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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민·기업·시민단체 함께한 고양 탄소 감축… 글로벌 기후변화 위기 대응 청사진 내놓다

    시민·기업·시민단체 함께한 고양 탄소 감축… 글로벌 기후변화 위기 대응 청사진 내놓다

    “탄소 중립은 대부분 국가 차원에서 이뤄지는 ‘정치적 아젠다’ 입니다. 그러나 고양시가 모범사례를 제시하면서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개막식 기조연설을 하게 된 것이죠. 점점 더 무섭게 다가오는 기후위기에 맞서 보다 과감한 투자로 지속가능한 탄소중립도시를 만들겠습니다.”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고 있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에 초청받아 도시세션에서 ‘도시를 위한 기후혁신 프레임과 시스템 전환’이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돌아온 이재준 경기 고양시장(기후위기대응·에너지전환 지방정부협의회 회장)의 소감이다. 이 시장은 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세계 197개국이 참가한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장은 최근 급격히 나타나는 기후변화에 따라 회의장 안팎에 긴장감이 감돌았다”고 전했다. 개막식에서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가 ‘기후변화 지구종말 시계는 자정 1분 전’이라고 비유했듯이 탄소 감축을 통한 기후위기 대응은 단 1초라도 더 이상 지체할 여유가 없다. 하지만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이해 관계가 얽히면서 총회 전망은 어두운 상태였다. 미국이 협약에 재가입한 것은 다행이지만, 회의장 주변으로는 10만여명의 환경단체 회원들이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 시장이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 초청받아 개막식 기조연설을 하게 된 것은 고양시가 세계 각국 도시 중 탄소절감과 관련해 가장 많은 정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었다. ‘탄소절감을 위해 대도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의문에 고양시가 적절한 해답을 제시해주고 있는 셈이다. 이 시장은 기조연설에서 탄소 감축을 위한 각국 대도시들의 참여를 촉구하면서 고양시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이 살고 있는 도시는 온실가스 배출량의 무려 75%를 쏟아내는 기후변화의 주범”이라면서 “거대도시가 기술개발이나 탄소거래 등으로 책임을 모면하려 한다면 기후불평등이 생기는 또 다른 원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존처럼 산업계만이 아닌 시민의 노력이 필요하다. 고양시는 이를 달성하기 위해 도시가 할 역할을 바로 정하고, 시민의 동참을 이끌어 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시장은 세계 각국 도시의 시장 등이 참석한 ‘도시세션’에서는 탄소감축을 위한 고양시의 정책 성과와 비전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고양시는 5개의 뉴딜사업과 국가 규모의 뉴타운사업이 예정돼 있는 인구 109만명의 전국 8대 도시”로 소개하면서 다른 기초단체 보다 2년 이상 앞서 수립한 온실가스 감축계획과 기후변화대응조례 제정 사실을 전했다. 이어 “2021년 상반기 5만 4585t의 온실가스 감축 성과를 이뤄냈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온실가스 감축은 전 영역 모두가 참여해야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고양시는 시민과 기업, 시민단체와 함께 탄소중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시민인식 전환을 위해 ‘기후환경학교’를 개설해 주말마다 누구나 온·오프라인으로 전문가 강의를 듣고 논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지난해에는 전국 최초로 고양지역 242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탄소중립 시민실천연대가 구성됐다. 이 시장은 고양시 정책의 또 다른 특징으로 “자연자원을 활용하고 더욱 확대해 온실가스 흡수정책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고양시는 전체 시 면적의 31.5%가 임야로 덮혀 있고, 도시구역의 77%가 녹지다. 개발행위허가 때 임야 훼손을 최대한 억제하고 도시개발사업 때는 녹지 의무확보 비율을 최대한 높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연간 7490t의 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 장항습지도 있다. 지난 5월 람사르습지로 등록해 도심 속 대규모 습지로 인정받고 있다. 국내 최초로 ‘고양나무권리선언문’도 선포했다. 나무의 권리를 보호하고 나무와 사람이 공존하는 녹색도시를 조성하겠다는 다짐이다. 이 시장은 “탄소절감을 통한 기후위기대응은 한 국가, 한 도시만의 노력으로 달성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고양시의 앞선 탄소절감 노력을 세계 각 도시들이 더 적극 공유할 수 있도록 2028년 총회를 고양시로 유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역할 커진 김혜경씨 ‘독자 캠페인’ 나설 듯

    역할 커진 김혜경씨 ‘독자 캠페인’ 나설 듯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중앙선거대책위원회가 비서실 배우자실장에 초선 현역 이해식 의원을 배치하면서 이 후보의 부인 김혜경(55)씨의 대선 역할이 주목된다. ●선대위 배우자실장에 초선 이해식 의원 배우자실장인 이 의원은 8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이재명 후보를 보완하고 후보가 못 가는 일정을 대신해 후보 배우자로서의 이미지를 알리고 득표에 도움이 되는 전략적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대위 내부에서는 배우자 김씨의 일정에 후보 일정과 유사한 정책 캠페인을 소화하는 구상도 나온다. 이 의원은 “당내 경선 때도 김씨가 호남에 가서 살다시피 하며 활발히 활동했다”며 “본선에선 비공개로만 다닐 수 없기 때문에 언론 노출을 감안해 배우자실의현장 공보 인력의 보강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후보 배우자를 현장 수행할 수 있는 여성 현장 대변인 자리도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번 주 내 배우자 독자 일정을 통해 여성·청년 등 정책 현장을 방문하거나 ‘메타버스’ 플랫폼 등을 통해 이 후보와 ‘조인트’로 일정을 공유하는 방안 등도 검토하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4일 선대위 2차 인선에서 배우자실장직을 신설하면서 후보 배우자의 선거 역할이 커질 수 있음을 예고했다. 2017년 대선 당시 김정숙 여사를 보좌했던 비서실 일정2팀을 ‘실’로 격상하고 현역 의원을 배치했다. ●김씨 현장소통 탁월… 이번 주 공식 일정 이 의원은 3선 강동구청장과 서울시구청장협의회장 등을 역임하고 이해찬 대표 시절 당 대변인을 수행한 핵심 인사다. 이 후보의 부인 김씨는 성남시장·경기지사 선거와 지난 대선에서 다양한 선거 캠페인을 경험한 만큼 적극적 역할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김씨가 탁월한 현장소통 능력을 갖췄다”며 “후보 일정을 대신하는 게 아니라 과거 미셸 오바마처럼 의미 있는 독자 캠페인을 할 수도 있다”고 기대했다. 이에 따라 기후변화와 아동 등 생활 밀착 이슈 일정과 피아노 전공을 활용할 수 있는 문화예술 일정도 예상된다.
  • 민주당 구청장들 “900억 예산 삭감한 서울시 민주주의 후퇴 우려” 비판

    민주당 구청장들 “900억 예산 삭감한 서울시 민주주의 후퇴 우려” 비판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민주당 소속 24개 구의 구청장들이 내년도 주민자치 관련 예산 900억 원을 삭감한 오세훈 서울시장의 예산안에 대해 “서울시가 일방적인 예산 편성으로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자치구의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고 4일 비판했다. 서울시구청장협의회는 이날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공동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입장문에서 “서울시가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노인 및 장애인 복지·임산부 지원·도시재생·민관협치 등의 분야에서 전방위적으로 예산을 삭감하고, 자치구 예산 분담 비율을 일방적으로 상향하려 한다”며 “서울시의 민주주의 후퇴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날 입장문은 서초구를 제외한 서울시 24개 자치구 구청장 공동 명의로 발표됐다. 기자회견에는 이성 협의회장(구로구청장), 박성수 사무총장(송파구청장)을 비롯해 모두 12명의 자치구 구청장들이 참석했다. 협의회에 따르면 삭감된 예산의 절반은 복지, 나머지 절반은 시민참여와 관련한 예산들이다. 특히 마을활동가 지원 사업 등 시민참여 예산이 70% 이상 삭감됐다고 협의회 측은 전했다. 예산 삭감은 자치구에 지원하는 보조금 비율을 낮추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성 협의회장(구로구청장)은 “애초 자치구 예산 2200억원이 삭감됐으나 예산 조정 과정에서 1천300억원 정도가 복구됐다”며 “복구된 예산 상당수가 복지 분야이고, 시민참여 예산 삭감은 그대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성 협의회장은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와 복지관 운영 같은 필수적인 복지 사업도 삭감 대상이 됐다”며 “복지 분야는 자치구가 더 부담하면 되지만 시민참여 예산 삭감은 시정 철학이 잘못된 것이라 더는 침묵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의 시대착오적인 결정에 맞서 참여 민주주의 정신과 협치의 정신을 지켜나갈 것”이라며 “서울시는 이제라도 상생과 협력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민간 위탁·보조금 사업에 대한 감사 결과를 11월 중순부터 발표할 계획이다.
  • [길섶에서] 단톡방의 노화/임창용 논설위원

    징~징. 머리맡 스마트폰의 진동에 잠을 깬다. ‘아직 6시도 안 됐는데 누구지 대체’. 약간의 짜증과 함께 투덜대지만 이미 누군지 짐작이 간다. 은퇴한 모 선배가 올리는 오늘의 첫 번째 단톡방 메시지일 것이다. 아마 늦가을 정취를 담은 음원이나 시구일 터. 시골 친구들 단톡방이 먼저 열리기도 한다. 새벽 산책이 취미인 친구가 맨 먼저 사진을 찍어 올린다. 일찍 잠을 깬 새나 먹이를 문 다람쥐 등 동식물 사진이 대부분이다. 주변에 은퇴한 지인들이 많아지면서 단톡방도 나이를 먹는 느낌이다. 멤버들이 잠이 줄어 일찍 깨니 단톡방도 따라 일찍 일어난다. 공유하는 콘텐츠 내용은 대개 자연친화적이거나 정적이다. 젊을 땐 별로 관심 두지 않았던 것들이다. 나이 들어 배움의 갈망이 커졌는지 교화적 내용도 많다. 반면에 은퇴 전 한창 일할 때 공유하던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내용은 드물다. 구체적인 정보도 있긴 한데 대개 건강에 관한 것들이다. 긍정적으로 해석하면 현실적 욕심을 내려놓고 자연을 벗하는 삶을 누리자는 것이겠다. 한데 이런 정보에 반복 노출되면 왠지 활력이 떨어지는 느낌이 든다. 건강팁도 너무 자주 접하니 외려 더 허약해지는 것 같다. 단톡방이 좀 젊어지면 좋겠다.
  • ‘나는 자연인이다’ 윤택이 최초로 공개하는 가장 충격적인 순간은?

