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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시론] 낙선운동과 정보화

    한국인의 정치의식은 오랜 전통을 지니고 있다.특히 조선시대에는 ‘학문과덕을 닦고 집안을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이 정치를 해야 나라 안이 평안해진다(修身齊家 治國平天下)’는 주자의 어록이 절대시되었다.그런데 어느 틈엔가 이 내용이 고학력의 좋은 집안 사람이 정치를 해야 한다는 미신으로 뿌리내리게 되었고,정치인 사이에 병적인 엘리트 의식을 조성했다. 해방 당시 한글조차도 깨우치지 못한 사람이 전 국민의 80%나 되었던 상황에서 대부분의 국민이 기대한 정치인 상은 첫째가 고학력으로,일제시대의 독립운동에 참여한 지사(志士)적인 풍모가 있는 사람이었다. 요컨대 정치가는 일반 백성들과는 격이 다른 특별한 인사라는 것이다.그러나 현실적으로 해방 이후 우리가 목격해온 수많은 정치인들의 행각에서 그들이 결코 덕이 높고,나라와 겨레를 생각하는 사람만은 아니었음을 실감했다. 오랜 독재정권 하에서 정치가들의 현실적인 행동은 선거공약과는 전혀 관계없는 ‘지역차별,색깔논쟁’,그리고 반대를 위한 반대만을 일삼는 ‘오기’뿐이며,실질적으로 조선시대 당쟁의식과 하나도 다름이 없는 것이었다. 우리는 IMF 체제를 국난으로 여기고 있는데 그 극복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가? 국민적 일체감 형성에 힘쓴 바 있는가? 안타깝게도 이 물음에 당당하게 답할 수 있는 현 국회의원이 극히 적음을 알고 있다. 하나의 제도가 일단 정착하면 실력과 경륜보다도 그 제도를 잘 이용하는 인사가 배출된다.국민적 요망을 저버린 정당 내의 역학구조에서 반국민적·반민주적 행동을 일삼고,오직 지역민의 감정에 영합하여 눈앞의 소수집단 이익을 위해 나라의 앞길을 망치는 일에 앞장서는 것이다. 요즘 한국은 고등학교 졸업자의 약 80%가 대학에 진학하는,세계에서 보기드문 고학력사회가 되었다.정치인들과 비교해 전혀 손색이 없는 높은 지식수준과 충분한 경륜을 지닌 수많은 시민층이 등장한 것이다. 이들이 독재적 권력에 아첨하고 반민주적인 행동을 일삼아온 정치가에게 혐오감을 나타내는 것은 당연하다. 또 정치인의 비양심적 행위에 대해서 적극 경고하고,나아가서는 부정적 인사의 국회진출을 막는것은 민주국가 국민으로서의 권리이자 의무이기도 하다. 그간 국민은 기존의 정치기구에 기생하며 자신의 이익추구에 급급해온 정치인이나,그런 패거리의 보호만을 일삼는 정당에 대해서 직접 경고하는 효과적인 수단을 갖추지 못하고 있었다. 국민은 참을대로 참았다.이제 정보화(인터넷)로,정당이나 국회의사당을 거치지 않더라도 필요하다면 국정에 참여할 수 있는 실력도 충분히 갖추게 되었다.전 국민은 하나의 의제에 대해서 자기의 찬반 의지를 직접적으로 반영할 수도 있다. 낙선운동은 새로운 힘을 지니게 된 국민이 정치권의 울안에서 스스로를 특별한 존재로 착각하며 단잠을 즐기는 자에 대한 중대한 경고인 것이다. 정보화는 모든 분야에서 기존의 경계를 애매하게 만들고,Inter(際)적인 요소를 강하게 내세운다.국경이나 학문분야의 경계를 희미하게 하여 국제간·학제간의 폭을 넓히고 있는 것도 그 보기이다. 이 흐름 속에서 정당과 시민단체의 경계도 사라져가고 있는 것이다.앞으로의 시민운동은 정치권 뿐만 아니라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날뛰는 언론,경제계 등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반대의사를 표시할 것이다. 정보화에 의한 카오스는 단순한 혼란이 아니라 기존의 틀을 깨고 새로운 질서를 형성하는데,이 시대적 양상은 더욱 더 가파르게 진행되는 것이다.이 상황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지혜는 새 질서 형성에 적극 참여하고 스스로 시대착오적인 자세에서 탈피하는 일이다. 김용운 한양대 명예교수·수학
  • [4·13총선 시민혁명](3)시민운동 좌표 확고히

    낙천·낙선운동으로 국민의 지지와 신뢰를 받고 있는 시민단체가 ‘유권자혁명’을 성공적으로 이끌려면 흔들림 없이 양심과 원칙을 지켜나가야 한다는 것이 시민과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특히 정치권의 ‘음모론’ 등 거센 반발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도덕성과 조직정비,단체간 횡적인 연대 강화가 필요하다고 주문하고 있다. 연세대 사회학과 박영신(朴永信) 교수는 “시민단체가 계속해서 국민의 지지를 받기 위해서는 정치적 외풍을 차단하고 내부 단속을 철저히 해야 한다”면서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음모론에 대해서는 단호하지만 원칙에 따라 조급하지 않게 대처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교수는 특히 “시민단체가 조금이라도 잘못하면 현재 음모론 등을 제기하고 있는 일부 정치권과 언론 등 수구세력들이 시민운동의 본질을 훼손해 가까스로 시작된 ‘유권자 심판운동’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면서 “시민단체들은 보다 치밀한 계획 아래 긴밀하게 공조하고 단체 내의 불건전한 의도를 가진 세력 등을 제외해 수구세력들에게 빌미를 주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한국정당정치연구소 박상병(朴庠秉) 연구기획실장은 “정치권의 반발은 충분히 예상했던 일”이라면서 “시민단체는 끝까지 공정성과 투명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실장은 “‘음모론’은 이번 선거에서도 지역주의에 기대겠다는 음모일뿐”이라고 지적하고 “정치권이 시민단체가 국민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받는 이유에 대해 진지하게 반성하지 않는다면 공멸의 길로 접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이 아직 지역주의의 사슬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한 만큼 시민단체가 정치권의 공세에 말려들면 설 자리를 잃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국정신문화연구원 한국학 대학원생 류제철(柳濟喆·32)씨도 “시민단체의낙선운동은 정당하고 시의적절하다”면서 “정치권의 ‘음모론’과 한국정치의 해악인 지역감정을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순수성과 운동의 방향성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회사원 김명섭(金明燮·38)씨는 “일부 단체의 독자행동과 계속되는 부적격의원 명단 공개는 국민에게 혼란과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면서 “도덕성과 연대강화를 통해 단합된 힘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PC통신 하이텔 이용자 정창원씨(JCW70)는 “낙천·낙선운동이 결코 ‘마녀사냥식’의 책임전가가 되어서는 안된다”면서 “과거의 부패 정치와 잘못된시민 의식을 정화해 새천년의 새정치를 건설해 나가는 발판으로 삼아야 할것”이라고 말했다. 총선연대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 30대 남자는 “기득권의 저항과 수구세력의음모에 대해 원칙과 소신을 갖고 적극적으로 대처하라”고 주문하고 “4·13총선까지 두달여동안 시민의 힘을 결집할 수 있도록 조직을 정비해야 한다”고 적었다. 총선연대 김기식(金起式)사무처장은 “일부 정치권에서 당리당략에 따라 아전인수격으로 낙천·낙선운동의 본질을 왜곡하고 있다”면서 “경실련 등 다른 단체와의 공조를 통해 정치권의 반발에 대응해 나가는 한편 대대적인 조직정비를 통해 ‘정치개혁’이라는 대의를 이뤄나가겠다”고 말했다. 조현석 이창구기자 hyun68@
  • “투표 참여로 세상을 바꾸자”

