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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불법이민자도 DNA 채취

    |워싱턴 이도운특파원| 불법 이민자도 DNA 유전자정보를 강제로 채취당하게 됐다. 미국 정부가 현재 기소된 중범죄자에게만 적용하고 있는 DNA 유전자정보 채취 대상을 구금된 불법 이민자들에게까지 확대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5일 뉴욕타임스는 미 법무부가 이와 관련한 세부 규칙 마련 및 관계기관 조율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DNA 채취 대상을 확대하는 내용이 포함된 ‘여성에 대한 폭력행위 방지에 관한 법률’ 개정안의 의회 통과에 따른 후속조치다. 이에 따라 현재 불법행위자들에 대해 지문을 채취하는 것과 유사한 개념으로 DNA 표본을 채취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대상은 전체 불법 이민자들로 확대된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불법 이민에 대한 단속도 강화되고 있어 한국인 불법 체류자들도 상당수 DNA 유전자정보를 강제로 채취당하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이 법안 처리로 현재 연간 9만 6000건인 DNA 표본 검사 및 분류 건수가 적게는 25만건, 많게는 100만건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법안은 범죄피해 단체와 일부 여성단체의 지원 속에 멕시코와 국경을 접한 지역인 애리조나주와 텍사스 주의 존 킬, 존 코닌 두 상원의원이 지난해 초 적극 발의해 성사됐다. 킬 상원의원은 “지난해 애리조나 주에 구금된 불법 이민자의 13%가 범죄기록을 보유하고 있었다.”면서 “지금 지문 채취가 이뤄지고 있지만 철저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같은 입법 움직임에 대해 소수민족단체 및 인권단체 등은 인권침해라고 비난하고 나섰고, 일부 시민단체 등은 환영하는 등 논란이 불붙고 있다. 워싱턴 소재 범죄대응운동단체 ‘RAINN’의 린 패리시 대변인도 이 조치가 “몇년 전에 도입됐더라면 수많은 범죄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환영했다. 반면 시민단체 ‘무죄 프로젝트’ 공동대표인 피터 뉴펠트 변호사는 “지문은 단순히 그 사람이 누구인지를 알기 위해 쓰이지만,DNA 표본은 대상자의 육체적 질병뿐 아니라 정신적 질병에 관한 내용까지 드러낼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정부가 과잉 반응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민 담당 변호사들의 반발도 거세다. 전미 이민변호사 협회의 회장을 지낸 데보라 노킨 변호사는 “법안이 너무 급작스레 통과됐다.”고 비난하고 “이 법안은 너무나 광범위하고 무시무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 이민 시스템에 의해 잘못 구금된 사람, 범죄를 저지르지 않은 대부분의 불법 이민자들에게 씻을 수 없는 얼룩을 남기는 조치”라고 반발했다. 지난해 미국 연방기관에 의해 구금된 불법 이민자는 120만여명이며 거의 전부가 지문을 찍어서 정부에 등록했다.dawn@seoul.co.kr
  • [세계의 싱크탱크] (20) 끝 獨 베를린폴리스

    [세계의 싱크탱크] (20) 끝 獨 베를린폴리스

    |베를린 이종수특파원|“산업화시대 방식의 싱크탱크로는 지식정보사회에 대응할 수 없다.” 지난 2000년 11월 법학박사이자 법률가인 대니얼 데틀링(36)과 경제학자 토마스 가블리타(33) 등 소장학자들이 의기투합해 세운 ‘21세기형 싱크탱크’ 베를린폴리스(http//www.berlinpolis.de). 창립 6년을 갓 넘은 베를린폴리스는 독일은 물론 유럽 주요 정책입안자들이 주목하는 ‘앙팡 테리블’(무서운 아이들)로 성큼 커버렸다. 세계적 명망가들로 구성된 유럽의 싱크탱크 ‘리스본 위원회’로부터 “독일에서 가장 개혁에 성공한 싱크탱크 모델’로 호평받았다. 그 저력은 ‘젊은 힘’에서 나온다. 특징은 ‘차세대를 위한 네트워크’라는 점. ●신기술 이용 21세기 걸맞은 정책개발 유럽 전역을 누비며 활동하는 데틀링 소장과 인터뷰 일정을 잡기란 쉽지 않았다. 그는 대신 이메일 답장에서 “베를린폴리스의 모토는 ‘21세기에 걸맞은 정책 개발’이다.”며 “이를 위해 ▲뉴미디어와 신기술을 이용한 시민사회 발전 ▲변화하는 조직의 동력을 활용한 민주주의 혁신 등의 두 가지 원칙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젊은 지도자들의 사상으로 정치와 사회분야를 풍부하게 하면서 기존의 정치·경제·사회 구조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이곳에선 매주 1회 브레인 스토밍 회의를 통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구상한다. 이어 연구 주제와 관련된 정치·경제·사회 단체를 묶어 온·오프라인 토론회, 세미나 등을 연다. 대부분 젊은 리더들이 이끄는 단체들이다. 뿔뿔이 흩어진 여러 기관들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새 통치철학과 공공영역의 어젠다를 개발하는 교량 역할을 하는 게 이곳의 몫이다. 개별 기관들의 정보와 입장을 소통시켜야 다음 세대를 위한 정책이 가능하다는 원칙에 따른 것이다. ●연구원 3분의2가 40세 미만 연구원은 거의 40세 미만. 연구소 정관에 연구원 3분의 2 이상이 40세 미만이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젊은 전문가들의 시각으로 독일의 차세대를 준비하겠다는 취지다. 주요 활동 방향도 이전의 싱크탱크들처럼 정당의 요구나 연방정부의 주문에 따라 경제전망을 발표하거나 정치적 이슈를 연구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대신 독일은 물론 유럽이 맞게 될 미래 과제에 치중한다. 구체적으로 ▲에너지 ▲이민자 통합 ▲교육 ▲문화 ▲인권 등이 주 영역이다. 그 동안 해낸 주요 프로젝트는 ‘유로 미션’‘독일의 정보기술사회의 견인차로서의 베를린의 역할’ ‘독일·유럽의 사회주의 모델의 미래’ ‘인재 유출’ 등이다. 그 결과물을 모아 18종의 책으로 출간했다. 특히 지난해 베를린폴리스가 주도해 조사·분석한 ‘유럽의 사회복지 상태’는 독일에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베를린폴리스가 독창적으로 마련한 ▲노동 ▲교육 ▲양성 평등 ▲세대간 평등 등 35개 지표를 토대로 유럽 24개국을 분석한 결과 경제 규모 세계 4위의 독일이 21위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네트워크 중심으로 활동한다는 특성 때문에 베를린폴리스는 규모가 작다는 것도 이전 싱크탱크와는 다른 점이다. 예산도 미리 책정하지 않는다. 프로젝트를 마련한 뒤 정치·경제·사회 단체로부터 4만∼5만유로의 지원금을 받아 활동한다. 여성가족청소년부, 이민망명청 등 연방정부와 BMW 등 18개 기업, 콘라드 아데나워 재단 등의 후원으로 매년 평균 6개의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vielee@seoul.co.kr ■ ‘프로젝트 코디네이터’ 들이 꼽는 베를린폴리스의 장점 |베를린 이종수특파원|지난달 18일. 옛 동베를린 시절 세운 딱딱하고 음산한 건물들에 둘러싸인 스트라우스 거리 67∼69번지. 베를린폴리스의 ‘프로젝트 코디네이터’인 이자벨라 암부르스트(27)와 바네다 리즈크(25)를 만났다. 프로젝트 코디네이터란 연구소의 브레인 스토밍 회의를 주관하는 것을 비롯, 그 결과에 따라 결정된 프로젝트의 준비부터 마무리를 도맡아하는 베를린폴리스의 일꾼들이다. 암부르스트는 연구소 모토인 ‘차세대 네트워크’에 대해서 “정치·경제·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젊은 리더가 기존 정당이나 조직에 들어가면 활동이 제한된 게 그 동안의 현실이었다.”며 “노동력이나 생활 정치에 대한 이들의 변화 욕구를 자유롭게 사회에 접목시켜 이전의 제도·기관들의 한계와 획일화된 규범을 극복하려는게 우리 연구소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프랑스 엘리트 산실 그랑제콜인 정치대학원에서 국제관계학을 전공한 리즈크는 “세계는 역동적으로 변하고 있는데 기존 조직들의 활동 형태는 새로운 지식과 혁신과는 거리가 멀다.”며 “베를린폴리스는 전문가들과 함께 다음 세대의 관심사에 걸맞은 과제와 해결 방안을 찾으려고 애쓰고 있다.”고 가세했다. 연구소 특성상 연구원 한명이 3∼4개의 프로젝트에 참여하다보니 팀워크가 좋아진다고 한다. 젊은 세대의 특징을 “정치적으로 감염되지 않은 것”이라고 꼽은 두 사람은 구조화되지 않고 위계질서가 없는 데서 무한한 가능성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리즈크는 인상적인 프로젝트로 지난해 ‘책임을 위한 용기’를 주제로 자신이 주도했던 ‘주니어 캠프’를 들었다. 그녀는 “미래 단체 특히 청소년의 정치적·시민적 참여 경험을 제공한 프로젝트였는데 아이들의 반응이 너무 좋았다.”고 설명했다. 암부르스트는 현재 에너지 문제와 관련된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러시아의 자원무기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유럽의 대응책 마련을 모색하는 세미나를 준비하고 있는데 정치권에서도 관심이 많다.”고 귀띔했다. 두 사람은 베를린폴리스가 3년 동안 추진할 역점 과제로 ‘건설을 위한 적응’을 꼽았다. 또 ‘2020년 독일·유럽·세계의 모습’ ‘차세대를 위한 개혁회의’‘창업정신을 가진 독일’ 등의 프로젝트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 목소리로 “틀에 박힌 과제를 수행하는게 아니라 우리의 아이디어를 모아 창조적으로 구성해가는 활동 방식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베를린폴리스가 극복해야할 과제가 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대부분의 소규모 싱크탱크가 그렇듯 베를린폴리스 역시 개인의 네트워크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것. 두 사람은 이에 대해 “물론 데틀링 소장의 네트워크에 주로 의존하는 게 약점”이라면서도 ““외부 전문가들과 공동 작업이 많고 연구원들의 네트워크가 확충되면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vielee@seoul.co.kr ■ 독일의 싱크탱크 현황 |베를린 이종수특파원|현재 활동 중인 독일 싱크탱크는 140개 안팎.2000년 수도를 베를린으로 정한 뒤 외교·안보 정책 등을 연구하는 주요 싱크탱크들이 베를린으로 몰려들면서 활기를 띠고 있다. 주요 특징은 운영 형태가 국가 혹은 정당과의 연계성이 강하다는 것이다. 국가지원을 받는 싱크탱크만 10여곳이 되는데 주로 경제와 외교·안보 연구에 무게를 두고 있다. 대표적인 곳은 140명의 상근 연구원을 갖춘 ‘학문과 정치재단’으로 독일에서 가장 영향력이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대부분의 정당이 느슨한 관계로 싱크 탱크와 연계돼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사민당-프리드리히 에르베트재단, 녹색당-하인리히 뵐 재단, 기민당-콘라드 아데나워 재단, 기사당-한스 자이델재단, 자민당-프리드리히 노이만 재단, 좌익당-로자 룩셈부르크 재단 등의 결합이 대표적 사례다. 이들 싱크탱크는 주요 재원을 연방 의회로부터 지원받으면서 연계된 정당의 정책·정강을 개발하고 있다. 자칫 정부나 정당에 매이게 되는 관계지만 독립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초당적 합리성을 내세우면서 공평한 정책 개발에 비중을 둬 왔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그러나 최근 새 바람이 불고 있다. 민간 혹은 민·관 혼합 성격의 싱크탱크가 많이 늘어나면서 정치적 중립지대의 공간이 넓어졌다. 알프레드 하우젠 협회와 베를린폴리스가 대표적이다. vielee@seoul.co.kr
  • “주유권 줄게… 과태료 내다오”

