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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합의 나흘 만에 긴장 다시 더하는 동지중해의 그리스와 터키

    합의 나흘 만에 긴장 다시 더하는 동지중해의 그리스와 터키

    터키가 동지중해 그리스 섬 인근에서 탐사선을 다시 운용하면서 동지중해 연안의 권리를 두고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양국은 이 해역에서의 신뢰 구축 조치에 합의한지 불과 나흘 만이다. 그리스와 터키의 관계악화는 12일(현지시간) 터키가 지질 탐사선 오르츠 레이스호를 그리스 섬인 카스텔로리조 남쪽 연안에서 운항을 재개하면서 다시 불거졌다. 앞서 터키는 지난달 말 EU 정상회담을 앞두고 동지중해 문제의 해역에서 탐사선을 철수하면서 “외교적 해결”을 허용했다. 이어 두 나라는 지난 8일 신뢰구축과 탐사회담 개최에 합의했다. 하지만 합의문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터키가 탐사 재개에 들어갔다. 앞서 터키 국영 통신사 아나톨루는 11일 오르츠 레이스호가 동지중해에서 탄화수소 자원 탐사를 재개한다고 전했다. 해상교통방송인 네비텍스에 의하면 터키의 탐사활동은 22일까지 계속된다. 이에 대해 그리스 외무부는 터키의 조치는 “중대한 긴장 고조 행위”이자 “지역 평화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리스 대륙붕 내에 있는 카스텔로리조 남쪽에서 하는 조사 활동은 그리스 연안에서 12㎞ 떨어져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스는 유럽연합(EU) 회원국들에 터키에 제재를 가하고 촉구하는 반면 터키는 EU의 제재가 관계를 손상할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다. 스텔리오스 페차스 그리스 정부 대변인은 “터키는 신뢰성 부족을 스스로 증명했다”며 “지난 1~2일 EU 정상회담을 앞두고 터키는 했던 말을 지금 또다시 바꿨다”고 말했다. 이어 “터키에 더 많은 채찍으로 제재할 때”라며 유럽이 당장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페차스는 또 “리비아에서 에게해와 키프로스, 시리아, 이라크 그리고 지금의 나고르노 카라바흐에 이르기까지 지역 불안의 최대 요소”라고 덧붙였다. 반면 터키는 조사 해역에 대해 그리스의 권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조사 해역은 터키의 동지중해 본토로부터 15㎞ 떨어져 있으며 대륙붕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터키 외교부는 “탐사 활동의 범위는 완전히 터키 대륙붕”이라고 주장했다. 파티흐 된메즈 터키 에너지부 장관은 트위터에서 “우리는 탐사와 발굴을 계속해서 우리의 권리를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양측이 대립에 프랑스는 자제와 신뢰 구축을 주문했다. 프랑스 외무부 대변인은 “터키가 약속을 지키고, 새로운 도발을 자제하며 신뢰의 증거를 보여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아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13일 그리스로 날아가 회담한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대변인 슈테펜 자이베르트는 “분쟁지역에서 탐사가 있다면 매우 유감스러운 활동”이라며 “동지중해에서 긴장을 완화하는 것이 유럽과 터키의 관계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북한은 영양결핍 인구비율 세계 2위에 올라

    북한은 영양결핍 인구비율 세계 2위에 올라

    북한의 영양결핍 인구 비율이 저개발국과 개발도상국 등 조사대상 세계 132개 국가 중 두 번째 높은 나라로 꼽혔다. 11일(현지시간) 아일랜드 국제인도주의단체 컨설월드와이드와 독일의 세계기아원조가 함께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여전히 기아 상태가 ‘심각’한 국가로 분류됐다. 영양 결핍 인구 비율은 전체의 47.6%로 아이티에 이어 두번째로 높다. 영양결핍 인구 비율, 5세 미만 아동 사망률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결과 세계에서 기아 상태가 가장 심각한 나라는 분쟁과 잦은 가뭄을 겪고 있는 아프리카의 차드로 분석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세계에서 12번째로 기아 위험이 높은 국가이자 ‘심각’ 단계에 속했다. 아시아에서는 동티모르와 아프가니스탄에 이어 세 번째다. 북한은 특히 영양결핍 인구비율이 47.6%로 세계에서 아이티(48.2%) 다음으로 높다. 이에 비해 저체중 아동비율은 2.5%, 발육부진 아동비율은 19.1%, 영유아 사망률은 1.8%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두 기구는 지난 2006년부터 해마다 10월 전체 인구 중 영양부족 비율, 5세 미만 아동의 영양상태 및 사망률 등을 종합해 기아지수를 산출하고 있다. 보고서는 최악의 기아 수준을 100점으로 가정했을 때 50점 이상을 ‘극히 위험’으로 분류하고 있다. 35∼49.9점은 ‘위험’, 20∼34.9점은 ‘심각’, 10∼19.9점은 ‘보통’, 10점 미만은 ‘낮음’ 등이다. 북한은 이 조사에서 27.5점을 받았다. 보고서는 차드가 올해 44.7점으로 전 세계에서 기아 상태가 가장 심각하다고 밝혔다. 차드는 영양결핍 인구비율(39.6%), 5세 미만 아동사망률(11.9%), 아동 발육부진(39.8%) 등 모든 지표에서 전반적으로 높은 수치를 보였다. 만성적인 식량불안을 겪고 있는 동티모르(37.6점)와 마다가스카르(36점) 등도 기아지수상 ‘위험’으로 분석됐다. 아이티(33.5점)와 모잠비크(33.1점), 라이베리아(31.4점), 시에라리온(30.9점), 레소토(30.7점), 아프가니스탄(30.3점), 나이지리아(29.2점) 등도 기아가 심각한 10위권 국가에 속했다. 다만 순위에는 들어가지 않았지만 분쟁이나 정치 불안 등의 이유로 데이터 수입이 어려운 국가 중 남수단과 부룬디, 소말리아, 시리아 등 8개국은 ‘잠정 위험’ 국가로, 지부티와 기니, 기니비사우, 라오스 등 9개국은 ‘잠정 심각’ 국가로 각각 분류됐다. 도미닉 맥솔리 컨선월드와이드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보고서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영향을 반영하기 전 데이터를 기초로 했다”면서 “이를 감안하면 올해 기아 상황은 더 심각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노벨평화상 WFP “억만장자들 기아 퇴치 동참해 달라”

    노벨평화상 WFP “억만장자들 기아 퇴치 동참해 달라”

    올해 노벨평화상을 받은 세계식량계획(WFP)의 데이비드 비즐리 사무총장이 전 세계 억만장자 2000여명에게 기아 퇴치를 위한 기부를 호소했다고 AP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비즐리 사무총장은 노벨평화상 수상 후 WFP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WFP와 협력국들은 올해 극심한 기아에 시달리는 1억 3800만명의 인구에 다가갈 것이며 이는 역사상 최대 규모”라고 기부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시리아, 예멘 등의 전쟁, 아프리카 메뚜기떼의 공격, 잦은 자연재해 등으로 이미 올해 최악의 기아 사태가 예상된 가운데 코로나19 사태가 터졌다”며 ‘기아 대유행’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이어 “연말까지 2억 7000명의 지구촌 사람들이 극심한 굶주림에 내몰릴 것”이라며 “이는 지난해보다 82% 늘어난 규모”라고 설명했다. 비즐리 사무총장은 이번 노벨평화상 수상과 관련, “WFP가 혼자 받은 상이 아니다”라며 “전 세계 굶주린 이들을 돕겠다는 우리의 열정과 함께해 준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 민간 부문이 없었다면 우리는 누구도 도울 수 없었다”고도 했다. WFP는 전 세계 기아 퇴치를 위해 1960년에 세워진 유엔 산하 세계 최대 식량 원조기구다. 앞서 9일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WFP를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하며 “WFP가 기아(극복)에 대한 투쟁을 해 온 점, 갈등 지역 평화에 기여한 점, 기아가 전쟁과 갈등의 도구로 악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노력한 점을 평가한다”고 수상 이유를 밝혔다. 특히 노벨위원회는 “식량은 코로나19 백신이 나오기 전 카오스 시대에 가장 강력한 백신”이라며 전염병 대유행 사태 속에 기아 대책이 더욱 중요해졌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평양 지하 연회장의 북측 인사들, 가짜들에 속아 “무기 좀 팔아주소”

    평양 지하 연회장의 북측 인사들, 가짜들에 속아 “무기 좀 팔아주소”

