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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슬람 문명과 도시](3)알함브라 궁전을 지닌 스페인 그라나다

    [이슬람 문명과 도시](3)알함브라 궁전을 지닌 스페인 그라나다

    그라나다를 찾아가는 길은 알함브라 궁전을 떠올리면 조금도 지루하지 않다. 인류가 만든 최고의 건축예술. 스페인 땅에 남아 있는 마지막 이슬람 유산. 지상에 마련한 실존의 파라다이스. 어떤 찬사로도 모자라는 알함브라는 그라나다에 있다. 무어(Moor)라 불리는 북아프리카 아랍인들이 800년간이나 이곳에 화려한 이슬람 문화를 남겨 놓았다. 바로 안달루시아 문화다. 기독교와 이슬람 두 문화가 공존할 때, 얼마나 아름다운 결실을 맺을 수 있는 가를 보여주는 인류 역사의 산 교육장이다. 물론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슬픈 역사가 도시의 언저리마다 웅크리고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안달루시아 문화의 중심도시가 바로 그라나다다. “그라다나라는 에메랄드에 알함브라라는 빛나는 오리엔트산 진주가 박힌 인류 최고의 보석” 15세기 한 아랍 시인의 표현이다.1492년 1월. 역사가 새롭게 시작되는 새해, 알함브라 궁전은 조용히 숨을 거둔다. 스페인의 이사벨라 여왕과 페르난도 왕이 궁전의 새 주인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두 사람의 결혼에 의해 아르곤과 카스티야 왕국은 통합을 이루고, 이베리아 반도에 이슬람의 지배를 청산하는 거룩한 사명을 천명했다. 그라나다의 마지막 아랍 왕 보아브딜은 자신의 가련한 시민들을 보호해 준다는 조건으로 금화 3만냥과 궁전을 바치고 항복을 결심했다. 그러나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그라나다의 주민들은 무참한 학살과 추방을 당해야 했다. 예술을 사랑하고 유난히 눈물이 많았던 보아브딜은 약자의 비애를 처절하게 되뇌며 정든 알함브라 궁전을 떠나갔다. 겉으로 언뜻 보면 투박함이 어느 아랍 궁성이나 성채와 크게 다르지 않다. 언덕을 오르고 첫 번째 문을 들어서는 순간, 비감함과 퇴폐적인 아름다움이 아련하게 전해져 온다. 왕궁이 있던 팔라치오 레알 안으로 들어선다. 분수가 있는 전형적인 아랍식 실내 정원과 천국에서의 휴식을 설계한 시원한 공간 구조, 아라베스크 벽면 장식과 조각 예술의 극치에 나는 한참 동안 적당한 묘사가 떠오르지 않았다. 과연 알함브라구나. 네 이름만으로도 이제 충분하구나. 아랍건축의 특징은 외관의 투박함과 내부의 화려함이다. 그리고 많은 문들을 통해 실내로 연결되는데, 문 하나를 지나갈 때마다 화려함과 정교함은 점점 도를 더해간다. 속세와 천국을 건축에 표현하려는 아랍인들의 삶의 철학이 느껴진다. 왕궁 입구로 들어서면 두 벽 사이로 기다란 아라야네스의 안뜰이 이방인을 맞는다. 하얀 대리석 바닥과 벽면의 초록색 모자이크가 기가 막힌 대조를 이루고, 아치를 이루는 조각 기둥이 떠받치는 지붕에는 붉은 아도베 기와를 얹었다. 작은 연못 물위에 비친 맞은편 건물의 아치와 기둥 장식이 수중 도시처럼 느껴진다. 술탄이 외국 사신을 접견하던 대사의 방에서는 뚫려 있는 아치 사이로 맞은 편 마을이 훤히 내려다보인다. 그라나다의 정신과 영혼을 담고 있는 알바이신 이슬람 마을이다. 역사와 가슴 아픈 사연이 깔려 있는 마을이다. 이슬람 왕조가 멸망하고 새로운 주인을 맞이하는 그때, 스페인 병사들은 소수 민족의 문화와 종교를 보호해 주겠다는 항복 조건을 내팽개치고 마을을 닥치는 대로 약탈하고 잔혹한 살육을 저질렀다. 이교도를 소탕하고 신성한 하느님의 땅을 새로 세운다는 그들의 종교적 사명 앞에 한 문명은 무참히 무릎을 꿇었다. 무슬림들은 끝까지 저항했다. 이교도의 지배를 받느니 차라리 죽음을 택한 그들은 죽어가면서 처참한 역사를 후세에 남기고자 그들의 피를 곳곳에 뿌렸다. 그래서 하얀 집과 벽에는 당시의 학살로 붉게 물든 핏자국이 오랫동안 남아있었다고 한다. 지금 그 흔적을 찾기는 쉽지 않다.30여개에 달하던 모스크는 지금 성당이 되어 버렸다. 다만 좁은 골목과 서로의 목소리로 이웃과 통하는 가옥 구조가 전형적인 아랍 마을을 닮아 있다는 것뿐이다. 나지막한 언덕 위에 옹기종기 모인 하얀 집들 사이로 성당의 종소리가 석양을 이고 나직이 깔린다. 가슴 아픈 역사를 잠시 떠올리다가 ‘사자의 정원’으로 발길을 옮겼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실내 정원과 마주하고 섰다.12마리의 사자가 떠받치는 중앙 분수와 사자의 입에서는 물줄기가 뿜어져 나온다. 그리고 그 물은 파놓은 홈을 따라 정원 구석구석을 흐른다. 야릇한 향내를 머금은 앞뜰의 정원수가 작은 그늘을 이루고, 뚝뚝 떨어질 것 같은 역동적인 종유석 조각을 담은 아치 아래에는 커다란 그늘이 드리워져 있다. 황량한 사막을 뚫고 온 아랍인들이 이곳에 오아시스의 정서를 그대로 옮겨 담은 것 같다. 아니면 코란에서 묘사하는 천국을 설계한 것일까? 사자의 정원을 나오니 아름다운 분수가 바라다 보이는 계단에 한 맹인이 앉아 구걸을 하고 있다. 그 옆에는 스페인어로 팻말을 세워놓았다.“아름다운 여인이여! 자선하세요. 그라나다에서 맹인이 되는 것보다 더 잔인한 인생이 또 있을까요.” 스페인 시인 프란시스코 데 이카자의 시구다. 아! 동전 한 닢을 놓으면서도 그라나다의 알함브라에서 만난 맹인의 말없는 절규는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았다. 이슬람의 궁성이 함락되던 1492년 그 해, 이사벨라 여왕을 후원자로 모신 제노아의 콜럼버스는 신대륙을 발견한다. 무적 함대를 자랑하는 스페인의 전성 시대가 막을 연 것이다. 한편 이슬람의 술탄 보아브딜은 다시 스페인에서 쫓겨나 지브롤터 해협을 건너 북아프리카로 건너갔다.800년 전인 711년, 그의 선조 타리크 이븐 지야드 장군이 이베리아 반도를 점령할 때 의기양양하게 건넜던 바로 그 길이다. 모로코의 이슬람 도시 페스에 정착한 뒤에도 보아브딜은 꿈에도 알함브라를 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63세를 끝으로 눈을 감았던 그의 초라한 페스 궁전은 너무나도 알함브라 궁전을 닮아 있다. 지금 대성당이 있는 알카이세리아 주변지역은 전형적인 아랍시장이 형성되어 있다. 그러나 이제 아랍인들은 찾아 볼 수가 없었다. 한번 이슬람화 된 세계의 모든 지역이 끝까지 이슬람을 지켰지만,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만은 예외였다. 다시 가톨릭이 점령한 이 땅에서 이교도인 무슬림들과 유태인들이 가혹한 추방과 학살을 당했기 때문이었다. 한 때 문화용광로로서 유럽 르네상스를 일으키게 했던 최고 수준의 지적 산실이었던 안달루시아는 문명과 학문이 소멸되면서 역사의 뒤안으로 잊혀졌다. 그리고 지금은 관광객들이 이슬람 유산을 보기 위해 다시 안달루시아로 몰려들고 있다. 이희수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 [오늘의 눈] 유시민, 악덕과 미덕사이/심재억 사회부 차장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10일 오전 취임했다.‘유별난 국회의원’에서 ‘가당찮은 내정자’를 거쳐 ‘걱정되는 장관’이 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그에게 어찌 일말의 소회가 없을까. 그는 “과천 오는 길이 평탄치 않았다.”는 취임 일성으로 이런 심사를 토로했다. 속물들 생각으로야 어차피 ‘사는 게 고해(苦海)’이니 한 몸 입신하고, 양명한 대가로 치면 그런 과정이 오히려 헐값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까지 적어도 정치적으로는 한번도 좌굴(挫屈)을 허용하지 않았던 그가 정장에 표나는 분장,2대8 가르마를 하고 ‘존경하는’이라는 수사를 남발해야 했던 인사청문회를 거쳐 궁극적으로 다다르고자 한 곳은 어디일까. 아직 액면의 진위를 가릴 계제가 아니지만, 유 장관의 취임사는 이런 의문에 대한 하나의 해법일 수는 있다. 그는 먼저 “다른 모든 것을 다 잊으려 한다.”고 운을 뗐다.“국민을 섬기는 일에만 집중하겠다.”는 다짐도 덧붙였다. 그가 말한 ‘국민’이 포괄적 의미는 아니다. 그는 스스로 섬겨야 할 대상을 ‘어르신’과 ‘병들고 가난한 이웃’,‘장애인’으로 특정했다. 보건복지부 장관으로서 당연한 범주의 설정이지만, 또한 여기에 그의 지남(指南) 의지가 담겼을 것이란 추측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확실히 정치인 유시민은 ‘미덕’과 ‘악덕’의 경계를 오갔다. 일부에서는 그의 끊임없는 파괴 의지를 ‘돌출’이라거나 ‘싸가지 없다.’고 매도했다. 그러나 다른 쪽에서는 “그의 파괴적 열정이야말로 구각의 청산이자 창조를 위한 파종”이라고 두둔했다. 말 한마디, 행동거지 하나를 두고 이렇게 극명한 해석을 낳은 정치인도 흔치 않았다. 그런 유 장관이 ‘사람들’ 속으로 왔다. 보건복지 현장은 정치적 악덕이 혹은 미덕이기도 하고, 그 미덕이라는 게 또한 악덕일 수도 있는 곳이다. 정치판에서는 오로지 악덕으로만 읽혔던 네그라소프의 ‘슬픔도 노여움도 없이 살아가는 자는 조국을 사랑하고 있지 않다.’라는 시구가 민초들에게는 가슴을 덥히는 금언이듯 그의 또 다른 시작이 새삼 관심을 끈다. 그는 다시 미덕과 악덕의 어느 경계를 질주할 것인가. 심재억 사회부 차장 jeshim@seoul.co.kr
  • [정치플러스] 서울시장 출마 강남구청장 사퇴

