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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헌정 사상 첫 대통령 주재 여·야·정 협의체 가동

    헌정 사상 첫 대통령 주재 여·야·정 협의체 가동

    文 “알려진 것보다 비핵화 접촉 원활”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들은 국정 전반을 논의하기 위한 ‘여·야·정 상설협의체’를 가동하기로 16일 전격 합의했다. 헌정 사상 처음 있는 일로, 정쟁으로 점철된 우리 정치 문화가 혁신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자유한국당 김성태, 바른미래당 김관영, 민주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와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 직무대행은 이날 청와대에서 오찬 회동을 갖고 이같이 합의했다. 5당 원내대변인들은 회동 직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합의문을 발표하며 “여·야·정 상설협의체는 대통령 주재로 여야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며, 분기별 1회 개최를 원칙으로 필요시 여야 합의에 따라 개최한다”고 밝혔다. 첫 여·야·정 상설협의체는 오는 11월에 열린다. 제1야당뿐만 아니라 원내교섭단체가 아닌 소수 정당까지 참여하는 전례 없는 소통의 장이 열리는 것이다. 앞서 지난해 5월 이 협의체를 문 대통령이 제안했으나 한국당이 거부해 흐지부지됐었다. 5당 원내대표들은 이와 함께 8월 임시국회에서 국민 안전, 소상공인·자영업자·저소득층 지원 법안, 혁신성장을 위한 규제 혁신 법안 등 민생 경제 법안을 처리키로 합의했다. 여야는 또 다음달 평양에서 열릴 3차 남북 정상회담을, 정부는 남북 국회 및 정당 간 교류를 적극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문 대통령은 회동에서 “국회도 (3차 남북 정상회담 때) 함께 방북해 남북 간 국회 회담의 단초를 마련했으면 하는 욕심”이라며 “평양 남북 정상회담 이전에 4·27 판문점 선언 비준에 동의를 해 준다면 남북 국회 회담을 추진하는 데에도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에 대해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물밑 접촉이나 여러 접촉이 원활하게 되고 있고, 한·미 간에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가 전했다. 문 대통령은 또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포함한 선거제도 개편과 관련해 “비례성과 대표성을 제대로 보장할 수 있는 선거제도 개편을 대통령 개인적으로는 강력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사설] 3개월 ‘빈손 국회’ 민생법안 처리로 ‘밥값’ 하라

    8월 임시국회가 오는 31일까지 보름간의 일정으로 오늘 개원한다. 이번 국회는 2017 회계연도 결산과 민생법안 등 처리할 현안이 한둘이 아니다. 국회는 지난 5월 21일 추가경정예산안과 특검법 처리 등을 처리한 것을 제외하면 지난 3개월을 허송하다시피 했다. 이 때문에 “세비는 꼬박꼬박 챙기면서 ‘밥값’은 안 한다”는 지탄도 받았다. 늦게나마 여야 원내대표가 임시국회에서 폭염과 혹한을 재난에 포함하는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과 은산분리 규정을 완화하는 ‘인터넷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을 통과시키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하니 환영할 일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조만간 정상회담의 배경 설명과 함께 규제완화 등 민생법안 처리에 협조를 구한다고 하니 모처럼만에 민생 국회에 대한 기대를 하게 한다. 여야가 절충점을 찾지 못했던 민주당의 ‘규제 샌드박스 5법’(행정규제기본법, 금융혁신지원특별법, 산업융합촉진법, 지역혁신특구법, 정보통신융합법)과 자유한국당이 과거에 발의한 ‘규제 프리존법’ 등도 일괄 처리하기로 가닥을 잡았다고 한다. 그동안 규제완화 법안의 처리 지연으로 국회는 ‘규제완화의 무덤’이라는 비난을 들었다. 이번에 제때 처리해 그 오명을 벗길 바란다. 다만, 계약갱신요구권을 기존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하는 ‘상가임대차보호법’은 자유한국당이 난색을 표명한다지만, 민생 최우선이란 전제로 여당이 정치력을 발휘한다면 결코 못 풀 일은 아니다. 염려스러운 것은 북한산 석탄 반입 국정감사 등을 놓고 여야가 입장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다. 정쟁에 휘말리면 민생조차 뒷전으로 밀리는 게 현실이다. 가뜩이나 ‘특수활동비 폐지 꼼수’와 ‘피감기관 돈 외유’ 등의 문제가 불거져 국회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이 매섭다. 살인적 폭염과 경기 침체에 따른 일자리 대란으로 고통받는 국민을 생각한다면 민생법안 처리는 더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 정부·여당과 청와대도 관련 법안 통과를 위해 타협적인 자세로 야당의 협조를 구해야 한다.
  • 아베 ‘총재 3연임’ 예약…노골화되는 헌법 개정

    아베 ‘총재 3연임’ 예약…노골화되는 헌법 개정

    다음달 20일 치러질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사실상 ‘3연임 당선’을 예약해 놓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금의 파죽지세를 자신의 숙원인 헌법 개정으로 끌고 가겠다는 의도를 갈수록 노골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헌법 개정을 이번 총재 선거의 최대 쟁점으로 이슈화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총재 선거 최대 쟁점으로 이슈화 아베 총리는 지난 11일 자신의 근거지인 야마구치현 야마구치시에서 열린 자민당 지역모임에서 총재 선거 출사표를 던지며 “드디어 헌법 개정에 힘써야 할 때를 맞았다. 교과서에 자위대가 헌법 위반이라는 기술이 있는데, 이런 상황에 종지부를 찍어야 하는 큰 책임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날에는 한 발 더 나아가 올가을 임시국회에서 자민당 차원의 개헌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공언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5월 개헌 논의를 공식화했다. 이에 자민당은 올 3월 현행 헌법 9조 1항(전쟁 포기)과 2항(전력보유·교전권 불인정)을 그대로 둔 채 자위대의 존재를 명기하는 개헌안을 마련했다. ●아베, 전체 405표 중 70% 확보 아베 총리는 선거를 한 달 이상 앞두고 자신이 속한 호소다파 등 5개 계파 257명을 비롯해 전체 의원 405표 중 70% 정도를 확보한 상태다. 결정적으로 유리한 상황에서 개헌 이슈를 지지층을 더욱 공고히 하는 수단으로 활용해 경쟁자인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과의 격차를 더욱 벌리고, 그 여세를 몰아 헌법 개정으로 내닫는 시나리오를 구체화시키고 있다고 보고 있다. 아베 총리는 올가을 국회에 헌법 개정안을 제출하고 내년 국민투표를 거쳐 2020년 개정 헌법을 발효시킨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BMW 운행중지명령] 정부, 결함은폐 의혹 처벌 논의 본격화… 연말께 수위 결정

