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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내 땅을 그린벨트로’

    경기도 용인지역 주민들이 택지개발예정지 30여만평을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으로 묶어 달라고 청원한 것은 모처럼 접하는 쾌보다.1971년 그린벨트 제도가 생긴 이래 개발제한구역을 ‘풀어 달라’는 민원은 수없이 많았어도 ‘묶어 달라’는 청원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더욱 신선하게 들린다. 환경정의시민연대 소속회원,용인 기독교청년회 회원 등 시민 1만여명의 연명으로 된 이 청원은 개발과 보존 사이에서 갈등을 겪고 있는 우리 사회에좋은 본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청원인들 가운데 문중토지 23만평의 소유자를 비롯,토지주인 4명이 포함된 것도 놀랍다.비록 그 땅이 2년 전 토지개발공사에 수용됐다는 내부사정을 감안하더라도 그들의 결단은 크게 평가받을만하다.“돈 때문이라면 진작 팔았을 것”이라는 그들의 주장은 설득력이 있어 보이며 보상금을 나눠 갖느니 재산권 행사를 못하더라도 조상 대대로 내려온 선산을 보존하고 삶의 터전을 지키겠다는 뜻은 환경론자들의 주장과 맥이 닿기 때문이다. 용인지역 주민들의 그린벨트 청원은 지난 1월 발족한 내셔널 트러스트(National Trust·자연신탁)운동본부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전국의 자연및 주거환경과 역사적으로 보존가치가 있는 지역의 개발을 막기 위해 시민들이 땅을 사들여 보존하는 이 운동은 각계인사 100여명이 회원으로 참여해 연간수입의 1% 기부운동을 펼치고 있으며 현재 3억원의 기금을 확보하고 있다. 내셔널트러스트 운동본부는 용인 이외에도 충남 천리포 수목원, 서울 둔촌동 습지, 강화 길상리의 매화마름 집단자생지 등을 매입할 예정이다. 또 수년전부터 의왕시의 개구리논과 광주 무등산 보호를 위해 땅 한평 사기 운동을 펼쳐왔다.1895년 영국에서 시작된 내셔널 트러스트 운동은 현재 회원이 영국에만 250만명에 이를 정도이고 미국 일본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말레이시아등 세계 각국에서 해안지역 개발저지 등 생태계 보존에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용인시민 1만여명의 그린벨트 지정 운동은 전국에서 산발적으로 일고 있는내셔널 트러스트 운동의 물결이 큰 파장으로 연결된 것으로 내셔녈 트러스트운동의 국내 정착 가능성을 확인해 준 사례라 할 만하다. 또 수도권의 난개발이 얼마나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는지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건교부와토지공사가 용인주민들의 그린벨트 지정요구에 “이들 지역은 도시계획 구역이 아니어서 검토대상이 아니다”는 반응을 보인 것은 궁색하다.주민들이 나선 난개발 문제 해결에 당국도 적극 호응해야 할 것이다.
  • 용인 대지산 일대 주민들 “그린벨트 묶어달라” 청원

    용인시 주민들이 난개발을 막아달라며 환경단체와 공동으로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지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용인 서부지역택지지구 지정철회 및 자연환경보전을 위한 공동대책위(용인보전공대위)와 환경정의시민연대,용인YMCA는 18일 용인 대지산(해발 380m)일대 25만평를 그린벨트로 지정할 것을 요청하는 청원서를 용인시와 건교부에 냈다. 해당지역은 용인과 분당의 경계로 대부분 경주 김씨 문중 소유로 돼있으며98년 택지지구로 지정됐다. 토지소유주가 그린벨트 지정을 요구하기는 71년 그린벨트 지정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이들은 청원서에서 “용인지역의 난개발이 주민들의 생존권을 위협할 정도로 심각한 자연파괴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면서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산과 숲을 지키기 위해 그린벨트 지정을 요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건설교통부와 토지공사는 “현행법상 그린벨트 지정 대상은 도시계획구역으로 제한돼 있는데 이들 지역은 도시계획구역이 아니어서 검토 대상이 아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건교부는 그러나 용인시가 이들 지역을 도시계획구역으로 묶고 공식 절차를 거쳐 요청해오면 검토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토지공사는 죽전지구 개발계획 승인과정에서 대지산 일대 6만여평을 공원·녹지로,경주 김씨 종중 토지 4만2,500여평을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키로한 만큼 주민들이 주장하는 환경 파괴는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한편 죽전지구는 98년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돼 지난해 12월 개발계획승인을받았으며 현재 토지보상중이다. 보상가격은 시세의 10분의1 수준인 평당 20만∼30만원선이다. 성남 윤상돈 전광삼기자 yoonsang@
  • [지방자치5년 현주소와 문제점] 시리즈를 마치며…전문가 대담

