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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섶에서] 반지하살이

    [길섶에서] 반지하살이

    1980년대 대학 시절 1년 정도 반지하방에 살던 때의 느낌이 아직도 지워지지 않는다. 어둠과 눅눅함, 아무리 쓸고 닦아도 지워지지 않는 특유의 냄새 등. 영화 ‘기생충’을 보면 부잣집 아이가 운전기사(송강호 분) 가족들에게서 같은 냄새를 맡는 상황이 펼쳐진다. 작가의 정교하고 날카로운 상황 포착에 무릎을 친 장면이다. 반지하방에서 커튼을 열면 바깥세상이 올려다보였다. 누군가 창밖 골목길을 걸어가면 얼굴은 안 보이고, 몸통이나 다리가 그림자처럼 지나갔다. 그래선지 그때는 ‘반지하에 산다는 건 올려다보는 삶’이란 자조적 인식을 가졌던 것 같다. 반지하방에서의 느낌은 비가 자주 오는 여름철 최대로 확장됐다. 에어컨이나 제습기가 없던 시절 방에 가득찬 눅눅함과 냄새를 온몸으로 받아내야 했다. 돌이켜보면 내 인생에서 꽤 침울했던 시기였다. 반지하방에 거주한 지 1년 만에 군에 입대했는데 고된 군생활에도 불구하고 우울감은 깨끗이 사라졌다. 장마가 시작되니 반지하에 살던 기억이 다시 스멀스멀 기어올라 온다. 정부와 정치인들은 어김없이 ‘반지하 대책’이 시급하다고 부산을 떤다. 40년 전 상황이 그대로인 현실에 입맛이 쓰다.
  • 소아의료 벼랑 끝인데… 의사는 ‘대토론회’ 명분 26일 또 휴진

    소아의료 벼랑 끝인데… 의사는 ‘대토론회’ 명분 26일 또 휴진

    “생후 1개월 아이가 우리 병원에 왔는데 상태가 점점 나빠졌어요. 모 대학병원에 전화하니 받기가 어렵다더군요. 무작정 밀고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난동을 피워서라도 아이를 받게 해라.’ 119구급차에 탄 보호자에게 해 줄 말은 이것밖에 없었어요.” “소아 중증 환자의 50%가 지난 한 달간 장거리로 전원되고 있어요. 자칫 골든타임을 넘길 수도 있는 일입니다. 아동병원에 온 응급 환자를 전원하지 못하면 의사 여럿이 달려들어 진료해야 하는데, 진료받지 못한 일반 환자들이 불만을 터뜨리며 돌아가고 있습니다.” 대한아동병원협회는 30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서울코엑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처럼 소아 의료 붕괴를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협회가 지난 27~29일 아동병원 50곳을 설문조사한 결과 구급차로 내원한 중증 환자를 다시 상급병원으로 보내는 게 매우 어렵다는 응답이 72%였다. 10개 아동병원 중 9곳이 사실상 소아응급실 역할을 하며 부담을 떠안고 있었다. 아동병원은 경증·준중증 환자를 진료하는 병원급 의료기관으로 전국에 120여곳이 있다. 최근 몇 년째 이어진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기피 현상으로 전문의가 부족한 데다 지난 2월 전공의 사직 이후 중증도가 높은 소아 응급 환자들이 허리 역할을 하는 아동병원으로 몰리면서 과부하가 걸렸다. 이창연 협회 부회장은 “내년 초가 되면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는 거의 볼 수 없을 것”이라며 “아동병원이 소아응급실처럼 되는 현상은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동병원을 살리려면 ‘핀셋 지원’과 함께 의료 공백 사태가 정상화돼야 하지만 의정 대화의 물꼬가 터지지 않아 답보 상태다. 지난 20일 범의료계 회의체인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가 출범한 지 열흘이 되도록 전공의와 의대생이 참여하지 않아서다. 정부 관계자는 “전공의가 빠진 상태에서는 무엇을 한들 실효성이 명확하지 않다”고 털어놨다.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던 집단 휴진 움직임도 다시 꿈틀대고 있다. 올특위는 “7월 26일 전 직역이 참여하는 ‘대(大)토론회’를 전국적으로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토론회를 명분으로 26일 휴진하겠다는 것이다. 비판 여론을 고려해 ‘대토론회’ 형식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 참다못한 92개 환자단체는 오는 4일 서울 보신각 앞에서 10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의사 집단 휴진 철회 및 재발방지법 제정 환자 촉구대회’를 열기로 했다. 환자들이 아픈 몸을 이끌고 뙤약볕 밑에서 대규모 집회를 여는 건 전례없는 일이다. 정부는 이번 주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처분 방침을 결정하기로 했다. 사직 전공의에게 올 9월부터 ‘동일 과목·연차’로 일할 기회를 줄지 검토해 발표할 예정이다. 현행 규정은 사직 후 1년 내 동일 과목·연차로 응시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
  • 새판 엎어버리는 킬러규제 [규제혁신과 그 적들]

    새판 엎어버리는 킬러규제 [규제혁신과 그 적들]

