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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의 의미와 과제/박영기 한국공인노무사회장

    [열린세상]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의 의미와 과제/박영기 한국공인노무사회장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지난 1월 26일 제정됐다.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2022년 1월 27일 시행된다. 코로나19로 2020년 한 해 사망한 국민이 900명이다. 반면 산업재해로 죽는 노동자는 한 해 평균 2400명이다. 코로나19 사망자의 2.7배에 달하는 노동자가 매년 산업 현장에서 죽어 가고 있다. 코로나19 방역이 K방역이라 불리며 선진국들의 부러움을 사고 국격을 한껏 높이는 데 반해 노동자 산재사망률은 OECD 국가 중 최고로 산재 왕국이라는 오명은 씻길 줄 모른다. 그동안 우리 사회가 얼마나 산업안전에 대해 무관심했는지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하다. 올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확대되고 그에 걸맞은 방역 수칙이 준수된다면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는 대폭 줄어들 수밖에 없다. 반면에 올해도 산재 사망 노동자는 예년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우리 사회의 산업재해에 대한 무관심이 중과실에 가까운 공범 수준임은 매년 2400명의 노동자가 죽어 감에도 그 죽음에 책임을 묻거나 책임을 진 사람이 거의 없다는 데서 충분히 확인된다. 대법원 양형위원회 자료에 의하면 2015~2019년 5년간 산재 사망에 따른 안전보건 조치 의무 위반으로 책임자가 실형을 선고받은 건은 고작 4건이다. 전체 217건 중 98%가 넘는 213건이 집행유예였다. 한 해 2400명의 노동자가 죽지만 1년에 단 1건도 실형을 선고받지 않을 뿐 아니라 선고받은 실형의 최고 형량도 평균 1년을 넘지 않는다. 형사처벌 대상자도 기업의 대표이사나 경영책임자는 없다. 대부분 공장장, 현장 소장 등 현장 책임자들이다. 이런 무책임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 중대재해처벌법은 만들어졌다. 2003년에 영국의 ‘기업살인법’ 제정 운동이 소개된 후 우리나라에서는 2006년 진보적 언론기관과 시민단체, 노동조합이 중심이 돼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이 열렸다. 그 후 영국은 2008년 ‘기업살인법’을 제정했고, 우리나라는 행사 후 15년 만에 법안으로서 빛을 본 것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산업재해가 만연한 우리 사회를 구조적으로 변화시킬 절호의 기회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처벌 대상을 사업주와 기업의 경영책임자로 명시하고 있다. 기업의 오너와 최고경영자 등이 산업 안전 및 보건 확보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경우 직접 처벌되는 것이다. 도급, 용역, 위탁 관계에서 발생하는 간접고용의 산업재해에 대한 원청의 책임과 처벌이 확대됐다. 그동안 솜방망이 처벌이라 비판받던 형사처벌의 경우도 하한형이 도입돼 1년 이상의 징역이 선고되도록 했다.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중대재해를 일으킨 경우 5배 범위 내에서 손해를 배상해야 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됐다. 비록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적용이 제외되고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 2년간 적용이 유예됐으나 향후 적용 범위 확대는 시간문제일 것이다. 증대재해처벌법이 대기업 오너와 최고경영자에게 미칠 파급효과는 상당해 보인다. 산업재해 발생 시 이제 더이상 안전 및 보건에 대한 책임과 처벌을 실무자에게 떠넘길 수 없기 때문이다. 기업의 오너와 최고경영자 등의 인식이 바뀌면 결국 기업과 우리 사회의 산업안전과 재해에 대한 입장과 태도도 근본적으로 바뀔 수밖에 없다. 중대재해처벌법이 가져올 긍정적인 나비효과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산업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시행령을 잘 만들어야 한다. 시행령의 내용에 따라 중대재해처벌법의 성패가 달렸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제대로 잘 만든다면 산업안전 사회로 가는 주춧돌이 될 것이고, 잘못하면 15년간 쌓아 올린 공든 탑이 무너져 버릴 수도 있다. 보통 1개의 법률은 하나의 소관 부처를 둔다. 하지만 중대재해처벌법의 소관 부처는 6곳이나 된다. 법무부, 환경부, 고용노동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공정거래위원회가 관련 있다. 그만큼 각 부처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될 수 있다. 각 부처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 시행령은 차관회의에도, 국무회의에도 오를 수 없다. 청와대와 총리실의 부처 간 이견 조정과 조율 능력이 어느 때보다 요구된다. 아무쪼록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우리나라 산업안전과 재해에 대한 국민 인식의 대전환’과 ‘안전한 일터 정착’의 변곡점이 되길 기원해 본다.
  • 코로나 확산에 공동대응마저 좌절… 그사이 주민 절반 뚝

    코로나 확산에 공동대응마저 좌절… 그사이 주민 절반 뚝

    시민단체 홈리스행동 이동현(44) 활동가는 2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자본가들이 신속하게 쪽방촌 지분을 사냥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이 활동가는 “쪽방촌 주민들이 강제 퇴거에 저항할 유일한 수단이 함께 모여 목소리를 내는 것인데 그마저도 불가능했다”며 “남대문 쪽방촌 소유주들이 재개발을 목적으로 세입자들을 내쫓기 시작하면서 이들의 주거권 보호를 위한 모임과 집회가 활성화되던 상황이 코로나 확산으로 좌절됐기 때문”이라고 안타까워했다. 특히 지난해 8월 코로나 2차 유행이 결정적 타격이 됐다. 그는 “지난해 2월 코로나 최초 확산 이후 5~6월 확진자가 줄어들면서 남대문 쪽방촌 주민들을 대상으로 매주 한 차례 문화제를 열어 강제 퇴거에 저항할 방안 등을 논의하다가 확진자가 급증한 8월부터는 아예 주민들이 참여하지 못했다”면서 “방역에 더 취약한 쪽방촌의 한계였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시가 2019년 10월 남대문 쪽방촌을 재개발할 수 있는 ‘양동 도시정비형 재개발구역 정비계획 변경안’을 의결하면서 쪽방촌 소유주들의 ‘세입자 쫓아내기’가 본격화됐다”며 “쪽방촌 주민 80명이 중구청에 의견서를 제출했는데 그중 절반이 글을 읽거나 쓸 줄을 몰라 홈리스행동이 대필로 의견을 작성했다”고 말했다. 이 활동가는 “기초수급이나 일용직 급여로 생활하는 쪽방촌 주민들이 코로나로 생계가 어렵고 이사비 명목의 퇴거비용 50만~60만원을 거부하기 어려운 형편”이라며 “지난 한 해 남대문 쪽방촌 주민이 400여명에서 200명으로 절반이 줄었다”고 밝혔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QR코드를 스캔하면 ‘2021 격차가 재난이다-코로나 세대 보고서’ 디지털스토리텔링 사이트(http://www.seoul.co.kr/SpecialEdition/gapDisaster/)로 연결됩니다. 오는 3일 공개되는 인터랙티브 ‘3화’에서 남대문 쪽방촌과 노인 격차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단독] 1년새 50% 뛴 쪽방촌 “나가라”… 58만원 받고 노숙인될 판

