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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이 아닌 마음으로 희망 볶는 바리스타

    눈이 아닌 마음으로 희망 볶는 바리스타

    16일 관악구청 1층 로비 한쪽에 마련된 커피전문점. 구청을 찾은 민원인들과 청사에 자리 잡은 용꿈꾸는 도서관 이용자들이 자주 찾는 이곳에서는 특별한 바리스타들이 손님의 주문에 따라 능숙하게 커피를 만들고 있다. 바로 ‘눈’을 대신해 ‘마음’으로 커피를 만드는 시각장애인 바리스타들이다. 관악구는 지난 11일 구청 1층에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 ‘실로암 카페모아’를 열었다. 로비 유휴 공간 13.7㎡를 활용해 만든 이 커피전문점은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파는 다양한 커피 음료와 차 등을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어 벌써 민원인들과 도서관 이용자들의 쉼터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카페모아가 특별한 건 독특한 이력을 가진 바리스타들 때문이다. 3명의 직원 중 2명이 시각장애인으로 이들은 장애를 딛고 바리스타 교육을 이수해 자격증을 딴 것은 물론 한국바리스타 대회 수상 경력 등까지 갖춘 베테랑들이다. 시각장애 1급으로 후배 시각장애인 바리스타 양성을 위한 훈련교사로도 활동하고 있는 윤미영(31)씨는 “비장애인 바리스타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커피맛을 보여 드릴 테니 많은 주민들이 이용하셔서 시각장애인들이 다양한 일자리를 가질 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카페모아에는 이들 시각장애인 바리스타와 함께 역시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한 사회복지사가 매니저로 근무한다. 구 생활복지관 관계자는 “시각장애인 바리스타들은 시력을 대부분 상실하고 빛 정도만 구분할 수 있지만 바리스타 일에 숙련이 돼 있어 업무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카페모아는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회가 기존에 안마업에 한정돼 있던 여성 시각장애인의 일자리 확대를 위해 개설한 커피전문점이다. 관악구청점은 은천동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 숙대입구에 이은 3호점이다. 카페모아의 판매 수입금은 전액 근로 장애인 복리후생과 추가 개점에 쓰인다. 카페모아는 평일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이용할 수 있다. 특히 관악구통합도서관 회원증을 제시하면 500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 유종필 구청장은 “국내 공공청사 내에 시각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커피전문점을 설치한 것은 처음”이라며 “좋은 취지로 개설된 카페인 만큼 주민들도 편안하게 이용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누구냐 넌?…입 쫙 벌리고 위협하는 희귀 곰치 포착

    누구냐 넌?…입 쫙 벌리고 위협하는 희귀 곰치 포착

    좀처럼 보기 힘든 희귀한 곰치 한마리가 카메라에 포착됐다. 스페인 로스 크리스티아노스 인근 바닷 속에서 다이버들에게 포착된 이 곰치의 정식이름은 ‘팽투스 모레이’(fangtooth moray)로 뱀장어목 곰치과에 속하는 물고기다. 호랑이처럼 피부가 오렌지와 노란색을 띠고 있어 타이거 모레이로도 불리며 시력이 나빠 후각에 의지해 다른 물고기와 갑각류를 사냥해 먹고 산다. 사진을 촬영한 마드리드 출신의 사진작가 호르헤 소리얼(48)은 “이 물고기를 우연히 발견하고 30cm 정도 떨어진 위치에서 근접 촬영했다.” 면서 “플래시가 터지는 것에 깜짝 놀랐는지 입을 쫙 벌리고 투명한 이빨로 나를 위협했다.”고 밝혔다. 어류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 물고기는 수심 50m 아래에서 주로 작은 굴과 틈 등에 숨어 살아 좀처럼 목격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리얼은 “물고기가 무섭게 나를 ‘위협’ 했지만 내가 건들지만 않으면 공격하지 않는다.” 면서 “입을 쫙 벌려줘 좋은 사진 모델이 됐다.”고 말했다.     인터넷뉴스팀   
  • 안락사 선택한 쌍둥이 형제의 기구한 사연

    안락사 선택한 쌍둥이 형제의 기구한 사연

    과연 이들 쌍둥이 형제의 안락사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지난달 1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대학병원에서 안락사 시술이 시행됐다. 이날 죽음을 선택한 사람은 특이하게도 일란성 쌍둥이 형제인 마크와 애디 버베셈(45). 이들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게 된 계기는 기구하다. 청각장애인으로 태어난 쌍둥이 형제는 지금까지 한번도 서로 떨어져 살아본 적이 없다. 형제는 바깥과 소통을 거부한 채 평생을 같은 지붕 아래에서 구두 수선일을 하며 뜨거운 우애를 나눴다. 그러나 최근 이들에게 불행이 찾아왔다. 지병으로 청각도 모자라 시력도 잃을 위기에 놓인 것. 결국 더이상 서로간의 소통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은 형제는 고심 끝에 안락사가 합법인 자국에서 함께 세상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세상을 떠나는 날 형제는 병원에서 마지막 커피를 마시며 가족과 작별했다. 그리고 형제는 담담히 가족을 향해 손을 흔들었고 이것이 이승에서의 마지막 인사였다. 큰 형인 더크는 “사람들이 동생들의 극단적인 선택에 의구심을 갖지만 난 이해할 수 있다.” 면서 “동생들은 평생 병으로 힘들어했지만 더 큰 고통은 이제 서로 듣지도 볼 수도 없다는 사실이었다.”며 눈물을 떨궜다. 안락사를 시술한 의사 데이비드 뒤푸르도 “모든 조건이 갖춰져 안락사를 승인했다. 죽는 순간 형제들은 매우 행복해 했으며 그들의 고통은 끝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안락사에 대한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벨기에 가톨릭 대학 의학 윤리과 교수인 크리스 게스트만스는 “안락사라는 것이 과연 인간적인 일인가?”라고 반문하며 “스스로 죽을 권리를 선택하는 것은 결코 올바른 행동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사회에서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복지제도 처럼 인간의 정신적 빈곤도 보호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벨기에는 지난 2002년 네덜란드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안락사가 법적으로 승인됐으며 지난 2011년에만 총 1,133명의 안락사가 이루어졌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돈 없어 공부 못하는 학생 없게” 기초수급자 할머니 전재산 쾌척

    “돈 없어 공부 못하는 학생 없게” 기초수급자 할머니 전재산 쾌척

    기초생활보호대상자인 89세 할머니가 평생 모은 전 재산 2000만원을 청소년 장학금으로 내놓아 연초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13일 경기 광명시에 따르면 소하동 Y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김영자(오른쪽·89)씨는 최근 병원에서 양기대 광명시장을 만나 2000만원을 장학금으로 써 달라고 기탁했다. 김씨는 양 시장에게 “돈이 없어 공부를 못하는 학생이 없도록 해 달라”며 돈을 건넸다. 젊은 시절 파출부 등을 하며 어렵게 살아온 김씨는 남편·자식과 사별한 후 20년 전 국민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되면서 정부로부터 받은 돈을 절약한 것이었다. 김씨가 받는 돈은 매달 40여만원에 불과하지만 김씨는 최소한의 생활비만 사용하고 돈을 모아 왔다. 김씨는 지난해 4월 시력이 급격히 나빠져 거주지인 하안3동 임대아파트를 떠나 요양병원으로 이주할 때도 냉장고 등 가재도구를 사회복지시설에 기부했다. 김씨는 “그동안 국가의 도움만 받아 보답하고 싶었는데 이번에 형편이 어려운 이웃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양 시장은 “김 할머니의 기부금은 부자가 수십억원 내놓은 것보다 더 귀한 돈”이라며 광명희망나기운동본부를 통해 형편이 어려운 청소년을 위한 장학금으로 사용토록 조치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명사가 걸어온 길] 1.바람의 시인, 예술과 삶을 말하다(하)

    [명사가 걸어온 길] 1.바람의 시인, 예술과 삶을 말하다(하)