    “시민운동을 투표로 승화시켜 유권자 혁명을 이루자” 컴퓨터게임 캐릭터 디자이너 서강일(徐江一·22),서울대생 나두경(羅斗京·21·사회학과 1년),이화여대생 한미진(韓美眞·22·국문과 2년)씨 등 ‘새천년 새내기 유권자’ 3명은 2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카페에 모여 이렇게 의견을 모았다. 총선연대와 정치개혁시민연대 등 시민단체의 공천반대 인사 명단 발표와 4·13 총선 등에 대해 진지하고도 경쾌한 토론 끝에 내린 결론이었다. 이들은 지난 25일 치러진 인천 남구청장 보궐선거(18.5%)와 부산 해운대구청장 재선거(19.96%)의 투표율이 크게 낮은 데 대해 격분했다. 두 지역의 투표율에 대해 이들은 “시민단체가 아무리 선거혁명을 부르짖어도 유권자들이 투표에 참여하지 않으면 구호에 그칠 뿐”이라며 “이번 4·13 총선은 후세에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도 유권자들이 나서 정치개혁을 이룩할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강일씨는 첨단직종 종사자답게 “시민단체가 명단을 발표할 때마다 이동전화의 무선 인터넷 서비스로 지켜봤다”면서 “이제 정치에 무관심했던 젊은이들이 투표에 참여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입을 열었다. 다른 두 사람도 “높은 투표율로 부적격 정치인들을 심판해야 한다”며 동감을 표시했다. 두경씨는 “법을 고쳐서라도 문제 있는 정치인은 물러나도록 해야 한다”면서도 “낙선운동은 정확한 자료와 기준을 토대로 해야 한다”고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미진씨는 “낙선운동은 시민단체들이 자신들의 발표에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라고 당차게 말했다. 이들은 “인터넷 등을 통해 평소의 행적을 꼼꼼히 살펴볼 것”이라면서 “소속 정당에 상관하지 않고 참신하고 의정활동에 성실한 인물에게 표를 던지겠다”고 말했다. 강일씨는 “이번 선거는 인터넷이 주요 변수로 등장할 것”이라면서 “인터넷 홈페이지가 부실한 후보는 젊은이들에게 자신을 알릴 기회 자체를 잃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특히 이번 총선에서는 지역감정의 악령이 되살아나서는 안된다는 데의견을 같이했다. 미진씨는 “부모님 세대는 정확한 정보보다는 출신 지역이나 소문에 따라 투표하는경향이 있었다”면서 “계속 아버지가 지지하는 후보에게 표를 던졌던 어머니가 지난 총선 때 다른 후보에게 투표해 두 분이 1주일간이나 '냉전'을 벌였다”고 웃음을 지었다. 강일씨도 맨손으로 경제성장을 이룬 부모님 세대를 존경하지만 지역감정은지난 천년에 버리고 왔어야 할 악습이라고 비판했다. 3명의 새내기 유권자들은 “오늘 씨를 뿌려 내일 열매를 거둘 수는 없지만지역감정에 좌우되는 정치풍토는 꼭 바뀔 것”이라면서 “처음 맞는 총선에꼭 참여해 젊은이들의 힘으로 유권자 혁명을 이뤄내자”고 다짐했다. 전영우기자 ywchun@
  • [사설] 공동여당 갈등 수습해야

    총선시민연대의 공천반대자 명단 발표와 관련해 자민련이 ‘음모론’을 제기하고 나와 공동여당간의 공조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음모론의 요지는 청와대와 민주당이 시민단체를 내세워 김종필(金鍾泌) 자민련 명예총재와 자민련을 고사(枯死)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자민련쪽으로부터 시민단체와의 커넥션으로 지목당한 당사자들은 명단 작성에 관여했다는 자민련의 주장을 터무니 없다며 펄쩍 뛰고 있고,총선시민연대도 시민운동을 매도하는 주장이라며 명예훼손에 따른 법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26일 연두기자회견에서 김명예총재가 명단에 포함된 사실에 안타까움을 나타내고 김명예총재가 국무총리로서 국정에 기여한 공로를 높이 평가하면서 “음모론은 있을 수 없다”고 못을 박았다.그러나자민련의 반발은 쉽게 가라앉을 것 같지 않다.자민련은 어제 예정돼 있던 김명예총재와 이한동(李漢東) 총재대행의 청와대 회동을 거부하고 국회에서 ‘헌정질서 파괴책동 분쇄 결의대회’를 강도높게 열었다. 음모론을 둘러싼 실체적 진실은 시일이 지나면 밝혀지겠지만 자민련이 선거법 협상에서 민주당과의 공조 중단을 선언하고 공동정권 철수까지 거론하고나오는 마당이라 국민들은 공동정권에 근본적인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소수정부로 출범해서 어렵사리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를 극복하고 국정 전반에 개혁을 추진해온 공동정권에 결정적이 균열이 생겨서는 안되기 때문이다.음모론이 사실무근이더라도 민주당이 나서서 자민련과 대화를 통해 오해를 씻어줌으로써 공동여당간의 갈등을 하루빨리 수습해야 한다. ‘국민의 정부’는 지난번 대선에서 민주화세력과 근대화세력이 손을 잡음으로써 헌정 50년사상 처음 이뤄낸 수평적 정권교체를 통해 탄생됐다.국민이 선택한 정부라는 뜻이다.어떤 시민단체도 국민의 선택에 우선할 수는 없다. 이같은 사실을 뒤집어 생각하면 민주당과 자민련은 공동정부를 구성해서 국정을 이끌어가라는 당초 국민들의 명령을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는 뜻이다.정당은 국민의 지지를 통한 의석수로 말하기 때문에 총선에 사활을 거는것을탓하기는 어렵다.총선을 앞두고 새천년민주당이 창당된 것이나 자민련이 보수색채를 강화하는 것도 그런 의미에서 충분히 이해가 간다.민주당과 자민련은 총선까지는 느슨한 공조 속에 어느정도 각개 약진을 할 수도 있다.또한두 당이 각개 약진을 하는 것이 공동여당이 절대 안정의석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그러나 각개 약진에도 한계가 있다.만에 하나 어느쪽이든 총선의 승리에 집착한 나머지 공동정부를 깨는 사태가 벌어진다면 국민들은 가차없이 등을 돌릴 것이라는 사실을 두 당은 유념하기 바란다.
  • [4·13총선 시민혁명](2)젊은 유권자들의 자각