    [단독] 1년새 50% 뛴 쪽방촌 “나가라”… 58만원 받고 노숙인될 판

    코로나19가 덮친 쪽방촌은 자본가들에게 재개발 수익의 발판을 마련하는 ‘기회의 시간’이었다. 건설사와 사모펀드가 쪽방촌 건물들을 사들이면서 주거 취약계층인 주민들은 3.3㎡(1평)의 보금자리에서도 밀려나고 있다. 서울의 ‘황금 입지’인 남대문 쪽방촌이 재개발돼도 주민들이 갈 공간은 없다. 코로나 1년간 남대문 쪽방촌은 우리 사회의 부동산과 주거 격차의 현실을 첨예하게 드러낸 욕망의 공간이다.28일 서울신문과 시민단체 홈리스행동이 2019년 의결된 서울시 ‘양동 도시정비형 재개발구역 정비계획 변경안’에 포함된 토지·건물 28곳 가운데 지난해 소유권이 변경된 12곳 등기부등본을 분석한 결과 9곳 소유주가 D건설과 연결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신문 취재에 따르면 D건설이 지난해 4~6월 매입한 쪽방 건물 지분이 3곳이다. D사 대표 이모씨가 사내이사인 S개발과 T사, 또 다른 T사가 각각 2곳(2020년 12월), 2곳(2020년 5월), 1곳(2020년 12월)을 인수했다. 남은 1곳(2020년 8월)도 D사와 연관된 법인 대표가 매입했다. 김남근 참여연대 정책위원(변호사)은 “주거환경정비법상 특정 법인이나 개인이 재개발 지역의 3분의2를 확보하면 바로 사업을 개시할 수 있기 때문에 코로나 시기에 명의를 분산해 외부 주목을 받지 않고 매입한 행태”라고 말했다.지난해 D사에 지분을 넘긴 박철규(50·가명)씨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건설사가 좋은 가격으로 매입을 제안했다”고 했다. 부친 명의의 지분을 관리해 온 박씨는 강남 거주자다. 쪽방촌 시세는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1년 만에 50% 이상 올랐다. 인근 공인중개업체 대표는 “2019년 3.3㎡당 5000만원 정도였는데 지난해 거래 대부분이 개인 간 거래로 가격조차 비공개 상태”라면서 “최소 평당 8000만원 이상 거래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중개 업체를 통하지 않는 개인 간 거래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등재되지 않아 매매 가격을 알 수 없다. 쪽방촌 건물의 소유권이 바뀌면서 취약계층인 쪽방 주민들의 주거 불안도 팽배해졌다. 특정 건설사와 사모펀드는 원 소유주와 거래할 때 기존 세입자를 내보내는 특약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3월 소유주가 세입자에게 보낸 내용 증명에는 “한 달 이내에 퇴거하지 않으면 소송을 제기해 손해배상과 법적 비용을 부담시킬 것”이라고 적혀 있다. 이 소유주는 같은 해 6월 D사에 지분을 팔았다. 퇴거 고지 배후에 D건설이 있다고 추정하는 이유다. 쪽방촌 주민들에게 월세를 받고 건물을 관리하는 중간 관리자들도 지난해부터 적극 퇴거를 종용하고 나섰다. 무보증금 세입자들이라 큰 부담이 없다는 점도 작용한다. 신체 장애로 노숙을 전전하다 2018년부터 남대문 쪽방촌에서 살고 있는 김호규(59·가명)씨는 최근 3년간 연이은 퇴거 통보로 세 차례 쪽방을 옮겼다. 김씨는 “관리인이 ‘집주인이 나가라고 한다’고 하면 그날 짐을 싸야 한다”며 “윽박지르든 달래든 버티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도 버티다 이사비 58만원을 쥐여 주는데 딱 한 달 생활비라 더이상 거부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건설사와 사모펀드의 최종 목적은 재개발이다. 남대문 쪽방촌(양동 지구)은 정부가 발표한 공공재개발 대상에서도 빠져 있기 때문에 표적이 됐다. 국토부가 최근 발표한 서울역 인근 동자동 쪽방촌의 공공재개발 대상 지역에서 남대문 쪽방촌은 제외된 상황이다. 서울 동자동은 2종 일반주거지역인 반면 남대문 쪽방촌은 상업지역이다. 2종 일반주거지역은 용적률 200~250%로 15층까지만 건축할 수 있지만 상업지역은 최대 800%로 4배 높이의 건물 건축도 가능하다. 민간 주도로 개발되면 쪽방 주민들의 주거권은 법적으로 보장받기 어렵다. 김헌동 경제정의실천연합 부동산건설개혁운동 본부장은 “쪽방촌 세입자들은 월 20만~25만원의 임대료로 생활하는 주거 약자들”이라면서 “이들이 쪽방촌을 벗어나 갈 곳은 사실상 노숙밖에 없다. 정부가 최소한의 주거권 대책도 마련하지 않고 민간에 재개발을 맡기는 건 무책임한 처사”라고 밝혔다. 지난 1월 남대문 쪽방촌 소유주 대표로부터 ‘정비계획변경신청’을 받은 중구청은 이달 시구 합동 토론회를 열고 해당 지역의 민간 재개발 방안을 본격 협의할 예정이다. 정비계획변경신청을 제출하기 위해서는 소유주 3분의2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전체 28곳 토지·건물 중 D건설사와 관계사 매입한 9곳 이외에도 이미 재개발을 위한 10곳의 동의가 이뤄졌다는 뜻이다. 합동 토론회에서 변경신청안 입안 여부가 결정되면 주민 설명회, 공람 공고 등의 절차를 거쳐 재개발 최종 허가인 사업시행인가를 통해 쪽방촌 철거와 재개발 착공이 이뤄진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QR코드를 스캔하면 ‘2021 격차가 재난이다-코로나 세대 보고서’ 디지털스토리텔링 사이트(http://www.seoul.co.kr/SpecialEdition/gapDisaster/)로 연결됩니다. 오는 3일 공개되는 인터랙티브 ‘3화’에서 남대문 쪽방촌과 노인 격차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단독] 28곳중 12곳 투기 표적… 무너진 ‘1평 쪽방의 삶’

    [단독] 28곳중 12곳 투기 표적… 무너진 ‘1평 쪽방의 삶’

    지난 1월 17일 최선주(53)씨는 20년 넘게 살았던 서울 남대문 쪽방촌에서 홀로 생을 마감했다. 후암로 60길 24 2○○호. 서울 남대문경찰서 뒷골목, 낡은 건물 2층에 3.3㎡(1평) 크기로 벌집처럼 붙어 있는 10여개 쪽방 중 하나다. 1986년 건축된 4층 규모의 이 건물에는 50명 남짓한 사람이 살고 있다. 최씨는 숨진 지 하루가 지나 쪽방촌 통장에게 발견됐다. 사인은 간경화. 최씨의 마지막을 수습하고 장례식을 치른 이들도 쪽방촌 주민들이었다. 최씨와 가깝게 지낸 주민 박환식(65·가명)씨는 “코로나19로 바깥출입도 없이 혼자 술만 마시다 병세가 악화된 것 같다”고 했다. 지난 3일과 지난달 26일까지 올 들어 4명이 쪽방에서 숨졌다. 이들의 장례는 모두 무연고장으로 치러졌다. 쪽방 주민들이 코로나로 단절된 그들만의 세상에서 벼랑 끝 삶을 이어 가는 동안 남대문 쪽방촌은 투기 자본의 사냥감이 됐다. 28일 서울신문이 시민단체 홈리스행동과 함께 서울시가 남대문 쪽방촌 일대에 지정한 12관리지구(토지 6곳, 건물 10곳)와 11정비지구(토지 7곳, 건물 5곳) 등 토지·건물 28곳의 등기부등본을 전수조사한 결과 지난 한 해 동안 쪽방촌 관리·정비지구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12곳의 소유권이 바뀐 게 확인됐다. 서울시가 2019년 10월 ‘양동 도시정비형 재개발구역 정비계획 변경안’을 통과시킨 후 이 지역 등기부등본 전체를 조사해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신문 취재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남대문 쪽방촌을 집중적으로 매입한 소유자는 중소 건설사인 D사와 이 회사 대표 및 관계사 등으로 드러났다. 숨진 최씨가 살았던 쪽방 건물(남대문로5가 614) 지분 전체도 지난해 5월 D사 대표 이모씨가 사내이사로 등재된 T사가 매입했다. 소유자들은 지난달 서울 중구청에 12관리지구·11정비지구를 통합한 정비계획변경신청안(재개발계획)을 제출했다. 소유권이 바뀐 쪽방촌 지분 상당수는 신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지현 한양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신탁을 맡겼다는 건 돈을 댄 실제 소유주들이 사모펀드 형태로 뒤에 숨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D사 관계자는 서울신문의 인터뷰 요청에 “남대문 쪽방촌 지분 매입과 관련해 설명할 게 없다”고 말했다. 쪽방촌 주민들은 코로나 유행이 반복되던 지난해 퇴거를 요구하는 내용 증명을 받았다. 홈리스행동은 쪽방촌 주민들이 대부분 빈곤층이고 무연고자라 노숙자로 전락할 상황을 우려한다. 이동현 홈리스행동 활동가는 “서울시와 중구가 남대문 쪽방촌을 재개발지역으로 지정해 재개발 수익의 길이 열렸다”며 “코로나로 쪽방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줄어든 시기에 특정 건설 자본이 명의를 분산해 쪽방촌 지분을 집중 매입하고 주민들을 내몰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구원의 ‘도시빈곤층의 공동체 형성 고찰-서울시 쪽방 밀집지역 저렴 쪽방 중심으로’(2019년 5월) 보고서에 따르면 남대문 쪽방촌이 위치한 중구 지역 쪽방 주민은 717명이며, 이 중 45%인 323명이 기초생활수급자다. 쪽방촌 주민들을 지원하는 서울시 산하 남대문상담센터 관계자는 “코로나 확산 후 대면 자원봉사가 완전히 끊겼다”며 “지금은 공동생활 공간인 쪽방촌 내 코로나 감염 차단을 막는 데 집중하느라 주민들의 퇴거 상황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QR코드를 스캔하면 ‘2021 격차가 재난이다-코로나 세대 보고서’ 디지털스토리텔링 사이트(http://www.seoul.co.kr/SpecialEdition/gapDisaster/)로 연결됩니다. 오는 3일 공개되는 인터랙티브 ‘3화’에서 남대문 쪽방촌과 노인 격차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연세대, 황희 문체부 장관 ‘논문 베껴쓰기’ 의혹 조사 착수

