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시련
    2026-03-15
    검색기록 지우기
  • 험담
    2026-03-15
    검색기록 지우기
  • 북핵
    2026-03-15
    검색기록 지우기
  • 전진
    2026-03-15
    검색기록 지우기
  • 소설
    2026-03-1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389
  • 부시 감세안 부메랑에 ‘발목’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의욕적으로 추진중인 10년간세금 1조3,500억달러의 감세조치가 경기침체로 인한 세입감소와 겹쳐지며 여러가지 정치적 시련을 부시대통령에게 안겨줄 전망이다. 가장 큰 문제는 세입과 잉여예산이 세출에 비해 턱없이 적다는 사실이다.ABC방송이 1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 의회예산사무국이 지난 5월 밝힌 2001년 회계연도 잉여예산은 2,750억달러.이중 1,560억달러가 사회보장,280억달러가 의료보건에 할당돼 있다.사용처가 정해지지 않은 돈은 910억달러뿐이다. 지난주 로런스 린지 백악관 경제보좌관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2%포인트 떨어짐에 따라 잉여예산이 560억달러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1일부터 효력이 발생된 감세법에의한 세금환급이나 원천징수세 감소 등으로 인한 잉여예산손실은 450억달러.잉여예산 1,010억달러가 줄어드는 것으로사용처가 정해지지 않는 돈의 범위를 넘어선다. 이날 톰 대슐 민주당 원내총무는 “잉여예산이 줄어 사회보장과 의료보건에서 돈을 갖다 써야 할 시점이지만 이는명백한 야바위 행위”라고 비난했다.사회보장과 의료보건분야의 지출감소는 민주당이 강력 반대해왔다.린지 보좌관은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며 즉각 진화에 나섰지만 하원 다수파인 공화당의 딕 아메이 원내총무는 “우리 모두예산에 대해 거래를 해야한다”며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세입감소에도 돈을 쓸 데가 많다는 점이다.부시 대통령조차 국방부와 다른 정부기관에 대한 65억달러의 예산증가를 승인했다.지난주 의회에 제출된 국방예산은180억달러가 늘어난 액수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부시대통령은 지난주 과도한 예산사용에 대해서는 거부권을 행사해서라도 합당한 예산을 얻어내겠다고 밝혔다.예산에 있어서는 의회와의 불편한 관계도 감수하겠다고 시사한 것이다.브루킹스연구소의 토마스만 연구원은 “감세안은 비현실적 예산 숫자에 기반했다”며 “이로 인한 예산압력은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전망했다. 전경하기자 lark3@
  • [관가 돋보기] 취임 3개월 김원길복지

    ***울어버린 ‘健保사태 소방수’. ‘앞만 보고 달려온 3개월’ 김원길(金元吉)보건복지부장관이 23일로 취임 3개월을 맞는다.건강보험재정 파탄으로 온 나라가 들끓던 지난 3월23일소방수를 맡아 불끄기에 나섰다.김 장관은 그동안 ‘앞만 보고’ 달렸다.그러나 ‘의약계의 반발’은 아직도 김 장관의발목을 잡고 있다. [노력은 인정] 김 장관에 대한 평가는 안팎이 한결같다.복지부 직원은 물론 의약계도 김 장관의 부지런함에는 혀를 내두른다.모두가 김 장관의 열성에 고개를 끄덕인다.취임하자마자 5월 말에 건강보험재정 종합대책을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그러고는 종합대책을 마련할 때까지 술도 끊었다. 김 장관은 종합대책을 마련하기 전 한달보름 동안 무수히많은 사람들을 만났다.의약계·제약계·시민단체 등 의약분업과 건강보험재정에 관해 이해가 상충되는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 공통분모를 도출해내기 위해서였다. 또 매일 조찬모임을 가졌다.각 의료단체의 대표들과 만나국민들의 불편 해소를 위해 노력해줄 것을 당부했다.의료계에는 강경책을 쓰겠다면서 때로는 은근한 협박도 곁들였다. 아예 의·약·정협의회를 만들어 네 차례나 머리를 맞댔다. 지난달 14일부터는 건강보험 대책의 보안을 위해 보름 동안 ‘호텔작업’에 들어가기도 했다.과천 종합청사 앞 호프호텔에서 직원들과 함께 밤을 지새면서 대책 마련에 고심했다. 수 많은 도상훈련을 거쳤다.각 단체의 반발을 상정하며 대책을 손질했다.연일 지속된 밤샘작업 끝에 병원에 입원하는 직원도 생겨났다. [의약계와 국민 다독거리기에는 실패] 드디어 지난달 31일건강보험 종합대책을 내놓았다.하지만 국민 반응은 싸늘했다.무엇보다도 본인부담금이 인상됐기 때문이다. 김 장관은 또 한번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건강보험 종합대책을 발표한 날 오후부터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건강보험종합대책을 홍보했다.신문 인터뷰는 물론 각종 텔레비전과라디오의 대담 프로그램에 출연했다.인천·전주·울산 등 지방방송에도 출연,지역 시민단체들과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김 장관은 여전히 의약계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종합대책이 수가인하와 마찬가지의효과를 낸다며 의약계가 일제히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본인부담금 인상에 반대하는 시민단체들도 김 장관에게는 큰부담이다. [김 장관의 눈물] 김 장관은 끝내 쓰러졌다. 평소 고혈압이있기는 하지만 과로 때문에 쓰러져 이틀 동안 병원 신세를져야 했다.앞서 지난달에도 국회에 출석,답변중에 정신을 잃어 국회 의무실에서 링거를 맞기도 했다. 요즘 김 장관은 부하 직원들이 감사원으로부터 징계요구를받는 등 안팎으로 시련을 겪고 있다.김 장관 취임 전의 일이지만 의약분업 강행과 건강보험 파탄의 책임을 물어 직원들이 감사원으로부터 문책을 당하자 이들을 감싸고 나섰다.지난 18일에는 국회 상임위 답변도중 직원들의 문책을 추궁하는 질문에 김 장관은 끝내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복지부 홈페이지 ‘여론광장’ 코너에서는 의사와 약사들이 서로를 헐뜯고 있다.이 코너에는 최근 ‘그만 좀 싸워요’라는 제목의 글이 실렸다.내용은 단 한 줄.‘김원길 보건복지부장관이 울었잖아요.’김용수기자 dragon@
  • 구센 ‘魔의 서던힐스’ 정복

    호랑이 없는 골짜기의 왕위 다툼에서 레티프 구센(남아프리카공화국)이 감격의 눈물을 뿌렸다.60㎝ 우승퍼팅 실패로 대관식을 하루 미룬 구센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두번째 메이저대회인 US오픈(총상금 500만달러) 정상에올랐다. 구센은 19일 미국 오클라호마주 털사의 서던힐스골프장(파70·6,931야드)에서 열린 18홀 연장전에서 버디와 보기3개씩을 기록해 이븐파 70타로 마지막 경쟁자 마크 브룩스(40·미국)를 2타차로 누르고 우승상금 90만달러를 거머쥐었다. 이로써 구센은 개리 플레이어(65년)와 어니 엘스(94·97년)에 이어 US오픈을 제패한 3번째 남아공 선수로 이름으로 올리며 22번째 외국인 우승자,1∼4라운드 내내 선두를유지한 9번째 우승자 등의 기록을 남겼다. 연장 승부가 갈린 곳은 구센의 적시 버디와 브룩스의 어이없는 보기가 교차된 9번홀(파4·374야드).앞서거니 뒤서거니 선두를 다투다 구센이 1타를 앞선 채 맞은 9번홀은 18개 홀 가운데서도 난이도 10번째의 평이한 홀이었다. 그러나 아이언을 잡은 구센이 정확하게 볼을 페어웨이에떨어뜨린 반면 우드를 잡은 브룩스의 티샷은 훅이 나면서갤러리가 운집한 나무 밑둥이에 떨어졌다.브룩스는 페어웨이로 일단 볼을 쳐낸 뒤 세번만에 온그린에 성공했지만 2퍼팅을 추가해 보기를 범했다. 반면 세컨드 샷을 핀 5m에 붙인 구센은 활처럼 휘는 내리막 버디 퍼팅을 성공시켜 3타차로 앞서 나갔다.구센은 10번홀(이상 파4)에서 버디 퍼팅을 거푸 성공시켜 연속 보기로 주저앉은 브룩스를 순식간에 5타차로 밀어내 일찌감치승부를 갈랐다. 12번홀(파4)에서 구센은 보기로 주춤했지만 브룩스도 나란히 보기를 기록한 덕에 편안하게 경기를 풀어갔다.17번홀(파4)에서 브룩스는 회심의 버디를 낚아 보기를 저지른구센과의 격차를 3타로 줄였으나 마지막 이미 대세가 기운뒤였다. 드라이브 샷 비거리가 브룩스보다 20야드나 긴 장타자 구센은 이날 대부분의 파4홀에서 아이언으로 티샷을 하면서페어웨이를 확보하는 등 우승에 대한 강한 집념을 드러냈다.특히 1번홀(파4)에서 벙커샷을 홀 바로 옆에 붙이는가하면 2번홀(파4)에서는 3m 파퍼팅을 성공시키고 3번홀(파4) 벙커샷을 홀 1.2m에 붙이는 등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도선보였다.8번홀(파3) 키 높이의 깊은 벙커에 빠진 볼을 핀10㎝에 붙인 것은 이날 구센이 보여준 최고의 샷이었다. 96년 PGA선수권대회 우승 이후 5년만의 투어 우승이자 메이저 2승,그리고 생애 첫 US오픈 우승을 노린 브룩스는 이날 비거리,정확도,쇼트게임,퍼팅 등 모든 면에서 한수 뒤졌다. 곽영완기자 kwyoung@. *남아공출신 구센은 누구. 연장전 끝에 US오픈 우승컵을 안은 레티프 구센(32)은 유럽투어에서는 꽤 실력을 인정받은 골퍼. 69년 남아공 피터스버그에서 태어난 구센은 11살 때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골프채를 잡았다. 주니어 시절 동갑내기 어니 엘스와 국내랭킹 1·2위를 다툴만큼 유망주로 꼽혔다.그러나 17세때 친구와 연습라운딩 도중 벼락에 맞아 수년간 몸을 제대로 쓰지 못할 정도로시련을 겪으면서 뒤처지기 시작했다. 90년 프로가 된 구센은 남아공 투어에서 6차례 우승한 뒤 96년 노섬벌랜드 챌린지에서 유럽투어 첫 정상에 올랐다.97년 1승을 추가해 제 기량을 발휘하는 듯했으나 99시즌을 앞두고 스키를 타다 왼팔이 부러지는 사고를 당했다. 두 차례의 큰 사고를 겪은 구센은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할만큼 심리적 불안에 시달렸다.하지만 99년과 지난해 1승씩을 보태 통산 4승으로 유럽의 강자로 떠올랐다. 그러나 PGA 투어에서는 97·99년 브리티시오픈 공동10위에 오른 것이 가장 좋은 성적.이번 101번째 US오픈에는 지난해 이 대회 15위 이내 입상자(공동12위) 및 세계랭킹 50위 이내(44위) 등의 자격으로 예선을 면제 받았다. 구센은 당분간 대회 불참을 선언할 정도로 심한 슬럼프에 빠진 엘스를 대신해 남아공 출신의 간판 골퍼로 부상했다.개리 플레이어,엘스에 이어 남아공을 대표하는 골퍼로 우뚝 선 것이다.특히 그가 지난 18일 4라운드 마지막 홀에서 60㎝ 챔피언퍼팅을 실패한 것은 US오픈의 해프닝으로 두고 두고 기억될 전망이다. 183㎝·80㎏의 구센은 평균 드라이브 샷 거리가 292야드에 이르는 장타자.이번 대회에서도 평균 298야드의 장타를 뿜어냈다.아이언 샷 정확도를 반영하는 그린 적중률도 유럽투어에서 평균 73%를 기록할만큼 안정돼 있으나 라운드당 30개를 넘나드는 퍼팅이 약점이다.남아공 요하네스버그와 런던에 집이 있으며 곧 미국에도 거처를 마련할 예정. 지난 4월 결혼해 이번 US오픈 우승은 평생 잊지 못할 결혼선물이 될 것 같다. 문호영기자 alibaba@
  • ‘반쪽 행정부’ 부시정책 발목

