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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용과 책임/성기호 성결교 신학대학 총장(굄돌)

    신용사회에 살면서 다른 사람의 신용을 받는다는 것은 중요하다.나를 믿기에 외상으로 물건을 팔고,돈을 빌려주기도 한다.그러나 처음부터 나를 믿게 하기란 쉽지 않다.신용카드 하나를 구하려 해도 그간 쌓아온 신용정도를 증명해야 하고 다른 사람의 보증이 있어야 한다.더 큰 신용을 얻기 위해서는 작은 액수부터 착실히 신용을 쌓아갈 필요가 있다. 처음엔 신청을 해봐도 거절되기 일쑤이던 신용카드였는데 어느 시점에 이르자 각 은행과 신용카드회사에서 서로 자기 카드를 받아달라고,서명만 하고 사용하라고 여러가지 달콤한 조건까지 붙여 귀찮을 정도로 권유해 온다.그간 쌓아온 신용을 높이 평가하기 때문이다. 남에게 신용을 받을수록 더 큰 책임이 있음을 느끼고 다른 사람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조심하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신용사회에서는 한번 신용을 잃으면 다시는 일어날 수 없을 만큼 큰 타격을 입는다.카드 사용이 정지되는 것은 물론,자동차의 할부구입이나 은행의 대출이 안 되고,월세방을 얻기도 힘들게 된다.신용사회에서 발을 붙이고 살기가어렵게 된다. 상대방도 나를 믿어주지만,나도 그로 하여금 나를 믿을 수 있도록 생활하는 것이 필요하다.이렇게 서로 믿고 살아가는 사회에서는 내가 행사할 수 있을 권한을 기뻐하기에 앞서 감당해야 할 책임이 큼을 깨닫고 오히려 어깨가 무거워진다.이러한 마음이 신용사회를 살아가는 민주시민의 올바른 자세일 것이다. 그런데 믿어줌을 기화로 자기의 이익을 챙기려 하거나 믿어준 신용을 배반하는 사람이 있다면 현대의 신용사회를 함께 살아가기 어려운 이웃이라고 낙인찍히고 말 것이다.특히 믿음을 배반한 사람이 공직자이거나 그럴리 없을 것이라고 믿고 있던 사회의 지도급 인사라면 실망과 분노가 그에 비해 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믿어준 국민을 어이없이 배신하고 실망시킨 우리의 이웃들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보면서 신용과 책임은 뗄 수 없는 함수관계임을 다시 한번 생각한다.세계화 국제화로 가는 조국의 앞날은 신용사회의 정착과 함께 그에 따른 정직성과 책임성의 확대에 달렸다고 본다.
  • 취임 한달 최병렬시장에 듣는다

    ◎“다리·지하철「안심 통행」에 최선 다할터”/교량점검 결과 내주 모두 공개/완벽하지 않은 공사 인수 안해/“세금비리 연루됐다면 내부하 아니다”/민선시장은 「경영마인드」 가진 행정형이 바람직 성수대교 붕괴사고는 우리나라 시설물 안전관리에 큰 경종을 울리는 역사적인 계기가 됐다.이 사고로 서울시는 또 한번 상처를 입었다.서울시 행정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과 분노도 증폭됐다.이런 어수선한 와중에 지난달 3일 최병렬시장 체제가 닻을 올렸다.언론계 출신으로 문공부·공보처·노동부장관을 두루 거친 뒤 민자당 전국구 의원으로 활동하던 그에게 시장직은 분명 변신이었다.그만큼 세간의 관심도 컸다.「최틀러」라는 별명이 시사하듯 그의 강경한 이미지가 낯설기만한 시정업무와 무리없이 접목될 수 잇을지 우려하는 시각도 많았다.그러나 최시장은 취임 한달동안 시민들을 안심시키고 직원들에게 일할 분위기를 만드는데 특유의 통솔력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장시찰 및 시설물 안전대책을 마련하느라 눈코 뜰새없이 바쁜 최시장을집무실에서 만났다. ­취임 한달을 맞으셨습니다.밖에서 본 서울시 행정과 시장이 되고 나서의 느낀 소감은 어떻습니까. 『이 방(시장실)에 올 때도 그랬지만 지금도 여전히 전차에 받친 기분입니다.제가 시장이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을 못했습니다.사실 밖에서는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막상 와보니까 국방부 빼고는 모든 중앙정부 기능이 다 있더군요.너무 복잡해서 하부직원들의 업무까지 일일이 파악하기는 불가능합니다.그러나 간부들을 접촉해본 결과 열심히 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행정업무 전권 위임 ­취임식에서 「접시론」으로 화제를 모았습니다.현재 시공무원들이 접시를 제대로 닦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열심히 움직이고 성실히 접시를 닦고 있는 것같습니다』 ­재직기간동안 가장 역점을 두고자 하는 분야는 어떤 것입니까. 『서울시가 갖고 있는 능력을 총동원해 시민들이 안심하고 다리를 건너고 지하철을 탈 수 있도록 하는데 전력을 쏟겠습니다.안전문제를 다루고 여력이 있으면 교통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할까합니다.저도 시민으로서 살면서 교통이 이래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밤낮으로 해왔습니다.다른 행정 업무는 현실적으로 모두 파악할 수 없으므로 국장에게 전권을 위임하고 그들이 잘할 수 있도록 뒷바라지하는 역할에 그치겠습니다』 ­내년 6월이면 자치단체장 선거가 실시됩니다.바람직한 민선시장상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미국과 같은 주지사(정치인)성격으로 가느냐,아니면 일본과 같은 민선단체의 장(행정형)성격으로 가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봅니다.우리나라처럼 규모가 작은 나라에서는 누가 경영마인드를 더 갖고 있느냐,누가 복지 및 서비스행정을 펼쳐나갈 수 있느냐에 초점이 맞춰져야 합니다.인기나 재선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는 정치적인 자리가 된다면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우리 민선시장은 미국보다는 일본과 같은 스타일로 가야한다는 게 제 소신입니다』 ○시장출마 의향 없어 ­최근 경영마인드를 자주 강조하시는데 이유는 무엇입니까. 『서울의 인구가 1천1백만이고 한해 예산이 7조∼8조원입니다.게다가 공무원이 산하 공사까지 합치면 7만3천여명에 이릅니다.이런 대규모 조직을 경영마인드 없이 운영하면 낭비와 비효율은 불을 보듯 뻔합니다.국제화·세계화시대에 외국의 선진 도시들과 경쟁할 수 없고 그 불이익은 고스란히 서울 시민들에게 돌아오게 됩니다』 ­현장행정으로 시민들의 불안을 많이 덜어주셨는데 지금 이 시점에서 한강다리는 안전한 겁니까. 『지난달말까지 전 교량에 대한 안전점검 결과가 나왔습니다.다음주초 이 결과를 시민들에게 낱낱히 공개할 예정입니다.지금까지 점검한 내용만 갖고 볼때 당장 무너지거나 주저앉을 다리는 없는 것으로 판단됩니다.그러나 동시에 서둘러 보수하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입니다.현장에 가서 부실한 다리 모습을 보고나니 왜 공사를 이 지경으로 했나,하는 처량한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제 임기중에는 완벽하지 않은 공사는 인수하지 않겠습니다.모두 부수고 다시 짓도록 하겠습니다』 ○교통혼란 이해 바라 ­다리의 보수대책 및 그에 따른 교통대책은 마련됐습니까. 『다리마다 구조와 하자정도가 달라 보수계획도 다리별로 다르게 마련되고 있습니다.교량별로 일정을 잡아 전면 보수를 할 계획입니다.이에 따라 교통통행을 통제할 때 상당한 혼란이 예상돼 대책을 마련,교통부 등 관계 부처와 협의중입니다.안전을 위한 것이니만큼 시민들의 이해를 구하고 철저히 해나가겠습니다』 ­민선시장으로 출마할 의향은 있으신지요. 『(손을 내저으며)분명히 말하지만 그런 일은 없을 것입니다.저는 표나 인기와는 거리가 먼 사람입니다』 ­최근 세무비리와 관련,서울시의 실태를 보고받으셨는지요. 『워낙 직원이 많다보니 일부 문제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특히 전산화 이전 단계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그러나 영수증 조작 등 구조적 비리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강력한 어조로)아무튼 세금비리는 공무원범죄중 가장 못된 범죄입니다.발각 즉시 고발하라고 간부들에게 지시했습니다.아무리 아끼던 사람도 비리에 연루되면 이미 내 부하가 아닙니다』 ­인사는 언제 어떤 원칙으로 하실 계획입니까. 『이번 주말이나 다음주초로 잡고 있습니다.제가 사람을 잘 몰라서 부시장·국장 선에서 소폭으로 할 생각입이다.취임초 나한테는 절대로 인사청탁이 안통한다고 공언한 바 있습니다.그래서인지 지금까지 들어온 인사 청탁이 믿기 어렵겠지만 한 건도 없습니다』 ○공무원들 감싸줘야 ­시 직원들과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서울시 직원들이 부패한 집단이다,복지부동이다,국제화의 걸림돌이다는 등의 부정적인 말을 듣고 있는 것은 모두 스스로의 책임입니다.뼈아픈 자성과 함께 발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열심히 일하면 시민들도 알아줄 것입니다.시민들에게도 당부하고 싶습니다.공무원들이 잘못하면 비판하고 지적해야겠지만 동시에 감싸안아주는 맛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틀러라는 별명처럼 실제로 강성입니까. 『업무적인 측면에서 밀어붙이는 성격이 있어서 그런 얘기들이 나온 것같은데 개인적으로는 매우 부드러운 사람입니다.자 보세요.제가 얼마나 부드럽습니까』(그러면서 최시장은 허허 웃었다)
  • “보스니아내전 「세」계 승리”/“서방 군사개입 실효성 없어져”

