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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듭된 파행… 아쉬운 「토론문화」/막내린 13대국회 결산

    ◎당리정략·이합집산에 불신 증폭/지자제·구감부활 성과… 의원자정 과제로 18일 정기국회 폐회로 사실상 막을 내린 13대 국회는 한마디로 「민주정치정착을 위한 시련장」이었다고 평가할수 있다. 유신·5공등 과거및 권위주의청산을 목표로 출범했던 13대 국회는 개회일수나 처리안건수에 있어 이전 국회를 훨씬 능가한다.청문회제도도입,지자제및 국정감사부활 등도 13대 국회의 큰 「업적」이라고 볼수 있다. 이러한 외형상 발전에도 불구,13대 국회에 대한 전반적 시각이 긍정적이지만은 않다.민주제도구비를 실질적 민주화로 정착시키기엔 의원들의 자각이 너무 모자랐기 때문이다. 의회권한강화는 의원들의 독직사건으로 이어졌으며 토론과 승복문화미흡으로 강행처리·실력저지의 악순환이 반복됐다. 나아가 13대 국회가 외형상 민주화,운영상 비민주의 이중적 성격을 보인 근본 요인은 우선 각 정치지도자들의 대권욕때문이었다고 지적되고 있다. 13대 대통령선거에서 민의에 의해 탈락했던 3김씨는 또다시 대권에 도전할 의사를 밝히는 방법으로 각자 기반을 가진 지역을 분할,13대 국회는 사상 초유로 여소야대의 4당체제로 출범했다. 집권 여당이 1백25명의 당선자를 낸 반면 평민 70,민주 59,공화당이 각각 35명씩을 당선시켰고 한겨레민주당과 무소속이 각각 1석과 9석을 차지했다.이른바 「황금분할」로 칭송되던 4당체제가 시작된 것이다. 하지만 여소야대 국회는 국민 기대에 미칠 만큼 능률적이지 못했다.5공·광주청문회는 공조체제를 구축한 야당지도자들의 대권전초전처럼 진행되어 진정한 과거청산이라기보다는 한편의 「복수극 영화」처럼 투영됐다. 이같은 상황을 타파해보고자 했던 것이 90년초 전격 단행된 3당통합이었다.민정·민주·공화 3당을 합쳐 개헌선을 훨씬 넘는 2백17석의 거대 여당 「민자당」이 탄생한 것이다. 민자당 출범이후에도 국회운영이 원활했던 것은 아니었다.왜소한 야당은 타협과 대화보다는 「실력저지」로써 자신들의 존재를 과시하려 들었고 국정운영의 책임을 진 민자당은 일부 법안을 단독처리할 수밖에 없어 파란이 점철됐다. 야권은 평민의 후신인 신민당과 통일민주당의 잔류파인 민주당이 지난 9월 합당을 이룩해 강야의 면모를 갖추었다.그러나 신야당인 민주당의 의석수는 78명에 불과해 실질적 양당체제구축에는 미흡했고 정상적 의사진행을 방해하는 악습은 계속되었다. 13대 국회가 남긴 교훈은 앞으로 각 정당은 당내특정계파나 보스에 의해 운영되어서는 안된다는 사실이며 차기 대권후보나 국회의원공천자결정등을 포함한 모든 당무가 민주절차에 의해 결정되고 그에 따라 의회내에서도 개인 의원의 목소리가 높아져 당의가 아닌 민의가 충실히 반영되도록 해야한다. 국회의원 개개인도 「투쟁성」보다는 전문성을 살리는 노력이 필요하며 끊임없는 자정추구가 요구된다.국회차원에서는 질서위반의원에 대한 징계조치를 강화,토론문화정착에 힘써야할 것이다. 우여곡절과 파란을 겪은 13대 국회를 수치로써 결산해보면 4년 임기동안 1천2백74건의 의안을 처리,역대 평균치(6백53건)의 갑절 이상의 실적을 보였다. 개회일수에 있어서도 총 1천일을 기록해 11대 6백27일,12대 6백80일을 훨씬 능가했다.따라서 이같은 외형상 진전이 실질 토의문화정착으로만 이어진다면 바람직한 의회상이 정립될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게 한다.
  • 불길속 투신 1만번… 인명구출 3백명(이런 공무원)

    ◎화재와의 싸움 25년… 소방관 이영주씨/서울종로소방서 종로파출소 소장/생사 갈림길 온몸 봉사… 부상·입원 수십차례/화염 덮인 모습에 TV보던 어머니 충격사/6세 여아 구조… 17년뒤 결혼주례 맡아 보람도 사신의 그림자가 너울거리는 연기와 불꽃 속으로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고 재산을 건져내기 위해 제몸을 던지는 「불나비인생」.구사일생으로 되살아난 적도 많았고 시련과 좌절도 숱했다.그러나 돌이켜보면 그것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흐뭇한 보람이며 더없는 기쁨이었다.마치 피할 수 없는 운명과도 같은 끈끈한 「밧줄」이었다.그리고 그 밧줄이 지금까지도 그를 묶어놓고 타오르는 불속으로 뛰어들게 하고 있는 것이다.화재현장에서 쓰러지기를 20차례남짓,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되면서도 스러져가는 생명을 살려낸다는 보람 하나로 25년을 일해온 서울종로소방서 종로파출소 소장 이영주씨(49). 그에게 올해 세밑은 유난히 가슴아프다.부끄럽기까지 하다. 지난 4일의 남대문시장 화재때문이다. 『21명의 소방관과 장비 모두를 동원하고 나가 있는힘을 다했으나 현장의 특수성탓에 화마를 이겨내지 못해 안타까웠습니다』 ○신문배달로 고졸 20년 남짓동안 익혀온 진화능력으로도 한 순간의 불을 당해내지 못한 스스로가 한없이 부끄러워진다고 했다. 언뜻 보기에는 지나친 표현이라고 여겨질 정도로 소방관으로서의 진한 자존심이 엿보였다. 누구와도 한시간만 얘기를 나누면 금방 친숙해질것 같은 곱살맞은 성격의 그는 지난 42년 충남 예산에서 가난한 농부의 6남1녀 가운데 셋째아들로 태어났다. 같은 또래의 아이들 상당수가 그랬던 것처럼 가정형편이 어려워 서울로 올라와 신문배달등 갖가지 일을 하며 고등학교를 마쳤다.그리고 그것이 학력의 전부로 굳어졌다. 졸업하던 해 곧바로 군에 자원입대했고 66년까지 파월비둘기부대의 특공대원으로 복무했다. 여러차례 죽음의 위기를 넘겼던 월남에서의 복무기간은 아직도 생생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러던 67년1월1일.밧줄과도 같은 끈끈한 인연이 다가왔다. 군에서 특공임무를 맡은 덕에 소방사로 특채되어 종로소방서에서 근무하게 된 것이다. 『전장에서 지은 죄를 씻기위해 사람의 목숨을 구해내는 소방관을 택했습니다』 소방에 대해선 아무것도 몰랐지만 석달동안의 교육을 받은 끝에 그에게 기회가 주어졌다.소방서에 발을 들여 놓은지 6개월남짓한 어느 여름날 새벽.출동비상벨이 울렸다.서대문구 충정로3가 만복당제과점에서 불이 난 것이다. 『역설적인 얘기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때의 비상벨소리가 너무도 반가웠습니다.소풍가는 아이처럼 들뜨고 설랬으니까요』 ○사다리타기 고집 불이 났다는데 반갑고 설랬다니.정신이 나갔던게 아닌가고 질책할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다. 그는 「누군가를 구해낼 기회가 드디어 왔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마침내 여자종업원 5명 가운데 4명을 살려냈고 그날을 계기로 그는 「용감하고 책임감있는 소방관 생활」의 첫발을 내디뎠다. 그렇게 25년.불구덩이 속에서도 그를 지켜준 유일한 낱말은 「봉사」였다. 그동안 1만곳이 넘는 화재현장에서 구해낸 생명만도 3백여명. 대연각 팔레스 동방 대왕코너등 대형호텔 및 건물의 화재현장에는 꼭 그가 있었다. 『당시로는 한대밖에 없던 고가사다리차에 매달려 한치앞도 가리기 힘든 연깃속을 헤맬 때는 정말 아찔했다』고 회상하는 그의 얼굴이 그때의 분위기를 나타내듯 어느새 벌겋게 상기되어 있다. 지난72년 지금의 세종문화회관인 시민회관 화재때 창틀에 거꾸로 매달려 숨져가던 조수아양(당시 6살)을 극적으로 구출해 많은 사람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던 이씨. 그 소녀가 어엿한 숙녀가 되어 결혼하던 지난 89년 3월,주례가 되어 그녀의 행복을 기원하기도 했다. 『내손으로 살려낸 소녀가 건강하게 자라 듬직한 청년과 나란히 서있는 모습을 보고 기쁨의 눈물을 끝없이 흘렸습니다』 ○「서울타원링」 저자 지난 85년에는 숨가쁘게 살아온 「불길 인생」을 모아 「서울타워링」이라는 책도 펴냈다.이 책에는 한계상황에서 사람들이 저지르는 갖가지 행적,화재 뒤켠의 애환,흐뭇한 이야깃거리들이 담겨져 있다. 『이렇듯 봉사하는 가운데 즐거움을 찾지만 가끔씩 동료의 핀잔과 가족들의 원망을 들을 때면 마음이 아파진다』는 그에게는 오래전부터 「엄청난 바보」라는 별명이 붙었다. 지난79년 종로파출소장이 된 뒤에도 화재현장에 나가면 지휘만 하는게 아니라 손수 사다리에 오르거나 소방호스를 들고 불을 끄는등 극성(?)을 부리다 다치는 수가 잦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현장에서는 불을 꺼 생명을 살리고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 주된 임무이며 지휘체계·계급등을 따지며 거드름을 피우는 것은 사무실에서나 할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도 『진압현장에서 몸을 다쳐 병원신세를 질때마다 아내와 네딸로부터 들어야하는 불평앞에서는 할말을 잃는다』고 했다. 『왜 아빠만 별나게 그러시는거야』『남들만큼만 해도 되잖아…』. 지난 76년 명동장화재때 불길을 잡다 소방호스에서 쏟아진 물에 왼쪽눈을 맞아 흰자위를 6바늘 꿰맨 뒤 시력이 떨어져 집무실에서는 안경을 쓴다.특히 지난 83년 종로5가 가방상가화재는 그에게 큰 상처를 남겨놓았다. 진화과정에서 불구덩이속에 묻히는 바람에 왼쪽 다리를 다쳐 넉달남짓 치료를 받았지만 궂은 날이면 다친 부위가 욱신거려 애를 먹는다. ○“예방만이 최선” 그러나 스스로의 상처보다 더욱 가슴아픈 것은 당시 화재현장을 시골에서 TV로 지켜보던 어머니가 자식이 매몰된 모습을 보고 충격으로 돌아가신 것이었다. 임종을 못하고 병원 침대에서 눈물을 비오듯 흘리며 그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소방관이 된 것을 후회했다고 한다. 남대문시장화재로 풀이 죽어있는 이소장.이제 그는 이를 계기로 소방관들의 사명감이 더욱 단단해지고 소방체계 또한 튼튼해질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더불어 『오늘날의 화재는 시민들의 협조와 예방의식 없이는 이겨낼수 없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소방관은 봉사하는 직업입니다.그동안 다친 것만도 20차례가 넘고 6차례는 입원까지 했었지만 봉사하는 마음 하나로 이겨냈으니까요』 화재현장에 가면 신들린 사람이 된다는 이소장.그는 정녕 스스로의 일이 왜 소중한지를 아는 용감하고 성실한 소방관이었다.
  • 장년이 되는 민방(사설)

