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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비전, ‘희귀난치성 심경섬유종’ 아동 위한 모금 캠페인 실시

    국제구호개발 NGO 월드비전(회장 양호승)은 오는 2월 1일부터 4월까지 희귀난치성질환 아동을 돕기 위한 모금 캠페인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캠페인은 희귀난치성질환인 신경섬유종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14살 다현이(가명) 사례를 조명해 여러 희귀질환으로 고통 받는 국내 환아 및 위기 가정 후원에 대한 관심을 확대하고자 마련되었다. 다현이는 태어났을 때부터 선천성 녹내장과 신경섬유종을 앓았다. 신경섬유종은 다갈색 피부 반점을 주 증상으로 하는 유전 질환으로, 피부와 중추신경계에 이상 증상을 보이고 신경계통에 종양이 발생하는 질병이다. 지속적인 종양 제거 수술이 필요한 질병으로 다현이는 지금까지 9번 정도의 수술을 받았음에도 앞으로도 수술을 통해 커지는 종양을 잘라내야 한다. 특히 다현이의 경우 얼굴에 신경섬유종이 있어 녹내장 수술이 불가해 시력마저 잃을 위기에 놓인 상황이다. 이번 캠페인을 통해 모인 후원금은 다현이 가정의 의료비와 아버지의 간이식 수술비, 긴급 생계비 등으로 우선 지원된다. 이후 모인 후원금은 다현이와 같은 위기에 처한 가정의 의료비, 긴급 생계비 등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월드비전 양호승 회장은 “신경섬유종은 피부와 중추신경계에 이상 증상을 보이고 신경계통에 종양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자칫 목숨까지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고 꾸준한 치료가 이어져야 한다”라며, “희귀질환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현이와 딸의 건강을 위해 자신의 건강을 포기해야 하는 아버지를 위해 따뜻한 나눔을 실천해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편, 월드비전은 지난 2017년부터 희귀질환 아동들을 대상으로 긴급 의료비 지원, 맞춤형 보장기기 지원, 희귀질환 진단비 지원 사업을 전문기관과 함께 진행했으며 2019년에는 435명의 희귀질환 아동들을 도운 바 있다. 이번 2020년에는 다현이와 같은 도움이 필요한 아동들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해당 캠페인은 케이블 방송을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월드비전 홈페이지 혹은 대표전화를 통해 모금에 참여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착륙 여객기에 ‘레이저 빔’ 공격하던 남성 체포…대형 참사 날 뻔

    착륙 여객기에 ‘레이저 빔’ 공격하던 남성 체포…대형 참사 날 뻔

    착륙하려던 여객기에 레이저 포인터를 사용해 빛을 쏜 남자가 경찰에 체포됐다.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현지언론은 플로리다 주에 위치한 새러소타-브레이든턴 국제공항에 착륙하려던 여객기를 향해 레이저 빔을 쏜 혐의로 찰리 제임스 채프먼(41)을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하마터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한 이번 사건은 지난 22일 밤 벌어졌다. 당시 채프먼은 인근 공항에 착륙하려던 최소 4대의 여객기를 향해 레이저를 발사했다. 이 과정에서 한 조종사는 일시적으로 시력을 잃는 사고까지 당했으나 다행히 기체를 무사히 착륙시키는데 성공했다. 현지 경찰은 "용의자를 수색하는 과정에서 헬리콥터를 향해서도 그가 레이저를 발사했다"면서 "체포 과정에서 망치를 들고 저항했으며 그의 오른쪽 주머니에서 레이저 포인터가 발견됐다"고 밝혔다.현재까지 왜 채프먼이 이같은 짓을 벌였는지 밝혀지지 않았으나 그의 행동은 참혹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성능좋은 레이저 포인터는 반대편 차선에서 상향등을 비추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내기 때문에 조종사는 순간적으로 눈이 멀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비행 중인 여객기를 향해 레이저 빔을 쏘는 사건은 미국에서만 한해 평균 5000건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2014년에는 캘리포니아의 한 남성이 비행기에 레이저 빔을 쐈다가 14년 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미국은 비행기에 레이저 빔을 쏘는 것을 범죄로 규정하고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고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멋진신세계] 쥬라기 최강 육식공룡 ‘알로사우루스’ 새로운 종 발견

    [유용하 기자의 멋진신세계] 쥬라기 최강 육식공룡 ‘알로사우루스’ 새로운 종 발견

    어린 아이들은 남녀를 불문하고 공룡을 좋아한다. 먼 과거에 지구상에서 사라져서 지금은 과학관에서나 만나볼 수 있는 동물이어서 상상력을 자극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만화나 장난감들은 유독 공룡들이 많다. 실제로 아이들은 전문가들도 놀랄 정도로 다양한 공룡을 알고 있다. 그렇지만 어른들은 기껏해야 ‘티라노사우루스 렉스’ 정도를 이야기한다. 공룡에 관심이 없는 어른들도 알고 있는 최강의 육식공룡 티라노사우루스는 중생대 백악기에 살았던 공룡이다. 영화 제목처럼 백악기 바로 전 시대였던 쥐라기 시대에 최강의 육식공룡은 알로사우루스이다. ‘이상한 도마뱀’이라는 뜻의 알로사우루스는 아프리카와 오세아니나, 북아메리카 지역에서 40여개의 화석이 발견됐다. 초식공룡들에게는 최악의 육식공룡이었던 알로사우루스는 크기 8.5~12m, 몸무게는 약 2~2.5t에 이르는 거대한 몸집을 갖고 있었지만 매우 날렵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런데 쥐라기 최고의 육식공룡 알로사우루스의 새로운 종이 미국 유타지역에서 발견돼 공룡 매니아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 유타 자연사박물관, 유타대 지질학·지구물리학과, 국립 공룡화석기념공원 공동연구팀은 1990년대 초 유타주 북동쪽에 있는 국립 공룡화석기념공원에서 발굴한 표본이 알로사우르스 종(種) 중에서 지질학적으로 가장 오래된 것이라는 것을 새로 밝혀내고 생물학 분야 오픈액세스 국제학술지인 ‘피어J’(PeerJ) 24일자에 발표했다. 이번에 새로운 사실을 밝혀낸 종은 지금까지 잘 알려진 ‘알로사우루스 프라길리스’(Allosaurus fragilis)와는 전혀 다른 ‘알로사우루스 짐마드세니’(Allosaurus jimmadseni)라고 이름이 붙여졌다. 이번에는 붙여진 학명은 공룡 특히 알로사우루스 연구에 평생을 바친 고생물학자 제임스 H. 매드슨 주니어의 이름을 딴 것이다.알로사우루스는 다른 공룡들과 달리 유독 종들이 많은 공룡으로도 유명하다. 고생물학자들 사이에서도 알로사우루스의 분류학적 구성에 대한 논의를 130년 동안 이어오고 있다. 일부 고생물학자들은 북아메리카 모리슨 지층에 최대 12종의 알로사우루스 화석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북아메리카 지역에서는 두 종의 알로사우루스만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알로사우루스는 쥐라기 말에 해당하는 1억 5500만~1억 5150만년 전에 살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에 확인된 짐마드세니는 프라길리스보다 최소 500만년 전에 나타났다. 짐마드세니는 프라길리스와 다른 신체적 특징을 보이고 있다. 우선 짐마드세니의 크기는 8~9m, 몸무게는 1.8t으로 기존에 알려진 알로사우루스보다 작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머리 위에서 눈을 거쳐 입까지 이어지는 부분에 작은 볏 같은 것을 갖고 있었으며 뇌가 있는 두개골 뒷부분이 작고 더 좁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두개골 폭이 좁다보니 눈도 가운데로 몰려 시력이나 시야가 프라길리스보다 좁았던 것으로도 추정됐다. 그렇지만 비교적 다리와 꼬리가 길어 더 빨리 안정적으로 달릴 수 있었고 세 개의 날카로운 발톱을 가진 긴 팔 덕분에 쥐라기 최고의 포식자였던 것으로도 연구팀은 보고 있다.마크 로웬 유타대 교수(공룡지질학)는 “이번 연구는 기존에 고생물학자들이 북아메리카에는 알로사우루스가 한 종만 있었다던가 12종이 있었다는 주장을 뒤집는 것으로 북아메리카에는 두 종류의 알로사우루스가 존재했음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로웬 교수는 “이번에 확인한 짐마드세니는 뒤에 나타난 사촌격인 프라길리스와 다른 사냥 습성을 갖고 있었을 것”이라며 “쥐라기 시대 공룡들의 생태와 당시 환경을 파악할 수 있게 해주는 좋은 증거”라고 덧붙였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서울서 만나는 모네의 ‘수련’…이스라엘박물관 인상파 걸작전

