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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희령의 다초점 렌즈] 어느 봄날

    [부희령의 다초점 렌즈] 어느 봄날

    뭐니 뭐니 해도 봄은 빛의 계절이다. 봄은 반짝인다. 호수의 잔물결이, 바람에 흔들리는 창백한 매화 꽃잎이, 그 꽃잎이 그림자를 드리운 하얀 시멘트 도로가 반짝인다. 호숫가 벤치에 앉아 올려다본 새로 돋은 나무눈들도 초록별처럼 빛난다. 그 아래로 반짝이는 티아라를 쓴 어린 여자애가 지나간다. 아빠를 부르며 달려가는 아이의 뒷모습을 눈으로 따라가 본다. 젊은 아버지가 뒤돌아보고, 옆에서 자전거를 끌고 가던 남자애도 함께 뒤돌아보고, 두 사람은 동시에 여자애를 향해 빨리 오라고 소리친다. 주말이나 휴일이 아님에도 공원에는 사람이 많다. 아이들로 북적이는 풍경도 사뭇 낯설다. 어느 동네나 평일 낮에 공원을 산책하며 마주치는 사람은 대부분 중년 여성이나 노인들이다. 분홍, 노랑, 파랑 헬멧을 쓰고 자전거와 킥보드를 타는 아이들, 줄넘기를 하는 아이들, 부모 주위를 빙빙 돌며 저만큼 뛰어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아이들을 지켜보고 있노라니 아이들이 바로 화사한 봄이다. 다른 어느 해 봄보다 유독 올봄이 이렇듯 더 반짝이고 화사하게 느껴지는 것은 역설적으로 벌써 여러 달 동안 전 세계를 불안과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코로나19 때문이다. 이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은 익숙한 일상을 뒤바꾸기 시작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 자가격리, 확진환자 등등 어쩌면 평생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을 낱말들이 우리 주위를 맴돌면서, 늘 하던 여행이나 이동을 멈추면서, 수많은 환경보호 시위들이 이루지 못했던 매연이나 공기 오염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집 안에서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가족들은 서로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됐고, 남아도는 시간 속에서 그동안 알지 못했던 자기 자신에 대해 깨닫기도 했다. 정치적으로는 서방의 강국들이 시리아, 리비아, 예멘에서 이루지 못했던 휴전 혹은 전투 중지 같은 일들이 일어났고, 알제리 군대가 못 막아 내던 리프 지역 시위에 종지부를 찍게 만들기도 했다. 세계 정상의 대기업들이 못 한 일도 해냈다. 세금 낮추기 혹은 면제, 무이자, 투자기금 끌어오기, 전략적 원료가격 낮추기 등등, 모두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가 해낸 일들이다. 문득 시골에 살던 과거를 돌아본다. 4월 5일 식목일 즈음에는 무엇을 했던가. 경기도 북쪽, 봄이 그리 빨리 오지 않던 곳이라 땅이 조금씩 갈라지기 시작할 무렵이고, 비로소 열무나 상추 씨앗을 뿌렸던 것 같다. 그 시절에는 바이러스가 뭔지, 자가격리가 뭔지 아무 생각 없이 살았다. 돌이켜 보면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지금은 어떤 시절인가. 가장 행복한 것도, 가장 불행한 것도 아닌 시간이다. 비록 바이러스는 세상을 불안으로 몰아가지만 아버지와 딸, 어머니와 아들 사이의 연민과 사랑은 더 깊어지는 시절 아닌가. 언제 죽음이 등 뒤에서 다가올지 몰라 더 아름답고 소중한 시절. 아이들은 여전히 푸른 공원에서 뛰어놀고 있다. 저 아이들이 자라나 우리가 살던 세상과 다른 세상이 됐을 때, 먼 훗날 그 시절 사람들은 코로나19의 시절을 어떻게 기억하게 될까.
  • [애니멀 픽!] “안녕, 그동안 고마웠어” 트럭타고 이사가는 기린

    [애니멀 픽!] “안녕, 그동안 고마웠어” 트럭타고 이사가는 기린

    태어나자마자 어미를 잃고 케냐 나이로비에 있는 보육원에서 생활해 온 기린이 야생으로 돌아갈 준비를 위해 정든 곳을 떠나는 모습이 공개됐다. 키코(Kiko)라는 이름의 이 기린은 2015년 당시 어미를 잃은 뒤 홀로 야생에 버려졌다가, ‘데이비드 셸드릭 야생동물 재단을 통해 구조돼 나이로비의 보호소로 이송됐다. 키코는 당시 자신처럼 어미를 잃은 채 버려졌던 새끼 코끼리와 우정을 나누며 낯선 보호소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해당 보호소에서 일하는 직원들 역시 자신의 아이를 돌보듯 기린과 코끼리를 돌봤고, 덕분에 동물들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었다. 나이로비 보호소 측은 기린 키코가 야생으로 돌아가도 충분할 만큼 성장한 것으로 보고, 야생으로 돌려보낼 준비를 시작했다. 문제는 인근의 나이로비국립공원에는 키코와 같은 그물무늬기린은 서식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보호소 전문가들은 같은 아종이 서식하는 야생이 키코에게 더욱 알맞은 환경이라고 판단하고, 나이로비에서 약 270㎞ 떨어진 케냐 북부의 시리코이 지역에서 키코에게 알맞은 야생 환경을 찾아냈다. 먼 곳으로 이사를 떠나야 하는 키코를 위해 보호소 직원들은 성심껏 이사차량을 준비했다. 특수 제작된 큰 상자를 트럭 위에 올리고, 긴 목이 불편하지 않도록 상단을 뚫었다. 보호소 직원들은 키코가 내부에서 흔들리거나 넘어져 다치지 않도록 나뭇잎을 가득 채우는 세심함도 잊지 않았다. 키코는 거대한 트럭 위로 긴 목과 얼굴을 삐죽 내민 채, 5년간 생활한 옛 집을 그리워하듯 뒤돌아 바라보며 나이로비를 떠났다. 무사히 시리코이에 도착한 키코는 야생동물 보호소에서 적응 시간을 가진 뒤 인근 야생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셸드릭 야생동물 재단 측은 “키코가 새 보호소에 도착해 단 시간 만에 동종 기린과 유대감을 형성했다. 완전히 야생생활을 할 준비가 되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겠지만, 앞으로 몇 년 안에 키코와 다른 기린 친구들은 이곳 야생에서 같은 종의 그물무늬기린 무리에 합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코로나19 유입될라…‘축구장 10배’ 제주 유채꽃밭 갈아엎기로

    코로나19 유입될라…‘축구장 10배’ 제주 유채꽃밭 갈아엎기로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 제주 서귀포시가 관광 명소인 유채꽃밭을 갈아엎기로 했다. 서귀포시는 정부 차원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조치에 발맞춰 표선면 가시리 녹산로 일대의 유채꽃을 조기 파쇄하기로 결정했다고 7일 밝혔다. 유채꽃 제거 작업은 8일 이른 오전부터 진행된다. 갈아엎는 유채꽃광장의 규모만 9.5㏊(9만 5000㎡)로, 서울의 상암 월드컵경기장 축구장 넓이(9292㎡)의 10배가 넘는다. 또 10km에 이르는 길가를 따라 심은 유채꽃 역시 모두 파쇄된다. 연간 16만명이 찾는 제주 유채꽃축제가 열리는 가시리 녹산로는 만개한 벚꽃과 유채꽃을 한 번에 즐길 수 있어 봄이면 상춘객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10km에 걸친 도로는 제주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로 꼽히며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서귀포시는 유채꽃을 보러 모여드는 상춘객들에 의한 코로나19 지역 전파를 우려해 유채꽃 조기 파쇄를 건의한 가시리마을회와 협의를 진행해 왔다. 그 동안 서귀포시는 관람객 안전을 위해 곳곳에 손 소독제를 비치하고 수시로 방역 작업을 해 왔다. 그러나 제주도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는데도 관람객들의 발길이 계속되자 유채꽃 조기 파쇄를 결정했다. 통상적으로 녹산로 일대 유채꽃은 4월 말~5월 중순 사이 파쇄된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타 시도의 봄꽃 행사장 동향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유채꽃을 제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지난 3일 강원 삼척시 역시 5.5ha 규모의 맹방 유채꽃밭을 갈아엎어 상춘객 유입을 차단한 바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땅을 읽고 풍경을 들이다

