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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토록 소중한 47개의 평범한 일상들

    이토록 소중한 47개의 평범한 일상들

    광장·옥상·사무실·코인노래방 등47개 일상 짧은 이야기로 이어져마스크 없던 그 시절 그리움 몽글서울시극단이 19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선보이는 연극 ‘천만 개의 도시’는 우리의 이야기 그 자체다. 일관된 서사로 극이 전개되는 방식이 아닌 47개 장면이 쇼트폼 형태로 쉼 없이 이어진다. 누군가에게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이 나에게는 특별하고, 하나 마나 한 생각일지라도 머리를 스치는 그 순간만큼은 진지한 누구나의 삶이 무대에서 그려진다. 광장부터 시작해 옥상 테라스, 야외 운동시설, 사무실, 코인노래방, 시내버스, 공연장 로비, 거실, 빨래방, 횡단보도까지. 47곳의 장소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이야기를 165분 동안 촘촘하게 직조했다. 골목길에서 길을 잃어버린 친구들, 연봉을 걱정하는 직장인, 공연을 기다리다 예비 시어머니에게 걸려온 전화로 고민하는 커플, 화단에서 햇볕이 더 잘 드는 자리로 신경전을 벌이는 고양이들. 누구든 경험하고 또는 스쳐 갔을 시간들을 생생하게 풀어낸다. 서울시극단은 시민들의 일상의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다양한 나이대와 직종을 가진 시민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하는 리서치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지난 1년간 사전 작업을 가진 뒤 지난 2월부터 넉 달에 걸쳐 인터뷰를 한 내용을 무대에서 실감 나게 살렸다. 지난해 ‘스푸트니크’, ‘도덕의 계보학’ 등 섬세한 연출과 남다른 관점으로 호평을 받고, 지난해 김상열연극상을 수상한 박해성 연출가가 연출을 맡았으며, ‘동시대인’ 등을 집필한 전성현 작가가 극본을 썼다. 사운드 아티스트 카입(Kayip)이 음악감독으로 참여해 음악으로 일상의 공간을 훨씬 다채롭게 꾸몄다.배우 13명이 100여개 캐릭터를 연기한다. 대사를 하지 않아도 늘 무대 위를 걷거나 움직이고 있는 모습마저 관객 모두가 어디서든 만날 수 있는 장면이 된다. 무대 위에서만큼은 국적과 장애, 성별, 나이, 심지어 사람과 동물의 경계마저 옅다. 외국인은 물론 장애인 배우도 출연해 극 중 중국 유학생이나 청각장애인, 지체장애인들의 생활도 자연스럽게 녹였고, 강아지, 고양이, 새, 연못 속 잉어까지 동물들의 마음을 연기하며 더욱 친근감을 준다. 더 많은 관객들이 작품 속 일상을 나눌 수 있도록 무장애(배리어 프리) 장치를 두었다. 모든 공연에서 대사를 자막으로 제공한다. 일부 회차에선 수어 통역사 두 명이 마치 그림자처럼 배우들의 동선을 따라 움직이면서 수어 통역을 한다. 많은 이야기를 나의 것으로 공감하다 보면 어느덧 작고 평범한 그 시간들에도 얼마나 큰 의미가 있는지 와닿기도 한다. 더욱이 마스크 없이 수많은 사람들을 스쳐 가고 얼굴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던 그 시간이 그리운 때 아닌가. 무대에서 쉴 새 없이 지나가는 지극히 평범한 47개의 일상은 그래서 더 특별하게 읽힌다.
  • 탈레반, 채찍·몽둥이로 여성 시위대 강경 진압

    탈레반, 채찍·몽둥이로 여성 시위대 강경 진압

    시위 지켜보던 청소년까지 마구 때려총리 대행 “나라 떠난 관료 돌아오라”“공항 열고 외국인 출국 허용” 보도 부인美 “과도정부 정당성 인정 못 받을 것”탈레반이 강경파 남성들로만 구성된 과도정부 구성을 발표한 뒤 8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안팎에서 우려가 쏟아졌다. 탈레반에 저항하는 여성 시위대를 향해 폭력을 휘두르고, 여성의 스포츠 경기 출전을 금지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등 여성 인권에 대한 위협도 계속되는 상황이다. 한편으로 이날 미군 철수 뒤 처음으로 카불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 운영이 재개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는 등 정부 구성 이후 국가기능 정상화 움직임도 추진되고 있다. 가디언은 “아프간 내 반대 시위가 격화하자 탈레반은 이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으며, 방식은 물론 구호까지 공식 승인을 받지 않은 집회를 금지하고 나섰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저항은 이어져 이날 여성들이 수도 카불 시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과거의 아프간 여성이 아니다. 우리는 권리를 원한다. 폭력에 맞서 싸움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카불 주민은 “탈레반은 자신들만의 인물을 기용했다”며 “‘포용’이란 단어는 아프간에 사는 모든 민족이 정부에 참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탈레반은 반발에 강경 진압으로 대응하고 나섰다. CNN 등에 따르면 탈레반 대원들은 이날 카불에서 시위를 연 여성들에게 채찍과 몽둥이를 휘둘렀다. 학교에 가다가 시위를 지켜본 청소년까지 온몸이 멍투성이가 되도록 때렸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들이 여성의 스포츠 경기 출전을 금지할 것이라는 소식도 전해졌다. 아흐마둘라 와시크 탈레반 문화위원회 부위원장은 호주 SBS방송 인터뷰에서 “여자는 크리켓 경기출전이 허용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경기 중에 여성의 얼굴과 몸이 노출되는 상황이 이슬람 율법에 반한다는 것이다. 반면 나라를 떠난 관료들에겐 고국으로 다시 돌아올 것을 촉구하고 있다. 물라 모하마드 하산 아쿤드 아프간 총리 대행은 “안전을 보장할 것”이라며 “이 축복받은 프로젝트를 위해 모두가 함께해 달라”고 밝혔다. 주변 및 다른 지역 국가들과 긍정적인 관계를 만들기 위해선 기존 인력이 필요하단 판단 때문이다. 카불 국제공항이 재개장돼 9일 미국인을 비롯한 외국인 200명이 아프간에서 상업용 항공편으로 출국할 것이란 보도도 뉴욕타임스와 AFP 등에 나왔다. 이 매체들은 카타르항공 보잉777기가 구호품 등을 싣고 카불 공항에 착륙한 뒤 승객을 이송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블룸버그통신은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어떤 외국인도 데리고 나갈 계획이 없다”고 보도를 부인했다고 전했다. 탈레반의 이중적인 태도에 국제사회의 시선은 곱지 않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우려를 표하며 “탈레반은 국제적으로 체제의 정당성을 인정받고 지원을 얻으려 하지만, 이는 행동을 통해서만 얻어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지금까지는 고립에서 벗어날 수 있을 만한 신호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 1020부터 파고든 코로나 우울… ‘고의적 자해’ 4~5배 폭증

    1020부터 파고든 코로나 우울… ‘고의적 자해’ 4~5배 폭증

    “안녕.” 우울증을 앓던 20대 여성 A씨가 지난 7월 6일 스스로 목숨을 끊기 직전 어머니에게 문자 메시지를 남겼다. 어머니와 다투고 나서 연락이 끊긴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다. 경찰은 신고를 받고 출동했고, 결국 A씨를 경기 의정부 시내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발견했다. 차 안은 뿌연 연기로 차 있었다. A씨는 의식이 없었지만, 경찰은 심폐소생술을 실시해 A씨의 호흡을 되돌렸다. 다행히 A씨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며 지난해와 올해 고의적 자해를 하는 이들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세로 우울증세인 ‘코로나 블루’까지 겹치면서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단계인 자해가 속출하고 있다. 9일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은주 정의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고의적 자해로 진료를 받은 인원은 총 2289명으로 2015년(681건) 이후 3.4배가량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만 122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076명)보다 더 증가했다.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해부터 고의적 자해도 급증했다. 고의적 자해 건수는 2016년 770건에서 2017년 753건, 2018년 973건으로 완만히 증가하다가 2019년 1773건으로 전해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2020년에는 2289로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10대와 20대의 자해 증가 폭이 가장 컸다. 10대는 2015년 50명에서 지난해 224명으로 4.5배 증가했으며 20대는 같은 기간 93명에서 484명으로 5.2배 급증했다. 이어 ▲60대 4.2배 ▲80대 이상 3.4배 ▲70·30대 2.9배 등의 순이었다. 고의적 자해 증가세는 코로나19로 청소년·청년층의 고립감과 정서적 불안이 심화한 데 따른 현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전부터 자살률이 매우 높아 자살예방 및 정신건강 증진을 더욱 활발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위험도가 급격히 상승했다는 설명이다. 이은주 의원은 “청년층·저소득층의 고립감, 불안감, 경제적 어려움 등이 심각하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보다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이성배 서울시의원, 서울시에 직장운동부 통합숙소 건립 요청

