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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우 추천 등 49편의 영화

    ‘2012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가 오는 12일부터 2월 26일까지 서울 종로구 낙원동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다. 올해로 7회를 맞는 이 영화제는 시네마테크 전용관인 서울아트시네마를 후원하고자 열리는 행사다. 영화인들이 영화 자료 보관소인 시네마테크의 친구로 참여해 관객과 함께 보고 토론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올해는 이창동·이준익·이명세·류승완·김태용·장준환·변영주·이해영·정지우·전계수·김종관·민규동·오승욱 등 감독 13명과 공효진·김민희·박중훈·신하균·안성기·유지태·윤진서 등 배우 7명이 참여해 상영작을 추천했다. 개막작은 채플린 스스로 가장 사랑한 영화라고 말한 ‘황금광 시대’가 선정됐다. 1925년 제작된 무성 영화로, 1942년 채플린이 직접 해설과 음악을 넣어 재개봉하기도 했다. 이번 영화제를 통해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만날 수 있다. 영화제에서는 지난 8월 세상을 떠난 라울 루이즈 감독의 ‘리스본 미스터리’ 특별 상영 외에 영화인 22명이 추천한 19편과 시네마테크가 선정한 고전 걸작 8편 등 30여 편이 상영된다. 상영작은 나루세 미키오의 ‘부운’, 존 포드의 ‘기병대’, 알랭 레네의 ‘히로시마 내 사랑’, 프랑수아 트뤼포의 ‘줄 앤 짐’, 스탠리 큐브릭의 ‘닥터 스트레인지러브’, 구로사와 아키라의 ‘붉은 수염’, 루이스 부뉘엘의 ‘부르주아의 은밀한 매력’, 제리 샤츠버그의 ‘허수아비’, 로만 폴란스키의 ‘차이나타운’ 등이다. 변영주 감독은 “시네마테크의 차별성으로 영화를 보고 토론할 수 있는 살롱이나 라이브러리(자료관)가 있어야 하는데, 이곳엔 아직 없다는 것이 문제”라면서 “서울시에서 많이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영화제의 트레일러(예고편)를 만든 김종관 감독은 “영화가 만들어진 당시의 평가가 중요하긴 하지만, 영화의 수명을 오래 지켜주는 것은 바로 이런 시네마테크 같은 공간”이라면서 “영화를 시작하면서 여기서 많은 영화를 보고 배웠고 요즘은 지난 영화들을 보며 위로받는다.”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7090 고령화 뉴패러다임] 평생 현역보장… 日 ‘노인천국’

    [7090 고령화 뉴패러다임] 평생 현역보장… 日 ‘노인천국’

    도쿄 스가모의 지조도오리 상점가는 ‘노인들의 거리’로 불린다. 약 1㎞에 걸쳐 있는 길 양편에는 의류와 과자, 신발 등을 파는 가게들이 늘어서 있다. 취급하는 상품 대부분이 할머니, 할아버지를 위한 의류나 지팡이, 모자 등이다. 쇼핑 중이던 아키쓰케 준코(70)는 “지조도오리 상점에는 우리들에게 필요한 물건들이 많아 일주일에 한 번씩 이곳에 들른다.”며 “전혀 모르는 사람들과도 어울리다 보면 실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듣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지난해 일본의 만 65세 이상 인구는 전년보다 24만명이 늘어난 2980만명으로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총인구 1억 2788만명 중 고령화 비율이 23.3%다. 인구 4명 중 1명이 고령자다. 75세 이상 인구도 10명당 1명일 정도로 초고령 사회다. 고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것을 감안해 정부와 기업은 노인들에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등 ‘평생 현역시대’를 보장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후생 노동성은 연금지급 연령이 60세에서 단계적으로 65세로 상향 조정됨에 따라 오는 2013년부터 정년을 맞은 근로자에 대해 기업체가 65세까지 재고용을 의무화하도록 방침을 정했다. 일본 기업들의 경우 대부분 정년이 60세이지만 앞으로 퇴직자가 희망하는 경우 재고용 형태로 65세까지 일자리가 보장되는 셈이다. 이미 65세 정년을 실시하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 세계 2위의 에어컨 제조업체 ‘다이킨 공업’은 60세 이후 재고용률이 83%에 달한다. 1991년부터 계속고용제도를 도입했다. 연봉은 일률적으로 540만엔(약 8045만원). 정년 이전의 80%를 준다. 이 회사에서는 능력만 있으면 65세 이후에도 계속 일할 수 있다. 2001년 도입한 ‘시니어 스킬 계약사원제도’로 전문지식과 넓은 인맥을 갖추고 있다는 점만 입증하면 원할 때까지 일할 수 있다. 현재 이 제도를 바탕으로 65세 이상 고령자 1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유명 백화점 ‘다카시마야’는 2001년부터 65세까지 재고용하는 ‘골든 에이지 플랜’을 도입했다. 전체 직원 가운데 10%가량이 재고용된 고령자다. 주로 정년을 1~2년 앞두고 희망자를 모집하는데 현역시절 큰 문제가 없는 한 80%가량이 재고용된다. 노인들의 소비가 침체된 소비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총무성에 따르면 60대 연령의 1인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4만 6952엔(2009년 기준)으로 약 300만원에 달한다. 전후 일본의 고도성장을 견인했던 단카이 세대가 280만명으로 이들의 퇴직금만 50조~80조엔으로 추산되고 있다. 여행, 금융업계 등이 고령자를 위한 상품을 출시하는 등 노인들을 상대로 한 마케팅에 진력하고 있다. 글 사진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이어도 박사’ 한국해양연구원 심재설 박사

