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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칼럼] ‘제2의 크리스토퍼 힐’을 기다리기 전에/김미경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제2의 크리스토퍼 힐’을 기다리기 전에/김미경 워싱턴 특파원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 하원 외교위원회 동아태소위 청문회장. 미국 정부의 대북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가 증인으로 모처럼 한자리에 앉았다. 의원들의 질책이 쏟아졌다. “존 케리 국무장관이 북한이 조용해졌다는데 그게 무슨 소리냐?”, “‘전략적 인내’ 정책이 효과를 못 보고 있는데 얼마나 더 인내해야 하냐. 평생을 기다려야 하냐?” 등 추궁이 이어졌다. 데이비스 대표는 “나는 우리 정책을 ‘전략적 인내’라고 말한 적이 없다. 오히려 ‘전략적 불인내’라고 본다”며 대북 압박·제재를 지속할 것이라고 되풀이했다. 킹 특사는 질문조차 받지 못한 채 앉아 있었다. 이날 청문회는 3시간 일정이었으나 1시간 20분 만에 끝났다. 의원들한테도, 당국자들한테도 별다른 의욕이 느껴지지 않았다. 북한은 올 들어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계속 쏘며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서해 미사일 발사장 증축 공사도 진행돼 기존보다 더 큰 장거리 미사일을 쏠 준비도 하고 있다. 그런데도 케리 장관은 최근 한 방송에서 “주지하다시피 지난해 4월 내가 중국을 방문한 이후부터 북한이 이전보다 조용해졌다”며 자화자찬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이례적으로 규탄 성명을 낸 것과 비교할 때 안일한 대응인 것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케리 장관 등 미 지도부는 시리아, 이라크, 리비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등 중동 문제와 우크라이나·러시아 문제에 매몰돼 북한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다. 오바마 정부 내 북한 전문가도 없는 상황이다. 성 김 주한 미국대사가 조만간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로 온다지만 힘이 실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조지 W 부시 정부 2기에 북한을 드나들며 협상을 벌였던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와 같은 행보는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질문을 던져보자. 북한 문제는 과연 어느 나라에 가장 큰 당면 과제인가. 언제까지 움직이지도 않는 미국만 바라볼 것인가. 북한 전문가들은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밝힌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동북아 평화협력구상,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등 3대 대북정책에 상당한 기대를 걸어왔다. 일각에서는 한국 정부가 민간의 대북 인도적 지원을 허용하면서 자연스럽게 ‘5·24조치’ 해제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 바 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북한의 9월 인천 아시안게임 참가와 관련한 소모적 줄다리기를 하면서 대북정책에서 오히려 퇴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 전문가는 “박근혜 대통령 가까이에서 대북정책을 얘기하는 사람들은 모두 군 출신”이라며 “3대 대북정책과는 거리가 먼 강경 일변도 정책이 이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6자회담과 남북회담을 주도해야 하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과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윤 장관은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맡아 6자회담에 깊숙이 관여했고, 류 장관은 30여년 북한만 연구한 전문가다. 이들에게 힐 차관보와 같은 미국의 대북 협상가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직접 나서 대통령을 설득하고 북한과 대화하라고 말한다면 무리일까. 출범 2년 차인 박근혜 정부가 시간이 많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이명박 정부의 실수를 되풀이할 것이 아니라 대화에 나서야 남북 간 신뢰를 만들 수 있다. chaplin7@seoul.co.kr
  • 페친 타고 ‘지하드’로 건너간 유럽 10대들

    셀마 압둘은 감자 튀김을 좋아하고 하루 종일 아이폰 5를 손에서 놓지 않는 평범한 18세 소녀였다. 아버지는 10남매 중 막내인 그를 ‘달링’이라고 부르며 아꼈다. 프랑스 파리 외곽에 살던 셀마는 3년 전 학교에 갔다가 갑자기 사라졌다. 가족들은 나중에야 그가 내전 중인 시리아로 가기 위해 비행기를 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바로 ‘지하드’(이슬람 성전) 조직원 모집 때문이었다. 셀마는 중동 지하드 조직에 가입하려고 베를린, 런던 등 유럽 전역에서 모여든 많은 젊은이들 중 하나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는 28일(현지시간) ‘젊은 유럽인들이 지하드 조직원이 되는 이유’라는 기사를 통해 서방의 안보 위협 세력으로 떠오른 유럽의 지하드 전사를 집중 조명했다. 런던 킹스칼리지의 ‘국제 급진주의 세력’ 조사에 따르면 이미 2000여명의 유럽인이 시리아로 건너갔다. 프랑스 정부는 700명의 젊은이들이 자국을 떠났다고 추산한다. 영국 500명, 독일 300명, 네덜란드는 100명 정도다. 지난 5월엔 시리아에서 첫 미국인 자살폭탄 지원자가 나오기도 했다. 마뉘엘 발스 프랑스 총리는 “(이들이) 우리에게 조만간 닥칠 가장 큰 위험”이라고 경고했다. 유럽의 젊은이들이 지하드에 빠진 이유는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대량학살에 대한 분노부터 새로운 종교에 대한 이상주의까지 다양하다. 특히 지하드 조직의 리더들은 소셜미디어나 유튜브를 통해 ‘순교’와 ‘충성심’으로 포장된 감성적 메시지로 10~20대를 끌어모은다. 대니얼 퀼러 국제 지하드조직 전문가는 “실업·가족 불화 등에 지친 젊은이들을 선동하는 것”이라면서 “젊은층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온라인으로 세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셀마도 페이스북을 통해 무슬림과 접촉했다. 가족들은 “친구를 찾으려다가 테러리스트를 만났다”고 흐느꼈다. 공명심도 이용한다. 지하드 조직은 ‘웅장한 삶을 살 수 있다’고 선전한다. 전문가들은 “열정적으로 빠질 수 있는 무언가를 찾는 이들이 사명감에 도취돼 지하디스트가 된다”고 설명했다. 연애도 수단이다. 지난해 말 이슬람으로 개종한 헬렌 펠리어는 이집트로 가려다 가족들에게 붙잡혔다. 그의 휴대전화에서 “가족을 버리고 이집트로 오라”는 지하디스트 애인의 메시지가 발견됐다. 헬렌의 어머니는 “16세인 내 딸은 사춘기였고, 사랑에 빠졌고, 세뇌당했다”고 말했다. 최근 셀마의 가족도 수소문 끝에 이스탄불에 있던 셀마를 찾아 함께 돌아왔다. 그러나 셀마는 지하드 조직원과 결혼한 상태였다. 셀마를 돌려보내라는 위협에 시달리던 오빠 이브라힘은 최근 FBI에 편지를 보내 이렇게 호소했다. “세계가 지난 4월 납치된 나이지리아 소녀들을 돕고 있어요. 하지만 유럽에 살고 있던 소년·소녀들이 어디로, 왜 가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제발 이들을 도와주세요.”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이스라엘,민간에 이런 무기를!...APAM탄 등 투하 ‘잔혹한 학살’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이스라엘,민간에 이런 무기를!...APAM탄 등 투하 ‘잔혹한 학살’

