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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리아 300명 사망 ‘핏빛 휴전’

    이슬람 최대 명절인 ‘이드 알아드하’(희생제)가 시작된 지난 26일(현지시간)부터 사흘째 시리아 전역에서 정부군과 반군 사이에 대규모 충돌이 발생해 사망자가 300명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군과 최대 반군 조직인 자유시리아연합군(FSA)은 앞서 26일부터 나흘간 임시 휴전에 합의했으나 계속되는 충돌로 사실상 휴전은 파기됐고 시리아 사태 해결도 어렵게 됐다. 시리아인권관측소 라미 압델 라흐만 소장은 “휴전은 끝났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28일 전했다. 이날도 시리아 곳곳에서 정부군 전투기의 폭격과 정부군·반군의 교전 등으로 사상자가 속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관측소에 따르면 전날 시리아 전역에서 차량 폭탄테러와 양측의 교전 등으로 민간인 47명, 정부군 36명, 반군 31명 등 모두 114명이 사망했다. 휴전 첫날인 26일에도 민간인 53명 등 모두 146명이 숨져 이틀간 26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사흘째인 28일 예상되는 사망자 수까지 합하면 300명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FSA 알레포 사령관 압델 자바르 알오카이디 대령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방어 조치만 취했을 뿐 휴전 약속을 깨지 않았는데도 일부 전선에서 정부군이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면서 이번 사태의 책임을 정부군에 돌렸다. 반면 정부군 측은 “무장 테러 단체의 선제 공격에 대응한 것”이라면서 반군의 주장을 반박했다. 한편 희생제 연휴 기간 동안 이라크 전역에서도 시아파 무슬림을 겨냥한 대규모 폭탄테러가 발생해 최소 22명이 숨지고 65명이 다쳤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수니파 무장단체의 소행으로 추정되고 있는 가운데 마틴 코블러 유엔 특사는 “신자들을 겨냥한 테러 행위는 끔찍하고 극악무도한 범죄”라고 비난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영화프리뷰] 톰 매카시作 ‘비지터’

    [영화프리뷰] 톰 매카시作 ‘비지터’

    미국 코네티컷대학 경제학과 교수 월터(리차드 젠킨스)는 피아니스트였던 아내가 세상을 떠난 뒤 삶의 의욕을 잃었다. 해마다 똑같은 강의를 하고, 강의계획서 연도만 수정액으로 고쳐 되풀이할 만큼 무기력증에 빠진 것. 논문 발표를 위해 뉴욕에 간 월터는 오랫동안 비워놓은 자신의 아파트에서 아프리카에서 온 불법체류자 타렉-자이납 커플과 만난다. 당장 한밤중에 갈 곳 없는 그들에게 월터는 집을 구할 때까지 머물라고 한다. 타렉은 감사의 뜻으로 월터에게 젬베를 가르쳐 준다. 클래식의 4박자에 길든 월터는 아프리카 음악의 3박자 리듬에 애를 먹지만 둘 사이에는 묘한 우정이 싹튼다. 공원에서 함께 거리공연을 펼치고 오던 길에 타렉이 연행을 당하면서 영화는 속도를 낸다. 연기자 출신인 톰 매카시 감독의 2007년작 ‘비지터’가 뒤늦게 한국에서 개봉된다. 영화제를 통해서만 접할 수 있었던 국내 관객에겐 행운이다. 매카시 감독은 관계와 소통을 얘기한다. 월터는 아내를 잃고 홀로 남은 60대 백인, 명문대 교수다. 굳이 살아야 할 이유조차 없는 무미건조한 삶이다. 반면 시리아 출신 20대 젬베 연주자 타렉은 불법 체류자인데다 수입도 거처도 불분명하다. 하지만, 그의 삶은 음악에 대한 열정과 사랑하는 연인, 어머니로 충만하다. 월터의 어설픈 젬베 연주에 타렉이 젬베로 화음을 넣는 장면에서 너무 다른 삶을 살아온 두 남자는 경계를 허문다. 알게 된 지 불과 열흘밖에 안 된 타렉의 석방을 위해 월터가 대학에 휴직계를 내고 뉴욕으로 와서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 작위적이지 않은 까닭은 월터가 타렉과 젬베를 통해 비로소 삶을 되찾았기 때문이다. 영화 후반부에 타렉이 영장 없이 연행되고, 불법이민자 수용소로 이송된 후 매카시 감독은 슬쩍 정치적 색채를 드러낸다. 9·11 이후 한껏 강화된 ‘애국법’이 아프리카계나 이슬람교도들에게 얼마나 불합리하고 불평등하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꼬집는다. 2009년 제81회 아카데미영화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젠킨스의 연기는 일품이다. 세상과 담을 쌓고 외롭게 살아가던 노교수의 무뚝뚝한 얼굴, 젬베 리듬을 접한 뒤로 미묘하게 얼굴을 씰룩거리던 모습, 이민 당국의 부당한 처사에 맞서 파르르 떨리던 분노의 눈빛, 타렉 어머니와 뮤지컬을 보러갈 때의 설레임 등 작은 표정변화와 눈빛, 목소리 톤의 조절만으로도 모든 것을 표현한다. 11월 8일 개봉.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시리아 사태 요르단까지 확산

