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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학규 “통합全大 안되면 단독全大”

    민주당과 ‘혁신과 통합’ 진영의 야권 대통합 논의가 가시화되고 있지만, 풀어야 할 숙제 또한 만만치 않아 보인다. 기성 정당의 기득권을 주장하는 민주당 내 반발이 거세다. 범야권이 받아들일 만한 통합 방식도 찾기 쉽지 않은 난제다. 민주당에선 차기 당권 주자들의 반발에 더해 박지원 전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옛 민주계의 원외 지역위원장들도 당 지도부에 대한 공세의 고삐를 죄고 나섰다. 손학규 대표는 14일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국회의원-지역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이 같은 당내 반발을 염두에 둔 듯 모두 발언을 통해 “오늘의 기득권을 지키려다 국민들에게 외면받는 민주당이 돼서는 안 된다.”면서도 “17일 야권 통합전대 개최를 위해 모든 노력을 강구하겠지만 불가능할 경우 민주당이 단독으로라도 전대를 개최해 지도부를 이양한다는 생각을 내부적으로 하고 있다.”며 성난 원외위원장들을 달랬다. 그러나 박 전 원내대표는 “지도부의 일방적인 결정에 의해 여기까지 왔고, 심지어 어제 연석회의 준비 모임 결과도 언론을 통해 알았다.”면서 “단 한번의 논의 과정도 없이 통합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의심을 하는 것”이라고 지도부를 질타했다. 그는 “민주당이 통합의 ‘대상’이 됐고, N분의1이 됐다.”고 비판했다. 일부 원외 지역위원장들도 “지도부는 위원장들을 갖고 장난치지 말라.”, “당헌·당규를 무시해서 어떻게 당 대표라고 할 수 있나.”라고 항의했다. 범야권 통합 논의에서도 각 정치세력의 셈법은 엇갈려 있다. ‘일괄 통합 경선’에 합의한 것을 제외하곤 통합 전당대회 방식, 지도체제, 선거인단 구성 범위 등 난제가 켜켜이 쌓여 있다. 연석회의 의제와 통합 전대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14일 한자리에서 처음 보조를 맞춘 민주당과 ‘혁신과 통합’(혁통), 시민사회의 발걸음은 무겁기 이를 데 없어 보였다. 향후 통합 테이블에 올려질 핵심 쟁점을 풀어내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지도체제와 선거인단 구성 범위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대표 따로, 최고위원 따로 뽑으면 지분 협상이라는 인식을 주지 않겠느냐.”고 반문하며 현 민주당과 같은 집단지도체제를 고수했다. 그러나 혁통의 입장은 달라 보인다. 혁통 측은 “집단 지도체제로는 현재 민주당 구조를 바꾸기 어렵다. 이른바 공천 ‘물갈이’가 힘들어진다.”고 걱정했다. 정파별로 지도부를 배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민주당의 우세한 조직력을 의식하는 듯하다. 같은 맥락에서 막강한 권력이 쏠리는 단일 대표 체제를 환영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혁통 측은 시민당원제, 소셜네트워크 당원제 등 시민 중심 정당을 강조하며 완전 국민경선제를 주장한다. 그러나 민주당은 당원 비중을 무시할 수 없다는 의견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구혜영·이현정기자 koohy@seoul.co.kr
  • KTX 오송역 개통 1년… 성과와 과제

    KTX 오송역 개통 1년… 성과와 과제

    1일 개통 1주년을 맞은 KTX 오송역(충북 청원군 강외면)이 주변지역 인구 증가 등 지역발전에 기여하고 있지만 이용객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등 활성화는 더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충북도에 따르면 오송역 개통 이후 직접 영향권에 해당되는 청주시와 청원군의 월별 인구증가율이 0.13%에서 0.33%로 증가했다. 이 지역 주택매매 가격과 전세가격도 1.25%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오송역 개통을 계기로 2017년까지 역세권 개발사업도 추진된다. 하지만 현재 일일 평균 이용객은 3114명으로 당초 예상했던 4000명에는 아직 크게 모자란다. 가장 큰 원인은 지난해 12월 강외면으로 이전한 보건의료행정타운 직원들의 낮은 KTX 이용률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보건의료행정타운은 식품의약품안전청,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질병관리본부 등 보건복지부 산하 국책기관 6곳이 입주한 곳으로 총 24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수도권에서 KTX를 이용, 출퇴근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기관들이 자체적으로 통근 버스를 운영하면서 예상이 빗나갔다. 보건의료행정타운 근무자 가운데 현재 KTX를 이용해 출퇴근하는 직원은 200여명. 400여명은 저렴하고 편하다는 이유로 통근버스를 이용하고 있다. 정차 횟수 감소도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개통 초기 하루 48회 정차했지만 현재는 42회로 줄어들었다. 더욱이 최근 개통한 전라선(서울 용산~여수)은 수요가 많지 않다는 이유로 오송역에는 아예 서지 않는다. 정차 횟수 감소는 최근 잦은 KTX 사고 때문에 전체적으로 정차 횟수가 줄어들면서 피해갈 수 없었지만 “분기역으로 건립된 오송역에 전라선이 정차하지 않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시민단체들은 반발하고 있다. 충북경실련 관계자는 “코레일이 국내 유일의 분기역인 오송역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정차 횟수를 늘리고 환승체계를 갖추는 등 배려를 해야 하는데 수요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외면하고 있다.”면서 “코레일과 충북도는 민·관·정·학이 참여하는 오송역활성화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코레일 관계자는 “조만간 있을 전면적인 노선 개편 때 오송역을 배려해 정차횟수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송역은 이날 개통 1주년을 맞아 역사 3층 맞이방(대합실)에서 지역주민 등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식을 가졌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도심의 허파를 찾아서] (8·끝) 유럽의 도시숲을 가다

    [도심의 허파를 찾아서] (8·끝) 유럽의 도시숲을 가다

    유럽의 도시 숲은 도시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환경적 가치를 넘어 사람에게 필요 공간으로, 생활권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유럽의 도시를 아름답게 만드는 도구이기도 하다. 유럽의 도시들은 숲 속에 자리 잡은 모습이다. 도시가 성장하면서 필요한 시설은 재건축을 통해 확충하거나 외곽마을을 연결해 확보하는 등 자연 파괴를 최소화하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산을 밀어버린 후 도시나 숲을 조성하는 것과 다른 방식이다. 금싸라기 땅인 도심 한가운데 숲이 자리 잡고 있다는 점도 이채롭고 형태도 다양하다. 도시 숲이 규모가 크고 시설물을 최소화해 다소 거친 모습이라면, 도시공원과 정원은 규모는 작지만 잘 가꿔져 편안함을 준다. 숲과 녹지를 조화롭게 배치해 남녀노소가 모두 즐길 수 있고, 휴양과 취미·생활공간으로 향유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숲은 조성보다 잘 가꾸고 잘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가 지향하는 도시 숲의 모습이다. 서울신문은 7회에 걸쳐 ‘도심 속 허파’인 도시 숲을 소개했다. 유럽과 역사적 배경이 다르고 부족한 인프라와 경험 등으로 시작은 미미하지만 100년 후 우리도 아름답고 울창한 도시 숲을 보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본다. ●도심 금싸라기 땅 한가운데 숲이… 독일 프랑크푸르트 시유림(Stadtwald)은 가장 모범적인 도시 숲으로 평가받고 있다. 공원으로서 시민들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을 생산하는 숲의 생태적 역할뿐 아니라 목재생산도 이뤄지고 있다. 총 면적 6000㏊로 서울숲(115㏊)의 52배에 달하는 거대한 숲이다. 숲 속에 조성된 길만 서울~부산 간 거리인 440㎞에 달한다. 산지가 없는 지형을 고려해 임도를 업다운(마운트화)으로 설계한 것이 이채롭다. 이 길은 시민들의 산책로이자 자전거 도로, 벌채 운반용으로 사용하며 별도로 80㎞의 승마길도 만들어졌다. 연간 이용객이 600만명에 달하지만 시설물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숲 속 놀이공원 등 일정 장소에만 배치했다. 독일 최초의 숲 유치원이 세워진 역사의 현장을 보여주듯 한 무리의 어린이들을 자주 접하게 된다. 이곳은 하루에 60여명씩 200일간 아이들이 숲에서 살아 있는 체험학습을 한다. 숲은 새벽시간엔 승마, 오전에는 아이들, 오후에는 자전거를 즐기거나 달리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숨가쁘게 사람들을 맞아하고 있다. 한국에서 말로만 듣던 녹색댐의 존재도 확인했다. 숲에서 공급되는 식수가 프랑크푸르트 식수의 40%를 차지한다. 생태적 안전과 경관 유지, 물 생산 능력 제고를 위해 활엽수 비중을 높일 계획이다. 생명줄인 숲을 보호해야 한다는 이유를 실감케 한다. 목재도 생산한다. 지난해 목재생산액이 90만 유로(약 14억원)에 달했다. 위기도 경험했다. 산성비 피해로 나무 생장에 지장을 초래해 목재 수확량이 줄어드는 ‘후유증’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도시 요지에 있다 보니 건축과 도로 등 기반·편의시설 확충을 위한 용도변경 요구가 끊이질 않는다. 숲의 서쪽에 들어선 프랑크푸르트공항 2터미널은 시민들의 거센 반발로 건설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시는 2000년 숲 전체를 보호림으로 지정했다. 숲을 지키기 위한 사랑과 관심을 보여준다. 산림청 국립수목원 이철호 박사는 “잘 가꾼 인공 조림지로 나무들이 환경 스트레스를 받는 듯하다.”면서도 “숲이 울창하고 숲가꾸기와 신규 조림을 매뉴얼에 맞춰 시행하는 등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지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일광욕… 산책… 친숙한 생활공간 독일 뮌헨시 중심에 위치한 ‘영국 정원’(Englischer Garten)은 슈바빙 대학가에서 바이에른 궁전까지 이어져 있다. 젊은이들은 번잡한 도심을 통과하는 대신 자전거 등을 이용해 시내로 나가는 이동로도 활용한다. 총 면적 375㏊로 도시공원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이곳에는 100개의 다리와 78㎞의 산책로, 12㎞의 승마길이 조성됐고 호수도 있다. 산책로는 숲길과 임도 코스로 구분돼 있고 산책로에는 자전거나 말의 출입을 금지해 사람들을 배려했다. 공원 형태는 우리나라 북서울 꿈의 숲과 울산대공원을 연상케 한다. 공원 중앙에는 드넓은 잔디광장이 펼쳐져 일광욕이나 간단한 운동이 가능하고 호숫가와 공원 입구에는 레스토랑 등 다양한 편의시설도 들어섰다. 공원을 걷다 보면 원시림에 들어선 듯 찬기를 느낄 정도로 울창한 숲을 만날 수 있고 공원을 가로지르는 개천과 어우러져 산속에 있는 기분이다. 영국 정원에서도 산책을 즐기거나 나무 아래에서 독서하는 시민, 달리는 젊은이, 체험학습 나온 어린이 등 유럽의 여느 공원과 다름없이 사람의 발길이 이어졌다. 몸이 건강하지 못한 이들이 보호자의 부축 속에 숲을 걸으며 치유받는 광경도 보였다. 평일 오전 입구부터 공원 곳곳에 현장 체험에 나선 유치원생과 중학생 단체가 숲 가이드와 교사의 설명에 귀를 기울이며 숲을 즐기고 있었다. 영국 정원이 유명해진 이유 중 하나가 ‘누드 일광욕’을 허용한 것인데 직접 목격하지는 못했다. 공원에는 시민들의 정성이 담겨져 있다. 강풍과 태풍으로 나무가 쓰러지고 느릅나무 병이 창궐해 간벌하자 시민들이 나무 기증 운동을 통해 숲을 복원했다. 뮌헨시는 지난해 1963년 숲을 남북으로 단절시킨 도로(Isarring)의 지중화 계획을 마련했다. 하루 11만대 차량이 이용하는 이 도로의 공원 구간(300m)을 5900만 유로를 투입해 지하로 건설해 시민들에게 온전한 숲을 제공키로 했다. 오베르트 마르고트(72·여)는 “남편이나 손자와 산책을 하거나 친구와 자전거를 타고 호숫가 레스토랑에서 식사도 한다.”면서 “마음이 편안하고 경관이 아름다워 올 때마다 즐겁다.”고 말했다. ●옛 자연을 그대로 품은 채… 오스트리아 ‘비너발트’(빈 숲)는 빈에 있는 숲이 아니라 주변 지역을 잇는 거대한 산림·초원 지대다. 총 면적은 13만 5000㏊로 이 중 7만㏊가 산림이다. 빈 근처의 엄청난 규모의 숲이 벌채되지 않고 남아 있는 것은 과거 황실과 귀족 소유로 잘 보존된 덕분이다. 숲의 형태도 유럽의 다른 공원과 차이를 보였다. 비너발트에 속한 라인저 공원은 옛 황족의 수렵원으로 원시림을 유지하고 있다. 2월부터 11월 중순까지 오전 8시에 개장해 오후 6시 30분에 문을 닫는다. 멧돼지와 노루·사슴 등 야생동물이 많아 벽이 쳐 있고 지정된 길을 이탈해 숲으로 들어가는 것을 금하고 있다. 공놀이 등 운동을 할 수 없고 개와 같은 애완 동물도 데려올 수 없다. 도시 중심에 있는 프라터 도시 숲은 시민들의 휴양공간이다. 600㏊에 달하는 공원에는 놀이기구와 체육시설, 식당을 비롯해 숲길과 산책로, 잔디광장이 조성돼 있다. 중앙에 4.5㎞의 중앙 통행로를 만들어 자전거 등을 즐길 수 있게 했고 좌우로 놀이 공원과 숲 공원을 배치했다. 체코 프라하의 도시 숲은 독일처럼 크진 않지만 동네마다 개와 아이들 산책을 위해 소공원들이 많다. 이중 패트슌언덕과 비셰흐라드 숲은 도시에서 가장 높은 언덕(120m)과 외곽 성에 조성된 공원이다. 패트슌언덕은 프라하 성과 비슷한 높이로 연인들의 공원과 산악열차가 유명하다. 등산(?)을 경험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이기도 하다. 비셰흐라드는 음악가 묘지와 역사 유물이 있어 연중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연일 관광객이 끊이질 않는 비엔나와 프라하에서 도시숲은 주민들만 아는 ‘비밀창고’같은 곳이다. 빈 시 산림공무원인 흘라바체크씨는 “비너발트는 교육과 휴양, 체험을 우선하기에 시민들의 접근성을 개선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면서 “건강한 숲 보존을 위해 겨울에는 간벌 등 숲가꾸기를 실시하고, 수종 갱신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고 소개했다. 글·사진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사설] 박원순 신임 서울시장의 첫 시험대는 인사

