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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역혁신대회’ 오늘 폐막…성공사례 봇물

    ‘비타민 고추’가 있다. 일반 고추보다 비타민C의 함유량이 15배나 높다. 그래서 생겨난 별칭이다. 원래 이름은 ‘생생 청양고추’다. 매운 고추로 유명한 충남 청양이 히트시켰다. 제조 비결은 청양만의 독특한 건조 설비. 그런데 그 건조장이 다름아닌 폐교다. 일반 비닐하우스에서 말렸을 때보다 비타민 함유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 해당 농가의 소득도 덩달아 2배 늘었다. 지방자치단체와 지역주민, 연구소, 학교 등이 합심해 빚어낸 대표적 혁신 성공사례다.13일 폐막식만을 남겨놓은 ‘지역혁신대회’에는 비타민 고추 못지 않은 혁신 성공 사례들이 시선을 붙들었다. 한 달간의 대회기간 동안 안팎의 관심이 집중된 대표사례들을 들여다봤다 ● 고추에도 ‘명품’이 있다 생생 청양고추의 본류는 청양고추다. 맵기로 유명하다. 그런데 정작 명성에 비해 실제 이 고추를 사는 소비자는 전국의 1%에 불과했다. 청양군청과 공주대학교, 지역주민들의 고민이 시작됐다. 청양의 청정 환경에 착안, 명품 고추를 만들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먼저 공주대가 주축이 돼 들쭉날쭉한 고추 품질을 표준화했다. 최소한 소비자들이 고추를 샀다가 낭패볼 일은 없게 만든 것이다. 주민들은 고추연구회를 조직했다. 제조업체나 시도하던 리콜(소환 수리) 서비스를 도입했다. 제초제도 추방했다. 문제는 판로였다. 명품 청양고추만을 사는 소비자를 데이터베이스(DB)화했다. 고추마을을 만들고 고추축제를 열어 소비자를 끌어들였다. 인터넷 판매망도 구축했다. 그 결과, 연간 100억원의 추가소득을 확보할 수 있었다.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히트시킨 신상품이 바로 비타민C 고추다. 청양은 ‘고추 혁신’으로 충청권 대전에서 지자체 부문 우수상을 거머쥐었다. ● 곤충을 농사짓다 경북 예천군에는 색다른 농업이 있다. 바로 ‘곤충 농사’다. 환경이 깨끗해 당도 높은 ‘예천 사과’로 유명한 이곳은 사과에 몰려드는 꿀벌과 나비 등에 주목하게 됐다. 화분 매개 곤충을 키워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그러나 기술력이 부족해 툭 하면 곤충이 죽었다. 농민들도 “키울 게 없어 곤충이냐.”며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무엇보다 시장성이 불투명했다. 희망이 보인 것은 경북대 농업과학기술연구소 등과 산·학 협력을 맺으면서부터. 자신감을 되찾은 예천군은 2004년 농민들을 다시 설득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화분 매개 곤충인 호박벌과 머리뿔가위벌을 지역 농가에 공짜로 나눠줬다. 약용 곤충인 흰점박이 꽃무지의 대량생산에도 들어갔다. 꼬리명주나비를 인공 증식하고 장수풍뎅이와 넓적사슴벌레를 본격 사육했다. 덕분에 호박벌 1㏊(헥타르 약 3000평)당 74억 6400만원의 고소득을 올리게 됐다. 수입대체 역할도 톡톡히 했다.2003년 25만원이던 호박벌 수입가격이 2006년 9만 5000원으로 떨어졌다. 곤충생태체험관 운영을 통한 관광 부수입도 짭짤하다. ● 장애인재단, 베이비 채소로 히트 그렇다고 지자체만 혁신하는 것은 아니다. 장애인복지재단인 유은재단은 종업원의 특성을 살려 혁신에 성공했다. 전체 근로자의 70% 이상이 장애인이다.2003년 웰빙 바람이 불자 이 재단은 의류 사업을 접고 새싹채소(Sprouts) 재배로 사업을 전환했다. 출발은 좋았다. 적은 인원으로도 매출이 2배 가까이 늘었다. 하지만 이내 시련이 닥쳤다. 잦은 시행착오와 유통업체 부도 등으로 떼이는 돈이 쌓여갔다. “결국 믿을 것은 품질밖에 없다.”는 각오로 전 직원이 품질 향상에 매달렸다. 상품 가짓수도 늘려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 요즘 큰 인기인 베이비 채소(Baby Leaf)는 그렇게 해서 나왔다. 새싹채소보다 상품성이 더 뛰어나다는 평가도 있다. 메밀싹과 허브도 재배한다. 요즘에는 새싹채소를 이용한 2차 가공에 도전 중이다. 비누, 화장품, 로션, 건강기능식품 등 응용범위가 무궁무진하다. 한때 부산 최고의 번화가였던 중구(中區)도 지역혁신대회의 ‘스타’로 떠올랐다. 신흥 시가지에 밀려 쇠퇴해가던 중구는 간판 거리인 광복로를 패션 1번지로 탈바꿈시켰다. 자갈치 축제를 대폭 물갈이하고 보수동 책방골목을 복원했다. 시민들이 다시 중구를 찾기 시작했음은 물론이다. ● 27억원 아낀 영어특구 경남 창녕군의 외국어교육특구는 몇 안되는 지역특구 성공작 가운데 하나다. 초기에는 도시가 아니라는 이유로 외국인 강사와 학생들이 외면했다. 하지만 창녕만의 3단계 특화로 약점을 극복했다. 먼저 관내 9개 고등학교에 외국인 교사를 1명씩 배치했다. 해외배낭여행, 외국 학교와의 자매결연, 고교 토익반 운영 등 수요자(학생) 중심의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올해부터는 중학교에도 외국인 교사를 전부 배치했다. 2단계로는 창녕영어체험캠프를 만들었다. 투자비용이 워낙 많아 고전을 면치 못하는 다른 지역의 영어마을과 달리 처음부터 연간 6억원의 저비용 고효율에 맞춰 상품을 설계했다.2년째를 맞은 영어캠프는 전국 50여개 지자체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여름방학을 이용해 집중적으로 영어를 체험시키는 ‘인텐시브 코스’가 인기다. 마지막 3단계가 사이버외국어학습센터다. 실시간 화상교육시스템을 구축해 지역 주민과 학생들이 유명 강사의 교육 콘텐츠를 접할 수 있게 했다. 영어체험캠프와 사이버학습센터를 연계시켜 영어에 대한 호기심을 꾸준히 이어가게 한 것도 인기 비결이다. 창녕군이 영어특구를 통해 절감한 사교육비만도 연간 27억원으로 추산된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대회 총괄 정준석 산업기술재단 이사장 정준석(56) 한국산업기술재단 이사장. 일반인에게는 낯설지만 ‘혁신 세력’들 사이에서는 유명하다. 다름아닌 지역혁신대회를 디자인하고 총괄 관리하는 ‘총감독’이기 때문이다. 정 이사장은 12일 “혁신의 근간은 사람”이라고 했다.“지역혁신대회 무대의 주인공은 어디까지나 지역”이란 말도 했다. 재단은 무대 뒤에서 그저 약간의 윤활유 역할만 할 따름이라는 겸손이다. 그는 지역혁신대회의 성공 비결을 ‘과감한 주인공 교체’에서 찾았다.“역대 모든 정부가 지역 혁신을 추진했으면서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은 지역정책의 주도권이 지역이 아닌 중앙정부에 있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 시스템으로는 세계화·지방화 시대에 발빠르게 대처하기 어려웠다. 게다가 주도권이 부처별로 흩어지다보니 추진력도 떨어졌다. 지역들도 중앙정부에 의지하는 타성에 젖었다. 정 이사장은 “혁신대회를 권역별로 나눠 실시함으로써 지역들 스스로 산학 협력 등을 통해 혁신 대상과 해결책을 찾게끔 동기 부여를 한 것이 적중했다.”면서 “이제는 하나의 축제로 자리잡았다.”고 뿌듯해했다.‘공동 감독’인 광역자치단체와 지역혁신협의회에 공을 돌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정 이사장은 “사람이 없는 산업, 사람이 없는 기술, 사람이 빠진 지역발전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앞으로 지역의 혁신 리더들을 유기적으로 연결시키고 기술인재 양성에 최우선 순위를 둘 방침”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정 이사장은 올 3월 취임했다. 서울 용산고를 나와 연세대 경영학과, 서울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했다. 행정고시 19회 출신으로 산업자원부 총무과장, 무역투자실장 등을 지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지역혁신대회란 2006년 처음 선보였다. 해마다 열리는 ‘대한민국 지역혁신박람회’에 앞서 열린다. 전야제격 행사이자 미니 박람회인 셈이다. 권역별로 혁신성공 사례를 발표하고 우수작을 뽑는다. 혁신 주체는 자치단체, 기업, 재단 등 제한이 없다. 첫 해에는 부산, 대구·경북, 광주·전남 세 곳만 참여했으나 반응이 좋아 올해부터 전국으로 확대했다.16개 광역자치단체를 동남권(부산, 울산, 경남), 충청권(대전, 충북, 충남) 등 10개 권역으로 나눠 한 달간 행사를 치른다. 올해는 지난달 13일 강원권에서 시작됐다. 우수사례는 지역혁신박람회 홈페이지(www.kricx.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본행사격인 대한민국 혁신박람회는 9월17일부터 이틀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다.
  • [서울대공원 동물원에 가보았지] (35) 로랜드 고릴라의 ‘프라이버시’

    [서울대공원 동물원에 가보았지] (35) 로랜드 고릴라의 ‘프라이버시’

    누군가 24시간 나를 지켜보고 있다면 어떨까. 심지어 옷을 갈아입거나 용변을 보고 잠을 잘 때도 말이다. 사람과 똑같을 순 없겠지만 사생활을 보장받지 못할때 동물들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동물도 프라이버시가 있다 지난 5월초 서울대공원은 로랜드 고릴라 우리 내실 창의 반 정도를 검정색 천으로 가렸다.250㎏이 넘는 덩치와는 달리 예민한 로렌드 고릴라들에게 사람의 시선을 피해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기 위해서다. 만사 귀찮고 피곤할 땐 스트레스 받지 말고 들어가 쉬라는 의미로 만들어준 공간인데 고리롱(♂·1969년생)과 고리나(♀·1978년생)가 곧잘 이용하곤 한다. 동물원 동물들은 일거수일투족이 외부에 노출된다. 시민들의 입장에선 ‘관람’이고 사육사의 입장에서 보면 ‘관찰’일테지만 녀석들이 늘 자신에게 향하고 있는 시선을 즐길지는 의문이다. 사실 그들만의 공간을 만든 것은 고리롱의 이상한 행동 때문이다. 몇 년 전부터 고리롱은 관람객이 들고 온 풍선이나 우산을 보면 무섭게 화를 내며 닥치는 대로 던지기 시작했다. 분비물부터 고구마나 잔디, 돌까지 거칠 것이 없다. 우리 앞에 ‘풍선금지’란 표지판도 세워봤지만 소용없었다. 임양묵(30)사육사는 “풍선에 신경질적으로 반응하는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보기 싫은 것이 나타나도 보지 않을 방법이 없겠구나란 생각이 들었다.”면서 “이런 탓에 녀석들만의 아지트를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고릴라들이 이 작은 공간에 적응하는 중이라 아직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동물원 측은 내년에는 천막 대신 고릴라 부부가 은밀하게 쉴 수 있는 밀실을 마련해 준다는 계획이다. ●“나만의 시간을 갖고 싶어요” 다른 유인원류도 자신만의 시간이나 공간에 대한 집착이 강하다. 능청맞기로 유명한 늙은 오랑우탄 패티(♂·1968년생)는 귀찮거나 혼자 있고 싶을 때는 바닥에 머리를 대고 엎드리거나 두 손으로 제 눈을 가려 버린다. 옆 우리 침팬지들도 뭔가 보기 싫은 것이 나타나면 우리 꼭대기 천장에 스파이더맨처럼 찰싹 달라 붙는다. 우리 안에서 남에 눈에 띄지 않는 공간을 스스로 찾은 셈이다. 시선은 하늘에 고정되는데 이꼴 저꼴 안 보는 혼자만의 공간이다. 사실 일부 관람객들은 꼼짝도 하지 않는 동물에 만족하지 않는다. 자고 있으면 소리를 질러 깨우거나 쇠창살이나 유리창을 두드려 동물의 반응을 구경한다. 사육사 우경미(27)씨는 “동물원 관람은 동물들의 집에 사람이 놀러가는 것”이라면서 “동물들도 사람을 보고 있는 만큼 최소한의 관람매너를 지켜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대통령 보도는 공정했는가/최영재 한림대 언론학부 교수