    정보 당국 수장의 죽음으로 레바논의 종파 간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군이 보안작전을 개시하고 민간인 대응 가능성까지 경고하면서 유혈 사태가 악화될 위기에 놓였다. 요르단에서는 시리아와의 국경지대에서 정부군 소속 군인이 시리아로 들어가려던 무장세력과 교전을 벌이다 숨지는 사건이 처음 발생했다. 20개월째 지속된 시리아 사태가 레바논·요르단 등 인접국으로 확산되는 형국이다. 22일(현지시간) 레바논 군 사령부는 질서 회복을 위해 레드라인(금지선)을 넘으면 민간인과 민간 단체까지 대상으로 삼아 대응하겠다고 경고하며 대규모 보안작전을 시작했다. 군은 성명을 통해 “지난 수시간 동안의 상황은 이 나라가 위태로운 시기를 나고 있음을 입증했다.”면서 “일부 지역의 긴장은 전례없는 수준으로 고조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종파 갈등이 심각한 지역에 대해 단호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수도 베이루트, 남부 도시 트리폴리 등에서는 도심에 배치된 군 병력과 무장한 남성들이 충돌을 빚었다. 알자지라·AP 등에 따르면 전날부터 레바논 곳곳에서 발생한 이슬람 수니파와 시아파 무장 대원 간의 총격전으로 여성 1명 등 최소 4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부상하는 등 사상자가 속출했다. 종파 간 유혈 충돌은 지난 19일 베이루트 도심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로 수니파이자 반(反)시리아 세력인 위삼 알하산 경찰보안기구(ISF) 준장 등 8명이 사망하면서 전국으로 확산됐다. 수니파들은 알하산을 암살한 배후로 자국 시아파와 시아파 분파(알라위파)인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을 지목하며 현 정부 퇴진 및 시리아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한편 이날 요르단 사미 마이타 공보문화장관은 “요르단 군인 1명이 국경을 넘어 시리아로 들어가려던 두 그룹의 무장 대원 13명과 교전을 벌이다 오늘 새벽 사망했다.”며 “요르단 군인이 시리아 사태와 관련해 숨진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무장대원 가운데 5명은 체포됐다. 요르단 내 이슬람 근본주의 단체는 지난 몇 달간 시리아에 무장대원을 파견해 왔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레바논 내전 재현 우려 총리 “테러 배후, 알아사드”

    레바논 정보 당국 수장을 숨지게 한 차량 폭탄 테러로 종파 갈등이 가열되면서 레바논 내전(1975~1990년)의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 나지브 미카티 레바논 총리와 야권 모두 이번 테러의 배후로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지목하면서 양국 간 긴장도 고조될 태세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베이루트 아슈라피예에서 발생한 차량 폭탄테러 사망자 8명 가운데 1명인 알하산 경찰보안기구(ISF) 장군의 장례식이 21일 베이루트 ‘순교자 광장’에서 열렸다. 레바논 야권은 이날을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겨냥한 ‘분노의 날’로 정하고 자국과 시리아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열었다. 레바논 북부 도시 트리폴리 출신인 알하산 장군은 레바논 인구의 30%를 차지하는 소수 수니파 출신 고위직 가운데 한 명으로, 그의 죽음은 시리아의 알라위파(시아파 분파) 정권을 지원하는 헤즈볼라 등 자국 내 시아파에 대한 수니파들의 분노를 촉발했다. 시위대는 이날 알하산 장군의 사망과 관련해 미카티 총리의 사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는 과정에서 수백 명이 총리실 진입을 시도했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보안군이 최루가스를 발사해 시위자 2명이 쓰러졌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번 테러의 배후로 시리아가 지목되는 이유는 알하산이 지난 8월 시리아 세력의 레바논 내 테러 계획을 적발했기 때문이다. 수사 과정에서 그는 지난달 시리아 출신 알리 맘루크 준장과 미셸 사마하 레바논 전 정보장관 등 알아사드 대통령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인사들을 체포·기소했다. 그는 2005년 라피크 하리리 전 레바논 총리 암살 사건에 시리아와 헤즈볼라가 연루됐을 가능성도 조사해 왔다. 레바논 야권 지도자이자 하리리 전 총리의 아들인 사드는 전날 TV 성명을 통해 시리아 배후설을 주장하며 미카티 총리와 알아사드 정권의 퇴진을 촉구했다. 같은 날 긴급 내각회의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연 미카티 총리도 알하산 암살은 그가 2개월 전 시리아의 테러 음모를 밝혀낸 것과 관련돼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야권의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합의된 정권을 이루기 위해 물러나고 싶지만 사태 해결을 위해 남아 달라는 미셸 술레이만 대통령의 요청을 받아들였다.”며 잔류 의사를 밝혔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美·이란, 1대1 핵무기 첫 협상”

    미국과 이란이 이란의 핵개발 문제를 두고 1대1 협상을 하는 데 처음으로 합의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미 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이번 협상이 미국 정부가 이란에 대한 군사적 공격을 피하기 위한 마지막 외교적 노력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협상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 집권 초기부터 미국과 이란 관리들이 비밀리에 접촉해 논의한 결과로, 이란 측은 협상 시기를 다음 달 6일 열리는 미 대통령 선거 이후로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이란이 협상 상대로 어떤 대통령이 되는지 지켜본 뒤 논의를 시작하려는 것이라고 NYT는 보도했다. 미국의 한 관리에 따르면 미 국무부, 백악관 및 국방부는 이란과의 핵 협상 시 어떤 입장을 내세울 것인지, 또 이란에 어떤 요구를 할 것인지에 대한 내부 논의를 시작했다. 미국은 이란에 대한 경제적 제재 등을 완화하는 대신 이란의 우라늄 농축 활동에 더 많은 제재를 가하는 ‘모어 포 모어’(more for more) 입장을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으로 미국은 이란이 자국에 대한 군사적 공격을 늦추고 비밀리에 진행하고 있는 핵프로그램 개발의 주요 과정을 완료하기 위한 목적하에 협상을 시간 끌기용으로 사용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란은 협상 시 의제를 시리아, 바레인까지 확대하길 원한다고 밝혔지만 미국은 협상 의제를 이란의 핵문제로 제한할 것이라고 한 관리는 전했다. 백악관은 NYT의 보도를 공식 부인했다. 토미 비에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미국과 이란이 미 대선 이후 양자 협상을 열기로 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미국은 이란 핵문제의 외교적 해결을 위해 ‘P5+1’(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국과 독일)과 계속해서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란도 21일 미국과 핵 프로그램을 놓고 직접 협상을 계획한다는 보도를 부인했다.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논의나 협상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조희선기자 hsncho@seoul.co.kr
  • 베이루트서 차량폭탄 테러… 86명 사상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동부의 중심가에서 19일(현지시간) 대형 차량 폭탄 폭발 사고가 발생해 최소 8명이 숨지고 78명이 부상했다고 레바논 관영 뉴스통신을 인용해 AFP가 보도했다. 보안 소식통들은 기독교인들이 주로 왕래하는 아쉬라피에 사신광장 인근의 한 건물 밖에 세워져 있던 차량이 갑자기 폭발했다고 전했다. 목격자들은 차량이 폭발하는 순간 굉음과 함께 인근의 건물들이 흔들리고 시민들이 한꺼번에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고 말했다. 사건의 배후와 동기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시리아에서 정부군과 반군 사이의 내전이 격화되면서 최근 주변국인 레바논에서도 긴장이 고조돼 왔다. 이 때문에 테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대규모 차량 폭발 사고는 2008년 베이루트에서 미군 외교관 차량 폭발로 3명이 숨진 사건이 발생한 지 4년 만이다. 조희선기자 hsncho@seoul.co.kr
  • 시리아-터키, 영공 폐쇄 맞불

