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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새 집시법 불복종 안된다/이상안 경찰대 교수·명예논설위원

    새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에 대해 시민·노동·사회단체가 불복종운동을 선언했다.시민단체 등은 불복종의 논거로 새 집시법이 ‘심각한 위협’‘확산될 우려’ 등의 애매모호한 규제조건을 담고 있는데다 전반적으로 집회·시위의 기본권리를 제한하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새 집시법은 집회·시위 과정에서 확성기 등을 사용해 생기는 소음과 학교수업 침해,교통장해 등에 대한 예방적 보호조치로서 집회·시위의 기본권을 제한한 것이다.이처럼 일상생활을 침해하고 서민 생업에 지장을 주는 일을 막고자 하는 법 개정을 ‘개악’이라며 불복종운동 대상으로 삼은 것은 세 가지 점에서 문제점을 내포한다. 첫째,문제가 무엇인가를 잘못 본 데 따른 오류이다.학생과 시민·노동단체 등이 주체가 되어 권위체제에 저항할 때는 강한 집시법에 대해 절규할 수밖에 없었다.그러나 민주화 이후 봇물처럼 터진 과격한 집회·시위에 대해서는 경찰 대응이 오히려 너무 미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또 의사표현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하지만 타인의 생명·재산 보호의 권리,공공이익도 보장되어야 한다는 요구가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따라서 공중의 생활상 불편을 개선할 목적으로 개정된 집시법에 대한 불복종은 ‘무엇이 문제인가’에 대한 인식의 오류가 행동의 혼란을 가져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윤리도덕상 문제이다.새 집시법이 개선된 것인가,개악된 것인가에 대한 판단은 윤리도덕상의 규범을 토대로 이루어져야 한다.즉 ‘윤리는 법의 생명’이고 ‘정의가 법제도의 1차적 도덕률’이기 때문에 그 근본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과거에 비해 인권이 크게 신장된 지금 공동체 질서에 역점을 두고 그 속에서 인권의 가치를 상호작용 관계에서 보는 것이 윤리적 의미를 지닌다. 셋째,‘정책가치’판단의 문제이다.법개정에 앞선 작업이 정책가치 판단이다.한 정책이 미래의 바람직한 상태를 실현하려는 목적을 갖는다면,그 수단은 법개정 내용을 충실화하고 집행시의 성공가능성을 가늠하는 쪽으로 선택해야 한다.집시법은 인권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명제 아래 절차를 중심으로 한 법적장치이다.수단과 절차규정이 목적을 질식시켜서도 안 되지만 목적을 중시한 나머지 절차가 방종을 조장해서도 안 된다.시민이 짜증을 느끼고 생명과 재산에 위협을 받기 때문에 개정에 합의한 법이라면 정책판단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아울러 정책수단 선택에는 비용부담과 편익증대를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인권보호를 위한 효용보다 무질서에 따른 비용과 고통이 더 크다고 보면 이를 개선하는 것은 당연한 선택이라고 봐야 한다. 새 집시법이 불러온 정부와 비정부기구의 갈등이 조속히 해소되고 양자가 앞으로 바람직한 관계를 맺기를 기대하며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첫째,정부와 비정부기구는 인권과 질서유지에 대해 균형적으로 경쟁해야 한다.일방의 가치만 중시하고 다른 가치를 포기한 경쟁은 실패를 가져오기 쉽다.사회단체도 국가 경쟁력 강화라는 측면을 염두에 두고 경쟁에 나서야 한다. 둘째,‘인권’이 생명체를 지닌 물고기라면 ‘질서’는 호수의 물과도 같다.질서의 강물이 혼탁한데 생명체인 물고기가 그 속에서 생존할 수는 없다.사회단체도 환경을 외면해서는 결국 지지를 받을 수 없다. 셋째,집회·시위는 시민생활의 활력소가 되어야 하고 병으로 남아서는 안 된다.집회·시위 역시 사회개선운동의 하나로서 봉사하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봉사자의 타인에 대한 배려,시민생활에 대한 존경이 행동덕목으로 되기를 기대한다. 끝으로 경찰의 치안서비스도 개선되어야 한다.치안서비스는 어느 한 지역에서 분쟁이 발생하여 다수의 병력이 출동했다는 이유로 다른 지역의 방범순찰 수요를 거부할 수 없다는 특성이 있다.경찰인력을 늘려서라도 모든 치안 수요에 서비스를 공급해야 한다.신고된 집회·시위의 자유는 철저히 보호해야 하지만 행사를 방해하는 세력이나 일탈하는 집단에 대해서는 철저히 규제·처벌해야 할 것이다. 이상안 경찰대 교수·명예논설위원˝
  • 부천시민들 ‘문화의 봄’ 만끽

    “이사가서 속상해요.좋은 공연을 마음껏 볼 수 있어 행복했거든요.” 부천에 살던 주부가 털어놓았다는 이 말은 부천문화재단 사람들에게는 최대의 찬사다.떠난 사람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부천문화재단의 ‘2004 봄 시즌’이 19,20일 국립발레단의 ‘지젤’로 막을 연다.지난해 가을 도입한 ‘시즌제’는 겨우 두번째를 맞지만,벌써 정착된 듯한 느낌이다.바그너 악극을 보러 바이로이트 축제를 찾아갈 정도의 마니아가 아니라면,문화적 빈곤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 프로그램은 시민들의 ‘식성’을 고려하여 엄선한 흔적이 역력하다.춤은 ‘지젤’에 이어 새달 2일 남정호·박명숙·정영두·최진한 등의 현대무용 ‘오늘과 내일’이 무대에 오른다.연극은 26일 윤대성 작·정진수 연출의 ‘이혼의 조건’으로 시작하여 ‘도화아리랑’과 조재현이 출연하는 ‘에쿠우스’,‘이중섭 그림 속 이야기’로 5월까지 이어진다.4월17일 ‘가족과 함께하는 노영심의 피아노 이야기’와 5월21일 ‘피아니스트 강충모가 전하는 사랑의 메시지’는 클래식 음악에 부담을 갖는 사람을 위한 배려다.관람객의 만족도에 비해 비용이 너무 많이 드는 오페라는 외면했지만,오페라 팬을 외면하지는 않았다.‘금난새의 오페라 여행’은 5월 28,29일 유라시안필하모닉과 함께 ‘카르멘’,‘라 트라비아타’를 둘러본다.6월엔 본격적인 소리판이 펼쳐진다.안숙선·조상현·전정민 등 대표적인 판소리 명창이 5,12,19일 무대에 오르는 것.‘명창이 들려주는 우리소리 세가지 빛깔’이라는 주제로 춘향가·심청가·흥보가를 각각 들려준다. 부천에서는 또 부천필하모닉이 올해 ‘명곡 시리즈’로 수준높은 연주회를 열고 있다.4월은 ‘프랑스 음악’,5월은 ‘음악과 문학’,6월은 ‘혁명’이 주제.부천문화재단과 부천필하모닉,합창단 등 시립예술단체는 부천문화를 풍요롭게 하는 양대 축(軸)이다. 부천시민회관 대공연장과 복사골문화센터 아트홀에서 열리는 봄 시즌 공연은 티켓값이 서울보다 싼 데다,다양한 할인제도로 최근에는 오히려 서울에서 관람객이 찾아온다.(032)326-2689.www.bcf.or.kr. 서동철기자 dcsuh@˝
  • [녹색공간] ‘나홀로 웰빙’ 가능한가/안병옥 시민환경연구소 부소장

    웰빙 붐과 주5일제 확산으로 삶의 질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잘먹고 잘살자.’를 인생의 좌우명으로 삼는 사람들이 급증하는가 하면,이른바 ‘몸짱’ 열풍에 힘입어 실내 운동기구 시장이 매년 20% 이상씩 성장하고 있다고 한다.유기농 딸기,목장 한우,제주산 은갈치,이천 인증미,열대 과일,와인,수입산 가공식품,2ℓ에 1만 5000원 하는 해양 심층수….평당 2000만원을 상회한다는 서울 강남의 타워팰리스 주민들이 건강을 생각하며 즐겨 먹는 식품들이라는 보도도 있었다. 신체와 정신이 건강한 삶을 행복의 척도로 삼는 웰빙문화를 한마디로 재단하기는 어렵다.믿을 건 자기 몸밖에 없다는 생각이 물질적 가치나 명예를 얻기 위해 달려왔던 그간의 삶에 비해 가볍다고 볼 수 있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또한 지금까지 잘 살아왔다고 믿었던 삶에 대한 위기의식에서 출발하는 것이니,잘만 하면 삶의 질에 대한 새로운 성찰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 여전히 개운치 못한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 그것은 아마 작금의 웰빙 열풍이 두 가지 측면에서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선 웰빙 바람은 좋은 환경이 고가의 상품으로 거래된다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또한 우리사회가 개인의 지불능력에 따라 오염을 일시적으로나마 회피할 수 있는 능력이 결정되는 사회임을 끊임없이 환기시킨다.부유 계층보다는 빈곤 계층이,남성보다 여성이,청·장년보다는 노인이나 아동이 환경오염에 더 취약하다는 연구 결과들은 환경도 사회 불평등의 한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따라서 최근의 웰빙 열풍이 ‘피트니스센터를 갖춘 고급 아파트에서 비싼 건강식품을 먹고 자기 몸만 잘 가꾸며 살겠다는 돈 많은 자들의 놀음’이라는 비판은 가혹하긴 해도 100% 부당한 것은 아니다.물론 선진국 국민의 평균수명이 후진국보다 길고 건강에 대한 관심도 더 많다는 사실이 보여주듯 건강에 대한 관심이 삶의 질에 중요한 요소중 하나임은 부인하기 힘든 사실이다.따라서 기본생활을 영위하기에 바빠 건강을 돌볼 처지가 안 되는 사람들은 여유있게 건강을 돌볼 수 있는 처지의 사람들을 보며 소외감과 박탈감을 갖게 될 것이다. 하지만 웰빙 열풍의 보다 근본적인 한계는 잘 먹고 잘 사는 것의 진짜 의미를 놓치고 있다는 데 있다.진정으로 건강한 삶은 몸에 좋은 음식을 먹고 매일 피트니스 기계와 씨름한다고 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건강한 몸과 맑은 영혼을 유지할 수 있도록 삶의 일상적인 뿌리 전체가 바뀌어야 가능한 일이다.생각해 보라.매연과 황사로 희뿌연 도시 한복판에서 나 혼자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는 방법이 있는가? 하루 세 시간 이상 자동차 안에서 보내면서 부족한 운동을 보충하기 위해 러닝머신에서 땀흘리는 것을 두고 과연 잘 먹고 잘 산다고 할 수 있을까? 우리는 어쩌면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아니라 잘 먹고 잘 사는 흉내만 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 없이 나만의 건강을 추구하는 것,주변 환경이야 어떻게 되건 말건 내 집만 쾌적하면 그만이라는 생각은 잘 먹고 잘 사는 것과 거리가 멀다.행복하고 건강한 삶의 조건은 나만의 도피처를 찾아 나서는 것이 아니라 이웃과 함께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일이다.웰빙 열풍이 개인의 울타리를 벗어나 사회 전체의 웰빙을 추구하는 쪽으로 발전해가길 기대해 본다. 안병옥 시민환경연구소 부소장˝
  • ‘1000만’ 태극기 꽂은 강제규감독