    ‘늑장 리콜’ 징벌적 손배제 강화 방안 추진 여야도 한목소리… 임시국회 처리 가능성 정부가 14일 리콜 대상 BMW 차량에 대한 운행중지명령을 내리면서 결함 은폐 의혹 등에 대한 처벌 논의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정부는 화재 원인 조사가 완료되는 대로 BMW 측에 법적·행정적 책임을 묻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김경욱 교통물류실장은 이날 “BMW에 대한 조치는 크게 봐서 행정적인 조치와 형벌적인 조치가 있을 수 있다”며 “(화재 원인) 조사가 완료된 이후에 여러 조치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통상 1년이 걸리는 화재 원인 규명을 연내 완료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르면 올해 말부터 처벌 관련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BMW 측의 결함 은폐와 늑장 리콜 등의 여부를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자동차관리법은 자동차 제작자가 결함을 은폐·축소하거나 거짓 공개한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김 실장은 “(각종 의혹에 대한 조치는) 화재 원인 조사 과정에서 저희가 내려야 될 사항”이라며 “이미 소비자들이 직접 (BMW를) 고발해 경찰 조사가 병행해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기술적인 사항들은 (경찰 측과) 충분히 공유해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리콜 대상이 아닌 차량에서도 화재가 발생했다는 점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김 실장은 “다른 제조사 차량에도 화재가 발생하고 있는데 추가적인 조사를 해서 필요하다면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징벌적 손해배상제 강화 등 리콜제 개선 방안도 추진된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처럼 강력한 징벌적 손배제가 없어 제작사가 리콜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있다”며 “제작사의 리콜을 유도할 수 있는 장치를 개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여야 정치권도 징벌적 손배제 강화 논의에 긍정적인 만큼 이르면 이달 임시국회에서 관련 법안 처리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법이 개정되더라도 BMW에 소급 적용할 수 있느냐는 문제는 남는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안희정에 무죄 선고한 조병구 판사는···‘시국선언’ 전교조엔 유죄

    안희정에 무죄 선고한 조병구 판사는···‘시국선언’ 전교조엔 유죄

    비서 성폭행 혐의 등으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대해 1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 조병구(44) 부장판사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는 안 전 지사에 대해 기소된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강제추행 혐의에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지난 2월 서부지법으로 오기 직전 대법원에서 공보관을 지내며 ‘사법부의 입’ 역할을 했다. 대구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조 부장판사는 1996년 제38회 사법고시에 합격해 2002년 서울지법(현 서울중앙지법) 판사로 임용됐다. 이후 대전지법 홍성지원, 서울행정법원, 창원지법 진주지원, 대법원 등에서 근무했다. 서울행정법원과 대법원에서는 대(對) 언론 창구인 공보관을 맡았다. 조 부장판사는 대법원 공보관을 맡기 전 2015년부터 1년 동안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지내기도 했다. 대법원 재판연구관과 공보관 모두 요직에 속한다. 조 부장판사는 선고 공판에서 판결문이 총 114쪽에 이른다고 언급하면서 이번 사건을 심리하는 과정에서 느낀 고민을 털어놨다. 그는 “피해자가 업무상 상급자에게 명시적으로 (성관계에) 동의하는 의사를 표시하지 않았고 나름의 방식으로 거절하는 태도를 보였으며 마음속으로 (성관계에) 반대하더라도 현재 우리나라 성폭력 처벌 체계에서는 피고인(안 전 지사)의 행위가 처벌 대상이 되는 성폭력 범죄라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세간의 주목을 받는 사건에 대해 판결을 한 인물인만큼 조 부장판사의 과거 판결에도 관심이 쏠린다. 그는 2010년 대전지법 홍성지원에 재직할 당시 시국선언을 주도해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조합원들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서울행정법원 재직 시절인 2013년에는 유흥주점에서 란제리 슬립만 입고 술 시중을 들게 하는 것은 음란성을 띠는 행태의 영업이라고 판단하기도 했다. 조 부장판사는 업주가 해당 구청장을 상대로 낸 과징금 부과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한편 서울서부지법은 당초 안 전 지사의 사건을 판사 1명이 판단하는 단독 재판부에 배당했다. 법원에 따르면 안 전 지사 사건의 경우 적용된 혐의가 형법상 강제추행과 피감독자 간음 등이기 때문에 법원조직법에 따라 단독 판사가 사건을 맡아야 했다. 하지만 사건을 맡게 된 해당 판사의 요청으로 판사 3명이 논의해 재판하는 합의부로 사건을 재배당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文대통령, 오는 16일 여야 5당 원내대표와 회동

    文대통령, 오는 16일 여야 5당 원내대표와 회동

    오는 16일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가 청와대에서 회동을 갖고 하반기 국정현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머리를 맞댄다.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은 13일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회동은 대통령께서 강조해 온 국회와의 협치를 보다 강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8월 임시국회와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민생경제 현안, 법안 협력 방안 논의할 예정이며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초당적 협력방안도 논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 취임 후 여야 지도부와의 만남은 다섯 번째다. 앞서 문 대통령은 정부 출범 초반이었던 지난해 5월19일 여야 5당 원내대표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130여분간 오찬회동을 했었다. 여야 5당 원내대표들과의 회동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3월7일 오찬회동에는 홍준표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가 참석해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가 처음으로 함께 만났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지지층 이탈할라… 靑 규제혁신에 여당 내 속도조절론

    청와대가 은산 분리 규제 완화 등 규제 혁신에 드라이브를 걸자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속도 조절론이 제기되고 있다. 집권 여당으로서 정부의 정책 기조를 뒷받침해야 한다는 대전제에는 공감하지만, ‘우클릭’으로 비쳐지면서 전통적 지지층이 이탈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갖는 것 같다. 청와대와 정부가 대표적인 규제 혁신으로 추진하고 있는 정책이 인터넷전문은행의 은산 분리 규제 완화다. 문재인 대통령이 은산 분리 완화를 시사한 다음날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8월 임시국회에서 산업자본의 인터넷은행 의결권 지분 보유 한도를 완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처리하기로 야당과 합의했다. 한도를 현행 4%에서 34%까지 높이는 것이다. 하지만 인터넷은행 규제 완화가 자칫 은산 분리라는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는 반발이 당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박영선 의원은 금융자본이 최대 주주인 경우에만 산업자본의 인터넷은행 지분 보유 한도를 25%까지 허용하고 상장 시 지방은행 수준인 15%로 제한하는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을 지난 10일 대표발의했다고 12일 밝혔다. 민주당 원내 지도부가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진 34%에는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법안 발의에는 김성수·백재현·변재일·송옥주·신경민·윤관석·이개호·이훈 등 민주당 의원 8명이 참여했다. 박 의원은 “현재까지 국회에 제출된 법안처럼 보유 한도를 34~50%로 완화할 경우 과도한 자본 부담으로 대기업을 제외한 중견기업의 인터넷은행 진출에 과부하가 걸릴 수 있다”며 “혁신 성장과 규제 완화라는 이름으로 은산 분리 원칙이 무너져서는 안 된다”고 했다. 앞서 대표적 재벌 저격수인 박용진 의원도 지난 9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주주의 모기업이 재무적인 큰 위기를 겪을 경우 (은행을) 사금고화하려는 유혹을 떨치기가 쉽지 않다”며 “민주당이 야당 시절 이런 우려를 줄기차게 제기했고 당론으로 반대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론 변경은 충분히 있을 수 있지만 정책의총 등을 통해서 의견을 조정해야 한다”고 반기를 들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메기효과’? 은산분리 완화, 소비자 혜택은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메기효과’? 은산분리 완화, 소비자 혜택은

