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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총장협 국민에 드리는 호소문

    ◎한보사건 한점 의혹없이 처리… 사법 심판을/국민 모두 미래향한 화해·단합의 길로 나가야 지금 우리 경제는 국제수지 적자와 외채의 급증,그리고 경제력의 추락으로 국가의 앞날이 심히 우려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식량난과 기아상태로 말미암아 그들의 체제 붕괴와 전쟁도발이라는 현실이 언제 우리에게 닥칠지 모른다는 안보의 위기감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노동법 파동과 한보사태로 반년이상 계속되고 있는 의혹과 분노의 내부 갈등은 방향감각을 상실한채 국정을 표류시켜 총체적인 난국을 가져 왔습니다. 사회전체가 절제와 이성을 잃고 계층간·지역간·개인간 이기주의적인 무한투쟁으로 공동체가 붕괴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이러다가는 우리의 공동체가 언제 깨질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높아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불안과 혼란을 수습하고 국민의 힘을 모아 공동체의 파란을 막아야할 국가지도력의 정상적 기능과 역할이 마비되는 공백상태로 빠져드는 것이 아닌가 심히 우려됩니다. 정치권은 권력투쟁과 정경유착으로 국빈적 불신과 불만의대상이 되고 있으며 통치제제는 헌정중단의 우려가 나올만큼 불안정한 상태로 치닫고 있습니다. 전국의 전·현직 대학총장 모두는 오늘의 위급한 현실을 크게 걱정하면서 지성과 양심의 보루인 대학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해 오지 못한 자괴감과 자성을 금할수 없습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는 언제까지나 실의에 빠져 있을수만은 없습니다. 이제 국민 각자가 공동체를 위기에서 구출하는 자발적 주체자로 나설 수 밖에 없습니다. 지금 우리 앞에는 21세기가 다가오고 있습니다.한 세기 전의 우리의 역사를 되돌아보면서 현재의 분노와 허탈감을 딛고 통일과 번영의 미래를 개척해야 합니다. 누가 인도해 주기를 기대하기 보다 국민 스스로가 나라의 공동체를 이끄는 주인으로 적극 나서야 합니다.미력하지만 우리 대학 총장들도 그 일에 앞장서려 합니다. 먼저 정치권에 당부합니다. 국가 영도력은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형성되는 것이며 국민의 신뢰는 바로 진실에서 생기는 것입니다.지금 우리가 기대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진실에 입각한 국가영도력의 회복입니다.따라서 국정의 최종 책임을 진 대통령이 먼저 국민합의와 국민결집을 이루는 난국 수습을 위한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그런 바탕 위에서 헌정의 중단없이 대통령이 정상적인 국정 수행을 할 수 있게 하여야 합니다. 여야 정치인은 국민 앞에 다짐한 바와 같이 정파를 초월하고 정쟁을 지양하여 국리민복과 나라 경제 살리기에 초당적인 협력을 실천할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분노와 허탈의 도화선이 된 한보사건과 각종 비리는 한 점의 의혹도 없이 지위의 고하를 막론하고 준엄한 사법적 심판을 받아야 하며 정치권은 시대와 국가의 요구에 따라 정치의 새로운 기풍을 만들어내는 책무를 다해야 합니다.사회의 모든 비리의 굴레를 벗길수 있는 엄한 법과 제도를 만들어 엄격히 실천해야 합니다.정치부패와 정경유착의 고리는 과감하게 들어내야 합니다. 모든 경제주체들에게 호소합니다. 어떤 경제수치의 적신호보다 위험한 요소는 심리적 공황입니다.우리 경제의 가장 큰 힘은 사람의 힘이었습니다.기업가와 근로자,생산자와 시장개척자의 결소과 성취의식이바로 그것입니다. 이 고비를 넘기면 우리는 다시 일어설 수 있습니다.우리는 노동법 개정의 진통을 겪었습니다.성숙한 동반자의식,나아가 공동운명체로서의 합심협력이 절실히 요청됩니다.다 같이 한 걸음 물러나 이 어려움을 극복하는 견인차가 되어 주실 것을 호소합니다. 교육계에 몸담고 있는 모든 분들께 호소합니다. 우리 사회가 처한 이 어려운 상황에서 교육계에 있는 어느 누구도 자유로울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한 것은 냉철한 성찰과 지성으로 안정과 질서를 바로 세우는 일입니다.모든 교육자들이 합리적이고 합법적인 틀위에서 그 일에 지혜를 보탤 수 있어야 합니다.바로 지금이야말로 교육계의 자정노력과 교육풍토의 쇄신에 더욱 진력하여야 하고 새 인간교육과 가치관 확립을 위해 우리의 교육을 집중해야 할 때입니다. 우리의 호소가 정당성을 갖기 위해서 대학의 책임자인 우리들 스스로가 먼저 자성하고 자숙하며 대학의 정도를 천명하고 실천해나갈 각오를 새롭게 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우리 사회의 혼란이 너무길었습니다. 이제 모든 것이 제자리를 다시 찾아야 합니다.불신과 갈등은 아무 것도 해결하지 못합니다.우리 국민 모두가 성숙한 민주시민으로서의 책임의식을 발휘해야 합니다. 위기 극복의 요체는 평상심으로 돌아가 각기 맡은 역할에 따라 열심히 땀흘려 일하는 것입니다.다함께 무너지지 않기 위해 21세기의 희망찬 미래를 건설하기 위해 우리는 화해와 용서,그리고 단합의 길로 나아가야 합니다. 오늘의 시련과 고통이 우리의 성숙과 발전을 위한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이제 가슴을 열고 다함께 손을 잡읍시다.우리들 전·현직 대학총장들은 소임을 다해 대학교육의 발전에 혼신의 힘을 쏟을 것을 국민 여러분께 다짐드립니다. 1997년 5월12일 한국대학총장협회 회원 일동
  • 외설의 자유(외언내언)

    소설가 장정일씨의 문제의 작품 「내게 거짓말을 해봐」를 읽어 보았다.지난해 10월 이 소설이 한 시민단체의 항의를 받고 서점에서 수거된 다음이었다.사회적 문제가 되지 않았더라면 관심을 갖지 않았을 이 소설을 직업적 의무감으로 읽고 나서 황당했다.모욕 당한 느낌이었기 때문이다.이 소설보다 먼저 외설시비를 일으켰던 어느 교수의 작품도 읽다가 비록 중간에 집어 던지긴 했지만 그토록 황당하지는 않았었다. 작가와 가장 가까운 친지 가운데 한사람인 출판사의 어느 편집인은 그 느낌에 대해 『남을 불쾌하게 만드는 것도 예술의 기능중 하나』라고 풀이했다.독자나 관객을 모욕하는 예술은 사실 다다이즘 이후 새로운 것도 아니다. 「내게 거짓말을 해봐」를 3번 읽었다는 이 편집자는 「내게 거짓말을 해봐」는 외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노골적인 성 묘사를 지루하게 반복하는 형식속에 이 작품의 주제가 있는듯 싶다』면서 문학전문가들을 격분시킨 것만 보아도 이 소설은 문학작품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중진 평론가는 이 작품을본격적인 포르노그라피로 보았다.작가가 주제로 내세운 아버지의 권위에 대한 부정은 오히려 양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작가의 상상력과 재능이 고갈될 때 쉽게 빠지는 함정이 포르노와 결탁하는 상업주의라는 것.포르노가 온통 장악한 세상에 포르노로 충격을 주겠다는 것도 말이 안된다고 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에 대한 사법처리는 부당하다고 이 평론가는 주장했다. 결국 작가에게 음란문서 제조 등의 혐의로 1년6월의 징역형이 지난달 30일 구형됐다.「내게 거짓말을 해봐」를 읽고 작가에게 느닷없이 따귀를 얻어 맞은 듯한 분노를 느꼈지만 이런 사법처리에 반대하는 평론가의 주장에 동의한다. 외설이든 아니든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는 허용돼야 한다는 주장은 아직 우리사회가 받아들이기 어려울지도 모른다.그러나 포르노의 만연을 막기 위해서도 외설을 허용하되 그 유통매체와 공간을 제한하는 효율적인 접근방식이 필요하다고 본다.
  • 정씨 부자 그아버지의 그아들…/“모른다”“기억없다”…닮은꼴 답변

    그 아버지에 그 아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행태는 부자가 다를바 없었다. 정보근 한보그룹회장에 대한 국회청문회가 열린 14일 공교롭게도 서울지법에서는 정태수 한보그룹 총회장에 대한 3차 공판이 함께 열렸다. 장소는 달랐지만 답변 방식은 똑같았다.「오리발」 「모르쇠」 「자물통」으로 일관했다. 정회장은 여신규모와 로비 등 이미 밝혀진 사실에 대해서도 『기억이 없다』『아버지가 알아서 해 모르겠다』며 답변을 회피했다.김현철씨와 만난 적이 있느냐는 물음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가 서울 워커힐호텔의 빌라에 갔다는 증거가 나오자 인정하는 끈질김을 보였다. 청문회를 TV로 지켜본 시민들의 반응은 실망과 분노 뿐이었다. 정총회장은 이날 공판에서도 「적반하장」식 발언으로 눈총을 받았다.그는 『한보가 부도를 낸 것은 정부의 갑작스런 지원중단 때문』이라고 강변하고 『내 돈을 내가 쓰는데 뭐가 잘못이냐』고 검찰에 대들었다. 서울대 손봉호 교수(사회교육학과)는 『정치인과 기업인의 당당한 거짓말이 우리 사회를 불신과 나락의 구덩이로 몰고 있다』면서 『국회와 법정에서의 거짓 증언을 엄벌하는 사회윤리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성균관대 김태동 교수(무역학과)는 『비도덕적인 상혼으로 일관해온 아버지에게 무엇을 배울수 있었겠는지 뻔한 것 아니냐』고 반문하고 『정씨 일가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의 부정한 단면을 드러낸 것이라는 점에서도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광양고 김태정 교사(55)는 『학생들이 한보사건의 진상에 대해 물을때 돈을 주고 받고도 버젓이 발뺌을 하는 모양을 설명하기 어려워 곤혹스럽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임창업씨(32·은행원)은 『썩은 경제윤리로 나라 경제를 망쳐놓터니 뻔뻔한 거짓말로 역사마저 왜곡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 정씨 천연덕스런 발뺌에 실망·분노/한보 구치소 청문회­시민 반응