    박원순 신임 서울시장은 어제 민관(民官) 협치의 공동정부가 시정의 핵심임을 재확인했다. 그러려면 구체적으로 시정을 꾸려나갈 인적 시스템을 짜는 게 급선무다. 첫 업무로 잡은 무상급식안은 쾌도난마 식으로 처리했지만, 첫 시험대인 인사는 그리 녹록지 않다. 벌써부터 그를 지원했던 세력들 간에 논공행상을 둘러싼 하마평이 나돌고 있다. 공정과 상식의 인사를 해서 변칙과 특권의 타파를 외쳤던 초심을 유지할지, 아니면 늘 비판해 온 기성 정치권의 전철을 밟을지는 본인의 몫이다. 이번 선거 때 민주당 등 야5당과 참여연대와 희망제작소 등 시민사회세력 등이 연대를 해서 박 시장을 도왔다. 박 시장은 이들을 ‘무지개연합’이라고 지칭한 바 있다. 적정한 규모로 적재적소에 기용하면 이름 그대로 무지개가 활짝 핀 인사로 평가받을 수 있다. 그러기를 기대하지만 우려가 앞선다. 지원 세력들은 각자의 인선안을 박 시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사실이라면 인사 주도권 경쟁이 시작된 셈이다. 그 내용들이 같을 리가 없고,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쪽으로 짜여졌을 공산이 크다. 박 시장이 그에 휘둘려서는 안 될 것이다. 박 시장은 민주당에 정무부시장 자리를 약속했다는 말이 흘러나온다. 혈혈단신으로 출마했고, 제1야당이 후보직을 양보했으니 그 정도는 배려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5개 투자기관과 11개 출연기관 등 산하기관을 포함해 시장이 임명권을 가진 자리는 널려 있다. 행여 시민과 함께한다는 명분으로, 혹은 연대를 빌미로 무분별한 자리 나눠먹기로 이어져서는 곤란하다. 점령군 시비를 빚는 일이 없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박 시장은 어제 서울시 간부들에게 인사를 급하게 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런 만큼 정무라인을 중심으로 보좌그룹을 먼저 짜고 공무원들에 대해서는 연말 인사를 통해 가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첫 단계부터 잡음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그런 뒤 공무원들이 그의 시정철학을 이해하고 잘 따르도록 인사에 공정성을 기해야 할 것이다. 전임 시장과의 차별화에 치중하다가 편가르기식 인사를 해서는 안 될 것이다. 행정의 연속성을 잃는 일이 없도록 중심도 잡길 바란다.
  • 박원순 새 서울시장에 바란다… 구청장 25인의 당부

    박원순 새 서울시장에 바란다… 구청장 25인의 당부

    범야권 단일후보로 당선된 박원순 신임 서울시장에게 기초단체장들은 여야를 떠나 “시민들이 기대한 대로 민생(民生)을 부지런히 챙기는 한편, 세대와 계층에 치우침 없이 1000만 시민을 아우르기를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더욱 열악해지고 있는 재정 압박을 해소하는 데 힘써줄 것과 박 시장이 협치(거버넌스)를 유달리 강조했던 터여서 공약과 약속을 잘 지키라는 당부도 빼놓지 않았다. ●김영종 종로구청장 시민이 구민이고, 구민이 시민이다. 구와 시를 하나로 보고 같이 나아가면 좋겠다. ‘구가 알아서 해라.’는 식의 방관자적 입장이 아니라 재정적 어려움에 처한 구청의 입장을 배려하는 시정을 펼치길 희망한다. ●최창식 중구청장 강남 위주의 정책 때문에 강북지역은 처져 있다. 예산을 많이 배정해 균형발전의 토대를 닦아주면 한다. 중구는 거주인구보다 유동인구가 많은데 행정수요 산정에 반영해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지원해 주면 고맙겠다. ●성장현 용산구청장 시민 모두가 통합과 변화의 새 시대를 열었다. ‘시민의 꿈을 이루는 서울시’ ‘사람과 복지 중심의 시정’ 구현은 시민 모두의 뜻이라고 생각한다. 진정 시민을 위한 시민의 시장, 소통하는 시장이 되실 것이라 믿는다. ●고재득 성동구청장 위대한 시민의 부름을 받은 만큼 따뜻한 시정으로 시민을 끌어안았으면 한다. 임기 중반에 취임해 시정 연결이 어렵겠지만 순리로 시정을 펼친다면 성과가 있을 것이다. 촘촘하게 시민을 보듬는 시장이 되길 바란다. ●김기동 광진구청장 시장과 구청장의 역할 구분을 명확히 하면서도 끊임없는 소통으로 진정한 파트너십을 갖고 시정을 운영했으면 한다. 재정 운영에서도 시와 구 사업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뒤 우선순위를 정해 효율을 꾀하길 바란다. ●유덕열 동대문구청장 서울에 살고 있는 사람 모두를 챙기고 서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시장이 되기를 바란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실적보다는 보이지 않아도 시민들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들을 꾸려 나가는 성공하는 시장이 되길 기원한다. ●문병권 중랑구청장 시민들이 서울에 사는 것을 행복하게 느끼도록 풍요로운 삶을 사는 서울을 만들어주길 바란다. 한쪽으로 기울지 않고 먼 미래를 보는 시정, 합리적인 시정을 기대한다. 시민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보여주리라 믿는다. ●김영배 성북구청장 시민이 참여하는 새 서울을 만들어 달라. ‘토건 서울’이 아닌 ‘사람 서울’을 갈망하는 젊은 유권자들의 표가 쏟아졌다고 본다. 사람에게 투자하는 ‘사람 서울’을 실현해주길 바란다. 귀가 큰 시장, 귀가 열린 시장이 되길 빈다. ●박겸수 강북구청장 서민을 보듬는 사회를 염원하는 마음이 반영된 선거였다. 초심을 잃지 말고 시민에게 봉사하기 바란다. 재정 자립도가 열악한 자치구 실정을 살펴 지원하는 깊은 배려를 바란다. 건전재정과 봉사행정 두 토끼를 잡아달라는 얘기다. ●이동진 도봉구청장 재정자치 없는 지방자치는 허울에 불과하다. 세입은 그대로인데 정부와 서울시 정책에 따른 의무적 분담률은 늘고 있다. 내년도 예산편성 자체가 어려운 처지다. 교부금 상향조정 등 자치구 재정위기 극복을 위한 결단을 기대한다. ●김성환 노원구청장 1% 특권사회에서 다수 시민이 주인이 되는 선거였던 만큼 25개 자치구 어디에 살든 시민의 기본권이 잘 지켜지고 균형발전을 시켜주는 시장이 되었으면 좋겠다. 늘어나는 복지부담으로 자치구가 속앓이를 하고 있다. 도와줬으면 한다. ●김우영 은평구청장 지역 특색사업인 두꺼비하우징을 공약으로 받아준 만큼, 도시재생부문을 공급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변화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해 주길 바란다. 희망제작소의 1000개 일자리 프로젝트를 시정에 접목시켜 줄 것도 기대하고 있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 도시와 마을에 대해 평소 갖고 있던 아이디어를 잘 살렸으면 좋겠다. 특히 자치구가 생각하는 보편적 복지에 동행해주길 원한다. 뉴타운 문제는 피할 수 없는 현안인 만큼 정체된 뉴타운 지역을 해제하는 출구전략이 필요하다. ●박홍섭 마포구청장 이웃끼리 정(情)이 샘물처럼 솟아나는 사람 중심의 시정을 이끌어주었으면 한다. 사회 양극화와 청년실업문제 등을 해소할 수 있는 보편적 복지 시책을 펼쳐 시민 삶의 질을 높여주기 바란다. 구의 현안에 대해서 진정성 그득한 관심으로 지원해 주었으면 한다. ●추재엽 양천구청장 서울시장으로 당선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과제가 산적해 있지만 사람과 복지 중심으로 참된 정책을 펼쳐 1000만 시민이 모두 행복한 도시를 만들고, 서울 시민들의 삶을 바꾸는 첫 번째 시장이 되기를 기대한다. ●노현송 강서구청장 선거 내내 범야권의 단합됐던 모습 속에서 앞으로 시정은 시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 의회와 원만한 해결점을 찾아갈 것으로 생각된다. 시민 눈높이에 맞춰 낮은 자세로 임하겠다는 초심이 시정 곳곳에 스며들기를 희망한다. ●이성 구로구청장 시민들 힘으로 시장이 된 만큼 서민들의 어려움과 아픔을 헤아리는 시장, 보통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시장이 되길 바란다. 자치구와 서울시 간 상생협력도 활성화돼 서울시의 모든 공간이 시민들에게 행복한 곳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차성수 금천구청장 큰 짐을 짊어졌다. 그 짐을 시민과 나누며 함께 걸어갔으면 좋겠다. 그렇게 희망을 주는 시정을 펼쳐나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금천 가산디지털단지 교통문제 해소, 주거환경·의료서비스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에 동참해주길 희망한다. ●조길형 영등포구청장 자치구 간 교육 불균형이 해소되도록 재정지원에 애쓰길 바란다. 특히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한 서민경제 활성화와 노숙자·쪽방촌 생활자 등 어려운 주민에 대한 자립기반 조성과, 녹지가 부족한 영등포에 공원 등 녹지공간 확충에 힘써 달라. ●문충실 동작구청장 기계적으로 직원들을 대하지 말고 인간다운 리더십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훈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사람 냄새가 나는 행정을 펼쳐주길 바란다. 특히 각 자치구의 형편에 맞도록 조정교부금을 균등하게 할애해 주는 것이 급선무다. ●유종필 관악구청장 선거 때 공약한 것처럼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시정을 펴주길 바란다. 특히 재정자립도가 열악한 자치구들을 살펴 불균형을 해소해 주길 원한다. 서민들이 많이 사는 곳에는 특별지원을 하는 한이 있더라도 균형을 이뤄야 한다. ●진익철 서초구청장 기후변화에 따른 하수시스템이 미비해 폭우 때마다 속수무책이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광화문광장 대심도 배수터널을 강남대로와 동작대로 밑에도 만들어 지대가 낮은 강남지역 시민들이 상습 침수의 악몽에서 벗어나도록 돕기를 희망한다. ●신연희 강남구청장 1000만 시민 모두의 칭송을 받는 걸출한 시장이 되길 기원한다. 강남구 현안인 5만여 가구의 노후아파트 재건축과 구룡마을, 재건마을 등 무허가촌 정비, 4만여평 한전부지 복합개발과 수서KTX역사 주변 개발문제에 관심을 가져 달라. ●박춘희 송파구청장 문정지구, 위례신도시 등 송파구 면적 3분의1에서 대규모 개발이 진행 중인데 조속히, 순조롭게 이뤄지도록 관심을 쏟아주길 바란다. 세계 26개국 77개 도시가 참가하는 ‘2011 리브컴어워즈 송파 국제대회’ 시상식(31일)에도 꼭 참석해 자리를 빛내주셨으면 좋겠다. ●이해식 강동구청장 서울시장을 뽑는다기보다 정치 흐름에 대한 메시지를 준 선거였다. 작은 차이를 극복하고 크게 뭉쳐 개혁해야 한다는 표심이 반영됐다고 믿는다. 시민의 기대를 한몸에 받은 만큼 공약도 잘 지키고, 시민운동을 하던 마음으로 시정을 펼쳐주길 바란다. 정리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10·26 재보선] 서울 200곳 투표소 변경 ‘혼란’

