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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지배세력의 교체/이영호 인하대 한국사 교수

    올해 초 과거사 진상규명법들로부터 시작된 개혁법안은 지금은 국가보안법 폐지, 언론기본법 및 사립학교법 개정 등 4대 개혁법안으로 확대되어 있다. 이것을 왜 개혁법안이라 하는가. 군사독재체제에서 벗어난 지 불과 10여년에 이룩한 민주화의 성과가 이제 새로운 패러다임에 의하여 움직이는 새로운 사회체제의 구축을 향하고 있고, 개혁법안들이 그것을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4대 개혁법안이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현재의 답답한 상황은 압축적 민주화의 주름진 모습일 것이다. 여기서 나는 역사학자로서 과거사 진상규명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싶다. 과거사 진상규명의 대상은 멀리는 ‘동학농민혁명 참여자’의 명예회복에서 시작하여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 일제에 의한 강제동원피해 진상규명,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학살 진상규명, 권위주의시대 인권침해 진상규명 등에 걸친다. 이 중 동학, 친일, 강제동원의 진상규명을 위한 법률이 16대 국회에서 이미 제정되었다. 그러나 동학농민혁명 참여자의 명예회복을 위한 작업만이 무리없이 진행되고 있을 뿐이다. 친일에 대하여는 개정안이, 다른 안건들은 통합안으로서 여당의 경우 ‘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진상규명 기본법’이, 한 야당에 의해서는 친북활동까지 포함하는 ‘현대사 연구·조사를 위한 기본법’이 제안되어 있다. 이웃 나라 국토를 유린하면서 청일전쟁을 승리로 이끈 일본군이 초토화전술로 처절하게 진압한 동학농민군의 그 혁명적 활동은 동학당의 반란으로 폄하되고, 일제에 의한 수탈과 인권탄압은 식민지근대화론으로 미화되는 가치의 전도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광복 후 냉전·분단상황에서 벌어진 인권침해는 북한위협론이나 개발독재론에 의하여 불가피성이 호도되고 있다. 과거사 진상규명은 이러한 전도된 가치를 바로 세우는 작업이다. 한국역사의 변화와 발전을 ‘사회적 지배세력의 변천’에 초점을 두어 파악한 역사서가 있다. 오랫동안 한국사 개설서의 지배적 지위를 점해 왔고, 세계 여러 나라의 언어로 번역된 이기백 선생의 ‘한국사신론’이 바로 그것이다. 이 책에서는 지배세력의 변천을 지표로 삼아 역사의 시대적 발전을 설명한다.‘신흥사대부의 등장’,‘사림세력의 등장’,‘중인층의 대두와 농민의 반란’,‘개화세력의 성장’ 등의 소시대를,“낡은 시대의 잔재들보다는 다음 시대의 새 요소들의 성장과정을 중요시하는 입장”에서 설정하였다. 이러한 시대구분법에 전적으로 찬동하는 것은 아니지만 소시대의 설정에는 시사되는 바가 없지 않다. 낡은 시대의 잔재를 청산하고 새시대의 새요소가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을 세워야 역사가 발전할 수 있다. 과거사 진상규명은 바로 그 낡은 시대를 청산하는 작업이며 그 귀결은 단지 정치지형의 변화나 집권세력의 유불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새로운 시대를 담당할 지배세력의 교체를 초래할 것이다. 수도이전을 둘러싼 논란 중에 ‘지배세력 교체론’이 제기되었다. 수도이전을 역사상의 천도에 빗대어 지배세력의 교체라고 했던 집권세력이 이에 반대하는 야당의 공세에 주워담기는 했으나, 집권세력이 정치권력의 유지 재창출을 염두에 두고 그것을 지배세력의 교체라고 했다. 그러나 지배세력의 교체가 쉬운 일이 아니란 것은 헌재에 의한 수도이전의 좌절에서 증명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894년 동학농민의 저항운동에서부터 110년, 이제 식민지와 분단시대의 시련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대에 접어들고 있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역사의 시계추를 되돌리려는 시대역행적 퇴행적 세력의 목소리가 길거리에 난무하지만 시대는 변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갈 수 있는 실력과 사회적 리더십을 갖춘 세력이 형성되어 가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때는 도래했는데 그것을 주도할 세력의 결집을 보기 어렵다. 과거사 진상규명을 비롯한 4대 개혁법안의 돈좌(頓挫)는 그것을 웅변한다. 이영호 인하대 한국사 교수
  • [부동산in]‘10·29’ 희비쌍곡선

    [부동산in]‘10·29’ 희비쌍곡선

    “우리 아파트 ‘10·29한파’ 몰라요.” 전반적인 경기침체와 투기억제정책이 잇따라 발표되면서 주택시장이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특히 수도권 아파트값 거품이 본격적으로 빠지고 있다. 투기 수요가 몰렸던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는 급매물이 늘고,1년 새 1억원 이상 떨어진 아파트도 나왔다. 하지만 ‘10·29대책’에도 불구하고 강북에서 오히려 가격이 크게 오른 아파트도 많다. 부동산랜드 시세 분석자료를 통해 극과 극을 달린 아파트를 찾아보았다. ●서부권 새 주거단지 상암동도 쾌재 1년 새 서울 평균 아파트값은 2% 상승했다. 하지만 한파에도 불구하고 평균 상승률보다 3배 이상 뛴 곳이 있다. 바로 용산구다. 같은 기간 용산 아파트값은 무려 7% 상승했다. 강남·강동구 아파트가 마이너스 상승률을 기록한 것과 큰 대조를 보였다. 용산구 서빙고동 지역은 무려 18%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신동아 아파트가 있는 동네다.31평형 아파트 시세는 5억 5000만∼6억원.10·29대책 이후 아파트값 하락에도 불구하고 호가가 5000만원 이상 올랐다. 이촌동 아파트도 10%가량 뛰었다.LG한강자이 53평형은 11억∼13억원으로 1억원 가까이 상승했다. 동부센트레빌 아파트 33평형의 부르는 값은 5억 3000만∼6억원이다. 결국 가격이 뛰면서 주택거래신고지역으로 지정, 거래 규제를 받는 곳이 됐지만 한번 오른 값은 빠지지 않고 있다. 김태호 부동산랜드 사장은 “대규모 아파트촌이 조성된 데다 한강변 새 아파트라는 점에서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마포구 용강동 아파트도 오름세를 이어갔다. 도심과 여의도 진입이 쉽고 교통여건이 양호한 입지를 지녀 수요가 꾸준했기 때문이다. 강남구 아파트값이 전반적으로 떨어진 것과 달리 압구정동 아파트값은 거꾸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부유층들의 수요가 꾸준하게 이어지고 리모델링 바람을 탄 것으로 풀이된다. 저렴한 분양가로 당첨 이후 프리미엄이 많이 붙었던 마포구 상암동 아파트값도 10% 오르는 등 상승 곡선을 탔다. 서부지역의 새로운 주거단지로 개발되는 데다 디지털센터 등 대규모 상업 유통시설 건립이 예정된 동네라는 호재가 작용했다. 전통적으로 아파트값이 강세를 띠는 워커힐 아파트를 비롯해 현대3단지 아파트 등이 몰려 있는 광진구 광장동도 한강변 대형 아파트 중심으로 1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양주 평내지구 무려 21% 하락 재건축 아파트들이 몰려있는 강남권 아파트는 시련의 시기였다. 고급 주상복합아파트를 빼고는 전반적으로 거품이 빠지면서 내림세를 이어갔다. 주택거래신고지역으로 지정돼 수요자들의 발목을 잡은 것도 가격 하락을 부채질했다. 저층 소형 재건축 아파트가 몰려 있는 강남구 개포동은 낙폭이 가장 컸다.1년 전과 비교해 12% 떨어졌고 거래도 중단되다시피 했다. 개포 주공1단지 13평형 시세는 4억∼4억 5000만원.10·29대책 이전보다 6000만∼1억원 빠졌다. 강남구 일원본동·수서동 일대 아파트값도 7∼8% 떨어졌다. 재건축 시동이 걸리면서 값이 폭등했던 강동구 상일·고덕동 역시 직격탄을 맞아 7∼9% 떨어졌다. 수도권 아파트도 대부분 하락했다. 남양주 평내지구 아파트는 21% 정도 떨어졌다. 일산 신도시를 뺀 분당·평촌·산본 등 신도시 아파트값도 떨어지거나 약세를 이어갔다. 광명시 아파트값은 7%, 수원 영동지구는 6% 이상 떨어져 집주인들의 마음을 무겁게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마니아] 회원 4000명 ‘수지침 봉사단’

    [마니아] 회원 4000명 ‘수지침 봉사단’

