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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부러운 사진, 답답한 사진/김정기 한양대 신문방송학 교수

    지난달 20일자 국내 신문에는 부러운 사진이 하나 실렸었다. 미국 전현직 대통령 내외들인 부시 대통령과 로라, 클린턴과 힐러리, 부시와 바버라, 카터와 로잘린이 아칸소주 리틀록에서 열린 클린턴도서관의 개관식에 참여한 모습이었다. 당적으로 보면 두 사람은 민주당, 다른 두 사람은 공화당이다. 아버지 부시는 카터에게, 클린턴은 아버지 부시에게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를 안겨주었다. 또한 얼마전 클린턴은 민주당 후보 케리를 위한 시카고 선거유세에서 부시 대통령을 몰아붙였다. 카터도 부시가 자의로 이라크 전쟁을 선택했다고 심하게 비난했었다. 우리식 정치행태에서는 상종하기 어려운 사람들이다. 대조적으로 우리 정치를 전하는 사진은 답답했다.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일어서 있고 한나라당 의석은 퇴장으로 텅 빈 모습이었다. 공정거래법개정안을 단독으로 통과시키는 국회 정무위 법안소위의 처리과정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국무총리의 발언을 둘러싸고 한나라당 의원들의 철수로 공전하던 국회가 겨우 원상회복된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서였다. 너무 다른 모습이었다. 사진보다 더 다른 것은 정치에서 주고받는 말의 내용과 품격이다. 국정의 상대방에 대해 ‘차떼기당’ ‘열우당’이라고 하고,‘극우 전체주의 세력’ ‘수구꼴통’ ‘좌익 반미 친북 정권’으로 매도한다. 그뿐인가. 대통령, 정당지도자, 총리를 욕설로 비하한다. 상대방 존재에 대한 원천무효의 똬리 속에 우리 사회 공동체의 꿈을 위한 말과 논쟁은 실종된 채 후안무치한 저주의 막말이 설치고 있다. 이에 비해 위싱턴포스트의 지난달 19일자 클린턴도서관 개소식에 대한 기사는 그야말로 천양지차이다. 정치가 제대로 된 말을 만날 때의 아름다운 감동을 보여준다. “클린턴 도서관 개소식, 국가의 단결은 빗속에서도 반짝인다.”는 제목부터 다르다. 전현직 대통령들은 소신과 정당의 입장은 지키면서도 공존의 철학과 유머를 담은 말의 향연을 쏟아냈다. 클린턴은 미국의 역사에서 보수주의자는 계승해야 할 중요한 가치를 지킬 수 있는 경계를 지켜왔으며 진보주의자는 더 이상 필요 없는 사회의 문제들을 찾아내 개혁해 왔다고 연설했다. 보수주의자들이 재정 억제와 가족의 가치를 중요시해온 점은 옳으며, 진보주의자들이 교육의 기회를 확대하고 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에 대처해 온 점은 옳다는 것이다. 부시 대통령과 존 케리 상원의원 두 사람 모두 인격이 훌륭하고 조국을 사랑하는 인물이라면서 그들은 단지 세상을 다르게 볼 뿐이라고 했다. 목표는 같되 방법이 다름을 상호인정하면서 보수와 진보가 각각의 강점을 통하여 국가의 번영에 기여하는 동반자임을 강조한다. 지난달 19일에는 서울프레스센터에서 의미있는 모임이 있었다. 여야의 끝없는 막말 정쟁을 우려하는 사회 인사들이 국회의원들을 초청하여 시국간담회를 개최하였다. 몇가지 간곡한 주문 중에는 여당은 개혁의 명분과 수를 앞세워 4대입법을 일방적으로 처리하지 말고, 야당은 반대를 위한 반대를 일삼지 말고 옳은 것은 수용해 합의를 도출해 달라는 것과 감정을 폭발하지 말고 토론을 하라는 것이다. 토론이 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 대해 언어적 폭력이나 공격을 해서는 안 된다. 언어적 공격은 쟁점에 대한 논리적인 비판과 설득이 아니라 상대방의 자아와 정체성을 공격하고 훼손하는 행위이다. 상대방을 모욕하고 적대감을 표출함으로써 관계를 단절시키거나 해체한다. 이제부터라도 여야는 언어적 공격을 자제하고 논쟁과 토론의 대화를 해야 한다.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공격과는 다르게 논쟁과 토론은 매우 긍정적인 결과를 낳는다. 주제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여 학습효과를 높이고, 다른 사람의 입장을 이해하여 이기적인 사고를 줄이고 성숙된 이성을 이끌어낸다. 무엇보다도 논쟁을 통한 토론에서 얻는 합의는 국민으로부터 높은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짜증스러운 사진과 막말 정치를 보며 다수결이라는 수적 우위보다 합리적인 말과 토론이 지니는 설득의 우위가 민주주의의 요체임을 상기한다. 김정기 한양대 신문방송학 교수
  • 예산안 처리 ‘산넘어 산’

    예산안 처리 ‘산넘어 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정세균)가 30일 여야가 모두 참석한 가운데 정상 가동, 본격적인 예산안 심사작업에 돌입했다. 그러나 이날 정무위는 한나라당이 불참한 가운데 정부 예산안보다 81억여원을 증액시킨 수정안을 통과시켜 한나라당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큰 파장이 예상된다. 예결특위는 전날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간사간 합의에 따라 정부제출 예산 131조 5000억원과 상임위 예비심사 증액분 4조 241억원을 합친 예산을 놓고 이해찬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들이 출석한 가운데 종합질의를 벌였다. 여야 간사는 일단 물리적으로 법정시한(12월2일)까지 예산안을 처리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 정기국회 마지막날인 12월9일 처리한다는 합의에 도달했다. 그러나 여야의 ‘야심찬 합의’의 이행여부는 미지수다. 정상가동 첫날부터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심사순서와 일정, 소위원장 배정문제를 놓고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였다. 특히 간사간 합의문을 부정하는 듯한 한나라당 위원들의 발언으로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그나마 결산심사소위원장 배정문제는 정세균 위원장이 그동안 겸직해 온 소위원장직을 사임하면서 일단락됐다. 후임 소위원장엔 한나라당 김정부 위원이 내정됐다. 이날 회의에서 여야 위원들은 ‘한국형 뉴딜’ 정책에 따른 연기금 운용의 안정성, 정부가 제시한 내년도 경제성장률 5% 전망의 적절성 등을 놓고 첨예한 논쟁을 벌였다. 한나라당 권경석 위원은 “환율급락과 유가급등을 고려하면 성장률이 4%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예산 재편성을 요구했다. 반면 열린우리당 김동철 의원은 “정부로서는 5% 성장률을 경제운용의 목표로 삼고 재정을 꾸려가는 게 당연한 책무”라고 맞섰다. 이해찬 총리는 “경제성장률이 떨어지면 좋지는 않지만 (세수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면서 “성장률이 1%(포인트) 낮아지면 종합소득세라든가 특별소비세 등 1100억원의 세수가 낮아진다”고 말했다.‘야당 폄하‘ 발언을 문제삼아 정기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이 총리를 ‘왕따’시켰던 한나라당은 이날 예결특위에서도 이 총리를 ‘외면’했다. 한편 정무위에서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열린우리당 의원들과 민주당 이승희 의원이 표결없이 예산안을 합의처리했다. 이에 한나라당은 “예산안 날치기로 정무위는 죽었다.”면서 강하게 반발, 예산안 처리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따라서 예산안은 정기국회 내 처리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그렇게 되면 여야는 예년처럼 임시국회를 소집해야 한다. 이 경우 소위 ‘크리스마스 국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에도 12월30일에 가서야 예산안이 통과됐다. 물론 임시국회를 열어 12월31일 자정까지만 처리하면 된다. 그러나 파생되는 문제는 심각하다. 특히 12월17일까지 지방자치단체는 예산을 확정해야 하는 데 국회가 예산안 심사를 미루면 자연히 순연돼 애를 먹게 된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與 장기전? 野 단기전?