    “주유권 줄게… 과태료 내다오”

    불경기로 인한 각종 과징금 체납액이 늘고 있는 가운데 주·정차 과태료를 받기 위한 자치구의 노력이 눈물겹다. 각 자치구마다 받지 못하고 쌓여가는 불법 주·정차 과징금은 수백억원대에 이른다. 결국 자진납부자에게 공짜 주차권부터 무료주유권까지 주겠다는 자치구까지 등장했다. ●구마다 징수율 30%대 그쳐 “주차단속대상자 3명 중 2명은 안내고 버틴다고 보면 됩니다. 저희도 죽겠습니다.”(양천구 관계자) 양천구는 올해부터 주정차위반 과태료를 10일(단속일 기준)안에 자진납부하는 주민에게 5000원짜리 무료주유권을 지급하고 있다. 매년 늘어만 가는 누적체납을 조금이라도 줄여보기 위해서다. 지난해 양천구의 주차위반 단속건수는 10만 2774건으로 부과금액(승용차 4만원, 승합차 5만원)은 42억 376만원에 이른다. 하지만 이중 과태료를 낸 경우는 3만 5256건(14억 3565만원)에 불과하다. 징수율 34.1%로 과태료를 안 내는 사람의 수가 내는 사람의 2배가 되는 셈이다. 이쯤이면 내는 사람들만 ‘봉’이 되는 형국이다. 주차단속의 권한이 경찰에서 지자체로 넘어온 1990년대 이후 양천구청에 누적된 주정차 과태료는 130억여원. 받지 못한 딱지가 32만 5000건이나 쌓여있다. ●‘카 이어링´ 효과 높았지만 반발 커 폐지 금천구도 2월중 주·정차 위반 과태료를 자진납부하는 주민에게 3000원짜리 공영주차장 이용권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지난해 금천구의 징수율은 33.2% 정도. 구는 한해 동안 6만 4068여건의 주·정차 위반을 적발했지만 이중 돈을 낸 경우는 2만 1330건에 그쳤다. 구 관계자는 “체납액이 늘어 가는 상황에서 어떻게든 납부율을 높여보려는 고육지책”이라고 토로했다. 물론 ‘당근’만 있는 건 아니다. 고액체납자의 바퀴에 족쇄를 채우거나 위반사실을 알리는 꼬리표를 차량에 붙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 경우 주민 반발도 만만찮다. 지난해 37.6%의 징수율을 기록한 서초구는 최근 불법주정차 단속에 이용했던 ‘카 이어링(Car Earing)’ 사용을 중단했다. 카 이어링을 사용한 경우 과태료 징수율이 65%까지 높아졌지만, 시민 반응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카 이어링’이란 사이드 미러에 ‘과태료 부과차량’이라고 적힌 형광색비닐 봉투를 걸어놓고 잠금장치를 채우는 단속방법이다. 과태료를 내면 구청에서 잠금장치를 풀어주는데 서초구는 2005년 6월부터 이 방법을 견인단속의 대용으로 써왔다. 구청 관계자는 “견인으로 인한 추가부담(견인비)과 시간 등을 줄여보자는 생각에 내놓은 방안이지만 정작 단속되면 ‘그럴 바엔 아예 견인을 하라.’는 식으로 강하게 항의하는 일이 많았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서초구의 누적 체납액(90년대 이후)은 무려 368억 4300만원이다. ●“안 내도 가산금 없으니 누가 제때 내겠나” 고액을 체납하는 일도 적지않다. 양천구청에 승용차를 압류당한 한모(39·경기 성남)씨의 경우 체납 과징금이 무려 1008만원이다. 계산상으로 한씨는 6년간 약 8.5일에 한번씩 불법주차로 인한 단속을 당하고도 그냥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택배회사나 운수업체 같은 법인도 버틴다. 내더라도 충분히 시간을 끌다 내겠다는 계산이다. 징수율이 낮은 이유에 대해 구청관계자들은 과태료를 납부하지 않더라도 별도의 가산금이 붙지 않는 탓이라고 입을 모은다. 구청 관계자는 “미납 과태료에 대해 가산금을 부과하는 질서위반 규제법(국회 법사위 계류중)이 국회를 통과해야 체납문제가 풀릴 것”이라면서 “적어도 범칙금을 성실히 내는 사람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일은 없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상인41% “합법시위도 불편주면 곤란”

    집회·시위와 관련해 일반 시민은 불법 여부에, 집회·시위 다발지역 주변 상인들은 불편 여부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KDI가 지난해 12월 서울 종로·광화문·대학로 일대 영업점 경영자 300명, 서울 거주 성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각각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이같이 드러났다.●시민47% “불법 엄벌·합법 보장”일반 시민의 47.4%는 ‘불법에는 엄정 대처, 합법적인 집회·시위는 보장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어 ‘합법적이라도 지나치게 불편을 주는 것은 곤란하다.’는 답변이 32.2%로 뒤를 이었다.‘어떤 경우라도 집회·시위는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와 ‘불법적인 경우라도 과도하지 않다면 문제될 게 없다,’는 의견은 각각 9.6%,4.6%에 그쳤다. 그러나 영업점 경영자들은 ‘합법적이라도 지나치게 불편을 주는 것은 곤란하다.’는 응답이 40.7%로 가장 많았다.‘어떤 경우라도 집회·시위는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25.0%에 달해 집회·시위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3년간 폭력·불법은 물론, 비폭력·합법 집회·시위로 손실을 입었다는 영업점이 전체의 63.7%에 이르는 것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반면 경영자들이 ‘불법에는 엄정 대처, 합법적인 집회·시위는 보장돼야 한다.’와 ‘불법적인 경우라도 과도하지 않다면 문제될 게 없다.’고 답한 비율은 각각 26.7%,4.7%에 불과했다.●영업점 64% 최근 3년간 손실 경험피해 보상금 액수와 관련해 시민들은 합법일 경우 응답자의 62.9%가 40만원, 불법일 경우 48.6%가 90만원이 적정하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영업점 191곳을 대상으로 별도 조사한 결과 38.7%가 1회당 50만원의 영업 손실을 입었다고 응답했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긴급조치 판사 명단 공개 파문] “용퇴·사과를” vs “뭘 어쩌자고…”

