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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북·북미 정상회담서 ‘北인권’ 거론 여부 촉각

    남북·북미 정상회담서 ‘北인권’ 거론 여부 촉각

    최근 국내외 여러 북한 인권 관계자들이 오는 4, 5월 열리는 남북·북미 정상회담에서 북 인권 문제를 거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그것이 현실화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미국 인권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게 직접 북한의 인권 상황 개선을 촉구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5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의 보도에 따르면 워싱턴의 민간단체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이번 북미 정상회담에서 인권 문제가 논의되지 않고 해결되지 않는다면, 북한 비핵화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미국의 대북 제재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북한의 구금시설, 정치범관리소, 교화소, 거기서부터 해결을 해야지 해결하기 쉬운 이슈부터 시작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북한이 최악의 인권 유린을 해결해야 21세기 문명세계에 합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버르타 코헨 전 국무부 인권담당 부차관보도 트럼프 대통령이 무엇보다 시급하게 다루어야 할 과제로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3명의 석방 문제와 미국 내 한인들의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꼽았다. 북한 인권 개선에 대한 요구는 국내서도 흘러 나오고 있다. 지난달 말 북한 인권 관련 시민단체들은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27일 열릴 남북 정상회담에서 북한 인권 문제가 꼭 의제로 채택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 인권을 외면한 북핵 문제 해결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문재인 정부는 현재 남북 회담을 북미 회담의 물꼬를 트기 위한 마중물로 만든다는 구상을 하고 있는 만큼 남북 회담에서 북한 인권 문제가 거론된다면 북미 회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가 있다. 그러나 북한은 여전히 인권에 대한 언급을 내정간섭으로 치부하고 강하게 거부감을 표시하고 있다. 북한은 전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우리 정부가 최근 유엔인권이사회(UNHRC)의 북한인권결의 채택에 환영 입장을 표명한 것에 대해 “상대방을 자극하는 인권 모략소동이 북남관계의 살얼음장에 돌을 던지는 것으로 된다는 것을 똑똑히 알아야 한다”고 비난했다. 이런 상황에 정부 역시 인권 문제에 대한 남북 간 논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북한이 비핵화 논의의 문은 열어두면서도 인권 문제만큼은 격하게 반응하는 상황에 정부가 당장 이 문제를 회담 테이블에 올리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전날 내신 기자 브리핑에서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 우리 정부의 확고한 기본입장이 있다”며 “서로 합의한 의제에 따라서 대화를 해나가기 때문에 이 문제를 지금 남북 대화에 포함한다는 문제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준비가 더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 역시 대체적으로 이번 회담에서 한미 양국이 북한을 상대로 인권에 대한 얘기를 꺼내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북한이 외부에서 제기하는 인권 문제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는데다가 이번 회담의 핵심 의제가 이미 비핵화로 굳어진 만큼 돌발적으로 다른 의제를 꺼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관측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인천, 취약계층 6만 7000명 주민세 감면

    차상위·미성년 등에 전액 혜택 고령·보훈·의사상자 ‘재산 무관’ 인천시가 전국 최초로 차상위계층, 80세 이상 고령자, 미성년자, 국가보훈대상자, 의사상자 등 사회적 취약계층 가구주에 대해 주민세를 감면해 주기로 했다. 고령자와 국가보훈대상자, 의사상자 등의 경우 재산의 많고적음에 상관없이 무조건 주민세 감면 대상이다. 인천시는 사회적 취약계층 등에 대해 주민세를 전액 감면해 주는 ‘인천시 시세 감면조례’ 개정조례안이 인천시의회에서 원안 가결됨에 따라 올해부터 주민세 감면을 시행한다고 4일 밝혔다. 주민세는 매년 8월 1일 기준으로 인천시에 주소를 둔 주민(가구주)이 1만 2500원을 납부하는 지방세로 그동안엔 기초생활수급자(2017년 기준 4만 9947명)만 주민세 비과세 혜택을 받았다. 이번에 개정된 조례는 차상위계층, 고령자, 미성년자, 국가보훈대상자, 의사상자 등에게 주민세를 3년간 전액 감면하는 내용이다. 이에 따른 올해 주민세 면제 대상은 12만 6000여명이지만 이 가운데 가구주가 아니거나 중복되는 경우(예컨대 고령자이면서 국가보훈대상자)를 제외하면 실제로는 6만 7000여명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 관계자는 “재산이 많은 80세 이상 고령자와 국가보훈대상자 등을 주민세 감면 대상에 포함해야 할지를 놓고 고민을 했는데 고령자 배려 차원에서 예외 없이 면제해 주는 게 주민세 감면 취지에 부합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혜택 기간을 3년으로 정한 것은 지방세특별제한법이 3년 기한 내에서 지방세를 감면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응이 좋을 경우 3년 뒤에 다시 감면조례를 개정할 수 있다. 주민세 감면은 만성적인 재정난에 시달리던 인천시의 재정이 정상화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인천시는 최근 4년간 역대 최고 수준의 정부지원금을 확보했고, 시민들에게 부담되지 않는 세수 발굴 등을 통해 3조 7000억원의 부채를 감축했다. 2015년 7월 예산 대비 채무비율이 39.9%에 달해 행정자치부로부터 재정위기주의단체로 지정됐으나 지난해 4분기 21.9%로 뚝 떨어져 지난 2월 12일 재정정상단체로 전환됐다. 인천시 관계자는 “주민세 감면은 시 재정에 큰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한푼이 아까운 소외계층에게는 큰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면서 “앞으로도 저비용으로 보편적 복지를 향상시키는 정책을 개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두번째 평양공연서 가장 큰 호응을 받은 가수는···레드벨벳 ‘빨간맛’ 안무 낯선듯 

    두번째 평양공연서 가장 큰 호응을 받은 가수는···레드벨벳 ‘빨간맛’ 안무 낯선듯 

    남측 예술단의 두번째 공연이 열린 3일 오후 3시 30분(한국시간) 평양 보통강구역 류경정주영체육관 앞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평양 시민들은 일찌감치 줄을 지어 공연장으로 입장했다. 남성은 대부분 검은 양복 차림이었다. 반면 여성들의 차림새는 화사한 개량한복부터 서양식 투피스에 미니스커트, 레이스 블라우스까지 다양했다. 풋풋한 20대 남녀 학생들도 눈에 띄었다.공연은 공동 사회를 맡은 소녀시대 서현과 북측 방송원(아나운서) 최효성의 ‘우리는 하나’라는 힘찬 외침과 함께 시작됐다. 1만 2천여 석의 공연장을 가득 북측 관객들의 반응은 우리가 음악을 즐길 때와 다를 게 없었다. ‘가왕’ 조용필과 밴드 YB의 신나는 록 사운드가 나올 때는 열광했다. 최진희와 백지영, 정인, 알리의 애절한 발라드에는 애틋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레드벨벳이 히트곡 ‘빨간 맛’을 경쾌한 안무에 맞춰 선보일 땐 관객들의 표정이 다소 다소 낯선듯 보였다. 특히 실향민 부모를 둔 강산에가 함경도 청취가 가득한 ‘라구요’를 부르자 일부 관객은 눈물을 흘렸다. 강산에가 “돌아가신 부모님을 생각하며 만든 노래”라며 말을 잇지 못하자 큰 박수로 호응하며 그를 격려했다.이선희가 북한 가수 김옥주와 나란히 서서 ‘J에게’를 부를 땐 관객들이 내내 손뼉으로 박자를 맞췄다. 이선희가 객석을 향해 “여러분, 북측에서 ‘가수’라고 하나요?”라고 물을 때 김옥주가 작게 “네”라고 대답했고, 이에 이선희가 “마이크 써 주세요”라고 말하자 객석에서는 화기애애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사회자 서현은 지난 1일 공연과 마찬가지로 북한 최고 가수로 꼽히는 김광숙의 ‘푸른 버드나무’를 관객에게 선사했는데, 1절이 끝나기도 전에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특히 가장 열렬한 반응이 쏟아진 건 남북 출연진 모두가 무대에 올라 피날레 송으로 ‘우리의 소원’, ‘다시 만납시다’를 부를 때였다. 1만 2000여 관객은 일제히 일어나 머리 위로 손을 흔들었고 우레같은 함성을 쏟아냈다. 박수는 10분여간 계속됐다.한 북한 관객은 “감동적인 순간들이 있었다”며 “우리 사이에는 아무것도 없지 않느냐. 우린 통역이 필요 없다. 그런데도 만나는 데 너무 오래 걸렸다”고 말한 것으로 연합뉴스가 전했다. 또 다른 북한 관객은 “참 좋았다. 조용필 선생이 잘하시더라. 노래를 들어보긴 했지만 보는 건 처음”이라며 벅찬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끼줍쇼’ 톱모델 장윤주-한현민, 동대문DDP서 환상 워킹

    ‘한끼줍쇼’ 톱모델 장윤주-한현민, 동대문DDP서 환상 워킹

    JTBC ‘한끼줍쇼’에 세계적인 톱모델 장윤주와 한현민이 밥동무로 출연해 한 끼에 도전한다.최근 진행된 ‘한끼줍쇼’ 녹화에서는 한국을 대표하는 모델 장윤주와 세계가 주목하는 모델 한현민이 모델계 선후배로 똘똘 뭉쳐 환상의 호흡을 선보였다. 두 사람은 서울패션위크의 중심지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화려한 워킹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완벽한 몸매로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선보인 두 사람의 등장에 규동형제는 눈을 떼지 못하고 환호했다. 딸을 출산한 후 워킹맘이 된 장윤주는 벨 도전에서 어머니들과 흥겨운 소통을 이어나갔다. 아파트 단지에서 마주한 시민들에게 서슴없이 먼저 인사를 건네며 밝은 모습으로 아주머니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또한 당당한 워킹만큼 패기 넘치는 벨 도전에 나선 장윤주는 자신의 소개에 당황스러워하는 시민들의 반응에도 꿋꿋하게 대화를 이어가며 ‘넉살왕’다운 면모를 보여줬다는 후문이다. 한편 ‘한끼줍쇼’ 역대 최연소 밥동무로 등장한 한현민은 이날 불운의 ‘꽝손’으로 등극했다. 한현민이 벨을 누르는 집마다 아무런 반응이 없었던 것. 이에 한현민은 “다들 저를 싫어하나 봐요”라며 시무룩해 했고, 강호동은 “역대급 무응답 릴레이”라며 어려운 한 끼 도전을 예고해 긴장감을 더했다. 모델 장윤주와 한현민의 한 끼 도전은 4일 수요일 밤 11시에 방송되는 JTBC ‘한끼줍쇼’ 왕십리 도선동 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미투’ 김생민까지…네티즌 충격 “너무 아끼다 양심까지 아꼈나”