    “이젠 더 이상 참을 수 없습니다”-국회의원 낙천·낙선운동으로 유권자혁명의 물꼬를 튼 총선시민연대의 인터넷 홈페이지 초기화면에 떠오르는 문구다. 지난 12일 개설된 시민연대의 홈페이지에는 보름남짓 만에 무려 22만명의네티즌이 방문했다.이 가운데 80%안팎이 20∼30대 젊은 유권자라는 분석이다.특히 27일 현재 연령대별 ‘시민참여광장’코너에 의견을 올린 30대 이하네티즌은 6,044명으로 전체 7,489명의 80.7%를 차지했다.“정치는 딴 세상일”이라며 정치 무관심에 젖어 있던 젊은 층의 유권자의식이 깨어나기 시작한 징조로 받아들일 만하다. 시민운동 일선에서 낙천·낙선운동에 직접 참여하고 있는 20∼30대 젊은이들도 또래의 ‘폭발적인’ 열기에 스스로 놀랄 정도다. 시민연대 사무실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조현일(曺賢一·서울대 불어교육과 4년)군은 “당장 선거가 임박한 것이 아닌데도 엄청나게 많은 젊은 네티즌들이 홈페이지에 몰리고 있다”며 놀라워 했다.그는 “개학하면 학교 친구들을 상대로 총선 참여운동을 적극 벌여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20∼30대 네티즌의 정치참여 무대가 단순히 사이버 공간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예측을 가능케 하는 대목이다. 30대 사이버 세대로 정치개혁시민연대에서 일하고 있는 성미(成美)간사도“젊은 층의 주권의식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인터넷을 통한 정보제공과 의사개진이 활발해지면서 젊은 유권자의 내재(內在)된 ‘정치 에너지’가 봇물 터지듯 분출되고 있다는 설명이다.시민단체의 낙천·낙선운동이젊은 층의 정치 혐오나 냉소주의를 적극적인 의식개혁 운동으로 승화시키는계기를 마련한 셈이다. 그러나 20∼30대의 네티즌 혁명이 4·13총선 결과에 얼마나 영향을 끼칠지는 속단하기 이르다.유권자 운동의 열풍 속에서도 지난 25일 인천 남동구청장 보궐선거의 투표율이 18.6%로 역대 기초자치단체장 선거 가운데 두번째로낮았던 점은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교훈을 일깨운다. 한나라당의 선거전략기획을 담당한 한 당직자도 “시민연대 등의 명단 발표로 총선 당락에 영향을 받을 야당 현역 의원은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많아야 5명 안팎”이라면서 “사이버 열기가 투표율에 일부 반영된다 하더라도텃밭지역의 선거구도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때문에 모처럼 달아오른 사이버 세대의 유권자 운동이 현실 정치에 제대로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시민단체의 점진적인 의식개혁 운동과 정치권의 자구(自救)노력이 필요하다. 경실련 시민입법위원장인 강경근(姜京根) 숭실대 교수는 “여야 정당이 각종 선거의 공천과정에서 네티즌의 의견을 수렴하는 시스템을 제도화하는 등20∼30대의 참여 마당을 넓혀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각 정당의 공천작업 이후 시민단체들이 부적격자의 낙선운동을 조직적으로 전개하는 것도 20∼30대 유권자를 투표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현실적 방안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이버 공간에는 ‘지역주의’나 ‘당리당략’이 있을 수 없다”는 항변을 선거혁명으로 표출시키려는 젊은 네티즌들의 자각과 실천적 의지라는 지적이다.4·13 총선에서 20∼30대 유권자가 투표장에 몰려들어야 진정한 유권자 혁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박찬구기자 ckpark@
  • [오늘의 눈] 아직도 민심 못읽는 정치권

    경찰서를 출입하며 사건·사고를 많이 접하는 기자는 서민층과 접촉할 기회가 많다.시장에 좌판을 벌인 아주머니,일선 공무원,기업체의 평사원 등으로부터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자주 듣는다. 총선연대가 지난 24일 ‘공천 반대 인사 명단’을 발표했을 때도 기자는 서민들을 여럿 만났다.“속 시원하다.잘 한다”는 것이 그들의 한결같은 반응이었다.한 30대 회사원은 “국회의원의 자질을 갖추지 못한 정치인들이 많은데 왜 고작 66명이냐”고 반문했다. 그동안 우리나라 시민운동은 ‘시민없는 시민운동’이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교수와 변호사 등 전문가 몇명이 단체를 이끌어 온게 현실이었다.그러나요즘은 판이하게 달라졌다. 공천 반대 인사 명단을 발표한 뒤 총선연대에는 격려 전화가 하루 100여통씩 걸려오고 있다.낙천·낙선운동과 선거법 87조 폐지를 지지하는 인터넷 서명자도 줄을 잇고 있다.주머니를 털어 5,000∼10,000원씩을 성금으로 보내는서민들도 적지 않다.총선연대의 한 자원봉사자는 “사무실에 붕어빵을 사들고 온 한 시민이 ‘지나가다 들렀다.힘내라’고 격려했다”고 전했다.시민단체가 국민들과 호흡을 같이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런데 정치인들은 생각이 다른 것 같아 안타깝다.명단에 포함된 정치인들은 언론을 통해 “억울하다.그때는 그럴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었다”고 항변하며 총선연대를 비난하고 있다. 지난 86년 부천경찰서 권인숙양 성고문 사건과 관련해 명단에 낀 한 야당의원은 “국회에서 그런 발언을 한 적이 없다”며 총선연대를 검찰에 명예훼손혐의로 고소했다.그러나 총선연대가 공개한 당시 국회 속기록에는 그같은 발언이 명백하게 기록돼 있었다. ‘음모론’ ‘특정지역 죽이기’ ‘우리지역 깔보기’라고 표현하며 총선연대의 명단 발표를 우리의 고질병인 지역감정이라는 ‘헌 부대’에 담으려는구태도 재연되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은 총선연대의 명단이 나오기까지는 지역과 계층을 대표하는‘100인 유권자위원회’가 큰 역할을 했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정치는 민심을 읽어내는 예술이다.정치인들은 더 이상 자기방어에 급급해서는 안된다.정치개혁에 목마른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때 지지를 받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전영우 사회팀기자 ywchun@
  • [사설] 대통령 연두회견을 보고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26일 연두회견은 형식면에서 다른 연두회견과 달랐다.기조연설이 없었던 점이 그러한데,그것은 연초에 ‘새천년 신년사’가 있었고 20일 새천년민주당 창당대회에서도 새해와 정치전반에 대한 견해 피력이 있었기 때문에 중복을 피하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보인다. 회견이 주로 질문답변 형식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병역비리 척결 등 국정현안이 폭넓게 언급된 것이 특징이다. 대통령은 총선에서 반드시 (여당이) 성공해야 정치의 안정이 있고, 안정이있어야 필요한 개혁을 추진할 수 있으며,개혁이 있고 정치안정이 있어야 남북문제도 잘 풀리게 될 것임을 특별히 강조하면서 국민의 협조를 당부했다. 이를 두고 야당쪽에서 대통령이 특정당의 수장에 머문 회견이라고 비판하는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어느 나라나 대통령이나 총리는 정당의 대표이기때문에 선거때 국민을 상대로 소속당 지지를 호소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미국의 경우 선거때가 되면 대통령은 본격적으로 자당 후보 지지연설을 다닌다.그렇다고 대통령이 선거관리를 편파적으로 한다거나 해도 괜찮다는 말과는 차원이 다르다. 어느 정부도 마찬가지지만 김대중정부는 소수당 정부로 출발해서 소수당으로 정부를 운영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뼈아프게 경험한 정부다. 김대통령은 원내 안정세력 없이는 그가 그토록 강조해 마지 않는 개혁은 아무것도 이루어질 수 없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절감하고 있는 것 같다.때문에그는 기회있을 때마다 정치안정을 강조하고 있다. 김대통령은 시민운동 문제에서 최근 그가 보여온 입장을 확실하게 견지했다.총선연대의 ‘명단’ 발표 이후 여러 곳에서 말이 많은데도 변함없는 태도를 보였다.그는 정치권이 정치적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자정(自淨)능력이 없었기 때문에 시민단체가 정치에 개입하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또 발표명단을 충분히 검토하고 시민단체의 의사를 중요시하겠다고 밝혀 시민단체의 정치개입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것임을 분명히했다. 다만 김대통령은 ‘명단’ 발표와 관련,“당사자 해명,선거구민의 여론 등을 보고 최종 반영 정도를 결정하겠다”며 선별 수용 의사도 아울러 밝혔다. 특히 대통령은 자민련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에 대해서는 “안타깝다”는말로 아쉬움을 나타냈고 자민련과의 공조문제도 “자민련의 의사를 존중하겠다”고 밝힘으로써 계속 노력해 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우리는 시민단체의 순수성을 훼손시키려는 ‘음모론’은 일고의 가치가없다고 보며 어떠한 장애물도 새 정치를 위한 시민들의 선거혁명을 가로막을 수 없음을 강조한다.
  • 여야 ‘큰뜻’되새김 보다 ‘물어뜯기’