    연세대, 황희 문체부 장관 ‘논문 베껴쓰기’ 의혹 조사 착수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연세대 박사학위 졸업 논문이 그의 박사학위 지도교수가 작성한 국회 연구용역 보고서를 베꼈다는 의혹에 대해 연세대가 조사할 예정이다. 시민단체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은 황 장관이 연세대에 제출한 박사학위 논문의 적격성 심사를 요청하는 민원에 대해 연세대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규정에 근거하여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28일 전했다. 이날 사준모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사준모는 지난 8일 교육부에 황 장관의 박사학위 논문 검증을 위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하고 황 장관의 박사학위 논문에 문제가 있다면 황 장관의 박사학위 취소 등을 요청하는 내용의 민원을 제기했다. 앞서 스마트시티 정책을 주제로 하는 황 장관의 박사학위 영문 논문이 그의 박사학위 지도교수가 2017년 9월 당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로부터 연구용역을 받고 같은 해 12월 국회에 제출한 연구보고서 일부 내용을 직역해 베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교육부는 사준모가 제기한 민원을 연세대에 이송했고, 연세대는 “제보 민원에 대해 본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규정에 근거하여 조사에 착수하여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세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사준모가 제기한 민원에 대해 예비조사를 한 뒤에 본조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연세대는 “학위를 부정한 방법으로 받은 경우 대학의 장이 대학원위원회 심의를 거쳐 그 학위 수여를 취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황 장관은 논문 베껴쓰기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황 장관은 지난 9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스마트시티를 이야기하고 특히 국가 시범도시를 이야기할 때 이야기하는 내용들이 대부분 전문가들이 비슷하다”면서 “그 부분은 제가 쓴 것은 맞다”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공무원 접대’ 의혹 日스가 아들 검찰조사 위기…시민단체 형사고발

    ‘공무원 접대’ 의혹 日스가 아들 검찰조사 위기…시민단체 형사고발

    아버지의 위세를 이용해 정부 고위관료들과 연을 쌓고 접대를 하며 청탁성 로비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 스가 요시히데(73) 일본 총리의 아들 세이고(40세가량)가 다른 관련자들과 함께 검찰 조사를 받게 될 처지에 놓였다. 28일 도쿄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의 시민단체 ‘검찰청법 개정에 반대하는 모임’(이하 모임)은 지난 26일 방송사업체 도호쿠신샤의 총무성 간부 접대 의혹과 관련해 세이고 등 도호쿠신샤 측 4명을 뇌물공여 혐의로, 총무성 간부 13명을 뇌물수수 혐의로 각각 도쿄지검 특수부에 고발했다. 고발장에 따르면 세이고 등 도호쿠신샤 측 4명은 2016년 7월부터 총무심의관이었던 야마다 마키코(60) 내각홍보관 등 당시 총무성 간부 13명에게 39차례에 걸쳐 총 60만 8000엔(약 634만원)어치의 음식값을 증여(접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고발인 측은 접대자리에서 도호쿠신샤가 영위하는 위성방송 등 사업 이야기들이 나왔다는 점을 들어 “현직 총리의 아들이 권력을 바탕으로 공무원으로부터 편의를 제공받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모임 공동대표인 이와타 가오루(68)는 도쿄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 관료가 업무 이해관계자로부터 수만엔 규모의 접대를 받는 것은 시민 감정으로는 납득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번 의혹이 이대로 막을 내려서는 안되며 검찰이라는 제3자가 조사를 하는 게 타당하다”고 밝혔다.시민단체의 고발에 따라 검찰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되는 가운데 현직 총리의 아들이 검찰에 불려 나오게 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로서는 접대금액 자체가 크지는 않아 입건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이 많다. 그러나 이는 총무성의 자체 조사를 통해 드러난 규모일뿐이어서 향후 검찰의 수사 강도와 깊이에 따라 사건은 현재보다 더 커질 수 있다. 검사 출신의 다카이 야스유키 변호사는 마이니치신문에 “접대의 금액이나 횟수를 감안할 때 통상적인 사교의 범위를 넘어선 것이라고는 할수 없어 (현재로서는) 뇌물 혐의 입건이 어렵다”면서 “현재까지 드러난 사실 외에 도호쿠신샤 측에서 추가적인 접대가 없었는지, 다른 관련업자로부터 향응은 없었는지 등에 대해 깊이 있는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부산 “가덕신공항 특별법 통과 환영”...올해안에 예타 마무리

    부산 “가덕신공항 특별법 통과 환영”...올해안에 예타 마무리

    부산시와 시민단체 상공계는 26일 가덕 신공항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자 일제히 환영의사를 나타냈다 부산시는 2002년 4월 중국 민항기 김해 돗대산 사고 이후 20년간 이어진 신공항 입지선정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며 특별법 통과를 크게 반겼다. 이병진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부울경 시도민과 국회의원 등 모든 분에게 감사 말씀을 전한다”며 “가덕도신공항은 동남권을 글로벌 경제·관광도시로 이끌 것이며 2030년 부산 세계박람회 개최 전까지 반드시 개항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특별법엔 가덕도 입지 명문화,예비타당성 조사 면제,김해신공항 백지화 근거 명시,신공항 주변지역 개발사업,지역기업 우대·부담금 감면,신공항 건립추진단 구성 등 조속한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위한 내용이 최대한 반영됐다. 시는 가덕신공항 건설 기술검토 용역과 동남권 관문공항 조류(철새) 현황조사 및 조류충돌 위험 저감방안 연구용역을 추진하는 등 후속 작업에 돌입했다. 공역·지반·수요·물류·환경 등 분야별 기술자문단을 구성해 일부 언론에서 제기한 시공·운영·환경 분야 신공항 문제를 면밀하게 검토할 계획이다. 기술자문단은 국토교통부의 사전타당성 검토 지원과 전략환경영향평가 지원 등 다양한 역할을 하게 된다. 시는 사전절차 기간을 단축하고자 올해 안으로 사전타당성 조사와 예비타당성 조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2022년 기본계획 수립과 2023년 기본 및 실시설계를 한뒤 2024년 초에 가덕도 신공항 건설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상공회의소도 이날 오후 부산상의 국제회의장에서 가덕도신공항 건설 특별법 국회 통과를 환영하는 축하 행사를 열었다.허용도 부산상의 회장을 비롯한 부산 상공인과 동남권관문공항추진위원회 이사,시민단체 관계자 등 80여명이 참석했다. 부산상의 허 회장은 ”오늘 특별법 통과로 가덕도신공항은 부·울·경 관문 공항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며 ”이제는 2030 부산 월드엑스포 유치 등 2030년 정상 개항을 위한 조기 착공과 더불어 부·울·경 메가시티를 앞당기기 위한 광역교통망 확충에 집중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젊었던 내 공무원 추억이”…옛 청사 향나무 훼손에 충남도 허탈

    “젊었던 내 공무원 추억이”…옛 청사 향나무 훼손에 충남도 허탈

    “역사·문화적 의미까지 싹뚝 자른 무식한 짓입니다. 옛 충남도 청사지만 대전시 역사와 함께한 향나무이기도 하고요” 충남도 한 공무원은 최근 대전시가 옛 충남도청 울타리 향나무를 훼손했다는 소식에 “도가 대전에 있을 때 한번 불 탄 적이 있는데 청사를 떠난 뒤 또 훼손됐다니 가슴이 더 아프다”면서 “젊었을 적 공무원시절 추억의 한자락이 잘려나간 기분”이라고 말했다.2012년 말 정든 대전 청사를 떠나 1시간 30분 거리의 충남 홍성·예산 내포신도시로 이전한지 9년 만에 들려온 향나무 훼손 소식에 충남도 공무원들은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소유주인 도의 의견과 행정 절차 등을 무시한 대전시의 행위에 분통도 터뜨렸다. 27일 대전시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중구 선화동 옛 충남도 청사를 둘러싸고 있는 향나무 울타리 가운데 남쪽 103m에 심어진 128 그루를 베어내고 44 그루를 다른 곳으로 이식하는 등 172 그루를 훼손했다. ‘지역거점별 소통협력 공간’을 만드는데 방해가 된다는 이유였다. 대전 시민들도 울타리 바깥에 높이 친 공사 판넬이 가려 모르고 있다 최근에야 소식을 알 수 있었다. 이 향나무들은 1932년 충남 공주에 있던 충남도청이 대전으로 이전하면서 청사 울타리로 심어진 것으로 수령이 90년 안팎에 이른다. 공주 청사에서 옮겨온 나무도 일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989년 충남에서 광역시로 분리돼 6대 도시로 급성장한 대전시의 역사를 줄곧 지켜본 명물 향나무들이어서 대전 시민의 사랑도 무척 깊다.특히 대전 청사에서 공무원 생활을 오래 한 중장년 충남도 공무원의 애정은 각별할 수밖에 없다. 2006년 11월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반대 시위대가 화염병과 횃불을 던져 정문 좌우(청사 동쪽) 향나무 140여 그루가 불에 탔을 때의 노력이 이를 반영한다. 정년이 얼마 안 남은 도 공무원은 “도지사가 너무 가슴 아파해 죽은 나무를 살릴 수는 없고, 비슷한 향나무를 구하느라 직원들이 전국을 샅샅이 뒤졌다”면서 “수령이 비슷하면서 위도차가 적어 옮겨도 살릴 수 있는 향나무를 전북에서 겨우 찾아 이식했다”고 회고했다. 나중에 농민단체의 사과와 합의로 끝났지만 도가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 9770만원의 배상판결을 받아내기도 했다. 도는 내포 청사로 갈 때 향나무들도 가져가려다 “옛 청사와 함께 있을 때 더욱 빛이 난다”는 생각에 포기할 정도로 애정을 보였고, 대전시가 근대문화유산 제18호인 청사 뿐 아니라 향나무도 잘 관리하길 바랐다.하지만 이번 일로 충남도의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청사를 무상 임대 사용 중인 대전시는 충남도·문화체육관광부와 제대로 협의도 하지 않은 채 훼손을 강행했다. 2년 전 임기제 공무원으로 채용된 시민단체 출신 담당 과장은 “행정마인드가 부족했다”고 사과하고 사의를 표명했다. 허태정 대전시장도 지난 23일 사과하고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 책임을 묻겠다”고 약속했지만 부장판사 출신인 장동혁 국민의 힘 대전시당위원장이 허 시장과 담당 과장·국장 등 3명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사태 진정까지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옛 충남도 청사와 부지는 문체부가 올해 안으로 도에 잔금 71억원을 지불하면 국유재산이 된다. 아직은 충남도가 소유주이다. 김인우 도 재산관리팀장은 “임차인이 주인 허락도 없이 시설에 손을 댄 것이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높이 3m짜리 향나무 한 그루가 50만원 안팎이던데 옛 도청 향나무는 매년 전지하고 가꿔서 자연상태에서 얼마나 컸을지, 값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다”며 “다음 주인인 문체부도 원상복구를 요구해 납득할 만한 복구가 이뤄지지 않으면 행정대집행 등의 조치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대전·홍성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안기권·박관열 경기도의원, 고교평준화 도입 대비 사전준비 논의