    서울서 만나는 모네의 ‘수련’…이스라엘박물관 인상파 걸작전

    1874년 파리의 무명 화가, 조각가, 판화가들로 구성된 협회는 전통있는 연례 공식 전시회인 살롱에서 거부당하자 그들만의 전시회를 조직하기로 결정했다. 첫 번째 전시회가 사진작가 나다르의 스튜디오에서 열렸다. 결과는 참담했다. 전시를 본 한 비평가는 클로드 모네의 유화 작품 ‘인상, 해돋이’에 대해 “이것은 단지 표면적인 인상만 그린 것에 불과하다”고 혹평했고, 관람객의 반응도 싸늘했다. 인상주의의 출발은 이렇듯 초라하고, 모욕적이었지만 19세기 후반 이래 지금까지 전세계 미술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인상주의와 후기 인상파의 걸작들을 한자리에 모은 전시가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모네에서 세잔까지: 예루살렘 이스라엘박물관 인상파와 후기 인상파 걸작전’은 세계적인 미술관으로 손꼽히는 예루살렘 이스라엘박물관 컬렉션에서 엄선한 인상주의와 후기 인상주의의 회화와 판화 등 대표작 106점을 선보인다.이번 전시에는 인상파 창시자 중 한 사람인 클로드 모네의 최고 걸작으로 잘 알려진 수련 연작 중 그가 시력을 잃기 전 완성한 ‘수련 연못’(1907)이 국내에 처음으로 공개된다. 이와 함께 폴 고갱의 ‘우파 우파(불춤)’, 폴 세잔의 ‘강가의 시골 저택’, 알프레드 시슬레의 ‘생 마메스의 루앙 강에 있는 바지선’ 등이 나왔다. 전시는 총 5부로 구성됐다. 1부 ‘수경과 반사’는 인상주의 회화의 핵심 요소인 물에 대한 반사와 빛의 재생에 주목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2부 ‘자연과 풍경화’에선 세월의 상흔, 정치적 혼란과 도시의 대혼란으로부터 인류를 보호하는 평화로운 유토피아 정원을 그린 작품들이 선보이고, 3부 ‘도시 풍경’은 중산층의 성장과 함께 그들의 여가 활동과 도시 생활을 주제로 삼은 작품들에 주목했다. 4부와 5부는 각각 정물화와 초상화를 다뤘다. 1965년 설립된 예루살렘 이스라엘박물관은 이스라엘에서 가장 규모가 큰 문화 기관으로, 연간 방문자가 100만명이 넘는다. 전 세계 후원자들의 후원을 통해 50만점의 소장품을 보유하고 있다. 전시는 4월 19일까지.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노인성 백내장, 치료 시기 중요해 “뿌옇게 보이면 ‘백내장’ 의심해야”

    노인성 백내장, 치료 시기 중요해 “뿌옇게 보이면 ‘백내장’ 의심해야”

    수술후 과격한 운동 자제 당근 아보카도 등 효과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시야가 뿌옇게 흐려지는 백내장 환자가 많이 늘어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백내장이 점점 진행되면서 물체가 두 개로 보이거나 겹쳐 보이는 증상을 겪을 수 있다. 빛을 보는 것이 힘들어질 수도 있고 더 안 좋게 악화되면 눈동자가 뿌옇게 변하기도 한다. 이런 증상들을 방치하면 안통, 두통 등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빠른 치료를 할수록 좋다. 자연스러운 ‘노화현상’의 일종인 백내장은 투명해야 할 안구의 수정체가 탄력이 떨어지고 두꺼워져 혼탁해지는 질환이다.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은 좀 더 빨리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정기검진을 통해 관리하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는 조언한다. 최근에는 기술이 발달해 초기에 관리를 하면 수술을 하지 않고 항산화제나 아미노산을 점안하고 복용함으로써 백내장의 진행을 늦추기도 한다. 그러나 이미 안경을 착용해도 시력교정 효과가 잘 느껴지지 않거나 한쪽 눈으로 봤을 때 복시가 생기는 경우에는 생활의 위험이 따르기 때문에 수술을 서둘러야 한다. 특히 당뇨 등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는 빨리 수술을 하지 않으면 더욱 어려운 수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강남 서울밝은안과 박형직 대표원장은 “외출 시 선글라스와 모자 등으로 자외선을 차단하는 것도 백내장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다. 하지만 보통 40대 이후부터 노화로 인해 시력이 조금씩 감퇴하게 때문에 1년에 1~2회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라며 “별다른 통증이 없어 치료시기를 놓치는 환자가 많다. 전문의 상담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교정법을 택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짧은 시간 안에 국소마취로 이뤄지는 백내장 수술은 두껍고 혼탁해진 수정체를 초음파 장비로 깨뜨려 제거한 뒤 그 자리에 인공수정체를 삽입해 백내장과 노안 개선 효과를 동시에 기대할 수도 있다.박 원장은 “인공수정체는 영구적이며 최근 기술이 발달해 인공수정체 자체가 자외선을 차단하고 난시와 노안까지 교정할 수 있어 더욱 효과가 좋다.”라고 말했다. 수술 후 3개월가량은 눈이 건조할 수 있는 만큼 안약을 수시로 사용하고 과격한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간혹 인공수정체의 위치가 이탈될 수 있기 때문에 평소 눈을 다치지 않도록 잘 보호해야 한다. 백내장 예방에 도움이 되는 음식으로는 당근과 아보카도, 아로니아, 블루베리 등이 있다. 음식으로 먹기 힘들면 영양제로 보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전문가는 조언한다. 백내장 자가진단으로 ▲가까운 곳을 보거나 책을 읽을 때 뿌옇게 흐려 보인다. ▲어두운 곳보다 밝은 햇빛이나 조명 아래에서 오히려 더 뿌옇게 보인다. ▲자동차 헤드라이트나 가로등 불빛이 퍼져 보인다. ▲눈이 점점 침침해지고 색상 구분이 힘들어진다. ▲양쪽 눈으로 볼 때 뿐 아니라 한쪽 눈으로 볼 때도 물체가 2개 이상으로 겹쳐 보인다. ▲시력이 떨어지면서 흐림 증상이 있다. ▲평소 돋보기를 쓰다가 갑자기 가까운 곳이 잘 보이게 된다. 이 중 3가지 이상 해당될 경우 백내장이 의심되므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안은상 객원기자 flagofficer@naver.com 강남서울밝은안과 박형직 대표원장 - STAAR社 인증 ICL 우수 전문의 - 시력교정수술 2만회 이상 수술 성공 - 백내장 및 노안교정 경력 15년 이상 - 대한안과학회 정회원 - 대한백내장굴절학회 정회원 - 백내장굴절수술학회(KSCRS) 정회원 - 독일 SCHWIND社 인증 ESIRIS레이저 시력교정 전문의 - 명동서울밝은안과 대표원장 역임
  • “제가 앞을 보느냐는 남성 여러분의 헌혈에 달려 있어요”

    “제가 앞을 보느냐는 남성 여러분의 헌혈에 달려 있어요”

    “제가 시력을 유지하느냐 잃느냐는 남성 여러분이 얼마나 많이 헌혈하느냐에 달려 있어요. 많이들 해주세요.” 영국 브리스톨에 사는 조 대니얼스(31)는 자가면역 질환인 스젤겐 증후군(Sjorgen‘s syndrome)을 앓고 있어 언제 시력을 잃을지 모른다. 이 증후군은 40~60세 여성에게 흔히 나타나는데 눈과 침이 자꾸 마른다. 특별한 치료법도 없다. 대니얼스는 4주에 한 번 꼴로 아무 것도 안 보이고 흐릿하게만 보이는 상태에 이른다. 지난 성탄절 때 갑자기 이 증상이 도져 눈앞이 캄캄했다. 직장은 잃는 것은 물론, 어린 딸이 자라는 모습도 볼 수 없는 것이 아닌가 싶어 낙담했다. 치료 방법은 매일 혈청을 눈에 넣는 것이다. 남성의 피에는 높은 함량의 철 성분이 들어가 있어 남성 피로 혈청을 만든다. 여성은 임신 중 항체를 만들어내 신생아에게 수혈하는 등의 영향으로 혈액 제제를 만들기가 어렵다. 헌혈 말고는 다르게 남성 피를 얻는 방법은 없다. 그런데 지난해 잉글랜드의 헌혈 기증자 가운데 남성은 41% 밖에 되지 않았다. 지난 연말에 막바지 수단으로 남성 헌혈 기증자의 혈장으로 만든 혈청을 써본 뒤 극적으로 상황이 나아졌다. 한 시간에 한 번씩 혈청을 넣으면 앞을 볼 수 있다. 대니얼스는 “남성들이 충분히 헌혈하지 않으면 이 치료 방법을 쓸 수도 없어 다시 시력을 잃을 수 있다”고 호소했다고 BBC가 10일 전했다. 영국 건강보험(NHS) 혈액이식원(NHSBT)은 올해 남성 헌혈을 26% 늘려 젠더 불균형을 해소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 영국에서 지난해 처음 헌혈을 한 여성이 100명이라면 남성은 70명 밖에 되지 않았다. NHSBT에서 기증자 관리를 하는 마이크 스트레더 국장은 “올해 6만 8000명 이상이 헌혈을 시작해야 한다”면서 “남성 혈액은 사람을 살린다든지 각별하게 쓰일 수 있지만 우리는 충분한 새 남성 기증자를 갖고 있지 못하다. 가능한 한 많은 기증자를 찾아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젠더 균형을 잘 맞추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NHSBT는 매년 영국 전역의 환자를 위해 매일 6000 유닛을 비롯해 매년 140만 유닛의 헌혈 혈액을 필요로 한다. 매년 더 이상 헌혈을 할 수 없는 이들과 교체하기 위해 13만 5000명의 새 기증자를 찾아내야 한다. 지난 5년 동안 잉글랜드의 남성 기증자 숫자가 24.8% 줄었는데 여성은 6% 밖에 줄지 않았다. 겸상(鎌狀, 낫 모양) (적)혈구(sickle-cell) 질환을 앓는 이가 계속 늘고 있어 흑인 기증자가 많이 필요하다고 방송은 지적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새하얀 피부와 속눈썹…편견 딛고 일어선 ‘알비노 자매 모델’