    ‘나는 자연인이다’ 윤택이 최초로 공개하는 가장 충격적인 순간은?

    “농담으로 10년 더 하면 마지막 회는 ‘자연인 윤택’을 다른 사람이 찾아가게 될 거 같다는 얘기들을 해요. 저도 자연인이 좋고 지금도 많이 연습하고 있어요. 늘 그분들께 배운 노하우를 메모하고 사진도 찍어놓으며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죠.”  2003년 SBS 7기 공채 개그맨 출신으로 데뷔 초 <웃찾사>의 전성기를 대표하는 개그맨으로 활동하며 유행어 ‘좋아좋아~’를 남긴 윤택(49)씨. 오래갈 것 같았던 그의 인기도 까다로운 대중의 입맛을 늘 채워줄 수 없었다. 그렇게 조금씩 인지도가 떨어져 갔다. 하지만 장안의 화제가 된 ‘나는 자연인이다’란 프로그램을 통해 부활했다.  “시청률이 한 해 1%씩 올라 방송 5년 만에 최고 시청률 7%를 넘었죠. 길에 나가면 30~40대 연령층 분들께서 저를 보는 다정한 눈빛은 물론 사랑스런 말 한마디가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어요. 인기를 실감하고 있죠. 다 잊힐 뻔했던 윤택이란 사람에게요.” 비위가 강한 편이 아니라 자연인 분들께서 주시는 ‘자연 음식’엔 아직도 힘들다고 말하는 그. “한 자연인께서 맨발에 테이블 위에서 음식을 조리하고 있는 중이었어요. 그분께서 발가락에 손가락을 깍지 낀 채 습관적으로 발마사지를 하다가 ‘동생 이거 한 번 먹어봐’라며 음식을 주시는 데, 그 모습을 다 보고 있던 상황에서 받아먹기가 참 힘들더라고요.” 제2의 전성기를 맞아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방송활동을 하고 있는 그를 경기도 하남시에 위치한 캠핑카 작업장에서 만났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Q) 성우를 꿈꿨던 매력적인 저음의 소유자 목소리 좋단 말은 어렸을 때부터 많이 들었다. 개그맨 시험 보기 전에 KBS, 투니버스 성우시험에 응시했지만 탈락했다. 종편 프로그램 ‘나는 자연인이다’ 10년 차 진행 중인데 자연 속에 사시는 분들을 직접 인터뷰하고 간접 경험을 하다 보니 올여름 MBN ‘보이스트롯’에서 뭔가 자연의 느낌을 시청자께 드리고 싶은 마음에 맨발로 무대에 서서 故 최희준 선생님의 ‘하숙생’을 저음으로 불렀다. 사실 기대를 했었는데 너무 저음으로 갔던 거 같다. 하품 창법이란 말도 들었고 결국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Q) 오프로드 주행과 캠핑 마니아 어렸을 때 집 뒷산에서 많이 놀았다. 말도 안 되는 트리하우스 지으려고 나무에 올라가기도 했고 양봉장 근처에 갔다가 벌에 머리통을 30여방 쏘여보기도 했다. 20대 후반엔 백팩을 메고 전국 여행을 즐겼고 그런 경험들이 쌓여 30대 후반부터 캠핑에 빠져들게 된 거 같다. 우리나라에 캠핑 열풍이 불 때 이미 전 준비가 돼 있는 몸이었다. 지금은 방송일 외에 캠핑과 관련된 다른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Q) 캠핑의 가장 큰 매력 자연과 소통할 수 있는 점이 가장 매력적인 거 같다. 요즘엔 캠핑장이 잘 발달돼 있어 캠핑을 쉽게 접할 수 있다. 프러포즈도 지금의 아내를 금요일 퇴근길에 ‘납치’해서 양평 메타세쿼이아 나무숲 속 캠핑장에서 했다. 당시 일몰을 배경으로 사전에 준비한 목걸이가 프러포즈 성공에 한몫 한 셈이죠. (Q) 진행자로 ‘발탁’된 사연 제가 캠핑 마니아란 소식을 접하신 당시 MBN부장께서 권유하셔서 하게 됐다. 첫 촬영 때 강원도에 엄청난 태풍이 불어 하천이 범람하고 소나무가 바람에 부러지는 소리도 들었다. 꿈틀거리는 말벌 애벌레를 프라이팬에 구워 제 입에 넣어줬던 기억 등 절대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다.  (Q) 중간에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들  아들이 태어난 2012년부터 이 프로그램 진행을 했다. 아이가 준 큰 선물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육아를 맡은 아내에게 미안했고 아이를 돌보고 싶은 마음도 컸다. 당시 다른 종편방송사 프로그램도 겸하고 있어 월, 화 촬영 갔다 늦게 들어오고 다음날 새벽 4시에 나가 수, 목, 금 촬영하고 밤늦게 들어왔다. 이런 일을 격주로 하다 보니 가장의 역할을 하고 있었지만 가정에 너무 소홀한 마음에 늘 미안했다. 또한 산속 여름의 뜨거움과 겨울의 한파도 힘들었다. 그러면서 이걸 계속해야 하느냐 마느냐 고민도 했다. 전기도 안 들어오는 산속 깊은 곳에 촬영장비와 3일 치 배터리 등을 싣고 자연인 집으로 2시간 동안 힘들게 걸어간 적도 있다. 하지만 점점 자연이 저에게 위로를 주고 자연을 알아 가면 알아갈수록 좋았던 게 자연이어서 지금은 너무 즐겁게 촬영하고 있다. 또한 한 회사에 속한 피디, 오디오 감독, 카메라 감독 등 모든 스태프 등과 10년 동안 함께 촬영하고 있어 가족처럼 굉장히 끈끈하다.(Q) 만남이 있으면 아쉬운 헤어짐도 10년 동안 진행하면서 250명의 자연인 분들을 만난 거 같다. 호칭도 아버님으로 시작해서 좀 익숙해지면 아버지라고 했다가 지금은 거의 다 ‘형님’으로 부른다. 제가 프로그램을 처음 시작할 때가 40살이었는데 지금은 50세가 되니 실제적으로 그분들과의 나이차가 많지 않아 호칭에 변화가 온 거 같다. 여성 자연인 분들껜 주로 누님, 어머님으로 불렀다. 3일을 같이 보내면 처음 서먹서먹한 감정들이 점점 행복한 시간으로 바뀐다. 나름 개그맨이라 농담도 하면서 분위기를 바꿔 나간 덕도 있는 거 같다. 하지만 3일이 지나면 여지없이 헤어짐이 찾아온다. 짧은 시간이지만 나름의 정도 들었을 텐데 많은 스태프들이 왔다가 휙 떠나버리면 자연인의 입장에선 얼마나 공허할까 하는 생각도 자주 들었다. 헤어질 때 옷도 벗어주고 혼자서 운 적도 많았다. (Q) 여성 자연인 분들과의 만남 자연인 분들을 현장에서 처음 뵙게 되기 때문에 여성인지, 남성인지 알 수 없다. 제작진들이 저를 놀라게 하려고 철저히 숨기기 때문이다. 근데 여성 자연인 분들을 만나면 정말 놀랍다. 저도 모르게 ‘여성 자연인이시네요’란 말이 튀어나온다. 자연 속에 산다는 게 정말 녹록지 않은데 여성 자연인 분들을 만나면 어떠한 사연으로 이곳에 산으로 들어오게 했을까 하는 궁금증이 더욱 많이 든다. 물론 음식을 만드시는 손놀림은 남성들보다 월등하다. 손놀림도 빠르고 숙련된 가정주부의 모습을 보는 거 같다. 손수 아들, 딸, 조카 같은 스태프들에게 음식도 해주신다. 음식 맛도 훌륭하다. (Q) 산속 깊은 곳을 택한 다양한 사연들 정말 다양한 사연들이 있다. 사기를 당해서, 사업부도, 사회 부적응, 친구 배신, 가정불화 등으로 들어오시는 분들도 있고 불치병, 난치병 등 몸이 아파서 들어오시는 분들도 정말 많다. 물론 어렸을 때부터 순수하게 자연을 동경해서 들어온 분들도 계신다. 지금은 오히려 자연 자체가 좋아서 들어온 분들도 많은 거 같다. 그분들의 삶을 짧게나마 들어보면 모두 다 아픈 사연을 가지고 있다.(Q) 기억에 남는 자연인들 자식을 먼저 보낸 분이 계셨다. 저도 아이를 키우는 아버지의 입장에서 상상조차 하고 싶지 않지만 ‘자식을 먼저 보낸 슬픔’ 이 얼마나 괴롭고 슬픈 일이란 걸 느끼게 해 줬던 거 같다. 그때가 가장 슬펐던 거 같다. 또 한 분은 모든 걸 인생을 끝마치려고 산에 들어오신 분이었다. 실제로 나무에 줄까지 매달고 실천에 옮기려고 했다. 근데 마지막 순간에 노을이 지는 산을 바라보면서 너무 아름다워서 내일 죽자고 생각하고 정 말 아무것도 없는 산속에서 하루를 보냈다고 한다. 그분께서 다음날 깨보니 새벽공기, 새들의 지저귐, 풀벌레소리와 동트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조금만 더 있다가 죽자’고 맘을 먹다 결국, 새로운 산속 인생을 설계한 분도 기억에 남는다. (Q) 프로그램 진행자로서 보람 고흥에 사는 자연인 분 여식을 우연히 길에서 만난 적이 있다. 저를 알아보시고 자연인의 딸이라고 하면서 작년에 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고 했다. 소식을 몰라 죄송하다고 했더니 그분께서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윤택씨 얘기 많이 하고 돌아가셨다’며 ‘자식들의 입장에서 아버지에게 기쁨을 주신 윤택씨께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하셨다. 너무 감동스러웠다. 저란 사람이 별거 아닐 수 있지만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큰 힘이 될 수 있겠다, 라는 생각에 기뻤다. (Q) ‘자연인들이 왜 이렇게 많아요’란 질문 그런 질문 정말 많이 들었다. 10년 동안 진행할 만큼 자연인 분들이 그렇게 많이 있는지라고. 물론 은퇴하시고 나서 들어오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프로그램을 보면서 자연인이 되는 분들이 점점 생겨나서 줄지 않고 있는 거 같다고 대답한다. 한 번은 자연인께 산속에 오신지 몇 년째라고 물어봤을 때, 3년 됐다고 하시면 우리끼리 ‘아, 자연인 2세대 시구나’라고 웃으면서 얘기한다. (Q)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약초 지식수준은 많이 부끄럽지만 일반인들보다 조금 낫지 않을까. 10년 동안 자연인 분들과 함께 하다 보니 대충 보면 안다. 기본적인 약초, 오가피, 도라지, 더덕, 산삼 이런 것들은 조금씩 구분이 가능하다. 버섯은 제대로 알면 약초가 될 수 있지만 대충 알 거 같다고 먹으면 절대 안 된다라고 늘 말한다.(Q) 뱀, 멧돼지 등과 마주친 적 꽤 많다. 한 번은 나무 넝쿨을 스태프들과 지나다가 발이 빠져 여러 명이 넘어지는 상황이 연출됐다. 그 모습이 너무 웃겨서 깔깔 웃는데 그 넝쿨에 뱀이 똬리를 뜨고 위협하고 있다는 걸 알고 엄청 식은땀을 흘린 적도 있고 대낮인데도 개울 건너 두 마리의 큰 멧돼지가 먹이를 찾아 어슬렁거리는 모습을 마주 대한 적 있다. 그밖에 나뭇가지가 부러지고 바위에서 미끄러져 다친 경우도 있고 가시에 찔리거나 벌에 쏘이는 위험 요소들도 굉장히 많았다. (Q) 자연인 분들이 요리해 주신 ‘곤란한(?) 음식’들 꼽등이, 장수말벌 애벌레튀김 등을 즐기시는 분들을 만났다. 그분들이 주시는 음식들이 사실 저한테는 많이 힘들었다. 거절하기 어려워 어떻게든 끝까지 참고 먹었다. 한 번도 거절한 적이 없다. 물론 걱정스런 점도 많았다. 멧돼지 고기 같은 걸 처마에 걸어놓고 에이징한다고 하시는 데 파리도 많이 끼고 병균에 오염되지 않을까 걱정스럽기도 했다. 친한 의사 형 한 분은 꼽등이처럼 절지류에 기생하는 연가시, 민물회에 기생하는 디스토마의 위험성을 때문에 약 복용을 권하기도 했다. 물론 그런 ‘곤란한 음식’에 대한 저의 생각을 바꾸게 해 주신 자연인 분도 계셨다. 그분이 소나무 사이에서 잡은 손가락만 한 굼벵이의 머리 부분을 손으로 떼고 저한테 먹여주는데 굼벵이가 입 안으로 들어와 치아와 치아 사이에서 터질 때의 그 느낌은 정말 복잡하고 미칠 거 같았다. 결과는 놀랍게도 고소했다. 하지만 자연인께서 ‘윤택씨에겐 이런 것이 먹기 어려울 수 있겠지만 누군가 죽어가는 사람에게 이게 병을 고칠 수 있는 약이라면 없어서 못 먹는 게 될 수 있다’는 말에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Q) 이승윤씨와의 시청률 신경전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서로 더 잘나 보이고 싶었을 거다. 격주로 촬영하다 보니 서로 친하지만 자주 못 본다. 코로나로 회식을 못해 만날 기회는 더 줄어들었다. 물론 늘 서로 최선을 다하자고 격려하며 잘 지내고 있다. ‘윤택‧ 이승윤 카톡 이모티콘 24종’도 출시됐다. 그만큼 많은 분들이 공감해 주시는 거 같고 더불어 저나 승윤씨의 인기가 반영된 측면이 있는 것 같다. 물론 너무 감사하고 고맙다. 주변 분들에게 제가 많이 사서 드리고 있다. (Q) 흑인 곱슬머리(아프로 헤어스타일)는 언제까지 지금의 헤어스타일이 질려서 이걸 계속 고집해야 하는지 고민해 본 적 있다. 올백도 하고 짧게도 잘라 봤는데 딴 사람 같더라. 두 달에 한 번 파마를 하는 데, 저한테는 지금의 헤어스타일이 제일 잘 어울리는 거 같다고 생각한다.(Q) 앞으로의 계획과 소망 먼저 아이가 잘 성장할 수 있도록 가장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 또한 지금 하고 있는 프로그램이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시는 만큼 힘닿는 데까지 열심히 할 생각이다. 자연인의 꿈도 조금씩 실천해 나가고 있다. 그분들의 노하우를 많이 보고 나름 자신감도 생겼다. 4년 전 경기도 인근에 조그마한 자리를 마련해 텃밭을 일구고 주말 농장처럼 사용하고 있다. 아내와 아들과 함께 옥수수, 오이도 심고 깻잎도 따서 싸 먹기도 한다. 어쩌면 20년 정도 이후엔 누군가가 아무 산을 향해 ‘윤택아~’라고 부르면 제가 그 소리 듣고 내려올 수도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든다. 자연인이 돼서.
  • 포항지진 피해 주민 4년 만에 임시구호소 생활 청산

