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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개천문화대축제’ 온택트 개막…지구촌에 뿌리 내린 한국 정신문화

    우리 역사의 뿌리와 건국이념을 되새기고, 이를 나침반으로 21세기 지구촌 상생(相生)의 길을 모색하는 이색 국제행사가 열린다. 역사문화운동 시민단체인 ㈔대한사랑이 오는 15일 개최하는 ‘2020세계개천문화대축제’로, 전 세계에서 참여할 수 있는 온택트 이벤트로 진행한다.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 STB상생방송 메인홀에서 진행되는 행사는 전체 2부로 짜여진다. 1부 ‘신시개천(神市開天)을 말하다’에선 한국·한국인의 시원역사와 뿌리를 밝히고 그 건국이념과 개천정신을 돌아본다. 2부 ‘이제 다시 개천을 선포하라’에선 동방의 원형문화와 동학정신으로 지구촌 인류가 안고 있는 문제들에 대한 해법을 제시한다. 대한사랑 상임고문인 안경전 STB상생방송 이사장의 특별강연과 함께 가수 김연자, 록밴드 크라잉넛, 케이팝 댄스팀이 무대를 꾸민다. 행사가 열리는 대전 현장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기본으로 각종 방역지침을 철저히 지켜 지정 좌석제로 진행한다. 대한사랑 측은 “케이팝부터 최근 K방역까지 지구촌 한류 열풍의 에너지를 한민족 역사와 정신문화의 본바탕인 개천(開天) 정신에서 찾을 수 있다”면서 “이번 행사가 기존 대중문화 한류를 넘어 우리 정신문화의 뿌리와 깊이를 알리고 확산시키는 큰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eoul.co.kr
  • 사찰 불태운 혐오·증오의 불씨, ‘차별금지법’ 도화선에 옮겨붙다

    사찰 불태운 혐오·증오의 불씨, ‘차별금지법’ 도화선에 옮겨붙다

    경기 남양주 수진사에서 발생한 방화 사건을 둘러싸고 논쟁이 확산하고 있다. 지난달 14일 새벽 개신교인으로 밝혀진 여성이 수진사에 들어가 불을 질러 건물 일부가 전소된 사건이다. 조계종을 비롯한 불교계는 ‘더이상 참사가 없어야 한다’며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개신교계는 잇따라 사과하고 나섰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면서 수진사 방화 사건이 차별금지법 제정의 도화선으로 작용할지 관심이 쏠린다. 불교계는 이번 사건에 대해 “개신교인들에 의한 사찰 방화와 훼손을 더이상 좌시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연신 쏟아내고 있다. 실제로 개신교인에 의한 사찰 훼손 사건은 과거에도 빈발했다. 2016년 1월 경북 김천에서는 자신을 기독교인이라고 밝힌 60대 남성이 가톨릭 성당과 사찰에 진입해 성모상과 불상 등을 훼손했다. 1998년 6월엔 제주 원명선원 대웅전 불상 750여구를 훼손하기도 했다.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는 수진사 방화 사건 즉시 성명을 내고 “개신교의 지도자와 목회자들은 신자들의 이 같은 반사회적인 폭력행위가 개신교 교리에 위배된다는 점을 명확하게 공표해 신자들을 올바로 인도해야 할 책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불교 장자 종단이 타 종교의 훼불 사건에 정색하고 목소리를 높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수진사 측도 “개신교 전체의 의식에서 나온 사건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개신교가 잘못된 한 사람으로 인해 전체 종교관이 훼손되지 않도록 힘써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총무 이홍정 목사)가 한국교회 연합기관을 대표해 가장 먼저 사과 입장을 밝힌 데 이어 개신교계의 사과가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NCCK는 “기독교인이라는 정체성을 함께 공유하고 있는 예수 그리스도의 지체로서, 이번 일로 모든 불교 신자와 지역주민께, 그리고 관련 당국에 다시 한번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2016년 개운사 방화 사건 당시 불교계에 참회하며 복구 비용 모금을 펼쳤던 손원영 서울기독대 교수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불자들을 향한 사과문을 게재했다. 개신교 시민단체 평화나무 대표는 “수진사 복구를 위한 모금운동을 전개하겠다”고 했다. 종전 개신교 신자들에 의한 불교 침해 사건에 개신교계가 덤덤한 반응을 보이던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특히 잊을 만하면 반복되는 개신교 신자 훼불 행위의 근본적인 원인을 되짚고 진정한 종교평화로 나아갈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를 따지는 개신교계의 움직임에 이목이 모인다. 최근 개신교계의 자성과 다짐을 천명하고 나선 ‘2020 다시희망’은 “혐오와 차별을 정당화하는 가르침이 기독교적 가치와 동행할 수 없음을 분명하게 선언하며 잘못된 개신교회의 행동들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선언해 주목된다. 개신교계의 이 같은 입장 발표는 국회 주도로 추진하는 차별금지법 제정과 관련한 움직임으로도 번질 수 있다.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는 수진사 방화 같은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한 정당한 공권력 행사와 함께 정치권에 차별금지법의 조속한 제정을 촉구했다. ‘절대 불가’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보수 개신교계의 대응이 어떨지 관심이 쏠린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1조원 투입 영주댐 녹조·균열… 방류 싸고 ‘제2의 4대강’ 갈등