    이성배 서울시의원, 서울시에 직장운동부 통합숙소 건립 요청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 소속 이성배 의원(국민의힘, 비례)은 7일 제302회 임시회 균형발전본부 상임위원회 회의에서 서울시에 잠실 스포츠·MICE 복합단지 조성 시 서울시 직장운동경기부를 위한 통합숙소와 체육시설을 건립해 줄 것을 요청했다. 현재 서울시는 잠실종합운동장을 리모델링하고 보조경기장, 데크시설, 학생체육관을 추가하는 ‘올림픽 주경기장 리모델링 사업’과, 주경기장 주변지역에 전시·컨벤션 시설, 야구장, 스포츠콤플렉스, 수영장, 수상레저 및 업무·숙박·상업 시설을 조성하는 ‘잠실 스포츠·MICE 민간투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의원은 “현재 서울시가 수립한 ‘잠실주경기장 직장운동경기부 합숙소 계획안’에 따르면 합숙소의 규모가 연면적 2150㎡ 규모에 25개실과 공용식당으로 구성되어 있다”라며, “하지만 현재 서울시에 소속된 선수와 감독, 코치는 총 214명으로 해당 인원들을 모두 수용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므로 규모를 대폭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서울시청 소속의 선수와 코치진은 서울시내의 높은 보증금과 월세 때문에 숙소를 자주 옮기고 있으며, 현재 숙소 중 상당수는 서울이 아닌 의정부나 하남시, 구리시 등에 위치하고 있다”라며 “잦은 이사와 숙소에서 훈련장까지의 장거리 이동으로 인해 효율적인 훈련이 힘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 의원은 “효율적인 훈련을 통한 경기능력 향상을 위해 통합숙소의 규모를 지금보다 대폭 늘리고 식당은 물론 체육시설을 추가할 필요가 있다”라며, “서울시에서는 공사비용 상승을 우려하는데, 지난 10년간 보증금과 월세, 교통비와 체육시설 대여료로 지출한 비용이 190억 원에 달한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오히려 합숙소의 규모를 확대하는 것이 서울시 지출을 줄이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의원은 “서울시가 이번 요청에 대해 충분히 검토하고 수용하여 서울시 소속의 선수와 코칭스태프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훈련에 집중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 1인 시위 하던 시내버스 기사, 창원시청 앞에서 분신 시도

    1인 시위 하던 시내버스 기사, 창원시청 앞에서 분신 시도

    창원시청 앞에서 버스 기사 처우개선 등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하던 시내버스 기사가 분신을 시도했다. 9일 오전 10시 26분쯤 경남 창원시 창원시청 앞 도로에서 1인 시위를 하던 시내버스 기사 A씨가 몸에 휘발유를 끼얹고 분신을 시도했다. 다행히 주변에 있던 창원중부경찰서 정보관, 창원시청 청원경찰들이 급하게 제지해 큰 부상 없이 병원으로 옮겨졌다. A씨는 창원 시내버스 회사 소속 운전기사다. 그는 자신이 근무하는 회사 체불임금 해소 등 버스회사 처우개선 등을 요구하며 최근 몇 달째 창원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계속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A씨는 1.5ℓ 생수병 2통에 휘발유를 담아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자세한 사건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 여성과 기자 가두고 때리는 탈레반…온건 통치는 빈말[영상]

    여성과 기자 가두고 때리는 탈레반…온건 통치는 빈말[영상]

    여성을 존중하겠다던 탈레반 선언은 역시 빈말이었다. 이란인터내셔널과 에틸라트로즈 등 아프간 매체에 따르면 8일 탈레반은 남성으로만 구성된 과도정부 설립에 반대하는 여성 시위대를 무력으로 진압했다. 시위 현장을 취재하던 기자들을 잡아다 가두고 구타하는 등 언론 탄압도 서슴지 않았다.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는 남녀평등과 여성인권탄압 중단에 요구하는 여성들의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7일 시위는 탈레반 정권 장악 이후 최대 규모였다. 히잡을 두른 여성들은 아프간 옛 국기를 들고 “자유”를 외치며 카불 시내를 행진했다. 시위대 사이로는 임신 상태로 탈레반에 의해 무참히 살해당한 여성 경찰관 사진도 눈에 띄었다. 8일에는 남성으로만 구성된 과도정부 설립에 반대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탈레반은 채찍과 몽둥이, 총으로 시위대를 무력 진압했다. 이란인터내셔널 선임기자 타주덴 소로쉬는 “8일 탈레반이 카불에서 시위하던 소녀들을 잔인하게 구타했다. 1990년대 탈레반 정권과 무슨 차이가 있느냐”고 성토했다. 관련 영상에서는 소총 수십 발을 공중에 난사하고, 무자비하게 채찍을 휘두르며 시위대를 위협하는 탈레반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여성들을 소처럼 몰아붙인 탈레반은 지하 주차장에 시위대를 가둬놓기도 했다.시위 현장을 취재하던 기자들 역시 여럿 탈레반에 붙잡혀 갔다. 8일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탈레반이 7일 카불에 기반을 둔 언론매체 에틸라트로즈 기자 2명을 구금하고 폭행했다. 시위를 취재 중인 두 기자를 경찰서로 데려가 별도의 감방에 가두고 채찍으로 심하게 구타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시위대와 언론인에 대한 학대를 중단하고, 인권 탄압을 저지른 조직원이 적절한 처벌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탈레반을 압박했다.같은 날 공개된 영상에는 동료들 부축을 받으며 병원으로 옮겨지는 기자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소로쉬 기자는 “탈레반 정권 하 언론인들의 삶”이라면서 “탈레반은 혼자 걸을 수 없을 정도로 기자를 때렸다”고 분노를 쏟아냈다. 해당 기자들은 8일 풀려나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탈레반은 앞서 언론사 사장과 기자 4명을 붙잡아 구금시켰다가 석방한 바 있다. 아프가니스탄을 재점령한 탈레반은 모든 세력을 아우르는 정부 구성과, 여성 교육 허용 등 온건한 이슬람 통치를 약속했다. 하지만 남성으로만 구성된 과도정부를 설립하고 남녀 분리 수업을 강요하는 등 20년 전과 다를 바 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 시간이 비켜 간 사이 청춘이 움트다

