도 두 개의 자치정부로 하자는 것』이라고 말해 종래의 고려공화국연방안을 거듭 고집하고 나섰다. 북한 부주석 이종옥과 박성철도 그들 노동당창건 45주년 기념사를 통해 고려연방제안을 주장하면서 주한미군 철수,남북대화에 있어서의 정치 군사문제 우선토의 등을 계속 주장하고 나선 바 있다. 또한 북한의 대남 통일전선전략 수행기구로서 경우에 따라 대남 창구역할을 도맡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으로 있던 허담이 물러나고 대신 노동당 중앙위원인 윤기복이 기용된 것도 그들의 대남 전략과 관련하여 예삿일로 보이지 않는다. 윤은 지난 72년 남북적십자 서울 본회담 때부터 자문위원으로 또는 공식대표로 여러 차례 서울에온 일이 있는 인물이다. 적십자 서울회담 땐 서울 한복판 회담장에서 축하연설 명목으로 공개적으로 김일성과 북한 체제에 대한 찬양,선전ㆍ선동 연설을 해 생방송중계로 이를 듣던 시민들의 분노를 샀던 일도 있다. 조평통은 61년에 창설된 그들 노동당 외곽단체이며 대남 통일전선 조직으로서 남한의 정치 사회적 혼란을 부추겨 대남 혁명전략을 수행하는 전위기구이다. 이런 일 저런 현상으로 미루어 북한의 대남자세는 아직 별다른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음이 확인되는 것이다. 북한이 걸핏하면 입에 올리는 「하나의 조선」 논리도 최근 들어 그 강도를 더하고 있다. 그것은 한반도에 엄연히 존재할 뿐 아니라 체제ㆍ이념,경제력면에서 북한보다 월등 우월한 한국의 실체를 애써 부정하려는 궤변에 불과한 것이다. 한국으로서는 이미 소련과 수교를 이뤘고 중국과의 관계개선도 크게 진전되는 단계에서 구태여 「두 개의 조선」 부정에 대해 괘념하는 바 아니나 그들의 대한반도 시각과 고리타분한 대남 전략에 변화가 없다는 사실은 남북한 문제의 장래를 위해서도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남북한 축구경기와 뉴욕의 남북영화제,한국 음악인 초청 등에서 보인 북한의 유화적 태도도 다분히 계산된 전략의 하나가 아닌가 의심되기도 한다. 우리는 남북 문제해결의 역사성이나 민족적 당위성에 비추어 북한의 정책을 일일이 반박하거나 항상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우리의 접근자세나 대화 및 교류노력에 비추어 그쪽의 주장과 입장이 문제해결 차원이 아닌 대결승부의 차원에서 유지되고 있는 듯한 점에 아쉬움을 갖는 것이다. 남북한간 체제와 이념은 지금 구태여 그 우월의 차이를 따질 필요가 없다. 특히 전통적인 사회주의 이념과 체제에 관한 한 소련을 비롯한 동구권 사회주의 국가들의 탈이념,일당독재 포기,자본주의 시장경제도입 등이 무엇을 말해주는가를 파악하는 것으로 그 해답은 가능하다. 오늘날의 세계에서 국가간의 분쟁이나 현안타결은 패권주의로서 이뤄질 수가 없다. 남북한 통일문제와 관련해서는 김일성도 최근 『한쪽이 다른 한쪽으로 흡수 통합되는 것이 아닌 것』이라고 했다. 지난번 서울에서 열렸던 남북고위급회담에서 북한측의 연형묵 총리도 이점을 분명히 했던 것이다. 그러나 남북문제 접근에 있어 그 어떤 경우에도 가장 중요한 것은 순수성과 진실성이다. 통일은 오랫동안 분단된 국토와 민족을 하나로 하는 가장 역사적이며 민족적인 과업이다. 우리측의 순수하고도 진지한 자세와는 달리 북한은 언제나 대남 전략차원에서 대화와 교류에 임하고 있음을 우리는 아쉽게 여기는 것이다. 남북축구 교환 평양경기에 이어 곧 서울경기가 열린다. 남북한 음악인회의가 열리고 그보다 오는 16일부터는 남북고위급 제2차 본회담이 평양에서 열린다. 그 모든 대화와 접촉을 전략차원에서만 수행할 경우 국면의 진전이나 바람직한 결과는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북한이 변해야 하고 한반도문제 접근에 있어 민족적 대의로서 순수하고 진지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에게 있어 최선의 통일은 자유와 협력공존의 틀이 최대로 보장되는 평화적 통일이다. 따라서 안팎의 사정이 어렵고 북한의 대남전략이 변하지 않고 있는 이럴 때일수록 우리의 남북대화 정책이나 통일정책은 분명하고도 명확해야 하리라고 본다.