    민선자치가 출범한지 5년.지방자치제는 그동안 참여민주주의 실현,행정서비스 개선 등 나름대로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와 함께 난개발,지역이기주의 심화 등의 폐해를 낳았다는 혹평도 받고 있다.민선자치 5년의 빛과 그림자를평가,분석하고 미래지향적 해결책을 찾아보기 위해 지난 1일부터 10차례에걸쳐 게재한 기획시리즈 ‘지방자치 5년-현주소와 문제점’을 결산하면서 관련 전문가들로부터 지방자치제의 성과와 문제점,전망 등을 집중 조망하는 좌담회를 마련했다. [사회] 먼저 민선자치 5년의 성과를 평가해달라. [김일태 교수] 정치적으로 민주주의 발전을 들 수 있다.주민이 행정의 중심에 서게 됐다.지방행정이 주민의 자율행정,주민에 의한 참여행정,주민을 위한 민본행정으로 바뀐 것이다.행정면에서는 주민에 대한 정치·재정적 책임이 강화됐다.자치단체장들이 주민정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자체가 정치적 책임의식의 증대를 입증하는 것이다.사회적으로 복지시책의 강화,문화적측면에서는 지역정체성 확립과 독창적인 지역문화 창달을 꼽을 수 있다.[최병대 선임연구원] 두드러진 성과로 민원행정의 변화를 들고 싶다.민원처리 온라인시스템 등 다양한 친절시책이 채택돼 오히려 주민들이 놀랄 정도다.최근 서울의 행정 및 민간기관을 망라한 전화친절도 조사에서 종로구가 민간기관을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그러나 이런 변화가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아직은 형식적인 친절이 많다. [사회] 지나친 선심성 복지시책은 문제가 된다.너도나도 복지시책만 고집하면 정작 사회간접자본 투자 등이 뒷전으로 밀려날 수 있다. [김 교수] 자치단체장의 재정운용 과실에 대한 책임 추궁방안이 없는게 문제다.실제로 재원확보나 타당성 검토없이 대형사업을 추진해 재정상태를 악화시키는 사례가 적지 않으나 책임을 묻기 어렵다.대책이 필요하다. [최 연구원] 자치행정의 많은 부분이 선심성,낭비성임을 부인할 수 없다.자치단체장들의 시각이 바뀌어야 한다.경기도 고양시의 경우 대화동 일대의 러브호텔 난립사태 등으로 여론이 악화돼 있다.지자체가 세수증대에만 몰두한결과다.재정확충 못지않게 주민의 삶의 질도 중요하다.이런 측면에서 지방자치 인재를 기르는 일본의 지역활성화센터는 시사하는 바 크다.이곳은 수강생들에게 편협함 대신 균형잡힌 시각을 갖추도록 교육한다.수학요건은 놀랍게도 술과 노래를 잘해야 한다는 것이다.관료주의 극복을 위해 주민과 부단히접촉하며 호흡을 같이 해야 한다는 뜻이다.일본인들은 관료주의의 폐쇄적 결정구조가 건전한 지방자치를 가로막는다고 본 것이다. [사회] 주민과 자치단체장의 찰떡 궁합은 자칫 지역이기주의의 심화로 이어질 수 있다. [김 교수] 지역이기주의는 지방자치제 도입단계에서부터 예견된 부작용이다. 지방자치제가 성공하려면 내부적인 자율성 신장과 함께 다른 지역과의 공생의식이 필요하다.중요한 것은 양보와 타협을 전제한 협상메커니즘의 정립이다.‘나는 이것을 주고 이것을 얻겠다’는 식의 협상메커니즘에 대한 이해가있어야 한다. [최 연구원] 이제는 통치적 개념의 ‘거번먼트(Governmant)’ 대신 대화와타협을 중시하는 ‘거번넌스(Governance)’의 개념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미국 유학때 경험한 일이다.특정지역에 양로원을 설치하는 문제가 제기됐다.해당 자치단체는 먼저 양로원 설치에 따른 인센티브를 주민들에게 제시하고 협의,검증 절차를 거친 뒤 모아진 주민의견을 토대로 양로원 건립을 추진했다. 우리는 이와 반대로 일을 추진한다.당연히 충돌과 분란이 따른다.관료적이냐,민주적이냐의 차이다. [김 교수] 최근 지역이기주의 극복을 위한 바람직한 모델이 제시되고 있다. 서울 구로구와 경기도 광명시의 환경빅딜이나 도봉·노원구의 혐오시설 협상등이 그것이다.이런 사례는 앞으로 지역이기주의 극복의 바람직한 모델이 될것이다. [사회] 일부 지방의원들의 저질 행태가 지방자치의 존립 자체를 위협한다는지적이 높다. [김 교수] 선출된 의원이 주민의 뜻을 얼마나 충실히 반영하느냐 하는 문제는 대의민주주의의 과제이기도 하다.앞으로 지방자치를 보는 주민의 의식이바뀌고 또 마을단위 주민자치센터가 활성화되면 자연스럽게 의원들의 자질도보완,향샹될 것이다. [최 연구원] 유능한 사람이 지방의원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제도가 개선되어야한다.기초의원이 광역의원을 겸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게 되면 의원을 보는 주민들의 시각도 크게 바뀔 것이다.이 제도를 채택하는 곳이 프랑스다.이 경우시의원은 200∼300명 가량 늘어나지만 전체적으로는 지방의원 수가 크게 줄어 양질의 의원들이 좋은 여건에서 일할 수 있을 것이다.이제는 제도와 처우를 제대로 개선하고 그에 걸맞는 역할을 요구해야 한다. [사회] 최근 지방자치가 심각한 도시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난개발의 주범으로 비난받고 있다. [최 연구원] 정치인인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이 이중신분,즉 기업대표와 공직자 신분을 동시에 가지면서 자연스럽게 지방정치와 연계되는 게 대표적인부패구조다.이들에 의해 정보가 독점되고 폐쇄적으로 정책이 결정돼 나타난현상이 난개발이다.그렇다고 지금까지 분권화를 추진해왔는데 다시 집권화로회귀할 수는 없다. 대신 모든 행정절차와 결과를 주민에게 공개하고 개발과관련해 특정부류나 이해집단이 폐쇄적으로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도록 견제,감시해야 한다.특히 경기도의 경우 서울의 과거 개발행태를 타산지석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김 교수] 과거 개발연대에는 정부가 개발을 주도해 계획성을 부여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각급 자치단체장들이 경제적·재정적인 이유로 뭐든 개발하려하기때문에 문제다. 개발시대에는 환경가치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됐으나 지금은 반대다.자치단체장들은 개발유혹을 떨쳐야 한다. 그것이 미래에 대비하는방법이다. [사회] 지방자치의 바람직한 발전방향을 제시해달라. [김 교수] 서울같은 대도시의 경우 주민의사 결집을 위해 기초의회만 두고기초단체장은 시장이 임명하는게 행정효율성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각 마을단위 주민자치센터가 활성화되는 시점이면 기초의회도 그다지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최 연구원] 과거 서울시의회 의원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분의2 정도가 의원수가 많다고 답했다.그렇다고 표의 등가성 때문에 줄이기도 쉽지 않다.국회의원보다 지방의원의 주민대표성이 더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이런 점에서 광역·기초의회를 통합해 운영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있다. 의원 정수를 줄여구의원을 뽑은 뒤 이들로 시의회를 구성하는 방법이다.이 경우 생활정치가 가능할 뿐 아니라 시정도 효율적으로 이끌 수 있다. [사회] 많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지방자치제는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지방자치제의 향후 전망과 과제는. [최 연구원] 당초 지방자치제 시행 여부를 둘러싼 소모적 논란 때문에 제도를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이 때문에 지금까지 많은 부작용이 노정되고 있는것이다.지방자치제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는 ‘견제와 균형’의 복원이 절실하다.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이 독단과 오만에 빠지지 않도록 견제할 시민조직의 역량을 키워야 한다. [김 교수] 문제는 지방행정의 지나친 정치화다.과거에는 능률에 집착하는 관료들이 모든 결정을 주도했으나 이제는 단체장들이 주도,직업관료제를 위협하는가 하면 정치적 비리를 낳기도 한다.앞으로는 정치색을 배제하는 대신직업관료제도 보호해야 할 것이다.이를 위해 공무원 직장협의회를 단체행동권을 제한하는 노동조합으로 발전시키는 문제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또지방분권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 폭증하는 주민욕구에 행정이 능률적으로 통제·대응하기 위해서는 행정수요관리정책이 필요하다.여기에 이른바 지방협치(協治)라 불리는 주민과 지방자치단체의 협력체적 조직체계 운용도 지방자치의 발전과 효율성 증대에 도움을 줄 것이다. [기고] 지방의원이 부업인가. 국회의원이 국민의 대표이며 국회의 구성원으로서 행정부와 함께 국정을 수행하듯 시·도의원은 시·도 전체 주민의 대표자이며 시·도의회의 구성원으로서 시 집행부와 함께 지방행정을 수행하는 한 축이다.국회의원과 시·도의원은 지역적 범위와 업무 유형이 다를 수 있지만 기능상 원천적인 차이가 있는 게 아니고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그러나 지방의원의 정치자금 등에 관한 헌법재판소의 최근 결정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국회의원이 정치를 전업으로 하는데 비해 시·도의원은 무보수의 명예직으로서 정치는 부업에 지나지 않는다”는 논지의판결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꾸준히 지역발전을 위해 일해온 대다수 지방의원들의 사기를땅에 떨어뜨리는 사건이었다. 지방의원이 부업이라면 지방자치가 부업이란 말인가.물론 일부 지방의원들이 그동안 사회적으로 지탄받을 일을 저지르기도 했지만 지방의원을 바라보는 우리의 정치,사회,언론환경은 너무도 열악하다.지방자치가 부활된지 10년째인 지금까지 격려와 지원,애정보다는 비판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21세기 지식정보화시대,지방화시대를 맞아 진실로 국가발전을 이루려면 지방이 발전되어야 하며,지방발전을 위해서는 지방이 자율성을 확보하고,지방자치의 한축인 지방의회가 이에 상응한 발전을 이뤄야 한다.그럼에도 우리는지방자치라는 제도적 장치만 마련했을 뿐 국가행정의 일률적인 통제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국가가 지방을 일률적으로 동일시하는 사고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지역특성에 맞는 지방자치가 꽃피지 못하고 있다.지방이라는 똑같은 틀속에 가둬놓고는 서울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서울시의회가 추진한 ‘시의원보좌관제 도입 및 후원회제도 헌법소원’이무산된 것은 모든 지방을 똑같이취급하는 법체계 및 여기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는 중앙집권적인 사고 때문이다.법원의 심판은 현행 법체계에 따른 형식적인 법령 적용일 뿐 서울시의원의 업무량,서울시의 재정자립도 및 재정규모 등을 폭넓게 고려하고 내린 결정이 아니다. 서울시의회는 서울시와 시교육위원회 예산 13조원을 심의·결산하고 있다. 이는 세계적으로 볼 때 작은 국가 이상의 규모다.서울시는 인구수가 1,000만명이 넘고 직원수가 1만6,000여명인 방대한 조직이다.이러한 방대한 조직을감시하고 지원해 서울시민의 편익과 서울시의 발전을 위한 의정활동을 하려면 전문적인 보좌인력 및 후원회제도,보수제 등이 실현돼야 한다. 서울시는 모든 도시문제가 집적된 복잡도시로서 행정수요는 날로 증가하고있는데 명예직의 신분인 지방의원이 생업에 종사하면서 주어진 업무를 발전적으로 처리하기엔 한계가 있다. 李 容 富 서울시의회 의장
  • 정부 약사법개정안 양측반응

    임의조제를 금지하고 대체조제도 사실상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약사법개정에 관한 정부안이 13일 국회에 제출된 데 대해 의사협회와 약사회는 모두 불만스런 반응을 보였다. ◆대한의사협회/ 약사법이 의료계가 요구하는 방향으로 개정되지 않으면 휴진을 포함한 재투쟁에 들어가겠다고 선언한 상태.따라서 국회에서 정부안을 토대로 약사법이 개정되더라도 시행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뒤따를 전망이다.의사협회 관계자는 “제약회사의 준비기간과 약국의 재고의약품 처리문제를 고려해 6개월의 유예기간을 둬 연말까지 낱알판매를 허용하기로 한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지역별 의약협력위원회에서 의·약계가 정한 600여 품목 안팎의 상용처방약은 의사의 사전동의 없이 대체조제할 수 없도록 한 부분도 상용처방약이외의 의약품은 대체조제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나아가 “지역별 의약협력위원회에서 대체조제할 수 없는 품목을 협의·조정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의사의 고유 권한을 침해할 수 있는 독소조항”이라고 주장했다.의사협회는 14일 오전 긴급 상임이사회와 의권쟁취투쟁위원회중앙위원회를 잇따라 열어 정부안에 대한 입장을 조율한 뒤 향후 대응방안을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약사회/ 정부안은 의사들의 요구는 모두 수용한 반면,약사들의 입장은반영하지 않았다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약사회 관계자는 “정부안은 의사가 의약품 시장을 지배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라고 폄하했다.이 관계자는 “임의조제 부분을 약사가 양보했다면 대체조제 문제는 적어도 약사의요구가 반영돼야 하는데도 불구하고,상용처방약이 아닌 의약품을 처방할 경우 약효의 동등성이 인정된 품목에 한해 대체조제를 허용하되 반드시 환자에게 설명하고 3일 이내에 의사에게 통보토록 하는 등 환자의 불편과 비용 상승을 초래하도록 했다”고 지적했다. 또 “약사법에 설치 근거를 규정하도록 한 중앙 및 시·군·구 의약협력위원회도 의사 주도로 운영될 소지가 많아 약사들이 들러리로 전락할 가능성이높다”고 비판했다. ◆시민단체/ ‘의약 분업 정착을 위한 시민운동본부’는정부안에 관한 논평을 내고 “약사법에 지역별 의약협력위원회에서 상용의약품 목록을 협의·조정할 수 있도록 한 임의규정을 강제규정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의사·약사 간 이견 때문에 상용의약품 목록을 만들지 못했을 경우에 대비해 시장·군수가 상용의약품 목록을 작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창구기자 window2@
  • 금융파업 타결국면/ 시민 반응