    1조원 투입 영주댐 녹조·균열… 방류 싸고 ‘제2의 4대강’ 갈등

    낙동강 지류인 경북 영주 내성천(108.2㎞) 상류 52㎞ 지점에 건설된 영주댐을 둘러싼 지역 갈등이 심각하다. 영주댐은 갈수기 낙동강 수질 개선을 위한 하천유지용수 공급과 하류 하천 홍수피해 경감 등을 위해 건설됐다. 2009년 착공해 1조 1030억원을 들여 2016년 댐 건설공사가 마무리됐다. 전체 사업기간은 2020년이나 문화재 이설 등 부대공사가 늦어지면서 1년 연장됐다. 그러나 4대강 사업으로 추진된 영주댐은 상류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 유입에 대한 예측 실패로 녹조 문제가 심각해 정상적인 담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댐에 일부 균열이 발견되고 수질개선제 사용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지역 시민단체는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시민·사회단체들은 방류, 나아가 철거를 주장하는 반면 지역주민들은 댐 활용을 요구하며 방류를 막고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환경부는 지난 1월 영주댐 처리방안 마련을 위해 각 분야 전문가와 주민, 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했다. 협의체는 영주댐 모니터링과 수질·수생태계·모래상태, 댐안전성 등을 연계 조사한다. 나아가 영주댐 처리원칙과 절차, 공론화 방안 등을 제시할 계획이다. 보 처리 등 4대강 자연화 논란이 영주에서 재연되고 있다.●댐 상류지역 ‘흰수마자’ 사실상 멸종 영주댐 논란은 댐 건설 후 내성천에 살던 토종 물고기 ‘흰수마자’가 사라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국적인 관심을 받게 됐다. 흰수마자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Ⅰ급)이자 내성천 생태계를 대표하는 깃대종이다. 댐 공사 완료시점인 2015년부터 댐 상류에서는 아예 발견되지 않고 있다. 댐 하류지역도 2016년 492마리, 2017년 184마리에 달했으나 2018년 9마리, 2019년 15마리로 급감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댐 건설이 진행된 2014년 이후 1만 5000마리의 치어를 방류해 증식·복원을 시도했지만 성과가 떨어진다. 다만 낙동강에서 흰수마자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단언할 수는 없는 상황이어서 추가 관측이 필요하다. 내성천에서 흰수마자 개체수가 급감한 것은 모래의 입도(굵기) 변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흰수마자는 바닥이 모래이고, 흐름이 비교적 빠른 여울이 있는 얕은 물에서 산다. 지난해 수공이 흰수마자의 서식 환경인 2㎜ 미만 모래를 조사한 결과 댐 건설 전인 2015년과 비교해 1㎜ 미만 모래는 30%, 2㎜ 미만 모래는 12% 각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주댐 건설로 상류에서 내려오던 고운 모래가 막히면서 굵은 모래만 남게 됐다. 더욱이 상류는 수심이 깊어지면서 서식지가 사라졌고 하류는 하천 시설물로 회유로가 차단되면서 산란 후 서식지로 되돌아오지 못하게 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강은미 정의당 의원은 지난달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수공에서 올해 5·9·10월 세 차례 내성천 9개 지점과 낙동강 본류 1개 지점에서 흰수마자 서식 여부를 조사했지만 한 마리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환경단체는 댐 건설에 따른 하류 ‘육상화’를 우려하고 있다. 물의 양이 줄어 하천 폭이 좁아지면서 하천 내에 수목이 자라는 현상이다. 수면 면적이 감소해 작은 통로가 생기면 유속이 빨라져 어류 등의 서식지가 감소하는 등 생태계 변화가 불가피하다. 수질 측면에서도 하천의 오염물질 자정 작용이 떨어지게 된다. 다만 갈수기 낙동강 유량이 부족할 때 영주댐을 통해 초당 17t 방류 시 낙동강 하류에서 생화학적산소요구량(BOD)이 0.2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기에 따라 영주댐의 ‘명과 암’이 엇갈리며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영주댐협의체 간사인 이준경 한국강살리기네트워크 운영위원장은 10일 “상류 오염원 제거 대책 없이 추진된 결과가 댐을 ‘무용지물’로 만들었다”며 “농업용수 취수가능 수위로 낮추면 녹조 발생이 늘고 결국 낙동강에서 가장 오염된 물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주민·지역단체 ‘방류·철거 지지’ 농성 영주댐 갈등은 지난해 9월 3차 담수가 이뤄지면서 촉발됐다. 2016년 1차 담수는 상류의 평은리교 교량 공사를 위한 수위 하강이 필요해 방류했다. 2차 담수는 2017년 7월 진행됐지만 심각한 녹조가 발생하자 방류 결정이 내렸다. 3차 담수는 설비 부하시험과 방류를 통한 댐안전성·수질·모래 이동 등을 검증하기 위해 추진됐다. 영주댐협의체 소위원회는 지난 9월 21일 모니터링 용역 필요성을 반영해 10월 15일부터 80일간 수심 1m 이내를 유지할 수 있도록 초당 50t을 방류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방류 결정에 주민들은 “사전담수 방류는 댐을 철거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며 반발했다. 주민과 지역단체들은 방류를 막겠다며 지난달 12일부터 댐 하류 500m 지점에 텐트와 천막 등을 설치하고 점거 농성에 들어갔다. 강성국 영주댐수호추진위원장은 “상수도 공급 목적이 없기에 지역 관광자원 및 농업용수 공급 등 다양하게 활용하자는 게 주민들의 뜻”이라며 “댐을 가동하며 생태계 복원 등을 병행할 수 있기에 철거를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2차 담수 방류 후 3차 방수가 이뤄진 지난해 9월까지 1년 6개월간 바닥을 드러낸 흉물스러운 모습을 확인한 후 주민들은 방류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수상레포츠단지 개발과 용수 공급에 수천억원의 예산을 들인 영주시와 지방의회도 주민들의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지자체는 방류가 불가피 시 농업용수 취수가능 수위인 담수율 33%(149m) 유지를 요구하고 있다. 시민사회와 환경단체 등은 댐 철거라는 원론에는 공감하나 각론에서 ‘인식차’를 드러낸다. 생태지평 등은 조속한 방류를 주장하는 반면 내성천보존회는 댐 안전성 문제를 제기하며 방류를 반대하고 있다. 일부 단체들은 댐 철거 및 담수 중지, 협의체 논의 원점 재검토 등을 주장하며 환경부와 수공에 소송을 제기했다. 황선종 내성천보존회 사무국장은 “댐 철거는 필요하다”면서도 “담수를 통해 댐의 안전성과 수질 악화, 모래 유실 등 객관적 조사를 실시해 향후 댐 건설 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내성천 자연성 회복 연구 용역 착수 1조원이 넘는 혈세가 투입된 영주댐은 낙동강 수질 개선 용수가 전체 91.8%(1억 8660만t)로 설계되면서 주먹구구식으로 추진됐다. 2018년 기준 유역 오염원 중 가축사육밀도가 1㎢당 5472마리로 타 댐과 비교해 1.9~29배 높다. 농경지 비율도 유역면적의 21%로 1.3~3.8배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환경영향평가와 비점 오염원 저감대책 부실 문제가 제기될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댐은 제 기능을 못하는 상황에서 수천억원을 들여 수질개선 사업까지 이뤄지고 있다. 결국 환경부는 2021년 말까지 내성천 자연성회복 방안 마련을 위한 연구 용역에 착수했다. 수질·수생태계와 댐 안전성, 유사(流砂) 모니터링과 내성천 자연성 회복방안 마련을 위한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환경부와 영주시가 협의를 거쳐 지난 8일 시험담수 방류에 합의하면서 10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초당 3.6~10t을 방류하기로 했다. 최소 수위(149m)를 유지하되 환경, 생태평가 모니터링을 위해 필요한 방류량을 반영했다. 협의체에 주민 참여도 확대한다. 환경부 관계자는 “심각한 지역 갈등 해소를 위해 내년 상반기에 댐 처리안을 우선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용역 결과와 주민 의견 등을 반영해 자연성 회복 방안을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회에 상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주·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반도건설 권홍사 회장 퇴임…편법 승계하다 발목 잡혔나

    반도건설 권홍사 회장 퇴임…편법 승계하다 발목 잡혔나

    “새 시대에 새 인물이 조직 이끌어야” 수년간 막내아들에 수백억 차등배당경영권 승계용 ‘실탄’ 마련해 준 의혹지난 50년간 반도건설을 이끌어 온 권홍사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지난 7월 도입한 전문경영인 체제가 안착했고 경영 실적도 안정됐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란 설명이다. 10일 반도건설에 따르면 권 회장은 전날 진행된 ‘50주년 사사 발간 기념 사내 행사’에서 “새로운 시대에는 전문성을 갖춘 새 인물이 조직을 이끌어야 한다”며 “각 대표의 역량을 믿고 경영 일선에서 퇴임하겠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지난 7월 계열사(반도홀딩스·반도건설·반도종합건설, 반도) 등기이사직에서도 물러났다. 퇴임 후 권 회장은 반도문화재단 이사장으로서 지역 문화사업과 장학사업, 소외계층 돕기 지원사업 등에 나설 계획이다. 1944년 경북 의성에서 8남매 중 일곱째로 태어난 권 회장은 고등학교를 야간으로 다니며 낮에는 학비를 벌고 밤에는 학업을 이어 갔다. 1970년 5월 개인회사를 설립했고 초기에는 30실 규모의 하숙집을 시작으로 건설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50년 동안 반도건설을 이끌며 주택사업뿐만 아니라 건축, 토목, 해외개발, 국가기반시설공사, 복합건물, 브랜드상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력을 갖춘 건설사로 회사를 키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에는 2011년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중동 자체 개발사업인 ‘두바이 유보라타워’를 준공하며 중동 지역 대한민국 소유 건축물 1호를 기록했다. 지난 1월에는 까다롭기로 소문난 미국 건설시장에도 진출해 LA 중심가에 ‘The 보라 3170’ 주상복합 프로젝트를 착공하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일각에선 권 회장 퇴임을 두고 아들 권재현 상무의 경영권 승계를 둘러싸고 지주회사 반도홀딩스의 편법 배당 의혹과 국세청 등의 조사가 부담이 된 게 아니냐는 시각이 나온다. 반도그룹은 권 회장이 대주주인 반도홀딩스가 정점에서 계열사 반도건설과 반도종합건설 지분 100%를 보유하는 지배구조다. 그런데 2015~2017년 권 회장이 배당금을 수령하지 않고 막내아들인 권 상무에게 차등배당 형식으로 수백억원의 배당금을 몰아줌으로써 경영권 승계를 위한 실탄을 마련하게 해 줬다는 의혹이 일었다. 이에 시민단체들은 지난달 30일에도 국세청 앞에서 “소득세와 증여세 등을 탈루했다”며 부자지간 차등배당을 통한 편법 증여 의혹 관련 세무조사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반도홀딩스 지분은 권 회장이 69.61%, 아들 권 상무가 30.06%를 보유하고 있다. 반도건설 측은 차등배당을 통한 승계 실탄 마련 의혹과 관련, “회장 퇴임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중앙지검이 낸 윤석열 아내 회사 영장, 법원서 통째 기각

    중앙지검이 낸 윤석열 아내 회사 영장, 법원서 통째 기각

    처가 의혹 압수수색하려다 제지당해“尹 압박용 성급한 강제수사” 비판 나와 윤석열 검찰총장의 처가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이 윤 총장 부인 김건희씨의 회사를 압수수색하려다 법원에서 영장을 통째로 기각당했다. 지난달 국정감사를 기점으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 총장의 충돌 국면이 재현된 와중에 추 장관 측 핵심 인사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무리하게 강제수사를 벌이다 ‘헛발질’을 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정용환)는 최근 김씨가 운영하는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 사무실과 전시회에 협찬한 기업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다가 법원에서 전부 기각당했다. 법원은 “주요 증거들에 대한 임의 제출 가능성이 있고 영장 집행 시 법익 침해가 중대하다”고 영장 기각 사유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이 강제수사를 하기 전 관련자들에게 먼저 자료 제출을 요구해 증거 확보를 시도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수사팀은 김씨에 대한 조사를 아직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성급하게 강제수사를 시도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검찰이 최근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 수사에 주력하면서 여권의 반발이 거센 상황에서 이뤄진 압수수색 청구인 만큼 이 지검장이 윤 총장을 압박할 목적으로 무리하게 수사를 강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코바나컨텐츠 금품 수수 사건은 지난달 19일 추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윤 총장의 지휘권을 박탈한 사건 중 하나다. 윤 총장이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될 무렵 김씨가 기획한 전시회의 협찬사가 4곳에서 16곳으로 급증하면서 ‘보험성’ 뇌물 수수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윤 총장 처가가 연루된 다른 사건이 윤 총장과 김씨의 결혼 전에 발생한 것과 달리 윤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낼 당시 벌어진 일이라 더 주목받았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9월 시민단체가 김씨와 윤 총장을 뇌물죄로 고발한 사건을 한 달이 넘은 최근에서야 반부패수사2부에 배당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다만 협찬사의 계약 대상은 코바나컨텐츠가 아니라 전시회를 주최한 언론사라는 점에서 혐의가 뚜렷하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단독] 檢, 봉인된 ‘박원순 폰’ 들여다봤지만… 스모킹건은 못 찾았다

