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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에 아동 성장 멈췄다...어린이집 교사 75% “언어 발달 악영향”

    코로나19에 아동 성장 멈췄다...어린이집 교사 75% “언어 발달 악영향”

    코로나19가 아동의 신체·언어 발달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교육계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이 24일 발표한 1451명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어린이집 원장과 교사 71.6%, 학부모 68.1%가 ‘코로나19 대유행이 아동 발달에 미친 영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 조사에는 서울·경기 국공립어린이집 원장·교사 709명, 학부모 742명이 참여했다. 어린이집 원장과 교사 74.9%는 ‘코로나19로 마스크를 사용하면서 아동의 언어 발달이 지연됐다’고 답했다. 또 77.0%는 ‘코로나19로 인해 아동의 신체운동 시간과 대근육·소근육 발달 기회가 감소했다’고 답했고 63.7%는 ‘과도한 실내 생활로 스트레스, 짜증, 공격적 행동 빈도가 증가했다’고 응답했다. ‘낯가림, 기관 적응 어려움 및 또래 관계 문제 발생 빈도가 증가했다’는 응답도 55.5%였다. 학부모들이 느끼는 위기의식도 다르지 않았다. 학부모의 경우 ‘과도한 실내 생활로 미디어 노출 시간이 증가했다’고 답한 비율이 83.5%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또 조사 대상 학부모의 76.0%가 ‘바깥 놀이 위축으로 신체운동 시간 및 대근육·소근육 발달 기회가 감소했다’고 답했다. ‘과도한 실내 생활로 인한 스트레스, 짜증, 공격적 행동 빈도가 증가했다’고 답한 비율도 60.9%에 달했다. 학부모 10명 중 7명은 집에서 아이를 가르치는 ‘엄마표 사교육’을 하고 있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코로나19가 언어·신체 발달 지연, 정서적 문제, 사회적 발달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며 “상담과 치료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단체는 또 “영유아기 아동들의 발달 지연이 누적되는 상황에 대비해 초등 교육과정에 대한 연계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부는 2학기 유·초·중·고 전면 등교라는 목표를 세우고 방역 보완 조치를 논의 중이다. 김부겸 총리는 지난 1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칫 코로나19 세대들이 평생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유은혜 교육부 장관의 말을 전하며 “어떻게든 극복 프로그램을 만들고 교육 당국과 선생님이 전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집값 때문에 촛불 든 게 아니다” 왜 김부선은 ‘분노선’이 되었나

    “집값 때문에 촛불 든 게 아니다” 왜 김부선은 ‘분노선’이 되었나

    “광역철도라는 이름에 걸맞는 김포∼부천 노선이 아닌 서울의 강남으로 직결돼야 하고, 정부는 아침과 저녁이 없는 삶을 살아가는 경기 서부권 주민들의 목소리에 응답해야 합니다.” 경기 김포와 부천, 인천 청라지역의 주민들은 서부권광역급행철도(GTX)-D노선이 김포에서 인천과 부천을 거쳐 서울 강남까지 연결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지난달 22일 공개된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 시안에 김포 장기에서 시작해 부천종합운동장까지만 이어지는 노선으로 반영됐다. 그래서 ‘김포와 부천을 연결하는 노선’이라는 뜻의 ‘김부선’이라는 별명을 갖게 됐고, 김포와 청라를 중심으로 강남까지 노선 연장을 요구하는 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당초 경기도가 제안한 GTX-D노선은 김포~검단~부천~서울 남부~강동~하남을 잇는 동서 방향 노선이다. 경기도는 이 노선을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에 반영할 것을 건의했고 사업비가 약 5조 8097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했다. 인천시도 그동안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GTX-D노선과 관련해 경기 하남에서 서울 남부를 거쳐 부천으로 연결하는 노선이 청라 인천국제공항 방면과 검단 김포 방면 두 갈래로 나뉘는 이른바 Y자 노선을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에 반영할 것을 주장해 왔다.이에 따라 인천 검단·청라·계양·영종 및 경기 김포·부천·하남, 서울 강동구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자체안대로 건설할 경우 공항철도, 지하철 9호선과 노선이 중첩돼 비효율적이라고 배경을 설명했지만, 서울 출퇴근에 큰 고통을 겪으면서 GTX-D노선에만 희망을 걸고 있던 수도권 서부지역 주민들은 배신감을 크게 느꼈다. ●“기대감이 물거품으로… 이러니 강남 집값 오르는 것” 23일 인천 영종·청라 시민들로 구성된 ‘GTX-D 인천시민추진단’은 Y자 노선으로 변경을 요구하는 거리행진에 나섰다. 김포와 인천 검단 주민들로 구성된 시민단체는 지난 15일 밤 ‘GTX-D노선 서울 직결 확정’을 요구하는 세 번째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서도 주최 측 추산 1만여명이 모일 정도로 분위기가 뜨거웠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촛불집회뿐만 아니라 국토부 앞 집회, 차량 시위, 지역 국회의원에 대한 ‘18원 후원금 입금’ 운동 등 다양한 방법으로 항의를 이어 가고 있다. 김포한강신도시에서 서울 강남 삼성동 사무실로 출퇴근을 하는 정용(54)씨는 “지하철 이용은 엄두도 못 내고 승용차를 타고 올림픽대로 출퇴근을 하는데 새벽 밥을 먹고 오전 6시 전에 집을 나서야 제시간에 갈 수 있고, 퇴근 땐 도로가 막혀서 2시간 이상 걸린다”고 푸념을 했다. 이어 정씨는 “몇 년만 고생하면 GTX가 생긴다고 기대를 했었는데 물거품이 됐다”며 “이러니 서울 강남 집값만 계속 오를 수밖에 없지 않냐”고 반문했다. 김천기 김포 한강신도시총연합회장은 “2019년 개통한 2량짜리 김포 경전철은 수도권에서 가장 악명이 높은 지옥철로 불리고 있다. 출퇴근 시간대의 혼잡률은 285%에 달한다”며 “출근시간에 장기역~고촌역에서 탑승하는 시민들은 이미 만석인 지하철을 바라보면서 한숨부터 쉰다. 3~4회 지하철을 보내고 출근시간에 맞춰 겨우 탑승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김포 지역에서 서울을 이어 주는 도로도 올림픽대로 하나뿐이며 출퇴근 시간마다 가양대교~김포 구간은 거대한 주차장이다. 아침마다 전쟁을 치른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또 내년 대선 등을 앞두고 각 지역 국회의원과 자치단체장, 지방의원들이 기자회견 등을 통해 GTX-D노선의 서울 직결을 촉구하고 있다. 내년 3월 대통령선거와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권도 지역 주민의 요구에 편승하며 GTX-D노선 변경 요구에 적극적이다. 경기 김포·부천·하남·서울 강동구 지방자치단체장이 지난 20일 공동으로 GTX-D노선의 강남 직결을 정부에 촉구했다. 정하영 김포시장, 장덕천 부천시장, 김상호 하남시장, 이정훈 강동구청장과 시민단체 회원 등 10여명은 이날 부천종합운동장역 1번 출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GTX-D노선 강남 직결을 촉구하는 공동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수도권 서부권인 김포·부천과 동부권인 강동구·하남 주민들은 광역교통시설의 절대 부족의 고통을 감내하고 있다”며 “하지만 국토부는 수도권과 지방의 투자 균형 등의 이유로 GTX-D노선을 김포∼부천으로 대폭 축소해 발표했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이어 “현재 추진 중인 GTX A·B·C 노선은 모두 수도권 남북과 (동서) 대각선을 잇는 노선으로 계획됐다”며 “D노선이 동서를 직선으로 잇는 구간으로 추진돼야만 수도권 전체가 차별 없이 서울 접근이 가능해진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공정성과 합리성이 결여된 국토부의 GTX-D노선 발표에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며 “국토부는 D노선이 김포∼부천∼강동∼강남∼하남으로 연결되도록 6월 확정 고시 이전에 적극적으로 행동해 달라”고 촉구했다. 내년 3월 대선에 나설 것으로 알려진 ‘잠룡’들도 김포와 부천, 청라 지역주민의 표심 잡기에 적극적이다. 이는 대선을 불과 10여개월 앞둔 시점에서 지역의 민심을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지난 17일 아침 ‘지옥철’로 불리는 김포골드라인 도시철도에 직접 탑승한 뒤 플랫폼에서 노형욱 국토부 장관에게 전화해 조속한 해결을 촉구했고, 송영길 대표도 지난 14일 문재인 대통령과 신임 당 지도부의 첫 회동에서 이 문제를 거론하는 등 대통령선거를 준비해야 하는 여당 지도부는 비상이 걸렸다. 지역 주민과 정치권의 집중포화에 정부도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다. 국토부 관계자는 GTX-B노선과 선로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GTX-D노선의 일부 차량이 서울 여의도나 용산역까지 운행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선로를 추가로 건설하지 않고도 GTX-D노선 승객이 환승 없이 서울까지 갈 수 있게 된다. 또 국토부는 GTX-D노선과 다른 노선이 만나는 환승역에는 플랫폼을 이동하지 않고 내린 자리에서 바로 갈아탈 수 있는 ‘평면환승’을 도입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부동산 시장도 싸늘… “검단신도시 호가 1억 떨어져” 정부의 김부선 발표에 지역 부동산 시장의 열기도 싸늘해졌다. 오는 6월 입주하는 인천 검단 신도시 지역 부동산 시장에서 분양권을 찾는 사람이 확 줄었다. GTX-D노선과 서울 강남권의 직접 연결이 무산되자 기대심리가 떨어진 탓이다. 인천 검단신도시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은 그 이후 인천 검단신도시의 분양권 프리미엄이 꺾였다고 입을 모았다. 검단신도시의 한 공인중개사 A씨 “GTX-D노선 계획이 나온 이후 분양권값이 내렸다”면서 “호반써밋1차 전용면적 84㎡의 경우 호가가 1억원 정도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전세시장도 매물은 나오는데 문의 전화는 끊겼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주민들의 GTX 노선에 대한 불만은 단지 아파트 가격 때문이 아니라 늘어난 신도시 인구에 비해 정체해 있는 교통 인프라로 인한 불편함과 소외감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포 한강신도시 지역의 공인중개사 B씨는 “물론 GTX가 생기면 기대심리 때문에 그동안 집값이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주민들이 분노하는 것은 집값 때문만은 아니다”라며 “김포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은 날마다 전쟁을 치른다. 지하철이 아니라 지옥철이다. 교통망은 생각지도 않고 신도시만 개발한 정부의 부실 행정에 반발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GTX-D노선이 부천까지만 잇는 걸로 나와 이해가 안 됐고, D노선을 B노선과 공유해 용산까지 잇는 게 장기적인 교통망 관점에서 어떤 효과가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수도권 동과 서를 연결하는 광역철도는 분명히 필요하며 상황에 따른 땜질식 교통대책으로는 수도권의 교통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사건 6개월 만에 이용구 첫 소환한 檢…김오수 청문회 앞두고 수사 급발진 왜?

