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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근혜 하야” 요구 확산…실제로 하야하면 국정 시나리오는?

    “박근혜 하야” 요구 확산…실제로 하야하면 국정 시나리오는?

    정치권을 비롯해 시민사회단체와 대학가, 교수들까지 ‘비선 실세’ 최순실 의혹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책임지고 하야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박 대통령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일이 생길 것이라는 관측은 많지 않다. 야권에서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은 하야 또는 탄핵을 반대하는 입장이다. 만약 박 대통령이 하야할 경우 국무총리가 대통령직을 대행한다. 헌법 71조에서는 “대통령이 궐위되거나 사고로 인하여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국무총리, 법률이 정한 국무위원의 순서로 그 권한을 대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박 대통령이 하야할 경우 황교안 국무총리가 대통령의 권한을 대행하는 것이다. 황 총리가 사퇴했을 경우 대통령이 지명하는 국무위원이 권한대행을 맡는데, 지명을 하지 않을 경우에는 정부조직법 26조에 따라 기획재정부 장관, 교육부 장관,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등의 순으로 권한대행을 맡는다. 즉 총리가 없으면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된다. 차기 대통령 선출은 대통령 하야가 이뤄진 날로부터 60일 안에 해야 한다. 만약 박 대통령이 이른 시기에 하야할 경우 내년 1월에 귀국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대선에 출마하지 못할 수도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전국으로 번지는 시국선언…“국정 파탄시킨 朴대통령 하야하라”

    전국으로 번지는 시국선언…“국정 파탄시킨 朴대통령 하야하라”

    ‘최순실 비선 실세’ 파문과 관련,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와 탄핵을 요구하는 대학가와 시민단체의 시국선언이 전국으로 번지고 있다. 경북대 교수 50명과 비정규직 교수 38명은 27일 ‘민주주의를 사수하고자 하는 경북대 교수 일동’ 명의로 성명을 내고 “민주주의를 짓밟고 국정을 파탄시킨 박근혜 대통령은 하야하라”고 요구했다. 교수들은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등과 관련된 각종 비리와 대통령 연설문, 국무회의 자료 사전 유출 등 ‘최순실 게이트’는 민주적 통치 체제의 기본을 무너뜨린 경악을 금치 못할 국기 문란”이라고 주장했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 학부 총학생회도 이날 대전 본원 학생회관 앞에서 시국선언을 하고 “국민이 대통령에게 부여한 국정운영의 업무와 권한이 한 개인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사태”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박 대통령이 ‘KAIST 명예박사’ 자격이 없다고 규정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박 대통령은 2008년 2월 KAIST 학위수여식에서 명예 이학박사 학위를 받은 바 있다. 제주대 총학생회도 이날 오후 제주대 학생회관 앞에서 ‘박근혜 정권 비선 실세 국정농단 규탄’ 시국선언을 했다. 대학가뿐 아니라 시민사회단체의 기자회견과 시국선언도 전국에서 잇따랐다. 대전 70여개 시민·사회단체와 정당으로 구성된 ‘민주수호 대전운동본부’는 27일 오전 새누리당 대전시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박근혜 대통령은 초유의 국정농단, 국기문란 사태에 책임을 지고 즉각 하야하라”고 촉구했다. 이 단체는 “최순실 씨가 대한민국 국정 운영 전반을 좌지우지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국민주권과 헌정 질서를 유린한 행위로 박 대통령은 탄핵받아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충남 50여개 시민·사회단체도 이날 오전 충남도청 브리핑실에서 국회에 박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전북 30개 시민·사회단체로 꾸려진 ‘박근혜 정권 퇴진을 위한 전북비상시국회의’는 이날 오전 도청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 기자회견을 했다. 이 단체는 “미르재단과 K스포츠 재단 등 의혹의 도미노 끝에 상상을 초월하는 최순실 일파에 의한 국기 문란 사건을 마주했다”며 박 대통령 퇴진과 내각 총사퇴를 요구했다. 울산의 진보적 정당과 시민·노동단체 등도 울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박 대통령 하야, 각종 의혹에 대한 철저한 수사, 새누리당 사과 등을 촉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대한민국이 당했다”… 대학가 시국선언… 새달 20만 총궐기

    “대한민국이 당했다”… 대학가 시국선언… 새달 20만 총궐기

    “최씨의 꿈만 이뤄지는 나라”… 서강·이화여대 등 규탄 성명전국서 진상 규명 촉구 집회… 29일 청계천서 대규모 시위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국정 개입 파문에 26일 대학가에서는 시국선언이 이어졌고 진상 규명과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가 전국 곳곳에서 열렸다. 민주노총 등은 다음달 12일로 예정한 민중총궐기 대회에 20만명이 참여해 정권퇴진을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민들은 대한민국 대통령과 정부가 이름도 모르던 한 명의 비선 실세에게 농락당했다며 분노했고 일부는 자괴감마저 느껴진다며 허탈해했다. 또 ‘탄핵’, ‘하야’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 2위를 번갈아 차지할 정도로 대통령에 대한 여론은 악화됐다. 이날 오전 이화여대 총학생회는 ‘박근혜 정권의 비선 실세 국정농단 규탄 이화인 시국선언’을 열었다. 학생들은 선언문에서 “이번 사태는 헌정 사상 최악의 국기문란·국정농단”이라며 “박근혜 대통령 당선 이후 우리는 최순실의 꿈이 이뤄지는 나라에 살고 있었는가”라고 비판했다. 또 “대통령을 포함한 관련자들을 성역 없이 조사해 진상을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희대 총학생회도 시국선언문에서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로 국정농단이라는 초유의 사태는 의혹이 아닌 실체가 됐다”며 “대통령은 국민에게 위임받은 주권을 최순실에게 모두 넘겼다”고 비판했다. 박 대통령의 모교인 서강대 총학생회도 이날 오후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최순실 게이트를 통해 드러난 박근혜 선배님의 비참한 현실에 서강인은 충격을 금할 길이 없다”며 “더는 서강의 이름을 더럽히지 말라”고 전했다. 한양대, 고려대, 동국대 총학생회 등도 27일 시국선언에 나설 예정이다. 시민단체의 집회도 이어졌다. 민주주의국민행동 등 시민사회단체는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진상 규명 및 정권 퇴진 기자회견’을 열었고 부산, 대구, 경북, 경남, 충북, 전주 등에서도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외교안보, 인사, 경제문화 정책 등 모든 사안을 결정할 때 최순실이 관여했다. 꼭두각시가 된 정권에는 그 어떤 것도 맡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시위가 금지된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대통령 탄핵을 주장하며 기습 시위를 벌인 시민 4명은 경찰에 체포됐다.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오는 29일 오후 6시 청계광장에서 최씨의 국정개입에 대한 진상 규명 및 정권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를 개회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다음달 12일 민중총궐기 집회에는 백남기 농민 사망뿐 아니라 최순실 사태까지 겹치면서 20만명 이상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들은 정치적 성향, 나이, 성별을 막론하고 분노와 허탈감을 호소했다. 직장인 노모(30·여)씨는 “드라마보다 현실이 더 드라마 같다. 믿고 싶지 않을 정도”라며 “국가가 한 사람에게 좌지우지됐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라고 힘없이 말했다. 직장인 윤모(34)씨는 “억측과 찌라시, 소설로 치부했던 얘기들이 대부분 사실이었다”며 “대한민국 국민인 것이 부끄럽고 허탈하다”고 전했다. 김모(56)씨는 “보수 정권을 지지해 왔는데 아무 얘기도 하고 싶지 않을 정도”라며 “박 대통령과 비서진은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씨가 은신하고 있는 독일에서 유학 중인 이모(30·여)씨는 “독일 언론까지 최씨 사태를 보도하는 등 국제적인 망신을 당하고 있다”며 “부끄러워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없다. 한국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전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대한민국이 당했다” 대학가 시국선언…새달 20만 총궐기