    여야가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소유 금지) 규제 완화 법안을 8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하면서 앞으로 소비자에게 어떤 혜택이 돌아올지 관심이 쏠린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자본을 확충하고 제3, 제4의 인터넷 은행이 등장하면 365일 24시간 잠들지 않는 은행 서비스가 보편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카카오뱅크 신용대출이 은행권에서 ‘메기효과’(막강한 경쟁자가 다른 경쟁자들의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일으킨 것처럼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 경쟁도 기대해 볼 만하다.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산분리 규제 완화로 인터넷 전문은행들이 대출 여력을 늘리면 시중은행과의 금리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중금리 대출 시장 확대, 예금금리 인상, 수수료 인하 경쟁 등도 기대된다. 25년 만에 등장한 새 은행이 시중은행들의 경쟁을 촉진했다는 점은 인터넷 전문은행 출범의 가장 큰 성과로 꼽힌다. 실제로 지난해 7월 카카오뱅크가 2%대 후반의 낮은 신용대출 금리를 제시하자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 등 4대 시중은행은 줄줄이 마이너스통장과 신용대출 금리를 인하하며 고객 지키기에 나섰다. 은산분리 규제가 완화되면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도 주택담보대출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는 365일 24시간 비대면으로 가능한 아파트 담보대출을 출시할 준비를 끝냈지만 아직 내놓지 못하고 있다. 자본금 압박이 심한 탓이다. 담보대출은 금액이 커 신용대출보다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카카오뱅크도 100% 비대면으로 가능한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개발 중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인터넷 전문은행들이 시중은행보다 낮은 금리로 주택대출 상품을 출시한다면 은행들도 초반에는 따라서 금리를 인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다만 인터넷 전문은행들이 낮은 대출 금리로 수익을 내는 구조를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혁신적인 상품과 서비스의 개발도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전문은행 출범 후 시중은행들도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앱) 개선에 나서면서 간편 송금과 공인인증서 없는 거래가 확대됐다. 과거 영업점에 가서 30~40분이 걸려 만들었던 은행 계좌도 모바일로 10분 이내에 만들 수 있게 됐다. 카카오뱅크는 주말이나 휴일에 이사할 경우에도 이용할 수 있는 ‘전월세보증금 대출’을 내놓아 호응을 얻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금융을 화폐 유통업으로 비유한다면 유통회사가 경쟁할수록 편해지는 건 소비자”라면서 “편하고, 차별화되고, 달라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은행산업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신중론도 있다. 은산분리 규제 완화 자체가 당장 장밋빛 결과를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은행이 ‘재벌의 사금고화’ 될 수 있다는 비판도 여전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산분리 완화는 금융 혁신의 완성이 아니라 은행 간 경쟁을 높이는 출발점으로 보는 게 더 타당하다”면서 “인터넷 전문은행 스스로 수익성을 높이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북한산 석탄 등 반입 확인...지난해 7차례 밀반입

    북한산 석탄 등 반입 확인...지난해 7차례 밀반입

    그간 논란이 된 ‘북한산 석탄’이 실제로 국내에 수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북한산 석탄·선철이 러시아산(産)으로 둔갑해 국내에 반입된 것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로 수입이 금지된 북한산 석탄이 국내에 들어온 것이 확인돼 상당한 외교적 파장이 우려된다. 관세청이 10일 정부대전청사에서 발표한 ‘북한산 석탄 등 위장 반입사건’ 중간 수사 결과에 따르면 북한산 석탄 수입사건 9건 가운데 7건에서 범죄사실을 확인했다. 밀수입한 수입업자 3명과 법인 3곳은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이들 법인들은 지난해 4월부터 10월까지 7차례에 걸쳐 총 66억원 상당의 북한산 석탄·선철(2010t) 3만 5038t을 국내에 들여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북한산 석탄을 러시아의 3개 항구(나후드카·블라디보스톡·홈스크)로 옮긴 뒤 다른 배에 싣고 원산지를 러시아로 속여 부정 수입했다. 2개 업체는 북한산 석탄 관련 수입검사가 강화되자 원산지증명서 제출이 필요없는 세미코크스로 품명을 위장해 세관에 허위 신고하기도 했다. 세미코크스는 석탄을 공기 없는 상태에서 섭씨 500~750도 정도로 가열해 휘발 성분을 제거한 것을 말한다.북한산 석탄에 금수 조치가 취해져 거래가격이 하락하자 중개무역 등으로 확보한 북한산 석탄을 국내로 들여와 매매 차익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외환 전산망 확인결과 대금 지급 흔적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들은 러시아산 원료탄을 북한으로 수출한 뒤 현금 대신북한산 선철을 받았다. 이들은 홍콩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국내 수입업자에게 판매하고 수입대금을 지급받았다. 정부는 지난해 8월 5일 북한산 석탄 수입을 금지한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선박 4척을 안보리 제재위원회에 통보하고, 북한산 석탄 등을 국내로 운반한 선박 7척에 대해서도 국내 입항을 금지하기로 했다. 하지만 수입 금지 품목인 북한산 석탄의 국내 반입이 확인된 만큼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등 외교적 제제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정부는 그간 미국과 긴밀한 협조 관계를 유지해 왔다는 점에서 세컨더리 보이콧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임상범 외교부 원자력비확산외교기획관은 “세컨더리 보이콧은 반복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뤄진 위반시 적용되기에 우리 사례와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금수 품목의 반입을 차단하지 못한 정부의 허술한 관리실태에 대한 비판은 피할 수 없게 됐다. 김재일 관세청 조사감시국장은 “관련 서류가 워낙 방대하다보니 조사에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피의자 가운데 한 명이 자백하면서 급물살을 타게 됐다”고 소개했다. 북한산 석탄의 국내 사용처 및 북한산 인지 여부 등은 확인되지 않았고 북한산으로 확인된 석탄의 처리 문제 등도 과제로 남게 됐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만리장성에 막힌 ‘게임 한류’… 대만·일본·북미 상륙작전