    역사는 돌고 돈다는 말은 지금 이스라엘을 두고 하는 말 같다. 구약성경 여호수아 10장을 보면 이스라엘이 야훼의 명령을 받아 가나안 땅(지금의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요르단, 이집트, 시리아, 레바논 지역)을 정복하는 과정이 기록되어 있다. 여호수아 10장 28절 이후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여호수아가 이끄는 이스라엘 군대는 당시 가나안에 터전을 잡고 살던 막케다, 리브나, 라기스, 에글론, 헤브론, 드빌 등 7개 부족의 성읍에 쳐들어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모조리 살육했는데, 아무리 인권에 대한 개념이 희박했던 시대의 전쟁이라고 해도 이것은 신의 뜻을 받드는 집단이 행했다고는 믿기 힘들만큼 인류 보편적 가치에 역행하는 범죄였다. 그런데 2000여 년이 지난 지금, 이스라엘은 여호수아가 가나안 땅 원주민들에게 저질렀던 그 참혹한 전쟁 범죄를 또 다시 저지르고 있다. -팔레스타인 주민이 신무기 마루타?- 팔레스타인 인권센터(PCHR : Palestinian Centre for Human Rights)는 22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이스라엘군이 가자 지구를 공격할 때 민간인 거주구역에 집속탄의 일종인 플레셰트(Flechette) 포탄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 민간인 거주구역에 사용한 포탄은 APERS-T(Anti-Personnel Tracer), 일명 ‘화살탄’이나 ‘벌집탄’으로 불리는 포탄과 APAM(Anti-Personnel/Anti-Materiel) 다목적탄 두 종류다. 우선 APERS-T 포탄은 전차포나 무반동총 등에서 발사되는데 사전에 표적까지의 거리를 계산하여 신관에 입력해두면 해당 지점까지 날아가 폭발해 수천 개의 작은 화살이 원추형으로 꽂힌다. 이러한 유형의 포탄은 베트남전 당시 미군이 105mm 곡사포와 90mm 전차포에 탑재해 정글 속의 베트콩을 사살하기 위해 많이 사용되었다. 수풀이나 나무, 민가의 벽 등이 있으면 위력이 급감하는 일반 포탄의 파편과 달리 화살탄은 포탄의 파편보다 큰 4~5cm 크기의 강철화살 4,000 ~ 5,000발이 한 방향으로 확산되며 퍼지기 때문에 일반 파편탄보다 관통력이나 살상력이 대단히 크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은 1990년대부터 팔레스타인 거주 지역을 공격할 때마다 전차포를 이용한 화살탄 공격 전술을 즐겨 사용했다. 포구 초속, 즉 포탄의 속도가 대단히 빠른 전차포에서 발사된 화살탄에서 비산된 수 천개의 화살들은 민가나 학교의 얇은 벽이나 창문 등을 뚫고 들어가 무장세력은 물론 어린이와 노약자들까지 닥치는대로 살상했다. 이러한 잔혹성은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반대 여론을 들끓게 했고 지난 2002년 10월 ‘인권을 위한 의사회PHR : Physicians for Human Rights)’와 팔레스타인 인권센터가 이스라엘 법원에 화살탄 사용을 금지시켜 달라는 청원을 냈다. 그러나 이스라엘 법원은 “전쟁에서 어떤 무기를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선택권은 법원이 관여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이 청원을 기각했고, 이후에도 이스라엘은 온갖 비인도적인 무기를 동원해 팔레스타인에 대한 피의 보복을 계속해 나갔다. 최근 이스라엘군이 신형 메르카바 전차에서 주력 전차포탄으로 운용하면서 가자지구에 퍼붓기 시작한 신형 포탄은 화살탄보다 더 심각하다. 이스라엘 국영 군수업체인 IMI(Israel Military Industries)에서 생산하는 APAM탄이 그것이다. 이 포탄은 탄두에 6개의 소형 탄두가 내장되어 있는데, 각각의 탄두가 미세한 시간차를 두고 각각 폭발해 광범위한 지역에 큰 피해를 입힌다. 예를 들어 이스라엘군 전차가 학교를 향해 이 포탄을 발사하면 외벽을 뚫고 교실에서 1~2발의 소형 탄두가 폭발하고, 앞의 벽을 또 뚫고 복도에서 1~2발이 폭발하며, 그 앞의 벽을 또 뚫고 복도 건너편의 교실에서 1~2발이 또 폭발하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이 포탄 1발의 가격은 약 27,000세켈, 우리돈 800만원이 훌쩍 넘지만 이스라엘은 가자 지구로 들어가는 지상군 전차 대부분에게 이 포탄을 지급했고, 이 포탄 공격에 학교와 병원 등에서 노약자와 어린이 등 민간인 피해가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이스라엘군의 표적은 하마스인가 주민인가?- 사실 이스라엘군의 이러한 전쟁 범죄는 어제 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2008년부터 2009년까지 가자 지구 침공 당시 155mm 곡사포를 이용해 백린탄을 사용한 적이 있었다. 물론 백린탄 자체는 국제법적으로 불법이 아니다. 하지만 국제법은 백린탄의 사용 용도를 신호 및 연막용으로 제한하고 있다. 백린탄은 탄두 내부의 인이 공기와 접촉하면 화학반응을 일으켜 노란 불꽃과 흰 연기를 뿜는 성질을 이용해 연막탄 용도로 사용되지만, 인 성분이 묻어있는 포탄의 파편이 인체에 닿으면 2~3도의 화상을 입히기 때문에 인마살상용으로는 사용이 금지되어 있다. 이스라엘은 2009년 가자 지구의 민간인 거주 구역을 향해 155mm 백린탄을 다수 사격했고, 이로 인해 수백 명의 사상자가 나오자 백린탄 사용 사실 자체를 부정했지만, 영국 더 타임즈(The Times)가 당시 이스라엘 포병 부대가 백린탄을 장전하는 사진을 공개하면서 국제 여론의 질타를 받은 바 있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민간인에게 백린탄을 사용한 것에 대한 사과는 거부하면서 해당 포병 부대 관계자 2명을 경징계하고 사건을 덮어버렸다. 이스라엘 정부의 주장대로 이스라엘군의 군사작전이 오직 하마스를 소탕하기 위한 것이었다면, 그들 스스로 세계 최강이라고 자부하는 특수부대를 동원하거나, 우수한 정보 자산을 활용해 하마스 요원의 위치를 파악하고 무인기 등으로 외과수술식 공격(Surgical strike)을 하는 것이 옳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이스라엘군의 군사작전 행태를 보면 이들의 작전 목표가 하마스 제거인지 팔레스타인 주민 학살인지 구분할 수 없을 때가 많다. 지난 2008~2009년 백린탄 공격은 이스라엘군의 주장대로 자신들의 지상군을 하마스의 대전차 무기로부터 지키기 위한 통로 개척 성격이었다고 치더라도, 학교와 병원 등 민간인 거주구역을 향해, 그것도 직접 눈으로 보고 조준해서 직사로 사격하는 전차포를 이용해 막대한 파편이 발생하는 포탄을 쏘는 것은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학살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작전을 펴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CNN이 보도한 것처럼 현재 이스라엘 주민들은 가자 지구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의자를 가져다 놓고 가자 지구 곳곳에서 폭발과 화염이 발생할 때마다 환호하고 박수를 치고 있다고 한다.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내전·뇌물에 찌든 삶… ISIL이 준건 통제·안정

    내전·뇌물에 찌든 삶… ISIL이 준건 통제·안정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는 티그리스 강과 유프라테스 강이 흐르는 이라크와 옛 레반트 지역(시리아, 레바논, 요르단, 팔레스타인)에서 신정(神政) ‘이슬람국가’를 건설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다. ISIL은 올 초 점령한 시리아 북부 도시 라카에서 자신들의 ‘이상향’을 실현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슬람국가의 사실상 수도 역할을 하고 있는 라카 주민 한 명을 비밀 취재원으로 고용해 그가 전한 생활상을 24일 보도했다. 내전에 찌든 알레포에서 의류 공장을 운영하던 카드리는 죽음만은 피하자는 심정으로 ISIL에 충성을 맹세한 뒤 라카로 이주했다. 카드리는 “라카에는 다른 시리아 지역에는 없는 질서와 안전이 있다”고 말했다. ISIL이 강요하는 엄격한 계율만 지키면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ISIL은 라카를 점령하자마자 가장 먼저 3개뿐이던 기독교 교회의 십자가를 떼어냈다. 교회 건물은 자살폭탄 테러를 감행한 ‘순교자’들의 행적을 선전하는 전시관으로 바뀌었다. 마을 곳곳에 걸려 있던 시리아 대통령 바샤르 알아사드의 초상화도 모두 떼어내고 대신 자신들이 옹립한 칼리프(통치자) 아부바크르 알바그다디의 얼굴로 대체했다. 젊은이들이 즐겨 찾던 알아마시광장은 철제 담장으로 둘러쳐졌다. 카드리는 “말 그대로 ‘이슬람국가’가 건설되고 있다”고 전했다. 도둑의 손목은 광장에서 만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절단됐다. 공공장소에서의 흡연도 금지됐고 기도 시간에는 모든 상점이 문을 닫아야 한다. 전기와 물은 하루 4시간만 사용할 수 있다. 어느 날 버스를 타고 가는데 갑자기 ‘신앙 경찰’이 들이닥쳐 버스를 세운 뒤 얼굴을 완벽하게 가리지 않은 여성을 끌어냈다. 경찰관은 이 여성이 집에 돌아가 율법에 맞는 복장으로 갈아입고 온 뒤에야 버스를 출발시켰다. 숨 막히는 통제가 가져다준 것은 안정이었다. 알아사드 정권의 관리들에게 거액의 뇌물을 줘야 했던 상인들은 두 달에 20달러만 내면 안정적으로 장사를 할 수 있다. 새로운 지배계급으로 떠오른 다혈질의 젊은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들도 이젠 ‘통치의 기술’을 터득했다. 조직 충성도가 높은 이들을 각 조직과 지역 곳곳에 감시자로 배치해 통제의 끈을 조이는 한편 ISIL의 권위에 복종만 하면 누구든 생업을 이어 갈 수 있게 했다. 전쟁에 지친 시리아 주민들은 점차 ISIL을 지지하고 있다. 더욱이 중동 각국의 수니파 원리주의자들이 라카로 오고 있다. 튀니지와 리비아에서 온 이들이 검문소를 지키고, 전력을 통제하는 이는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이며, 요르단에서 온 의사가 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이슬람 형제들이여, 라카로 오라”는 알바그다디의 선동이 동영상 속의 공허한 외침만은 아닌 것이다. 이창구 기자 window2@seoul.co.kr
  • “北, 2006년 레바논 테러조직 헤즈볼라 지원”