    총선시민연대의 공천반대자 명단발표와 관련,정치권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특히 자민련은 시민단체의 움직임을 ‘음모론’으로 규정하고 공동여당에서 철수할 의도까지 내비쳤다. ◆민주당=공천과 당직인선에 적극 반영하겠다는 당초 입장에서 신중론으로한발 물러섰다.당내 반발기류 등을 감안했다는 분석이다. 김옥두(金玉斗)사무총장은 25일 “공정성이 부족한 부분도 있기 때문에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할 것”이라며 “명단이 공천이나 당직자 인선과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당 차원에서 해당자들의 소명자료도 받을 계획이다. 청와대 남궁진(南宮鎭)정무수석도 이날 열린 당무회의에 참석한 뒤 “냉정한 확인작업을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모두 납득할 수 있는 수준으로 당이심혈을 기울여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하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음모론에 대해서는 “당치도 않다”는 반응이다.이인제(李仁濟)선대위원장은 역사적 필연론을 제기했다.그는 “시민단체가 불을 당기자마자 정치불신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폭발했다”면서 유권자 운동을 ‘태풍’에 비유했다.이위원장은 “정치권은 이 태풍을 그저 맞을 수 밖에 없고 많은 상처를 입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민련=신보수세력을 말살하려는 진보주의 인사들의 체계적인 공격으로규정하고 의회민주주의와 선거문화 발전을 위해서도 이같은 ‘헌정질서 파괴행위’는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는 생각이다.이런 기조에서 자민련의 분위기는 갈수록 강경해지고 있다.김종필(金鍾泌) 명예총재와 이한동(李漢東) 총재권한대행을 비롯,김현욱(金顯煜) 사무총장을 비롯한 당3역,그리고 이양희(李良熙)대변인 등 주요당직자들은 말과 행동으로 시민단체를 공격했다.청와대김성재(金聖在)정책기획수석과 이재정(李在禎)새천년민주당 정책위의장을 배후세력으로 꼽는 것도 잊지 않았다. 지난 23일 한광옥(韓光玉) 청와대비서실장의 김 명예총재 신당동 자택 방문때 합의한 DJP회동도 거부했다.이 자리에는 이대행도 합석키로 돼 있었다.26일에는 비상당무회의를 열어 당무위원들의 ‘쌓인 불만’을 여과없이 드러낼 계획이다. 또 27일에는 지도부가 총출동하고 소속 의원도 모두 참석한 가운데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헌정질서수호 결의대회를 개최,강도높은 대국민선언문을 채택할 방침이다.여기에는 자민련의 입장에 동조하는 시민들도 다수 참석시킬 예정이다.김총장이 이날 기자간담회를 자청,2여(與)공조 파기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런 당내 분위기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한나라당=전날까지 관망 자세를 보였던 한나라당도 보다 높은 ‘톤’으로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당은 이날 열린 주요당직자회에서 사실인정잘못,민주주의 기본원칙 무시,형평성결여,헌법상 기본원칙 무시 등 4가지를 들어명단선정의 문제점을 강력하게 성토했다. 이사철(李思哲)대변인은 “정치개혁을 통해 우리정치를 선진화시키려는 시민단체의 취지에는 전적으로 공감한다”면서 “그러나 원칙,불공정성,객관성의 결여 등이 제거된 상태하에서만 시민운동이 국민의 호응과 지지를 받을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하순봉(河舜鳳)총장도 “명단에 대해 사전교감설,공작설 등 곳곳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시민단체의 해명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자민련이 강력 반발하고 있는 점을 감안,공동여당간 ‘틈새벌리기’에도 나서고 있다.이사철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시중에는 이제 DJ의 시민단체를 이용한 JP에 대한 토사구팽(兎死狗烹)이 시작됐다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고 주장했다.장광근(張光根)부대변인은 ‘차도살인(借刀殺人·남의칼을 빌려 목적을 달성한다)’이라는 고사성어까지 동원했다. 김성수 박준석 이지운기자 sskim@
  • [매체비평] 알권리 외면한 언론

    지난 24일 총선시민연대는 낙선운동 대상자 67명의 명단을 공개하며,그들이어떤 비리를 저질렀는지 자세히 유권자들에게 알려주었다. 이후 신문지면은총선시민연대의 낙선운동의 정치적 파장에 관한 기사로 가득 채워졌다.총선시민연대의 낙선운동에 폭발적인 힘을 부여한 것은 두말할 나위없이 정치권의 무능과 부패에 대한 국민들의 축적된 혐오와 분노이다. 그러나 총선시민연대로 쏟아지는 국민들의 성원은 우리 언론에 대한 간접적인 비판이기도 하다.걸핏하면 국민들의 알권리를 내세우는 언론이지만,과거고스톱 국회의원 명단의 공개를 거부한 것처럼,비리 정치인들의 ‘알량한’명예를 지킨다며 국민의 알권리를 외면하기 일쑤였다.언론이 정치인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기능을 외면해왔기 때문에 시민단체가 제공하는 정보가 엄청난 국민적 호응을 받는 것이다. 물론 언론도 정치권을 질타해왔다.그러나 실질적으로 정치개혁에 필요한 정보를 국민들에게 제공하지는 않았다.특히 우리 언론의 선거보도는 저질 후보자와 양질의 후보자를 가릴수 있을 만한 정확하고 상세한 뉴스제공을 거부했다.그러다 보니 전과자,비리혐의자,저질욕설과 상습도박을 일삼는 자,특정기업의 하수인이나 다름없는 자들이 정당의 공천을 받고 버젓이 국회의원으로당선이 된 것이다.그 결과 민의의 전당이라는 국회는 늘 혼수상태 아니면 난장판이 되곤 했다. 지난해에 드러난 일부 정치부 기자들의 행태는 국민들로 하여금 왜 우리 정치가 그 모양인지 이해할수 있게 해주었다.언론인들이 겉으로는 국민의 편에서서 정치인들을 비난하는 것처럼 보이지만,실제로는 정치인들과 긴밀한 유대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즉 우리 언론이 겉으로는 정치개혁을 요구하고 있지만,실제로는 국민의 편이 아니라 정치인들의 편에 서서,기득권 수호에 앞장서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우리 언론이 정치인들의 무능과 비리를 못본체 하고 감춰주고 있을 때,시민단체들은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앞장섰다.그들은 중앙선관위에 행정소송까지제기하면서 부패하고 무능한 정치인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다. 시민단체의 실무자들은 최저생계비에 미치지도 못하는 임금을 받으면서도 양심과 정의를잃지 않고 시민의 편에서 일해왔다.시민운동단체의 성실성과 공정성에 대한국민들의 신뢰가 바로 낙선운동에 대한 국민적 지지의 원천인 것이다. 한편 일부 언론은 반성은 커녕,시민단체의 낙선운동이 선거법 위반이라며딴죽을 걸기도 했다.물론 시민단체도 법을 지켜야 한다.그러나 민주주주의원칙에 어긋나는 악법에 불복종하는 것도 시민의 권리이다.현재 우리 언론이누리는 언론의 자유가 지난 87년 6월 수많은 국민들이 집시법을 어기면서거리로 뛰쳐나와 독재정권에 항거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우리 언론만 모르고 있는가? 시민단체들의 낙선운동이 보여주는 것은 진실의 위력이다.정치인에 대해 혐오하고,정치보도에 무관심하던 국민들이 낙선운동에 커다란 관심을 갖는 것은 지금까지 감춰졌던 진실을 발견했기 때문이다.시민단체의 낙선운동은 도덕성과 신뢰성을 갖추지 못한 언론,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국민의 알권리를 외면해온 언론이 만들어낸 우리의 서글픈 정치적 현실인 것이다. 장호순순천향대 신방과 교수
  • [오늘의 눈] ‘유권자 혁명’성공을 위해

