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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인사이트] “전쟁 방지 정당” vs “군사력 가져야”

    일본 사회가 헌법 개정을 두고 양분됐다. 최근 현행 헌법 시행 68주년을 맞아 개헌을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이 ‘평화헌법’을 지키자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반면 아베 신조 총리의 지원을 받는 개헌론자들 역시 맞불 집회를 갖고 개헌을 위한 세력을 확대하고 있다. 개헌 반대론자들은 “현행 평화헌법에는 일본이 과거의 전쟁에서 배운 많은 것이 담겨 있다”며 “헌법에서 교전 행위, 해외 파병 등을 막는 것은 정당하다”고 주장한다. 야당인 민주당도 “(지난해) 각의 결정에 의한 집단자위권 행사 용인은 입헌정치와 민주의의에 대한 도전이다. 아베 총리와 자민당의 ‘시험 개헌’을 인정할 수 없다”는 내용의 성명을 내놓았다. 반면 ‘아름다운 일본의 헌법을 만드는 국민의 모임’, ‘민간헌법임조’ 등은 “(일본은) 군사력을 지녀야 한다. 일본을 지키고 세계에 도움이 되고 싶다”며 “독립국에 어울리는 헌법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본 민심이 쪼개진 것은 여론조사 결과로도 확인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과 TV도쿄 등이 최근 발표한 공동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44%는 ‘호헌’을, 42%는 ‘개헌’을 찬성했다. 호헌주의자 57%는 그 이유로 “평화주의가 변질될 우려”를 꼽았다. 그러나 찬반 여론의 차이가 크지 않다. 앞서 지난 1일 보도된 NHK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3%가 어느 한쪽을 선택할 수 없다고 답해 여론의 관망세가 개헌의 변수임을 보여 줬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단독] 위안부 증언 처음 접한 일본 대학생 “배운 적 없는 진실… 숨도 못 쉴 충격”

    [단독] 위안부 증언 처음 접한 일본 대학생 “배운 적 없는 진실… 숨도 못 쉴 충격”

    “과거 우리나라 군인들이 저질렀던 끔찍한 일을 위안부 피해 할머니에게 직접 듣게 됐어요. 학교 역사시간에 한번도 접한 적이 없는 충격적인 얘기였죠. 온몸이 떨리면서 숨이 탁 막히더군요.”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수요집회. 이틀 전인 27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강연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별다른 사죄 없이 ‘인신매매 희생자’ 등으로 표현한 터라 이날 분위기는 전보다도 한층 격앙돼 있었다. 수백명의 시민들과 사회단체 관계자들이 비를 맞으며 일본 정부를 성토하는 분노의 현장에 일본인 사토 유코(23·여)도 있었다. 10일 그를 만났다. 일본 도쿄외국어대 일본학과에서 자국 역사를 공부하던 사토는 지난해 9월 숙명여대 일본학과에 교환학생으로 왔다. 사토를 낯선 한국땅으로 이끈 것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87) 할머니의 강연이었다. “지난해 6월 이용수 할머니가 우리 학교에서 16세 어린 나이에 일본군 위안부로 대만 공군부대에 끌려가고 고문까지 당했던 끔찍한 경험을 들려주셨습니다. 할머니의 강연이 끝나고 한국인 유학생들은 펑펑 울며 할머니를 안아 드렸는데, 나를 포함한 일본인 학생들은 충격에 휩싸여 움직일 수조차 없었어요.” 사토는 그날부터 위안부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일본 정부가 위안부 문제를 은폐하려 했다는 증거가 담긴 서적과 문건, 자료를 두루 찾아냈다. 그럴수록 일본인이 바라보는 과거사와 한국인의 인식 사이에는 메우기 어려운 간극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일본인들은 군 위안부 문제는 ‘이미 지난 일’, ‘입 밖으로 꺼내길 꺼리는 말’, ‘좌파 성향의 사람들이나 하는 말’쯤으로 여깁니다. 도쿄 시내 대형서점에는 극우단체에서 펴낸 혐한(嫌韓)서적들이 수두룩하고 그 책에는 ‘위안부 문제는 거짓말’이라든지 ‘지나치게 한국인의 말을 믿지 말라’고 써 있지요. 문제는 상당수 일본인이 그와 비슷한 생각을 한다는 겁니다.” 한국에 온 지 8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사토는 역사·사회 문제를 토론하는 학내 평화 캠프에 참석하고 수요집회에도 틈날 때마다 참석하고 있다. 그는 “일본대사관 앞에서 많은 분들이 정의의 목소리를 내는데도 대사관 문은 굳게 닫혀 있어 안타깝다”고 했다. “사과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해야 하는 겁니다. 역사를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고 덮기 급급하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거죠. 아베 총리의 지난번 미국 의회 연설과 하버드대 강연을 보면 과거에 대한 얘기는 없고 미래만 잔뜩 언급했는데 진정한 사죄가 있은 다음에야 비로소 미래를 이야기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사토는 대학원에서 두 나라의 근현대사를 좀더 파고든 뒤 역사학자나 관련 시민단체 활동가로 활동할 계획이다. 그는 “두 나라 청년들이 과거사 문제에 대해 허물없이 논의하고 공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갈등의 골을 좁힐 수 있도록 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씨줄날줄] 임을 위한 행진곡/문소영 논설위원

    ‘임을 위한 행진곡’은 1982년 공개된 노래극 ‘넋풀이’의 삽입곡이다. 이 노래극은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중 전남도청을 점거하다 계엄군에게 사살된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과 1979년 노동 현장에서 ‘들불야학’을 운영하다 사망한 박기순의 영혼 결혼식에 헌정됐다. 당시 전남대 학생이던 김종률 광주문화재단 사무처장이 곡을 쓰고 소설가 황석영씨가 가사를 썼는데,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이 쓴 장편시 ‘묏비나리’ 일부를 빌렸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동지는 간데없고 깃발만 나부껴/새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깨어나서 외치는 뜨거운 함성/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반복)”라는 가사가 평이하다. 그 때문에 100년쯤 뒤 이 노래를 ‘386세대의 반정부 투쟁가였다’고 한다면 고개를 갸웃할지도 모른다. 1894~95년 동학 농민혁명을 주동한 전봉준과 동학 농민들이 공주 우금치에서 조선의 관군과 일본군의 합동작전으로 거의 전멸하자 그 패배를 슬퍼한 백성이 널리 불렸다는 민요, ‘새야 새야 파랑새야. 녹두밭에 앉지 마라. 녹두꽃이 떨어지면 청포장수 울고 간다’와 ‘임을 위한 행진곡’은 평이함에서 닮았다. 고종에게 반부패 개혁과 외세 배격을 요청했으나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떼죽음을 당한 동학 농민들을 애도할 만한 과격함이 없다. ‘새야 새야’보다 100여년 전인 1792년 프랑스 공병장교 루제 드 릴이 쓴 프랑스의 국가 라 마르세예즈 가사의 호전성과 선동성이 비교될 정도다. 가사 1절에는 “시민들이여, 무기를 들고, 전투 대열을 구성하라/앞으로, 앞으로 전진하라/불순분자들의 피로 길고랑을 물들여라”는 구절이 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을 앞두고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여부가 또 논란이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1997년 정부가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한 후 정부 주관 첫 기념식이 열린 2003년부터 이명박 정부 첫해인 2008년까지 기념식 본행사에서 기념곡으로 제창됐다. 관행이 형성된 것이다. 그런데 2009년 국가보훈처가 공식 행사에서 이 노래를 빼고 공식 기념곡을 공모하겠다거나, 2010년에는 기념식 식순에서 이 노래를 빼고 그 자리에 경기도 민요 ‘방아타령’을 넣어 물의를 빚었다. 올해도 공식 기념곡 지정 등을 요구했지만 무산되자 5·18 유족회와 광주시민단체 등이 기념식에 불참하기로 해 반쪽짜리 관변 행사처럼 쪼그라들 것 같다. 노래 한 곡에 목숨 걸 일 있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같은 논리로 본행사에서 기념곡으로 제창하던 노래를 유가족들이 원하는데 목숨 걸고 못 부르게 할 이유도 없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민주화를 열망했던 시민과 젊은이들의 노래다. 그러니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인 도시, 광주의 시민에게 이번 5·18에는 꼭 돌려주길 바란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재계 인맥 대해부 (4부)뜨고 지는 기업&기업인 태영그룹] 부친 못지않은 엘리트 코스·재계 인맥… 건설 최대주주로