    [10·26 재보선] 서울 200곳 투표소 변경 ‘혼란’

    ‘10·26’ 재·보궐선거 투·개표 현장은 별다른 사고 없이 차분했다. 다만 일부 선거구의 유권자들은 투표 장소가 종전과 달라 찾아 헤매는 불편을 겪기도 했다. ●투표소 종전과 달라 시민들 혼란 투표소가 바뀐 바람에 추운 날씨에 일부 시민들은 투표소를 찾느라 허둥댔다. 이제껏 줄곧 투표를 해왔던 동 주민센터나 학교에 투표소가 설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에 서울지역 투표소 2206곳 가운데 지난 8월 24일 무상급식 투표소와 다른 곳은 200여곳이다. 서울 용산구 후암동에 사는 임모(32·여)씨는 “예전에 투표를 하던 주민센터가 아닌 지역의 외진 곳에 있는 한 고아원에 투표소가 설치돼 위치를 찾느라 한참 걸렸다.”고 말했다. 인터넷과 트위터에는 “선관위가 투표율을 낮추기 위해 투표소를 찾기 힘든 곳으로 바꾼 것이 아니냐.”는 ‘음모론’까지 제기됐다. ●장애인 유권자 배려 여전히 부족 장애인들은 힘들게 유권자의 권리를 행사할 수밖에 없었다.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자치회관 투표소를 찾은 시각장애인 김유신(40)씨는 “신분증으로 장애인 복지카드를 제출했는데도 선관위로부터 별도의 안내를 받지 못했다.”면서 “점자 투표지가 없어 투표지를 눈 앞에 대고서도 한참 걸려 겨우 투표를 마쳤다.”고 하소연했다. ●“투표 명의 도용당해” 항의 소동 서울 구로구 구로3동 제1투표소에서는 투표 명의를 도용당했다는 시민 때문에 한때 술렁였다. 한 남성이 선거인명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누가 내 이름으로 서명하고 투표하고 갔다.”며 항의한 것이다. 구로구 선관위 측은 “오전 일찍 다녀간 유권자가 이름이 비슷한 옆 칸에 실수로 서명하고 간 것으로 확인돼 무효표 처리 없이 해결했다.”고 밝혔다. ●삼엄한 도곡동 타워팰리스 투표소 서울의 대표적인 부자 동네로 꼽히는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1층에 마련된 투표소에서는 사설 보안업체 직원들의 삼엄한 경비가 눈길을 끌었다. 투표소 주변에 배치된 건장한 체격의 남성 직원 5~6명이 주민들의 투표를 안내하면서도 외부인에 대해서는 일거수일투족을 경계했다. 타워팰리스의 ‘특별 투표소’라는 조롱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사건·사고 없이 순조롭게 개표 마무리 8시 30분쯤부터 서울 등 전국 55개 개표소에서 일제히 개표 작업이 시작되자 선관위 직원들은 현장으로부터 개표 상황 등을 확인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움직였다. 선관위 직원들은 특별한 사건·사고 없이 개표가 순조롭게 마무리되자 안도하는 모습이었다. 김동현·강병철·신진호·김소라기자 sayho@seoul.co.kr
  • [데스크 시각] 페어플레이/김영중 체육부장

    [데스크 시각] 페어플레이/김영중 체육부장

    지난 9월 17일 미국 뉴욕 맨해튼 증권거래소 근처의 주코티 공원에서 시작된 ‘1%에 대한 99%의 분노’ 시위가 전 세계로 번졌다. 미국에서 폭발한 분노는 이제 유럽을 휩쓸고 아시아를 들끓게 하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전 세계에서 이에 동조하는 집회가 열렸다. 분노의 근원은 월가로 상징되는 미국 금융계의 행태였다. 사상 유례없는 금융위기를 촉발해 세계 경제를 불황의 수렁에 빠뜨리고 서민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어 놓고는 정작 책임은 지지 않는 이들의 행태에 사람들의 쌓였던 화가 폭발한 것이다. 그것도 모자라 공적자금을 받고도 천문학적인 급여에 보너스 잔치까지 벌이며 흥청망청한다는 소식에 할 말을 잃게 한다. 이들은 손실을 공익화하면서 이익은 사유화한 것 아닌가. 모럴 해저드란 단어는 이럴 때 쓰라고 마련됐을 터다. 스포츠의 영역으로 옮긴다면 정정당당한 대결로 해석하는 ‘페어플레이’(Fair Play)의 실종이라 할 수 있겠다. 스포츠에서는 선수들이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게 페어플레이다. 페어플레이가 실종된 스포츠는 경기가 아니다. 단지 진흙탕에서 싸움을 벌이는 꼴이다. 월가의 시위는 1%의 금융계가 페어플레이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 아직도 경제위기의 고통 속에서 헤매고 있는 ‘99%’ 시민들이 반발하는 것이라고 해석해도 될 것이다. 고개를 안으로 돌려보면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현 정부가 내건 공정사회 구호가 무색하게 사회 곳곳에선 페어플레이가 실종된 모습을 수없이 목도할 수 있다. 대기업이 자신들의 우월한 자금과 지위를 내세워 중소기업 영역까지 진출하고, 골목상권에까지 침범하고 있지 않은가. 서민들의 대표적인 먹거리인 떡볶이마저 대기업의 체인 사업이 되고 있는 게 대표적인 사례일 것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축구 경기에서 발생한 집단 난투극이 오버랩됐다. 지난 1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수원과 알사드(카타르) 간의 경기에서였다. 상대 선수를 배려하지 않은 비신사적인 행동으로 경기 중반에 난투극이 벌어졌다. 알사드가 페어플레이를 하지 않은 게 원인이었다. 축구에서는 선수가 부상으로 쓰러지면 공을 가진 팀이 공을 아웃시켜 경기를 중단시킨다. 선수를 치료하고 나서 경기가 재개되면 상대방이 다시 공을 라인 밖으로 차내 공격권을 상대방에 넘겨주는 게 경기 관례인 신사적인 행동이다. 하지만 알사드는 이를 무시하고 갑자기 공격을 개시했고, 당황한 수원은 골을 허용했다. 결국 수원은 0-2로 무릎을 꿇어야 했다. 그렇다면 이런 사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과거 권위주의 시절에는 법치 운운하면서 사회의 모든 것을 규제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념과 소득 등이 다원화되고 자유화된 요즘 사회에선 법이나 제도만으론 모든 것을 통제하기는 불가능할뿐더러 바람직하지도 않다. 규제가 많을수록 사회적인 낭비가 더욱더 커진다는 것은 흔히들 지적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인간의 본성을 믿는 수밖에 없다. 바로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다. 월가 금융계의 탐욕은 경제위기를 일으키고, 배려가 없어져 버린 스포츠는 난투극으로 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세상 사람들 모두가 알았으면 한다. 그래서 페어플레이가 필요하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강조하는 것이다. 공생하자는 의미에서 더 그렇다. 기업은 최대한의 이윤을 추구하고 개인은 최대한의 능력을 발휘하는 게 자본주의에서의 경쟁이다. 하지만 페어플레이를 밑바탕으로 깔고 이뤄져야 한다. 무한 경쟁의 현대 사회에서 배려는 감동을 주고 정정당당한 승부가 이뤄진다면 패자의 사회에 대한 불만도 상당부분 누그러질 것이기 때문이다. 월가 시위대가 행사 마지막에 부르는, 우디 거스리가 가사를 붙인 미국의 유명한 포크송인 ‘이 땅은 너의 땅’(This Land Is Your Land)을 마음속에 되새기면서 마무리하고 싶다. “이 땅은 너의 땅, 이 땅은 나의 땅이다.…이 땅은 너와 내가 만들었다.” jeunesse@seoul.co.kr
  • “정직한 마음·따뜻한 심장 있으면 두려울 게 없어”

    “정직한 마음·따뜻한 심장 있으면 두려울 게 없어”