    30일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긴급조치 위반사건에 유죄판결을 내렸던 판사들의 실명을 공개키로 한 것과 관련, 학계와 법조계, 시민단체 등은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사과해라” vs “여론재판될라” 이장희 한국외국어대 부총장은 “당시 관련됐던 판사는 물론 공안검사도 몸가짐을 낮추고 공직에 나가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 일부 법조인들이 과거에 대한 반성도 없이 자리를 지키며 국민을 실망시키고 있다.”면서 “본인의 양심에 따르지 않고 정치적 구호나 권력에 따라 비(非) 양심적인 판결을 한 법조인들은 용퇴를 결심하고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용근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팀장도 “당시 정치권력에 사법부가 종속된 상황은 이해한다. 그렇다고 해서 재판에 참여한 법관들의 역사적인 책임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당시 재판부가 사법부란 조직의 뒤에 숨어서 역사적 책임을 방기할 것이 아니라 진솔하게 사과하는 것이야말로 사법부의 어두운 과거를 씻어내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강경근 숭실대 법학과 교수는 “판사 실명 공개는 국민의 알권리 충족과 진실규명이라는 대의를 벗어나 자칫 여론 재판으로 흐르기 쉽다.”면서 “이는 현재의 법관들이 현행 헌법과 법률에 따라 판결을 내리더라도 먼 훗날 비난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만들어 궁극적으로 재판의 독립을 침해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전희경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책실장은 “명백히 밝혀져야 하는 불행한 역사인 것은 맞지만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재판부에 들어갔다는 이유만으로 법관들이 매도당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판사의 명단을 공개하는 것은 현 시점에서는 무리”라고 말했다.●법조계, 반성은 하지만… 서울중앙지법의 한 배석판사는 “대법관 네분이나 명단에 들어갔다고 공개했는데, 무슨 순기능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판결에 대한 불신만 가중시켜 결과적으로 국가 시스템에 반감만 가져오게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이용훈 대법원장이 명단에서 빠진 것은 광주 출신으로 형사재판을 맡지 못했기 때문”이라면서 “당시에는 사표 쓰는 것 외에는 법관이 할 수 있는 건 하나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재는 위헌법률심판청구 등 법관의 양심에 따라 판결할 수 있는 제도가 완비되어 있지만 그 당시에는 그런 것조차 없었다고 전했다. 법원 내부에서는 사법부가 먼저 과거사 정리에 앞장섰어야 했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잘못된 당시 법에 한 명이라도 반대했던 법관이 있었다면 사법부가 얼마나 멋졌을까 생각해 본다.”면서 “사법부가 먼저 하지 못한 것이 아쉽긴 하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의 또 다른 판사도 “당시 법원은 의회나 행정부가 만든 법안에 대해 개입을 자제하고 기존의 판례를 존중하는 사법소극주의 양상만을 띠었다.”면서 “잘못된 법률에 대한 반대의사를 표하는 사법적극주의가 아쉽다.”고 말했다. 법조계 관련 단체들은 정치적 스펙트럼에 따라 입장이 극명하게 갈렸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의 이유정 과거사청산 특별위원회 위원장은 “30년이나 지났고 역사적 평가 차원의 공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당시 판사들이 다 물러나야 한다거나 무조건 비난하는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비록 판사로서 개인적 신념과 양심에 따라 판사 지위를 걸고 저항하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운 점은 있으나 당시 공포 분위기 속에서 실정법 효력을 갖는 긴급조치에 따라 판결한 것 자체를 갖고 문제 삼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형태 변호사도 “판결문 자체가 비공개도 아니니 공개할 수 있고, 판결문 형태로 공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반면 헌법을생각하는변호사모임(헌변)의 임광규 부회장은 명단공개에 강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임 부회장은 “다분히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나도 긴급조치에 반대하다가 징계도 당해본 사람이지만 30년이 지난 상황에서 명단을 공개해서 뭘 어쩌자는 것이냐. 현직에 있는 사람들을 내쫓고 과거 판사들을 망신주자는 것이냐.”면서 강하게 비판했다.임일영 임광욱기자 argus@seoul.co.kr
  • “공무원연금 개혁 알고 비판해라”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시작 직전 박명재 행정자치부 장관과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이 공무원연금 개혁을 놓고 고성까지 나오는 등 격한 언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에 따르면 박 장관은 유 장관에게 “공무원연금 개혁 문제에 대해 (제3자인) 언론에 대고 더 이상 말하지 말라.”고 강력 항의했다. 최근 공무원연금 개혁에 관한 유 장관의 연이은 비판성 발언을 겨냥한 언급으로 비쳐진다. 박 장관은 “지금 나와 있는 공무원연금 개혁안은 시안에 불과하다.”면서 “할 말이 있으면 정확히 알고 (언론이 아닌) 행자부에 직접 하라.”고 말했다. 행자부 관계자는 “박 장관이 이전에도 유 장관에게 전화를 해 정중히 발언 자제를 요청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자 작심하고 이야기한 것 같다.”고 귀띔했다.이에 유 장관은 처음엔 ‘그럴 수도 있지 않으냐.’는 반응이었으나 거듭된 박 장관의 문제제기에 ‘알았다. 미안하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유 장관은 박 장관의 말이 끝난 뒤 “(어찌됐든)공무원연금은 빨리 개혁되어야 한다.”라고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국내 첫 담배소송 ‘흡연자 패소’] 시민·네티즌 “국민건강 도외시”… “흡연자 본인문제”

    법원이 담배 소송 1심에서 담배업계의 손을 들어주자 국민의 건강을 생각하지 않은 실망스러운 판결이라며 불만을 표시한 시민들이 많았다. 이런 가운데 흡연자가 문제라는 지적도 많이 나왔다. 13년째 담배를 피웠다는 회사원 김모(32·대전시)씨는 “해외에서는 소송에서 이긴 경우도 있는데 아직 우리나라에는 담배의 폐해에 대해 지적할 만한 용기있는 법관이 없는 것 같다.”면서 “경고문구를 넣었다고는 하지만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에 불과하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의대에 다니는 이모(23)씨는 “법원 판결을 떠나 국가가 해로운 담배에 대해 충분히 규제를 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글을 올린 아이디 ‘lakine82’는 “정부에서도 건강에 해롭다고 주장하는데 재판부가 폐암과 직접 관련이 없다고 판결한 것은 모순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법원 결정에 수긍하는 반응도 많았다. 주부 박모(57·여)씨는 “담배가 해로운 줄 뻔히 알면서도 피우는 사람들이 문제다. 담뱃갑에도 경고문이 나오는데 그걸 보고서도 피우고서 병이 나자 담배회사에 보상을 바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부산시 시티투어버스를 배워라”

    국내 처음으로 유비쿼터스 기술을 접목해 지난해 8월 중순 운행에 들어간 부산 시티투어버스 이용객이 24일 2만명을 돌파했다. 시티투어버스는 높이 3.9m 2층 버스(41인석) 2대와 리무진 버스 2대(28인석)로 운영되는데 좌석마다 설치된 터치스크린을 통해 관광정보를 얻는 최첨단 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처럼 시티투어버스 운행이 성공을 거두자 최근 제주시와 대전시 등이 벤치마킹을 위해 다녀갔으며 울산시도 조만간 방문할 예정이다. 부산 시티투어버스는 1시간 간격으로 태종대와 해운대 방면 등 2개 노선으로 운행되는데 중간 관광지에 내려 개인시간을 가진 뒤 다음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또 양 방면으로도 환승이 가능해 관광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요금은 1만원. 시민 유판수(68·부산 연제구 거제동 )씨는 “평소 많이 봐 왔던 부산시내 주요 관광지를 2층 버스를 타고 다시 보니 새롭다.”며 “외국의 관광버스 못지않다.”고 흡족해했다. 이용객수는 일일 평균 167명에 달하며 외지인 이용객이 15%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외국인 관광객도 하루 평균 13명이 탑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시 관광진흥과 성덕주 팀장은 “시티투어버스의 인기를 반영하듯 최근 다른 시·도에서 벤치마킹을 위해 부산을 방문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농협, 현대야구단 인수 보류