    [김문이 만난사람] ‘이어도 박사’ 한국해양연구원 심재설 박사

    바다는 생명이다. 섬 사람에게는 운명이다. 그래서 섬에는 생명과 운명이 공존한다. ‘긴긴 세월 동안 섬은 늘 거기 있어 왔다. 그러나 섬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섬을 본 사람은 섬으로 가버렸기 때문이다. 아무도 다시 섬을 떠나 돌아온 사람은 없었기 때문이다.’ 이청준의 소설 ‘이어도’에 나오는 대목이다. 아버지는 뱃사람으로 늘 바다에서 보냈고 어머니는 실종된 아버지가 나타날 때까지 이어도 노래를 부르다 죽는다. 이 소설은 이어도의 전설을 소개하고 정체를 밝히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그 섬이 어떻게 우리의 삶을 간섭해 왔고 모습지어 왔는지를 그렸다. ‘이어도’는 김기영 감독에 의해 1977년 영화로도 만들어져 주목을 받았고, 최근에는 오멸 감독이 ‘이어도’를 흑백영화로 만들어 서울독립영화제 본선에 올려 눈길을 끌었다. 또 사단법인 이어도연구회(이사장 고충석)에서 올해 처음 영문판 ‘이어도 저널’을 발간, 세계에 알리고 있다. 그렇다면 이어도 노래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까. ‘이엿사나 이여도사나 이엿사나 이여도사나(노 저을 때 내는 여음)/우리 배는 잘도 간다 솔솔 가는 건 솔남(소나무)의 배여/잘잘 가는 건 잡남(잣나무)의 배여 어서 가자 어서 어서/목적지에 들여 나가자(들어가자) 우리 인생 한번 죽어지면/다시 전생(환생) 못하나니라 원(관원)의 아들 원자랑 마라/신의 아들 신자랑 마라 한 베개에 한잠을 자난(혼자 잠자는)/원도 신도 저은(두려울) 데 없다 원수님은 외나무 다리….’ 주로 바다와 힘겹게 살아가는 어부와 해녀들이 불렀다. 지금도 생생하게 전해지는 구전 민요이자 한많은 노동요인 셈이다. 반어법과 문답법을 적절하게 구사하면서 임(바다로 나간 남편, 아버지)과 이별 없는 이상향을 그리워하는 피안의 내용을 담고 있다. 위험한 뱃길을 이어도 노래로 위안받으며 두려움 없이 바다로 나가고 또 나가곤 했다. 지금도 40대 이상의 제주도민들은 이 노래를 대부분 부를 줄 안다. 이어도는 살아서는 못 가는 섬, 그러나 한번 가면 못 돌아오는 환상과 애증이 사무친 곳이다. 이어도는 육지섬이 아니다. 평균 수심은 50m, 남북 길이 1800m, 동서 길이 1400m인 수중섬(水中島)이다. 평소 정상봉은 해수면 아래 4.6m에 있다. 섬 정상은 파도가 심한 날이면 수면 밖으로 잠시 모습을 드러내는 경우가 있다. 때문에 ‘환상의 섬’이라고 한다. 요즘 중국이 이러한 이어도에 대해 욕심을 심상치 않게 드러내고 있다. 지난 14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3000t급 순찰함을 동중국해에 투입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이어도와 가거초(可居礁) 부근 해역에서 순찰활동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명으로 이어도는 쑤옌차오(蘇岩礁). 일본과 영유권 분쟁을 벌여 온 중국 정부는 그동안 이어도와 가거초 부근 해역이 중국의 200해리 배타적 경제수역(EEZ)에 포함되는 곳이라는 논리를 펴 왔다. 한국 정부는 독도처럼 이어도를 실효 지배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3000t급 순찰함을 이어도 부근에 보낼 경우 우리의 해양경찰과 충돌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03년 이어도에 해양과학기지를 건설할 때에도 중국 정부는 불만을 표시하며 반발했다. 마라도에서 약 149㎞ 떨어진 이어도 부근 해양에는 석유와 천연가스 등 지하자원이 매장돼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수출입선이 지나가는 해상의 요충지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19일 경기 안산시에 위치한 한국해양연구원에서 심재설 박사를 만났다. 그는 이어도에 해양과학기지를 설계했을 뿐만 아니라 30여 차례나 이어도에 다녀와 이른바 ‘이어도 박사’로 통한다. 특히 그는 가거초 해양과학기지와 황해 중부(군산 앞바다에서 200㎞ 떨어진 곳)에 관측용 부표를 설계·설치한 데 이어 요즘에는 독도 해양과학기지 제작에 몰두하고 있다. 독도기지가 끝나면 곧바로 백령도 기지 설계에 들어갈 예정이다. 하여 해양과학기지에 관한 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러한 심 박사에게 먼저 독도 해양기지는 어느 정도 진척이 됐는지부터 물었다. 그러자 민감한 사안이라 자세히 말할 수는 없다면서 30% 정도라고만 짤막하게 대답했다. 위치에 대해 다시 묻자 독도 인근의 1㎞ 해역이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얘기를 이어도로 옮겼다. “육지에서 300여㎞ 떨어진 해양과학기지를 갖고 있는 나라는 태풍권(허리케인 등 포함)에서 우리가 유일합니다. 그만큼 먼 바다에서부터 태풍을 연구하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됩니다. 위성 데이터를 검·교정할 만큼 아주 정확하며 생물 다양성 연구에도 아주 중요하지요. 이어도 기지 설치 이후 그동안 수심별로 여러 생물을 채집해 항암성분 등을 추출한 신물질만 300여종이나 됩니다.” 이 밖에 지구환경 변화에 대한 여러 핵심자료를 제공하고 황사 등 대기오염 물질의 이동 및 분포도 등을 파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전항해를 위한 등대 및 수색 전진기지로도 활용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기지 구조물 수명이 50년이라는 그는 “30여개의 관측장비 대부분이 무인자동화 시스템이지만 설계할 때 8명이 15일 정도 살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지금은 국립해양조사원 요원들이 한 달에 한 번꼴로 들어가 4박 5일 정도 지내고 있다면서 “이어도 기지는 2003년에 설치한 뒤 2007년부터 국립해양조사원에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활용연구는 계속 해양연구원에서 하고 있단다. 중국이 요즘 들어서 왜 이어도에 부쩍 관심을 드러내는지에 대해 물었다. “2000년까지는 별로 관심이 없다가 최근 경제력이 높아지면서 그 속내를 보이고 있습니다. 사실 이어도 기지를 세울 때 전격적으로 설치한 뒤 나중에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작전을 세웠습니다. 그때 중국에서 외교채널로 (중국정부와) 상의할 것이지 왜 그랬느냐는 항의를 두 번 정도 했습니다. 만약 지금이라면 독도 문제처럼 크게 불거졌을 겁니다. 중국은 서해상에 우리 같은 해상 관측기지가 없습니다. 이어도 주변에는 해상자원과 어족이 풍부합니다. 제가 기지에 머물 때 봄가을에는 중국 어선들로 불야성을 이루는 것을 자주 목격했지요.” 이어도는 중국령 퉁다오(童島)에서 245㎞, 일본 나가사키현(長崎縣) 도리시마(鳥島)에서 276㎞ 거리에 위치해 있는 해상 생태계의 세계적 보고로 알려져 있으며 연평균 25만여 척의 배가 이곳을 지난다. 그는 이어도를 여전히 막내아들처럼 여긴다. 1991년부터 이어도 기지건설 사업에 참여하면서 오랫동안 정이 흠뻑 들었기 때문이다. 아슬아슬했던 순간도 여러 차례 겪었다. 이어도에 기지를 설치할 때 바지선과 연결한 줄이 끊어져 바지선이 상하이 앞바다에까지 떠밀려 가 애를 태웠던 일, 2003년 태풍 매미가 불어닥칠 때 배터리가 작동이 안 돼 마음 졸였던 일 등이 대표적이다. “먼 바다에 해양구조물을 설치한 것은 이어도 기지가 우리나라 최초입니다. 쇠말뚝을 박는 일에만 1년 더 걸릴 정도로 어렵게 설치했지요. 수중과 수상의 쇠말뚝을 같이 끼워야 하기 때문에 파도가 조금만 있어도 애를 먹게 됩니다. 나중에 설치가 되고 나서, 아마 전설의 섬에 있는 용왕님이 화가 나서 그러는구나 하는 후일담을 나누기도 했지요(웃음). 설치 3개월 후에 태풍 매미가 불어왔는데 이어도 기지는 정확한 예측으로 피해 규모를 많이 줄일 수 있어서 그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습니다. 기지에 설치된 구조물들이 지금까지 99% 정확하게 작동되고 있지요.” 중국 어선들이 많이 지나가는 곳이어서 크고 작은 분실사건이 발생하는 경우가 없느냐고 했더니 “그런 것을 미리 염두에 두고 아무나 올라갈 수 없도록 자동 사다리 시스템으로 작동되고 있다.”고 대답했다. 지금 설계 중인 독도 해양과학기지는 이어도의 두 배 정도의 규모라고 귀띔한 그는 2016년 백령도 기지 설치를 끝으로 마지막 꿈인 연안침식 연구에 몰두할 예정이다. 연안 침식은 전 세계적으로 현안문제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의미심장한 말을 한다. “해양으로 진출하는 국가는 흥하고 육지로 가는 나라는 쇠(衰)합니다. 바다에 대해 투자를 게을리하면 결코 안 됩니다.” 편집위원 km@seoul.co.kr ●심재설은 1958년 충남 당진에서 태어났다. 어릴 적부터 바다를 좋아해 해양학자의 꿈을 키웠다. 대전고와 연세대 토목공학과를 나온 뒤 1985년 해양연구원에 들어갔다. 박사과정은 중앙대에서 ‘항만 및 해안’을 전공했다. 이후 해양연구원에서 연구조교, 연구원, 선임연구원 등을 거쳐 현재 책임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1991년부터 ‘이어도 사업’에 본격적으로 참여했으며 2003년 이어도 해양과학기지 건설 유공으로 철탑산업훈장을 받았다. 2003년부터 2009년까지 가거초 해양과학기지 총괄연구책임자를 맡았으며 2009년부터 현재까지 독도 해양과학기지 구축을 위한 설계 및 시공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쓰나미로부터 살아남기 위해’(2009, 역서)와 ‘독도해양과학총서’(2011, 공저) 등이 있다. 이 밖에 ‘연직 원형파일에 작용하는 쇄파파력의 수치해석’ 등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슬하에 1남 1녀를 두었다.
  • 日 기업, 국내선 ‘폭삭’ 국외선 ‘폭식’

    일본 기업들이 동일본 대지진과 엔고로 인해 국내에서는 줄도산을 겪었지만, 해외에서는 사상 최대의 인수·합병(M&A)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도쿄 상공리서치는 지난 3월 동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인한 기업 도산이 지난 21일 현재 505건에 이른다고 밝혔다. 사업정지나 파산 등으로 법적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실질 파산’도 46건이어서 대지진과 관련한 기업 도산은 모두 551건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1995년 1월 고베 대지진 당시 기업 도산이 10개월 동안 129건에 머물렀던 것에 비해 무려 4배나 많은 수치다. 기업 도산을 지역별로 나누면 도쿄가 114건으로 최다를 기록했다. 홋카이도 38건, 이와테현 29건, 후쿠오카현 26건, 오사카부 25건, 후쿠시마현과 시즈오카현이 각각 22건이었다. 대지진의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도호쿠(동북부) 지방 6개 현의 기업 도산은 84건이다. 이 지역에서는 부도를 낸 기업에 유예기간을 주는 구제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이달 들어서만 이와테현과 미야기현에서 각각 3건과 1건의 기업 도산이 발생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이 123건으로 전체의 24.3%를 차지했으며, 숙박업·음식업을 포함한 서비스업이 116건, 건설업이 89건으로 뒤를 이었다. 대지진과 쓰나미의 직접적인 피해로 도산한 기업은 36건에 불과했다. 대지진 이후 원자재의 공급 지체, 소비 감소 등에 따른 ‘간접형’ 피해가 469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일본 중소기업은 악몽 같은 한 해를 보냈지만 자금력이 풍부한 대기업은 해외에서 펄펄 날았다. 사상 최고 수준의 엔고에 힘입어 일본 기업의 해외 인수·합병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올해 일본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활로를 찾으면서 해외 인수·합병이 609건, 금액으로는 684억 달러(약 78조 8000억원) 규모로 지난해보다 78%(액수기준) 증가했다. 금융 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 기업들의 인수·합병이 22%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일본 기업의 신장세가 두드러진 셈이다. 올해 일본 기업의 최대 해외 인수·합병은 다케다제약이 스위스의 경쟁사인 나이코메드를 1조 1086억엔(약 16조 4000억원)에 인수한 것이다. 미쓰비시상사는 4200억엔을 투자해 칠레 구리광산 채굴권을 따냈고, 도시바는 스위스 전력 회사를 1863억엔에 사들였다. 일본 기업들은 저출산·고령화로 내수가 침체하는 상황에서 활로 모색을 위해서는 해외 진출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해외 인수·합병을 내년에도 가속화할 태세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ee@seoul.co.kr
  • 2011 5개 키워드로 본 ‘올해의 과학’