    대다수의 시민들은 파업을 줄이기 위해서는 노사가 협상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주문한다.불법이든 합법이든 되풀이되는 파업으로 시민들이 가장 많은 불편과 피해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11일 금융산업노조와 정부의 협상이 극적인 타결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시민들은 한편으로 안도하면서도 “왜 이같은 악순환이 거듭돼야 하느냐”며 극한 대립 사태를 비판했다. 의료계 폐업이나 롯데호텔 및 의료보험공단 파업 사태 등 일련의 대립 양상은 근본적으로 당사자간 이해 관계에서 비롯된 만큼 극한 대립 이전에 국민의 편에서 서서 쟁점을 따지고 한발씩 물러서는 자세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고려대 경영학과 강수돌(姜手乭)교수는 “이번 금융노조 파업과 같이 사회적 파장이 큰 경우에는 노사 당사자가 공청회나 청문회를 통해 원만하게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완충장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참여연대 김상조(金尙祚·39)재벌개혁 감시단장은 “이번 사태를 교훈삼아 사회 개혁에 있어서 개혁의 당위성 강조에만 급급하지 말고 손실을 보는 주체의 처지를 고려해 그들의 올바른 참여를 이끌어내야 한다”면서 “노사정과 국민 등의 공감대가 넓어지면 개혁이 좀더 쉽게 진행되며 극한 상황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연세대 사회학과 조혜정(曺惠貞·여)교수는 “의사소통이 단절된 상태에서 서로 불신의 벽만 쌓다 보니 협상을 하려 해도 핵심 쟁점을찾지 못하는 것이 현재 우리의 상황”이라며 대화 단절을 우려했다. 서울대 대학원생 윤창국(尹暢局·26)씨도 “정부나 은행의 주장을 들어봐도어디가 옳은지 판단하기 힘들 정도로 다양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면서 “그동안 서로가 의견을 좁히지 못한 탓”이라고 비판했다. 연세대생 이호정(李浩政·경영학과3년)군은 “정부도 문제를 제기하는 집단의 의견을 잘 듣고 미리미리 대처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가정주부 김정원(金正媛·31·서울 중구 회현동)씨는 “의사든,은행원이든 파업 등으로 국민에게피해를 떠넘기지 말고 국민의 편에서 일을 처리했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 김경운기자 kk
  • [지방자치5년 현주소와 문제점](8)환경시설 기피증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서울 정애학교’는 정신지체,정서장애 학생들을 가르치는 장애인학교다.이 학교 교장은 물론 교사와 학생,학부모들은 지난 3월2일 개교식때 너나없이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이 학교는 97년 11월 교사(校舍) 신축공사에 들어간 이후 단 하루도 마음편히 공사를 하지 못했다.인근 주민들이 너무나 격렬하게 반대했기 때문이다.주민들은 나아가 학교를 ‘혐오시설’이라고 주장하며 법원에 설립인가 취소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자라나는 새싹들을 가르치는 학교가 혐오시설 취급을 받은 것이다. 학교는 헬스장 및 수영장 개방,컴퓨터교육 등 주민들에 대한 각종 혜택을약속한 뒤에야 가까스로 문을 열었다. 이렇듯 혐오시설이 설 곳이 없다.님비(Not In My BackYard)현상과 극단적인지역이기주의 때문이다. 지방자치제 이후 이 현상은 더욱 심해졌다.장애인학교는 물론 국가안보를떠맡고 있는 군부대마저 혐오시설 취급을 당하고 있는 실정이다.쓰레기소각장,납골당,장례식장,쓰레기매립장 등은 말할 나위도 없다.심지어 재활용품전시판매장이나 노숙자쉼터,노인휴양시설마저 인근 주민들의 반대로 인해 건립이 어렵다. 이중 쓰레기소각장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최근 생활쓰레기의 소각처리할 필요성이 높아지는 만큼 소각장 건립 반대 여론도 드세지고 있다. 서울 송파구는 95년부터 관내 장지동에 쓰레기소각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으나 인근 성남시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닥쳐 착공조차 못하고 있다.지난해 12월 경기 수원시 영통지구에서는 쓰레기소각장 가동 반대시위 도중 주민 한사람이 몸에 휘발유를 끼얹고 분신을 기도하기도 했다. 경기 남양주시는 내년 9월 완공을 목표로 최근 쓰레기매립장 건설공사를 시작했으나 환경오염 등을 우려한 지역주민들의 반발로 착공 2개월만에 삽을놓았다. 전북도와 전주시에서는 광역쓰레기소각장 설치 장소를 둘러싸고 지자체간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전북도는 전주시 효자동 서부 신시가지 예정부지에 현대식 쓰레기소각장을설치할 계획이지만 전주시는 소각장이 신도시 한 복판에 들어설 경우 토지매각이 어렵다며 반대 입장을 펴고 있어 설치장소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충북 청주시와 청원군도 청주권 광역쓰레기소각장 건립지 선정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청주시가 청원군 오창과학단지 내 폐기물처리시설 예정지에 소각장을 설치하겠다며 협조를 요청하자 청원군은 “동의할 수 없다”며 거부했다. 광주시도 남구 양과동 향등마을에 추진중인 광역쓰레기 위생매립장과 관련,계획 철회를 촉구하는 주민들의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화장장 및 납골당도 설 자리가 없긴 마찬가지다.장례문화가 매장에서 화장으로 점차 바뀌어가면서 납골당 수요는 늘고 있으나 님비현상으로 신축되지못하고 있다.마을 이미지가 나빠져 집값이 폭락한다는 게 주민들의 반대 이유다. 서울시는 경기도 고양시 벽제화장장의 용량 부족으로 지난해 강서구 오곡동에 제2화장장을 세우려고 했으나 지역주민들이 강력히 반발하자 ‘없던 일’로 했다. 고양시 일산 장항인터체인지 인근에 다음달 문을 열 장례식장도 인근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개장이 불투명한 상태다. 주민들은 장례식장이 들어서면 교통체증과집값 하락을 부추길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최근에는 군부대마저 혐오시설 취급을 당해 부대 이전에 큰 어려움을 겪고있다.수도권과 경기도에는 군부대 이전 및 확장과 관련,해결되지 않고 쌓여있는 민원이 600여건이나 된다. 국방부는 서울 금천구에 있는 육군 모 부대를 경기 성남시 수정구로 이전할 계획이었으나 인근 주민들의 반발로 성사 여부가 불투명하다. 경기도 남양주시에 있는 군부대도 46번 국도변에 있는 사격장 등을 안전한곳으로 옮기려 했으나 주민들이 생활불편을 내세워 강력하게 반대하자 손을놓아버렸다. IMF체제 이후 급격히 늘어난 노숙자들을 위한 ‘노숙자 쉼터’ 건립도 지역주민들의 반대로 번번이 무산됐다.서울 동대문구 회기동의 모 교회는 최근노숙자 2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노숙자 쉼터를 마련할 계획이었지만 인근 주민들의 강력한 반대로 계획을 취소했다. 서울 노원구는 순수하게 재활용품을 전시·판매하는 재활용품 전시판매장을 세울 계획이지만 인근 주민들이 교통량 증가와 미관저해 등을 들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서울시립대 이동훈(李東勳·44·환경공학)교수는 “물류시스템면에서 볼 때생산구조와 정화구조가 균형을 유지해야 사회가 유지될 수 있는데 한쪽이 막히면 심각한 문제가 초래된다”면서 “행정기관은 혐오시설의 광역화개념을 적극 도입하고,주민융화형 시설 건립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수기자 dragon@. *지자체간 '환경빅딜'. 서울시 구로구와 경기도 광명시가 전국 최초로 환경시설 빅딜을 성사시킴으로써 지자체간에 쓰레기소각장 등을 맞교환해 이용하려는 시도가 다각도로이뤄지고 있다. 수도권매립지 주민대책위가 오는 10월부터 음식물쓰레기 반입을 전면 금지하겠다고 선포한데다 지자체들이 님비현상으로 쓰레기소각장 등 환경시설을자체적으로 확보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에 비춰 환경시설 빅딜은문제를 해결하는 유력한 돌파구로 각광받고 있다. 경기도·광명시와 서울시·구로구간 합의에 따라 지난 10일부터 광명시는하루 150t에 이르는 구로구의 생활쓰레기를 학온동 쓰레기소각장에서 처리하고 있다.대신 서울시는 광명시에서 나오는 하루 18만t의 하수를 강서구 가양하수종말처리장에서 처리해주고 있다. 광명시는 자체 하수처리장을 건설할 수 있는 여건이 안되는 상황에서 서울시가 가양하수처리장 사용을 금지하겠다고 통보하자 구로구 쓰레기를 받아학온동 쓰레기소각장에서 처리해주는 방안을 제시했다. 자체 쓰레기소각장이 없어 수도권매립지를 이용해오던 구로구는 광명시의권유를 선뜻 받아들였다.이른바 ‘누이좋고 매부좋은’ 거래였다. 광명시와 구로구에 이어 경기도 김포시와 파주시 사이에도 조만간 환경시설빅딜이 결실을 거둘 전망이다. 11일 경기도에 따르면 김포시는 파주시 탄현면 낙하리 쓰레기소각장의 건설비 95억원과 주민지원사업비 25억원 등 120억원을 지원하는 대신 하루 50t정도의 생활쓰레기를 위탁,처리하는 방안에 대해 파주시와 적극 협상중이다. 내년 7월 완공예정인 파주시의 쓰레기소각장은 국비와 도비를 포함해 모두370억원의 사업비가 소요된다.지난 2월 착공,현재 3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으며 하루처리 용량은 100t. 경기도 관계자는 “환경시설 빅딜이 성사될 경우 김포시는 자체 쓰레기소각장을 짓지 않아도 돼 양 자치단체간 모두 수백억원의 예산을 절감하는 효과를 거두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많은 지자체들이 다른 지역의 환경시설 이용을 추진하고 있으나 전망이 밝은 것만은 아니다. 쓰레기소각장이 없는 서울시 강서구는 지난 2월 경기도 부천시 대장동 쓰레기소각장을 이용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부천시민들의 반발로 결실을 보지못했다. 경기도 광주군도 초월면 도평리에 소각장을 설치하려다 주민반발로 무산된뒤 성남시 상대원동에 있는 소각장 이용을 희망하고 있으나 여력이 없다는성남시의 냉담한 반응에 냉가슴만 앓고 있다. 광명 김학준기자자 hjkim@. *주민 불신 해소 어떻게. 주민들의 님비 현상으로 쓰레기처리시설 건립에 곤란을 겪고 있는 현실에서대안은 극히 제한적일 밖에 없다. 음식물쓰레기의 경우 별도의 자원화시설이 없이도 오리나 닭 등의 사료로활용하고,남은 것은 가축의 배설물과 섞어 비료로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이 방식으로 음식물쓰레기를 전부 활용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즉 가공처리하지 않은 재활용은 극히 일부에 그칠 뿐 궁극적으로는 자원화시설을 거쳐야 한다. 더욱이 매립이나 소각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일반쓰레기를 처리하려면 소각장 등의 시설 건립이 필수적이다. 환경 전문가들은 이른바 ‘혐오시설’에 대한 엄정한 감시체계를 확립하고 주민지원의 폭을 넓히면 님비현상은 크게 완화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민·관 합동 감시체계가 가동되고,주민들이 지정하는 시민단체가 별도로 감시활동을 펴는 이중 장치가 보장되면 시설 가동에 따른 환경피해 우려가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는 설명이다. 가톨릭환경연대 김종운(金鍾雲) 집행위원장은 “주민들의 반대는 관 위주의 환경정책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민·관 합동의 실질적인 감시체계를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주민에 대한 지원도 대폭 강화되어야 님비현상을 누그려 뜨릴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주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미봉적이고일시적인보상보다는 근본적·장기적 차원의 보상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인하대 이경은(李庚殷·행정학과) 교수는 “주민들이 반대하는 이유 중 집값 하락 등 실리적 측면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면서 “주민들의 피부에와닿는 보상책만이 ‘반대’를 ‘침묵’으로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행정기관간 이기주의도 고쳐져야 한다.서울 강서구와 경기도 부천시,경기도광주군과 성남시간에 추진되고 있는 환경시설 빅딜이 성사되지 않는데는 주민반발 이외에 지자체들의 몸사리기가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인천 김학준기자
  • 徐英勳대표 국회연설 안팎