    ◎페리 미국방/유엔평화군 조기철수 시사/미·러 등 5국 “즉각 휴전” 촉구 【사라예보·워싱턴 AP AFP 연합】 비하치가 함락 위기에 처한 가운데 미국은 27일 보스니아 내전에서 세르비아계가 승리했음을 사실상 시인하고 서방의 군사개입 또한 어렵다는 입장을 표시했다. 윌리엄 페리 미국방장관은 이날 미NBC­TV의 「언론과의 만남」프로에 출연,보스니아 내전에서 세르비아계가 승리했다고 선언하고 이제 회교정부군을 구원하기 위해 서방이 효과적 군사조치를 취할 수 있는 가능성은 희박해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도 유엔의 요청없이 공습을 할 수 없는 형편이고 공습을 실시하더라도 내전의 향방을 바꾸지 못할 것이라면서 따라서 미지상군은 현지 군사작전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며 미국의 이해는 내전이 발칸반도의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는데 있다고 주장했다. 마이클 로즈 보스니아주둔 유엔보호군사령관도 이날 전투가 가열되면 유엔군이 철수해야 할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자그레브·브뤼셀 로이터 AFP 연합】미국과 러시아 등 보스니아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5개 실무접촉」국가들은 28일 유엔 안전지대인 비하치에서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는 내전당사자들에 대해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했다. 이들 5개 실무접촉그룹대표들은 프랑스 파리에서 이틀간의 비공개 회의를 끝마치면서 발표한 성명에서 협상을 통한 보스니아 내전종식을 전적으로 지지 한다면서 이같이 촉구했다. 지난 11일 미국의 보스니아 무기 금수 이탈선언이후 처음 열리는이번 회의에서 5개국 대표들은 비하치에서의 즉각적인 휴전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전역에서의 적대행위 종식을 공동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 5개국의 대표들은 비하치의 회교도들을 구원하기위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개입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함락 임박 비하치시 표정/“대학살” 소문… 주민 절반 탈출/보스니아측 “유엔대응 미온적” 맹비난/세르비아계 “억류 유엔군 석방 용의” ○…비하치 함락 위기와 함께 민간인들의 피해가 커지자 유엔을 비롯한 서방측의 미온적 태도에 대한 보스니아의불만이 폭발하고 있다.유엔 안보리는 26일(현지시간) 비하치 지역의 즉각 휴전과 세르비아계의 병력철수를 촉구.그러나 무하메드 사치르베이 유엔주재보스니아대사는 『안보리의 휴전 촉구는 나토의 공습 요청 묵살및 유엔 자신의 임무 수행 실패를 숨기기 위한 것』이라며 『유엔은 세르비아계의 침공을 중단시키기 위해 군사조치를 취하겠다는 위협조차 발표할 뜻도 갖고 있지 않다』고 맹비난.사치르베이 대사는 이어 『유엔은 비하치를 방어하든가 비하치의 민간인들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키든가 결정하라』고 촉구.함디자 카빌라치 비하치시장도 비하치가 함락되면 대량학살이 뒤따를 것이며 비하치 주민들의 생사는 유엔에 달려 있다며 유엔의 미온적 태도에 분노를 표시. ○…7만 시민 가운데 이미 절반 이상이 세르비아계의 공격을 피해 떠난 비하치 시내는 정부군이 세르비아계의 공격을 막기 위해 설치한 나무·차량등의 바리케이드만 눈에 띌 뿐 시내 전체가 텅 빈 모습.한편 세계식량계획(WFP)은 27일 비하치를 떠난 3만여명의 난민들이 불타버린 자동차나 마분지로 지은 집 등 임시거처조차 찾기 힘들 만큼 열악한 주거환경에서 최악의 고통을 받고 있다면서 분유·우유·소금 등 생활필수품마저 극심한 부족을 보이는 식량악화 속에 내전 발생후 세번째로 맞는 이번 겨울은 또다른 비극을 부를 것이라고 우려. ○…그러나 세르비아계는 이같은 ICRC나 유엔의 호소를 무시한 채 비하치에 대한 더욱 드센 공격을 계속.세르비아계의 한 군지도자는 미해병대 병력이 아드리아해로 파견됐다는 소식에 대해 『우리는 소말리아나 아이티가 아니다.미군의 병력 파견은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 ○…보스니아 세르비아계의 한 고위관리는 27일 나토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억류중인 4백여명의 유엔평화유지군 일부를 풀어줄 용의가 있다고 시사. 이에대해 마이클 로즈 보스니아주둔 유엔군사령관은 이날 프랑스 TV와의 인터뷰에서 『그들이 현장에서 봉쇄당한 채 행동의 자유를 박탈당하긴 했지만 정확하게 인질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주장. ○…안드레이 코지레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7일 미국·영국·프랑스·독일등과의 「접촉그룹」 회담에서 보스니아사태 해결을 위한 새로운 제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신유고연방의 탄유그통신이 보도. 코지레프 장관은 슬로보단 밀로세비치 세르비아대통령과의 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내달 2일의 브뤼셀 「접촉그룹」 각료회담에서 보스니아 전역의 포괄적 적대행위 중단이라는 새 제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 노인봉사원의 어이없는 죽음/“지하철역 구내 유인물 배포 안된다”

    ◎민주당원들과 몸싸움끝에 쓰러져 25일 서울적십자병원 영안실에는 지하철 서울역에서 유인물을 나눠주던 정당원들과 몸싸움을 벌인뒤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던 질서유지 노인봉사대원 이웅희씨(65·서울 도봉구 수유2동)의 영정이 놓여있었다.가족과 동료들의 애절한 바람도 소용없이 식물인간 상태로 열흘간 사경을 헤매다 끝내 임종한 것이다. 그러나 어처구니 없는 죽음 앞에서 유족들과 동료들은 하소연 할 곳을 찾지못하고 망연자실했다. 이씨의 시신이 안치된 영안실에는 이날 아침부터 이씨의 임종 소식을 듣고 찾아온 20여명의 동료 노인봉사대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멀쩡한 사람을 죽게 만드는 것이 국민을 위한다는 정치인들의 자세냐』며 동료의 어이없는 죽음에 분노를 표시했다. 노인봉사대 회장 성요한씨(71)는 『이씨는 정치문제와 관련된 유인물을 배포하는 것에 대해 문제 삼은 것이 아니었습니다.질서를 지켜달라고 한 것 뿐이었습니다』라며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은 법인데 서민들 위에 군림하려는 정치인들의 의식이 어처구니 없는희생을 불렀다』며 개탄했다. 부인 전영숙씨(60)는 오열 끝에 실신,집으로 실려가 하루종일 병원을 찾지못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평소 건강했던 이씨가 졸지에 운명을 달리하게 된 것은 지난 15일.이날도 이씨는 평소처럼 지하철 서울역구내를 돌며 질서유지활동을 벌이다 하오 5시10분쯤 매표창구앞 지하보도에서 시민들에게 「12·12」관련자 기소유예철회를 주장하는 내용의 민주당보를 배포하는 민주당원들을 발견했다.이씨는 곧 동료인 김병기씨(64)와 함께 이들에게 다가가 『시민들이 불편하니 질서를 지켜라.밖으로 나가달라』고 요청했으나 민주당원들은 아랑곳없이 오히려 『당신이 뭔데 우리를 제지하느냐』며 대들어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이씨는 50대 민주당원에게 멱살을 잡힌채 주위에서 가세한 10여명의 당원들로부터 옷이 찢기고 양쪽 허벅지와 왼쪽 팔에 피멍이 맺히는 상처를 입은뒤 부근 파출소로 옮겨졌으나 5분도 안돼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그뒤 이씨는 열흘동안의 가족들의 간절한 기도에도 불구,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판정을 받은지 겨우 2시간만인 24일 하오 5시 오열하는 부인을 곁에 두고 혼자 눈을 감았다.
  • 성수대교 「산 교육현장」 됐다/자녀 데리고 찾아오는 부모 많아

    ◎망원경까지 동원,처참한 일깨워 붕괴사고 이후 볼썽사나운 모습으로 방치된 성수대교가 특히 어린이들에게 「산 교훈의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사고 이후 분노와 불안에 떨었던 시민들은 이제 성수대교를 쳐다보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되겠다』고 다짐하는가 하면 자녀들에게 끊어진 성수대교의 모습을 보여주며 생생하게 살아있는 교육장소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때문에 접근이 통제된 성수대교의 현장을 보기 위해 다리 북단쪽의 강변북로와 남단쪽의 올림픽대로 갓길에는 차량들이 한꺼번에 수십대씩 줄지어 서 있을 정도이고 지나는 차량에서도 끊어진 다리를 흘끗흘끗 쳐다보느라 진행속도가 늦어져 이 주변의 교통은 하루종일 혼잡을 이루고 있다. 특히 자녀들을 데리고 길가에 서서 사고현장을 가리키며 그때의 참혹함을 일깨워주는 부모들의 모습이 눈에 많이 띄고 있으며 망원경까지 동원해 사고현장의 처참함을 실감하는 어린이들이 늘고 있다. 이밖에 여의도나 잠실선착장에서 유람선을 타고 와 성수대교현장을 살피는 경우도많으며 교사와 함께 몇명씩 짝지어 사고현장을 살피는 학생들도 있고 더러는 외국인이 자녀를 데리고 오는 일도 있다. 부모와 함께 지난주말 강변북로에서 성수대교 붕괴현장을 살펴본 김진수군(9·서울 불광국교2년)은 『TV에서 봤던 성수대교 현장을 직접 보고 나니 정말 얼마나 무서운 사고였던지를 알게 됐다』며 『어른들이 더욱 열심히 어린이들에게 모범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잠실선착장 매표소 이순자씨(32)는 『최근들어 성수대교 붕괴사고 현장을 교육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단체로 유람선을 타고 싶은데 요금을 깎아 줄 수 있느냐는 전화문의가 많다』면서 이곳이 가슴아픈 명소가 됐다고 설명했다.
  • 주범 안씨에 69항목걸쳐 집중 추궁/인천세도 공판 이모저모