  • 미 「예산싸움」에 국민들만 “골탕”/의회­행정부 줄다리기 언저리

    ◎세금 늘리고 복지예산 깎은게 화근/반대여론 높자 선거 앞둔 의원 “부표”/“공공업무 중단은 국민모독”… 시민들 거센 비난 가을의 절정으로 일컬어 지는 콜럼버스 데이 연휴 기간중 (10월6∼8일) 미 전역에서 주요 관광명소가 일제히 폐쇄되는 이변이 벌어졌다. 적자감축예산안이 의회에서 부결된데 부아가 치민 부시대통령이 「예산부재」를 이유로 연방정부의 기능을 정지시키면서 관계 공무원들이 휴업에 들어간 때문이다. 예산문제로 인한 미 정부의 기능 마비는 레이건 집권시절인 1986년 10월17일에도 수시간 계속된 바 있다. 청명한 가을하늘 아래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과 워싱턴의 스미소니언 박물관을 찾았던 수많은 관광객들,그리고 쉐난도아 국립공원을 찾았던 등산객들은 굳게 닫힌 문앞에서 발길을 되돌려야 했다. 정부기관의 휴업을 몰랐거나 알았더라도 국립공원의 산행 안내지나 박물관 경비원에게까지 문제가 파급되리라고는 믿지 않고 나들이에 나섰다가 허탕을 친 이들은 「이건 국민을 모독하는 처사」라면서 분노를 터뜨렸다. 이번 연휴중 문을 연 유일한 연방기관 건물인 의사당에는 갈 곳을 잃은 관광객이 6일 하루만도 1만2천여명이 몰려들어 주변에 큰 교통혼잡을 빚었으며 정숙해야 할 회의장내에선 정부 휴업을 둘러싼 의원들의 열띤 찬반토론에 방청객들의 환호와 야유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국방ㆍ치안ㆍ우편ㆍ항공통제 등 연방정부의 필수업무를 제외한 모든 공공업무의 수행을 정지시킨 이번 조치는 부시대통령과 의회가 지난 1일부터 시작된 1991 회계연도의 가예산이나 본예산안에 합의할 때까지 계속된다. 연방정부의 1백10만 공무원들은 연휴가 끝나면 9일 아침에 일단 평상시처럼 출근하지만 만일 그때까지 합의 예산안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필수 요원으로 간주되지 않는 사람은 출근후 3시간내에 퇴근 조치된다. 이번 조치로 워싱턴 일대에선 스미소니언 박물관 13개소가 모두 문을 닫았고 포토맥 남쪽 강변의 피크닉시설,포드극장,알링턴 국립묘지사무소,국립동물원의 동물사 등이 폐쇄됐다. 의사당과 링컨기념관 사이의 수㎞에 이르는 광활한 잔디광장에 배치된 관리요원은 단 4명에 불과해 이 일대의 공중변소가 폐쇄됐다. 적자 감축문제와 관련해 수주전부터 정부기관의 폐쇄 가능성이 어렴풋이 예상되기는 했었지만 정작 그 유명한 국립박물관들의 문이 닫힌 것을 보고 관광객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한 관광객은 2백달러나 들인 워싱턴 여행이 무위로 돌아갔다며 「국민들이 잔뜩 화가났다고 부시에게 전하라」고 소리쳤다. 이번 사태는 지난 6개월동안 백악관과 민주 공화 양당 지도자들이 끈질긴 협상끝에 마련한 적자감축합의 예산안을 5일 새벽 하원이 2백54대 1백29표로 부결시킨데서 발단됐다. 향후 5년간 총 5천억달러의 적자 감축계획을 담은 이 예산안은 세금 신설이 너무 많다고 생각한 공화당 보수파와 저소득층을 위한 복지예산이 너무 깎인다고 생각한 민주당 진보파의 결합으로 부결됐다. 그후 하원은 경과조치로 향후 1주일간의 연방정부 운영비를 책정한 잠정지출 법안을 서둘러 성안,통과시켰으나 부시는 이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는 한편 6일 새벽부터 연방정부의 기능을 정지시켰다. 하원은 부시의 거부권 행사를 무효화하려고 했지만 투표결과(찬성 2백60ㆍ반대 1백38) 번복에 필요한 3분의 2에서 6표가 모자라 실패했다. 의회의 양당 지도자들은 연휴중 철야협상끝에 의료보험 수혜폭의 삭감을 완화하고 고소득층의 세부담을 늘리는 내용의 새로운 타협안 마련에 성공,정부 휴업의 확산위기를 넘겼다. 이번 사태는 부시의 적자 감축 호소에도 불구하고 공화당 의원들이 대거 반란표를 던졌다는 점에서 부시의 권위와 지도력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하는 동시에 페르시아만 사태와 더불어 부시에게 내우외환의 양상이 겹친 집권이래 최대의 정치적 시련을 안겨주고 있다. 