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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각료 무덤’ 농수산성서 또…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 정계에서 ‘각료의 무덤’으로 불리는 농수산상의 스캔들이 또 불거졌다. 27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오타 세이치(63) 농수산상은 한 정치단체 정무비서의 집을 자신의 사무소로 신고하는 등 2005년부터 2007년까지 경비로 2345만엔(2억 3300만원)을 쓴 것처럼 정치자금 사용 내역을 신고했다. 이 가운데 551만엔을 사무소 임대료로 지출했다는 것이다. 오타 농수산상은 “투명성이 확보돼 문제될 것이 없다.”고 해명했지만 정치자금을 세탁하는 허위 사무소라는 비난이 거세지면서 민주당 등 야당으로부터 퇴진 공세에 시달리고 있다. 야권은 새달 12일 임시국회에서 후쿠다 총리에게도 이런 인사를 임명한 책임을 따질 참이다. 후쿠다 총리는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이 있기를 바란다.”며 확대를 경계했다. 그러나 항공자위대의 인도양 급유지원 연장 법안 등 중요 법안이 걸린 국회 개원을 앞두고 여론에 따라서는 인책해임 가능성도 있다. 농수산성은 지난해부터 3명의 장관이 자살하거나 문책으로 경질됐다. 마쓰오카 도시카쓰 전 농수산상은 지난해 5월 말 정치자금 문제로 야당의 퇴진 압력에 시달리던 끝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후임인 아카기 노리히코 전 농수산상도 정치자금의 부적절한 처리 문제가 불거져 두달 만에 경질됐으며, 이어 엔도 다케히코도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농업공제조합이 국고 115만엔을 부당 수령했다가 취임 1주일 만에 물러났다.hkpark@seoul.co.kr
  • [초유의 범불교도대회] 전국 사찰서 범종 33번 타종

    정부의 종교 편향 행태를 성토하는 불교도들의 ‘성난 불심(佛心)’이 서울도심을 가득 채웠다.27일 오전 서울광장에는 대회 참석을 위해 신도들을 태우고 지방에서 올라온 관광버스가 속속 도착하면서 인사인해를 이뤘다. 봉은사와 화계사를 비롯해 양산 통도사, 속리산 법주사, 구례 화엄사, 경주 불국사 등 큰 절에서 단체로 참가한 신도들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낮 12시 범패와 합창 등 사전행사가 열렸고, 오후 2시5분께 종을 5번 울리는 것으로 개회했다. 같은 시각 전국의 사찰에서는 대회를 지지하는 뜻에서 범종을 33번 타종했다. 불자들은 일제히 합장했다. 사회를 맡은 영진 스님은 “헌법에 명시된 종교차별 금지를 정부가 위반하고 있다. 상생을 통해 국민 통합의 길을 여는 행사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를 대표해 참석한 김광준 대한성공회 신부는 연대사에서 “기독교계에는 대통령처럼 불교를 비하하는 보수적인 인사만 있는 게 아니다.”면서 “기독교인으로서 부끄럽고, 이런 대회가 열리지 않는 세상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국민 통합과 종교 화합의 대원칙을 깨는 현 정부의 국론 분열 및 종교 차별 행위를 반사회적 범죄 행위로 규정하고 국민과 함께 근본적 대안 마련에 나설 것”이라며 대통령 직접 사과, 정교분리의 헌법정신 수호 목적 공개토론회 개최 등을 촉구했다. 참가자들은 대회가 끝난 뒤 오후 4시쯤 서울광장∼세종로 네거리∼종각 네거리∼조계사(약 1.4㎞) 입구까지 거리행진을 했다. 대회에서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으며 촛불시위 등 시국 관련 단체의 참가자들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경기도 용인 법륜사 신도인 이득순(54)씨는 “경찰의 조계종 총무원장 검문검색, 국토해양부 지리정보시스템에서의 사찰 고의 누락 등 현 정권의 불교 탄압이 너무 노골적이다. 성난 불심은 경찰청장 파면과 대통령의 직접 사과 없이는 진정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들도 현 정부의 종교 편향을 비판했다. 김영(60·서울시 성북구 미아동)씨는 “불교계가 현 정권을 향해 교만을 버리고 겸허해지라고 요구하는 만큼 공직자들도 포용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은 장형우 황비웅기자 kimje@seoul.co.kr
  • 불교도 ‘反종교차별’ 대규모 시위

    불교도 ‘反종교차별’ 대규모 시위

    정부의 종교 편향을 규탄하는 범불교도 대회가 27일 오후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대대적으로 열렸다. 대회 참가자들은 정부가 성의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추석 이후 전국 각지에서 범불교도 대회를 갖겠다고 밝혀 현 정부와 불교계의 갈등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조계종·천태종 등 27개 종단의 승려와 신도 6만여명(경찰 추산·주최측 추산 20만여명)은 이날 서울광장에서 ‘헌법파괴·종교차별 이명박 정부 규탄’ 범불교도 대회를 가졌다. 불교 관련 집회로는 석가탄신일 연등법회를 제외하고는 사상 최대 규모다. ●“특정종교 편향 국민 분열 불러” 참가자들은 낮 12시 범패와 합창 등 식전행사에 이어 오후 2시부터 예불, 연설, 결의문 낭독 행사를 가졌다. 참가자들은 “이명박 정부의 특정 종교 위주의 국가 운영은 결국 종교 간의 갈등을 부추기고, 국민을 종교에 따라 분열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 공개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 경찰청장 등 관련 공직자 파면 및 엄중 문책, 공직자 종교차별 금지 법제도화 추진, 시국 관련자 수배 해제 등을 촉구했다. 참가자들은 오후 4시부터 서울광장→세종로사거리→종각사거리→조계사까지 거리행진도 벌였으며 이 일대 교통은 통제됐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서울도심에서는 교통혼잡이 빚어졌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교통경찰 4개 중대 300여명과 전·의경 등 85개 중대 8000여명을 배치했다. 그러나 종교 행사인 점을 감안해 행사장 주변에 시위진압을 위한 전·의경 수송버스 등은 배치하지 않고 최소 경찰 병력만 투입해 교통정리에 나섰다. ●靑 “대통령 사과 등 수용 어려워” 청와대는 범불교도 대회에 대해 공식언급을 하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공무원의 종교편향금지 입법 등 법제화 노력은 가능한 한 서두르겠다.”면서 “어청수 경찰청장 퇴진,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 등 불교계의 요구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승훈 윤설영 김정은기자 hunnam@seoul.co.kr
  • [종교 편향 시비] 격앙의 중심 ‘젊은 불자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잇따른 종교편향 시비와 지관 조계종 총무원장 차량에 대한 과도한 검문검색이 ‘범불교도대회’라는 사상 초유의 사건으로 치달으면서 젊은 불교도들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계종 산하 재가신자들의 단체는 참여불교재가연대(재가연대), 불교환경연대(환경연대), 원우회, 여성불교개발원, 대한불교청년회(대불청), 불교상담개발원, 포교사단을 비롯해 20여개. 이 가운데 30∼40대가 주축을 이루는 재가연대와 환경연대, 총무원 종무원들의 모임인 원우회, 실천불교전국승가회(승가회)는 최근 번지고 있는 ‘불교계 격앙’의 중심에 있는 대표적 단체들이다. 종교편향에 반발해 지난 6월말 최초의 연대기구로 결성된 ‘이명박 정부 종교편향 종식 불교연석회의’를 주도한 것은 바로 30∼40대가 주축인 이들 단체. 참여연대는 지관 총무원장 차량 검문사건이 발생한 날을 ‘교단 치욕일’로 규정했으며 이와 관련한 경찰청앞 법회에서 원우회 회원들은 삭발까지 하는 강경한 대응으로 주목됐다. 지난달 4일 시청앞 광장에서 열린 ‘국민주권 수호와 권력의 참회를 위한 시국법회’의 양축은 불교환경연대와 실천불교승가회였던 것으로 관측되며 젊은 불자들의 모임인 환경연대, 대불청, 승가회는 광우병국민대책회의가 주최한 서울시청앞 촛불집회에도 참여했다. 27일 ‘범불교도대회’의 기획, 조직, 홍보, 총무 등 실무 담당자도 대부분 30∼40대의 재가불자들. 행사의 자원봉사를 자임한 300여명에 대외조직에 관여하는 호법단 3000여명까지 포함하면 사실상 이번 대회는 젊은 불교도들이 주도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달 4일 시청앞 시국법회를 열었던 시국법회 추진위가 상시조직으로 바뀐데 이어 ‘범불교도대회’조직위도 대회가 끝난 뒤 ‘종교차별 범불교대책위원회’로 바꿔 상시가동을 결의한 상태. 특히 조계종 대의기관인 중앙종회의 30∼40대 초선의원 20여명이 이례적으로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범불교도대회’ 이후 이와 맞물린 젊은 불교도들의 목소리와 행보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34) 길쌈하는 여인들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34) 길쌈하는 여인들