    강제규(42) 영화감독은 하마터면 ‘태극기를 휘날리지 못할 뻔’했다.지난 2001년 6월 강 감독은 매우 중요한 기로에 선다.영화 ‘쉬리’ 이후 새로운 아이템으로 SF장르를 선택한 그는 몽골을 다녀오는 등 칭기즈칸을 소재로 한 시나리오 작업에 열중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KBS-TV에서 제작한 6·25특집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우연히 접했다.그의 시선에 찰나처럼 스쳐간 장면은 이러했다.육군본부가 주도한 유해발굴사업단의 연락을 받고 50년 만에 남편의 유해와 마주하는 아내(75)와 딸(33)의 모습이었다.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어떤 예술가적 고통이 그의 가슴에 파고 들었다.곧,‘그래,한국전쟁이야!’라는 직감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단박에 ‘칭기즈칸’에서 ‘태극기 휘날리며’로 방향을 확 틀었다.이때부터 1000만 관객에게 다가서는 긴 여정이 시작됐던 것이다. ● 태극기는 휘날릴 수밖에 없었다 지난 주말 서울 강남구 포이동 ‘강제규 필름’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머리는 80년대의 대학생처럼 길었고, 헐렁한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대작 영화의 역량이 과연 어디에서 나왔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우선 최근 미국 샌타모니카에서 가진 영화 ‘태극기∼’ 시사회의 현지 반응을 먼저 물었다. “아메리칸 필름마켓(AFM) 전용극장에서 미국과 유럽 각국의 영화관계자 200여명이 관람했지요.그런데 이례적일 만큼 한 사람도 중간에 자리를 뜨지 않았습니다.다들 눈물이 글썽한 채 나오면서 ‘쇼킹하다’고 입을 모으더군요.” 특히 그는 “시사회때는 영화의 배경이 되는 역사적 상황을 소개하는 것이 관례지만 ‘태극기∼’는 시사회 기준인 1시간40분 러닝타임보다 더 길어 그냥 진행했다.”면서 “그럼에도 다들 감동적으로 영화를 감상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에도 충분히 도전해볼 만하다는 찬사도 아끼지 않았다. ● “영화는 철학적 메시지 담아야” 관객 1000만돌파의 비결에 대해 그는 “영화 ‘태극기∼’가 우리의 모든 상황을 종합해볼 때 시대적으로,정서적으로 중요한 위치에서,중요한 역할을 한 것 같다.”면서 “영화는 보고,즐겁고,기뻐하고,철학적 감동의 메시지를 줘야 한다.”고 자신의 영화철학을 피력했다. 제목을 ‘태극기∼’로 정한 특별한 까닭이 있는지 물었다.그는 “영화를 처음 시작할 때 제목을 ‘W프로젝트’로 명명했으나 막상 보도자료를 내려고 하다 보니 마땅한 제목이 없어 고민했다.”고 토로했다.또한 한국전쟁을 떠올리면 강렬한 이미지가 한가지 연상된다는 그는 “그건 군인들이 총신 끝에 태극기를 묶고 휘날리며 고지 위로 뛰어오르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또 ‘태극기∼’가 커보이고 역설적으로 뭔가 있을 것 같다는 의견을 듣고 제목을 그렇게 확정지었다.“모든 게 당초보다 커졌지요.영화를 찍고 나니 필름길이만 해도 33만자(1자가 약 30㎝)였습니다.서울∼부산을 왕복해도 남을 거리이지요.또 전국 67군데 흩어진 촬영장소를 돌아다닌 거리도 15만㎞에 이릅니다.” 영화관련 인터뷰 기사는 많이 보도돼 그의 과거시절로 얘기방향을 돌렸다. 그는 마산에서 2남2녀중 막내로 태어났다.부친이 마산 시내에서 조그마한 장사를 했는데 마침 집 근처 강남극장(지금은 없어졌지만)의 주인과 친하게 지냈다.덕분에 어릴 적부터 극장을 공짜로 자주 드나들 수 있었다.이때 즐겨 본 영화가 ‘아톰시리즈’‘로봇태권V’‘독수리요새’ 등이었다.흑백 영사기 돌리는 모습도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었다.영화 ‘시네마천국’의 꼬마 주인공 ‘토토’처럼. 중학교때 학교 성적은 3년 줄곧 전교 1등을 차지했다.특히 수학·과학에 천재적인 재능을 발휘해 주변에서 ‘신동’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때마침 형이 비행기 조립을 무척 좋아하는 바람에 집안을 온통 비행기 조종석처럼 꾸며놓았다.그의 과학적 재능을 더욱 개발하는 바탕이 됐다(형은 나중에 공군사관학교로 진학한다.지금은 대한항공 조종사로 근무중이다). 이같은 주위의 칭찬과 배려속에 중학을 마친 그는 고교에 진학하면서 사춘기를 맞아 비뚤어지기 시작했다.철학자들이 어릴 때 그랬던(?) 것처럼 ‘인생이 뭐꼬?’라는 물음표를 하루종일 떠올리며 거리를 마냥 쏘다니기 일쑤였다.하루는 ‘불선천지 팔양신주경’을 우연히 접하면서 불경에 푹 빠지기도 했다. 또 ‘어린왕자’와 ‘갈매기의 꿈’을 읽고 생텍쥐페리와 리처드 바크의 철학사상에 탐닉하기도 했다.학교성적은 거의 꼴찌수준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사진촬영’에 취미를 가졌다.카메라 하나를 둘러메고 바다로,시내로,산으로 가서 닥치는 대로 셔터를 눌러댔다.필름현상은 집 근처의 사진관 아저씨한테 직접 배웠다.이때 배운 촬영기술이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선배들과 곧바로 단편영화에 제작에 나서는 토대가 되기도 했다. ● 영화감독 꿈을 펼치기 시작한 고2 이뿐만 아니었다.사진촬영을 하면서 동시에 문학서클에도 가입했다.주로 표현주의 기법의 시를 창작하면서 문학적 자질을 키워 나갔다.이때 쓴 습작시만 수백편에 이른다고 했다.그가 ‘태극기∼’ 촬영을 끝마치고 영화제작의 전 과정을 담은 책을 쓰게 된 것도 그의 문학적 재능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그는 고등학교 시절을 돌아보며 “참,괴기하게 보냈다.”고 표현했다.그러나 그런 행동들이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영화감독을 할 수밖에 없는 ‘동물적 토양’이었다고 술회했다. 그가 영화감독의 꿈을 본격적으로 펼치기 시작한 것은 고2때.어느 겨울날 마산 시민극장에서 ‘닥터 지바고’를 관람했다.극장문을 나서면서 ‘영화가 이렇게 아름다운 것이구나.’하는 찡한 감동을 느꼈다.이때부터 사진 찍는 것을 중단했다.오로지 영화공부였다.마산에는 개봉극장이 거의 없어 주말이면 부산으로 달려가 개봉영화를 감상하고 막차로 돌아오곤 했다.이때 본 영화가 ‘사학비권’‘철수무정’‘하노버스트리트’‘새벽의 7인’등이었다. “고교때는 술도 마시고 좀 이상한 짓을 많이 했지요.고3때 연극영화학과에 진학하겠다고 했더니 ‘딴따라’라고 만류하는 사람도 많았습니다.또 당시만 해도 마산고에서 예체능계를 진학하는 예가 거의 없었지요.” 중앙대 연극영화과에 입학한 그는 선배들과 어울려 단편영화를 미친 듯이 찍어대기 시작했다.흔하던 미팅은 딱 한번.그것도 미팅 선약을 펑크낸 선배 대신이었다. ● ‘태극기~’는 다시 시작합니다 이때 만든 단편영화들은 ‘침묵’‘땅밑 하늘공간’‘깰수 없는 겨울잠’ 등이었다.제목에서 풍기듯 실험적인 작품에다 이미지 표현 중심의 영화가 주류를 이루었다.16㎜영화는 10여편.특히 대학 2년때 같은 학과 동료인 탤런트 박성미씨와 함께 단편 ‘가을오후’를 제작하면서 친해져 결혼에 골인했다. “89년에 결혼했지만 한동안 먹고 사는 것이 걱정이 돼 아이를 5년만에 낳았습니다.‘은행나무 침대’를 만든 후 첫째 아들 윤원이,그리고 ‘쉬리’ 이후에 둘째 지완이를 낳았지요.” ‘태극기∼가 대박을 터뜨렸으니 부인한테 보너스를 두둑히 주었느냐는 질문에 올 여름에 가서야 결산이 될 것 같다고 대답했다.그후에는 어떤 영화를 만들 것인지 물었다. “‘태극기∼’는 겨우 끝났고 다시 시작합니다.세계인들이 한국영화를 보고 울고 웃고 해야 합니다.끊임없이 그 문을 두드릴 뿐입니다.” 김문기자 km@ 강제규 감독 프로필▶1962년 11월 마산 출생 ▶81년 마산고졸 ▶85년 중앙대 연극영화과졸 ▶90년 ‘누가 용의 발톱을 보았는가’로 시나리오 데뷔 ▶96년 ‘은행나무 침대로’로 영화감독 데뷔▶99년 미국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아시아 개혁을 주도할 개혁 50인에 선정.강제규필름 대표 ?99년 영화 ‘쉬리’제작▶2004년 영화 ‘태극기휘날리며’ 제작 ▶수상기록=백상예술대상 각본상,대종상영화제 신인감독상,백상예술대상 각본상,아시아스타 50인 등˝
  • [오픈코리아-소통하는사회를만들자](3부)개방압력 파도 슬기롭게 극복을(상)”