    이 다큐멘터리 ‘잠복(The Mole)’을 어떻게 소개해야 할지 모르겠다. 입맛이 씁쓸하기만 하다. 호텔 방에 한 남자가 있다. 강 건너의 불빛이 창문에 일렁인다. 평양 대동강이다. 그는 가슴에 도청 장치를 붙이고 있다. 공산 독재자들이 초빙하고 싶어하던 요리사 일을 그만 둔 덴마크인 울리히 라르센이다. 덴마크의 다큐멘터리 감독 마즈 브뤼거의 부탁을 받고 북한 정권이 국제 재재를 피하기 위해 어떻게 국제법을 우롱하는지 파헤치기 위해 3년 동안 집요하게 함정을 꾸몄다고 영국 BBC가 11일 전했다. 라르센은 2016년 스페인의 조선우호협회(KFA) 회원과 접촉한 뒤 환심을 사 협회에 가입했다. 자연스럽게 윗선으로 접촉 면을 넓히니 알레한드로 카오 드 베노스 회장과 독일과 노르웨이에서 만날 수 있었다. 스페인 귀족이라면서도 이따금 북한 군복을 입고 나타난 그는 “북한 문지기”란 별명에 어울리게 김정은 장군과 잘 아는 사이이며 북한 군의 최고 책임자를 만나게 주선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떠벌였다. 한 사람이 더 있었다. 프랑스 외인부대 출신이며 코카인 밀매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전력이 있다고 털어놓은 인물이었다. 영락없는 범죄자처럼 생겨 베노스의 의심을 누그러뜨린 그는 국제 무기거래상 역할을 하도록 브뤼거 감독의 부탁을 받은 짐 라트라슈 퀴보르트럽이었다. 브뤼거는 BBC와 스칸디나비아 방송이 10년 동안 공들여 온 다큐의 감독이었다. 그는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북한의 제재 이행 사항을 점검하는 유엔 산하 전문가 패널의 코디네이터였던 휴 그리피스의 자문을 거쳤다. 그리피스는 이 다큐가 “아주 믿을 만하다”고 말했다.. 그리피스는 “(북측 인사들이) 아마추어처럼 군다고 해서 외화를 벌어들일 무기를 팔고 사려는 의도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면서 “이 영화가 보여주는 것들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던 것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라르센과 퀴보르트럽은 2017년 평양에 들어가 교외 한적한 주택의 지하에 들어가니 떡 벌어진 연회장이 차려져 있었다. 군복을 입은 한 남자와 정부 관리라는 세 남자가 나타나 무기 카탈로그를 보여주며 어떤 무기든 자신들이 공급할 수 있다고 했다. 퀴보르트럽이 한 관리의 이름으로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어 거래하면 되겠다고 하자 문제 없다고 했다. 또 순진하게도 해외에 공장을 지어 무기를 밀매할 수 있도록 힘을 합치자는 내용의 문서에 서명하고 교환하는 모습을 녹화해도 좋다고 허락했다.BBC 기사는 북한측 서명자의 이름을 적시했는데 여기 옮기지 않겠다. 다만 그는 어느 회사의 회장이라고 했는데 지난 8월 28일 UN 전문가 패널 보고서에 제재 회피에 동원된 북한 기업으로 등재돼 있었다. 유엔 관리였던 그리피스는 유엔 제재가 먹히고 있으며, 다큐에 등장한 북한인들은 실체를 잘 모르는 민간 기업인들과 기꺼이 계약을 체결할 만큼 외화 수입이 간절한 것처럼 보인다고 분석했다. 퀴보르트럽은 2017년 우간다 수도 캄팔라에서 대니란 북한인 무기상과 만났는데 그 역시 북한 무기들을 시리아에 수출하는 데 다리를 놓아줄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그리피스는 그만큼 북한의 어려움이 가중됐음을 반증한다고 봤다. 퀴보르트럽은 평양에서 만난 관리를 우간다에서도 만났는데 두 사람은 호화 리조트를 짓겠다며 빅토리아 호수의 한 섬을 매입하는 방안을 우간다 관리들과 상의했는데 실은 앞의 무기와 마약 제조 공장을 지으려는 것이었다. BBC는 지어낸 얘기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북한인들이 이런 종류의 일을 아무렇지 않게 많이 해본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북한 정권은 나미비아의 레오퍼드 계곡 안에 있는 폐기된 구리 광산에 알루미늄 공장을 세웠는데 이 나라의 동상과 유적들을 지어준 비용으로 건설 비용을 댔다. 그리피스는 이 공장이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유엔 전문가 패널의 조사를 받자 대안으로 우간다 공장을 지으려 했던 것으로 봤다. 라르센이 스톡홀름 주재 북한 대사관을 방문했을 때 한 북한 외교관이 건넨 봉투를 받았는데 그 안에는 우간다 공장 계획이 담겨 있었다. 그 외교관은 라르센에게 비밀을 지켜달라면서 “무슨 일이 벌어져도 대사관은 아무것도 모르는 겁니다. OK?”라고 말했다. 당연한 얘기지만, 다큐에 등장하는 어떤 거래도 실제 이행되지 않았다. 북쪽 접촉자들은 나중에 돈을 요구하기 시작했고, 결국 브뤼거 감독은 퀴보르트럽을 사라지게 만들 수 밖에 없었다. 스톡홀름의 북한 대사관에 관련 증거들을 모두 전달했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다고 했다. 베노스는 자신이 “역할을 했을 뿐”이라고 해명하는 한편, 다큐가 “편견에 차고, 꾸며내고, 조작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스웨덴과 덴마크 외무부 장관들은 12일 성명을 내 다큐 내용에 대해 유엔과 유럽연합(EU)에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두 장관은 “유엔 주재 대표부에 유엔 제재 위원회가 해당 다큐멘터리에 대해 인지하도록 하는 임무를 맡기기로 결정했다”면서 “우리는 이 문제를 EU에도 제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우리는 해당 다큐의 내용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면서 많은 문제들과 우려들을 제기했다고 덧붙였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글로벌 In&Out] 나비 효과 그리고 한국의 외교

    [글로벌 In&Out] 나비 효과 그리고 한국의 외교

    ‘나비 효과’를 설명할 때 사람들은 주로 다음과 같은 문장을 앞에 깔고 설명한다. “브라질에 있는 한 나비의 날갯짓이 텍사스에 돌풍을 일으킬 수도 있는가?” 쉽게 설명하자면 초기 단계에서 한 아주 작은 실수가 큰 실패를 일으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원래 나비 효과보다 더 많이 쓰이는 것이 ‘도미노 효과’다. 미국의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정부 때 부각된 이 단어는 동남아시아의 공산화 위협을 설명하는 데 쓰는 것이다. 중국이 공산화됐기 때문에 북한이 공산화됐고, 한반도의 분단이 베트남을 분단시키고, 북베트남도 공산화가 됐다는 주장이다. 남베트남을 보호하지 못하면 이에 따라 라오스, 캄보디아,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미얀마, 인도까지 차차 공산화가 될 것이라고 했다.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말하는 이 도미노 효과는 그 순서대로 캄보디아까지만 맞았고 태국부터 틀렸다. 나비 효과든, 도미노 효과든 주로 혼돈 혹은 위기 같은 부정적인 방향으로 쓰인다는 점에서 불편하다. 사실 우리 삶에서 나비 효과를 긍정적으로 보여 줄 수 있는 사례가 얼마나 많을 것인가? 예를 들자면 일제강점기 유관순이 독립운동에 나선 것은 당시로선 큰 의미가 없었다. 3·1운동을 통해 이미 수백만명의 시민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자유를 외치고 있었다. 그러나 유관순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고통의 길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한국 독립의 상징이 됐고 오늘날 한국인들의 자립심 성립에 크게 이바지했다. 필자가 이렇게 큰 도입부를 쓴 이유가 있다. 요즘 소셜미디어에서 한 명이 자꾸 눈에 띄고 있다. 그가 누구냐면 주이라크 대한민국 대사관 아르빌 분관의 최광진 영사다. 아르빌은 이라크 북부에 위치한 도시이면서 동시에 이라크 쿠르드 자치구의 수도라는 특징이 있다. 최 영사가 자꾸 눈에 보이는 건 필자와 같은 쿠르드인들이 사는 지역의 외교관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가 최근 쿠르드인들의 사랑을 많이 받아 현지 언론에 자주 나와서 그렇다. 다시 말하자면 최 영사는 최근 들어 자주 쿠르드 언론에 나오고 있다. 쿠르드 말로 노래를 만들고 뮤직비디오를 제작해 화제가 되고, 때로는 쿠르드 학살 기념일에 대추모식에 참석해 감동적인 연설로 쿠르드 대중의 관심을 끌기도 한다. 민족의식이 없는 쿠르드족의 인구는 약 4000만명이다. 이 민족은 대체로 터키, 이라크, 이란 그리고 시리아에서 살고 있다. 민족의식이 없다 보니 독립국가 설립 등을 생각하지 않는다. 단, 이라크 쿠르드인들이 사담 후세인 정권 시절에 하도 많이 학살을 당해 겨우 이라크 정도 쿠르드인들의 자치구가 생겼다. 민족의식이 없는 쿠르드인 사이에서 활동하는 최 영사가 쿠르드족 문화를 자꾸 연구해 선전하다 보니 그 어느 쿠르드인보다 더 쿠르드 민족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큰 공을 세우고 있다. 그러다 보니 쿠르드인들이 그를 쿠르드인과 다를 바 없이 사랑하고 있다. 현재 쿠르드족의 나라는 없다. 한국 민족의 100년 전을 떠올리면 된다. 현재 한민족이 한반도에서 만든 2개 정부가 있고, 중국에 조선족을 위한 자치주가 있고, 러시아에서 카레이스키(고려인)가 영향력 있는 소수민족으로 위상이 크다. 쿠르드족의 운명도 이 이라크·시리아 내전이 끝나면 어떻게 될지 잘 모른다. 앞으로 커다란 쿠르드족의 나라가 생길 수도 있고, 각 나라에서 영향력이 있는 지자체들을 만들 수도 있다. 쿠르드 민족이 무슨 선택을 할 것인지 감이 잘 안 잡히고 알 수 없지만, 쿠르드족과 한국 사이에 생길 거라고 예상되는 막강한 우호적 관계는 누가 봐도 최 영사가 일으킨 나비 효과의 결과물이 아닐까 싶다.
  • ‘IS공습’ 부모 잃은 5살 소녀… 캐나다 가족 품에 안긴다