    국경을 맞대고 있는 시리아와 터키 간의 긴장감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시리아가 터키의 자국 여객기 강제 착륙 조치에 맞서 터키 여객기의 자국 영공 통과를 금지한 지 하루 만에 터키도 자국 영공을 폐쇄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아흐메트 다부토글루 터키 외무장관은 14일(현지시간) “시리아가 민항기를 군사장비를 운송하는 데 남용하고 있다.”며 “시리아 정부의 이 같은 행태에 맞서 우리 영공을 폐쇄하기로 했으며 이미 시리아에도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시리아 정부는 전날 자정부터 터키 민항기가 시리아 영공을 통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시리아의 이 같은 조치는 터키 정부가 러시아에서 터키를 경유해 시리아로 향하던 시리아 여객기를 “군사장비를 실었다.”는 이유로 강제 착륙시킨 지 사흘 뒤에 나온 것이다. 이에 대해 터키 정부는 시리아 측에 군사장비를 실은 것으로 추정되는 여객기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강제 착륙 조치 하겠다고 밝혔으나 영공 통과 금지 조치는 공식적으로 검토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시리아 정부가 자국 영공 폐쇄 조치로 대항하자 맞불작전을 취한 것이다. 터키는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에게 대항하는 반군을 지원하는 등 시리아 정권에 반대해 왔고 최근 시리아에서 날아온 포탄에 맞아 터키 민간인이 사망하자 시리아에 반격을 가하기도 했다. 터키 일간 ‘투데이즈 자만’은 지난 12일 터키군이 시리아와의 충돌에 대비해 국경 지역에 탱크 250대와 다양한 유형의 제트기 55대를 배치했다고 전했다. 한편 러시아는 터키 정부가 강제로 착륙시킨 시리아 여객기는 합법적인 레이더 부품을 싣고 있었다며 터키에 대한 비난을 이어 갔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번 소동과 관련해 우리가 숨기는 것은 아무것도 없음을 밝힌다.”며 “여객기에는 합법적인 업체가 합법적인 방법으로 합법적인 주문자에게 보낸 화물이 실려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국 정부는 러시아를 “도덕이 결핍된 국가”라고 비난하면서 터키를 옹호하고 나섰다. 빅토리아 뉼런드 국무부 대변인은 “여객기 안에서 무엇이 발견됐는지 터키 정부로부터 충분한 설명을 들었다.”며 시리아 정권을 도우려는 러시아의 정책을 “도덕적으로 붕괴된 것”이라고 비난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터키, 시리아 여객기 강제착륙 ‘일촉즉발’

    터키, 시리아 여객기 강제착륙 ‘일촉즉발’

    터키가 러시아발 시리아 민간 항공기를 강제 착륙시켜 ‘터키 대 시리아’ 갈등이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닫고 있다. 시리아는 이번 사태를 ‘공중 납치’로 규정하고 터키를 강력하게 비난한 가운데 터키 측은 앞으로도 자국 영공을 통과하는 시리아 민항기를 계속 조사하겠다고 ‘선전포고’해 양국 간 대결 구도가 장기화할 전망이다. 10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로 향하던 시리아항공 소속 에어버스 A320 여객기가 터키 영공에 진입하자 터키 정부는 F16 전투기 2대를 출격시켜 앙카라 에센보가 공항에 강제 착륙시켰다고 현지 국영방송 TRT가 보도했다. 여객기에 무기 등 군사장비가 실려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기 때문이다. 터키 당국은 8시간 넘게 여객기를 붙들어둔 채 기내를 수색하고 화물 일부를 압수했다. 이후 러시아인 17명 등 승객 35명이 탑승해 있던 여객기는 터키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아흐메트 다부토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우리는 국민을 상대로 잔혹한 학살을 벌이고 있는 국가(시리아)에 무기가 이송되는 것을 막기로 결정했다.”면서 “우리 영공을 이용해 무기를 전달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터키 방송사 NTV는 11일 “여객기 안에 10개의 컨테이너가 발견됐으며 이 중 미사일 부품에 쓰이는 것으로 보이는 전파 장비와 안테나 등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전날 익명의 관계자의 말을 인용, “여객기에는 무기는 물론 군사용 장비가 없었다.”고 전한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 보도 내용을 부인한 것이다. 국제사회에서 ‘시리아의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는 러시아는 터키의 여객기 강제착륙에 발끈하고 나섰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오는 15일로 예정된 터키 방문 계획을 전격 연기했다. 터키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사건 직후 터키 외무부에 자국발 정기 여객기를 강제 착륙시킨 이유를 해명하라고 요구하고 에센보가 공항에 외교관들을 파견했다. 이에 대해 다부토을루 장관은 “이번 사건은 터키와 러시아 관계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양국 간 외교 갈등으로 비화할 가능성을 경계했다. 터키와 시리아는 지난 3일 시리아발 박격포로 터키 민간인 5명이 사망한 이후 국경지대에서 일주일째 포격을 주고받으며 역내 긴장을 고조시켜 왔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아마디네자드, 서방 제재 덫에 몰락하나