    ‘미투’ 김생민까지…네티즌 충격 “너무 아끼다 양심까지 아꼈나”

    방송인 김생민이 10년 전 방송사 스태프를 성추행했다는 ‘미투’ 보도에 대해 인정하고 사과했지만 네티즌들은 충격이라는 반응이다.김생민은 2일 소속사 SM C&C를 통해 “10년 전, 출연 중이었던 프로그램의 회식 자리에서 잘못된 행동을 했습니다”라며 “너무 많이 늦었다는 것을 알지만 그 분을 직접 만나 뵙고 과거 부끄럽고, 부족했던 제 자신의 행동에 대해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죄 드렸습니다”라고 말했다. 김생민은 “저의 부족한 행동으로 인해 상처 받으셨을 그 분을 생각하면 너무 마음이 무겁고 죄송한 마음뿐 입니다. 모든 것이 저의 잘못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거듭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날 한 매체는 김생민이 10년 전 한 방송사 스태프를 회식자리에서 성추행했으며, 최근 이에 대해 사과했다고 보도했다. 김생민은 20여 년의 무명생활을 딛고 지난해 KBS ‘김생민의 영수증’을 통해 전성기를 맞았다. 현재 KBS2 예능 프로그램 ‘연예가중계’와 ‘김생민의 영수증’, SBS 교양 프로그램 ‘TV 동물농장’, MBC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과 ‘출발! 비디오 여행’, 케이블TV tvN 예능 프로그램 ‘짠내투어’, 종합편성채널 MBN 예능 프로그램 ‘오늘 쉴래요?’까지 총 7개의 프로그램에 출연 중이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시민들은 포털사이트 댓글란을 통해 “이러다가 정말 홍석천만 남겠다”, “세상에 믿을 남자 하나 없다”, “성추행범이 누구한테 스튜핏”, “스튜핏 스튜핏하더니 본인이 가장 스튜핏한 행동했다”, 아내 사랑꾼인 척은 다하고 성추행? 놀랍다“, ”역시 화면 속 이미지는 믿을 게 못 된다“, ”연예가중계에 나올 것인가“, ”너무 아끼다 양심까지 아꼈나보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커버스토리] ‘고시오패스’ 견디고 공무원 됐는데… 이젠 ‘세금루팡’이라고요?

    [커버스토리] ‘고시오패스’ 견디고 공무원 됐는데… 이젠 ‘세금루팡’이라고요?

    “적극적이지 않은 자세나 일부 직원들의 태업 등 정당한 비판도 있지만, 가끔은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맹목적인 비난을 받고 있다고 생각해요. 공무원이 죄인은 아니잖아요.” 정모(28·여)씨는 지난해 지방직 9급 공무원이 된 이후 ‘일은 편하지?’, ‘정말 6시 되면 하던 일 접고 퇴근하냐?’, ‘사무실에 앉아서 도대체 무슨 일을 하는 거냐?’는 질문을 헤아릴 수도 없이 자주 받는다. 정씨는 “호우주의보나 대설주의보가 발령되면 정해진 순서대로 상황근무에 투입된다. 회의 준비와 민원 처리를 하다 보면 하루 종일 정신이 없다”면서도 “이런 말을 해봤자 ‘그래도 공무원이 얼마나 바쁘겠어’라는 반응이 돌아온다”고 말했다. 지금은 괜한 언쟁을 벌이기 싫어 별다른 대꾸조차 하지 않는다.‘칼퇴’로 상징되는 저녁이 있는 삶은 정씨가 3년 넘게 공무원시험을 준비한 이유기도 하다. 공시생 시절에는 ‘고시오패스’(고시생과 반사회적 인격장애자를 뜻하는 소시오패스의 합성어)라는 사회의 비아냥 섞인 시선까지 감내하면서 오로지 시험 준비에만 매달렸다. 주변의 반응을 애써 무시하면서 꾸준히 시험을 준비했던 것은 똑같은 시험지 하나로 실력을 가늠하는 사실상 유일한 직업이었기 때문이다. 바라던 공무원이 됐지만, ‘세금루팡’(도둑), ‘놀고먹는 직업’이라는 또 다른 비아냥은 정씨 귓가에서 떠나지 않고 있다. 그는 “주변 친구들은 물론 온 국민이 욕하는 직업을 갖게 된 것이 정말 좋은 일인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중앙부처에서 일한 지 7년 정도 된 임모(35)씨는 공무원연금, 공무원증원이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관련 기사는 웬만하면 읽지 않는다. ‘놀고먹는데 연금까지 주는 건 세금 낭비’, ‘동사무소 가면 일하고 노는 사람이 대부분’, ‘공무원만 살기 좋은 나라’, ‘공무원 때문에 나라 망한다’ 등의 댓글을 접하고 나면 괜히 기분이 찝찝하기 때문이다. 임씨는 “받아들일 만한 비판도 있지만, 대부분은 감정적이거나 무턱대고 공무원을 싸잡아서 욕하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수당을 받으려고 일부러 늦게까지 일한다는 오해를 받는 것이 가장 억울하다. 얼마 안 되는 수당을 받기보다는 제 시간에 퇴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공무원들에게 쏟아지는 비난 중 대부분은 ‘놀고먹는다’, ‘편하다’로 대표되는 무사안일한 업무 태도다. 이는 일선 공무원들이 가장 억울해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실제 인사혁신처가 48개 중앙부처 공무원의 근무시간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현업직(경찰·세관 등 상시근무 체제나 주말·휴일에도 정상근무가 필요한 자리) 공무원은 연간 2738시간, 비현업직은 2271시간 근무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노동시간(1763시간)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이고, 우리나라 노동자의 평균 노동시간(2113시간)보다도 길다. 공무원과 업무 협조가 잦은 한 국회의원 보좌관은 “공무원 한 사람이 책임지는 업무 영역이 결코 좁지 않고, 그 분야와 관련된 일이 발생하면 늦은 시간까지 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인사처의 바람직한 공무원 인사를 위한 국민 인식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공무원 역량 중 긍정 인식률이 낮은 항목은 ‘청렴성’(47.2%), ‘창의성’(49.3%), ‘자기발전을 위한 노력’(50.4%) 등이다. 황명진 고려대 공공사회학부 교수는 “공무원에게는 윤리성이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며 “이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만큼 실제 공무원들의 역량이 여전히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공무원들도 청렴성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를 낸다. 지방직 공무원 한모(30)씨은 “일부 공무원이지만 여전히 공직윤리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는 사람이 많다”며 “청렴성만큼은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바꿔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복무규정 위반, 근무태만, 품위손상, 공금유용, 금품수수 등으로 징계를 받은 공무원은 2014년 2308명에서 2015년 2518명, 2016년 3015명으로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부족한 창의성, 짙은 폐쇄성,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공감하는 공무원들이 많았다. 이은미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팀장은 “정책이나 제도에 대해 전화로 물어보려고 해도 담당 공무원이 자리를 비우는 일이 잦고, 통화가 된다 해도 친절하게 설명을 듣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특히 인사처 등 시민사회와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는 부처일수록 훨씬 더 폐쇄적”이라고 지적했다. 중앙부처에 근무하는 서모(40)씨는 “확정되지 않은 정보를 공개하면 혼란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섣불리 공개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면서도 “정책 결정 과정이나 확정된 정보에 대한 공개 요구에도 보수적으로 대응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대구 지역에 근무하는 이모(37)씨는 “법과 절차에 얽매여 유연하지 못하고, 비효율적인 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다만 공무원 입장에서는 개인 사정을 봐주기보다는 정해진 기준과 절차를 따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사설] 南 예술단 평양 공연 보는 이산가족 헤아려야

    우리 예술단이 어제 평양 동평양대극장에서 단독 공연을 가졌다. 조용필, 이선희, 백지영, 윤도현, 레드벨벳 등 세대를 망라한 가수들이 우리 가요와 북한 노래를 섞어 2시간여 열창했다. 극장을 가득 메운 평양 시민들은 남측 예술단이 펼친 13년 만의 방북 공연에 열띤 환영과 박수를 보냈다.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때 북측 예술단의 방남에 대한 답례 성격의 공연이다. 남북의 역사적 전환을 알리는 의미에서 ‘봄이 온다’는 부제도 달렸다. 남측 예술단의 평양 공연은 남북 관계 개선을 실감케 한다. 한반도에 평화 정착의 길을 여는 상징이다. 예술단의 남북 교차 공연을 계기로 민간 교류가 보다 활성화돼야 한다. 곧 4·27 남북 정상회담이 개최된다.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가 그제 도쿄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문재인 대통령 임기가 끝날 때까지 1년에 두 번씩 남북 간 정상외교를 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3차 남북 정상회담에 거는 정부의 기대를 반영한 것이지만 반드시 꿈같은 얘기만도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비핵화 외에도 남북 현안을 두루 논의할 것이다. 급물살을 타고 있는 남북 관계에서 빼놓지 말아야 할 것은 이산가족 상봉 문제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특사 방남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ㆍ서훈 국가정보원장의 특사 방북, 몇 차례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이산가족 상봉이 합의됐다는 얘기는 없다. 남북 간 군사적 긴장완화, 화해와 협력, 그리고 평화정착은 궁극적으로는 한반도에 사는 구성원들의 미래와 행복을 위한 것이다. 예술단의 남북 왕래를 보는 이산가족의 착잡한 마음, 헤아릴 길이 없다. 지난해 7월 정부는 북한에 군사회담과 이산가족 상봉 회담을 제의했다. 북한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다가 지난 1월 9일 고위급회담에서 탈북 여종업원 송환을 이산가족 상봉의 조건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산가족 상봉은 2015년 10월 20차 행사를 마지막으로 3년 가까이 중단돼 있다. 등록된 이산가족 13만 1456명 중 생존자는 5만 8261명이다. 대부분 고령자다. 한 차례 상봉에 100명 안팎에게만 기회가 주어지니 앞으로 행사를 600차례는 열어야 북쪽 가족을 다 만날 수 있다는 계산인데, 지금 방식으론 불가능하다. 한 달에 400여명의 이산가족이 사망하는 현실에서 상봉은 촌각을 다투는 일이고 남북이 조건을 놓고 교섭할 일도 아니다. 비핵화에 전념하는 정부를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이산가족을 챙기는 자세도 보이기 바란다.
  • 레일바이크·스카이레일·테크노파크… ‘철도 메카’ 의왕의 3風