    권문용 서울 강남구청장이 6일 서울시장 출마를 위해 사퇴서를 제출했다. 한나라당내 서울시장 후보의 현직 사퇴는 지난달 31일 맹형규 전 의원의 의원직 사퇴에 이어 두번째이다. 권 구청장은 보도자료에서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 강남북간 균형발전과 낭비적인 도시구조 및 운영시스템 등 현안을 체계적으로 해결하고자 사퇴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 윤리 팽개친 ‘엽기경매’

    윤리 팽개친 ‘엽기경매’

    지난 12일 오전 인터넷 경매사이트 ‘옥션’에는 엽기적인 매물이 올라왔다. 어떤 사람이 ‘2003년 대구지하철 방화사건 직전 중앙로역 지하철 표’라며 승차권 사진을 올리고 이를 경매에 부쳤다. 시작가 500만원에 즉시구매가 4000만원. 올린 사람은 “사고 나기 직전에 산 것이니 의미가 깊다.”는 문구까지 덧붙였다. 네티즌들은 격분했다. 한 네티즌은 “아직도 유가족들은 사고와 연관된 아주 작은 것만으로도 가슴이 저미고 숨조차 안 쉬어질 텐데, 장난할 게 있고 안 할 게 있지.”라며 비난했다. 이 경매는 당일 오후 옥션측에 의해 강제로 종료됐다. 값싸고 손쉬운 구매수단으로 자리잡은 인터넷 경매가 일부 네티즌들의 무책임하고 무분별한 행동 때문에 심각한 부작용을 드러내고 있다. 끔찍한 참사를 돈벌이에 이용하려 드는가 하면 정자나 순결 또는 죽은 동물까지 인터넷에 매물로 내놓고 있는 판이다. ●경매사이트업체 “모든것 검열 힘들어” 지난해 11월14일에는 옥션에 한 네티즌이 자기 얼굴사진과 함께 ‘20세 건강한 청년의 정자를 팝니다.’는 매물을 올려 물의를 빚었다. 사흘 뒤인 17일에는 역시 옥션에 ‘죽은 강아지’가 상품으로 등장했다. 올린 사람은 코카블랙종 애완견 사진을 띄워놓고 ‘분양받은 지 17일만에 죽었는데 살리려고 노력했던 게 아까워서 약값이나 건지려고 한다. 수의사나 필요한 사람들은 사가라.’고 했다. 앞서 같은 해 4월에는 한 여고생이 자세한 신상까지 게재하며 시작가 100만원에 자기의 순결을 팔겠다고 나서 논란이 일었다. 당시 적잖은 사람들이 입찰에 참가해 수백만원까지 가격이 뛰었다. 이런 행태에 대해 경매사이트 업체들은 속수무책이다. 옥션은 80명으로 구성된 전문 검열팀을 따로 두고 총과 같은 무기, 술·담배, 장물과 약품 등 불법적이거나 비윤리적인 제품에 대해 임의로 경매를 종료시키고 있다. 하지만 하루 평균 20만건 이상 사이트에 올라오는 제품을 모두 검색하기는 불가능한 실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검열팀이 실시간으로 95%까지는 솎아내고 있지만 모두를 거르기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전문가 “희소성 미명아래 소비자본주의 이데올로기 확산” 전문가들은 네티즌들의 이런 행동이 ‘윤리적 무정부주의’와 ‘나르시시즘적 자기중심주의’의 만연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우려한다. 연세대 사회학과 김현미(43) 교수는 “인터넷 경매로 모두가 판매자가 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장기와 피, 난자와 정자 등이 ‘희소성’이라는 미명 아래 판매되는 소비자본주의 이데올로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터넷에서 타인에 대한 배려는 없이 자기를 특이한 사람으로 드러내며 자아도취에 빠지는 나르시시즘적 자기중심주의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앙대 사회학과 신광영(52) 교수는 “인터넷 공간에서 기존 질서가 파괴되면서 초등학생과 할아버지가 서로 욕설을 퍼붓는 등 모든 권위가 희화화되는 윤리적 무정부주의가 만연하고 있다.”면서 “인터넷 실명제 등 개인에게 책임을 지울 수 있는 대안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광역단체장 새해설계] 박광태 광주시장

    [광역단체장 새해설계] 박광태 광주시장

    “새해는 ‘1등 광주’ 건설의 기반 구축과 일자리 창출의 원년으로 삼겠습니다.” 박광태 광주시장은 12일 “지난해 투자유치와 사상 최대 규모의 국비 확보 등을 통해 거둔 결실을 토대로 ‘1등 광주’ 건설의 기틀을 다지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첨단산업 육성 등 10대 추진전략 과제를 선정하고, 모두 1조 3233억원을 투자한다. 박 시장은 “자립형 산업도시 기반 구축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략산업 육성 박 시장은 “자동차·디지털 가전·광산업 등 3대 주력산업의 규모를 획기적으로 키워나갈 것”이라며 “지역경제 살리기에 ‘올인’하겠다.”고 말했다. 오는 2010년까지 자동차는 현재 연간 35만대에서 80만대로 생산능력을 높인다. 광주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가전제품 매출액도 3조 6000억원에서 13조원대로, 광산업은 1조 2000억원에서 7조여원으로 각각 늘려 나간다는 복안이다. 또 첨단부품 소재, 디자인, 문화콘텐츠, 신에너지 분야를 4대 전략산업으로 육성키로 했다. 이밖에 홈오토메이션을 앞당기게 될 광가입자망(FTTH), 반도체 광원(LED)등 ‘5대 신기술 응용사업’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박 시장은 이같은 산업기반 확충을 통해 “오는 2010년까지 매년 2만개씩 모두 10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새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문화 중심도시 조성 박 시장은 “국립 아시아문화전당 착공을 계기로 관련산업을 육성하고, 도시공간의 문화적 리모델링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문화로 밥먹고 사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 이 사업의 본질”이라며 “100만평 규모의 문화산업단지 조성사업도 꾸준히 펼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안정적인 사업을 위해서는 ‘아시아 문화중심도시 특별법’ 제정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여·야의원 발의로 마련된 이 특별법은 현재 국회에 상정돼 있다. 광주비엔날레 등 문화예술 축제의 경쟁력 강화와 어등산 관광단지 개발, 광주호 주변 생태공원 조성사업 등도 추진된다. 이밖에 사회복지시설 확충과 1000만그루 나무심기, 폐선부지 푸른길 조성 등 도심 녹화사업도 펼친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1등 도시 건설’ 꿈꾸는 광주 광주시의 올 시정 캐치프레이즈는 ‘1등 광주 건설’이다. 박광태 시장은 “이는 향후 10년 동안 ‘잘사는 도시, 부자 광주’를 실현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고 강조한다. 도시개발 축의 이동과 전남도청 이전에 따른 행정 중심기능의 약화 등으로 도시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자는 내용이다. 그동안 자원유입형 거점성장 모델을 지향했으나, 이를 혁신창조형 네트워크 허브 개념으로 바꿨다. 자동차 등 핵심 전략산업 이외에 가전로봇, 우주항공, 반도체 등 첨단산업을 육성, 강력한 도시 성장엔진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광주시는 그동안 이뤄낸 ‘경제 살리기’ 효과를 근거로 든다. 사상 최초로 최근 3분기 연속 제조업 생산증가율 전국 1위를 달성했다. 지난 2001년에 비해 수출액 22억달러, 취업 인구 4만 7000명, 제조업체수 60개 등이 각각 증가했다. 이같은 자신감에다 최근 국책사업으로 추진중인 ‘문화중심도시 조성’ 사업이 도시성장을 선도하고 있다. 정부와 시는 오는 2023년까지 2조원 이상을 투입, 도시구조 전체를 기능별로 리모델링한다. 제2 순환도로, 지하철 1호선 등의 완전개통과 공동혁신도시 건설 등도 도시발전의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시는 2015년까지 ‘광주의 미래상’이 획기적으로 바뀌는 ‘1등 도시’를 꿈꾸고 있다. 이때까지 인구는 현재 141만명에서 180만명,1인당 생산액(GRDP)은 9232달러에서 2만 5000달러, 제조업 비중은 20%에서 35%로 각각 높아질 것으로 분석됐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마흔 넘어 세상을 산다는 건…