    서방의 제재로 리알화가 일주일 새 40%나 폭락하자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3년 만에 부활하며 이란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이란산 원유 금수에 이어 가스 수입도 금지하는 새 제재안을 오는 15일 외무장관회의에서 채택할 것으로 알려져 경제난은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1979년 이슬람 혁명 때부터 정권 지지층이자 자금줄 역할을 해온 이란 전통시장 ‘바자르’의 상인들마저 30년 만에 처음으로 반정부 시위에 합류하는 등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전례없는 퇴진 압박으로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미 시사주간 타임 등 외신들은 이번 사태로 향후 이란에서 전개될 수 있는 시나리오로 ▲현 정권 몰락 가능성 ▲핵무기 개발 후퇴 혹은 주력 가능성 ▲경제 붕괴 가능성 등을 꼽았다. 이란 국민들 사이에서는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경제 실책에 대한 분노가 팽배해 있다. 최측근이 금융사기로 체포되는 등 극심한 레임덕을 겪고 있는 아마디네자드가 내년 6월 대선 전에 하야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경제보다 이념 논쟁에 치우쳐 있다.’는 비난의 화살은 아마디네자드 뿐 아니라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 최고 지도자도 함께 겨누고 있다. 호메이니의 지지층마저 아마디네자드에 반대하는 여론을 의식한 호메이니가 아마디네자드의 임기가 끝나면 정권을 교체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아마디네자드의 정적인 악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이 영향력을 다시 회복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권이 바뀌면 종파 분쟁으로 혼돈을 겪고 있는 이라크나 시리아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체제 유지를 선호한다. 반정부 시위의 격화로 정권 존립마저 벼랑 끝에 몰리면 이란 정부가 핵무기 개발을 최우선 순위에 두는 장기 전략을 바꿀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패트릭 클로슨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WINEP) 소장은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 이란 지도자들이 핵에 대한 입장을 바꿀 것이라는 게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반대로 이란 정부가 핵무기 개발에 더욱 주력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기업연구소(AEI)의 이란 전문가 알리 알포네는 “이란 정부는 일단 핵 보유국이 되면 (서방의) 제재가 거둬질 것으로 확신하고 핵무기 개발에 더 매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월에만 이란산 원유 2000만 배럴을 사들인 중국의 예에서 보듯 중국, 러시아 등 이란의 핵심 동맹국들이 이란 경제를 막후 지원하고 있다는 증거가 속속 나온다. 하지만 이런 ‘제재의 구멍’을 막기 위해 EU가 금융 및 에너지 등을 포함한 대(對)이란 추가 제재 채택을 검토 중이고, 미국도 새 제재안 마련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져 이란은 장기간 경제적 내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특파원 칼럼] “독도? 폭파해 버리지 뭐”/김상연 워싱턴특파원

    [특파원 칼럼] “독도? 폭파해 버리지 뭐”/김상연 워싱턴특파원

    수년 전 미국 워싱턴DC에서 있었던 일이다. 주한 미국대사로 임명된 인사를 환송하는 비공식 식사모임이 열렸다. 한·미 정부 관계자와 민간인 등이 참석했다. 당연히 화제는 ‘한국’에 맞춰졌고, 한·일 관계로까지 옮겨졌다. 독도 문제 해법을 놓고 저마다 의견을 피력하는 가운데 한 미국 인사가 웃으면서 “독도를 폭파해 버리면 문제가 간단히 해결될 텐데….”라고 말했다. 농담조 발언에 좌중에서는 폭소가 터졌다. 그 순간 한 한국계 민간인이 벌떡 일어나 “독도가 한국인들한테는 얼마나 중대한 문제인데, 당신들은 그렇게 농담처럼 말할 수 있느냐.”고 따졌다. 화기애애했던 만찬석상은 찬물을 끼얹은 듯 얼어붙었다. 한국인에게 독도나 일본군 위안부 등은 죽고 사는 문제처럼 절박하지만, 미국 사람들한테는 아니다.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아시아 자체에 별로 관심이 없다. 중국이 급부상하긴 했지만 여전히 미국인들이 주로 관심을 갖는 해외는 중동, 유럽, 중남미 등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아시아 중시’ 독트린까지 발표했음에도, 미국 언론 보도의 대부분은 시리아, 이란 등 중동에 할애되고 있다. 그러니 아시아 한 귀퉁이의 이름도 생소한 작은 섬에 눈길이 갈 리 없다. 미국은 힘센 나라라 약자의 설움을 모른다는 점도 작용한다. 미국 정부 관계자에게 ‘동해 표기’의 정당성을 주장한 적이 있었다. 그랬더니 그는 “우리는 플로리다 옆 바다를 ‘미국해’가 아닌 ‘멕시코만’이라고 한다.”면서 “바다 이름이 뭐가 그리 중요하냐.”고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만약 미국이 멕시코에 식민지배를 당한 적이 있거나 멕시코가 미국보다 국력이 세다면 멕시코만이라는 이름에 민감했을 것”이라고 ‘설득’을 해도 그는 썩 수긍하는 표정이 아니었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한국보다 일본을 더 좋아하는 속내가 “독도 폭파” 운운하는 농담을 낳는다. 미국인과 대화하다 보면 그들이 대놓고 말하지는 않지만 한국과 일본을 다른 체급으로 여기는 것을 눈치로 알 수 있다. 미국인들 눈에 일본은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개화한 선진국인 데다 감히 자신들에게 ‘한방’(진주만 공습)을 먹이고 1980년대 경제적으로 미국을 위협했을 만큼 저력을 가진 나라다. 반면 한국은 그런 일본에 나라를 빼앗긴 별 볼일 없는 나라였고 지금도 일본에 국력이 뒤진다. 이명박 정부 들어 한·미 관계가 ‘더할 나위 없이’ 좋아졌다고 하고, 반대로 미·일 관계는 일본 민주당 정부 들어 소원해졌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미국이 일본보다 한국을 더 중시할 것이라는 기대는 ‘위대한 착각’이다. 미 의회가 위안부 만행을 규탄해도 미 행정부 차원에서는 일본에 손을 쓰지 않고, 한국의 미사일 사거리 연장을 두고 미국이 일본의 눈치를 보는 행태의 근저에는 뿌리 깊은 ‘일본 편애’가 깔려 있다. 개인적으로, 취재현장이나 사석에서 일본이 한국보다 대접받는 것을 체감하면 기분이 불쾌해지고 때로는 약이 올라 잠을 못 이루기도 한다. 그럴 때 스스로 내리는 결론은 ‘억울하면 출세하라.’는 것이다. 미국에서 외국인으로서 받는 대접은 국력과 정비례한다는 걸 느낄 때가 많기에 이런 생각이 더 절실한 것 같다. 독도를 지키기 위해서는 일본을 규탄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일본보다 더 열심히 일해서 힘을 키워야 한다는 게 미국인과 매일 부대끼는 한국계 인사들의 거의 공통된 인식이다. 어쩌면 그런 경성 국력(hard power)보다 더 호감을 줄 수 있는 건 국민 개개인의 성품일지도 모른다. 동네 교회에서 만난 미국인 할머니가 있는데, 그녀는 기억이 어두운지 내게 똑같은 얘기를 벌써 서너 차례나 했다. 그래서 이제는 외울 정도가 됐다. 며느리가 일본사람이라는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지난해 일본에서 대지진이 일어났을 때 도둑질이 한 건도 없었다고 들었어요. 어떻게 그럴 수 있죠? 미국이라면 난리가 아니었을 텐데…. 일본인들 정말 존경스러워요.” carlos@seoul.co.kr
  • 터키 “전쟁 원치 않아” 시리아와 갈등 진정세

