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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형표 국민연금이사장 취임 노조 반발

    문형표 국민연금이사장 취임 노조 반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해 말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으로 취임하자 노조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국민연금지부는 지난해 12월 31일 오후 늦게 문 이사장의 취임 소식이 알려지자 전북 전주시 국민연금공단 사옥 앞에 천막을 치고 농성에 들어갔다. 문 이사장은 이날 노조의 눈을 피해 취임식장에 들어갔고, 공단 측은 식장 출입문을 봉쇄했다. 이에 조합원 20여명은 새해가 들어서도 ‘문형표는 이사장 자격 없다’, ‘메르스 확산 주범의 낙하산 인사는 안된다’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문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홍준성 국민연금지부 사무부처장은 “메르스 사태의 책임자가 공단 이사장으로 금의환향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문 이사장은 당장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문 이사장은 지난 4일 새해 첫 출근길에 노조의 출근 저지 투쟁에 막혀 오전 9시가 넘어서야 사무실에 들어갔다. 노조 관계자는 “인력 문제 때문에 계속 출근 저지를 할 수 없지만 지속적으로 피케팅하고 시민단체와 연대해 문 이사장의 사퇴 여론을 형성하겠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데스크 시각] 위안부 타결, 그 이후 과제는/이기철 국제부장

    [데스크 시각] 위안부 타결, 그 이후 과제는/이기철 국제부장

    일본군 위안부 문제 타결로 한국과 일본은 자국에서 홍역을 치르고 있다. 가장 보수적이라는 일본의 아베 신조 정권은 지지 기반인 보수층으로부터 ‘정부 책임을 인정했다’며 극심한 반발을 받고 있다. 한국 역시 진통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양국 정치권과 당국자들이 정치적 위기를 모면하거나 외교적 성과를 과시하려고 무책임한 언행을 쏟아내는 것은 자제할 일이다. 서로 아전인수 식으로 해석하고 주장하면 양국 관계가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8일 나온 공동 발표문에서 대다수 한국인은 ‘법적 책임’과 ‘일본 정부의 강제 동원’ 등의 표현이 빠진 것에 대해 만족스럽지 못해 한다. 피 묻은 돈 100억원을 받고자 1991년 김학순 할머니의 첫 증언 이후 24년 동안 1200여회에 이르는 수요집회와 미국에서의 위안부 결의안 채택, 전국 곳곳에 들어선 소녀상…. 절절한 그 몸부림을 쳤는가 하는 자괴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조건에 타결한 것은 미흡하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로 역사적 죄인이 되는 길을 피했다는 생각도 든다. 1997년 세상을 떠난 김 할머니를 비롯해 위안부 피해자로 등록했던 230여분 가운데 46명만 살아 계신다. 지난해에만 아홉 분이 돌아가셨다. 훗날 마지막 할머니가 이런 사죄라도 받지 못하고 돌아가신다면 우린 얼마나 죄스러울까. 일본이 “당시 군의 관여”와 “일본 정부의 책임 통감”을 표명한 것과 아베 총리가 “일본 총리로서 사죄와 반성의 마음을 표명한다”고 밝힌 것은 과거 어떤 담화보다 더 나아간 대목이다. 이런 마음을 아베 총리가 공개적인 자리에서 밝혔으면 하는 것은 진한 아쉬움은 남는다. 일본 시민단체들도 아베 총리의 공식적 사죄를 요구한다. 일본에 독일과 같은 사죄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 주장에 공감한다. 그러나 일본 지도자들에게 빌리 브란트 전 총리와 같이 독일 지도자들이 했던 사죄를 요구하기에는 그들의 양심상 무리였다는 것을 우리는 그동안의 경험으로 알고 있다. 브란트는 1970년 12월 7일 추운 겨울날 폴란드 바르샤바의 홀로코스트 희생자 위령탑 앞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 약 30초간 무릎을 꿇었다. 그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지만 사죄나 책임을 언급한 것보다 더 큰 울림을 줬다. 독일이 홀로코스트 문제에 대해 사죄한 지 오래됐지만 지금도 꾸준히 사과하며 ‘역사를 기억하자’고 거듭 말한다. 반면 일본 정치인들은 과거사에 대해 ‘퇴행적 망언’을 되풀이해 왔다. 특히 일본 각료가 위안부 등에 대해 망언을 하면 ‘불가역적 합의’는 일본이 뒤집는 것이 된다. 타결안이 파기되면 우리는 일본의 후안무치함을 부각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타결로 한국과 일본이라는 국가 대 국가의 소모적 외교 분쟁은 일단락됐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민간 영역에서, 학술 분야에서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연구 활동, 자료 조사 및 발굴 활동은 계속돼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영화로, 책으로, 음악으로 끊임없이 치유의 과정을 생산해야 하는 과제를 후손들이 떠안았다. 이스라엘이 홀로코스트 희생자들에 대해 서독 정부와 1952년도에 협약을 맺었지만 나치 추종자들을 추적해 70년이 흐른 지금까지 법정에 세워 단죄하고 있듯이 말이다. 또한 정부에 대한 섭섭함과 노여움이 가시지 않은 할머니들의 명예와 존엄을 진정으로 위하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 위안부 문제는 이제 겨우 한 발짝 내디뎠을 뿐이다. chuli@seoul.co.kr
  • 국회앞 5m 간격 1인 시위…경찰, 시민단체 수사 착수

    경찰이 국회 앞에서 노동관련법 입법 저지를 주장하며 1인 시위를 벌인 장그래살리기운동본부 등 시민단체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이들이 서로 간격을 두고 한 사람씩 따로 시위를 한 것 같지만 같은 장소에서 동일한 목적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집회’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3일 불법 집회를 벌인 혐의로 시민단체 회원 김모(50)씨 등 9명에게 소환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김씨 등은 지난달 26일과 28일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 정문 앞에서 일정한 간격으로 서서 ‘노동개악 저지’, ‘쉬운 해고 반대’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불법 집회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은 국회 경계지점 밖 100m 이내에서는 집회나 시위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단 1인 시위는 가능하다. 경찰은 김씨 등이 같은 단체 소속으로 추정되고 동일한 목적의 피케팅을 한 점, 다수가 모인 점 등을 근거로 1인 시위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오히려 변형된 집회라는 것이다. 이들은 지난달 26일은 15분, 28일은 1시간 30분 동안 5~30m 간격으로 떨어져 1인 시위를 했다. 경찰은 2014년 대법원이 10~30m 간격을 두고 1인 시위를 벌인 김성환 삼성일반노동조합 위원장에게 집시법 위반을 인정한 판례 등을 참조해 수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소환을 통보한 9명 외에 다른 참가자의 신원도 확인해 소환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권영국 장그래살리기운동본부장은 “경찰의 무리한 법 적용으로 폭력을 동반하지 않은 1인 시위마저 수사 대상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누굴 위한 산하기관인지…인사적체 해소 창구로 전락