    미 행정부 구성이 민주당이 상원의 다수당이 된 이후 예상했던 것처럼 늦어지고 있다. 행정부 고위공무원 인준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행정부 구성에서 상원의 인준이 필요한 자리는 정확히 492개.부시 행정부는 이중 117개 자리만 채웠고 375자리는 아직 공식 인준을 받지 못해 ‘대행’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실제 행정부 운영에 필요한 인력 가운데 민주당이 상원을장악하기 전까지 인준을 받은 ‘운좋은’ 고위공직자는 각부 장관을 비롯해 5명의 대사,6명의 부장관,8명의 차관,그리고 22명의 차관보들 뿐이다. 부시 대통령은 11월1일까지 모든 행정부 인선을 마친다는계획이지만 주변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한다.클린턴 대통령도 임기 첫해 10월말에야 행정부 인선을 마무리했는데 대선 공방으로 60여일을 소비한 부시가 이보다 겨우한달 늦은 일정을 잡았다는 것은 무리한 판단이라는 것이다.행정부 조직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내년 2월까지만 모든 임명 인준을 마칠 수 있다면 다행이라고 보고 있다. 고위공직자가 상원 인준을받지 못하면 해당부서에서 일은할 수 있지만 ‘지명자’ 딱지를 떼지 못한 채 결정권이 없기 때문에 실질적인 업무가 이뤄지지 않는다. 자리 배치 역시 공식 직함에 따른 정식자리가 아니라 부서와 떨어진 한쪽 구석이나 다른 사무실에서 임시로 자리잡기에 업무에 여간 차질이 오는 게 아니다. 부하 직원들도 지명자를 거치지 않고 일을 할 수도 없지만그렇다고 그의 결정을 얻어야 되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벌써 여기저기서 불평이 나오는 상황이며,정책 집행에 커다란 장애를 겪고 있다고 불만을 털어놓는다. 제임스 제퍼즈 의원의 공화당 탈당으로 민주당이 다수당이된 이후 민주·공화 양당은 상원 인준 절차에 대해 절충을벌여왔지만 아직 뚜렷한 합의를 보지 못하고 있다. 인준 절차를 본격적으로 시작해도 제대로 이뤄질지 분명치 않은 상황에 양당은 상원 상임위원회 자리 수와 인준 보장을 놓고줄다리기로 세월만 보내고 있는 것이다. 공화당은 시간이 급한 인준을 위해 민주당이 원하는 상임위원회 다수를 제안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상임위 자리 수우위를 확보한다고 해서 인준을 적당히 넘길 수 없다는 자세를 보여 공화당은 흘러가는 시간에 발만 구르고 있는 격이다. 새로 다수당 지도자로 올라선 톰 대슐 민주당 상원 원내총무는 “인준을 봉쇄하겠다는 의도는 없다.그렇다고 모든 지명자가 인준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은 아니다.우리는 일괄인준이란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시간 지연에 따른 공화당 푸념에 항변한다. 부시는 민주당의 상원 장악 이후 비판받던 외교정책에서일정부문 노선을 변경하는 등 화해 제스처를 보여주고 있다.한반도 정책과 관련해서는 포용정책에서 언급됐던 북한에대한 혜택을 다시 꺼내들었다. 어떻게 보면 행정부의 외골수 정책이 야당의 제동에 의해중도쪽으로 교정되는 억제 효과도 있지만,인준 지연이 현재처럼 진전이 없을 경우 부시 행정부는 임기의 4분의1을 이렇다 할 정책도 실행 못한 채 입씨름으로 허송세월해야 할처지다.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hay@. *인준 지연에 속타는 美 공직자. 미 민주당의 상원 장악으로 인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공직자들은 업무를 보자니 실권이 없고 모른 채 하자니 무능으로 소문날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렇게 공식취임을 못하고 지명자 꼬리를 달고 있는 대표적인 고위공직자로 상무부 차관에 지명된 제임스 로건과 유엔 대사직 후보인 존 네그로폰테를 들 수 있다.이들은 특히민주당에 거스르는 과거 전력 때문에 더욱 혹독한 상황을맞을 것으로 보인다. 상무부내 특허와 상표권을 담당하는 차관으로 지명된 제임스 로건은 하원의원 시절 클린턴 탄핵에 앞장섰던 전력을가지고 있다.르윈스키와의 성추문으로 클린턴 대통령이 의회 탄핵에 직면했을 때 로건 의원은 탄핵에 적극 앞장섰었다. 네그로폰테는 과거 냉전시절 니카라과,과테말라 등 중남미에서 외교관으로 활동했으나 민주화에 역행하는 미 행정부정책에 관여된 혐의로 혹독한 시련이 예상되고 있다.당시니카라과 반정부 게릴라 조직 지원 사건에 간여했던 올리버노스 중령은 현재 방송사에서 시사프로 진행자로 이름을 날리고 있지만 외교관이었던 네그로폰테는 그의 경력에 지장이 있을 만큼 험난한 일정을 맞이하고 있는것이다. 이밖에도 레이건 대통령 당시 중남미 강공정책에 간여했던국무부 유럽담당 차관보 지명자 오토 라이치도 민주당의 인준 반대 우선순위에 올랐다.또 덴버시 제10 순회법원 판사로 지명된 마이클 맥코넬 유타주립대 교수는 앞으로 결원이예상되는 연방대법원 대법관 자리 인준과 관련, 민주당 사법부 인준 청문회를 가늠할 주요 표적 인물이 되고 있어 인준을 둘러싼 논쟁을 부를 인물로 점쳐지고 있다.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 하타미 압승과 이란 앞날/ 국민열망 재확인.. 개혁 탄력