잠정예산안에 대한 부시의 거부권 행사는 의회의 예산편성 실패를 부각시키려는 강공책의 일환으로 분석되고 있다. 부시는 의회에 보낸 메시지에서 의원들의 무능 때문에 정부 업무 중단이 야기됐다고 주장하면서 의원들이 국가이익과 선거구 정치를 혼동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지난번에 하원이 거부한 합의 예산안은 「증세없는 적자 해소」를 다짐했던 부시의 1988년 선거공약과는 대조적으로 각종 세금인상과 복지예산 삭감을 통해 재정적자의 감축을 추진하는 내용으로 돼있다. 이 예산안에 담긴 유류ㆍ담배ㆍ주류 등 각종 소비세의 인상과 의료보조금ㆍ농업보조금ㆍ학자금융자 등의 삭감은 단기적으로 모든 미국인에게 고통을 요구하는 것이다. 이 계획은 또 고소득층 보다 중산층의 세 부담을 늘림으로써 조세형평의 원칙에 배치된다는 지적도 받았다. 얼마전 이 예산안의 내용이 보도되자 여야의원들에게는 유권자들로부터 반대와 항의전화가 빗발쳤고,오는 11월6일의 중간선거를 목전에 둔 의원들은 재선에 위협을 느낀 나머지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에 대해 여론은 「근본적으로 부시의 공약 파기가 초래한 결과」라고 비판적인가 하면 「외교에 치중하고 내정에 소홀했던 부시의 자업자득」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 몸에 밴 안일… 삐꺽거리는 「개혁」

    ◎송복교수 소ㆍ동구 학술 기행 특별기고/대부분 공장 주 40시간 가동에 불과/“힘든일 왜 하나”… 농부도 주말엔 휴무/뇌물 없인 일처리 안돼… 사회기강 급속 붕괴/지식인 푸대접 심해… 청소부 봉급이 신문사 사장보다 많아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는 성공할 것인가. 페레스트로이카의 운명은 세계의 향방은 물론 아시아 한반도의 운명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다음은 최근 2주간 소ㆍ동유럽을 방문,페레스트로이카의 현장을 살펴보고 돌아온 본사 논평위원 송복교수(연세대ㆍ사회학)의 페레스트로이카에 대한 사회학적 진단 특별기고문이다. 근래에 많은 사람들이 소련을 다녀왔고 또 동구 여러 나라들을 보고 왔다. 이 다녀 오신 분들의 사회주의 사회의 실상에 대한 사실적인 표현이나 느낌도 거개가 일치해 있다. 평소 사회주의 사회나 그 이데올로기에 대해 어떤 태도 어떤 시각을 가지고 있었건 그 사실에 대한 인식에는 대차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세상은 있는대로 있는 것이 아니라 보는 대로 있다」라는 미국 초기 사회학자 윌리엄 토머스의 명구가 있다. 사람들은 자기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어서 그것을 세상의 실체로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회주의 사회에 대해서도 처음 부정적 견해를 가진 사람은 부정적 사실만 보고 왔을 것이고 반대로 긍정적 견해를 가진 사람은 긍정적인 사실만 보고 왔을 것이다. 그런데 소련이나 동구사회에 관한한 보고 싶은 것만 보았건,보기 싫은 것은 애시당초 보지 않았건 관계없이 대체로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것이 특징인 것 같다. 그것은 첫째로 소비재가 아주 귀하다는 것,그래서 일상생활이 힘들다는 것. 둘째로 사회관계에 부드러운 기가 없고 윤기가 없고 활기를 그 어디서도 찾아 볼 수 없다는 것. 셋째로 사람들이 너무 느리다는 것,바쁜 것도 없고 안달하는 것도 없고 그리고 성취동기가 전혀 부여되어 있지 않다는 것. 넷째로 너무 관료주의화해 있다는 것,그 어느 사회보다 관료주의의 병리가 골수에까지 깊이 박혀져 있다는 느낌을 준다는 것. 다섯째로 그러면서 너무 부패해 있다는 것,도덕적 기강이 관료사회에서나 일반 시민사회에서나 다같이 급속히 무너져 가고 있다는 강한 인상을 던져준다는 것,대개 이런 것들이라 할 수 있다. 