    「문화방송」이 30주년을 맞았다.민간방송이 이만한 연륜을 갖게 된 것이 처음 있는 일이어서 반갑고 대견하다. MBC가 비록 민영이라고는 하나 우리사회가 지닌 특수한 여건아래 「공영형 상업방송」이라고 하는 절충적 성격을 띠며 오늘에 이르러왔다.그런 과정에서 안팎의 시련도 여러가지로 겪었고,그 성격과 위상의 정착을 꾀하기가 어려워 방황하기도 했었음을 우리는 기억한다.밖으로 부터의 끊임없는 압력과 내공해오는 모순사이에서 소모적 갈등을 거듭해온 것도 사실이다.그래도 MBC가 오늘 이만큼 성숙한 매체가 되어 국민에게 많은 사랑을 받게 된 것은 그 모든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노력해온 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제는 지난 동안의 MBC가 걸어온 길보다 다가올 앞날에 더 어려운 길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순수한 공영의 KBS를 경쟁상대로 하여 자유롭고 경직되지 않은 민방을 기대하며 다른 선택의 여지없이 MBC에 채널을 고정시켜 놓았던 시청자의 지원을 받기도 했으며 상업성을 인정받으며 공익보다는 재미있는 프로그램 만들기에 열중해도 흠이 덜되는 어느 정도의 면책특권을 누리는 처지에서 제작에 임해 왔던 것이 지난 날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제는 한결 더 자유롭고 보다 더 상업적인 목적을 가지고 출발하는 또 다른 민방을 상대로 경쟁해야 하고 한편으로는 공익의 사회적 기대에도 어긋나지 않도록 봉사해야 하는 전보다 더욱 복합적인 요구에 직면하게 되었다.그걸 기화로 「유익한」프로그램 보다는 「재미 있는」프로그램 만들기에 더 열을 올릴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다가오는 민방시대에 MBC가 해주어야 할 역할은 상업주의적 요구에 더욱 충실하여 시청자인 국민으로 하여금 더욱 더욱 탐닉되어가게 하는데 있지는 않다.특히 후발하는 상업방송이 본보기로 삼기에는 기왕의 MBC가 보여온 「재미」정도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기왕에도 MBC가 오락성 추구에 기울이는 노력과 재정의 규모가,기획성 추구의 프로그램에 투입하는 그것보다 사뭇 크고 무거운 것이 아닌가 하는 심증이 들어오던 터다. 비록 민방이라 하더라도 전파매체에 국민으로부터 위임된 기능과 사명은 「공익」이 우선이다.오늘날 전체국민을 바르고 옳은 길로 이끌어갈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능력을 지닌 주체는 정치도 아니고 법도 아니고 학교교육도 아니다.그것들이 부분적으로 분담할 수밖에 없는 것을 통합해서 행사할 수 있는 거대한 능력을 지닌 매체가 방송이다.그 중에서도 공권이나 관변에 대한 불신이 왜곡되었을 만큼 깊은 우리 사회에서,MBC가 쌓아온 능력은 압도적인 것일수 있다. 「바르게 살자」는 구호의 캠페인에 정열과 정성을 쏟듯이 「좋은 방송」「유익한 방송」에 기울여온 노고를 모르지는 않지만 갖가지 저질문화의 오염에 대한 혐의도 적지않게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30주년을 맞는 MBC는 이런 혐의와 실망을 벗고 기대와 당부에 충분히 부응할 수 있는 방송이라고 우리는 믿고 있다.
  • 노 대통령 「무역의 날」치사 요지

    ◎“경쟁력 강화·인력난 해소대책 과감히 추진” 우리는 올해로 본격적인 경제개발과 함께 무역진흥을 추진해 온지 꼭 30년을 맞습니다.지난 한세대동안 우리는 이 세계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없는 빛나는 발전을 이루어 왔습니다. 1962년 1인당 국민소득 87달러의 가난한 농업국가로부터 우리는 이제 국민소득 6천달러를 넘어서 선진국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한해 수출입이 5억달러도 채 안되던 나라가 교역량 1천5백억달러의 세계 13위 무역국가로 부상하였습니다.우리가 이처럼 무역입국을 위해 걸어온 길은 곧 우리의 경제발전과정 그 자체였습니다.새로운 투자와 고용의 창출,산업의 발전과 기술혁신 이 모든 것이 무역을 통해 이루어져 왔습니다. 선진국으로 가는 마루턱에서 우리 경제는 지금 큰 도전을 맞고 있습니다.우리 경제는 8%이상의 높은 성장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수출이 활기를 잃고,무역수지 적자가 확대되고 있습니다.지금의 추세로 나간다면 내년에는 무역적자폭이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지금의 생산성과 기술수준,감퇴된 근로의욕과 기업가 정신 경쟁력에 부담을 주는 각종 비효율성… 우리 내부의 이 모든 도전을 하루속히 극복하지 않고서는 앞선 나라를 더이상 따라갈 수 없습니다. 이러한 면에서 내년은 우리 무역과 경제의 앞날을 결정짓는 중요한 해가 될 것입니다. 우리 수출이 왕성한 신장세를 되찾아 무역적자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제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합니다.제조업은 지속적인 무역확대와 경제성장의 바탕입니다. 정부는 임금안정과 산업평화정착,인력난 해소와 사회간접자본 확충등 현재 추진중인 제조업경쟁력 강화대책을 더욱 과감하게 밀고 나갈 것입니다. 정부는 기능·기술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산업기술 교육제도를 개편하고 기술개발을 촉진하기 위한 획기적인 대책도 마련할 것입니다. 우리 산업과 수출구조의 고도화는 기술혁신에 의해 주도될 것입니다.정부는 급속한 기술발전 추세에 맞추어 산업의 구조조정을 지원하고 제2차 기계류 부품 소재국산화 5개년계획도 내년부터 추진할 것입니다. 저는 최근 수출기업들이 겪고있는 높은 금리와 자금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습니다.정부는 무역금융을 원활히 공급하고 설비투자자금을 확대하는등 보다 효과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입니다. 값싸고 질좋은 상품을 만드는것 만큼이나 우리의 시장을 관리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일도 중요합니다. 우리가 수출품을 제조하는데 그치지 않고 해외시장에서 판매하는데 이르기까지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일이 시급한 과제입니다. 정부는 업계와 힘을 모아 시장개척,고유상표 개발과 해외시장에서의 유통망 확충을 지원하기 위한 별도의 기금을 설치하는등 적극적인 대책을 세울 것입니다. 아울러 수출보험공사를 설립하여 우리 기업이 안심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우리 경제가 오늘의 시련을 극복하고 다시 도약할 수 있느냐의 여부는 우리가 이제부터 하기에 달려 있습니다.무엇보다 먼저 우리는 더 열심히 일해야 합니다.남보다 더 일하지 않고 더 잘사는 나라를 이룰 길은 없습니다. 기업인은 새로운 시대여건에 맞는 새로운 경영전략을 짜고 기술혁신을 더욱 적극적으로 이끌어 나가야 합니다. 근로자는 더 정교하고 우수한 제품을 만드는데 더 많은 정성을 쏟아야 합니다.품질이 낮은 상품의 경쟁력은 가격에 따라 좌우되지만 품질이 높고 기술에 앞선 상품은 비싸도 팔수 있습니다. 이제 노사는 공동운명체 의식으로 굳게 뭉쳐야 합니다. 기업이 경쟁에서 지면 노사 모두가 설 자리를 잃는다는 연대의식 위에서 기업은 그 결실을 노사가 함께 나누는 풍토를 정착시켜 나가야 합니다. 우리 사회에는 지금 새로운 물결이 일고 있습니다. 국민적인 각성 위에서 자제하고 절약하는 기품이 일어나고 더 일하며 다시한번 뛰자는 창조적 열의가 살아나고 있습니다. 생산성과 품질향상,수출증대를 위한 자률적 운동이 직장에서 직장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일입니다. 전쟁의 잿더미 위에서 일어나 오늘의 번영하는 나라를 이룬 우리 국민은 그 위대한 저력을 또한번 발휘할 것입니다. 21세기를 향해 앞선 나라들은 발전의 걸음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우리보다 뒤진 나라들은 더욱 맹렬히 우리를 추격하고 있습니다.경쟁에 뒤떨어지는 나라와 국민이 가야할 길은 패배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선진국의 대열에 들어서는 길에 가로놓인 도전은 거세고 험난한 것입니다. 우리 무역사의 한 세대를 마무리하는 뜻깊은 날을 맞으며,온 국민과 함께 무역입국의 결의를 새롭게 다집니다.
  • 「왕회장」님의 「희수연」/우득정 경제부기자(오늘의 눈)

    최근 주식의 변칙이동과 이에따른 상속·증여세 납세거부로 큰 파문을 일으켰던 정주영현대그룹명예회장이 25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각계인사 5백여명을 초청한 가운데 희수생일잔치를 벌여 또한번 세인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날의 생일잔치가 「세금거부철회발표」로 기자들이 현대사옥에 모두 모여있던 바로그날 돈이 없다던 전날까지의 엄살(?)과는 달리 장애자용 방한복 자선기금으로 13억원을 선뜻 내놓았던 일과 함께 뭔가 국민들에게 진정으로 사과하고 반성한다기보다 자신의 「건재」를 과시하는 것만 같아 아무래도 곱게 보여지지 않는다. 물론 정상적인 상황아래서라면 정회장처럼 한국경제발전의 견인차역할을 해온 인물이 77세란 고령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면서 왕성한 기업활동을 계속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히 각계의 축복을 받고도 남을만하다. 그러나 지금의 경제상황은 샴페인을 터뜨리며 태평가를 부를수 있는 호시절이 아니다.국민 모두가 너무 일찍 터뜨린 샴페인을 자책하면서 「한번 더 뛰어보자」고 다시 허리띠를 졸라매고 근검·절약을 실천하고 있다. 그런데도 이 운동을 앞장서 이끌어 가야할 위치에 있는분이 1천여만원의 경비를 써가며 호텔에서 떠들썩하게 잔치를 벌여 과소비의 시범을 보이는 듯하다. 더구나 정회장 자신은 국가의 권위에 도전한 오만함 때문에 국민의 호된 질책으로 바로 며칠전에 결국 백기를 들고 사죄하지 않았던가.그렇다면 최소한 당분간만이라도 은인자중하는 자세를 견지하는 것이 정회장이 이 사회에서 누리고 있는 지위에 걸맞는 행동일 것이다.또 개인적으로 어려운 시련에 직면한 이때 생일을 맞아 자손들을 한데 모아놓고 지난날을 회고하면서 한토막의 「금언」이라도 들려줬다면 그를 바라보는 세상의 이목은 새삼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정회장이 벌인 이날의 생일잔치를 「희수연」이라고들 한다.최근 사회가 풍요해지면서 일부 부유층을 중심으로 전래의 환갑,고희에 덧붙여 일본의 풍습을 들여와 벌이고 있는 잔치가 희수(77세),미수(88세),백수(99세)등 이다. 무역적자와 개방압력에 직면,온 국민이 과소비풍조 추방을 부르짖고 있는 가운데 수입향연을 즐기고 있는 셈이다. 일찍이 공자는 인생일흔을 「종심소욕 불유구」,즉 하고픈대로 해도 법을 뛰어넘지 않는다면서 무심·무욕의 경지라고 했다. 그런데 70세 하고도 7년을 더 보낸 정회장의 마음은 아직도 유심·유욕에서 벗어나지 못한채 비난받을 일들만 되풀이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 다시일어나 위를 보고 걷자(사설)