    ‘여는 장기전, 야는 단기전?’ 국회가 30일 새해 예산안 심의를 위한 예결특위를 정상화시켰지만 예산안의 정기국회 회기내 처리 여부를 놓고는 여야가 뒤바뀐 인상을 주고 있다. 여권이 추진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등 이른바 ‘4대 입법’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다. 여야는 내년 예산안을 정기국회 마지막날인 오는 9일 이전에 처리키로 합의했지만 속내는 달라 보인다. 열린우리당은 내심 예산안 심의를 가급적 지연시켜 연말 임시국회 소집의 명분으로 활용하려 한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어떻게든 정기국회 회기 안에 처리해 임시국회 소집의 명분을 없애겠다는 입장이다. 한마디로 여야가 뒤바뀐 셈이다. 열린우리당으로서는 새해 예산안을 정기국회 회기 안에 처리할 경우,4대 입법의 연내 처리 방침을 거둬들일 수밖에 없는 처지다.4대 입법 처리를 위해 연말 임시국회 소집을 요구할 수도 있지만 한나라당이 이에 응할 리 없다. 그렇다고 야당이 반대하는 4대 입법을 정기국회 회기 안에 무리하게 추진하거나 여당 단독으로 임시국회를 여는 것은 비난 여론을 고스란히 감수해야 할 노릇이다. 따라서 여당의 원내사령탑인 천정배 원내대표로서는 4대 입법 연내 처리를 요구하는 당내 압박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협상 파트너인 한나라당은 4대 입법 강행 처리시 ‘물리적 저지’와 ‘장외투쟁’ 등 기존 강경 대응 입장에서 한발도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때문에 천 원내대표가 택할 수 있는 카드는 무리해서라도 정기국회 회기내 4대 입법을 상정해 강행 처리하거나 가급적 예산안 심의를 늦춰 연말 임시국회의 명분을 만든 뒤 임시국회에서 4대 입법을 처리하는 방안 등이 있을 뿐이다. 그렇다고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의 심사도 편안할 리 만무하다. 여권의 4대 입법 연내 처리 방침에 맞서 새해 예산안의 정기국회 회기내 처리를 통해 임시국회 소집의 명분을 주지 않겠다는 의도를 내비쳤지만, 열린우리당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예산안 처리를 지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녹색공간] 환경비상시국회의/김하돈 백두대간보전시민연대 정책위원장

    많은 이들이 또 밥을 먹지 않고 있다. 단식이란 무릇 목숨에게 있어 가장 절체절명의 선택이 아닐 수 없다. 삶의 모든 근원이 먹고 사는 일에 있음으로, 그 먹고 사는 일을 포기하여 생명을 담보로 불의와 부당함에 맞서는 가장 삼엄한 항의이다. 지난 몇 년 동안 전국 각지에서는 환경문제에 따른 참으로 많은 이들의 단식이 있었다. 지리산 댐건설을 반대하는 세 분 실상사 스님들의 단식, 경부고속철도 천성산 구간에 대한 지율스님의 수차례 단식, 보길도 댐 증축에 맞선 강제윤 시인의 단식, 원흥이 두꺼비 서식지 보호를 위한 성직자들의 단식 등등…. 우리는 그때마다 20일,30일,40일, 날짜를 꼽아가며 시나브로 졸아드는 고귀한 생명의 외침을 안타깝게 지켜보곤 했었다. 일이 반드시 그리되어야만 한다고 동지적 애정을 건네는 이들마저도 제발 밥만은 먹으면서 싸우자고 그때마다 애간장을 졸이면서 말이다. 한데, 그래도 밥은 먹으면서 하나씩 실마리를 풀어가자던 바로 그 환경운동 일선의 중진 활동가들이 이번에는 스스로 단식을 선언하고 광화문 앞 차디찬 공원 바닥에 나앉아 바투 농성 중이다. 거기에 붙인 이름,‘환경비상시국회의’도 짐짓 심상찮다. 선언문에는,“최근 참여정부의 환경 규제 완화와 각종 개발 정책의 발표로 말미암아 한국의 환경은 비상 상황에 접어들었으며, 수십 년간 무분별한 개발정책에 대항하여 온몸으로 환경을 지켜온 사람들로서 엄숙한 마음으로 환경비상상황을 선포한다.”고 했다. 관리지역내의 공장설립 면적 제한 폐지, 수도권 안의 공장 신·증설 허용, 전국에 골프장 230개 추가건설 및 대폭적인 규제 완화, 토지수용권과 개발이익을 보장하는 기업도시 특별법 제정추진, 경유상용차 배출가스 기준 유예조치 등등 최근 정부가 발표한 각종 개발정책에는 환경적 측면을 고려한 흔적이라고는 아예 눈을 씻고 찾아도 전무하다. 게다가, 부안사태로 불거진 핵 폐기장 문제나 새만금 간척사업, 경부고속철도와 경인운하같은 대규모 국책사업에 대한 이렇다 할 해법을 제시하지 못한 채 갈등구조만 증폭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그쯤 되고 보면, 가히 환경비상시국이라는 말이 옳을 성싶다. 세계적으로 이제 환경문제는 모든 개발과 경제성장의 가장 중요한 잣대 가운데 하나로 확고히 자리잡고 있는 추세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만 이렇듯 모든 정책에서 유독 환경문제가 후퇴하고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정부는 그 이유로 당장의 경기 침체를 내세우는 모양이다. 하지만 환경문제를 도외시한 몇몇 단기경제 부양책으로 경제가 회복되거나 튼실해질 것이라고 믿는 전문가는 거의 없다. 오히려 어려운 경제여건에 떠밀려 환경문제를 포기할 경우, 가까운 미래에 안팎으로 닥쳐올 엄청난 재앙이나 손실과 만나게 될 것은 너무도 자명한 일이다. 일찍이 소속과 분야를 초월한 모든 환경운동가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환경비상시국을 선포한 경우는 이전에 없었던 일이다. 본래 활동가란 일선 현장을 부리나케 쫓아다니며 업무에 전념하는 존재들이다. 나라 방방곡곡의 중심 환경활동가들이 모두 활동을 중단한 채 단식농성을 벌이는 상황이라면 이미 매우 촉급한 지경이 틀림없다. 첫눈이 내리고 얼음이 지는 겨울의 들목, 저 차디찬 공원바닥에 모여 밥을 굶으며 전하는 말씀들이 무언지 정부는 진지하게 귀를 곧추세울 때이다. 김하돈 백두대간보전시민연대 정책위원장
  • [정치플러스] 권영길 “노동정책 항의” 단식 농성

    민주노동당 전 대표인 권영길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 사무실에 경찰이 강제 진입한 사건과 정부의 노동정책 등에 항의하기 위해 29일 단식 농성에 돌입할 계획이다. 민노당 원내 핵심관계자는 28일 “권 의원은 원내 제3당의 전 대표 사무실에 공권력이 투입되고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환 노동장관 등이 노동운동 비하 발언을 하는 등 민주주의 가치가 훼손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며 “이러한 시국에서 정부에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권 의원이 단식에 돌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29일 의원단총회를 통해 단식 일정을 확정한 뒤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 본청 앞에서 옥외 단식농성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 천정배 원내대표 “4대법안 연내처리 불가능”

    천정배 원내대표 “4대법안 연내처리 불가능”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안 등 ‘4대 입법’과 관련해 “한나라당이 극력 저지하는 상황에서 4개 법안 모두를 정기국회는 물론, 연내에 밀어붙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밝힌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이는 ‘4대 법안 연내 처리’라는 당론과 정면 배치되는 것으로, 당내 논란이 예상된다. 천 원내대표는 26일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정봉주 정청래 최재성 선병렬 의원 등 연내 강행 처리를 주장하는 강경파 초선 의원 7∼8명과 만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고 “한나라당과 각을 세우지 않는 법안들을 먼저 처리하는 방안이 좋을 것 같다.”며 ‘분할 처리론’을 제기했다고 참석 의원들이 전했다. 천 원내대표는 “4대 법안이 상임위를 통과해 본회의에 상정된다고 해도 열린우리당 단독으로 표결을 시도하면 한나라당 의원 120여명이 단상을 점거하는 등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면서 초선 의원들을 설득했다. 그는 “결국 야당이 단상 점거를 한 상태에서 강행처리하려면 김원기 국회의장이 경호권을 발동하는 등 특단의 조치를 해야 하지만, 김 의장은 경호권을 발동하지 않을 것”이라며 “4대 개혁입법은 강행 처리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천 대표는 또한 “4대 법안이 결국 새해 예산안 처리와 연계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현재로선 임시국회 소집이 불가피하며 한나라당은 임시국회 소집을 ‘새해 예산안 처리’만으로 국한해 동의할 가능성이 높다.”고 연내 처리의 어려움을 털어놨다. 한편 천 대표의 발언이 알려진 이날 밤 ‘이부영 의장은 천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상임중앙위원회와 기획자문회의를 열어 정기국회 막바지 전략을 토론했다.’고 김영춘 원내 수석 부대표가 전했다. 김 수석 부대표는 “토론에서 4대 법안과 민생 경제 법안의 병행 처리 등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꼬깃꼬깃 몇천원 종묘 미니식당들