    새하얀 피부와 속눈썹…편견 딛고 일어선 ‘알비노 자매 모델’

    창백한 피부, 새하얀 속눈썹과 털, 붉은빛 눈동자. 선천성 색소 결핍에 걸린 알비노는 중세시대 ‘마녀사냥’의 주된 희생양이었다. 아직도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는 알비노를 마녀로 몰아 학대하거나, 신체를 훼손해 주술용으로 거래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러나 모델계에서 알비노는 평범한 모델과 다른 대우를 받는다. 최근 카자흐스탄에서는 12살 차이의 ‘알비노 자매’ 아셀 칼라가노바(14)와 카밀라 칼라가노바(2)에 대한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언니 아셀은 10살부터 모델 활동을 시작했다. 데뷔 당시 이미 알비노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주목 받았지만, 막냇동생 카밀라까지 알비노로 태어나면서 관심이 급증했다.모델 활동 전까지 아셀은 사람들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어머니는 “아이들은 딸을 빤히 쳐다봤다. 처음에는 정말 어려웠다”라고 털어놨다. 사람들의 편견과 차별적 시선 때문에 아셀은 어릴 적 장애아동이 다니는 특수학교를 가야만 했다. 이후 어머니는 닥치는대로 공부를 시작했다. 알비니즘에 대해 정확히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머리카락, 속눈썹, 눈, 피부색이 조금 다를 뿐 아셀이 다른 아이들과 큰 차이가 없다는 걸 안 어머니는 딸이 그 어떤 제약도 받아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가졌다. 이 같은 가족의 지지 속에 아셀은 10살 무렵부터 본격적으로 모델 활동에 들어갔다. 2년 전 동생 카밀라 역시 알비노로 태어난 뒤에는 ‘알비노 자매 모델’로 함께 일하고 있다.불편한 게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알비노 자매 모델' 중 언니인 아셀은 “자외선 차단제는 필수고,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긴소매 옷을 입거나 우산을 써야 한다. 그래서 해가 진 뒤에 다니는 게 편하다”라고 말했다. 눈부심과 시력 감퇴 때문에 안경 착용도 필수다. 아셀의 둘째 동생인 알디야르 칼라가노바(8)에게도 어려움은 있었다. 알디야르는 자신과 다른 모습의 누이들을 보고 한때 정체성에 의문을 가졌지만, 지금은 누구보다도 누이들을 응원하고 있다. 어머니는 여러 어려움 속에 안정을 되찾은 아이들이 이제 다른 알비노 청소년과 교류하며 공통의 경험을 나누고 ‘다른 것은 틀린 게 아니’라는 것을 알기 바란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들 자매 외에도 최근 여러 알비노 모델이 특유의 신비한 분위기로 사람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으며 활동 영역을 넓혀가는 중이다. 브라질 출신의 쌍둥이 알비노 자매 라라와 마라(13)도 어린 나이부터 나이키 등 유명 브랜드의 러브콜을 받으며 눈길을 끌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열린세상] 2020 과학 트렌드, 노화방지·기후위기·미세플라스틱/조현욱 과학과 소통 대표

    [열린세상] 2020 과학 트렌드, 노화방지·기후위기·미세플라스틱/조현욱 과학과 소통 대표

    노화방지약, 기후위기 회의, 미세플라스틱의 영향…. 지난 연말 영국의 과학잡지 ‘뉴사이언티스’는 2020년 과학의 최전선에서 일어날 중요한 일을 전망했다. 이 중 인류의 조상 연구를 제외한 5가지 이슈는 다음과 같다. 첫째는 노화를 막는 회춘 요법이 개발될 가능성이다. 이를 향한 두 종의 유망한 약이 개발 최종 단계를 밟고 있다. 하나는 ‘늙은(senescent) 세포’를 제거한다. 이런 세포는 알츠하이머나 관절염 같은 노인병과 관련된 것으로 밝혀졌다. 다른 하나는 젊은 피를 수혈하는 효과를 모방하는 약이다. 이런 수혈은 동물 실험에서 인지능력을 향상시키고 암과 심장병의 의심 지표를 줄여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 다 임상 시험이 진행 중이다. 이르면 올해 안에 상용화 직전 단계인 임상 3상 시험을 진행할 수 있다. 이들 약은 노화 자체가 아니라 노화에 따른 질병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 하지만 개발사들은 이것이 만능회춘 요법으로 판매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고 있다. 이 단계는 10년 내에 실행될 가능성도 있다. 둘째는 기후위기와 생명 다양성 문제다. 올해 기후변화와 관련해 특히 중요한 2건의 회의가 열린다. 먼저 오는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유엔 기후정상회의. 2015년 파리회의 이후 가장 중요한 모임이다. 개최에 앞서 각국은 좀더 강화된 탄소 배출 계획을 제출할 예정이다. 기존 감축계획에 따르면 금세기 후반까지 지구 평균 기온이 섭씨 3도 올라갈 예정이지만 파리회의에서는 이를 1.5도 상승으로 제한키로 했다. 또 하나의 중요한 계기는 오는 10월 중국이 개최하는 유엔 생명다양성회의다. 지구 전체에서 생명다양성이 줄고 있는 흐름을 막기 위한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목표다. 여기에는 육지의 보호구역을 현재의 15%에서 30%로 늘리는 임무가 포함될 수 있다. 셋째는 가짜뉴스와 빅브러더 문제다. 올해 미국 대선을 앞두고 외국의 선거 개입과 온라인 가짜 정보의 확산에 대한 걱정이 커지고 있다. 이미 트위터는 정치 광고를 전면 금지했으며 구글은 정치적 성향에 따른 맞춤 광고를 더이상 허락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가짜 계정의 협력망을 제거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여전히 팩트체크를 하는 정치 광고를 배제한다는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정치집단이 가짜 정보를 유포하지 못하도록 막는 활동을 어렵게 한다. 세계적으로는 정부의 시민감시가 뜨거운 주제가 될 전망이다. 중국에서 얼굴 인식 알고리즘 기법이 전반적으로 도입되는 탓이다. 중국 정부는 올해 안에 사회신용시스템(social credit system)을 전면 시행할 작정이다. 시민들의 활동을 추적, 감시해서 사회적 행태에 따라 점수를 매긴 다음 사회적 불이익이나 보상을 주는 체제다. 자율주행차도 확산된다. 테슬라는 올해 중반까지 자율주행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또한 미국 일부 지역에서 자율주행 택시를 출시할 것이라고 시사했다. 네 번째 이슈는 미세플라스틱이다. 우리가 먹거나 마시거나 숨을 쉴 때마다 미세한 조각이 몸에 들어온다. 대부분은 지난 50년간 우리가 지상과 바다에 버린 수십억 톤의 쓰레기가 부서진 조각이다. 이것이 실제로 건강에 해로운지를 알아보는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네덜란드가 기금을 지원한 15건의 연구 프로젝트에서 올해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건강과 관련한 5가지 질문에 접근하는 것이 목표다. 그것은 △인체의 노출 정도 △노출에 따른 위험성 △면역계에 미치는 영향 △내부 장기에까지 침투 여부 △병원체를 옮기고 있을 가능성 등이다. 다섯 번째 이슈는 암, 당뇨, 알츠하이머의 새 치료법이다. 바이러스를 이용해 암을 치료하고 줄기세포를 이용해 심장을 치료하는 실험이 적어도 실험실에서는 일어날 예정이다. 또한 줄기세포로 파킨슨병과 당뇨, 노화에 따른 시력 감퇴를 치료하는 대규모 임상시험이 진행될 것이다. 일부에서는 이를 포함한 여러 질병의 배후에 잠복성 박테리아가 있으리라고 의심한다. 이런 가설에 따른 알츠하이머 치료제가 올해 임상시험에 들어갈 예정이다.
  • 2020 과학 트렌드 5가지

