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시대성
    2026-04-09
    검색기록 지우기
  • 집회
    2026-04-09
    검색기록 지우기
  • 월급
    2026-04-09
    검색기록 지우기
  • 제기
    2026-04-09
    검색기록 지우기
  • 부사장
    2026-04-0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46
  • 무비컬 비켜! 이젠 드라마컬이 대세

    무비컬 비켜! 이젠 드라마컬이 대세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컬’(드라마+뮤지컬) 열풍이 거세다.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싱글즈’를 필두로 ‘미녀는 괴로워’ ‘라디오 스타’ ‘웨딩싱어’ ‘드림걸즈’ 등 영화(무비)를 옮긴 ‘무비컬’(무비+뮤지컬)이 대세였다면 올해는 단연 드라마컬이다. 한류 열풍의 원조로 ‘욘사마’(배용준), ‘지우히메’(최지우) 등을 낳은 대한민국 대표 드라마 ‘겨울연가’의 뮤지컬 버전이 우선 눈에 띈다. K팝 스타인 ‘소녀시대’ 수영의 친언니 최수진(25)이 주인공을 맡은 뮤지컬 ‘겨울연가’는 원작 드라마를 연출한 윤석호 감독이 총괄 프로듀서를 맡아 주목받고 있다. 원작이 일본에서 큰 인기를 얻은 작품인 만큼 일본 관객의 비중이 높다. 케이블 채널에서 인기리에 방영 중인 다큐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도 뮤지컬로 제작됐다. ‘막돼먹은 영애씨’는 외모, 학력 등 어느 것 하나 내세울 것 없는 5년째 싱글인 영애씨의 애환과 일상사를 대변하며 시즌 9를 맞이한 인기 드라마다. 드라마의 주인공 김현숙(33)이 뮤지컬에서도 주연을 맡았다. ‘오피스 뮤지컬’을 표방하는 ‘막돼먹은 영애씨’는 상사 대하는 법, 승진, 정리해고, 이직 등 샐러리맨의 생활을 오롯이 보여준다는 점에서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직장 동료와의 로맨스 등 애정 문제를 현실적으로 짚어낸 것도 장점이다. 지난달에는 주지훈과 윤은혜 주연의 드라마 ‘궁’을 토대로 한 뮤지컬 ‘궁’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재공연됐다. K팝의 인기를 주도하고 있는 그룹 동방신기 멤버 유노윤호의 지난해 뮤지컬 데뷔작이었던 ‘궁’은 올해 또 다른 한류 스타인 김규종(SS501 멤버)을 캐스팅해 해외 공연에 나섰다. 앞서 지난 5월에는 주연 한예슬, 오지호의 통통 튀는 캐릭터가 강점이었던 MBC 드라마 ‘환상의 커플’도 뮤지컬로 만들어져 인기를 얻었다. 내년에도 드라마컬의 강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아기야, 가자’ 등의 명대사를 쏟아낸 드라마 ‘파리의 연인’이 뮤지컬로 만들어진다. 송승헌과 김태희가 주연으로 나선 드라마 ‘마이 프린세스’도 내년 3월 뮤지컬로 변신해 관객과 만난다. 시청률 50%를 넘기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제빵왕 김탁구’도 무언극 창작 뮤지컬로 제작될 예정이다. 이렇듯 드라마컬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뮤지컬 ‘모비딕’ 등을 연출한 조용신 대중문화평론가는 24일 “뮤지컬은 동시대성, 특히 대중들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여야 한다.”면서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가장 잘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예전에는 시와 소설, 영화였다면 지금은 드라마”라고 지적했다. 드라마가 ‘킬러 콘텐츠’로 부상하면서 뮤지컬계도 적극적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얘기다. 조 평론가는 “지난 10년 동안 영화를 원작으로 한 무비컬이 인기를 끌었다면 최근 들어서는 드라마가 한류 열풍과 맞물려 자연스럽게 원작 콘텐츠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이미 검증된 콘텐츠라는 점도 ‘무비컬’의 인기 요인 중 하나다. ●‘겨울연가’ 내년 3월 18일까지 서울 중구 초동 명보아트홀 하람홀. 전석 5만원. (02)2274-2121. ●‘막돼먹은 영애씨’ 11월 18일부터 내년 1월 15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컬처스페이스 엔유. 4만~6만원. (02)3415-6789.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문체반정의 배후로 지목된 열하일기

    “근자에 문풍이 이렇게 된 것은 모두 박지원의 죄다.” 정조는 당시 사대부들의 문풍을 어지럽힌 ‘배후’로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지목하고, 연암에게 순정한 고문(古文)체로 글을 지어 올리면 음직을 내리겠다고 회유한다. 그러나 졸지에 어떻게 순수하고 바른 글을 짓겠느냐며, 그것이 더 큰 죄를 짓는 것이라는 핑계(?)를 둘러대면서 연암은 끝내 어떤 반성도, 전향도 거부한다. 연암에게 글이란 남을 아프게도 하고 가렵게도 할 수 있는, 한마디로 ‘살아있는 것’이어야 했다. ‘열하일기’는 비장에게 들은 이야기, 하인들과 나눈 대화, 중국 선비들과의 필담 등 온갖 ‘잡다하고 품격 없는’ 글들로 가득하다. ‘허생전’이나 ‘호질’처럼 ‘빵빵 터지는’ 스토리들이 있는가 하면, ‘호곡장’이나 ‘일야구도하기’처럼 사유의 깊이를 가늠하게 해주는 철학적 아포리즘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다. 영민한 정조가 몰랐을 리 없다. 연암의 문체에 함축된 사유의 반시대성을! ‘열하일기’는 정조의 시대뿐 아니라 지금 우리 시대에도 여전히 다양한 사유를 촉발하는, 대단히 위험하고 강렬한 책이다. 서울신문·수유+너머 공동기획
  • [주말 데이트] 연극 ‘이’ 10주년 기념무대 서는 배우 오만석

    [주말 데이트] 연극 ‘이’ 10주년 기념무대 서는 배우 오만석

    오만석(35)은 여러가지 색깔을 지닌 배우다. 연극배우 출신인 그는 최근 영화, 드라마, 뮤지컬 등 대중문화 전 장르에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연출가이기도 하다. 그가 자신의 첫 연극 주연작 ‘이(爾)’를 통해 연극무대로 돌아온다. 이는 임금이 신하를 부르는 호칭이다. 영화 ‘왕의 남자’ 원작인 ‘이’는 27일부터 서울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10주년 기념무대를 연다. 공연을 이틀 앞두고 연습에 한창인 그를 25일 토월극장에서 만나봤다. →지난 1월 KBS 1TV 드라마 ‘다함께 차차차’가 끝나기가 무섭게 뮤지컬 ‘내마음의 풍금’ 연출을 맡더니 1주일도 채 안돼 연극 ‘이’ 10주년 공연무대에 선다. 쉼없이 자신을 몰아치는 이유가 있나. -어느 한 분야에 치우치기 보다 끊임없이 나 자신을 환기시키는 작업을 하고 싶었다. 연극은 내가 좋아하는 분야이기도 하고 살아가는데 큰 활력소가 된다. 배우는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활동을 해야하고, 배우와 연출자 사이에 역할 상의 크로스 오버도 시도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배우와 연출자 사이를 오가면 어떤 장점이 있나. -‘즐거운 인생’ 연출을 맡았을 때 배우의 호흡과 심리를 살펴볼 수 있었다. 다시 배우로 무대에 섰을 때 이게 큰 도움이 됐다. 객관적인 시야도 갖게 된다. →‘이’가 첫 연극 주연을 맡았던 작품이라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10년전 학교(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공연할 때 연극 ‘이’의 대본을 읽고 펑펑 울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동안 4차례 공길 역을 맡았는데 연기할 때마다 광대의 숙명에 대한 동질감을 느낀다. 가슴 속에 큰 울림이 있는 역이다. 그 감정을 가슴 속에 잘 묻어뒀다가 훗날 공길 역을 하는 후배들에게 전해주고 싶다. →연산군이 광대인 공길과 동성애 관계였다는 극의 설정이 다소 파격적이다. 영화 ‘왕의 남자’로도 만들어져 크게 히트했는데 작품의 힘이 어디에 있다고 보나. -보편성 안에서 꾸준한 감동을 준 것이 인기비결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동성애 코드도 있지만 광대들이 권력자들을 풍자해 대리만족을 주고 광대인 공길과 장생이 자신들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은 특별히 시대성을 띠지 않으면서도 관객들에게 보편적인 감동을 준다. →역사적 실존 인물인 공길은 연산군이 아꼈던 궁중 광대로서 중성적 매력을 지닌 독특한 인물이다. ‘공길 전문배우’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데. -중성의 선에서 줄타기를 하는 것은 어느 한쪽에 치우치는 것보다 때론 더 무섭고 더 많은 것을 내포한다. 외모는 여성스럽지만 의도적으로 남성성을 드러낼 때 반전이나 의외성도 더 커진다. 이번 작품에선 야망있고 정치적인 광대 공길을 깊이있게 그려내고 싶다. →‘뮤지컬 스타’ 출신으로 ‘포도밭 그 사나이’, ‘왕과 나’ 등 드라마는 물론 영화에서도 주연을 맡고 있는데 어떤 장르에 가장 애착이 가나. -처음엔 공연 쪽이 편했다. 그런데 더 지나고 보니 익숙함의 차이였다. 각각의 장르마다 장단점이 있고 어렵다. 예컨대 연극이나 뮤지컬은 작품 분석시간이 넉넉해 반복 공연을 통해서 캐릭터를 다져가는 반면, 드라마는 짧은 시간 안에 주요한 맥락을 파악하고 표현하는 순발력이 요구된다. →최근 아이돌 스타들의 연극이나 뮤지컬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시기적으로 피할 수 없는 추세 아닌가. 좀 더 많은 대중에게 공연의 매력을 알릴 수 있는 기회라고도 생각한다. 다만 일부 도를 넘어선 팬들 때문에 공연이 방향성을 잃고 이벤트처럼 흐르는 것은 경계해야한다. 공연장 에티켓을 미리 숙지해 진정으로 자신이 아끼는 가수나 배우를 돋보이게 하는 방법을 고민해봤으면 한다. →예술종합학교 동기동창인 이선균과는 둘도 없는 단짝이라고 들었다. 두 사람이 함께 공연하면 흥행은 떼어논 당상일 것 같은데…. -(웃으며)안그래도 둘이 그런 농담 자주 한다. 학교 공연 때는 내가 공길이고 선균이가 장생이었다. 이번 10주년 무대에 출연하라고 압력을 넣었는데 드라마 ‘파스타’ 촬영 때문에 도저히 안 된다고 하더라. 할 수 없이 다음을 기약했다. 훗날 내가 연출하는 무대에 선균이를 주연으로 출연시키는 것도 좋을 것 같다.(웃음)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지방시대] 임을 위한 행진곡/김준태 시인