    ◎의원들 준비부족·당연루 해명 급급도 비난 『저렇게 뻔뻔스러울 수가…』,『천연덕스럽게 거짓말만 늘어 놓다니…』 7일 서울구치소에서 열린 국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선 정태수 한보그룹 총회장의 증언에 대해 한보비리의 진상규명을 기대했던 국민들은 실망과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직장 등에서 TV 생중계 방송을 지켜본 국민들은 정총회장이 결정적인 대목마다 「재판중인 사건은 말할수 없다」,「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발뺌하자 일제히 분통을 터뜨렸다. 더구나 진상을 규명해야 할 여·야 의원들조차 당리당략에 따라 자기 당의 연루설을 해명하느라 급급하는 모습에는 참담함마저 느끼는 듯 했다. 서울대 한상진 교수(사회학과)는 『청문회란 검찰이 피의자에 대해 확보한 사실을 토대로 공개된 자리에서 피의사실과 관련된 정치적인 덩어리를 풀어가는 것』이라고 전제한 뒤 『이번 청문회는 정씨의 입에만 의존한 결과 무기력과 희화화로 일관,결국 국민의 허탈감만 조장했다』고 꼬집었다. 박성규 흥사단 사무총장(43)은 『국민의 대의기구인국회 청문회에서조차 정씨가 진실을 은폐한 것은 다시 한번 역사앞에서 죄를 지은 것』이라고 정씨를 단죄했다. 정은숙씨(29·주부·서울 도봉구 도봉2동)는 『조금이라도 진실이 밝혀질 것으로 기대했는데 시종일관 배짱으로 맞선 정씨의 태도는 국민을 우롱한 처사』라며 『의원들도 다른 당 흠집내기 보다는 의혹을 파헤치는데 힘썼어야 했다』고 일침을 가했다. 동료들과 청문회를 지켜본 방승환씨(28·회사원·서울 마포구 아현3동)도 『정총회장의 진술거부는 예상했던 일이지만 의원들도 준비가 부족했던 것 같다』며 『반복질문으로 시간만 낭비했다』고 지적했다. 참여민주사회연대 김기식 정책실장(32)은 『정씨는 국가경제를 위기로 몰아넣은 책임을 느끼지 못하고 의원들도 진상규명보다는 자기당 지도부의 연루설을 부인하는 소명기회로 삼는듯 했다』고 평가절하했다. 이국자씨(54·주부·서울 성동구 행당동)는 『국회의원도 정총회장으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기 때문에 부패의 실체가 드러날 것으로 기대하지 않았다』면서 『5공 청문회에 이어 또한번 배신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성균관대 윤승식군(23·화공 3년)은 『답답할 뿐이다.이달 말까지 계속되는 청문회가 이런 식으로 계속된다면 더 큰 실망감만을 안겨줄 뿐』이라고 토로했다.
  • 미는「과소비추방」간섭말라/적자국 시민운동 막겠다는건 횡포(사설)

    우리나라 민간단체가 벌이고 있는 과소비추방운동을 미국관리가 조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국민의 분노가 증폭되고 있다.미 무역대표부 션 머피 아시아·태평양지역담당관은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이른바 「과소비조사」를 편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미국은 지난 13일 끝난 통상협상에서도 정보통신서비스와 기기구매에 대해 외국기업을 내국인과 동등하게 대우해달라고 우리정부에 요청한 바 있다.미측은 한술 더 떠 지적재산권을 침해한 통신기기기업체의 자재를 우리기업이 구매하지 않겠다는 보장을 정부가 해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미측은 오는 7월까지 그같은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무역보복조치를 하겠다는 엄포도 서슴지 않았다는 것이다. ○국민적 분노 불러일으켜 미국은 그같은 통상횡포에도 모자람이 있는지 민간단체가 벌이고 있는 과소비추방운동까지 통상압력카드로 이용하기 위해 한국민의 소비행태를 조사한 것으로 보인다.현재 한국은 막대한 무역적자와 외채누적으로 경제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경제가 추락하자 민간단체가 『경제만은살리자』며 소비절약운동을 펴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 지난해 미국과의 무역에서 무려 1백16억달러,올들어 1월 한달동안 10억7천만달러의 적자를 낸 바 있다.올해 한국의 대미적자는 작년수준을 훨씬 넘을 것이 분명하다.미국은 이처럼 막대한 적자를 내고 있는 나라에 와서 「과소비조사」를 폄으로써 국민의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미국은 과연 연간 1백16억달러의 적자를 내고 있는 한국에 무엇을 얼마나 더 팔겠다는 것인가. 한국은 올들어 2달동안 무역적자가 무려 55억달러에 달하고 있다.무역수지에 비상이 걸리자 시민단체가 미국제품뿐 아니라 고가외제품구매를 자제할 것을 시민에게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경제를 살리기 위해 「소비절약운동」을 벌이는 것까지 미국이 조사를 하고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내정간섭차원을 넘어 외국의 시민운동(결사의 자유)을 규제하려는 초국제적·초법적 행위로 보인다.미국정부는 자국기업이나 시민이 벌이고 있는 수입반대운동을 막을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는지 묻고 싶다. ○소비절약은 자구의 노력미국은 걸핏하면 민간의 수입반대운동에 편승하여 반덤핑관세를 부과하거나 긴급수입제한 등 관세 및 비관세장벽을 높이고 있고 미 통상법 301조를 내세워 보복을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그런 나라가 막대한 무역적자와 외채위기에서 헤어나기 위해 국민 스스로 벌이고 있는 소비절약운동까지 간섭하고 압력을 넣는 것은 중상주의시대 포함외교보다 더 심한 「경제침략행위」가 아닌가. 한국은 지난 95년 미국과의 자동차협상에서 조세주권을 침해당하는 수모를 겪으면서 자동차세 세율을 인하했고 통상주권도 수차례나 양보한 것을 우리국민은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정부는 앞으로 국가주권을 훼손하는 미국의 통상압력을 과감히 배척해야 할 것이다.정부는 외국기업을 내국인과 동등하게 대우하거나 민간기업의 자율적인 구매행동을 금지시키는 일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으므로 더이상 미국에 끌려다니는 통상외교를 해서는 안된다. ○저자세 통상외교 안된다 특히 미국의 이번 「과소비조사」는 한국에 대한 통상주권이나 조세주권을 넘어선 「국민주권」의 침해라고 생각한다.이번 조사는 정부간 협상을 넘어선 한국국민을 상대로 하는 압력이나 다름이 없다.미국이 절약운동시비를 계속한다면 국민 모두가 미국상품 불매운동을 펴는 것이 민족의 긍지를 살리는 길이다.
  • 정부후원 「피라미드 저축」 사기가 도화선/알바니아 사태 배경

    ◎피해액 10억불… 시민 불만 정권타도 비화/베리샤정권 기반 약화… 무력의존 불가피 확산일로에 있는 알바니아 사태의 직접적인 도화선은 소위 「피라미드식 금융 사기사건」이다.시장경제화 바람을 타고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투자 금융회사들이 상식 이상의 높은 이율을 미끼로 돈을 끌어모아서는 지난해부터 연쇄부도를 내 하루아침에 사람들을 무일푼으로 만든 전형적인 사기사건이다.전체 피해액수가 10억달러에 이르고 국민 절반이상이 피해를 당했다. 선뜻 믿기 힘든 이같은 대규모 피해가 나오게 된 배경에는 지난 92년 공산정권 퇴진이후 시행해온 어설픈 시장경제 실험으로 깊어진 경제난이 한몫을 했다.알바니아는 오랫동안 유럽 최빈국이었다.자본주의 금융투자원리에 경험이 없고 생활고에 찌든 시민들이 높은 이율에 혹해 사기사건에 쉽게 걸려든 것이다.사기회사들은 거의 1개월에 원금의 2배에 가까운 이율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하루아침에 전재산을 잃은 시민들이 너나 할것없이 거리로 몰려나온 것이다. 점화된 시민들의 불만은 그동안 잠재해있던 정치·사회적 불안요인들에 인화되면서 통제불능의 상황으로 치닫게 됐다.대통령이 사기회사들을 비호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시위대의 구호는 급기야 대통령 하야와 총선실시로 발전됐다.첫 비공산계 대통령으로 선출됐지만 민주적 통치경험이 일천한 베리샤 대통령은 쉽게 무력에 의존함으로써 시민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그는 사태초기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자신의 하야요구에 맞서 지난 3일 의회간접선거를 통해 임기 5년의 대통령으로 재선출됨으로써 시민들의 요구에 정면으로 맞섰다.사실 시장경제실험 초기에 이같은 대규모 금융사기사건이 일어난 경우는 알바니아가 처음이 아니다.러시아를 포함한 옛동구권 여러 나라에서 유사한 금융사고로 화난 투자자들이 대규모 시위를 벌인 적이 있다.알바니아 경우는 베리샤 대통령이 너무 일찍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강경일변도로 나간 것이 사태를 더 악화시킨 경우다. 국제사회는 이번 사태가 자칫 대규모 난민을 발생케해 이탈리아,그리스 등 주변국으로 불똥이 튈 가능성이 있다는 점 때문에긴장하고있다.알바니아는 해외원조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유혈진압 자제를 요구하는 외국의 요구를 무시하기는 힘들지만 그렇다고 강경진압 외에 마땅한 해결책이 있는 것도 아니다.설사 현대통령이 물러나고 총선이 실시된다 해도 마땅한 야당세력이 없기 때문에 자칫 더 큰 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알바니아사태는 「더이상 잃을 것도 없게된」시민들의 분노와 무능하고 민주적 통치의 경험이 없는 정부가 함께 맞부딪쳐 쉽게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힘들 것 같다.
  • “한보파문 정치권 자정 계기로”/신한국 파주개편대회 이모저모