    노화방지약, 기후위기 회의, 미세 플라스틱의 영향 등, 지난 연말 영국의 과학잡지 뉴사이언티스는 2020년 과학의 최전선에서 일어날 중요한 일을 전망했다. 이중 인류의 조상 연구를 제외한 5가지 이슈는 다음과 같다. #노화를 막는 회춘 요법 노화를 극복하기 위한 두 종의 유망한 약이 개발 최종 단계를 밟고 있다. 하나는 ‘늙은(senescent) 세포’를 제거한다. 이런 세포는 알츠하이머나 관절염 같은 노인병과 관련된 것으로 밝혀졌다. 다른 하나는 젊은 피를 수혈하는 효과를 모방하는 약이다. 이런 수혈은 동물 실험에서 인지능력을 향상시키고 암과 심장병의 의심 지표를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 다 임상 시험이 진행 중이다. 이르면 올해 중으로 상용화 직전 단계인 임상 3상 시험으로 진행할 수 있다. 이들 약은 노화 자체가 아니라 노화에 따른 질병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 하지만 개발사들은 이것이 만능 회춘 요법으로 판매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고 있다. #기후 위기와 생명 다양성 올해 기후변화와 관련해 특히 중요한 2건의 회의가 열린다. 먼저, 오는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유엔 기후정상회의. 2015년 파리 회의 이후 가장 중요한 모임이다. 개최에 앞서 각국은 좀더 강화된 탄소 배출 계획을 제출할 예정이다. 기존 감축계획에 따르면 금세기 후반까지 지구 평균 기온이 3도씨 올라갈 예정이지만 파리 회의에서는 이를 1.5도씨 상승으로 제한키로 했다. 또 하나의 중요한 계기는 오는 10월 중국이 개최하는 유엔 생명다양성 회의다. 지구 전체에서 생명다양성이 줄고 있는 흐름을 막기 위한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목표다. 여기에는 육지의 보호구역을 현재의 15%에서 30%로 늘리는 임무가 포함될 수 있다. #정치적 SNS와 시민 감시 시스템 올해 미국 대선을 앞두고 외국의 개입과 온라인 가짜 정보의 확산에 대한 걱정이 커지고 있다. 이미 트위터는 정치 광고를 전면 금지했으며 구글은 정치적 성향에 따른 맞춤 광고를 더 이상 허락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가짜 계정의 협력망을 제거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여전히 팩트 체크를 하는 정치 광고를 배제한다는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정치집단이 가짜 정보를 유포하지 못하도록 막는 활동을 어렵게 한다. 세계적으로는 사생활 보호와 정부의 시민 감시가 뜨거운 주제가 될 전망이다. 이는 얼굴 인식 알고리즘 같은 신체측정 기법이 활용되는 데도 일부 원인이 있다. 중국 정부는 금년 중 사회신용시스템(social credit system)을 전면 시행할 작정이다. 시민들의 활동을 추적, 감시해서 사회적 행태에 따라 점수를 매긴 다음 사회적 불이익이나 보상을 주는 체제다. 자율주행차도 확산된다. 테슬라는 올해 중반까지 자율주행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또한 미국 일부지역에서 자율주행 택시를 출시할 것이라고 시사했다. 영국 정부는 내년에 완전 자율주행차를 운행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인체내 미세 플라스틱 우리가 먹거나 마시거나 숨을 쉴 때마다 미세 플라스틱이 몸속에 들어온다. 이들 대부분은 지난 50년간 우리가 지상과 바다에 버린 수십억 톤의 쓰레기가 부서진 조각이다. 이것이 건강에 해로운지 여부를 실제로 알아보는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네덜란드가 기금을 지원한 15건의 연구 프로젝트에서 올해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건강과 관련한 5가지 질문에 접근하는 것이 목표다. 그것은 ▷인체의 노출 정도 ▷노출에 따른 위험성 ▷면역계에 미치는 영향 ▷내부 장기에까지 침투 여부 ▷병원체를 옮기고 있을 가능성이다. #암·당뇨·알츠하이머의 새 치료법 바이러스를 이용해 암을 치료하고 줄기세포를 이용해 심장을 치료하는 실험이 적어도 실험실에서는 일어날 예정이다. 또한 줄기세포로 파킨슨병과 당뇨, 노화에 따른 시력감퇴를 치료하는 대규모 임상시험이 진행될 것이다. 일부에서는 이를 포함한 여러 질병의 배후에 잠복성 박테리아가 있으리라고 의심한다. 이런 가설에 따른 알츠하이머 치료제가 올해 임상시험에 들어갈 예정이다. 글: 조현욱 과학과 소통 대표
  • [유용하 기자의 멋진 신세계] 올해 헤드라인을 장식할 과학성과들은

    [유용하 기자의 멋진 신세계] 올해 헤드라인을 장식할 과학성과들은

    ‘새로운 10년’(decade)이 시작되는 2020년에 대해 과학계는 기대와 우려가 크다. 세계 과학기술정책을 보이지 않게 좌지우지하는 미국에서는 오는 11월 대선이 예정돼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기후변화와 지속가능한 생태환경 연구에 대해 애써 무시하는 분위기와 함께 백신에 대한 불신 같은 반과학적 태도까지 보여 트럼프가 재선될 경우 이 같은 분위기는 더 가속화될 것으로 과학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브렉시트를 눈 앞에 두고 있는 영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과학자들은 유럽연합에서 제공되는 연구보조금과 연구자들이 이탈해 과학 기반이 약해질 것을 걱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암흑물질 탐지부터 유전자가위 기술, 생물다양성 확보를 위한 새로운 노력까지 다양한 연구성과가 나오는 놀라운 한 해가 될 것으로도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생물 다양성확보와 기후변화에 대한 티핑포인트 올해는 ‘아이치 전략목표’라고 불리는 세계생물다양성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해인 만큼 멸종위기 종의 생물을 보호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새로운 전략과 성과가 나와야 할 때라고 과학계는 보고 있다. 아이치 전략목표는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생물다양성 확보를 위해 세계 각국이 수행해야 할 20여가지 방안인데 지난 10년 동안 사실상 진척이 전혀 없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 같은 비판에 직면한 세계 각국은 오는 10월 중국 쿤밍에서 열리는 생물다양성 협약을 좀 더 현실성 있게 개정하고 실질적 결과를 도출하도록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 온실가스 배출에 있어서도 중국과 함께 G2 국가로 꼽히는 미국이 기후변화 정책에 있어서 어떤 태도 변화를 보일지 결정적 시점이 올해라는데는 많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견이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화석연료 배출량 감축에 대해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올 11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될 경우 지구온난화를 막을 수 없게 될 것으로 보인다.얼마전 국내에서도 국가보안기관인 원자력연구원 연구원 모집에 중국유학생이 지원해 최종합격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된 바 있다. 이 같은 고민은 국내 이외에서도 고민꺼리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에서도 기술 유출에 우려해 국가안보와 국제경쟁력을 손상시킬 수 있는 정보를 다루는 일부 연방기관에서는 중국과의 교류 및 인재 모집을 제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개방성을 강조하는 학계에서는 이에 대해 반발하고 있지만 많은 국가들이 학문의 개방성과 국가안보의 균형을 잘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이용한 임상결과 나올까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이용한 유전자 편집으로 암과 유전자 질환에 대한 실질적 임상결과가 올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국 내에서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면역세포인 T세포에서 3개 유전자를 비활성화시킨 다음 암환자 몸에 삽입한 결과 암세포 성장을 막고 환자의 수명을 연장시키는데 도움이 된다는 소규모 임상시험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실명 유전자를 갖고 있는 사람들의 시력을 회복시키는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2018년 말 유전자 가위기술을 이용해 유전자 편집된 아기를 탄생시켜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그 이후로도 유전자 가위기술을 이용해 다양한 시도가 되고 있다. 헤모글로빈 유전자를 편집해 겸상세포 장애나 빈혈환자를 치료하려는 시도가 대표적이다.또 최근 DNA 뿐만 아니라 단백질에 대한 분석 방법이 개선되면서 고고학 분야에서 다양한 발견이 올해도 쏟아져 나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단백질 분석법을 이용하면 DNA 분석에서 찾을 수 없었던 식습관이나 생활환경 등을 더 손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우주의 수수께끼 풀고 새로운 슈퍼컴퓨터 등장 기대 유령입자로 알려진 중성미자를 발견하기 위해 일본이 지하 1000m 지점에 설치한 실험물리학 시설인 ‘슈퍼카미오칸데’ 의 감도를 높이는 시도가 올 봄 진행될 계획이다. 연구팀은 조만간 중성미자 검출을 위한 수조에 원자번호 64번의 희토류 원소인 가돌리늄을 넣어 탐지 감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우주탄생의 실마리를 풀어내기 위한 카미오칸데와 슈퍼카미오칸데는 일본에 두 번의 노벨물리학상을 안겨준 실험시설이기도 하다. 일본 과학자들은 슈퍼카미오칸데의 감도를 높이는 한편 지금보다 10배 이상 큰 하이퍼카미오칸데 건설을 올해 시작할 계획이다. 또 세계 최대 지하실험실로 알려진 이탈리아 그랑사소 국립연구소와 미국 스탠포드 지하연구시설에서는 우주의 약 25%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암흑물질 후보인 윔프 검출과 관련해 올해 새로운 연구결과를 전해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슈퍼컴퓨터 분야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알려진 엑사스케일 슈퍼컴퓨터가 올해 중국에서 개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텐허-3’으로 명명된 엑사스케일 슈퍼컴퓨터는 초당 100경 번 연산이 가능하다. 미국과 슈퍼컴퓨터 개발 경쟁에 나선 중국이 앞서나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미국식품의약청(FDA)는 알츠하이머 치매의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을 타겟으로 하는 약물 ‘아두카누맙’을 처음으로 승인하게 될 것인지도 올해 주목되는 과학 뉴스 중 하나이다. 또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돼지나 쥐 같은 실험동물에게서 면역 거부반응이 없는 인간 장기를 키우는 이종이식 분야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서울 강북구, 점자도서관 상시 운영