    사건 6개월 만에 이용구 첫 소환한 檢…김오수 청문회 앞두고 수사 급발진 왜?

    택시기사 폭행 혐의를 받는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사건 발생 6개월 만인 지난 22일 검찰 조사를 받았다. 오는 26일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예정된 가운데 검찰은 신임 검찰총장 취임 전까지 이 차관 사건 등 주요 수사 마무리에 속도를 내는 형국이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 이동언)는 전날 이 차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이 차관을 상대로 당시 택시기사를 폭행한 경위와 경찰 조사 과정 등을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차관에 대한 조사는 이른 아침 시작돼 일과 시간이 끝날 즈음 마무리됐다. 이 차관은 지난해 11월 6일 밤 서울 서초구 아파트 자택 앞에서 술에 취한 자신을 깨우려던 택시기사 A씨를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경찰은 반의사불벌죄인 형법상 폭행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내사 종결했다. 하지만 한 시민단체가 이 차관을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운전자 폭행 혐의로 고발하며 검찰이 재수사에 착수했다. 검찰 수사와 별개로 경찰은 이 차관이 사건 발생 이틀 뒤 택시 블랙박스 녹화 영상 삭제를 요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증거인멸 교사 혐의가 적용 가능한지 검토해 왔다. 또 내사 과정에서 블랙박스 영상의 존재를 알고도 묵살한 의혹을 받는 경찰관들도 특가법상 특수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사건 처분을 경찰과 따로 할지 여부 등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오는 26일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열리는 등 신임 총장 취임이 가시화되면서 검찰은 이 차관 사건을 비롯한 주요 사건을 속도감 있게 처리할 가능성이 높다. 총장 취임 이후 예고된 대대적인 검찰 인사에서 주요 사건을 맡은 수사팀 상당수의 교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검의 경우 수사가 1년 가까이 지속된 옵티머스 펀드사기 사건, 지난 13일 ‘계열사 부당지원’ 의혹으로 구속된 박삼구 전 금호그룹 회장 사건,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의 비리 의혹과 관련해 이르면 다음주 관계자 추가 기소 등 사건 마무리가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檢, ‘택시기사 폭행 혐의’ 이용구 차관 첫 소환 조사

    檢, ‘택시기사 폭행 혐의’ 이용구 차관 첫 소환 조사

    술에 취해 택시 기사를 폭행한 혐의를 받는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검찰에 출석해 소환 조사를 받았다. 22일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이동언 부장검사)는 이 차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사건 발생 6개월 만에 첫 소환 조사다. 이 차관에 대한 조사는 이른 아침 시작해 일과 시간이 끝날 즈음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차관을 상대로 사건 당일 택시 기사를 폭행한 경위와, 이후 경찰에서 내사 종결 받은 과정 등을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차관은 지난해 11월 6일 밤 서울 서초구 아파트 자택 앞에서 술에 취한 자신을 깨우려던 택시 기사를 폭행했지만, 경찰에 입건되지 않아 논란을 낳았다. 당시 택시 기사는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고, 경찰은 반의사불벌죄인 형법상 폭행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내사 종결했다. 하지만 한 시민단체가 이 차관을 특가법상 운전자 폭행 혐의로 고발하면서 검찰이 재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검찰 수사와 별개로 이 차관의 증거인멸 교사 혐의 등을 조사 중이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불법성매매 포주 역할까지… 소년법 비웃는 청소년들