    올해 우리나라의 농업과 농촌이 중대한 기로에 섰다.쌀을 포함한 농산물이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 때보다 더 큰 폭의 시장개방을 요구받고 있기 때문이다.지난 10년의 농정실패를 교훈삼아 향후 10년의 농정방향을 정해야 할 시점이다.농림부장관을 지낸 김성훈(金成勳·65)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대표를 권혁찬 경제부장이 만나 개방파고를 헤쳐 나갈 ‘지혜’를 들어봤다. 최근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이 국회비준을 받았습니다만,난항이 컸습니다.보고 느끼신 점이라면. -한·칠레 FTA는 태어나서는 안 될 잘못된 선택이었습니다.그러니 진통과 갈등이 클 수밖에 없었지요.일찍이 YS(김영삼)정권 때 계륵(鷄肋)이라며 칠레와의 FTA를 폐기했었습니다.그러다 단순히 칠레가 지구 남반구에 있어 우리 농업에 별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잘못된 판단으로 추진된 것입니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칠레가 차지하는 비중은 0.2%에 불과하지만 돌(Dole) 등 다국적 기업이 대형 농장을 좌지우지하는 과일수출 강국입니다.그런데 양국 전문가들의 공동연구도 생략된 채 통상교섭본부에서 강하게 밀어붙인 것입니다. FTA는 지리적으로 가깝거나 무역에서 상호 보완적인 나라끼리 맺는 것이 관례입니다. 이제 결과에 대한 책임은 정부가 져야 합니다.우리나라는 대폭적인 관세감축 또는 ‘영세화(零稅化)’가 목적인 세계무역기구(WTO)의 도하개발어젠다(DDA) 농업협상을 앞둔 시점에서 1000여개 품목에 대해 무관세를 약속했기 때문에 DDA 협상에서도 똑같이 약속해야 합니다.잘못된 파트너를 선택한 정책의 실패라 할 수 있습니다. 농업시장 개방이 대세 아닙니까. -93년 UR 타결과 95년 WTO 가입으로 우리나라 농업시장은 이미 개방됐습니다.DDA 협상에선 정부보조금과 관세를 완전히 철폐하느냐 또는 대폭 삭감하느냐 여부가 당면과제입니다.우리나라가 나라별 식량사정과 농업기반 조건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일괄적인 철폐에 합의하면 농지가격이 중국 등에 비해 10배 이상 높은 우리나라에서는 도저히 농업이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지난해 기준 26.9%에 불과합니다.또 논농사는 단순히 10조원이 조금 넘는 상품(쌀)의 생산에 그치지 않습니다.홍수방지,지하수 함양,청정산소 공급,국토의 균형발전,경관 유지,전통문화 보전,식량안보 등 헤아릴 수 없는 다양한 공익적 기능(NTC)이 있습니다.이를 일부만 돈으로 환산해도 23조원이 넘는 혜택을 국민에게 무상 제공하고 있는 셈입니다.우리 국민이 즐겨먹는 중·단립종 자포니카 쌀은 생산지가 미국 캘리포니아와 중국 동북3성,호주 등 일부 국가에 불과합니다.이들의 수출여력은 우리 국민 쌀 수요의 4분의1도 안됩니다.우리의 쌀 산업이 한꺼번에 무너지면 아무리 비싼 값을 주어도 절대 수요량 확보가 어렵습니다. 쌀 재협상에서 관세화 또는 관세화 유예에 대해 논란이 있습니다만. -올해 쌀 재협상에선 현재 4%인 MMA(최소시장개방) 물량을 몇%로 더 늘려주느냐의 ‘관세화 유예’논의만 있을 뿐 별 대안은 없습니다.일본 등이 시장을 완전히 개방하는 관세화를 선택했으나 우리와는 처지가 다릅니다.일본은 UR 협상때 미리 값싼 수입쌀을 조금 수입하는 발빠른 조치를 통해 99년 관세화로 돌아설 때 1300%의 고(高)관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었습니다.2000년 타이완도 660%의 높은 관세벽을 인정받아 자국 쌀을 보호하고 있습니다.하지만 우리 정부는 그렇게 대처하지 못해 이제 340% 수준을 유지하기도 어렵게 됐습니다.따라서 관세화 유예의 조건을 얼마나 유리하게 얻어낼지에 협상전략을 집중해야 합니다.일본의 특례(1300% 관세 인정)에서 보듯 관세화 유예협상에서 미국의 의사결정 시스템을 꿰뚫어 미국 쌀 업계에 로비를 하고,해당 의원들을 우군으로 확보하는 초동 전략이 중요합니다.중국이라는 새 변수에 대해서도 중국식 ‘콴시(關係)’를 근거로 ‘주고받기식’ 전략이 필요합니다. UR 이후 농정의 잘못된 점은. -98년 농림부장관으로 취임했을 때 농촌경제는 일반기업의 사업장 폐쇄나 은행의 대량실직 사태와 비교해도 그 이상의 참상이었습니다.부실기업과 은행은 150조원의 공적자금을 수혈받았지만 빚더미에 눌린 농촌은 방치됐습니다.62조원의 구조개선 및 농특자금은 농가 자부담액 등을 제외하면 40조원도 채 안되는데,그 대부분이 융자형태여서 고스란히 부채로 남았습니다.농가부채는 정책실패의 결과였습니다.아쉬운 점은 공적자금 투입을 농가부채에 적용하지 못한 것입니다.재정사정도 어려웠지만 농업대책이 우선 순위에서 밀려 있었던 것입니다.부채소각(탕감)에 대해 ‘도덕적 해이’라는 여론몰이 탓도 있었습니다.문제는 또 있습니다.농산물 관련 국제통상협상을 외교채널에서 총괄함으로써 농림부의 과장(부이사관급)이 중국과의 마늘협상,한·칠레 FTA 등에서 교섭팀의 말석을 겨우 차지하고 있습니다.비전문기관의 일방적인 교섭논리에 떠밀려 다닐 수밖에 없지요.수세적 통상외교에서는 품목별로 전문성을 띤 개별 정부부처에 교섭권을 분산시켜 대응해야 합니다. 농업·농촌을 실질적으로 살릴 수 있는 방안으로 무엇이 있을까요. -첫째로 농업경쟁력 증대를 가격과 비용,규모화 측면에서만 접근하면 십중팔구 실패하게 된다는 점입니다.쌀은 생산비 중 44%가 땅값(토지용역비)입니다.이는 미국·중국의 10배가 넘고 호주에 비하면 20배가 넘는 금액입니다.캘리포니아 쌀의 생산비와 비교하면 우리 쌀이 3.9배쯤 생산비가 높지만 토지용역비를 뺀 생산비만 따지면 1.8배밖에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땅값은 장기적으로 내리도록 유도하되 그 대가로 직불제와 가격보상,그리고 농업·농외 소득기회의 확대가 필요합니다. 둘째,범국가적으로 친환경유기농업을 대대적으로 육성·지원해야 합니다.환경 생태계를 살리고 국민건강을 지키며,우리 농축산물이 차별성을 갖는 길입니다.셋째,소득안전망을 선진국 수준으로 대폭 보강해야 합니다.농촌의 교육,의료,보건,복지,정보화 정책을 범정부 차원에서 통합 지원해야 합니다.농촌을 살기 좋고 쾌적한 삶의 터전으로 가꿔야 합니다.선진국은 도시와 농촌의 인프라에 별 차이가 없도록 하고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넷째,농가부채 문제는 옥석을 구분해 정책실패에서 비롯된 부분은 부실기업과 마찬가지로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혁명적 조치가 필요합니다.일찍이 다산 정약용 선생이 진언한 바와 같이 농사를 일반상업과 같이 수지가 맞도록 후하게 키워야(厚農)하고,공업처럼 편리하게 해야(便農) 하며,농민을 사회적으로 다양한 공익기능 수행의 대가로 존중받게(上農)해야 할 것입니다. 요즘 농협개혁 문제가 논란인데요. -자주 불거지는 농협문제는 농정실패의 부산물입니다.농림부가 해야 할 일을 농협에 떠맡겨 생긴 일이지요.감시·감독 기능을 소홀히 해서 발생한 구조적인 문제들입니다.농협개혁은 선출직인 지역농협 조합장이나 중앙회장에게 맡길 성질이 아닙니다.정부가 개혁을 주도해야 합니다.선출직은 악역을 맡지 못합니다.유통 중심의 품목별 조직을 육성하고 도·군지부 등 군더더기 중앙회 조직은 축소·폐지해야 합니다.지역농협에 책임운영제를 도입해야 합니다. 도시자본의 농촌 유치정책은 방향이 제대로 됐다고 보십니까. -모든 선진국은 예외없이 농지의 공익적 기능을 보전하고 있습니다.그에 따라 농민의 사적재산 사용권이 억제(가격하락)되는 대가로 정부는 과감한 소득보상 직접지불을 하고 있습니다.미국 농민은 소득의 45%,유럽연합(EU)은 60%가 정부 직접보상의 결과입니다.농지전용은 억제돼야 합니다.이미 대도시 근교의 농지 70%가 도시민에 의해 불법·편법으로 소유돼 투기대상이 돼 있는 마당에 더 많은 도시민의 투기를 불러들이면 천추의 한을 남길 것입니다.현행 농지제도(농업진흥지역)가 마치 경제활성화의 걸림돌인 것처럼 주장한다면 이는 고의적으로 농업포기를 강요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FTA 후속대책도 중요하지만 농가소득 창출에 장애가 되는 규제들을 과감히 풀어야 합니다.농민들이 된장,고추장,간장,순대,편육 등을 만들어 팔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왜 국세청이 조선총독부 시절부터 갖고 있던 주세법을 틀어쥐고 있습니까.주류에 붙는 세금이 비싸다 보니 알코올 40도짜리 민속주가 밸런타인 양주보다 비싸게 팔리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민속주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겠습니까.외국에서는 ‘홈 메이드’ 치즈나 잼이 제일 비쌉니다.우리는 식품위생법에 걸려 농민들이 된장·고추장을 만들어 팔 수 없습니다. 평소 정책 수혜자와 피해자의 형평성을 강조하셨는데.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사회주의를 극복하고 보편적 제도로 정착한 데에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J R 히크의 ‘보상의 원칙’과 존 롤스의 ‘최약자 보호원칙’이 경제·사회 정책의 기조를 이루어 왔기 때문입니다. 어떤 한 정책에서 수혜자와 피해자가 함께 발생하면 정부가 나서 그 혜택을 고루 공유할 수 있도록 형평성과 보상대책을 강구해야 합니다.우리 사회에는 승자에 대한 찬사와 대책은 있어도 패자와 피해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합니다. 국토대청소 운동을 제안하셨다고 들었는데요. -얼마 전 대통령이 주재하는 ‘일자리 창출’ 경제지도자회의에 경실련 대표로 참석했습니다.그 자리에서 단기대책에 더해 후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범국가적인 공공사업을 제안했습니다.1930년대 미국의 테네시강유역개발공사(TVA) 등을 예로 들었습니다.쓰레기로 썩어가는 바다와 하천,저수지 등을 대청소하는 공공근로사업을 전개해 일자리도 만들고 깨끗한 환경을 후손에게 물려주자는 뜻입니다. 정리 김경운기자 kkwoon@˝
  • [월드이슈-흔들리는 전통결혼문화] 同性결혼·동거커플 갈수록 늘어