    2011 5개 키워드로 본 ‘올해의 과학’

    2011년이 저물고 있다. 전 세계 언론들이 앞다퉈 ‘올해의 사건’, ‘올해의 사진’을 선정해 발표하고 있다. 과학계도 예외가 아니다. 수천년을 이어온 과학의 역사에서 고작 1년은 뚜렷한 변화를 느끼기에 너무나 짧은 시간이지만, 2011년은 여러 가지로 역사에 기록될 만한 일들이 유난히 많았다. 꼭 기억해 둬야 할 ‘2011년 올해의 과학’을 5개의 키워드로 정리했다. 1. 올해의 말 스티븐 호킹 “천국은 동화다” 과학자가 ‘연구’가 아닌 ‘발언’으로 주목받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가끔은 누구의 말이냐에 따라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오기도 한다.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케임브리지대 명예교수는 지난 5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인류의 오랜 믿음에 배치되는 발언을 했다. “사후 세계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믿음은 죽음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만들어 낸 동화일 뿐”이라고 말이다. 호킹 교수가 ‘무신론’을 주장한 것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지난해 저서 ‘위대한 설계’에서 “신이 우주를 창조하지 않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올해는 강도가 훨씬 높아졌다. 호킹 교수는 “마지막 순간 뇌가 깜빡거림을 멈추고 나면, 그 이후엔 아무것도 없다.”면서 “뇌는 부속품이 고장나면 멈추는 컴퓨터이며, 고장난 컴퓨터를 위해 마련된 천국이나 사후세계는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디에서 왔을까. 호킹 교수는 ‘과학’이라고 선언했다. “과학은 우주가 무에서 창조됐다는 것을 설명하며, 우주는 과학에 의해 지배받는다.”는 것이 인생의 황혼에 접어든 노과학자의 결론이다. 2. 올해의 사건 후쿠시마 방사능 유출 공포 3월 동일본 대지진이 쓰나미로 이어졌을 때 모두들 범람하는 바다와 쓸려가는 집에만 관심을 가졌다. 하지만 곧이어 실체를 드러내기 시작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는 자연과 과학이 합작한 최악의 사고로 역사에 기록될 전망이다. 지진으로 인한 발전소 설비의 손실과 비상 전원의 단절은 냉각시스템을 마비시켰고, 이는 노심 융해와 방사능 유출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원전 주변 20㎞는 죽음의 땅으로 변했고, 일본 전역은 아직까지 방사능 유출의 공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대기로 누출된 방사성물질의 양은 37경 베크렐 이상으로 추산되며, 이는 원전 사고 최고등급인 7등급에 해당한다. 사고 당시와 이후 수습과정을 통틀어 최소한 840명의 원전 관계자들이 공식적으로 실종 상태다. 3. 올해의 실험 아직끝나지 않은 ‘힉스 찾기’ 11월 말부터 12월 중순까지 주요 언론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힉스’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우주 탄생의 기원을 찾겠다는 과학자들의 오랜 꿈이 마침내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는 기대감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확산됐다.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거대강입자가속기(LHC)에 투입된 예산은 100억 달러. ‘인류 역사상 최대의 과학실험’이라는 호칭에 걸맞은 관심이었다. CERN은 지난 13일 공개세미나와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모두의 궁금증에 답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우주를 구성하고 있는 입자들에 ‘질량’을 부여한 ‘신의 입자’ 힉스는 결국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다만 ‘가능성’이라는 말이 그 자리를 채웠다. CERN은 125기가전자볼트(Gev) 영역에서 힉스 입자가 존재한다는 결과가 일부 나왔지만 확신까지는 좀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재 확률은 99.5~99.7% 수준. CERN는 내년 실험이 진행되면 가능성이 99.99994%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4. 올해의 논란 아인슈타인의 진리는 틀렸나 과학사에 2011년이 기록된다면, ‘물리학의 신’으로 추앙받는 아인슈타인에 대한 도전의 원년으로 쓰여질 가능성이 높다. CERN은 지난 9월 “빛보다 빠른 소립자, ‘중성미자’를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그럴 수도 있지.”라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물리학의 기본을 모르는 것이 확실하다. 1905년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특수상대성이론을 발표한 이후, 빛보다 빠른 물질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절대적인 진리로 받아들여졌다. 이는 우주의 모양이 지금까지의 생각과는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OPERA로 불리는 실험에서 물리학자들은 CERN의 입자가속기에서 나온 중성미자의 빔을 땅속을 통해 730㎞ 떨어진 그란사소 실험실로 쏘는 작업을 1만 6000번 반복했다. 그 결과 중성미자가 빛보다 60나노초 빠르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실험 당사자들조차 믿지 못한 결과에 대한 논란은 진행형이다. CERN은 물론 미 페르미연구소도 검증 실험을 진행 중이다. 5. 올해의 해프닝 영전에 바친 노벨상 매년 10월이면 전 세계인의 주목을 끄는 스웨덴 노벨위원회 구성원들은 아마 올해 과학계에서 가장 당혹스러운 경험을 한 사람들로 뽑혀도 불만이 없을 것 같다. 노벨위원회는 올해 생리의학상 공동 수상자로 랠프 스타인먼 미 록펠러대 교수를 선정했다. 하지만 불과 몇 시간 후 록펠러대는 스타인먼 교수가 췌장암으로 며칠 전에 숨졌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1974년 노벨위원회는 이전까지 관례적으로만 내려오던 ‘생존 인물만 수상자로 뽑는다.’는 규정을 공식화했다. 스스로 정한 규정을 어긴 셈이다. 결국 위원회는 “그가 수상의 기쁨을 누리지 못해 애석할 뿐, 선택을 바꾸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위원회는 올해 유독 갈팡질팡했다. 올해 물리학상을 공동수상한 솔 펄머터 캘리포니아버클리대 교수는 수상소식을 스웨덴의 기자에게 전해들었다. 두 사건 모두 업적을 평가하는 데 지나치게 골몰한 때문인지, 수상자들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조차 지키지 않은 노벨위원회의 거만이 만들어 낸 해프닝으로 한동안 회자될 전망이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홍석우 지경부장관 “원전 계속 늘릴 것”

    홍석우 지경부장관 “원전 계속 늘릴 것”

    강원 삼척과 경북 영덕의 신규 원자력발전소 부지 선정 뒤 반발 여론이 거센 가운데 정부가 원전 확대 정책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나서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은 25일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부의 원전 정책 기조는 바뀐 게 없다.”며 “원전을 계속 늘려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경부는 지난 22일 한국수력원자력이 신규 원전 부지로 경북 영덕과 강원 삼척을 선정하자 이들 지역에 대한 정밀조사 착수 절차를 검토하는 등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주춤했던 원전 정책에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지경부 관계자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원전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지만 안정적 전력 수급, 경제성, 기후변화 대응 등을 고려할 때 원전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말했다. 2010∼2024년 연평균 3.9% 국내총생산(GDP) 성장을 가정할 때 전력 소비량은 연평균 1.9% 증가하기 때문에 전력 수급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고, 국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서는 원자력 같은 청정에너지를 써야 한다는 설명이다. 기술적 한계, 낮은 경제성, 대규모 부지 소요 등으로 신재생에너지가 원자력을 대체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수원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발전원별 판매 단가(원/㎾h)는 원자력 39.7원, 석탄 60.8원, 풍력 107.2원, LNG복합 126.7원, 수력 133.5원, 석유 187.8원, 태양광 566.9원이다. 하지만 한수원이 지난 10월 삼척과 영덕 주민들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두 지역민들의 원전 유치 찬성 비율이 50% 안팎에 그치는 등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고, 특히 삼척의 경우 최문순 강원지사가 반대 의사를 표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민주통합당과 환경단체 등 진보 세력과 시민단체들은 후보지 선정 철회와 원전 축소를 내세우며 차기 대선에서 원전 정책을 이슈로 제기할 방침이어서 내년 말까지 삼척·영덕을 부지로 확정하고 원전을 확대하려는 현 정부와 첨예하게 대립할 전망이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방사능 공포에 주민 절반만 찬성…당국 “쓰나미 3중 대비 안전 강화”

    방사능 공포에 주민 절반만 찬성…당국 “쓰나미 3중 대비 안전 강화”

