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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계를 넘나드는 국악 선율

    경계를 넘나드는 국악 선율

    국악계의 스타 작곡가 김영동씨의 창작 실내악 공연이 오는 1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소극장에서 열린다. 3년째에 계속되고 있는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월요상설공연 ‘국악 꽃향기’가 올 대미를 장식하는 무대를 김씨의 음악으로 마련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실내악과 대중국악의 대명사로 알려진 김씨의 실내악곡, 노래곡을 중심으로 연주된다. 대금과 징이 연주하는 ‘파문’, 가야금과 기타의 어울림이 돋보일 ‘산행’, 대금과 양금, 신시사이저가 함께 하는 ‘삼포로 가는 길’등 타이틀만 들어도 어떤 국악 선율일까 궁금해지는 곡들이다. 순수음악과 대중음악 사이를 넘나들며 독특한 자신의 세계를 구축한 김영동. 그는 감미로운 대금과 소금 연주곡으로, 또 누구나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곡으로 새로운 국악 세계를 펼쳐 보여 국악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한 작곡가다. 명상음악 ‘선’(禪)을 통해 오랫동안 잃어버렸던 소중한 우리의 소리를 되찾아 주기도 했다.(02)399-1187.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與 “내주 단독국회”

    “한나라당이 국회에 복귀하지 않으면 내주부터 임시국회 일정에 들어가겠다.” 열린우리당이 한나라당의 장외투쟁에 원칙론으로 단호하게 대응키로 했다. 내년도 예산안과 부동산 후속입법 등 산적한 현안을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오영식 공보담당 원내부대표는 14일 확대간부·원내대책 연석회의 직후 “한나라당이 전혀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으면 국정 현안과 민생 법안을 처리하기 위한 임시국회 의사 일정을 구성하는데 노력키로 했다.”고 밝혔다.오 부대표는 “각 상임위 간사와 원내 지도부가 평소 친분을 가진 한나라당 의원들과 적극 접촉해 무리한 투쟁을 정리하고 국회로 돌아오길 다각적으로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사립학교법 개정안 통과를 빌미로 한 한나라당의 장외 투쟁이 명분도, 실리도 잃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우리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박근혜 대표가 나가도 너무 나갔다.”는 평가에서부터 “지난 7일 국정원 진실위의 인혁당 사건 조사결과 발표 이후 박 대표가 평상심을 잃은 듯하다.”는 진단까지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당 대변인실은 보도자료를 내고 “한나라당이 사학 비리를 옹호하고, 이념교육을 침소봉대하며, 색깔공세를 벌이는 등 민심을 호도하고 있다.”고 한나라당을 압박했다. 당 지도부는 또 대국민 홍보 차원에서 지역구 의원별로 교회 인사 등과 간담회를 갖고 사학법 개정의 필요성과 취지를 적극 알리도록 했다. 경기지역의 한 초선 의원은 “지역 목사·장로들에게 ‘동일한 교계 인사에 한해 개방형 이사를 허용한다.’는 부칙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 양해를 구했다.”고 전했다.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與 “8·31 마무리 짓자” 느긋한 압박

    열린우리당이 한나라당의 길거리 투쟁에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 것은 사립학교법 개정안 통과에 따른 여론 향방이 결코 불리하지 않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다. 여당이 거리로 뛰쳐나간 한나라당을 달래기보다는 도리어 8·31 부동산대책 후속입법과 비정규직 법안 처리를 조속히 마무리해야 한다며 압박작전을 펴거나 오는 18일에는 당·정·청 워크숍을 열어 정책중심을 이어가겠다고 공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임시국회 공전의 결정적 촉매제가 된 사학법 개정에 민주당·민주노동당이 공감한 것도 시대적 흐름에 따라 법안을 더 미룰 수 없다는 국민 요청을 반영한 결과라고 언명하고 있다. 정세균 의장은 13일 “한나라당이 길거리까지 나가 투쟁한다면 결국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고, 오영식 공보담당 원내부대표도 “한나라당의 행태가 도를 넘었고, 개탄스럽다.”고 성토했다. ‘사학법 개정=전교조 장악 음모’라고 몰아세우는 한나라당의 대국민 선전전에도 역공세를 폈다. 여론 지원에 탄력을 받고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 원혜영 정책위의장은 “사학법 개정 여론조사 결과를 보니 찬성이 61%, 반대는 21%였다.”면서 “국민들은 한나라당의 장외투쟁과 임시국회 거부를 의아하게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오 부대표는 “김원기 국회의장은 지난해 말 여당의 직권상정 요청을 여야가 합의 처리해야 한다며 거부했고, 지난 1년 동안 심사기일을 두 번씩이나 정했지만 그래도 성과가 나오지 않아 이번에 중재안을 제안한 것”이라면서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해 온 한나라당이 이제 와서 국회법 절차에 따라 표결 처리한 국회의장에게 도대체 무엇을 책임지고 사퇴하라고 주장하느냐.”고 공격했다. 그는 “최소한의 예의와 도의도 저버리고 정치공세나 일삼는 행태는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자민련과 무소속 의원 등 6명이 참여하고 있는 국민중심당(가칭)이 사학법 개정안을 재고하라며 사실상 한나라당에 힘을 보탬으로써 곤혹스럽다는 반응도 보였다.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한나라 反사학법 ‘여걸9’

    위헌 소송과 국회의장실 점거 농성 그리고 대국민 장외투쟁까지…. 한나라당의 `대 사학법´ 투쟁의 한가운데는 여성 의원들이 있다는 말이 들려오고 있다.박근혜 대표가 이번 사안을 국가 정체성 문제로 연계시키고 13일 취임 이래 처음으로 장외에서 마이크를 잡고 “아이들을 이념의 볼모로 만들면 안 된다. 국민들이 함께해 달라.”며 연일 비장한 각오로 임해줄 것을 신신당부했다. 전여옥 전 대변인과 박찬숙·송영선·안명옥 의원 등 당내 여성의원 9명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사학법으로 이 나라 교육현장이 전교조의 해방구가 됐다.”면서 “이 땅의 어머니들이 아이들을 지킬 수 있도록 도와 달라.”며 ‘학부모’의 이름을 내걸었다.지난 12일 의총에서는 전여옥 의원이 “사학법 날치기를 막지 못한 걸 보면서 한나라당에 들어온 것을 후회한다. 위축되지 말자.”고 동료 의원들을 독려한 뒤 “국회의장 방에서 따뜻하게 차나 마시지 말고 추운 거리에 나서서 무효를 주장해야 한다.”며 장외투쟁을 호소했다. 당 관계자는 “의총 초반만 해도 장외투쟁 방침이 확정되지 않았는데 서울 명동 집회를 이끌어낸 데는 여성 의원들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여성 의원들 중심의 ‘불퇴전’ 투쟁에 대한 반발 기류가 고조되고 있다.한 관계자는 “법안을 반대하는 차원이라면 대체입법을 내면 되고 자립형 사립고 도입이 목표라면 임시국회 등원조건으로 이를 내걸면 된다. 정책 어젠다 설정을 주도하는 게 수권 정당의 역할 아닌가.”라며 강공 기류에 불만을 드러냈다.참교육을 위한 학부모회는 14일 한나라당이 사학법 국면을 ‘교사’와 ‘학부모’의 대립전으로 몰고 가려는 의도에 대해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갖기로 했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사학법 ‘후폭풍’ 정국 꽁꽁…임시국회 첫날부터 공전