    여의도에 소동이 일고 있다.그 소동의 모양도 갈수록 커져만 간다.시민단체의 잇따른 낙천자 명단 발표가 몰고온 결과다. 이에 맞선 정치권의 반발도 거세다.당하고만 있지 않겠다는 자세들이다.따지고 보면 불어닥친 폭풍이 그만큼 세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런만큼 앞으로 반발 강도는 더 거세질 것이라는 관측이다.자칫 이런 정치적 시비에 휘말리면 시시비비(是是非非)는 기대하기 어렵다.그저 시민운동의 정당성만 훼손당하고 치명상을 입을 뿐이다.당초 정치권 일부에서 경고한‘시민운동 공멸론’의 시나리오 그대로다. 역기능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시민단체의 유권자운동이 실질적 성과를 내지 못했을 때를 걱정하는 얘기다.자칫 지역감정을 더 조장하거나 수구의 집결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시민단체의 유권자운동은 이제 대세가 됐다.이제 이 곤곤(滾滾)한 움직임을 부인하거나 그르다하는 사람은 찾기 어렵다.이를 두고 ‘혁명’이라 표현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는 뒤집어보면 ‘성공이 쉽지 않다’는 말과도 같다.사실상 아래로부터의 혁명이어서 더욱 그렇다.혁명은 반동(反動)을 수반한다.선거까지남은 80여일간 이 반동의 움직임이 거셀 것이라는 전망이다. 열매를 따느냐,못따느냐는 이제 시민단체와 궁극적으로 유권자에게 달렸다. 시민단체는 예상되는 부작용 차단에 주력해야 한다.단체의 난립과 불순세력의 개입을 막는 일이다.반동의 움직임도 감시해야 한다. 앞으로 펼칠 낙선운동에도 시빗거리를 제공해서는 안된다.명분을 잃지 않기위해서는 신중함과 평형감각이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시민단체의 뜻이 이전처럼 지역감정에 훼손되어서는 안된다는점이다.지역감정을 순화하는 데도 시민단체가 앞장서야 한다.낙선운동은 적극적 지역감정 해소운동과도 맞물려야 한다. 그간 정치에 막연한 냉소를 보냈거나,뭔가 변화를 바라던 유권자라면 이제야말로 기지개를 켤 때다.특히 정치에 무관심했던 20∼30대의 적극적인 투표참여가 요구된다. 일과성 태풍으로 스러지느냐,혁명으로 승화되느냐.유권자운동은 갈림길에섰다.시민단체와 유권자의 공고한 유대가 절실한 시점이다. 이지운 정치팀기자 jj@
  • [대한포럼] 지방의회도 개혁을

    국회의원 낙천운동을 벌이는 시민운동단체의 ‘바꿔,바꿔’열기가 전국으로 확산되는 상황에서 정화해야 할 또 다른 대상을 꼽는다면 바로 지방의회일것이다.낙천 대상 국회의원의 사유로 거론된 뇌물수수,저질발언,지역감정 조장과 자질 부족 등은 그대로 일부 지방의원들에게 적용해도 문제가 없을 듯하다.여기에다 날치기 의안통과,향락성 외유 등의 조건을 추가하면 퇴출되어야 할 지방의원들도 더러 있을 것이다. 지방의회가 여의도 국회의 단점을 그대로 복사한 ‘축소판’이라는 문제는지난 91년 지방자치제 부활 후 계속 부각되어온 사항이다. 사실 1950년대와 4·19이후 한때 시행되다 중단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던지방자치제가 90년대에 다시 도입된 것은 중앙정부의 권력남용,부정부패와인권탄압 등을 견제하기 위해서였다.이제 거의 10년 동안 지방자치제가 시행되면서 제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많이 받고 있다.동회나구청 직원이 목의 힘을 빼고 친절해진 점이나 지역 경제 활성화와 주민을 의식한 행정이 실시된 것은 모두 지방의회라는 견제세력과 지방자치제 덕분이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대다수 지방의원들은 지역발전을 위해 열성적이며 헌신적인 모습을보이고 있다. 반면 일부 의원을 중심으로한 인기 위주의 선심행정,지역이기주의와 의원비리 등의 문제점은 여전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또 행정자치부의 자체 조사결과 법이 바뀌었는데도 정비되지 않은 조례와 규칙 672건 가운데 63%는지방의회가 늑장을 부리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대한매일 25일자 32면).지방의원들이 서로 맞서거나 이익단체의 로비로 결론을 내지 못한다는것이다. 이와 관련해 연초 광주 남구의회의 조영표 의원은 자신의 논문에서 “지방의원들은 수당을 최대한 받아내기 위해 빨리 처리할 수 있는 의안도 늦춰서처리한다”고 지적했다.조 의원은 지방 의원들의 문제점으로 ▲질의때 지엽·단편적인 사항을 따지거나 ▲자신의 홍보에 주력,과다한 자료를 요구해 공무원의 일손을 빼앗고 ▲선거과정에 금품을 뿌린다고 비판했다. 선심용으로 조례를 개정해 준농림지에 러브 호텔이 들어서도록 잇따라허용,국토 관리에 문제를 드러내거나 쓰레기 처리장과 공단 건설 추진을 놓고 벌이는 지역 의회간의 반목도 대단하다.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효율적인 견제기능을 기대하는 것은 고사하고 지방의회의 행동을 중앙정부에서제동을 걸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학자는 모름지기 지방의회가 ‘풀뿌리 민주주의’의 시험장소이니 이곳을 거친 정치인이 여의도 국회에 진출,정치판을 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어느 한쪽에 기대를 걸기도 어렵지 않을까.따라서 지방자치제 개선에 필요하다며 주장되어온 지방의원의 유급제화와 보좌관제 도입은 아직은 시기상조일 것같다. 그보다 지방의원을 입신출세보다는 명예직으로 알 만한 사람이 가도록 무적격자를 솎아내도록 하고 지방의회를 정화하는 장치들을 보다 활성화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시민운동단체나 시민들이 지방의회 감시에도 적극 나서야하는 이유이다. 그런 점에서 지난해 성남의 주부들이 ‘시의회 백서’를 펴내 의회 입법활동을 평가한 것은 새로운 시도로 평가된다.또 충북지역과 울산시의 시민단체들이 공동으로 지방의회 감시단을 구성하고 지방의원들의 개인별 중복질의와 불필요한 자료 요청 행위 등을 관찰하겠다고 나선 것은 주목할 만하다. 중앙정부는 장기적으로 우리같이 좁은 땅에 4,180명이나 되는 기초와 광역의원이 필요한지 정원을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최근 일부 여론조사 결과 지방의원들조차 지방의원수 감축에 긍정적이라는 점을 수용할 필요가 있다.정치 개혁은 여의도 국회뿐 아니라 지방의회까지 확산돼야 비로소 마무리될 수있을 것이다. 이상일 논설위원bruce@
  • ‘공천 반대’ 명단 발표-시민 반응

    “명단 공개 자체가 시민의 승리다” 시민들은 총선연대의 공천 반대 인사 명단 발표에 대해 한결같이 환영 일색이었다. 국영기업체에 다니고 있는 최명원(崔明源·31)씨는 “반대 사유 등을 보고새천년이라는 말이 실감나도록 정치인을 대폭 물갈이해야 한다는 생각을 굳히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농민 조경호(趙景鎬·38·전북 임실군 오수면)씨는 “66명이라는 숫자와 그 면면에 대해 만족한다”면서 “앞으로도 각 정당의 공천 및 선거운동을 지속적으로 감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부 이순희(李順姬·45·서울 양천구 목동)씨는 “더 많은 거물급 정치인들이 포함됐어야 했다”면서 “이제 정치인들이 민심이 곧 천심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것”이라고 뿌듯해했다. 회사원 홍현철(洪顯哲·33)씨는 “명단에서 빠진 정치인에 대한 설명도 필요했다”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정치에 무관심했던 젊은이들은 선거참여를 다짐했다.이화여대 한미진(韓美眞·21·국문과)씨는 “객관적인 자료가 많이 나오면 투표할 때 큰 도움이될 것”이라면서 “참신하고개혁적인 인물을 뽑기 위해 한표를 던지겠다”고 밝혔다. 정성훈(鄭聖熏·30·서울대 환경대학원 석사과정)씨는 “이제 시민단체의선거운동을 가로막고 있는 선거법을 개정토록 해야 한다”면서 “선거가 끝난 뒤 선거사범에 대한 처리도 강화해 ‘당선만 되면 그만’이라는 인식이바뀌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신대 노중기(盧重琦·39·사회학)교수는 “낙선운동을 펼쳐 유권자혁명을 이뤄야 한다”면서 “이번 시민운동을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하면 시민운동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네티즌들도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발표가 끝나자마자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 인터넷 사이트(www.koreango.org)에만 500여건의 의견이 폭주했다. ‘정의사도’는 “국민을 실망시켰던 정치인들을 응징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통쾌한 감정을 드러냈고 ‘한국인’은 “명단에 오른 정치인은 겸허한 마음으로 물러나라”고 요구했다.‘김동운’씨는 “총선연대 뒤에는 국민이 있는 만큼 소신을 갖고 일하라”고 힘을 실어줬다. 전영우 박록삼기자 kkwoon@
  • [외언내언] 불복종운동