    [단독] 檢, 봉인된 ‘박원순 폰’ 들여다봤지만… 스모킹건은 못 찾았다

    피소 유출 경위 파악할 결정적 증거 없어‘靑·檢·警 무관’ 무게 두고 이달 결론 낼 듯 경찰, 준항고 판단 나올 때까지 수사 스톱한 차례 영장 기각 이유 “검토 중” 답변만내년 4월 재보궐 선거까지 영향 줄 우려검찰이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피소 사실 유출 경위를 파악하고자 지난달 중순 박 전 시장의 업무용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해 관련 내용을 들여다본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피소 사실이 유출된 과정을 확인할 만한 결정적인 증거는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서울신문 취재에 따르면 서울북부지검 형사2부(부장 임종필)는 박 전 시장에게 성추행 피소 사실이 알려진 경위를 확인하고자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박 전 시장 사망 장소에서 발견된 휴대전화를 포렌식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 전 시장의 성추행 및 사망 경위를 밝힐 스모킹건(결정적 증거)으로 지목된 이 휴대전화는 지난 7월 30일 경찰청에 봉인 상태로 보관 중이었다. 박 전 시장 유족 측이 변사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의 압수수색에 이의를 제기하며 법원에 준항고와 포렌식 집행정지를 신청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3개월간 수사에서 피소 사실이 박 전 시장에게 전달된 흔적을 휴대전화에서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참고인 진술 등을 통해 유출 경위를 파악 중이다. 검찰은 박 전 시장에게 피소 사실이 전달되는 과정에 고발 대상이었던 청와대와 경찰, 검찰 등이 관여하지 않았다는 데 무게를 두고 이달 안에 결론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박 전 시장의 전직 비서 A씨는 지난 7월 8일 오후 4시 30분 서울지방경찰청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박 전 시장은 이튿날 아침 자신의 피소 사실을 인지한 후 모습을 감췄고, 끝내 숨진 채 발견됐다. 이 때문에 경찰과 청와대, 피해자 측이 고소 전 접촉한 서울중앙지검 관계자 등을 통해 피소 사실이 누설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지난 7월과 8월 보수단체 등은 이들을 공무상비밀누설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했고, 대검찰청은 해당 사건을 지난 8월 말 북부지검에 배당했다. 검찰이 박 전 시장의 업무용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해 내용을 살펴본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면서 ‘박원순 수사’를 관장하는 경찰이 수사에 미온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100일째 경찰 수사가 올스톱된 데 비해 검찰 수사는 상대적으로 속도를 내고 있어서다. 서울지방경찰청은 박 전 시장과 관련해 ▲변사 사건 ▲성추행 사건 ▲서울시의 성추행 방조·묵인 사건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사건 등 네 가지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은 준항고에 대한 법원 판단이 나올 때까지 모든 수사를 사실상 중단했다. 변사 사건이 아닌 성추행 묵인·방조 수사 등과 관련해서는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는 등 수사에 나설 수 있는데도 “검토 중”이라는 말만 반복했다. 이 때문에 ‘경찰이 정권 눈치를 보면서 수사를 질질 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찰은 성추행 묵인·방조 수사와 관련해 박 전 시장 휴대전화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난 7월 22일 압수수색 영장이 법원에서 한 차례 기각된 점을 이유로 들고 있다. 법원은 당시 성추행 방조·묵인 혐의와 박 전 시장의 휴대전화의 연관성이 희박하다며 영장을 내주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더구나 경찰은 이후 서울시장 비서실 관계자 등 참고인 20여명과 전직 비서실장 4명 등을 불러 조사했지만 혐의를 입증할 만한 새로운 사실 관계를 확인하지 못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검찰이 수사 중인 피소 사실 유출 의혹은 박 전 시장이 사건 관계인이기 때문에 법원이 영장을 발부했지만 경찰이 수사 중인 사건들은 성질이 다르다”며 “변사 사건이 아닌 다른 사건으로 영장을 재신청할 수는 있지만 기각될 위험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경찰이 법원의 준항고 판단을 계속 기다린다면 연말까지도 수사를 매듭짓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연말을 넘길 경우 수사 결과가 내년 4월 치러질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한다. 박 전 시장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제보하는 등 디지털 포렌식을 통한 진실 규명을 요구해 온 피해자 측은 경찰이 증거 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피해자의 법률대리인인 김재련 변호사는 “시민단체가 나에 대해 무고·무고교사 혐의로 고발한 건 등 다른 사건을 통해 경찰이 충분히 박 전 시장 휴대전화에 대해 영장을 신청할 수 있음에도 수사 의지가 부족해 보인다”고 밝혔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단독] ‘준항고’ 법원 판단만 기다리다가… 경찰, 박원순 수사 뭉갰나

    [단독] ‘준항고’ 법원 판단만 기다리다가… 경찰, 박원순 수사 뭉갰나

    유족 측, 휴대전화 압수수색 중단 준항고7월에 이미 압수수색 영장 한 차례 기각내년 4월 재보궐 선거까지 영향 줄 우려피해자 변호인 “수사 의지 부족해 보여”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피소사실 유출 경위를 수사하는 검찰이 지난달 박 전 시장의 업무용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해 내용을 살펴본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면서 ‘박원순 수사’를 관장하는 경찰이 증거 확보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박 전 시장 유족 측이 휴대전화 압수수색에 이의를 제기하는 바람에 100일째 경찰 수사가 올스톱된 데 비해 검찰 수사는 상대적으로 속도를 내고 있어서다. 피해자 측은 경찰이 지금이라도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해 휴대전화 내용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촉구했다. 10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은 박 전 시장과 관련해 ▲변사 사건 ▲성추행 사건 ▲서울시의 성추행 방조·묵인 사건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사건 등 4가지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은 이들 사건을 모두 묶어 변사사건이 종결되는 시점에 맞춰 검찰에 일괄 송치하겠다는 입장을 되풀이해 왔다. 경찰 수사가 진척을 보지 못하는 이유는 박 전 시장 유족 측이 제기한 준항고 때문이다. 유족 측은 지난 7월 24일 변사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의 휴대전화 압수수색 절차에 이의를 제기하는 준항고와 디지털포렌식 집행을 중지해 달라는 신청을 서울북부지법에 제기했다. 유족 측은 경찰이 박 전 시장 휴대전화를 유족에게 돌려주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로 법적 대응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달 30일 법원은 유족 측 의견을 받아들였고 경찰은 포렌식 작업을 중단한 채 휴대전화를 경찰청에 봉인 상태로 보관했다. 경찰은 준항고에 대한 법원 판단이 나올 때까지 모든 수사를 사실상 중단했다. 변사 사건이 아닌 성추행 묵인·방조 수사 등과 관련해서는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할 수 있는데도 “검토 중”이라는 말만 반복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경찰 수뇌부가 정권 눈치를 보며 수사를 뭉갠다는 의혹이 제기됐다.경찰은 성추행 묵인·방조 수사와 관련해 박 전 시장 휴대전화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지난 7월 22일 압수수색 영장이 법원에서 한 차례 기각된 탓이 크다. 서울시장 비서실 관계자 등 참고인 20여명과 전직 비서실장 4명 등을 불러 조사했지만 혐의를 입증할 만한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법원은 성추행 방조·묵인 혐의와 박 전 시장의 휴대전화의 연관성이 희박하다며 압수수색 영장을 내주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검찰이 수사 중인 피소사실 유출 의혹은 박 전 시장이 사건 관계인이기 때문에 법원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했지만 경찰이 수사 중인 사건들은 성질이 다르다”며 “압수수색 영장을 재신청할 수는 있지만 기각될 위험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경찰이 법원의 준항고 판단을 계속 기다리기만 한다면 연말까지도 수사를 매듭짓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연말을 넘길 경우 수사 결과가 내년 4월 치러질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피해자의 법률대리인인 김재련 변호사는 “경찰이 의지만 있었다면 시민단체가 나를 무고 혐의 등으로 고발한 건 등 다른 사건을 통해서라도 박 전 시장 휴대전화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할 수 있다”면서 “수사 의지가 부족했던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중대기업처벌법’ 국민의힘·정의당 손잡고 민주 압박