    김홍도의 ‘길쌈’(그림 1)은 너무나 유명한 작품이고, 또 길쌈하는 그림인 줄은 누구나 다 안다. 그림 2는 유운홍이 그렸다고 전해지는 ‘길쌈’이란 작품인데, 김홍도의 그림과 내용상 아무런 차이가 없다. 이런 길쌈하는 그림은 제법 많이 전하고 있다. 다만 이제 길쌈이란 말 자체가 거의 사어(死語)가 된 형편이다. 예순이 넘은 분들만이 이 그림을 별다른 설명 없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고, 그 이하의 연배, 그리고 도시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은 길쌈의 과정을 잘 알지 못할 것이다. 그러니 모르는 분들을 위해 무명 짜는 과정에 대해 간단히 언급한다. 봄에 목화를 심어 가을에 목화꽃을 거둔다. 목화꽃이 곧 목화솜이다. 목화솜에는 씨앗이 들어 있어서 실을 그냥 뽑을 수가 없다. 씨아를 이용하여 씨를 빼내고, 활로 솜을 탄다. 탄다는 것은, 활줄로 퉁겨서 솜을 부풋하게 부풀리는 것이다. 그 다음 넓은 판대기 위에 목화를 올리고 수수깡 같은 것을 30㎝쯤 잘라 심으로 삼아 손으로 밀면 기름한 솜덩이가 된다. 이것을 물레에 걸어 실을 뽑는다. 이 실을 막 바로 베틀에 올리는 것은 아니다. 그림 1의 위쪽을 보면, 실을 길게 메고 여자가 쪼그리고 앉아 무언가 바르고 있다. 풀이다. 실이 엉키지 않게 풀을 먹이는 것이다. 여자의 오른손 아래쪽에 있는 것은 숯불이다. 풀을 말리는 것이다. 이렇게 풀을 먹이는 것을 베매기라 한다. ●지루하고 고된 노동 노래로 털고 씻어 베매기를 한 실이 날줄이 된다. 이 날줄을 도투마리(베틀 가장 왼쪽에 실을 묶은 부분)에 맨다. 이제 씨줄을 만들 차례다. 날줄을 둘로 나누어 엇건 뒤에 그 사이의 공간으로 씨줄을 통과시키면 천이 되는데, 이 엇건 공간으로 넣는 것이 곧 북이다. 북에 들어갈 씨줄은 따로 감아둔다. 북을 날줄 사이로 통과시키는 것은 씨줄을 넣는 것이다. 씨줄이 들어가면 바디를 내려 쳐서 천을 단단히 짠다. 조선시대의 피륙에는 비단, 삼베, 모시, 무명이 있었다. 무명은 알다시피 고려 말에 문익점이 중국에서 가져온 것이다. 무명은 농사짓기가 쉽고 피륙을 짜기도 수월하며, 또 보온성이 뛰어나 이내 삼베나 모시, 비단을 물리치고 가장 많이 생산하는 피륙이 되었다. 여기서 무명 짜는 것을 예로 든 것도 무명이 가장 일반적인 옷감이었기 때문이다. 삼베나 모시, 비단은 실을 얻는 과정이 다를 뿐 짜는 원리는 동일하다. 그림 1과 2에 등장하는 길쌈하는 사람은 모두 여성이다. 조선시대의 수신교과서 ‘소학’은 아예 여성을 조리와 직조(織造)하는 존재로 규정하였고, 특별히 귀한 가문의 여성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여성은 두 노동에서 평생 벗어날 수 없었다.‘소학’이 아니라 해도 조리와 직조를 여성이 맡았던 역사는 아마도 인류 역사의 시초로 거슬러 올라갈 것이다. 한국의 역사에서 그 기원의 흔적을 찾자면 다음과 같은 자료가 있다.‘삼국사기’ 신라본기 유리왕 9년 조다. 유리왕은 나라의 여자들을 두 패로 나누고 자신의 딸을 각 패의 우두머리로 삼게 한다. 그리고 7월16일부터 매일 아침 가장 큰 고을의 뜰에 모여 밤 10시 쯤까지 길쌈을 하게 한다.8월15일에 그 성적을 따져 진 패가 이긴 패에게 술과 음식을 대접하게 한다. 이때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고 온갖 놀이를 벌인다. 이것을 ‘가배’라고 한다. 진 패의 여자는 일어나 ‘회소, 회소’ 하고 노래를 부르는데, 그 소리가 아름답고 구슬퍼 사람들이 그 소리를 따라 ‘회소곡’이란 노래를 지어 불렀다. 이 ‘가배’가 뒷날 ‘가위’ 곧 한가위가 되었다고 한다. 어쨌거나 추석의 유래는 직조와 관계가 있었던 것이고, 여성 직조의 역사는 역사의 기원까지 소급함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신라 길쌈대회 ‘가배´서 한가위 유래 조선시대 옷감을 짜는 것은, 심상한 행위가 아니었다. 인간의 삶은 입을 것, 먹을 것, 비바람을 피하고 잠을 잘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그 대부분을 차지한다. 한데 집이야 한 번 지어놓으면 그만이지만, 먹을 것과 입을 것은 그야말로 끊임없이 소모된다. 다시 보충해야만 하는 것이다. 따라서 먹을 것만큼은 아니지만, 입을 것의 무게란 중세 경제에서 엄청나게 무거운 의미를 지니는 것이었다. 지금 값싼 옷이 지천인 세상에서의 입을 것이 갖는 의미와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옷감은 다양하게 사용되었다. 무엇보다 가족의 옷이 되었고, 나라에 바치는 세금이 되었으며, 집에서 만들지 못하는 물건을 사들이는 화폐의 구실을 하였다. 그리고 먼 길을 떠날 때면 노잣돈이 되었으니, 한 필 무명이야말로 지금의 현금카드와 같은 구실을 했던 것이다. 옷감을 짜는 과정은 고되고 지루하였다. 그 노동의 고통을 여성들은 노래를 불러 잊었다. 수많은 길쌈노래, 물레노래, 베틀노래가 그 증거다. 어디 베틀노래 하나를 들어보자. 경상북도 의성 지방에 전하는 노래다. “시집 갔든 사흘만에/ 과거 빈다 소문 듣고/ 과거 보러 가신 낭군/ 밤낮으로 기다리니/ 밤도 길어 해도 길어/ 길쌈이나 시작하세” 남편은 과거 보러 떠났다. 아내는 기다리기 지루하여 길쌈을 하면서 기다리는 지루함을 잊으려 한다.“송이송이 따 모아서/ 참나무쐐기에 앗아내어/ 대나무활로 타다놓고/ 수수회기로 비벼내어/ 정데정이 치은 가락/ 버드나무 물레에 미여 넣고/ 당태실 같이 뽑아내어/ 파람파람 뽑아다가/ 앞마당에 날아다가 뒷마당에 매어다가/ 베틀이나 차려보세” 목화송이를 따서 활질을 하고 실을 뽑는 과정을 그대로 서술한 것이다. 그 다음은 베틀을 차리는 과정을 길게 늘어놓고, 그 다음 베를 짜는 과정을 늘어놓는다.“바디집 치는 양은/ 광한루 높은 정자/ 신선들이 모여 앉아/ 장기 바둑 뚜는 듯다/ 북이라고 노는 양은 청학이 알을 품고/ 들락날락 하는듯다/ 잉애라고 바란 양은/ 모시국이 실묵시를/ 놋전반에 받친 듯고” 이렇게 해서 짠 것을 이제 씻어 간직한다.“앞 냇물에 씻어다가/ 줄어 너니 줄 때 묻고/ 손에 드니 손때 묻어/ 고이고이 말라내어/ 은실겅에 얹어 얹고” 남편을 기다린다. “과거 선비 오실까봐/ 동창문을 열어놓고/ 날이 날로 기다려도/ 한양 선비 자취 없네” 아무리 기다려도 한양에 간 남편은 오지 않는다. 그래서 지나가는 선비에게 물어본다.“말 묻기 어려우나 말 한 마디 물읍시다. 한양서 오시며는 우리 선비 안 옵디까?” 어렵게 말을 꺼냈으나 돌아오는 대답은 엉뚱하다.“오기사 오드마는 칠성판에 얹혀 와요” 아내는 절망한다.“아이고 답답 내 일이야/ 암행어사 하실까봐/ 고대고대 바랐드니/ 칠성판이 웬일인고” 남편은 과거를 치러 가서 무슨 사건으로 인해 죽어 시체가 되어 칠성판에 얹혀서 돌아온 것이다. 여성들은 자신들의 노동과 가혹한 운명을 이 노래를 부르면서 털고 씻고 잊었다. ●군역 대신 낸 군포… 한과 눈물의 응집물 여성들이 짜낸 무명은 그야말로 한과 눈물의 응집물이었다. 가혹한 노동의 결과라고 해서 하는 말이 아니다. 무명이 ‘군포’란 말로 바뀌는 순간, 그것은 조선후기 사회가 앓아야 했던 거대한 모순이 되고 만다. 군포는 군역을 지는 대신 내는 무명이다. 조선은 원래 16세에서 60세까지의 장정은 모두 군역을 지게 되어 있었다. 복잡한 과정을 생략하면 남는 큰 줄거리는 이렇다. 곧 조선후기에 와서 군역의 의무는 그대로 남지만, 실제 군대는 직업군인으로 채워지기에 16세에서 60세까지의 남성들(양반은 제외)은 모두 직접 군역을 지는 대신 1인 당 2필의 군포를 납부해야만 하였다. 조선은 대가족제도다. 따라서 한 집안에 남자 장정이 6명이면 12필을 내어야 한다. 그 뿐인가. 죽은 사람에게도 군포를 물리는 백골징포, 어린아이에게도 받는 황구첨정이 있다. 군포를 못내고 달아나면 그 동네 사람에게 받거나(동징), 친척들에게 받아낸다(족징). 군포의 징수가 얼마나 가혹했던지 자살하는 사람, 달아나는 사람 등 별별 사람이 다 있었고, 급기야 마을 하나가 송두리째 없어지기도 했다. 이렇게 가혹하게 거둔 군포 위에 조선이란 국가와 양반체제가 서 있었던 것이니, 저 그림 속에 보이는 여성 노동은 조선 후기의 체제모순과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강명관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
  • 日해상자위대 아프간서 또 철수 기로에