    새해 초인 지난 6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아침 출근시간.운전자들이주요 고속도로에서 시속 20㎞ 미만으로 천천히 운전하는 바람에 교통체증이빚어졌다. 쿠바 난민 소년을 본국의 친아버지에게 돌려보내기로 결정한 미국정부에 항의, 시민불복종운동(civil disobedience movement) 참가자들이 실력행사를 한 것이다.미국에서 나타난 불복종운동의 종류는 이밖에 이라크 공격 반대,토성 탐사 로케트 발사 반대,유전자변형농산물 개발 반대 등으로 다양하다. 국내에서는 문제 있는 정치인을 낙천,낙선시키려는 시민운동단체들이 ‘선거법 위반도 불사하겠다’고 주장,불복종운동이 일고 있다. 불복종운동은 ‘평화적으로 법을 위반하는 행동’을 뜻한다.체포를 당하는것이나 감옥행도 불사한다.물리적 힘에 호소하지 않고 비(非)폭력적인 점이특징이다.법과 정책의 부분적인 철폐와 개선을 겨냥하는 점에서 질서의 완전전복을 꾀하는 혁명과 다르다. 불복종운동은 타당한 이유가 있고 다수가 공감,참여할 때 힘이 실린다. 영국의 인도인 착취 등에 대항한 마하트마 간디와 1800년대 중반 미국의 멕시코 전쟁에 반대,6년간 인두세 납부를 거부한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불복종운동은 유명하다.마틴 루터 킹은 지난 1960년대 흑인을 차별하는 법의 철폐를 위해 불복종운동을 벌였다. 실정법이 왜 도전받는가.법은 흔히 ‘사회세력과 이해집단간 힘과 타협의산물’로 불린다.법을 만드는 국회가 각종 이익집단간의 로비 대상이 되며‘정치적인’ 의원들이 법을 제정하는 데서 이를 알 수 있다. 법 내용이 타당성과 실효성을 갖지 못하면?‘악법도 법’이니 따라야 할 것인가,아니면 거부할 것인가.학계의 오랜 논쟁거리이다.가톨릭 교회는 실정법이 상위인 ‘하나님의 법’에 어긋날 경우 불복종을 허용한다.풀러라는 학자는 “복종할 수 없고 그에 따라 행동할 수 없는 법은 무효”라고 주장한다. 분명한 것은 달라진 정치 현실과 시민 대다수의 저항은 법의 개정을 불러온다는 사실이다. 이번 불복종운동의 열기는 지난 87년 6·10항쟁과 비슷하다는 이야기도 들린다.특히 20·30대의 젊은 층이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자격도 없으면서 사회를 지배하겠다’는 무모한 정치인과 썩은 정치에 환멸감을 느껴 증폭된 정치 무관심과 개인주의에 변화가 감지된다. 정치판 개선을 통해 시민들이 무력감을 털고 국민의 힘을 다시 느끼길 기대해본다.‘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이상일 논설위원 bruce@]
  • [사설] 선거법 개정은 국민의 요구

    시민단체의 선거 개입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다. 시민단체의 직접적인 선거 개입이 선거 사상 처음 있는 일인 데다 그것이선거에 미칠 영향 또한 예측할 수 없는 폭발성을 지니고 있어 이해당사자들이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이 일이 사안의 본질과는 달리 말꼬리 잡기나 비판을 위한 비판으로 비화되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지난 19일 김정길(金正吉)법무장관의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했다는“시민단체의선거활동 보장 요구는 국민의 뜻으로 보아야 하며 이를 법률로 규제할 수는없다”는 말만 해도 그렇다. 이를 두고 야당인 한나라당이“김 대통령의 발언은 법질서를 어겨도 된다는 것으로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난하고 나섰고 일부 언론이“이는 결국 대통령이 현행법을 지키지 않겠다는 주장에 동조,격려하고 있는 셈이다”라는 논지를 편 것은 참으로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우리는 대통령의 말을 애써 옹호할 의도가 없다.대통령이 표현을 좀더 구체적으로해서 이런 논란이 없도록 했으면 더욱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그러나 이 표현을 가지고 ‘대통령이 법을 지키지 말라’ 했다고 말꼬리를 잡는 풍토와 일부 언론 현실을 가슴아프게 생각할 뿐이다. 대부분 신문은 물론 대통령의 이 부분 발언을 시민단체의 선거활동은 국민의 뜻인 만큼 법률로 규제해서는 안된다고 판단해 관련 법률의 개정 의지를강하게 밝힌 것으로 해석했다. 대통령의 문제 표현과 관계없이 우리는 시민단체의 정치 개입은 이미 피할수 없는 대세이므로 더 이상 시민운동권과 정치권이 대결하는 상황이 전개돼서는 곤란하다는 입장을 견지해왔고 그런 차원에서 문제의 선거법 87조를 폐기해야 된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은 87조의 폐기만으로 될 일이 아니라는 게 확실해졌다. 단체의 선거운동 금지를 규정한 87조는 선거운동기간(선거일 전 17일간)에만 해당되는 조항으로 법정기간 전의 문제가 또 생기는 것이다. 따라서 선거법 87조는 물론 58조,59조,254조 등 관련 조항들을 차제에 전체적으로 조정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시간이 촉박하다는 한계가 있으나 법률이 사회현상과 별개로 존재할 수는 없는 일이다. 시민단체의 불복종운동을 국민의 다수가 지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선거법이시대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면 총선거가 극도의 법률적 혼돈에 빠져들게 된다. 이런 혼돈과 정치적 파국을 막는 길은 법을 고치는 것밖에 다른 대안이 없다고 본다.
  • [발언대] 시민운동 활성화 위해 소액기부회원 늘려야