    시인 고은(80)을 이야기하면서 그의 예술과 문학론, 사랑과 술을 빼놓을 수 없다. 한 30대 문학평론가는 고은에 대해 “선생은 지리산 자락 깊은 곳에 핀 이름 모를 꽃의 존재에 대해서도 경남의 꽃, 대한민국의 꽃, 아시아의 꽃, 지구의 꽃, 태양계의 꽃, 우주계의 꽃으로 인식하고 들여다보는 확장된 시각을 이미 1960~70년대부터 드러낸 것이 특징”이라고 평했다. 지금이야 당연한 시각인 것 같은데 당시에 일반적인 것은 아니었다. 시에 대한 고은의 욕망은 이런 것이다. “이 세상이 끝나야 끝나는 시. 아니 모든 멸망 뒤에 다시 이어지는 시. 우주 허공계의 시. 나라는 존재 따위 다 사라져 버린 영구 부재의 시. 시. 시.시. 미치겠다.” (1974년 9월 24일 일기) 고은이 유신체제에 저항하는 활동을 강화할 때 그의 문우이자 술친구인 민음사 박맹호 사장과 문학과지성사 김병익 사장은 ‘문학을 지켜라. 정치의 자승자박은 안 된다’라며 찬성하지 않았지만, 고은은 자신의 방식대로 문학을 끌어안았다. “시대에 지지 말자./ 시대를 팽개치지 말자./ 시대는 가고 문학은 남는다./ 문학은 그가 태어난 시대를 떠난다.”(1974년 12월 23일 일기) 세상이 흰 눈으로 뒤덮인 지난 연말, 경기도 안성 자택 서재에서 고은은 “내 운명은 시다. 평론도 소설도 써봤지만, 시로서 내 삶을 완결해야 한다. 이제 막 새로운 시 세계가 열리기 시작했다. 다른 시들이 들어오고 있다. 시인으로서 끝 무렵이 아니라 시작 무렵이다. 나에게는 종결이 없다”라고 말하며 얼굴에 홍조를 띠었다. 1958년 등단한 고은은 첫 시집 ‘피안감성’(彼岸感性, 1960년)을 시작으로 41살까지 6권의 책을 냈다. 그의 저작활동은 1980년대에 폭발적으로 왕성해져, 1986년 1권을 시작으로 2010년까지 24년 동안 만인보 시집만 30권을 냈다. 외국에 고은이 ‘만인보’의 작가로 널리 알려진 이유다. 만인보 외에 시집과 소설, 평론집, 산문집, 시선집, 여행서, 동화집, 동시집, 전기, 자서전, 편집한 책까지 합치면 150여권이 된다. 2013년 새해 벽두에는 1973~1976년까지 일기를 묶은 ‘바람의 사상’과 평론가 김형수와 대담한 ‘두 세기의 달빛’을 한길사에서 펴냈다. 대담집은 앞으로 7~8권 더 나올 예정이어서 고은이 낸 책은 조만간 160여권을 훌쩍 넘을 것이다. 시인으로 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고은은 “모국어로 시인이 되어야 할 운명인 사람인데, 소학교에 입학하니 조선어 사용이 금지됐다. 모국어를 상실함으로써 배움을 시작했다”고 토로한다. 식민지 시대에 태어난 죄다. 학교에서 일본어를 배우고 밤이면 머슴 대길에게 비밀리에 한글을 배웠다. 그렇게 배운 한글 덕에 해방되자 3학년에서 4학년으로 월반했다. ‘국문을 아는 사람 손들어’라고 했을 때 고은이 유일했단다. 흔히 그의 프로필에 종교는 불교로 나와 있다. 20대에 10년을 승려로 살았으니, 으레 그리 짐작한다. 그러나 흰 종이에 육필로 시를 적어나가는 고은은 “나에겐 백지가 종교다. 다른 종교가 들어올 여지가 없다. 완벽한 백지가 있으니까, 다른 완벽함이 필요없다”고 말했다. 삶은 힘들어지고, 문학하는 사람들은 늘고 있다. 고은은 “한국전쟁 당시 사람들 속에 진짜 시적인 것이 있었다. 그 시대를 견뎌온 힘은 강력한 정서, 시적인 품성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때 시가 더 풍부했다. 시단의 시적인 성취나 완성도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때 사람들은 시와 함께 있고 싶어했다. 지금은 시와 함께하는 사람들은 줄었는데, 오히려 시인들은 늘어나고 있다. 그 시인들이 시적인 품성이 갖춰져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역설적이다”고 현상을 분석했다. 그는 오히려 예비 작가나 기성 작가들에게 조언했다. “자아의 골짜기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작가들이 많다. 산 너머 이웃마을의 소식이 전혀 들리지 않는 자아의 골짜기에서만 머물지 말고 나와서, 세상을 돌아보고, 바라보고 해야 한다. 현대인의 특징은 시력이 약해져, 먼 곳을 보지 못한다. 인류가 짐승일 때는 멀리까지 바라봤다. 문명 속에서 익숙해진 시야라서, 아파트 단지의 건너편 창문을 바라본다. 시야가 연장되지 않고 누에고치처럼 내면에 둥지를 튼다. 그러면 어떤 때는 자신에 충실하지만, 자칫 자폐가 된다. 예술은 끊임없이 열려 있어야 한다. 문이 열리고 닫히는 ‘삐걱삐걱’ 소리가 들려야 하고, 뜨거운 숨결이 밖으로 나가고 밖의 차가운 공기가 들어와야 한다. 안 그러면 사막이 돼 양쪽이 다 죽어버린다.” 1974년 자유실천문인협의회 대표간사를 맡아 ‘참여파’는 물론이고 ‘순수파’까지 101명을 그러모아 ‘101 선언’을 추진한 저항시인다운 문학론이다. 그렇다고 그가 정치적이었느냐? 1974년 12월 27일의 일기를 보자. “문학은 비겁한 것인가. 문학은 현실에 대해, 힘에 대해, 이렇게밖에 존속될 수 없는 것인가. (중략) 절대로 권력에 굴복하지 않아야 한다. 만약 그런 일이 있게 되면 우리는 팔 하나씩 잘라버려야 한다. 자유실천문협은 한국문협, 자유문협, 그리고 한국문인협회의 그것일 수 없기 때문에 현대 한국문학사를 새로 쓰는 문학의 운동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문학이 정치의 도구로 전락하는 일도 경계할 것이다. 문학은 문학으로 끝난다.” 지금은 하회탈 같이 속탈한 웃음을 짓는 고은이지만 1951년 교사시절이나 승려로 지낸 시절의 사진은 자의식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여간 부담스러운 얼굴이 아니다. 고은은 “고비와 극한을 많이 경험해서 그렇다. 마음의 평화는 인생의 후반기, 지금부터 한 20여년 전에서야 얻었다”고 했다. “내 마그마는 마음의 지하에서 여전히 타고 있는데, 지층까지 올라오지 않도록 달래놓고 유보시키고 하는 것이다. 어느덧 내 무의식의 일상이 지하의 마그마를 노출시키지 않도록 조절하고 달래주고 있다. 나는 본능의 신성성을 인정한다. 본능은 천하고 나쁜 것이 아니라 아주 신성한 것이다. 그것을 내 규범에 의해 억압하면 내가 싫어한다. 그것이 나의 자연이다. 불이 나의 친구다. 그러니까 ‘얘가 덜 필요한가보다’ 하면 자기가 물러나주고, 필요한 듯싶으면 기꺼이 다가오고 그래준다.” 본능의 신성성을 높이 평가한 덕분인지 고은의 여성편력은 화려했었다는 것이 문단의 평가다. 그러나 그는 1974년 9월 5일에 만난, 당시 덕성여대 강의를 나가던 15세 연하의 이상화(66·중앙대 영문과 교수)를 만난 뒤로 사랑에 빠졌다. 이 즈음 고은은 “한 달도 안 됐는데 결혼을 생각해야 할 처지가 되어가고 있다”고 일기에 써놓았다. 결혼식은 만난 지 약 10년 만인 1983년에야 했다. 고은의 나이 50살 때다. ‘생활은 문학의 무덤’이라던 고은의 부인 사랑은 지극하다. 2008년 고은이 그림 전시를 한 뒤로는 생일이 되면 고은 부부는 그림을 그려 생일선물을 대신한다. 문학평론가 권영민은 “결혼 이후 성실한 가장으로 살았고, 특히 딸을 얻은 뒤로 우주를 얻은 듯 기뻐했다”고 회고했다. 올해 정년을 맞는 부인 이상화 교수는 고은의 통역을 자청해 왔다. 흔히 전문통역사들이 외국인들이 이해하기 쉽게 고은의 발언을 풀어 설명한다면, 이 교수는 그러지 않는다. 이 교수는 “고은 시인은 발언 자체가 시다. 시를 산문으로 만들어서는 안된다”고 했다. 고은과 술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친구’이다. 고은은 “사람들이 그렇게 술 마시며 언제 시를 쓰느냐고 묻지만, 나는 일을 다 털고 난 뒤에 술을 마신다. 일을 했으니 나를 방임하고, 해방시켜줘야 한다”고 변명 비슷하게 말했다. 그는 젊은 시절 황홀했던 주막을 사랑했다. 그렇다면 주량은? “어리석은 질문이다. 주량은 내가 측정한 적이 없다. 가장 오래 마신 기록은 이틀을 잠 안자고 계속 마신 적이 있다. 서너 명이 마시다 다 떨어지고, 최종적으로 둘이 대작했는데 내가 졌다. 고은을 이긴 사람이 누구냐고? 다들 죽었다”라며 쓸쓸한 표정으로 입을 꽉 다물었다. 고은에게 술은 대부분 “대취”와 “뻗었다” 사이에 있었다. 맑은 소주를 좋아했다. ‘대취’ 무렵의 그의 술친구를 직함을 생략하고 순서 없이 대충 적어보면 다음과 같다. 박맹호, 박성룡, 김현, 이청준, 이어령, 남재희, 한승헌, 김병익, 황석영, 손소희, 이시영, 김승옥, 조해일, 백낙청, 김동리, 이문구, 서정주, 최순우, 조세형, 김현종, 최인호, 김기영, 신경림, 염무웅, 권영민, 민음사 여직원 3명 등등. ‘황홀한 주막’은 서울 종로구 청진동 가락지와 열차집, 신촌 역전 술집, 낭만, 서린동 술집 등등으로 무교동과 청진동, 광화문 언저리다. 그가 기억하는 최고의 술자리는 1960년대 어느 날 새벽 1~2시에 혼자 마시던 술이다. 잠든 세상에서 비장한 비극성을 즐기며 “나는 세상을 숙직하는 자다. 세상을 지키는 취기다”라며 마셔댄 것이다. 연세도 있는데 술을 끊을 것인가? “술을 끊으면, 수사자에게 수염이 없는 것 같다, 원숭이에게 꼬리가 없는 것 같다, 조가비에게 진주가 없는 것 같다. 이별하지 말고 작별을 했다가 다시 만나야지. 옛날 삼거리 주막집에서 나그네들이 만나서 술 마신 뒤 언젠가 다시 만납시다 하면서 손을 흔들면서 헤어지듯이 그래야지. 술에게 가혹하게 굴면 안 된다. 얼마나 헌신적으로 잘해줬느냐. 술이 운다. ” 글 사진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 국내은행들 편의성 ‘최악’ 트위터 등 외국계는 ‘우수’

    장애인의 전자정보 접근권을 보장한 장애인차별금지법의 시행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의 접근성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안 문제 해결이 까다로운 모바일 뱅킹은 ‘사용 불가’ 수준인 반면 접근성 개념이 우리나라보다 보편화된 외국계 기업의 앱은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높았다. 9일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가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시행한 ‘2012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접근성 평가’에 따르면 평가 대상 45개 앱의 접근성 점수는 ‘매우 미흡’ 수준인 51.3점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합회는 전맹인, 저시력자, 지체 및 뇌병변 장애인으로 구성된 평가단을 구성해 장애인의 이용 욕구와 이용률이 높은 공공·민간 앱 45개를 평가했다. 하위권은 최하점인 35.9점을 받은 IBK스마트뱅킹 앱 등 은행 관련 앱이 차지했다. IBK스마트뱅킹은 100점으로 환산한 기술성 점수에서 51.8점, 사용성 점수에서 ‘사용 불가’ 수준인 20점을 받는 데 그쳤다. 시각장애인에게 필수적인 대체텍스트(그림 등 이미지를 음성으로 설명하는 것) 제공률은 0%였다. 신한S뱅크(38점), 우리은행 원터치(39.3점), New NH스마트뱅킹(41.2점), KB스타뱅킹(42.1점) 등 다른 은행 앱도 비슷했다. 최고점인 79점을 획득한 트위터 등 외국계 회사의 앱은 점수가 높았다. 트위터는 기술성에서 87.4점, 사용성에서 70.5점을 받았다. 대체텍스트 제공률도 90%로 우수했다. 페이스북 역시 76.6점으로 높았지만 유사한 국내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다음 요즘(47.7점), 네이버 미투데이(48.8점), 카카오스토리(53.6점) 등은 낮았다. 소셜커머스에서도 미국에 본사를 둔 그루폰은 77.4점인 반면 티몬(46점), 쿠팡(45.2점), 위메프(45.5점) 등 국내 회사는 크게 뒤처졌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안구에서 털이 자라는 희귀병 10대