    안기권·박관열 경기도의원, 고교평준화 도입 대비 사전준비 논의

    경기도의회 광주상담소에서 안기권(더불어민주당, 광주1), 박관열(민주당, 광주2) 도의원은 광주시의회 이은채(민주당) 시의원과 함께 지난 25일 광주지역 학교운영위원회 관계자들과 ‘광주시 고교평준화 도입 대비’ 사전준비를 위해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고 26일 밝혔다. 이 자리에서 학교운영위원회 회장은 “고교평준화는 비평준화로 인해 발생하는 학교 간 교육격차와 고교 서열화에 따른 학생들의 열등감 해소 및 지역 간 교육격차 문제 해결을 위해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0년 광주하남교육지원청에서 비평준화지역에서 평준화 추진관련 의견조사를 실시한 결과 관내 학부모 입장에서의 필요하다(80%), 불필요하다(20%)로 관내 학교관계자(교장, 교감) 입장에서의 필요하다(70%), 불필요하다(30%) 등으로 응답했다. 이와 관련, 광주지역 평준화 도입을 위해서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의견을 취합한 결과 ▲ 교통여건 등 제반사항 조성 및 개선 ▲학교별 교육과정 다양화 및 특성화 ▲고등학교 신·증설 요구 ▲원거리 배정에 대한 우려 등으로 나타났다. 이에 안기권, 박관열 의원은 “광주시 고교평준화를 위해 학부모 단체 및 교육시민단체, 학교 교직원을 포함해 토론회를 진행하고 5월 중 추진단을 발족할 계획에 있다”면서 “광주시 고교평준화를 위해 초·중 학부모의 많은 관심과 응원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진욱 공수처장, 보유 주식 217주 매각...“미코바이오메드 주식도 매각 진행 중”

    김진욱 공수처장, 보유 주식 217주 매각...“미코바이오메드 주식도 매각 진행 중”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이 삼성전자 주식 등 보유주식 약 1300만원 어치를 매각했다. 김 처장은 야권에서 여러 의혹을 제기한 미코바이오메드(미코) 주식도 “매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26일 전자관보 공고에 따르면 김 처장은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22일까지 보유 주식 217주를 매각했다. 김 처장이 매각한 주식은 삼성전자 65주, 피앤케이피부임상연구센터 91주, 유한양행 32주, 수젠텍 8주, 씨젠 5주, 진원생명과학 5주, 일양약품 2주 등이다. 네이버와 카카오 각 2주, KT&G 2주, SK텔레콤 1주, 카카오게임즈 2주 등도 포함됐다.  다만 보유 주식의 90% 이상을 차지해 논란이 됐던 미코 주식 8384주는 공개 목록엔 포함되지 않았다. 금액은 재산공개 당시 기준 9385만 8000원이다. 김 처장은 이날 오전 정부과천청사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미코 주식이 8000주가 넘어 매각에 어려움이 있었고, 나머지 소유 주식은 모두 팔았다”면서 “미코 주식도 매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야권은 김 처장의 미코바이오메드 유상증자 참여 경위와 관련해 미공개 정보 이용 등 여러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시민단체인 투기자본감시센터는 김 처장이 해당 주식 취득 과정에서 부당이익을 얻었다며 김 처장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이 사건은 경찰에 이관돼 서울경찰청이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이날 김 처장은 ‘손해를 보고 매각하면 이 혐의가 해소되는 것이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시민단체에서 이득을 봤다고 하는데 몇천만원 손해를 본다면 (혐의 해소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며 “해당 주식이 직무와 관련성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논란이 있으니 매각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평화 꿈꾸는 서해 5도민… 인구소멸 위기

    서해 5도는 남북관계가 나빠질 때만 언론이 앞다퉈 찾는다. 평소엔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그러나 이곳이 없으면 인천 앞바다도 없고, 이곳이 평화로워야 국민이 편안히 잠든다. 경제도 요동치지 않는다. 그러나 옹진군은 인구 감소로 소멸 위기에 처해 있다. 지원 정책이나 사업이 없다면 섬의 쇠락은 가속화될 것이다. 정부는 주민들의 정주 지원금으로 매월 5만~10만원을 지급하는데 안보를 위해서라도 8700여 주민에게 더 큰 지원을 해야 한다. 군인과 주민들이 공존하며 신뢰를 쌓는, 섬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식을 좇아야 한다. ●평화수역·남북공동어로 구역 만들기 위해 안간힘 인천시는 서해 5도 평화정책을 얼마나 주도하고 있을까. 평화도시 조성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남북공동어로구역’ 설정을 위한 법적 고찰도 했다. 서해 5도 운동본부·시민단체·인하대 로스쿨 등과 평화수역 조성 방안을 마련했다. 교육청과 평화학교 설치도 추진하고 있다. ‘신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구상안’도 준비 중이다. 과거보다 의지는 분명하다. 하지만 아직 가시적이지 못하다. 그나마 평화시정을 가늠하는 잣대가 남북협력기금이다. 지난 3년 장정민 옹진군수는 10억원, 박남춘 인천시장은 90억원을 조성했다. 서해 평화정책은 물론 남북교류를 위해 이 정도론 모자라다. 도리어 조직은 축소됐다. ‘접경지역지원 특별법’ 사업으로 남북평화도로의 상징인 영종도~신도 연륙교 건설이 시작됐다. 하지만 백령 공항, 대형선박 운항, 강화 교동산업단지와 해주산단 등은 지지부진하다. 당초 서해5도 종합발전계획은 지난해까지 78개 사업에 9109억원이 책정됐다. 지난해 7월 2025년까지 99개 사업에 7585억원을 집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기존 사업에 대한 평가는 제대로 했는지, 평화수역 조성과 주민들의 미래를 위한 요구가 제대로 반영됐는지 의문이다. 인천시는 백령공항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국방부도 조건부 동의했지만 지난해 말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관광이나 경제성만으로 판단하는 것이 옳은지, 기재부가 안보와 서해평화 항로, 중국의 내해화(內海化)를 막을 필요성을 제대로 검토했는지 따지고 싶다. ●중국 불법어업 방지 먼저 이뤄져야 평화수역 설치를 위해 다양한 측면에서의 실태조사와 자료 축적이 필요하다. 50억원이 지원된 ‘개성 만월대 남북공동발굴조사’가 전범이다. 통일부의 남북협력기금이 필요하다. 해주의 바닷모래 채취가 꽃게 등의 고갈로 이어졌는지, 바닷속은 과연 어떤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남북한 공동어로구역을 설치했는데 물고기가 없다면 참담할 것이다. 과거와 현재 어로 형태, 민속, 생활권, 경제공동체의 복원 등 역사적 유산과 현황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 실향민들에 대해 기록하고 자료를 보전해 통일 후 전할 것들을 정리해야 한다. 이곳을 평화의 바다로 만드는 일은 남북한 충돌과 중국의 불법어업 방지에 일차 목표가 있다. 평화수역의 해상경계를 설정하고 생태 자원 보호구역 등도 미리 준비해야 한다. 종합발전계획과 접경지역지원 사업, 통일부의 남북협력기금이 접목돼야만 성과가 극대화된다. 서해평화기본법 제정과 서해평화청 설치가 필요한 이유다. 북한의 태도나 유엔제재를 핑계 삼지 않고 우리가 주도할 정책과 과제를 검토하고 북한과 합의해야 하는 사안, 합의가 되지 않는 경우, 합의 이후 등의 로드맵을 설정하고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김민배 인하대 법전원 교수(전 인천연구원장) mbkim@inha.ac.kr
  • ‘위안부 왜곡’ 램지어 규탄·논문 철회 요구한 성북