    땅을 읽고 풍경을 들이다

    2차 세계대전 후 주거 문제의 해결을 위해 유럽 도시들은 외곽 신도시에 우리와 같은 단지형 아파트를 급작스럽게 짓기 시작했다. 단위가구가 결합해 건물이 되고, 주거동이 모여 단지가 만들어지는 단순 반복과 확장의 과정이다. 마치 공장 생산품처럼. 이런 시스템은 단기간 대량 공급으로 주거 문제를 해소할 수는 있었지만 내적으로는 함께 사는 도시 공동체를 파괴하고, 외적으로는 주변 도시와 부조화해 단절되는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했다. 이후 1970년대부터 도시와 환경, 공유와 소통을 고려한 도시의 집합주거 유형에 대한 고민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앙리 시리아니의 유전자 유럽에서 도시 집합주거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이뤄질 때 그 중심에 있던 대표적인 건축가가 프랑스의 앙리 시리아니다. 1936년 페루에서 태어난 그는 1965년 프랑스로 건너와 A.U.A. 등에서 일했다. 1976년부터 독자적인 건축 활동을 시작한 시리아니는 페루에서 참여했던 저가형 집합주거 프로젝트의 경험과 실천이론인 ‘도시 단편론’을 기반으로 새로운 주거 모델을 연구했다. 저가형 집합주거를 위해 근대 집합주거의 특징인 ‘반복과 규격화’라는 장점을 수용하면서 전통도시의 장점인 장소성, 주변과의 조화 그리고 단지의 편안함을 동시에 구현하고자 했다. 도시 단편론은 근대 이상도시 실현의 문제점과 과거 전통도시의 한계성을 파악해 현실성 있는 대안을 찾는 실천적 연구였다. 이 개념이 적용된 그의 프로젝트는 ‘누아지-2’, ‘생드니 아파트’, ‘에브리-2 아파트단지’, ‘베르시 주거단지’ 등이다. 그가 실현한 주거단지의 특징은 구도시 공간의 특성인 가로, 광장, 정원을 유지하면서 현대적인 공간 구조를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구도심 재개발 아파트뿐만 아니라 신도시 계획에서도 이러한 특성을 적용해 과거와 현재의 도시 풍경을 단절 없이 연결했다. 미국 건축이론가 케네스 프램턴은 시리아니의 도시 단편론과 건축물을 근대 집합주거 유형을 기존 도시와 접목하려는 새로운 모색이라는 점에서 높게 평가했다. 시리아니는 근대건축의 거장인 르코르뷔지에의 사상과 이론 그리고 건축 어휘를 평생 따랐지만, 도시와 집합주거에 대한 이론과 사상에서는 그 결을 달리하며 선명한 자기 생각을 펼쳤다.르코르뷔지에가 혁신을 위한 기념비적인 건축을 추구했다면, 시리아니는 시대적 유행을 따르기보다는 건축의 본질인 공간을 탐구하고 그것을 실천했던 건축가였다. 그는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거창한 개념에 집중하기보다는 삶의 근본을 이루는 건축의 중요성과 도시 분위기 형성에 주목했다. 이러한 생각은 그가 설계한 주거공간에서 더욱 선명하게 나타난다. 지나치게 멋을 부리거나 과도하게 표현하지 않으면서도 풍요로운 공간을 구성하고, 평범하고 저렴한 재료로 공간의 질을 높여 격조 있는 집을 만들었다. 제한된 면적과 공사비의 한계를 극복해야 하는 임대주택 프로젝트에서도 이러한 의지가 잘 드러나는데, 사용자가 10평 크기의 집을 12평처럼 느낄 수 있도록 세심하게 계획했다. 공동으로 사용하는 입구와 홀, 복도는 풍요로운 분위기를 내면서 입주자들의 자존감을 높여 줬다. 물론 그가 집합주거만 설계한 건축가는 아니다. 말년에 준공한 페론의 ‘1차 세계대전 전쟁박물관’과 아를의 ‘고대 유적박물관’에서 빛과 동선으로 만들어 낸 장면은 현대건축이 지닌 자유로운 공간의 진수를 보여 준다. 시리아니는 미래의 건축을 담보하는 교육자다. 1977년부터 2001년까지 프랑스 건축 8대학(파리 벨빌 건축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쳤고, 지금도 페루에서 건축교육자들을 길러 내고 있다. 특히 건축 8대학에서 에디트 지라, 클로드 비에, 로랑 살로몽, 로랑 보두앵 등 프랑스 건축가들과 함께 만든 우노 스튜디오는 교육을 통해 시대를 대변하는 보편적 건축, 미학을 교육하고 사회의 저변을 넓히는 건축교육의 모델로 지금까지 회자된다. 시리아니는 근현대건축의 본질인 공간의 가치, 건축가의 소양을 중점적으로 교육했다. 그의 건축 특성처럼 스타 건축가를 만들기보다 사회의 중심을 이루는 시민과 같이 이 시대의 일꾼으로서 최소한의 소양을 갖춘 건축가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였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바우하우스 교육 목표와 유사성을 지니고 있다. 그 당시 우노 스튜디오에는 그의 건축교육 방법과 철학에 매료돼 전 세계에서 학생들이 모여들었고, 특히 한국 유학생이 많았다. 아마도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못한 시절을 보냈던 학생들의 건축에 대한 목마름 때문인 듯하다. 현재 시리아니의 제자들은 한국 건축계의 리더로 활동하고 있으며, 건축교육자로서 파리에서 경험했던 그의 교육 방법론을 국내 대학에 접목해 다음 세대의 건축가를 양성하는 데 힘쓰고 있다. 시리아니는 국립박물관 공모전 심사와 강연을 위해 세 차례 한국을 방문했다. 그가 관심을 가진 것은 한국인 대부분이 살아가는 아파트와 그런 문화 속에서 지어진 제자들의 건축물이었다. 그는 단순 반복으로 만들어진 강남의 고가 아파트단지를 보고 개탄했다. 세계적인 자동차와 최첨단 제품을 만드는 국가에서 살아가는 주거의 질은 개도국의 모습이라고 질타했다. 그리고 그날 옛 제자들과 만난 장소는 파리 우노 스튜디오의 강의실이 됐다.●건축이 삶과 관계 맺고 그 안에 들이는 방법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후 나는 ‘두물머리 주택’을 시작으로 20년 동안 매년 한 채 정도의 집을 지었다. 주택설계는 사소한 것까지 고민해야 하는 번거로움과 사무실 운영에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건축이 시작된 근원적인 장소이고, 삶과 가장 밀접한 고민을 풀어 가야 하는 매력적인 공간이다. 또 건축가의 사유의 변화가 선명히 드러나는 곳이다. 초기 몇 채의 주택을 짓고 난 후 내가 배우고 경험한 것들이 우리나라의 환경과 몸에 맞지 않고 삶에 녹아들지 않음을 느꼈다. 이후의 작업은 땅을 읽고 풍경을 들이는 방식이나 건축이 우리 삶과 관계 맺고 그 안에 들이는 방법에 더 밀착돼 관찰하고 탐구하는 과정이었다.첫 번째 작업인 ‘두물머리 주택’은 건축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현장에서 직접 접목되는 과정이었다. 중심 생각은 경사진 대지에서 땅과의 관계를 통해 동선을 따라 장면을 만들고 내외부의 경계를 없애 주변 풍경을 담는 것이었다. ‘자운당’은 유학 시절 매료됐던 ‘백색의 건축’에서 벗어나 다른 재료를 사용하는 것이 주된 관심이었다. 그 작업을 통해 주택에서의 복층 거실이 우리나라 환경에서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체감했다. 강화도에 있는 ‘동검리주택’은 은퇴하신 고3 담임 선생님의 집이다. 노년의 삶을 고려해 층고를 낮추고 기복이 심한 대지에 대비되는 수평의 집을 계획했다. 전면 창을 통해 시각적으로 내외부의 경계를 없애 원시 자연을 경험하게 했다. 그런데 공간적으로 매우 풍요롭고 극적인 장면이 때로는 일상의 편안함을 방해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했다. 극적인 경관을 가진 집은 오히려 외부 풍경을 절제해 담아야 한다는 걸 알게 됐다.그 이후 작업이 계속 이어진 판교 신도시 주택단지는 단기간 주거 유형과 구축법에 관한 다양한 탐구를 가능하게 한 건축 실험실이 됐다. 덕분에 유사한 크기와 비슷한 대지 조건에서도 매번 다양한 재료의 물성, 크고 작은 치수, 시공 방식을 경험할 수 있었다. 대부분 밀집 지역에서 거주성을 확보하기 위해 마당을 품고 대지 경계를 따라 채를 놓는 내향적인 집을 계획했다. 집으로 둘러싸인 마당은 하늘로 열려 빛과 바람, 자연의 변화무쌍한 풍경을 담고 내부 공간에 표정과 생기를 불어넣었다. 모든 집은 우리나라 기후에서 주어진 지형과 조건에 대해 고심해서 내린 나름의 결론이었고, 생산 방법과 재료에 대한 경험을 쌓아 보완했다. 특히 입주 후 사는 모습을 보면서 큰 깨달음을 얻었다. 초기 주택에서 벽을 자르고 접고 띄우고, 천장을 낮추고 높이고 기울여 눈에 띄는 다양한 변화에 집중했다면, 경험이 쌓이면서 가장 일상적이고 드러나지 않는 것, 편하고 쉬운 것, 특별하지 않으며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주목했다. 설계 시 중요하게 여겼던 부분이 생활에서는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간과했던 부분이 크게 드러나는 것을 경험하면서 구체적인 작업의 방식이 변화했고 변화할 것이다. ●작은 차이가 만드는 큰 변화 졸업 설계 발표 후 시리아니는 마지막 당부와 덕담을 건넸다. ‘배우고 학습한 모든 것을 잊어라.’ 그때는 지나쳤던 말들이 지금은 그 의미가 크게 와닿는다. 그동안 나는 시리아니와 르코르뷔지에의 건축에 의도적으로 거리를 두고 비평적 시각을 가졌다. 오히려 루이스 칸, 알바 알토, 루이스 바라간 등 다른 색깔의 건축에 심취했다. 그리고 주변 가까이 있는 것들에 발을 딛고 있었다. 돌이켜 보면 시리아니의 가르침은 맹목적으로 따라가는 시리아니와 르코르뷔지에의 후예가 되기보다는 고루한 인습에서 벗어나 새로운 환경 속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일이었다. 건축에 대한 나의 생각은 항상 변화한다. 새로운 생각은 작은 실행이 되고, 축적된 경험은 다시 새로운 생각을 만든다. 생각은 언제나 다른 생각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오늘의 시도가 지금은 새로운 해법이 되지만 다음 작업에선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 절대적인 진리나 원칙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 발 한 발 내딛는 작은 차이가 변화를 만들 뿐이다. 나도 한 학기가 끝날 때 제자들에게 선현의 구절인 ‘배움의 방법은 동화하는 것에 있고 앎의 방법은 잊어버리는 것에 있다’는 글귀를 전한다. 시리아니의 유전자가 나를 거쳐 다음 세대에 전해지길 기대하며, 우리 도시가 좀더 좋은 장소로 거듭나길 기대하며. 건축가 정재헌(경희대 교수)
  • 새 공모전 붐… 글쓰기 도전해 봄

