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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커버스토리] 5000달러 들고 20일 사투… 생지옥 넘어 ‘생존의 땅’으로

    [단독] [커버스토리] 5000달러 들고 20일 사투… 생지옥 넘어 ‘생존의 땅’으로

    수년째 내전으로 황폐화된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는 젊은이들에게서 꿈을 앗아갔다. 끊임없는 포탄 공방으로 매주 수십 명이 죽어 나갔다. 불과 수㎞ 밖에선 정부군과 이슬람국가(IS) 사이에 치열한 전투가 계속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인근 야무크 난민촌에 장티푸스가 발생해 수십 명이 스러져 갔다. 다마스쿠스에서 북동쪽으로 20㎞ 떨어진 소도시 두마에 살던 수헤일(23)도 매일 악몽을 겪었다. 그는 “참수와 드럼 폭탄 투하가 일상화된 이곳에서 오폭으로 무고한 시민 250여명이 한꺼번에 죽는 것을 보고 탈출을 결심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에 10일(현지시간) 털어놨다. 이곳에선 2년 전에도 정부군의 폭격으로 13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마음을 다잡자 일은 쉽게 풀렸다. 외아들과의 생이별을 반대하던 어머니는 정부군에 강제 징집당했다가 목숨을 잃은 아들 친구들의 소식을 듣고선 마음을 돌렸다. 그의 친구 3명은 IS와 격전을 치른 팔미라와 데라에서 잇따라 전사했다. 수헤일은 “외아들이라 징집을 면제받은 상태였지만 탈출하기 전날까지도 시리아 정부가 ‘조국을 구하라’며 자원입대를 독촉했다”고 말했다. 비디오 엔지니어로 일하던 그는 매달 315달러(약 37만원)의 월급을 아껴 모았다. 여기에 차를 판 돈과 부모로부터 받은 자금을 합해 5000달러(약 592만원) 가까운 여비를 마련했다. 지난달 시리아를 탈출해 최근 독일 뮌헨에 들어온 수헤일의 탈출 과정을 재구성했다. 그는 지난달 수백㎞를 걸어서 서쪽 레바논 국경을 넘었다. 무더위와 군경의 눈을 피해 낮에 숨어 지내다 밤에 걷고 또 걸었다. 레바논으로 넘어와 베이루트에서 비행기를 타고 터키 이스탄불을 거쳐 이즈미르로 갔다. 항공료는 300달러(약 36만원)가량 들었다. 이른바 ‘돈 있는’ 난민이 택하는 전형적인 루트다. 그러나 이곳에서부터 다른 난민과 마찬가지로 대중교통과 두 다리에 의지했다. 터키의 대표적 휴양지인 에게해의 이즈미르에 도착한 그는 고무보트에 의지해 그리스의 레스보스 섬으로 향했다. 세 살배기 시리아 난민 아일란 쿠르디가 참변을 당한 바로 그 코스다. 이때 고무보트를 운용하는 브로커에게 1000유로(약 134만원) 넘는 돈을 줬다. ‘딩기’로 불리는 고무보트는 원래 관광용이었지만 난민이 몰리면서 그리스 밀입국을 위한 수단으로 쓰이고 있다. 4인용 고무보트에 12명이 탔다. 그는 승선비를 현금으로 선불로 줬다고 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단독] [커버스토리] 목숨 걸고 탈출했지만… 유럽행은 또 다른 차별의 시작이었다