    ◎“야측이 정쟁으로 삼아 사태본질 왜곡/당 어려운데 혼자만 살려는 사람 있다” 한보사태로 집권 이후 최대의 시련을 맞고 있는 가운데서도 신한국당은 지구당개편대회를 예정대로 치르며 당내 동요를 막는데 진력했다.11일 하오 경기도 파주시민회관에서 열린 파주지구당(위원장 이재창 의원)개편대회에서 이홍구 대표위원과 이만섭·이한동·박찬종 상임고문등 당 지도부는 정치권의 자성과 함께 이번 사태를 정치개혁의 계기로 삼을 것을 다짐했다. 이홍구 대표위원은 『노동법파동에 이은 한보사태로 국민들에게 송구하기 그지없다』면서 『그러나 이는 우리 사회가 선진화로 가기 위한 진통』이라고 강조했다.이대표는 이어 『경제회생도 정치가 개혁되지 않고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며 『한보사태를 계기로 신한국당은 올해를 정치개혁의 해로 삼아 구시대 정치 청산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박찬종 고문도 『지금 국민은 한보사태에 대해 누구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는데 대해 분노하고 있다』며 정치권의 자성을 촉구한 뒤 『한보사태가 단순히 한보사태로만 끝난다면 제2,제3의 한보사태가 이어질 것』이라며 이번 사태를 정치권 자정의 계기로 삼을 것을 촉구했다.박고문은 이어 『야당은 한보사태를 여야간의 정쟁으로 비화시켜 사태의 본질을 왜곡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즉각 임시국회 소집에 응할 것을 요구했다. 이한동고문은 『지금은 정권차원이나 당리당략의 차원을 넘어 나라를 걱정해야 할 국면』이라면서 조속한 국회소집을 강조했다.이고문은 『한보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검찰의 엄정한 수사와 함께 반드시 국회가 국정조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고 법적,제도적으로 개선점을 마련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만섭 고문도 『나라가 부도나면 대통령이 무슨 소용이냐』고 야권의 정치공세를 비난한 뒤 여당 단독으로라도 임시국회를 열 것을 제안했다.이고문은 이어 한보사태로 빚어진 당내 대권후보군내의 이상기류를 겨냥,『당의 인기가 떨어졌다고 혼자 빠져나가 자기만 살려는 사람들이 있다』며 『이런 자들은 하루라도 빨리 우리의 대열에서 나가는 것이 좋다』고 질타,여운을 남겼다.
  • 「핵폐기물 항의」민간대표단 대만도착/「의원성명서」입법원장에 전달

    ◎여·야 의원 포함 11명 한국의 국회의원과 환경단체대표 등이 포함된 민간대표단이 31일 대만 핵폐기물 북한이전계획에 대해 항의의 뜻을 전달하기 위해 대북에 도착,기자회견을 시작으로 공식 일정에 들어갔다. 이부영(민주)·안상수 의원(신한국)등 국회의원 4명과 최열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등 민간 대표단 11명은 이날 대북시 대만대학 교우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사태에 대한 한국 국회와 시민들의 심각한 우려를 전달하고 대만정부와 대만전력공사가 핵폐기물 북한이전계획을 취소해줄 것을 촉구했다. 이부영 의원은 『대만 방문 목적은 항의와 시위를 위한 것이 아니라 외교부,입법원과 협의를 하기 위해서』라고 밝히고 『자국에서 발생한 쓰레기는 자국에서 처리한다는 핵폐기물 처리에 대한 국제원칙을 존중해달라고 호소했다. 최총장은 국제적인 환경단체인 그린피스가 이번 반대운동에 동참했다고 밝히고 대만이 이를 강행할 경우 전세계인의 분노를 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표단은 이어 유송번 입법원장을 방문,156명의 한국 국회의원들이 서명한 핵폐기물 북한 이전 반대 성명서를 전달한후 대만전력의 핵폐기물 저장소가 있는 란위섬을 방문할 계획이다.
  • 조선족 동포에 당부한다(박화진 칼럼)

    정부자료에 따르면 우리의 해외동포는 중국,이스라엘,이탈리아 다음으로 많다.1백30여개국 4백95만여명에 달한다.조선족으로 불리는 중국동포가 2백여만으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이 미국(1백60여만),일본(72만여),러시아(45만여)의 순이다. 모두 우리의 귀중한 핏줄인 동시에 세계로 뻗어나가는 21세기 선진통일한국의 자랑스런 첨병이자 든든한 교두보라 할수 있다.특히 50여년의 단절끝에 찾은 2백만 재중 조선족동포는 러시아동포와함께 탈냉전이 우리에게 가져다준 가장 값진 선물의 하나였다. 우리는 중국·러시아의 문이 열리던 그때의 감격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반세기의 생이별로 애태우던 가족·친척상봉은 말할것 없고 그것은 우리에게 있어 하나의 작은 민족통일의 감격이었다.특히 재중 조선족동포의 경우는 민족의 순수성을 우리보다 더 소중히 간직한 존경스럽고 자랑스런 핏줄이었다.동시에 굳게 닫힌 북한의 문도 열어줄 첨병이자 21세기 경제대국­통일조국의 북방진출을 위한 든든한 교두보가 되어줄 것이란 기대로 가슴설레이게 하기도 했으며그 기대에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 ○재중동포 2백만명 그런 의미에서 재중 조선족동포들과 관련된 그동안과 최근의 사태는 정말 유감스럽고 가슴아픈 일이라 하지않을 수 없을 것이다.서울거리의 약품노점상파동과 입국자들의 빈번한 잠적·실종소동에 이은 선상반란살인사건으로 충격을 받은데이어 이번에는 내국인에 의한 엄청난 규모의 조선족동포 사기피해사건이 우리의 가슴을 저미고 있는 것이다.시민단체 현지조사로 1만4백여건에 40여만명이 3백30여억원의 피해를 입었다고 하니 놀랍고 기가 찰 뿐이다.도둑에게도 양심과 애국심이란 것이 있다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수 있단 말인가. ○피해액 330여억원 정부가 사태수습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우리에게 누구이며 어떻게 대우해야 하는가에 대한 분명한 국가정책적 가치판단이라 생각한다.그리고 정확한 진상파악을 기초로 근본적인 대책을 지속적으로 강구해나가는 일일 것이다.『옛서독은 통일이 될때까지 세계 각지의 1백50만 독일인들을받아들였으며 일본도 1세는 물론,2세 3세까지 그들이 원하기만 하면 아무 제한없이 받아들여 내국인과 똑같이 대우한다.일본·독일처럼 동포에게 문을 활짝 열어놓는다면 취업사기 같은것은 발붙일 자리가 없을 것이다.우리한국은 왜 그러지 못하는가』 재중 조선족동포들의 가장 중요하고 일치된 불만이다. 우리정부및 국민의 노력과함께 재중동포들의 반성 및 인내와 협조도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최근 연변일보에 보도된 작가 유연산씨의 「한국꿈 자성론」은 그런 의미에서 시사하는 바가 많다.「요행을 바라고 피땀을 흘리지 않거나 적게 흘리고 많은 재부를 점유해 보려는 생각은 유치하다.자기운명을 남에게 기탁하고 동정을 바라며 행운만 기대하는 꿈은 허황할수밖에 없다.이런 꿈이 깨어지는 것은 우리가 보다 충실하고 풍요로운 삶을 영위할수 있는 계기로 될수 있지 않겠는가』 우리는 일부 못되고 추악한 사기꾼들에 대한 실망과 분노와 증오가 모국인 한국 및 한국인 모두에 대한 것으로 확대·일반화·보편화 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사기사건으로 인한 피해규모가 늘어나면서 동포들간에 반한국·한국인 감정이 높아지고 있다는 보도는 걱정스런 일이 아닐수 없다.몰지각한 사기꾼은 한국에만 있는 것도 아니지 않는가.정부가 가능한의 적극적인 수습에 나서고 있을 뿐아니라,소식에 접한 많은 선량한 한국인들은 재중 조선족동포들과 같은 분노를 느끼며 피해구제의 민간운동에 참여하고 있지 않는가.사기를 당한 동포들에게도 잘못이 전혀 없는것은 아니지 않는가.우리동포들의 불편을 덜어주고 사기당하지 않도록 계도할 수 있는 심양 총영사관 설치등에 동의하지 않고있는 오불관언식 중국정부태도에도 상당한 책임이 있다고 본다.동포들은 우리정부에 대해서뿐 아니라 이같은 중국정부에 대해서도 주의를 환기시켜야 할 것이다. ○정부차원 수습을 재중 조선족동포들을 포함하는 모든 해외동포들이 미우나 고우나 믿고 의지하며 기대를 걸수있는 유일한 조국은 그래도 역시 자유민주 대한민국뿐이라는 사실을 잊는 일이 있어서는 절대로 안될 것이라 생각한다.〈심의·논설위원〉
  • 판사의 수난(외언내언)

