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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무리 힘들어도 포기하지마”

    “아무리 힘들어도 포기하지마”

    “시련 앞에서 고개를 떨구고 있는 사람, 나 자신이 너무 나약해 용기를 내지 못하는 수많은 여성들, 그리고 지금보다 나은 삶을 꿈꾸는 모든 이에게 내 이야기가 위안이 되고 힘이 되었으면 한다.” 막내아들을 낳은 지 3일 만에 남편을 잃고 회사를 맡은 뒤 작은 비누회사를 20여 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대기업으로 키워낸 장영신(왼쪽) 애경그룹 회장이 자신의 인생경험을 바탕으로 한 자기계발서(오른쪽)를 펴냈다. 책 제목은 ‘스틱 투 잇(Stick to It)’. ‘힘내! 포기하지마.’란 뜻의 제목은 기업 경영 40년을 맞은 장 회장이 힘들어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자신을 다독여온 ‘주문’으로, 경기 불황과 취업 한파로 고개 숙인 이 시대의 직장인들에게 주고 싶은 메시지다. 6장으로 구성된 책에는 사회생활 경험이 전무한 네 아이의 엄마였던 그가 사업에 뛰어들어 여자 밑에서 일 못하겠다는 남자 임직원들을 다독여 가며 믿음 있는 경영자로 우뚝 서기까지의 고군분투와 함께 어려움을 극복해온 지혜가 담겼다. 더불어 성공한 인생을 사는 법과 존경받는 지도자가 되는 법에 대한 조언도 실었다. 장 회장은 머리말에서 “책장을 덮은 후 ‘아, 힘든 상황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꾸준히 노력하면 뭔가를 해낼 수 있는 것이구나’ 하는 어찌 보면 단순한 희망의 공식을 얻을 수 있다면 그보다 더 큰 보람이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광저우 아시안패러게임] 어둠속에서 좌절을 업어친다

    [광저우 아시안패러게임] 어둠속에서 좌절을 업어친다

    “특전사 출신 사나이의 짱짱한 자존심을 되살리고 지키는 것, 그게 이번 아시안게임 금메달보다 더 큰 저의 바람입니다.” 윤상민. 26세. 대한민국의 평범한 젊은이다. 4년 전 이맘때 이라크 아르빌 군생활 당시 보초를 서면서 물끄러미 바라보던 석양의 강렬한 빛을 그는 지금도 기억한다. 윤상민은 시각장애인 유도선수다. 사실, 선수라고 부르기엔 연륜이 너무 짧다. 지난해 5월 유도를 시작했으니, 2년도 되지 않았다. 그런데 광저우 장애인 아시안게임 선발전에서 우승했다. 특전사 부사관 출신답게 타고난 운동신경 덕이다. 전남 목포 출신.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그는 2003년 특전사에 몸을 던졌다. 그곳에서 4년 3개월 동안 부사관 생활을 했다. 2006년 6월 자이툰부대에 지원, 이라크 파병길에 올랐다. 6개월의 파병 기간 2000만원 가까운 돈도 손에 쥐었다. 50도에 육박하는 한낮 기온도, 선글라스를 끼지 않고는 당장 눈이 멀어 버릴 것 같은 따가운 햇빛도 그냥 추억거리였다. 고생은 6개월이란 길지도 짧지도 않은 시간 속에 묻혀버린 듯했다. 그런데 그에게 엄청난 시련이 찾아왔다. 중사로 제대한 지난해 2월. 눈이 침침해지더니 안경을 껴도 좀체 나아지질 않았다. 동네 병원에서 서울의 큰 병원까지 찾았다. 2개월의 진단 끝에 확인한 병명은 ‘레버시 시신경염’. 특별한 원인도 없이 망막의 시신경이 말라가는 병이다 “마땅한 치료 방법은 없다. 수술도 할 수 없다.”는 게 그가 들은 전부였다. 윤상민은 땅이 꺼지는 듯했다. “이라크 파병 생활 때 뭔가 좋지 않았던 것 아닐까.”라는 생각도 했다. 게다가 지금도 그 몹쓸 병은 진행 중이다. 시각장애인 등급 가운데 B2 등급인 그는 전맹(全盲)의 전 단계인 B1으로 곧 옮겨간다. “딴 건 몰라도 몸뚱어리 하나 만큼은 특급”이라고 생각하던 그였다. 2개월의 방황 끝에 결심했다. “아무리 내가 좌절하고 비관해도 세상이 변하지는 않는다. 중요한 건 내가 변해야 산다는 것이다.” 집 근처 상무유도관에 나가 유도를 시작했다. 시각장애인학교인 은광학교 선생님의 권유였다. 4개월 뒤 전국체전 73㎏급에서 우승했다. 유도가 몸에 맞았다. 5㎝ 앞의 사물은 보이지 않아도 덜 답답했다. 상대방의 옷자락만 움켜쥐면 그만이었다. 업어치기와 발뒤축 걸기는 그의 특기. 올해 세계대회와 아시안게임 대표선발전에서도 이 기술로 모두 우승했다. 밤에 도장을 찾는 학생들은 유도를 가르치는 그가 장애인인 걸 모른다. 그저 ‘유도 잘하는 윤상민’으로 기억할 뿐이다. 난생 처음 태극마크를 가슴에 단 그가 이번 대회에서 이루고자 하는 건 뭘까. 윤상민은 “다들 말하지요. 금메달 많이 따서 방송 타고 연금 타는 게 목적 아니냐고요. 하지만 저는 달라요.”라고 입술을 깨물면서 “지난해 시력을 잃으면서 당장 내일의 목표도 잃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유도 그 자체가 내 삶의 목표가 됐습니다. 언젠가 두 눈이 다 멀어 완전히 깜깜한 그날이 와도 아마 유도는 반짝반짝하면서 그 안에서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부고] 양재봉 대신증권 명예회장

    은행원 생활을 박차고 나와 쌀을 팔며 거상(巨商)의 꿈을 키워가던 청년. 증권사를 세워 국내 금융업계의 입지전적 인물로 성장했다. 9일 노환으로 별세한 양재봉 대신증권 명예회장의 이야기다. 85세. 양 명예회장은 여러 차례 시련을 극복하고 재기에 성공해 대신증권을 비롯, 대신생명보험, 대신송촌문화재단 등 대신종합금융그룹을 일궜다. 1925년 전남 나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광복 직전인 1944년 한국은행의 전신인 조선은행에 입사했다. 1973년 대한투자금융을 설립한 뒤 1975년 중보증권(옛 삼락증권)을 인수해 대신증권이라는 상호를 내걸었다. 대신증권은 재무구조 건실화와 국공채 위주 상품 구성으로 1997년 외환위기 당시 5대 증권사 중 유일하게 위기를 극복했다. 유족으로는 아들 회천(전 광주방송 회장), 용호(대신에셋 회장), 정현(대신정보통신 부사장)씨와 사위 나영호(전 대신경제연구소 사장), 노정남(대신증권 사장), 이시영(중앙대 교수), 이재원(대신정보통신 사장)씨가 있다. 서울아산병원 3층 30호. 영결미사는 11일 오전 8시 명동성당. (02)3010-2230.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프로축구] 5일밤 최강 거미손 가린다