    “대한민국이 당했다” 대학가 시국선언…새달 20만 총궐기

    최순실 패닉에 빠진 사회“최씨의 꿈만 이뤄지는나라” 서강이화여대 등 규탄 성명 전국서 진상규명 촉구 집회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국정 개입 파문에 26일 대학가에서는 시국선언이 이어졌고 진상 규명과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가 전국 곳곳에서 열렸다. 민주노총 등은 다음달 12일로 예정한 민중총궐기 대회에 20만명이 참여해 정권퇴진을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민들은 대한민국 대통령과 정부가 이름도 모르던 한 명의 비선 실세에게 농락당했다며 분노했고 일부는 자괴감마저 느껴진다며 허탈해했다. 또 ‘탄핵’, ‘하야’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 2위를 번갈아 차지할 정도로 대통령에 대한 여론은 악화됐다. 이날 오전 이화여대 총학생회는 ‘박근혜 정권의 비선 실세 국정농단 규탄 이화인 시국선언’을 열었다. 학생들은 선언문에서 “이번 사태는 헌정 사상 최악의 국기문란·국정농단”이라며 “박근혜 대통령 당선 이후 우리는 최순실의 꿈이 이뤄지는 나라에 살고 있었는가”라고 비판했다. 또 “대통령을 포함한 관련자들을 성역 없이 조사해 진상을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희대 총학생회도 시국선언문에서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로 국정농단이라는 초유의 사태는 의혹이 아닌 실체가 됐다”며 “대통령은 국민에게 위임받은 주권을 최순실에게 모두 넘겼다”고 비판했다. 박 대통령의 모교인 서강대 총학생회도 이날 오후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최순실 게이트를 통해 드러난 박근혜 선배님의 비참한 현실에 서강인은 충격을 금할 길이 없다”며 “더는 서강의 이름을 더럽히지 말라”고 전했다. 한양대, 고려대, 동국대 총학생회 등도 27일 시국선언에 나설 예정이다.  시민단체의 집회도 이어졌다. 민주주의국민행동 등 시민사회단체는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진상 규명 및 정권 퇴진 기자회견’을 열었고 부산, 대구, 경북, 경남, 충북, 전주 등에서도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외교안보, 인사, 경제문화 정책 등 모든 사안을 결정할 때 최순실이 관여했다. 꼭두각시가 된 정권에는 그 어떤 것도 맡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시위가 금지된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대통령 탄핵을 주장하며 기습 시위를 벌인 시민 4명은 경찰에 체포됐다.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오는 29일 오후 6시 청계광장에서 최씨의 국정개입에 대한 진상 규명 및 정권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를 개회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다음달 12일 민중총궐기 집회에는 백남기 농민 사망뿐 아니라 최순실 사태까지 겹치면서 20만명 이상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들은 정치적 성향, 나이, 성별을 막론하고 분노와 허탈감을 호소했다. 직장인 노모(30·여)씨는 “드라마보다 현실이 더 드라마 같다. 믿고 싶지 않을 정도”라며 “국가가 한 사람에게 좌지우지됐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라고 힘없이 말했다. 직장인 윤모(34)씨는 “억측과 찌라시, 소설로 치부했던 얘기들이 대부분 사실이었다”며 “대한민국 국민인 것이 부끄럽고 허탈하다”고 전했다. 김모(56)씨는 “보수 정권을 지지해 왔는데 아무 얘기도 하고 싶지 않을 정도”라며 “박 대통령과 비서진은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씨가 은신하고 있는 독일에서 유학 중인 이모(30·여)씨는 “독일 언론까지 최씨 사태를 연일 보도하는 등 국제적인 망신을 당하고 있다”며 “부끄러워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없다. 한국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전했다.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서울포토] 최순실 가면쓰고 박근혜 향한 메시지 “끝났어 내려와”

    [서울포토] 최순실 가면쓰고 박근혜 향한 메시지 “끝났어 내려와”

    2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 퇴진 촉구 시민사회 합동기자회견’이 열린 가운데 최순실씨 얼굴의 가면을 쓴 시민사회단체 회원이 규탄 메시지가 적힌 종이를 들고 있다.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서울포토] 박근혜 퇴진 촉구하는 시민들

    [서울포토] 박근혜 퇴진 촉구하는 시민들

    2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 퇴진 촉구 시민사회 합동기자회견’이 열린 가운데 최순실씨 얼굴의 가면을 쓴 시민사회단체 회원이 규탄 메시지가 적힌 종이를 들고 있다.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 [시론] 개헌 성공의 조건/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전공 교수

    [시론] 개헌 성공의 조건/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전공 교수

    개헌의 판도라 상자가 드디어 열렸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시점에 의외의 곳에서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던 박근혜 대통령이 개헌론을 제기했다. 느닷없는 개헌론에 야당은 당황하는 듯 보인다. 야권은 “현 정권의 비선실세 의혹을 덮기 위한 정략적인 방탄 개헌 추진”이라면서 “박근혜표 개헌은 안 된다”고 반발했다. 물론 개헌 필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은 꾸준했고 ‘20대 국회 개헌추진 국회의원 모임’ 회원은 개헌선인 200명으로 알려졌다. 이제는 교착과 대립, 무책임 정치의 제도적 틀이 바뀌어야 한다는 필요성 때문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진행될 개헌 논의의 쟁점은 무엇일까. 첫째, 개헌 논의의 주도자다. 대통령이 주도해야 할까. 아니면 국회가 주도해야 할까. 대통령의 연설을 보면 개헌 논의는 대통령이 주도해야 할 것으로 보는 듯하다. 대통령은 “정부에 헌법 개정을 위한 조직을 설치해 국민의 여망을 담은 개헌안을 마련하겠다”며 스스로를 개헌 논의의 주도자로 자임했다. 국회의 역할은 제한적으로 보였다. 대통령은 “국회는 헌법개정특별위를 구성해 국민 여론을 수렴하고 개헌의 범위와 내용을 논의해 달라”고 했다. 국회는 국민 여론 수렴과 논의의 장으로서 역할을 하라는 게 대통령의 요구다. 청와대 정무수석은 “국회가 개헌 단일안을 못 만들면 직접 나설 것”이라고까지 했다. 이미 청와대는 개헌의 기본안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임기 말의 대통령이 개헌 논의를 주도하는 것은 국민적 공감을 얻기 어렵다. 대통령의 의도에 정치적 의구심을 갖게 할 수 있다. 대통령은 “정파적 이익이나 정략적 목적이 아닌 대한민국의 50년, 100년 미래를 이끌어 나갈 미래지향적인 ‘2017 체제’ 헌법”을 이야기했다. 대통령은 공익 헌신의 진정성과 선의를 지켜야 한다. 개헌 논의는 국회에 맡겨야 한다. 개헌 논의의 장은 국회여야 하고 국회가 시민사회와 학계와 함께 논의를 주도해야 한다. 국회가 국민 대표의 대의기관이기 때문이다. 과거 우리나라의 성공적 개헌도 모두 국회가 주도했다. 물론 국회가 개헌 논의를 주도할 수 있는 능력과 책임을 갖고 있다고 확신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국회와 정당이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둘째, 개헌 시기와 관련해서도 대통령 언급처럼 “임기 내 개헌”이 되면 가장 좋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내년 4월 재·보궐 선거와 함께 하려면 올해 안에 대략적으로라도 개헌 합의안이 도출돼야 한다. 12월 대선과 함께 하려면 국회의원 또는 대통령의 임기 단축이 불가피하다. 모두 짧은 시간 안에 정치권이 합의하기 어려운 사안들이다. 따라서 “임기 내 개헌”으로 못박고 추진하는 것보다는 긴 호흡으로 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셋째, 개헌의 방향이다. 권력 구조만 하더라도 서로 다른 국회와 정치권, 국민적 선호의 차이를 어떻게 조화시킬지의 문제다. 국민들이 개헌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개헌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는 이유는 정치권의 이해관계가 과연 합의될 수 있겠느냐 때문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정부 형태는 ‘권력 분산의 견제와 균형, 책임정치’를 지향하는 방향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의 능력을 키우고 국회와 정당의 책임성을 강화하는 방안이 중요하다. 나아가 ‘원 포인트 개헌’이냐, 아니면 ‘포괄적 개헌’이냐도 쟁점이다. 원 포인트 개헌은 합의 가능한 사안부터 개헌에 반영해 순차적으로 하자는 것이다. 기본권, 영토 그리고 지방분권 등도 포함한 포괄적 개헌을 하려면 상당한 논란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국회가 결정할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개헌은 이상과 현실이 교차하는 주제다. 언제 어떤 개헌이냐에 따라 정치적 이해 당사자들은 민감하다. 현재의 권력 관계가 바뀌기 때문이다. 동시에 개헌은 “우리 몸에 맞지 않는 옷을 바꾸는 일”이기도 하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이다. 대통령은 가장 많은 정치적 자원과 수단을 갖고 있다. 잘 활용하면 본인에게도 좋고 국가에도 도움이 된다. 반대의 경우라면 모두에게 불행하다. 개헌에 정치적 기술과 정치공학 차원에서 접근하면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야권도 마찬가지다. 개헌은 정파의 정치적 이익과 국민의 국가적 필요를 어떻게 잘 조화시키느냐가 핵심이다. 대통령과 국회의 대승적 자세가 개헌 성공의 출발점이다.
  • [朴대통령 “임기 내 개헌”] 의원·차기 대통령 임기축소 불가피… 첩첩산중