    [단독] [커버스토리] 목숨 걸고 탈출했지만… 유럽행은 또 다른 차별의 시작이었다

    그리스 동쪽 에게해 섬에 도착한 난민들은 이내 눈시울을 적신다. 위태위태한 고무보트가 가라앉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다가 무사히 땅에 발을 딛는 순간, 아이들과 여성들은 울음을 터뜨린다. 유럽연합(EU) 회원국인 그리스까지 밀입국에 성공한 뒤 난민의 이동은 자유롭다. 그러나 고무보트 상륙은 고난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이기도 하다. 지난 8월 조국 시리아를 탈출한 난민 수헤일(23)은 터키를 거쳐 그리스의 레스보스 섬에 닿았지만 그리스 본토를 밟기 위해 마냥 기다려야 했다. 이곳에는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이라크 등지에서 몰려온 난민이 2만명 가까이 머물고 있다. 재정위기로 허리띠를 바짝 졸라맨 그리스 정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곳 난민은 신분 등록을 마칠 때마다 2500명씩 카페리선에 실려 그리스 본토로 이송된다. 이들은 다시 등 떠밀려 하루 2000명 이상이 북부 마케도니아 국경으로 향한다. 정부가 나서 난민을 발칸 국가들로 떠넘기는 셈이다. ●국경 넘으려 브로커에 돈 주고 가짜 여권 만들고 수헤일은 레스보스 섬에서 열흘 가까이 대기하다 페리에 몸을 실었다. 아테네 외곽의 피레우스항까지의 뱃삯은 46유로(약 6만 1000원). 아테네까지 도보로 이동한 뒤 테살로니카에서 45유로를 내고 열차를 탔다. 국경 도시인 에브조노이까지는 10유로(약 1만 3000원)를 내고 택시를 이용했다. 이곳에서 마케도니아 국경을 넘은 그는 난민 수천 명과 맞닥뜨렸다. 이때부터 발칸을 지나 동유럽으로 북진하는 길이었다. 게브젤리자역에선 가까스로 기차에 올랐다. 스코페까지 10유로, 다시 기차에서 내려 로자네까지 5유로를 내고 버스를 이용했다. 여윳돈이 있었지만 세르비아 국경을 넘기 위해선 다시 걸어야 했다. 하루 수천 명이 몰려 거대한 난민촌으로 돌변한 수도 베오그라드 중앙역을 피하기 위한 여정이었다. 제대로 된 체류 허가증을 받지 못해 헝가리행 열차 탑승을 장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수헤일은 일단 베오그라드까지 20유로를 내고 기차로 이동했다. 이후 버스를 타고 국경도시 칸지자까지(20유로) 간 뒤 다시 걸어서 헝가리 국경도시 세게드에 이르렀다. 수헤일은 헝가리가 국경에 철조망을 두르고 난민 유입을 본격 제어하기 직전 100유로 넘는 돈을 주고 손쉽게 부다페스트역에 닿을 수 있었다. 그는 이곳에서 마지막으로 브로커를 통해 550유로가량을 지불하고 승용차에 탑승해 오스트리아 빈을 거쳐 독일 땅을 밟았다. 그가 최종 목적지인 독일까지 오는 동안 들인 교통비만 비행기 삯을 빼고도 2400달러(약 284만원)를 웃돈다. 20일 남짓한 여정 동안 숙식을 위해 들인 비용도 비슷할 것으로 추정된다. 고향땅 시리아에서 6개 나라를 거쳐 도착했다. 이젠 수중에 남은 돈도, 고향 어머니에게 무사하다는 것을 알릴 방법도 없다. 수헤일보다 가난한 난민들은 승용차 대신 구글앱과 왓스앱에 의지해 비상 수송용 열차와 버스를 갈아타며 경로를 찾는다. ●러시아 모스크바를 경유하는 루트도 개척 난민을 돕는 시리아의 애드난 변호사는 “다마스쿠스에서 난민을 대상으로 독일까지 여정을 제공하는 브로커 사업이 활개치고 있다”면서 “평균 500유로(약 67만원)면 가짜 여권을 만들 수 있고 2400달러면 독일까지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부익부 빈인빅 현상이 두드러졌지만 최근 17~25세의 젊은 난민이 주류를 이루면서 브로커 의존도가 크게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난민의 유럽행 경로는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 ‘지중해 루트’와 ‘터키·그리스 루트’, ‘북극 루트’ 등이다. 과거 주요 이동로인 지중해 루트는 주로 수단, 리비아를 거쳐 지중해를 건넌 다음 이탈리아의 람페두사나 시칠리아로 유입되는 경로다. 모로코에서 서지중해를 건너 남부 스페인으로 유입되는 난민도 해마다 6000명 선에 이른다. 이 같은 경로의 난민은 2012년 2만 2000여명, 2013년 6만여명 수준이었다가 지난해 12만 4000여명, 올해는 벌써 38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지중해 루트를 이용하기 위해 지금도 리비아에서 30만명 가까운 난민이 대기 중이라고 밝혔다. 지중해 루트에서 전복 사고가 잇따르자 난민들은 그리스·터키 루트로 불리는 육로로 몰렸다. 이 루트에서도 터키에서 그리스까지 가는 데 고무보트를 타야 하기에 동지중해 루트로 불리기도 하는 길이다. EU에 가입하지 않은 터키에서 그리스로 건너가려면 여권 등 까다로운 입국심사를 거쳐야 하기에 난민들은 목숨을 걸고 밀입국용 고무보트에 오른다. UNHCR에 따르면 올 1월부터 8월까지 난민 15만 8000여명이 터키·그리스 루트를 이용했다. 최근 난민들이 새로 개척한 ‘더 확실하고 안전한’ 유럽행 루트는 이른바 ‘북극 루트’다. 시리아에서 레바논의 베이루트로 간 뒤 이곳에서 러시아로 들어간다.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무르만스크를 거쳐 노르웨이 오슬로에 닿는다. 이들은 항공편과 기차, 택시, 자전거 등을 교통수단으로 이용한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소개했다 ●알자지라 “우리가 원하는 건 전쟁 멈추는 것” 루트에 따른 차별도 존재한다. 이는 인종·종교 차별과도 맞물려 있다. 최근 프랑스 북부도시 칼레의 나타샤 부샤르 시장은 선별적으로 난민을 수용하겠다는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를 거칠게 비난했다. 중동 일대의 난민촌에서 5년간 2만명을 자신들의 기준에 따라 받아들이겠다는 영국 정부의 복안에 반발한 것이다. 칼레에 머무는 난민은 리비아에서 목숨을 걸고 도착한 흑인이 대부분이다. 수단, 에리트레아, 에티오피아, 니제르 등 아프리카 출신이다. 이들은 다시 영·불 간 도버해협을 건너려다 매주 수십 명이 목숨을 잃고 있다. 동유럽 국가들은 무슬림을 배제하고 기독교계 난민을 먼저 수용하겠다는 속내를 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국가들은 난민 속에 IS가 섞여 들어오는 것도 우려한다. 난민들이 가장 원하는 루트는 어디일까. ‘어떤 루트도 가지 않고 고향에서 살고 싶다’는 게 정답이다. 아랍권 언론 알자지라는 “우리가 원하는 것은 유럽행이 아니라 전쟁이 멈추는 것”이라고 호소하는 시리아 난민 소년 키난 마살메흐(13)의 인터뷰를 전했다. 마살메흐가 “우리는 유럽에 가고 싶지 않다. 고향의 평화를 바란다”고 간청하는 영상은 난민 유입을 막으려는 국가와 난민 수용에 나선 국가 모두에 울림을 줬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단독] [커버스토리] 올 국내 난민 신청자 2669명… 출입국장서 90명 신청

    우리나라는 유럽과 달리 대규모 난민이 몰려드는 일이 거의 없다. 3면이 바다라는 지리적 여건 때문이다. 2013년 7월부터 난민법(6조)을 만들어 공항이나 항만 등의 출입국장에서 긴급하게 발생하는 난민 신청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 제도의 이용률은 매우 저조하다. 11일 법무부에 따르면 올 1~7월 출입국장에서 난민 신청을 한 이들은 90명으로 전체 난민 신청자(2669명)의 3.4%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일단 국내에 들어온 뒤 일반 출입국사무소에서 난민 신청을 한다. 법무부는 난민 신청자 대다수가 항공기를 이용해 입국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는 홍콩이나 싱가포르 등을 경유해서 온다. 우리나라 난민신청자의 특징은 ‘생계형’이 다수라는 점이다. 올해는 전체 신청자의 41.6%인 1111명이 불법체류 상태에서 난민 신청을 했다. 고용허가제로 국내에 들어왔다가 난민을 신청한 경우도 572명(27.4%)에 달한다. 이런 이유로 법무부는 난민 심사를 좀더 엄격하게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엔 이집트에서 한국 취업을 희망하는 12명을 모집해 1인당 5000~1만 달러를 챙긴 ‘난민 브로커’ 일당이 적발되기도 했다. 난민법은 난민 인정 사유를 국적·인종·종교·특정사회집단 구성원 신분·정치적 의견 등의 이유로 본국에서 박해를 받는 경우로 제한하고 있다. 1994년부터 올 7월 말까지 한국에 난민 신청을 한 시리아인은 760여명이다. 이 중 85%가 내전 이후 3년간 집중됐다. 이 가운데 3명만 난민으로 인정받았고 570여명은 인도적 체류 허가를 받아 국내에 거주하고 있다. 인도적 체류 허가는 강제 송환도 되지 않고 취업도 가능하지만 난민과 달리 기초생활·교육·직업훈련 등의 지원을 받지 못한다. 심사에 불복해 법원으로 가서 판단을 구하더라도 결정이 잘 바뀌지 않는다. 법원이 난민법상 ‘박해’를 ‘생명·신체 또는 자유에 대한 위협을 비롯하여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중대한 침해나 차별을 야기하는 행위’로 엄격히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유엔·美·아랍도… 난민문제 함께 풀자”