    새 공모전 붐… 글쓰기 도전해 봄

    ‘조아라’ ‘밀리의 서재’ 등 플랫폼 연재물·스릴러 작품 작가 공모 “일정 수준 작가 확보… 꾸준한 수입” 흥행한 ‘재혼 황후’ 총수익 40억 넘겨 드라마·영화서 각광받는 장르소설 “젊은 독자 짧은 호흡 읽을거리 선호 정통 문학 시장엔 큰 영향 없을 것”봄을 맞아 각종 소설 공모전이 이어진다. 지난해에 이어 억대 상금을 내건 웹소설 공모전이 이달부터 시작하고, 연재 작가를 선발해 지원하는 공모전이 새로 생겨났다. 드라마·영화화를 노린 장르소설 공모전도 활발하다. 공모전 붐을 탄 웹소설·장르소설이 정통 문학을 위협할지도 관심이 쏠린다. 웹소설 연재 플랫폼 조아라는 오는 17일까지 제1회 연재작품 공모전을 진행한다. 대상 1명에게 500만원, 최우수상 3명에게 각 200만원 등 모두 9명에게 상금을 준다. 다른 공모전에 비해 상금이 적은 대신 ‘작가 성장에 집중하겠다’고 내세웠다. 당선된 작가들에게 작품별 키워드·독자 데이터 분석 서비스와 이벤트를 지원하고, 작가 월 수익이 100만원 미만이면 6개월 동안 부족분을 보전해 주기도 한다. 조아라 측은 “조회수가 많이 오르지 않거나 독자들로부터 주목을 받지 못하면 연재를 중단하는 작가들이 많아 이번 공모전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전자책 구독 서비스 밀리의 서재는 장르문학 출판사 고즈넉이엔티와 함께 진행한 제1회 케이스릴러 작가 공모전 당선작 7편을 지난달 발표했다. 이 공모전은 기획안으로 작가를 우선 선정했다. 전문가 멘토링을 거친 작품을 연재한 뒤 독자 투표와 전문가 심사를 거쳐 작품을 최종 선정했다.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는 “실력이 출중한 작가만 남고 나머지는 모두 탈락하는 정통 문학 공모전과 달리 일정 이상 수준의 작가가 많으면 많을수록 플랫폼사의 수익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이런 공모전이 생겨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웹소설은 독자들이 소액으로 글을 읽다가 중단하고 다른 작품을 찾는 데 부담이 없다. 웹소설 플랫폼사로서는 소액 수입이 꾸준히 들어오는 셈이다. 장 대표는 “이렇게 ‘대박’이 나는 웹소설도 늘면서 작가 지망생도 크게 늘었다”고 덧붙였다. 웹소설 흥행 사례인 ‘재혼 황후’의 경우 지난달 31일까지 포털 사이트 네이버 플랫폼 시리즈에서 325회 연재했고, 누적 조회수가 7000만회에 이른다. 네이버 관계자는 “전체 수익이 40억원을 넘었다”면서 “일반 출판사보다 작가에게 돌아간 수익의 비율이 훨씬 크다”고 말했다.드라마, 영화 쪽에선 SF·무협·판타지·추리·호러 등 장르소설이 각광받는다. 롯데컬처웍스는 지난 2월 제1회 롯데 호러 공모전을 열고, 시놉시스와 이를 보완한 트리트먼트를 응모작으로 받았다. 이달에 발표하는 대상작에는 상금 3000만원에, ‘곤지암’(2017) 제작사 하이브미디어코프와 장편 영화로 제작하는 계약이 들어 있다. 카카오페이지가 CJ ENM, 스튜디오드래곤과 함께 한 제4회 추미스(추리·미스터리·스릴러) 소설 공모전도 영화·드라마화가 가능한 소설을 대상으로 했다. 지난달 16일부터 영화투자배급사인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과 안전가옥이 처음 시작한 스토리 공모는 아예 “영상화 작업에 얼마나 적합한 이야기인지를 염두에 두고 심사하겠다”고 밝혔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젊은 독자들은 짧은 호흡의 읽을거리를 선호하는 추세다. 장르소설의 인기가 커지고, 이를 토대로 영화나 드라마 등 원소스멀티유즈(OSMU)로 활용하는 경향도 점차 강해진다”고 진단했다. 다만 장대표는 “기존 문학 유형과 웹소설의 성격이 다르고 독자층이 달라서 당장 정통 문학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캐딜락 신형 XT5 출격… 중형 SUV 시장 도전장