    포항지진 피해 주민 4년 만에 임시구호소 생활 청산

    경북 포항 지진 피해 이재민들이 4년 가까이 이어 오던 구호소 생활을 마무리한다. 18일 포항시에 따르면 2017년 11월 15일 발생한 규모 5.4의 지진으로 북구 흥해읍 흥해실내체육관에 머물러 온 지진 피해 주민들이 19일 오전 11시 임시구호소 생활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지진 발생 1435일 만이다. 포항 지진 초기엔 1000여명의 이재민이 이곳에 대피했다. 현재 흥해실내체육관에는 60가구, 154명이 등록돼 있다. 실제 물품이 있는 가구는 17가구, 식사를 하는 인원은 약 20명이다. 그동안 집이 크게 파손됐다는 ‘전파’ 판정을 받은 이재민들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대주택으로 떠났다. 하지만 4개 동으로 구성된 한미장관맨션 주민들은 이곳에 주로 남아 생활해 왔다. 시가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정밀안전진단을 거쳐 ‘약간 수리가 필요한 정도’인 C등급을 매기면서 이주 대상에서 제외한 때문이다. 주민들은 “안전등급 판정이 심하게 부서진 실태와 맞지 않는다”며 행정소송을 냈지만, 대법원은 포항시 손을 들어줬다. 소송으로 힘겨루기를 하는 동안 갈등이 커지자 시는 지난해 11월 소송과 별개로 이주희망 조사와 현장조사를 거쳐 임시구호소에 머문 96가구 가운데 62가구에 이주 자격을 줬다. 나머지 34가구 주민은 이주 신청을 하지 않거나 현장조사에 응하지 않아 그대로 남기로 했다. 그런데도 일부 주민은 이주 신청을 하지 않거나 현장 조사에 응하지 않으면서 현재까지 흥해실내체육관 임시구호소에 머물러왔다. 이런 상황에서 국무총리실 소속 포항지진피해구제심의위원회가 지난달 24일 제19차 회의를 열어 흥해읍 한미장관맨션과 대신동 시민아파트를 수리 불가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시는 한미장관맨션과 시민아파트 주민에게 감가상각 등을 고려해 아파트 교환가액을 지원하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전파 판정을 받은 수준으로 실질적으로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임시구호소에 머물던 주민은 시와 협의를 거쳐 시설물을 자진 철거하기로 했다. 시는 주민이 본래 용도로 이용할 수 없었던 흥해실내체육관을 보수해 주민이 체육시설로 쓸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임시구호소에서 오랫동안 지낸 이재민이 새 삶의 터전으로 돌아가는 만큼 포항이 지진 상처를 딛고 한층 더 도약하는 새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대왕암출렁다리 개장 3개월 안돼 60만명 이용… 연말까지 입장료 무료