    개헌안 발의→공고→국회 3분의2 의결 거쳐야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임기 내 개헌’을 제안함에 따라 개헌 추진 방식과 시기가 어떻게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특히 내년 12월 대통령 선거가 있는 만큼 권력구조를 어떤 식으로 변경하는지가 가장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정치권에서는 박 대통령의 임기 안에 개헌이 원만하게 추진될 경우 개헌안을 처리할 수 있는 있는 시점을 크게 두 가지로 내다본다. 내년 4월 재·보선 또는 12월 대선 때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를 함께 시행하는 방안이다. 만약 4월 재·보선에서 국민투표가 이뤄지려면 당장 연말, 늦어도 내년 1월 초·중순에는 개헌안이 발의돼야 한다. 현행 헌법에 따르면 개헌을 하기 위해서는 대통령 또는 국회의원이 개헌안을 발의한 뒤 대통령이 20일 이상 공고하고, 공고된 날부터 60일 이내 국회에서 의결해야 한다. 국회 의결된 개헌안은 30일 이내 국민투표를 거쳐 확정이 되며, 대통령이 공포하는 즉시 발효된다. 전 과정을 거치면 약 최대 90일이 소요된다. 만약 대선에서 개헌 국민투표가 함께 치러진다면 대선 국면 내내 어떤 형태로 개헌을 하는지가 최대의 이슈가 될 수 있다. 5년 단임 대통령제의 한계에 대한 공감대가 이뤄졌다 하더라도 막상 권력구조 변경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게 되면 그야말로 첩첩산중이다. 여야의 차기 대선 주자들은 물론 20대 국회의원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릴 수밖에 없다. 현재 국회의원이나 차기 대통령의 임기 축소가 어떤 식으로든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만약 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가 채택된다면 20대 국회를 해산하고 새로 원(院) 구성을 해서 총리를 뽑아야 한다. 4년 중임 대통령제로 가더라도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를 일치시키려면 내년 말 대선 직후 총선을 치러야 한다. 결국 20대 국회는 임기 절반을 내놔야 한다. 반면 20대 국회의 임기를 다 채우려면 차기 대선을 앞당겨야 하고, 내년에 선출되는 19대 대통령의 임기가 3년이나 깎이게 된다. 유력 대선 주자들에게는 받아들이기 힘든 선택지다. 권력구조 개편뿐 아니라 1987년 체제 이후 30년간 다양하게 변화해 온 정치, 경제, 사회 등 전 분야에 걸친 제도와 기본권 등을 손질하는 데에도 사회적 논의가 심도 있게 이뤄져야 한다. 이 과정에서도 구체적인 방향과 범위를 두고 각계각층의 의견이 다양하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 합의를 이끌어 낼지가 관건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개헌 추진을 위해 정부 내에 조직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역대 정부의 전례에 따를 경우 범정부 차원의 위원회나 기구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정부 주도의 기구와는 별도로 국회 차원의 개헌특위, 시민사회·학계를 통합한 범사회적인 개헌 논의 기구의 필요성도 제기될 전망이다. 2007년 1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원포인트 개헌’을 제안했을 때 정부는 헌법개정추진지원단을 구성했다. 국무조정실장을 단장으로 법무부 차관, 행정자치부 2차관, 법제처 차장, 국정홍보처장, 국무조정실 기획차장 등 관계 부처 차관급 인사와 국무총리 정무수석비서관 등이 지원단에 참여했다. 지원단은 그해 4월 헌법 개정안 최종안을 확정한 뒤 법제처에 심사를 요청했고, 헌법 개정안에 대한 공개 토론회도 진행했다. 그러나 국회에서 당시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격론을 벌인 끝에 18대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하기로 하면서 노 전 대통령은 3개월 만에 개헌 추진 철회를 선언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개헌 블랙홀] 노무현 전 대통령 VS 박근혜 대통령 개헌 전문 비교