    레일바이크·스카이레일·테크노파크… ‘철도 메카’ 의왕의 3風

    경기 의왕시가 철도 특화사업으로 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며 성장과 변화를 이끌고 있다. 10여년 전 시는 정체된 도시에 활력을 불어 넣을 새로운 성장동력이 절실했다. 이를 위해 철도 산업과 문화 요충지인 도시의 특성을 살려 특구 사업을 시작했다. ‘지역특화발전특구’ 지정 신청은 ‘보류와 반려’ 두 번의 실패 끝에 5년 만에 결실을 얻었다. 규제 특례를 받아 도시를 개발하기 위한 특화사업을 본격 추진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것이다. 시는 성장을 이끌 핵심 동력사업으로 왕송호수공원과 첨단산업단지 조성, 장안지구 도시개발, 철도브랜드 강화 등 특화사업을 6년 동안 추진해왔다.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분야별 특화사업의 주요 성과와 새롭게 변화된 모습을 살펴봤다.●블로그 검색 ‘0건’… 레일바이크로 UP “의왕레일바이크가 개장 첫해에 ‘경기 유망 관광 10선’에 꼽힌 것은 대단히 큰 성과였습니다.” 주종수 철도특구 팀장은 29일 “다음 목표는 ‘한국관광공사 선정 국내여행지 100선’에 포함되는 것”이라며 “의왕레일바이크 등 왕송호수공원 조성사업은 경제적 측면이 아닌 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지역의 철도 상징성을 강화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의왕시’와 ‘레일바이크’가 합쳐져 만들어 낸 무형적 가치는 경제적으로 추산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의 빅테이터공통기반 ‘혜안’의 분석을 들었다. 지난해 1년간 ´의왕레일바이크´를 키워드로 한 온라인 검색률을 보면 뉴스 460건(83.2%), 블로그 82건(14.8%), 트위터 11건(2.0%)로 나타났다. 주 팀장은 “의왕레일바이크 조성 이전 별 내세울 관광지가 없던 의왕시는 온라인 검색에서 블로그·트위터가 단 한 건도 검색되지 않았다”며 “특화사업 이후 확장성과 홍보 효과가 좋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 (SNS) 검색률이 16.8%를 기록한 것은 의미가 매우 크다”고 밝혔다. 다음으로 온라인 검색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의왕시’였으며, ‘왕송호수’가 뒤를 이어 레일바이크 사업이 시의 브랜드 가치를 크게 높인 것으로 분석됐다. ‘긍정·부정단어 추이’도 댓글 553건 중 486건(84.6%)이 긍정적으로 나타나 레일바이크에 대한 관광객의 반응도 매우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관광공사의 관광통계자료 분석에서도 각 지역 레일바이크 개장 후 1년간 관광객 수 비교에서 의왕시가 24만 4187명을 기록 1위를 자치했다. 우 팀장은 “이외에도 관광의 불모지였던 의왕시에 외국인 관광객이 지난해 12월까지 1만 2000여명이 방문했다”며 “의왕레일바이크 사업은 매우 성공적 사례”라고 평가했다. 레일바이크 사업은 2010년 민선 5기 김성제 의왕시장이 취임해 시의 핵심동력사업으로 특화사업에 새로 포함시켜 추진됐다.●외국인 관광 불모지… 성공 모델로 우뚝 왕송호수 자연학습공원 내 높이 41m 타워에서 시속 80㎞로 하강하는 ‘의왕스카이레일’(짚와이어)과 하루 140여명의 캠핑애호가가 이용할 수 있는 ‘왕송호수캠핑장’이 다음 달 개장을 앞두고 있다. 철도특구 의왕시가 특화사업의 하나로 벌이는 왕송호수공원 조성 사업의 마무리 단계다. 2016년 핵심사업인 의왕레일바이크가 개장한 지 2년 만이다. 의왕레일바이크에 이어 왕송호수의 새로운 명물이 될 두 시설 개장으로 의왕시는 관광 불모지에서 레저·관광·휴양·체험·학습시설을 골고루 갖추 종합관광단지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레일바이크를 비롯해 스카이레일, 캠핑장, 음악분수대 등 시설을 갖춘 왕송호수공원은 수도권 대표적인 레저·관광단지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왕송호수 둘레 4.3㎞를 순환하는 의왕레일바이크는 관광객에게 인기가 매우 높다. 바이크를 타고 호수 주변을 달리며 물 위에서 노니는 100여종의 새를 관찰하고, 시시각각 변하는 호수의 아름다움과 마주한다. 노선 곳곳에 있는 꽃터널, 분수터널, 피크닉장, 스피드존은 탑승객의 즐거움을 더한다. 이와 함께 3개 라인이 설치된 스카이레일은 타워에서 레일바이크 매표소까지 350여m를 20초 동안 빠른 속도로 하강해 짜릿한 속도감을 맛볼 수 있다. 87억원을 들여 조성한 캠핑장(1만 1340㎡)은 카라반 10대, 글램핑 15대, 일반 데크 10면의 최고 시설을 갖췄다. 야영객에게 고급스럽고, 색다른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더불어 자연과 생태를 체험할 수 있는 여러 시설은 왕송호수공원의 또 다른 자랑거리다. 자연환경을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는 ‘자연학습공원’과 ‘인공습지’, 100여종의 텃새·철새를 관찰할 수 있는 ‘조류생태과학관’은 우리나라 100여년 철도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철도박물관’과 더불어 수도권 최고의 생태체험학습장이다. 황은상 공원조성 팀장은 “무엇보다 왕송호수공원의 진정한 가치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있는 그대로 보전된 생태환경에 있다”고 말했다. 옛 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하는 최장길이 1.5㎞의 왕송호수는 이른 아침 신비스런 물안개와 호수를 온전히 물들이는 해넘이 풍경이 아름답기로도 유명하다. 이곳에 조성된 생태탐방로(4.5㎞)는 사색하며 걷기에 더할 나위가 없어 새로운 걷기명소로 떠오르고 있다.●이색 체험 풍성한 의왕철도축제 철도 도시로서 지역 상징성이 미미했던 의왕시는 철도브랜드를 강화하기 위해 매년 철도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시를 대표하는 축제인 ‘의왕철도축제’는 왕송호수 일원에서 매년 5월 어린이날을 전후해 열린다. 인근 철도 기관의 체험 프로그램과 연계해 철도동호인이 참여하는 다른 지역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한 축제다. 기차타고 추억여행(세계여행), 기차모형대회, 전기기차타기 체험 등 철도 관련 행사가 풍성하다. 의왕역 앞 광장에는 높이 11m의 조형물인 ‘레일타워’를 세워 철도특구의 상징성을 돋보이게 했다. 철도박물관으로 이어지는 500여m의 거리에는 철도의 이야기를 담은 벽화로 철도테마거리를 조성하고, 의왕역사에는 철도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보여주는 철도산업홍보관을 운영하고 있다.●테크노파크, 3300억원 파급 효과 예상 지역 발전의 핵심 거점이 될 의왕테크노파크는 산업·물류·지원시설과 공원을 갖춘 친환경 산업단지로 조성된다. 철도특구인 이동 일원(15만㎡)에 들어서는 시의 첫 산업단지로 1300억원의 민간자본이 들어갔다. 지난해 7월 부지 조성공사에 들어갔다. 산업단지 내 지식산업센터와 물류센터에는 전자부품·컴퓨터, 영상음향·통신장비, 의료·정밀·광학기기 분야 200여 기업이 입주 예정이다. 의왕테크노파크는 최상의 교통여건, 저렴한 물류비용 등 기업 경영에 필요한 조건을 두루 갖췄다. 특히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ICD)가 바로 인접해 있어 물류비용을 크게 절약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오는 12월 부지조성 공사가 마무리되면 2000여개 일자리 창출과 총 3300억원의 경제 파급 효과가 예상된다. ●생산유발 1조 1000억원·고용 9000여명 ‘장안지구 도시개발사업’은 철도특구인 부곡동 일원(26만㎡)에 공동주택과 단독주택 1766가구를 조성하는 특화사업이다. 구도심 부곡과 인접한 장안지구는 주위가 산으로 둘러싸였으며 왕송호수와 가깝다. 부곡 지역의 부족한 공공, 상업시설을 확충해 구도심과 소통하는 문화공간도 조성한다. 의왕역과 영동고속도로 부곡나들목이 바로 옆에 있어 교통 편의성도 좋다. 시는 사업이 마무리되면 의왕테크노파크 산업단지, 철도기술연구원 등의 배후 주거단지 기능을 확보해 차별화된 명품주거 단지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 시장이 8년간 이끌어 온 분야별 철도 특화사업이 조만간 마무리되면 1조 1000억원 생산유발·9000여명 고용창출과 함께 새롭게 변화된 모습을 의왕시민 앞에 드러낼 전망이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유망주 상 주면서 펑펑 운 차범근