    |도쿄 박홍기특파원|해상자위대의 인도양 활동을 위한 신테러대책특별조치법이 또다시 일본 정치권의 최대 쟁점으로 부상했다. 1년 시한인 테러특별법의 효력이 내년 1월15일 만료되는 만큼 다음달 중순쯤으로 예상되는 임시국회에서 연장하지 않으면 해상자위대는 철수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테러특별법은 중의원 해산설과 맞물려 있는 만큼 연장하겠다는 자민당과 저지하려는 민주당의 ‘한판 승부’는 불가피하다. 해상자위대의 활동은 2001년 9·11테러 이후 아프가니스탄에서 ‘테러와의 전쟁’을 수행하는 미국·영국·프랑스·독일 등 11개국으로 구성된 다국적군 함대에 무상으로 급유 등을 지원하는 것이다. 법안은 2001년 10월 2년 시한으로 제정, 연장돼오다 2005년부터 1년 시한으로 바뀌었다. 지난해는 테러특별법이 민주당의 반대로 참의원에서 부결되자 자민당이 중의원에서 재가결시켰다. 후쿠다 야스오 총리는 지난 18일 해상자위대의 지속적인 활동이 일본과 전혀 관계없는 일이 아니라며 국제공헌을 명분으로 연장에 대한 강한 의욕을 보였다. 아소 다로 자민당 간사장은 20일 토머스 시퍼 주일 미국대사로부터 “미·일 동맹뿐만 아니라 일본과 국제사회의 관계에서도 중요하다. 급유만이 아닌 다른 형태의 공헌도 해줬으면 한다.”는 ‘압력’을 받기도 했다. 반면 민주당은 테러와의 전쟁은 유엔의 승인을 받지 않은 만큼 급유 활동은 용납할 수 없다는 기존의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렇게 되자 나카가와 히데나오 자민당 전 간사장은 19일 “국제공헌국가, 아니면 고립국가로 갈지 민의를 묻는 일도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중의원 총선거를 통한 결정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편 인도양에서는 정부의 부담으로 다국적군에 급유를 하는 해상자위대가 이라크에서는 수송 업무를 지원하며 미군 측으로부터 연료를 구입해 쓰는 사실이 드러나 ‘퍼주기식 정책’이라는 논란을 낳고 있다.C130 수송기 3대를 파견한 자위대는 2006년부터 항공연료 1840㎘를 쓰고 미군에 1억 2600만엔을 지불했다.2001년 이래 해상자위대의 급유량은 232억엔어치로 추산되고 있다.hkpark@seoul.co.kr
  • 82일만에 개원