    [지방시대] 임을 위한 행진곡/김준태 시인

    역사가 탄생시킨 노래는 강물과 같다. 대다수 민중들이 즐겨 부를 경우 아무도 그것을 멈추게 할 수는 없다. 한강이나 낙동강, 영산강처럼 노래는 그렇게 흐른다. 시공을 넘나들면서 민중들에게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그런데 이와는 다른 움직임이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국가보훈처가 이달 중 전 국민(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하는 여론조사를 통해 ‘5·18노래’의 제정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발표가 그것이다. 내년 30주년 5·18기념식부터는 공모 당선작으로 행사를 치르겠다는 성급한 모습까지 보여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공모 의도가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이미 24주년 기념식 때부터 공식 추모곡으로 연주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새 노래로 대체하겠다는 발상은 과연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특히 1980년대의 역사적 경험이 전무한 20대 젊은이들을 여론조사에 포함시키는 것도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또한 응답자 표본을 인구수 비례로 구성, 계엄군 언론통제로 오랫동안 광주시민을 ‘폭도’로만 알았던 특정 지역에다 여론조사 대상자의 숫자를 더 많이 설정한 것은 그야말로 난센스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 없이 /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 동지는 간 데 없고 깃발만 나부껴 / 새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 /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 / 깨어나서 외치는 뜨거운 함성 /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지금까지의 민주화운동 역사에서 가장 많이 불리는 노래로 누구나가 공감·공인하고 있는 5월의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 비장미가 넘치는 이 노래는 약강약강이 아닌 강약강약 음보를 유지하면서 우선 노래하는 이들을 홀로 두지 않는다. 우리가 사실은 혼자가 아니라 함께,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내가 홀로 떨어져 있지 않고 너와 함께 있다는 것을 들려준다. 세계의 위대한 노래들이 그렇듯이 공동체의식을 눈물겹게 펼쳐 보인다. 아무런 대가도 없이 개인을 초개처럼 버린 사람들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이 노래는 무지렁이들이 민주주의란 대의를 부르짖으며 스러져간 ‘5월의 행진곡’이다. 이 행진곡에 발맞춰 역사는 흐른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노래의 주인공만 바뀔 뿐이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껄끄러운 노래가 아니다. 좌절과 패배를 보이는 노래도 아니다. 대한민국이 1980년 5월 ‘광주의 아픔’을 통해 다시 태어났듯이 이 노래는 민주주의를 위한 강한 의지를 내보인다. 그래서 김영삼 문민의 정부→김대중 국민의 정부→노무현 참여정부를 거쳐 오늘의 이명박 정부 역시 이 노래에 정서적으로 빚을 지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한국 민주주의를 전 세계에 알린 5월의 노래 고전이다. 이미 세계인들의 귀에 익은 노래가 된 것이다. 미국의 워싱턴과 로스앤젤레스, 독일의 베를린과 프랑크푸르트, 프랑스 파리, 남미 아르헨티나, 동남아시아, 그리고 700만 해외동포들이 모여 사는 지구촌 수많은 나라의 사람들도 이 노래를 ‘민주주의의 노래’로 알고 또 그렇게 따라 부르곤 한다. 그렇다! 이제 노래의 역사성과 시대성,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정체성을 보여 주기 위해서라도 5월의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을 망각의 탑 속에 넣어 두어서는 안 된다. 이미 글로벌화·세계화된 30년 역사의 이 노래를 아웃시킨다는 것은 바보스러운 행위나 다름없을 것이다. 멘델스존의 말처럼 노래에는 ‘날개’가 달려 있는 것 아닌가. 이 노래는 대한민국, 나아가 세계 역사 속에서 민주주의의 보편성과 영원성을 아름답게, 그리고 줄기차게 지켜줄 것이다. 김준태 시인
  • “우리 할머니 결혼식날 뭐 입었을까”

    “우리 할머니 결혼식날 뭐 입었을까”

    꽃 같은 나이에 각시가 됐던 우리 할머니는 결혼식날 어떤 옷을 입었을까. 한복의 시대성과 예술성을 한눈에 조망해 볼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됐다. 국립민속박물관과 박선영침선전수회는 5일부터 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시민갤러리 특별전 ‘우리 할머니의 회혼례’를 개최한다. 전시에는 전통한복부터 시대상을 반영한 개량한복까지 다양한 모습의 한복 60여점이 전시된다. 24일까지. 회혼례(回婚禮)는 결혼 60주년 행사를 말한다. 전시는 이를 중심으로 할머니가 지나간 일생의 중요한 순간순간을 회상하는 과정으로 구성됐다. 5부로 구성된 전시에서 1부 ‘할머니의 회혼례 날’은 할머니·할아버지의 회혼례를 맞아 멀리서 모여든 가족·친지들이 갖가지 한복을 뽐낸다. 그리고 2부 ‘할머니의 결혼식’에서는 회혼례를 맞은 할머니의 60년 전 결혼식 풍경을 꾸며놨다. 또 아이들의 출생과 백일잔치(3부), 돌 잔치(4부), 함 받는 날(5부), 아이들 결혼식(6부) 모습도 꾸며 다양한 한복이 전시된다. 각 장면마다 할머니와 가족·친지로 구성된 마네킹들이 의례에 맞는 한복을 입고 등장한다. 작품은 서울시 무형문화재 침선장(針線匠)인 박선영 선생과 그 제자들이 특별전을 위해 새로 지은 것들이다. 전시에는 한복 외에도 노리개 등 한복 장신구와 혼례에 사용된 함 등 관련자료가 함께 나온다. 또 실제 제작자 부모님들의 혼례 당시 사진 등을 바탕으로 꾸민 영상물도 상영된다. 전시실 한편에서는 조각보·손수건 만들기·함싸기 등도 시연될 계획이다. 특히 이번 전시는 박물관 측이 민간단체와 공동으로 전시를 꾸미는 ‘시민갤러리’의 첫 번째 행사라는 데 의미가 있다. ‘시민갤러리’는 관이 수집·조사·연구한 결과물이 아니라 민간단체가 소장한 전시자료를 바탕으로 무형문화 현장을 소개하는 기획전시다. 유물의 외형보다는 외형이 만들어지까지 그 안에 깃든 장인들의 솜씨와 이야기를 알리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지난해 했던 매듭 부문 무형문화재의 작품 전시를 계기로 올해부터 공식화됐다. 행사를 기획한 전시운영과 위철 학예연구사는 “지금껏 박물관은 자신이 소장한 유형 문화를 중심으로 전시를 꾸몄다.”면서 “박물관이 소장할 수 없는 무형문화의 예술혼과 기능을 장인들을 중심으로 재조명하는 기회를 가지고자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매년 1회 시민갤러리 전시를 정례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경복궁 집경당은 새 문물 접하던 궁중도서관”

    “경복궁 집경당은 새 문물 접하던 궁중도서관”

    경복궁의 향원정 앞에 있는 집경당(緝敬堂)은 고종과 비빈들의 침전인 흥복전의 부속 전각이었다.2006년부터 흥복전 일대를 복원하면서 집경당과 이웃한 서쪽의 함화당(咸和堂)을 예전처럼 다시 연결하고, 사라진 회랑도 되살리는 작업이 올해 말 마무리를 목표로 벌어지고 있다. 집경당은 그동안 고종이 각국 공사를 친견했다는 ‘일성록(日省錄)’의 기록에 따라 내외 신료(臣僚)를 접견하던 장소로 알려졌다. 하지만 집경당은 2121질,2만 5203본에 이르는 서책과 서화를 수장하고 있었고, 고종이 신료들과 ‘동사강목(東史綱目)’을 토론하는 등 강학의 장소로 쓰여진 종합 궁중도서관이었다는 연구가 나왔다. 나아가 집경당이 당시 수장했던 자료의 목록을 살펴보면,‘옛것’보다는 당대 자료에 집중하고 있어 고종이 대한제국의 기틀을 마련하고자 해외의 새로운 사조를 받아들이는 데 심혈을 기울였음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황정연 국립문화재연구소 미술공예연구실 연구원은 이 연구소가 발행하는 ‘문화재’ 최근호에 실린 ‘고종 연간 집경당의 운용과 궁중 서화수장’이라는 글에서 이같이 밝혔다. 황 연구원은 규장각이 소장한 ‘집경당포쇄서목(緝敬堂曝書目)’과 국립중앙도서관이 소장한 ‘집경당포쇄서목잉흠총록(緝敬堂曝書目剩欠總錄)’을 분석했다.‘포쇄서목’은 전적이 상하지 않도록 볕에 말릴 때 작성한 목록이고,‘잉흠총록’은 이때 발견하지 못했던 자료를 별도로 정리한 것이다. 조선시대 전통적인 전적의 분류체제는 ‘경사자집’의 사부(四部)분류법. 유교경전 등이 들어있는 경부(經部)와 역사책을 비롯하여 전기·금석·지리지 등이 포함되는 사부(史部), 제자백가를 비롯한 경사집부에 해당되지 않는 자부(子部), 그리고 시문을 특정형식별로 모은 집부(集部)로 나누었다. 하지만 ‘포쇄서목’과 ‘잉흠총록’은 집경당의 전적을 12부로 분류했다. 모두 302질,1073점을 차지하는 서화부(書畵部)를 비롯하여 운부(韻部)와 시첩부(詩帖部), 소설부(小說部)처럼 특정한 성격을 담은 자료를 별도로 분류했다. 특히 대수학·기하학 같은 수학 관련 서적을 모은 산부(算部)와 지리와 군사, 화학, 천문 관련 서양 서적을 모은 신기부(新奇部)를 두었다는 것은 당시 왕실이 전적을 수집하면서 새로운 문물의 수용을 적극 고려했음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서양 관련 서적들은 대부분 중국을 통하여 들어온 한역본으로,‘서양구도(西洋球圖)’나 ‘만국여도(萬國輿圖)’처럼 서양지도나 세계지도도 포함되어 있었다. 황 연구원은 “고종 왕실이 추구한 전적의 수장정책은 어느 선왕대보다 동시대 자료에 대한 시대성이 두드러진다.”면서 “그러나 유입된 외국의 최신 서책과 화보 등이 조선사회에서 충분히 융화되지 못하고 중국풍 일변도로 흐르는 결과가 초래된 것은 시대적 한계도 가늠케 한다.”고 설명했다.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6월 항쟁 20주년 ‘그날의 함성’그 이후] (6) 빛바랜 평등, 팍팍한 일상