    만리장성에 막힌 ‘게임 한류’… 대만·일본·북미 상륙작전

    지난 3~6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중국 최대 게임쇼 ‘차이나조이’에서 ‘게임 한류’는 자취를 감췄다. 기업 대 기업(B2B) 전시관과 한국공동관에 몇몇 게임사들만이 부스를 차린 정도였다. 한국과 중국 간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이 불거지며 지난해 2월부터 중국은 한국 게임의 중국 내 유통을 허가하는 ‘판호’ 발급을 중단했다. 중국 시장에 한국 게임의 수출길이 막히면서 세계 게임 시장의 20%를 차지하는 중국에서 한국 게임의 설 자리는 사라졌다.한국 게임업계는 중국 시장을 잃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의 도전을 이어 가고 있다. 문지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업체들이 중국 시장이 열리기만 하염없이 기다리는 수동적인 태도 대신에 일본, 대만, 북미, 유럽 등으로 적극적으로 게임을 수출하며 성장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지난달 10일 대만 타이베이 중정구 M호텔에서 열린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 쇼케이스에는 현지 취재진 100여명이 몰려 빈자리를 찾아볼 수 없었다. 대만에서 ‘검은사막 온라인’은 2017년 1월 출시된 이래 온라인 게임 순위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인기 게임이다. 이에 화답하듯 펄어비스는 ‘검은사막 모바일’의 글로벌 시장 첫 출시국으로 대만을 낙점했다. ‘검은사막 모바일’은 지난달 18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뒤 5일 만에 예약자 100만명을 돌파하며 대만 모바일게임 신기록을 갈아 치웠다. ● 대만, 이용자 성향 비슷해 新한류 날갯짓 대만은 최근 ‘게임 한류’가 거세게 몰아치는 지역이다. 대만의 양대 애플리케이션 마켓(구글 플레이스토어·애플 앱스토어)에서 게임 최고 매출 순위 10위권 안에 한국 모바일게임이 무려 4~6개 포진해 있다. 지난 8일 기준으로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과 넥슨의 ‘메이플스토리M’는 각각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 1위에 올랐고, 넷마블의 ‘스톤에이지M’과 ‘리니지2:레볼루션’,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M:영원한 사랑’과 베스파의 ‘킹스레이드’도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다. 인구 2300만명의 대만은 한국보다 시장은 작지만 게임 이용자들의 성향이 한국과 비슷하고 한국 게임에 대한 관심이 높아 국내 게임업계가 공들이는 지역이다.대만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한류 선봉장’은 단연 ‘리니지’ 형제다. 2000년대부터 중화권에서 ‘티엔탕’(天堂)이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되고 있는 리니지는 대만에서 누적 회원이 900만명에 달하는 최장수 온라인 게임으로 꼽힌다. 지난해 6월 넷마블의 ‘리니지2:레볼루션’이 돌풍을 일으킨 데 이어 지난해 12월 바통을 이어받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은 한국에 이어 대만에서도 모바일게임의 역사를 새로 썼다. 사전예약자 251만명, 출시 4개월 만에 매출 4030억원 등은 대만 모바일게임 역대 최대 사전예약자 수와 역대 최단기간 최대 매출 기록이다. 지난 1분기에는 대만 모바일게임 시장 매출의 53%를 ‘리니지M’이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최근 ‘메이플스토리M’이 돌풍을 일으킨 데 이어 ‘검은사막 모바일’이 ‘리니지M’에 맞먹는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캐릭터·시나리오 등 일본인 맞춤형으로 ‘외산게임의 무덤’이라는 일본에서도 한국 게임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일본 시장을 가장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는 기업은 지난해 국내 게임업계 1위 자리를 거머쥔 넷마블이다. 모바일게임 ‘세븐나이츠’와 ‘리니지2:레볼루션’가 각각 일본 애플 앱스토어 게임 최고 매출 3위와 1위까지 오른 데 이어 지난달 26일 출시한 ‘킹 오브 파이터즈 올스타’는 출시 5일만에 양대 앱마켓 7위에 올랐다. 지난달 5월 일본에 출시된 넥슨의 ‘오버히트’도 일본 애플 앱스토어 7위까지 오르며 일본 시장에 안착했다. ‘오버히트’는 누적 다운로드 2500만건을 기록한 ‘히트’의 게발사 넷게임즈가 개발했다.일본 시장 공략법은 ‘현지화’다. 넷마블은 해외 게임들의 진입장벽이 높은 일본 시장의 특성을 고려해 일본의 인기 지적재산권(IP)를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 ‘킹 오브 파이터즈 올스타’는 일본 3대 대전 액션 게임 중 하나인 ‘더 킹 오브 파이터즈’의 IP를 활용한 게임으로, 역대 모든 시리즈의 캐릭터가 등장하며 원작 캐릭터들의 필살기를 완성도 높게 재현했다. 시나리오와 캐릭터들을 일본 이용자들의 성향에 맞게 바꿔 일본 게임처럼 받아들여지도록 한 게 주효했다.글로벌 e스포츠 시장에서도 한국 게임은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북미와 유럽 등 서구권에서 성공 신화를 쓴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천공의 아레나’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글로벌 e스포츠 대회 ‘서머너즈 워 월드아레나 챔피언십’을 개최한다. 올해는 아메리카컵과 유럽컵, 아시아퍼시픽컵 등 세 개의 지역컵으로 구분해 진행하며 지난해보다 규모가 커졌다. 지난해 전 세계 게임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펍지주식회사의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는 올해 첫 글로벌 e스포츠 대회인 ‘펍지 글로벌 인비테이셔널 2018’을 지난달 독일 베를린에서 성공적으로 개최했다.●넷마블, 방탄소년단 게임으로 북미 공략 남은 과제는 북미 시장에서의 성공이다. 중국에 이은 세계 2위 규모지만 한국 게임이 성공한 사례는 ‘서머너즈 워’와 ‘배틀그라운드’ 등 극소수로 여전히 ‘난공불락’의 시장이다. 게임업계는 북미를 비롯해 유럽 등 서구권에서 통할 수 있는 유력 IP를 확보하고 현지 게임사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북미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서머너즈 워:천공의 아레나’로 서구권에서 성공 신화를 쓴 컴투스는 단일 IP로 전 세계 3조 5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미국 액티비전의 콘솔게임 ‘스카이랜더스’의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 ‘스카이랜더스 링 오브 히어로즈’를 10월 북미와 유럽 시장에 내놓는다. 최근 진행된 ’스카이랜더스 링 오브 히어로즈‘의 글로벌 시범테스트에 참여한 이용자의 60%가 북미와 유럽 이용자들로 서구권 시장에서의 흥행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넷마블은 빌보드 싱글차트 10위까지 오르며 세계적인 아이돌 그룹으로 성장한 방탄소년단(BTS)를 활용한 게임 ‘BTS 월드’를 준비 중이다. 넥슨은 마블코믹스의 인기 캐릭터를 활용한 카드 게임 ‘마블 배틀라인’의 시연 버전을 최근 공개했다. ‘토종’ 게임의 북미 시장 도전도 주목할 만하다. 불리언게임즈가 개발하고 넥슨이 서비스하는 ‘다크어벤저3’는 출시 40일 만인 지난 7일 누적 다운로드 1000만 건을 돌파했다. 이 중 10.3%가 미국에서 이뤄져 미국에서 100만명 이상의 이용자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컴투스는 ‘서머너즈 워’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버전으로 새롭게 개발한 ‘서머너즈 워 MMORPG’를 내년에 출시하며 세계 시장에 내놓는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여야, 은산분리 완화법 이달 내 처리 합의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자유한국당 김성태,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8일 산업자본의 인터넷전문은행 지분 보유 한도를 현행 4%에서 34%까지 상향하는 내용이 담긴 은산 분리 규제 완화 법안을 이달 안에 통과시키기로 합의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기존 은행법이 아닌 인터넷전문은행 관련 특례법 제정안을 8월 임시국회에서 통과시키는 방향으로 처리키로 했다”며 “지분 보유 한도도 34%까지 상향하는 내용에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행 은행법은 산업자본이 은행을 사금고화하고 금융시장을 잠식하는 것을 막으려고 산업자본의 은행지분 소유에 제한(의결권 있는 주식 4% 이하 보유·의결권 미행사 전제 최대 10% 보유 가능)을 두도록 하고 있다. 이와 관련, 국회에는 은행법을 개정해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산업자본이 소유할 수 있는 지분율을 높이는 방안이 담긴 개정안 2개와 정재호, 김관영 의원 등이 발의한 인터넷전문은행 관련 특례법 제정안 3개 등 모두 5개가 계류돼 있다. 여야가 현행 4%로 묶여 있는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 한도 수준을 34%까지 늘리는 데 대체로 의견을 모으면서 처음으로 은산분리 형태가 드러난 1961년 이후 57년 만에 규제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정의당 “은산분리 치명적인 독…저축은행 사태 잊었나”

    정의당 “은산분리 치명적인 독…저축은행 사태 잊었나”

    인터넷전문은행을 키우기 위해 산업자본이 소유할 수 있는 은행 지분 한도(4%)를 늘려주는 이른바 은산분리 완화 방향에 대해 정의당이 강력히 반대하고 나섰다. 여야는 이달 임시국회에서 은산분리 완화 방안을 담은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을 처리하기로 8일 합의했다. 이와 관련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날 오후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인터넷은행의 소유지분을 그렇게 마구잡이로 늘려주면 또 다른 2011년 저축은행 사태를 예고할 수 있다”며 “집권당은 독도 잘 쓰면 약이 된다고 하지만 이 독은 너무 치명적인 독”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카카오뱅크가 상승세를 타는데 K뱅크는 800억원가량의 적자를 낸 것은 은행법 규제 때문이라기보다는 경영상의 차이에 따른 것”라며 “K뱅크 문제를 침소봉대해서 전체 은행의 규제를 푸는 방식으로 나가는 것에 상당한 우려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은산분리를 풀자고 얘기하는 순간부터 왜 우리는 안 되느냐는 요구들이 빗발칠 것”이라며 “정부가 그 가이드라인을 명확하게 하지 않은 상태에서 (규제를) 풀겠다는 얘기부터 먼저 나가면 전체 산업계가 요동칠 것”이라고 염려했다. 정의당 정책위원회도 보도자료를 내고 “인터넷전문은행의 소유규제 완화에 따른 핀테크 발달과 고용창출 등의 경제적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 “오히려 이로 인해 대주주와 계열사에 대한 대출규제 우회 등 금융위기 가능성이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책위는 “소유규제를 완화하고 대기업이 진출해야만 핀테크가 발달한다는 주장은 억지에 가깝다”며 “문재인 정부와 여당, 보수야당의 은산분리 완화 입법화 시도는 인터넷전문은행에 한정하더라도 당장 중지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낡은 금융 기득권 깬다…文 규제혁신 1호는 ‘인터넷은행 활성화’