    안구에서 털이 자라는 희귀병 10대

    눈에서 가느다란 털이 자라는 희귀 질환 환자의 사례가 공개돼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19세인 이란 남성은 오른쪽 안구 안에 매우 희귀한 포낭이 형성됐고, 이 포낭에서 체모가 자라는 증상을 겪고 있다. 불투명한 흰색 포낭과 여기서 자라는 털은 시야를 가리는데다, 눈을 깜빡거리는 자연스러운 행위를 방해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고 있다. 이는 윤부 유피낭종(limbal dermoid)이라 부르는 증상으로, 눈동자 아래 피부 조직에서는 이 남성처럼 털이나 연골이 자랄 수 있으며 심지어는 땀샘이 형성되기도 한다. 이 환자의 경우 크기가 5~6㎜가량 돼 다른 환자들보다 훨씬 불편함을 느꼈으며 시력이 급격이 낮아지는 증상을 보였다. 이를 수술한 이란 타브리즈 의과대학의 담당의사는 “특별한 통증은 없지만 깜빡거리는데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이 환자는 떼어내야 할 포낭의 크기가 워낙 컸던 케이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안구질환은 1만 명 중 1명꼴로 발병하며 태아시절 엄마의 자궁 안에서 선천적으로 형성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이론적으로는 안구 포낭에서 털 뿐만 아니라 치아가 자랄 수도 있지만 아직까지 이런 사례가 발견된 적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동·서양 문화속의 뱀] 혐오스럽고 차가운 외모에 선입견… 신화 속 지혜의 상징·불사의 존재랍니다

    [동·서양 문화속의 뱀] 혐오스럽고 차가운 외모에 선입견… 신화 속 지혜의 상징·불사의 존재랍니다

    저, 나름 요즘 트렌드 ‘갑’입니다. 얼굴은 날렵하게 쭉 빠진 것이 딱 V라인입니다. 몸매는 언제든 요염하게 S라인을 뽑아낼 수 있습니다. 이게 얼마나 매혹적이었으면 저를 본떴다면서 만들어낸 이미지들이 어쩌면 하나같이 허리를 배배 꼰 것들일까요. 그런데 다들 별 감흥이 없는 표정이시군요. 아차, 제목과 이미지를 먼저 보셨겠군요. 그래서 그렇게 다들 뱀눈을 하고 절 쳐다보고 계셨군요. V라인? S라인? 웃기고 있네. 저 Y라인 혓바닥으로 대체 무슨 요사스러운 말을 하고 있는 거야 하면서요. 사랑해 달라고는 안 할게요. 그래도 억울한 거는 알아주세요. 전 늘 그냥 이랬거든요. 뱀눈만 해도 그렇습니다. 우리 눈엔 눈꺼풀이 없고 투명한 비늘만 덮여 있는 데다 시력도 아주 약해요. 그러니 늘 한 방향으로 열심히 봐야 합니다. 눈 감으면 코 베어 간다는 세상, 그렇게 두 눈 똑똑히 뜨고 있어봤자 5m 정도 앞만 보고 삽니다. 눈의 조건이 달라 그런 건데, 열심히 바라보는 걸 두고 꼬나본다 그러시면 섭섭합니다. 거기다 우린 귀도 안 좋다고요. 겉귀, 가운데귀 없이 속귀만 있거든요. 그래서 공기의 파동인 음파는 거의 못 느낍니다. 피리 소리에 맞춰 야들야들 춤추는 걸 봤는데 무슨 소리냐고요? 고백하자면 피리 소리에 몸을 맡긴 게 아니라 상대방 움직임을 본 겁니다. 그 길쭉한 것에서 소리가 나왔다는 소리조차 알아듣기 힘든 소리일 뿐입니다. 그 대신 땅에서 나오는 희미한 진동만큼은 귀로 기막히게 느낄 수 있답니다. 다가오고 멀어지고, 방향을 저리 틀고 이리 틀고 하는 그 느낌만큼은 귀신같이 알아듣는 답니다. 눈도 귀도 신통치 않으니 혓바닥이 Y라인이 된 겁니다. ‘야콥슨 기관’이란 말 들어보셨습니까. 코의 이중대쯤 되는데 공기 중의 미세한 냄새를 통해 사물을 인식하도록 도와주는 기관입니다. 이게 입안에 있으니 혀를 열심히 날름거리면서 바깥 정보를 전달해줘야죠. 먹을 것은 어딨는지, 나를 해칠 동물이 혹시 가까이 와있는 건 아닌지, 혹시 제 피앙세가 저기 있는 건 아닌지…. 잊지 마세요. 당신네 사람들도 야생에 던져지면 가장 발달하고 예민해지는 감각이 후각이란 걸요. 야생이란 그런 겁니다. 그렇다고 날름대는 Y라인 혓바닥을 두고 고상한 품격이 느껴진다고 말해주길 바라는 건 아닙니다만. 잽싸게 다가와서 독이빨로 확 물고 가지 않느냐고요? 에이, 그런 건 우리 세계에서는 먹고 살려다 보면 한가지씩 다 있는 부분이지요. 너무 야멸차게 굴지 마세요. 솔직히 다큐 같은 곳에서 눈길을 끌기 위해 당신네 사람들이 너무 과장한 부분도 있어요. LA레이커스에서 뛰는 NBA 농구선수 코비 브라이언트의 별명이 아프리카에 사는 뱀 이름을 따서 ‘블랙 맘바’더군요. 아주 유능한 공격수니까 뱀 중에서도 가장 독하고 빠르다는 블랙 맘바에다 비유한 거겠죠. 그럼에도 자꾸 절 가지고 뭐라 그러는 걸 보면, 저 은근하고 알싸한 반전 매력 같은 게 있나 봐요. 오죽했으면 서정주 시인이 이런 얘길 했더라고요. “돌팔매를 쏘면서, 쏘면서 / 사향 방초 길 저 놈의 뒤를 따르는 것은 / 우리 할아버지의 아내가 이브라서 그러는 게 아니라 / 석유 먹은 듯… 석유 먹은 듯…” 쫓아내려고 돌팔매질 했을까요, 아니면 너무 따라다니고 싶어 그런 핑계를 대야만 했을까요. 인기, 그거 겪어보면 알겠지만 좀 피곤한 데가 있어요. 그래서 나다닐 때 되도록 조용히 나다닌 답니다. 배를 땅에 딱 붙여서 스르륵 왔다 사라지고, 어느날 허물만 남긴 채 새로운 모습으로 변한 뒤 사라져 버리고, 기나긴 겨울이 오면 땅 속으로 스며들어 사라져줍니다. 그땐 몰랐어요. 이게 더 기름을 끼얹은 꼴이 될지는. 아이돌이 신비주의 전략을 쓴 것도 그 때문이었나봐요. 전 그냥 쿨했을 뿐인데, 당신네 사람들은 제가 무슨 부활, 재생, 숨겨놓은 어떤 비결, 지혜 이런 것의 아이콘이라 하더군요. 그래서 프랑스 철학자 자크 데리다가 말한 ‘파르마콘’이란 표현이 우리에겐 딱인거 같아요. 약이면서 독인, 독이면서 약인 묘한 경계의 상태. 절체절명의 순간, 삼키기도 뱉기도 모호한 존재. 지하세계와 지상세계를 오가는 우리와 비슷하잖아요. 괜한 말 아니에요. 궁합 볼 때 흔히 뱀띠와 소띠가 어울린다고들 말씀하시잖아요. 그게 왜 그런 줄 아세요. 탁 물어서 독을 쏘아주는 게 다른 동물들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지만 소에게는 은근히 몸을 데워주고 활성화시켜주는 효과가 있어서 그렇다잖아요. 서양도 마찬가지예요. 고대 그리스 의술의 신은 아스클레피오스예요. 이 사람 상징이 뭔 줄 아세요? 휘휘 뱀 한 마리가 감아 올라간 지팡이에요. 잿더미에서 구원받은 사람이라 허물 벗는 우리가 친근했나봐요. 지금도 이 지팡이는 세계보건기구(WHO)나 군의관 휘장의 상징물로 쓰인 답니다. 병원이나 약국을 뜻하는 상징이기도 하고요. 독 품은 뱀이 치료의 상징이라니 재밌지 않나요. 더 피곤한 건 절 자꾸 당신네 인간들이 만든 문명의 상징으로 치켜세운다는 겁니다. 그리스신화에서 헤르메스는 지혜의 상징이죠. 그의 상징은 뱀 두 마리가 몸을 꼰 지팡이, 카두케우스지요. 창세기도 생각해보세요. 나쁜 뱀이 꼬드겼다는 일방적 주장만 빼면, 결국 뱀으로 인해 마침내 인간의 역사가 시작된 겁니다. 동양의 창세기인 여와와 복희 얘기는 더 직설적이에요. 이들의 모습은 아예 ‘교사’(交蛇)로 묘사되어 있어요. 얼굴과 상반신 정도만 당신네 사람 형상이고, 그 아래는 우리 형상이지요. 그것도 여와와 복희가 배를 맞대고 꼬리를 끝까지 뱅뱅 서로 말고 있는 모습, 그러니까 교(交)하고 있는 모습으로 그려둔 거지요. 그런데 잘 보세요. 여와와 복희가 들고 있는 게 대개는 가위, 줄자, 컴퍼스처럼 당신들의 문명을 상징하는 도구들이에요. 진정한 세상의 시작, 문명의 생성은 우리 덕분이라나요. 역사가 시작된 이후로도 위태로울 때면 우리의 도움을 받았어요. 아테네 왕 에릭토니오스라는 사람이 있어요. 지혜의 신 아테나의 아들이죠. 그 시대의 지혜가 뭐였겠어요. 전쟁과 무기였죠. 쇠를 주무르고 새로운 전차 같은 걸 만들어내고 하는 그런 기술들이 바로 인간의 문명인 거죠. 그렇게 신출귀몰하는 에릭토니오스를 두고 전쟁터에서 뱀처럼 스르르륵 다닌다더라, 태어났을 때 아예 하반신이 뱀이었다더라, 성인이 돼서도 늘 뱀이 그의 곁을 지켜준다더라 하는 말들이 따라다녔지요. 우리나라도 그래요. 신라 경문왕,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얘기로 유명한 그 왕이지요. 삼국유사에 이런 대목이 있어요. “경문왕의 침전에는 저녁마다 무수한 뱀들이 모여들므로, 궁인들이 놀라고 무서워서 쫓아내려고 했다. 그러나 왕은 ‘나는 뱀이 없으면 편안히 자지 못하니 금하지 말라’고 했다. 왕이 잘 때는 뱀이 혀를 내밀고 왕의 가슴을 덮어줬다.” 우리를 이불 삼아 잤다는 것인데, 이게 즉위 초기 불안했던 경문왕의 정치적 상황을 나타낸다는 해석이 따라붙어요. 정민 한양대 교수는 왕의 배를 덮은 건 뱀이 아니라 왕의 혀라고 해석하기도 하는데, 어쨌든 중요한 점은 뱀이 수호신 역할을 했다는 거죠. 저로선 이런 상황이 참 곤혹스러워요. 미워하는 듯 치켜세워 주시니 말이에요. 그래도 전 착하니까 도움이 된다면 얼마든지 제 능력 빌려 드릴게요. 잊지는 마세요. 저는 약이기도 한 독, 독이기도 한 약, 매혹적인 파르마콘이라는 걸. 그걸 얼마나 적당하게 잘 쓰느냐는 바로 당신네 인간들의 지혜에 달렸겠죠. 2013 계사년 한번 도전해 보세요.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녹내장