    충북도 산하기관이 인사적체 해소 창구로 전락하는 등 인사 때마다 논란에 휘말리고 있다. 그릇된 관행으로 비판여론이 적지 않지만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4일 도에 따르면 이사관(2급)인 강호동 도 재난안전실장과 김광중 도의회 사무처장이 명예퇴임과 동시에 충북지방기업진흥원장과 충북학사 원장으로 취임했다. 2급은 도청 내에서 정무직을 제외하고 지방공무원이 올라갈 수 있는 최고위직이다. 이번 인사는 산하기관보다 도청 공무원을 위한 인사라는 지적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들의 명퇴로 2급 승진자리 2개가 빨리 생겨나는 등 줄줄이 사탕 식으로 도청의 승진요인이 발생해서다. 또한 두 사람 모두 정년을 2년여 남기고 퇴임했지만 크게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다. 옮겨간 자리의 임기가 2년인데다, 1년간 연장 또는 연임할 수도 있다. 7000여만원의 명퇴 수당도 받았다. 도는 공모절차를 통해 이들을 산하기관장에 임명했다고 말하지만 사전내정설이 나돌았다. 현재 충북지식산업진흥원장, 충북도 생활체육회 사무처장도 명퇴한 도 간부공무원들이 차지하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사라져야 할 관행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산하기관이 인사적체 해소를 위해 설립된 조직은 아니라는 것이다. 내부승진을 기대하는 산하기관 직원들의 사기저하가 걱정된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선영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산하기관 성격에 부합된 인사를 찾아보려고 노력하지 않은 채 공직경험만을 내세워 간부공무원들을 내려 보내는 것은 득보다 실이 클 수 있다”며 “이제는 산하기관의 효율성 등을 위해 전문가 영입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남기헌 충청대 행정학과 교수는 “이런 관행의 폐단을 줄이기 위해서는 공직에서 퇴직 후 취임한 새 산하기관장의 업무를 꼼꼼히 평가해 실적이 나쁘면 다음에는 퇴직 공무원을 산하기관장 후보에서 배제하는 내부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재덕 충북도 총무과장은 “도 공무원 출신은 지역사정을 잘 알고 있고, 관련 기관과의 협력관계 구축도 용이해 산하기관 입장에서도 장점이 많다”고 반박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김일수 樂山樂水] 책임을 통감한다는 게 뭐여?

    [김일수 樂山樂水] 책임을 통감한다는 게 뭐여?

    새해를 앞두고 위안부 문제에 관해 한·일 양국이 최종 합의안을 도출했다. 과거사를 둘러싼 한·일 간 정치·외교적 갈등의 뇌관이었던 난제 중 하나가 이제야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셈이지만, 정작 피해 당사자들은 물론 일반 국민의 여론도 그 결과에 대체로 싸늘한 반응을 보인다. 일본 정부가 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는데 구체적인 의미가 무엇인지 쉽게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거기에는 여러 가지 복합 요인이 묻어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우선 합의문에 들어 있는 이른바 ‘창조적 모호성’이라는 외교 전문가들의 수사(修辭)가 보통 사람들의 상식과는 간극이 커 보인다는 게 문제다. 이 모호성을 풀어내어 보통 사람들이 납득할 수준으로 끌어내리지 못한다면 외교 문서는 허구성을 은폐하는 기교요 기술이라고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것은 국민과 국익을 위해서도 그다지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정부 차원에서 피해 당사자들은 물론 그들을 지탱시켜 온 시민단체 그리고 일반 국민들까지 납득시킬 수 있는 겸허한 설득 작업이 뒤따라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동안 군 위안부 피해자들은 일본 정부에 법적 책임이 있음을 전제로 1인당 위자료 1억원의 손해배상 민사조정 신청을 일본 정부를 상대로 진행해 왔다. 일본 정부는 지금까지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 속에 이에 대한 법적 책임도 포함됐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반인도적 범죄에 해당하는 군 위안부 강제동원 문제는 청구권 협정과 달리 소멸하지 않은 채 아직도 법적 책임으로 남아 있다는 입장이다. 한국인이기에 그런 것이 아니라 반인도적 범죄에 관한 국제법의 규율에 비추어 볼 때 우리 정부의 입장은 당연해 보인다. 그럼에도 전쟁과 반인도적 만행에 대한 책임에 인색한 일본을 우리는 경제적 대국일지는 몰라도 정치적 대국의 반열에 들기에는 아직 먼 나라로 인식해 왔던 게 사실이다. 독일과 비견되는 일본의 섬나라 기질이 안쓰럽기까지 했던 것이다. 이번 합의안에 든 책임 통감을 놓고 일본은 도의적 책임으로, 우리나라는 법적 책임으로 각각 인식한다는 보도를 접했을 땐 한 편의 소극(笑劇)을 보는 듯하다. 앞머리에 사안이 분명하게 설정돼 있고, 이어서 책임 문제와 사죄 그리고 반성이 뒤따르고, 그래서 10억엔을 재단에 출연하겠다는 점이 언급된 문건이 합의문의 기본 틀이다. 그렇다면 논리적으로 그 책임은 법적인 의미를 벗어날 수 없다. 무엇인가 사안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어떤 형태의 금전적 부담을 그에 대해 진다는 것은 법적 책임의 구조이지 단순한 도의적 책임의 구조가 아니기 때문이다. 도의적 책임에 사과는 흔히 있을 수 있지만 금전적 부담의 짐을 보탠다는 것은 법과 도덕의 오랜 구별 기준에 비추어 보아도 생경한 것이기 때문이다. 법적 책임과 배상금이라 못 박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 틀은 법적 문제 해결의 구조이지 도의적 책임 수준의 구조는 아니다. 왜 배상금이 이 정도냐는 불만을 피해 당사자들이 가질 수 있지만 그것을 추스르고 보듬어야 할 몫은 앞으로 우리 정부의 몫이다. 일찍이 일본 법률가들은 법적 의미에서 치러야 할 죗값(Schuld)을 의미하는 독일 말을 책임이라고 번역해 썼고, 책임(Verantwotung)에 해당하는 독일 말을 답책(答責)아라고 쓰기도 했다. 대답을 바르게 해야 할 몫이라는 의미에서 윤리적·철학적 담론의 책임을 그렇게 표현해 왔던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앞에 수식어가 붙지 않은 ‘책임’이란 문언은 통상적으로 법적 책임인 것이며, 도의적 책임을 말하려면 책임 앞에 도의적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게 상례에 맞다. 역사적으로 어둡고 슬픈 난제를 풀어 가려는 마당에 외교적 합의문을 놓고 저쪽은 도의적, 이쪽은 법적 책임이라 하자 그게 창조적 모호성이라는 거다, 이런 식으로 국민 앞에 설명하려 드는 외교 당국자들의 행태는 우습다기보다 차라리 측은해 보인다. 피해자 할머니들, 일본대사관 앞에 떨고 앉아 있는 소녀상, 수요 집회 참가자들의 차가운 반응도 얼렁뚱땅 해치우려는 그런 관료적 행태가 낳은 필연적 소산이 아닐까 한다.
  • 日시민단체 “아베, 위안부 직접 사죄하라”