    열린우리당은 국회의 사립학교법 개정안 처리 이후 장외투쟁으로 돌아선 한나라당을 향해 12일 전방위 압박에 들어갔다.‘당근’,‘채찍’을 번갈아 쓰며 한나라당의 등원을 촉구했다. 일단은 ‘단독 국회’도 불사하겠다는 분위기를 풍겼다. 무엇보다 내년도 예산안과 8·31대책 후속입법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논리다. 정세균 의장은 “(한나라당은) 이성적인 태도로 돌아와야 한다.”면서 “할 일이 산적해 있고, 민생안정을 챙겨야 할 이 때, 한나라당이 매일매일 떠들던 민생은 도대체 어디로 갔느냐.”고 목청을 높였다. 이어 “의회에서 모든 문제를 해결하자.”고 촉구했다. 특히 한나라당이 정 의장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자 즉각 “어불성설”이라고 반발하며 “정상적인 국회를 마비시키고, 파행으로 만든 한나라당이야말로 ‘공무집행 마비정당’”이라고 일축했다. 임시국회가 계속 공전될 경우 민주당·민주노동당 등 직·간접적으로 ‘사학법 공조’를 해낸 군소정당과 보조를 맞춰 한나라당을 고립시키는 전략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냉탕’ 전략 이면에는 한나라당이 요구해온 감세안을 일부 수용할 수도 있다는 ‘당근’이 깔려 있어 주목된다.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의 감세안 가운데 법인의 기부금 손금산입, 중소기업의 현금성 결제분 세액공제 등을 검토하고 있으며 영업용 택시의 LPG 특소세 면제 등에 대해서는 정부에 대안을 마련하도록 주문한 상태다. 새해 예산안도 한나라당 주장처럼 8조 9000억원씩 대규모로 삭감할 수는 없어도 최소한 조 단위로 깎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게 속내다. 단독으로라도 열겠다던 재정경제위와 예산결산특별위는 일단 보류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예산안·민생법안 갈길바쁜데…”

    임시국회를 맞은 소수 야당들의 마음이 급해지고 있다. 내부 현안도 만만치 않은 데다 거대 정당이 불러온 ‘공전의 후폭풍’ 속에 소수 야당의 목소리를 관철시킬 장치마저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민주당은 새해 예산안과 민생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위해 몰두한다는 각오다. 폭설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호남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구체적인 지원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김재두 부대변인은 “열린우리당은 합의 정신을 살려 국회를 운영해야 하고 한나라당도 발목잡는 식의 강경투쟁은 지양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민주노동당은 세금 증액을 통한 예산안 확정과 투기 근절을 위한 부동산법, 불법도청과 관련된 특검법·특별법 처리에 당력을 모으기로 했다. 쟁점인 비정규직법은 노동계와의 합의를 과제로 내걸고 있다. 제3자 개입금지 위반 혐의로 징역 1년6월을 구형받은 권영길 임시대표의 최종 항고심 준비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권 대표는 지난 1994년 전노협 공동대표 시절 지하철노조 파업집회에서 지지연설을 해 제3자 개입 금지 혐의로 이듬해 기소됐다. 국민중심당은 사안별로 대처하되 다음달 17일로 예정된 창당작업에 매진키로 했다. 남충희 대변인은 “창당 전에 10개 시·도당 창당 작업을 마무리짓고 전국 정당의 틀을 갖추는 것이 당면과제”라고 말했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사설] 임시국회 정상화가 급선무다

    오늘부터 한달 회기로 임시국회가 시작된다. 새해 예산안조차 처리하지 못한 채 정기국회가 끝났고, 여당의 사학법 강행처리에 한나라당이 반발해 임시국회마저 파행이 예고되고 있으니 한심한 노릇이다. 예산안 법정처리 시한을 벌써 열흘이나 넘겼다. 부동산입법, 비정규직법 등 시급한 현안처리가 지연되면서 부동산시장과 노사현장이 들썩이고 있다. 국회를 빨리 정상화시키기 위해 여야가 한발짝씩 물러나는 지혜를 보여야 할 때다. 한나라당은 어제 ‘사학법 무효투쟁 및 우리 아이 지키기 운동본부’를 발족했다. 국회의장과 여당이 국회법절차를 위반했다면서 헌법소원, 권한쟁의심판 청구, 국회의장 불신임, 대리투표 의혹 규명을 추진키로 했다. 나아가 장외투쟁 여부를 최고위원회의, 의총을 통해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사학법 개정안의 정당성과는 별개로 여당의 밀어붙이기에 대해 한나라당이 느끼는 위기감을 이해할 수 있다. 그렇더라도 이번 사안으로 국회를 외면하고 장외로 나가는 일은 합리적이지 않다. 국회에서 사학법처리 절차의 문제점을 따지고, 법개정안 실시과정에서 예상되는 부작용을 막는 일에 앞장서는 것이 제1야당으로서 책임있는 자세라고 본다. 무엇보다 사학법 통과를 정체성 논란으로 확대하려는 움직임은 지양해야 한다. 사학의 투명성을 강화하자는 입법취지를 살리는데 정치권이 앞장서야지, 이념갈등을 부추기는 소재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 안 그래도 사학법인과 일부 종교단체의 불만이 대단한데, 기름을 붓지 말아야 한다. 야당이 이들과 연대해 장외투쟁에 나선다면 나라는 다시 두쪽으로 갈라져 극도로 혼란스러워질 것이다. 열린우리당의 정치력과 포용력 없음을 다시 지적해야겠다. 예산안을 비롯, 현안처리가 늦어지는 1차 책임은 여당에 있다. 단독국회 운영보다는 한나라당을 설득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사학법 후속조치에서 야당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새해 예산도 불요불급한 부분은 과감하게 삭감하는 성의를 보여야 할 것이다. 임시국회가 오래 파행하면 여야 모두 국민의 질타를 받게 됨을 명심해야 한다.
  • 사학법 후폭풍 ‘반쪽국회’ 되나