    ‘나이 마흔 넘어 세상을 산다는 건/석양빛 붉은 울음을 제 뼛속마다 고이/개켜 넣은 거라고 그 누가 말했던가./악머구리 끓듯 소란스럽지 않게/저만큼 서로 한 뼘씩 거리를 둔 채/사금파리처럼 반짝이는 상처의 불꽃들/밤새 안녕하였다는 눈인사를/저 스스로에게 묵묵히 건네며/나는 지금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미스터L의 회상’중) ‘58년 개띠생’인 시인 이승철(48)이 세번째 시집 ‘당산철교 위에서’(솔)를 발표했다.‘총알 택시안에서의 명상’이후 5년 만에 내놓은 신작 시집의 주된 정서는 인용한 시구에서 드러나듯 소시민으로 살아가는 40대 후반 중년 남성의 자화상이다. ‘스무살 적 광주, 나 역시 한때 노숙자로 떠돌던 때가 있었다. 얇은 비닐조각을 이불처럼 덮어쓰며 광주학생회관 계단 밑에서 별꽃을 헤아리다가 새벽이슬 속에 문득 잠 깨어나곤 했었다.’(‘종삼에서 운주사 와불을 보다’중) 호남대 행정학과에 다니던 평범한 ‘문청’의 인생 항로는 1980년 5월, 광주 민주화항쟁과 더불어 급격한 굴절을 겪는다. 대학을 중퇴하고,1983년 시 전문 무크 ‘민의’로 문단에 데뷔한 이후 광주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출판계에 입문했다.나남, 인동, 산하, 황토 등의 출판사에서 5월 시선집 ‘누가 그대 큰 이름 지우랴’‘광주민중항쟁증언록’, 김남주 시인의 옥중시집 ‘나의 칼 나의 피’등을 기획했다. 세월의 힘에 떠밀려 어느덧 세속적 삶에 물든 자신을 탓하는 시인의 목소리는 엄중하다.표제작 ‘당산철교 위에서’는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2만5천 볼트의 전류를 기운차게 뿜어내며/2호선 전동차가 바람을 헤치며 돌진한다./당산철교 밑으로 푸르딩딩한 강물이 떠가고’에서 기억과 현실의 첨예한 대비에 괴로워하던 시인은, 이내 ‘나는 지금 한 마리 낙타로/인생이라는 신기루를/무사히, 잘, 건너가고, 있는가?/옛사랑이 다만 흐릿하게라도 남아있는 한/세상을 사는 존재의 형식을 되묻지 말아야 한다.’고 스스로를 추스른다. 시집에는 시인 자신의 삶의 변화에 대한 반성과 더불어 김남주, 채광석, 고정희, 기형도 등 요절한 문인들을 기리는 추억도 실려있다. 시인은 “자기를 적나라하게 까발린다는 것, 그럼으로써 자기 영혼에 메스를 가한다는 것, 그리하여 미욱한 이 세상을 향해 일갈하고 싶다는 것, 이것이 최근 나의 시작 태도”라며 “청춘의 한 시절이 허위단심 떠나갔고, 저만치서 불혹의 아침이더니 이제 나는 인생의 후반기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고 시집 앞머리에 적었다. 시인은 현재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 시 전문지 ‘시경’편집위원, 도서출판 화남의 편집주간으로 활동 중이다.6500원.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서울 12개 자치구 주요인사]

    새해를 맞아 서울시 25개 자치구와 일선 동사무소에서 근무하는 인물들이 많이 바뀌었다. 종로구를 비롯한 12개 자치구의 주요 승진인사와 인사이동을 소개한다. ■ 종로구 ◇승진△청운동장 최권신◇전보△여권과장 주요택 △민원관리담당 배상직 △여권1〃 박창신 △재활복지〃 정일두 △건설과장〃 서명남 △자동차등록〃 이형란 △사직동 김진환 △부암동 마호식 △가회동 장강주 △명륜3가동 박상서 △창신3동 이은삼 ■ 성동구 ◇승진△가정복지과장 염형순 ▲금호4가동장 진정근◇전보△민원여권과장 정종희 △세무2〃김기동 △청소행정과장직무대리 이재영 △조사담당 최무웅 △직소민원실장 강정우 △교육지원담당 이윤영 △문화지원〃 박종복 △호적〃 이상회 △혁신평가〃 정주섭 △세외수입〃 조병선 △건물등록〃 손수곤 △장애인지원〃 김인영 △보육지원〃 최형대 △교통시설〃 임창윤 △자동차등록1〃 김종만 △주차관리〃 권용진 △보건민원〃 강형구 △도선동 조희곤 △사근동 이철희 △금호2가동 지영민 △옥수2동 박창균 △성수2가1동 백보기 △재산세담당 한광석 △법인관리〃 양동남 △세입정리〃 박병인 △주민세〃 서승철 △자동차세〃 임성수 △체납정리〃 박현상 △생활보장〃 강종식 △도로조명〃 김도묵 △기정〃 이창균 △도로관리〃 박노학 △하수〃 김재하 ■중랑구 ◇전보△혁신균형발전담당 김관명 △호적〃 이춘식 △복식부기〃 김희영 △청소년〃 김연태 △교통과징〃 김홍엽 △위생지도〃 서재완 △면목1동 박병진 △신내1동 배흥식 △복지기획담당 김영희 △생활보호〃 이홍장 ■ 성북구 ◇승진△생활복지국장 권영해 ■도봉구 ◇파견△문화정보센터관장 박정호◇겸임△기획재정국장 서종태◇전보△건설관리과장 이수엽 △도봉1동장 신동근 ■ 강서구 ◇전보△조사팀장 이동식 △인사〃 신흥재 △자치운영〃 황인철 △생활체육〃 강희순 △체육시설〃 하성만 △복구지원〃 심현자 △복식부기〃 박주국 △공중위생〃 김본기 △주택정비〃 서종찬 △주차관리〃 이광석 △등촌3동 김웅환 △화곡2동 김은봉 △화곡6동 손귀숙 △발산1동 손기익 ■ 금천구 ◇승진△청소과장 이태형 △가산동장 문길수 △시흥1〃 정우섭◇전보△재무과장 장성진 △보건지도과장직무대리 노용해 △시흥2동장〃 신재문 △시흥본동장〃 현광무 △총무팀장 노성호 △인사〃 이성용 △공무원단체협력〃 김왕곤 △동행정〃 황석봉 △주민자치〃 정흥양 △여론동향〃 김동근 △혁신분권〃 유재명 △공보〃 김영동 △생활체육〃 김의배 △안전지도〃 이석봉 △재산관리〃 이일삼 △장애인〃 기진세 △청소년〃 김태남 △시설장비〃 조성한 △도시관리〃 한승민 △광고물〃 박병진 △보건관리〃 연규인 △시흥본동사무〃 금태현 ■ 영등포구 ◇전보△신길3동장 김성규 △여권심사팀장 이석정 △복식부기〃 송영혜 △세입총괄〃 곽세진 △징수1〃 김병욱 △징수2〃 서종출 △징수3〃 한용두 △부과1〃 조동헌 △부과3〃 윤하중 △부과4〃 한상범 △평가〃 박종연 △복지기획〃 남천우 △생활보장〃 이영은 △장애인복지〃 조미연 △자원봉사기획〃 김선성 △자원봉사운영〃 강현숙 △재활용〃 이평수 △청소제도개선〃 박병균 △자동차등록〃 이영섭 △식품위생〃 이종훈 △여의동 윤석철 △신길5동 홍운기 △영등포2동 이은상 △당산1동 박종국 △문래1동 이인근 △양평1동 이성자 △양평2동 김형진 △신길4동 노종호 △신길6동 정영분 △대림1동 남궁양림 △대림3동 이경범 ■ 관악구 ◇승진△생활복지국장 신팔복 △봉천7동장 윤관중 △신림3〃 황용◇전보△의회사무국장 정경찬 △총무과장 김양기 △세무1〃 권부홍 △봉천5동장 문영자 △봉천6〃 엄태섭 △신림6〃 김종남 ◇감사담당관 행정서비스담당 원중희 △법제의정〃 김병순 △문화관광〃 최재호 △재난관리〃 윤태욱 △도로굴착〃 이기석 △토목과 시설추진팀 이해완 △교통과징담당 이순자 △식품위생〃 안상진 △봉천1동 최인섭 △봉천3동 강미숙 △봉천8동 방민기 △신림4동 김인호 △신림5동 박규하 △신림7동 김재식 ■ 서초구 ◇전보△재무과장 하상도 △재난안전관리과 추진반장 안택주 △교통행정과장직무대리 김명중 △주차관리과장〃 엄인섭 △방배본동장〃 고현근 △방배3동장 이명구 ■ 강남구 ◇전보△민원감사담당관 조사순찰담당 김영권 △인사〃 김창현 △기획〃 서장원 △사회〃 장윤근 △토지〃 이영혜 △건설등록〃 신길호 △가로정비〃 선우철 △신교통〃 나승일 △보건위생과 민원〃 김진이 △도곡2동 김선도 △개포2동 서영길 ■ 강동구 ◇승진△의회 사무국장 박상춘 △고덕1동장 이종섭 △암사1〃 김장환 △암사3〃 이우명 △둔촌1〃 신부철◇전보△재무과장 성호용 △부과〃 이영도 △사회복지〃 김시구
  • 日 혼슈 앗피스키장, 은빛 세상속으로