    [프로축구] 5일밤 최강 거미손 가린다

    ‘FC서울은 김용대(왼쪽)를 불러와 취약 포지션을 보강했다.’ 프로축구 시즌 개막을 앞두고 FC서울이 국가대표 출신 골키퍼 김용대를 품에 안자 들려온 평가였다. 2008~09년 주전 골키퍼는 김호준(오른쪽·26). 두 시즌간 55경기에 출전, 58실점한 것치곤 박한(?) 평가였다. 억울했다. 김호준은 떠밀리듯 제주 유니폼을 입었다. ‘굴러온 돌’ 김용대도 설움이 있긴 마찬가지였다. 김용대는 지난해 상무에서 제대해 성남으로 복귀했다. 그러나 성남엔 이미 정성룡이란 걸출한 수문장이 있었다. 둘의 주전경쟁이 축구계의 화두가 됐다. 결국 김용대가 밀렸다. 신태용 감독은 “정성룡과 같이한 시간이 더 많다.”고 이유를 설명했지만, 국가대표 출신 김용대에겐 받아들이기 힘든 상처였다. 그렇게 올해가 시작됐다. 시련이 둘을 강하게 만들었을까. 전화위복이었다. 김용대는 올 시즌 36경기에서 34골을 내줬다. 경기당 평균 1골도 안 내준 꼴이다. 지난해 기록(28경기 34실점)에 비해 쑥 올라왔다. 항상 2% 부족했던 FC서울은 이 덕분인지 10년 만에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24경기에서 26골을 허용했던 김호준도 올해는 30골(34경기)로 잘 틀어막았다. 지난 시즌 꼴찌 제주는 최소 실점(27점)으로 리그 2위를 꿰찼다. 물론 팀의 탄탄한 수비라인이 뒷받침해 준 결과지만, 수문장의 활약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올해 15개 구단 주전 골키퍼 중 0점대 실점은 이 둘과 정성룡(성남), 권순태(전북)가 전부다. 올 시즌 프로축구 경기는 이제 딱 한 경기 남았다. 챔피언결정 2차전. 김용대와 김호준은 운명처럼 마주 보고 선다. 1일 서귀포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1차전에서는 두 골씩 내줬다. 2-2 무승부였다. 그러나 김호준의 판정승. 선방률 75%로 김용대(33.3%)를 압도한다. 김호준은 유효슈팅 8개를 경기 내내 혼자 막아 냈다. 후반 인저리타임에 동점골을 내주며 다 잡았던 승리를 놓친 게 흠. 반면 김용대는 제주의 유효슈팅 3개 중 2골을 먹었다. ‘최후의 승부’는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위키리크스 폭로 파문] 힐러리 “문건 유출 책임자 추적·처벌”

    [위키리크스 폭로 파문] 힐러리 “문건 유출 책임자 추적·처벌”

    미국은 폭로전문 사이트인 위키리크스가 25만건의 국무부 외교 전문을 폭로한 데 대해 당혹감을 넘어 분노를 표시하며 전방위로 파문 수습에 나섰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지난 29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위키리크스가 문건을 온라인에 게재하는 불법적인 활동을 강력히 비난한다면서 “미국은 문건 유출에 책임 있는 사람들을 추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힐러리 장관은 이번 폭로로 인해 국가들 간의 신뢰가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미국과 다른 국가 사이의 우호적인 관계는 이런 폭로에 따른 시련을 이겨낼 것”이라며 파문 차단에 주력했다. 로버트 기브스 미 백악관 대변인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사건을 지켜보면서 “심기가 불편하다.”고 전하고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전 행정부처에 기밀 보호대책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위키리크스의 이번 정부 비밀문건 폭로는 지난 7월 하순 아프가니스탄전과 관련한 국방부 문서 공개에 이어 두 번째다. 그러나 파장은 훨씬 심각하다. 이번에는 세계 각국에 주재하는 미국 외교관들이 본국과 주고 받은 외교문서가 고스란히 드러난 데다 주재국 정상들에 대한 노골적인 폄하가 낱낱이 담긴 것으로 우방국들과의 신뢰관계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고민은 힐러리 국무장관의 발언에서도 잘 나타난다. 힐러리 장관은 “이번 사건은 사람들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고,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것은 물론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른 국가들과 협력하려는 노력에도 지장을 줄 것”이라며 “미국의 외교 이해관계에 대한 공격일 뿐 아니라 국제사회, 동맹과 파트너십, 대화와 협상에 대한 공격”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이번 사건과 관련, 폭로사건의 책임자 조사 및 처벌, 유사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정비 등 두 갈래로 나눠 즉각적 대응에 나섰다. 에릭 홀더 미 법무장관은 “법무부는 위키리크스의 정부 기밀문건 폭로 수사과정에서 국내법 위반이 드러날 경우 기소할 것”이라고 사법처리 입장을 분명히 했다. 국방부의 경우 컴퓨터에 적절한 방화벽을 설치하지 못했거나, 문서 유출을 방지하는 데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 실무자들에 대해 책임을 물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막 오른 금융권 빅뱅] (4) 내홍 신한금융 돌파구는

    [막 오른 금융권 빅뱅] (4) 내홍 신한금융 돌파구는

    지난 24일 신한금융은 7개월 만에 처음으로 KB금융지주에 시가총액을 역전당했다. KB금융은 20조 6312억원, 신한금융은 20조 5566억원이었다. 둘의 차이는 딱 746억원. 액수는 크지 않지만 의미는 꽤 상징적이다. 올 초 최고경영자(CEO) 리스크에 시달리던 KB금융이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면, 최근 내홍을 겪은 신한금융의 시련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뜻이다. 게다가 최근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을 인수하면서 신한금융은 4대 금융지주사 중 자산규모 꼴찌로 밀려날 신세가 됐다. 지금 신한금융 최고의 우선순위는 지배구조 확립이다. 지난달 30일 사퇴한 라응찬 전 회장의 뒤를 이어 류시열 회장이 경영 일선에 나섰지만 류 회장은 어디까지나 직무대행이다. 이백순 신한은행장과 직무정지 중인 신상훈 지주 사장은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포스트 라응찬’의 큰 그림을 그리는 임무를 맡은 특별위원회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류 회장과 8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된 특위는 지난 9일 첫 회의를 열어 윤계섭 사외이사를 위원장으로 뽑았다. 지난 25일 열린 2차 회의에서는 위원들 간 지배구조와 CEO 선임 원칙을 놓고 각자 의견을 개진했다. 논의 내용은 ▲CEO 구성을 현행대로 회장-사장-행장으로 두는 방안 ▲사장직을 없애고 회장과 사장의 기능을 통합하는 방안 ▲회장직을 없애고 사장과 행장 체제로 가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특위 무용론’이 제기되기도 한다. 하루빨리 조직을 추스르기 위해서라도 후계 구도에 대한 논의를 빨리 진척시켜야 하는데 특위의 논의가 너무 늦다는 것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일단 위원들이 한 달 이상 지배 구조에 대한 공부가 되면 그때부터 의견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트 라응찬’의 그림도 아직 너무 불투명하다. 1991년 이후 20년간 CEO 자리에 머무른 라 전 회장의 카리스마가 너무 강한 데다 조직도 라 전 회장 체제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였기 때문에 후계자로 누가 오더라도 라 전 회장 때의 신한금융만큼은 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금융권 내에서 나온다. 신한 사태를 계기로 지분의 17%를 차지하고 있는 재일동포 주주들에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 신한금융의 창립에 일조한 공은 인정하지만 소수의 지분을 갖고 신한금융 전체를 좌지우지하는 것이 과연 합리적이냐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신한 사태를 촉발시킨 이유 중 하나는 소액주주들의 견제가 전혀 없었던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 신한금융의 태생적 약점인 재일동포 주주 관련 차명계좌가 검찰에서 어디까지 조사될 것이냐에 따라 신한금융의 향방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한동안 인수·합병(M&A)은 없다고 공언한 신한금융이 다시 몸집 불리기에 나설지도 관심사다. 그간 조흥은행과의 통합 작업 때문에 M&A에 뛰어들지 않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이제 상황은 달라졌다. 이에 대해 신한금융 관계자는 “차근히 내실을 다져 내년에 (CEO 문제가 해결되면) 금융지주사 중에서 압도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면서 지배구조 문제가 해결된 뒤 M&A 시장에 뛰어들 수 있음을 시사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26일 TV 하이라이트]