    대왕암출렁다리 개장 3개월 안돼 60만명 이용… 연말까지 입장료 무료

    울산 대왕암공원 출렁다리 입장객이 60만명을 넘어섰다. 5일 동구에 따르면 대왕암공원 출렁다리는 지난 3일 기준 60만 3000여명이 이용했다. 개천절 연휴인 지난 2일에는 1만 2677명, 3일에는 1만 6777명이 대왕암공원 출렁다리를 찾았다. 대왕암공원 출렁다리는 지난 7월 15일 개장 이후 11일 만에 10만명이 다녀갔다. 추석 연휴인 지난 9월 20일에는 개장 68일 만에 5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동구는 대왕암공원 출렁다리가 도심과 가까운 공원 내에 자리를 잡아 관광객이 많은 것으로 분석했다. 또 그동안 접근하기 어려워 일반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대왕암공원 북측 해안산책로의 ‘용굴’ 등 멋진 자연경관 등을 인기 요소로 꼽았다. 대왕암공원 출렁다리가 인기를 끌면서 지난 2일에는 쉬페로 시구테 월라사 주한 에티오피아 대사도 찾았다. 쉬페로 시구테 대사는 “지인 방문차 울산에 왔다가 대왕암공원 출렁다리가 멋지다는 말을 듣고 궁금해서 방문하게 됐다”며 “주변 경관이 정말 감탄스럽고, 우리 에티오피아 국민도 이런 멋진 경관을 함께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왕암공원 출렁다리 입장시간은 이달부터 1시간 앞당겨져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또 연말까지 무료로 개방할 예정이다. 동구 관계자는 “출렁다리 개장 이후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면서 동구지역에 활기가 돌고 있다”며 “코로나19 등으로 지쳐 있는 지역 주민들에게 큰 힘이 되는 대왕암공원 출렁다리를 보다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연말까지 무료 운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왕암공원 출렁다리는 길이 303m, 너비 1.5m 규모로 조성됐다. 대왕암공원 북측 해안 산책로 일대 돌출지형인 햇개비에서 수루방 사이에 연결돼 있다.
  • [포토] 송가인 ‘시구하는 가인이어라~’

    [포토] 송가인 ‘시구하는 가인이어라~’

    2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1 프로야구 SSG 랜더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가수 송가인이 시구하고 있다. 2021.9.26 연합뉴스
  • [서울포토] ‘윤석열의 시구’

    [서울포토] ‘윤석열의 시구’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가 8일 모교인 서울 충암고등학교 야구부를 방문, 시구하고 있다. 2021.9.8 윤석열 캠프 제공
  • 이동진 도봉구청장, 與 기초단체장협 회장 선출

    이동진 도봉구청장, 與 기초단체장협 회장 선출

    이동진 서울 도봉구청장이 더불어민주당 민선 7기 기초자치단체장(시·군·구)협의회 회장으로 지난 6일 선출됐다. 임기는 2022년 6월까지다. 민주당 기초자치단체장협의회에는 당 소속 154여개 기초자치단체장이 가입돼 있다. 이 구청장은 “지방자치단체의 행정 행위가 단지 중앙정부 역할의 일부 기능을 대행하는 수준에서 이제는 인류 보편적인 가치 내지는 우리 사회 공동의 지향점을 실현하는 수준까지 발전해 왔다”며 “올해 지방자치제도가 부활한 지 30주년을 맞은 만큼 자치분권을 강화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이어 “중앙이 모든 것을 통제하고 지방정부가 이를 따르는 방식은 과거 유물로, 중앙집권적 국가 모델에서 자치분권형 국가 모델로 전환하는 것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다”며 “지방정부의 주체성 확보를 통해 우리 사회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민선 5, 6기에 이어 민선 7기 도봉구를 이끌고 있는 이 구청장은 자치분권지방정부협의회 회장, 전국인권도시협의회장을 맡고 있다. 앞서 서울시구청장협의회장, 지속가능발전지방정부협의회장 등을 역임했다.
  • 모호한 면제 기준에… 학교용지부담금 소송 급증

    학교용지부담금의 면제 기준이 모호해 소송이 제기되는 등 갈등이 초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이 같은 내용의 주요 부담금 부과·징수 실태 감사 결과를 31일 공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교육부는 최근 3년 이상 취학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해 학교 신설 수요가 없는 지역에서 개발사업을 시행하는 경우 학교용지부담금을 면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면제할 수 있는 지역의 범위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는 등 학교용지부담금 면제 기준이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다. 이에 따라 개발사업별로 학교 신설 수요가 있는지 판단하기 위한 지역의 범위가 제각각 다르게 적용돼 부담금의 면제 여부가 판단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부담금 부과가 적정한지에 대한 소송이 제기되는 등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감사원의 판단이다. 예를 들어 서울 동대문구는 학교 신설의 수요가 없는 지역을 시구가 아닌 사업시행지역으로 보아 2018년 4월 A재건축조합에 부과한 부담금 20억원에 대해 부과를 취소했다. 반면 과천시는 관내 초·중학교 전체를 대상으로 취학예상인구를 분석하고 향후 증가가 예상된다는 사유로 2018년 3월 과천B재건축조합에 부담금 44억원을 부과했다. 감사원은 교육부 장관에게 “개발사업으로 인한 학교 신설 수요 유무를 판단하는 지역의 범위에 대한 기준과 판단 시기 등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시도지사가 시도교육감의 의견을 들어 학교 신설 수요 유무를 판단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 등 개정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 유영주 양천구의원 2년 연속 지방의정대상

    유영주 양천구의원 2년 연속 지방의정대상

    서울 양천구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유영주 의회운영위원장이 서울시구의회의장협의회가 주는 ‘지방의정대상’을 2년 연속으로 받았다. 25일 구에 따르면 유 의원은 평소 적극적이고 모범적인 의정활동으로 지역사회 발전에 헌신하고, 서울 자치구의회 의정 발전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상을 받게 됐다. 특히 지방자치 부활 30주년인 올해 받는 상이라 의미가 남다르다. 유 의원은 ▲양천구 벤처기업 및 창업기업의 육성과 지원에 관한 조례 ▲양천구 스마트도시 조성 및 운영 조례 ▲양천구 사회적 고립청년 지원에 관한 조례 ▲양천구 자전거이용 활성화에 관한 조례 ▲양천구 공동주택 경비노동자 인권보호 및 증진에 관한 조례 등, 지역경제 활성화와 구민 복리 증진에 연관된 조례 22건을 제·개정 했다. 또 ‘LED 간판사업 관련 질의 및 개선대책 촉구’, ‘구행정(인허가 건 등) 및 각종 고발 건’, ‘실효성 있는 무더위 쉼터 운영’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해 구정질문을 해 구민 목소리를 대변했다. 유 의원은 “주민을 위해 봉사하고 책임감을 갖고 소임을 다했을 뿐인데 뜻깊은 상을 연속해서 받게 돼 구민 여러분과 동료 의원들께 감사드린다”며 “의회운영위원장으로서 민주적이고 효율적인 의회운영에 노력하며, 구민과 함께 더 성장하는 구의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 [포토] ‘와인드업’ 스카이리 에린의 시구

    [포토] ‘와인드업’ 스카이리 에린의 시구

    2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1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걸그룹 스카이리의 에린이 시구하고 있다. 2021.8.22 연합뉴스
  • 고려인의 삶·문화, 술과 차로 通하다

    고려인의 삶·문화, 술과 차로 通하다

    보물 3점 포함 133점 진열… 역대 최대연계 전시에선 백남준 미디어아트 선봬옛 문헌에 나오는 주자(注子)는 물이나 술 따위의 액체를 담아 잔에 따르기 위한 그릇이다. 손잡이와 부리, 뚜껑이 달려 있어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주전자(酒煎子)와 형태 및 기능이 같다. 9세기 초 중국 당나라에서 처음 등장한 주자는 음주와 차문화가 발달한 고려시대에 특히 전성기를 누렸다. 정교하고 세밀한 공예문화의 정수로 평가받는 고려청자의 제작기술은 매병(梅甁)과 더불어 주자에서 활짝 꽃을 피웠다. 화려하고 다채로운 고려주자의 진면목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가 서울 강남구 호림박물관 신사분관에서 열리고 있다. ‘따르고 통하다, 고려주자’ 특별전에 박물관이 소장한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3점을 비롯해 다양한 재질의 고려주자 133점이 한꺼번에 진열됐다. 고려시대 주자를 주제로 한 전시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주자와 함께 사용된 술잔과 찻잔, 중국 백자주자 등을 더해 전체 전시품은 210여점에 이른다. 유진현 호림박물관 학예연구부장은 “술과 차를 나누며 소통했던 고려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매개체로서 고려주자를 재조명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전시는 세 가지 주제로 구성됐다. 1부 ‘고려 공예의 꽃, 주자’에선 고려 초기인 10세기 무렵부터 말기인 14세기까지 고려청자 주자를 연대순으로 살펴볼 수 있다. 고려 특유의 비색과 상감 문양이 영롱한 보물 1540호 ‘청자표형주자’(12세기)와 보물 1451호 ‘청자상감운학국화문병형주자’(13세기), 고려 후기 청자주자를 대표하는 ‘청자상감국화문표형주자’(13세기 후반~14세기 전반) 등 시대별 명품들을 일목요연하게 펼쳤다. 아울러 15세기 상감분청사기와 백자 주자 등 조선시대 주자도 일부 선보인다. 2부 ‘주자, 술을 따르다’는 고려주자 가운데 술주전자로 사용된 작품들을 소개한다. 술주전자와 차주전자가 명확하게 구분되지는 않지만 고려 왕실이 국가 의례에 사용한 주자, 술과 관련한 시구가 새겨진 조롱박 모양의 주자들을 모았다. 3부 ‘주자, 차를 따르다’는 참외 모양 과형(瓜形)과 금속제 주자를 모방한 유형을 차주전자로 분류해 소개한다. 각각의 전시공간에 고려시대 주점과 다점 풍경을 재현한 모습도 흥미롭다. ‘만남과 소통’이란 전시 주제에 맞춰 연계 전시 ‘통하고 만나다, 다반향초’도 열린다. 백남준의 미디어아트 ‘W3’, 이수경의 ‘번역된 도자기’ 작품으로 팬데믹 시대에 더욱 절실해진 소통의 의미를 돌아보게 한다. 전시는 12월 31일까지.
  • 역학조사 포기하고 개인 치료로 떠넘기고…붕괴 직전 日 코로나 의료 대책