    일본 시민단체들이 아베 신조 총리가 직접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사죄와 반성을 하라고 촉구했다. 군위안부 피해자를 지원하는 일본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전국행동’은 성명에서 “피해자가 사죄라고 받아들일 수 있는 형태로, 재차 총리 자신이 공식적으로 (사죄를) 표명하라”고 주장한 것으로 아사히신문이 지난 30일 보도했다. 이 단체는 성명에서 한·일 정부 간 합의 과정에서 군위안부 피해자와의 협의가 없었다고 지적하고 “피해자 부재의 ‘타결’은 ‘해결’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또 한국 정부가 주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문제의 해결을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이 양국 간 합의에 포함된 데 대해 “제멋대로 합의하는 것은 피해자를 다시 모독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별개로 전후 보상과 재일 한인 문제에 관여해 온 변호사 37명도 30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가해 사실을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책임을 인정하면서 진심으로 사죄하고, 사죄의 증표로서 배상 등의 구체적 조치를 실시하라”고 일본 정부에 요구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박현정 前 서울시향 대표 “정명훈 부부, 수사 협조를”

    박현정 前 서울시향 대표 “정명훈 부부, 수사 협조를”

    박현정 전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가 30일 서울시향 사태의 진실규명을 위해 정명훈 예술감독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했다. 전날 정 예술감독이 단원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지난해 12월 박 전 대표의 직원 성희롱·막말 논란 이후 이어진 각종 시비와 경찰 조사 등 일련의 상황을 둘러싼 부당함을 거론하며 사임 의사를 밝힌 데 따른 맞대응이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언론사에 배포한 편지에서 “감독님이 이렇게 떠나시고 사모님도 귀국하지 않으시면 진실규명은 요원해진다”며 “수사를 통해 진상이 확인될 수 있도록 적극 나서 주시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는 정 예술감독의 부인 구모씨가 자신에 관한 허위사실을 유포하도록 서울시향 직원들에게 지시한 혐의로 경찰에 최근 불구속 입건된 것과 관련해 “속히 귀국해 경찰 조사에 응해야 한다”며 병원에 입원 중인 정 예술감독의 비서 백모씨에게도 “경찰 수사에 협조하도록 꼭 조언해 달라”고 했다. 그는 또 “전날 정 예술감독이 사의를 밝히면서 ‘서울시향 단원 여러분이 지난 10년 동안 이룩한 업적이 한 사람의 거짓말에 의해 무색하게 되어 가슴이 아프다’고 한 것은 저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다시 한 번 인격살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는 일부 시민단체가 정 예술감독이 업무비를 횡령한 의혹이 있다며 경찰에 고발한 사건에 대해서도 “수사에 적극 협조하라”고 덧붙였다. 함혜리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한 맺힌 할머니들 “끝까지 싸운다”… 정대협 “소녀상 계속 설치”

    한 맺힌 할머니들 “끝까지 싸운다”… 정대협 “소녀상 계속 설치”

    “우리에게는 묻지도 않고 왜 멋대로 ‘타결됐다’고 합니까. 이건 우리를 두 번, 세 번 죽이는 겁니다. 너무 분하고 억울하고 서럽습니다.” 30일 낮 12시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건너편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열린 올 마지막 수요집회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88) 할머니는 피를 토하듯 이같이 절규했다. 1211번째인 이날 집회에는 지난 28일 한·일 위안부 피해자 문제 협상 타결 이후 첫 번째 집회라는 의미가 더해졌다. 자리를 함께한 700여명의 시민, 학생 등 참석자들은 때로는 눈물로, 때로는 박수와 함성으로 이 할머니를 응원했다. 또 한 명의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88) 할머니가 이 할머니의 옆자리를 지켰다. 수요집회에 이렇게 많은 인원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관계자는 “보통 100명에서 200명 정도 오는데 위안부 협상이 타결된 직후 열린 집회여서 그런지 정말 많이 오셨다”고 말했다. 집회는 올 한 해 돌아가신 9명의 피해자를 기억하는 추모제 형식으로 진행됐다. “황선순 할머니, 이효순 할머니, 김외한 할머니….” 사회자가 한 분 한 분 이름을 부르며 기구했던 삶의 기록을 읽어 내려갔다. 곳곳에서 울음이 터져 나왔다. 이 할머니는 이틀 전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위안부 문제를 타결한 정부를 향해 “협상 전 아무것도 알리지 않았다. 이런 협상이 어디 있느냐. 우리 정부는 뭣하는 거냐”고 분노를 쏟아냈다. “끝까지 싸울 테니, 먼저 하늘에 가신 238명의 할머니 한을 풀 수 있게 여러분이 좀 도와주세요. 내 나이 여든여덟은 활동하기에 딱 좋은 나이입니다.” 박수가 쏟아졌다. 18명의 이화여고 합창단은 추모 공연 직후 각자 품고 있던 손팻말을 펼쳐 ‘굴욕 합의 반대한다. 할머니들 힘내세요’라는 문장을 만들었다. 시민과 학생들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아베와 일왕 무릎 꿇고 사죄하라’, ‘소녀를 지킵시다’라고 쓴 손팻말, 혹은 할머니의 영정을 품에 안은 채 집회에 동참했다. 윤미향 정대협 대표는 “평화비(소녀상)를 계속 설치할 것”이라면서 “앞으로 전국 각지의 평화비를 중심으로 릴레이 수요집회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과 유럽, 아시아의 시민단체와 연대해 위안부 문제를 풀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대학생 모임 ‘평화나비 네트워크’ 김샘 대표도 “28일 회담 결과를 듣고 2년간 매주 수요시위에 나왔던 저도 너무 마음이 아팠는데 25년간 싸우신 할머니들이 얼마나 마음 아프고 화가 나셨을지 모르겠다”며 “대학생들이 끝까지 할머니들과 싸워 갈 것”이라고 말했다. 돌아가신 할머니에게 헌화하는 것으로 집회가 마무리됐다. 참석자들은 질서 정연하게 줄을 서서 할머니 사진이 새겨진 현수막 앞에 꽃을 내려놓았다. 몇몇 시민과 학생은 여운이 채 가시지 않는지 소녀상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뉴스 분석] ‘위안부 협상’ 국내 현안으로…정부·靑 전방위 민심 달래기