    새 원전 부지로 선정된 강원 삼척시와 경북 영덕군의 주민 절반 정도만 원자력발전소 건설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나 향후 추진 과정에서 마찰이 예상된다. 유력 후보지로 거론됐던 경북 울진이 근소한 차이로 탈락해 선정 기준을 놓고 논란이 일 전망이다. 23일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지난 10월 삼척·영덕·울진 지역민을 대상으로 주민 수용성 조사를 실시한 결과 원전 건설 찬성률이 50%(3개 지역 평균) 안팎인 것으로 조사됐다. 김영평(고려대 명예교수) 원전 부지선정위원장은 “3개 지역 주민 수용성 조사는 올 3월과 10월 말 두 차례 했다.”며 “3월 1차 조사 땐 세 곳 모두 지역민의 75~80%가 원전 건설에 찬성했지만 10월 말 2차 조사 땐 3개 지역민들의 찬성률이 50% 내외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삼척시의 경우 다른 지역에 비해 찬성률이 더 낮은 것(절반 미만)으로 나타났다. 박경수 신규원전부지추진팀장은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전에는 반대 여론이 7% 수준이었는데, 그 이후 조사에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꽤 많았다.”며 “반대가 17%선, 중립은 30%선이었다.”고 말했다. 부지 선정 때는 두 번째 조사 결과만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지에서 탈락한 울진의 반발이 거세 선정 기준도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원전 부지는 부지적합성(15점), 환경성(35점), 건설적합성(20점), 주민수용성(30점) 등을 평가해 최종 선정됐다. 김 위원장은 “향후 추진 과정 등을 감안해 주민 수용성을 중요하게 고려했다. 위원회는 울진까지 포함해 3군데를 후보지로 추천했지만 한수원이 재정 상황과 건설계획 등을 고려해 2곳만 선정했다.”며 “울진도 원전 후보지로 손색이 없다.”고 강조했다. 박 팀장은 “평가 점수는 영덕, 삼척, 울진 순으로 나왔지만 3개 지역의 점수 차는 소수점 이하 정도로 별 차이가 없다.”고 전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기존 부지 선정 때의 안전성 평가 기준을 변경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위원회는 이전 방식을 그대로 적용했다. 김 위원장은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쓰나미 방지 대책을 반영하는 등 그 기준을 고쳐야 하는지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는데 위원회는 후보 부지를 선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굳이 바꿀 필요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며 “안전성 문제는 향후 건설 과정에서 논의하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인수 한수원 건설본부장은 “쓰나미로 인해 전원이 끊어지더라도 발전소가 가동될 수 있도록 이중삼중의 전원공급 장치를 마련하고, 지진에 의한 구조물 안전성도 보강하는 등 안전성을 대폭 보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수출한 APR1400모델로 건설할 예정”이라며 “이 모델은 기존 모델보다 안전성과 경제성이 대폭 보강됐다.”고 덧붙였다. 한수원은 선정 후보 부지에 대한 사전환경성 검토 등 관련 절차를 거쳐 내년 상반기 중 정부에 전원개발사업예정구역 지정 신청을 하고, 이후 관계 부처 협의를 거쳐 내년 말 부지를 최종 확정한다. 박 팀장은 “부지 매입·인허가·설계 조사 등 준비 기간 7년, 건설 기간 5년을 감안하면 원전은 2024년 준공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원전건설까지 넘어야 할 산

    원전건설까지 넘어야 할 산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 후보지가 강원 삼척과 경북 영덕으로 선정됐지만 실제로 이 지역에 원전 시설이 들어서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한둘이 아니다. 올해 초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에 따라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환경단체는 물론 야권 등 정치권에서도 철회를 요구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찬반으로 갈린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여론을 한곳으로 모으는 것도 과제다. 한국수력원자력의 이번 부지 선정에 대해 반대 목소리가 가장 큰 진영은 환경단체. 환경연합과 녹색연합 등 40여개 단체 모임인 핵 없는 사회를 위한 공동행동은 23일 국회 정론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신규 핵발전소 후보지 선정은 우리나라를 ‘탈핵 발전’이라는 세계적 흐름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만들고 있다.”면서 “한수원이 발표한 신규 핵발전소 후보지는 즉각 철회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동행동은 “후보지로 지정된 삼척과 영덕은 그동안 핵 관련 시설로 선정됐다가 백지화되는 과정을 겪으면서 혼란이 큰 지역”이라면서 “내년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이 문제를 사회쟁점화시키고, 이를 위해 모든 정당과 종교계, 시민사회단체와 손잡고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단체들은 이날 민주통합당 등 야권 대표단 면담과 규탄 기자회견을 가졌다. 오는 26일에는 신규 핵발전소 부지 선정에 반대하는 1000인 선언을 취합해 서울 광화문 앞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야권의 반발 움직임도 심상찮다. 원혜영 민주통합당 공동대표는 이날 환경단체 관계자들과의 면담에서 “원전을 확대하는 첫 조치인 만큼 단호하고도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면서 “해당 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이 문제에 관심이 많은 국민과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환(민주당)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위원장도 자료를 통해 “원전 정책은 현 정부에서 결정지을 일이 아니다.”라면서 “내년 대선 과정을 통해 보다 밀도 있는 논의를 거쳐 다음 정권에서 책임지고 끌어나갈 문제”라고 주장했다. 조승수 통합진보당 의원은 “정부가 후쿠시마 사고에도 원전 의존율을 높이며 예정된 위험, 예정된 재앙으로 향해 가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내년 선거에서 야권 연대의 핵심은 탈핵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후보지로 선정된 삼척과 영덕지역 주민들도 찬반으로 나뉘어 목소리가 분분하다. 지자체 공무원들과 상당수 주민들은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릴 방안이 없다는 현실론 속에 찬성이 우세하다. 영덕읍 주민 김모(53)씨는 “지역에 신규원전을 유치하면 고용효과 등 지역경제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원전에 대한 국민적 합의와 안정성이 담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원전 건설을 확대하는 것은 주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하는 도지사로서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향후 절차에 주민의 의사가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공정성과 신뢰성이 확보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홍표 삼척핵백지화투쟁위원회 상임대표도 “비민주적이고 비상식적으로 추진된 신규 핵발전소 건설은 반드시 백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두걸·삼척 조한종기자 douzirl@seoul.co.kr
  • 경남, 원폭 피해후손 지원조례 첫 지정

    경남도의회가 원자폭탄의 직접 피해자는 물론 부모로부터 증세를 물려받은 2·3세 후손까지 지원하는 내용의 조례를 전국에서 처음으로 제정했다. 경남도의회는 23일 도지사가 원폭 피해자 지원을 위한 시책을 마련하고 정기적으로 실태조사를 하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규정한 ‘경남도 원자폭탄 피해자 지원 조례’를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조례에서 규정한 지원 대상 원폭 피해자는 1945년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에 피폭돼 피해를 입은 피해자와 후손 2·3세 가운데 경남 지역에 주소를 두고 있는 사람이다. 피해자는 대한적십자사에 원폭 피해자로 등록돼 있는 사람, 2·3세는 직계존속 가운데 대한적십자사에 원폭 피해자로 등록돼 있는 사람으로 규정했다. 지금까지 원폭의 직접 피해자들은 증세의 경중에 따라 일본으로부터 매월 보건의료비 명목으로 17만 1000엔을 받거나 원호 수당으로 5만 550∼13만 6890엔을 받고 있으며, 한국 정부는 피해 1세대에게 진료보조비로 적십자사를 통해 한 달에 10만원씩을 지급한다. 국내 원폭 피해자는 지난달 말 적십자사 등록자 기준으로 2675명이며 이 가운데 경남 거주자가 847명으로 가장 많다. 원폭 피해자 2·3세는 전국적으로 1만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조례안을 대표 발의한 문준희(합천·한나라당) 경남도의원은 “피해자뿐 아니라 2·3세까지 지원하는 조례가 원폭 피해자와 후손들이 후유증에서 벗어나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행복한 삶을 사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삼척·영덕 새 원전 짓는다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 후보지로 강원 삼척과 경북 영덕 등 두 곳이 선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지식경제부,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한수원은 지난 2월 원전 유치를 신청한 이들 두 곳과 경북 울진 등 모두 세 곳을 대상으로 평가 작업을 마치고 23일 이 같은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한수원은 지난 3월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여파를 고려, 발표를 미뤄 왔지만 더 늦추면 내년 말까지 최종 입지를 확정한다는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고 연내 발표를 강행한 것으로 보인다. 한수원이 후보지를 압축하자 지경부는 내년부터 해당 두 곳의 부지가 원전을 건설하기에 적합한지를 판단하기 위한 정밀조사에 들어가기로 했다. 또 환경영향평가 등을 거쳐 늦어도 내년 말까지 건설 입지를 확정할 방침이다. 정밀조사 결과 건설 부적합 판단이 나오지 않는 한 이들 두 곳은 모두 새로운 원전 부지로 결정되고, 각각 최대 140만㎾짜리 4기씩 원전을 들일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고리, 영광, 월성, 울진에 이어 삼척, 영덕까지 국내 원전 소재지는 모두 6곳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이번 결정으로 울진에서는 탈락에 대한 반발이, 영덕과 삼척에서는 원전 반대 움직임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삼척·영덕 새 원전 후보지 선정 파장