    민주당 서영훈(徐英勳) 대표의 7일 국회 대표연설은 크게 보아 남북 정상회담 성과의 차질없는 뒷받침을 강조하고 집권 후반기의 개혁정책 방향을 제시한 데 무게가 실려 있다. ■남북 정상회담 뒷받침/ 서 대표는 정상회담으로 남과 북이 상생(相生),화해와 협력,평화의 시대를 열어 나갈 수 있게 됐다고 평가하고 정상회담 후속조치의 차질없는 이행을 위한 초당적인 협력을 당부했다. 남북이 역지사지(易地思之),상대방을 자극할 수 있는 요인들을 제거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하고 이를 위해 국가보안법 개정이나 폐지까지를포함한 재검토를 집권당 대표가 공식천명한 점은 뜻깊다. 전날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제의한 ‘남북관계 특위’ 설치 제의를 수용하고 여야 정책협의회 부활을 제의한 것은 야당과의 파트너십 형성을위한 토대마련이라는 의미가 있다.특위 설치 제의는 이날 아침까지도 수용여부를 놓고 설왕설래했으나 서 대표가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집권 후반기 개혁/ ‘잘못된 과거를 바로 잡는 개혁’에서 ‘미래를 준비하고 만들어 가는 개혁’이라는 집권 후반기 개혁방향을 제시했다. 이중 기업·금융·노사관계·공공부문 등 4대 개혁의 지속적 추진에 우리 경제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강조,중단없는 개혁을 정부에 촉구했다.특히 금융권 파업에대해서는 “특정집단의 이해를 관철하기 위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볼모로삼는 행위는 용납될 수 없다”며 단호한 대처를 예고했다. ■한나라당 반응 /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서 대표 연설이 국민의 고통 및 신음과는 아랑곳 없이 대통령과 정권에 대한 찬양으로 일관됐다”면서 “실망하는 국민의모습이 눈에 선하다”고 비난했다. 특히 전날 이 총재가 ‘관권개입과 금품살포의 선거’라고 비난했던 4·13총선을 서 대표가 “역대 어느 선거보다 공정했다”고 평가하자 “과거 시민단체 지도자로서의 양심조차 찾아볼수 없다”고 맞받아쳤다.다만 “이회창총재가 제의한 남북관계특위 설치 수용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평가했다. 진경호기자 jade@
  • 대법관 인사청문회/ 각계 반응

    헌정사상 처음으로 대법관 후보자들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린 6일 법원은후보자들이 청문회에서 별다른 문제 없이 대응하자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였으나 시민단체,대학교수 등은 준비부족으로 검증작업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TV로 생중계된 청문회 실황을 긴장속에 지켜본 판사와 법원 일반직원들은이규홍(李揆弘),이강국(李康國),손지열(孫智烈) 후보자에 대한 국회 특위위원들의 질문이 후보자들의 법철학 등 ‘소신’에 집중되고 도덕성 등과 관련된 뚜렷한 쟁점이 부각되지 않자 안도하는 분위기였다.후보자들이 의연하게소신을 피력하자 “역시 대법관감”이라면서 호응하기도 했다. 특위위원들이 후보자들에 대해 “부실경영 기업주에 대한 형량이 너무 낮은것이 아니냐”는 등 개별적 사안을 지적한데 대해 서울지법의 한 부장판사는“최종 법리 판단을 내리는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질문으로는 적절치 않다”고 꼬집었다. 대법원의 재판연구관도 “일부 특위위원들은 가정을 전제로 어떻게 판결을내리겠느냐고 묻는 등 전반적으로 질문의 질이 떨어지는 느낌”이라면서 “최고 판결기구인 대법관에 대한 인사청문회 취지에 걸맞은 철저한 사전준비가 아쉽다”고 말했다. 한편 대학의 법학교수와 시민단체들은 의원들이 대법관 후보자의 법철학과도덕성 문제를 캐묻는데 사전 준비가 미흡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연세대 허영(許營)교수는 “우리 현실에서 청문회는 정치적인 무대로 악용될 여지가 크고 진행도 어설픈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우리의 법을 닦고지키는 대법관을 고르는 자리인 만큼 후보자의 법조 경력과 인격적 도덕성의문제를 꼭 따져 봐야 했다”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의 이재명(李在明)간사는 “관심을 갖고 있는 강신욱고검장과 박재윤 수석부장판사가 출석하지 않아 공식 입장을 밝히기에는 이르지만 첫날 청문회는 실망스러웠다”며 “일문일답식 진행이 심도있는 청문을 어렵게 했으며 즉답에 대해 캐묻는 추가 질문도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김경운 박홍환기자 stinger@
  • 국회 약사법 개정 ‘멀고 먼길’

    국회 보건복지위 ‘약사법 개정 대책 소위’는 4일 의료계·약사계·시민단체 등과 각각 비공개 간담회를 갖고 약사법 개정 핵심쟁점인 임의조제와 대체조제에 대해 절충을 시도했다.그러나 이들 3자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앞으로의 협상 전망을 어둡게 했다. ◆중재안에 시큰둥 / 소위에서는 의약품의 ‘소포장제’를 대안으로 제시했으나 의료계와 약계 모두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소위의 중재안은 낱알 판매를 허용한 약사법 제39조2항을 삭제하는 대신,낱알판매 단위를 미국처럼 4·6·8알 단위로 판매하자는 것.제39조2항의 삭제는 의료계의 주장을 반영한것이고,낱알판매 허용은 약사계의 요구를 절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체조제 논란/ 의료계에서는 ‘대체불가’의약품에 대해서는 의사의 사전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이에 약사계는 “약효동등성 검사을 한 약이므로 대체해도 문제가 없다”면서 “사전동의가 필요없다”고 반박했다.시민단체에서는 대체조제 사전동의는 국민부담 면에서 바람직하지 않으므로 시행과정에 문제가 있을 경우 개정해도 늦지 않다는 중간자적입장을 취했다. ◆소위 분위기/ 소위에서는 쟁점인 임의조제와 대체조제 문제를 ‘일괄타결’한다는 기본방침을 정하고,양측에 대해 ‘밀고 당기기’를 계속했다.이원형(李源炯)위원장은 “절충작업에 별 성과가 없어 의·약계 대표단에 다시 입장을 정리토록 했다”면서 “처음 만나 의견접근을 이루기는 어려운 게 아니냐”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의료계와 약계는 물밑 접촉과는 달리 강경한 자세를 유지했다.‘버티기 작전’으로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취하겠다는 전략적 접근으로 풀이된다. 또 당초 ‘소위안’을 만들겠다는 방침에서 한발짝 물러나 ‘절충안’을 만들어 중재자 역할에만 머물 것임을 밝혔다. 최광숙기자 bori@
  • 홍콩 1국2체제 위기 불만 팽배

