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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전북 ‘통합 주공·토공’ 유치전 치열

    경남-전북 ‘통합 주공·토공’ 유치전 치열

    정부의 ‘주택공사·토지공사’ 통합안이 사실상 확정되자 두 기관이 이전키로 했던 경남 진주와 전북 전주의 유치전이 후끈 달아올랐다. 통합 방향은 11일 발표된다. 두 기관을 각 지역에 먼저 이전한 뒤 새로운 통합 법인을 만들겠다는 안이 흘러나오지만 혁신도시 건설 일정을 감안하면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란 지적이다. ●양측 모두 범도민 차원 대책위 서둘러 두 지역의 도 단위 기관·단체도 가세해 분위기가 뜨거워졌다. 주공은 진주로, 토공은 전주로 이전하기로 결정됐지만 통합되면 한쪽은 혁신도시의 틀을 다시 짜야 한다. 진주쪽은 ‘빠른 공사 진척도, 전북의 새만금사업 유치’ 등을 주장하는 분위기이고, 전주는 ‘전북이 낙후됐다´는 점을 내세운다. 경남도는 지난 7일 범도민 기구인 혁신도시대책(추진)위원회를 운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도는 5일 진주시와 주공 관계자 등이 참석, 대책위 구성을 결정했다. 대책위는 이달 말 발족 예정이다. 이태일 경남도의회 의장이 대책위 위원장을 맡고 김태호 도지사 등은 고문을 맡는다. 위원은 진주의 ‘경남혁신도시 지키기 진주시민운동’ 임원 등 100여명이다. 김 지사와 경남도·진주시의 간부, 도내 출신 국회의원 등은 국토해양부, 국가균형발전위, 주공 등을 방문해 통합기관의 진주 유치를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지역 대결을 우려해 행보에 신중을 기하지만 전북에는 대형 새만금사업이 추진되고 있고, 낙후된 서부경남을 발전시키기 위해 통합기관이 이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북도는 통합기관은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전북혁신도시에 와야 한다고 주장한다. 도는 최근 통합기관 유치 범도민 비상대책위를 구성하기로 했다. 비상대책위는 ▲도민 100만명 서명운동 ▲도민 결의대회 ▲혁신도시 이전기관 도내 입주 당위성 설명회 ▲직능·시민·사회단체 릴레이 성명 등을 펼치기로 했다. 전북도와 전주시, 완주군도 7일 모임을 갖고 혁신도시 건설을 위한 모든 대응을 할 것을 다짐했다. ●경남 ‘혁신도시 진척도´·전북 ‘낙후 배려´ 내세워 전주시의회와 완주군의회도 이날 정부의 토공·주공 통폐합 추진과 관련,“실용과 효율성만 앞세워 두 기관을 통폐합하려는 것은 영호남 지역의 갈등을 부추겨 국가 경쟁력의 약화를 초래할 것”이라며 반대 성명을 공동으로 발표했다. 이경옥 행정부지사는 “당초 계획대로 혁신도시 건설을 추진하는 것을 전제로 대응 논리를 개발하고 시·군이 토공 직원들을 상대로 가족투어를 하는 등 우호적인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전주 임송학·진주 강원식기자 shlim@seoul.co.kr
  • [대한민국 60돌-미래로 세계로] “관료주의 급속해체… 정책결정 국민참여 필수”

    [대한민국 60돌-미래로 세계로] “관료주의 급속해체… 정책결정 국민참여 필수”

    정부 수립 이후 60년 동안 대한민국의 정치·행정은 끊임없이 변화했다.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민주화와 세계화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대한민국 발전의 한 축으로 작동해 왔다는 데 많은 전문가들은 의견을 같이한다. 이들은 이같은 변화가 앞으로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내다본다. 정보통신 발달과 글로벌 환경 속에서 전통적 관료주의 중심의 행정은 급속히 해체되고, 정부 규모가 줄면서 정부의 역할 또한 상당히 변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동욱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와 정진영 경희대 국제학부 교수의 대담을 통해 대한민국 정치와 행정의 현실을 짚어 보고 향후 변화상과 비전을 그려 본다. ●통상정책에 더 비중둬야 김동욱 교수 우리나라는 네덜란드, 홍콩 못지않은 통상국가다. 그러나 일반 국민은 물론 공무원들도 외국에 대한 이해가 약하다. 대한민국이 통상국가라면 정책 수립시 개방과 협력, 교류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 그러나 여전히 정부와 공직자는 국내적 시각에 머무르고 있다. 통상국가로서의 유연성과 포용성, 다양성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고, 이러한 것들이 대한민국의 상징이 돼야 한다. 단일민족 5000년 역사의 강조는 지금과 같은 글로벌 환경에선 폐쇄적 느낌을 줄 뿐이다. 정진영 교수 그런 측면에서 우리 정부는 안보외교와 통상외교에서 딜레마에 빠져 있는 듯하다. 현재 외교통상부에서 정치외교와 통상외교를 함께 담당한다. 지금까지 외교는 4강과 북한 중심이었고 통상은 마이너하게 취급됐다. 이제 정부가 원하는 글로벌한 외교통상 국가가 되려면 안보나 정무보다 통상이 더 중요하고, 정책의 비중도 거기에 둬야 한다. 우리의 통상외교는 지금도 정파간 이념에 따라 정책이 시계추처럼 왔다갔다 한다. 통상외교 수장인 통상교섭본부장이 대외적으로는 장관이지만 외교부 장관과 차관 사이의 어중간한 위상을 갖고 있다. 이같은 시스템에선 통상외교가 정치적, 이념적 이해관계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 김 교수 최근의 세계적 흐름은 정부 규모와 역할이 작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반면 국제기구와 시민사회단체 등 전문가 집단, 언론 등의 역할은 점점 커지고 있다. 예전엔 정부가 어젠다를 설정하고 자원을 배분, 동원하는 독주 시스템이었지만 이제는 어렵다. 따라서 다(多)주체 간에 협력적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일상적인 정책결정 과정의 경우 정부가 직접 나서기보다는 한 발 물러서서 시스템에 의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정 교수 정부는 향후 크게 세 가지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정치와 행정도 그에 맞는 시스템을 갖춰야 함은 물론이다. 먼저 개방에 따른 갈등 해소다. 통상국가로서 개방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사회복지체제 개선, 사회안전망 구축 등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지속가능한 사회 건설 측면에서 개방과 복지확충은 동시에 가야 한다. 다음은 중앙과 지방의 관계 개선이다. 중앙정부의 지방에 대한 대폭적인 권한 이양이 필요하다. 보다 많은 재원이 지방으로 가야 하며, 사회·교육 등 많은 분야에 대한 결정권도 지방으로 내려가야 한다. 또 단순히 ‘정부가 잘하면 국민이 만족할 것’이라는 사고는 매우 오만한 발상이라고 생각한다. 그보다 정부는 많은 권한을 지방과 시민단체, 기업에 나누어준 뒤 도와주고, 그 사이에서 전체 공공성을 위한 것만 챙기면 된다. 더 이상 개발연대식 사고는 효율적이지 않다. 김 교수 정보화 기술 발달에 따라 우리의 정치와 행정도 크게 변화하고 있다. 최근 쇠고기 파동이나 차세대 전투기, 이라크 파병 등에 대한 논쟁을 살펴보자. 정부 바깥에 있는 주체들이 오히려 정부보다 더 업데이트된 정보를 가지고 정부를 압박하는 경우가 많다. 과거처럼 정부가 정보를 독점하거나 양질의 것을 갖는 시대는 지났다. 이는 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정보통신기술 발달에 힘입은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 행정이나 정치도 실시간 의사를 반영하는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 짧은 시간내 여론을 형성해 상당히 수용성 높고 유연한 정책관리 시스템으로 가지 않으면 어렵다. ●정부의 정보독점시대 지나 정 교수 ‘스마트 무브’(Smart Move)라는 게 있다. 군중들이 무식한 줄 알았는데 조금씩 의견이 보태지면 엄청나게 똑똑하다는 말이다.‘미즈빌’(mizville)이라는 미주한인 주부 모임이 있다. 이번에 미국소 내장의 위험에 대해 알려달라는 문의가 오자 아줌마들이 벌떼같이 몰려들어 온갖 정보를 올려주었다. 정부가 더 이상 과거처럼 지식을 독점하거나 대중보다 높은 지식을 가지고 정책결정을 해나간다는 환상을 버려야 한다. 김 교수 이제 행정업무도 크게 변할 것이다. 민원서류 작성이나 자잘한 인허가 업무 등 루틴한 업무의 비중은 크게 줄어들 것이다. 행정 조직뿐만 아니라 전 국민이 디지털로 무장하는 환경에서 이는 필연적이다. 국가는 행정을 통해 안보와 경제 문제, 복지확충 등을 전면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 정부와 국민의 소통구조도 달라져야 한다. 아직 일부 국민은 식민지 경험 등을 통해 행정 의존적인 성향을 갖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90년대 이후 빠르게 변화하고, 민주시민 의식이 확대됐다. 젊은 세대들이 온라인 공간에서 자유롭게 의사를 표현하고, 다수가 모여 여론을 형성하는 단계에 왔다. 따라서 정부가 우월적인 관계에서 독주하는 행정을 펼칠 수는 없다. 앞으로 모든 정책결정은 그 전 단계에서 국민과 이해 관계자, 전문가 참여 없이 이루어지기 어려울 것이다. 정 교수 정치 분야도 행정과 마찬가지다. 향후 우리 정치는 글로벌 환경에서 대한민국이 국제경쟁력을 갖추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최근 거론되는 개헌문제를 비롯해 이념적 갈등, 지역문제 등 모든 의제가 이같은 전제 하에 다루어져야 한다. 개헌의 경우 상당히 위험하고 민감한 문제여서 논의가 본격화되면 자칫 국가 혼란만 초래해 국가경쟁력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개헌 대상엔 대통령 임기를 비롯한 권력구조에서부터 영토조항, 경제 분야 등 적지 않은 분야가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각 조항마다 진보와 보수, 중앙과 지방 등 이념과 이해가 다른 주체들이 의견을 달리하는 실정이다. 자칫 이명박 정부가 5년 임기 동안 개헌논의에 발목 잡혀 큰 위기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개인적으로 개헌 논의는 남북관계가 좀더 개선되고, 논의사항에 대한 국민의 합의기반이 조성됐을 때 추진하는 게 옳다고 본다. ●시민단체는 사회봉사에 초점을 김 교수 정부의 규모와 역할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시민단체 역할이 상당히 커질 것이다. 여기서 정부와 시민단체가 관계 설정이나 역할 분담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시민단체는 역할이 커지는 만큼 정치적 기능이 아닌 시민사회 봉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정부가 하기 어려운 소수자 보호 기능을 맡고 정부가 재정적으로 지원하고 협력하는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 정 교수 우리 시민단체들은 보다 전문화돼야 한다. 주요 시민단체들을 보면 온갖 문제에 관여하고 입장을 표명하는 등 사실상 정치 기능을 하고 있다. 만약 환경 관련 단체라면 환경문제에 전문성을 갖고 시민사회를 위해 목소리를 내고 봉사하면 된다. 시민단체들이 이념화되고, 정치와 언론 기능까지 하려 하면 이미 시민단체로서의 선을 넘은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정부와의 협력도 더욱 어려워질 뿐이다. 이런 측면에선 정부가 아예 시민단체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끊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다. 시민단체가 정부에 의존하기 시작하면 그만큼 순수성은 훼손될 수밖에 없다. 그게 장기적으로는 시민단체 발전과 정부와의 건강한 관계설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김 교수 향후 우리 행정 발전을 위해선 공무원의 역량강화가 필수다. 먼저 공무원들은 지금까지 ‘내부관리적’ 자세에서 벗어나 외부와의 소통, 그에 의한 정보판단 능력을 키워야 한다. 지금까지는 사실 이같은 기회를 갖기 어려웠다. 이를 위해 공직자 재교육이 활성화돼야 하고, 정부 투자가 요구된다. 또 계급제의 한계를 벗어나 개방형 제도를 확대해야 한다. 정리 임창용 강주리기자 sdragon@seoul.co.kr
  • [명사들의 여름나기]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명사들의 여름나기]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장맛비에 폭염이 겹치면서 여름 지낼 맛이 나지 않는다. 물가는 뛰고 경제 상황은 곤두박질치면서 불쾌지수는 높아만 간다. 저명한 인사들은 요즘 여름을 어떻게 지낼까. 명사들을 찾아 여름나기 비법을 들어본다. “휴가요? 희망을 만드는 그 누군가를 만나는 게 휴가입니다.” 희망제작소 박원순(52·변호사) 상임이사는 언제나 바쁘다.24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 사무실에서 만난 박 변호사는 “딱 30분만 합시다.”라며 인터뷰 시간을 정했다. 그런 그에게 대뜸 “여름 휴가 계획이 있느냐.”고 묻자 일정이 빼곡히 적힌 수첩을 보여줬다.“일하는 게 휴가입니다. 쉬는 것보다 일하는 게 더 즐거우니까요.” ●프로젝트 100여개… 일하는 게 휴가 그의 수첩에 빈 칸은 9월23일 이후에야 찾을 수 있었다. 박 변호사는 2006년부터 여름이면 지역탐방을 떠난다.“전라도, 경상도, 충청도, 강원도, 경기도까지 남쪽에서 북쪽으로 많은 도시들을 다녔어요. 어르신들과 담소도 나누고 하룻밤 신세를 지고 올 때도 많고요. 이번 여름은 경기도 곳곳을 찾아다닐 겁니다. 우리사회의 희망을 보기 위해서요.” 그는 대체 지역에서 어떤 희망을 보는 걸까.“생선가게 아주머니가 손님들에게 깨끗하고 위생적인 생선을 팔고 싶다며 생선 다듬는 데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부터 시골에 병원이 없어 주민들이 불편하다고 지역사회 시민단체와 시의원들이 시립종합병원을 만들고자 노력하는 모습까지……. 남을 배려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저는 대한민국의 희망을 보게 됩니다.” 그의 지역사회 찾기 활동은 올 가을에 두 권의 책으로 소개된다. 박 변호사는 이번 여름에 100여개의 프로젝트에 참가한다. 희망제작소에서 주관하는 프로젝트 외에도 강연, 탐방 등 다양한 활동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바쁜 와중에도 책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 책 속에 아이디어가 있고, 현장 속에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 독자들에게 책 3권 소개 박 변호사는 서울신문 독자들에게 3권의 책을 소개했다. 최근 그가 읽고 있는 책들이다. 영국의 노예무역 폐지를 주장한 윌리엄 월버포스라는 국회의원의 신념과 비전을 그린 ‘어메이징 그레이스’, 사회적 기업·사회적 기업가에 대한 이야기인 ‘달라지는 세계’, 스스로 지식생태학자라 부르는 유영만 교수의 ‘상상하여·창조하라’.“생각과 상상이 중요한 시대에 서울신문 독자 여러분께 많은 도움이 될 책입니다. 책을 읽으며 보내는 여름 휴가, 얼마나 행복합니까.” 글 사진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李대통령에 바란다] 전·현정권 실세들의 조언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李대통령에 바란다] 전·현정권 실세들의 조언