    불법성매매 포주 역할까지… 소년법 비웃는 청소년들

    경북 포항에서 여중생 1명이 무자비한 집단폭행을 당해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15세였던 피해 여중생은 이른바 ‘조건만남’이라고 부르는 불법 성매매를 강요받았고, 이를 거부하고 경찰에 신고했다는 이유로 뇌출혈 증세가 올 정도로 심하게 다쳤다. 가해자 8명 중 20대는 한 명 뿐이었고, 모두 10대였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포항북부경찰서는 A(20)씨 등 7명을 구속했다. 집단폭행에 가담한 여중생 5명 중 1명은 만 14세 미만의 촉법소년이어서 구속을 면했다. A씨는 “‘조건만남’을 할 여학생을 구해오라”고 지시했고, 여중생 3명은 지난달 28일 또래 여중생 B양을 협박했다. B양은 이를 거절한뒤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 조사가 시작되자 여중생 3명은 다른 여중생 2명을 더 모아 지난 7일부터 8일 오전까지 3시간 동안 영일대해수욕장 인근 상가 옥상에서 B양을 무차별 집단폭행했다. A씨와 10대 남성 2명도 B양을 폭행하는데 가담했다. 현재 B양은 얼굴과 몸을 심하게 다치고 뇌출혈까지 일으켜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다가 일반병실에서 치료 중이다.“15세 여동생의 앞날이 무너졌다” 피해 여중생의 가족은 청와대 국민청원에 글을 올려 잔혹했던 만행을 알렸다. 청원인은 ‘촉법소년, 미성년자 가해자들의 성매매 강요와 집단 폭행으로 인한 15세 여동생의 앞날이 무너졌습니다’라는 제목으로 “기절한 동생 위에 올라타 성폭행을 일삼고 입속에 침뱉기, 담배로 지지기 등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온갖 악한 만행들을 일삼았다”고 말했다. 청원인에 따르면 이 장면은 영상통화와 동영상으로 생중계하듯 또래 친구들에게 실시간으로 유포됐고, 이 영상을 접한 한 학생의 신고로 경찰의 추적이 시작됐다. 가해자들은 경찰이 해수욕장 일대를 추적하던 와중에도 2차 폭행을 하며 도주했다. 청원인은 “7명에게 어린 여자아이 하나가 죽도록 맞았다. 신고로 찾지 못하고 시간만 보냈으면 정말 죽었을 것”이라고 분노했다.단순 폭행 넘은 불법 성매매·포주 문제 청원인은 “가해자 여중생 5명 중 한 명은 7월 생일이라서 말로만 듣던 촉법소년”이라며 “가해자들이 제대로 된 엄중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그냥 흘러가는 하나의 작은 사건으로 종결돼 묻히지 않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포항 시민단체는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중학생 또래 집단이 성매매를 강요했고, 이를 거부하고 경찰에 신고하자 보복 폭행을 했다. 이번 중학생 집단 폭행 사건은 단순폭행을 넘어 10대 청소년들 사이에 불법적으로 만연해 있는 불법 성매매와 또래 포주 문제 등이 드러난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시민단체는 “피해자가 성매매를 강요받은 사실을 경찰에 알렸지만 경찰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가해학생 5명 중 3명이 위기청소년으로 교육당국이나 학교의 철저한 보호도 필요했지만 교육당국과 경찰, 학교의 보호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10년간 증가한 소년사건 강력범죄 촉법소년은 형사책임 능력이 없다고 판단돼 범죄를 저질러도 처벌을 받지 않는 10세 이상 14세 미만 소년범을 말한다. ‘형사 미성년자’인 만 14세 미만 청소년은 죄를 지어도 형사 처벌을 받지 않고 보호처분을 받는다. 소년법에 따라 촉법소년이 법원 소년부에 송치되면 ▷감호 위탁 ▷사회봉사 명령 ▷보호 관찰 ▷소년원 송치 등 1∼10호까지 보호처분을 받을 수 있다. 14~18세의 ‘범죄소년’에게는 형사처분이 가능하지만, 소년법이 정한 특례에 따라 형이 완화된다. 아동이나 청소년이 합리적인 사고를 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 근거하고 있다. 최근 10년간 소년사건 재범률과 강력범죄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소년범죄는 청소년 인구 감소로 최근 10년간 감소하고 있지만 재범률과 강력범죄율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소년사건 재범률은 2010년 35.1%에서 2019년 40%로, 강력범죄비율은 2010년 3.5%에서 2019년 5.5%로 늘었다. 청소년 보호란 명목하에 강력범죄를 일삼는 청소년들이 너무나 많아지고 있고, 그 내용도 점점 더 잔인해지고 있는 점을 들어 소년법을 폐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처음으로 정부의 답변 요건인 20만명 동의를 얻은 것도 ‘촉법소년법 폐지 촉구’였다. 전문가들은 청소년에 대한 엄벌이 범죄 감소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말하지만 소년범죄가 상습화되며 지능화되고 있는 만큼 실효성 있는 정책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전직 경찰 “47명 죽였다”...집 앞마당 시신 무더기로 발견

    전직 경찰 “47명 죽였다”...집 앞마당 시신 무더기로 발견

    엘살바도르서 수사중 암매장 흔적 발견‘아메리칸 드림’ 꿈꾸는 여성들 꾀어내···현재 14구 공식 확인···어린아이 시신도 엘살바도르 전직 경찰관의 집에서 암매장된 시신이 무더기로 나왔다. 그는 “47명을 죽였다”고 고백했다. 21일 로이터통신과 현지 일간 엘디아리오데오이에 따르면, 이달 초 57세와 26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전직 경찰관 집에 시신 수십 구가 묻혀 있었다. 용의자 우고 오소리오 차베스(51)는 엘살바도르 북서부 찰추아파에 있는 자신의 주택에 총 47구의 시신이 묻혀 있다고 자백했다고 전했다. 현재 공식 확인된 시신은 14구지만, 현지 언론은 오소리오가 “총 47구의 시신이 묻혀 있다”고 자백했다고 전했다. 수사 중 그의 집에서 암매장 흔적이 발견됐고, 묻혀있던 시신들이 속속 확인됐다. 시신의 대부분은 여성으로, 어린아이도 있었으며 일부 시신은 2년 전 살해된 것이었다.“피해자들을 ‘아메리칸 드림’을 빌미로 꾀어냈다” 수사당국은 오소리오의 공범을 포함해 총 10명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용의자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만난 피해자들을 ‘아메리칸 드림’을 빌미로 꾀어냈다. 그를 도운 이들도 거의 다 체포됐다”고 말했다. 한편 멕시코와 엘살바도르 모두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잔혹한 살해 사건이 끊이지 않아 시민단체 등이 정부에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최근 멕시코에서도 여성 살해 혐의로 체포된 72세 노인의 집에서 사람 뼈 등이 발견된 바 있다. 이 노인의 집에선 최근 실종된 34세 여성의 토막 시신은 물론 다른 여성 여러 명의 신분증과 소지품, 총 29명 여성의 이름이 적힌 수첩 등이 발견됐다. 현지 언론은 이 노인이 20년간 연쇄살인을 저질렀다고 보도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미래에셋, 여수 경도 ‘생활형 숙박시설’ 개발 재검토

    부동산 투기 의혹에 현장 인력 철수시의원들 “사업중단, 시민 향한 협박” 미래에셋이 전남 여수 경도해양관광단지에 추진했던 ‘29층 생활형숙박시설’<서울신문 보도 4월 21일 12면>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미래에셋 측은 최근 경도에서 현장 인력을 철수하고 개발 사업을 사실상 잠정 중단한 상태다. 채창선 미래에셋 부동산개발본부장은 20일 여수시의회에서 열린 의원 간담회에서 “최근 언론과 시민단체 등에서 저희가 관광시설은 설치하지도 않고 생활숙박시설 등 부동산 투기 등을 하는 모습으로 보도해 회사 내부에서 투자 및 사업 전면 재검토에 대한 요구가 나오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전면적인 사업 재검토를 하기 위해 현재 진행 중인 설계와 공사를 중단했다”면서 “경도 현장은 철수했고 현장 뒷정리만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의원들은 미래에셋의 사업 재검토 방침에 우려의 뜻을 나타냈다. ‘부동산 투기’ 의혹을 처음 제기했던 송하진 의원은 “미래에셋이 세계적인 금융그룹으로서 희망을 갖고 여수에 왔을 텐데 ‘더 이상 사업을 못 하겠다’는 이런 표현은 적절치 않다”면서 “조속하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경도 특위를 구성해서 일을 함께 하자”고 제안했다. 김행기 의원은 “사업을 중단한다는 것은 시민을 향한 협박성 발언 아닌가”라고 반문하면서 “문제 제기가 있고 타당한 이유가 있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으로 공개적인 해명을 통해 설득시키고 이해를 시킨 뒤에 그래도 안 되면 그런 표현을 최후에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수 지역에서는 시의회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관광시설 투자는 뒷전이고 수익성이 높은 생활형 숙박시설에 투자한다’며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해 6월 첫 삽을 뜬 미래에셋은 1단계 사업으로 6만 5000㎡ 부지에 지하 3층, 지상 4∼29층 규모의 11개 동(1184실) 생활숙박시설인 레지던스 호텔 건립에 나서면서 비난이 커졌다. 앞서 지난달 21일 전남도 건축·경관 공동위원회는 미래에셋이 신청한 생활숙박시설인 레지던스호텔 건립 계획에 위화감 조성과 경관상 문제가 있다는 이유 등으로 재검토 결정을 내렸다. 여수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홀로 남은 여수 흰돌고래 벨루가 루비마저 잃을 건가요”

