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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득세 세수부족분 2조1000억 전액지원

    청와대와 정부, 한나라당은 10일 취득세 인하로 발생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세수 부족분을 전액 보전하기로 했다. 당·정·청은 오후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가진 회동에서 이같이 합의하고 4월 임시국회에서 취득세 인하를 골자로 한 ‘지방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처리하기로 했다. 이날 회동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허남식 부산시장, 김문수 경기지사와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김대기 청와대 경제수석 등이 참석해 이 같은 원칙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정부와 한나라당은 지난달 22일 올해 말까지 9억원 이하 1주택자의 취득세율을 현행 2%에서 1%로, 9억원 초과 주택 소유자나 다주택자의 취득세율을 4%에서 2%로 절반씩 인하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들은 지방세인 취득세율 인하에 따른 세수 감소를 이유로 일제히 반발해 왔다. 이에 대해 당초 행정안전부는 2조 100 0억원, 기획재정부는 1조 7000억원의 세수부족분이 발생한다고 추정해 이견을 보여 왔으나, 금액에 관계없이 100% 보전하기로 한 것이다. 한나라당 심재철 정책위의장은 “지방채를 발행하면 전액 인수해서 중앙정부에서 공공자금관리기금으로 이자까지 보전하기로 했다.”면서 “지자체장들도 100% 이해하고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한나라당은 11일 맹 장관을 불러 시·도 당위원장들에게도 취득세 감면에 대해 설명하기로 했다. 당·정·청은 이어 9인회동을 갖고 4월 국회 내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처리하기 위해 야당과 적극 협의하기로 했다. 또 일본의 원전 사고와 관련해 정부의 대응을 보다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사실관계에 대해 쉽게 설명해줄 것을 당에서 요청했다. 9인회동에는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 김무성 원내대표, 심 정책위의장과 청와대 임태희 대통령실장, 백용호 정책실장, 정진석 정무수석, 정부에서는 김황식 국무총리와 임채민 총리실장, 이재오 특임장관 등이 참석했다. 유지혜·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괘씸죄 걸린 최중경

    괘씸죄 걸린 최중경

    오는 12일 국회에서 ‘최중경 본회의’가 열린다. 여야는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을 불러 긴급 현안 질의를 벌이기로 했다. 지난 2월 임시국회에 이어 이날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도 국제회의 참석을 이유로 불참한 탓이다. 국회가 장관 1명을 상대로 긴급 현안 질의를 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최 장관이 ‘괘씸죄’에 걸린 것이다. 민주당은 오전 최 장관 문제로 급히 의원총회까지 열었다. 박기춘 원내수석부대표는 “원전·고유가·중소기업·자영업자 문제 등 현안이 많으니 장관이 해외 방문을 연기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고 했지만 출국했다.”며 긴급 현안 질의를 제안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한나라당도 이에 동의했다.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최 장관은 인사청문회 때부터 문제점을 노출했다.”면서 “최 장관의 국제회의 참석에 나는 양해했지만 민주당에 예를 갖추라고 했음에도 그냥 나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를 경시하는 태도에 대해 정부에 따끔한 질책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최 장관은 지난 1월 인사청문회 당시부터 무례한 답변 태도 등으로 여야 의원들 모두에게 지적을 받았다. 취임 이후에도 민주당 등 야당 지도부에는 한번도 인사를 하지 않아 불만을 샀다. 박희태 국회의장도 대정부 질문에 앞서 “국무위원들의 국회 출석은 권리가 아닌 의무”라면서 “이런 신성한 의무를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고 질책했다. 최 장관은 지난 6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에서 열리는 에너지 국제 장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했고 10일 귀국할 예정이다. 구혜영·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LH 분산배치 하라” 전북지사 삭발 ‘몽니’

    “LH 분산배치 하라” 전북지사 삭발 ‘몽니’

    김완주 전북지사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의 ‘분산 배치’를 촉구하며 삭발을 결행해 파장을 부르고 있다. 김 지사는 6일 도청에서 ‘범도민 비상시국 선포식’을 열고 “정부의 분산배치 원칙이 흔들리고 있다.”면서 “힘을 모아 달라.”고 호소한 뒤 삭발했다. 사회단체가 아닌 공기관의 수장이 삭발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러나 김 지사의 이런 ‘강공’ 방침이 전북도의 입장으로서는 이해되지만, 국가이익을 위한 전체적인 큰 틀에서는 어렵게 통합된 공기업을 다시 분산배치하는 것이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역개발 전문가들은 LH 본사를 특정 지역으로 일괄 이전하더라도 나머지 지역에 상응하는 반대급부를 제시하고, 요구하는 것이 대승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선택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편 김두관 경남지사는 삭발 소식을 듣고 “전북지사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과도하게 대응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사설] 정치권 갈등 재생산 말고 민생국회 챙겨라

    4월 임시국회가 대정부 질문을 시작으로 본격화되지만 여야의 눈과 귀는 엉뚱한 데만 쏠려 있다. 4·27 재·보궐선거에는 여야가 전·현직 당 대표와 총리급 인사를 대거 후보로 내세워 분위기를 과열시키고 있다. 일부 비수도권 의원들은 수도권 규제완화법을 저지하겠다며 지역갈등 조장을 서슴지 않는다. 국회의원들이 선거판을 무책임하게 키우고, 갈등을 확대 재생산하는 행위는 국회 외면이자 국민 배신이다. 정치적 외도(外道)를 즉각 멈추고 민생국회로 돌아가야 한다. 여야는 재·보선 승리에 집착한 나머지 스스로 족쇄를 채우는 우를 범했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총리벨트’ 운운하며 선거판을 대책 없이 키우더니 친이계 암투설만 부각시킨 채 자충수를 두고 말았다. 당 대표를 지낸 인물을 경쟁력이 없다며 흠집내는 자해적 행위를 한 모양새가 됐다. 민주당은 현직 대표를 후보로 내세우는 과정에서 극심한 눈치보기와 등 떠밀기로 민망한 집안 싸움을 벌였다. 이도 모자라 국민참여당과 후보 단일화 신경전을 계속하고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대의(大義)는 없고, 소리(小利)에만 매몰됐다. 지금이라도 중앙당이 온통 매달리는 정치선거를 멈추고 지역선거로 전환해야 한다.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에 이어 과학벨트 선정을 앞두고 지역 갈등이 위험수위에 이르렀다. 정치권이 화합을 이끌기는커녕 오히려 지역 간 분열과 갈등을 책동한다면 안 될 일이다. 비수도권 의원들이 산업 집적 활성화 및 공장 설립에 관한 법률, 즉 산집법 시행규칙 개정안에 반대하는 이유는 십분 이해된다. 이 법이 시행되면 5754개 기업이 수도권에 유입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한다. 수도권이 기업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면 지방은 고사할 수밖에 없다. 모든 지역의 균형 발전만이 해법이다. 실효성 있는 국토 균형발전 방안이 시급하다. 정치권은 최근 갖가지 보신(保身) 입법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선거법이나 정치자금법 등으로 꼼수를 둬서 눈앞의 밥그릇만 지키려고 한다면 그건 보신도 아니다. 진짜 보신은 내년 총선에서 살아남고, 대선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재·보선의 이상 열기를 식히고, 지역 갈등을 해소하는 입법에 매달리고, 민생 현안을 부지런히 챙기면 가능하다. 여야는 민생국회 주도 경쟁에 나서라. 그게 최선의 총선·대선 전략이다.
  • 10년 만에 국내 선보이는 오페라 ‘시몬 보카네그라’