    “정직한 마음과 따뜻한 심장만 있으면 두려울 게 없습니다.” 21일 서울시 행정국 김한수(50) 주무관은 제3회 서울시 하정 청백리 대상을 수상하며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소외계층 수호천사… 불의엔 단호하게 대응 그는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지만 부정한 세력에게는 단호하게 대응하는 ‘원칙맨’으로 알려져 있다. 지독한 가난 때문에 고교 진학마저 포기하고 만 17세 어린 나이에 군에 자원입대하는 등 어려운 시절을 보냈다. 제대 후 서울 중구 방산시장에서 짐꾼으로 일하며 검정고시를 통과, 공무원이 됐다. 23년 공직생활에도 무주택자로 살며 쪽방 도배공사, 백혈병 자녀돕기 등에 앞장 서 소외계층의 수호천사로도 통한다. 김 주무관은 최근 동남권유통단지를 둘러싼 집단민원에 단호히 대처하고 5년 동안 소송으로 버틴 비리 공직자의 채무불이행 소송 비용을 강제 집행하는 등 깨끗한 공직풍토 조성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본상엔 김창규 소방장·이해관 주무관 이날 시청 후생동 강당에서 열린 시상식에선 서대문소방서 김창규(46) 소방장과 맑은환경본부의 이해관(52) 주무관이 본상을 받았다. 김 소방장은 소방검사·가스공사업·위험물 관리 등 부조리 가능성이 있는 업무를 2006년부터 담당하면서 42차례나 일부 시민이 편의를 부탁하며 제공한 금품을 반려했다. 37세의 늦은 나이에 기능10급 공채로 공직을 시작한 이 주무관은 차량 배출가스 측정 업무를 담당, 청렴결백하게 업무를 처리해 온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또 동료 직원이 사망하자 방황하는 고인의 아들을 7년간 진로상담과 직업훈련 지도를 하는 등 아버지의 역할을 대신 해 주기도 했다. 수상자들은 상패·상금과 함께 특별 승급과 특별승진 추천 등의 인사상 혜택을 받게 된다. 시는 조선 초기 ‘3대 청백리’ 중 한 사람인 유관(柳寬) 선생의 호를 따 2009년 이 상을 제정해 반부패 문화 정착에 기여해 왔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뉴 캅스, 수사 버전을 올려라] “피해자 중심 수사·독자적 현장지휘로 신뢰 높여야”

    [뉴 캅스, 수사 버전을 올려라] “피해자 중심 수사·독자적 현장지휘로 신뢰 높여야”

    ‘뉴캅스 수사버전을 올려라’ 시리즈를 마무리하면서 피해자 중심의 수사 제도 확립을 위한 선결과제, 경찰의 국민신뢰 회복 방안 등에 대한 전문가들의 지적과 대안을 들어봤다. 조병인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정책개발연구실장,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이들은 피해자, 지역주민과 같은 치안 수요자들의 목소리가 수사과정에 더 많이 반영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법과 제도의 개선뿐만 아니라 의식 전환을 이끌어 경찰이 독자적인 수사주체로서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피해자 중심의 수사 제도를 확립하려면. -조병인 정책개발연구실장(이하 조) 경찰이 피해자를 수사를 위한 참고인으로 여기는 관행을 벗어나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배려해야 한다. 초기 수사를 진행할 때 피해자와 가해자를 대면하지 않게 한다든지, 살인사건의 현장을 경찰이 나서서 치우는 등 노력이 필요하다. 살인 피해자는 죽고 없지만 유가족도 모두 피해자다. 성폭력 피해자들이 겪는 트라우마는 심각한 수준이다. 피해자들이 적절한 심리치료 등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곽대경 교수(이하 곽) 수사의 효율성만 내세우다 보면 범인을 찾는 데만 초점이 맞춰져 피해자를 범죄 정보 제공자로만 간주하게 된다. 피해자의 상처를 회복하도록 돕는 노력은 무시되는 경향이 있다. 피해자들은 정신적 충격이 크고 극도의 공포심을 느낀다. 때문에 경찰서에 필요 이상으로 출석시키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수사관들이 피해자 집을 직접 방문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이하 오) 법이나 제도개선이 중요하다. 그동안 경찰이 미비점을 많이 보완해 왔지만 의식 개선은 미흡했다. 경찰관에 대한 지속적인 인권교육이 필요하다. 경찰 채용 시험에서 경찰학, 형법 등의 전문 과목뿐 아니라 헌법과목을 포함해 국민의 기본권에 대한 인식을 함양하도록 해야 한다. 채용 이후에는 지속적인 인권교육을 통해 의식을 전환해야 한다. →지역 맞춤형 치안을 위해 필요한 개선책은. -조 지역적 특성과 인구분포를 분석해서 범죄 예방차원에 초점을 둔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 외국인 범죄가 많은 지역에서는 통역사 등 인력 증원이 필요하다. 특히 계절별로 발생 추이가 달라지는 범죄에도 경찰이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가을철 값나가는 농작물을 훔쳐간다거나, 명절·연말연시 은행 주변에 날치기범이 늘어나는 것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곽 지역 맞춤형 치안은 번거롭다. 많은 수고도 요구된다. 그러나 주민 만족도를 높이기엔 제격이다. 위로부터 공문이 내려와 일제 단속하는 방식은 효과가 떨어진다. 지역 현안에 대한 적재적소의 인력 배치가 중요하다. -오 경찰 통계에 문제가 있다. 경찰이 절도에 관심을 갖고 집중 단속하면 절도 통계가 높아지는 식이다. 때문에 통계에 의존한 맞춤형 치안이 돼선 안 된다. 지역 주민의 의견이 반영된 치안 수요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어떤 지역은 어린이 안전을 챙겨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데, 이런 점을 반영하려면 학부모들과 경찰이 대화하는 자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검·경 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갈등이 심상찮다.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조 국민들은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에 대해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 쉽지 않다. 검·경 양측의 주장을 들어보면 모두 일리가 있다. 서울신문의 설문조사 결과 등도 논리적인 근거보다는 막연히 경찰이 활동에 제약을 받는 등 불합리한 측면이 있다고 본 것이다. 분명한 것은 사회 분위기는 경찰을 믿어도 된다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곽 일선 수사 현장을 담당하는 주체가 경찰이기 때문이다. 사건의 97~98%는 경찰이 먼저 인지한다. 검찰에서 모든 수사를 지시하는 것은 현실에는 맞지 않다. 검찰이 전국에서 매일 발생하는 220만~230만건의 사건 현장에 나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런데도 검찰이 무리하게 지휘하려는 것이 국민들 보기에 현실과 동떨어졌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오 수사권 논의는 검·경 간의 협의만으로는 곤란하다. 법학계나 시민사회, 인권단체들이 참여한 가운데 진지한 논의를 통해 최적의 안을 이끌어내야 한다. 힘겨루기 하듯 해서 결정할 문제는 아니다. →국민 신뢰를 얻기 위한 경찰의 최우선 과제는. -조 수사를 공정하게 잘해야 한다. 이는 국가와 국민을 위한 경찰이 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경찰은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평가를 하라면 A점을 줄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주민들이 A+를 바란다는 것이다. 국민들의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흉기를 든 피의자에게 쫓기는 경찰의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 -곽 마찬가지다. 경찰이 신속하고 효율적인 수사를 할 수 있도록 수사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신속하게, 그리고 과학적 수사 기법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사 원칙을 지키고 인권을 보호하면서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오 일관된 법집행을 해야 한다. 집회·시위 대응이 그렇다. 언론에 보도된 뒤에야 부랴부랴 관심을 갖는 모습도 사라져야 한다. 특히 정권이 바뀌는 것과 상관없이 경찰은 일관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 →‘뉴캅스’ 기획에 대한 총평은. -조 경찰이 잘하는 것도 많은데 잘하면 당연한 것이고 못하면 기사가 된다. 늘 과잉수사, 부실수사에 대한 지적이 많다. 비판만 한다고 대책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이번 기획에서) 국민들의 불만만 늘어놓은 점은 아쉽다. 전후 관계를 충분히 따져서 균형 잡힌 시각으로 대안을 제시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또 지역 시골의 경찰뉴스를 더 발굴했으면 했는데 아쉽다. 방문객이 턱을 괴고 서장과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춘 지역 경찰서도 많기 때문이다. -곽 과학적인 설문조사를 통해 국민들이 느끼는 경찰 수사의 문제점 등을 파악하려고 한 건 의미 있는 시도였다. 학계와 공동으로 분석한 것도 훌륭했다. 언론의 이런 노력들이 계속해서 쌓이면 단순한 기획보도가 아니라 학계나 경찰의 실무에도 큰 도움을 줄 것이다. 특별취재팀 ●자문기관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자문단 곽대경(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박행렬(대전대 경찰학과 교수), 오창익(인권연대 사무국장), 유정현(한나라당 의원), 이동희(경찰대 법학과 교수), 이수정(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이윤호(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표창원(경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특별취재팀 백민경, 이영준, 윤샘이나, 김진아기자
  • [열린세상] 직장, 희망 그리고 주머니를 향한 절규/문명재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직장, 희망 그리고 주머니를 향한 절규/문명재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애플 신화를 만든 스티브 잡스의 충격적인 사망소식이 전해지자 인터넷에서는 가슴 아픈 유머가 등장했다. “10년 전에는 스티브 잡스(Steve Jobs), 코미디언 밥 호프(Bob Hope), 그리고 가수 조니 캐시(Johnny Cash)가 있었는데 이제는 더 이상 직장(Jobs)도, 희망(Hope)도, 돈(Cash)도 없다.”는 탄식이다. 이미 고인이 된 세 사람의 독특한 이름을 빗대어 젊은이들의 좌절과 상실감을 뼈아픈 한마디에 담았다. ‘월가를 정복하자’며 미국의 젊은이들이 거리에 나섰다. 금융위기의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이 오히려 탐욕스러운 보너스 잔치를 벌이자 젊은이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정의에 목마른 젊은이들이 느끼는 배신감이 클 수밖에 없다. 불만의 목소리에는 날이 서 있다. 점령(occupy)이라는 슬로건도 도발적이다. 전략적으로 99대1로 피아(彼我)를 구분해 잠재적인 폭발력을 극대화했다. 세계 금융권의 심장부인 뉴욕에서 시작된 시위는 사회연결망을 타고 80여개국으로 확산되었다. 거리시위의 열기는 당분간 식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취업난으로 인한 젊은이들의 절망감과 상대적 박탈감이 폭약이었다. 공적자금을 수혈받아 구사일생한 금융권의 이중성에 대한 분노가 폭약에 기름을 붓고 불씨를 댕긴 꼴이다. 사회적 책임과 고통 분담에는 소극적이면서도 자신의 이익에는 극도로 탐욕스러운 모습에 뿔이 난 것이다. 공정과 변화를 요구하며 거리에 나선 젊은이들의 외침은 순식간에 중요한 정치적 의제로 부상했다. 경기 부양을 위해 묘수를 찾아 헤매던 국가들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취업난과 경기침체로 희망의 불씨를 살리지 못하고 좌절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가진 자의 사회적 책임과 고통 분담에 대한 요구도 점차 커지고 있다. 안타깝게도 청년실업 문제는 해결의 실마리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 발을 동동거리며 취업문을 두드리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기도 전에 인생의 쓴 맛을 보는 젊은이들이 늘어가고 있어 가슴이 아프다. 직장인들도 언제 닥칠지 모르는 실업에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자녀들이 커가면서 씀씀이는 커지고 살림살이는 하루가 다르게 팍팍해진다. 늘어나는 가계부채로 한숨 쉬는 가정도 많아졌다. 더 큰 문제는 나아질 기미를 좀처럼 찾지 못하는 희망 상실증이다. 끊임없이 제기되는 정치권 로비와 특혜시비 속에서 불공정 관행과 양극화 현상을 체감하는 국민은 맥이 풀려 주저앉는다. 최근 금융권의 자성과 함께 따뜻한 금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공정과 배려에 소극적인 기업과 금융권을 보는 시선이 싸늘하다. 며칠 전에는 음식점 주인들이 잠실종합운동장에서 결의대회를 열었다. 대형마트에 비해 턱없이 높은 불공정한 신용카드 수수료에 대한 불만을 성토하는 자리였다. 정확한 원가계산 없이 부가되는 각종 금융수수료에 대한 불만도 거세다.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채 땅 짚고 헤엄치는 수수료 장사에 열중한다는 비난이 들끓고 있다. 사회적 정서를 반영해 최근 기업이나 금융권도 배려와 나눔을 통한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고자 노력해 보지만 아직도 멀었다. 재벌 총수도 사재를 출연해서 나눔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하지만 아직 따뜻한 진정성이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자본주의 4.0 주장에 대한 공감도가 높아지고 있다. 새로운 자본주의로의 진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져가고 있다는 방증이다. 경쟁과 혁신이라는 세로축에 공생과 동반성장이라는 가로축을 엮어서 새로운 경제생태계를 만들라는 시대적 요구다. 문제는 방법론이다. 배려와 나눔을 찾는 과정을 미움과 분노의 방정식이 아닌, 희망과 배려의 방정식으로 풀어야 한다. 이제 정치권과 정부도 제대로 나서야 한다. 젊은이의 좌절과 서민의 절망을 풀어줄 방법을 찾아야 한다. 표 계산을 위한 장밋빛 약속이나 무책임한 반짝 정책은 아니함만 못하다. 희망의 불씨가 완전히 꺼질까 걱정이다. 정부와 기업 그리고 시민사회가 상생적 경제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직장과 희망 그리고 주머니 사정이 좋아질 때까지.
  • [뉴 캅스-수사 버전을 올려라] (3부) 국민의 경찰로 가는 길 ① ‘대민 서비스’ 질 높이자