    농협의 현대 유니콘스 야구단 인수가 사실상 좌절될 것으로 보인다. 농협중앙회는 18일 “현대 야구단 인수와 관련, 각계의 광범위한 의견을 수렴해 별도의 내부 방침을 정할 때까지 인수 추진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프로야구 개막 일정을 고려하면 농협이 야구단을 인수해 올 4월부터 2007년 시즌에 참가하려던 계획은 실현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농협 관계자는 이날 “농협 이미지 제고와 마케팅 등 원했던 긍정적인 목적은 묻히고 반대 목소리만 들리다보니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면서 “이제 (인수가) 거의 어려울 것이라는 게 내부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급보를 전해들은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긴급 회의를 소집해 대응책을 논의했다. 하일성 KBO 사무총장은 “오후까지 도농(都農) 통합을 조성하는 등 농협이 야구단을 인수해야 하는 이유를 장황하게 발표할 정도였는데 당황스럽다.”면서 “농협측 진의가 무엇인지 파악한 뒤 협상이 재개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전지훈련을 준비하고 있는 김시진 현대 유니콘스 신임 감독은 “인수 이야기가 불거져 나왔을 때 우리는 운동장에서 땀을 흘려야 하는 사람이니까 (인수 문제는) 위에 맡겨 놓고 코치나 선수나 묵묵히 운동을 하자고 독려했었다.”면서 “시즌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이번 혼란이 오래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농협은 지난주 정대근 회장의 지시로 현대 유니콘스 인수에 대한 실무 작업을 착수하며 발빠르게 움직였다.KBO에 서울 연고지 허용과 전면 드래프트제 등 조건을 제시했고, 지난 16일 홈 구장으로 삼을 목동 야구장을 답사했다.18일 야구단 이름을 ‘농촌사랑야구단’으로 짓겠다며 자료를 배포하는 등 인수 임박을 시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농림부와 농협노조, 농민단체, 시민단체 등이 강력하게 반발하는 등 여론이 악화되자 야구단 인수가 득보다 실이 많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특히 농림부는 농협의 야구단 인수가 농협법으로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회사를 통해 인수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법률 자문을 구하고 있지만 반대 여론이 적지 않다.”고 강조, 사실상 난색을 표명했다. 일부에서는 80억원에 야구단을 매각하기로 합의한 뒤 양해각서(MOU) 체결을 앞두고 현대 야구단 1대 주주인 하이닉스와 야구단 프런트의 퇴직금 13억원 승계를 놓고 실랑이를 벌인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고있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누가 있냐고… ‘경제후보’ 찍을 밖에”

    “누가 있냐고… ‘경제후보’ 찍을 밖에”

    오전 내내 짙은 안개로 모든 국내선 항공편이 결항됐다. 안개가 걷힌 뒤 광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구름이 조금 낀 비교적 맑은 날씨였지만 대선을 둘러싼 광주 민심은 안개에 휩싸인 공항을 닮았다는 느낌이었다. ●일부 시민 “심리적 공황상태” “솔직히 고건 전 총리도 (대선 후보로는) 약했지. 근데 이제는 진짜 누가 있냐고.” 고건 전 국무총리가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다음날인 17일, 광주 시민들은 외지에서 온 기자에게조차 허탈감을 감추지 않았다. 버스를 기다리던 40대 시민은 “고 전 총리를 마음에 두고 있었는데 포기해 버렸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광주는 1997년 대선 당시 정권교체 바람의 진원지이자 2002년 대선 당시 ‘노풍’(盧風)의 출발점이었다. 이번 대선에서도 캐스팅 보트를 쥔 형국이다. 불출마 선언을 한 고 전 총리가 지난해 공식적으로만 광주를 세차례나 방문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기자는 지난달 15일 고 전 총리와 함께 광주에 왔었다. 당시 시민들은 겉으로는 환영했지만 돌아서서는 “뭔가 부족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럼에도 막상 고 전 총리가 사라지자 위축되는 모습이 역력했다. 한 시민은 “모르긴 몰라도 일시적 공황 상태에 빠진 사람도 있을 것”이라면서 “오죽하면 민주당이랑 한나라당이랑 합쳐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람은 많지만 인물이 없다 차기 범여권의 유력한 후보에 대해서는 누구도 단언하지 않았다. 고 전 총리의 포기로 반사 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되는 정동영 열린우리당 전 의장을 비롯한 현재 거론되는 여권 후보들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었다. 이영남(66)씨는 “정동영, 김근태, 강금실은 무게감이 없다.”면서 “이런 식이면 조순형이든 누구든 민주당이 후보 내면 찍겠다.”고 잘라 말했다. 이날 오후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이 광주를 찾았다. 집권여당 당의장의 방문을 맞는 광주의 분위기는 놀라울 정도로 썰렁했다. ●“경기 살려 준다면…” “광주 오시니까 어떠세요?대도시라는 느낌 안 나시죠?” 대학생 이모(26)씨는 대선에 대해 묻자 답 대신 질문을 던졌다. 그는 “아무리 찍어 줘도 광주가 발전하지 않으니 불만이 안 생길 수가 있냐.”면서 “취업 앞둔 광주 대학생 상당수는 경기만 살려 준다면 이명박이든 박근혜든 찍을 것 같다.”고 전했다. 대학생 김모(26)씨는 “투표소 들어가면 지역보고 찍는 게 광주지만 추진력 있는 이명박한테 호감이 가는 것은 사실”이라고 거들었다. 40대 시민은 “노 대통령이 후보 시절 왔을 때 근처 광장을 꽉 채울 정도로 광주 사람들이 지지했지만 결국 광주가 얻은 게 뭐가 있냐.”면서 “여권에 적당한 후보가 나타나지 않으면 광주 경기를 살려줄 사람한테 몰표가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kkirina@seoul.co.kr
  • “판사테러는 21세기 로빈후드”?

    “판사테러는 21세기 로빈후드”?

    ‘고법 부장판사 석궁 테러’ 사건을 놓고 네티즌 사이에서 테러를 가한 김명호(50)씨를 영웅화하려는 이상기류가 나타나고 있다. 16일 네이버와 다음 등 주요 포털사이트의 네티즌 댓글은 일방적으로 테러를 가한 김씨를 옹호하거나 사법부를 비난하는 발언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댓글의 80∼90%가 김씨를 옹호하고 있다. 심지어 상당수가 김씨의 테러를 정당화하거나 동정론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기회로 불신을 자초한 스스로를 되돌아 봐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러면서도 네티즌들의 반응이 조작됐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포털사이트 다음 네티즌 청원에는 ‘석궁 사건 교수님을 선처해 달라.’ 등 3곳의 게시판이 만들어져 구명 서명작업이 시작됐다. 각 게시판마다 1000명 이상이 서명에 동참했다. 네이버의 한 네티즌이 ‘김 교수에 대해 구명운동을 하자.’는 글을 올리자 40여명이 동참했다. 법원 앞 촛불시위를 제안하는 글도 있었다.‘21세기 로빈후드’,‘국민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 준 열사’,‘용감한 시민’ 등의 표현도 눈에 띄었다. 아이디 ‘hk7090’은 “오죽하면 그렇게 했겠느냐.(사법부가) 권력만 누리고 힘없는 국민들만 등치고,‘유전무죄 무전유죄’만 집행했지.”라며 질타했다. 테러를 비난하는 글도 있었다. 한 네티즌이 ‘판사 테러를 옹호하는 사람은 뭐냐.’라는 글을 올리자 반박 댓글이 줄을 이었다. 아이디 ‘yanghun82’는 “판결에 승복할 수 없다면 항소를 해야지, 판사를 죽이려고 석궁을 쏘다니 민주사회에서 그것도 교수라는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야만스러운 짓을 할 수 있는가.”라며 개탄했다. 연세대 심리학과 황상민 교수는 “최근 발생한 법조인 관련 사건들이 정당성을 잃게 만드는 데 영향을 미쳤을 수 있고, 특히 법조인들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기 때문”이라면서 “네티즌들은 법이나 정부에서 정당성을 찾아야 하는데 이를 찾을 수 없어 빚어진 총체적인 혼란 상황이라고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숭실대 정보사회학과 이성식 교수는 “권력에 불만을 갖고 있는 대중들은 공격을 한 김 교수도 부교수 시절 더 높은 사람들에 의해 억울하게 당했다고 여겨 권력에 대한 도전에 공감을 표시하는 것”이라면서 “즉흥적인 판단에 의존하는 네티즌들이 김 교수에 대해 (이성적인 판단보다는) 연민의 감정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수사와 재판 관련 시민단체 등이 조직적으로 댓글을 주도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증거가 부족해 자신이 옳지만 재판에 진 뒤 불리함을 보지 못한 채 재판과 고소를 반복하며 ‘사법의 수렁’에 빠지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명호씨 역시 재판과정에서 어떤 억울한 일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그 원한을 판사 개인에게 푼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홍희경 이재훈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해운대·동백섬 금연