    모하마드 하타미 대통령의 대선 압승으로 이란 개혁이 한층탄력을 받게 됐다. 사실 이번 대선은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 보다는 하타미의개혁 노선에 대한 중간평가적 성격이 강했다.즉 1997년 대선에서 승리하며 개혁의 물꼬를 튼 하타미에게 향후 4년동안또다시 ‘이란호(號)’의 키를 맡길 것인지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였던 것이다. 이번 대선의 승인은 물론 하타미 개혁에 대한 젊은층의 두터운 신임때문이다.이들은 97년 대선을 시발로 99년 지방선거,2000년 총선,이번 대선까지 4번씩이나 개혁파를 지탱해왔던 세력이다.하지만 하타미의 개혁에 기대를 걸었던 개혁지지파중에는 점차 실망감을 느끼는 이들이 늘어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그들이 믿었던 개혁 약속은 이행되지 않았으며생활의 자유화도 더디기만 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하타미 등 개혁파는 이번 선거 승리를 계기로 단기적으로는 개혁의 속도를 낼 것이 분명하다.나라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다는 논리를 확산시켜 개혁정책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인 것이다. 하지만 하타미는 장기적으로는개혁의 속도를 조절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지난 4년동안 하타미는 보수파를끌어안지 않고는 자신의 개혁이 성공할 수 없다는 점을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이다.벌써부터 보수파들이 장악한 혁명수호위원회는 이번 선거에서 광범위한 부정이 자행됐다며 개혁파에 대한 반격의 채비를 차리고 있다. 따라서 하타미는 우선 보수파의 수장으로 꼽히는 아야툴라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와의 관계를 재설정해야만 한다.대선 재출마를 고사하던 하타미는 하메네이와 협의한 뒤 대선후보로 최종 등록했다.이 과정에서 하메네이는 국민들의 개혁열망을 언제까지 도외시할 수는 없다는 점을 인식한 것으로 알려졌다.이것이 하타미가 바라는 하메네이와의 관계다. 하타미의 또다른 과제는 경제문제다.최근의 고유가는 석유의존도가 높은 이란 경제에 어느 정도의 활력을 주고 있다. 하지만 석유 이외의 수출이 50억달러에 머물고 실업률이 치솟는 등 경제적 난맥상이 심화되는 추세이다.당장 경제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하타미의 집권 2기는 뜻밖의 시련에 직면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급속한 개혁을 바라는 젊은층과 이를 거부하는 보수파 사이에서 하타미가 어떻게 완급을 조절해 나갈지가 관심사다. 강충식기자 chungsik@. *하타미는 누구. 1997년에 이어 지난 8일 실시된 이란 대통령 선거에서 또다시 압승,연속 집권에 성공한 모하마드 하타미 대통령은 개혁파의 수장이다. 이스파한대와 테헤란대에서 철학과 교육학을 전공한 하타미는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첫 의회선거에서 의원에 당선되면서 정계에 발을 들여놨다.하지만 97년 대선 전까지만해도하타미는 독일 함부르크 이슬람센터 소장과 11년동안 문화부장관을 지낸 게 고작일 만큼 정치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인물이다. 1997년 대선때도 그의 당선을 점치는 여론은 없었다.그러나이란 젊은이들로부터 촉발된 개혁의 욕구는 하타미를 일순간이란 정계의 거물로 만들었다.이란 젊은이들은 자신들의개혁욕구를 하타미를 통해 배출한 것이다. 하타미는 당선 이후 유권자들의 변화에 대한 열망을 등에업고 이탈리아·프랑스·독일 등 서방 국가들과의 관계개선을 적극 시도하고 나섰다.유엔에서의 연설을 위해 미국을 방문하기도 했다.특히 하타미는 언론과 여성 자유를 대폭 신장시켰으며 정치·사회적 민주화도 꾸준히 추진했다. 하지만 하타미가 개혁을 시도할 수록 보수파들의 반발은 거세졌다.하타미는 보수파의 공세에 밀려 개혁적 성향을 띤 신문의 폐간과 언론인 구속을 막지 못했으며 과감한 개혁 추진에도 한계를 노출하기도 했다. 이번 대선에서 하타미가 출마를 놓고 고심했던 이유도 현재와 같은 대통령의 권한으로는 개혁추진에 한계가 있음을 절감했기 때문이다.하지만 그는 국민들의 개혁열망을 마냥 외면할 수 없었고 지난달 초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흘리며 재출마를 선언했다.국민들은 하타미의 눈물의 의미를 간파한 듯77%라는 압도적인 지지로 화답했다. 강충식기자
  • [사설] 가뭄극복 함께 나서자

    올 가뭄이 6월로 접어들며 하루가 다르게 악화되고 있다. 농사는 이미 많은 곳에서 위기를 맞았고 식수난에 공업용수 공급마저 위협받기 시작했다.채소값이 폭등하고 모내기를못해 애태우던 50대 농민이 농약을 마시고 목숨을 끊는 사태까지 발생했다.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낸 지는 오래됐고 11개 다목적댐의 저수율마저 35.4%로 자꾸 내려가고 있다. 하늘만 쳐다보아야 하는 이번 가뭄이 예사롭지가 않다.3월이후 강수량이 예년의 30%를 약간 웃도는 정도라고 한다.전국 72곳 가운데 48곳이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비가적었다는 것이다.문제는 올 여름에는 장마마저 실종돼 앞으로 흡족한 비를 기대할 수 없다는 데 있다.벌써부터 사상최악의 혹독한 시련을 겪게 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가뭄대책에 345억원에 이어 1,184억원을 추가로 투입키로 했다.아직 물기가 있는 하천이나 저수지 바닥을 굴착하고 관정을 뚫거나 양수장비를 확충한다는 것이다.뒤늦게나마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것 같아 다행스럽다.그러나 여기서 그쳐서는 안된다.눈덩이처럼 불어난 영농비를 감당해야 하는 농민을 도울 수 있는 방안이 절실하다.지방세를감면해주는 세제 지원이나 영농자금의 저리융자와 같은 제도가 이른 시일내 시행돼야 한다. 나아가 재해극복 체제를 정부 차원에서 범국민적 차원으로 확대,운영할 것을 제안한다.민·관·군이 총동원될 수 있는 장치가 만들져야 할 것이다.물을 나를 수만 있다면 심지어 레미콘차량까지 모든 수단이 즉각 가동돼야 한다.군장비도 여유있는 대로 곧바로 투입해 지하수 개발작업도 밀도있게 진척시켜야 할 것이다.자연재해는 어떤 형태든 전국민의 참여없이는 극복이 어렵다는 게 경험칙이다. 많은 사회단체들도 가뭄극복 노력에 동참할 것을 제안하고 싶다.가뭄 현장에서는 일손도 크게 부족하기 마련이다.물을 대느라 밤을 지새워야하는 형편이고 보면 극심한 일손부족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도시민들이 주말이나 휴일 등을 이용해 노력봉사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시행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번보다 더 혹독했던 자연재해도 힘을 합쳐 이겨낸 저력이 있다.당국도어려운 현실을 그대로 알려 국민적동참을 유도해야 할 것이다.나아가 항구적인 대책도 세워야 한다.가뭄 때마다 비슷한 시책들을 전시용으로 내놓았다가 슬그머니 사장시키곤 했던 안일한 관행에 분노를 느낀다.2006년이면 우리는 물부족 국가가 된다.경기도 동두천시의전면 단수사태에 이은 이번 재난을 뼈아픈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 美제퍼즈의원 공화탈당 의미

    24일 미 공화당 제임스 제퍼즈 상원의원의 탈당 선언으로미 정계에 일대 회오리가 일 전망이다. 공화당 탈당여부로 관심을 모아온 제퍼즈 의원은 이날 자신의 고향인 버몬트주 벌링턴의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결국 탈당을 선언했다.미 언론과 정치권인사들은 94년이후 처음으로 민주당이 주도권을 쥐게된 미 정치 향후 판도가 어떻게 전개될 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등 워싱턴 정가가 제퍼슨 충격에 휩싸였다. 제퍼즈 의원은 이날 탈당 기자회견에서 환호하는 지자들에게 지난 수주일동안 “매우 어려운 결정”을 내리기 위해고심했다면서 “올바른 결정을 내렸다고 확신한다”고 밝히고 “버몬트 주민이 이(탈당)를 이해하고,때가 되면 (상원내 공화당)동료의원들도 이해할 것으로 희망한다”고 말했다. 제퍼즈 의원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세금감면계획와교육정책 등이 자신의 공화당 탈당을 결정케 한 동기라고밝히고 “나는 당적을 바꿨지만 나의 신념을 바꾸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선거 당시까지만 해도 당적변경은 전혀생각하지않았으나 “갈수록 나 자신이 당과 견해를 달리함을 발견했다”고 말해 백악관과의 관계가 탈당의 결정적 요인이 됐음을 분명히 했다. 제퍼즈 의원의 탈당으로 상원의 주요 위원장 자리가 모두민주당으로 교체되게 된다.미 의회법은 다수당이 상임위원장을 모두 맡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민주당은 제퍼즈의원 탈당과 동시에 14개 상임위원회와 4개 특별위원회 위원장직을 모두 가져간다.민주당은 이미 이에 대비해 각 상임위원장 후보를 내정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갖춰왔다. 부시 대통령으로서는 취임 5개월여만에 갑자기 레임덕과같은 상황을 맞을 위기에 처하게 됐으며,5월 들어 본격 발표해왔던 갖가지 정책은 시작도 되기 전 시련을 맞게 될 운명이다. 특히 미사일 방어망과 같이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정책법안과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이 추구하던 우주방위전략,미군의 전략및 편재 개편 등과 같이 예산 규모가 크고 민주당 개념과 뚜렷이 구별되는 정책안은 법안 상정단계에서어려움을 겪게될 가능성이 크다. 한반도와 정책과 관련,의회쪽에서의상당한 정책기조 변화가 예고된다.대북 강경기조를 강력히 요구하던 상원 외교위원회 등 관련 위원장이 민주당 인물로 바뀜에 따라 상호주의,투명성을 요구하던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포용기조의 요구를 강하게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북한 투명성을 요구하기 위한 ‘북한위협 감축법안’등 수개의 법안은 처리가 어려워질 것으로 보이며,제시헬름스 위원장이 추진하던 전 북한 노동당 비서 황장엽씨의방미 의회 증언 등도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민주당은 외교위원장에 대북 포용정책 지지자인 조셉 바이든 의원을 내정하고 있어 한반도 화해무드에 상당한 호기로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hay@. * 美 상원의원 제퍼즈는 누구. 버몬트주 출신으로 지난 74년 연방 하원의원 당선시부터줄곧 공화당에 몸담아 온 정통 보수파. 1934년생으로 버몬트주 대법원장 아들로 태어나 예일대학과 하버드 등 명문대학을 졸업,해군장교로 복무하는등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정치인이다.67년 주상원의원을 시작으로정치에 입문,74년연방 하원의원에서 88년까지 내리 당선돼결국 상원으로 진출해 3선을 기록하고 있다. 공직 생활 35년 동안 줄곧 공화당원이면서도 당론과는 달리 진보성향을보이며 반대표를 던져와 당내 반골로 이름이 나 있다. 하원의원이던 81년 로널드 레이건 당시 대통령의 감세안에반대표를 던진 것을 비롯, 낙태,보건,총기 규제,동성애 허용 법안 등에 반기를 들었고 99년 성추문의 클린턴 대통령탄핵표결에서도 반대,주목을 끌었었다. 최근에도 노동인적위원회 위원장을 지내면서 부시 행정부출범 이후 1조9,000억달러 규모의 감세안이 교육,사회보장에 대한 자원을 고갈시킨다며 당론과 잦은 충돌을 빚어왔다.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 오늘 퇴임 박순용검찰총장/ 흐트러진 검찰 조직·위상 추슬러