    82일만에 개원

    18대 국회가 지난 5월30일 개원 이후 82일 만에 정상화됐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19일 그동안 개원 협상의 최대 쟁점이었던 가축전염병예방법(가축법) 개정안 절충안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여야는 이날 본회의에서 국회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데 이어 오는 26일 상임위원장 선출 및 가축법 개정안 등을 처리키로 의견을 모았다. ●30개월이상 수입때 국회 심의 여야는 이날 가축법 개정과 관련해 막판 협상에서 ▲광우병 발생국가에서는 5년간 30개월령 이상 쇠고기를 수입하지 않고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재개 시점인 ‘국민의 신뢰가 회복되는 때’에 대한 심의권을 국회가 갖고 ▲쇠고기 수입을 재개할 경우 국회의 통제를 받고 ▲광우병이 추가 발생할 경우 긴급 수입 중단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내용을 개정안에 담기로 합의했다. 특히 여야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고시를 인정하는 내용의 부칙 2조를 그대로 두기로 의견을 모았다. 기존의 한·미 쇠고기협상 결과를 사실상 인정한 셈이다. 하지만 부칙에 단서 조항을 달아 민간자율규제로 수입이 금지되고 있는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재개 여부를 국회의 심의를 받도록 이견을 조율했다. 여야는 또 미국이 일본, 타이완 등 다른 나라와 합의한 쇠고기 협상 결과가 한국과의 협상 내용보다 수입국의 입장에서 개방 폭이 축소될 경우 같은 수준으로 한·미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을 재협상하도록 했다. 국회는 국회 구성 문제와 관련, 예산결산특위와 윤리특위를 포함해 상임위를 18개로 확정하는 한편 상임위원장을 ‘한나라당 11개, 민주당 6개, 선진과창조모임 1개’로 배분키로 의견을 모았다. 이밖에 ▲쇠고기국정조사특위의 활동시한 이달 말까지 연장 및 가축법 개정안 심의를 위한 가축법특위 재구성 ▲한승수 국무총리의 국조특위 출석 추진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고 임명된 3개 부처 장관에 대한 상임위 차원의 인사검증 실시 등에도 합의했다. 이에 따라 여야는 8월 임시국회에서 추경예산 편성 및 고유가 대책 등 각종 민생 현안을 긴급 처리할 방침이다. 이날까지 발의된 법안이 666건에 이르고 이 중 656건이 계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 대표 협상력 부족 비판 그러나 원구성 협상 과정에서 불거진 여야 지도부의 리더십 위기는 당내 갈등의 불씨로 재연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야당과의 협상력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아온 데다 이날 상임위원장 경선에서 내정했던 남경필 통외통위원장 후보가 낙선하는 등 리더십에 상처를 입었다.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도 여야 원내대표 회담간 협상 결과를 당내 강경파 의원들의 거센 반발로 관철시키지 못하는 등 지도력을 의심받았다. 이종락 김지훈기자 jrlee@seoul.co.kr
  • 김재윤 의원 체포동의안 제출 검토

    검찰이 제주도 병원 인허가 과정에서 로비를 받은 혐의가 불거진 민주당 김재윤(43·제주 서귀포) 의원의 신병 확보를 위해 국회에 체포동의안을 제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대검 중수부(부장 박용석 검사장)는 18일 지금까지 두 차례 소환 통보에 불응한 김 의원에 대해 20일 오전까지 출석하라고 세 번째 통보했다.검찰 관계자는 “이번에도 나오지 않으면 검찰로서는 조사가 필요하기 때문에 헌법적·법률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해 법원에서 사전구속영장을 발부받아 국회에 체포동의안을 제출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7월 일본 의료재단법인과 국내 협력사인 N사가 제주특별자치도의 허가를 받아 제주도에 의료단지를 설립할 수 있도록 인허가 로비를 도와주고 임상 실험 등이 쉽게 이뤄질 수 있도록 관련법 개정에 힘써달라는 청탁과 함께 3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의원은 “N사 회장에게 차용증을 쓰고 3억원을 빌렸을 뿐”이라면서 “임시국회 회기 일정으로 검찰에 출석할 수 없다.”며 지난 14일과 18일 검찰의 두 차례 소환에 모두 불응했다. 하지만 검찰은 “김 의원이 돈을 빌렸다는 시기는 N사 회장과 불과 2,3차례밖에 만나지 않았을 때이고, 김 의원은 재산신고에서 이같은 채무 내용도 밝히지 않아 정말로 빌린 돈인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검찰로서는 이미 금융거래 내역과 관련 진술 등을 확보한 상황이어서 김 의원의 혐의를 입증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국회법은 비리 국회의원의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되면 국회의장이 처음 개의하는 본회의에 이를 보고하고 본회의에 보고된 때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의무적으로 표결해야 한다는 조항을 지난 2005년 7월 신설했다. 체포동의안은 제적의원 과반수 출석에 출석의원 과반수 찬성이면 통과된다. 하지만 김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실제로 가결될지는 불투명하다1948년 제헌국회 때부터 현재까지 국회의원 37명에 대해 34차례에 걸쳐 체포·구금 동의안이 제출됐지만, 가결된 것은 5건 10명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고작이다.그나마 1995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공갈 혐의를 받았던 민주당 박은태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이후 지금까지 상정된 27건은 모두 부결됐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은 회기 중일 때만 효력이 있다.”면서 “회기 중 체포동의안이 부결되더라도 검찰의 수사의지와 법적 효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인사]

    감사원 ◇4급 승진 △전략감사본부 총괄팀 황해식△〃 감사2팀 박석구△〃 감사4팀 권오복 이길후△특별조사본부 총괄팀 강성수△〃 감찰정보팀 허구△재정·금융감사국 총괄과 박진원△〃 제3과 염호열△산업·환경감사국 제1과 김재환△〃 제2과 이영희△〃 제3과 진영규△건설·물류감사국 제1과 이강민△〃 제2과 김태경△〃 제3과 배정량△사회·복지감사국 제2과 이정순△〃 제3과 이광우△〃 제4과 천광재△행정·안보감사국 제2과 박준현△〃 제4과 정진석△자치행정감사국 총괄과 최원오△〃 제1과 윤의식△〃 제2과 이희두△감사청구조사단 민원조사팀 이시백△〃 제1팀 이진열△〃 제2팀 이상천△기획홍보관리관실 이용출△품질관리담당관실 이범△재심의담당관실 남수환△감찰관실 김학순 서울시 ◇2급 전보△서울신용보증재단 파견 김충민 ◇3급 전보△서울시정개발연구원 파견 최진호△상수도사업본부 부본부장 직무대리 이항구△행정국 박인규 유대식 ◇4급 전보△홍보기획관실 홍보담당관 김선순△경영기획실 창의담당관 유재룡△고객만족추진단 민원조사담당관 김광례△경쟁력강화본부 문화산업담당관 윤귀성△고용창업담당관 김정선△복지국 식품안전과장 최호권△원산지관리반장 김홍국△문화국 체육진흥과장 박종수△도시교통본부 도로행정담당관 이해우△한강사업본부 총무부장 김용근△서울시립대 총무과장 김삼봉△행정국 조규일 김홍기 김형규 권해윤 임질택 김화태△감사관실 조사담당관 직무대리 권오혁△경쟁력강화본부 관광진흥담당관 직무대리 한영희△도시교통본부 버스정책담당관 직무대리 양인승△ 교통지도담당관 직무대리 신대현△한강사업본부 사업기획부장 직무대리 김명용△서울역사박물관 경영지원부장 직무대리 정진우△시립미술관 경영지원부장 직무대리 이회승△교통방송 기획조정실장 직무대리 마채숙△서울복지재단 파견 여장권△서울시여성가족재단 파견 우정훈△서울산업통상진흥원 파견 이문희△서울시자원봉사센터 파견 이계헌△푸른도시국 공원조성과장 최광빈△조경과장 이용태△자연생태과장 직무대리 최윤종△도시계획국 도시계획과장 김준기△도시기반시설본부 토목부장 이광세△도시철도설계부장 고동욱△품질시험소장 강민수△도시교통본부 성동도로교통사업소장 윤석우△도시계획국 시설계획과장 직무대리 전용형△마곡개발과장 직무대리 박상돈△물관리국 물재생계획과장 직무대리 안병직△상수도사업본부 시설관리부장 직무대리 석순동△남부도로교통사업소장 직무대리 장석대△도시기반시설본부 도시철도공무부장 직무대리 백현식△한강사업본부 특화사업부장 직무대리 이종규△도봉구 전출 심재홍△한국상수도협회 파견 김연수△디자인서울총괄본부 도시경관담당관 윤혁경△도시계획국 도시관리과장 진희선△주택국 건축과장 박성근△노들섬문화시설건립과장 직무대리 김영근△관악구 전출 김승원△서초구 전출 권창주 파이낸셜투데이 △부사장 겸 편집국장 李度勳 미디어오늘 △편집인 김철수
  • [건국 60·광복 63주년] 잇단 이의신청… 끝없는 친일논란