    유망주 상 주면서 펑펑 운 차범근

    “상을 주는 사람이 이렇게 우는 것은 처음 봤다.”26일 서울시청의 시민청 태평홀에서 열린 제30회 차범근 축구상 시상식에서 더러는 이런 반응을 내놨다. 최우수 감독 시상을 마친 뒤 30년 동안 한국 축구의 미래를 밝힐 유소년 선수들에게 작지만 뜻깊은 격려를 해 온 차범근축구교실의 차범근(65) 회장이 마이크 앞에 섰다. 서른 성상의 어려움과 감격에 눌려서일까. 목소리는 평소보다 더 나직했고 눈물을 훔치며 겨우겨우 말을 이어 갔다. 부인 오은미(62)씨가 축구교실 스태프에게 “크게 말씀하시라고 소리쳐라”, “마이크를 입 가까이 대주라”고 주문할 정도였다. 차 회장은 “지금 제 마음 같아서는 모든 어린 선수들에게 상을 주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 아쉽고 미안하다. 진심”이라며 “오늘 수상자들은 더 겸손하게, 초심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잘 들리지 않는 목소리였지만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을 비롯한 많은 내빈이 그의 진심을 느껴 고개를 끄덕였다. 1988년 시작된 차범근 축구상은 이동국(4회 장려상)과 박지성(5회 장려상), 기성용(13회 대상), 황희찬(21회 대상), 백승호(22회 대상), 이승우(23회 우수상) 등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선수를 배출해 왔다. 차 회장은 “여러분이 가장 좋아하는 박지성 선배가 대한축구협회 유스전략본부장으로서 유소년 축구를 위해 많은 기회를 만들 것”이라며 “다시 한번 이 상을 받지 못한 대한민국 어린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 손흥민처럼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다는 꿈을 잊지 않고 노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베스트 11로 바꿔 대상과 함께 시상했다가 올해부터는 베스트 11만 뽑아 임재문(경기 부양초), 김전태수(경기 신곡초), 이재민(서울 신정초), 최준영(경기 진건초), 이윤건(제주 동초), 이유민(서울 숭곡초), 김연수(대전시티즌 유스), 강현수(서울 대동초), 김민혁(울산현대 유스), 고준건(제주유나이티드 유스), 양승민(서울 잠전초)이 이름을 올렸다. 최우수 여자 선수상은 유지민(인천 가람초), 최우수 지도자상은 김승제 감독(제주 서초)에게 돌아갔다. 수상자들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팀 차붐’으로 독일 원정을 떠난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한류 날라리풍’에 물든 북 주민들, 백지영·레드벨벳에 열광할까

    ‘한류 날라리풍’에 물든 북 주민들, 백지영·레드벨벳에 열광할까

    백지영 ‘총 맞은 것처럼’ 한때 평양 대학생 애창곡 1위귀순 병사 오청성, 기운 차리자 “남한 노래 듣고 싶어”지난해 말까지 ‘비사회주의 섬멸전’ 주문했던 김정은南 예술단 평양공연에 어떤 반응 보일 지 주목 다음달 초 평양에서 열리는 우리 예술단 공연에 참가하는 가수 가운데 백지영의 노래가 북한에서 특히 인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류 문화에 관심 많은 평양 시민들이 조용필, 이선희, 레드벨벳 등 우리 예술단의 공연에 어떤 반응을 보일 지 주목된다.22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후계 구축 시절인 2009~2011년 평양시 대학생을 상대로 ‘자본주의 날라리풍(한류)’ 집중 단속을 했고, 당시 대학생 방이나 가방을 뒤지면 가장 많이 나온 노래파일이 백지영의 노래인 것으로 전해졌다. 2013년까지 한류 단속 업무를 했던 탈북민 A씨는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특히 백지영의 ‘총 맞은 것처럼’은 평양 대학생 애창곡 1위였다”면서 “백지영 노래가 하도 많이 나와 단속반도 그 노래를 줄줄 외우고 다녔다”고 말했다. 북한에서는 중국 등을 통해 들어온 한국 영화, 드라마, 가요 등 한류가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13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총격을 받으며 귀순한 북한 병사 오청성(24)씨도 여러 차례 수술 끝에 일주일 뒤인 같은 달 21일 의식을 회복하자마자 “여기가 남쪽이 맞으냐”, “남한 노래가 듣고 싶다”는 얘기를 했다고 전해진다. 오씨는 국가정보원 조사에서 ‘드림하이’, ‘동이’ 등 한국 드라마를 USB 파일로 시청하며 남한 사회를 동경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지난해 개봉한 영화 ‘강철비’에서는 지드래곤의 노래를 북한군으로 등장한 정우성의 어린 딸이 즐겨 듣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이와 관련 강철비를 연출한 양우석 감독은 “몇년 전에 북에서 한국 가요가 인기가 있고, 특히 빅뱅이 인기가 많다는 말을 들었다”며 지드래곤의 ‘삐딱하게’와 ‘미싱유’ 노래 2곡을 영화 소재로 사용한 배경을 설명했다. 북한 지도부는 알음알음 퍼지고 있는 한류 문화를 경계하며 단속해왔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24일 “비사회주의적 현상(자본주의화)과 섬멸전을 벌여라”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북한 관영 매체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바 있다.북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됐던 당시 김 위원장은 제5차 당 세포위원장 대회 폐막 연설에서 “지금 미제와 적대세력들이 우리 공화국에 대한 침략책동과 제재 압살 책동을 전례없이 강화하는 것과 함께 우리 내부에 불건전하고 이색적인 사상 독소를 퍼뜨리고 비사회주의적 현상을 조장시키기 위하여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북 당국이 대대적인 한류 단속을 예고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불과 일주일 뒤 내놓은 신년사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와 남북대화 가능성을 언급해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일정이 잡혀 있고, 완전 비핵화와 종전 선언 가능성까지 타진되는 등 ‘한반도의 봄’이 성큼 다가왔다. 이런 가운데 ‘한류의 얼굴’인 우리 가수들이 평양 무대에 선다. 평양 시민 등 북한 주민들의 반응이 기대되는 이유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대통령 개헌안 공개] 진보 “5·18 반영 환영” 보수 “공무원 파업 우려”

    청와대가 20일 발표한 개헌안에 대해 시민단체의 반응은 성향별로 극명하게 갈렸다. 진보 성향 단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시민위원장은 “부마항쟁, 5·18 광주민주화운동, 6·10 항쟁은 한국의 민주주의를 강화시킨 역사적 사건이므로 헌법 전문에 포함되는 건 당연하다”고 환영했다. 공무원의 노동3권 보장과 관련해서도 “북유럽 국가에서는 공무원들도 단체행동권이 있어 파업하는 사례가 많다”면서 “원칙적으로 모든 국민의 권리는 차별받아선 안 된다”며 지지의 뜻을 보냈다. 직접민주주의 요소인 국민발안제·국민소환제에 대해서도 안 위원장은 “국민이 대의민주주의의 한계에 시달려 왔다”면서 “국민의 기본권과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방향은 옳다”고 강조했다. 기본권 주체를 ‘국민’에서 ‘사람’으로 바꾸고 ‘근로’라는 용어를 ‘노동’으로 고친 것도 반겼다. 보수 성향 단체는 헌법 전문에 5·18 민주화운동이 포함됐다는 점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보수단체 바른사회시민회의 사무총장인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는 “5·18은 국민의 의견이 달라 모든 국민을 아우를 수 있는 혁명이 아니다”라면서 “그런데도 이를 헌법에 명시하는 것은 모든 국민을 포용하는 헌법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공무원의 노동3권 보장에 대해서도 전 사무총장은 “국가 행정을 담당하는 공무원이 단체행동권을 갖고 파업을 한다면 국가가 마비될 수 있다”면서 “자칫 공무원들이 자기 이익을 위해 국민을 볼모로 단체행동을 하게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한끼줍쇼’ H.O.T. 토니안-강타, 대구 출격 “우주의 기운” VS “비호감”

    ‘한끼줍쇼’ H.O.T. 토니안-강타, 대구 출격 “우주의 기운” VS “비호감”

    JTBC ‘한끼줍쇼’에 최근 17년 만에 재결합한 아이돌계 전설 H.O.T.가 밥동무로 출연해 대구에서 한 끼에 도전한다.최근 진행된 ‘한끼줍쇼’ 녹화에서 토니안과 강타는 열정의 도시 대구를 찾은 소감을 전했다. 강타는 “과거 H.O.T. 활동 당시 대구 팬 분들이 정말 열정적이었다”라며 대구 팬들과의 특별한 만남에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날 토니안과 강타는 시민들이 몰려 있는 대구역 광장에서 사인회를 개최하며 팬들과 소통에 나섰다. 이어 규동형제와 함께 김광석 거리, 안지랑 곱창거리 등 대구의 핫플레이스 투어에 나섰다. 투어 중에 만난 팬들은 “사랑해요! H.O.T.”를 외치는 등 깜짝 응원과 하얀 풍선 선물로 열렬하게 환호해 감동을 자아냈다. 이어 네 사람은 대구광역시 대명동에서 한 끼 도전에 나섰다. 대명동은 대구에서 행정동이 가장 많은 만큼 성공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컸다. 특히 토니안은 “요즘 우주의 기운(?)이 나를 향하고 있다. 너무 빨리 성공할까봐 걱정”이라며 시작부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벨누르기가 시작되자 계속된 무응답에 점점 초초해하는 모습을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강타 역시 한 끼 굴욕을 피해갈 수 없었다. 특히 강타는 자신의 애창곡 ‘빛’을 열창하며 대구 시민들과 소통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강타를 알아보지 못한 시민들은 인터폰을 끊는 등 냉정한 반응을 보였다. 이에 강타는 “대구에서 나 비호감인가보다”라며 의기소침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열정의 도시 대구에 등장한 토니안과 강타의 뜨거운 한 끼 도전은 21일 수요일 밤 11시에 방송되는 JTBC ‘한끼줍쇼’ 대구 대명동 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9년째 갈등 ‘대구취수원 구미 이전’ TK 지방선거 핫이슈로