    임시국회가 12일부터 문을 열 예정이지만 ‘초반 공전’이 불가피해 보인다. 여당의 사학법 개정안 강행처리로 한나라당이 국회 일정을 보이콧하고 장외투쟁을 선언하면서 ‘반쪽국회’가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한나라당은 그러나 장기 등원 거부를 할 경우 여론의 비난이 쏟아질 것을 의식하는 분위기다. 등원 시기와 명분을 따져보면서, 등원을 조건으로 나머지 쟁점법안에 대해 최대한 양보를 받아내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與 대화·고립작전 `당근과 채찍´ 열린우리당도 국회 공전에 대한 부담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래서인지, 사학법 처리의 정당성을 강조하면서도 나머지 쟁점법안에 대해서는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정세균 의장은 11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에게 사학법을 비롯해 예산안, 부동산대책 후속입법 등 현안에 대한 TV토론을 제안했다. ‘당근’과 ‘채찍’을 모두 사용한다는 전략이다. 한나라당과의 대화채널을 풀가동하는 한편 다른 정당과의 공조관계를 유지해 한나라당 고립 작전도 펼 뜻을 내비쳤다. 정 의장은 “한나라당이 국회에 참여하도록 권유하고 필요한 노력을 할 것”이라면서도 “민주당, 민노당 등 다른 당과도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야당의 적극 협조에 모멘텀이 된다면 조율과 절충에 적극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동산관련 법안에 대해선 “흥정의 대상이 아니다.”면서 강경한 자세를 보였다. 한나라당 감세안 중 택시LPG 특소세와 장애인차량 LPG 부가세 면제는 정부에 대안을 강구토록 했다. 법인의 결식아동 기부금 손금산입, 경합승용차 취득·등록세 인하 등도 검토대상에 올려놨다. 예산안 삭감요구도 ‘절대불가’ 입장에서 완화기류가 감지된다. 비정규직법안, 금융산업구조개선법, 특별·특검법도 야당과 협의를 계속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당분간 냉각기를 가지면서 사안에 따라 협상 테이블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주요 당직자는 “사학법 무효투쟁과 병행해 원칙적으로는 김원기 국회의장의 파행운영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되 구체적인 임시국회 운영전략은 12일부터 진행할 것”이라고 밝혀 고심 중임을 시사했다.●한나라 “감세안 등 최대 양보 노력” 5대 감세안만큼은 최대한 양보를 끌어낸다는 전략이다. 지난 7일 여야 정책협의회에서 결식아동 기부금 비용 인정과 소형 승합·화물차의 취득·등록세 면제 등에 ‘잠정’합의한 만큼 나머지 감세안을 놓고 여당을 압박할 공산이 크다. 부동산법안과 금산법 개정, 비정규직법안 처리 등은 신축대응하면서 감세안 관철을 위한 카드로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비정규직법안은 열린우리당과 민노당의 공조 견제 카드로 활용하고, 금산법과 특별·특검법은 위헌소지를 제기하며 단호히 반대한다는 방침이다.한편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의 TV토론 제안에 대해 유정복대표 비서실장은 “국회를 파행적으로 만들어놓고 사과해도 시원찮을 판에 논쟁하자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일축했다.박준석 구혜영기자 pjs@seoul.co.kr
  • ‘사학법 - 국가정체성 연계’ 논란

    한나라당이 ‘사립학교법’ 후유증을 조기 차단하고 강경한 대처방안을 수립하는 데 당력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박근혜 대표가 사학법을 국가정체성과 연계시키려는 부분에 대해선 부정적 기류가 감지된다. 색깔론 정국으로 인한 역풍 가능성 때문이다. 11일 주요 당직자와 교육위원들은 당사에서 지난 10일 결성한 가칭 ‘사학법 무효투쟁 및 우리 아이지키기 운동본부’(본부장 이규택 최고위원) 회의를 진행했다.이계진 대변인은 “헌법 훼손뿐만 아니라 국회법 절차를 위반한 것을 사유로 한 권한쟁의심판 청구문제, 국회의장 불신임 문제 등이 총망라된 논의였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임시국회 전 일정에 대해 ‘보이콧’한다는 원칙적인 입장도 재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이 대변인은 “다섯명 정도가 대리투표를 한 것으로 의심되고 이 가운데 한 명은 확실한 것으로 보인다.”며 투표과정의 의혹규명 의지도 내비쳤다. 구체안은 12일 최고위원회·의총을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논의 과정에서는 당 지도부의 리더십을 질타하는 의견도 있었지만 사안의 시급성을 의식한 듯 내부 책임론보다는 대책 수립 쪽으로 급선회하는 분위기다. 물론 최소한의 자책성 수습 절차가 따를 것으로 보인다.강재섭 원내대표와 임태희 원내수석부대표, 서병수 정책위의장,7명의 정조위원장 등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임 수석부대표가 제출해놓은 법안 내용을 골자로 하는 사학법개정안도 다시 제출할 태세다.국회의장의 강행처리에 대한 권한쟁의 심판 등 위헌소송과 대국민 호소 등 장내·외 투쟁을 본격화한다는 전략이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사설] 사학법 처리 후유증 최소화해야

    1년 이상 힘겨루기를 거듭하던 사학법 개정안이 어제 정기국회 마지막날 파행 끝에 통과됐다. 열린우리당이 한나라당의 반발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욕설과 멱살잡이, 몸싸움이 벌어지는 등 후진적인 온갖 추태가 재연됐다. 심히 유감스러운 일이다. 때문에 정국이 경색돼 임시국회로 미뤄진 종합부동산세법, 비정규직보호법, 이라크 파병연장 동의안 등 현안 처리가 표류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온 몸으로 저지하겠다.”고 공언할 만큼 사학법이 이념적으로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사안인지 의문이다. 이미 지적했듯 사학법 개정은 사학운영의 공공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이다. 사학의 설립 취지 자체를 훼손하는 것이 아니다. 재단 이사진 중 4분의1 이상이 개방형 이사로 채워졌다고 자율권의 침해로 보는 것은 무리다. 부패·비리를 견제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이다. 따라서 한나라당이 강경 투쟁에 나서고, 사학법인들이 학교 폐쇄, 신입생 배정거부 등으로 맞서는 것은 잘못된 처사이다. 오히려 법인들은 사학법 개정에 맞춰 운영의 새 틀을 마련하는 데 경주하는 게 올바른 자세이다. 정치권은 사학법 강행 처리의 후유증을 하루속히 수습하기 위한 대화에 나서야 한다. 특히 열린우리당은 사학법 처리로 내년 지자체 선거정국에서 주도권을 장악했다는 식으로 야당을 자극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한 채 국회를 파행으로 이끌었다는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한나라당 역시 꼬투리 잡기 식의 투쟁 방식을 지양하고, 예산안과 보류된 각종 민생법안의 심의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특히 부동산 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는 8·31 부동산투기 억제의 후속 입법과 비정규직법 등은 연내 꼭 처리돼야 한다. 17대 국회는 지난해 출범과 함께 ‘새 국회상 정립’을 공언했다. 하지만 구태는 여전하다. 국민의 시선도 아랑곳없이 제자리 걸음이다. 도리어 뒷걸음질치는 인상마저 주고 있다. 국민들이 내년의 줄지은 선거 정국을 걱정하는 이유다. 국회는 더이상 국민을 짜증나게 해선 안된다.
  • 한나라 “정체성 문제 연계… 무효 투쟁”