    ●한식탐험대(KBS1 오후 7시 30분) 뽀얗게 우러난 빛깔, 입안에 감도는 맛깔난 식감. 시작은 비록 미약한 곡물이었으나 끝은 창대한 전통주, 막걸리. 한국을 넘어 세계인의 찬사를 받고 있는 막걸리의 숨겨진 이야기를 밝힌다. 세계 속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건강하고 맛 좋은 우리 술, 막걸리의 모든 것을 찾아 떠난다. ●희망 릴레이 일자리 119(KBS2 오전 11시 20분) 디지털 유방암 진단기 개발 등 기술의 국산화를 위해 노력하는 기업, ‘바텍휴먼레이’에서 마케팅 분야 신입사원을 모집한다. X-ray 영상을 필름 없이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는 디지털 센서를 개발, 수입에 의존하던 국내 의료기기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취업을 향한 구직자 4인의 도전을 함께한다. ●폭풍의 연인(MBC 오후 8시 15분) 별녀를 마중 나온 형철은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에 넋을 잃지만, 다리를 전다는 사실을 알고는 실망한다. 별녀와 함께 식장에 도착한 형철은 애리를 보자 별녀를 버려둔 채 그쪽으로 향한다. 한편, 식이 끝나기를 기다리던 별녀는 필립과 만나게 되지만 필립은 그녀에게 좀체 마음의 문을 열지 않는다. ●당신이 궁금한 이야기(SBS 오후 8시 50분) 최근 부쩍 늘어난 멧돼지의 도심 출몰. 사람을 피해 인적이 없는 깊은 산골에서 살아가던 멧돼지가 ‘도시의 약탈자’로 변한 이유는 무엇일까. 길 잃은 야생 멧돼지와의 한판 전쟁 속으로 들어가 본다. 구미 연쇄 방화범, 그는 왜 불을 보며 희열을 느낄까. 불을 저지르며 존재를 확인했던 평범한 회사원을 만나본다. ●공부의 왕도(EBS 밤 12시 5분) 고교 입학 첫날부터 하루에 4시간 이상을 자본 적이 없다. 사당오락을 끈질기게 고수하며 마침내 1학년 2학기부터는 전교 1등으로 당당히 올라선 명현군. 모름지기 전교 1등이란 해내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더 어려운 법. 1등을 거머쥔 순간부터 단 한번도 놓치지 않았다는 명현군은 과연 어떻게 공부했을까. ●명불허전(OBS 오후 10시 5분) 민머리에 동그란 뿔테 안경, 청바지로 대표되는 한국 최고의 스타 디자이너 이상봉을 스튜디오에 초대해 직접 만나본다. 올해로 데뷔 30년, 자신의 브랜드 창립 25주년을 맞이한 그의 디자이너 인생에서의 도전과 노력, 시련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아들과의 전화 인터뷰도 이어진다.
  • 10년아성 균열 노키아의 시련

    10년아성 균열 노키아의 시련

    전 세계 휴대전화 시장 부동의 1위인 노키아의 시련이 계속되고 있다. 3분기 시장 점유율이 2004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30% 밑으로 떨어졌고, 애플 아이폰을 겨냥해 출시한 스마트폰 N8는 제품 결함 논란이 불거지며 신용평가사들이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노키아가 ‘야심작’ N8의 치명적인 전원 결함을 인정했다.”면서 “스마트폰 시장에서 제품 결함은 자주 있는 일이지만, 가장 심각한 문제는 N8 자체를 소비자들이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달 선보인 N8는 1200만 화소 카메라와 독특한 디자인으로 아이폰이나 삼성의 갤럭시S에 대항할 수 있는 노키아의 ‘미래’로 주목받아 왔다. 그러나 출시 이후 특별한 이유 없이 전원이 꺼진다는 소비자 불만이 잇따르며 논란을 빚었다. FT는 이에 대해 “N8를 내세워 부활을 노리던 노키아 입장에서는 심각한 타격”이라고 평가했다. 10년 넘게 휴대전화 시장 1위를 지켜온 노키아의 하락세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노키아의 3분기 세계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36.7%에서 28.2%로 떨어졌고, 20%포인트가 넘던 2위 삼성전자와의 격차는 10%포인트 수준까지 줄어들었다. 가트너 측은 “노키아가 급속히 성장하는 중국산 저가 휴대전화로 인해 시장을 잠식당하고 있다.”면서 “스마트폰 중심으로 제품 구성을 바꾼 다른 메이저 업체들보다 중저가 상품 위주인 노키아가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다.”고 분석했다. 노키아는 저가 모델을 앞세워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아직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점유율은 지난해 44.6%에서 올해 36.6%로 떨어진 상태다. 특히 스마트폰 수익성 면에서는 애플이나 삼성, 리서치인모션(RIM) 등의 경쟁사들에 현저히 떨어진다. 노키아는 지난 9월 이 같은 위기감을 반영, 마이크로소프트 출신의 스티븐 엘롭을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하고 1800명을 감원하는 등 승부수를 띄웠지만 뚜렷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이번 N8의 위기로 인해 세계시장 2위에서 5위권 밑으로 추락한 모토롤라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노키아의 부진이 1등 기업의 자만심에 취해 시장 변화를 제대로 읽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노키아가 폐쇄적인 자체 OS 심비안만을 고집해 다양한 콘텐츠 공급에 실패하면서 고립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용평가사들의 평가도 비관 일색이다. 무디스는 지난달 말 노키아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고, 이달에는 피치가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내렸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암투병 여성과 메일 주고 받으며 힘겨운 세상의 희망·사랑 담담히

    “인생에는 살맛이 있습니다. 절대 포기하면 안 됩니다.” 갑작스럽게 닥쳐온 시련 앞에 누구나 가끔씩 좌절하고 싶을 때가 있지만, 여성 암환자와 중년 기자는 입을 모아 이렇게 이야기한다. 오풍연 서울신문 부국장이 펴낸 ‘여자의 속마음’(오래 펴냄)은 진솔한 목소리로 일상의 희로애락을 솔직하게 담은 수필집이다. 올해로 기자 생활 25년째에 접어드는 저자는 자신의 첫 번째 에세이집 ‘남자의 속마음’을 펴낸 뒤 우연한 기회에 속편 격인 ‘여자의 속마음’을 썼다. 뜨거운 연애를 해본 적도 없고 딸 자식도 없고, 오직 아내뿐이어서 속편에 대해 자신이 없었다는 그는 암투병 중인 여성 독자와 이메일을 주고 받으면서 여자의 속마음을 알게 됐고, 책으로까지 옮기게 됐다. 책에는 힘겨운 세상살이를 의미있게 만드는 소소한 일상을 간결한 문체에 담은 170여편의 수필이 실려있다. 저자는 군대 간 아들을 염려하는 아버지이자 가족을 걱정하는 아내를 다독이는 남편, 실의에 빠지거나 건강을 잃은 주변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는 글을 통해 가족의 의미와 부부 간의 사랑, 친구와의 믿음을 이야기한다. 저자가 ‘누님’이라고 칭하는 여성 독자는 50대의 평범한 가정 주부로 몇 년전 남편을 암으로 떠나 보낸 데 이어 자신마저 암 선고를 받고 투병 중이다. 하지만 그녀는 ‘풀벌레 우는 밤’, ‘감사합니다’, ‘두 딸과의 여행’ 등의 글을 통해 시련속에서도 피어나는 희망을 나지막이 속삭인다. 안방 침대에 누워 산으로 넘어가는 달을 볼 수 있는 집에 산다는 것에 감사한다는 저자의 소박함과 “행복은 가진 것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다”라는 메시지는 따뜻한 감동을 준다. 법조 대기자를 거쳐 이제는 작가로서 ‘제2의 인생’을 꿈꾸는 저자는 삶과 죽음 등 인생은 물론 시의성 있는 주제를 날카로운 시선과 깊은 통찰력으로 짧고도 간결한 문체에 담는다. 반면 여성 독자의 글은 호흡은 길지만 감성적이고 솔직한 필체로 묘한 대조를 이룬다. 각자 처한 입장과 상황은 다르지만 서로를 통해 배려와 상생을 통한 삶의 자세를 배웠다는 두 사람의 우정이 행간에 묻어난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남현희 劍舞 ‘화려한 금사위’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남현희 劍舞 ‘화려한 금사위’