    지난 28일 한·일이 일본군 위안부 협상을 타결하면서 이 문제가 ‘한·일 최대 외교 현안’에서 ‘국내 최대 정치 현안’으로 급부상했다. 한·일 간에도 풀어야 할 후속 조치들이 여전히 남아 있지만,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은 물론 국내의 일부 반대 여론을 설득하는 작업이 정부의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것이다. 이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모처럼의 성과가 반감되는 것은 물론 정치적 부담까지 커질 수 있다. 정부는 29일 전방위로 여론 설득 작업에 나섰다. 협상 주무부처인 외교부는 이날 차관들을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급파했다. 임성남 1차관은 서울 마포구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쉼터에서, 조태열 2차관은 경기 광주시 나눔의 집에서 할머니들을 만나 협상 결과를 설명했다. 임 차관은 “보시기에 부족함이 많겠지만 연휴 동안 저희도 계속 일하며 조금이라도 나은 방향으로 문제를 풀기 위해 노력했다”고 이해를 구했다. 청와대도 부산스럽게 움직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전날 한·일 외교장관 회담 직후 “대승적 견지에서 이번 합의를 이해해 주길 바란다”고 대국민 메시지를 전한 데 이어, 이날 정연국 대변인은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부 시민단체 등의 비판에 대해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 회복, 상처 치유 방향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확고한 원칙에 따라 이뤄졌다”고 맞섰다. 그럼에도 일부 반발 여론이 누그러지기는 쉽지 않다. 협상에 관한 비난은 조만간 잦아든다 하더라도 이후 실제로 소녀상 이전 협의와 그에 따른 이전 사업이 진행될 경우 논란은 다시 재점화될 가능성이 높다. 또 국제사회에서 위안부 문제 재론을 차단한 것도 이후 일본 측의 ‘망발’이 나올 경우 비난의 화살을 맞을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당장 위안부 자료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추진 사업부터 표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이 문제가 자칫 내년 4월 총선 이슈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민 정서상 민감한 문제인 만큼 언제든 정치적 논란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도 야당의 비판은 거셌다.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원내대표는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을 들어 “부녀가 대를 이어 일본에 면죄부를 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성실하고 속도감 있는 합의 이행이 반드시 이어져야 한다”고 후속 조치에 방점을 찍었다. 하지만 여당 내에서도 소녀상 이전 협상 등에 대해 ‘아쉽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와 여당의 협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협상 과정의 소통 부족으로 정부 여당에 불리한 면이 있지만 야당이 모멘텀을 이어 가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는 “너무 오래 끌다 마무리한 만큼 당장은 한·일 관계 개선 같은 식의 접근이 아니라 소외된 분들을 설득하고 적절한 조치를 해 나가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사설] 日 망동 없어야 위안부 합의 이행 가능하다

    한국과 일본 두 나라가 24년 묵은 난제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에 합의했지만 합의 이행 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특히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비롯한 국민 여론이 이번 합의에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기 때문에 일본 내 우익세력 등의 망동(妄動)이나 망언이 재발할 경우 양국 간 갈등의 새로운 불씨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잖아도 국내 시민단체와 야당을 중심으로 “법적 책임을 묻지 못했다”는 한계론을 제기하며 마뜩잖아하는 상황에서 합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드는 돌발적인 발언이나 행동이 나온다면 국내 여론은 급격히 악화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양국은 그제 외교 수장 간 담판을 통해 위안부 문제의 최종적, 불가역적 해결을 약속했다. 더이상 이 문제로 한·일 양국 관계가 훼손돼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 속에 그동안 양국 관계를 최악으로 몰고 간 위안부 문제를 이번에야말로 완전하게 해결하자는 절박한 심정이 담겨 있다고 본다. 물론 앞으로도 과거사나 독도 등을 놓고 양국 간 갈등은 수시로 돌출할 것이다. 그렇지만 적어도 위안부 문제만큼은 갈등 요소에서 제외되는 것이 이번 합의의 취지에도 맞다. 단 거기에는 엄연하고도 엄중한 전제조건이 달려 있다. 공동 기자회견문에 쓰여 있는 대로 일본 정부가 밝힌 조치들을 착실하게 이행해야만 하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위안부 문제가 ‘당시 군의 관여하에 다수 여성의 명예와 존엄에 깊은 상처를 입힌 문제’라는 점을 인정하고 책임을 통감했다. 또 아베 신조 총리는 총리 자격으로 피해자들에게 마음으로부터 사죄와 반성을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 예산으로 피해자 지원 계획을 명문화했다. 이 같은 조치들의 대전제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명예와 존엄을 회복시키고, 그들에게 입힌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데 있다. 단순히 선언과 지원으로 끝날 일이 아니다. 진정성 없는 사죄와 진심이 담기지 않은 지원은 피해 할머니들을 또다시 욕보이는 일이다.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동원 사실을 인정하고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그 같은 전쟁 범죄자들의 위패 앞에 지도자들이 머리를 조아리며 추모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 아닌가. 그런 일이 벌어지면 아베 총리의 사죄와 반성은 그야말로 말 따로, 행동 따로, 이율배반적인 거짓 선언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다. 여기에 위안부와 관련한 일본 정치인들의 망언이라도 나온다면 피해 할머니들과 우리 국민들은 정부를 상대로 합의 무효를 요구할 것이 뻔하고, 우리 정부로서도 불가역적 해결 약속을 지킬 도리가 없는 것이다. 벌써 암울한 전조들도 엿보인다. 아베 총리 부인인 아키에가 그제 야스쿠니 신사 참배 사실을 밝혔다. 양국 간 합의를 무색하게 한다. 보수층을 달랠 의도였다면 용납하기 어렵고, 그렇지 않다면 경거망동이다. 이 같은 일이 또 벌어지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우리 정부가 ‘외교적 담합’ 비난을 자초하면서까지 위안부 문제 합의에 몰두한 것은 그만큼 한·일 관계의 개선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런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망동과 망언이 재발해선 절대 안 된다.
  • “中1 시험 한 번 보라니… 1년 버리란 건가”

    내년부터 서울의 모든 중학교 1학년 교실에서 자유학기제가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상당수 학부모들이 자녀의 학력 저하를 우려하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지필고사가 1년에 한 차례만 치러지는 데 대해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학부모들은 진로를 탐색한다는 본래 취지는 좋지만 시험을 보지 않으면 자녀가 공부에 신경을 덜 쓰게 된다고 걱정했다. 강남과 비강남 지역의 학력 격차가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초등학교 6학년 딸을 둔 이모(45·여)씨는 29일 “요즘 목동 엄마들이 모일 때마다 입에 오르는 게 자유학기제”라면서 “서울시교육청 방안대로라면 면학 분위기가 잡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중학교 1학년 때 판판이 놀다가 2학년 올라가서 성적 보고 깜짝 놀라는 일이 있을까 봐 학원 공부에 더 신경을 쓴다”면서 “중학교든 고등학교든 결국 대입을 준비하는 과정인데 서울에 있는 중학생들에게 1년을 버리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학교 분위기 때문에 지난 11월 강동구에서 송파구로 이사 온 최모(40)씨도 불만을 드러냈다. 최씨는 “자유학기제가 도입돼도 고교 입시나 대학 입시가 바뀌지 않는 마당에 보내던 학원을 그만두게 할 리가 없다”고 했다. 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구본창 정책팀장도 “대학입시에는 변화가 없기 때문에 학부모의 우려는 그대로일 수밖에 없다”면서 “수능 영향력이 낮아지지 않는 한 불안심리를 떨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학부모 연수 등을 통해 장점에 대해 적극적으로 홍보하겠다”면서 “학생들이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키우고 진로를 탐구하는 시간으로 생각해달라”고 말했다. 이번 조치로 인해 강남 지역과 비강남 지역 간 학력 격차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교사들 모임인 좋은교사운동본부의 김진우 대표는 “개인 간 학력 격차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강남과 비강남 지역의 교육의 질은 차이가 커질 수 있다”면서 “균형을 맞추려면 낙후 지역에 대한 정부 지원이 더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개포동의 한 보습학원 관계자도 “강남 학부모들은 워낙 선행학습과 사교육에 열정적이어서 하던 대로 한다”면서 “중1 대비 선행학습반은 다른 겨울방학 때처럼 지금도 꽉 차 있다”고 전했다. 그는 “다른 과목 사교육이 줄어들 수는 있겠지만 영어, 수학은 공백이 있으면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기 어려워 자유학기제가 시행되더라도 사교육 수요는 여전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강남 외 지역의 사교육 업체는 학생 감소를 우려했다. 강북지역 보습학원 관계자는 “자유학기제 시범 학교가 인근에 있는데 수강생이 다소 줄었다”면서 “예전에는 시험기간 잠깐이라도 학원을 다니는 학생들이 있었는데 그 수요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한 맺힌 눈물의 2015 마지막 수요집회…“日범죄에 면죄부 준 굴욕협정”