    어렵고도 쉬운 것이 보도의 공정성이다. 쉽게 얘기하면, 공정한 보도는 어떤 사안을 놓고 갈등관계에 있는 이해 당사자들을 최대한 억울하지 않게 보도하는 태도이다. 언론이 공정해지려면 갈등 사안에 대한 섣부른 판단을 자제해야 한다. 언론의 공정성은 당사자들의 이야기나 주장들을 최대한 이해하는 마음으로 경청하고, 이를 충분히 객관적으로 보도하는 일부터 출발한다. 언론의 공정한 보도는 이해 당사자들에 대한 배려가 깃들어 있기 때문에 당사자들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갈등 사안에 대해 건전하고 생산적인 토론을 통해 해결책을 마련하게 만드는 공론장을 만들어 낸다. 역으로 억울한 당사자들을 만들어 서로 공격하게 하고 궁극적으로 공론장을 망가뜨리게 만드는 것은 언론의 섣부른 판단과 어설픈 공격 저널리즘 때문인 경우가 많다.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 평가포럼과 원광대 명예박사 수여식에서의 발언을 둘러싼 선거법 위반 논란 문제도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언론의 공정보도 문제로 해석해 볼 수 있다. 노 대통령측도 밝혔지만, 대통령의 문제 발언들은 야당의, 그리고 야당의 편을 드는 일부 정파적 신문들이 지난 4년간 행했던 대통령에 대한 부당하고 공격적인 보도에 반론의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대통령의 발언들이 그동안의 억울한 평가에 대한 대통령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에 해당된다는 청와대측의 주장도 이해할 만하다. 물론 지금 이 시점에서 선거법 위반 논란이 예상되는 문제의 발언들이 대통령이 꼭 발언을 해야 했는가에 대한 많은 언론들의 문제 제기는 정당하다. 대통령이 자극적인 표현이 담긴 정치적 발언을 하기보다는 침묵이나 자제의 미덕을 발휘해야 할 때에 정치적 발언들을 행하고, 헌법 소원까지 제기한 것은 선거 전략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언론으로서 한번쯤 제기해 볼 만하다. 그러나 이러한 언론의 정당한 문제제기는 생각만큼 정당하게 비춰지지 못하고 사회가 이 문제에 대한 생산적인 토론을 할 수 있는 공론장을 만드는 데 실패했다. 왜냐하면 대통령의 문제 발언에 대해 언론이 공정보도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통령을 비판하기 이전에 대통령을 보도하고 이해하는 일이 생략됐기 때문이다. 특히 보수 신문들은 대통령의 발언을 객관보도 대신 비난과 공격으로 일관했다. 서울신문은 다소 객관적인 편이었지만 섣부른 판단과 비판부터 시작했다는 점에서 예외는 아니었다.6월4일자 1면에는 “노대통령 ‘선거법 위반’ 논란” 정도로 객관보도를 하는가 싶더니,3면에 들어서는 “과대망상” “제발 조용히 계시는 게…”라는 정치권의 부정적 반응 일색의 해설기사를 싣고,31면 사설에는 “노 대통령의 대선 개입 정말 두렵다”는 제목으로 노 대통령의 발언이 선거중립 위반이라는 중앙선관위의 판단을 서울신문이 미리 내리고 있었다. 객관기사와 의견기사의 경계도 허물어지고 있다.6월6일자 1면의 ‘盧 의 전쟁’ 제하의 기사에서 “한치의 물러섬 없이 정면 충돌하는 ‘치킨 게임’을 스스로 연출하고 있다.”면서 이 기사를 정쟁의 시각에서 작성했다. 기사 중간에는 청와대가 “전면전을 선포한 것이다. 할 테면 해보자.”라는 식이라고 했다. 아마도 기자가 추정했을 법한 문구는 보도윤리 위반 논란의 소지가 있다. 서울신문의 대통령 발언 보도는 대통령의 주장을 먼저 이해하려는 노력이 미흡해 그다지 공정하지 못했다. 경직된 선거법과 대통령의 표현자유의 충돌이라는 꽤 근본적인 문제를 다룰 공간은 아예 마련되지 못했다. 서울신문의 문제제기와 비난은 정당할 수 있다. 하지만 대통령은 억울했으며, 상당수의 시민들은 소외됐다. 최영재 한림대 언론학부 교수
  • [6월 항쟁 20주년 ‘그날의 함성’ 그 이후] (12)끝 좌담 “절차적 민주 진전에 안주말고 더많은 ‘운동’ 필요”

    [6월 항쟁 20주년 ‘그날의 함성’ 그 이후] (12)끝 좌담 “절차적 민주 진전에 안주말고 더많은 ‘운동’ 필요”