    최악의 난민 사태 해결을 위해 유럽연합(EU)뿐 아니라 국제사회가 연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유럽의회가 EU, 유엔, 미국, 아랍 국가들이 참여하는 국제회의의 개최를 요구했으며 독일은 주요 7개국(G7)과 아랍 국가에 정상회담을 제의했다. 한편 미국은 시리아 난민에 대한 ‘좁은 문’을 넓히기로 했다. 유럽의회는 10일(현지시간)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이 제안한 난민 분산 수용안을 지지한다는 결의안을 찬성 432 대 반대 142표로 채택했다고 AFP가 보도했다. 융커 위원장은 전날 유럽의회 연설에서 난민 16만명을 EU 회원국이 분산 수용하고 법적 구속력이 있는 난민 수용 쿼터를 정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또한 유럽의회는 “공동의 인도주의적 지원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EU, 유엔, 미국, 아랍 국가들이 참여하는 난민 국제회의를 소집할 것을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대표에게 요구했다. 압도적인 표차로 채택된 이번 결의안은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동유럽 국가들의 반발로 난항을 겪고 있는 난민 분산 수용안에 힘을 실어 주고 사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동참을 강하게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전날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무장관은 오는 15일 개막 예정인 유엔 총회 기간에 시리아 난민 위기와 유엔난민기구(UNHCR)에 대한 추가 자금 지원 등을 논의하기 위한 회담 개최를 G7과 아랍 국가들에 제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유한 걸프 국가들은 시리아 난민 수용을 외면해 국제적 비난을 받아 왔다. 슈타인마이어 장관은 이날 의회 연설에서 “유엔 총회가 열리는 기간에 G7과 아랍 국가를 회담에 초청할 것”이라며 “우리가 정말로 난민들의 운명을 생각한다면 UNHCR이 난민들에 대한 식량 배급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폭발적으로 늘어난 난민 때문에 자금 부족에 시달리는 UNHCR은 레바논, 요르단, 케냐 등 난민캠프에 대한 식량배급량을 크게 줄인 상태다. 노르웨이 정부는 시리아 난민을 돕기 위한 국제기부회담 개최를 제안하고 나섰다. 에르나 솔베르그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이런 제안을 담은 서한을 보냈다고 밝히고 난민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촉구했다. 미국은 내년부터 시리아 난민을 더 받아들이기로 했다. 존 케리 국무장관은 의회에서 상·하원 법사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비공개 면담을 한 뒤 기자들에게 “수용 난민의 수를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언제부터, 얼마나 더 많이 수용할지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AP와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은 익명의 정부와 의회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케리 장관이 미국이 내년에 수용할 난민 규모를 당초 7만명에서 7만 5000명으로, 5000명 늘리겠다는 내용을 보고했다고 전했다. 5000명 중 시리아 출신 난민이 얼마나 포함될 지는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난민 소녀에게 피자 전하는 독일 아이 장면’ 화제

    ‘난민 소녀에게 피자 전하는 독일 아이 장면’ 화제

    여성 카메라기자가 난민에게 발길질을 하는 동영상이 공개돼 국제사회의 비난이 거센 가운데 이와 대조적으로 독일에 도착한 한 난민 여자아이에게 같은 또래 독일 여자아이가 한 조각의 피자를 전하는 장면이 감동의 화제를 몰고 있다. 미국 NBC 방송의 어산드라 비나그라드 기자는 9일(현지 시간) 독일로 쏟아져 들어오는 난민들을 독일 국민이 환영하는 장면이 담긴 여러 짧은 동영상을 언론사 트위터에 올리며 이를 보도했다. 지난 7일, 촬영된 이 동영상 중에는 독일의 한 여자아이가 인형을 손에 쥔 채 막 독일 땅을 밟은 한 난민 여자아이에게 자신이 가지고 있던 피자 한 조각을 전하는 감동적인 장면이 담겨 있다. 비나드라드 기자가 '독일 아이의 감동적인 순간'이라는 제목으로 올린 이 동영상은 순식간에 50여만 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네티즌의 폭발적인 관심을 불려 일으키고 있다. 한편, 비교적 포용적인 난민 정책을 펴고 있는 독일은 다른 유럽 국가에도 분산 수용 등 난민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 주말 하루에도 약 1만여 명에 달하는 난민들이 독일로 들어오는 등 올 한 해에만 주로 시리아 내전을 피해 망명길에 나선 약 80만 명의 난민들이 독일로 몰려올 것으로 보인다고 NBC 방송은 전했다. 하지만 독일 정부의 난민 포용 정책에도 불구하고 유럽연합(EU) 국가들은 난민 수용 문제에 대한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서고 있어 해결책을 찾기가 쉽지 않은 전망이라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사진=독일로 들어온 난민 여자아이에게 피자를 전하고 있는 독일 여자아이 (해당 페이스북 캡처)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이민자 공격 비판’ 22년 전 노래…독일 ‘음원차트 재석권’

    ‘이민자 공격 비판’ 22년 전 노래…독일 ‘음원차트 재석권’

    메르켈 총리의 적극적인 수용정책에도 불구하고 독일 내에서 극우주의자들에 의한 이민자 캠프 방화 범죄가 일어나 충격을 안겨준 가운데, 독일 국민들이 이를 성토할 목적으로 극우주의자 반대 메시지를 담은 22년 전 록 음악을 다시 음원 차트 최상위에 진입시키면서 이목을 끌고 있다. 영국 가디언지는 9일(현지시간) 독일 펑크 밴드 ‘디 애어츠테’(Die Ärzte)가 1993년 발표한 곡 ‘슈라이 나흐 리베’(Schrei nach Liebe, 사랑을 울부짖어 갈구하다)가 현재 독일 음원 다운로드 및 스트리밍 순위 최상위에 진입해 있으며 곧 1위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 곡은 지난 90년대 초 이민자들에 대한 독일 신나치주의자들의 폭력범죄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하던 시기에 맞춰, 이들의 잔혹한 행동을 비판하기 위해 만들어진 곡이다. 곡의 제목인 ‘사랑을 울부짖어 갈구하다’는 당시 젊은 신나치주의자들이 사실상 관심과 사랑에 매우 목말라 있는 자들이며 이러한 결핍감을 외부인들에 대한 부당한 폭력으로 풀어내고 있다는 점을 꼬집는 것이다. 이 곡에서 디 애어츠테는 ‘당신들의 폭력은 사랑에 대한 조용한 울부짖음일 뿐이지. 오오, 멍청한 자들이여’라고 노래하며 신나치주의자들을 조롱, 비판하고 있다. 발매 된지 무려 22년이나 지난 낡은 록음악을 다시 수면 위로 부상시킨 움직임을 시작한 것은 독일 오스나브뤼크 지역에 살고 있는 46세의 음악 교사 게르하르트 토게스다. 그는 이 운동을 펼친 것이 “이민자 차별에 맞서기 위한 나름의 방법”이었다고 밝혔다. 그렇게 캠페인이 시작된 지 불과 일주일여 만에 이번 곡은 올해 단일음원 최다 판매기록을 경신한 상태다. 소식을 접한 디 애어츠테 또한 음원 판매에 따른 수익 전액을 독일의 난민 구호 인권단체 ‘프로 아쥘’(Pro-Asyl)측에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들은 “다른 반(反)나치 곡을 사용할 수도 있었을 텐데 우리 곡을 선택해준 만큼 기쁘게 지원 하겠다”며 “나치주의자(극우주의자) 여러분들은 (우리 곡이) 즐겁지 않은 여흥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당신은 누군가 안아주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 그래서 나치가 된 거야’라고 말하는 이 노래가 독일 국민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현재 독일은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등지에서 몰려드는 대규모 이민자 행렬로 혼란을 겪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총 80만 명의 이민자들을 수용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독일 경찰에 따르면 올해에만 총 250번에 걸쳐 이민자 구호소에 대한 공격이 벌어졌으며 지난달에는 드레스덴 지역에서 새 이민자 캠프 설립에 반대하는 신나치주의자들의 과격시위가 발생, 30여명의 경관이 부상당하기도 했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국내외 난민 현실] 국내 난민 522명… 난민 보호율 18%