    국민의 압도적 기대를 안고 출범한 이명박 정부의 초기 혼란상은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대통령이란 자리는 어떠해야며, 대통령의 리더십은 어디를 지향해야 하는가. 서울신문은 창간 104주년을 맞아 전·현 정권에서 대통령을 근접 보좌한 인사들의 경험을 통해 대통령이 유념해야 할 덕목을 제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명박 대통령 후보 비서실장으로 활동한 임태희 한나라당 의원과 김대중 정부에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전병헌 민주당 의원, 노무현 정부에서 국정상황실장을 역임한 이광재 민주당 의원 등으로부터 받은 설문 결과를 지상좌담 형식으로 싣는다. ■ “CEO와 대통령은 다르다… 국민 전체를 바라봐야” ▶대통령이 자신의 사회적 성장과정에서 체감한 사회 변혁 욕구를 대통령이 된 뒤에 실현하려는 경향이 반복되고 있다. 이것은 필연적으로 시대상황과의 괴리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예컨대, 노무현 정부가 추진한 과거사 청산과 국가보안법 철폐 등은 1980년대 노무현 대통령이 민주화투쟁을 할 당시에는 절박한 과제였을지 몰라도 그의 집권기에는 국민의 절대 관심사가 아니었다. 노 전 대통령은 민생회복을 여망하는 국민의 염원보다는 정치에 과잉욕구를 보인 측면이 있다. 이명박 대통령 역시 본인이 개발독재 시대에 기업인으로서 꿈꿨던 정치적 리더십을 지금 실현하려는 듯한 인상을 준다. 빈 사무실에 불을 끄라고 독촉한다든지, 현장으로 달려가 공사감독관 같은 제스처를 취하는 것은 ‘박정희식 리더십’을 연상시킨다. 이런 ‘계몽형 리더십’은 민주의식이 급성장한 지금의 국민 수준과 충돌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임태희 의원 청와대 회의 때 이 대통령이 직접 커피를 타서 마시는 장면이 가끔 텔레비전에 비친다. 모두가 대통령의 모습을 보고 따라하게 된다면, 그것은 계몽형이라기보다는 솔선수범형이 아닌가 싶다. 이 대통령이 과거의 프레임에 얽매여 행동할 것 같지는 않다. 청계천 복원을 위해 주민들을 4000번이나 찾아다닌 일화는 유명하지 않은가. 대통령께서는 과거보다는 미래를 바라보시는 분이다. 미래를 언제나 꿈꿔 왔기 때문에 대통령 자리에까지 이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전병헌 의원 자신의 오랜 정치적 비전을 시대정신에 맞게 진화시키는 것이야말로 정치지도자의 핵심 덕목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정보화시대를 겪어본 경험이 없었지만 앨빈 토플러의 저서를 통해 정보화 시대의 가치와 흐름을 예측하고 자신의 비전으로 만들었다. 자문기구를 활성화하고 국내외 석학들과의 자유로운 토론을 통해 대통령의 비전을 진화시켜야 한다. ●이광재 의원 역사를 정파의 관점이 아니라 국가의 관점에서 크게 봐야 한다. 노무현 정부는 정경유착을 척결했고, 권력기관의 권력 남용을 청산했을 뿐 아니라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열었다. ▶시대변화에 따라 동맹의 성격규정도 달라져야 한다. 한·미동맹만 하더라도 안보와 경제 일변도에서 환경, 보건 등으로 이슈가 다양해지고 있다. 주한미군 기지 이전에 따른 환경오염 논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논란 등은 그동안 곁가지로 여겨져온 이슈들이 동맹관계 자체를 뒤흔들 수도 있다는 변화된 시대상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과연 이 대통령이 시대변화를 입체적으로 읽는 안목을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 ●임 의원 국가 경제규모가 커지고, 국민 의식수준이 높아질수록 관심분야가 국방, 외교와 같은 거시 담론에서 환경, 안전과 같은 민생 이슈로까지 확산되는 게 당연하다. 정부로서도 이에 대한 면밀한 대응이 필요하다. 이명박 정부의 비전은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한단계 도약하는 것이다. 미·중·러·일의 4강 외교를 강화해 이전 정권에서 왜곡된 외교관계를 회복하고 미래 지향적인 동맹 강화를 도모할 계획이다. ●전 의원 이 대통령은 본인 스스로 주식회사 대한민국의 최고경영자(CEO)라고 칭했다. 그러나 외교적 관계는 단순히 경제적 활동에 국한되지 않고, 사회, 문화, 환경, 노동, 인권 등 다양한 분야의 총체적 평가를 통해 진전되거나 후퇴한다. 한·미관계에서 쇠고기 수입문제는 경제교역 측면에서는 지엽적인 문제일 수 있지만, 우리 사회의 검역주권포기, 국민 건강권 위협 등 다른 측면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이번 사안을 경제교역의 한쪽 측면에서 한정 짓는 잘못된 시각으로 한·미관계를 우호적으로 만들어 줄 것으로 기대했던 자세가 오히려 한·미 국민간의 불신까지 갈 수 있는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 의원 미국한테 잘 보이려다가 국민도 잃고, 미국에도 못 보이고 있다. 이전 정권 때는 ‘대북 퍼주기’라고 비판하더니 지금은 옥수수를 준대도 북한이 안받는다고 하고 있다. 새로운 한·일관계 역설하고 귀국하자마자 일본 역사왜곡 교과서로 시끄러웠다. 바삐 다니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섬세함과 치밀함이 있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 후 4개월이 지났다. 이때가 되면 대통령은 보통 어떤 생각을 갖게 되는가. 또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야 성공한 대통령이 될까. ●임 의원 제대로 일 한번 못해보고 금쪽같은 시간이 흘러가고 있어 안타깝다. 차분한 마음으로 일할 시간과 기회를 국민들이 주셨으면 한다. ●전 의원 취임 후 4개월이 지나면, 내각이 어느 정도 안정되고 추진하려는 국가 정책의 큰 가닥들이 잡히게 된다. 언론과의 허니문 관계도 마무리되면서 본격적인 정부 비판이 시작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은 선거 당시 자신을 당선시켰던 국민의 지지율을 지속시키고 싶은 욕심이 들게 된다. 그래서 충분한 검토 없이 인기영합적인 정책을 발표하거나, 국정운영의 우선순위와 관계 없이 자신의 신념 체계에 기반한 정책들을 추진하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지나친 자신감과 조바심으로 충분한 국민적 공감을 얻지 못하는 정책을 추진하는 것을 절제해야 성공한 대통령이 될 수 있다. ●이 의원 정권은 유한한 것이고 5년은 짧기 때문에 많은 일을 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가장 먼저 인식해야 한다. 핵심 목표를 정하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철저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공직사회를 대통령과 함께 일하는 집단으로 다듬어야 한다. 대통령은 큰 것만 결정하고 총리와 내각에 권한을 확실히 줘야 한다. 국무조정실과 국정홍보처를 부활하고, 경제부총리를 신설해야 한다. ▶빌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은 취임 초 몇가지 실책으로 큰 위기에 몰렸으나 과감한 자기교정으로 인기를 회복할 수 있었다. 한국의 경우 대통령이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교정하는 일이 현실적으로 얼마나 가능한가. 지금 이명박 대통령은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할까. ●임 의원 정치는 다수 국민의 지지를 기반으로 이루어기 때문에 국민의 여론에 민감해지지 않을 수 없다. 청와대 비서진 개편, 개각 등은 여론에 따라 대통령이 민심을 수용한 노력의 결과로 봐달라. ●전 의원 이 대통령은 취임 100여일 만에 대국민 사과를 두 번씩이나 했다. 문제는 교정이 없다는 것이다. 아직도 충분히 그 절박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든다. 국정의 전면 쇄신을 얘기하다가 슬그머니 소폭개각에 그친 것도 대통령이 스스로 자신을 양치기 소년으로 만든 것이다. 이 대통령은 여전히 4년 반의 임기가 남아 있는 최고 권력자라는 교만한 유혹에서 벗어나야만 민심에 정확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의원 이 대통령은 서울시장 시절에도 처음엔 어려웠는데 나중엔 시민들 지지가 높았다. 이를 기억해 자신감을 갖는 건 좋은 일이나 현재 국면은 매우 심각하다.CEO와 대통령은 다르다. 반쪽 또는 그들만의 나라와 인맥이 아니라 국민전체를 보고 나아가야 한다. ▶역대 어느 정권이든 편중인사, 코드인사 논란이 나오는 근본적 원인은 무엇인가. 개선책은 없을까. ●임 의원 최선을 다해 최고의 인물을 뽑더라도 잡음이 일고 문제가 지적되는 일이 비일비재한 것을 보면, 공평무사한 인사는 참 어려운 것 같다. 장기적으로는 국가 지도자를 양성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이고, 단기적으로는 인재풀을 넓히고 인사 절차를 투명하고 공정하게 하는 것이 최선이자 유일한 해법이다. ●전 의원 대통령이 자신과 비전을 공유하는 인사를 기용하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상식적이고 도덕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지역균형에 집착해 정무직 공직자나 공공기관에 대한 일괄사표 제출 형식에 대한 필요성을 일부에서 보고했지만 묵살했다. 최근 이명박 정부가 공기업이나 산하기관 등 공공기관에 대한 보은인사를 위해 법에 명시된 임기를 무시한 채 공개적으로 점령군임을 자임하고 있는 것은 매우 잘못된 일이다. 또 대통령의 합리적 인사를 보좌하기 위해 국민의 정부는 인사위원회를 신설했고 참여정부는 이를 활성화시켰지만 이명박 정부는 이를 폐지했다. ●이 의원 청와대가 인사를 주도하는 폭을 대폭 줄일 필요가 있다. 주요 장·차관과 9개의 ‘공룡 공기업’ 사장만 임명하고 나머지 공기업은 내부승진을 원칙으로 하면서 평가를 철저히 해 나가는 방향이 좋다. ▶대통령이 돼서 청와대에 일단 들어가기만 하면 기본적으로 권력에 대한 독점욕이 강해진다는데 개선책은 없나. ●임 의원 다원화된 사회에서 대통령 1인의 의사결정으로 추진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는 점을 인식하면, 결국 얼마나 여론을 수렴하고 정책에 반영하여 지지를 이끌어 낼 것인가의 문제로 귀결될 것 같다. ●전 의원 대통령이 되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거라고 착각하기 쉬운 시절은 선거운동기간이다. 