    [6월 항쟁 20주년 ‘그날의 함성’그 이후] (6) 빛바랜 평등, 팍팍한 일상

    서울 천호동에서 조그만 고깃집을 경영하는 박진형(42·가명)씨. 아랫배 두둑하고 인상 좋은, 영락없는 ‘아저씨’다. 그러나 대학 3학년이던 87년 6월 항쟁 당시에는 매캐한 최루탄 냄새가 그의 몸에서 떠나지 않았다. 대학로와 명동 거리가 그의 강의실이었다. 더구나 민족해방(NL)계보다 급진적이었던 제헌의회(CA) 출신이었다. 구소련이 무너지던 91년.TV를 통해 철거되는 레닌 동상의 모습을 보면서 그 역시 가슴속 이념의 지향을 지웠다. 졸업 뒤 그가 안착한 곳은 시중 은행. 그러나 또 한번의 ‘격동’을 맞았다.97년 외환위기 이후 그의 직장은 공중 분해됐다. 재취업의 길도 없었다. 다시 가슴에 구멍이 뚫렸다. 그렇다고 마냥 넋 놓고 있을 수 없는 일.27평짜리 아파트를 팔아 마련한 1억원을 밑천 삼아 음식점을 차렸다. 특유의 성실함에 운도 뒤따랐다. 하지만 여전히 그의 시간표는 ‘오전 10시 출근, 자정 퇴근’이다. 실직의 공포는 뼛속 깊숙이 새겨졌다. 한 발자국만 벗어나면 어김없이 추락할 것 같은 위기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6월 항쟁 이전보다 빈부격차도, 경쟁도 훨씬 심해진 것 같아요. 혁명 같은 단어는 지운 지 오래죠. 그러나 이런 세상에서 살겠다고 민주주의를 외쳤나 싶습니다. 열심히 사는 사람에게는 그만한 대가가 주어지는 사회가 정상적인 거 아닌가요?” ●저소득 통한 고성장 6월 항쟁 ‘불씨’ ‘압축성장’이라는 단어는 한국 경제의 특성을 잘 말해 준다. 지난 1953년 국내총생산(GDP)은 13억달러,1인당 국민소득(GNI)은 67달러에 불과했다. 필리핀은 우리보다 국민소득이 세 배나 많은 ‘부자나라’였다.. 그러나 지난해 국내총생산은 8883억달러,1인당 국민소득은 1만 8372달러에 이르렀다.44년 만에 각각 683.3배,274.2배가 뛰어올랐다. 하지만 이는 악명 높은 노동시간과 저임금을 기반으로 한 성과였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오일쇼크의 직격탄을 맞은 1980년, 실질 경제성장률은 1.5% 빠졌지만 실질임금은 무려 25.3%나 떨어졌다. 이후에도 10%를 오르내리는 경제 성장에도 불구하고 임금 상승률은 그에 턱없이 못 미쳤다. 주가는 1년에 70∼100% 뛰었다. 기업이 호황의 과실을 고스란히 독차지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80년대 초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더욱 심해졌다. 소득 1분위(하위 10%)와 10분위(상위 10%)의 소득배율은 80년 7.97배에서 85년 8.46배로 늘었다.6월 항쟁을 단순한 민주화운동으로 국한시키기 어려운 이유다. ●진전된 국민 삶 외환위기로 파탄 6월 항쟁 이후 한동안 경제적 민주화는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88∼97년 실질임금 인상률은 한 해 평균 7.24%를 기록했다. 실질성장률 역시 평균 7.73%로 건실한 상승세를 계속했다. 상위 20%와 하위 20%의 연소득을 나눈 상하위 20% 소득배율 역시 85년 5.13배에서 ▲90년 4.63배 ▲95년 4.42배 ▲97년 4.49배 등으로 꾸준히 떨어졌다. 하지만 90년대 초반부터 한국 경제에는 이상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95년 실질 성장률이 9.2%에 달했는데도 주가지수는 14.08% 하락했다. 기업의 해외자금 차입 증가에 따른 과잉투자와 재무건전성 하락이 경상수지 악화와 해외채무자들의 자금회수 우려 증가로 이어진 탓이다. 97년 말 외환위기를 맞았지만 한국 경제는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경제성장률은 98년 -6.9%에서 99년 9.5%,2000년 8.5%로 급반등했다. 그러나 이때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한 신자유주의 프로그램은 중산층 붕괴, 양극화 심화라는 경제적 불평등 확산의 결과를 낳았다. 2005년 상하위 20% 소득배율은 5.43배.97년 4.49배보다 1배 가까이 벌어졌다. 소득 불평등 수치인 지니계수는 96년 0.291에서 99년 0.3을 넘은 뒤 떨어질 줄 모르고 있다. 지니계수는 낮을수록 소득 분배가 잘 되고 있다는 뜻이다. 결국 한국은 부자에게는 자상하지만 없는 이들에게는 ‘괴물’의 얼굴을 한 사회로 변모했다. ●성장 과실 분배통로 막혀 ‘20대80’ 사회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단어는 ‘강남공화국’이다. 특히 아파트 가격은 강남 서초 송파 등 ‘강남’과 ‘비강남’으로 우리 사회를 양분화시켰다. 86년 당시 강북과 강남 아파트가격, 소비자물가 지수를 100으로 잡았을 때 외환위기 직전인 97년 지수는 180.8,204.4,187.5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강남 아파트 가격이 큰 폭으로 뛴 것은 2001년 이후. 강북·강남 아파트가격 지수는 ▲2002년 234.6,352.8 ▲2003년 242.8,403.2 등에 이어 2005년 8월 현재는 247.1,448.4로 두배 가까이 벌어졌다. 최근에는 강남에서 ‘평당 1억원 시대’라는 말까지 돌 정도다. 수출 호조의 과실이 개인 대신 기업에 쏠리고 있는 것도 문제다.90년부터 96년까지 개인과 기업의 실질소득 증가율은 각각 7.0%,6.5%로 같은 기간 경제성장률 7.6%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기업과 개인에 골고루 재화가 분배됐다는 뜻이다. 그러나 2000∼2003년에 개인 소득은 겨우 2.4% 늘었지만 기업은 18.9%나 급증했다. 소득에서 세금을 뺀 순소득인 가처분소득 증가율은 각각 0.3%,62.6%에 달한다. 임금근로자 중 비정규직 비중도 2001년 8월 26.8%에서 올해 3월 36.7%로 꾸준히 늘고 있다. 전체 개인 소득은 제자리걸음이지만 양극화가 극심해지고 있다는 것은 중산층이 몰락하고 있다는 뜻. 이는 소비와 내수 침체로 이어진다. 올해 1·4분기 1∼5분위 중 1분위 소비성향은 156.5%,2분위는 101.5%이지만 4분위는 79.6%,5분위는 64.8%에 불과하다. 서민층은 소득의 대부분을 소비로 지출하지만 고소득층은 투자에 상당 부분의 돈을 쓴다. 전체 소비가 위축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재벌 중심주의 경제체제의 변화 없이 경제적 민주화는 물론 추가적인 한국 경제의 성장도 요원하다고 말하고 있다. 경원대 경제학과 홍종학 교수는 “6월 항쟁의 최대 수혜자는 일반 국민이 아닌 재벌 등 경제적 상위 계층”이라면서 “정치 권력의 자리에 대신 들어선 경제 권력의 통제를 위해 일반 시민 권력의 목소리가 더욱 커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진보 진영 새 사회발전모델은 최근 한국 경제의 가장 중요한 문제 가운데 하나는 잠재성장률 하락이다. 특히 참여정부 들어 경제성장률이 5% 안쪽에서 머물자 잠재성장률 역시 4% 초반대로 떨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높다. 좌우 할 것 없이 현재 한국 경제가 문제 있고, 성장률을 높여야 선진국 진입이 가능하다는 데에는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우파의 성장 전략은 규제 완화에 따른 투자 활성화와 생산성 향상이라는 부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현재의 신자유주의 발전전략이 더욱 급속도로 적용돼야 한다는 뜻이다. 반면 양극화 문제에 대해서는 불가피한 현상이라며 눈에 띄는 대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양극화의 영향이 좌파 진영에 의해 과장됐다.’는 주장도 서슴지 않고 있다. 진보진영 발전 전략의 공통점은 노동의 기여도를 높이는 것이다. 쉽게 말해 경제발전의 세 요소인 자본과 노동, 기술 가운데 현재 가장 기여도가 낮은 노동에 새로운 역할을 부여한다는 것이다. 국가의 역할도 강조된다. 신자유주의의 ‘작은 정부’가 아니라 자본, 노동 등과 함께 경제발전을 이끄는 주체다. 최근 가장 활발히 논의가 진행된 자리는 지난해 11,12월 두 차례에 걸쳐 열린 ‘한국 경제의 대안을 찾아서’라는 제목의 토론회다. 진보정치연구소, 대안연대 등 10개 단체가 참여했다. 먼저 진보정치연구소의 ‘사회연대국가론’의 골자는 ‘똑똑한 지식노동자의 적극적 역할과 미래산업의 발굴·투자’다. 핵심 전략은 ▲지식노동자의 생산성 주도와 경영 참가 ▲교육복지 강화 미래의 성장잠재력 육성 ▲국가의 산업정책 복원으로 재생가능에너지·환경산업 육성 ▲부유세 사회복지세 등 사회연대적 조세 신설 등이다. 곧 노동의 참여와 복지를 통해 성장잠재력을 높여 나가겠다는 것이다.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의 ‘노동주도형 경제모델’ 역시 말 그대로 노동의 역할을 끌어올린다. 안정적인 노동정책은 국민적 노동창의성 보장의 필수 요건인 만큼 국가 경쟁력 향상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를 기초로 노동자 재계약과 산업간 재배치를 국가가 책임 지고, 공공금융기관의 지원 아래 산업자본을 강화한다. 국가는 비전 제시자다. 새사연 김병권 연구센터장은 “노동창의성 중심 성장전략은 세계사적으로 신자유주의 경제 모델을 대체할 보편성·시대성을 지니고 있다.”면서 “피터 드러커의 지적처럼 인적 자원이 풍부한 한국에서 가장 적합한 모델”이라고 지적했다. 청와대 참여혁신 수석비서관 출신인 박주현 변호사가 만든 시민경제사회연구소 역시 ‘한국형 신성장동력 사회투자모형’이라는 눈에 띄는 결과물을 내놓았다. 기본 구조는 학습복지(Learnfare), 일자리복지(Jobfare), 사회적 안전망(Welfare) 등 ‘3 fare’다. 노동자의 평생학습 시스템을 갖춰 안정적인 일자리를 창출하면 경제성장과 복지를 함께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성공회대 신정완 교수도 사회구성원의 학습능력과 취업·혁신능력을 증진시킨 ‘한국형 사회적 시장경제모델’을 주창했다. 다만 논의들의 현실화에는 아직까지 의문 부호가 찍힌다.LG경제연구원 송태정 연구위원은 “‘지식경쟁’ 사회로 세계 경제가 변모하고 있는 만큼 노동의 한계생산성을 높이려는 진보 진영의 논의 방향은 맞다.”면서 “다만 이를 위해서는 교육 개혁 등이 동반돼야 하는 등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화제의 작가를 찾아서] ‘리얼리즘적 소통주의’ 배영환