    북한이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2006년 이스라엘을 상대로 로켓과 미사일 공격을 감행한 과정에서 무기를 제공하고 땅굴과 지하벙커를 만드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미국 법원이 판결문을 통해 밝혔다. 그동안 북한이 헤즈볼라 등 국제 테러조직과 협력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공식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워싱턴DC 지방법원 로이스 램버스 판사는 23일(현지시간) 판결문을 통해 “북한과 이란은 2006년 이스라엘을 향해 일련의 미사일 발사를 감행한 헤즈볼라 테러리스트들에게 물질적 지원을 제공한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헤즈볼라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부상한 미국인 생존자들과 희생자 가족 30명이 2010년 7월 헤즈볼라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데 따른 결정이다. 램버스 판사는 “북한은 이란, 시리아와 함께 로켓과 미사일 부품을 헤즈볼라에 제공했다”며 “전문적인 군사훈련과 정보, 레바논 남부의 땅굴과 지하벙커, 창고 건설 지원도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는 또 “북한이 로켓과 미사일 부품을 이란에 보내 이란이 조립한 뒤 시리아를 거쳐 레바논 헤즈볼라에 보냈다”며 “헤즈볼라는 북한의 지원에 힘입어 2006년 7월 12일부터 8월 14일까지 수천 개의 로켓과 미사일을 이스라엘 북쪽의 민간인들을 향해 발사했다”고 적시했다. 램버스 판사는 이스라엘 하이파대학 가이 포돌러 교수 등 전문가 3명의 증인 심문 내용도 공개했다. 이들은 북한이 돈벌이를 위해 헤즈볼라를 지원했다고 증언했다. 포돌러 교수는 “경제적인 요인과 정권 생존, 군사적 억지력 확보, 이념 등이 북한을 중동에 개입하도록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정신 못 차린 말레이항공… 또 위험항로 비행

    여객기 피격사건으로 298명의 희생자를 낳은 말레이시아항공이 사고 이후에도 또 다른 분쟁지역을 통과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22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항공기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 레이더24’는 쿠알라룸푸르∼런던 노선을 운항하는 MH4편이 지난 20일 시리아 상공을 통과했다고 보도했다. 이 사이트는 대륙을 횡단하는 국제 항공편이 시리아 상공을 비행한 것은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말레이시아항공은 성명을 통해 소속 여객기의 시리아 상공 통과 사실을 확인하면서 “해당 항로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승인을 받은 안전노선 중 하나로 운항에는 아무런 제약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속 항공편이 ICAO가 승인한 공역을 벗어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말레이시아항공이 자사 여객기 피격사건 사흘 만에 또 다른 분쟁지역 상공을 비행하도록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말레이시아인들은 “사고 항공사가 MH17에 이어 또다시 여객기를 잃으려 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2011년부터 심각한 내전을 겪고 있는 시리아의 상공은 우크라이나 노선과 마찬가지로 안전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엄격한 항공규정을 운영하는 미 연방항공청(FAA)은 시리아의 현지 상황을 고려해 이곳을 경유하는 노선의 운항을 금지하고 있다. 한편 말레이시아항공은 비난 여론이 확산되자 다음날인 21일 시리아 영공 동부지역을 살짝 우회해 터키 상공을 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전문가들은 시리아와 우크라이나 외에도 아프가니스탄과 중동 등에서도 분쟁이 발생한 상황이라 항공사들로서는 안전항로를 찾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세살 꼬마가 AK-47 소총들고 웃은 이유

    세살 꼬마가 AK-47 소총들고 웃은 이유

    3~4살 밖에 되지 않은 어린 소년이 자신의 키만한 큰 총을 들고 선 모습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소년에게 총을 쥐어준 장본인이 바로 친모라는 사실이다. 사진 속 어린 아이는 흑인이며, AK-47 소총을 들고 밝게 웃고 있다. 이 아이의 엄마는 해당 사진을 자신의 트위터 메인페이지에 올려 ‘자랑’을 했다. 영국 선데이타임즈의 취재에 따르면, 이 소년의 이름은 ‘아이사’(Isa)이며, 영국 국적의 어머니, 스웨덴 국적의 아버지와 함께 현재 시리아에 머물고 있다. 생후 12개월 된 동생이 있으며, 아이사의 엄마는 자신의 아들이 ‘미니 무자히드’가 되길 바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자히드(Mujahid)는 이슬람 성전 수행자(지하디)를 섬기는 자를 뜻하며, 신앙인으로서 지하드 지휘관에 따를 수 있는 신체 건강한 남성을 지칭한다. 이슬람 신앙을 전파하거나 방어하기 위해 이교도와의 무력 투쟁까지도 불사하는 것으로 알려진 ‘지하디’는 이슬람의 극단주의 단체 ‘이라크·시리아 이슬람 국가‘(ISIS)와 함께 극단적인 테러리즘으로 전 세계에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아이사의 엄마는 영국에서 거주하다 스웨덴 출신의 ISIS 테러리스트인 남편과 만나 시리아로 터전을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는 지난 해 시리아에서 직접 총을 잡고 분쟁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사진 속 아이를 언제 어디서 출산했는지, 아이의 국적이 어디인지 등은 밝혀진 바가 없다. 현지 언론은 그녀가 가족과 함께 여행 차 타국을 방문하는 것으로 위장해 비행기를 탄 뒤 시리아로 들어갔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정확한 시기는 알려지지 않았다. 네티즌들은 천진난만한 어린아이가 총을 들고 있는 것도 모자라 그의 부모까지 이를 지지한다고 밝힌 것에 큰 우려와 분노를 쏟아내고 있다. 한편 영국인이 시리아로 건너가 테러리스트가 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특히 근래에는 여성과 10대 청소년까지 이슬람 국가의 테러리스트로 ‘자원’해 사회적인 논란이 되고 있다. 이번달 초에는 16세 쌍둥이 자매가 ISIS에서 활동하는 친오빠의 권유를 받고 지하디가 되겠다며 시리아로 불법 이주했다.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이미 1500명에 가까운 영국인들이 시리아로 향했으며, 이들 중 상당수는 온라인을 통해 ‘영국에서의 테러’를 예고하기도 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키만한 총들고” 천진난만한 웃음 속 ‘전쟁의 광기’

    “키만한 총들고” 천진난만한 웃음 속 ‘전쟁의 광기’

    3~4살 밖에 되지 않은 어린 소년이 자신의 키만한 큰 총을 들고 선 모습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소년에게 총을 쥐어준 장본인이 바로 친모라는 사실이다. 사진 속 어린 아이는 흑인이며, AK-47 소총을 들고 밝게 웃고 있다. 이 아이의 엄마는 해당 사진을 자신의 트위터 메인페이지에 올려 ‘자랑’을 했다. 영국 선데이타임즈의 취재에 따르면, 이 소년의 이름은 ‘아이사’(Isa)이며, 영국 국적의 어머니, 스웨덴 국적의 아버지와 함께 현재 시리아에 머물고 있다. 생후 12개월 된 동생이 있으며, 아이사의 엄마는 자신의 아들이 ‘미니 무자히드’가 되길 바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자히드(Mujahid)는 이슬람 성전 수행자(지하디)를 섬기는 자를 뜻하며, 신앙인으로서 지하드 지휘관에 따를 수 있는 신체 건강한 남성을 지칭한다. 이슬람 신앙을 전파하거나 방어하기 위해 이교도와의 무력 투쟁까지도 불사하는 것으로 알려진 ‘지하디’는 이슬람의 극단주의 단체 ‘이라크·시리아 이슬람 국가‘(ISIS)와 함께 극단적인 테러리즘으로 전 세계에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아이사의 엄마는 영국에서 거주하다 스웨덴 출신의 ISIS 테러리스트인 남편과 만나 시리아로 터전을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는 지난 해 시리아에서 직접 총을 잡고 분쟁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사진 속 아이를 언제 어디서 출산했는지, 아이의 국적이 어디인지 등은 밝혀진 바가 없다. 현지 언론은 그녀가 가족과 함께 여행 차 타국을 방문하는 것으로 위장해 비행기를 탄 뒤 시리아로 들어갔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정확한 시기는 알려지지 않았다. 네티즌들은 천진난만한 어린아이가 총을 들고 있는 것도 모자라 그의 부모까지 이를 지지한다고 밝힌 것에 큰 우려와 분노를 쏟아내고 있다. 한편 영국인이 시리아로 건너가 테러리스트가 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특히 근래에는 여성과 10대 청소년까지 이슬람 국가의 테러리스트로 ‘자원’해 사회적인 논란이 되고 있다. 이번달 초에는 16세 쌍둥이 자매가 ISIS에서 활동하는 친오빠의 권유를 받고 지하디가 되겠다며 시리아로 불법 이주했다.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이미 1500명에 가까운 영국인들이 시리아로 향했으며, 이들 중 상당수는 온라인을 통해 ‘영국에서의 테러’를 예고하기도 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파워 “北인권 충격·끔찍” 오준 “ICC 회부 대상 반인도적 범죄”

    파워 “北인권 충격·끔찍” 오준 “ICC 회부 대상 반인도적 범죄”