    우리 헌정사를 되돌아보면 공직을 떠나는 인사들에 대한평가는 다분히 감정적이다.대체로 마지막 물러날 때의 모양새에 따라 긍정-부정이 강하게 교차한다.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재임기간 중의 실질적 업무성과를 냉철히 따지는일이다.후임자들에게는 물론,전체적 국가운용에도 필요한작업이다.대한매일은 25일로 임기가 끝나는 박순용(朴舜用)검찰총장을 시작으로 주요 퇴임 공직자들의 공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고정코너를 신설한다. “한시도 편한 날이 없었다.마치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었다” 25일 2년의 임기를 마치고 28년 동안 몸담았던 검찰을 떠나는 박순용(사시 8회) 검찰총장은 자신의 회고처럼 재임기간 내내 숱한 우여곡절을 겪었다. 박총장은 99년 5월 대전 법조비리 사건 수사 과정에서 불거진 심재륜(沈在淪) 전 대구고검장의 항명파동과 소장 검사들의 잇단 집단 행동으로 벼랑에 서있던 검찰의 지휘봉을 넘겨 받았다.분열된 조직을 추스르고 비리로 실추된 명예를 회복해 개혁을 이뤄야 하는 중책이 그의 앞에 놓여있었다. 그러나 취임 첫날부터 김태정(金泰政) 당시 법무부 장관이 연루된 ‘옷로비 의혹 사건’으로 곤욕을 치러야 했다. 여기에 진형구(秦炯九) 전 대검 공안부장의 ‘조폐공사 파업유도 발언 사건’까지 맞물려 사상 초유의 특별검사제도입으로 이어져 검찰에 대한 불신은 극에 달했다. 시련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지난해 한빛은행 불법대출사건과 진승현(陳承鉉) 금융비리 사건으로 다시 정치 풍파에 휘말렸다.급기야 지난해 말에는 16대 총선 선거사범 편파수사를 이유로 한나라당의 총·차장 탄핵 요구로까지 이어졌다. 그런 가운데 유능한 후배들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줄줄이검찰을 떠났고 조직은 흔들렸다.박총장도 “그만두고 싶을때가 한 두번이 아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실제로 옷로비 의혹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한 99년 12월30일 고위 간부들과 한마디 상의도 없이 청와대에 사표를 제출했다. 검찰 내부 문제로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한 만큼 국민에게사죄해야 하고 임명권자인 대통령에게도 누가 된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총장이 책임질 일이 아니다”라며 그 자리에서 사표를 반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총장은 “재임기간 동안 검찰 가족들에게 외부에서 누가 뭐라고 하든 우리가 할 일만 제대로 하면 된다고 강조해왔다”면서 “처음 총장이 됐을 때 있었던 내부 불신은거의 사라지고 이제는 조직이 많이 안정됐다”고 자평했다. 지난해 겪었던 총·차장 탄핵 파문은 오히려 검찰 조직재건의 원동력이 됐던 것으로 전해진다.박총장 자신뿐 아니라 검찰 간부들도 잘못이나 불법 행위를 저지른 것도 아닌데 정치적 공세에 밀려 수장이 물러나는 것은 조직을 위해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일선 부장 검사의 권한과 책임을 대폭 강화한 부장 중심 수사체제 확립과 수사비확충, 불필요한 통계·보고의 폐지 등은 박총장의 주요 실적으로 꼽힌다. 평소 “총장은 임기가 끝나면 더이상 욕심을 부리지 말고자연인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던 박총장은 “이제여행도 다니며 편하게 쉬고 싶다”고 말했다.그는 임기를마치고 떠나는 4번째 검찰총장이다. 이상록기자 myzodan@
  • IT업계 사업다각화 붐

    국내 IT(정보기술)업계가 사업부문 다각화를 통해 시련기의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기존 사업에서 축적한 노하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신규사업으로의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IT·벤처업계의 어려움이커지면서 한가지 사업에 승부를 걸기 보다는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위험을 분산시키고 새로운 시장을 조기에 선점하겠다는 다각적인 포석인 것이다. ■신규사업 진출 활발 종합인터넷기업 유니텔은 최근 금융관련기업을 대상으로 한 네트워크 솔루션 상품을 선보이고금융부문에 대한 본격 공략을 시작했다.또 지난달 경기도의‘지역정보화 마스터플랜’ 연구사업자로 선정된 것을 계기로 공공부문 진출도 대대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컴퓨터수치제어장치(CNC)개발업체 터보테크는 휴대폰 제조업에 새로 뛰어들었다.와이드텔레콤과 함께 IMT-2000(차세대이동통신)휴대폰을 생산할 MT텔레콤을 세웠다.회사측은“CNC 개발은 계속하면서 시장전망이 좋은 IMT-2000 관련정보통신사업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초소형 ‘사오정전화기’로 유명한 YTC텔레콤은 바이오(생명공학)산업에 눈을 돌리고 최근 바이오연구소를 개설했다. ■무게중심 옮긴다 시스템통합(SI) 및 네트워크통합(NI)업체 알파엔지니어링은 홍채인식 원천기술을 응용한 보안솔루션 개발에 성공,현재 완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앞으로 다양한 생체인식 기술을 기존의 네트워크 기술과 접목,세계적인 생체인식 보안기업으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다국어 검색 및 번역 소프트웨어업체 언어공학연구소는 최근 수익모델 강화를 위해 자연어 도메인 사업에 진출했다.컴퓨터전화통합(CTI)기술회사 로커스는 앞으로 전화 인터넷 TV 등을통합하는 디지털 융합기술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벤처 투자로 사업영역 늘린다 IT기업의 벤처기업 투자도최근에는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다양한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하기보다는 벤처기업 지분인수를 통해확보하는 편이 낫다고 보기 때문이다. 삼성SDS는 전반적인투자축소 분위기속에서도 올해 벤처 투자액을 지난해보다 100억원 많은 300억원으로 잡았다.지금까지 안철수연구소 넥스존 메디텔 웹데이터뱅크 스텔콤 다모임 등에 투자했다.SK C&C도 네트워크 솔루션 사업을 위해 유·무선 통신 및 네트워크 솔루션분야의 벤처기업에 집중 투자할 예정이다.IT업계 관계자는 “최근의 벤처투자는 자본이득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신규사업을 위한 전략적 제휴의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다. ■틈새시장 노린다 중견 IT업체들은 대형업체들과의 경쟁을피하기 위해 경쟁이 덜한 틈새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SI업체 CJ드림소프트는 유통 물류분야에 특화하기로 했으며동양시스템즈는 금융 부문에 승부를 걸기로 했다. 효성데이타시스템즈는 180만명 이상의 회원을 확보한 영상채팅 인터넷사이트 씨엔조이(www.seenjoy.com)를 운영하고 있다. 김태균기자 windsea@
  • 2001 길섶에서/ 神의 뜻

    독실한 신앙을 가진 사람이 하루는 꿈속에서 신과 함께 해변을 걷고 있었다.바다와 맞닿은 하늘가에 지금까지 살아온족적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바닷가 모래 위를 나란히걷기라도 했던 것처럼 선명한 두 줄기 발자국.하나는 자신의 발자국이고 다른 하나는 신의 족적이었다.평행선을 긋던 두 줄기 발자국이 몇 곳에서는 외줄기로 변해 있었다.그 사람이 더듬어 보니 시련의 시기였다. 그가 격앙된 목소리로 신에게 물었다.“세상을 살면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마다 발자국이 한줄기가 됐습니다.당신은 왜정작 필요할 때면 나를 버리셨습니까.”신이 나직하게 답했다.“믿음을 주는 그대를 결코 떠난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그렇다.그대가 고통스럽고 힘들었을 때마다 발자국이 한 줄밖에 없다.그때마다 내가 그대를 두 팔로 안고 걸었기 때문이다.” 수년 전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라는 제목의책에서 읽은 내용이다.새삼스레 나의 신이 궁금해진다.그 뜻을 헤아려 보는 여유도 가져보고 싶다. 정인학 논설위원
  • 하이닉스 살리기 ‘물거품’되나