    결혼의 의미와 형식은 각 민족과 국가의 역사와 함께 변화해왔지만,최근 들어서는 동성애가 지구촌 결혼제도의 변화를 촉발하고 있다.또 ‘죽은 자와의 결혼’ 등 극단적인 형태의 결혼도 일부 국가에서는 제도화된 풍습이 되어가고 있다. ●동성애가 헌법개정 이슈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동성결혼을 금지하는 헌법 개정을 주창하면서 대선을 앞둔 미국에서는 이 문제가 정치·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보수와 진보층간에 찬반의견이 엇갈리지만, ▲동성간의 결혼은 반대하되 ▲‘시민결합(civil union)’ 등의 형태로 이들의 법적 권익은 보호해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되는 분위기다. 동성애자 커플말고도 미국의 결혼문화가 변화한다는 사실은 통계적으로 나타난다.USA투데이가 26일 인구조사국 통계를 인용,보도한 데 따르면 미국 성인 남녀 가운데 59%만이 결혼을 했고 24%는 한번도 결혼을 하지 않았으며 10%는 이혼,그리고 나머지 7%는 미망인으로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이같은 결혼 통계는 지난 1970년 결혼비율이 72%였던 것에 비하면 13% 정도 줄어든 것이다.이 때문에 부시 대통령은 15억 달러를 들여 결혼을 장려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하려 하고 있다. ●“결혼보다는 실용적인 동거” 결혼을 장려하는 미국과 달리 유럽에서는 동거를 인정하고,이를 법적으로 지원하는 정책이 일반화되어 있다. 또 유럽국가들이 결혼하지 않은 커플의 권리를 인정하는 것은 동성애자 부부에게도 어느 정도 법적 혜택을 부여하고자 하는 ‘배려’에서 출발했거나,그같은 부수적 목적을 갖고 있다. 동성애 커플의 결혼을 허용한 첫번째 나라는 실용주의 국가인 네덜란드로 2001년 법을 바꿔 4쌍의 게이 커플에게 결혼을 허용했다.같은해 독일이, 2년뒤 벨기에도 동성애 커플의 정식 결혼을 허용했다.스웨덴은 지난해 10월 처음 동성애 커플의 자녀 입양을 인정했다. 영국 정부도 동성애자 커플에게 상속,연금 등의 권리를 부여하는 ‘시민결합’의 입법을 추진중이다.독일에서도 ‘비결혼 커플’에 대한 법률에 따라 동성애자 부부도 한쪽의 성(姓)을 따를 수 있고,주택 마련 때 차별받지 않는 등의 권리를 갖고 있다.독일에서는 6000명이 비결혼 커플에 등록돼있다. 프랑스에서는 꼭 동성애자가 아니더라도 동거문화가 널리 퍼져 있으며 정부도 시민결합협약(PACS·Pacte Civil de Solidarite) 프로그램을 통해 이들을 보호한다.올해 현재 13만 3890명이 협약에 가입돼 있다. 8년째 PACS를 유지하고 있는 나탈리 라미레즈(28·여·기자)와 디야리 안타르(31·남·교사)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결혼 대신 동거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나탈리의 프랑스인 부모와 디야리의 알제리인 부모가 만날 기회가 없었고 ▲두사람의 관계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확신이 없으며 ▲자녀 문제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협약 가입에 따라 교사인 디야리는 정기순환 근무에서 제외돼 나탈리가 일하는 마르세유 지역에서 계속 정착할 수 있었다.또 3년이 지나면서 두사람은 재산권을 공동으로 갖게 됐으며,결혼한 부부와 마찬가지로 세금 혜택도 받았다.만일 두사람이 어떤 이유로든 관계를 청산하고 싶다면 3개월전에 관청에 협약해지를 통보만 하면 된다.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에서는 결혼하지 않고 동거하는 것이 사회적 추세다.다만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가정의 파트너’란 프로그램에 등록한다.노르웨이에만 이런 커플이 10만명이 넘는다고 한다.노르웨이 의회는 상속권 부여 등 이들의 권익을 크게 신장해주기 위한 법안을 검토중이다. 최근 들어서는 가족중심의 사회인 이탈리아에서도 동거를 인정하는 쪽으로 사회적 분위기가 변하고 있다.의회에 사상처음으로 결혼하지 않은 커플을 법적으로 인정하는 법안이 제안됐다.이탈리아는 그동안 동성애자의 권리를 인정하는데는 질색을 해왔다.그러나 결혼하지 않은 커플을 인정하는 법안이 만들어지면 이탈리아에서도 동성애자 부부를 법적으로 인정할 여지가 생긴다. 유럽의 영향으로 캐나다 정부는 동성애자의 결혼을 인정하는 정책을 추진키로 하고 이를 위한 법률적 기반을 갖춰 나가기로 결정했다.이에 앞서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한 법원이 동성애 남성들의 결혼을 합법화하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보수적인 남미와 아시아의 변화 가톨릭의 보수적 결혼관이 절대우위인 남미에서도 동성애자에 대한 법적 지위를 인정해주자는 입법 움직임이 활발하게 일고 있다. 칠레 의원들은 지난해 6월 게이 및 레즈비언 등 동성애자 커플에게도 법적 지위를 부여해 연금과 재산상속 등의 사회제도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이에 앞서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시의회는 2002년 12월 남미에서 처음으로 동성애자에 대해 유사한 혜택을 볼 수 있도록 법적 지위를 인정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아시아 국가들에서도 동성애자는 오래전부터 존재해왔다.최근 들어 아시아 국가들에서도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선언하는 ‘커밍아웃’은 있지만 아직 이들의 결합을 결혼으로 인정하는 사회적 분위기는 조성돼 있지 않다. ●유엔도 동성애 파트너 인정 나라별로 동성애 커플의 결혼과 관련한 갖가지 움직임이 나타나자 유엔은 지난달 “직원들이 소속한 국가의 법률에 따라 해당자의 동성 파트너를 가족으로 인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이에 따라 동성간 결혼을 인정하는 국가 출신 유엔 직원의 동성 파트너는 수당,의료보험 등 직원 가족으로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도운기자 dawn@˝
  • ‘동성결혼’ 美대선 변수?

    |워싱턴 백문일특파원|동성결혼 문제가 미 대선정국의 핫 이슈로 등장했다.샌프란시스코에 이어 최근 뉴멕시코에서도 동성커플에 결혼증명서를 발급하려 하자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25일 “동성결혼을 금지하는 헌법개정을 지지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민주당은 병역 의혹 등을 동성결혼 문제로 무마시켜 정국을 전환시키려는 대선 책략에 지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결혼은 남편과 아내의 결합이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일개 주나 시의 일부 운동권 판사와 지방 관리들이 결혼을 재정의하려는 시도는 미 전역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결정적이고 민주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앞서 매사추세츠주 대법원은 4일 동성결혼을 인정하는 권고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의회가 ‘남편과 아내’의 결합을 결혼으로 정의하는 헌법 개정안을 신속히 통과시킨 뒤 각주에 보내 비준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부시 대통령은 남성과 여성의 결혼이 문명의 가장 기본적 제도로 헌법을 개정하는 것만이 결혼의 의미를 영원히 바꾸지 못하게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부시 대통령은 각 주의 의회가 결혼 이외의 다른 제도를 정의할 수 있도록 선택할 여지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결혼은 아니지만 버몬트주에서 허용하는 ‘시민적 결합’을 묵인할 수 있다는 일종의 정치적 배려다. ●보수세 결집을 위한 대선용 카드인가? 부시 대통령의 지지기반인 보수층은 즉각 환영했다.워싱턴에 있는 보수적 법률사무소 ‘법과 정의를 위한 미국 센터’의 제이 세쿨로 대표는 “결혼을 남녀간 제도로 국한하려는 사람들을 결집하는 데 촉매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텍사스에 기반을 둔 가족옹호그룹 ‘자유시장재단’의 켈리 색켈포드 회장도 “결혼 제도를 보호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이슈는 없다.”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의 이날 발표는 24일 열린 공화당 주지사 모임에서 “케리 후보는 각종 이슈에서 ‘양다리 걸치기’를 한다.”고 부시 대통령이 직접 비난한 다음날 나왔다.이 때문에 이라크 정보왜곡,실업문제,병역 의혹 등의 현안에 물타기하면서 케리 후보가 동성결혼 등 각종 이슈에 분명한 선을 긋지 않는다는 점을 공략하기 위한 일종의 전술이라는 분석도 나온다.공화·민주 양당의 현 의석분포에선 헌법개정이 쉽지 않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헌법에 차별적인 요소를 담을 수 없다” 민주당의 하원 지도자 낸시 펠로시는 “과거 어느 헌법 개정도 특정 그룹을 차별화하는 데 사용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전국위원회(DNC)의 테리 매컬리프 위원장도 “게이나 레즈비언 가족에 대한 공격을 선거전략으로 이용하려는 것은 창피한 일”이라고 헌법개정에 반대할 뜻을 밝혔다.케리 후보는 “정치적 어려움에 빠진 대통령이 대선정국에 들어가면서 먼저 헌법을 개정하려는 데 미국민은 우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그러나 케리 후보도 동성결혼에는 반대한다. 동성커플에 결혼증명서를 발급하고 있는 민주당 소속 개빈 뉴섬 샌프란시스코 시장은 우익을 개입시키려는 발표라며 반발했으며 각종 게이 단체들 역시 대대적인 반대운동에 나설 것을 다짐했다. mip@˝
  • [盧대통령 취임 1년]靑참모진 힘의공백 ‘선점경쟁’

    청와대에 ‘힘의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주요 참모진간 ‘견제와 균형’ 구도는 지난 ‘2·13 청와대 개편’으로 깨졌다는 분석이다. 문희상 전 비서실장은 재임 시절 기자들에게 ‘시스템이 2인자’라며 “나와 유인태 정무수석,문재인 민정수석,정찬용 인사수석이 물고 물리는 관계로 한치도 봐주지 않고 서로 견제한다.”고 언급했다.모두 운동권 출신들로 시민단체 등에서 일했던 ‘강골’이라 주장들이 강했다는 풀이였다. 그러나 정 인사수석을 빼고는 모두 바뀌었다.김우식 신임 비서실장은 대학 총장 출신으로 권력 내 정치력은 확인되지 않았다.박정규 민정수석은 검찰 출신으로 정치적 후각이 예민한 편이다.정무수석은 공석이다.외교보좌관도 공석으로 한 달을 넘겼다.비서관급은 9개월째 공석인 제1부속실장을 비롯,정무기획·공직기강·사정 등 주요 자리가 공석이다. ●김 실장·박 민정 정치력 관건 청와대 내 창업공신들의 권력공백을 ‘공략’하고 있는 인물로 이병완 홍보수석이 지목되고 있다.이 수석은 지난해 8월 홍보수석에 임명된 이후 청와대 내 ‘부(副)비서실장’이라고 불렸다.최근 이 수석은 정무수석실을 지휘·감독하는 역할을 맡아 ‘왕(王)수석’ 반열에 들었다는 평가다. 최근 홍보수석실 단독기획인 취임 1주년 기념 언론들과의 연쇄 인터뷰 일정에 대해 청와대 안팎에서 잡음이 있지만 그럭저럭 넘어가는 것도 이 수석의 입지 강화와 연관되어 있다. 청와대 내에서 이 수석의 ‘독주’에 대해 불만이 적지 않다.그러나 견제도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김 비서실장이나 박 민정수석이 자리를 잡기까지 시간이 걸릴 뿐 아니라 총선을 앞둔 어수선한 시기에 ‘인화’가 강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또 핵심 ‘창업공신’이었던 ‘386’들은 출마를 위해 청와대를 떴거나,이광재 전 국정상황실장의 사퇴로 구심점을 잃은 채 자체 업무에 매달리면서 ‘때’를 기다리는 형국이다. 정찬용 인사수석의 힘이 세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총선 전까지 호남민심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지역 배려가 불가피하고,그렇다면 정 수석이 ‘힘센 수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386’ 중심추 이호철·윤태영 가능성 ‘386’의 맏형격인 이호철 민정비서관과 ‘청와대의 입’인 윤태영 대변인이 나서야 한다는 청와대 직원들도 적지 않다.한 관계자는 “이 비서관이 검찰 출신 민정수석으로 하여금 검찰과의 관계를 참여정부의 원칙에 맞게 풀어나갈 수 있도록 중심추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마찬가지 논리로 이 수석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윤 대변인이 목소리를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소영기자 symun@˝
  • [’장애인 외출길’ 동행 르포] 1시간이면 갈 거리 3시간씩이나 걸려