    꼬깃꼬깃 몇천원 종묘 미니식당들

    미국작가 데이비드 샐린저의 자전적 장편소설 ‘호밀밭의 파수꾼’은 이제 막 소년기에서 청년기로 넘어가는 주인공 홀든 콜필드를 통해 사회의 거짓이나 위선이 어떻게 한 젊은 영혼을 소외시키고 끝내 파멸로 몰아가는가를 진지하게 묻고 있다.1980년 비틀스의 멤버 존 레넌을 암살한 마크 체프먼의 손에 들려 있었던 ‘호밀밭의 파수꾼’은, 그의 암살 동기가 바로 거짓과 위선에 대한 콜필드의 절규 때문이라는 증언으로 인해 더욱 유명해지고 급기야 영미 문화권에 ‘콜필드 신드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노인들만의 놀이터로 변한 종묘공원 고등학교에서 퇴학당하고 뉴욕의 밤거리를 방황하던 주인공 홀든은 무심코 택시운전수에게 센트럴 파크의 연못에서 살고 있는 오리들에 대해 묻는다.“겨울이 되어 연못에 얼음이 얼면 오리들은 어디로 가는지 혹시 알고 계세요?”. 어쩌면 홀든으로서는 자신을 뉴욕이라는 연못에서는 더 이상 살 수 없는 한 마리 오리로 여겼는지도 모른다. 이제 막 초겨울의 을씨년스러운 풍경이 펼쳐지기 시작한 종묘공원에 들어서서, 추위에 그대로 노출된 채 여기저기 삼삼오오 떼를 지어 웅숭그리고 있는 70,80대의 노인들을 바라보자, 나는 어쩔 수 없이 홀든의 질문을 기억에 떠올렸다. 그리고 덧붙였다. “겨울이 깊어지고 종묘공원에 추위가 몰려오면 노인들은 어디로 갈까?” 애오라지 노인들만이 모여 노인들만의 놀이터로 변한 종묘공원은 얼핏 훔쳐보면 그다지 보기에 좋은 정경은 아니다. 비가 오거나 눈이 내려도 몸을 가려줄 만한 변변한 지붕 하나 없는 노천의 벤치에서 어떤 이들은 바둑이나 장기판에 여념이 없고, 어떤 이들은 시국에 대한 이야기로 목청을 높이고, 어떤 이들은 맨땅에 주저앉아 소주나 막걸리를 마시고, 어떤 이들은 낡은 노래방 기기의 노랫가락에 맞추어 한껏 몸을 흔들어대며 막춤에 몰두해 있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어떤 이들은 눈에 뜨이게 남루한 행색으로 아예 맨땅에 몸을 웅숭그린 채 대낮부터 죽음처럼 혼곤한 잠에 빠져 있기도 하다. 우연히 종묘공원에 들른 젊은이들이나 아직 노인 축에 끼어들기에는 어정쩡한 40,50대의 중년들은 노인들의 여러 모습에 흡사 못 볼 것이라도 본 양, 서둘러 얼굴을 돌리며 발걸음을 빨리 한다. 그런가 하면 아예 눈살을 찌푸리며 도전적인 기세로 노인들을 휘둘러보는 이도 없지 않다. 노인들의 여러 모습 중에 어느 하나도 전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정이다. 그 중에서도 젊은이들일수록 혐오의 기색마저 숨기지 않는다. 사회며 가정 어디에서도 소외되어 마침내 종묘공원 이외에는 더 이상 갈 곳이 없는 노인들의 집단이 젊은이들로서는 어쩐지 무익하게 여겨지는 느낌인 것이다. 어떻게 보면 우리 사회는 10년 20년 후가 아니라 벌써부터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어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듯이 고령화 시대의 노인문제가 누구도 외면할 수 없는 바로 우리 자신의 문제가 되어 있는 것이다. 종묘공원에 와서 한 나절만 노인들과 함께 시간을 지낸다면, 비록 젊은 청춘의 나이일지라도, 그대는 이미 노인들이 겪어내는 저 막막한 황혼의 시간이 검붉은 노을처럼 그대의 가슴에 무겁게 덮쳐오는 것을 절감할 터이다.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하는 잉여의 시간? 나이 60을 넘어서 70,80을 넘기고 자칫하면 90에서 100까지 넘겨야 하는 저 캄캄하고 무료하며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하는 잉여의 시간. 그리하여 벌건 백주대낮부터 종묘공원을 찾아 바둑이나 장기, 혹은 소주 한 잔이며 낡은 유행가 가락에 맞추어 몸을 흔들게 하는 잉여의 시간. 이 잉여의 시간은 정말로 그렇듯 어둡고 부정적인 의미밖에 없을까. 시인이며 구도자이기도 한 유도혁은 일찍이 ‘하느님 비오는 날에’라는 시에서 하느님을 전혀 뜻밖의 모습으로 묘사했다. 구주죽이 내리는 비/비닐우산으루 가리우고/골목길을 지나시는 하느님. 빗물에 젖은 바짓가락처럼/썰렁한 어깨./슬그머니 들어오시어/따끈한 시래기국, 막걸리잔으루/목이나 축이구 가셨으면…. 시인 유도혁의 눈에 비친 하느님은 저 높은 천상의 어디에선가 우리를 굽어보며 지고지순한 은총을 베푸는 하느님이 아니라, 오히려 가난한 시인이 시래기국에 막걸리 한 사발이라도 대접해야 할 춥고 배고픈 하느님이다. 그리고 시적 정경으로 보아 하느님은 결코 젊은 나이가 아니며 오히려 노인에 가깝다. ●얻어 마신 술기운으로 막춤도 춰보고… 비단 유도혁이 묘사한 하느님이 아니더라도, 계룡산이며 지리산 혹은 히말라야의 깊은 곳에서 마음공부를 하는 이들 중에서는 이 시대의 하느님은 저마다 거지며 지체부자유자의 행색으로 세상의 낮은 데를 두루두루 돌아다니며 온몸으로 세상의 악기(惡氣)를 빨아들이고 있다고 믿는 이들이 드물지 않다. 그런 하느님은 어쩔 수 없이 일상의 우리가 그토록 혐오해 마지않는 소외된 인생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70,80년대 종로 5가 기독교 회관에서는 매주 금요기도회가 열리고는 했다. 이 금요기도회에는 바로 군사정권에 맞서 싸우다가 감옥에 끌려간 소위 양심수들을 위한 기도회였다. 그리고 기도회 석상에서 겁 없는 목사들은 감히 목소리를 높여 부르짖고는 했다.“여러분, 지금 우리나라에 하느님이 와계십니다. 불의한 권력에 맞서 투쟁하고 있는 이 땅의 모든 소외된 민중들이 바로 하느님인 것입니다.” 어떤가, 이런 식의 낮은 하느님이라면 어렵사리 멀리서 찾을 필요도 없다. 오늘 종묘공원에 삼삼오오 떼를 지어 웅숭그리고 있는 이들이 다름 아닌 다중의 하느님이 아니랴. 아침 일찍부터 삼양동이나 상계동, 혹은 천호동이나 구로동에서 무료 전철이며 버스를 타고 나와서 12시가 되면 무슨 종교기관에서 나누어주는 무료급식으로 끼니를 때우는 하느님. 바둑을 두는 이들에게 바둑 훈수를 하고, 장기훈수도 하고, 우국지사의 시국에 대한 열변에는 이따금씩 고개도 끄덕이는 하느님. 어쩌다 마음씨 좋은 이웃을 만나면 돼지머리고기 한 점에 소주 한 잔을 얻어 마시고, 그 기운으로 다른 이들의 노랫소리에 맞추어 몸을 흔들며 막춤을 추는 하느님. 이윽고 황혼의 시간이 되어 종묘공원에도 땅거미가 스며들면 저마다 뿔뿔이 흩어져가는 일행들의 꽁무니를 따라 어디론가 종적을 감추는 하느님. 마음공부를 하는 이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주장한다. 새로운 개벽이야말로 물질개벽이 아닌 정신개벽이며 그 개벽의 요체는 바로 무소유(無所有)라고. 무소유야말로 자본주의가 과학과 더불어 이루어낸 물질개벽의 악기를 몰아낼 유일한 힘이라고. 그이들의 주장대로라면, 세상살이에 더 이상 욕심내어 아등바등할 것도 없고 세상살이에 더 이상 더하거나 뺄 것도 없이, 이제는 다만 한 끼니의 무료급식과 한 잔의 소주, 혹은 부침개 한 점에 배를 채우고 낡은 노래방 기기의 가락에 따라 막춤을 추는 종묘공원 노인들의 저 잉여의 시간 속에도, 무소유가 새로운 정신개벽의 힘으로서 푸르게 싹트고 있는지도 모른다. ●뒷골목엔 없는게 없는 색다른 먹을거리 그대가 종묘공원에서 어느 새 노인들과 정이 들었다면 그대는 우선 저녁 어스름이 시작되는 무렵에 종로 3가 보도에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포장마차로 가라. 거기에는 역시 노인들을 상대로한 온갖 먹을거리들이 흔히 생각하는 상식적인 포장마차보다 화려하고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다.3마리에 5000원하는 메추리,2마리에 5000원하는 꽁치,2마리에 1000원하는 양미리 외에도 장어·곰장어·꼬막·전어·곱창·생굴·부침개·돼비불고기·허파볶음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그대가 아무 먹을거리나 고른들 5000원에서 1만원 사이다. 종묘공원 매표소 왼쪽 일대에는 수구레라는 약간 색다른 먹을거리를 파는 종로수구레, 미니식당, 대명식당 등을 만날 수 있다. 소껍질로 만든 수구레(3000원)를 위시해서 닭발·돼지껍질·북어찜·두부김치·생선구이·오징이볶음·순두부술국·순대술국·소내장술국·넙치찜·모듬전·해물탕·생선매운탕·닭도리탕·감자탕 등 없는 것이 없다. 가격 또한 비싸지 않아 3000원,5000원에서 1만원 안팎인데,1만원짜리는 서너 사람이 먹을 양으로 충분하다. 이밖에도 파고다공원으로 가면, 공원 담벼락을 밖에서 따라 도는 뒤편에 역시 노인들을 상대로 하는 식당들이 몇 군데 있다. 풍년집, 신토불이식당, 초원식당 등이 그곳인데, 먹을거리가 저마다 약간씩 다르다. 이를테면 풍년집은 3000원짜리 홍어찜에 홍어회·계란탕·삶은 오징어·생굴·순두부·조기·동태찌개 등이 3000원에서 5000원 사이이다. 신토불이식당은 2000원짜리 황태해장국·콩비지·소뼈선지해장국에 2500원짜리 닭육개장 등이 있고, 초원식당은 우거지국이 1500원에, 닭 반 마리 2500원, 고등어자반 2000원, 계란말이 2000원, 묵무침 2000원, 계란프라이 1000원, 알배추 1000원 등이다. ■ 온몸으로 무소유 실감 만일 그대가 종묘공원 어디에고 널려있는 저 많은 잉여의 시간들 속에서 무소유를 온몸으로 실감하고 싶거든, 주차장 사무소 옆에 숨어있는 천막집으로 가라. 주로 노인들만이 이용하는 천막집에서 1500원짜리 소주나 막걸리에 3000원짜리 돼지머리고기나 2000원짜리 부침개 한 접시를 사들고 주변의 맨땅에 퍼질러 앉아라. 그리고 아무 노인이라도 붙들고 소주 한 잔에 돼지머리고기 한 점을 권해라. 비단 그대가 아니라도 일대를 둘러보면 결코 혼자서 아구아구 먹고 마시는 노인들은 없다. 마침내 술병이 비거든 가까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춤판에 그대 또한 서슴없이 끼어들어라. 젊은 그대가 끼어든들 노인들 중의 누구 하나 흘겨보거나 시비하지 않을 터이다. 그렇게 끼어들어 즐기는 틈틈이 옆에 있는 노인들의 표정을 훔쳐보아라. 저마다 흥에 겨워 눈에 초점마저 사라진 신명의 노인들은 이미 조금 전까지 그대가 상식으로 알던 저 잉여시간 속의 노인들이 아니다. 세상살이에 더 이상 더하거나 뺄 것도 없이, 세상살이의 시시비비는 훌쩍 벗어나 애오라지 낡은 노랫가락 하나에 인생 전체를 실은 채 흔들거리는 신명의 노인들. 그 노인들이야말로 다름 아닌 무소유 자체이다. 어떤가, 무소유를 온몸으로 실감한 그대 또한 이미 무소유하지 않으랴.
  • [사설] 비정규직 법망 밖에 방치할 건가