    10년 만에 국내 선보이는 오페라 ‘시몬 보카네그라’

    1986년 33세의 패기 넘치는 지휘자 정명훈(58)은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단과 함께 주세페 베르디의 ‘시몬 보카네그라’로 오페라 데뷔 무대를 갖는다.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의 부지휘자로, 독일 자르브뤼켄 방송교향악단의 상임지휘자로 한 계단씩 경력을 쌓아 올리던 정명훈은 단박에 뉴욕 오페라 팬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실존인물 시몬의 파란만장한 삶 다뤄 25년이 흘렀다. 어느덧 마에스트로 반열에 오른 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이 국립오페라단과 손을 잡고 ‘시몬 보카네그라’를 올린다. 오는 7~10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이 작품이 국내 오페라 팬에게 선보이는 건 2001년 국립오페라단의 초연 이후 10년 만이다. 1901년 89세로 숨을 거둔 베르디는 28편의 오페라를 남겼다. 이 가운데 베르디가 40대이던 1857년 이탈리아 베네치아 라페니체 극장에서 초연한 이후 25년 동안 ‘퇴고’를 거듭한 끝에 68세 때인 1881년 밀라노 스칼라극장에서 새롭게 선보인 ‘시몬 보카네그라’는 거장의 숨결이 묻어나는 작품이다. 무대는 14세기 이탈리아 도시국가 제노바. 시몬 보카네그라는 평민 출신 해적이지만 지중해의 해상권을 장악하고 평민파의 추대를 받아 제노바 공화국의 총독에 오른다. 총독에 오르던 날, 정적의 딸이지만 사랑했던 여인의 죽음을 알게 된다. 여기까지가 서막이다. 그 후 ‘25년’이 흐르고잃어버린 딸 아멜리아와 만나는 1막이 시작된다. 세대를 뛰어넘은 정치적 암투와 음모, 엇갈린 사랑, 끝내 독살당하는 비극의 주인공까지. 실존 인물 보카네그라의 이야기는 당장 현대물로 각색해 미니시리즈를 만들어도 손색이 없다. 특히 재산 때문에 보카네그라의 딸을 탐냈던 심복 파올로가 일이 틀어지자 아멜리아를 납치하고 그의 연인 가브리엘리에게 장인이 될 보카네그라를 죽이도록 부추기는 대목은 ‘막장’ 스토리에 단련된 요즘 관객에게도 어필할 만큼 입체적이다. ●정명훈 “국가대표 예술명가들 뭉쳤다” 탄탄한 드라마에 영혼을 불어넣는 것은 프랑스 르몽드지가 ‘영적인 지휘자’라고 극찬했던 정명훈이다. 지난해 1월 국립오페라단과 함께 모차르트의 오페라 ‘이도메네오’를 선보인 데 이어 두 번째 호흡을 맞췄다. 정명훈 감독은 “전체 오페라를 통틀어 이처럼 휴머니즘을 완성도 있게 다룬 작품은 없다.”면서 “권력과 신분의 갈등, 피를 부르는 반목과 암투 속에서 비운의 통치자 시몬이 보여주는 휴머니즘을 생각하면서 우리가 바라는 화해의 봄을 연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페라의 지휘자는 오케스트라는 물론 성악가, 합창단, 연기자, 무용수까지 모든 요소들이 하나의 호흡으로 움직이도록 조율해야 한다. 연습 과정 역시 5000피스 짜리 퍼즐을 맞추듯 복잡할 수밖에 없다. 정 감독은 “(국내 오페라의)기술적인 부분들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면서 “드라마와 음악, 성악가, 무대, 프로덕션이 모두 한 방향을 보고 균형을 맞춰 가도록 조율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세계 무대에 뒤지지 않는 기량을 선보이는 ‘내가 사랑하는 악기’ 서울시향과 바리톤 고성현, 국립오페라단까지 국가대표 예술 명가들이 뭉쳐 최고의 무대를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연출(마르코 간디니), 무대(이탈로 가르시), 조명(마르코 필리벡), 의상(시모나 모레시) 등 이탈리아 제작팀이 만들어낸 웅장한 무대는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보카네그라 역은 이탈리아 밀라노 국제콩쿠르와 나비부인 국제콩쿠르, 독일 슈투트가르트 오페라극장 국제콩쿠르 1위를 휩쓴 고성현 한양대 교수가 맡았다. 평일·토요일 오후 7시 30분, 일요일 오후 5시. 1만∼15만원. (02)586-5282.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靑 ‘春來不似春’(춘래불사춘:봄은 왔지만 봄 같지 않다)

    ‘4월은 잔인한 달’이 되나. 이명박 대통령의 대 국민사과(1일)로 문을 연 4월은 청와대에 만만치 않은 시련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신공항 백지화로 집단반발하는 영남권에 이어 이번엔 충청권 주민들이 잔뜩 벼르고 있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선정을 놓고서다. 이 대통령은 과학벨트를 충청권에 유치하겠다고 대선 때 공약으로 내걸었다. 하지만 신공항 백지화의 보완책으로 대구·경북(TK)에 분산 배치할 것이라는 말이 계속 나온다. 4·27 재·보선은 또 다른 정치적 시련이 될 수 있다. 한나라당의 텃밭인 분당을에서조차 ‘접전’이 예상되는 등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여권 관계자는 “분당을은 한나라당에서 어떤 후보가 나와도 쉽지 않은 승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말까지 진행되는 임시국회에서는 신공항 백지화를 놓고 야당은 물론 한나라당 일부에서도 집단 성토를 하면서 ‘신공항 후폭풍’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또 속수무책으로 고공행진을 지속하는 물가도 유효한 대책을 찾아내서 기류를 반전시키지 못한다면 민심이반 현상이 빨라지며 정치적인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성실 납세자 ‘브랜드화’… 체납징수 민간이양 검토