    시간이 비켜 간 사이 청춘이 움트다

    시간이 자라처럼 느리게 가는 도시가 있다. 충북 청주다. 이 도시에선 시간이 왜곡돼 흐르는 듯하다. 영화 ‘인터스텔라’ 속 밀러 행성처럼 말이다. 이 행성에선 1시간이 지구의 7년과 같다지. 어쩌면 이 도시에서 불과 몇 시간을 보냈는데도, 도시 밖에서는 벌써 수십년의 시간이 아주 바삐 흘러갔을지도 모른다. 청주는 다른 지역들과 달리 ‘원도심’이라 할 만한 곳이 많지 않다. 하긴 시간이 더디게 흐르니 옛것이 그리 낡아 보일 리도 없을 터다. 한데 도드라진 여행지는 없어도 다녀온 이들마다 편안하고 좋은 곳이라며 엄지손가락을 곧추세우는 곳이 청주이기도 하다. 이제 전하려는 건 그 무색무취의 도시 안쪽에서 길어 올린 풍경들의 이야기다.무서움은 종종 낯섦에서 시작된다. 어딘가 다른 모습, 익숙하지 않은 형태와 마주할 때 본능적으로 경계가 시작된다. ‘탑동양관’의 건물들을 마주할 때 느낌이 딱 그랬다. 우리 전통 기와를 올린 적벽돌의 서양풍 건물은 대낮인데도 어딘가 기이한 느낌을 안겼다. 저 단단한 적벽돌집 지하실 어디선가 프랑켄슈타인이 만들어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뭐, 그만큼 이질적이고 독특했다는 뜻이다. 과장은 좀 보탰지만. 탑동양관은 ‘탑동에 있는 서양식 건물’이란 뜻이다. 일제강점기인 1911년부터 1932년(시초에 대한 기록이 저마다 달라 청주 역사 책자를 기준으로 삼았다)까지 세워진 여섯 채의 건물이 탑동 언덕에 일렬로 늘어서 있다. 국내 어디서도 이런 형태의 경관은 마주한 기억이 없는 듯하다. 건물을 지은 이들은 미국의 북장로교 선교사들이다. 한국명 ‘민노아’(프레드릭 S 밀러) 등이 청주 외곽의 구릉지대에 정착하면서 숙소와 병원 등으로 쓰기 위해 지었다. 당시 듣도 보도 못했던 유리, 스팀 보일러, 수세식 변기 등의 건축 재료들이 건물 신축에 쓰였다. 탑동양관을 비롯한 선교촌의 당시 면적은 얼추 5만평에 달했다고 한다. 건물은 저마다 개성이 있다. 전통과 양식이 혼재된 건축물이란 공통점만 제외하면, 입구부터 처마까지 다 다르다. 건물은 할리우드 ‘로코’ 영화의 배경으로 쓰일 법한 몸체에 전통 기와가 얹혀진 형태다. 팔작이나 우진각 등의 한옥 지붕이 경계면에 약간의 변형만 준 것과 달리, 이 양관들은 지붕 가운데 기와를 여러 개의 처마처럼 겹쳐 놓거나, 세우는 등 다양하게 멋을 냈다. 청주 사람들조차 탑동양관을 모르는 이가 태반이다. 여학교 안에 있어서다. 졸업생 등 일부 외엔 탑동양관의 존재 자체를 몰랐을 것이고, 설령 알았다 해도 겁 없이 여학교 교정을 드나들 이는 아마 없었지 싶다. 탑동양관을 둘러싼 일신여중·고교 역시 선교를 위해 세운 ‘미션스쿨’이다. 다만 연혁은 탑동양관보다 짧다. 탑동양관은 모두 6개동이다. 이 가운데 후문 밖의 1호 양관은 개인에게 팔렸고, 2호는 충북노회 등의 사무실로 쓰이고 있다. ‘덕혜옹주’ 등의 영화와 드라마 등이 양관 2호에서 촬영됐다. 학교 안에 있는 건 3호~6호다. 1호를 제외하면 모두 돌아볼 수 있다. 주변 건물에 올라가 보면 탑동양관이 처한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아파트를 앞세운 도시화 물결은 이미 학교 담장 옆까지 밀려들었다. 풍선처럼 부풀어오르는 개발 욕망의 틈바구니에 낡은 문화재가 옹색하게 낀 모양새다. 일신여중·고처럼 ‘미션스쿨’이었던 인근의 세광중·고교는 진작에 도시 외곽으로 밀려났다.다행히 옛 건물은 학생들 사이에서 아직 숨을 쉬고 있다. 교목실, 다도실, 상담실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다만 여학교 교정에 있다 보니 잘못 얼쩡댔다간 ‘경을 칠’ 수 있다. 등하교 전이나 주말 등 여학생들이 교내에 없는 동안에 학교 측의 양해를 얻어 들여다봐야 한다. 모든 게 느린 청주지만 빛의 속도로 사라진 것도 있다. 영화관이다. 서울에선 전통의 영화관 폐관 소식이 최근에야 관심을 끌었지만, 청주에선 이미 수십년 전에 벌어진 일이다. 복합상영관의 출현 때문은 아니었다. 공룡 멸종처럼 원인 불명인 채 한순간에 사라졌다. 청주엔 영화관이 많았다. 예나 지금이나 중소도시 수준을 겨우 넘는 곳치고는 꽤 많은 편이었다. 청주대 앞 청도극장, ‘2편 동시상영의 명가’ 자유극장, 싹 밀어져 ‘청소년 광장’이 된 중앙극장 등에 갈 곳 없는 청춘들이 들끓었다. 지금도 근근이 ‘핫플’의 지위를 이어 가는 시내 철당간 주변에도 영화관이 두 곳이나 있었다. 철당간 바로 앞은 청주극장, 그 옆은 현대극장이었다. 지금은 서점과 유명 백화점이 각각 들어섰다. 고려 시대 구조물인 철당간(국보 41호)과 최신식 건물이 ‘따로 또 같이’ 어울린 모습이 퍽 독특한 미감을 안겨 준다. ‘청주 행성’의 시간대로라면, 불과 두어 시간 전에 철당간 앞을 오갔을 숱한 옛사람들의 모습도 어른대는 듯하다. 철당간에서 성안길을 건너면 중앙공원이다. 중앙공원은 서울의 탑골공원과 비슷하다. 어르신들이 많다. 수령이 1000년을 헤아린다는 은행나무 ‘압각수’, 병마절도사영문 등의 볼거리가 있다. 망선루는 청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이다. ‘라떼시절’ 이야기가 고려 공민왕(1361) 때까지 거슬러 오른다. 물론 역사가 그렇다는 것이고, 실제는 여러 차례 중수를 거쳐 복원됐다. 중앙공원에서 성안길로 나서는 좁은 골목엔 이름난 맛집들이 몰려 있다. 요즘 인기를 끄는 ‘고추만두’부터 쫄쫄호떡, 떡볶이, 메밀국수 등 다양한 먹거리들과 만날 수 있다. 특히 공원당의 메밀국수는 청주의 노스탤지어 먹거리라 부를 만하다. 예전 청주에선 빵집에서 분식도 함께 팔았다. 어쩌면 분식집에서 빵을 팔았다는 것이 더 정확할 수도 있겠다. 라면, 즉석 떡볶이 등이 주메뉴이면서 고로케, 팥빵 등을 함께 파는 집도 적지 않았다. 공원당 메밀국수는 당시의 흐릿한 흔적이다. 서문다리 인근의 서문우동도 비슷하다. 우동 맛집으로 인기를 끌면서는 원래 상호에서 ‘제과’를 떼고 아예 ‘우동’으로 갈아탔다. 성안길에서 그리 멀지 않다. 성안길은 청주 도심의 번화가다. 옛 이름은 ‘본정통’이다. 일제강점기에 어느 도시, 어느 중심가에나 있었던 ‘혼마치’와 같은 말이다. ‘본정통’이 ‘성안길’로 바뀐 건 1994년이다. 바뀐 이름이 정착되기까지의 시간을 고려하면, 여전히 청주 시민 상당수가 ‘본정통’이란 이름에 더 익숙하지 싶다. 성안길은 자박자박 걷는 재미가 있다. 오래된 건물과 말끔한 건물이 뒤섞여 있다. 한데 희한하기도 하지. 오래된 건물도 그리 낡아 보이지 않고, 최신 건물도 그리 새로워 보이지 않는다. ‘청주 행성’이라 그렇지 싶다. 성안길 건너편은 중앙동이다. 전설적인 건축가 김수근이 설계한 목욕탕인 ‘학천탕’을 카페로 바꾼 ‘목간’(목욕의 사투리), 옛 중앙극장 자리에 들어선 청소년 광장 등이 명물이다. 옛 청주역을 철길과 함께 전시관으로 꾸민 ‘청주역사(驛舍)전시관’은 셀피 찍으려는 ‘청춘’들이 많이 찾는다. 청주의 간선도로는 T자 형태다. 사통팔달인 여느 지역과 다르다. 간선도로의 교차점에 상당공원이 있다. 아무도, 여전히 아무도 찾지 않는 공원이다. 그래도 쉬기는 딱 좋다. 1970년대의 권위주의적이고 계몽적인 기념물들 사이에서 쉬다 보면 입으로 실소 한 모금이 절로 새어 나온다. 상당공원 주변으로도 볼거리들이 많다. 우선 현 충북도청 본관이 등록문화재(55호)다. 충북문화관(등록문화재 353호)도 둘러볼 만하다. 일본 강점기 때 지어진 이후 충북 도지사 관사로 쓰이다 2010년 전시시설로 바뀌었다. 지역 작가들의 미술, 조각, 사진 등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충북문화관 바로 위의 청주향교는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일품이다. 어디서도 보기 어려운 노거수 몇 그루가 대성전을 호위하고 있다. 인근의 성공회 성당은 젊은층을 중심으로 셀피 사진의 명소로 발돋움하는 중이다. 한옥 지붕에 아치형 창문 등 서구 건축 양식이 가미됐다.옛 연초제조창은 몇 안 되는 청주의 ‘핫플’ 중에서 첫손 꼽을 만한 곳이다. 해방 직후인 1946년 세워진 연초제조창은 국내 최대 담배공장이었다. 거대한 건물 안에서 3000여명의 직원이 연간 100억 개비의 담배를 생산해 국내외로 공급했다고 한다. 2004년 문을 닫은 연초제조창은 아파트 단지로 개발될 뻔하다가 2018년 도시 재생사업을 통해 복합문화시설로 화려하게 다시 태어났다.옛 연초제조창은 크게 세 구역으로 나뉜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문화제조창C, 그리고 동부창고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는 전시 기능보다 수장과 복원에 무게를 둔 국내 최초의 수장형 미술관이다. 개방형 수장고 등 다양한 전시 공간을 갖췄다. 코로나19로 휴관하다 7일부터 다시 문을 열었다.미술관 외부에도 예술의 향기가 가득하다. 벽에 걸린 거대한 인쇄물은 권민호 작가의 연작 ‘회색 숨’의 하나다. 미술관 앱을 내려받아 벽에 비추면 휴대전화 화면에 SF영화의 미래도시를 연상시키는 증강현실(AR) 콘텐츠가 펼쳐진다. 제조창이 전성기를 구가하던 1960~1970년대 모습을 압축적으로 표현했는데, 볼수록 신기한 콘텐츠다. 한석현 작가의 설치미술작품 ‘다시, 나무 프로젝트’도 있다. 연초제조창 터에서 고사한 목련을 소재로 제작했다. 잔디광장 끝엔 담뱃갑을 모티브로 세운 ‘게이트 센터’가 있다. 원래 안내소 용도로 세운 구조물인데, 청주시와 미술관 어느 곳도 애정을 두지 않는 눈치여서 더 호기심을 자극한다.미술관 옆은 문화제조창C다. 청주 공예비엔날레 전시관, 도서관, 카페, 쇼핑몰 등이 들어찼다. 8일부터 새달 17일까지 ‘2021 청주공예비엔날레’가 온·오프라인으로 열린다. 32개국 309명의 작가가 참여해 1192점의 작품을 선보인다.동부창고는 1960년대 지은 7개 동의 담뱃잎 저장창고 가운데 일부를 재활용한 공간이다. 코로나로 활기를 잃은 모습이지만, 동부창고 8경 등 인증샷 명소를 찾는 발걸음은 꾸준하다. 미술관 바로 뒤에 있다.국립현대미술관에서 도로를 건너면 천주교 내덕동주교좌성당이 나온다. 정진석 추기경(1931~2021)이 무려 28년이나 머물렀다는 성당이다. 주교좌성당 역시 동서양의 건축 양식이 절충된 형태다. 엄격한 건축 양식을 따르는 유럽 선교회에 견줘 비교적 개방적인 미국 메리놀회에서 세웠기 때문이다. 가장 독특한 건 종탑이 측면에 위치한 것이다. 대부분의 보수적인 성당들이 건물 중심에 종탑을 둔 것과 다르다. 성당은 야트막한 언덕에 터를 잡았다. 적요한 성당에서 도심을 굽어보는 맛이 각별하다. 반면 눈엣가시 같은 건축물도 있다. 골프연습장이다. 키 낮은 문화시설이나 공원 정도가 들어서면 좋을 공간을 고래 등뼈 같은 골프연습장이 꿰차고 있다. 이 구조물 하나로 공간과 공간의 연계성이 완벽히 차단되고, 문화와 예술의 향기로 충만했던 기분도 덩달아 와르르 무너져 내리는 느낌이다. 옛 연초제조창에서 안덕벌을 거슬러 오르면 청주대 예술대다. 여기서 조붓한 산길을 따라가면 벽화로 유명한 수암골과 만난다. 이제 도심을 벗어나 대청호로 간다. 늘 맑은 바람 일렁이는 곳. 청주 쪽 대청호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경관은 문의문화재단지다. 한국관광공사 세종충북지사에서 ‘강소형 잠재관광지’로 꼽은 곳이다. 대청댐 건설로 수몰될 뻔했던 주변 지역의 옛 건축물 등을 옮겨와 너른 공원으로 조성했다. 대청호가 굽어보이는 산자락 중턱에 자리해 시원한 풍경이 일품이다.
  • 세월이 머무는 사이 예술이 터 잡다