    ◎피고인 38명… 인정신문에만 30여분/감사실장 등 시관계자도 다수 방청 ○…15일 열린 인천 북구청 세금횡령사건 첫 공판은 인천지법 개원이래 최대규모의 단일사건답게 피고인들의 인정신문에만 30분이 걸리는 등 갖가지 기록을 양산. 피고인들만도 인천시 본청4급∼기능직10급까지 38명이나 됐으며 죄목도 21개로 두부문 모두 최고를 기록. 특히 주범격인 안영휘피고인에 대한 죄목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허위공문서작성및 동행사,사문서작성및 동행사,건축법,산림법,뇌물공여,매장및 묘지 등에 관한 법률등 9가지. ○…법원은 이번 공판의 중요성을 의식,이날을 특별기일로 정해 103호법정에는 다른 공판을 열지 않고 북구청 세금횡령사건만 진행.그러나 법정은 개정 2시간전부터 장사진을 이뤄 수용규모의 2배가 넘는 2백여명이 입장,빽빽이 들어찼다. ○…이날 공판담당 노명선검사는 피고인들에 대한 직접신문에 앞서 『한푼두푼 모아 세금을 낸 인천시민,나아가 온국민의 분노를 담아서 신문한다』며 『대다수 선량한 공무원들의 모욕감도 함께 실어신문하니 반성하는 마음으로 응해주길 바란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노검사는 주범 안피고인에 대한 신문에서 69개 항목에 걸쳐 20여분간 조목조목 추궁.안피고인은 이에대해 대체로 시인했으나 고위공무원 상납부분에 대해서는 『액수가 기억나지 않는다고』고 말하는등 횡설수설. ○…이번 사건의 규모와는 달리 변호인들은 피고인 한사람당 1∼2명으로 비교적 단촐.안피고인은 정인봉·박진우변호사등 서울지방변호사회소속의 소장변호사를 선임했고 양인숙피고인도 서울변협소속으로 인천지검 특수부 검사출신의 김도균·배용범변호사를 선임했으나 대부분의 나머지 피고인들은 변호사를 한명씩만 선임. ○…이날 공판에는 정용준 인천시 감사실장등 인천시 고위관계자들도 다수 방청해 안피고인등이 저지른 세금횡령사건의 자체 감사작업에 도움을 얻으려는 모습. ○…법무사법위반과 배임증재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강신영법무사(43)는 이날 공판에서 『인천지역내 대부분의 법무사사무소들이 구청 세무과직원들을 통해 관할지역내 대단위아파트단지의 등기업무를 알선받아 대행해 오고 있다』며 『알선 즉시 아파트 1건당 3만∼5만원씩을 건네주고 있다』고 폭로. 강법무사는 또 『은행에 근저당설정된 아파트등기업무도 은행직원으로부터 알선받아 대행하고 있으며 역시 은행직원들에게 수고비조로 수만∼수십만원씩을 건네주고 있다』고 진술한뒤 자신이 구청및 은행직원들에게 건네준 돈은 등록세를 횡령하기 위한 뇌물성 돈이 아니라 법무사사무소들이 관행적으로 건네는 인사치례성 돈이라고 주장.
  • 지하철 시공·관리 철저히 하라(사설)

    성수대교 붕괴사고이후 교통안전대책에 대한 당국과 시민의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한강다리의 안전도검사가 집중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대부분의 다리에서 문제점이 발견되었고 긴급보수가 필요한 것으로 드러나 시민들을 불안케 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시민의 발」인 지하철에서도 교각위 균열·레일의 마모등 위험요인이 밝혀져 시민들의 가슴을 철렁하게 했다.게다가 전국에서 시공중인 지하철공사 현장에서는 여전히 부실공사가 적발돼 안전관리에 허술함을 드러냈다.안전도가 가장 높다는 지하철마저 위험에 직면해 있다면 국민들은 이제 어떤 교통수단을 믿어야 할 것인가.참으로 착잡하고 안타까운 심정을 금할 수 없다. 서울시가 실시한 서울지하철 1∼4호선에 대한 안전점검 결과 상당수의 구간과 역에서 구조물의 균열과 파손이 발견돼 응급보수가 시급하다는 진단이 내려졌다.일부 지하철철교의 교각은 더이상 방치할 수 없을만치 균열이 심각한 상태임이 확인됐다.일부 역에서는 기계실의 케이블이 침수되고 기계실 천장에서 물이 새고 있는 곳도 발견되었다고 한다.모두가 응급처방을 요하는 중대한 결함들이다. 이러한 결함과 위험요인이 발견된 이상 서울시는 지체없이 보수·보강공사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우리는 「설마 설마」하다가 성수대교붕괴란 대참사를 당하지 않았는가.작은 결함이라도 시일이 지나면 점점 더 커지고 마침내 엄청난 사고를 유발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매일같이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지금 불안한 마음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사고의 위험성을 실감하고 있기 때문이다.관계당국은 지하철안전운행을 위한 모든 대책을 빨리 완벽하게 강구해주기 바란다. 현재 서울 부산 대구 인천 등지에서 진행되고 있는 지하철공사 현장의 특별점검결과도 심각한 우려를 자아내게 하고 있다.그동안 지하철의 부실공사가 여러차례 지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고질적인 병폐는 여전히 시정되지 않고 있는 형편이다.17곳의 공사장이 안전관리가 허술하고 28곳은 품질관리가 엉망이며 22곳은 공사가 끝난부분에 대해 보완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모두 37개 공구에서 부실공사가 적발되었다고 하니 도대체 지하철공사를 부실공사의 표본으로 생각하고 있는게 아닌지,분노를 참을 수 없다. 시공업체들은 우리나라 유수의 대형 건설회사들이다.그들이 터널벽에 물이 새는 공사를 했다니 말이나 되는 일인가.이번에야말로 철저한 감독관리와 감리를 통해 완벽한 시공이 되도록 관련당국은 최대한의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성수대교붕괴사고를 교훈삼아 시공업체나 감독관청의 뼈아픈 각성과 자책의 자세가 지하철공사현장에 실질적으로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 내각총사퇴 거듭 촉구/이 민주당대표/성수대교 붕괴 관련자 문책하라

    민주당의 이기택대표는 22일 성수대교 붕괴사고와 관련,『국민들의 분노와 불안심리를 안정시키기 위해 내각총사퇴를 단행하고 대통령은 국민 앞에 사과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이대표는 또 부실공사및 관리소홀의 책임을 물어 이원종 전서울시장과 시공업체인 동아건설 관계자를 즉각적으로 구속 수사하고 시민의 신고를 받고도 늑장출동한 관련공무원들의 책임도 철저히 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김영삼대통령은 더이상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면서 『국민들의 분노를 가라앉히기 위해서는 오늘이라도 책임지고 직책을 수행할 수 있는 내각으로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 임명될 총리는 전문성과 국제 감각도 있어야 하지만 무엇보다 소신을 갖고 자기 할일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인사라야 한다』고 밝혔다.
  • “우지직 꽝…” 출근길 날벼락/성수대교 참사

    ◎차량들 잇따라 강물속으로 어이없는 참사가 또다시 벌어졌다.출근길의 시민과 학생들이 성수대교 상판붕괴로 참변을 당하자 국민들은 『도대체 우리사회가 왜 이 모양이냐』며 분노와 울분을 터뜨렸다. 폭격을 당한 듯 다리의 중간이 떨어져나간 성수대교의 흉물스런 모습과 강물로 떨어진 상판위에 곤두박질한 버스와 승용차들의 처절한 모습은 실망감과 참담감을 더해주었다. ▷사고순간◁ 승용차를 몰고가다 현장을 목격,급브레이크를 밟아 목숨을 건진 박종우씨(34)는 『갑자기 성수대교의 상판이 와르르 무너져내리면서 승용차등이 잇따라 한강물 위로 떨어져내렸다』고 말했다. 서울경찰청 기동대소속 승합차에 타고 있던 김희석수경(21)은 『 달리던 차가 갑자기 뒷부분이 밑으로 떨어져 순간적으로 「지진이 났구나」하고 생각했다』면서 『곧이어 차체가 떨어져 쓰러진 뒤 위를 쳐다보니 시내버스 한대가 다리상판에 걸려 있는 것이 보였다』고 말했다. 상판이 무너질 당시 16번버스는 차체 중간바닥이 상판에 걸려 앞쪽이 무너지지 않은 다리에 걸쳐있다 뒷부분이 아래로 떨어지면서 뒤집혔다. 이 때문에 졸지에 몸이 뒤집혀진 승객들은 일제히 「악」하는 비명과 함께 버스천장에 머리등을 받쳐 실신했다. 무학여고생 8명은 버스 뒷좌석주변에 있다가 빠져나오지 못한 채 머리 등을 부딪쳐 모두 숨졌다. ▷구조◁ 경찰과 군·소방당국은 특전사 수중탐사요원 1백50여명을 비롯,1천5백여명의 인원과 헬기 16대,순찰정 6척,구난선·앰뷸런스 등 각종 장비를 동원,구조에 나섰다. 구조대는 사고발생 20여분 후부터 구조작업에 나서 물속에서 사체 3구를 인양하는 등 모두 24구의 사체를 찾아내고 11명을 구조했으나 이중 8명은 병원으로 옮기는중 숨졌다. 구조대가 상오10시쯤 포클레인으로 버스를 바로 세우는 순간 버스 밑바닥에서 짓이겨진 6구의 남녀 시체를 비롯,버스 안에서만 20여구의 시체를 수습했다. 구조대는 추락이 확인된 6대외에 다른 차량들도 한강에 빠진 뒤 물에 휩쓸려 떠내려갔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해병대 수색요원 50여명을 투입,수색을 하고 있으나 유속이 거센데다 강물이 탁해어려움을 겪고 있다.
  • 문책 개각론 급부상… 뒤숭숭한 정가/「성수대교 붕괴」 정치권 파장