    성실 납세자 ‘브랜드화’… 체납징수 민간이양 검토

    31일 정부가 발표한 조세정의 실천방안은 지난 2월 17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개최한 1차 공정사회 추진회의에 따른 첫 결과물이다. 당시 공정한 병역의무, 공평과세, 교육 희망 사다리 구축, 체불임금 해소, 공정한 공직인사, 전관예우 관행개선, 학력·학벌 차별 개선,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등 8대 과제가 추려졌지만 공평과세가 가장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라 첫 결과물로 나온 것이다. 실제 최근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4대 의무 중 가장 개선이 필요한 분야로 납세가 41.4%로 나타났다. 근로 21.9%, 교육 20.2%, 국방 16.5% 등과 큰 차이가 난다. 한국갤럽이 조세불공정 원인에 대해 조사한 결과 고소득·전문직 소득탈루가 31.6%, 사업자·봉급생활자 간 과세불형평 25.4%, 편법적 상속·증여 24.1%, 고액체납 9.8% 등으로 조사됐다. 이날 발표된 실천방안은 크게 두 가지다. 많은 금액뿐만 아니라 적은 금액이라도 성실하게 납세하는 국민은 우대하고 탈세자에 대한 추적은 강화한다는 내용이다. 고액 체납자에 대한 효과적인 징수를 위해 체납 징수 업무를 통합하고 민간에 일부 위탁하는 방안도 본격적으로 논의된다. 고소득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사업소득의 신고내용이 맞는지 세무사가 확인하는 성실신고확인제도가 4월 임시국회를 통과하면 내년 소득세 신고부터 시행된다. ●미성년자 재산상속 관리 강화 이날 발표된 방안 중 가장 관심을 끄는 항목은 기업의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과세방안 검토다. 계열사의 일감 몰아주기 관행은 계열사 간 부당 내부거래이자 해당 기업과 주주에 대한 배임 혐의가 있고 변칙 상속·증여 수단으로 활용될 소지가 있다. 그러나 이렇다할 제재 수단이 없었다. 정부가 2006년 대기업 계열사들의 물량 몰아주기를 적발, 과징금을 물린 뒤 과세방안 부과 여부가 논의됐으나 더 이상 진척되지 않았다. 재정부 관계자는 “최근 사례를 심도있게 분석해 과세요건, 이익계산 방법 등 합리적 과세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공익법인이 상속·증여세 회피수단으로 이용되지 않도록 사후관리가 강화되고 관련 제도도 보완된다. 외부 전문가의 세무확인·결산서류 공시 의무 대상법인이 자산 10억원 이상 법인에서 수입금액 일정기준 이상인 법인까지 확대된다. 허위기부금 영수증 발급, 일정금액 이상 세액 추징 등 부실운영 공익법인 명단을 공개하고 기부금 단체 지정에서 제외할 계획이다. 미성년자가 고액 재산을 물려받는 경우 부모 등 증여자가 세금을 제대로 신고했는지를 조사하고 차명재산, 우회상장 등을 통한 변칙 상속·증여 행위에 대한 관리도 강화된다. ●10개국과 체납자 정보교환 추진 국세청은 올 1분기 역외탈세 조사를 통해 총 4600억원을 추징했다. 지난해 최초로 스위스, 싱가포르 등에 개설한 계좌의 입출금 내역과 잔액을 확인하고 5000억원의 세금을 추징하는 등 역외탈세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국세청은 2분기부터 홍콩, 싱가포르, 미국 등 역외 탈세의 경유지와 목적지로 자주 이용되는 나라에 세정전문요원을 파견하고 외국 국세청과 적극적인 정보교환을 추진할 방침이다. 오는 6월 해외금융계좌에 대한 첫 신고를 받은 이후 하반기에는 미신고자를 파악, 제재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고액체납자의 해외 은닉자산 정보를 얻기 위해 올해 오스트리아, 코스타리카 등 10개국과 정보교환협정을 확대하기로 했다. 은닉재산 확보결과를 4월과 10월 등 주기적으로 발표하고 고의적 체납 처분 회피자는 형사고발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국세청은 고액·재산은닉 체납자를 전담 관리하는 인력을 50명에서 174명으로 3배 이상 늘렸다. 명단이 공개되는 고액·상습 체납자의 범위도 늘어난다. 국세는 체납액 7억원 이상에서 5억원 이상, 지방세는 1억원 이상에서 3000만원 이상으로 강화된다. 지방 세무공무원의 질문·검사에 정당한 사유 없이 응하지 않으면 국세와 같이 5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지방세법 조사 및 처벌 규정이 신설된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지방세 1억원 이상 체납자는 3019명이며, 3000만원 이상 체납한 사람은 3만 2616명으로 확인됐다. ●소액 성실납부자도 인증·표창 행안부는 명단 공개를 위해 이달부터 체납자 확인을 시작할 방침이다. 최근 2년간 3000만원 이상 지방세 체납자의 이름 또는 상호, 나이, 직업, 주소 등이 언론에 공개되고 각 지방자치단체 홈페이지 등에 게재된다. 모범 납세자를 브랜드화해 성실신고 수준에 따라 등급을 부여하고 인증마크를 제작, 사업장 현관에 부착하게 된다. 사업자를 위한 무료 세무자문 서비스 대상이 음식·도소매업종의 생애 최초 창업자에서 모든 영세납세자로 확대된다. 지방세 납부 금액이 적더라도 3년 이상 지방세를 성실히 납부한 사람을 대상으로 성실납제자 인증 및 표창이 수여된다. 또 국·공립 박물관 입장료 할인, 시·도립 어린이집 유아 선발 시 우대, 공공기관 전용주차장 지정 등 생활 속에서 우대를 체감할 수 있도록 자치단체별 조례가 만들어진다. 7월부터는 현행 광학식문자판독기(OCR) 고지서 납부방식 대신 신용카드로 지방세를 낼 수 있도록 납부 방식이 변경된다. 전경하·박성국기자 lark3@seoul.co.kr
  • 금융위·법무부 ‘기업구조조정 촉진법’ 합의

    기업구조조정 촉진법(기촉법)에 대한 정부 합의안이 도출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일몰된 기촉법이 4월 임시국회에서 새롭게 부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당초 기촉법의 재입법을 놓고 금융위와 법무부의 이견이 커 조속한 처리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전망도 있었지만, 이번 조율로 기촉법 부활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31일 “세부 조율이 남아 있지만, 큰 줄거리에서는 법무부와 협의가 이뤄진 상태”라면서 “문제가 된 조항은 개선했고, 또 부실기업 구조조정 시즌이 시작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4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가장 큰 쟁점이었던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워크아웃) 개시 조건은 ‘신용공여액 기준 4분의3 이상 찬성’을 유지하며 워크아웃에 반대하는 소수 채권금융기관의 재산권 침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당초 법무부는 나머지 4분의1의 의사를 무시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었다. 신용공여는 지급보증을 비롯해 형태를 불문한 모든 대출을 의미한다. 반대하는 쪽의 채권매수 청구권과 관련된 사항을 보다 명확하게 규정했다. 과거 기촉법은 반대 매수가 청구된 채권의 매수기한을 ‘경영정상화 이행기간 내’로 규정했기 때문에 매수 기한이 5~6년까지 고무줄처럼 늘어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합의안에서는 매수 기한을 6개월로 명시했다. 또 매수의무자를 과거 채권금융기관 협의회에서 찬성 채권금융기관으로 보다 구체적으로 정리했다. 금융위는 이러한 보완규정을 통해 반대매수 청구권 행사자의 재산권이 한층 보호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와 법무부는 기업의 경영자율권을 강화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접점을 찾았다. 합의안에 따르면 향후 워크아웃은 채권 금융기관이 아닌 기업의 신청에 의해 시작한다. 과거에 주채권은행이 워크아웃을 일방적으로 주도했다면, 앞으로는 기업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는 기업-은행 협조 체제로 진행된다는 것이다. 채권은행은 신용평가 결과만 기업에 통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업이 워크아웃에 들어갈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금융위는 법무부와의 합의안을 정무위원회안으로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정병국 문화장관 “콘텐츠분야 예산의 0.16%… 신성장동력산업 의문”