총체적으로 흔히 말하는 「소비에트 엑스페리먼트」(Soviet Experiment)가 실패한 것이라는 결론을 어느 시각에 입각해 있는 사람들이든 다 같이 내리고 있다는 이야기다. 1917년 볼셰비키혁명이 일어난 이후 70수년간 인류사회 최초로 소련이 시도한 공산주의사회의 실험은 그 실험 3세대가 지난 오늘날의 결과에서 보면 그것이 하나의 결과이든 조짐이든 어쨌든 실패했다는 결론을 다같이 도출해 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현재 살아 있는 공산주의 최고 이론가로 자타가 공인하는 어니스트 만델(Ernest Mandel)의 최근 저서 「페레스트로이카를 넘어서(Beyond Perestroika)」에서도 꼭 같이 지적되고 있다. 누가 보든 궁금하기 이를 데 없는 것은 도대체 그동안 뭘 「어떻게 했길래」 저러고 있느냐는 것이다. 「어떻게 했기에」 미 제국주의자들의 맥도널드 빵을 사먹기 위해 1㎞ 이상의 줄을 서 있어야 하고 「어떻게 했기에」 미 제국주의자의 말보로담배가 자기네 돈(루블)값보다 오히려 더 귀하고 더 태환성이 높아 보이고 도대체 「어떻게 했기에」 미 제국주의자들의 TV 프로가 텔레비전에 비치기만 해도 하던 일을 멈추고 저렇게 넋이 빠져 보고 있는냐는 것이다. 담배를 사기 위해서,아이스크림을 사기 위해서,감자나 과일을 사기 위해서 옷을 사기 위해서,남녀노소 할 것 없이 저렇게 긴 줄을 서 있어야 하고 누구나 비닐백을 한 둘씩 상시로 들고 다니면서 줄만 보이면 뭘 사는지 알지도 못하고 알 필요도 없이 저렇게 무작정 긴 행렬에 끼어서 기다리고 있어야 하는­도대체 「어떻게 했기에」 그런 생활의 연속이 일과의 시작이며 끝이 되어 있는가 하는 것이다. 한 통계에 의하면 소련 전가정주부들이 생필품을 구하기 위해서 줄서 있는 시간은 연 3백억 시간이나 된다고 밝히고 있다. 대개의 가정주부들은 하루 2시간 이상을 꼬박 줄서는데 바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어 있다. 그 3백억 시간의 생산손실이 얼마나 될 것인가. 그러나 그것을 계산하지도 않고 계산할 필요도없고 더구나 생산과 연관해서 계산하는 개념조차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이 이 나라의 생활습성처럼 보인다. 건물 도로 전철로 공원시설 등 사회간접자본도 모두 마찬가지다. 지을 때는 거창하고 웅장하기 더할 데 없이 지었을 것이다. 과연 큰 나라답게 웅대하다는 느낌을 줄 정도로 모두 지어져 있다. 아마도 국가예산으로 국가가 관장해서 짓기 때문에 그러할 것이다. 그러나 거대하기는 해도 위용이 없고 오래된 것 같기는 한데 고풍스러움을 찾기가 어렵고 공사기간이 결코 짧았던 것 같지는 않은데 날림으로 보인다. ○관료주의 병리 극심 더구나 안을 들여다 보면 속빈 강정처럼 건물 관리가 전혀 되어 있지 않다. 1∼2㎞에 이르는 거대한 상가를 지어 놓고도 안은 텅텅 비어 있고 거기에 부서진 것 허물어진 것 망가진 것은 일체 손대지 않고 그대로 내버려두고 있다. 호텔시설도,그것도 외국손님들로차 있는 손꼽히는 호텔도 변기통이 새어도 그냥 내버려 두고 문이 부서져 있어도 그냥 내버려 두고 있다. 국가는 예산이 없고 개인은 그것이 어디 내것이냐는생각에서 일 것이다. 참으로 「만인의 것은 누구의 것도 아닌 것」인가. 이 사회는 마치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움직이고 증명하기 위해서 존속하는 사회로 느껴진다. 이 증명은 농촌에서도 그대로 입증되고 있다. 호텔내에서의 식사나 호텔 밖에서의 식사나 이 광활한 농업지대에서 생산되는 채소라는 것을 식탁에서 구경할 수가 없다. 그 이유를 캤더니 지금 소련 농장에서 채소의 60%가 출하되지 않고 밭에 심어진채 그대로 썩고 있다는 것이고,곡물은 10%가 그런 상태라는 것이다. 국가는 운송시설 냉동시설이 모두 부실해서 손 쓸 여력이 없고 농부는 그것이 「내 것도 네 것도 아닌데」 무엇하러 따가운 햇살에 수고로움을 끼칠까 보냐이다. 자본주의사회의 농부들처럼 기를 쓸 이유도 없고 안달할 필요도 없다. 