사회 전 분야에 대한 공약을 내걸고 다 할 수 있다고 약속하고 다니기 때문이다. 그러다 청와대에 들어가는 순간 현실의 벽에 부닥치게 된다. 재정 수요와 부담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고, 여러 이해당사자들의 반응을 수렴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면 대통령 스스로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조급함을 가질 수 있다. 이런 조급함이 더 센 권력, 더 큰 권력을 지향하게 만들고, 자칫 제왕적 통치스타일을 가져올 수 있다. ■ “다양한 참모진 견해 청취하면 실세 부작용 막을 것” ●이 의원 권력은 권력자가 자제하지 않으면 반드시 사고가 난다. 의회에 더 많은 권한을 주어야 한다. 내각에 ‘정무 차관직’을 신설해서 여당 상임위 간사 등이 차관을 맡아 일해 나가면 정부와 국회 간 협조가 좋아지고 국회의원들은 국정경험을 축적해 나갈 수 있다.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정권 실세의 전횡에 대한 논란 역시 정권에 따라 끊이지 않는데. ●전 의원 대통령 주변에는 두 부류의 참모가 있다. 자신이 하는 일을 과대포장해 실세로 인정받고 싶어하는 사람과 자신이 하는 일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대통령이 특정인이나 기관만의 보고와 견해에 의존하지 말고 다양한 참모진의 견해를 청취하는 태도가 실세의 부작용을 막는 근본 해결책이다. 이를 시스템화하는 것도 방법이다. 국민의 정부 시절 국정상황실의 보고는 때론 비서실장을 거치지 않고도 가능했다. ●이 의원 시스템으로 서로 견제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참여정부에서는 민정, 인사, 비서실장 등이 각기 서로 다른 자료를 기초로 견제할 수 있도록 했다. ▶미국 대통령은 업무의 태반이 정당과 의회에 대한 설득이라고 한다. 하지만 한국의 대통령들은 정치권에 장악 욕구를 버리지 못하는 것 같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 친노(親盧)인사들이 주도한 열린우리당 창당과 이명박 대통령 취임 직후 18대 총선을 앞두고 빚어진 한나라당 공천 내홍은 특히 대통령의 여당 장악 욕구로 해석되기도 한다. 수평적 당·청관계는 한국적 현실에서 요원한 과제인가. ●임 의원 대통령은 한 정당의 후보에서 출발하지만 일단 선출이 되고 나면 행정부의 수반이 되고, 정당은 의회에서 이를 견제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때문에 대통령과 당의 입장이 달라질 수 있고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 이를 수직적이냐 수평적이냐는 기준으로 보기보다는 협력 관계의 강화, 건전한 긴장관계의 유지라는 측면에서 봐야 한다. ●전 의원 본질적으로 정치문화의 전근대성에서 기인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통령은 행정부의 수반으로서 국회와의 정당한 관계 설정보다 여당이라면 무조건 대통령 편을 들어줘야 한다는 편의적 관계 설정을 선호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정당과 의회에 대한 설득 대신 인위적인 정계개편이나 공천권에 보이지 않는 손을 작동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그러나 비전과 철학 있는 지도자라면 오히려 대화와 설득을 통해 자신의 정치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이 의원 정부와 국회의 활발한 교류가 가장 중요하다. 장관 보좌관제를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 정무 차관제를 만들어 당과 정부가 협력하도록 만들고, 대통령이 상임위 별로 주요 법안을 설명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같은 맥락에서 여당내 차기 대권주자를 바라보는 대통령의 시각도 불편한 느낌이다. 당·청분리를 공언했던 노무현 대통령마저 정동영·김근태 두 유력 주자를 내각으로 불러들였다. 이명박 대통령의 경우 영남과 보수층을 중심으로 가시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를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다. 대통령이 여당의 대권주자를 인위적으로 견제하지 않고도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할 수 있는 방도는 없을까. ●임 의원 5년 단임제 대통령제 하에 현직 대통령이 차기 대권주자가 될 정치인들을 견제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다만 정당의 책임 정치를 실현하고 역량 있는 인재를 폭넓게 갖춘다는 측면에서 정치인 입각의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정당의 책임 정치를 실현하고 역량 있는 인재를 폭넓게 갖춘다는 측면에서 정치인 입각의 필요성은 있다고 본다. ●전 의원 국민의 지지를 받는 국정운영보다 최선의 방책은 없을 것이다. 사실, 대통령이 여권 내 대권주자들 때문에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방해받는 일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권주자들 역시 차기를 위해서 현직 대통령과 대립하는 것만큼 소모적인 일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다른 이유로 대통령의 국정운영이 불안해질수록 차기 대권주자들에게 쏠리는 힘은 커지고 그만큼 권력누수가 빨라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대통령은 여권 내 차기주자들에 대한 관리와 견제에 일정한 관심을 갖는 것이다. ●이 의원 과거 대통령들은 레임덕이 온다는 이유로 당내 대선 주자들의 활동을 극도로 자제시킨 게 사실이다. 그러나 대통령이 자신이 속한 정당에서 대선 후보감이 되는 사람들을 총리와 장관에 기용해서 함께 국정운영을 해나가는 것은 필요하다고 본다. ▶대통령 친인척의 국정 농단 논란 역시 정권이 바뀌어도 끊이지 않는다. 최근엔 여당 내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의원의 처신이 논란이 됐다. 이런 정치문화를 개선할 방도는 없을까. ●임 의원 전직 대통령들의 친인척들과 이상득 의원을 병렬적으로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이 의원이 무슨 비리를 저지른 것도 아니지 않은가. ●전 의원 정치문화적 측면에서 친인척이 오르내릴 수밖에 없는 것은 여전히 대통령의 권력 행사가 어느 정도는 사적 관계를 통해 이뤄질 것이라는 불순한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의 영광 뒤에서 알게 모르게 불편함을 겪는 친인척들에 대한 과도한 경계심보다는 세심한 관심과 배려로 친인척에 불순한 의도로 접근하는 인물들에 대한 철저한 파악과 차단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 생각한다. ●이 의원 떠나는 길이 최선이다. 가만히 있고 싶어도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이 대통령의 경우 대선주자 시절부터 누려온 압도적 지지율로 과도한 자신감을 가진 게 오히려 집권 초 국정난맥상의 원인이 됐다는 지적이 있다. 지지율이 높을 때 대통령의 심리는 어떤 모습을 보이는가. 또 지지율이 추락했을 때 대통령은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나. ●임 의원 국가 지도자들이 낮은 지지율로 고전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흔하다. 이러한 현상은 사회가 발달할수록 국민들은 다양한 욕구를 표출하는 데 반해 이를 즉각즉각 제도적으로 수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불만층이 증가하는 것으로 이해한다. 지지율은 유동적이기 때문에 그 등락만으로 정책의 시행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지만, 지지율이 하락하면 정책의 우선순위를 재고할 필요는 있다고 본다. ●전 의원 이 대통령은 압도적 당선으로 자신감이 지나쳐 상당히 교만한 수준까지 가 있었음을 어법과 표정에서부터 읽을 수 있었다. 지지율이 높을 땐 국정운영의 자신이 생기고 청와대 안의 분위기 전체도 좋아진다. 그러나 자신감이 지나치면 교만해지고 교만은 실패의 지름길이다. 이 대통령은 그런 전철을 밟았다. 우리 국민은 착하고 용서를 잘하는 국민이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진정 어린 반성으로 통치 스타일을 과감하게 바꾸고 새롭게 출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은 국익을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의원 민심을 얻어야 정책 추진에 탄력이 붙는다. 바른 말 하는 참모가 필요하다. 만약 촛불이 장마철이고 방학이라 꺼질 것이라고 보고하는 참모가 있다면 즉시 파면해야 한다. 거리의 촛불시위대를 구속할 것이 아니라 인터넷으로 보는 수백만을 볼줄 알아야 한다. ▶대통령 입장에서는 직언과 교언(巧言)을 구분하는 일이 무척 힘들 것 같다. 인(人)의 장막을 뿌리치고 정확한 민심을 들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전 의원 ‘크로스체크’이다. 대통령이 되면 수많은 정보가 올라온다. 비서진이 됐건 비선 조직이 됐건 아부와 조언, 직언도 많이 올라온다. 직언과 교언을 구분하는 일은 힘들지만 다양한 참모, 기관을 제대로 활용하면 비교적 정확한 정보를 골라낼 수 있다. 인의 장막에 갇히지 않으려면 대통령 스스로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대통령이 측근들보다 더 많은 정보와 더 많은 소통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측근들에 의한 인의 장막은 사라질 수밖에 없다. 구중궁궐 청와대에 머무는 시간을 줄이고 외부인사와 현장의 숨소리를 자주 접촉하는 것이 지름길이다. ●이 의원 얼핏 보면 생산성이 떨어져 보이는 국회의원들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기 때문에 모두 그 나름의 힘이 있고, 감각이 있다. 공직자와 정치인들의 의견이 잘 조화되는 구조가 필요하다. 전광삼 김상연 나길회기자 carlos@seoul.co.kr
  • [기고] 호국보훈과 진정한 촛불의 의미 / 이봉춘 서울지방보훈청장