    ‘IS공습’ 부모 잃은 5살 소녀… 캐나다 가족 품에 안긴다

    시리아에서 이슬람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에 대한 공습으로 부모를 잃은 5살짜리 소녀가 캐나다의 가족 품으로 돌아간다. ‘아미라’라는 이름의 소녀는 시리아 북동쪽 쿠르드 난민촌에서 구조돼 캐나다 영사의 보호를 받고 있다고 AP통신과 워싱턴포스트 등이 5일(현재시간) 보도했다. 아미라는 IS와 연계된 이들을 수용한 캠프의 캐나다인 중 처음이자 유일한 캐나다 송환 사례다. 캐나다 정부는 아미라의 구체적인 귀국 일정은 밝히지 않았다. 아미라는 지난해 IS의 거점인 바구즈 마을로 연결되는 도로를 따라 혼자 걸어가는 것이 발견돼 알하왈 캠프에 수용됐다. IS에 가담한 의혹을 받는 캐나다인 부모와 세 남매는 당시 공습 현장에서 사망했다. 시리아에서 태어난 아미라는 캐나다에는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 이런 아미라의 사진을 지난해 토론토에 사는 삼촌 이브라힘이 우연히 보고 조카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렸다. 삼촌은 지난해 12월 어렵게 조카와 영상통화에 성공했다. 당시 조카는 치과 치료를 받지 못해 뺨이 부어 입을 거의 닫지 못하고 있었다. 삼촌은 지난 2월 캠프로 날아가 아미라를 한 시간 가량 만난 자리에서 캐나다에 사는 가족들의 사진을 보여주었다. 그는 당장 조카를 집으로 데려오고자 했지만 캐나다 정부 관료 어느 누구도 그녀의 송환 서류에 서명하지 않아 데려오는데 실패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부를 향한 비난과 비판이 쏟아졌다. UN 인권단체도 캐나다에 아미라를 데려가라고 요청했다. 삼촌 이브라힘은 지난 7월 캐나다 정부를 상대로 캐나다 시민에 대한 긴급 여행 허가서류를 발급하지 않는 동시에 송환에도 실패해 아미라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캐나다에서는 IS에 가담했다가 난민 캠프에 수용된 자국민들을 데려와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이 한창 일었다. 캠프에 캐나다인은 어린이 25명을 포함해 47명이 있다. 저스틴 트뤼도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아미라는 고아이기 때문에 “예외적인 사례”라며 “우리는 다른 사람들을 데려올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다. 프랑수아 필립 샹파뉴 외무장관은 “아미라가 가족과 결합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했지만 나머지 캐나다인들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 캐나다 소장 파리다 데프는 트위터를 통해 아미라의 송환 소식을 반기면서도 “캐나다 정부는 나머지 시민들을 집으로 데려오는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캠프에 가족을 둔 캐나다인 대표인 그린스펀은 “아미라의 송환은 새로운 희망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 한 명을 데려오는 것은 시작”이라며 “캐나다 정부는 더 많은 아이를 송환하는 발걸음을 내디딘 것”이라고 말했다. 쿠르드 난민 캠프는 과거 IS와 관련된 이들을 포함해 2만명을 풀어줄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외국인 1만여명을 수용하고 있는 캠프 측은 각국에 이들을 데려가라고 요청하고 있다. 각국은 IS 무장세력에 가담한 의심을 받는 자국 시민들을 어떻게 처리할 지 고심하고 있다. 미국은 최근 테러 혐의로 기소될 10명을 포함해 27명을 데려온다고 발표했다. 송환 반대론자들은 이들을 본국으로 데려오는 조치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 테러리스트를 데려오는 결과라며 반대한다고 AP가 전했다. 반면 인권단체들은 “난민 캠프에서 자란 아이들이 극단화되는 것이 더 큰 위협”이라며 테러리스트들에 대해서는 국내법을 이용해 기소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아르메니아 “전투기 터키 공군에 격추” 국제전으로 비화하나

    아르메니아 “전투기 터키 공군에 격추” 국제전으로 비화하나

    아르메니아 전투기 한 대가 29일 터키 공군기에 격추돼 조종사가 사망했다고 주장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남(南) 캅카스의 ‘앙숙’인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가 30여년 숱한 분쟁을 벌여온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을 둘러싼 무력 충돌이 27일부터 사흘째 이어져 100명 가까이 희생된 와중에 터키까지 끼어들어 국제전으로 확전될지 모른다는 우려를 낳는다. 아르메니아 외무부는 옛 소련이 제작한 수호이(SU) 25기가 자국 영공에서 터키 공군의 F16 전투기에 격추돼 조종사가 사망했다고 밝혔다. 아제르바이잔을 대놓고 지원하는 터키는 아직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앞서 이 지역을 장악한 아르차흐 공화국은 84명의 군 요원이 숨졌으며 민간인도 희생됐다고 주장했다. 아제르바이잔 군은 병력 희생 규모를 밝히지 않은 채 7명의 민간인이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아르메니아 국방부는 지난 28일 바르데니스 시에서 아제르바이잔 군의 드론 공격에 버스가 당했다고 전했다. 아직 희생자 숫자는 알려지지 않았다. 같은 날 아제르바이잔 당국은 아르메니아의 포격에 두 명의 민간인이 숨졌는데 전날에는 같은 가족의 5명이 희생됐다고 주장했다. 나고르노카라바흐는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가 옛 소련에 나란히 속했던 시절 아르메니아계 주민이 인구 5명 중 4명을 차지하는 아제르바이잔의 영토였다. 소련이 붕괴하자 나고르노카라바흐는 독립공화국을 설립한 뒤 아르메니아와 통합하겠다고 선포했으나, 아제르바이잔이 이를 거부하면서 1992∼1994년 전쟁을 치렀다. 아르메니아 말고는 유엔 회원국 중 단 한 나라도 승인하지 않은 나고르노카라바 흐 공화국은 2017년 ‘아르차흐’로 명칭을 바꾸었다. 아르메니아는 같은 튀르크계 국가인 터키가 아제르바이잔을 돕기 위해 시리아 용병을 대거 전선에 투입했다고 주장했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주재 아르메니아 대사는 이날 “터키가 시리아 북부에서 아제르바이잔으로 전투 요원 4000명을 이동시켰으며, 이들은 나고르노카라바흐 전투에 참가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러나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실은 “시리아 무장 세력이 아제르바이잔에 배치됐다는 주장은 아르메니아의 또 다른 도발이자 완전히 허튼소리”라고 일축했다. 반면,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시리아 내전 감시단체인 시리아인권관측소는 “터키가 시리아 북부에서 최소 300명의 전투원을 아제르바이잔으로 보냈다”고 주장했다. 라미 압델 라흐만 시리아인권관측소 대표는 AFP 통신에 “터키는 시리아 전투요원에게 2000 달러의 임금을 제시했으며, 아제르바이잔에서 국경 지역 보호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알렸다”고 전했다. 이번 충돌은 지난 2016년 이후 가장 커다란 규모인데 29일 늦게부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긴급 소집돼 사태 해결 방안을 논의하게 된다. 두 나라 모두 군인들 징집령을 발령했고 몇몇 지역에 계엄령을 선포했으며 도발 책임을 상대에 돌리고 있다. 캅카스 지역은 러시아와 터키의 남하를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에 군사 기지를 두고 저지하던 전략적 요충이라 다른 나라들이 더 깊숙이 개입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점증하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30여년 해묵은 나고르노카라바흐 무력 충돌로 적어도 23명 사망