    [건국 60·광복 63주년] 잇단 이의신청… 끝없는 친일논란

    ■ 인명사전 4776명 중 118명 불복해 발간 연기 #1 1895년 명성황후 시해사건이 일어나자 의병의 궐기를 호소하는 격문을 지어 각지에 발송하고,10년 후 을사조약이 체결되자 황성신문에 ‘시일야방성대곡’을 게재해 체포됐던 독립운동가 위암 장지연.1910년까지 언론인으로 활발한 독립운동을 전개했던 장지연은 이듬해부터 돌연 친일행적을 시작했다. 그는 자신이 주필로 있던 경남일보에 일왕의 생일을 기념하는 한시를 게재했고,1914년부터 1918년까지 객원으로 있던 매일신보에 조선총독부의 시정(施政)을 미화하고 옹호하는 700여 편의 글을 발표한 행적 등이 밝혀져 친일인명사전 수록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기념사업회측은 이에 반발하고 나섰다. #2 1920년 동아일보를 창간하고, 물산장려운동에 앞장서는 한편 민립대학 설립운동의 일환으로 중앙학원을 설립해 고려대학교의 전신인 보성전문학교를 인수했던 인촌 김성수. 그는 1930년대 후반부터 일제의 침략전쟁에 적극적 참여를 독려하는 단체인 국민정신총동원조선연맹의 발기인, 또 임전대책협의회 간부이자 임전보국단 발기인으로 활동했다. 그는 당시 일제 기관지였던 매일신보 등 언론매체에 학도병의 참전 및 일제의 침략전쟁에 협력할 것을 촉구하는 글을 게재하고, 강연한 것으로 밝혀져 친일인명사전 수록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인촌기념사업회측은 친일명단 수록에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대한민국은 올해로 광복 63주년을 맞았지만 우리 역사의 대표적인 숙제인 친일문제는 아직 풀리지 않고 있다.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편찬위)가 오는 29일 발간예정이던 친일문제연구총서(전17권) 중 1차분인 3권짜리 친일인명사전의 발행이 연기됐다. 친일인명사전 수록대상 4776명 가운데 118명에 대한 이의신청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이의신청이 기각될 경우 각종 소송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친일인명사전 발간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편찬위에 따르면 이의가 제기된 주요 인물은 만주군 중위 박정희, 무용가 최승희, 교육자 김성수, 언론인 장지연, 소설가 김동인, 아동문학가 이원수 등이다. 일제시기 군인으로 친일인명사전에 이름을 올린 인사들의 유족과 기념사업회 등은 “당시 군에 있었다는 것만으로 친일이라고 할 수 있냐.”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편찬위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군대인 광복군이 선전포고했던 적군 소속 장교가 친일인사가 아니라는 것은 비상식적인 주장”이라고 반박한다. 지식인으로 친일명단에 이름을 올린 사람들은 하나 같이 “당시에 그들이 썼던 글은 다 어쩔 수 없이 이름만 빌려준 것이며, 참전을 호소하는 강연은 일제가 써 준 것을 그대로 읽은 것일 뿐”이라며 이의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편찬위는 “수백편의 글에서 명의도용을 당하고 있었는데 이를 몰랐다거나 어쩔 수 없었다는 것은 비논리적”이라는 입장이다. 편찬위 관계자는 “뜻하지 않은 피해자가 없도록 각 전문분과위원회, 상임위원회의 이중 검토를 통해 8월 중 이의제기 수용여부를 결론낼 것”이라고 말했다. 편찬위는 “실제로 일제하 판검사를 지낸 후 변호사로 활동하며 시국사건을 변론한 기록을 유족이 제출하고, 편찬위가 변론기록을 추가로 찾아내 친일인명사전 등재 대상에서 보류된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건국 60주년 논쟁 가열 임정사업회 등 5개 단체 별도 행사 ‘갈라진 광복절’ 광복절인 15일 정부가 주최하는 건국 60주년 기념행사에 불참하기로 한 독립운동 관련 5개 단체가 별도의 광복절 기념 행사를 열기로 해 ‘건국 60주년’ 논쟁이 정점을 맞고 있다. 정치권도 건국 60주년 행사를 두고 의견이 엇갈려 논란은 광복절 이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독립유공자회·민족자주연맹·한민족운동단체연합·항일독립운동단체협의회 등 5개 단체는 15일 오후 2시 서울시 종로구 신문로 서울역사박물관에서 ‘대한민국 건국 89주년 학술회의-대한민국 건국은 1919년이다’ 행사를 갖는다고 14일 밝혔다. 한시준 단국대 역사학과 교수는 “독립운동사에 대한 몰이해로 정부가 ‘건국’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반만년 역사에서 ‘대한민국’이란 국호를 처음 사용한 것은 1919년 수립된 임시정부였고,1948년 세워진 정부는 임시정부를 계승해 수립됐다.”면서 “임시정부의 역사를 의도적으로 무시하거나 부정하고 독립운동의 역사를 우리 역사에서 단절시키는 것은 엄연한 역사 왜곡”이라고 강조했다. 또 “미국도 독립선언일·독립인정일·정부수립일 중 독립선언일인 1776년 7월4일을 가장 중요시한다.”면서 “국내 대학들이 전문학교 시절부터 개교년(年)을 따지는 것도 마찬가지 이치”라고 덧붙였다. 대한민국 헌정회도 이날 성명서를 내고 “건국 60년 주장은 우리 스스로 우리 역사를 말살하는 것으로 일본과 중국의 역사 왜곡보다 더 심각하다.”면서 “독립운동을 부정하면 결국 대한민국이 일제의 사생아라는 결론에 도달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한민국 건국60년 기념사업추진기획단 우기종 단장은 “헌법적인 실체로서의 건국은 행정부에 입법부·사법부까지 갖춰진 1948년이 맞다.”고 반박했다. 한편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은 이날 ‘건국절 변경’ 움직임에 대한 반대 입장을 거듭 확인하고 15일 정부 기념행사에 당 대표가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야 3당 대표는 서울 용산 효창공원 내 백범 김구 선생 묘역을 합동 참배하기로 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성명을 내고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소수 친일보수세력과 야합해 8·15행사를 ‘건국 60주년기념행사’로 치르려는 반역사적인 음모를 자행하고 있다.”면서 “대한민국 헌법과 임시정부의 법통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위헌 행위이자, 불굴의 투지로 일제에 맞서 싸운 항일독립투사의 명예를 더럽히는 반민족적 처사”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현경병 의원 등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 13명은 8·15를 광복절이 아닌 건국절로 기념하자는 내용의 ‘국경일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이미 공동발의했다. 현 의원은 “상하이 임시정부는 어디까지나 ‘임시’”라면서 “48년 정부 수립을 ‘건국’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길회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친일사전 발간은 상식을 바로잡는 일” 조세열 민족문제연구소 사무총장 “친일인명사전 발간은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향한 첫걸음입니다.”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의 실무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조세열(51·경희대 겸임교수) 민족문제연구소 사무총장은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친일인명사전 수록대상자의 이의신청을 처리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2001년 시작한 사전 발간 작업이 7년 남짓 만에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 발간을 앞두고 친일인사의 유족이나 기념사업회 쪽의 이의신청이 이어졌다. 하지만 조 총장은 “전체 4776명 가운데 이의신청은 118명밖에 되지 않고, 일제공훈록과 당시 사료 등 친일행적을 보여 주는 원문자료들을 충실히 확보했기 때문에 법정까지 가더라도 걱정없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특히 만주군 중위 출신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일인명사전 등재를 두고 벌어지는 정치적 논란에 대해 그는 “박정희는 극히 평범한 친일세력의 일부에 불과하다.”면서 “박근혜씨가 정계에 입문하기 훨씬 전인 1991년부터 이 문제를 다뤄 왔다.”고 잘라 말했다. 친일인명사전에 이름이 올라간 사람의 후손이 직·간접적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후손의 신원을 철저히 숨기기 때문에 연좌제는 있을 수 없다.”면서 “국가 예산으로 기념사업에 나서거나 후손이나 연고자가 땅 찾기에 나설 때, 친일행위가 뚜렷한데 한 적이 없다고 강변할 때 실명을 공개하지는 않더라도 후손을 대상으로 진상을 규명했다.”고 말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난 한번도 反美를 한 일이 없다”