    ◎“국제적 수치… 원인 철저 규명”/민자/“관리능력 구멍… 총공세 태세/민주 불과 며칠전까지 국정감사를 통해 한강다리의 붕괴 위험성을 누누이 지적했던 정치권은 그같은 우려가 성수대교의 붕괴로 현실화 되자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여야는 이날 예정됐던 국회 대정부질문 일정을 모두 다음주로 연기하고 공동으로 진상조사반을 구성하는 한편 서로 대책회의를 열어 대응방안을 모색하느라 부심했다.그러나 민자당이 사고의 원인규명과 재발방지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반해 민주당은 사고의 책임을 물어 내각 총사퇴를 주장하고 나서는등 현격한 시각차를 보이고 있어 이번 정기국회의 또하나 정치쟁점으로 부각될 조짐이다. ▷민자당◁ ○…최근 잇단 강력사건및 부정·비리사건에 그렇지 않아도 애를 태워온 민자당은 사고소식을 접한 뒤 입을 다물지 못하고 망연자실한 표정. 김종필대표등 주요당직자들은 국회 대표실에서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사고수습책등을 논의했으나 사고원인의 철저한 규명과 시공회사및 관련자 인책,전체 교량에 대한 안전점검 실시 등 원칙론적인 방안만을 제시. 박범진 대변인은 회의가 끝난 뒤 무거운 표정으로 『너무나도 충격적이어서 참석한 당직자들이 말을 하지 못했다』고 회의분위기를 전달한 뒤 『실로 충격적인 뜻하지 않은 사고로 피해를 입은 모든 시민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며 특히 서울시민들에게 집권당으로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 주요 당직자들과 소속의원 대부분은 이날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느냐』고 자조하면서 시공회사및 관리당국에 대한 분노와 아울러 책임규명을 일제히 강조. 문정수 사무총장은 『15년 밖에 안된 다리가 무너질 때는 부실공사의 소지도 있을 것』이라면서 『이는 국제적인 수치』라고 흥분했고 강신옥의원도 일제가 건설한 한강대교를 비교해가며 『여기가 아프리카냐』라고 개탄. 한편 당내 일각에서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개각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목소리와 함께 당정개편론이 고개를 들고 있고 당직자들은 이에 대해 견해표명을 유보하거나 『사고조사및 수습책 마련이 우선』이라는 애매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이래저래 뒤숭숭한 분위기. ▷민주당◁ ○…민주당은 서울시가 안전한 한강다리로 진단했던 성수대교가 느닷없이 붕괴됐다는 소식에 한마디로 경악하는 모습들. 상오9시 이기택대표 주재로 최고위원과 건설·내무위등 관련 상임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대책회의를 가진데 이어 이날 시작될 예정이던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을 여야합의로 사흘(24일) 연기한 뒤 곧바로 의원총회를 열어 대책을 논의. 민주당은 이번 사고의 1차적 책임이 부실시공에 있지만 근본적으로 정부의 허술한 관리능력에 큰 구멍이 뚫린 만큼 여기에 초점을 맞춘다는 전략.때문에 전날 이대표가 정당대표연설에서 촉구한 내각 총사퇴를 더욱 강도 높게 치고나갈 태세. 이를 반영하듯 이날 의원총회에서 채택한 결의문을 통해 대통령의 사과와 내각 총사퇴를 요구하면서 『전국의 모든 교량과 아파트는 물론 국가시설물의 부실공사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지금 당장 실시하라』고 주장.또 이같은 대형참사의 방지를 위해 하도급 금지등 법적·제도적 장치의 마련과 함께 한강교량 안전문제에 대한 위증 책임을 물어 이원종 서울시장의 형사처벌을 촉구.더욱이 이날 의총에서 장기욱·김말룡·김영진·김충조의원등은 자유발언을 통해 국정 최고책임자의 책임론까지 거론. 한편 이대표는 이날 하오 애초 일정을 모두 취소한 채 참사현장을 방문,사고경위를 보고 받은뒤 사고수습요원들을 격려. ◎사태수습 분주한 정부·서울시/“죄송”… 이 전시장 눈물의 퇴임회견/취재진·수사팀 몰려 시청사 북새통 ▷총리실◁ ○…국무총리실은 김영삼 대통령이 이영덕 총리의 사표를 즉석에서 반려하지 않고 일단 받아두자 이총리도 전임 이회창 총리와 마찬가지로 단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가 하고 뒤숭숭한 분위기. 총리실 직원들은 이번 사고가 이총리의 사퇴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여기면서도 만일 사표가 수리된다면 연말쯤으로 예상되던 개각이 앞당겨져 대폭적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 한편 이총리는 이날 이흥주 비서실장및 김시형 행정조정실장과 사고수습대책을 의논하던 자리에서 『마음을 비웠다』고 밝혀 김대통령과 만나면 사직서를 제출할 생각임을 미리 시사. 이총리는 이에 앞서 이날로 예정된 국회의 정치분야 대정부질문 답변을 위해 국회로 갔다가 국회일정이 오는 24일로 연기되자 바로 성수대교로 가 사고현장을 순시. 이총리는 이어 하오3시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경찰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김대통령의 치사를 대신 읽은 뒤 집무실로 돌아와 하오4시 사고대책 관계장관회의를 주재. ▷건설부◁ ○…건설부는 성수대교의 붕괴사고는 상판을 구성하는 앵커 스팬 사이를 연결하는 서스펜션 스팬이 내려 앉았기 때문으로 추정. 김건호 2차관보와 최주형 건설기술국장은 성수대교의 건설공법은 1백20m인 앵커 스팬 사이를 48m의 서스펜션 스팬이 연결하는 「트러스식 게르바」로,이 중 서스펜션 스팬과 앵커 스팬의 연결 부위가 끊어지며 서스펜션 스팬 전체가 내려앉은 것으로 분석.서스펜션 스팬과 앵커 스팬은 고강도의 핀으로 고정시켰으나 상대적으로 다른 부분보다 취약하다고 설명. ○…건설부는 성수대교의 관리책임은서울시에 있으나 건설행정 책임부서로서 사고수습과 원인규명을 주도적으로 처리한다는 방침 아래 관계자를 현장에 파견하는 등 적극 대처. 김우석 건설부장관은 이 날 긴급 대책회의를 소집,전국 교량을 일제 점검토록 하는 한편 경미한 하자나 이상이 생겼을 때에도 관할 지방청장이 책임지고 즉각 보수토록 지시.또 교량별 설계하중에 맞도록 통행량을 제한하는 등 사후 관리체계를 강화토록 지시. ○…건설부 관계자들은 성수대교 시공사인 동아건설의 책임 문제에 대해 한 때 엇갈리는 해석을 내리는 촌극. 한 관계자는 『하자 보수 기간이 5년이기 때문에 이번 사고와 관련해 동아건설측에 법적인 책임을 물을 근거가 없다』며 『사후 관리를 소홀히 한 서울시에 더 큰 책임이 있다』고 설명.그러나 즉각 또 다른 관계자가 나서 『부실시공임이 밝혀지면 하자보수 기간과 관계 없이 시공회사에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정정.한편 건설부는 21일 예정됐던 가을철 체육대회를 무기한 연기. ▷서울시◁ 사고직후 서울시는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향후대책을 모색하는등 침통한 분위기. 시는 대책회의가 끝난 뒤 이원택부시장을 본부장으로 한 사고대책본부를 시청 3층 대회의실에 설치하고 복구대책반·구호반·사고조사반·교통대책반등 5개반을 편성,활동에 들어갔으나 급작스런 사고에 우왕좌왕하는 모습. 주무부처인 도로시설과에는 성수대교 붕괴원인을 묻는 취재진들과 수사진들이 몰려들어 상오 업무가 완전마비. 이원종 전시장은 이날 하오 퇴임기자회견을 갖는 자리에서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은 유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정부와 시민들에게 누를 끼친 데 대해 거듭 사죄한다』면서 눈시울을 붉히기도. 이전시장은 또 『간부회의에서 모든 직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시민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철저한 대책을 세워줄 것을 당부했다』면서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가지만 국가와 시민들에게 진 빚을 갚기 위해 열심히 살아가겠다』고 말끝을 흐렸다. 한편 이전시장은 자신의 경질소식을 통보받고 새로 부임한 우명규시장에게 전화를 해 원만하고 철저한 사후대책을 당부했다고 밝히기도.
  • “책임자 엄중 문책하라”/“경악”… “분노”… 시민의 소리

    ◎당국은 출퇴근길 안전 보장 못하나/등교길 어린학생 애꿎은 죽음 울분 성수대교의 참사 소식에 경악한 시민들은 한결같이 행정당국의 무사안일한 태도에 분노를 터뜨렸다.시민들은 또 이번 사건의 책임자들을 엄중 문책하고 한강 다리 모두를 재점검해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고영원(37·장훈고교사)=한마디로 날벼락을 맞은 느낌이다.행주대교 붕괴 등 그동안 여러차례 사고가 있었고,TV 등에서도 한강다리의 안전이 위험 수위에 있다고 보도했는데도 안일한 행정으로 일관한 당국 등에 대해 분노를 느낀다.최근 인천구청과 세무서의 비리 등도 무책임한 행정에서 비롯된 것이다.더욱이 어른들의 잘못으로 어린 학생들이 애꿎은 죽음을 당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울분을 누를 길이 없다. ▲송혜진(34·여·회사원·강서구 등촌동 630)=15년밖에 안된 다리가 무너진다는게 정말 어처구니 없다.평범한 시민의 출퇴근 길의 안전조차 보장되지 않는 나라에서 과연 계속 살아야할까라는 생각도 해봤다.정말 정부 당국에 대한 불신을 지울 수 없다.이런일이 사후에 몇몇사람을 인사조치하는 것으로는 해결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관계 당국과 업체들이 똑같이 내부모 내 자식이 다니는 길이라는 절박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김현문(43·일흥운수 택시기사)=택시를 운전하고 다니면서 한강 다리 대부분이 심하게 흔들리는 것을 느꼈다.아마 기사들만큼 이에 대해 불안감을 느꼈던 사람들도 없을 것이다.그런데 서울시내에서 가장 안전하다는 성수대교가 무너졌으니 어떻게 당국의 발표를 믿겠는가.또 40t이 넘는 트럭이 한대 지나가면 승용차 10만대가 지나간 것과 같은 충격을 준다는데 평소에 규정을 무시하고 달리는 트럭을 통제하는 것을 보지못했다. ▲이주한(24·건국대 섬유공학과 3년)=사고소식을 처음 접하고 번뜩 떠오른 생각은 내가 그 다리를 지나가지 않고 있을때 사고가 나 다행이라는 것이었다.유족들에게는 죄송한 일이지만 누구라도 이런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이제 어느 다리를 믿고 강남북을 오갈 수 있겠는가.정말 한심한 생각뿐이다.정부당국은 이번 사고의 원인을 철저히 밝혀내고 또다른 사고의 가능성을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즉시 마련해 시민들을 안심시켜야 한다. ▲양미경(31·주부·서대문구 홍은동48))=언제 어느곳에서 불행이 닥칠지 모르는 세상이 온 것 같다.누구를 믿고 누구를 따라야 하겠는가.이번 사고의 가장 큰 책임은 정부당국에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어떤 식으로 발뺌을 할지 궁금하다.잘못을 저지르는 공무원만 있고 책임지는 공무원은 없으니 이런 사고가 계속 나는 것이 아니겠는가. ▲오영남(45·개인사업·중랑구 묵1동)=집과 직장을 오가기 위해서는 매일 영동대교를 지나다녀야 한다.다리를 지나다 어쩌다 정체라도 할 경우에는 무척 유동이 심하다고 느낌을 받았다.혹시 사고라도 나는 것이 아닐까 걱정하곤 했는데 실제로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어처구니가 없다.지금부터라도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안전대책을 마련,시민들이 마음 놓고 통행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교량 안전관리 어떻게 하나/6명이 8개다리 점검 맡아/20년이상 교는 토목학회서 정밀진단/20년이하는 4개사업소서 분기별로 한강에 설치된 교량에 대한 안전점검은 크게 정밀점검,분기별점검,일일점검으로 나뉘어 실시되고 있다. 마포·잠실대교등 준공된지 20년 이상된 교량은 서울시가 대한토목학회에 용역을 줘 정밀진단을 실시하고 있다.20년이하인 나머지 교량에 대해서는 성수대교를 관리하고 있는 동부사업소등 4개의 사업소에서 1년에 4번씩 분기별로 독일에서 들여온 교량점검차를 이용,안전점검을 실시하고 동시에 도보순찰대를 이용,매일 육안으로 다리의 안전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의 이같은 한강다리에 대한 안전점검은 허점을 안고 있었다.이번에 참사를 빚은 성수대교는 지난해 12월 서울지역 전체 교량에 대한 교각안전점검을 한 결과,양호한 것으로 드러났다.
  • 버스안 피 얼룩… 책가방·신발 널려/성수대교 붕괴 현장