    홍콩이 1일로 주권 반환 3주년을 맞는다.예년 같으면 성대한 기념식이 치러지겠지만 올해는 대신 둥젠화(董建華) 홍콩특구 행정장관의 퇴진과 민주개혁의 가속화를 요구하는 학생과 시민단체 등 30개 단체의 반정부시위가 벌어질예정이다. 불과 3년만에 홍콩의 여론이 둥장관에게 이처럼 냉담해진 것은 장기 침체에빠진 경제에 대한 비관적 전망과 날로 정도가 심해지는 중국 정부의 내정간섭으로 ‘1국2체제’ 원칙이 훼손되고 있기 때문이다.중국 정부는 1국2체제와 50년간의 고도자치를 약속했지만 홍콩정부에 대한 간섭은 도를 더해가는데도 둥정부는 미온적 반응만 보이고 있다. 홍콩정부는 지난해 6월 홍콩 대법원이 내린 판결에 대한 재해석을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에 요청,스스로 최고 법원의 권위를 훼손시켰다.중국은 언론탄압도 서슴치 않고 있다.첸치천(錢其琛) 중국 부총리가 홍콩 법무장관에게‘홍콩언론의 양국론 홍보를 금지시키라’고 훈계하고 지난 4월에는 왕펑차오(王鳳超) 주홍콩중앙연락판공실 부주임이 홍콩언론에 대해 ‘타이완 독립관련내용은 일반 뉴스로 취급하지 말라’며 일종의 보도지침을 제시,반발을샀다. 지난달 31일 중앙연락판공실의 허즈밍(何志明) 타이완사무부장은 홍콩기업들에 독립을 지지하는 타이완기업들과 거래하지 말도록 경고,‘1국2체제위기설’을 증폭시켰다. 홍콩 중문대 아·태연구소의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1국2체제 만족도는 98년 4월 10.9%에서 지난 4월에는 5.5%로 뚝 떨어졌다. 경제에도 명암이엇갈린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당초보다 상향조정되고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가입 등 대외환경 변화로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비관론이 만만치 않다.비관론자들은 중국의 WTO가입으로 중개기능 약화,산업공동화로 따른실업난 가중, 위안화 변동에 따른 고정환율제 붕괴를 우려하고 있다. 김균미기자 kmkim@
  • [매체비평] ‘의료대란’ 언론은 뭘했나?

    지난 한 주는 우리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길고 곤혹스러운 한 주였다.폐업당사자였던 의료인들에게는 더더욱 고통스러웠을 것이다.지난 한 주동안 언론에 가장 많이 오르내렸던 단어가 ‘생명’과 ‘국민건강권’ ‘폐업’ ‘의료인의 윤리’ 등이었으니 말이다.실제로 의료계 폐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진료거부로 한 노인이 사망하기도 하고,신생아가 숨진 일도 있었다.TV 화면을 통해 아기를 안고 병원을 전전하는 어머니를 보면서 의사들의 행동이 지나치다 싶으면서도 다른 한편 그들에게도 ‘권리주장의 자유’가 있다는 생각에 머리속이 복잡했다.이 사태에 대해 생각을 정리하고 싶어 신문을 펼쳐보았으나 언론 역시 ‘윤리’와 ‘권리주장’ 사이에서 명쾌한 해답을 주지못했다. 지난 한 주 우리 신문은 모두 의료계 폐업사태를 주요기사로 다루었다.동아일보는 지난 6월 19일 1면의 “의약분업 갈등 파국위기…정부 ‘선시행 3개월후 보완’”에서부터 사설 ‘국민만 죽어야 하나’까지 10개에 달하는 의약분업 관련기사를 내보냈다.이어 동아일보는 지난 6월20일 시민반응 ‘환자를 희생양 삼다니’(31면 사회면) 기사 등 6개의 관련기사를 실었다.동아일보는 21∼23일에도 같은 비중으로 이를 다루었다. 조선일보도 지난 6월 19일 1면의 ‘내일 병원 폐업,전국 의료비상’ ‘의료분업 석달 뒤 보완,정부 긴급대책회의’ 등 10꼭지 정도의 의료계 폐업관련기사를 내보냈다.조선일보는 6월 20일 ‘정부 의협 갈데까지 가보자’ 등 8꼭지,6월 21일 ‘환자피해 속출’ 등 12꼭지를 내보냈고 폐업이 강행된 6월22일,23일에도 같은 분량의 폐업관련기사를 내보냈다.중앙일보 역시 6월 19일부터 6월 23일까지 매일 10여 꼭지 가까운 의료계폐업 관련기사를 내보냈고 한국일보,한겨레도 의료계 폐업을 매우 비중있게 연일 다루었다.대한매일은 지난 6월 17일 ‘벌써 의료대란 조짐’ 기사를 내보내면서 연일 의료계폐업기사를 다루었다.같은 시기 신문들은 사설을 통해 의료계 폐업에 대한각사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이번 사태에 있어 의료계에 가장 강하게 매질을가한 신문은 대한매일과 한겨레였다.한겨레는 의약분업을 ‘의료혁명’이라고 까지 하면서 의료계의 자제를 촉구했다.중앙일보와 한국일보,동아일보도비판적 입장을 분명히 했다.그러나 이들 신문은 정부의 모호한 대처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해 양비론적 시각을 보였다.한겨레도 6월 26일자 사설을 통해정부에 대해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다른 신문들과 가장 대조를 보인 신문은조선일보였다. 조선일보는 6월 19일 사설을 통해 “종합적으로 보면 정부가전문가 직종의 특성을 무시하고 세몰이식으로 개혁을 추구한 점이 없지 않다”면서 ‘먼저 보완책을 강구하고 나중에 의약분업을 시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우리 언론은 이번 의료계 폐업사태를 진지하게 다루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일부 언론에서 다소 선정적인 제목을 뽑기도 했으나 사태의 심각성에 비추어볼 때 문제될 수준은 아니었다. 의약분업을 먼저 시행한 나라들의 예도 적절히 다루어 독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 흔적도 보인다.양비론이란 비판을 받을 소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일방적인 보도태도를 보이지도 않았다. 기왕에 언론의 진지한 보도태도 위에몇 가지 주문을 하고 싶다.우선 의약분업같은 중요 사안에 대해서는 ‘공동취재반’ 같은 것을 구성해 독자들에게 일관된 정보를 줄 수는 없을까.의약분업의 외국사례를 보도함에 있어 신문마다 각자의 찬반입장에 따라 ‘상이한’ 기사가 실렸다.독자를 다소 혼란스럽게 하는 부분이다.다음으로 요구하고 싶은 것이 신문의 예측기능 발동이다.신문들은 한결같이 ‘의료대란,정부는 무엇을 했느냐’고 묻고 있다.언론사에 똑같이 묻고 싶다.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의료대란’을 막기 위해 언론은 무엇을 했는가. 최민희 민언련 사무총장
  • 인사 청문회/ 시민단체 반응

    헌정사상 처음으로 26일 열린 ‘이한동 총리서리 인사청문회’에 대해 시민들과 시민단체는 “공직자의 자질 검증을 위해 앞으로 더욱 발전시켜야 할제도”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그러나 지엽적인 문제를 침소봉대하거나 감싸기식 발언으로 일관한 일부 국회의원들의 자세는 바뀌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경실련 고계현(高桂鉉·35) 시민입법국장은 “국회의원들이 과거 청문회에비해 차분한 어조로 공직자가 가져야 할 도덕성과 능력 등을 검증하려고 노력한 점은 평가할 만하다”고 밝혔다.그는 그러나 “일부 의원은 청문회 취지에 맞지 않는 고질적인 감싸기식,해명성 발언으로 일관했다”면서 “여야간사가 청문회가 열리기 전 미리 합의해 준비할 수 있는 사항을 청문회때 얘기하는 등 준비가 충분치 않았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 이태호(李泰鎬·32) 시민감시국장은 “청문회의 취지에 맞지 않는 국회의원들의 질문은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면서 “국회의원들의 발언을 시민단체들이 일일이 모니터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아울러 “깜짝쇼를 통해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는 듯한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질의와 응답시간도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영우기자 ywchun@
  • 의료대란/ ‘약사법 개정’ 시민단체 반응

    여·야 영수회담에서 7월중 약사법을 개정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시민·사회단체들은 “정부가 의사들의 집단 이기주의에 굴복한 꼴”이라며 의사들과 정부를 함께 비난했다. 이 단체들은 그러나 의사들은 정부와의 싸움에서 이겼다는 생각을 버리고의약분업에 대해 약사들과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약사들에 대해서도 집단행동을 자제하고 대화로 문제를 푸는 성숙한 자세를 보여야한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참여연대 등 20여개 시민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의약분업 정착을위한 시민운동본부’는 25일 성명을 내고 “병원 진료가 재개된 것은 다행이지만 환자의 생명을 볼모로 한 집단이기주의에 정부와 정치권이 굴복함으로써 의약분업을 포함한 모든 개혁이 좌초할 위기에 처해 있다”고 주장했다. 운동본부는 또 “의료개혁이 위기에 빠지게 된 1차적 책임은 의사들의 맹목적인 집단이기주의에 있다”고 주장하고 “모든 시민단체와 연대해 의사협회의 이번 폐업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을 묻는 한편 폐업 희생자의 손해배상청구등 법정투쟁을 강력하게 펴겠다”고 밝혔다. 이강원 사무국장은 “공권력은 그동안 여러 집단의 불법 파업에 대해서는가차없이 처벌해 왔지만 유독 의사들의 집단이기주의에만 무기력했다”면서“사회적 합의를 지키려고 애써온 약사회의 반발은 필연적이며,이번 굴복을계기로 우리사회는 집단이기주의를 통제할 힘과 명분을 잃었다”고 덧붙였다. 시민단체협의회 서경석 사무총장은 “의사들의 집단 폐업 철회는 환영하지만 이는 의약분업 당사자들의 합의가 아닌 정치권의 결정에 의해 이루어진만큼 앞으로 논란은 계속될 것”이라며 “의사들은 정부와의 싸움에서 이겼다는 생각을 버리고 의약분업에 대해 약사들과 함께 진지한 논의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
  • 의료대란/ 정부대책 시민반응