    ‘중대기업처벌법’ 국민의힘·정의당 손잡고 민주 압박

    김종인, 간담회에 정의당 원내대표 초청취지 공감 표해… 법안 통과 가능성 높여 주호영도 “처벌 더 강화… 정의당안 논의”민주 오늘 발의… 정책위는 산안법 개정국민의힘 지도부가 10일 정의당 강은미 원내대표를 만나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취지에 공감을 표하면서 법안 통과 가능성을 높였다. 주로 재계 입장을 대변한 보수정당이 정의당이 발의한 노동관련 법안에 손을 내밀면서 더불어민주당을 도리어 압박하는 모양새가 됐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에서 주최한 ‘중대재해 방지 및 예방을 위한 정책간담회’에서 “산업안전은 정파 간 대립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민주당, 국민의힘, 정의당 모두 힘을 합쳐 한마음으로 산업현장 사고에 대처할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국민의힘은 이날 간담회에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대표 발의한 정의당 강 원내대표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운동본부도 초청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민사든 형사든 훨씬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 징벌적 손해배상도 도입해야 한다”며 “정의당이 내놓은 방향으로 제정되도록 노력하겠다. (법안을) 통째로 다 받을지, 일부 조정할지 해당 상임위에서 논의해 보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산업안전 관련 법률에 협력한다고 밝히고, 민주당도 법안을 준비하면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논의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성안 중인 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이날 한국노총과의 고위정책협의회에서 “수차례 회의를 통해 노총과 시민단체가 합의할 수 있는 안을 드디어 만들었다”고 말했다. 민주당 노동존중실천 국회의원단과 한국노총은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발의한다. 다만 민주당 정책위원회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이 아니라 산업안전보건법을 개정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 정책위 관계자는 “박주민 의원 안과 정책위 안의 방향은 다르다. 정책위 안도 조만간 발의된다”고 설명했다. 정의당 김종철 대표는 “중요한 것은 내용”이라면서 “민주당이 최근 산업안전법 개정을 언급하며 과징금을 강화하는 수준으로 산재를 예방하겠다고 하는데 이는 전혀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경찰이 보관하던 ‘박원순 폰’ 검찰이 들여다 봤지만…스모킹건 못 찾아

    경찰이 보관하던 ‘박원순 폰’ 검찰이 들여다 봤지만…스모킹건 못 찾아

    유족측 참관 하에 지난달 디지털 포렌식‘성추행 피소사실 유출’ 결정적 증거는 못 찾아참고인 진술로 경위 파악 중··· 이달 말 최종 결론 검찰이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피소 사실 유출 경위를 파악하고자 지난달 중순 박 전 시장의 업무용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해 관련 내용을 들여다본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피소 사실이 유출된 과정을 확인할 만한 결정적인 증거는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서울신문 취재에 따르면 서울북부지검 형사2부(부장 임종필)는 박 전 시장에게 성추행 피소 사실이 알려진 경위를 확인하고자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박 전 시장 사망 장소에서 발견된 휴대전화를 포렌식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 전 시장의 성추행 및 사망 경위를 밝힐 스모킹건(결정적 증거)으로 지목된 이 휴대전화는 지난 7월 30일 경찰청에 봉인 상태로 보관 중이었다. 박 전 시장 유족 측이 변사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의 압수수색에 이의를 제기하며 법원에 준항고와 포렌식 집행정지를 신청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3개월간 수사에서 피소 사실이 박 전 시장에게 전달된 흔적을 휴대전화에서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참고인 진술 등을 통해 유출 경위를 파악 중이다. 검찰은 박 전 시장에게 피소 사실이 전달되는 과정에 고발 대상이었던 청와대와 경찰, 검찰 등이 관여하지 않았다는 데 무게를 두고 이달 안에 결론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박 전 시장의 전직 비서 A씨는 지난 7월 8일 오후 4시 30분 서울지방경찰청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박 전 시장은 이튿날 아침 자신의 피소 사실을 인지한 후 모습을 감췄고, 끝내 숨진 채 발견됐다. 이 때문에 경찰과 청와대, 피해자 측이 고소 전 접촉한 서울중앙지검 관계자 등을 통해 피소 사실이 누설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지난 7월과 8월 보수단체 등은 이들을 공무상비밀누설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했고, 대검찰청은 해당 사건을 지난 8월 말 북부지검에 배당했다. 검찰이 박 전 시장의 업무용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해 내용을 살펴본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면서 ‘박원순 수사’를 관장하는 경찰이 수사에 미온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100일째 경찰 수사가 올스톱된 데 비해 검찰 수사는 상대적으로 속도를 내고 있어서다. 서울지방경찰청은 박 전 시장과 관련해 ▲변사 사건 ▲성추행 사건 ▲서울시의 성추행 방조·묵인 사건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사건 등 네 가지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은 준항고에 대한 법원 판단이 나올 때까지 모든 수사를 사실상 중단했다. 변사 사건이 아닌 성추행 묵인·방조 수사 등과 관련해서는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는 등 수사에 나설 수 있는데도 “검토 중”이라는 말만 반복했다. 이 때문에 ‘경찰이 정권 눈치를 보면서 수사를 질질 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찰은 성추행 묵인·방조 수사와 관련해 박 전 시장 휴대전화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난 7월 22일 압수수색 영장이 법원에서 한 차례 기각된 점을 이유로 들고 있다. 법원은 당시 성추행 방조·묵인 혐의와 박 전 시장의 휴대전화의 연관성이 희박하다며 영장을 내주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더구나 경찰은 이후 서울시장 비서실 관계자 등 참고인 20여명과 전직 비서실장 4명 등을 불러 조사했지만 혐의를 입증할 만한 새로운 사실 관계를 확인하지 못한 상태다.경찰 관계자는 “검찰이 수사 중인 피소 사실 유출 의혹은 박 전 시장이 사건 관계인이기 때문에 법원이 영장을 발부했지만 경찰이 수사 중인 사건들은 성질이 다르다”며 “변사 사건이 아닌 다른 사건으로 영장을 재신청할 수는 있지만 기각될 위험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경찰이 법원의 준항고 판단을 계속 기다린다면 연말까지도 수사를 매듭짓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연말을 넘길 경우 수사 결과가 내년 4월 치러질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한다. 박 전 시장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제보하는 등 디지털 포렌식을 통한 진실 규명을 요구해 온 피해자 측은 경찰이 증거 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피해자의 법률대리인인 김재련 변호사는 “시민단체가 나에 대해 무고·무고교사 혐의로 고발한 건 등 다른 사건을 통해 경찰이 충분히 박 전 시장 휴대전화에 대해 영장을 신청할 수 있음에도 수사 의지가 부족해 보인다”고 밝혔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이천시, 친일행적 이인직·서정주 설봉공원 문학비 철거한다

    이천시, 친일행적 이인직·서정주 설봉공원 문학비 철거한다

    경기 이천시는 관고동 설봉공원내 문학동산에 설치된 이인직과 서정주 문학비를 철거할 계획이라고 10일 밝혔다. 미래이천시민연대, 이천시독립운동기념사업회,이천역사문화연구회 등 이천지역 시민단체들이 9일 엄태준 시장에게 “친일 행적 문인인 이인직과 서정주의 문학비를 철거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들 시민단체들은 “이천의 정기 어린 명산 설봉산 자락에 자리한 문학동산에 반민족 친일 이인직,서정주 기념비가 있다는 것은 이천은 물론 민족 차원의 수치” 라며 철거 요청서를 엄 시장에게 제출했고 엄 시장은 “시민의 뜻에 따라 하루빨리 문학비를 철거하겠다”고 약속했다. 시는 이달 중 이인직과 서정주 문학비 2개를 철거해 땅에 묻고 친일 행적을 기록한 표지석을 세우기로 했다. 시는 유승우 전 이천시장 시절인 2003년 이인직,서정주,이육사,윤동주 등 10명의 문학비를 설봉공원에 세웠다. 이인직은 조선 총독 직속 유림기관인 경학원 사성 등을 맡았고, 서정주는 창씨 개명한 이름으로 친일 작품을 발표해 친일반민족진상규명위원회가 펴낸 보고서에 친일 인사로 수록됐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단독] 경찰이 보관했던 ‘박원순 폰’ 100일 만에 검찰이 들여다 봤다