    미국 뉴욕의 주유엔 미국 대표부가 있는 유엔 플라자는 유엔본부와 가장 가까이 있는 대표부 사무실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미국의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지난 10일 오준 주유엔 한국대사와 함께 찾은 브리핑실에는 서맨사 파워 주유엔 미국대사와의 합동 인터뷰를 위해 의자들이 치워지고 소박한 책상이 놓여 있었다. 예정된 인터뷰 시작 시간이 20분쯤 지났을 때 캐주얼한 차림의 파워 대사가 급히 들어왔다. 파워 대사는 “오늘 안보리 회의가 세 차례나 이어지는 바람에 늦었다”며 미안해했다. 이에 오 대사가 “내일도 그럴 텐데 (회의에서) 더 자주 보겠다”고 화답했다. 한국 언론 최초로 진행한 두 대사의 인터뷰는 유엔에서의 한·미 간 찰떡 공조를 보여 주듯 손발이 착착 맞았다. →유엔에서 한·미 간 최우선 공통 관심사인 북한 이슈에 대해 어떻게 협업하고 있는가. -파워 대사: 실무급·대사급에서 밀접하게 협력하고 있으며, 이는 워싱턴·서울 간 협력 강화로 이어진다. 한·미는 우선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지 정보를 교환하고, 일이 일어났다면 팩트(사실)를 확인하고, 유엔을 통해 지금 일어난 일이 국제 평화·안보에 얼마나 위협이 되는지 보여 줌으로써 국제사회의 강한 책임감을 실행한다. 한·미는 이 같은 전략적 목적을 공유하고 있으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 끊임없이 협의하고 있다. -오 대사: 적어도 지난 몇 년간 북한은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명백한 이유로 안보리 레이더에 항상 있어 왔다. 마지막 핵실험이 있었던 2013년 2월 이후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해 많은 논의가 진행돼 왔다. 북한이 최근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는데 이 역시 안보리 결의 위반이다. 우리는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은 물론 작은 규모의 도발이라도 그 여파에 대해 북한제재위원회 차원에서 대응책을 계속 협의하고 있다. →북한이 최근 단거리 미사일을 계속 쏘고 있다. 향후 북한 도발 전망과 대응은. -파워 대사: 두 가지를 말하겠다. 첫째, 안보리에 한국이 포함돼 있어 북한의 도발 위협에 대해 강하게 말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하고 싶다. 한국이 안보리밖에 있을 때도 미국 등 회원국들은 북한에 결의 이행 촉구를 강조했지만 안보리 내에서 한국이 목소리를 내는 것은 아주 강력하다. 둘째, 지난 수년간 많은 대북 제재 결의안이 있었고 북한도 이를 따를 의무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안보리는 하나가 돼 일치된 목소리를 내 왔고, 책임감을 갖고 의무 이행을 촉구해 왔다. 북한이 결의를 위반할 경우 안보리가 목소리를 내야 하고 기존 제재 등에 맞춰 책임을 지게 될 것이다. 우리는 다시금 북한이 도발을 멈추고 국제적인 의무를 따를 것을 촉구한다. -오 대사: 북한의 더 심각하고 큰 규모의 도발 가능성에 대해 한국과 미국은 한두 달 전쯤에 그 같은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그 같은 도발은 없었고 우리는 그런 방향으로 계속 가기를 바란다. 북한이 추가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감행할 경우 엄청나게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임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하면 이번에는 중국도 강한 반응을 보일 것이다. 안보리 내에서 중국은 물론 모든 회원국들이 강하게 대응할 것이고, 그런 차원에서 안보리 협력이 잘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중국의 대북 정책 향방에 관심이 높다. 유엔 차원에서 중국과의 공조는. -파워 대사: 우리는 중국과 뉴욕에서 베이징·워싱턴 간 북한 도발에 취해야 하는 대응에 대해 조율하고 있다. 그러나 도발이 발생하기 전 중국과 물론 외교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중국이 북한과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고, 대화 채널이 오가고 있는 것은 비밀이 아니다. 중국은 안보리 대북 제재와 핵비확산 체제의 공동 설계자로서 책임감을 갖고 있고 자신의 책임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중국이 북한에 대한 레버리지를 활용해 북한이 더이상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행동을 하지 않도록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국은 단순히 북한의 이웃 국가가 아니라, 유엔 체제의 공동 설계국으로 지역 내 평화·안전을 도모해야 한다. →지난 2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인권보고서 발표 이후 유엔에서 북한 인권은 어떻게 다뤄지나. -파워 대사: 북한 내 인권 상황은 대단히 심각하고 충격적이고 끔찍하다. COI 보고서는 권위 있는 국제 인권변호사 3명이 한자리에 모여 증언을 모으고 분석해 작성했다는 점에서 대단히 중요하다. 특히 보고서가 안보리에 제출돼 안보리가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해 그렇게 구체적으로 들여다본 것은 처음이었다. COI의 또 다른 특징은 위원들이 북한 내 폭력과 끔찍한 인권 상황을 겪은 생존자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밝히도록 플랫폼을 제공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안보리가 비공식 회의에서 보고서가 제시한 건의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 협의가 진행 중이며, 서울에서는 이미 건의 사항에 대한 이행도 이뤄지고 있다. 북한에 대한 경고는 물론 북한 인권에 대한 지속가능한 관심으로 이어질 것으로 생각한다. -오 대사: COI 보고서는 북한 인권에 대해 가장 종합적이고 자세한 보고서일 뿐 아니라 처음으로 북한 인권 상황을 ‘반인도적 범죄’로 기술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반인도적 범죄는 세계 평화·안보를 위협할 정도의 심각한 인권 침해를 설명하는 용어로, 일반적으로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되는 것에 해당하는 동시에 ‘보호책임’, 즉 다른 나라들이 개입할 수 있는 책임도 적용된다. 그런 차원에서 우리는 지난 4월 안보리에서 ‘아리아 방식 회의’라는 비공식 회의를 열어 북한 인권에 대해 논의했다. 안보리 외에도 오는 9월 열리는 유엔총회와 제3위원회에서 다뤄지는데, COI 보고서 발표 이후 첫 총회인 만큼 다른 차원에서 심도 있게 논의될 것이다. →현재 한·미가 유엔 안보리 이사국으로 함께 활동하고 있다. 북한 이슈 외 공조 현황은. -파워 대사: 한·미가 오랫동안 공유한 가치와 이익 실현에 대해 안보리에서 같이 활동하는 것만큼 효과적인 것은 없다고 본다. 우리는 시리아 화학무기 사용이나 브룬디 사태, 최근 몇 주 새 일어난 이라크 테러리스트 점령 등 안보리 이슈들에 대해 태생적으로 같은 입장이다. 민주주의와 인권, 존엄성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상임이사국으로서 한국과 같이 가까운 동맹국과 안보리에서 함께한다는 것이 얼마나 안심이 되는지 모른다. 미국·러시아가 무엇을 할지는 예측 가능하지만 비상임이사국들의 언행은 정말 중요하다. 특히 한국은 짧은 시간에 전쟁 상황과 비민주적인 시기에서 벗어나 경제적 영향력이 큰 민주주의 국가가 됐다. 안보리는 분쟁 국가, 취약 국가 문제를 자주 다루는데 이들 국가가 안보리 앞에 오면 “한국을 봐라. 희망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오 대사: 오늘 아침 안보리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관련 회의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브리핑에 이어 나와 파워 대사가 발언을 했는데 사전에 의견을 나누지 않았음에도 비슷한 내용을 말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시리아·우크라이나 등 안보리 내 어떤 이슈든 한·미는 공통된 입장을 많이 가지고 있다. 우리는 심지어 사전에 상의할 필요가 없다고 말할 수 있다. 이미 우리가 거의 같은 얘기를 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안보리 대사 15명 중 여성 대사가 6명이다. 평화·안보, 국제 문제에서 여성의 역할은. -파워 대사: 현재 5명으로 최다인데 조만간 요르단 대사가 오면 6명으로 기록을 깨게 된다. 유엔 회원국 193개국 가운데 31개국이 여성 대사로, 이 또한 최다 기록이다. 양적으로도 의미 있는 진전이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가 다른 여성들을 챙길 책임이 있으며 여성의 권한 확대와 인권 개선, 성폭력과 전쟁 무기로서의 강간 근절 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여성 대사들뿐 아니라 회원국들의 의지와 해결 노력에 달려 있다고 본다. -오 대사: 한국대표부는 이미 차석대사 2명 가운데 1명이 여성이다. 안보리 회의에 한국 첫 여성 유엔 차석대사인 백지아 차석대사와 번갈아 참석하고 있다. 한국에서 여성 유엔대사가 나오는 건 시간문제다. 뉴욕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오준 대사는 -1955년 서울생 -경기고, 서울대 불문과, 미 스탠퍼드대 석사 -외무고시 12회 -국제기구정책관, 다자외교조정관, 주싱가포르대사 -주유엔대사(2013년 10월~) ■서맨사 파워 대사는 -1970년 아일랜드생 -예일대, 하버드대 로스쿨 -언론인, 학자(‘지옥에서 비롯된 문제:미국과 대량학살의 시대’로 퓰리처상 수상) -버락 오바마 대통령 특별보좌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선임국장 -주유엔대사(2013년 8월~)
  • [세계의 창] 이슬람 제국 꿈꾸는 두조직, 왜 어린이를 노리나