    日 혼슈 앗피스키장, 은빛 세상속으로

    스키어들이 은빛 설원의 짜릿함을 만끽하기 위해 해외 스키장을 노크하고 있다. 국내 스키장들의 쉽지 않은 숙박 예약과 북적대는 슬로프, 붐비는 리프트 등을 피해 보다 여유로운 스키를 즐기기 위해서다. 최근 여행사들이 앞다퉈 해외 스키투어 상품들을 쏟아내고 있지만 무엇보다 비용과 함께 실제 스키를 탈 수 있는 ‘스키 가용시간’을 꼼꼼히 챙겨야 한다. 상품 중에는 ‘말뿐인’ 스키투어도 적지 않다. 이런 점에서 일본 혼슈 북동부 이와테(岩手)현의 앗피(APPI·安比)스키장은 새롭게 주목을 받는 곳. 지난 1987년 문을 연 앗피는 700여개에 달하는 일본 스키장 중 ‘톱 10’에 꼽히는 고급 리조트로 한국 등 외국인들에게 개방된 지 2∼3년밖에 되지 않는다. 오전에 서울을 출발하면 당일 야간 스키는 물론 하루 12시간 스키를 탈 수 있다. 또 적설량이 많아 5월초까지 스키를 즐길 수 있고, 리프트를 기다릴 필요가 없을 정도로 한적하다. 국내 스키장과 가격을 비교해 볼 때 크게 비싸지도 않다. 하얀 눈꽃을 감상하며 은빛 슬로프를 내려오는 앗피 스키장은 한겨울 쌓인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기에 충분하다. 글 이와테(일본)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천연설에서 즐기는 환상적인 스키 일본 스키장 리프트 중에서 가장 길다는 자이라 곤돌라(길이 3494m)를 20분쯤 타고 마에모리(前森)산 정상에 올라서자 발아래로 새하얀 눈 세상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1305m 높이의 원뿔형 정상에서 베이스로 부채꼴처럼 퍼져나간 슬로프에는 바람에 흩날리는 눈송이가 소복히 내려 앉았다. 주변에는 자작나무와 ‘부나’(無名)로 불리는 잡목 위로 눈꽃이 활짝 피어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저멀리 하얀 눈에 휩싸인 이와테산(2038m)은 흰눈을 소복히 쌓아놓은 아이스크림처럼 탐스럽다. 앗피는 일본 북해도 원주민 아이누족의 언어로 ‘아주 편안하게 살 수 있는 땅’이라는 의미로 정상에 올라서면 방사상으로 퍼지는 슬로프와 눈덮인 리조트가 한데 어우러져 설국(雪國)을 연상케 한다. 스키장은 정상에서 내려오는 슬로프가 21개(총 연장 46.8㎞), 곤돌라 2기를 포함해 전체 리프트가 18기, 베이스가 3개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커 슬로프에는 사람이 거의 붐비지 않는다. 슬로프는 5.5㎞에 이르는 야마바토 코스를 비롯해 4㎞와 5㎞코스가 각각 1개씩이며, 나머지도 길이가 2∼3㎞에 이른다. 폭도 50∼100m에 이르며, 위에서 내려보면 넓은 직선 활주로처럼 곧게 뻗어있다. 때문에 리프트를 기다리는 일은 거의 없다. 스노 보드 마니아를 위한 100m 길이의 하프 파이프가 이달 중순 오픈한다. 먼저 야마바토 코스를 택해 메인 베이스로 활강을 시작했다. 아무도 지나간 흔적조차 없는 슬로프에는 쏟아지는 함박눈이 시야를 가릴 뿐 다른 스키어를 발견하기조차도 쉽지 않다. 슬로프를 벗어나면 눈이 허리까지 잠길 정도로 높이 쌓였다. 아무도 없는 외딴 숲속에서 나홀로 스키를 즐긴다는 착각에 빠질 정도로 환상적이다.3∼4번은 쉬어야 겨우 내려올 정도로 길다. 설질도 최상이다. 눈은 넘어져도 아프기는커녕 포근하다 싶을 정도로 습기가 적은 건설(乾雪·dry powder). 활강을 하거나 회전할 때 스키 플레이트와 부츠를 타고 전해지는 설질의 느낌이 상쾌하다. 눈을 가르는 느낌은 솜털 위에 몸이 살짝 떠가는 듯하다. 시즌 최고 적설량이 무려 3m에 육박할 정도로 눈이 많이 내린다. 다양한 슬로프를 오가며 내려오다 잠시 한눈을 팔아 길을 잃었다. 슬로프를 내려와보니 메인 베이스가 아닌 산 반대편에 있는 다른 베이스. 슬로프가 워낙 넓은 데다 영어 표지판이 없었던 탓이다. 다시 산 정상으로 올라가 내려오려면 최소 1시간. 동료와 만나기로 한 시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베이스의 프런트 직원에게 서툰 영어로 사정을 이야기하자 “셔틀버스가 없지만 (외국인에 대한) 스페셜 서비스”라며 친절하게 본관으로 태워준다. 직원의 친절함에 여행이 더욱 즐겁다. 오는 4월1일까지 리프트 요금은 5시간권 4400엔,8시간권 4700엔,2일권 8400엔,3일권 1만 2100엔이다. 야간권(오후 4∼8시)은 2200엔이다. 스키·스노보드 세트는 물론 스키복과 장갑까지 대여할 수 있는데 스키는 5시간에 3만 7000엔,‘스키+웨어’는 5시간에 5300엔이다.5시간권은 빌리거나 타는 시간부터 시간이 계산된다. 환율은 100엔은 870원 정도. 리조트 영업담당자인 조지 히로시(38)는 “동북지역이라 눈이 많은데다 슬로프의 산사면이 북쪽을 향하고 있어 북해도 못지않게 설질이 좋고, 다양한 슬로프를 갖춰 초심자들도 산 정상에서 스키를 즐길 수 있다.”면서 “지난해 65만명의 내장객 중 한국인이 1000여명에 불과하지만 올해부터 본격적인 한국 관광객 유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 럭셔리한 리조트에서의 아늑한 휴식 앗피 리조트는 1000개가 넘는 일본내 스키장 중 최고로 꼽힌다. 일본 거품경제가 꺼지기 이전까지만 해도 내국인들을 수용하기에도 벅찰 정도로 붐비던 곳이었다. 한국 스키어에게 개방된 것은 불과 2년전. 대부분 마을형 리조트 형태인 일본내 다른 스키장과 달리 우리에게 익숙한 ‘스키인 스키아웃’(현관에서 스키를 신고 벗기)형 고급 리조트다. 리조트는 호텔 그랜드, 타워, 빌라, 아넥스 등 4가지로 1000여개의 객실을 갖추고 있다. 숙박료는 1박 2식에 그랜드 호텔은 1만 3500∼3만 2500엔, 타워는 1만 6500∼4만엔이다. 식당은 야키니쿠(한국식 불고기 요리)를 파는 이조원(李朝苑)과 이향(李香)을 비롯해 라팡드르(양식), 나나시구레(일식), 란란(중식), 알베르그(일양식) 등 22개가 있다. 가격은 모리오카 냉면(800엔), 야키니쿠 세트 2∼3인분에 5000엔 정도. 스키를 마친 뒤 본관 온천 대욕장과 노천온천에서 피로를 풀면 좋다. 본관 온천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노천온천은 성인 840엔이다. 마사지로 피로를 풀 수 있는데 전신마사지(150분)가 1만 5750엔, 발마사지(30분)가 3150엔이다. 부대시설로는 실내 온천풀장, 헬스클럽, 스쿼시 코트 등도 갖추고 있다. 볼거리와 즐길거리도 많다. 스노모빌을 타고 앗피코겐 눈목장을 도는 스노모빌랜드의 액티비티가 인기. 전문 강사로부터 간단한 스노모빌 작동법을 배운 뒤 강사를 따라 눈쌓인 목장 코스를 도는 것으로 30분에 4000엔 정도다. 크로스컨트리도 즐길 수 있는데 5시간에 1500엔이다. 스키장 메인 베이스에는 2000여개의 전구로 만든 일루미네이트 축제가 열려 오는 3월말까지 화려하게 빛을 뿜어낸다. # 원조 한류의 멋과 맛을 찾아서 이와테 현청이 있는 모리오카(盛岡)시에 가면 한국의 맛과 멋을 발견할 수 있다. 원조 한류의 뿌리를 체험할 수 있다. 리조트에서 시내까지 셔틀 버스를 타고 40분쯤 걸리는데 편도 요금이 800엔 정도. 모리오카에서 가볼 만한 곳은 세계적인 ‘옻칠장인’ 전용복(53)씨가 운영하는 이와야마 우루시(칠예) 미술관. 지난 11월 부산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장인 누리마루에 그의 작품을 전시한 인물로 한국에서 보다 일본 등에서 더 유명세를 타고 있다.20년전 일본 도쿄의 최대 연회장인 메구로가조엔(영빈관)을 리모델링하면서 내부에 5000여점(3000억원)의 옻칠 작품을 설치해 화제가 됐다. 현재 옻칠 분야의 일본인 제자로 2000여명, 한국인 제자는 10여명을 두고 있다. 미술관에 가면 나전칠기 기법을 사용한 ‘암수의 혼’이라는 세계 최대 옻칠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길이가 무려 18m에 이르며 작품값만도 12억원에 이르는 대작이다. 입장료 700엔. 모리오카 냉면은 빼놓을 수 없는 먹을거리. 원조 모리오카 냉면은 쇼쿠도우엔(食道園)이란 음식점으로 주인인 아오키 마사히코는 한국인 아버지 양용철씨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교포 2세다. 또 재일교포 2세인 변용철씨가 운영하는 ‘변변카이’는 이 지역에만 6개의 음식점이 있다. 또 일본 최대 모리오카 냉면 제조 공장을 운영한다.1965년도부터 야키니쿠가 유행하면서 냉면이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 인근에 있는 야키니쿠와 모리오카 냉면 전문점 ‘변변카이’도 재일교포 2세인 변용욱(57)씨가 운영하는 곳. 그의 성과 ‘즐겁게 팡팡튀다.’라는 뜻의 이름. 시내에만 6개의 분점이 있고, 일본 최대 모리오카 냉면 공장을 운영한다. 일본 NHK 맛대맛에서 사누키 우동과의 대결에서 승리하면서 일본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연간 150만개의 생면을 생산한다. 포장 냉면은 2인분에 600엔이며, 식당에서는 1인분에 700엔에 판매한다. 이밖에 시내에는 귀여운 대접에 나와 이름 붙여진 ‘왕코소바’가 이색적이다. 한그릇에 한젓가락 정도의 모밀이 나오는데 성인의 경우 20∼30그릇을 비운다고 한다. 유래는 400년전 잔칫집에서 손님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시작됐다고 한다. 히라이즈미에 있는 주손지 절(中尊寺)은 이와테 현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850년의 역사를 지닌 사찰이다. 황금색 불상이 모셔진 금색당 등 3000여점의 국보급 문화재가 전시된 헤이안 미술의 보고다. 입장료는 평일 800엔. # 미리알고 떠나세요 아시아나항공이 인천에서 미야기현 센다이까지 매일 운항한다. 가는 편은 아침 10시20분 출발,12시20분 센다이 도착하며, 돌아오는 편은 오후 1시25분 센다이를 출발, 오후 4시 서울에 도착한다. 센다이 공항에서 앗피리조트까지는 자동차를 이용할 경우 도호쿠(東北)자동차도로를 타고 하치만타이 IC로 빠지는데 245㎞로 2시간30분에서 3시간가량 소요된다. 센다이에서 일본철도(JR)를 타고 모리오카역에 내린 뒤 앗피스키장 셔틀버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 앗피리조트 홈페이지(www.appi.co.jp)는 한국어 서비스를 지원한다. 사용전압이 110볼트로 전자 기기를 사용하려면 110볼트 어댑터를 가져가야 한다. 전화는 리조트에서 1000엔짜리 전화카드를 구입해 로비에 설치된 국제전화기를 이용하면 된다. 전화는 ‘001+010+82+(0을뺀)지역번호+전화번호’로 하면 된다. FIT(개별 자유여행)도 시도해 볼 만하지만 살인적인(?) 일본의 교통비를 감안할 때 패키지 상품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패키지는 씨에 프랑스(www.ciefrance.com)에서 2박 3일(53만 9000원부터),3박 4일(62만 9000원부터) 앗피리조트 상품을 판매한다. 상품에는 왕복 항공료와 교통비, 숙박료, 조식·석식, 야외온천 프리패스 등이 포함된다.1588-0074.
  • 행정도시 광역계획권역 계룡시등 9개시군 확정