    ◎경찰 사망집계 하루종일 혼선/“남편 출근 했나” 회사마다 전화 빗발/비상신고 전화에 시큰둥한 반응도 ○…경찰은 이날 늑장 출동·구조작업과 함께 사망자 확인작업 또한 지연,상오 한때 사망자가 48명으로 발표되등 하루종일 오락가락해 눈살. 최종 집계결과 사망자는 32명,부상자는 17명으로 밝혀졌는데 사망자가 이처럼 늘어났던 것은 사망자들을 병원으로 바로 후송하는 과정에서 중복계산되는등 다소 혼선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경찰은 궁색한 변명. ○…구조작업이 진행중이던 상오 9시30분쯤에는 무너져 내린 5∼6번 사이의 교각상판의 인접부분이 바람에 심하게 흔들려 경찰과 구조반이 황급히 성수대교 북단으로 대피하기도 했으며 경찰은 다리의 또 다른 상판이 추가로 무너질 가능성에 대비,붕괴지점에서 1백여m 떨어진 다리 양측에 밧줄을 치고 취재진과 시민을 통제했으나 사고현장 주변인 올림픽대로와 남북단의 강변도로엔 2천여명의 시민들이 몰려 혼잡. ○…이날 출근길에 사고현장에서 추락직전에 멈춰 자신의 승용차 핸드폰으로 경찰서등에사고신고를 한 유해필씨(42·선경증권 법인영업1부장)는 관계당국의 무성의로 사고수습이 늦어졌다며 분통. 유씨는 사고직후 112·119에 전화로 『대형사고가 났으니 빨리 조치를 해달라』고 했으나 상대측에서는 한결같이 장난전화인 것으로 아는 듯 시큰둥했다고 설명. 유씨는 또 114교환에 물어 청와대민원실과 내무부상황실 전화번호를 알아내 이곳에도 전화를 했으나 오히려 『당신 누구야』라고 퉁명스럽게 대꾸해 전화를 끊었다고 흥분. 유씨는 교통방송에 연락,끝내 사고상황등을 알렸지만 신고를 접수한 당국이 좀더 진지했다면 사고수습을 좀더 원활히 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시. ○…서울시교육청은 사고에 따른 중·고교 및 국교생들과 교사들의 피해를 파악하느라 분주한 모습. 시교육청은 동부·북부·중부 및 강남과 강동교육청에 긴급공문을 보내 결석학생과 결근교사 실태와 원인을 확인,보고토록 지시. ○…강북지역에 있는 각 직장에서는 출근후 임직원들의 안전여부를 확인하느라 큰 소동을 빚었고 일부 직장에서는 남편의 무사출근을확인하려는 강남지역거주 주부들의 전화가 빗발.아침출근을 「무사히」한 직장인들은 사무실에 삼삼오오 TV를 보며 『지진같은 천재지변이 아니고서야 어떻게 다리가 중간에 끊어질 수 있느냐』며 흥분. ○…성수대교 붕괴사고현장은 납짝해진 버스의 잔해등 차량들과 처참하게 떨어져내린 교각상판의 잔해등으로 폭파현장을 방불케 하는 참혹한 모습. 붕괴된 교각의 상판은 물위로 내려앉았으며 추락한 한성운수소속 16번 시내버스 1대와 봉고승합차·프라이드·세피아승용차등 3대의 다른 차량들도 어지럽게 널려 사고당시의 아비규환상황을 가늠케 했다. 특히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성냥갑처럼 납작하게 일그러진 버스와 상판 곳곳에는 희생된 승객들의 피로 얼룩져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을 정도. 상오10시쯤 구조반들이 기중기를 이용,버스를 바로세우자 바닥에서는 짓이겨진 남녀 시체 6구가 발견됐으며 버스안에는 학생들의 가방과 신발·곰인형·사진등 승객들의 소지품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경찰과 군은 22일에는 순찰정 6정과 해경 특수구조대 보트 2정·헬기2대를 동원,한강 하구까지 수색작업을 다시 벌일 예정이나 또다른 피해 차량이나 실종자가 나타날 가능성은 별로 없을 것으로 관측. ◎“8명 참변” 무학여고 울음바다/비보에 학우들 부둥켜 안고 통곡/딸 확인하러온 아버지 충격 실신 『도저히 믿을 수가 없어요.바로 어제까지만 해도 옆자리에서 함께 공부했던 친구였는데…』 성수대교붕괴사고로 꽃다운 8명의 제자와 친구들을 잃어버린 서울 성동구 행당동 무학여고 교사와 학생들은 아침 등교길에 일어난 참변에 넋을 잃었다. 특히 3명의 친구들을 한꺼번에 빼앗긴 1학년2반 학생들은 대부분 충격과 놀라움으로 말문을 열지 못했고 일부 학생들은 비명을 지르며 서로 부둥켜 안고 울음을 터뜨렸다. 학교측에서 사고소식을 안 것은 이날 상오 8시쯤.전교생 모두가 아침 자율학습을 받기 때문에 상오7시30분까지 등교를 해야 하는데 이때까지 오지 않은 학생이 20여명이었다.비가 뿌리는 궂은 날씨에다 평소에도 지각생이 종종 있었던 터라 별다른 생각없이 수업을진행하던 교사와 학생들은 8시쯤 각 교실마다 설치된 TV에서 숨가쁘게 방송되는 뉴스를 듣고서야 이들의 「지각」이 평소와 다른 것임을 직감,순식간에 각 교실은 비명소리와 울음바다로 변했고 교사들은 경황이 없는 와중에서도 학생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애썼으나 역부족이었다. 교무실에는 아침 일찍 등교길에 오른 딸의 안부를 확인하는 학부모들의 전화가 빗발쳤으며 전날 밤샘근무를 하고 귀가하던 길에 「설마」하는 마음으로 학교에 들렀던 환경미화원 황인오씨(41)는 딸 선정양(16)의 사망소식에 한동안 실신,주위를 울음바다로 만들었다. 사망자가운데 유일하게 3학년인 장세미양(18)의 담임 유갑례교사(50)는 『수능시험을 한달 앞두고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했던 세미의 얼굴이 자꾸 눈앞에 어른거린다.가정형편이 어려운데도 근면하고 착해 유달리 정이 가던 아이였는데…』라며 말끝을 맺지 못하고 눈시울을 적셨다. 교사와 학생들은 또 『왜 어른들이 잘못한 일로 어린 학생들이 목숨을 잃어야 하느냐』며 그동안 문제가 많다고 지적돼온 성수대교의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당국에 분노를 터뜨렸다. 학교측은 학생들의 충격이 너무 커 정상수업이 불가능하다고 판단,4교시가 끝난 하오 1시쯤 학생들을 귀가시키고 대책회의를 열었다. 어쩔수 없는 천재지변이 아니라 「예고된 인재」로 졸지에 사랑하는 제자와 친구들을 잃고 비통해하는 이들의 울음소리가 차가운 가을비에 섞여 운동장을 적시고 있었다.
  • 인간성회복운동 꾸준히(사설)

    인간의 존엄성과 도덕성 회복을 주장하는 각계원로들의 모임인 「신사회 공동선운동연합」이 창립되어 그 활동에 기대를 모으게 하고 있다.종교계·교육계·학계·경제계 등 지도급 원로 1백15명은 「공선련」을 발족시키면서 『오늘의 우리사회는 부정부패와 정신문화의 쇠퇴,사회적 기강의 해이에 따른 공동질서의 문란 및 퇴폐풍조,흉악범죄의 만연 등 심각한 사회적 병리현상을 겪게 되었다』고 지적했다.전적으로 타당한 진단이라고 생각한다. 「공선련」의 출범과 함께 15일에는 인간성 회복운동에 동참하는 국토횡단 대행진 출발식이 열려 확산의 열기를 보여주었다.급속한 산업화와 고도성장으로 우리 경제가 크게 발전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과정에서 불행히도 우리는 도덕성과 인간성의 상실이라는 부작용을 겪게 되었다.물질만능주의·배금주의·인명경시풍조가 팽배하게 됐으며 그 결과 우리사회는 인간성의 황폐화와 사회기강의 해이라는 불행을 자초하게 된 것이다. 최근 잇따라 발생한 살인사건을 보면 우리사회의 총체적인 병리현상이 어느 정도인가를 짐작할 수 있다.무고한 시민을 집단살해한 「지존파」의 끔찍한 범행에 이어 부녀자 연쇄납치살해·성폭행사건,증언에 대한 보복살인사건이 발생하여 시민들을 분노에 떨게 한 것이 얼마전 일이다.최근에는 10대소녀가 친구와 짜고 국민학생인 이종사촌동생을 유괴살해하는 사건이 일어났다.모두 부유층자녀인 범인들의 범행동기가 유흥비 마련이었다고 하니 참으로 기가 찰 노릇이다. 우리사회의 도덕성 불감증이나 인간성파괴가 이제 막다른 지경에까지 온 것 같다.또한 총체적인 사회기강의 해이도 인천북구청 세무과 직원들의 세금횡령사건에서 그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군부대내의 사병에 의한 소대장폭행사건,이와관련된 장교의 무장탈영사건도 미증유의 불상사이다.군기를 생명으로 하는 군대의 기강해이를 입증하는 사건이다. 지금 우리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이같은 병리현상을 바로잡지 못한다면 우리사회는 발전은 커녕 붕괴의 위기를 맞게 될 것이다.인간성의 회복이나 도덕성의 복원이 지금처럼 절실하게 요청되고 있는 때는 일찍이 없었다.우리는 이제 학교교육의 탓이니,가정교육부재의 탓이니 하는 책임전가에 시간을 허비 할 여유가 없다.그만큼 절박한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이다.우리사회가 공동으로 이 문제를 떠맡아 대책을 강구하고 해결하지 않으면 안된다.「공선련」의 출범을 계기로 인간성·도덕성 회복운동이 우리사회에 급속히 확산,성과를 거두게 되기를 기대한다. 치열한 국제경쟁과 21세기 진입의 문턱에서 우리 국민들은 인간성과 도덕성회복을 위한 범국민적인 의식개혁을 과감하게 그리고 꾸준히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 국감 수감기관/임기응변 대응…집중포화자초/의원질문에 대한 답변백태