    캐딜락 신형 XT5 출격… 중형 SUV 시장 도전장

    캐딜락은 지난 1일 XT6의 동생격인 ‘XT5’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했다. XT5는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로 크기는 기아차 신형 쏘렌토와, 가격은 메르세데스벤츠 GLC, BMW X3와 비슷하다. XT5의 가격은 프리미엄 럭셔리 6717만원, 스포츠 7517만원이다. XT5는 XT6보다 공차중량이 115㎏ 가볍고 크기도 작지만 심장은 같다. 3.6ℓ 6기통 가솔린 직분사 엔진은 최고출력 314마력, 최대토크 37.4㎏·m의 힘을 발휘한다. XT5와 XT6가 일종의 ‘이란성 쌍둥이’ 모델인 셈이다. 복합연비는 8.0㎞/ℓ다. 디자인은 패밀리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XT5에 적용된 디스플레이는 모두 고해상도(HD)급으로 업그레이드됐다. 나이트 비전을 비롯해 XT6에 장착된 첨단 기능과 보스 퍼포먼스 사운드 시스템 등도 대부분 그대로 물려받았다.캐딜락은 앞으로 준중형 SUV XT4도 국내에 출시해 캐딜락 SUV 라인업을 완성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세단 모델인 CT 시리즈도 잇따라 출시한다. 지난해 대형 세단 CT6를 출시한 데 이어 준대형 세단 CT5, 중형 세단 CT4도 올해 국내로 들여올 계획이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슬기로운 집콕 생활을 돕는 책 5권

    슬기로운 집콕 생활을 돕는 책 5권

    코로나19 여파 속 전 국민이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에 참여하며 코로나 종식을 기원하고 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달고나 커피 만들기, 닌텐도 스위치 등과 함께 책을 찾는 독자도 늘어난 추세다. 이번 기회에 어떤 책을 읽어볼지 고민하는 많은 독자들을 위해, 영풍문고가 각 분야별 MD 추천 도서를 소개했다.●현실에서 딱 1㎝ 벗어나는 행복을 찾아… 태수·문정 ‘1㎝ 다이빙’ 재산이라곤 대출금 밖에 없는 서른 살 예비 신랑과, 2년 간 집에만 있던 스물여섯 프리랜서가 함께 쓴 책이다. 텀블벅 펀딩 1000%를 달성할 만큼 출간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현실에서 딱 1cm 벗어나는 행복’이라는 부제처럼, ‘최소한의 노력과 최소한의 위험으로 웃으며 살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을 담았다. 박지해 영풍문고 문학 MD는 “작가가 소소하게 던지는 23가지의 질문을 통해 나 자신을 천천히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책”이라며 “행복이란 결코 거창한 것이 아닌 작고 사소한 일상에서 찾아볼 수 있음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게 해준다”고 전했다.●타인을 이해하는 법… 말콤 글래드웰 ‘타인의 해석’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아웃라이어’를 쓴 말콤 글래드웰의 신작이다. 눈앞의 단서를 놓쳐서 피해가 커진 범죄부터 피의자가 뒤바뀐 판결, 죽음을 부른 일상적인 교통단속까지 말콤 글래드웰은 우리가 모르는 사람을 안다고 착각해서 비극에 빠진 여러 사례를 보여준다. 이런 사례를 통해 타인과 상호작용할 때 저지르는 오류를 조목조목 짚은 다음, 그 이유를 인간 본성과 사회 통념에서 찾아내고, 타인의 진실에 다가가기 위한 방법을 제시한다. 이명순 경제경영 MD는 “’타인의 해석’은 세계적인 경영사상가 말콤글래드웰의 최신작으로 낯선 사람을 안다고 착각하여 비극에 빠진 여러 사례를 담은 책으로, 작가의 조언을 통하여 타인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해 준다”며 “이제 곧 시작될 새학기와 새로운 만남을 준비하는 독자들에게 추천한다”고 전했다.●한 권으로 끝내는 1일 1지식… ‘1일 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교양 수업 365’ 역사, 문학, 미술, 과학, 음악, 철학, 종교 총 일곱 분야의 지식을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하루 한 페이지씩 읽을 수 있도록 구성한 책이다. 코로나 시국 속 부족했던 교양을 쌓는 일을 도울 책이다. 조하림 인문 MD는 “기본 교양을 쌓고 싶고, 관심은 있지만 쉽게 접하지 못했던 인문분야 입문자들을 위한 책”이라며 인문교양의 7개의 파트를 요일 별로 나누어 각 분야 전문가들이 한 페이지씩 가볍고 흥미진진하게 저술하고 있다”고 말했다.●체력과 습관을 바로잡는 루틴의 힘!… ‘일단 21일만 운동해보기로 했습니다’ 작심삼일로 끝나는 운동 혹은 다이어트가 지속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가이드 책. 이진주 취미 MD는 “하루 10분씩 홈트로 쌓아가는 ‘작은 성공’들이 모여 건강한 습관을 만들 수 있게 돕는다”며 “밖에서 운동하기 힘든 요즘 체력과 면역력을 길러주는 것에 도움을 주는 책”이라고 전했다. (이진주 취미 MD)●책으로 떠나는 흥미진진 역사 모험…‘설민석의 한국사 대모험 시리즈’ 출간 족족 베스트셀러가 되는 스타강사 설민석의 역사 학습만화. 김병수 아동 MD는 “‘설민석의 한국사 대모험’ 시리즈는 흥미로운 이야기 위에 한국사 지식을 자연스럽게 더해, 아이들이 책을 읽는 것을 공부로 여기지 않아, 아이들이 먼저 찾는 학습만화로 알려져 있다”며 “재미와 흥미로운 이야기를 중심으로 하면서도, 초등 교과 내 한국사 주제를 다루어 학교 수업의 보조는 물론,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도 대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박스오피스 정상’ 엽문4… 코로나 사태 속 홍콩영화 1위

    ‘박스오피스 정상’ 엽문4… 코로나 사태 속 홍콩영화 1위

    코로나19 사태 속 홍콩영화 ‘엽문4: 더 파이널’이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다. 3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틀째 1위 자리를 지켰다. 이틀간 불러모은 관객은 1만 964명. 높은 수치는 아니지만 코로나 정국와 CGV 단독 개봉 등을 고려하면 유의미한 수치다. 거기다 홍콩 영화가 국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일은 굉장히 이례적이다. 엽문4는 배우 전쯔단을 최고의 액션 배우 반열에 올린 ‘엽문’ 시리즈 최종편이다. 영춘권 최고수 엽문(전쯔단)의 마지막 가르침을 그렸으며, 특유의 박진감 넘치는 무술 액션이 볼거리다. 이어 오스카 여우주연상에 빛나는 영화 ‘주디’가 2위를 기록했다. 공포 영화 신작인 ‘더 터닝’은 3위, ‘인비저블맨’ 5위, ‘스케어리 스토리:어둠의 속삭임’ 8위로 공포 영화 3편이 10위권에 들었다. 이번 주말에도 코로나19 여파와 신작 부재로 관객 기근 현상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말 이틀간(3월 28∼29일) 영화 관객은 11만 6730명에 불과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MLB 개막 연기로 KBO리그에 관심? 美매체 집중분석