    [뉴 캅스-수사 버전을 올려라] (3부) 국민의 경찰로 가는 길 ① ‘대민 서비스’ 질 높이자

    “양천경찰서 형사계 팀장 ○○○입니다. 살인사건 현장에 남아 있는 피 냄새가 지독하다고 주민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어요. 청소 좀 해주세요.” 지난해 8월 중순 금요일 오후 4시쯤 서울남부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 전화가 걸려 왔다. 직원은 퇴근 무렵이라 일정을 미루고 싶었지만 마지못해 현장을 찾았다.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바로 지난해 여름 단지 ‘행복한 웃음소리가 났다’는 이유만으로 흉기를 휘두른 ‘신정동 옥탑방 살인사건’ 현장이었다. 센터는 지역 검찰청 산하의 민간 봉사단체다. 사건 발생 일주일이 지난 터라 피는 바싹 말라붙어 있었다. 숨 쉬기 힘들 만큼 냄새는 고약했다. 음식물까지 부패했다. 온통 악취가 진동했다. 센터 직원은 결국 청소대행 업체를 불러 청소를 마무리했다. 그는 “살인 현장의 피를 보니 피해자와 가족이 겪었을 고통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며 몸서리쳤다. 남편이자 아이들의 아빠가 눈앞에서 죽는 것을 바라본 유가족들의 정신적 충격은 말할 수 없다. 사망한 임모씨의 부인은 사건 당시 범인에게 머리를 둔기로 맞아 2주간 입원 치료를 받았다. 퇴원한 그는 “친척들이 가까이 살고 있는 곳에서 떠나기가 무섭고 두렵다.”며 한때 스마일복지센터 입소와 심리치료를 거절했다. 센터의 설득 끝에 부인과 두 자녀는 센터에 들어가 10일간 심리치료를 받았지만 상처는 지워지지 않았다. 살인 현장을 흥건히 적신 피는 누가 닦아 낼까. 경찰일까, 유가족일까. 정답은 유가족이다. 또는 범죄피해자지원센터다. 경찰에게는 사건 현장을 뒤처리할 책임이 없다. 경찰은 사진을 찍고, 증거물을 채취하고 나면 곧장 현장을 떠난다. 때문에 현장 보존이 끝난 이후 사건 흔적을 닦고 지우고 복구하는 일은 가정이면 유가족에게, 공공건물이면 소유주가 맡을 수밖에 없다. 사건의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현장은 유가족이 감당해야 할 몫인 셈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현장 뒤처리와 관련한 지원 예산이 따로 없기도 하지만 경찰 본연의 역할이 아닌 서비스는 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범죄 현장 뒤처리를 담당하는 공식적인 정부 단체나 용역 업체는 따로 없다. 그나마 법무부로부터 국고 지원을 받는 지역 검찰청 산하 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서 사건 현장 뒤처리 및 피해자 지원을 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별 차이가 크다. 사건 당일 즉각 수습하는 센터가 있는가 하면 일주일이 되도록 처리를 하지 않는 곳도 있다. 지원센터가 활성화되지 않아서다. 또 사건 현장 뒤처리를 1차 수사기관인 경찰이 아닌 검찰이 맡고 있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뒷수습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경찰 측은 “왜 경찰이 사건 뒤처리와 범죄 피해자를 지원하지 않느냐고 비판할 수 있지만 예산 문제 등 제도 개선이 되지 않으면 현 상황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물론 경찰 내 범죄 피해자를 보호하는 제도는 갖춰져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는 곳이 드물었다. 형식적이다. 경찰은 2004년 8월 ‘범죄 피해자 보호규칙’을 경찰청 훈령으로 제정해 공포했다. 법에 근거해 ‘피해자보호관’, ‘피해자서포터’ 등 범죄 피해자를 위한 장치들이 마련됐다. 일선서에서는 범죄피해자지원협회 등 자원 시민단체를 위촉, 도움을 받고 있다. 문제는 경찰이 이 제도를 제대로 숙지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피해자보호관은 형사·수사과장 등 일선서 과장급, 피해자서포터는 담당 형사라는 사실조차 모르는 경찰도 부지기수다. 경찰 조사를 받는 피해자들에 대한 인권상담 안내도 이뤄지지 않는 편이다. “법무부를 통해 피해자 구조금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안내하는 데 그친다.”고 털어놓은 경찰도 있다. 특히 피해자서포터의 경우 경찰 경력 10년 이상, 피해자 보호에 열의가 있는 자 등의 조건을 달고 있지만 지켜지는 곳은 드물다. 더욱이 경찰서마다 설치돼 있는 인권상담지원관인 부청문감사관도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제 역할을 못하는 곳이 많다. 피해자들이 먼저 이 제도를 알고 경찰에게 다가가지 않고서는 도움을 받기 힘든 구조다. 경찰청의 범죄 피해자 보호규칙 역시 ‘경찰 공무원은 피해자 보호를 위한 초기 대응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등 원론적인 내용만 담고 있는 탓에 실효성이 낮다. 표창원 경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노력해야 한다 수준의 총론식 규정을 보다 실질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면서 “범죄 피해자들이 경찰의 무관심으로 인해 2차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충분한 배려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 ●자문기관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자문단 곽대경(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박행렬(대전대 경찰학과 교수), 오창익(인권연대 사무국장), 유정현(한나라당 의원), 이동희(경찰대 법학과 교수), 이수정(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이윤호(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표창원(경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특별취재팀 백민경, 이영준, 윤샘이나, 김진아기자 [독자의 제보를 받습니다] 서울신문은 ‘뉴 캅스(New Cops), 수사 버전을 올려라’ 기획 시리즈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경찰 수사로 피해를 입었거나 비리 등을 목격한 독자의 제보를 받습니다. 사회부 경찰팀(전화 02-2000-9172~6) 또는 white@seoul.co.kr로 연락 바랍니다.
  • [열린세상] 가진 자들의 사회적 겸손/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열린세상] 가진 자들의 사회적 겸손/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월가의 탐욕과 부패, 경제적 불평등에 항의하는 미국인들의 시위가 일시적인 해프닝으로 끝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갈수록 규모가 커지고 조직화하고 있다. 한동안 보이지 않던 미국사회의 정치, 사회, 경제적 불평등 문제가 극심한 불황 국면을 맞이하면서 서민 생활의 고통스러운 체험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시위자들은 텔레비전에 나와 대학을 나오고 열심히 일해도 집세도 제대로 못 낼 지경이라고 호소하기도 한다. 취업을 못했거나 실직자의 경우는 말할 나위도 없다. 결국 장기 실직이나 만성적인 저소득 문제가 따지고 보니 가진 자들, 있는 자들이 끼리끼리 작당하여 부당하게 더 가져가기 때문이라는 시민적 자각이 대규모 시위로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시위는 미국 사회의 구조적 불평등 문제를 더욱 구체적으로 노출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1960년대 시민인권운동처럼 사회개혁운동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내에서도 미국 사례에 자극을 받은 시위가 조직되고 있다고 한다. 모방 시위가 얼마나 실익을 거둘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경제사회적 불평등 문제는 더 이상 방치·지연할 경우 사회적 폭발로 이어져 엄청난 국가적 비용을 물 수 있다. 특히 돈과 권력, 명예를 거머쥔 우리 사회 파워엘리트들의 이기주의 그리고 경제·사회적 불평등에 관한 무감각과 도덕적 해이가 우려를 넘어 언제 사회적 분노를 자아낼지 모른다. 구체적인 통계치가 없어도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는 자못 심각하다. 살던 집을 팔고 전셋집을 줄여가면서도 빚은 빚대로 남아 있는 가정이 부쩍 늘고 있고, 허드렛일을 하면서 최저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도 그나마 일감이 없어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급속히 늘어난 가정 해체로 인한 소년소녀가장과 밥 굶는 아이들도 정부와 사회단체에서 약간의 보조금을 받는다 해도 여전히 방치상태나 다름없다. 대학에 있어 보면 청년 실업문제가 너무 심각하여 비싼 등록금을 내고 졸업하고서 아르바이트 일거리를 전전하는 졸업생을 안쓰럽고 미안해서 못 볼 지경이다. 사회적 소외계층의 비참한 생활은 가진 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다. 우리 사회의 가진 자들도 나름대로 바쁘고 긴장 속에 산다. 대기업과 대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치열해지는 국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고 정부나 공적 조직, 언론, 대학 등에서 일하는 엘리트들은 권력과 명예, 돈을 놓고 이전보다 더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또 각자 소속된 집단을 위해 다른 엘리트 집단과 이해 다툼을 벌이고 때로는 끼리끼리 부와 권력을 나눠 갖기도 한다. 특히 지금 파워 엘리트 집단이 된 세대는 그 어떤 세대보다도 개인 출세주의와 가족 이기주의를 보여주고 있다. 아마도 1980년대 이후 경제 성장기에 엘리트 집단에 편입되고 경쟁적인 출세 가도를 달렸던 탓일 것이다. 보수와 진보 가릴 것 없이 적지 않은 지도층 인사들이 인사청문회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위장 취업, 부동산 투기, 탈세, 표절 등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청렴한 공직자, 윤리적인 경영인이 인간 문화재처럼 보이는 세상을 살고 있다. 자기 이해관계에 충실한 가진 자들은 진실로 사회적 약자와 소외된 자를 배려할 여유를 갖지 못한다. 정부는 양극화 해소를 위해 복지예산을 늘린다고 하지만 흉내내기 수준이고, 언제나 대기업들의 국제 경쟁력 향상을 통한 국가 경제 살리기가 우선일 수밖에 없다. 환율을 올려 기업의 수출실적이 좋아지고 경제성장은 높아지지만 실익은 기업이 가져가고 그 영역에서 소외된 서민들의 상대적인 불평등과 소외감은 깊어만 간다. 한 사회에서 어떤 사람이 더 가지게 되고, 더 있게 되는 것은 온전히 개인의 노력의 결과일 수만 없다. 일정 부분 타인의 노력, 나아가 사회가 베풀어 준 은혜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가진 자, 있는 자는 사회에 대해 감사와 겸손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집안이 잘되고 화목하려면 더 많이 교육받고 사회적으로 출세한 사람이 더 어려운 가족을 챙겨야 한다. 대한민국 공동체의 양극화 위기는 가진 자들의 집단 이기주의에서 비롯되고 있다. 소외된 시민들의 항거가 있기 전에 가진 자들의 나눔 운동이 선행되기를 기대한다.
  • [열린세상] 인문학, 스스로 꼬아 올리는 구원의 동아줄/허동현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