    정병국 문화장관 “콘텐츠분야 예산의 0.16%… 신성장동력산업 의문”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우리나라 문화 예술 행정의 수장에 오른 이후 ‘대국민정책보고회’ 등 도드라진 행보를 보였다. 문화부 모든 부서의 보고회가 끝난 지금 현장의 목소리들을 꿰 보배로 만드는 일이 남았다. 취임 두달을 넘긴 정 장관은 이를 어떻게 정책으로 뒷받침할 생각일까. 29일 서울 와룡동 문화부 청사에서 그를 만났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서만 11년을 활동했다. ‘준비된’ 장관에 대한 주변의 기대가 부담스러울 것 같다. -그동안 정부를 비판, 견제하는 입장에 있다가 막상 집행자(장관)가 되려니 쉽지만은 않더라. 대국민정책보고회를 열면서 두번쯤까지는 재밌었는데, 하면 할수록 이걸 집행하고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하는 사람이 나라는 생각이 들어 겁도 나고 걱정도 된다. →보고회를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많이 들었을 텐데 이를 어떤 방식으로 해결할 건가. -현장에서 건의받은 게 모두 230여건쯤 된다. 이걸 모두 내 방에 그래프로 만들어 놨다. 건마다 체크를 하고 로드맵을 만들어서 하나하나 해결해 나갈 생각이다. →게임법과 관련해 셧다운제(심야시간 청소년 게임 이용 금지) 적용 범위를 4월 임시국회 전에 여성가족부와 합의해야 한다. 입장 차는 좁혀졌나. -셧다운제를 통해 의도한 목표를 100% 달성할 수 있다면 오케이다. 그러나 게임 전문가나 다른 나라의 경험 등을 볼 때 잘못하면 게임산업에만 치명타를 주고 실효는 거두지 못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그래서 단계적으로 적용하자고 여가부에 제안했던 거다. 온라인 게임은 셧다운제를 적용하되 모바일 게임 등은 단계적으로 해 보자는 것에 합의했다. 셧다운제를 얼마 동안 유예할 것인가만 조율하면 될 것 같다. →우리나라엔 콘텐츠 시장 자체가 없고, 인력이나 자본도 없다는 지적이 있다. -문화콘텐츠 산업이 신성장동력산업으로 관심을 받지만 현실은 과연 그런가 하는 의문이 든다. 예산만 봐도, 예전 산업화 시대에는 총예산 대비 2~7%를 자동차나 선박, 철강, 정보기술(IT) 등에 집중 투자했다. 그런데 문화콘텐츠 분야 예산은 전체 예산의 0.16%에 불과하다. 이래서는 경쟁력 제고가 될 수 없다. 규제도 개선돼야 한다. 콘텐츠산업은 첨단 산업인데 법령이 그걸 따라가지 못한다. →콘텐츠 산업의 선택과 집중을 강조해 왔다. 이를 어떻게 정책에 담을 생각인가. -영화나 게임 등 특정 장르에 집중하겠다는 건 아니다. 예를 들어 영화 예산이 300억이라고 하면 100억은 새로운 싹이 돋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투자하고 나머지는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영화 제작에 투입하겠다는 뜻이다. 또 예산을 여러 영화에 쪼개서 지원하지 않고 한두편에 집중하겠다. →한두편을 선정하는 과정에 잡음이 생기지 않겠는가. -늘 불만은 있다. 그러나 욕 먹을 게 무서워 회피하지는 않겠다. 선정 절차는 객관적으로 하겠다. 산업은 경쟁력이 없으면 산업이 아니다. →영화계의 패러다임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는 뜻인가. -영화뿐 아니라 모든 예술은 창작자가 하는 거다. 정부가 할 일은 창작 활동을 지원하는 일이다. 간섭은 최소화하겠다. 다만 방향은 제시하고 싶다. 영화의 경우 감독 중심의 제작 풍토가 바뀌어야 한다.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려면 할리우드처럼 시스템으로 움직여야 한다. 또 중국이나 일본 등과의 공동 제작도 활성화돼야 한다. 우리 영화 제작 시스템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정부도 그런 측면으로 지원하겠다. 더 중요한 건 불법 다운로드 근절이다. 열심히 만들었는데 다 도둑질당하고 있다. 그걸 내가 막지 못한다면 국가가 책임을 못 진다는 얘기 아닌가. 내 모든 것을 걸고 불법 다운로드만큼은 지속적으로 단속해서 반드시 뿌리를 뽑겠다. →동일본 대지진으로 1000만 관광객 유치에 비상이 걸렸다. 대응책은 있는가. -일본이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는데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을 논한다는 게 시기상 맞지 않는다고 본다. 다만 지금은 관광의 양보다 질을 개선할 호기다. 지난해 관광객은 많이 들어왔어도 관광 수지는 개선이 안 됐다. 관광객 수는 줄어도 돈을 더 많이 쓸 수 있도록 환경을 개선하겠다. →종교계, 특히 불교계와 불편한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해결을 위한 복안은 있는가. -특별히 종교계와 관계가 불편하다고 생각지 않는다. 문화부가 오해를 산 일이 있다면 그걸 불식시키고 개선하는 데 노력하겠다. →동계올림픽 개최지 선정이 99일 남았다. 평창 유치 가능성은 있는가. -비관도 낙관도 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유치 활동 단계마다 한건의 실수도 없이 톱니바퀴처럼 잘 진행돼 왔다. 이런 페이스를 남아공 더반까지 유지, 관리한다면 잘될 것으로 본다. →문화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국제교류재단 등이 투자에 나섰다가 막대한 손실을 입을 위기라는 감사원 지적이 있었는데. -기금을 투자할 때는 위험성이 따르기 마련이다. 손해를 본 건 부동산이 대부분이다. 금융 위기 이후 부동산업계 전체가 손해를 보지 않았나. 더 준비를 철저히 해서 손해가 나지 않도록 하겠다. →일본 드라마 개방과 관련된 정확한 입장은 뭔가. 새 종합편성채널 업자들에게 유리한 발언이라는 시각이 있다. -개방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우리 문화는 내보내고 다른 문화가 들어오면 안 된다? 이런 쇄국적인 생각은 안 된다. 지금 신한류가 잘나가고 있지 않는가. 이 계기를 놓치지 않겠다. →내년 총선 출마 여부를 밝혀 달라. -나에게 주어진 현안이 아니다. 지금 총선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 대통령께서 판단하시는 시점까지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정병국 장관은 ▲경기 양평(53) ▲부인 이상희씨와 1남 1녀 ▲1977년 서라벌고 졸 ▲1984년 성균관대 사회학과 졸 ▲1993~97년 대통령 비서관 ▲2004년 성균관대 정치학 박사 ▲16~18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원내부총무, 새정치 수요모임 대표, 사무총장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장
  • 공무원에게 아파트 분양자격 제공도 뇌물죄

    대법원 2부(주심 전수안 대법관)는 주택 담당 공무원에게 임의로 아파트 분양 자격을 준 혐의(뇌물공여 등)로 기소된 P주택 직원 정모(38)씨에게 벌금 1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재판부는 또 정씨의 도움으로 예비 당첨자에게 공급될 아파트를 분양받은 경기 화성시청 건설도시국 전 직원 이모(37)씨에게 자격 정지 2년을, 정씨에 대한 감독 의무를 다하지 못한 P주택에 벌금 8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아파트 사업 계획 승인 등의 업무를 담당하던 공무원인 이씨에게 해당 아파트를 공급받는 지위를 제공한 것은 공무원의 직무와 관련해 뇌물을 준 것”이라고 밝혔다. P주택 아파트총괄팀장인 정씨는 2006년 1월 화성시 동탄의 아파트 사업과 관련한 편의를 봐 달라며 이씨에게 예비 당첨자용 아파트 한채를 2억 5000만원에 공급받을 수 있도록 한 혐의로 기소됐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새달 1일 임시국회 개최