    “홀로 남은 여수 흰돌고래 벨루가 루비마저 잃을 건가요”

    멸종위기종 10개월 새 2마리 잇단 폐사10여개 시민단체 “즉각 방류하라” 촉구박람회측·아쿠아플라넷 책임 떠넘기기‘여수에 마지막 남은 흰돌고래 벨루가 ‘루비’를 살려주세요.’ 전남 여수의 아쿠아플라넷여수에 전시 중이던 멸종위기종인 흰돌고래 ‘벨루가’가 잇달아 폐사하면서 마지막 남은 한 마리를 바다로 돌려보내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지고 있다. 하지만 ‘벨루가’의 소유권을 가진 ‘2012 여수박람회재단’이 운영사인 아쿠아플라넷 여수에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하면서 마지막 남은 벨루가인 ‘루비’도 생명을 위협받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일 아쿠아플라넷 여수에 따르면 여수세계박람회 개최와 희귀종 보존, 해양생태 연구 등의 목적으로 러시아에서 들여온 ‘벨루가’ 3마리 중 2마리가 10개월 사이에 숨졌다. 지난해 7월 수컷 ‘루이’가 폐혈증으로 죽은데 이어 지난 5일 수컷 벨루가 ‘루오’가 장꼬임 현상인 장염전으로 숨졌다. 둘다 12살이었다. 현재 아쿠아플라넷 여수에는 11살의 암컷 ‘루비’, 한 마리만 남았다. 때문에 여수지역 환경 단체와 동물자유연대 등 10여개 시민사회단체들은 루비를 조건없이 즉각 방류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여수환경운동연합 등은 이날 아쿠아플라넷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벨루가들의 죽음과 방류에 대한 최종 책임은 박람회재단의 상위 기관인 해양수산부에 있다”면서 “해수부는 조건없는 벨루가의 방류와 박람회재단을 즉각 감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벨루가 소유권을 가진 박람회재단은 “관리책임이 아쿠아플라넷에 있다”며 발 빼기에 급급하다. 박람회재단은 “소유권은 우리가 갖고 있지만, 처음부터 운영권을 일임해 모든걸 아쿠아플라넷이 관리하고 있다”며 책임을 운영사에 떠넘겼다. 이에 대해 아쿠아플라넷 관계자는 “우리는 오는 2042년까지 30년간 위탁 운영만 하고 있기 때문에 박람회재단이 벨루가의 방류 등 거취를 결정해주면 그대로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여수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160개 시민단체 “가자지구 공습 중단하라”

    160개 시민단체 “가자지구 공습 중단하라”

    팔레스타인평화연대, 사단법인 아디 등 160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20일 서울 종로구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스라엘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습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단체들은 기자회견 이후 이스라엘 대사관에 서한을 전달했다. 연합뉴스
  • 160개 시민단체 “가자지구 공습 중단하라”

    160개 시민단체 “가자지구 공습 중단하라”

    팔레스타인평화연대, 사단법인 아디 등 160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20일 서울 종로구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스라엘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습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단체들은 기자회견 이후 이스라엘 대사관에 서한을 전달했다. 연합뉴스
  • “내 아들은 엄마 잘못 만난 죄밖에 없어요”…대물림된 반도체 산재 직업병

    “내 아들은 엄마 잘못 만난 죄밖에 없어요”…대물림된 반도체 산재 직업병

    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임신한 상태에서 일하다 자녀 역시 직업병을 얻은 반도체 산재 피해 여성 노동자 3명이 대물림된 직업병을 인정하는 산재보험법 법안을 통과시켜달라고 촉구했다. 시민단체 반올림은 20일 서울 영등포구 근로복지공단 서울남부지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반도체 노동자 2세의 직업병을 인정하는 산재보험법의 국회 통과를 요구했다. 전 삼성반도체 노동자인 김은숙씨, 김성화씨, 김혜주씨가 쓴 편지를 이슬아 여성노동법률지원센터 노무사, 문은영 변호사, 이종란 반올림 상임활동가가 대독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뒤 근로복지공단에 산재 신청 서류를 제출했다. 은숙씨는 19세인 1991년부터 결혼할 무렵인 1998년까지 8년간 삼성반도체 온양공장에서 2조 2교대로 연속 12시간 일했다. 그는 임신 초기부터 11주 정도까지 반도체 칩을 엑스레이와 육안으로 검사하는 일을 했다. 그는 아이를 출산한 지 5년 뒤인 2004년 갑상성염, 갑상선 기능저하증 진단을 받았고, 2010년 갑상선암, 2011년 류마티즘, 2013년 뇌수막염, 좌측측두엽 뇌전증, 대뇌수도관협착증 및 좌측해마위측증, 2014년 자궁경부 이형성증 진단을 받았다. 은숙씨의 아들은 출생 직후 태변을 보지 못하고 열이 올랐다. 동네 병원 의사는 병명을 알 수 없다고 했다. 나중에 서울대병원을 찾아서야 선천성 거대결장증(대장에 신경이 발달하지 않아 대장이 제 기능을 할 수 없는 기형) 진단을 받았다. 아들은 대장을 잘라내고 소장과 직장을 연결하는 수술을 받은 뒤 지금까지 치료를 받고 있다. 은숙씨는 “수술 이후에도 아이는 오랜 세월 수시로 구급차를 타고 병원에 오가는 생활을 했다”며 “다행히 아이는 잘 자랐지만 대장이 없는 불편함은 여전하다”고 했다. 삼성반도체 기흥공장에서 10년 간 일한 성화씨는 2006년 처음 임신했으나 5~6주차에 유산했고, 2007년 재차 임신해 아이를 이듬해 출산했다. 그는 임신 7개월 때까지 밀폐된 공간인 ‘클린 룸’에서 일했다. 그는 “임신 7개월이 지나 받은 초음파 검사에서 아이에게 기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소견을 받았다”면서 “아이는 태어난 지 얼마 안돼 선천성 식도 기형이 확인되어 수술을 받았다. 아이가 응급실에 실려갈 때마다 항상 두렵고 미안했다”고 고백했다. 성화씨는 “우리 아이는 신장 한쪽도 없다. 시력과 청력에도 이상이 발견돼 정기적 관찰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적장애 진단을 받지 않았지만 또래와 비교해 조금 느린 아이로 자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혜주씨도 1995년부터 2007년까지 12년 이상 삼성반도체 기흥공장에서 일했다. 그는 “임신 4개월쯤 정밀 초음파 검사를 했는데 의사 선생님이 태아의 콩팥 하나가 없다고 했다”며 “그래도 아이가 태어나기 직전까지 클린룸에서 일했다”고 했다. 그의 아이는 한쪽 신장 결손을 가지고 태어났다. 아이는 방관요관역류와 지방종, 혈뇨 등으로 현재까지 치료를 받고 있다. 혜주씨는 “아이의 몸이 자주 붓고 얼굴이 까맣다”면서 “보험 적용이 안 되는 약을 복용해야 해 한 달에 약값만 150만~200만원이 들었다고도 했다. 세 사람은 아이의 행복을 바라면서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은숙씨는 “국회는 2세 질환에 대한 산재법을 만들어 우리 자녀들이 더 고통받지 않게 해달라”며 “우리 아들은 엄마를 잘못 만난 죄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성화씨는 “왜 우리에게 이런 일이 생겼을까 요즘에도 생각한다”면서 “우리와 같은 또 다른 사람의 사연이 생기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혜주씨는 “저 때문에 아이가 아프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지낼 수 있으면 좋겠다”며 “일하다가 아이가 아픈 가족들의 존재가 더는 가려지지 않고 드러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말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마지막 남은 여수의 흰돌고래 벨루가, 바다로 돌아가나