    “난 한번도 反美를 한 일이 없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촛불 시위와 남북관계, 실용주의, 국제관계 등 현 시국 상황에 대한 의견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계간 ‘역사비평’ 가을호(8월말 발간 예정)에 실린 박명림 연세대 대학원(학과간 협동과정 지역학)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서다. 김 전 대통령은 먼저 이명박 정부가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을 폄하하는 것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한다.“지금 이명박 정권의 가장 큰 문제는 ‘잃어버린 10년’이라는 생각에 있는 것 같아요. 김대중·노무현 정권 때, 그 전에 한 걸 잃어버렸으니 다시 옛날을 되찾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현 정부의 경제정책뿐 아니라 남북관계나 국제관계, 민주주의 등 모든 것이 역전되면서 오히려 역사를 퇴보시키는, 잘못된 출발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촛불 시위에 대한 견해도 내놓았다. 김 전 대통령은 “촛불시위는 일종의 직접 민주주의의 표현”이라며 “누가 따로 선동한 것도 아닌데, 평범한 국민들이 나와 자신의 생각들을 정리하고 비폭력적으로 주장해 평화가 유지됨으로써 우리 국민들이 얼마나 위대한지 깨닫게 해줬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는 “촛불시위가 하나의 정치적 구호로서는 몰라도 국민의 뜻에 반하는, 정말로 지금 정부를 몰아내려고 하는 것은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 전 대통령은 특히 자신의 최대 업적 중 하나로 꼽히는 남북관계가 현 정부 들어 교착상태에 빠진 점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북한에 퍼주기만 했다는 말도 있지만,10년간 남북관계가 얼마나 평화로워지고 긴장이 완화됐느냐.”고 반문하면서 “우리가 지난 10년 동안 그렇게 노심초사해 가면서 만들어 놨는데, 지금은 딱 정체돼 버렸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이어 “이명박 대통령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우선 6·15남북공동선언과 10·4공동선언을 인정해 남북간에 신뢰를 회복하고 쌀과 비료를 포함한 인도적 지원은 빨리 재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명박 정부의 실용주의에 대해 김 전 대통령은 “실용주의라는 것은 내가 좋아하건 안 좋아하건 현실을 현실로 인정하고 우리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대응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관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전 대통령은 “나는 한번도 반미를 한 일이 없다.”면서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지만, 지금 얘기할 수 있는 것은 ‘1동맹-3우호체제’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열린세상] 올림픽의 어제와 오늘을 바라보며/박준철 한성대 역사문화학부 교수

    [열린세상] 올림픽의 어제와 오늘을 바라보며/박준철 한성대 역사문화학부 교수

    고대 그리스는 서양 문명의 원류다. 우주와 인간에 대한 그리스인들의 관심과 사색은 근대 과학과 철학의 토대가 되었다. 천상과 지상을 넘나들던 올림포스 신들의 이야기는 3000년이 지난 오늘에도 세상 어린이들이 읽고 듣고 배우는 텍스트다. 인생의 희로애락을 섬세히 묘사한 그들의 드라마는 인간본질에 대한 심오한 성찰이다. 헬라스의 장엄한 건축물들은 여행자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그리스인들이 남긴 기록은 불후의 역사가 되었다. 딱히 내세울 것 없는 에게해의 작은 반도가 이만한 업적을 남겼으니 후대의 예찬이 아까울 리 없다. 고대 그리스는 찬란한 문명을 꽃피웠지만 애초부터 하나의 치명적 약점을 안고 있었다. 배타적 지역주의였다. 영토의 대부분이 산악지대였기에 왕래와 교섭이 불편했다. 그래서 독립적 주권을 소유한 도시국가가 수없이 난립하였다. 이는 고대 그리스의 역사를 모진 갈등과 대립의 현장으로 몰고 갔다. 동맹과 연합은 꾸준히 시도되었지만 고질적 지역주의와 패권주의 앞에서 진정한 결속과 통합은 어림없었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은 이러한 문제가 총체적으로 드러난 사건이었다. 내홍의 몸살을 심하게 앓고 있던 그리스는 결국 문화적으로 열등한 마케도니아에 의해 정복당하는 운명을 고스란히 감수해야 했다. 뛰어난 문명만이 능사는 아니었던 것이다. 기원전 776년부터 4년 간격으로 올림피아에서 거행된 올림픽 제전이 고대 그리스인들에게 남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리스인들은 올림픽을 통해 그들이 섬긴 제우스를 경배하는 동시에 분열과 반목으로 얼룩진 이웃과의 관계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평화와 화합의 진가를 맛볼 수 있었던 것이다. 함께 어우러짐은 그들에게도 소중한 가치였고 훌륭한 미덕이었다. 평화적 공존의 의미는 더욱 부각되어 갔다. 올림픽을 전후한 시기에는 휴전이 선포되었다. 초기에 몇몇 도시국가에 국한되었던 올림픽은 기원전 7세기에 이르러 범 그리스적 축제로 도약하였고 추후에는 지중해의 여러 지역이 동참하는 국제적 행사로 발전하였다. 기원후 393년까지 계속되었던 고대올림픽은 단일 공동체를 이루지 못하고 분열의 어둠속을 배회하던 그리스 사회에 한 줄기의 밝은 빛이었던 것이다. 1896년 출범한 근대올림픽은 고대 올림피아의 정신을 계승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민족주의와 제국주의, 그리고 냉전 이데올로기가 득세한 격동의 20세기에 근대올림픽의 여정은 순탄할 수 없었다. 양차대전의 화염 속에 올림픽은 세 차례나 무산되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오랜 갈등은 1972년 뮌헨 올림픽을 참혹한 비극의 현장으로 만들었고,1980년 모스크바 그리고 1984년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최된 두 번의 올림픽은 동·서간의 알력으로 그야말로 반쪽 행사로 전락하였다. 인류의 평화와 화합이라는 올림픽의 취지가 줄곧 현실의 장벽을 넘지 못한 것이다. ‘하나의 세계, 하나의 꿈(同一個世界,同一個夢想)’이라는 근사한 기치를 내건 베이징 올림픽이 개막되었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심정이 편치만은 않다. 티베트 사태와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발생한 폭탄테러를 굳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지구촌 도처에서 총성과 유혈이 끊이지 않고 있다. 추구하는 세계가 서로 다르고 가슴에 품고 있는 꿈이 제각각인 셈이다. 강자의 배려가 아쉽지만 누구를 두둔하고 누구를 탓하자는 얘기는 아니다. 그러나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은 평화의 축제를 위해 10만명의 인민해방군이 투입되고 수십대의 전투기와 미사일이 동원되었다는 지독한 아이러니가 우리를 고약하게 짓누르고 있다는 것이다. 지역주의의 한계에 시달리면서도 평화적 공존의 정신을 공들여 키워 갔던 고대 그리스인들의 지혜가 그저 부러울 따름이다. 박준철 한성대 역사문화학부 교수
  • 美쇠고기 판매 중단 잇따라