    [Weekly Health Issue] 녹내장

    녹내장은 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과 함께 실명을 부르는 3대 안과질환이다. 하지만 ‘시력을 잃는다’는 치명적인 결과를 염두에 두고 눈을 관리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국내에만 100만여명의 환자가 있지만 녹내장이 갖는 치명적인 실체를 진지하게 걱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탓에 지금도 수많은 잠재적 환자들이 자신도 모른 채 ‘소를 잃고 나서야 외양간을 고치는 식’의 무관심으로 녹내장 위험을 외면하고 있다. 이런 녹내장에 대해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손용호 원장과 얘기를 나눴다. ●녹내장이란 어떤 질환인가. 안압이 높아져 시신경을 압박하거나 혈액 공급에 문제가 생겨 시신경의 기능에 이상을 초래하는 질환이다. 시신경은 눈으로 받아들인 빛을 뇌로 전달해 ‘보게 하는’ 신경인데, 녹내장으로 이 시신경이 손상되면 시야가 점차 좁아지고, 방치하면 결국 실명에 이르게 된다. ●새삼 녹내장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대한안과학회와 한국녹내장학회에서 녹내장의 위험성을 꾸준히 홍보해 국민들의 인식이 많이 개선된 것은 사실이다. 이 때문에 직장 건강검진 항목에 녹내장 검사가 포함되는 추세이고, 시력 교정수술을 받으려는 젊은 층이 늘면서 사전검사에서 녹내장이 발견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녹내장은 자각증상이 없어 방심하고 지나치는 사람이 많다. 최근 김안과병원에서 녹내장 의심 환자 455명을 분석한 결과, 녹내장으로 진단된 환자 중 41.5%가 진단 당시 이미 중기 이상이었고, 이 중 30%는 말기였다. 그만큼 심각하다. 환자가 시력 저하를 느껴 병원을 찾을 때는 이미 시신경이 많이 손상된 상태라고 봐야 한다. 중요한 점은 녹내장으로 손상된 시신경은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이다. ●국내 유병률과 최근 발병 추이를 짚어 달라. 국내 녹내장 환자는 100만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녹내장학회가 2007∼2008년에 충남 금산군 남일면의 40세 이상 주민 1532명을 대상으로 일명 ‘남일스터디’를 진행한 결과, 녹내장 유병률이 3.5%로 나타났다. 특히 이 중 정상 안압 녹내장이 77%나 돼 서구와 달리 안압이 높지 않아도 녹내장이 잘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령대별로는 40대 이후 발병률이 높지만, 최근에는 20∼30대의 발병률이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2000∼2007년에 김안과병원을 찾은 녹내장 환자 중 20대는 2000년 1058명에서 2007년 2669명으로 150%, 30대 환자는 2000년 1173명에서 1840명으로 5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녹내장의 원인은 무엇인가. 녹내장으로 인한 시신경 손상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하지만 대부분은 높은 안압이 문제다. 눈 속에는 영양을 공급하고 순환작용을 돕는 ‘방수’라는 특수 액체가 있는데, 이 방수가 배출구인 섬유주로 빠져나가지 못해 안압이 높아진다. 이 안압의 압박으로 시신경이 서서히 파괴되면서 시력도 함께 떨어진다. 그런가 하면 정상 안압임에도 신경세포가 너무 예민해 시신경이 손상되기도 한다. 이 경우 주로 눈과 시신경의 혈류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밖에 가족력, 고도근시, 혈관계질환 등도 녹내장의 다른 원인이다. ●단계별 증상은 어떻게 나타나는가. 녹내장은 급성과 만성으로 나뉜다. 급성은 갑작스러운 시력 저하, 안구의 심한 통증과 함께 두통·구토를 동반하는데, 이때는 바로 안과 응급처치를 받아야 한다. 이에 비해 대부분의 만성 녹내장은 오랜 시간을 두고 천천히 시야가 좁아지기 때문에 말기에 이르기까지는 거의 자각증상이 없다. 병이 진행된 후에야 안개가 낀 듯 시야가 뿌옇게 보이거나 눈에 통증이 나타나고, 물체가 어른거리며 안 보이는 부분이 생기는 것이 일반적이다. ●검사 및 진단은 어떻게 하는가. 녹내장은 안압, 시신경과 주변 구조물의 변화, 시야검사, 전방각 관찰, 빛간섭단층촬영(OCT) 등의 검사를 거쳐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안압이 정상이어도 녹내장이 생길 수 있으므로 녹내장 검사 때는 안압 측정뿐 아니라 ‘안저촬영’을 통해 시신경섬유층의 손상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는가. 녹내장은 조기에 치료할수록 경과가 좋다. 치료의 기본은 시신경 손상을 유발하는 안압을 정상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안압을 1㎜Hg 떨어뜨리면 녹내장 진행을 10%가량 늦출 수 있다. 안압 조절을 위해서는 약물 외에 레이저·수술요법을 적용한다. 특히 한 번 손상된 시신경은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더 이상 시신경이 손상되지 않도록 꾸준히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녹내장이라도 조기에 발견해 적절히 치료만 하면 실명 걱정 없이 얼마든지 생활을 할 수 있다. ●치료에 따른 예후와 합병증은 어떤가. 기본 치료인 약물요법의 경우 안약·경구제·주사제 등이 사용되는데, 이런 약제에는 보존제가 포함돼 장기간 사용하면 통증·이물감·건조함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런 문제를 보완한 무보존제, 무균치료제도 개발돼 걱정을 덜었다. 약물은 당장 효과가 느껴지지 않더라도 꾸준히 치료해야 시력을 보존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약물요법의 보조적 수단 또는 수술에 앞서 시행하는 레이저요법은 눈을 절개하지 않기 때문에 수술에 따른 합병증이 적고 시술이 간단하다는 장점이 있다. 수술요법은 약물이나 레이저로 안압이 잘 조절되지 않거나 빨리 안압을 떨어뜨려야 할 때 시행한다. 최근 의술의 발달로 수술 합병증이 줄어 조기수술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약물과 레이저요법 적용 후에 수술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관련된 정책적 문제도 짚어달라. 최근 녹내장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지만 아직도 자신이 녹내장 환자인지를 모르는 사람이 많다. 치명적인 실명질환이지만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가 차원에서 안과검진을 제도화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일반 건강검진에 세극등현미경검사·안압검사·안저검사를 필수 항목으로 포함시키는 문제를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녹내장 환자 사례로 본 예방·관리

    대기업 이사인 정현석(52)씨는 올 들어 유난히 시야가 흐려졌다. 하지만 그동안 시력이 꾸준히 떨어졌던 데다 노안까지 겹친 탓이라고만 여겨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러다 우연히 안과를 찾은 그에게 의사는 녹내장이라는 충격적인 진단 결과를 내놨다. 정씨의 경우 처음 진단 당시 양쪽 눈의 안압이 모두 24㎜Hg로 정상치인 10∼21㎜Hg보다 높았고, 시야검사에서는 중심부의 일부를 제외한 주변부 시야가 모두 손상된 말기 녹내장으로 확인됐다.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의료진은 즉시 안압을 낮추고 시신경을 보호하는 약물치료를 시작했다. 다행히 약물에 대한 반응이 좋은 편이어서 치료 이후 녹내장이 악화되지는 않고 있다. 정씨는 “더 일찍 검사를 받지 않은 것이 후회된다.”면서 “좀 더 일찍 발견해 치료를 받았더리면 상태가 지금보다는 훨씬 나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녹내장은 뚜렷한 자각증상이 없어 발견이 어려운 데다 한번 시신경이 손상되면 회복이 안 되는 등 완치가 어려운 특성 때문에 문제가 더 심각하다. 그런 만큼 생활습관을 바꾸는 등 일상적인 관리와 정기적인 검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녹내장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안압 상승과 안구의 혈류 순환장애를 유발하는 과도한 음주와 흡연을 삼가는 것이 좋다. 또 물구나무서기 등 특수한 동작의 요가, 어두운 곳에서의 독서나 컴퓨터 작업 등도 피해야 한다. 손용호 원장은 “녹내장은 안압 및 시신경·시야검사 등을 통해 초기에도 어렵지 않게 진단할 수 있으므로 건강하더라도 매년 안과 전문병원을 찾아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면서 “특히 40대 이후이거나 녹내장 가족력이 있는 경우, 안압이 높거나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 전신 혈관계 질환을 가진 사람, 고도근시가 있는 사람 등은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적기에 발병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휴대전화 녹음 일상화의 명암