    올 여름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을 찾는 애연가들은 백사장과 동백섬에서 담배를 피울 수 없게 됐다. 부산 해운대구는 오는 5월31일 ‘세계 금연의 날’을 기해 해운대해수욕장 백사장과 동백섬 등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한다고 15일 밝혔다. 국내에서는 서울 성신여대 입구와 서울 어린이대공원, 성동구 청계천변 산책로 등이 실외 금연구역으로 설정돼 운영되고 있으나 해수욕장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한 것은 처음이다. 해운대구는 오는 5월까지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서명운동을 벌이고 금연거리 안내 간판을 설치할 예정이다. 시민들의 반응이 좋을 경우 내년에는 ‘해운대구 공설해수욕장 관리조례’를 개정하고 해운대해수욕장 해변도로 구간을 금연거리에 포함시키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해운대구는 현행법상 실내 공중이용시설만 금연구역 지정을 의무화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 지역을 자율금연구역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배덕광 구청장은 “담배꽁초 투기로 인한 백사장 오염을 예방하고 쾌적하고 깨끗한 해수욕장을 조성하기 위해 금연구역으로 지정하게 됐다.”고 말했다.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탐사보도-법따로 현실따로] (3) 초·중학생 유학은 불법

    [탐사보도-법따로 현실따로] (3) 초·중학생 유학은 불법

    “유학이 불법이라뇨?” 서울 장안동에 사는 주부 박모(36)씨는 11일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을 뉴질랜드로 유학시키기 위해 학교를 찾은 김씨는 ‘조기 유학은 불법이라서 추천장을 써 줄 수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 김씨는 “주위에선 아무 문제없이 다들 갔는데 불법이라니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서울 상계동의 주부 이경자(39)씨는 최근 중학교 1학년 아들을 필리핀으로 보내려다 일정을 미뤘다. 이씨는 “지난해 초에는 아무 문제없이 다녀왔는데, 갑자기 학교에서 깐깐하게 나왔다.”며 “규제를 해도 나갈 사람은 다 나가는데, 괜히 걸리는 사람만 재수없이 손해보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경기도 의정부에 사는 주부 김은정(40)씨는 방학을 앞둔 지난 연말 중학생 아들과 초등학생 딸을 두 달 일정으로 영국에 보냈다. 김씨는 “학교에서 무단 결석 처리를 한다며 특목고에 응시할 때 내신상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고 하더라.”며 “친구 아들 학교에서는 3주 결석을 눈감아 주기로 했다던데 단속을 하려면 확실히 하지, 아이를 범법자로 만드는 법이 있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2000년 2500여명에 불과했던 초·중 유학생 수는 2005년엔 1만 4818명으로 6배 가깝게 늘었다. 대부분은 불법 유학이고, 유급을 감수해야 한다. 서울 양천구 Y중학교 3학년 P군은 1학년때 호주에 유학을 다녀와서 유급을 했다. 같은 학교 K군은 미국 유학을 갔다가 유급을 해야 한다는 학교측 설명을 듣고 결석일수 3개월을 채우기 전에 귀국행 비행기를 탔다. 분당에 사는 학부모 유모(41)씨는 중학생 딸을 매년 미국으로 보낸다. 벌써 3년째다. 유씨는 “현지 영어교육은 필요한데 장기결석은 아무래도 내신에 불리할 것 같아 해마다 2개월씩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주부 박모(37)씨는 “초등학생 딸을 미국에 보내려고 해외에 가족여행을 간다고 둘러대 결석처리를 막았다.”고 말했다. 일선 학교에서의 혼란도 학부모 못지 않다. 서울 대치동 D중학교 관계자는 “지난해에만 전학년에서 50명이 해외 유학을 떠났다. 전년도에도 40명 정도가 자리를 비웠는데 최근 그 수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동 A초등학교에서도 지난해 20명이 학교를 떠났다. 학교측은 “유학을 떠난 학생은 재작년 10명에서 작년에 두 배로 늘었는데, 이것도 학교에서 파악한 숫자만 이 정도다. 말도 안 하고 떠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교사들도 골치를 앓고 있다. 원칙적으로 유급돼야 하는 학생을 진급시켜달라는 부모들의 성화탓이다. 서울 시내의 한 초등학교 6학년 담임교사인 이모씨는 “반 아이가 3월 말에 어학연수를 가서 10월에 돌아왔다. 수업일수가 모자라 유급을 해야 할 상황인데, 졸업을 시켜달라고 난리”라며 “원칙대로 처리했지만 학부모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털어놨다. 그렇다고 학교측에서 유학생들을 말릴 방법도 마땅찮다. 조기유학생이 특히 많은 강남의 C중학교 교감은 “중학생 유학은 불법이라고 말려도 비자를 핑계로 성적증명서와 재학증명서 등 필요한 서류를 떼간다.”며 “사실 말만 불법이지 제재 수단이 아무 것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 규제 풀고 질 낮은 유학원 단속해야 초·중등학생의 조기 유학을 불법으로 규정한 법규를 폐지해야 한다는 논의는 지난 1999년에 시작됐다. 총리실 산하 규제개혁위원회는 교육부에 ‘국외유학에 관한 규정의 자비유학자격 기준을 완화하라.’는 권고를 내렸다. 법적 실효성이 문제가 됐다. 하지만 결국 여론의 반대에 부딪혀 전면 폐지는 없던 일이 됐다. 대신에 고졸자에서 중졸자로 유학 기준을 낮추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유학제한을 폐지하면 유학에 따른 막대한 사회적 비용과 폐해를 정부에서 조장하는 꼴이 된다는 시민단체의 반대가 심했기 때문이다. 이후에도 폐지 논의는 끊이지 않는다. 규제가 완화되긴 했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안 된 탓이다. 교육부도 여전히 ‘조기유학 제한 규정은 불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여론은 아직까지 규제 쪽에 손을 들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폐지를 검토하기 위해 2005년에 설문조사를 해봤는데 과반이 규제가 필요하다는 반응을 보였다.”며 “지속적으로 검토를 하고 있지만 아직 국민정서상 추진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국민정서를 감안하면 조기유학을 금지한 법규를 고치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한국교육개발원의 김홍원 학교혁신연구실장은 “유학 규제는 우리나라 밖에 없는 데다 법적 효력도 없다.”고 지적했다. 조기유학을 금지하는 현행 법규는 대표적인 반쪽짜리 법이다. 불법자를 무더기로 양산하고 있지만, 법은 집행되지 않는다. 때문에 조기유학을 불법으로 정한 규정을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아울러 조기유학 관련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난립하고 있는 유학원들은 법적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일반 학원은 ‘학원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교육부의 감독을 받지만, 유학원은 제외된다. 세무서에 등록만 하면 누구나 차릴 수 있다 보니 피해를 입어도 소비자보호원 외에는 피해를 호소할 곳도 없다. 김홍원 실장은 “지켜지지 않는 규제는 풀고, 대신 검증되지 않은 질 낮은 유학알선업체를 규제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 유학원에 직접 가보니 “남들 다 하는 불법은 불법이 아니죠.” 12일 유학원이 밀집한 서울 종로·강남 일대를 찾았다. 조기유학을 알선해 주는 유학원들은 불법성 여부엔 관심이 없었다. 일부 유학원은 “조기 유학이 왜 불법이냐.”며 어리둥절해 했고, 일부 유학원은 “교육청이나 학교에서도 묵인해 주는데 우리가 신경쓸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들의 관심은 불법 여부가 아닌 ‘얼마짜리’ 유학이냐에 쏠려 있었다. C유학원을 찾아 “초등학교 5학년 아이를 1년간 미국으로 유학보내고 싶다.”고 상담했다. 상담 책임자는 대뜸 “프로그램에 따라 1500만원에서 3500만원짜리가 있는데, 얼마짜리를 원하느냐.”고 물었다. 가격이 높을수록 현지 신변보장이 확실하다는 얘기였다.“싸게 보내면 아이의 신변이 불안할 수도 있냐.”고 되묻자 책임자는 “꼭 그런 것은 아니다.”며 말꼬리를 흐렸다. 대신 “3500만원짜리 유학은 미국 국무성이 관할하는 재단을 통해 이뤄진다.”면서 “재단이 홈스테이에서부터 방과후 교육까지 모두 책임지기 때문에 가장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조기유학이 불법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처음 듣는 얘기”라며 “이번 겨울 방학에만 40여명의 유학을 주선하는데 아무도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았다.”고 ‘이상한 사람’ 취급을 했다. 이어 찾은 국내 최대 규모의 I유학원. 김모 차장은 “중학생 이하의 유학은 모두 불법”이라고 시인하면서도 “그동안 아무도 처벌받거나 불이익을 당하지 않았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보수적인 학교에선 무단결석이나 유급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만, 서울·경기 지역의 학교들은 워낙 조기유학생이 많아 알아서 다 해결해 준다.”고 안심시켰다. 이번엔 중국 전문 M유학원을 찾았다. 유학원 상담원은 “요즘엔 중국이 대세”라며 “초등학교 5학년에서 중학교 1학년이 딱 좋은 시기”라고 추천했다.“2년 정도 있다가 한국으로 돌아오려 한다.”고 하자 상담원은 “정상적으로 허가받고 정규 학교를 다니면 학력이 인정되고, 학교와 얘기만 잘 하면 초·중학생은 문제없이 재입학할 수 있다.”고 했다. 유학원이 이처럼 잘못된 정보를 제공해도 유학원을 감독할 관리 당국조차 없다. 대전 유성구에 사는 김모(45)씨는 지난 여름 한 유학원이 소개한 미국교환학생프로그램에 1000여만원의 돈을 내고 아들을 보냈다가 낭패를 봤다. 김씨는 “미 국무부 프로그램으로 엄격하게 선발된 중·상류 가정에서 홈스테이를 하고, 공립학교에 다닐 수 있게 해준다고 해서 보냈는데 알고 보니 그게 아니었다.”고 했다. 김씨는 “학업까지 중단하고 간 아이가 입은 피해를 어디서 보상받아야 되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육부 관계자는 “유학원을 맡은 부처가 없다.”며 “유학원을 단속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교육부에는 관리·감독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 “학교장 재량” 고무줄 해석 난무 조기유학이 불법이라는 법규정이 현실과는 괴리가 많다는 지적에 교육당국은 ‘법은 법, 현실은 현실’이라는 반응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질병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결석처리가 원칙”이라고 말했다. 법 따로, 현실 따로인데 교육부의 방침과 지침이 학교에서 먹힐까. 교육부는 무조건 결석처리하라는 지침을 내려놓고 있지만 교육청과 일선 학교마다 실행은 제각각이다. 원칙은 온데간데없이 학교장 재량만 난무하면서 고무줄 해석이 난무하고 있다. 경기도의 한 교육청 관계자는 “해외유학을 인정하지는 않지만, 학교장 재량에 맡긴다.”고 설명했다. 학교 내의 교과목별이수인정평가위원회의 평가를 거쳐 얼마든지 재취학과 진급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서울시내 강남지역 교육청 관계자는 대놓고 “(해외에서 받은 교육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런 탓에 학부모들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불만을 터트리고 있고, 교사들도 원칙만 되풀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중학생에게는 유학이 허용된 고등학생에 준하는 원칙이 적용되기도 한다. 서울시교육청 중등교육정책과 관계자는 “중학생 유학이 불법은 맞지만, 학생의 학습권을 존중해서 고등학생과 같은 원칙을 적용한다.”면서 “제 학년에 재취학을 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했다. 중학생에게 고등학생 원칙을 적용한다는 얘기에 교육부 관계자는 “말도 안 된다.”면서도 “재량권이 학교장에 있기 때문에 유학생의 학적처리를 단속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조기유학을 불법으로 정해 놓은 바람에 조기유학을 떠나는 학생들은 졸지에 ‘범법 유학생’이 되고, 학교마다 들쭉날쭉 해석을 하고 교육부는 뒷짐을 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 초·중생 유학 왜 불법인가 한해에 1만여명 이상 떠나는 초·중학생들이 불법자로 몰리는 근거는 교육기본법에 있다. 교육기본법의 국외유학규정에서는 중학교 졸업 이상의 학력을 가져야 유학으로 규정한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은 전체 수업일의 3분의2이상을 출석해야 진급할 수 있도록 정해놓고 있다. 무단 결석 3개월을 넘으면 일단 학적정리가 된다. 이렇게 되면 정원에서 제외되고 수업일수가 모자라 유급을 하게 된다. 교육부는 이런 규정을 근거로 조기유학을 떠난 학생들을 결석처리하도록 지침을 내려보내고 있다. 불법 유학을 하면 이들이 해외에서 받은 교육도 국내에서는 인정받지 못한다. 다만 예·체능계 중학생으로 특기가 뛰어나 학교장 추천을 받거나, 외국 정부의 장학생으로 선발돼 국제교육진흥원장의 허가를 받는 경우에는 예외로 인정받는다. 이민이나 해외파견 등으로 부모와 함께 외국에 합법 체류할 경우에는 교육기간이 인정되지만, 이 경우는 유학이 아닌 해외이주, 파견동행으로 분류된다. 때문에 조기유학을 떠난 초·중학생의 대부분은 불법이 된다. 예를 들어 초·중학생이 6개월 동안 해외유학을 다녀왔다면 그 기간동안은 결석처리된다. 하지만 이행과정에서 적용되는 원칙은 고무줄이다. 서울시 교육청 초등교육정책과 관계자는 “중학교 1학년 학생이 4월에 유학을 갔다가 그 해 10월에 돌아오는 경우, 학년이 남아 있으니 1학년으로 돌아올 수 있다. 하지만 수업일수가 모자르기 때문에 그 학년을 다시 이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10월에 갔다가 다음해 4월에 오는 경우는 달라진다. 학년도 없고, 학력도 인정되지 않는다. 이 때는 학교에 구제 요청을 해야 한다. 기획탐사부 이창구 강혜승 유지혜 박지윤기자 tamsa@seoul.co.kr ●4회에서는 날로 심각해지는 학교폭력 앞에 무력하기만 한 학교폭력예방법의 문제점을 다룹니다.
  • 갈수록 꼬이는 사찰 문화재관람료