    30여년 해묵은 나고르노카라바흐 무력 충돌로 적어도 23명 사망

    옛 소련에 속했던 나라들인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의 지도를 보면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지역이 눈에 들어온다. 옛 소련 당시부터 나고르노카라바흐는 ‘아르메니아계 주민이 다수인 아제르바이잔 영토’였다. 소련이 붕괴하기 전인 1988년부터 나고르노카라바흐는 독립공화국을 수립한 뒤 아르메니아와 통합하겠다고 선포해 갈등의 불씨가 돼왔다. 카프카스 산맥 깊숙한 오지에 4400㎢ 지역이다. 아르메니아는 전통적으로 기독교의 일파인 아르메니아 정교를 신봉하고 아제르바이잔은 튀르크계 이슬람 국가로 인종적, 종교적으로 대립해 왔다. 1992~94년 독립을 지원하는 아르메니아와 이를 막으려는 아제르바이잔이 전쟁을 벌여 100만명 정도가 삶의 터전을 잃고 유랑했으며 3만명 정도가 목숨을 잃었다. 전쟁 뒤 아르메니아는 나고르노카라바흐와 인접한 아제르바이잔 영토 일부를 점령했다. 이에 따라 나고르노카라바흐는 국제법으론 아제르바이잔 영토지만 아르메니아가 실효 지배하는 분쟁지역이 됐다. 30년 가까이 영토 분쟁을 해오고 있어 전 세계에서 가장 해묵은 분쟁지 중 하나다. 나고르노카라바흐 공화국은 아르메니아를 빼고는 유엔 회원국 중 단 한 나라도 국가로 승인하지 않은 미승인 국가로 2017년 국민투표로 터키어에서 유래한 ‘나고르노카라바흐’라는 이름을 ‘아르차흐(Artsakh)’로 바꿨다. 옛 소련 시절에는 이 지역 인구의 5분의 1 정도를 아제르바이잔 인들이 차지했으나 2015년 인구조사(센서스)에 따르면 14만 5053명 인구 가운데 아제르바이잔 인은 한 명도 살고 있지 않고 있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아제르바이잔이 터키의 지원을 받고 있지만 수니계가 대부분인 터키와 달리, 시아파를 자처하는 점도 이색적이다. 시리아 내전 때 아사드 정부를 지지하는 이란, 러시아와 아제르바이잔은 한 편에 서기도 했다. 니콜 파쉬냔 아르메니아 총리는 27일(현지시간)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아제르바이잔 군이 아르차흐지역의 민간인 정착촌에 공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그 뒤 아르메니아 국방부는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아제르바이잔 군의 헬기 2대와 드론 3대를 격추했다고 발표했으며, 아제르바이잔 전차를 격파했다고 주장하며 영상을 공개했다. 그러나 아제르바이잔 국방부는 아르메니아 쪽이 먼저 나고르노카라바흐와 가까운 자국 영토 내 군기지와 주거지역에 대규모 도발 행위를 저질렀다고 반박했다. 아르메니아 쪽의 도발로 민간인이 사망하고 민간시설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해 자국민 보호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보복했다는 주장이다. 아제르바이잔은 나고르노카라바흐의 일곱 마을을 장악했다고 밝혔으나, 아르차흐 공화국은 부인했다. 아르차흐 공화국은 계엄령을 선포하고 성인 남성들의 동원령을 선포했다. 이번 무력 충돌로 적어도 23명이 희생됐고 100명 이상이 다쳤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이날 무력 충돌 이후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은 대국민 TV 연설을 통해 “우리의 명분은 정의롭고 우리는 승리할 것”이라며 “아제르바이잔 군대는 우리 영토 안에서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히트메트 하지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실 대변인은 “민간인과 군인 사망자가 있다는 보고가 있다”고 전했다. 아르메니아 언론도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해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아르메니아는 “아제르바이잔군이 나고르노카라바흐의 수도인 스테파나케르트를 포함해 민간인을 공격했다”며 “비례적 대응”을 천명했다. 파쉬냔 총리는 “우리는 아제르바이잔의 침략으로부터 모국을 지키기 위해 군과 함께 할 것”이라며 “우리의 신성한 조국을 지킬 준비를 하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양측의 자제를 촉구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양측은 즉시 사격을 멈추고 사태를 안정화하기 위한 대화에 착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스도 양측에 “적대행위를 중단하고 즉시 대화를 재개하라”고 촉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의 평화를 위해 기도하겠다”며 “양측이 협상을 통해 이견을 해소해달라”고 호소했다. 반면, 같은 튀르크계 국가인 아제르바이잔을 지원해 온 터키는 아르메니아를 비난하고 나섰다. 이브라힘 칼른 터키 대통령실 대변인은 “우리는 아제르바이잔에 대한 아르메니아의 공격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며 “아르메니아가 민간인을 공격해 휴전을 깨뜨렸다”고 주장했다. 두 나라는 지난 7월에도 무력충돌을 빚었다. 아제르바이잔은 11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했으며, 아르메니아군 약 100명을 사살했다고 주장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데스크 시각] 그럼에도, 종전선언이 절실한 까닭/임일영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그럼에도, 종전선언이 절실한 까닭/임일영 정치부 차장

    1972년 ‘워터게이트 사건’ 특종기자로 유명한 밥 우드워드의 신간 ‘격노’(Rage)가 워싱턴뿐 아니라 서울까지 뒤흔들었다. 2017년 한반도 위기 당시 미국의 대응 계획을 둘러싼 오역 논란이 일면서다. 미국이 북한에 핵무기 80기를 쏟아부으려고 했든, 80개 핵탄두를 가진 북측의 공격에 대응하려고 했든 부차적 문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미군 수뇌부가 한반도에 대한 핵 사용을 ‘주의 깊게 검토하고 연구했다’는 사실이 핵심이다. ‘한반도 위기설’의 실체가 있었다는 얘기다. 집권 초 ‘스트롱맨’ 캐릭터에 집착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나 이란, 시리아에 대해 ‘때려 버리자’, ‘미사일을 준비하라’는 식의 표현을 종종 참모들에게 했다고 한다. 그러다 며칠 뒤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쑥 들어가 버리는 식이었다고 한미 관계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밝혔다. ‘혈맹’ 운운하지만 한반도에 사는 7000여만명의 운명은 부수적이며, 전략적 이익을 위해서는 희생을 감수할 수도 있다는 게 트럼프의 시각이었던 셈이다. 우드워드가 2018년에 쓴 ‘공포’(Fear)에는 더 끔찍한 대목도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전인 2017년 4월 북한의 신형 장거리미사일 발사 뒤 백악관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 존 매케인 상원의원,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의 만찬에서 대북 강경파 그레이엄이 ‘김정은 제거 작전’을 검토하자고 했다. 매케인이 “북한이 재래식 방공포로 적어도 서울에서 100만명을 죽일 수 있다”고 우려하자 그레이엄은 “100만명이 죽어도 여기서 죽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미국은 핵을 사용하지 않았다. 이 과정에 문재인 대통령의 지난한 노력이 있었던 것은 우드워드의 책과 지난 6월 워싱턴 조야(朝野)를 뒤집어 놓은 ‘네오콘’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The Room Where It Happened)에서도 확인된다. 돌이켜 보면 2017년 8·15 경축사에서 문 대통령이 “한반도에서 또다시 전쟁은 안 된다. 한반도에서의 군사행동은 대한민국만이 결정할 수 있고, 누구도 대한민국 동의 없이 군사행동을 결정할 수 없다. 모든 것을 걸고 전쟁만은 막을 것”이라고 밝힌 것은 그만큼 상황이 급박했던 방증으로 읽힌다. 정반대의 정치 지향을 가진 우드워드와 볼턴의 공통된 결론은 트럼프가 미국의 지도자로 부적합하며 그 자체가 ‘폭탄’이라는 점이다. 둘다 북미 정상회담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이른바 ‘하드캐리’했던 문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이지는 않지만(볼턴은 조롱까지 하지만), 2017~18년 상황을 복기하는 과정에서 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에 대한 평가가 자연스럽게 묻어난 셈이다. ‘격노’ 내용이 논란이 되자 청와대는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핵무기 사용은 우리 작계(유사시 한미 연합작전계획)에 없고, 한반도 내 무력 사용은 우리나라의 동의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 의지가 아닌 전쟁으로 끌려들어 갈 일은 없다는 얘기지만, 2017년 뒷얘기를 알고 난 국민들은 마냥 안심이 되지는 않는다. 두 달 앞으로 다가온 11월 미국 대선에서 백악관의 새 주인이 누가 될지 모를 일이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새 우리의 운명이 태평양 너머에서 좌우될 수도 있다는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불가역적으로 진전시키고 항구적 평화체제로 향하는 문을 열어야 한다. 지난 21일 서해에서 월북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진 실종 공무원이 피격되면서 긴장 수위가 치솟는 데서 보듯 9·19 합의는 취약하며 한반도 정세는 언제든 살얼음판에 놓일 수 있다. 안팎의 회의적인 시각에도 한반도 종전선언이 절실한 까닭이다. argus@seoul.co.kr
  • 사상 첫 비대면 유엔총회, 팬데믹·세계 갈등 마주하다

    사상 첫 비대면 유엔총회, 팬데믹·세계 갈등 마주하다

    올해 75주년을 맞는 유엔(UN) 총회가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막을 올린 가운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사상 최초로 언택트(비대면) 방식으로 열린다. 올해 유엔 총회는 최악의 경제위기와 기후변화, 미중 갈등은 물론 코로나19까지 유례없는 글로벌 과제를 동시다발적으로 맞고 있다. 세계 각국 정상이 참여하는 일반토의는 사전 제작한 녹화 영상으로 진행되며, 부대 행사 모두 영상회의 방식으로 개최된다. 22일부터 29일까지 열리는 일반토의 주제는 ‘우리가 원하는 미래, 우리가 필요로 하는 유엔’이다. 전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이자 아일랜드 첫 여성 대통령이었던 메리 로빈슨은 14일 “유엔이 필요 이상으로 약하다”며 국제 이슈 및 분쟁에서 유엔의 더 적극적인 역할을 촉구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현재 유엔 조직은 각 분야에서 전례 없이 고군분투하고 있다. 유엔 평화유지군이 세계 10여곳 이상의 분쟁 지역에서 보안 및 인도주의적 원조 지원 업무를 하고 있지만, 시리아, 예멘, 리비아 등지의 내분·전쟁은 장기화하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과 중동 걸프만 국가들의 외교 정상화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의 정정 불안의 근본 원인인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은 유엔 역사만큼이나 깊다. 유엔 통계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강제 이주된 사람들의 숫자는 지난 10년 동안 8000만명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기아에 시달리는 인원 역시 오는 연말까지 25억명으로 같은 기간 2배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2030년까지 빈곤, 성 편향, 문맹을 포함하는 불평등을 제거하기 위한 17개의 유엔 목표인 ‘지속가능 발전목표’가 달성되기 위태롭다는 우려도 나온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퇴치를 위해 100억 달러 규모 긴급 대응 계획을 세웠지만, 미국 등의 비협조로 목표액은 4분의 1만 채워진 상태다. 그동안 영국, 중국, 프랑스, 러시아, 미국 등 2차 대전 승전국으로 이뤄진 안보리 상임 이사국 위주의 유엔 운영에 대한 불만도 높았는데 여기에 더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고립주의’ 행보는 유엔의 ‘세계적 합의’ 기능을 떨어뜨린다는 우려마저 낳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미국 우선주의’ 접근법에 따라 파리 기후협정 포기, 이란 핵합의 거부, 세계보건기구(WHO) 탈퇴 선언 등 독불장군식 행보를 하고 있다. 올해 유엔 일반 토의 및 각국 정상들 연설을 통해 이런 문제들이 어떻게 언급되고 대안이 제시될지 한층 주목되는 시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일반토의 영상 기조연설에서 한국의 코로나19 대응 및 국제 협력을 주제로 연설할 예정이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오펀스 오브 어 네이션’ 서울드라마어워즈 대상…‘동백꽃‘ 5관왕