    세월이 머무는 사이 예술이 터 잡다

    시간이 자라처럼 느리게 가는 도시가 있다. 충북 청주다. 이 도시에선 시간이 왜곡돼 흐르는 듯하다. 영화 ‘인터스텔라’ 속 밀러 행성처럼 말이다. 이 행성에선 1시간이 지구의 7년과 같다지. 어쩌면 이 도시에서 불과 몇 시간을 보냈는데도, 도시 밖에서는 벌써 수십년의 시간이 아주 바삐 흘러갔을지도 모른다. 청주는 다른 지역들과 달리 ‘원도심’이라 할 만한 곳이 많지 않다. 하긴 시간이 더디게 흐르니 옛것이 그리 낡아 보일 리도 없을 터다. 한데 도드라진 여행지는 없어도 다녀온 이들마다 편안하고 좋은 곳이라며 엄지손가락을 곧추세우는 곳이 청주이기도 하다. 이제 전하려는 건 그 무색무취의 도시 안쪽에서 길어 올린 풍경들의 이야기다.무서움은 종종 낯섦에서 시작된다. 어딘가 다른 모습, 익숙하지 않은 형태와 마주할 때 본능적으로 경계가 시작된다. ‘탑동양관’의 건물들을 마주할 때 느낌이 딱 그랬다. 우리 전통 기와를 올린 적벽돌의 서양풍 건물은 대낮인데도 어딘가 기이한 느낌을 안겼다. 저 단단한 적벽돌집 지하실 어디선가 프랑켄슈타인이 만들어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뭐, 그만큼 이질적이고 독특했다는 뜻이다. 과장은 좀 보탰지만. 탑동양관은 ‘탑동에 있는 서양식 건물’이란 뜻이다. 일제강점기인 1911년부터 1932년(시초에 대한 기록이 저마다 달라 청주 역사 책자를 기준으로 삼았다)까지 세워진 여섯 채의 건물이 탑동 언덕에 일렬로 늘어서 있다. 국내 어디서도 이런 형태의 경관은 마주한 기억이 없는 듯하다. 건물을 지은 이들은 미국의 북장로교 선교사들이다. 한국명 ‘민노아’(프레드릭 S 밀러) 등이 청주 외곽의 구릉지대에 정착하면서 숙소와 병원 등으로 쓰기 위해 지었다. 당시 듣도 보도 못했던 유리, 스팀 보일러, 수세식 변기 등의 건축 재료들이 건물 신축에 쓰였다. 탑동양관을 비롯한 선교촌의 당시 면적은 얼추 5만평에 달했다고 한다. 건물은 저마다 개성이 있다. 전통과 양식이 혼재된 건축물이란 공통점만 제외하면, 입구부터 처마까지 다 다르다. 건물은 할리우드 ‘로코’ 영화의 배경으로 쓰일 법한 몸체에 전통 기와가 얹혀진 형태다. 팔작이나 우진각 등의 한옥 지붕이 경계면에 약간의 변형만 준 것과 달리, 이 양관들은 지붕 가운데 기와를 여러 개의 처마처럼 겹쳐 놓거나, 세우는 등 다양하게 멋을 냈다. 청주 사람들조차 탑동양관을 모르는 이가 태반이다. 여학교 안에 있어서다. 졸업생 등 일부 외엔 탑동양관의 존재 자체를 몰랐을 것이고, 설령 알았다 해도 겁 없이 여학교 교정을 드나들 이는 아마 없었지 싶다. 탑동양관을 둘러싼 일신여중·고교 역시 선교를 위해 세운 ‘미션스쿨’이다. 다만 연혁은 탑동양관보다 짧다. 탑동양관은 모두 6개동이다. 이 가운데 후문 밖의 1호 양관은 개인에게 팔렸고, 2호는 충북노회 등의 사무실로 쓰이고 있다. ‘덕혜옹주’ 등의 영화와 드라마 등이 양관 2호에서 촬영됐다. 학교 안에 있는 건 3호~6호다. 1호를 제외하면 모두 돌아볼 수 있다. 주변 건물에 올라가 보면 탑동양관이 처한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아파트를 앞세운 도시화 물결은 이미 학교 담장 옆까지 밀려들었다. 풍선처럼 부풀어오르는 개발 욕망의 틈바구니에 낡은 문화재가 옹색하게 낀 모양새다. 일신여중·고처럼 ‘미션스쿨’이었던 인근의 세광중·고교는 진작에 도시 외곽으로 밀려났다. 다행히 옛 건물은 학생들 사이에서 아직 숨을 쉬고 있다. 교목실, 다도실, 상담실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다만 여학교 교정에 있다 보니 잘못 얼쩡댔다간 ‘경을 칠’ 수 있다. 등하교 전이나 주말 등 여학생들이 교내에 없는 동안에 학교 측의 양해를 얻어 들여다봐야 한다. 모든 게 느린 청주지만 빛의 속도로 사라진 것도 있다. 영화관이다. 서울에선 전통의 영화관 폐관 소식이 최근에야 관심을 끌었지만, 청주에선 이미 수십년 전에 벌어진 일이다. 복합상영관의 출현 때문은 아니었다. 공룡 멸종처럼 원인 불명인 채 한순간에 사라졌다. 청주엔 영화관이 많았다. 예나 지금이나 중소도시 수준을 겨우 넘는 곳치고는 꽤 많은 편이었다. 청주대 앞 청도극장, ‘2편 동시상영의 명가’ 자유극장, 싹 밀어져 ‘청소년 광장’이 된 중앙극장 등에 갈 곳 없는 청춘들이 들끓었다. 지금도 근근이 ‘핫플’의 지위를 이어 가는 시내 철당간 주변에도 영화관이 두 곳이나 있었다. 철당간 바로 앞은 청주극장, 그 옆은 현대극장이었다. 지금은 서점과 유명 백화점이 각각 들어섰다. 고려 시대 구조물인 철당간(국보 41호)과 최신식 건물이 ‘따로 또 같이’ 어울린 모습이 퍽 독특한 미감을 안겨 준다. ‘청주 행성’의 시간대로라면, 불과 두어 시간 전에 철당간 앞을 오갔을 숱한 옛사람들의 모습도 어른대는 듯하다. 철당간에서 성안길을 건너면 중앙공원이다. 중앙공원은 서울의 탑골공원과 비슷하다. 어르신들이 많다. 수령이 1000년을 헤아린다는 은행나무 ‘압각수’, 병마절도사영문 등의 볼거리가 있다. 망선루는 청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이다. ‘라떼시절’ 이야기가 고려 공민왕(1361) 때까지 거슬러 오른다. 물론 역사가 그렇다는 것이고, 실제는 여러 차례 중수를 거쳐 복원됐다. 중앙공원에서 성안길로 나서는 좁은 골목엔 이름난 맛집들이 몰려 있다. 요즘 인기를 끄는 ‘고추만두’부터 쫄쫄호떡, 떡볶이, 메밀국수 등 다양한 먹거리들과 만날 수 있다. 특히 공원당의 메밀국수는 청주의 노스탤지어 먹거리라 부를 만하다. 예전 청주에선 빵집에서 분식도 함께 팔았다. 어쩌면 분식집에서 빵을 팔았다는 것이 더 정확할 수도 있겠다. 라면, 즉석 떡볶이 등이 주메뉴이면서 고로케, 팥빵 등을 함께 파는 집도 적지 않았다. 공원당 메밀국수는 당시의 흐릿한 흔적이다. 서문다리 인근의 서문우동도 비슷하다. 우동 맛집으로 인기를 끌면서는 원래 상호에서 ‘제과’를 떼고 아예 ‘우동’으로 갈아탔다. 성안길에서 그리 멀지 않다. 성안길은 청주 도심의 번화가다. 옛 이름은 ‘본정통’이다. 일제강점기에 어느 도시, 어느 중심가에나 있었던 ‘혼마치’와 같은 말이다. ‘본정통’이 ‘성안길’로 바뀐 건 1994년이다. 바뀐 이름이 정착되기까지의 시간을 고려하면, 여전히 청주 시민 상당수가 ‘본정통’이란 이름에 더 익숙하지 싶다. 성안길은 자박자박 걷는 재미가 있다. 오래된 건물과 말끔한 건물이 뒤섞여 있다. 한데 희한하기도 하지. 오래된 건물도 그리 낡아 보이지 않고, 최신 건물도 그리 새로워 보이지 않는다. ‘청주 행성’이라 그렇지 싶다. 성안길 건너편은 중앙동이다. 전설적인 건축가 김수근이 설계한 목욕탕인 ‘학천탕’을 카페로 바꾼 ‘목간’(목욕의 사투리), 옛 중앙극장 자리에 들어선 청소년 광장 등이 명물이다. 옛 청주역을 철길과 함께 전시관으로 꾸민 ‘청주역사(驛舍)전시관’은 셀피 찍으려는 ‘청춘’들이 많이 찾는다. 청주의 간선도로는 T자 형태다. 사통팔달인 여느 지역과 다르다. 간선도로의 교차점에 상당공원이 있다. 아무도, 여전히 아무도 찾지 않는 공원이다. 그래도 쉬기는 딱 좋다. 1970년대의 권위주의적이고 계몽적인 기념물들 사이에서 쉬다 보면 입으로 실소 한 모금이 절로 새어 나온다. 상당공원 주변으로도 볼거리들이 많다. 우선 현 충북도청 본관이 등록문화재(55호)다. 충북문화관(등록문화재 353호)도 둘러볼 만하다. 일본 강점기 때 지어진 이후 충북 도지사 관사로 쓰이다 2010년 전시시설로 바뀌었다. 지역 작가들의 미술, 조각, 사진 등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충북문화관 바로 위의 청주향교는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일품이다. 어디서도 보기 어려운 노거수 몇 그루가 대성전을 호위하고 있다. 인근의 성공회 성당은 젊은층을 중심으로 셀피 사진의 명소로 발돋움하는 중이다. 한옥 지붕에 아치형 창문 등 서구 건축 양식이 가미됐다.옛 연초제조창은 몇 안 되는 청주의 ‘핫플’ 중에서 첫손 꼽을 만한 곳이다. 해방 직후인 1946년 세워진 연초제조창은 국내 최대 담배공장이었다. 거대한 건물 안에서 3000여명의 직원이 연간 100억 개비의 담배를 생산해 국내외로 공급했다고 한다. 2004년 문을 닫은 연초제조창은 아파트 단지로 개발될 뻔하다가 2018년 도시 재생사업을 통해 복합문화시설로 화려하게 다시 태어났다.옛 연초제조창은 크게 세 구역으로 나뉜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문화제조창C, 그리고 동부창고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는 전시 기능보다 수장과 복원에 무게를 둔 국내 최초의 수장형 미술관이다. 개방형 수장고 등 다양한 전시 공간을 갖췄다. 코로나19로 휴관하다 7일부터 다시 문을 열었다.미술관 외부에도 예술의 향기가 가득하다. 벽에 걸린 거대한 인쇄물은 권민호 작가의 연작 ‘회색 숨’의 하나다. 미술관 앱을 내려받아 벽에 비추면 휴대전화 화면에 SF영화의 미래도시를 연상시키는 증강현실(AR) 콘텐츠가 펼쳐진다. 제조창이 전성기를 구가하던 1960~1970년대 모습을 압축적으로 표현했는데, 볼수록 신기한 콘텐츠다. 한석현 작가의 설치미술작품 ‘다시, 나무 프로젝트’도 있다. 연초제조창 터에서 고사한 목련을 소재로 제작했다. 잔디광장 끝엔 담뱃갑을 모티브로 세운 ‘게이트 센터’가 있다. 원래 안내소 용도로 세운 구조물인데, 청주시와 미술관 어느 곳도 애정을 두지 않는 눈치여서 더 호기심을 자극한다.미술관 옆은 문화제조창C다. 청주 공예비엔날레 전시관, 도서관, 카페, 쇼핑몰 등이 들어찼다. 8일부터 새달 17일까지 ‘2021 청주공예비엔날레’가 온·오프라인으로 열린다. 32개국 309명의 작가가 참여해 1192점의 작품을 선보인다.동부창고는 1960년대 지은 7개 동의 담뱃잎 저장창고 가운데 일부를 재활용한 공간이다. 코로나로 활기를 잃은 모습이지만, 동부창고 8경 등 인증샷 명소를 찾는 발걸음은 꾸준하다. 미술관 바로 뒤에 있다.국립현대미술관에서 도로를 건너면 천주교 내덕동주교좌성당이 나온다. 정진석 추기경(1931~2021)이 무려 28년이나 머물렀다는 성당이다. 주교좌성당 역시 동서양의 건축 양식이 절충된 형태다. 엄격한 건축 양식을 따르는 유럽 선교회에 견줘 비교적 개방적인 미국 메리놀회에서 세웠기 때문이다. 가장 독특한 건 종탑이 측면에 위치한 것이다. 대부분의 보수적인 성당들이 건물 중심에 종탑을 둔 것과 다르다. 성당은 야트막한 언덕에 터를 잡았다. 적요한 성당에서 도심을 굽어보는 맛이 각별하다. 반면 눈엣가시 같은 건축물도 있다. 골프연습장이다. 키 낮은 문화시설이나 공원 정도가 들어서면 좋을 공간을 고래 등뼈 같은 골프연습장이 꿰차고 있다. 이 구조물 하나로 공간과 공간의 연계성이 완벽히 차단되고, 문화와 예술의 향기로 충만했던 기분도 덩달아 와르르 무너져 내리는 느낌이다. 옛 연초제조창에서 안덕벌을 거슬러 오르면 청주대 예술대다. 여기서 조붓한 산길을 따라가면 벽화로 유명한 수암골과 만난다. 이제 도심을 벗어나 대청호로 간다. 늘 맑은 바람 일렁이는 곳. 청주 쪽 대청호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경관은 문의문화재단지다. 한국관광공사 세종충북지사에서 ‘강소형 잠재관광지’로 꼽은 곳이다. 대청댐 건설로 수몰될 뻔했던 주변 지역의 옛 건축물 등을 옮겨와 너른 공원으로 조성했다. 대청호가 굽어보이는 산자락 중턱에 자리해 시원한 풍경이 일품이다.
  • [나우뉴스] 학생들 급식 잔반을…직접 먹어서 처리하는 교장 경악