    갈수록 꼬이는 사찰 문화재관람료

    지난 1일부터 전격 실시된 국립공원 입장료 폐지와 사찰의 문화재관람료 징수를 놓고 전국에서 마찰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일반 탐방객들과 전국 사찰에서 마찰을 빚자 문화연대는 국립공원입장료의 졸속 폐지를 전면 재검토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고 전남 백양사를 중심으로 한 조계종 사찰들은 국립공원에서 사찰 토지를 제외시켜 줄 것을 요구하며 국립공원 지정 해제를 위한 연대 운동에 돌입하는 등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무엇이 문제인가 현재 문화재보호법을 적용해 문화재관람료를 받는 사찰은 모두 68곳. 이 가운데 국립공원 안에 들어 있는 법주사, 월정사, 해인사, 통도사, 송광사, 불국사·석굴암을 비롯한 22곳에서 갈등을 빚고 있다. 국립공원 입장료와 문화재관람료를 합동 징수해온 이들 사찰은 새해들어 국립공원 입장료가 폐지된 뒤에도 공원 입장료와 상관없이 1200∼1600원 수준의 문화재관람료를 받고 있다. 문제는 등산객을 비롯해 사찰 문화재를 관람할 의사가 없는 이들도 관람료를 내야 한다는 점. 특히 대부분의 사찰들이 종전 국립공원 입장료를 받던 자리에서 그대로 관람료를 징수하고 있어 마찰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루 평균 500∼600명 정도의 탐방객이 찾아드는 오대산 월정사의 경우 매일 5∼6건의 마찰이 생겨 스님들과 직원들이 관광객을 일일이 설득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속리산 법주사를 비롯한 해당 사찰들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사찰 문화재 유지 보수를 위해 관람료 징수가 불가피하다.”는 공식 입장을 밝힌 조계종측은 “종전 설치된 국립공원 소유지의 매표소를 사찰 안으로 이전하는데 6개월의 기간이 필요하다.”며 매표소 이전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조계종 측에 따르면 현재 문화재관람료를 받는 68개 사찰의 문화재 유지관리 비용은 연간 809억원. 이 가운데 문화재관람료를 통해 320억원 정도를 충당하고 있다. 이치범 환경부 장관이 10일 “지관 조계종 총무원장을 만나 기존의 매표소를 사찰 입구 등으로 옮겨 관람료를 받도록 협의할 계획”이라며 진화작업에 나서 해당 사찰들의 반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어떻게 풀어야 하나 국립공원 입장료와 문화재 관람료 통합징수는 해묵은 문제였으며 지난해 정부의 국립공원 입장료 폐지 결정 이후 이같은 마찰을 해소할 대안 마련이 끊임없이 요구되어 왔다. 무엇보다 공원 입장료 폐지에 앞서 공원입구의 매표소 위치를 사찰쪽으로 옮겨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지만 사전 조치 없이 무리하게 시행한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다. 문화연대가 지난 5일 ‘조삼모사 격의 국립공원입장료 졸속 폐지는 전면 재검토되어야 한다’는 성명에서 “국립공원관리공단의 운영비 230여억 원을 지원하는 조건으로 실시된 입장료 폐지가 출발부터 삐거덕거리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주장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운영비 보조라는 형태의 입장료 폐지는 불안정할 뿐만 아니라 일부 사찰의 문화재관람료 인상, 국립공원관리공단의 주차료 및 시설이용료 인상 등 조삼모사 격의 조치만 낳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백양사가 지난 7일 긴급 임회를 열어 “사찰의 국립공원 지정을 해제하라.”고 촉구하고 나선 것도 예사롭지 않다. 백양사는 “불교계와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지정된 사찰 토지와 자연문화유산에 대한 국립공원 지정은 당연히 해제되어야 한다.”며 다른 지역 국립공원내 사찰들과 연대해 국회에 국립공원 지정 해제를 촉구하는 청원 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밝히고 나서 주목된다. 문제는 매표소 이전이나 사찰의 국립공원 지정 해제와 같은 단편적인 조치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데 있다. 불교계는 사찰 문화재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개선과 함께 문화재 보존 유지에 대한 정부의 철저한 지원이 따른다면 굳이 문화재 관람료를 받을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불교계 조사에 따르면 중세교회와 성당이 집중돼 있는 유럽의 경우 평균 5000원 이상의 입장료를 받는 등 대부분의 나라에서 문화재를 보유한 종교시설은 어김없이 관람료를 징수하고 있다. 그러나 문화연대나 시민단체가 지적하듯 문화재관람료와 관련한 사찰측의 투명하고 공정한 행정이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연간 얼마나 걷히며 어떻게 쓰이는지 밝혀지지 않은 문화재관람료를 일방적으로 징수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주장에 일리가 있다.“문화재를 보수, 유지하기 위해서 문화재관람료는 필수적이며 그 최소한의 비용마저 양보할 수 없다.”는 사찰들의 막연한 주장은 지금처럼 입장료 마찰 같은 악순환을 거듭할 뿐이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공무원연금 개혁시안 발표] 공무원·시민단체 반응