    ‘오펀스 오브 어 네이션’ 서울드라마어워즈 대상…‘동백꽃‘ 5관왕

    시리아 난민 다룬 브라질 작품 대상공효진·강하늘·손예진 등 개인상 수상올해 서울드라마어워즈 최고의 영예인 대상은 브라질 작품 ‘오펀스 오브 어 네이션’(Orphans of a Nation)가 차지했다. 서울드라마어워즈조직위원회는 15일 MBC TV에서 방송된 ‘서울드라마어워즈 2020 시상식’에서 각 부문 수상작과 수상자를 발표했다. 대상을 받은 ‘오펀스 오브 어 네이션’은 154부작 소설이 원작으로, 시리아 난민인 여자 주인공과 레바논 출신 남자 주인공이 환경의 억압을 이겨내는 과정을 그렸다. 심사위원단은 “난민과 그들의 곤경을 다룬 탄탄한 스토리 구성, 세련된 영상미와 대륙을 넘나드는 스케일이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고 평가했다. 단편 최우수상은 1944년 한 독일군의 고뇌를 그린 독일의 ‘더 턴코트’(The Turncoat), 우수상은 17세 청소년들의 성장통을 담은 한국의 ‘17세의 조건’이 선정됐다. 미니시리즈 최우수상은 제2차 세계 대전 속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국의 ‘월드 온 파이어’(World on Fire), 미니시리즈 우수상은 ‘흙수저’ 청년의 통쾌한 복수와 성공 이야기를 다룬 ‘이태원 클라쓰’에 돌아갔다. 장편 최우수상과 우수상은 스페인에서 라틴 아메리카를 독립시킨 혁명가 시몬 볼리바르의 일대기를 그린 콜롬비아의 ‘볼리바르’(Bolivar)와 무명 연예인이 톱스타로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린 중국의 ‘파이팅, 나의 슈퍼스타’(Mr.Fighting)에 주어졌다. 올해 신설된 숏폼 최우수상은 프랑스의 ‘18시 30분’(18h30)이 차지했다. 지난해 최고 화제작으로 꼽힌 KBS ‘동백꽃 필 무렵’은 5개의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여자 연기상의 공효진, 작가상의 임상춘 작가, 한류드라마 최우수상, 한류 드라마 남자 연기상(강하늘), 주제곡 ‘영화 속에 나오는 주인공처럼’의 가수 펀치가 한류드라마 OST 상을 받았다. 한류드라마 여자연기자상은 배우 손예진이 받았으며 그가 출연한 ‘사랑의 불시착’과 함께 ‘스토브리그’, ‘어쩌다 발견한 하루’가 한류드라마 우수상을 받았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형제보다 경제”… ‘앙숙’ 이스라엘과 손잡고 새 판 짜는 중동

    “형제보다 경제”… ‘앙숙’ 이스라엘과 손잡고 새 판 짜는 중동

    산들바람이 불던 지난 8일(현지시간) ‘다윗의 별’이 들어간 이스라엘 국기가 ‘범아랍 왕가’를 뜻하는 빨강 하양 검정 그리고 녹색 문양의 아랍에미리트(UAE) 국기와 나란히 휘날렸다. 그곳은 백악관 잔디밭도, 캠프 데이비드도 아닌 두바이 외곽 사막이었다. 여성 모델 두 명이 양국 국기를 흔들거나 몸에 두르고 촬영에 임했다. 이스라엘과 UAE의 국교 정상화 과정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행사는 정장을 차려입은 외교관이 아니라 파자마 차림의 여성 모델이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촬영차 두바이에 왔다는 이스라엘 모델 메이 태거(21)는 “이곳에서 촬영하는 첫 이스라엘 모델이 돼 매우 영광스럽고 자랑스럽다”며 “내가 이스라엘에서 왔지만 여기 머무는 게 매우 안전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그녀 옆에서 UAE 국기를 흔든 모델은 두바이에서 활동하는 아나스타샤 반다렌카였다. 코로나19로 신음하는 지구촌의 미국과 중국, 독일과 러시아 등이 냉전급 불화를 겪는 가운데 ‘앙숙’ 관계였던 이스라엘과 UAE·바레인이 15일 미국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보증인으로 내세워 새롭게 국교를 정상화한다. UAE와 바레인은 아랍 국가로는 이집트·요르단에 이에 세 번째, 네 번째로 이스라엘과 수교한다. 이날 수교 서명 행사에는 이스라엘과 합의한 바레인 외무장관도 참석한다. 지난 11일 발표된 바레인과 이스라엘 수교에 대해 트럼프는 “9·11 테러를 낳은 증오에 대해 이보다 더 강한 대응은 없다”고 평가했다. ●트럼프에겐 치적, 네타냐후에겐 스캔들 돌파구 네타냐후는 트윗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초대로 워싱턴을 방문한다”며 “UAE와의 수교에 서명하기 위해 백악관에서 열리는 역사적 행사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UAE 국영 통신사 WAM은 셰이크 압둘라 빈 자이드 알나하얀 외무장관이 이끄는 대표단이 서명식에 참석한다고 전했다. 압둘라티프 알자야니 바레인 외무장관도 참석한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는 유권자들에게 외교 치적을 호소할 기회를 잡았다. 물론 부패 스캔들로 재판을 받는 네타냐후도 정치적 반전의 돌파구로 삼을 수 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UAE와 국교를 수립한 것은 지난달 13일 ‘아브라함 협정’ 발표 이후 한 달 만이다. 이스라엘의 유대교, UAE의 이슬람이 공동 조상으로 여기는 아브라함을 앞세운 협정의 이름에서 보듯 공유할 가치를 찾으려는 의도가 역력하다. 친서방 성향의 하마드 빈 이사 알할리파 바레인 국왕은 오래전부터 이스라엘에 대해 ‘시온주의 단체’, ‘적’이라는 단어 사용을 금지하면서 이스라엘의 실체를 인정했다. 양국의 국교 정상화 배경에는 네타냐후의 외교 수완도 있겠지만 중동 정세 변화가 더 큰 요인이라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다. 2010년 12월부터 확산된 반정부 시위인 ‘아랍의 봄’ 당시 걸프만 군주들은 팔레스타인과 연대하지 않는 것보다 철권 정치와 부패에 대한 대중의 분노가 더 위협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 여파로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쫓겨나도, 시리아가 시위에 가담했던 자국민을 학살해도 미국은 무기력했다. 수십 년간 동맹으로 의지한 서방 국가들은 위기의 순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들 국가가 알게 됐다. 또 세대가 바뀌면서 걸프 국가들은 팔레스타인보다는 청년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에 정책 우선순위를 두지 않을 수 없었다. 아랍 지도자들은 이스라엘의 경제 특히 정보기술(IT)과 의약 부문을 부러워한다. 아랍 일부 국가는 국가 안보와 관련해 이스라엘을 신뢰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이집트와 요르단으로부터 듣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터(WP)는 전했다. UAE는 아랍에서는 늦은 1971년 독립하는 바람에 이스라엘과 전쟁을 치른 적이 없고, 다른 아랍 국가와는 달리 석유 경제에 의존하지도 않는다. 제주도 3분의1 크기의 섬나라 바레인은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을 발사한 2018년 5월 “이스라엘도 존재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가 경제 활성화의 발목을 잡으면서 UAE는 아브라함 협정 발표 다음날 이스라엘을 향한 인터넷 차단을 풀고, 각료들의 통화 라인을 개설하면서 경제 협력에 가속페달을 밟았다. 이스라엘 국적기가 지난달 31일 사상 처음으로 아부다비에 도착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날 처음으로 이스라엘 항공기의 상공 통과를 허용하면서 UAE로 오가는 항공편에 대해 빗장을 풀었다. 덕분에 이스라엘 민항기는 사우디를 우회하면 7시간 걸릴 시간을 절반인 3시간 20분으로 줄였다. 하지만 UAE나 바레인엔 팔레스타인을 ‘배신’하는 데 명분이 필요했다. UAE는 팔레스타인 자치구인 요르단강 서안 합병 계획을 중단시키겠다는 약속을 이스라엘로부터 받아냈다. 이곳은 이스라엘이 1967년 중동전쟁에서 요르단으로부터 빼앗은 지역으로, 원래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거주하던 지역이다. 이 일대에 유대인 60만명도 살고 있다. 국교가 정상화됐다고 해서 UAE가 당장 논란이 많은 예루살렘에 대사관을 개설할 것 같지는 않다. 팔레스타인은 동예루살렘을 수도로 삼으려 하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과 UAE·바레인의 국교 정상화는 중동에서 갈등을 일으키는 위협이자 공동의 적인 이란에 대한 우려가 결정적 계기가 됐다. 이집트가 1979년 3월 캠프 데이비드 협정에 따라 이스라엘과 평화 협정을 체결한 후 미국으로부터 최신 무기를 반입할 수 있었던 것처럼 UAE 역시 미국으로부터 최신 기종의 드론과 첨단 스텔스 전투기인 F35 수입도 기대하고 있다. F35 해외 반출은 의회 승인 등 수개월이 걸리는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UAE의 F35 보유 여부는 유동적이다. 바레인 수도 마나마에는 미해군 제5함대 사령부 본부가 있다.●팔, 서안 합병 중단 약속에 비난 수위 낮춰 양국의 국교 수립에 팔레스타인만큼이나 반발하는 나라는 이란이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형제에 대한 배신”이라고 비난했다. 중동에서 반(反)이란 연맹이 형성되는 것을 위협으로 간주하는 이란 혁명수비대는 UAE와 바레인을 “위협”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은 2009년 취임 첫해 노벨 평화상을 받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중동 정책에 힘입어 핵문제 해결에 합의한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에도 불구하고 핵무기 보유를 추구해 왔다. 또 예멘, 시리아, 레바논, 이라크 등의 반군을 계속 지원했다. 실제로 이란이 지난해 9월 사우디 정유시설을 타격하는 등 영향력을 확대하자 이스라엘과 UAE가 급속히 가까워졌다고 WP가 분석했다. 이란과 함께 터키와 카타르도 자국 아부다비 대사관을 철수하겠다면서 국교 정상화를 거세게 비판했다. 하지만 아랍 국가들의 조직인 아랍연맹(AL)은 지난 9일 열린 화상회의에서 팔레스타인의 설득에도 수교를 규탄하는 결의안 채택에 실패했다. 팔레스타인에서는 “등에 비수를 꽂는 행위”라고 비난했던 초기와는 다른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스라엘이 밝힌 요르단 서안 합병 중단은 트럼프 행정부가 지지하고 있고,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역시 합병 반대 입장을 밝혔다. 미국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두 국가론’은 팔레스타인 희망대로 살아 있다. 이스라엘이 서안 합병에서 물러선 가장 큰 이유는 “어렵게 달성한 평화와 지역 안정을 해친다”는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의 ‘경고’였다고 WP가 짚었다. 이스라엘과 수교한 아랍 국가가 많아지면 이스라엘에 대한 외교적 지렛대가 많아진다는 게 이 매체의 진단이다. 잇따른 수교를 묵인한 ‘중동 맹주’ 사우디가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하는 결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부산 기장에 ‘新문화 1번지’ 오시리아 문화예술타운 세운다