    [단독] 경찰이 보관했던 ‘박원순 폰’ 100일 만에 검찰이 들여다 봤다

    ‘성추행 피소사실 유출’ 결정적 증거는 못 찾아‘청와대·경찰·검찰 관여 없음’ 잠정 결론냈지만참고인 진술로 경위 파악 중··· 이달 말 최종 결론검찰이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피소사실 유출 경위를 파악하고자 지난달 중순 박 전 시장의 업무용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해 관련 내용을 확인했다. 검찰은 휴대전화에서 유출 과정을 확인할 만한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박 전 시장에게 피소 사실이 전달되는 과정에 청와대와 경찰, 검찰이 관여하지 않았다고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서울신문 취재에 따르면 서울북부지검 형사2부(부장 임종필)는 박 전 시장에게 성추행 피소 사실이 알려진 경위를 확인하고자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박 전 시장 사망장소에서 발견된 휴대전화를 포렌식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 전 시장 유족 측 변호사가 포렌식을 참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시장 성추행 및 사망 경위를 밝힐 스모킹건(결정적 증거)으로 지목된 이 휴대전화는 지난 7월 30일 경찰청에 봉인 상태로 보관중이었다. 박 전 시장 유족 측이 경찰의 압수수색에 이의를 제기하며 법원에 준항고와 포렌식 집행정지를 신청했기 때문이다.검찰은 3개월간 수사에서 휴대전화에서 피소 사실이 박 전 시장에게 전달된 흔적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참고인 진술 등을 통해 유출 경위를 파악 중이다. 검찰은 이달 안에 결론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시장의 전직 비서 A씨는 지난 7월 8일 오후 4시 30분 서울지방경찰청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박 전 시장은 이튿날 아침 자신의 피소 사실을 인지한 후 모습을 감췄고 끝내 숨진 채 발견됐다. 이 때문에 경찰과 청와대, 피해자 측이 고소 전 접촉한 서울중앙지검 관계자 등을 통해 피소 사실이 누설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지난 7월과 8월 시민단체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 활빈단,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 등은 청와대와 경찰 관계자,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등을 공무상비밀누설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했고 대검찰청은 해당 사건을 지난 8월말 북부지검에 배당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21세기 전태일의 눈물… 비정규직 67% “고용 불안 시달린다”

    21세기 전태일의 눈물… 비정규직 67% “고용 불안 시달린다”

    비정규직 38% “노동 현실 나아졌다”정규직 52% 긍정 답변한 데 비해 낮아비정규직 49%는 8시간 이상 초과 근무“수당으로 부족한 소득 보충 위해” 이유민주노총, 전태일 3법 국회 통과 등 촉구50년 전 청년 전태일은 자신의 일터인 평화시장의 노동 실태를 조사하려고 사장들 몰래 설문지를 돌렸다. 전태일은 동료들이 한 달에 며칠 쉬는지, 며칠 쉬기를 희망하는지, 하루에 몇 시간 근무하는지 등을 꼼꼼히 조사했다. 그로부터 50년 후 노동자들의 삶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시민단체가 직장인 1000명에게 전태일의 질문을 던졌더니 ‘21세기 전태일’인 비정규직 노동자 10명 중 6명은 고용 사정이 불안정하다고 답했다. 비정규직의 절반은 부족한 월급을 수당으로 채우려고 하루 8시간 이상 일하고 있었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전태일 50주기를 맞이해 이런 내용의 설문조사 결과를 9일 발표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 퍼블릭이 지난달 22일부터 26일까지 만 19~55세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50년 전 전태일과 평화시장 노동자들의 불안정한 삶은 2020년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이어졌다. 전태일이 살았던 1970년대와 비교한 현재의 노동 현실을 묻는 질문에 정규직의 51.5%는 좋아졌다고 답했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37.8%만이 좋아졌다고 했다. 현재 직장의 고용 상태에 대해 비정규직의 66.8%가 불안정하다고 응답했으며 54.5%는 앞으로 자신의 근로조건이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직장인의 한 달 평균 휴일은 8.25일로 조사됐다. 그러나 8일 미만 쉰다는 응답은 정규직(21.3%)보다 비정규직(28.0%)이, 사무직(16.0%)보다 비사무직(32.0%)이, 공공기관 노동자(7.8%)보다 5인 미만 노동자(29.0%)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원하는 날에 쉬지 못하는 직장인은 응답자의 54.8%로 집계됐다. 원하는 날에 쉬고 있다는 응답은 일터의 약자인 여자, 비정규직, 서비스직, 중소기업, 저임금 노동자에서 낮게 나타났다. 직장인들의 하루 평균 근무시간은 8.05시간으로 조사됐다. 노동자들에게 8시간 이상 근무하는 이유를 물어본 결과 ‘일이 바쁘니까’가 54.7%로 가장 많았고, ‘수당을 더 벌기 위해서’(30.0%)가 뒤를 이었다. 수당 때문에 8시간 이상 일한다는 응답은 비정규직(49.0%)이 정규직(22.0%)에 비해, 비사무직(43.8%)이 사무직(18.6%)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았다. 취약한 노동자들이 부족한 소득을 보충하려고 초과근무에 내몰리는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태일 3법’이라 불리는 근로기준법 등의 개정을 촉구했다. 전태일 3법은 근로기준법과 노동조합법을 개정하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제정하는 것이 골자다. 이들은 “전태일 열사가 장시간 저임금 노동자를 위해 산화한 지 5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힘없는 특수고용,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한 해 2500명씩 죽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가수 홍진영 논문 표절 의혹…조선대 대책 논의 방침

    가수 홍진영 논문 표절 의혹…조선대 대책 논의 방침

    조선대가 가수 홍진영의 석사 학위 논문 표절 의혹에 휩싸이면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 특히 시민단체 ‘사법시험 준비생 모임’(사준모)이 교육부에 홍씨의 논문을 포함해 경영대학원 학위 논문에 대한 전수조사를 교육부에 요구할 것으로 알려지는 등 파문이 확산할 조짐이다. 홍진영은 최근 논문 표절 의혹이 불거지자 “지난 10여년을 땀과 눈물을 쏟으며 열심히 살았지만 이런 구설에 오르니 저 또한 속상하다”면서 “이 모든 게 저의 불찰인 만큼 박사 학위를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홍진영은 2009년 ‘한류를 통한 문화콘텐츠 산업 동향에 관한 연구’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조선대 무역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2012년에는 같은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문제의 석사 논문은 한 표절 심의 사이트에서 검사한 결과 표절률이 74%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홍진영의 부친이 당시 조선대 교수로 재직한 것이 학위 취득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논란도 일었다. 조선대는 9일 “홍진영씨 문제가 불거져 대학이 불명예스러운 것은 유감”이라며 “학위 논문에 대한 반납 제도가 없는 만큼 다른 대학 사례 등을 참고해 논문 표절 의혹 등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조선대는 홍진영 씨 학위를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르면 부정한 방법으로 학위를 취득한 경우에 총장이 이를 취소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조선대는 오는 13일 대학원위원회를 열어 홍씨의 논문 표절 의혹과 학위 취소 등 전반적인 문제를 논의한다. 조선대에서는 지난해에도 학위 특혜 논란으로 말썽을 빚었다. 당시 경찰은 공과대학 전·현직 교수 10명을 업무방해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들은 조선대 공대 현직 교수의 아들인 A씨의 석·박사 통합학위 과정을 지도하면서 출석과 과제 평가에서 특혜를 줘 대학 행정을 방해한 혐의를 받았다. 지역에서는 동신대가 지난해 교육부 감사 결과,일부 정치인과 연예인들이 정상적으로 출석하지 않았는데 졸업한 사실이 확인돼 김상돈 의왕시장의 학점과 학위를 취소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당시 아이돌그룹 ‘하이라이트’의 윤두준·이기광·용준형과 가수 장현승,‘비투비’의 육성재·서은광 등의 출석 인정도 무효로 하고 이들에 대한 학점과 학위도 취소하라고 통보됐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저의 불찰이고 잘못” 홍진영 논문 표절 의혹…조선대 ‘불똥’

    “저의 불찰이고 잘못” 홍진영 논문 표절 의혹…조선대 ‘불똥’

    대학 조만간 입장 발표홍씨 학위 취소될 수도 조선대학교가 가수 홍진영이 학위 논문 표절 의혹에 휩싸였다. 시민단체 ‘사법시험 준비생 모임’(사준모)이 교육부에 홍씨의 논문을 포함해 경영대학원 학위 논문에 대한 전수조사를 교육부에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국민일보는 홍진영의 석사 논문을 표절 심의 사이트 ‘카피킬러’로 검사한 결과 표절률이 74%로 나왔다고 보도했다. 홍진영의 부친이 조선대 교수로 재직한 것이 학위 취득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논란도 일었다. 홍진영은 논문 표절 의혹이 불거지자 “지난 10여년을 땀과 눈물을 쏟으며 열심히 살았지만 이런 구설에 오르니 저 또한 속상하다. 이 모든 게 저의 불찰이고 잘못”이라며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홍진영은 2009년 ‘한류를 통한 문화콘텐츠 산업 동향에 관한 연구’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조선대 무역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또 2012년에는 같은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에 조선대 관계자는 9일 “언론에서 홍진영 씨 학위 논문 표절 의혹이 제기되고 시민단체도 이와 관련한 문제를 제기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조만간 대학 입장을 정리해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조선대는 홍진영이 학위 반납 의사를 밝힌 만큼 학내 절차를 거쳐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을 하고 학위를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르면 부정한 방법으로 학위를 취득한 경우에 총장이 이를 취소할 수 있다. 대학가에 따르면 석사 논문은 통상 심사위원 3명이, 박사 논문은 심사위원 5명이 5차례 걸쳐 논문을 심사해 통과 여부를 결정한다. 모든 석·박사 논문은 지도교수 지도를 받게 돼 있다. 따라서 홍진영의 표절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해당 지도교수와 심사위원들은 최소한 ‘학문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쇼와, 헤이세이 등 너무 헷갈려… 서기연도 쓰면 안 되나요”