    거리를 배회하는 한대의 밴을 수상히 여긴 순찰경찰이 본부에 조회하여 그차의 혐의를 알아본다.문제의 밴은 범칙금을 안내서 수배령이 내린 상태라는 회신이다.순찰들은 급습하여 타고있던 둘이 어린이 살해범임을 알게하는 「피묻은 신발」을 찾아낸다.엄청난 개가다.그러나 법정에서는 「범인」들이 범칙금을 이미 냈는데 경찰기록이 정리되지 않았었음이 드러나고 따라서 검문은 부당했고 『부당한 검문에 의한』「증거」는 성립될수 없다는 이유로 범인들은 풀려난다. 「부당한 방법의 인권유린」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의 악용.지방검사의 항의를 무릅쓰고 범인을 풀어줄수 밖에 없는 담당판사의 고뇌.희생된 아이아버지의 분노와 「법정신에 대한 회의」들이 잘 드러나는 미국영화다. 혐의자인 젊은 여자 탤런트를 구속적부심에서 풀어줬대서 수난에 휘말린 우리의 판사이야기는 이 영화에 비하면 좀 단세포적이다.『도주하거나 증거 인멸의 염려가 없고 혐의도 약하며 피해자와 합의를 본 초범』인 혐의자를 구속하지 않고 처리해도 좋다고 판단한 것은 당연해 보인다. 그런데도 그날 이후 그와 가족이 당하는 「시민」으로부터의 전화수모가 말이 아닌 모양이다.비난과 욕설에서 협박까지 받는다고 한다. 다소 정서에 안맞는 결과라도 법대로 이행되는 일에 시민이 함부로 참견하는 것은 법의 올바른 운영을 위해 해서는 안될 일이다.우리에게는 오히려 법의 명시를 어기고 인권이 존중되지 않는 경우가 더큰 문제일수 있다. 이번 일에서 가장 무책임했던 장본인은 언론인 것 같다.판사가 안했다는 『열심히 살아온 공인이라는 점을 참작하여 운운…』하는 말을 창작해내는 바람에 사람들의 심정을 더 자극한 것 같다.법관이 법정에서 한말은 시정인의 감상적인 말과는 성격이 다르다.언론의 무책임한 한마디가 우리사회의 고질인 전화꾼들의 악희를 상승시킨 결과가 되고 말았다.
  • 우상들의 타락(사설)

    기능이 뛰어난 운동선수이면서 해맑은 미소년의 인상이 돋보여 사랑받던 농구선수가 체련복 후드로 얼굴을 가리며 경찰서 한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있는 모습은 우리를 속상하게 했다.그 추락하는 모습 자체도 불유쾌하지만 무엇보다도 그를 「우상」으로 섬기는 그 많은 소년소녀들를 생각하면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치밀었다. 며칠전 브라운관에서 발랄한 기운을 샘솟게 하던 여자 탤런트가 그와 똑같은 「음주뺑소니운전」으로 잡히던 모습을 본 뒤라 더욱 그랬다.둘은 다같이 젊은 도당을 거느린 오늘의 아이돌이다. 음주운전은 이 사회 최대의 골칫거리다.연령이 점점 어려져서 더욱 골머리를 앓게 하는 「사회악」이다.두 사람만 보면 경기를 일으키듯 광분하는 젊은세대가 바로 그 충동에 빠져드는 사회문제인데 하필 그들이 그 본을 보일 것이 무엇인가. 게다가 정황으로 보면 그들은 누적범 같다.그렇다는 것은 그들 「청소년의 우상」 사이에서는 이런 일이 의외로 많이 행해지고 있는 것 같다는 혐의도 든다.그래서 더욱 우울하다.우상이 하는 짓이면 해괴한 버릇까지 흉내지 못해 안달하는 것이 「팬」이다.그들은 바로 우리의 자식이다. 이런 「젊은 우상의 타락」에 대해서 사회는 온정을 보이지 않아야 한다.그들이 시민에게 위안과 기쁨으로 공헌한 바를 평가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다만 그들로 인해 타락이 미화되거나 확산전염되는 일은 심각한 일이다.「걸렸다가」 쉽게 풀려나는 일이 거듭될 때마다 자라는 세대의 도덕적 불감증이 심화된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런 관대함은 무책임의 죄를 짓는 일이다. 그들이 속해 있는 세계의 자정노력도 있어야 한다.재능이 있더라도 과감하게 응징하여 한번 추락하면 그 빚갚기가 얼마나 가혹한 것인지를 알게 해야 재범이 예방된다.
  • 동족사기에 조선족사회 “만신창이”/중국 조선족 울리는 사기 실태