고추값이 떨어진다고 고추를 자동차에 싣고 여의도 광장에서 농성하는 한국의 농사꾼은 이나라 농부들의 눈으로 보면 실성한 사람들이나 하나도 진배가 없다. 왜 그렇게 살 것인가이다. 무엇 때문에 그렇게 열심히 농사를 짓고 무엇하려고 그렇게한푼의 값을 더 올려 받으려고 애를 쓰는냐이다. 더구나 토ㆍ일요일의 이나라 농부들은 밭에서 절대로 일하지 않는다. 모스크바 근교의 어느 농촌마을을 돌아다녀도 토ㆍ일요일 이틀동안 들판에 나와 일하는 농부는 그 어느 한 사람도 그림자조차 구경할 길이 없다. 이는 불가리아의 그 넓은 농업지대에서도,유고의 그 많은 농촌마을에서도 조금도 다르지 않다. 농사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때(시)라는 것이 사회주의 사회에서는 없는 것인지 해당이 안되는 것인지 어쨌든 토ㆍ일요일은 어디든 일하지 않는다. 정말로 마르크스의 이상대로 「능력껏 일하고 필요에 따라 갖는 것」인지,고전 경제학파들의 주장대로 「능력에 따라 일은 하지 않고 필요 이상으로 가지려고만 하는 것」인지,자본주의 사회와는 너무나 다른 풍습도를 볼셰비키혁명 70수년동안이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어제가 아니고 또 오늘도 아니고 내일이다. 글라스노스트는 「개방」하자는 것이고 페레스트로이카는 「개편」하자는 것이다. 어디를 향해서 개방하고 어떤 문제를 새로이 개편ㆍ개혁하자는 것인가. 지금까지 소련ㆍ동구에서 시도해 온 교환방식은 시장메커니즘으로,소유는 사소유로,관리는 기업경영체계로,생산은 소비재 위주로 되어 있다. 그것은 바로 서구사회를 준거로 해서 모든 것을 서구식으로 바꾸어 보자는 것이나 다름 없다. 그러나 그 길은 너무나 길고도 험난한,그러면서 성공이 전혀 보장이 되지 않는 길이라는 것을 그 누가 이 사회를 얼핏 보든 선뜻 짐작할 수 있는 길이다. 첫째로 이 사회는 개방하면 더빨리 부패할 것이라는 것이다.지금도 도덕적 위기를 어디서든 맞고 있다. 개방하면 그 위기는 일로상승할 것이다. 지금까지 전체주의적 사회주의의 안정은 도덕적 안정감에서 왔다. 그 누가 그 얼마나 부패해 있든 정보통제로 사람들은 부패의 종류를 잘 인식치 못했고 그 수준을 제대로 측량치 못했다. 그러나 개방은 남의 부패를 가장 먼저 인식시키고 그 수준을 실제보다 수배로 과장해서 측량시킨다. 그래서 어떤 사회든 개방과 동시에 정보흐름이 자유화되면서 예외없이 부패가 역상승으로 가속화했다. 이 부패의 속도도 문을 닿아놓은 기간과 정도에 비례했다. ○빵등 소비재난 최악 더구나 이 전체주의적 사회주의의 폐쇄사회에 자본주의의 물결이 홍수져가면서 가장 먼저 들어간 것은 자본주의의 장점이 아니라 가장 타기되어야 할 결점들이다. 애들이 밖에서 다른 애들과 섞여 놀때 부모가 아무리 사회화시켜도 못된 것을 먼저 배워 온다. 사회도 예외는 아니다. 모스크바 국제공항에서 카트를 쓰려해도 말보로 담배 한값을 먼저 내야 쓸 수 있고,호텔 청소부도 담배나 스타킹을 미리 테이블 위해 얹어 놓아야 청소를 제대로 해준다. 이것이 어디 밑바닥에서 일하는 그들에게만 한정된 것이랴. 저변에서 상층에 이르기까지,교육수준이 낮은데서 높은데를 가릴 것 없이,무슨 안개처럼 덮여 있는 듯하다. 어디를 가나 뇌물을 주어야 하고 어디로 가든 암달러상이 있다. 둘째로 노는데 모두 이력이 나 있다는 것이다. 공장은 1주 30시간에서 40시간 일하는 것이 보통이고,일거리가 많아도 40시간 이상 일하는 곳은 찾아 보기 어렵다. 그것도 농촌에서와 마찬가지로 토ㆍ일요일은 반드시 논다. 그리고 1일 6시간 일하든 8시간 일하든 5일 일하는 중에도 정작 일하는 시간은 2시간 뿐이고 나머지 시간들은 대부분 잡담으로 채워진다고 한 관리자는 말한다. 이 관리자는 잡담도 노동의 하나라고 조크인지 진실인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덧붙였다. 그리고 이 노동하는 주중에도 담배를 사기 위해서,감자나 과일을 사기 위해서 길가의 긴행렬에 가담해 줄 서 있다면 결근하는 것도 허용된다는 것이다. 하긴 줄서는 것도 고된 노동임엔 틀림없다. 