    한 맺힌 눈물의 2015 마지막 수요집회…“日범죄에 면죄부 준 굴욕협정”

    “우리가 무슨 죄가 있습니까. 조선의 딸로 곱게 자란 죄밖에 없는데…. 끌고 가서 위안부를 만든 일본은 그 죄도 모르고 아직까지도 오리발을 내밀고 있습니다. 일본을 그냥 둬야 합니까.” 30일 낮 12시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건너편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올해 마지막 수요집회가 열렸다. 제 1211차 수요집회는 청소년·시민 등 700여명(경찰추산)이 참석한 가운데 올해 세상을 떠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아홉 분의 넋을 기리는 추모회로 진행됐다. 올해는 황선순·이효순·김외한·김달선·김연희·최금선·박유년·최갑순·박00 등 9명의 할머니가 사망해 현재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생존자는 모두 46명으로 줄었다. 추운 날씨에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88)·이용수(88) 할머니가 집회에 참석해 위안부 문제의 완전한 해결을 촉구하는 발언을 했다. 이 할머니는 “돌아가신 다른 할머니들의 한을 풀어 드리기 위해서라도 일본의 공식적인 사죄와 법적인 배상을 마땅히 받아야 한다”며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발언을 이어갔다. 하지만 일제의 만행을 증언할 땐 또다시 한 맺힌 눈물을 흘렸다. 이 할머니의 발언을 듣던 참석자들도 곳곳에서 훌쩍이며 함께 마음 아파했다. 이 할머니는 이틀 전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위안부 문제를 타결한 우리 정부를 향해 “협상 전 아무것도 알리지 않았다. 어떻게 이런 협상이 있느냐. 우리 정부는 뭣 하는 거냐. 너무 분하고 억울하고 서럽다”고 분노를 쏟아냈다.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대학생 모임 ‘평화나비 네트워크’ 김샘 대표도 “12월 28일 회담 결과를 듣고 2년간 매주 수요시위에 나왔던 저도 너무 마음이 아팠는데, 25년간 싸우신 할머니들이 얼마나 마음 아프고 화가 나셨을지 모르겠다”며 “대학생들이 끝까지 할머니들과 싸워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단에 오른 이화여고 학생들도 “24년째 용기를 내 활동하시며 여성의 아픔을 따뜻하게 보듬어주시는 할머니들이야말로 살아있는 역사교과서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도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고 올바른 사실을 알려가겠다”고 말했다. 집회를 주최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윤미향 대표는 “정대협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세계행동을 시작할 것”이라며 미국, 유럽, 아시아에 있는 국제시민단체와 함께하는 연대체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정 대표는 또 국내 시민사회·전문가·시민이 참여하는 조직을 만들고, 전국 각지에 세워진 평화비 앞에서 매주 릴레이 수요시위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정대협은 이날 성명서에서 “한일 정부는 졸속 합의를 즉각 취소하고 피해자들의 요구에 귀 기울여 피해자들이 수용할 수 있는 올바른 방법으로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평화나비 네트워크 등 대학생·청년 단체들은 집회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할머니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고 명예가 지켜진 합의가 아니라 일본의 명예만 지켜진 굴욕적인 한일 정부 간 합의를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주의국민행동, 역사정의실천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들도 같은 곳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이번 합의는 전적으로 일본의 요구를 받아들이고 국가의 이름으로 일본의 범죄에 면죄부를 내준 굴욕적인 제2의 한일협정”이라며 협상 폐기를 촉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일 위안부 타결 이후] “소녀상 합의했더라도 강제 철거 쉽지 않다”

    [한·일 위안부 타결 이후] “소녀상 합의했더라도 강제 철거 쉽지 않다”