    지난달 25일 서울 대학로 M카페. 오후 7시가 다가오자 하나 둘 모습을 드러냈다.20대 젊은 대학생부터 40대 중년 남성들까지 20여명의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한데 모였다. 이윽고 이들이 꺼낸 것은 은색으로 빛나는 수지침과 수지침 교재. 이들은 수지침으로 봉사활동을 펼치는 ‘수지침 봉사단’ 초급 회원들이었다. 아직 서투른 솜씨지만 봉사단 회장 안승재(36)씨의 강의에 따라 옆사람의 손을 ‘교재’삼아 침을 꼽는 이들의 두 눈은 심신의 아픔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대하는 듯 한껏 빛나고 있었다. ●외국에도 수지침 봉사 포털사이트 다음(cafe.daum.net/soojichim) 등 수지침 봉사단의 온라인 회원은 모두 4000여명.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회원만 해도 100명 정도다. 봉사단이 처음 만들어진 것은 지난 2000년 7월.‘의료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이들을 위한 모임을 만들자’라는 취지로 안씨 등 10여명이 모여 결성했다. 봉사 활동을 본격 시작한 것은 지난 2002년 5월부터였다. 처음 찾은 곳은 경기도 용인 성모영보수녀회 부설 양로원. 매주 일요일마다 20여명의 회원들이 오전에는 수녀회 소속 농경지에서 농사를 거들고 오후부터 양로원에 계신 노인들의 손에 수지침을 놨다. 지난해부터는 수녀회 장애인 시설인 영보자애원에도 사랑의 손길을 뻗기 시작했다. 봉사활동이 궤도에 오른 건 지난해. 인터넷 포털 사이트들로부터 우수 커뮤니티로 선정되면서 회원 숫자가 알음알음 늘어난 덕분이다. 서울 독립문 영락농인교회와 파주시 여성회관 등으로 활동 폭도 넓혀나갔다. 내년부터는 서울 수유리 가톨릭 농아선교회와 청각 장애인 학교인 애화학교, 그리고 수도권의 외국인 노동자들에게도 침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들은 외국에도 사랑의 침술을 펼치고 있다.2002년 베트남 호치민과 2003년 필리핀 남부 빙가완 지역, 올해 독일 슈투트가르트 등 매년 여름마다 10여명의 회원들이 자비로 봉사단을 꾸렸다. 안씨는 그중에서도 지난해 활동을 가장 보람있는 일로 떠올린다. “빙가완은 변변한 병원 하나 없는 지역이라 처음부터 교육을 주목적으로 갔습니다.2주 동안 가르친 20여명의 주민들이 마지막 날 실습을 하는데 너무 잘하는 거예요.‘봉사는 국경과 인종, 종교를 넘어 사람을 묶는 사랑의 끈’이란 걸 다시 깨달았습니다.” ●군 장교에서 수지침 전도사로 안씨는 예비역 대위 출신이다. 집안 사정도 어려웠지만 사회에 공헌할 수 있다는 매력에 87년 육사 전자공학과에 입학했다. 그가 처음 침을 잡은 것은 90년 겨울. 야전에서 불편한 사병들을 직접 치료해 주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군문(軍門)에서 병을 얻은 건 공교롭게도 안씨였다. 전방 소대장 시절 박격포 사격 때 귀 보호를 소홀히 한 탓에 이명(耳鳴) 증상에 시달렸다.‘이 상태로는 월급만 축내겠다.’ 싶어 결국 96년 제대를 한 뒤 6개월 동안 수지침에 파고들어 스스로 병마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시련은 그게 끝이 아니었다. 그해 어려운 형편에도 위성통신학 공부를 위해 러시아 모스크바물리공과대학으로 유학을 떠났지만 98년 IMF 경제위기 때 중도 포기하고 귀국해야 했다. 결국 그를 다잡은 것은 수지침이었다.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잘 안 되더라고요. 취업도 안 돼 집에 있다가 유학 전 배웠던 선생님에게 ‘나와서 강의 좀 하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그때 ‘이게 내 길이구나.’ 싶더라고요.” 이후 안씨는 본격적으로 ‘수지침 전도사’의 길을 걷게 된다. 수지침 관련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고려대 사회교육원 등 대학과 각종 기관 등에서 일반인들이 생활에서 질환을 스스로 고칠 수 있도록 강연 활동을 펼치고 있다. 물론 그 중심은 수지침 봉사단이다. 수지침 봉사활동을 하면서 가슴 아픈 사연도 많다. 지난해 수지침 치료를 받다 암 후유증으로 세상을 뜬 파주의 50대 아주머니는 잊혀지지 않는다. 안씨는 “그분이 2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은 것을 모르고 출장치료를 나가다가 해외 봉사를 마치고 돌아오니 벌써 돌아가신 뒤였다.”면서 “아주머니가 ‘수지침 덕분에 통증 없이 가게 됐다.’는 말을 남겼다는 걸 듣고 ‘알았다면 더 적극적으로 치료할 걸….’이라는 아쉬움에 며칠 동안 잠을 못 잤다.”고 토로했다. 그렇게 해서 얻는 수입은 겨우 혼자 생활할 수 있을 정도. 하지만 마음은 누구보다도 풍요롭다. 사회에 무언가를 기여하고 있다는 자부심 때문이다. 수화나 마술 등 다른 이들과 소통하고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것을 배우면서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려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안씨는 “생활에서 최선을 다하면서 즐겁게 나의 지식이나 돈을 조금이라도 나누려는 게 바로 봉사”라면서 “수지침 봉사와 교육을 함께 할 수 있는 수지침 카페를 마련하는 게 내 꿈”이라고 밝게 웃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손 인체’ 이해하면 쉬워 수지침의 공식 명칭은 고려수지침. 지난 1970년대 초 고려수지침요법학회 회장 유태우(柳泰佑) 박사가 처음 개발했다. 수지침의 치료법은 크게 상응요법과 기맥요법으로 나뉜다. 상응요법은 손이 인체의 축소판이라는 개념에서 출발한다. 손바닥은 몸 앞면, 손등은 몸 뒷면에 해당한다. 또 중지는 머리, 검지와 약지는 좌우 팔, 엄지와 소지는 좌우 다리를 뜻한다. 이상이 나타나는 몸의 부위에 해당하는 손이나 손가락을 주물러주거나 침을 놓는 게 상응요법이다. 그러나 예를 들어 위장병 때문에 머리가 아플 수도 있다. 이때는 머리뿐 아니라 위장에도 처방을 해 줘야 한다는 게 기맥요법. 손에 있는 14개의 기맥과 345개의 치료점이 오장육부에 해당한다고 본다. 여기를 통해 진단하고 침을 놓으면 치료가 가능하다. 수지침의 장점은 수지침이나 마사지, 뜸 등으로 손에 자극을 주기 때문에 고통과 위험부담, 부작용이 적으면서도 효과가 뛰어나다는 것. 또한 자가 진단과 치료가 가능할 뿐 아니라 경제적이라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탁월한 점이다. 다만 반드시 수술해야 하는 각종 암질환이나 성인병, 전염병, 퇴행성 장애, 기질에서 오는 질환은 수지침 치료에 한계가 있다. 그러나 이런 병들의 조기 치료와 예방, 고통 감소 효과는 탁월한 편이다. 수지침은 일반인들도 일상 생활에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복잡한 기맥요법 대신 상응요법은 수지침의 손의 구조만 이해한다면 훌륭한 가정치료법이 된다. 침을 쉽게 놓을 수 있는 신수지침관과 수지침 등의 간단한 장비만 갖추면 된다. 단순히 부위를 주물러주거나 약국에서 살 수 있는 뜸, 스티커 침(서암봉)만으로도 기본적인 수지침 요법은 가능하다. 수지침 인구는 국내 100만명에 육박할 정도로 대중적이다. 교육도 주위에서 쉽게 받을 수 있다. 지역마다 있는 고려수지침요법학회 지회나 동사무소 자치센터, 문화센터 등에서 초급강좌를 들을 수 있다. 수지침 봉사단은 홈페이지(www.soojichim.net)를 통해 무료 동영상 강의도 하고 있다. 봉사 활동을 목적으로 한다면 수지침 봉사단에서 거의 무료로 수강할 수 있다. 단 중급 이상에 해당하는 기맥요법 강좌는 수지침학회 지회에서 가능하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길섶에서] 소주병, 와인잔/신연숙 수석논설위원

    동료와 함께 제법 격이 있는 한식당에 갔을 때의 일이다. 식사와 함께 소주를 주문하자 소주병이 근사한 게 나왔다. 투명한 유리 호리병 중간에 홈이 파여 얼음이 채워져 있었다. 디자인에 감탄을 하고 있는 내게 동료는 탐탁지 않은 표정이었다.“소주는 투박한 소주병이 제격인데….” 우리 가족과 함께 여행을 가곤 하는 친구 중엔 와인 마니아가 있다. 그의 여행 짐 속엔 으레 하루 2병분의 와인과 함께 와인잔 상자가 들어 있다. 아이 머리 크기만한 와인잔을 4개나 넣어 짐이 웬만큼 커지는데도 전혀 개의치 않는다.“포도주는 크리스털 잔에 마셔야 맛이 난다니까.” 하긴 지난여름 콘도의 데크에 테이블을 옮겨 놓고 달빛에 와인글라스를 부딪치던 느낌은 별다른 것이긴 했다. 소주병과 와인잔엔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그건 팬터지일 것이다. 푸르스름한 소주병에 삶의 고단함을 녹여 주는 푸근함이 있다는, 혹은 반짝이는 크리스털 잔에 인생을 윤택하게 하는 여유가 있다는 믿음. 이런 환상이 있어 우리는 끊임없는 시련 속에도 발걸음을 옮길 힘을 얻는다. 삶의 위안을 주는 자신만의 팬터지를 누가 탓하리. 신연숙 수석논설위원 yshin@seoul.co.kr
  • 수제 가죽가방·은 액세서리 전문점 ‘씽’