    올해 7월 말을 기준으로 국내에서 난민으로 인정받은 사람은 522명이며 인도적 체류자 876명을 포함하면 국내 난민 보호율은 18.1%다. 지난해 난민 신청자는 이집트인이 568명으로 가장 많았고 내전이 끊이지 않는 시리아 출신은 204명으로 파키스탄인(386명)과 종교적 이유로 한국의 문을 두드린 중국인(360명)에 이어 네 번째다. 2013년 난민법을 제정한 정부는 난민 신청자를 심사해 기초생활과 사회적응교육 등이 보장되는 난민과 난민의 혜택을 지원하지는 않지만 국내 체류를 허가하는 인도적 체류자로 분류해 관리한다. 법무부는 심사를 통해 고국에서 인종·종교·국적·특정 사회집단의 구성원 신분 또는 정치적 견해를 이유로 박해를 받을 수 있다고 판단되면 난민 지위를 부여하고 있다. 인도적 체류자는 사유가 해결될 때까지 국내 취업 활동도 가능하다. 법무부가 난민 업무를 시작한 1994년부터 올해 7월까지 1만 2208명이 정부에 난민 인정을 신청했다. 외국인이 정부에 난민 신청을 하면 6개월 동안 합법적으로 체류할 수 있고 확정될 때까지 6개월씩 연장할 수 있다. 난민 신청 6개월 이후부터는 취업이 가능하며 난민 신청일로부터 6개월 동안은 월 40만원 수준의 정부 지원금이 제공된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시리아 난민 수용 확대 시사, “스티브 잡스도 시리아 이민자 아들” 무슨 뜻이길래?

    시리아 난민 수용 확대 시사, “스티브 잡스도 시리아 이민자 아들” 무슨 뜻이길래?

    ‘시리아 난민 수용 확대 시사’ 시리아 난민 수용 확대를 촉구하는 국제사회의 압박이 고조되자, 미국 백악관이 8일(현지시간) 시리아 난민 수용을 확대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세살배기 시리아 난민 아일란 쿠르디의 죽음에 전세계가 애도하던 지난 2일 스위스의 IT 기업가 데이비드 갤브레이스는 자신의 트위터에 애플 공동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사진을 올리고 이 같은 한 줄 설명을 달았다. 시리아 난민의 비극이 연일 각국 언론을 장식하는 상황에서 이 트윗은 1만 회 이상 공유되며 전 세계 네티즌의 호응을 얻었다. 잡스는 실제로 시리아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의 친부 압둘파타 존 잔달리는 현재 시리아 격전 지역 중 하나인 홈스에서 1931년 명문 가문의 3형제 중 막내로 태어난 것. 미국으로 건너와 위스콘신대학에 재학 중에 같은 학교에 다니던 조앤 캐럴 심슨을 만나게 됐고, 1954년 함께 시리아를 방문했을 때 아이를 가져 이듬해 잡스를 낳았다. 그러나 심슨 아버지의 반대로 결혼할 수 없게 되자 이들은 잡스를 폴 잡스와 클라라 잡스 부부에게 입양보냈다. 잔달리는 심슨의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심슨과 결혼해 시리아로 떠났다가 이혼 후 다시 미국으로 건너와 카지노 업계에서 경력을 쌓았다. 잡스가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공개한 후 잔달리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입양 보낸 것은 실수였다. 만나서 커피라도 한 잔 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으나 잡스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 잡스의 팬이라는 갤브레이스는 미국 일간 시카고트리뷴과의 인터뷰에서 “시리아 이민자의 아들이 기회를 얻어 세계 최대 기업을 만들었는데 같은 국적의 다른 아이는 버려진 물건처럼 파도에 씻겨져 왔다”고 말했다. 그는 “잡스는 아일란과 모든 면에서 대비된다”며 “아일란과 같은 어린 소년에게도 기회가 주어졌다면 무엇을 이뤄낼 수 있었을지 궁금해졌다”고 트윗을 올린 이유를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시리아 난민 수용 확대 시사, 시리아 난민 수용 확대 시사, 시리아 난민 수용 확대 시사, 시리아 난민 수용 확대 시사 시리아 난민 수용 확대 시사 사진 = 서울신문DB (시리아 난민 수용 확대 시사) 뉴스팀 seoulen@seoul.co.kr
  • 시리아 난민 수용 확대 시사, “스티브 잡스도 시리아 이민자 아들이었다” 왜?

    시리아 난민 수용 확대 시사, “스티브 잡스도 시리아 이민자 아들이었다” 왜?

    ‘시리아 난민 수용 확대 시사’ 시리아 난민 문제에 대해 소극적 반응을 보여온 미국이 국제사회의 압박이 고조되자 시리아 난민 수용을 확대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상황이 점차 악화되면서 미국이 이러한 짐을 견뎌내고 있는 나라들을(유럽국가) 돕기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우선 요르단과 터키 등 시리아 주변국 난민캠프에 대한 식량과 주택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미국 본토로 난민을 추가 수용하는 방안도 고심 중이다. 앞서 미국은 2011년 시리아 내전이 시작된 이후 1500명의 난민을 수용했다. 이에 더해 내년 중으로 8000 명의 난민을 추가로 받아들이겠다고 밝혔지만 국제 인권단체를 중심으로는 미국이 추가로 난민 수용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독일과 오스트리아 등 난민 사태의 직접적인 당사국인 유럽 7개국 정상들에게 전화를 걸어 난민들의 생존권 보장을 위해 유럽 각국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 가운데 “스티브 잡스도 시리아 이민자의 아들이었다”는 내용이 다시금 이목을 끌고 있다. 세살배기 시리아 난민 아일란 쿠르디의 죽음에 전세계가 애도하던 지난 2일 스위스의 IT 기업가 데이비드 갤브레이스는 자신의 트위터에 애플 공동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사진을 올리고 이 같은 한 줄 설명을 달았다. 시리아 난민 수용 확대 시사, 시리아 난민 수용 확대 시사, 시리아 난민 수용 확대 시사, 시리아 난민 수용 확대 시사 사진 = 서울신문DB (시리아 난민 수용 확대 시사) 뉴스팀 seoulen@seoul.co.kr
  • 시리아 난민 수용 확대 시사, “스티브 잡스도..” 무슨 뜻?

    시리아 난민 수용 확대 시사, “스티브 잡스도..” 무슨 뜻?