    [개헌 블랙홀] 노무현 전 대통령 VS 박근혜 대통령 개헌 전문 비교

    임기 말 최순실·우병우 의혹 등 대형 악재의 중심에 놓인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개헌’ 카드를 꺼내들면서 정치권이 또 다시 ‘개헌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는 형국이다. 야권에서는 과거 박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개헌 제안에 대해 “참 나쁜 대통령, 개헌은 블랙홀”이라고 비판했던 점을 지적하며 박 대통령이 개헌을 정략적으로 추진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에 2007년 1월 9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개헌 제안 전문과 이날 박 대통령의 개헌 제안 전문을 함께 소개한다. ●2007년 1월 노무현 대통령 개헌 제안 전문 국민 여러분,새해 여러분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올해는 ’87년 6월 민주항쟁 20년이 되는 해입니다. 또한 6월항쟁의 결실로 개정된 현행 헌법이 시행된 지 20년을 맞는 해이기도 합니다. 헌법은 국가와 공동체의 기본 규범이자 시대정신과 가치가 제도화된 틀입니다. 현행 헌법 아래 우리는 국민의 손으로 직접 대통령을 선출하고, 국민의 선택에 따라 정권을 교체하는 민주주의를 실현했습니다. 또한 권위주의와 특권구조를 청산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민주사회의 기틀을 완성했습니다. 그러나 20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우리 헌법은 이제 새로운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규범을 담아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오래전부터 정치권과 학계, 시민사회에서 헌법 개정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습니다. 지난 ’97년 대통령 선거 때는 ‘내각제 개헌’이 공약으로 제시되었고, 2002년 대통령 선거에서도 양당의 후보 모두가 ‘임기 안에 국민의 뜻을 모아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습니다. 헌법은 대한민국 공동체의 최고 규범이므로 그 개정은 국민적 합의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각자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개헌을 주장하다 보면, 가치와 이해관계가 충돌하면서 합의를 이루기도, 실현하기도 어렵습니다. 지금까지 개헌 주장과 논의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었지만 진전되지 못했던 것은 그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저는 국민적 합의 수준이 높고 시급한 과제에 집중해서 헌법을 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대통령 4년 연임제 개헌을 제안합니다. ’87년 개헌과정에서 장기집권을 제도적으로 막고자 마련된 대통령 5년 단임제는 이제 바꿀 때가 되었습니다. 선거의 공정성과 투명성이 비약적으로 제고되고 국민의 민주적 역량이 성숙한 오늘의 대한민국 현실에서 단임제가 추구했던 장기집권의 우려는 사라졌고, 오히려 많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단임제는 무엇보다 대통령의 책임정치를 훼손합니다. 대통령의 국정수행이 다음 선거를 통해 평가받지 못하고, 또한 국가적 전략과제나 미래과제들이 일관성과 연속성을 갖고 추진되기 어렵습니다. 특히 임기 후반기에는 책임있는 국정운영을 더욱 어렵게 만들어 국가적 위기를 초래하기도 합니다. 대통령 5년 단임제를 임기 4년에 1회에 한해 연임할 수 있게 개정한다면 국정의 책임성과 안정성을 제고하고, 국가적 전략과제에 대한 일관성과 연속성을 확보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대통령 임기를 4년 연임제로 조정하면서, 현행 4년의 국회의원과 임기를 맞출 것을 제안합니다. 현행 5년의 대통령제 아래서는 임기 4년의 국회의원 선거와 지방자치단체 선거가 수시로 치러지면서, 정치적 대결과 갈등을 심화시키고, 적지 않은 사회적 비용을 유발하여 국정의 안정성을 약화시킵니다. 대통령 4년 연임제와, 대통령과 국회의원 임기 일치 문제는 정치권, 학계, 시민사회, 국민들 사이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공론화되어왔고 합의 수준도 높습니다. 2002년 대선에서도 후보들이 공약해왔고, 지금 여야의 정치 지도자들도 필요성을 말한 바 있고, 지난해 말 정기국회에서도 대표연설과 대정부질문 등을 통해 제기된 바 있습니다. 정치권 일부에서는 다가오는 대통령 선거에서 공약하고 차기 정부에서 개헌을 추진하자고 합니다. 하지만 차기 정부에서의 개헌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차기 국회의원은 2012년 5월에 임기가 만료되고, 차기 대통령은 2013년 2월에 임기가 만료되므로 단임 대통령의 임기를 1년 가깝게 줄이지 않으면 개헌이 불가능하게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이든 국회의원이든 임기를 줄인다는 것은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어느 쪽도 수용하기 어려우므로 사실상 불가능한 일입니다. 따라서 우리 헌법상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를 특별히 줄이지 않고 개헌을 할 수 있는 기회는 20년 만에 한번 밖에 없습니다. 이번을 넘기면 다시 20년을 기다려야 합니다. 대통령 선거를 앞둔 시점에 대통령이 갑작스럽게 개헌을 제안하는 것은 어떤 정략적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결코 어떤 정략적인 의도도 없습니다. 대통령 4년 연임제,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를 일치시키는 개헌은 대통령 선거를 앞둔 어느 정치세력에게도 유리하거나 불리한 의제가 아닙니다. 누가 집권을 하든, 보다 책임있고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자는 것입니다. 따라서 단지 당선만 하려는 사람이 아니라 책임있게 국정을 운영하려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이 개헌을 지지하는 것이 사리에 맞을 것입니다. 저는 그동안 정치권의 논의를 기다려 왔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기다릴 만한 시간적인 여유가 없는 것 같습니다. 저는 후보로서 그리고 당선자로서 국민에게 약속한 공약에 대하여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스스로 개헌 발의권을 가지고 있으면서, 지금 당장 정치권 전체의 합의가 이루어져 있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국가의 미래를 위하여 반드시 해야 할 중차대한 국가적 과제를 처리하지 않고 미루다가, 20년 만에 한번 오는 기회를 떠내려 보낸다는 것은 대통령의 책임을 다하지 않는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국민 여러분에게 이 제안을 드립니다. 저는 지금부터 국민 여러분과 여야 정치권의 의견을 수렴할 것입니다. 찬반 의견뿐만 아니라, 4년 연임제의 범위 안에서 바람직한 개헌의 내용에 관해서도 의견을 들을 것입니다. 저에게 주어진 권한과 의무를 행사하지 않아야 할 명백한 사유가 없는 한, 너무 늦지 않은 시기에 헌법이 부여한 개헌 발의권을 행사하고자 합니다. 국민적 합의 수준이 높고 이해관계가 충돌하지 않는 의제에 집중한다면, 빠른 시일 내에 국회의 의결과 국민투표를 통해 개헌을 완료할 수 있을 것입니다. 21세기 새로운 한국을 위하여 권력구조 문제를 비롯하여 우리 헌법의 많은 부분을 손질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는 사실은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를 일치시키는 개헌을 해놓지 않으면, 앞으로 20년 동안은 논의만 무성할 뿐, 개헌은 이룰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말 것입니다. 이번 개헌이 이루어지고 나면, 이제 시기의 제한이 없이 우리 헌법을 손질하는 개헌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지금 우리는 변화의 속도가 국가의 흥망을 좌우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변화가 필요할 때 변화하지 않으면 세계 경쟁에서 낙오할 수밖에 없습니다. 개혁이 필요할 때 개혁을 이루는 것이 성공하는 대한민국으로 가는 길입니다. 당장의 정치적 이해관계를 셈할 일이 아닙니다. 셈을 하더라도 셈을 정확하게 하면 모두에게 이익만 있을 뿐, 누구에게도 손해가는 일이 아니라는 것은 금방 이해할 수 있는 일입니다. 대한민국의 미래와 정치 발전을 위해서는 불합리한 제도는 고쳐서 합리적인 제도 위에서 다음 정부가 출범하여 보다 강력한 추진력으로 책임있게 국정을 수행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정치권과 국민 여러분의 결단을 당부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07년 1월 9일 대 통 령 노 무 현 ●2016년 10월 박근혜 대통령 개헌 제안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회의원 여러분. 우리 대한민국은 반세기만에 전쟁의 폐허를 극복하고 눈부신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이룩하며 선진국의 문 앞에 서 있지만, 그 문턱을 넘지 못하고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절박한 상황입니다. 저는 대통령에 취임한 후 경제혁신 3개년 계획, 4대 구조개혁으로 당면 문제를 해결하고, 그 마지막 문턱을 넘기 위해 매진해 왔습니다. 이러한 노력으로 앞서 말씀드린 성과들을 거둘 수 있었지만 임기가 3년 8개월이 지난 지금 돌이켜 보면, 우리가 당면한 문제들을 일부 정책의 변화 또는 몇 개의 개혁만으로는 근본적으로 타파하기 어렵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우리 정치는 대통령선거를 치른 다음 날부터 다시 차기 대선이 시작되는 정치체제로 인해 극단적인 정쟁과 대결구도가 일상이 되어버렸고, 민생보다는 정권창출을 목적으로 투쟁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발전을 가로막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고 국가적 정책현안을 함께 토론하고 책임지는 정치는 실종되었습니다. 대통령 단임제로 정책의 연속성이 떨어지면서 지속가능한 국정과제의 추진과 결실이 어렵고, 대외적으로 일관된 외교정책을 펼치기에도 어려움이 큽니다. 북한은 ‘몇 년만 버티면 된다’는 생각으로 핵과 미사일 개발을 수십 년 동안 멈추지 않고 있고, 경제주체들은 5년 마다 바뀌는 정책들로 인하여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투자와 경영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런 고민들은 비단 현 정부 뿐만 아니라 1987년 개정된 현행 헌법으로 선출된 역대 대통령 모두가 되풀이해 왔습니다. 저 역시 지난 3년 8개월여 동안 이러한 문제를 절감해 왔지만, 엄중한 안보・경제 상황과 시급한 민생현안 과제들에 집중하기 위해 헌법 개정 논의를 미루어 왔습니다. 또한, 국민들의 공감대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국론이 분열되고 국민들이 더 혼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개헌 논의 자체를 자제해주실 것을 부탁드려 왔습니다. 하지만 고심 끝에, 이제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우리가 처한 한계를 어떻게든 큰 틀에서 풀어야 하고 저의 공약사항이기도 한 개헌논의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국가운영의 큰 틀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당면 문제의 해결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도 더욱 중요하고, 제 임기 동안에 우리나라를 선진국 대열에 바로 서게 할 틀을 마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또한, 향후 정치일정을 감안할 때 시기적으로도 지금이 적기라고 판단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 뜻을 국민의 대표이자 그동안 지속적으로 개헌의 필요성을 주장해 오셨고, 향후 개헌 추진에 중심적인 역할을 하실 국회의원 여러분 앞에서 말씀드리는 것이 가장 좋겠다는 판단 하에 오늘 국회 연설을 계기로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현재의 헌법이 만들어진 1987년과 지금은 사회 환경 자체도 근본적으로 변화하였습니다. 저출산 고령화 사회로의 급격한 진입으로 한국 사회의 인구지형과 사회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고, 87년 헌법 당시에는 민주화라는 단일 가치가 주를 이루었으나, 지금 우리 사회는 다양한 가치와 목표가 혼재하는 복잡다기한 사회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갈 새로운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지금은 1987년 때와 같이 개헌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개헌안을 의결해야 할 국회의원 대부분이 개헌에 공감하고 있습니다. 역대 국회의장님들은 개헌 추진 자문기구를 만들어 개헌안을 발표하기도 했고, 20대 국회에서는 200명에 육박하는 의원님들이 모임까지 만들어서 개헌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여야의 많은 분들이 대통령이 나서달라고 요청했고, 국회 밖에서도 각계각층에서 개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으며, 국민들의 약 70%가 개헌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특정 정치 세력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끌고 갈 수 없는 20대 국회의 여야 구도도 개헌을 논의하기에 좋은 토양이 될 것입니다. 1987년 개정되어 30년간 시행되어온 현행 5년 단임 대통령제 헌법은 과거 민주화 시대에는 적합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몸에 맞지 않는 옷이 되었습니다. 대립과 분열로 한 걸음도 나가지 못하는 지금의 정치 체제로는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이제는 1987년 체제를 극복하고 대한민국을 새롭게 도약시킬 2017년 체제를 구상하고 만들어야 할 때입니다. 저는 오늘부터 개헌을 주장하는 국민과 국회의 요구를 국정 과제로 받아들이고, 개헌을 위한 실무적인 준비를 해 나가겠습니다. 임기 내에 헌법 개정을 완수하기 위해 정부 내에 헌법 개정을 위한 조직을 설치해서 국민의 여망을 담은 개헌안을 마련하도록 하겠습니다. 국회도 빠른 시간 안에 헌법개정 특별위원회를 구성해서 국민여론을 수렴하고 개헌의 범위와 내용을 논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정파적 이익이나 정략적 목적이 아닌, 대한민국의 50년, 100년 미래를 이끌어 나갈 미래지향적인 2017체제 헌법을 국민과 함께 만들어 가길 기대합니다. 2016년 10월 24일 대 통 령 박 근 혜 정리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포스트 국감 ] “18년 만에 최악… 피감기관이 다 아는 맥빠진 질의만”

    [포스트 국감 ] “18년 만에 최악… 피감기관이 다 아는 맥빠진 질의만”

    “18년 만에 처음 보는 최악의 국정감사다.” ‘국정감사 NGO 모니터단’ 홍금애 집행위원장은 2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국감은 평가하는 것 자체도 어렵다”면서 “전체 의원의 4분의1 정도를 골라 국감 우수 의원으로 선정해야 하는데, 그냥 뽑을 수도 없고 숫자를 줄일 수도 없고 아예 안 뽑을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모니터단은 15대 국회부터 20대 국회까지 18년 동안 상임위별 국감 진행 상황을 감시해 온 시민사회단체 연합이며, 홍 위원장은 모니터단 활동을 처음부터 이끈 ‘터줏대감’이다. 이번 국감에 낙제점을 준 홍 위원장은 그 이유로 준비성과 전문성 부족을 첫손에 꼽았다. 그는 “질의 스킬(기술)은 과거에 비해 전반적으로 나아졌지만 피감기관이 준 자료를 정리한 뒤 그대로 질의하는 건 문제”라며 “피감기관이 준 자료에서 숨어 있는 문제점을 찾아낸 뒤 이를 짚어 줘야 하는데 피감기관이 다 아는 내용, 줄기가 아닌 가지만 붙들고 늘어지는 의원이 많아 ‘송곳 질의’는 사라지고 맥빠진 질의만 이어졌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비례대표 의원들이 자신의 전문성을 살려 질의를 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하는데, 다른 (지역구) 의원들과 똑같은 방식으로 하는 걸 보면서 안타까웠다”고 덧붙였다. 홍 위원장은 또 “여당은 사상 초유의 국감 보이콧을 했고, 방패가 사라진 야당으로서는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는데 시간만 질질 끌고 여야가 함께 진행할 때보다 싱거웠다”고 밝혔다. 여야 의원들이 국감에 임하는 자세는 전반적으로 나아졌다는 긍정적 평가도 내놨다. 홍 위원장은 “국감 중간중간에 자리를 비우는 의원이 거의 사라졌고, 중복 질의 역시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며 “새누리당 심재철, 더불어민주당 박병석·이상민 등 여야 다선 의원들의 활약을 보면서 무조건적인 ‘현역 의원 물갈이’가 좋은 것만은 아닐 수 있다는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홍 위원장은 “국감을 위한 사전 준비 못지않게 지적 사항에 대해 시정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는지를 확인하는 사후 점검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제안했다. 그는 “한 사람이 나라를 세울 수 있고 말 한마디에 나라가 뒤집어질 수 있다”면서 “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당론에 지배되지 않고 유권자와 국가를 우선적으로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말을 맺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인천시, 내년 중학생 무상급식 전면 실시