    정부가 강원 삼척과 경북 영덕 등 두 곳을 신규 원전 건설 후보지로 결정하면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로 잠시 주춤했던 국내 원전정책에 다시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그러나 원전 확충에 대한 반대 여론도 만만찮아 향후 상당한 논란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수요조절로는 전력공급 한계 22일 지식경제부와 한국수력원자력 등에 따르면 한수원은 지난 2분기 안에 발표하려다 미룬 신규 원전 건설 후보지 두 곳을 골라 23일 발표한다. 지난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여파로 정부가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는 모습을 보인 것과 사뭇 다른 양상이다. 경북 영덕과 울진, 강원 삼척 등 신청한 세 곳이 모두 선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상당했지만 한수원은 영덕과 삼척만을 낙점했다. 이에 따라 탈락에 대한 반발과 더불어 원전 반대 움직임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삼척의 경우 최문순 강원지사가 원전 건설에 부정적인 입장이고, 시민단체 등도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경부는 그러나 중장기 원전건설 계획과 전력수급 계획에 따라 부지 정밀조사, 환경영향평가를 거쳐 늦어도 내년 말까지는 적합 후보지를 최종 부지로 확정하고 원전을 4기씩 건설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들 지자체는 애초 원전 후보지 신청을 하면서 140만㎾ 용량의 원전 4기를 각 부지에 들일 수 있다는 계획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이처럼 잰걸음하는 것은 ‘후쿠시마의 악몽’에서 어느 정도 벗어났다는 판단과 함께 정밀조사와 환경영향평가를 받으려면 1년 정도가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또 중장기적으로 전력 부족 문제를 수요관리로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공급 능력 확충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밀조사·환경평가 1년 걸려 같은 맥락에서 정부는 올해 초 신고리원전 1호기를 준공한 데 이어 최근 신울진 1, 2호기에 대해서도 건설 허가를 받아 착공 시기를 저울질하는 등 원전 건설 정책에 탄력을 붙이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현재 30%가량인 원자력 비중을 2040년까지 40%로 늘린다는 장기 전력수급 계획의 기조는 바뀌지 않았다.”면서 “다만 원전의 안전문제는 꼼꼼히 살피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지경부는 2016년 각 원전의 사용후 핵연료를 임시 보관하는 장치들이 포화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 내년 상반기 중 처리 방안을 공론화할 방침이어서 원전 신규 건설 문제와 함께 원자력 정책 전반을 둘러싸고 상당한 공방이 벌어질 전망이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김정일 사망에 오열하는 北주민 직업 알고보니

    김정일 사망에 오열하는 北주민 직업 알고보니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과 관련해 북한 주민들이 오열하는 모습이 국내 방송을 통해 비쳐지며 눈길을 끌고 있다. 조선중앙TV 등 북한 매체들은 주민들이 오열하는 모습을 반복적으로 내보내고 있다. 조선중앙TV는 연일 특집방송을 이어가며 김 위원장의 사망 관련 소식을 내보내며 장엄한 분위기의 음악과 함께 곳곳에서 북한 주민들이 오열하는 모습을 담았다. 계속 “거짓말”이라고 되뇌이는 한 북한 주민은 직업이 ‘연극단원’으로 자막처리돼 국내 네티즌 사이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북한 주민들이 오열하는 모습이 남측 입장에서 보기에는 과장된 것으로 보이는 데, 공교롭게도 방송에 등장한 북한 주민의 직업이 연극단원이라는 것이다. 지난 15일 김 위원장의 마지막 현지 지도를 받은 평양 시내 상가 종업원들은 김 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믿을 수 없다는 듯 오열하는 모습이 국내 방송에 나오기도 했다. 평양 시내 상가의 한 종업원은 ”1층부터 2층, 3층까지 그 높은 3층까지도 다 올라가셨습니다.”며 김 위원장의 마지막 현지 지도 장면을 설명하기도 했다. 일사불란하다는 느낌 마저 드는 북한 주민의 오열 모습이 연출된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일본 매체 ‘아시아프레스’의 이시마루 지로 북한취재팀장은 20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카메라 앞에서 우는 평양 주민들의 모습은 하나의 연출이라고 받아 들여야 될 것”이라면서 “카메라 앞에서 울지 않을 수 없는 게 지금 평양의 분위기다.”고 주장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34) 하얀 피부와 사후강직이 일러준 토막살인의 진실 전철역 화장실에 유기된 30대女의 시신 33) 억울한 10대 소녀의 죽음…두줄 상처의 비밀 추락에 의한 자살? 몸을 통해 타살 증언하다 32) 살해된 20대女의 수표에 ‘검은 악마’의 정체가 담기다 완전범죄를 꿈꾸던 엽기 살인마 31) 최악의 女연쇄살인범 김선자, 5명 독살과 비참한 최후 청산염으로 가족, 친구 무차별 살해 30) 동거女 잔혹하게 살해한 30대, 시신이 물속에서 떠오르자… 살인후 물속으로 던진 사건 그후 29) 살인자가 남기고 간 화장품 향기, 그것은 ‘트릭’이었다 강릉 40대女 살인사건의 전말 28) 소리없이 사라진 30대 새댁, 알고보니 들짐승이… 부러진 다리뼈가 범인을 지목하다 27) 40대 여인 유일 목격자 경비 최면 걸자 법최면이 일러준 범인의 얼굴 26) 목졸리고 훼손된 60대 시신… 그것은 범인의 속임수였다 ‘파란 옷’ 입었던 살인마 25) 그녀가 남긴 담배꽁초 감식결과 놀라운 사실이 살인 현장에 남은 립스틱의 반전 24) 택시 안에서 숨진 20대 직장女 살인범은 과연… 돈 버리고 납치한 이상한 택시 강도 23) 살인현장에 남은 별무늬 운동화 자국의 비밀 60대 노인의 치밀한 트릭 22) 70% 부패한 시신 유일한 증거는 ‘어금니’ 억울한 죽음 단서 된 치아 21) 자다가 갑자기 세상을 뜨는 젊은 남자들…누구의 저주인가? 청장년 급사증후군의 비밀 20) 아파트 침대 밑 女 시신 2구…잔인한 ‘진실게임’ 결과는? 누명 벗겨준 거짓말 탐지기 19) 자살이라 보기엔 너무 폭력적인 죽음…왜? 가해자·피해자는 하나였다 18) 헤어드라이어로 조강지처 살해한 50대의 계략… 몸에 남은 ‘전류반’은 못 숨겼네 17)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토막살인범 잡고보니 바다에서 건진 시신 신원찾기 16) 이태원 옷집 주인 살인사건…20대 여성이 지목한 범인은? 찢어진 장부의 증언 15) 무참히 살해된 20대女…6년만에 살인범 잡고보니… 274만개의 눈이 잡은 연쇄살인범의 정체 14) 백골로 발견된 미모의 20대女, 성형수술만 안 했어도… 가련한 여성의 한 풀어준 그것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이 범인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증거는 11) 자살한 40대 노래방 여주인, 살인범은 알고 있었다 생활반응이 알려준 사건의 진실 10) 소변 참으며 물 마시던 20대女, 갑자기 몸을 뒤틀며… 생명을 앗아가는 ‘죽음의 물’ 9) “그날 조폭은 왜 하필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8) 변태성욕 30대 살인마의 아주 특별한 핏자국 혈흔속 性염색체의 오묘한 비밀 7) 정자가 수상한 정액…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6) 천안 母女살인범, 현장에서 대변만 보지 않았더라도… ‘미세증거물’ 속에 숨은 사건의 진상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여성의 사연 4) 살해당한 아내의 눈속에 담긴 죽음의 비밀… 흔해서 더 잔인한 위장 살인의 실체는 3) 친구와 함께 차안에서 아내에 몹쓸짓 한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전체 시리즈 목차보기 (클릭)
  • 독일 프랑크푸르트, 어디까지 가 보셨나요