    MLB 개막 연기로 KBO리그에 관심? 美매체 집중분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미국 메이저리그 시즌이 언제 개막할지 불투명한 가운데, KBO리그를 주목하고 있다. 미국 CBS스포츠는 3일 “코로나19로 메이저리그는 빠르면 5월 또는 6월 개막할 것으로 보인다. 좋은 소식이 있다면 KBO리그가 4월 말 또는 5월초 시즌 개막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메이저리그 팬들은 해외 리그에 관심을 갖지 않고 있지만 KBO리그가 유일하게 진행되는 리그라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며 KBO리그를 소개했다. CBS스포츠는 “KBO리그에는 총 10개 팀이 있고 한 시즌 144경기를 소화한다. 팀 간 균등하게 16경기를 치르는 것은 메이저리그와 다른 점”이라며 “5개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고 리그 1위 팀이 한국시리즈에 직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산 베어스를 현재 KBO리그 최고의 팀으로 꼽았다. 매체는 “두산은 최근 KBO리그에서 가장 압도적인 팀이다. 2019년 챔피언 두산은 최근 5년간 우승 3회, 준우승 2회를 차지했다. 두산은 포스트시즌에 무려 22번 진출했다”고 밝혔다.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우승을 차지한 KIA 타이거즈는 “한국의 뉴욕 양키스”라고 설명했다. 매체는 “KIA는 총 11번 우승을 차지했다. 1980년대에 5번 우승했고 2010년 이후에는 2017년 우승이 유일하다”고 덧붙였다. KBO리그 최고의 투수는 양현종(KIA), 야수는 양의지(NC)로 꼽았다. 또한 키움 김하성은 빅리그에 진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KBO는 4월 7일부터 시작하기로 했던 구단 간 연습경기를 4월 21일부터로 2주 미뤘다. 정규리그 개막은 4월 말 또는 5월 초로 변경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고든 정의 TECH+] 8코어 모바일 CPU 맞불 놓은 인텔 – 노트북 8코어 시대 열까?

    [고든 정의 TECH+] 8코어 모바일 CPU 맞불 놓은 인텔 – 노트북 8코어 시대 열까?

    노트북이나 태블릿 PC를 위한 모바일 CPU는 데스크톱 CPU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휴대성이 중요한 만큼 작동 클럭이나 코어 숫자를 줄여 발열량과 전력 소모를 줄이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전반적인 저전력 기술이 크게 발전해 노트북으로도 웬만한 작업은 다 할 수 있고 게이밍 노트북이나 워크스테이션 노트북 같은 경우 고성능 CPU와 별도 그래픽 카드를 탑재해 높은 성능을 보장합니다. 다만 데스크톱 CPU 시장이 6-8코어 CPU로 이동한 후에도 현재 노트북 시장의 주류는 4코어 CPU입니다. 소비 전력을 줄여야 하는 만큼 어쩔 수 없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이런 시장 상황은 AMD가 올해 초 라이젠 모바일 4000 시리즈를 내놓으면서 크게 바뀔 것으로 예상됩니다. AMD는 업계 최초의 7nm 공정 x86 CPU를 내놓으면서 8코어 모바일 CPU에서도 TDP(열 설계 전력)를 15W까지 낮췄습니다. TDP 15W는 얇고 가벼운 노트북에 적합한 수준입니다. 여기에 더해 AMD는 게이밍 노트북을 포함해 고성능 노트북 시장을 겨냥한 TDP 35-45W급 라이젠 모바일 4000 시리즈도 같이 공개했습니다. 4/6/8코어의 라이젠 모바일 4000 시리즈는 노트북용 6/8코어 CPU 대중화를 이끌 것으로 예상됩니다. 인텔의 반격은 코멧 레이크 H로 알려진 10세대 코어 프로세서입니다. 가장 고급형인 코어 i9-10980HK는 8코어 16스레드에 베이스 클럭 2.4GHz, 터보 클럭 5.1/5.3GHz(Turbo Max 3.0와 Thermal Velocity Boost가 지원되면 최대 5.3GHz)로 인텔이 내놓은 모바일 CPU 중 가장 강력한 성능을 자랑합니다. 그보다 아래 모델인 코어 i7-10875H는 8코어 16스레드는 동일하나 베이스 클럭 2.3GHz, 터보 클럭 4.9/5.1GHz으로 클럭을 약간 낮췄습니다. 6코어 12스레드 모델인 i7-10850H, i7-10750H과 4코어 8스레드 모델인 i5-10400H, i5-10300H 모델도 추가됐는데, 모두 TDP 45W와 DDR4 2933을 지원합니다. AMD의 라이젠 4000 시리즈에 대응할 진형을 갖춘 셈입니다.그런데 사실 10세대 코멧 레이크 H는 획기적인 신기술이 적용된 신제품은 아닙니다. 9세대 커피레이크 CPU에서 클럭을 약간 높인 제품군이기 때문입니다. 아키텍처도 그전과 동일하고 미세 공정도 14nm에서 바뀐 것이 없습니다. 인텔이 10nm 미세공정과 차세대 CPU 아키텍처인 서니 코브를 개발하고도 2020년까지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다는 사실은 솔직히 당혹스럽습니다. 아키텍처는 그렇다 쳐도 오래된 14nm 공정으로 8코어 모바일 CPU를 만들면 발열량이 만만치 않습니다. 인텔과 달리 15/35/45W급 8코어 모바일 CPU를 출시한 AMD의 약진이 예상되는 부분입니다. 그래도 인텔에게는 한 가지 남은 무기가 있습니다. 바로 가격 인하입니다. 이전 세대 8코어 모바일 CPU인 코어 i9-9980HK/i9 9880H는 공식 가격만 583/556달러로 맥북 프로 같은 고급형 노트북에만 탑재됐습니다. 10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공식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가격을 인하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데스크톱 시장에서도 AMD의 라이젠이 등장하면서 인텔 역시 코어 숫자는 늘리고 가격은 낮춘 바 있습니다. 노트북 시장이라고 해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결국 올해부터는 8코어 CPU를 탑재한 노트북이 다수 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미 주요 노트북 제조사들은 라이젠 모바일 4000 시리즈를 탑재한 신제품을 공개했으며 코멧 레이크 H 기반 10세대 코어 프로세서도 마찬가지가 될 것입니다. 어느 것을 구매해도 올해 노트북을 장만하려는 소비자에게는 큰 이득인 셈입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저개발국가 코로나 확산 방치하면 상상 못할 재앙 닥친다