    마지막 남은 여수의 흰돌고래 벨루가, 바다로 돌아가나

    전남 여수시 아쿠아플라넷여수에 전시 중이던 멸종위기종 벨루가가 잇달아 폐사하면서 바다로 돌려보내야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2012년 4월 여수해양엑스포 관람객 유치를 위해 러시아에서 들여온 흰돌고래 ‘벨루가’ 3마리중 2마리가 10개월 사이에 숨진 사고가 발생했다. 여수세계박람회 개최와 희귀종 보존, 해양생태 연구 등의 목적으로 반입돼 10여년간 아쿠아플라넷 벨루가 수조관에서 전시되고 있다. 고래목에 속하는 멸종위기종인 벨루가는 최대 몸길이 4.5m, 무게 1.5t에 평균 수명은 30∼35년이다. 20일 아쿠아플라넷 여수에 따르면 어린이 날인 지난 5일 수컷 벨루가 ‘루오’가 장꼬임 현상인 장염전으로 숨졌다. 앞서 지난 7월에는 수컷 ‘루이’가 폐혈증으로 죽었다. 둘다 12살 나이였다. 아쿠아플라넷 여수에는 11살의 암컷 ‘루비’만 남았다. 이때문에 여수지역 환경 단체와 동물자유연대 등 10여개 시민사회단체들은 루비를 조건없이 즉각 방류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여수환경운동연합 등은 20일 아쿠아플라넷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같은 시설에서 비슷한 나이의 벨루가 두마리가 폐사한 사건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며 “수족관 생활이 벨루가에게 얼마나 부적합한지 보여주는 분명한 사례인 만큼 루비의 생존을 위해 방류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한화 아쿠아플라넷은 오는 2042년까지 30년간 위탁운영을 맡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2012박람회재단은 해양수산부 소속 기관으로 실질적 소유는 정부에 있는 만큼 벨루가들의 죽음과 방류에 대한 최종 책임자의 위치에 있다”며 “조건없는 방류와 박람회재단을 즉각 감사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여수 아쿠아플라넷은 소유권이 없다는 이유로 방류에 대한 결정권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반면 벨루가 소유자인 박람회재단은 “관리책임이 아쿠아플라넷에 있다”며 발 빼기에 급급하다. 박람회재단측은 “소유권은 우리가 갖고 있지만 처음부터 운영권을 일임해 모든걸 여수 아쿠아플라넷이 관리하고 있다”며 “우리는 운영과 관련해 아무런 권한이 없어 특별히 할 말이 없다”고 해명했다. 아쿠아플라넷 관계자는 “박람회재단이 장소 이전 등 거취를 결정해주면 그대로 이행하겠다”며 “해양수산부와 관련 부처가 국내 모든 고래류에 대한 정책을 수립하고 있어 조만간 대책이 마련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여수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동서 수도권 단체장, “GTX-D 김포~부천~강동~하남 연결하라”

    동서 수도권 단체장, “GTX-D 김포~부천~강동~하남 연결하라”

    장덕천 경기 부천시장을 비롯해 정하영 김포시장과 이정훈 강동구청장, 김상호 하남시장이 20일 오전 9시 부천종합운동장역에 모여 정부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의 동서 연결 확정을 촉구했다. 이들 4개 지방정부는 그동안 경기도나 개별적으로 정부에 수도권 균형발전을 위한 GTX의 완성을 요청해 왔다. 이날 시민단체들과 함께 부천종합운동장역 1번 출구에서 공동 입장문을 발표하고 ‘김포~부천~강동~하남 연결을 위한 GTX-D 원안 노선’의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을 반영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공동 입장문에서 “수도권 서부권의 김포·부천과 수도권 동부권의 강동과 하남 주민들은 교통문제 고통을 고스란히 감내하고 있다”며 GTX 연결을 통한 근본적인 해결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추진한 신도시는 입주시 교통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도로·철도 등 대중교통시설 중심으로 교통계획을 수립했으나 인구가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도시의 기틀을 갖췄음에도 광역교통시설이 절대 부족해 정부 정책에 역행되는 결과가 나타나고 있으며, 앞으로도 더욱 더 악화될 것이 자명하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광역급행철도 계획은 이미 포화상태로 절대 부족한 교통 인프라를 해결하는 동시에 주민들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교통복지 증진을 위한 미래철도의 완성형”이라고 밝혔다. 또한 “공청회 당시 사업 타당성과 수도권과 지방 간 투자 균형, 기존노선 영향을 이유로 GTX-D 노선을 대폭 축소 발표했다”며 “공청회의 공정성과 합리성이 결여된 국토부의 잣대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더불어 “축소 발표된 노선은 GTX 사업 취지인 광역교통여건 개선에 따른 수도권 균형개발과 지역 간 경계 허물기, 서로 상생 발전할 수 있는 가치를 무색케 하는 계획”이며, “수도권 광역급행철도인 GTX는 여러 지방정부에 걸쳐 있기에 사업추진을 위해서는 정부의 주도적인 역할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수도권 동서축을 연결하는 시민들의 교통편의 확충과 이동편의 기본권 보장을 위해 김포~부천~강동~하남을 잇는 GTX-D 노선 원안을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하영 김포시장은 “GTX 동서연결은 수도권 균형발전의 완성”이라면서 “수도권을 X자로 연결하고 또 남북으로도 연결하면서 경제성도 충분히 검토된 동서 노선은 명확한 이유도 없이 지선으로 환승만 하라는 건 명백한 역차별이다. 그런 논리면 GTX-A, B, C 모두 관통이 아니라 서울 인근에서 기존 노선과 연결하고 말 일”이라고 지적했다. 정 시장은 또 “특히 김포는 서울에 연접해 있지만 서울연결 중전철이 하나도 없는 유일한 도시”라면서 “부천시, 하남시, 강동구와 함께 수도권 동서지역을 연결하고 GTX 계획을 완성해 시민들에게 저녁이 있는 삶,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반드시 돌려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천기 김포검단범대위위원장은 “김포한강신도시를 조성하고 교통이 아닌 불편을 계속 감내하라고 한다”며, “국토부는 GTX-D원안을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형배 김검시대 위원장은 “ 국토부의 반의반쪽짜리 노선은 광역급행철도가 아니다.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고 GTx-D 원안 반영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최재형 금빛누리연합 부회장은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GTX-D 원안을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 다시 한번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사진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5·18 사살 명령 보도는 허위”라던 전두환, 2심도 패소

    “5·18 사살 명령 보도는 허위”라던 전두환, 2심도 패소

    전두환(80) 전 대통령이 5·18 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에서 계엄군에 사살 명령을 내렸다고 보도한 언론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패소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13부(부장 강민구)는 지난 14일 전 전 대통령이 JTBC를 상대로 낸 정정보도청구 소송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패소 판결을 내렸다. JTBC는 2019년 3~5월 당시 미국 정보요원이던 김용장씨와 706보안부대장 운전병이었던 오원기씨 등의 증언을 인용해 “전 전 대통령이 1980년 5월 21일 직접 광주를 방문해 당시 정호용 특전사령관, 이재우 505보안부대장 등과 회의한 뒤 사살 명령을 내렸고 1시간 후 집단 발포가 시작됐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전 전 대통령 측은 “허위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정정보도문을 게시하라고 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사실에 관한 보도가 아닌 제3자 의견을 전달하는 것임을 명확히 밝혔다”며 “원고(전 전 대통령)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의 적시 사실이 허위임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발포 명령을 했는지 등에 대한 사법부의 판단이 이뤄진 바 없고, 여전히 정부와 시민단체에 의한 진상조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 전 대통령 측은 이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2심 재판부도 항소를 기각했다. 한편 이날 5·18 민주화운동 41주년을 맞아 전두환심판국민행동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전씨 집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 전 대통령은 광주 학살을 참회하라”며 국민에 대한 사죄와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하얼빈 日영사관 습격… 잊혀진 사회주의 계열 ‘백마 탄 여장군’

    하얼빈 日영사관 습격… 잊혀진 사회주의 계열 ‘백마 탄 여장군’