    9년째 갈등 ‘대구취수원 구미 이전’ TK 지방선거 핫이슈로

    한동안 잠잠하던 대구취수원 구미 이전 문제가 물위로 떠올랐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구·경북(TK)지역 정치 이슈가 되고 있다. 발단이 된 것은 지난달 13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밝힌 ‘광역단체장 후보 대구취수원 이전 각서’ 발언이다. 홍 대표는 당시 대구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대구경북 안전 및 생활점검회의’에서 “한국당 시·도지사 후보에게 대구취수원 이전을 실행하겠다는 각서를 받겠다. 시·도지사 후보들이 약속하지 않으면 지지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구미YMCA와 구미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성명을 내고 “홍준표 한국당 대표 발언은 시민들의 안전을 담보로 정치적 이익만을 노린 무책임한 발언이며 지역사회에 대한 협박”이라며 반발했다. 아직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에 출마한 후보들은 홍 대표의 발언 이후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언제든지 터질 수 있는 폭탄이라는 게 지역 정치가의 판단이다.19일 대구시 등에 따르면 대구취수원 구미 이전 논의는 2006년 9월 구미공단에서 1, 4-다이옥산 유출 사고가 발생하자 대구시가 국토부에 건의하면서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본격적인 논의는 2009년 2월에야 이뤄졌다. 2009년 1월 구미공단에서 1, 4-다이옥산 수질 오염 사고가 다시 발생하자 한 달 뒤 대구시가 국토부와 새누리당(현 한국당)에 취수원 이전을 두 번째로 건의한 것이다. 이에 2010년 10월 구미시가 대구취수원 이전 범시민반대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대구시의 계획에 반발했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자 2011년 7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취수원 이전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했다. KDI는 조사에서 신규 댐 4개가 준공되면 취수원 이전에 따른 용수 확보는 가능하나 구미시와의 갈등을 이유로 타당성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2012년 1월에는 국토부가 취수원 이전 대안 지역으로 구미시 해평광역취수장을 제시했다. 2013년 12월에는 용역비가 10억원 책정되기도 했다. 국토부는 2014년 핵심과제로 대구취수원 이전을 선정했다. 같은 해 3월 국토부는 취수원 이전 검토 용역을 추진해 두 가지 안을 내놨다. 하나는 구미·칠곡(일부)·김천(일부)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해평취수장으로 대구취수장을 이전하는 안이다. 두 번째는 구미지역 강변여과수 개발 안이었다. 구미 강변에 취수정을 설치해 하천 바닥의 모래층을 뚫고 여과한 물을 상수원으로 쓰자는 것이다. 하지만 두 가지 안은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는 대구시의 반응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이득이 없는데 가뭄이 들면 수량이 크게 줄고 수질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지반 침하나 주변 지하수 고갈에 따른 민원이 발생할 수 있다’는 등을 내세운 구미시의 반대로 추진되지 못했다. 의견이 팽팽히 대립되는 가운데 대구시와 구미시는 민관협의회를 구성해 2015년 3월부터 2016년 11월까지 이 문제에 대해 9차례에 걸쳐 해결책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대었다. 여기에서 양 도시의 관심사항을 국무총리실에 공동 건의하기로 했다. 대구시는 ‘구미시 우려 사항 중 수질문제 조사’ 등 3개 항, 구미시는 ‘낙동강 수량 및 중상류 수질관련 사고’ 등 5개 항을 건의한 상태다. 지난해에도 취수원 이전과 관련한 움직임은 계속됐다. 지난해 2월 22일 국무조정실 주재로 국토부와 환경부 등이 참석하는 관련기관 실무회의를 열어 대구시와 구미시의 입장을 들었다. 또 6월 21일에는 이낙연 국무청리가 강정고령보와 매곡정수장 현장을 방문, ‘대구시와 구미시가 조금 더 협의해 줄 것’을 주문하면서 정부의 조정이 필요하면 나서겠다고 했다. 8월 24일에는 더불어민주당 TK 특별위원회특위가 대구시청 별관에서 대구 취수원 문제 해결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여당 국회의원 8명을 비롯해 대구시와 구미시 관계자, 정부부처 실무자 등 모두 18명이 참석했다. 토론회에서 “취수원 문제를 대구와 구미 등 해당 도시에만 협의하도록 맡기면 갈등 해결에 진척을 이루기 힘들다”며 “관련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시민, 전문가들이 모두 참여하는 공동협의체를 만들어서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9월 13일에는 대구지역 국회의원인 홍의락, 추경호 의원이 대정부 질문에서 이 문제를 제기했다. 정부 측은 “구미시와 대구시 지도자들과 해결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답변했다. 11월 30일에는 대구·구미 민관협의회가 “취수원 이전 문제가 지역 간 합의가 선행돼야 하며 추가적인 검증 용역은 양 지역의 수용을 전제로 정부에서 시행해야 한다”는 건의문을 정부 측에 보냈다. 올해에는 지난달 22일 이 총리가 취수원 이전에 대해 “환경부가 단계적인 계획을 마련하고 있고, 이 계획이 마무리되면 대안을 가지고 구미 등 관련 지방자치단체와 대화를 해 문제를 풀어 가겠다”고 했지만 해결 방안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승수 대구시 행정부시장은 “모든 국민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가 있다. 그런데도 대구시민들은 3만 3000만㎡의 구미공단에서 입주업체들이 화학물질이 포함된 폐수를 배출해 먹는 물에 대한 불안감을 늘 갖고 있다”고 밝혔다. 또 김 부시장은 “2014년 국토부 용역 결과 대구 식수원을 이전하더라도 전혀 물 부족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나왔다. 여기에다 낙동강 유량감소로 인한 구미지역 수질에도 영향이 없다고 국토부는 밝혔다”고 지적했다. 김 부시장은 “대구와 경북은 역사적으로나 지리적으로 상생 협력해 발전해 온 형제다”면서 “인내를 갖고 대화를 통해 해결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묵 구미시 부시장(시장 권한대행)은 “대구취수원 이전은 구미시민의 재산권과 생존권, 기업활동 제한 등 구미시 장래발전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사안으로, 새로 선출되는 단체장이 시민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의견을 수렴해 결정해야 한다. 또 정치적 논리가 아닌 백년대계를 내다보고 결정해야 할 사안인 만큼 생태보존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노주석의 서울살이] 한성판윤과 서울특별시장

    [노주석의 서울살이] 한성판윤과 서울특별시장

    서울특별시장의 조선시대 관직명은 한성판윤이다. 한성부의 수장이라는 뜻이다. 한성부는 오늘의 서울특별시청이고, 한성은 서울특별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한양은 한경·한도·왕도·황도·왕성·황성·도읍·도부·경조·경·경사·경도·경성·경화·수부·수선 같은 숱한 별칭 중 하나다. 1946년 미군정청이 수도의 지명을 경성에서 서울로 바꿀 때까지 이 복잡한 이름이 횡행했다. 미군정이 잘한 일 한 가지를 꼽으라면 서울이라는 도시 이름을 우리에게 준 것이다. 서울이라는 순우리말 지명은 1896년 4월 7일 창간한 독립신문 창간호 한글판에서 따왔다. 사상 처음으로 ‘조선 서울’이라는 발행 장소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조선시대 서울은 지방자치단체가 아니라 중앙부처였다. 한성판윤 또한 정2품 경관직(京官職)으로 의정부 좌·우 참찬, 육조 판서와 함께 아홉 대신(九卿) 중 한 명이었다. 한성부의 담당 업무는 호적, 시장, 산, 도로, 하천, 차량, 순찰 등이라고 경국대전에 적혀 있다. 특이하게 도시행정뿐 아니라 전국의 호적 관리를 통해 소송을 담당하는 사법권을 행사했고, 궁궐과 도성을 지키는 치안 업무까지 맡았다. “한성판윤 되기가 영의정 되기보다 어렵다”는 옛말은 한성판윤의 집행 권한과 이해관계가 그만큼 크고 복잡했다는 얘기다. 한성판윤은 왕과 조석으로 머리를 맞대고 국사를 논의하는 측근이었다. 뉴욕·런던·파리·모스크바·베이징·도쿄시장과 달리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정부의 국무회의에 배석하는 수도 시장의 전통이 여기서 비롯됐다. 조선시대 서울은 하나의 도시가 아니라 국가 그 자체였고 서울이 곧 국가였다. 서울은 왕의 직할통치 지역이었다. 이처럼 서울의 행과 불행은 중앙이라는 장소의 역사적 특성에서 기인한다. 오는 6월 치러지는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3선을 노리는 박원순 시장과 각당 예비 후보들에 관한 기사가 연일 미디어에 오르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는 지방선거의 성패를 좌우하는 하이라이트이자 다가올 총선과 대선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므로 관심이 뜨거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정작 한 표를 행사할 시민의 반응은 달아오르지 않는 듯하다. 심드렁하다. 내 손으로 시장을 선출한 1995년 이후 지난 23년 동안 조순·고건·이명박·오세훈·박원순 등 5명의 민선 시장을 뽑았지만 누구를 위한 시장이었는지 확신이 서지 않아서일까. 또 진정한 자치의 길은 아직 멀었다고 느끼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서울시장 출신 대통령을 배출한 경험이 시장직의 위상을 올렸다기보다 오히려 시장직을 대통령으로 가는 징검다리로 여기는 나쁜 풍조를 고착화시켰다. 미국의 정치평론가 그레고리 핸드슨은 한국 정치권력의 중앙집중화를 “정치권력을 향해 상승 기류를 타고 몰려드는 소용돌이 현상”이라고 풀이했다. 모두 중앙만 쳐다보니 서울시민을 위한 민생은 보이지 않는다. 서울시장은 중앙의 예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서울시의회와 구의회는 중앙정당과 지역구 국회의원의 아류, 핫바지에 불과하다. 시민을 위한 시민정치와 생활행정은 기대하기 어렵다. 예나 지금이나 수도 서울의 시장은 관직명만 달라졌을 뿐 시민의 삶 속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 청와대와 국회를 향해 한눈팔기에 바쁘다. 세상을 변화시킨 주체는 국민이 아니라 시민이었다. 영국의 청교도혁명, 미국의 독립전쟁, 프랑스의 대혁명을 세계 3대 시민혁명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대한민국 국민이기 이전에 서울시민의 온전한 삶을 누리고 싶다.
  • 野 서울시장 연대하나… 촉각 세우는 민주