    지난 28일 한·일 양국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합의를 도출했지만 서울 종로 일본대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 이전 문제 등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일본 측이 “소녀상이 이전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밝히고, 윤병세 외교부 장관도 “가능한 대응 방향에 대해 관련단체와 협의해서 적절히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29일 법조계와 종로구 등에 따르면 소녀상이 자리한 일본대사관 맞은 편 도로는 국가가 아닌 지방자치단체 소관이다. 해당 지자체인 종로구는 이런 이유로 소녀상이 건립될 당시인 2011년 12월 주무관청인 여성가족부의 요청에 따라 설치를 허가했다. 이 때문에 ‘소녀상은 불법 시설물’이라는 일본 우익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종로구청 관계자는 “소녀상 자체가 불법 시설물이 아닌 만큼, 소녀상의 설치 주체인 시민단체가 직접 철거나 이전에 들어가지 않는 한 지자체가 철거할 권한은 없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한·일 양국의 합의가 어떻게 이뤄졌는지에 상관없이 소녀상의 철거가 현실화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도권 지역 부장판사는 “조약 등은 국가 사이에서 효력이 발생하지만 입법 등 후속 작업이 없으면 국민은 이에 대한 의무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판사 출신 변호사도 “빈 협약 제22조는 ‘주재국 정부가 공관의 품위 손상을 방지할 의무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일종의 역사적 상징물인 소녀상이 여기에 해당하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내놓을 10억엔(약 97억원)의 위안부 지원재단 지원금의 성격을 놓고도 앞으로 논란이 일어날 수 있다. 불법 행위에 따른 ‘배상’이 아닌 ‘보상’ 성격의 위로금에 가까울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국제법 전문가인 이장희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일본은 기자회견을 통해 일관되게 법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면서 “정치·외교적 교섭의 결과인 지원금은 법적 책임을 지우게 되는 배상과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알코올중독예방치유법 제정으로 음주문화 개선 나서야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음주로 인한 경제, 사회적 비용이 연간 2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주 관련 질병 진료비의 경우 2007년 1조 7057억원에서 2011년 2조 4336억원으로 급증했고, 2011년도 보건복지부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20세 이상의 국민을 기준으로 알코올중독자가 13.4%, 약 512만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중증 알코올중독으로 분류되는 ‘알코올의존’은 5.3%로 무려 203만명에 해당한다. 중독예방시민연대 김규호 대표는 “우리나라는 음복문화, 회식문화 등 사회적으로 음주에 관대한 분위기가 만연해 있다. 때문에 음주의 폐해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도 부족한 편”이라고 지적하며 “폭행, 가정폭력, 성범죄, 음주운전 등 형사처벌형 범죄의 원인이 될뿐만 아니라, 직장과 가정 내 갈등, 건강상실로 인한 수명단축과 의료보험료 증가 등 알코올중독으로 인한 음주폐해가 사회 곳곳에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다음 세 가지 내용이 포함된 ‘알코올중독예방치유법’ 제정을 통해 음주문화 개선을 위한 조치들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첫째로 주류산업체들이 년 수익의 0.5%를 분담하여 ‘알콜중독예방치유분담금제’를 시행해야 한다. 이미 도박중독분야에서는 학계와 관련시민단체들의 적극적인 노력에 힘입어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을 제정한 결과 2013년부터 강원랜드, 마사회 등 사행산업체가 순매출 0.5%를 의무적으로 부담하게 하는 ‘도박중독예방치유분담금제’를 실시 중이다. 이에 따라 도박중독예방 전문기관인 한국도박문제관리센타가 신설되어 도박중독 예방치유 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둘째로 청소년들의 알코올중독을 예방하기 위한 교육도 시급하다. 알코올중독으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중독자들의 실태를 알려주고, 음주폐해로 인한 사회적 손실이 매우 크다는 것을 인식시켜야 한다. 또한 알코올중독을 피할 수 있는 행동지침과 알코올중독치료방법에 대해서도 교육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학교에서 알코올중독예방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하며, 대한보건협회 등의 유기적인 공조를 통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공익광고를 포함한 전방위적인 캠페인을 벌여야 한다. 셋째로 알코올중독예방치유 정책들이 유기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알코올중독예방치유위원회’가 신설돼야 한다. 원활한 정책운영을 위해 정부, 국회, 학계, 시민단체, 종교계 등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국가적인 협의기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복지부 산하의 ‘파랑새포럼’을 법정기구인 ‘알코올중독예방치유위원회’로 격상시켜 전방위적인 활동을 맡겨야 한다. 필요하다면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와 같이 국무총리 직속기관으로 포함시켜 관련부처들의 협의를 이끌어내는 것도 방법이다. 김 대표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도록 하는 것이 국가의 책무이며 이를 위한 법률을 제정하고 정책을 집행하는 것이 국가의 역할”이라며 “정부와 국회는 알코올중독과 음주폐해로 인한 사회적 손실과 수명을 단축시키고 있는 국민들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좀 더 적극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정부와 학계, 시민단체, 종교단체들과의 유기적인 공조활동을 통해 ‘알코올중독예방치유분담금제’를 골자로 하는 ‘알코올중독예방치유법’을 반드시 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일 오늘 ‘위안부 담판’] 日 “소녀상 이전 검토” 韓 “저의가 뭐냐”… 위안부 해법 ‘온도차’

    2015년을 사흘 남겨두고 28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의 ‘담판’을 위한 한·일 외교장관 회담이 전격 개최되지만 협상 파트너인 한·일 양국 간 보조가 어긋나고 있다. 일본 측은 정부 협상안을 잇따라 노출하며 우리 정부에 협상 타결을 압박하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협상 원칙을 재확인하고 신중론을 내세우며 일본 측 행태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이처럼 양국 간 ‘신경전’이 고조되면서 자칫 이번 회담이 실속 없이 마무리될 경우 추후 협상마저 동력을 잃게 될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일본에서는 지난 24일 아베 신조 총리가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에게 방한을 지시한 이래 성탄절 연휴 동안 계속해서 언론을 통해 위안부 협상안이 쏟아져 나왔다. 협상 파트너인 우리 정부가 28일 외교장관 회담 개최 사실만을 짧게 발표한 것과 대조적이다. 심지어 국민 여론에 민감한 위안부 소녀상의 이전 문제가 거론되고 협상 최종 타결을 전제로 한 한·일 정상회담 시기와 장소까지 특정되자 우리 정부는 일본 측에 공식 항의했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6일 기자들에게 “아직 외교장관 회담이 개최되지 않아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본 측으로부터 계속 터무니없는 언론 보도들이 나오고 있다”며 “우리 정부는 이런 행태를 보이는 일본 측의 저의가 무엇인지, 과연 진정성 있는 자세를 갖고 이번 회담에 임하려고 하는지 강한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정부가 외교부 대변인 실명으로 협상 상대국에 공개 항의를 한 것은 이례적이다. 위안부 국장급 협의의 대표인 이상덕 외교부 동북아국장도 같은 날 주한 일본대사관 관계자를 불러 이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이런 상황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27일 한·일 청구권협정에 대해 ‘입장 불변’을 강조한 것은 일본 측에 대한 ‘반격’으로 이해된다. 일본은 계속해서 위안부 문제에 대한 법적 책임은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소멸됐다고 주장하며 도의적·인도적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 여기다 이날 일본 산케이신문이 이번 회담의 합의 조건으로 일본이 ‘한·일 청구권협정 재확인’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하자 윤 장관이 아예 쐐기를 박은 것이다. 우리 정부는 위안부 문제는 반인도적 불법행위로 한·일 청구권협정에 의해 해결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날 열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12차 국장급 협의에서도 법적 책임 문제 등을 두고 양국 간 신경전이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우리 정부는 기존 원칙에 따라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을 명확히 하고, 책임 인정 시 피해자들의 명예 회복, 상처 치유 이행 등을 담보할 수 있는 방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28일 외교장관 회담 및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이 부분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정부 안팎에서는 양국 외교장관이 이에 대해 일정 부분 합의를 이뤄내더라도 위안부 문제의 최종 해결은 당장 쉽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위안부 문제를 정부 차원의 ‘결단’으로 조속히 마무리하려는 일본 측과 달리 우리 정부로서는 정부 입장 외에 피해 당사자 할머니들, 관련 시민단체 및 국민 정서까지 모두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원덕 국민대 국제학부 교수는 “외교장관 회담에서 일정한 합의에 도달한다고 해도 이게 최종적으로 납득될 수 있는 것인지는 피해자나 국민들의 수용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합의 타결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상황에 회담이 결렬되면 한동안 위안부 문제는 표류하게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누가 김노인을 죽였나] 3년차 朴대통령 노인 공약 성적 50점… 보수성향 단체도 “기초연금 후퇴