    현재 무상 비율 15.1% 전국 꼴찌 자녀 1명당 年 70만~80만원 절감 인천시는 내년부터 전체 중학생에게 무상급식을 하기로 했다. 19일 시에 따르면 시교육청과 함께 591억원의 예산을 마련, 내년부터 중학생 8만 588명 전원을 대상으로 무상급식을 한다. 관련 예산은 시교육청과 시·군·구가 6대4의 비율로 부담하기로 했다. 재정난에 시달리는 인천시는 저소득층 학생에게만 급식비를 지원, 무상급식 비율이 15.1%로 17개 시·도 가운데 꼴찌다. 이는 전국 중학생 무상급식 비율 76.5%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서울·광주·세종·경기·강원·충북·충남·전북·전남·제주 등 10개 시·도는 이미 중학교 무상급식을 전면 실시한다. 무상급식 시행으로 각 가정은 중학생 자녀 1명당 연간 70만∼80만원의 급식비를 절약할 수 있게 된다. 인천 지역 중학교 무상급식 시행은 우여곡절 끝에 성사됐다. 중학교 무상급식은 이청연 인천시교육감의 핵심 공약으로 시교육청은 인천시에 무상급식 시행을 강하게 요청해 왔다. 그러나 인천시의회는 “시 재정 여건상 무상복지 예산을 늘리기 어렵고, 급식비 지원이 필요 없는 부유층 자녀에게까지 무상급식하면 정작 필요한 다른 사업을 포기해야 한다”며 관련 예산을 세 차례나 전액 삭감했다. 이에 대해 지역 시민사회는 “무상급식 확대는 단순히 아이들에게 무상으로 밥을 주는 개념이 아니라 헌법에 명시된 의무교육을 실현하기 위한 정책”이라며 이를 촉구해 왔다. 인천시는 결국 재정이 넉넉하지 못해도 학생들에 대한 투자를 아낄 수 없다고 판단하고 무상급식을 시행하기로 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In&Out] 먹는 물 안전과 수돗물/신동천 수돗물시민네트워크 공동대표

    [In&Out] 먹는 물 안전과 수돗물/신동천 수돗물시민네트워크 공동대표

    시민들의 수돗물 외면이 심각하다. 특히 ‘먹는 물’과 관련해서 그렇다. 왜일까. 그리고 이러한 현상은 바람직한 것일까. 수돗물시민네트워크를 비롯한 몇몇 시민단체가 연구 조사해 봤다. 수돗물을 못 믿는 이유는 다양했다. 냄새, 녹물, 물탱크, 낡은 수도관 등을 꼽는 이들이 많았다. 과거 낙동강 페놀사건 등도 거론되었다. 무엇보다 큰 원인은 ‘수돗물이라면 왠지 믿음이 안 간다’는 막연한 불신이었다. 이러한 ‘과학적 근거에 기초하지 않은 수돗물 불신’은 뜻밖에 미디어의 영향이 컸다. 지난 6, 7월에 방영된 공중파, 종편채널, 케이블 TV의 드라마, 예능, 요리, 건강 프로그램 61편을 모니터링한 결과 생수, 정수기 등에 대한 간접광고가 수백 회나 방영됐다. 이처럼 수돗물이 음용수가 아니라는 편향된 인식을 심어 주는 데 미디어가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렇다면 수돗물의 실제 품질은 어떠할까. 유엔이 발표한 국가별 수돗물 수질지수에서 우리나라 수돗물은 122개국 중 8위에 선정됐다. 전 세계가 우리 수돗물의 품질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먹는 물에 대한 불안감은 최근 들어 최고조에 이른 느낌이다. 유명 정수기 등에서 이물질과 중금속이 잇따라 검출된 영향이 큰 듯하다. 정수기의 수질 문제는 과거 보건환경연구원과 시민단체 등의 조사를 통해서도 무수히 발견된다. 아이러니한 것은 정수기 수질 문제가 이어지고 수돗물의 품질이 증명되어도, 시민들이 수돗물보다는 정수기나 생수를 찾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어떤 물을 먹느냐’는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의 영역에 속한다. 문제는 수돗물에 대한 막연한 불신이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킨다는 점이다. 시민들이 생수나 정수기 구입 등을 위해 들이는 비용은 한 해 약 2조 2500억원이 넘는다. 여기에 생수, 정수기 등의 제조와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너지와 자원의 낭비, 폐기물 처리비 등을 고려하면 수돗물 불신이 야기하는 사회적 비용의 규모는 더욱 커진다. 무조건 수돗물 음용만이 정답이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재정이 열악한 지방자치단체는 노후관 교체 등을 위한 투자를 망설이고, 시민들은 수돗물 대신 정수기나 생수를 선택하는 현재의 악순환을 끊는 일이다. 이런 점에서 최근의 경기 파주시의 사례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 파주시는 수돗물의 생산에서 최종 소비에 이르는 전 과정에 걸친 철저한 품질 관리와 실시간 수질 정보 제공 등 ‘스마트 물 관리’를 통해 수돗물 직접 음용률을 25%까지 끌어올렸다. 100명 중 1명만 직접 마시던 수돗물을 4명 가운데 1명이 마시도록 만든 것이다. 이러한 ‘스마트 물 관리 환경’을 온 나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먹는 물의 안전’이 현대 시민의 보편적인 복지이자 권리인 까닭이다. 또 하나 반가운 소식이 있다. 정부가 내년부터 12년 동안 노후 상수도시설 개량에 3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필요성에 비해 투자가 미흡했던 수도 분야에 발 벗고 나선 정부당국에 큰 박수를 보낸다. 낡고 오래된 수도관 개량은 수돗물에 대한 불신 해소뿐만 아니라 수돗물 누수를 줄이는 근본대책이 된다. 나아가 지자체의 재정 건전화에도 도움이 된다. 옥내 노후관 개량 등으로도 투자가 확대돼 수돗물을 마음 놓고 마실 수 있는 더욱 좋은 물로 만들어 주기 바란다. 시민사회단체 또한 정부와 관계당국의 이러한 노력에 힘을 보탤 계획이다.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마음 놓고 마시는 일은 인간의 기본권과 보편적인 복지 등과 깊은 관련이 있다. 이를 제대로 실현하기 위해 시민사회단체들도 지속적인 모니터링 등을 바탕으로 문제를 적극 제기하고 견제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다. 수돗물 공급환경 개선 등에 대한 정부와 수도사업자의 지속적인 노력을 촉구한다. 동시에 시민들도 수돗물에 대한 막연한 불신을 걷어내고 냉철하고 올바른 판단을 내릴 때다.
  • 문재인 “인권결의 기권, 盧가 다수의견으로 결정…朴정부 배워야”

    문재인 “인권결의 기권, 盧가 다수의견으로 결정…朴정부 배워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송민순 회고록’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문 대표는 지난 2007년 11월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 표결 과정에서 노무현 정부가 북한에 사전 의견을 구한 뒤 기권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대해 “치열한 내부 토론을 거쳐 노무현 대통령이 다수의견에 따라 기권을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문 전 대표는 특히 “노무현 대통령은 항상 내부에서 찬반을 놓고 치열한 토론을 거쳤으며 시스템을 무시하고 사적인 채널에서 결정하는 일은 없었다”면서 “박근혜 정부는 노무현 정부를 배우기 바란다”며 여권을 향해 역공을 취했다. 문 전 대표는 그러나 당시 북한에 사전 의견을 구했는지에 대해서는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문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치열한 토론이 있었기에 단순한 찬반 결정을 넘어 합리적인 결론이 도출될 수 있었다”면서 이같이 해명했다. 2007년 당시 송민순 당시 외교통상부 장관은 최근 펴낸 회고록 ‘빙하는 움직인다’에서 “표결에 앞서 노 전 대통령 주재로 열린 수뇌부 회의에서 남북 채널을 통해 북한의 의견을 물어보자는 김만복 당시 국가정보원장의 견해를 문재인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이 수용했으며,결국 우리 정부는 북한의 뜻을 존중해 기권했다”고 회고록에 적어 논란이 일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정부가 유엔 북한인권 결의안 표결에서 기권한 2007년 당시 상황을 소개하면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의 10·4 정상선언이 있었고 후속 남북 총리회담이 서울에서 열리고 있었다”고 전했다. 문 전 대표는 “외교부는 그런 상황 속에서도 계속 찬성할 것을 강력하게 주장했고, 통일부는 당연히 기권하자는 입장이었는데, 이번엔 대부분 통일부의 의견을 지지했다. 심지어 국정원까지도 통일부와 같은 입장이었다”며 “노무현 대통령은 양측의 의견을 충분히 들은 후 다수의 의견에 따라 기권을 결정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노무현 정부는 대북송금특검, 이라크파병, 한미FTA, 제주해군기지 등 중요한 외교·안보 사안이 있을 때 항상 내부에서 찬반을 놓고 치열한 토론을 거쳤다”며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정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2003년부터 2005년 동안에도 외교부는 늘 찬성하자는 입장이었던데 비해, 통일부는 기권하자는 의견이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격론이 시작된 것은 2006년이었는데, 그해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고 핵실험을 했기 때문이었다”며 “당시 여당도 기권 의견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은 외교부의 주장을 받아들여 찬성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문 전대표는 “정부, 특히 청와대의 의사결정과정이 이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박근혜 정부는 노무현 정부를 배우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문 전 대표는 “송민순 전 장관의 책을 보면서 새삼 생각한 것은 노무현 정부가 참으로 건강한 정부였다는 사실”이라며 “사안의 성격상 필요하면 민정수석실과 정무수석실(후엔 시민사회수석실), 국민참여수석실 등 비외교안보 부서까지 토론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은 언제나 토론을 모두 경청한 후 최종 결단을 내렸다”며 “대통령이 혼자 결정하는 법이 없었다. 시스템을 무시하고 사적인 채널에서 결정하는 일은 더더욱 없었다”고 설명하며 현 정부의 의사결정 시스템을 겨냥했다. 그는 이어 “그리고 마지막 결정할 때 반대하는 참모들에게 결정이유를 설명해줬다”며 “그래서 결정이 내려진 후에는 모두가 승복하여 대외적으로 하나의 입장을 견지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문 전 대표는 “나도 여러 사안에서 반대 의견을 냈지만, 결정된 후에는 그에 따랐다”면서 “치열한 토론이 있었기에 단순한 찬반 결정을 넘어 합리적인 결론이 도출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알맹이도 없고 품격도 없는 국감