    역학조사 포기하고 개인 치료로 떠넘기고…붕괴 직전 日 코로나 의료 대책

    일본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2만명대로 급증하면서 의료 체계가 붕괴 직전의 수준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급기야 확진자 수가 증가해 보건소에 업무 과부하가 걸리자 밀접 접촉자를 파악하는 역학조사를 축소하기로 방침을 바꾸면서 감염 확산이 더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16일 지지통신에 따르면 도쿄도는 도내 각 보건소에 밀접접촉자를 파악하기 위한 역학조사를 축소할 것을 지난 10일 통보했다. 보건소의 ‘적극적 역학조사’의 대상자는 감염 위험성이 높은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정했다. 특히 보건소는 코로나19에 확진된 고령자의 병세 등을 파악한 뒤 치료를 받게 하는 일에 중점을 두고 코로나19에 대처하기로 했다.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는 “확진자도 매우 많고 (확진자 중) 중증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며 “이는 재해급”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보건소가 광범위한 역학조사를 접은 데는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증가하면서 업무가 과중해졌기 때문이다. 지지통신에 따르면 도쿄 내 자택 요양자나 입원 대기자 등은 15일 기준 3만 5000명을 넘은 상태다. 도쿄도 관계자는 “보건소 업무의 우선순위를 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병상 부족으로 코로나19에 걸려도 증세가 가볍다면 자택 요양을 하도록 하면서 병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NHK에 따르면 도쿄 이타바시구의 한 60대 남성은 지난 5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39도 가까이 고열이 난 뒤 응급실에 갔지만 3시간 만에야 겨우 진찰을 받을 수 있었다. 그는 가벼운 폐렴이라는 의사의 소견을 들었고 당뇨병 등 지병이 있었음에도 병상이 없어 자택 요양을 계속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 남성의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고 혈액 중의 산소 포화도는 급격하게 낮아졌다. 그를 왕진한 의사는 보건소에 연락했지만 입원이 가능한 병원은 없었고 결국 산소 흡입 기계를 구해 겨우 나아질 수 있었다. 결국 그는 양성 판정 일주일 후에야 겨우 입원할 수 있었다. 이 남성의 아내는 NHK에 “보건소에 몇 번이나 전화했지만 병상이 빈 곳이 없었다”며 “남편은 밥도 먹을 수 없고 체중도 점점 줄어들어 걱정이었다. 이대로 죽어버리는 게 아닌가 무서워서 견딜 수 없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타바시구의 남성처럼 코로나19에 걸렸어도 자택에서 요양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 14일 기준 도쿄도의 자택 요양 환자의 수는 2만 1729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한 달 전(1841명)과 비교해 11.8배나 증가했다. 이 남성을 진찰한 의사는 “코로나19 중증 위험성이 높아 당장 입원이 필요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는 상황이 왔다”며 “이대로 감염이 확산되면 나라 전체가 위기에 빠지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이를 만만하게 보지 않고 개개인이 감염 대책을 잘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포토] 안산의 ‘엑스텐 시구’

    [포토] 안산의 ‘엑스텐 시구’

    도쿄올림픽 3관왕 안산이 1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시구하고 있다. 2021.8.11 연합뉴스
  • 도쿄올림픽 첫 경기… 후쿠시마 구장엔 매미 소리만 울렸다

    도쿄올림픽 첫 경기… 후쿠시마 구장엔 매미 소리만 울렸다

    도쿄올림픽 개막식을 이틀 앞둔 21일 일본과 호주의 여자소프트볼 경기를 시작으로 코로나19 때문에 1년 연기됐던 도쿄올림픽이 사실상 개막했다. 후쿠시마현 아즈마구장에서 이날 열린 소프트볼 조별리그에서 일본은 호주를 8-1로 꺾었다. 일본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소프트볼에서 금메달을 따낸 적이 있다. 이후 소프트볼은 올림픽 종목에서 빠졌지만 도쿄올림픽에서 13년 만에 정식 종목으로 복귀됐다. 일본은 자신 있는 종목으로 치러진 올림픽 첫 경기에서 완승하면서 금메달 획득에 시동을 걸었다. 일본은 도쿄올림픽 개최로 동일본대지진의 아픔을 극복했다는 점을 세계에 알리겠다는 목표로 도쿄올림픽을 ‘부흥 올림픽’으로 이름 붙였다. 그 상징으로 후쿠시마현에서 첫 경기를 열었다. 후쿠시마현은 2011년 3월 11일 동일본대지진의 직격탄을 맞은 곳이다. 하지만 일본의 기대와 달리 경기는 썰렁한 분위기 속에 치러졌다. 1만 4300여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아즈마구장은 13억엔을 투입해 경기장 잔디 교체 등 올림픽 경기를 치를 준비를 마쳤지만 관중은 한 명도 없었다. 요미우리신문은 “관중석에는 매미 울음소리가 울리고 있었다”며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개막을 코앞에 두고 70%에 육박하는 일본 국민이 스가 요시히데 내각의 안심·안전 올림픽 공약을 믿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치보리 마사오 후쿠시마현 지사는 소프트볼 경기 관전 후 “우리가 원했던 부흥 올림픽의 형태와는 다르지만 후쿠시마가 부흥을 향해 한 걸음씩 내딛고 있다는 걸 전 세계에 알리게 됐다”고 말했다. 아즈마구장에서 28일 일본과 도미니카공화국의 1차전으로 야구도 시작된다. 야구도 소프트볼과 마찬가지로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이후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이 됐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올림픽 반대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달래고자 시구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IOC는 이날 총회를 열고 2032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로 호주 퀸즐랜드주 브리즈번을 선정했다. 이로써 호주는 1956년 멜버른, 2000년 시드니에 이어 세 번째로 올림픽을 개최하게 됐다.
  • 도쿄올림픽 첫 경기… 후쿠시마 구장엔 매미 소리만 울렸다

    도쿄올림픽 첫 경기… 후쿠시마 구장엔 매미 소리만 울렸다

    일본·호주 여자소프트볼로 사실상 개막부흥 올림픽 내걸고 후쿠시마 택했지만13억엔 들인 경기장엔 관중 한 명 없어 바흐 IOC위원장, 28일 야구 시구할 듯도쿄올림픽 개막식을 이틀 앞둔 21일 일본과 호주의 여자소프트볼 경기를 시작으로 코로나19 때문에 1년 연기됐던 도쿄올림픽이 사실상 개막했다. 후쿠시마현 아즈마구장에서 이날 열린 소프트볼 조별리그에서 일본은 호주를 8대1로 꺾었다. 일본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소프트볼에서 금메달을 따낸 적이 있다. 이후 소프트볼은 올림픽 종목에서 빠졌지만 도쿄올림픽에서 13년 만에 정식 종목으로 복귀됐다. 일본은 자신 있는 종목으로 치러진 올림픽 첫 경기에서 완승하면서 금메달 획득에 시동을 걸었다. 일본은 도쿄올림픽 개최로 동일본대지진의 아픔을 극복했다는 점을 세계에 알리겠다는 목표로 도쿄올림픽을 ‘부흥 올림픽’으로 이름붙였다. 그 상징으로 후쿠시마현에서 첫 경기를 열었다. 후쿠시마현은 2011년 3월 11일 동일본대지진의 직격탄을 맞은 곳이다. 아즈마구장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가 발생한 곳에서 70㎞ 떨어진 곳이다. 하지만 일본의 기대와 달리 경기는 썰렁한 분위기 속에 치러졌다. 1만 4300여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아즈마구장은 13억엔을 투입해 경기장 잔디 교체 등 올림픽 경기를 치를 준비를 마쳤지만 관중은 한 명도 없었다. 요미우리신문은 “관중석에는 매미 울음소리가 울리고 있었다”며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개막을 코앞에 두고 70%에 육박하는 일본 국민이 스가 요시히데 내각의 안심·안전 올림픽 공약을 믿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8월 22일까지를 기한으로 올해에만 네 번째로 발효된 긴급사태의 실효성이 없다고 보는 일본 국민도 69%에 이른다. 한편 28일 아즈마구장에서 일본과 도미니카공화국의 1차전으로 야구도 시작된다. 야구도 소프트볼과 마찬가지로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이후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이 됐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올림픽 반대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달래고자 시구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 제자와 茶맹세 아직도 그윽… 민초의 한 머금은 길따라 뚜벅뚜벅