    서울 강북구, 점자도서관 상시 운영

    서울 강북구가 점자도서를 통해 시각장애인들의 정보습득과 재활교육을 돕는 ‘점자도서관’을 상시 운영한다고 3일 밝혔다. 1992년에 문을 연 도서관은 수유동 소재 한빛맹학교 내 2층에 위치한다. 도서관에는 일반도서 6476권, 점자도서 2221권을 비롯해 글자와 점자가 병기된 묵점자 도서가 비치돼 있다. 이 외에도 일반도서로 출판된 책에 투명한 점자라벨을 붙인 도서, 저시력자를 위한 큰글도서 등 총 1만 828권에 달하는 다양한 형태의 서적이 구비돼 있다. 도서관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책은 1회 5권까지 15일간 대여 가능하며, 1회에 한해 15일 연장 대출할 수 있다. 이용시간은 매주 월~금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다. 한빛맹학교 방학 기간 중에도 문을 연다. 도서관에서는 서적 열람·대출과 함께 시각장애인을 위한 콘텐츠 제작과 교육 프로그램 등이 이뤄진다. 구정소식, 장애인을 위한 생활정보, 재활사례 등이 담긴 ‘강북구 소식’이 연 2회 점자판과 녹음테이프 형식으로 제작된다. 소식지는 각 동주민센터와 강북구 장애인단체 총연합회, 한빛맹아원 등에 배부된다. 학습 자료와 취미·교양 관련 자료를 점자로 번역한 책도 발간되고 있다. 또한 구는 점자교육, 독후감대회 등을 실시해 시각장애인의 학업과 독서를 지원하고 장애인 부모를 대상으로 점자도서 만들기 교실을 열어 부모들 간 정보 공유의 장을 마련할 예정이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점자도서관을 통해 시각장애인들이 더 많은 정보에 접근할 뿐만 아니라 비시각장애인들도 점자콘텐츠를 활용해 교류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해 도서관을 소통의 장소로 만드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시금치 성분으로 눈 건강제품 개발·출시

    시금치 성분으로 눈 건강제품 개발·출시

    경남 남해군은 (재)남해마늘연구소가 시금치에서 눈 건강에 도움이 되는 성분을 추출해 만든 제품 ‘아이굿 젤리’를 출시했다고 2일 밝혔다.‘아이굿 젤리’는 겨울철 남해군 특산물 시금치에 눈 건강에 효능이 있는 루테인 성분이 많이 들어 있는데 착안해 개발된 제품이다. 남해군 지역은 겨울철 노지 시금치 주산지로 재배면적이 1000여ha에 이른다. 특히 남해 노지 시금치는 당도가 높아 소비자들로부터 인기가 있다. 남해마늘연구소 등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시금치는 눈의 망막과 황반구성물에 영양을 공급하고, 시력 향상 및 백내장 예방 등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루테인을 비롯해 각종 비타민 함량이 높은 식품이다. 남해마늘연구소는 최근 남녀노소 대부분이 스마트폰과 다양한 미디어 매체에 노출돼 눈 건강에 대한 우려가 높은 환경에서 시금치가 눈 건강에 좋은 식품이라는 점에 착안에 연구·개발에 나서 아이굿 젤리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남해마늘연구소는 시금치로 눈 건강에 도움이 되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시금치의 루테인 및 기능성 성분을 분석하고, 그 효능을 탐색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소는 제품화를 위해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섭취할 수 있어야 하고 제품의 맛, 첨가되는 시금치의 안전성과 적절한 기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아이굿 젤리’는 물방울 모양의 젤리 형태로 어린이부터 노년층까지 간식처럼 편하게 섭취할 수 있다. 블루베리 향을 첨가해 기능성과 기호성을 동시에 높였다. 시금치를 동결건조한 분말 형태로 첨가해 안전성도 확보했다. 남해마늘연구소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인정한 눈 건강 고시형 원료인 마리골드 꽃추출물과 비타민, 미네랄을 섞어, 하루 3개씩 섭취하면 눈 건강 유지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남해마늘연구소 관계자는 “시금치 성분으로 만든 ‘아이굿 젤리’는 지역 특화작물의 산업화·제품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남해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2020 신춘문예 시 당선작-심사평] 현실·꿈·무의식 넘나들며 보여줄 새로운 모험의 결과물 기대

    [2020 신춘문예 시 당선작-심사평] 현실·꿈·무의식 넘나들며 보여줄 새로운 모험의 결과물 기대

    총 750명의 투고자들 중 12명의 작품이 본심에 올랐다. 가장 마지막까지 논의의 대상이 된 것은 ‘터널’, ‘부메랑’, ‘그림자 숲과 검은 호수’ 등이었다. 무엇이 당선작이 돼도 좋을 만큼 세 분의 작품들은 완성도가 높고 자기만의 개성을 지니고 있었다. ‘터널’ 외 2편은 사람들의 내면에 자리잡고 있는 어둠과 물기, 그리고 “파열 속에서 새어나오는 빛”을 간결하고 절제된 언어로 그려낸다. 고립되고 무너진 세계를 벗어나 타자에게 가 닿으려는 화자는 관념을 다루거나 허공을 유영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는 듯하다. 다만 흑과 백, 소리와 침묵, 칼과 꽃의 선명한 대비 구조가 다소 단순한 폐쇄회로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부메랑’ 외 2편은 도시의 평범한 풍경이나 일상적 소재들을 특유의 활력으로 되살려내 감각적 향연의 장으로 만든다. 이질적인 이미지들이 자유로운 연상을 통해 펼쳐지는 동안 산문성이 강화되지만, 시적 긴장을 잃지 않고 리듬을 조율해내는 능력이 뛰어나다. 그러나 원심력의 확장이 번번이 어느 정도 선에서 멈추어버려 소품에 가깝다는 인상이 들었다. 당선작으로 뽑은 ‘그림자 숲과 검은 호수’는 투고자의 작품 중 상대적으로 가장 짧은 시였다. 100행에 육박하는 시들을 신춘문예에 투고한다는 것 자체가 무모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심사위원들은 오히려 그 패기와 스케일을 높이 사고 싶었다. ‘경로를 잃어버린 통로와 불가피한 레시피’, ‘정밀하게 고안된 하루’ 등의 다른 투고작들도 만만치 않은 시력과 테크닉을 증명하기에 충분했다. 당선작은 ‘접촉경계혼란’이라는 심리적 현상을 숲과 호수의 데칼코마니를 통해 역동적으로 전개하면서 “달리는 덤불” 하나를 눈앞에 보여 준다. 앞으로도 그가 현실과 꿈과 무의식을 유연하게 넘나들며 어떤 새로운 모험의 결과물들을 우리 앞에 부려 놓을지 기대를 갖게 된다.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 삶과 죽음의 틈에서 건진 시, 몸에 붙은 44편의 노래