    [세계의 창] 이슬람 제국 꿈꾸는 두조직, 왜 어린이를 노리나

    #2014년 4월 나이지리아 치복시 공립 여자중학교 기숙사. 잠을 자던 276명의 소녀들이 영문도 모른 채 숲속으로 끌려갔다. 이 중 일부는 노예로 팔려 갔고, 일부는 납치범과 강제로 결혼했다. 독사에 물리거나 병에 걸려 세상을 떠난 이들도 있었다. 말을 듣지 않을 때 돌아오는 건 끔찍한 매질과 죽음뿐이었다. #2014년 5월 시리아 북동부 알레포의 한 도로. 시험을 보고 귀가 중이던 186명의 쿠르드족 어린이들이 괴한들에게 납치됐다. 반항하면 전깃줄로 사정 없이 맞았다. 괴한들은 첫날부터 아이들에게 목이 잘리는 ‘참수 동영상’을 보여 주며 “탈출하면 같은 꼴을 당할 것”이라고 협박했다. 최근 세계를 공포에 떨게 한 두 조직 ‘보코하람’과 ‘이라크·레반트이슬람국가’(ISIL)가 각각 저지른 만행이다. ‘서구식 교육은 죄악이다’란 뜻의 보코하람은 기독교인 대량 학살, 폭탄 테러 등으로 나이지리아 ‘혼란의 핵’이 된 극단주의 이슬람 단체다. ISIL은 이라크·시리아 지역을 무대로 ‘국경을 초월한’ 칼리프(수장) 국가를 선언한 이라크 반군 무장단체다. 1700여명을 공개 살해할 만큼 대담하고 잔인하다. 같은 이슬람 수니파 계열인 점을 제외하면 아무 연관성도, 교류도 없는 이 두 조직은 근래 반정부 활동, 아동 납치, 무차별 테러, 종파 강요 등 쌍둥이 같은 ‘닮은꼴 행보’를 보이고 있다. 외신들의 전언과 전문가의 분석을 통해 이들이 어떤 공통점을 지니고 있는지 짚어 봤다. ●최종 목표는 하나 미국 온라인 매체 월드넷데일리(WND)는 중동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보코하람과 ISIL이 ‘이슬람 제국’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공유한 채 서로를 닮아 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4월 보코하람의 여학생 사냥이 쿠르드족 학생 납치의 ‘촉매제’가 됐다고도 설명했다. 양측이 서로의 테러 활동을 ‘학습’한다는 얘기다. WND는 “두 조직의 단기적인 목표는 자신들의 교리와 맞지 않는 적들의 심장에 공포를 심어 주는 것이지만, 근본적인 목표는 어린이들”이라고 보도했다. 즉 자녀를 볼모로 삼아 그들의 부모와 지역사회가 이슬람의 기본 율법을 받아들이도록 만들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어린이 납치가 단지 부모들의 목에 밧줄을 걸려는 의도만은 아니다. 중동 전문가 짐 필립스는 “ISIL이 어린이들을 세뇌해 그들을 자살폭탄 대원으로 만들려고 한다”고 분석했다. 아이들을 ‘도구’로 쓰려는 속셈인 것이다. 실제 나흘 만에 ISIL을 탈출한 쿠르드족 소년 무스타파 하산은 “그들이 한 달 동안 하루 종일 샤리아(이슬람 율법)를 공부하게 했다”면서 “자살 미션에 대해서도 반복해 들었다”고 증언했다. 보코하람 역시 피랍 소녀들을 수감 중인 대원과의 ‘맞교환 카드’로 활용하려 했다. 필립스는 “두 조직 모두 테러를 그들의 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서정민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두 조직은 세계적인 명성이나 명분보다 자국의 특정 정치 사안에 중점을 두고 활동한다. 이 때문에 미군 등 외부인보다 자국 내 적대 세력에 대한 공격이 아주 잔혹한 것이 특징”이라면서 “테러만 벌이는 것이 아니라 ISIL은 도로 건설과 전기 공급을 하고, 보코하람은 조직원 생계를 지원하는 등 사회봉사와 대민 지원으로 환심을 사는 방법도 두 조직이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SNS는 신무기…서방사회·교육 반감도 보코하람과 ISIL의 또 다른 공통점은 소셜미디어를 홍보 도구이자 무기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ISIL은 지난달 이라크 정부군 1700여명을 살해한 사진을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개했다. 팔이 뒤로 묶인 포로들이 진흙 도랑에 얼굴을 묻고, ISIL 조직원들이 그런 포로들의 머리를 총으로 조준하는 사진은 국제사회에 큰 충격이었다. 보코하람도 몸값 거래를 제안하기 전 납치 여학생들의 영상을 유튜브에 올려 ‘인증샷’으로 쓰기도 했다. 미국 NBC 방송은 이들 조직이 사기 진작과 신규 지지자 유입, 상대방의 사기를 꺾기 위한 목적으로 소셜미디어를 이용한다고 분석했다. 또 대부분의 무장세력이 자신들의 테러 행위를 ‘증명’ 차원에서 올리는 것과 달리 이들은 ‘유명세’를 노려 자극적인 사진을 선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때때로 이들 조직은 고양이를 쓰다듬는 등의 사진을 올리며 ‘이미지 세탁’ 용도로도 소셜미디어를 활용한다. 포린폴리시는 이러한 이유에 대해 “비용이 저렴할 뿐만 아니라 접근하기 쉽고, 빠르게 사용할 수 있으며, 메시지를 광범위하게 전파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검열 없이 자유롭게 의사소통할 수 있는 점도 장점으로 꼽았다. 이 밖에 미국 등 서양 사상과 교육에 대한 ‘뿌리 깊은 반감’도 두 조직의 유사점이다. 미국 인터넷 신문 ‘브레이트바트’는 보코하람이 기독교인 수십여 명을 살해하고 교회를 불태웠다고 최근 보도했다. 크리스천포스트는 ISIL 조직원들이 아내와 딸을 강간한 장면을 보고 자살한 모술 지역의 한 기독교인 아버지 사연을 지난달 전하기도 했다. ●알카에다의 씨앗… 안갯속 지도자 두 조직의 뿌리는 9·11테러 등을 일으킨 과격 이슬람 테러단체 알카에다다. 서정민 교수는 “이들은 모두 알카에다 제3세대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심지어 ‘이슬람 국가’ 건국을 공식 선포한 ISIL은 알카에다를 넘어 세계 이슬람 지하드(성전)의 중심 세력으로 자리매김하려는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 보코하람은 알카에다의 또 다른 분파인 소말리아 이슬람 급진주의 조직 ‘알샤바브’로부터 테러 전술을 전수받으며 명맥을 이어 가고 있다. 이 때문에 오사마 빈 라덴의 사망 후에도 알카에다가 와해되지 않고 아프리카와 중동 각지에서 보코하람과 ISIL 같은 연계 조직을 운영하는 방식으로 세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두 조직의 지도자에 대해 정확한 정보가 없다는 점도 비슷하다. 보코하람의 지도자 아부바카르 셰카우는 나이조차 불분명하다. 그는 소수의 측근만 접촉한 채 뒤에서 부하들을 조종한다. 성직자 밑에서 공부했고 보르노주립대학 법률·이슬람 학부에 다녔다는 것 정도만 알려져 있다. ‘혼자 행동하는 사람’, ‘변장의 달인’이라고 불릴 만큼 자신의 동선이나 실제 모습 등을 드러내지 않는다. ISIL의 최고 지도자이자 칼리프인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의 신상도 베일에 가려 있다. 축구에 소질이 있었고 바그다드 대학에서 이슬람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는 것, 이슬람 사원의 성직자로 있었다는 정도만 공개됐다. 감옥에서 지하드 조직원을 만나 수니파 일원이 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과정을 아는 이는 없다. 미국이 셰카우와 알바그다디에게 각각 700만 달러(약 71억원)와 1000만 달러(102억원)의 현상금을 걸었지만 아직까지 그들의 행적을 아는 이는 아무도 없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아기와 총을 함께 든 여인들…꽃다운 그녀들의 초상화