    정부가 23일 의료계 폐업과 관련,의료계의 요구를 일부 수용한 대책을 발표하자 시민과 시민단체·네티즌들은 일제히 의사들에게 즉각 병원으로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 경실련·참여연대·YMCA 등 20여개 시민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의약분업정착을 위한 시민운동본부’는 이날 정부가 내놓은 대책에 대해 “의료계의요구를 최대한 수용한 것으로 더이상 폐업을 지속한다는 것은 명분도 없고정부와 국민 전체의 굴복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시민운동본부는 이날 오후 3시 서울 종로2가 YMCA에서 시민·사회단체들이참석한 가운데 ‘긴급 시민사회단체 간담회’를 열고 의사협회가 정부 대책의 수용을 거부할 경우 모든 시민단체들이 연대해 폐업철회를 위한 범국민운동에 돌입하고 개별 병·의원과 의사들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소송도 제기하기로 했다. 시민운동본부 이강원 사무국장은 “정부의 대책 내용은 일단 기존 의약분업에 대한 합의안을 크게 훼손하지 않는 것으로 보여 원칙적으로 시민단체들도 동의할 수 있는 내용”이라면서 “그러나 국민의부담만을 가중시키는 의보수가의 추가 인상에는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간암 수술을 받기 위해 신촌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했지만 의사들의 폐업으로 수술 날짜조차 정하지 못하고 있는 하모씨(53·전북 김제시)는 “의사들이 양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죽어가는 나의 심정도 알아주기 바란다”면서 “의사들은 정부의 안을 받아들이고 즉각 폐업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회사원 김미연씨(23·여·서울 은평구 불광동)는 “무능력한 당국이 의료계의 요구에 이리저리 끌려다니다 국민 부담만 가중시키는 대안을 내놓았다”면서 “폐업 명분이 사라진 만큼 의사들은 환자들의 생명을 무기로 국민을협박하는 행동을 그만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PC통신 하이텔 이용자 노혁석(DOC3272)씨는 통신 게시판을 이용해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가중시킨 정부의 대책안조차 거부하는 의사들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면서 “이번 폐업의 주동자와 환자를 치료하지 않은 의사를 색출해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
  • 차범석의 방북 인상기(하)손님 접대 극진 가슴을 연 ‘한민족’

    14일 아침 8시.초대소 식당에는 우리를 위한 아침식사가 기다리고 있었다.23명이 모두 한자리에 들어 앉을 수가 없어 1층과 2층 투숙객은 각각 다른 식당을 쓰게 되었다.간밤에 마신 술이 체내에서 독기를 내뿜고 있는지 모두의얼굴에는 아직도 홍조가 가시지 않은 얼굴들이었다. ■진수성찬/ ‘인민문화궁전’에서 베풀어진 만찬의 덕분이리라.‘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회 위원장’인 김영남이 초대한 만찬의 상차림은 우리를 놀라게 했다.그 요리의 가짓수도 그렇거니와 맛 또한 일품이었다.참고로 차림표를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①칠면조 향구이 ②생선수정묵과 냉채 ③삼지연 청취말이쌈 ④쑥송편과 쉬울지짐 ⑤약밥 ⑥통배추김치 ⑦륙륙 날개탕 ⑧젖기름빵 ⑨소고기 굴장즙 ⑩철색송어 은지구이 ⑪잣죽 그리고 후식으로 수박,백두산 들쭉크림(아이스크림),과줄,인삼차.손님 대접에 극진하다는 한민족의 미풍은 이곳도 예외가 아니었다. 게다가 백두산 들쭉술이며 산삼술,구렁이 술등이 줄줄이 이어지니어디서 먹다가 죽은 귀신이 되살아난 것만 같았다. 이와같은 푸짐한 차림표는 만찬회뿐만아니라 아침식사때도 마찬가지니 나처럼 평소에 소식주의자로 길들여진 사람에게는 원통하고 억울하게 사양심을강요 당할 수 밖에 없었다. ■북한 김치/ 음식얘기가 나왔으니 말이지만 솔직한 얘기가 이북음식은 냉면이나 녹두부침 아니면 만두나 아바이 순대로만 알고 있었던 나였다.그리고김치만해도 다양한 젓갈에다 넉넉한 고추가루며 갖은 양념으로 듬뿍 섞어서버물인 전라도 김치라야 제격이라고 자랑했던 나였다.그러나 이곳 김치는 물김치부터 배추김치에 이르기까지 알맞게 사근사근 익혀진게 한마디로 ‘시원한 맛’ 그것이다. 맵고 짜고 감칠맛 난다는 남쪽의 그것과는 달리 상큼하고 달보드랍고 담백한 그 맛은 모르면 몰라도 서방 사람들도 쉽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아 나는한편으로는 탄복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판정패를 받은 서투른 운동선수의느낌이었다. 여기서 특별한 김치 하나를 소개한다면 단연코 ‘배속김치’일게다.이 김치는 마지막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베푼 환송 오찬회 상차림에서 맛본 희한한 김치이다. 통배의 속을 긁어내고 그 속에다가 배추를 담근 김치로 이를테면 보쌈김치의 변형이다.그러나 껍데기는 통배 그대로이고 알맹이는 배추 한가지 뿐으로 상에 오른 형태는 순대로 썰어놓은 것 같았다. 젓갈을 쓰고 고추가루도 들었지만 그것은 진분홍빛 국물로 희석되어 전혀잡스러운 것이라고는 안 보이는 배속에 담긴 배추김치 그것이다.김치를 이토록 정성들여 담갔는데 맛이 없을 리가 없겠지.그리고 식(食)문화는 단연 남쪽일거라고 거드름을 피웠던 나의 무식이 수박을 쪼개내듯 속을 들어낸 것이다. 문화는 넓고 다양하고 깊은 것이라 속단은 어렵다.다만 그것은 강물처럼 도도히 흘러내리고 유구한 시간을 거쳐나오면서 민중의 생활과 의식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것이라야 옳다.그래서 한나라의 문화를 한마디로 평가한다는 것은 경솔이요,치졸이다.나는 그런 뜻에서 식생활은 서민과 가장 친근한위치에 있는 문화의 하나이기에 맛있는 음식을 먹는 기쁨을 손꼽는다. ■곰발바닥 요리/ 그런데 이름나고 희귀한 음식인데도 나를 실망시킨 음식도먹었다.곰발바닥고기다.중국요리에서 제비집 요리와 곰발바닥고기 요리는 값비싸기로도 알려져있어 우리같은 서민에게는 문자 그대로 그림의 떡이요,높은 절벽에 핀 꽃이리라.그런데도 그 음식은 한마디로 실망이었다.기름진 고기라서가 아니다.내 입맛에 안맞기 때문이다.아무리 값지고 멋진 문화의 꽃일지라도 우리 국민정서와 다른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심사와도 통할 것이다.문은 넓게 열려있지만 가려낼 줄 아는 안목과 포용력없이 진정한 문화는 기대 못할 것이다. ■문화·공연시설/ 평양시내에 극장이 몇개나 있는가 궁금해서 김승연 안내인에게 물었다.김여인은 잘은 모르겠지만 하면서 손꼽는데 열개가 넘었다.평양대극장,동평양극장,청년극장,봉화예술극장,만수대예술극장,평양연극극장,4·25문화예술관,윤이상음악당,평양체육관,인민문화궁전… 사회주의 국가가 예술 가운데서도 연극이나 무용 등 공연예술을 적극 장려·지원한다는 얘기는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그래서 실력있는 예술가에게는인민배우니 공훈배우니 하는 칭호를 주고 우대한다는 사실도 익히 알고 있다.그렇다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사회주의국가 건설에 탁월한 공을세웠다는 것은 궁극적으로는 국민(인민)들에게 친근하고 존경을 받는 예술가를 보다 많이 키워냄으로써 그들에게 정치적 이념을 부식시키며 정체성을 확립시키려하는 의지가 바닥에 깔려있을 것이다. 대중으로부터 존경받고 친근감을 품을수 있는 예술가는 의당 무대를 떠나서는 살 수도 없다.그러므로 되도록 많은 극장을 세웠을 그 의도를 짚을 수가있다.인구 200만의 도시 평양에 이토록 굵직한 극장말고도 수십군데의 중소극장이 있다는 말에 나는 반사적으로 인구 1,100만 서울 무대 예술계의 현실과 비교를 안할수가 없었다. ■천재소년 진혁군/ 인민문화궁전은 그 가운데서도 가장 규모가 크고 다목적극장이라는 점에서도 특기할만하다.특히 새세대의 영재들을 엄선하여 음악·자수·서예·무용 등 각 분야에 걸쳐 미래의 예술가를 키워내는 시설은 극장이 하나의 국민교육 도장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면을 여실히 말하고 있다. 얼마전 서울을 다녀갔던 소년소녀예술단 공연때 서울시민의 절찬을 받았던타악기의 명수 ‘리진혁’학생도 바로 이곳에서 키워낸 천재소년이다.금성제1고등중학교에 재학중인 진혁군의 실력은 노래,북,장구,목금,드럼 등 두루악기를 잘 다루는 천재라고 6월13일자 민주조선 제4면에 크게 기사화된 것만으로도 극장의 기능을 엿볼 수가 있었다. ■북한 예술인/ 내가 한국에서 연극을 하는 사람이라는 자기 소개를 하면서몇가지 궁금한 점을 물었다.무엇보다도 해방직후에 안면이 있었던 예술가들의 소식을 물었다.바이올리니스트인 ‘이계성’,발레무용가 ‘한동인’,연극배우 ‘전두영’ 등 생각나는대로 물었다.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최근에 세상을 떴다고 했고 유일하게 여배우 ‘유경애’는 생존하고 있다고 했다.하기야 50여년 전 일인데….내가 아직까지 살아있다는게 이상할지도 모를 일이다. 나는 그럼 현재 국민들에게서 인기를 얻고 있는 예술가는 누구냐고 물었더니인민배우인 차계룡,곽원우,조청미 그리고 무용가 김해찬을 손꼽았다. 우리가 서울을 떠나올때 품었던 기대 가운데 하나는 그곳의 작가,연극인,무용인을 만날 기회가 있었으면 하는 막연한 바램이었다.그래서 우리의 일정가운데 6월14일 오후에 짜여진 부문별 회담이 기다려진 것도 사실이다.부문별이란 우리 일행이 경제분야 인사도 많았기 때문에 경제분야와 사회문화분야는 각기 자리를 달리할 수 밖에 없었다. ■55년만의 만남/ 오후 4시30분.장소는 ‘인민문화궁전’이었다.낮에 냉면으로 이름난 ‘옥류관’에서 즐겁게 먹었던 냉면의 맛이 아직도 입안에서 느껴졌다.냉면은 뭐니뭐니해도 육수 맛이라는 말에 따라 육수를 많이 들이켰던탓인지 갈증이 나서 견딜 수가 없었다.그러나 그 웅장한 건물과 조금은 엄숙하게 느껴지는 분위기 속에서 냉수를 청할 자신은 없어 참을 수 밖에 없었다.때마침 접대원이 쟁반에 여러개의 음료수를 놓고 가자 나는 호박빛 나는 글라스를 들어 한모금 마셨다.꿀물이었다.나는 집에서도 갈증을 가시게 하는데는 꿀물을 마시는 버릇이 있는 터이라 단숨에 바닥을 냈다.문자 그대로 꿀맛이었다. 부문별 회담장에 나온 북한측 인사는 ‘민족화해위원회(민화위)’회장과위원,평화통일위 조직국장,천도교 대표,체육지도 부위원장등 6명이었다.따라서 나와 고은 시인이 만나고 싶었던 문학예술가의 인사는 얼굴을 보이지 않아섭섭하였지만 그쪽 사정이라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우리는 각계 분야의 당면문제와 미래의 계획을 자유롭게 얘기했다.그것은 모두가 언젠가는 와야할 남북통일을 하루라도 빨리 성취시키자는 일념이라 더운 열기가 느껴지는 대화였다.나는 문학 및 공연예술계가 기획하고 실지로 진행중에 있는 사안을 소개했다.한국문예진흥원이 작년부터 착수하고 있는 ‘통일문학전집’간행 계획과 진척사항을 설명했다. 그리고 때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부터라도 북측에서 편집위원 몇분 참가하여명실공히 남북통일을 위한 문학전집을 완성시키는게 바람직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공연예술의 남북교류는 어느 분야보다도 시급하나 처음부터 공연을가지기 보다도 작가,연출,배우 등 각 분야의 인적 교류와 세미나,상호면담부터 시작하여 공연교류,그리고 가능하다면 합동공연까지도 기획중이라는 한국연극협회의 계획도 말했다.북층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며 호의적이었다. 뿐만 아니라 55년만에 처음 만나는 우리의 실정을 감안할 때 첫술부터 배부르기를 바랄 수도 없으며 우선 문학예술이 자주 만나게 되는 분위기 조성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는 점에서는 누구나 찬동하는 지상과제였다. ■방북후기/ 생각하면 아슬하고도 캄캄한 반세기였다는 생각이 새삼스럽다.그러나 뒤늦게나마 이렇게 평양땅을 밟는 사람 가운데 한 사람으로 뽑힌 나는행복과 긍지를 느끼면서 평양시내에서 20Km떨어진 ‘동명왕릉’으로 가는 잘닦여진 길을 자동차로 달리고 있었다. 15일날 백화원에서 베풀어진 환송오찬회는 2박3일동안의 모든 일이 하나로녹아 마침내 두 정상을 위시하여 통일의 노래를 합창할때는 눈시울이 뜨거웠다.그 순수,그 진심,그 우호가 거짓이 아니라면 얼마나 좋겠는가.아니다.그것을 의심하는 사람이 아직도 우리 곁에 있다면 얼마나 실망스러운 일인가말이다. 나는 그 오찬회때 가까이서 보고 들을 수 있었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모습이 안 잊혀진다.그와의 악수때 내 손바닥에 가해진 두터운 손바닥의 힘과 더운 촉감은 무엇을 의미하는가.그의 날카로운 눈매와 미소가 감도는 작은 입모습과 그리고 맑지는 않으나 약간 톤이 높은 목소리는 소박하고 평범한 보통사람이었다는 것을.나는 두 정상사이 오고 갔을 수많은 말들이 지고 피고,지고피는 무궁화처럼 피어나기를 기다릴 것이다. 차범석 대한민국 예술원 회장·극작가
  • 의사 폐업 시민 반응