    ‘시리아 난민 수용 확대 시사’ 시리아 난민 수용 확대를 촉구하는 국제사회의 압박이 고조되자, 미국 백악관이 8일(현지시간) 시리아 난민 수용을 확대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세살배기 시리아 난민 아일란 쿠르디의 죽음에 전세계가 애도하던 지난 2일 스위스의 IT 기업가 데이비드 갤브레이스는 자신의 트위터에 애플 공동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사진을 올리고 이 같은 한 줄 설명을 달았다. 시리아 난민의 비극이 연일 각국 언론을 장식하는 상황에서 이 트윗은 1만 회 이상 공유되며 전 세계 네티즌의 호응을 얻었다. 잡스의 팬이라는 갤브레이스는 미국 일간 시카고트리뷴과의 인터뷰에서 “시리아 이민자의 아들이 기회를 얻어 세계 최대 기업을 만들었는데 같은 국적의 다른 아이는 버려진 물건처럼 파도에 씻겨져 왔다”고 말했다. 그는 “잡스는 아일란과 모든 면에서 대비된다”며 “아일란과 같은 어린 소년에게도 기회가 주어졌다면 무엇을 이뤄낼 수 있었을지 궁금해졌다”고 트윗을 올린 이유를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국내외 난민 현실] 유럽 땅 밟아도… 정신적 공황·폭력에 무방비

    “지중해를 횡단하던 난민선이 침몰해 아내와 아이를 한꺼번에 잃은 남자는 얼마 전 (수용소) 창문에서 투신했어요. 같은 배를 탔던 26세 청년은 불안에 시달리며 밤잠을 설치고 있죠.”(이탈리아 인권단체 ‘메두’ 소속의 정신과 의사) 죽을 고비를 넘기며 가까스로 유럽땅을 밟은 난민들이 다시 극심한 후유증과 폭력, 빈곤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상 초유의 난민 위기에 직면한 유럽 각국이 난민들의 상처를 보듬는 데 한계를 드러낸 탓이다. AFP는 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난민위원회(CIR) 보고서를 인용, 시칠리아에 체류 중인 난민 가운데 38%가 우울증을 앓고 44%가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를 겪는다고 보도했다. 이곳 난민의 30% 안팎은 고국에서 한 차례 이상 고문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난민선 표류나 침몰 외에도 거대한 사막을 횡단하는 등 여러 차례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치료는 전무한 상황이다. 국제이주기구(IOM) 관계자는 “엄청나게 몰려드는 난민에게 식량과 통역 등을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벅차다”고 털어놨다. 난민에 대한 폭력도 급증하고 있다. ‘난민의 천국’이라는 독일 로텐부르크의 난민 수용소에선 이날 증오 범죄로 추정되는 방화가 일어나 난민 6명이 다쳤다. 독일에선 올 들어서만 난민 수용소 공격이 200건 이상 발생했다. 영국에서도 올해 무슬림에 대한 증오 범죄가 816건 발생해 전년 동기보다 70% 급증했다. 경제적 어려움은 또 다른 문제다. 베를린 인근 보호소에 사는 시리아 난민 무함마드 알키라니(28)는 3명의 가족이 매달 정부로부터 233유로(약 31만원)를 지원받지만 겨울을 앞두고 방한복을 사기조차 힘겹다고 워싱턴포스트에 털어놨다. AP는 지난해 10월 지구 반대편 우루과이에 정착한 시리아 난민 다섯 가족 42명이 이날 수도 몬테비데오 광장에서 생활고를 호소하며 출국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전했다. 하지만 난민들의 엑소더스는 끊이지 않고 있다. 이날도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한 수천명의 시리아 난민이 국경을 넘어 터키 남부 도시에 도착했다고 가디언은 전했고, 헝가리 남부 로스케 등지의 수용소에서 난민 수백명이 탈출해 북쪽 부다페스트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고 AP가 보도했다. 뒷짐만 지고 있던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도 매년 7만명 규모인 기존 난민 프로그램 쿼터 중 일부를 시리아 난민에게 할당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미국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는 전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국내 난민 신청자 3000명 시대… 법안은 낮잠

    난민 관련 법안들이 국회에서 낮잠을 자고 있다. ‘난민 신청자 3000명 시대’가 임박했는데도 의원들이 이에 대해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시리아 난민의 유럽 유입 사태를 계기로 이번 정기국회에서 국회에 계류 중인 8개의 난민법 개정안에 대한 논의에도 불이 붙을지 주목된다. 한국은 2013년 7월 아시아 국가 중 최초로 난민법을 시행했다. 법안은 ‘난민의 권리 보장’, ‘난민 가족에 대한 보호’, ‘인도적 체류자(난민과 비교해 보호와 권리 보장 수준이 떨어지는 자)에 대한 지원’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해 10월 발의된 원혜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안은 난민 인정 심사 기준의 공정성을 보장하도록 했다. 지난 3월 제출된 이원욱 새정치연합 의원안은 난민의 미성년자(민법상 만 19세 미만) 자녀에게 영·유아 보육 등을 지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현행 난민법이 교육의 보장 범위를 초·중등교육으로 한정한 데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지난 6월 발의된 이자스민 새누리당 의원안은 자녀는 물론 배우자에게도 의료 지원 또는 생계비 등의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홍익표 새정치연합 의원안은 인도적 체류자에 대한 지원 방안을 담고 있다. 그러나 난민법 처리 전망이 그리 밝지는 않다. 법제사법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8일 “현재 8개 법안 모두 제대로 논의가 진행된 게 없다. 의원들의 무관심이 문제”라면서 “우선 난민을 얼마나 받아야 할지 등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이뤄져야 하고 예산 정책 부분과의 연계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난민에 대한 지원 범위도 입법 논의 과정에서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난민은 자국민이 아니기 때문에 지원 범위를 두고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난 6월 이자스민 의원이 난민에 대한 생계비 지원 대책을 내놓자 일각에서는 “국가 예산을 엉뚱한 데 쓴다”며 반감을 드러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국내외 난민 현실] 유럽 땅 밟아도… 정신적 공황·폭력에 무방비

    “지중해를 횡단하던 난민선이 침몰해 아내와 아이를 한꺼번에 잃은 남자는 얼마 전 (수용소) 창문에서 투신했어요. 같은 배를 탔던 26세 청년은 불안에 시달리며 밤잠을 설치고 있죠.”(이탈리아 인권단체 ‘메두’ 소속의 정신과 의사) 죽을 고비를 넘기며 가까스로 유럽땅을 밟은 난민들이 다시 극심한 후유증과 폭력, 빈곤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상 초유의 난민 위기에 직면한 유럽 각국이 난민들의 상처를 보듬는 데 한계를 드러낸 탓이다. AFP는 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난민위원회(CIR) 보고서를 인용, 시칠리아에 체류 중인 난민 가운데 38%가 우울증을 앓고 44%가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를 겪는다고 보도했다. 이곳 난민의 30% 안팎은 고국에서 한 차례 이상 고문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난민선 표류나 침몰 외에도 거대한 사막을 횡단하는 등 여러 차례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치료는 전무한 상황이다. 국제이주기구(IOM) 관계자는 “엄청나게 몰려드는 난민에게 식량과 통역 등을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벅차다”고 털어놨다. 난민에 대한 폭력도 급증하고 있다. ‘난민의 천국’이라는 독일 로텐부르크의 난민 수용소에선 이날 증오 범죄로 추정되는 방화가 일어나 난민 6명이 다쳤다. 독일에선 올 들어서만 난민 수용소 공격이 200건 이상 발생했다. 영국에서도 올해 무슬림에 대한 증오 범죄가 816건 발생해 전년 동기보다 70% 급증했다. 경제적 어려움은 또 다른 문제다. 베를린 인근 보호소에 사는 시리아 난민 무함마드 알키라니(28)는 3명의 가족이 매달 정부로부터 233유로(약 31만원)를 지원받지만 겨울을 앞두고 방한복을 사기조차 힘겹다고 워싱턴포스트에 털어놨다. AP는 지난해 10월 지구 반대편 우루과이에 정착한 시리아 난민 다섯 가족 42명이 이날 수도 몬테비데오 광장에서 생활고를 호소하며 출국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전했다. 하지만 난민들의 엑소더스는 끊이지 않고 있다. 이날도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한 수천명의 시리아 난민이 국경을 넘어 터키 남부 도시에 도착했다고 가디언은 전했고, 헝가리 남부 로스케 등지의 수용소에서 난민 수백명이 탈출해 북쪽 부다페스트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고 AP가 보도했다. 뒷짐만 지고 있던 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도 매년 7만명 규모인 기존 난민 프로그램 쿼터 중 일부를 시리아 난민에게 할당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미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가 전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시리아 난민 수용 확대 시사, 입장 들어보니?