    미국산 쇠고기를 판매해온 에이미트 광주점도 미국산 쇠고기 유통을 잠정 중단키로 했다 7일 에이미트에 따르면 저장 중인 미국산 쇠고기를 시민단체 관계자들에게 보여줬으며 매장 입구에 ‘미국산 쇠고기 판매를 잠정 중단한다.’는 내용의 안내문도 붙이기로 했다.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광주전남 비상시국회의가 지난달부터 전남 광주 서구에 있는 이 업체를 항의방문하고 1인 시위를 진행했다. 또 이날 항의집회를 열어 미국산 쇠고기 유통을 중단할 것을 요구해 왔다. 앞서 지난달 말에도 광주 광산구의 한 유통업체가 시민단체의 요구에 따라 미국산 쇠고기 유통을 잠정 중단하고 저장 중인 미국산 쇠고기를 반품했었다. 광주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석달째 ‘불임 국회’

    8월 임시국회가 7일 열렸지만 첫날부터 국회 원협상에 대한 여야간 협의가 이뤄지지 못하는 등 파행을 겪었다. 18대 국회는 임기가 시작된 지난 5월30일부터 무려 세달째 사실상 ‘불임국회’로 전락했다. 8월 국회에서도 7월과 마찬가지로 쇠고기·가축법 특위 위주로 운영될 전망이지만 원구성 협상은 좀처럼 재개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파행의 여파가 9월 정기국회까지 미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민주당을 배제한 채 국회 원구성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등 강경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이명박 대통령이 인사청문회 없는 장관 임명 강행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지 않는 한 국회 원구성 협상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한나라당은 오는 15일까지 민주당이 원 구성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민주당 몫을 제외한 상임위원장을 선출한다는 계획이다. 민주당과의 협상을 중시했던 지금까지의 원구성 전략과는 전혀 다른 ‘초강수’ 전략이다. 한나라당은 ‘선진과 창조의 모임’과 원구성 협상을 벌여 ▲11일 국회법 개정특위 및 본회의를 통한 국회법 개정 ▲12일 본회의에서의 국회 상임위원장 선출 등의 국회 정상화 일정을 세워놓았다. 박희태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완전히 거리의 정치인으로 전락하고 말았다.”며 “하루빨리 국회로 돌아오기를 촉구한다.”며 원구성 실패의 책임이 민주당에 있음을 재차 강조했다. 홍준표 원내대표도 “민주당은 민생을 내팽개친 채 코드인사로 임명된 KBS 사장을 구하는 데만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그 행태가 적어도 8월 말까지 계속될 것”이라며 민주당의 협조가 녹록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반면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이날 국회 정책 의원총회에서 “8월에 많은 땀을 흘려 9월 정기국회 준비를 잘해 국민들의 가려운 곳도 긁어주자.”고 말해 이 대통령의 사과가 없는 한 8월 국회 의사일정을 보이콧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원혜영 원내대표도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국회에 개입한 것을 반성하고 재발하지 않겠다는 책임있는 이 대통령의 언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또 이날 KBS 이사회에 정연주 사장의 해임을 요구한 감사원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하는 등 대여 강경자세를 고수했다. 이종락 구동회기자 jrlee@seoul.co.kr
  • 초강경 불교계 ‘막다른 길’ 가려나?

    초강경 불교계 ‘막다른 길’ 가려나?

    종교편향과 관련, 정부에 가시적인 조치를 거듭 촉구했던 불교계가 결국 막다른 골목으로 들어섰다. 지관 조계종 총무원장 차량에 대한 경찰의 과도한 검문검색 이후 격앙된 움직임을 보였던 불교계가 23일 범불교 시국법회를 여는 것을 시작으로 극단적인 대응에 나설 태세다. 특히 시국법회 때까지 이렇다할 변화가 없을 경우 산문폐쇄까지도 불사하겠다는 말들이 이어지는가 하면 종교분쟁의 우려까지 나오는 등 초긴장 상태다. ●27개 불교종단·단체·사찰 참여 범불교대회 불교계가 이처럼 초강경 대응을 선언하고 나선 것은 “참을 만큼 참았다.”는 인식이 모아졌기 때문. 지난해 변양균-신정아 사태 때 불교계 인사들과 사찰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 “편향적”이라며 적지않은 불만을 쏟아냈지만 눈에 띄게 대응하지는 않았다. 이명박 정부 출범후 종교 편향으로 비쳐지는 사건들이 잇따른데다 한국불교의 장자(長子)종단 수장인 조계종 총무원장에 대한 검문검색까지 터지자 결국 “더 이상 좌시하기 않겠다.”며 쌓인 불만을 한꺼번에 쏟아내는 격이다. 조계종은 당초 13일쯤 조계종 전국승려대회를 열 계획이었으나 지난 5일 시한으로 정부에 통고했던 ‘종교편향에 대한 가시적인 조치’가 없자 승려대회를 취소하고 대신 23일 모든 불교종단이 참여하는 대대적인 범불교대회를 열기로 뜻을 모았다. 범불교대회는 27개 불교종단과 단체, 사찰들이 모두 동참하는데다 하안거를 마친 스님들이 대거 가세할 것으로 보여 불교계에서도 주목하는 집단행동. 문제는 범불교대회 때까지도 정부의 조치가 없을 경우 그동안 거듭 경고했던 ‘극단적인 사태´가 올 수도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조계종 26개 교구본사 주지회의와 총무원, 중앙종회 종책모임은 기자회견 때마다 ‘극단적인 조치´를 입에 올렸다. 조계종 대변인인 승원 스님은 지난달 31일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불교계의 요구에 대해 정부가 대안을 내놓지 못할 경우 마지막 수단인 산문폐쇄를 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고 시국법회추진위원회 대변인인 용화사 지관 스님도 5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불교계의 입장을 국민들에게 호소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 중 산문폐쇄가 있다.´고 분명히 밝혔다. ●정부서 대안 내놓지 못하면 ‘극단 조치´ 불사 산문폐쇄는 지금 상황에서 불교계가 택할 수 있는 가장 강도높은 대정부 투쟁을 뜻한다. 전국 모든 사찰의 출입문을 걸어잠글 뿐만 아니라 불교계 소유인 국립공원 출입도 막는다. 신군부의 10·27법난에 맞서 1986년 해인사를 비롯한 몇몇 대형사찰에서 시행했지만 전국 모든 사찰 차원의 폐쇄 경고는 처음이다. 이같은 경고에도 불구하고 불교계에선 대체로 “산문폐쇄까지 가겠느냐.”는 전망이 우세한 편. 그러나 불교계가 요구하고 있는 가시적인 조치, 즉 ▲대통령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 ▲어청수 경찰청장 등 관련 공직자 파면 ▲종교차별을 금지할 제도적 장치 마련을 위한 ‘범사회적 합의기구’ 구성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섣불리 앞날을 예단할 수 없는 상태이다. 실제로 금강회, 무량회, 무차회, 보림회, 화엄회 등 조계종 중앙종회의 5개 종책모임 대표는 지난달 31일 이례적으로 한 자리에 모여 기자회견을 갖고 “조계종의 가장 웃어른들인 원로회의의 입장발표와 종정교시도 나올 수 있다.”고 밝혀 산문폐쇄의 수순을 암시했었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민주 “임명 강행은 선전포고”