    독일 프랑크푸르트, 어디까지 가 보셨나요

    고민이다. 유럽 중앙에 자리 잡았다. 덕분에 항공망이 빵빵하다. 큰 국제공항이 자리 잡았다. 교통 이점 때문에 1년에 국제 행사만도 수십개가 열린다. 내년 일정, 그 가운데 큼직한 것만 꼽아 봐도 환상적이다. 파격적인 현대미술가 제프 쿤스의 전시, 빛과 도시를 주제로 한 ‘루미날레 12’, 박물관과 미술관이 한데 어울린 박물관 축제, 합창 축제를 거쳐 도서전까지. 여기에다 아이언맨 유럽챔피언십(국제 철인 3종 경기), 마라톤 대회도 있다. 다달이 새로운 행사다. 행사가 겹칠 무렵엔 인근 숙박시설이 동나기 일쑤다. ●아이젠나흐-거리에서 만나는 인간 바흐의 맨 얼굴 그런데 관광객들은 ‘찍고’ 갈 뿐이다. 해서 도시 이름을 대 봤자 ‘어디어디를 가 봤는데 좋더라.’ 하는 얘기는 쉬이 나오지 않는다. 8시간 시차를 끼고 한국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일하다 보니 호텔방 ‘죽돌이 죽순이’가 됐다거나 드넓은 공항에서 노숙자처럼 늘어져 잤다거나 무거운 짐가방을 들고 헐레벌떡 뛰어다녔다는 얘기가 대부분이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얘기다. 그래서 내놓은 아이디어다. 겨울에 프랑크푸르트와 그 주변 도시를 거닐어 보라는 것. 전통의 대학 도시 하이델베르크, 바로크의 거장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1685~1750)와 종교개혁의 아버지 마르틴 루터(1483~1546)의 흔적을 더듬어볼 수 있는 아이젠나흐, ‘그림동화’를 남긴 그림 형제의 이야기가 숨어 있는 하나우 같은 도시들이다. 가장 인상 깊은 도시는 아이젠나흐. 예전에 동독 지역이었다는 선입관 때문일까. 시내에는 독일 특유의 고즈넉한 소도시 분위기가 진하게 배어 있다. 여기엔 바흐의 생가와 박물관이 있다. 알려졌다시피 바흐는 19세기 멘델스존이 복원하기 전까지 잊혀진 인물이었다. 생가와 박물관에서는 ‘음악의 아버지’ ‘바로크의 지존’이 아니라 교회에 적당한 일자리 하나 구하려고 노심초사했던 인간 바흐의 맨 얼굴을 만날 수 있다. 삐걱대는 마룻바닥 소리가 요란한 생가에서는 매시간 옛 악기로 바흐의 음악을 직접 연주해 준다. 초기 피아노는 피아노라기보다 큰 기타 같은 인상을 풍기는데 그 묘한 음색이 바흐 음악을 색다르게 느낄 수 있게 한다. 루터를 만나기 위해서는 아이젠나흐 인근 바르트부르크성으로 가야 한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 성은 11세기에 지어졌다. 중세 고성답게 주변 지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언덕 위에 우뚝 서 있다. 종교개혁을 얘기하다 파문당하고 쫓기게 된 루터가 신약성서 번역을 위해 숨어든 곳이 바로 이 성이다. 좁디좁은 성에서 이뤄진 귀족들의 호사스러운 생활 모습을 엿보는 재미도 있지만 루터의 방만은 못하다. 구불구불 이어진 복도 끝 작은 방인데, 그 공간 자체가 이대로 주저앉지 않겠다는 루터의 결기를 느끼게 해 준다. ●하나우-그림형제의 고향… 폭격으로 흔적 소실돼 하나우는 그림 형제의 고향이다. 그런데 그림 형제의 흔적은 광장의 동상과 문패 하나가 전부다. 제2차세계대전 때 폭격으로 모두 소실돼서다. 전쟁 말기 연합군의 가혹한 폭격으로 모든 게 잿더미로 변했다. 그래서인지 하나우에서 만난 옛 기억을 가진 노인들은 “물론 우리가 잘못하긴 했지만….”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드러내 놓고 불평할 처지가 아니라는 점은 잘 알지만 너무도 참혹하게 당한 기억을 떨쳐 버릴 수 없다는 얘기다. 그래서 하나우에서 눈에 띄는 건 오히려 시의회 청사다. 옛 시청 건물을 보존하면서 그 건물을 둘러싸고 건물을 하나 지었는데, 거기다 ‘콩크레스 파크’(Congress Park)란 이름을 붙였다. 왜 그런고 했더니 말 그대로 공원이다. 중극장 규모로 건물을 지어 둔 뒤 주민들 누구나 행사나 모임에 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저마다 기념비적인 건물을 짓느라 여념이 없는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들이 자연스레 비교되지 않을 수 없다. ●하이델베르크-미로같은 골목길·아름다운 고성 하이델베르크는 익히 알려진 대로 대학 도시다. 성은 한번쯤 꼭 올라가 볼 만하다. 아름다운 정원은 물론 세계 최대 규모인 22만ℓ의 와인 술통이 보관돼 있다. 미로 같은 골목길을 걸어도 되고 경사로를 오르는 트램을 타도 된다. 성 주변은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행사 준비로 분주했다. 빛 장식으로 장관을 이룰 모습이 절로 연상된다. 프랑크푸르트에도 볼거리는 있다. 시내 중심의 괴테하우스를 빼놓을 수 없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1749~1832)의 생가를 복원해 둔 것인데 한국어 안내도 있으니 불편함은 없다. 또 삐죽빼죽 솟은 마천루들도 눈여겨보길. 모든 노동자가 자연광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건물 모두 뾰족한 하이힐 같은 느낌을 준다. 거기다 대부분 유리로 마감했다. 몇 층마다 하나씩 아예 정원을 꾸며 놓은 빌딩도 간간히 눈에 띈다. ‘그린 시티’ 열풍을 짐작해 볼 수 있다. ●프랑크푸르트-괴테하우스·하이힐 모양 건물들 프랑크푸르트가 대륙 중앙의 도시다 보니 이들은 모두 철도로 연결되어 있다. 아이젠나흐, 하나우, 하이델베르크 모두 프랑크푸르트에서 1시간 남짓한 거리에 있다. 또 아이젠나흐는 바이마르, 라이프치히, 에어푸르트, 예나 등 괴테가도로 이어진다. 하나우는 메르헨(민담)가도의 출발점이요, 하이델베르크는 체코 프라하까지 이어지는 고성가도와 독일 남서부를 관통하는 판타지가도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사통팔달, 이럴 때 쓰는 말이다. 단, 먹는 재미는 좀 덜하다. 독일의 족발이라는 슈바인학센과 겨울철 크리스마스 특식인 거위나 오리 요리가 있다. 맥주를 곁들이기 때문인지 전반적으로 짠맛이 강한 편. 그러나 한 가지 빼놓을 수 없는 것은 글루바인. 레드와인에 물을 타서 데운 것인데 주로 겨울에 마신다. 들쩍지근한 것이 노곤한 여행객의 단잠에 그만이다. 시장 같은 곳에 들어서면 시큼한 냄새가 나는데 이건 근처에 글루바인이 있다는 신호다. 크리스마스마켓에서 글루바인 한잔 사 들고 마인 강가에 서면 왠지 푸근해진다. 글 사진 프랑크푸르트(독일)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여행 TIP 도시마다 전일권 교통카드, 인근 도시 이동 땐 철도로 독일 대중교통은 편리하다. 시내를 운행하는 S반, 가까운 교외까지 운행하는 U반에다 지상의 트램도 있다. 1~2일에 걸쳐 충분히 둘러볼 생각이라면 ‘프랑크푸르트 카드’ 하는 식으로 도시마다 카드를 사두는 게 좋다. 가격은 도시별로 약간 차이가 있는데 1일권이 8유로 안팎, 2일권이 12유로 안팎이다. 대중교통 무제한 이용에다 시티투어버스 요금과 박물관·미술관 입장료 할인 혜택이 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쇼핑을 즐기려면 근교 ‘바르트하임 빌리지’가 좋다. 프랑크푸르트 중앙역 서편에서 왕복 버스가 매일 운행된다. 프랑크푸르트 시내 쇼핑도 괜찮다. 시내 중심가에 주요 상점들이 밀집해 있다. 유리를 이용해 빛을 건물 내부로까지 깊숙이 끌어들인 독특한 콘셉트의 갤러리백화점은 건물 그 자체만으로도 탐험해 볼 만하다. 인근 도시를 가는 데는 철도가 편리하다. 복잡한 철도망을 이해해 보겠다고 얽히고설킨 철도 노선표를 앞에 두고 고민할 필요는 없다. 기차역에 티켓 자동 발매기가 있는데, 목적지를 입력하면 노선과 개찰구를 일러주는 정보 제공 기능도 함께 있다. 노선 정보만 파악하는 것은 당연히 무료다. 국내에도 지점을 갖춘 ‘레일 유럽’을 통해 미리 기차표를 사 두면 편리하다. 독일 전역, 독일과 가까운 오스트리아와 스위스 일부 지역에서도 쓸 수 있는 저먼 레일, 독일 등 17개국에서 쓸 수 있는 유레일 패스 등 용도별로 다양하게 준비돼 있다.
  • 태안군, 中해양쓰레기 처리 골치