    수제 가죽가방·은 액세서리 전문점 ‘씽’

    창업을 할 때 먼저 생각해야 할 것 중 하나가 점포의 위치다. 보통 유동인구가 많고 뚜렷한 소비계층이 있어 상권이 제대로 형성돼 있고, 문턱이 없어 출입에 불편이 없는 가게를 최고로 친다. 아무리 상권이 좋아도 구석지고 외진 곳은 성공에 대한 불안감이 큰 신규 창업자들은 외면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수제 가죽가방과 은 액세서리 등을 판매하는 가게 ‘씽’을 운영하는 박윤영(32·여)씨는 불리한 가게 입지를 실력으로 극복한 좋은 사례로 꼽힌다. ●불리한 점포 입지 실력으로 극복 이대 정문에서 신촌 기차역 사이에는 의류·액세서리 가게들이 밀집해 있다. 이 길 뒤편 좁은 골목길에도 가게들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어 한번 들른 가게를 되찾아 나가는 일도 어려울 정도다. 박씨의 가게는 골목길 막다른 모퉁이에 있다. 과연 이곳에서 장사가 되는지 의문이 들 정도다. “3년 전 이대 앞에 가게를 구하고 싶었지만 임대료와 보증금이 높아 여기에서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외진 곳이지만 좋은 제품을 만들어 단골 고객을 확보한다면 불리한 입지조건도 별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 믿었죠.” 가게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주로 소가죽으로 만든 지갑, 다이어리, 가방, 목걸이 등이다. 여동생 박지은(24)씨가 만든 귀걸이, 목걸이 등 액세서리류도 지난해부터 판매하고 있다. 가격은 가죽제품은 2만∼30만원, 은제품은 1만 5000원∼3만 5000원선이다. 대부분의 제품이 손으로 직접 만들고 다듬기 때문에 동일한 디자인 제품은 고객이 특별히 요청하지 않는 한 만들지 않는다. 박씨를 통해서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나만의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이다. ●같은 디자인 없어… 하나뿐인 제품이 매력 “구매력이 있는 20∼30대 여성을 중심으로 단골 손님들이 만들어졌고, 입소문이 돌면서 매출이 해마다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홍보나 광고를 하지 않았는데도 일본 관광객들을 위한 여행 안내책자에 소개돼 뜻하지 않게 ‘수출의 역군’도 됐지요.” 대학에서 공예디자인을 전공한 박씨는 1996년 졸업후 3년간 한 의류업체에서 넥타이 디자이너로 근무했다. 하지만 해외 패션흐름을 거스르지 못하는 정형화된 디자인을 고집하는 척박한 풍토에 쉽사리 적응할 수 없었다. 어렸을 때부터 가죽의 질감이 좋아 가죽으로 물건을 만드는 피색장(皮色匠)이 되고 싶었던 꿈을 실현시키고도 싶었다.IMF 경제위기로 실업자가 거리에 쏟아지던 지난 98년 박씨는 잘 다니던 회사를 박차고 나왔다. 그리고 손수 만든 가죽 동전지갑을 들고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앞에 좌판을 펼쳤다. “하고 싶은 것을 못하는 것이 저에게는 큰 스트레스였죠. 돈이 목적이 아니었기 때문에 더욱 정성을 들일 수 있었나 봅니다.” ●찬바람 맞으며 3년 고생끝에 점포 마련 가게를 마련할 때까지 만 3년간을 대학로 거리에서 찬바람 맞아가며 보냈다. 때로는 노점 단속에 나선 공무원을 피해 좌판을 들고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자릿세 운운하며 돈을 걷는 사람들과 맞서 싸우기도 했던 시련의 시간들이었다. “노점상을 하면서 돈도 벌었지만 많은 걸 배울 수 있었습니다. 원래 약골이었는데 어느새 신체적으로도 건강해 진 것이 제일 큰 소득이었습니다.” ●상표등록 마치고 월 350만원 챙겨 지금도 박씨는 누구도 따를 수 없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용돈을 모아 일본과 유럽 등으로 여행하면서 감각을 익히고 색다른 재료를 구입해 오기도 한다. 이런 노력 덕분에 박씨가 만든 제품은 가죽공예 전문가들로부터도 “기존의 틀을 깨는 색다른 시도”로 평가받았다. 가게 이름인 ‘씽’은 3년 전 상표등록까지 마쳤다. “내 이름을 걸고 만드는 제품이기에 상표등록을 마쳤습니다. 애프터서비스도 철저하게 해드립니다.” 현재 월소득이 300만∼400만원에 달하는 박씨는 내년쯤 대학로나 홍대쪽에 분점을 열 계획이다. 홈페이지도 내년쯤 구축해 먼 지역에서도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직장 다닐 때는 주말이나 쉬는 날만 기다리며 하루를 보냈습니다. 지금은 명절 외에는 제대로 쉬지 못하지만 하고싶은 일을 하는 재미에 힘든 줄 몰라요.” 글 사진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위기의 숲] 솔잎혹파리는 ‘폭탄’ 재선충은 ‘핵폭탄급’

    [위기의 숲] 솔잎혹파리는 ‘폭탄’ 재선충은 ‘핵폭탄급’

    소나무의 시련은 유별나다. 송충이(유충)와 솔나방(성충)에 의한 익숙한 피해에서부터 솔껍질깍지벌레, 소나무좀 등 생소한 것도 많다. 솔잎혹파리의 혹독한 공격이 진행됐을 때는 지금처럼 전국이 떠들썩했다. 그동안 이런저런 병해충의 습격을 무사히 받아넘겼지만 이번만큼은 소나무의 ‘패색이 짙다.’는 분석이 나온다. 산림당국 관계자조차 “솔잎혹파리가 재래식 폭탄이라면 소나무재선충은 핵폭탄이다. 사실상 속수무책일 뿐”이라고 털어놓을 정도다. 왜 그럴까. 우선은 치료약이 없다. 산림면적의 8%에 이르는 소나무를 잃은 일본이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약도, 최근 산림당국이 개발에 성공한 것도 모두 예방약일 뿐, 치료에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한다. 소나무재선충병에 ‘소나무 에이즈’란 별칭이 붙은 것도 이런 까닭에서다. 게다가 재선충의 공격은 무자비하며 잔혹하다. 한번 걸리면 무조건 ‘끝장’을 본다. 감염된 소나무는 그해에 80%가 죽고 무슨 일이 있어도 1년 안에는 100% 숨통이 끊어진다.6∼7년 전 솔잎혹파리의 극심한 피해를 떠올리는 이들도 있지만 재선충에 비하면 족탈불급(足脫不及)이다. 솔잎혹파리는 그나마 고사율이 30% 정도여서 소나무 생태계가 자연적으로 복원될 여지를 남겨 두었다는 것이다. 재선충을 옮기는 매개충은 현재로선 솔수염하늘소가 유일한 것으로 파악된다. 따라서 솔수염하늘소를 집중 공략하는 것도 소나무의 시련을 끝낼 수 있는 주요 방편이다. 항공방제로 매개충을 죽여 서식밀도를 떨어뜨려야 한다는 게 당국의 판단이나 수질오염 우려와 환경단체의 반발 등으로 제대로 실행되지 못하고 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삶과 경영이야기] (36)NHN 김범수 대표