    [화제의 작가를 찾아서] ‘리얼리즘적 소통주의’ 배영환

    왜 작업실에서의 인터뷰를 주저했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 서울 청운동의 한 조그만 건물 지하에 자리잡은 배영환(39)의 작업실은 마치 공작소와 철물점을 합쳐놓은 것 같았다. 요즘같은 과잉 홍보와 노출의 시대에 영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수줍은 성격의 작가는 인터뷰 내내 ‘과잉 겸손’으로 기자의 애를 먹였다. 배영환의 작업은 일상과 미술, 하위문화와 주체문화의 경계에 있다. 설치와 회화, 사진 등이 하나로 조합된 그의 작업은 볼트와 너트로 두 문화를 바짝 조이는가 하면, 때론 팽팽한 긴장의 끈으로 두 문화 사이의 불안정함을 담아낸다. 홍익대에서 동양화를 전공하고 97년 군대 제대후 처음 가진 개인전 타이틀은 ‘유행가’. 우리 문화계에서 대중문화 담론이 한창 논의되면서 기존의 파인아트와 대별되는 설치미술이 물량공세에 나설 때, 그 상투성에 맞선 그의 작업은 ‘신선하다’는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미싱대, 쌍절봉, 인형, 병뚜껑, 각목 등 허접한 일상의 잡동사니들을 끌어들여 설치, 회화라는 나름의 미적 형상화 작업을 거친 작품들. 작가는 거기에 ‘거리에서’‘긴머리 소녀’‘나의 20년’‘편지’ 등 유행가 타이틀을 붙였다.‘유행의 흐름을 주도하는 배영환전-유행가’란 제목, 작가와 그의 친구들의 ‘막춤’ 모습이 담긴 전시 팸플릿 표지엔 한 미술평론가의 지적처럼 ‘제도미술은 유행가만큼도 우리를 위로하지 못한다.’는 조소가 가득 담겨 있다. 99년 두번째 개인전 ‘유행가2’에선 이같은 작업방식이 한층 무르익었다.‘청춘’‘물망초’ 등 유행가 가사를 위장약 두통약 등 알약과 약솜, 옥도정기 등을 이용해 캔버스에 붙이고 그리는 작업을 통해 하위문화와 대중문화, 지배문화의 관계를 짚어냈다. 그의 작업은 대중문화의 반복성, 안정 지향의 부르주아 문화에 대한 반발을 담고 있지만,‘혁명의 키치화’에 대한 패러디로도 읽힌다. 하위문화 자체를 숙주로 삼고 있지만 민중미술의 윤리의식과 규범들 또한 몹시 갑갑해한다. ●작년부터 ‘남자의 길´ 타이틀 작업중 작가는 지난해부터 ‘남자의 길’이란 타이틀의 작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대안공간 풀, 올여름엔 pkm갤러리, 로댕갤러리 등에서 작품들을 선보였다. 작품들 속의 ‘남자’는 권위와 성공이 아닌 땀과 고단함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이들이다. 판잣집의 떨어진 문짝이나 버려진 가구 조각을 자르고 짜맞춰 거칠게 만들어진 기타들. 이같은 쓰레기들을 굳이 기타로 재탄생시킨 것은 ‘오늘날 우리사회의 진정한 주인공은 이들’이라는, 판잣집과 가구를 사용하던 이름 없는 노동자와 가장에 대한 오마주적 성격이 읽혀진다. 지난 10년간 배영환의 작업을 꿰뚫고 있는 중심축은 현장성과 동시대성이다.“80년대 이후 각 시대의 리얼리즘을 내 방식으로 풀어보고 싶었다.”는 작가의 말처럼 현장에서의 리얼리즘적 소통을 중시한다. 소통을 전제로 작업하지는 않지만, 결과적으로 작품이 보는 이들과 교감하지 못하면 실패라고 스스로 평가를 내린단다. ●광주·부산·베니스 비엔날레 초대 작가 이같은 작가의 리얼리즘은 최소한 미술계에선 성공한 듯하다. 그는 광주와 부산, 베니스비엔날레 등 국내외 주요 비엔날레의 단골손님으로 나서는 등 탄탄한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광명음악밸리축제 박준흠 예술감독 인터뷰

    광명음악밸리축제 박준흠 예술감독 인터뷰

    ‘대중음악전문축제’를 표방하는 광명음악밸리축제가 오는 22일부터 사흘간 경기도 광명시에서 열린다. 올해로 두 번째. 주무대인 시민운동장을 비롯해 철산역 문화의 거리, 인공폭포공원 등 시내 곳곳에서 열리는 이번 축제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전 공연이 무료로 진행된다. 특히 올해는 다양한 국적과 장르를 포괄한 풍성한 출연진과 심도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박준흠(40)예술감독을 만나 어떻게 축제를 즐겨야 좋을까를 들어봤다. Q:기획의도는 무엇인가요. A:현재성과 동시대성이 이번 축제의 가장 큰 테마입니다. 동시대의 다양한 대중음악을 대중들에게 전달해주고, 현재 음악창작을 하는 뮤지션들을 소개하는 것이 중요한 목적이지요. 또 특정한 장르가 아닌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들로 꾸며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Q:공연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A:메인공연인 ‘오픈 스테이지’와 거리공연인 ‘프리 스테이지’로 나뉘어 진행됩니다. 광명시민운동장에서 열리는 ‘오픈 스테이지’는 다시 한영애, 강산에 등 거장들이 출연하는 ‘밸리 초이스’와 신인들의 등용문인 ‘뉴 커런츠’, 모던타임즈·헤비니스·블랙뮤직·일렉트로닉 앤드 라운지·어쿠스틱 웨이브 등 현재를 대표하는 다섯가지 뉴웨이브로 나눠집니다. 오픈 스테이지에는 엄격한 선정기준을 통과한 주목할 만한 뮤지션들이 출연하게 되지요. 서브공연의 성격을 띤 프리스테이지는 기획공연이 주를 이루게 됩니다. 힙합과 펑크, 모던 록 등의 공연이 광명실내체육관과 인공폭포공원, 문화의 거리 등에서 열립니다. Q:어떤 뮤지션들이 출연하나요. A:첫날인 22일 오후 7시에 열리는 개막식 무대는 3인조 밴드 ‘서울전자음악단’이 장식합니다. 광명시가 내년 3월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리는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 페스티벌’에 보내기 위해 선발한 그룹입니다. 원로 기타리스트 신중현의 두 아들인 윤철(기타), 석철(드럼)형제가 참여하고 있죠. 곧바로 강산에·한영애·장필순·김창기 등 대중음악계의 거장들이 출연하는 밸리 초이스 무대가 이어집니다. 둘째날인 23일에는 머스탱스 등 신예들의 뉴 커런츠 무대에 이어 Straylight Run(미국)·이한철·이지형 등의 모던타임즈,Dark Tranquility(스웨덴)·바세린 등 헤비메탈 그룹이 출연하는 헤비니스 무대가 관객들을 사로잡을 겁니다. 셋째날인 24일에는 I Love JH·윈터그린 등의 뉴 커런츠 무대에 이어 가리온·윈디시티 등의 블랙뮤직,D´sound(노르웨이)·포츈쿠키 등의 일렉트릭&라운지, 전제덕·두번째 달 등의 어쿠스틱 웨이브즈 무대가 대미를 장식하게 되죠. TV를 통해서는 보기 힘든 뮤지션이 대부분예요. 하지만 이번 축제에 참가한 뮤지션 모두가 진정으로 대중과 소통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입니다. 음반기획사 등에서 상품으로 만든 가수와 음악에 지친 사람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겁니다. 문화향수를 누리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알찬 감동을 안고 갈 것이고요. 메인무대인 시민운동장은 인조잔디가 깔려 있습니다. 돗자리하나 깔고 가족들이끼리 오붓한 가을밤을 보내기에 더없이 좋은 축제가 될 겁니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파라다이스 가든’으로 오늘의 작가상 받은 권기태씨

    ‘파라다이스 가든’으로 오늘의 작가상 받은 권기태씨

    2006년 ‘오늘의작가상’ 공동수상작인 권기태(40)의 장편소설 ‘파라다이스 가든’(전2권, 민음사 펴냄)은 이상향에 대한 현대인의 잃어버린 기억을 환기시키는 작품이다. 저마다 다른 낙원을 소유한 인간들의 처절한 투쟁과 그로 인한 상처를 통해 진정한 유토피아의 의미를 묻는 주제의식이 묵직하다. 중국 시인 도연명의 ‘도화원기’에 나오는 무릉도원은 지상에 존재하지 않는 이상향이지만, 강원도 영월에 가면 실재 지명인 무릉리와 도원리가 있다. 소설속 주인공 김범오의 지상낙원은 도원리에 있는 수목원이다. 평범한 회사원인 그는 도원수목원을 모델 삼아 연립주택 옥상에 정원을 만들어 자신만의 소중한 낙원을 가꾼다. 그러나 김범오의 낙원은 그가 다니는 성림건설 원직수 사장의 그룹 경영권 분쟁을 둘러싼 음모에 휘말리면서 심각한 위협을 받는다. 손바닥만 한 공간이라도 자연에 파묻혀 살고 싶은 김범오의 낙원과 시장경쟁체제에서 승자로 남고 싶은 원직수의 낙원이 충돌하며 빚어내는 갈등은 선굵은 스토리와 세밀한 상황묘사, 힘있는 문체에 힘입어 강한 흡인력을 발휘한다. 4년 전 작품을 처음 구상하고 나서 일간지 문학담당기자로 일하는 틈틈이 원고를 써왔던 권씨는 올초 회사에 사표를 낸 뒤 본격적으로 집필에 매달렸다.“대학 때 ‘유토피아’와 ‘도덕경’을 재밌게 읽은 이후 이상향에 대한 소설을 한번쯤 써보고 싶었다.”는 그는 “사람 사는 일은 결국 마음먹기에 달린 것 아니겠느냐. 비록 상자만 한 공간이라도 내가 내 뜻대로 살아갈 수 있는 작은 보금자리가 있다면 그게 바로 낙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제목 ‘파라다이스 가든’은 김범오와 그의 연인 강세연이 도원수목원에 전시된 일본식 모형 정원 ‘상자 정원’에 붙인 이름이다. 수목원의 주인이 오래전 자신의 유토피아를 꿈꾸며 만든 것이다. “작은 집필실에서 오래 기억될 작품을 쓰는 것”이 스스로가 꿈꾸는 낙원이라는 작가는 “문학성과 대중성, 시대성이 어우러진 드라마틱한 소설을 쓰고 싶다.”고 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국립미술관에도 국적불명 작품 있어요”