    직방·로톡·삼쩜삼… ‘제2 타다’ 위기에 내몰린 혁신 플랫폼들손톱 밑 가시·신발 속 돌멩이 등정권 바뀌어도 불량 규제 여전 “새로운 분야가 낡은 분야에서 자원을 빼앗아 오고 신생 기업이 기성 기업의 시장을 잠식하며 신기술이 기존 업무 능력과 기계를 무용지물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 창조적 파괴의 예다. 포용적 경제 제도를 반대하는 이면에는 창조적 파괴에 대한 공포가 숨어 있다… 경제적 특혜가 사라질 것을 우려하는 경제적 패자와 정치권력이 침해당할 것을 두려워하는 정치적 패자가 가로막는다면 경제성장은 지속되기 어렵다.”(대런 애스모글루·제임스 로빈슨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중) ●여전히 1990년대에 머무른 규제 전봇대, 손톱 밑 가시, 신발 속 돌멩이, 모래주머니…. 역대 대통령들이 ‘규제’를 설명할 때 사용했던 표현들이다. 역대 정부는 방향과 속도는 달라도 정치적 스펙트럼과 관계없이 규제 혁신을 한목소리로 외쳤다.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를 필독서로 꼽은 윤석열 대통령도 다르지 않다. 하지만 기업 혁신을 저해하는 ‘규제 대못’이 말끔하게 뽑힌 적은 없다. 기득권의 반발,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 정치적 계산에 번번이 가로막혔다. 인공지능(AI)으로 상징되는 거스를 수 없는 변화가 성큼 다가왔지만 여전히 1990년대에 머문 낡은 규제, 그리고 유독 한국에만 존재한다는 의미의 ‘갈라파고스 규제’가 곳곳에 똬리를 틀고 있다. 서울신문은 창간 120주년을 맞아 ‘규제 혁신과 그 적들’ 시리즈를 통해 저성장의 늪에 빠진 대한민국의 성장엔진을 되살릴 해법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창조적 파괴 없는 韓경제 도약 어려워 공정한 경쟁의 장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시장을 지배하는 독과점 기업 혹은 해당 직역의 이익단체는 혁신적 경쟁자의 진입을 방해하게 된다. 진정한 혁신과 창조적 파괴를 가능케 하는 포용적 제도가 확립되지 않으면 한국 경제는 더 높은 단계로 도약할 수 없다. 혁신적 스타트업의 전장(戰場)인 플랫폼 산업 분야가 대표적이다. 2020년 택시업계를 의식한 정치권의 역주행으로 ‘타다’가 좌초된 이후에도 혁신 플랫폼이 기득권 텃세와 여의도발(發) 불량 규제에 발목 잡혀 삐걱대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불량규제·기득권 텃세 탓‘타다’ 4년간 허송세월직방금지법도 불씨남아 2018년 ‘타다’는 기존 택시에선 경험하기 어려웠던 혁신적 서비스로 파란을 일으켰다. 그러나 택시업계가 ‘타다’를 검찰 고발하고 택시기사 분신 사건까지 일어나자 기류가 바뀌었다. 결국 21대 총선을 한 달 앞둔 2020년 3월 여야는 택시업계 의견을 수용해 ‘타다 금지법’(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전체 규모가 20만명에 이르는 데다 여론 전파력이 강력한 기사들을 의식한 여야가 당론으로 법안에 찬성했다. 타다 금지법 이후 심야 택시 대란, 요금 인상에 따른 불편은 고스란히 소비자 몫이 됐다. 지난해 6월 대법원은 4년 만에 타다 운영은 불법이 아니라고 최종 판결했다. 하지만 ‘타다 베이직’을 비롯한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의 성장 기반은 이미 동력을 잃은 뒤였다. 플랫폼의 혁신적 서비스를 경계한 직역 단체의 실력 행사와 표를 의식한 정치권의 호응은 21대 국회에서 ‘직방 금지법’ 발의로 이어졌다. 직방은 부동산 매매와 전월세를 중개하는 비대면 공인중개 플랫폼이다. 위기의식을 느낀 개업 회원 수 11만명의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직방이 중개업 영역을 침범했다며 규제 필요성을 주장했다. 김병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22년 10월 공인중개사 측 입장을 반영한 ‘직방 금지법’(공인중개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공인중개사협회를 법정 단체로 지정하고 공인중개사의 협회 가입을 의무화하며 협회에 공인중개사 검증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협회는 “검증되지 않은 공인중개사의 활동을 차단하고 허위 매물을 통한 전세사기와 같은 시장 교란 행위를 없애기 위한 법”이라면서 “협회가 시장 개입을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프롭테크(부동산+기술) 업계에선 중개사협회에 칼자루를 쥐여 줌으로써 혁신 스타트업을 짓누르는 법이라고 봤다. 국토교통부도 당시 검토보고서에서 “중개사협회가 법정 단체화되면 신산업 창출 및 국민 편익을 저해할 가능성이 크다”며 반대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역시 “협회가 독점적 지위와 권한을 갖게 되면 경쟁 제한 행위가 발생할 우려가 크다”고 했다. 비판 여론에 밀려 직방 금지법은 폐기됐지만 22대 국회에서 재발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21대 규제법안 1677건의원 발의 남발 지적“사전 영향 분석 필요” 지난 21대 국회에선 총 2만 6707건의 법안이 발의됐다. 이 가운데 규제를 신설·강화하는 의원 입법안은 1677건(6.3%)으로 집계됐다. 물론 규제 법안이 모두 ‘악법’은 아니다. 다만 의원 입법은 정부 입법과 달리 규제영향분석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지역구의 이해관계나 이익단체 등의 요구를 반영한 발의가 무분별하게 이뤄질 여지가 있다. 발의 건수로 의정 평가를 하는 관행도 규제 남발의 원인으로 꼽힌다. 재계는 의원 입법안에 대해 정부 입법처럼 사전 규제영향 분석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창범 한국경제인협회 상근부회장은 “정부 입법안은 국회 제출에 앞서 규제의 사회적 편익과 비용을 검토하는 규제영향 분석을 거치는데 의원 입법안은 의원 10명의 찬성만 있으면 제출이 가능하다”며 “규제는 기업 경영과 국민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의원 규제 입법에 대한 다각도의 검토와 심사 절차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책연구원도 의원 입법 규제영향 분석 도입에 찬성의 뜻을 나타냈다. 양용현 한국개발연구원(KDI) 규제연구실장은 “규제영향 분석을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국회 스스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의원 입법에 대한 규제영향분석이 실효성이 없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입법권 침해’가 될 수 있고 웬만해선 국회 심사 과정에서 걸러진다는 점에서다. 이민호 한국행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의원의 규제법 남발을 막기 위한 규제영향분석을 할 인력이 없고 입법권 침해 문제도 있어서 도입이 불가능하다”면서 “현실성이 떨어지는 규제 법안은 어차피 국회를 통과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급성장한 삼쩜삼(3.3)·로톡·강남언니 등이 ‘제2의 타다’가 되지 않을 거라고 장담하긴 어렵다. 플랫폼과 직역 단체의 갈등은 끊이지 않고 분출할 뇌관이다. 기득권을 쥔 직역 단체는 규제 강화를, 플랫폼은 규제 완화를 외치고 있는 만큼 국회가 ‘갈등 조정자’ 역할을 해야 한다. 한국 경제가 저성장과 재도약의 갈림길에 선 상황에서 22대 국회의 역할이 중요한 까닭이다. 최근 월급쟁이, 자영업자의 관심이 쏠린 세금 신고·환급 서비스 플랫폼 삼쩜삼과 한국세무사회의 갈등도 국회로 옮겨 갈 것으로 보인다. 삼쩜삼은 세무 지식이 부족한 납세자를 대신해 세무 정보를 열람한 뒤 돌려받지 못한 세금을 찾아 환급받도록 돕는다. 세무사들이 하던 일이다. 2020년 5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4년 만에 가입자 2000만명을 넘어섰고 누적 환급액은 1조원을 돌파했다. 삼쩜삼 측은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 입법으로 날개를 달고 싶어 한다. 개정안에는 법률·의료·세무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이 정보 주체의 위임을 받아 주민등록번호 처리를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21대 국회 스타트업 연구모임 ‘유니콘팜’의 1호 법안이었고 강훈식 민주당 의원과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이 힘을 모았다. 개인정보 유출 우려도 있지만, 개정안이 22대 국회에서 의결되면 세금 신고 때마다 머리를 싸맸던 국민들의 편익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세무사회의 방어도 만만치 않다. 세무사회 측은 “삼쩜삼이 자격도 없이 세무 대리를 했다”며 2021년 3월부터 삼쩜삼 운영사 자비스앤빌런즈를 형사 고발했다. 검찰은 2022년 8월 삼쩜삼에 대해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 검찰은 “신종 플랫폼 사업에 대한 변화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무자격 세무 대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자 세무사회는 “삼쩜삼이 불성실 신고와 탈세를 조장한다”며 국세청에 신고했고 개인정보보호위원회·공정위에도 조사를 의뢰했다. 세무사회는 세무업 자체가 플랫폼에 종속될 것을 우려한다. 한 세무사는 “광고성 리뷰 조작으로 세무 서비스 시장이 교란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삼쩜삼은 시장에서 퇴출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법률상담 서비스 플랫폼 ‘로톡’과 대한변호사협회·서울지방변호사회의 갈등도 22대 국회에서 재점화할 가능성이 크다. 로톡의 혁신을 지원하는 ‘로톡법’이 재발의됐기 때문이다. 변협은 2021년 5월 법률 서비스 플랫폼을 통한 변호사의 광고 행위를 금지하는 광고 규정을 신설하고 “로톡이 유상으로 변호사를 중개하고 있다”며 로톡에 가입한 변호사의 탈퇴를 압박했다.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은 같은 해 7월 이른바 ‘로톡 금지법’(변호사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하며 변협에 힘을 실었다. 변호사가 아닌 사람이 변호사 업무 광고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정부는 로톡의 손을 들어 줬다. 법무부는 “현행 변호사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밝혔고 공정위는 변협의 로톡 가입 변호사 징계에 대해 “공정거래법상 사업자단체 금지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로톡 금지법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로톡과 변협의 1차전은 로톡의 판정승으로 일단락됐다. 이소영 민주당 의원은 21대 국회에서 논의가 무산된 ‘로톡법’(변호사법 개정안)을 22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재발의했다. 변호사의 광고 규제를 변협 내규가 아니라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하는 변호사법 개정안이다. 이 의원은 “변협이 다양한 리걸테크 서비스를 규제 대상에 포함하면서 새로운 법률 플랫폼의 출현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스타트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줘야 한다”고 밝혔다. 성형 정보·시술 후기 플랫폼 ‘강남언니’는 상황이 달랐다. 강남언니 운영사 힐링페이퍼 홍승일 대표는 지난해 7월 의료법 위반 혐의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가입자에게 입점 병원의 시술 상품 쿠폰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환자를 알선하며 수수료를 챙긴 행위에 대해 유죄 판결이 내려졌다. 의료법은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로톡은 변호사로부터 광고료를 받지만 사건 알선에 따른 수수료는 받지 않아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스타트업·직역단체 사이‘갈등 중재자’ 역할 시급국회가 제도 정비 나서야 최근 사법당국은 플랫폼과 직역 단체 갈등에서 강남언니처럼 치명적인 법적 하자가 없는 한 플랫폼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삼쩜삼은 세무사회로부터, 로톡은 변협으로부터 고발 세례를 받았지만 검찰은 불기소 처분을, 경찰은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법조계 관계자는 “대법원이 최종 무죄를 선고했음에도 퇴출당한 타다의 사례가 영향을 미친 것 같다”면서 “직역 단체의 반발이 결국 기득권 보호에 목적이 있다 보니 플랫폼 혁신에 힘을 싣는 것이 공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는 스타트업과 직역 단체의 갈등 해결을 올해 최우선 과제로 꼽는다. 성상엽 벤처기업협회장은 “신산업 분야 진입 규제 혁신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기득권의 부당 규제에 대한 감시를 강화할 것”이라면서 “신산업의 경우 사전 허용 후 규제하도록 원칙을 세우고 규제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도 “스타트업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나 기술은 기존 제도와 충돌하는 일이 잦다”면서 “혁신에 속력이 붙도록 국회가 제도 정비를 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 닷새 만에 복귀한 與추경호…‘채상병 특검·김홍일 탄핵’ 곳곳 암초