    시리아 난민 수용 확대 시사, 입장 들어보니?

    ‘시리아 난민 수용 확대 시사’ 시리아 난민 문제에 대해 소극적 반응을 보여온 미국이 국제사회의 압박이 고조되자 시리아 난민 수용을 확대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상황이 점차 악화되면서 미국이 이러한 짐을 견뎌내고 있는 나라들을(유럽국가) 돕기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우선 요르단과 터키 등 시리아 주변국 난민캠프에 대한 식량과 주택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미국 본토로 난민을 추가 수용하는 방안도 고심 중이다. 앞서 미국은 2011년 시리아 내전이 시작된 이후 1500명의 난민을 수용했다. 이에 더해 내년 중으로 8000 명의 난민을 추가로 받아들이겠다고 밝혔지만 국제 인권단체를 중심으로는 미국이 추가로 난민 수용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독일과 오스트리아 등 난민 사태의 직접적인 당사국인 유럽 7개국 정상들에게 전화를 걸어 난민들의 생존권 보장을 위해 유럽 각국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국내외 난민 현실] 불안정한 신분 탓 단순 노무직에만 취업… ‘빈곤의 늪’ 허덕

    [국내외 난민 현실] 불안정한 신분 탓 단순 노무직에만 취업… ‘빈곤의 늪’ 허덕

    “난민으로 인정되면 한국에 남고 싶어요. 그러나 끝까지 난민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면 다른 나라로 가야겠죠.” 아자르 아흐마드(30·가명)는 시리아 출신의 ‘인도적 체류자’다. 시리아에서 내전이 발발한 후 2013년 3월 고향 알레포를 떠나 대한민국으로 왔지만 난민으로 인정받진 못했다. 1951년 제정된 유엔난민 협약에 전쟁과 내전은 난민 인정 조건으로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의 생명이 위협받는 건 분명하지만 타국에 난민이 급격히 유입될 것을 우려해 국제적으로 전쟁과 내전은 제외됐다. 다만 각 국가는 ‘완충지대’인 인도적 체류 제도를 두고 있으며 아흐마드는 한국으로부터 인도적 체류 허가만 받았다. 시리아 내전이 5년째에 접어들면서 지난 7월까지 시리아인 713명이 난민 신청을 했으나 난민 인정은 고작 3명에 그쳤다. 문제는 그에게 허락된 것이 ‘체류할 수 있는 권리’와 ‘취업할 수 있는 권리’뿐이라는 점이다. 취업 역시 ‘단순 노무직’만 가능하다. 난민 인정자와 달리 지역 건강보험, 기초생활보장, 의무교육이 적용되지 않을 뿐 아니라 그가 받은 비자(기타·G-1)는 1년마다 갱신해야 한다. 이 때문에 일자리를 구하기도 쉽지 않다. 실제로 그는 시리아에서 한국 기업과 함께 중고차 사업을 벌여 자동차 정비 기술이 있지만 한국에서 직장을 구하는 건 현실적으로 힘들다. 아흐마드는 8일 “비자를 1년마다 갱신해야 하는 불안정한 신분 탓에 자동차 정비업체 사장들이 우리를 고용하기 꺼려 한다”며 “한국어를 못하는 것도 취업을 거부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흐마드에게 빈곤은 현실이다. 운 좋게 자동차 정비 아르바이트 자리라도 나오면 일당 5만~10만원 벌이를 한다. 하지만 매일 일이 있지는 않다. 그가 한 달에 버는 돈은 백만원이 되지 않을 때가 많다. 우리 정부로부터 인도적 체류 허가를 받은 후 인천에 살던 아흐마드는 월세 50만원도 부담하기가 어려워 올 1월 강원도 춘천으로 옮겼다. 그는 “춘천은 집값이 저렴해 매달 10만원씩만 내고 있다”며 “고향인 알레포와 비슷한 느낌이어서 전쟁이 빨리 끝나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비극적인 죽음으로 전 세계를 비탄에 빠지게 한 시리아 난민 꼬마 ‘아일란 쿠르디’처럼 생존을 위해 한국에 온 인도적 체류자 876명의 현실은 아흐마드의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 2002년 한국에 입국했다가 내전으로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서지 오리에(42·코트디부아르·가명)는 자녀 교육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오리에는 약 10년 전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자리잡았다. 생계는 그럭저럭 꾸려 가고 있지만 아들이 3년 전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교육비 부담에 걱정이 많다. 다행히 인도적 체류자에게도 의무교육이 제공돼 아들이 학교에 다닐 수는 있지만 방과후학습은 교육비 부담으로 엄두도 내지 못한다. 난민 인정자들에겐 자녀 학비 지원 제도가 있지만 오리에는 인도적 체류자이기에 지원을 받을 수 없다. 또 아들이 성장해 고등학교 교육을 받을 수 없는 현실도 그를 힘들게 하는 미래다. 오리에는 “난민 인정자에겐 직업교육 등도 시켜 주지만 나는 어떤 지원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2004년 한국에 온 후 시리아 내전 발발로 발목이 잡힌 아함 다니아(32·가명)는 10년 넘게 고향에 있는 가족들을 만나지 못하고 있다. 그는 “가족들이 너무 보고 싶지만 인도적 체류자 신분이기에 가족에 대한 비자 발급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유엔난민기구(UNHCR) 신혜인 공보관은 “인도적 체류를 허가하는 제도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인도적 체류자 역시 주거와 취업, 의료, 교육, 가족 결합 등 기본적 권리가 보장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英 ‘여왕 암살 모의’ 자국인 IS조직원 ‘드론 살해’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지난달 시리아에서 무인기(드론) 공습을 단행해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에 가담한 영국인 조직원 2명을 살해했다고 뒤늦게 밝혀 논란을 빚고 있다. 의회 승인 없이 독자적으로 공습을 진행한 뒤 의회에 사후 보고했다는 점과 더불어 과잉 대응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캐머런 총리는 7일(현지시간) 의회 연설에서 각각 카디프와 애버딘 출신의 영국 국적 IS 조직원 레야드 칸(21)과 루훌 아민(26)이 지난달 21일 영국군의 드론 공습에 의해 숨졌다고 밝혔다. 또 다른 영국인 조직원 주나이드 후세인(21)은 지난달 24일 미군의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덧붙였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15일 런던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전승기념일 행사에서 엘리자베스 여왕의 암살을 모의했다. 앞서 5월 유럽 전승기념일과 6월 국군의 날 행사 등을 겨냥해 테러 음모도 꾸민 것으로 전해졌다. 캐머런 총리는 “이들이 올여름 전승기념일 등 관심이 집중된 공공 행사에서 테러 공격을 벌이려 했다”며 “영국 국민 안전을 위한 목적의 법무장관 승인을 거친 자위권 행사 차원의 적법한 공습”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해리엇 하먼 노동당 당수 직무대행은 의회 승인을 거치지 않은 문제에 대해 독립기관의 진상 조사를 요청하고 나섰다. 노동당의 새 당수로 유력한 제러미 코빈 의원은 “이번 공습을 긴급 사안으로 고려하기엔 증거가 부족하다”고 반박했다. 국제앰네스티 영국지부의 케이트 앨런 지부장도 “영국군이 미국의 공중 즉결 처형에 가담한 셈”이라고 우려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난민 나눠 받는다