    ‘장애인도 대중교통을 이용해 외출을 하고 싶다.’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외출하는 것은 장애인에게는 넘기 힘든 거대한 벽이다.장애인들은 ‘장애인이동권연대’를 중심으로 4년째 싸움을 계속하고 있지만 사정은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다.선천성 뇌질환을 앓고 있는 1급 장애인 이흥호(34·서울 도봉구 창동)씨와 지하철과 버스·택시를 이용한 외출에 나섰다. ●험하고 어려운 외출길 지난 15일 오전 11시50분쯤 이씨가 사는 창동 주공아파트 1709동을 출발했다.이씨는 1주일에 4차례씩 성동구 구의동에 있는 노들야학에 공부를 하러 간다.평소에는 그나마 장애인 편의시설이 갖춰진 지하철만 이용하지만,이날은 지하철을 이용해 석계역까지 간 뒤 버스와 택시로 귀가했다. 팔·다리를 움직이는 것이 자유롭지 않은 이씨는 아파트 15층 집 현관을 나선 뒤 하강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는 것부터 힘들었다.이웃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 엘리베이터에 올랐다.이날은 5분 정도 기다렸지만 30분 이상 기다리는 날도 있다고 한다. 울퉁불퉁한 길을 힘겹게 지나 지하철 1호선 녹천역에 도착,리프트를 타기 위해 직원 호출 버튼을 눌렀지만 고장이 났는지 신호가 가지 않았다.하는 수 없이 휴대전화로 역 사무소에 전화를 걸어 도움을 청했다.역 직원은 계단 위에서 작동버튼만 눌러주고 되돌아갔다.이씨는 “원래 다 내려갈 때까지 직원이 도와줘야 하는데….”라고 아쉬워했다.지하철역 직원만 탓할 수도 없다.녹천역 정자영 팀장은 “매표소 2개에 3명의 직원이 일하다보니 바쁠 때는 장애인을 충분히 배려하지 못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일단 지하철역 구내로 들어간 뒤 리프트를 타고 60계단을 올라갔다.이어 매표소를 들른 뒤 다시 리프트를 타고 플랫폼으로 내려갔다.여기까지 10분 이상 걸렸다.전동차를 타려고 하니 전동차와 플랫폼 사이 한뼘 정도의 공간이 걸림돌이 됐다.전동휠체어의 앞바퀴가 걸려서 기우뚱거렸다.석계역에서 내릴 때는 공간이 더 넓어 기어이 앞으로 넘어지고 말았다.공익근무요원이 일으켜 세워주지 않았다면 큰 위험에 빠질 뻔했다. 오후 1시10분쯤 석계역에 도착한 이씨는 버스정류장으로 갔다.장애인·노약자를 위한 셔틀버스를 기다렸지만 30분이 넘게 오지 않았다.할 수 없이 일반 버스를 탔다.1m가 넘는 버스 출입구를 혼자 힘으로 올라가는 것은 불가능했다.운전사도 “배차시간에 쫓겨 시간도 없는데….”라며 고개를 돌렸다.보다 못한 시민 4명이 힘을 합쳐 뒷문을 열고 이씨를 가까스로 버스에 태웠다. 노원역 근처에 도착,버스정류장 앞에 서 있던 택시를 잡았다.운전사는 전동휠체어를 트렁크에 실으려고 했지만 트렁크가 너무 작아 들어가지 않았다.운전사는 “어쩔 수 없다.”며 그냥 떠나려고 했다.이씨가 애원을 해서 트렁크에 엉성하게 휠체어를 얹어놓은 채 느린 속도로 택시를 운행했다.집에 돌아온 시간은 오후 3시.비장애인에게는 1시간 거리의 외출이었지만,이씨에게는 3시간 이상 걸렸다.이씨는 “밖에 나가는 길이 늘 어렵고 험하기만 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멀기만 한 장애인 이동권 장애인 이동권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것은 2001년 1월 지하철 4호선 오이도역에서 장애인용 리프트가 추락하면서 타고 있던 박모(71·여)씨가 숨지고 고모(71)씨가 중상을 입으면서부터다.장애인 관련 5개 단체가 ‘오이도역대책위원회’를 만들었고,다음달 6일 지하철 1호선 서울역 철로를 점거,농성을 벌이던 장애인 32명이 연행됐다.같은 해 4월 장애인이동권연대가 출범한 이후 이동권 확보를 위한 ‘싸움’이 본격적으로 벌어지고 있다.현재 28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지금까지 ‘장애인도 버스를 탑시다.’라는 행사를 29차례나 개최,시민들의 관심을 모았다.특히 2002년 8월에는 서울지하철 5호선 발산역에서 발생한 장애인 리프트 추락 사건에 항의해 서울시의 공개사과 등을 요구하며 국가인권위에서 39일 동안 단식농성을 벌였다.2001년 6월부터 ‘장애인 이동권 확보를 위한 100만인 서명운동’을 벌여 시민 50만명의 서명도 받았다.이들의 가장 큰 바람은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교통수단 이용 및 이동 보장에 관한 법률’을 제정,장애인 이동권의 법적 토대를 마련하는 것.또 모든 지하철 역사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고 장애인이 대중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 줄 것 등을 당국에 요구하고 있다. 장택동기자 taecks@˝
  • 교통사각지대 공짜셔틀버스

    서울시내 지하철역과 주택가 및 쇼핑센터,재래시장 등 다중이용시설을 오가는 무료 버스가 생긴다. 서울시는 오는 7월 1일 대중교통체계 개편에 맞춰 지하철 승객을 무료로 집 앞까지 수송하는 버스를 직접 운영한다고 11일 밝혔다. 무료 버스는 다른 교통수단이 없는 사각지대를 중심으로,서울지하철공사(1∼4호선)와 서울도시철도공사(5∼8호선)가 직접 운행할 예정이다. 시는 개편되는 시내버스 노선이 결정되는 다음 달부터 6월 말까지 3개월간 시민과 자치구의 의견을 들어 지하철과 주택가를 잇는 무료 버스 투입노선을 구체적으로 선정한다. 무료 버스 운행은 지·간선을 축으로 개편하는 시내버스 노선과 맞물려 시민편의 위주의 대중교통이 되도록 할 방침이다. 서울시 김현식 버스체계개선반장은 “지하철역을 잇는 무료 버스는 기존 마을버스가 다니지 않는 곳에 집중 투입되기 때문에 노선중복은 없다.”고 말했다.그러나 노선이 겹치지 않더라도 무료 버스가 운행되면 승객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마을버스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마을버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와 두 지하철공사의 무료 버스 운영 방침에 대해 구체적으로 전달받지는 않았다.”면서 “지하철 연계 버스가 무료로 운영될 경우 마을버스 승객의 감소로 타격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택시업계도 걱정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서울택시운송사업조합 간부 J씨는 “공공 차원에서 내린 결정이라면 시민편의를 늘리는 일이어서 반대할 이유가 없다.”면서도 “택시 또한 시민들이 애용하는 교통수단임은 분명하고,총체적인 서비스 개선을 위해서는 요금체계 개선 등 정책적인 배려를 통해 택시업계의 타격이 시민불편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
  • 기업 광고로 본 신년 메시지/올 CF 테마는 ‘행복·희망·나눔’

    ‘기업들의 신년 CF 덕담은 행복’. 지난해 경기 불황과 불법 정치자금 파문에 휩싸였던 기업들이 새해를 맞아 ‘묵은 떼’를 벗고 희망과 행복,나눔의 테마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선두주자는 BC카드.올해는 ‘부자’ 대신 ‘행복’을 들고 나왔다.지난해 신용불량자 속출과 명예퇴직,취업난 등으로 고생한 소시민들을 위해 모두가 소망하는 행복을 이미지 테마로 잡았다.‘행복하세요,부탁이에요.’라는 간절하면서도 절실한 카피는 탤런트 김정은씨의 눈 뭉치 던지기에서 잘 드러난다.그녀가 던진 눈은 지나가던 젊은 여학생을 맞히고,중년의 아저씨를 맞히고,아이의 손에 놓여진다.진실한 소망과 행복을 담은 김정은씨의 행복 던지기는 눈이 멎어도 멈출 줄을 모른다. KTF의 ‘KTF적인 생각’은 모두를 위한 배려다.새해를 여는 CF ‘백화점 문’편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이어지는 작은 배려가 행복을 가져다준다는 뜻을 담고 있다.KTF 문재선 팀장은 “세상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결코 돈을 들이거나 힘든 일이 아니라 우리 주위에서 쉽게 찾아볼 수있는 것”이라며 “고객이 행복과 즐거움을 누릴 수 있도록 작은 부분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KTF의 ‘굿타임 경영’의 실천 의지를 내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은 소외된 계층을 향한 ‘나눔’을 광고 컨셉트로 내놓았다.‘나눔으로 커지는 2004년,나누는 마음이 희망입니다.’라는 메시지를 통해 지난해의 ‘함께가요,희망으로’ 메시지를 올해에도 이어갔다. 신세계는 국민타자 이승엽의 56호 홈런이 상징하는 희망을 담았다.새해를 맞아 새로운 희망으로 상징되는 ‘해’를 이승엽 부부가 낚아채는 모습을 통해 국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선보이고 있다. 이밖에 굿모닝 신한증권은 주가 상승을 뜻하는 ‘빨간불’을 이용,‘새해엔 당신의 주식에 365일 빨간불만 켜졌으면 좋겠습니다.’라는 덕담을 고객들에게 전달하고 있다.현대그룹도 눈덮인 산을 증기기관차가 달리며 ‘대한민국은 계속되어야 한다.' 라는 밝은 희망을 던져주고 있다. 김경두기자 golders@
  • 책/길을 찾는 책읽기

    청소년들에게 읽을 만한 책을 추천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어른의 눈높이로 어려운 책을 권하거나,아니면 어른이 읽을 만한 책보다 쉬워야 한다거나 분량이 짧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빠지기 쉽다.그동안 청소년 단체 등에서 권장도서 목록을 제시해 왔지만 그런 유의 작업은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다.청소년을 독서의 주체로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길을 찾는 책읽기(김학민 지음,아침이슬 펴냄)’는 그런 고민을 해본 학부모에겐 물론,청소년들에게도 길잡이가 될 만하다.저자는 몇년 전 고등학생이던 두 딸에게 ‘민족의 교과서’라고 생각했던 ‘백범일지’를 읽도록 권했다가,아이들이 서너쪽을 읽지 못하고 “너무 어렵다.”고 하소연하는 것을 듣고 청소년에게 읽힐 만한 책을 정선할 필요를 느꼈다고 한다.그 후 지금까지 고전의 쉬운 해설서,고전의 축약본을 중심으로 골라냈다.저자는 ‘길을 찾는 책읽기’에 소개된 100권의 책은 어렵고 지루한 고전으로 가기 위한 ‘다리’라고 설명한다. 저자는 도서출판 한길사 편집장을 거쳐 현재 도서출판 학민사의 대표를 맡고 있다.100권의 책은 20년 동안 책을 읽고 만들었으며,그 자신이 책을 내기도 했던 출판인인 저자가 읽은 책 중에서 고른 것이다.현재 대학생이 된 두 딸과의 대화가 책 선정의 출발점인 만큼 곳곳에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추려는 배려가 깔려 있다. 청소년에게 책을 권장하는 방법은 책을 매개로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다.저자는 ‘다리’가 되어주는 방법으로 100권의 책에서 마음에 닿은 인용문을 뽑아 소개한 뒤 책 전체를 개괄하는 간략한 해설을 붙여 독서 욕구에 불을 지핀다. 이를테면 이누카이 미치코의 ‘성서 이야기’를 소개하는 글에서는 모세가 홍해 바다를 둘로 갈라 이스라엘 민족을 탈출시키는 기적을 소개한 뒤,서양 문화의 두가지 축,즉 헤브라이즘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성서를,헬레니즘을 알려면 그리스 신화를 알아야 한다고 설명한다. 책은 ‘문화적 상상력 벼리기’ ‘세계 시민으로 살기 위하여’ ‘역사 지식보다 역사 의식’ ‘어떻게 살 것인가’ ‘무엇을 할 것인가’ ‘십대의 힘,눈부신 감수성’ 등 크게 6편으로 나눠 편마다 15권 남짓의 책을 소개하며 2∼3쪽씩 할애했다. 선정한 책은 고전과 신간을 망라한다.‘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데미안’ 같은 소설과 ‘진달래꽃’ ‘미라보 다리’ 같은 시집 등은 신간 중심의 요즘 청소년 추천도서에는 거의 들어 있지 않다.그런가 하면 소유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해주는 인디언 추장들의 목소리를 담은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류시화 지음,김영사 펴냄)와 같이 2003년에 나온 책들도 있다.청소년들에게 책을 선물하고 싶을 때 들춰보면 언제든지 골라낼 수 있는 지침서가 될 만하다.관련 분야를 전문적으로 공부하는 학자나 교수가 아니라면,100권의 책은 성인들에게도 교양 또는 입문서로서 손색이 없을 것 같다.8500원. 김종면기자 jmkim@
  • [CEO 칼럼] ‘나눔의 美學’