    우리는 요즘 경제적 위기,정치적 불신,사회적 불안,도덕적 타락을 개탄하며 오늘의 현실에 울분을 토하는 많은 「우국적」인 사람들을 도처에서 만나게 된다.그러나 어느 누구도 스스로 책임을 통감하거나 자신의 불찰,스스로의 나태,무능을 자책하며 반성하는 사람을 보지는 못했다.모두들 자기만은 「예외자」인 것이 오늘을 사는 한국인의 모습이다. 모두들 충족될 수 없는 자기몫만 요구하고 집단이익 챙기기에 여념이 없으며 오로지 자기 중심의 억지논리만 장황하게 늘어놓는다.우리에게서 성숙한 시민의식과 공동체인식을 찾기란 대단히 힘든 상황에 처해 있다.우리는 정말 자유민주주의를 향유할 능력과 자격이 있는가를 부끄럽지만 자문해 봐야 할 시점에 이른것 같다. ○남의 탓만 할건가 우루과이라운드로 상징되는 오늘의 국제관계는 무력아닌 경제전쟁의 시대에 접어 들었다.이 가파른 전쟁을 이겨내지 못하면 우리 사회는 정체 아닌 뒷걸음질 치는 경제,다시 일어서기 어려운 좌절의 늪에 빠져 자칫 경제사회가 가라앉을 소지마저 보이는 상황에 우리는 서 있다.생산보다는 소비가,수출보다는 수입이 늘고,근로자는 땀흘려 일하기 보다는 쉽고 편한것만을 찾고 선진국의 환상속에서 선진국에 이르는 고난과 인내의 과정은 생략한채 서둘러 과소비에 물드는 세태를 우리는 개탄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나라마다 경제발전의 역사를 보면 순탄할때가 있는가 하면 험난한 고통과 좌절의 터널을 빠져나온 흔적을 여러 측면에서 목격할 수 있다.그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많은 문제들은 어제 오늘에 생긴것들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파생되며 잠재해 왔던 것들이 민주화 과정에서 사회 결집력이 약화되고 경제생활에 굴곡이 생기면서 지면에 표출하기 시작한 것으로 판단된다. 정치는 국민의 지지와 성원을 받지 못한지 오래고,경제는 나침판을 잃은듯 휘청거리고 사회는 불안한 분위기 속에서 서로를 의심하며 주위를 두리번 거리는 형국이나 어느 누구도 책임을 통감하고 나서는 사람이나 집단,계층은 없다. ○내 몫만을 찾는 사람 우리는 이렇게 내려앉은 듯한 상황속에 언제까지나 주춤거리고 불안해 하며 냉소적인자세에 젖어 있을 수만은 없다.우리는 서둘러 뜻을 세우고 일어나야 한다.이 정도의 시련에 우왕좌왕 한다면 우리는 정말 보잘것 없는 민족이 되고 만다.얼마나 많은 전화속의 시련,가난과 울분을 삼키며 이룩해 놓은 오늘인가를 자각한다면 우리는 결코 이 상태로 중심과 균형을 잃고 흔들릴수는 없는 일이다. ○중도에서 쉬면… 우리가 처한 오늘의 상황에 대해 안팎에서 냉소적인 시각으로 보는면이 적지 않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그러나 소련 중국을 비롯,많은 나라들이 아직 우리의 성장 잠재력과 우리가 성취해낸 경제발전 모델,한국인의 그 폭발적인 놀라운 에너지의 근원을 연구 적용하기에 여념이 없음을 우리는 또한 보고 있다.우리는 지금 도약과 낙후의 갈림길에 서 있는 것이다. 우리는 지난 3년여동안 민주화 과정에서 많은 국력의 소모를 경험했으나 또한 많은 것을 터득했으며 그 지혜를 새로운 도약의 기틀로 삼을때 우리의 미래는 열린다. 우리사회 안정의 기틀은 우선 법과 질서의 엄정한 집행에서 비롯돼야 한다.이것은 정부가 해야할 가장 원초적이고 중요한 책무이다.공권력은 절대로 집단 욕구에 밀리고 데모에 흔들려서는 안되며 정치권이 제몫을 다하지 못하면 경제력의 복원이 어렵고 사회안정이 흔들리며 남북관계는 물론 나라가 퇴영하는 정황에 이를 수도 있음을 깊이 자각해야 한다.국민의 길잡이가 되고 국민을 안심시키고 나라의 힘을 결집시켜야 할 정치권이 오히려 사회의 갈등을 심화시키는데 한 몫을 한 것이 아닌가를 자성해야 한다. 산업계는 언제까지나 예외적 대우를 받으며 계속 자신의 부를 쌓는데만 몰두해서는 안되며 그런일이 용납될 수도 없다.스스로 자제하며 일하는 분위기를 조성,근로자들의 수범이 되고 과소비를 부추기고 앞장 서 사회의 결집력을 약화시키는 역작용을 해서는 곤란하다. ○남들은 뛰고 있는데 끝으로 오늘의 지구사회는 점차 국경없는 넓은 공간에서 지구가족이 서로 오가며 기업을 하고 과학을 하며 생을 영위하는 시대로 접근해 가고 있다.이것이 어찌보면 21세기에 우리가 마주하게될 세계다.우리는 나라가,정부가 들어오는 것을 규제해 주고 가려주고 권유하는 선에서 생을 영위하던 시대에서 스스로 판단하고 소비하고 스스로의 지혜로 선택하고 책임을 져야하는 사회로 이전돼가고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지난 천년의 역사를 되새겨 볼 수는 있으나 2,3년 앞을 전망하는 일조차 그리 쉽지 않은 것이 오늘의 세상사다.그러나 최소한의 예측은 가능하고 이에 대비는 있어야 한다.현재가 과거의 그림자라면 미래는 현재의 투영일 수밖에 없음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알고 있다. ○법과 질서는 엄정해야 서울신문은 오늘로 창간 46주년을 맞는다.광복되던해 새나라 세우기에 모든 국민들이 여념이 없고 모든 것이 서툴고 경험과 지혜가 부족한 때에 나라의 이익을 앞세우고 그 길잡이를 자처하며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 냈다. 우리는 지난날의 우리의 자화상에 결코 만족할 수는 없으며 앞으로 확고한 신념하에 나라를 바른길로 인도하는데 혼신의 힘을 기울일 것임을 다짐하고자한다. 이제 우리 모두 좌절감에서 분연히 일어나 세계를 놀라게 했던 지난날의 그 패기와 기상으로 돌아가 다시 한번 우렁찬 행군으로 동서남북으로 뻗어가야 할 것이다.
  • UR 두렵지 않은 이호열씨 부부(이사람)

    ◎무공해농사·직판으로 온마을에 “활기”/쌀·채소 유기농법 개발… 14가구에 전수/“맛 좋다” 서울서 큰 인기… 소득 50% 껑충/“신용이 생명”… 철저한 품질관리로 「새 농민상」 받아/가을되면 소비자 초청,「메뚜기잡기대회」 여는 “억척”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상추와 쑥갓,버팀목을 타고 올라간 덩굴엔 싱싱한 오이들이 가지마다에 주렁주렁 열렸다. 밖은 영하의 쌀쌀한 날씨였지만 비닐하우스안은 섭씨 20도 내외로 약간 더운 느낌이 든다. 비닐하우스 밭에는 김장용 무·배추가 출하를 위해 기다리고 있다. 충남 아산군 음봉면 산정리 이호열(35) 김복순씨(34) 부부가 「무공해 농산물」로 승부를 걸어 보겠다면서 땀흘려 농촌의 부를 일궈내고 있는 곳이다. 충남 온양에서 아산만으로 가는 국도를 달려 8㎞쯤 들어가다보면 공기와 물이 전혀 오염되지 않은 비교적 한적한 마을 산정리가 나온다. 이씨부부의 삶의 터전이다. 동네 어귀에 들어서면 이미 탈곡하고 난 볏짚들이 여기저기 쌓여있고 경운기가 다닐 정도의 농로주변으로는 온통 비닐하우스뿐이다. 이씨내외를 비롯한 이 마을 14농가가 이른바 「건강한 식품」을 이곳에서 생산해내고 있는 것이다. 무공해 식품은 대개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쓰지않고 퇴비만으로 생산하는 「유기농법」에 의한 농산물과 그 가공품을 말한다. 『무공해식품 하면 얼마전까지만 해도 도시 부유층의 사치품으로 여겨졌었습니다. 그런데 불과 2∼3년 사이에 도시인들 사이에서 식생활과 성인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오염되지 않은 청정농수산물이 일반화된 것이지요』 선견지명이 있었다고나 할까. 온양고등학교를 나온 이씨는 군에서 제대한 지난 76년 고향마을에 눌러 앉기로 작정했다고 한다. 그는 산정리에 본관인 본관인 덕수 이씨의 종중땅이 있기도 했지만 농촌 청년들이 고향을 자꾸 떠나 날로 황폐화되고 있는 농촌을 자신은 도저히 떠날 수가 없었다고 했다. 처음엔 다른 농가와 마찬가지로 농약을 사용해서 벼농사를 지었다. 그러다가 80년초 일본에서 무공해 농산물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기사를 농촌 잡지에서 읽고는 「바로 이것이구나」하고 자신도 모르게 두주먹을 불끈 쥐었다. 잡지에 난 기사대로 그가 살고 있는 산정리는 지역적으로나 주변환경 그리고 토양 등이 무공해 농산물을 재배하기에 최적지였다. 그래서 83년부터 벼농사를 유기질 비료와 농약을 안쓰는 방법으로 지었다. 좋은 벼품종을 선정하고 볏짚에 발효효소를 섞어 만든 발효퇴비만을 써서 벼농사를 지었다. 그해 처음으로 무공해 쌀을 수확했으나 당초 예상과는 달리 판로의 벽에 부닥치는 시련을 맞았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는 아직 공해·환경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기에는 이른 시기였는데도 이같은 사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그저 젊음 하나만으로 덤벼들었기 때문이었다. 『그 때가 지금까지 농사를 짓는 동안 가장 어려운 시기였고 농사에 회의까지 느껴 도시로 나가 다른 일을 해볼까하는 어리석은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이때 그는 남들처럼 도시로 나가 막노동이라도 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런 유혹을 뿌리치게 한 것은 물론 그의 아내덕분이었다. 그의 아내는 자신이 서울 토박이지만 그곳 역시 농촌 이상의 어려움이 있다면서 그같은결심이 있으면 농촌에서도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고 격려했다. 그리고는 부인 김씨는 남편대신 서울 친정식구를 동원해 무공해 쌀의 판로개척에 나섰다. 『제 자신이 찌든 서울보다는 조용하고 아름다운 농촌에서 살고파 이이를 따라 왔는데 도회지로 나가려는 남편을 말리지 않을 수 있겠어요. 누구보다도 농촌을 사랑하고 점차 농사짓는데 전문가가 되어가고 있는 남편을 농촌에 남도록 꼭 붙잡았죠』 이씨는 뿌린대로 걷을 수 있는 농사일이 더없이 보람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다는 부인의 간곡한 만류와 격려에 다시 용기를 얻었다고 했다. 그는 아내와 같이 생산한 무공해 쌀을 싣고 서울로 올라와 주택가를 돌며 소비자에게 직거래를 시도했다. 그의 아내는 『남편이 그때 고지대주택가나 아파트에 쌀을 배달하다가 허리를 다쳐 지금도 통증을 느낀다』면서 안쓰러운 표정이다. 날이 갈수록 무공해 쌀을 찾는 이가 늘면서 이제는 주문량을 다 대지 못할 지경이 됐다고 한다. 이씨는 같은 마을 청년들에게도 무공해 벼농사법을 소개해 지난해에는 14농가에서 모두 5백가마의 무공해쌀을 생산,서울·부산 등 대도시 고객에게 판매했다. 이들 농가는 무공해라는 상품성을 지키기위해 제초제등을 단 한번이라도 사용했을 경우 공동판매대상에서 제외시키는등 품질관리에 철저를 기했다. 회원들은 지난해 무공해쌀 5백가마를 생산한 것 외에 청정채소 2천여만원어치를 생산,시중보다 30∼50% 높은 값에 모두 판매할 수 있었다. 그의 아이디어는 소비자들에 대한 관리방법에서도 번쩍인다. 회원들은 매년 가을이면 자신들의 무공해농산물을 사주는 소비자들을 이곳에 초청,농약을 주지 않은 논에서 메뚜기잡기 대회까지 펼치고 있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지난달 3일 이 행사를 가져 소비자 1백50여명이 다녀갔다. 이씨 부부는 지난 83년 중매로 맺어졌다. 그때부터 이들 부부는 이곳에 삶의 터전을 내리고 있다. 1남3녀중 둘째딸인 부인 김씨는 서울여상을 나와 모전기회사 경리사원으로 근무했다. 농촌이 얼마나 살기 좋은지 아니면 농사짓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글자그대로 문외한이었다. 『남편의 순박하고 성실한 태도에 자신도 모르게 마음이 이끌렸어요』 부인은 남편을 바라보면서 그때 일이 수줍은 듯 입가에 미소를 띄운다. 재민(8·음봉국교 1년) 재휘군(6)을 낳아 키우면서 한번도 불평없이 힘든 농사일을 거들고 있는 아내를 바라보는 이씨는 무척 미안하다는 표정이다. 이씨는 『지난 80년 논·밭 4천평에서 시작한 무공해 농산물 재배로 올린 연간 소득은 4백만원에 불과했지만 이젠 3배정도 소득을 올리고 있다』면서 『내년에 4백평 규모의 비닐하우스를 더 지으면 그곳에 상추·쑥갓·오이·호박 등을 사철 재배해 적어도 3천만원의 소득은 거뜬히 올릴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농한기도 없어요. 그러니 수입이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모두들 농산물 시장개방으로 불안감에 빠져 있는 것 같지만 우리와 같이 무공해 농산물을 재배하는 방법으로 경쟁력을 키워야 합니다』 부인 김씨의 자신감 넘치는 설명이다. 이들 부부는 이달초 이같은 노력으로 농협이 뽑은 제11회 「이달의 새 농민」이 됐다.
  • 정치 입지 흔들리는 옐친/체첸공 사태의 파장