    난민 나눠 받는다

    “드디어 헝가리를 벗어났군요.” 6일 새벽(현지시간) 시리아인 대학생 마르완(19)의 입에선 안도의 탄성이 흘러나왔다. 전날부터 내린 부슬비는 도로 위를 온통 적셔 놓았으나 100여대의 파란색 버스 행렬은 1㎞ 넘게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마르완이 탄 버스는 몇 차례 정차를 거듭하다 가까스로 오전 4시 45분쯤 헝가리와 오스트리아의 국경을 넘었다. 동틀 무렵 창밖을 내다보던 그는 감정에 북받쳐 눈물을 머금었다. 한 달 전 시리아를 홀로 탈출한 마르완은 이날 여섯 번째 국경을 넘어 ‘꿈의 땅’에 발을 디뎠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엑소더스 행렬… 하루 독일에 1만명 도착 시리아 난민들의 ‘헝가리 엑소더스’는 긴장의 연속이었다.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국경까지는 175㎞ 안팎. 서너 시간이면 충분한 여정이었지만 자정부터 평균 6시간가량 이어졌다. 9시간 넘도록 도로 위를 맴돈 버스도 10여대나 됐다.난민 100여명은 헝가리 정부가 제공한 이 파란색 버스 행렬에 동승하기를 거부했다. 이들은 얇은 여름옷 차림으로 비를 맞으며 도로 위를 걸었다. “오스트리아 국경까지 데려다준다”며 버스에 태운 뒤 수용소에 가둬 온 헝가리 당국을 믿지 못하는 탓이다. 버스 통로와 계단까지 발 디딜 틈 없이 가득 찬 난민들을 향해 옆을 지나는 승용차에선 “죽어 버리라”는 악담이 쏟아지기도 했다. 지난달 이슬람국가(IS)가 점령한 이라크 모술을 탈출한 아흐메드는 “우리가 범죄자도 아닌데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난민들의 입경을 도운 현지 자원봉사자도 적지 않았다. 오스트리아 빈에 사는 헝가리 여성 에르제벳 자보가 페이스북에서 조직한 ‘칸보이 부다페스트 빈’이라는 단체는 5~6일 이틀간 3200여명의 봉사자와 150여대의 승용차를 동원해 난민에게 식량과 물, 담요를 제공했다. AFP는 7일 하루 동안 헝가리에서 오스트리아를 통해 독일 뮌헨으로 온 난민이 최소 1만명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5일부터 이틀 동안 뮌헨에 도착한 난민은 약 2만명으로 알려졌다. 독일 정부는 난민 지원에 60억 유로(약 8조 180억원)의 예산을 배정한 상태다. 난민 위기가 고조되자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7일 EU 회원국의 난민 수용 규모를 4만명에서 16만명으로 늘리고 난민을 각국에 할당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로이터 등이 전했다. 독일은 3만 1400여명을 추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는 EU 회원국 중 가장 많은 수치로 앞서 수용한 1만여명을 합하면 4만명이 훌쩍 넘는다. 이어 프랑스가 2만 4000여명, 스페인이 1만 4900여명을 추가 수용하기로 했다. 이 같은 EU 분담안은 9일 EU 집행위원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프랑스는 이를 즉각 수용하고 나섰으나 영국 정부는 EU 차원에서 할당된 1만 8000여명의 난민 쿼터를 거부하기로 했다. 대신 난민캠프에서 시리아인 수천명을 직접 데려오는 자발적 이주 프로그램을 실행할 예정이다. EU 집행위원회는 이에 따라 난민 할당제를 거부하는 국가들엔 대신 돈을 지불하도록 하는 소위 ‘바이아웃’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다. ●오스트리아 “응급조치 중단” 국경 봉쇄 시사 반대편 남미도 난민 수용에 동참했다. 칠레가 50~100가구의 시리아 난민 수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앞서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콜롬비아 등 남미 4개국이 시리아 난민을 받아들인 바 있다. 앞서 독일과 오스트리아가 지난 5일 전격적으로 난민 입국을 허용했지만 오스트리아는 하루 만인 6일 결정 번복을 시사했다. 베르너 파이만 오스트리아 총리는 이날 “‘응급조치’를 중단할 때가 왔다”며 EU의 난민 분산 수용 할당제가 이행될 때까지 다시 국경을 닫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5일부터 이틀 사이에 헝가리에서 오스트리아로 넘어온 난민은 1만 2000명 안팎으로 알려졌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아일란에 가슴 친 유럽 빗장 열었다