    제자와 茶맹세 아직도 그윽… 민초의 한 머금은 길따라 뚜벅뚜벅

    올봄 영화 ‘자산어보’가 개봉하면서, 손암 정약전과 다산 정약용 형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극중 ‘강진 선생’으로 불리는 다산(류승룡 분)의 학자적, 철학자적 모습이 관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당대 세상을 호령하던 고관대작(형조참의) 자리에 있다가, 머나먼 전남 강진 땅에 유배를 와 묵묵히 학문 연구에 몰두하는 정약용의 인품은 주인공 정약전(설경구 분)의 극중 비중에 견주어도 결코 모자람이 없었다. 대선을 앞둔 최근엔 소설 ‘대통령 정약용’이 눈길을 끌고 있다. 타임슬립을 통해 현대로 온 다산이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간다는 유쾌한 상상을 담았다. 대통령 다산이 추진한다는 ‘실학21’의 바탕이 된 1표2서(‘목민심서’·‘흠흠신서’·‘경세유표’)를 저술한 땅, 강진을 다시 돌아보니 그동안 보고 알았던 것보다 많은 것이 눈에 들어왔다.역사상 한반도 최고의 천재로 꼽히는 다산은 그야말로 ‘조선의 레오나르도 다빈치’였다. 그는 유학자이면서 실학을 주도적으로 연구했으며 행정가이자 정치가, 그리고 법학과 법의학을 두루 전공한 법률가였다. 또한 의학과 지리학, 건축학에 통달한 과학자요, 발명가였다. 게다가 언어학자, 아동 교육자, 걸출한 시인에다 차 전문가, 동서양사를 넘나드는 역사 철학 이론가이기도 했다. 18세기 말 조선은 만사‘다’통이었다. 다산을 거치면 안 될 게 없었다. 15세기 이탈리아 피렌체의 다빈치처럼. 아, 공교롭게도 다산과 다빈치, 둘 다 이름 첫 자에 ‘다’자가 들어간다. 마침 다빈치도 유배는 아니지만 1516년 고향을 떠나 프랑스 루아르 강가의 앙부아즈 궁에서 살며 ‘모나리자’ 등 역작을 남겼다. 그런 다산이 강진에 내려왔다. 조용한 강진에 유배를 오는 바람에 그의 눈부신 업적이 꽃을 피웠다고 하는 것도 맞겠다. 18년 동안 강진에서 유배생활을 하는 동안 수많은 저서와 서간, 일화, 대한민국 차문화가 탄생했다. 당시 조선의 유형(流刑)은 명나라의 대명률을 따랐다. 죄의 경중에 맞춰 2000리, 2500리, 3000리 등으로 올려가며 유배를 보내는 거다. 1리가 400m쯤이니 1000리면 한양에서 직선거리로 전남 완도까지도 갈 수 있다. 조선에선 이런 거리가 나올 수 없는 터라 일부러 여러 지역을 거치며 행로를 늘렸다. 세종이 ‘실정에 맞게’ 600, 750, 900리로 조정하기 전까지 1년 가까이 돌고도는 유배길을 떠났다. 유배는 많은 것을 남겼다. 깡시골인 유배지로 한양의 높은 지식과 문화 산업이 수혈됐다. 당쟁이 치열했던 조선 때 이름난 관직자는 대부분 유배를 다녀왔을 만큼 유배는 ‘일상’이었다. 정조는 창덕궁 부용정에 인공 섬을 만들어 놓기도 했다. 신하들과 시 짓기 내기를 하다가 ‘잠시 쉬는’ 벌칙으로 인공 섬에 유형을 보내기도 했다. 블루마블 게임에서 ‘무인도’ 같은 의미다. 그만큼 유형은 고급 관리를 대상으로 했다는 뜻이다. 시에 능한 다산이 ‘인공 섬’에 유배를 갔는지 알 수는 없지만 다산을 친애하던 정조가 승하한 후, 정말 강진 땅으로 기나긴 유형을 떠나게 됐다. 그나마 강진은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축에 속했다. 예나 지금이나 유형을 가기도, 여행하기도 딱 적당한 거리다. 프로야구의 옛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는 2군 구장을 강진에 뒀는데 당시 1군 선수가 2군에 내려가면 “유배간다”고 자조했다. 당시 몇몇 선수들은 강진에서 2군 생활을 경험하며 다산의 후예가 됐다.다산이 처음 도착한 곳이 강진읍의 사의재다. 다산의 인품을 알아본 주막 동문매반가(東門賣飯家) 주모의 호의로 여기서 4년간 생활했다. 다산은 이 주막에 사의재(四宜齋)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다. 생각과 외모, 말, 움직임을 네(四) 가지 덕목으로 삼아 마땅히(宜) 바로잡는 집이란 뜻이다. 다산의 일기에 따르면 1803년 겨울의 일이다. 초가 주막이던 본래 사의재 건물은 사라졌지만 2007년 강진군청은 이를 복원해 한옥체험 숙소, 식당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남도 강진 음식이야 말할 것도 없지만 사의재는 아욱국이 맛있기로 소문났다. 다행히 유배지 주위에 가시나무를 심어 외부인과의 접촉을 막는 ‘위리안치’는 아니었다. ‘강진 선생’ 다산은 고성사 보은산방, 제자 이청의 집 등을 전전하다 47세이던 1808년 봄에 귤동리 초당으로 거처를 옮겼다. 다산의 외가 쪽 집안인 해남 윤씨 윤단과 윤규로의 선처 덕분이었다.(해남 윤씨 윤선도는 무려 25년을 유배지에서 생을 보낸 ‘유배의 왕’이다.) 다산은 산정 초당을 고쳐 다산초당이라 이름 짓고 그곳에서 윤규로의 네 아들과 조카 둘을 가르쳤다. 다산은 18년 유배 기간 중 다산초당에서 약 11년을 머물며 다양한 연구와 저술 활동을 했다. 저서는 ‘목민심서’, ‘경세유표’를 비롯한 500여권에 달한다. 이를 총정리한 ‘여유당전서’는 철학, 법제, 종교, 악경, 의술, 천문, 측량, 건축 등 모든 기초학문과 실용학문을 총망라하고 있다. 애초의 초당은 무너지고 1958년 강진 다산유적보존회가 현재 초당을 다시 지었다. 다만 원래 초당 건물이 아니라 목조 기와건물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추사 김정희가 쓴 ‘다산초당’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다. 초당 뒤 바위에는 다산이 직접 깎은 글자 ‘丁石’(정석)이 새겨져 있으며 앞뜰에는 차를 달였다는 ‘청석’이 있고 한켠에는 ‘약천’이라는 약수터가 있다. 초당 왼쪽에는 작은 연지가 있다. 초당에 관어재(觀魚齋)란 현판이 따로 있는 것으로 봐, 연지에 잉어를 키웠을 것으로 유추된다.초당 뒤 가파른 길은 만덕산 백련사로 이어진다. 꿀럭꿀럭한 산길을 15분 정도 걸으면 동백숲으로 유명한 고찰 백련사로 갈 수 있다. 이 길이 ‘사색의 길’이다. 다산과 백련사 혜장선사의 만남이 이뤄진 길이다. 다산은 차와 바다를 찾아 백련사로 향했고 혜장은 스승과 책을 찾아 초당을 오갔다. 유배 와 제자를 가르치며 산중칩거하던 다산이 다른 철학(불교)을 통해 학식과 견문을 넓힐 수 있었던 것은 모두 당대의 학승 혜장 덕분일 수도 있다. 산중 차향은 그렇게 피어나 학문으로 승화됐다.