    저개발국가 코로나 확산 방치하면 상상 못할 재앙 닥친다

    ‘다음번 재앙.’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최신호 커버스토리 제목이다. 중국과 유럽, 미국에 이어 개발도상국과 저개발국가에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하는 상황을 뜻한다. 지금은 세계의 시선이 확진환자와 사망자가 폭증하는 미국과 이탈리아·스페인 등 유럽에 쏠려 있지만, 시차를 두고 아프리카와 인도, 남미 등에서 대규모 감염 사태가 발생하면 그때는 위기를 넘어 재앙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깔려 있다. 서방 선진국이라는 나라들도 코로나19의 공격에 손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봉쇄와 사회적 거리 유지로 확산세가 꺾이길 기다리고 있는데, 하물며 방역능력과 의료체계, 위생상태가 취약한 저개발국가들은 그야말로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유엔과 국제통화기금,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들은 위기일수록 ‘공존’의 가치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당장은 선진국들이 제 코가 석 자지만 더 힘든 상황에 빠질 가능성이 큰 저개발국과 최빈국들을 돕는 것이 궁극적으로 팬데믹(세계 대유행)으로부터 모두를 구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26일 주요 20개국(G20) 화상정상회의에 이어 통상장관, 중앙은행·재무장관 회의가 이어지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구성된 G20이 11년 만에 다시 굴러가고 있다. ●위기 속 더 깊어진 국가 간 양극화 골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오후 7시 현재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환자 수는 93만 2605명이다. 사망자는 4만 6809명이다. 미국의 확진환자 수는 21만 3372명으로 이탈리아(11만 574명)와 스페인(10만 4118명)을 합친 숫자와 맞먹는다. 다만 미국의 사망자 수는 4757명으로 5000명에 육박해도 앞의 두 나라 사망자의 각각 절반 수준이다. 인도와 파키스탄, 필리핀,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의 확진환자 수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위기는 저개발국과 저소득층에 더욱 가혹하다. 한국에서도 정부가 코로나19 감염을 막고자 사회적 거리두기와 재택근무를 권장해도 할 수 없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사정은 국가 간에도 마찬가지다. 마스크를 쓰고 손을 씻고 싶어도 쓸 마스크를 살 돈도 없고, 손 씻을 깨끗한 물은 고사하고 마실 물조차 부족한 나라들이 있다. 하루 벌어 먹고사는 사람들에게 사회적 거리두기는 사치다. 지난달 24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1일 동안 전국에 봉쇄령을 내리자 부자들은 생필품을 사려고 슈퍼마켓으로 달려갔지만, 같은 시간 일감을 잃은 사람들은 맨발로 수백㎞를 걸어 고향으로 돌아갔다. 인구 13억 8000만명 중 빈민층이 7400만명에 이르고, 뭄바이의 인구밀도는 미국 뉴욕의 28배나 된다. 워싱턴에 있는 감염병·경제·정책연구소의 라마난 락스미나라얀 소장은 포린폴리시와의 인터뷰에서 인도의 코로나19 사태는 4월 말이나 5월 초에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락스미나라얀 소장은 병상이 턱없이 부족한데 그즈음 병원에서 집중 치료가 필요한 중증 환자가 100만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인구 1000명당 병상수가 인도(0.5개)보다 6배나 많은 이탈리아(3.2개)도 병상이 모자라 대혼란을 겪고 있다. 위기가 아닐 수 없다. 난민들이 몰려 있는 시리아 등 중동 지역 사정도 크게 낫지 않다. 현대 경제사 전문가인 애덤 투즈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포린폴리시에 실은 칼럼에서 코로나19에 취약한 나라들로 인도 이외에 남아공과 브라질, 터키, 알제리 등을 꼽았다. 남아공은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환자 및 보균자가 약 770만명이나 돼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고 투즈 교수는 경고했다. ●위기 속 확대되는 사회·경제적 양극화 소득의 양극화는 방역 및 건강의 불평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재택근무는 고학력의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에게나 해당하는 말이지 저학력·저소득층에게는 그림의 떡이었다. 미국의 퓨리서치센터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코로나 사태로 재택근무를 한 사람 중 대학원 졸업자는 73%, 대학 졸업자는 62%였으나, 고졸 이하는 22%에 그쳤다. 소득별로는 고소득층의 61%, 중간 소득층의 41%가 각각 재택근무를 했다고 답한 반면 저소득층은 27%만 집에서 일했다. 저소득층은 감염 위험을 감수해 가며 일을 하고 있다. 정치전문 사이트인 액시오스가 입소스와 지난달 27~30일 미국 성인 135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소득을 5분위로 나눠 가장 낮은 1분위에 속한 사람들 가운데 재택근무자는 3%에 불과했고, 직장에 출근했다는 응답은 26%였다. 반면 4분위와 5분위에 속한 고소득층은 재택근무 비율이 각각 48%와 39%나 됐다. 직장이 문을 닫았거나 일시 해고됐다는 응답자도 소득이 적고 저학력층일수록 많았다. 각국의 정부는 단기 처방으로 가장 타격을 많이 받은 저소득층과 중산층에 직접 현금 지원을 하며 경제와 사회를 떠받치고 있다. 중견기업과 중소기업, 자영업자들에 대한 지원도 늘리고 있다. 국제적으로는 선진국이 당장은 여력이 없더라도 저개발국가들을 지원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코로나19가 세계에 미치는 사회경제적 파장에 대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가 맞은 최대 위기”라면서 “팬데믹으로 인해 세계 경제가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팬데믹을 통제, 종식하기 위해 국제사회의 공조가 시급하며 선진국이 저개발국가들을 도와야 위기가 재앙으로 악화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G20 국가들이 공존 요청에 화답하고 있다.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들은 화상회의에서 오는 15일까지 신흥국에 대한 채무조정 등 금융지원 내용이 담긴 코로나19 행동계획을 내놓기로 했다. 앞서 열린 G20 통상장관 화상회의에서도 세계은행은 최빈국들의 코로나19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식품과 다른 기본 물자에 대한 관세를 낮추거나 일시적으로 관세 부과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일부 국가, 코로나 틈타 정부 권한 강화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에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강한 정부에 대한 요구가 커진다. 비상 상황이다 보니 정부 개입이 늘고 공공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개인의 자유와 사생활이 어느 정도 침해돼도 일단은 사회적으로 수용하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유럽 언론과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에서 커진 정부가 과연 사태가 진정된 뒤에 코로나19 이전으로 순순히 돌아갈지 벌써부터 경계하고 있다. 코로나 대유행 와중에 몇몇 국가에서 개인의 자유와 인권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정부의 권한을 강화하는 조치들을 취하는 것이 이 같은 우려를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헝가리 의회는 지난달 30일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국가비상사태를 무기한 연장할 수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코로바19 저지법’을 통과시켰다. 이스라엘 정부는 코로나19를 이유로 법원의 영장 없이 정보기관이 확진환자의 휴대전화 정보를 수집할 수 있도록 하는 비상 명령을 승인했다. 필리핀 의회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에게 코로나19에 신속 대응하기 위해 올해 예산을 전용할 수 있는 권한을 넘겼다. 코로나19와 관련된 가짜뉴스를 단속한다며 언론을 통제하는 나라들도 늘고 있다. 언론들은 특히 최첨단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해 개인의 민감한 정보들을 수집, 활용하는 것을 ‘빅브러더’에 빗대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지금 당장은 코로나19의 확산을 막아 시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사회 안전을 유지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보니 사생활 보호와 인권 문제는 사실상 후순위로 밀려나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 우리 스스로 무뎌져 자칫 새로운 기준이 될 수도 있다. 때를 놓치면 위기 와중에 비대해진 정부의 역할을 견제하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공급망의 마비를 경험한 각국은 주요 기간산업을 자국으로 불러들이고 보호주의의 벽을 더 높일 가능성도 크다. 코로나19 이후의 세계는 개인에게도 국가에게도 이전과는 다를 것이라는 전망이 달갑지만은 않다. 대기자 kmkim@seoul.co.kr
  • 해리 포터 롤링, ‘집콕’ 어린이용 오디오북 무료 공개

    해리 포터 롤링, ‘집콕’ 어린이용 오디오북 무료 공개

    해리 포터 시리즈 1편인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오디오북이 무료 공개됐다. 코로나19 사태로 학교가 휴교하거나 등교 대신 온라인 수업으로 교육을 이어 가는 경우가 늘면서 ‘집콕’ 중인 어린이들에게 교육의 즐거움과 흥미를 잃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해리 포터 시리즈의 저자 조앤 롤링은 1일(현지시간) 아마존의 오디오북 서비스인 ‘오디블’과 제휴해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의 영어와 일본어, 독일어, 프랑스어 등 다국어 오디오북을 회원 가입 없이 무료로 들을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오디오북 무료 공개는 집 밖에 나가지 못하는 어린이들과 어른들을 위해 만든 온라인 공간인 ‘집에 있는 해리 포터’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롤링은 이날 트위터에 “코로나19로 꼼짝할 수 없게 된 지금 부모님이나 선생님, 돌보미들이 실내에서 어린이들을 재밌고 흥미롭게 해 주려면 마법이 조금 필요하다”고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해리 포터 특별 사이트에서는 책에 대한 기사와 퀴즈, 게임, 등장인물 그리기 영상 등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흔들리는 개학… 온라인에선 기대해도 될까요,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