    여야는 4월 임시국회를 다음 달 1일부터 30일 동안 개최한다. 한나라당 이군현, 민주당 박기춘 원내수석부대표는 24일 회동을 갖고 이같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다음 달 4·5일, 대정부질문은 6~8일과 11일에 각각 열린다. 이어 12~27일 상임위 활동을 한 뒤 ‘4·27 재·보궐 선거’가 끝난 직후인 28·29일 본회의가 개최된다. 이번 임시국회에서는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 부동산 대책을 놓고 여야간 공방이 예상된다. 한나라당이 처리를 촉구하는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과 국회 선진화 법안, 이달 초 행정안전위원회에서 기습 통과시켜 여론의 뭇매를 맞은 정치자금법 개정안 처리 여부 등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분양가 상한제 폐지] 국회 처리 전망

    정부와 여당이 합의한 분양가 상한제 폐지 방침에도 불구, 야당의 거센 반대로 국회에서 관련법 처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우선 한나라당은 분양가 상한제 폐지를 담은 주택법 개정안 처리 의사가 분명해 보인다. 한나라당 심재철 정책위의장은 “분양가 상한제가 부동산시장에서 실효성이 없다는 의견이 많다.”면서 “당·정이 합의한 만큼 4월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소속 의원별로는 폐지 여부에 대한 찬반 의견이 엇갈린다. 당론으로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뜻을 한데 모으기 쉽지 않아 보인다. 반면 민주당은 “분양가 상한제를 유지한다는 당론에 변함이 없다.”며 법안 처리를 막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실제 소관 상임위인 국토해양위원회에는 분양가 상한제를 없애는 내용을 담은 주택법 개정안이 이미 2년 넘게 계류 중이다. 한나라당 장광근 의원은 2009년 2월 민간택지에 한해 분양가 상한제를 폐지하는 개정안을, 한나라당 신영수 의원은 같은 해 6월 분양가 상한제 폐지 범위를 공공택지까지 확대한 개정안을 각각 발의했다. 그러나 야당의 반발 등에 부딪혀 첫번째 관문이라고 할 수 있는 법안심사소위조차 통과하지 못한 상태다. 일반적으로 상임위에서 법안 심사는 여야 간사 간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 어느 한쪽에서 동의하지 않으면 법안 심사 자체가 이뤄질 수 없다. 이는 당·정 합의에도 불구하고 국회에서 법안 처리를 장담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이기도 하다. 국토위 민주당 간사이자 법안심사소위원장인 최규성 의원은 “분양가 상한제 폐지를 담은 주택법 개정안 처리에 합의해줄 이유가 없다.”면서 “야권 전체가 공동 대응하는 방안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물론 한나라당이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표결 처리를 강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국토위 소속 전체 의원 31명 중 한나라당 의원은 송광호 위원장을 비롯해 절반이 넘는 18명이다. 문제는 강행 처리에 대한 뒷감당이다. 여야 간 이해가 첨예한 만큼 국회 파행의 단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4·27 재·보궐’ 선거를 앞둔 데다,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과 북한인권법 등 지난 3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한 쟁점 법안들이 산적해 있어 쉽지 않은 선택이다.. 다만 국민 여론이나 부동산시장 흐름 등이 법안 처리 여부를 가르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주택법 개정이 지연될 경우 부동산시장에서는 분양가 상한제가 풀릴 때까지 일시적으로 공급이 위축되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시장을 안정시켜야 할 정부와 정치권이 오히려 혼란만 부추겼다는 비난에 직면할 수 있다. 여야가 자기 주장만 고집하기 어려운 이유가 될 수 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첫 기능인재 합격자 28일 공직 첫걸음

    지난해 12월 처음 배출된 기능인재 추천채용제 합격자 30명이 28일부터 6개월간의 견습교육 일정에 들어간다. 이들은 중앙 행정부처의 전기·기계·건축·통신·농림·보건 등 모두 6개 직렬에 배치돼 9월 13일까지 실무능력을 쌓은 뒤 기능직 10급으로 정식 임용된다. 기능인재 추천채용제는 전문계 고등학교 및 전문대학 졸업자(예정자 포함) 가운데 학업 성적이 상위 10% 이내에 드는 이들을 학교별로 최대 3명씩 추천받아 필기 시험과 면접을 통해 최종 선발한다. 필기시험 과목은 국어와 한국사다. 행정안전부는 전문 기능인력을 양성하고 유능한 인재를 공무원으로 선발하기 위해 이 제도를 도입했으며, 부처별 수요조사를 실시한 후 올해 하반기에 제2회 기능인재를 선발할 계획이다. 이 제도는 지금까지 공직 진출이 어려웠던 전문계 고교와 전문대학 출신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전문계 학생들의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특히 기능직 10급을 폐지하고 9급으로 상향조정하는 국가공무원법 및 지방공무원법 일부 개정 법률안이 이르면 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이어서 제2회 선발부터는 지원자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개정 법률안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해 4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될 예정이다. 곧 견습생활을 시작하게 될 합격자들은 공직 진출에 대한 기대와 함께 새내기 공무원다운 각오를 보였다. 건축직렬에 합격한 김성근(25)씨는 “요즘은 전문계 고교 및 대학을 나오고도 전문 기술을 살려 일할 수 있는 분야가 많지 않은데 기술을 통한 공직 진출의 길이 열려 후배들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 “어떤 일이든 믿고 맡길 만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필언 행안부 인사실장은 “기능인재 추천채용제도가 공교육 활성화에 기여하고, 대학 진학 만능주의와 같은 비효율적인 교육풍토를 개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우리 사회에서 기능인과 기능교육이 존중받는 풍토가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분양가 상한제 폐지 여·야 지상 공방