    “국민의 생명을 볼모로 한 집단이기주의를 버려라” 병·의원의 집단 폐업을 하루 앞둔 19일 시민들과 시민사회단체,각계인사등은 일제히 무책임한 집단행동을 비난했다. 참여연대 등 20여개 단체로 구성된 ‘의약분업 정착을 위한 시민운동본부’는 이날 서울 종로2가 YMCA강당에서 ‘집단 폐업 철회와 의료개혁을 위한 500인 선언식’을 갖고 폐업 철회를 강력히 요구했다. 이 자리에서 각계 인사들은 “집단 폐업은 국민들의 생명을 볼모로 설득력이 약한 요구를 관철시키려는 집단이기주의적인 행동”이라고 주장하고 “국민건강을 보호하고 의료개혁을 실현하기 위한 의약분업은 예정대로 시행돼야한다”고 밝혔다. 시민운동본부는 20일 집단 폐업이 강행되면 21일부터 폐업 철회 촉구 서명운동과 규탄집회,병원협회 항의방문 등 ‘범국민 저항운동’을 벌이기로 했다.시민운동본부에는 간호사가 중심이 된 보건의료노조도 참여했다. 500인에는 병원노련 유영희(柳英姬) 부위원장 등 보건의료계 123명을 비롯,종교계 56명,시민사회단체 대표 95명,노동계 53명,학계 102명,여성계 18명,농민단체 대표 34명,법조계,산업계 등 각계 인사들이 망라됐다.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 송보경(宋寶炅) 회장은 “모든 나라가 의사들의 폐업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직업윤리강령으로 정하고 있다”며 폐업철회를 요구했다.시민들의 분노의 소리도 거셌다.주부 노영순씨(盧英順·35·서울 성동구 금호동)는 “어제도 병원에서 약이라도 받으려고 아침일찍 집을 나섰는데 5시간이나 기다려 간신히 약을 타갔다”면서 “의사가환자를 나몰라라 할 수 있느냐”고 분개했다. PC통신과 의료관련 인터넷 사이트에도 의사들의 집단행동을 비난하는 글이쇄도했다. 인터넷 ‘메디비전 21’의 ‘서정인’은 “지금의 의사들은 명예도 권위도없이 돈 때문에 밥그릇 다툼만 하는 집단”이라고 강도높게 비난했다.‘성난’도 “어찌 국민의 생명이 협상 테이블에 오를 수 있는가.진정한 인술이 그리울 뿐”이라고 개탄했다. 김경운 송한수기자 kkwoon@
  • 남북 정상회담/ 서울 프레스센터 이모저모