    흔들리는 개학… 온라인에선 기대해도 될까요,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

    사설 온라인 교육 등 親사이버 세대뒤늦은 학교, 하지만 잘 적응하겠죠코로나19로 학교가 문을 닫았고 이제는 ‘온라인 개학’이란 사상 초유의 일을 교육계가 준비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수업을 준비하는 교사, 학생, 학부모 모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라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텔레비전 화면도 손가락으로 클릭하려 시도하는 ‘디지털 시대에 태어난 아이들’은 화상회의 프로그램인 ‘줌’(Zoom)을 자신의 컴퓨터에 까는 등 재빠르게 대처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강의를 해 본 적이 없는 교사들은 코로나 때문에 졸지에 ‘유튜버’가 되는 경험을 하게 됐습니다. 지난달 31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오는 9일부터 이뤄지는 온라인 개학에 대해 “전시에도 천막 학교를 운영했던 대한민국 교육 역사 70여년을 되돌아본다면 학교가 문을 열지 못하는 현재 상황은 사상 초유의 일”이라며 “전 세계가 이런 위기 상황에서 온라인학습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로 죽기 전에 온라인 수업 때문에 죽겠다”고 주장한 이스라엘 엄마의 동영상은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유대인들의 자녀 교육법은 아시아의 주입식 교육과 달리 ‘물고기를 잡아 주는 대신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준다’는 철학으로 유명하지요. 우리나라와 이스라엘뿐 아니라 전 세계 70개국 이상에서 학교가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문을 닫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엄마의 온라인 수업에 대한 분노와 좌절을 담은 동영상은 할리우드 여배우 샤론 스톤이 공유할 정도로 세계 엄마들의 공감을 사고 있습니다. 동영상에서 네 아이를 키우는 시리 케니스버그 레비란 이름의 이스라엘 엄마는 “온라인 수업은 불가능하다. 정상이 아니다”라며 “선생님은 환상 속에 살고 있어 아침 8시면 아이가 컴퓨터 앞에 앉아 있길 기대하지만, 그 시간에 딸아이는 침대에서 자는 방향을 바꾸고 있을 뿐”이라고 말합니다. 이어 “선생님은 속도를 늦추고 기대치를 낮춰야 한다. 나는 악보를 읽을 줄 모르고 가분수가 뭔지도 모른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컴퓨터가 두 대뿐이라 아침마다 다투는 네 아이를 중재하는 것을 비롯해 음악 선생님이 악보를 던져 주면 클라리넷을 대령하는 것까지 학부모의 ‘온라인 중노동’을 이스라엘 엄마는 대변했습니다. 사실 우리에게는 이미 방송통신대학교란 훌륭한 온라인 교육기관이 있습니다. 사교육 업체들은 20년 전부터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컴퓨터 앞에 잘 앉아 있을 수 있을까 걱정을 사는 초등학교 저학년들도 유치원 시절 태블릿으로 동화를 본 경험은 대부분 있습니다. 그리고 요즘 아이들은 모두 부모의 휴대전화로 뽀로로 동영상을 보면서 컸잖아요. 공교육을 담당하는 학교가 오히려 코로나 때문에 늦게 온라인 교육을 시작하게 된 격입니다. ‘온라인 개학’이 가본 적 없는 길이라 걱정이 많지만 막상 발을 디디면 모두 훌륭하게 적응하리라 생각합니다. 그 근거 가운데 하나는 하버드보다 들어가기 어렵다는 ‘미네르바 스쿨’에 잘 다니는 한국인 학생들입니다. 2014년 설립된 ‘미네르바 스쿨’은 모든 수업이 100% 온라인으로만 이뤄져 미래의 대학으로 불리는 학교입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훈식 시즌2’ ‘정우택권 V’… 유세 대신 온라인 포스터

    ‘훈식 시즌2’ ‘정우택권 V’… 유세 대신 온라인 포스터

    ‘훈식 시즌2’, ‘흥덕의 우리 친구 정우택권 V.’ 4·15 총선을 앞두고 코로나19로 대면 선거운동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후보들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온라인 홍보전략’에 온 힘을 쏟고 있다. 특히 각 캠프는 인터넷에서 활용할 수 있는 소위 ‘짤방’(온라인용 우스꽝스런 사진) 형식의 포스터를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캠프 관계자가 직접 만들거나 솜씨 좋은 지지자가 제공한 그림을 홍보에 활용하기도 한다. ●인기드라마 ‘킹덤 2’에 후보 얼굴 합성 충남 아산을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후보는 최근 인기를 끈 드라마 ‘킹덤 시즌2’의 포스터에 강 후보의 얼굴을 합성했다. 해당 포스터에는 ‘훈식 시즌2 아산을 오리지널 시리즈’라는 문구로 재미를 더했다. 캠프는 드라마 ‘메밀꽃 필 무렵’을 패러디한 ‘강훈식 꽃 필 무렵’, ‘이태원 클라쓰’를 패러디한 ‘강훈식 클라쓰’도 선보였다. 충북 제천·단양에 출마한 민주당 이후삼 후보는 ‘산에는 산삼, 바다에는 해삼, 제천·단양에는 이후삼! 삼 중의 삼 이후삼!’이라는 온라인 포스터로 홍보 중이다. 인삼으로 유명한 제천·단양의 후보라는 것을 각인시키는 동시에 ‘삼’자가 들어가는 이 후보의 이름도 홍보하기 위해서다.●B급 감성 통해 유권자에게 친근하게 접근 충북 청주 흥덕에 출마한 미래통합당 정우택 후보는 ‘흥덕의 우리 친구 정우택권 V’라는 포스터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홍보하고 있다. 본인의 이름을 활용하면서 유권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려는 전략이다. 이런 전략은 ‘B급 감성’을 통해 유권자에게 접근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코로나19로 어두운 분위기 속에서 온라인과 모바일에서만큼은 유권자들에게 웃음을 주며 자신의 이름도 알리겠다는 취지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정종연 PD “n번방 가입자 의혹 사실 무근...법적 책임 물을 것”

    정종연 PD “n번방 가입자 의혹 사실 무근...법적 책임 물을 것”

    tvN 정종연 PD가 자신이 ‘n번방’ 가입자라는 의혹을 부인,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2일 정종연 PD는 회사를 통해 “출처 없는 악의적인 내용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며 “최초 유포자와 악플러 모두에게 법적인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이어 “현재 공식적으로 마포경찰서 사이버수사대에 수사를 의뢰했고 관련 증거를 수집하고 있으며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장 제출을 준비 중”이라며 “선처 없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했다. 앞서 이날 오전 온라인 커뮤니티, SNS 등에서는 정PD가 여성 성착취물을 유포·제작하는 텔레그램 ‘n번방’ 가입자라는 의혹이 퍼졌다. ‘n번방’ 사건이 공론화된 이후, 한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텔레그램 탈퇴 방법을 묻는 글이 올라왔는데 해당 글 작성자 아이디가 정PD의 트위터 아이디와 일치한다는 것. 해당 게시물 캡처가 sns에서 수차례 공유됐고, 일부 네티즌들은 그가 연출을 맡은 tvN 예능프로그램 ‘대탈출3’ 시청자게시판을 통해 정PD의 해명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정PD는 “캡처로 공유되고 있는 이미지 속 이동통신사나 휴대폰 기종 등이 실제 사용하고 있는 것과 다르다”며 “정확한 근거 없이 개인을 비방하는 게시글의 작성이나 배포를 자제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정종연 PD는 tvN 예능 ‘더 지니어스’와 ‘대탈출’ 시리즈를 연출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안양시, 어린이용 전자책 단말기 대출서비스 시행

    안양시, 어린이용 전자책 단말기 대출서비스 시행

    경기도 안양시립평촌도서관이 1일부터 어린이용 전자책 단말기대출서비스를 실시한다. 대출되는 단말기에는 어린이들에게 인기 있는 베스트셀러 학습만화 ‘마법천자문 시리즈’가 포함돼 있다. 마법천자문, 마법천자문 사회원정대, 마법천자문 수학원정대 등 도서가 탑재된 10개의 단말기를 대출한다. 코로나19 사태로 공공도서관이 임시 휴관 중이고 학교개학도 연기돼, 어린이들이 가정에서 책을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안양시립도서관 대출회원으로서 개인, 가족회원(1가구)당 단말기 1대를 14일간 대출할 수 있다. 전자책 단말기 대출서비스는 어린이에게 인기가 있는 마법천자문 시리즈가 책의 파손이 심해 지속적인 관리가 어렵다는 점을 착안해 시작했다. 여러 권을 단말기에서 편리하게 즐길 수 있다. 도서관 홈페이지에서 대출을 신청, 다음날 평촌도서관을 방문해 단말기를 받아 가면 된다. 현재 운영 중인 안심도서대출 방식과 같다. 평촌도서관 관계자는“전자책 단말기 대출서비스를 통해 어린이들에게 다양한 형태로 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 독서환경의 패러다임 변화를 선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코로나 19 차단 상춘객 몰릴까봐 제주 유채꽃밭 갈아 엎는다