    [열린세상] 인문학, 스스로 꼬아 올리는 구원의 동아줄/허동현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

    인문학은 위기일까? 얼마 전 귀천한 스티브 잡스의 삶이 명증하듯, 인문학자의 위기일 뿐이다. 미혼모의 아들로 시리아인 유학생의 핏줄을 받은 잡스는 태어나자마자 버림받았다. 그를 걷어 길러준 양부는 노동자였다. 등록금이 없어 리드대 철학과를 한 학기만에 그만둔 그는 주류사회 진입이 어려운 주변인이자 약자였다. 1976년 21살 새파란 청춘에 애플을 공동 창업한 그는 매킨토시 컴퓨터를 세상에 내놓았다. 개인용 PC시대를 여는 쾌거를 일구어 냈지만, 30살 되던 1985년 그는 자신의 회사에서 퇴출되었다. “그것은 쓰디쓴 약이었지만 환자에게 필요한 것이었습니다. 인생이란 때로 여러분들을 고통스럽게 하지만, 신념을 잃지 말기 바랍니다.” 그날의 좌절을 회상하며 2005년 스탠퍼드대 졸업식에서 한 그의 말은 심금을 울린다. “다르게 생각하라(Think different).” 1996년 애플에 다시 복귀한 그는 기술에 영혼을 불어 넣었다. 아이팟(2001년), 아이폰(2007년), 아이패드(2010년). 우리는 통념에 매몰되지 않았던 그가 건넨 선물을 징검다리 삼아 아날로그의 강물을 넘어 디지털의 신세상으로 건너갔다. “소크라테스와 한나절 보낼 수 있다면 난 애플의 모든 기술을 내놓을 것이다.” 그가 우리 삶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꾼 ‘IT(정보기술)의 제왕’에 오를 수 있었던 상상력의 원천은 인문학에 있었다. 그에게 인문학은 영감과 지혜의 보물창고였다. 그는 인문학이 돈이 되지 않는다는 통념을 깨고 황금알을 낳는 어미 닭임을 증명해 보였다. 지구마을 사람들이 그를 기리는 이유는 무얼까? 정상에서 나락으로 굴러 떨어졌지만, 좌절을 모르고 불굴의 응전 의지를 불태워 인류 역사의 진보를 이끈 창조적 소수자(creative minority)로 우뚝 섰기 때문일 것이다. 그가 일군 성공의 신화는 우리가 왜 인문학적 소양을 길러야 하는지를 잘 말해준다. 인문학은 사회적 약자들이 꿈을 잃지 않고 신자유주의의 거센 파고를 뚫고 나갈 힘을 주는 희망의 오아시스로 다가선다. 승자독식의 세상에 살아남기 위해 사람들은 강자가 되려 한다. 자본의 정글 먹이사슬 가장 위에 위치한 이들은 미국 월가의 인재들일 것이다. 몇 해 전 세계적 금융위기를 부른 이들의 탐욕은 그칠 줄 몰랐다.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 이제 빈부격차 해소와 일자리를 요구하는 도심시위대의 구호는 뉴욕을 넘어 미국 전역을 뒤흔들고 있다. 신자유주의 세상의 승자들은 몇 해 전 월가가 촉발한 세계적 금융위기를 맞아, 그 주역들을 배출한 하버드대학 전 총장 해리 루이스가 발한 자성의 목소리를 기억해야만 한다. 인간을 배려하지 않는 “영혼 없는 수월성(Excellence Without a Soul)”의 추구가 도덕적 해이를 불러왔으며, 그 결과 공동체를 뒤흔드는 커다란 재앙을 초래했다는 그의 말이 가슴을 울린다. 인문학적 소양은 승자들이 물신(物神)의 유혹에 사로잡히지 않고 깨어 있게 해주는 성찰의 지혜를 주는 힘이자 영혼의 부패를 막아주는 소금이기도 하다. 미국의 위기는 남의 집에 난 불이 아니다. 우리 미래를 짊어진 청년들이 ‘88만원 세대’로 자신을 낮추고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날로 심해지는 것이 오늘 우리가 처한 현실이다. 나아가 인종과 문화가 뒤섞일 수밖에 없는 세계화의 시대를 맞아 다인종·다문화 사회로 급속히 접어들고 있는 오늘. 세대와 계층, 인종과 성별 등 모든 사회·문화적 울타리를 넘어 지향과 이해가 다른 이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우리 모두가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덕목이 인문학적 소양일 것이다.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인문학은 영감과 지혜를 주는 보물창고이자, 약자에게 힘을 주는 희망의 오아시스이기도 하며, 영혼이 썩지 않게 지켜주는 소금으로도 다가선다. 종교가 하늘에서 내려주는 동아줄이라면, 인문학은 깨어 있는 주체로서 우리 스스로가 꼬아 올리는 구원의 동아줄이라 할 수 있다. 시민을 위한 인문학, 청소년을 위한 인문학은 물론 경영자를 위한 인문학과 노숙자를 위한 인문학까지…. 우리 시민사회는 니체가 말한 ‘삶에 봉사하는 인문학’에 목마르다. 이제 인문학자들이 시민사회의 요구에 대답할 때다.
  • [서울시장보선 D-15] “범야권 통합은 좋은데”… 힘겨루기 조짐?

    야권의 대통합 추진 모임인 ‘혁신과 통합’이 10일 ‘혁신적 통합정당’을 범야권 정치 세력에 제안했다. ●민주당 “계파 다툼 심해질 것” ‘혁신과 통합’ 측은 이날 국회도서관에서 제안 설명회를 갖고 “2012년 총선과 대선 승리를 위해 시민 주도의 혁신적 국민정당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신설 합당 방식의 창당을 목표로 한다. 민주당 전당대회 시점을 창당 계기로 삼고 다음 달 안에 ‘혁신적 통합정당 추진기구’를 만들기로 했다. 당 운영은 자율성(정체성) 보장을 원칙으로 한다. 문성근 ‘혁신과 통합’ 상임대표는 “당원과 부문 조직을 독자적으로 관리하고, 집단지도체제를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진보정당에 원내 교섭단체가 가능한 의석 수를 보장해 주는 방안도 꺼내들었다. 비례대표 후보자 선정 시 ‘만 39세 이하 청년층 20% 배정’ 등 진보정당과 시민단체를 배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야권 내 정치세력별로 까다로운 변수가 엄존한다. ‘한 지붕 살림’이 쉽지 않음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민주당은 ‘변화와 혁신’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여기에 호남, 구민주계 등 당내 기득권 세력의 반발로 내홍이 짐작된다. 한 핵심 관계자는 “진보정당의 교섭단체 보장, 전략공천 확대 등 일방적으로 민주당의 양보만을 촉구하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진보정당 “야권연대 방식 선호”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등 진보정당은 대통합이 아닌 야권연대 방식을 선호한다. 자유주의 세력(민주당)과 합하면 정체성이 흐려진다고 우려한다.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민노당이 박원순 후보의 선대위에 참여하지 않기로 한 것도 ‘민주당 중심’의 선거를 거부하기 때문이다. 민노당 관계자는 “야권 대통합 정당도 결국 호남과 부산·경남(PK) 등 지역이 기반 아니겠나. 진보 정치는 요원해진다.”며 손사래를 쳤다. 원내교섭단체 실현 방안은 진보 소통합을 이룬 뒤 야권이 선거연대를 이뤄 부산·경남, 호남, 수도권에서 일정 부분 양보받으면 자력으로 의석 수를 확보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굳이 ‘보장’받아야 할 이유가 없다는 말이다. ●시민단체, 다양한 입장 내놔 시민사회는 스펙트럼이 다양하다. 혁신과 통합, 박원순 후보 캠프 등에 많은 인사들이 결합했다. 다만 정치적 중립을 고수해야 한다는 주장은 사그라들었다. 한 관계자는 “시민정치의 목소리가 커지는 것과 맞물려 정당과 정치 세력 등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고 말했다. 비례대표 비율 확대 등 선거제도 개혁에 비중을 둘 것으로 보인다. 정당 세력이 쉽게 동의해줄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생각나눔 NEWS] 전동휠체어 탈 수 있는 ‘저상 시외·고속버스’ 도입 논란

    전주에 사는 이창준(26·뇌병변 1급)씨는 전동 휠체어를 타고 생활한다. 한번도 가 본 적이 없는 순창 장류축제에 가고 싶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순창에는 기차가 다니지 않아 시외버스를 타야 하지만 전동 휠체어를 타고는 시외버스에 오를 수 없다. 게다가 이씨는 장애 탓에 운전도 할 수 없고, 축제에 갈 수 있는 주말에는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지 못한다. 이씨는 “생활권이지만 기차역이 없는 곳은 갈 수 없다.”면서 “시외버스나 고속버스에도 저상버스가 도입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애인이 장거리 이동을 위해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은 사실상 기차뿐이다. 저상버스는 시내버스에만 도입돼 있고, 지자체가 운영하는 장애인 콜택시는 시내 인접 지역까지만 운행한다. 장애인들은 시외버스나 고속버스도 이용하고 싶어 하지만 국토해양부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시내버스처럼 시외버스나 고속버스에 저상버스를 도입하는 것은 제도·기술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저상버스는 자동변속기를 장착한 차량으로, 수동변속기를 쓰는 고속버스나 시외버스와는 구조가 다르다.”면서 “저상버스는 장거리를 고속으로 달리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국토부 “민간에 리프트 요구 난망” 장애인들은 “장애인이 승하차할 수 있는 리프트와 전동 휠체어를 둘 공간만이라도 마련해 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시민연대 배융호 사무총장은 “기차가 닿지 않는 지역에는 시외버스나 고속버스에 리프트를 설치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토부 측은 “민간 사업자인 시외버스나 고속버스 회사에 장애인용 리프트 설치를 요구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교통편의증진법에 따르면 장애인은 비장애인이 이용하는 모든 교통수단을 차별 없이 이용할 권리를 갖지만 시외버스와 고속버스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장애인 콜택시 운행 시외 확대를” 그러나 해법이 전혀 없지 않다. 장애인 콜택시의 운행 범위를 시외로 넓히면 된다는 것이다. 문제는 정부 지원 없이 지자체 예산만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차량 대수가 모자라 운행 범위를 넓히기 어렵다는 점이다. 남병준 장애인차별철폐연대 교육정책국장은 이와 관련, “정부가 예산을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광역자치단체가 장거리 이동을 원하는 장애인과 장애인 콜택시를 연결해 주는 서비스인 광역이동지원센터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경남도는 2009년부터 이 제도를 시행, 장애인들이 도 내에서는 어디든지 이동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K팝 커버댄스, 방콕을 홀렸다”

    “K팝 커버댄스, 방콕을 홀렸다”