    ◎초청장·산업연수 미끼 3만여명 3백억 피해/빚독촉에 시달려 가족 뿔뿔이… 충격에 자살도/한국정부 대책마련 소극적… 반한감정 폭발직전 『이젠 우리 어떻하나요.집도,소도 다 빼앗기고….돈벌어 아이 다리를 고쳐 걷게 해주고 싶었는데…』영하의 날씨속에 얇은 여름옷 차림의 권신애할머니(60·돈화시 대신진 대구촌)는 흘러내리는 눈물로 목매어 말을 잇지 못했다.지난94년10월 친척방문 초청으로 한국에 가게 해주겠다는 말에 빚낸돈 2만5천위안(1위안은 약 1백원) 등 3만위안을 한국인 김모씨에게 사기당한 권할머니와 남편 조용환씨(62)는 2년만에 불어난 이자로 집도 빚쟁이에게 빼앗기고 땅도 내놓고 친척집을 전전하며 연명중이다. ○평생 일해도 못갚을 돈 불편한 다리의 손녀가 수술받으면 건강하게 걸을 수 있다는 의사의 진단에 따라 내외가 한국에 가서 돈벌어 손녀다리를 고쳐주겠다는 꿈은 산산조각났다.연5할대 고리채로 빚감당이 어렵자 두아들은 돈갚지 않으면 죽이겠다는 빚쟁이에 쫓겨 도피중이다.「한국행초청장」에 속아 빚더미에 올라 집날리고 가족이 흩어져 사는 일은 이제 연길과 동북3성 조선족동포에겐 일상화된 삶의 형태가 됐다.그만큼 많이 발생하고 조선족사회를 뿌리째 뒤흔드는 사회문제가 된 것이다. 지난달 한국인 사기꾼들에게 당한 사람들로 조직된 「피해자협회」 이영숙 회장(연변제2중학교사)은 한국 초청으로 사기당한 길림·요령·흑룡강성 거주 동포들은 3만명에 달하며 피해액도 최소 3억위안가량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지난 92∼93년도엔 친척방문 초청으로 접근하더니 94년부터 각종 연수단 명목이나 위장결혼,산업연수생형식으로 동포 돈을 울거내고 있다는 설명이다.액수도 1만위안에서 시작돼 최근엔 5만∼6만위안대가 일반적이다. 사기당한 돈은 대부분 빚내 마련한 것이어서 생존자체를 위협당한다는데 심각성이 있다.한달 2백∼6백위안가량 버는 피해자들이 1년에 5천위안도 모을 수 없는 현실에서 5만∼6만위안의 빚은 중국에서 평생 일해도 갚을 길 없는 액수다.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빚은 이들의 숨통을 죄어 간다.가정불화와 이혼외에도 이로인해 충격받고 사망하는경우와 자살도 잇따른다.『집에 들어와 행패부리는 빚쟁이들이 세간살이 모두를 가져간 것은 물론 입고 있던 옷과 신발까지 빼앗긴 사람도 있다.농촌지역에선 가산날리고 토굴을 만들어 생활하는 사람도 생기고 있다』는게 이회장의 설명이다. 빚쟁이들의 위협은 이들의 정상적 생활을 불가능하게 한다.연길 경제체제개혁위 상업과장이던 공상일씨(40·하남가 전진로)는 21일도 집으로 쳐들어온 빚쟁이들에게 심하게 얻어맞았다.95년에 한족(한족)빚쟁이에 의해 폭행당해 쇄골이 부러지고 다리 등에 금이 가는 중상을 입었던 그는 22일 생명의 위협을 느낀다며 집을 등졌다.지난 94년2월 한국농업개발원 중국지사장을 자처하는 김종일씨(58·강릉시 송정동)에게 속아 유학생 40명 모집을 대행해줬다가 사기꾼 빚을 떠맞게 됐다고 부인 김해금씨(39)는 흐느낀다. ○범인 잡아도 보상 못받아 공씨 경우는 조선족지도층 인사를 한국행 인원모집에 앞장세워놓고 자신은 돈을 챙겨 도망가는 전형적 사기 수법의 예다.전 연변자치주 주장 김동기씨,전인대대표 조용호씨 등이 참여,설립된 연변서광경제무역공사도 가짜 서류와 도장에 현혹돼 500여명의 선원송출에 나섰다가 15만5천달러를 떼어먹혔다.서광이 이 빚을 떠맡자 김동현씨(61·전 오금공사 업무과장)는 서광에 일한 죄로 빚쟁이 아닌 빚쟁이에 시달리고 있다. 장기화되는 빚독촉에 시달려온 적잖은 가정에선 병자가 속출하고 연길·하얼빈 근교 일부 농촌 조선족 집단촌은 집단적인 피해로 분해되고 있는 실정이다.가족·친척 등이 한꺼번에 걸려든 예도 적잖다.하얼빈 조선족 성년직업학교 최영철 교장(45·하얼빈시 도리구)은 『아성시·상지시근교에서 만 400명의 농민들이 1인당 1만위안씩 400위안을 사기당했다』면서 『이들중 절반가량이 집과 땅을 버리고 북경등 대도시에 날품팔이와 막노동을 위해 흩어졌다』고 말했다. 최교장은 『한국에 범인 김영호(32·이태원동)를 고소했지만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다는 회답만 받고 돈을 한푼도 돌려받지 못했다』며 한숨쉰다.피해자중 상지시 일만중 교사 서용주씨(49)부인은 충격으로 정신병에 걸렸다.범인은 잡아도 돈과 피해는 보상받을 수 없다는데 피해자의 절망감은 깊어간다.이같은 증오와 절망은 한국인과 정부에 대한 미움·반감으로 변해 폭발직전이다.연길시 모방직공장 직원 김길춘씨(54)는 『피해자대표들이 지난해 3월 북경 한국대사관을 직접 찾는등 계속적인 요구에도 한국정부는 「사적인 문제」라며 대책마련을 외면하고 있다』고 분개하고 있다.김씨는 올 8월 돈떼어먹은 김창록(41·대구 동양트레이드대표)에게 국제전화를 했더니 『나는 돈없다하며 6개월만(감옥에)살면 그만이다.너는 평생 빚쟁이에 시달릴 걸』이라며 욕을 해댔다고 분노했다. ○대사관 점거시위 계획도 연길주재 한 한국인은 식당에서 이 문제가 개인간 문제라 정부가 개입할 수 없다고 말했다가 주위에서 『머리통을 부서놓겠다』는 욕설을 들었다.일부 연길 청년들은 『어떤 한국놈이든 혼내주겠다』고 벼르는등 사기꾼들에 대한 감정이 한국인전체에 대한 악감정으로 바뀌고 있다.한 피해자는 『한국에서 전쟁나면 아들들을 북한에 보내 한국놈들을 죽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이들 피해자중에는 북한국적출신의 조교들도 포함돼 있다.피해자모임의 김동현씨는 『11월말까지 한국정부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북경대사관 점거나 무기한 시위를 계획중』이라며 더 극단적인 한국정부의 대책마련촉구 방안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은 가짜 초청장을 받자마자 대부분 직장을 그만두기 때문에 앞날이 더 막막하다.이들은 사기를 당하고도 빚갚을 돈 마련을 위해서라도 다시 한국행 준비를 할 수밖에 없다.김길춘씨도 그러다 두번이나 사기를 당했다.연길시 유영공사에 근무하는 김선희씨(40).동료3명과 함께 기술경제대표단 한국연수단에 넣어주겠다는 말에 속아 지난 7월 1만5천위안을 주었다가 떼었다.김씨는 『한달 450위안의 월급으론 빚을 갚을 길이 없다』며 『서울행 기회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피해자들은 92년 수교이후 불어닥친 한국바람으로 인한 사기와 빚사태가 이제 극한상황에 와 있다면서 자신들은 보상을 받거나 한국에 가는 방법이 아니면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흥분하고 있다. ◎피해자 한영수씨댁/식구들 빚 있는대로 끌어모아/노부는 중풍… 3남매는 이혼당해 연길시 조선족집단주거지역인 연서가 원결 호동(골목).21일 저녁무렵 「팔집」이란 표지가 붙어 있는 10여평 남짓한 허름한 주택에 들어서니 집주인 한영수씨(65)가 중풍에 몸을 떨며 구석에 누워 있고 부인 김채순씨(61)와 맏딸 정자씨(45),셋째아들 정선씨(35)는 울어 퉁퉁부어 오른 얼굴로 망연자실해 앉아 있다.조금전에도 빚쟁이들이 들이닥쳐 망치와 몽둥이를 휘두르며 집기를 부수고 김채순 할머니의 머리채를 잡아 흔들어 놓으며 행패를 부리다 돌아간 뒤였다. 『한국으로 초청해주겠다』는 한국인 이정석씨(34·서울 구치소 복역중)에 속아 정선씨 등 4형제가 빚을 끌어모아 수속비로 건네주기전까지 한씨네는 단란한 가정이었다.지난해 1월 한씨네는 몸이 아픈 이씨를 약값까지 대가며 치료해 주었고 건강을 회복한 이씨는 가짜초청장을 드리밀고 한씨네 가족의 9만위안 등 한씨가 소개한 사람들 돈 21만위안을 들고 한국으로 돌아간 뒤 소식을 끊었다. 빚더미에 오른 한씨네는 뿔뿔이 흩어졌다.큰아들 정철(39),둘째 정삼씨(38)는 집을 빚쟁이에게 빼앗기고 이혼까지 당한 뒤 빚쟁이의 협박에 못이겨 잠적했다.독집앨범까지 낸 작곡가인 딸 정자씨도 집을 날리고 의사 남편에게 이혼당했다.지난해 11월 사기범은 잡혔고 사기사실도 확인됐으나 돈을 변제할 방법이 없다는 한국경찰청의 회신을 받고 한씨는 충격으로 쓰러져 중풍환자가 됐다. 『식구와 극약을 먹고 죽을 방법밖에 없어요…』 경기도 양평군 서정면 문호리에서 10살때 부모손을 잡고 중국에 와 원적이 고스란히 양평에 남아 있다는 한씨.이제 한씨가족은 한국에 들어가 일할 기회를 얻지 못하면 앉아서 죽을 수밖에 없다며 절망하고 있다. ◎전문가 2인 진단/중국교포 법적보호 서둘러야/출입국과정 투명하게 관리를 ▲이석연씨(변호사)=대법원이 최근 「조선족을 우리 국민으로 인정한다」는 판결을 내린 만큼 중국교포에 대한 법적 보호장치 마련은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게 됐다.법원이 이들의 지위를 나름대로 확인했음에도 행정기관이 이를 방치할 경우 책임을 면치 못할 것이다. 따라서 특별법을 마련,우리국민과 똑같은 대우는 아니더라도 일반 외국인 노동자들과는 다른 지위를 부여함으로써 출입국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사기피해를 원천적으로 막아야 한다. ▲강영식씨(재중국동포문제 시민대책위원회 사무국장)=대 중국교포 사기의 85% 가량이 취업사기다.돈만 있으면 한국에 취업할 수 있다는 그릇된 관행 때문이다.이를 개선하려면 교포들의 출입국과정을 투명하고 엄정하게 관리하는 제도적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취업희망자가 많다면 자유경쟁을 토대로 한국을 잘 알고 실력이 있는 사람을 우선적으로 입국시키는 원칙을 수립해야 한다.중국 현지에 상담센터를 설치,조선족들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는 일도 효과적일 것이다.
  • 칼국수와 비리장관(김호준 정치평론)

    고위 공직자들의 끊이지않는 비리에 분노가 치민다.국방부장관이 무기중개상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것이 들통나 구속된 것이 엊그제 아닌가.그런데 또 보건복지부장관 부인이 안경사협회로부터 거액의 로비자금을 받은 사실이 밝혀져 부인은 구속되고 장관은 경질되는 사태가 벌어졌으니 기가 찰 일이다.한달새 두번째 터진 고위층 비리다.그 사이의 서울시 버스비리까지 얹어 생각한다면 이 나라는 중앙이건 지방이건 「비리」 「뇌물」 「부패」란 오명으로 뒤범벅이 된 인상이다. 우리 사회의 뿌리깊은 뇌물관행과 실종된 공직윤리에 개탄을 금할 수가 없다.이래 가지고도 선진국 문턱에 왔다고 자부할 수 있는 것인지 회의가 앞선다.깨끗한 나라 건설을 목표로 지난 4년간 문민정부가 벌여온 개혁작업에 어딘가 허점이 있지 않고서야 이렇게 공직자들의 부패가 꼬리를 물 수 있겠느냐는 의문도 지울 길이 없다. 부패추방을 확실히 하기 위해 개혁을 원점에서 다시 점검·보완할 필요가 있을것 같다.그리하여 개혁을 완성하고 정착시키는 제2개혁의 고삐를 단단히죄어야 할 것이다.그렇지 않다면 임기말의 사회기강 이완현상과 겹쳐 그동안 이룩한 개혁성과가 무너질지도 모른다. 뇌물사건이 터질때마다 국민이 느끼는 분노와 실망은 엄청나다.그러나 어디 대통령에 비하겠는가.취임 직후 『기업인들에게 단 한푼의 돈도 받지 않겠다』고 청렴정치를 선언한 후 칼국수 점심으로 근검절약을 수범해온 대통령이야말로 통곡하고 싶은 처절한 심경일 것이다.지난번 이양호전장관 사건때는 청와대에서 『깊은 배신감을 느꼈다』는 비통한 심경이 흘러나오더니 이번엔 잘라도 잘라도 다시 돋는 부패의 싹이 지겨웠던지 『인간이 무섭다』는 혐오감이 전해졌다.청와대쪽의 참담한 분위기를 알고도 남을 것 같다. 대통령은 재산등록도 솔선수범하고 부정부패를 척결하기 위한 사정을 무섭도록 했다.또 금융실명제와 부동산실명제의 과감한 실시,그리고 선거법개정등을 통해 깨끗한 정치,건강한 경제의 질서를 닦아 놓았다.그 결과 두 전직 대통령의 엄청난 은닉 비자금까지 드러나 법의 심판을 받기에 이르지 않았던가. 그럼에도 공직비리가 뿌리 뽑히지 않는 까닭은 무엇이란 말인가.한마디로 개혁이 미흡한 때문이다.따라서 그 해답은 더욱 철저한 개혁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특히 대통령의 청렴수범이 상징하는 의식개혁만으로는 치유에 한계가 있다면 그 처방은 부패구조의 타파,즉 더욱 철저한 제도개혁에서 찾아야 마땅하다. 제도개혁 대상으로 우선 눈을 돌려야 할 대목은 규제완화와 경쟁성·투명성 제고다.안경테를 일반상점에서 다루건 안경점에서 다루건 복지부가 개의치 않도록 돼있었다면 안경사협회가 장관부인에게 거액의 로비자금을 건넸을 리가 만무하다.무기구입이 수의계약이 아니고 경쟁입찰로 이루어진다면 군수비리의 소지가 크게 줄어들어 국방장관에게 거액의 뇌물을 제공할 업자는 아마 사라질지 모른다.서울시 비리도 마찬가지다.서울시가 새로 내놓은 대책처럼 과거에도 버스요금및 노선결정에 시민참여 등의 투명성이 보장됐더라면 시공무원과 업자간의 「짜고 치는 고스톱」은 생각하기 어려웠을 것이다.정부는 그동안에도 불필요한 규제의 철폐와 각종 결정과정에서의 경쟁성·투명성 제고가 국가경쟁력을 높이고 비리의 소지를 원천적으로 제거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개혁목표로 삼아왔다.그러나 업계에선 여전히 규제완화가 미흡하다고 아우성이고 공직사회에선 비리가 속출하고 있으니 이에 관련된 개혁이 구호에 그친것이 아니었는지 깊이 자성해볼 일이다.행정에서의 규제완화·투명성제고를 제2개혁의 핵심목표로 삼아 적극 추진하기를 바란다. 정부가 또 하나 반성할 일은 이양호사건이나 이번 사건이나 모두 사정당국에 의해 드러난 것이 아니고 중개인이나 뇌물을 준 측이 입을 열어 문제화됐다는 점이다.툭하면 사정태풍이 불었지만 송사리만 잡아들이고 대어들은 유유히 잠행한 셈이 됐다.이래서는 공직기강이 설수가 없다.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건 철칙이다.일벌백계의 본보기로 삼을 대상은 「윗물」이다.엄정한 사정,지속적인 사정을 촉구하는 바이다. 현 정부의 집권기간은 1년수개월밖에 남지 않았다.온나라의 도덕성과 경쟁력을 높일 그 중요한 개혁이 용두사미로 끝나서야 되겠는가.정권의 명예를 걸고 비리척결과 부패추방의 개혁을 완성하기를 바란다.〈논설위원 실장〉
  • 작전 49일,연인원 150만 투입/공비 침투사건 취재기자 방담