    비정규직 보호법안이 표류하고 있다. 노동계는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악법이라며 총파업으로 맞서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고, 재계는 노동시장 유연성 확보라는 세계적인 추세를 거스르는 법안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열린우리당은 당초 노동계와 재계의 의견을 수렴한 뒤 연내 처리하겠다던 방침을 바꿔 내년 초 임시국회로 넘길 뜻을 내비치고 있다. 정치권의 눈치보기, 노동계와 재계의 힘겨루기에 떠밀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계속 법의 보호망 밖으로 내몰리고 있는 꼴이다. 파견노동자의 대상과 요건을 완화한 관련법 개정안과 비정규직 노동자 보호법안은 ‘주고 받는’ 성격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노동계와 재계는 새로 챙기는 부분에 대해서는 평가절하하면서 양보하게 되는 부분만 과대 포장하고 있다. 그 결과, 비정규직 노동자의 70∼80%가 보호법안의 도입에 찬성하고 있음에도 목소리가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비정규직은 55.4%(노동계 기준, 노동연구원 기준은 32%)에 이를 정도로 노동시장의 중요한 고용형태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외환위기 이후 비정규직이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불법 파견근로가 성행하는 등 대다수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법의 사각지대에 방치되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평균임금이 정규직의 61%에 불과할 정도로 근로조건이 열악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비정규직 대책은 비정규직 남용을 막고 불합리한 차별을 최대한 줄이는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그러자면 무엇보다 먼저 비정규직을 법과 제도의 틀 속으로 끌어들여야 한다. 따라서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식으로 비정규직 문제를 몰아가는 것은 잘못됐다. 진정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위한다면 그들의 입장에서 이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
  • 교수로 NGO 활동가로 되돌아 온 김성훈 前농림부장관