    ◎독립의지 과소평가… 강경 “자충수”/「민족분규 도미노」 전역 확산 우려 러시아공화국내 체첸­잉구슈자치공화국의 독립운동이 러시아정부와의 정면대결로 발전되면서 러시아전체가 자칫 「민족분규 도미노」라는 혼란속으로 빠져들지 모른다는 우려를 짙게하고 있다. 보리스 옐친러시아대통령의 초기대응방식이 과거 발트3국등의 독립운동에 대해 크렘린이 저질렀던 오류를 그대로 되풀이하고 있는 점도 흥미롭다. 현지의 독립분위기를 너무 과소평가해 비상사태선포,병력파병등 강경진압을 서둘러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킨 것이다. 러시아공화국 최고회의가 11일 옐친이 내린 비상사태선포를 철폐,정치적 해결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고 옐친의 최대지지기반인 민주러시아운동내에서도 옐친의 강경조치를 싸고 내분이 증폭되고있다.그루지야와 아제르바이잔등 타공화국까지 옐친의 조치를 비난하고 나섰다. 옐친대통령은 지난 8일 체첸­잉구슈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러시아공하국군대를 파견,질서회복을 시도했다.전소련군장성인 조하르 두다예프가 지난달 27일 대통령선거를 실시해 대통령에 당선된 것이 위헌이라는 이유였다.그러나 조하르 두다예프대통령은 이에맞서 계엄령을 선포하고 공화국의 독립을 위해 총동원령을 내리는 한편 도로와 철로를 봉쇄하는등 무장항쟁을 선언하고 나선 것이다. 러시아남부 코카서스지방에 위치한 체첸­잉구슈자치공화국은 러시아내 16개자치공화국,5개자치주,10개민족관구중의 하나이다. 러시아가 이들의 분리독립을 저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곳의 독립이 러시아내 각자치공화국에 미칠 영향 때문이다.러시아에는 현재 약1백개의 소수민족이 분포돼 있는데 이들 대부분이 스탈린의 소수민족억압정책에 따라 1920∼30년대에 현재의 지역으로 강제이주당한 사람들이다.따라서 그동안 강제이주와 러시아우월정책에 대한 불만이 팽배해있는데 어느 한곳의 독립을 방치할 경우 걷잡을 수 없는 독립요구에 직면케된다는 것이다. 이중에서도 민족주의가 가장 강성한 곳이 체첸­잉구슈를 중심으로 한 코카서스지역의 남부회교권이다. 타타르스탄자치공화국,체첸­잉구슈내 인구 11%를 차지하는 잉구슈인,남오세티야인들이 이미 과거영토의 회복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이들 회교권의 민족주의는 폭력을 불사하는 과격성을 띠고있어 언제 유혈사태를 부를지 모르는 위험을 안고있다. 공화국내 민족분규라는 의외의 암초를 만난 옐친대통령은 정치적으로 상당한 시련을 겪게 될 것같다.만약 대러시아주인의식을 내세워 이들의 독립움직임을 대화가 아니라 끝까지 무력으로 저지하려들 경우 그의 개혁이미지는 대내외적으로 큰 손상을 입게될 것이 분명하다.
  • 새롭게 일어서는 우리 농촌(우루과이라운드를 이겨낸다:13)

    ◎이색과일 무화과 양산 성공/영암 삼호단지/장기 보관·운송땐 부패… 수입품 맥못춰/넥타등 가공식품 개발 추진… 약용으로도 인기 『우리 농민도 소비자가 어떤 상품을 원하는 가를 생각하고 농사를 짓는다면 수입개방도 너끈히 견뎌낼 것입니다』 국토의 서남단,영산강이 목포앞 바다와 맞닿는 전남 영암군 삼호면에서 국내 유일한 무화과 재배단지를 조성,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는 삼호면 무화과작목반장 추원용씨(42)는 『우루과이라운드협상 결과에 따라 앞으로 우리 농촌이 큰 시련을 겪을 것』이라고 우려하면서도 『그럴수록 농민들은 소비자가 즐겨 찾는 농산물을 선택,생산해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점에서 자신을 비롯한 무화과 작목반원들은 별로 걱정이 없다고 자신에 차 있었다. 추씨가 이처럼 여유를 보이는 이유는 무화과라는 과일의 특수성 때문이다. 무화과는 장기저장이 어렵고 운송·포장과정에서도 다른 과일류에 비해 쉽게 상해 외국산이 들어올 여지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무화과재배단지가 삼호면 일대에 들어선 것은 지난 71년 일이다. 당시 삼호농협 초대 조합장이었던 박부길씨(73년 작고)가 땅이 척박하고 해풍이 거센 이곳에 알맞는 과일을 수년간 연구해오다 남해안지역 가정에서 관상수로 1∼2그루씩 심고 있는 무화과에 착안했다. 이후 삼호면 일대에 널리 보급돼 지난 85년도에는 3백50농가가 87㏊에서 1천45t의 무화과를 생산,2억9천2백만원의 소득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무화과를 찾는 소비자가 많지 않았던데다 영산강 하구둑 건설이후 이 지역에 안개가 많이 끼고 온도차가 심해 무화과 나무가 고사하는 사태가 일어났다. 그러나 농민들은 이에 굴하지 않았다. 지난 87년에는 작목반을 조직,생산·출하등의 작업을 공동처리했다. 이들의 정성이 통했음인지 지난해부터 수요가 급증,삼호면에서만 2억여원의 수익을 올렸다. 지난달말 서울 잠실 롯데월드에 개설된 영암군 농산물 직판장에 무화과를 출품,개장 시간만에 동이 날만큼 인기를 끌었다. 작목반원들은 『무화과야말로 수입대체 작물로서 손색이 없다』며 앞으로는 포장개선,가공식품개발등에 힘을쏟겠다고 밝혔다. 무화과는 3년째부터 열매를 맺기 시작,해가 갈수록 그루당 열매를 맺는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수확시기도 7월부터 11월 상순까지로 무려 4개월이나 된다. 따라서 쨈이나 넥타등 가공식품이 본격적으로 개발되면 소득도 엄청난 속도로 높아지는 작목이다. 더구나 구약성서에 「무화과 반죽을 환부에 발라 나았다」는 기록이 있고 동의보감에도 「무화과는 체내의 독소를 제거해주고 피부질환 위장질환 빈혈 부인병에 효과가 좋다」는 내용이 적혀 있음이 알려지면서 건강식품으로서 인기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전남도와 영암군은 올초 삼호면 무화과를 「1읍면 1특품」으로 지정,농산물 수입개방의 높은 파고를 이겨낼 수 있는 작목으로 육성키로 해 무화과 작목반원들의 사기를 더욱 높여주고 있다.
  • 평양 출발 성명

    우리는 지난 한 세기를 고통과 시련속에서 살아온 우리 겨레가 화해와 협력의 새시대를 열어 평화통일을 이룩할 수 있다는 희망과 확신을 안고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우리 대표단은 이번 제4차 회담에서 남과 북이 고위급회담에 설정된 의제에 맞게 『화해와 불가침및 교류,협력』을 명기한 단일합의서안을 채택키로 함으로써 큰 진전을 이룬데 대해 매우 기쁘고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합의서 내용에 대한 의견차이로 인해 완전한 합의에까지 이르지는 못했지만,남과 북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번영된 통일조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소중한 디딤돌을 놓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자유와 행복이 넘치는 복된 통일국가를 우리 후손에 물려주어야 하며,남북의 책임있는 당국자들은 하루속히 화해와 협력의 궤도를 깔아 공동의 번영으로 질주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우리는 북측이 최근 우리와 함께 유엔에 가입하고 개방과 경제발전에 관심을 쏟고 있는 사실들을 긍정적으로 지켜보고 있습니다. 남북고위급회담은 이제 네차례의 회담을 가졌으며 그결실을 앞두고 있습니다만,이 시점에서 우리가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은 남북간의 평화는 합의 그 자체만이 아니라 그것을 지키려는 확고한 실천의지에 의해서만 보장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상대방에 대해 중상비방을 하고,한편으로 핵무기를 개발하면서 평화와 평화통일을 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쌍방 대표단은 그같은 인식아래 7천만 온겨레의 뜻을 받들어 최선을 다함으로써 불신과 대결의 시대에 종지부를 찍는 역사적인 전환점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터키집권당 총선 참패 안팎/부패 만연·경제난에 민심 이반

    ◎「8년통치」 오잘대통령 정치생명 위기 터키의 집권 조국당이 지난 20일 실시된 총선에서 패배,지난 8년동안 터키정국을 이끌어온 투르구트 오잘 대통령이 최대의 정치시련기를 맞고 있다. 4백50석 단원제하의 국회의원을 새로 뽑은 이번 총선에서는 술레이만 데미렐 전총리가 이끄는 중도우파 야당 정도당이 27.2%를 획득,최다득표,제1당으로 등장했다.여당인 조국당은 24%의 지지를 얻는데 그쳤으며 총선전 제1야당이었던 사회민주인민당은 20.8%로 제3당으로 밀려났다.잠정집계된 의석배분에서는 정도당 1백80석,조국당 1백14석,사민인민당 88석 등이다. 이처럼 의외의 총선 결과가 알려진 즉시 과반수에는 크게 미달했지만 최다득표를 올린 정도당의 데미렐 당수는 어느 정당과도 제휴해 연립정부를 구성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집권당의 일마즈 총리는 총선패배의 책임을 지고 21일 오잘대통령에게 내각총사퇴서를 제출했다.일마즈 총리는 지난 83년 이래 집권해온 조국당이 야당이 될 것이라고 말해 차기 연정에 참여할 의사가 없음을 시사,선거전 야당에머물고 있던 정도당과 사민인민당과의 연정 전망을 한층 강하게 만들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조국당의 창시자인 오잘 대통령의 권좌 유지 문제가 터키 정국의 「태풍의 핵」으로 부상하고 있다.오잘 대통령은 83년과 87년 총선에서 차례로 승리한 뒤 89년 7년 임기의 간선대통령에 취임했는데 65년이래 80년의 군부쿠데타에 의해 축출되기 까지 6번이나 총리를 역임했던 데미렐 정도당 당수는 『헌법월권,부정부패,연70% 인플레등의 실정의 장본인인 오잘을 대통령직에서 쫓아내자』고 주창해 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터키 헌법상 국회의원 3분의 2이상이 발의하면 대통령을 사퇴시킬 수 있다. 데미렐 당수가 벼르고 있는 오잘대통령의 국회축출은 의석배분상 가능할 것 같지는 않다.전문가들은 지금까지 헌법을 무시하고 통치자의 권한을 휘둘러왔던 오잘대통령이 당장 쫓겨나기보다는 상징적인 대통령직으로 물러설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 군사독재 종식투쟁의 선봉/노벨평화상 받은 아웅산 수키여사