    [재계 인맥 대해부 (4부)뜨고 지는 기업&기업인 태영그룹] 부친 못지않은 엘리트 코스·재계 인맥… 건설 최대주주로

    윤세영 회장의 장남 윤석민(51) 태영건설·SBS미디어홀딩스 부회장이 태영그룹에 입사한 것은 24년 전이다. 서울에서 태어난 윤 부회장은 휘문고를 거쳐 서울대 화학공학과와 대학원,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를 마치는 등 이른바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적어도 경제계 인맥은 아버지 못지않게 화려하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허세홍 GS칼텍스 부사장 등과는 고등학교 동문이다.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 등과도 대학원에서 만나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 한 살 위인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과는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선후배지간이다. 태영은 후계 구도를 일찌감치 결정했다. 윤 부회장은 현재 태영건설 지분 27.1%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부인 등 특수관계인을 포함하면 지분율이 30%를 넘어 지배력도 단단한 상태다. 윤 부회장은 학업을 마친 1989년 26세라는 나이에 태영건설 기획담당 이사로 입사했다. 1996년에는 태영그룹의 또 다른 큰 축인 서울방송(현 SBS) 기획조정실 이사대우 직함을 달았다. 이후 경영심의실장, 기획편성본부장 등의 자리를 거치면서 방송 업무를 익혔다. 하지만 2세 경영자라는 꼬리표가 여전히 붙어다닌다. 호프데이 행사를 여는 등 직원들과의 교감을 강화했지만 뿌리내리기는 쉽지 않았다. ‘세습경영’을 반대하는 노조와 시민단체의 목소리에 한때 자회사인 SBSi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기기도 했다. 이후 2009년에는 지주회사인 SBS미디어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에 취임했다. 특히 2011년 윤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한발 물러나고 나서는 윤 부회장이 그룹 전반에서 전면에 나섰다. 지분구도 등을 보면 사실상 경영권을 넘겨받은 셈이지만 승계 작업이 완전히 마무리됐다고 보기에는 이르다. 아버지가 맨손으로 일궈 낸 회사인 만큼 여전히 아버지의 영향력이 적지 않다. 최근 경영악화 등을 이유로 윤 회장이 복귀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지난 3월 윤 회장은 15년 만에 태영건설 사내이사로 복귀했다. 2000년 사내이사에서 물러난 후 그는 회장직만을 유지했지만 최근 그룹 실적이 악화되면서 윤 회장 스스로 팔을 걷어붙인 것으로 보인다. 태영건설은 지난해 575억원(연결기준)의 순손실을 봤다. 매출액의 70% 이상을 차지하던 공공 분야 공사가 줄어든 데다 입찰 과정의 담합 문제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200억원을 부과받은 게 손실을 키운 화근이었다. SBS가 지난해 브라질월드컵 중계권 구입에 7500만 달러(당시 환율 환산액 900억여원)를 투입한 것도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야심차게 시작한 인제스피디움 사업도 상황이 좋지 않다. 경영 악화라는 당면 과제를 윤 부회장이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관심이 모아진다. 윤 부회장은 자수성가한 아버지의 교육 덕분인지 주변에서 소탈하고 성실하다는 평을 듣는다. 직장에선 누구에게든 겸손한 태도를 보인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세간의 관심이 몰리는 방송사를 소유한 가문이지만 좀처럼 사생활에 대해 좋지 않은 소문이 새나오지 않을 정도로 자기 관리 역시 철저하다. 윤 부회장은 인문학부터 예술, 체육까지 관심사도 다양하다. 국립중앙박물관 재계 후원회인 ‘박물관의 젊은 친구들’(YFM) 회원으로 박물관 유물 공부 모임, 후원금 모금 등에도 참여 중이다. 한때 대한스키협회장직을 맡기도 했다. 부인 이상희씨와의 사이에 1남 2녀를 두고 있다. 가족 중 그룹 경영에 참여하는 이는 윤 부회장 외에 막내 재연(48)씨가 있다. 재연씨는 지난해부터 태영그룹의 골프와 레저부문 계열사인 블루원 대표이사 사장으로 근무 중이다. 재연씨는 이화여대 영문과 졸업 후 스위스와 미국에서 관광경영학을 공부했고 이후 태영레저 대표이사 등을 거쳤다. 첫째 수연(52)씨는 현대그룹 광고 제작을 대행하는 ISMG코리아 대표이사인 황두연(53)씨와 결혼한 뒤 현재 투자회사인 몬티스월드와이드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첫째 사위인 황씨는 미국 위스콘신대 경영학 석사 출신으로 연세대에서 도시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세계를 아프게 했다 그래서 숨죽여 아팠다