    [나우뉴스] 학생들 급식 잔반을…직접 먹어서 처리하는 교장 경악

    중국 후난성 용저우 시내의 한 중고등학교 급식실에서 학생들이 남긴 음식을 처리하는 교장의 모습이 영상으로 공유돼 이목이 쏠렸다. 화제가 된 영상 속 50대 남성은 용저우 시내의 모 고등학교에 재직 중인 교장으로, 그는 학생들의 급식 잔반을 직접 먹어 치우는 방식으로 반찬 줄이기 운동을 실천했다. 영상 속 교장은 점심시간 동안 잔반 처리 쓰레기통 쪽으로 잔반이 담긴 급식판을 들고 오는 학생들을 차례로 줄을 세운 뒤 학생들이 남긴 음식을 젓가락질 해 모두 먹었다. 또 교장은 잔반이 없는 급식판을 든 학생들에게만 급식실 외부로 나갈 수 있도록 했다. 교장의 이 같은 행동을 현장에서 지켜봤던 상당수 학생들은 음식물 쓰레기통 앞에 선 그가 잔반을 처리하는 방식에 경악한 분위기였다. 일부 학생들은 교장의 이 같은 행동이 계속되자 급식판을 들고 다시 식탁으로 돌아가 잔반을 먹는 모습도 영상에 잡혔다. 해당 영상은 현지 언론과 SNS 등을 통해 빠르게 공유되며 화제가 됐다. 현지 유력 언론 소후닷컴은 영상 속 남성은 최근 용저우시 소재의 고등학교에 새로 부임한 교장이라고 보도했다. 그는 최근 부임한 학교 급식실을 시찰한 뒤 학생들의 음식 낭비가 심각한 것을 확인하고 직접 잔반 처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자 이 같은 일을 실행한 것이라고 해당 언론은 설명했다. 이 언론은 ‘교장이 몸소 실천하면서 학생들의 음식물 낭비 행위는 눈에 띄게 줄었다’면서 ‘학교에서부터 음식물이 낭비되지 않는 교육과 구체적 실천방안까지 전달한 사례’라고 호평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같은 교육계 분위기가 지난해 중순 시진핑 국가 주석이 “음식 낭비 현상에 가슴이 아프다”고 발언한 후 보도된 사건이라는 주목하고 있다. 이번 50대 교장의 잔반 처리 역시 시 주석이 직접 지시한 일명 ‘광반운동’으로 불리는 잔반처리(접시 비우기) 운동이 본격화된 이후 진행된 사례라는 것. 특히 시 주석의 지침에 일선 학교 교장까지 나서 학생들의 잔반을 직접 먹어 처리해야 하는 삭막한 중국 내부의 분위기가 입증된 사건이라는 지적인 셈이다. 지금까지 자발적인 차원에서 음식 낭비를 줄이자고 외치던 일을, 국가와 국가 통수권자가 나서 사회적 책무로 부여하겠다는 선언이 있었다는 점에서 해당 교장의 행위가 비자발적 행위일 가능성이 크다는 짐작도 나오고 있다. 더욱이 최근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재확산과 식중독 발생 문제 등으로 예민한 상황에서 학생들이 먹다 남긴 음식을 섞어 섭취한 행위는 자칫 위생 안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 상태다. 한편, 중국 당국은 지난 4월 ‘음식낭비 금지법’을 전격 시행한 이후 일명 ‘먹방‘(먹는 방송) 콘텐츠 단속도 하고 있다. 이미 더우인, 콰이서우 등 동영상 공유 플랫폼에서 ‘대위왕’(大胃王·대식가)이란 검색어가 사라졌고 유명 먹방 계정도 대중의 관심에서 사라진 지 오래다. 관영 중국중앙(CC)TV 역시 ‘먹방’의 문제점을 질타하는 보도를 내보내고 있다. 또, 외식업계에는 손님 수보다 1인분을 적게 시키자는 뜻의 일명 ‘n-1’ 운동이 계속되고 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춘천 단수 피해 주민 9월 고지 상하수도요금 전액 감면