    분양가 상한제 폐지 여·야 지상 공방

    정부와 한나라당이 분양가 상한제 폐지 방침을 확정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거세게 반발한다. 4월 임시국회에서 핵심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관련법을 처리하겠다는 당정의 바람을 신호등에 비유하면 파란불보다 노란불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자칫 당정이 시장 혼란만 가중시킨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다. 여야 의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쟁점을 정리해본다. ▶▶이래서 찬성 “꽁꽁 얼어붙어 있는 얼음에 성냥불을 켠다고 해서 활화산이 되지는 않는다.” 한나라당 장광근 의원은 23일 전날 정부가 발표한 분양가 상한제 폐지 방안으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이렇게 비유했다. 워낙 부동산 시장이 침체돼 있기 때문에 미분양 등을 우려해 건설업체들이 분양가를 크게 올리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장 의원은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보금자리 주택처럼 일반 시중 분양가의 70% 가격으로 공급하는 공공주택들이 있는데 민간 건설업체들이 규제가 풀렸다고 해서 가격을 무한정 올리면 경쟁 자체가 불가능하다.”면서 “더구나 주택가격 상승을 주도하는 강남 3구와 투기지역에 대해서는 그대로 상한제를 적용하겠다는 방침이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침체돼 있는 부동산 시장에 다양성을 인정해 탄력을 줄 수 있는 동기부여를 주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령층·고급주택수요자 등 다양한 요구를 수용하는 형태의 주택에 대해서까지 정부가 규제에 나서면 시장왜곡이 일어나는 만큼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수요자를 고려한 차별적 가격이 제시될 것으로 내다봤다. 장 의원은 또 최근 동일본 대지진을 타산지석으로 삼는 측면에서도 분양가 상한제가 장애가 된다고도 주장했다. “내진설계 등 예측불허의 자연재해에 대비하는 건축기법을 도입해야 하는데 상한제에 묶여 건설업계가 스스로 연명하기도 바쁜 상황에 다양한 선진기술을 도입할 수 있겠느냐.”는 취지다. 장 의원은 특히 2007년 9월 분양가 상한제를 도입한 참여정부에 대해 날을 세우며 “시기나 방법상으로 모두 실패한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경기순환상 2007년 들어 부동산 경기는 이미 하락세로 접어들었고 더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추세가 더욱 가팔라져 분양가 상한제의 취지가 무색해졌다.”면서 “방식도 법률이 아닌 하위법령 형태로 해 시장 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운영했어야 하는데 획일화한 규제로 묶어 부동산 가격을 잡는 게 아니라 시장을 완전히 죽이는, 전혀 다른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분양가 상한제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주택분양가 연동제가 1989년 건설부령으로 도입돼 지방에서 순차적으로 풀리기 시작해 1999년 전면 자율화된 경우를 예로 들었다. 그는 “시장경제 체제 아래에서 가격 통제를 통해 가격상승을 억제하겠다는 건 말초적인 발상”이라면서 “분양가 상한제로 인한 폐해들이 3~5년을 주기로 공급부족 대란으로 나타날 텐데 빨리 폐지해서 순기능을 뿌리내리도록 하는 게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장 의원은 이명박 정부에 대해서도 “정권 초기부터 폐기해야할 악법 1순위로 꼽았지만 야당의 공세에 부딪혀 지금까지 처리를 머뭇거린 정부도 잘못”이라면서 “가계부채 급등에 따른 미봉책으로 이제 겨우 폐지 방침을 내린 것은 만시지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4월 임시국회에서 분양가 상한제를 폐지해서 실제로 큰 영향이 없다는 것을 국민들이 빨리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이래서 반대 “분양가 상한제 폐지는 원활한 주택공급이 아니라 재건축 등을 통해 집값을 떠받치기 위한 미봉책에 불과하며, 선거를 앞둔 정부·여당이 인기영합적 정책을 재탕, 삼탕해 내놓은 것이다.”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소속으로 민주당 전·월세대책특위 위원인 김진애 의원은 23일 국회 의원회관 집무실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전날 정부와 한나라당이 발표한 분양가 상한제 폐지 합의안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민주당은 분양가 상한제 폐지에 대해 당론으로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김 의원은 분양가 상한제 폐지와 관련, “집값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며 부작용을 크게 우려했다. 그는 “지금 부동산 경기 상황과 주택 시장은 완전히 바뀌어가고 있다.”면서 “이 부분을 정확히 인식하고 대책을 세워야지 분양가 상한제를 푼다고 해서 바로 주택공급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한나라당이 당초 수도권만 완화하려다 서초·강남·송파를 제외한 서울 전역에 분양가 상한제를 해제하려는 데 대해 “무리수를 둔다.”고 비판한 뒤 “특정 지역에서 분양가 상한제를 해제할 경우, 주변 집값이 급등하는 등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은 자명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재오 특임장관이 최근 국회에서 가졌던 뉴타운 재개발 규제 완화 공청회를 언급하며 “일부 지역 재건축을 활성화하고 수도권의 분양가 상한제를 풀면 서울 지역은 재개발이 탄력이 붙어 투기 수요가 늘 것이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소비자들은 주택값이 올라간다는 부분에 대한 희망이 꺼져 있는 상태”라면서 “더 이상 집값이 오르지 않는다는 걸 알기 때문에 집을 사지 않는 것인데 분양제 상한제 폐지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정부·여당의 원인 진단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분양가 상한제 유지가 실질적 효과가 없다.’라는 한나라당의 주장에 대해서는 “큰 문제가 없으면 불안 요소가 다분한 정책을 해제하는게 합리적이라는 얘기냐.”면서 “건설사도 어느 정도 구조조정이 되고 주택값 하향세를 소비자들이 받아들이는 시점에서 정부가 후분양제를 도입해 지원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날 정부 발표에 대해 “총부채 상환비율(DTI) 규제 부활은 잘한 거지만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으로 나오는 분양가 상한제 철회는 주택공급 문제 등 전·월세 대란을 해결하는 데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몰아붙였다. 김 의원은 재건축, 4대강, 뉴타운 사업 등 일부 특수한 국지 사업이나 고소득 계층, 건설업체들이 분양가를 마음대로 올리는 혜택을 입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그는 “다주택자들이 전세 물량을 내놓길 기대하는 것이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집값 안정 및 주택시장 활성화 대안과 관련, “임대주택 공급 비율을 높이고, 전셋값 인상률 상한제를 도입해 계약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리는 계약갱신청구권 도입이 절실하다.”면서 “여야 의원간 허심탄회하게 분양가 상한제 등 주택안정 문제에 대해 토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귀환 중 침몰 의사자 지정 아직도 안 돼”

    “귀환 중 침몰 의사자 지정 아직도 안 돼”

    “국가의 요청으로 의로운 일에 나섰다가 희생된 분들이 이렇게 잊혀지는 게 너무 가슴 아픕니다.” 지난해 3월 천안함 폭침 당시 실종 장병 수색에 참여했다가 인천 옹진군 대청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된 어선 ‘금양 98호’ 희생자 7명 유족들의 아픔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고 이용상씨의 동생이면서 유족 대표로 나선 원상(44)씨는 “정부가 금양호 선체에 대한 수색을 포기해 선원들 시신조차 찾지 못했다.”면서 “이후에도 계속되는 당국의 무관심에는 절망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유가족들의 불만은 무엇인가 -당시 선원들은 자신과 직접 관련이 없는 일에 생명을 걸고 나섰다가 희생됐는데도 천안함 용사들에 비해 너무 빨리 잊혀진 존재가 돼 버린 것 같아 아쉽다. 정부와 언론, 정치권에서 금양호 사건은 잊혀지고 유족들만 외롭게 의사자(義士者) 지정을 부르짖는 꼴이 됐다. →의사자 지정이 안 되는 이유는 -정부는 금양호가 천안함 수색 작업을 중단하고 조업 장소로 이동하던 중 침몰됐다며 의사자로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사고 해역 해저가 험해 그물이 찢기는 등 더 이상 수색을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정부가 수색 참여를 요청하지 않았더라면 사고도 없었을 것이다. 의사자 지정 대상을 확대하는 내용의 관련법 개정안이 국회에 상정됐지만 쟁점 법안이 아니라는 이유로 계류 중이다. 다음 달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되기를 기대해 본다. →희생자 위령탑 건립을 추진했는데 -위령탑 건립에도 당국이 말만 앞세우고 실행하지 않아 유족들의 속을 태웠다. 정부가 비용을 지원해 주지 않아 민간인 독지가가 사비를 털어 건립하는 형편이니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 어쨌든 위령탑은 다음 달 2일 인천 연안부두 옆 해양공원에서 제막식을 가질 예정이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씨줄날줄] 오디세이/박대출 논설위원