    코로나 19 차단 상춘객 몰릴까봐 제주 유채꽃밭 갈아 엎는다

    제주 유채꽃 명소인 서귀포시 표선면 녹산로 유채꽃밭이 조기에 갈아 엎어진다. 1일 서귀포시에 따르면 가시리마을회는 봄 관광객이 대거 몰리자 코로나 19 전파 등을 우려해 녹산로 옆길과 조랑말체험공원 광장의 유채꽃밭을 갈아 엎어달라고 요청했다. 최근 미국 유학생 일행이 제주를 4박5일 동안 다녀간 후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은 이른바 ‘강남 모녀’가 표선면 소재 리조트 등을 방문했다. 정윤수 가시리장은 “코로나19 확진자가 표선지역을 다녀간 것으로 확인되면서 마을 주민들이 불안감을 느끼고 있어 녹산로 등에 관광객이 대거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일찍 파쇄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열기로 한 제주유채꽃축제도 코로나19 전파 우려 등으로 모두 취소됐다. 녹산로는 봄이면 10㎞에 걸쳐 유채꽃과 벚꽃과 만발해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로 인기가 높고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시 관계자는 “관광객 방문객 추이를 지켜본 후 빠르면 이번주중 녹산로 일대 유채꽃 파쇄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사막 한가운데 꽃씨 되어… 현대인 향한 위로의 운율

    사막 한가운데 꽃씨 되어… 현대인 향한 위로의 운율

    “나의 시들이 언젠가 꽃을 피워 사막을 꽃밭으로 만들었으면….” 소문난 ‘목사 시인’ 소강석이 열 번째 시집 ‘꽃으로 만나 갈대로 헤어지다’(시선사)를 통해 밝힌 소회다. 그 말마따나 이번 시집에서 소 목사, 아니 소 시인은 불안과 두려움에 싸여 있는 현대인들의 상처를 서정시의 운율로 위로한다. 대표 서정시인을 선정해 내고 있는 시리즈 ‘한국대표시 100인선’의 일환으로 출간한 시집. 목사 아니랄까. 그의 이번 시 묶음이 관통하는 큰 화두는 역시 구원이다. 표제시 ‘꽃으로 만나 갈대로 헤어지나니’에선 구원을 향한 목회자의 고뇌와 번민이 절절하다. ‘풀잎으로 만나 낙엽 되어 이별하나니/(중략)바람이 스쳐가는 갈대 사이로/내가 서 있어요/갈대로 헤어진 우리/다시 꽃으로 만날 순 없을까.’ ‘코로나’며 ‘마스크’처럼 힘겨운 요즘 세태를 반영한 시도 다수 눈에 띈다. 그 현실의 시어들에도 고뇌하는 목회자상은 또렷하다. 코로나19를 왕관에 빗댄 ‘코로나’를 보자. ‘…네가 준 왕관을 쓰지 못해서 미안하다/어디서든 사랑을 행하라고 외치던 내가/(중략)/내게 사랑이 부족했던 거야/미안하다 부디 겨울까지만 머물다가/다시 세상에 없었던 것처럼 사라져다오.’ 소 목사는 “코로나19 사태로 이웃 간에도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해야 하는 사막화된 세상에 꽃씨를 심는 심정으로 시를 썼다”며 “이럴 때일수록 인간의 마음을 아름답고 향기롭게 만져 줄 한 송이 꽃 같은 서정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북 남원 출생인 소 목사는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총회의 부총회장이자 새에덴교회 담임목사다. 1995년 월간 문예사조를 통해 등단했으며 천상병귀천문학대상, 윤동주문학상, 목양문학상 등을 받았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심심할 틈 없어, ‘모동숲’에 빠졌거든~

    심심할 틈 없어, ‘모동숲’에 빠졌거든~

    직장인 강승묵(30)씨는 요즘 하루 종일 잡초를 뽑는다. 그뿐만 아니다. 나무를 심고 열매를 따 먹으며 낚시도 종종 한다. 물론 현실에선 그럴 시간이 없다. 닌텐도가 자사 콘솔게임기인 ‘닌텐도 스위치’용으로 지난 20일 출시한 ‘모여봐요 동물의 숲’(모동숲)에서 이뤄지는 일들이다. 무인도로 이주해 섬을 가꾸는 게임이다. 강씨는 “현실에서 눈을 뜨고 감을 때까지 누군가와 경쟁을 하는 것에 지쳤다”며 “게임 속에서 동물 주민들과 시시콜콜한 대화를 나누고 있으면 이상할 정도로 마음이 평온해진다”고 말했다. 모동숲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3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최근 모동숲 게임을 테마로 디자인한 ‘닌텐도 스위치 동물의 숲 에디션’(36만원)은 출시 당일 마트에서 모두 팔렸다. 게임 소프트웨어만 판매하는 패키지 게임도 지난 27일 매진되면서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동물의 숲은 기존에도 두꺼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던 게임이다. 2001년 4월 닌텐도64를 기반으로 한 ‘동물의 숲’을 시작으로 ‘놀러오세요 동물의 숲’ 등 10가지 시리즈가 출시됐다. 최근 돌풍까지 일으키고 있는 데는 코로나19 사태로 ‘집콕’이 장기화하는 것이 하나의 요인으로 거론된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집 안에서만 활동하는 시간이 늘면서 나타나는 우울증인 ‘코로나 블루’를 호소하는 사람도 많은 가운데 동물의 숲에서 소일거리를 하며 소소한 ‘힐링’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직장인 나모(30)씨는 “최근 일주일이나 휴가를 냈지만 코로나19 걱정에 여행을 떠날 수 없었다. 그래도 동물의 숲이라는 나름의 대체재를 찾아 힐링하게 돼 좋았다”고 전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박사방’ 참여자들, 한겨레 기자 가족사진 공유하며 협박·비난

    ‘박사방’ 참여자들, 한겨레 기자 가족사진 공유하며 협박·비난

    한겨레 김완 기자, 명예훼손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장 제출 텔레그램 ‘박사방’을 취재해 온 기자가 자신을 협박한 박사방 참여자들을 고소했다. 31일 경찰 등에 따르면 한겨레신문 김완 기자는 최근 박사방에서 자신을 협박한 이들을 명예훼손·업무방해·협박 등 혐의로 처벌해달라는 내용의 고소장을 서울 종로경찰서에 제출했다. 한겨레는 지난해 11월부터 ‘텔레그램에 퍼지는 성 착취’ 시리즈를 통해 ‘n번방’, ‘박사방’ 등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 등을 대상으로 한 성 착취물 제작·유포 사건을 보도해 왔다. 이 보도를 통해 박사방 관련 범행이 세상에 알려지자 대화방 참여자들은 기사를 쓴 김 기자를 비난하는 글을 잇달아 올렸다. 심지어 김 기자가 자녀와 함께 찍은 가족사진까지 공유한 뒤 전화번호 등 개인 신상을 특정할 만한 정보를 제보하면 ‘박사 10만원 후원’을 인정하겠다고 공지하기도 했다. 이후 일부 참여자들이 사건 관련 제보를 하겠다는 식으로 김 기자에게 접근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박사’ 조주빈(24)의 추가 범행을 비롯해 대화방 유료회원을 수사하고 있다. 김 기자 사건도 서울지방경찰청에서 맡아 조사할 방침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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