    ◎주공 「갖은성의」 불구 “자료지연” 뭇매/철도청장,「보고착오」로 3차례 사과/한은무소신·대법무성의 질책당해 연일 계속되는 의원들의 「소나기 펀치」에 국정감사를 받는 수감기관장들이 식은땀을 흘리고 있다. 국회법의 개정에 따른 정치환경의 변화와 시민단체들의 잇단 의정활동 평가로 여야의원들의 질의는 폭주하는 반면 수감기관들은 쟁점사안에 대해 이리저리 눈치를 보다 의원들의 호된 꾸중을 듣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특히 의원들의 집중표적이 되는 것은 「일단 매를 피하고 보자」는 임기응변적 수감 태도. 지난달 28일 주택공사는 건설위의 감사를 받기 위해 과잉이라고 여겨질 정도로 준비를 갖췄다.공사의 많은 사무실을 비워 감사장은 물론 위원장실·의원휴게실·국회직원실·보좌관실·기자실 등까지 꾸미고 안내판도 모두 아크릴로 달아 외형상으로는 이곳이 주공인지 국회인지 착각이 들 정도였다.그러나 공사측은 이같은 「성의」에도 불구하고 감사가 시작되자마자 의원들의 호통을 들어야 했다.의원들의 요구자료를 이날에야 내놓아 『1천쪽이 넘는 자료를 이 자리에서 검토하라는 것은 국정감사를 얼렁뚱땅 넘기겠다는 불순한 의도』라는 따가운 추궁을 받은 것이다.이성호건설위원장은 『지난해 지적사항이 올해도 그대로 답습되어 대단히 유감』이라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같은 날 교통위의 철도청에 대한 감사는 김인호철도청장의 「보고」 때문에 파행으로 얼룩졌다.김청장은 이날 착공식도 하지 않은 분당선전철 2단계 복선공사를 『착공했다』고 보고,뒤늦게 3차례나 사과하고도 보고청취를 거부당한 채 오는 12일 재보고를 요구받는 곤욕을 치렀다. 두번째로 지적되는 수감기관들의 문제는 무소신.29일 재무위의 한국은행 감사에서 김명호한은총재는 「재무부의 간섭을 배제한다」는 요지의 중앙은행 독립방안 보고자료를 미리 배포했다가 허겁지겁 회수,의원과 한국은행직원들의 「뭇매」를 자초했다.의원들은 『한은이 재무부의 출장소냐』고 다그쳤고 직원들로부터는 『수정자료의 작성을 지시하는 간부들의 눈치보기에 분노한다』는 비난을 받아야 했다. 의원들의 표적이 되고 있는 수감기관들의 세번째 태도는 무성의. 대법원에 대한 법사위 감사에서 최종영법원행정처장은 통일에 대비한 북한의 법체계연구현황을 묻자 『내년에 독일등에 관련연구관을 파견하기 위해 예산반영노력을 하고 있다』고 답변했다가 의원들로부터 『출장계획만 짜지 말고 법무부·법제처·안기부등 관련기관의 자료부터 섭렵하라』고 질책을 당했다. 건설위의 대한건설협회 감사에서는 정주영회장의 지난해에 이은 불출석이 문제가 됐다.협회측은 정회장의 와병을 핑계댔으나 최재승의원(민주)은 『회의록을 보니 이사회에는 꼬박 참석했던데 국정감사 때면 병이 나느냐』고 몰아치면서 『감사받을 능력이 없는 회장은 갈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호통을 쳤다. 건설위의 서울지방국토관리청에 대한 감사에서도 『질의내용을 완전히 소화해서 추후 답변하겠다』는 유원규청장의 유보성 답변이 반복돼 의원석에서 고성이 터졌다.특히 청장이 조언을 구하려고 뒤에 배석시킨 50여명의 직원석을 수시로 뒤돌아봤으나 누구하나 선뜻 나서지 못해 여당의원석에서 『감사장에는 뭣들하러 나왔느냐』는 힐난을 들어야 했다. 수감기관의 수감태도에 대해 한 의원은 『감사에 임하는 의원들의 자세는 긍정이든 부정이든 크게 변했는데 수감기관의 자세에서는 달라진 점이 발견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 “성장의 그늘” 농촌 해체 가속화(변화하는 중국:하)

    ◎북경·상해·광주로 이주… 3백만명 배회/경축깃발은 요란… 당료·관리 부패 심각 1일로 국가수립 45주년을 맞은 중국의 수도 북경 거리는 오성홍기와 갖가지 색깔의 경축깃발로 가득하다.경축행사를 위해 마련된 기념상징물과 꽃으로 단장된 거리는 도시를 더욱 화려하게 빛낸다.나흘간의 연휴를 즐기기 위해 거리로 나온 시민들의 여유있는 표정에서는 지난79년 개혁개방이후 중국의 성취를 발견하게 된다. 그러나 북경 중심가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행인에게 손을 벌리는 거지떼를 만난다.북경과 상해,광주등 대도시 곳곳에서 목격되는 이들은 대부분 농촌에서 올라온 사람들.연평균10%에 육박하는 빠른 경제성장률에도 불구,빈부의 격차와 농촌의 해체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농촌에서 무작정 상경,도시를 배회하는 맹류라고 불리는 이들은 전국적으로 최소 3백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대도시의 역 광장에는 제멋대로 잠자리를 펴고 있는 맹류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범죄 제로지대라고 자신하던 중국의 대도시에서 최근 범죄가 치솟고 있는 것도 황금만능주의와 함께 이러한 문제와 무관치 않다.벤츠와 캐딜락등 고급 외제차가 굴러다니는 거리를 헤매고 있는 맹류의 모습은 오늘의 중국이 직면한 모순을 대변해준다. 30년간의 모택동시대를 마치고 79년부터 시작된 개혁개방의 시대는 중국을 빠른 속도로 발전시켰다.그리고 일치단결하여 앞으로 나아가자(향전주)는 모시대의 구호가 돈을 향해 나아가자(향전주)는 구호로 바뀌게 됐다(중국어로도 전과 전은 발음과 성조가 같아 묘한 대비를 자아낸다).사상과 이념지상주의에서 경제지상주의로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런 변화는 국민들의 기대와 욕구의 급격한 분출을 가져오고 있다.평등하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은(능력있는 자는)먼저 부자가 되라는 선부사상으로 바뀌었고 공산주의 교리가 퇴색하고 황금만능의 사상이 휩쓸고 있다.이런 풍조는 관리들의 부패를 심각한 양상에 까지 치닫게 하고 있다.지난82년부터 지난해까지 12년간 뇌물수수,공금횡령등으로 처벌받은 정부및 당간부는 1백50만명선.부패한 관리들을 비판하는 대학생들의구호중 하나가 『벤츠팔아 나라빚 갚아라』는 것에서 민초들의 권력과 부패에 대한 분노를 읽을수 있다. 관리들의 부패와 권력을 이용한 빈부격차는 월20%를 웃도는 높은 인플레와 함께 도시민들과 지식층의 불만을 고조시키고 있다.관도(권력을 이용해 치부하는 관리들의 부패),양도야(대외무역에서 부정한 방법으로 치부한 브로커)등 중국의 신조어들은 얼마나 이같은 문제가 심각한가를 보여준다.권력이 공산당에 집중돼 있는 상황에서 중앙당 지도층의 부패척결에대한 강한 결의도 제도적인 장치부재로 결국 공언으로 그치고 있다. 지난28일 폐막된 중국 공산당 14기 중앙위원회 4차전체회의는 강력한 중앙당의 지도력행사와 당의 하부조직강화를 최우선과제로 확정했다.이것은 한편으론 포스트 등소평시대를 대비,강택민주석을 정점으로 당의 조직을 재정비하자는 것이다.그러나 개혁개방에 따라 공산당의 인기하락과 영향력 약화가 가속화되고 젊은층들의 무관심이 깊어지고 있으며 하부조직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는 불안감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특히 농촌의 경우는 이농현상의 확산에 따라 곳곳에서 하부조직이 와해되고 있다고 한다.공산당조직의 약화는 중국의 지도층에겐 지도력의 약화,지방과 중앙을 이어주는 통합의 약화로 해석된다. 이념보다는 효율을 중시하고 시장원리를 접목시키려는 시도는 국민의 사고와 의식에서의 탈공산주의 바람과 함께 중국 곳곳으로 더욱 심화돼 나가고 있다. 중국의 자본주의 실험과정중 가장 큰 벽은 국유기업의 개혁.현재 7만5천여개의 국유기업중 이익을 보고 있는 기업은 단지 3분의 1선.중국 공업생산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국유기업의 만성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국영기업 파산법」이라는 것도 있지만 시늉만 낼뿐 아직 적극적인 시도는 하지 못하고 있다.시장경제의 도입으로 실업자군이 급증한데다 국유기업은 사실상 공산당의 기반이기 때문이다. 효율및 생산력 증대와 정치체계의 고수라는 딜레마를 읽을 수 있다.그러나 아직까지 정치개혁을 실시하겠다는 중국정부의 계획은 보이지 않는다.기존의 당체제를 유지하면서 시장경제를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것이 지도부의 생각이다. 앞으로 중국의 발전은 체제안정성유지와 국민들의 민주화 및 각종 기대심리를 어떤식으로 충족해 나가느냐에 달려있다.중앙정부와 지방간에 경제적 성과,과실을 둘러싼 이견과 갈등해소도 계속적인 번영의 관건중 하나다. 북경외교가에선 강택민체제가 상당히 안정돼 있는 상태라고 평가한다.등소평사후 일정기간동안 강을 정점으로하는 당의 집단지도체제가 잘 굴러갈것이란 진단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사회주의체제의 각종 조직과 제도를 시장경제에 맞게 구성해 나갈수밖에 없어서 중국의 국가체제와 모습이 공산당의 저지 노력에도 불구,지금과는 많이 달라지지 않을수 없을것이란 지적이 설득력을 지니고 있다.
  • 콜로세움(세계의 명소 걸작 건축감상:2)