    교수로 NGO 활동가로 되돌아 온 김성훈 前농림부장관

    김성훈(65) 전 농림부 장관을 문득 떠올리게 됐다. 쌀시장 개방 협상의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이 분야의 전문가로 자타가 공인하는 그의 생각은 어떤지 궁금증이 일었던 것이다. 하지만 전화를 넣어 만남을 청한 건 이 때문만은 아니었다.6년전 장관과 기자로 처음 만나 가까이서 지켜보았던 그는 다변(多辯)의 재담가였다.‘풀어놓을 이야기 보따리가 많겠다.’는 요량이 더 컸던 듯하다. 최근 서울의 한 호텔 라운지에서 그와 세 시간여를 마주 앉았다. 기대는 어긋나지 않았다. ●몰랐던 사실…‘농민가’를 쓰다 “어떻게 지내셨습니까?” 반갑게 인사를 건넸는데 얼른 “예일대 교수지요.”란 대답이 나온다.(그는 중앙대 교수다.) ‘어, 그랬나….’ 순간 얼떨떨했다. 그러자 “예전에 하던 일, 그대로 하니 예일대 교수지요.”란 풀이를 붙인다. 어색하기 십상인 6년의 시차를 그는 이렇게 쉽게 뛰어넘는다.DJ(김대중) 정부의 첫 농림부 장관(1998년 3월∼2000년 8월)으로 30개월을 장수한 뒤 원래 자리인 중앙대 교수로,NGO 활동가로 되돌아왔다는 얘기다. 이전과 차이라면 직함이 더 많아지고 더 바빠졌다고 한다. 경실련·한국내셔널트러스트 등 NGO의 대표자리만 네 개이고, 여기에 고문이나 이사직함까지 더하면 열 손가락이 모자랄 정도다. 그는 지금껏 우리 농촌·농업문제의 이론가이면서 행동가로 진력해 왔다.1990년대 초반 UR협상 반대논리를 줄기차게 제기하며 정부를 맹렬히 공박하는 바람에 ‘신운동권 교수’란 별칭이 붙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행로가 학창시절(서울대 농경제학과 58학번)부터 본격화했다는 건 잘 알려지지 않은 얘기다. 서울 농대의 전통적 이념서클로 유명한 ‘한얼’을 조직한 이가 바로 그였다. “일화 좀 들려달라.”고 요청하자 잠시 뜸을 들이다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삼천만 잠들었을 때, 우리는 깨어∼” 80년대 시위건, 집회건 모였다 하면 불렀던 ‘농민가’다.“다른 동기와 함께 작사했지요. 원래는 한얼에서 분화한 농사단(農士團)의 단가로 만들어 불렀던 노랩니다.2절 첫 가사가 ‘붉은 태양 솟아오르는∼’인데, 언제부턴가 ‘밝은 태양∼’으로 바뀌더군요.” 그랬나…. 고개를 끄덕이며 보니 그는 새삼 감회어린 표정이 되어갔다. ●허문도와의 인연 신군부 ‘3허(許)’씨 중 한 사람인 허문도(57학번) 전 통일원장관과는 학창시절 친구라는 얘기도 뜻밖이었다.“농대 도서관 책의 절반은 허문도가, 절반은 내가 읽었지요. 조용하고 그다지 말이 없었는데, 주로 역사와 철학쪽 책을 탐독한 걸로 기억됩니다.” 김 전 장관은 그로부터 20여년 뒤 전두환 정권의 실세로 부상한 그와 다시 만나게 된다.“80년 5·18 사건 이후 어느날 요정으로 부르더군요.‘청운의 꿈을 같이 실현하자.’고 합디다.” 김 전 장관은 “악어의 눈물이라도 좋으니 5·18에 대해 먼저 사과해야 한다.”고 뿌리쳤다고 한다. 그즈음 그는 김대중 내란음모사건 관련자로 ‘남산’에 끌려가 고초를 겪게 된다. 허씨가 자기 몰래 이름을 올렸던 국보위 농업분야 전문위원직을 끝내 마다한 데다,‘지식인 134인 시국선언’에 서명한 일이 빌미가 됐다.“신병처리가 어떻게 될지 몹시 불안해 하고 있었는데 어느날 풀려나더군요. 아마 허문도가 힘을 썼던 것 같습니다.” ●가까스로 내던진 장관직 그는 장관직을 물러날 때 남다른 과정을 거쳤다. 떼를 쓰다시피 물러나겠다고 매달렸다. 김종필 총리와 이한동 총리에게 한번씩 사표를 제출했지만 “DJ가 아직은 생각없는 것 같다.”는 이유로 반려됐다고 한다.2000년 총선을 앞두고 축협통합 문제와 구제역, 동해안 산불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져나왔을 때다.“동가식 서가숙하며 뛰어다니는데 이빨이 몹시 아프더라고요. 그냥 진통제로 버티며 지냈는데 어느날 앞니 5개가 한꺼번에 무너져 내렸습니다. 그러더니 4개가 더 빠지더군요.” 병원에서 찍은 이빨 사진까지 들고 가 “밥도 못 먹을 지경인데, 학교로 돌아가고 싶다.”고 이 총리에게 호소하기도 했지만 “난 모르는 일”이라는 대답만 들었다.‘DJP 연합’이 재개되고 농림부장관직이 자민련 몫으로 조정된 뒤에야 ‘가까스로’ 장관직에서 물러날 수 있었다고 한다. ●통상교섭본부 설치는 실정(失政) 쌀 시장 개방 협상으로 화제를 돌리자 김 전 장관의 얼굴빛이 달라진다. 웃음이 사라지고 표정과 목소리에 노기(怒氣)까지 서렸다. 그는 “첫 단추가 잘못 꿰어지는 바람에 계속 잘못돼 가고 있다.”고 단호하게 비판했다.“외교력과 협상력의 부재로 중국에 지나치게 끌려가고 있습니다. 이런 상태로는 농민을 설득할 수 없습니다. 국가이익을 챙기는 시나리오와 국내 농업대책 마련이 동시에 필요한데, 준비가 되지 않았습니다. 통상교섭본부 내에 농업 전문가가 없는 현실도 문제지요. 장관이 바뀔 때마다 통상문제와 관련한 멤버가 교체됐는데 이래서야 협상이 제대로 되겠습니까.” 그는 자기가 몸담은 DJ 정부에 대해서도 톤을 높였다.“그때 통상교섭본부를 설치한 것 자체가 잘못됐습니다. 대놓고 말하기는 좀 그렇지만, 그건 실정이에요. 미국 무역대표부(USTR)처럼 힘이 막강하면 몰라도, 우리처럼 수세적 협상을 해야 하는 나라는 한 곳에 권한을 모아주는 것이 전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관세화 협상에 대해선 결연한 태도다.“지금 그걸 왜 합니까.DDA 협상에서 농산물 관세 한도설정 등 세부원칙이 결정되기 전까지는 관세화 협상을 해서도 안 되고, 할 필요도 없는 겁니다.” 지난해 멕시코 칸쿤 WTO 각료회의에서 자결한 이경해씨와의 인연을 어디선가 들었다. 자결하기 하루 전날 유언을 남겼는데 김 전 장관에게 “둘째딸을 맡긴다. 결혼식을 잘 치러줄 것으로 믿는다.”는 내용이었다. 그해 가을 치러질 결혼식에 김 전 장관이 주례로 예정돼 있었던 것이다. 쌀 시장 개방 협상문제로 나라 안이 시끄럽다. 김 전 장관의 애정 어린 당부와 비판을 당국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궁금했다.“저녁에 (서울 서초동)정토회관에서 강연 약속이 있다.”며 서둘러 일어서는 그의 표정은 만날 때와 달리 어두워져 있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각계원로 “與는 보수로…野는 개혁 좀 해라”

    각계원로 “與는 보수로…野는 개혁 좀 해라”

    “8·15 광복 이후 정국 같다.”(송월주 스님) “국회만 없고, 여와 야만 있다.”(오경환 신부) 국회의원들이 19일 각계 원로들에게 꾸지람을 들었다.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원로·시민사회 인사와 국회의원 시국간담회’에서다. 원로들은 상생(相生)이 아닌 상쟁(相爭)만 하는 여야를 질책했다. 원로들은 여야 갈등이 국론 분열을 조장하는 것을 우려하며 대화와 타협을 주문했다. 송월주 스님은 “여당은 개혁 명분만 내세우며 수를 앞세워 일방통과를 하지 말고, 야당은 반대를 위한 반대를 말고 뚜렷한 대안을 제시하는 상생정치를 실현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세중 변호사는 “국회를 보면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토론하는 모습이 매우 결여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종훈 전 경실련 공동대표는 “국회를 먼저 지키고 정치는 다음에 하라.”고 쓴소리를 잊지 않았다. 손봉호 동덕여대 총장은 “토론을 할 때는 감정을 억제해야 하며 철저히 냉정하게 상대방을 설득하라.”고 주문했다. 오경환 신부는 “여당은 좀더 보수적으로, 야당은 보다 개혁적으로 해주기 바란다.”고 상호 존중을 당부했다. 원로들의 ‘쓴소리’가 쏟아지자 의원들은 고개를 숙이고, 또 숙여야 했다.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는 “피고가 된 기분”이라고 죄책감을 표시했다.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는 “무한 책임을 느낀다.”고 자성했다.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은 “원로들이 국민을 대신해 리콜한 것”이라고 이 자리를 규정했다.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은 “탁류에 떠밀려 가는 가랑잎 같은 느낌”이라고 털어놨다. 민주당 이낙연 원내대표는 “지난주 무료급식소에 가서 밥을 먹으며 이런 시기에 정치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 하고 생각했다.”고 한숨을 지었다. 열린우리당 안영근 의원은 “여야가 잘못된 점을 먼저 보고 접근하는 게 꼭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여야의 원내사령탑 역시 원로들의 꾸지람에 반성하고 화답했다. 천 원내대표는 최대 현안인 4대 입법 문제와 관련해 타협의 여지를 보였다. 그러면서 “한번도 우리가 밀어붙이겠다고 한 바가 없다.”고 유화적인 자세를 거듭 확인했다. 김 원내대표는 “천 대표가 밀어붙이기를 하지 않겠다고 말했는데 기대해 마지않는다.”고 ‘도장’을 한번 더 찍었다. 하지만 두 원내사령탑은 서로를 겨냥하는 말도 잊지 않았다. 천 원내대표는 “여권에 대한 악의적인 비방과 좌파공세, 색깔론은 자제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 원내대표는 “공정거래법 등의 처리에 있어 타협은 없고, 힘과 수로 밀어붙인 일방통행만이 있었다.”고 쏘아붙였다. 상생을 얘기하면서도 상쟁하는 여야의 두 얼굴이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서울시 내년 2단계 조직개편

    서울시는 ‘푸른도시국’과 ‘가족여성정책관’을 신설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안을 마련, 시의회와 행정자치부의 승인을 거쳐 내년부터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19일 밝혔다. 개편안에 따르면 현재 1실,11국,8기획관,63개 과·담당관으로 된 조직이 1실,12국 9기획관 67개 과·담당관으로 확대재편되고 4급 이상의 21개 한시기구가 22개로 늘어난다. 푸른도시국을 신설, 환경국 공원과와 조경과를 이관하고 자연생태과(4급)를 만들어 야생 동·식물 보호와 하천생태 복원업무 등을 총괄하도록 했다. 가족여성정책관을 신설해 여성담당관(4급), 보육담당관(4급), 청소년담당관(4급)을 두고 복지여성국 여성정책과, 보육지원과, 문화국 체육청소년과의 청소년 업무를 맡는다. 복지여성국은 복지건강국으로 개편한다. 동북아 금융허브 기반 구축을 위해 산업국에 투자진흥관(계약직)과 투자유치담당관(4급 한시)을 신설한다. 또 감사관 산하에 민원담당관(4급)을 두고 행정국 민원과는 시민단체 지원과 자원봉사 등 민간협력을 위한 시민협력과(4급)로 개편한다는 계획이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남민전등 10대의혹 진상 밝힌다”