    [삶과 경영이야기] (36)NHN 김범수 대표

    중국과 일본에서 김범수(38) NHN 대표는 ‘미래에서 온 사람’으로 통한다. 자신들보다 저만치 앞선 한국의 인터넷 문화를 이끌고 있는 주인공인 만큼 그가 하는 얘기들은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있을 법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그는 미래를 내다보는 사람이 되려고 애쓴다. 급변하는 인터넷 환경의 향후 흐름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하면 이 업계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미래의 키워드는 네트워킹이다!” 1991년 봄. 서울대(산업공학)에서 석사 논문을 준비하던 중 우연히 후배의 자취방에 들른 게 오늘날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PC통신 태동기였던 당시 10명 정도가 동시 접속해 채팅 등을 하도록 지원하는 네트워킹 시스템인 사설 BBS(Bulletin Board System)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아∼이런 세상도 있구나!”라며 미래의 네트워킹 시대를 준비하기로 결심했다. 당시 남들은 잘 나가는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을 지원했지만 컴퓨터 분야가 승산이 있다는 막연한 일념으로 졸업후 삼성SDS에 특례 보충역으로 들어갔다. 컴퓨터 프로그래밍 일을 하던 1995년, 그는 삼성의 PC통신 사업인 삼성유니텔 설립을 위한 태스크 포스팀에 지원했다. 당시 그는 국내 통신시장의 대세가 PC통신이 아닌 인터넷으로 바뀌고 있음을 직감했다. 확신도 섰다. 창업을 하기 위해 1998년 9월 사표를 던졌다. ●목표 설정이 성공의 절반 스스로를 “착실함이 첫 번째 강점”이라고 소개하는 그는 장기 목표와 그에 따른 단기 계획을 세워 실행에 옮기는 스타일이다. 그의 착실함은 학창시절에서 잘 드러난다. 고등학교 입학 이후 서울대 진학을 목표로 세우고 매일 새벽 1시면 일어나 책상에 앉았다.2남 3녀 중 장남인 그는 부모님이 맞벌이를 한 까닭에 ‘나의 일은 스스로 알아서 한다.’는 모토를 어릴 때부터 갖게 됐다.TV, 친구 등 방해 요소를 최소화하기 위해 방과후 집에 오면 곧바로 잠자리에 들고 한밤중에 일어나 공부했다.3년만에 뜻한 대로 1986년 서울대 산업공학과에 진학했다. 국내 최초 게임포털인 한게임도 미래는 인터넷 시대임을 예감한 삼성SDS 재직때의 창업 구상이었다. 인터넷은 사람과 사람을 연결시키는 만큼 게임이 가장 좋은 사업 아이템이라고 판단했던 것. 곧바로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삼성SDS 재직때인 1998년 6월 서울 행당동 한양대 앞에 48대 PC를 갖춘 전국 최대 규모의 PC방을 열었다.6개월만에 5000만원을 벌었고, 그해 연말에 강남 삼성동에 사무실을 따로 내고 한게임커뮤니케이션을 본격 가동했다. ●“조조보다는 유비가 되어라.” CEO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으로 그는 주저없이 ‘유비 정신’을 꼽는다. 경영이란 사람을 통해 일하는 것인 만큼 좋은 사람을 곁에 두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지론이다. 아직 큰 시련 한 번 격지 않고 단숨에 국내 1위 포털 업체의 CEO로 거듭난 것도 자신의 두 번째 강점인 ‘인화력’ 때문이라고 말한다. 게임산업협회장이 된 것도 주변에 적이 없어 가능했다고 덧붙인다. 정치적 줄서기가 없고 경영진간에 신뢰하는 문화가 NHN의 가장 큰 자랑이란다. NHN이 성공한 가장 큰 이유도 ‘좋은 사람’ 덕분이라고 밝힌다. 좋은 직장(삼성 SDS)을 팽개치고 PC방에서 한게임 창업을 준비하며 동고동락한 문태식 한게임 부문장,SDS 입사 선배이자 네이버컴㈜과의 합병을 제의했던 김정호 NHN차이나 대표, 일본 사업을 성공시킨 그의 친구 천양현 NHN재팬 대표가 그들이다. 합병 파트너인 네이버컴 이해진 부사장도 평생의 동반자다. 국내 1등 포털을 목표로 1000만 이용자 기반을 가진 한게임과 자금 및 아이디어가 풍부한 네이버컴이 만나 계속 호흡을 맞추고 있다. 일을 벌이는 김 대표와 이를 다듬어가는 이 부사장의 파트너십은 변함없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조직의 인화를 바탕으로 그는 비전을 세우고 일을 추진하는 CEO다.2000년 당시 ‘인터넷은 공짜’라는 인식을 무릅쓰고 업계 최초로 게임과 포털의 유료화를 단행,NHN의 수익 창구를 대폭 확대해 오늘의 NHN 동력을 키워냈다. 어느 나라에서든 그 나라에 맞는 포털 강자가 있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으로 몰리는 포털 이용자들의 특성으로 포털은 1등이 아니면 살아남기 힘들다. 국내 시장의 최대 강자로 자리매김한 NHN이 포털이 아닌 게임 부문에 중점을 둔 해외 투자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네이버 재팬과 네이버 차이나는 중국과 일본 현지에서 성공해 국내 시장에서 상당한 평가를 받고 있다. ●“인터넷 사업의 미래는 게임에 있다!” 예컨대 지난 3·4분기 기준으로 매출은 NHN(177억원)이 다음커뮤니케이션(100억원)보다 1.7배 정도만 앞서지만 시가총액은 NHN 1조 3562억원, 다음 4039억원으로 3.4배 높다. 해외투자 성공여부가 시장에서 둘의 격차를 크게 벌려 놓은 것이다. 나아가 NHN은 최근에 국내와 해외로 NHN의 사업부문을 분리했다. 그는 NHN 총괄 CEO이면서 해외부문 담당 CEO이기도 하다.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해외 사업에 전력 투구하겠다는 의도다. 일본·중국에 이어 내년에는 영어권 국가에 게임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동남아시아 영어권 국가에서 경험을 쌓은 뒤 미국에 진출할 지를 고민 중이다.2001년 미국의 9·11 테러로 전국이 충격에 휩싸이면서 한게임USA가 현지 준비 9개월만에 철수했던 경험이 있다. 김 대표는 언젠가는 게임으로 승부를 겨루는 국제 게임 올림픽을 만들겠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나는 전형적인 B형 남자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CEO 10명 중 4명은 B형으로 나타났다. 김 대표도 B형이다. 그는 B형 남자가 바람기와 성질(?)이 있다고 하지만 창의력과 추진력도 두루 갖춰 CEO 중 B형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주말이면 어김없이 업계 인사들과 골프장을 찾는다. 함께 운동하고 식사까지 하면 친해지는 만큼 사업하는 사람이라면 골프는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이해진 부사장과 공동대표를 맡다가 단일 대표로 나섰던 것도 사람 만나기를 좋아하는 적극성이 컸다는 것이다. 요즘엔 건강에도 신경을 많이 쓴다. 일주일에 최소 세 번은 소주 한병을 비워야 하는 술자리가 있어 건강검진은 필수란다. 반신욕 열풍이 불기 훨씬 이전인 5년전부터 아침마다 반신욕도 즐기고 있다.40분 동안 사업 아이디어 등 생각을 정리하는 자신만의 시간으로 활용한다. 김 대표는 대학 1학년때 ‘회색 도시’를 주제로 한 벽화가 오늘날 성공 모티브가 됐다고 소개했다. 빌딩 숲속에서 사무실 창밖을 통해 밖을 바라 보는 화이트 칼라의 직장인을 자신의 미래 모습으로 설정하고 달려 왔단다. 이런 일념이 그를 강남 스타타워 34층에서 700여명의 직원을 거느리는 CEO로 우뚝 서게 만들었다. 불혹이 되기도 전에 국내 최고 포털기업을 키워내면서 일단 첫 번째 꿈은 이뤘다고 자평했다. ●균형있는 삶, 꿈꾸는 삶을 살자 이제는 성공 모드를 바꾸기로 했다. 균형있는 삶을 모토로 글로벌 경영과 함께 가족도 챙기겠다는 말이다. 정신없이 앞만 보고 오는 사이 아들 상빈(11)과 딸 예빈(9)이에게 아버지의 말이 통제력을 갖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충격이 작지 않았기 때문. 한달 전부터 매일 오락 게임을 1시간씩 같이 하며 ‘가족의 울타리’를 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보통 부모라면 아이들이 게임하는 것을 막아야 하는 것 아닌가? 이에 그는 “아니다.”라고 했다. 게임을 못하게 한다고 그만둘 아이들이 아니다. 부모와 함께 게임을 하면 불건전한 채팅 등을 막을 수 있다. 최근엔 부인 형미선(36)씨에게 시간을 함께 보내기 위해 골프를 배우라고 권했다.6개월만에 남편을 능가하는 골퍼가 됐다며 뿌듯해 했다. 그의 좌우명은 모두 꿈과 관련돼 있다.‘꿈꾸는 자만이 자유롭다’ ‘꿈을 꿈으로 끝내지 말고, 꿈을 끝내지 않고’… 등. 꿈을 꾸면 방향과 목적이 생기기 때문이다. 꿈을 꾸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을 세워 실천하면 목적이 달성된다는 것이다. “미래는 도전하는 자의 몫이다. 열심히 준비하고, 준비되면 도전해라.” 오늘도 그는 네이버를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일념으로 분주히 미래를 준비한다. ■ NHN은 NHN은 인터넷 검색 포털 ‘네이버’와 게임 포털 ‘한게임’을 운영하는 인터넷 전문 그룹이다.NHN은 넥스트 휴먼 네트워크를 뜻한다. 1999년 6월 네이버컴㈜으로 출발해 2000년 7월 한게임커뮤니케이션과 합병, 본격적인 인터넷 포털 비즈니스를 시작했다.2001년 9월, 현재의 NHN으로 사명을 바꾸고 2002년 10월 코스닥 시장에 등록했다. 2002년 닷컴 업계 최초로 순이익 100억원 시대를 열었으며,2004년 상반기 회사 설립 6년만에 반기 매출액 1000억원을 돌파하면서 코스닥 인터넷 업종 시가총액 1위 회사로 발돋움했다. 2000년 9월 설립한 일본 한게임은 현지 게임포털 1위다. 지난 7월 중국 최대 온라인 게임포털인 롄종을 운영하는 하이홍으로부터 롄종의 지분 50%를 인수했다. ■ 김범수 대표는 ▲1966년 서울 출생(본적 전남 담양)▲건대부고 졸업▲1990년 서울대 산업공학과(86학번) 졸업▲1992년 서울대 산업공학과 석사 졸업▲1992년 삼성SDS 특례보충역 입사▲1992년 양식편집기 ‘Form Editor’ 개발▲1993년 호암미술관 소장품 화상관리 시스템 개발▲1996∼97년 유니텔 에뮬레이터 유니윈 2.0, 유니윈 98 설계 및 개발▲1998년 ㈜한게임커뮤니케이션 창립▲2000년 NHN㈜ 공동 대표이사 ▲2004년 단독 대표이사▲2004년 한국게임산업협회 회장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凡人들에 시련극복 용기 심어