    오디세이(Odyssey). 미국의 화성탐사선이다. 2001년 10월 23일 화성 궤도에 진입했다. 중궤도 위성이동통신 시스템으로도 불린다. 미국 MS사는 윈도 운영 체제의 코드 이름으로 썼다. 꿈, 도전, 지혜를 상징한다. 정반대로도 사용된다. 방황, 방랑, 허약함이 요체다. 오디세이기(期)는 20~30대 방황기를 말한다. 성인답지 못한 젊은 세대들이다. 한국의 캥거루족, 영국의 키퍼즈, 캐나다의 부메랑키즈, 이탈리아의 빅 베이비와 같다. 원조는 그리스 시인 호머(Homer)다. 오디세이는 장편 대서사시다. 트로이 원정 후의 귀향 여행기이자 모험담이다. 분량은 1만 2110행으로 24권에 이른다. 방대한 만큼 드라마틱하다. 역사와 신화를 넘나든다. 오디세이의 전편은 일리아드. 트로이 전쟁을 노래하고 있다. 오디세우스는 이타카의 왕이다. 그리스 연합군 합류를 망설이다 고민 끝에 뒤늦게 참전한다. 트로이 목마를 고안해 승전을 견인한다. 원정 성공과 귀향은 꿈, 도전, 지혜다. 오랜 방랑과 표류는 그 과정이다. 20일 다국적군이 리비아를 공습했다. 미국, 영국, 프랑스, 캐나다, 이탈리아 등 5개국이 참전했다. 작전명은 ‘오디세이 새벽’(Odyssey Dawn). 현대판 트로이 전쟁을 표방하고 있다. 작명(作名) 배경을 놓고 분석이 다양하다. 뒤늦은 참전은 오디세우스의 지혜를 따르는 모양새다. 명분 축적 뒤의 침공(侵攻)인 셈이다. 다국적군은 그리스 도시국가 연합군과 비슷하다. 미국이 밀어붙이는 위험 부담은 줄어든다. 트로이는 지중해 해상 왕국으로 한때 번영을 누렸다. 북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인 리비아를 연상케 한다. 이번 작전을 역사적 공감대로 이어가려는 계산과 맞물린다. 다국적군은 막강하다. 그리스 연합군에 비할 바가 아니다. 라팔과 스텔스, 토마호크 미사일에 카다피가 화들짝 놀랐다. 정전하자며 손을 내밀고 있다. 카다피의 미래는 다국적군에 달렸다. 마음만 먹으면 카다피 축출은 식은 죽 먹기다. 하지만 쉽지 않다. 중국, 러시아가 반발하고 있다. 다국적군은 따로 움직이는 기류다. 중앙사령부가 아직 없다는 외신 보도가 나온다. 지상군 투입도 미정이다. 트로이는 멸망했다. 리비아 사태는 트로이 전쟁과 닮은꼴이다. 어떤 닮은꼴이 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카다피 퇴진일지, 끝 모를 전쟁으로 이어질지. 트로이처럼 10년 전쟁은 피해야 할 것 같다. 다국적군의 결단이 필요하다. ‘오디세이 새벽’을 꿈과 지혜로 매듭지어야 한다. 망설이면 방랑과 표류로 이어진다. 박대출 논설위원 dcpark@seoul.co.kr
  • ‘무산일기’ 도빌아시아영화제 심사위원상

    ‘무산일기’ 도빌아시아영화제 심사위원상

    영화 ‘무산일기’가 제13회 프랑스 도빌아시아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이창동 감독의 ‘시’에 조연출로 참여했던 박정범 감독의 데뷔작인 ‘무산일기’는 지난 9~13일 도빌에서 열린 영화제에 한국영화로는 유일하게 경쟁 부문에 오른 데 이어 심사위원상까지 거머쥐었다. 박 감독은 이 영화의 각본과 주연도 함께 맡았다. ‘무산일기’는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상과 국제비평가협회상을 시작으로 모로코 마라케시국제영화제 대상, 네덜란드 로테르담국제영화제 타이거상 등 국내외 영화제를 휩쓸었다. 생존을 위해 국경을 넘었지만 인간답게 살지 못하는 한 탈북자의 삶을 사실적으로 그렸다. 새달 14일 개봉한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사설] 국회선진화 무산 총선에서 표로 심판해야

    어제 3월 임시국회의 마지막 본회의에서는 71개 법안이 처리됐지만 국회선진화법은 상정되지도 못했다. 여야 원내대표들은 국회 폭력을 근절하기 위한 관련법안을 이번 국회 회기 내에 통과시키기로 합의했지만 결국 빈말이 되어 버렸다. 여야는 청목회 면죄부법이라는 정치자금법을 기습 처리할 때는 찰떡 궁합을 과시하더니 국회선진화법을 놓고는 딴소리만 늘어놓다가 허송세월만 보냈다. 국회가 자기 개혁을 계속 외면한다면 내년 총선에서 냉엄한 심판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여야는 정치자금법 기습 처리 등 갖가지 잇속 챙기기 행태로 여론의 뭇매를 그렇게 맞고도 정신차리지 못하고 있다. 국회선진화법을 이번에 처리했다면 그간의 잘못을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었겠지만 그 기회마저 스스로 걷어찼다. 그들에겐 후안무치, 몰염치란 말 외에 보탤 것도, 뺄 것도 없다. 국회사법개혁특위의 사법개혁안 역시 속된 말로 자기 뱃속은 열심히 채우고, 제 머리를 깎지 못하면서도 남의 밥그릇을 빼앗으려고 어설프게 덤벼든 꼴이 됐다. 그마나 법원·검찰은 차치하고 여야 내부에서 제동을 걸어 좌충우돌, 우왕좌왕하는 모양새가 됐다. 국회선진화법을 놓고 여당은 야당의 물리력 저지, 야당은 여당의 강행 처리라는 피해 의식에 사로잡혀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 한나라당은 자동 상정부터 다루자고 고집하고, 민주당은 직권 상정 요건부터 논의하자고 우겨대기만 했다. 둘 다 수용하거나 부분적으로 절충의 묘를 살리는 게 정치의 요체인데 여야는 그 기본조차 갖추지 못했다. 여야는 합법적 의사진행방해, 즉 필리버스터 제도 등의 적용 시점을 놓고도 티격태격했지만 즉각 적용하는 게 온당하다. 자기 개혁안이라고 포장하면서 다음 국회부터 적용하자는 건 이율배반이다. 사법개혁안이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국회가 국민의 염원인 사법개혁 소임을 포기해선 안 된다. 국회선진화법부터 합의 처리해 도덕적 수치심을 떨쳐버린 뒤에 국민 지지를 등에 업고서 사법개혁안 관철에 매진해야 한다. 김무성 한나라당,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를 위시한 여야의 원내 지도부는 4월 처리를 공개 약속하기를 바란다. 이를 이행하지 못하면 전원 사퇴하겠다는 다짐도 함께 해야 한다. 이번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민이 보내는 마지막 경고임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 [데스크 시각] 신(新) 카노사의 굴욕/안미현 문화부장