    [기고] 호국보훈과 진정한 촛불의 의미 / 이봉춘 서울지방보훈청장

    얼마전 제2연평해전 기념식이 정부 기념행사로 격상되어 열렸다. 죽음으로 조국을 지켜낸 자식과 남편이 제대로 대접 받지 못했던 것에 섭섭했던 유가족들도 뒤늦게나마 국가가 관심을 가져주어 감사하다는 뜻을 전하는 것을 보았다. 평생을 한으로 안고 살아가야 하는 이들에게 좀더 빨리 마음을 쓸어줄 위로를 해주지 못했다는 생각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 너무 무관심하지 않았나 하는 자책감이 들었다. 당시 행사장에는 연평해전 사진전시회가 마련되었다. 역사적 현장을 담은 사진과 그날의 참상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는 참수리호를 보면서 가슴 한편이 뭉클해짐을 느꼈다. 교전이 있던 그날은 2002년 월드컵 3,4위전이 열리던 날로, 우린 아무 걱정 없이 응원준비에 몰두하며 경기를 즐기고 있었다. 그날 우리가 자유롭고 평화롭게 승리를 염원하며 열광할 수 있었던 것은 한쪽에서 목숨을 바쳐 조국을 지켜낸 이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우리가 너무나 당연히 여기는 것들, 하루의 일상이라든가 계획하는 미래의 꿈 등, 이 모든 것들은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의 희생으로 가능한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 간단한 세상살이의 논리를 잊고 그저 나만을 생각하며 살아간다. 기념식이 거행되던 날, 또다른 한쪽에선 촛불집회가 진행되었다. 촛불집회는 국민의 민의를 올바로 표현한 직접민주주의를 실현한 계기가 되었고, 대통령의 독단을 막는 성과를 올렸다고 한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처음의 평화적 시작과 달리 시위하는 시민과 진압하는 경찰 사이에 마찰이 생겼다. 시시비비를 가리는 인터뷰를 보며 과연 “어느 쪽이 더 많이 다치고 또 누가 먼저 공격을 가했는지가 중요한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무언가를 잊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였다. 촛불집회에 참여한 모든 국민들의 뜻은 광우병 걸린 쇠고기가 아니라, 품질 좋은 쇠고기를 먹고 우리의 건강을 지키려는 것이다. 건강한 몸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행복하게 살려고 하는 것일 게다. 건강한 국민, 행복한 국민이 많은 나라가 곧 잘사는 국가가 아닐까. 그렇다면 우리의 최종 목적은 잘사는 국가를 만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그마한 균열이 커다란 댐을 허문다. 성곽을 둘러싼 전투에서도 한쪽 성문이 뚫리면 결국엔 전체 성이 무너지고 만다. 반대로 작은 힘이 모여 큰 것을 이룰 때도 많다. 모든 국민들이 경험하고 기억하는 일로 IMF 외환위기 때의 금 모으기 운동이 있다. 전 세계인들이 모두 놀란 일로, 국가적인 위기에 누가 강요한 것도 아닌데 오로지 한마음 한뜻으로 하나가 되어 위기를 극복하였다. 작은 힘이 모여 기적을 만든 순간이었다. 그리고 지금이 바로 다시 한번 작은 힘의 위대함을 보여주어야 하는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세계 속에 우뚝 서는 선진 일류국가 건설이 우리의 최종 목적임을 되새기며, 그 길을 위해 지금 촛불의 의미를 다시 되짚어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난 6월 호국보훈의 달 동안 현충일 기념행사와 각종 추모제, 참전행사를 거행하면서 새삼 조국의 소중함을 되새겨보게 되었다. 좀더 좋은 세상을 누리지 못하고, 그저 후손에게 발전된 조국을 물려주기 위해 희생한 선열들의 나라사랑 정신을 느끼며 새로운 각오를 해보았다. 나라가 침몰할 때 가라앉는 배를 건지기 위해 바다로 자신을 던지며 희생하신 분들이 세워놓은 이 나라를 생각해보면서 공동체의 발전을 위해 지금 당장 내 것을 앞세우는 마음보다 서로를 배려하고, 양보하는 마음들이 모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이러한 소망들이 모여 좀 더 큰 숲을 그리며 강한 대한민국의 초석을 다져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이봉춘 서울지방보훈청장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57개국 물처리 102억유로 매출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57개국 물처리 102억유로 매출

    ■상하수도 분야 NO.1-프랑스 베올리아社 |파리 이종수특파원|상하수 처리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150년 전통의 기업 베올리아 오(VEOLIA EAU). 베올리아 앙비론망(환경)의 자회사인 베올리아 오(이하 베올리아)는 지구촌 57개 나라의 지방자치단체와 산업체에 물 처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구 수로 환산하면 1억 800만여명이 베올리아의 물처리 서비스를 받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약 101억 9000만유로(약 16조 7600억원)를 기록한 150년 전통의 베올리아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수돗물 친밀도 높이는 지역 축제·교육 운영 지난달 24일 오전 6시24분 베올리아사가 자랑하는 프랑스 남동부 도시 리옹의 정수·폐수 처리 시스템을 들러보기 위해 초고속열차(TGV)에 몸을 실었다. 파리를 떠나 2시간쯤 뒤 리옹에 도착해 인근 칼뤼스의 베올리아 수돗물 유통·판매 사무실을 찾았다. 프랑크 텍시에 국장은 “우리 회사의 주요 고객인 지방자치단체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지역주민과의 친화력이 가장 중요하다.”며 “한 달에 한 번씩 시내에서 축제 성격의 이벤트를 열고 시민들이 수돗물과 친해지도록 하기 위한 상설 교육장도 운영한다.”고 설명했다. 텍시에 국장의 설명에 따르면 석회 성분이 함유된 수돗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대기업에 대한 선입견을 바꾸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나 전문가들과 주민들의 질의 응답 등 ‘친밀성 프로그램’을 통해 차츰 인식이 바뀌었다고 했다. 그는 베올리아 수돗물의 성공 비결을 묻자 “품질이 뛰어나면서도 생수보다 저렴한 가격, 철저한 정수·폐수 시스템 등의 이미지를 앞세워 주민들을 속속들이 파고든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폐수 5단계 정화 뒤 자연수로. 이어 찾아간 곳은 폐수 처리 공장.11㏊(1㏊는 1만㎡)나 되는 공간인데도 퀴퀴한 냄새가 배어 있다. 일상에서 다양한 용도로 제 역할을 마친 물이 정화 과정을 거쳐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는 곳이다. 관리책임자인 지라르 마티네즈는 “크게 5단계의 과정을 거쳐 폐수를 자연수로 바꾼 뒤 배출하고 있다.”며 자부심 어린 목소리로 말문을 열었다. 리옹 폐수처리 공장은 세계적으로 유명해 견학 행렬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다. 그의 설명을 들으며 실제 폐수처리 과정을 일일이 다녀봤다. 먼저 공장으로 들어온 폐수는 사전 정화단계를 거친다. 폐수 속에 담긴 큰 쓰레기 등이 이 단계에서 걸러진다. 이어 화학처리 과정을 통해 기름을 제거하고 모래는 침전시킨다. 생물학적 처리 과정을 거친 물은 2차 정수 과정으로 넘어가는데 이 단계에선 부유물 제거·순화, 침전물 소각 작업 등이 이뤄진다. 마지막 단계는 박테리아를 넣어 자연수에 가깝도록 만드는 박테리아 처리 과정이다. 이 모든 과정은 제동제어 시스템으로 이뤄진다. 베올리아사는 리옹 인근에만 같은 규모의 폐수처리 공장 8곳을 운영하고 있다. ●흥미유발 정보 제공… 이해도↑ 점심을 먹기 전에 리옹시 도심에 있는 상설 ‘물 교육 프로그램’ 현장을 들렀다. 두 달 동안 2만여명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를 모으는 이 공간은 ▲물의 역사 ▲물의 흐름 ▲물의 경제 등 말 그대로 물에 관한 각종 정보를 담고 있다. 담당자는 “딱딱하고 일방적인 설명 위주의 방식이 아니라 퀴즈나 게임 등의 방식으로 흥미를 유발하면서 물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체감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단체와 정수지 인근 함께 관리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상수원이 자리한 리옹 인근 크루아뤼제 지역. 론강과 손강 상류에 위치한 리옹 정수지는 유럽에서 규모가 가장 크고 물이 맑기로 이름난 곳이다. 정수 책임자 스테파니 가스트는 “상수원이 운집한 이 지역은 유럽연합(EU)이 정한 자연공원 지대로 가끔 여우가 출몰하고 다양한 희귀 동식물이 생존하고 있을 정도로 청정한 곳”이라면서 “환경단체, 조류·곤충보호협회 등과 함께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올리아사는 인근 론강과 손강으로 연결된 375㏊의 정수지역에 114곳의 관정을 박아 뽑아낸 물을 저장하고 있다. 이 상수원에서 공급하는 수돗물은 하루 45만㎥로 리옹 인근 55개 기초자치단체 116만 1600여명의 주민들이 이용하고 있다. 가스트는 “리옹 지사가 독창적으로 개발한 프로그램을 통해 상수원의 오염 여부를 매시간 자동 점검하고 있다.”며 “만약 오염 물질이 발견되면 해당 관정은 물론 인근 관정이 모두 저절로 폐쇄되면서 다른 지역에서 물을 끌어오게 된다.”고 설명했다. vielee@seoul.co.kr ■한국 물산업 어디로 가야 하나 공공성 기반 둔 민영화로 해외 하수처리 시장 진출 한국이 세계적인 물산업국가로 발돋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 중에는 현재의 상하수도 체계를 대대적으로 개편하는 내용의 물산업 민영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가 적지 않다. 하지만 물이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요소인 만큼 사회적 약자를 배려한 공공성의 측면도 소홀히 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현재 정부는 초기 산업 단계인 국내 물산업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물산업지원법’의 법제화를 추진 중이다.2015년까지 시장 규모를 지금의 2배인 20조원 이상으로 키워 세계 10위권의 물산업 국가로 진입하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유럽을 중심으로 전 세계 6억명가량이 민간업체로부터 상하수도 서비스를 받고 있으며, 규모는 해마다 10∼15%가량 성장하고 있다. 물산업을 주도하는 베올리아(프랑스), 수에즈(프랑스), 지멘스(독일) 등 세계적 기업들은 일찌감치 상하수도 민영화를 시작한 국가들에서 나왔다. 국내 물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우선 현재 각 지자체가 개별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상하수도 체계를 광역 시스템으로 재편하는 일이 시급한 과제로 지적된다. 상수원 관리와 하수 처리, 상하수도 서비스 등을 총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 세계 시장에서 경쟁 가능한 ‘규모의 경제’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수자원공사 수자원정책경제연구소 권형준 박사는 “해외에서 발주하는 물산업 계약은 대부분 일정 수준의 상하수도시설 운영 실적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상하수도 관리를 일원화해 국내 물산업의 파이를 키운 뒤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중국, 인도 등의 하수처리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재 ‘물산업지원법’은 수도요금 인상을 우려한 반대 여론에 부딪혀 이렇다 할 방향도 잡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민영화가 되더라도 가격 폭등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를 액면 그대로 믿는 국민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동으로 정부 정책이 신뢰를 잃은 탓이다. 정부는 물산업의 민영화를 포함한 공기업 민영화 일정을 전면 재조정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상하수도 민영화보다는 먹는 물에 대한 신뢰를 먼저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도 되새겨야 할 대목이다. 현재 수돗물을 그냥 마시는 사람은 거의 없을 만큼 먹는 물에 대한 불신이 심각한 상황이다. 이를 그대로 둔 채 지하수를 상품화해 수출하겠다는 발상이 과연 올바른 방향인지 따져봐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환경관리공단 정진우 연구원은 “상하수도 민영화를 골자로 한 물산업 구조개편 과정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는 농어촌 및 저소득층 등에 대한 예산지원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류지영 정현용기자superryu@seoul.co.kr ●특별취재팀 미래생활부 박건승부장(팀장)·박상숙·오상도·류지영·박건형·정현용기자, 도쿄 박홍기·파리 이종수 특파원, 사회부 홍지민기자, 국제부 이재연기자
  • “새마을 문고를 주민 사랑방으로”