    경남 마산(창원시 마산합포구) 출신 여성 독립운동가 김명시의 흔적을 찾기는 어려웠다. 생가가 있던 곳은 문화광장으로 바뀌었고 시민단체가 중심이 돼 시민들이 묘소를 찾고자 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언니와 여동생의 후손들이 경기 이천과 경북 상주에 살고 있음이 최근 확인됐다. 김명시가 우리의 기억에 남아 있지 않고 독립운동가로 인정을 받지 못한 것은 사회주의 계열, 즉 좌익이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독립유공자 서훈을 수차례 거부했다. 친인척들은 숨어 지내다시피 했다. 취업과 해외여행에도 제약을 받았다고 한다.김명시는 일제강점기에 중국 공산당과 조선의용군에서 활약했고 광복 후에는 부녀운동에 앞장섰다. 마산에서 김명시를 기리는 사업을 시작한 것은 극히 최근의 일이다. 김명시의 생가에서 그가 다녔던 성호초등학교로 가는 오동동 골목길을 벽화로 단장한 것도 그 일환이다. 김명시와 관련해 남아 있는 것이 거의 없어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이 정도밖에 없다.조용한 아침에 찾은 오동동 골목은 도심인데도 인적이 드물었다. 그라피티 작가가 그렸다는 벽화에서 김명시는 경찰복을 입고 진돗개를 붙들고 있어 엉뚱하고 생경하게 느껴졌다. ‘백마 탄 여장군’이라는 별명을 가진 김명시의 모습을 재현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했다. 벽화의 뜻이 백마 대신 경찰 오토바이를 타고 시민들을 지켜 준다는 것이라고 하니 그러려니 할 수밖에 없다. 생가가 있었다는 오동동 문화광장(실제로는 동성동)에는 표지판만이 한 모퉁이에 서 있었다. 시멘트와 보도블록으로 덮어 버린 광장에서 김명시가 나고 자란 곳임을 느낄 수는 없었다. 표지판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백마 탄 여장군으로 불린 김명시는 중국 대륙에서 대일 항전에 참전해 총을 들고 싸운 독립운동가이며 혁명가이다.” ●오빠·남동생도 좌익 항일투사로 옥살이 김명시는 1907년 창원시 마산합포구 동성동 189번지에서 다섯 남매의 셋째로 태어났다. 아버지 김봉권은 일찍이 사망했고 어머니 김인석이 자식들을 키웠다. 어머니는 생선 장사를 했지만, 마산 3·1 만세운동에 앞장서다 붙잡혀 고문을 당할 정도로 민족의식이 강했다. 오빠 김형선과 남동생 김형윤도 사회주의 계열 항일투사로 모두 옥살이를 했다. 김형선은 1924년 마산 지역에 공산당 지부를 세웠고, 김형윤은 1930년대에 부산과 진해에서 적색노동조합운동을 이끌었다. 1924년 3월 김명시는 마산공립보통학교(현 성호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더 큰 세상에서 견문을 넓히고자 서울로 갔다. 배화고등보통여학교에 입학했지만 학비가 없어 중퇴할 수밖에 없었다. 김명시를 사회주의의 길로 이끈 건 오빠 김형선이었다. 조선공산당이 결성되기 한 해 전 마산에서 공산당을 조직한 김형선은 사회주의 혁명가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인물이었다. 김명시는 이듬해 7월 김형선이 활동하던 고려공산청년회(고려공청)에 들어가 마산 제1야체이카(사회주의의 세포 조직)에 배속됐다. 더 공부할 기회가 찾아왔다. 고려공청의 모스크바 유학생으로 뽑힌 것이다. 그해 10월 모스크바 동방노력자공산대학에 입학했다. 코민테른(공산주의 인터내셔널)이 공산주의 지도자를 양성할 목적으로 설립한 교육기관이었다. 유학 동기생은 모두 21명이었는데 조봉암의 부인인 김조이, 조봉암의 동생 조용암, 조선공산당 여성 트로이카 중의 1명인 고명자가 있었다. ● 친인척들 숨어 지내고 취업·해외여행 제약 1927년 6월 김명시는 공산대학을 중퇴하고 중국 상하이로 갔다. 중국공산청년단 상하이한인지부 결성이라는 지령을 받았기 때문이다. 상하이 거리는 장제스의 쿠데타로 공산주의자들의 시체가 즐비했다. 살벌한 분위기 속에서 김명시는 조봉암과 홍남표를 도우며 지부를 만들었다. 김명시는 항일투쟁도 병행했다. 1928년 6월 각국 식민지 민족과 중국인 운동가 300여명과 피압박민족반제동맹을 조직했다. 이듬해 10월에는 홍남표와 만주의 길림성 아성현으로 가서 한인 당원들을 중국공산당에 가입시켰다. 반일동맹을 조직하고 기관지 ‘반일전선’을 제작하는 것도 김명시의 몫이었다. ●일제 만주 침략하자 한인반제동맹 조직 1930년 5월 30일 밤 12시. 김명시가 이끄는 300여명의 한인 무장대가 하얼빈 일본영사관과 경찰서 등을 습격했다. 독립운동가 탄압으로 악명이 높았던 영사관이었다. 김명시는 일제의 추적을 뿌리치고 홍남표와 함께 천신만고 끝에 흑룡강을 넘고 치치하얼과 톈진을 거쳐 상하이로 귀환, 활동을 이어 갔다. 1931년 9월 일제가 만주를 침략하자 한인반제동맹을 조직하기도 했다. 무대는 국내로 옮겨졌다. 국내 노동 현장 잠입 지시가 떨어진 것이다. 김명시는 1932년 3월 중국공산당 본부의 지령을 받아 여성 노동자 조직 결성을 위해 인천으로 숨어들었다. 전단을 비밀리에 배포하고 여성노동자들을 교육했다. 그러나 몇 달 후 일제의 감시망에 걸려들고 말았다. 고명자에게서 40원을 얻어 밤낮을 걸어 신의주로 탈출했지만 그곳에서 체포됐다. 동지의 배신 때문이었다.김명시는 조선공산당 재건 사건 주모자로 혹독한 심문을 받은 뒤 기소돼 미결 기간까지 합쳐 7년의 옥살이를 한 뒤 1939년 출옥했다. 스물다섯에서 서른두 살까지 꽃다운 나이를 옥중에서 보냈다. 조선공산당 재건 총책이었던 오빠 김형선은 1933년 7월 서울 영등포에서 체포돼 징역 8년을 선고받아 광복이 돼서야 감옥에서 나올 수 있었다. 출옥 후에도 일제의 사상범 감시는 엄중했다. 이를 뚫고 김명시는 수만 리 길을 헤쳐 김원봉의 조선의용대 화북지대를 찾았다. 부녀복무대의 지휘관으로 일본군을 상대로 선전활동을 펼치고 톈진과 베이징 등 일본 점령 지구에 파견돼 항일투쟁을 벌였다. 이때 김명시는 ‘백마 탄 여장군’으로 불렸다. 진짜 백마를 탔다기보다는 김명시를 흠모했던 사람들이 붙여 준 별명이었을 것이다. 어느 신문은 김명시를 ‘조선의 잔다르크’라고 추켜세우기도 했다. ●광복 후 무정과 종로 거리 개선행렬 광복이 되자 김명시는 북으로 가지 않고 오빠 김형선과 박헌영, 홍남표 등 ‘화요계’가 활동하고 있는 서울로 왔다. 조선의용군 총사령 무정과 함께 1945년 11월 조선국군준비대 전국대표자대회에 참석하며 이름을 알렸다. 종로 거리 개선 행렬에서 김명시가 무정의 뒤를 따라 말을 타고 지나갈 때 시민들이 “김명시 장군 만세”라고 외쳤다고 한다. 1946년 11월 21일자 독립신보에 실린 김명시 인터뷰 기사 서두에는 이렇게 씌어 있다. “크지 않은 키, 검은 얼굴, 야무지고 끝을 매섭게 맺는 말씨, 항시 무엇을 주시하는 눈매, 온몸이 혁명에 젖고 혁명 그것인 듯 대담해 보였다.”김명시의 국내 활동도 활발했다. 12월 22일 개최된 조선부녀총동맹 결성대회에 참가하고 조선부녀총동맹의 선전부 위원으로 선출됐다. 1947년 6월 전라도에서 발생한 우익테러사건과 관련해 민주주의민족전선의 조사단원 일원으로 활동했고 민주여성동맹 대표로 미군정청을 방문, 미군정 사령관 하지 중장에게 반탁시위 항의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김명시는 1949년 9월 16일 서울 경찰에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 이후 한 달도 안 된 10월 11일자 신문에 ‘북로당 정치위원 김명시, 부평서 유치장서 자살’이란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10월 10일 오전 5시 50분쯤 자기의 겉저고리를 찢어 유치장 안에 있는 약 3척 높이의 수도관에 목을 매고 죽었다”는 게 당국의 발표였다. 하지만 고문치사인지 자살인지, 사인을 확인할 만한 자료는 발견되지 않았다. 나이는 겨우 42살이었다. 외롭고도 비극적인 최후였다. 오빠 김형선은 건국준비위원회 교통부 위원, 남로당 중앙감찰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아 활동했고 1950년 9월 북으로 올라가다 미군 폭격으로 사망했다. 글 사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이건희 미술관’ 불붙여 놓고… 유치 과열에도 손 놓은 문체부