    민주당은 감사원이 KBS 정연주 사장의 해임을 요구하기로 결정한 것을 기점으로 대여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민주당은 “언론장악 음모가 노골화되고 있다.”며 6일 당 지도부가 총출동해 촛불문화제를 열었고 7일에는 청와대 항의 방문을 계획하고 있다. 또 민주당은 청와대가 인사 청문회도 없이 3명의 장관을 임명한 것에 대해서도 “야당에 대한 선전포고”라고 비난했다. 정세균 대표는 이날 오전 확대간부회의에서 “KBS 사장 해임은 명백한 불법행위이자 언론자유를 말살하는 행위”라면서 “시대착오적인 언론장악 음모를 그만두라.”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 언론장악음모저지위원회 천정배 위원장 등 위원들은 방송통신위원회를 방문, 최시중 위원장에게 사퇴를 요구했다. 이에 최 위원장은 “언론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온몸으로 지켜내겠다.”고 사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저지위원회는 7일 오후 청와대를 방문, 항의 서한을 전달하고 대통령 면담을 요청할 방침이다. 청와대가 이날 오후 새 교육과학기술부·농림수산식품부·보건복지가족부 장관 후보자에게 임명장을 수여하자 민주당은 같은 시각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원혜영 원내대표는 “정치적 충돌의 문제가 아니라 삼권분립을 무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청와대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이 없을 경우 8월 임시국회 일정과 감사원장 청문회 등 향후 일정을 거부하고,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 등 가능한 모든 법적 대응을 강구할 예정이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日 자위대 해외파견 물 건너가나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 자위대의 해외 파견에 빨간불이 켜졌다. 아프가니스탄의 대테러작전과 이라크 복구 활동에 대한 정치권의 불협화음이 갈수록 노골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해상자위대의 인도양 활동에 대한 신테러대책특별조치법의 시한은 내년 1월. 해상자위대는 이 법을 근거로 보급함과 호위함을 인도양에 보내 아프간 대테러작전에 참가하는 다국적군 함대에 급유와 급수를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다음달 초순으로 예상되는 임시국회에서 법이 개정되지 않으면 해상자위대는 지난해 11월처럼 다시 인도양에서 철수해야 한다. 특히 이번에는 연립여당인 공명당마저 신중론을 제기하고 나선 데 문제가 있다. 민주당은 2001년 12월 첫 파견 때부터 반대해 왔다. 공명당은 신테러대책법을 중의원에서 강행 처리했을 때 중의원 해산에 따른 총선거나 내년 7월로 예정된 도쿄 도의원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자민당 일각에서도 민심의 향방과 중의원 총선거가 맞물려 있는 탓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형국이다. 2004년 3월부터 시작된 항공자위대의 이라크 파견도 현재로선 간단치 않다. 이라크 부흥지원특별법은 내년 7월이 기한이지만 다국적군의 이라크 주둔을 위한 유엔결의는 오는 12월 만료된다. 일본이 이라크에서 활동하려면 이라크와 지위협정을 체결해야 한다. 하지만 야마자키 다쿠 전 자민당 부총재는 어렵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실제 여소야대의 정국에서 국회의 비준은 어렵다. 때문에 해상자위대보다 항공자위대의 파견에 대한 자민당 내 기류는 더 시큰둥하다. 내년 1월 새로 출범하는 미국 정권의 이라크 정책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hkpark@seoul.co.kr
  • 종교편향 항의 23일 범불교 시국법회

    이명박 정부의 종교편향을 규탄하는 대규모 범불교도 시국법회가 오는 23일 열린다. 조계종을 비롯한 27개 불교 종단과 단체, 사찰 대표자들은 4일 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범불교 비상대표자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불교계는 이날 회의에서 23일의 시국법회 공식 명칭을 ‘오만·독선 이명박 정권 규탄, 종교차별 범불교도대회’로 정하고, 빠른 시일 안에 각 종단 원로와 총무원장 등이 참여하는 봉행위원회를 구성키로 했다. 불교계는 또 조계종 총무원과 26개 교구본사 주지회의가 종교편향 행위 시정 최종시한으로 정부에 이미 통고한 5일 이후부터 전국 3000여개 사찰에 현수막 등을 거는 한편 조계사, 봉은사, 도선사, 화계사 등 수도권 대형사찰 신도들이 경찰청을 항의방문키로 했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얼어붙은 與野

    얼어붙은 與野

    국회 원구성 협상이 타결 직전 청와대의 개입으로 결렬된 이후 여야가 냉각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청와대가 6일 교육과학기술부·농림수산식품부·보건복지부 장관에 대한 임명을 강행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민주당이 이명박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의 사촌 언니의 뇌물 사건에 대한 특검을 주장하면서 꽁꽁 얼어붙은 정국은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민주당은 4일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대통령 처형의 한나라당 공천비리 진상조사위’를 구성했다. 위원장을 맡은 박주선 최고위원은 “모든 당력을 집중해서 비리 관련 첩보를 수집하는 동시에 검찰의 강력한 수사를 촉구하고, 동시에 특검 법안을 제출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국정조사까지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의 반응은 싸늘하다. 전날 박희태 대표가 “지금 그런(특검) 얘기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한 데 이어 홍준표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특검을) 받고 안 받고의 문제가 아니고 문제를 정확히 파헤치자고 청와대 민정에서 대검에 자료까지 넘긴 사안을 특검을 하자고 이야기하는 것은 난센스”라고 특검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재확인했다. 원구성 협상도 여야가 결렬 책임 공방만을 벌이고 있을 뿐 제자리 걸음이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이날 “청와대가 원구성 협상 거부와 장관 인사청문회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한다.”면서 “청와대는 사과하고 인사청문회를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홍 원내대표는 “인사청문회는 법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민주당의 요구를 일축했다. 또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이날 오후 단독으로 소집 요구서를 제출,7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한달간 열리는 8월 임시국회의 의사일정에는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정식 원내대변인은 “한나라당이 일방적으로 소집하는 8월 임시국회에는 응할 수 없고 의사일정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현재 진행 중인 특위 활동은 지속할 방침이다. 나길회 김지훈기자 kkirina@seoul.co.kr
  • “부시 방한 반대” 5일 대규모 촛불집회

    주말 촛불집회가 별 충돌없이 끝났지만 5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방한에 맞춰 또다시 대규모 촛불집회가 예정돼 있어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5일 오후 7시 청계광장에서 대규모 ‘부시 방한 반대’ 촛불집회를 열 예정이라고 3일 밝혔다. 경찰은 촛불집회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원천봉쇄할 방침이다.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뉴라이트전국연합 등 보수단체들도 ‘한·미우호기념 문화축제’를 열기로 해 단체간 충돌도 우려된다. 앞서 지난 2일 촛불집회는 경찰이 직업경찰관으로 구성된 기동대와 최루액 물대포를 준비했지만 큰 충돌없이 끝났다. 집회는 오후 7시 청계광장에서 시민 1000여명(경찰추산, 주최측 추산 3000명)이 모인 가운데 열렸다. 앞서 오후 4시에는 서울 정동 프란체스카회관 수도원 성당에서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이 주최한 시국미사가 열렸다. 경찰은 전의경 74개 중대 7000여명과 경찰 기동대 9개 중대 600여명을 배치했다. 전경차량으로 청계광장을 봉쇄한 경찰은 이례적으로 집회시작 8분 만에 해산명령을 내렸다. 최루액을 섞은 물대포를 쏘겠다던 경찰은 실제 사용하지는 않았다. 시위대는 종로와 을지로를 거쳐 명동으로 행진한 뒤 오후 10시쯤 해산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13명을 연행했다.한겨레신문 허모(28) 기자도 연행됐으나 10분 만에 풀려났다. 허씨는 “수차례 신분을 밝혔고, 취재완장을 보여 줬으나 막무가내로 미란다 원칙만 반복하며 목을 조르며 끌고 갔다.”고 말했다.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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