    [공무원연금 개혁시안 발표] 공무원·시민단체 반응

    공무원단체들은 강경 투쟁 의지를 천명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정권 퇴진운동 불사’까지 거론하며 반발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 등은 11일 합동기자회견에 이어 13일 대규모 반대집회를 갖는다. 행정부공무원노동조합은 “공무원의 참여를 배제한 밀실논의”라고 비난했다. 행공노 류광열 대변인은 “공무원 연금의 기금을 공무원과 정부가 50대 50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정부가 마음대로 제도를 바꾸는 것은 월권행위”라면서 “공무원이 참여하는 가운데 재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공노의 최낙삼 대변인은 “현재 연금액보다 30% 이상 줄어든다.”면서 “30년 전 월 2만원씩 받던 공무원들에게는 실질적인 연금이 안된다.”고 말했다. 교총은 성명을 내고 “교원과 공무원의 퇴직 후 생존권을 짓밟는 개악”이라며 “강행할 경우 공무원단체와 연대해 정권퇴진운동을 포함해 강경 투쟁을 벌여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공무원의 연금수령액을 축소하는 대신 퇴직수당을 인상한다고 하지만 조삼모사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공무원의 낮은 보수에 대한 보상 차원인 공무원연금법의 취지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행정개혁시민연합 조석준 고문은 “연금이 줄어들면 공무원들의 부정부패가 늘어날 것”이라면서 “젊고 우수한 인재들이 일반기업체로만 몰리면 공무원의 질도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정부의 개혁안 발표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참여연대 박원석 협동사무처장은 “공무원 연금 개혁을 여기서 그쳐선 안 되고 궁극적으로 국민연금으로 통합, 일원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성남시청은 철옹성?

    성남시청은 철옹성?

    자치단체 가운데 유독 잦은 시위로 골머리를 앓고 있던 성남시가 청사 곳곳에 쇠창살로 만든 시위차단용 셔터를 설치해 이목을 끌고 있다. 시위대의 갑작스러운 출몰로 시장실이 점거되거나 업무가 마비되는 등의 사태가 잦아지자 내린 극약처방이다. 시의 이같은 조치를 두고 효용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변화의 기미는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시장실 점거·업무 마비 잦아 8일 성남시와 주민들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05년 말부터 시장실 점거사태가 잇따르자 최근 2700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수정구 태평동 성남시청사 현관과 각 국실장이 있는 중앙복도, 통로 등 4곳에 크고 작은 시위차단용 셔터를 설치했다. 셔터는 시위대가 청사내로 진입하거나 진입할 우려가 있으면 전동모터로 자동 개폐된다. 셔터가 닫히면 청사 진입은 물론 청사내 층간 이동과 민원실 출입 등이 모두 금지된다. 특히 1층 청사입구에 설치된 폭 10여m크기의 셔터는 초대형으로 사용시 2개의 보조기둥까지 동원돼 시위대의 출입이 완전 봉쇄된다. ●민원인까지 갇히는등 웃지 못할 일도 시청사내 설치된 셔터는 외부인의 청사내 출입뿐 아니라 일단 들어온 민원인들의 이동도 철저히 막아버린다. 시위대가 몰래 청사에 들어왔어도 시장과 국장실이 몰린 2층 청사로의 이동은 더욱 힘들다. 계단에도 셔터가 설치됐고,2층 내 사무실도 복도에 셔터가 설치돼 층내 수평이동도 불가능하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웃지 못할 일도 발생하고 있다. 지하로 연결된 구내식당을 가지 못해 점심시간을 이용하지 못하거나 식사후 셔터가 닫혀 발을 동동 구르는 경우도 있다. 시위대 출몰로 차질이 생겨 회의 참석자들이 무작정 기다리거나, 끝난뒤 나오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직원들이 무전기로 연락해 시위대가 없는 틈으로 출입을 시키거나 일정시간 대기시키고 있지만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기자·공무원등 사칭하며 들어가 시가 이중삼중의 셔터를 설치하면서까지 청사 곳곳을 막아 놓은 것은 갈수록 교묘해지는 시위행태 때문이다. 시위대가 일반 민원인이나 공무원, 또는 기자 등으로 사칭한 뒤 삼삼오오 청사내로 진입해 갑자기 일(?)을 치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쇠창살을 쳐놓아도 시위대가 부숴놓는 경우가 많아 한겹의 보호막으로는 이들을 막을 수 없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직원들도 힘들다. 집회가 열리면 곧바로 1개조당 70∼80명으로 구성된 비상대기조가 6개조로 편성된다. 직원들은 현관, 비상통로 등에 배치돼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교대 근무한다. 시 관계자는 “민원인들 가운데는 이해한다는 견해가 있는 반면, 그래도 좀 심한 것 같다는 의견도 만만찮다.”며 “당분간 셔터를 철거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찬반 양론도 일고 있다. 상당수 공무원들과 시위대에 지친 청사 인근 민원인들은 이해해는 쪽이다. 오죽했으면 시가 그랬겠느냐는 반응이다.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44·수정구 태평동)씨는 “하루가 멀다하고 확성기를 통해 계속되는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며 “어쩔수 없는 시의 입장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와 민원인들은 반대하는 경우가 많다. 민원인들을 막기 전에 대화로 풀어야 한다는 식이다. 주민 한기진(분당구 분당동)씨는 “시위가 격렬하다고 해 이같은 시설을 하게 되면 갈수록 더 격렬해지는 것이 상식”이라며 “주민과 공무원 모두 대화의 문화가 성숙돼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노대통령 ‘평화의 海’ 발언 파문

    노대통령 ‘평화의 海’ 발언 파문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베트남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일본측에 동해를 ‘평화의 바다’,‘우의의 바다’,‘화해의 바다’ 등으로 바꿔 표기하는 방안을 사례로 든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동해 명칭을 놓고 한·일간 마찰이 심화되던 상황에서 정부 안에서 논의해온 제3의 명칭을 노 대통령이 즉석 제안은 아니었다 하더라도 실무적인 협의 없이 일본측에 비공식적으로 거론했다는 점이 논란이 핵심이다. 자칫 동해 표기를 포기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윤승용 청와대 홍보수석 겸 대변인은 8일 “노 대통령이 당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한·일간 현안들을 대국적 차원에서 풀어나가기 위해 인식과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비유적으로 동해를 ‘평화의 바다’ 등으로 부르는 게 어떠냐고 비공식적으로 말했다.”고 해명했다. 청와대 안보수석실은 이날 청와대 브리핑에 이례적으로 정상회담 당시 노 대통령의 발언 요지를 공개했다. 브리핑에 따르면 노 대통령은 ‘두 나라 사이에 대화의 토대가 될 것’이라는 전제 아래 ‘이런 문제를 풀게 되면 상대에 대한 신뢰가 높아질 것이라는 점에서 아이디어 차원에서 예를 들어 말한 것이다. 공식 제안을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일본측은 반응을 보이지 않았으며, 논의된 적도 없고 논의할 계획도 없다.”고 설명했다. 외교부 측도 “아이디어 차원일 뿐, 동해 단독 표기 또는 동해와 일본해 병기라는 우리측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노 대통령의 발언이 섣불렀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시민단체와 정치권은 “동해 표기를 스스로 포기하려는 처사”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 측은 “일본이 먼저 제안하도록 만들어야지 왜 우리 정부가 먼저 꺼내느냐.”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유기준 대변인은 “동해의 상징성과 독도 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생각을 무시한 무책임한 언급”이라면서 “역사적으로 동해 표기가 옳다는 정부의 일관된 입장을 훼손할 수 있는 경솔한 발언”이라고 비난했다. 박홍기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심상덕의 서울야화]“공중목욕탕 누가 맨처음 이용?”