    하이닉스반도체(구 현대전자)에 대한 자금 지원이 정부의잇단 외면과 투신권의 소극적 태도에 혼미를 거듭하고 있다. ■재무구조 개선안 잇단 시련/ 하이닉스와 재무주간사인 살로먼스미스바니는 지난달말 1조8,000억원의 외자를 유치하겠다며 회생 의지를 다졌다. 이를 위해 각각 올해말과 내년에 집중된 1조9,000억원과 2조9,000억원의 회사채 만기를 1년에서 1년6개월로 연장해줄것을 채권단에 요청했다.회사채 신속인수제를 통해 차환발행하는 회사채의 만기를 연장하려면 정부의 도움이 필요했다.그러나 정부는 통상마찰을 이유로 뜻밖에 거절을 통보했다. 채권단은 그 대안으로 당초 자신들이 반대했던 하이닉스의전환사채(CB) 1조원을 인수해주기로 했다. 단 은행권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신용보증기금(신보)의 보증을 정부측에부탁했다.2일 오후 외환·산업·한빛·조흥 등 은행장들이모여 CB인수를 결정하기로 했으나 정부가 또다시 틀고 나와이마저 무산됐다. ■“정부 도움 없이 혼자 살아야”/ 정부 관계자는 2일 보증거절과 관련, “1개 기업에 (신보의)기본예산의 30%가 넘는 7,000억원을 보증하는 것은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한정부기관으로서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말했다.또 다른 관계자는 “채권단이 외환은행을 중심으로 신보의 보증 없이도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채권단에 부담을 떠넘겼다. ■망연자실한 하이닉스/ 하이닉스측은 “정부가 지원을 계속거부해 망연자실한 상태”라면서 “공이 채권단쪽으로 넘어간 만큼 지켜볼 뿐”이라며 더이상의 언급을 회피했다. ■마지막 카드인 투신권마저 냉담/ 채권단과 SSB는 이날 투신업계 임원과 사장을 만나 투신권 보유 하이닉스 회사채중올해말 돌아오는 7,500억원어치를 투신권이 다시 떠앉거나은행권의 전환사채(CB)1조원 인수에 부분 참여하는 안을 제시했다.투신권이 참여하면 은행권의 CB발행 부담을 대폭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측이 “투신권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바람을 잡고 다니지만 약발이 먹히지 않는 분위기다. 투신권의 한 참석자는 “SSB의 요청에 대해 대부분 부정적인 반응이다”고 전했다.전환사채를 인수하거나 회사채를떠앉았다간 수익률 저하와 고객 소송의 우려가 크다며 난색을 짓고 있다. 하이닉스의 외자유치를 위해 다음주로 예정된 SSB의 해외로드쇼가 임박해오고 있다.채권단의 해법에 하이닉스는 목을 걸고 있다. 주현진기자 jhj@
  • 박노항 주변 인물

    박노항(朴魯恒) 원사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주변 인물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일부는 병원 관련 일을 하고 있어 박 원사와 커넥션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병원과 밀접한 관련=박 원사는 87년부터 6년여 동안 국군수도통합병원에 근무하면서 함께 일하던 S병원 원장 이모씨(46·지난해 구속)와 인연을 맺었다.박 원사는 이씨와 함께 허리디스크 환자의 CT필름을 바꿔치기 하는 수법으로 8명의 병역을 면제시켰고 다른 병역비리 관련 병원들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었다. 박 원사가 6,000만원을 투자한 환경폐기물업체 M사는 병원 X선 촬영과정에서 나오는 폐기물을 처리하는 업체.이 회사 사장 이모씨(55·여)는 박 원사를 4차례 만나 투자금 가운데 3,500만원을 돌려준 혐의 등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박원사의 형도 모 병원 매점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 여인들=지난달 30일 구속된 전직 탤런트 김모씨(54)는 S고 학부모회 회원으로 활동했다.김씨를 박 원사에 소개한 또 다른 김씨 역시 이 학교 학부모회 소속이다.박 원사에게 500만원을 건네고 10여차례 전화 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진 제3의 김모씨(58),남대문 상가에서 점포를 운영중인박모씨(65) 등도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직접 알선=지난해 3월 박 원사의 도피를 도와준 혐의 등으로 구속된 승려 함월은 박 원사가 병역 비리를 모의하는자리에 합석하고 가까운 신도들의 병역 면제를 청탁하는 등 브로커 역할을 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구속된 전직 탤런트 김씨는 평소 “병역 문제는 내게 얘기하라”고 자랑삼다시피 말하고 다닌 것으로 전해졌다.검찰은 김씨가 같은 아파트 주민이나 둘째 아들의 고교 학부모회 회원의 병역 면제를 알선했는지 조사중이다. 장택동기자 taecks@. *고개 못드는 軍합동조사단. 박노항(朴魯恒) 원사의 소속부대인 국방부 합동조사단이또다시 도마에 올랐다.박씨에 대한 검·군의 수사가 진전되면서 비호세력의 진원지로 지목되고 있는 것이다.합조단은기무사,군 검찰과 함께 군의 3대 사정기관인 헌병의 최고정예조직. 서영득(徐泳得·공군대령) 국방부 검찰단장은 “박 원사가 도피과정에서 전·현직 동료 5∼6명을 만난 사실이 드러났으며 현역 1∼2명의 개입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힌바 있다. 합조단은 이미 98년 6월 도피중인 박씨에게 수사정보를 흘린 혐의로 P상사가 구속되면서 수사요원들이 박씨와 내통하고 있다는 보고가 접수돼 절반 이상이 교체되는 등 풍비박산의 시련을 겪었다.이후 합조단의 ‘힘’이 많이 빠진 것이 사실.70여명 수사요원들의 사기도 땅에 떨어져 수사기관간 경쟁에서 ‘물’ 먹는 경우가 다반사였다.지난달 25일박씨의 은신처를 찾아낸 군 검찰이 수사요원 30여명을 총동원,검거에 나섰을 때도 합조단은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게다가 합조단은 최근 문일섭(文一燮)전 국방차관집 도난사건을 ‘축소수사’했다는 여론의 질타까지 받고 있어 박씨의 수사결과에 따른 책임추궁이 어디 선까지 이를지 예측불허의 상태다. 합조단 관계자는 “소속을 밝힐 수 없을 정도로 조직이 엉망이 됐다”면서 “하루빨리 수사가 마무리돼 정상적으로일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하소연했다. 합조단은 91년 기존의 국방부조사대에서 육·해·공 3군합동조사단으로 재구성,발족됐다.소장급 단장 아래 대령급수사 1,2부장을 두고 있으며 각 부별로 3개과씩 편성돼 있다.현재 김시천(金時千·육군 소장) 단장은 지병으로 입원치료중이며 부단장 대리체제로 운영중이다. 노주석기자 joo@
  • [사설] 이봉주 정신의 승리

    태극 머리띠를 질끈 동여 맨 이봉주가 세계 최고의 권위와전통을 자랑하는 보스턴마라톤대회에서 2시간9분43초의 기록으로 우승,대한민국의 기상을 드높였다.17일 새벽 낭보를전해들은 국민들은 이봉주의 쾌거에 감격했고 ‘해낼 수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105년 전통의 보스턴마라톤은 우리와 인연이 깊은 대회여서 51년만에 다시 찾은 이봉주의 월계관은 한층 더 빛난다. 1947년 51회 대회에서 서윤복선수가 우승했고 1950년 50회대회에서는 함기용·송길윤·최윤칠선수가 1·2·3위를 모두 휩쓰는 등 마라톤 강국의 면모를 일찍이 세계에 알린 바있다. 특히 이들의 우승은 모두 나라가 시련을 겪고 있을때여서 국민들에게 전해준 희망의 메시지는 더욱 강렬했다. 이봉주의 승리도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다소 어려운 오늘의 시점에서 국민들에게 자부심과 용기를 주는 것이다. 숱한 좌절을 견뎌내고 얻은 이봉주의 우승은 ‘이봉주 정신’의 승리다.마라톤은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하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이봉주의 쾌거는 민족의 끈질긴 정신을 보여주는것 같아 더욱 자랑스럽다. 이봉주는 마라톤 선수로서는 정년을 넘긴 나이라고 할 수있는 31세로 세계 정상을 밟았다.정상에 오르기까지의 과정도 순탄치만은 않았다.1992년 올림픽 선발전에서는 넘어져올림픽 출전이 좌절됐다.한 때는 소속팀도 없이 홀로 지방을 떠돌며 훈련해야하는 슬픔을 맛보기도 했다.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보란듯이 은메달을 따내며 재기했으나 지난해 시드니 올림픽에서 넘어지는 바람에 24위에 그쳤고 지난 2월에는 아버지가 돌아가시는 아픔을 겪었다.그럼에도정상을 향한 그의 집념은 결코 꺾이지 않았다. 한국 마라톤 사상 최고인 2시간7분대의 기록을 두차례나갈아치운 이봉주는 “내가 잘 달리는 것은 타고난 것이 아니라 노력했기 때문”이라고 말하곤 했다.끈기와 집념이 바로 ‘이봉주 정신’이다.오로지 이봉주만 바라보며 지도해온 오인환 코치,이들에게 둥지를 틀어준 소속팀에게도 박수를 보낸다.이봉주 정신을 이어갈 차세대가 없다는 지적은체육계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의 숙제다.
  • [공직자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나라위한 헌신의 역사 바라알기