    “새마을 문고를 주민 사랑방으로”

    서울신문과 서울시의회가 함께하는 6월 의정모니터에 우리 생활을 보다 여유롭게 할 수 있는 다양한 제안이 이어졌다. ‘새마을문고를 자원봉사자를 이용한 주민참여형 교육현장으로 이용하자.’,‘한강 시민공원에 멋진 시계탑을 설치하자’ 등 누구나 느껴온 점을 날카롭게 지적한 의견이 돋보였다. 지난 1일 두 차례의 엄정한 심사를 거쳐 76건의 의견 중 12건을 우수의견으로 채택했다. ●생활밀착형 아이디어 봇물 1970년대에 만들어진 새마을문고의 역할을 바꾸자는 추난영(37·강동구 명일동)씨는 “몇십년 전부터 도서 대출과 반납의 역할만을 해왔다.”면서 “이제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새마을문고가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외면받고 있는 새마을문고를 책읽는 엄마, 글쓰기 지도, 책 만들기 등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아이들과 주민들에게 사랑받는 곳으로 변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한강시민공원에 시계탑을 설치하자는 박진영(24·용산구 보광동)씨의 제안도 눈길을 끈다. 이는 누구나 불편을 느꼈지만 무심코 지나쳐온 것이다. 그는 “많은 시민들이 찾는 공원에 시계탑 하나 없다는 것이 아쉽다.”면서 “공원별로 하나씩 만들어 ‘만남의 장소’ 등 명소를 가꾸어 가자.”고 제안했다. 한강시민공원 지구별로 시계탑이 생기면 친구나 동호회 회원들을 만날 때 편리하게 장소를 지정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시간을 쉽게 알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아나바다 운동의 생활화·모유수유차 제안도 모유수유차 운영에 대한 아이디어도 돋보인다. 이재옥(38·양천구 신정1동)씨는 “모유수유의 중요성은 누구나 강조하지만 어머니들을 위한 ‘배려’는 찾아보기 힘든 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헌혈차처럼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공간에 ‘모유수유차’를 만들어 아이에게 남의 눈치를 보지않고 모유를 먹일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이밖에 아나바다운동의 생활화를 제안한 최정희(34·구로구 천왕동)씨는 “쓸 만한 물건을 버리지 말고 재활용하는 것이 환경을 생각하고 어려운 가정경제를 살릴 수 있는 길”이라면서 “매주 주말에 각 구청 주차장이나 주민자치센터 앞에서 ‘물물교환 장터’를 운영하자.”고 제안했다. 또 화장실 남녀 안내표지 디자인을 개선하자는 이영희(60·강서구 내발산동)씨, 불광천변 자투리땅을 자연학습장으로 활용하자는 정금주(64·은평구 역촌1동)씨의 의견도 있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서울 민원행정 만족도 상승

    서울시 민원행정에 대한 만족도가 급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시민 6200명을 대상으로 ‘행정서비스 시민고객 만족도, 조사’를 한 결과, 민원행정 만족도가 100점 만점에 74.1점으로 전년 대비 9.8점 상승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는 시가 1999년 민원행정 만족도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시민들은 ‘공무원의 응대 친절도’(77.7점)와 ‘업무처리 효율성’(77.3점)에 높은 점수를 줬으나 민원서류의 작성 편의성 등 ‘업무처리 편리성’(71.9점)과 점심시간 민원처리나 취약계층 배려 등 ‘이용 용이성’(70.4점)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특히 한강공원에 대해서는 ‘만족한다’고 응답한 시민이 65.3%로 나타나 2006년(45.1%)에 비해 만족도가 20%가량 상승했다. 이는 한강르네상스에 대한 기대감과 수영장 리모델링, 난지도 셔틀버스 운행 등 시민편리성이 크게 향상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성분야에 대한 만족도는 극히 낮아 획기적인 개선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4000명을 대상으로 서울시 여성정책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만족’은 14.5%,‘불만족’은 27.7%,‘보통’은 53.7%로 만족한다는 비율이 매우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9%대인 ‘안전’과 ‘취업·창업’부문의 만족도롤 높이기 위해 지하주차장과 여성화장실에 CCTV 설치하고, 올해 말까지 공영주차장 225개곳에 여성우선주차구역 1869면을 설치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펼치기로 했다. 또 민간 취업전문 포털시스템을 지역·업종·연령별로 직업훈련기관을 세분화해 다각적 지원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시간 연장형 보육시설 105곳과 휴일보육시설 42곳을 2010년까지 확충하는 등 실질적 대책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이창학 평가담당관은 “120다산콜센터 등 시민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민선4기 ‘창의시정’이 뿌리내고 있다.”면서 “앞으로 만족도가 낮은 여성 안전과 취업 분야에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는 등 시민고객이 100% 만족할 수 있는 민원행정을 펼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서울 민원행정 만족도 상승

    서울시 민원행정에 대한 만족도가 급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시민 6200명을 대상으로 ‘행정서비스 시민고객 만족도, 조사’를 한 결과, 민원행정 만족도가 100점 만점에 74.1점으로 전년 대비 9.8점 상승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는 시가 1999년 민원행정 만족도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시민들은 ‘공무원의 응대 친절도’(77.7점)와 ‘업무처리 효율성’(77.3점)에 높은 점수를 줬으나 민원서류의 작성 편의성 등 ‘업무처리 편리성’(71.9점)과 점심시간 민원처리나 취약계층 배려 등 ‘이용 용이성’(70.4점)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특히 한강공원에 대해서는 ‘만족한다’고 응답한 시민이 65.3%로 나타나 2006년(45.1%)에 비해 만족도가 20%가량 상승했다. 이는 한강르네상스에 대한 기대감과 수영장 리모델링, 난지도 셔틀버스 운행 등 시민편리성이 크게 향상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성분야에 대한 만족도는 극히 낮아 획기적인 개선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4000명을 대상으로 서울시 여성정책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만족’은 14.5%,‘불만족’은 27.7%,‘보통’은 53.7%로 만족한다는 비율이 매우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9%대인 ‘안전’과 ‘취업·창업’부문의 만족도롤 높이기 위해 지하주차장과 여성화장실에 CCTV 설치하고, 올해 말까지 공영주차장 225곳에 여성우선주차구역 1869면을 설치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펼치기로 했다. 또 민간 취업전문 포털시스템을 지역·업종·연령별로 직업훈련기관을 세분화해 다각적 지원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시간 연장형 보육시설 105곳과 휴일보육시설 42곳을 2010년까지 확충하는 등 실질적 대책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이창학 평가담당관은 “120다산콜센터 등 시민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민선4기 ‘창의시정’이 뿌리내리고 있다.”면서 “앞으로 만족도가 낮은 여성 안전과 취업 분야에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는 등 시민고객이 100% 만족할 수 있는 민원행정을 펼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서초구 양재천변 새단장