    한나라 “정체성 문제 연계… 무효 투쟁”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9일 여야의 격렬한 몸싸움 속에서 본회의 개회 15분 만에 전격적으로 처리됐다. 사학법의 ‘강행처리’는 짧은 시간에 마무리됐지만 한나라당이 향후 국회 일정과 관련, 일체 협상거부 입장을 밝혀 연말 정국이 급랭하면서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또 여야의 원내 대립은 물론 관련단체들의 장외싸움도 이어질 전망이다. 한나라당이 ‘원천무효’를 주장하는 가운데 한국사학법인연합회는 물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등이 가세하고 있다. 반면 전교조와 학부모회, 경실련 등이 참여하고 있는 ‘사학법개정과 부패사학 척결을 위한 국민운동본부’ 등은 정당성을 강조하고 있다. 한나라당 등은 헌법소원 제기와 장외투쟁할 뜻을 밝혀 전선이 원내외로 확산될 전망이다. 한나라당 의원 80여명은 본회의장에서 항의 농성을 벌이면서 사학법 처리를 비난했다. 오후 8시께 박근혜 대표는 국회본청 로텐더홀에서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사학법이 날치기 통과됐다. 몸으로 막겠다는 의지가 무산됐다.”며 “여권의 목표는 사학의 투명성을 올리는 게 아니라 아이들에게 반미·친북 이념을 주입시키려는 것”이라며 ‘정체성’ 문제와 연결시키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의원들은 “날치기 원천무효” “의장 사퇴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앞서 김원기 국회의장은 오후 2시45분쯤 회의장에 들어선 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의원들이 격렬한 몸싸움을 하며 대치하는 가운데 법안을 상정, 표결을 강행했다. 김 의장은 이어 가결을 선언한 직후 곧바로 산회를 선포했다. 본회의장은 고성과 욕설, 몸싸움 등으로 ‘전쟁’을 방불케 했다. 의장석을 중심으로 스크럼을 짠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한나라당 의원들의 의장석 진입을 막았다. 김 의장은 사학법 원안과 수정안 제안설명을 포기하고 표결을 선언했다. 여야는 본회의 소집전부터 회의장 주변에서 한 차례 ‘전초전’을 치렀다. 열린우리당측 일부 의원들과 보좌진, 운전기사 등은 회의 시작 3시간 전부터 본회의장 출입구 3곳을 봉쇄해 한나라당 의원들의 의장석 점거를 사전에 차단했다. 이 과정에서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고 유리문이 깨지기도 했다. 한나라당은 소속 의원들이 의장석 주변에 있던 열린우리당 의원들을 막고 있었는데 어떻게 재석의원 전원이 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결과가 나왔느냐며 대리투표 의혹을 제기했다. 이계진 대변인은 “일부가 혼란중에 다른 의원의 버튼을 눌렀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오영식 공보담당 원내부대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민주노동당 의원들은 표결에서 기권표를 던졌다.11명의 의원 가운데 5명이 투표에 참석한 민주당은 대부분이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강재섭 원내대표는 사학법 처리 직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어쨌든 사학법이라는 위헌적 법률이 통과된 데는 원내대표인 나에게 모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은 “사학법은 16대 국회부터 우리당이 개정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추구했던 주요 법안”이라면서 정당성을 강조했다. 임시국회 전망도 밝지 않다. 일단 열린우리당 등이 12일 개회요구서를 제출했지만 한나라당이 협상거부 의사를 밝혀 공전될 가능성이 커졌다. 새해 예산안을 비롯해 비정규직 관련법, 부동산후속입법, 금융산업구조개선법 등 쟁점 법안의 처리를 놓고 여야간 힘겨루기가 가속화될 듯하다. 박준석 구혜영 황장석기자 pjs@seoul.co.kr
  • 사학법인 “임시휴교·헌소”

    사학법인 “임시휴교·헌소”

    16대 국회 이후 5년6개월 남짓 처리가 미뤄져온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올 정기국회 마지막날 한나라당의 저지 속에 국회를 통과했다. 국회는 9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개방형 이사제 도입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사학법 개정안을 국회의장 직권 상정으로 표결 처리했다. 이날 본회의는 사학법 개정안 단 1건만 강행 처리한 직후 산회됐고, 이로써 100일간의 정기국회 회기는 종료됐다. 김원기 국회의장은 이날 열린우리당이 제출한 사학법 개정안 수정안의 표결을 한나라당의 육탄 저지 속에 강행, 참석 의원 154명 가운데 찬성 140, 반대 4, 기권 10표로 통과시켰다. 여당이 사학법처리를 강행한 데 대해 한나라당 강재섭 원내대표가 사퇴 의사를 표명하면서 후유증이 나타났고 여야 관계의 경색도 불가피해 보인다. 한나라당은 본회의장에서 항의 농성을 벌였으며 헌법소원 제기와 함께 김 의장의 사퇴도 요구하는 한편 향후 국회 일정과 관련해 일체 협상에 불응하겠다고 밝혔다. 강재섭 대표는 “범국민규탄 대회 등 국민들과 장외투쟁을 벌여나가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표는 이날 저녁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지금부터 저와 한나라당 의원들은 사학법 반대투쟁을 시작한다. 이 땅의 모든 부모님들, 그리고 국민 여러분과 함께 싸워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사학법안 처리 뒤 본회의 산회를 선포했다. 이에 따라 새해 예산안, 부동산대책 관련 조세법안, 이라크 파병연장 동의안 등 미처리 안건은 임시국회로 넘겨지게 됐으나 난항이 예상된다. 이날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민주노동당 등 3당은 12일부터 시작되는 한달간 회기의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이날 처리됨에 따라 사립학교의 운영에 학교 구성원이 참여하는 길이 열려 사학 운영에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지만 사학법인과 종교단체 등이 사학 자율권 침해를 이유로 사학법 개정안 통과시 정권퇴진 운동과 헌법소원, 학교폐쇄, 국가 상대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불사하겠다고 천명해 왔기 때문에 향후 큰 파문이 예상된다. 통과된 개정안은 사립학교 이사진 7명 가운데 교사나 학부모가 추천하는 개방형 이사를 4분의1 이상으로 하되, 이사회가 최종선임권을 행사토록 했다. 박찬구 박지연기자 ckpark@seoul.co.kr
  • 동지냐 적이냐… 법안따라 ‘변심’

    정기국회 폐회(9일)를 앞두고 쟁점법안에 대한 각 당의 입장이 첨예하다. 사안에 따라 ‘동지’와 ‘적’이 수시로 바뀌는 형국이다. 특히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현재 144석으로 과반수에 미달돼 법안통과를 위해서는 군소정당과의 공조가 필요하다. 사실상 캐스팅보트를 쥔 군소정당들은 사안별로 양쪽을 오가며 공조와 대립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일각에선 정당간 쟁접법안의 ‘딜(거래)’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7일 쟁점법안에 대한 정책협의를 다시 열기로 해 관심이 모아진다. 일괄 타결을 시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빅딜에 실패하면 임시국회 소집이 불가피하게 된다. 최대쟁점인 비정규직법안은 열린우리당과 민노당의 대립 속에서 온도차는 있지만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열린우리당쪽으로 한발 다가선 상태. 민노당이 6일 당초 입장에서 물러나 단계적 입법추진을 제의했지만 열린우리당 등이 난색을 표해 진통이 계속되고 있다. 사학법은 ‘선(先) 개방형이사제 도입, 후(後) 자립형사립고 도입’을 골자로 한 김원기 국회의장의 중재안에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모두 반대하며 맞서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중재안이 원안보다 많이 후퇴했다며 반대의견이 많아 추후 당 원안과 함께 다시 논의해 당론을 확정하기로 했다. 한나라당도 개방형이사제와 자립형사립고 동시진행을 주장하며 버티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과 민노당이 열린우리당 원안에 공감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열린우리당은 추후 결정되는 당 안에 대해 공조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불법도청 사건과 관련된 특별·특검법 처리는 ‘열린우리당+민노당’,‘한나라당+민주당’의 대립 구도. 여당은 도청 내용 공개를 위한 특별법과 수사주체를 규정한 특검법을 절충해 처리하자는 입장이지만, 한나라당은 내용 공개는 위헌이라며 맞서고 있다. 부동산 관련 법안과 감세안은 구도가 다소 복잡하다. 기본적으로 민노당은 열린우리당쪽에 기우는 듯하지만, 민주당은 구체적 안건별로 공조와 반대 입장을 갖고 있다. 민주당을 일단 열린우리당이 추진 중인 부동산 관련법안 가운데 종부세 범위를 확대하자는 것에는 공감하고 있지만 거래세에 있어서는 대폭인하를 주장하며 시각차를 보였다.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감세안에 대해서도 소득세 인하에는 국가재원 확보의 어려움을 들어 반대했다.박준석 구혜영기자 pjs@seoul.co.kr
  • [부고]