    “6월 항쟁의 성과로 이룩한 최소한의 민주화가 지체되고 악화되고 있습니다. 국민들의 일상 생활부터 변화시킬 수 있는 다양한 범주의 운동이 필요합니다.” 서울신문이 6월 항쟁 20주년을 맞아 기획 연재한 ‘6월 항쟁 20주년 그날의 함성 그 이후’ 시리즈를 마치면서 마련한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은 6월 항쟁의 평가와 우리 사회가 6월 항쟁을 어떻게 계승·발전시킬 것인가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지난 20일 서울신문 4층 편집국에서 열린 좌담회는 지역 ‘풀뿌리운동’을 활발히 벌이고 있는 하승수(39·변호사) 제주대 법학부 교수의 사회로 정해구(53)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 인권운동가인 오창익(39) 인권실천시민연대 사무국장, 노동문제 전문가인 은수미(44·노동사회학 박사)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이 참석했다. -하승수 교수 많은 언론 매체와 시민·사회단체들이 6월 항쟁과 관련해 다양한 평가를 했다. 물론 올해가 6월 항쟁 20주년이 되는 해라는 의미도 있겠지만 한국 사회를 돌아본다는 의미도 있다. -정해구 교수 절차적 민주주의 측면에서는 성공적이었다. 국가보안법이 여전히 살아 있고 인권보장이 안 되는 면이 분명히 있지만 전체적으로 자유라는 면에서는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 참여라는 틀로 보면 형식적 참여는 늘었지만 실질적 참여는 미흡하다.1997년 외환 위기를 계기로 평등은 지체됐고 악화되는 측면도 있다. -은수미 연구원 많게는 800만명, 적게는 240만명이 비정규직이다. 그들이 느끼는 6월 항쟁 20년이 바로 민주화의 현재 모습을 보여 주는 단면이다.6월 항쟁은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수준까지 나아가지 못했고 구(舊)질서에 정당성을 쥐어 줬다.6월 항쟁 이전에 권위를 가졌던 사람들은 형식적인 정당성에 입각해서 지금도 여전히 그런 권위를 누린다. ●‘박제가 돼 버린’ 6월 항쟁 기념 -오창익 사무국장 각종 기념행사들이 별 감흥을 못준다. 올해부터 국가기념일이 되면서 6월 항쟁도 이제 ‘박제(剝製)’가 돼버린다는 느낌도 받는다.‘절차적 민주화는 많이 이뤘지만 실질적 민주화는 미흡했다.’는 평가에 반대한다.6월 항쟁을 계기로 우리는 야만에서 벗어났다. 그걸 ‘상당한 진전’으로 평가할 수 있을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저지범국민운동본부에 연속으로 집회 금지 통보를 한 것에서 보듯 국민들은 여전히 실질적인 집회시위 자유를 누리지 못한다. 이제 고문은 없어졌다고 하지만 20년 전 박종철 열사가 고문을 받다 숨졌던 남영동 보안분실을 빼고는 지금도 보안분실은 그대로 남아 있다. -하 교수 그 부분은 나도 고민이 있다. 자유권(시민적·정치적 권리)이 확고하게 뿌리내린 것도 아니고 사회권(경제·사회·문화적 권리)은 더 열악해졌다. 최근 사회경제적 문제가 한국 민주주의를 지체시키는 근본 문제라는 지적이 많다. 어떻게 보나. -정 교수 정치적 민주화가 사회경제적 민주화로 연결돼야 하는데 한국은 정치적 민주주의 진전이 실생활로 제대로 이어지지 못했다. 그 결과 민주주의가 ‘형해(形骸·내용없는 뼈대)화’되고 사람들은 민주주의에 일정한 회의를 가진다.‘민주주의가 밥 먹여 주느냐.’는 말은 굉장히 중요하게 고민해야 할 말이다. 그것이 바로 민주화 20년이라는 지금 시점에서 새롭게 일어나는 문제다. -오 사무국장 ‘자유는 진전, 평등은 부족’이라는 이분법으로 평가하는 경우를 자주 본다. 이미 구질서에 편입됐고 집회나 시위를 할 필요가 없어진 ‘전직 민주화 운동가’들은 후일담 소설을 쓰듯이 굉장히 편하게 말한다.6월 항쟁을 정당하게 평가하고 남은 과제를 제대로 보려면 ‘빵과 장미’를 분리해서 보면 안 된다. -은 연구원 80년대와 똑같은 풍경을 지금도 본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그들의 이해를 대변할 어떤 장치도 없다. 곧바로 크레인으로 올라가는 식으로 ‘불법저항’을 하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다. 더 심한 경우 분신 자살을 한다. 더 슬픈 건 사람들이 그런 문제에 별 관심을 안 둔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다같이 고생했으니까 공감이라는 게 있었다. 지금은 먹고 사는 수준이 양극화되듯 자유나 권리도 양극화되고 있다. ●‘기억과 계승’인가 ‘단절’인가 -정 교수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서 6월 항쟁 20년 기업사업을 하면서 사람들이 6월 항쟁을 잊어가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고민이 많았다. 새로운 세대에게 역사적 사실을 기억시키고 그걸 통해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가르쳐야 한다. 기억과 기념을 민주시민교육과 연결시켜야 한다. 현재 문제도 중요하지만 과거 기억과 단절되면 안 된다. 과거의 중요한 역사적 사건들은 기억하고 의미를 새기고 문화나 교육으로 남겨야 한다. -오 사무국장 지금 필요한 건 공공성과 연대성을 회복하는 민주화운동이다. 그런데 양극화의 원인인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소위 ‘전직 민주세력’이 주도한다는 게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든다. 그들이 대중에게 민주주의와 운동에 대한 염증과 피로감을 불러 일으킨다. 한때 민주화운동세력이었지만 지금은 요직을 차지하거나 운동 기득권층이 된 사람들과 지금 민주화운동세력을 명확하게 구별해야 한다. 기념과 계승이 아니라 단절이 더 급하다. -하 교수 경험을 공유하고 의미도 되새겨야 하지만 현재 부딪치는 문제와 연결되지 않으면 6월 항쟁의 의미가 퇴색해지고 박제화된 기억으로만 남게 된다. 제주에선 해군기지 문제와 6월 항쟁을 연결시킨 행사를 했다. 현재와 과거를 연결시켜 고민하게 하는 기획이었다. 그럼 지금까지 했던 평가를 바탕으로 이제 우리 사회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논의해 보자. -은 연구원 87년 민주화 이후 10년 만에 외환 위기가 있었다. 그로 인한 구조조정은 대규모 실업 사태를 뜻했다. 당시 실업을 경험한 사람과 그걸 지켜본 사람의 경험은 지금도 깊은 상처로 남아 있다. 그 상처가 지금의 모든 걸 설명해 준다. 노동시간과 급여를 줄이려는 논의도 있었지만 결국 노동계조차 ‘같이 죽고 같이 살자.’를 택하지 않고 ‘누구는 죽고 누구는 살자.’를 택했다. 밀려난 사람은 비정규직이 되거나 노숙자가 됐고 남은 사람들은 ‘나도 저렇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 속에서 눈 앞에 있는 임금만 신경 쓰게 된 10년이었다.87년에 함께 길거리에 모이면서 작게나마 형성됐던 연대의식은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정 교수 누적된 모순이 6월 항쟁으로 폭발했듯이 97년 체제가 만들어낸 양극화 압력도 언젠가 폭발할 수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운동보다 오히려 정치가 더 중요하다. 과거 운동이 맡았던 역할을 이제는 정당이 해야 한다. 민주세력의 연장선에 있는 중도개혁 정당들이 서구의 사회민주당 같은 구실을 해야 하는데 실제로는 서구의 보수당 구실을 하면서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구별이 없어졌다. 특히 민주세력의 연장선에 있는 중도개혁세력이 혼란에 빠져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정치권을 재정립해야 한다. -오 사무국장 중도개혁세력이라는 말에 의문을 제기한다. 지금 정권이 무슨 개혁 성과가 있는가. 과거사정리를 예로 들어 보자. 피해자를 위한 진상규명이나 명예회복, 책임자 처벌 같은 과거사정리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게 더 중요하다. 보안분실에서 인권을 유린당한 피해자들을 구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안분실을 없애고 보안경찰을 민생경찰로 바꾸는 게 더 중요하다.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은 ‘나는 민주 대통령이니까 오용하지 않는다.’는 말로 실질적인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는다. 2004년엔 20만명이 현행법상 불법인데도 야간에 아무 제약 없이 탄핵반대집회를 했다. 참석 인원이 5000명도 안 되는 한·미 FTA 반대집회는 계속 금지당한다. 대통령지지 집회는 되고 대통령 반대 집회는 못하게 한다. 그런 기본적인 것도 안 되는데 뭐가 개혁인가. 개혁이 아니라 ‘개혁 이미지’가 있을 뿐이다. 지금 정권 핵심부가 민주화운동을 계승하는 세력인가? 범여권에서 이른바 운동을 했던 사람이 얼마나 되나. 실제로는 구체제 관료들, 전문 집단들, 상공인들이 주도한다. -정 교수 큰 흐름을 봐야 한다. 민주화 이후 흐름을 볼 때 나는 그들이 중도개혁세력이라고 본다. 중도개혁세력은 자유, 인권, 더 나아가 평화를 정착시키는데 이바지했다. 특히 평화라는 측면에선 헤게모니를 갖게 됐다. 문제는 그런 측면과 경제적 측면이 다르다는 것이다. 중도개혁세력이 경제적으로는 보수적이다. 신자유주의 성향이 강한 것도 사실이다. -오 사무국장 인권 상황이 좋아졌다는 건 착시 효과다. 그 착시를 ‘전직 민주화운동가’들이 부추긴다. 평화정착과 인권·개혁을 위해 중도개혁세력이 중요하고, 그러니까 한나라당 집권을 반대한다? 그건 난센스다.6월 항쟁 이후 문제는 민주화운동세력이 정책을 견인하거나 통제하지 못하고 스스로 무장해제하고 투항하면서 전선이 무너졌다는 데 있다. 그들이 말하는 민주화 진전은 박제화된 민주화일 뿐이다. 가령 보안경찰은 이제 아무나 잡아들이지 않는다. 교보문고에서 ‘태백산맥’을 사는 사람은 건드리지 않는다. 이 책을 헌책방에서 사고 파는 사람들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조사한다. 사실 내가 일하는 인권연대만 해도 집회·시위 때문에 스트레스받는 일이 별로 없다. 하지만 뉴코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집회를 하려 하면 집회 신고조차 안 받아 준다. -하 교수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현재 우리 모습을 명확히 평가해야 한다. 앞으로 우리 사회가 민주주의와 인권 진전을 위해 어떻게 할 것인가를 얘기하면서 마무리해 보자. ●“더 많은 민주화운동이 필요하다” -은 연구원 비정규직 관련 입법이라는 정치 과정을 보면 2.8%밖에 안 되는 비정규직 조직률을 그대로 반영한다.‘비정규직이 스스로 자기 목소리를 내지 않는 한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게 내가 내린 결론이다. 87년 이후 20년간 운동에서 정치로 너무 많이 간 게 아닐까 싶다. 이제는 운동과 정치가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전직 민주화세력’은 ‘국가와 민족’ 같은 정치적 문제만 생각했다. 나도 예외가 아니다. 생활에서 묻어난 고민들을 모으지 못하고 추상적인 고민만 했던 게 아닐까 싶다. 중도개혁이든 아니든 사람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운동 영역을 회복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회를 개방해야 한다. 국가도 집회시위를 다 보장해 줘야 하고 시민들도 눈 앞의 불편을 참아 줘야 한다. -오 사무국장 운동이 종횡(縱橫)으로 훨씬 더 활성화돼야 한다. 이제는 절박하게 밑바닥부터 다지는 ‘진지전’을 해야 한다. 자녀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학교 통학로에 인도와 차도를 나누는 운동도 학부모와 주민들이 스스로 조직하면 가능하다.‘현실적인 힘’이 되도록 하는 게 가장 시급하다. 아파트 주민이건, 비정규직이건, 학부형이건 자기에게 필요한 운동을 개발하고 적극적으로 조직하는 것이다. 조금 더 이기적이어도 좋다. 우리에겐 훨씬 더 많은 운동이 필요하다. 운동은 그걸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하게 돼있다. 시위를 해야 할 절박한 필요를 못 느끼는 사람은 시위를 안 한다. 나이에 따른 세대가 아니라 지금 시점에서 운동이 필요한 사람들이 새로운 운동 주체가 된다. 운동은 계속 이어진다. -정 교수 운동도 중요하고 공론장도 중요하지만 정치도 중요하다. 운동이나 공론장에서 나온 얘기를 정치가 정책으로 다듬고 그걸 다시 토론하는 연결고리가 끊어졌다. 정당이 사회와 단절돼 있다. 운동과 공론장, 정치가 다 단절돼 있다는 건 민주주의 시스템이 고장나 있다는 걸 뜻한다. 무너진 시스템을 어떻게 재구축할 것인가. 그것이 한국사회의 과제다. 과거에는 독재만 아니면 된다고 생각했다. 이제는 형식적으로는 민주정부가 됐다. 그런데 자기 지지 기반에 반하는 정책을 편다. 그래서야 어떻게 민주정부라고 하겠나. 한·미 FTA가 대표적이다. ●“노동·시민운동 등 분야별 힘 모아야” -은 연구원 운동을 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을 사회가 양산하고 있다. 지원은 안할지언정 그들을 막지는 말아야 한다. 그게 정치가 해야 할 역할이다. 운동간 소통은 정말 심각한 문제다. 시민단체들이 비정규직 문제를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에서 발표를 한 적이 있다. 참석자들이 내 발표에 다들 생소하다는 반응을 보이는 것에 많이 놀랐다. 그 정도일 줄은 정말 몰랐다. 사회적 양극화는 시민·노동운동 모두에게 중요한 과제인데도 시민운동과 노동운동이 다른 길을 너무 오랫동안 걸어 왔다. -하 교수 동시에 변하면 더 좋겠지만 나는 운동이 더 중요하다는 데 방점을 둔다. 요즘은 시민운동은 시민운동의 논리만 있고, 노동운동은 노동운동의 논리만 있고, 정치는 정치논리만 있다. 다양한 목소리가 서로 오고 가면서 하나로 모여야 하는데 그게 부족하다. 다양한 운동이 서로 힘을 모으지 못하면 정치로 이어지지 않는다. 정리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6월항쟁 세력 평가’ 엇갈린 시각 서울신문이 마련한 ‘6월 항쟁 20주년 그날의 함성 그 이후’ 시리즈를 마무리하는 좌담회에서는 과거 민주화운동 세력과 단절하자는 주장이 뜨거운 논쟁거리로 부각됐다. 좌담회에서는 오창익 인권실천시민연대 사무국장이 먼저 이 문제에 대한 포문을 열었다. 오 사무국장은 “한때 민주화운동 세력이었던 사람들이 지금은 요직을 차지한 채 ‘과거운동’을 회고하고 찬양하지만 현재의 운동에 대해서는 경제발전 저해와 시민불편, 교통체증, 사회불안이란 이유로 폄하하고 있다.”면서 “6월 항쟁 정신을 계승하고 지체된 민주주의를 진전시키기 위해서는 과거 민주화운동 세력과 단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해구 성공회대 교수는 “87년 이후 국민의 의지로 정부를 구성할 수 있게 됐다는 측면에서 절차적 민주주의는 성공했다고 본다.”면서 “중도 개혁세력은 평등이란 관점에서는 부족했지만 국가인권위원회 설립과 6·15회담 등 자유와 인권, 평화 정착에는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고 다소 엇갈린 평가를 내렸다. 이에 대해 오 국장은 “자유가 진전됐다는 데 결코 동의할 수 없다.”며 현재 집회·시위에 대한 중도 개혁세력이라 불리는 과거 민주화운동 세력들의 행태를 꼬집었다. 오 국장은 “2004년 탄핵 반대집회를 야간에 20만명이 했는데도 경찰은 제지하지 않았지만 현재 2000명도 안 되는 사람들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집회를 하면 사전에 봉쇄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정 교수는 “민주화 흐름 속에서 한국 민주화 세력이 다 진보 세력은 아니지만 중도 개혁 세력으로는 볼 수 있다.”면서 “이들의 역할을 인정해야 할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재반박했다. 오 국장도 “운동 진영에서 전직 민주화운동가들이 과잉 대표성을 띠면서 정권에 정당성을 부여했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더 이상 집회·시위를 할 필요가 없는 ‘전직 민주화운동가들’과 단절을 명확히 하지 않는 한 6월 항쟁의 정신은 기억과 계승이 아닌 박제화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좌담 참석자 하승수 제주대 교수(사회자) 정해구 성공회 교수 오창익 인권실천시민연대 사무국장 은수미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 [옴부즈맨 칼럼] 적극적인 이슈메이킹이 필요하다/민영 고려대 언론학부 교수