    아기와 총을 함께 든 여인들…꽃다운 그녀들의 초상화

    갓난아기를 안은 여성과 기다란 장총.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지만 이것이 현실인 사람들이 있다. 바로 내전이 한참인 시리아의 여인들이다. 미국 출신의 사진작가 세바스트라노 토마다(Sebastiano Tomada)는 시리아에서 포착한 여성 시민군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공개했다. 이들은 현재 시리아 서북부의 알레포에서 야만적이고 난폭한 내전을 치르고 있다. 정권에 반대하고 가족을 지키려는 여성들은 스스로 총을 들었다. 아이를 돌봐줄 이가 없으니 총을 들지 않은 다른 팔로는 아이를 안아야 했다. 그녀들은 입을 모아 “독재 정권과 그들의 부하들로부터 불평등한 대우와 굴욕을 받아왔다”고 주장한다. 시민군 중에는 70세가 넘은 고령자도 있다. 세 아이의 어머니이자 올해 72세인 아메드는 정부군의 과격진압 때문에 고향을 잃고 알레포의 시민군이 됐다. 아메드는 “정권과 싸우기 위해 무기를 들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여성은 27세의 베니페트는 여성평등을 위해 총을 들었다. 그녀는 “내 삶과 자유를 위해 싸운다. 나의 싸움이 남성과 여성의 평등을 가지고 올 것”이라고 믿고 있다. 세 아이의 어머니이자 이제 갓 20살이 된 ‘꽃다운’ 시민군도 있다. 그녀는 “내 남편이 시민군 맨 앞에 서서 싸우다 결국 죽었다. 나 역시 남편을 따라 시민군의 가장 앞에 설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현재 이 시민군 내에는 약 150명의 여성이 활동하고 있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지난 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 2011년 3월 시리아 내전이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총 17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3분의 1은 민간인이었다고 발표했다. 올 1월 한 달동안 사망한 민간인은 650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시리아 여성 암살자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은 국제사진대회인 프랑스 PX3(Prix DePhotographie Paris)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이·팔 인접국도 교전… 가자주민 피란

    이·팔 인접국도 교전… 가자주민 피란

    이스라엘의 추가 공격 경고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들이 긴급 대피했다. 국제사회의 요구에도 교전은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레바논과 시리아까지 가세해 충돌이 확산되고 있다. AFP통신은 14일 베이트라히야 등 가자지구 북부에 사는 주민 1만 7000명이 남쪽으로 대피해 유엔이 운영하는 20개 대피소에 머물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이스라엘은 북부 주민들에게 ‘즉시 마을을 떠나라’는 내용의 전단을 공중 살포했다. 가자지구 내무부는 심리전에 불과하다며 동요하지 말라고 당부했지만 폭격으로 건물이 부서진 후 상당수 주민이 피란길에 오르면서 마을은 폐허로 변했다. 공습 7일째인 이날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야, 베이트라히야 등의 훈련시설 3곳에 추가 공습을 감행했다. 이스라엘군은 남부 해안 지역에서 하마스가 띄운 무인기를 격추했다고 발표했다. 서안에서도 22살의 팔레스타인 남성이 이스라엘군의 총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총 172명이 사망했고 1230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전날 지상군의 본격 투입을 논의하기 위해 내각 회의를 열었지만 공격 명령은 없었다고 일간 하레츠가 보도했다. 그러나 지상군 재투입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회의에서 “군사 작전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면서 “이스라엘군은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리아와 레바논도 교전에 합세하면서 충돌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AFP통신은 레바논 남부 서갈릴리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포가 여러 발 발사됐고 이스라엘도 대응 포격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레바논에서 이스라엘로 로켓을 발사한 것은 세 번째다. 시리아에서도 이스라엘이 점령하고 있는 골란 고원 쪽으로 로켓포 4발이 발사됐다. 이스라엘도 30발을 대응 포격했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무장관은 15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만나 사태 해결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지만 곧바로 휴전을 이끌어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AFP통신은 이집트가 휴전을 중재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아랍연맹은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외무장관 회의에 앞서 “이스라엘은 당장 공습을 끝내라”고 촉구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너무 많은 팔레스타인 사람이 죽어 가고 있다”면서 “중대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지상 공격 계획을 철회하라”고 말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네타냐후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미국의 휴전 중재 제안을 한번 더 고려해 보라고 밝혔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16시간 매몰됐다가…2개월 아기의 기적 생환 순간

    16시간 매몰됐다가…2개월 아기의 기적 생환 순간

    공습으로 파괴된 건물잔해 속에 매몰됐던 생후 2개월 아기가 16시간 만에 무사히 구조되는 영상이 공개돼 네티즌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게재된 38초 길이의 해당 영상은 구조대원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건물 잔해 속을 직접 손으로 무너진 건물 벽 부분을 파헤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남성의 손이 잔해를 걷어낼수록 한 어린 아기의 머리 부분이 점점 뚜렷이 나타난다. 영상 말미인 30초 부분에 이르러 먼지로 뒤덮인 아기의 몸이 무사히 잔해에서 빠져나온다. 혹시나 날카로운 파편에 다칠까 구조대원은 팔로 아기의 머리 부분을 소중히 감싸 안는다. 갑자기 나타난 불빛에 눈이 부신 듯, 아기는 얼굴을 찡그리지만 곧 살짝 미소를 짓기도 한다. 구조대원은 아이의 무사생환에 기쁨을 감추지 않으며 “신은 위대하다”라고 외친다. AFP통신, 호주 ABC 방송 등 외신보도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지역은 시리아 할라브 주(州) 주도(州都)이자 상업도시인 알레포로 구조된 아기의 이름은 모하메드 이빌디다. 알레포 남부지구에 살고 있던 이빌디 가족은 지난 달 18일, 집에서 잠을 자던 중 공습으로 건물잔해에 매몰되는 사고를 겪었다. 기적적으로 생후 2개월 된 이빌디와 그의 엄마 움 모하메드는 구조됐지만 남편과 딸은 목숨을 잃었다. 움 모하메드는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집에서 잠을 자던 중, 큰 폭음과 함께 정신을 잃었고 깨어나 보니 병원 이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빌디를 직접 구조한 영상 속 남성의 이름은 칼리드며 그는 스스로를 알레포 민방위대 소속이라 밝혔다. 그는 당시 이빌디 와에 여성 3명, 남성 3명을 추가로 구조했다고 전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에 따르면, 3년 가까이 지속중인 시리아 내전으로 현재 총 사망자수가 17만 명이 넘어섰으며 이 중 3분의 1이 민간인이다. 동영상·사진=Youtube/ⓒAFPBBNews=News1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공습으로 폐허된 건물서 2개월 영아 16시간만에 극적 구조

    공습으로 폐허된 건물서 2개월 영아 16시간만에 극적 구조

    폭탄 공습으로 폐허가 된 건물에서 2개월된 영아가 극적으로 구조돼 화제다. 12일 미국 뉴욕데일리뉴스는 지난 9일(현지시간) 시리아 북부 도시 알레포의 폭파된 건물 잔해에 묻혀 있는 남자 아이가 16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되는 영상을 기사와 함께 보도했다. 생후 2개월 된 ‘마흐무드 을빌디’란 이 남자 영아는 반군 거점 도시 알레포에 시리아 정부군의 배럴 폭탄(기름 드럼통에 폭발물인 TNT와 금속조각, 인화물질 등을 채워 만든 폭탄) 공습이 이어지면서폭파된 건물 잔해에 묻혔다. 영상에는 공습이 끝난 후, 알레포 시민방위대(ACD)가 폐허가 된 건물 잔해 밑에서 들려오는 어린 아기의 울음소리를 듣고 구조작업을 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16시간의 긴 구조활동 끝에 드디어 잔해더미 속 어린 아기의 머리가 보인다. 아기는 콘크리트 가루에 뒤덮인 채 작은 파편에 머리 부위를 부상당한듯 피를 흘리는 모습이다. 구조대원 중 한 명이 잔해를 파헤쳐 아기의 머리를 한 손으로 감싸 조심스레 끄집어낸다. 시리아 알레포 시민방위대는 구조 영상을 공개하며 총 16시간에 걸친 구조작업 끝에 아기와 아기의 엄마를 무사히 구조했다고 덧붙였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 측은 “지난 2011년 3월 시리아 내전이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총 17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3분의 1은 민간인이었다”고 밝혔다. 사진·영상= Aleppo civil defence UsMSVideo youtube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 생계·멸시·성폭행과 전쟁 중인… 나는 난민 과부입니다