    강원 춘천시가 지난 7월 발생한 수돗물 단수로 피해를 본 지역에 대해 9월 상하수도 요금 고지분 전액을 감면해 주기로 했다. 8일 춘천시에 따르면 당시 수돗물 단수로 직간접 피해를 입은 소양정수장 취수구역 4만 4251가구에 대해 상하수도요금을 전액 감면해 주기로 했다. 수도 요금은 8월분 고지 수준인 31억 9200만원으로 추산된다. 용산정수장 취수구역인 신북읍과 서면 일부 지역은 감면에서 제외됐다. 이와 별도로 춘천시는 수도 요금을 제외한 다른 피해 항목에 대한 개별 보상에 대해서는 서류 검증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보상심의위원회를 통해 수일 내로 보상내용을 결정할 계획이다. 춘천에서는 지난 7월 9일 취수장 시설 고장으로 시내 전 지역 수돗물 공급이 한때 중단됐다가 복구됐으나 고지대나 외곽마을은 수일간 정상적으로 공급되지 않아 피해가 속출했다. 이에 춘천시는 지난달 12일부터 31일까지 수돗물 단수피해 보상 접수 결과 1076세대가 피해보상을 신청했다. 신청액은 4억 383만원이다. 춘천시 경영지원과 관계자는 “보상심의위원회에서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수렴과 논의를 통해수도 요금을 전액 감면하기로 했다”며 “앞으로 철저한 시설 점검과 관리를 통해 단수 사고와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이러다 다 죽겠다”…전국 자영업자 3000명 거리로 나온다

    “이러다 다 죽겠다”…전국 자영업자 3000명 거리로 나온다

    자영업자비대위 8일 오후 11시 차량시위3000여명 참여 예상...전국 9개 지역“개인방역 중심 방역지침 개선해달라”경찰, 서울 21개, 지방 7개 부대 투입“자영업자들이 예물 팔아 버틴다는 것도 6개월 전 얘기입니다. 자영업자들이 모인 메신저 단체방에는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는 절규가 매일 오갑니다. 정부의 실효성 없는 방역정책 폐지만이 벼랑 끝에 서 있는 자영업자들을 살리는 길입니다.”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반대하며 전국적으로 자영업자 차량시위가 예정된 8일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자대위) 조지현 공동대표가 시위에 나서기 전 서울신문에 한 말이다. 자대위는 이날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1시까지 서울·울산·전북·경남·강원 등 전국 9개 지역에서 차량시위를 예고했다. 시위에 참여하는 예상 차량만 3000대 이상이다. 이들은 경찰이 시위 전 도로를 막을 것을 우려해 예정 시각 직전 게릴라식으로 메신저나 유튜브를 통해 일정을 안내하기로 했다. 이창호 자대위 공동대표는 “1·2차 시위 때보다 거리두기 단계가 강화된 만큼 시위 참여자는 더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자대위는 앞서 지난 7월 14∼15일, 25~26일 서울과 부산·경남에서 심야 차량시위를 벌였다.자대위는 이날 시위에서 ▲개인방역 중심으로 방역지침 전환 ▲신속한 손실보상 ▲자영업자의 손실보상 위원회 참여 등을 촉구할 예정이다. 다만, 참가자들은 각자 차에 탄 채 시위가 진행되는 동안 하차하거나 창문을 내리고 구호를 외치는 등 방역지침을 위반할 수 있는 행동은 하지 않기로 했다. 비상등을 켠 채 줄지어 도로를 달리며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메시지만 전달하겠다는 것이다. 이 공동대표는 “자영업자들이 ‘장사할 수 있게 해달라’라고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이지 과격시위를 하려는 게 아니다”며 “방역지침을 철저히 지키면서 우리의 의사를 표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찰은 차량시위를 불법으로 보고 서울 21개(약 1400명), 지방 7개(약 480명) 부대의 경력을 배치해 대응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서울 시내에선 1인 시위를 제외한 모든 집회가 금지돼 있다”며 “도심 곳곳에 임시검문소를 설치해 집결 단계부터 차단하고 귀가하도록 안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음공협 “대중음악 공연 차별적 지침 없애라”...줄도산, 폐업 상황 40여개 업체로 구성된 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음공협)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방역 조치에 최대한 협조하며 고통과 희생을 감내해 왔지만, 기준 혼선으로 지난 1년 6개월간 아무런 활동을 하지 못해 줄도산과 폐업이 이어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음공협은 ▲대중음악 공연을 문화 다중이용시설 및 타 장르 공연과 차별적인 지침을 없앨 것 ▲지침에 따른 공연이 관계부처의 행정명령에 의해 취소된 경우 피해보상 ▲거리두기 3단계에서는 공연할 수 있는 기준 마련 ▲백신 접종자의 대중음악 공연 관람을 위한 빠른 기준 마련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정부의 방역지침으로 예식 계약에 피해를 본 예비부부와 신혼부부 등 6000여명으로 구성된 전국신혼부부연합회는 9일부터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정부 규탄 메시지를 내건 화환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 “장사할 수 있게 해달라” 오늘밤 전국 자영업자 차량시위

    “장사할 수 있게 해달라” 오늘밤 전국 자영업자 차량시위

    자대위 “2000~3000대 참여할 것”경찰 “1인 시위 제외한 모든 집회 금지”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에 반발하는 자영업자들이 방역지침 전환을 요구하며 8일 밤 첫 전국 차량시위를 진행한다.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자대위)는 이날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1시까지 서울·부산·대전·울산·전북·광주·경남·강원 등의 지역에서 차량 시위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창호 자대위 공동대표는 “1·2차 시위 때보다 거리두기 단계가 강화된만큼 시위 참여자는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전국에서 2000∼3000대 정도가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들은 ▲개인방역 중심으로 방역지침 전환 ▲신속한 손실보상 ▲손실보상 위원회에 자영업자 참가 등을 요구하고 있다. 자대위는 앞서 지난 7월 14~15일 이틀에 걸쳐 각각 차량 750여대, 300여대가 모인 서울 시위와 지난달 25∼26일 부산·경남 심야 차량시위를 진행했다. 자대위 측은 경찰이 사전에 차량 시위가 진행되는 도로를 막을 것을 감안해 예정 시각 직전 메신저나 유튜브 등을 통해 참가자들에게 공지할 예정이다.참가자들은 각자 차에 탄 채 시위가 진행되는 동안 하차하거나 창문을 내리고 구호를 외치는 등의 행동은 하지 않기로 했다. 이 공동대표는 “자영업자들은 ‘장사할 수 있게 해달라’, ‘살 수 있게 해달라’는 말을 하려는 것이지 과격시위를 하려는 게 아니다”라며 “방역지침을 철저히 지키면서 우리의 의사를 표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날 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 참가자들은 모두 서울로 집결하기로 하면서 집결을 차단하려는 경찰과 참가자들 간 충돌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되는 서울은 1인 시위를 제외한 집회·시위는 모두 금지돼있다. 경찰은 차량시위도 불법집회로 보고 21개 부대를 배치해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서울 시내 1인 시위를 제외한 모든 집회가 금지돼 있어 차량시위도 불법시위에 해당한다”며 “도심 곳곳에 임시검문소를 설치하고 경찰을 배치해 집결 단계부터 차단하고 귀가하도록 안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주최자나 참가자에 대해서는 감염병예방법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있고, 집회 후 채증자료를 분석해 확인되는 불법 행위에 대해선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했다.
  • [따뜻한 세상] 비 오는 날 길 잃고 헤매던 할머니 귀가 도운 시민과 경찰