    낡은 금융 기득권 깬다…文 규제혁신 1호는 ‘인터넷은행 활성화’

    文 “英 붉은깃발법으로 마차업자 보호 결국 독일·미국에 자동차 산업 뒤처져” 일각 “기존 금융기업들에 경종 울릴 것” 여야 16일부터 은산분리 관련 법안 논의문재인 대통령이 7일 인터넷 전문은행에 한해 은산 분리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힘에 따라 관련 규제 개선에 속도가 붙게 됐다. 청와대와 정부는 일찌감치 은산 분리 규정을 인터넷 전문은행에 한해 완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추진해 왔다. 애초 문 대통령은 지난 6월 준비 부족으로 취소했던 규제혁신점검회의에서 은산 분리 완화 문제를 핵심 안건으로 올려 논의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규제혁신 현장 방문은 지난달 의료기기 분야 규제혁신 방안 발표 행사 참석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이지만 문 대통령이 추진하고자 했던 규제혁신 1호 안건은 인터넷 전문은행 은산 분리 규제 완화였던 셈이다. 가장 풀기 어려운 규제부터 혁신해 다른 산업의 규제 혁신 노력을 끌어내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이날 문 대통령은 자동차가 마차보다 빨리 달리지 못하도록 붉은 깃발을 흔들어 속도를 제한한 19세기 말 영국의 ‘붉은 깃발법’을 규제가 산업의 발목을 잡은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문 대통령은 “마차 업자들을 보호하려고 이 법을 만들었는데, 결국 영국이 시작한 자동차 산업은 독일과 미국에 뒤처지고 말았다. 규제 때문이었다”며 과감한 혁신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인터넷 전문은행에 대한 규제 혁신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와 성장동력을 창출하려고 한다. 이날 연설에서도 “혁신기술과 자본을 가진 IT 기업의 인터넷 전문은행 참여는 연구개발(R&D)과 핀테크 등 연관 산업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인터넷 전문은행을 기존 금융기업과 경쟁시켜 금융산업을 혁신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우리 금융산업의 시장구조는 기존의 금융회사를 중심으로 굳어져 왔고, 이미 시장에 진입한 금융회사들은 경쟁과 혁신 없이도 과점적 이익을 누렸다”며 “인터넷 전문은행의 활성화는 금융권 전체의 경쟁과 혁신을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기존 금융기업들에 경종을 울린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금융감독기관은 금융권이 자칫 기득권과 낡은 관행에 사로잡히는 일이 없도록 금융혁신과 경쟁 촉진 노력에 박차를 가해 달라”고도 촉구했다. 정치권에서 논의가 어떻게 전개될지도 관심이다. 당장 여야는 오는 16일부터 열리는 8월 임시국회에서 은산 분리 관련 법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은산 분리 원칙은 지켜져야 하지만 인터넷 은행이 처한 어려움을 외면할 수 없다”며 “인터넷 은행에 한해 은산 분리 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은 은산 분리 규제를 대폭 허물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인터넷 뱅크에 한해 은산 분리 규제를 완화하고 기존 규제는 그대로 놔두는 식으로 간다면 혁신 성장은 어렵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인터넷 전문은행 활성화 정책이 문 대통령의 금산 분리 공약 파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대선 당시 “산업자본의 금융계열사에 대한 의결권 규제 강화 등 금산 분리의 원칙을 준수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은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금산 분리 규정을 엄격하게 해석해 누구든 못 들어가게 만들면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사설] 기무사 개혁안, 국민 요구에는 못 미친다

    국방부 국군기무사령부 개혁위원회가 기무사의 존립 근거인 대통령령과 기무사령부령 등 훈령을 폐지하는 개혁안을 국방부에 보고했다. 기무사의 제도적 장치 폐지는 기무사에 대한 사망 선고나 다름없다. 기무사 인력을 30% 이상 감축하고, 서울을 포함해 광역 시·도 11곳에 설치된 대령급 지휘 기무부대인 ‘60단위 기무부대’ 폐지도 권고했다. 조직은 사령부 형식 유지와 국방부 산하 본부 조직화, 외청 독립 등 3개 안을 모두 보고했다. 조직 존폐의 결정을 국방부와 청와대에 맡긴 것이다. 지금까지 폭로된 기무사의 불법행위와 월권은 상상을 초월한다. 댓글 여론 조작을 통한 정치 개입,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단체 사찰은 확인됐고, 참여정부 때 노무현 대통령과 국방부 장관 사이의 통화도 감청했다는 의혹도 터져 나왔다. 최근 가장 논란이 된 계엄 문건의 성격과 관련해 어제 국방부 특별수사단(특수단)이 마침 수사 경과를 밝혔다. 특수단은 계엄 문건의 제목이 지금까지 알려진 ‘전시계엄 및 하부업무 수행방안’이 아니라 ‘현 시국 관련 대비계획’이라고 밝혔다. 계엄 문건 작성 TF는 인사명령과 예산, 별도 장소 확보 등으로 은밀하고 독립적으로 운영하면서 활동 기록을 삭제한 시도도 밝혀냈다. 이렇다면 자유한국당이 주장하듯 ‘단순 비상대비 문건’이 아닐 가능성도 높아진 것이다. 해체 수준의 대수술 없인 자체 개혁이 불가능하다는 엄중한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 준다. 그러나 기무개혁위가 기무사 존폐에 관한 합의안을 내지 못한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 발표 직전까지 국방부 본부 조직화가 유력하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기존 사령부 유지안까지 3개 안이 전부 올라갔다. 기무개혁위에 참여한 전·현직 기무사 간부들의 조직 논리가 개입된 탓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훈령 폐지가 권고된 마당에 사령부 형식을 유지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기무개혁위는 기무사령관이 대통령 독대 보고도 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기무사는 군 조직이지만 대통령과 독대하는 특권으로 권력을 강화해 왔다. 노무현 정부 때 사라졌다가 이명박 정부 들어 부활했고, 박근혜 정부로 이어졌다. 기무사 대령과 국방장관이 국회에서 낯 뜨거운 설전을 벌인 배경은 기무사의 특권과 무관치 않다. 대통령이 정권을 유지하는 도구로 기무사를 활용하거나 반대로 기무사가 특권을 악용해 무소불위의 권한을 누릴 여지를 아예 잘라 버려야 한다. 청와대와 국방부는 이번 개혁안을 토대로 방첩과 보안의 기본 임무에 충실하고,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새로운 체제를 구축하길 바란다.
  • 기무사, 계엄문건TF 비밀리 운영했다