    키가 작아서 밉보였다. 대표팀에서 쫓겨나기도 했다. 국가대표 자격정지를 받기도 했다. 순탄하지 않았던 선수생활. 하지만 남현희(29·성남시청)는 포기하는 대신 오기를 품었다. 노련미까지 더한 남현희에게 아시아는 좁기만 했다. 남현희는 19일 광저우 광다체육관에서 벌어진 펜싱 여자 플뢰레 개인전 결승에서 천진옌(중국)을 15-3으로 무찔렀다. 2006년 도하대회 금메달에 이은 2연패. ‘악바리’ 남현희에게 적수는 없었다. 작은 키(155㎝)와 잊을 만하면 찾아온 부상의 악몽, 갖은 구설 등도 남현희를 꺾지 못했다. 1994년 처음 칼을 쥔 남현희는 5년 만에 태극마크를 넘볼 정도로 단연 돋보였다. 성남여고 3학년이던 1999년 선발전에 뽑혔지만 키가 작다는 이유로 재선발전까지 치렀다. 대한펜싱협회는 4명을 뽑기로 한 대표팀에 5명을 뽑더니 얼마 뒤 남현희를 쫓아냈다. 아프지도 않은 무릎을 다쳤다는 이유였다. 한국체육대에 입학해 실력을 키운 남현희는 2001년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번엔 플뢰레의 간판이 됐다. 그러나 2005년 말 쌍꺼풀 수술을 한 것이 화근이 됐다. 훈련을 빠졌다는 이유로 국가대표 자격정지를 받았고, 남현희는 크게 동요했다. 시련의 세월이 이어졌다. 마음에 굳은살이 생길수록 오히려 더 칼을 꽉 쥐었다. 기량은 급성장했다. 2006년 상하이월드컵과 도쿄그랑프리에서 2주 연속 우승했다. 그해 도하아시안게임에서는 플뢰레 개인전·단체전에서 금메달 2개를 땄다. 2007년엔 국제펜싱연맹(FIE)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이듬해 베이징올림픽에선 ‘지존’ 발렌티나 베잘리(이탈리아)와 팽팽한 접전 끝에 은메달을 따냈다. 여자 펜싱사상 최초였다. 줄곧 세계정상급이었다. 이달 초 세계선수권 동메달로 감을 조율한 남현희는 ‘당연한 듯’ 정상에 올랐다. 남현희는 22일 플뢰레 단체전에서 ‘2관왕 2연패’에 도전한다. 준결승에서 팽팽한 승부를 벌였던 팀동료 전희숙(24·서울시청)과 힘을 합친다. 앞서 열린 남자 사브르에서는 아시안게임에 처음 출전한 ‘슈퍼루키’ 구본길(21·동의대)이 금메달을 차지했다. 구본길은 세계 1위인 대선배 오은석(27·국민체육진흥공단)을 4강에서 물리치더니 결승에서 중만(중국)을 15-13으로 제압하며 ‘깜짝 드라마’를 완성했다. 그동안 오은석-원우영(28·서울메트로)이 양분해 온 한국 남자펜싱의 새로운 간판스타로 떠올랐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데스크 시각] 차이메리카 시대 살아가기/오일만 경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차이메리카 시대 살아가기/오일만 경제부 차장

    ‘차이메리카’(차이나+아메리카) 시대는 돌이킬 수 없는 시곗바늘인 것 같다. 2010년의 G20 서울정상회의는 팍스 아메리카(미국 주도의 세계질서)를 출범시킨 1944년의 브레턴우즈회의나 제2의 경제대국 일본의 몰락을 예고한 1985년의 플라자 합의처럼 역사의 한 획을 그은 회의로 기록될 것이다. 중국의 부상과 미국의 퇴조로 압축된 서울 정상회의는 이렇게 G2(미국과 중국) 시대를 개막시킨 신호탄이 됐다. 하지만 이는 중국 지도부가 생각하는 계획표를 앞지르는 속도다. 중국의 개혁·개방 설계사인 덩샤오핑은 평소 “2030년까지는 미국과 맞서지 말라.”고 그의 후계자들에게 신신당부했다고 한다. 미국의 힘을 누구보다 잘 아는 그로서 미국과의 충돌을 가급적 피하면서 경제대국으로 가는 길을 제시한 것이다. 하지만 덩샤오핑의 유언은 지켜지지 않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급변하는 국제정세는 덩샤오핑과 장쩌민의 대외전략인 도광양회(韜光養晦·자신의 힘을 드러내지 않고 실력을 키움)를 수정하는 쪽으로 흘러간 것이다. 이번 회의에서 중국의 후진타오 국가주석은 달러를 대신하는 기축통화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미국의 양적 완화 정책을 정면으로 비난하며 중국의 파워를 전세계에 각인시켰다. 10년 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위해 미국에 비굴할 정도로 굽신거렸던 과거의 중국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세계의 ‘굴뚝’에서 금융제국으로의 변신을 꾀하는 경제대국 중국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 1978년 개혁·개방을 선언한 이후 32년간 치밀하게 공들여 온 작품이다. 1960~70년대 한국의 수출제일주의를 연상시킬 정도로 중국 전역에서 저임금의 수출산업을 통해 2조 5000억 달러의 외환보유국이 됐다. 중국이 보유한 7400억 달러어치의 미 국채는 이제 미국의 목줄을 조이는 무기로 변했다. 중국 지도부가 지향하는 궁극적 목적은 위안화를 국제 기축통화로 만드는 작업이다. 우선 대형 금융기관을 설립해 힘을 비축하는 것이 1단계다. 중국의 3대 국유은행인 공상은행과 건설은행, 중국은행이 전세계 금융기관의 시가총액 1~3위를 휩쓴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2단계 전략은 미·영 중심의 국제 금융질서를 흔드는 일이다. 이번 서울회의를 통해 국제통화기금(IMF)의 지분율 3.69%를 확보, 세계 6위에서 3위로 뛰어올랐다. 선봉에 선 중국이 브라질과 멕시코, 러시아 등 신흥경제국들과의 ‘연합전선’으로 IMF로 대표되는 국제금융질서를 개혁하겠다는 전략이다. 3단계로는 위안화를 거래하는 국가를 늘려 미 달러와의 ‘한판 승부’를 벼르고 있다. 우선 아시아를 중심으로 역내 지역통화(regional currency)로 발전시킨 뒤 서서히 달러를 대체하는 국제 기축통화로 자리잡도록 하겠다는 야심이다. 중국의 급부상으로 보다 빠르게 진행되는 G2 시대는 우리에게 기회이자 위기로 다가온다. 국제역학 구도상 미·중의 충돌은 불가피한 일이고 두 나라 사이에서 어떤 스탠스를 취하느냐가 중요하다. G20 정상회의에서 우리가 발휘한 중재 역할이 G2의 대결 와중에서도 빛을 발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최근 희토류의 무기화를 선언한 것처럼 중국이 패권주의를 지향하는 돌돌핍인(咄咄逼人·기세가 등등하여 남에게 압력을 가하는 모양) 전략으로 나올 경우 우리에게는 격심한 시련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한·미 관계와 한·중 관계는 제로섬 게임은 아니다. 하지만 북한 문제까지 얽혀 돌아가는 한반도 정세는 천안함 사태에서 확인된 것처럼 자칫 한국과 미국 대 북한과 중국의 대결구도로 흘러갈 가능성이 있다. 이런 측면에서 한·미·중 3개국이 비공식적 차원에서 삼각대화의 틀을 만드는 것도 의미있는 시도로 볼 수 있다. 결국 한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조율기능을 강화해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방안이 G2 시대 한국의 생존 전략일 것이다. oilman@seoul.co.kr
  • 2인의 히트메이커 스티브 잡스·제임스 캐머런 성공 비결