    구독률과 열독률 저하 등 주요 지표들을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될 만큼, 신문의 위기론은 상당히 오래 전부터 우리 주위를 맴돌고 있다. 언론계와 학계를 중심으로 위기의 원인을 진단하려는 다양한 시도들이 있었고, 위기를 돌파할 블루오션전략을 찾으려는 노력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 모든 시도와 노력이 신문 저널리즘의 의미있는 변화로 하나둘 열매 맺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회의를 품게 된다. 새로운 기술에 기반한 다양한 매체의 등장에 힘입어 시민들은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거의 무제한적으로 뉴스 소스들에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독자의 입장에서는 이제 어떤 매체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내용을 얼마나 빨리, 정확하게, 풍부하게 접할 수 있느냐가 중요해졌다. 매체 환경의 변화는 신문을 기능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많은 경쟁 상대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20,30대 젊은 세대의 새로운 취향과 감수성, 사회의식은 새로운 질의 정보를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기에는 신문사의 조직과 관행이 지나치게 틀에 박혀 있다. 나아가 창의적이고 심층적인 취재에 투입할 인력과 자원은 턱없이 부족해 종이신문의 미래에 대한 비관론이 사그라지지 않는 듯하다. 신문이 의제 설정과 여론 형성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는 게 오래된 믿음이었지만, 새로운 저널리즘 환경은 의제 설정과 여론 형성의 경로를 다각화시키고 있다. 인터넷상의 개인블로그나 커뮤니티사이트를 통해 제기된 이슈가 사회적 의제로 성장하는 것은 이미 놀라운 일이 아니다. 방송저널리즘은 이러한 역동적인 의제설정 환경에 보다 유연하고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듯하다. 한 방송사의 주말 시사 프로그램의 보도를 계기로, 지난주 내내 대부업 관련 이슈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다시금 고조되었다. 대부광고 출연에 대한 연예인 개인의 도덕적 책임문제에서 벗어나, 현실의 심각성을 체계적으로 고발하고 근본적인 법·정책의 문제를 설득력 있게 제기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지난 주말에 방송된 밀양 성폭행 사건 관련 보도 역시 이미 인터넷을 중심으로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지난주 서울신문을 살펴보면, 전반적으로 ‘새로운 것이 없다.’는 인상을 받는다. 상당수의 기사들이 이미 인터넷 등을 통해 접했던 것들이었고 1면과 종합면, 정치면은 한나라당 경선 후보들 사이에, 혹은 여당과 야당 사이에 오고 갔던 검증 공방을 그대로 중계하는 데에 할애되었기 때문이다. 13일자 1면 기사 “석면의 공포”는 환경 문제에 대한 의미있는 고발이라고 여겨지지만, 그 외엔 뚜렷한 이슈메이킹 노력이 엿보이지 않는다. 물론 새로운 것을 발굴하는 것만이 의미있는 일은 아니다. 지난주 큰 논란이 되었던 내신 반영 비율을 둘러싼 교육 주체들의 충돌 역시, 다른 매체들과 차별되는 심층적인 취재를 통해 여론형성을 주도할 수 있었던 좋은 이슈이다.12일자 사설에서처럼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에 대해 “왜 자신이어야 하는지 보여라.”라고 주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서울신문이 적극적으로 적절한 대통령후보 검증기준을 제안함으로써 스스로 이슈메이커로 등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정치적 민주화의 최대 수혜자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한국 언론이 자기 권력화에 쏟아온 열정과 노력만큼 시민들의 삶 속을, 우리 사회 기저를 천착해 이슈를 발굴해 왔는지 되묻고 싶다. 독자들의 무관심을 상수로 둔 채, 소비자 취향의 뉴스를 늘리고 형식적인 변화만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 적극적인 이슈메이킹을 통해 잠재되어 있는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 내는 것이 다른 매체들을 압도할 수 있는 지름길이 아닐까. 민영 고려대 언론학부 교수
  • [오늘의 눈] 22개월째 접어든 ‘식물교육감’/강원식 지방자치부 차장

    울산시교육감의 직무정지가 22개월째 접어들면서 교육행정의 파행을 걱정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높다. 김석기 현 울산시교육감은 불법선거운동 혐의로 취임 다음날인 2005년 8월23일 구속돼 직무가 정지됐다. 두달쯤 뒤인 10월28일 보석으로 풀려났으나 그해 12월13일 1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다시 직무가 정지됐다. 금고 이상 형을 선고받으면 직무가 정지되는 지방교육자치법에 따른 결정이다. 다음해 5월24일 2심에서도 1심과 같은 형이 선고돼 현재 대법원 확정 판결을 앞두고 있다. 울산 교육행정이 2년 가까이 ‘식물 교육감’ 상태다. 부교육감이 권한대행을 맡아 교육감 직무를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중요한 정책 결정들이 미뤄지거나 늦어져 이에 따른 손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이 떠안고 있다. 학부모·교직원들은 부교육감이 민선 교육감의 결정과 임무를 대신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목청을 높인다. 울산에는 현재 외국어고교 위치 선정, 각종 학교부지 매입여부, 교육지원기관 착공 여부, 교육수련원 시설처리 등 결정권자의 소신과 판단을 필요로 하는 교육현안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서용빈 부교육감도 “교육감의 부재가 이렇게 오래 갈 줄 몰랐다.”면서 교육감 직무대행의 어려움을 토로할 정도다. 특히 교육계와 시민단체 등은 교육감 업무의 중요성을 잘 헤아리고 있을 대법원이 1년여 동안 확정판결을 끌고있는데 대해 답답해 하고 있다. 전교조 울산지부와 지역 시민단체는 지난 3월 대법원에 빨리 확정판결을 해달라는 진정서를 냈다. 아직 반응은 없다. 특히 전교조 울산지부는 지난해 말에도 울산시교육위원회와 공동으로 대법원에 진정서를 냈으나 “간여하지 말라.”는 대답만 들었다고 밝혔다. 김 교육감 처신에 대해서도 말이 많다. 불법선거운동 혐의로 구속됐다가 1·2심에서 실형선고를 받고 지금까지 법정 다툼을 하고 있는 전력만으로도 도덕성에 흠집이 났다는 것이다. 교육감직을 유지하는 쪽으로 판결이 나도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점차 커져가고 있다. 강원식 지방자치부 차장 kws@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6월항쟁 시대정신 살려가길/전혜영 고려대 국문과 4년

    “한열이를 살려내라.” 민주화를 위해 거리로 쏟아져 나왔던 시민들의 발자취가 곳곳에 새겨진 지 20년이 되는 지난주. 서울신문을 비롯한 언론에서는 6월 항쟁을 다각도에서 조명한 기사들을 다채롭게 보도했다. 서울신문은 7일자 8면에 ‘한열이를 살려냈다’라는 제목으로 이한열 열사의 모습을 담은 대형 걸개그림을 사진으로 크게 실어 6월 항쟁에 자칫 무관심할 수 있는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걸개그림에 대한 사연을 기사로 다룬 것도 6월 항쟁을 미시적인 관점으로 다뤘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부끄러운 이야기이지만 최근의 대학생들은 6월 항쟁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고려대 학보사에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고려대 학생의 15.2%가 6월 민주항쟁에 대해 ‘들어본 적도 없다.’고 답했다. 또한 선배들처럼 민주화에 목숨을 바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57.4%의 학생들이 ‘아니요.’라고 대답했다. 대학생의 시대정신 부재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같은 대학생으로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의 뒤에는 6월 항쟁에 대한 무지가 한몫하고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런 측면에서 8일자 8면의 “한국은 피플파워로 민주화 이뤘다.”는 기사는 외신기자의 눈으로 본 당시의 모습을 다뤄 6월 항쟁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독자도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었다. 6월 항쟁 기사 외에 지난주 신문을 장식한 뜨거운 감자는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평가포럼 발언이었다.4일자 1면 “노 대통령 ‘선거법 위반’ 논란” 기사는 보도기사로 사건의 요지를 사실적으로 전달했다.3면에서는 다소 우스꽝스러운 노 대통령의 사진과 ‘과대망상’,‘제발 조용히 계시는 게’라는 제목과 함께 관련기사를 보도했다. 하지만 제목 위에 부제목을 달아 기사내용이 ‘정치권 반응’에 대한 것이라는 것을 알렸지만 제목 자체가 너무 강렬해 대통령을 조소한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사이드 기사로 실린 연설문 요지 역시 강연 당시의 대통령 육성에 가깝게 재현해 이러한 느낌을 더욱 강하게 들게 했다. 정치권 이야기를 기사로 다룰 때 종종 쓰이는 수법이 상황을 비꼬는 수법이다. 이는 비판의 날을 날카롭게 세워 효과를 거두기도 하지만 잘못 쓸 경우 기사의 의도를 의심하게 만든다. 기사의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연설문의 내용을 8일자 3면의 표처럼 가능한 한 육성의 거친 표현을 제거하고 소개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싶다. 5일자 3면의 ‘탄핵해야 vs 공식후보없어 위법 아니다’ 기사의 경우 노 대통령 발언에 대한 각계의 반응을 담아 사건을 다각도로 볼 수 있게 해주었다. 관련 공방을 표로 정리해 사건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게 만들어 준 것도 좋았다.6일자 3면에도 공방전을 도표로 정리했는데 크기가 너무 작아 알아보기가 힘든 것이 아쉬웠다. 기사를 조금 줄이더라도 도표를 키우고 대화내용을 더 실었다면 사건의 공방이 한눈에 들어왔을 것이다.7일자 1면에서는 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법 위반여부 결정에 따른 세가지 시나리오를 소개해 독자들이 사건의 향방을 한눈에 전망해볼 수 있게 했다. 도장을 찍은 듯 붉은 글씨로 각각의 경우를 부각시킨 것도 시선을 끌었다. 지난주는 현충일을 비롯해 6월 항쟁 20주년 기념일이 있었던 뜻 깊은 일주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의 헐뜯기 공방이 한주 내내 대서특필된 것은 독자로서 안타까웠다. 독자들의 알권리를 위해 언론은 공정하고 사실적인 보도로 정치권의 모습을 비춰야 하겠지만 그렇다고 옐로 저널리즘으로 흘러서도 안 될 것이다.10일자 사설에서 밝혔듯이 서울신문이 ‘잊혀져 가는 6월 항쟁의 정신을 되살려 성숙한 민주사회로 나아가는 데 선두에 서기’를 기대한다. 전혜영 고려대 국문과 4년
  • 대형마트·재래시장 ‘상생 모드’로

    대형마트·재래시장 ‘상생 모드’로

    대형 마트들이 최근 몇년새 앞다퉈 지방으로 상권을 확장하면서 불거졌던 재래시장과 대형 마트간의 알력이 ‘상생 모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의 상생 방안을 찾는 노력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대체로 대형 마트가 지역에서 돈을 번 만큼 지역에 기여하고, 재래상인 자녀 우선 채용, 개·폐점 시간 제한 등의 결말을 맺고 있다. 하지만 일부 지역은 이해관계가 상충돼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골치를 앓고 있다. ●올해 지역 주민 800명 채용 5일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에서 4개 점포를 운영 중인 삼성테스코 홈플러스는 앞으로 지역 기업의 제품 매입 비율을 해마다 16.8%씩 늘리기로 했다. 또 올해 신규채용 인원 가운데 800명을 지역 주민으로 채우는 등 매년 10% 이상씩 지역 주민 고용인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홈플러스는 어린이집 개·보수, 시민들을 위한 음악회 개최, 시설·폐기물 관리 지역 업체에 위탁, 연간 20억원이 소요되는 문화센터 설치 등도 추진키로 했다. 홈플러스의 이같은 결정은 대구시의 “지역 경제에 도움을 줘야 한다.”는 지속적인 요구에 따른 것이다. 대구시는 지난달 5개 대형 마트(17개 매장)에 ‘돈을 버는 만큼 지역에 기여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이 공문에는 지역업체 납품 비율을 30% 이상 유지하도록 하는 등 7개 요구 사항을 담았다. 대구시는 앞으로 공무원과 납품업체 등 15명으로 대형 마트 납품업체협의회를 구성해 대형 마트의 이행 상황을 수시로 점검하기로 했다. 신세계 이마트도 지난달 열었던 ‘대구·경북 중소기업초청상품 박람회’ 참가업체에 대한 실사를 거쳐 2개월 정도 시험 판매기간을 거친 뒤 반응이 좋은 상품을 매장에 본격적으로 입점시킬 계획이다. 강원도에 입주한 GS마트(춘천·원주·홍천점)는 지난 2003년부터 홍천군 홍천농산에서 생산하고 있는 ‘햇곡원’ 쌀을 해마다 1700t(4억∼5억원 상당)씩 납품받아 판매에 나서며 농민들과 상생의 길을 트고 있다. 이곳에서는 또 지난해부터 홍천에서 생산되는 ‘강원 흑돼지’도 월 400마리씩 납품받아 판매해 오고 있다. 광주 동구 계림동 옛 시청사 대형 마트 입점을 둘러싸고 대형 마트측인 ㈜필하임플러스와 인근 재래시장 상인들이 극심한 대립을 했으나 양측의 협약으로 원만하게 타결됐다. 필하임플러스측은 시장상인 자녀 직원으로 우선 채용, 발전기금 조성 등을 조건으로 협의를 이끌어 냈다. 지난달 31일에는 대전 중구청에서 이랜드리테일 홈에버 문화점과 코스트코홀세일 대전점, 백화점 세이 등 대형 유통업체와 오류재래시장이 상생발전을 위한 협약식을 체결했다. 이에 앞서 대전 중구는 상생 방안 발굴을 위해 대형 유통업체 지점장과 재래시장 대표, 관련 공무원들로 ’상생발전협의회’를 구성했다. ●일부 지역은 영업시간 등 아직도 갈등 하지만 아직도 대형 마트와 지역 영세상인간의 갈등이 곳곳에서 불거지고 있다.5일 문을 연 경남 진주 홈플러스는 신축 과정에서 재래시장 상인들과 마찰을 빚어 소송을 벌였으나 홈플러스가 승소했다. 홈플러스측은 이 과정에서 대형 매장을 건립하려 했으나 마트 수준으로 규모를 축소했다. 제주에서는 롯데마트 진출을 둘러싸고 지역 중소상인들이 반발하고 있다. 상인들은 제주도청에 롯데마트 진출을 막아줄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도는 롯데마트가 기존 대형 할인점을 인수해 진출하기 때문에 입점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부산에서도 재래시장과 농협하나로마트가 영업시간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해 4월 개점한 농협하나로마트 부전점이 최근 영업시간을 오전 9시에서 오전 7시로 당기자 부전시장 등 인근 시장상인회는 하나로마트 부전점을 찾아가 철회할 것을 강력히 항의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전국종합 cghan@seoul.co.kr
  • ‘본지 정책토론 여론조사’ 朴·李측 반응