    세계를 아프게 했다 그래서 숨죽여 아팠다

    #1. 연합군 폭격 직후 독일 드레스덴의 한 방공호에 들어섰다. 수백 구의 시체가 어지러이 뒤엉켜 있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텅 비어 있었다. 사방이 꽉 막힌 방공호를 가득 채운 건 찜통 같은 열기와 역겨운 냄새뿐이었다. 수색해 보니 찐득하니 녹아 있는 뼈들, 녹색과 갈색이 묘하게 섞인 짙은 액체뿐이었다. 그랬다. 집중 폭격의 열기가 사람들을 통째로 녹여 버린 것이다. 녹갈색 액체가 사람이었다. 시내 쪽으로 접근하자 참상은 더 명백해졌다. 길거리에 나뒹구는 성인들 시신 크기는 열기 때문에 반으로 줄어들어 있었다. #2. 소련군이 베를린 시내로 진입했다. 소련 병사들이 벙커에 숨은 독일인들을 손가락으로 까딱까딱 불러냈다. 독일어를 모르는 그들이 내뱉은 유일한 독일어는 이거였다. ‘프라우 콤!’(여자 나와!) 그 병사들의 표정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다들 짐작하는 얼굴들이었다. 끌려나간 여자들은 비명을 질러댔고 비명은 이내 흐느낌으로 변했다. 방공호에 있던 사람들은 그 일에 대해서는 한사코 말하려 들지 않았다. 당시 열 살이던 나도 더이상 궁금해하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길거리에 나가 말라비틀어진 빵 쪼가리 하나라도 더 주워 와야 했기 때문이다. #3. 어린 시절 나를 바라보는 가족의 눈빛에는 언제나 죄책감과 불안감이 뒤섞여 있었다. ‘다른 집에는 있는 아버지가 왜 없느냐’고 물을 때마다 가족은 늘 말을 흐렸다. 그때 이웃들은 엄마를 두고 ‘토미 호어’라고 쑥덕거렸다. 좀 커서야 비로소 ‘토미’는 나치가 영국군을 비하해서 부른 말이란 걸 알았다. 엄마는 그렇게 ‘영국군 창녀’라 불렸고, 나는 또래 친구들에게서 ‘원숭이’라 불리며 놀림받았다. 영국군 점령 당시 태어난 사생아였던 것이다. 1945년 4월 30일 아돌프 히틀러 자살, 5월 2일 베를린 함락에 이어 5월 8일. 마침내 각 지역에서 저항을 이어나가던 나치 잔당까지 완전히 소탕됐다. 해서 5월 8일은 유럽에서 2차대전이 끝난 지 70주년을 맞는 날이다. 독일은 9일을 승전기념일로 삼는다. 종전 70주년을 맞아 해외 언론들은 ‘독일 피해경험의 공론화’에 주목한다. ●연합군, 성폭행·약탈·방화 등 보복성 만행 사실 전범 국가의 피해 경험이란 피해 국가들엔 불편한 얘기다. 우리나라만 해도 그렇다. 총동원 체제로 인한 일본 내부의 비인간성을 고발한 애니메이션 ‘반딧불이의 묘’, 패전 뒤 본국으로 되돌아가는 여정의 고단함을 그린 ‘요코 이야기’, 일제의 최후를 짐작한 일본군 장교의 고뇌를 다룬 영화 ‘이오시마에서 온 편지’ 따위의 작품에는 ‘왜 너희가 피해자인 척하느냐’는 비아냥과 ‘친일’ 딱지가 들러붙는다. 누구에게나 자기 고통이 제일 큰 게 인지상정이니 그 고통에 대한 공감에서 반전 평화로 가는 길을 다 함께 찾자는 일부 주장은 여전히 소수의 목소리일 뿐이다. 독일도 마찬가지였다. 종전 직전 영국군 주도로 이뤄진 1945년 2월 드레스덴 폭격은 잔혹했다. 다량의 폭탄과 소이탄을 함께 쏟아부었다. 둘의 화학작용은 엄청났다. 폭탄이 터지며 산소가 일순간 다 소모되자 그 빈 공간을 메우기 위해 강풍이 불었다. 이 강풍을 타고 도시 구석구석을 휩쓴 것은 소이탄의 불길이었다. 섭씨 800도의 불기둥이 시속 240㎞로 도시를 강타한 것이다. 1943년 4만명을 죽이며 함부르크를 초토화시킨 ‘고모라 작전’ 이후 간헐적으로 선보인 연합군의 ‘구역 폭격’이었다. 일본 나가사키 원폭 사망자가 4만여명이었다면 드레스덴 폭격 사망자는 3만 7000여명이었다. 이 작전을 입안한 영국군 사령관에겐 영국군 내부에서조차 ‘도살자’라는 별명이 붙었다. 드레스덴에 6884t의 폭탄이 쏟아졌다면 라이프치히엔 1만 1428t의 폭탄이 떨어졌다. 융단폭격을 맞은 쾰른은 76만명이던 인구가 종전 직후 4만명으로 줄었다. 이런 식으로 독일 전역은 140만개의 폭탄을 맞았고, 40만명이 죽었고, 750만명이 집을 잃었다. 나중에 진주한 연합군 병사들조차 예상을 뛰어넘은 참혹한 풍경에 놀랐다고 한다. ‘후방을 쳐서 적의 사기를 꺾는다’는 명분이 붙어 있긴 했지만 이 작전이 오로지 군사적 목적이었다고만 생각하는 이들은 드물다. 1차대전에 이어 2차대전까지 일으킨 독일이다. 보복 성격이 짙었다. ●잇단 폭격에 40만명 사망·750만명 집 잃어 또 연합군 점령지에서 수많은 성폭행이 있었다. 특히 스탈린그라드 전투 등 나치 육군과 엄청난 혈전을 치렀던 소련군의 복수심은 하늘을 찔렀다. 히틀러는 자살하는 순간까지도 볼셰비즘에 대한 노골적 적개심을 드러냈을 정도니, 소련군이 독일을 보는 시각은 그 이상이었다. 소련군은 약탈, 방화를 서슴지 않았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침묵 속에 묻혀버렸다. 애초에 53개국을 전쟁에 끌어들여 6000만명을 죽게 만들고, 600만명의 유대인을 학살한 것이 대체 누구냐는 질문이 되돌아올 게 뻔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종전 70주년을 맞아 독일 매체들이 먼저 이런 기억들을 끄집어내기 시작했다. 로이터통신은 “가해자로서 그간 철저하게 봉인됐던 개인의 내밀한 경험들이 이번 70주년을 계기로 독일 매체를 장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 시절을 살아냈고 기억하는 이들은 지금 모두 80대 이상으로 죽음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제는 한 시대를 정리한다는 느낌으로 이들의 말에 귀를 기울일 때가 됐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獨, 가해자로서 봉인됐던 개인 피해에 귀 기울여 이런 분위기는 최근 코에르버재단의 싱크탱크 포르사서베이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드러난다. 5월 8일을 해방의 날로 기억한다는 독일인 비중이 89%에 달했다. 연합국에 의한 패배로 기억하는 이들은 단지 9%에 그쳤다. 10년 전 35%에 비하자면 크게 떨어진 수치다. 2차대전의 패배가 억울한 일이라기보다 패전이 그 누구보다도 독일인 자신에게 좋은 일이었다는 점을 받아들인 것이다. 가령 기젤라 타이크만 할머니는 좀 더 커서 알게 된 2차대전의 진실 때문에 그간 해외여행이 괴로웠다. 국적이 독일로 찍혀 나오는 여권이 너무 수치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연합군의 만행에 대한 어릴 적 기억도 담담히 털어놓을 수 있게 됐다. 타이크만 할머니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이런 얘기들은 아무에게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우테 바우 팀머브링크는 아예 ‘우리, 점령지 아이들’이란 책을 냈다. 전승국 군인의 사생아 기록이다. 미군의 사생아인 팀머브링크는 자신과 같은 사람이 독일에만 25만명, 오스트리아에만 2만명에 이른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그래서 미군 아버지를 찾는 시민단체를 만들었다. 그는 “과거를 덮으려는 이들이 많기 때문에 막상 아버지를 찾는다 해도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경우가 적다”면서도 “오랫동안 고심해 온 문제를 해결한 이들은 마음의 안식을 얻는다”고 말했다. 역사학자인 폴 놀테 베를린자유대학 교수는 “100% 가해자라고만 말하기에는 비어 있는, 어떤 기억에 대한 갈망이 있다”면서 “이제 거대한 이야기에서 개개인의 운명에 대한 얘기들로 사람들의 관심이 넘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전승국 군인의 사생아 기록 ‘우리… ’ 책도 출간 물론 역사적 책임을 부인하거나 망각하는 건 아니다. 요아힘 가우크 독일 대통령은 드레스덴 폭격 70주년 연설에서 “우리는 그 끔찍한 전쟁을 시작한 사람이 누군지 알고 있다”면서 “독일이 피해자인 척해서는 안 된다”고 못박았다. 이 자리엔 폭격을 주도한 영국 측 사이먼 맥도널드 대사도 참석했다. 드레스덴 폭격 피해를 과장하려는 극우세력을 준엄하게 꾸짖은 것이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도 10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모스크바 무명용사 묘를 찾아 헌화한다. 종전 뒤 가장 잔혹하게 독일인을 학살했으며, 동독의 공산 독재를 지원했고, 지금도 신냉전으로 갈등하고 있음에도 나치 때문에 목숨을 잃은 이들에 대한 역사적 책임은 잊지 않겠다는 명백한 의사표현이다. 종전 70주년, 독일은 엄살 부리거나 핑계 대지 않았다. 나직이 읊조렸을 뿐이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데이터 중심 통화료 부과… 통화·문자 공짜시대로

    데이터 중심 통화료 부과… 통화·문자 공짜시대로

    음성 통화 무제한 시대가 열린다. 과거 전화를 많이 쓰는 사람이 요금을 많이 내야 했다면 앞으로는 데이터를 많이 쓰는 사람이 비싼 요금을 내야 하는 구조로 바뀐다. 실제 데이터 사용량은 적지만 통화량이 많아 높은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던 이들이 가장 혜택을 볼 것으로 보인다. 7일 KT가 음성 통화 무제한을 기본으로 데이터 사용량에 따라 요금을 고를 수 있는 ‘데이터 선택 요금제’를 내놨다. 월 2만 9900원 요금제 이상은 음성 통화와 문자가 무제한이다. 여기에 데이터 사용량에 따라 내는 돈이 달라진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다음주 중 이와 비슷한 ‘데이터 중심’의 요금제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동통신 요금 체제가 통화 중심에서 데이터 중심으로 넘어간 셈이다. 이유가 뭘까. 스마트폰 이전인 피처폰 시절 이통사들의 주수익원은 음성 통화와 문자였지만 지금은 데이터가 그 자리를 꿰찼다. KT 무선통신 전체 가입자 가운데 롱텀에볼루션(LTE) 가입자는 지난 3월 말 기준 전체 가입자 1700만명의 65.3%인 1143만명에 달했다. KT는 이 비중이 올해 말까지 80%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봤다. 데이터 사용량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남규택 KT 마케팅 부사장은 이날 ‘데이터 선택 요금제’ 출시 간담회에서 “글로벌 트렌드가 데이터 요금을 중심으로 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서 “지금이 적절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KT의 데이터 선택 요금제를 들여다보면 월 2만 9900원 사용자는 300MB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다. 2GB 데이터 사용자는 3만 9900원, 6GB 사용자는 4만 9900원을 내면 된다. 5만 9900~9만 9000원 요금제는 사실상 데이터가 무제한이다. ‘밀당’이라는 데이터 사용 방식도 눈에 띈다. 밀당은 데이터 이월하기(밀기)에 더해 다음달 데이터를 최대 2GB까지 ‘당겨’ 쓸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일단 소비자와 시민단체들은 2만원대 무제한 음성 요금제 출시를 반기는 분위기다. 이 요금제는 10년 전 10만원이었던 무제한 음성 요금제에 비해 70% 인하된 가격이다. 게다가 보조금 대신 받을 수 있는 요금할인(20%)도 중복 적용된다. KT 측은 새 요금제로 하향 조정 시 월정액에서의 평균 비용 절감의 시뮬레이션을 돌려본 결과 1인당 매월 3590원씩 아낄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주장도 있다.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KT의 요금 할인은 환영할 만하나 가계 통신비 인하는 더 이뤄져야 한다”면서 “현재 통신 요금에 포함돼 있는 기본요금 1만 1000원도 폐지해 쓴 만큼 내는 요금 체계를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통사들의 수익 지표인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 하락 우려에 대해 KT는 ‘새로운 가입자 유치’로 메우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남 부사장은 “단기적으로는 ARPU가 하락할 수 있겠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새로운 가입자 유치 등을 통해) 자신 있다”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지방자치 20년 성찰] ‘美디트로이트 파산’ 경험이 주는 교훈