    생계·멸시·성폭행과 전쟁 중인… 나는 난민 과부입니다

    시리아 여성 파티마(36)는 레바논 아르살에 있는 가장 가난한 마을에서 두 아이와 함께 살고 있다. 남편은 정부군에 붙잡혀 고문을 받다 죽었다. 파티마가 몸을 맡기고 있는 곳은 ‘순교자의 어머니들’이라는 이름의 난민촌이다. 가로 4m, 세로 4m짜리 콘크리트 방 113개가 다닥다닥 붙어 있다. 단 몇 시간 들어오는 전기는 사치품이다. 한 모금의 물을 뜨기 위해서도 15분을 걸어 가야 한다. 파티마처럼 내전 중 남편이 죽거나 포로로 잡혀 혼자 가족을 돌봐야 하는 시리아 여성은 14만 8700여명이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이집트, 레바논, 이라크, 요르단에 있는 전체 시리아 난민 중 여성이 가장인 가구는 25%라고 발표했다. 올해 초부터 3개월 동안 난민촌 여성 135명의 증언을 수집한 UNHCR은 “시리아의 여성 가장들이 전쟁 중인 고향 밖에서 ‘삶’과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밝혔다. 8일(현지시간)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가 전한 이들의 삶은 고되고 비참했다. 대부분의 여성이 집세는커녕 음식을 구할 돈조차 없었다. 모아 둔 돈은 오래전에 바닥 나 결혼반지를 팔지 않은 여성이 드물었다. 여성 가장 중 단 20%만이 일을 하고 있었고, UNHCR 등 구호단체의 지원을 받는 가구는 25%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들을 더 고통스럽게 하는 것은 타국 생활의 불안정함과 공포감이었다. UNHCR이 만난 여성 중 60%는 심리적 불안정 상태고, 3분의1은 공포감 때문에 집 밖을 나서지도 못하고 있다. 이슬람권에서 남편 없이 홀로 사는 여성에 대한 멸시와 폭력도 난민촌 여성 가장들의 삶을 전쟁으로 만들었다. 그들에게 언어폭력은 일상이었다. 함께 지내는 난민들까지도 남편이 없는 여성들에게 욕설과 모욕을 퍼부었다. 레바논에 거주하는 난민 여성 누르는 성폭행을 당했다고 어렵게 털어놓았다. 그는 “이 문제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은 상처에 소금을 뿌릴 뿐”이라고 말했다. 무슬림 사회에서 여성이 성폭행 피해를 폭로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라 훨씬 많은 피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난민촌에 사는 디알라는 “이집트에서 혼자 사는 여성은 모든 남성의 먹이”라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150곳 이상의 단체가 시리아 난민 여성과 그 가족들을 지원하고 있다. UNHCR은 각국 정부와 기부자들, 구호단체에 이들을 위한 긴급 행동을 요청했다. 유엔난민고등판무관 안토니오 쿠테레스는 “시리아 여성들은 폐허가 된 고향을 탈출했지만 이들에게 고난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ISIL, 화학무기 공장도 점령… 사린가스 등 독성 오염 우려

    이라크 전 대통령 사담 후세인의 화학무기 공장이 이슬람국가(IS)를 선포한 극단주의 단체 이라크·레반트이슬람국가(ISIL)에 점령당했다. 미국은 화학무기가 만들어질 가능성은 없다고 깎아내렸으나 오염 가능성 등은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9일 AP통신에 따르면 무함마드 알리 알하킴 유엔 주재 이라크대사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ISIL이 바그다드 북서쪽 무타나 지역을 점령, 옛 화학공장을 지키던 장교와 병사들을 억류하고 공장 내 장비들을 약탈했다고 보고했다. 유엔 무기사찰단 감시 아래 진행되던 화학무기 해체 작업이 불가능해졌다는 뜻이다. 신정일치의 이슬람국가를 만들겠다며 시리아 일부 지역을 점령한 ISIL은 지난주 이라크와 시리아 국경 지역을 장악한 뒤 이슬람국가 건설을 선언했다. 때문에 이라크 정부가 가장 극심한 정치적 혼란을 겪고 있는 이 시점에서 극단주의 단체의 옛 화학무기 공장 점령은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 특히 위험한 곳은 바그다드 북서부 56㎞ 지점에 위치한 벙커 13, 벙커 41이 꼽힌다. 벙커 13에는 1991년 이전 생산된 신경독성물질 사린 가스를 충전해둔 2500여개의 122㎜ 미사일과 아주 강한 독성을 지닌 180t의 시안화나트륨이 남아 있다. 벙커 41에도 독성화학물질을 품은 155㎜ 포탄 2000여개가 있다. 미국은 일단 위험이 크지 않다고 보는 쪽이다. 1991년 1차 걸프전 이후 오랜 기간 버려져 있었던 데다, 그 이후 이라크 지역을 점령한 미군이 대량살상무기를 없앤다는 차원에서 철저한 방제와 해체 작업을 진행해서다. 젠 사키 미 국부무 대변인은 “제조 연월일이 1980년대로 소급되는 데다 유엔 사찰단 등에 의해 철저히 해체됐다”는 이유를 들어 화학무기로서의 가능성을 크게 낮춰 봤다 그럼에도 오염 가능성은 여전히 제기된다. 방제 처리를 다했다 해도 잔존물들은 여전히 치명적 독성을 지니고 있어서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미국 갈 때 전자기기 작동 확인 안하면 큰코다쳐

    이젠 미국 한번 가 보려면 매 단계마다 신발 벗고 허리띠 푸는 정도를 넘어서 휴대전화나 노트북 등의 전자기기를 꺼내 켰다 꺼 보여야 할 것 같다. 테러 위협 때문이라는데 첨단 정보기술(IT) 기기를 즐겨 쓰는 한국인들에게는 큰 불편이 예상된다. 7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연방교통안전국(TSA)은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모든 전자기기는 보안요원의 검색을 받아야 하며 요원들이 승객들에게 전자기기의 전원을 켜도록 요구할 수 있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보안 강화 조치를 공개했다. 이상 없이 작동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경우에 따라서는 켰다 꺼 보일 수 있어야 한다. 이에 따라 충전이 돼 있지 않거나 전원이 끊겼다는 이유로 켜지 못할 경우 그 기기의 여객기 내 반입이 금지되고 승객은 추가적으로 조사를 받게 된다. 이 검색 대상에는 각종 IT 기기가 다 포함되지만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인 애플과 삼성전자의 제품을 쓰는 승객들은 추가적으로 조사를 받을 수 있다. 이번 조치는 국제테러단체들이 스마트폰을 이용한 신형 폭발물 개발에 성공했다는 첩보 때문에 취해졌다. 예멘이나 시리아 쪽에서 활동하는 알카에다 연관 조직들이 일명 ‘스마트폰 폭탄’을 개발했다는 것이다. 이 폭탄은 겉으로 보기에는 스마트폰처럼 생긴 데다 엑스레이 검색에서도 폭발물로 감지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TSA는 우선 이번 조치 적용 대상으로 “미국으로 직행하는 일부 해외 공항”이라고만 밝혔을 뿐 어느 공항에서 어떻게 검색이 강화되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세계의 창] 이라크·시리아·남수단·예멘·아프간… 내전에 멍드는 아이들