    해마다 이맘때면 어김없이 TV 모니터 한 쪽에는 불우이웃돕기 모금을 알리는 자막이 흐른다.특히 올해는 대구지하철 참사와 태풍 매미 등 각종 재난으로 모금행사가 유난히 자주 열렸던 것 같다. 최근 들어 모금방식이 전화 ARS로 바뀌어 번거로움이 많이 줄긴 했지만 일회성 이벤트로 그치는 경우가 많아 적잖은 아쉬움이 남는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 체제때보다 더 얼어붙은 경기 탓에 올해 불우이웃은 더 늘어난 반면 베풀고 나누는 자선의 손길은 눈에 띄게 줄었다고 한다. 400만명에 가까운 신용불량자와 체임근로자,실직가장과 그 가족,급증하는 청년 실업자들은 우리 모두가 보듬어야 할 이웃들이다.특히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소득에 생계를 의존하는 절대빈곤층이 도시 가구의 10%를 차지하고 있는 것도 우리의 슬픈 자화상이다. 그나마 세밑 자선 시즌이 지나면 소년소녀가장과 무의탁노인 등 우리 주변의 어려운 이웃에게 남겨질 쓸쓸함이 더욱 필자의 가슴을 무겁게 한다.우리는 지금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열기 위한 여러 묘안을 짜내고 있지만 더 나은 세상을 위한 나눔은 너무나 부족한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그래서인지 며칠 전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묵묵히 나눔을 실천해 온 한 여성의 미담이 더욱 감동적으로 다가왔다.지난 12년 동안 서울 난곡동 철거지역에서 공부방을 운영하며 60여명의 결식 아동들에게 내 아이라는 생각으로 공부방과 따뜻한 식사를 제공했다는 그녀의 이야기는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그렇다.나눔의 미학이란 거창한 기부가 아니라 자신이 가진 능력을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베푸는 작은 배려에서 비롯된다.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성경 말씀처럼 나눔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도,자랑할 만한 일도 아니다.나눔은 우리를 낳아 준 사회에 대한 신성한 의무를 다하는 것일 뿐이다. 매년 연말연시가 다가오면 기업들은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내고 국민들도 형편껏 성금을 낸다.사회단체 역시 성금을 모으고 자선활동을 주도하지만,어려운 이웃들을 챙기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더욱이 기부문화가 정착된 선진국의 사례를 보면 시민의기부 참여율이 90%인 데 반해 우리는 10%를 채 넘지 못한다고 하니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금처럼 무슨 재난이나 사건이 있을 때만 반짝 모금운동을 펼칠 것이 아니라 민·관이 힘을 합쳐 상시적인 ‘도네이션’ 제도를 지속적으로 운영한다면 뜻있는 많은 이들의 자발적인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아름다운 재단’이나 ‘사랑의 집짓기 운동’을 비롯해 각 방송국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자원봉사 프로그램들은 기부자와 자원봉사자들의 참여와 보람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는 점에서 뜻깊다. 어려울 때일수록 다함께 힘을 합쳐 국난을 슬기롭게 헤쳐왔던 우리 조상들의 상부상조의 아름다운 전통을 되살려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 아닐까. 대가를 바라지 않는 참여와 아낌없이 나누어 줄 수 있는 진정한 봉사로 추운 올겨울에 모든 이들의 가슴에 훈훈한 ‘화롯불’이 지펴질 수 있기를 기원한다. 이 태 용 대우인터내셔널 대표이사 사장
  • [나의 건강보감]김진애 건축가 박사

    그의 영역은 넓다.그래서 더러는 “그가 뭐하는 사람이지?”하고 헷갈려 한다.수십층 빌딩에서 오밀조밀한 주택까지 척척 설계해 내니 건축가이고,그게 성에 안차는지 아예 산본 신도시를 하나 대뜸 들어다 앉혀놨으니 도시설계가다.아주 가끔씩은 도시도 아니고 건축도 아닌 대문같은 소품에 매달리니 인테리어 디자이너 같기도 하고,좀 조용하다 싶으면 ‘남자 당신은 흥미롭다’같은 베스트셀러를 내놓아 세상을 놀라게 하는 작가이기도 하다. ●20년간 4~5시 기상 ‘종달새 생활' 이처럼 ‘경계’를 구획하는 도식적 직업 가르기가 도대체 어울리지 않는 여자.스스로를 도시건축PD라 부르는 김진애(50),바로 그 사람이다.주변에서는 그의 무량한 정열에 혀를 내두른다.오죽하면 ‘김진애너지’라는 별명이 붙었을까. “이렇게 살다가 언젠가는 뚝,부러져 버릴지도 모르지만 전 전형적인 종달새로 살아요.거의 매일 날이 밝기 전인 오전 4시,늦어도 5시 전에는 일어나 제 일을 하거든요.그렇게 해서 얻는 건 남들보다 2∼4시간을 더 활용할 수 있다는 겁니다.대신부족한 잠은 낮동안의 토막잠으로 때웁니다.” 요샛말로 ‘아침형 인간’인 그의 낮잠벽(癖)은 유별나다.낮잠을 자지 않으면 마치 구멍이 막힌 모래시계처럼 이후의 일이 더디거나 꼬인다.“365일을 어김없이 그렇게 살아요.낮잠이 제 창조적 에너지의 통로인 셈이죠.이를테면 야행성 습관인데,지금 열여덟인 둘째애를 낳고부터 시작됐어요.”둘째를 낳은 뒤 아기의 생활 패턴에 자신을 맞추다보니 그게 몸에 익어 지금도 그렇게 산다. ●피렌체 성당 돔지붕서 자기도 장소도 별로 가리지 않는다.“그럴 수 있다는게 제 장점이죠.이탈리아 피렌체의 성당에서는 돔지붕 끝의 큐폴라속으로 올라가 잤구요,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는 쇼핑몰 위쪽 카페에서도 자봤어요.짧고 깊은 잠에서 깨어났을 때 도시가 품에 가득 안겨오는 뿌듯하고 청량한 기분,이걸 뭐라고 설명하지?직접 느껴보세요.”20년 가까이 습관이 돼 잠에 드는 일도 어렵지 않다.숫자를 세거나 라디오를 들으면 길어봐야 5분 안에 ‘눈앞이 하얗게 변하면서 소리가 멀어지고 몸이 허공에 떠오르는 느낌’과함께 잠의 삼매경에 든다.일상의 ‘낮잠’도 그를 거치면 이렇듯 미학적 가치를 획득하는 아름다움의 소재로 탈바꿈한다.일꾼답게 깨어나는 것도 순식간이다.밤에도 좋아하는 영화를 비디오로 보며 영어 대사를 외우다 숙면에 든다.영화광이기도 한 그는 이런 습관 덕분에 명화 50여편의 대사는 줄줄이 꿸 정도. 그의 또다른 즐거움은 애견과 함께 나서는 산책.한강변이나 양재 ‘시민의 숲’을 걷는 산책은 진돗개 ‘울럼이’가 준 선물이다.줄넘기나 맨손체조도 하지만 울럼이와 뛰어놀며 일상의 건강성을 확인하는 일을 무척 즐거워 한다. “개든 뭐든 또다른 생명체를 길러보면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어 좋아요.특히 남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건 자신의 몸으로 또다른 뭔가를 추구해 보라는 겁니다.그게 애완견 키우기든,화초 가꾸기든 상관없어요.그런 정서가 정신 건강에 중요하잖아요.그런데 그게 없으니 소모적 갈등으로 소일하고 엉뚱한 데 에너지 소모하고…”. ●애견과 함께하는 산책 또다른 건강법 그는 지난 80년 서울대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MIT에서 건축과 도시계획 분야의 환경설계학을 전공,박사학위를 땄다.그때 미국에서 8년을 살면서 리버럴한 사고와 인식을 체질화했다.“MIT에서의 생활이 제 인생을 바꿨다고 생각돼요.하버드가 미국적이라면 MIT는 세계적이지요.그렇게 학풍이 달랐는데,제가 가진 창조적 소양이나 실용·실천 추구,그리고 끊임없는 지적 호기심이 모두 그곳에서 얻은 거라고 봐야죠.”‘김진애너지’라고 불리는 역동성의 원천은 바로 지적 호기심의 창조적 발현이며,그런 동기가 지금도 그더러 온 몸으로 일에 부딪게 하는 것이다. 괄괄하고 거침없으며,무슨 일이든 쾌도난마식으로 ‘예스’와 ‘노’를 분명히 하지만 그런 과정에서 발랄한 토론을 즐겨 가족건강법을 묻자 거침없이 토론이라고 답한다.“일요일엔 남편(KIST 강릉 분원장) 두 딸 등 네 식구가 모여 토론을 합니다.주제는 항상 다르지만 그렇게 가족들이 시간과 공간,특정 주제에 대한 인식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 건강성의 전제가 아닌가 생각돼요.”한번은 연말 가족모임에서 식사겸 서로 고칠 점을 얘기하기로 했는데,물경 다섯시간이나 마라톤토론을 하기도 했다.“분위기요?좋아요.언제나 그렇듯 ‘말발’에서는 남편이 밀리지만,옆구리가 저리도록 유쾌한 토론이었어요.”남편과도 끊임없이 대화하고 토론한다.그는 이를 ‘서밋’(Summit:정상회담)이라고 부른다.“저녁엔 서로 시간 맞추기가 어려워 주로 아침시간을 활용해요.30분 가량 커피를 들며 나누는 아침 대화가 우리 부부를 부부이게 하는 소통의 파이프라인인 셈이죠.” ●가족이 모여 일요일마다 토론 즐겨 그의 자유분방한 기질은 하루 한갑씩 태우는 끽연 기호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체질적으로 폐기능이 약한 편이지만 아직 끊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그는 담소중에도 연신 담배를 태웠다.술도 덩치만큼은 마실 수 있지만 술 때문에 일에 방해받는 것은 질색이다.주량을 가늠하기 위해 체중을 물었으나 대답은 ‘비밀’이었다. 지금도 김진애는 ‘한국의 힘’을 세계에 알리는 하나의 메시지다.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의 ‘21세기 글로벌 리더 100인’에 그가 뽑혔을 때,한동안 한국 사회는신선한 바람에 들떠 살랑거렸다.유력한 정치가,돈많은 대기업 총수도 아니고,인구에 회자되는 운동가도 아닌 그의 등장은 조용하지만 거스를 수 없는 한국사회의 변화를 확인시켜준 ‘사건’이었다.그런 그는 지금도 뜨거운 ‘총알’처럼 변혁의 격발을 꿈꾼다.그것이 건축이든 도시든,아니면 정치든,나라든 그의 꿈에 경계는 없다.그의 꿈이 비록 모반일지라도 아름다운 것은 그가 한사코 자신의 꿈에 ‘인간에 대한 지독한 배려’를 함께 결박하기 때문이다. 심재억 기자 jeshim@ 한준규 기자 hihi@ 김진애박사의 토막잠 “낮시간의 토막잠이야말로 역동적인 에너지의 샘”이라고 그는 말한다.다양한 방면에서 참신한 시각과 뛰어난 식견을 보여 일찌기 전 국가대표 축구팀 히딩크 감독이 주창한 ‘멀티 플레이어’형인 김진애 박사는 자신의 일에 놀랄만한 집중력을 쏟아 붓는다.그런 만큼 심신의 에너지 소요량이 많지만 아직 그는 ‘고갈’을 모르고 뛴다.낮동안의 토막잠으로 체력은 물론 정신적 영감까지도 리필하는 자신만의 독특한 시스템을 가진 덕분이다.“대부분의 사람들이 매달리는 낮시간이지만 사실은 효율이 그렇게 높지 않아요.제 경우 낮시간의 대부분을 사람 만나는 일이나 네트워킹으로 보내는데,밤시간을 활용할 수 있어 그게 가능한거죠.알고보면 집중력을 높일 수 있는 밤시간이 훨씬 효율적이거든요.”그렇게 20년 가까운 세월을 살다보니 이제는 남편과 두 딸도 어느새 ‘종달새’가 됐다. 점심 후의 낮잠인 만큼 길어야 30∼40분이지만 이 짧은 시간에 그는 마치 새 기계처럼 힘을 얻는다.“직장에서도 점심 시간을 늘려 직원들이 편하게 낮잠을 잘 수 있도록 한다면 생산성 향상을 위한 유효한 투자가 될 것”이라고 말하는 그다.한국인의 시간 활용과 일상의 고효율화를 위한 ‘김진애식 제언’인 셈이다. 도시 및 건축전문가답게 아파트의 몰개성과 획일성,턴키방식 입찰제도의 관료성,그리고 결국은 상업주의에 함몰돼 ‘부익부 빈익빈’의 악순환을 초래하는 또다른 연결 고리에 불과할 것이라는 청계천 복원사업에 대한 견해 등 그의 독설은 서늘했지만 그 비판의 혀끝에 우리 사회의 건강한 미래가 있음을 누가 부인할 것인가. 고대안산병원 수면장애센터 신철 교수는 “대개의 경우 밤에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멜라토닌 등 호르몬의 균형이 깨어져 낮동안 의욕이 없고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며 “바람직하기로는 낮시간동안 졸리지 않는 것이지만 김 박사처럼 야간 취침시간이 상대적으로 짧고 습관화된 경우에는 낮잠이 오히려 생활의 활력소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 [시론] 안병영 교육부총리에 바란다