    조직 명칭 허위로 짓고 PC 포맷도 USB 파일 수백건 삭제… 은폐 의혹 국군기무사령부가 지난해 3월 계엄령 문건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태스크포스(TF)의 명칭을 가장(假裝)하고 사무실을 별도로 두는 등 비밀리에 작업을 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들은 또 이동식 저장장치(USB)에 담긴 수백 건의 파일을 삭제한 것으로 드러나 증거 은폐 의혹도 일고 있다. 당시 기무사의 문건 작성이 떳떳하고 정상적인 동기에서 비롯된 게 아닐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국방부 특별수사단은 2일 ‘수사 경과’ 보도 자료를 통해 계엄령 문건을 작성한 조직의 명칭을 실제 운영 목적과는 다른 ‘미래 방첩업무 발전방안 TF’로 한 뒤 그 이름으로 인사명령을 내고 예산을 책정했다고 밝혔다. 특수단 관계자는 “계엄 문건 작성을 위해서라면 당연히 조직 명칭에도 ‘계엄’이라는 말이 들어가야 하지만 이를 넣지 않은 것은 비밀리에 운영하기 위해서가 아닌지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수단은 망이 분리된 컴퓨터(PC)를 이용해 문건을 작성하고 TF 이후 사용된 전자기기를 포맷한 것도 기무사가 정당하지 못한 활동임을 숨기기 위한 것이었는지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 특수단은 또 언론에 공개된 계엄 문건 보고서의 원래 제목이 ‘전시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방안’이 아닌 ‘현 시국 관련 대비 계획’이라는 점도 확인했다. 이와 함께 특수단은 지난달 16일 기무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USB에서 수백 건의 파일이 삭제된 흔적을 확인하고 이를 최근 복원했다. 이와 관련, 특수단은 계엄령 문건과 관련해 TF에 참여한 기무사 관계자 16명을 포함해 모두 25명을 조사했다. 특수단은 세월호 참사 이후 기무사가 유가족의 사진, 학력, 전화번호 등의 정보를 전방위적으로 수집해 사찰한 정황도 확인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문 대통령, 광화문 호프집 깜짝 방문

    문 대통령, 광화문 호프집 깜짝 방문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한 문재인 대통령이 무더운 여름밤, 시민들과 맥주잔을 기울였다. 문 대통령은 26일 저녁 서울 광화문의 한 호프집을 깜짝 방문했다. 문 대통령이 취임 후 다중시설을 찾아 현안을 가지고 시민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눈 것은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대선 후보 당시 각종 토론회와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되면 퇴근하면서 남대문시장에 들러 시민과 소주 한잔 하며 세상사는 얘기를 나누고 시국도 논의하고 소통하겠다”고 수차례 밝혔다. 이날 자리는 ‘퇴근길 국민과의 대화’라는 명칭으로 오후 7시부터 1시간 동안 진행됐다. 청년과 경력단절여성 등 구직자, 아파트 경비원, 분식점과 편의점 업주 및 도시락 업체 대표를 비롯한 자영업자, 인근 직장인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 등 경제현안과 관련해 구직자와 자영업자·소상공인·중소기업 등 경제주체의 현장 목소리를 듣겠다는 취지”라며 “대통령이 경제·시장 상황에 대한 목소리를 듣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참석 시민들은 당초 최저임금 인상 이슈와 관련한 애로사항을 청취하겠다며 중소벤처기업부와 대화를 나누기 위한 행사라는 취지로 선정됐다고 한다. 청와대는 행사 시작 10분 전 대통령이 직접 참석한다는 사실을 깜짝 공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 시민 중 청년 구직자는 현재 인턴 구직활동 중이고, 경력단절여성은 외국계 회사에 다니다 출산·육아로 퇴사한 지 10년 만에 재취업을 희망하는 시민이다. 10년째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하는 시민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임금이 20만원 가량 올랐지만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까 불안해하고 있고, 중소기업 대표는 서울형 강소기업에도 선정된 바 있는 우수 중소기업 사장이다. 편의점주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아르바이트생 급여를 지급하고 있지만 가맹점의 자구 노력에 앞서 본사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며, 도시락 업체 대표는 근로시간 단축으로 저녁 매출이 급감했다는 애로사항을 전했다. 요식업 운영 시민은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으로 직원 고용 시간을 단축했다며 직원 5인 미만 사업장은 이들 원칙에서 제외할 필요성을 주문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각자 현장에서 느끼는 여러 사연이 있는 분들을 만나기에 생생한 목소리가 여과 없이 전달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사전에 섭외된 이들과의 대화가 끝난 뒤에도 일정 시간 남아서 무작위로 입장하는 일반 직장인 등과도 대화할 예정이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재미있는 원자력] 문화유산 지키는 방사선 기술/박해준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

    [재미있는 원자력] 문화유산 지키는 방사선 기술/박해준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

    한 방송 프로그램에 소개돼 유명해진 크로아티아는 아드리아해 연안에 있는 아름다운 나라다. 고대 도시국가와 로마시대를 거쳐 근대 합스부르크 왕조 지배 시절까지 찬란한 문화유산을 많이 갖고 있다.최근 이 나라 수도 자그레브에서 유럽 문화재 보존 전문가들이 모였다. 유럽 내 문화재 보존을 위한 기술정보를 교류하고 실무를 협의하기 위한 연례 모임이었다. 특별히 한국을 포함한 다른 지역의 연구자들도 초청받았다. 유럽의 문화재라고 하면 거대한 성이나 성당 등 건축물을 떠올리지만 나무, 종이, 직물, 가죽 재질의 문화유산들도 많다. 이 때문에 유럽 연구자들은 벌레나 곰팡이 등에 의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특히 유럽의 많은 문화재들은 방사선 기술로 보존되고 있다. 마치 병원에서 환자에게 엑스선이나 컴퓨터 단층촬영(CT)하듯 문화재에 방사선을 쪼여 벌레나 곰팡이를 제거하고 손상된 내부를 방사선 경화 소재로 보강하는 것이다. 유물 보관 수장고에 훈증 소독제를 사용해 몇 달 동안 문화재 근처에도 못 가는 한국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유럽에서는 1970년대부터 방사선 보존 기술을 개발해 널리 사용해 왔다. 이집트 람세스 3세 미라와 최근 시베리아 동토에서 발견된 아기 매머드는 물론 근대기록영화 필름까지도 방사선 처리로 완벽하게 보존하고 있다. ‘방사선’과 ‘방사성 물질’은 명백히 다르기 때문에 해외에서는 이를 명확히 구분해 사용한다. 일상 생활에서 흔히 사용하는 각종 전자제품의 반도체 부품, 전선, 타이어, 의료기구 등은 방사선 처리해 최종 제품으로 나온다. 하지만 이것들은 방사성 물질이 아니기 때문에 방사선이 나오지 않는다. 회의 종료 무렵 유럽지역 문화재의 표준 매뉴얼 가이드라인을 만들자는 의제가 나왔다. 문화유산은 인류 전체 자산이므로 국적을 떠나 힘을 합쳐 보존해야 한다는 생각에 참가자들은 향후 계획을 논의하고 한국의 동참도 요청했다. 과학기술 선도국으로 인정받은 것이 기쁘기도 했지만 이 분야에서 우리 현실은 아직 많은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우리도 방사선을 이용한 문화재 보존처리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인류 문화유산을 지키기 위한 최전선에 동참해야 하지 않을까.
  • [열린세상] 약소국의 외교란 ‘유리 공을 가지고 노는 일’/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

    [열린세상] 약소국의 외교란 ‘유리 공을 가지고 노는 일’/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