    ‘이건희 미술관’ 불붙여 놓고… 유치 과열에도 손 놓은 문체부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국가에 기증한 2만 3000여점의 미술품을 두고 지자체들이 ‘이건희 미술관’ 유치전에 나섰다. 아예 미술관 위치까지 확정해 발표하는 등 점점 과열 양상을 보인다. 정작 불을 붙였던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방에서 전화 문의가 꽤 들어오지만 아직 결정 사항은 아무것도 없다”고 방어만 하는 중이다. 과열로 부작용이 더 심해지기 전에 최소한 공모 절차 등을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미술관 유치 의사를 밝혔던 박형준 부산시장은 13일 부산시립미술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부산 북항에 유치하겠다고 공식화했다. 박 시장은 “부산 북항은 세계적 미항으로 재탄생시키겠다는 목표로 개발하는 곳”이라며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부산 오페라하우스가 건립 중인데, 이건희 미술관이 들어선다면 시너지 효과가 엄청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도도 북부 지역에 미술관을 건립하는 방안을 정부에 14일 공식 건의하면서 맞불을 놨다. 문재인 정부 공약이자 국정과제인 ‘미군 반환공여지 국가개발’과 연계한다는 계획이다. 여수시에서는 이건희 회장이 생전 하트 모양의 섬을 샀다는 점을 언급하며 유치위원회를 발족했고, 대구시는 이 회장의 출생지이고 삼성그룹의 모태가 된 삼성상회 출발지라는 점을 내세운다. 대전·세종·창원·청주·인천·새만금개발청 등 지자체와 시민단체, 공립기관도 경쟁에 뛰어든 상태다. 앞서 기증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미술계 관계자 100여명이 나서서 이건희 컬렉션 중 근대 미술품만 빼내어 ‘국립근대미술관’을 설립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미술계가 문체부와 상의한 적도 없는데 서울 종로구 송현동과 정부서울청사를 특정해 근대미술관을 짓자고 나서면서 이에 대응하느라 어려움이 많았다. 지자체에서도 유치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그러나 문체부가 미술관 건립에 불을 댕겼다는 점에서 이해 관계자들뿐 아니라 문 대통령과 황희 문체부 장관에 대한 비판이 함께 나온다. 황 장관은 지난달 28일 발표에서 “소장품이 워낙 많아 미술관 건립을 고려해야 할 것 같다”고 했고, 다음날 문 대통령이 “별도 전시실을 마련하거나 특별관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하면서 미술관 건립이 기정사실화됐다. 미술계 관계자는 “삼성이 어느 날 갑자기 기증하겠다고 하지 않았다. 이 정도 규모면 몇 주에 걸쳐 문체부와 협의를 했을 텐데, 황 장관이 발표하는 날에서야 미술관 건립을 검토하겠다고 말한 게 난센스”라면서 “결과적으로 벌집만 쑤셔 놓은 꼴이 됐다. 지금이라도 최소한 공모 절차나 가이드라인을 시급하게 만들어 발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체부 내부에서도 “일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는 말이 들린다.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지만, 이야기를 섣불리 꺼냈다가 논란이 커질까 봐 “아직 결정된 게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해당 부서는 현재 추진 과정에 대해 “중요한 것은 이 회장의 기증품을 국민이 잘 향유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이다. 전문가들을 불러 이야기를 들으며 다양한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답변을 내놨다. 내부 다른 관계자는 “황 장관이 개략적인 계획을 조만간 공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콜센터도 재택근무하라는데… 현실에선 ‘그림의 떡’

    정부가 코로나19 집단감염 취약 업종인 콜센터에 특화해 예방지침을 내놨지만 오히려 콜센터 노동자들의 노동환경만 악화시켰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은행, 카드, 항공사, 공단, 케이블방송, 보험, 배달앱 등에서 일하는 콜센터 상담사 13명에 대한 심층 면접조사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지난해 3월 서울 구로구 에이스손해보험 콜센터에서 166명의 상담사가 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된 이후 고용노동부는 세 차례에 걸처 ‘코로나19 콜센터 예방지침’을 내놨다. 재택근무와 휴가를 권장하고 물리적인 거리두기를 준수하라는 내용이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재택근무를 시행한 콜센터 사업장은 3곳에 그쳤다. 콜센터 집단감염 사례도 계속 발생해 지난달 6일까지 23건 총 636명의 노동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 노동자들은 정부의 방역지침이 노동현장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고객의 개인정보를 회사 내부 서버에서만 관리하는 콜센터 특성상 재택근무가 쉽지 않고 하청업체 콜센터 상담사들은 재택근무에서 제외되는 사례가 많았다. 한 노동자는 “재택근무를 하더라도 근태 확인을 위해 수시로 사진을 찍어 올리라는 부당한 요구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재택근무 시행 이후 업무량이 더 과중해져 하루 10시간 이상 일하다 허리디스크로 병원에 입원한 노동자도 있다고 단체는 밝혔다. 직장갑질119는 “정부가 불시에 방역 점검을 나오는 등 사업장 관리를 강화하고, 안전보건에 대한 원청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노동자에게는 정보요구권, 업무형태조정권, 휴식청구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영화 ‘터미널’처럼 423일 공항 갇힌 남자 … 난민 지위 얻고 해피 엔딩 쓸까