    노무현 대통령이 5년 임기를 함께하겠다던 교육부 장관이었지만 불과 9개월 만에 또 바뀌었다.교육행정전산시스템(NEIS),사교육비 경감,교단 안정화,지방대학 육성,학벌주의 타파,공교육 내실화,수능제도 개편 등 수많은 얽히고 설킨 교육 현안을 남겨두고 또 최고 책임자가 바뀌었다.어찌 보면 역대 교육정책의 누적된 상처를 겹겹이 안고 있는 것이 실타래처럼 얽힌 교육문제의 현실이다.이런 현안에 대해 교육정책의 안정성과 개혁성을 어떻게 잘 조화시켜 나갈 것인가가 안병영 새 장관의 기본과제이다.심각한 청년실업에 대한 장기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안 장관은 윤덕홍 전 장관과 여러모로 대비된다.안 장관은 일단 검증 받은 장관이다.교육부 업무를 이미 학습한 준비된 장관이란 점에서 국민들에게 안도감을 준다.변화하는 국내외 정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려는 자세 또한 믿음을 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편한 시선으로 안 장관을 보는 사람들이 있다.주된 이유는 교육부 안팎의 관련 부서와 코드의 조화가 잘 이루어 질 것인가에 대한 불안감이다.청와대의 참모들과,교육혁신위원회와,교육시민단체들과 화이부동(和而不同)하면서 업무를 장악해 가는 모습을 안 장관에게 국민들은 기대한다.교육계는 지금 불신과 갈등의 심화라는 중병을 앓고 있다.안 장관에 의해 갈등과 다양성의 관리가 원만히 이뤄지길 바란다. 우리 교육은 공교육 불신에서 나타나듯 교육품질 저하문제도 심각하다.다양화된 국민들의 다양한 교육욕구를 만족시키기에는 너무 획일화된 교육제도와 정책적 사고에 붙박여 있다.교육에 대한 불만은 학생들의 이동에서 잘 나타난다.학생들은 국내에서 외국교육으로,공교육에서 사교육으로,농어촌에서 도시교육으로 이동하고 있다.국내 교육의 국제 경쟁력을 키워야 하고 공교육의 내실화를 이루어야 한다.교육 살리기에는 무엇보다도 교사들을 동참시킬 수 있어야 한다.한편으로는 떨어진 교사들의 사기를 북돋워야 하고,다른 한편으로는 교원인사관리의 철밥통 체제에 업적주의적 경쟁체제를 가미해야 한다. 안 장관은 주변의 오피니언 그룹들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국민들은 지금 매우 다양화됐다.그러나 일부 정책 입안자들이나 일부 오피니언 그룹들은 이 점을 잘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일부 집단은 여론몰이로 의사결정을 독점하려 한다.또 어떤 집단은 발언을 포기하고 개별적으로 자구책을 마련하기도 한다.그렇게 많이 표출된 의견에도 불구하고,여전히 침묵하고 있는 다수의 목소리가 있다는 점도 장관은 잊지 말아야 한다.그들을 대화의 광장으로 끌어들이려는 배려를 직접 보여야 한다.안 장관은 다양한 집단의 의견을 듣고서 무리하게 하나를 만들어 내는 종래의 획일적 정책 패러다임을 벗어나야 한다.기계적 교육평등 논의를 극복하고 다양성 속에서 유기적 교육평등을 추구해야 한다. 현 정부의 포퓰리즘과 아마추어리즘은 교육분야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교육문제에 대한 정책적 판단은 여론 동향은 예의주시하되 너무 의존해서는 안 된다.교육정책적 문제는 국내적 시각 못지않게 국제적 시각이 중요하다.현재적 시각 못지않게 미래적 시각이 중요하다.부분집단의 의견도 중요하지만 총체적 시각은 더욱 중요하다.여론 조사는 역부족이다.정책검토에 있어 비생산적인 이념논쟁에 교육부가 휘말리지 말고 종합적 현실인식을 바탕으로 국민들을 설득해 가기를 당부한다. 노 대통령이 강조하는 능력주의 사회는 능력주의 교육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학벌 타파 역시 참된 실력을 쌓아주는 교육을 통해서 이루어진다.교육경쟁이 과도하게 심한 점도 잘못된 것이지만 더 큰 문제는 교육경쟁의 내용이다.교육경쟁이 참다운 능력을 쌓아주는 경쟁이 되지 못한다.현 정부에 이런 관점들을 접목시켜 주길 바란다. 이 종 각 강원대교수 21세기 교육문화포럼 상이대표
  • 독자의 소리/ 운동장 관리 군부대에 감사 외

    운동장 관리 군부대에 감사 건강에 대한 중요성이 갈수록 강조되고 있지만,운동을 할 수 있는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은 조성되어 있지 않다. 운동은 해야 하겠는데 장소가 여의치 않아 포기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우리 고장은 모든 학교가 운동장을 개방하여 시민의 건강과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비가 와서 운동장이 파이거나,자동차의 바퀴 자국이 흉한 모습으로 남아 있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내가 자주 찾는 학교는 운동장이 잘 정비되어 있어 알아보았더니 겨울철이 되면 가까운 부대에서 운동장을 관리하고 안전 시설을 점검해 준다는 것이었다. 국방의 임무를 수행하면서 국민의 건강과 안전까지 돌보며 묵묵히 애쓰는 국군의 모습이 여간 마음 든든하고 자랑스러운 것이 아니다.연말을 맞아 제2기갑여단의 세심한 배려에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남기옥(경기도 파주시) 경매사이트 규제 시급 지난 12월22일자 대한매일에 난 ‘남자는 1만원,여자는 5만원에 경매한다’는 기사는 요즘의 경매사이트에 나타난 문제점을 제대로 지적한 것같아 공감이 갔다. 인터넷 경매가 활성화되면서 우후죽순으로 경매사이트가 생겨나고 있지만,대부분은 사행성이 지나치다. 남자와 여자의 미팅을 전제로 여자를 경매한다는 수준 이하의 사이트는 물론 1만원 정도의 참가비를 받고 자동차 등 고가의 물건을 경매하는 사례는 아예 일반화됐다. 여기서 자동차를 낙찰받는 것은 복권에 당첨될 확률이나 비슷할 정도로 차라리 도박에 가깝다.천만원이 넘는 자동차라면 그래도 낫다.수천만원을 거두어 놓고 정작 경매에는 100만원짜리 물건을 내놓는 파렴치한 사례도 있다. 이런 사기성 경매 사이트에 대한 규제는 하루라도 빨리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최재선(photo724@empal.com)
  • 민주 당직 인선 진통속 단행