    경찰이 국가기관 중에는 처음 과거사 진상규명 대상 사건을 선정했다. 경찰청은 18일 과거 경찰이 저지른 인권침해와 불법행위의 진상을 스스로 규명하기 위해 민간위원 7명과 경찰 5명으로 구성된 ‘과거사 진상규명위원회’(위원장 이종수 한성대 교수)를 발족했다. 위원회는 이날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 9층 회의실에서 발족식에 이어 1차 정기회의를 갖고 민청학련, 남민전, 민청련, 서울대 깃발, 강기훈 유서대필·자주대오·진보의련·나주부대·보도연맹원 학살 의혹, 대구폭동 양민사살 의혹 사건 등 10건을 조사 대상으로 선정했다. 74년 민청학련(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79년 남민전(남조선민족해방준비위원회) 사건은 유신 당시 반체제로 낙인 찍혔던 시국사건이다.85년 민청련(민주화운동청년연합), 서울대 깃발(민주화추진위원회)사건은 군사정권 시절 반체제 운동으로 탄압받았다가 이후 민주화 운동으로 복권됐다. 자주대오(활동가조직), 진보의련(진보와 연대를 위한 보건의료연합) 사건은 90년대 대표적인 시국사건이며,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은 91년 강기훈씨가 전국민주운동연합 동료 김기설씨의 분신 자살 당시 유서를 대신 쓴 혐의로 옥고를 치른 사건이다. 나주부대 사건은 50년 전남 해남, 완도, 진도 일대에서 경찰관으로 구성된 ‘나주부대’가 북한 인민군의 공격에 밀려 후퇴하면서 인민군으로 위장, 민간인을 학살했다는 의혹 사건이다. 보도연맹원 학살은 좌익 운동을 하다 전향한 사람들로 조직된 반공단체인 국민보도연맹 구성원들을 한국전쟁 발발 후 정부와 경찰이 무차별 처형했다는 의혹 사건이다. 대구폭동 양민사살은 1946년 대구폭동 당시 진압 경찰이 좌익이 아닌 양민을 사살했다는 의혹 사건이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사설] 4대 입법 미루는 게 능사 아니다

    개혁추진과 관련한 열린우리당의 태도를 보면 답답하기 그지없다. 이것저것 벌여만 놓고 제대로 결실을 맺는 게 없다. 국가보안법 등 4대 입법도 그런 처지에 놓이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부영 의장을 비롯한 열린우리당 일부 지도부는 4대 입법 ‘속도조절론’을 제기했다. 이 의장은 “산이 높으면 돌아가고, 물이 깊으면 얕은 곳을 골라가야 한다.”고 밝혔다. 말로는 ‘연내 입법’을 강조했지만, 법안 처리를 늦출 수 있다는 내부전략을 내비쳤다. 열린우리당이 어제로 창당 1주년을 맞았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당지지도가 23.2%로 한나라당에 훨씬 뒤지는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제대로 된 여당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책을 입안하기에 앞서 폭넓게 의견을 수렴해야 하지만, 한번 확정되면 밀고나가는 우직함을 보여줘야 한다. 우왕좌왕하는 모습으로 지지율 회복을 기대하는 것은 백년하청이다. 참여정부가 실제 해놓은 것도 없이 좌파공세에 시달리고 있다는 최장집 고려대 교수의 지적을 깊이 되새겨야 한다.‘말로만 개혁’은 부작용만 가져온다. 같은 여론조사에서 국보법을 제외한 과거사법, 사립학교법, 언론관계법 등에 대해서는 여권의 입법안을 지지하는 의견이 훨씬 많았다. 그런데도 이들 법안의 처리를 늦추면 개혁의 추동력이 뚝 떨어진다. 올해안에 못하면, 내년 이후에는 더 어려워진다. 법안처리를 미루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여당은 4대 법안을 처리하되, 이 문제로 정국이 파탄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민생법안과 예산 심의에도 지장을 주지 말아야 한다. 두마리 토끼를 어떻게 잡느냐고 하지만, 집권여당이 정치력을 보여야 할 것이다. 한나라당을 설득해 대안을 내도록 하고, 합리적인 부분은 수용해야 한다. 특히 국보법의 경우 당장 폐지에 국민적 불안이 있는 만큼 대체입법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새달 9일 끝나는 정기국회 회기안에 결론이 안 나면 바로 임시국회를 열어서라도 반드시 개혁입법을 성사시켜야 한다.
  • “개발정책 맞서 싸울것” 107개 환경단체 선언

    “개발정책 맞서 싸울것” 107개 환경단체 선언

    환경시민단체들이 정부가 추진 중인 일련의 개발정책을 규탄하며 강력 투쟁에 들어갈 것임을 선언했다. 녹색연합과 환경운동연합·환경정의 등 전국 107개 환경단체들은 1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컨퍼런스홀에서 환경비상시국회의 출범식을 갖고 “모든 역량을 결집시켜 노무현 정부의 반환경정책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그동안 정부와 공식적인 협의 채널로 활용해 온 민간환경정책협의회에서도 탈퇴하기로 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새만금 간척사업과 부안핵폐기장 문제, 각종 정책개발과정에서 (환경가치를 지키려는)노무현 정부의 책임성 있는 모습과 비전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비상시국회의는 대표적 반환경정책으로 ▲수도권내 공장 신·증설 허용 ▲전국 230개 골프장 건설 ▲기업도시 특별법 제정추진 ▲관리지역내 공장설립 면적 제한 폐지 등을 꼽았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反환경 정책 난무”

    “反환경 정책 난무”

    “현재 대한민국은 반환경정책이 난무하는 ‘환경비상시국’이다. 적극적인 개선책 마련을 촉구한다.” 시민·환경단체들이 정부의 환경정책 부재를 꼬집으며 비상시국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대규모 택지개발, 골프장 건설 완화 발표 등 현정부의 환경정책은 더이상 기대할 게 없다는 이유에서다. 시민·환경단체들은 정부의 환경정책 부재를 비상시국으로 간주하고 향후 전면적이고 집중적인 대응에 나설 태세다. 특히 환경운동연합은 골프장 건설로 인한 환경·주민피해 사례를 알리고 무분별한 골프장 건설을 막겠다는 취지에서 ‘노(NO)골프 선언’운동까지 펼치고 있다. 시민·환경단체들은 마구잡이식 개발정책으로 환경파괴가 자행되는 등 최악의 위기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정부의 신개발주의에 맞서 공동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이들은 10일 YMCA강당에서 환경비상시국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신개발주의 공동대응 대표자회의 열어 비상시국회의 김혜애 사무국장은 “전국에서 참가단체들의 신청이 줄을 잇고 있다.”면서 “공동대표 선출 등을 통해 반환경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방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경기지역 시민·환경단체들은 최근 ‘비상시국회의’를 열고 대규모 택지개발, 신도시개발 계획 등 환경파괴행위 중단을 촉구했다. 비상시국회의에 참석한 경기경실련, 경기환경운동연합, 한국YMCA경기도협의회, 녹색자치경기연대 등 단체들은 “각종 개발정책으로 수도권이 회색도시화되고 생태계가 유린되고 있다.”면서 “정부는 반환경적인 수도권 개발정책을 즉각 중단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최열 환경운동연합 대표는 “정부는 환경문제에 대한 해결 의지도, 능력도 없다.”면서 “시대에 따른 정책을 펴기보다는 관행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시민·환경단체들은 전국적인 환경비상시국회의 개최에 보조를 맞춰 동시 다발적으로 터지는 환경문제에 대처하기 위한 지속적인 기구로 ‘경기환경보전공동행동’을 결성하기로 했다. 경기도 전역의 지역단체를 중심으로 집행부와 공동대표단을 구성,12일 대표자 회의에 이어 도청에서 결성 기자회견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한다. 경기YMCA협의회 박은호 사무국장은 “지역단체들의 연대체 결성을 계기로 도내에 집중되는 각종 개발정책에 대한 견제·감시 역할이 충실히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골프장건설로 경기부양 失 많아” 시민·환경단체들이 분개하는 데는 정부의 골프장 추가 건설 완화정책 발표와 맞물린다. 정부는 지난 9월 전국 230개 골프장에 대한 추가 건설을 허가하겠다고 밝혔다. 골프장 건설을 통해 27조원의 부대효과와 4만명 이상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다는 청사진도 내놓았다. 환경단체들은 “전국의 골프장만도 181개나 된다.”면서 “여기에 공사 중이거나 허가된 골프장까지 합치면 280여곳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이 정도면 대한민국을 ‘골프왕국’으로 만들려는 처사나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정부가 골프장 건설로 경기부양책과 일자리 창출 등을 내놓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일방적이고 합리화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일이 이쯤되자 정치권도 방안 찾기에 나섰다. 안민석(열린우리당)·이재오(한나라당)·천영세(민주노동당) 의원 등은 8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참여정부의 골프진흥정책 어떻게 볼 것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각계의 의견을 들었다. ●환경운동연합 “골프장은 푸른 사막” 골프장 추가 건설 저지를 위해 발벗고 나선 곳은 환경운동연합이다. 이 단체 역시 환경파괴 정책에 대한 시국선언과 함께 ‘전국 골프장 난립현장 조사보고’를 통해 골프장 건설이 고용창출과 경제활성화의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이들은 지난 7일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노골프 선언식’을 가졌다. 선언식에는 환경운동연합 서주원 사무총장과 김광철 환경교사모임 회장, 김성원 여주전교조 지회장을 비롯, 전국 환경교사 2000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골프장은 교과서에도 주변 생태계 훼손과 환경을 오염시키는 ‘푸른 사막’이라고 표현돼 있다.”면서 “정부가 전국을 사막화시키는 골프장 건설 규제완화 방침을 밝힌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참석 교사들은 “미래세대에게 황폐한 푸른 사막이 아니라 울창한 푸른 숲을 물려주고 싶다는 우리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달라.”고 말했다. 환경운동연합측은 노골프 선언을 전국민운동으로 확산시키고 지속적인 서명을 받을 계획이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돌아온 이회창… 정치행보 관심