    ◎고대로마 검투장… 1900년간 “우뚝”/역동성 넘치는 둘레 6백m 원형의 4층/각층마다 80개의 아케이드 구조물 방사상 배열… 아이디어 돋보여 고대 로마제국(BC 8세기∼AD 9세기)의 유적에서 느끼는 간격은 2천여년에 가까운 시간만이 아니다. 본래의 모습에 흠이 가고 용도도 바뀌고,어떤 곳은 폐허로 변해 옛모습을 되살리기 어렵고 당시의 사회상도 쉽게 상상되지 않는다.다만 당시를 배경으로 한 영화를 통해 가늠할 수 있을 뿐이다. 영화 「스파르타쿠스」에서 노예 검투사 스파르타쿠스(커크 더글러스역)와 바라바의 검투 장면은 그 처절함에 전율을 느끼게 한다. 훈련소를 방문한 로마장군 부부 앞에서 오락대상으로 펼쳐지는 검투장면,검투사의 분노·저항·죽음 등을 통해 검투를 주목적으로 건설된 콜로세움의 기능을 엿볼 수 있다. 영화 「쿼바디스」에서는 서기 64년 폭군 네로황제에 의해 로마 대화재의 방화범으로 몰린 기독교도들이 굶주린 사자의 밥이 되는 참혹한 장면을 볼수 있다. 로마제국은 대중오락을 국가가 제공했다.시민들은 잔인하고피투성이가 되는 경기의 관람을 좋아했으며 수천명이 운집한 원형투기장에서 목숨을 걸고 싸우는 검투사 경기는 가장 인기를 끌었다.검투사들은 관중들의 함성속에 생사를 건 경기를 했다.한 검투사가 쓰러지면 그를 살리느냐 또는 심장을 찌르도록 하느냐는 관중들의 특권이었다.투기마당의 모랫바닥이 피로 범벅되어 질척거리면 새로운 모래로 덮고 경기를 계속했다. 콜로세움은 건축가 라비리우스의 설계로 72년 착공,82년 완성됐으며 공사에는 유대인 포로들이 동원되었다.부지는 네로황제의 황금별궁안 연못터로서 폭군의 불타버린 저택지에 시민오락시설을 건설한 극히 정치적 상징을 띤 곳이었다.콜로세움의 북서방향은 포름로마눔(핵심적 정치·기념건물군과 광장)에 연계되어 캐피톨언덕의 로마의 수호신 「주피터 신전」과 공화정의 상징인 「원로원」과 직선축을 이루고 있다. ○라비리우스 설계 콜로세움은 투기마당(84×52m 타원형)을 4개층에 걸친 경사관람석이 타원형으로 둘러싼 구조물(둘레 6백m 높이 48m)이며 관람석 아래층은 통로공간으로 여러원형투기장에서의 경험을 살려 지어졌다. 구조체는 아치와 볼트로 되어 있는데 양외면에 벽돌을 쌓고 속은 로마식 콘크리트(화산재 콘크리트)로 채움으로써 매우 강하고, 겉에는 대리석으로 장식 효과를 살렸다. 콜로세움의 건축적 의의를 보자면 일단 구조적 안전성에 있다.현대와 같은 철근 콘크리트도 없던 당시 7층 높이로 지어 2천년 가까이를 버틸수 있게 한 기술이 놀랍고 건물 또한 아름답다.건물 외벽의 아치는 진·선·미에 해당하는 도리스식(1층),이오니아식(2층),코린트식(3층) 기둥양식을 적용하고 3세기에는 코린트식 장식벽을 4층에 증축함으로써 수평과 수직의 위계이다.또한 타월형평면으로 이룬 공간의 역동성과 축,명확한 통로공간이 특징이다. 외벽의 아치중 2,3층에는 석조인물상이 배치되고,1층은 독립된 출입구 구실을 하도록 했다.북동(장축) 중앙에 황제의 출입문이 있으며 로열박스는 2층에 남서향으로 배치되었다.4층 외벽면 상단에는 목제 마스트를 꽂아 깃발을 달고 차양을 쳐 한껏 축제기분을 내며 뜨거운 태양을 가리도록 한 것이다. 건물중앙의 투기마당은 4.5m의 담장을 둘러쳐 구경에 열중해 흥분하는 관람자들의 안전을 기했다.마당밑의 지하에는 검투사 대기실·맹수우리·무기고·경비대숙소·공연보조물 운반기계창고·지하도로 등이 있었다. ○관람객 안전 고려 콜로세움 완공후 1백일간의 준공축제 동안에만도 많은 검투사와 5천여마리의 맹수가 살육되었다고 한다.또한 한때는 초기 기독교도들의 처형장소로도 활용되었다. 검투경기는 407년에 금지되고 맹수와의 싸움도 523년에 금지됨으로써 본래의 기능을 상실하였다. 서로마제국이 게르만민족에게 망하고(476년)로마가 교황국가에 편입된 이후 1천년동안 이 건물은 방치되었다가 15세기부터 3백년간은 건축 석재 채취에 쓰이는 최대의 위기를 겪었다.르네상스 시기 로마에 건설된 유수한 건축물인 베네치아궁을 포함한 3개 궁전,성베드로 대성당 신축 등에 쓰인 석재들이 이곳에서 캐내어진 것이다. 그러나 1749년 교황 베네딕트 14세가 콜로세움을 순교자의 피로 성화된 곳으로 선포함으로써 석재 공급 역할은 끝났으며 1800년부터 부분적 복원공사가 시작됐다. 콜로세움 주변의 정리는 1933년 파시스트정부가 행한 유명한 로마도시 정비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다.주변의 고적군을 밀어내고 광장과 도로를 넓힘으로써 오늘의 경관을 확보했다. ○현대에도 모델로 현재 건물의 북동벽면은 온전한 상태이나 나머지 벽면은 멸실되고 2개층만 남아있는 곳도 있다.관람석과 투기마당의 바닥슬라브도 벗겨져서 내부의 아치·볼트가 앙상하게 드러난 채로 있다.1973년 이후 부분적인 복원·수리는 계속되고 있다. 오늘날 콜로세움은 경기와 관람을 위한 건물의 한 전형이 되고 있다. 근대 올림픽 시작 이후 세계적으로 번진 스포츠 스타디움의 건설및 대중문화의 상징으로서의 엘리트스포츠와 이의 기업화에 따라 자재와 기술은 새로워져도 건축 원리는 타원형 콜로세움을 되풀이하고 있다. 콜로세움은 시대에 따라 변하는 건축의 사회적 기능을 보여준다. 제1기 로마제국(4세기까지)에서는 검투사 또는 동물 투기장,제2기 중세(4∼14세기) 혼란기에는 지진피해,방치,또는 요새,제3기 르네상스기(15∼17세기)에는 약탈수난,제4기 근대계몽기(19세기)에는 순교지 지정,제5기 단일세계권(20세기후반 이후)에서는 세계적 역사관광 순례지로서 기능이 바뀌어 가고 있다. 1천여년의 망각과 3백여년의 약탈 수난과 도괴의 위기를 거쳐 근세에 들어와서 그 가치가 다시 부활하고 있음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재 철거 운명에 놓인 우리의 조선총독부 청사(현 중앙박물관)에서 상기하는 아픔은 크다.식민 통치의 부끄러운 역사의 잔재라하여 허물어져야 한다면 남아있는 건축이나 역사 유산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콜로세움은 변덕스레 바뀌는 이념과 가치관 때문에 과거의 건축 유산을 부수고 새로 짓기를 반복하는 낭비와 어리석음을 저지르지 말아야 함을 일깨워준다.
  • 경찰 힘내라/이기백(데스크 시각)

    유난히도 짜증스러웠던 올 여름의 무더위가 수그러들면서 잇따라 터진 살인 범죄조직 「지존파」일당과 살인마 온보현의 끔찍스런 범죄행각에 국민들이 전율하고 있다. 한마디로 우리사회가 문명사회인가 회의를 갖게 됐다는 것이 지금 국민들의 기분이다. 잔인한 범죄 행태에 치를 떨었던 국민들은 검거된뒤 범인들의 뻔뻔스런 넋두리와 견강부회에 서글픔을 감추지 못했으며 이런 감정은 곧 이어 「도대체 경찰은 무엇을 하고 있는거냐」는 원망과 분노로 변했다. 이번 사건이 국민들에게 주는 충격은 범인들이 불특정 시민을 닥치는대로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희생자는 다른 사람 아닌 「나」일 수도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시민들은 『이제 외출하기도 겁난다』며 위축된 기분이고 민생치안의 확립을 절실히 바라고 있다. 일련의 범죄가 낱낱이 보도된뒤 나타난 현상들도 이런 국민들의 위축된 분위기를 잘 반영하고 있다. 해가 떨어진뒤 주택가 한적한 도로의 행인이 눈에 띄게 줄어 들었으며 버스와 지하철역에는 자녀들을 마중나온 주부들이 크게 늘어났다.또 심야에 택시를 잡는 여성들의 모습이 사라지고 태권도장을 찾는 젊은 여성들이 크게 늘어났다. 이번에도 범인들이 검거 또는 자수한뒤 경찰 수사의 고질적인 문제점들이 지적되고 있다. 장비·인력·사기등의 문제는 사건이 터질때마다 지적되는 것으로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특히 최근 사건들에서는 경찰의 공적 올리기 관할싸움이 사건을 미리 차단하는데 얼마나 장애요인이 되고 있는가를 여실히 일깨워 주고있다. 부녀자 연쇄납치 살해사건에서는 첫번째 피랍자였던 권모여인이 지난 1일 전북 김제로 끌려갔다 탈출한뒤 바로 경찰에 신고,관할 김제경찰서가 범인이 은행에서 현금으로 바꾼 1백만원짜리 자기앞수표에 서명한 이름과 주소로 온보현임을 확인했음에도 검거의 공을 다른 경찰관서에 빼앗기지 않으려는 관행으로 지명수배를 안해 후속범죄를 가능케했다. 더욱이 두번째 희생자인 박주윤씨의 가족들이 실종 첫날 신고했을때 파출소 직원은 『나이찬 여자가 사라졌다면 남자문제 때문일 것』이라며 단순가출로 치부,가족들을 분노케 했다. 지존파의 경우 아지트인 살인공장에 20대초반의 전과자 6명이 반년가까이 합숙생활을 해오며 범죄를 저질렀으나 관할 영광경찰서는 아무런 의문도 품지 않았으며 서울 서초경찰서 형사대가 피해자의 신고로 현장을 덮칠때까지 까마득하게 모르고 있는등 공조수사체제의 부재를 여실히 드러냈다. 지금 국민들이 경찰에 기대하고 있는 점은 안심하고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사회환경이며 이를 위해서는 일선 치안을 담당하고 있는 13만 경찰관들의 사명감과 경찰조직의 활성화가 그 어느때보다 절실한 실정이다. 김화남 경찰청장! 물론 경찰 나름대로 이번 사건의 수사상 문제점을 점검하고 국민들이 불안해 하는 분위기를 알고 있을 줄 믿습니다. 지금은 침묵을 지킬때가 아닙니다.경찰의 명예를 걸고 「완전범죄는 없다」는 평범한 사실이 재확인되도록 특단의 조치를 기대합니다. 그리고 우리 경찰관 모두 힘을 냅시다.우리 환경이 미국형사 콜롬보와 같이 한 사건에 매달릴 수만은 없는 형편이지만 사명감을 갖고 「범인은 꼭 잡는다」는 콜롬보의프로근성을 발휘합시다.
  • “밤이면 외출하기 겁난다”/“민생치안 어디갔나” 질타