    닷새 만에 복귀한 與추경호…‘채상병 특검·김홍일 탄핵’ 곳곳 암초

    22대 국회 원 구성 협상 결과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29일 업무에 복귀했다. 추 원내대표는 “국회를 민주당의 놀이터가 아닌 국민의 것으로 돌려놓겠다”고 했으나, 당장 추 원내대표 앞에 놓인 현실은 녹록지 않다. 추 원내대표는 30일 업무 복귀 후 첫 일정으로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추 원내대표는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 사고에 대해 “부끄러운 후진국형 안전사고”라며 “정부는 산업 현장의 안전불감증 해소 대책 마련에도 특별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추 원내대표는 기획재정부가 조만간 발표할 예정인 정부의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과 관련해 “최근 서민들 살림살이는 매우 팍팍하고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며 “지금 당정이 시급히 살펴야 할 경제 과제는 첫째도 민생, 둘째도 민생”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생 안정을 위해서는 물가안정이 급선무인 만큼 서민들의 생활물가, 장바구니 물가 안정에 총력을 기울여달라”고 주문했다. 추 원내대표는 업무 복귀 입장문을 통해 “민생안정을 위해, 민주당의 의회독재 타도를 위해 절치부심, 와신상담의 정신으로 처절하고 치열하게 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장 6월 임시국회 곳곳에 암초가 널려 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다음달 4일까지인 6월 임시국회에서 채 상병 특검법과 방송 4법,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소추안까지 통과시키려는 태세인 만큼, 곳곳에서 여야의 공방과 대치가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이들 법안이 원 구성 이전 야당이 상임위에서 단독 처리한 ‘반쪽짜리’라며 원천 무효를 주장하는 한편, 본회의에서마저 강행 통과될 경우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맞설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108석 소수 여당으로서 거대 야당의 실력 행사를 막을 수 없는 만큼 야당의 ‘입법 폭주’를 부각하는 여론전에 우선 주력할 방침이다.
  • “우리 단지부터 재건축을” 분당신도시 선도지구 공모 열기 ‘후끈’

    “우리 단지부터 재건축을” 분당신도시 선도지구 공모 열기 ‘후끈’

    수도권 1기 신도시 중 가장 많은 1만 2000가구를 선도지구로 선정할 예정인 성남 분당신도시의 선정 기준을 놓고 주민들의 관심이 뜨겁다. 경기 성남시는 지난 29일 오후 2시 시청에서 분당신도시 선도지구 선정 공모 주민 설명회를 열었다. 시에서 선정 공모 지침을 보다 자세히 소개하기 위한 자리로, 588석 규모의 대강당은 설명회 시작 전에 만석이 될만큼 선도지구에 선정돼 재건축을 신속하게 진행되기를 바라는 조합원들의 관심을 높았다. 이에 시는 설명회 실황을 중계 화면으로 볼 수 있도록 3층에 별로도 마련된 180석 규모의 한누리실도 행사 시작 전에 찼다. 이날 설명회에서 시는 재건축 추진 단지들 간 경쟁을 의식한 듯 선도지구로 지정되지 않아도 신속한 재건축 진행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재건축 단지의 시공을 선점하려는 건설사 측에서도 나와 조합원들에게 눈도장을 찍기도 했다. 오후 2시 시작된 설명회에서 신상진 시장은 다시 한번 선도지구 선정 공모 취지와 지침에 관해 설명했다. 신 시장은 “선도지구 지정에 관심이 많은데 시는 공정하고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해서 최대치로 지정해 재건축을 추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11월 선도지구 지정에서 탈락하더라도 시는 매년 추가 (재건축 추진) 단지를 지정할 계획이므로 추후에 다시 신청하면 된다며 걱정하는 주민들을 안심시켰다. 설명회에는 분당신도시 정비기본계획 용역을 수행 중인 백기영 동명기술공단 전무의 ‘분당신도시 선도지구 공모 개요 및 구역 설정 기준’이라는 주제로 선도지구 ‘기초구역’과 ‘소규모단지’의 분할·통합 조건이나 평가 기준을 설명했다. 이어 김기홍 분당신도시 총괄기획가(PM)는 ‘선도지구 평가기준 및 제출서류’ 등의 주제로 선도지구 사업시행방식에 대해 브리핑 했다. 분당신도시 선도지구 공모가 발표된 후 처음 열린 주민설명회에서 선도지구와 관련한 주민들의 궁금증이 쏟아졌다. 대체로 단지 특성에 따라 배점의 유불리가 달라지는 세부 평가 기준 항목과 이주대책, 추가분담금 등에 대한 질문이 줄을 이었다. 한 주민은 “선도지구에 지정된다고 해도 사업성과 추가 분담금에 대한 걱정이 많다”며 “사업성은 상향 적용될 용적률에 의해 큰 영향을 받을 텐데 주민들이 선도지구 제안서 작성 작업을 하기 전 시가 미리 가이드라인을 내주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기홍 총괄기획가는 “여러 설명회에 참석해 이런 의견들을 정말 많이 들었다”며 “조치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신탁방식, 총괄사업자+조합방식, 공공시행방식으로 재건축을 진행하면 가산점을 부여한다는 평가 항목을 두고 시가 이런 방식을 유도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불분명한 운영과 조합 내 갈등 등 재건축 추진 시 예상되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대안으로 제시한 것일 뿐 특정 방식을 유도하려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한 주민은 야탑동, 서현동, 이매동의 경우 서울공항 항공기의 이착륙 이격거리 문제로 재건축 때 고도제한 문제로 사업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시의 대안을 묻기도 했다. 김 총괄기획가는 “신도시 정비 특별법에 고도제한 완화 부분이 빠져 있지만, 성남시가 3차 고도제한 완화를 별도로 추진하고 있고 현재 진행 중인 용역 결과가 내년 10월에 나오면 국방부와 협의해 풀어나갈 걸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가 고려 중인 이주대책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김 총괄기획가는 “이주단지는 국토교통부가 주민 의견 수렴에 나서는 등 검토 중이다. 시는 현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중문제가 없게 하겠다”고 설명했다. 시 공모지침에 따르면 선도지구 공모에 신청하려는 주민들은 구역 내 전체 토지 등 소유자의 50% 이상 동의와 단지별 토지 등 소유자의 50% 이상 동의, 구역 내 상가 소유자의 20% 이상 동의를 받아야 한다. 배점(가점 포함 102점 만점) 항목은 ▲주민동의율 60점 ▲도시기능 활성화 필요성 15점 ▲정주환경 개선의 시급성 6점 ▲정비사업 추진의 파급효과 19점 ▲사업의 실현 가능성 2점(가점) 등 5가지로 구성됐다. 성남시는 오는 9월23일~27일 5일간 공모 신청서 접수 후 10월 평가를 거쳐 11월에 1만2000가구 규모의 선도지구를 최종 선정한다.
  • 내년 최저임금 최장 심의 이어지나?…업종별 차등 적용 놓고 노사 ‘정면충돌’