    야권의 서울시장 후보군이 가시화되면서 더불어민주당이 서울시장 선거 분위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야권이 내세우는 인물이 누구인지보다 후보 단일화가 선거에 미칠 영향력을 계산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에서는 서울시장 후보로 이석연 전 법제처장을 전략공천할 계획이다. 바른미래당에서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를 서울시장 후보로 밀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16일 안 전 대표를 인재영입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안 전 대표는 18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2선으로 물러난 지 한 달여 만의 당 복귀에 대한 소회 등을 밝힐 계획이다. 안 전 대표는 트위터에 “새 사람을 찾고, 숨겨진 인재를 발굴해 당의 활력을 찾겠다”며 “함께해 주시면 이긴다. 고맙다”고 말했다. 민주당에서는 야권의 움직임에 예민하게 반응했다. 김현 대변인은 15일 “인지도가 낮은 후보를 통한 사실상 야권연대를 위한 포석이 아닌지 의혹이 일고 있다”며 경계했다. 이 전 처장은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의 후보로 출마 선언을 했다. 그러나 인지도가 약해 나경원 의원에 밀려 결국 출마 뜻을 접었다. 이 때문에 민주당에서는 인지도가 약한 이 전 처장 카드를 한국당이 선택한 건 야권연대라는 포석을 깔려는 의도가 더 강하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방선거는 정당별 경쟁보다는 인물 경쟁이기 때문에 어떤 후보가 나오더라도 박원순 시장이 크게 앞서고 있어 문제는 없다”면서도 “보수 야당이 연대해 표가 갈리는 게 아니라 합산되는 걸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서울시장 경선은 박 시장과 박영선·우상호 의원의 3파전으로 치러지는 게 유력한 상황이다. 우 의원은 지난 11일 세대교체 필요성을 강조하며 출마 선언을 했다. 박 의원은 18일 ‘숨 막히는 서울에서 숨 쉬는 서울로’라는 슬로건으로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박 의원은 서울시민 앞에 선서하는 방식으로 출마 의사를 밝힐 계획이다. 박 시장 측에서는 김종욱 정무부시장이 본격적인 선거 준비를 위해 조만간 사퇴할 예정이다. 박 시장 측 관계자는 “최대한 늦게 출마 선언을 하고 조용히 선거 준비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 측은 시정은 뒤로하고 선거 준비에만 몰두한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당분간 시정에만 집중하겠다는 생각이다. 정봉주 전 의원도 성추행 의혹이 제기돼 미뤘던 출마 선언을 18일 할 계획이다. 민주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는 이날 정 전 의원의 복당 신청에 대해 논의했고 19일 최고위에서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핑계는 최저임금 인상… 밥값 폭등, 묻지마 횡포

    핑계는 최저임금 인상… 밥값 폭등, 묻지마 횡포

    설렁탕·찌개·햄버거 등 최대 14% 올라 “최저임금 계산 땐 0.66% 상승 적정” 외식업계 “영업비밀” 인상 근거 함구 일방적 메뉴판 교체에 소비자 분통연초부터 몰아닥친 주요 먹거리 가격 오름세가 좀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하지만 ‘왜 올리는지’ 이렇다할 설명은 없다. 깜깜이 인상에 소비자들의 분노와 시름만 깊어지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에 이르기까지 패스트푸드업체와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주요 메뉴 가격을 약 3~14% 올렸다. 한식 프랜차이즈 업체인 신선설농탕은 모든 제품의 가격을 1000원씩 일괄 인상했다. 대표 메뉴인 설농탕이 7000원에서 8000원으로 14.3%나 올랐다. 놀부부대찌개도 간판 메뉴인 놀부부대찌개를 7500원에서 7900원으로 인상하는 등 전체 찌개류 가격을 평균 5.3% 올렸다. 한국야쿠르트는 다음달 1일부터 야쿠르트(170원→180원)와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1300원→1400원) 가격을 올린다. 햄버거, 즉석밥, 냉동만두, 참치캔, 생수, 콜라 등은 이미 줄줄이 오른 상태다. 안 오른 먹거리를 찾기가 힘들 정도다. 문제는 인상 폭에 대한 근거가 불명확하다는 점이다. 업체들은 “인건비와 원재료값이 올라서”라고 입을 모은다. 올해부터 최저임금이 16.4% 오르면서 인건비 부담이 커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에 편승한 편법적 가격 인상을 차단하겠다”며 특별 물가조사 엄포를 놓자 업계는 일제히 “최저임금이 주된 원인이 아니다”라며 꼬리를 내리고 있다. 가격 인상의 ‘정당성’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깊어지는 이유다. 한국노동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국내 최저임금이 10% 인상됐을 때 전체 임금은 1% 정도 오르며 이에 따라 물가는 약 0.2~0.4%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최저임금 인상 폭을 감안하면 적정 물가 상승 폭은 약 0.66% 수준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주요 먹거리 인상률은 이를 훨씬 웃돈다. 물론 원재료값 등 다른 가격 요인이 있지만 제반 비용이 가격 인상 폭 결정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는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비슷한 품목이어도 업체별로 인상 폭이 많게는 두세 배 차이 나지만 이 또한 명쾌한 설명이 없다. 12년차 주부 임모씨는 “재료값이 하락해도 제품 가격은 인하하지 않으면서 비용 상승을 이유로 매번 가격을 올리면 소비자들은 일방적으로 따라야 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임은경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사무총장은 “깜깜이 제품값 인상도 문제이지만 가격 인상 부담을 소비자에게 모두 전가하는 것도 문제”라면서 “물류시스템 개선, 공정 효율화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비용을 절감하려는 기업들의 노력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얼마 전 주력 제품 가격을 올린 한 외식업체에 인상 요인을 물었더니 맨 먼저 최저임금을 탓했다. “인건비가 올라서…”라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얼마나 부담이 커졌느냐는 질문에 “주요 원재료값도 올랐다”고 두루뭉술 빠져나갔다. “어떤 원재료가 얼마나 올랐느냐”고 물었더니 이번에는 “영업기밀”이란다. 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최근 가격을 올린 대부분의 외식·식품업체들의 반응은 비슷비슷하다. 패스트푸드업체 롯데리아는 지난해 말 불고기버거를 3400원에서 3500원으로, 새우버거를 3400원에서 3600원으로 각각 2.9%, 5.9% 올렸다. 뒤이어 KFC가 일부 품목의 가격을 100~800원 올리며 가격 인상에 동참했다. 맥도날드는 지난달 빅맥과 맥스파이시 상하이버거를 각각 4400원에서 4500원으로 올리는 등 27개 품목의 가격을 평균 4.01% 인상했다. 이달 버거킹도 일부 품목을 100원씩 인상했다. 설렁탕 가격을 14.3%나 올린 신선설농탕은 순사골국과 만두설농탕 가격도 각각 8000원에서 9000원으로 12.5% 올렸다. 앞서 식품업체인 오뚜기는 참치캔과 즉석밥 가격을 약 5% 올렸다. 그러자 CJ제일제당이 햇반, 스팸, 비비고 왕교자 등 주요 제품 가격을 6~7% 인상했다. 농심의 생수 브랜드 ‘백산수’와 코카콜라 등 음료 업체들도 출고가를 일제히 올렸다. 업체들이 가장 많이 드는 이유는 인건비와 원재료값 상승이다. 최저임금은 올해 1월 1일부터 시간당 6470원에서 7530원으로 16.4% 올랐다. 김윤성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외식 물가는 인건비와 식재료비, 임차료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어느 하나의 원인으로 설명하긴 어렵지만 아직까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물가 상승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는 전달에 이어 두 달 연속 2.8% 올랐다. 2016년 2월(2.9%) 이후 1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다. 또 다른 ‘주범’으로 지목되는 원재료값은 되레 하락세다. 한국수입협회에 따르면 과자에 많이 쓰이는 원당 가격은 올 1월 기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0.8%나 떨어졌다. 같은 기간 밀(-4.69%)과 소고기(-3.81%) 가격도 하락했다. 다만 직전월과 비교하면 밀 1.0%, 원당 4.43%, 소고기 2.02% 등 소폭 상승했다. 임차료도 큰 폭으로 오르지 않았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의 임대가격지수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 가맹점주들이 지불해야 하는 평균 임차료는 전년 대비 약 0.4% 증가했다. 이런 지적에 외식·식품업체들은 “구체적인 가격 인상 요인이나 인상 폭 결정 요소는 영업상의 이유로 공개하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인상 요인만 있으면 너도나도 ‘일단 가격부터 올리고 보는’ 업계의 안이한 대처를 성토하는 목소리도 높다. 유통 및 생산비용 절감 등 다른 자구 노력은 뒷전인 채 손쉬운 가격 인상 카드만 쓴다는 것이다. 실제로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BBQ와 교촌치킨은 지난해 인건비 상승 등을 이유로 ‘치킨값 인상’ 카드를 꺼내들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철회했다. 제품값 인상이 ‘고무줄’인 셈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식품업체 오리온은 2016년 제과업계가 잇달아 가격을 올리는 와중에도 주요 제품 가격을 동결하고 포카칩과 초코파이 중량을 각각 10%, 11.4% 늘려 화제가 됐다. 오리온 측은 “공장 효율화 작업과 재무구조 개선 등 지속적인 비용 절감 노력으로 가격 상승 요인을 자체 흡수했다”고 설명했다. 윤철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장은 “기업의 궁극적인 목표가 이윤 추구라 하더라도 가격 인상 흐름에 편승해 손쉽게 이익을 높이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신제품 개발, 경영 효율화 등의 노력을 통해 원가 상승 부담의 소비자가격 전가를 최소화하는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경우에는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식이 아닌 왜 올려야 하는지에 대한 납득할 만한 설명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래야 소비자들을 설득할 수 있고 불필요한 기업 불신 확산도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유시민 “이명박 전 대통령 불구속 조사해야” 이유는?