    [따뜻한 세상] 비 오는 날 길 잃고 헤매던 할머니 귀가 도운 시민과 경찰

    광주에서 한 시민과 경찰관이 비를 맞으며 길을 잃고 헤매던 80대 노인을 무사히 가족 품으로 돌려보낸 사연이 알려지면서 주변을 훈훈하게 하고 있습니다. 광주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8일 오후 8시 30분쯤 광주 동부경찰서 지원파출소에 남성 A씨가 찾아왔습니다. 그는 “할머니께서 치매를 앓고 계신 것 같은데, 길을 잃어버린 것 같다”며 경찰관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이날 A씨는 파출소 인근 카페에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던 중 비에 흠뻑 젖은 할머니를 발견했다고 합니다.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A씨는 할머니에게 자초지종을 물었습니다. 제대로 답하지 못하고 횡설수설하는 할머니를 이상하게 여긴 A씨는 할머니를 파출소로 모시고 오게 된 것입니다. A씨에게 할머니를 인계받은 지성학(55) 경위와 이유진(27) 순경은 먼저 할머니의 신원 파악에 나섰습니다. 그러던 중 미귀가자 신고가 접수된 사실을 확인했고, 곧장 가족에게 소식을 전했습니다. 이후 지 경위와 이 순경은 파출소에 도착한 아들에게 할머니를 인계했습니다. 또 늦은 밤 지친 모자를 위해 순찰차로 안전하게 귀가를 도왔습니다. 안정을 되찾은 할머니는 이 순경 볼에 입을 맞추며 고마운 마음을 내비쳤습니다.이유진 순경은 서울신문과 통화에서 “할머니께서 아들이 있어서 그런지 집에 도착하자마자 좋아졌다”며 “전혀 생각지도 못한 반응으로 고마움을 표현해 주셔서 감동 받았다. 할머니께서 무사히 귀가하셔서 저 역시 감사한 마음”이라고 전했습니다. 지성학 경위는 “보호자에 따르면, 할머니는 집을 나간 지 이틀 지난 것으로 파악됐다”며 “당시 할머니가 가지고 계셨던 건 가지나 오이 같은 채소들이었다. 이틀 동안 비를 맞으며 광주 시내를 돌아다닌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지 경위는 “할머니를 보호해준 시민에게 감사하다”며 “치매를 앓는 분을 발견하면 112나 119로 신고해주실 부탁한다”고 당부했습니다.
  • 佛 국민배우 장폴 벨몽도 별세

    佛 국민배우 장폴 벨몽도 별세

    프랑스 국민배우 장폴 벨몽도가 6일(현지시간) 파리 시내의 자택에서 별세했다고 그의 개인 변호사가 발표했다. 88세. 60년 동안 90편가량의 영화에 출연, 총 1억 3000만명의 관객을 불러 모았던 그는 예술영화에서 액션, 코미디에 이르기까지 장르를 넘나드는 다양한 연기로 알랭 들롱(86)과 함께 1960~1970년대 프랑스를 대표하는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장뤼크 고다르, 프랑수아 트뤼포, 알랭 레네 등 1960년대 절정에 다다랐던 프랑스 영화 운동 ‘누벨바그’(새로운 물결)의 감독들과 고락을 함께했다. 그중에서도 고다르 감독의 영화 ‘네 멋대로 해라’(1960)는 그를 세상에 알린 출세작이었다.
  • 與 종부세 완화 홍보

    與 종부세 완화 홍보

    7일 서울 시내에 1가구 1주택자 기준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선이 완화된다는 내용의 여당 홍보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날 국무회의에서 개정 종부세법이 공포되면서 과세 기준선이 기존 9억원에서 11억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뉴스1
  • 與 종부세 완화 홍보

    與 종부세 완화 홍보

    7일 서울 시내에 1가구 1주택자 기준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선이 완화된다는 내용의 여당 홍보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날 국무회의에서 개정 종부세법이 공포되면서 과세 기준선이 기존 9억원에서 11억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뉴스1
  • [여기는 중국] 실무자도 모르는 오락가락 방역 지침…하혈 중인 임산부 방치

    [여기는 중국] 실무자도 모르는 오락가락 방역 지침…하혈 중인 임산부 방치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두고 현장 실무자들 사이에서도 오락가락 하는 행정 탓에 애꿎은 주민들만 피해를 입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중국 저장성 원저우 시에 거주하는 한 만삭의 임산부는 갑작스러운 하혈로 인근 대형 병원을 찾았지만 핵산 검사 결과서가 없다는 이유로 병원 치료를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일 자정 예상하지 못한 하혈로 가족들과 함께 원저우 시내의 한 여성병원을 찾았다는 이 여성은 핵산 검사 결과서가 없다는 이유로 병원 입구에서부터 입원을 저지당했다고 현지 언론 펑파이 신원을 통해 제보했다.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하혈하는 임산부와 가족들을 막아 선 병원 관계자는 현장에 파견돼 근무 중이었던 사설 보안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대 보안원은 병원 지침이라는 이유로 위중한 상태의 임산부와 가족들의 병원 내부 진입 자체를 막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이 여성은 하혈이 계속되는 상태로, 착용했던 하의가 피로 얼룩지고 바지 아래로 상당량의 피가 낭자하게 흐르는 등 상태가 심각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현장에 있었던 보안원은 핵산 검사 결과서가 없는 경우 병원 내부 진입이 금지라는 상부 지침을 내세워 환자와 가족들의 치료를 막았다고 해당 언론은 지적했다. 이 때 건강이 위중한 상태였던 임산부는 하혈 중 침상에 누워 가족들이 직접 병원 내부로 이송을 시도했던 상태였다. 그러나 이 같은 상황에서도 환자의 앞을 막아서는 보안원과 병원 관계자들의 완고한 태도 탓에 당시 환자와 가족들은 병원에서 전달한 검사지를 이용해 즉석 검사를 의뢰했으나, 결과가 도출되기까지 약 2시간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응급 진료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환자 가족들은 보안원과 관계자들에게 임산부의 건강이 위중한 상태라는 점을 수 차례 주장, 병원 밖에서 응급 진료라도 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청했으나 현장 관계자들 누구도 도움을 주지 않았다고 가족들은 주장했다. 특히 가족들은 원저우 시 거주자이며 최근 타도시로의 이동이 없었다는 점을 밝혔으나 현장 보안원들의 태도는 변함이 없었다는 것이 환자 가족들의 설명이다. 급기야 환자의 주치의라는 의료진이 병원에 등장해 해당 보안원들에게 환자의 응급실 진입을 부탁한 후에야 임산부에 대한 치료가 가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두 명의 보안원들과 현장을 찾은 외부 병원의 주치의는 수 차례 언성을 높이는 등 갈등을 빚었다. 특히 보안원들은 환자의 응급 진료가 시급하다는 주치의의 판단에 대해 “결과지가 나오려면 멀었다. 긴 말 말고 저쪽에서 기다려라”면서 “아무리 의사라고는 하지만 어떤 말을 해도 소용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유지했다. 특히 이 보안원들은 “현장에 시달된 지침을 어겨가면서 실내에 진입하려면 윗 선에 알려야 하고, 윗 사람들의 허가가 있어야 한다”면서 한사코 환자의 응급 진료를 막아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현장에 있었던 환자 가족들이 촬영한 영상이 현지 SNS에 공유되면서 논란은 일파만파 커지는 분위기다. 급기야 사건 발생 이튿날 현지 병원 총 책임자라고 신분을 밝힌 병원 의료진이 직접 나서 “건강마(건강상태 체크QR코드)를 통해 건강 상태와 개인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면 환자 개인의 응급실 진입은 가능한 사례였다”면서 “특히 이번 논란이 된 환자와 가족들의 경우 이전 14일 동안 코로나19 감염 고위험지역 등 외부 방문 내역이 없다는 점에서 핵산 검사지가 없어도 충분히 병원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고 사건 진화에 나섰다. 그러면서도 “사건이 발생했던 지난 6일 당시 총책임자인 내가 비번이어서 문제 해결 대응이 늦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해명이 이어지자 누리꾼들은 생명이 위독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형 병원에서 일선 현장 관계자들과 병원의 대응과 지침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한 누리꾼은 “임산부가 하혈을 할 정도라면 생명이 위중한 상태라를 것을 일반인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데, 단지 오락가락 하는 지침 탓에 응급 진료를 막아 선 행태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이냐”면서 “만약 임산부나 배 속의 태아 중 누구 한 사람의 생명이 잘못됐을 경우 누가 책임질 수 있는 사건인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 [여기는 중국] 학생들 급식 잔반을…직접 먹어서 처리하는 교장 경악