    서울신문이 1일자에 게재한 여론조사가 정치권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한나라당은 1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서울신문의 여론조사와 관련해 열띤 논의를 벌이면서 앞으로 남은 3차례의 정책토론회를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이냐에 초점을 모았다. 박근혜 전 대표측은 보도내용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홍보전을 구사하며 조직라인을 풀가동하고, 구전홍보 활동도 강화했다. ‘박사모’ 등은 인터넷 퍼나르기에 열을 올렸다. 반면 이명박 전 서울시장측은 확대 해석을 경계하면서도 향후 파장을 예의주시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한나라당 김학송 홍보기획본부장은 이날 오전 비공개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정책토론회 시청률 23%를 넘어섰다는 것은 서울신문이 처음 알려준 것”이라며 “인터넷 시청률 등을 감안할 때 서울신문 보도가 정확하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이어 당 홍보파트 실무자들을 불러 설명까지 곁들이며 기존 TV방송 시청률 조사기관이 시청률 5%였다고 발표한 것과의 차이점에 대해서도 자세한 설명을 곁들였다. 박 전 대표 캠프의 한선교 대변인은 박 전 대표가 ‘TV 토론을 가장 잘한 후보’로 28.9%를 얻어 이 전 시장을 무려 14.5%P를 앞선 것에 대해 논평을 내고 “이번 조사는 여론조사 회사가 아닌 학자들의 책임·주관하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시사점이 크다.”고 평가했다. 한 대변인은 이어 “그동안 여론조사에서 가장 논란이 되었던 표본추출과 관련해 다단계표층 표집방법을 사용해 표본이 어떻게 추출되었는가를 여실히 보여줬다.”며 “당 선관위에 분명한 방향을 제시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이 전 시장 캠프 관계자는 이 전 시장이 “대통령감으로 적합한 후보가 누구냐.”는 질문에 27.5%를 얻어 박 전 대표에 1.9%P 뒤진 것에 대해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도와 적합도는 다른 데도 불구하고 일반 시민들은 서울신문이 실시한 적합도를 지지도로 오해해 상당한 혼선을 빚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2차 토론회부터는 보다 적극적으로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고, 상대 후보의 공세에도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고 전했다. 한편 한나라당 국민검증위원회가 대선주자에 대한 검증자료 접수를 시작한 1일 접수창구에는 다양한 제보가 쏟아졌다. 이날 오전 8시40분 첫 전화를 시작으로 오후까지 수십통의 제보와 문의가 이어졌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HAPPY KOREA] 충남 금산군 수통·도파마을

    [HAPPY KOREA] 충남 금산군 수통·도파마을

    금강의 물길은 열려 있지만, 땅길은 막혀 있는 충남 금산군 부리면 수통리 수통·도파마을은 자연스레 이곳에선 육지 속 ‘땅끝 마을’이다. 이는 마을 발전을 가로막았던 한계이자, 앞으로 발전을 이끌어 낼 장점이기도 하다. ●한반도 중앙에 자리잡은 ‘땅끝 마을’ 수통·도파마을을 들어서면 병풍처럼 둘러쳐진 붉은 기암절벽이 보는 이를 압도한다. 금강은 전북 장수군 수분재 정상 뜬봉샘에서 발원, 이곳부터 층암절벽으로 이뤄진 산 사이를 뚫고 흐른다. 주민들은 이 절벽을 적벽, 그 아래 흐르는 금강을 적벽강이라 부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적벽강’으로 불리는 곳은 이곳을 포함해 전남 화순과 전북 부안 등 모두 3곳이 있다. 이 중 금산의 적벽강은 바위가 붉은 색을 띠고 있다는 데서 명칭이 유래됐다. 수통·도파마을에서 적벽강 물길을 따라 3∼4㎞가량 거슬러 올라가면 전북 무주와 충북 영동, 충남 금산 등 3도(道)가 만나는 곳에 방우리 마을이 있다. 이 마을의 행정구역은 충남 금산군 부리면이지만, 금산에서는 마을로 들어갈 수 없다. 무주 쪽으로만 도로가 닦여 있기 때문이다. ●접근성 떨어지지만 환경보존은 우수 최정석 중부대 도시학부 교수는 “수통·도파마을은 외부로부터 접근성이 떨어지지만, 이로 인해 자연 환경에 대한 보존 상태는 매우 우수하다.”면서 “그동안 개발에서 소외됐다는 점이 이 지역 최대 자원”이라고 강조했다. 때문에 이곳에는 멸종 위기종인 수달을 비롯해 쉬리, 감돌고기, 동사리, 꺽지, 너구리, 원앙, 쇠오리, 고라니, 긴꼬리제비나비 등 자연생태적 가치가 높은 동식물들이 다수 서식하고 있다. 주민들도 공동 정화조를 마련, 생활 하수가 강으로 흘러들어 가지 않는다. 길지석(37) 수통마을 이장은 “80년대 이후 강변에 울창하던 소나무숲을 농지로 바꾼 것은 당시에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아쉬운 부분”이라면서 “도시와 달리 잘 보존된 자연환경이 농촌 경쟁력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인삼 생산자 실명제 도입 계획 수통·도파마을은 금산에서 손꼽히는 인삼 재배지다. 길경모(45) 도파마을 이장은 “80년대까지만 해도 인삼 100칸(200평)을 농사지으면 논 7마지기(1400평)와 소 5마리를 살 정도로 수지 맞았다.”면서 “어릴 때 인삼을 엿장수에게 팔아 엿과 바꿔 먹었을 정도”라며 미소지었다. 하지만 인삼 재배지가 전국적으로 확대되면서 현재 인삼 가격은 20∼30년 전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도라지·고추·배추·콩 등 특용작물도 재배하고 있지만, 신통치 않다. 흉물로 변한 빈집, 허물어져 가는 담장, 대부분 70∼80년대 지어진 낡고 열악한 주택 등 마을의 주거 환경은 뛰어난 자연 경관과 비교할 때 ‘옥에 티’에 가깝다. 변변한 편의 시설을 찾기도 어렵다. 마을과 외부를 연결하는 유일한 진입로는 왕복 2차로도 안 되는 ‘5m 도로’에 불과하다. 때문에 마을을 찾아오는 관광객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마을을 지키는 주민은 갈수록 줄고 있다. 심지어 국제 결혼한 40대 노총각이 올 초 딸을 낳았는데, 마을에서 아기 울음이 들리기는 10년 만에 처음이라고 한다. 노봉오(48)씨는 “20년 이상 현실에 안주해 있었으면서도 마을이 발전하기만을 기대하는 것은 꿈일 뿐”이라면서 “전근대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는 인삼 유통을 개선하기 위해 ‘생산자 실명제’ 도입을 주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씨는 또 “인삼 부산물을 활용해 수박과 딸기 등 특화상품도 개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산 이천열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폐교가 휴양시설로… 年 8000만원 수익 대부분의 농촌이 방문객 유치에 혈안이다. 전통적인 소득 기반이 붕괴되고 있는 상황에서 도시민들의 호주머니에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방문객 유치 경쟁에 대한 수통·도파마을 주민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양보다 질’이 문제라는 것이다. 다른 지역에서도 되새겨 봄 직하다. 적벽강을 끼고 있는 수통·도파마을은 지금도 방문객 수가 연간 3만명에 이르고 있다. 방문객 1인당 3만∼4만원씩만 쓰더라도 주민들의 소득은 연간 10억원 가량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일부 음식점 등을 제외할 경우 주민들이 방문객으로부터 얻는 수익은 극히 미미하다. 방문객 대부분이 마을에서 지갑을 꺼내지 않기 때문이다. 쓸거리, 살거리가 태부족하다는 것과 무관치 않다. 길경모 도파마을 이장은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기 때문에 주민들은 오히려 방문객이 늘어나는 것을 달가워 하지 않는다.”면서 “사람들이 많이 찾다보니 땅값은 오르고 있지만, 이미 목 좋은 곳은 외지인 소유로 바뀐 상황이라 주민들이 느끼는 소외감만 커지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수통마을은 방문객 유치를 통한 새로운 소득 기반을 찾았다. 폐교로 방치돼 있던 부동초등학교 수통분교를 지난해부터 숙박시설인 ‘적벽강 휴양의 집’으로 탈바꿈시켰다. 이를 통해 지난 한 해에만 8000만원의 수익을 올렸으며, 수익금은 일한 만큼 주민들에게 품삯으로 지급한 뒤 나머지는 모두 마을공동기금으로 적립하고 있다. 주민들은 뜻을 모으기 위해 청년회와 노인회, 부녀회 등으로 쪼개져 있는 10여개 마을자생단체를 ‘수통마을사랑모임’으로 통합할 계획이다. 노봉오(48)씨는 “농사꾼이 갑자기 장사치로 바뀔 수 없고, 관광지가 아닌 이상 주민들이 수용할 수 있는 정도의 방문객만 있으면 된다.”면서 “기존 생산 활동과 더불어 방문객 유치를 통한 공동 소득기반을 만들어 농촌도 이제는 ‘투잡(Two Job)’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산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박동철 금산군수 “주택모델 개발 보급 계획” “현재 농촌의 모습은 양복을 차려입고, 고무신을 신은 꼴입니다.” 박동철 금산군수는 “주거 환경부터 바꿔야 농촌이 되살아날 수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60∼70년대 새마을운동으로 농촌은 초가지붕을 벗고, 슬레이트가 얹어졌다. 흙과 돌을 버무려 쌓아올렸던 담장은 블록 담장으로 대체됐다.30여년이 지난 지금, 농촌 황폐화의 주범은 슬레이트 지붕과 블록 담장으로 대표되는 시멘트다. 이에 따라 금산군은 최근 연세대에 의뢰, 자연 경관과 어울리는 주택 모델도 개발 완료해 보급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모델은 농촌형·산촌형·강촌형 등 3종류를 다시 주거형·수익형으로 세분화한 6가지 유형이다. 여기에 기타형 모델이 추가됐다. 박 군수는 “비용이 들고 지원이 필요한 일을 주민들에게 전적으로 맡겨서는 변화를 이끌어내기 어렵다.”면서 “같은 맥락에서 슬레이트 지붕을 바꾸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자체 예산 6억원도 배정했다.”고 설명했다. 농촌 마을 곳곳에 방치되고 있는 폐가는 환경을 좀먹는 ‘퇴출 1순위’로 꼽히고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80년대까지만 해도 150여가구 1000여명이 모여 살던 수통·도파마을은 현재 100여가구 240여명만 남아 있다. 지역 주산물인 인삼은 연이어 재배할 경우 소출이 급감하는 ‘연작 장애’가 있어 주민 상당수가 새로운 경작지를 찾아 외지로 떠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흉물과 같은 폐가는 현재 20채가 넘지만, 뚜렷한 대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길지석(37) 수통마을 이장은 “폐가는 이주민이나 외지인 소유라 손쓸 수 없고, 소유주를 찾기도 쉽지 않다.”면서 “마을이 발전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면서 매입·철거 비용도 치솟는 실정”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박 군수는 “살기좋은 지역만들기를 추진하기 위해 중앙정부의 지원과는 별도로 10억원을 확보한 만큼 빈집 철거 등 주거 환경 개선에 우선 투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산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일요영화]