    ●황우택(특허청 심사평가팀 과장)진환(사업)용환(대진아트와이어 이사)용태(사이버문화 대표)씨 모친상 4일 대전 평화원 장례식장, 발인 6일 오전 8시30분 (042)250-9513●정수홍(피케이엘 사장)씨 부친상 5일 대구 파티마병원, 발인 7일 오전 8시30분 (053)956-4445 ●이제철(조은느낌여행사 부장)씨 부친상 민병학(전 GS건설 임원)허열(한국수력원자력 부장)박종웅(서울시청 팀장)조은성(삼양화학)씨 빙부상 4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6일 오전 8시30분 (02)3010-2294 ●신원기(르노삼성자동차 제조본부장)원용(전 서울은행 지점장)원구(재미 사업)원곤(삼성전기)씨 부친상 5일 부산의료원, 발인 7일 오전 5시 (051)607-2659●허승호(대원강업 사장)윤호(콘티테크대원 부사장)씨 모친상 이정수(사업)씨 빙모상 5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7일 오전 8시 (02)3010-2293●김경남(자영업)상선(장흥경찰서)준택(LG화학 베이징지사)상봉(남도일보 제2사회부 차장)씨 부친상 4일 전남 장흥우리병원, 발인 7일 오전 10시 (061)863-7032●안치성(관세청 전 조사감시국장)치운(교사)치인(경기 고양시 공무원)치신(미국 거주)씨 모친상 김세열(육군 대령)조기형(이지미디어 대표)씨 빙모상 5일 서울 강남성모병원, 발인 7일 오전 6시 (02)590-2561●마기대(자영업)기두(〃)기인(현대모비스 상무)기선(넥스콘파라미터 대표)씨 부친상 4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7일 오전 8시 (02)3010-2291●이충웅(전 이화산업 공장장)씨 별세 세영(연세대 국제대학원 직원)승미(아드반테스트코리아 관리부 사원)수영(SK케미칼 〃)씨 부친상 5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7일 오전 8시 (02)3010-2237●천건(전 전주 해성고·성심여고 교장)씨 별세 훈(경기기계공고 교사)범(사업)준(고려대 의대 교수)씨 부친상 이현선(군산여상 교사)박상희(중앙인사위원회 과장)씨 시부상 이원구(전북대 교수)조대현(호원대 〃)씨 빙부상 5일 전북대병원, 발인 8일 오전 8시 010-5390-5127●전영우(전 수원대 인문대학장)씨 부친상 인하(MBC글로벌사업본부 차장)씨 조부상 5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7일 오전 9시 (02)3410-6916
  • [데스크시각] 싱가포르는 중국의 미래인가?/ 이석우 국제부차장

    ‘싱가포르는 중국인 깡패 항구도시(rogue Chinese port)?’ 에드워드 휘틀럼 전 호주 총리가 최근 싱가포르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2일 베트남계 호주 청년 응웬 투옹 반(25)의 교수형을 강행하려는 싱가포르 정부에 대한 반감을 표시한 것이다. 휘틀럼은 앞서 “응웬의 목숨만은 살려달라.”는 탄원을 싱가포르 정부에 전했지만 “법은 지켜져야 한다.”는 낙담스러운 답변을 들어야 했다. 존 하워드 총리, 헬렌 클라크 뉴질랜드 총리 등의 탄원에도 답변은 마찬가지였다. 헤로인 396g을 소지하고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범죄 경력없는 20대 외국청년을 목매단다는 것을 서구인들은 ‘깡패국가’나 할 수 있는 ‘야만행위’라며 이해할 수 없어 한다. 응웬은 2002년 12월 헤로인 소지 혐의로 싱가포르 공항에서 체포됐었다. 그러나 싱가포르 정부는 당당하고 결연하다. 엄정한 법집행을 통해서만 질서를 지킬 수 있다는 태도다. 지난 93년 국제적 비난 속에도 마이클 페이란 15세의 미국인 소년을 도로표지판을 훼손하고 승용차 20여대에 스프레이를 뿌렸다는 이유로 엉덩이를 까고 곤장을 치는 태형에 처한 유명한 사건도 같은 논리속에서 이해할 수 있다. 지난 65년 말레이시아에서 독립한 뒤 개인소득 2만달러의 경제적 번영을 이뤄낸 싱가포르는 아시아적 상황과 문화적 특성을 강조하면서 나름의 법집행 논리를 양보하지 않는다. 서구적 인권과 민주주의가 모든 곳에 다 적합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리콴유(李光耀)전 총리의 30년 장기집권, 인민행동당의 1당 지배, 강력한 행정력, 사형제도가 범죄예방에 효율적이란 발상, 인구당 세계 최고의 사형 건수…. 그러면서도 깨끗하고 효율적인 정부와 반석 위의 경제. 권위주의 체제의 성취에 자신만만한 이같은 논리는 인권과 민주주의와 관련된 국제사회의 압력을 막아내는 수단으로 일부국가들에 ‘애용’돼 왔다. 지난달 20일 베이징 미·중 정상회담에서 조지 부시 대통령의 정치·종교 자유의 확대 요구에 후진타오 주석은 “나름의 문화·전통과 국가 상황이 있다.”고 응수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공산당 1당 통치와 자본주의 시장경제란 어색한 ‘동거’속에서 그간의 성취만큼 거대한 후유증과 도전에 직면한 중국 지도부는 싱가포르식 모델에서 활로를 찾으려는 모습이다.‘서구식 민주주의’에 의존치 않더라도 법제도의 확립을 통해 1당 통치의 번영과 안정을 구가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다. 중국 지도부가 장쩌민 집권 말기부터 ‘법치국가 건설’을 소리높여 외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인구 435만명의 제주도 절반 크기만한 도시국가가 13억 대국의 발전 모델이 되고있다는 게 아이러니지만 중국의 관심과 열정은 상상외로 높다. 경제특구 등 경제개혁의 아이디어를 홍콩에서 얻어왔다면 정치·사회 운영은 싱가포르에서 배워오겠다는 태도처럼 보인다. 효율적인 정부와 경제적 번영, 그러한 모든 것을 감독하고 지도하는 강력한 1당 체제…. 중국 공산당에게는 매력적인 유혹으로 다가오는 모양이다. 하지만 거대한 중국의 복잡한 문제들을 작은 도시국가인 싱가포르식으로 명쾌하게 해결해 나갈 수 있을까. 지난주 헤이룽장성 쑹화강의 오염사건은 감시받지 못한 권력의 문제를 돌아보게 한다. 행정 미숙이라기보다는 권력에 대한 감시·통제의 공백상태에서 사고는 터져나왔다. 고의적인 은폐와 보도 통제, 정부 발표에 대한 만연된 회의…. 독점된 권력에 대한 불신의 깊이를 확인하는 계기였다. 최근 다시 고개를 들고있는 ‘중국위협론’에는 중국의 지향점과 의도에 대한 일부 국가들의 불신과 회의가 짙게 깔려있다. 인류 보편가치에 대한 존중보다 ‘국가적 특수성’을 앞세운다면 이런 불신과 회의를 불식시키기는 어려울지도 모른다. 중국이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지도국가로 우뚝 서기 위해선 특수성보다는 보편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태도를 보여야 할 것이다. 그것은 국내문제에서도 그렇지만 탈북자 처리, 고구려사 문제, 무역마찰 등 주변국과의 현안처리에서도 그러해야 할 것이다. 국제사회의 한 축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중국이 21세기를 새로운 발상으로 열어 나갔으면 한다. 이석우 국제부차장 jun88@seoul.co.kr
  • [서울이야기](29)서울속의 외국인문화