    행정도시 광역계획권역 계룡시등 9개시군 확정

    행정중심복합도시 예정지인 충남 공주·연기와 함께 충청권 9개 시·군이 광역계획권역으로 지정된다. 또 행정도시는 환경·생태 보존구역과 행정·주거·상업구역으로 구분해 이중 도시구조로 만들어진다. 정부는 15일 오전 정부대전청사에서 이해찬 총리 주재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추진·자문위원회 합동회의를 열고 9개 시·군을 행정도시 광역계획권으로 최종 확정했다. 광역계획권으로 지정된 지역은 충남 연기군, 공주시, 계룡시 전역, 천안시 일부(동면·병천면·수신면·성남면·광덕면), 충북 청주시, 청원군, 진천군, 증평군 전역, 대전시 전역으로 행정도시 예정지의 주변지역이 모두 포함됐다. 정부는 특히 광역계획권을 행정도시, 대전시, 청주시를 중심으로 한 3합형 도시구조(Tri-City)로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각 중심도시의 강점과 이점을 살려 기능별로 특화하고, 지역간 기능을 연계해 균형발전을 도모하겠다는 취지다. 건설교통부는 이를 위해 다음주 충청권 9개 시·군을 광역계획권으로 지정, 발표하고 각 지역의 의견수렴을 거쳐 2007년 상반기까지 광역도시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이날 회의에서는 행정도시의 도시구조를 ‘이중 환상형(Two-Ring)’구조로 개발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도시 중앙부분인 내부 환상형구조(Inner Ring)는 환경·생태 보존구역으로 지정해 시민들이 휴식할 수 있는 열린공간으로 조성키로 했다. 또 외부 환상형구조(Outer Ring)는 행정·주거·상업지역으로 개발하되, 대중교통을 축으로 각 기능을 분산배치할 방침이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증시구조 ‘업그레이드’

    증시구조 ‘업그레이드’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주가지수 1300-700선 시대’를 맞으며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시적인 상승세가 아니라 구조적 변화에 따른 증시의 대형화, 지수의 장기상승 등으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년 증시 전망도 장밋빛 기대감이 넘치고 있으나, 일반투자자들이 증권사들의 지나친 낙관론에만 의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보통 증권사들은 증시를 좋게 보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기업, 경기, 펀드 3박자의 힘 2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14포인트(0.32%) 오른 1310.12를 기록, 이틀째 1300선을 유지했다. 코스닥지수도 6.44포인트(0.89%) 상승한 733.87로 3일째 상승하며 730선마저 돌파했다. 올 들어 코스피지수는 893.71(1월3일)에서 출발,5월에만 평균치가 잠시 주춤했을 뿐 매월 꾸준히 오르면서 400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코스닥지수도 390.40에서 시작해 5월에만 멈칫했을 뿐 두배 가까이 올랐다. 코스닥지수는 지난달 21일 연속 상승이라는 깨지기 힘든 기록도 세웠다. 증시의 규모를 나타내는 시가총액도 유가증권시장은 연초 411조 3690억원에서 1일 기준 612조 8160억원으로 49.0% 증가했다. 코스닥시장은 31조 9300억원에서 71조 4080억원으로 123.6%나 커졌다. 올해 주가상승의 힘은 ▲기업실적의 호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 ▲적립식펀드를 중심으로 한 자금력 등 3대 요인에서 찾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기업실적의 호조가 외환위기 이후 강도높은 구조조정 효과와 기업체질 강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본다. 간접투자의 위력은 지난 5월 이후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외국인을 제치고 증시를 주도하는 세력으로 부상시켰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손동식 부사장은 “현재의 주가 상황은 버블(거품)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단언했다. ●내년 증시 화두는 성장 증권사 직원들과 투자자들은 올 봄과 여름의 주가 상승기에만 해도 ‘대세 상승’을 확신하지 못했다. 그러나 지수가 1200선,1300선을 잇따라 뛰어넘자 두툼해진 성과급 등을 통해 실감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달 말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분기별 성과급을 지급했다. 상반기에 3000억원대의 수익을 올린 현대증권도 최근 전 직원에게 급여의 60%를 경영성과급으로 지급했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에는 과거처럼 흥청거리는 모습은 볼 수 없지만 거리에 빈 택시가 줄었고 고급 식당이 북적이며, 골프채를 바꾸는 모습들도 눈에 띄게 늘고있다. 전문가들은 내년 증시의 화두를 ‘성장’으로 꼽았다. 상장기업의 실적호조가 계속되고, 미국과 중국의 경제상황도 안정적 성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우증권은 56개 주요 코스닥기업의 내년 실적을 추산한 결과, 매출은 올해보다 17.2% 늘고, 영업이익은 48.4%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내년에 코스피지수는 1600선, 코스닥지수는 800선의 돌파도 무난히 해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코스닥시장의 성장주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올해에는 탄탄한 내재 가치를 지닌 가치주가 각광을 받았다면, 내년에는 안정성은 비록 떨어져도 이익증가폭이 큰 성장 종목을 추천한다. 벤처기업 중심의 정보산업(IT)과 자동차관련 종목 등을 유망업종으로 꼽았다. 대한투자증권 정윤식 팀장은 “국내 내수 회복과 수출력 지속, 글로벌 경제상황 등이 모두 긍정적인 흐름을 보여 성장주 위주의 증시가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우리투자증권 이윤학 연구위원은 “올해 조정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일부 종목이 급상승한 측면도 있기 때문에 일부 테마주에 대해선 내년 상반기 조정 시점에서 하락폭이 예상보다 클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47) 정치적 예언의 집대성 ‘정감록’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47) 정치적 예언의 집대성 ‘정감록’