    ●택시-더 맥시멈(채널CGV 오후 9시50분) 1998년 프랑스의 뤼크 베송 감독에 의해 탄생한 ‘택시’. 프랑스 최고의 히트 시리즈로 입지를 굳힌 이 영화는 미국 20세기폭스사에 의해 할리우드 영화로 재탄생됐다.‘택시’시리즈는 영웅이 없는 이 시대, 택시운전사 같은 소시민들이야말로 진정한 영웅이라는 메시지를 코미디 형식으로 풀어낸 작품이다.2004년 미국 개봉 당시 평론가들의 반응은 냉담했지만 그래도 첫주 박스오피스 4위를 차지하는 등 만만찮은 흥행을 보였다. 뉴욕에서 여성 택시기사로 일하는 벨 윌리엄스(퀸 라티파)는 스피드광이다. 레이싱 카처럼 개조된 택시로 뉴욕 거리를 질주하며 뉴욕에서 가장 빠른 택시기사로 명성을 날린다. 그의 꿈은 레이싱 카 챔피언이 되는 것. 꿈을 이루기 위해 차근차근 준비한다. 어느날 그는 우연히 운전에 소질이 없는 형사 앤디 와시번(지미 팔론)을 태우게 되면서 인생이 꼬이기 시작한다. 번번이 범인을 놓쳐 순찰조로 강등된 와시번은 순찰조 첫날부터 은행을 턴 여성 강도단을 만나 벨의 택시를 타고 쫓게 된 것. 벨의 택시는 뉴욕 시내를 난장판으로 만드는 등 한바탕 소동을 벌이지만 범인을 놓치고 만다. 결국 이 일로 벨은 애인과 헤어지고 집에서도 쫓겨난다. 와시번은 거리를 난장판으로 만든 책임을 지고 정직처분까지 당한다. 졸지에 서로 앙숙이 된 벨과 와시번. 하지만 이 둘은 우연찮게 은행털이 강도단의 정체와 계획을 알게 되면서 공조에 나선다. 뉴욕 최고의 드라이버를 자처하는 벨을 요리조리 따돌리며 도망치는 미녀 강도단. 벨에게 비웃음을 날리며 달아나는 여강도 리더(지젤 번천)의 얼굴을 본 순간, 벨은 승부욕이 불끈 솟아오르며 추격을 시작한다. 최악의 운전 실력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경찰을 꿈꾸는 와시번 또한 강도단을 잡기 위해 본격적인 스피드 게임을 벌인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시민들 “구속 당연한 일”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11일 발부되자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당연한 결과”라는 반응과 함께 대기업 총수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인권단체연석회의 박진씨는 “이번 사건은 기업인들이 저질러온 무수한 탈법, 불법행위 중 극히 선정적인 일부분이 공개된 데 불과하다. 이 사건의 요지는 김 회장이 막강한 ‘권력’을 가졌기 때문에 거리낌없이 불법적인 행동을 했다는데 있다.”라고 진단했다. 경실련 박병옥 사무총장은 “지위에 걸맞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에서 김 회장의 구속은 당연한 일”이라면서 “이번 계기를 통해 재계 총수들이 삶의 모범을 보였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태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만시지탄이라 할 수 있지만 당연한 법적 책임을 지운 것으로 보인다.”면서 “향후 경찰의 수사태도에 대한 감찰 결과 문제가 밝혀지면 책임자에 대한 법적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고 촉구했다.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화장실 사용 후 물 내립시다” 중국에 이색 포스터

    ”인민 여러분! 화장실 사용 후 꼭 물을 내립시다!”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유명 사슴공원인 미루위안(麋鹿苑) 공용 화장실에 “동지 여러분! 물 내립시다.”라는 재미있는 포스터가 내걸렸다. 공원측이 마련한 이 포스터에는 중국 인민을 대표하는 노동자·농민·군인이 주먹을 꽉 쥐고 있는 모습을 배경으로 용변 후에는 반드시 물을 내리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화장실에 이러한 포스터까지 등장하게 된 것은 중국인들이 화장실 사용후 뒷처리가 깨끗하지 않기 때문. ’미루위안’의 한 관계자는 “올림픽등을 맞아 화장실 사용 에티켓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기 위해 유머스런 방법을 채택했을 뿐”이라며 포스터 부착 배경을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한 베이징 시민들의 반응은 제각각이다. 중장년층은 대체로 이 포스터에 대해 불쾌한 반응을 보이는데 반해 젊은층은 오히려 “신선하다.”며 긍정적이다. 이 사실을 보도한 조간신문 베이징천바오(北京晨報)는 “중년층들은 인민 대표가 어떻게 화장실 모델이 될수 있나?”고 많은 반감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나우뉴스 신청미 기자 qingmei@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옴부즈맨 칼럼] ‘넘치는 범죄보도’ 경계하자/ 민영 고려대 언론학부 교수

    지난 주 뉴스의 화두는 단연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보복 폭행사건이었다. 국내 굴지 재벌 총수의 상식에 벗어난 범죄 의혹에 언론과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하겠다. 공인에게 기대되는 도덕성과 사회적 책임감은 일반인들의 그것에 비해 훨씬 높을 뿐더러, 사건의 전말에 대해 여러가지 의혹이 풀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사건이 한 주 내내 지면을 독점할 만큼 국가적, 사회적 중요성을 지니는지에 대해서는 반문하고 싶다. 이 사건과 관련,4월30일 월요일부터 5월5일 토요일까지 총 40개의 기사가 실렸으며 2개의 사설이 게재되었다.5월5일을 제외하고는 1면에 1개 이상의 기사가 실렸다.4월30일 1면 기사 “김승연 회장 빠르면 오늘 사법처리”를 통해 구속을 예측하며 독자의 관심을 모았지만, 아직까지도 사건의 진실이나 해결 방향은 뚜렷이 제시되지 않고 있다.5일자 “김승연 회장 폭행 가담한 듯”이나 “영장 발부엔 이견, 혐의는 구속 수준” 등 비슷한 수준의 추측 기사들이 게재되고 있을 뿐이다. 한편 한 주 동안 진행된 김승연 회장 부자의 검찰 조사나 가택 압수수색 과정은 드라마틱하게 생중계되다시피 했다. 반면 이 사건이 가진 사회적 함의가 무엇인지 진지하게 분석하며 수사의 바람직한 방향에 대해 제언하는 기사는 턱없이 부족했다.5월1일자 사설 “김승연회장 죗값 치러야 한다”와 3일자 사설 “한화가 김승연 회장 사유물인가” 등은 재벌 총수로서 처신의 부적절함을 지적하고 정당한 수준에서 처벌을 요구하는 정도에서 그쳤다.1일자 3면 기사 “검증없는 재벌 대물림, 빗나간 특권의식” 등에서 이 사건의 사회적 함의에 대한 전문가의 시각을 담아내려 했으나, 과연 이 사건을 전체 재벌의 문제로 일반화하여 그들이 누리는 사회적 권력의 문제나 경영권 세습의 문제 등에 대한 논의로 확대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보다 심층적인 진단이 필요했다. 재벌 총수의 보복 폭행 의혹이 단순한 일반 범죄사건으로 취급될 수는 없겠지만, 범죄에 대한 과잉된 반응과 해석은 오히려 독자에게 불필요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범죄보도는 일반적으로 시민들에게 범죄에 대한 경각심과 안전의식을 일깨움으로써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돕는 기능을 수행한다. 그러나 적정한 수준의 감시기능을 넘어선 범죄보도는 개인에게 불필요한 공포심을 불러 일으키고 현실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 이는 개인의 문제를 넘어서 사회병리로 발전될 수 있으며 과도한 심리적·경제적 비용의 지출로 이어진다. 실제로 범죄율, 특히 강도, 강간, 살인 등과 같은 중범죄율의 지속적인 하락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범죄에 대한 불안과 공포심이 날로 증가하는 것은 범죄뉴스의 과잉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독자의 눈길을 쉽게 끌 수 있는 선정성과, 취재나 기사작성의 편의성 등이 아마도 범죄보도의 범람을 부추길 것이다. 모든 언론매체가 극적인 범죄를 앞다퉈 보도하기 때문에 비슷한 수준에서 그것을 다룰 수밖에 없는 ‘팩저널리즘’ 관행도 한 몫 할 것이다. 그러나 범죄보도의 과잉이 가져올 수 있는 개인적·사회적 부작용을 생각할 때 범죄보도는 감시와 경고 기능 이상을 넘어서서는 안될 것이다. 지난 주 임시국회를 통해 처리되거나 처리되지 못한 법안들 중, 국민의 생활과 이해관계에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중요한 이슈들이 많다. 형사소송법 개정안, 사학법, 로스쿨 도입문제 등 각종 현안들이 한화 김승연 회장 사건에 가려 충분한 지면을 할애받지 못한 채 스쳐 지나갔다. 지면의 제약상 이슈의 취사선택은 늘 제로섬 게임이다. 독자를 대신해 세상사의 중요성을 저울질하는 신문사의 게이트키핑 과정에 더 큰 공적 책임감을 가져야 할 것이다. 민영 고려대 언론학부 교수
  • ‘롤러코스터’ 이탈 사고…일본 열도 충격

    1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킨 오사카 놀이공원 ‘롤러코스터 이탈’ 사고가 ‘안전 강국’ 일본 사회에 커다란 충격을 주고 있다. 5일 어린이날 일어난 이 사건으로 일본 경찰 당국은 업무상 과실 혐의로 놀이 공원을 폐쇄하는 등 철저한 경위 조사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후지 TV는 6일 “1992년에 설치된 이 롤러코스터의 차축은 지금까지 한번도 교환되지 않았다.” 며 “매년 2월에 이루어진 놀이 기구 검사가 다른 놀이 시설 도입으로 올해에는 연기되었다.”고 보도했다. 이 놀이공원의 야마다 사장은 이 사건에 대해 “왜 검사가 연기됐는지 물어보지 말라. 자세한 것은 나도 모른다.”며 언급을 회피했다. 이 사건의 여파로 일본 각지의 유원지에서는 롤러코스터의 운행을 멈추고 점검하는 등 조속한 대응을 하고 있다. 특히 사고를 일으킨 롤러코스터의 제조 업체측은 전국의 같은 형태의 롤러코스터들을 긴급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참사에 대해 일본 시민들과 네티즌들은 충격의 여파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날 사건을 직접 목격한 한 시민은 자신의 블로그에 “죽은 여성의 목이 부러지는 등 끔찍한 광경이었다.”고 밝혔다. 또 네티즌들은 각종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어제 내가 탔었는데...(아이디 iscK5CMv), “어떻게 15년 동안 한번도 롤러코스터 차축을 교환하지 않았는지 납득하기 어렵다. (V1Ficvd70)”고 적었다. 롤러코스터로 인해 사망자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현재 일본 경찰 당국은 놀이공원의 관리 체제를 중심으로 집중 수사 하고 있다.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누드 브리핑] “초고층 건물 짓자”… 민방위 교육장서 서명운동