    시리아에서 터키로 박격포 포탄이 떨어져 터키인 5명이 숨진 뒤 터키가 시리아에 보복 공격을 하는 등 양국 간 전운이 감도는 가운데, 터키 정부가 “시리아와 전쟁을 할 의사가 없다.”고 밝혀 사태가 다소 진정되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는 4일(현지시간) 자국민 5명이 숨진 남부 악차칼레 마을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평화와 안정을 원한다.”며 “시리아와 전쟁을 시작할 의향이 없다.”고 말했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에르도안 총리의 발언은 터키 의회가 정부의 대시리아 군사 조치를 승인한 뒤 몇 시간 뒤 나왔다. 베시리 아탈라이 부총리도 의회의 군사 조치 승인은 “전쟁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전쟁 억제의 성격을 갖고 있다.”며 “시리아가 포격의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했다.”고 설명했다. 터키 지도부는 시리아에 경고의 메시지도 던졌다. 에르도안 총리는 터키가 국민과 국경을 지킬 군사력을 가지고 있다며, “어느 나라도 우리의 의지를 감히 시험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터키 각지에서는 이날 전쟁 반대 시위가 벌어졌고, 현지 언론도 전면전은 반대한다는 여론을 전하고 있다. 바샤르 자파리 주유엔 시리아 대사는 유가족에게 위로의 뜻을 표한 뒤 “터키 등 이웃 국가들과의 갈등이 고조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터키, 시리아에 보복 공격… 군사작전도 승인