    21세기는 NGO의 시대라고들 말한다.이미 세계 각국에서 NGO는 국가단위의경계를 넘어 전지구적으로 역할이 증대되고있다.한국의 시민운동도 89년 경실련의 창립이후 비약적으로 성장,이제는 커다란 영향력을 가지게 되었다.특히 99서울NGO세계대회는 한국의 시민운동을 세계무대에까지 등장시킨 행사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시민운동에는 아직도 풀어야 할 과제가 많이 있다.최근 ‘시민의 신문’이 시민사회단체 실무자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결과에 따르면 현재 가장 시급한 시민운동의 과제는 부정부패추방(17%),인권문제(12%),정치권력감시(11%)라고 응답했다.그리고 시민운동에서 고쳐야 할 점으로 시민참여 부족(37.9%)을 들었다.이것은 “시민없는 시민운동”이라는비판을 얼마나 실무자들이 잘 인식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시민의 참여를 확대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인가.우선은 시민단체들의 적극적 노력이 필요하다.많은 시민단체가 시민참여의 당위성에공감하면서도 회원 확대나 소액 기부자모집에 따른 업무량에 차마 엄두를못내고 있는 게 현실이다.시민운동의 생명력을 위해서도 지금 당장은 효과가 미약하다 하더라도 장기적 관점에서 활동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현재 일부 시민단체들의 소액회비 재정자급률이 60%를 넘어 90%에 이르는 사례는 긍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본다. 언론도 보도관행을 바꾸어야 한다.언론이 시민단체의 활동에 끼치는 영향력은 엄청나다.따라서 시민단체들이 언론플레이에 신경을 쓰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이런 편향을 극복하기 위해선 언론사들이 시대변화에 맞게 NGO 담당기자를 두어 심층적인 기사작성과 적극적인 취재를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시민의 NGO에 대한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시민의 참여는 자원봉사 등의 직접 참여와 회비납부 등의 간접적인 방식이 있다.현재 자원봉사는물론이고 회비납부의 참여도 미미한 상태이다.아직도 할머니들의 한풀이식(?) 유산기부를 제외하고는 빌 게이츠같은 건전한 고액의 기부자는 전무한 상태이다. 미국은 참여시민의 90%,그리고 영국은 76%가 매달 일정한 금액의 회비를 내고 있는데반해 한국의 시민들은 10%에도 훨씬 미치지 못한다.전세계적으로하위권을 맴도는 기부 실적이다.그마저도 불우이웃돕기 등에 한정돼있고 사회개혁이나 문화예술 등 ‘삶의 질’을 높이려는 시민단체에게는 극히 미미한 기부만이 있을 뿐이다.참여는 하지않고 결과만을 공유하는 ‘무임승차’의식은 새 천년에는 반드시 버려야 한다. 정창수[함께하는시민행동 간사]
  • “시민단체 얕보단 다쳐”정치권 ‘구애’ 나서

    여야가 선거법 재협상을 앞두고 시민단체에 ‘구애(求愛)’의 손짓을 보내고 있다.이번 재협상 과정에서 이들의 ‘존재’를 무시할 수 없는 정치적 상황을 맞았기 때문이다. 새천년민주당은 20일 창당대회가 끝나는 대로 시민단체와의 대화노력을 강화하기로 했다.선거법 87조 개정과 함께 총선연대 등이 발표한 ‘공천 부적격자’ 명단을 공천과정에서 일부 반영하기로 했다. 자민련도 19일 마포당사를 방문한 ‘할당제 도입을 위한 여성연대’ 대표단에게 “여성할당제 실행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낮 국회 귀빈식당에서 총선연대 대표들과 만나 서로의 의중을 타진했다.당에서는 이회창(李會昌)총재·하순봉(河舜鳳)사무총장·이부영(李富榮)총무 등 5명,총선연대에서는 최열(崔冽)환경운동연합사무총장·박원순(朴元淳)참여연대사무처장·이경숙(李景淑)한국여성단체연합공동대표 등 5명이 나왔다. 이총재는 “며칠 동안 상황을 지켜보면서 시대의 변화를 체감하고 느꼈다”면서 “국정감시와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시민단체와 시민운동이 가는 길은 올바른 길”이라고 말했다.“그러나 정상적 국정감시와 국민의 알권리 충족차원을 넘는 우려할 부분도 많다”고 지적했다. 공천 부적격자 명단 공개 등을 놓고 약간의 신경전도 폈다.한나라당은 혼란을 우려,비공개 통보를 요구했다.이에 대해 총선연대측은 명단 공개의 불가피성을 거듭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또 공명선거국민감시단의 활동과 관련,“공명선거 유지차원에집중돼야 한다”고 낙천·낙선운동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오풍연기자 poongynn@
  • ‘공천 부적격자’ 발표 이번주 잇따라

    2000년 총선 시민연대(총선연대)와 정치개혁시민연대(정개연)가 이번주 ‘공천 부적격자 명단’을 잇따라 발표할 예정이어서 정치권에 또다시 ‘태풍’이 몰아칠 전망이다. 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7일 전체회의를 열어 시민단체의 선거 개입 및인터넷을 통한 선거참여 문제 등에 대한 유권해석과 기준을 발표할 계획이어서 법리논쟁도 가열될 것으로 예상된다. 총선연대는 오는 20일 공천반대 인사 50여명의 명단을 발표하기로 했다.이에 앞서 15대 전·현직 의원 320여명 가운데 공천반대 인사의 3배수에 해당되는 150여명을 1차 검토대상으로 선정했다. 최종 명단은 총선연대의 유권자 100인 위원회와 공동상임대표단 심의,각 의원들이 보내온 소명자료와의 대조 작업을 거쳐 확정된다. 총선연대가 발표하는 명단은 지난 10일 발표된 경실련의 공천부적격자 명단에 비해 보다 엄격한 심의 및 검토과정을 거친 것이어서 파괴력도 훨씬 클것으로 예상된다. 정치분야 전문시민단체인 정치개혁시민연대(공동대표 孫鳳鎬)도 국회의원들의 도덕성과 의정활동,품위유지,정치행태 등 17가지 항목을 기준으로 ‘부실 정치인’을 선정해 빠르면 17일 발표한다.부실 정치인은 40명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실련도 공천부적격자 명단 발표에 이어 오는 22∼25일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와 함께 조사한 현역 국회의원의 본회의 출결 상황을 정리해 공개하기로 했다.다음달에는 의원들의 의정활동 등을 종합평가해 매긴 순위를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총선연대에는 경실련이 발표한 명단에 이름이 오른 의원들을 중심으로 100여건의 ‘해명 자료’가 쏟아졌다. 호화 외유 문제로 명단에 올랐던 K의원은 “다른 의원들이 호화 쇼핑과 고압적인 언행 등 추태를 부릴 때 나는 유일하게 말렸다”고 주장했다.C의원은 “사적인 일에 공군 헬기를 이용한 것은 사실이나,노모(99세)의 병세가 갑자기 악화돼 불가피했다”고 해명했다. 자민련의 A의원은 “공천은 시민단체가 참여할 일이 아니다”라며 자제를촉구했고,같은당의 B의원은 “그렇게 막 나가면 큰일 난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조현석 이랑기자 hyun68@ *지방 시민단체도 '리스트' 독자공개 4·13 총선을 앞두고 중앙에 이어 지방 시민·사회단체들도 지역별로 현안등을 기준으로 공천 부적격자 명단을 독자적으로 선정,공개하고 부적격자가공천되면 낙선운동을 벌이기로 하는 등 낙천·낙선운동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부산·광주·대전·충주 등 9개 도시 시민단체들은 ‘지역화합과 국민통합을 위한 지역시민운동연대’를 구성,부적격 인사 공천반대운동을 조직적으로 벌이기로 하는 등 지방 조직간 연대도 잇따르고 있다. 인천지역 22개 시민·사회단체는 16일 ‘2000년 총선 부패정치 청산 인천행동연대’를 구성,발족식을 갖고 공천 부적격자 명단을 오는 21일 발표하는등 부패 정치인들에 대한 공천반대와 낙선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광주·전남지역 78개 시민단체들로 결성된 ‘광주전남 정치개혁 시·도민연대’는 부패·무능 정치인과 5·18 관련 입법화에 소극적인 의원들을 공천부적격자로 선정해 20일쯤 공개하기로 했다. 대전지역 시민단체는 17일,부산지역은 18일,경기지역은 20일 각각 총선공동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충북지역 20여개 단체는 오는 26일 공명선거 실천 감시를 위한 시민운동 충북협의회를 발족시켜 후보자 개인 정보를 공개하고,울산지역 11개 시민단체도 오는 28일 낙천운동 대상자 결정 기준 등을 논의한다. 경남지역 14개 시민단체는 이달 중 ‘경남지역 총선시민연대’를 결성,낙천 인사 명단을 발표하며,제주지역 시민단체들도 총선대책 제주지역 협의회를구성,유권자 심판운동을 편다. 마산 열린사회희망연대 김성진(金晟珍)집행위원장은 “부정부패·비리,의정활동 불성실,선거법 위반,지역감정 선동,반민주 반인권 전력,재산과 병역사항 등 주민 대다수가 공감할 수 있는 자료를 바탕으로 부적격 정치인을 선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 임송학·부산 이기철기자 shlim@
  • [사설] 개혁 외면한 정치개혁입법