    ◎독립영웅 아웅산장군의 딸/군사정권에 의해 2년째 가택연금 올해의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결정된 아웅산 수키여사(46)는 지난 62년부터 30년간 지속되고있는 미얀마(구버마)의 군부독재에 맞서 지난 88년부터 대정부투쟁을 주도해온 미얀마 민주화운동의 화신. 수키여사의 이번 노벨평화상 수상은 그녀의 개인적인 영광 차원을 넘어 민정이양을 거부하고 물리적으로 정권을 유지하고 있는 현군사정부의 정당성문제등 미얀마정국의 장래에 끼칠 파장에 더 큰 의미가 있을 것같다. 현재 2년이 넘도록 가택연금을 당하고 있는 수키여사의 수상으로 야당과 국민의 민주화 투쟁의지가 크게 고무되는데 반해 미얀마의 군사정부는 더 거센 국제적 압력에 직면하게 될것이기 때문이다. 미얀마독립운동의 영웅 아웅산의 딸인 수키여사는 영국인 역사학자와 결혼,2명의 자녀를 두고 옥스퍼드에 거주하던 평범한 가정주부였으나 88년4월 병든 어머니를 간병하기 위해 귀국했다가 민주화투쟁에 뛰어들게 됐다. 그해 국민들의 반독재시위가 군부에 의해 잔혹하게 탄압받는 것을 목격하고는 대중앞에 서게됐고 부친의 후광에 힘입어 곧바로 반정부투쟁 지도자로 부상했다. 그러던중 그해 9월 군부가 권력을 장악하고 국가법질서위원회(군사평의회)를 설치함으로써 민주화운동은 대량학살의 비극으로 끝나 수키여사는 심한 좌절을 맛보기도 했으나 지속적인 투쟁으로 군부로부터 다당제선거실시라는 성과를 얻어내기도 했다. 수키여사는 다음해인 89년7월 선거를 의식한 군사정권에 의해 내란선동혐의로 가택연금조치를 당했으나 그녀가 창설한 전국민주연맹(NLD)은 90년 5월의 총선에서 총의석의 80%를 차지하는 압승을 거두었다. 그러나 군사정부가 당초의 약속을 번복,NLD에의 권력이양을 거부하고 구금법을 개악,그녀에 대한 연금기간을 3년이나 연장함으로써 수키여사는 시련을 겪고 있다. 한편 집권 국가법질서위원회측은 원한다면 언제든 출국을 허용하겠다고 수차례 제의했으나 수키여사는 군사정부가 정치범을 전원 석방하고 NLD에 권력을 이양하지 않는한 절대 미얀마를 떠날 수 없다고 거부해 왔다. 수키여사의 수상 발표 직후NLD를 비롯,전버마학생민주전선(ABSDF)등 민주세력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으며 이를 계기로 미얀마인들에게 군사정부에 대한 투쟁을 강화토록 촉구했으나 미얀마 군사정부측은 이를 「내정간섭」으로 몰아붙이고 있으며 그녀의 석방은 커녕 군부탄압을 더욱 강화시킬 것으로 밝히고 있어 앞으로 정정이 더욱 혼미스러울 것으로 예측된다. 수키여사는 평화적 민중혁명지도자라는 점에서는 필리핀의 코라손 아키노여사와 부친의 후광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는 파키스탄의 베나지르 부토여사와 비유되고 있다. 수키여사는 부친이 암살당하기 1년전인 46년 수도 양곤에서 출생했으며 주인도대사인 어머니를 따라가 뉴델리에서 학교를 다녔다. 15세때 영국으로 건너가 옥스퍼드대에서 유학했으며 이때 영국인 티베트학교수와 결혼,18살과 14살인 두아들을 두고 있다.
  • 미국의 두 얼굴/「토머스청문회」 파문

    ◎“10년전 얘기”… 진실 입증 곤란/정치인 신뢰성 뿌리째 “흔들”/선거 앞둔 의원들,“표결 고민” 지난 11일부터 미국인들의 눈과 귀를 붙들고 있는 클레어런스 토머스 대법원판사 지명자에 대한 인준청문회는 3일동안 TV로 중계됨으로써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킨 채 이제 상원전체회의 표결로 넘어가게 됐다. 그러나 법과 양심의 최고권위를 상징하는 대법원 판사의 자질을 가리는 상원청문회장에서 법률논쟁 대신 외설이 난무하고 포르노영화자체가 들먹여지는 미국역사상 전례없는 이 사건은 진실을 규명한다는 목적에도 불구,미사회에 파문과 상처만을 남겼을 뿐 「사건」의 진위는 가려내지 못했다. 3주전 14명의 법사위원이 7대 7로 분열된 채 인준여부를 상원 전체회의에 위임했으나 여성부하직원을 성적으로 희롱했다는 피해당사자의 폭로가 발단이 돼 재개된 이번 청문회는 3일간 피해자임을 자처한 아니타 힐양과 토머스판사,그리고 그 주변인물들에 대한 증언청취로 진행됐다. 그러나 이렇게 법석을 떤 청문회는 10여년전 단 둘만이 있는 자리에서상사인 토머스판사가 부하 여직원이었던 힐양에게 포르노영화장면의 묘사는 물론 자신의 남성상징까지 들먹이면서 지분거렸다는 이 폭로사건을 처음부터 똑 떨어지게 가려낼 성질이 아니었다.토머스판사의 직책은 여성과 소수종족을 보호하기 위한 고용평등기회위원회 위원장이었던 만큼 이 폭로가 사실이라면 미국정치제도 자체의 신뢰성을 뿌리째 흔드는 일이 아닐 수 없다.또한 이런 인물을 대법원판사로 지명한 부시대통령은 오물을 뒤집어 쓸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당사자인 토머스판사는 이틀째인 12일의 청문회에서 때로는 주먹을 불끈쥐고 때로는 눈물을 글썽거리며 『그옛날 주제넘게 건방진 검둥이를 나무에 매달던 것처럼 자신을 능멸한 뿌리깊은 인종적 편견이 꾸민 교묘한 음모』가 비록 견딜수 없는 시련이긴 하지만 『대법원판사직을 포기하느니 차라리 죽겠다』며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청문회가 15일 저녁으로 예정된 상원전체회의 투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아직은 분명하지 않고 또 상원의원들에게는 『괴로운 선택을 강요당했다』는 지적이지만 여론조사결과는 대부분의 의원들이 청문회가 열리기 전과 같은 입장을 표명하고 있어 일단 인준쪽으로 결말이 날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의 시점에서는 1백명의 상원의원중 54명이 토머스판사의 인준에 찬성했었고 백악관측도 『그의 용기있는 태도가 대법원판사로서의 자질을 재확인한 이상 상원인준은 무난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명반대자들은 성적희롱의 진실여부에 관계없이 토머스에게 가능한한 큰 인간적 상처를 안겨줘 인준을 받지 못하도록 한다는 전략인 반면,공화당의원들을 중심으로한 옹호자들은 지명반대측이 힐양을 부추겨 있지도 않았던 성적희롱이 픽션을 꾸며냈다고 반격하고 있다.어쨌든 성적희롱을 당했다는 힐양 주장의 진실여부와 토머스판사의 인준여부를 떠나 이번 청문회는 미국사회를 들끓게 한 높은 관심못지않게 그 후유증은 쉽게 가라앉을 것같지 않다. 결국 이번 청문회는 진실은 영원한 미궁으로 빠진채 직장에서의 여성부하직원에 대한 성적희롱문제를 새로운 사회이슈로 부각시켰고 의회청문회제도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여론도 환기시켰다.
  • 재벌 총수들 회고록 출간 붐

    ◎정주영씨 이어 구자경씨도 곧 펴내/경험담 생생히 수록… 젊은층에 인기 재벌총수들의 살아온 이야기와 기업경영이념및 성장과정의 뒷얘기등을 담은 회고록과 수필집이 출간붐을 이루고 있다. 이책들은 최근 정주영현대그룹명예회장의 회고록에서 보듯 그동안 베일에 싸였던 비밀들의 껍질이 벗겨지면서 파문을 일으키는가 하면 드라마틱한 일생을 담담히 기록,젊은이들에게 감동과 용기를 심어 주기도한다. 특히 저자인 재벌총수들의 일생과 그룹을 형성하기까지의 과정은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및 발달사와 퀘를 같이하기 때문에 후배기업인들에게 도약을 위한 참고서가 되고 있다. 재벌총수들의 인생관과 경험담을 적은 수필집은 꾸밈없는 표현과 생동감으로 젊은세대들에게 베스트셀러로 명성을 얻고있다. 지난 3일 출간된 정명예회장의 회고록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는 정명예회장의 2세에 대한 변칙상속및 증여로 물의를 빚는 가운데 출판돼 더욱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정명예회장은 회고록에서 김우중대우그룹회장을,권력을 배경으로 공장을수의계약에 의해 인수,쉽게 돈을 버는 부도덕한 기업인으로 매도하고 자신은 5공시절 많은 정치인에게 정치자금을 줬으나 그대가로 받은 반대급부는 하나도 없다고 기술하고 있다. 또 현재의 과소비풍조가 정부정책의 부재에서 비롯된 것이라는등 신랄한 비판도 있다. 정명예회장은 전경련회장 시절인 지난 80년 자신의 연설문과 기고문등을 모아 「이 아침에도 설레임을 안고」라는 제목의 책자를 냈었다. 작고한 이병철전삼성그룹회장은 지난 86년2월 희수를 기념,「호암자전」이란 회고록을 출판했다. 이회장은 서문에서 『내가 실천했던 사업관·인생관을 담담하게 기록했다』며 『격동의 시대를 살아온 한 기업인의 파란만장한 이력서로 생각해달라』고 독자들에게 주문. 이회장의 자서전은 한 개인의 회고록을 넘어 근세 한국경제사의 기록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지난 8일 만1백1세를 넘긴 해사 이원순옹이 지난 89년 발간한 자서전 「세기를 넘어서」는 지금까지 재계및 독립운동사의 살아있는 교과서로 불린다. 전경련과 광복회의 고문을 맡고 있는 이옹은 최근 정명예회장을 『처음 만났을때 사람 됨됨이와 말투를 보고 무에서 유를 창조할수 있는 세계적인 기업인줄 알았다』고 칭찬. 지난해 희수를 지낸 송인상능률협회회장은 연내에 회고록 발간을 목표로 현재 70%의 진척도를 보이고 있다. 출생에서부터 현재 동양나이론회장까지의 생애를 담은 송회장의 회고록은 평소 소신대로 인재양성 제일주의를 강조하고 있다. 구자경럭키금성그룹회장도 지난해 발표한 「21세기 경영구상」을 중심으로 자신의 경영철학을 담은 「경영철학서」를 연내 발간하기 위해 마무리작업에 분주하다. 이밖에 지금까지 1백30만부가 팔린 김우중 대우그룹회장의 「세계는 넓고 할일은 많다」「대화」,김영철진도그룹부회장의 「사랑과 비지니스에는 국경이 없더라」「작은 것에 큰 뜻이 많더라」등의 수필집과 각급 교과서에 3편이나 실려있는 김재철 동원산업회장의 바다를 주제로 한 글등은 재벌 총수들의 또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 정 현대회장 자서전 출판기념회(경제화제)

    ◎“국가·사회에 보탬되는 일 할터”/“자신 위주로 살아온게 부끄러워” 정주영현대그룹명예회장의 자서전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의 출판기념회가 9일 하오 6시 서울세종문화회관 별관에서 각계인사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정회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앞으로는 다시 태어난다는 기분으로 국가와 사회를 위해서 보탬이 되는 일을 찾아 하겠다』고 말하고 『특히 민주주의를 위해 작은 일이나마 노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회장은 『지금까지 자신과 가족과 사업등 내 본위로만 살아온데 대해 부끄러움을 느낀다』고 밝혔다.행사에 앞서 정회장은 기자들에게 현재 조사가 진행중인 주식의 변칙증여및 상속과 관련,『언론에 보도된 것과 달리 그 액수는 극히 미미할 것으로 본다』며 『국세청이 세법에 따라 처리하리라 믿으며 세금이 나오는대로 모두 내겠다』고 말했다. 정회장은 또 『정부와 불편한 관계에 있다는 말은 처음 듣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기념회에는 정·재계인사로 민자당의 김영삼대표최고위원 박태준최고의원,이어령문화 김진현과기처장관,유창순전경련회장,김상하상의회장등이 참석했다. 정회장이 자서전에서 비난한 김우중대우그룹회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기념회가 시작되기 직전인 하오 6시쯤 현대상선 해고근로자라는 30대 남자가 식장에 들어오는 정회장에게 『정회장은 각성하라』 『독점재벌 물러가라』고 소리치면서 팸플릿을 집어던지다 측근들에게 끌려 나갔다. 또 기념회가 진행되는 동안 행사장 밖에서는 현대상선 해고 근로자 가족 10여명이 『부의 불법세습을 일삼는 정회장은 구속근로자를 석방하고 회개하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 노 대통령 시정연설/총선등 새해 정치일정 법따라 시행