    인간이 살아가는 삶의 유형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있다.하나는 자기와 가족 중심의 평범한 삶이요,다른 하나는 범위를 넓혀 타인이나 국가와 민족 등 사회공동체를 위해 자신을 헌신하는 의로운 삶이다. 우리는 단일민족으로 같은 언어를 사용하고 문화적 경험과 전통을 오랫동안 공유해왔다.그 결과 어느 나라보다도 민족적 정체성이 강하다.민족적 정체성은 국가위기 때나 달성해야 할 공동의 목표가 설정되었을 때 놀라운 응집력과 헌신적인 노력으로 발현된다.일제치하 국권상실기나 6·25전쟁과 같은 국난시에 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들이 많은 것도이에 연유한다. 국가보훈은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과 그 유가족에 대한정신적·물질적 예우를 통해 우리 사회에서 타인과 공익을위한 삶이 얼마나 고귀한 가치인가를 인식케 하는 성스러운영역이다. 2주 전 국가보훈처장에 부임하면서 개인적 영예에 앞서 국민통합의 정신적 기반을 제공하는 보훈업무의 중책을 맡게된데 대해 무거운 책임을 느꼈다. 필자는 보훈가족의 영예로운 삶을 보장하기 위해 최선의예우시책을 펴나가면서 나라 위한 희생이 사회통합과 국가발전의 정신적 구심점이 되도록 우리 사회에 보훈문화를 확산시키는 데 조직의 모든 역량을 투입할 생각이다. 토인비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역사는 숱한 시련과 반성,그리고 성찰의 교훈이 누적되면서 발전한다.우리 민족은 외세의 침략 등과 같은 수많은 도전과 위기에 맞서 강인하게성장해 왔으며,한민족공동체의 맥을 반만년 동안 이어낸 자랑스러운 응전과 진보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오늘은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82돌을 맞는 날이다.20세기초 식민지배하에 있던 세계의 많은 민족들이 독립운동을 전개하였으나 우리 민족처럼 임시정부를 수립해 27년 동안이나 체계적으로 독립운동을 전개한 예는 찾아보기 힘들다.헌법은 전문에 3·1운동으로 건립된 임시정부의 법통을 대한민국이 계승한다고 명시,단절된 민족사가 아닌 정통성을 이어지게 한 존재로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역사적 위상을 평가하고 있다. 요즘 과거 식민지의 아픔을 겪었던 아시아국가들 사이에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에 대한비난여론이 비등하다.이러한 때일수록 우리의 역사를 제대로 알고 선열들의 위국헌신의 정신을 기림으로써 이러한 정신이 단순히 잊혀져 가는과거가 아니라 현재에 되살아나고 미래를 준비해 나갈 수있는 기본가치로 자리매김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수많은 국난을 극복해냈던 선열들에 대한 최소한의도리이고, 우리의 역사와 정신적 자산을 후손들에게 올바르게 물려주는 길이 될 것이다. 이재달 국가보훈처장
  • 16세기 베니스의 ‘여인천하’

    TV 인기사극 ‘여인천하’의 여주인공 정난정 같은 인물이 16세기 베니스에도 있었다. ‘가을의 전설’의 에드워드 즈윅 감독이 제작한 ‘베로니카:사랑의 전설’(Danger ous Beauty·14일 개봉)은 실존인물 베로니카 프랑코의 일대기를 그린 서사멜로다.두 여자는 닮은꼴이다.신분에 대한 세상의 편견때문에 고급창녀가 되기로 했고,“세상을 발밑에 조아리게 만들겠다”며분노의 칼을 갈았던 것도 그렇다. 비장한 영화로 단정하기엔 이르다.이야기는 오히려 경쾌한 리듬을 탄다.브래드 피트를 앞세워 한 남자의 운명적인삶과 사랑을 그렸던 ‘가을의 전설’만큼이나 유려한 화면도 감상의 재미를 덤으로 안긴다. 젊고 아름다운 처녀 베로니카(캐서린 매코맥)는 첫눈에 운명같은 사랑에 빠진다.상대는 베니스 최고의 귀족청년 마르코(루퍼스 스웰).그러나 평민을 아내로 맞을 수 없는 마르코는 결국 세도가의 딸과 정략결혼한다.시련이 숨은 용기를 길어올리고 더러 그 용기는 생의 반전을 도모하기도한다. 마르코와의 사랑을 되찾으려는 일념으로 베로니카는 온 나라가 알아주는 최고의 창녀로 성공하지만,그것은 구원이아니라 비극의 씨앗이었다. 터키의 침공으로 나라가 위협받자 베로니카는 군함원조를받기 위해 프랑스 왕에게 몸을 바친다. 사랑하는 남녀의 줄다리기에 사변적인 이야기로 살붙여가던 영화는 중반을 넘어서면서 돌연 묵직한 주제의식을 담는다.전쟁통의 흉흉한 민심을 잠재우려는 위정자들이 베로니카를 마녀재판에 세울 즈음엔 느닷없이 페미니즘 영화의 면모까지 드러낸다.실존인물의 생을 펼쳤다고는 하나,그때문에 주제의 압축미가 뚝 떨어졌다. 르네상스시대의 베니스를 재현한 세트와 복식 등 화려한볼거리에 눈이 즐겁다.총기있는 관객이면 ‘브레이브 하트’에서 멜 깁슨의 아내로 나왔던 여주인공 매코맥을 기억할 것이다.당시는 소피 마르소의 카리스마에 눌려 스쳐지났지만,이 영화에서의 매력은 기대치 이상이다.러닝타임 1시간51분. 황수정기자
  • 북한이 자랑하는 3대 가극

    북한의 대표적인 공연물인 혁명가극 ‘피바다’가 지난 71년 초연 이래 3월 말까지 만30년동안 1,500회 공연 기록을세웠다.이는 일년에 50회씩 공연한 셈으로 세계공연사에서도 진기록에 속한다. 조선중앙방송은 지난달 31일자 보도에서 ‘피바다’의 1,500회 기념공연이 평양대극장에서 진행됐다고 이례적으로 동정을 보도했다.이날 강능수 문화상과 중앙예술단체의 책임자 및 문화 예술인들이 대거 극장에 모습을 나타냈다. ‘피바다’는 혁명가극의 효시로 일컬어지며 ‘꽃파는 처녀’‘당의 참된 딸’과 함께 3대 혁명가극이다.북한에서는 ‘밀림아 이야기하라’‘금강산의 노래’를 묶어 5대 혁명가극이라고도 하지만 3대 가극에 비해 완성도는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진다.북한이 자랑하는 3대 가극에 대해 알아본다. [피바다] 원제는 혈해(血海)이며 7장4막으로 구성돼 있다.3대 혁명가극중에서도 첫손가락에 꼽힌다.북한내부에서는 김일성 주석의 주체적인 문예사상과 혁명가극 건설에 관한 방침을 구현했다는 평가를 내린다.북한의 공연사에는 ‘혁명투쟁의 위대한 진리를 밝혀주는 불후의 고전명작’이라고소개하고 있다. ‘국악과 서양악기의 조화로 신비한 음악적 효과를 창출했다’고 북한언론이 극찬하는 배경음악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도에 의해 만들어졌으며 김위원장은 60여곡의 노래를선정하기 위해 무려 1,200여곡의 노래를 들었다고 한다. 줄거리는 일제에 의해 남편을 잃은 주인공 을남어머니가김일성 주석의 항일무장투쟁대열에 합류,혁명의 진리를 깨닫고 맏아들을 해방전투에 참여케 한다는 상투적인 내용이다. [꽃파는 처녀] 악독한 지주와 일제 순사에게 억눌려 살던꽃분이 일가의 생활상을 통해 혁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이다. 김일성 주석에 의해 30년대에 창작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실제 첫 공연은 71년 12월에 있었다.지난 89년 제2차 남북이산가족 고향방문 및 예술단 교환방문을 위한 접촉과정에서 서울공연이 추진되기도 했던 작품이다. [당의 참된 딸] 71년 김정일 위원장의 지도 아래 북한인민군협주단에 의해 창작됐고 공연됐다.‘인민상 계관작품’칭호를 받았다.6·25전쟁때 나이어린 인민군 간호원 강연옥이 갖은 고난과 시련을 뚫고 임무를 수행하다 장렬하게최후를 맞는다는 줄거리로 “공산주의자의 전형을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노주석기자 joo@
  • 美·中 ‘군용기 충돌’ 해결 외교전 활발