    내년 최저임금 최장 심의 이어지나?…업종별 차등 적용 놓고 노사 ‘정면충돌’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가 올해도 법정 심의 기한(6월 27일)을 넘겼다. 더욱이 핵심인 최저임금 수준 논의도 시작도 못하면서 지난해 기록했던 최장 심의(110일), 가장 늦은 결정(7월 19일)이 올해 다시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30일 최임위와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최저임금위에 따르면 지난 27일 열린 제6차 최임위 전원회의는 최저임금 업종별 구분(차등) 적용을 놓고 노사가 정면충돌하면서 결론을 내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이에 따라 내달 2일로 예정된 7차 전원회의에서 재논의키로 했다. 경영계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의 지불 능력 약화를 들어 음식점·간이음식점·택시운송업·편의점 등에 대해 차등 적용 필요성을 제시했다. 반면 노동계는 차등 적용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노사 간 이견 속에 표결을 진행할 것으로 예측됐으나 추가 논의를 이어가는 것으로 선회했다.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선진국에서 최저임금 수준보다 더 낮은 별도의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대부분 국가가 최저임금 수준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오며 그 과정에서 다양한 구분 적용을 통해 수용성을 제고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경영계는 누적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으로 ‘쪼개기 근로’가 만연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업종별 차등 적용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노동계는 차등 적용이 법 취지에 반하고 ‘낙인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 근로자위원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차등 적용은 저임금 노동자 생활 안정을 위해 존재하는 최저임금 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며 “차별 적용 시행은 우리 사회를 또 다른 차별의 사회로 진입시키는 악순환의 고리이자 도화선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남은 심의 일정이 촉박하고 내년 최저임금이 시급 1만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양보 없는 치열한 공방이 우려되고 있다. 지난해 최임위에서도 노사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표결한 결과 찬성 11명, 반대 15명으로 부결된 바 있다. 공익위원과 사용자위원이 표결을 주장하는 가운데 노동계가 표결을 거부하면 위원장이 직권으로 표결에 부칠 수 있지만 자칫 파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지난 4일 업종별 차등 적용을 밀어붙인다면 최임위 위원 사퇴 이상의 강력한 대응을 하겠다고 경고했다. 최저임금은 매년 8월 5일 고시한다. 이의 절차 등을 고려하면 7월 중순까지 최임위 심의를 마쳐야 하는 데 업종별 차등 적용을 놓고 노사 간 대립이 치열해지면서 오리무중에 빠져들게 됐다.
  • 美 최강 장갑차 vs 러 최강 탱크 맞붙었다…승자는 누구?[포착](영상)

    美 최강 장갑차 vs 러 최강 탱크 맞붙었다…승자는 누구?[포착](영상)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브래들리 전투장갑차와 러시아군의 최첨단 주력 전차인 T-90M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모습을 담은 무인기(드론) 영상이 공개됐다. 브래들리 장갑차는 화력과 기동성 등 성능이 러시아군 장갑차를 능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T-90과 T-90M은 러시아군이 현재 운용 중인 전차 가운데 최상급으로 꼽힌다.공개된 영상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동부 도네츠크주(州)의 아우디이우카에서 지난 1월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촬영 장비는 우크라이나군이 운용하는 정찰드론이다. 영상은 러시아군의 T-90M은 브래들리 장갑차와 마주친 뒤 사격을 가하지만 목표물에 명중하지 못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이에 브래들리 장갑차는 25㎜ 포탄으로 러시아군의 T-90M을 공격해 포탑과 차체를 파괴했다. 러시아군의 T-90M이 두 번째 포탄을 발사했지만, 그 사이 이미 브래들리 장갑차는 엄폐물 사이로 이동해 공격을 피했다.이후 우크라이나군의 미국산 브래들리 장갑차는 엄폐물 뒤에서도 첨단 센서의 도움을 받아 이동하면서 계속 러시아군의 T-90M을 향해 사격을 가했고, 이내 다른 브래들리 장갑차가 공격에 합류하면서 기세를 몰아쳤다. 지난해 12월 우크라이나군 측은 “미국산 장갑차(브래들리)들은 아우디이우카 전선에서 가장 효과적이다. 러시아군을 파괴할 기회가 더 많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에도 이우디이우카에는 브래들리 장갑차가 러시아군의 MT-LB 장갑차 3대로 이뤄진 1개 소대의 측면을 매복 공격하는 영상이 공개된 바 있다. ‘디스코 헤드’ 결함 노출해 온 러시아군의 최첨단 주력 전차 앞서 러시아군의 T-90M은 포탑이 제멋대로 빙글빙글 도는 등 통제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 러시아에 굴욕을 안긴바 있다.지난달 28일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가 공개한 영상은 우크라이나군이 탑승한 미국산 브래들리 장갑차의 근거리 공격을 받은 러시아 T-90M 탱크가 통제력을 잃더니 포탑이 빙글빙글 회전하는 일명 ‘디스코 헤드’(disco head) 결함을 보였다. 제멋대로 한참 회전하던 포탑은 나무와 충돌하고, 탱크 안에서 병사들이 뛰어나와 도주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우크라이나군 47여단은 소셜미디어에 해당 영상을 게시하고 “드론 공격으로 T-90 탱크의 유도 광학장치가 손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도 광학장치가 손상되면 사격통제 시스템에 잘못된 신호가 전송돼 포탑이 제어할 수 없을 만큼 제멋대로 회전할 수 있다. T-90의 경우 이른바 ‘회전 포탑 증후군’(spinning turret syndrome) 버그 탓에 약간의 손상에도 포탑이 통제 불능으로 회전해 전투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전문가들은 T-90의 일부 전자장비가 서방에서 공급되는 만큼, 서방의 대러 제재가 전차 결함 상황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T-90 전차의 대당 가격은 450만 달러(한화 약 61억 원)에 달한다. 한편 미국은 지난 4월 우크라이나에 브래들리 전투장갑차도 추가로 지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우크라이나는 향후 반격 작전을 펼치는 데 전투장갑차가 시급하다는 입장을 강조해 왔다.
  • 여섯번째 대멸종 피할 수 있는 ‘노아의 방주’ 찾았다 [달콤한 사이언스]

    여섯번째 대멸종 피할 수 있는 ‘노아의 방주’ 찾았다 [달콤한 사이언스]

    인간에 의한 지구 온난화와 환경 파괴로 인해 ‘여섯번째 대멸종’이 멀지 않았다는 우울한 경고가 계속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구에 남아있는 생물 다양성을 보호하고 여섯번째 대멸종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미국의 환경보호단체인 리졸브 소속 과학자들을 중심으로 한 연구팀은 지구 표면의 약 1.2%의 자연만이라도 파괴 없이 원상태를 유지할 수만 있다면 지구에 남아있는 생물 다양성을 보호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지구의 여섯 번째 대멸종을 막을 수 있다고 28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과학 저널 ‘최신 과학’(Frontiers in Science) 6월 25일 자에 실렸다. 2018~2023년에 전 세계적으로 120만 ㎢의 토지가 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연구팀은 단순히 보호지역 설정만으로 생물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에서 연구를 시작했다. 연구팀은 전 세계 생물다양성 자료의 6개 층위를 이용해 지구를 격자 형태로 매핑했다. 그다음 기존 보호구역 지도와 토지 피복 분석과 결합하고, 위성 영상을 사용해 희귀종과 멸종 위기종이 이용할 수 있는 남은 서식지를 파악했다. 이와 함께 최근 14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수백 건의 보호구역 설정 관련 데이터를 활용해 토지 보호 비용을 계산하고, 설정 토지의 형태와 규모, 국가별 경제적 요소를 고려해 비용 추정치를 모델링했다. 이를 통해 생물 다양성에서 가장 중요하지만 보호되고 있지 않은 ‘보전 필수 지역’을 파악했다. 그 결과, 2018~2023년까지 보호구역으로 설정된 면적 중 멸종위기종과 희귀종이 포함된 면적은 110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만 6400㏊에 해당하는 1만 6825개 지역을 철저히 보호한다면 예상되는 생물종 멸종을 막을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지역은 대부분 열대 지역에 해당하고, 더군다나 보존이 시급한 지역의 38%는 기존 보호지역과 가깝기 때문에 보호지역을 확대 흡수하거나 다른 보호 방법을 찾기 훨씬 쉬울 것으로 연구팀은 보고 있다. 필수 보호구역으로 나타난 지역은 세계에서 가장 생물 다양성이 풍부하지만 위협받고 있는 4700여 멸종 위기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열대지역 보전 구역을 보호하는 데는 앞으로 5년 동안 약 340억 달러가 필요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미국 GDP의 0.2% 미만, 전 세계 화석 연료 산업에 투입되는 연간 보조금의 9% 미만에 해당한다. 야생동물을 보존하는 것은 기후 위기를 멈추고 되돌리기 위한 핵심이며, 생물다양성을 보존하는 것은 탄소 흡수원 역할을 하는 삼림을 보호하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가 보호구역 설정이 필요 없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다. 연구팀 관계자는 “단순히 요식행위로 보호구역을 설정하지 말고, 실질적 보호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를 이끈 에릭 디너스타인 박사는 “멸종위기종은 희귀종으로 생존 범위가 좁거나 매우 낮은 밀도로 존재하기 때문에 이번 연구는 이런 희귀성에 초점을 맞춰 계산한 것”이라고 말했다. 디너스타인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어찌 보면 가장 비용이 적게 들고 실현할 수 있는 계획으로 멸종 위기에 처한 종을 보존하고 지속 발전할 수 있는 지구를 위해 야생 동물을 보호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 송도호 서울시의원, ‘도림천 단면확장 사업’ 추경예산 12억원 확보