    터키가 시리아의 공격으로 자국민이 희생된 데 대한 보복 공격에 나서며 양국 간 긴장 수위가 최고조에 이르렀다. 시리아 내전 여파가 인접국의 안전까지 위협하면서 서방의 군사 개입 시나리오가 다시 힘을 받을 조짐이다. 3일(현지시간) 시리아에서 날아온 박격포 공격으로 터키 국경 도시 악차칼레에서 어린이 3명과 이들의 어머니인 여성 1명 등 민간인 5명이 숨졌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는 성명을 통해 “터키군이 국경 지역에서 극악무도한 공격에 대항해 보복 공격을 했다. 교전 규칙에 따라 시리아로 포탄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에 따르면 전날 터키의 보복 공격으로 시리아군 최소 5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부상했다. 그간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 간 교전으로 터키, 레바논, 요르단 등 인접국에까지 포탄이 떨어진 적은 여러 차례 있었지만 터키 정부가 직접 맞대응한 것은 처음이다. 한편 터키 의회는 4일 회의를 열어 시리아에 대한 군사작전을 승인했다고 터키 관영 아나톨리아 통신이 보도했다. 터키 의회는 이날 시리아에 대한 자국의 군사적 조치를 승인해 달라는 정부안을 찬성 286표, 반대 92표로 가결했다. 터키 헌법에 따르면 국경 지대에서의 군사 활동은 의회의 인가가 있어야 가능하다. 국제사회도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은 3일 밤 벨기에 브뤼셀에서 28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긴급 회의를 소집해 “이는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면서 시리아에 즉각 공격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번 회의는 회원국이 주권이나 안보에 위협을 느낄 경우 회의 소집을 요구할 수 있다는 나토 헌장 4조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이는 나토 결성 63년 역사에서 두 번째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시리아는 이웃 국가의 영토 보전을 존중하라.”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미국 정부가 유엔과 나토에서 터키를 전폭적으로 지지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터키 정부는 시리아 정부가 박격포 포탄이 국경을 넘은 것을 인정하고 이에 대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시리아 친정부軍 내분…파벌간 교전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속한 시아파의 분파인 알라위파 간에 교전이 벌어지는 등 친정부 파벌의 내분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알아사드 정권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과 반군의 공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현 정권을 지지해 온 알라위파 사이에 충돌이 이어질 경우 알아사드 정권은 더욱 궁지에 몰릴 것으로 관측된다. AP통신과 이스라엘 일간지인 ‘하레츠’ 인터넷판 등은 2일(현지시간) 시리아 북서부 알라위 산지에 위치한 도시 카르다하의 알라위파가 같은 알라위파로 알려진 친정부 민병대 조직인 샤비하와 전투를 벌였으며, 이 과정에서 샤비하 지도자인 무함마드 알아사드가 총격을 받아 사망했다고 전했다. 카르다하 알라위파에 속한 청년들 일부가 공개적으로 알아사드 대통령을 비난하면서 양측 간 교전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친정부 TV 채널인 ‘앗둔냐’는 알라위파 간의 교전이 사실이라고 확인했지만, 전국적인 사건이 아니라 카르다하 지역에서 벌어진 사소한 사건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알아사드 정권을 지지하는 알라위파와, 반군과 가까워진 알라위파 간의 무력 충돌을 초래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시리아 북부 상업도시인 알레포에서 3일 연쇄 폭발이 발생해 40명이 사망하고 90여명이 다쳤다고 시리아인권관측소가 전했다. 사망자 대다수는 정부군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폭발 후 정부군과 반군이 총격전을 벌였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또 알아사드 정권을 지원해 온 레바논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지휘관 알리 후세인 나시프와 대원들이 지난달 29일 시리아 쿠사이르 마을을 통과하던 중 피살됐다고 현지 언론이 2일 밝혔다. 시리아 반군 세력은 헤즈볼라가 알아사드 정권을 지원해 반정부 봉기를 탄압했다고 비난해 왔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시리아 또 학살… 40명 사망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에서 27일(현지시간) 친정부 세력이 다시 학살극을 벌여 40명 이상이 숨졌다고 로이터·AFP통신 등이 전했다. 앞서 26일에는 다마스쿠스 중심부에 있는 군 사령부 건물에서 연쇄 폭발이 발생해 군 경비대원 4명이 숨지고 민간인과 군인 14명이 다치는 등 정부군과 반군의 충돌이 격해지고 있다. 시리아 활동가들은 이날 친정부 성향의 보안군이 다마스쿠스 외곽의 드히야비아 마을에서 반군 소탕을 명목으로 학살을 저질렀다며, 수십 구의 시신 장면이 담긴 비디오 영상을 인터넷에 공개했다. 시신들은 피범벅이 돼 담요에 덮여 바닥에 나란히 뉘어 있었다. 현지 활동가들은 이날 학살의 희생자가 107명에 달한다고 주장했지만,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확인 가능한 사망자 수를 40명으로 추정했다. 일부 활동가들은 희생자 중 여성과 어린아이가 다수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SOHR은 또 시리아에서 26일 하루에만 최소 343명이 사망해 7월 19일(302명)의 기록을 깨고, 가장 많은 일일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날 숨진 사람 가운데 199명은 민간인이다. SOHR은 지난해 3월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이래 정부군의 유혈 진압과 내전으로 민간인 2만 2000여명, 정부군·반군 8000여명 등 3만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88개국 장교 ‘제2 맥아더’를 꿈꾸다