    휴대전화 녹음 일상화의 명암

    주부 박모(34)씨는 최근 라식 수술 전 의사와 상담하면서 스마트폰 녹음 버튼을 몰래 눌렀다. ‘각막이 얇아 수술하면 위험할 수 있다.’는 설명을 의사로부터 듣지 못한 채 수술대에 올랐다가 시력 감퇴 등 부작용에 시달린 지인의 사연을 들었기 때문이다. 지인은 소송까지 하려 했으나 의사가 “설명을 충분히 했다.”며 발뺌해 어려움을 겪었다. 박씨는 “훗날 말바꾸기를 막으려고 건강검진 뒤 상담할 때나 건강보조식품을 구입할 때, 펀드 등 수익성 높다는 금융상품에 가입할 때 스마트폰으로 녹음하는 사람이 주변에 많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이용자가 3000만명을 넘어서면서 수시로 녹음하는 현상이 생기고 있다. 버튼 한번 누르면 대화나 전화 통화 내용을 언제든 녹음해 말바꾸기·공갈 등을 입증할 증거로 활용할 수 있다. 반면 무차별적 녹음 탓에 사생활 침해 문제도 대두됐다. 법조계에 따르면 특히 가정법원에서 녹취 자료를 간통 등의 증거로 활용하는 일이 빈번해졌다. 이혼 문제 전문인 이명숙 변호사는 “배우자와 통화하던 중 우연히 불륜 증거를 녹음해 오는 의뢰인이 많다. 스마트폰 보급 전에는 없던 일”이라고 말했다. 아내와 통화한 뒤 종료 버튼을 제대로 누르지 않고 내연녀와 성관계를 갖다가 음성이 고스란히 아내의 수화기로 전달돼 녹음된 일까지 있었다. 이 변호사는 “민사 사건은 형사 사건에 비해 증거 채택 요건이 덜 엄격해 우연히 녹음한 내용도 증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의 몰래 녹음이 공익 고발의 증거로 활용되는 사례도 눈에 띈다. 올해 검란(檢亂)의 단초 중 하나였던 ‘성추문 검사 사건’은 피해 여성이 피의자인 전모(30) 검사와의 대화 내용을 스마트폰 등으로 녹음해 증거를 잡았다. 공무원 9명이 사법처리됐던 지난 4월 광주 총인처리시설(하수오염 저감 시설) 입찰비리는 공무원과 입찰업자 간 대화가 비밀 녹음돼 수사가 진행됐고 광주시 관가는 한동안 스마트폰 등을 이용한 몰래녹음 공포에 떨었다. 상대방 허락 없이 녹음하는 것은 불법이다. 통신비밀보호법 3조, 14조에 따르면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하거나 청취할 수 없다. 이를 위반하면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5년 이하 자격정지에 처할 수 있다. 독일, 미국 일부 주 등 외국에서도 동의 없는 대화 녹음을 처벌한다. 이 때문에 아이폰 등 외국 스마트폰의 경우, 삼성 등 국내기업 제품과 달리 ‘통화중 녹음’ 기능이 없다. 하지만 자신이 대화 주체로 참여해 상대방 몰래 녹음한 경우 처벌할 근거 조항이 없다. 임규철 동국대 법학과 교수는 “비공식적으로 허심탄회하게 한 발언까지 녹음된다면 당사자 입장에서는 불쾌할 수 있다.”면서 “법은 상식을 따라야 하는 만큼 당사자 동의없이 녹음하면 처벌하는 등 현행법 개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산성액 테러 여성, 퀴즈쇼 우승 상금으로 새 삶

    산성액 테러 여성, 퀴즈쇼 우승 상금으로 새 삶

    산성액 테러사고로 끔직한 삶을 살던 한 20대 인도 여성이 퀴즈쇼에서 우승을 거머쥐면서 엄청난 상금을 손에 쥐게 됐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23일자 보도에 따르면, 17세 때 자신을 쫓아다니던 남학생 3명의 구애를 거절했다는 이유로 산성액 테러를 당한 소날리 무커르지(27)는 당시 사고 로 얼굴 피부 전체가 녹아내리고 시력과 청각을 잃으면서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소날리와 그녀의 가족은 모든 재산을 치료에 쏟아 부어야 했고, 22번의 수술을 받는 돋안 심각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어왔다. 소날리는 정부 측에 도움을 호소했지만, 도움은커녕 가해자 남성 3명은 무죄 판결로 풀려나 어떤 죗값도 치르지 않아 가족과 또 다른 산성액 테러 피해자들의 공분을 샀다. 그러던 중 소날리는 인도에서 가장 유명한 TV퀴즈쇼 소식을 접한 뒤 자신의 억울한 사연과 수술비 마련을 위해 공부를 시작했다. 이 퀴즈쇼는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실제 배경이 되기도 한 ‘카운 바네가 크로레파티’(Kaun Banega Crorepati)로, 그녀는 여기서 쟁쟁한 우승자들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그녀는 상금으로 받게 된 5200만원으로 새 삶을 위한 성형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카운 바네가 크로레파티 쇼의 진행자는 “그녀는 침묵하지 않고 이 사회의 부정함과 정의롭지 못한 것에 맞서고 있다.”면서 “TV 퀴즈쇼에 출연한 그녀의 용기에 감탄을 보낸다.”고 전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얼굴에 ‘축구공’ 만한 종양 가진 8세 소녀 충격

    얼굴에 축구공만한 종양을 가진 소녀가 수술을 통해 새 인생을 살게 됐다. 아프리카 우간다에 사는 트리니 아뮤히웨(8)는 4살 때 부터 오른쪽 눈 근처에 종양이 자라나기 시작했다. 종양은 급기야 얼굴 전체를 덮을 만큼 커져 한쪽 눈의 시력을 잃고 얼굴 전체가 완전히 망가지기 시작해 목숨을 잃을 지경이 됐다. 부모는 현지 병원에서 두차례나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을 했으나 그 때 뿐이었다. 또다시 종양이 무서운 속도로 자라기 시작한 것. 결국 소녀의 사연은 뉴스를 통해 유럽 전역에 알려졌고 한 자선단체의 도움으로 영국에서 수술을 받게 됐다. 런던에 위치한 크롬웰 병원에서 진단받은 소녀의 병명은 ‘섬유성 골 이형성증’(Fibrous dysplasia). 섬유상조직이 비정상적으로 발전해 뼈가 팽창하는 희귀병이다. 자선단체의 이사 그래험 반톤은 “세계 최고의 수술진이 아이의 수술을 맡았다.” 면서 “병의 원인이 되는 조직을 모두 제거해 아이의 생명은 물론 시력도 되찾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소녀는 조만간 종양 제거 수술은 물론 본래 얼굴을 되찾은 성형수술까지 받을 예정이다.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은 무려 6만 5000파운드(약 1억 1000만원)로 자선단체의 도움으로 모두 해결됐다. 소녀의 엄마는 “지난해 우간다에서 수술을 받은 적이 있지만 두달만에 종양이 다시 커졌다.” 면서 “이제 제대로 된 수술과 치료로 아이가 새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며 기뻐했다.  인터넷뉴스팀  
  • 행안부 ‘정보격차 해소 수기 공모’

    시인이 되고 싶었다. 끝없이 쓰고, 끝없이 읽어야 했다. 하지만 7년 전 망막색소변성증으로 시력을 잃었다. 좌절한 문학청년은 정보통신보조기기인 ‘스크린 리더’를 만나면서 다시 시를 마주할 수 있게 됐다. 시각장애1급 박성진(28)씨는 2005년 실명한 뒤 다시 시를 쓰게 됐고, 각종 문학 백일장 상을 휩쓸었다. 지금은 시각장애인용 점자 월간지인 ‘손끝으로 읽는 국정’에서 고정 필자로 활동하며 정식 시인으로의 등단을 준비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13일 박씨를 비롯해 다문화 정보기술(IT) 방문지도사로 활동하며 비슷한 처지에 있는 이들에게 IT 문화를 전파하는 베트남 결혼 이민자 류 티 빅 유엔(한국 이름 강수정·29)씨, 노인 IT봉사단 ‘은빛 둥지’를 운영하며 노인들을 PD로 양성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라영수(73)씨 등을 ‘정보격차 해소 수기 공모전’ 대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행안부는 14일 서울 강서구 등촌동 한국정보화진흥원 대강당에서 대상 5명, 최우수상 10명 등에 대한 시상식을 갖는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240만 장애인 참정권 외면 “한 표 행사, 장애 너무 많아”

    240만 장애인 참정권 외면 “한 표 행사, 장애 너무 많아”