    [지방자치 20년 성찰] ‘美디트로이트 파산’ 경험이 주는 교훈

    1995년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함께 지방자치가 시작된 지 20년이 됐다. 사람으로 보자면 성년이지만 중앙정부의 통제로 지방자치는 유년기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가 많다. 지방자치가 ‘중앙자치’로 불리기도 하고, 지자체가 맡은 재정과 사무가 20%인 점을 빗대 ‘2할 자치’라고 폄하하는 경우도 있다. 다행히 최근 들어 지방자치의 원래 의미대로 자치조직권과 예산운영권을 지자체가 가져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하지만 그 시점과 방법에 대해서는 아직 갈등이 많다. 이에 따라 지방자치의 현 상황을 분석하고 20살이 된 지방자치제가 나아가야 할 바에 대해 5회에 걸쳐 점검한다. “한국에도 디트로이트와 같이 재정이 열악한 지역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문제는 도시 파산의 피해와 책임을 중앙정부, 기업, 상류층을 제외한 평범한 시민들만 짊어졌다는 점입니다.” 지난달 3일 미국 미시간주 이스트랜싱시 미시간주립대학교(MSU)에서 만난 안드레이 시모노프(50) 경제학과 교수는 2013년 7월 발생한 디트로이트시의 파산 원인을 자동차 산업의 퇴조보다 시의 부패에 대한 시민 감시 소홀, 주민 이주 가속화 등 미흡한 주민 참여에서 찾았다. 그는 “자동차 산업의 퇴조는 인건비 절감을 위한 공장 이전 등으로 50년 이상 진행됐다”며 “따라서 파산의 직접적 이유는 시민 참여가 줄면서 부패 정부 감시에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디트로이트시는 지난해 12월 파산을 종료했다. 하지만 여전히 신호등과 가로등이 들어오지 않는 곳이 있고, 지난 1월 실업률은 14.3%(미시간주 5.9%)였다. 주민들이 떠나면서 10년간 인구의 22.1%가 줄었다. 경찰은 신고 후 30분이 넘어서 도착하고, 2006년 이후 발생한 노숙자만 2만여명이다. 하지만 ‘빅3’로 불리는 GM, 포드, 크라이슬러는 정부의 지원을 받아 건재하고, 시에 돈을 빌려준 은행들은 담보권을 행사해 이익을 보전했다. 상류층은 인근 부촌인 버밍햄시로 이전했고 시 정부는 연금 축소 등 피해를 공무원과 시민에게 떠넘겼다. 서민들은 일자리와 집을 잃었고 높은 세금 부담을 견디고 있다. 시는 도로 건설, 가로등 정비 등을 위해 이달 매출세를 6%에서 7%로 올리는 투표를 실시한다. ●시민들, 우범 지역 된 빈집 정리 운동 우리나라도 지난해 지자체의 평균 재정자립도가 44.8%로 최저를 기록했고 부동산 침체로 지방세인 재산세가 줄고 있다. 그래서 재앙의 피해가 서민에게 집중되는 것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곳 거주자의 절반이 글을 읽지 못한다. 대졸 비율은 12.7%로 미국 전체(28.8%)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흑인 비율은 82.7%로 미국 전역(12.6%)의 6배가 넘고, 저소득층 비율은 39.3%로 미국 전체(14.5%)의 2배 이상이다. 34만 9170개의 주택 중 22.8%가 비었고, 재산세 미납으로 시에 압류된 빈집이 1만 6000개다. 지난달 2일 미국 디트로이트시내에 위치한 노숙자 시설 ‘디트로이트 레스큐 미션’에서 만난 스티븐 헤어리어드(48)는 시의 파산이 지난해 12월 끝났지만 서민 형편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연봉 4만 3000달러(약 4700만원)를 받던 직장을 잃고 5개월 만에 홈리스로 전락했다”며 “대학도 나왔고 자동차 부품을 18년이나 만들었는데 구직 시험에서 11번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4만 3000달러의 연봉을 받으며 자동차 부품 회사에 다녔지만 회사가 지난해 4월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아시아로 이전했다. 직원 7000명이 일자리를 잃었고 퇴직금을 받기 위해 소송 중이다. 8년 전 이혼한 전처에게 양육비를 보내며 1200달러짜리 월세에 살던 헤어리어드는 5개월 만에 돈을 내지 못해 쫓겨났다. 이후 차에서 자면서 노숙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대부분 기업이 2008년 금융위기에 해고한 직원을 우선적으로 채용하기 때문에 계속 일자리를 구하기 힘들다”면서 “우울증이 생기고, 양육비를 못 주면서 전처와 함께 사는 아이들도 생계가 곤란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시내에는 빈집뿐 아니라 빈 빌딩도 많았다. 시의 사무실 공실률은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25.1%에 달한다. 빈 건물은 그라피티로 덮여 있고, 소상공인 유치를 방해한다. 파인 도로 때문에 교통사고도 늘고 있다. 재정 부족으로 운행을 중지한 철도 탓에 폐허가 된 중앙기차역은 다른 용도로 개발하기 위해 유리창을 갈아 끼우는 공사를 시작하고 있었다. 시내의 한 빌딩에서 그라피티를 흰색 페인트로 덧씌우던 조지 피트(62)는 “인근에서 병원을 운영하는데 빈 건물 때문에 고객이 오기를 기피해 그라피티를 지우고 있다”며 “수도까지 끊기는 지역이 있다”고 답답해했다. 리사 쿡 MSU 경제학과 교수는 “세금을 빼돌려 내연녀에게 주고 사회지도층에게 수도요금을 면제해 주는 등 킬패트릭 전 시장의 부정을 감시하지 못한 것이 파산의 이유”라며 “다만 파산으로 인해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시를 살리는 노력을 하고 정부 감시의 필요성, 투표의 중요성에 대해 눈을 뜬 것은 불행 중 다행”이라고 말했다. ●市 예산 사용 감시 등 도시 재생 노력도 이어져 시민단체는 범죄자 은신처로 사용되는 빈집을 리모델링하는 일을 시작했다. 예술가들은 폐공장을 사들여 예술품 벼룩시장으로 바꿨다. 무엇보다 시 정부의 예산 사용에 대해 주 정부와 시민 대표들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만들었다. 또 기업 유치를 위해 미시간 주 정부는 1500개의 기업 규제를 없앴다. 데이비드 로렌 대한민국 명예영사관은 “일자리를 늘려 시내를 살리자는 운동의 일환으로 사우스필드시에 있던 은행을 디트로이트시내로 올해 안에 옮길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디트로이트가 재활하기 위해 갈 길은 아직 멀어 보인다. 시민단체 DRMM의 차드 아우디 대표는 “파산 이후 시 정부의 예산을 감시하고 우범 지역이 된 빈집을 정리하는 시민운동이 일어나는 등 시 재생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파산을 막는 방법은 중앙정부의 감독 강화가 아니라 시민의 관심”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디트로이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너무 일찍 화장품에 노출된 아이들, 과연 괜찮을까