    중구가 세계적 초고층 빌딩을 짓게 해달라고 민방위 교육장에서도 서명운동을 한다고 합니다. 하이서울페스티벌 행사 중에 재미있는 일도 많다고 합니다.●고층건물과 민방위 훈련 초고층 건물을 짓겠다며 나선 중구의 발걸음이 바빠졌습니다. 그간 중구는 수차례나 220층 이상 되는 세계 최고층 건물을 지어 서울의 랜드마크를 만들겠다는 야심에 찬 계획을 밝혔는데요. 하지만 계획은 고도제한이라는 현실장벽에 걸려 만만찮게 보입니다. 중구 관계자들의 마음은 조급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쯤 되자 중구는 여론의 힘을 빌리는 서명운동에 돌입했습니다. 시민들의 뜻을 모아 고도제한이라는 현실장벽을 넘고자 하는 의도인데요. 급기야 최근엔 서명운동지가 민방위 교육장에까지 등장했습니다. 민방위 교육장에서 서명운동을 받는 것은 주민수가 13만 6000여명에 불과한 중구의 고육지책일 텐데요.하지만 교육 참가자는 대부분 직장민방위이어서 반응도 시큰둥한데요. 순간 한쪽에서 장난어린 질문이 터져 나옵니다. “사인한 사람은 민방위 교육 빨리 끝내주나요.”●“말이 말을 듣지 않아”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6일까지 서울 전역에서 열리는 하이서울페스티벌에서 행사를 진행하다 보면 재미있는 일도 많이 있다고 합니다. 조선조 정조가 창덕궁을 떠나 노들섬까지 행차하는 정조반차재현 행사에서는 정조가 타고 가던 가마의 밑이 갑자기 빠지는 바람에 근엄한 왕이 기우뚱거리며 말을 타고 행차를 했습니다. 또 행사에는 여러 마리의 말도 동원됐는데, 승마에 익숙지 않은 참가자들이 행차 중에 수시로 말에서 떨어져 관람객들에게 즐거운 웃음을 선사했다고 하네요. 장군으로 분장한 한 참가자는 “말이 왜 말을 듣지 않느냐.”고 난감해 했다고 합니다.●불쑥 튀어나오는 영어 단어 오세훈 서울시장이 몇개월째 영어회화를 배우고 있는데, 요즘은 실력이 늘어 행사장에서도 불쑥불쑥 영어 단어가 튀어나와 주변을 의아하게 한다고 합니다. 영어 학습은 1주일에 한번씩 방문지도를 받는다고 합니다. 영어 실력이 늘자 외국인을 면담할 때에도 통역을 따로 두지 않고 직접 대화를 나눈다고 합니다. 그런데 배운 것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자세가 조금 지나쳐서 내국인을 만날 때도 영어 단어가 뒤섞여 나온다고 합니다. 오 시장이 영어회화 중요성을 실감한 것은 지난 2월 취임후 첫 해외순방 때라고 하네요.시청팀
  • 뮤지컬 ‘달려라 하니’

    뮤지컬 ‘달려라 하니’

    “영화 ‘미녀는 괴로워’의 흥행 성공으로 (주인공처럼 광고를 찍는 등의) 물질적 축복은 못 받았지만, 연기자로 인정받았죠.” 개그 프로그램에서 ‘출산드라’ 역할로 유명해진 김현숙(29)이 뮤지컬 ‘달려라 하니’에서 고은애 역할을 맡았다. 만화가 원작인 이 뮤지컬에서 고은애는 주인공 하니의 육상선생님 홍두깨의 정혼녀. 홍두깨를 일방적으로 좋아하는 시골처녀로 뚱뚱하고 입술도 두껍지만 마음씨만은 비단결이다. 김현숙은 연극영화학과를 졸업한 데다 거창 국제연극제에 참여하는 등 학생 때부터 연극, 뮤지컬에 많이 출연해 왔다. 이번 고은애 역할도 유희성 서울시뮤지컬단 단장과의 개인적 인연으로 인해 맡게 됐단다. 학생 시절 뮤지컬 ‘넌센스’를 무대에 올리게 됐는데, 구하기 힘들어 애먹고 있던 반주음악 테이프를 유희성 단장이 빌려줬다는 것이다. 유 단장은 옛 비화를 굳이 꺼내 첫 드라마와 개그프로그램 출연으로 정신없는 김현숙의 출연을 성사시켰다. 김현숙은 “‘하니’의 출연 섭외전화를 받자마자 바로 ‘고은애죠?’라고 말했다.”며 고은애가 무척 귀여운 역할이라고 애착을 보였다. 고은애처럼 넉넉한 품성은 실제 김현숙에게서도 엿보였다. 2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오디션에서 선발된 하니 역할의 이찬미(24)를 여동생처럼 살뜰하게 대했다. 이찬미는 작은 체구에 커다란 눈망울이 만화책에서 쏙 뛰쳐나온 듯 하니를 닮았다. 전작인 창작뮤지컬 ‘천사의 발톱’에서 연기했던 당찬 소녀 희진 역할과 이번에 맡은 하니는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반항적인데다 자기세계에 갇힌 점을 든다. 하니는 육상선수 역할이라 항상 뛰어다녀서 힘들겠다고 했더니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이 22m인데 느린 동작으로 뛰는 게 대부분이라 그게 더 힘들다.”고 말했다. 게다가 홍두깨 선생님의 출연 분량과 노래 장면이 많아 뮤지컬 ‘달려라 하니’는 특이하게도 사제지간이 남녀주인공이라며 김현숙, 이찬미 모두 웃는다. 홍두깨는 ‘맘마미아’에 출연했던 이정열과 박봉진이 더블로 연기한다. ‘막무가내 중창단’이란 개그 프로그램에서 다양한 역할로 시민들을 놀래고 있는 김현숙은 “부의 양극화가 심각해서 그런지 거리에서 촬영하면 사람들의 반응이 살벌하거나 심각하다. 남자 분장을 하고 여성을 뒤에서 안았다가 그녀의 남자친구한테 맞을 뻔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가족뮤지컬 ‘달려라 하니’는 외롭고 모난 소녀가 홍두깨, 고은애 등 주변 어른과 친구의 도움으로 다시 달리기의 꿈에 도전한다는 따뜻한 이야기다. 김현숙이 거리에서 개그 프로그램을 찍으며 느꼈던 요즘 현대인들의 거친 성정을 부드럽게 다듬어줄 수 있는 뮤지컬인 셈이다.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를 작곡했던 차경찬씨가 만든 노래는 잘 다듬어진 가요풍이다. 만화로 하니를 보며 열광했던 20∼30대가 더 감동받을 수 있는 공연이다. 김현숙은 “어린이들이 보면 왜 이렇게 계속 슬프냐고 할 정도로 유치하지 않은 가족 공연”이라고 귀띔했다.28일∼5월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02)399-1111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버지니아 참사] LAT “허술한 총기통제 메커니즘 문제”

    |로스앤젤레스 김균미 특파원| 미국 전역이 버지니아 공대 총기난사 사건의 충격에 빠져 있는 가운데 미국인들은 이 문제를 한국이나 한인 사회와 결부시키기보다 조승희 개인의 문제로 바라보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서부의 로스앤젤레스 한인사회는 경찰의 수사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사건이 확대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국적 아닌 개인의 문제”짐 뉴턴 로스앤젤레스(LA)타임스 신임 논설실장은 19일(현지시간) 한·미 언론인 교류프로그램에 참가한 한국기자들과 만나 “LA타임스의 보도는 조승희가 한국인이라는 점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않으며 그의 국적을 주요 포인트로 다루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뉴턴 논설실장은 “사설에서도 총기구입, 특히 정신병력이 있는 사람이 손쉽게 총기를 구입할 수 있었던 메커니즘의 문제점을 지적했다.”고 덧붙였다. 뉴턴 논설실장은 한국인이나 한국 정부가 이 사건과 관련해 유감을 표시한 것은 높이 평가할 일이지만 (한국인이)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그것을 요구하는 미국인도 없다고 말했다. 뉴턴 논설실장은 이 사건이 한국 교포사회에 미칠 부정적 파장에 대해서도 “비합리적인 사람들이 옳지 않게 행동할 위험은 항상 있다.”고 조승희 개인의 문제로 국한짓고 “사려깊은 사람들은 한국 교포들에게 보복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말은 뒤집어 보면 일부 ‘사려깊지 못한’ 사람들이 감정적으로 대응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말로도 해석될 수 있다. 미 중부 네브래스카주 오마하 주립대학의 교직원인 게리 더프와 비영리재단인 하와이 동서센터의 수전 크라이펠즈도 “미국 한인사회와는 별개의 독립된 사건”이라면서 “한인사회에 악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마하시 외곽의 주택가에서 만난 평범한 미국 시민들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적극 지역활동” “그래도 불안”하지만 15년전 LA폭동을 경험한 한인사회의 반응은 다소 엇갈린다. 한인사회 지도층은 이번 사건이 한인사회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면서 한인사회가 보다 적극적으로 지역사회활동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사업가이자 태평양세기연구소 이사장인 스펜서 김은 “미국으로 이민온 소수민족 가정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어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이라면서 “한국 언론이나 한국인들이 이 문제를 한국과 미국의 관계로 접근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변호사 출신으로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 있는 식품회사 유니언푸즈의 사장이자 교포 1.5∼2세들로 구성된 한미연합회(KAC) LA지부장 빅터 심(41) 사장도 “미국의 문제이고 무기통제와 자녀교육의 문제”라면서 “한국에서 희생자들에게 애도를 표하는 건 좋지만 한·미 관계로 접근, 부각시키면 자칫 엉뚱한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고 경계했다.하지만 LA시내 한인 식당에서 만난 20대 여직원은 “솔직히 걱정된다. 당분간 부담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LA 흑인폭동을 겪은 부모 세대들은 걱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21일 LA시내에서 열리는 LA폭동 15주년 기금모금 걷기행사에 자녀들이 참석하는 걸 만류하는 부모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kmkim@seoul.co.kr
  • [FTA 시대-지자체 반응] 수도권 ‘성장책’·지방 ‘대응책’ 희비