    [누가 김노인을 죽였나] 3년차 朴대통령 노인 공약 성적 50점… 보수성향 단체도 “기초연금 후퇴

    선거 유세 때마다 등장하는 노인 공약이 선거만 끝나면 슬그머니 사라지는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노인 유권자 비중이 늘어 정치권에 ‘노인을 잡아야 당선된다’는 불문율이 생기면서 선거판에는 노인을 향한 선심성 약속이 넘쳐 난다.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된 2012년 대선 역시 예외는 아니다. 임기 3년이 지난 지금 현 정권의 노인 공약 이행 성적표는 어떨까. 서울신문이 27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내가만드는복지국가(복지국가), 바른사회시민회의(바른사회) 등 중도와 진보, 보수 성향의 시민사회단체 3곳에 의뢰해 박근혜 정권의 노인 공약 이행 점수를 매겨 보니 평균 50.8점(완전이행률 23.3%)에 불과했다. 평가는 박 대통령의 노인복지 공약 10개를 이행 수준에 따라 ▲미이행(0점) ▲후퇴이행(2.5점) ▲이행중(7.5점) ▲완전이행(10점) 등 4단계로 나누고 점수를 합산해 100점 만점으로 계산했다. 단체별로는 복지국가가 47.5점(완전이행률 0%)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줬고 경실련 50.0점(40%), 바른사회 55.0점(30%)으로 평가했다. 박 대통령의 핵심 노인 공약이었던 ‘기초연금 도입’은 세 단체 모두 후퇴이행으로 평가했다. 박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 65세 이상 모든 국민에게 2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했지만 당선 9개월 만에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만 기초연금을 주고 액수도 20만원 정액이 아닌 국민연금 가입 기간에 비례해 차등 지급하기로 수정했다. 박 대통령은 2013년 9월 공약 축소에 대해 두 차례 사과했다. ‘신체장애가 있는 차상위계층과 독거노인에게 장기요양보험을 제공하겠다’고 한 공약 역시 세 단체 모두 “전혀 이행되지 못했고 앞으로 할 의지조차 없다”고 평가했다. 노인 일자리 사업 공약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선거 당시 박 대통령은 “노인 일자리 참여 수당을 현행 월 20만원에서 단계적으로 인상하고 참여할 수 있는 기간도 7개월에서 12개월로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대해 복지국가와 바른사회는 “수당 인상이 이뤄지지 않았고 12개월 연장 약속은 9개월로 축소됐다”며 후퇴이행으로 평가했다. 반면 경실련은 “수당을 단계적으로 인상하겠다고 약속했고 노인 일자리 종합계획을 세워 집행하고 있기 때문에 완전이행으로 봐야 한다”고 답했다. ‘신체장애가 있는 치매 환자에게 노인장기요양보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공약에 대해서는 세 단체 모두 ‘공약을 완전이행했다’고 봤다. 노인 공약이 지켜지지 않은 건 현 정권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가 노인들의 씹는 불편을 없애겠다며 ‘틀니 비용 등을 보조해 주겠다’는 약속은 김영삼 전 대통령을 시작으로 노무현·이명박 전 대통령이 공약했지만 지켜지지 못했다. 노 전 대통령은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를 마련하고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화위원회를 설치했지만 ‘노인 일자리 50만개를 만들겠다’는 공약은 절반도 지키지 못했다. 이 전 대통령도 노인복지 예산을 대폭 늘렸지만 노인장기요양보험 개혁 등 질적 개선은 크게 이루지 못했다. 정창수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정책을 보고 투표를 해야 하는데 노인들이 지역감정 등 다른 기준이나 감성에 휩쓸려 투표하기 때문에 정치인들이 의례적인 공약을 쏟아 낸다”며 “인기 영합적 공약에 휘둘리지 말고 노인 스스로를 위한 합리적 선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기획팀 tamsa@seoul.co.kr 유영규 팀장 whoami@seoul.co.kr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기고] 공공 PR, 공보에서 소통으로/정은영 문화체육관광부 여론과장

    [기고] 공공 PR, 공보에서 소통으로/정은영 문화체육관광부 여론과장

    공공PR에 새바람이 분다. 평범한 대학생들이 취업·창업 지원 정책을 알리기 위해 청년의 눈으로 재기발랄한 아이디어를 실행한다. 일·가정 양립정책을 홍보하기 위해 현대미술 작가는 예쁘게 시간표를 만들고, 가족들은 그 시간표를 인터넷으로 내려받은 후‘가족행복 시간표’를 만든다. 창조경제·공공개혁 등 핵심 개혁을 홍보하기 위해서, 정부가 나서서 의견을 묻기보다 학회·시민단체 등과 협업을 통해 공공의 지혜를 구한다. 한마디로 정부가 일방향으로 언론매체를 통해 정책정보를 전달하는 ‘공보’에서 수요자의 참여, 다양한 민간자원과의 협업을 통한 ‘쌍방향 소통’으로 홍보 방식을 전환하고 있는 것이다.  소통을 통해 우리는 누군가를 유혹할 수 있어야 한다. 아주 은밀하게 정보를 받아들이는 국민의 의식구조를 변화시키고 생각에 영향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공공PR의 관점에서 무엇으로 국민을 유혹할 것인가? 올해 발간된 책 ‘대중유혹의 기술’(오정호 지음, 메디치미디어)을 보면 ‘대중의 무의식을 이용하라’는 조언이 나온다. 케이블 방송 시청률의 새 역사를 쓰고 있는 ‘응답하라 1988’처럼 대중이 함께한 기억, 상처, 욕망을 자극하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국민들을 유혹할 수 있는 무의식은 무엇일까. 그것은 2004년 월드컵 때 ‘대한민국’의 함성으로 우리가 하나 되어 설렜던 것처럼, 우리 공동체 구성원들이 ‘공유할 수 있는 꿈’일 것이다.  세계 11위의 경제 규모를 자랑하고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바라보는 우리나라. 공무원인 나와 국민을 설레게 하는 꿈은 무엇일까? 세계에서 1인당 GNP가 가장 높은 잘사는 나라일까? 아니면 가난하지만 행복지수 1위라는 부탄과 같은 나라일까? 올해의 흥행작 ‘베테랑’의 인상적인 대사가 떠오른다. 형사 서도철의 아내가 명품백 뇌물을 뿌리친 후 경찰서로 서도철을 찾아와 했던 말이다. “잘살지는 못하더라도 쪽팔리게 살지는 말자”고. 영화는 물질 만능주의시대에 돈과 대비되는 가치로서 ‘쪽’을 이야기한다. 나는 그 한마디에 단박에 유혹당했다.‘쪽’은 얼굴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긴 하지만, ‘쪽팔리지 않게’라는 어구 속에는 인간으로서 부끄럽지 않게 참되게 살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쪽’이라는 단어가 1300만명을 기쁘게 했던 것처럼, 우리 국민들도 이제 품격, 국격 등의 단어에 흔들릴지 모른다. 그것이 우리를 꿈꾸게 할지 모른다. 백범 김구 선생은 ‘나의 소원’에서 “우리가 꿈꾸는 나라는 부국도 아니요, 강국도 아니요, 문화로 아름다운 나라”라고 말씀하시지 않았던가. 품격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고 우리나라를 다른 나라 사람들이 와서 살고 싶어 하는 나라로 만들 수 있다. 품격은 이벤트나 이미지로, 선전과 홍보로 높아지는 것이 아닐 것이다. 품격은 정책의 방향이자 미래 트렌드이다. ‘품격의 대한민국’이라는 꿈을 갖고, 그대(국민)를 유혹하기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공공소통의 시대, 공무원으로서의 밥값이다.
  • 충북, 문장대온천개발 저지 고삐 죈다