    [서울이야기](29)서울속의 외국인문화

    서울은 2002년 월드컵이 개최된 열광의 도시, 인구규모 세계10위인 다이내믹한 동북아의 국제교류도시이다. 천혜의 자연환경과 역사와 문화의 도시라는 점에서 외국의 도시들에 비해 손색이 없다. 서울에는 외국인이 약 6만여명이 살고 있고, 이들을 거리에서 만나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인사동 거리마저 스타벅스 카페가 입주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의 도시국제화 지수는 매우 낮은 수준이다. 식당이나 쇼핑센터, 교통안내판 등에 외국어 표기가 아직 부족하고, 길가에 선 외국인들을 보면 그냥 지나쳐 버린다. 아마 영어를 말하기가 두려워 우리는 본의 아닌 외국인 기피증을 보이는 것이다. 서울이 국제화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외국인에 대한 이해와 배려, 활발한 교류가 가능한 시민수준의 다문화 공생사회 프로그램이 활발하게 운영돼야 할 것이다. 앞으로 서울은 한국인들만의 도시가 아니다. 관광 투자 무역 등을 고려할 때 외국인이 서울에 와서 불편함이 없는 살기 좋고 투자하기 좋은 곳이 되어야 한다. 더 나아가 외국인은 존중받아야 할 넓은 의미의 서울시민이고, 각종 불편함을 지적할 수 있는 권리 또한 충분히 가져야한다. ●서울 속에 꽃핀 외국인 문화 어딘가 모르게 이국적인 호기심이 느껴지는 서울속의 작은 외국을 연상케 하는 곳들이 많다. 냉대와 차별 속에 성장해온 미국 LA의 코리아타운이 한국의 문화를 전달하는 이문화(異文化)의 체험장이듯 서울에도 이런 곳들이 있다. 80년대 서울 명동은 시위와 최루탄 냄새가 그칠 날이 없었던 곳이었으나, 옛 명동에는 이보다 더 절실한 사연이 있다. 화려한 명동의 번화가 속에 80년대 후반 정도의 서울 거리를 연상케하는 허름한 골목길로 접어들면 담쟁이가 덮인 담벼락이 있다. 조그마한 가게들이 닥지닥지 붙어있다. 그 너머에는 한성화교소학교가 자리한다.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차이나타운이 없는 나라가 우리나라다. 해외 유수의 도시에 자리한 차이나타운과 큰 차이가 난다. 문득 재일한국인의 지위를 얘기하는 우리가 과연 한국 속의 화교들에게 어떤 대우를 하고 있는 걸까. 쇠락하는 차이나타운을 보며 빨리 동화되고 융합하는 중국인들도 우리의 단일민족, 순혈주의를 이겨내지 못할 정도로 차별적이고 배타적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전세계 화교에서 차지하는 국내의 화교 비중은 0.05%에 불과하고 2조달러로 추산되는 화상 자본 중 국내 투자는 말하기조차 민망할 정도다. 이제부터라도 이들이 이 땅에 발을 못 붙이고 떠나도록 할 게 아니라, 오히려 자리를 잡고 국내 경제에 기여하도록 해줘야 하지 않겠는가. 최근 개최된 세계화상(華商)대회는 국내·외 화교 간 친목은 물론 우리 경제를 위해서도 매우 뜻있는 행사라 할 수 있다. 이와 달리 또 다른 주류사회에 편입해 자기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서울의 전체적인 모습을 변화시키고 있는 곳도 있다.‘미군의 세컨드홈’, 이태원이다. 이 곳에서는 한국인이 오히려 이방인으로 인식된다. 서울 속의 이태원,‘작은 미국’이나 다름아니다. 그동안 미8군 용산기지는 미국문화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다. 서울의 한복판에 금싸라기 땅이자 아메리카니즘 문화전파의 창구였다. 미8군 무대출신 가수들의 기억 속에 할리우드에서 느끼는 아메리카나이제이션(americanization)의 모습을 엿 볼 수 있다. ‘미국과 미군 향기가 나는 거리’‘서울의 리틀 어메리카’‘서울의 라스베이거스’로 알려져 88올림픽 개최시’‘잠실에선 스포츠 올림픽, 이태원에선 쇼핑올림픽’이란 슬로건이 등장할 정도였다. 그러나 최근 ‘가짜 명품 범람과 이에 따른 단속여파로 급속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이태원’‘싸구려 가짜 외제 상품이 넘쳐흐르는 이태원’으로불리고, 가짜 제품 범람에 따른 기관 단속 강화와 불편한 교통, 바가지 가격 등으로 외국인 쇼핑객을 빼앗기고 있는 이태원 쇼핑가를 볼 때 왠지 모를 서글픔이 든다. 서울에 파리공원이 있듯이 파리 어느 구석에는 서울공원이 있다. 굳이 파리를 가지 않더라도 프랑스를 경험할 수 있는 곳이 반포4동 ‘몽마르뜨 언덕’을 중심으로 자리잡은 ‘서래마을’이다. 프랑스학교가 이전하면서 가족단위의 프랑스인들이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형성되었다. 거리 곳곳에는 한국어에 서투른 프랑스인을 위해 거리이정표나 식당의 메뉴 등을 불어로 표기해 놓았다. 한편 ‘동부이촌동’은 일본인들의 마을이다. 이곳에서 영업중인 대부분의 가게에서는 외국인 손님들에게 일본어와 영어로 안내를 하고 있다. 1500여 가구의 일본 상사주재원들이 몰려 사는 근처 상점에서는 일본어로 쓰여진 안내문이나 일본어 간판을 걸어 두고 있다. 이곳은 일본인 전용창구를 마련한 은행을 비롯해 일본인 어린이반을 개설한 유치원, 일본어가 통하는 미용실, 병원, 이발소, 음식점, 여행사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서비스업들이 골고루 갖추어져 있다. ●관광객이 노동자로 바뀌면 사정은 180도 달라진다. 광화문 한복판에서 ‘외국인 관광객 탑승’이란 표지판을 단 호텔전용셔틀버스와 종종 마주 친다. 서울에 온 손님들이니 웬만하면 편의를 봐달라는 뜻일 게다.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외국인 우대의 예다. 같은 외국인이지만 관광객이 노동자로 바뀌면 사정은 180도 달라진다. 이들에게 한국과 한국인은 어떤 이미지로 남게 될까.‘우리도 인간입니다.’라는 현수막을 들고 시위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가난했던 시절 돈벌러 외국에 가서 우리가 당했던 인간이하의 대접이 떠오른다. 인권의 사각지대에서 외국인 저소득층이 신음하고 있다. 멀리 고국에 두고 온 가족과 고향 생각에 심한 소외감과 외로움에 시달린다. 얼마 전 한국 남자와 결혼한 외국 여성 10명 중 8명이 다시는 한국 남자와 결혼하고 싶지 않다고 한 보도를 접한 적이 있다. 과연 우리가 세계화 시대의 주인이 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곤 한다. 온갖 멸시와 차별의 눈길이 쏟아진다. 여기에는 ‘돈 쓰러 온’ 사람과 ‘돈 벌러 온’사람의 차이에 문화적 편견까지 덧붙여져 있다. 요즘 식당에 가면 으레 조금 다른 말씨의 종업원등을 만나게 된다. 말씨만 약간 다를 뿐 우리와 전혀 다를 바가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의 동포이기 때문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힘없는 불법체류자 신세에 찍소리 한 번 못내고 있다. 하지만 이런 불안함속에서도 이들은 한국살이에 적응하며 독특한 문화를 만들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3D업종 때문에 형성된 외국인 마을인 구로구 가리봉동 일대와 경기 안산의 ‘국경없는 마을’이다. 가리봉시장 일대는 ‘옌볜거리’로 불릴 만큼 중국 동포들이 많이 살고 있다. 중국 식료품점과 중국노래방, 환전소 등도 성업중이다. 방값이 다른 곳에 비해 무척 싸다는 이점 때문이다. 정부의 잇따른 외국인 불법체류 단속으로 조선족 거주지인 가리봉은 빠른 속도로 쇠퇴의 위기를 맞이하고는 있지만 아직도 곳곳에 붉은색 간판을 내건 중국식당이나 시장 입구부터 풍겨나는 그들 특유의 향신료 내음이 마치 중국의 ‘옌볜거리’를 그대로 옮겨 온 듯하다. ●서울에서는 모두 서울사람, 외국인에게 불편 없도록 축제라는 하나됨. 세계속 또 하나의 지구촌을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교류의 장이 서울 문화코드 국제도시 서울의 글로벌 이미지를 부각하는 퍼레이드가 있다. 외국인들에게 모국을 느끼고 자랑하는 페스티벌이 되고 서울에 사는 기쁨을 만끽하고 타방이라고 느꼈던 전 세계 사람들이 화합과 교류의 장. 하이 서울 축제에서 ‘지구촌 한마당 축제’가 매해마다 개최되고 있다. 매년 20여개국에서 참가해 서울거주 외국인 및 내국인에게 좋은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서울시는 서울안내 영문책자인 ‘서울서바이벌’을 발간해 주한 외국대사관, 문화원, 외국인학교 등에 무료로 배부하고 있다. 다국어 홈페이지를 개설, 각종 도로표지판에 외국어(영어, 한자)로 병기표기하고, 외국어 자원봉사센터를 운영해 영어 일어 중국어는 물론 스페인어 불어 독일어 러시아어 등의 외국어 안내를 지원하고 있다. 이외에도 외국인 설문조사 등을 통하여 우리가 인식하지 못한 구석구석의 불편사항을 인지하고 이의 해소를 위하여 다각적인 사업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외국인에 대한 이해가 뒷받침돼야 앞으로 서울에 외국인 거주촌을 조성해 서울에 여행 온 여행자들이 안심하고 긴 여정을 푸는 친근한 별장처럼, 장기 거주하는 외국인은 향수를 달래며 동족간의 정보교환을 위한 장소로 이용될 수 있도록 하자. 이곳에 외국으로 여행 가려는 국내여행객은 물론 현지 정보를 필요로 하는 사업자나 바이어와 국내 거주 외국인들이 접촉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보자. 특히 새로이 유입되는 저소득층 외국공장 종사원들의 공동체를 불법·단속대상으로 여길 것이 아니라 정기적인 회합과 교류가 가능한 소규모 편의시설을 제공하여 향후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장소로 조성하여야 할 것이다. 더불어 서울이 외국인이 선호하는 도시가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가족이 편안하게 살 수 있게 하는 거주환경, 교육환경 개선뿐만 아니라 시민수준의 다문화 공생사회 프로그램이 활발하게 운영되어야 한다. 지역주민이 주체가 되어 서로의 권리를 존중하며 공생하는 사회로 나아갈 때 국제교류도시로서 서울이 자리매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종구 서울시정개발연구원·서울마케팅연구센터 부연구위원
  • 지방국회의원용 ‘서울숙소’ 마련 계획 결국 없었던 일로