    한국에는 일일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정치적 예언이 있었다. 그것은 주제에 따라 몇 가지로 정리될 수 있다. 풍수설에 입각해 새 왕조가 일어난다는 내용이 있었는가 하면, 미륵불이 지상에 내려와 이상세계가 열린다는 예언도 있었다. 선천(先天)과 후천(後天)이 서로 교대할 거라는 주장도 있었다. 다종다양한 예언이 역사상 한꺼번에 존재한 적은 오히려 드물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나씩 나타나기도 하였고, 서로 다른 종류의 예언이 혼합되기도 했다. 역사상 존재한 한국의 정치적 예언서는 실개천들에 비유된다.‘정감록’은 그 냇물들이 한데 모여들어 이뤄낸 호수라고 볼 수 있다.18세기 전반, 조선 영조 때 역사의 무대 위로 처음으로 등장한 ‘정감록’은 지난 200∼300년 동안 더욱 내용이 풍부해졌다. 이제 ‘정감록’은 민간에 유행하는 예언서를 모두 일컫는 일반명사가 되어 있다. ‘정감록’의 핵심은 정감과 이심 및 이연 등 3인의 대화다. 이를 ‘감결’이라고도 하는데 이본이 많다. 길이가 가장 짧은 한글 본은 약 2430자, 가장 긴 한문본은 6030여자나 된다.‘정감록’에는 ‘감결’을 비롯해 여러 종류의 예언서가 속해 있다.‘삼한산림비기(三韓山林秘記)’,‘화악노정기(華岳路程記)’,‘구궁변수법(九宮變數法)’,‘동국역대본궁음양결(東國歷代本宮陰陽訣)’,‘무학비결(無學秘訣)’,‘도선비결(道詵秘訣)’,‘남사고비결(南師古秘訣)’,‘징비기(徵秘記)’,‘토정가장비결(土亭家藏秘訣)’,‘경주이선생가장결(慶州李先生家藏訣)’,‘삼도봉시(三道峰詩)’,‘옥룡자기(玉龍子記)’ 등이 그것이다. ‘정감록’이 예언서의 집성이 되는 이유는 말 그대로 한국 역사상 등장했던 모든 예언서가 그 이름 아래 묶였기 때문은 결코 아니다. 진짜 이유는 여러 예언서에서 탐지되는 중요한 특징이 모두 ‘정감록’에 살아있어서다. ●삼국통일 무렵 예언이 문자로 처음 기록돼 삼국시대 초기에는 예언서라고 일컬을 만한 것이 아직 하나도 없었다. 문자로 기록된 예언서가 출현하기까지 여러 단계를 거쳤다. 처음에는 성스러운 왕의 탄생을 알리는 신기한 전설이 있었을 따름이다.‘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는 고구려의 시조 주몽의 탄생설화를 비롯해 신라의 탈해왕과 김알지, 가야의 김수로왕의 등극을 알리는 설화가 나온다. 이처럼 위인의 탄생을 예감하게 하는 자연현상이나 태몽 등은 고대 중국이나 일본의 역사에는 물론이고, 서양 고대의 문헌에도 보인다. 이웃나라에서와 마찬가지로 고대 한국인들은 이상한 동물의 출현과 예외적인 천문현상 및 자연계의 이변을 정치적 변화를 상징하는 것으로 받아들였다.‘삼국사기’ 등에는 이에 관한 기록이 수백 군데나 있다. 고대 한국에는 국가의 위기를 미리 알려주는 자명고 같은 물건이 있었다고도 한다. 신라에는 만파식적(萬波息笛)이란 신기한 피리도 있어, 불기만 하면 적군이 저절로 물러나고 질병도 사라졌다고 한다. 정치적 예언이 문자로 처음 기록된 것은 삼국시대 말인 7세기 후반이다.“백제는 달 바퀴와(月輪)와 같고 신라는 초승달(月新)과 같다.” 백제는 망하고 신라는 흥하리란 정치적 예언인데, 이런 내용이 거북 등에 적힌 채 백제의 왕궁에서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그 짤막한 문장은 한국 최초의 정치적 예언서였다. 이것이 발견되고 얼마 안 돼서 이번엔 고구려의 멸망을 예고하는 ‘고려비기’가 발견되었다. 요컨대 신라의 삼국통일을 전후해 정치적 예언이 문자로 정착되었다는 점이 중요하다. 구두로만 전해오던 예언이 글의 형태를 띠게 되었다. 이것은 외래문자인 한자가 통치자들 사이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최초의 예언서는 길이가 극히 짧고 시적이었으며 비유적인 내용으로 되어 있었다. 신라말 최치원이 썼다고 하는 예언서 역시 그랬다. 그는 “계림은 누런 이파리요 곡령(송악)은 푸른 소나무”라는 시구를 고려 태조에게 보냈다고 하는데, 비유법이 눈길을 끈다. 이와 같은 특징이 10세기 초 철원에서 나온 ‘고경참’에서도 재차 확인된다. 140여자로 구성된 ‘고경참’은 왕건이 궁예를 꺾고 개성에 새 나라를 세우게 된다고 했다. 고려는 12대 360년간 유지된다고 예언되었다. 이 예언서는 단군신화나 주몽설화를 연상시키는 대목도 없지 않다. 그러나 왕건 같은 ‘성인’이 결국 최종적인 승자가 되리라고 예언한 점에서 ‘정감록’의 원형이다. 고려의 국운을 처음부터 끝까지 개관한 점에서도 ‘정감록’의 선구가 된다. ●풍수지리설 고려시대에 접어들어 풍수지리설이 유행했고, 이를 바탕으로 국가의 장래를 예언한 글이 많이 등장했다. 풍수설은 ‘정감록’의 경우에도 중추적인 역할을 맡는다. 미래의 수도를 계룡산, 가야산, 전주 및 개성으로 예언한 것은 두말할 나위 없이 풍수설에 기초한 것이다. 아울러 십승지설을 비롯해 전국의 길지를 따져본 것도 풍수설의 영향이다. 풍수설을 대표하는 고려의 예언서로는 도선(道詵·827∼898)의 저술로 알려진 몇 가지가 있다. 아울러 ‘신지비사(神誌秘詞)’라고 하는 것이 또 있다.‘신지비사’는 고조선의 예언가 신지가 저술했다고 하는데, 후대에 조작된 것이 틀림없다. 도선의 저술이라고 알려진 예언서들도 위작일 가능성이 결코 적지 않다. 두말할 나위 없이 도선은 풍수설의 대가였다. 다만 고려태조와 가까운 사이였음을 직접적으로 증명하기는 어렵다. 태조와 긴밀했던 것은 그의 제자 경보(慶甫·868∼948)였고, 그로 인해 역사책에는 도선과 고려 왕실의 관계가 과장되었다. 11세기 중엽, 고려 문종 때부터 이른바 지기쇠왕설(地氣衰旺說)이 널리 유행했다. 땅 기운은 일정하지 않아 때로 약해지나 적절한 방법을 쓰면 다시 회복될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이 이론을 토대로 수도 이전 논의가 활발했다. 처음에는 평양이 길지로 각광을 받았지만,13세기 고종 때부터 한양이 길지로 떠올랐다.14세기에는 한양천도가 기정사실로 취급될 정도였다. 결국 고려를 멸망시킨 이성계는 한양을 새 수도로 삼았다. 한양 천도론은 현실이 되고 만 것이다. 그 당시 천도론을 이끈 예언서는 도선의 저술이라 하는 ‘도선비기(道詵秘記)’,‘송악명당기(松岳明堂記)’,‘도선답산가(道詵踏山歌)’,‘삼각산명당기(三角山明堂記)’ 등이었다. 앞서 말한 ‘신지비사’는 논쟁에서 보조기능을 담당하였다. 아직 예언서 형태로 자리매김된 것은 아니나 7세기 후반 고구려에서도 풍수설이 위력을 발휘한 적이 있다. 당나라가 파견한 도사(道士)들이 풍수설을 이용해 고구려의 국운을 연장시키겠다며 소란을 피웠다. 도사들은 평양에 새로 성을 쌓거나 바위를 부숨으로써 고구려의 국운을 늘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때 고구려에 수입된 풍수설은 점차 부동의 위치를 확립했고, 도선과 그 제자들의 손을 거쳐 고려 이후 줄곧 예언서의 중심 사상이 되었다.‘정감록’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선천 후천설 고려 때는 점성술에 입각한 예언서도 유행했다. 고려 인종이 즐겨 인용한 ‘고현유훈(古賢遺訓)’을 이같은 예로 들 수 있다. 거기에는 머지않아 역사의 새 출발이 가능하다고 했다.‘정감록’에 암시된 선천과 후천의 교대설은 그 싹이 바로 ‘고현유훈’에 있었다.‘고현’이란 옛날의 현인 즉, 과거의 뛰어난 예언가다. 여기서 말하는 ‘고현’은 특히 천문과 역법에 밝았던 사람이다. 책에는 이렇게 주장돼 있다 한다.“천지가 생긴 지 수만 년이 지나면 동지(冬至)가 갑자일이 되는 때를 만나리라. 