    “까오리,까오리!”(한국,한국!) “까오리 사와디 캅”(한국, 안녕하세요) 한국방문의 해 위원회가 주최하고 서울신문이 주관하는 ‘한국방문의 해 기념 2011 K팝 커버댄스 페스티벌’ 태국 본선이 18일 오후 2시~6시(현지시간) 방콕 시나카린대 강당에서 열렸다. 커버댄스 페스티벌이란 K팝의 국제화를 위해 외국의 한류 팬들이 한국 가수의 노래에 맞춰 춤을 따라 추는 이벤트다. 총 19개팀이 참가한 이날 경연은 행사 시작 전부터 행사장 강당 앞에 긴 줄이 이어져 동남아에서 불고 있는 K팝의 열기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주최측은 강당 바깥에도 대형 스크린을 설치, 입장을 하지 못한 관람객들을 배려했다. 이들은 K팝 가수들의 노래가 흘러나오자 연신 몸을 흔들며 흥을 냈다. 대학 캠퍼스 곳곳에서도 K팝 가사를 따라 부르며 커버댄스를 추는 풍경이 눈에 띄었다. 개그우먼 김신영의 사회로 진행된 행사에서 참가팀들은 2PM은 물론 소녀시대, 빅뱅, 비스트, 카라, 샤이니, 2NE1 등의 커버댄스를 저마다 독특한 스타일로 소화해 갈채를 받았다. 관람석에는 서툰 한국어로 쓴 한국가수 이름과 사진, 태극기를 넣은 플래카드를 들고 참가팀을 응원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경연에서는 서울에서 열리는 한국 본선에 참가할 수있는 2개팀이 뽑혔다. 행사 도중 이곳 태국 출신인 닉쿤이 소속된 인기그룹 2PM이 소개되자 관람석은 순식간에 열광의 도가니로 변했다. 심사위원으로 참석한 닉쿤은 이곳에서 국빈급 대우를 받는다. 중학교때부터 K팝에 푹 빠졌다는 한 여고생(17)은 “닉쿤이 온다고 해서 며칠 전부터 온통 커버댄스 페스티벌만 생각해 왔다.”며 몸을 흔들며 흥겨워 했다. 2PM은 태국에서 수천개의 팬클럽을 보유하고 있고 회원이 2만명 이상인 클럽만도 20여개나 된다. 행사 진행을 총괄한 서울신문 문창호 PD는 “이미 K팝 커버댄스는 전문 팬클럽이 생길 정도로 대단한 인기”라면서 “입장권을 팬클럽당 5장씩만 줄 수밖에 없었다.”며 아쉬워 했다. 특히 2PM은 이날 밤 8시쯤 방콕 도심에서 게릴라콘서트 열어 지나는 시민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불렀다. 2PM의 멤버들은 “열기를 보니 정말 열심히 활동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방콕 한·태교류센터 김건홍 팀장은 “3~4년 전 드라마 ‘대장금’을 시작으로 이곳에 한류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면서 “한국인을 지칭하는 ‘까오리’는 최고 인기 단어가 됐다.”고 전했다. 김 팀장은 “한국에 대한 인식이 무척 좋아져 한국산 김은 가장 인기있는 간식”이라고 귀띔했다. ‘K팝 커버댄스 페스티벌’은 지난 6~8월 한국과 일본, 중국, 유럽, 미주 등지에서 참가 신청을 받아 UCC 동영상을 통해 1차 예선을 치렀다. 본선은 러시아(모스크바·6일), 브라질(상파울루·9일), 일본(도쿄·11일)와 미국(LA·11일)에서 진행됐고, 이날 방콕 행사에 이어 19일 유럽 본선인 스페인(마드리드) 행사를 끝으로 지역 본선을 마친다. 한국의 본선은 이달 말 서울에서 열린다. 한국방문의 해 위원회의 한경아 마케팅 본부장은 “이번 행사는 K팝과 같은 한국의 우수 콘텐츠를 활용한 한류 열풍을 세계인과 함께 즐기고 만들어가기 위해 기획됐다.”면서 “각 지역 본선을 통과한 팀들은 다음 달 3일 경주에서 열리는 결선에 출전한다.”고 밝혔다. 방콕(태국) 손진호 특파원 nasturu@seoul.co.kr
  • [테마로 본 공직사회] (18) 고개 드는 부처 재개편론

    [테마로 본 공직사회] (18) 고개 드는 부처 재개편론

    현 정부 들어 통폐합된 부처와 산하기관에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작은 정부를 표방하며 기구 개편을 해왔다. 하지만 통폐합으로 문패를 바꿔 달아 오히려 불편하고 헷갈린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신속한 정책결정과 원활한 대국민 서비스를 위해 통폐합과 함께 이름을 바꿨지만 득보다 실이 많다는 지적이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이명박(MB) 정부 출범과 함께 통폐합되거나 분산 재배치된 정부 부처와 산하기관의 재개편 요구가 고개를 들고 있다. 겉으로는 한 지붕 아래서 생활하고 있지만 ‘박힌 돌’과 ‘굴러온 돌’로 나뉘어 속앓이를 하고 있는 공직사회의 속내를 들여다봤다. 4일 정부 부처와 산하기관, 업계 등에 따르면 재개편 요구가 일고 있는 곳은 국토해양부와 방송통신위원회, 교육과학기술부, 금융위원회 및 금융감독원 등 5~6곳에 이른다. 이미 통합이 이뤄진 정부 산하기관에서도 승진이나 급여 문제, 노동조합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고 있다. ●사라진 부처 직원들 “아 옛날이여!” 정부 조직의 개편 요구는 MB 정부 초기 통합 또는 분산 배치로 역할이 줄어든 과거 부처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부처가 사라진 뒤 관련 분야 예산이 줄고, 정책 순위에서도 밀린다며 불만을 토로한다. 국토해양부의 경우 4대강 살리기 사업 등 수자원과 주택·교통분야 우선으로 예산이 편성되고 해양 분야는 상대적으로 푸대접을 받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방송통신위원회 위상 추락에 따라 무엇보다 정보통신 업계의 불만이 크다. 업계는 방송통신위가 종편사업 선정에 매달리다 세계적인 정보통신 흐름마저 놓쳤다고 비난한다. 방송통신 융합 시대에 걸맞은 부처를 만든다는 당초 목표는 어느 정도 이뤘지만, 기술력에서는 시대 변화를 뒤쫓는 것에 급급하다는 것이다. 그 예로 스마트폰 열풍을 꼽는다. 스마트폰의 성패는 하드웨어(지식경제부)가 아니라, 소프트웨어인데 이 분야를 맡은 방통위는 방송통신 쪽에만 매달려 있다는 지적이다. 정보통신기술(ICT)도 세계의 발 빠른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과거 정보통신 강국이라는 이미지도 쇠퇴했다는 평가다. 동영상 콘텐츠가 스마트 모바일 시대의 핵심 경쟁력이라는 것에 반론은 없다. 다만 동영상 콘텐츠를 실어나를 수 있는 통신망 기술을 어떤 방향으로 업그레이드할지 연구개발(R&D) 주무 부처인 지식경제부와 방통위는 전체 그림을 보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 이런 이유로 정보통신부 기능을 재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과거 노무현 정권 때는 가장 잘나가던 부처가 정보통신부였다. 하지만 현 정부 출범 초기 ‘세계 정보통신기술은 독자적인 산업이 아니라, 모든 산업이 융합해야 한다’는 정책 목표를 내세워 정보통신부를 해체한 뒤 4개 부처에 분산 배치했다. 정보통신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은 지식경제부, 콘텐츠 정책은 문화체육관광부, 정부의 정보통신기술 담당은 행정안전부가 맡도록 했다. 이와 함께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를 신설해 통신망 정책을 맡겼다. ●과학기술부 분산… 과학정책 뒷걸음 2008년 2월 과학기술부를 흡수해 출범한 교육과학기술부가 복잡한 교육 현안에 발목이 잡혀 기초과학 분야 등의 정책은 뒷전으로 밀렸다는 지적이 많다. 당초 교육과 과학기술을 합쳐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명분은 허울뿐 오히려 과학기술에 대한 지원책이 후퇴했다는 평가다. 전문 기술인력들도 국가과학기술위나 원자력위원회 등 독립기관 출범으로 또 한번 자리를 옮겼다. 과학자들은 “합병 초기에는 과학을 배려하겠다는 소리라도 했지만 지금은 모두 잊혀져 가고 있다.”면서 “말로는 과학입국, 기초과학 육성 등을 외치고 있지만 애초부터 ‘잘못된 동거’ 결정이었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과거 과학기술부의 기술고시 출신들은 상대적으로 초라해져 가는 자신들의 위치에 불만을 토로한다. 과거에는 기술고시 출신들이 우대받고 실·국장으로 승진하기도 했다. 하지만 통폐합 이후 이와 같은 ‘배려’가 줄어들고, 행정직들의 들러리로 전락해 버렸다고 푸념한다. 사회부처 기술고시 출신 한 국장은 “가장 미래 지향적이어야 할 과학기술 분야를 가장 보수적인 교육행정에 붙인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었다.”며 “과학 선진국들과 경쟁력을 갖추려면 독자적인 부처로 독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기부 해체 후 끊임없이 푸대접에 대한 지적이 나오자 정부는 급기야 올해 3월 과학기술 정책과 예산을 총괄하는 국가과학기술위원회(국과위)를 출범시켰다. 그렇지만 과학기술 단체들은 “국과위로는 국가 과학기술 전반을 관장하는 컨트롤 타워가 될 수 없다.”며 “잘못을 인정하고 하루빨리 과학기술부를 부활·독립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심성 논리 접근땐 부작용” 이 밖에 공무원 조직인 금융위원회와 민간 특수법인인 금융감독원으로 분리된 금융감독기관 통합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감독권이 분산된 데 따른 비효율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금감원 개혁이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단일 기구로 통합하는 논의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행정개혁시민연합 서영복 사무총장은 “부처나 기관 통합에서 조직이나 기구 등의 물리적 결합은 쉽지만, 고유 문화적인 측면인 화학적 결합까지는 쉬운 일이 아니다.”면서 “부처 통폐합의 부작용에 대한 개선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선심성 정치 논리 차원의 접근은 정권 말기 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테마로 본 공직사회] 독립 움직임 활발한 옛 해양수산부

    MB 정부가 출범하면서 해산된 해양수산부 공무원들은 국토해양부와 농림수산식품부로 나뉘어 분산 배치됐다. 고유 업무를 가지고 다른 부처로 들어갔지만 재배치받은 곳에 따라 입장이 크게 엇갈린다. 국토해양부로 간 공무원들은 울상이고, 농림수산식품부로 들어간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만족하는 분위기다. 국토부로 편입된 공무원은 드러내 놓고 불만을 토로하지는 않지만 속앓이를 하고 있다. 해수부 출신 한 간부는 “터줏대감이라 할 수 있는 건설교통부 출신들에게 밀려 승진 등에서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는 피해의식이 깔려 있다.”면서 “형평성을 고려해 배려한다고 하지만 일부에 국한돼 편입된 공무원들의 사기가 저하돼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공직사회에 오죽하면 해수부 출신들이 국토부에 가서는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는 소리까지 나오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와 반대로 농림수산식품부로 흡수된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만족하는 분위기다. 당시 수산청 출신 공무원들은 대부분 농림식품부를 택했다. 해수부 시절에는 행정직이나 항만청 출신들한테 밀려 인사상 불이익을 당했다고 생각한 이들이 많았다. 농림부에 배속되면서 수산직에 대한 일정 인원의 승진자리를 보장해줘 텃세가 덜하다는 분위기다. 그렇더라도 과거 해수부 시절의 추억이나 해체한 아픔을 대체하지는 못한다고 말한다. 전문가들은 부처마다 고유 문화가 있는데 짧은 시간에 융합되기란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해양수산부 부활과 관련해선 해양수산 관련 단체들이 중심이 돼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이들은 이미 해수부 부활을 위해 전국해양수산발전협의회(해수협)를 출범시킨 데 이어 다음 달 인천에서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박인호 부산항발전협의회 대표는 4일 “전국 해양수산 32개 단체가 모여 해수협을 발족했다.”면서 “해수부 부활 토론회와 정당 대표 면담신청 등을 통해 부활의 정당성을 알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해양 7대 강국을 지향하는 나라가 독립적인 부처를 없앤 것은 말이 안 된다”며 “해수부가 분산된 이후 예산과 전문 인력들이 진출할 길도 막혀 해양수산 입지가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정권 말기 제기되고 있는 정부조직 개편 논의는 일부 힘센 부처의 규모를 키우고, 약한 부처는 더욱 고개를 숙이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한다. 행정개혁시민연합 서영복 사무총장은 “선거를 앞두고 정부 조직 개편을 운운하는 것은 현 정부의 틀을 깨자는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조직 개편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 만큼 차기 대통령이 정해진 다음 논의돼야 할 몫으로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오세훈 서울시장 연설 전문