    시각장애인 오형준(30·가명)씨는 성인이 된 후 단 2차례의 선거에서만 투표권을 행사했다. 지난 10여년간 두 번의 대통령선거, 세 번의 국회의원·지방자치단체장 선거가 있었지만 그가 얻을 수 있는 정보는 극히 제한됐기 때문이다. 시력을 완전히 잃은 터라 선거 공보물이나 후보자의 홈페이지 등에서 정보를 얻기 어려웠다. 점자로 된 투표소 안내문도 오지 않아 어디서 투표해야 하는지조차 알기 어려웠다. 5년 전 대선 때 투표는 했지만 기표 도장이 혹시 잘못 찍혀 무효 표가 된 것은 아닌지 걱정하기도 했다. 오씨는 “투표시간 연장 문제를 두고 정치권이 다투는데 각 정당이 장애인 유권자의 참정권 문제도 진지하게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며 아쉬워했다. 오는 19일 치러질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장애인 유권자 수는 240만명이다. 전체 유권자 4040만명의 5.9%에 이른다. 이 중 중증장애인(장애 1·2등급)이 52만명이다. 이들이 투표장에 가기란 너무도 힘들고 고달프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등 장애인 단체들은 “공직선거법 제65조 4항이 헌법상 보장된 장애인 참정권을 제한한다.”며 최근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해당 조항이 ▲시각장애인을 위한 공직선거 공보물 작성 여부를 의무가 아닌 후보자 자율에 맡겼고 ▲비시각장애인용(문자) 공보물과 시각장애인용 점자 공보물의 분량 제한을 같게 해 장애인이 선거 정보를 얻는 데 제약이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문자를 점자로 바꾸면 분량이 3배가량 늘어난다. 그러나 후보자의 공보물 분량을 무조건 같게 제한하다 보니 점자 공보물에 담기는 정보는 빈약할 수밖에 없다. 시각장애인 이연주(41)씨는 “2007년 대선 때 일부 후보가 점자 공보물을 만들었지만, 시늉만 내느라 기초사항 외에 내가 알고 싶었던 공약 부분은 점자화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나마 시각장애인 중 점자를 읽을 수 있는 비율은 20~30%로 추정된다. 휠체어에 의지하는 지체장애인은 투표소까지 이동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는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투표 당일 장애인용 차량을 제공한다고 했지만 제한된 숫자여서 불편은 여전하다. 특히 농어촌은 장애인용 승합차가 모자라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사실상 투표를 포기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번 대선 투표소 중 기표소가 2층 이상 높이에 있는 곳이 7.5%다.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지 않은 곳에서는 지체장애인의 어려움이 예상된다. 장애인 거주시설에서 대리투표가 횡행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장애인 대리투표 현황을 조사한 ‘장애와 인권 발바닥 행동’의 여준민 활동가는 “시설장이 장애인의 의사도 묻지 않고 부재자 투표를 신청하는 사례가 많다.”면서 “시설장은 판단 능력이 없는 장애인에게 특정 후보를 찍도록 강요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선관위는 “장애인의 불편을 생각해 되도록 1층에 투표소를 설치하고 도우미도 배치할 것”이라면서 “어쩔 수 없이 2층 이상에 투표소가 있으면 1층에 임시 기표소를 만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미얀마-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이 되어