    [세계의 창] 이라크·시리아·남수단·예멘·아프간… 내전에 멍드는 아이들

    한국은 한국전쟁 당시 중고생 2만 7000여명이 학도의용군으로 참전한 기록을 갖고 있습니다. 일부는 교복을 입은 채 전투에 참가했다고 합니다. 1950년 8월 11일 포항전투에서 숨진 이우근 학도병의 “어머니 나는 사람을 죽였습니다”로 시작하는 ‘부치지 못한 편지’, 한번쯤 들어 보셨을 겁니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소년들을 전장으로 내몰아야 했던 한국의 비극은 60년이 지난 지금도 이라크, 시리아, 남수단 등 내전을 겪는 나라에서 재연되고 있습니다. 미국 국무부가 테러리스트 집단으로 지정한 이슬람 과격단체 ‘누스라 프런트’에 들어가 정부군과 싸워야 했던 시리아 소년 마제드(16)의 입을 빌려 전 세계 소년병의 참상을 들어 봤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16세 마제드예요. 3년 전 저는 시리아 남서쪽 다라주의 잉크힐 마을에서 가족과 함께 토마토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었어요. 그때만 해도 이따금 고향 마을에 와서 친구들과 함께 놀아 주던 아저씨들이 반군 소속인지 그런 건 잘 몰랐어요. 겨우 13세였으니까요. 처음에는 저희에게 코란(경전) 읽는 법을 가르쳐 주더니 다음엔 무기에 대해 알려 주더군요. 모스크(예배당) 밖에서 총 쏘기 연습을 시켜서 제일 잘한 친구에게 상을 줬어요. 사탕을 먹고 싶어서 모두 열심히 했죠.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저는 그렇게 누스라 프런트에 들어가 정부군과 3개월 동안 싸웠어요. 불행 중 다행으로 도망쳤고, 지금 이렇게 인권감시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에 제 얘기를 하고 있네요. 저처럼 반정부군이나 무장단체에 들어가 소년병이 된 친구는 한둘이 아니에요. 유엔은 18세 미만의 소년병 모집을 국제법으로 금하고 있지만, 전 세계 소년병이 25만~30만명이나 된대요. 2016년까지 지구상에서 소년병이 사라지게 하겠다는 유엔의 목표가 무색하게 현실은 참담하죠. 16세 때 미얀마 반군에 납치됐던 마웅 자우 우(25) 형도 마찬가지예요. 우 형은 도망쳤다가 또다시 붙잡히길 여러 번 반복했다고 해요. 애들이 군대에 들어가서 무엇을 하냐고요? 모든 일을 할 수 있답니다. 저격수로, 자살 폭탄 테러 요원으로, 정보원 등으로 직접 전쟁터에 나가죠. 부상자를 치료하거나 탄약 운반, 청소, 요리 등 후방에서 보조적인 일을 하기도 해요. 약 40%에 달하는 여자아이들은 더 끔찍해요. 현대판 ‘위안부’, 즉 성 노예거든요. 제가 사는 시리아나 이라크, 남수단처럼 내전을 겪는 나라라면 소년병이 없는 곳은 없다고 보면 돼요. 제가 모스크에서 코란과 총 쏘는 법을 배우면서 그랬듯, 우리는 어리니까 세뇌당하기 쉽거든요. 음식도 어른과 비교하면 많이 먹지 않고 임금을 받지도 않죠. 가난해서 집에 먹을 게 없는 친구들은 스스로 들어오기도 해요. 일부는 가족의 복수를 위해 자원한다고도 하네요. 국제전쟁아동구호기구 ‘워 차일드’(War Child)의 보고서를 보면 분쟁 지역의 국가 대부분이 인구 구성학적으로 어린이 비율이 높아서 (소년병을) 계속 공급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린 어리니까 금방 폭력에 둔감해져요. 여자들은 성 노예로 있다가 아기가 생기는 경우가 많아서 탈출해도 가족이나 마을에서 받아 주지 않아요. 대부분은 18세가 되기도 전에 죽고요. 시리아 모니터 그룹인 ‘바이얼레이션스 다큐멘팅 센터’에 따르면 2011년 9월부터 지난달까지 시리아에서 소년병 194명이 죽었대요. 남수단, 시리아, 이라크에서 내전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건 뉴스를 봐서 다들 아시죠? 유엔은 지난해 각종 무력 분쟁에 소년병으로 끌려간 어린이가 4000명이 넘는다고 보고 있어요. 요즘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전쟁을 일삼고 있는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는 8~10세짜리 어린이도 소년병으로 징집하고 있다고 하네요. 왜 그런지 아세요? ISIL이 세력을 불려 가면서 점령 지역은 늘어나는데 통제할 만한 병력이 부족하기 때문이에요. ISIL은 7000~1만명 정도의 병력을 갖고 있는데요, 최근 이라크 모술에서 어린이를 소년병으로 징집하기 위해 노력하는 ISIL 요원들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어요. ISIL에 들어간 한 소년병이 “우리는 ISIL이 이라크 전부와 페르시아, 그리고 예루살렘을 해방시킬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하더라고요. ISIL 요원이 말한 건 더 어이가 없어요. “우리 어린 병사들은 오락을 하거나 만화를 보는 데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 그들은 꿈이 있고, 그 꿈은 이슬람국가를 건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네요. 우리는 국가나 조직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만의 꿈을 꾸고 싶은데 말이죠. 최근 남수단을 방문한 레일라 제루기 유엔 아동·무력분쟁 특사의 외침을 들어 보시겠어요? 저 같은 소년병을 위해 뜻깊은 말씀을 하셨죠. 남수단에는 9000명이 넘는 소년병이 있다고 해요. “어린이들은 군인이 아니다. 어린이들은 전쟁터가 아니라 학교에 있어야 한다.” 아프리카나 중동에만 소년병이 있는 것은 아니에요. 한국과 가까이 있는 필리핀, 미얀마에도 소년병이 있답니다. 이스라엘군은 2011년 서안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어린이들을 ‘인간 방패’로 사용하기도 했어요. 끔찍하죠? 차드, 남수단, 미얀마, 예멘에서는 정부가 나서서 소년병을 모집하기도 한답니다. 소년병 철폐를 위한 영국 시민단체 ‘차일드 솔저스 인터내셔널’의 리앤 미내시안은 “영국이 2007~2010년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 파병할 당시 영국군에도 17세 소년 5명이 포함돼 있었다”면서 “남수단, 미얀마, 소말리아는 2012년 소년병을 없애겠다고 유엔에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어요. 소년병의 현실은 처참해요. 우간다 반군 ‘신의 저항’(LRA)은 어린이를 납치해 소년병으로 이용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아요. 지난 20년간 3만명이 넘는 소년과 소녀를 납치했다네요. 우간다에서는 마을 족장이 강제로 소년병을 보내기도 해요. 소년병을 바치고 마을의 안전을 보장받는 거죠. 볼리비아 정부군은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의 독재 아래 18세 이상은 강제 징집할 수 있도록, 15세 이상은 지원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꿨어요. 볼리비아 정부군의 40%가 18세 이하라고 해요. 이라크도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 통치 기간에 12~17세 어린이를 모집했어요. 소말리아 반군은 여자를 납치해서 성 노예로 만들고, 그 자식도 소년병으로 활용한다고 합니다. 한국에서 보기에 소년병은 멀리 있는 문제 같을 거예요. 시리아 북부에 사는 아므르(15)는 자살 폭탄 테러 요원으로 차출됐다가 간신히 도망쳤어요. 저와 아므르는 수많은 소년병 중 겨우 2명에 불과해요. 우리 같은 소년병이 살아남는다고 해도 제대로 된 어른으로 자랄 수 있을까요?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英 16세 쌍둥이 자매 ‘ISIS 테러리스트’ 되려 가출

    英 16세 쌍둥이 자매 ‘ISIS 테러리스트’ 되려 가출

    영국 맨체스터에 살던 쌍둥이 10대 소녀 2명이 ‘지하드’(이슬람 성전) 가입을 위해 스스로 ‘야반도주’를 감행한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일명 ‘지하디’(Jihadi)라 부르는 이들은 이슬람 신앙을 전파하거나 방어하기 위해 이교도와의 무력 투쟁까지도 불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16세 쌍둥이 소녀의 부모는 이른 아침 딸들이 없어진 것을 확인했고, 얼마 뒤 “시리아에 있다”는 쌍둥이 딸의 연락을 받았다. 두 사람은 ‘이라크·시리아 이슬람 국가’(이하 ISIS)의 테러리스트로 활동하는 오빠의 권유를 받고, 부모 몰래 영국을 떠나 이스탄불을 거쳐 시리아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말리아 출신인 소녀들의 부모는 10년 전 영국으로 이주했으며, 이들 자녀 9명 중 한 명이 시리아에서 ISIS로 활동해 왔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ISIS는 2011년 무렵부터 시리아 정부군과 맞서 싸우는 동시에 다른 반군 그룹과도 충돌을 일으키는 등 극단적인 성향의 반군으로 알려져 있다. 현지 경찰은 두 소녀의 여권 및 소지품들이 사라진 점과, 소녀들이 직접 시리아에 있다는 연락을 한 점 등을 미뤄 납치가 아닌 자발적인 ‘지하드 행(行)’인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경찰은 쌍둥이 소녀들과 연락할 수 있는 루트를 마련하고, 이들을 집으로 돌아오게 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한 관계자는 “가족들이 걱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아직 소녀들의 정확한 소재지를 파악하지 못했지만, 반드시 찾아 가족들 품으로 돌려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영국에서는 ISIS와 관련한 테러 활동 참가자가 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현지 언론인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이미 1500명에 가까운 영국인들이 시리아로 향했고 이들 중 상당수가 온라인 등을 통해 ‘영국에서의 테러’를 예고한 상황이다. 실제로 영국 출신으로 알려진 이슬람 수니파 반군의 한 SNS 계정에는 수제 폭탄 사진 수 장이 올라왔으며, 시리아에서 테러 기술을 익힌 뒤 런던에서 테러를 시도하려던 이슬람계 영국인이 보안당국에 체포되기도 했다. 지난 1월에는 영국의 한 20대 여대생이 시리아에서 활동하는 테러리스트들에게 ‘활동자금’을 건네주려다 적발됐으며, 17세 소녀 2명 역시 테러리스트와 연관된 활동을 위해 이스탄불로 출국하려다 붙잡힌 사례가 있다. 영국 대테러지휘부는 영국 내에서 더 많은 10대 아이들이 이슬람 및 시리아와 관련한 테러에 가담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스물여덟 체첸인 ISIL 軍지도자 부상

    노란 가운에 검은 모자를 쓰고 붉은 턱수염을 잔뜩 길렀다. 그럼에도 탈취한 것으로 보이는 미군용 트럭에서 내리면서 환하게 웃고 있는 그의 얼굴은 여전히 어려 보였다. 2일(현지시간) AP 등 외신은 칼리프 신정국가를 지향하는 수니파 무장단체 ‘이라크·레반트 이슬람 국가’(ISIL)의 떠오르는 군사 지도자로 스물여덟 살의 젊은 체첸인 오마르 알 시샤니를 주목하라는 분석을 쏟아냈다. 이는 그간 이라크 반군이 주축을 이뤘던 ISIL이 칼리프 신정국가를 목표로 내걸면서 급진주의 신념을 공유하는 이슬람 국제조직으로 바뀌고 있음을 드러낸다는 해석이다. 알 시샤니도 “우리의 목표는 우리가 왜 싸우는지를 모든 사람들이 알게 하는 것이다. 우리는 칼리파 국가로 되돌아갈 것이다. 만약 신이 허락지 아니한다면 우리를 순교토록 해 달라고 요청할 것이다” 같은 강경 발언을 내놓고 있다. 알 시샤니는 조지아 코카서스 지방의 체첸반군 거점이던 판키시 계곡 출신이다. 불법 무기 소지 등의 혐의로 체포됐다 2010년쯤 석방되자 곧장 터키로 달아난 뒤 지난해에야 내란으로 들끓고 있던 시리아에 모습을 드러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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