    종반에 접어든 20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막장극으로 치닫고 있는 인상이다. 눈에 띄는 결실을 거두긴커녕 오는 19일 종료를 앞둔 국감 현장 곳곳에서 요란한 파열음을 내면서다. 그제 외교부 국감에서 불거진 더불어민주당 심재권 외통위원장의 편향 발언 시비와 교육문화체육관광위 국감장에서 새누리당 한선교 의원이 촉발한 성희롱 논란이 대표적이다. 이러니 국정 곳곳의 난맥상과 비리를 바로잡고 실효성 있는 대안을 제시한다는 국감의 취지는 퇴색한 지 오래다. 법률소비자연맹과 바른사회시민회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전국 시민사회단체 연대인 ‘국정감사 NGO 모니터단’이 최근 중간평가 보고서에서 올해 국감을 F학점으로 평가했다. 공방만 있고 대안은 없는 ‘불임(不姙) 국감’에 대해 여야 모두 깊이 자성할 때다. 국감장은 이미 파장 분위기다. 정부 등 피감 기관을 꼼짝 못하게 하는 근거 있는 문제 제기는 없고 실소를 자아내게 하는 공방만 가득하다. 여당 한선교 의원은 국감 질의 도중 웃고 있는 더민주 유은혜 의원을 향해 “내가 그렇게 좋아?”라고 했다가 거센 역풍을 맞았다. 유 의원이 사과를 요구하자 “대학 선배라 긴장감을 놓친 것 같다”고 눙치려 했지만, 당사자와 더민주 측이 ‘성희롱 발언’이라며 국회 윤리위 제소 입장을 밝히면서 파문은 더 커졌다. 외통위에서는 심재권 위원장이 미국 조야의 ‘북핵 선제 타격론’에 대해 “대한민국 5000만명과 북한 동포 2500만명에 대한 한민족 절멸의 대재앙을 일으키는 주장”이라고 규탄해 소동이 벌어졌다. 여야를 아울러 국감을 진행해야 할 위원장이 한반도 위기의 본질인 ‘북핵’은 보지 않고 운동권식 사견만 제기한다고 여당 측이 강력 반발하면서다. 이처럼 저질 발언과 일방통행식 주장만 난무하니 국감장이 파행과 대치로 얼룩지지 않는다면 외려 이상할 것이다. 이로 인한 부산물로 여야 간 고소·고발이나 윤리위 제소가 빈발하고 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과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대북 정책에 대한 입씨름을 벌이다 서로 윤리위에 맞제소한 것이 단적인 사례다. ‘국정감사 NGO 모니터단’이 활동을 시작한 15대 국회 이후 18년 만에 올 국감을 최악으로 평가한 배경일 게다. 여야는 올 국감이 낙제점을 받은 원인을 곱씹어 보기 바란다. 모니터단이 “국감을 보이콧한 여당의 반(反)의회·무책임과 미르·K스포츠재단에 몰입해 정작 민생과 정책은 뒷전인 야당의 반민생·무능력을 통탄한다”고 하지 않았나. 언제까지 알맹이 없는 추궁과 품격 잃은 공방만 할 건가. 이제라도 국감을 정국 주도권이나 차기 선거에 유리한 구도를 확보하기 위한 방편으로 여기는 구태에서 벗어나야 한다. 국감이 시한에 쫓긴 의원들이 국민의 시선을 끌기 위한 무대로 전락하지 않도록 국감과 상임위 활동의 연계를 강화해 상시 국감 체제로 운영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견해에도 귀를 기울이기를 당부한다.
  • 보신각 광장에 선 ‘故 백남기 추모의 벽’

    보신각 광장에 선 ‘故 백남기 추모의 벽’

    참여연대,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시민단체로 구성된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12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 고(故) 백남기씨를 애도하고 추모하는 벽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일본군 위안부를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을 만들었던 김서경·김운성 부부가 제작했다. 벽은 너비 1m, 높이 2m의 철제 구조물로 비석과 비슷한 모양이다. 벽면에는 백씨의 얼굴 그림, ‘농민 백남기 선생을 위한 추모의 벽’이라는 글귀, 국화꽃 등을 새겼다. 백씨를 추모하는 시민들이 접착식 메모지를 붙일 수 있게 여백을 넓게 두었다. 실제 이날 애도의 뜻을 적은 메모지를 추모의 벽에 붙이는 시민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추모의 벽은 11월 14일까지 유지되며 철거 이후 보존 방법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김운성 작가는 “선생의 죽음이 살해인지 아니면 병사인지 시민들에 묻고 싶었다”고 말했다. 정강자 참여연대 공동대표는 “이 벽은 추모의 벽이자 통곡의 벽이며 다짐의 벽”이라며 “제2, 제3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하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세종역 신설 움직임에 충북 부글부글…“협의정신 위배”

    세종역 신설 움직임에 충북 부글부글…“협의정신 위배”

    한국철도시설공단이 KTX 세종역 설치와 관련된 타당성 조사에 착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충북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충북 민·관·정 협의체는 9일 청주의 한 식당에서 회의를 열고 KTX 세종역 신설 저지를 위한 대책을 논의했다. 이 회의는 철도시설공단이 지난 8월 발주한 평택~오송 선로용량 확충을 위한 사전 타당성조사 용역에 KTX 세종역 설치가 미치는 영향이 포함돼서다. 회의에는 이시종 충북지사, 이승훈 청주시장,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 한장훈 충북지역개발회장, 유철웅 충북시민사회단체총연합회장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세종역 신설방안이 2013년 1월 8일 철도시설공단이 발표한 고속철도 적정 역간 거리 57㎞에 역행하고, 세종시 건설 당시 ‘오송역은 세종시 관문역, 청주공항은 세종시 관문공항’으로 한다는 충청권 합의정신을 위배한 것이라며 강력히 대응하기로 했다. 이들은 우선 유관기관, 정치권, 시민사회단체가 공조해 국토교통부 및 철도시설공단을 항의방문하고, 지역 국회의원의 대정부 질의, 범도민 세종역 설치 반대운동 등을 전개하기로 했다 또한 도는 세종역 신설 주장이 수도권과 세종시를 오가는 정부세종청사 공무원들의 이용 불편과 과중한 택시 요금에 따른 불만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택시요금 할증제 폐지와 오송역 시내버스 환승센터 설치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1일 196회 운행 중인 시내버스 횟수를 221회로 증차하는 등 오송역~세종청사 간 대중교통 이용 편의 증진도 마련하기로 했다. 균형발전 지방분권 충북본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총선에서 KTX 세종역 신설을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된 더민주 이해찬 의원 등을 맹비난했다. 지방분권 충북본부는 “정권교체는 국민이 하는 것이고 충청권의 공조 없이는 세종시의 완성은커녕 정상추진도 없을 것”이라며 “진정으로 세종시 완성을 바란다면 KTX 세종역 신설을 즉각 백지화하고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충청권 공조를 복원하는데 앞장서라”고 경고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실패한 도시 유토피아… 재생의 길로 ‘다시 세운’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실패한 도시 유토피아… 재생의 길로 ‘다시 세운’