그때가 되면 해와 달 그리고 (수 화 목 금 토) 다섯별이 모두 정북(正北)에 모여들 것이다. 이를 상원(上元)으로 삼고, 이 날로 달력의 기원을 삼아야 된다. 이때 천지가 열리고 성인(聖人)의 도가 행해질 것이다.” 당시 인종은 묘청과 백수한 등 예언전문가들에게 정치를 전적으로 의지하다시피 했다. 왕은 묘청의 권유로 ‘고현유훈’을 읽어 보았음 직한데 특정한 날이 되면 역사의 무대가 새로 펼쳐져 이상정치가 가능하리란 희망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물론 터무니없는 망상에 불과했다. 하지만 천체의 운행을 인간사회의 변화에 직결시킨 점에서 동양 고대의 우주관을 그대로 반영한다. 이런 관념은 19세기말까지도 민간에 널리 통했다. ‘고현유훈’의 기초가 되는 점성술은 운수설과 결합되기도 한다. 그 결과, 한국역사에는 아홉 번에 걸쳐 새 왕조가 등장한다는 취지가 담긴 예언서도 나왔다. 조선 초기 식자층이 읽은 ‘구변진단지도(九變震檀之圖)’가 그런 식의 책이다.‘정감록’에도 역대 왕조의 운수가 밝혀져 있고, 계룡산시대 이후의 도읍지가 예언돼 있다. 그와 동시에, 머지않아 선천이 끝나고 후천 이상세계가 펼쳐지리라는 꿈이 깃들어 있다. ●미륵하생설 선천 후천설을 불교적인 입장에서 편 것이 미륵하생설(彌勒下生說)이다. 미륵이 이 세상에 내려와 이상세계를 연다는 믿음이 한국에는 널리 유행했다. 스스로를 미륵의 화신으로 간주한 사람도 여럿이었다. 이미 죽은 지 천년도 더 된 궁예를 일부 지방에서는 여전히 미륵불로 믿는다는 점을 언급할 필요가 있다. 경기도 포천시 구읍리 반월성터에 있는 궁예 미륵상이나 경기도 안성시의 국사봉에도 궁예 미륵은 민간의 신앙 대상이다. 고려 말에 경상도 고성 출신 이금은 스스로 미륵이라 주장했다. 그는 다가올 미륵 세상의 모습을,“내가 조화를 부리면 풀에서 파란 꽃이 피며 나무에 곡식이 열릴 것이다. 그리고 한 번 씨앗을 뿌려서 두 번 거두게 되리라.”고 묘사하였다. 수고를 들이지 않고서도 물질적 풍요를 누릴 수 있다고 예언한 점에서 그의 설명은 ‘미륵하생경’의 내용과 일치한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이금을 따랐다 한다. 이금을 추종하는 신앙 집단은 우선 규모가 컸다.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일부 고위관리들까지 신도 중에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나 결국은 국가의 탄압을 받아 이금 일파가 송두리째 제거되었다. 그 뒤에도 자칭 미륵불이 심심치 않게 등장했다. 고려 우왕 때 개성에서 미륵불을 일컫는 승려가 나타났다. 이번에도 많은 사람들이 그를 진짜 미륵불로 믿고 쌀과 베를 앞다퉈 바쳤다. 사노(私奴) 무적도 미륵불의 화신이라 주장하다 관헌에 체포되어 목숨을 잃었다. 14세기 후반 고려는 거듭된 왜구의 침입과 정치 불안정으로 인해 총체적인 위기에 빠져 있었다. 그 때문에 말세 의식이 만연해, 어서 미륵불이 내려와 이상세계를 펼치기를 염원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이다. 조선시대에도 자칭 미륵이 속속 등장했다.17세기 후반 조선 숙종 때 승려 여환은 미륵을 자처하며 무리를 모아 조선왕조를 전복시키려 했다. 사전준비가 미흡했던 탓에 그의 무모한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고 여환은 추종자 11명과 함께 사형을 당했다. 여환이 사라진 뒤에도 미륵은 끊임없이 나타났다. 영조39년(1763) 10월2일자 ‘실록’을 보더라도,“지난번 황해도에서 미륵불이라고 일컫는 자가 있었기에 어사(御史)를 보내 법으로 다스렸다.”는 기록이 있다.19세기 말 증산교를 창립한 강일순(姜一淳·1871∼1909)은 자신을 천자 미륵이라고 일컬었다. 임종 때 그는 말하기를,“나는 미륵이니 나를 보고 싶거든 금산사 미륵불을 보라.”고까지 했다. 자칭 미륵불들은 다들 그 나름으로 예언을 일삼았는데, 강일순은 다가올 미륵세상을 이렇게 설명하였다.“세상 사람이 하늘에 올라가고 밤과 낮이 막힘없이 환하게 통하고 100가지 곡식을 오래도록 거두어들이고 만 가지 과일이 굵고 크며 풍성한 음식이 저절로 생기고 아름다운 옷이 스스로 이른다.” 이러한 견해는 ‘미륵하생경’과 대체로 일치한다. 미륵이 세상에 내려오기를 바라고 믿는 미륵하생신앙은 고대 중국과 티베트를 비롯해 동양 여러 나라에서 인기를 끌었다. 특히 한국인들은 금강산을 법기도량(法起道場)으로 믿어, 내세불인 미륵불이 반드시 한국에 출현하리라는 기대가 컸다. 예부터 예언서나 도참(圖讖) 또는 노래를 빌려 이 점이 늘 강조됐다. 자연히 ‘정감록’에도 미륵신앙이 깊이 스며들어 불법이 다시 부흥하리라는 예언을 낳았다. ●정성진인 또는 해도진인설 조선후기 예언서에서 미륵은 진인으로 변형되어 나타난다. 때로 진인은 미륵세상을 맞이할 세속군주 전륜성왕으로 이해되기도 한다. 위에서 잠깐 언급한 승려 여환 사건 때도 이미 ‘정성인(鄭聖人)’이 등장한다.18세기부터는 각종 반란이나 대규모 민란 때마다 ‘진인(眞人)’이 거의 늘 등장했다. 이지서의 괘서 사건에서도 그랬고,19세기 초 서북인의 차별에 항거해 들고 일어선 홍경래의 난 때도 진인이 언급됐다. 진인은 ‘정감록’에도 큰 발자국을 남겼다. 새 세상을 열 미래의 왕이 다름 아닌 ‘정성진인(鄭姓眞人)’이거나 ‘해도진인(海島眞人)’이었다. 그 성씨가 정이고, 그가 세상에 나오기 전 섬에 숨어 산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었다. ‘정감록’을 가탁한 민중운동은 갈수록 증가했다. 심지어 19세기 후반에 일어난 여러 민란이나 그때 창궐했던 화적들은 “이재궁궁(利在弓弓·이로움이 궁궁에 있다)”을 구호삼아 외치는 형편이었다. 도적의 우두머리도 진인을 자처하였다. 진인의 시대가 열리고 보니, 그의 사주(四柱)까지 조작되었다. 진인은 기사년 무진월 기사일 무진시에 태어난다. 그의 사주는 뱀이 변하여 용(龍)이 되는 것이라 크게 길하다 했다. ●‘정감록’의 질적 변화 조선후기부터 ‘정감록’에 약속된 새 날의 도래를 믿고 많은 사람들은 고향을 등졌다. 그들은 곧 진인이 섬에서 나와 계룡산에 천도할 줄로 철석같이 믿고 가산을 탕진하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정감록’ 신앙의 영향 아래 여러 신종교가 출범했다. 동학, 증산교 및 원불교가 그 대표적인 것이지만 개중에는 민중의 금전과 노동력을 갈취하려는 사교 집단도 비일비재했다. 사교 집단은 ‘정감록’을 빙자해 온갖 악행을 저질렀다. 그러나 일부 신종교에서는 ‘정감록’ 해석에 차원을 달리하기 시작했다. 예컨대 정성진인이 오기만 기다리며 계룡산에 들어가 아무 일도 안 하고 지내는 ‘정감록’ 신앙을 혹독하게 비판했다.“계룡산에 정씨 왕이 난다는 것은 닭이 울면 날이 새고 바른 법이 나타난다는 뜻이다.” 원불교의 개조(開祖) 소태산 대종사의 말이다. 그의 해석에 따르면, 정성진인은 실상 정법(正法)일 뿐 인격을 가진 존재가 아니었다. 소태산은 앞서 도적들이 되뇌던 ‘정감록’의 한 구절 “이재궁궁”에 대해서도 색다른 의견을 내놓는다.“세상에는 구구한 해석이 많이 있으나 글자 그대로 궁궁은 무극(無極) 곧 일원(一圓)이 되고 을을은 태극이 되나니 도덕의 본원을 밝힘이라. 이러한 원만한 도덕을 실천하여 남과 다투지 않고 살면 이로운 것이 많다는 뜻이다.” 한국 역사상 숱하게 많았던 예언서들이 ‘정감록’ 호수에 이르기까지 그 길은 거칠고 아득했다.‘정감록’이 도달한 종점엔 천만다행으로 살벌한 투쟁이 아닌 상생(相生)이 웃으며 우리를 기다린다. 푸른역사연구소장
  • [고향소식/전남 장성군] ‘文의 고장’ 망치소리 요란