    미얀마-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이 되어

    인레호수는 소수민족의 젖줄이다 Myanmar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이 되어 미얀마라 쓰고 ‘버마’라 읽었다. 민주화가 움트지 못한 서슬 퍼런 나라에서 아이러니하게도 황금빛 자유를 만끽했다. 타나카를 바른 수줍은 미소 1962년 쿠데타 이후, 미얀마의 봄은 아직도 오지 않았다. 미얀마 양곤 공항에서 ‘아웅산 수치Aung San Suu Kyi’ 여사의 사진이 새겨진 기념품을 발견했을 땐 불필요하게 심장이 뛰었다. 독재를 글로 배운 나에게 미얀마는 쉬운 나라가 아니었다. 미얀마인의 표정은 하나같이 어둡고 일그러져 있겠거니. 마음이 불편한 여행을 마치고 무기력하게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불안함이 여행 전부터 엄습해 왔다. 그때까지 나는 미얀마를 몰랐다. 아뿔싸, 그들은 너무 쉽게 웃었다. 은은하게 퍼지는 엷은 미소를 던지거나 “안녕하세요, 니하오, 곤니찌와.” 3개 국어를 동시에 구사하며 까르르 자지러졌다. 수십년간 군부의 그늘에서 살아 온 사람의 표정이 아니었다. 영국이 통치한 시간까지 합하면 억압당한 세월은 더 길고 길 터인데, 어찌 저리도 해맑을 수 있나. 마음이 짠해지는 분노가 일렁였다. 그들이 방긋방긋 웃을 때마다 분을 바른 듯 뽀얗게 물든 두 볼이 도드라졌다. 얼굴을 도배한 희뿌연 것의 정체는 타나카였다. ‘타나카’는 나무를 갈아 만든 미얀마표 ‘천연 화장품’으로 자외선을 차단해 준다고 했다. 기능도 기능이지만 ‘멋’을 내는 데도 한몫했다. 광대 주변에 살짝 바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얼굴 전체에 골고루 펴 바른 사람도 있었다. 바간의 쉐지곤 파고다Shwezigone Pagoda에서 한 번, 양곤의 보족 아웅산 시장Bogyoke Aung San Market에서 또 한 번 타나카를 바르고 있는 어린 소녀를 만났다. 엄마의 화장품을 훔쳐 바르는 사춘기 소녀의 표정이 저러할까. 거울 속에 비친 소녀의 손동작은 어설프면서도 진지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2 그들이 웃을 때마다 두 빰을 물들인 타나카가 도드라졌다 3, 4 타나카를 바르던 소녀 롱지를 두르고 신발을 던지다 미얀마에서 파고다는 기도하는 ‘카페’다. 무섭게 세포분열 중인 도시의 카페와 미얀마의 파고다는 데칼코마니로 찍어낸 것마냥 닮았다. 일단 둘 다 명당을 꿰차고 앉은지라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손쉽게 찾아갈 수 있다. 파고다에서 미얀마인은 친구를 만났고, 주전부리를 먹었으며, 잠을 자기도 했다. 한쪽에선 엉덩이를 드러낸 갓난아이가 바닥을 기어 다녔지만 다른 한쪽에선 언제 신의 부름을 받을지 모르는 나이 지긋한 노인이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았다. 그곳은 사는 것과 죽는 것의 경계가 묘연한 중간지대였다. 4박 5일간 10여 개가 넘는 파고다를 찾을 예정이었다. 미얀마의 파고다가 조건을 제시했다. “긴 하의를 입으시오, 신발과 양말은 벗으시오.” 그동안 내가 알던 ‘입기’와 ‘벗기’라는 행위는 이글거리는 욕망의 징표였다. ‘무엇을 걸치느냐’로 사람을 평가하는 이 사회에서 매일매일 옷 입기를 고민했고, 타인의 맨몸을 보고 싶은 원초적인 자아를 발견할 때도 있었다. 그러나 미얀마의 파고다에선 입는 것도 벗는 것도 욕망을 지우는 과정이다. 끝까지 반바지와 신발을 고수한다면, 여행은 뒤틀리고 말 터. 급한 대로 바간의 냥우 시장NyaungU Market에서 산 ‘롱지Longyi’를 반바지 위에 둘렀다. 미얀마의 전통의상인 롱지는 사실 옷이라기보다 그저 길고 넓은 천 조각에 가까웠다. 천을 허리에 대고 몇 번을 칭칭 감은 후, 천 끝에 매달린 긴 끈으로 고정하자, 비로소 롱지가 제 모습을 갖췄다. 남자든 여자든 성별을 불문하고 롱지를 착용했다. 고작 천 하나 둘렀을 뿐인데 ‘먼 나라 이방인’이라는 흔적이 지워졌다. 신발과 양말까지 벗자 파고다의 신성한 기운이 맨 발을 에워쌌다. 풀 한 포기며 개미 한 마리며 아랑곳하지 않고 쿵쾅쿵쾅 밟았을 두 짝의 무기는 미얀마의 사원에선 온순해졌다. 까끌까끌한 모래가 발바닥을 간질였고, 자글자글한 나뭇잎까지 말을 걸어 왔다. 1, 4 미얀마의 파고다에선 신발과 양말을 신을 수 없다. 일정 내내 맨발로 돌아다녔건만 오히려 평소보다 몸과 마음이 더 편해졌다 2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는 쉐산도 파고다에 앉아 미얀마를 내려다보면 인간세계가 한눈에 들어온다 3 양곤의 ‘보족 아웅산 시장’에서 만난 승려 인형 5 해질녘의 파고다가 마음을 어루만졌다 작은 수레바퀴 아래서 괴로움을 끊다 자꾸만 나풀거리는 롱지를 잡고, 두 발을 조심스럽게 내디뎠다. 여기가 말로만 듣던 미얀마의 파고다Pagoda로구나. 미얀마 인구의 약 89%가 불교 신자라 했다. 손을 들었다가 내렸다가 바닥에 몸을 바짝 붙였다가 허리를 꼿꼿하게 세웠다가…. 같은 동작을 쉼 없이 되풀이하는 저들은 대체 무엇을 위해 기도하는가. 한때 가톨릭 신자였던 적도, ‘종교는 아편’이라는 말에 감동하며 <만들어진 신>과 같은 책을 뒤적인 적도 있다. 결론은 원점. 결국 종교에 속하지도 벗어나지도 못했다. 나 같은 사람이 과연 삶이 곧 종교인 미얀마인을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 사원을 돌고 또 돌며 미얀마를 관통하는 ‘불교’를 이해하려 애썼다. 소승불교상좌부불교를 믿는 미얀마인은 ‘작은 수레바퀴 아래서’ 살고 있다. 파고다에서 정성을 다해 기도하는 그들 하나하나가 모두 내 눈에는 보리수나무 아래서 깨달음을 얻은 석가모니로 보였다. ‘큰 수레 안에 중생을 싣고 극락으로 간다’는 대승불교이건 개인의 해탈을 중시하는 소승불교이건간에 ‘열반’을 꿈꾸는 마음만은 같았다. 열반은 모든 번뇌에서 벗어나 편안함을 깨우친 경지, 불이 꺼진 상태를 일컫는다. 무작정 미얀마 신도들 사이에 자리를 잡고 앉아 눈을 감았다. 세상이 일순간 캄캄하게 방전됐다. 안간힘을 쓰며 붙잡고 있었던 것들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다. 알아들을 수 없는 미얀마어로 내 옆에서 기도하던 이의 목소리가 마음을 어루만지는 주술이 되어 돌아왔다. 불심은 삶의 ‘괴로움苦’에서 출발한다. 괴로움에서 벗어나고자 미얀마인은 더 으리으리하고 더 화려하게 사원을 짓고 꾸몄다. 현세에서 불심을 증명해야 지금의 고통을 끊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그들은 중얼중얼 기도하면서도 얇은 금박지를 덕지덕지 불상에 발랐다. 사람들의 금박지 세례 때문에 불상의 몸집은 날로 거대해졌다. 1, 3 미얀마 인구의 89%가 불교 신자다. 기도하는 그들은 열반을 꿈꾼다 2 쉐지곤 파고다 귀퉁이에 ‘황금 꽃’이 피었다 4 괴로우니까 사람이다. 미얀마인이 불교를 믿는 이유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미얀마의 갠지스강, 인레 호수 미얀마 고원지대인 헤호에 다다르자, 끝없이 펼쳐지던 파고다의 행방이 묘연해졌다. 대신 헤호에는 신비로운 인레 호수Inle Lake가 흘렀다. 호수의 크기는 여의도의 10배가 넘는 수준. 그곳엔 갠지스 강의 신성함과 메콩 강의 건강함이 동시에 요동쳤다. 여기가 ‘극락’이로구나. 인레 호수는 온몸으로 자비를 베풀었다. 특히 호수 한가운데 떠 있던 파고다는 육지의 파고다보다 몇 배는 더 강렬한 기운을 뿜어냈다. 파고다를 에워싼 강물은 이승과 저승을 연결하는 레테의 강에서 흘러든 것인지도 모른다. 인레 호수는 삶의 현장이었다. 샨족, 인타족 등 미얀마의 소수민족이 호수를 끌어안고 살고 있었다. 그들에게 물은 집이고 밭이고 학교다. 그들은 물 위에서 무수히 많은 것들을 건져 올렸다. 물풀, 갈대, 흙 등을 뒤섞어 근사한 밭을 일구었다. 여기서 생산된 토마토, 양파 등은 만달레이, 양곤 등 미얀마 전역으로 유통되고 있다. 한쪽 발로 노를 젓고 통발을 내려 물고기를 잡는 인타족의 몸짓도 아름다웠다. 장대를 수없이 툭툭 내리쳐야 물고기를 낚아 올릴 수 있다. 또 다른 소수민족은 직접 손으로 한 땀 한 땀 실과 면을 만들어 냈다. 심지어 그들의 손이 닿으면 연꽃의 뿌리조차 가느다란 실이 됐다. 지극히 현실적인 이곳을 4~5인승 보트에 앉아 1시간 가까이 유람했다. 물 위에 둥둥 떠 있다 보니, 하늘과 강물이 하나 되는 순간이 찾아왔다. 시골 아궁이에서 연기가 솟아오르는 것처럼 희뿌연 물안개가 조용히 피어올랐고, 소나기가 그친 후 무지개도 반원을 그렸다. 그곳에서 나는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이었다. 1 인레 호수에서 탈 수 있는 4인승 보트 2 누군가에게 호수는 집이고 밭이고 학교였다 3 미얀마에서 극락을 만났다 글·사진 구명주 기자 취재협조 베트남항공 www.vietnamairlines.com PAGODA ▶Bagan바간 정신을 잃게 만드는 황금 언덕이여 쉐지곤 파고다Shwezigone Pagoda 그늘진 사원의 복도를 관통하면, 일순간 시력을 잃을 것만 같은 강력한 빛이 뿜어져 나온다. 쉐지곤 파고다는 농후하게 익은 샛노란 과일처럼 불탑 전체가 황금빛으로 타오른다. 부처의 치아 사리를 등에 업은 코끼리가 멈춰선 명당이기도 하다. 파고다 입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그마한 물 웅덩이 하나가 있는데 웅덩이 앞에 앉으면 파고다 꼭대기가 물속에 비쳐 들어온다. 미얀마의 ‘마추픽추’라 부르겠소 쉐산도 파고다Shwesandaw Pagoda 일행 중 한 명은 ‘페루의 마추픽추보다 쉐산도 파고다가 아름답다’고 탄식했다. 쉐산도 파고다에 오르면 바간을 수놓은 파고다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5층짜리 건물과 맞먹는 높이를 자랑하지만, 여행객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맨발로 파고다의 계단을 오른다. 후들후들 흔들리는 다리를 다독이며 파고다에 오르면 붉은 토양을 뚫고 불룩불룩한 솟아오른 수천개의 파고다가 걸어온다. ▶Yangon 양곤 최고 중의 최고, 파고다 대표선수 쉐다곤 파고다Shwedagon Pagoda 미얀마를 소개하는 사진에는 응당 쉐다곤 파고다가 주인공을 차지한다. 세계 불자의 성지순례지인 이곳은 규모로 보나 분위기로 보나 으뜸이다. 높이가 100m, 둘레가 426m에 달해 도는 데 족히 30분은 걸린다. 이 파고다는 낮에 가도 좋지만 해질 무렵, 혹은 해가 진 이후 방문하길 추천한다. 맨발로 조용히 걷다가, 기도하는 미얀마인 옆에서 함께 명상을 해보자. 거대한 쉐다곤 파고다의 신성한 기운을 온몸이 흡수하는 것만 같다. 영롱한 촛불이 켜져 있어 마음이 편안하게 가라앉는다. ▶Heho 헤호 사원을 점령한 고양이 군단 점프하는 고양이 사원Jumping Cat Monastery 사원의 이름만 들어도 귀가 솔깃해진다. 고양이가 점프를 한다고? 아니나 다를까. 사원 입구부터 고양이가 여행객을 반긴다. 사원에서 사는 지체 높은 고양이신지라 사람이 다가가도 전혀 겁내지 않는다. 사람들이 걸어 다니는 길 한가운데 벌러덩 드러눕는 건 기본이다. 이 사원이 유명해진 이유 중 하나는 고양이의 묘기를 볼 수 있는 ‘쇼’가 열리기 때문이다. 스님이 굴렁쇠를 높이 들면 그 안으로 ‘폴짝’ 뛴다. 그러나 현재는 정부에서 쇼를 금지한 상태라 쉽게 쇼를 볼 수는 없다. 여자는 들어갈 수 없다고? 파웅도우 파고다Phaungdawoo Pagoda 인레 호수에 떠 있는 파웅도우 파고다에는 눈길을 사로잡은 경고문이 하나 있다. “Ladies are prohibited.” 아니 시대가 어느 때인데 여성의 출입을 금지하는가! ‘남자’만 접근할 수 있는 ‘그것’은 축구공을 닮은 불상 5개. 불상을 둘러싼 이야기도 전해 내려온다. 1965년 마을 축제 기간에 복을 빌기 위해 불상을 배에 싣고 떠났는데 그만 물속에 불상이 빠져 버렸다. 4개의 불상을 찾고 1개의 불상은 포기했는데…. 사원에 돌아오고 나니 불상이 떡 하니 기다리고 있었다고. 5개의 불상을 여자 여행객은 만질 수 없지만, 멀리서나마 볼 수 있다. ▶Travel to Myanmar 항공 인도차이나로 가는 가장 빠른 방법 베트남항공은 인천과 부산에서 베트남 하노이와 호치민으로 직항편을 운영 중이다. 12월1일부터 오후 6시5분 인천에서 출발하는 하노이행 비행기가 기존 주 4회에서 주 7회로 증편된다. 동계 스케줄을 기준으로 하노이에서 양곤으로, 호치민에서 양곤으로 각각 주 7회(오후 4시35분 출발→오후 6시10분 도착), 주 4회(11시40분 출발→오후 1시25분 도착)운항한다. 스케줄 인천-하노이 VN417편(오전 10시35분 출발→오후 1시45분 도착), VN415편(오후 6시5분 출발→오후 9시10분 도착), 인천-호치민 VN409편(오전 10시15분 출발→오후 1시45분), 부산-하노이 VN427편(오전 10시30분 출발→오후 12시45분 도착), 부산-호치민 VN421편(오전 10시 출발→오후 1시 도착) 문의 02-757-8920 www.vietnamairlines.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인타족은 한 발로 노를 젓고 통발을 내려 물고기를 잡는다 2 알려주기 싫은 비밀의 공간, 인레 리조트 숙소 바간 트리파이차야 생추어리 리조트Bargan Thiripyitsaya Sanctuary Resort 이 리조트는 미얀마 스타일을 자랑한다. 멀리서 보면 ‘리조트가 아니라 파고다 아냐?’ 하고 착각할 정도로 고풍스럽다. 키 큰 나무가 쭉쭉 뻗어 있는 정원의 사이사이로 독립된 객실이 마련돼 있다. 객실의 수는 총 76개. 객실 입구에는 몸을 누이기 좋은 넓은 의자가 있다. 이 의자에서 낮잠을 청해도 좋고 책을 한 권 읽어도 좋다. 리조트의 압권은 야외 수영장. 수영할 때마다 이라와디 강이 보이기 때문에 마치 강에 몸을 담그고 있는 것만 같다. 로비에서 ‘와이파이’가 빵빵하게 터진다. 문의 +95-61-60048 www.thiripyitsaya-resort.com 주소 Bagan Archeological Zone, Old Bagan, Mandalay Division, Union of Myanmar 인레 리조트Inle Resort 남들에게 알려주기 싫은 ‘아지트’ 같은 곳이다. 인레 호수에서 보트를 타고 한참을 들어가면 리조트가 나온다. 인레 호수의 신비로운 분위기가 리조트에까지 스며들어 있다. 저녁 무렵, 야외 테라스에서는 앉아 있으면 호수 속으로 고개 숙이는 해를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인레 리조트는 자연 친화적이다. 수풀이 우거진 리조트를 걷다 보면 피곤함이 순식간에 달아난다. 문의 +95-9-521-4655 www.inleresort.com 주소 Inlay Lake, Nyaung Shwe Township Southern Shan State, Myanmar 수도 미얀마의 수도를 ‘양곤Yangon’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아직도 많다. 하지만 현재 미얀마의 수도는 네피도Naypyidaw다. 2005년 말 미얀마 군사정부가 수도를 양곤에서 핀마나Pyinmana로 이전했으며 1년 뒤 핀마나라는 도시명을 네피도Naypyidaw로 변경했다. 통화 & 시차 미얀마의 공식 화폐 단위는 차트Kyat. 달러를 받는 가게가 있긴 하지만 극히 드물다. 달러는 공항이나 호텔 등지에서 환전할 수 있다. 시차는 우리나라보다 2시간 30분 늦다. 날씨 비가 많이 내리는 지역이므로 우산이나 우의 준비는 필수다. 12월은 미얀마 여행의 적기다. 비가 적게 내릴 뿐더러 기온도 20~30도 선을 유지한다. 사전준비 미리 해외로밍을 하지 않으면 미얀마에선 원시인이 될지도 모른다. 자동 해외로밍이 되지 않기 때문에 문자, 전화 모두 쓸 수 없다. 출국 전 미리 로밍을 신청하라. 또한 파고다에선 짧은 반바지나 치마를 입을 수 없으니 미리 긴 옷을 준비하자. 현지에서 미얀마 전통의상인 롱지를 사 입어도 좋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1급 장애 딛고 한은 공채 합격 ‘기적’