    # 세운상가의 ‘복권’ 세운상가에 2016년은 어떤 해였을까. 아마 프랭크 시내트라의 노래처럼 ‘참 좋은 해’(It was a very good year)였을 것이다. 일단 오세훈 시장 당시 등장했던 ‘전면 철거 후 재건축 및 녹지축 조성’이라는 이야기는 이제 완전히 들어갔다. 내부적인 우여곡절도 있었고 세계 경제의 영향도 받았지만, 이 지역이 고층화되면 종묘의 세계문화유산 지정을 해제해 버리겠다는 유네스코의 엄포 또한 강력한 지원사격이었다. 그 와중에 세운상가의 가장 북쪽 끝인 현대상가가 철거되기는 했다. 지금의 세운상가는 서울시가 추진하는 도시 재생 사업의 중요한 한 축이다. ‘다시 세운’라는 프로젝트 이름은 적어도 당분간은 이 건물의 미래가 상당히 밝을 것임을 보여 준다. ‘입체적 복합문화 산업공간으로 재생’한다는 취지로 다양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철거될 뻔했던 세운상가는 졸지에 도시의 문화적 아이콘이 됐다. 2016년은 세운상가의 보행자 데크, 즉 공중가로를 다시 살리는 대대적인 공사가 시작된 해이기도 하다. 세운상가 건립 당시의 취지, 즉 종로에서 퇴계로까지 공중 보행자 가로로 연결하는 개념을 다시 되살린다는 것이다. 국제 현상설계 공모를 통해 이스케이프(김택빈, 장용순, 이상구) 건축사사무소의 ‘현대적 토속’(Modern Vernacular)이 최종 선정됐고 3월 4일 공사가 시작됐다. 한국은 건축에 대한 관심이나 애정이 지극히 부족한 사회다. 지어진 지 수십 년이 지난, 게다가 문화재도 아닌, 민간 건물의 당초 설계 의도를 이렇게 정성스럽게 다시 살리려는 노력은 사실상 전례가 없다. 건물이 워낙 크고, 주변 지역이 워낙 넓으며, 여러 가지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기도 하겠지만, 뭐니 뭐니 해도 설계자가 한국 근현대 건축 대표주자의 하나인 김수근과 그의 후예들이라는 사실이 중요하다. 이 연재를 통틀어 이렇게 설계자의 아우라가 강력하게 작동하고 있는 건물의 사례는 단연코 없다. 세운상가가 각종 전시나 연구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흔해졌고, 세운상가에서 다양한 행사가 열리기도 한다. 7~8월에는 ‘도시는 선이다’라는 제목으로 세운상가의 산파역이었던 ‘불도저’ 김현옥 시장에 대한 전시회가 시립역사박물관에서 열렸고 세운상가는 그 핵심적 전시물의 하나였다. 2016년은 세운상가의 ‘복권’이 시민사회에서 공식화된 해로 봐도 좋을 것이다. 세운상가에 대한 글은 넘치도록 많다. 다만 그 물리적 실체에 대한 기초 정보는 그리 넉넉하지 않다. 자료의 축적과 차분한 관찰보다는 해석과 의미 부여에 더 많은 관심이 기울어진 듯하다. 현재까지는 2010년 서울 시립역사박물관에서 펴낸 ‘세운상가와 그 이웃들’이라는 책이 가장 자세한 내용을 담고 있으나, 비매품으로 도서관에서 열람할 수 있다. 세운상가 도시재생을 추진 중인 서울시는 이제 자료집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흔히 ‘세운상가는 1967년에 세워진 한국 최초의 주상복합 건물’이라고 하지만 이 숫자가 적용될 수 있는 것은 전체 건물 중에서 극히 일부분이다. 게다가 공식 기록이란 측면에서 세운상가가 과연 최초의 주상복합 건물이 맞는지에 대한 의문도 지난번 좌원 아파트 편에서 제시한 바 있다. 잘 알려진 것처럼 세운상가가 들어선 자리는 일제강점기 후반 태평양전쟁이 격렬해지면서 공습에 대비해 만들어진 소개공지대다. 그 자리가 슬럼화되자 당시 서울시장 김현옥은 대형 주상복합 건물을 짓는다는 아이디어를 대통령 박정희에게 제출했다. 내친김에 ‘세(世)계의 운(運)이 모인다’는 지극히 자기현시적이고 개발시대다운 이름까지 지어 올렸다. 설계를 의뢰받은 건축가는 김수근이었다. 당시 상당한 규모의 조직을 운영하고 있던 김수근은 휘하의 젊은 건축가들에게 실무를 맡겼다고 전한다. 그러나 실행 단계에 들어갔을 때 건설사들이 제각각으로 시공하는 바람에 보행자 통로 등 핵심 설계 의도가 잘 구현되지 않았다. 결국 아무도 설계자를 자처하지 않는 기묘한 상황이 오랫동안 계속됐다. 완공 당시에는 상가와 아파트 모두 상당한 인기를 끌었으나 반짝 인기가 식고 건물이 낡아 가면서 도시의 흉물로서 받을 만한 비난은 모조리 받는 처지가 됐다.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는 것부터 시작해 ‘서울의 도시구조를 망친 주범’이라는 것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다양하고 날 선 비난들이었다. ‘한국의 아파트 연구’의 저자인 프랑스 출신 발레리 줄레조는 세운상가를 한마디로 ‘완전한 실패작’으로 규정했다. # 실패한 유토피아? 세간의 논의는 일단 그렇다 치고 세운상가의 면모를 간단히 파악해 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가장 북쪽부터 시작해 각각 현대상가(2008년 철거), 세운상가 가동(혹은 아세아상가. 현 세운전자상가), 청계상가, 대림상가, 삼풍상가(현 삼풍 넥서스), 풍전호텔(현 PJ호텔), 신성상가(현 인현상가), 진양상가까지 총 8개의 건물이 있다. 전체 길이는 945m로 종로와 청계천로, 을지로, 마른내길, 그리고 퇴계로에 걸쳐져 있다. 이 중 가장 먼저 완공된 것은 세운상가 가동으로 1967년 11월 17일 사용 승인을 받았으며, 가장 나중에 완공된 것은 풍전호텔로 사용 승인일은 1982년 12월 31일이다. 그 격차가 무려 15년에 가깝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결과적으로 풍전호텔은 나머지 건물들과 사뭇 다른 점이 있다. 지하에 널찍한 주차장이 있는 것이다. 주차장법이 제정된 해가 1979년이었다는 사실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처음으로 신문 지면에 ‘세운상가의 개관’을 알리는 기사가 실린 것은 1967년 7월 26일이었다. 하오 2시라고 시간까지 밝히고 있다. 당시 대통령 부인 육영수 여사와 김현옥 시장이 참석했다. 이때 개관한 건물은 세운상가 가동으로 당시 광고가 아직 남아 있다. 사용 승인일은 그보다 몇 개월 후인 11월 17일이었으나 1, 2층 상가만 먼저 개관하는 바람에 개관일이 한참 앞당겨진 것이다. 이때 상부의 아파트는 아직 건설 중이었다. 이름이 말해 주듯이 건물마다 건설사가 제각각이었다. 이들 중 현대나 대림, 삼풍은 잘 알려진 이름들이다. 그중 비교적 덜 알려진 신성건설은 거대 주상복합 건설의 경험을 되살려 1971년 7월 6일 홍은동에 유진상가를 완성한 바로 그 회사다. 그러나 이처럼 건설사가 서로 다르다 보니 공통의 개념을 구현하는 것이 어렵게 됐다. 건물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요소의 하나였던 보행자 데크의 경우 아예 처음부터 마른내길 위, 즉 풍전호텔과 신성상가 사이는 만들어지지도 않았다. 이후 청계천로의 데크가 2004년, 이어 삼풍상가와 풍전호텔의 데크가 2006년 리모델링 당시 철거됐다. 결국 보행자 데크의 전체적인 연속성은 처음부터도 완전치 않았고 그나마 만들어진 것도 상당 부분 사라진 지 오래됐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해 보면 이 장대하고 사연 많은 복합 건물군을 ‘세운상가’라는 이름으로 단일화해 이해하고 접근하는 것이 얼마나 많은 문제를 낳는지 알 수 있다. 차라리 서로 다른 건물로 파악하고 역으로 공통분모를 만들어 가는 것이 더 유익한 태도일지 모른다. 세운상가에서 예나 지금이나 가장 논란의 대상이 되는 것은 역시 보행자 데크, 즉 공중가로 부분이다. 지상은 자동차가 다니고 보행자는 그 위를 걷는다는 공중가로의 개념은 물론 세운상가만의 독창적인 것은 아니다. 당시는 세계적으로 거대 건물을 통해 구시대의 모순을 극복하고 전쟁의 상처를 복구해 새로운 사회를 건설한다는 야망이 지배하던 시대였다. 일본은 메타볼리즘 건축을 통해 생명체의 신진대사 시스템을 도시와 건축에 적용하려고 했다. 공중가로라는 개념도 이미 1960년대에 영국의 신브루탈리즘 계열 건축가인 앨리슨과 피터 스미슨 부부에 의해 ‘스트리트 인 더 스카이’(street in the sky)라는 이름으로 소개된 바 있었다. 이것은 사실상 런던의 교통사고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제시된 것이었는데, 당시 한국이 같은 문제를 제기할 상황이었는지는 의문이다. 그러나 김수근은 누구보다도 세계 건축계의 동향에 민감했고, 또한 그것을 자신의 경력에 적절히 활용할 줄 알았던 인물이었다. 수많은 사람을 한 층 위로 올라가게 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유인 동기가 필요하다. 그것이 제공되지 않은 공중가로는 그야말로 무용지물이다. 1960년대에 시도된 런던의 공중가로 네트워크인 페드웨이(Pedway)도 결국 실패했다. 세운상가도 이와 다르지 않아서 불법 음란물 말고는 사람들을 데크로 올라오게 하는 별다른 ‘유인 동기’가 없다는 불명예를 얻고 말았다. 세운상가에 대한 부정적 견해는 사실상 이렇게 버려진 공중가로의 탓이 크다. 종종 ‘건물 전체가 슬럼화됐다’고 하지만 정작 건물의 내부, 특히 아파트의 중정 부분은 지금도 상대적으로 환경이 더 양호하다. 답사 과정에서 만난 몇몇 세입자들은 임대료가 오르는 것을 걱정하고 있었다. 즉 수요가 있는 것이다. 대대적으로 리모델링한 삼풍상가나 풍전호텔은 불명예스러운 루머가 무색하리만큼 아주 멀쩡한 모습을 하고 있기도 하다. 아예 처음부터 공중가로를 건물 양옆이 아니라 중앙에 설치해서 여러 개의 중정을 거치도록 했으면 어땠을까 상상해 본다. 즉 중정을 지금처럼 입주민들만이 전용하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공공장소로서 보행자에게 개방했더라면? 즉 다른 상가아파트들이 길과 맺고 있던 밀접한 관계를 공중가로에서 만들었더라면 어땠을까. # 세운상가가 던져준 건축의 역할 영욕의 세월을 뒤로하고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세운상가가 이제 새로운 도시재생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삶을 기약하고 있는 지금 건축과 건축가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번 근본적인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다. 세운상가를 가리켜 실패한 유토피아라고 비난하는 것은 결과론적인 시각에서는 근거 있는 행위일지 모른다. 동시에 아주 쉬운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러한 태도는 자칫하면 미래에 대해 꿈을 꾸고 상상하는 것은 부질없다는 패배주의를 낳는다. 인간이 하는 모든 행위가 그렇듯이 건축 또한 해 오던 방식을 더 세련되게 반복하는 것만으로 절대 이루어지지 않는다. 누군가는 도전해야 하고 남들이 하지 않았던 것을 시도해야 한다. 그러나 이제 어디 다른 나라에서 선례를 수입해 우리의 미래를 해결하려는 습관 또한 그 효용성의 한계에 다다랐다. 우리는 우리의 현실을 집요하게 관찰하고 분석하며 그것을 바탕으로 독창적인, 따라서 그만큼 외로운 결정을 내릴 줄 알아야 한다. 그것이 실패한 유토피아의 상징, 그러나 어떻게든 세월의 무게를 이겨 온 세운상가가 우리에게 주는 역설의 교훈이다.
  • 野·野 싸움에… 출범도 못 한 北인권재단