    ◎고위급회담 진전,남북정상회담 기대/돈 안드는 선거로 깨끗한 정치 실현/한반도 안보 공백없게 미와 긴밀 협조/역점과제/중기 기술개발 지원/과기 투자 지속 확대/농업구조 조정 추진/농어민도 연금 혜택/「폐기비용예치」 도입/지하철·도로망 확충 의원 여러분과 저는 우리 민족사에서 참으로 중요한 시기에 국정의 책임을 나누며 우리가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나라안팎의 엄청난 격변의 소용돌이를 헤쳐 왔습니다. 민주화의 횃불로 권위주의의 어둠을 걷고 사회 구석구석에 자율과 자유가 넘치는 민주주의의 밝은 시대를 열었습니다. 올해 두차례의 지방의회선거를 통해 30년만에 다시 지방자치를 실시하여 6·29선언에서 국민께 다짐한 약속을 모두 실현하게 된 것은 우리모두가 함께 나누는 보람입니다. 이제 민주주의는 어느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국민 모두가 누리는 생활양식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4연 우리가 걸어온 길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습니다.우리는 많은 어려움을 겪고 또 엄청난 대가도 치렀습니다. 지난 시대 억눌려 왔던 욕구가 무절제하게 분출되어 사회안정이 위협받기도 하고,불법과 폭력이 민주화의 미명아래 정당화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민주주의를 지키고 가꾸려는 국민 모두의 뜨거운 열망과 안정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전환기의 진통은 극복 되었습니다. ▷북방정책◁ 그로부터 세계는 혁명적인 변화를 거듭하였습니다. 전후 40여년간 이세계를 갈라온 냉전체제는 종식되었습니다. 우리 겨레에게 분단과 전쟁의 비극을 안겨준 대결구조는 이제 역사의 저편으로 사라졌습니다. 지난 74년동안 지구촌의 한쪽을 지배해 온 공산주의는 그 종주국인 소련에서도 버림을 받았습니다. 우리는 세기적 변혁이 일지전부터 북방정책을 추진하여 온 세계를 우리겨레의 활동무대로 만들었습니다. 북방정책은 우리가 사는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물결을 이끌로 이땅에 평화와 통일의 시대를 열고 있습니다. 지난달 세계의 축복과 기대속에 남북한이 함께 유엔에 가입한 것은 우리의 북방정책이 거둔 가장 보람찬 결실입니다. 남북한의 각기 다른 의석으로 회원국이 된 것은 가슴아픈 일이나 이것은 통일을 이루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중간단계입니다. ▷통일문제◁ 저는 지난달 24일 유엔 총회에서 우리 국민의 평화와 통일에 대한 결의를 세계에 밝히며 남과 북이 하나의 나라를 이루기 위한 원칙을 제시하였습니다. 불안안 휴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일,군사적 신뢰를 바탕으로 한 실질적인 군비감축,그리고 단절의 시대를 종식시키기 위한 자유로운 교류….이 모든 것은 평화통일을 위해 반드시 이루어야 할 과제입니다. 저는 오는 22일 평양에서 열릴 제4차 남북고위급회담에서 남북한 관계에 대한 기본적인 합의가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이를 바탕으로 남북한의 정상이 하루속히 만나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우리는 다각적인 교류와 협력을 뒷받침하는 제도적인 장치와 함께 실효성 있는 불가침선언의 채택도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입니다. 사회·문화·경제적 공동체를 이루어 나가면 평화공존과 통일에 이르는 여건은 한층 성숙될 것입니다. 정부는 남북한이 서로의 발전과 번영을 돕는 민족공동체를 복원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우리는 북한의 협조가 필요하면 이를 요청할 것이며 마찬가지로 북한이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면 우리는 기꺼이 도울 것입니다. ▷유엔외교◁ 우리가 유엔에 가입함으로써 우리의 외교는 새로운 유엔외교시대를 맞았습니다. 정부는 이같은 외교환경의 변화에 발맞추어 유엔을 통한 다자외교를 한층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우리의 전통우방인 미국·일본·유럽등과의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미국과는 빈번한 정상회담,그리고 주요 국제문제에 대한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성숙된 동반자 관계를 더욱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정부는 양국간 공통의 안보협력을 강화함은 물론 국제자유무역체제 유지라는 호혜의 원칙에 입각하여 통상관계의 부분적인 이견을 조정함으로써 균형있는 협력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것입니다. 아시아·태평양시대를 향한 미래지향적인 협력관계의 기반을 마련한 일본과는 경제문제를 비롯한 제반 분야에서 실질적인 협력관계가 보다 구체화 되도록 외교적인 노력을 기울일것입니다. 중국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남북한 유엔가입을 계기로 관계정상화를 앞당길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 만큼 양국관계의 진전을 위한 노력을 경주할 것입니다. 정부는 또한 EC를 비롯한 서구제국과의 우호협력을 한층 공고히 하는 한편,오는 11월 서울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 각료회의」를 계기로 역내 국가들과의 유대를 강화하고 제3세계 국가들과도 협력관계를 증진시켜 나갈 것입니다. ▷안보강화◁ 세계의 냉전구조가 와해되고 또 남북한 관계가 평화와 통일로 가는 중대한 전기를 맞고 있지만 첨예한 군사적 대치가 지속되고 있는 우리의 안보현실을 직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더구나 북한은 변함없이 대남혁명노선을 고수한 채 가공할 핵무기 개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때일수록 굳건한 안보태세는 한시도 늦출 수 없는 국가적 과제입니다. 우리는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에 평화가 정착될 때까지 전쟁재발을 막는데 가능한 모든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입니다. 정부는 단기적으로 전쟁억제력을 확보하고 장기적으로는 동북아 질서의 재편에 따른 안보환경의 변화에 대비하는 총체적인 안보역량을 강화해 갈 것입니다. 우리는 미국의 핵무기감축 등을 포함한 새로운 핵정책이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남북한간의 군비축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정치발전◁ 지금 우리 국민들은 지난해에 있었던 3당 통합과 새롭고 단합된 야당의 출현으로 안정된 양당정치의 틀속에서 건전한 정책대결의 정치풍토가 정착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정치도 소모적인 갈등과 대결의 잔재를 떨쳐버리고 참신한 정책과 비전의 제시로 국민에게 희망과 용기를 안겨주는 본연의 역할에 더욱 충실해야 할 것입니다. 내년 1년은 우리의 민주주의를 더욱 성숙한 단계로 발전시키는 소중한 해가 될 것입니다. 정부는 이 기간중에 있을 제14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비롯한 모든 정치일정을 헌법과 관련법에 따라 안정된왼 사회분위기 속에서 질서있게 치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공명정대하고 깨끗한 선거를 실시하기 위해 총력을 경주할 것입니다. 성숙한 민주주의의 기본요소인 「공명정대하고 깨끗한 선거」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노력과 함께 여 야 정당의 각별한 실천의지와 제도적 보완이 필수적인 만큼 국회와 정당,그리고 의원 여러분께서 「돈안드는 선거퐁토」의 정착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 주시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전국에서 각급 지방의회와 교육 자치기구를 갖추게 됨으로써 지방화 시대의 막을 활짝 열었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인식과 경험부족으로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지방의회 구성원들의 각별한 자정노력과 여 야 정당의 협력이 합쳐지고 편협한 지역이기주의를 떠난 주민들의 진정한 자치의식이 성숙한다면 우리의 풀뿌리 민주주의는 더욱 건강하게 성장해 나가리라고 확신합니다. ▷경제문제◁ 최근 우리경제에 대한 국민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는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안정세로 들어섰던 물가가 다소 오르고 국제수지 적자폭이 확대되고 있는데는 계절적이고 일시적인 요인도 있습니다만 근본적으로는 각 경제주체가 절약하고 열심히 일하는 본연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지 못한데다가 정부도 내수경기의 과열등에 신속히 대처하지 못함으로써 이것이 초과수요를 유발하고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이러한 인식아래 물가안정과 국제수지 개선을 위하여 내수경기의 진정,소비생활의 합리화,수출산업의 경쟁력강화등에 초점을 둔 종합대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 경제가 겪고 있는 어려움은 단시일내에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나 모든 경제주체가 합심노력하여 대처해 나간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종합대책의 일관성 있는 추진과 함께 예산을 최대한 절약하여 운용하고 기업은 기술개발등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며,또한 근로자는 생산성 향상에 더욱 노력하고,소비자는 씀씀이를 줄여 저축을 증대시켜 나갈때 우리는 안정성장 기반을 확고히 구축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올 하반기 우리 경제는 내수경기의 진정으로 성장률이 상반기의 9%에서 8∼8.5%수준으로 낮아지고 물가도 농산물작황이 대체로 좋고 정부가안정화 시책을 강력히 추진해 나감으로써 한 자리수 물가안정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연간 목표보다 크게 늘어난 경상수지 적자도 시책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 점차 개선되는 모습을 보일것으로 전망됩니다.내년도 우리 경제의 여건을 살펴보면,우선 대외적인 면에서는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경기가 회복됨에 따라 세계교역이 보다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구주 통합등 경제블록화가 가속화되고 「우루과이라운드」에 따른 시장개방요구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등 어두운 면도 없지 않습니다. 한편,대내적으로는 국회의원 선거등 각종 선거가 예정되어 있어 물가관리에 적지않은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이나 정부는 강력한 총수요관리 대책을 추진해 나감으로써 안정기조에 흔들림이 없도록 할 것입니다. 이러한 장황을 종합해 볼 때 내년도 우리 경제는 성장률이 금년보다 다소 낮은 8% 수준을 유지하고 소비자물가는 한자리수 이내에서 보다 안정될 덧이며,경상수지도 적자폭이 대폭 감소되어 개선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정부는 내년도 경제운용의 기본방향을 경제안정기조의 정착,산업경쟁력의 강화,국제화에의 대응,그리고 국민생활의 질적 향상에 두고 제반시책을 추진해 나가고자 합니다. ◎고교과정 직업교육 중심으로 전환/UR 대비,농업기계화등 구조개선 강력 추진/7차5개년계획 연평균 7.5% 적정 성장/96년 1인당GNP 1만불… 선진대열에/여성취업 돕게 달동네·공단에 보육시설 확충 우리 경제가 현재 안고있는 최대의 과제는 물가안정을 통한 국민생활의 안정입니다. 특히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생활물가를 구조적으로 안정시키기 위하여 농·축·수산물의 수급 원활화와 유통구조 개선에 최대한 노력하고 공산품가격도 생산성 향상을 통해 원가상승 요인을 적극 흡수하도록 유도해 나가겠습니다. 부동산투기 억제 시책을 지속적으로 보완하여 현재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주택등 부동산 가격을 계속 진정시켜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산업평화정착과 임금안정에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 경제사회 전반의 안정분위기를 구축해 나갈 것입니다. 우리 경제가 당면하고 있는 또하나의 과제는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여 지속적인 성장을 뒷받침하고 국제수지적자를 해소해 나가는 일입니다. 정부는 제조업 경쟁력강화 시책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생산기술개발·산업인력양성·사회간접자본시설 확충등을 보완·발전시키는 동시에 기업 스스로도 신제품개발과 품질향상 노력을 패가하도록 유도해 나갈 것입니다. 특히 우리 경제 전반에 심각한 애로요인이 되고 있는 도로·항만·철도등 사회간접자본시설의 확충에 예산을 집중 투입해 나갈 것입니다. 우리나라 산업의 저변을 이루고 있는 중소기업의 기술개발과 자동화등 구조조정사업을 적극 지원하고 전문화와 계열화를 확대하여 대기업과의 상호 협조관계를 강화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우리의 기업들이 선진국의 첨단기술 수준과 대등한 기술경쟁을 할 수 있도록 과학기술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려 1996연에는 과학기술투자가 국민총생산의 3∼4%에 이르도록 다각적인 투자재원의 확보방안을 강구해 나갈 것입니다. ▷UR대비◁ 「우루과이 라운드」협상에 있어서는 농산물을 비롯한 주요분야의 협상에 적극 참여하여 우리의 입장이 최대한 반영되도록 하는 한편,협상 결과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보완대책에도 최선을 다해 나갈 것입니다. 특히 정부는 산업의 개방에 대비하여 경쟁력 향상을 위한 농업구조 개선을 강력히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집단화된 우량농지를 중심으로 경지정리·용수개발등 생산기반을 집중 정비하고 농업기계화와 영농시설의 현대화를 촉진하며 전업농가의 경영규모를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농수산물의 상품성을 높여 농어민의 소득증대로 이어지도록 농수산물의 품질고급화와 유통구조 개선에도 역점을 두겠습니다. 한편,금융·운송·통신·유통등 서비스분야의 개방에 있어서는 선진기법의 도입,전문인력의 양성,서비스 향상등 대응노력을 강화하여 해외경쟁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복지시책◁ 정부는 만성적인 주택난을 해소하고 주택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하여 지난 88년 획기적인 주택 2백만호 건설에착수하여 이미 그 목표를 달성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영구임대주택과 근로자 주택의 건설이 순조롭게 진척되어 본격적인 입주가 시작됨으로써 저소득층의 주거안정에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앞으로도 국민의 주거생활 안정에 전력을 다할 것이며 특히 무주택서민등 실수요자에게 주택이 공급될 수 있도록 주택공급제도를 보완해 나갈 것입니다.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대도시의 교통난을 완화하기위한 시책을 다각적으로 강구할 것입니다. 중·장기적으로는 수송효율이 높은 도시철도망을 중심으로 대중교통체계가 구축될 수 있도록 지하철 건설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간선도로망을 확충하고 버스운행체계를 개선해 나가는데도 노력할 것입니다. 국민 모두가 맑은 물과 깨끗한 공기를 마시며 쾌적한 환경속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환경오염 방지를 위한 투자와 제도개선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상수원의 특별관리시책을 추진함은 물론 하수종말처리장등 환경기초시설을 대폭 확충하고 노후상수도 시설을 지속적으로 교체해 나가도록하겠습니다. 최근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된 쓰레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하여 분리수거제를 정착시키는 한편 다량배출 폐기물에 대한 처리비용의 예치제를 도입하는등 발생단계에서부터 이를 줄여나가는 대책을 강구해 나갈 것입니다. 정부는 효율적인 의료보험의 운영과 국고지원을 통하여 지역의료보험의 재정안정 기반을 확충하고 병실부족 현상도 지속적으로 완화해 나갈 것입니다. 한편 국민연금제도의 적용대상을 현재의 10인 이상에서 내년부터는 근로자 5인 이상의 소규모 사업체에까지 확대하고 7차5개년계획 기간중에 농어민도 연금에 가입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입니다. 정부는 형편이 어려운 생활보호대상자와 의료보호대상자등 저소득 취약계층에 대하여 직업훈련·생업자금융자·자녀학비지급등 자립을 위한 지원시책을 계속 펴 나갈 것입니다. 또한 저소득 맞벌이 부부가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게 하고 나아가 여성인력의 산업화를 촉진하기 위하여 저소득층 밀집지역과 공단지역등에 영·유아보육시설을 대폭 확충할 계획입니다. 불우노인이나 장애인을 직접 찾아가 돌봐주는 재가복지 서비스제도를 새로이 도입할 것입니다. 내년은 제7차 경제사회발전 5개년계획이 시작되는 해입니다. 계획기간중 우리 경제는 연평균 7.5% 수준의 적정성장을 지속하고 물가의 안정과 국제수지의 균형기조를 정착시킴으로써 7차계획이 끝나는 96년에는 1인당 GNP가 1만달러 수준을 넘어서는등 선진경제권 진입을 위한 기반을 확고하게 다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교육발전◁ 90%를 훨씬 상회하는 중등학교의 취학률,인구대비 대학생수는 세계 어느나라에서도 찾아 보기 힘든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교육의 질을 높이고 산업사회가 요구하는 전문인력을 양성하는데 보다 집중적인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입니다. 정부는 고도산업사회에 대비한 학교교육이 이루어지도록 교육내용의 다양화,학습부담의 적정화에 역점을 두고 교육과정을 전면적으로 개편하는 한편,고등학교 교육체제를 인문계 중심에서 다양한 직업교육중심으로 과감히 전환하여 적성과 능력에 따른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할 것입니다. 또한 전문대학과 개방대학에 산업체근무자와 기술자격증소지자등이 우선적으로 입학할 수 있도록 하고,대학과 산업체간에 실질적인 산학협동이 이루어지도록 체제를 개편해 나갈 것입니다. 한편 교육방송체제와 독학에 의한 학위취득제를 더욱 발전시켜 다양한 교육수요에 적절히 대처해 나갈 것입니다. 지금 대다수 국민들은 우리의 대학이 지난날의 갈등과 시련의 소용돌이 속에서 벗어나 공부하는 대학의 모습을 되찾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정부는 앞으로 대학사회의 안정과 발전을 위해 대학이 자율적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특히 대학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대학평가인정제도를 도입하고 재정적 지원방안을 다각적으로 강구할 것입니다. 정부는 교육환경을 꾸준히 개선하고,교원의 사회적 지위를 향상시키는데도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미래의 주인공인 청소년들이 지·덕·체를 고루 갖추며 밝고 건강하게 커나갈 수 있도록 청소년 활동공간을 대폭적으로 확충하고 유해환경을 적극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 2001연까지 10년간 청소년을 위한 각종 시책을 정부와 민간단체의 유기적인 협조하에 체계적으로 펴 나갈 것입니다. ▷문화발전◁ 다가오는 21세기는 문화가 사회의 발전을 선도하는 시대가 될 것입니다. 이에 대비하여 정부는 물질문명과 정신문화가 조화된 문화복지국가의 실현을 목표로 「21세기 문화규범과 가치관」을 정립하는데 정책적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국민 누구나 일상생활속에서 살아 숨쉬는 수준높은 문화·예술을 쉽게 접하며 정서를 함양할 수 있도록 문화기반을 계속 확충해 나갈 것입니다. 정부는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와 향토문화를 개발·보급하고 백제문화권등 5대 문화권을 정비하는 한편,국립예술학교설립·민속공방촌 건립등 다각적인 문화·예술 진흥시책을 추진함으로써 문화민족으로서의 긍지를 높여 나갈 것입니다. ▷법질서 확립◁ 국가의 존립을 위해서도,국민생활의 안녕을 위해서도 법과 질서는 확립되어야 합니다. 법과 질서가 지켜지지 않는 곳에 사회안정과 민주화가있을 수 없으며 국리민복의 증진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지난날 전환기적 상황 속에서 사회기강이 흐트러짐으로써 국민생활에 엄청난 폐해를 가져왔던 쓰라린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정치와 사회등 모든 분야에서 공평하고 엄정한 법집행을 통하여 불법과 폭력과 혼란을 제거하여 사회적 안정을더욱 공고히 정착시키고 특히 민생치안을 확립하는데 범정부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시민들 스스로가 화염병을 든 시위대를 몸으로 막는 용기있는 행동,그리고 걸프전 때의 근검절약과 여름철의 전기절약등… 나라가 어려울 때 각계각층의 국민이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휘해 주셨습니다. 공권력에 의한 단속이나 규제보다는 민간주도의 자율적인 범국민운동으로 승화·발전시켜 이를 우리의 생활규범으로,그리고 의식의 일부로 정착시켜야 하겠습니다. 특히 우리는 근검절약하는 전통적 미풍을 되살려 생활 구석구석에서 사치와 낭비를 몰아내며 「일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제2의 도약을 이루기 위한 「새질서 새생활 실천」에 온국민과 사회 각계각층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시기를 호소합니다. ▷행정쇄신◁ 정부는 그동안 「봉사는 크고 규제는 작은 정부」를 실현하기 위해 행정의 민주화와 자율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습니다. 앞으로도 민간부문이 수행할 수 있는 행정권한에 대해서는 이를 최대한 민간에 이관하고,불합리한 행정규제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입니다. 정부는 다가오는 정보화 사회의 행정수요에 대비한 행정전산화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행정정보의 공동활용체제를 구축함으로써 국민생활의 편익을 증진시켜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취임이래 지금까지 깨끗한 정부,국민과 함께하는 신뢰받는 정부를 구현하는데 최선을 다해 왔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 공직사회 일각에는 국민을 실망시키는 일이 없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모든 공직자에 대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신상필벌의 원칙을엄격하게 적용할 것입니다. 비리와 부정은 물론 무사안일,행정편의주의등 국민의 지탄을 받는 잘못된 행정행태는 어떠한 희생이 뒤따르더라도 불식시켜나갈 것입니다. 대다수 공직자들은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투철한 사명감과 국가관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박봉으로 어렵게 생활하는 공무원,휴일과 야간에도 쉴틈 없이 일하는 공직자… 이 분들은우리 공직사회의 표상입니다. 내년도 공무원의 봉급인상이 당초 계획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게 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입니다. 정부는 앞으로 처우개선,후생복지등 생활향상과 근무의욕 고취를 위한 보완대책을 마련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건전재정◁ 이상에서 말씀드린 제반시책들을 추진하기 위하여 편성한 내년도 예산안의 일반회계 규모는 33조5천50억원으로서 이는 금년 예산에 비하여 6.8%가 증가한 수준입니다. 정부는 예산안을 편성함에 있어서 세입내 세출의 건전재정기조를 유지하면서 그동안 상대적으로 위축되었던 재정기능을 회복하여 경제·사회 각부문의 애로요인을 타개하고,국민생활의 질적 향상을 도모할 수 있도록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특히 내년도에는 세계잉여금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상되는 조세 수입을 최대한계상하여 부족한 사회간접자본시설의 확충,농어촌 구조개선의 촉진,환경개선,교육·문화의 진흥,그리고 지방재정의 확충등에 중점적으로 배분하였습니다. 한편 정부가 근검절약을 솔선수범하기 위해 공무원의 처우개선율을 한자리 수로 조정하고 정부청사 건축비와 국외여비등 행정경비를 최대한 억제하였음을 말씀드립니다. 지금 우리는 격동의 시대 한 복판에 서서 민주주의의 나라,번영이 넘치는 사회,그리고 통일조국을 향해 힘차게 전진하고 있습니다. 이제 새로운 세기가 우리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며 서서히 다가오고 있습니다. 우리의 시대는 유구한 역사의 한 순간에 지나지 않으나 지난 3년반동안 우리는 민족사에 새롭고 영구적인 변화를 가져올 약진을 거듭해 왔습니다. 국민께서 부여해 주신 5년 임기의 사실상 마지막 해인 내년에도 역사와 국민이 준 준엄한 명령을 가슴에 되새기며 새로운 각오로 국가와 민족의 번영을 위해 헌신할 것을 다짐합니다. 새로운 약속이나 정책을 제시하기 보다 국민에게 약속한 크고 작은 일들을 하나하나 이행함으로써 그동안 이룬 성취의 보람을 국민이 피부로 느끼게 할 것입니다. 우리 모두 손을 잡고 민족사의 준령을 넘고 넘어 민주·번영·통일의 위대한 조국을 만들어 갑시다.
  • 재벌 언론소유/언젠 안되고 이젠 되는가