    “쇼와, 헤이세이 등 너무 헷갈려… 서기연도 쓰면 안 되나요”

    출생·혼인 등 공문서, 연호표기 보편화시민들 계산기 동원 등 실생활에 불편 “천황제식 연호 사용 헌법에도 어긋나”시민단체 NHK에 서기연도 병용 요청“日 특유의 세계관 지켜야” 반대 의견도일본에서 어떤 사람이 “쇼와 60년에 태어나 헤이세이 16년에 대학에 입학했고, 헤이세이 27년에 결혼해 레이와 2년에 첫아이를 봤다”고 자기 소개를 한다면 외국인은 물론이고 일본인도 상당수는 감을 잡는 데 애를 먹는다. 알기 쉬운 서기연도로 바꾸려면 1926년 시작된 쇼와에는 ‘1925’를, 1989년의 헤이세이에는 ‘1988’을, 2019년의 레이와에는 ‘2018’을 더하는 수고를 감내해야 한다. 스마트폰에 ‘연호↔서기연도’ 계산기나 비교표 애플리케이션(앱)을 깔아 놓고 쓰는 사람도 많다. 위의 경우는 차례로 1985년, 2004년, 2015년, 2020년이 된다. 한 일왕의 재위 시대를 의미하는 연호는 일본 사회에서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 그러나 실생활의 불편과 번거로움이 너무 크다는 점에서 연호 사용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고 도쿄신문이 전했다. 8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시민단체 ‘서기 표기를 요구하는 모임’은 지난달 27일 일부 프로그램에서 서기연도 없이 연호만 표기하고 있는 공영방송 NHK를 상대로 “서기연도와 연호를 병용해 달라”는 요청서를 전달했다. 이 단체 대표인 이나 마사키 국제기독교대 교수(헌법학)는 연도별 출생아 추이를 소개한 NHK 프로그램을 예로 들면서 “쇼와~헤이세이~레이와에 이르는 3개의 연호를 서기연도 없이 표기해 시청자들을 혼란스럽게 했다”고 말했다.일본에서 연호 표기의 관행이 가장 뿌리 깊은 곳은 행정기관이다. 지난해 나루히토 일왕 즉위에 따라 연호가 헤이세이에서 레이와로 바뀌었을 때 일본 정부는 출생신고·혼인신고 등 호적법에 근거한 모든 서류에 새 연호를 적용하라고 각급 행정기관에 통보했다. 등기 관련 서류도 전부 연호로만 표기해야 한다. 이렇게 연호 표기가 보편화돼 있지만, 법률적 근거는 없다. 1987년 나카소네 야스히로 당시 총리는 “공적기관이 연호를 사용해야 한다는 헌법상 의무는 없으며, 연호 사용을 강제하는 법령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들어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주민들의 바람에 따라 서기연도의 사용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간토 지방의 도치기현은 행정문서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원칙적으로 연호를 사용하되 문서에 따라서는 서기연도를 병기한다’고 규정을 바꿨다. 그러나 변화의 바람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서기 표기를 요구하는 모임’ 측은 연호 사용이 계속되는 이유로 “일본 고유의 문화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보수세력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대부분 일본 신문들이 서기연도만 사용하고 있지만, 보수우익이 기반인 산케이신문은 유독 연호 표기를 고집하고 있다. 이나 교수는 “연호 표기를 기본으로 해 온 공공기관들이 (시대가 바뀌었는데도) 연속성을 이유로 국민에게 협력을 강요하고 있다”며 “공문서의 연호 사용을 당연하게 여기는 국가기관과 지자체의 행태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시미즈 마사히코 일본체육대 교수(헌법학)는 “헌법상 국민주권의 아래에 있는 정부 등 공공기관들이 천황제(일왕제)에 바탕을 둔 연호 사용을 계속하는 것은 헌법적 관점에서도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연호 표기는 보수냐 진보냐의 문제라기보다는 하나의 시대 구분에 대한 일본인 특유의 세계관이 반영된 것이기 때문에 이를 무리하게 바꾸려는 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알릴레오’서 성희롱 발언 제지 안해” 유시민 무혐의 처분

    “‘알릴레오’서 성희롱 발언 제지 안해” 유시민 무혐의 처분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가 유시민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한 사건에 대해 검찰이 무혐의 처분한 것으로 확인됐다. 7일 사건 관계인 등에 따르면 서울서부지검은 최근 유시민 이사장이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당한 건에 대해 증거불충분으로 ‘혐의없음’ 처분했다. 서민민생대책위는 유시민 이사장이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에서 패널이 ‘검사들이 KBS의 모 기자를 좋아해 (조국 수사 내용을) 흘렸다’ 등의 성희롱성 발언을 하는 중에도 유시민 이사장이 이를 제지하지 않고 방관했다며 지난해 10월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당시 생방송이 끝날 무렵 유시민 이사장이 “성희롱 발언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하자 해당 패널은 “사석에서 많이 하는 얘기”라며 “혹시 불편함을 드렸다면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후 논란이 확산되자 유시민 이사장은 공식 입장을 내고 “진행자로서 즉각 바로잡아야 했는데 깊게 반성한다”고 밝혔다. 이 단체가 유시민 이사장을 상대로 허위사실유포에 의한 명예훼손·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고발한 사건은 지난 2월 말 검찰에서 ‘각하’ 처분됐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김경수 2심 함상훈 부장판사 누구…성폭행범 ‘분노의 판결’ 내리기도

    김경수 2심 함상훈 부장판사 누구…성폭행범 ‘분노의 판결’ 내리기도

    김경수(53) 경남지사에게 댓글을 이용한 불법 여론조작 혐의로 2심에서 실형을 선고한 재판장인 함상훈(53·사법연수원 21기) 부장판사는 형사·행정 재판을 주로 맡았다. 성폭행범의 형량을 1심보다 높이는 엄중 처벌을 하면서 주목받기도 했다. 함 부장판사는 1992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뒤 1995년 청주지법 판사로 처음 법조계에 입문했다. 이후 전주지법과 서울행정법원 등을 거쳐 2015년 광주고법 부장판사로 발령되며 이른바 ‘법관의 꽃’으로 불리는 고법 부장판사 자리에 올랐다. 고법 부장판사는 재판 능력을 인정받은 소수만 보임되던 자리다. 함 부장판사는 이후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서울행정법원 수석부장판사를 거치며 주로 형사·행정 재판을 맡았다. 올해 2월 정기 인사 때 서울고법 형사부로 돌아오면서 김 지사 사건을 맡게 됐다. 함 부장판사는 성범죄 전담인 서울고법 형사9부 재판장이었던 2017년 중학생 집단 성폭행 피의자들의 형량을 1심보다 높이면서 ‘분노’ 발언을 해 화제가 됐다. 이 사건은 고교생들이 2011년 9월 서울 도봉구에 있는 산에서 두 차례에 걸쳐 중학생 2명에게 술을 먹인 뒤 집단 성폭행한 것으로 드러나 공분을 샀다. 피해자들이 진술을 거부해 수사가 이뤄지지 않다가 경찰의 설득 끝에 2016년 3월 고소장을 냈고, 같은 해 7월 가해자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재판에 넘겨진 11명 중 6명을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범행 당시 고등학생이었다는 등의 이유로 2명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하지만 2심 재판장을 맡은 함 부장판사는 실형이 선고된 피고인 3명의 형량을 1년씩 늘리고,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1명에게는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그는 법정에서 “기록을 읽어 보면 분노가 치밀어 이게 과연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이밖에 함 부장판사는 최근 아내와 6세 아들을 살해한 ‘관악구 모자 살인사건’으로 기소된 남편 조모(42) 씨에게 1심대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함 부장판사는 “모든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범인이 맞는 것으로 보인다”며 원심의 유죄 판단을 유지했다. 정치적으로 예민한 사건도 있었다. 함 부장판사는 서울행정법원 부장판사로 재직하던 2014년 시민단체의 청구를 받아들여 국가정보원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전문을 공개하라고 판결했다. 당시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 논란’이 촉발돼 대화록 공개를 둘러싼 관심이 높았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소각·중간처리 거친 소각재·슬러지까지 재활용… 인천시, 재활용률 95%까지 늘린다