    2인의 히트메이커 스티브 잡스·제임스 캐머런 성공 비결

    올해 최고 히트상품 가운데 하나인 아이폰과 3차원(3D) 영화. 그 뒤에는 스티브 잡스와 제임스 캐머런이 있다. 과연 그들은 어떻게 전 세계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것일까. ‘스티브 잡스-아이마인드’(김범진 지음, 이상미디어 펴냄)와 ‘제임스 카메론-상상하라, 도전하라, 소통하라’(이윤정·김지영 지음, 한스미디어 펴냄)는 이들의 성공 비결을 분석한 책이다. ●單, 破, 直-스티브 잡스의 세 가지 통찰법 많은 사람들은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로 이어지는 미국 애플의 제품에 열광하지만, 정작 그 제품을 만들어낸 마음 혹은 정신에 관심을 갖는 경우는 많지 않다. 아이마인드(iMind)는 애플과 최고경영자(CEO)인 스티브 잡스의 성취 내면에 숨겨진 통찰력을 뜻한다. 국내 명상 코치 1세대로 꼽히는 저자는 애플의 제품들이 단순하지만 우아한 디자인을 뽐내며 소비자들의 고정관념과 기대를 뛰어넘을 수 있었던 원동력이 스티브 잡스의 정신세계와 연관이 있다고 설명한다. 선(禪) 수행자였던 잡스는 명상 수행과 동양적 깨달음을 통해 화려함을 겉으로 드러내기보다 내면의 가치와 집중된 삶을 지향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지금의 애플을 있게 한 잡스의 통찰법 중 첫 번째는 단순함이다. 아이폰을 정면에서 바라보면 홈 버튼 하나뿐이며, 배터리도 교체할 수 없는 일체형 디자인이다. 잡스는 홈버튼마저 없애라고 지시했지만, 개발자들의 강한 저항에 부딪혔다. 회사로 복귀했을 때 그는 애플이 생산하는 40여가지 제품을 4가지로 줄였다. 잡스는 “양파를 한 겹씩 벗겨 나가면 매우 우아하고 단순한 해결방법에 도달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곳에 다다르기 전에 포기해 버린다.”고 말한다. 둘째는 파격이다. 잡스는 고정관념과 권위, 기존 질서 등 다른 사람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하고 도전했다. 모든 기술자들이 소음 없는 컴퓨터는 불가능하다고 했을 때, 그는 전원방식을 바꿔 가능하게 했다. 무료로 노래를 다운받을 수 있는 시대에 돈을 지불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경험을 제공한다면 사람들은 기꺼이 돈을 지불할 것이라고 맞서 아이팟과 아이튠즈를 히트시켰다. 마지막은 ‘곧바로’의 정신이다. 애플의 장점은 사용설명서 없이도 몇 번의 조작을 통해 직관적으로 사용법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애플의 최대 강점이 기술보다 소비자 관점의 직관에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저자는 잡스의 외적 성취보다는 20대에 억만장자가 되었지만 자신이 세운 회사에서 쫓겨난 뒤 췌장암을 극복하는 등 시련과 고난을 헤쳐온 잡스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것에 도전했던 내면의 여정에 더 주목해 볼 것을 권한다. ●제임스 캐머런이 25년간 만든 7편 모두 성공 영화 ‘아바타’로 본격적인 3D 영화 시대를 연 제임스 캐머런 감독. 캐나다 시골 출신으로 트럭운전사로 일했던 그가 25년간 만든 7편의 영화를 모두 성공시키고, 역대 전 세계 최고 흥행영화 1, 2위를 석권하게 된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첫 번째는 자유로운 상상력이다. 제임스 캐머런은 어릴 적부터 공상과학(SF) 소설과 영화를 보면서 우주와 심해에 대한 호기심을 키웠다. 그는 보이지 않는 상상력에서 출발한 이야기를 영화를 통해 현실로 구체화시켰다. ‘터미네이터’, ‘어비스’, ‘에이리언 2’ 등 그가 만든 대부분의 영화는 그가 어린 시절부터 갖고 있던 미지의 세계에 대한 상상이었다. 두 번째 원동력은 끊임없는 도전을 통해 그가 갖고 있던 상상을 현실로 만들었다는 것. 그는 새로운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라면 위험한 심해 촬영에도 직접 나섰다. 미래를 실감나게 보여주기 위해 필요한 장비가 있다면 스스로 개발에 참여했으며 장비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세 번째는 열린 소통의 자세다. 그는 최고의 SF 영화감독 자리에 등극했지만, 그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액션 코미디 ‘트루라이즈’와 어드밴처 영화 ‘타이타닉’ 등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며 끊임없이 대중과 소통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아바타’ 역시 외계를 배경으로 하지만, 내용은 고전적인 사랑과 모험 이야기를 변주해 전 세계인들과 소통할 수 있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12일 TV 하이라이트]

    ●한식탐험대(KBS1 오후 7시 30분) 궁핍한 시절, 서민들의 배고픔을 달래주었던 따뜻한 음식, 죽. 이제는 웰빙 바람을 타고 죽 열풍이 분다. 간편하면서도 영양을 가득 채운 배아현미전복죽과 젊은 여성을 겨냥한 호밀빵옥수수죽. 그리고 다양한 연령층을 겨냥한 치킨카레죽, 얼큰김치죽, 황태콩나물죽까지. 건강함을 살린 다양한 죽 요리를 공개한다. ●희말릴레이 일자리 119(KBS2 오전 11시 20분) 이번 주 참여 기업은 종합 인테리어 유통업체, 주식회사 한샘. 침실, 거실, 욕실가구는 물론 기기 소품, 조명 등 주거공간에 종합 인테리어를 제공한다. 꾸준한 기술 개발과 유행을 앞서는 디자인으로 주목받는 한샘에서 인테리어 컨설팅으로 새로운 주거환경을 만들어갈 쇼룸 코디네이터를 모집한다. ●나누면 행복(MBC 밤 12시 10분) 한국 골프계의 간판스타, 남자 골프 선수 중 세계 무대에서 가장 성공한 프로 골퍼 최경주. 3년 전부터 자신의 꿈이었던 ‘최경주 재단’을 설립해 사랑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기부 활동이 자신에게 큰 힘이 됐다고 말하는 최경주의 통 큰 나눔 이야기를 들어본다. 또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기부 방법을 소개한다. ●당신이 궁금한 이야기(SBS 오후 8시 50분) 지난 11월 2일 인터넷에서 화재가 된 사진. 도로 한복판에 몸을 웅크린 채 쓰러져 있는 남자, 그리고 마치 보호라도 하는 듯 남자를 둘러싸고 있는 열두 마리의 개. 위험한 상황에서도 주인을 지키려 했던 개들의 감동적인 모습이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울렸다. 정말 열두 마리의 개들이 남자를 구하려고 했던 걸까. ●공부의 왕도(EBS 밤 12시 5분) 말하면서 즐거움을 느낀다는 행복한 수다쟁이 규리양이 택한 공부법은 ‘말(言)’로 공부하기. 중학교 때는 전교 200등 밖으로 밀려난 적도 있었지만 장점을 살린 자신만의 공부법으로 올해 3월 시행한 전국연합학력평가에서 전교 2등이라는 화려한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규리양만의 말하기 공부법, 그 자세한 과정을 들어본다. ●명불허전(OBS 오후 10시 5분) 토크쇼 ‘명불허전’에서는 대한민국이 낳은 세계적인 지휘자, 금난새를 만나본다. 올해로 데뷔 33년, 다양한 오케스트라 프로그램을 구성하여 대중에게 가장 사랑받는 클래식 스타로 자리매김하고 세계적인 지휘자로 명성을 떨치기까지 금난새 지휘자의 가족사, 도전과 노력, 시련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 거의 매년 임신해 18명 낳은 ‘출산드라’ 화제