    무려 13개월의 우여곡절끝에 내놓은 국회 정치개혁특위의 정치개혁법안들이과연 무엇을 개혁했는지 모르겠다는 국민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3당이 철저한 나눠먹기를 했다는 지적속에 개혁이아니라 개악(改惡)을 했다는 비난마저쏟아져 나오고 있다. 개혁법안들을 이처럼 누더기로 만들어놓고도 야당의원들의 의장공관 앞 농성이란 해괴한 해프닝이 있었고 자기 선거구 획정에 불만이 있는 일부 의원들의 반발로 15일 통과마저 무산됐다.이제 18일까지 이틀의 시간이 있다고하지만 무엇하나 건설적으로 손질되리라고 기대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여야는 당초 의원 정족수를 30%정도 줄이겠다고 공언했다가 나중에는 10%로 좁히더니 끝내는 한명도 줄이지 않고 말았다.의원 정족수문제는 줄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은 게 사실이나 문제는 개혁의지이고 국민과의 약속의 문제다. 여야는 또 상향 조정키로 했던 선거구 인구 상하한선도 현행대로 두었고 지역구 의석수는 현재보다 오히려 5석을 늘려 놓았다.각당이 자당 의석확보를위해 기득권중시의 입장을 고집한 결과이다. 특히 인구수 산정기준시점을 지난해 11월이아니라 9월말로 잡아 부산남 갑·을의 통합을 막고 전남의 곡성구례와 경남의 창녕 선거구를 유지시키는 등 게리맨더링의 극치를 보였다.경주 원주 군산등지에서는 상한선 30만 아닌 25만을 특별히 적용,분구를 지속시키는 편법을 동원하기도 했다.위헌논란을 일으킬 대목들이다.반면에 선거보조금은 유권자 1인당 현재의 800원을 1,200원으로 50%나 올려 국민세금부담을 늘렸고 선거사범에 대한 공소시효는 현행 6개월에서 4개월로 단축시켰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국회의 임명동의를 요하는 고위 공직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제도를 도입한 것은 그나마 성과를 거둔 것이라 하겠다. 이러한 정치권 이기주의는 그렇지 않아도 선거법 87조를 무시하고 의원후보의 낙천,낙선운동을 강행하겠다고 벼르고있는 시민단체들에게 ‘양심적 반대’의 명분을 주어 16대 총선이 자칫 시민단체와 정치권의 대립을 심화시키는 불행한 사태를 부르게 될 지 모를 일이다. 시민운동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다.이런때에 정치권이 오히려 시민운동을 격화시킬 이번 정치개악 작업은 총선과정은 물론 선거가 끝나고도 정치권이 시위,위헌소송 등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될 소지를 만들어 놓았다. 불과 이틀의 짧은 시간이지만 여야는가능한 범위에서라도 개혁의 본래 취지를 살리고 시민단체들과의 마찰을 피하는 쪽으로 법안 손질을 해주기 바란다.정치파괴의 극한 상황은 피해야 한다.
  • [발언대] 사회-정치 쇄신위한 언론개혁에 시민 동참을

    새해를 맞는 사람들은 저마다 희망찬 계획을 세운다.자신과의 약속 한두 가지를 다짐하고,우리 사회가 과거보다 나아졌으면 하는 기대를 갖는다.올해우리 사회에 거는 기대 하나는 ‘언론개혁의 진전으로 민주사회의 희망을 가져보는 것’이다. 4월에는 총선이 있다.올바른 정치문화의 정착을 위해 언론의 역할은 막중하다.선거시기의 언론은 유권자인 시민들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정보를제공하고,불법·탈법선거를 감시하며,다양한 민주적 여론을 형성해야 한다. 하지만 과거 우리언론의 행태는 어땠는가.언론본연의 역할을 방기하고 지역감정 등 잘못된 정치문화를 부추기거나,특정정파 또는 후보편들기,비방 등을 통해 여론을 호도하는 등 불공정보도를 해왔다.그 결과 낡은 정치의 악순환과 사회개혁에 대한 시민들의 열망을 무참히 꺾어버렸다. 따라서 언론개혁은 사회 전분야의 개혁을 위한 전제조건이라고 말할 수 있다.언론이 바뀌지 않는 한 우리 사회의 개혁과 민주화는 요원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언론이 개혁의 발목을 잡는다는 비판의 소리들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온다. 지난해 불거진 언론인들의 부정비리의혹,언론사 사장의 탈세,언론문건 사건등을 지켜본 시민들은 ‘언론개혁을 더이상 미룰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시민들의 이같은 열망에도 불구하고 지금껏 언론개혁을 위한 가시적인 진전이 없다.시민사회단체와 언론단체들이 관련 법과 제도의 개혁을 주창해왔으나,작년말 5년간을 끌어오던 통합방송법이 겨우 제정됐을 뿐,신문개혁의 핵심인 정기간행물법 개정은 흐지부지돼버렸다.정치권이나 정부는 ‘자율개혁’ 운운하며 뒷짐만 지고 있고,언론사의 자정선언도 구두선에 머물렀다. 결국 언론개혁을 위해서는 언론수용자인 시민대중이 나설 수밖에 없다.시민이 언론을 감시,정치권과 언론사가 언론개혁에 나서도록 시민의 힘을 행사해야 한다.그러나 올해도 그 전망이 낙관적이지 않다.바로 선거 때문이다. 하루가 다르게 터지는 사건사고와 급변하는 사회환경속에 우리는 과거를 쉽게 잊는다.그리고 그 망각의 늪은 우리 역사의 진전을 가로막고 있다.소망하건대 올해에 많은 사람들이 언론개혁에 대한 열망을 뜨겁게 품고 있길 바란다.그리고 그 열망을 현실화하기 위해 언론개혁을 위한 시민운동에 참여하기를 또 간절히 원한다.언론개혁을 미루어놓고는 민주사회의 희망도,우리사회의 개혁도 얘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권영준[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차장]
  • 公選協 “총선후보 자료 새달 공개”

    흥사단,정신개혁시민운동,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등 48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공선협·상임대표 손봉호)는 오는4·13총선에서 후보자들의 개인 신상과 경력,재산상황,의정활동,전과 기록등을 공개하는 ‘공천 후보자 바로 알기 운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공선협은 13일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총선에서 경실련이 주도하고 있는낙천·낙선운동이 아닌 중립적 개입을 표방하는 공천 후보자 바로 알기 운동을 펴기로 했다”면서 “유권자에게 도움될 수 있는 공천 후보자에 대한 자료를 다음달 중순쯤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손 상임대표는 “이 운동은 정치개혁을 위해 후보자에 대한 정보를 공개,유권자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려는 것”이라면서 “결코 낙선운동은 아니다”고강조했다. 공선협은 후보자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확보하기 위해 후보자에게 소명 기회를 주기로 했다.개인정보는 인터넷 사이트(www.koreango.org)를 통해 공개된다.공개할 내용은 후보자의 의정활동,부정부패사건 관련 여부,개혁입법에대한 기여도,재산상황,납세·병역사항,각종 정책에 대한 견해 등이다. 공선협은 시민단체의 선거운동을 금지한 선거법 87조에 대해 “최근 헌법재판소에서 합헌으로 판정났기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는 이 조항을 지킬 것”이라면서 “그러나 낙선운동도 시민의 헌법적 권리라고 믿는 만큼 다른 시민단체와 연대,선거법 87조 폐지운동에 적극 참여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랑기자 rang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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