    [데스크 시각] 신(新) 카노사의 굴욕/안미현 문화부장

    1077년 1월 추운 겨울날. 이탈리아의 카노사성(城) 앞에서 독일 국왕 겸 신성로마제국의 황제 하인리히 4세가 떨고 있었다. 자신을 파문한 교황 그레고리오 7세를 알현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성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맨발에 내복차림으로 사흘간 벌벌 떨며 용서를 구하던 하인리히 4세는 결국 무릎을 꿇고 교황에게 머리를 조아렸다. 주교 임명권을 둘러싸고 충돌한 교권(敎權)과 속권(俗權)의 세 싸움은 그렇게 교권의 승리로 끝났다. 저 유명한 ‘카노사의 굴욕’이다. 얼마 전 대통령이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무릎 꿇은 일을 놓고 ‘신(新) 카노사의 굴욕’이라며 말들이 많다. TV에서 문제의 그 장면을 보면서 누가 대통령의 무릎을 꿇게 했는가 잠시 생각해 봤다. 머뭇거리는 대통령의 허벅지를 찌른 김윤옥 여사? 골퍼들이 제일 무서워하는 두 가지가 ‘내리막 경사(라이)와 마누라’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니 부인의 말을 잘 들은 대통령으로서는 억울한 측면이 있겠다. 느닷없는 통성(通聲) 기도 제안으로 대통령을 당황하게 만든 길자연 목사? 단상에 앉아 있는데 어디선가 ‘나라와 대통령을 위해 기도하고 회개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이 들렸다고 하니 목자(牧者)로서는 영험한 분인 듯하다. 길 목사의 돌발 제안을 사전에 간파하지 못한 청와대 직원들? 미국 할리우드 첩보영화도 아니고, 목사가 무슨 제안을 할 것인지까지 모두 꿰뚫고 있어야 하니 복장이 터질 만도 하다. ‘수쿠크(이슬람채권)법’을 통과시키면 대통령 하야 운동을 하겠다고 겁박한 조용기 목사? 대통령 당선에 일정 지분이 있음에도 합당한 대우는커녕 참으라는 말만 들었다고 하니 배신감에 무슨 말인들 못 할까. 조 목사와 가까운 길 목사의 전언을 빌리자면 하야 운운은 ‘조크’(농담)였단다. 조크를 조크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 사회가 조 목사로서는 답답할 노릇이다. 수쿠크법 결사 저지로 개신교 안에서 ‘이다르크’로 떠오른 이혜훈 한나라당 의원? 지난해 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까지 통과한 법안을 임시국회로 다시 돌려보냈다고 하니 그 힘에 머리를 숙인다. 언제나 그렇듯 자고 나면 뭔가 한건씩 터지는 ‘다이내믹 코리아’답게 이번에도 새로 나온 뉴스에 적당히 묻어 어물쩍 넘어가는 양상이다. 그렇지만 과연 서로가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이렇게 저렇게 넘어갈 사안인가. 기독교는 이번 일로 보이지 않게 많은 것을 잃었다. 길 목사는 국내 최대 기독교 단체(한국기독교총연합)의 대표로 뽑혔지만 선거 석달이 지나도록 지금껏 ‘돈 선거’ 잡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진실이 어디에 있든 볼썽사나운 공방전으로 기독교의 위상을 깎아내린 장본인이기에 그의 통성 기도 제안에 쏟아지는 세상의 시선은 더더욱 곱지 않다. 본인의 항변대로 “의도가 없었다.”면 ‘자리’에 걸맞지 않은 경박함이요, 의도가 있었다면 오만함의 극치다. 가뜩이나 ‘땅 밟기’(이웃 종교 영역에 들어가 기독교식 예배를 보는 행위) 등으로 기독교의 배타성과 권력화에 눈살 찌푸리고 있는 이들에게 또 하나의 불편한 심증을 안겨줬음을, 외국으로 일단 몸을 피하고 본 조 목사도 명심해야 한다. 길 목사가 평소 통성 기도를 자주 유도하기로 유명한데도 대비하지 못한 청와대, 남편 이명박과 대통령 이명박을 구분하지 못한 김 여사 또한 교훈 삼을 일이다. 이슬람 머니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당내 대표적인 경제통이면서도, 수쿠크법 저지 선봉에 선 이 의원은 “경제학 박사이기에 앞서 지역구(서울 서초 갑) 안에 대형 교회 신자를 많이 거느린 금배지”라는 냉소 섞인 두둔에 자존심 상해야 한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 이번 일을 곱씹어야 할 사람은 대통령 자신이다. 무릎을 꿇은 덕분에 파문 취소를 끌어낸 하인리히 4세는 자신을 무릎 꿇린 교황을 훗날 폐위시키며 통쾌한 설욕전을 폈지만 이후 교권과 속권은 두고두고 분란을 겪었다. hyun@seoul.co.kr
  • 양건 감사원장 후보자 국회 임명동의안 통과

    국회는 10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양건 감사원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재석 267명 중 찬성 201명, 반대 62명, 기권 4명으로 의결했다. 이와 함께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금 환급특별법’을 비롯한 84개의 법안과 결의안을 처리했다.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금 환급 특별법’ 법안은 전화나 메신저를 통한 금융사기를 당한 경우 금융회사에 바로 피해사실을 알리면 피해금 지급이 정지되고 빠르게 돈을 되찾을 수 있는 절차를 명시했다. 법이 시행되면 사기 피해자의 요청으로 금융회사가 피해금을 송금받은 계좌에 대해 지급정지 요청을 할 경우 금융감독원은 이 사실을 2개월 동안 공고하고, 이의가 없으면 정해진 절차를 밟아 피해자에게 돈을 돌려줘야 한다. 이와 함께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대한노인회의 조직과 활동에 필요한 비용을 보조하거나 업무수행에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대한노인회 지원법안도 통과됐다. 정부가 2월 임시국회 중점법안으로 꼽았던 산업융합촉진법도 본회의를 통과했다. 산업융합촉진법은 개별법에 의한 업종별 칸막이식 산업발전전략의 한계를 보완하고 융합신시장 발전을 도모한다는 취지로 지난해부터 지식경제부가 핵심 어젠다로 추진한 법안이다. 이 법을 통해 융합신제품을 개발해 놓고도 기준이 없거나 불합리한 기준 등으로 인증을 받지 못해 시장 출시에 애로를 겪고 있는 기업들이 최장 6개월 안에 적합성 인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국회는 민생법안 외에 5건의 결의안도 처리했다. 리비아 정부의 유혈사태를 비판하는 ‘리비아 정부의 유혈진압 규탄 및 중동 지역의 민주화 지지 결의안’과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 철회 촉구 결의안’, ‘한·일 양국 과거사 정리 및 미래지향적 관계 발전 촉구 결의안’ 등도 통과됐다. 제주도가 세계 7대 자연경관으로 선정되도록 국회 차원의 지지를 보내는 결의안은 여야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농협중앙회의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을 분리하는 내용의 농업협동조합법 개정안과 ‘구조조정 특별계정’을 설치해 부실 저축은행 구조조정에 자금을 투입하는 내용의 예금자보호법 등은 11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전망이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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