    소각·중간처리 거친 소각재·슬러지까지 재활용… 인천시, 재활용률 95%까지 늘린다

    인천시는 인천의 미래와 시민행복을 위해‘친환경 자원순환정책 대전환’을 선언하고, 쓰레기를 줄이고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한 자원순환정책을 본격 시행한다고 6일 밝혔다. 시는 2025년 수도권매립지 종료와 함께 다양한 방법으로 자원순환사업과 캠페인을 추진해 1차로 분리수거 활성화를 통한 쓰레기 재활용률을 높인다. 2차로 소각 및 중간 처리를 거친 소각재나 슬러지 등까지 재활용해 95%까지 재활용률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300만 인천시민의 동참이 절실하다. 인천의 재활용률은 아직 50%대로 해마다 개선되고는 있으나 분리 배출한 재활용품 중 절반이 제대로 버려지지 않아 재활용되지 않고 소각돼 매립 처리되고 있다. 재활용이 가능하지만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려지는 소중한 자원까지 더하면 매립량은 매년 급증하고 있다. 인천시 재활용률은 2015년 54.9%에서 2016년 56.1%, 2017년 58.6%, 2018년 59.8%로 증가 추세다. 생활폐기물 직매립량도 2015년 5만 7000t에서 2016년 7만t, 2017년 8만 6000t, 2018년 10만 6000t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쓰레기 발생량을 줄이고 재활용을 확대하려면 ‘제대로, 잘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 시는 시민동참에 친환경 자원순환정책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보고 지난달 열린 인천시민시장 대토론회에서 ‘자원순환도시 인천범시민행동 출범식’을 갖고, 지역의 43개 시민단체와 친환경 자원순환 정책 추진과 범시민 운동을 펼칠 것을 선포했다. 우선 각 가정에서 분리배출이 제대로 이뤄지도록 중구와 연수구를 ‘생활폐기물 재활용 배출·수거체계 개선 시범사업’지역으로 선정했다. 단독주택과 상가를 중심으로 생활폐기물을 줄이고 올바른 분리배출을 유도하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중구와 연수구는 같은 재활용 선별장을 사용하고 있어 재활용 촉진 효과를 확인한 뒤 내년부터 인천 전역 확대 시행을 검토할 방침이다. 단독주택과 상가지역은 아파트처럼 분리배출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혼합배출이 많다. 이에 주민들이 편리하고 공간 확보가 쉬운 점 등을 고려해 거점 분리배출 시설을 지난 10월 기준으로 중구에 310곳, 연수구에 1500곳을 설치했다. 또 품목별 4종의 재활용 전용봉투를 색깔별로 구분하고 봉투용량을 다양화해 중구 186만장, 연수구 160만장을 제작했다. 자원관리사 및 자원봉사자를 통해 주민에게 무상으로 배부하고 있다. 재활용품 발생단계부터 분리배출을 유도해 선별 효율이 개선되고 재활용률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비압착 재활용 전용차량 18대를 추가 보급하고, 수거 횟수도 기존 주 1회에서 3회로 늘렸다. 재활용과 자원 절약의식을 높이기 위해 자원순환 녹색 나눔장터와 어린이 대상 자원순환 환경뮤지컬 공연, 초·중·고 찾아가는 자원순환교실, 통·반장 등 시민 대상 교육 등도 지속 추진할 예정이다. 또 시는 기존에 전량 매립되던 하수처리장 슬러지와 생활폐기물 소각재·비산재, 도로청소 비산재 등을 자원으로 재활용해 매립량을 줄이고 재활용률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상수도본부는 그동안 폐기물로 분류돼 전량 매립하던 정수슬러지를 시멘트 대체원료로 재활용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시는 2025년까지 이러한 2차 폐기물 재활용을 37%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소각재를 시멘트 원료나 벽돌, 보도블록, 복토재, 공유수면 매립토 등으로 재활용하고, 이를 통해 생산된 제품은 시, 군·구, 공사·공단에서 시행하는 공사자재로 의무사용토록 조례 제정 등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시는 폐기물 특성에 맞는 재활용 인프라 확충 및 소각 매립되던 생활폐기물 자원화에도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폐가전 무상방문수거’는 1인 가구와 노인 가구의 증가 및 가전제품의 대형화로 폐기물을 처분하는 것에 대한 불편을 해소하고 주민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인터넷과 콜센터 등으로 예약하면 냉장고나 세탁기, 에어컨, TV 등 무거운 폐가전제품을 무상으로 방문해 수거하는 사업이다. 또 지난해부터 현대제철 및 한국생산성본부·환경재단과 함께 중구·미추홀구 지역 커피박(커피 찌꺼기)을 수거해 재자원화하는 시범사업을 추진 중이다. 커피소비량이 해마다 증가하는 만큼 커피박 발생량도 증가하고 있으나, 현재 커피박은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생활폐기물로 분류되어 종량제 봉투에 버려져 소각 또는 매립 처리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시는 환경오염 및 폐기물 처리비용 증가 등 문제를 해결하고자 재활용 가치가 높은 유기성 자원인 커피박을 민·관 협업을 통해 수거·운반, 제품생산 등 재자원화하는 자원순환모델을 구축해 내년부터 모든 군·구가 참여토록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119개 커피 전문점이 참여하고 있으며, 수거된 커피박은 지역자활센터와 연계해 연필이나 화분·파벽돌 등으로 제품화되고 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노인 법률보호 5점 만점에 2점… “해피콜 때 주관식으로 확인을”

    노인 법률보호 5점 만점에 2점… “해피콜 때 주관식으로 확인을”