    “성덕대왕신종, 고구려 고분벽화, 고려불화 등 한국 미술문화재의 상당수가 세계 최고라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한국미술사에 20세기 현대미술도 넣어야 하는데 어떤 작가를 넣고 뺄 것이냐에 대한 기준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 미술사학계의 최고 권위자이자 문화재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안휘준(66)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 오는 28일 정년퇴직으로 23년째 몸담았던 서울대를 떠나 명지대 석좌교수로 자리를 옮긴다. 지난해 5월 문화재위원장을 맡은 뒤 언론과의 인터뷰를 자제했던 안 교수가 최근 기자들과 만나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눴다.1961년 개설된 서울대 고고인류학과 1기생으로 미술사와 인연을 맺은 뒤 한 우물만 파온 그의 인생에서 우리 문화와 역사를 사랑하는 노학자의 멋과 격을 느낄 수 있었다. 다음은 안 교수와의 일문일답.▶명지대를 택하신 이유는.-미술사학과가 독립된 몇 안 되는 대학이죠. 박사과정 한 과목만 맡을 예정입니다. 방을 비우려고 책을 정리 중인데 서울대박물관에 8400권을 기증했고, 몇 천권 정도 더 기증하려고 해요. 고등학교 때 스승의 조언으로 고고인류학을 택했고, 대학 때도 좋은 스승을 만나 미술사 전공으로 유학도 갔죠. 돌아와서 홍익대 공채 1호 교수가 됐고, 모교에서도 20년 이상 일했으니 이제 후배들을 위해 물러나야죠. 저는 스승들의 도움이 컸지만 요즘 후배들은 스스로 알아서 잘 해내니까 대견합니다.▶현대미술에도 관심이 크신데.-홍익대 교수를 하면서 현대미술을 접할 기회가 많았죠. 전시회·옥션 등도 빠지지 않고 봅니다. 미술사학자 입장에서 민중미술 등 20세기 현대미술도 한국미술사 차트에 넣어야 하는데 한국성과 창의성, 대표성, 시대성이 있어야 미술사에 포함될 수 있어요. 요즘에는 난해한 국적불명 작품들이 많은데 그런 작품들은 미술사에 편입되기 어려워요. 국립현대미술관에도 왜 이런 작품들이 있는지 의문이 들 때도 있어요. 혹시 제 기준이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평론가가 있다면 함께 토론하고 싶습니다. 물론 20∼30대 작가들 중 눈에 띄는 훌륭한 작가들도 많이 있어요. 그들이 누구라고 밝힐수는 없어요. 미술사가는 한 방향으로 취향이 생기면 안됩니다. 작품 모두가 사료이기 때문에 호·불호를 따지면 사료 선정에 방해가 돼요. 그래서 작품 수집도 하지 않는데, 정표로 받은 작품들에 대해서는 “나에게 맡긴 것이니 언제든지 찾아가라.”고 말합니다.▶앞으로 하고 싶은 일은.-자유롭게 여행도 하고 독서도 하고 싶지만 밀린 숙제가 있습니다. 영문판 한국미술사와 한국회화사, 한국회화사 논문집을 준비 중입니다.‘한국의 현대미술, 무엇이 문제인가’(서울대출판부)의 수정판도 준비하고 있어요. 미대생을 위한 실용적인 한국미술사도 쓰고 싶고, 세계 제일의 한국미술문화재를 소개하는 책도 써볼까 합니다. 성덕대왕신종은 단연 세계 최고죠. 완벽한 구성의 고구려 벽화와 다보탑, 고려불화, 고려청자는 물론 석굴암 본존불도 그리스·로마 조각보다 더 뛰어납니다. 하지만 우리 국민은 우리가 이렇게 최고 문화재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너무 몰라요. 일반인을 위한 ‘한국의 산수화’와 고구려 미술 관련 책도 묶으려고 합니다. 지난 30여년간 학술논문 117편에 28권의 책을 펴낸 안 교수. 최근 ‘항산’(恒山)이라는 호를 지었다는 그는 ‘항상 변하지 않는 산’처럼 한국미술사를 발전시키겠다고 다짐했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시론] 이야기 없는 청계천조형물/심상용 동덕여대 미술사학 교수

    [시론] 이야기 없는 청계천조형물/심상용 동덕여대 미술사학 교수

    최근 서울시 산하 서울문화재단이 청계천의 공공조형물로 선정한 미국의 팝 작가 클래스 올덴버그의 ‘스프링’이 논란에 휩싸였다. 문화연대, 민족미술인협회, 한국미술협회를 비롯한 6개 미술단체가 이에 반발하고 나섰는데, 그 이유인즉 이렇다. 첫째 서울의 상징인 청계천의 들머리 지점에 외국 작가가 만든, 그것도 인도양 조개 모양이어야 하는가?(공공조형물에 대한 몰이해) 둘째 올덴버그는 단 한차례도 청계천을 방문한 적이 없다.(맥락의 부재) 셋째 이를 위해 상식을 뛰어넘는 가격을 지불해야 하는가?(문화사대주의 또는 명품병) 넷째 일방통행식 선정과정.(밀실행정, 예술정책의 부재) 보편적인 건축물의 안과 밖을 완전히 뒤바꿔놓았던 퐁피두센터는 프랑스 대혁명 정신의 가장 금세기적이고 건축적인 표현이었다. 퐁피두센터의 전위적인 건축디자인은 건물이 단지 삶을 방어하기 위한 수동적 조치일 뿐 아니라, 이야기의 역동적인 출처이기도 하다는 사실로 인해 지극히 현대적이면서도 동시에 역사 자체일 수 있었다. 반면 이야기, 역사, 드라마라곤 눈을 씻고 봐도 전무한 즐비한 아파트들이야말로 우리의 주거문화에 잠재되어 있는 문화적 저열함이 아니고 무엇이랴. 유감스러운 것은 역사가 이야기를 만들어내지 못했던 민족은 역사를 만들지도 못했다는 사실을 전한다는 사실이다. 공공조형물은 그 자체로 시간을 넘나드는 하나의 이야기, 함축된 역사, 상징, 그리고 시공이 뒤얽힌 드라마다. 그것엔 바로 그 지역, 그 장소에서 살아왔고, 또 살아갈 공동체의 ‘과거-기억’,‘현재-철학’,‘미래-가치’가 반영되어 있다. 선조들로부터 들었고, 후대에게 들려주어야 할 이야기들의 통로며, 그곳에서 삶을 꾸려가는 사람들만이 공유하는 어떤 독특한 정서의 메아리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공공조형물은 당대의 미의식으로 그 지역의 역사적 보편성을 길어 올리는 작업이어야 한다. 동시대성과 역사성의 이같은 교차가 부실할 때, 공공조형물은 자칫 삶의 터전과 유리된 ‘부당한 침투’로 전락해버릴 수 있다. 그 결과는 심리적 불안과 스트레스를 고조시키고, 오히려 공동체의 해체에 관여할 수도 있다. 클래스 올덴버그의 ‘스프링’은 특히 몇 가지 점에서 ‘서울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던 서울시장의 호언에 반하는 측면이 없지 않다. 우선 작가가 한번도 청계천을 직접 경험해보지 못한 시점에 최종 디자인이 완결되었다는 점, 더구나 정작 작품의 실제적인 제작은 한국의 한 대학교수의 공방이 맡게 되었고 따라서 올덴버그가 제공하는 것은 단지 이름과 디자인뿐이라는 점과 이 정도의 노력에 대한 과도한 지불 등. 작품의 제목 ‘스프링’이 ‘봄’ ‘용수철’ ‘샘’의 세 의미를 지님으로써 갖게 되는 매력 역시 영어권적 맥락 안에서다. 무엇보다 작가 올덴버그 자체의 문제인데, 즉 1960,1970년대의 미국적 맥락이 아니라면 그 의미가 희석되고 나이 든 팝아트의 거장과 청계천의 미미한 상호교환이다. 그러므로 청계천과 ‘한물 간’ 팝의 빈곤한 맥락에 대한 미술인들의 문제제기는 귀 기울일 만하다. 그러나 이러저러한 맥락을 모르는 시민들에게는 그것이 외국 작가에 대한 일반화된 배타성이나 임의적인 분노와는 무관하다는 점, 더 나아가 그같은 문제제기 자체가 문예적 지성이 주도하는 소통의 한 방식으로서 오히려 역동적인 문화의 일환임을 섬세한 방식으로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폴 투르니에의 말을 빌리면 ‘사람은 자기가 살고 싶은 세계를 위해 글을 쓴다.’ 내가 살고 싶은 세계는 예술이 시민들에게 전하는 이야기란 게 고작 다음과 같은 것이 결코 아닌 세계다.“엄마, 저 긴 소라 같은 게 뭐야?”“글쎄, 잘 모르겠네. 한데 미국의 유명한 예술가래, 올덴버그라나!” 심상용 동덕여대 미술사학 교수
  • 병원은 인술이냐 기업이냐