    ‘맨 처음 공중목욕탕엔 누가 갔을까.’ 날씨가 추워지는 겨울철엔 아무래도 목욕탕에 자주 가게 되잖아요? 예전엔 목욕탕에 사람이 많을 경우 옷장 대신 광주리에다 옷을 벗어놓고 탕에 들어갔었거든요. 또 그 당시만 해도 수돗물 공급사정이 좋지 않다 보니까 온몸에 비누칠을 잔뜩 하고 난 다음에 수도꼭지에서 물이 나오지 않아 애를 먹었던, 그런 일도 있었던 거죠. 그리고 한때는 서울시내 목욕업자들이 “목욕탕에 공급되는 수도요금을 인하해 달라. 만일 수도요금을 인하하지 않으면 공동 파업을 하겠다.”는 주장을 펼 정도로 목욕탕업자들의 목소리가 얼마나 컸었다고요. 어떻습니까.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공중목욕탕에 출입하면서 가장 잊혀지지 않는 일들을 한두 가지 손꼽으라면 어떤 얘기를 하시겠습니까. 전에는 초등학교 3·4학년 나이에도 사내 아이가 어머니를 따라 여탕에 목욕을 가도 별다른 말들이 없었던 겁니다. 지금처럼 체격조건이 좋지도 않았고, 그 나이가 되도록 여기가 남탕인지 여탕인지조차 제대로 구별하지 못할 정도였거든요. 지금 같으면 어림도 없는 일이잖아요. 그러나 이 목욕탕과 관련해 지금까지도 잊혀지지 않는 사건 하나. 목욕하고 나와 보니까 옷광주리에 넣어두었던 새로 입고 간 그 내복 대신 난생 처음 보는 너덜너덜 여기저기 다 꿰맨 다른 사람이 입던 낡은 내복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겁니다. 얼마나 속상했었는데요. 그때. 근데 지금과 같은 형태의 목욕탕 말입니다. 우리 서울에서 가장 먼저 현대적인 목욕탕이 들어선 것은 약 100년 전인 1907년이지요. 종로 2가에 YMCA 건물이 들어섰을 때 바로 이 YMCA엔 그 당시 YMCA 회원들만 이용할 수 있는 큰 목욕탕이 마련돼 있었고 일주일에 두번 수요일과 토요일에 개방이 됐던 겁니다. 그렇다면 우리 서울에 회원제가 아닌 지금과 같은 공중목욕탕이 처음 선보인 건 언제쯤부터였을까요? 약 80년 전인 1925년이었습니다. 그리고 서울에 공중목욕탕이 처음 생긴 뒤 20년이 지나고 나서 광복을 맞던 해 1945년엔 서울시내 공중목욕탕이 48군데로 늘어났었고요. 근데 우리 서울에 목욕탕이 처음 생겼던 약 80년 전, 그 당시 서울시민들의 반응은 이랬습니다. “별 망측한 일이 다 있네. 아니 남들 많은 앞에 가서 어떻게 옷을 훌훌 다 벗고, 알몸으로 목욕을 하겠다는 거야.” 그래요. 이미 세월이 많이 지난 얘기지만 그 당시만 해도 목욕탕에 대한 우리의 반응은 이런 식이었던 거죠. 그러나 지금은 서울시내의 목욕탕이 1500여군데. 광복을 맞은 지 약 60년 만에 10배 이상 늘어난 겁니다. 서울의 목욕탕이.
  • [정윤수의 오버헤드킥] ‘프로다운 프로’ 보고 싶다

    개그 프로그램 중에 ‘뉴스가 뉴스다워야 뉴스지.’하는 유행어가 있다. 신년을 맞아 이를 패러디해 보고 싶다. 다름아닌 ‘프로가 프로다워야 프로지.’ 라는 말이다. 우리 프로축구는 1983년 슈퍼리그라는 이름으로 첫발을 내디뎠으니 어느덧 4반세기의 역사다. 그럼에도 K-리그가 ‘프로’축구를 구가하는지는 의문이다. 물론 대기업 홍보와 지역별 안배라는 태생의 한계를 갖고 출범했지만, 제법 탄탄하게 성장해 왔고 그 기반 위에서 2002년 4강 신화까지 탄생시킨 점은 평가받아야 한다. 하지만 우리의 프로축구는 ‘프로다운’ 기반을 갖추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프로구단은 스스로 독립적인 재생산 구조를 갖춰야 한다. 한 해 열심히 공을 차고 마케팅을 해서 이듬해 경영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최근 시민구단 인천유나이티드가 2006년도 구단 운영을 결산해 보니, 수입이 116억원이었고 지출이 111억원이어서 창단 3년 만에 5억원의 흑자를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매우 중요한 시금석이다.5억원의 흑자라는 내용도 반갑지만 프로구단 중에서 이처럼 자신들의 수지타산을 공개적으로 밝힌 구단이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구단운영이 모기업의 지원과 홍보 차원에서 이뤄진 탓에 우리 구단은 ‘프로’의 면모를 갖추지 못한 상태이다. 다음으로 여러 선수들이 ‘프로다운’ 정신으로 경기를 뛰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1년 내내 땀 흘리며 고생한 선수들로서는 억울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월드컵과 유럽 리그 때문에 한층 눈이 높아진 국내 팬들이 보기에 우리 프로축구는 느리고 거칠고 관중 반응은 신경쓰지 않는 축구로 인식돼 있다.‘재미없는 축구’라는 말이다. 이 점에 대해 ‘프로’ 선수들의 새로운 자각이 필요하다. 문화적 관점에서 볼 때 축구의 적은 야구나 농구가 아니라 영화나 드라마이다. 주말의 황금 같은 시간대에 흥미진진한 영화나 감동적인 드라마 대신 축구장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에게 영화나 드라마보다 훨씬 더 열정적인 시간을 선사해야 할 의무가 선수들에게 있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그와 같은 교감에 의해 스타가 탄생하고 선진 축구가 시작되는 것이다. 구단은 구단대로, 선수는 선수대로 2007년을 새로운 각오로 뛰지 않으면 안된다. 관중이 없으면 축구는 없다는 절박한 프로 정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월드컵 프리미엄도 없고 대규모 국제대회도 적은 2007년이다. 오로지 프로축구의 아름다운 순간들로 팬을 사로잡아야 하고 그렇게 해서 생존해야 하는 해다. 그야말로 ‘프로가 프로다워야 프로’라는 말이 절실한 때다. 축구평론가 prague@naver.com
  • [후세인사형 파문] 한남동성원 “무슬림 명절날 처형… 모욕”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 사형이 집행된 지 하루가 지난 31일 서울 한남동 한국이슬람교중앙회 서울성원은 ‘정중동(靜中動)’의 긴장감이 감돌았다. 성원을 찾은 50여명의 무슬림들은 삼삼오오 모여 후세인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금요일에 열리는 ‘주마(JUMA) 합동예배’에는 500∼600명이 참석하지만, 일요일은 무슬림들에게 그저 1주일 가운데 하루일 뿐이기 때문이다. 성원은 겉으로는 여느때와 다름없이 평온했지만 속내는 한결같이 격앙돼 있었다. 후세인 사형 집행에 대한 이들의 평가는 대부분 좋지 않았다. 처형 시점을 놓고 분한 감정을 다스리지 못했다. 기독교인들에게 크리스마스처럼, 무슬림들의 최고 명절인 ‘이드 알아드하(희생제)’가 시작되는 30일 형 집행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드 알아드하는 아브라함이 이스마엘을 알라의 제물로 바치려 했으나 대천사 가브리엘의 중재로 양을 대신 바쳤다는 전설에서 유래된 축제로 메카 연례순례 마지막 날부터 3일 동안 계속된다. 말레이시아에서 온 관광객 무하마드(55)는 “후세인이 유죄 판결을 받을 수는 있었지만 왜 집행을 서둘렀는지는 모르겠다. 이드 알아드하를 맞아 후세인을 죽인 것은 전체 무슬림을 욕보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파키스탄 출신의 무하마드 샤리크 사이드(40·무역업)도 “이드 알아드하에는 아무리 흉악 범죄를 저지른 사람도 죽이지 않는다. 형 집행을 이날 한 것을 보면 이라크 정부는 배제된 채 미국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 틀림없다. 정치적인 살인”이라면서 분통을 터뜨렸다. 서울성원 앞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인도 카슈미르 출신 에흐마드(37)는 “후세인을 죽인 것은 분명 더 큰 폭력을 불러올 것이다. 나도 수니파지만 사담을 싫어했다. 하지만 미국의 손으로 사담을 죽인 것은 옳지 않다.”면서 처형에 대한 부작용을 걱정했다. 시민들과 네티즌들의 반응은 엇갈렸다.“독재자에 대한 처형은 당연하다.”는 반응이 좀 더 많았지만 “4일만에 형이 집행된 데는 미국의 정치적인 노림수가 뻔하다.”는 비판도 거셌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의 토론방에서 한 네티즌은 “오랫동안 자국민을 핍박하고 이웃나라와 소수민족들을 괴롭혀온 독재자의 처형은 너무나 당연하다.”면서 형 집행을 지지했다. 반면 또 다른 네티즌은 “한 나라의 대통령을 공개처형한 것은 이라크인에 대한 모욕”이라면서 “더한 짓을 수없이 했던 다른 독재자는 뒤를 봐줬으면서 후세인만 이런 식으로 처리한 미국의 의도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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