    ◎현대그룹 정 회장 「발언의 모순」/「불가론」이 어젠데 왜 신문창간 서두나/“「부를 위한 방패」아닌가”… 의혹의 눈길 정주영현대그룹 일가의 주식변칙 증여및 상속문제를 급기야 1천억원대의 세금 추징등 일파만파의 「현대파문」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그런 가운데 정회장은 7일 불법증자혐의를 받고 있는 「문화일보」를 계획대로 창간하겠다고 호언함으로써 또다시 파문을 불러 일으켰다. 현재 재무당국은 현대측이 지난해 12월 두차례,지난 2월 한차례등 모두 3차례의 증자를 통해 당초 설립자본금 3억원의 30배가 넘는 93억원을 증자한 점을 중시,불법증자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재무당국은 이번 조사에서 현대계열사의 주식이 위장매각돼 「문화일보」로 불법 유입된 사실이 밝혀지면 투자승인취소등 행정조처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위법사실이 적발되면 응분의 조치를 받게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그러나 이같은 법적인 문제보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국민들이 과연 부도덕한 재벌의 신문창간을 납득하겠느냐는 점이다.주식의 불법증여로 탈세를 일삼고 불법 호화별장을 지어 사회적인 물의를 야기시켰으며 호화사치품 수입에 앞장서 온 재벌,나아가 문어발식 기업확장으로 「부의 도덕성과 정당성」을 저버리고 있는 그 재벌의 행태로 미루어 현대가 신문을 창간하려는 것은 「부의 보호막」을 만들려는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대다수 국민들은 현대측이 순수한 문화신문을 만들려 한다는 주장을 믿지 않고 있다. 등록한지 1년도 안돼 엄청난 자본을 투자하고 무분별한 스카우트를 통해 다른 신문사의 정치부·사회부·체육부기자들을 마구 빼낸 점으로 미루어 「문화전문지」라는 명분을 앞세워 「종합일간지」를 만들겠다는 속셈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현대그룹을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사람들은 『거대 기업으로 자란 현대가 언론을 소유함으로써 정씨 가족들의 정계진출을 기도하며 부와 권력을 거머쥐고 「현대왕국」을 건설하겠다는 저의가 깔려있다』고 서슴없이 비판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현대는 우리나라 기업가운데 가장 부채가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국민의 돈을 끌어모아 엄청난 부를 모은 현대가 최근 침체된 국가경제를 되살리기위해 기술개발투자나 제조업에 투자하여 국민기업으로서의 모범을 보여야 할 시점인데도 엉뚱하게 거액을 투자,신문을 창간하려함으로써 국민감정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의 소리가 높다. 우리의 정기간행물 등록에 관한 법률은 제3조3항에서 재벌의 언론소유를 규제하고 있다.언론이 재벌의 「앞잡이」가 되어 횡포를 부릴 경우 국가경제에 막대한 손해를 끼치게되고 경제질서를 어지럽힐 뿐 언론 본연의 기능을 수행할 수 없다는 취지에서 법으로 명문화시켰고 이같은 취지를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문화일보」의 주식 지분율을 보면 ▲현대자동차 12.5%(12억원) ▲현대정공 25%(24억원) ▲대한알미늄 11.5%(11억4백만원) ▲정주영명예회장 27.6%(26억4천6백만원) ▲정세영회장 0.8%(8천만원) ▲정몽준중공업회장 22.2%(21억3천만원)등으로 사실상 정씨 일가가 99.8%의 주식을 소유하고 있어 「가족신문」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정주영회장은 일찍이『재벌이 언론을 소유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을 강도 높게 펼쳤었다.정회장은 전경련회장직을 맡고 있던 지난 77년 8월11일 서울신문에 기고한 「신문과 나」라는 제목의 글에서 『신문은 모든 분야에서 지나친 행동을 삼가게 해준다.권력·김력·폭력등 모든 그릇된 힘의 남용을 항상 삼가게하며 또한 그 방향을 설정하여 준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요사이 일부 신문이 기업의 영리를 추구하는 무기로 교묘하게 이용되려는 시련에 부딪치고 있는 느낌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정회장은 이어 『우리들의 신문은 모든 자기 본위의 욕망에서 해탈한 숭고한 인격자의 지도하에서 발행되어 영원한 민족의 동반자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고 끝맺고 있다. 그 이후 80년3월 현대측은 『중앙매스컴의 현대에 관한 보도내용이 과장되고 그로인해 손해가 크다』는 내용의 신문광고를 일제히 게재,중앙일보가 보도한 「김포공항공사 부정…」기사를 반박하는 싸움이 일어났었다. 이때에도 현대측은 공식 유인물을 통해 『재벌이 기업의 보호수단으로 언론기관을 소유,경영하는 현상이 일고 있다』면서 『기업의 칼이 되고 방패가 되는 재벌비호의 언론은 진정한 언론인의 언론으로 되돌려 놓치않으면 안된다』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현대는 그동안 몇번씩이나 신문소유를 기도했었고 지금은 모 경제지의 지분을 갖고 이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경제인이 경제지를 운영하는데는 국민들도 별다른 저항감을 갖지 않고 있다.다만 또다시 「문화」를 위장하면서 종합일간지를 만들려는 행위에 대해 관심과 비난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금은 무역적자와 제조업침체등 가중된 경제난을 극복하면서 1년여밖에 남지않은 6공의 마무리를 위해 정치·경제·사회·문화의 각 부분이 호흡을 맞추고 국가발전에 매진해야할 중대한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정회장은 최근 일련의 현대파문으로 사회분위기가 흐려진 책임을 져야한다는 세론에도 불구,7일 대구에서 『미공개 주식을 처분하면 몇조원이 된다』『삼성은 1백60억원의 상속세를 냈으나 나는 이미 2백60억원이나 냈다』는등 은연중 「돈이면 다 된다」는 식으로 엄포성 발언까지 함으로써 국민들의 눈총을 자초했다. 그와같은 재벌총수의 언동은 바로 재벌에 의한 국가적 에너지의 누출을 의미하는 것이며,거기에서 파생되는 모든 책임은 그 기업 스스로가 져야할 것이라고 주위에서는 말하고 있다.
  • 노 대통령 전국체전 개막 연설/전문