    병원은 인술이냐 기업이냐

    4월은「보건의 달」- .「빌딩·붐」과 발맞춰 요즘 서울엔 병원 신축「붐」이 일고 있다.「한 집 건너 병원」도 그렇지만 병원들의 고층화, 특대화, 기업화 경쟁 또한 치열하다.「병원주식회사」도 있다.「병원장사」는 정말 괜찮을까. 서울시내에 있는 종합병원, 일반병원의 수는 모두 1백여 개. 병원이「호텔」이라면 여관 정도에 해당하는 의원 또한 1천 5백여 개소나 있다. 이들 병원들이 요즘 갑자기 대형화하는 이변이 생겼다. 서울대학병원이 1천 2백「베드」를 목표로 작년에 신축기공된 데 이어 영등포엔 역시 1천「베드」규모의 군종합병원이 세워지고 있다. 경희대학교는 지상 17층의「매머드」병원을 이미 신축 완료했으며 한양대학교도 20층짜리 종합「메디컬·센터」를 구내에 지으리라는 정보. 이화여자대학교, 우석대학교, 한일병원 등에서도 10층 이상의 특대형 병원 건축을 계획 중에 있고「가톨릭」의대에서는 13층짜리 산재(産災)병원을 신축 중에 있다는 소식이다. 요즘엔「병원주식회사」라는 새 용어가 생겼다. 주식회사 형태를 갖춘 우리나라 최초의 의료법인체는 지난해 11월 5일 개원한 고려병원. 의료법인체는 아니지만 합자형식으로 이루어진 개인병원엔 11층짜리 성심병원도 있다. 지난번 종합병원으로 새로 발족한 서대문의「한 병원」은 개인소유로 1백「베드」를 넘은 최초·최대의 병원. 서울 시내에 있는 큰 병원을 구역별로 보면 - ▲ 중구 = 성모병원, 경찰병원, 국립의료원, 백병원, 성심병원, 제일병원 ▲ 종로구 = 서울의대부속병원, 이화여대부속병원, 우석의대부속병원, 안국병원. ▲ 서대문구 = 고려병원,「세브란스」병원, 적십자병원, 한일병원. 대부분이 중구, 종로구, 서대문구에 밀집해 있다. 병원관리학을 전공한「세브란스」병원 임의선(林宜善)원장에 의하면 현대 병원의 대형화, 기업화는 어쨌든 불가피하다. 새로운 학문, 새로운 의료기재를 항상 들여와야 하는 병원은 재력이 있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경영의 합리화를 도모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의사가 아니면 병원장이 될 수 없도록 한 우리나라 의료법도 근본적으로 시대성을 외면한 것이라는 중론이다. 일본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의료법인체는 병원의 특수성을 살리면서 일방 그 기업성을 그대로 유지시킬 수 있는 이상적인 병원 형태라는 것. 20층을 향해 치솟는 병원도, 주식회사를 표방하는 의원도 결국은 시대적 요구로 옹호될 수밖에 없는「인술혁명」의 초기증상이라는 것이다. ◇ 국립의료원 (을지로 6가 18-79) 병상(病床) 450 / 직원 653명 / 58년 개원 / 19개 과목 진료 1958년 9월 30일 개원.「스칸디나비아」3국이 작년 9월까지 관리했다. 총 병상수 450개. 진료과목이 19개로 우리나라에선 가장 많은 과목을 진료하는 종합병원. 해마다 약 1백만「달러」어치의 최신의료장비를 도입, 지금까지는 국내에서 가장 시설·장비가 좋았으나 정부 인수로 앞으론 다소 발전이 둔화되리라는 의료계의 전망. 상임전문의 43명, 상임의사 9명,「레지던트」71명,「인턴」17명, 간호원 214명, 기타 359명 등 직원 653명. 원장 윤유선(尹裕善). ◇ 성심병원 (필동 2가 82-1) 병상 160 / 직원 243명 / 3등 입원료 800원 원장 윤덕선(尹德善). 한국의과학연구소 부속병원이다. 지상 11층, 연건평 1440평으로 총 병상수는 160「베드」. 입원료는 특실(9개) 6천~7천원, 1등실 4천~5천원, 2등실 1천 5백~2천 5백원, 3등실 8백원. 특실엔 변소,「샤워」, 냉장고, 전화, 응접실「세트」에「카피트」가 깔려 있다. 3등실까지「에어컨」이 들어가고 국내유일의 SPS장치(산소흡인·특수「가스」공급을 중앙화한 것)가 되어 있다. 의사 53명, 간호원 56명, 간호보조원 53명, 기사 13명, 사무직원 70명으로 구성. ◇ 성모병원 (명동 2가 1) 병상 426 / 1936년 개원 / 최저입원료 8백원부터 병실 136개에 병상수는 426개. 1936년 5월 11일 경성구 천주교회 유지재단이 관리하는 병원으로 개원, 내과·외과·소아과·산부인과·정형외과·흉곽외과·안과·피부과·이비인후과·비뇨기과·물리요법·치과·정신신경과·임상병리과 등 15과목 진료. 특실이 7천~8천원, 1등 5천원, 2등 4천원이며 그 다음 2천 5백원, 1천 8백원, 1천원, 8백원짜리「베드」가 있다.「가톨릭」계 병원은 이밖에도 성「요셉」, 성가(聖家), 성「바오로」등 3개가 서울 시내에만 더 있다. 증축계획은 없는 듯. 의료원장은 유수철(柳秀徹) 신부. ◇ 서울의대 부속병원 (연건동 28) 병상 500여개 / 직원 778명 / 공동실 입원료 7백원부터 총「베드」수 5백여 개. 1899년 서립된 최고(最古)·최대의 국립 의료기관이다. 71년 준공을 목표로 신축 중인 새 건축물은 쌍 Y자형의 초「매머드」. 1천 2백「베드」이상을 확보하여 동양 굴지의 대병원이 될 듯. 대통령의 최종 결재가 안나 예산규모는 확실치 않으나 20억~30억원의 신축자금이 투입될 예정이란다. 입원료는 특A 4천 5백원, 특B 3천 5백원, 2천 5백원, 2천 1백원, 1천 9백원(이상 1인용)이며 공동실은 1천 50원, 7백원짜리의 두 가지가 있다. 진료과목은 16과목. 상임의사 81명,「레지던트」133명을 포함, 직원수는 778명. ◇ 고려병원 (충정로 1가 1) 병상 130 / 원장 조운해(趙雲海)씨 / 6인실 입원비 1천원 원장 조운해씨는 삼성재벌 총수 이병철(李秉喆)씨의 맏사위. 지하 1층, 지상 7층으로 병상수는 130「베드」. 증축이 끝나면 5월 1일부터 180「베드」로 늘어난다. 입원료는 특A실이 8천원, 특B실이 5천 5백원, 2인실 2천 3백원, 4인실 1천 6백원, 6인실 1천원. 특실에는 TV, 냉장고, 전화,「인터폰」, 욕실 등 호화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옛 경교장(京橋莊) 자리. 「센트럴·시스팀」으로 된 냉·난방시설 완비. 고려병원은 주식회사 형식으로 된 국내 초유의 의료법인체.「인큐베이터」10개, 인공소생기 2개로 된 신생아실의 시설이 국내 최고라는 평. ◇ 한양메디컬센터 (행당동 산 812) 병상 600 목표 / 3월 기공 / 내년까지 우선 5층만 완공 작년에 인가를 받은 한양대 의대 부속병원. 지상 20층에 600「베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3월 31일 기공. 작년에 뽑은 의예과생들이 본과생이 되는 내년 3월까지 우선 5층만을 완공 160「베드」를 확보할 예정이다. 총예산 20억원 정도. 문교부의 8월말 한(限) 시설확보 지시가 있어 기공을 서둘렀는데 한양대 측은 교수와 진료「팀」확보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완공되면 아마도 한국에서 가장 높은 병원 건물이 될 듯. 성동구 관내 주민을 주로 진료 대상으로 할 예정. ◇ 세브란스병원 (신촌동 산15) 병상 500 / 1885년 개원 / 일반병실 입원료 900원 오는 8월 10일께 준공하는 별관 특실(90「베드」)까지 합하면 총 병상수는 500. 1855년 개원된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병원. 광혜원(廣惠院)이 모체. 부속 재활원이 있고 곧 일본 의료단체의 시설기재 기증으로 부속 암「센터」를 세울 예정이다. 입원료는 특A 9천원, 특B 5천 5백원(별관)이고 본관은 특실 8천원, 1인용 4천 5백원, 2인용 2천 2백원, 일반병실(5~6인용) 9백원이다. 단위 사설 의료기관으론 국내 최대. 하루 입원료 2만 5천원짜리 귀빈용 특실이 하나 있다. 연간 예산만도 5억여 원. ◇ 경희대 부속병원 (회기동 산4) 병상 1000 / 70년 봄 개원 예정 / 양방·한방·치과 등을 한곳서 지상 17층. 1천「베드」규모의「매머드」종합병원인데 70년 봄까지 우선 6백「베드」를 완공, 개원한다. 건물공사는 이미 완료. 서독차관과 AID자금 2백만「달러」로 지금 최신의료기재를 도입 중에 있는데 특기할 만한 기계론「코발트·60」,「다이나·카메라」등. 경희의대엔 한방과가 있어 이 병원엔 양방·한방·치과가 함께 들어서 명실공히 종합병원이 될 듯. 비교적 큰 병원이 없는 청량리 방면 주민의 보건 관리에 역점. 총 공사비 2억원(외자 포함)이 투입됐다. [ 선데이서울 69년 4/20 제2권 16호 통권 제30호 ]
  • 中 수묵화엔 한류의 얼굴이…