    부산 기장군 오시리아 관광단지에 문화예술타운이 들어선다. 오시리아 문화예술타운 개발업체인 아트하랑은 오시리아 관광단지에 ‘오시리아 문화예술타운’을 조성한다고 13일 밝혔다. 내년 상반기 착공에 들어가 2023년 완공 예정으로 현재 실시설계 중이다. 아트하랑은 최근 부산도시공사와 용지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개발사업을 본격화했다. 오시리아역 인근에 조성되는 문화예술타운은 사업비 6500억원이 투입되며 대지면적 6만 7867㎡, 면적 26만 3426㎡, 지하 4층·지상 5층 규모로 건설된다. 대형 공연장 및 중·소형 공연장과 갤러리·전시장·박물관 등 다양한 문화예술 시설이 들어선다. 부산의 문화예술을 대표하는 새로운 문화명소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뮤지컬과 케이팝 공연과 전시 프로그램, 체험형 교육 프로그램 등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 기획 및 제작에 참여해 공연과 전시의 질적 수준을 향상시켜 나갈 예정이다. 유명 맛집과 엔터테인먼트 시설도 조성해 놀거리와 즐길거리, 먹거리가 함께하는 복합문화예술타운으로 건립된다. 아트하랑은 지난 12일 문화예술 분야의 전문가 등 33명이 참여하는 자문위원회 발족식을 가졌다. 자문위원회는 앞으로 문화예술타운의 미래 비전과 전략, 핵심과제 등 문화예술타운이 나아가야 할 방향 등에 대해 폭넓은 조언을 할 방침이다. 하반기에는 부산지역 문화예술단체와 예술인, 시민 등이 참여하는 ‘문화예술타운 포럼’을 개최해 문화예술타운의 미래와 개발 방향을 함께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 이상목 대표는 “오시리아 문화예술타운을 ‘빛과 색, 음악이 흐르는 부산문화예술의 등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그리스 난민캠프 전소, EU 10개국 “미성년 400명 나눠 수용”

    그리스 난민캠프 전소, EU 10개국 “미성년 400명 나눠 수용”

     유럽연합(EU) 10개국이 최근 대형 화재로 전소된 그리스 레스보스섬의 난민캠프에 머무르던 미성년자 400명을 데려가기로 했다고 호르스트 제호퍼 독일 내무장관이 11일(현지시간) 밝혔다.  AFP 통신과 영국 BBC에 따르면 제호퍼 장관은 이날 마르가리티스 시나스 EU 집행위 부위원장과의 공동기자회견 석상에서 독일과 프랑스가 각각 100∼150명 정도를 수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독일과 프랑스는 EU 차원에서 400명의 미성년자 난민 수용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네덜란드는 이미 50명을 받아들이기로 약속했고, 핀란드는 11명을 수용하기로 했다. 나머지 나라들은 몇 명을 받아들일지 논의하고 있다고 제호퍼 장관은 전했다. 독일 언론은 스위스와 벨기에,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룩셈부르크, 포르투갈이 논의 중인 나라들이라고 전했다. 이들 미성년자들은 부모나 보호자가 없는 아이들이다.  앞서 전날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EU 차원에서 400명의 미성년자 난민 수용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고 AFP 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메르켈 총리는 베를린에서 패널 토론에 참석해 “예비 단계로 우리는 (EU 회원국들이 화재가 난 난민캠프의) 미성년 난민을 수용할 것을 그리스에 제안했다”면서 “다른 조치들이 뒤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EU가 난민 문제에 책임을 더 나눠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코르시카 섬에서 열린 지중해 정상회담에 참석해 AFP 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유럽은 말뿐이 아니라 연대의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에게해에 있는 레스보스섬은 여자 동성애자를 뜻하는 영어 ‘레즈비언’이 유래한 섬이다. 기원전 600년 무렵 인류 최초의 여자 시인 사포와 그녀를 숭배하는 모임이 동성애를 즐겼는데 그녀가 이 섬 출신이란 점 때문에 붙여졌다. 그리스 본토보다 터키 이즈미르 항구에 훨씬 더 가깝지만 엄연히 그리스 땅이다.  이곳에는 이 나라 최대의 난민 수용시설인 모리아 캠프가 있다. 최대 수용 정원은 2757명이지만 지난 8일 첫 화재가 발생했을 때 네 배가 넘는 1만 2600여명이 생활하고 있었다. 난민 정보 사이트 인포미그런츠(InfoMigrants)에 따르면 이 캠프의 난민 가운데 70%는 아프가니스탄 출신이며 시리아와 아프리카 콩고까지 무려 70여개국 출신들이 뒤섞여 있다. BBC의 동영상을 보면 중앙아시아 출신 난민도 눈에 띈다. 그런데 이곳에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간)과 다음날 잇따라 화재가 일어나 시설 대부분이 사라져 많은 난민들이 도로 바닥, 벌판, 주차장 바닥 등에서 풍찬노숙을 하고 있다. 처음 불이 났을 때 최대 시속 70㎞의 강풍을 타고 빠르게 번졌고 현장은 아비규환이 됐다. 일부 난민은 갓난아이를 안고 불을 피해 밖으로 내달렸고, 급히 끌어모은 생필품을 자루에 담아 유모차로 실어나르는 사람도 있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그리스 이민당국 관계자는 “모리아 캠프가 완전히 파괴됐다”고 말했다. 9일 오전에도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일어나 남아 있던 텐트들마저 홀라당 타버렸다. 다만, 두 차례 큰 불에도 연기를 들이마신 사람들 외에 다치거나 숨진 사람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당국은 방화에 무게를 두고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그리스 정부가 이 캠프에서 코로나19 확진자 35명이 발생했다고 발표한 뒤 격리될 예정이던 난민들이 소요를 일으킨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화재가 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캠프 내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로 불이 시작됐다”면서 “난민들이 진화를 시도하는 소방관들에게 돌을 던지기도 했다”고 전했다.  당장 이번 화재로 거처를 잃은 수많은 난민을 어디에 수용할지가 난제로 떠올랐다. 그리스 당국은 이재민이 된 난민 약 2000명을 페리와 두 척의 해군 함정에 나눠 임시 수용하기로 했다. 페리 블루 스타 키오스는 섬의 수도 격인 미틸레네로부터 100㎞ 떨어진 레스보스 섬의 시그리 항에 정박해 있는데 1000명 정도를 수용하게 된다. 노티스 미타라치 그리스 이민 장관은 모리아 캠프 근처에 새로운 수용시설을 세우는 노력도 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은 새 캠프 조성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그리스 정부는 레스보스 섬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질서 유지를 위해 전투경찰을 추가 파견했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모리아 캠프가 현재 상태를 지속할 수는 없다”면서 “이번 사태는 공중보건은 물론 국가안보와도 결부돼 있다”고 강조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폭우·폭염 더 심해지는데… 왜 인간은 30년째 안 변하나