    예산확보에 대한 충분한 검토없이 추진됐던 지방출신 국회의원들을 위한 숙소지원이 결국 무산됐다. 국회는 서울에 마땅한 거처가 없는 지방출신 의원들을 위한 숙소마련을 위해 내년 예산에 66억 5000만원을 신청했지만 전액 삭감됐다. 국회 예산담당 관계자는 “기획예산처와의 협의과정에서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면서 “의원간에도 의견이 나뉘고 특히 여론이 부정적이어서 17대 국회에선 재추진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마포오피스텔 33채 계약 취소 내년도 국가 세출을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기획예산처가 사업의 시급성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으로 판단하고 제동을 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올초 확보해 놓은 서울 마포구 파크팰리스Ⅱ 20평형 오피스텔 33채(42억원)의 계약도 무산됐다. 당초 국회 사무처는 예산확보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확신하고 오피스텔 50채 확보를 목표로 세웠고,1채당 월 100여만원에 이르는 임대료 지원까지 검토해 왔다. 국회 사무처가 올 초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서울에 거처가 없는 지방의원은 70명으로 이들 대부분이 숙소지원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낭비성 예산” 여론 반발에 포기 숙소지원이 무산됨에 따라 다시 한번 국회의 ‘낭비성 예산’ 책정이 도마위에 오를 전망이다. 시급성이 떨어지고 여론의 극한 반발이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국회가 ‘제몫 챙기기’ 일환으로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최근 시민단체인 ‘함께하는 시민행동’도 국회의원 숙소지원을 ‘자기 예산 챙기기’의 대표적인 사례로 발표하기도 했다. ●김의장 지원의지 확고…재추진 시사 특히 이 사업은 김원기 국회의장의 의지가 강하게 담겨 있었다는 점에서 김 의장측도 당혹스러워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숙소지원대책은 김 의장이 지난 2월 임시국회 개회사에서 “지방출신 의원들의 거처문제를 해결해 드리고자 한다.”고 발언한 데 따른 후속대책으로 진행됐다. 김 의장은 지난 6월 17대 국회 개원 1주년을 맞은 기자간담회에서도 다시 한번 숙소지원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의장실측은 아직까지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의장실측 한 관계자는 “숙소지원책이 발표되자 언론이 비판하고 나섰고, 한나라당 등 일부당이 호의적이지 않았다.”면서 무산 배경을 언론 등에 돌리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정당과 국민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무리하게 추진하다간 역공을 맞을 우려가 있어 잠정 중단했지만, 김 의장의 숙소지원 의지는 확고하다.”면서 추후 재추진 의사를 내비쳤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손지열 선관위원후보자 청문회

    손지열 선관위원후보자 청문회

    국회 행정자치위원회는 21일 중앙선관위원에 내정된 손지열 대법관을 상대로 처음으로 인사청문회를 열어 직무능력과 도덕성을 검증했다. 내년 5월 말 지자체 선거와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중립성 확보가 화두로 올랐다. 여야는 각자의 입맛에 맞게 선관위나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위반사례를 들어 추궁했다. 열린우리당 최규식 의원은 “선관위원은 정당에 가입하거나 정치행위를 못하게 돼 있는데 최근 김헌무 중앙선관위원이 (야당쪽)시국선언에 동참했다.”면서 “이런 일이 재발한다면 임명권자에게 해촉을 요청하겠느냐.”고 따져물었다. 반면 한나라당 이인기 의원은 “대통령과 청와대 고위 공무원이 선거에서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는 것을 엄중히 차단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같은 당 김무성 의원도 “임좌순 전 선관위 사무총장이 4·30재·보선에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한 것은 문제”라고 거들었다. 이에 손 후보자는 “퇴직 후 본인 의사에 따라 정치행위를 하는 것은 가타부타하기 어렵지만 고위직을 지낸 분은 가능하면 직접 안 했으면 좋을 것”이라고 답했다. 선관위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해서는 “직을 걸고서라도 선관위의 중립성, 독립성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열린우리당 유인태 의원이 “비슷한 선거사범도 어떤 재판부를 만나느냐에 따라 잘 되면 80만원 벌금이고, 속된 말로 악질을 만나면 ‘배지’를 떼는 것처럼 선거사범의 양형이 통일되지 않았다.”고 지적하자, 손 후보자는 “판사들이 열심히 토론하고 논의도 하지만 사람이 하는 일이라 절대적인 통일은 어려운 것이고, 현재 그렇게 크게 우려할 일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국가산업단지 사라진다