    태안군, 中해양쓰레기 처리 골치

    우리나라 해안이 중국 불법 어선뿐 아니라 중국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21일 충남 태안군에 따르면 중국과 가까운 근흥면 가의도나 신진도 인근 해안 등에 겨울철 북서풍을 타고 중국 상표가 붙은 각종 페트병, 부표, 스티로폼, 폐어구, 어망 등이 떠내려와 쌓이고 있다. 태안군이 올해 수거한 해양쓰레기는 1000t이다. 10%는 우리 영해에서 불법 조업하는 중국 어선에서 버려진 것으로 추정된다. 근흥면 가의도에서 배를 부리는 안천용(64)씨는 “우리 섬 해안은 물론 배를 타고 2시간쯤 가야 하는 충남 최서단 격렬비열도 부근에서도 눈에 많이 띈다.”며 “지저분할 뿐 아니라 그물을 걷을 때 많이 걸려 시간을 잡아먹는 등 조업에 상당히 지장을 준다.”고 하소연했다. 신진도 김일두(61) 어촌계장은 “중국에서 다시마를 양식할 때 쓰는 농구공 크기의 검은색 플라스틱 공이 겨울 바람을 타고 무더기로 떠밀려 온다.”면서 “엄청 무거운 데다 질이 나빠 재활용은 고사하고 수거하느라 주민들 등골만 빠진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중국 해양쓰레기가 부쩍 늘어난 것은 4~5년 전부터다. 영해에서 조업하는 중국 어선이 늘어난 것과 무관치 않다. 이용남 태안군 주무관은 “우리 어선은 대부분 쓰레기를 모았다가 입항 때 갖고 들어오지만 중국 어선은 바다에 마구 버리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태안군의 올해 해양쓰레기 처리비는 3억 2000여만원이다. 육상 처리비 5000만원의 7배에 가깝다. 육상은 t당 23만원인 반면 해양은 기술문제 때문에 26만 6000원이나 된다. 이 주무관은 “넉넉잖은 재정에 부담이 크지만 중국에 요구할 수도 없는 터라 난감하다.”고 말했다. 관련 법률상 원인자 부담이 원칙이나 어떤 중국인이 버렸는지 알 수 없어서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중국의 산업화와 경제력 증가로 우리 해안에 떠밀려오는 해양쓰레기는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면서 “여기에다 우리 쓰레기는 일본으로, 일본 쓰레기는 미국으로 떠밀려가 서로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태안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올해의 환경사건 1위 日후쿠시마 원전사고

    시민단체인 환경보건시민센터는 20일 올해의 환경사건 및 사고 가운데 지난 3월 일본 동북부 대지진으로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1위로 뽑았다. 2위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구제역 가축 살처분 사건이, 4위는 프로야구장·4대강 공사 현장 등에서 발생한 석면공해 사건이, 5위는 제천과 영월 등의 시멘트 공장 주민진폐증 사건이 선정됐다. 올해의 환경 사건은 누리꾼과 환경단체 회원들로부터 10개 환경 사건을 추천받아 환경보건시민센터 홈페이지에서 설문조사와 함께 회원 설문을 바탕으로 센터 운영위원회 선정회의를 거쳐 최종 결정됐다. 6위는 미군기지 환경오염 사건, 7위는 4대강 생태계 파괴, 8위는 도로 방사능 오염, 9위는 폐기물 해양투기, 10위는 전자파 공해다. 센터 측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누출된 방사능량이 체르노빌 사고보다 많을 수 있다는 점에서 최악의 원자로 사고로 평가되는 데다 특히 한국에 미칠 영향이 우려된다.”며 1위 선정의 이유를 밝혔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日, 원전사고 수습선언은 시기상조”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가 지난 16일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의 냉온정지를 선언한 데 대해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원자로 상황이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았고 미량의 방사성물질 방출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사고 수습 선언이 시기상조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동일본 대지진 직후 미나미소마시의 긴박한 상황을 유튜브에 올려 세계로부터 관심을 끈 사쿠라이 가쓰노부 시장은 “긴급시 피난준비구역이 해제된 후에 제논이 검출됐다는 발표가 있었다. 주민이 안심할 수 있는 수위까지 사고가 수습됐는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구도 가즈히코 규슈대 특임교수(원자력 공학)도 정부와 도쿄전력이 냉온정지 상태의 근거 중 하나로 제시하고 있는 압력용기 등의 온도가 100도 이하라는 점에 대해 “녹아내린 핵연료 부근의 수온을 정확히 측정하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에 현재의 계측 방법으로는 안전성이 확보됐다고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도쿄전력은 지금까지 텅 비어버린 압력용기 하단의 온도를 판단기준으로 삼아 왔다. 결국 호소노 고지 원전사고담당상은 지난 18일 사토 유헤이 후쿠시마현 지사와의 회담에서 “수습이라는 말로 사고 전체가 수습된 것 같은 인상을 안겨준 듯한 부적절한 표현을 한 것에 반성하고 있다.”고 사과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작심한 韓 뻔뻔한 日

    작심한 韓 뻔뻔한 日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가 18일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 일본 대사관 앞에 세워진 평화비를 철거해 줄 것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요구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일본의) 성의 있는 조치가 없으면 (위안부) 할머니가 돌아가실 때마다 제2, 제3의 동상(평화비)이 세워질 것”이라면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일본 정부의 해결책을 거듭 촉구한다.”고 말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에 일본 정부가 적극 나서줄 것을 촉구한 이 대통령의 요청을 노다 총리가 사실상 외면한 채 거꾸로 평화비 철거를 요구하고 나섬에 따라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한·일 양국 정부의 외교적 갈등이 한층 첨예해질 전망이다. 이 대통령과 노다 총리는 이날 교토 영빈관에서 가진 한·일 정상회담에서 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의견을 나눴지만 뚜렷한 입장 차이를 보이며 정면 충돌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 등을 통해 “한·일 양국은 공동번영과 역내 평화·안보를 위해 진정한 파트너가 돼야 하며, 걸림돌인 군 위안부 문제 해결에 있어서 진정한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노다 총리는 “위안부 문제에 대한 우리 정부의 법적 입장을 아실 것”이라며 “우리도 인도주의적 배려로 협력해 왔고, 앞으로도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지혜를 낼 것”이라고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노다 총리는 그러면서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평화비’를 세운 것은 안타까운 일로, 대통령께 철거를 요청 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에 “일본 정부가 조금만 관심을 보였다면 (평화비 건설은)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라고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 문제는 실무적으로 해결하려면 못 푼다. 유엔을 포함한 세계 모든 나라가 일본에 대해 인권·인도주의적 관점에서 보고 있다.”면서 노다 총리의 직접 해결을 거듭 촉구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지금까지 한·일정상급 회담에서 위안부 문제를 이렇게(집중적으로) 거론한 것은 처음”이라면서 “이 대통령은 한·일 양국의 미래를 위해 일본 정부가 정치적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노다 총리는 정상회담 직후 일본 기자단에게 “지난 17일 겐바 고이치로 외상이 한국 청와대 수석비서관(천영우 외교·안보수석)과의 회담에서 ‘독도는 우리 고유의 영토’라며 항의했다.”고 말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보도했다.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이 대통령의 강도 높은 압박에 맞서 독도 문제를 거듭 언급함으로써 외교적 맞불을 놓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이와 관련,“당시 두 정상의 포토세션 때 옆방에서 겐바 외상이 천 수석에게 ‘다케시마(독도)에 국회의원이 방문하고 시설물을 설치하는 것은 유감’이라는 발언을 했으나 일본 영토라는 언급은 없었다고 하며, 천 수석은 특별히 대꾸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고 밝혔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34) 하얀 피부와 사후강직이 일러준 토막살인의 진실 전철역 화장실에 유기된 30대女의 시신 33) 억울한 10대 소녀의 죽음…두줄 상처의 비밀 추락에 의한 자살? 몸을 통해 타살 증언하다 32) 살해된 20대女의 수표에 ‘검은 악마’의 정체가 담기다 완전범죄를 꿈꾸던 엽기 살인마 31) 최악의 女연쇄살인범 김선자, 5명 독살과 비참한 최후 청산염으로 가족, 친구 무차별 살해 30) 동거女 잔혹하게 살해한 30대, 시신이 물속에서 떠오르자… 살인후 물속으로 던진 사건 그후 29) 살인자가 남기고 간 화장품 향기, 그것은 ‘트릭’이었다 강릉 40대女 살인사건의 전말 28) 소리없이 사라진 30대 새댁, 알고보니 들짐승이… 부러진 다리뼈가 범인을 지목하다 27) 40대 여인 유일 목격자 경비 최면 걸자 법최면이 일러준 범인의 얼굴 26) 목졸리고 훼손된 60대 시신… 그것은 범인의 속임수였다 ‘파란 옷’ 입었던 살인마 25) 그녀가 남긴 담배꽁초 감식결과 놀라운 사실이 살인 현장에 남은 립스틱의 반전 24) 택시 안에서 숨진 20대 직장女 살인범은 과연… 돈 버리고 납치한 이상한 택시 강도 23) 살인현장에 남은 별무늬 운동화 자국의 비밀 60대 노인의 치밀한 트릭 22) 70% 부패한 시신 유일한 증거는 ‘어금니’ 억울한 죽음 단서 된 치아 21) 자다가 갑자기 세상을 뜨는 젊은 남자들…누구의 저주인가? 청장년 급사증후군의 비밀 20) 아파트 침대 밑 女 시신 2구…잔인한 ‘진실게임’ 결과는? 누명 벗겨준 거짓말 탐지기 19) 자살이라 보기엔 너무 폭력적인 죽음…왜? 가해자·피해자는 하나였다 18) 헤어드라이어로 조강지처 살해한 50대의 계략… 몸에 남은 ‘전류반’은 못 숨겼네 17)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토막살인범 잡고보니 바다에서 건진 시신 신원찾기 16) 이태원 옷집 주인 살인사건…20대 여성이 지목한 범인은? 찢어진 장부의 증언 15) 무참히 살해된 20대女…6년만에 살인범 잡고보니… 274만개의 눈이 잡은 연쇄살인범의 정체 14) 백골로 발견된 미모의 20대女, 성형수술만 안 했어도… 가련한 여성의 한 풀어준 그것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이 범인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증거는 11) 자살한 40대 노래방 여주인, 살인범은 알고 있었다 생활반응이 알려준 사건의 진실 10) 소변 참으며 물 마시던 20대女, 갑자기 몸을 뒤틀며… 생명을 앗아가는 ‘죽음의 물’ 9) “그날 조폭은 왜 하필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8) 변태성욕 30대 살인마의 아주 특별한 핏자국 혈흔속 性염색체의 오묘한 비밀 7) 정자가 수상한 정액…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6) 천안 母女살인범, 현장에서 대변만 보지 않았더라도… ‘미세증거물’ 속에 숨은 사건의 진상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여성의 사연 4) 살해당한 아내의 눈속에 담긴 죽음의 비밀… 흔해서 더 잔인한 위장 살인의 실체는 3) 친구와 함께 차안에서 아내에 몹쓸짓 한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전체 시리즈 목차보기 (클릭)
  • 후쿠시마 1원전 완전차단