    돌아온 이회창… 정치행보 관심

    한나라당 이회창(얼굴) 전 총재가 1일 오후 20일간의 미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함에 따라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전 총재는 지난달 12일 출국,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에 ‘한반도 장래와 동북아 안보’라는 연구결과 보고서를 제출한 뒤 귀국길에 올랐다. 인천국제공항에는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측근 인사들이 모습을 나타내 눈길을 끌었다. 이 전 총재는 대선 패배 직후 도미했다가 지난해 10월 일시 귀국하느라 중단됐던 연구를 마무리짓기 위해 이번에 다시 방미했었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옥인동 자택에서 칩거해 온 그가 서울 남대문로의 D빌딩에 사무실을 내는 등 바깥 나들이를 시작한 것을 주목하고 있다. 정계 복귀 수순이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돌기도 한다. 한 측근은 “근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고 들었다.”면서 “이 전 총재 주변에서 현 시국과 향후 전망을 곁들여 ‘앞으로 변화가 예상되니 미리 입장을 정해 두는 게 좋다.’는 보고를 자주 올리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측근은 “집에 있기 답답해서 사무실을 냈을 뿐이니 정계 복귀에는 무게를 두지 말아 달라.”고 손사래를 쳤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행정수도 위헌’에 화난 충청권 시민단체

    헌법재판소의 ‘신행정수도 건설 위헌’ 결정 이후 충청권 시민단체의 반발이 심상치 않다.‘원안추진’을 요구하며 민심을 주도하는 집회열기가 식을 줄 모르기 때문이다. 신행정수도건설 사수 범도민연대(공동대표 한창숙·윤진수·홍재복)는 1일 “정부와 여당은 헌법개정과 국민투표의 조속한 실시로 신행정수도 후보지 2000여만 평을 즉각 매입하라.”고 촉구했다. ●“서울이 수도면 지방은 하수도냐” 범도민연대는 이날 충남도청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별법을 통과시킨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은 의원직을 사퇴하고, 헌재는 자숙하고 국민 앞에 무릎꿇고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또 충청권 30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결성된 ‘신행정수도건설비상시국회의(이하 비상시국회의)’도 “중단없는 신행정수도 건설을 추진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 단체는 성명을 통해 “헌재 결정으로 나라의 균형발전이 좌초 위기에 처했고, 이로 인해 나라가 흔들리는 비상시국에 직면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8일에는 이 단체 주도로 ‘신행정수도 건설 사수 제1차 범국민대회’가 열렸다. 3일에는 천안에서 범도민연대 회원들과 연대,‘충청권 신행정수도 건설추진’을 위한 대규모 결의대회를 열 계획이다. 김제선 비상시국회의 상임공동대표는 “서울과 지방을 모두 살리는 신행정수도 건설의 의미를 온 국민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마련했다.”며 “지역간 차이를 넘어 신행정수도 건설은 반드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정수도 예정대로 추진돼야” 신행정수도 건설 위헌결정이 내려진 이후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행정타운’ ‘행정특별시’ ‘충청권 과학도시’ 등의 대안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충청권의 시민단체와 주민들의 반응은 썰렁하다. 행정수도 이전 외의 어떤 당근(?)도 이젠 마음에 와닿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역 유지들 역시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에 도움이 안 되는 대안이라고 시큰둥하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는 “충청권 민심을 무마하기 위한 미봉책에 불과하다.”면서 “신행정수도 건설과 공공기관 지방이전 등의 균형발전 정책을 흔들림없이 추진할 것”을 주문했다. 염홍철 대전시장도 “행정기관 몇 개를 이전시키려는 후속대책은 의미가 없다.”며 “행정수도 건설과 행정도시와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지역 시민·사회단체들 역시 헌재 재판관 탄핵과 열린우리당 당론 채택,100만인 청원운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여당차원에서 문제해결에 나서지 않는다면 지역 국회의원과 자치단체장, 지역의원들에 대한 탈당 압박에 나서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한나라당에 대해서도 같은 방침을 전달했다. ●‘신행정수도’ 이전 재점화 추진 충청권 시민단체와 학계 일각에서는 “행정수도 건설을 충청권만 향유했던 측면이 있다.”면서 “국민의 지지와 동의 속에 추진될 수 있도록 범국민운동을 벌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충청권과 수도권의 대립이 아닌 ‘상생발전’의 당위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비상시국회의도 전국을 대상으로 행정수도 이전의 필요성에 대한 여론몰이에 나설 계획이어서 향후 상황전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수현 지방분권 대전본부 사무국장은 “상경집회를 개최하는 것에 대한 논의가 한창 진행중”이라며 “지역 집회를 통해 성난 민심이 전달된 만큼 ‘대립과 자극’이 아닌 행정수도 이전의 필요성과 수도권의 문제점 등을 공유하는 쪽으로 다양한 행사가 마련될 것”이라고 전했다. 문제는 행사비용을 각 민간단체가 분담하다 보니 계획한 것처럼 적극적이고 다양한 행사를 치르는 것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김제선 공동대표는 “신행정수도 건설은 충청도만의 수혜가 아니라 수도권 집중과 과밀해소, 균형발전을 위한 국가적 과제”라며 “분권과 분산은 지방발전을 위해 필요불가결한 요소인 만큼 (행정수도 이전은)충청권이 나서서 기필코 성사시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고대이집트’ ‘마야문명’ 등 출간

    세계 각국의 문화와 역사, 자연, 예술에 관한 전문서적을 펴내는 출판사로 유명한 이탈리아 화이트스타 출판사의 ‘고대문명 시리즈’ 네 권이 우리말로 번역돼 나왔다. 도서출판 생각의 나무는 지난해 ‘고대 그리스’ ‘고대 로마’ ‘앙코르’ ‘고대 인도’ ‘고대 중국’을 낸 데 이어 이번에 ‘고대 이집트’ ‘고대 이스라엘’ ‘잉카 문명’ ‘마야 문명’ 등 네 권을 새로 출간했다. 화려한 일러스트레이션과 사진을 풍성하게 담고 있는 것이 이 시리즈의 특징. 응접실 탁자나 거실 소파에 놓고 짬짬이 들여다보는 이른바 ‘커피 테이블 북’ 개념의 책이다. ‘고대 이집트’(알베르토 실리오티 지음, 박승규 옮김)는 파라오의 시대부터 이집트 아랍 공화국에 이르는 5000년 이집트의 역사를 다룬다. 나일 계곡에 언제 인간들이 발을 디뎌놓았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대략 기원전 4000년경 40여개의 도시국가가 세워졌고, 기원전 3500년경에는 상·하 두 왕국으로 통합됐으며, 기원전 3000년경에 비로소 통일왕국이 성립된 것으로 본다. 통일왕조가 세워진 뒤에는 30왕조가 흥망했다. 이 책은 고대 이집트의 역사적 배경에 대한 설명을 시작으로 천년왕국의 신성한 땅 이집트의 종교와 삶 그리고 신들의 세계를 살핀다.‘고대 이스라엘’(사라 코차프 지음, 이영찬 옮김)은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등 세계 3대 종교가 만나는 문명의 교차점인 이스라엘 땅으로 떠난다. 요르단강을 따라 갈릴리 언덕을 넘어 지중해 연안으로부터 네게브 사막에 이르는 이스라엘의 영토와 민족, 사적지, 예술품들을 보여준다. 책은 헤롯 시대의 예루살렘과 십자군 시대의 항구도시였던 악고, 로마시대와 비잔틴시대 벧산의 옛 영광을 재현했으며,‘성묘교회’ ‘바위의 돔’ 등 건축물들을 투시도를 통해 설명한다. ‘잉카 문명’(마리아 롱게나 등 지음, 고형지 옮김)은 기원전 3000년부터 잉카 제국이 몰락한 1533년까지 고원지대와 안데스의 설봉 사이에서 흥망성쇠를 거듭한 문명들의 역사를 다룬다. 벽돌 피라미드에서 기상천외한 석조도시, 월터 알바가 람바예케에서 발굴한 모체(Moche)의 무덤까지 흥미진진한 고고학 유적지들을 만날 수 있다.‘마야 문명’(마리아 롱게나 지음, 강대은 옮김)은 멕시코 문화의 영화와 몰락, 스페인 정복자들에 의해 파괴된 자취를 펼쳐보인다. 멕시코 남부, 벨리즈, 온두라스 그리고 엘살바도르 일부를 포함하는 광대한 지역의 다양한 문화들은 오늘날 ‘메소아메리카 문명’이라 불린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고대 멕시코 문명이다. 책은 피에 굶주린 낯선 신들로 가득한 마야문명의 영광과 몰락의 흔적을 더듬는다. 각권 9만 5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꼴불견’ 국감 발언