    너무 일찍 화장품에 노출된 아이들, 과연 괜찮을까

    10대 여학생 10명 중 6명이 화장을 한다는 통계가 있다. 이제는 초등학생들도 화장을 한다. 호르몬 교란 작용을 일으키는 화학물질로 만들어진 화장품이 아이들에게 괜찮을까. 8일 오후 8시 50분 방송되는 EBS 1TV ‘하나뿐인 지구’에서는 이제는 흔한 풍경이 된 아이들의 화장을 진단한다. 초등학교 3학년 가인이는 화장품을 사기 위해 하굣길에 문방구에 들른다. 2000~3000원의 저렴한 화장품을 문방구에서도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설문조사 결과 가인이네 반 여학생 대부분이 화장을 하고 있었다. 어느 중학교의 교실에서는 쉬는 시간이면 아이들이 거울 앞으로 모인다. 모두 화장을 고치기 위한 것이다. 이처럼 많은 아이들이 화장품을 접하고 있지만, 아이들에게 화장품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화장품의 화학 성분 규제는 성인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 프로그램에서는 아이들이 사용하는 화장품 속 성분을 낱낱이 분석한다. 미국의 ‘안전한 화장품 캠페인’의 창립자 스테이시 멜컨은 몇 해 전부터 화장품 성분의 변화를 위해 발벗고 나섰다. 실제로 그녀는 글로벌 화장품 회사에서 발암물질을 발견하고 즉각 변화를 요구했다. 그 결과 전 세계에서 판매되고 있는 이 회사의 제품에서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 성분을 제거할 수 있었다. 그는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성분을 제거하기 위해 소비자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한다. 시민단체의 운동이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 본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총리 낙마 사태에 시민들이 직접 추천”

    거듭되는 국무총리 낙마에 분노한 시민단체들이 직접 총리 후보를 추천하겠다며 팔을 걷고 나섰다. 7일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를 비롯한 40여 시민단체로 구성된 ‘국무총리 시민 추천위원회’는 이날부터 9일까지 시민들로부터 총리후보를 추천받아 그 결과를 청와대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총리로 추천하고자 하는 인물의 인적 사항과 추천 이유를 적어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이메일 계정(huremo@hanmail.net)으로 보내면 접수가 가능하다. 고진광(59)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대표는 “최근 이완구 총리 사퇴를 비롯해 총리 인선에 문제가 많이 불거져 이럴 바에야 시민들이 직접 후보자를 엄선해 추천해 보자는 의도로 공모를 시작하게 됐다”며 “현재 기존 정치권 인사들이 총리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는데 이런 인물보다 더 참신하고 도덕적으로 훌륭한 이들이 시민 공모를 통해 추천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시민 추천위원회는 11일 모집된 총리 후보 명단을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전남 대형 아웃렛 입점 갈등 확산

    전남 대형 아웃렛 입점 갈등 확산

    재벌 유통업체의 아웃렛이 확산되는 가운데 전남 광양시에 들어설 LF아울렛 때문에 도가 몸살을 앓고 있다. 현재 전남 지역은 나주 신세계 프리미엄 등 모두 7개의 아웃렛이 입점할 예정이라 찬반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6일 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순천시청에서 열린 이낙연 전남지사의 도민과의 대화 현장에서는 전남 동부권 상인연합회원들이 지사 사퇴를 주장하는 등 험악한 장면들이 연출됐다. 이들은 “이 지사가 국회의원 시절에는 전남도상인연합회 고문으로 대형 유통매장 진출 피해를 막기 위해 대기업의 품목 제한을 명시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을 발의하는 등 중소상인을 위해 앞장섰다”며 “하지만 도지사가 된 후에는 나주와 광양 등에 재벌들의 아웃렛 입점을 앞장서서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지사가 당선 전과 후가 너무도 다른 표리부동한 정치인의 전형을 보여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내년 초에 들어설 예정인 광양 LF아울렛은 광양읍 덕례리 일원 9만 3088㎡에 사업비 1000억원을 들여 250여개의 의류매장과 영화관, 예식장 등을 갖춘 대형 패션 아웃렛이다. 상인들은 지난해 6월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자료를 제시하고 있다. 대형마트가 1개 들어설 때마다 인근 22개의 동네 슈퍼나 80여개의 소매점이 폐업한다는 자료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노화봉 연구원은 이 자료에서 “초대형 복합쇼핑몰이 입점한 영등포 신세계의 타임스퀘어, 파주의 신세계 첼시와 롯데 프리미엄몰 아웃렛의 경우 반경 5~10㎞ 내의 전통시장, 슈퍼, 음식점, 의류소매점, 잡화점, 이·미용실 등 다양한 중소상인들의 매출이 평균 46.5% 이상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상인연합회 등의 광양시 행정 특혜 소송과 광양시장 검찰 고발 등에 이어 전남 지역 22개 시민단체 연합체인 전남시민단체연대회의까지 나서면서 각계로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전남시민단체연대회의는 최근 광양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묵묵부답이던 전남 지역 국회의원들의 아웃렛 입점에 대한 의견을 도민 앞에 밝히라고 압박했다. 국회의원들에게 다음주 공개 질의서를 보내기로 했다. 연대회의는 전남도의회와 시·군 의회도 지역경제에 해악을 끼칠 아웃렛 입점 반대 결의문을 채택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와 관련해 이 지사는 “저로서도 고통스러운 일이지만 최종 결정권은 전남도가 아닌 광양시에 있다”며 “전통시장을 비롯해 피해자가 나올 것이지만 소비자들과 관광객 등의 수요가 있는 게 사실인 만큼 불가피한 점이 있다”고 밝혔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용인 산지·임야 개발 규제 완화에 ‘시끌’

    경기 용인시가 규제 완화를 명분으로 산지와 임야의 개발허용 평균 경사도를 완화하자 지역 시민단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6일 시에 따르면 개발행위허가 요건인 평균 경사도를 완화하고 생산녹지 지역의 건폐율을 높이는 내용을 담은 도시계획조례 일부 개정안이 최근 의회를 통과했다. 시는 지역경제 활성화 및 균형 도시발전을 위해 도시계획조례를 개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에는 도시관리계획 입안 제안 때 토지소유자 및 거주민 동의서 제출을 생략했고 녹지지역도 기존보다 개발 가능 면적을 2배 늘렸다. 또 수지구는 경사도 17.5를 유지하고 기흥구는 17.5도에서 21도로, 처인구는 20도에서 법정 최고치인 25도로 토지 개발이 가능하도록 경사도를 완화했다. 경사도가 완화되면서 기흥구 1.2㎢, 처인구 12㎢ 규모(추정)에 대한 임야 개발이 가능해졌다. 공동주택 건축 시 도로 폭도 기존 8m에서 6m로 완화했다. 이와 관련, 용인환경정의 등 지역의 26개 시민·사회·환경단체들은 “시민 의견 수렴 없는 규제 완화로 난개발을 부추기고 사회적 갈등만 유발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용인포럼 현근택 상임대표는 “결국 기흥지역 개발에 집중되면 동서 균형발전은 헛구호에 그치고 기흥 땅값만 올리는 정책이 될 것”이라며 “인근 광주 등은 경사도를 완화하는 대신 높이 제한을 뒀지만 시는 이마저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이번 조례 개정은 지난해 5월과 올 1월 단계별 용도지역 건폐율·용적률 완화, 건축물 허용 기준 완화 등에 이은 후속조치로, 침체된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각종 규제를 합리적으로 완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난개발 방지를 위해 경사도 기흥구 17.5도 이상, 처인구 20도 이상 토지는 도시계획위원회의 자문을 거친 뒤 허가하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단독] ‘고용불안’ 입학사정관 학원취업 속수무책