    군용기 충돌사고를 둘러싸고 치열한 신경전을 펴고 있는중국과 미국이 사건의 조기 해결을 위해 외교채널을 풀가동, 활발한 물밑 협상을 진행 중이다. 발생 경위야 어떻든인명피해를 내게 한 미국측이나, 베이징(北京)올림픽 유치등 미국의 지원을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는 중국측으로서는사고를 확대해봐야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데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듯하다.중국 정부는 사죄 및 손해배상에 초점을 맞춰 이 사건을 빨리 마무리하려는 분위기다.물론 여기에는 미국측의 ‘성의’를 전제로 하고 있다. 베이징에서는 사고가 발생한 지난 1일부터 사흘째 중국외교부 저우원중(周文重) 부장조리(차관보)와 조지프 프루어 주중 미 대사가 머리를 맞댔다.저우 부장조리는 지난 1일밤 프루어 미 대사를 외교부로 불러 “모든 책임은 미국에 있다”고 엄중 경고했다.또 “중국인들은 미 정찰기가왜 중국 인근지역에서 정찰하는지,왜 갑자기 진로를 변경했는지 등에 대해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프루어 미 대사는 “미군 정찰기와 중국군 전투기간의 충돌은 공해상에서 일어났기 때문에 중국측은 기체와 승무원을 즉시 반환해야 한다”는 미국 입장을 되풀이하며 팽팽히 맞섰다. 외관상으론 두 나라가 자국의 주장만을 앞세우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하지만 비공개 외교채널을 통해서는 가능하면 조기에 원만한 수습을 위해 노력한다는 데 의견의 접근을 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처음에 격앙된 분위기였던중국측이 사고발생 사흘째로 접어들면서 다소 감정을 누그러뜨린 발언을 잇따라 내놓는 것이 이같은 분위기를 뒷받침한다. 중국측은 3일 “승무원들은 안전하고 건강하다”고 미국에 통보했다.한편으론 조만간 미 승무원들과 베이징 미 대사관직원들간의 접촉을 허용해줄 방침을 공식 발표,서서히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베이징 김규환특파원 khkim@. *부시 對中강성외교 바뀌나. 미·중 항공기 충돌사고로 부시 행정부의 강성외교 정책이 비판받고 있다. 출범 이전부터 중국을 ‘전략적인 동반자’가 아니라 ‘전략적 경쟁자’로 규정,공화당의 안보전략상 동맹국인 타이완에 이지스급 구축함 판매 등을 계획해온 부시의 강경외교전략이 상당한 시련을 만난 것이다. 출범 두달여 동안 중국과 대화접점도 제대로 찾지 못하고있던 부시 외교안보팀의 대 중국 외교정책은 이번 사건의계기로 ‘순식간에 전면적인 긴장상태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전략상 허점을 드러낸 셈이다. 가장 원만한 해결은 부시 대통령의 요구처럼 중국이 화기애애한 대화를 통해 승무원과 기체를 반환하는 것이다.그러나 이번 양국 군용기 충돌사건은 원인이 불분명한 만큼해결 역시 난망인 상태이다. 워싱턴 안보전문가들은 남중국해를 포함,브루나이,필리핀,베트남 등을 자신의 영향권아래 두려는 중국의 패권 의욕과 럼스펠드 국방장관의 보고서에 나타났듯 아시아 지역에서의 안보를 우선시하는 부시 행정부의 이익이 극적으로충돌한 것이라고 분석한다.이는 양측 모두 한동안 양보없는 줄다리기를 벌일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다. 공화당이 주장해온 미국 우위란 과시적 이념을 보이지 않게 접어둬야 하다는 강경외교에 대한 반성론과 비판여론이나오는 것은 바로 이 현실적인 문제 때문이다. 이 사건은처음부터 ‘경쟁(전쟁)’을 통해 이기는 것이 아니라 ‘타협(대화)’으로 해결될 수 밖에 없다는 쪽으로 진단됐었다. 타협점 찾기 노력은 이미 클린턴 행정부가 취해오던 개입(engagement)정책과 흡사할 수 밖에 없다.또 부시 대통령도 유고 베오그라드 대사관 오폭사건 이후 클린턴행정부가취했던 ‘달래며 실리찾기’정책을 좇지 않을 수 없다는것이다. 강경파 군부의 입김을 받는 중국 정부나 중국을 ‘등장하는 위협’으로 간주하는 미국내 매파들의 입김은 이번 사건 해결과 동시에 목소리가 줄어들 것이란 이른 예상이 나오고 있다.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hay@
  • 이금룡 옥션사장 기고/ 디지털시대의 ‘정주영 정신’

    정주영(鄭周永) 현대그룹 전 명예회장은 20세기 한국 경제사에 큰 획을 남긴 우리나라 개발경제의 주인공이었다. 그는 뛰어난 아이디어와 타고난 부지런함으로 무(無)에서유(有)를 창조했으며,그가 보여준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기업가 정신은 후대 기업인에게 커다란 교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는 맨주먹 하나로 오늘날 ‘현대’라는 거함을 일으켜세운 가장 위대한 벤처기업인이었으며,탁월한 통찰력과 예지력으로 미래를 바라보고,미래에 대한 신념과 확신으로불가능을 극복한 분이었다. 특히 중공업이나 자동차산업 등 남들이 미처 생각지 못한길을 먼저 개척함으로써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기틀을 마련한 것은 모험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그의 도전정신 때문이었다. 500원짜리 지폐 한 장으로 조선소 건설을 위한 차관을 도입하고,폐유조선으로 물길을 막아 서산간척지를 개간한 그의 창의력과 아이디어는 벤처기업인의 한사람으로 놀랍고도 존경스러울 따름이다.올림픽을 유치해 한국을 세계에널리 알린 업적 또한 세계를 무대로 비즈니스를 하는 신경제인들에게 국제화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워 준 역사적 사건이었다. 이처럼 정회장은 눈부신 업적과 값진 교훈을 남기고 이세상을 떠났다.아울러 큰 별을 떠나보내는 경제인들에게 더많은 숙제와 책임을 던져줬다. 이제 디지털 중심의 신경제시대에 ‘정주영정신’을 어떻게 수용하고,접목시킬 것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그가 황무지를 일궈 거대한 공장을 세우고,이를국가경제의 원동력으로 발전시켰듯이 이제는 디지털이라는무한의 공간을 바탕으로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해내야 한다. 신경제는 대기업 중심으로 발전해온 구경제의 기업구조와경영시스템과는 궤를 달리한다.신경제는 자본과 기계, 노동력 중심인 구경제와 달리 스피드와 창의력,네트워크,실험정신 등과 같은 보이지 않는 지적 자본의 가치가 매우높다.신경제는 더이상 느린 의사결정과 낡은 관행,불투명한 회계처리,정경유착 등으로 대변되는 구경제의 병폐를용납하지 않는다. IMF이후 최근 수 년간 국내 대기업들이 여러가지 폐단을드러내면서 유래없이 심한 몸살을 앓았던 것도바로 신경제로 바뀌어가는 패러다임의 전환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 말할 수 있다. 이제 국내 경제가 다시 한 번 새로운 도약을 이루기 위해서는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조속히 수용함은 물론,장광한 가상의 공간을 개척해가는 모험적 기업가정신이필요하다. 도전과 창의를 중심으로 한 정주영정신은 이제 디지털이라는 환경으로 대변되는 신경제시대에 우리에게 뚜렷한 교훈을 던져주고 있다.그의 정신을 이어받아 우리는 디지털이라는 무한의 공간을 중심으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내고,이를 기반으로 세계경제의 중심에 서야 할 것이다.이것이 그가 떠나면서 남긴 숙명같은 과제이다.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는 그의 잠언을 곱씹어 생각해본다.그리고 현재 벤처기업들이 고통스러운 시련기를보내고 있는 상황에서 그가 던지는 이 한마디의 의미를 새삼 되새겨 본다.가장 성공적인 벤처기업인이었던 정회장의큰 뜻에 경외의 심정을 금할 길이 없다. 이금룡 옥션사장
  • SBS 새 드라마 ‘소문난 여자’ 촬영현장

    300여채 한옥들이 나붓이 엎드려 물오른 봄볕을 즐기는지난 22일.충남 아산시 ‘온양 민속마을’ 초입 솔밭동산이 드라마 촬영팀으로 모처럼 시끌벅적하다. “작은 정님아,자 걸어!”감독의 큐사인에 갈래머리 소녀가 사뿐사뿐 걸어오는가 싶더니,커다란 나무기둥 뒤를 지나며 나타난 이는 어느덧 성숙한 처녀.SBS 새 일일드라마‘소문난 여자’ 여주인공 정님이 16년의 시간을 훌쩍 뛰어넘는 순간이다. 다음달 2일 밤 8시45분 첫 방송되는 ‘소문난 여자’의시대 배경은 1946년부터 80년대까지.‘옥이이모’ ‘은실이’등을 통해 연출력을 인정받은 성준기 PD와 ‘울밑에선 봉선화’ ‘백정의 딸’의 작가 박정란은 “고통과 굴곡의 삶에 내던져진 이 땅의 여성들이 꺾이지 않고 정면으로 헤쳐나가는 모습을 그리겠다”는 각오다. 줄거리는 이렇다.아편쟁이 남편과 이혼한 뒤 어머니는 딸정님(강성연)을 데리고 재가한다.사랑하는 남자인 부자집외아들(박용하)과 혼담이 오가지만 아편쟁이 아버지와 어머니의 재혼 등 집안 배경이 흠이 돼 이별한다.정님의 어머니는 홧김에 더 좋은 혼처를 찾아 시집보내지만 알고 보니 신랑은 정신질환자.얼마 후 사실을 알게 된 어머니의손에 끌려 친정에 돌아온다.하지만 시련은 끝나지 않고 평소 자신을 흠모하던 남자(손지창)와의 재혼,모진 시집살이가 그녀의 앞을 막아선다. 강성연의 시대극 출연은 SBS 주말극 ‘덕이’에 이어 두번째. “비슷한 이미지로 굳어질까봐 부담스럽기도 했지만데뷔때부터 꿈꿔온 ‘길게 가는’ 연기자로 크는 데 시대극만큼 좋은 기회는 없는 것 같다”고 깊은 속내를 내보인다.곁에 앉아 있던 성 PD는 “20대 연기자 중 제대로 연기를 아는 두세명 중 하나”라고 연방 추켜세웠다. 드라마 ‘진실’이후 1년 만에 TV에 출연하는 손지창은결혼 후에도 정님을 잊지 못해 본처를 버리는 ‘병훈’역을 맡는다. 박용하는 정님을 깊이 사랑하지만 인습을 뛰어넘지 못한 채 평생 그녀의 보호자로 남는 ‘우진’으로,김미숙은 배운 것 없는 시골 아낙이면서도 시대를 앞서가는용기를 지닌 ‘정님 엄마’로 출연한다. 촬영장은 주로 온양 외암리 민속마을과 일산 제작센터 오픈 스튜디오.시대극이다보니 설탕 뽑기,칼갈이,땜쟁이 등향수를 자극하는 정겨운 풍경과 소품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성 PD는 “빠르고 통통 튀는 현대물과 시트콤 속에서헐렁하면서도 정서적으로 안정을 주는 드라마를 보여주겠다”고 덧붙였다. 강성연,손지창 등 성인 연기자들은 아역들이 퇴장하는 15회부터 등장한다. 아산 허윤주기자 rara@
  • 타계한 경제거목 왕회장 정주영씨/ 일대기