    |나소(바하마) 연합|‘에어포트’ 등 극한 상황에 내몰린 보통 사람들의 시련을 즐겨 다룬 베스트셀러 소설가 아서 헤일리가 지난 24일 잠자던 중 숨졌다고 그의 아내 셰일라가 25일 발표했다.84세. 영국 태생인 헤일리는 영화로 유명해진 ‘에어포트’를 비롯,‘호텔’ ‘환전상’ 등 11편의 소설을 써 40개국에서 38개 언어로 출판돼 1억 7000만부가 팔리는 특급 베스트셀러 작가로 유명하다. 그가 원래 드라마용으로 썼던 ‘위험한 비행’을 영화화한 ‘에어포트’는 평범한 주인공들이 극한 상황을 극복하는 70년대 이후 재난 영화의 효시가 됐다.1920년 잉글랜드의 루턴에서 태어난 헤일리는 가난 탓에 14살 이후 진학 길이 막히자 공군에 입대했으며,2차대전 중 조종사로 중동 지역에서 정찰기를, 인도에서 수송기를 각각 몰았다. 헤일리는 1969년 바하마에 정착했으며 그 후 대중을 상대로 한 소설은 쓰지 않았으나 취미로 글을 써왔다.
  • [주말화제] ‘캔디소녀’ 서승주씨의 인생

    [주말화제] ‘캔디소녀’ 서승주씨의 인생

    “저는 외롭거나 슬프면 큰 소리로 웃어요. 부딪치고 이겨내야지, 운다고 해결되는 일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미술대학에 합격하고도 등록금이 없어 꿈을 접어야 했던 소녀가 영국으로 건너가 액세서리 노점상을 하며 유럽 최고의 보석디자인학교에 도전하고 있다. 찢어지는 가난 속에서도 억척스레 재능을 키워가는 스물다섯 당찬 아가씨 서승주씨.“내 삶에 대한 감사와 사랑이 가장 든든한 후원자”라는 그의 ‘캔디’ 같은 인생개척기를 들어봤다. 19일 서울 노원구 상계동 ‘노원 나눔의 집’에서 만난 서씨는 다음주 노점에 차려놓을 귀고리며 목걸이를 만들고 있었다. 체인과 구슬 등 재료를 다루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5년 동안 수공예 액세서리를 만들면서 갈고닦은 실력”이라는 서씨의 미소 뒤에는 그러나 삶의 고단함이 배어 있다.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 서씨에게 시련이 찾아온 것은 6살 때. 큰언니가 백혈병을 앓다 세상을 떠난 것. 전 재산을 7년에 걸쳐 언니의 치료비로 쓴 아버지마저 몇달 뒤 교통사고로 세상을 등졌다. 젊었을 때 눈을 다쳐 시력이 거의 없는 어머니와 남은 가족은 도봉동 판자촌으로 들어갔다. 서씨는 둘째언니(33), 오빠(30)와 중학교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비와 생활비를 벌었지만, 결국 고교를 2년 만에 그만두어야 했다. 하지만 어려서부터 소질을 보였던 미술은 포기하지 않았다. 미술학원에 갈 돈이 없던 그는 승부수를 띄웠다. 중학교 성적표를 미술학원에 들고가 “공부 잘 하고 실기도 자신 있다.”면서 “앞으로 학원의 이름을 드높일 테니 그림 공부를 하게 해달라.”고 큰소리쳤다. 그는 1년 동안 청소 등 온갖 궂은 일을 도맡으며 그림공부를 한 뒤 검정고시를 거쳐 1999년 S여대 미대에 합격했다. 그러나 300만∼400만원이나 하는 등록금을 낼 돈이 없었다. 미대를 포기한 서씨는 학비가 비교적 싸고 취업이 잘 되는 S보건대 치위생과에 진학했지만, 막막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재능을 살릴 수 있는 수공예 액세서리 노점이었다. ●액세서리 노점 5년만에 1000만원 모아 1999년 여름 수유리 길가에 좌판을 폈다. 새벽시장에서 재료를 구입하고, 낮에 틈틈이 물건을 만들어 저녁 5시부터 11시까지 내다 파는 고단한 일상이 시작됐다. 그는 “액세서리 하나도 손님에게 감동을 주자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손님의 얼굴형에 음양오행을 접목해 부족한 성질을 보충해주는 색깔로 액세서리를 만들어 주었다. 입소문이 나면서 단골이 늘어 한 달에 150만원까지 수입을 올렸다. 형편이 좋아지면서 꿈을 되살렸다. 어학원을 다니며 영국 유학을 계획하기 시작한 것.“네 처지에 무슨 유학이냐.”는 비아냥도 있었지만 그는 “나 자신을 아끼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는 생각에 과감히 도전했다. ●내년 세인트 마틴 보석디자인과 도전 그는 지난해 11월 5년 동안 노점상으로 모은 전 재산 1000만원을 들고 영국행 비행기를 탔다. 학원을 다니면서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지만 돈은 3개월 만에 바닥났다. 런던에서 다시 노점을 시작했다. 여배우 줄리아 로버츠가 나오는 영화 ‘노팅힐’에서 남자주인공 휴 그랜트가 작은 책방을 하던 바로 그 공영시장이다. 새벽 5시부터 줄을 서야 자리를 잡지만, 그가 만든 동양적 분위기의 액세서리는 호평을 받으며 팔려나갔다. 서울에서 하던 대로 ‘사람의 모자라는 성격을 장신구가 보완해 준다.’는 철학을 작품에 담아낸 것이 맞아떨어졌다. 그는 노점에서 생활비를 벌면서 학업을 충분히 이어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보석디자이너를 꿈꾸는 그는 내년 초 세계적인 패션학교 세인트 마틴의 보석디자인과에 도전할 생각이다. ●“내 최대 후원자는 삶에 대한 사랑” 서씨에게 더 이상 시련이라는 단어는 없다. 이달 초 한국에 온 그가 이달 말 출국하기 직전까지 시간을 쪼개 신촌에서 노점을 펼치려고 하는 것도 모자라는 비행기삯에 보태야 한다는 이유도 있지만, 영국에서 구상한 디자인을 채용한 신작의 반응을 ‘젊음의 거리’에서 확인해 보고 싶기 때문이다. 서씨는 27일에는 ‘노원 나눔의 집’에서 불우 청소년들과 만남도 약속해 놓았다. 그는 “나 역시 불우한 환경이었기에 그 만남이 너무나 소중하고 기다려진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힘들 때마다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도 많다. 나는 소중하다.’고 자기 암시를 걸었다.”면서 “앞으로 사람들에게 감동과 위안을 주는 보석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엇갈린 판결 DJ 핵심측근

    똑같이 현대그룹의 비자금을 받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왼팔’과 ‘오른팔’ 격인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과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 장관이 대법원에서 엇갈린 판결을 받아 운명이 엇갈리게 됐다. 권 전 고문은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지만 박 전 장관은 일단 무죄 취지로 파기 판결을 받았기 때문이다.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숨은 주역인 박 전 장관은 지난해 6월 현대 비자금 150억원 수수와 대북 송금과정의 직권 남용,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영어(囹圄)의 몸이 됐다.“꽃이 진다고 바람을 탓하겠느냐.”고 수감의 변을 밝혔던 박 전 장관은 수감 중 급성 녹내장에 걸려 실명 위기에 놓인 뒤 수술을 받는 시련을 겪기도 했다. 또 올해 시행된 각종 사면에서 번번이 제외됐다. 그러나 대법원이 12일 징역 12년형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환송해 박 전 장관은 다시 한번 기회를 얻게 됐다. 서울고법이 대법원의 파기 환송 취지를 어떻게 판결에 반영할 지 알 수 없지만 일단 보석 신청을 해 석방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앞서 지난 10월 역시 현대 비자금 200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권 전 고문은 징역 5년 및 몰수 국민주택채권 500장(50억원), 추징금 150억원을 선고한 원심이 확정됐다. 권 전 고문은 1심부터 무죄가 선고되기 전까지 수염을 깎지 않으며 무죄 판결에 대한 기대와 의지를 버리지 않았다. 재판정에서도 눈물을 흘리며 무죄를 주장했지만 모두 허사로 돌아갔다. 결국 대법원의 확정 판결로 “하늘만은 진실을 알 것”이라며 품었던 일말의 희망마저 수포로 돌아갔다. 권 전 고문은 사면을 받지 않는 한 교도소에서 인생의 황혼을 맞아야 할 처지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책꽂이]