    1453년 비잔틴 멸망 이후 베네치아는 강력한 적 오스만튀르크의 위협에 정면으로 노출됐다. 인구 10만명 남짓한 도시국가인 베테치아와 달리 오스만튀르크는 1000만명이 넘는 인구와 전원 노예병으로 이뤄진 예니체리 군단 등 강대한 군사력을 지녔기에 베네치아는 육상 전투에서는 연전연패할 수밖에 없었다.물론 해전에서는 판세가 달랐다. 1416년의 갈리폴리 전투, 그리고 1571년의 레판토 해전에서 베네치아는 오스만튀르크 제국의 해군을 연이어 쳐부수며, 약간 유리한 위치에서 평화를 회복할 수 있었다. 해전 승리에도 베네치아가 ‘약간 유리한’ 정도의 협상에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는 상업국가였기 때문이다. 즉 전쟁을 오래 할수록 국가의 재정은 말라 버리며 상거래 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반면 오스만튀르크 제국은 그리스, 헝가리, 이집트와 소아시아로 이어지는 거대한 영토를 지배하고 있기에 베네치아와의 전쟁은 큰 부담이 아니었다. 따라서 오스만튀르크 제국의 수도 비잔티움에 보내는 대사에게는 항상 신중한 대처가 당부됐다. 최근 흥미롭게 읽은 책 ‘부의 도시 베네치아’에서는 튀르크와의 외교 협상을 ‘유리 공을 갖고 노는 것’에 비유한다. “상대방이 유리 공을 세게 던지면 같이 세게 던져 주거나 땅에 떨어뜨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이렇게 하든 저렇게 하든 유리 공은 산산조각이 날 것이기 때문이다.” 이 비유는 한국인의 가슴을 울리는 뒷맛이 있다. 2016년 말 한국에 사드(THAAD) 배치가 이뤄진 이후 한국으로 오던 중국 관광객은 820만명에서 400만명 아래로 줄어들어 한국 내수 경기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했다. 2017년 현대경제연구원이 발간한 ‘사드 갈등 장기화에 따른 국내 관광산업 손실 규모 추정’에 따르면 총 40만명의 취업 손실이 발생했고 직접적인 경제적 피해만 한 해에 156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2017년의 환율로 환산해 보면 대략 17조 7000억원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돈이다. 2017년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1730조원이라는 것을 가만하면 대략 GDP의 1%에 이르는 손실이 발생한 셈이다. 특히 이런 직접적인 손실뿐만 아니라, 중국 관광객이 한국에 돈을 쓰면서 발생하는 이른바 ‘후방효과’까지 감안하면 GDP의 2% 가까운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2017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내수경기의 침체, 그리고 고용부진 현상이 어디서 촉발됐는지를 정확하게 구분할 방법은 없다. 어떤 이들은 건설 경기가 위축된 것에서 원인을 찾으며, 또 다른 쪽에서는 조선 경기가 심각한 부진의 늪에 빠지면서 동남해안 산업 단지가 얼어붙은 것이 더 큰 요인이라고 주장한다. 필자 역시 이상의 요인과 ‘중국 관광객’ 문제 중 어떤 게 더 큰 영향을 미쳤는지 구분할 능력은 없다. 다만 중국 관광객이 1000만명을 돌파한 다음에도 이렇게 내수경기가 얼어붙고 고용이 부진하지는 않았으리라 생각할 뿐이다. 다시 베네치아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수천 명의 인력을 소모한 후 오스만튀르크와 평화 협정을 체결하자 로마 교황청의 강경파들은 베네치아를 파문하겠다고 을러댔다. 이에 교황청에 파견된 베네치아 대사는 다음과 같이 호소한다. “로마에서 제기된 비난은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저희는 항상 의무를 다했습니다. 1416년 가리폴리의 승전을 기억하십시오. 당시 튀르크 함대는 거의 전멸했습니다. (중략) 1444년에서 1445년 사이에 배를 무장시키고 겨울 내내 작전 상태에 돌입했습니다만, 교황님은 약속했던 것은 지키지 않았습니다. 비방자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마시고, 튀르크가 압박을 가하고 있음을 숙고하셔야 합니다.” 중국과 미국이라는 양대 강대국에 끼인 한국의 신세와 너무나 비슷하다. 2016년 사드 배치 이후 한국이 얻은 것은 어떤 게 있을까? 미국의 신뢰? 그런데 왜 지금 무역전쟁의 파고 속에서 한국산 제품들이 자꾸 ‘보복 관세’의 대상으로 거론되는 걸까? 약소국의, 그것도 무역에 의존해 살아가는 나라의 외교에 대해 베네치아 공화국의 대사가 남긴 이야기를 다시 한번 곱씹어 볼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 전두환 주도 ‘5·17 계엄 전국확대’와 매우 흡사

    전두환 주도 ‘5·17 계엄 전국확대’와 매우 흡사

    2017년 3월 탄핵 국면 당시 박근혜 정부 국군기무사령부가 작성한 ‘계엄령 검토 문건’은 1980년 5월 17일 당시 전두환 보안사령관이 주도했던 비상계엄 전국 확대와 여러모로 매우 흡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무사가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평화적으로 진행됐던 촛불집회에 대응하기 위해 군부정권 시절의 무자비한 방식을 참고했다는 의혹이 짙어지는 대목이다. 계엄령 검토 문건은 기무사가, 1980년 계엄령 전국 확대는 보안사가 주도했는데 기무사의 전신이 바로 보안사다. 우선 서열 1위인 합참의장을 배제하고 서열 2위 육군참모총장을 계엄사령관으로 한 것부터 똑같다. 군 지휘체계를 무너뜨리고 육군사관학교 출신들이 주도권을 쥐려 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전두환 보안사령관이 이끈 신군부 세력도 1979년 12·12 군사쿠데타를 일으켜 정승화 육군참모총장을 끌어내리고 통제 가능한 이희성 육군 대장을 육군참모총장 겸 계엄사령관으로 임명했다. 자신은 중앙정보부장(현 국가정보원장) 서리를 겸임했다. 불법적 계엄과 내란을 감시해야 할 정보기관은 당시에도 2017년에도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박근혜 정부 기무사는 국가정보원에 대해서도 대통령이 국정원장에게 계엄사령관의 지휘·통제를 따르도록 지시하게 하고, 국정원 2차장이 계엄사령관을 보좌하도록 계획을 세웠다. 국회와 언론 통제 계획까지 유사하다. 청와대가 지난 20일 공개한 ‘전시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방안´의 ‘대비계획 세부자료’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기각을 가정해 계엄 선포와 동시에 언론에 대한 사전 검열과 보도 통제, 국회 통제 방법까지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여소야대 국회에서 어떻게 하면 계엄 해제 국회 의결을 막을지에 대한 방안도 담았다. 당시 기무사가 생각한 방안은 의결정족수 미달이다. 당정 협의를 해 당시 여당인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국회 의결에 참여하지 않도록 하고, 계엄령을 위반하는 국회의원들을 무더기로 사법처리해 계엄령 해제를 막을 방법을 마련했다. 계엄사가 먼저 집회·시위 금지 및 반정부 금지활동 포고령을 선포하고 위반 시에 구속수사 등 엄정처리 방안을 발표한다는 치밀한 계획도 세웠다. 계엄 시행 중 현행범이 아닌 국회의원은 체포할 수 없도록 한 계엄법 제13조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조항’을 피해 가려 한 것으로 보인다. 1980년 비상계엄 때도 이와 유사한 방법으로 국회에 대한 강압적 통제가 이뤄졌다. 비상계엄 전국 확대를 선포한 5월 17일 국무회의장 주변에 장갑차 등으로 무장한 병력 600여명을 투입해 위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비상계엄 확대 선포안을 통과시켰다. 또 다음날 국회가 계엄 해제를 위해 임시국회를 소집하려 하자 장갑차를 동원해 막고, 10월 26일 제10대 국회가 해산할 때까지 기능을 정지시켰다. 10대 국회 해산 이후에는 아예 국민의 대표기관이 아닌 국가보위입법회의가 입법 기능을 대신하게 했다. 언론 통제 방법도 유사하다. 청와대가 공개한 문건에는 계엄사 보도검열단 9개반을 편성해 신문 가판, 방송·통신 원고, 간행물 견본, 영상제작품 원본을 제출받아 검열한다는 계획이 담겼다. 22개 방송, 26개 신문사, 8개 통신사와 인터넷 언론에 요원을 편성해 보도를 통제하고 인터넷 포털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유언비어 유포를 통제하는 등의 방안이 담겼다. 모두 전두환 신군부 계엄 때 행해졌던 일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언론사별로 구체적으로 몇 명이 가는지까지 다 나와 있다”고 밝혔다. 신군부는 1980년 당시 더 나아가 언론인 해직, 언론기관 통폐합을 자행했다. 박근혜 정부 기무사는 이와 함께 국회와 정부청사 등 주요 시설 494곳과 집회 예상지역인 광화문과 여의도에 기계화사단, 기갑여단, 특전사 등 전투부대를 배치할 계획도 세웠다. 전국 비상계엄 선포 건의, 비상계엄 선포문, 담화문, 포고문까지 사전에 작성했으며 1979년 10·26, 1980년 계엄령의 내용도 계엄령 검토 문건에 담았던 점을 볼 때 기무사는 당시 계엄 사례를 참고해 이 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역사의 시계를 37년 전 군사정권 시절로 되돌리려는 시도였던 셈이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약소국의 외교란 유리 공을 가지고 노는 일과 비슷하다