    정주영은 격동의 현대경제사의 산증인이자 역사 그 자체다. ‘한강의 기적’을 일궈낸 근대화의 거목(巨木)이었고,옛소련과 중국의 경제 교류를 이끌어낸 민간 외교관이었다. 서울올림픽을 유치,성공적으로 치른 체육인이면서 사회사업가이기도 했다.누구도 엄두내지 못했던 ‘소떼 방북’으로 금강산 관광을 이끌어낸 이도 그였다.‘소떼 방북’은지난해 6월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밑거름이 됐다.현대건설의 유동성 위기로 자신의 퇴진 여부가 도마에 올랐던 지난해 5월에는 ‘3부자 동반 퇴진’이라는 승부수를 띄웠던정주영.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는 그의 자서전 제목만큼이나 그의 인생 역정은 위기와 시련,극복의 연속이었다. ■소년 정주영 1915년 강원도 통천군 아산리의 산골짜기에서 빈농의 장남으로 태어났다.그의 호 아산도 고향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어려서부터 남달리 야심이 많았던 그에게“농사일을 하라”는 부친의 말은 성에 차지 않았다.가난은 야심찬 통천 산골의 소년을 잡아두지 못했다. 신천지를 꿈꾸며 세번씩이나 가출을 시도했던 정주영은 19살때 아버지가 소 팔아 모아 둔 70전을 훔쳐 들고 네번째‘탈출’에 성공, 드넓은 세상으로 나온다.그러나 기다리는 것은 냉엄한 현실뿐.막노동판을 전전하다 다다른 곳이서울 신당동 쌀 가게였다.황소처럼 우직하게 일한 그에게운이 따랐다.그의 성실성에 탄복한 주인이 그에게 쌀 가게를 넘겨줘 일약 점원에서 사장으로 올라앉게 된다.‘경일상회’라는 상호로 자신의 간판을 내단 것은 고향을 떠난지 4년 만의 일이다.보통학교(초등학교) 학력이 전부인 그에게 ‘안되는 일은 없다’는 불굴의 의지가 생긴 것도 이무렵이다. ■사업은 탄탄대로 40년 서울 서대문구 아현동에 자동차수리공장인 ‘아도써비스’를 창업하면서 본격적인 사업의길로 들어선다. 이후 46년에는 중구 초동에 현대자동차공업사를,47년에는 현대건설 모태인 현대토건을 세우며 사업영역을 확장해 나갔다. 손대는 일마다 성공했다.그에게 ‘두려움’이란 존재하지 않았다.머리 속은 ‘도전’ ‘성공’이란 단어들로만 가득찼다.반세기에 걸친 ‘현대 역사’의 시발점이었다. 한국전쟁이 터지면서 잠깐 부산으로 피란 길에 올랐던 그는 전쟁이 끝나자마자 복구사업에 뛰어든다.단일 공사로는최대였던 한강 인도교 복구공사를 맡아 일약 대형 건설업체로 부상한 것도 57년이다.62년부터 본격 추진된 경제개발계획때는 한국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65년에는 태국의 파타니 나라와소 고속도로공사를 따내면서 국내 최초로 해외에 진출하는 개가를 올렸다.68년엔 박정희(朴正熙)전 대통령의 요청으로 경부고속도로 건설사업을 성공리에 마친다.세계 최단 시간 완공이라는 기록까지남긴 이 공사는 ‘정주영’을 불세출의 인물로 각인시킨대역사였다. 70년대 후반은 중동 붐을 타고 대규모 건설공사를 수주,현대를 세계적 기업으로 도약시키는 또 다른 계기가 됐다. 사업 절정기는 80년대.76년 최초의 국산 모델 ‘포니’승용차를 만들어 미국 수출 길을 닦았다.86년에는 포니의 후속 모델인 엑셀이 미국 수입시장 소형차 판매 1위를 차지,‘엑셀신화’를 만들어냈다.엑셀신화는 후속 모델인 엑센트,베르나로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결단의 승부사 그의 ‘신화 창조’는 초인적 의지와 도전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그의 삶은 위기와 시련의 연속이었지만 그때마다 특유의 뚝심으로 승부를 걸었다.결과는 늘 적중했다. 고비때마다 결단은 더욱 빛났다.한국전쟁 당시 아이젠하워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한겨울에 유엔군 묘지에잔디를 깔라는 미군측 요청에 보리밭을 떠다가 푸른 잔디로 바꿔 현대건설이 미군 공사를 독점한 일화는 두고두고회자된다.조선소 도크도 없이 500원짜리 지폐에 그려진 거북선을 내밀어 영국에서 조선소 건설 차관을 따낸 일,일본나고야를 제치고 서울올림픽을 유치한 일은 아마도 그가아니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1984년 2월 서해안 서산 간척지의 물막이공사는 정주영의진가를 유감없이 보여준 사례다.양쪽에서 쌓아온 방조제의 끝 사이를 막아 조류를 차단하는 당시 공사는 유속이너무 빨라 난공사 중 난공사였다.정주영은 때마침 외국에서 들여온 고물 유조선 한 척을 활용하는 ‘기발한 발상’으로 물막이공사를 완벽하게 해낸다.후일 ‘정주영공법’으로 불렸을 정도다. 그런 그에게도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이 있다.92년 통일국민당을 창당,대통령에 출마해 떨어진다.대가는 비쌌다. 그의 인생에서 가장 쓰라린 실패로 기록된 이 사건으로 그는 현대그룹 일선에서 물러났고,건강도 극도로 악화되는이중고(二重苦)를 겪어야 했다. 회사도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문민정부 5년간 각종 불이익을 감수해야 했다.일 욕심은 물론 명예욕도 컸던 그가재벌의 정치 참여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을 계산하지 못해무리수를 둔 결과였다. ■마지막 불꽃,대북사업 금강산에 가졌던 그의 애착은 남달랐다.그에게 통천에서 가까운 금강산은 바로 고향이었다. 98년 6월 ‘소떼 방북’을 추진하면서 “아버님의 소판돈 70전을 갖고 집을 나선 뒤 긴 세월 동안 저는 묵묵히일하는 소를 ‘성실과 부지런함의 상징’으로 삼고 인생을걸어왔습니다. 이제 그 빚을 갚기 위해 한 마리의 소가 1,000마리가 되어 꿈에 그리던 고향산천을 찾아갑니다”라며벅찬 감회를 표현했다. 발이 부르트도록 방북 길에 올랐던 그의 노력은 헛되지않았다.‘3부자 동반 퇴진’과 함께 대북 총수 자리를 아들 정몽헌(鄭夢憲)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에게 물려줬지만대북사업은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만큼 반석 위에 올려놓았다.금강산 관광에 이어 개성공단을 따낸 것도 성과 중의하나다. 지난해 6월28일에는 막걸리를 싣고 방북,김 위원장이 지방 순시 중인 원산까지 날아가 대북경협을 담판짓는 지칠줄 모르는 노익장을 과시하기도 했다. 주병철기자 bcjoo@. * 자식들엔 엄격 손주들엔 자상. 아버지 정주영은 자식들에겐 매우 엄격했다.잘못을 저지른 아들에겐 용서를 허락하지 않았다.아들들은 아버지 앞에서는 얼굴도 제대로 들지 못했다고 고백하곤 했다. 92년 총선 전후까지만 해도 자식들을 한데 모아 아침을같이 먹고 계동사옥으로 출근할 정도로 가부장적인 면을지니고 있었다.자식들과는 달리 손자·손녀들에게는 정이많은 할아버지였다.세상을 떠나기 전까지만 해도 손자·손녀들을 자주 찾곤 했다. 이렇듯 위세당당하던 그도 나이는 이기지 못했다.말년에몽구(MK)와 몽헌(MH) 두 아들이 싸우면서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 데 몹시 속상해 했다고 한다. 일 벌레로 비쳐진 그에게도 멋진 풍류가 있었다.‘아침이슬’을 곧잘 불러댔고,한번 마이크를 잡으면 ‘가는 세월’ ‘고향의 봄’ ‘고향무정’ 등 3∼4곡을 불러야 직성이 풀릴 정도로 노래를 좋아했다.시간이 날 때면 작가와화가를 만나 문학과 예술을 논하는 면도 있었다. 외지와의 회견에선 “120살까지 살겠다”고 장담했던 정주영.그러나 그도 불로초를 구할 수는 없었다.매순간 승부로 파란만장한 생을 살았던 대사업가 정주영은 이승에 ‘왕(王)회장’이란 이름 석자를 남기고 끝내 이 세상을 떴다.사업가로 첫 발을 내디딘 지 63년,47년 현대건설 전신인 현대토건을 설립한 지 꼭 54년 만의 일이다. 손성진기자 sonsj@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