    영화 ‘터미널’처럼 423일 공항 갇힌 남자 … 난민 지위 얻고 해피 엔딩 쓸까

    “제 쌍둥이 형제는 고향에서 살해당했습니다. 다섯명의 자식들은 뿔뿔이 흩어져 소식조차 들을 수 없게 됐습니다. 본국으로 돌아가면 제 목숨을 잃을까 두렵습니다.”지난해 2월 A씨는 아프리카의 고국에서 가족과 친구들의 죽음을 눈 앞에서 목격한 뒤 도망치다 홀로 동남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경유지였던 한국에서 난민 신청을 하려 했지만,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청은 신청서 접수조차 거부했다. ‘환승객은 입국 자격이 없어 난민신청서를 쓸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렇다고 A씨는 죽음이 기다리고 있는 본국으로 돌아갈 수도 없었다. 갑작스런 본국의 내전으로 고국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된 영화 ‘터미널’ 속 주인공처럼 A씨는 24시간 동안 불빛이 꺼지지 않는 인천공항 제1터미널 환승구역에서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됐다. 영화와 달리 공항에서의 삶은 힘겨웠다. 제대로 씻을 수도, 먹을 수도 없는 환경에서 A씨는 지병 탓에 탈수 증세를 겪기도 했다. 치료를 받는 건 언감생심이었다. 하지만 A씨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유엔난민기구의 핫라인을 통해 한국 공익 변호인단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변호인단은 A씨를 환승구역에 방치하는 것은 ‘불법구금’에 해당한다며 풀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입국한 지 1년 2개월, 장장 423일 만인 지난달 13일 A씨는 공항 밖 한국 땅을 처음으로 밟을 수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한 시민단체가 마련한 거처에 머물게 됐다. A씨를 진료한 의사는 다시는 구금 상태에 놓여선 안 된다는 소견을 밝히기도 했다. 변호인단은 법무부가 A씨의 난민신청 접수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위법하다는 내용의 소송도 냈다. 1심에 이어 지난달 21일 항소심도 “난민신청을 접수하지 않은 건 위법하다”며 A씨 측의 손을 들어줬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가 상소하지 않으면서 해당 판결이 최종 확정됐다. 이제 A씨에겐 정식으로 난민 신청 절차를 거쳐 난민 지위를 얻는 일만 남았다. 확정 판결 직후 A씨는 정식 난민심사 기회를 줄지 말지 따지는 사전심사(회부심사)를 넣었고, 결과는 이번 주 안에 나올 예정이다. 불회부 결정이 내려지면 다시금 지난한 법적 싸움을 해야한다. 회부 결정이 나오더라도 정식으로 난민 지위를 인정받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결과가 언제 나올지도 아무도 알 수 없다. A씨의 법률대리인단 소속의 사단법인 두루 이한재 변호사는 “난민 지위를 얻기까지 쉽지 않겠지만 A씨의 승소 사례는 향후 ‘공항 난민’이 발생하지 않을 수 있는 전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이성윤 공소장 유출 파장… “공정 재판 침해” vs “알권리 침해”

    이성윤 공소장 유출 파장… “공정 재판 침해” vs “알권리 침해”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공소장 유출 의혹에 대해 “피고인이 공정하게 재판받을 권리, 개인정보같이 보호해야 할 가치, 수사기밀과 같이 보호할 법익이 침해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라고 강조했다. 17일 박 장관은 정부과천청사 출근길에 ‘일각에선 기소가 완료됐기 때문에 (공소장 유출이) 불법이라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같이 답하며 반박했다. 유출 관련자를 징계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섣불리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일단 진상을 밝혀내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앞서 박 장관은 “공소장 범죄사실 전체가 당사자 측에게 송달도 되기 전에 그대로 불법 유출됐다”며 이 지검장 공소장 유출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대검에 진상 조사를 지시했다. 대검은 이날 전국 지검과 지청에 공소장 등 결정문의 비공유 설정을 안내하는 긴급공지를 내려보내기도 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이 의혹과 관련해 페이스북에 “검찰이 일부러 검찰개혁을 조롱하지 않는다면 도저히 할 수 없을 정도로 선을 넘은 것”이라며 “법무부는 신속히 조사해 의법처리해야 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검찰 일각에서는 첫 재판이 열리기 전 공소사실 공개를 금지한다는 뚜렷한 법 규정이 없어 처벌 대상이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또 추 전 장관이 지난해 인권보호를 이유로 재판 전 공소장을 비공개하도록 한 방침이 오히려 국민의 알권리 등을 침해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추 전 장관이 선택적으로 피의사실을 공표한다는 비판도 제기됐었다. 이에 법무법인 이공의 양홍석 변호사는 “법무부 훈령인 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정은 개정해야 한다”면서 “국민적 관심이 많은 사안 등에 대해서는 알권리를 위해 공소제기 시점에 수사 결과 발표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와 별개로 검찰청 소속 공무원이 훈령을 정면 위반한 행위를 한 것은 황당하다”면서 “법정에서 공소사실이 드러나는 건 헌법상 공개재판주의와 형사소송법에 예정된 것이나 공소제기 후 검찰공무원이 이를 유출하는 것은 별개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날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은 “현직 검사가 이 지검장의 공소장을 특정 언론사에 의도적으로 유출했다”며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하기도 했다. 한편 수원지검은 조국 전 민정수석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사건’에 연루됐는지 여부를 입증하기 위해 올해 초 ‘조국 일가 비리 수사’를 맡았던 서울중앙지검을 압수수색해 조 전 수석의 통신기록 등 수사자료 일부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지난 13일 이 사건에 연루된 윤대진 전 법무부 검찰국장 등 3명을 공수처에 이첩하며 관련 기록은 넘기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광주 꼭 닮은 미얀마에 가슴 아려 ‘연대의 주먹밥’이라도 보냅니다”

    “광주 꼭 닮은 미얀마에 가슴 아려 ‘연대의 주먹밥’이라도 보냅니다”

    오월어머니회 성명·기부 이어 도시락 응원“마음으론 미얀마 가서 함께 싸우고 싶어”5·18부상자회 등도 미얀마 사태 알리기1980년 5·18민주화운동 이후 광주 사람들에게 주먹밥은 ‘연대와 나눔의 상징’이 됐다. 5·18 41돌인 올해는 군부에 맞서 민주화 투쟁에 나선 미얀마인들을 위한 주먹밥이 빚어졌다.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와 오월어머니회 등 오월단체는 광주 시민들과 함께 재한 미얀마인들에게 연대의 뜻을 담아 주먹밥을 보냈다. 17일 서울신문과 인터뷰한 박행순(71)씨는 지난 2일 광주 서구 유스퀘어 광장에서 열린 미얀마 군부 규탄 집회에 참석해 미얀마인들에게 따뜻한 주먹밥을 건넸다. 그는 1980년 전남대 총학생회장이던 고 박관현 열사의 셋째 누나다. 옥중 고문을 견디며 단식투쟁을 하던 동생이 1982년 숨지자 비슷한 아픔을 가진 어머니들과 함께 거리로 나섰던 그는 2014년 미얀마를 찾기도 했다. 그곳에서 미얀마 민주화운동 역사에 기록된 1988년 8월 8일 ‘8888항쟁’ 유가족들을 부둥켜안고 함께 울었다. 박씨는 최근의 미얀마 상황에 “남 일 같지 않아 마음이 아리다”고 말했다. 그는 “자식을 잃은 미얀마 어머니들은 마냥 슬퍼하지 않았다. 아이들 사진을 어루만지며 ‘너를 대신해 민주화를 이루겠다’고 다짐하던 강인한 여성들이었다”면서 “광주 어머니들이 전두환의 사과를 촉구하고 정부에 진상 규명을 요구했던 모습과 꼭 닮았다고 느꼈는데, 또 쿠데타가 일어나 아까운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박씨를 비롯한 오월어머니회 회원들은 미얀마 시민과 연대한다는 성명을 내고, 쌈짓돈을 모아 100만원을 광주 미얀마인들이 모인 ‘광주 미얀마 네트워크’에 기부했다. 광주 시민들의 지지와 응원은 5·18기념재단 등 광주 시민단체들이 모인 미얀마 광주연대 발족으로 이어졌다. 이명자(71) 오월어머니회 관장은 “미얀마 민주화 운동이 석 달째 이어지고 있어 걱정이 크다”면서 “마음 같아서는 미얀마로 같이 가서 싸우고 싶다”고 전했다. 오월 단체들은 오는 23일 광주에서 회의를 여는 재한미얀마인들에게도 주먹밥 도시락을 전할 예정이다. 버스기사였던 남편을 계엄군의 무자비한 구타로 잃은 정성희(67)씨도 “미얀마 군인들이 시민을 폭행하는 장면을 보면 애기 아빠가 생각이 나서 가슴이 떨린다”면서 “주먹밥이라도 보내 그들의 아픈 마음을 위로하고 싶다”고 말했다.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는 이날 5·18민주광장에서 시민들에게 미얀마 민주화운동을 알리는 주먹밥을 나눠 주기도 했다. 부상자를 옮기다가 계엄군의 조준 사격을 복부에 맞은 뒤 기적처럼 살아난 김광호(61)씨도 소매를 걷어붙였다. 김씨는 “1980년 광주 경찰들은 시민들을 지키려고 노력하기도 했다”면서 “미얀마 군인들도 군인의 본분이 ‘나라와 국민을 지키는 것’이라는 점을 깨닫고 시민들을 위해 ‘불복종 운동’에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광주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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