    송도호 서울시의원, ‘도림천 단면확장 사업’ 추경예산 12억원 확보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에서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는 송도호 위원장(더불어민주당·관악1)이 예산 부족으로 답보상태에 빠질뻔한 관악구의 시급 사업 문제를 해결했다. 이는, 공사 중 민원을 시급히 해소하지 않으면 공사가 장기화할 수밖에 없는 ‘도림천 단면확장 사업’에 대해 민원해소를 위한 추가 공사비 12억원을 송 위원장이 2024년도 1차 추가경정예산안 심의에서 증액을 통해 확보해 지난 25일 본회의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송 위원장은 “관악구는 도림천의 통수능을 확보하고자 추진하고 있는 ‘도림천 단면확장 사업’이 민원으로 공사가 중지됨에 따라 이를 해소하고자 12억원의 추가 예산을 이번 2024년도 서울시 추가경정예산에 요청했으나, 일부인 3억원만 반영되어 애초 목표한 내년도 공사 준공이 불확실한 상황이었다”면서 이번 추경에서 9억원을 증액, 총 12억원의 사업비를 확보했다고 밝혔다.송 위원장은 “도림천의 경우 홍수피해가 빈번하여 주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이 사업을 시급히 추진해야 하지만, 교량 재가설 부분에 대한 임시교량 설치와 버스정류장 임시 이전에 대한 공사 후 정위치 요구 등의 민원이 발생하고 있어 이를 조속히 해결하고 공사를 재개해야 하는 난관에 봉착해 금회 추가 예산투입이 필수적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송 위원장은 “현재 도림천은 동 사업과 같은 치수 사업들 외에도 상임위에서 심의했던 ‘도림천 상권활성화를 위한 수변인프라 조성’과 ‘도림천 복개 철거 및 친수공간 조성’ 사업 등 시민 여가 공간 확보를 위한 사업도 일부 완료했거나 추진 중”이라고 설명하며, 서울시의원으로서 도림천의 긍정적인 변화에 큰 보람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2년부터 추진 중인 ‘도림천 단면확장 사업’은 총사업비가 약 72억원이고 현재 신화교 재가설, 낙차보 개량, 홍수방어벽 설치를 완료했으며, 잔여 공정인 신본교 설치 등을 완료하면 2025년 6월 공사가 완료될 예정이다.
  • [열린세상] 대구·경북, 왜 통합해야 하나

    [열린세상] 대구·경북, 왜 통합해야 하나

    지난 5월 대구시장과 경북지사는 대구와 경북을 통합해 2026년 6월 지방선거부터 한 사람의 자치단체장을 뽑는 데 합의했다. 이로써 2021년 3월 중단됐던 대구·경북의 통합이 3년여 만에 재추진되고 있다. 왜 대구와 경북은 통합해야 하나. 지역과 주민의 삶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나. 통합의 길에서 반드시 마주쳐야 할 질문들이다. 대구·경북 통합은 수도권에 대항하는 다극 체제를 만들 수 있다. 수도권에는 인구의 50.8%(2024년)와 경제력의 52.8%(2022년)가 몰려 있다. 수도권 일극 체제는 부동산 대란뿐 아니라 저출생과 지방소멸을 부추긴다. 2023년 서울의 합계출산율은 전국 평균 0.72명보다 낮은 0.55명이고 226개 기초자치단체 중 118개(52.2%)가 소멸위험에 처해 있다. 대구·경북을 합쳐 중앙의 권한을 대폭 이양하면 수도권에 버금가는 지역을 만들 수 있다. 이를 통해 수도권 쏠림 추세를 꺾고 지방소멸을 해소할 수 있다. 실제로 주정부의 권한이 강한 연방제 국가에서는 수도권 집중이 문제되지 않는다. 연방제 국가 중 독일은 수도권 집중도가 가장 높지만 7.5%에 불과하다. 대구와 경북은 역사성과 생활권을 공유하고 있다. 1981년 대구의 광역시 승격으로 경북과 대구가 분리됐으나 시도민들은 여전히 하나라고 인식한다. 특히 대구시 주변의 경산 등 8개 시군은 대구시와 동일한 생활권을 유지하고 있다. 그에 더해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의 건설과 군위군의 대구시 편입을 계기로 공통의 생활권이 확대됐다. 사실 시·도의 통합에서는 규모의 경제 못지않게 역사성과 주민정서가 중요하다. 인구 500만명 이상의 지역국가를 제안했던 일본의 경제학자 오마에 겐이치는 2006년 ‘부의 위기’에서 역사적 뿌리와 주민정서를 중시해 인구 300만명 이상으로 고쳐 썼다. 주민의 편의 증대를 위해서도 통합은 시급하다. 대구·경북의 통합은 사회간접자본(SOC)의 신속한 건설과 공공서비스 개선에 기여한다. 대구 지하철 2호선 26개 역 건설에 8년 걸렸는데 대구와 경북의 경계를 통과하는 사월에서 영남대까지 3개 역 건설에 7년이 걸렸다. 2020년 코로나19에 감염된 영남대생은 대구 소재 병원의 입원이 거부돼 생명 위협에 시달렸다. 대구·경북이 하나가 되면 행정구역에 의해 쳐진 칸막이의 견고한 벽을 허물어 주민의 편리하고 안전한 삶을 보장할 수 있다. 대구·경북 통합은 규모의 경제와 기업 유치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영국의 이론물리학자 제프리 웨스트는 2018년 ‘스케일’에서 인구가 2배 늘어나면 비용은 15% 감소하고 편익은 15% 증가한다는 도시 규모 법칙을 제시했다. 대구와 경북이 통합하면 2배의 인구를 갖게 돼 30%에 가까운 규모의 경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또한 다국적기업들은 인구 500만명의 매력적인 소비시장을 선호한다. 이는 내수시장만으로도 제품 소비를 감당할 수 있는 규모이다. 아울러 국제적 물류가 가능한 국제 공항과 항만에 더해 기업규제에 관한 권한이 지방정부에 이양된 지역을 중시한다. 대구·경북이 통합하면 다국적기업이 선호하는 지역으로 거듭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지금이어야 하나. 수도권 집중과 지방소멸로 인해 대한민국은 침몰하기 일보 직전이다. 소방소멸을 막으려는 대통령과 중앙정부의 의지도 전에 없이 강하다. 대통령은 연방제에 준하는 지방분권을 주문하고 행정안전부 장관도 선제적으로 자문위원회를 구성했다. 제주·강원·전북 등의 권한 이양 선례도 탄탄하다. 최악의 사태를 막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이유와 시기가 아무리 좋아도 감동의 스토리가 없다면 성공하기 어렵다. 대구·경북 통합에서도 그렇다. 덩치만 키우는 양적인 결합이 아닌 지방분권과 지역자립에 관한 콘텐츠와 스토리가 필요하다. 지역의 미래를 열고 주민의 삶을 바꾸는 위대한 이야기를 담아야 한다. 하혜수 경북대 행정학부 교수
  • 최상목 “상속세 개편 시급, 새달 개정안 반영”