다산은 강진의 아름다운 산(만덕산, 월출산)과 강(탐진강), 바다(강진만) 등 자연을 사랑했다. 특히 월출산 옥판봉을 바라보는 백운동 원림과 그 인근에서 생산되는 야생차를 각별히 좋아했다. 월출산의 남쪽 월남(베트남이 아니다) 마을에 이르면 다산의 차를 재배했던 다원이 나온다. 전남 최대 가람이었던 월남사지 앞에 차를 재배하며 제다(製茶)해온 다부 이한영 가문의 생가 다향산방과 다원, 전통차문화원이자 시음장이 함께 있다. 이한영의 선조는 다산의 제자인 이시헌이다. 1830년 해배 후 광주(현 경기 남양주)로 올라간 다산은 제자 중 막내인 이시헌에게 편지를 보낸다. “지난번 보내준 차는 잘 받았다. 고맙다. 내 몸이 좋지 않아 오직 떡차(餠茶)만 의지하고 있는데 다시 곡우가 되었으니 차를 또 보내 달라”고 했다. “지난번 보내준 차는 거칠었다. 반드시 세 번 찌고 세 번 말려 곱게 빻아야 한다. 알아들었느냐?”며 나무라기도 했다.‘목민심서’를 집필한 ‘강직한 공직자’ 다산이었지만 제자에게는 단호하게 차를 보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제자와 맺은 다신계(茶信契) 때문이다. 다산이 강진을 떠나더라도, 제자들은 매년 공부한 글과 차를 보내기로 약속했다. 이시헌은 이 약속을 평생 지켰다. 약속은 100년 이상 대를 이어 전해졌고 마지막으로 이를 지킨 사람이 이한영이다. 평생 차를 위해 살아온 그는 일제강점기에 우리 땅에서 난 차가 일본 차로 바뀌어 유통되는 것을 안타까이 여겨 우리 고유 상표를 만들었다. 그것이 바로 ‘백운옥판차’(白雲玉版茶)로, ‘백운동 옥판봉에서 딴 차’라는 뜻이다. 그는 하마터면 끊어질 뻔한 한국 전통차의 맥을 이었고, 백운옥판차와 금릉월산차는 다시 100여년의 세월을 지나 현 이현정 전통차문화원장에 이르고 있다. 다산이 즐기던 차가 바로 백운옥판차다. 사제 간의 다신계가 정녕 200여년 지속된 셈이다.생가 옆에는 백운동 원림(園林)이 있다. 국내에서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전통 원림이다. 이곳에도 다산의 흔적이 있다. 다산은 평소에도 백운동 원림을 찾았고 1812년에는 초의선사와 함께 백운동 12경을 방문한 후 각각 그림 같은 풍경에 대한 시(백운동 12승사)를 남겼다. 여기에 초의선사가 그린 그림(백운동도)을 묶은 것이 바로 백운첩이다. 옥판봉, 산다경, 백매오, 홍옥폭, 유상곡수, 창하벽, 정유강, 모란체, 취미선방, 정선대, 운당원 등 백운동 12경이 널리 알려지게 된 일화다.람사르 협약 생태습지로 유명한 남포 습지에도 다산과 관련된 사연이 있다. 강진만과 탐진강 물길이 만나는 남포마을은 제주, 완도 등 섬과 육지의 교역 중심지로 예부터 번성했는데 다산초당 만덕산에서 내려오면 닿는 곳이라 다산의 행차도 잦았을 것으로 추측된다. 남포마을의 옛 이름은 갈대밭이란 뜻의 갈밭마을. “강진 사람들은 어디에서나 그 포구를 바라볼 수 있었고, 강진만의 색다른 정취는 그 포구에서 우러나오고 있었다.” 조정래의 소설 ‘한강’에 등장하는 문구다. 다산은 이곳에서 탐관오리들이 민초들의 고혈을 빨아먹는 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세리들은 세금을 징세하기 위해 죽은 이와 갓난아이까지 군적(軍籍)에 올리는 백골징포, 황구첨정 등의 횡포를 부렸다. 도저히 군포를 감당할 수 없어 이에 항의하던 한 백성은 “아이를 낳은 내 잘못”이라며 스스로 거세하기에 이르렀다. 다산은 이 안타까운 사연을 ‘애절양’(哀絶陽)이라는 시로 남겼다.‘시아버지는 상복 벗은 지 오래고, 갓난아이는 배냇물도 마르지 않았는데/ 할아버지와 아버지, 아들 삼대의 이름이 군적에 모두 실렸네/ 억울한 사연 호소하려 해도 관가 문지기는 호랑이 같고/ 이정은 크게 포효하며 외양간 소마저 끌고 갔네/ 남편이 칼 들고 들어간 방에 피가 흥건하고/ 남편은 스스로 아이 낳은 죄를 한탄하네’ ‘애절양’ 시구는 강진만 생태공원을 조망할 수 있는 남포호 전망대에 선명히 적혀 있다. 강진만 생태공원은 3282만㎡(813만평)에 이른다. 자전거와 도보를 이용한 에코 투어 코스가 마련돼 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고급 정보와 신문물을 일찍 받아들인 덕인지, 강진에는 특이한 맥주 소비 트렌드가 있다. 인구 3만 5000명 정도의 작은 도시지만 신기하게도 술집마다 미국 맥주 브랜드인 ‘버드와이저’를 팔고 있다. 서울 등 다른 도시에선 보기 힘든 풍경이다. 심지어 생맥주 체인점에서도 버드와이저를 주문하면 따로 내올 정도다. 20여년 전 강진에는 주류를 공급하는 회사가 하나밖에 없었다. 당시 이 회사가 상대적으로 고급제품이었던 버드와이저 마케팅을 펼쳤는데, 뜻밖에 이게 먹혀들어 누구나 버드와이저를 즐겨찾게 됐다는 것이다. 실제 강진은 전남에서도 주류소비량이 높은 편이라 주류회사들의 주요 마케팅 대상지였다. 이런 시장 상황이 지속되며 버드와이저가 국산 맥주보다 좋다는 이미지를 남겼고 마침내 ‘군민 맥주’로 인정받게 됐다. 싱가포르에서 ‘싱가폴 슬링’을 찾아 마시듯 무더운 여름날 강진에 간다면 시원한 버드와이저 한 잔 마셔 보는 것도 여행의 작은 즐거움이 될 듯하다. 다산이 18년이나 살며 많은 흔적을 남긴 강진 땅. 농가체험숙박 ‘푸소 프로그램’과 역사문화 체험, 청정 생태 여행 1번지로 변모한 이 청잣빛 푸른 땅에 스스로 ‘아름다운 유배’를 떠나보는 것도 역병으로 우울한 이 여름, 참 좋은 선택이 아닐까 한다. 놀고먹기연구소장 demory@naver.com■ 강진 여행 체크리스트 무엇을 볼까 이한영전통차문화원은 이현정 원장의 재미있는 해설을 들으며 백운옥판차 등 다양한 전통차 시음과 차를 구입할 수 있는 곳이다. 월남사지 잔디밭에 앉아 다식을 들며 차 소풍을 즐길 수도 있다. 민화박물관에선 민중의 삶을 그대로 녹인 민화를 통해 조상의 삶과 철학을 엿볼 수 있다. 2층에선 성문화를 표현한 한중일 3국의 춘화를 만날 수 있다.뭘 먹을까 은행나무는 한정식 미향(味鄕) 강진에서도 이름난 한정식집이다. 반찬 그릇 위에 또 그릇이 올라가는 ‘강진한정식이층탑’ 별칭이 있을 정도다. 해물과 고기 등 종류도 다양하지만 음식의 면면이 훌륭해 어느 하나 손이 안 가는 것이 없다. 토종닭과 전복, 문어를 넣고 끓인 회춘탕(해천탕)도 여름철 복달임으로 좋다. 설성식당은 한 상 가득 돼지불고기 백반상을 받는 집이다. 조선 중후기 육군 사령부가 있던 병영면에 돼지불고기 거리가 형성돼 있다. 불맛 가득한 양념 돼지고기는 물론 각종 곁들임 찬만 해도 12가지가 넘는다. 1인 1만원꼴로 값도 저렴하다.
  • 목축이던 주막선 군민맥주 캬~ 다산 걷던 동백숲서 시름 털털