    “안 맞으면 못 살아.” 혹자는 “김민정이니까 할 수 있다”고 했던 시집 제목 ‘너의 거기는 작고 나의 거기는 커서 우리는 헤어지는 중입니다’(문학과지성사)에 대한 해명(?)이 그랬다. 거침없고 도발적인 시 세계로 알려진 김민정(44) 시인의 말이다 1999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한 시인은 시력 20년의 끝자락에 네 번째 시집을 냈다. 최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만난 시인은 덧붙였다. “내 문학에 대한 본령인 ‘거기’는 내가 모르는 곳이니까 작다고 얘기할 수밖에 없어요. 거기는 아무나 못 들어가는 세계인데 내 열망은 너무 큰 거죠. 그래서 나는 늘 시와 불화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남의 책 내느라 자기 책 쓸 겨를이 없던 성공한 편집자인 시인의 책은 어느 날 느닷없이 나왔다. 지난해 11월 16일부터 사흘 밤낮을 앉아서 쏟아낸 덕이다. 시인의 표현을 빌리면 중편소설 써내려 가듯 쭉 쓴 다음에 시 44편으로 분절했다. 시는 지난해 10월 ‘문학동네’ 100호에 냈던 산문을 보고 김혜순(65) 시인이 보내온 문자메시지에서 기원한다. “민쟁(민정)은 이미 몸에 말이 붙어서 쓰기만 하면 다 시여.” 결국엔 스스로가 말한 시집 제목에 대한 설명처럼 ‘못 살아서’ 썼다. “문학성을 계산하기 전에, 사람이 삶과 죽음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하니까 산란스러워서 썼어요.” 그도 그럴 것이, 시인은 2019년을 꼬박 먼저 간 이들을 기리는 데 썼다. 1년 내내 황현산 문학평론가, 박서영·배영옥·허수경 시인의 유고집을 묶었다. 허 시인의 49재와 황 평론가의 1주기 자리를 마련하는 일도 모두 그의 몫이었다. 정작 본인은 슬픔을 몸으로 체화할 여유도, 겨를도 없었다. “황현산 선생님 돌아가신 날도 안 울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너무 슬펐다”는 그는 “길 가다가도 울고, 책 보다가도 울고. 그들의 아른아른거리는 것들을 일단락 짓지 않으면, 산 사람으로서의 내 생활이 안 되겠더라”고 고백하듯 말했다. 슬프거나 못 만나는 아쉬움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삶을 잘 기억하게 하는 다음의 도모를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따라붙었다. 그렇게 나온 시집은 이전과는 좀 다르다. 시집으로서는 드문 페이지터너로서의 매력은 여전하지만, 특유의 가혹하고 그로테스크했던 정서는 사라졌다. 시인은 이제 ‘나’에게 천착하기보다 죽은 이들을 비롯한 주변 이들의 이름을 부르고 그들의 말을 주워 담는다. 가령 1만원도 하지 않는 양파를 가지고 퀵 서비스 기사와 벌이는 실랑이가 담긴 ‘준이의 양파’ 같은 시는 정말, 그야말로 ‘골 때린다’. ‘누나 이 중에 한 개의 무름이 있어요’(62쪽)라는 박준 시인의 말에서부터 시작된 소동. ‘한 개의 무름은 모두를 무르게 하는 무름’이라 화자의 마음은 초조해진다. ‘반드시 오늘일 필요가 있겠냐’는 기사의 반문에 끝끝내 ‘내일은 내일이고 오늘만 오늘이라고 끝내 한 번 더 대답하는 지경’(64쪽)이 된다. 양파를 둘러싼 소동만큼이나 시인이 불러 모으는 이의 스펙트럼은 더욱 넒어졌다. 중국의 여성 노동자 시인 정샤오충, 파주의 ‘교하 중국정통마사지집’에서 마사지하던 내몽골 여인 등 국경도 없고, 노소(老少)도 없다. 시인에게 지난해는 ‘죽은 사람의 스케줄 따라 다니느라 안 죽어서 다행인 해’였다. 새해는 ‘선택과 집중의 해’다. “내가 있어야 남이 있다는 걸 알았잖아요. 나부터 직립할 거예요.” 그러나 산 사람들의 책 스케줄이 꼬박 밀려 있어 시인이 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나는 나의 부록. 가장 사랑하는 것은 없다. 많은 사랑이 있을 것이다.’ 책 첫머리에 나온 ‘시인의 말’처럼 새해에도 그의 ‘많은 사랑’은 쉼이 없을 예정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내 문학에 대한 본령인 ‘거기’는 내가 모르는 곳이니까 작다고 얘기할 수밖에 없어요. 거기는 아무나 못 들어가는 세계인데 내 열망은 너무 큰 거죠. 그래서 나는 늘 시와 불화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 삶과 죽음의 틈에서 건진 시, 몸에 붙은 44편의 노래

    삶과 죽음의 틈에서 건진 시, 몸에 붙은 44편의 노래

    “안 맞으면 못 살아.” 혹자는 “김민정이니까 할 수 있다”고 했던 시집 제목 ‘너의 거기는 작고 나의 거기는 커서 우리는 헤어지는 중입니다’(문학과지성사)에 대한 해명(?)이 그랬다. 거침없고 도발적인 시 세계로 알려진 김민정(44) 시인의 말이다 1999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한 시인은 시력 20년의 끝자락에 네 번째 시집을 냈다. 최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만난 시인은 덧붙였다. “내 문학에 대한 본령인 ‘거기’는 내가 모르는 곳이니까 작다고 얘기할 수밖에 없어요. 거기는 아무나 못 들어가는 세계인데 내 열망은 너무 큰 거죠. 그래서 나는 늘 시와 불화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남의 책 내느라 자기 책 쓸 겨를이 없던 성공한 편집자인 시인의 책은 어느 날 느닷없이 나왔다. 지난해 11월 16일부터 사흘 밤낮을 앉아서 쏟아낸 덕이다. 시인의 표현을 빌리면 중편소설 써내려 가듯 쭉 쓴 다음에 시 44편으로 분절했다. 시는 지난해 10월 ‘문학동네’ 100호에 냈던 산문을 보고 김혜순(65) 시인이 보내온 문자메시지에서 기원한다. “민쟁(민정)은 이미 몸에 말이 붙어서 쓰기만 하면 다 시여.” 결국엔 스스로가 말한 시집 제목에 대한 설명처럼 ‘못 살아서’ 썼다. “문학성을 계산하기 전에, 사람이 삶과 죽음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하니까 산란스러워서 썼어요.” 그도 그럴 것이, 시인은 2019년을 꼬박 먼저 간 이들을 기리는 데 썼다. 1년 내내 황현산 문학평론가, 박서영·배영옥·허수경 시인의 유고집을 묶었다. 허 시인의 49재와 황 평론가의 1주기 자리를 마련하는 일도 모두 그의 몫이었다. 정작 본인은 슬픔을 몸으로 체화할 여유도, 겨를도 없었다. “황현산 선생님 돌아가신 날도 안 울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너무 슬펐다”는 그는 “길 가다가도 울고, 책 보다가도 울고. 그들의 아른아른거리는 것들을 일단락 짓지 않으면, 산 사람으로서의 내 생활이 안 되겠더라”고 고백하듯 말했다. 슬프거나 못 만나는 아쉬움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삶을 잘 기억하게 하는 다음의 도모를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따라붙었다. 그렇게 나온 시집은 이전과는 좀 다르다. 시집으로서는 드문 페이지터너로서의 매력은 여전하지만, 특유의 가혹하고 그로테스크했던 정서는 사라졌다. 시인은 이제 ‘나’에게 천착하기보다 죽은 이들을 비롯한 주변 이들의 이름을 부르고 그들의 말을 주워 담는다. 가령 1만원도 하지 않는 양파를 가지고 퀵 서비스 기사와 벌이는 실랑이가 담긴 ‘준이의 양파’ 같은 시는 정말, 그야말로 ‘골 때린다’. ‘누나 이 중에 한 개의 무름이 있어요’(62쪽)라는 박준 시인의 말에서부터 시작된 소동. ‘한 개의 무름은 모두를 무르게 하는 무름’이라 화자의 마음은 초조해진다. ‘반드시 오늘일 필요가 있겠냐’는 기사의 반문에 끝끝내 ‘내일은 내일이고 오늘만 오늘이라고 끝내 한 번 더 대답하는 지경’(64쪽)이 된다. 양파를 둘러싼 소동만큼이나 시인이 불러 모으는 이의 스펙트럼은 더욱 넒어졌다. 중국의 여성 노동자 시인 정샤오충, 파주의 ‘교하 중국정통마사지집’에서 마사지하던 내몽골 여인 등 국경도 없고, 노소(老少)도 없다. 시인에게 지난해는 ‘죽은 사람의 스케줄 따라 다니느라 안 죽어서 다행인 해’였다. 새해는 ‘선택과 집중의 해’다. “내가 있어야 남이 있다는 걸 알았잖아요. 나부터 직립할 거예요.” 그러나 산 사람들의 책 스케줄이 꼬박 밀려 있어 시인이 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나는 나의 부록. 가장 사랑하는 것은 없다. 많은 사랑이 있을 것이다.’ 책 첫머리에 나온 ‘시인의 말’처럼 새해에도 그의 ‘많은 사랑’은 쉼이 없을 예정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세계 최장수 검은코뿔소 57년 만에 자연사…멸종위기 내몰려