    ●파이 이야기(얀 마텔 지음, 공경희 옮김, 작가정신 펴냄) 열여섯살 인도 소년 파이가 벵골 호랑이와 함께 구명보트를 타고 227일 동안 태평양을 표류하는 줄거리의 장편소설.2002년 부커상 수상작으로,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를 연상시킨다는 찬사를 받았다.‘식스센스’의 나이트 샤말란 감독이 판권을 사서 영화로 제작중일 만큼 극적 구성이 탁월하다.1만원. ●나를 발효시킨다(이가희 지음, 문학세계사 펴냄) ‘한국 토종엄마의 하버드 프로젝트’를 펴내 화제가 된 시인 이가희가 첫 시집을 냈다. 무심히 뒹구는 일상속 글감들에 생명을 불어넣는 감각이 재치있고 여유롭다.6000원. ●그 스님의 여자(강은자 지음, 해와달 펴냄) 현실을 회피하기 위해 머리를 깎고 절로 들어간 남자가 창녀와 사랑의 시련을 겪으면서 조금씩 구도의 길에 접어드는 얼개의 장편소설. 지난해 프랑스 파이야르 출판사에서 출간돼 ‘부르고뉴 신인작가상’을 수상했다. 당시 작가는 ‘프랑스어권 문학의 혜성’‘동양의 진주’ 등의 찬사를 받았다.9000원. ●태평양을 막는 방파제(전2권)(마르그리트 뒤라스 지음, 김정란 옮김, 새움 펴냄) 인기소설 ‘연인’으로 관능적 문체를 각인시킨 마르그리트 뒤라스가 1950년에 발표한 자전소설. 프랑스령 인도차이나에서 10대를 보낸 작가가 식민지의 경험을 문학적으로 승화시켜 ‘시적 리얼리즘’을 일구었다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시인이자 문학평론가 김정란의 번역이 꼼꼼하다. 각권 8500원. ●뿌리(상·하)(알렉스 헤일리 지음, 안정효 옮김, 열린책들 펴냄) 1976년 발표된 미국 흑인문학의 고전 ‘뿌리’를 소설가 안정효가 다시 번역했다.1977년 안정효 자신이 번역한 책에서 빠진 부분(하권)을 보충하고, 만연체 원문의 특징을 최대한 살렸다. 각권 7500원. ●사랑(임의진 지음, 샘터 펴냄) 시인이자 포크송 가수, 수필가이기도 한 재주 많은 작가가 최근에 쓴 수필과 시들을 모아 책으로 엮었다. 전남 땅끝마을 강진의 흙집에서 살고 있는 작가는 자연과 생명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행간에 넘치도록 담아냈다. 작가가 손수 그린 기기묘묘한 그림들도 흥미롭다.9000원.
  • 래드클리프·라말라 뉴욕마라톤서 우승

    ‘시련은 있어도 좌절은 없다.’ 여자마라톤 세계기록(2시간15분25초) 보유자인 ‘철녀’ 폴라 래드클리프(31·영국)와 헨드릭 라말라(32·남아공)가 8일 열린 2004뉴욕마라톤 여자와 남자부에서 나란히 정상에 올라 화제가 되고 있다. 두 선수 모두 아테네올림픽에서 똑같이 중도포기의 아픔을 겪은뒤 같은 대회에서 나란히 우승을 차지하며 재기에 성공한 것. 래드클리프의 기록은 2시간23분10초로 개인 최고기록엔 미치지 못했지만 그동안 일각에서 나돌았던 ‘은퇴설’을 깨끗하게 무마시켰다. 또 케냐의 대회 4연패도 저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우승상금 10만달러에 기록 보너스 4만달러도 챙겼다. 막판까지 케냐의 수전 쳅케메이(29·2시간23분14초)와 접전을 벌이다 마지막 200m를 남겨놓고 뒷심을 발휘,20여m 앞서 결승선을 통과한 래드클리프는 “내게는 기록보다 우승이 더 큰 의미가 있다.”면서 “마라톤은 아직까지 나의 미래”라고 말했다. 래드클리프는 내년 4월 현 세계기록을 세웠던 런던마라톤에 출전, 다시 신기록에 도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남자부에서 2시간9분28초로 우승한 라말라 역시 아테네올림픽에서 중도포기하는 아픔을 겪은 선수. 우연히 래드클리프와 같은 대회에 출전해 동반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날 이들 남녀 우승자들에게 중도포기의 시련을 준 아테네올림픽코스에선 2004아테네마라톤이 열렸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정촉기금 비리 후유증 털고 IT지원 강화

    “정촉기금 비리 후유증 털고 IT지원 강화

    “조직을 변화시킬 때가 됐습니다. 정보화기금 비리가 조직개편을 촉발했지만 무엇보다도 향후 먹거리인 IT 신성장 동력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변화입니다.” 정보통신부 산하 정보통신연구진흥원(IITA)이 지난 2일 조직의 환골탈태를 선언했다. 정보통신진흥기금(정보화촉진기금) 비리로 최근 혹독한 시련을 치른 뒤여서 안팎의 관심이 무척 컸다. 진흥원의 주 임무는 중소·벤처기업을 지원하는 정보화촉진기금 및 정보통신연구개발 사업을 관리하는 것이다. 김태현(55) 원장은 “어떤 형태로든 조직의 변화는 필요한 시점이었다.”면서 “앞으로 IT 신성장 동력사업의 지원 및 IT분야 통계기획 기능강화에 역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촉금 비리를 의식한 듯 전문성과 공정성을 무척 강조했다. 이를 위한 몇 개의 조직이 이번에 탄생됐다. 평가관리팀, 정보조사통계팀 등이 신설됐고, 일부 자리는 외부 전문가에게도 개방됐다. 주목받은 조직은 ‘평가관리팀’이다. 여기엔 공정성이 강조됐다. 그동안 이것이 부족해 비리의 싹이 돋았다고 생각한 것이다. 정보조사통계팀은 IT 신성장 동력사업의 효율적인 지원 및 IT분야 통계기획 기능을 강화한다. 그는 평가관리팀 신설과 관련,“과거에 사업부서가 평가업무를 포함한 모든 연구관리 업무를 수행, 연구과제 선정과정에 대한 개선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사업부서의 권한을 분산해 사업부서와 평가부서간에 상호 견제가 가능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이번에 평소 생각해 왔던 혁신 카드를 꺼냈다. 원장 직속으로 조직 분위기를 바꾸려는 ‘혁신전략실’을 신설했다. 그는 “조직이 변해야 한다는 전제 때문”이라며 말에 힘을 주었다. 김 원장은 연구원을 한번만 더 지켜봐 달라고 했다. 정통부가 역점 추진 중인 ‘IT 839’ 전략을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물론 기금운영의 투명성·공정성도 분명히 바꿔 놓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 모든 변화에 역량을 모으기 위해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혁신연찬회’를 준비 중이다. 행시 13회인 김 원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 기획예산처 기획관리실장을 거쳐 정통부 차관을 역임했다. 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서용빈 돌아온다

    “신인의 자세로 열심히 뛰어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싶습니다.” 1994년 ‘신바람 야구’로 LG를 우승으로 이끈 주역 서용빈(33)이 내년 그라운드에 컴백한다. 공익근무요원으로 입대한 이후 3년 만이다. 프로야구 LG의 남승창 홍보팀장은 5일 “서용빈이 오는 18일 공익근무에서 해제돼 곧바로 팀에 복귀할 예정”이라면서 “복무 기간 중에도 구리시의 팀 체육관에서 꾸준히 몸을 만들어 왔고, 선수들과 청백전도 가져온 만큼 복귀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예전의 배트 스피드 등 실전 능력은 아직 검증이 되지 않았다.”면서도 “재능이 뛰어난 데다 팀에 붙박이 1루수가 없어 겨울 훈련만 잘 하면 1루를 꿰찰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기대했다. 서용빈은 동기생인 유지현 김재현과 ‘신인 트리오’로 LG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스타. 데뷔 첫해 신인 첫 사이클링히트를 기록하며 1루수 골든글러브까지 차지했다. 게다가 깔끔한 외모까지 갖춰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시련이 찾아온 것은 지난 99년. 병역 비리에 연루돼 구속됐다가 이듬해 그라운드로 돌아왔지만 실력은 예전 같지 않았다. 결국 재검을 받고 2002년 9월 26개월간의 공익 근무를 위해 다시 그라운드를 떠났다. 서용빈은 “1루 수비는 아직도 자신이 있는 만큼 올 겨울 신인의 마음가짐으로 타격감 회복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는 기회를 잡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병역 비리에 연루된 후배 선수들에 대해서도 “선수 생활중 부상으로도 몇년 못 뛸 수 있다.”면서 “(후배들이) 현실을 편하게 받아들여 더 좋은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非理장군 잡고 처녀여경 ‘아자’

    지난해 전·현직 군장성 5명의 수뢰 사실을 밝혀냈던 미혼 여경이 또다시 현역 장성이 연루된 의병전역 비리를 터뜨려 화제를 모으고 있다. ‘장군 잡는 처녀 여경’이라는 별명이 어색하지 않게 된 주인공은 서울 남대문경찰서 수사2계 강순덕(38) 경위. 그는 경찰청 특수수사과에 근무하던 지난해 인천국제공항의 군 발주 공사 관련 첩보를 끝까지 추적해 전·현직 장성의 비리를 밝혀냈다. 이 사건은 김동신 전 국방부장관의 수뢰사건으로 이어지는 등 커다란 파장을 불러일으켰고 이후 특수수사과가 군 내부 비리를 잇달아 적발하는 계기가 됐다. 시련도 있었다. 지난해 12월17일 경찰청 구내 커피숍에서 별뜻 없이 얘기한 노무현 대통령 부부에 대한 소문이 바로 청와대와 국회 인터넷 홈페이지에 오른 것. 이 때문에 강 경위는 남대문경찰서로 ‘좌천’됐다. 이번 군 장성의 의병전역 비리는 심기일전한 강 경위의 화려한 부활을 알리는 팡파르인 셈. 그는 의병전역한 뒤 “군생활을 편하게 했다.”고 자랑하며 다니는 사람이 있다는 첩보에 따라 수사에 착수, 현역 장성이 연루된 비리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1986년 순경으로 경찰에 투신한 강 경위는 1999년 미국에서 제공된 구호품을 빼돌려 병원을 세우려 했던 한 업체를 적발한 공로로 경사에서 경위로 특진하기도 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열린세상] 수출 2000억 달러 시대를 넘어서/현오석 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장