    국가산업단지 지정제가 40여년만에 사라진다. 이미 지정된 단지는 지자체에 위임되고 내년 하반기부터 신규 산업단지 지정권은 지자체장이 갖는다. 건설교통부는 내년 상반기중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산업입지 및 개발법 개정안을 마련, 임시국회에 상정한 뒤 통과되는 대로 하반기부터 시행한다고 21일 밝혔다.국가산업단지는 지방산업단지와의 중복 논쟁 등으로 통합 논의가 끊이지 않았다. 건교부는 법 개정을 통해 인구 50만명 이상 시장에게 지방산업단지 지정 및 개발업무를 이양할 방침이다.이렇게 되면 지방의 중규모 도시는 지역 특색에 맞게 필요한 규모에 맞춰 다양한 형태의 산업을 유치해 지역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국가적으로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지역에 대해서는 건교부 장관이 산업단지를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현재 지정된 35개 국가산업단지는 지방위임단지로 하되 한국산업단지공단이 관리를 계속 맡는다. 산업단지지정제는 박정희 정권 당시 도입된 것으로 1965년 지정된 한국수출산업단지가 1호다.1990년대 국가산업단지로 이름이 바뀌었고 파주출판문화단지 등 35곳이 운영되고 있다.전체 면적 2억 7468만평 중 1억평 정도가 분양돼 2만 3000여개 업체가 입주해 있고 321만평이 미분양 상태로 남아있다.반면 지방산업단지로 지정된 곳은 188곳 6400만평으로 이 중 분양면적은 3300만평이다.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데스크시각] 아테네-스파르타 vs 남북/구본영 정치부장

    한국 정치는 ‘소용돌이 정치’라고 갈파한 서방 학자가 있었다.“6·25는 통일전쟁이었다.”는 강정구 교수의 발언이 정국에 회오리바람을 일으키면서 그의 어록이 새삼 떠올랐다. 천정배 법무장관의 지휘서신 파문이 국가 정체성 공방으로 번지면서 우리 사회의 이념 갈등의 골은 깊어졌다. 이를 논외로 치더라도 역설적이지만 강 교수의 주장은 그가 의도했든 않았든 또 다른 효과를 낳았다. 어느 시인의 표현대로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는’ 이 땅의 보통사람들이 잊고 있었던 통일에 대해 다시 생각케 하는 계기를 만든 것이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최근 몇년간 남북통일이 쉬이 이뤄질 것이라고 보는 국민적 인식은 갈수록 엷어지고 있다. 여론조사에 나타나는 역설이다. 올해 서울신문 창간 101주년 여론조사 결과가 그랬다.‘10년 이내에 통일이 될 것’이란 응답 비율은 19.2%에 불과해 ‘10년이상 20년 이내’(34.8%),‘20년 이상’(25.1%)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아예 ‘통일이 안될 것’이란 비관적인 응답자의 비율도 13.2%에 달했다. 이는 한반도에서 냉전은 끝나가고 확실한 평화정착의 기반이 마련됐다는 당국자들의 홍보와는 엄청난 괴리다. 굳이 여론조사 수치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남북 대결이 종식되고 양쪽 주민이 서로 오가는 ‘사실상의 통일’이 이뤄질 것이란 믿음을 갖기엔 현실은 아직 엄혹하다. 얼마전 끝난 12차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보자.1000만 이산가족 중 불과 몇백명의 혈육이 반세기만에 3박4일간의 짧은 재회를 끝내고 또다시 기약없는 긴 이별로 이어지지 않았는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최근 한 강연에서 “(남북간)체제경쟁은 이미 끝났다.”고 선언했다.“북한과 1인당 국민소득, 수출규모 등에서 수백배가 차이 난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러나 북측은 정 장관이 공짜로 전기를 지원하겠다는 ‘중대 제안’을 했음에도 선뜻 받지 않고 있는 것은 웬일일까. 남쪽에 무작정 경제적 의존을 하는 것은 체제유지에는 독이 된다는 판단 때문이 아닐까 싶다. 때문에 아직은 온전히 마음을 놓기에는 이르다는 생각이다. 기자는 최근 지금으로부터 2400여년전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쟁패를 다룬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다시 읽었다. 같은 언어를 쓰고, 동일한 신을 믿었던 그리스의 두 도시국가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25년간 싸움을 다룬 투키디데스의 역사서다. 결론부터 말해 경제력은 물론 민주주의의 성숙도나 문화 등 소프트파워에서도 앞섰던 아테네는 스파르타와 싸움에서 무참히 패배한다. 스파르타가 이겼다고 하지만 아테네와의 전쟁에서 힘을 소진한 그리스 도시국가들은 알렉산더 대왕 부자의 신흥세력 마케도니아의 말발굽 아래 짓밟혀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졌다. 물론 아테네가 꽃피운 그리스 문화는 나중에 로마문화로 전승된다. 반면 오로지 강력한 군사력만으로 패권을 추구했던 스파르타가 인류 문명사에 남긴 긍정적 유산은 아무것도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북한의 ‘선군(先軍)정치’ 깃발과 고대 스파르타의 상무(尙武)주의를 똑같다고는 하기 어렵다. 하지만 주민이 배를 곯든 말든 ‘우리식 대로’하는 북한식 사회주의가 통일 코리아의 미래상이 될 순 없지 않겠는가. 통일이 빨리 되는 것도 중요하나, 세계사의 보편적 가치에 반하는 통일은 재앙이다. 남측이 북한 주민의 배고픔을 덜어주기 위해 인도적 손길을 내미는 데 인색해선 안 될 것이다. 굶주리는 동족을 위한 식량지원에 누가 반대하겠는가. 그러나 군사비로의 전용 가능성이 있는 현금 지원에는 신중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본다. 통독 전의 서독도 동독에 대해 아낌없이 경제 지원을 했지만, 항상 동독의 인권이나 양독간 교류 확대와 사실상 연계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북한이 세계사의 흐름과는 다른 퇴행적인 길을 걷게 할 수도 있는 ‘묻지마’식 현금 지원은 곤란하다. 이는 통일을 앞당기는 게 아니라 분단 고착화를 자초하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같은 맥락에서 정부가 유럽의 인권선진국들이 제출한 유엔북한인권결의안에 지금까지 기권해 온 것이 온당한 일인지도 자문해야 할 시점이다. 강 교수의 인권을 거론하면서 수많은 보통 북한 주민들의 일상적인 인권 유린을 아랑곳하지 않는대서야…. 이중잣대로는 정부의 정책이 국민적 신뢰를 얻기 어려울 듯싶다. 구본영 정치부장 kby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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