    고려대 입학사정관이었던 박모씨는 2011년 퇴직한 뒤 서울 강남의 사설학원에서 입시 상담가로 변신했다. 1년 3개월 동안 입학사정관 홍보팀장으로 일했던 그는 명함에 ‘전 고려대 입학사정관’이라고 홍보하면서 수많은 학생들을 상담해 큰돈을 벌었다. 고등교육법상 박씨와 같은 전직 입학사정관은 퇴직 이후 3년 동안 학원을 설립하거나 관련 취업을 할 수 없게 돼 있다. 입시상담 전문 업체의 설립이나 취업도 금지돼 있다. 박씨는 현행법을 어긴 것이다. 그러나 교육부는 박씨 같은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규모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입학사정관들이 퇴직 후 학원에 취업하더라도 실제 제재를 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6일 500억원 규모의 올해 ‘고교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 시행 방안을 공고했지만 교육계 안팎에서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신분이 불안정한 비정규직이 많은 데다 입학사정관에 대한 사후 관리의 부실 등 문제점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상당수 대학이 지원금만 받아내고 해당 지원의 취지에 역행하는 방향으로 입시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지난해 교육부가 시작한 고교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은 정부의 대입전형 간소화 정책에 따른 것이다. 사교육비를 줄이고 성적 중심의 대입제도를 개선하려고 2008학년도에 도입한 입학사정관제를 현 정부가 받아 사업 규모를 2배 가까이 늘렸다. 대학이 어느 정도 대입 전형 개선을 위해 노력했는지 평가해 최소 2억원에서 최대 30억원까지 65개 내외 대학에 지원금을 준다. 지난해 600억원이 투입됐고 올해 예산은 모두 500억원에 이른다.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이름이 바뀐 입학사정관제가 도입된 지 8년이 지났지만 일부 대학들의 성적 중심, 스펙 중심 전형은 계속되고 있다. 정부가 매년 수백억원씩 예산을 투입하는데도 입시 간소화 등 체감 효과가 크지 않은 것은 이 때문이다. 교육부는 이날 “2015학년도 대입에서 55.0%였던 학생부 중심 전형 비중이 2016학년도에 57.4%로 올라가고 논술을 평가하는 모집인원도 2015학년도 1만 7417명에서 2016학년도 1만 5349명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학생부 종합전형을 확대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에 대학들이 충실히 따른다는 ‘자화자찬’이다. 하지만 지난해 지원금을 받았던 대학 중 상당수는 이에 역행하는 태도를 보였다. 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서울의 주요대학 15개를 조사해보니 학생부로만 선발하라고 지침을 내린 수시모집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는 모집인원 비율은 연세대가 44.9%에서 59.3%로 증가했다. 홍익대는 91.4%, 고려대는 78.4%, 이화여대는 62.6%에 이르렀다. 교육부가 2016학년도 대입제도 확정안에서 논술을 가급적 시행하지 않도록 재정지원 사업과 연계해 유도하겠다고 했지만, 2015학년도에 비해 2016학년도 논술전형 비중은 고작 2.8% 감소하는 데에 그쳤다. 성균관대는 48.2%, 한국외대는 42.6%, 고려대는 37.2% 등 논술위주 전형이 수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높았다. 구본창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팀장은 “교육부가 ‘수시는 학생부, 정시는 수능’이라는 지침을 내렸지만 대부분 상위권 대학이 수시에서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걸거나 과목 합에 따른 높은 기준을 걸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뿔난 백수오 소비자들

    백수오를 구입해 먹은 소비자들이 뿔났다. 내츄럴엔도텍과 식품의약품안전처, 한국소비자원의 안전성 결과가 제각각인 데다 환불 조치도 뜨뜨미지근해 집단 소송에 나설 태세다. 시민단체도 소송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내츄럴엔도텍은 ‘가짜 백수오’ 논란이 커지자 “보관 중인 모든 백수오 원료를 소각해 폐기 처분한다”고 밝혔다. 6일 네이버 등 포털 사이트에는 ‘백수오 환불’에 대한 법률 상담과 단체소송을 준비하는 카페들이 잇따라 개설됐다. 이 카페들에는 백수오 피해 사례에 대한 게시물이 집중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백수오 제품을 복용하면서 속쓰림과 소화불량 등의 부작용을 겪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가짜 백수오’(이엽우피소)의 유통 유무와 부작용 등을 소비자들이 증명하기 어려운 데다 정부 유관기관의 견해마저 엇갈리고 있어 법원 조정 권고를 통해 환불받을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엽우피소가 인체에 무해하다는 태도인 반면 소비자원은 유해하다는 태도다. 이주홍 녹색소비자연대 정책국장은 “백수오 제품은 ‘하자 있는 상품’ 또는 ‘이물질이 들어간 제품’으로 볼 수 있고 허위·과장 광고를 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면서 “변호사와 상의해 단체소송 참여자 모집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수오 환불 요구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홈쇼핑 업체들에 대한 불만도 쏟아졌다. 백화점과 대형마트와 달리 ‘배송받은 지 30일 이내에 개봉하지 않은 경우’에만 보상해 준다는 것은 고객을 무시하는 처사라는 것이다. 8일 소비자원과 홈쇼핑 업체가 2차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지만 업체마다 견해가 엇갈려 ‘환불 합의안’을 내놓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내츄럴엔도텍은 이날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보관 중인 백수오 원료 전체를 소각·폐기하고 모든 민·형사상 소송도 철회한다고 밝혔다. 올해 농가와 계약한 백수오 물량 400t은 전량 책임지고 사들이겠다는 뜻도 밝혔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단독] 고교 교육 정상화 지원사업 年 500억 투입 ‘속 빈 강정’

    [단독] 고교 교육 정상화 지원사업 年 500억 투입 ‘속 빈 강정’

    경희대, 중앙대, 한양대는 지난해 ‘고교 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이라는 다소 생소한 명목으로 30억원씩을 교육부에서 받았다. 이 돈은 정부가 권장하는 ‘학생부 종합전형’(옛 입학사정관 전형)을 충실하게 운용하라는 뜻에서 주는 것으로, 주로 입학사정관의 인건비와 대학별 입시제도 개선 방안 마련에 쓰도록 한 것이다. 당연히 교육부는 해당 대학의 미래를 보고 학생 심사나 연구를 안정적으로 할 수 있도록 “입학사정관은 가급적 정규직으로 충원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그러나 지난해 경희대의 입학사정관 21명 중 순수 정규직은 5명뿐이었다. 3배가 넘는 16명은 계약직이거나 교수 또는 타 부서 직원이었다. 중앙대는 14명 중 11명, 한양대는 15명 중 8명이 이런 상황이었다. 정부가 대입 간소화와 사교육 억제 등을 위해 입학사정관을 활용한 ‘학생부 종합전형’에 지난해 600억원을 쏟아부은 데 이어 올해도 5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지만 일선 학교 현장에서 돈만 타 내고 내실 있는 운용을 하지 않아 ‘속 빈 강정’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6일 서울신문이 단독 입수한 전국 65개 대학의 지난해 고교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 현황에 따르면 사업에 선정돼 지원금을 받은 전체 대학 입학사정관은 725명이었다. 이들 가운데 무기계약직 147명과 계약직 314명을 합친 비정규직은 무려 64%인 461명에 달했다. 다른 부서에 있다가 입학사정관으로 전환한 직원을 일컫는 ‘전환직’ 54명, 교수이면서 입학사정관을 겸직하는 120명을 제외한 순수 정규직 비율은 고작 12%인 90명에 불과했다. 일부 대학은 돈을 받고도 입시제도를 지원금 지급의 취지와 정반대로 운영해 무의미한 예산 낭비를 만들고 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고용불안’ 입학사정관 학원취업 속수무책 고려대 입학사정관이었던 박모씨는 2011년 퇴직한 뒤 서울 강남의 사설학원에서 입시 상담가로 변신했다. 1년 3개월 동안 입학사정관 홍보팀장으로 일했던 그는 명함에 ‘전 고려대 입학사정관’이라고 홍보하면서 수많은 학생들을 상담해 큰돈을 벌었다. 고등교육법상 박씨와 같은 전직 입학사정관은 퇴직 이후 3년 동안 학원을 설립하거나 관련 취업을 할 수 없게 돼 있다. 입시상담 전문 업체의 설립이나 취업도 금지돼 있다. 박씨는 현행법을 어긴 것이다. 그러나 교육부는 박씨 같은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규모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입학사정관들이 퇴직 후 학원에 취업하더라도 실제 제재를 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6일 500억원 규모의 올해 ‘고교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 시행 방안을 공고했지만 교육계 안팎에서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신분이 불안정한 비정규직이 많은 데다 입학사정관에 대한 사후 관리의 부실 등 문제점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상당수 대학이 지원금만 받아내고 해당 지원의 취지에 역행하는 방향으로 입시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지난해 교육부가 시작한 고교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은 정부의 대입전형 간소화 정책에 따른 것이다. 사교육비를 줄이고 성적 중심의 대입제도를 개선하려고 2008학년도에 도입한 입학사정관제를 현 정부가 받아 사업 규모를 2배 가까이 늘렸다. 대학이 어느 정도 대입 전형 개선을 위해 노력했는지 평가해 최소 2억원에서 최대 30억원까지 65개 내외 대학에 지원금을 준다. 지난해 600억원이 투입됐고 올해 예산은 모두 500억원에 이른다.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이름이 바뀐 입학사정관제가 도입된 지 8년이 지났지만 일부 대학들의 성적 중심, 스펙 중심 전형은 계속되고 있다. 정부가 매년 수백억원씩 예산을 투입하는데도 입시 간소화 등 체감 효과가 크지 않은 것은 이 때문이다. 교육부는 이날 “2015학년도 대입에서 55.0%였던 학생부 중심 전형 비중이 2016학년도에 57.4%로 올라가고 논술을 평가하는 모집인원도 2015학년도 1만 7417명에서 2016학년도 1만 5349명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학생부 종합전형을 확대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에 대학들이 충실히 따른다는 ‘자화자찬’이다. 하지만 지난해 지원금을 받았던 대학 중 상당수는 이에 역행하는 태도를 보였다. 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서울의 주요대학 15개를 조사해보니 학생부로만 선발하라고 지침을 내린 수시모집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는 모집인원 비율은 연세대가 44.9%에서 59.3%로 증가했다. 홍익대는 91.4%, 고려대는 78.4%, 이화여대는 62.6%에 이르렀다. 교육부가 2016학년도 대입제도 확정안에서 논술을 가급적 시행하지 않도록 재정지원 사업과 연계해 유도하겠다고 했지만, 2015학년도에 비해 2016학년도 논술전형 비중은 고작 2.8% 감소하는 데에 그쳤다. 성균관대는 48.2%, 한국외대는 42.6%, 고려대는 37.2% 등 논술위주 전형이 수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높았다. 구본창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팀장은 “교육부가 ‘수시는 학생부, 정시는 수능’이라는 지침을 내렸지만 대부분 상위권 대학이 수시에서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걸거나 과목 합에 따른 높은 기준을 걸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지방 “생존권 위협”… 수도권 규제 완화 반대 본격화