    서초구 양재천변 새단장

    최근 양재천변에 가면 녹색의 그늘 사이로 보라색의 물결을 만날 수 있다. 꽃범의 꼬리, 노루오줌, 부처꽃 등 기다란 꽃대위로 오롯이 피어난 꽃망울들이 바람을 따라 산책 나온 이들에게 손짓을 한다.2년여간 새 단장을 마치고 새롭게 변신한 양재천의 모습이다. 봄에는 개나리와 조팝나무, 벚나무, 아이리스, 금계국이 봄바람에 하늘거린다. 가을에는 쑥부쟁이, 벌개미취, 상사화 등이 피고, 초겨울에는 은빛 물억새와 자줏빛 흰줄무늬 갈대가 바람에 넘실거린다. 이렇게 양재천에선 사계절 꽃놀이가 펼쳐진다. ●논두렁 따라가면 아이리스화원 양재천에선 1996년 생태하천조성사업을 통해 1차 수술이 감행됐다.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이 목표였다. 하지만 강 바닥을 파내는 준설작업 과정에서 오히려 물억새와 같은 토종의 생태계가 감소하는 대신 돼지풀과 서양등골나물, 환삼덩굴 같은 외래식물이 인근을 뒤덮었다. 이에 따라 서초구는 지난해부터 24억원을 투자해 영동1교부터 2교 사이 생태계 복원에 나섰다. 고향 하천의 느낌이 나도록 버드나무와 갯버들, 갈대 등을 심어 고향 하천의 느낌을 살리는 한편 외래식물은 속아냈다. 또 이용자가 적었던 농구장 자리에는 꽃밭과 논을 조성했다. 영동1교 옆에 위치한 아이리스화원은 6130㎡에 노랑꽃창포와 무지개붓꽃, 제비붓꽃 등 총 7종 14만 5900포기의 꽃을 심었다. 시골풍경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한 삐뚤빼뚤한 논두렁도 만들었다. 도시 아이들이 농사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만든 이곳에선 지난해부터 철원 오대벼가 생산된다. 무농약 유기농법인 덕에 논두렁을 따라 걷다 보면 우렁쉥이나 미꾸라지를 어렵잖게 볼 수 있다. ●영동1교와 2교 사이에 와인 거리 조성 변화의 노력이 이어지면서 현재 양재천에는 백로와 박새, 딱따구리, 지빠귀 등 36종 조류와 토종 물고기들이 살고 있다. 구청은 생물들을 위한 배려로 자전거도로를 최대한 수로에서 멀리 떨어지게 하고 하천을 따라 버드나무와 갈대, 물억새 군락도 조성했다. 새들의 쉴 공간을 위해 팽나무를 비롯해 흰줄무늬갈대, 붉은띠, 소라버들 등을 옮겨 심었다. 물론 사람을 위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기존의 낡은 운동시설을 교체하는 한편 산책로 곳곳에는 쉴 수 있는 의자를 마련했다. 또 자전거도로와 산책로를 분리해 이용자가 서로 부딪치는 일이 없도록 했고 도로폭도 넓혔다. 산책로 바닥에 푹신한 고무칩을 깔아 이용자들의 무릎 보호에 나서는가 하면 길가를 따라 키 큰 나무를 심어 자연의 그늘을 마련했다.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양재천 야외수영장(영동1교∼양재시민의 숲 사이)도 변화를 갈구한 노력의 대가다. 하루 1000여명이 이용하는 수영장은 지난해 개장 이후 지역 주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양재천을 따라 일어나는 변화는 현재진행형이다. 구는 추가 예산 등을 편성해 양재천의 변화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그중 하나가 우선 영동1교와 2교 사이 680m 구간에 조성할 와인거리다. 박성중 구청장은 “결국 자연을 위한 변화가 사람을 위한 변화로 자리잡게 된다.”면서 “생태하천으로 자리잡게 된 양재천이 주민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적실 수 있을 때까지 업그레이드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박홍기 특파원 도쿄이야기] 日 ‘무차별 살인’ 남일 아니다

    9일 아침 도쿄 지요다구 아키하바라역은 평상시처럼 붐볐다. 반면 역 건너편의 인도 한쪽에는 시민들이 바친 꽃다발과 음료수 등이 수북이 쌓여있었다. 출근길의 회사원들도, 길을 지나던 어린이도 잠시 발길을 멈춰 희생자를 위해 합장했다. 다름아닌 전날 대낮에 ‘무차별 칼부림’에 의해 시민 7명이 희생된 바로 그 장소다. 노상 ‘분향소’인 셈이다. 아키하바라는 세계 최대의 전자상가이자 번화가로 ‘보행자의 천국’이다. 또 빼놓 수 없는 관광 명소다. 그러나 이제 최악의 ‘무차별 살인’이 일어난 장소로 기록되게 됐다. 불과 5분만에 7명이 숨지고 10명이 중상을 입었다. 경찰청에 따르면 1998년 이후 10년 동안 공공장소에서 발생한 67건의 무차별 범죄 가운데 아키하바라사건의 사상자가 가장 많다. 일본에서는 무차별 살인을 ‘도리마(通り魔)살인’으로 표현한다. 왕래가 잦은 곳에서 이유없이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흉기를 휘둘러 범행을 저지르는 탓에 ‘거리의 악마’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예컨대 지하철을 기다리던 회사원을 철로로 밀어 떨어뜨리거나 지하철 개찰구 앞에서 마구잡이로 시민들을 찌르는 사건들이다. 범행의 대상에 예외가 없다는 얘기다. 아키하바라 사건의 범인 카도 도모히로(25)는 경찰에서 “세상이 싫다.(범행에) 누구라도 좋다.”라고 진술했다. 무차별 살인범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사회를 겨냥한 공격이다. 물론 범인은 휴대전화에 자신의 범행 계획을 시간대별로 메모해 놓을 만큼 치밀성을 보였다. 경찰청 통계에서 보듯 일본의 무차별 범행은 심각한 수준이다.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사회와 담을 쌓은 160만명에 달하는 은둔형 외톨이(히키코모리)의 사회 적응에도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다. 자칫 ‘예비 범죄인’이 될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나아가 경쟁 지상주의의 반성으로 타인 배려, 생명 존엄성 등에 대한 교육의 필요성이 한층 제기되고 있다. 노다 마사아키 간사이대학원 교수는 도쿄신문에서 “격차 사회가 개선돼야 한다. 사회의 절망감과 좌절감이 타자에 대한 공격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만의 사회적 병리현상은 아닌 듯싶다. hkpark@seoul.co.kr
  • 역사학계, ‘대안교과서’ 본격적 비판 포문

    역사학계, ‘대안교과서’ 본격적 비판 포문

    지난 3월 출간된 교과서포럼의 ‘대안교과서 한국 근·현대사’에 대해 역사학계가 본격적인 비판의 포문을 열었다. 대한상공회의소의 건의를 받아들여 교과서 수정을 추진하고 있는 교육과학기술부에 대한 공세도 한층 강화했다.‘한국 근·현대사’의 오류 분석, 학술토론회 등 학문적 대응과 함께 시민사회단체들과 연대해 비판성명도 낼 계획이다. 언론을 통한 촌평이나 기고문 등의 방식으로 단편적으로 맞서던 역사학계가 조직적·전면적 대응에 나선 것이다. 이신철(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 공동운영위원장)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 연구교수는 “교과서포럼의 공세적 역사왜곡의 잘못을 지적하고 포럼의 문제의식을 이어받은 교과부가 교과서 문제를 정치적으로 접근하는 데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기 위함”이라고 공동대응 취지를 설명했다. ●연구 결과를 ‘역사비평´ 여름호에 실어 진보 보수 구별없이 13개 단체가 모였다. 역사문제연구소·역사학연구소·민족문제연구소 등의 연구소와 한국근현대사학회·한국민족운동사학회·한국역사교육학회 등의 학회, 전국역사교사모임 등 교사단체,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 등 연대조직을 망라한다. ‘한국 근·현대사’ 출간 이후 두 달여 동안 이들은 수면 아래에서 단단히 준비했다. 이정은 역사문제연구소 사무국장은 “책이 나온 직후부터 단체 대표들이 수차례 모여 대응방안을 논의했고, 즉각적 대응과 학문적 대응을 분리해서 진행하자고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즉각적 대응’은 대한상의가 제출한 초·중·고 교과서 60여종 337건에 대한 수정건의(3월30일) 및 건의를 수용한 교과부의 수정검토 발표(5월20일)를 비판하며 반박자료를 내는 것으로 표현됐다. ‘학문적 대응’은 ‘한국 근·현대사’에 대한 꼼꼼한 분석작업을 중심으로 준비됐다. 일차 결과물이 최근 출간된 계간 ‘역사비평’ 여름호에 실렸다. 주진오 상명대 역사콘텐츠학과 교수가 ‘한국 근·현대사’의 근대초기 부문(‘뉴라이트의 식민사관 부활 프로젝트’)을, 박찬승 한양대 사학과 교수가 일제 식민지 시기(‘식민지 근대화론에 매몰된 식민지 시기 서술’)를, 홍석률 성신여대 사학과 교수가 현대사 서술(‘대안교과서의 난감한 역설’)을 조목조목 따져 오류를 짚어냈다. 홍 교수는 “관점의 차이 이전에 사실 기술에서부터 너무 오류가 많아 우리의 문제 지적이 책 교정작업을 해주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있었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5일 오후 개최하는 학술토론회에선 좀더 체계적인 문제제기가 이뤄진다.‘뉴라이트의 위험한 교과서 바로 읽기’란 제목으로 서울 중구 YWCA 4층 강당에서 열린다. ●교과부와 청와대에 공개질의서 내기로 박한용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실장은 ‘뉴라이트 교과서에 나타난 친일문제 인식비판’이란 발표에서 “뉴라이트 교과서는 친일행위를 근대적 기술과 문화습득을 통해 해방 이후 대한민국 발전의 토대가 된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면서 “결국 과거 일제가 주장하던 식민지미화론 혹은 식민지근대화론을 그대로 옹호하는 대단히 위험한 인식”이라고 비판한다. 김종훈 전국역사교사모임 대표는 “최근 역사교육에서 중요하게 논의되는 성·지역·계층의 문제를 다각적으로 접근하려는 노력이 없고, 학생 입장에서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에 대한 배려도 없어 ‘대안’이란 이름을 붙이기 힘들다.”며 교육현장의 목소리를 전한다. 토론에 앞서 교과부의 교과서 수정작업이 학문적 논의를 거치지 않고 정치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판단 아래 교과부와 청와대에 보내는 공개질의서도 채택한다. 역사비평 기고문과 학술토론회 결과물을 모아 빠르면 8월 중 단행본 출간도 준비 중이다. 일본의 교과서 왜곡을 주도하는 새역사교과서를만드는모임과 교과서포럼의 유사성, 교과서로서 ‘한국 근·현대사’의 적합성 등에 관한 분석글이 추가될 예정이다. 이신철 교수는 “일차적으로 한국사 관련 단체들이 주도하게 되겠지만 포럼측과 정부가 정치적으로 교과서 왜곡을 강행한다면 동양사와 서양사 전공자들에게까지 연대를 확대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서울거리 육교·지하도 사라진다

    ‘차보다 사람을 우선하는 디자인’이 공공 공간과 공공 건축물에 적용된다. 서울시내 보행로, 도로, 광장, 공원 등의 공공 공간이 보행자 중심으로 바뀐다. 청사와 학교, 공연장 등의 공공 건축물도 이용자를 우선 배려한다. 서울시는 지난달 27일 내놓은 ‘디자인 서울 가이드라인’의 다섯가지 분야 가운데 공공 공간과 공공 건축물 분야의 ‘디자인 10원칙’을 3일 발표했다. ‘공공 공간의 디자인 10원칙’을 보면 우선 폭 1.5m 이내의 보도에는 통행에 불편을 주는 가로수나 벤치, 휴지통 등의 시설 설치가 금지된다. 또 육교나 지하도는 원칙적으로 설치가 금지되고, 대신 횡단보도를 설치하는 등의 보행자 위주로 개선된다. 도시 경관의 흐름을 끊던 방음벽과 지하도 캐노피(투명 유리덮개) 설치도 제한된다. 주변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인 가로수 심기도 지양된다. 이와 함께 공공 청사나 경찰서, 보육시설, 학교, 문화회관, 병원 등 7개 분야 32개 종류의 공공 건축물에도 시민을 배려하는 열가지 디자인 원칙이 제시됐다. 앞으로 시민의 접근을 방해하는 담이나 과도하게 설치된 옹벽은 허용되지 않는다. 공공 건축물의 권위를 상징하던 높은 계단도 사라진다. 대신 임산부나 유아, 장애인, 노약자들이 쉽게 접근해 이용할 수 있는 ‘장애 없는 디자인’이 적용된다. 또 도로에서 가장 접근하기 쉬운 곳에 주요 민원실이 설치된다. 보행 동선을 방해하는 건물 전면부의 외부 주차장은 시민을 위한 편의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가이드라인은 ‘디자인 서울거리’와 동 주민센터 리모델링 사업을 비롯해 앞으로 서울시가 시행하는 모든 공공 공간, 공공 건축물 사업에 적용된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성장률보다 삶의 질 높여야”