    ‘위안부 왜곡’ 램지어 규탄·논문 철회 요구한 성북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의 명예와 인권회복은 평화로운 세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일본의 침략 역사를 부정하는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의 논문 게재 철회를 요구합니다.” 이승로 서울 성북구청장이 25일 지역 청소년들과 함께 최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부’로 묘사해 비판을 받는 마크 램지어 교수를 규탄했다. 이 구청장은 삼일절 102주년을 앞두고 계성고 3학년 학생 5명과 성북천 분수마루 광장에 세워진 한중 평화의소녀상을 수건으로 직접 닦은 후 이 같은 목소리를 전했다. 학생들도 피켓을 들고 “우리는 램지어 교수가 일본 정부의 꼭두각시가 돼 일본의 침략과 가해 역사를 부정하는 연구를 한 것을 반성하고 논문 게재를 스스로 철회할 것을 요구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2015년 동소문동 가로공원에 설치된 한중 평화의소녀상은 ‘창작연극 지원센터’를 짓는 공사를 시작하면서 이달 분수마루 광장으로 자리를 잠시 옮겼다. 이 구청장은 “평화의소녀상이 보다 많은 시민과 만날 수 있도록 분수마루로 자리를 옮긴 것을 계기로 계성고 학생들과 규탄 메시지를 전달하게 됐다”면서 “만해 한용운 등 수많은 독립운동가가 활약한 독립운동가의 도시답게 앞으로도 일본의 역사 왜곡을 바로잡고 세계 평화와 인권을 수호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계성고 학생들은 지난해 11월 독일 베를린 평화의소녀상이 철거 위기에 놓였을 때 성북구민과 공무원 등 총 3600여통의 손편지를 모아 독일 시민단체에 보내는 활동을 펼쳐왔다. 문송현(18)양은 “계성고와 성북구민을 대표해서 이 자리에 서게 됐다”면서 “앞으로도 평화의소녀상과 관련한 논란이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도록 학생 입장에서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으로 역사를 제대로 알리는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폭력·살인 싫다” 예비군 훈련 거부… 대법, 비종교적 신념 인정 첫 ‘무죄’

    “폭력·살인 싫다” 예비군 훈련 거부… 대법, 비종교적 신념 인정 첫 ‘무죄’

    대법원이 비폭력 신념을 이유로 예비군 훈련을 거부한 20대 남성 A씨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다. 여호와의 증인 신도가 아닌 개인의 윤리적·철학적 신념을 병역법상 ‘정당한 사유’로 인정한 첫 판례다. 다만 대법원은 A씨와 비슷한 비폭력 신념을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 B·C씨에 대해서는 유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세 사람에 대한 재판부 판단은 과거 행적에 따라 ‘진정한 양심’이 있었는지를 기준으로 갈렸다. 대법원 1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병역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5일 밝혔다. 대법원 재판부는 “종교적 신념이 아니더라도 진정한 양심에 따른 예비군 훈련과 병력동원훈련 거부에 해당한다면 예비군법과 병역법에서 정한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A씨는 2013년 2월 제대하고 예비역에 편입됐으나 2016년 3월부터 2018년 4월까지 예비군 훈련과 병력동원훈련에 참석하지 않은 혐의로 고발돼 재판을 받아 왔다. A씨는 “폭력적인 아버지 슬하에서 성장해 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됐고, 미군이 헬기에서 기관총을 난사해 민간인을 학살하는 영상을 보고 살인을 거부하는 신념을 가지게 됐다”고 주장했다. 다만 병역은 어머니의 설득에 못 이겨 군사훈련을 피할 수 있는 화학 관리 보직에서 근무했다. A씨는 제대한 뒤에는 더 양심을 속이지 않기로 하고 예비군 훈련을 모두 거부했다. 이로 인해 14차례나 고발돼 재판을 받았고 안정된 직장도 구할 수 없었다. 1·2심은 A씨의 신념이 진실하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했다. 반면 B씨에 대해 유죄 판결한 1·2심 재판부는 그가 2015년 한 집회에서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로 형사처벌을 받은 전과 등이 비폭력 신념과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시민단체 활동가 C씨 역시 양심적 병역거부를 선언하면서 발표한 소견서에 따르면 산업기능요원으로 근무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는 점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고 B·C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종교·양심적 병역거부를 정당한 사유로 본 2018년 11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취지에 따른 것이다. 당시 재판부는 정당한 병역거부 사유가 되는 종교·양심의 신념은 깊고 확고하며 진실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했다. 헌법재판소도 이날 정당한 사유 없이 예비군 훈련을 거부하면 처벌하도록 한 ‘향토예비군 설치법 15조 9항’이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제기된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각하했다. 헌재는 “양심에 따른 예비군 훈련 거부자에 해당하는지 법원이 판결을 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새달 한미연합훈련·성격 싸고 논란 증폭… 범여권 “北 강력 반발… 연기 촉구” 성명

    새달 한미연합훈련·성격 싸고 논란 증폭… 범여권 “北 강력 반발… 연기 촉구” 성명

    한미 군 당국이 다음달 둘째 주 한미 연합훈련을 실시하기로 의견을 모은 가운데, 여권에서는 코로나19 상황과 북한의 반발을 고려해 연합훈련을 연기·축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아울러 한미 양국도 연합훈련의 성격을 두고 시각차를 보이고 있어 연합훈련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범여권 의원 35명은 25일 성명을 내고 “현시점에서 한미 연합군사훈련은 북측의 강경 대응을 유발하고 극단적인 외교·안보 대립을 일으킬 수 있다”며 훈련 연기를 촉구했다. 이들은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까지 직접 나서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며 “한미가 인내심과 유연성을 발휘할 경우 (북한이) 이에 상응하는 긴장 완화 조치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성명에는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박완주, 이학영, 강훈식 의원 등 33명과 열린민주당 최강욱 의원, 무소속 김홍걸 의원이 참여했다. 반면 국방부는 전반기 한미 연합지휘소훈련(CPX)을 계획대로 실병 기동훈련이 아닌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국방부는 이날 박재민 차관 주재로 한미 연합연습훈련 지휘소 사열을 하고 훈련장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 특히 국방부는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조기 전환을 위해서라도 이번 연합훈련을 실시하고 전작권 전환의 조건을 평가하는 완전운용능력(FOC) 검증도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미 양국은 2019년 3단계 검증 중 1단계 기본운용능력(IOC) 검증을 2019년에 마쳤으나, 지난해 코로나19로 전반기 훈련은 취소, 후반기는 축소되면서 2단계 FOC 검증을 시행하지 못했다. 하지만 미국은 FOC 검증보다는 연합대비태세 점검에 주력하자는 입장이라 이번 훈련에서 FOC 검증을 진행할지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에 여권과 진보 사회단체에서는 전작권 조기 전환도 담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연합훈련을 진행할 필요가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시민평화포럼, 평화바람,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 27개 시민단체는 지난 23일 “한국 정부는 전작권 환수를 위해 연합군사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정작 미국 정부는 이번 훈련에서 FOC 검증은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며 “전작권은 언제든지 환수돼야 하며, 그 어떤 조건도 환수 연기의 이유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서해 5도를 다시 보다 6] 국민과 인천시 그리고 정부의 자세