    폭우·폭염 더 심해지는데… 왜 인간은 30년째 안 변하나

    폴터/빌 매키번 지음/홍성완 옮김/생각이음/412쪽/1만 9000원급격한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 규모와 성격이 갈수록 크고 다양해지는 추세다. 곳곳에서 예기치 못한 폭염과 홍수로 재앙 수준의 이재가 생기고 동물이 떼죽음당한 소식이 자주 들려온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내 일 아니니 상관없다´며 데면데면 살아간다. 1989년 `자연의 종말´을 통해 지구온난화 위험을 처음 알린 뉴요커 기자 출신 국제환경운동가 빌 매키번이 30년 만에 심각성을 다시 주장하고 나섰다. `휴먼 게임의 위기, 기후변화와 레버리지´라는 부제의 책 `폴터´(FALTER)를 통해서다. 30년 전보다 기후변화가 훨씬 더 심각해지고 빨라졌지만 실천적 관심은 여전히 냉랭하다며 다소 암울한 시선을 이어 간다. “이제 우리는 정말로 미지의 세계에 있다.” 2017년 봄 세계기상기구 책임자가 이전의 모든 온도 기록을 깬 데이터를 공개하면서 던진 말이다. 빌 매키번은 이 대목에서 `우리는 실제 아는 것을 벗어났다´며 예측불허의 이상 현상들을 늘어놓는다. 그해 여름만 하더라도 대서양 허리케인이 이전엔 전혀 발생하지 않았던 동부 쪽으로 뻗어갔고 멕시코와 루이지애나, 플로리다 대신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에서 맹위를 떨쳤다. 허리케인 말고도 예상을 뒤집는 기후변화의 실상은 도처에 흔하다. 인류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열 번의 더위 중 아홉 번은 2000년 이후 발생했다. 시원한 태평양 연안의 북서부마저 기온이 40도 가까이 치솟아 이제는 포틀랜드 가정의 70%가 냉방을 한다. 1960년대부터 평균기온이 꾸준히 상승한 인도에선 폭염 관련 사망률이 150%나 증가했다.그렇다면 30년 전부터 제기돼 온 기후변화의 위협은 왜 나아지지 않는 것일까. 기후변화를 몰고 온 지구 대기 변화의 주범은 이산화탄소다. 저자는 기후변화에 대처하지 못하도록 지난 30년간 방해 공작을 일삼은 `레버리지´(모든 인간 삶인 `휴먼 게임´을 위협하는 세력이나 힘)로 세계적인 화석 연료산업의 횡포를 든다. 미국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집권 시기부터 권력을 거머쥔 많은 이들이 석유나 가스산업과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이들은 1990년 이후 각종 싱크탱크와 위장 단체를 만들어 이전 수십 년간을 합한 것보다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전 세계에 배출한 사실을 숨긴다. 저자는 이 시기에 배출된 이산화탄소가 문제의 핵심이라고 단언한다. 책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인류의 미래를 위협하는 또 다른 레버리지로 컴퓨터 발달이 불러온 인공지능(AI)과 로봇, 배아복제, 극저온 같은 신기술을 든 점이다. 저자는 월가에선 다양한 기술 제한을 통해 AI 거래자의 시장 붕괴 시도를 저지한다면서, AI가 과도하게 스마트해지지 않도록 하는 게 우리 시대의 가장 공학정책적 과제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기후변화와 신기술이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킨다고 봤다. 시리아 국민은 오랜 가뭄을 벗어나려 유럽 난민이 되는 길을 선택하고, 미국에서 흑인은 폭력의 대상이 된다. 코로나19로 사회적 취약계층이 타격을 받는 것도 그 연장선이다. “여러 해 동안 힘과 체격, 부와 지능을 향상시켜 온 사람이 암이나 버스처럼 보다 큰 힘에 쓰러질 수 있는 것처럼 문명도 그럴 수 있다”고 말한 저자는 역설적인 말로 책을 마무리한다. “인간 연대의 또 다른 이름은 사랑이다. 황혼에서조차 `휴먼 게임´은 우아하고 매력적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미국 “WHO 분담금 안 낸다…중국 공산당에서 독립해야”

    미국 “WHO 분담금 안 낸다…중국 공산당에서 독립해야”

    미국이 6200만달러(약 736억원) 규모의 올해 세계보건기구(WHO) 분담금을 지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AP통신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2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백악관은 WHO의 개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며, 이는 WHO가 중국 공산당으로부터 독립성을 입증하는 데서 출발한다”면서 올해 분담금을 지불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날 트럼프 행정부가 WHO가 주도하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및 배포 프로젝트 ‘코백스’(Covax)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나온 것이다. 미국은 지난 7월 코로나19 사태에서 WHO가 중국에 지나치게 편향적이라고 비난하며 WHO 탈퇴를 공식 통보했다. 지급 철회된 분담금은 다른 유엔 산하 기구에 돌아갈 예정이다. 미 국무부는 또한 WHO 탈퇴가 완료되는 내년 7월 전까지는 미국의 보건, 상업, 국가 안보와 관계된 WHO 주관 회의에 계속해서 참여할 것이며, 취약국을 대상으로 한 인도적 구호 프로그램에도 일회성 지원을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이 WHO 철수에도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리비아, 시리아의 코로나19, 소아마비, 독감 퇴치 사업에 1억800만달러(약 1천282억원)를 지원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미국 국제개발처(USAID)는 해당 분담금이 어느 유엔 기구로 향할지 또는 WHO에 대한 미국의 체납 기금을 벌충하는 목적으로 사용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법에 따르면 미정부는 국제기구 탈퇴 전에 체불된 분담금을 지급해야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를 처리할지에 대해서도 불투명한 상태다. 앞서 코로나19 사태가 정점에 달했던 시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WHO 탈퇴 선언은 의료 전문가와 각국 정부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굴하지 않고 중국에 치우친 WHO가 실효성이 없으며, 코로나19 대응 국면에서 반복적인 실수를 저질렀다고 주장하며 탈퇴를 강행했다. 또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중국발 항공편 운항을 금지한 미국의 결정을 WHO가 비판한 데 대해 크게 분노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WHO가 중국의 영향권에서 벗어나는 등 미국이 원하는 개혁을 단행할 경우 WHO에 잔류하는 선택지도 여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무함마드 비하 만평 실어 17명 살해된 佛 잡지, 다시 게재한 이유

    무함마드 비하 만평 실어 17명 살해된 佛 잡지, 다시 게재한 이유

    5년 전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를 비하하는 만평을 실었다가 총기 난동을 불러 17명이 끔찍하게 살해된 프랑스 풍자 잡지 샤를리 에브도가 다시 무함마드 풍자 만평을 실었다. 1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이슬람 비하 만평이 다시 게재된 것은 2015년 1월 7일 이슬람을 맹신하는 두 형제가 총기 난동을 부릴 수 있도록 도운 혐의를 받고 있는 14명에 대한 재판이 열리기 전날이었다. 당시 난동으로 유명 만평가 등 12명이 살해되고, 며칠 뒤 파리에서 관련된 공격에 5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 뒤 프랑스 전역에서 지하드(성전)를 표방하는 테러 공격이 이어졌음은 물론이다. 샤를리 에브도는 프런트 커버에 이미 덴마크 일간지에 게재됐던 무함마드 만평 12건을 실었는데 그 중 하나는 무함마드가 터번 대신 폭탄을 두르고 말풍선에 프랑스어로 “이거면 다 돼”라고 적어 넣었다. 매주 수요일 발간되는 이 잡지는 사고를 통해 2015년 끔찍한 살해극 이후 선지자를 풍자하는 만평을 게재하라는 독자의 요구를 종종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우리는 늘 그렇게 하는 것을 거절해왔다. 금지됐기 때문이 아니었다. 법은 그렇게 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그런 행동을 하는 충분한 이유가 있어야 했기 때문이었다. 의미가 있고 뭔가를 논쟁으로 이끌 수 있는 이유 말이다. 그런데 이번주에 2015년 1월의 테러리스트 재판이 시작해 우리는 만평 게재가 절실한 것으로 판단했다.” 14명의 용의자들에게 주어진 혐의는 무기를 소지하거나 무기고를 형제 등에게 지원해 샤를리 에브도 파리 사무소와 유대인 슈퍼마켓, 한 경찰관을 공격하게 했다는 것이다. 용의자 가운데 세 명은 궐석 재판을 받게 되는데 시리아 북부와 이라크로 달아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0여명의 증인과 테러 생존자들이 증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원래 이번 재판은 지난 3월 시작하려 했지만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때문에 미뤄졌고, 11월까지는 이어질 예정이다. 5년 전 문제의 그날, 사이드와 셰리프 쿠아치 형제는 샤를리 에브도 사무실들을 습격해 샤르브로 알려진 스테파니 샤르보니어 편집장에게 총격을 가해 살해하고, 카부를 비롯한 네 명의 만평가, 칼럼니스트 두 명, 카피라이터 한 명, 회의에 참석하러 온 손님과 관리인, 편집장의 경호원과 경찰관 한 명의 목숨을 빼앗았다. 경찰은 형제를 뒤쫓아 사살했고 파리 동부 일대를 봉쇄했다. 이 과정에 형제와 친하게 지내던 아메디 쿨리발리가 유대인 슈퍼마켓에서 여자 경찰관을 살해하고 여러 사람을 인질로 붙잡았다. 이틀 뒤 그는 경찰과 대치하다 총에 맞아 죽기 전 네 명의 유대인 남성들을 사살했다. 쿨리발리는 동영상을 통해 이슬람 국가(IS) 집단의 이름으로 공격을 자행했노라고 털어놓았다. 샤를리 에브도는 기존 질서를 신랄하게 풍자하는 것으로 명성을 누렸지만 동시에 숱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극우, 카톨릭의 권위, 유대인들의 독주 등 성역을 가리지 않았다. 하지만 2011년부터 무함마드를 비하하기 시작하면서 사무실의 편집자들에 대한 살해 위협이나 화염병 공격들을 받았다. 샤르브는 표현의 자유 때문에 만평은 보호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2012년 AP 통신 인터뷰를 통해 “우리 그림을 보고 웃지 않는다고 무슬림들을 탓하지 않는다. 프랑스 법 아래에 살고 있다. 코란의 율법 아래 사는 것이 아니다”라고 발혔다. 5년 전 끔찍한 공격이 일어난 뒤 수천명의 파리 시민이 거리로 뛰쳐나와 #나도샤를리다(JeSuisCharlie) 구호를 외쳤고 전 세계로 번져나갔다. 편집인 제라르 비어드는 이듬해 BBC 인터뷰를 통해 잡지가 새롭게 국제적 상징으로 떠오르면서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톤에 대한 신선한 비판이 제기됐다며 많은 이들이 다른 이의 견해와 믿음을 조금 더 존중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렇게 해서 지난 5년 동안 무함마드 비하나 이슬람 격하 만평은 게재되지 않았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10월 그랜드 오픈 ‘부산 오토필드’