    비수도권 자치단체의 수도권 규제 완화 반대 활동이 전방위로 펼쳐지고 있다. 자치단체 등 일부 공공기관만의 목소리를 벗어나 지방 주민의 대규모 동참을 통해 정부의 수도권 규제 완화 정책을 거세게 압박하고 있다. 충남도는 5일 수도권 규제 완화 반대 1000만인 서명운동에 본격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는 비수도권 14개 시·도지사와 지역 국회의원으로 구성된 지역균형발전협의체가 지난달 정기회에서 결의한 것에 동참하는 것이다. 도는 다음달 말까지 전체 도민 206만 3000여명의 38% 정도인 79만 4800여명을 목표로 잡고 서명운동을 벌인다. 도 및 시·군, 읍·면·동 민원실에 서명대를 설치하고 각급 학교 교직원과 학생들이 서명운동에 동참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시민단체의 참여도 이끈다. 각 기관·단체 홈페이지와 반상회를 통해 서명운동을 알린다. 충남 예산군은 곳곳에 현수막을 내걸고, 다음달 열리는 도민체육대회 때 홍보 부스를 운영한다. 충북 옥천군도 옥천참옻순축제와 지용제 때 이 같은 활동에 나선다. 전북 전주시는 전주국제영화제, 전주대사습놀이, 전주단오제 등 유명 축제장에서 서명을 받고 중고교 학생과 학부모의 동참을 이끌기 위해 교육지원청과 협의하고 있다. 광주시는 5개 자치구와 함께 광주송정역, 광주공항, 광천터미널 등 사람이 몰리는 장소에서 운동을 펼쳐 57만명의 서명을 받기로 하는 등 비수도권 자치단체들이 한목소리로 수도권 규제 완화 반대를 외치고 있다. 이들 비수도권 자치단체는 오는 7월 10일까지 서명을 취합해 정부와 국회 등에 보낼 예정이다. 충남도 관계자는 “수도권 규제 완화는 비수도권 주민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국론을 양분시킨다”면서 “오히려 정부에서 획기적인 지역발전 대책을 세워 지역균형발전을 이끌어야 국가경쟁력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홍성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국무회의 통과…박원순 서울시장 “아직 국민 우려 남아있다”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국무회의 통과…박원순 서울시장 “아직 국민 우려 남아있다”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국무회의 통과…박원순 서울시장 “아직 국민 우려 남아있다”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국무회의 통과, 박원순 서울시장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이 국무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박원순 서울시장이 국무회의에서 이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박 시장은 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최경환 경제부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 배석자 신분으로 참석, 사전에 발언권을 얻었다. 박 시장은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이 오늘 국무회의에 상정됐지만 아직 피해자 가족을 비롯한 국민의 우려가 불식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특히 진상조사가 파견 공무원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점, 특별조사위원회 소위원회가 지휘권을 행사하기 어려운 점, 시행령이 세월호 참사 관련으로만 한정돼 특별법이 추구하는 안전한 사회를 건설하는 목적을 제대로 담고 있지 못한 점 등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박 시장은 그러면서 “더불어 직접적 이해 당사자인 특조위와 충분한 협의가 부족했던 점 또한 우려를 더한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이어 “정부는 기왕 시행령을 제정하는 데 있어 피해자 가족들의 요구를 충분히 수렴하고, 이를 전향적으로 반영하는 게 특별법의 입법 취지에도 부합하며 참사의 쓰라린 경험을 치유하는 데 더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은 특조위의 기획조정실장을 행정지원실장으로 하고 담당 업무를 기획·조정에서 협의·조정으로 수정했다. 또 행정지원실장은 국무조정실, 행정자치부 또는 기획재정부에서 담당자를 파견하도록 규정했다. 원안에서는 기조실장에 해수부 공무원을 파견하고, 특조위 업무를 기획·조정하도록 해 해수부가 특조위를 통제하려는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각에서 제기됐고 피해가족과 시민단체들은 폐기를 주장해왔다. 시행령은 또 특조위 내 민간인과 파견 공무원의 비율을 49명 대 36명으로 하고, 해수부에서 9명, 국민안전처에서 8명씩 파견하려던 공무원 수를 각각 4명으로 줄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재인 광주 방문, 시민단체 30여명 시위 “호남이 봉이냐, 우롱하지 말라”

    문재인 광주 방문, 시민단체 30여명 시위 “호남이 봉이냐, 우롱하지 말라”

    문재인 광주 방문, 시민단체 30여명 시위 “호남이 봉이냐, 우롱하지 말라” 문재인 광주 방문, 광주 찾은 문재인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4·29 재보선에서 가장 뼈 아픈 패배를 맛봤던 광주 지역을 방문했다. 당 대표가 ‘낙선사례’를 하겠다며 선거 지역을 찾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문 대표는 허리를 바짝 숙이고 ”새롭게 창당하는 각오로 뼛속부터, 뿌리부터 환골탈태하겠다. 완전히 새로운 정당을 만들겠다”며 쇄신을 약속했다. 문 대표는 무소속 천정배 의원에게 패한 광주 서을 지역을 찾아 지역내 마을회관과 경로당을 찾아 다니며 “제가 부족했던 탓이다. 누구 탓을 하겠나. 면목이 없다”, “회초리를 한번 더 맞는 심정으로 왔다. 꾸짖어 주시면 겸허히 받아들이고 통렬히 반성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문 대표는 그러면서 “당의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겠다. 저부터 앞장서겠다”며 “새로운 인물을 영입하고, 유능한 경제정당 책임있는 안보정당으로 흔들림없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문 대표는 특히 ‘친노 패권주의’에 대한 지적이 나오자 “친노니, 비노니 이런 계파 소리 나오지 않게끔 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서는 ‘천정배 신당’과 관련, “광주 시민들이 바라는 것은 우리 당이 더 크게 혁신하고 더 크게 통합해 호남 뿐 아니라 바깥에서도 이기는 당이 되라는 것”이라며 “시민들이 바라는 것은 야권의 분열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광주 시민들이) 자기 자식을 더 호되게 혼내는 그런 심정으로 따가운 질책을 주셨다”며 “전화위복으로 삼아 총선에서 웃을 수 있도록 하겠다. 더 크게 통합해 대선에서 이기는 당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문 대표는 이번 재보선에서 광주 민심을 잘못 읽었다며 사과했다. 그는 “지역분할구도에 안주해선 안된다는 광주시민들의 요구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했고, 호남의 지지에 안주했다”고 말했다. 이어 “영남에서야 (주민들이 일이) 잘 안되면 정부 비판을 하지만, 호남에서는 우리 당이 여당과 같은 위치”라면서 “우리 당은 호남의 농촌 문제도 대변하지 못했고, 일종의 기득권처럼 인식됐다”고 되돌아봤다. 한편 이날 지역 시민단체 인사 30여명은 문 대표의 도착시간에 맞춰 광주공항에서 ‘문재인은 더 이상 호남 민심을 우롱하지 말라’, ‘호남이 봉이냐’, ‘호남을 우습게 보지 말라’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재인 광주공항서 싸늘한 민심 맞닥뜨려 “우습게 보지 말라”