    재단 이사진 중 야당 몫 5명 놓고 더민주·국민의당 의견차 못 좁혀與는 추천안 확정한 뒤 통보 안 해 북한인권법이 시행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북한인권재단은 출범도 못 하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3일 “지난 8월 말 국회에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을 요청했는데 아직 여당과 야당 모두 추천하지 않아 북한인권재단 설립이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통일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설립되는 북한인권재단은 북한 인권과 인도적 지원 관련 조사·연구, 정책 개발, 시민사회단체(NGO) 지원 등의 역할을 한다. 재단 이사진은 여당과 야당이 각각 5명, 통일부 장관이 2명을 추천해 총 12명으로 구성되는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야당 추천 이사진 배분을 놓고 이견을 보이면서 이사 추천이 늦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재단 사업이 NGO들에 활동비를 지원하는 것이기에 이사 배분에 신경을 쓰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여당 역시 정부에 이사 추천을 하지 않고 있지만 지난 8월 말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확정된 이사 추천안을 통과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통일부는 지난 9월 4일 북한인권법 시행 직후 북한인권재단을 설립한다는 목표로 서울 마포구에 재단 사무실을 마련하고 재단 직원도 선발했지만 여야의 지연으로 현판식조차 못 하고 있다. 내년 북한인권재단 운영 예산으로는 134억원이 책정됐으며 재단 직원은 40여명 규모다. 차관급인 북한인권재단 이사장은 이사진의 호선으로 선출된다. 정부와 여당의 이사장 추천 인사로는 통일준비위원회 위원인 김석우 전 통일원 차관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통일부 소속기관인 북한인권기록센터는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구 이마빌딩에 사무실을 열고 북한 인권 조사와 기록 업무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북한인권법 시행에 따라 설립된 북한인권기록센터는 탈북민 진술 등을 토대로 북한 내 인권 범죄 기록을 축적해 3개월마다 법무부에 설치되는 북한인권기록보존소로 이관한다. 북한 내 인권 범죄 기록의 축적은 북한 주민에 대한 인권 침해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우리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박원순 서울시장, 지방 잇달아 방문하며 대권도전 의사 내비쳐

    박원순 서울시장, 지방 잇달아 방문하며 대권도전 의사 내비쳐

    야권의 차기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방을 잇따라 방문하는 광폭 행보에 나서며 대권 도전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박 시장은 30일 충북을 방문해 도청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나라가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중요한 정치인 중 한명인 서울시장이 나라 걱정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국민의 부름이 있는지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출마에 대한 생각을 묻자 “반 총장은 국민들이 자랑스럽게 생각하시는 분”이라며 말을 아꼈다. 박 시장은 앞서 이시종 충북지사와 가진 이날 조찬회동에서는 “전국을 다니며 분위기 등을 지켜보려고 한다”며 지역 방문이 대권 도전과 무관하지 않음을 인정했다. 또 “서울시가 충북을 많이 도와 달라”는 이 지사의 부탁에 박 시장은 자신을 ‘충북의 사위’라고 소개하며 “적극 돕겠다”고 답했다. 영동군이 박 시장의 처가다. 박 시장은 충북에 3일간 머물며 다양한 행사를 소화한다. 첫날에는 충북 남부권인 영동·보은을 방문, 농산물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충북대 인문학연구소에서 ‘직지의 도시 청주 박원순을 읽다’는 주제로 특강을 했다. 1일에는 시민사회단체, 더불어민주당 당직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2일에는 충북 북부권인 충주·제천을 돌아볼 계획이다. 정치권에서는 박 시장이 반 총장 고향인 충북지역 공략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 지사는 “충북이 중요한 지역이라 3일간 머무는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지난 29일 강원 춘천을 방문한 박 시장은 ‘토크콘서트 이외수의 춘천행’에 출연, 대선 출마 질문을 받자 “이 시기에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라는 생각이 든다”며 “국민의 부름과 시대 요청이 있는지 고민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 자질을 묻는 말에 통찰력, 추진력, 소통을 꼽았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비즈 in 비즈] 구글 증인 출석도 못 시킨 ‘무능 국감’

    [비즈 in 비즈] 구글 증인 출석도 못 시킨 ‘무능 국감’

    지난 26일 열린 미래부 국정감사에서는 구글의 지도 데이터 반출 논란이 초미의 관심사가 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의원들은 임재현 구글코리아 정책총괄을 증인으로 불러 지도 데이터 반출 논란과 조세 회피 등의 문제를 추궁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날 국정감사는 새누리당의 ‘보이콧’으로 지연되다 파행으로 끝났습니다. 임재현 총괄은 아예 불출석 사유서를 낸 채 국감장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구글코리아는 “예정돼 있던 회사 일정 탓에 지난주에 불출석 사유서를 국회에 제출했다”고 밝혔습니다. 미방위 의원들은 여야 할 것 없이 “국회를 무시했다”며 들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국감 출석을 요구받은 증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불출석한 경우 위원회 의결에 따라 고발 조치될 수 있으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그러나 정작 국회는 ‘국회를 무시한’ 구글에 손을 쓰기도 어렵게 됐습니다. 국정감사 자체가 개의되지 않은 탓에 불출석한 증인에 대해 고발 조치를 내릴 명분도 없기 때문입니다. 더욱 황당한 건 앞장서서 구글에 날을 세워 왔던 새누리당 의원들이 국정감사 파행의 주역이라는 사실입니다. ‘구글세’ 법안을 발의한 것을 비롯해 구글의 불법 저작물 유통 문제와 구글플레이스토어와 국내 연령등급제 충돌 문제 등을 제기했던 새누리당이지만 정작 이 같은 논의를 구체화할 장을 열지도, 논란의 당사자를 국회에 세우지도 못했습니다. 국정감사에서의 기업인 소환은 ‘묻지마’식의 기업 길들이기라는 비판을 받곤 합니다. 하지만 시민사회가 건드리지 못하는 자본권력을 민의를 대표하는 국회의 힘으로 감시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지도 데이터 반출 논란을 비롯해 ▲앱마켓에서의 갑질 ▲부실한 개인정보 보호정책 ▲서버 문제 ▲조세 회피 의혹 등 구글을 둘러싼 산적한 이슈가 다뤄져야 했습니다. 국내 정보기술(IT) 업계와 언론, 학계에 이어 국회에까지 ‘불통’의 태도로 일관한 구글도 문제지만, 국내 기업들은 마구잡이로 불러들이면서 구글은 건드리지도 못하는 정치권도 무능과 무책임이라는 질타를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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