    ◎공비 26명중 25명 소탕,우리측 17명 희생/국민의 안보의식 고취… 특전여단 대활약/영동지방 6개 시·군 경제적 손실 2천억원대 □참석자 정호성 차장·조성호·조한종 기자(전국부),김경홍 차장·황성기 기자(정치부),김경운·박상렬·김태균·박준석·이지운·강충식 기자(사회부),유재림·오정식·최해국·남상인·김명국·조현석 기자(사진부) 지난 9월18일 강릉해안으로 침투한 무장공비 잔당 3명 가운데 2명이 지난 5일 사살됨으로써 작전 개시 49일 만에 소탕작전이 사실상 마무리됐다.잠수함을 타고 온 공비 26명 가운데 1명은 생포됐고,13명은 사살됐으며,11명은 숨진 채 발견돼 25명이 소탕된 셈이다.이 과정에서 우리측도 군인 11명과 경찰·예비군 각 1명,민간인 4명 등 모두 17명이 숨지고 40여명이 부상당하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취재기자의 방담을 통해 이 사건을 조명해본다. ­무엇보다도 공비를 거의 일망타진한 점을 성과로 꼽고 싶다.아직 1명이 잡히지 않았지만 이 공비도 현재 살아있을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이다.작전 기간동안 군은매일 3개사단,1개 공수여단,1개 기갑여단 등이 투입했다.예비군을 포함,연인원 1백50만명의 병력이 투입됐다.UH60·코브라 헬기 등 60여대의 헬기와 탱크·장갑차 등 첨단 중무기도 동원됐다.주한 미군이 보유한 최첨단 OH58 열추적 정찰헬기까지 등장했다.특히 북한의 상어급 잠수함을 노획,북한의 잠수함 전력과 대남 해상침투조의 전력을 확인할 수 있게된 것도 큰 수확이다.월남전 이후 실전경험이 없었던 군이 실전 경험을 쌓은 것도 성과로 꼽힌다. ○주민들 군작전 협조 ­하지만 우리측의 피해도 만만치 않았다.3군단 기무부대장인 오영안 대령 등 고급장교를 포함,군인 11명이 목숨을 잃었고 4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민간인도 3명이 공비에게 피살되는 등 4명이 희생됐다. ­경제적 손실도 엄청나 무장공비가 출현한 강원도 강릉시 등 영동지방 6개 시·군은 공비소탕작전 기간동안 2천여억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산된다.관광객 감소에 따른 요식·접객 업소와 교통업계의 불황,예비군 동원에 따른 인력손실,송이버섯 채취와 오징어 잡이 출어 제한으로인한 농어업 소득 격감 등은 지역경제에 많은 타격을 주었다.특히 작전의 주 무대가 된 강릉시는 667억원의 경제손실을 입은 것으로 자체 파악됐다.검문검색이 강화되고 관광객이 줄자 현지 주민들은 한숨을 쉬었고,급기야는 송이버섯을 채취하려 산에 올라갔다가 오인사살되는 일도 있었다.하지만 주민들은 경제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큰 불평없이 군 작전에 적극 협조하는 애국심을 발휘했다.설악산을 끼고있는 속초시와 인제군이 각각 470여억원,동해시 340여억원,고성군 90여억원,양양군 70여억원,삼척시 50여억원으로 어림되고 있다. ­소탕 작전기간 동안 군의 작전은 대략 3단계로 나뉘어 진행됐다.공비출현 초기에는 우선 2중·3중의 포위망을 구축하는 데 주력했다.포위망이 구축된 뒤 정찰 수색작전을 벌여 공비의 주요 은거지를 포착했다.그리고 포위망을 좁혀가며 수색하는 압박수색작전을 폈다.공비를 대부분 소탕,잔당 3명만 남게되자 예상 도주로에 대한 매복 작전에 들어갔다.정찰조원 2명을 사살한 것도 매복 작전의 성과다.이번 소탕 작전에서는특히 공수특전여단의 활약이 돋보였다.잔당 2명을 비롯,공비의 주요 은거지였던 청학산과 칠성산에서 공비의 대부분을 사살한 것도 그들이다. ­6·25 전쟁이후 최대의 무장공비 침투사건이었던 울진·삼척 무장공비 침투사건의 소탕작전이 58일이었고 68년 김신조 일당 청와대 기습사건이 9일,78년 충남 광천 무장공비 사건이 38일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이번 작전은 두번째로 긴 것이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군은 지친 기색없이 장기간에 걸친 작전을 완수하는 끈기를 보여줬다.제대날짜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를 연장하는 군인들이 속속 나타나 국민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기도 했다. ○오인·오발사고 많아 ­하지만 이번 소탕작전을 지켜보면서 일부에서는 우려를 나타냈다.우선 북한 잠수함이 동해안을 제집 드나들듯 했는데도 막지 못한데다가 좌초한 잠수함도 시민의 제보를 받고서야 비로소 알만큼 경계가 허술했다.소탕작전에도 아쉬움을 많이 남겼다.초기에 특전여단 등 정예 병사들을 투입했더라면 빨리 소탕하고 아군의 피해를 최대한 줄였을 것이라는지적이다.시기를 놓쳐 결국 소탕작전이 길어졌다는 얘기다.또 공비들이 당초의 예상과 달리 포위망을 훨씬 벗어나 발견된 것도 군작전의 허점을 드러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작전 기간중 오인사격과 오발사고가 많아 희생자가 생긴 것 또한 짚고 넘어갈 대목이다. ­또 부대간의 작전협력이나 통합 지휘의 문제점도 노출됐다.그동안 도상연습에 그쳤던 통합 작전훈련의 문제점이 드러난 것이다.표종욱 일병이 공비에게 납치돼 살해됐음에도 불구하고 탈영처리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이번 작전에서 가장 돋보인 것은 시민들의 높은 안보의식이었다.택시 기사 이진규씨는 침투 당일 새벽 북한 잠수함의 침투사실을 가장 먼저 발견,신고했다.만약 이씨의 신고가 없었다면 때를 놓쳐 거의 완전한 공비 소탕의 전과를 올리는 것이 불가능했을 지도 모른다.9월19일 단경골에서 처음으로 공비를 사살한 것도 이 지역 주민의 신고 덕분이었다.이외에도 작전기간동안 주민들의 신고가 쇄도,높은 신고의식을 보여주었다. ○해안경계 너무 허술 ­이러한주민들의 안보의식에 비해 일부 한총련소속 대학생들의 어이없는 행동은 국민들의 분노를 사기에 충분했다.일부 대학신문에 공비들을 옹호하는 기사가 실렸고,PC통신에도 비슷한 글을 실은 것은 연세대 사태에 이어 친북성을 또 다시 드러낸 것이다. ­이번 소탕작전을 취재하면서 아쉬움도 많았다.무엇보다 보안을 생명으로 하는 군 작전의 특수성 때문에 대부분의 정보가 공식 발표 이전까지는 비밀에 부쳐져 군 관련 취재의 어려움을 실감케 했다.현장에 나와있던 군의 보도본부는 「보도통제본부」로 불리기도 했고,일부 오보를 제공하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군의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현대전이 총력전인 점을 고려하고,국민적 참여와 군의 사기진작을 위해서는 보다 세련된 대언론관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론적으로 이번 무장공비사건은 우리 국민의 안보의식을 다시 한번 고취시키고 앞으로 북한을 다시 한번 올바로 바라보는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 절대적이다.또 군도 자체 조직을 정비하고 작전체제를 강화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하는바람이다.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군의 사기가 떨어지는 일이 있으면 절대로 안될 것이다.
  • 버스적자 조작에 분노한다(사설)