    세계 최장수 검은코뿔소 57년 만에 자연사…멸종위기 내몰려

    세계 최장수 검은코뿔소가 숨을 거뒀다. 탄자니아 응고롱고로 자연보호구역 측은 27일(현지시간) 검은코뿔소 ‘파우스타’가 57년 만에 자연사했다고 밝혔다. 응고롱고로 측은 코뿔소가 1965년 보호구역으로 옮겨졌으며 이후 54년간 보호구역에 머물렀다고 설명했다. 2016년부터는 시력도 잃는 등 병세가 악화해 별도의 장소에서 보호됐다. 프레디 만농이 박사는 코뿔소가 새끼 때 하이에나 공격을 받던 것을 한 과학자가 발견해 보호구역으로 옮겼다고 전했다. 당시 나이는 3~4년으로 추정됐다. 전문가들은 코뿔소를 다시 야생으로 방사하는 것을 고려했지만, 부상 정도가 심각해 야생에서는 오래 살지 못할 것으로 보고 응고롱고로 보호구역에 머물게 했다.탄자니아 응고롱고로 자연보호구역은 고지대 평야와 사바나, 삼림과 숲 등 809,440헥타르에 달하는 사파리로, 검을코뿔소 같은 전 세계적 멸종위기종을 포함해 다양한 야생생물이 서식하고 있다. 매년 얼룩말과 가젤 등의 발길이 이어지는 등 세계적으로 중요한 생물 다양성 보존지역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도 지정됐다. 360만 년 전 인간의 발자국 등 인간과 환경의 다양한 흔적도 품고 있다. 응고롱고로에 따르면 야생에서 검은코뿔소의 평균 수명은 37년~43년 사이지만, 사육 환경에서는 50년 이상까지 살기도 한다. 2017년 프랑스의 한 동물원에서 사육하던 암컷 흰코뿔소 ‘사나’ 역시 55년을 생존했으며, 이전까지 세계 최장수 코뿔소로 여겨졌다.검은코뿔소는 전 세계에 단 5500여 마리만이 남아있는 멸종위기종이다. 코뿔소 뿔이 만병통치약이라는 잘못된 믿음은 무분별한 밀렵으로 이어졌고, 여기에 서식지 감소까지 겹치면서 개체 수가 급감했다. 국제코뿔소재단에 따르면 1970년 약 6만5000여 마리였던 검은코뿔소는 1995년 2400마리까지 줄었다. 멸종 위기감이 퍼지자 동물단체를 중심으로 부랴부랴 보존 활동이 시작됐고, 그 덕에 5000여 마리까지 개체 수가 회복됐다. 검은코뿔소의 멸종을 막으려는 노력은 다방면으로 진행 중이다. 세계 최초 ‘코뿔소 채권’(RIB)도 발행된다. 영국 런던동물학회(ZSL)는 내년 1분기 5000만 달러(약 586억8500만 원) 규모의 5년 만기 코뿔소 채권을 발행하기로 했다. 만기 시까지 검은코뿔소 개체 수를 10% 증가시키는 것이 목표다. 한편 24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포터 파크 동물원’에서는 동물원 개장 이후 100여 년 만에 처음으로 검은코뿔소 새끼가 탄생해 이목을 끌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65세 이상 -10점… 법원 “택시기사 건강 평가는 정당”

    65세 이상 -10점… 법원 “택시기사 건강 평가는 정당”

    택시회사가 65세 이상 운전기사에 대한 평가 점수를 매길 때 나이를 이유로 ‘건강 상태’ 점수를 무조건 깎더라도 문제 삼기 어렵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10부(부장 한창훈)는 한 택시회사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부당해고 판정을 취소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1심을 깨고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이 회사 소속 택시기사 A씨는 정년퇴직 후 재입사해 5년간 매년 근로계약을 갱신하며 일했다. 하지만 2017년 돌연 “평가 점수가 미달됐다”며 계약 종료 통보를 받았다. 회사는 규정에 따라 기사를 평가해 70점을 넘길 때만 재계약을 맺었는데, 평가 내용 중 ‘건강 상태’ 항목(20점)에서 65세가 넘은 기사들을 일괄적으로 10점을 감점해 왔기 때문이다. 당시 66세이던 A씨도 이런 이유로 감점당했다. 중노위는 이를 부당해고라고 판정했다. 하지만 법원은 1심과 2심 모두 평가가 정당하다고 봤다. 2심 재판부는 “65세 이상 고령자는 젊은 기사보다 시력과 지구력, 체력, 반사신경 등 운전에 필요한 능력이 부족할 수 있다”면서 “이로 인해 승객이 다치거나 회사에 손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감점이 특별히 부당해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2심 재판부는 1심과 달리 직전 계약 기간 이전인 2011년과 2012년에 A씨가 낸 교통사고를 평가에 반영해 감점한 것도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결과적으로 정당한 감점 사항을 모두 반영하면 70점에 미치지 못하므로 계약 종료도 적법하다고 결론 내렸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종교적 확신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종교적 확신

    움베르토 에코의 소설 ‘장미의 이름’은 1327년 11월을 시대 배경으로 수도원에서 벌어진 희대의 살인사건을 수사하는 내용이다. 호르헤 수도사는 책 페이지에 독을 발라 손가락에 침을 묻혀 책장을 넘기는 수도사들을 죽게 만든 종교적 확신범이다. 웃음을 다룬 고전인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제2권에 접근하려는 수도사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것이다. 사건 수사를 맡은 윌리엄 수도사는 호르헤에게 말한다. “그래! 잘 들어 둬. 당신은 속았어. 악마라고 하는 것은 영혼의 교만, 미소를 모르는 신앙, 의혹의 여지가 없다고 믿는 진리, 이런 게 바로 악마야!” 자신의 믿음이 절대적이라고 믿는 자들, 자신의 믿음이야말로 타인의 믿음의 진실성을 측정하는 절대적 기준이라고 확신하는 자들이야말로 악마라는 것이다. 신앙에 관한 모든 것을 다 안다고 주장하며 남을 정죄하는 자들이다. 그들은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필요 없어. 하나님의 인정만 받으면 되지”라며 이웃에게 거침없이 무례를 저지른다. 자기 신앙이 한 점의 의혹도 없는 확고부동한 진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맹신자들이다. 중세 종교재판관들도 같은 부류다. 타인의 머릿속을 들여다보는 투시력이라도 있는 듯 행동한다. 조지프 콘라드의 ‘암흑의 핵심’은 인간 내면의 허약함과 취약성을 지적한다. 그는 “도덕으로 견뎌 내는 문명화된 인간의 삶이란 가까스로 식은 용암의 얇은 표면 위를 아슬아슬하게 걸어가는 것과도 같아서 자칫 방심했다가는 언제 어느 때 그 표면이 갈라져 불타는 심연으로 떨어지게 될지 모른다”고 말한다. 추앙받는 성인(聖人)의 삶이라고 해서 다를 것 없다. 그러니 인간 숭배란 얼마나 부질없는가. 절대적 확신으로 무장한 지도자가 흔드는 깃발 따라 나부끼는 군중이란 얼마나 끔찍한가. 인간은 고독 속에서 선해지고 강해질 수 있다. 키에르케고르가 말한 단독자로서 완성되는 것이다. 앤서니 스토는 ‘고독의 위로’에서 “혼자 있는 능력은 학습과 사고와 혁신을 가능하게 하며, 변화를 받아들이게 하고, 상상이라는 내면세계와 늘 접촉하게 하는 귀중한 자질”이라고 말한다. 한적한 골목길이 석양에 물들고 있다. 무리 짓기보다 혼자가 되자. 절대적 확신보다 정직한 의심과 성찰로 한 해를 마감하자. 우석대 역사교육과 초빙교수
  • [씨줄날줄] 매의 눈/박홍환 논설위원

    [씨줄날줄] 매의 눈/박홍환 논설위원

    인류가 맹금류인 매를 길들여 사냥에 이용한 것은 무려 4000년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아메리카 등 주요 대륙의 매 이동경로에 있는 60여개 국가에서 매사냥의 전통이 발견된다. 우리나라에서는 몽골 등 북방지역에서 전해져 고조선을 거쳐 삼국시대로 이어지면서 활성화됐다고 한다. 매사냥은 특히 고려 25대 왕인 충렬왕(1236~1308) 때가 최고의 전성기였다. 원나라 세조 쿠빌라이의 사위였던 충렬왕은 직접 매사냥을 즐겼고, 매의 사육과 사냥을 담당하는 ‘응방’(鷹坊)이란 관청까지 설치했다. 응방은 원나라가 고려의 사냥매인 해동청(海東靑)을 탐내 조공품으로 바치도록 지시하면서 사냥매 획득과 사육을 보다 효율적으로 독려하기 위해 전국 각 지역에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 왕들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음은 물론이다. 때문에 응방은 왕의 후광을 등에 업은 최고의 권력기관이기도 했다. 조정에서는 각 지방 응방에 별감을 보내 사냥매들을 잡도록 독려했고, 이들의 횡포가 극심했다고 한다. 매는 맹금류 가운데 비교적 몸집이 작은 편에 속하는데 높은 곳에서 활공하며 사냥감을 포착한 뒤 급강하해 날카로운 발톱으로 순식간에 잡아채 날아오른다. 하강 순간 속도는 시속 300㎞를 넘나든다. 매가 사냥에 능한 것은 조류 가운데 최고의 시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인간보다 시세포가 5배나 많고, 8배나 멀리 볼 수 있다. 사물에 대한 관찰력이 뛰어난 사람에게 ‘매의 눈’을 가졌다고 하는 이유다. 고대 이집트에서 신으로 숭배했던 호루스의 머리도 매 형상으로 그려져 있다. 이처럼 멀리, 세밀하게 볼 수 있는 눈을 가진 매를 빗대 작명한 정찰·탐지 및 요격용 무기체계가 많다. 항공모함에 탑재하는 미국의 조기경보기 E2의 이름은 말 그대로 ‘매의 눈’(호크아이)이다. 20㎞ 상공에서 지상의 30㎝ 크기 물체까지 식별해내는 미국의 고고도 무인정찰기 RQ4는 ‘글로벌호크’로 불린다. 중국도 적 함정을 탐지해 요격하는 대함 미사일에 ‘매의 공격’이라는 뜻을 가진 ‘잉지’(鷹擊)라는 이름을 붙여 성능을 계속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북한 전역을 감시하며 미사일 위협을 조기에 탐지하기 위해 도입하는 글로벌호크 4대 중 1호기가 23일 경남 사천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구매 결정 8년 만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나머지 3대도 도입한다. ‘매의 눈’에 해당하는 레이더 결함이 발견돼 당초 예정보다 6개월 늦어졌다. 첩보 위성급인 글로벌호크는 한번 이륙해서 38∼42시간 작전 비행을 할 수 있다. 작전반경은 3000㎞에 이르고, 기상조건과 상관없이 고해상도 영상까지 얻을 수 있다. 우리 군도 그야말로 ‘매의 눈’을 갖게 된 셈이다. stinger@seoul.co.kr
  • ‘大口’ 너의 큰머리는 쫄깃하고 탄탄한 살결은 담백하고 끓여도 쪄내도 시원하니 임금님 수라상에 올랐지