    ◎시련과 고난 가져다준 타율의 역사는 끝나/7천만 겨레 통일의 함성 울릴날 멀지않아 오늘 제72회 전국체육대회를 개막하게 된 것을 온 국민과 함께 기쁘게 생각합니다. 나라와 겨레의 밝은 앞날에 대한 희망과 자신감이 그 어느때보다 충만한 가운데 열리는 이번 체전은 21세기 통일된 나라를 향한 온 국민의 전진을 다짐하는 화합의 한마당이 될 것입니다. 전국체전이 우리 문화전통이 살아 숨쉬는 이 아름다운 고장 전주에서 11년만에 다시 열리게 된 것은 흐뭇한 일입니다. 앞으로 7일간 2만2천여 참가선수와 임원은 이 고장 7개 시군에서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겨루며 서로 뜨거운 우정을 나눌 것입니다. 저는 이 대회를 국민의 축제로 만들기 위해 그동안 온갖 정성을 다해주신 2백만 전북도민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3년전 서울올림픽은 스포츠가 발휘하는 위대한 힘을 세계에 실증하였습니다. 온 인류는 올림픽의 마당에서 이념과 체제,인종과 종교… 서로를 갈라온 모든 벽을 넘어 하나가 되었습니다. 서울올림픽의 감동은 이 세계에 냉전의 대결을 종식시키고 이 지구촌을 화해와 협력의 공동체로 만드는 변혁의 기폭제가 되었습니다. 지난 반세기 분단과 냉전으로 단절되어 왔던 온 세계의 우리 동포들도 체전의 마당에서 하나가 되었습니다.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한민주체전에는 그동안 오갈길이 막혀있던 소련·중국·동유럽의 우리 동포들이 세계 곳곳에서 모여든 동포들과 어우러져 우리 민족은 하나임을 확인하였습니다. 이제 남북의 7천만 겨레 모두가 한 광장에 모여 통일의 기쁨을 나누며 화합의 함성을 높이 올릴 그날도 머지않아 올 것입니다. 세계는 지난 3년간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지난 시대 철의 장막 저편에 있던 소련과 동유럽의 모든 나라들도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로 전환하여 우리와 우호협력 하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이 세기적 변혁속에서 우리가 통일을 이룰 날도 다가오고 있습니다. 지난달 남북한의 유엔가입으로 한반도에 평화와 통일의 시대를 여는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었습니다. 저는 유엔총회에서 동서독일의 두 의석이 하나로 합쳐지는데는 17년이 걸렸으나 남북한이 하나가 되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제 우리 겨레에게 시련과 고난을 가져다준 타율의 역사는 끝났습니다. 우리는 자유와 번영이 넘치는 나라,7천만 겨레가 한 울타리속에서 평화롭게 살아가는 통일된 나라를 이 세기안에 이룰 것입니다. 「굳센 체력,알찬 단결,빛나는 전진」을 다짐하는 이번 전국체전은 새로운 세기 영광된 나라를 이루기 위해 온 국민의 역량을 모으는 창조의 장이 될 것입니다. 스포츠의 세계에서 승부보다 더 소중한 것은 질서를 존중하며 최선을 다해 정정당당하게 경쟁하는 정신입니다. 우리 모두가 행복과 풍요를 누리는 사회를 이루는 길도 국민 각자가 이러한 정신을 생활속에서 실천하는데 있습니다. 선수·임원 여러분은 기량과 힘을 다하여 유감없는 선전을 펼쳐주기 바라며,국민 여러분은 이들에게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이 체전에 참가하기 위해 해외에서 오신 동포여러분을 온 국민과 함께 환영합니다. 전주체전이 여러분 모두에게 뜨거운 동포애와발전하는 조국의 참모습을 확인하는 뜻깊은 기회가 될 것으로 믿습니다. 저는 제72회 전국체육대회의 막을 올리는 기쁨을 온 국민과 함께 나누며 이번 대회가 선수·임원 그리고 전북도민의 단합된 노력으로 가장 모범적인 체전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 “통일 향한 화합의 한마당으로”/노 대통령,체전개막 연설

    ◎정정당당한 경쟁정신 생활에 실천/11개 해외동포팀등 사상 최대 2만2천 참가 【전주=이경형기자】 노태우대통령은 7일 『세기적인 변혁속에 우리가 통일을 이룰 날이 다가오고 있으며 우리 겨레에게 시련과 고난을 가져다 준 타율의 역사는 끝났다』고 말하고 『「굳센 체력,알찬 단결,빛나는 전진」을 다짐하는 이번 전국체전이 새로운 세기,영광된 나라를 이루기 위해 온 국민의 역량을 모으는 창조의 장이 되도록 하자』고 강조했다. 노대통령은 이날 하오 전주에서 개최된 제72회 전국체육대회 개회식에 참석,연설을 통해 『남북 7천만겨레 모두가 한 광장에 모여 통일의 기쁨을 나누며 화합의 함성을 높이 울릴 그날도 멀지않아 올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노대통령은 『나라와 겨레의 밝은 앞날에 대한 희망과 자신감이 그 어느때보다 충만한 가운데 열리는 이번 체전은 21세기 통일된 나라를 향한 온 국민의 전진을 다짐하는 화합의 한마당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우리는 자유와 번영이 넘치는 통일된 나라를 이 세기안에 이룰 것』이라고 다짐했다.노대통령은 이어 『스포츠세계에서 승부보다 더 소중한 것은 질서를 존중하며 최선을 다해 정정당당하게 경쟁하는 정신』이라고 말하고 『우리 모두가 행복과 풍요를 누리는 사회를 이루는 길도 국민 각자가 이러한 정신을 생활속에서 실천하는데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체전은 11개 해외동포팀과 15개 시도대표등 사상 최대규모인 2만2천여명이 참가,전주를 비롯한 전북도내 7개 시군에서 7일간의 열전을 벌인다. 개막 첫날인 7일에는 전북대코트등 3곳에서 테니스 1경기만을 치르고 8일부터 53개경기장서 본격적인 각축이 펼쳐진다.
  • 정주영 현대회장 회고록 새 파문/정치인·후배기업인 싸잡아 비난

    ◎“김우중씨는 권력업고 사업/정치자금 줘도 별효과 없어” 정주영현대그룹명예회장은 3일 출간된 회고록 「나의 삶 나의 이상­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에서 정치인과 김우중대우그룹회장등 후배기업인을 신랄히 비난,정·재계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정명예회장은 이책에서 『80년 국보위가 경제산업구조 개편을 위해 자동차산업과 발전산업을 통·폐합하겠다는 설명에 김우중회장은 찬성했으나 나는 찬성하지 않았다』면서 『이 때문에 나는 물론 동생 세영과 이명박현대건설회장이 큰 고통을 받았다』고 술회했다. 정회장은 또 『1원 한푼 안내고 선인수 후청산이라는 유례없는 특혜로 나한테서 창원중공업을 가져간 김우중씨는 힘에 부쳐 그후 창원공장을 다시 정부에 내놓았다』면서 『김회장은 수단이 좋아 경쟁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으로 기업을 인수했고 시국에 따라 권력을 업고 사업을 하는 사람처럼 보였다』고 비난했다. 그는 5공청문회와 관련,『국회의원등 정치인에게 정치자금은 많이 주었지만 이로인해 단한가지의 이권도 차지한 것이 없다』면서 『나를 신문한 의원들이 실상을 잘 모르고 질문했으며 5공은 경제인들에게는 고통스러운 시대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정부정책과 관련해서는 『정부의 사치풍조 조장으로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서고 물가가 폭등하고 세금을 많이 내고있다』면서 『정책의 빈곤,정책의 부재,정책의 갈팡질팡을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힐난했다. 정명예회장은 또 최근의 경기침체에 대해 정부가 해야할 일은 『기업의 생산력이 경쟁국과 비슷해지도록 금리정책등으로 배려해 주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제3기획」이 발간한 정명예회장의 회고록 발간기념회는 오는 9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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