    최상목 “상속세 개편 시급, 새달 개정안 반영”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7일 현재 거론되고 있는 세제 개편 논의 가운데 가장 시급한 사안으로 상속세를 꼽고 다음달 발표될 세법개정안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신문방송편집인협회 ‘편집인 포럼’에서 7월 세법개정안 발표를 앞두고 상속세, 종합부동산세, 법인세 중 우선순위를 묻는 말에 “개인적으로 조금 더 고민할 부분은 상속세”라면서 “전체적으로 우리의 상속세 부담이 높은 수준이다. 제도 자체가 20년 이상 개편되지 않아 합리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인식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대통령실에서 상속세율을 30% 내외까지 인하할 필요가 있다고 발표한 이후 최 부총리는 “기본 방향에 공감한다”면서도 구체적 언급을 피해 왔다. 지난 17일 기자간담회에서도 “(대통령실에서 발표한 방안이) 검토할 수 있는 대안일 뿐 당장 세법개정안에 해당 내용을 담는다는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이날 최 부총리는 상속세 개편안 중 최대주주 할증, 가업상속 공제, 유산취득세 전환 등 구체적인 쟁점들을 거론한 뒤 “어떤 과제를 담을지는 지금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최고세율과 관련해) 글로벌 수준에 비춰 과도한 부분을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하지만 최고세율 부분도 포함할지는 아직 미정”이라고 말했다. 종부세에 대해선 “이번 정부 들어 부담이 많이 완화됐지만 전체적인 체계에서는 개선할 부분이 많다”고 했고, 법인세와 관련해서는 “과거부터 글로벌 경쟁(국가)에 비해 높은지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한국경제인협회·대한상공회의소·한국경영자총협회·한국무역협회·중소기업중앙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 6단체는 ‘상속·증여세 개편, 백년기업 키우는 열쇠’라는 자료집을 공동 발간해 다음달부터 정부와 국회 등에 배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자료집에서 국내 상속·증여세 부담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명목 최고세율은 5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일본(55%)에 이어 2위라고 설명했다. 또 최대주주에 적용되는 20%의 할증 평가를 포함하면 실질 최고세율은 60%로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높다고 했다. 경제 6단체는 “높은 상속·증여세 부담은 승계 과정에서 자금 불확실성을 키워 투자·고용 등 경영 활동을 제약하고, 세금 재원을 마련하려 지분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도 초래해 기업 가치가 훼손될 위험을 높인다”고 우려했다.
  • 한미일 산업장관 첫 회의… 반도체 동맹으로 中 견제 강화

    한미일 산업장관 첫 회의… 반도체 동맹으로 中 견제 강화

    한미일 산업장관은 26일(현지시간)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여 “반도체와 배터리 등 핵심 분야에서의 공급망 회복력 강화를 위한 협력을 최우선 과제로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공동성명에 ‘중국’을 명시하지는 않았으나 사실상 중국의 ‘반시장 행위’에 대한 견제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 사이토 겐 일본 경제산업상은 이날 미국 워싱턴 상무부에서 첫 번째 한미일 산업장관 회의를 진행했다. 이번 회의는 지난해 8월 한미일 정상이 캠프 데이비드 회의에서 산업장관 회의 정례화에 합의한 데 따라 열렸다. 한미일 장관은 국가명을 구체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성명 곳곳에서 중국에 대한 견제가 구구절절 읽혔다. 이들은 “광범위한 비시장 정책과 관행으로 인한 전략 품목의 잠재적인 공급망 취약성을 파악하기 위해 긴밀한 협력이 시급하다”면서 “전략 품목의 특정 공급원에 대한 경제적 의존이 무기화되는 것에 대한 우려를 공유한다”고 전했다. 중국의 희토류 및 핵심광물 수출 통제 등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중 수출 통제 의지도 재확인했다. 이들은 “핵심·신흥 기술의 책임 있는 사용을 장려하는 한편 이를 활용해 세계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고 인권을 침해하려는 자들의 기술 발전을 거부하는 데 본질적 이해를 갖는다”며 “3국 관련 당국은 핵심·신흥 기술 통제 협력, 러시아 제재에 대한 조율, 동남아 국가들에 대한 아웃리치에 협력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를 계기로 3국 경제협력을 민간으로 확장하기 위해 한국경제인연합회(한경협)와 미 상공회의소, 일본 게이단렌(경제단체연합회) 주도의 ‘한미일 재계회의’도 발족했다.
  • 최상목 “세제 개편 가장 시급한 건 ‘상속세’…7월 세법개정안에 담는다”

    최상목 “세제 개편 가장 시급한 건 ‘상속세’…7월 세법개정안에 담는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7일 현재 거론되고 있는 세제 개편 논의 가운데 가장 시급한 사안으로 상속세를 꼽고 다음달 발표될 세법개정안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신문방송편집인협회 ‘편집인 포럼’에서 7월 세법개정안 발표를 앞두고 상속세, 종합부동산세, 법인세 중 우선순위를 묻는 말에 “개인적으로 조금 더 고민할 부분은 상속세”라면서 “전체적으로 우리의 상속세 부담이 높은 수준이다. 제도 자체가 20년 이상 개편되지 않아 합리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인식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대통령실에서 상속세율을 30% 내외까지 인하할 필요가 있다고 발표한 이후 최 부총리는 “기본 방향에 공감한다”면서도 구체적 언급을 피해 왔다. 지난 17일 기자간담회에서도 “(대통령실에서 발표한 방안이) 검토할 수 있는 대안일 뿐 당장 세법개정안에 해당 내용을 담는다는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이날 최 부총리는 상속세 개편안 중 최대주주 할증, 가업상속 공제, 유산취득세 전환 등 구체적인 쟁점들을 거론한 뒤 “어떤 과제를 담을지는 지금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최고세율과 관련해) 글로벌 수준에 비춰 과도한 부분을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하지만 최고세율 부분도 포함할지는 아직 미정”이라고 말했다. 종부세에 대해선 “이번 정부 들어 부담이 많이 완화됐지만 전체적인 체계에서는 개선할 부분이 많다”고 했고, 법인세와 관련해서는 “과거부터 글로벌 경쟁(국가)에 비해 높은지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한국경제인협회·대한상공회의소·한국경영자총협회·한국무역협회·중소기업중앙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 6단체는 ‘상속·증여세 개편, 백년기업 키우는 열쇠’라는 자료집을 공동 발간해 다음달부터 정부와 국회 등에 배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자료집에서 국내 상속·증여세 부담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명목 최고세율은 5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일본(55%)에 이어 2위라고 설명했다. 또 최대주주에 적용되는 20%의 할증 평가를 포함하면 실질 최고세율은 60%로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높다고 했다. 경제 6단체는 “높은 상속·증여세 부담은 승계 과정에서 자금 불확실성을 키워 투자·고용 등 경영 활동을 제약하고, 세금 재원을 마련하려 지분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도 초래해 기업 가치가 훼손될 위험을 높인다”고 우려했다.
  • 한미일 “반도체·배터리공급망 최우선”… 중국 ‘반시장 행위’ 대응 확인

    한미일 “반도체·배터리공급망 최우선”… 중국 ‘반시장 행위’ 대응 확인

    한미일 산업장관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연 첫 회의에서 “반도체와 배터리 등 핵심 분야에서 공급망 회복력 강화를 위한 협력을 최우선 과제로 한다”고 밝혔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과 사이토 겐 일본 경제산업상을 만나 공급망 문제, 역내 경제 안보 등 통상 현안을 논의했다. 이번 회의는 지난해 8월 한미일 정상이 캠프 데이비드 회의에서 산업장관회의 정례화를 합의한 데 따라 개최됐다. 3국 장관은 공동 성명에 ‘중국’을 명시하지는 않았으나, 사실상 중국의 ‘반시장 행위’에 대한 견제 입장을 확인했다. 성명에는 “광범위한 비시장 정책과 관행으로 인해 전략 품목의 잠재적인 공급망 취약성을 파악하기 위한 긴밀한 협력이 시급하다. 전략 품목의 특정 공급원에 대한 경제적 의존이 무기화되는 것에 대한 우려를 공유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갈륨, 게르마늄, 흑연 등 핵심광물 공급망에 비합리적이고 중대한 차질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담았다. 중국의 핵심광물 수출 통제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반도체와 관련해선 “반도체가 3국의 경제성장과 국가안보 보장과 광범위한 산업 분야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3국 장관은 ▲첨단기술 수출 통제 공조 강화 ▲핵심광물 협력 확대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이행 지원 협력 ▲청정 수소·암모니아 분야 협력 등도 합의했다. 러몬도 장관은 “이번 회의를 통해 3국 관계는 새로운 지평으로 넘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장관은 “첨단기술과 혁신에 있어서는 한국과 미국, 일본보다 더 나은 파트너를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 [사설] 외국인 근로자 100만… 안전관리망 촘촘히 다시 짜야