    결혼한 이래 거의 매년 임신과 출산을 반복하고 있는 미국 40대 여성이 지난달 18번째 자식을 얻었다고 영국 대중지 더 선이 보도했다. 올해 결혼 23년째를 맞는 미국 테네시 주에 사는 주부 켈리 베이츠(43)는 지난달 아들 저드슨 와트를 순산, 진정한 ‘다산의 여왕’으로 거듭났다. 출산 한 달 만에 건강을 완전히 회복한 그녀는 “아이들은 하늘이 내린 소중한 축복”이라면서 “신이 허락하는 한 아기를 계속 낳을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켈리는 1987년 대학에서 만난 길과 결혼을 했고 2년 뒤 첫 아들 재크(21)를 낳았다. 이후 21년 간 그녀의 배는 계속 불러있거나, 출산을 하고 있었다. 켈리가 아기를 낳지 않은 해는 3년에 불과했다. 아들 8명과 딸 10명을 낳은 그녀는 “결혼 전에는 아기를 낳고 싶은 생각이 별로 없었다.”면서 “하지만 첫째 아들을 낳으면서 아기들이 너무 예뻤고 생각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녀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16번째 아기를 낳고 호르몬 이상으로 2번이나 자연유산이 됐던 것. 켈리는 “다시는 아기를 낳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털어놨다. 켈리는 나무치료사인 남편과 함께 대가족이 함께 생활할 수 있는 방 5개와 화장실 8개 딸린 2층짜리 저택을 지었다. 집에는 TV가 없는 대신 널찍한 교실과 도서관, 큰 식당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켈리는 19명을 출산해 세계 최고의 ‘다산의 여왕’으로 손꼽히는 미셸 더거스를 바짝 추격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G20 정상회의 D-2] “서울회의 G19+1 구도” 美 양적완화 ‘외교적 시험대’

    [G20 정상회의 D-2] “서울회의 G19+1 구도” 美 양적완화 ‘외교적 시험대’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는 ‘G19+1회담’(미국과 나머지 19개국 간 회담)이 된다?” G20 서울 정상회의의 핵심 의제에 대한 최종 조율을 위한 재무차관 회의가 8일 열린 가운데 이틀앞으로 다가온 서울 정상회의가 양적 완화를 둘러싼 ‘미국 대 여타 국가들’의 대결 구도로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미국 ABC방송은 8일 로이터통신을 인용, “미국의 일방적인 통화정책에 반대하는 다른 19개 주요국가들의 공통된 움직임으로 11일 열리는 G20 서울 정상회의는 미국과 나머지 19개 국가들의 대립 양상인 G19+1 구도로 펼쳐질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이 같은 대치 기류를 해소하고, 서울 회의에 참석하는 19개 국가 정상들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양적완화 조치에 대응하는 정책들을 채택하지 않도록 설득하는 것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당면 과제가 되고 있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글로벌 불균형 해소를 우선적인 목표로 삼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서울 회의가 외교적 시험대이자, 글로벌 경제의 전환점이 될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도를 방문 중인 오바마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주요 의제인 경상수지 불균형 해소와 관련, “일부 국가가 막대한 무역흑자나 적자를 쌓는 상황에서는 세계 경제가 지속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흑자 국가인 중국과 독일 등은 G20 서울 정상회의를 앞두고 미국의 양적 완화의 악영향을 지적하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중국은 이날 주광야오(朱光耀) 재정부 부부장(차관), 이샤오쥔(易小準) 상무부 부부장 등 정부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외신회견을 갖고 미국의 양적완화 조치에 거듭 우려를 표시했다. 주 부부장은 “2차 양적완화 정책은 주요 화폐 발행국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이며 과도한 유동성이 신흥 국가에 몰고 올 충격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 자신의 책임과 의무를 인식하고 책임 있는 거시경제 정책을 취하라.”고 요구했다. 미국의 경상이익 축소 요구를 받아온 독일의 라이너 브뤼더레 경제장관 등도 앞서 “미국이 달러를 더 푸는 방법으로 환율시장을 조작하고 있다는 의심이 든다.”며 “G20 회의에서 이 문제를 따지겠다.”고 벼르고 있다. 기축통화국 미국의 자국중심적 양적완화 조치에 반발하는 나라는 중국뿐이 아니다. 일본과 브라질 등 신흥공업국 대부분의 화폐 가치를 급상승시켜 수출 경쟁력 약화, 인플레 및 자산 거품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지난 6월 캐나다 토론토 G20 회의에서 참가국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과 경제 회복을 위한 “공통 목적과 공통 책임”에 합의했지만 5개월여 동안 미국은 달러화 가치를 11%나 떨어뜨렸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세계 달러 유통량은 지난 10월 말 현재 4조 5000억 달러로 2008년 리먼 브러더스 파산 이전보다 2배나 된다면서 달러 증가율이 세계 경제성장률을 앞서고 있어 과잉유동성에 의한 글로벌 금융 버블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G19+1’이란 대외적인 도전과 함께 오바마 행정부는 2차 양적완화 조치에 대해 쏟아져 나오는 비판으로 내적인 시련도 겪고 있다. 내년 초 하원 예산위원장으로 유력한 공화당 폴 라이언 의원은 7일 폭스뉴스에 나와 “양적완화 조치는 큰 실수이며 심각한 인플레이션 문제를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삼성경제연구원의 정영식 수석연구위원은 “G20 재무장관 회의 등을 통해 핵심의제를 최종조율하면서 독일과 중국, 브라질 등이 미국과 막판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이라면서 “일정 수준의 타협이 예상되며 환율갈등이 첨예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특파원 칼럼]20년, 30년을 준비하는 중국을 배워야/박홍환 베이징 특파원