아마도 한국사람의 경우 줄서는 것은 그 어떤 고된 노동보다 고된 행동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줄서기 위해서 결근하는 것도 합리화될 수 있을지 모른다. 어쨌든 줄서기 위해선 결근해도 되는 자본주의 사회에선 상상을 불허하는 극히 희귀한 노동현상이 이 나라의 노동관행이다. 고르바초프의 말대로 「아무리 피리를 불어도 춤을 추지 않는 사회」­열심히 일해서 더 많이 벌고,더 많은 업적을 내서 더 많은 냉산성을 올리자는 성취동기는 이 나라에선 이미 사라진지 오래인 것 같다. 소유에 대한 욕망도여느사회와는 판이하게 달라져 있다. 현재 사는 아파트를 싼 값으로 사서(2백50달러 미만) 개인소유화하라고 해도,그것을 왜 사냐고 반문한다. 지금 이대로 살아도 죽을 때까지 이 아파트에서 살 수 있고,더구나 국가에서 수리비까지 부담하는데 왜 그것을 사서 그 돈을 쓰고 그 고생을 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어쩌면 에덴동산이 그런 것인지,어떻게 보면 낙원에 사는 사람들 같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참으로 순박하고 순진하고 그리고 착해 보인다. 저런 사람들에게 한국에서 보는 그 악마구리 같은 경쟁문화­비단 한국사회뿐 아니라 일반적으로 자본주의 시장경제사회에서 보아지는 경쟁문화가 심어지고,경쟁행위가 주도적 행위로 등장했을때 이 사회가 어떻게 요동칠 것인가. 미상불 대혼돈과 고통이 말할 수 없이 따르는 소용돌이가 전국 각지에서 넘쳐 흐르게 될 것이다. 셋째로 지식인의 푸대접이다. 교수나 의사 기자가 노동자보다 월급이 훨씬 적다. 보통 공부많이한 지식인은 한달 2백50루블이고 노동자는 3백50루블,당관료는 4백루블이 되어 있다. 불가리아에서는 신문사 사장이 5백레바를 받는데(8레바가 1달러),청소부가 7백레바를 받는다고 했다. ○암달러상 거리활개 불가리아 칼 마르크스 대학의 손체브(Rasdoslav Tsonchev)교수에게 그 차이의 합리성을 따졌더니 노동자가 주도세력이 돼 있는 나라의 당연한 결과라고 했다. 그러나 노동자의 생산성은 아무리 올라도 3배가 오르기 어려운데 새로운 기술과 상품을 개발하고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제공하는 지식인의 경우 그 생산성은 열배 백배 심지어는 무한대로 확대해 볼 수도 있지 않은가. 그들에게 아무런 인센티브 없이 어떻게 발전을 가속화하려 하는가. 그러나 아무런 대답이 없다. 그리고는 손으로 마르크스 석상을 가리켰다. 칼 마르크스대학의 높이 세운 마프크스 석상의 큰 마르크스 이름에 학생들이 페인트로 곱표(×)를 크게 치고 무어라고 불가리아어로 갈긴 낙서를 보라는 신호이다. 그것이 무슨 뜻이냐고 물었더니 「우리는 마르크스를 싫어한다」는 말이라고 했다. 모스크바대학 교수들도 요사이 모스크바 대학생들도 한결같이 비판적이되어 간다고 조심어린 어조로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지식인ㆍ학생들의 부르짖음이 노동자들의 분노를 얼마나 야기시키고 있는가. 루마니아에서의 광산노동자들의 데모학생 살해수가 그것을 밑받침하고 있다. 지식인들의 인센티브는 좀체 유발되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산업화를 촉진해 갈 것인가. 소련에서의 개방화와 개혁화는 모스크바 까마귀를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려 놓는 것만큼 어려울지도 모른다. 모스크바 까마귀는 도시에서 관광객이 던져주는 빵조각을 먹고 혹은 쓰레기통이나 뒤지며 쉽게 쉽게 살고 있다. 우리네 갈가마귀처럼 멀리 하늘을 높이 높이 비상하지도 않고 먹이를 찾아 끼옥끼옥 울며 아귀다툼을 벌이지도 않는다. 색깔도 우리 까마귀와는 달리 목과 배ㆍ등 일부가 오히려 회색으로 보인다. 주둥이와 우는 소리는 까마귀 그대로이다. 그러나 그 까마귀는 야성이 없고 사람을 두려워할 줄도 모른다. 배가 고프면 고픈대로,부르면 부른대로 게으르게 살고 있다. 그들이 어떻게 본성을 되찾을 것인가. 정녕 되찾게 할 필요가 있을것인가.