    ‘大口’ 너의 큰머리는 쫄깃하고 탄탄한 살결은 담백하고 끓여도 쪄내도 시원하니 임금님 수라상에 올랐지

    ‘대구야 왔구나, 반갑다.’ 바다 물고기 가운데 ‘겨울 진객’으로 불리는 대구가 돌아오는 계절이다. 살을 에는 추운 겨울, 산란 철에 살이 통통하게 오른 싱싱한 대구를 먹어 봐야 수라상에 올랐던 ‘대구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 대구는 입과 머리가 커 대구(大口)라고 불리게 됐다. 알에서 부화해 1년이 지나면 20~27㎝, 2년 뒤면 30~48㎝, 3년이 지나면 60㎝, 5년 뒤에는 80~90㎝ 정도 자라고 1m가 넘는 것도 있다. 지금까지 잡힌 대구 가운데 몸무게가 가장 무거운 것은 22.7㎏으로 보고됐다. 대구는 한류성 어종으로 수심 200~500m 깊이 북쪽 한랭한 바다에서 몰려다닌다. 겨울철 산란기가 되면 태어난 해역으로 돌아가 알을 낳는 회귀 어종이다. 1마리가 150만~400만개 알을 낳는다. 러시아 캄차카 반도를 비롯해 북태평양 일대에 살다 겨울이 되면 알을 낳기 위해 진해만으로 회귀해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지내다 3월이 되면 다시 북쪽으로 올라간다.대구는 200해리 배타적 경제수역 국제법을 만든 ‘전쟁 고기’로도 유명하다. 대구잡이를 비롯해 어업이 국가 주요 산업인 아이슬란드와 영국은 대구잡이를 둘러싸고 1958년, 1972년, 1974년 세 차례나 ‘대구 전쟁’을 벌였다. 이 대구전쟁 결과로 200해리 배타적 경제수역을 설정하는 국제법이 만들어졌다. 가덕도와 거제도가 둘러싼 진해만은 대구가 알을 낳기에 좋은 장소여서 우리나라 대구 최대 어장이 형성된다. 대구가 가장 많이 잡히고 품질도 진해만 대구가 최고로 꼽힌다. 대구는 호망이라는 그물로 잡는다. 어민들은 크기가 작은 대구가 잡히면 대구 자원 보호를 위해 바다로 돌려보낸다. 날씨가 추워야 많이 잡히는 대구는 12월 말에서 1월까지가 성수기다. 맛도 이때가 최고다. 남해안에서는 대구 자원 보호를 위해 1월 한 달 동안은 금어기로 정했다. 금어 기간은 어선마다 잡는 양이 정해진다. 지난 1월에는 대구잡이 어선 한 척(허가 1건)이 한 달 동안 480마리만 잡도록 허가됐다.거제시와 어민들은 내년 1월도 비슷한 수준으로 허가될 것으로 전망한다. 대구 금어기인 1월 한 달 동안 잡는 대구는 수량을 확인하기 위해 모두 경매장을 통해 유통된다. 금어기 기간에 잡힌 대구 가운데 활력이 넘치고 알 상태가 좋은 암컷은 행정기관 등에서 사들여 알을 채취한다. 채취한 알은 즉시 바다로 방류한다. 거제시 장목면 외포항은 진해만 일대에서 잡힌 대구가 모이는 집산지다. 갓 잡힌 싱싱한 대구는 그날그날 거제수협 외포 공판장에서 경매를 거쳐 전국으로 유통된다. 금어기가 아닐 때는 경매를 거치지 않고 음식점이나 수산시장 등으로 바로 판매하기도 한다. 이호환(58) 거제수협 외포위판장 경매담당자는 19일 “아직은 하루 대구 위판량이 300~600마리로 많지 않다”며 “이달 말이 되면 어획량이 늘어 위판량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외포위판장에 따르면 최근 위판장에서 거래되는 대구 가격은 크기 50~70㎝ 한 마리가 암컷은 2만~2만 5000원, 수컷은 3만~3만 5000원 선으로 지난해와 비슷하다. 김용호 거제대구호망협회장은 “행정기관에서 대구 자원 보호를 위해 해마다 알과 치어를 방류하고 산란기에 금어 기간도 정해 관리하지만 과거와 비교하면 어획량이 아직도 훨씬 적다”고 말했다.진해만 일대 대구 외획량은 전국 어획량의 30%를 차지한다. 거제시와 수산업계 등에 따르면 대구 철에 거제만 일원에서 10만 마리 안팎으로 잡히는 것으로 추산된다. 경남도와 거제시는 대구 자원을 늘리기 위해 1981년부터 어미 대구에서 알을 채취한 뒤 인공수정을 시켜 방류하는 사업을 한다. 경남도 수산자원연구소는 대구 인공종자 생산에도 성공해 2005년부터는 인공부화해 15일쯤 키운 어린 대구를 방류하는 사업도 병행한다. 경남도와 거제시는 지난 2월 8~15일 장목면 외포 앞바다와 통영, 진해, 고성, 남해 등 7곳 바다에서 650만여 마리의 어린 대구를 바다로 보내는 등 지금까지 4850만 마리의 치어를 방류했다. 대구는 맛이 담백해 비린 생선을 싫어하는 사람도 잘 먹는다. 흰살생선은 보통 지방 함량이 5%를 웃돌지만 대구는 1% 정도이며 단백질 함량이 17.5%로 맛이 담백하고 고소하다. 가장 즐기는 대구 요리는 창자를 골라내고 4~5토막으로 잘라 무, 미나리, 대파, 고추 등과 함께 끓이는 대구탕이다. 애주가들이 속풀이 음식으로도 즐겨 찾는다. 육수가 팔팔 끓으면 대구와 정소를 넣고 대구 살이 어느 정도 익으면 소금으로 간을 맞춘 뒤 대파, 고추를 넣어 끓인다. 마지막으로 미나리를 넣은 뒤 한 번 더 끓인 대구탕은 국물 맛이 깊고 시원하다. 대구는 한 가지도 버릴 게 없는 생선이다. 알은 탕을 끓이거나 젓갈을 담근다. 대가리는 찜이나 탕으로 끓인다. 수컷의 정소인 ‘이리’는 탕에 넣어서 끓여 먹는다. 아가미와 내장도 젓갈을 담근다. 대구의 신선한 간은 쪄 먹기도 한다. 대구 대가리에 채소와 양념을 넣고 삶거나 쪄서 만든 대구뽈찜이 맛있는 이유는 산란기에 암수가 서로 사랑을 나눌 때 볼을 비벼대는 특성 때문에 살이 더욱 쫄깃하고 맛이 뛰어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겨울철 거제 외포항 바닷가에는 빈터마다 대구를 촘촘하게 걸어 놓고 말리는 모습도 볼 수 있다. 해양수산부 등에 따르면 대구는 아미노산 가운데 타우린이 풍부해 피로회복, 시력증강, 간 기능 보호에 좋은 생선이다. 특히 대구 간에는 지방과 비타민 A·D가 많이 함유돼 있어 간유의 원료로 쓰인다. 간유는 만성 류머티즘, 통풍 치료, 관절염, 척추 질병, 야맹증, 피부 발진, 폐결핵, 얼굴 상처 육아 형성 촉진 등에 효과가 있다. 대구 간유는 유아기나 성장기 어린이 영양식으로도 이용한다. 대구 간유가 관절염에 효능이 있는 이유는 연골세포를 손상하고 관절염을 일으키는 효소 활동을 간유에 포함된 오메가 지방산이 억제하기 때문이다. 외포항을 비롯한 거제, 창원시 진해구 용원동, 부산 등에는 싱싱한 대구를 재료로 요리하는 대구요리 전문 음식점들이 있다. 거제대구호망협의회와 외포청년회는 해마다 대구잡이 성수기에 맞춰 전국 최대 대구 집산지 장목면 외포항에서 거제대구수산물 축제를 개최한다. 진해만 일원에서 생산되는 지역 특산물 대구를 널리 알리고 지역경제도 활성화하기 위한 특산물 축제로 올해로 13회째다. 경남도와 거제시, 수협중앙회, 거제수협에서 후원하며 올해는 21~22일 이틀 동안 열린다. 축제 기간에 대구 직거래 장터를 운영해 싱싱한 대구를 저렴하게 판매한다. 진해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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