    아일란에 가슴 친 유럽 빗장 열었다

    ‘닫혀 있던’ 유럽의 국경을 연 것은 지난 2일 새벽(현지시간) 터키 해변가에서 발견된 세 살배기 시리아 난민 아일란 쿠르디의 죽음이었다. 아이의 시신이 담긴 사진 한 장에 전 세계는 공분을 느꼈다. 5일 그리스 연안의 섬에서 또 다시 생후 2개월 된 시리아 난민 영아가 익사하면서 비극은 끊이지 않고 있다. 유럽의 난민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커졌다. ●메르켈이 울린 팔레스타인 소녀도 거주 허가 이날 독일과 오스트리아가 헝가리를 통해 들어오는 난민을 제한 없이 받아들이겠다고 전격 발표한 직후 하루 동안 1만명 안팎의 난민이 헝가리에서 버스편으로 오스트리아에 도착했다고 AFP가 보도했다. 독일 정부는 지난해보다 4배 많은 80만명의 난민이 유입될 것이라며 100억 유로(약 13조 3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검토하고 있다. 다른 유럽연합(EU) 국가들의 분위기도 겉으론 누그러졌다. “이슬람 난민을 수용할 수 없다”던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여론에 밀려 시리아 난민 1만 5000명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영국 일간 선데이타임스는 영국 정부가 직접 터키 등지의 난민 수용소에서 안전하게 난민을 데려오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백만장자인 유하 시필레 핀란드 총리는 자신의 집에 직접 난민을 수용하겠다고 약속했고 반대편 뉴질랜드에서도 200명의 난민을 받아들이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7월 독일 방송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에게 직접 망명을 호소했으나 거절당해 울음을 터뜨렸던 팔레스타인 난민 소녀 림(14)도 최근 거주허가증을 받았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인도주의적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반(反) 난민 정서를 드러낸 지도자들은 된서리를 맞고 있다. 난민 유입을 막는다며 남쪽 국경에 175㎞에 이르는 4m 철조망을 세운 헝가리의 빅토르 오르반 총리는 ‘유럽의 도널드 트럼프’라는 오명을 얻었다. 국경에 장벽을 쌓아 불법 이민자를 막자던 트럼프의 무지한 발상을 실제 행동에 옮긴 탓이다. 헝가리는 회원국 간 자유로운 왕래를 보장한 EU의 ‘솅겐조약’마저 무시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토니 애벗 호주 총리도 난민 봉쇄를 위한 강경책을 언급했다고 도마에 올랐다. 뉴욕타임스는 “인도주의에 기반한 그간의 호주 난민정책과 상반된다”고 지적했다 ●EU 외무장관 회의 해법 도출 실패 하지만 난민 사태는 여전히 근본적인 답을 찾지 못한 채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이날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EU 외무장관 비공개 회의는 난민 사태의 해법을 도출하는 데 실패했다. 이에 영국 일간 가디언은 “EU 조약을 개정하기 전까진 난망하다”고 못 박았다. 영국, 프랑스 국민들의 반난민 정서도 장애물이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이날 영국민의 51%가 “EU 탈퇴를 지지한다”고 보도했다. 탈퇴 의견이 잔류 의견을 앞선 것은 처음으로, 난민 사태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프랑스 국민도 일간 르파리지앵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55%가 “독일식 난민 정책 완화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무엇보다 슬로바키아 등 동유럽국가들은 이탈리아, 그리스, 헝가리 등에 산재한 16만명의 난민을 EU 각국으로 분산하는 할당제에 반대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EU 국가 중) 독일, 이탈리아, 덴마크, 스웨덴 등이 기준보다 많은 난민을 받아들인 모범생인 반면 영국, 프랑스 등은 낙제생”이라고 지적했다. ●교황 “유럽 교구들도 난민 수용을” 촉구 걸프 지역 산유국들은 난민 사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사실상 정부 소유인 언론을 통해 ‘난민은 유럽 문제’라는 억지 주장을 폈다. 사우디아라비아 최대 영자지 아랍뉴스는 이날 칼럼을 통해 “터키는 EU보다 경제력이 훨씬 더 약한데도 난민을 가장 많이 받아들였다”고 지적했고 아랍에미리트(UAE) 일간지 걸프뉴스는 “EU가 시리아 난민의 망명처”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헝가리 정부가 제공한 100여대의 버스에 타지 못한 1000명 가량의 난민은 걸어서 175㎞ 떨어진 오스트리아 국경까지 가겠다며 다시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또 세르비아와 맞닿은 헝가리 남쪽 국경에도 하루 동안 2000명 이상의 난민이 헝가리 진입을 시도하다 붙잡혔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무사히 바다 건너온 난민들 새 삶 꿈꾸며 인증샷

    무사히 바다 건너온 난민들 새 삶 꿈꾸며 인증샷

    시리아 출신의 3살 난민 소년 에이란 쿠르디는 천국에 새로운 안식처를 찾았지만 그의 친구들은 이승에서의 새로운 삶을 꿈꿀 수 있게 됐다.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간) 해질 무렵 사람들을 가득태운 고무보트가 그리스 레스보스섬 해변에 도착했다. 그리고 무사히 해변에 올라온 이들은 모두 함께 손가락으로 V자를 그리며 기쁨의 환호성을 질렀다. 바로 쿠르디 가족처럼 수니파 무장조직인 IS(이슬람국가)의 학살을 피해 고향을 떠나온 시리아 등지의 난민들이었다. 이들은 그간 터키 국경을 넘어 이웃한 그리스 등지로 배를 타고 밀입국 해 왔는데 이 과정에서 숨진 소년이 바로 쿠르디다. 그리스 당국에 따르면 지난 주말 이 지역에서만 수백여명의 난민들이 무사히 바다를 건너와 짐을 풀었다. 특히 쿠르디의 죽음 이후 그리스 당국은 해안경비대를 동원해 난민들의 안전한 입국을 돕고 있다. 사진에 나타나듯 대부분의 난민들이 구명조끼를 입고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수천 여 명의 난민들은 잠시 이 지역에 머문 뒤 아테나 혹은 다른 유럽 도시로 이동해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된다. 그러나 그리스 도착 후에도 상황은 그리 녹녹치 않다. 스피로스 칼리노스 레스보스 시장은 "현재 섬에 시리아 난민과 아프카니스탄 등에서 온 불법 이민자 1만 5000여 명이 뒤섞여 있다" 면서 "곧 폭탄이 터질 것 같은 상황으로 총리에게 도움을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중앙정부가 페리선을 임시로 운행 중이지만 함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쿠르디의 죽음 이후 시리아 난민에게 가장 크게 빗장을 연 곳은 독일이다. 독일정부는 시리아 난민을 모두 수용하겠다고 발표한 후 7일 60억 유로(8조180억원)의 예산까지 배정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주말에만 2만 여명의 난민이 독일 땅을 밟았다. 어른들을 부끄럽게 한 쿠르디의 죽음이 많은 난민들을 살린 것이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무능한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판치는 IS… 길어지는 난민 행렬

    난민 발원지인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의 무능으로 난민의 탈출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오랜 내전과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세력 확장으로 알아사드 정권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IS가 시리아의 요충 도로인 M5 고속도로의 35㎞ 인근까지 진격했다며 IS가 이곳을 점령한다면 수백만 난민이 탈출을 시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2011년 3월 이후 4년째 계속되는 시리아 내전과 IS 세력 확장이라는 문제는 결국 유럽 난민 사태로 연결된다고 인디펜던트가 전했다. 미국, 영국, 프랑스는 시리아에 있는 IS를 공습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다음달 초에 열릴 의회투표에서 시리아 내의 IS를 공중폭격하는 방안을 승인받기 위해 노동당 의원들을 설득할 계획을 세웠다고 로이터 등이 6일 전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지난 4일 국방부 회의에서 시리아 공습 문제를 논의했는데 이에 대한 입장을 7일 발표할 예정이다. 시리아에 대해 러시아가 군사 지원을 본격화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미국이 우려를 표명했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5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의 전화 통화에서 “러시아의 시리아 군사 개입은 갈등을 심화시킬 뿐만 아니라 무고한 생명의 손실을 키우고 난민의 탈출을 가속화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시리아 인권네트워크’는 올 들어 7월까지 IS에 의한 시리아인 사망자는 1131명이지만 정부군과 반군에 의한 사망자는 7894명에 달한다고 밝혔다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내전 4년 동안 25만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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