    유시민 “이명박 전 대통령 불구속 조사해야” 이유는?

    유시민 작가가 이명박 전 대통령을 불구속 조사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유시민은 15일 JTBC 예능프로그램 ‘썰전’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소환 조사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박형준 교수는 “비리 혐의로 조사를 받는다는 것은 전직 대통령으로서 부끄러운 일이다. 법적 책임 여부를 떠나 국민에게 죄송한 상황”이라면서 “국민 중 67.5%가 구속 조사를 찬성한다. 이 전 대통령도 국민의 이런 반응의 원인을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유시민은 “검사도 여론의 영향을 받는다. 국민의 여론이 압도적으로 한쪽으로 쏠리면 헌법 재판관들이 마음대로 하기 어렵다”면서 “무죄 추정의 원칙과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을 때는 불구속 조사를 한다는 원칙이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 같은 원칙을 많은 국민의 비난을 받는 전직 대통령이지만 똑같이 적용해야 한다”면서 “출국금지 조치만 하면 MB가 어디 도망을 가겠냐. 증거도 검찰이 이미 갖고 있다. 법무부 장관이 불구속 수사 방향으로 권한 행사를 했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박형준은 “결국 또 여기까지 온 전직 대통령의 불행”, 유시민은 “모든 전직 대통령을 가두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다. 마음이 안 좋다”는 한줄평을 각각 남겼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인터뷰 플러스] “감사 나눔으로 행복한 공동체 만들기…그게 진정한 사회변혁”

    [인터뷰 플러스] “감사 나눔으로 행복한 공동체 만들기…그게 진정한 사회변혁”

    2010년부터 전국의 기업, 병원, 학교, 부대, 지자체 등을 돌면서 900회 이상 감사 강연과 워크숍을 진행해온 남자가 있다, 그는 2013년부터 짧지만 강렬한 감사 메시지를 작성해 출근 시간에 SNS로 세상 사람들과 공유했다. 이 감사 메시지가 아들의 군 입대를 계기로 2015년부터 60만 장병이 보는 국방일보에도 연재되고 있다. 올해부터는 고령자 어르신들의 짤막한 자서전을 지역신문에 게재하고 후손들이 감사편지로 화답하는 ‘은빛자서전 프로젝트’도 시작했다. 정지환 감사경영연구소 소장(53)이 ‘감사운동의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런데 정 소장은 10년 전만 해도 언론계에서 ‘싸움꾼 기자’의 1세대로 불리며 필명을 날렸던 인물이다. 그는 1990년대 월간 말, 오마이뉴스 등에서 활동하며 우리 사회에 숱한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논쟁적 기사를 남겼다. 1998년부터 조선일보 사주일가의 비리 의혹을 추적하며 ‘안티조선 전문기자’라는 명성을 얻었으며, 2004년에는 ‘한국판 롤콜’을 표방하며 국회·입법전문지 여의도통신 창간을 주도해 정치권과 언론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저널리스트로서 누구보다 열정적이었던 정 소장이 감사에 주목한 계기는 사회적 좌절 때문이었다. 너무 앞서나간 선택이었는지 2009년 여의도통신은 재정난으로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좌절은 이 싸움꾼 기자로 하여금 ‘감사’라는 새로운 희망에 눈뜨게 해주었다. 2009년 12월 당시 손욱 농심 회장과 김용환 감사나눔신문 대표를 만나면서 사단법인 행복나눔125(1주1선행, 1월2독서, 1일5감사) 창립과 감사나눔신문 창간 작업에 참여했다. 그때부터 정 소장은 스스로 감사를 실천하기로 마음먹고 감사일기와 함께 감사 메시지를 써왔다. 감사 나눔을 통해 공동체가 행복해질 수 있고 그것이 진정한 사회변혁이라고 말하는 그는 현재 감사경영연구소 소장과 경희대학교 객원교수로 일하고 있다.→‘싸움꾼 기자’가 ‘감사 아이콘’으로 변신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젊은 시절 시사지 기자로 일하면서 논쟁적인 기사를 많이 썼습니다. 그때 붙었던 별명이 ‘싸움꾼 기자’였지요. 당시 나름대로 치열한 삶을 살았는지 모르지만 정작 내면의 풍요와 가족의 행복은 돌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오죽하면 아들이 당시 저를 ‘잠만 자고 가는 하숙생’ 같다고 했을까요. 준비 기간을 포함해 10년 동안 열정을 불태웠던 여의도통신의 폐간이 저에게 안겨준 정신적 충격도 컸습니다. 설상가상으로 가족마저 제게 냉랭하게 대했지요. 그런 절망의 벼랑 끝에서 만난 것이 바로 ‘감사’였습니다. →감사와 만나면서 가장 먼저 시작한 일은 무엇이었나요? -감사일기를 쓰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세상을 비판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기자로 20년 가까이 살아오다 보니 그게 말처럼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것마저 못 하면 아예 그만두자’는 심정으로 마지막 도전에 나섰지요. 우선 작은 노트를 마련하고 100일 동안 무조건 하루 100번씩 “감사합니다”라고 쓰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한 달 동안은 ‘감사’ 두 글자만 대충 쓰는 등 요령을 피웠지만 나중에는 “감사합니다”라고 다섯 글자를 또박또박 온전하게 썼습니다. 며칠 후부터는 그 밑에다 ‘그 날의 감사한 일’ 세 가지도 적기 시작했습니다. 그랬더니 세 가지가 나중에는 다섯 가지로 자연스럽게 늘어났지요. 이 훈련은 작은 노트 세 권을 채우고서야 100일 만에 끝났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100일 동안 중요한 변화를 체험했습니다.→어떤 변화였습니까? -23일째 어머니에게 문자메시지로 문안인사를 드리기 시작했습니다. 51일째 중학교 3학년 아들에게 잠언을 읽어주기 시작했고, 64일째 평생 금연을 선포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84일째 되던 날 저만 보면 복수 하고 싶다던 아내가 즐거운 마음으로 채소 샐러드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98일째 되던 날에는 저를 피하기만 하던 아들에게서 “행복해요”라는 고백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 변화가 참 신기했습니다. 그저 노트에 두 글자, 다섯 글자, 세 가지 감사, 다섯 가지 감사를 적었을 뿐인데, 제2의 인생과 관련된 중요한 사건들이 모두 이 기간에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감사일기 쓰기를 일상적 습관으로 만드는 일에 성공하면서 제 삶은 완전히 뒤집어졌지요. 저의 심경 변화는 주변 사람들이 저에게 대하는 태도마저 변하게 했습니다. →SERICEO 동영상 강연 ‘아빠의 감사가 아들의 얼굴을 바꾼다’를 계기로 유명 강사가 되었다고 들었는데, 어떤 내용인지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캘리포니아 버클리대의 켈트너와 하커 교수는 밀스여대의 1960년도 졸업생 141명을 대상으로 독특한 연구를 한 적이 있습니다. 졸업 앨범에서 환한 미소를 지은 사람을 가려낸 다음 30년 동안 이들의 결혼이나 생활 만족도를 추적 조사한 겁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졸업사진에서 환한 미소를 지은 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더 건강하고, 더 성공하고, 더 행복한 인생을 살았던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이 연구 결과를 보고 저는 군 입대를 위해 휴학을 신청한 아들의 졸업앨범을 찾아봤습니다. 그런데 제가 ‘하숙생 아빠’였던 시절 아들은 중학교 앨범에서 ‘우수에 젖은 얼굴’로 우두커니 서 있었지만 제가 감사생활을 시작하고 3년이 흐른 뒤에 찍은 고교 앨범에선 ‘환한 미소’를 짓고 있었습니다. 대조적인 두 장의 사진을 목격한 순간, 저는 감격 또 감격했습니다. 매일 아침 머리맡에서 잠언을 읽어주고 잠들기 전에 감사일기 쓰는 뒷모습을 보여줬을 뿐인데 엄청난 선물을 받은 셈이었죠. 이 사연이 SERICEO를 통해 알려진 후 여기저기서 저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감사 나눔은 결국 가정의 변화에서 시작된다고 봐야겠군요. -정확하게 보셨습니다. 감사 나눔을 조직문화로 도입한 기업의 직원들과 만날 때마다 가장 자주 듣는 말이 있습니다. “밥상이 달라졌어요.” “닭살 부부가 됐어요.” “결혼 16년 차 아내와 손잡고 거리를 다녀요.” “아이가 현관까지 나와서 인사를 해요.” “아이가 먼저 공부하고 싶다며 독서실 티켓을 끊어달라고 하네요.” 이런 말도 자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출근할 때 콧노래가 절로 나와요.” “일터에서 반원들과 사이가 좋아졌고 갈등이 해소되었어요.” 실제로 감사 나눔은 가족에게 가장 먼저,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칩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렇게 가정에서 감사 나눔으로 충전된 행복 에너지가 기업의 소통과 성과 창출로 이어진다는 점입니다. →가정의 변화가 회사의 변화에 영향을 미친다면, 사회에도 선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겠군요? -실제로 회식문화에도 신선한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포스코ICT의 한 직원은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추진하던 발주업체, 하도급업체 직원들과 함께 하는 회식 자리에서 건배 제의를 해야 하는 상황을 맞았습니다. ‘먹고 죽자!’ ‘위하여!’ 그동안 회식 자리에서 흔히 해왔던 건배사였죠. 회사에서 감사경영을 실행하던 분위기에 힘입어 그 직원은 용기를 냈습니다. “한 사람씩 일어나 나머지 앉아 있는 사람들 중에서 한 명을 선정해 그에게 감사한 일 3가지 이상 말하고 앉는 것은 어떨까요?” 처음에는 분위기가 갑자기 썰렁해졌지요. 하지만 굴하지 않고 자신이 먼저 한 사람에게 감사와 칭찬을 다섯 가지를 말하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그러자 다른 사람들도 쭈뼛거리며 일어나 감사와 칭찬을 표현하기 시작했습니다. 전과 사뭇 다른 회식 분위기에 사람들은 어색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참 신기하게도 다음 날 아침 다시 만난 사람들의 표정이 다른 때와 전혀 달랐습니다. 서로에게 커피를 권하며 다시 감사를 표시했던 겁니다. 물론 당시 함께 추진하던 프로젝트는 매우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합니다. →충북의 옥천신문과 손잡고 추진하는 ‘은빛자서전 프로젝트’의 취지는 무엇입니까? -한 사람의 일생은 그 자체가 역사이고 작은 박물관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80세 이상 어르신들의 구술(口述)을 풀어낸 자서전을 신문에 게재하고, 자녀와 손주 등 후손들이 감사편지로 화답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콘텐츠는 해당 어르신이 별세하면 ‘조문보(弔問報)’로 변신해 장례식장에 비치할 예정입니다. ‘풀뿌리 언론개혁의 성지’로 불렸던 옥천에서 ‘감사가 넘치는 건강한 장례문화 조성’이라는 또 하나의 작은 실험이 시작됐습니다. 지금까지 모두 7명을 인터뷰했는데, 인생스토리 하나하나가 다큐영화 ‘워낭소리’를 연상케 했습니다. 후손들이 감사편지를 빠짐없이 보내와 삶의 지혜를 전수하는 세대 간 대화로서의 감사나눔운동 가능성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 사회가 날 선 비난과 냉소로 가득 찬 것처럼 보이지만 그 저변에선 감사와 사랑의 마음도 용암처럼 흐르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더 꿈꾸고 있는 계획이 있다면 말씀해주시죠. -어느 정도 분위기가 조성되면 지역 내 어르신은 물론이고 출향한 자녀까지 참여하는 ‘자서전 글쓰기 교실’과 ‘부모님께 감사편지 쓰기운동’도 추진할 구상도 가지고 있습니다. 지역의 청소년들과 함께 어르신을 찾아뵙는 ´구술 생애사´ 동아리를 만들어볼 수도 있을 겁니다. 기업사회공헌(CSR) 예산이나 독지가의 기부가 이런 곳에 쓰인다면 참 좋겠습니다. 인구 5만의 옥천에서 이 실험이 성공하면 5천만이 살고 있는 대한민국 250여개 지자체로도 민들레 홀씨처럼 퍼져나갈 수 있지 않을까요. 서원호 객원기자 guil@seoul.co.kr ■정지환 감사경영연구소 소장은 1965년 경기 여주 출생 현 감사경영연구소 소장 현 경희대학교 객원교수 서울시립대 영문학과 및 동대학원 국문학과 석사과정 졸업 / 1987년 서울시립대 총학생회장, 전대협(1기) 의장권한대행 / 1994년 월간 말 기자(2000년 한국잡지협회 ‘올해의 기자상’ 수상), 오마이뉴스 기자 / 2003년 시민의신문 취재부장, 여의도통신 편집국장 / 2010년 감사나눔신문 편집국장, 사단법인 행복나눔125 홍보실장 / 기업, 병원, 학교, 부대, 지자체 등에서 900회 이상 감사 강연, 워크숍 진행 / 삼성경제연구소 SERICEO 동영상 강연 5회 출연(‘아빠의 감사’편 주간베스트 1위) / 한전인재개발원, 새마을금고연수원, 서울시사회복지사협회 사외강사 / 시사인 ‘싸움꾼 기자, 감사와 나눔의 마력에 빠지다’ 보도 / 월간 아버지 ‘감사를 말하다 삶이 바뀐 가족 이야기’ 보도 / CBS 변상욱의 이야기쇼 ‘이 사람이 사는 법’ 출연 / 국방TV ‘여러분이 대한민국의 자랑입니다’ 출연 / 2015년 7월 1일부터 국방일보에 미니칼럼 ‘30초 감사’ 연재 / 인간개발연구원 편집위원, 허임기념사업회 이사, 최재형기념사업회 이사 / ‘내 인생을 바꾸는 감사 레시피’, ‘30초 감사’, ‘감사 365’ 등 저서 10권
  • 서울시장 선거 ‘이념 대결’ 되나