    시민 여러분께 충심(衷心)으로 드리는 말씀 존경하는 서울시민 여러분 저는 오늘 시민 여러분께 죄송스럽고 송구스러운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8월 24일 치러질 이번 주민투표 결과에 제 ‘시장직’을 걸어 그 책임을 다하겠다는 말씀입니다. 정치인은 장구한 역사로 봤을 때, 하나의 도구에 지나지 않습니다. 오늘의 제 결정이 이 나라에 ‘지속가능한 복지’와 ‘참된 민주주의’가 뿌리를 내리고 열매를 맺는 데 한 알의 씨앗이 될 수 있다면, 저 오세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고 해도 더 이상 후회는 없습니다. 사실 이 결정을 내리기까지 제 몸과 마음은 고통스럽고 힘든 시간의 연속이었습니다. 저를 믿고 지지해주신 천만 시민 여러분께 실망과 상처를 안겨드리는 것은 아닌가 스스로 묻고 또 물어봐야만 했습니다. 작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의회의 4분의 3, 구청장의 5분의 4를 민주당에 주시고도 서울시장직만은 제게 유임해주심으로써 제 정책의 연속성을 믿고 지지해주신 시민 여러분의 엄중한 뜻을, 저버리게 되는 것은 아닌가 스스로 두렵기까지 했습니다. 복지에 대한 서로 다른 견해를 ‘정치적 합의’로 봉합하지 못한, 제 부족한 리더십을 통감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나라의 미래를 위해 누군가 꼭 해야 할 일이라면, 또 그것이 아무도 하지 않는 일이라면, 그 짐을 저라도 마땅히 짊어져야만 한다는 양심의 목소리를 끝끝내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지난 5년 동안 서울시의 복지 정책을 이끌어온 시장으로서, 이번 복지포퓰리즘과의 전쟁은 피할 수도 없고, 피해서도 안 되는 선택이기도 했습니다. 220억 원이면 ‘희망플러스통장’으로 저소득층 3만 가구의 인생을 ‘희망’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몸소 지켜보고 실감해온 서울시장이, 매년 몇 천 억을 필요하지도 않는 넉넉한 분들에게까지 항구적으로 나눠주어 어려운 분들의 희망을 꺾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정책이기 때문입니다. 형편이 비교적 넉넉한 분들은 오히려 나눔의 정신을 바탕으로 복지정책의 한 축을 담당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분들까지 복지의 수혜자가 되기에는 아직까지 시기상조입니다. 더욱이 저는 그동안, 어려운 분들에게조차 스스로 일어서기 위해 고통을 감수하고 노력하셔야 더 많은 혜택을 받으실 수 있도록 ‘자립?자활의 복지’를 최우선적으로 추구해왔습니다. 봇물 터지듯 지금 쏟아져 나오고 있는 ‘무조건적 퍼주기식 복지’는 지금껏 애써 지켜온 서울시의 복지 원칙과 체계를 송두리째 뒤흔들고 허물어뜨리는, 저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정책이라는 점에 제 고뇌가 깊어졌습니다. 사회양극화로 인해 복지의 필요성이 커진 게 사실입니다. 맞습니다. 복지, 늘려가는 게 마땅합니다. 서울시도 지난 5년 동안 복지 예산을 꾸준히 늘려왔고, 앞으로도 더 늘려갈 계획입니다. 그러나 복지는 부자가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을 우선적으로 돕는 복지, 꼭 필요한 데 꼭 필요한 만큼 드리는 맞춤형 복지로 나아가야 다음세대에게 부담과 빚을 떠넘기지 않는 ‘지속가능한 착한 복지’를 구현할 수 있습니다. 7년 전, 저는 잘못된 정치 현실을 바꿔보고자 ‘국회의원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습니다. 정치를 바꿔보겠다고 덤벼든 초선 의원의 무모함과 그 잘못을 바꿔내지 못한 무력함, 저도 모르게 어느 새 그 정치풍토에 동화돼간 무감각이 부끄러워 산화하는 심정으로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저는 오늘, 7년 전 그 때 보다 더 절실한 마음으로 시민 여러분 앞에 섰습니다. 오늘 이 결정이 예측불허의 수많은 후유증을 남길 수도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번민 속에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은 이 나라가 인기영합주의의 ‘빠른 복지’가 아닌 다음 세대, 그 다음 세대까지 배려하는 ‘바른 복지’의 시대로 나아갔으면 하는 절박한 심정, 그 한 가지 때문입니다. 시민 여러분. 여러분은 용감하고 단호하셨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불가능하다고 말했지만 무려 80만 시민들이 서명에 동참해 대한민국 최초의 주민 발의 ‘주민투표’ 라는 새 역사를 쓰셨습니다. 이것은 실로 우리 민주주의 역사의 ‘작지만 의미 있는 기적’입니다. 저는 그러한 위대한 서울시민들을 지켜보면서 시장으로서, 그리고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큰 자부심과 감동을 느꼈습니다. 한 사회가 ‘참된 민주주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독재와의 싸움만이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눈에 잘 보이지 않아 그 위험성을 인식하기 어려운 ‘복지포퓰리즘과의 싸움’이 더 중요하고 또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지금 우리는, 부자나 빈자나 똑같이 나눠주는 무차별적인 현금 나눠주기식 복지가 과연 최선인지 당당하게 토론하고, 사회의 합의를 도출해내야 합니다. 지난 선거에 이겼다고 해서 그것이 민의라고 강변하며 투표불참운동까지 벌이는 것은 역사에 부끄러운 일입니다. 얼마 전 어느 시민께서 저에게 하신 당부 말씀이 떠오릅니다. “정치는 여의도에 맡겨두고 시장은 살림을 챙겨야 한다. 그것이 본연의 역할이다”라는 진심어린 충고였습니다. 순간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지난 5년 동안, ‘서울에 미쳐있다’고 할 만큼 제 모든 열정과 혼신을 쏟아 부어 서울이 뉴욕이나 파리, 도쿄와 같은 세계 5대 도시 반열에 오르는 것이 목전에 있는 이 시점에 제가 과연 짊어져야할 일인가 돌아보게도 됐습니다. 차라리 모든 것을 내려놓고 서울시장 본연의 업무로 돌아가 생활 시정에 전념하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시민 여러분. 아무리 험난해도 이번 주민투표를 통해 대한민국 복지방향을 정립하지 않으면 우리 서울의 미래가, 대한민국의 미래가 이대로 주저앉아 버릴 수도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복지원칙을 바로 세울 수 있는 것은 내년 총선과 대선 앞에 흔들리는 여?야 정치인들이 아니라, 오직 유권자 여러분입니다. 반드시 33.3% 투표율을 넘겨 시민 여러분의 엄중한 뜻이 어디에 있는지를 확실히 보여주는 계기가 돼야합니다. 저는 나라를 걱정하는 서울시민 여러분의 진심을 믿습니다. 주민투표가 임박해올수록, 선거의 순수성을 훼손하려는 전방위 공격이 거세지고 있지만, 한정된 재정으로 운영되는 국가와 지자체가 과연 어떻게 복지를 펼치는 것이 합당한 일인지 시민들께서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실 것이라 믿습니다. 오는 24일 주민투표에서는 지지정당, 이데올로기를 모두 떠나 서울의 유권자라면 누구나 소중한 한 표로써 자신의 소신을 당당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 또한 시민들이 함께해주신다면 어떤 것도 두렵지 않다는 자세로 임하겠습니다. 그 어떤 이유를 불문하고 저를 믿고 두 번이나 서울시장직을 맡겨주신 시민 여러분께는 뭐라 드릴 말씀이 없을 만큼 죄송스럽고 송구합니다. 어렵게 내린 이 결정에 대한민국의 미래에 보탬이 되길 바라는 충심(衷心) 하나 밖에 없음을 다시 한 번 간곡히 말씀드립니다. 2011. 8. 21 서울특별시장 오 세 훈
  • [대구세계육상 D-8] 국가별 훈련 캠프 선택 특징은

    [대구세계육상 D-8] 국가별 훈련 캠프 선택 특징은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참가하는 각국 선수단은 최상의 컨디션 유지를 위해 나름의 훈련 캠프를 선택했다. 캠프 선정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13일 일찌감치 입국한 미국 선수단(150여명)은 대구 시민운동장을 훈련 캠프로 삼고 훈련에 돌입했다. 신흥 강국 자메이카 선수단(50명)은 대구 인근의 경산 종합운동장에 캠프를 차렸다. 또 스웨덴·노르웨이·핀란드·덴마크·에스토니아 등 북유럽 선수들은 목포국제축구센터에서, 영국 선수단(67명)은 울산 종합운동장에서 적응 훈련에 나섰다. 독일 선수들(75명)은 19일부터 서귀포 강창학 경기장에서 구슬땀을 쏟는다. 우선 미국은 접근성을 이유로 대구 시내의 시민운동장을 캠프 장소로 낙점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선수단 규모가 워낙 커 집단 이동이 편한 곳을 물색했다. 숙소인 인터불고호텔과도 가깝고 시설이 완비돼 있어 선수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운동장 옆에 야구장이 있는 것도 미국선수들에게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자메이카는 대구스타디움에서 차로 불과 10분 거리인 경산 종합운동장에서 훈련한다. 경산시 관계자는 “단거리 선수들이다 보니 대구스타디움과 가장 가깝고 환경이 비슷한 경산 종합운동장을 찍은 것 같다.”면서 “경기장이 최근 문을 열어 시설에서도 최고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고 소개했다. 북유럽 5개국은 대한육상경기연맹이 투척 거점 도시로 키우는 목포를 택했다. 목포국제축구센터는 연습장이 많고 야외 수영장도 갖춰 선수들이 몸을 풀기에 제격이다. 목포국제축구센터는 노르웨이, 스웨덴 대표 선수단 주방장에게 주방을 개방, 언제든 원하는 음식을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곳 관계자는 “한국대표팀 창던지기 코치인 핀란드 출신 카리 이하라이넨의 추천으로 북유럽 5개국이 왔다.”고 전했다. 강호 영국은 대구와 비슷하게 무더우면서도 바다를 낀 울산에 둥지를 틀었다. 울산시 관계자는 “각종 운동 기구를 사들이고 물과 얼음 등을 지원하는 데 적지 않은 돈을 투자해 영국 대표팀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 최강 독일은 제주 서귀포를 택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축구 때 독일이 적응 훈련을 했고 준우승까지 하는 등 좋은 인연이 있는 곳이어서다. 당초 독일은 일본과 서귀포를 놓고 저울질했으나 일본의 지진·쓰나미로 지난 3월 서귀포로 일찌감치 방향을 틀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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