    1천1백만 서울시민이 버스업자에게 농락당해왔음이 밝혀졌다.더욱 한심스러운 것은 서울시 버스업무 관련공무원이 한결같이 시민의 편의보다 버스업자의 검은 배 채우기 하수인노릇에 바빴음이 확인된 점이다. 행정의 난맥상은 물론 구조적 부조리와 관련,서울시는 오랫동안 복마전으로 불려왔다.민선시장시대가 열리면서 우리는 서울시가 오명을 씻고 시민을 위해 봉사하는 기관으로 거듭 태어나리라는 소박한 기대를 가졌다.그러나 꿈은 물거품이 되었다.대표적인 구조적 비리라고 할 버스요금과 노선을 둘러싼 검은 거래가 건재하고 있음이 밝혀진 때문이다. 89개 업체 가운데 불과 17개를 조사한 결과 2년간 무려 2백38억원을 빼돌리고 마치 1백52억원이나 적자가 난 양 장부를 조작한 사실이 적발됐다.나머지 업체를 모두 조사할 때 조작규모가 얼마로 들어날지 상상조차 힘들다.서울시는 업자의 이런 속임수장부를 눈감아준 채 지난 7월 버스요금을 인상하며 89개 업체의 누적적자가 6천7백억원에 달한다고 인상의 불가피성을 강조한 바 있다.주인인 시민을 배신,버스업자가 합법적으로 시민의 주머니를 털도록 허용한 셈이다.또 업자와의 검은 유착으로 버스노선도 시민편의가 아니라 업자의 이해타산 맞추기를 기준으로 조정되거나 폐쇄됐음도 확인됐다. 이번 버스비리는 일과성 형사처벌로만 끝나선 안된다.황금노선과 적자노선을 둘러싼 비리의 소지를 뿌리뽑는 공동배차·공동경영제 등의 제도적 개선이 이뤄져야 하며 지하철시대에 맞게,또 시민편의위주로 모든 버스노선을 재조정해야 한다.부당하게 올려준 요금도 다시 조정돼야 한다.아울러 서을시장은 스스로 지휘책임을 물어 시민에게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다짐해야 하리라고 본다.또한 세무·건설 등 다른 민원부서에도 버스처럼 부조리가 남아 있는지 점검하여 부패의 뿌리를 뽑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 해외과소비 엄벌해야(사설)

    검찰이 과소비 해외여행자에 대한 수사끝에 5명을 구속하고 7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최근 들어 우리 사회의 지나친 사치풍조가 국민경제에 주름살을 줄 만큼 심각하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고 과소비추방 시민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는데도 돈을 물쓰듯 하는 사람들이 무더기 입건될 정도로 많다는 사실은 우리를 착잡하게 만든다. 더욱이 이번에 입건된 해외 과소비 사범가운데는 대학교수,지방의회의원,교직원 등 누구보다도 모범적이어야 할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어 더 큰 실망과 분노를 느끼게 한다.당사자들은 『내돈 가지고 내가 쓰는데 왜 이러느냐』고 항변할지 모르나 여러 사람이 모여 사는 공동체에서는 지켜야 할 윤리와 도덕규범이 있다.현재 우리 사회에서 과소비는 나라살림을 휘청거리게 하는 암적요소라는데 모든 국민이 동감하고 있다. 올해 여행수지적자는 지난해(12억2천만달러)의 두배가 넘는 25억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금년말까지 예상되는 우리나라 경상수지적자 1백20억달러(9조6천억원 상당)의 20%가 넘는다.이런 상황에서 여행수지적자를 더욱 악화시키는 해외과소비는 국제화·세계화와 상관없이 제재해야 한다.또한 해외과소비는 외환관리법 등 현행법위반의 결과이고 계층간 위화감을 조성하며 나라와 국민의 품위를 손상하는 것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방치할 수 없는 일이다. 과소비로 탕진되는 돈은 땀흘려 번 돈이라고 볼 수 없다.해외과소비 사범들에 대해서는 법에 따른 처벌은 물론 세무조사와 명단공개 등을 병행해야 한다고 본다.1개에 2천만∼3천만원 하는 고급시계와 보석을 서슴없이 사거나 한번 여행길에 4천만∼6천만원을 도박으로 날릴 정도의 사람들이 그에 걸맞는 세금을 납부하고 있는지 조사하여 세금을 추징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과소비 풍조를 바로잡기 위해선 단속도 중요하지만 근검절약을 미풍으로 여기는 새로운 국민적 자각이 확산되어야 할 것이다.
  • “어린이 성폭력 근절”/유럽 32만명 대행진

    ◎지난 8월 희생된 여아 2명 추모/석연찮은 판사교체 당국에 항의 유럽 전역에서 모여든 30만이상의 군중들은 20일 브뤼셀에 모여 아동에 대한 성적 모독과 이를 근절해야 할 벨기에 정치 및 사법체제의 문제점에 분노를 표시하면서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벨기에 불어권과 화란어권 주민들을 비롯 유럽 시민 32만5천명은 문화적·언어적 차이를 넘어서 「벨기에는 수치를 느낀다」라는 글귀가 쓰인 플래카드를 앞세운 채 한 마음으로 브뤼셀 북역과 남역사이에서 무언의 항의시위를 했다. 시위는 이날 하오 4시간동안 계속됐는데 어린 소녀 4명이 납치돼 성적 폭행 등 모독을 당한 후 2명이 희생되는 참극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이뤄졌다. 순진무후한 희생 어린이들을 추모해 대부분 흰 옷을 입고 흰 꽃을 손에 든 채 이런 악질적 범행의 처벌 등 처리에 대한 사법체계의 허점에 깊은 분노와 실망을 나타냈다. 여자 어린이 2명이 모두의 간절한 소망에도 불구하고 결국 숨진 채 발견돼 전유럽의 가정들이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 것은 지난 8월 중순. 작년 7월 벨기에 남부 리에지지방에서 함께 실종됐던 멜리사와 줄리에(당시 8세)등 두 어린이가 실종 1년1개월만에 범행자인 마크 뒤트루(40)의 정원 땅속에서 숨진 채 발굴된 것이다. 이들의 소재가 파악될 수 있게 된 것은 델레즈양(14) 등 다른 2명의 벨기에 소녀들이 귀가길에 각각 실종된 지 1주∼3개월만에 극적으로 발견되면서 부터다. 시내 버스 운전사·소방사·자동차공장 종업원 등 시위자들은 특히 지난 16일 「뒤트루」사건를 담당했던 장 마크 코네로트 판사가 이번 사건담당에서 제외된데 항의해 시위를 벌였다.〈브뤼셀 연합〉
  • 승리 진두지휘 하시모토 자민총재

    ◎「불도저」 추진력 갖춘 강경우파/“미에도 NO라 말한다” 자긍의 화신 하시모토 류타로(교본용태랑·59)자민당 총재:그는 이번 총선에서 자민당을 사실상 승리로 이끌어 다음 총리로 유력해졌다.정치평론가들은 그의 총리연임이 확실하다고 예상한다.그는 일본 보수세력의 중심인 자민당 안에서도 보수적인 인물이다.선거를 앞두고 그가 이끄는 자민당은 독도에 대한 영유권 주장과 야스쿠니신사에 대한 공식참배 실현을 선거공약으로 내걸어 이웃나라들의 분노를 자아냈다.그는 지난 7월 야스쿠니신사를 공식참배해 나카소네 전총리 이후 처음으로 총리의 야스쿠니공식참배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지난 1월 총리직에 오른 뒤 금융기관인 주택금융전문회사(주전)의 부실채권문제와 오키나와 미군기지 감축문제 등을 무난하게 처리,리더십과 행정력을 보여주었다.그는 특히 오랜 관료생활을 바탕으로 관료사회에 대한 뛰어난 지도력을 발휘해 왔다. 그는 연립정권에서 통산상으로 있을때 미국과의 껄끄러운 통상협상에서 미국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고 일본의 입장을 당당하게 주장하는 적극적이고 강한 이미지를 국민들에게 심어주었다.그의 강경자세로 일부에서는 미­일 무역전쟁이 일어나는 것은 아닌가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많은 일본인들은 그의 강경자세에 환호를 보냈다.그는 전후 50여년간 미국에게 「아니오(NO)」라고 말할 수 없었던 일본인들에게 자긍심을 불러넣어준 것이다. ◎참패로 중대고비 오자와 신진당수/「막후정치」 귀재… 위기때마다 돌파력 과시 오자와 이치로(54) 신진당 당수:일본도 「보통국가」가 돼야 한다는 일본개조론을 펴온 그는 개혁적이지만 실제는 보수중의 보수정치인이다. 그는 지난 93년 6월 자민당을 뛰쳐 나와 신생당을 창당함으로써 정계재편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고 94년말 야당세력을 규합해 신진당을 결성했다.자민당의 다케시다 노보루 전 총리와 함께 일본 정치를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인물로 꼽힌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 신진당이 사실상 패배함으로써 그의 정치적 위상은 약화됐다고 할 수 있다.그는 결단력과 비전을 갖고 있는 정치인으로 21세기 일본을 이끌 지도자로국내외에 주목을 받아왔다.하지만 막후정치를 좋아하는 그의 정치스타일 등으로 측근들이 그를 떠나고 이번 선거에서도 패배하여 어려움이 예상된다.그는 이번 선거결과로 상처를 받았다.하지만 특유의 돌파력과 정치력으로 난국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민주당 선전 하토야마·간 공동대표/행정개혁 이슈 부각·관료주의 「장막」 공격 하토야마 유키오(구산유기부·49)의원과 간 나오토(관직인·50)후생상:새 정치를 바라는 여론을 등에 업고 신당인 민주당을 결성한 후 이번 선거에 임했다.그러나 강력한 「신당바람」을 일으키는 데는 실패했다.하토야마 의원은 증조부가 중의원의장,조부가 총리,부친이 외상을 지낸 정치명문가 출신.대학교수를 지내다 정치에 뒤늦게 투신,3선에 불과하지만 창당 주역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이런 배경 덕분. 그는 행정개혁의 필요성을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로 부각.정국의 변화속에서 주요한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도쿄대 공학부. 간 후생상은 변호사로서 시민운동을 벌이다 정치에 투신한 뒤 줄곧개혁가로서의 이미지를 주어오며 국민들의 큰 인기를 얻고 있다.그는 올해 초 후생상에 취임하면서 후생성의 자료공개를 첫 걸음으로 관료들의 비밀주의,관료주의 체질을 뚫고 약해 에이즈문제를 해결함으로써 국민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기 시작했다.〈도쿄=강석진 특파원〉
  • 이양호 파문­특별수사 지시 배경