    [사설] 외국인 근로자 100만… 안전관리망 촘촘히 다시 짜야

    경기 화성 리튬전지 공장 화재로 희생된 23명 중 18명이 외국인 노동자로 드러난 가운데 이들에 대한 허술한 안전관리가 피해를 키웠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들은 특히 인력 공급업체가 보내는 일용직이어서 위험 제품 취급과 대피 요령 등에 대한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지난해 기준 국내 외국인 취업자는 92만여명으로 대부분 내국인들이 기피하는 업종에 종사하는 것이 현실이다. 언어 소통부터 원활하지 않은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안전관리망 강화가 시급하다. 현재 우리나라 산업 현장에선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노동자들이 인력 부족의 공백을 메우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형편에 맞춘 외국어 안전교육이나 표지판을 설치한 곳은 많지 않다고 한다. 그렇다 보니 내국인보다 산업재해 사망자 비율이 훨씬 높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산업재해 사망자(812명) 중 10.4%(85명)가 외국인 노동자였다. 우리나라 전체 취업자 중 외국인 비중이 3.2%인 점을 고려하면 사망 비율이 내국인의 3배를 넘는 수준이다. 정부는 외국인 근무 현장의 실태를 파악해 안전 매뉴얼을 정교하게 보완해야 한다. 이번에 희생된 외국인 노동자들이 안전관리의 사각지대에 있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들의 상당수가 취업 비자(E-9)가 아닌 재외동포 비자(F-4), 결혼이민 비자(F-6) 소지자여서 정부 차원의 안전관리망 바깥에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고용부는 E-9 비자 소지자가 근무하는 고용허가제 사업장 위주로 산업 안전 등을 관리한다. 비자 종류와 관계없이 외국인 노동자의 안전을 책임지고 관리하는 시스템 마련이 절실하다. 정부와 기업 모두 이들이 산업 현장의 실질적 버팀목이라는 인식을 갖고 구멍 난 안전관리망을 꼼꼼히 들여다봐야 한다.
  • 가계·기업·정부빚 GDP 2.5배…부채 늪에 발목 잡힌 대한민국

    가계·기업·정부빚 GDP 2.5배…부채 늪에 발목 잡힌 대한민국

    민간 부문 부채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고금리 상황이 계속되면서 가계와 기업, 자영업자 연체율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민간 부채는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두 배를 이미 넘어섰고 정부 부채까지 합하면 GDP의 2.5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영업자 연체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 정부 차원의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GDP 대비 가계·기업·정부 부채의 합인 매크로 레버리지는 251.3%로 조사됐다. 코로나19가 본격화하면서 대출이 급속도로 늘었던 2020년 말 242.7%에서 2022년 말 251.2%까지 뛰었고 지난해에도 소폭 증가했다. 반면 선진국 평균은 같은 기간 319.3%에서 264.3%로 뚝 떨어졌다. 한국은행은 “민간신용이 레버리지 상승을 주도한 가운데 정부 부문도 높아지면서 전체적인 매크로 레버리지 상승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민간 부문 레버리지는 2020년 200.6%에서 올해 1분기 206.2%로 상승했다. 가계와 기업, 자영업자 대출이 모두 늘면서 명목 GDP 증가율을 넘어섰다. 올해 1분기 말 가계대출은 1767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상승했다. 자영업자 대출은 1055조 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올랐다. 문제는 장기간 고금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부채가 늘면서 연체율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는 것이다. 2021년 말 0.52% 수준이었던 가계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말 0.86%까지 상승하더니 올해 1분기에는 0.98%까지 올랐다. 2016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기업 대출도 상황은 비슷했다. 2020년 말 0.71%였던 기업 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말 1.64%로 오른 뒤 올해 1분기엔 2.31%까지 치솟았다. 자영업자의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2022년 2분기 0.5% 수준이던 연체율이 올해 1분기 1.52%로 세 배 가까이 급등했다. 자영업자 중 취약차주의 비중도 대폭 늘었다. 2022년 초 10.7% 수준이던 취약차주 비중은 올해 1분기 12.7%까지 확대됐다. 같은 기간 가계 부문 취약차주 비중이 6.3%에서 6.4%로 0.1% 포인트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뚜렷하다. 코로나19 당시 위기를 은행 대출로 견뎌 냈던 자영업자들이 고금리의 벽을 넘어서지 못하고 연체의 길로 접어들게 된 것으로 보인다.한은 관계자는 “이번 금리상승기(2021년 3분기~2023년 4분기) 중 자영업자의 연체율 상승세가 과거의 금리 상승기에 비해 가파르다”며 “대출금리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컸고 서비스업 경기의 악화, 담보로 잡았던 상업용 부동산 가격 하락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인한 위험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보고 정부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1분기 금융회사의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134조 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PF 대출은 2021년부터 이어진 폭발적 증가세로 2022년 130조원 수준까지 몸집을 키웠지만 금융기관의 신규 대출 축소 등 영향으로 최근 증가세는 다소 둔화한 모습이다. 하지만 고금리 상황이 길어지면서 연체율이 꾸준히 오르자 정책당국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21년 0.4% 수준에 불과했던 부동산 PF 연체율은 올해 1분기 기준 3.6%까지 뛰어올랐다. 저축은행과 증권사, 여신전문금융회사의 높은 연체율이 전체 연체율 상승을 이끌었다. 한은은 민간 부문 연체율 확대 외에 대출의 질적 저하 문제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한은은 “부동산 PF 대출의 경우 브리지론과 본PF 대출 모두 질적으로 다소 저하됐다”며 “브리지론은 부동산 PF 관련 신용 경계감 확산으로 본PF 대출로 전환하지 못하는 경우가 늘었고 자연스레 대출금리도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본PF 역시 시공사 리스크에 대한 우려와 미분양 리스크가 상존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민간의 부채 규모 확대와 연체율 상승이 이어지면서 한은은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다양한 수단을 활용해 민간 부문 부채의 양적·질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한은의 주장이 전날 금융당국이 스트레스 DSR 2단계 도입을 2개월 연기한 것과 상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종렬 한은 부총재보는 “현재 범정부 차원의 취약계층 지원 대책을 마련 중이고 부동산 PF 연착륙을 위한 작업도 진행하고 있는데 이를 고려해 미세 조정을 한 것으로 이해한다”며 “정책당국과 여러 방안을 두고 (부채 문제 해소를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 고립·은둔 청년 손 잡은 도봉구... 일대일 매칭으로 복귀 지원

    고립·은둔 청년 손 잡은 도봉구... 일대일 매칭으로 복귀 지원

    서울 도봉구가 사회적 고립·은둔 청년을 지원하는 희망 프로젝트 사업을 새로 시작한다고 26일 밝혔다. ‘도봉구 청년이여 EX-i-t 하라!’로 이름 붙인 이번 희망 프로젝트는 사회적 고립·은둔 청년을 찾아 이들의 사회 참여 및 활동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도봉구는 또래 활동가와 함께하는 다양한 활동 등을 통해 사회적 고립·은둔 청년의 흥미(EXciting), 정체성(Identity), 재능(Talent)을 일깨우고 이들의 사회진출을 도울 계획이다. 도봉구는 앞서 구축한 동주민센터, 지역 내 관계기관과의 협력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사회적 고립·은둔 청년을 발굴하고 청년문제에 관심이 많고 도움을 줄 또래 활동가를 양성할 예정이다. 또 사회적 고립·은둔 청년과 활동가를 일대일로 매칭해 청년의 정서적 안정과 회복을 돕고 이후 루지 체험, 등산 등 야외 체험 활동을 비롯한 다양한 사회참여 활동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고립·은둔 청년 당사자가 있는 가정을 대상으로 교육 및 간담회 등을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고립·은둔 청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캠페인도 추진한다. 오언석 도봉구청장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사회 내에서 청년들이 서로 돌보고 지지하는 건강한 관계망이 형성되기를 기대한다. 도봉구는 사회적 고립·은둔 청년 문제를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사안으로 보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지원 사업들을 마련,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허훈 서울시의원, 공연장 장애인석 온라인 예매 도입 조례 본회의 통과