    “숫자에 불과한 경제성장률에 집착하지 말고 현실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검증 없는 대외개방은 문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26일 서울 동숭동 경실련 강당에서 ‘이명박 정부 100일,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나온 지적이다.경실련은 이날부터 5일간 분야별 토론회에 들어갔으며, 첫날 주제는 성장정책이었다. 김종걸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우울한 MB노믹스와 한국사회의 선택’이란 제목의 주제 발표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같은 중차대한 사안을 제대로 된 검증 없이 정치 일정에 맞춰 밀어붙이려고 한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김 교수는 “한·미 FTA는 협정문 자체로 본다면 양면성을 갖고 있다.”면서 “이번 사태가 제도 선진화를 위한 묘약으로도 읽힐 수 있는가 하면, 반대로 선진화를 따라 갈 수 없어 한국 사회의 공공성 영역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독약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책 검증의 무신경 구조’와 단순한 ‘시장 만능주의적 사고방식’이 한·미 FTA와 연계됐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사회적 파괴력에 우려를 나타낸 뒤 “‘한국경제 선진화의 계기’라는 상황적, 추상적 논리로 한·미 FTA를 밀어붙이려는 것은 그런 무신경 구조를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토론자로 나선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산업전략본부장은 “새 정부가 성공적으로 성장 정책을 추진하려면 이전과 달라진 대내외 여건을 감안해 정책을 조율하고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정남기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제 하부구조에 대한 정책적 배려를 통해 괜찮은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중소기업을 많이 창출하면 생산적 복지정책이 원활하게 수행될 수 있다.”면서 “숫자에 불과한 경제성장률에 집착하기보다 삶의 질과 행복도를 제고하는 방향으로 정책적 배려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집중 인터뷰] MB정권 미래비전 제작소 미래기획위 안병만 위원장

    [집중 인터뷰] MB정권 미래비전 제작소 미래기획위 안병만 위원장

    미래는 예측 불가능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다고 미래를 불확실한 것으로만 치부하기에는 너무나 애매하다. 미래기획위원회는 그런 미래가 어떻게 진전될지 미리 투영해보고 국민에게 그 길을 제시하고자 만들어졌다. 특히 선진국의 문턱에서 우왕좌왕하고 있는 한국이 선진국으로 확실하게 진입할 수 있도록 갈 길을 찾아주는 것이 앞으로 위원회의 주된 할 일이다. 이 작업에 프랑스의 석학 기 소르망 박사, 매킨지 컨설팅사 아시아 지역회장인 도미니크 바튼 등 세계적인 인사와 가수 박진영, 바이러스 연구가 안철수 등 젊은 전문가들도 발 벗고 나섰다. 안병만 미래기획위원장은 사무실 벽 한쪽에 걸려 있는 국정지표 ‘선진 일류국가’를 여러 차례 가리키면서 ‘선진화’를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저마다의 재주를 잘 펼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면 반드시 선진국으로 갈 것이라고 믿는다.”면서 “선진국의 열쇠는 정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 있다.”고 말했다. ▶미래기획위원회가 하는 일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구체적인 목표는 ‘선진화’다. 크게 3가지로 작업을 분류할 수 있다. 첫째는 선진국과의 격차를 줄이는 작업이다. 일본, 미국, 영국, 독일, 네덜란드, 스웨덴 등 10개국을 뽑아서 10개국 평균 정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 둘째, 경쟁에서 우리가 이미 앞서는 부분은 격차를 더 넓히는 것이다. 셋째로 미개척 분야를 다른 나라보다 먼저 발굴해 개발시키는 작업이다. 이런 것들을 종합해 성장동력을 찾아 구체화하는 작업을 위원회에서 하고 있다. ▶올 8월15일 정부수립 60주년을 맞아 국가미래비전을 선포할 텐데 어떤 내용이 담기게 되나. -지금 당장 내용이 나오기는 좀 이르다. 앞서 말한 3가지 작업을 통해 자료를 종합해 7월말까지 대통령에게 정리해 제출할 예정이다. 그러면 대통령이 ‘창조적 실용주의’에 입각해 비전을 직접 선택, 개발해 선포할 것이다. 이 비전은 새롭고 또 많이 변화된 내용이 담길 것이다. 그리고 실현 가능한 것을 제시할 것이다. ▶지난 14일 첫 회의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갔나.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온 만큼 다양한 시각의 이야기가 쏟아져 나왔다. 특히 매킨지 컨설팅 그룹 아시아 회장인 도미니크 바튼이 ‘총체적인 격차’에 대한 얘기를 한 게 기억에 남는다.“한국은 하드웨어는 평균이상인데 소프트웨어가 떨어진다.”면서 “예를 들어 수학성적은 좋은 편인데 실제 동기부여는 낮은 게 맹점”이라고 지적했다. 즉 결과가 나쁘진 않지만 동기부여가 낮으니 창조적이지 못하고 지식의 활용성도 낮다는 것이다. 동기부여가 잘되면 퀄리티가 훨씬 좋은 아웃컴이 나올 수 있는데 장기적으로는 이게 훨씬 더 바람직하다고 본다. ▶위원회는 젊은 세대와의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 쇠고기 파동 이후 젊은 세대와 정부의 소통 부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데. -소통의 중요성은 절대적이다. 국가의 계획도 국민들이 이해하지 못하면 국민적 호응이 없다. 국민적인 호응이 없는 계획은 실행 불가능하다. 정부가 계획을 실행에 옮길 때에는 우리보다 앞서서 국민들이 먼저 나가줘야 계획이 성공한다. 이번 사태에서 가장 중요한 원인은 새 정부가 들어서고 해결할 문제들이 너무나 많이 한꺼번에 들이닥친 것이다.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급급해 여유가 없어 대화를 못했다. 문제는 대통령 자신이 너무 바빠 시간이 없어 정작 소통을 해야 할 사람과 제대로 대화를 못했다는 것이다. 난맥상이 있을수록 소통이 필요한데 필요할수록 더 잊기도 하는 법이다. 지금부터라도 90일간의 경험을 살려 소통할 수 있기를 바란다. ▶첫 회의에서 ‘역사를 정치에 이용해선 안 된다.’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지난 역사를 어떻게 재조명할 예정인가. -과거를 볼 때 부정적인 면을 부각시킴으로써 현재 정치의 이득을 챙기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게 핵심이다. 현재의 잘된 것도 인정하자는 것이다. 과거에 잘된 것을 보지 못하면 현재의 잘된 것도 간과하게 된다. 미래를 볼 때 과거의 공(功)은 살려서 미래의 성장동력을 찾으면 되고, 과(過)는 과대로 시행착오를 줄이는 데 활용해야 한다. 지난 정부와 이명박 정부가 역사를 바라보는 인식의 가장 큰 차이가 이것이다. 지난 정부는 전체를 보지 않고 부분만 부각시켰다.386세대의 경우도 국민 모두가 386세대는 아니지 않은가. 지난 정부는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동시에 보는 균형감각을 갖추지 못했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가는 데 가장 발목 잡혀 있는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노무현 정부는 균형발전을 강조했다. 좋은 말이지만 그러다보니 정부가 할 일이 많아지고 세금을 많이 거둬야 했다. 결과적으로 기관도 늘리고 공무원도 늘리고 역사상 가장 큰 정부가 됐다. 성장동력으로 이용될 부분을 떼어서 다른 곳에 붙였으니 성장동력이 움직이지 않는 현상이 생겼다. 노무현 정권 시절 세계경제는 최고 호황이었는데 우리는 기회를 한번 잃었다. 개발 도상국은 10% 이상 성장하는데 우리는 최근 5년간 4% 성장밖에 못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작은 정부, 규제 완화가 옳다고 보고 그쪽으로 간다. 또 참여정부는 민주화를 다지는 데 큰 공을 세웠지만 무책임한 참여가 많았다. 협치가 지나치게 시민사회 쪽으로 기울면 정부의 기능이 부실화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참여하더라도 책임의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작은 정부를 지향한다. ▶선진국으로 가기 위한 선결 조건은 무엇인가. -폐쇄된 사고, 폐쇄된 국가관이 우리를 붙잡고 있다. 전세계가 호흡하는 시대인데 (개방을 한다고 해서)우리 정체성을 잃는 것은 아니다. 국민들부터 문을 활짝 열어야 한다. 세계를 객관적으로 보고 좋은 것은 받아들이는 자세가 되어야 한다. 우리는 모든 면에서 세계화 측면이 약하다. 기업은 세계로 가려고 하는데 발목 잡히는 측면이 있지 않은가. ▶앞으로 한국사회가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응집력이라고 본다.6·29 선언 때나 2002년 월드컵, 태안 기름 유출사고 때 몰려든 자원봉사자 등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자랑스러운 부분이다. 옳다고 생각하면 그를 향해 모여드는 국민들의 응집력은 엄청나다. 이런 응집력은 보통 어려울 때 많이 나온다. 국민들이 자각해서 같이 헤쳐나가는 노력이 이성을 초월할 정도로 나타난다. 이건 굉장히 긍정적인 힘이라고 생각한다. ▶10년 후쯤 역사는 이명박 정부를 어떻게 평가할까. -“이 대통령이 확실하게 하나 한 것은 선진화다.”라고 기억되었으면 좋겠다. 선진국의 문턱에서 미끄러지는 나라는 수없이 많다. 아차하는 순간에 미끄러지면 다시는 회복이 안 된다. 그러나 선진국 문턱을 넘어서면 미끄러지지 않는다. 선진화는 참 시급한 문제다. 경제적으로 윤택한 것뿐 아니라 생활의 양태도 선진화되어야 한다. 남을 배려하는 게 선진국의 마지막 단계다. 글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안병만 위원장은 누구 - MB 시장시절부터 브레인 역할 안병만(67) 위원장은 1시간여 동안 진행된 인터뷰 도중에 여러 차례 크게 웃었다. 본인 스스로 “워낙 태생적으로 낙천적이고 긍정적”이라고 말한 것처럼 긍정적인 생각과 웃음이 몸에 배어 있는 듯했다. 안 위원장은 충북 괴산 출신으로 경기고를 나와 서울대 법대에서 행정학을 전공했다. 미국 플로리다 대학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미국 하버드대와 델라웨어대에서 최근까지 특임교수로 행정학을 강의해 왔다. 안 위원장은 한국외국어대학교 총장을 두번 지냈다. 재임 기간 동안 용인에 한국외대 부속 외국어고등학교를 세우고 중국 베이징외대, 일본 도쿄외대와 교류 협정을 체결하는 등 한국외대를 글로벌한 대학으로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명박 대통령과의 공식적인 인연은 2006년 2월 안 위원장이 서울시 시정개발연구원 이사장을 맡으면서부터 시작됐다. 행정에 정통해 이명박 정부 초대 총리로 거론되기도 했으나 본인이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길섶에서] 옥에 티/구본영 논설위원