    1960년대 초 대외지향적 성장전략을 채택한 이래 우리 수출은 세계사에서 유례없는 높은 신장세를 거듭하여 마침내 2000억달러 시대를 열었다. 불과 40년만에 수출이 1억달러에서 2000억달러로 2000배 증가라는 기념비적인 기록을 세웠다. 우리와 같이 1964년 1억달러였던 아이슬란드가 24억달러,1977년 100억달러였던 스페인이 1510억달러,1995년 1000억달러였던 싱가포르가 1441억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우리 수출의 성과를 쉽게 짐작할 만하다. 이러한 수출 성과는 그동안 세계경제 환경이 우리에게 유리하게 작용한 탓도 있었지만 정부 기업가 근로자가 합심하여 노력한 결과다. 첫째, 정부의 미래에 대해 비전 제시와 강력한 리더십을 들 수 있다.1960년대 초 경제개발5개년계획 수립이 우리 정부의 미래에 대한 비전 제시였다면 이의 일관성있는 경제정책 추진은 강력한 리더십이라 하겠다. 둘째, 기업가정신이다. 기업가정신이란 자원의 제약과 실패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도전 정신을 발휘하여 새로운 사업을 일으키는 기업가의 의지를 말한다. 이는 오늘날 반도체 조선 철강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부상시킨 원동력이 되었다. 미국의 미래학자 존 네이스비츠 교수는 한국의 기업가정신을 경제성장의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 평가했다. 셋째, 근로자의 성장에 대한 의지와 양질의 노동력이다. 잘 살아보겠다는 의지는 중동지역 건설현장 진출과 독일 광산현장 및 의료분야 진출 등의 예로 나타났고, 높은 교육열과 교육투자로 양질의 노동력을 보유함으로써 경쟁국보다 비교우위에 설 수 있었다. 이러한 원동력을 바탕으로 수출은 우리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 앞으로도 수출은 내수 부진을 보완하여 경제성장의 버팀목이 될 것이며 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의 관건이 될 것이다. 그러나 향후 대내외 여건이 순조롭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이며, 당장 내년도 수출환경이 어둡다. 고유가와 세계경기 둔화 및 정보기술(IT)경기 하강, 여기에다 중국의 금리인상과 원화절상 등으로 수출에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같은 대내외 환경을 극복하려면 다음과 같은 수출산업의 경쟁력 강화가 필수적이다. 첫째, 수출산업을 고도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부품소재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10대 성장산업을 차질없이 추진해 나가고 수출을 주도할 세계 일류상품을 개발해야 한다. 둘째, 무역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 공항 항만 등 거점시설과 물류센터 등 배후단지 조성을 통해 동북아 물류중심지를 건설하고 전자무역 활성화를 위해 전체 무역절차를 포괄하는 종합적인 ‘e-Trade’ 연계시스템을 조기에 구축해야 한다. 또 무역전문인력과 전시산업도 무역인프라의 중요한 요소인 만큼 적극 육성할 필요가 있다. 셋째, 상품수출과 서비스수출이 결합된 복합무역을 추진해야 한다. 기존의 상품수출에서 벗어나 물류 관광 금융 등 서비스산업 전반에 걸쳐 경쟁력을 제고함으로써 상품과 서비스 수출을 동시에 늘려나가야 한다. 넷째, 개방 확대를 통해 수출시장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필요가 있다. 일본 아세안 미국 멕시코 등과 같이 거점 및 시장확대 효과가 큰 지역을 중심으로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대상국을 확대하고 농업 제조업 서비스 등 산업 전반에 걸친 구조조정을 통해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또 중국의 산업발전과 연계된 보완적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부품소재·IT분야의 한·일간 기술협력을 추진함으로써 동북아 지역협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지난날 수출시장에 시련도 많았지만 우리는 이를 거뜬히 극복했다.80년대 후반 노사분규와 97년말 외환위기, 그리고 2001년 IT버블 붕괴와 같은 온갖 어려움을 헤치고 수출 2000억달러 시대를 열었다. 앞으로도 이같은 시련과 어려움을 무난히 극복한다면 2009∼2010년 수출 4000억달러 달성은 물론,10년 후 수출 5000억달러, 세계 6∼7위 수출대국의 ‘꿈’도 이루어질 것이다. 현오석 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장
  • [김영희 이혼클리닉] 술 마시면 폭력 일삼는 공포의 남편

    [김영희 이혼클리닉] 술 마시면 폭력 일삼는 공포의 남편

    스물한살 때 아는 사람의 소개로 12살 많은 남편과 결혼했습니다. 남편은 술을 마시면 심하게 구타하고 욕설을 퍼붓습니다. 취직할 생각을 하지 않아, 제가 두 아이를 보육원에 맡기고 식당일을 시작했습니다. 어릴 적 어머니가 가출해 서럽게 자랐기에 정말 가정을 지키고 싶습니다. 그러나 며칠 전 남편이 칼을 신문지에 말아 부엌에 숨기는 것을 봤습니다. 너무 무섭고 두렵습니다. 도와주세요. -서은주- 서은주씨, 당신이 올려준 글을 읽고 마음이 무척 아팠습니다. 어린 시절 어머니의 가출로 외롭게 자라온 한이 가슴속에 맺혀 있을 터인데 결혼생활마저도 그토록 불행하다면 그 서러움을 어찌 말로 다 할 수 있겠어요. 술 취한 남편의 폭력이 두렵고 무서워 어린 딸을 등에 업고 집을 뛰쳐나와 원두막이나 대문 앞 처마 밑에서 온 밤을 지새우곤 했다니 그때 흘렸을 당신의 눈물을 생각하면 참으로 마음이 아프군요. 남의 집 창밖으로 흘러나오는 불빛을 보며 그 집 사람들이 오순도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을 상상하면서 어린 딸과 밤이슬 맞으며 떨고 서있는 자신의 처지와 비교해 볼 때 얼마나 서러웠을까요?겪어 보지 않은 사람은 상상조차 할 수 없겠지요. 결혼의 운명은 참으로 알 수 없어서 마음씨 착하고 고운 사람에게 더 많은 시련의 고통을 주는 것 같습니다. 심성이 착하다 보니 모질지 못한 탓에 상대에게 질질 끌려 다니며 슬픈 운명을 안고 사는가 봅니다. 둘째아이를 잃고 셋째아이를 임신했을 때 갑상선 항진증을 앓아 기형아 검사에서 다운증후군 90%의 진단이 나왔는데도 남편이 해 줄 것이 없다고 뿌리쳐 선배 언니의 도움으로 임신중절수술을 했다지요. 집을 나와 어렵게 직장을 구하고 셋집을 얻고 나니 보름 만에 남편이 찾아와 잘못했다고 싹싹 빌어서 그 말을 믿고 함께 시골로 내려갔지만 갈수록 술과 폭력은 더 심해지고…. 그때 두 사람이 연을 끊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 같으니‘성격이 운명을 만든다.’는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은주씨, 남편은 일자리를 구하려고 하지도 않고, 집에서 놀고 있으면서도 애들을 보육원에 맡기게 해서 식당에서 힘들게 벌어들인 몇 푼 안 되는 돈을 보육원비로 나가게 한다지요. 술을 먹더라도 그 양을 조금만 줄여 준다면 고맙겠는데 자기 하고 싶은 짓 다하며 살고 있어서 살아갈 길이 막막하다고 했는데, 그런 남편과 더 이상 살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당신 스스로가 잘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미 결론이 나와 있는데도 헤어지지 못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 때문인지…. 남편이 당신을 사랑하고 있다고 하는데 고통만 주는 것이 사랑이라면 세상 그 누구도 사랑을 원하지 않을 겁니다. 사랑은 따뜻하고, 포근하고, 달콤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사랑을 열망합니다. 숭고하고 한없이 아름다운 사랑의 본질이 요즈음 많이 변질되어 가고 있는 것 같아서 우리들을 슬프게 합니다. 세상이 열두번 변한다해도 가정에는 가장이 있어야 합니다. 행복한 가정은 가족들 각자가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과 의무를 충실하게 함으로써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어느 한 사람만의 노력과 희생으로 행복한 가정은 절대로 만들어지지 않지요. 중장비 기술이 있는 남편이 아내가 식당에서 발바닥이 부르트도록 고달프게 벌어들인 몇 푼 안 되는 돈에 매달려 살며 그 돈으로 술까지 마시고 매일 밤 아내에게 폭력을 휘둘러 공포에 떨게 한다면 가장으로서 아니, 자존심 있는 한 인간으로서 차마 할 짓이 아닙니다. 그런 사람이 변하기를 바라며 아직도 실날 같은 기대를 걸고 있는 당신 또한 답답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많은 나이입니다. 아무리 슬프고 힘들어도 살아야 하는 것이 인생입니다. 살아 있는 것만큼 큰 축복은 없지요. 남편이 부엌에 칼까지 숨겨 두고 있다면 보통 위험한 상황이 아닌 것 같습니다. 남편이 더 미워지기 전에 헤어지고 싶다고 했는데 당신은 지금 사랑과 미움을 놓고 고민할 만큼 한가로운 처지가 아닌 것 같습니다. 큰 태풍을 만나게 될지도 모르니 모질게 마음을 다지십시오. 태풍 뒤에는 반드시 평화가 옵니다. 용기를 내세요. 용기만이 당신을 불행에서 구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누구도 당신을 도와 줄 수 없으니 스스로 자신을 도울 수밖에 다른 길이 없습니다.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
  • [논술이 술술]영화속 수능잡기-빌리지