    [서해 5도를 다시 보다 6] 국민과 인천시 그리고 정부의 자세

    서해 5도는 평화로운가 중국과 북한에 맞선 국경이자 최북단 경계선이다. 자유로운 관광 지역도 아니다. 만선의 기쁨을 누리는 바다도 아니다. 남북관계가 악화할 때만 언론들이 찾는다. 이 섬 주민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무엇이 필요한지, 왜 중요한지 평소에는 눈길도 주지 않는다. 그러나 이곳이 없으면 인천 앞바다도 없다. 여기가 평화로워야 국민이 편안히 잠든다. 경제도 요동 치지 않는다. 그러나 옹진군은 소멸 위기에 몰려 있다. 옹진군민 2만 455명 가운데 65세 이상이 5485명으로 고령 비율은 26.8%이다. 정부는 정주 생활 지원금으로 매월 5만-10만원을 지급한다. 국토안보 차원에서 서해 5도 8700여 명에 대해 더 큰 지원을 해야 한다. 배를 타던 주민들도 어업을 접고 있다. 고령화로 섬의 보건업무가 더 중요해졌다. 주민들에게 일자리가 생겨도 육체적으로 일할 여건이 안된다. 섬의 특성도 고려해야 한다. 서해 5도가 모두 같지 않다. 농업 중심의 백령도, 어업 중심의 대청도, 꽃게 중심의 연평도 등에 맞춰 지원 방식도 다양해져야 한다. 인천시의 평화 정책은 인천시는 서해 5도에 대한 평화정책을 얼마나 주도하고 있을까. 인천은 2021년 평화시정을 ‘인천 주도의 남북교류협력 사업추진, 평화통일 범시민공감대형성, 접경지역협력방안 및 평화기반 마련’으로 제시했다. 인천시는 평화도시 조례를 제정하여 평화도시 조성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남북공동어로구역 설정을 위한 법적 고찰’도 실시하였다. 인천시는 서해5도 운동본부·시민단체·인하대 로스쿨 등과 함께 서해5도의 평화수역 조성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였다. 교동의 평화학교는 교육청과 함께 추진하고 있다. ‘신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구상안’도 준비 중이다. 과거보다 의지는 분명하다. 하지만 크지 않고, 그래서 가시적이지는 못하다. 경기도의 DMZ과 한강하구 사업, 강원도 고성 UN평화특별도시 정책과 비교하면 차이가 나타난다. 인천이 서해5도를 평화의 바다로 만들기 위해서는 박 시장의 1호 공약답게 더 적극적이어야 한다. 남북 관계는 국내외적 변수에 좌우된다. 지방자치단체로서는 평화정책 수립과 추진에 한계가 있다. 변함없는 이데올로기 대립과 정치적 견해 차이도 해소해야 할 과제이다. 그나마 평화시정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 가운데 하나가 남북협력기금이다. 정권이나 자치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평화정책과 남북협력기금은 냉탕과 온탕을 반복한다. 남북협력기금은 조성 시점에 따라 약간 차이가 있지만 경기도 732억원, 서울시 344억원, 강원도 240억원, 인천시는 100억원, 옹진군은 10억원이다. 그나마 텅빈 곳간을 채운 것은 장정민 옹진군수와 박남춘 인천시장이다. 지난 3년간 장 군수는 10억원, 박 시장은 공약을 앞당겨 90억원을 조성하였다.옹진군은 기초 자치단체로서 남북평화교류 사업에 필요하다. 그러나 서해 평화협력 정책은 물론 남북교류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인천시 100억 원 기금으로는 할 수 있는 사업은 많지 않다. 기금은 상황에 따라 증액이 가능하다. 하지만 축소된 조직은 복원이 쉽지 않다. 경기도가 평화부시장을 중심으로 72명, 강원도가 평화지역발전본부장을 중심으로 64명이다. 인천은 남북협력담당관에 14명이다. 인천시가 주도하는 남북교류 협력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예산 확대와 함께 조직 강화가 필수적이다. 평화는 남북협력에서 시작한다 ‘접경지역지원 특별법’에 따른 사업으로 남북평화도로의 상징인 영종~신도 연륙교 건설이 지난달 착공되었다. 사업비 1245억원이다. 앞으로 강화와 해주, 개성과 연계할 예정이다. 하지만 백령 공항, 대형선박 투입, 교동산업단지와 해주 산단, 강화와 해주 연결 도로 등은 지지부진하다. 남북평화사업이 선거 공약에 그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원래 서해5도 종합발전계획은 2011~2020년 78개 사업에 9109억원(국비 4599억, 지방비 2068억, 민자 등 2442억원), 10개의 부·처·청이 관련된 사업이었다. 그러나 계획은 완료되지 못하였다. 예산도 남았다. 그러자 지난해 7월 사업비 7585억원(국비 5557억, 지방비 1866억, 민자 162억원)에 2025년까지 계획을 연장하였다. 그리고 민자 유치사업은 2280억원으로 감축했다. 5년 동안 행정안전부, 교육부, 문체부, 농식품부, 복지부, 환경부, 국토부, 해수부, 산림청, 과기정통부가 99개 사업을 추진한다. 99개 사업에 서해평화수역 조성이나 서해 5도 주민들의 요구가 얼마나 반영되었을까. 서해5도지원특별법에 의한 종합개발계획은 2010년 국토연구원 보고서에 기초하고 있다. 5년 연장할 때 지난 10년의 변화를 반영하고, 미래를 예측해 설계했어야 한다. 기존 사업들에 대한 평가도 진행했어야 했다. 지난 10년 동안 78개 사업이 왜 완료되지 못했는지, 주민보다 공무원이나 군의 시각이 앞선 것은 아닌지, . 어떻게 해야 제대로 효과를 낼 수 있는지, 올해부터 추진되는 99개 사업이 같은 잘못을 범하지 않으려면 반드시 검증과 수정을 하면서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 서해 5도는 평화와 통일의 출발점 서해 5도의 평화수역 설치를 위해서는 다양한 측면에서의 남북한 실태조사와 자료 축적이 중요하다. 2007~2015년 ‘개성 만월대 남북공동발굴조사’에 50억원의 남북협력기금이 지원되었다. 대표적인 남북협력 성공 사례로 평가받는다. 최근 3년간 접경지역에서 ‘한강하구 공동조사 지원 사업, DMZ 국제평화지대화를 위한 통합적 재난관리체계 구축 기반 마련 연구용역 추진 사업, 한반도 통일미래센터 운영경비 지원’ 등에 남북협력기금이 지원되었다. 접경지역 발전종합계획 2020년 전략별 사업계획도 참고할 만하다. 정부는 접경지역 발전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예를 들면 생활 SOC 확충 등 정주여건 개선을 위한 LPG 배관망 구축사업(사업비 2035억원, 지난해 3.1억원), 주민문화센터 조성(사업비 1000억원, 지난해 270억원), 생태·평화관광 활성화를 위한 DMZ 평화의 길(사업비 286억원, 지난해 102억원), 한탄강 주상절리 길 조성(사업비 611억원, 지난해 94억원), 해양 및 수상레저 시설 조성(사업비 101억원, 지난해 46억원) 등이다. 서해5도의 평화수역 설치를 위한 실태조사와 사업 등에 서해5도 지원사업과 접경지역 지원사업 그리고 남북협력기금에 의한 추진을 할 필요가 있다. 과거 해주 바닷모래 채취가 꽃게 등 어족 자원의 고갈로 이어졌는지, 서해5도 바닷속은 과연 어떤 상태인지 조사할 필요가 있다. 황사를 막기 위해 사막에 나무를 심으러 가는 우리나라다. 산란지 보호를 위해 해주 지역을 비롯한 해안지역 생태와 간척 사업 등에 대한 공동조사도 필요하다. 정작 남북한 공동어로구역을 설치했는데 물고기가 없다면 황당한 일일 수밖에 없다. 인천시는 백령공항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사업비 1740억원에 2026년 개항 목표다. 국방부도 조건부로 동의하였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따져 본다. 백령공항을 관광이나 경제성만으로 판단하는 것이 옳은가. 중국은 인공섬에 비행장까지 만들어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백령공항은 유사시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길이다. 서해를 중국의 내해로 삼으려는 시도를 막기 위한 것이다. 최북단 국토 보전과 국가안보의 징표다. 한편 중국 위해시와 백령도, 인천을 잇는 항로 개설을 위한 옹진군의 용역이 실시되었다. 중국의 협력이 필요한 사업이다. 이를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백령도와 북한 남포를 잇는 항로 개설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기재부의 예타 기준이 과연 서해 평화에 도움이 되는가. 서해 평화를 원한다면 서해 5도를 돈벌이 대상이나 경제적 논리로만 접근해서는 안된다. 서해 평화를 원한다면 경제적 논리보다 주민의 생명과 안보의 논리를 우선해야 한다. 남북의 본격적인 교류가 이뤄지면 서해 5도를 북한과 어떻게 연계할 것인가. 항로, 항공노선, 육로 접근, 통신, 인터넷 등에 대한 준비를 남북한의 시각에서 재정립해야 한다. 서해 5도의 평화는 중국과 남북한이 함께 협력하고 준수해야만 지속 가능하다는 사실을 직시할 때다. 문화 인류사적 차원에서도 서해5도를 조사해야 한다. 남북한의 과거와 현재 어업 형태, 민속, 생활권, 경제공동체의 복원 등 역사적 유산과 현황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 실향민들에 대해 생전에 기록하고, 그분들의 자료를 보존해야 한다. 건물을 짓는 것보다 그 안에 어떤 내용을 담아 기억하고, 통일 후 후세에 전할 것인가 답해야 한다. 평화는 조직과 사업으로 표현된다 서해평화를 원한다면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서해 5도 지원 특별법에서 나타나듯이 중앙 행정기관 내 업무와 기능이 산재해 있다. 서해 5도에 대한 지원사업은 행안부, 평화수역은 해수부와 국방부, 남북협력기금은 통일부가 주무 부서다. 한강하구 공동이용과 마찬가지로 서해 5도 공동어로 구역 설정은 북한 뿐만 아니라 중국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점에서 외교부까지 포괄해 범부처가 협력해야 할 사안이다. DMZ와 한강하구 사업에 대한 정부, 경기, 인천, 강원도의 노력만큼 서해 5도에 관련 부처와 인천의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서해5도를 평화의 바다로 만드는 일은 남북한 충돌과 중국의 불법 어업방지에 일차적인 목표가 있다. 그것은 남북공동어로구역 설정과 남북 공동 서해 수산물 가공 및 유통 등을 통해 달성된다. 북한과 협상을 위해 평화수역의 해상경계 설정과 생태 자원 보호구역 등도 사전에 준비해야 한다. 북한과 평화수역의 운영을 위한 협약도 필요하다. 서해 5도의 평화수역은 서해 5도 종합발전계획과 접경지역지원사업 그리고 통일부의 남북협력기금이 접목되어야만 성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 서해 5도의 평화수역을 향한 과제는 산적해 있다. 평화의 바다는 예산과 조직을 통해 구체적으로 실현된다. 서해평화 기본법의 제정이나 서해평화청의 설치가 필요한 이유다. 북한의 태도나 유엔제재를 문제 삼을 것이 아니라 우리가 주도할 수 있는 정책과 과제를 차분하게 검토해야 할 때다. 사안별로 북한과 합의를 전제로 한 경우, 합의가 되지 않는 경우, 합의가 된 후 등으로 나눠 로드맵을 설정하고, 단계적으로 사업을 추진해야 할 때다. 평화정책 추진 의지가 있다면 실현 가능한 것은 많다. 서해 5도 평화수역은 전쟁을 막고 평화로 가는 지름길이다. 서해평화정책이 바로 국가안보다. 한반도에 평화보다 우선하는 정책은 없다.
  • “블랙박스 영상 삭제해라”…이용구 ‘증거인멸교사’ 고발인 경찰 조사