    충북도가 도민들의 식수원 오염이 우려되는 경북 상주의 문장대온천 개발을 저지하기 위해 내년에도 다양한 활동을 벌인다. 28일 도에 따르면 대구지방환경청이 문장대 온천·관광휴양지 개발 지주조합이 제출한 온천 개발 관련 환경영향평가서를 지난 8월 반려했다. 개발지 인근인 충북 괴산지역에 공람게시판을 설치하지 않았고, 객관적인 환경영향 분석이 부족하다는 게 반려의 이유였다. 하지만 지주조합이 지적사항을 보완해 다시 환경영향평가서를 제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주조합은 현지 조사차 상주지역을 방문한 중앙분쟁조정위원회에도 재추진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장대온천 개발을 둘러싼 양 지역의 정면충돌이 또다시 예고된다. 이에 도와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범도민대책위원회는 이날 전략회의를 갖고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대응방안을 찾아 저지운동에 나서기로 했다. 우선 범도민대책위원회 운영위원회를 월 1회로 정례화하고 온라인소통채널을 구축하기로 했다. 특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문장대온천의 낮은 수온, 과다한 불소 농도 등 저질 온천수라는 점을 적극 홍보하는데 주력하기로 했다. 또한 온천개발을 위한 온천수 온도 규정을 현행 ‘25도 이상’에서 상향하고, 온천개발 시 피해주민들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온천법 개정도 추진하기로 했다. 무분별한 온천개발을 막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교수, 변호사, 법무담당 공무원 등으로 구성된 법률대응팀을 구성하기로 했다. 대책위는 달천을 보호하기 위해 주민 200여명으로 하천돌봄이와 하천관리단을 구성하는 등 주민참여형 공동체활동도 벌일 예정이다. 도민들의 식수원인 달천은 문장대온천 개발 시 상업시설 등에서 흘려보낸 오·폐수로 오염이 불가피한 하천이다. 백두대간을 넘는 상생화합 프로젝트도 추진키로 했다. 백두대간을 매개로 충북 충주와 괴산, 경북 상주와 문경 등이 공동프로젝트를 추진하며 화해분위기를 조성, 문장대온천 개발중단을 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염우 범도민대책위 기획위원장은 “온천지구가 남아 있는 한 토지소유주인 지주조합들이 온천개발사업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신속하고 집중적인 대응을 통해 온천개발을 저지하겠다”고 말했다. 문장대온천개발은 2003년과 2009년에도 추진됐으나 충북의 거센 반발, 개발이익보다 환경피해가 크다는 대법원 판결 등으로 무산됐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정명훈 부인 ‘폭로전’ 개입… 서울시향 또 파문

    정명훈 부인 ‘폭로전’ 개입… 서울시향 또 파문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의 내분에서 비롯된 폭로와 고소 등의 파문이 반전을 거듭하고 있다. 박현정(53) 전 대표에 대한 성추행 등의 의혹이 제기된 지 1년 만에 경찰에서 피해자와 가해자가 뒤바뀐 가운데 정명훈(62) 서울시향 예술감독의 부인 구모(67)씨가 직접 개입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자신을 음해한 세력의 배후에 정 감독이 있다는 박 전 대표 주장에 대한 경찰의 직접 수사가 불가피해졌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27일 정 감독의 부인 구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지난 21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앞서 정 감독의 비서 백모(39·여)씨도 같은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이 정 감독의 최측근을 수사선상에 올리면서 정 감독에 대한 조사도 곧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구씨는 ‘박 대표가 성추행, 성희롱, 폭언을 일삼았다’는 내용의 호소문을 작성하고 배포하도록 백씨에게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백씨는 구씨의 지시를 인터넷 채팅방을 통해 다른 직원들과 공유했고, 직원 17명은 지난해 12월 2일 호소문을 발표하며 박 대표의 퇴진을 요구했다. 경찰은 앞서 박 전 대표를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곽모(39)씨 등 직원 10명을 입건해 호소문 작성 배경과 유포 경위에 대해 집중적으로 수사를 벌였다. 박 전 대표와 직원 간 일대일 대질신문도 벌였다. 경찰 관계자는 “서울시향 사무국 직원들에 대한 조사에서 구씨에 관한 진술이 나왔다”고 말했다. 구씨는 지난해 논란이 벌어진 직후 출국해 줄곧 프랑스에 거주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백씨도 최근 출산을 한 뒤 병원에 입원해 있는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외국에 체류 중인 구씨가 귀국해 자진 출석하기를 기대한다”면서 “비서 백씨도 병원에 입원 중이라 당장 조사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지난 26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일 수교 50주년 기념 콘서트에서 서울시향과 도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지휘했다. 정 감독의 업무비 횡령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 종로경찰서는 2006~2010년 정 감독의 항공 이용 내역을 검토 중이다. 앞서 시민단체 사회정상화운동본부는 정 감독이 서울시향으로부터 항공료 1억여원을 부당 지급받았다며 횡령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서울시향 사태는 지난해 12월 서울시향 직원들이 박 전 대표의 성희롱, 성추행, 막말을 주장하는 호소문을 발표하며 시작됐다. 직원들은 박 전 대표의 퇴임을 주장했고 서울시 시민인권보호관이 박 전 대표의 막말과 성희롱이 사실이라며 징계를 권고하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박 전 대표가 사임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지난 8월 경찰이 박 전 대표를 무혐의로 결론지으면서 반전을 맞았다. 경찰은 오히려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곽씨에 대해 지난달 명예훼손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법원은 영장을 기각했다. 서울시향은 28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정 감독과의 재계약 여부를 결정한다. 지난 8월 정 감독이 재계약 의사가 없다고 밝혔던 것을 서울시향과 서울시가 극구 만류해 재계약이 추진됐다. 그러나 이번에 정 감독 부인의 폭로 사주 혐의가 드러나면서 이사회의 향배를 가늠할 수 없게 됐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日언론 “한국 정부, 일본대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 이전 검토”

    한국 정부가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된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오는 28일로 예정된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타결을 위한 교섭에 진전이 있으면 소녀상을 이전하는 방향으로 관련 시민단체를 설득한다는 내용이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26일 한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한국 정부가 28일 예정된 윤병세 한국 외교부 장관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의 회담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타결을 위한 교섭에 진전이 있으면 소녀상을 이전하는 방향으로 관련 시민단체를 설득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타결 조건으로 소녀상 철거를 요구하고 있으며, 소녀상을 옮길 후보지로는 서울 남산에 설치 예정인 추모공원 ‘위안부 기억의 터’ 등이 부상하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이 신문은 한국 정부가 소녀상을 옮기는 장소를 일본군 위안부 관련 시설로 한다는 점을 토대로 시민단체를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상임대표는 지난달 22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소녀상은 ”(한국) 정부가 철거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정대협이 철거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면서 “소녀상 철거 요구가 일본 측에서 공공연히 나오는 것은 위안부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없는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소녀상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1000회를 맞은 2011년 12월 정대협이 중심이 된 시민 모금으로 설치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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