    병은 몸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다. 몸에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백혈구가 세균과 한판 전쟁을 치른다. 천근만근 같은 몸에 열까지 난다. 몸에서 백혈구와 바이러스의 격렬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는 증거다. 열이 나면 정신까지 혼미하다. 누가 질문을 해도 대답하기도 귀찮다. 그러나 병은 우리에게 예기치 않은 지혜를 열어준다. 몸은 소중한 것이로구나, 아플 때는 가족만큼 소중한 존재도 없구나, 하는 깨달음이 그것이다. 시련이 없으면 얻는 것도 없다던가. 세균이나 질병에 노출됨으로써 몸은 저항력과 면역력과 지혜를 키운다. 여기 일체의 세균이 박멸된 곳에서 자라난 아이가 있다고 상상해보자. 그는 과연 건강한 아이일까. 물론 질병을 앓아보지 않았으니 건강한 아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아이에게는 다른 사람에게는 있는 저항력과 면역력이 결핍되어 있기 십상이다. 그런 아이를 건강한 아이라고 단정지을 수만은 없다. 건강은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힘이다. 깨끗한 곳에서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가도 조금이라도 오염된 환경에 처하면 옴짝달싹도 못하는 존재가 있다면 우리는 그를 건강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없다. 일체의 소요가 없는 사회, 한치의 흐트러짐도 없는 사회, 조금의 혼란도 없는 사회가 있다고 하자. 이 사회는 건강한 사회일까. 대답은 ‘No’다. 그 사회가 아무리 질서가 있고 깨끗한 사회일지라도 우리는 그 사회를 건강한 사회라고 말할 수 없다. 다종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사회에 잡음이 생기는 것이 당연한 이치다. 자신의 이해관계를 챙기려 다투는 게 인지상정이다. 이 현실을 억지로 외면할 수는 있다. 사람들의 귀와 눈을 막고 어지러운 현실로 향하는 모든 출구를 막아버릴 수도 있다. 마치 세상에는 한 점의 악도 존재하지 않는 듯 동화같은 현실 속에서 순수함만을 이야기하며 오순도순 살아갈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평화는 위장된 평화에 불과하다. 위장된 평화일수록 깨어지기 십상이다. 질병에 대처하는 능력이 있는 몸이 건강한 몸이라면 사회적 혼돈을 관리할 수 있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다. 일체의 혼돈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태도는 결국 사회를 취약하게 만든다. 전체의 이익을 위해서는 개인의 이익을 뒷전으로 미루어야 한다는 전체주의 사회,‘나’와 ‘우리’만이 옳고 타인은 그르다는 배타주의적 사회는 겉으로 볼 때는 안정된 모습을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히틀러의 나치 독일이 말해주듯 역사는 그러한 사회가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 영화 ‘빌리지’는 숲 속에 있는 작은 마을을 보여준다. 주민들은 낙원과 같은 이 공동체 마을에서 평화롭게 살아간다. 겉으로 보기엔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이는 평화로운 마을 코빙톤 우즈! 그 마을이 어떻게 붕괴되어 가는지를 지켜보면서 ‘건강’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 어둠을 외면하는 밝음, 더러움을 외면하는 순수함은 취약하다. 건강한 삶은 순수와 더러움을 동시에 껴안을 수 있어야 한다.M 나이트 샤말란 감독.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 호아킨 피닉스, 애드리안 브로디 주연.2004년작. 김보일 서울 배문고 교사 uri444@empal.com
  • 봉사단체 활동 펴는 前개그맨 김민씨

    봉사단체 활동 펴는 前개그맨 김민씨

    “외로운 노인들께 작은 기쁨이라도 될 수 있다면, 제 눈이 보이는 날까지 기꺼이 웃음을 드리겠습니다.” 시력을 잃어가고 있는 50대 개그맨이 동료들과 5년째 소외된 노인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고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옛 동양방송(TBC) 개그맨 2기 출신인 김민(51)씨. 밤무대에서 일하며 두 자녀를 데리고 근근이 살아가는 형편에서도 틈날 때마다 양로원이나 복지관을 찾는다. 그는 전직 대통령의 성대모사나 특유의 만담에 울고 웃는 노인들을 보면서 ‘존재의 이유’를 느낀다고 했다. 김씨는 1980년 공채 개그맨으로 첫발을 내디뎠지만 같은 해 언론통폐합으로 TBC가 KBS에 흡수되면서 꿈을 접어야 했다. 이성미·장두석 등 승승장구하는 동기생들로부터 멀리 떨어져 먹고살기 위해 야간업소를 전전하면서도 개그에 대한 열정은 잃지 않았다. 그러나 3년 전 당뇨합병증으로 견디기 힘든 시련이 찾아왔다. 오른쪽 눈은 녹내장으로 실명했고, 왼쪽 눈마저 백내장으로 시력을 잃기 시작해 지금은 1㎝ 앞도 제대로 식별하지 못한다. 김씨는 이런 와중에서도 양로원 등을 찾는 봉사활동을 계속했다. 지난 3월에는 대학가요제 출신 가수 김호평(45)씨,24년 지기인 악단장 강길성(48)씨와 손잡고 ‘늘푸른샘’이라는 봉사단체를 결성했다. 세 사람 모두 넉넉지 않은 주머니를 털어 한 달에 3∼4차례씩 서울과 경기 일대의 양로원이나 복지관을 찾아 노래와 개그로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들은 “봉사하는 데 마음만 있으면 되지 무슨 큰 돈이 그렇게 필요하겠느냐.”면서 “지치고 힘든 이웃을 위한 무대는 다른 어떤 큰 무대보다 짜릿한 보람과 감동을 준다.”며 활짝 웃었다. ‘늘푸른샘’은 2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대한노인회와 ‘제1회 경로 효잔치’를 열었다. 김씨는 잘 보이지 않는 눈으로 무대 뒤 여기저기를 더듬어 가며 위태롭게 오가면서도 “3000여명의 할머니·할아버지가 모처럼 함박웃음을 짓는 것을 보니 더 기쁘다.”면서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기쁘게 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토요영화]

    [토요영화]

    ●마이패밀리(iTV 오후 11시30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정착한 멕시코 이민 가정의 3대 60여년에 걸친 시련과 좌절, 사랑을 기록한 대하 드라마. 조지 나바 감독의 1995년작. 호세 산체스는 1926년 18세때 멕시코 고향 마을을 떠나 로스앤젤레스에 정착한다. 그는 사랑하는 여인 마리아를 만나 행복한 가정을 꾸리며 열심히 일하지만, 미국의 멕시코인 소탕작전에 말려들어 멕시코로 끌려간다. 그곳에서 갖은 고초를 당한 그는 우여곡절끝에 아들과 함께 미국으로 돌아온다. 그 후 토니와 추초, 지미를 낳아 4남2녀의 대가족을 이룬다. 세월이 흘러 큰딸 이레네는 행복한 결혼식을 올리고 둘째딸 토니는 수녀가 된다. 그러나 건달로 자란 셋째 추초는 아버지와 마찰을 빚고 집에서 쫓겨난 후 사소한 시비를 벌이다 우발적으로 살인을 하고 경찰에 쫓기는 신세가 된다. 수녀가 된 토니가 처음 집에 돌아온 날, 온 가족이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러나 경찰에 쫓기던 추초는 막내 지미가 보는 앞에서 총에 맞아 죽는다. 이 충격 때문에 내성적인 성격의 지미가 반항아로 돌변하면서 단란했던 집안에 암운이 드리우기 시작한다.126분. ●동방삼협(MBC 오후 11시30분) 두기봉 감독의 1993년작 무협물. 매염방은 정의의 힘이 필요할 때면 어디든 나타나는 신비의 여협객, 장만옥은 다혈질의 돈을 밝히는 해결사, 양자경은 악의 세력에 이용되지만 결국 정의로운 마음을 되찾는 ‘진삼’을 각각 연기한다. 잇따른 신생아 실종 사건이 벌어지는 가운데, 유반장(유송인)은 사건해결에 골몰한다. 곧이어 투명인간이 국장의 아들을 납치하면서 사건은 더욱 걷잡을 수 없이 꼬이는데….105분.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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