    ‘꼴불견’ 국감 발언

    17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끝났다. 이번 국감에는 270여개의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한 ‘NGO국정감사모니터단’을 비롯해 참여연대, 환경운동연합,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등이 국회의원들의 국정감사를 밀착 감시했다. 20여일 동안 국감현장을 지켜본 시민·환경단체들은 비판적인 평가를 쏟아내고 있다. 모니터 내용을 종합정리하며 의원별 활동상황 분석과 함께 ‘최우수 상임위’와 ‘국감 베스트·워스트 의원’ 등의 선정작업에 들어가는 등 마무리 평가작업이 한창이다. ●모니터 결과 발표에 의원들 긴장 국감을 모니터한 단체들은 나름대로의 잣대를 기준으로 의원들의 국감활동을 심판하겠다는 태세다.NGO국정감사모니터단은 국회 본관에 둥지를 틀고 750여명의 모니터 요원들이 현장모니터와 사이버 감시활동을 벌였다. 모니터단 홍금애(법률소비자연맹 이사) 공동집행위원장은 “국회의원들이 국감에 임하는 태도가 예전보다 진지했지만 아직도 민감한 사안엔 정당간 대결구도로 몰아가는 구태가 여전했다.”고 평가하면서 “정책국감의 본질을 흐린 의원들에 대해서는 냉혹한 평가가 내려질 것”이라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국감시작과 함께 반부패·사법·경제·조세·복지·평화 등 6대 분야에 걸쳐 28개 정책과제를 발표하고, 국감기간 동안 인터넷을 통해 주요 의제들을 중계했다. 국감 중에도 중간평가를 통해 네티즌이 뽑은 ‘최악의 발언’ 등을 발표하기도 했다.190명으로 구성된 네티즌 의정감시단은 계속해서 정기국회 기간동안 의원들의 활동을 모니터한다. 참여연대는 국정감사 모니터 결과뿐만 아니라 정기국회 전 과정 모니터를 통해 의원들에 대한 종합평가를 내릴 계획이다.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도 ‘평등국회지킴이’란 이름으로 국정모니터단을 발족한 뒤 39명의 여성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모니터 활동을 벌였다. 이들은 여성 의원들의 ‘국감평가서’를 작성해 발표할 예정이다. ●국정감사 근본적 대수술 필요 모니터 활동을 벌인 환경·시민단체들은 이구동성으로 현재의 국감제도에 대한 기본틀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국감장에서 없어져야 할 함량미달 질의응답으로 “정책수립시 고려하겠다.” “나머지는 서면으로 답변해 달라.” “됐어요. 시간 없으니 요지만 말하세요.” 등을 꼽았다. 17개 상임위원회별로 진행된 458개 피감기관에 대해 진행된 이번 국감은 초반부터 국가기밀 누출 논란, 행정수도 이전공방 등으로 주요 민생문제와 경제현안이 제대로 부각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 22일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는 서울 안국동 느티나무카페에서 ‘17대 국회 국정감사, 무엇이 문제였나’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 국정감사 체제 변화에 대한 의견들을 수렴했다. 이 단체의 이지연 의정감시단 간사는 “짧은 기간 국정 전반에 걸쳐 국감을 마무리짓는다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제대로 된 정책국감이 이뤄지려면 상시국감체제로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의원들 평가자료로 적극 활용 NGO국정감사모니터단은 “피감기관들의 자료제출 거부, 지연 및 차별적 자료배포, 국정감사 증인의 불출석, 여야 의원간 음해발언 등이 이어졌다.”며 “일부 의원은 국감의 맥을 잡지 못한 측면도 있었고, 정당의 힘이 국감의 본래 기능을 무력화시킨 측면도 많았다.”고 비판했다. 특히 초선의원들이 많은 이번 국회의 첫 국감은 일부 초선의원들의 신선함이 돋보이긴 했지만 대부분은 전문성과 경험부족 등으로 깊이 있는 국감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평가다. 환경 현안들이 국감을 통해 공론화되고 해결책을 모색하려 했던 환경단체들은 환경노동위를 비롯한 상임위 활동에 실망감을 토로했다. 일부 긍정적인 측면도 부각됐다. 참여연대측은 “비례대표, 여성, 초선의원들을 중심으로 정책국감을 위해 노력한 면은 높이 살 만하다.”고 평가했다. 의정감시활동을 벌인 시민·환경단체들은 국감모니터 자료 등을 축적해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차기 선거 등에서 의정활동 중심의 평가를 내릴 수 있는 자료로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NGO모니터단 홍금애 공동집행위원장은 “일부 피감기관에서 모니터 활동을 방해하는 일도 벌어졌다.”며 “시민단체의 모니터활동이 정착될 수 있도록 국회차원의 제도적인 개선책도 마련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盧대통령 시정 연설] 與 “적절했다” 野 “매우 실망”

    [盧대통령 시정 연설] 與 “적절했다” 野 “매우 실망”

    노무현 대통령이 25일 시정연설에서 헌법재판소의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 위헌 결정의 법적 효력을 부정하지 않으면서 국토 균형발전과 지방분권화 추진 의지를 강조한 것에 대해 여당은 “적절한 언급”이라고 호평했고 야당은 “매우 실망”이라고 혹평했다. 임종석 대변인은 “연설문 25쪽 가운데 17쪽이 민생경제 회복과 경기 활성화 얘기인데 이는 대통령과 정부의 경제 회복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임 대변인은 “헌재 결정에 대해 일절 불만을 토로한 대목이 없다.”면서 “헌법 개정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수도 이전은 아니지만 신행정수도 건설에 준하는 효과를 얻도록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문희상 의원도 “차분하게 잘 정리했다.”며 “특히 경제·민생 문제에 초점을 잘 맞췄다.”고 평가했다. 열린우리당 대전시당 위원장인 박병석 의원은 “우리가 생각하는 기조와 비슷하다.”며 “국가 균형발전과 수도권 과밀 해소를 통한 삶의 질 향상은 정부·여당의 최고 목표이기에 위헌 시비를 피해 실천할 수 있는 최선책을 찾아야 한다는 취지로 적절한 지적”이라고 말했다. 우원식 의원은 “정부가 2년 동안 행정수도 이전에 초점을 맞춰 왔는데 위헌 결정 뒤 간단하게 대안을 제시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며 “국가 균형 발전과 수도권 과밀 해소의 효력을 갖는 실질적 대안을 신중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깨끗이 승복했어야 했다.”,“자화자찬과 장밋빛 정책으로 일관했다.”는 등 강도높게 비판했다. 특히 노 대통령이 헌재의 위헌 결정에 대해 “누구도 그 결론의 법적 효력에 대해서는 부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하는 선에서 그치자 “애매모호하고 사실상 헌재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박근혜 대표는 본회의를 마치고 나오면서 “헌재 결정에 대해 대통령이 모호하게 언급한 것은 스스로가 헌법을 존중하지 않고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을 보여준 것으로 이는 정치권의 바탕을 허물고 기반을 흔드는 것”이라며 “헌재의 탄핵 심판 때 한나라당은 지는 것이었지만 법치주의가 살아야 하고 국회는 이를 수호해야 한다는 판단에서 깨끗이 승복했다.”고 상기시켜 여권도 승복할 것을 요구했다. 임태희 대변인은 논평에서 “노 대통령은 시정연설에 직접 참여해 헌재 결정에 깨끗히 승복하고 국난 극복을 위한 국민 동참을 호소했어야 했는데 오히려 헌재 결정을 수용하지 않는 태도를 보여 국론 분열과 대결구도를 방치하고 있다는 인상마저 준다.”며 “시국 수습의 의지가 없음을 그대로 보여준 연설”이라고 낮게 평가했다. 한나라당은 외교·안보·경제·교육 문제 등 국정 전반에 대한 연설 내용과 관련해서는 “전혀 국민적 동의를 얻을 수 없는 자화자찬으로 일관해 매우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도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금까지의 일방적 추진 태도를 고집하겠다는 것”이라며 “부족함과 우려를 느낀다.”고 깎아내렸다. 민주당 장전형 대변인은 “구체적 대안 없이 ‘뜬구름잡기식’ 청사진만 제시하는 것은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것으로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혹평했다. 이종수 김상연기자 vie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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