    ‘동양 철학과 미학의 만남, 수묵화’. 수천년에 걸친 전통 양식의 수묵화가 현대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계승되고 변화되었을까? 같은 한자 문화권인 한국과 중국의 수묵화가 한자리에 모였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한·중 현대수묵전’에서는 수묵화의 전통을 어떻게 하면 현대의 문화에 맞게 표현할 것인지를 놓고 고민해온 양국 현대 수묵화가들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자리다. 등샤오밍 리화성 통중다오 등 중국 작가의 작품 70여점, 서세옥 유근택 송수련 등 한국작가의 50여점이 선보인다. 전시회를 둘러보면 한국과 중국은 ‘동시대성’이라는 동일한 키워드를 조금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음을 쉽게 눈치챌 수 있다. 중국 황이한의 ‘중국신인류’(2004)는 가슴을 드러낸 여인을 비롯해 패왕별희의 여인을 연상케 하는 여인, 우리 가수 HOT 멤버의 얼굴 등을 표현, 중국 젊은세대가 이끄는 문화의 단면을 보여준다. 이렇듯 중국 현대 수묵화에는 일상 생활의 모습이 담겨 있다. 이는 서양화의 조형관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일상생활을 반영, 수묵화의 현대적 재해석을 이뤄냈기 때문이다. 특히 개방정책이 시작된 1980년대 이후 변화된 사회현실과 새로 유입된 문화 영향이 현대 수묵화를 바꾸는 계기가 됐다. 이번 작품을 낸 중국 작가들은 심천시의 공공미술기관 중 하나인 심천화원 소속작가들. 심천화원은 10여명의 작가에게 작업장과 연구시설을 공동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반면 우리나라 현대수묵화는 선배들이 추구해 온 추상적 관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홍석창의 ‘수묵조형’(2002)은 한국화에서 추상의 영역을 확립한 서세옥 등의 작품과 비슷한 이미지를 지닌다. 다만 먹빛 외에 약간의 색채가 삽입되고 구도가 더 복잡한 점이 다르다. 한국 현대 수묵화의 역사는 50년대 이후 수묵을 통해 한국적 정체성을 탐색하고 있다. 전시에 출품한 한국작가들은 60년대부터 90년대까지의 수묵화단을 이끈 작가들이다. 시립미술관 김학량 큐레이터는 “수묵화의 고답적 이미지를 탈피하고 현대 삶과 어울리는 수묵화를 창조해내는 양국 수묵화가들의 작품을 비교해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라고 말했다. 새달 18일까지(02)2124-8800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韓流 韓도 日도 아닌 잡종문화?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다. 싱겁게도 ‘한류(韓流)’에 ‘한(韓)’은 없다. 그래서인지 호들갑스러운 외국의 반응에 우리 스스로가 당혹스럽다. 어쩌면 당혹스러워한다는 것 자체가, 우리는 이미 한류 뒤에 숨어 있는 무차별적인 자본의 욕망을 꿰뚫어보고 있다는 증거인지도 모른다. 한국문화의 자부심 운운하는 한류 ‘생산자’들의 합창과는 상관없이. 최근 몇 년간 아시아권을 휩쓸었다는 한류의 의미를 짚어 보는 학술대회가 열린다.24일 예정된 광주 ‘아시아문화심포지엄’의 ‘글로컬시대 아시아문화연구의 쟁점’이 그것. 여기서는 한류를 포함한 아시아의 문화교류에 대해 비판적 의견들이 쏟아질 전망이다. ●“아시아 국가간 친근감은 소수의 것” 아시아 영화 발전을 분석한 필리핀 국립대 롤랜드 톨렌티노 교수는 아예 “아시아영화 발전이 아시아에서 서구 자본주의의 역사적 발전과 궤를 같이한다.”고 주장했다.50년대 필리핀 영화의 황금기,60년대 일본의 뉴웨이브,75년 필리핀의 뉴시네마,80년대 초 홍콩의 뉴시네마,90년대 후반 한국의 뉴시네마 그리고 2000년대 태국의 뉴시네마로 이어지는 아시아영화의 긴 흐름은 사실 미국의 일본 재건, 대공산 우방으로서 필리핀의 특권화, 홍콩·타이완의 금융중심지 부상,IMF위기 뒤 한국과 태국의 부활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영화에서 관철되고 있는 할리우드 규범성이 그 증거다. 규범성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은 ‘다큐멘터리 영화집단’ 같은 독립집단이다. 일본 와세다대 이와부치 고이치 교수도 비슷하게 접근했다. 그는 아시아 국가끼리 느끼는 친근함은 공간적으로 가깝다는 것뿐 아니라 “유사한 부의 수준, 세계화된 소비문화와 생활양식을 공유한다는 동시대성에서도 찾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류니 뭐니 해도 아시아에서 대중문화의 교류는 다국적 기업의 자본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미국의 절대적 군사력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국가적 틀을 넘는 것 같지만 혜택은 선택받은 소수에게만 제공된다.” ●일본에게 한류는 ‘세련된 향수’ 성공회대 백원담 교수는 한류를 비롯한 아시아 문화교류를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백 교수는 한류가 일본에서는 ‘세련된 향수’, 동남아 등 개도국에서는 “가까운 미래에 대한 선험”이기에 호소력을 가질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그런 의미에서 미국 주도의 질서에서 벗어나는 탈영토화로서는 긍정적이지만 “중화민족주의나 대동아공영권 같은 아시아블록화로 재영토화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일 미디어 합작품으로 끝날 수도 한류가 아시아의 진정한 소통으로 기능해야 한다는 주장은 앞서 22일 성공회대 동아시아연구소 주최로 열린 ‘아시아 대중문화연구 국제 세미나’에서도 제기됐다. 성공회대 신현준 교수는 한국가요 ‘K-pop’을 분석하면서 일본의 문화연구자 모리 요시타카의 ‘일식 한류’ 개념을 빌려 왔다. 일본문화도, 한국문화도 아니고 한·일 공동문화도 아닌 성립과 기원부터 잡종적 문화가 한류다. 문제는 뿌리가 없기에 아시아의 소통을 겉돌게 만든다는 데 있다. 이 때문에 신 교수는 “일식 한류는 역사에 대한 기억을 소거하는 양국 국영 미디어의 합작품으로 끝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신 교수는 비록 “진부하고 지루한 미학적 품질이 수치스럽더라도” 아시아의 역사를 다시 기억토록 한다면 한류를 인정하겠다고 밝혔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선데이서울’도 문화유산 될까

    ‘선데이 서울’ 등 대중잡지와 영화필름,광고전단 등 근대화 시기의 문화적 산물들도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어 보호받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문화재청은 등록문화재 선정대상을 한정하지 않는 내용으로 문화재보호법을 개정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고 28일 밝혔다. 문화재청의 방침은 문화재보호법 정비를 위하여 용역을 의뢰한 결과 등록문화재 규정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된 데 따른 것이다.현행 문화재보호법은 등록문화재 선정대상을 ‘기념이 될 만한 건조물 또는 시설물’로 한정하고 있다. 개정안에서 이같은 제한규정이 삭제되면 사실상 기념할 만한 가치를 인정받으면 어떤 대상이라도 등록문화재로 보호받을 수 있게 된다. 현행 제도에도 ‘선데이 서울’이 국가지정 문화재가 되지 못한다는 규정은 없다.다만 아무리 시대성과 역사적 가치가 인정된다고 해도 ‘선데이 서울’을 국보나 보물로 지정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근대문화유산을 보호하기 위하여 지난 2001년 도입된 등록문화재 제도의 선정대상을 개방하여 최근의 생활·산업·문화유산을 폭넓게 보호하겠다는 취지에서 법 개정을 검토하는 것이라고 문화재청은 설명했다. 서동철기자 dcsuh@˝
  • 말말말˙˙˙

    고전은 언제나 ‘동시대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이런 점 때문에 우리는 고전에서 감동을 받습니다.연극 ‘갈매기’를 통해 고전의 감동을 선사하겠습니다.-체호프 서거 100주년을 맞아 기획한 연극 ‘갈매기’ 연출을 위해 방한한 러시아 연출가 지차트콥스키,고전 작품의 의미를 강조하며.˝
  • 서울신문 제호변경 특별대담/100년 역사 거울삼아 새100년 비전 제시를