    [특파원 칼럼]20년, 30년을 준비하는 중국을 배워야/박홍환 베이징 특파원

    톈안먼(天安門) 사태 후 보수파와 개혁파의 노선투쟁으로 개혁·개방의 위기를 겪고 있던 중국의 최고지도자 덩샤오핑은 1992년 1월 그 유명한 남순강화(南巡講話)를 단행한다. 개혁·개방의 총설계사로서 자신이 직접 낙점한 첫번째 경제특구, 남부 광둥성 선전을 찾은 덩샤오핑은 “당의 기본노선(개혁·개방노선)은 100년 동안 흔들림 없이 지켜져야 한다.”며 개혁·개방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었다. 그로부터 18년, 중국은 이 말을 금과옥조로 삼아 개혁·개방에 매진한 끝에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G2(주요 2개국)로 부상했다. 요즘 중국에서는 덩샤오핑의 또 다른 언급과 혜안에 주목하고 있다. “중동에 석유가 있다면, 중국에는 희토(稀土)가 있다.” 1960년대부터 네이멍구자치구 바오터우(包頭)의 철강기업 바오강(包鋼) 산하 바이윈(白雲) 광산의 희토류에 주목하고 있던 덩샤오핑은 남부지역 시찰 도중 수행한 공산당 고위간부들에게 “희토는 중동의 석유 못지않은 전략적 의의를 갖고 있다.”면서 “반드시 희토 관련 업무를 잘 처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미 중국은 1986년 3월 시작된 첨단기술연구발전계획(863계획)에 희토류 개발을 포함시켜 채굴과 정제기술을 축적하고 있는 상태였지만, 덩샤오핑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보다 많은 노력을 주문했다. 1997년 3월 발표된 국가중점기초연구발전계획(973계획)에 희토류 관련 연구를 중점 항목에 포함시켜 더 많은 자금과 인력을 쏟아부은 것도 덩샤오핑의 이런 당부와 주문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덩샤오핑의 희토류 언급 이후 18년, 중국은 마침내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97%를 장악하면서 희토류 시장을 좌우하는 지위에 올라섰다. 중국 공산당은 지난달 중순 17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17기 5중전회)를 열어 건국 후 12번째 경제사회발전 5개년 계획인 ‘12·5규획’을 확정했다. 중국 사회는 마오쩌둥이 주도한 건국 후 30년간의 사회제도 개혁, 1970년대 말 이래 덩샤오핑이 이끈 경제체제 개혁에 이은 새로운 30년간의 전방위적 개혁이 시작됐다며 이번 회의를 국가 개혁의 중요한 이정표로 삼는 분위기다. 실제 12·5규획의 핵심은 중국이 개혁·개방 30년 동안의 고속성장 시대와 결별하고, 내수와 민생 중심의 새로운 발전모델을 도입한다는 것이다. 국부에서 민부로, 성장에서 분배로, 수출 중심 세계의 공장에서 신흥핵심산업 강국으로 전략적 ‘키포인트’를 바꾸겠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1949년 새로운 중국이 탄생했을 때 세계는 중국의 부활을 예상하지 못했다. 마오쩌둥과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이를 앙다물고, 죽의 장막을 둘러친 채 사회제도 개혁에 매진했다. 대약진운동, 문화대혁명 등으로 수천만명이 죽어나갔지만 사회주의 체제 건설이라는 대세는 그대로 30년간 지속됐다. 마오쩌둥 사후 최고지도자에 오른 덩샤오핑이 1978년 개혁·개방을 시작했을 때 누구도 지금의 중국을 내다보지 못했다. 사회주의 체제하의 개혁·개방이라는 게 기껏해야 자본주의 흉내만 내다 고꾸라지지 않겠느냐는 비아냥 속에서도 중국 지도부는 지속적으로 세계의 자본을 끌어들였다. 중국에 있어서 개혁·개방은 세계2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지금도 여전히 살아 움직이는 ‘구호’다. 이제 중국은 새로운 30년을 위해 서서히 날갯짓을 하고 있다. 세계 유수의 연구기관들은 30년 뒤 중국이 마침내 미국까지 넘어서 명실상부한 세계 제1의 슈퍼파워로 등극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돌이켜 보면 중국은 느리지만, 정확하게 그들의 진로를 챙겨 나가고 있었다. 의견이 모아지면 20년, 30년 일관되게 추진하는 힘이 있다. 그뿐 아니다. 중국의 개혁에는 역사와 시련을 이겨낸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정권만 바뀌면 국가의 전략적 목표가 새로 짜여지는 악순환을 언제까지 되풀이할 것인가? 이젠 정말 중국의 ‘저력’을 배워야 할 때다. stinger@seoul.co.kr
  • [여소야대 美 정국] 오바마 ‘시련의 길’ 로

    [여소야대 美 정국] 오바마 ‘시련의 길’ 로

    “우리가 반드시 이뤄냈어야 할 진전을 이뤄내지 못한 데 대한 직접적인 책임은 대통령인 나에게 있으며 책임을 지겠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집권 민주당의 참패로 끝난 중간선거 결과에 나타난 국민들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한껏 몸을 낮췄다. 오바마 대통령은 선거 결과를 ‘완패’라고 표현한 뒤 “선거 패배를 통해 얻은 교훈은 좀 더 일을 잘하자는 것이었다.”며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과 ‘상생·협력의 정치’를 펴나가겠다고 임기 후반의 국정운영 기조를 밝혔다. 그러면서 공화당에는 “정치성을 배제하고 신실한 태도로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당장 핵심 쟁점인 감세 중단과 에너지 정책 등을 공화당에 내줄 ‘전리품’으로 집어들었다. 연말이 시한인 감세혜택 연장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조속히 차기 하원의장인 공화당의 존 베이너 하원 원내대표와 미치 매코넬 상원 원내대표를 만나겠다고 밝혔다. 조지 부시 전 행정부 시절 시행된 감세조치를 연장하지 않겠다던 자신의 입장을 철회할 뜻을 내비친 것이다. 에너지 정책에 대해서도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그동안 추진해온 배출총량거래제 도입과 관련, “이 문제를 다룰 수 있는 다른 방법을 모색해 볼 것”이라며 포기할 뜻을 비쳤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처럼 일부 현안들에 대해 타협 의지를 밝혔지만 하원 다수당을 차지한 공화당의 반응은 냉랭하다. 오바마가 제시한 타협안 정도로는 어림없다는 자세다. 공화당은 이날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이 심혈을 기울여 온 건강보험 개혁 등 주요 정책들을 되돌려놓겠다고 천명했다. 베이너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기자회견에서 “건보개혁 관련법을 폐지하고, 이를 건강보험 비용을 줄이기 위한 상식적인 개혁으로 대체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재정적자 감축을 위해 예산 삭감 방침을 밝히면서 우선 2008년 수준으로 정부의 지출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매코넬 상원 원내대표도 “우리는 미국 국민이 거부한 (오바마 행정부의) 의제들을 중단시킬 것이며, 배를 되돌릴 것”이라면서 “우리는 오바마 행정부가 국민들의 의견에 동의하면 협력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맞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민주, 공화 양당 모두 타협할 수 없는 확고한 신념과 원칙들도 있다.”고 말했다. 핵심정책만은 내줄 수 없다는 의미다. 백악관과 공화당 하원의회 사이에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씨줄날줄] 광화문 수난사/이춘규 논설위원

    광화문(光化門)은 궁궐마다 있는 평범한 문이 아니다. 빛나는 국보 숭례문이 불탄 지금 외국인들에게 우리의 문화를 상징하는 존재다. 대한민국의 얼굴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이다. 국민의 자존심이기도 하다. 그래서 광화문 원형 복원에 관심이 뜨거웠다. 빛의 문 광화문은 우리 민족이 어려울 때면 빛을 잃곤 했다. 600년 광화문의 수난사는 민족 수난사와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다. 광화문은 조선 개국 직후인 1395년에 건립됐다. 정도전은 경복궁의 정문인 이 문을 사방에서 어진 사람이 오가는 문이라 해서 사정문(四正門)이라고 했다. 1425년 세종대왕은 경복궁을 중수하면서 광화문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왕의 큰 덕이 온 나라를 비춘다는 의미를 담았다. ‘광피사표 화급만방’(光被四表 化及萬方·빛이 사방을 덮고 교화가 만방에 미친다)이라는 서경(書經) 글귀에서 따왔다. 하지만 광화문의 운명은 이름을 지은이의 비원과는 달리 모질었다. 광화문은 오랜 세월 수난을 겪는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일으킨 1592년 임진왜란 때 광화문은 처음 불탔다. 건립된 지 200년을 목전에 둔 시점이었다. 긴 수난의 시작이었다. 1865년 흥선대원군의 경복궁 중건 때 이르러서야 270여년 만에 재건됐다. 그때 광화문 현판은 한자로 쓰여졌다. 그 뒤 일제에 국권을 내준 뒤 조선총독부 건물에 밀려 1926년 해체돼 경복궁 내 지금의 민속박물관 근처로 이전됐다. 민족정기 말살책이었다. 한국전쟁은 더 큰 시련을 안겼다. 폭격으로 현판을 포함한 목조로 된 다락 부분이 불에 타 축대만 남았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68년 변형된 모습으로 제 위치 부근에 복원하면서 자필 한글 현판을 내걸게 했다. 도로 때문에 10m 이상 뒤로 밀려났다. 1995년 김영삼 당시 대통령이 실시한 경복궁 복원 계획의 하나로 목조구조로 외형은 되살아났다. 그리고 2006년 12월 광화문 제 모습 찾기 사업이 시작됐다. 4년간의 복원 공사를 통해 올 여름 84년 만에야 원래 자리를 되찾았다. 광화문 현판이 복원된 지 석달도 안 돼 10여곳에 균열이 생겼다. 시련이다. 건조한 날씨 때문이라는 문화재청의 해명은 옹색하다. 전문가들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에 맞춰 공기를 앞당긴 속도전이 부실을 초래했다고 주장한다. 틈새 메우기로 복구하려 했던 것도 너무 경솔했다는 지적이 많다. 축대나 기둥 등 복원을 거친 다른 시설을 포함, 차분하게 보완해야 한다는 주문도 있다. 광화문의 수난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이춘규 논설위원 taein@seoul.co.kr
  • [씨줄날줄] 여성리더십/육철수 논설위원