    허훈 서울시의원, 공연장 장애인석 온라인 예매 도입 조례 본회의 통과

    서울시가 관리·운영하는 공연장, 시립체육시설에서 콘서트나 행사 진행 시에 장애인석의 온라인 예매가 본격 도입된다. 서울시의회 허훈 의원(국민의힘·양천2)이 대표발의한 ‘서울시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최적관람석 설치·운영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지난 25일 서울시의회 제324회 제4차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지난 2월 가수 강원래씨가 영화관을 찾았다가 휠체어석이 없어 영화를 관람하지 못했던 사연이 확산되며 장애인 문화 시설 접근성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쏟아졌다. 실제로 상위법과 현행 조례에 장애인석의 설치 의무는 규정되어 있지만 장애인석 관람권 판매 방식 등에 관해 규정이 없어 장애인석을 별도로 판매하지 않거나 온라인 예매가 어려운 경우가 비일비재한 실정이다. 일부 전화 예매가 가능한 경우가 있지만 이마저도 좌석 정보, 잔여 좌석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선택권에 제한이 있었다. 또한 지난 2023년도 ‘보건복지부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 현황 조사결과’에 따르면 공연장, 관람장 등에서 관람석·열람석의 휠체어 사용자 좌석 비율은 설치율(편의시설이 설치된 정도)에 비해 적정설치율이(편의시설이 기준에 맞게 적정하게 설치된 정도)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법적 기준에 적합한 좌석 비율이 확보될 수 있도록 개선방안 또한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다행히 개정안이 통과됨에 따라 서울시가 관리·운영하는 공연장·시립체육시설·관람장 등에서 개최되는 공연·행사들은 장애인석을 일반석과 구별해 판매하고, 현장 및 온라인 또는 유선 구매가 가능해지게 된다. 허 의원은 “개정안 통과로 장애인분들의 문화공연 접근성이 조금이나마 개선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추후 장애인석도 일괄 온라인 예매가 가능하도록 서울시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대상자 사전확인 시스템 구축 등 필요한 조치들이 차질 없이 준비될 수 있게 챙기겠다”고 밝혔다. 또한 “장애인 문화공연 접근권과 관련한 서울시와 서울시의회의 선제적 조치들이 민간으로까지 확대될 수 있도록 시민분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 [사설] 물로 못 잡는 금속화재 등 신종 화재 대비책 세워야

    [사설] 물로 못 잡는 금속화재 등 신종 화재 대비책 세워야

    지난 24일 이주노동자 18명 등 모두 23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기도 화성의 리튬 일차전지 제조공장에서 발생한 금속화재는 별도 대응 매뉴얼이나 전용 소화기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빚어진 참사였다. 2년 전 리튬 이차전지가 원인이었던 카카오톡 먹통 사태를 경험했건만 인명 피해까지 나는 사고로 이어졌으니 참담할 따름이다. 소방당국이 화재 진화에 애를 먹었던 것은 리튬의 ‘열폭주’ 현상 때문이었다. 리튬전지는 음극과 양극을 차단하는 분리막이 있는데 이 분리막이 외부 충격이나 열 등으로 손상되면 양극과 음극이 접촉하면서 순식간에 1000도 이상의 고열을 내며 폭발한다. 게다가 물에 닿게 되면 가연성 가스가 생기면서 불을 더 키울 수 있어 마른 모래나 팽창 질석 등으로 진화해야 한다. 소방당국이 초기에 쉽게 진화를 하지 못했던 이유다. 리튬배터리에 대한 산업적 수요가 늘면 늘수록 이런 금속화재 또한 빈번해질 가능성이 높다. 2년 전 카카오톡 먹통 사태를 빚은 SK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는 이차전지인 리튬이온배터리가 원인이었다. 당시에도 리튬의 열폭주 현상으로 초기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리튬 소재 자체에 대한 규제와 달리 리튬을 생산하는 과정에는 아직 규제 기준이 없다. 정부는 리튬을 일정량 이상 취급하는 경우 위험물안전관리법으로 규제한다고 한다. 이번 사고처럼 리튬전지를 생산하는 과정에 대해서는 규제 방안을 고민하지 않았다니 정부의 안이함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로 끌 수 없는 금속화재 등 새로운 유형의 화재에 대비한 정부 차원의 종합적 대책이 시급하다. 정부는 제조업체의 중대재해법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와 피해자 보상책 마련 등의 조치를 마련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더 급한 일은 제조 과정의 안전관리 기준을 마련하고 전용 소화기 개발에 민관이 머리를 맞대는 작업이다. 리튬 전용 소화기는 세계 어디에도 개발된 것이 없다. 화재 시 긴급대피 등 근로자들에 대한 안전교육을 강화하고 산업 현장의 외국인 노동자 과잉 의존을 개선하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 국내 산업 현장은 한국어 구사가 원활하지 않은 이주노동자들이 없으면 돌아가지 않을 정도로 이주노동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이들에 대한 안전교육을 특히 강화하고 현장 근로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 제주에 ‘천원 빵집’ 낸 교수님… “은퇴자 사랑방 되길”

    제주에 ‘천원 빵집’ 낸 교수님… “은퇴자 사랑방 되길”

    “은퇴한 실버 세대들이 언제든 부담없이 들러 쉬다 가는 쉼터이자 사랑방이 됐으면 좋겠어요.” 서울 지하철역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천원 빵집’이 얼마 전 제주시 도심 한복판인 연동에 생겼다. 제주대 윤리교육과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다 정년 퇴임한 양길현(68) 대표가 문을 연 빵집 ‘서머셋’이다. 양 대표는 지난 2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3년 전 은퇴 뒤 서울 지하철역에서 ‘천원 빵집’을 발견하고 주머니 사정이 팍팍한 제주 서민들에게도 ‘천원의 행복’을 선사하고 싶었다”며 미소 지었다. 5평 남짓한 공간에는 단팥빵, 소보로, 마늘빵 등 예닐곱 종류의 빵들이 가지런히 진열돼 있었다. 종류를 불문하고 모두 1000원인 ‘착한 가게’다. 가격이 싸다고 맛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제주의 한 빵 공장에서 박리다매 방식으로 가져온다. 빵 공장 사장이 ‘1000원은 남는 게 없다. 1200원은 받아야 한다’고 한사코 말렸지만 양 대표는 결심을 밀어붙였다. 그는 “최근 서울의 기존 천원 빵집들도 가격 인상에 나섰다는 점을 알고 있지만, 6개월 동안은 무조건 1000원 판매를 고수할 작정”이라고 밝혔다. 주변의 도움도 큰 힘이 됐다. 은퇴한 지인들이 양 대표와 함께 일한다. 양 대표는 나이를 감안해 하루 3명이 3시간씩 근무하는 조건을 내세웠다. 품삯은 시간당 1만원이지만 빵이 다 안 팔리면 빵으로 대신 가져가는 방식이다. 그럼에도 주변의 지원자만 20명이 넘을 정도로 호응이 크다. 은퇴한 실버 세대들이 제2의 인생을 알차게 보내고 싶어하는 마음이 얼마나 간절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날도 양 대표와 함께 교수 생활을 했던 선배가 첫 아르바이트를 하며 후배를 돕고 있었다. 양 대표의 절친한 친구인 양호선(68)씨는 이날 훈제 계란을 건네며 “빵이랑 물물교환하자”고 농을 던졌다. 빵집은 오후 7시 이후 무인 카페로 운영된다. 양 대표는 “이윤이 남는 장사를 하고 싶었다면 이렇게 시작하진 않았다”며 “황혼 인생을 이웃과 더불어 즐기며 살고 싶을 뿐”이라고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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