    10월 그랜드 오픈 ‘부산 오토필드’

    백화점 수준의 초현대식 자동차 매매단지로 주목받았던 부산 오토필드가 지난 7월 21일 준공을 마치고 본격적인 입점준비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부산시 기장군 장안읍 반룡산업단지에 위치한 부산오토필드는 8-9월부터 정상영업에 들어갈 계획이며 현재 각 층별 매매상사들은 차량등록, 이사, 차량전시 등을 위해 분주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정비동, 근린생활시설, 금융시설과 같은 부속시설 또한 순차적 입점준비를 하는 등 단지 전체가 활기를 띠고 있으며 그랜드 오픈은 10월경으로 예정하고 있다. 더불어 중고차 단일 매매단지로서는 4,600여대 규모의 영남권 최대 상품매물 전시를 통한 소비자 선택기회를 획기적으로 제공함은 물론, 백화점 수준의 쾌적한 쇼핑환경, 스마트빌딩 관리 등이 복합적으로 결합된 영남권 최고의 중고자동차 복합몰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부산 오토필드의 규모는 지하 3층~지상 9층, 대지면적 1만6,375㎡(4,953.4평), 연면적 약 12만㎡(3만6,000여평)의 초대형 자동차매매단지로 영남권 최대규모 중고차 단지다. 부산 오토필드는 입지에서도 매우 탁월하다. 오시리아 관광단지는 물론 이케아, 신세계·롯데 프리미엄아울렛, 정관·일광신도시, 롯데테마파크(예정)와 약 100만평의 산업단지 클러스터와 인접해 고정고객과 유동인구를 쉽게 끌어 들일 수 있는 입지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부산 울산 동해고속도로 중간지점인 장안IC 와 5분 거리로 영남권 주요 도시와 1시간 안에 연결될 수 있는 핵심요충지에 자리하고 있으며, 부산 외곽순환도로, 지방도 60호선, 국도 31호선, 국도 14호선도 빠르게 이용할 수 있다. 특히, 동해남부선 일광~울산구간 개통 시(2021년 상반기 개통예정) 좌천역과 월내역이 약 4km이내 위치해 접근성이 한층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현재 부산 오토필드 임대홍보관에서는 부산 오토필드의 미래 비전을 함께 할 중고차매매상사와 딜러들을 모집중이며, 자동차전시장 잔여분의 임대계약을 선착순으로 진행중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중국·러시아 부호 재산도피처 된 키프로스

    중국·러시아 부호 재산도피처 된 키프로스

    지중해의 작은 섬나라 키프로스가 러시아·중국 부호들의 재산 도피처가 되고 있다. 유럽 국가들을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황금여권’을 발급하기 때문이다. 26일(현지시간) 알자지라는 지난 2017~2019년 사이 키프로스 시민권을 취득한 투자이민자 명단을 입수해 보도했다. 전체 2500여명 가운데 러시아(1000명)가 가장 많았고, 중국(500명)과 중동(350명), 우크라이나(100명) 등이 뒤를 이었다. 여기에는 ‘아시아에서 가장 부유한 여성’으로 꼽히는 중국인 재벌 2세 양후이옌(39)이 포함돼 있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광둥성의 유명 부동산기업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의 대주주인 양이 지난 2018년 10월 키프로스에 30억원을 투자하고 은밀히 시민권을 취득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이중국적을 허용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양후이옌은 이번 보도로 중국을 떠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양은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올해 세계 최고 여자 부자 6위에 올랐다. 아시아에서는 1위다. 그의 재산 규모는 280억 달러(약 33조원)에 이른다.키프로스는 자국에 215만 유로(약 30억원) 이상 투자하는 이들에게 시민권을 제공한다. 이곳 시민권이 있으면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에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다. 유럽 은행 계좌에 돈을 예금하고 전세계 176개 국가를 비자없이 여행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세계 각국 기업인과 정치인, 지식인이 모여든다. 정치적 이유로 불시에 재산을 뺏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러시아·중국의 부호들이 이곳을 ‘탈출구’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키프로스는 터키와 시리아 사이의 소국이다. 마땅한 성장동력이 없는 키프로스 정부는 투자이민 프로그램(CIP)을 주요 수입원으로 삼는다. 키프로스는 이 프로그램으로 80억 달러(9조 4800억원)가 넘는 투자를 유치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IS의 ‘비틀스’ 사형 선고 안할테니 정보 넘겨줘” 美 정부, 英에

    “IS의 ‘비틀스’ 사형 선고 안할테니 정보 넘겨줘” 美 정부, 英에

    영국식 억양 때문에 과격 무장조직 이슬람 국가(IS) 대원들 사이에 ‘비틀스’로 불린 네 명의 영국 국적 박탈자들이 있었다. 알렉산다 코테이와 엘 샤피 엘셰이크는 그 중에서도 끝까지 조직에 남아 있던 대원들이다. 2014년 이라크와 시리아의 서구 사람들을 납치해 살해한 혐의로 시리아의 쿠르드계 세력에 붙잡혀 현재 이라크 주둔 미군기지에 구금돼 있다. 미국은 영국과의 수사 협력을 원했는데 이들의 손에 희생된 이들의 친척들은 사형 선고를 내릴 가능성이 높은 미국에 핵심 증거를 넘겨주면 안된다고 소송을 제기하고 나섰다. 그런데 미국 정부가 이들의 유죄가 확정되더라도 사형이 집행되지는 않을 것이란 점을 분명히 했다고 영국 BBC가 19일(현지시간) 전했다. 윌리엄 바 미국 법무장관이 프리티 파텔 영국 내무장관에게 보낸 편지에 따르면 “만약 영국이 핵심 증거를 넘기는 데 합의하면” 두 사람의 구형 단계에서 사형을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둘은 IS의 납치 조직원으로 미국인 기자와 영국인 구호 활동가들을 유인해 살해했다. 희생자들을 참수하고 죽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소셜미디어에 방송하는 끔찍한 일을 했다. 영국은 두 남성이 법적으로 영국에 추방될 수 없을 것이라고 믿고 있는데 2018년에 미국이 둘을 기소하기 위해 영국이 도움되는 정보를 달라고 요청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몇몇 영국 장관들은 사형 선고에 반대하지 않으며 정보를 공유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엘셰이크의 어머니는 사형제에 반대하는 국제적인 추세를 영국 정부가 앞장 서 거스르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소송을 제기하는 바람에 미국과의 협력은 중단됐다. 과거에도 영국은 자국이 정보를 제공하거나 용의자를 추방한 나라가 사형 선고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에만 협력해 왔다. 미국 대법원도 영국으로부터 받은 핵심 정보를 이용하게 해달라는 미국 정부의 요청은 합법적이지 않다고 판시했다. 당시 영국 정부는 사형제에 반대하는 것이 “오랜 입장”이라면서 이번 사건은 “이 남자들을 범죄자로 기소하는 것이 당면 과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용의자를 재판 없이 구금하는, 말썽 많은 관타나모 미군 형무소로 둘을 보내면 영국은 정보를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BBC의 군사안보 전문기자 프랭크 가드너에 따르면 미국은 이 문제를 10월 중순까지 매듭짓지 못하면 이라크 정부에 넘길 것이란 경고를 들었다고 전했다. 또 살해된 서구 인질들의 친척들은 사형 언도보다 공정한 재판을 통해 이들의 죄상이 낱낱이 공개되길 바라고 있다고 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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