    1급 장애 딛고 한은 공채 합격 ‘기적’

    뛰어난 인재들이 많이 모인다는 한국은행 종합기획직(일반) 공채시험에 지독한 약시에 왼쪽 손을 쓰지 못하는 1급 장애인이 합격했다. 성균관대 경제학과 08 학번인 박기범(23)씨가 주인공이다. 박씨는 26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이번에 안 되면 내년에 또 지원하려고 했는데 한 번에 돼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씨는 높은 도수의 안경을 쓰고도 시력검사판이 보이지 않는다. 중학교 때 뇌출혈까지 겹쳐 그로 인해 몸의 움직임이 자유롭지 못하다. 왼쪽 다리를 절면서 걷긴 하지만 가만히 서 있으면 상대가 장애를 알아채지 못한다. “몸의 불편함과 친숙해져서, 가끔은 친구들이 ‘네가 무슨 장애인이냐’고 놀리기도 한다.”고 박씨는 말했다. 그래도 종종 난처할 때가 있다. “물건이 일단 제 손에서 떨어지면 보이지 않아 못 찾아요. 그럴 때마다 주변 분들이 찾아줘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삽니다.” 사진을 찍어도 잘 볼 수 없으니 사진은 가급적 안 찍는다. 그는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암기력, 통찰력, 집중력 등을 길렀다. 자연스레 공부가 나아졌다. 박씨는 “전남 화순 능주고등학교에서 처음에는 전교 180명 가운데 160등이었지만 집중해 공부하다 보니 졸업 때는 전교 5등까지 올랐다.”고 말했다. 올해 취업 준비 때도 다른 기관이나 회사는 아예 지원하지 않고 한은 공략에만 집중했다. 박씨가 대학생활을 하는 동안 미국의 비우량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가 터지고 유럽의 재정위기가 이어졌다. “교수님들이 100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하는 사건이 터진 시기에 관련 공부를 하는 것을 행운으로 여겨야 한다고 해서 자연스레 중앙은행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교내 금융학회에서 1년 반 동안 활동하면서 한은에 입사하겠다는 꿈을 키웠다. 학회 활동에 매진하다 건강이 악화돼 휴학을 하기도 했다. 한은 입사 시험에서 박씨는 안경을 쓴 채 돋보기까지 들고 와 시험을 봤다. 다른 응시생보다 문제를 읽는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공서적을 많이 읽고 외웠다. 문제의 첫 문장만 읽어도 답의 얼개가 그려져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박씨는 “입사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 같은 세계적 경제위기를 예측해 대응하는 일을 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은은 지난해 2급 장애인을 채용한 적은 있지만 1급 장애인을 채용한 것은 처음이다. 올해 신입직원 최종합격자 62명 가운데는 지방인재 채용목표제를 통해 지방 출신 합격자가 지난해(6명)보다 2명 늘어난 8명이다. 경제·경영·법·통계·컴퓨터 등 5대 전공 이외에도 자유전공분야를 신설, 3명의 합격자를 뽑았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외양간에 감금돼 13년을 소와 함께 자란 소년

    외양간에 감금돼 13년을 소와 함께 자란 소년

    러시아 소년이 태어난 직후 부터 13년간 소 외양간에 감금된 채 살다 구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22일자 보도에 따르면, 이 소년의 부모는 아이가 태어나자 양육을 거부하며 아이를 더럽고 추운 외양간에 홀로 지내게 방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년은 외양간 안에서 숙식을 해결했으며 영양실조 및 열악한 환경 때문에 시력을 거의 잃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가까스로 한 두 마디 말을 할 수 있을 뿐, 언어수준은 13세 또래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 이웃들은 소년이 감금돼 있던 외양간 부근에서 구슬프게 우는 소리, 동물의 울음과 비슷한 소리 등을 들은 적이 있지만 그게 아이가 내는 소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현지 경찰은 소년의 부모인 안드레이(44)와 마리아(41)는 방치한 소년 외에도 3명의 자녀를 두고 있으며, 소년을 제외한 아이들은 모두 정상적인 생활과 보호를 받으며 살고 있다고 전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이들 부부는 넷째 아이를 키우는데 드는 비용에 부담을 느끼고 고의적으로 아들을 방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년은 극심한 추위에 시달릴 때면 송아지를 껴안고 추위를 달랜 것으로 보인다.”면서 “빛에 노출되지 못해 시력을 거의 상실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현재 이 소년은 사회보호시설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다. 사진=영화 ‘늑대소년’ 스틸컷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임신 중 햇빛 받으면 태아의 ‘이것’ 발병률 감소

    임신 중인 여성이 햇빛을 받거나 비타민 D를 섭취하면 태아에게서도 다발성경화증(MS) 등의 질환에 관한 발병률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런던 퀸메리대학의 스리람 라마고팔란 박사팀이 15만 2000건의 출생월별 자료를 비교했다. 그 결과, 10~11월에 태어난 유아의 다발성경화증 발병이 5~10% 낮으며, 4~5월에 태어난 아이의 경우에는 5%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여성이 임신 기간 동안에 태양에 노출된 영향에 의한 것이라고 연구진은 보고 있다. 다발성경화증 등의 질환을 예방하는 비타민 D는 자외선을 받으면 그 생성이 촉진된다. 위도가 높은 지역에서 다발성경화증 환자가 많은 것이 위도 효과로도 알려져 있었지만, 이번 조사를 통해 임신 중에도 충분한 태양광을 받는 것이 태아의 건강에 중요하다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밖에도 비타민 D가 부족하면 당뇨병, 천식, 유아 심장병과도 관련이 있다는 보고도 있다고 한다. 영국의 건강연구포럼은 햇빛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비타민 D의 영양제를 추천하고 있다. 라마고팔란 박사는 “1일 1000IU(국제단위)의 비타민 D 복용은 임산부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다발성경화증 등의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다발성경화증은 중추신경계의 탈수초성 질환(신경세포의 축삭을 둘러싸고 있는 절연물질인 수초가 탈락되는 질병) 중 가장 흔한 유형이다. 이 질환으로 수초가 벗겨져 탈락된다면 신경신호의 전도에 이상이 생기고 해당 신경세포가 죽게된다. 증상으로는 무감각이나 얼얼한 느낌, 화끈거림이 국소적으로 나타나며 신체의 일부가 마비되기도 한다. 또한 통증이 동반된 시력 저하나 시야 흐림 등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더 많이 재발하며 반복될수록 완전히 호전되지 않고 장애가 남을 수 있다. 국내에서는 비교적 발병률이 낮은 편이지만 미국에서는 300만명 이상의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고 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신경학-신경외과학-정신의학 저널’(Journal of Neurology, Neurosurgery and Psychiatry)‘에 실렸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16일 TV 하이라이트]

    ●적인걸:측천무후의 비밀(KBS1 밤 12시 20분) 서기 690년 당나라. 고종 승하 이후 중국 역사상 최초 여황제의 즉위식을 앞둔 어느 날. 여황제 측천무후의 심복들이 차례로 불에 타 죽는 의문의 연쇄살인이 발생한다. 하늘의 분노라며 백성들의 공포가 커져가자, 측천무후는 최후의 수단으로 누명을 쓴 채 변방으로 좌천당한 천재적인 수사관 적인걸의 환궁을 명한다. ●내 생애 마지막 오디션(KBS2 밤 8시 50분 패자부활전으로 합류한 불사조 유소라, 거북이의 메인보컬 출신 임선영, 마골피 박미영으로 이루어진 3인조 걸그룹 ‘비너스’. 지난주 첫 경선에서 최하위 팀으로 선정되며 3명 전원 모두 탈락의 고비에서 간신히 벗어났다. ‘비너스’가 과연 이번 무대에서는 최하위팀의 오명을 벗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최강연승 퀴즈쇼 Q(MBC 밤 8시 50분) 미모와 실력을 겸비한 임윤선 변호사가 사상 최초로 6연승에 도전한다. 한편 임윤선 변호사의 6연승을 저지하기 위해 서울대 치대, 카이스트, 과학고 출신 등 내로라하는 브레인들이 출연해 1승을 노리며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과연 이들은 ‘지옥에서 온 변호사’라는 별명을 가진 임윤선 변호사를 제치고 1승을 거둘 수 있을까. ●정글의 법칙(SBS 밤 9시 55분) 사칼라바 부족과의 아쉬운 이별을 뒤로한 병만족에게 주어진 최종 미션, 마다가스카르의 마지막 보물 ‘그랑칭기’를 찾아라. 마지막 보물답게 쉽지 않은 그랑칭기 로드는 장장 1박 2일에 걸친 오프로드로 붉은 모래먼지가 가득한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것은 기본이었다. 이렇게 병만족은 마지막 날까지 생존 그 자체의 도전을 보여 준다. ●명의(EBS 밤 9시 50분) 일반적으로 ‘갑상선 항진증’이라고 부르는 갑상선 기능 항진증 환자들을 두 번 울리는 2차적 증상은 바로 안구돌출이다. 모든 갑상선 환자들이 2차 증상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상당수의 환자들이 심각한 안구돌출로 시야의 불균형을 호소한다. 안구돌출로 인한 시야 불균형과 시력저하는 또 다른 사고를 초래할 수도 있는 심각한 증상인데…. ●콘서트 고백 -내 젊음의 낮은 음자리(OBS 밤 11시 5분) 국민가수 안치환은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등 수많은 히트곡과 공연을 통해 일반 대중들로부터 오랫동안 사랑받아 왔다. 안치환은 자신의 대표곡 ‘내가 만일’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를 비롯해 그동안 어디서도 들을 수 없었던 그의 대표곡들을 둘러싼 비화를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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