    [FTA 시대-지자체 반응] 수도권 ‘성장책’·지방 ‘대응책’ 희비

    ‘위기인가 기회인가.’서울을 비롯,16개 광역자치단체는 2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 소식을 접한 뒤 FTA 협상 발효 이후 접하게 될 새로운 패러다임에 적응하기 위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는 동북아 금융허브를 앞당기는 기회로 삼고 있다. 인천시는 국제도시로서의 위상 강화를, 부산시는 조선을 앞세운 레저보트산업 육성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강원도 등 농촌지역 지방자치단체는 득보다는 실이 많을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서울 금융허브 추진에 기대 서울시는 ‘서울시의 입장’을 내고 “FTA 타결이 서울의 동아시아 금융허브화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여의도에 서울국제금융센터(SIFC)를 세우고 서울을 동아시아 금융산업의 허브로 육성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SIFC와 같은 금융 클러스터를 만드는 등 금융 인프라 설치를 적극 지원해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높여 나갈 계획이다. 시는 또 서울의 관광도시화에도 FTA 체결이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FTA가 인적·물적 교류의 자유화와 확대인 만큼 서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도 자연스럽게 늘 것으로 기대한다. ●부산, 조선·섬유산업 활성화 FTA 체결 효과 극대화를 위해 수혜 산업에 대한 투자를 집중한다. 부산신항 및 항만 배후 수송로 등 항만물류 인프라를 조기 구축하고 글로벌 물류기업 유치를 통한 물류산업 육성 강화에 역점을 두기로 했다. 또 기계·부품·소재 등의 클러스터화로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한편 섬유·의류·신발 등의 신기술과 고기능성 소재 개발을 통해 고부가가치화할 계획이다. 농수산업 등 피해 예상분야에 대해서는 정부의 농어촌 지원 종합대책과 연계해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특히 미국시장을 겨냥한 레저보트산업 활성화에 주력할 예정이다. ●대구, 섬유산업 육성 주력산업인 섬유의 대미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섬유산업 육성에 행·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기로 했다. 또 달성군 등 일부 축산농가의 피해에 대해서는 최대한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에 지원책을 요구하기로 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한·미 FTA라는 새로운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기업과 농민은 물론 시민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 국제도시 위상 강화 경제자유구역 개발에 치중하고 있는 인천시는 FTA 타결이 외자유치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고 이를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특히 의료시장이 개방되면 외국인병원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 타개될 것으로 판단한다. 시는 경제자유구역이 치중하고 있는 송도국제도시 IT·BT·CT 개발은 물론 제조업의 2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지엠대우자동차 성장에도 견인차가 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광주, 기아차 선전 기대, 한우 농가 보호 주력산업인 자동차 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관세 철폐와 FTA 타결에 따른 부수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4조 9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기아차 광주공장 등 자동차 관련 기업을 중심으로 기업사랑운동 등을 펼쳐 기업하기 좋은 환경 만들기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시는 또 농업 분야의 피해 최소화하기 위해 260여 한우농가에 송아지 평균 거래가격이 기준이하로 떨어지면 그 차액을 보전하는 송아지 생산안전사업을 실시한다. 또 한우 인공수정 지원사업, 한우거세지원사업 등 한우농가 지원에 3억여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울산,3대 주력산업 성장 기대 오는 12일 시청 의사당에서 협상타결 내용을 설명하는 지역순회 설명회를 개최하고 이어 이달말 FTA 지역별 영향을 분석하는 세미나를 개최한다. 시는 FTA 타결이 울산지역 3대 주력산업인 자동차·조선·석유화학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FTA를 지지하는 현수막을 내걸기로 했다. 울산시는 자동차 산업은 물론 조선기자재분야에서 수출증대를 가져 올 것으로 예상했다. 또 석유화학산업도 장기적으로 고부가가치화와 수요시장 확대를 가져올 것으로 예측했다. ●강원, 한우 브랜드화 횡성한우·대관령한우·하이록·한우령·늘푸름한우 등 고급 한우의 브랜드화를 통해 FTA 파고를 넘을 계획이다. 전국 한우 사육 규모의 9%에 이르는 지역 축산업 육성을 위해 브랜드화를 더욱 강화해 고급육 육성에 힘쓸 방침이다. 이를 위해 종축통일·사료통일·사용관리시설통일 등 ‘3통’체제를 갖춘다. 양돈 문제도 고급육 생산과 브랜드화, 대규모화로 대형 유통점과 연계해 경쟁력을 높이기로 했다. 또 친환경 수출농업과 산림농업을 활성화시키는 한편 주요 과채류 산지 물량의 규모화 및 조직화를 통한 연합마케팅에 나선다. ●경기, 고품질 농산업, 물류산업 육성 경기도는 김문수 지사 명의의 ‘한·미 FTA 체결에 대한 경기도 입장’이라는 보도자료에서 “FTA 체결 후 뒤따르는 정부 정책에 적극 협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어려움이 예상되는 농업과 일부 제조업 및 서비스업 대해서는 신속하고 효과적인 대책을 추진하겠다.”면서 “이번 기회에 국가경쟁력 강화에 걸림돌이 되는 각종 규제를 과감히 개선해 줄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경기도는 FTA 파장을 대비해 고품질·친환경농업, 수출농업, 농어촌관광활성화 등 10개 분야에 대한 예산지원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대전·충남·북, 농축산 경쟁력 강화 부심 충남도는 농수축산업에서 약 1조 200억원의 손실이 예상됨에 따라 이 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연구용역을 충남발전연구원에 의뢰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충남도는 이를 토대로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관련 조례정비도 서두르고 있다. 또 오는 9월 외부대책위원회를 소집, 대책회의를 갖기로 했다. 이 대책위원회는 경제계 학계 등 인사들로 구성했다. 충북도 역시 농축산업분야의 피해가 예상됨에 따라 고급 브랜드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충북도는 농가지원을 확대하고 새로운 품종을 개발해 FTA를 넘을 각오다. 대전 대덕연구단지는 교육 부문과 R&D 부문이 제외돼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IT 등 첨단 업체가 많아 수혜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전북, 농식품산업 육성 앞으로 정부의 구체적인 협상내용을 지켜본 뒤 그 영향을 분석해 대책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우선 농식품산업 육성 및 친환경농업 확대, 농가 조직화와 규모화, 농산물 브랜드화 등 농업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한다. 가장 큰 피해가 우려되는 축산분야에 대해서는 생산안정, 수급안정 정책을 강화하고 시설 현대화, 친환경유기축산 등 품질경쟁력 강화에 나서기로 했다. . ●전남, 농업부문 육성 74개 과제 FTA 체결로 이익을 보는 산업에서 재원을 마련해 손해를 보는 농업부문에 집중 투자하는 법적 장치를 마련하는 등 농·수·축산업의 제도개선 과제 74개를 마련해 정부 각 부처에 건의하기로 했다. 또 수입 쇠고기에 맞선 생산이력제와 브랜드 한우 등 전남도 한우산업종합대책을 마련한다. 이를 위해 지난해부터 한우를 제외한 농·수·축산물에 대해 수급 및 가격 동향 등을 자세하게 분석 중이다. 박준영 지사는 “119조원이 들어가는 농림부의 농업농촌종합대책이 6월말까지 나오면 이를 토대로 농업·농촌·농업인 등 이른바 전남도의 3농 정책을 강도높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경북,10대 프로젝트 추진 급변하는 농어업 환경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경북 농어업 10대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위기의 농어업 핵심 분야를 선정,2016년까지 10년 동안 총 4조 543억원을 투입해 중점 육성한다는 청사진이다. 주요 내용은 ▲농어촌 재개발 ▲경북 한우산업 육성 ▲신경북형 사과생산 체계 구축 ▲경북쌀 신유통 체계 구축 ▲친환경 농업·수출전문농업 육성 ▲농업전문 CEO 양성을 위한 농민사관학교 설치·운영 ▲바다 목장화 실현 등이다. ●경남, 축산분야 대책 마련 FTA가 타결되자 관련 부서 실무자들이 참여하는 TF팀을 구성,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이번 협상 타결이 도내 산업에 미칠 영향을 분석, 대책 및 향후 계획 등을 마련하기로 했다. 특히 피해가 예상되는 축산분야에 대해서는 정부에 특별대책을 건의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김종부 농수산국장은 “농림부가 앞으로 10년간 농업분야에 119조원 지원계획을 수정하거나 이와는 별도의 대책이 요구된다.”면서 “농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 감귤 육성전략 마련 제주 감귤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감귤산업 육성전략을 마련, 단계별로 추진하기로 했다. 감귤육종연구소를 설치해 고품질 우량 신품종 감귤을 집중 공급하고, 권역별 고품질 감귤 생산단지 조성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또 권역별 거점산지 유통센터 건립 등 선과장 대형화 시설 등으로 유통체계를 대폭 개선할 방침이다. 특히 국회 등을 통해 제주 감귤을 쌀과 대등하게 대우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하기로 했다. 전국종합 김경운·대구 김상화기자 kkwoon@seoul.co.kr
  • [시론] 왜 3% 퇴출인가?/이창원 한성대 교수 한국정책과학학회장

    [시론] 왜 3% 퇴출인가?/이창원 한성대 교수 한국정책과학학회장

    작년 12월 경기도 부천에서 시작된 ‘부적격 무능 공무원 퇴출제’는 울산을 거쳐 서울, 부산, 경남 등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이제는 자치단체뿐 아니라 중앙정부와 공기업까지 도입을 검토하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반응도 대단하다. 어느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68%의 국민이 서울시가 추진 중인 ‘3% 퇴출’ 방침에 찬성했고, 특히 서울시 거주자의 찬성률은 77.9%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고 한다. 그러면, 공무원들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인식은 왜 이렇게 악화되었을까? 가장 큰 이유는 특히 IMF 금융위기 이후 민간기업의 경우 나름대로 감축경영을 위한 구조조정과 명퇴제도를 활성화하여 어느 정도 체질개선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일반 직장인들이 체감하는 ‘삶의 질’은 도리어 심각하게 나빠졌기 때문이다. 반면에 공무원들은 사실상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 받거나 파면되지 않으면 정년까지 근무토록 법률로 보장하고 있다. 여기에 ‘참여정부’는 ‘고도 비만형 정부조직’을 추구하여 정부 출범 후 4년간 전체 공무원이 무려 4만 8000여명이나 늘어났는데, 철도청이 2년 전에 한국철도공사로 전환하면서 빠져나간 인력까지 감안하면 사실상 인원증가는 8만명에 이른다. 그렇지만 이러한 ‘고도 비만형 정부조직’에 대한 외부의 평가는 어떠한가?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은 우리 정부의 행정효율을 2005년 31위에서 지난해에는 60개국 중 47위로 끌어내렸고, 세계경제포럼(WEF)도 한국의 국가경쟁력을 2005년 19위에서 지난해 24위로 평가하였다. 간단히 이야기해서 감축관리와 효율성 위주의 조직관리를 해도 국가경쟁력 확보가 어려운 판에 정부는 방만한 정부조직운영으로 민간부문 직장인들에게는 ‘상대적 박탈감’을 안겨주었고 국외 유수의 평가기관 평가 결과도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결국, 공공조직에 대한 구조조정은 불가피하고 더욱이 무능한 공무원에 대한 퇴출은 시대의 대세임에 틀림없다. 다만, 이러한 제도변화가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보완해야 할 것이 너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이번 ‘무능 공무원 퇴출제’의 가장 궁극적인 목표는 인사행정의 여러 변수 중 가장 중요한 ‘공무원의 지속적인 능력발전 및 높은 근무의욕의 유지’에 두어야 하지 퇴출 자체가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 지금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지만 보다 체계화되고 실질적인 ‘직무분석’과 이를 근거로 누가 보더라도 타당성 있는 ‘근무성적평정제도’가 정착되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이번처럼 ‘하위직 위주의 퇴출’,‘힘없는 부서 위주의 퇴출’,‘3%의 획일적 퇴출’ 등은 설득력이 없게 될 것이다. 타당성 있는 ‘근무성적평정’은 우선 사람에 근거를 둔 평가가 아니라 과학적으로 타당성 있는 평가요소에 근거를 두어야 하고, 직무성과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타당한 측정요소를 구비하여야 하며, 현안에 대해 측정가능하고 측정방법이 과학적으로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여기에 자치단체의 인사위원회 기능 강화와 평정결과의 공개, 구제절차로서 소청(訴請)의 허용 등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이번 ‘무능 공무원 퇴출제’를 원칙적으로 반대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다만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새로운 제도를 시행함으로써 제도의 진정한 취지가 크게 손상되는 어리석음을 범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창원 한성대 교수 한국정책과학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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