    문재인 광주공항서 싸늘한 민심 맞닥뜨려 “우습게 보지 말라”

    ‘문재인 광주공항’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광주공항에서 호남의 싸늘한 민심을 맞닥뜨렸다. 지난 4일 광주공항을 통해 광주를 방문한 문재인 대표를 맞이한 것은 다름아닌 시위대였다. 이날 지역 시민단체 인사 30여명이 문재인 대표의 도착시간에 맞춰 광주공항에서 항의 시위를 벌인 것이다. 이들은 ‘문재인은 더 이상 호남 민심을 우롱하지 말라’, ‘호남이 봉이냐’, ‘호남을 우습게 보지 말라’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했다. 한편 문재인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더욱 크게 혁신하고 더 크게 통합하겠다. 우선 대표인 저부터 기득권을 내려놓는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어 “호남에서 그동안 누려왔던 일체의 기득권을 다 내려놓는 그런 심정으로 당을 뼛속부터, 뿌리부터 환골탈태하는 완전히 새롭게 창당하는 그런 각오로 완전히 새롭게 가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에 광주시민들께서 자기 자식을 더 호되게 혼내는 심정으로 우리 당에 아주 아픈 질책을 주셨다”며 “그 마음을 무겁게 받아들이면서 이번 아픔이 길게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국민연금 명목소득대체율 50%로 인상 “보험료 인상 불가피 논란 예상”

    국민연금 명목소득대체율 50%로 인상 “보험료 인상 불가피 논란 예상”

    국민연금 명목소득대체율 국민연금 명목소득대체율 50%로 인상 “보험료 인상 불가피 논란 예상” 정치권이 공무원연금 개혁이라는 짐을 덜어낸 대신 ‘공적연금 강화’라는 새로운 숙제를 떠안게 되면서 앞으로 어떤 논의 절차를 통해 이 과제를 해결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 인상이라는 공적연금 강화를 논의하는 과정은 공무원연금 개혁보다 이해관계자가 많고 국민연금 보험료 인상에 대한 저항도 커서 여야가 목표로 정한 9월 처리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지난 2일 새누리당 김무성·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타결지으면서 국민연금을 포함한 모든 공적연금의 근본적 개선 방안을 올해 안에 만들기로 했다. 특히 공무원연금개혁 실무기구는 현재 추세라면 2018년 45%, 2028년 40%로 하락하는 국민연금의 명목 소득대체율을 50%로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실무기구 합의를 토대로 보면 향후 공적연금 강화 논의 과정은 지금까지의 공무원연금 개혁 논의 절차와 비슷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무원연금 개혁을 ‘국민대타협기구’를 구성해 여론을 수렴한 뒤 국회 특위에서 입법을 완성했듯이 여야는 공적연금 강화와 노후빈곤 해소를 위한 ‘사회적 기구’를 구성하기로 했다. 오는 6일 국회 본회의에서 공무원연금법 개정안 처리에 맞춰 이 사회적 기구 구성안과 국회 특위 구성안도 의결될 전망이다. 사회적 기구는 오는 8월말까지 활동하며 새정치연합과 공무원 단체가 요구한 국민연금의 명목소득대체율 50% 인상 방안을 마련하게 된다. 사회적 기구가 어떤 멤버로 구성될지는 앞으로 여야가 협의를 통해 정해야 할 부분으로,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 그러나 국민대타협기구의 구성 사례로 볼 때 여야 정치권 인사와 정부 관계자, 전문가, 당사자 및 시민단체 관계자 등으로 구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앙부처 중에서는 국민연금의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 및 행정자치부가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회적 기구에서 각계 여론을 수렴해 국민연금 소득 대체율을 50%로 인상하기 위한 단일안 또는 복수안을 마련하면 국회 특별위원회가 이를 넘겨 받아 심의·의결하는 등 9월 국회서 입법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여야 목표대로 이런 절차가 진행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야당은 9월 국회 본회의 처리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여당에서는 소장파부터 지도부까지 ‘국민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며 신중하게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국민께 큰 부담을 지우는 문제인만큼 반드시 먼저 국민들의 동의를 구해야 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즉 야당은 9월 본회의 처리라는 ‘시한’에, 여당은 충분한 논의라는 ‘절차’에 각각 방점을 찍고 있어 동상이몽이라는 지적이다. 더욱이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은 지난 2007년 노무현정부에서 국민연금 재원고갈을 막기 위해 추진했던 국민연금 개혁을 8년만에 뒤집는 것이어서 논란이 적지 않아 보인다. 또 소득대체율을 높이기 위해선 국민연금 가입자들의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당사자들의 반발이 불보듯 뻔해 의견을 수렴해 단일안 또는 복수안을 만드는 것 자체가 엄청난 진통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재인 광주 방문 “회초리 맞으러 왔다…친노 비노 소리 안 나오게 할 것”

    문재인 광주 방문 “회초리 맞으러 왔다…친노 비노 소리 안 나오게 할 것”

    문재인 광주 방문 “회초리 맞으러 왔다…친노 비노 소리 안 나오게 할 것” 문재인 광주 방문, 광주 찾은 문재인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4·29 재보선에서 가장 뼈 아픈 패배를 맛봤던 광주 지역을 방문했다. 당 대표가 ‘낙선사례’를 하겠다며 선거 지역을 찾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문 대표는 허리를 바짝 숙이고 ”새롭게 창당하는 각오로 뼛속부터, 뿌리부터 환골탈태하겠다. 완전히 새로운 정당을 만들겠다”며 쇄신을 약속했다. 문 대표는 무소속 천정배 의원에게 패한 광주 서을 지역을 찾아 지역내 마을회관과 경로당을 찾아 다니며 “제가 부족했던 탓이다. 누구 탓을 하겠나. 면목이 없다”, “회초리를 한번 더 맞는 심정으로 왔다. 꾸짖어 주시면 겸허히 받아들이고 통렬히 반성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문 대표는 그러면서 “당의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겠다. 저부터 앞장서겠다”며 “새로운 인물을 영입하고, 유능한 경제정당 책임있는 안보정당으로 흔들림없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문 대표는 특히 ‘친노 패권주의’에 대한 지적이 나오자 “친노니, 비노니 이런 계파 소리 나오지 않게끔 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서는 ‘천정배 신당’과 관련, “광주 시민들이 바라는 것은 우리 당이 더 크게 혁신하고 더 크게 통합해 호남 뿐 아니라 바깥에서도 이기는 당이 되라는 것”이라며 “시민들이 바라는 것은 야권의 분열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광주 시민들이) 자기 자식을 더 호되게 혼내는 그런 심정으로 따가운 질책을 주셨다”며 “전화위복으로 삼아 총선에서 웃을 수 있도록 하겠다. 더 크게 통합해 대선에서 이기는 당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문 대표는 이번 재보선에서 광주 민심을 잘못 읽었다며 사과했다. 그는 “지역분할구도에 안주해선 안된다는 광주시민들의 요구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했고, 호남의 지지에 안주했다”고 말했다. 이어 “영남에서야 (주민들이 일이) 잘 안되면 정부 비판을 하지만, 호남에서는 우리 당이 여당과 같은 위치”라면서 “우리 당은 호남의 농촌 문제도 대변하지 못했고, 일종의 기득권처럼 인식됐다”고 되돌아봤다. 한편 이날 지역 시민단체 인사 30여명은 문 대표의 도착시간에 맞춰 광주공항에서 ‘문재인은 더 이상 호남 민심을 우롱하지 말라’, ‘호남이 봉이냐’, ‘호남을 우습게 보지 말라’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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