    서울시장 선거 ‘이념 대결’ 되나

    홍준표, 설 직후 출마 요청 알려져 李 “다음주 초까지 출마 여부 결정” 진보 박원순과 대결 가능성 높아져6·13 지방선거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로 이석연(64) 전 법제처장 카드가 급부상하면서 서울시장 선거가 요동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진보진영 시민운동가 출신인 박원순 서울시장의 대항마로 보수진영 시민운동가를 앞세워 ‘이념 대결’ 양상의 선거판을 짜겠다는 것이다. 이 전 처장은 제1호 헌법연구관으로 오랫동안 보수진영에서 시민운동을 해 왔다. 이 전 처장은 15일 “다음주 초까지 출마 여부를 결정해 한국당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한쪽으로 치우친 사회 분위기를 바로잡고 중도 보수세력이 설 땅을 복원하는 데 역할을 하고 싶다”면서 “다만 과거처럼 시민운동 영역에서 활동할지 정치판에 뛰어들지는 아직 마음을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전 처장은 지난 2월 설 연휴가 끝난 직후 홍준표 한국당 대표로부터 직접 서울시장 출마 요청을 받았다. 이 전 처장이 출마를 결심하면 두 번째 서울시장 도전이 된다. 그는 2011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도 당시 박원순 후보에게 맞서는 범여권 단일 후보로 출마를 준비한 바 있다. 출마를 결심하면 무난하게 전략공천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는 이날 이 전 처장을 거론하며 “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영입인사의 경우 전략공천하겠다는 원칙을 밝혔다”며 전략공천의 의지를 내비쳤다. 홍 대표는 “이 전 처장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창립 멤버이며 박원순 서울시장은 당시 거기에 있었던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선거는 좌우 대결로 이 전 처장이 나오면서 색깔과 본질이 분명해졌다”면서 “(두 후보 간 대결이 성사되면) 아마 빅매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에 대해서는 “(서울시장 선거에) 절대 못 나오며 나오면 한참 떨어지는 3등이다. 정치적으로 자멸”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이에 김철근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제1야당 대표의 발언치고는 참으로 치졸하다”고 비판했다. 한국당 안팎에서는 당의 처지를 고려할 때 ‘이석연 카드’가 ‘최선’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젊고 참신한 후보는 아니지만 선거 프레임을 짜는 데 유리한 ‘안정감 있는 후보’라는 평이다. 한국당에는 그동안 마땅한 서울시장 후보가 없었다. 영입을 시도했던 홍정욱 전 의원은 일찍이 영입 거절 의사를 밝혔다. 지난 13일 마감한 한국당 서울시장 공천 신청자로는 김정기 노원병 당협위원장이 유일했다. 이 전 처장 영입 소식에 더불어민주당은 예민하게 반응했다. 민주당은 “바른미래당과 선거연대 포석이 아니길 바란다”면서 “이 전 처장은 인지도도 매우 낮을 뿐 아니라 비하와 폄하 발언으로 간간이 주목을 끌어온 ‘올드보이’에 불과하다”고 혹평했다. 전북 정읍 출신인 이 전 처장은 헌법재판소 연구관, 경실련 사무총장을 거쳤다. 2008~2010년 이명박 정부 초대 법제처장을 지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보기엔 끔찍, 맛은 최고라는 악어 바비큐 요리

    보기엔 끔찍, 맛은 최고라는 악어 바비큐 요리

    혹시 악어 바비큐 요리가 있다는 걸 들어보셨나요? 강력한 턱과 꼬리뿐 아니라 단단한 껍질로 뒤덮여 있는 강가의 최상위 포식자 악어가 부드럽고 맛있는 바비큐 요리로 변신한 사연을 지난 12일(현지시각) 영국 동영상 공유사이트인 라이브릭에서 소개했다. 미국 LA 스모개스버그(Smorgasburg)에 있는 블랙 슈가 립(Black Sugar Rib)이라는 회사가 무료 악어 바비큐 요리 이벤트를 선보였다. 머리와 발을 제외하고 위생적으로 잘 손질된 악어를 냉동칸에서 꺼낸 후, 테이블 위에 악어를 바르게 펴고 그 위에 달콤하고 매운 소스를 두껍게 입힌다. 그 후 악어 바비큐 전용 오븐으로 직행한다. 오븐에서 5시간 동안 구워진 악어는 윤기가 주르르 흐르며 맛있게 구워진 모습이다. 시민들의 반응도 좋다. 매우 부드럽고 연하다며 칭찬 연발이다. 보기엔 좀 그렇지만 맛은 일품인 셈이다. 물론 바비큐용 악어 재료는 악어 농장이나 판매 허가를 받은 상점에서 합법적으로 구매해야 한다고 한다. 때문에 귀한 만큼 구하기도 힘들다고 한다. 사진 영상=FOOD INSIDER/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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