    22일 있은 민주당 당직인선에 대해 일부 중도개혁파들이 “나눠먹기식”이라고 반발하는 등 진통을 겪었다.“화합과 단합이 우선”이라는 목소리가 힘을 얻으며 반발이 잦아들었으나 인선 후유증은 언제든지 계파간 갈등으로 불거질 수 있어 보인다. 추미애 상임중앙위원은 오전 당사에서 당직 인선을 확정하기 위해 소집된 상임중앙위원회와 장성원 정책위의장을 인준하는 의원총회에 불참,불만표출로 받아들여졌다. 추 위원은 일부 당직을 영입인사 배려용으로 남기지 않은 데 대해 아쉬움을 표시했다는 후문이다. 중도파의 지원으로 청년위원장에 임명된 장성민 전 의원도 한때 당직거부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결국 “위기에 처한 당을 구하기 위해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백의종군의 자세로 일하겠다.”고 수락의사를 밝혔다. 특히 정통모임 출신의 장성원 정책위의장 지명에 대한 인준 의원총회에서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예상외로 이의없이 통과되기도 했다.아울러 김영환 상임중앙위원이 대변인과 전자정당추진 특별위원장을 겸임,일각에서‘당직 독식’이라는 불만이 표출되자 김 대변인은 “두 당직에 적임자가 나오면 언제든지 물러날 생각”이라고 서둘러 수습에 나섰다. 민주당은 이날 김옥두 의원을 대표특보단장에 임명하고 박주선(정무)·박병윤(경제)·배기운(조직)·박인상(노동)·조성준(사회)·정철기(농어민) 의원을 특보에 기용했다.김중권·한화갑·박상천 전 대표와 이만섭·최명헌 의원은 상임고문에 임명했다. 아울러 21세기국정자문위원장에 이협 전 최고위원,재정위원장에 구종태 의원,지방자치위원장에 조한천 의원,기획조정위원장에 이낙연 의원,조직위원장에 전갑길 의원과 김종배 전 총재특보,홍보위원장에 오홍근 전 국정홍보처장,연수원장에 유재규 의원이 임명됐다. 인권특위 위원장에 박금자 의원,시민사회특위 위원장에 김강자 전 총경,국제협력특위 위원장에 이정일 의원,안보특위 위원장에 조남풍 전 1군사령관,농어민특위 위원장에 황창주 의원,중소기업특위 위원장에 이훈평 의원이 각각 임명됐다. 이춘규기자 taein@
  • [열린세상] 학교평준화를 위하여

    다시 한 해가 저물어간다.연말이면 거리에 구세군의 자선남비가 나타나고,사람들은 그 곁을 지나며 우리 사회에서 불우하고 소외된 이웃들을 기억한다.올해에는 어느 이름모를 중년신사가 자선남비에 수천만원의 거금을 넣고 사라졌다는 보도도 있었다.그 손길에 복이 있기를. 그러나 자선남비에 적선하고,그렇게 모인 돈으로 가난한 사람들을 먹이고 입히는 것이 아무리 아름다운 일이라 하더라도,처음부터 사회에서 낙오되고 소외된 사람들이 생기지 않도록 제도적 노력을 기울이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스피노자가 말했듯이 모든 가난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은 한 개인의 능력을 넘어서는 일이기 때문에 가난한 자에 대한 배려는 전체 사회 곧 국가가 나서서 사회 복지의 차원에서 제도적으로 해결해야 할 일인 것이다.그런데 우리 사회는 개인적 적선을 칭찬할 줄 알아도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이 생겨나지 않도록 사회 복지의 차원에서 제도적 노력을 기울이는 일에는 너무도 게으르다 못해 적대적이기까지 하다. 이를테면 올해 서울대 정운찬 총장을 비롯하여 여기 저기서 터져나온 평준화 폐지론만 보아도 그렇다.국가가 책임져야 할 모든 복지제도 가운데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교육복지이다.국가는 공교육체제를 통해 모든 사회구성원들에게 동등한 수준의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공교육의 혜택이 없다면 사회의 낙오자가 될 수밖에 없는 아이들에게 자기실현의 기회를 제공한다.그리고 이를 통해 국가는 기성세대의 사회적 불평등이 자녀세대에게 대물림되거나 확대증폭되는 것을 방지한다.뿐만 아니라 다양한 계층의 자녀들이 어릴 적부터 같은 학교 같은 교실에서 공부하고 어울리게 함으로써 그들이 가정에서 경험하는 삶의 조건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공적인 마당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도록 하며,이를 통해 그들이 자라서도 한 나라의 시민으로서 서로 소통하고 결속하여 더불어 하나의 조화로운 사회를 형성해 나갈 수 있는 정신적 바탕을 마련해 주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교육은 국민의 평등한 자기실현을 위한 장치라기보다는 남보다 좋은 대학 가서 남다른 부와 권력을 획득하기 위한 경쟁의 장치이다.그리하여 한국에서 공교육 체제란 사회적 평등과 통합이 아니라 정반대로 사회적 차별과 배제의 장치이다.그런데 천만 다행으로 그런 가운데서도 대다수 지역에서 중고등학교들이 평준화되어 있는 까닭에 교육이 돌이킬 수 없는 사회적 분열을 촉발하지 않을 수 있었다.그러니까 학교평준화는 사회복지적 관점에서 가난한 계층의 자녀들이 사회에서 낙오하고 소외되지 않도록 만드는 방파제인 동시에,사회통합적 관점에서 사회구성원들의 정서적 및 문화적 단절을 방지해 주는 마지막 보루인 것이다. 그러나 평준화 폐지론자들의 주장에 따라 중등학교에서 평준화가 폐지되면 가뜩이나 위기상황에 처한 한국의 공교육은 그나마 남아 있던 사회적 평등과 통합의 기능을 완전히 상실하게 된다.자녀의 학력이 전체적으로 부모의 재력에 비례한다는 것은 이제는 공공연한 사실인데,평준화가 폐지되면 부잣집 아이들이 일류학교에 다닐 때,가난한 집 아이들은 삼류학교에 다니게 될 것이다.가뜩이나 대학 서열에 따라 사회적 신분이 결정되는 사회에서 중고등학교의 서열이 부활되면 일류 학교에 다니지 못하는 이 땅의 대다수 아이들은 어릴 적부터 학벌차별의 굴레 아래 신음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문화적 단절과 사회적 차별 그리고 서로에 대한 몰이해와 증오 속에서 성장한 아이들이 자라서 더불어 조화로운 사회와 통일된 나라를 만드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일이겠는가? 평수 넓은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 작은 아파트 사람들과 어울리기 싫어 담장을 쌓는 것만으로도 이 나라 부유층의 몰상식은 차고 넘치는데,배운자들까지 평준화 폐지를 선동하는 것을 보고 있으면,이 나라의 상류층은 어찌 그리 하나 같이 몰상식한지,이 나라에서 살아야 할 아이들이 불쌍할 뿐이다. 김 상 봉 민예총 문예아카데미 교장
  • 분식회계 사면 논쟁 가열

    재계의 불법 정치자금 제공이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기업의 분식회계 사면론’논쟁이 뜨겁다.SK글로벌(현 SK네트웍스)등 과거의 분식 회계에 대한 처리와 관련된 논쟁에는 학계뿐아니라 재계까지 가세하고 있다. 과거 기업의 거짓 회계처리에 대한 처벌을 사면해주고 새 출발을 허용하자는 의견과 사회정의상 일괄사면을 허용할 수 없으며 그보다는 집단소송제 보완 등을 통해 투명 경영을 유도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한다. ●분식회계 사면해야 한국회계학회가 지난 13일 고려대에서 개최한 ‘분식회계 청산 심포지엄’에서 서윤석 이화여대 경영대학장은 “기업들의 자발적인 분식 규모 공개를 유인할 수 있는 극단의 정책적 고려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그는 이어 “분식회계 사면을 단행,기업들이 분식규모를 공개할 경우, 전체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주가의 저평가)’로 실제 분식액이 평균보다 작은 기업은 불이익을,큰 기업은 이익을 보고 있는 왜곡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택곤 한국공인회계사회 상근연구교육부회장도 “미국이 지난해 7월 사베인스-옥슬리 회계 개혁 법안을 제정해 기업의 분식을 수정할 수 있도록 해줬다.”면서 “우리도 기업에 분식회계를 속죄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거들었다.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무는 “과거의 분식회계에 대해 기업만 단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특별법을 제정해 분식 회계를 사면해주고 민·형사상 책임과 행정 처분을 면제해줘야 한다.”고 밝혔다.이 상무는 특히 “법이 정한 기간에 분식을 정리하지 않은 기업은 엄하게 처벌하고 정치환경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지난 11일 전경련 회장단은 “정치자금제도 개혁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었다는 점을 고려해 (대선자금 수사에) 적극 협조한 기업에는 ‘합리적인 배려’가 있기를 희망한다.”며 간접적으로 사면 희망을 밝혔다. ●사면은 사회정의에 배치 송인만 성균관대 교수는 그러나 “사면을 한다고 해서 기업들이 불법적인 부의 축적이나 자금줄 노출,주가 폭락 등을 감수하면서 분식 사실을 제대로 고백할 가능성은 낮다.”면서 “오히려 사면론 논의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일괄적인 사면보다는 경영자의 재무제표 인증제도,집단소송제도,공인회계사 책임 강화,사외이사 및 감사위원회 제도 등을 보완해야 한다.”면서 “분식회계의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완충 기간을 설정해 기업이 스스로 정리하도록 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김선구 함께 하는 시민행동 전문위원은 “분식회계에 따른 피해자를 구제하지 않고 불법으로 막대한 이득을 챙긴 기업을 사면하는 것은 사회 정의 차원에서도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반대론자들은 “사면을 한다고 해도 소액주주들의 집단 소송 등 민사적 책임까지 면하게 할 수는 없다.”며 사면의 비현실성을 지적했다. 강동형기자 yunbin@
  • 독자의 소리/잃어버린 물건 찾아줘야 외

    잃어버린 물건 찾아줘야 얼마전 친구가 100만원 상당의 수동 카메라를 잃어버렸다.학교 화장실에 갔다가 세면대 위에 놓고 나온 뒤 10여분 사이에 없어졌다고 한다.사진을 배우려고 1년 동안 힘들게 아르바이트해서 마련한 카메라였고,고가인 물건이기에 꼭 찾고 싶어 했다.친구는 카메라를 찾아주면 사례하겠다는 글을 학교 여기저기에 붙여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처럼 학교에서는 분실물을 찾아달라는 안내문을 쉽게 볼 수 있다.전공 책을 잃어버렸다는 글에서 심지어 노트북까지,식당 앞이나 엘리베이터엔 소중한 물건을 잃어버린 학생들의 호소문이 하루에도 몇건씩 올라온다.하지만 찾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물론 잃어버린 사람의 잘못이 크다.그러나 우연히라도 줍게 된 사람은 잃어버린 사람의 애타는 마음을 떠올렸으면 한다.욕심이 생길 수 있지만,자신도 잃어버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해 주인을 찾아주는 배려의 마음을 가졌으면 한다.모두가 초등학교 시절에 배운 작은 용기를 실천해 보자. 정혜연(국민대 언론정보학부 3년) 비상조명등 ‘슬쩍'안된다 불특정 다수의 출입이 잦고 화재 발생시 인명 피해가 많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장소에는 휴대용 비상조명등을 설치하게끔 법규에 정해져 있다.화재 발생시 각종 집기나 인테리어 용품 등이 연소하면서 발생하는 연기 때문에 시야 확보가 곤란한 상황에서,각 방에 비치한 휴대용 비상조명등은 대피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그러나 현재 각 업소에 비치한 휴대용 비상조명등이 의식이 부족한 이용객에 의해 빈번히 분실되고 있다. 호기심 또는 장난으로 가져가는 휴대용 비상조명등은 화재 발생시 이용객들의 생명과 직결됨을 인식하고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주어야겠다.소방당국도 이처럼 좋은 취지에서 설치된 휴대용 비상조명등의 필요성을 적극 홍보해 분실사고가 없도록 노력해야 하겠다. 이광우(김제소방서 신풍파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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