    “블랙박스 영상 삭제해라”…이용구 ‘증거인멸교사’ 고발인 경찰 조사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 기사 폭행’ 부실 수사 의혹을 자체 진상조사 중인 경찰이 이 차관을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고발한 시민단체 대표를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2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이달 26일 오후 법치주의 바로세우기 행동연대(법세련) 이종배 대표를 고발인으로 불러 조사한다. 경찰 관계자는 “서울경찰청 청문·수사 합동 진상조사단 차원에서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법세련은 “이 차관이 택시 기사에게 당시 폭행 장면이 담긴 택시 블랙박스 영상 삭제를 제안한 것은 증거인멸을 교사한 것”이라며 지난달 25일 대검찰청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대검찰청은 이달 초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에 배당했고, 서울중앙지검은 이달 11일 서울경찰청으로 이송 조처했다. 이 차관은 지난해 11월 6일 오후 11시 40분쯤 서울 서초구 아파트 자택 앞에서 술에 취한 자신을 깨우는 택시 기사를 폭행했으나 경찰은 이 차관을 입건하지 않고 사건을 내사 종결했다. 그 과정에서 담당 수사관이 택시 기사가 보여준 블랙박스 영상을 ‘못 본 것으로 하겠다’고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실 수사 논란이 일자 경찰은 합동 진상조사단을 꾸리고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진상조사단은 최근 당시 수사 담당자였던 서울 서초경찰서 A 경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특수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정부방침 따를 수밖에 없다” 김종인, 3·1절 보수 집회 반대

    “정부방침 따를 수밖에 없다” 김종인, 3·1절 보수 집회 반대

    보수단체 “3·1절에 ‘문재인은 안 된다’ 증언”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문재인 대통령의 하야를 주장했던 전광훈 담임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 등 일부 보수성향 단체가 3·1절 광화문광장 집회를 열려는 데 대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를 언급하며 “정부 방침에 따를 수밖에 없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직후 기자들의 질문에 “지금 코로나 사태에 대처하는 정부 방침에 따라 많은 사람이 모이는 집회를 금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지난해 개천절 집회가 예고됐을 때도 “부디 집회를 미루고 이웃과 국민과 함께해주시길 두 손 모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교회 측 “집회금지 통고 오면 행정소송” 지난 22일 사랑제일교회 등 지난해 서울 도심 광복절 집회에 참여한 보수단체들은 올해에도 3·1절 광화문광장 집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김경재 전 한국자유총연맹 총재는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금은 (방법 등을) 공개할 수 없지만, 3월 1일에 전 국민의 의사를 모아서 대한민국과 전 세계에 ‘문재인은 안 된다’는 것을 증언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8월 15일 광화문광장을 가득 채운 여러분의 의지가 3월 1일 다시 발현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김 전 총재는 지난해 광복절 불법집회 주도 혐의로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됐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변호인인 강연재 변호사는 “시민단체 3∼4곳이 광화문광장 3·1절 집회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집회금지 통고가 오면 행정소송을 낼 방침”이라고 설명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日정부 “역사교과서 위안부 설명 문제없다”…극우 요청 거부

    日정부 “역사교과서 위안부 설명 문제없다”…극우 요청 거부

    오는 4월 신학기에 사용될 일본 중학교 역사교과서에 ‘종군위안부’ 내용이 빠지지 않고 그대로 남아 중학생들이 공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문부과학성은 극우 시민단체인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이 야마카와출판이 발간하는 중학교 역사교과서에서 종군위안부 관련 내용을 삭제하도록 요청한 데 대해 “(삭제) 권고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새역모 등은 지난해 12월 18일 하기우다 고이치 문부과학상(장관) 앞으로 종군위안부 관련 기술을 삭제하도록 야마카와출판에 권고하라는 요청을 보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이번에 또다시 요청했지만 거절된 것이다. 야마카와출판은 ‘전시 체제 하의 식민지·점령지’라는 제목으로 “많은 조선인과 중국인이 일본에 징용돼 광산, 공장 등에서 가혹한 조건하에 노동을 강요당했다”라고 썼다. 또 주석에는 “전쟁터에 설치된 위안시설에는 조선, 중국, 필리핀 등지에서 여성이 모집됐다(이른바 종군위안부)”라고 적시했다. 문부과학성은 종군위안부 등에 대해 삭제 권고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답변하면서 “(해당 교과서에) 군과 관헌에 의한 강제적인 연행이 있었다”라고 기술돼 있지 않아 강제연행을 인정하지 않는 정부 견해와 어긋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종군위안부 내용은 일본 내에서 인정되지 않으면서 2004년부터 역사교과서에서 빠졌다. 이후 2015년 진보 성향인 마나비샤출판의 역사교과서에 11년 만에 등장했고 지난해 검정을 통과한 야마카와출판이 이 내용을 교과서에 담았다. 한편 종군위안부라는 표현은 한국에서 피하는 표현이다. 여성가족부는 “종군이라는 말에는 종군기자, 종군간호사처럼 자발적으로 군을 따랐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며 “강제로 일본군 위안부를 동원했던 일본의 역사적 책임을 은폐시킨다는 점에서 사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용어”라고 설명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겉만 보고 쓰던 살균제·탈취제, ‘속’도 보고 쓴다