    ‘해가 지지 않는 나라’ 영국을 64년(재위 1837~1901) 동안 통치한 빅토리아 여왕(1819~1901)은 외모가 보잘 것 없었다. 당시 시골에서 농사를 짓는 아낙네들처럼 키가 작고 통통했으며 피부도 무척 거칠었다. 여왕 자신도 “내 키는 여왕 치고 너무 작은 것 같다.”며 평생 외모 치장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전해진다. 재위 중 9명의 자녀를 낳았고, 대영제국을 다스려야 했으니 공사다망하고 강단이 대단한 여성이었음에 틀림없다. 이따금 사납게 성질을 부리고 고집도 셌다. 이런 개인적 성향은 리더십에도 반영돼 강력한 권위와 왕권을 세웠으며 대영제국에 역사상 최고의 번성기를 가져다 주었다(바이하이쥔(白海軍) 저 ‘여왕의 시대’). 중국 역사학자인 저자는 이 책에서 남성 권력자들을 차례로 쓰러뜨린 클레오파트라, 중국 역사상 걸출한 정치가로 꼽히는 측천무후, 전쟁에 굴하지 않은 합스부르크의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 현재 영국민은 물론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 이르기까지 12명의 여왕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여왕들의 리더십과 자질의 공통적 특징을 4가지로 정리했다. 비상한 두뇌로 남성들을 무력하게 만드는 ‘탁월한 지혜’, 결단력과 행동력을 보여주는 ‘비범한 담력’, 시련과 좌절을 딛고 성공에 도달하는 ‘불굴의 의지’, 내정·외교에서 감탄할 정도의 처세를 ‘명철한 수단’으로 활용했다고 한다. 이런 고전적 여왕 리더십에 가장 근접한 현대 국가의 여성 지도자로는 영국의 마거릿 대처 전 총리를 꼽을 수 있다. 1979년 취임한 뒤 광산 근로자들의 고질적인 파업을 뿌리뽑아 이른바 ‘영국병’을 치유한 것으로 유명하다. 1982년에는 포클랜드 전쟁을 지휘해 아르헨티나에 대승을 거두기도 했다. 남성 국가지도자들이 손도 못 댄 현안을 단숨에 처리하고, 전쟁 수행능력 또한 뛰어나 대처에겐 ‘철의 여인’이란 별명이 늘 붙어다닌다. 21세기 감성시대를 맞아 여성의 리더십은 ‘강하고 남성적인’ 데서 ‘섬세하고 부드러운’ 쪽으로 기울었다. 다그치고 몰아치는 게 아니라 보듬고 살펴주는, 여성 본연의 리더십으로 돌아왔다. 기업에서 모성경영, 핑크리더십 같은 게 잘 먹혀드는 것은 이런 시대적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한 시대에 여성 국가지도자 16명이 동시에 나온 것도 그 연장선으로 보인다. 며칠 전 브라질에서 또 여성 대통령이 탄생했다. 그 나라 국민도 어머니처럼 자애롭고 따뜻한 영도자를 무척 기다렸나 보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엄마·아빠 이혼 시켜주세요

    엄마·아빠 이혼 시켜주세요

    “이혼이라는 말은 쉽게 하는 게 아니지만, 엄마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 주고 싶습니다. 엄마랑 아빠가 이혼하게 되면 아직 한글을 읽지도, 쓰지도 못하는 막내동생을 유치원에 보낼 수 있을 테니까요.” 아버지가 사실상 가출 상태인 한 여중생이 부모의 이혼을 허락해 달라며 법원에 눈물로 호소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부모가 이혼해 한부모 가족이 되면 학비 등을 지원받을 수 있어 어려운 가정형편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것으로 생각한 것이다. ●진정서 내… 법원 위로금 전달 27일 서울가정법원에 따르면 올해 중학교 3학년인 A(15)양은 최근 부모가 이혼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진술서를 가사2단독 이주영 판사에게 제출했다. 진술서에서 A양은 “어릴 적 엄마와 아빠가 싸우는 소리를 많이 듣고 살았지만, 비교적 화목하고 평화로운 가정이었다.”고 글을 시작했다. 그러나 아버지가 2008년 직장을 구한다며 지방으로 내려가면서부터 단란했던 가정에 시련이 닥쳤다. 아버지의 연락은 점점 뜸해졌고, 지난해 말부터는 A양이 전화를 해도 아예 받지를 않았다. 가장이 떠나버린 A양 가족은 막막한 어둠 속에 버려진 처지와 다를 게 없었다. 할머니와 어머니, A양과 세 동생 등 모두 여섯 식구를 먹여 살리기 위해 어머니는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식당과 편의점 등에서 허리가 휘도록 악착같이 일을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처음에는 “곧 돌아오시겠지.” 하고 기다렸으나 배고픔과 경제적 곤궁을 막연한 기다림이 해결해 주지 못했고, 결국 아빠의 무책임에 지치고 말았다. “아빠라는 사람이 우리 가족에게는 버팀목이고 의지해야 할 곳인데, 그 버팀목이 사라져 정말로 충격이 컸습니다. 항상 일하고 돌아오는 엄마의 등을 보면 저와 동생들은 친구와 놀러 가고 싶어도, 사고 싶은 것이 있어도 차마 말을 못 했습니다.” 고등학교 진학 시기가 다가오자 A양의 걱정은 더 커졌다. 가족들이 학비 부담 때문에 더 힘겨워하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이 가슴을 짓눌렀다. 그러던 차에 “한부모 가족이 되면 정부가 대학생 때까지 지원해 준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결국 어머니는 남편을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했고, A양도 법원에 진정서를 내기에 이르렀다. “어디 가서 아빠 없다는 소리 듣지 않고, 아주 조금만 더 나은 형편에서 살게 도와주세요. 판사님, 엄마뿐 아니라 저와 제 동생들을 위해서라도 제발….” 재판부는 A양의 아버지와 연락이 닿지 않아 현재 공시송달로 재판을 진행하고 있으며, 가능하면 A양 가족의 입장을 헤아릴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또 이혼소송과 별도로 A양 가족에게 30만원의 위로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여가부 “학비 등 도움줄 수 있을 것” 한편 여성가족부는 A양 부모가 꼭 법적으로 이혼하지 않더라도 학비 등은 지원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여가부 관계자는 “한부모가족지원법 제4조에 따르면 부모 한쪽으로부터 유기(遺棄)된 청소년도 고등학교 학비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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