  • “태상황” 등소평의 생일/우홍제 홍콩특파원(오늘의 눈)

    12억 중국인구의 최고 실권자 등소평이 22일 86회 생일을 맞이했다. 지난 3월 국가군사위주석 사임을 끝으로 모든 공직에서 물러난 뒤 그의 활동이 중국 TV에 비춰진 적은 거의 없었고 그 자신도 은퇴당시 『나는 이제 보통 시민으로 살아갈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렇지만 등이 여전히 변함없는 중국의 실질적인 최고 통치권자임을 부인하는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다. 공식적으론 은퇴했지만 북경을 방문하는 외국 원수나 귀빈들은 여전히 그를 정중하게 예방하고 있으며 중국의 모든 중요한 정책은 그의 최종 승인을 거쳐야만 발효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22일 생일을 맞은 등은 북경 동부 휴양지 북대하에서 가족들과 지내고 있으며 요즘에도 하루 한시간씩 수영을 즐기는 등 노익장을 자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공직이 없어서 공식적인 축하잔치는 없지만 북경의 현 고위층은 등의 생일을 기리는 뜻에서 22일 아침 천안문광장에 모두 나와 아시안게임 성화점화식을 가졌다. 하오에는 등의 고향인 사천성에서 특별히 출장을 온 요리사들이 갖가지 사천음식을 만들고 고위인사들을 대접하기도 했다. 최고실권자의 의중을 미리 헤아려 만수무강을 비는 제스처인 것이다. 등은 지난 7월 사전예고없이 가족들과 함께 아시안게임 시설을 둘러보는 자리에서 만족한 표정으로 『모든 것이 사회주의의 우월성을 반영하는 것이다. 만약 개방 개혁의 흐름이 잘못돼 1억이 잘살게 되고 11억이 굶주린다면 또다시 사회주의 혁명을 해야할 것이다』라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개방 개혁은 하되 자본주의식은 않겠다는 그의 통치이념은 현재 강택민당총서기 등 그의 후계자들에게 충실하게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 등이 가까운 장래에 사망할 경우 제2의 천안문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등이 오래 살아서 그들의 일천한 권력기반이 굳게 다져지고 천안문의 비극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희석되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그렇잖아도 등은 지난 5월 헬무트 슈미트 전서독총리와 환담하면서 『오는 97년 홍콩에 대한 영국의 통치가 끝날 때 꼭 홍콩땅을 밟아보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다. 유유자적,수렴청정을 즐기는 현대판 태상황이 과연 그때까지 살아있게 될는지 궁금한 일이다.
  • “흥정”… “방패”… 이라크 「인질작전」 노골화

    ◎미ㆍ영인 등 수천명 격리의 파장/“군기지 수용” 밝혀 마지막 카드로/「이란 악몽」 재현 우려,서방 속앓이/일ㆍ헝가리인도 출국중지… 대상범위 늘어날 듯 중동에서 또다시 「인질전쟁」의 악몽이 재현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라크는 16일 쿠웨이트 체류 영ㆍ미국인에 호텔 집합령을 내린 데 이어 17일에는 쿠웨이트에서 바그다드의 알 라시드호텔로 옮겨진 미국인과 영국인 35명을 다른 호텔(멜리아 만술호텔로 추정됨)로 옮겼다. 이들은 현재 영ㆍ미 대사관과의 접촉이 금지된 채 이라크군의 엄중 경비하에 놓여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어 사디 마디 살리 이라크국회의장은 이라크가 전쟁위협을 받고 있는 한 『이라크내 모든 적대국 시민들을 붙잡아둘 것』이라고 밝혀 인질사태의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살리 이라크국회의장이 「인질 가능성」을 시사하면서,표현은 「외국손님」이라고 했지만 적대국 시민들을 군기지와 정유시설에 수용할 것이라고 밝혀 만일의 경우에는 인질들이 다국적군의 공격에 방패막이로 이용되지 않을까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더욱이 살리의장의 발언은 사담 후세인대통령이 주재한 혁명사령위원회 회의에 뒤이어 나온 것이어서 「인질작전」이 위협단계를 넘어서 구체적으로 실행되는 단계로까지 진전된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로서는 육ㆍ해로가 전면봉쇄된 채 시시각각 다국적군이 증강되는 현상황하에서 미국등의 공격에 맞설 비장의 방패로서 인질들을 미리 확보해두려는 것으로 보인다. 