    ◎잇단 연쇄납치 살인사건에 시민들 공포/권 여인 충격 못벗어 병원 입원/밤마다 살인마 생각에 치떨려…/구사일생 세 여인 악몽의 순간 회상 『밤이 무서워 외출하기 겁이 난다』,『민생치안은 어디로 갔는가』­. 「지존파」연쇄납치살인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다시 살인마 온보현(37)의 부녀자연쇄납치살인사건이 터지자 시민들이 경악·분노와 함께 두려움에 떨고 있다. 더욱이 대상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 자행되는 살인·강도·강간등 범죄에도 경찰은 속수무책으로 범인들의 뒤만 따라다니는 형국이어서 치안불신을 가중시키고 있다. 국민들은 이번 기회에 말로만 강력범죄를 소탕하겠다고 큰 소리칠 것이 아니라 부녀자들이나 선량한 시민들이 마음놓고 밤길을 다닐 수 있는 근본적인 치안대책을 마련,다시 범죄와의 전쟁을 치러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범인 온은 28일 사체발굴현장에서 태연히 범행당시의 상황을 설명하는 등 전혀 뉘우치는 기색없어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을 전율케 했다. 살인마 온의 손아귀에서 극적으로 벗어난뒤 당시 충격으로 서울 송파구 석촌동 N병원에 입원중인 노래방여주인 권모씨(43)는 범인이 27일밤 경찰에 자수했다는 소식을 듣고서도 선뜻 믿기지 않는듯 「악몽의 10시간」을 회상하며 몸서리를 쳤다. 권씨는 『지난 1일 상오9시20분쯤 관할 김제경찰서에 신고했으나 공조수사는 커녕 늑장수사로 20여일동안이나 범인을 붙잡지 못하는 바람에 2명이 잇따라 살해되는 참극을 빚었다』고 경찰의 늑장수사를 원망했다. 온은 지난 1일 상오1시쯤 송파구 석촌동에 있는 노래방영업을 마치고 천호동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석촌주유소 앞에서 택시를 기다리고 있던 권씨를 납치,길동사거리에서 갑자기 신장쪽으로 우회전한뒤 속도를 내며 30㎝가량의 흉기를 옆구리에 들이대며 『소리치면 죽인다』고 위협했다. 온은 새벽6시쯤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김제군 금구면 삼동리 야산으로 차를 몰고가 이미 파놓은 깊이 1m,넓이 2m의 구덩이에서 권씨를 또 욕보인뒤 손발을 묶고 입에 휴지까지 집어넣으며 『영원히 가라.2시간뒤 와서 살아 있으면 풀어 줄 수도 있다』는 말을남기고 떠났다. 온이 사라지자 권씨는 온몸을 비틀며 20여분만에 가까스로 끈을 푼뒤 달아나 납치 10시간만에 극적으로 목숨을 건졌다. 지난 11일밤 구로구 독산동 인공폭포앞에서 납치돼 강원도 횡성 야산으로 끌려가 성폭행당한뒤 현금 31만원을 빼앗긴 엄모양도 온으로부터 『네가 명이 길면 저승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라며 『너같은 것은 칼로 한번 긋고 시작해야 하는 건데…』라는 협박을 받으면서 죽음의 공포에 떨었다. 이번 사건이후 두문불출하고 있는 엄양은 『10여시간이나 범인에 끌려다니는동안 경찰의 검문한번 없었다』고 원망했다. 지난 13일밤 10시쯤 강동구에서 온에게 납치,경북 김천으로 끌려가 성폭행당한 노모양도 『홀어머니와 동생을 돌보아야 한다며 눈물로 애원해 간신히 죽음을 모면했다』고 전율하며 『이제 겁이 나서 외출하기조차 두렵다』고 악몽을 되새겼다.
  • 경찰은 무얼하고 있는가(사설)

    「지존파」의 집단살인극에 대한 악몽이 채 가시기도전에 이번에는 부녀자 연쇄납치 살해·성폭행·강도사건이 발생하여 충격을 주고 있다.훔친 택시에 변조된 번호판을 달고 부녀자 6명을 차례로 납치한 범인은 이들을 성폭행하거나 심지어 2명을 살해하는 끔찍한 범행을 저질렀다.이 「광란의 범죄」를 지켜보면서 시민들은 분노와 불안에 사로잡혀 있다. 이번 사건의 특징은 범인과 아무런 원한도 관련도 없는 시민들이 살해대상이 되었다는 점이다.운 나쁘게 그시간에 문제의 택시를 탔다는 우연성만으로 희생된 맹목적인 살인인 것이다.지난번 「지존파」살해사건도 마찬가지였다.살인의 구체적 동기가 없이 『무작정 죽이려했다』는게 자수한 범인의 말이다.더구나 살해대상을 자기의 나이대로 38명으로 정했다고하니 이 무슨 해괴한 광기인가.맹목적살인의 실상을 보여주는 사례라 하겠다. 「지존파」사건과 마찬가지로 이번 연쇄납치사건도 우리사회에 만연한 인명경시풍조와 살인불감증이 빚어낸 참극이라고 생각된다.도덕과 건강한 상식으로 지탱되던 우리사회의 한구석이 왕창 무너져내리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감마저 든다. 이번 사건에서 범인은 8월28일쯤 20대 여자승객을 납치하려다 실패한 이후 한달동안 서울과 지방을 오가며 연속적으로 범행을 되풀이 해왔다.그러나 경찰의 검문에 단한번 걸리지 않았다고 하니 경찰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이해가 안간다. 게다가 늘상 지적되었던 경찰의 공조체제가 이번에도 허점을 드러내 범인에게 더많은 범행의 기회를 제공한 것으로 밝혀졌다.세번째 피해자인 권모씨가 납치된뒤 김제경찰서는 지난 6일쯤 범인의 신원을 확인했음에도 독자적 수사를 벌여오다 20여일이 지나 뒤늦게 지명수배한 것으로 알려졌다.범인체포의 공을 다투기 위한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저지른 것이다.이때문에 마지막 세차례의 범행은 막을수도 있는 기회를 놓쳐버리고 말았다. 이제 국민들이 『무서워서 외출도 못하겠다』고 할 정도가 되었으니 체감으로 느끼는 민생치안은 「부재」인 셈이다.대낮에 차로 납치되고 아무 이유없이 끔찍한 주검으로 끝나는 사건이 빈발하고 있으니 국민들의 공포와 불안은 당연하지 않겠는가.정부는 연초 생활개혁10대과제를 선정하면서 「민생침해 범죄소탕」을 세번째 순위로 올려놓았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생치안이 이 지경으로 국민들의 불신을 받게되었으니 참으로 심각한 사태라 아니할 수 없다. 이제 경찰은 강력사건에 대비해 민생치안을 위한 체계확립에 최대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장비의 낙후나 인력의 부족을 구실로 내세울 것이 아니라 튼튼한 민생치안의 확립으로 실추된 경찰의 위상을 회복해야 한다.
  • “「정치재개」 심사숙고해 결정”/박철언씨 출소 주변

    ◎가족·지역구민 등 50여명 마중나와 슬롯머신사건으로 구속돼 1년4개월을 복역하고 16일 가석방된 박철언전의원은 『유죄판결을 내려도 없는 죄를 만들지는 못한다』는 말로 거듭 무죄임을 주장했다.박전의원은 그러나 『이제 모든 분노와 통한은 감옥에 묻었다』면서 『앞으로 모든 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봉사하는 생활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구치소 앞에는 부인 현경자의원등 가족과 비서진,친지,지역구 관계자등 50여명이 마중나와 비교적 조촐하게 박전의원의 출소를 환영했다.신민당 관계자들은 같은 시간에 당무회의가 예정돼 있어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박전의원은 이날 상오 10시 정각에 서울구치소 정문을 나서 기다리고 있던 부인 현의원과 맏딸 지영양(24),아들 종현군(20)등과 포옹.박전의원은 특히 지난 8·2보선때 현의원의 당선에 헌신한 지영양을 힘껏 껴안으면서 잠시 눈시울을 붉히기도. 연한 갈색양복차림에 비교적 건강한 모습의 박전의원은 사진기자들의 요청에 따라 부인과 맏딸의 어깨를 감싸안고 잠시 포즈를 취한 뒤즉석에서 기자회견. 박전의원은 『지난 1년4개월동안 뜨겁게 성원해준 국민과 대구시민,그리고 따뜻하게 대해준 교도관들에게 우선 감사하다』고 소감을 피력. 이어 『감옥도 사람이 사는 곳인 만큼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밝히고 『다만 면회온 팔순 노모를 두꺼운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뵐 때는 마음이 아팠다』고 술회. 정치재개 의사를 묻는 질문에는 『주위의 여러분들과 의논한 뒤 심사숙고해 결정하겠다』고 신중하게 답변.그러나 뇌물수수혐의에 대해서는 결연한 표정으로 『천지신명께 맹세코 결백하다』면서 『유죄판결로 없는 죄가 생기는 것은 아니며 모든 것은 역사가 밝혀줄 것』이라고 강조.「정부가 가석방한 이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초범으로 행형성적이 좋으면 대부분 석달정도 형기를 면해 주는 것이 통례 아니냐』고 답변. 부인의 정치입문에 대해서는 『입후보할 때만 해도 마음이 무거웠다』고 밝힌뒤 『내 결백을 믿고 집사람에게 승리를 안겨준 대구시민들에게 감사한다』고 언급. 한편 현의원은 남편의 가석방에대해 『어제 뉴스를 통해서야 알게됐다』면서 『늦게나마 남편이 가족의 품에 돌아와 기쁘지만 아직 진실이 밝혀지지 않아 착잡하다』고 소감을 피력. 박의원은 회견에 이어 10시20분 가족과 함께 구치소를 떠나 동작동 국립묘지를 참배한 뒤 곧바로 양재동 자택으로 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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