    대한매일이 새해부터 서울신문으로 제호를 바꾼다.서울신문은 1904년 창간한 대한매일에 뿌리를 두고 있다.제호 변경과 창간 100주년을 앞두고 언론학계의 권위자인 김민환 고려대 교수와 정대철 한양대 교수의 특별대담을 통해 서울신문 제호 변경의 역사적 의미,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 등에 대해 살펴봤다.언론학자들은 서울신문의 제호 변경을 새 시대에 대비하는 바람직한 변화로 평가했고,서울신문이 과거 100년을 거울삼아 앞으로 100년을 계획하고 이끌어가는 신문으로 거듭날 것을 당부했다.특별대담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김민환 교수 대한매일이 서울신문으로 거듭난 것을 환영합니다.과거 대한매일은 대한제국이 막을 내린 것과 함께 종간되고,일제강점기에는 매일신보라는 이름으로 명맥을 유지하다가 해방후 서울신문으로 되살아 났습니다.그 때 매일신보의 조선인 종사자들이 모여 자치위를 구성해 거기서 제호를 공모한 것이 서울신문입니다.제호를 공모할 때 조건이 부르기 쉽고,진보적이고,참신해야 한다는 것이었지요.1945년 당시 서울신문은새 출발을 다짐하면서 참신하고 진보적인 색채로 자리매김한 것으로 평가됩니다.이제 다시 대한매일이 서울신문으로 제호를 변경한 것은 참신하고 진보적이고 친숙하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선택으로 보여집니다. ●정대철 교수 신문 제호의 의미는 개인의 이름과도 비슷합니다.대한제국 시절의 대한매일은 당시 사회적으로 큰 가치를 담고 있었습니다.해방 이후 서울은 지엽적인 지역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대한민국을 통칭할 수 있는 의미이자 한글을 되찾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 졌습니다.5년 전 서울신문이 대한매일로 제호를 바꾼 것은 대한매일의 숭고한 역사적 가치를 찾자는 것이었지만 다시 서울신문으로 되돌리는 것은 지금 서울이라는 의미를 새롭게 부여해야 할 필요성 때문이라고 봅니다.지금의 서울은 해방후 서울이 아니라,시대변화에 부응하는 새로운 의미의 서울이라야 합니다.시대 변화의 모습은 양적 변화에서 질적 변화로 간다고 전제할 수 있습니다.질적인 체제로의 변환은 품질 개선이 전제돼야 합니다.과거 서울신문은 구조적인 타성이 있었습니다.그게 바뀌어야 합니다.내적 변화와 개선이 시장과 연결되어야 하는 것이지 자만심으로는 성공할 수 없습니다. ●김 교수 서울신문이 화려한 비전을 펼치기 위해서는 과거에 대한 진지한 통찰이 전제돼야 합니다.대한매일신보 창간 100년을 맞이해서 서울신문으로 제호를 변경한 것은 앞으로 새로운 100년을 도모하고자 하는 포부가 스며있다고 봅니다.해방 직후 매일신보 사원들이 자치위원회를 구성해 성명을 냈는데 그 주된 내용은 과거사에 대한 반성,관권으로부터 철저한 독립,어떤 정파로부터도 자유로울 것이라는 다짐이었습니다.그런 바탕 위에 출범한 서울신문은 상당기간 동안 진보적 민주주의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습니다.그러나 진보적 민주주의를 대변하던 서울신문이 자유당 집권 이후 이승만의 기관지 역할을 하게 됐습니다.군사정권에서도 관권과 특정정파로부터 독립을 이뤄내지 못하고 기관지 역할을 하게 됩니다. 지난 김대중 정권 때 서울신문이 대한매일로 바꾸면서 노선도 그 전과는 달라졌지요.이어 민영화를 이루어내고 이제 서울신문으로 제호를 바꾼 것은 그동안 권력의 변화에 따라 노선과 정책이 바뀐 것에 대한 내적 반성의 결실이라고 생각합니다.역사성으로 따져본다면 관권·특정 정파로부터 독립된 언론으로 나아가는 것이며,시대성으로 본다면 정보시대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새 신문으로 거듭나자는 내적 역량의 성장이 제호를 바꾸게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정 교수 서울신문의 외적인 변화가 성공하려면 내적인 변화와 실천이 연결돼야 할 것입니다.그래야 제호 변경의 의미를 살릴 수 있습니다.서울신문의 서울은 과거의 서울과는 달라야 합니다.이제 서울의 역사성은 별 의미가 없는 것 같습니다.그렇다면 현재 서울에서 새로운 부분을 찾을 수 있어야 합니다.세계의 수많은 도시 가운데 정보화 1위 도시가 서울입니다.이처럼 서울의 첨단,미래 등을 연관시키면 좋을 것 같습니다.서울의 역사성을 줄이고 시대성을 키우자는 것이지요.이러한 새로운 시대성을 서울신문의 제작에 반영해야 합니다. ●김 교수 냉전논리에 매몰됐던 사람들은 지금도 진보·보수의 패러다임을 유용하게봅니다.그러나 새 세대는 진보·보수 역시 낡았다고 생각합니다.서울신문의 제호 변경은 지금 냉전식의 진보·보수로부터도 더 자유롭게 정보시대를 이끌어 나가는 새 언론으로 거듭나겠다는 자성이 깔려 있다고 보여지고 또 그래야만 합니다. ●정 교수 과거보다 서울신문의 새 100년이라는 의미를 살리는 것이 좋겠습니다.미래의 서울신문은 권력,정치,경제 등으로부터 독립성과 자율성을 견지해야 할 것입니다.언론이 권력으로부터 떨어져 가는 게 시장의 변화입니다.독자들은 멀리 있는 정치보다는 자신과 직결된 것에 대해 관심을 기울입니다.이것을 어떻게 담아내느냐가 언론이 나아가야 할 방향입니다. ●김 교수 ‘조중동 한경대’라는 틀도 깨져야 합니다.한양대 이영희 교수가 한 때 좌우 날개로 날아야 한다는 날개론을 주장했지요.이 교수는 그러나 우리나라는 왼쪽 날개가 없어서 제대로 못 난다고 주장했습니다.이것이 한겨레 신문의 창간논리이기도 합니다.지금 시점에서 조중동이라는 오른쪽 날개는 공룡도 날게 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합니다.그러나상대적으로 한경대는 영향력이 약합니다.저는 그렇다고 해서 왼쪽 날개를 키워야 한다는 논리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중요한 것은 날개가 아니라 몸통입니다.공영성이 강한 KBS와 서울신문이 몸통 역할을 해야 할 것입니다.지금 탈정치한 새 지식층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습니다.또 정파적 이익에 따라 신문끼리 싸우는 데 대해 젊은 소비자층은 굉장히 식상해 있습니다.관권과 정파로부터의 독립,역사에 대한 반성,새 시장의 새로운 욕구를 어떻게 충족시켜 주는가에 서울신문의 내일이 달려 있다고 봅니다. ●정 교수 서울신문이 제호를 변경했다고 해서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그러나 사회적으로 어떤 명분을 갖추고 이끌어나가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부담을 가져야 합니다. ●김 교수 서울신문은 참신한 시도를 많이 해야 합니다.대한매일은 전통적 제호인 반면 서울신문은 알기 쉽고 진보적인 제호입니다.타이틀은 새로운 것을 지향하지만 기사나 기획은 예전의 스타일을 고수해서는 안 되겠지요.취재 스타일,기사 스타일,편집 방식에 대해서도늘 참신한 일탈을 시도했으면 합니다.그동안 대한매일은 행정 정보에 치중한 경향이 있었습니다.독자들이 쉽게 알아볼 수 없는 게 많았지요.정말 필요한 것은 알기 쉽게,새 시스템을 적용하는 실험이 필요합니다. ●정 교수 창간 100주년을 맞아 서울신문이 앞으로의 100년을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에 대한 비전을 뚜렷하게 제시해야 할 것입니다.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또는 앞으로의 사업이 100년 동안 갈 수 있다는 점을 알려주는 게 신뢰를 쌓는 길 입니다. ●김 교수 한국을 바꾼 것은 언론이나 언론학자가 아니라 서태지라는 얘기도 있습니다.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새 시장을 공략하면 앞서가는 신문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지금 일부 언론은 특정 지지층에 함몰돼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제약을 가지고 있습니다.그러나 서울신문은 그런 제약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제작할 수 있다고 봅니다. ●정 교수 신문은 공급자 위주로 가서는 안됩니다.이제 교수들도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에서 교육 서비스 제공자로 변했습니다.신문도 이제 여론을 과거의 방법으로 끌고가려고 해서는 안됩니다.끌고 간다고 독자가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지요.요즘은 시장보다는 언론사 내부 또는 언론사간 경쟁이 더 문제가 된다고 합니다.질 높은 정보와 기사를 위한 경쟁이 아니라 누가 먼저 기사를 쓰고 키우는지에만 혈안이 돼 있는 경향이 있습니다.그렇기 때문에 내부로부터 쇄신이 없이는 시장을 읽을 수 없습니다. ●김 교수 최대부수를 발행한다는 신문도 독자가 많아야 250만명이지만 TV뉴스 시청자는 최고 1800만명까지 육박합니다.대중적 영향력에서 신문이 TV를 따라가기 어려운 시대입니다.그러나 신문은 교육과 소득수준이 높고,나이가 많은 소비자를 확보하고 있습니다.문제는 방송이 교육과 소득수준이 높은 젊은층의 잠재적 소비자를 흡수하고 있다는 점입니다.TV는 사람을 붙드는 아이템을 매일 체크하고,또 연성화로 접근합니다.반면 신문은 구시대적이고 예전의 어젠다에 매몰돼 있어 젊은층을 식상하게 만들고 있습니다.이런 스타일을 깨야 젊은층에도 다가갈 수 있습니다. ●정 교수 인터넷 미디어가 기존 미디어와 경쟁하고 있지요.그동안 신문과 방송이 인터넷 매체를 키워놓았지만 이제 위협받고 있습니다.‘방송 10년’이라는 말이 있는데, 앞으로 10년 뒤에는 인터넷이 방송을 이길 것이라는 뜻입니다.그런 점에서 신문은 100년 테마를 잡아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 변화를 시도해야 합니다.큰 틀을 세우고 1년이나 6개월 단위로 소주제를 정해 지속적으로 이어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또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해야 합니다.계층을 5등급으로 나눈다면 1,2등급도 보면서 4,5등급도 아울러야 하는 것이지요. ●김 교수 취재 및 기사작성 시스템도 파격적으로 바꿔야 합니다.신문끼리의 경쟁뿐아니라 TV,인터넷 매체와도 경쟁해야 합니다.이질적 매체와 치열하게 싸우기 위해서는 그 매체가 갖고 있는 장점을 수용해야 합니다.TV의 시각적 요소와 어젠다 설정,초 단위로 시청자 반응을 따라 잡는 것,6하원칙이 아니라 드라마처럼 뉴스를 구성하는 것 등을 참조해야 합니다.인터넷 매체도 강화해 신문과 상호 보완하면서 독자의 취향을 검색하는 유기체적 관계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합니다.새 세대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새 스타일을 실험해야 합니다.언론은 그 시대의 사람들이 필요로하는 새 정보를 제공해야 합니다. ●정 교수 지금까지의 신문이 문제 제기 중심으로 갔다면 앞으로는 문제에 대한 설명과 해석이 중요합니다.해석과 논평의 비중을 높여 시장의 욕구를 채워가야 합니다.또 욕구를 채워주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되며 ‘무엇을 요구하라.' 라는 방향도 제시해야 합니다.이러한 사회의 기류를 어떻게 읽어내느냐가 시대감각이고 신문의 앞날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입니다. 정리 이두걸기자 douzirl@
  • 강신재씨 ‘명성왕후’ 재출간

    지난 12일 타계한 여류작가 강신재(康信哉)씨가 자신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 ‘명성황후’의 재출간을 하루 앞두고별세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명성황후’(전3권)를 재출간한 소담출판사 박지근 과장은 17일 “강 선생님은 지난 1월부터 ‘명성황후’재출간작업에 직접 참여,손수 표기법·띄어쓰기 수정작업 등을 했다”면서 “책이 13일 나왔는데 선생님이 하루전인 12일 돌아가셔,결국 영정 앞에 책을 바칠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명성황후’ 재출간 작업은 작년말 판권 재계약을 계기로출판사측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이 때 강씨는 기존의 현대식 표기법 등에 대해 일부 수정의사를 밝혔다. 이로써 이번 책에서는 ‘있을꼬’가 ‘이슬꼬’로,‘몸으로라도’가 ‘몸으로락두’로,또 일본어는 ‘카’‘타’가 ‘까’‘따’ 등 경음으로 바뀌었다.이는 강씨가 역사소설의‘시대성’이라는 특성을 감안한 때문이다.작업과정에서 편집자가 “‘이조(李朝)’라는 용어는 ‘조선’을 비하한 것으로 적절치 못한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했다.이에 대해강씨는 “지금은 ‘이조’라는 용어가 그렇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명성황후가 살았던 당시 표현으로선 가장 적절한 용어라고 본다”면서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아 결국 ‘이조’가 그대로 나갔다. 강씨는 노환으로 병원을 오가면서도 ‘명성황후’재출간작업에 큰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대개 재출간은 저자의 동의 아래 편집자가 ‘알아서’ 손보는 것이 보통인데 강씨의경우 한줄 한줄의 표기까지 꼼꼼히 손을 보며 강한 집착을보였다고 한다. ‘명성황후’는 강승원씨의 ‘남한강’출간 이후 출판사측이 후속 역사소설로 내놓은 것이나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사건 등과 맞물려 ‘시의성’을 타고 있다. “지금의 국제정세의 복잡성과 국내정치의 난맥상이 당시와너무나 흡사하다”. 3권 후미에 실린 ‘저자후기’의 한 대목이다. 정운현기자 jwh59@
  • 서양화가 박수룡 ‘과거로의 먼 시간여행’

    이집트 벽화 같다.어찌 보면 중국의 갑골문자를 닮았다.암각화처럼 보이기도 한다.그의 그림을 보면 저절로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떠나게 된다.서양화가 박수룡(47). 소설삽화가로도잘 알려진 그가 시간을 초월하려는 의지를 화폭에 담아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서울 청담동 박영덕화랑(02-544-8481)이 그 현장이다.지난해부터 새로 시작한 ‘선사시대의 꿈’과 ‘Egyptian dream(이집트의 꿈)’ 시리즈를 비롯, ‘뛰는자’‘해오라기’등 17점이 전시돼 있다.25일까지. 박수룡은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못지 않게 ‘무엇을’ 그리느냐에 힘을 쏟는 작가다.그는 한때 어두운 사회현실을 고발하는 시대성 강한 그림을 그렸다.지난 91년 ‘해체된 인간’전에서는 보이지 않는 제도적 폭력에 의해 희생되는 인간군상을 요철기법으로 그려내 주목받기도 했다. 이번 전시작에는 자신의 삶과 기억은 물론 그 이전의 선험적시간까지 담아내려는 의지가 담겼다.작가의 시간관념은 물감을 배합하는 데서 단적으로 드러난다.수성과 유성물감을 섞어 쓰는 것은 화가로서는내키지 않는 일. 어느 정도 시간이흐르면 화면이 가문 강바닥처럼 깔깔하게 말라 벌어지기 때문이다.그러나 작가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모든 것은 어차피 시간 속에 마모되기 마련”이라는 그는 “작품이 세월에파괴되는 것은 조금도 이상할 게 없다”고 담담하게 말한다. 박수룡이 즐겨 그리는 갈색조의 화면은 천년의 시간을 아우르는 듯 고고한 기운을 내뿜는다.그것은 곧 두엄더미 같이질박한 한국인의 정서다.그 한국적인 색채와 정조는 해외에서도 꽤 인기가 있다.그는 최근 미국 마이애미 아트페어와샌프란시스코 아트페어에 참가해 좋은 평을 받았다.3월에는팜 스프링스 아트페어에도 나간다.다양한 조형실험을 통해작품의 독자성을 확보한 박수룡은 이제 세계적 보편성이라는푯대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 김종면기자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