    약소국의 외교란 유리 공을 가지고 노는 일과 비슷하다

    1453년 비잔틴 멸망 이후 베네치아는 강력한 적, 오스만 투르크의 위협에 정면으로 노출되었다. 인구 10만 명 남짓한 도시국가인 베테치아와 달리, 오스만 투르크는 1000만 명이 넘는 인구와 전원 노예병으로 이뤄진 예니체리 군단 등 강대한 군사력을 지녔기에 베네치아는 육상 전투에서는 연전연패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스 남부의 네그로폰테, 그리고 동 지중해의 요새 키프로스를 오랜 공방전 끝에 잃어버리면서 ‘동 지중해이 여왕’이라는 예전의 명성은 이제 자취를 찾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물론 해전에서는 판세가 달랐다. 1416년의 갈리폴리 전투, 그리고 1571년의 레판토 해전에서 베네치아는 오스만 투르크 제국의 해군을 연이어 쳐부수며, 약간 유리한 위치에서 평화를 회복할 수 있었다. 해전에서 승리를 거두었음에도 불구하고 ‘약간 유리한’ 정도의 협상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베네치아가 상업국가였기 때문이다. 즉, 전쟁을 오래 할수록 국가의 재정은 말라버리며 상거래 활동이 위축될 수 밖에 없다. 반면 오스만 투르크 제국의 입장은 전혀 달랐다. 그리스로부터 헝가리, 그리고 이집트와 소아시아로 이어지는 거대한 영토를 지배하고 있기에 베네치아와의 전쟁은 큰 부담이 아니었다. 더 나아가 메메드 2세와 술레이만 1세 등 한 왕조에 한 번도 나오기 힘든 위대한 황제가 연이어 등장하며 위대한 군사적 위업을 달성했기에, 베네치아는 협상에서 열위에 처할 수 밖에 없었다. 따라서 오스만 투르크 제국의 수도, 비잔티움에 보내는 대사에게는 항상 신중한 대처가 당부되었다. 최근 흥미롭게 읽은 책, ‘부의 도시 베네치아’에서는 투르크와의 외교 협상을 ‘유리 공을 갖고 노는 것’에 비유한다. “상대방이 유리 공을 세게 던지면, 같이 세게 던져주거나 땅에 떨어뜨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이렇게 하든 저렇게 하든 유리 공은 산산조각이 날 것이기 때문이다” 이 비유는 한국인의 가슴을 울리는 뒷맛이 있다. 지난 2016년 말 한국에 사드(THAAD) 배치가 이뤄진 이후, 한국으로 오던 중국 관광객은 820만 명에서 400만 명 아래로 줄어들어 한국 내수경기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했다. 2017년 현대 경제연구원이 발간한 ‘사드 갈등 장기화에 따른 국내 관광산업 손실규모 추정’에 따르면, 총 40만 명의 취업 손실이 발생했고 직접적인 경제적 피해만 한 해에 156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156억 달러를 2017년의 환율로 환산해보면, 대략 17조 7000억원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돈이다. 2017년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1,730조원이라는 것을 가만하면 대략 GDP의 1%에 이르는 손실이 발생한 셈이다. 특히 이런 직접적인 손실뿐만 아니라, 중국 관광객이 한국에 돈을 쓰면서 발생하는 이른바 ‘후방효과’까지 감안하면 GDP의 2% 가까운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2017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내수경기의 침체, 그리고 고용부진 현상이 어디서 촉발되었는지는 정확하게 구분할 방법은 없다. 어떤 이들은 건설경기가 위축된 것에서 원인을 찾으며, 또 다른 쪽에서는 조선경기가 심각한 부진의 늪에 빠지면서 동남해안산업 단지가 얼어붙은 것이 더 큰 요인이라고 주장한다. 필자 역시 이상의 요인과 ‘중국 관광객’ 문제 중 어떤 게 더 큰 영향을 미쳤는지 구분할 능력은 없다. 그저 중국 관광객이 2017년에도 증가세를 유지해, 예를 들어 1000만 명을 돌파한 다음에도 그렇게 내수경기가 얼어붙고 고용이 부진하지는 않았으리라 생각할 뿐이다. 다시 베네치아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수천 명의 인력을 소모한 후 오스만 투르크와 평화 협정을 체결하자, 로마 교황청의 강경파들은 베네치아를 파문하겠다고 을러댔다. 이에 교황청에 파견된 베네치아 대사는 다음과 같이 호소한다. ‘부의 도시 베네치아’ 443~444쪽이다. “로마에서 제기된 비난은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저희는 항상 의무를 다했습니다. 1416년 가리폴리의 승전을 기억하십시오. 당시 투르크 함대는 거의 전멸했습니다. 다른 기독교 국가들은 박수만 쳤고, 베네치아의 간곡한 권유에는 전혀 응답하지 않았습니다. (중략) 1444년에서 1445년 사이에 배를 무장시키고 겨울 내내 작전 상태에 돌입했습니다만, 교황님은 약속했던 것은 지키지 않았습니다. 교황님은 비방자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마시고, 투르크가 베네치아의 모든 영지에 압박을 가하고 있음을 숙고하셔야 합니다. 중국과 미국이라는 양대 강대국에 끼인 한국의 신세와 너무나 비슷하다. 2016년 사드 배치 이후 한국이 얻은 것은 어떤 게 있을까? 미국의 신뢰? 그런데 왜 지금 무역전쟁의 파고 속에서 한국산 제품들이 자꾸 ‘보복 관세’의 대상으로 거론되는 걸까? 약소국의, 그것도 무역에 의존해 살아가는 나라의 외교는 유리 공을 가지고 노는 것도 다를 바 없다는 베네치아 공화국의 대사가 남긴 이야기를 다시 한번 곱씹어 볼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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