    얼마전 저녁 세종문화회관에서 클래식 음악을 감상하는 기회를 가졌다. 오랜만에 라일락 향보다 진한 봄 냄새를 만끽했다. 소프라노 김수연의 목소리로 들은 요한 슈트라우스의 ‘봄의 소리 왈츠’ 등 레퍼토리도 좋았다. 무엇보다 금난새가 지휘한 유라시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선율에 흠뻑 취했다. 서울시의 기획으로 매월 열리는 ‘천원의 행복’이란 프로그램이었다. 이름 그대로 티켓 가격은 고작 1000원이지만, 시민들에게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행복을 안겨주겠다는 취지다. 공짜 심리를 조장한다는 논란도 없지 않았지만, 문화 애호가의 저변을 넓히는 이벤트로 자리잡은 느낌이다. 그러나 군데군데 자리가 비어 있었다. 옥에 티였다. 인터넷으로 신청해 당첨되었지만, 오지 않은 이들 때문이다. 진행자가 “다른 사람이 이용할 수 있도록 사정이 있는 분은 미리 예약을 취소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런 부탁이 아니더라도 그 정도 ‘배려’를 할 줄 아는 이라면 이미 ‘천원의 행복’을 누릴 자격이 있는 문화인임에 틀림없을 게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독자의 소리] 남을 배려하는 마음 가지자/박영운 경북 의성경찰서 안계지구대

    기초질서가 잘 유지되는 나라의 첫번째로 싱가포르가 꼽힌다. 친절하고 예절바른 나라는 이웃 일본이다. 이들 나라에서 기초질서가 잘 유지되는 것은 사회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남을 배려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남을 배려하는 것은 어느 정도인가. 우리 부모들은 공공장소에서 아이들이 소란을 피워도 야단을 치지 않는다. 철들면 괜찮겠지 하는 마음으로 그냥 둔다. 미국인들은 엄하게 꾸짖으며 공중도덕을 가르친다고 한다. 더불어 사는 사회의 기본은 나의 이익에 앞서 남의 불편을 먼저 생각하고 배려하는 마음가짐이다. 어릴적부터 예의범절을 잘 가르쳐야 어른이 돼서도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갖게 될 것이다. 이런 기본이 바로서야 깨끗하고 건강한 사회가 되는 것이다. 공동체 사회의 미덕은 어려운 게 아니다. 우리가 생활하면서 부딪치는 일상속의 질서를 지키면 되는 것이다. 공중화장실 깨끗이 사용하기, 쓰레기 무단투기 안 하기, 횡단보도로 건너기, 끼어들기 안 하기, 웃는 얼굴로 상대방 대하기, 작은 친절에도 감사할 줄 아는 예의바른 시민으로 거듭나려는 자세를 갖는 등 쉽고도 평범한 일들이다. ●박영운 경북 의성경찰서 안계지구대
  • [정윤수의 오버헤드킥] 프로축구단 출범과 ‘강원도의 힘’

    프로와 아마추어를 막론하고, 국내에서 열리는 스포츠 대항전 가운데 가장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는 경기는? 누군가는 K-리그 서울-수원전이라고 답할 것이다. 적어도 각급 프로 리그를 통틀어 두 팀의 경기만큼 뜨거운 관심을 모으는 경기는 없다. 또 누군가는 고려대와 연세대의 정기대항전이라고 말할 것이다. 오랜 역사를 가진, 아마추어 대항전의 백미다. 그러나 적어도 강원도 사람이라면, 특히 강릉 시민이라면, 그 어떤 경기보다 5월 강릉단오제에 열리는 강릉농공고와 강릉제일고의 축구 정기전을 꼽을 것이다. 지난해에는 아쉽게 무산됐지만 두 학교 관계자는 물론, 지역 단체장들까지 모여 거듭 회의를 해야 할 정도로 두 학교의 정기전은 강릉시의 최대 이벤트가 됐다. 농·일전(일·농전)은 지난 1976년 농상친선축구대회로 시작돼 올해 32년째를 맞는다. 강릉농고와 강릉상고(현 강릉제일고)의 맞수 대결은 때로 경기장 바깥에서 폭력 시비까지 불러일으킬 만큼 뜨겁게 달아올랐다. 경기가 열리면 3만명 이상의 관중이 운집하는데, 강릉시 인구의 15% 이상이다. 시내는 한산해지고 거의 모든 경찰력이 강릉종합경기장으로 집중 배치된다. 농공고와 제일고 학생들의 응원전을 보기 위해 늘어선 동문들과 시민들의 행렬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현대사의 곡절 속에서 강원도는 오랫동안 ‘소외된 지역’이었다. 휴전선과 험준한 산악, 그리고 탄광 등은 강원도를 그저 한여름 동해안으로 피서가는 곳 정도로 축소시켰다. 역대 정부에 이 지역 출신이 제대로 평가받아 진출한 사례도 적고, 그마저 ‘지역 안배’로 적당히 배려되는 차원이었다. 스포츠에서도 강원도의 여건은 열악했다.태백의 국가대표 훈련장이 스포츠계에 알려져 있을 뿐, 그나마 도민의 기대가 높았던 평창겨울올림픽 유치도 좌절돼 아쉬움만 커졌다. 그러나 강원도의 스포츠 소프트웨어와 인프라는 다른 지자체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겨울 스포츠의 요람인 건 물론이고 춘천과 강릉, 원주 등의 인적 자원과 시설은 프로 스포츠의 산실이 되기에 충분하다. 강릉의 두 고등학교가 펼쳐온 드라마틱한 맞수 대결에서 보듯 무엇보다 열정이 다른 지역을 뛰어넘는다. 이같은 강원도의 열정이 모여 프로축구 K-리그 15번째 구단이 출범하게 된다. 지자체와 지역기업의 지원에 따라 시설과 재원, 구단 시스템도 조만간 완비될 것이란 전언이다. 일부 지역에서 검토 중인 추가 창단까지 완료되면 K-리그도 16개 구단이 맞붙는 선진국형 리그 체제를 갖춘다. 박종환과 안종복, 이강조, 김주성, 김현석 같은 지도자를 비롯해 이영표, 설기현, 정경호, 우성용, 이을용, 서동명 등 이 지역 출신의 많은 스타들이 저마다의 위치에서 건재하다. 이들과 더불어 강원도민이 수준 높은 축구문화를 만들어 오랫동안 누적된 소외의 감정도 속시원히 풀고 ‘강원도의 힘’을 모아 새로운 도민문화까지 창출하기를 기대한다.축구평론가 prague@naver.com
  • [Zoom in 서울] 반포대교 ‘분수다리’로

    [Zoom in 서울] 반포대교 ‘분수다리’로

    9월이면 경쾌한 음악에 맞춰 반포대교에서 한강으로 떨어지는 멋진 분수를 연인과 함께 감상하며 향긋한 커피향을 맛볼 수 있게 된다.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는 반포분수, 잠수교 보행로 확보, 반포지구 한강시민공원 재조성 등 ‘반포권역 특화사업 및 반포분수 설치공사’를 29일 착공식과 함께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9월 말 반포대교 600m 구간 양쪽 상판 밑에 각각 190개의 ‘노즐’을 설치하고,44대의 수중펌프로 끌어올린 한강물을 분당 60여t씩 한강으로 내뿜는다. 약 30도 위로 뿜어져 나온 물줄기는 다리 상판에서 2m 정도 높이까지 올라갔다가 포물선을 그리며 20m 아래 한강으로 떨어진다. 특히 무빙 노즐과 시간·수압 조절장치가 장착돼 물을 하나의 모양으로 내뿜는 것이 아니라 ‘웨이브’ 등 다양한 형태로 연출할 수 있으며, 다채로운 색상으로 변하는 경관 조명과 독일 오아제(OASE)사의 최첨단 음향효과 설비도 설치된다. 반포분수 인근에 경관조망대와 카페 등 다양한 특화공간을 조성해 서울의 대표적 관광명소로 만든다. 4∼10월 매일 낮 12시부터 오후 9시30분까지 5차례에 걸쳐 3시간씩 가동할 예정이다. 잠수교도 보행자의 다리로 변한다.10월 말까지 길이 1558m의 잠수교 4개 차로 중 2개 차로를 없애고 폭 14∼18m의 보행로와 자전거도로를 만든다. 차선 2개도 ‘S’자형으로 변경, 차량 속도를 현재 시속 60㎞에서 40㎞ 이하로 제한하고 경사가 급한 낙타봉 구간도 중앙에 차선 규제봉을 설치하는 등 보행자를 배려하는 다리로 거듭난다. 이와 함께 잠수교에 7개의 테라스식 ‘접속 데크’를 만들어 시민들이 한강에 편하게 오갈 수 있게 하고 구름의 이미지를 연출하는 ‘웨이브 타공판’을 잠수교 천장에 설치해 반포대교 하부의 볼품없는 구조물을 가릴 계획이다. 또한 반포지구 한강공원에는 달을 형상화한 4만㎡ 규모의 ‘달빛광장’과 한강의 ‘인라인 허브’ 역할을 할 인라인 스케이트장을 설치한다. 리버워크 산책로, 피크닉장, 놀이터, 주차장 등도 리모델링을 통해 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김영걸 본부장은 “앞으로 교통영향평가 등을 통해 잠수교의 차로를 없애고 보행자 전용화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춘천 캠프페이지 관통도로 만든다

    강원 춘천시 미군부대 터 캠프페이지 내에 춘천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관통도로가 개설된다.25일 춘천시에 따르면 올 하반기에 춘천 금강로(캠프페이지 앞)에서 캠프페이지 부지를 관통해 춘천역까지 바로 연결되는 임시도로를 개설한다. 시는 그동안 캠프페이지 부지 시설물의 우선 사용을 국방부에 건의해 최근 환경이 오염되지 않은 지역과 시설에 한해 사전에 무상 사용할 수 있도록 협의를 끝냈다. 이에 따라 캠프페이지 정문∼춘천역간 직선 구간의 오염도 조사 결과 환경오염정화 범위에 들어있지 않아 임시도로 개설이 가능해졌다. 시는 캠프페이지 모든 부지 매입에 앞서 우선 도로개설 부지에 한해 국방부와 매매 계약을 하고 늦어도 7월쯤 길이 500m, 폭 25m의 4차선 임시도로를 개설해 올 하반기부터 통행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부지내 격납고와 수영장은 수리해 시민체육 시설로 개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는 시설물의 무상 사용을 위해 조만간 국방부와 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건축물이 없는 야구장 시설은 협약 내용에 포함시켜 소프볼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시는 근화동, 소양로 일대 캠프페이지 부지 67만 3000㎡에 대규모 공원과 수로를 만들고 주거용지, 업무용지, 복합쇼핑몰을 세우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하는 캠프페이지 개발계획(안)을 수립했다. 이 사업에는 국비 등 총 2500억원이 투입되며 ‘주한미군 공여구역주변지역 등 지원특별법’에 따라 정부 지원으로 추진되는 춘천 서부지역 개발 사업의 핵심이다. 춘천시 관계자는 “시의 재정 부담을 최소화하며 미군부대 때문에 상대적으로 소외받고 낙후된 지역 주민들을 배려하는 개발계획을 차질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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