    목축이던 주막선 군민맥주 캬~ 다산 걷던 동백숲서 시름 털털

    올봄 영화 ‘자산어보’가 개봉하면서, 손암 정약전과 다산 정약용 형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극중 ‘강진 선생’으로 불리는 다산(류승룡 분)의 학자적, 철학자적 모습이 관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당대 세상을 호령하던 고관대작(형조참의) 자리에 있다가, 머나먼 전남 강진 땅에 유배를 와 묵묵히 학문 연구에 몰두하는 정약용의 인품은 주인공 정약전(설경구 분)의 극중 비중에 견주어도 결코 모자람이 없었다. 대선을 앞둔 최근엔 소설 ‘대통령 정약용’이 눈길을 끌고 있다. 타임슬립을 통해 현대로 온 다산이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간다는 유쾌한 상상을 담았다. 대통령 다산이 추진한다는 ‘실학21’의 바탕이 된 1표2서(‘목민심서’·‘흠흠신서’·‘경세유표’)를 저술한 땅, 강진을 다시 돌아보니 그동안 보고 알았던 것보다 많은 것이 눈에 들어왔다.역사상 한반도 최고의 천재로 꼽히는 다산은 그야말로 ‘조선의 레오나르도 다빈치’였다. 그는 유학자이면서 실학을 주도적으로 연구했으며 행정가이자 정치가, 그리고 법학과 법의학을 두루 전공한 법률가였다. 또한 의학과 지리학, 건축학에 통달한 과학자요, 발명가였다. 게다가 언어학자, 아동 교육자, 걸출한 시인에다 차 전문가, 동서양사를 넘나드는 역사 철학 이론가이기도 했다. 18세기 말 조선은 만사‘다’통이었다. 다산을 거치면 안 될 게 없었다. 15세기 이탈리아 피렌체의 다빈치처럼. 아, 공교롭게도 다산과 다빈치, 둘 다 이름 첫 자에 ‘다’자가 들어간다. 마침 다빈치도 유배는 아니지만 1516년 고향을 떠나 프랑스 루아르 강가의 앙부아즈 궁에서 살며 ‘모나리자’ 등 역작을 남겼다. 그런 다산이 강진에 내려왔다. 조용한 강진에 유배를 오는 바람에 그의 눈부신 업적이 꽃을 피웠다고 하는 것도 맞겠다. 18년 동안 강진에서 유배생활을 하는 동안 수많은 저서와 서간, 일화, 대한민국 차문화가 탄생했다. 당시 조선의 유형(流刑)은 명나라의 대명률을 따랐다. 죄의 경중에 맞춰 2000리, 2500리, 3000리 등으로 올려가며 유배를 보내는 거다. 1리가 400m쯤이니 1000리면 한양에서 직선거리로 전남 완도까지도 갈 수 있다. 조선에선 이런 거리가 나올 수 없는 터라 일부러 여러 지역을 거치며 행로를 늘렸다. 세종이 ‘실정에 맞게’ 600, 750, 900리로 조정하기 전까지 1년 가까이 돌고도는 유배길을 떠났다. 유배는 많은 것을 남겼다. 깡시골인 유배지로 한양의 높은 지식과 문화 산업이 수혈됐다. 당쟁이 치열했던 조선 때 이름난 관직자는 대부분 유배를 다녀왔을 만큼 유배는 ‘일상’이었다. 정조는 창덕궁 부용정에 인공 섬을 만들어 놓기도 했다. 신하들과 시 짓기 내기를 하다가 ‘잠시 쉬는’ 벌칙으로 인공 섬에 유형을 보내기도 했다. 블루마블 게임에서 ‘무인도’ 같은 의미다. 그만큼 유형은 고급 관리를 대상으로 했다는 뜻이다. 시에 능한 다산이 ‘인공 섬’에 유배를 갔는지 알 수는 없지만 다산을 친애하던 정조가 승하한 후, 정말 강진 땅으로 기나긴 유형을 떠나게 됐다. 그나마 강진은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축에 속했다. 예나 지금이나 유형을 가기도, 여행하기도 딱 적당한 거리다. 프로야구의 옛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는 2군 구장을 강진에 뒀는데 당시 1군 선수가 2군에 내려가면 “유배간다”고 자조했다. 당시 몇몇 선수들은 강진에서 2군 생활을 경험하며 다산의 후예가 됐다.다산이 처음 도착한 곳이 강진읍의 사의재다. 다산의 인품을 알아본 주막 동문매반가(東門賣飯家) 주모의 호의로 여기서 4년간 생활했다. 다산은 이 주막에 사의재(四宜齋)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다. 생각과 외모, 말, 움직임을 네(四) 가지 덕목으로 삼아 마땅히(宜) 바로잡는 집이란 뜻이다. 다산의 일기에 따르면 1803년 겨울의 일이다. 초가 주막이던 본래 사의재 건물은 사라졌지만 2007년 강진군청은 이를 복원해 한옥체험 숙소, 식당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남도 강진 음식이야 말할 것도 없지만 사의재는 아욱국이 맛있기로 소문났다. 다행히 유배지 주위에 가시나무를 심어 외부인과의 접촉을 막는 ‘위리안치’는 아니었다. ‘강진 선생’ 다산은 고성사 보은산방, 제자 이청의 집 등을 전전하다 47세이던 1808년 봄에 귤동리 초당으로 거처를 옮겼다. 다산의 외가 쪽 집안인 해남 윤씨 윤단과 윤규로의 선처 덕분이었다.(해남 윤씨 윤선도는 무려 25년을 유배지에서 생을 보낸 ‘유배의 왕’이다.) 다산은 산정 초당을 고쳐 다산초당이라 이름 짓고 그곳에서 윤규로의 네 아들과 조카 둘을 가르쳤다. 다산은 18년 유배 기간 중 다산초당에서 약 11년을 머물며 다양한 연구와 저술 활동을 했다. 저서는 ‘목민심서’, ‘경세유표’를 비롯한 500여권에 달한다. 이를 총정리한 ‘여유당전서’는 철학, 법제, 종교, 악경, 의술, 천문, 측량, 건축 등 모든 기초학문과 실용학문을 총망라하고 있다. 애초의 초당은 무너지고 1958년 강진 다산유적보존회가 현재 초당을 다시 지었다. 다만 원래 초당 건물이 아니라 목조 기와건물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추사 김정희가 쓴 ‘다산초당’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다. 초당 뒤 바위에는 다산이 직접 깎은 글자 ‘丁石’(정석)이 새겨져 있으며 앞뜰에는 차를 달였다는 ‘청석’이 있고 한켠에는 ‘약천’이라는 약수터가 있다. 초당 왼쪽에는 작은 연지가 있다. 초당에 관어재(觀魚齋)란 현판이 따로 있는 것으로 봐, 연지에 잉어를 키웠을 것으로 유추된다.초당 뒤 가파른 길은 만덕산 백련사로 이어진다. 꿀럭꿀럭한 산길을 15분 정도 걸으면 동백숲으로 유명한 고찰 백련사로 갈 수 있다. 이 길이 ‘사색의 길’이다. 다산과 백련사 혜장선사의 만남이 이뤄진 길이다. 다산은 차와 바다를 찾아 백련사로 향했고 혜장은 스승과 책을 찾아 초당을 오갔다. 유배 와 제자를 가르치며 산중칩거하던 다산이 다른 철학(불교)을 통해 학식과 견문을 넓힐 수 있었던 것은 모두 당대의 학승 혜장 덕분일 수도 있다. 산중 차향은 그렇게 피어나 학문으로 승화됐다.다산은 강진의 아름다운 산(만덕산, 월출산)과 강(탐진강), 바다(강진만) 등 자연을 사랑했다. 특히 월출산 옥판봉을 바라보는 백운동 원림과 그 인근에서 생산되는 야생차를 각별히 좋아했다. 월출산의 남쪽 월남(베트남이 아니다) 마을에 이르면 다산의 차를 재배했던 다원이 나온다. 전남 최대 가람이었던 월남사지 앞에 차를 재배하며 제다(製茶)해온 다부 이한영 가문의 생가 다향산방과 다원, 전통차문화원이자 시음장이 함께 있다. 이한영의 선조는 다산의 제자인 이시헌이다. 1830년 해배 후 광주(현 경기 남양주)로 올라간 다산은 제자 중 막내인 이시헌에게 편지를 보낸다. “지난번 보내준 차는 잘 받았다. 고맙다. 내 몸이 좋지 않아 오직 떡차(餠茶)만 의지하고 있는데 다시 곡우가 되었으니 차를 또 보내 달라”고 했다. “지난번 보내준 차는 거칠었다. 반드시 세 번 찌고 세 번 말려 곱게 빻아야 한다. 알아들었느냐?”며 나무라기도 했다.‘목민심서’를 집필한 ‘강직한 공직자’ 다산이었지만 제자에게는 단호하게 차를 보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제자와 맺은 다신계(茶信契) 때문이다. 다산이 강진을 떠나더라도, 제자들은 매년 공부한 글과 차를 보내기로 약속했다. 이시헌은 이 약속을 평생 지켰다. 약속은 100년 이상 대를 이어 전해졌고 마지막으로 이를 지킨 사람이 이한영이다. 평생 차를 위해 살아온 그는 일제강점기에 우리 땅에서 난 차가 일본 차로 바뀌어 유통되는 것을 안타까이 여겨 우리 고유 상표를 만들었다. 그것이 바로 ‘백운옥판차’(白雲玉版茶)로, ‘백운동 옥판봉에서 딴 차’라는 뜻이다. 그는 하마터면 끊어질 뻔한 한국 전통차의 맥을 이었고, 백운옥판차와 금릉월산차는 다시 100여년의 세월을 지나 현 이현정 전통차문화원장에 이르고 있다. 다산이 즐기던 차가 바로 백운옥판차다. 사제 간의 다신계가 정녕 200여년 지속된 셈이다.생가 옆에는 백운동 원림(園林)이 있다. 국내에서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전통 원림이다. 이곳에도 다산의 흔적이 있다. 다산은 평소에도 백운동 원림을 찾았고 1812년에는 초의선사와 함께 백운동 12경을 방문한 후 각각 그림 같은 풍경에 대한 시(백운동 12승사)를 남겼다. 여기에 초의선사가 그린 그림(백운동도)을 묶은 것이 바로 백운첩이다. 옥판봉, 산다경, 백매오, 홍옥폭, 유상곡수, 창하벽, 정유강, 모란체, 취미선방, 정선대, 운당원 등 백운동 12경이 널리 알려지게 된 일화다.람사르 협약 생태습지로 유명한 남포 습지에도 다산과 관련된 사연이 있다. 강진만과 탐진강 물길이 만나는 남포마을은 제주, 완도 등 섬과 육지의 교역 중심지로 예부터 번성했는데 다산초당 만덕산에서 내려오면 닿는 곳이라 다산의 행차도 잦았을 것으로 추측된다. 남포마을의 옛 이름은 갈대밭이란 뜻의 갈밭마을. “강진 사람들은 어디에서나 그 포구를 바라볼 수 있었고, 강진만의 색다른 정취는 그 포구에서 우러나오고 있었다.” 조정래의 소설 ‘한강’에 등장하는 문구다. 다산은 이곳에서 탐관오리들이 민초들의 고혈을 빨아먹는 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세리들은 세금을 징세하기 위해 죽은 이와 갓난아이까지 군적(軍籍)에 올리는 백골징포, 황구첨정 등의 횡포를 부렸다. 도저히 군포를 감당할 수 없어 이에 항의하던 한 백성은 “아이를 낳은 내 잘못”이라며 스스로 거세하기에 이르렀다. 다산은 이 안타까운 사연을 ‘애절양’(哀絶陽)이라는 시로 남겼다.‘시아버지는 상복 벗은 지 오래고, 갓난아이는 배냇물도 마르지 않았는데/ 할아버지와 아버지, 아들 삼대의 이름이 군적에 모두 실렸네/ 억울한 사연 호소하려 해도 관가 문지기는 호랑이 같고/ 이정은 크게 포효하며 외양간 소마저 끌고 갔네/ 남편이 칼 들고 들어간 방에 피가 흥건하고/ 남편은 스스로 아이 낳은 죄를 한탄하네’ ‘애절양’ 시구는 강진만 생태공원을 조망할 수 있는 남포호 전망대에 선명히 적혀 있다. 강진만 생태공원은 3282만㎡(813만평)에 이른다. 자전거와 도보를 이용한 에코 투어 코스가 마련돼 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고급 정보와 신문물을 일찍 받아들인 덕인지, 강진에는 특이한 맥주 소비 트렌드가 있다. 인구 3만 5000명 정도의 작은 도시지만 신기하게도 술집마다 미국 맥주 브랜드인 ‘버드와이저’를 팔고 있다. 서울 등 다른 도시에선 보기 힘든 풍경이다. 심지어 생맥주 체인점에서도 버드와이저를 주문하면 따로 내올 정도다. 20여년 전 강진에는 주류를 공급하는 회사가 하나밖에 없었다. 당시 이 회사가 상대적으로 고급제품이었던 버드와이저 마케팅을 펼쳤는데, 뜻밖에 이게 먹혀들어 누구나 버드와이저를 즐겨찾게 됐다는 것이다. 실제 강진은 전남에서도 주류소비량이 높은 편이라 주류회사들의 주요 마케팅 대상지였다. 이런 시장 상황이 지속되며 버드와이저가 국산 맥주보다 좋다는 이미지를 남겼고 마침내 ‘군민 맥주’로 인정받게 됐다. 싱가포르에서 ‘싱가폴 슬링’을 찾아 마시듯 무더운 여름날 강진에 간다면 시원한 버드와이저 한 잔 마셔 보는 것도 여행의 작은 즐거움이 될 듯하다. 다산이 18년이나 살며 많은 흔적을 남긴 강진 땅. 농가체험숙박 ‘푸소 프로그램’과 역사문화 체험, 청정 생태 여행 1번지로 변모한 이 청잣빛 푸른 땅에 스스로 ‘아름다운 유배’를 떠나보는 것도 역병으로 우울한 이 여름, 참 좋은 선택이 아닐까 한다. 놀고먹기연구소장 demory@naver.com■ 강진 여행 체크리스트 무엇을 볼까 이한영전통차문화원은 이현정 원장의 재미있는 해설을 들으며 백운옥판차 등 다양한 전통차 시음과 차를 구입할 수 있는 곳이다. 월남사지 잔디밭에 앉아 다식을 들며 차 소풍을 즐길 수도 있다. 민화박물관에선 민중의 삶을 그대로 녹인 민화를 통해 조상의 삶과 철학을 엿볼 수 있다. 2층에선 성문화를 표현한 한중일 3국의 춘화를 만날 수 있다.뭘 먹을까 은행나무는 한정식 미향(味鄕) 강진에서도 이름난 한정식집이다. 반찬 그릇 위에 또 그릇이 올라가는 ‘강진한정식이층탑’ 별칭이 있을 정도다. 해물과 고기 등 종류도 다양하지만 음식의 면면이 훌륭해 어느 하나 손이 안 가는 것이 없다. 토종닭과 전복, 문어를 넣고 끓인 회춘탕(해천탕)도 여름철 복달임으로 좋다. 설성식당은 한 상 가득 돼지불고기 백반상을 받는 집이다. 조선 중후기 육군 사령부가 있던 병영면에 돼지불고기 거리가 형성돼 있다. 불맛 가득한 양념 돼지고기는 물론 각종 곁들임 찬만 해도 12가지가 넘는다. 1인 1만원꼴로 값도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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