    88개국 장교 ‘제2 맥아더’를 꿈꾸다

    “좋은 리더십은 지휘 계통 바깥에 있는 사람에게까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입니다.”(교관) 월권 아닌가요.”(학생) “그렇지 않습니다. 예컨대 나는 아프가니스탄에서 복무할 때 아프간 장성들이 내 부하는 아니었지만 그들을 설득해서 내 의도를 관철해야 할 경우가 많았는데 그럴 때 리더십이 필요한 겁니다.” 25일 오전 10시(현지시간) 미국 캔자스주 ‘포트 레븐워스’ 육군 기지 내 ‘루이스 앤드 클라크 센터’ 2층 강의실. 강단에 서 있는 교관과 자리에 앉은 학생 16명 모두 전투복을 입고 있었다. 1시간가량 진행된 ‘리더십 향상’ 수업은 학생들이 하도 불쑥불쑥 질문을 해대는 바람에 진도가 제대로 나가지 못할 정도였다. 수업이라기보다는 토론장 같은 분위기가 연출됐다. ‘람보’와 같이 덩치가 큰 미군의 이면에 이런 학구적 면모가 있다는 게 인상적이었다. 미 국방부는 이날 185년 역사의 포트 레븐워스 취재를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 등의 외신 기자 16명에게 허용했다. 국내 언론 중에는 서울신문 등 2개사가 초청받았다. 서부 개척 시대의 교통 요충지에 설치돼 미시시피강 서쪽에서 가장 오래된 미군 기지로 꼽히는 포트 레븐워스는 교육, 교정, 보훈 등의 다양한 기능을 갖춘 미 육군 유일의 다목적 기지로, 군인과 민간인을 합쳐 1만 200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장교 교육의 요람’으로 불리는 129년 전통의 육군 지휘참모대학(CGSC)과 제병협동본부(CAC), 137년 전에 지어진 미국 최초의 연방교도소(USDB), 워싱턴의 알링턴 국립묘지에 버금가는 대규모 국립묘지 등이 모두 포트 레븐워스 안에 있어 ‘미군 기지의 전설’로 불린다. ●北·中·시리아 장교들에겐 개방 안 해 미 육군 유일의 영관급 재교육 기관인 지휘참모대학은 장군을 꿈꾸는 장교라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엘리트 코스다. 짧게는 3주에서 길게는 2년간 이곳에서 지휘관이 반드시 갖춰야 할 리더십과 전술, 교양 등을 연마한다. 지휘참모대학의 ‘역사관(官)’인 캘빈 크로는 기지 내 2층 집들을 가리키면서 “이곳은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이 교육받을 때 살던 집이고 저곳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장군이 기거하던 곳”이라고 설명했다. 내로라하는 선배 장군들의 숨결을 느끼면서 현재 1300여명의 장교들이 학구열을 불태우고 있다. 지휘참모대학은 외국 장교들에게도 문호를 개방한다. 기지 안에는 외국 국기가 현관에 꽂힌 주택들이 많다. 현재 한국 등 88개국의 장교 120여명이 미국 장교들과 섞여 교육을 받고 있다. 하마드 빈 이사 알할리파 바레인 국왕과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 등이 장교 시절 이곳을 수료했다. 한국에서는 ‘월남전 영웅’ 채명신 장군과 김동신 전 국방장관 등이 이곳을 거쳤다. 지휘참모대학은 북한, 시리아, 중국, 리비아 등에는 문호를 개방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에 대해서는 민주화 이후 교육생을 받고 있다. 최근 독재 정치가 종식된 리비아는 몇 년 내 교육에 참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지휘참모대학의 외국군 장교 프로그램 디렉터인 짐 페인은 “중국은 아직 공산국가이기 때문에 교육생을 받지 않고 있다.”고 말해 주요 2개국(G2)으로 부상한 중국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페인은 외국 장교들을 교육생으로 초청하는 이유에 대해 “미국식 가치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서”라고 솔직하게 답변하기도 했다. 민간과 군을 통틀어 연방 차원으로는 가장 오래된 교도소이자 미 육군 유일의 중범죄자 교도소(레벨3)인 연방교도소에는 살인과 성폭행 등 5년형 이상의 범죄를 저지른 군인 453명이 수감돼 있다. 위키리크스에 군 기밀을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는 브래들리 매닝 일병도 이곳에서 독방 생활을 하고 있다. 제병협동본부 사령관 참모장인 핏 그랜드는 “수감자의 62%가 성폭행 범죄자들”이라면서 ‘분노 다스리기’ 등의 정신 치료와 종교 의식 등 37개에 이르는 교정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랜드 참모장은 “해외의 미 육군 교도소는 한국과 독일에만 있다.”면서 3개월 미만 미결수가 수감되는 교도소(레벨1)들이라고 설명했다. ●기지 내 국립묘지엔 남부군 장병 비석도 2만 2000여구의 유해가 묻힌 기지 내 국립묘지는 알링턴 국립묘지가 너무 먼 유족들이 선택하는 곳이다. 오랜 기지의 역사를 방증하듯 묘지에는 남북전쟁에서 전사한 남부군 장병들의 비석들도 간혹 보였다. 이날 오후 4시 루이스 앤드 클라크 센터 강당에서는 쿠웨이트에 9개월간 파병되는 헌병 35명에 대한 환송식이 가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됐다. 행사 중 단상의 대형 스크린에 35명의 스냅사진을 파노라마식으로 팝송과 함께 ‘상영’함으로써 영화 같은 뭉클함을 연출했다. 헌병대장은 연설을 통해 “아무도 보지 않을 때 묵묵히 일하고 개인이 아닌 육군의 이름으로 일해 달라.”고 당부했다. 장병들이 부동자세로 내뿜는 군가가 강당을 쩌렁쩌렁 울렸다. 포트 레븐워스(캔자스주)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이슬람 폭력 용납 못해…이란核 반드시 막을 것”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유엔총회에서 최근 미국의 이슬람 모독 영화로 촉발된 이슬람 국가들의 폭력 시위를 비롯, 시리아 사태, 이란의 핵 개발 등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며 유엔 등 국제사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24일 자국의 핵 개발 의혹에 대해 제재를 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미국,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등 유엔총회 무대에서 미국과 이란의 신경전이 지속되고 있다. CNN·AP통신 등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전 유엔총회에서 30분에 걸친 기조연설을 통해 미국의 반이슬람 영화로 인해 발생한 리비아 벵가지 소재 미 영사관 습격 사건으로 숨진 크리스토퍼 스티븐스 리비아 주재 미 대사를 애도하며, 반이슬람 영화와 함께 중동 지역에서 격하게 발생한 폭력 사태에 대해 비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문제가 된) 비디오는 무슬림만 모독한 것이 아니라 미국도 모욕했다.”며 “어떤 말도 무분별한 폭력을 정당화할 수 없으며, 어떤 비디오도 영사관 공격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의 미래는 스티븐스 대사를 죽인 사람들이 아니라, 스티븐스 대사와 같은 사람들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며 “폭력과 불관용은 유엔 등 국제사회 어디에서도 자리를 차지할 수 없음을 선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시리아 사태의 심각성을 언급한 뒤 “시리아에 평화와 번영을 염원하는 일반 사람들을 계속 지지하고 도울 것”이라며 “독재자보다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시민들의 힘이 강하다는 것을 믿는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핵 개발 의혹으로 국제사회와 마찰을 빚고 있는 이란으로 화살을 돌렸다. 그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논쟁을 외교적으로 해결하고 싶지만 시간이 제한적이다.”라면서 “이란은 자신들의 핵 프로그램이 평화로운 것임을 증명하는 데 실패했고, 유엔에 대한 그들의 의무를 준수하는 데도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이란 정부는 시리아 독재 정권을 지지하고 해외 테러 집단들을 지원해 왔다.”고 비난한 뒤 “미국은 이란이 핵무기를 갖지 못하도록 막을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압박을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리비아 사태 등에도 불구하고 중동 등에서의 미국 역할이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이라크, 北항공기 영공통과 불허…“시리아에 무기운반 시도 의심”

    이라크가 시리아로 향하는 북한 항공기의 무기 운반 가능성을 의심해 자국 영공 통과를 불허했다고 정부 고위 관계자가 21일(현지시간) 밝혔다. 알리 알무사위 이라크 총리실 대변인은 이날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영토와 영공을 거쳐 시리아로 공급하는 모든 무기 운반 행위를 조사할 수 있다는 자국법에 따라 관계 당국이 무기를 실은 것으로 의심되는 북한 항공기의 통과를 막았다.”면서 “이와 관련해 북한 정부와 별도의 접촉은 없었다.”고 말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예수 “나의 아내” 언급… 4C 파피루스 조각 나왔다