주로 미국인ㆍ영국인 등 서방인들을 억류하는 것은 서방세계가 대이라크 응징에 앞서고 있는 것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그러나 이라크는 일본인에 대해서도 이미 지난 13일 출국비자 발급을 중지시켰고 17일에는 헝가리인의 출국도 거부하고 있어 인질사태의 대상범위는 확대될 가능성도 높다. 인질에게 위해를 가할 경우 맞닥뜨려야 할 국제적인 분노를 감안,이라크가 쉽사리 인질을 이용하기도 어렵지만 이 사태를 맞는 서방측 입장도 묘수를 쉽게 찾기 어려운 형편이다. 지난 4일 쿠웨이트 석유회사에 근무하는 미국인 8명이 실종됐을 때 델타군 등 인질특공대를 페르시아만에 급파했던 미국은 그뒤 「인질」문제에는 신중하게 대처해왔다. 공식적으로는 인질(Hostage)이라는 말을 절대 사용치 않았고 8일 쿠웨이트 꼭두각시 정부가 「외국인 인질화」를 암시했을 때도,14일 이라크 외무부 관리가 중동사태 해결시까지 미국인의 출국이 금지된다고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언급했을 때도 직접적인 반응을 삼갔다. 17일 이라크 국회의장의 발언이 전해졌을 때도 미국은 직접적인 반응을 삼가한 채 『18일 아침(미국시각) 논평하겠다』고만 언급했다. 지난 79년 이란주재 미대사관에 52명의 자국인이 인질로 억류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1년여 동안 곤욕을 치렀던 미국으로서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현재 이라크와 쿠웨이트에는 영국인 6천여명,프랑스인 5백30여명,이탈리아인 5백여명,일본인 5백여명을 비롯,미국인 3천여명등 서방인이 1만4천여명 체류하는데 「인질대상자」의 숫자가 이란의 경우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많은 데다 구출은 더더욱 어렵기 때문이다. 서방인들을 인질로 억류하겠다는 이라크의 발표가 나온 뒤 영국과 이탈리아는 국제법을 위반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책략이라고 비난하는 한편 유엔에 이 문제를 상정하겠다고 밝혔다. 인질문제에 관한 한 구출시도등 직접적인 대응조치를 취하기 어려운 서방측의 입장을 잘 보여주는 것이다. 이라크로서는 이미 유엔 결의를 통해 경제제재를 당하고 있어 유엔을 통한 추가제재를 크게 두려워할 것 같지는 않다. 이라크의 앞으로의 행동은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관측통들은 이들 억류 외국인을 무력충돌이 일어나는 최악의 경우 방패막이등으로 써먹거나 충돌이 일어나지 않더라도 제재를 가하고 있는 나라와의 협상에 유리한 카드로 이용하리라고 내다보고 있다. 첫번째 시나리오의 가능성은 이미 지난 17일 보도된 것처럼 이라크군함이 필리핀인들을 미사일함 3척에 태워 방패막이로 써먹은 데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라크와 쿠웨이트에는 이외에도 이집트인 70만명,인도인 40만명,한국인 1천4백여명 등 2백만에 달하는 외국인이 아직도 체류하고 있어 세계 각국은 인질사태의 불똥이 자국에게도 튈지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사태가 어느쪽으로 발전되든 미국등 대이라크 제재에 참여하고 있는 나라들로서는 「인질」사태는 매우 심각한 문제로서 직접적인 군사대응을 어렵게 만드는 아킬레스건이 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인질관련 사태 일지 8월4일=쿠웨이트 석유회사 근무 미국인 8명 한때 실종 5일=미 인질 구조특공대 중동 급파 보도 6일=쿠웨이트 호텔 체류 영국인 3백66명 체포설 7일=일부 외국인 탈출 시작,미국인 39명 바그다드 호텔 억류 9일=외교관제의 모든 외국여행객에게 국경폐쇄,쿠웨이트 주재 외국공관 폐쇄 발표 10일=서방인에게만 국경폐쇄 발표 12일=외무장관,외국인 안전하다고 주장 13일=일본인에게 출국비자 발급 중지 14일=외무부 관리,중동사태 해결때까지 미국인 출국불허 첫 공언 16일=쿠웨이트의 모든 영ㆍ미국인 호텔 집결 명령 17일=국회의장,서방인 인질화방침 천명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