    노후자금을 탐내는 손길은 무자비했다. 서울신문은 지난달 5일부터 5회에 걸쳐 ‘노후자금 착취 리포트-늙은 지갑을 탐하다’ 시리즈를 통해 금융사와 가족·지인, 사기 조직 등이 황혼의 종잣돈을 어떻게 가로채는지 다뤘다. 올해 812만명인 국내 노인 인구(65세 이상)는 2030년에 1298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계된다. 불완전판매와 사기 등으로 노후자금을 날린 피해자의 고통과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갈수록 커질 것이라는 얘기다. 마지막회에서는 금융과 노인 문제에 밝은 학자와 시민단체, 피해자단체 대표 등 전문가 23명에게 이러한 문제를 풀 해법을 물었다. 전문가들은 고령층 대상 불완전판매, 경제적 착취 등을 막기 위한 국내 법률이 충분한지 묻는 질문에 5점 만점에 평균 2점만 줬다(표 ①).●사모펀드 피해액 중 3조, 노인 주머니서 착취 은행·증권사 등의 추천으로 노후자금을 고위험 상품에 투자했다가 원금을 몽땅 잃는 사건이 최근 빈번하다.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가 대표적이다. 최근 문제 된 사모펀드 피해액 중 약 3조원이 노인 주머니에서 나간 돈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5일 “금융사들이 돈만 보고 금융 이해도가 떨어지는 노인들에게 복잡한 구조의 상품을 판매한 게 주요 원인”이라고 입을 모았다. 오윤해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현재 노인 세대는 급격한 산업화 시기에 근로소득을 버는 데 집중했을 뿐 재테크 같은 금융교육을 따로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이 내놓은 ‘2018년 금융이해력 조사’(표 ②)에 따르면 60·70대의 금융이해력 점수는 각각 59.6점, 54.2점으로 국민 전체 평균(62.2점)을 밑돌았다. 노인 대상 불완전판매를 막기 위한 제도가 전혀 없는 건 아니다(표 ③). 하지만 교묘한 판매 행태 탓에 무용지물이 됐다. 제철웅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프라이빗뱅커(PB) 등은 녹음과 기록이 안 남을 땐 상품의 긍정적 측면만 부각하고 위험성은 최소한만 언급한다”고 밝혔다. 전문가와 피해자가 제안하는 해법은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판매 금융사에 대한 처벌 강화다. 예컨대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을 들 수 있다. 이경임 신한금융 피해자연합 공동대책위원회 대표는 “고령자에게 판 펀드가 사고가 나면 손해액의 약 3배 범위에서 금융사에 배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징벌적 손해배상 조항은 내년 3월부터 시행할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원안에 포함됐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빠졌다. 금감원 분쟁조정 권고안에 ‘편면적 구속력’을 부여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제시된다. 권고안을 금융사가 거부하더라도 소비자가 동의했다면 배상액이 일정액 이하일 땐 무조건 수용하도록 하는 것이다(표 ④). 두 번째는 노인이 금융상품을 살 때 도움받을 수 있는 공적·사적 시스템을 강화하자는 제안이다. 권순채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 책임연구원은 “독립투자자문업자(IFA) 제도 활성화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IFA는 금융사와 관계없이 독립적으로 고객에게 투자 조언을 해 주는 기관·개인을 뜻한다. 은행·증권사의 프라이빗뱅커(PB)와 달리 고객에게 상담 보수를 받고, 각 금융사 상품 중 투자자에게 가장 적합한 상품을 추천해 준다. 2017년 제도는 도입됐지만 IFA 기준 조건이 높다는 이유로 활성화되지 못했다. 또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60대 중 금융 지식이 있는 이들이 다른 노인의 후견인이 돼 금융상품 가입 때 눈높이에 맞게 설명해 주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세 번째는 판매 단계에서 직원이 고령 고객을 기만하지 못하도록 제도를 보완하는 것이다. 오윤해 연구위원은 “펀드, 변액보험 등 투자상품이 고객에게 적합한지 가려내는 지침을 보다 상세히 마련하고 적합하지 않은 상품을 판 금융기관에는 과징금을 철저히 부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구집 대신증권 라임펀드피해자모임 대표는 “계약서에 서명하거나 ‘해피콜’(불완전판매 여부를 점검하는 통화)을 할 때 가입자가 어떤 설명을 들었는지 객관식이 아닌 주관식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피싱 골든타임 2~3시간… 수사절차 간소화 시급 가족과 지인 등 집안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착취는 우선 실태 파악부터 해야 한다. 정부는 국내 노인 중 몇 명이 매년 노후자금을 가족 등에게 빼앗기는지 집계조차 못한다. 지난 8월 내놓은 ‘고령친화 금융환경 조성 방안’에도 이 대책은 빠졌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은 금융회사가 의심 거래 같은 금융착취 피해 현황을 재무부에 보고하면 이를 취합해 매년 보고서를 발간한다”고 했다. 또 경제적 착취를 당하는 노인을 신속히 돕기 위해 지방자치단체 등에 권한을 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현행 노인복지법에는 경제적 착취도 노인 학대로 규정하지만 노인보호전문기관이 어떤 역할을 할지 권한이 나와 있지 않다. 제 교수는 “미국, 캐나다처럼 법에 경제적 착취 예방과 피해의 신속구제 조치를 할 권한을 지자체에 주고, 그 권한을 노인보호전문기관 등이 행사할 수 있도록 위임하는 규정이 있어야 한다(표 ⑤)”고 제안했다. 한국후견인협회의 배광열 변호사는 “제정 중인 노인금융피해방지법에 신탁 활성화를 위한 제도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면서 “특히 노인이 치매 등에 걸려 판단 능력이 부족해지기 전 미리 자신의 재산을 신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보이스피싱·메신저피싱 등 노인 대상 사이버 범죄는 ‘골든타임’ 안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김현걸 사이버보안협회장은 골든타임이 2~3시간이라고 했다. 그는 “보이스피싱 등은 보통 순식간에 진행돼 통장에서 돈이 빠져나간다”면서 “공휴일 등에 피해 접수가 안 된다거나 개인정보 확보를 위한 영장청구나 수사 협조에 드는 시간이 길어져 범죄 자료 등을 확보하지 못하는 일이 흔하다”고 했다. ●일률적인 고령자 교육은 되레 사기 위험 높여 노인의 노후자금 손실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미국도 2000년 정보기술(IT) 버블에 따른 대규모 투자자 피해 사태가 발생하자 금융 교육을 강화했다(표 ⑥). 조혜진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현행 금융 교육은 표준안 없이 다양한 금융기업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실시하고 있어 실효성과 효과성이 부족하다는 문제점이 있다”고 말했다. 또 금융 교육을 할 때 금융지식·소득수준·성별·연령 등 각 고령자의 특성에 맞춰 교육이 실시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안수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일률적인 고령자 교육은 오히려 사기 등 위험에 빠지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금소법 시행에 맞춰 출범할 금융교육협의회가 중심이 돼 금융 교육을 총괄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최미수 서울디지털대 금융소비자학과 교수는 “노인들에게는 단순한 금융지식보다 금융상품 선택 등 금융 행위나 자신의 투자 성향 같은 금융 태도를 개선할 수 있는 맞춤 교육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별취재팀 유대근·홍인기·나상현·윤연정 기자 dynamic@seoul.co.kr ■설문에 응답해 주신 분들<가나다순>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권순채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 주임연구원, 김규동 보험연구원 생명·연금연구실장,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 김은미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 전임연구원, 김정근 강남대 실버산업학과 교수, 김현걸 사이버보안협회장, 박성진 NH투자증권 옵티머스 펀드사기 피해자모임 비상대책위원회 위원, 배광열 변호사, 변혜원 보험연구원 금융소비자실장, 이경임 신한금융 피해자연합 공동대책위원회 대표, 안수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오영환 시니어금융교육협의회 사무총장, 오윤해 KDI 연구위원,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이윤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 이의환 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사기피해 대책위원회 상황실장, 임춘식 전국노인복지단체연합회 회장, 정구집 대신증권 라임펀드피해자모임 대표, 제철웅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조혜진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 최미수 서울디지털대 금융소비자학과 교수, 황순주 KDI 연구위원
  • 英 2차 봉쇄에…97세 치매노모 요양원서 빼돌리다 적발된 73세 딸

    英 2차 봉쇄에…97세 치매노모 요양원서 빼돌리다 적발된 73세 딸

    코로나19로 요양원 등 돌봄시설 방문 제한이 1년 가까이 지속된 상황에서 제2차 봉쇄까지 겹치면서 입소자 가족의 속이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5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요양원 및 돌봄시설 격리 연장과 함께 길어진 생이별을 감당 못한 가족들이 입소자를 몰래 빼내는 무리수를 두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제2차 봉쇄 발령 이틀 전이었던 지난 3일, 이스트요크셔주의 한 도로에서 소란이 일었다. 입소자가 사라졌다는 요양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70대 여성 한 명을 붙잡았다. 경찰 관계자는 “법적으로 돌봄의 책임이 있는 요양원은 70대 딸이 노모를 몰래 데리고 사라졌다고 보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인근에서 사라진 할머니와 70대 딸과 손녀를 발견했으며, 할머니를 요양원으로 돌려 보냈다”고 밝혔다.붙잡힌 일레니아 안젤리(73)는 이날 자신의 딸 린드라 애쉬튼(42)과 함께 요양원에서 97세 치매 노모를 빼돌렸다. 안젤리의 딸 애쉬튼은 “이미 9개월 동안 할머니를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 봉쇄 전 요양원에 들러 마지막 ‘창문 면회’라도 하려 했지만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결국 재봉쇄 전에 어머니와 함께 요양원으로 밀고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할머니가 사라진 걸 안 요양원은 즉각 경찰에 신고했다. 할머니 상태를 최우선으로 생각한 경찰은 분리를 반대하며 눈물로 간청하는 70대 딸에게 수갑을 채워 경찰차에 가뒀다. 애쉬튼은 영문을 모른 채 차에 홀로 앉아있는 할머니에게 다가가 "어떻게든 할머니를 지킬 것"이라며 눈물을 떨궜다. 할머니는 다시 요양원으로 돌려보내졌다. 그녀는 “태어나 처음으로 법의 반대편에 섰다”면서 “비합리적 상황에 직면하면 사람도 비합리적으로 행동하게 된다. 규칙을 따랐지만 그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과 1년 가까이 떨어져 있게 되니 의문이 생기더라”고 설명했다. “보호를 위한 규칙이지만 육체적, 정신적으로 엄청난 해가 될 때 우리는 규칙을 어기게 된다”고 하소연했다.간호사인 어머니가 할머니를 직접 돌보게 해달라고 요양원과 보건당국, 하원까지 모든 공식 채널에 진정서를 냈지만 소용 없었다고도 전했다. 가족들은 건강이 악화된 할머니가 재봉쇄 기간 혹여 잘못될까 전전긍긍했다. 종국에는 요양원에 쳐들어가 할머니를 빼돌리는 상황에 이르렀다. 일단 할머니는 다시 요양원 보호를 받고 있으며, 체포됐던 70대 딸은 훈방 조치됐다. 경찰은 “현장에 출동한 경찰도 고통스러워했다. 하지만 노인 안전이 우선이었다”고 밝혔다. 또 “모두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 이해한다. 안타까운 마음”이라면서 “할머니 가족에게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애쉬튼은 “경찰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했다. 문제는 탁상 행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녀는 “언제 돌아가실지 모를 요양원 입소자를 직접 돌볼 수 있도록 자격이 있는 가족에게는 ‘필수노동자’(key-worker) 지위를 허락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필수노동자란 코로나19와 같은 재난상황에서도 각종 위험을 무릅쓰고 국민의 안전과 기본생활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노동자로, 취약계층 돌봄이나 보육종사나, 의료지원인력, 택배종사자 등이 포함된다.영국 정부는 봉쇄 기간 요양원 등 돌봄시설 방문을 금지시켰다. 단 ‘창문 면회’ 등 야외 방문과 화상 면회는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요양원 입소자와 가족을 배려하지 않은 처사라고 항의했다. 추워진 날씨 탓에 창문 면회 등 야외 방문은 어려운 실정인데다, 치매 환자처럼 거동이 불편한 입소자는 특히 가족의 보살핌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관계자는 “첫 번째 봉쇄 이후 더 나은 정책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것이 실망스럽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그러면서 “현재 정책은 요점을 놓치고 있다. 요양원 입소자 대부분은 치매 환자다. 보다 융통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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