    예수가 “나의 아내”를 언급한 것을 기록한 고대 파피루스 조각이 공개됐다. 그동안 소설 등을 통해 예수의 결혼설이 제기된 적은 있으나 예수의 아내가 직접 언급된 고대 문서가 확인된 것은 처음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AP통신·뉴욕타임스 등은 기독교 역사 전문가인 캐런 킹 미국 하버드대 신학부 교수가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국제콥트학회에서 4세기 이집트의 콥트어로 기록된 파피루스 문서 조각을 최초로 공개했다고 전했다. 킹 교수는 명함보다 작은 3.8×7.6㎝ 크기의 문서 조각을 해독한 결과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시기를 ‘나의 아내’”라는 표현이 들어 있으며, 예수는 마리아를 아내라고 밝혔다고 말했다. 킹 교수는 또 이 문서에 나온 대화에서 예수의 제자들이 마리아의 자격 등에 대해 토론했고, 예수가 “그녀는 나의 제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아내인 마리아가 제자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킹 교수에 따르면 이 파피루스 조각은 그리스어로 쓰인 2세기 복음서를 필사한 것이다. 킹 교수는 “이 파피루스 조각이 예수가 결혼했다는 것을 증명하지는 못 한다.”면서도 “그러나 이 문서 조각에 포함된 내용은 일부 초기 기독교인들이 예수의 결혼을 믿었음을 보여주는 첫 번째 증거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뉴욕 고대세계연구센터의 로저 백놀 소장은 킹 교수가 ‘예수 아내 복음서’라고 이름 붙인 이 파피루스 조각이 진품으로 여겨진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 파피루스의 진품 여부에 대한 추가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며, 특히 잉크의 화학 성분 조사에 주목하고 있다. 이 파피루스는 민간인이 소장해 왔으며 출처는 이집트나 시리아로 추정된다. 소장가가 킹 교수에게 파피루스 해독을 의뢰해 존재가 드러났다. 그러나 소장가 및 파피루스 입수 경위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아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미 켄터키주 애즈베리 신학교의 성서학자 벤 위더링턴 3세는 이 파피루스가 2~4세기 초기 기독교 시대 신비주의적 이단 기독교인 그노시스교의 문서 형태를 띠고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기독교계는 예수가 결혼하지 않았다고 강조해 왔지만 예수가 결혼했다는 주장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2003년 출판된 댄 브라운의 소설 ‘다빈치 코드’는 예수가 막달라 마리아와 결혼해 아이까지 뒀다는 내용을 담아 논란을 일으켰다. 앞서 1982년 영국에서 발간된 ‘성혈과 성배’도 예수의 결혼을 다뤄 ‘불경서’로 분류됐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시리아, 지난달 화학무기 실험”

    시리아 정부군이 지난달 말 화학무기를 실험했다는 증언이 나와 시리아 사태가 국제사회가 우려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한 발 더 다가서고 있다.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군이 지난 8월 말 동부 도시 사피라의 화학무기 연구단지 인근 사막에서 독가스탄 등 화학무기 발사 시스템을 실험 가동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알레포 동부에 위치한 사피라 연구단지는 공식적으로는 과학 연구단지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상 시리아 최대의 화학무기 실험장소다. 서방 정보국에 따르면 이곳에는 이란과 북한 과학자들도 파견돼 있으며, 이들은 사린, 타분, 겨자가스 등 화학무기를 생산해 동물들을 대상으로 실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이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실험을 지원했다는 증언도 나와 진위 여부가 주목된다. 이란 혁명수비대 소속으로 추정되는 이란 관리들이 실험을 돕기 위해 헬기를 타고 이곳으로 파견됐다는 것이다. 이란 정부는 지난 16일 혁명수비대 산하 특수부대인 ‘쿠드스’ 요원 일부를 시리아에 파견한 사실을 처음 시인했다. 사피라 연구단지를 둘러싼 심상치 않은 기류는 다른 곳에서도 감지된다. 최근 수개월간 단지 내 기존 경호인력이 교체됐는데, 알아사드 대통령의 막내동생이자 실질적인 정권 2인자인 마헤르가 이끄는 제4사단 소속 엘리트군 100여명으로 보강됐다. 또한 최근 전기 발전기를 연구단지 내 발전소에 새로 설치하고, 디젤 비축량을 대규모로 구비해 놓는 등 반군의 공격으로 빚어질 수 있는 전력 부족 사태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피를 나눈 친척도 반군으로… 알아사드 사면초가

    정권 고위 인사들의 잇따른 망명으로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궁지에 몰린 가운데 이번엔 대통령의 친척인 공군의 영관급 장교가 탈영해 반군 진영에 합류했다. 심복들은 물론 친척까지 알아사드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는 양상이다. 국제사회의 압력과 반군의 압박, 그리고 심복과 친척들의 배신 등으로 알아사드 대통령은 사면초가 상황에 처했다.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인터넷 매체 ‘와이네트’는 알아사드 대통령의 먼 친척인 유수프 아사드 공군 대령이 소속 부대를 탈영해 반군에 합류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아사드 대령은 최근 공개된 47초짜리 동영상에서 “나는 범죄 집단에서 탈영해 시리아 국민의 혁명에 합류한다.”고 밝혔다. 그는 “정권이 살인과 추방, 방치 등 온갖 악행을 저지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탈영 이유를 밝힌 뒤 “시리아 정권이 조국을 파괴하기 위해 공세적으로 전투기를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8월에는 정권 2인자인 리아드 히자브 총리가 장관 2명과 함께 시민군에 합류했으며, 7월에도 아사드 대통령의 죽마고우이자 시리아 최정예 부대인 공화국수비대의 마니프 틀라스 사령관(준장)이 터키로 망명했다. 이들은 명목상 정권 상층부에 속하긴 했지만 핵심부는 아니었다. 정부 요직과 군대는 여전히 알아사드 대통령의 친척들이 장악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아사드 대령의 이탈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측근인 친척마저 반군으로 옮겨 가면서 정권 이너서클(핵심 권력집단)의 집단이탈 가능성이 한층 커졌기 때문이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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