    ◎김 대통령 진노… “국민에 모두 밝혀라”/전정권서 시작된 일… 비리뿌리 실감/군 분위기 쇄신… 기강 확립의 계기로 김영삼 대통령은 「여론의 정치」를 하는 지도자다.이양호 전 국방장관사건에 대해 국민이 분노하면 김대통령도 당연히 분개하고 있다고 보면 틀림없다. 실제로 이 전 국방장관의 군기밀누출 및 인사청탁·수뢰의혹은 김대통령의 심기를 크게 건드리고 있다.김대통령은 야당의 폭로가 있자 18일 저녁 바로 「철저조사후 엄정처리」를 지시했다.19일에도 관계수석들을 인터폰으로 수차례 찾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19일 상오 김광일 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수석회의에서도 이 전 장관사건을 있는 그대로 국민에게 밝히고 단호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이 전 장관이 권병호라는 사기성 짙은 무기중개상에게 시달리고 있다는 소문은 오래전부터 있어왔다.그때 사정기관에서 단편적으로 파악한 내용은 「법적으로 큰 문제가 될 게 없다」는 쪽이었다.청와대 관계자는 『야당이 이 전 장관비리를 폭로할 것을 미리 알고 장관을바꾼 것은 아니다』면서 『김동진 신임국방장관 임명은 김대통령이 오래전에 구상을 끝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전 장관과 권씨와의 「5년관계」가 모두 폭로되자 「법이전에 국방장관에까지 오른 사람이 인간적으로 그렇게 파렴치할 수 있느냐」는 반응을 불렀다.청와대 다른 고위관계자는 『그런 약점이 있었다면 스스로 공직에서 물러나 자신을 협박한 사기꾼에게 대응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과거 정부에서 시작된 일로 문민정부의 도덕성까지 의심받게 된 것을 아쉬워했다. 이 관계자는 『이 전 장관이 무기중개상과 거래한 파렴치행위부분에 대해서는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하고 군기밀유출 및 뇌물수수·인사비리부분은 수사기관의 엄정한 조사결과에 따라 처리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측은 이 전 장관사태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기대도 갖고 있다.한 수석비서관은 『과거 정권에서의 비리와 잘못된 관행의 뿌리가 얼마나 깊은지 다시 실감하게 됐다』면서 『이번 일을 철저히 처리,군분위기를 쇄신하고 기강을 확립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목희 기자〉 ◎수사 전망/공무상 기밀누설죄 적용 검토/군기법적용 어려워… 인사청탁 뇌물규명 불투명/KLH사업 3억수뢰 확인되면 사법처리 가능 이양호 전 국방장관에 대한 검찰의 수사의지는 단호하다.한 고위관계자는 19일 이전장관에 대해 『파렴치하고 한심하다』는 말로 수사에 나서는 분위기를 전했다. 대검 중앙수사부가 사건을 맡은 것도 그같은 의지를 반영하는 것이다. 수사는 크게 3갈래로 진행될 전망이다. 첫째는 이 전 장관이 무기중개상 권병호씨에게 넘겨준 전투기부품 고장유무 자동점검장비(CDS)자료가 기밀에 해당되는지 여부다.그러나 군사기밀보호법의 누설혐의는 적용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당초 공안부에서 수사하는 것을 검토했다가 중수부가 맡은 것도 그 때문이다. 따라서 검찰은 보다 포괄적인 형법의 공무상 기밀누설혐의를 적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그러나 일부 검사는 이 혐의 역시 적용하기 어렵다는 의견이어서 최종적으로 어떻게 결론이 날지는 미지수다.공무상 기밀누설죄는 공소시효가 3년이기 때문에 혐의가 확인되더라도 시효만료로 적용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둘째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 소영씨에게 인사청탁을 했는가 하는 것이다.이 부분은 이 전 장관과 국민회의 및 소영씨의 주장이 저마다 달라 먼저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그러나 인사청탁의 대가로 다이아몬드와 반지 등이 전달된 것이 확인되더라도 소영씨는 공무원이 아니기 때문에 이 전 장관에게 뇌물공여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소영씨에 대한 청탁은 당연히 대통령에게 전달되는 것으로 보아 뇌물공여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좀더 법률적인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셋째는 이 전 장관이 95년 경전투헬기(KLH)사업에 대우측을 참여시키는 조건으로 권씨와 함께 3억원을 받아 나눠가졌다는 부분이다.이 부분이 확인되면 곧바로 수뢰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검찰은 이를 위해 이 전 장관 등의 계좌를 추적하는 것은 물론 대우 관계자 등을 불러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가급적 속전속결로 수사를 끝내기로 했다.21일쯤 이전장관을 소환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수사의 열쇠는 권씨가 갖고 있다는데 어려움이 있다.검찰은 미국측에 권씨의 신병을 인도해달라고 요청한다는 방침이지만 권씨가 미국 시민권을 갖고 있어 절차적으로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 전 장관에 대한 사법처리는 이미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검찰의 한 관계자는 『이 전 장관은 실력보다는 로비에 의해 승승장구한 대표적인 인물』이라며 『재산은 얼마 되지 않는데도 평소 씀씀이가 커 의심을 받아온 만큼 사법처리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박홍기 기자〉
  • 경찰청 치안연 세미나… 정용석 교수 주제발표

    ◎“한총련은 자유민주체제 잠재력 전복세력”/언론·시민 과격폭력시위 용납 말아야 경찰청 치안연구소는 한총련 사태와 관련,17일 하오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시민,학생운동 그리고 경찰」라는 주제의 세미나를 열어 과격학생 운동의 실상과 그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했다.단국대 정용석 교수의 「과격 학생운동과 국민적 대응」이란 주제발표를 요약한다. 한총련은 「전대협」의 친북 통일노선에 대한 국민의 분노를 의식,출범 초에는 용공노선을 감추었다.그러다 94년 5월 한총련 제2기 출범선언문을 통해 「친미 민간파쇼정권 타도」「반제…민족해방 투쟁」등의 친북주사파 노선을 펴기 시작했다.이같은 한총련의 변화는 지난 8월12∼20일 연세대에서 열린 「범청학련 통일대축전」에서 여실히 입증됐다. 과격 학생시위 행태의 특징은 북한의 노선을 추종하고 화염병과 쇠파이프 등 흉기를 휘두르며,정부의 공권력을 무기력하게 만들고 공공질서를 마비시킨다는 점이다.이들은 자신의 소행을 부인하거나 잡아떼기 일쑤이고 교내의 문제점을 들춰내 공감대를얻어낸 뒤 일반 학생들을 시위에 동원하고 있다. 특히 학교 재단 비리와 등록금 인상 반대 투쟁 등을 업고 캠퍼스를 좌경운동의 활동거지로 만들고 총학생회 활동을 치외법권적인 대상으로 성역화시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연세대 폭력시위때도 드러났듯이 전경을 질질 끌고 다니거나 군입대 기피를 위해 손가락과 발가락을 절단하는 등의 비굴한 수법도 쓰고 있다. 따라서 자유민주체제를 전복할 수 있는 무서운 잠재적 전복세력으로 한총련을 직시해야 한다.북한이 남한의 과격운동에 기대를 걸고 선동·지원하는 연유도 체제 전복의 가능성을 믿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주사파 학생들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우선 정부의 공권력을 엄히 집행해야 한다.법의 준엄한 심판을 피할 수 없다는 인식을 확산시켜 불법 시위에 나서지 못하도록 원천 봉쇄해야 한다. 경찰의 폭력시위 대처 자세에도 발상의 대전환이 요구된다.소극적이 아닌 적극적인 진압 전술을 펴야 한다. 또 대학측의 학생들에 대한 적극적인 지도와 엄정한 학사관리가 절실하다.대학 캠퍼스를 과격 운동권의 해방구로 방치해서는 안된다.캠퍼스가 주사파의 「보급기지」 또는 「저수지」로 전락되는 것을 막아야 된다는 것이다. 언론·기업·일반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도 필요하다.어떤 목적이든 간에 과격 폭력 시위자를 영웅시해서는 안된다.탈법 시위 주동자들은 사회로부터 불이익을 받는다는 시위문화가 정착돼야 한다.올바른 시위문화가 정착되면 과격 시위는 설땅을 잃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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