    “와∼” 13일 오전 10시38분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평양 순안공항의 특별기에서 모습을 드러낸 순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2층 ‘남북정상회담 프레스센터’에서 TV(멀티큐브)를 지켜보던 기자들은 일제히 박수와 함께 환호성을터뜨렸다.김 대통령의 역사적인 평양 방문이 가져다주는 감동의 물결은 프레스센터라고 예외가 아니었다.몇몇 국내기자들의 눈가에는 눈물이 고이기도했다. 정상회담 일정이 본격 시작된 13일 600여평의 서울 프레스센터에는 1,000여명의 내외신 기자들이 몰려 하루종일 북새통을 이뤘다. ●기자들은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이 평양 순안공항에 직접 모습을나타내자 믿기지 않는다는 듯 “전혀 예상치 못했다”며 혀를 내둘렀다. 한기자는 “그동안 기자들이 썼던 예측 기사를 여지없이 뒤엎는 파격”이라고말했다. 외신기자들도 김 국방위원장의 공항 영접에 놀랍다는 반응.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의 도널드 커크 기자는 “(평양 도착장면이) 흥미진진하다(exciting)”며 “북측의 환대는 정상회담 성공의 좋은 신호(goodsign)”라고 말했다.일본 공산당 기관지 ‘아카하타(赤旗)’의 오모카와 마코토(面川誠) 기자는 “김 국방위원장의 공항 영접은 북측이 관계개선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프레스센터에서는 이날부터 평양 정상회담 진행상황에 대한 공식 브리핑이시작됐다. 오전 9시 30분 오홍근(吳弘根) 국정홍보처장이 첫 정례 브리핑을실시하자 내외신 카메라 기자들이 서로 좋은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자리싸움을 벌이는 모습도 목격됐다. ●양영식(梁榮植) 통일부차관은 오후 3시 브리핑에서 “김 국방위원장의 공항영접은 우리도 사전에 알고 있었으나,경호상의 문제 때문에 밝히지 않았을뿐”이라고 털어놨다. 또 이날 평양시민 60만명이 김 대통령과 김 국방위원장의 이름을 열렬히 연호했다고 강조했다. ●서영훈(徐英勳)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김옥두(金玉斗) 사무총장,정동영(鄭東泳) 대변인과 함께 프레스센터를 방문했다.서 대표는 ‘평남 덕천에 동생이 살고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앞으로 동생과의 상봉을) 기대한다”면서 “고향산천이 어떻게 변했는지 모르겠다”고 아쉬움을 달랬다. 김상연기자 ca
  • 남북정상회담/ 청와대·각부처 표정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평양 방문을 하루 앞둔 12일 청와대와 정부 관련부처는 남북 정상회담 일정과 비상근무체제를 최종 점검하는 등 차분하면서도 긴장된 분위기 속에 회담 준비를 마무리했다. ■청와대/ 김 대통령의 북한 체류 일정을 최종 점검하는 한편 북한 방문 기간동안 펼쳐질 상황변화에 대비,미리 마련한 시나리오를 재확인하는 등 마지막준비작업에 박차를 가했다. 박준영(朴晙瑩)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4월 8일 정상회담 합의 이후 65일동안 남과 북은 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면서 “북한도 성의와 주의깊은 노력을 해왔으며 남북이 준비하는 데 있어 충분한 협의와 토론,서로간 합의를 이뤄 내일 떠나게 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말했다. 청와대는 11일 밤(한국시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정상회담 환영성명을발표한 데 대해 크게 고무된 모습이다.박 대변인은 “교황을 포함해 세계의많은 지도자들과 국내외 시민들이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와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가 오기를 바란다는 지지와 격려를 보냈다”고 전했다. 이날 청와대 웹사이트는 물론 각 수행원과 공동취재단에 끼인 기자들에게도정상회담의 성공을 기원하는 일반국민과 해외동포들의 이메일이 잇따랐다. ■통일부/ 박재규(朴在圭) 장관은 평양의 선발대가 보내 오는 상황보고를 받고 정상회담 전략을 가다듬으면서 방북 전야를 보냈다.박 장관은 “뜻밖에하루의 여유가 생겨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을 살피게 됐다”고 알찬 정상회담을 기대했다. 정부중앙청사 4∼5층의 통일부 각 사무실은 직원 대부분이 정상회담 상황실등에 파견나가 텅 비었다.반면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 마련된 상황실은 평양의 선발대와 직통전화로 평양의 기상상태와 북한측 준비상황 등을 점검하며 분주히 움직였다. 이밖에 이헌재(李憲宰)재경,박지원(朴智元)문광부 장관 등 김 대통령을 공식 수행하는 장관들도 다른 일정을 생략한 채 집무실에서 관련자료와 서적을챙기며 평양행에 만전을 기했다. ■외교통상부/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을 하루 남겨놓고 외교경로를 통한 각국과의 협조방안 마련 등을 차분하게 준비했다. 이정빈(李廷彬)장관은 실·국장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전체 직원들은남북 정상회담과 관련한 각국의 반응 등을 주시하고,각자 본연의 업무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라”고 당부했다. 한편 외교부는 정상회담 기간 중 반기문(潘基文) 차관을 수석대표로 한 상황실을 편성,외교적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한 관계자는 “필요하다면 롯데호텔에 설치된 프레스센터에서 내외신 기자들을 대상으로 직접 브리핑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방부 이미 하달된 ‘군무기강확립 특별지침’을 거듭 확인하면서 차분하게 움직였다.조성태(趙成台) 장관은 오전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의 차관보급및 본부장급 이상 주요 간부들이 참석하는 조찬 간담회를 평소와 같이 주재하면서 각종 국방 현안을 챙겼다. 진경호 오일만기자 jade@
  • 국민 92% “의사 폐업 반대”

    오는 20일로 예정된 의사들의 폐업 방침에 국민의 절대 다수가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의약분업 정착을 위한 시민운동본부는 한길리서치에 의뢰,전국의 성인남녀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의약분업시행 관련 국민의견조사 결과를 9일 발표했다. 응답자의 91.9%는 ‘의사협회의 폐업에 반대한다’고 밝힌 반면 7%만이 ‘의사협회의 폐업을 수긍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여 의사들의 ‘폐업불사’등 강경 투쟁 움직임에 부정적이었다. 의약분업안이 잘못된 것이라는 의사협회의 주장에 대해서도 ‘집단 이기주의적 행동’이라는 의견이 79.7%를 차지한 데 반해 ‘국민건강을 위한 것’이라는 응답은 13.8%에 지나지 않았다.그러나 의약분업이 실시되면 준비부족으로 혼란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응답자도 64%나 됐다. 준비부족의 원인은 정부의 홍보부족(39.2%)과 의사의 합의번복 및 반대 등비협조(31.2%)를 꼽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80.3%가 ‘의약품 오·남용이 심각하다’는 반응을 보였으며 ‘의약분업이의약품 오·남용을 막는 데 도움이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55.6%가 ‘그렇다’고 대답했다.‘그렇지 않다’는 응답도 40.9%로 만만치 않았다. ‘현재의 의료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도 63%나 됐다. 유상덕기자 youni@
  • [대한시론] 일본의 위험한 복고주의

    일본 정치를 상징하는 두 얼굴은 일본의 총리와 도쿄도 지사이다.총리는 국회에서 뽑은 행정수반격이고,도쿄도 지사는 도민이 직접 뽑은 민선 공직자다.이 자리에 있는 두 사람이 약속이나 한 듯이 역사를 거꾸로 돌리는 발언을해서 말썽이다.이시하라 신타로 지사는 재일동포를 위험집단으로 모욕하는발언을 하더니,모리 총리는 “왕(천왕)중심의 신의 나라”란 발언의 파문이가라 앉기도 전에 이번에는 국체(國體)수호의 발언으로 일본에서 조차 반발을 사고 있다.왜 일본의 대표적 정치적 인물이 군국주의 시대의 편견과 독단에 불을 붙이고 있는가.잘 살펴보면 그런 일은 돌발적 개인의 실수는 결코아니란 점이다. 이제까지 일본을 지배해 오는 보수세력은 패전 전이나 후나 그 본체에선 변함이 없다.자민당의 구성은 결코 자유주의자나 민주주의자가 아니다.그들 대개는 국수주의자나 보수기득권세력의 대변자나 천황제 신권주의자로부터 토건업자의 후견을 받는 정상배에 이르기까지 일본의 잡다한 수구세력의 연합체일뿐이다.일본의 지배층은 침략전쟁의 범죄에 대해 스스로 단죄해 과거를청산하려고 한 적이 없다.태평양 전쟁에서 미국에게 패전한 것만이 잘못이라는 망집에 사로잡혀 있다.결국 그들은 왕(천황)이 신의 자손이고 자기 나라가 신의 나라로서 세계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황국사관(皇國史觀)에의 집착에서 깨어난 것이 아니다.명치헌법(1889년)의 국가관이 그대로 존속되고있다.일본의 지식인조차 일본수구세력의 역사교과서 왜곡을 항의해 오고 최근 국기국가법의 제정에 반대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런데 일본이 우경반동화, 국수주의화해서 침략주의적 복고풍조로 되돌아가는 현실에 대한 우리의 반응은 너무나 미미하고 무관심하다고 할까.아니그 의미를 올바르게 파악하지 못한다고 할까?현실인식의 빈곤을 본다.경제대국이 된 것에서 자신을 가지게 된 일본의 국수주의 세력이 일관되게 추진해오는 것은 패전전의 대동아공영권(大東亞共榮圈)의 실현이다.그들로선 이미경제적으로 성취했다고 보고,정치 군사적으로 마무리 단계에서 방위지침법으로 일본군대(자위대)의 해외출동의 길을 열었다. 아울러 국기국가법으로 황국사관의 기점인 왕(천황)의 숭배와 찬양의 노래를 국가로 공인시켰다.그간에 나카소네 야스히로 총리가 침략전쟁의 전몰자를 제사지내는 야스쿠니신사에 총리의 자격으로 참배함으로써 반동복고의 관례를 기정사실화했다. 모리는 총리로서 좀더 노골적 구체적으로 왕의 국법상의 지위를 패전전의수준으로 복고시키려고 국체(國體)수호의 발언을 하고 있다.일본 자민당이시도하는 개헌의 내역에는 왕의 국가원수로서 지위부여와 재무장의 허용 및방종(?)의 자유주의 폐풍(?)을 시정하는 국가에 대한 의무와 책임의 강조 등이 올라 있다. 이미 국회의 헌법조사회는 가동하고 있다.패전후 50여년이 지나 경제적 풍요와 우경(右傾)무드에 물든 세대는 침략의 과거청산 문제에 대해 무관심하다.이 분위기가 절호의 기회로 우익 보수반동세력에 의해 이용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일본사회의 우경 반동화가 의미하는 위험성을 실감치 못하고 있다. 일본의 친한파 인사가 어떠한 인물인가를 잘 모르고 있다.그들이 박정희를높이 평가하는 저의는 박정희나 그 행적을 자기들의 식민통치의 산물로서 보기 때문이란 점을 모르고 있다. 친일파가 주도한 군사정권은 일본의 국수주의 보수세력과 유착관계를 지속해 왔다.전 관동군 참모 세지마 유조가 박정희로부터 전두환,노태우에 이르기 까지 유착 연결되었고,그는 현재도 한국의 전경련의 고문이다.세지마는한일협정의 막후 교섭 창구역을 해내고,그 후 한일협정에 따른 일본상품발주의 이권에 개입해 온 흑막의 인물이다. 더욱 기가 막힌 일은 박선원 교수의연구에 따르면 신군부는 12·12쿠데타 당시로부터 일본당국과 사전교신이 있었고,또 그들의 지원도 받아왔다는 보도다.이런 보도가 있었지만 우리의 반응은 시큰둥하다.여기서 우리는 시민의 정치교육과 역사인식에 대해 얼마나허술히 해 왔는가를 반성해야 한다. 세상 돌아가는 일을 똑바르게 알지 못하는 눈 뜬 장님이 되고서는 자기나나라를 지켜낼 수 없다.우리의 이해관계와 직결되는 일본사정이 정치적 반동복고로 되어간다고 할 때엔 그것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닌 것이다. 한상범 동국대교수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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