    [여기는 중국] 학생들 급식 잔반을…직접 먹어서 처리하는 교장 경악

    중국 후난성 용저우 시내의 한 중고등학교 급식실에서 학생들이 남긴 음식을 처리하는 교장의 모습이 영상으로 공유돼 이목이 쏠렸다. 화제가 된 영상 속 50대 남성은 용저우 시내의 모 고등학교에 재직 중인 교장으로, 그는 학생들의 급식 잔반을 직접 먹어 치우는 방식으로 반찬 줄이기 운동을 실천했다. 영상 속 교장은 점심시간 동안 잔반 처리 쓰레기통 쪽으로 잔반이 담긴 급식판을 들고 오는 학생들을 차례로 줄을 세운 뒤 학생들이 남긴 음식을 젓가락질 해 모두 먹었다. 또 교장은 잔반이 없는 급식판을 든 학생들에게만 급식실 외부로 나갈 수 있도록 했다. 교장의 이 같은 행동을 현장에서 지켜봤던 상당수 학생들은 음식물 쓰레기통 앞에 선 그가 잔반을 처리하는 방식에 경악한 분위기였다. 일부 학생들은 교장의 이 같은 행동이 계속되자 급식판을 들고 다시 식탁으로 돌아가 잔반을 먹는 모습도 영상에 잡혔다. 해당 영상은 현지 언론과 SNS 등을 통해 빠르게 공유되며 화제가 됐다. 현지 유력 언론 소후닷컴은 영상 속 남성은 최근 용저우시 소재의 고등학교에 새로 부임한 교장이라고 보도했다. 그는 최근 부임한 학교 급식실을 시찰한 뒤 학생들의 음식 낭비가 심각한 것을 확인하고 직접 잔반 처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자 이 같은 일을 실행한 것이라고 해당 언론은 설명했다.이 언론은 ‘교장이 몸소 실천하면서 학생들의 음식물 낭비 행위는 눈에 띄게 줄었다’면서 ‘학교에서부터 음식물이 낭비되지 않는 교육과 구체적 실천방안까지 전달한 사례’라고 호평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같은 교육계 분위기가 지난해 중순 시진핑 국가 주석이 “음식 낭비 현상에 가슴이 아프다”고 발언한 후 보도된 사건이라는 주목하고 있다. 이번 50대 교장의 잔반 처리 역시 시 주석이 직접 지시한 일명 ‘광반운동’으로 불리는 잔반처리(접시 비우기) 운동이 본격화된 이후 진행된 사례라는 것. 특히 시 주석의 지침에 일선 학교 교장까지 나서 학생들의 잔반을 직접 먹어 처리해야 하는 삭막한 중국 내부의 분위기가 입증된 사건이라는 지적인 셈이다. 지금까지 자발적인 차원에서 음식 낭비를 줄이자고 외치던 일을, 국가와 국가 통수권자가 나서 사회적 책무로 부여하겠다는 선언이 있었다는 점에서 해당 교장의 행위가 비자발적 행위일 가능성이 크다는 짐작도 나오고 있다. 더욱이 최근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재확산과 식중독 발생 문제 등으로 예민한 상황에서 학생들이 먹다 남긴 음식을 섞어 섭취한 행위는 자칫 위생 안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 상태다. 한편, 중국 당국은 지난 4월 ‘음식낭비 금지법’을 전격 시행한 이후 일명 ‘먹방'(먹는 방송) 콘텐츠 단속도 하고 있다. 이미 더우인, 콰이서우 등 동영상 공유 플랫폼에서 ‘대위왕'(大胃王·대식가)이란 검색어가 사라졌고 유명 먹방 계정도 대중의 관심에서 사라진 지 오래다. 관영 중국중앙(CC)TV 역시 ‘먹방’의 문제점을 질타하는 보도를 내보내고 있다. 또, 외식업계에는 손님 수보다 1인분을 적게 시키자는 뜻의 일명 ‘n-1’ 운동이 계속되고 있다.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반항아 이미지로 누벨바그 이끈 장폴 벨몽도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반항아 이미지로 누벨바그 이끈 장폴 벨몽도

    프랑스 국민배우 장폴 벨몽도가 88세를 일기로 6일(현지시간) 눈을 감았다. 비뚤어진 코 때문에 후줄근한 외모의 그는 오히려 더 인간적이고 반항적인 1960년대 프랑스 젊은이들의 사랑을 받았던 배우다. 반세기 동안 프랑스 영화계를 지탱해온 벨몽도가 파리 자택에서 평화롭게 눈을 감았다고 그의 변호인이 이날 밝혔다. 80편에 달하는 영화에 출연하며 1억3천만장이 넘는 티켓을 판매한 벨몽도는 프랑스 영화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전형적인 미남형이 아니어서 배우 활동을 준비할 때 주인공 배역을 따내지 못할 것이란 이야기를 들었다고 하지만 외모는 전혀 장애물이 되지 않았다. 그는 장뤼크 고다르, 프랑수아 트뤼포, 알랭 레네, 루이 말, 장피에르 멜빌 등 1960년대 프랑스 영화 운동 ‘누벨 바그를 대표하는 감독들과 많은 작품을 함께 했다. 특히 고다르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1960년 영화 ‘네 멋대로 해라’에서 맡은 비운의 깡패 역할은 그를 일약 스타덤에 올려놓았다. 파리 근교 뇌이쉬르센에서 태어난 그의 아버지는 파리 시내 공원들의 많은 동상을 조각한 조각가 폴 벨몽도였다. 지방의 작은 연극 무대에서 처음 연기를 시작한 그는 1958년 단편 영화에 출연해 달라는 제안을 받아 고다르 감독과 처음 연을 맺었다. 벨몽도는 이따금 자신이 고다르 감독의 첫 번째 영화에 출연했으며 그의 마지막 영화에서도 연기를 할 것이라는 말을 하곤 했다. 벨몽도는 예술영화뿐만 아니라 액션 영화, 코미디 영화까지 장르를 넘나들었고 경찰, 도둑, 신부, 비밀요원 등 다양한 배역을 소화하며 화려한 필모그래피를 남겼다. 연기자의 길을 택하기 전 아마추어 권투선수로 활동해 23차례 싸워 15번 이겼다. 다만 비뚤어진 코는 링에서가 아니라 학교 운동장에서 싸움 끝에 얻어낸 것이었다. 그는 액션 영화에서는 대역을 쓰지 않고 직접 연기했다. 고다르나 빅토리오 데시카 감독 등의 작품에 출연한 것보다 우리에게는 역시 국제 협업의 결과물인 ‘파리는 불타고 있는가?’(1966년), 007 시리즈 ‘카지노 로열’(1967년), 알랭 들롱(86)과의 갱스터 영화 ‘볼살리노’(1970년) 등이 더 뇌리에 강렬하게 남아있다. 벨몽도는 2016년 제73회 베네치아 영화제에서 공로를 인정받아 명예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2001년 뇌졸중으로 쓰러져 병원에서 치료를 받기도 했으나 2003년 70세의 고령에도 두 번째 아내와 사이에서 딸을 낳았다. 두 번 결혼하고 모두 이혼했던 그는 2010년 43살이나 어린 플레이보이 전직 모델 바르바라 강돌피와 연애를 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오랜 친구이자 경쟁자로 프랑스 영화계에 함께 커다란 족적을 남긴 들롱은 그의 부고를 접한 뒤 쎄뉴스 방송에 “삶의 일부”였던 그가 세상을 떠나 “산산이 부서진 느낌”이라고 비통해했다. 티에리 프레모 칸 영화제 집행위원장은 트위터에 “남자로서, 연기자로서 그가 보여준 관대함은 영화사에 몇몇 훌륭한 순간들을 남겼다”며 “고맙습니다, 장폴”이라고 적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도 트위터에 글을 올려 “위대한 영웅부터 친숙한 인물”까지 연기한 벨몽도를 “국보”라고 부르며 “우리는 그에게서 우리 모두를 발견할 수 있었다”고 추모했다.
  • 맨발의 대통령 둘러싼 무장세력… ‘장기 독재’ 기니서 군부 쿠데타

    맨발의 대통령 둘러싼 무장세력… ‘장기 독재’ 기니서 군부 쿠데타

    TV에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9명의 군인이 출연했다. 스스로를 ‘국가화해발전위원회’라고 부르고 “헌법이 해체됐다. 만연한 부패와 정부 운영 실패, 가난 때문에 정권을 장악했다”고 했다. 대통령은 행방이 묘연하다. 공개된 한 장의 사진에는 맨발에 청바지를 입은 대통령이 소파에 걸터앉았고, 복면을 한 무장 군인들이 그 주변에 가득하다. 영국 BBC 등 서방 언론들이 6일 묘사한 서부 아프리카 기니의 쿠데타 정황이다. 쿠데타 세력은 전 프랑스 용병 마마디 둠부야 중령이 이끄는 부대로 추정된다. AP, AFP, 로이터 등에 따르면 기니 수도 코나크리의 대통령궁 근처에서는 전날 오전 상당한 규모의 총격전이 발생했다. 중심가에 총격 소리가 들리고 곳곳에서 무장 군인들이 이동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쿠데타 세력은 국경이 일주일 동안 폐쇄됐다고 선언했다. 다만 국방부는 “대통령 경호팀과 군대가 쿠데타 세력을 격퇴했다”고 밝혔다. 쿠데타 세력은 TV에서 정부 해산과 군부에 의한 과도정부 구성 방침을 밝혔다. 전국에 통금령을 발령했으며 6일 오전 과도 정부 내각회의를 소집한다고 발표했다. 둠부야는 “우리는 더이상 한 사람에게 정치를 맡기지 않을 것이다. 국민에게 정치를 맡길 것”이라고 했다. 쿠데타 세력이 군 내부에서 어느 정도 지지를 확보했는지, 집권 세력을 통제하고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천연자원이 풍부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로 프랑스 식민 통치를 받던 기니에선 1958년 독립 이후 장기 독재와 군부 통치가 이어졌다. 알파 콩데(83) 대통령이 2010년 최초로 선거를 통해 집권했으나 지난해 3선에 연임하며 장기 집권을 선언, 국민의 지지를 빠르게 잃었다. 이날 코나크리 시내 곳곳에서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쿠데타를 축하하는 듯한 사진이 공개됐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트위터에 “기니의 상황을 매우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무력에 의한 정부 장악을 강력히 규탄하며, 콩데 대통령의 즉각 석방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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