    일본 정부는 16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의 원자로 누출을 완전히 차단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원자로가 냉온 정지 상태에 이르렀고, 사고 자체도 수습됐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노다 총리는 30년 이상 장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 원자로 해체조치(폐로)도 밝혔다. 냉온 정지 상태란 핵연료를 섭씨 100도 이하로 안정화했다는 의미다. 이는 지난 4월 17일 로드맵이 공개됐을 때 백화점식 정책 남발로 실현성이 희박하다는 우려와 달리 수습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됐다는 뜻이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50개국 정상 서울 총집결 ‘핵안보’ 행동플랜 만든다

    50개국 정상 서울 총집결 ‘핵안보’ 행동플랜 만든다

    17일로 서울 핵안보정상회의가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핵안보정상회의는 지난해 4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렸던 1차 회의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이번 회의에서는 핵테러 방지를 논의하고 공통의 대응 방향과 행동을 모색하게 된다. 주요국 정상 50명이 모이기 때문에 ‘G50’(주요 50개국)이라는 별칭도 붙었다. 이번 회의는 특히 그동안 ‘정치적 선언’ 단계에 머물렀던 핵안보 이행 프로세스를 ‘행동’ 단계로 진전시킨다는 의미가 있다. 핵테러가 가상의 공포가 아니라 실질적 위협이라는 국제사회의 견고한 공감대 속에서 새로운 실행 목표와 행동 계획을 창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의 3대 축인 ▲핵 군축 ▲핵 비확산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에 더해 핵안보가 새로운 축으로 뿌리내리는 계기가 되는 셈이다. ●‘서울 코뮈니케’ HEU 등 9개 이슈 다뤄 서울 정상회의의 최종 결과물인 ‘서울 코뮈니케’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가 초점이 된다. ‘선언’의 성격이 강했던 워싱턴 1차 정상회의의 합의 사항들을 진전시켜 실천적 비전과 이행 조치들을 제시하게 된다. 핵테러를 최고의 국제안보 위협으로 간주하고 테러리스트의 핵물질 취득을 막는 데 주안점을 뒀던 ‘워싱턴 코뮈니케’의 기조를 살리면서 변화된 안보 환경에 맞춰 새로운 실행 목표와 액션플랜을 창출해 낸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위싱턴 코뮈니케는 11개 분야의 50개 이행 조치를 담은 포괄적 작업 계획을 제시하고 있으나 서울 정상회의는 이 가운데 고농축우라늄(HEU) 등 핵물질과 방사성물질의 안전한 관리에 초점을 맞춰 9개 이슈별로 구체적 진전 방안을 검토 중이다. 특히 정상회의에 참여하는 국가들이 핵물질 폐기 또는 반납을 약속하는 내용의 자발적 국가 공약인 일명 ‘하우스 기프트’(House Gift)를 앞다퉈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정상회의 이후 이미 17∼18개 국가가 HEU를 폐기하거나 민수용 저농축 우라늄(LEU)으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고, 소극적 자세를 보여 온 나머지 참가국들도 내년 서울 정상회의에서 ‘결단’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 ●준비기획단, 전방위 홍보전 돌입 ‘핵 안전’이 새로운 의제로 추가된 점도 주목된다. 일본 후쿠시마 사태 이후 원전시설에 대한 테러리스트들의 공격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핵 안전이 핵 안보 못지않은 핫이슈로 부각된 탓이다. 이에 따라 핵안전과 핵안보라는 두 이슈가 서로 연계되는 형식의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방사성 안보’도 논의될 예정이며 한반도에서 열리는 만큼 북핵 문제도 다뤄질 가능성이 높다. 한편 정부는 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범정부 차원의 총력 준비 체제에 착수했다. 핵안보정상회의 준비기획단(단장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미 주요 참가국들을 대상으로 적극적 공공외교 활동을 전개하고 대국민 공감대 확산과 참여도 제고를 위한 전방위 홍보전에 돌입했다. ‘서울 코뮈니케’ 관련 의제 협의도 참가국 정부를 상대로 긴밀히 조율해 나가기로 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기고] 서울 핵정상회의 ‘글로벌코리아’의 표상/김성환 외교통상부장관 겸 핵안보정상회의 준비기획단장

    [기고] 서울 핵정상회의 ‘글로벌코리아’의 표상/김성환 외교통상부장관 겸 핵안보정상회의 준비기획단장

    지난 5일 우리나라는 건국 63년 만에 세계에서 9번째로 연간 무역규모 1조 달러를 돌파한 나라가 되었다. 1962년 세계 104위였던 수출 순위는 올해 7위가 되었고, 수출액은 1만배가 증가하였다. 2009년에는 원조를 받던 나라로는 처음으로 원조를 주는 나라가 되었다. 2012년 3월 26일 국제안보 분야 최대이자 건국 이래 최대 정상회의인 서울 핵안보정상회의를 개최한다. 핵무기 없는 세상의 실현은 인류의 소망이며 핵비확산조약(NPT)의 기본 정신이자 궁극적인 목표이다. 이는 또한 북한 비핵화를 달성해야 할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핵무기의 완전 철폐까지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날이 오기까지 국제사회는 지구상 어느 곳에서도 핵 테러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현 시점에서 중요한 과제는 비국가 행위자(non-state actor)에 의한 핵 테러 방지이다. 만약 단 하나의 핵무기라도 테러집단에 의해 대도시에서 폭발한다면 수십만의 인명이 희생되고 세계 안보와 경제, 환경에 치명적인 결과를 미칠 것이다. 국제사회가 힘을 합쳐 핵무기와 핵물질, 그리고 핵시설을 테러리스트들로부터 보호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핵 테러 방지는 전 세계 모든 국가의 안보이익에 속하며 미래 재앙 방지를 위한 중요하고도 필요한 투자이다. 서울 핵안보정상회의는 2010년 워싱턴 정상회의와 함께 9·11 이후 국제안보 논의의 큰 흐름을 주도한다는 의미가 있다. 1986년 체르노빌 사태 이후 반세기 동안 큰 사고 없이 원자력의 르네상스가 회자되는 시점에 발생한 후쿠시마 사태는 원자력에 대한 일반 대중들의 신뢰에 적지 않은 손상을 입혔다. 그렇지만, 후쿠시마 사태가 원자력을 포기해야 할 이유는 아니다. 원자력은 에너지 안보, 기후변화 대처, 보건·산업·환경관리 등 분야에서 많은 장점이 있기 때문에 평화적으로 사용된다면 인류에게 큰 혜택을 줄 수 있으며, 한국의 원자력 프로그램이 바로 이를 증명하고 있다. 후쿠시마 사고 발생 1주년에 즈음하여 개최되는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서 세계 지도자들은 원자력 시설의 방호와 안전 강화를 책임 있게 다루게 될 것이며, 이러한 핵 안보와 원자력 안전의 통합적인 논의는 원자력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 회복에 이바지할 것이다. 정부는 서울 정상회의가 핵 안보에 관한 실천적인 비전과 행동 강령을 제시하여 핵과 방사능 테러로부터 세계 시민과 지구를 보호하고 더 안전하고 평화로운 세상의 구현에 이바지하는 회의가 되도록 온 정성을 쏟을 것이다. 서울 핵안보정상회의는 국민과 함께 만들어 가는 정상회의이다. 가수 박정현씨 등 민간 홍보대사와 800여명의 행사지원요원, 국제 어린이 평화미술전, 중·고생 에세이 및 대학생 논문 공모전, 모의 정상회의, 평화의 노래(Peace Song) 발표 등 국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이 진행되고 있다. 전 세계 50여 정상들이 참석하는 서울 정상회의는 국제사회에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북한 비핵화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지지 기반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서울 정상회의에 대한 국민의 적극적인 성원과 지지를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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