    겉만 보고 쓰던 살균제·탈취제, ‘속’도 보고 쓴다

    화학물질 유해성 확인하는 ‘화평법’ 시행22곳 생활화학제품 1417개 전 성분 공개정부·19개 기업·시민단체 첫 자발적 협약원료 유해성 평가하는 ‘그린 스크린’ 진행안전한 물질 찾고 소비하는 선순환 기대사상 초유의 생활용품에 의한 대규모 인명 피해로 기록된 2011년 ‘가습기살균제’ 사고가 한국의 화학물질과 화학제품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꿔 놓고 있다. 가습기살균제 사고로 살균·항균제 등에 사용되는 살생물질 및 제품 관리의 ‘민낯’이 드러나면서 화학물질에 대한 공포감(케미포비아)을 촉발시켰다. 화학제품에 대한 안전규제는 2000년대 도입됐지만 최소한의 기준을 요구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가습기살균제 사고를 계기로 기업이 화학물질의 유해성을 확인하고 책임을 부여하는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이 2015년 시행되는 등 안전에 대한 눈높이가 달라졌다. 소비자에게 인정받지 못하면 판매할 수 없다는 기업들의 위기의식도 확인된다. 산업화가 고도화되면서 화학제품 사용은 더 늘고 있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손 소독제에도 화학물질이 사용되는 등 유용성을 부인하기는 힘들다. 불신과 불안 해소의 관건은 기업의 투명한 정보 공개다. 규제를 넘어 국민이 안전한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변화들이 현실화하고 있다.●화학물질 안전에 대한 첫 사회적 합의 23일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까지 세탁·방향·탈취·살균제 등 생활화학제품 39개 품목을 생산·판매하는 국내 22개 기업의 1500여개 제품에 포함된 화학물질의 전체 성분 정보가 생활환경안전정보시스템인 ‘초록누리’(ecolife.me.go.kr)에 공개된다. 2018년부터 추진해 현재 1417개 제품의 전 성분이 공개됐고 나머지 83개 제품이 대상이다. 화학제품안전법에 따른 안전확인 대상 생활화학제품 10만여개에 비해 숫자는 적지만 이들 기업 제품이 국내 유통량의 40%를 차지해 파급효과가 적지 않다. 성분명·용도 등 함유 성분 정보와 사용상 주의사항 등을 기업이 자율적으로 공개해 국민 누구나 사용된 화학물질을 확인·검증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전 성분 공개는 기업에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일 수 있다. 케미포비아가 이어지는 가운데 제품의 원료물질에 대해 가장 잘 아는 기업이 규제를 넘어 능동적 제품 안전관리체계로 전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게 됐다. 정부와 기업, 시민단체가 참여한 ‘생활화학제품 안전관리 자발적 협약’에 따라 기업은 함량에 관계없이 제품에 함유된 모든 화학물질을 정부에 제출해야 한다. 함유된 성분이 섞이면서 생성되는 ‘비의도적 성분’이라도 발암물질이나 환경호르몬 물질(0.01% 이상)이면 공개해야 한다. 기업의 영업비밀도 급성독성·피부 자극성 등 인체 유해성이 높으면 소비자 알권리를 위해 제출하도록 했다. 또 전 성분 공개 정보의 신뢰성을 확인하기 위해 민·관·학 전문가로 구성된 검증위원회 심사에서 적합 판정을 받아야 공개가 이뤄진다. 한준욱 환경부 화학제품관리과장은 “국민들이 화학제품에 무슨 물질이 들어갔는지, 안전한지에 의문을 가지면서 신뢰를 저버린 제품은 퇴출될 수밖에 없다”며 “한국에서 허가된 제품은 해외에서 그대로 인정받을 정도로 보수적으로 접근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환경부는 올해 3기 자발적 협약을 추진하는 등 전 성분 공개 제품을 2025년까지 2000여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전 성분 공개에 그치지 않고 원료 안전성 평가 및 ‘더 안전한 제품’에 대한 자율 인증 도입도 진행 중이다. 사회가 국민에게 믿고 써도 좋다고 보증하는 한국형 ‘그린 스크린’이다. 정부·기업·시민단체는 지난해 원료 안전성 평가 및 자율인증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자발적 협약 기업이 사용하는 원료 1100여종에 대한 유해성 평가 후 관리등급을 부여했다. 물질별 인체 위해성뿐 아니라 환경유해성도 평가한다. 더 안전한 제품 인증은 전 성분 공개가 전제되기에 업체 간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소비자는 안전한 제품을 선택하고 기업은 대체·저감물질 개발에 적극 나서는 ‘선순환’ 구조도 기대된다. 현재 5개 기업이 10여개 제품에 대해 더 안전한 제품 인증을 신청한 가운데 이르면 오는 4월쯤 첫 제품 출시가 예상된다. 환경부는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위해 독성물질을 줄여 인증받은 기업의 노력을 사회적 책임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안전한 제품 선택… 기업도 변했다 가습기살균제 사고 조사에 외부 전문가로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당시 사고 기업의 고위직에게서 제품 성분을 확인하지 않고 제품을 생산했다는 말을 듣고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기업뿐 아니라 정부 등 우리 사회가 화학제품의 안전에 대해 얼마나 관심이 낮았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소개했다. 기업의 무책임과 정보의 부재, 법의 허점이 더해지면 어떤 결과로 이어질 수 있지를 보여 준 사례가 가습기살균제 사고다. 일상에서 화학제품을 전혀 사용하지 않을 수는 없다. 그만큼 화학물질의 위험성에 상시 노출돼 있는 상황이다. 정부와 기업이 정확한 양질의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면 소비자는 불안을 감수하며 사용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생활의 편리함을 더해 주는 각종 생활용품에는 다양한 화학물질이 함유돼 있지만 기준을 준수하면 위험도를 줄일 수 있다”면서 “가습기살균제 사고와 같이 화학물질에 대한 정보 부족 및 위험성에 대한 낮은 인식이 잘못된 사용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정부 규제는 기본적인 관리 수준이기 때문에 한계가 분명하다. 안전확인 대상 생활화학제품 관리는 최소한의 안전판에 불과하다. 알고 있는 물질이 대상이고 대체재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반발을 최소화할 수 있다. 문제는 유해성 정보가 확인되지 않은 화학물질이다. 모든 제품에 들어간 원료의 불순물까지 밝히는 전 성분 공개는 기업들의 화학물질에 대한 의식 변화를 반영한다. 사회가 함께 나아가는 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신범 노동환경건강연구소 부소장은 “가습기살균제 사태 이후 불신·불매라는 두려운 상황이 현실화되면서 기업들의 화학제품 안전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면서 “전 성분을 공개한 기업이 상대적으로 적지만 정부와 기업, 시민단체가 합의한 첫 사회적 도구라는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소비자 알 권리 강화 “전 성분 공개 의무화를” 일각에서는 소비자의 알 권리와 기업 책임성 강화를 위해 자발적 협약을 통한 전 성분 공개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발적 협약 참여기업 대부분이 시장 점유율이 높은 중견·대기업으로 중소기업 제품이 빠졌기 때문이다. 정미란 환경운동연합 생활환경국장은 “안전 확인은 최소한의 조건을 판정하는 것으로 제품에 대한 안전성 판단으로는 미흡하다”며 “전 성분 공개를 법제화하되 중소기업 등이 부담을 느끼면 국민 보호 차원에서 정부가 기존 데이터를 제공하는 등 지원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 국장은 특히 “일부 기업들이 영업비밀과 비의도적 물질을 들어 정보 제공을 기피했지만 공개 후 전혀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전 성분 공개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소비자의 알 권리 강화 등을 위해 환경부는 생활화학제품 및 살생물제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지난 1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다만 시민·환경단체에서 요구하는 전 성분 공개가 아닌 제품에 사용된 주요 성분과 유해화학물질, 살생물물질 등이 대상이다. 전 성분 공개 의무화와 관련해서는 자발적 협약 성과와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한준욱 환경부 화학제품관리과장은 “전 성분 공개에 많은 기업을 참여시키는 한편 기업이 독성물질 사용을 줄이고 안전한 물질을 찾는 노력을 강화하도록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가덕도 되고 대구경북 안 되고… 공항에 쪼개진 영남권 ‘공황’

    가덕도 되고 대구경북 안 되고… 공항에 쪼개진 영남권 ‘공황’

    권영진 시장·이철우 지사 등 유감 표명“영남권이 이용 못하는 부·울·경만의 공항”대구경북신공항 특별법 조속 제정 촉구시민단체들도 “표심에 정책 좌우” 비판정치권의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1300만 영남권을 두 개로 갈라놨다. 국회 국토위가 지난 19일 대구경북통합신공항 특별법은 보류한 채 가덕도신공항 특별법만 통과시키자 대구와 경북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반면, 부산과 경남은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의 통과를 즉각 환영했다. 결국, 신공항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민주당과 정부가 또다시 우리 사회의 편 가르기를 부채질하고 있는 것이다.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 양 시·도 의회 의장은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국토위의 ‘가덕도신공항 특별법’ 통과에 강한 유감을 표했다. 또 ‘대구경북신공항 특별법’의 조속한 제정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은 김해신공항 건설을 어떠한 명분이나 합당한 근거도 없이 오로지 정치적 계산에 의해 일순간에 뒤엎는 폭거”라며 강하게 성토했다. 또 “영남권신공항 추진 당시 김해, 밀양에 이어 최하위 평가를 받은 가덕도는 영남권이 이용할 수 없는 부·울·경만의 공항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구경북의 시민들뿐 아니라 시민단체들도 비난 대열에 합류했다. 대구경북청년회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이기기 위한 방편으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만 통과시킨 한심한 일이 벌어졌다”면서 “대구·경북 시도민의 피나는 노력으로 공항 이전을 결정한 대구경북을 패싱한 것이 공정하고 정의로운 일인가”라고 따졌다. 또 대구지역 시민단체인 비행공해대책위원회는 “국책사업이 선거 때마다 표심에 좌지우지되고 특별법으로 해결하려한다면 행정부는 왜 필요한가”라며 “정권 유지나 쟁취에만 혈안이 될 것이 아니라, 충분한 검토 후에 국책사업을 시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무능력한 TK정치권에 대한 성토도 이어지고 있다. 대구경북을 거의 싹쓸이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상임위 통과에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비난 여론이 높아지자 TK 의원들은 지난 22일 화상회의를 열고 26일 예정된 본회의에서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에 반대표를 행사하기로 했다. 또 25일 법사위에서 대구경북통합신공항 통과를 계속 압박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대구경북신공항은 지난해 7월 군위군 소보면과 의성군 비안면으로 이전을 확정했다. 6년여 동안 지역 간의 이견을 조율하고 군 공항과 민간 공항을 함께 이전하기로 사회적 합의를 마친 것이다. 경북도 한 관계자는 “합의를 어렵게 마치고 공항 이전을 확정한 대구경북은 특별법으로 지원을 하지 않으면서, 경제성과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가덕도에 공항을 만들기 위해 민주당과 정부가 특별법을 만든다는 게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앞으로 영남권의 반목과 갈등은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가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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