    [고향소식/전남 장성군] ‘文의 고장’ 망치소리 요란

    백양사의 앙증맞은 애기단풍 이파리가 파르르 몸부림치는 겨울의 길목, 산사로 들어가는 장성호 초입에선 느닷없이 망치 소리가 요란하다. 눈을 들어보니 낯설지만 다가서게 만드는 조각상들이 즐비하다. 시퍼런 호수를 배경으로 고즈넉한 분위기를 연출해 나그네의 발목을 붙잡는다. 명망 높은 선비를 배출,‘문(文)의 고장’으로 불리는 장성군이 북하면 쌍웅리 장성호 관광지 안에 국내 최대로 문화예술공원을 조성 중이다. 연말까지 호수 옆 7만 9000여㎡에다 48억원을 들여 고대∼조선∼현대를 넘나드는 시·서·화 작품을 대리석에 형상화한 조각공원 만들기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 이미 조각 작품 42점이 세워졌고 연말까지 전국 현상공모로 선정한 61점을 포함해 103점이 마저 들어선다. 조각상은 현대시 30점, 한시 26점, 글씨 11점, 국내외 그림 22점, 역사인물의 어록 13점, 준공기념비 1점 등 모두 103점이다. 예를 들면 동양화의 일문을 이룬 허백련 화백의 산수화는 큼지막한 사각형 대리석에 풍경을 찍어내듯 그대로 옮겨 조각했다. 또 한시로 이름을 날린 김인후(하서)의 자연가는 번뇌를 털고 자연으로 돌아가고픈 인간의 고뇌를 대리석에 표현해 시구를 옮겨 새겼다. 현대시로는 이은상의 백암산(백양사 뒷산), 박용철의 좁은 하늘, 서정주의 국화 옆에서, 박목월의 나그네, 박두진의 청산도 등 11점이 조각을 마치고 배치됐다. 한시로는 김우급의 백암산 노대암, 윤선도의 오우가 등도 조각품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글씨로는 김정희의 해서, 광개토대왕의 예서, 한호(석봉)의 해서, 양사헌의 초서 등이 마치 살아움직이는 듯 조각돼 원본보다 낫다는 평가다. 어록으로는 김구의 ‘나는 38선을 베고’, 윤봉길의 ‘우리 청년의 시대에는’ 등이 돌에 새겨져 영원한 역사교육의 자료로 자리매김됐다. 장성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행정도시 국제공모 당선작 선정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추진위원회는 15일 연기·공주에 들어설 행정도시의 도시개념 국제공모 당선작 5개 작품을 선정, 발표했다. 당선작은 ▲피에르 아우렐리(이탈리아)의 ‘도시벽’ ▲장피엘 뒤리그(스위스)의 ‘순환도로’ ▲김영준(한국)씨의 ‘이분화된 도시’ ▲안드레스 페레아 오르테가(스페인)의 ‘군도(群都)’ ▲송복섭(한국)씨의 ‘30개 다리의 도시’ 등이다. 지난 5월부터 국제공모를 실시한 위원회는 세계 25개국에서 출품된 121개 작품에 대해 심사를 벌여,5개 작품을 공동 1위 당선작으로 선정했다.피에르 아우렐리 작(作)은 기하학적 벽체로 이루어진 새로운 도시골격구성안을 제시하고 있으며, 장피엘 뒤리그 작은 독창적 반지모양의 대중교통지향적 도시를 반영했다. 김영준씨 작은 도시와 자연의 조화를, 안드레스 페레아 오르테가 작은 반지모양의 도시구조를, 송복섭씨 작은 다리위 정부청사 건립을 제안하고 있다.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시론] 낭만적 도시 외곽에 쌓인 좌절의 폭발/ 송도영 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 교수

    [시론] 낭만적 도시 외곽에 쌓인 좌절의 폭발/ 송도영 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 교수

    십여일 전부터 “프랑스에서 난리가 나고 있다.”는 소식이 신문 지면을 덮고 있다. 한국 언론들은 제목에서부터 이 사건을 ‘인종화’ 또는 ‘종족화’시켜 다루고 있다.‘아프리카계 빈민가 청년들의 소요사태’‘톨레랑스의 나라 프랑스에서 일어난 이민자 폭동 사건’‘무슬림 청년들의 전 프랑스에 걸친 폭동사태’‘유럽 각국 신문들도 무슬림 폭동이 국경을 넘어 확산될 것을 걱정하면서 프랑스의 무슬림 통합정책 실패를 지적했다.’ 등등. 여기에는 계층문제를 인종문제화시켜 인식하는 미국언론의 시각이 한몫했다. 뉴욕 타임스는 “프랑스가 이민 인구를 관리할 능력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사실 미국을 제외하고 프랑스처럼 외국에서 온 이민자들이 완벽하게 융합되어 활동해온 나라도 많지 않다. 독일계 유대인과 터키 출생의 정치인들이 총리를 지냈다. 다음 대통령 후보로 유력한 현 내무장관 니콜라스 사르코지 또한 동유럽계 출신이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샹송 가수였던 이브 몽탕은 이탈리아 출신 이민자의 아들이다. 그럼 문제는 무엇인가. 무슬림들이, 그리고 아프리카계가 문제인가? 소위 ‘폭동’ 또는 소요사태가 발생하고 있는 곳을 지리적으로 살펴보면 거의 예외없이 대도시 교외지역이다. 교외지역은 미국식 도시전개 방식으로 따지면 중산층의 거주지로 인식될지 모른다. 그렇지만 프랑스의 도시구성은 이와 정반대로 전개되었다. 유서 깊은 역사공간이 여전히 기능하고 있는 도심 한복판은 중상층의 거주지이다. 말하자면 여전히 낭만적인 파리의 노트르담 사원 길은 가장 값비싼 주거지역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렇게 보호되고 있는 도시를 빙 둘러싼 외곽지역에는 하층 노동자들의 집단 주거지구가 형성되었다. 대개 녹지 공간들을 갖춘 고층 서민아파트들이 집단을 이루고 있는 일종의 ‘신도시’들이다.‘방리유’로 불리는 이 교외지역들에 노동자 계층이 모여 살면서 외국에서 온 이민 노동자들 또한 모이게 된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프랑스 농촌에서 올라온 지 얼마 되지 않는 이촌향도 인구와 도시 중심부의 상승하는 집값을 견디지 못하고 교외로 밀려난 기존 도시노동자층에 동구권 출신과 라틴계 이민자들이 가세했다. 최근에는 거기에 다시 아프리카계 이민자들이 더해졌다. 문제는 20세기 후반에 들어서부터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인구가 급속히 노화되었다는 점에 있다. 그와 함께 프랑스의 경제구조가 역동성을 상실하고 성장이 둔화되기 시작했다. 결과는 당장 만성적인 실업률 증가로 나타났다. 특히 젊은층의 신규 고용이 급격히 감소했다. 이미 1990년대 초부터 파리의 소르본대 도서관에는 취업난으로 골치를 앓는 대학생들이 불안한 미래를 바라보며 방학 때도 북적이고 있었다. 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에서는 교육을 통해 새로운 노동시장에 진출할 기회가 더 적었다. 미테랑의 사회당 정권에 대한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과 배신감은 더욱 컸다. 자신들의 장래에 대한 불안과 긴장을 불만으로 터뜨린 학생들과 각 직업계층의 시위는 결국 몇년전 사회당 정권의 몰락을 가져왔다. 이 문제가 더 심각한 곳은 물론 대도시 교외지역이다. 프랑스 도시 외곽지역의 폭력과 불안 증대는 1990년대 초부터 프랑스 사회의 중요 이슈 중 하나였다. 지난 10월19일 내무장관이 그들을 ‘패륜자들’로 낙인찍는 발언과 함께 ‘톨레랑스 제로’를 선언한 것은 다시 한번 불길에 기름을 끼얹었다. 강경진압에서 도망치던 두 소년의 감전사는 도화선에 그어진 작은 성냥개비일 뿐이었다. 낭만적인 문화도시 외곽지대에 누적되어온 좌절과 분노의 폭발. 그래서 균형을 이루지 못하는 발전은 언제고 대가를 치르게 마련이다. 송도영 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 교수
  • 칠곡 26만평 도시구역 추진

    경북 칠곡군 북삼읍 율리 일대 26만평이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 택지로 개발된다. 건설교통부는 북삼지구를 도시개발사업으로 추진하기 위해 주민공람을 실시한다고 7일 밝혔다. 이 사업은 한국토지공사가 제안한 것으로 주민공람, 의견수렴,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 후 다음달 중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될 예정이다.이곳에는 주택 6000가구가 들어서며 2009년 하반기부터 분양할 계획이다. 1만 7000명을 수용할 계획이며, 인구밀도는 ㏊당 198명, 공원 및 녹지율은 20.8%가 적용된다. 공동주택용지에는 1300가구 규모의 임대주택을 지어 서민주거 안정을 꾀하고 평형 규모를 다양하게 배치하기로 했다. 구미시와 붙어 있으며 가까운 곳에 구미 1·2·3산업단지와 왜관 1지방산업단지가 있다. 인근에 구미 4산업단지, 왜관2지방산업단지가 조성 중이라서 개발 압력을 받아오던 곳이다. 단지를 가까운 곳으로 국도 4호선, 경부고속도로, 경부선 철도 등이 지나간다.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청동의 시간 감자의 시간/허수경 지음

    독일 뮌스터대에서 고고학을 공부중인 시인 허수경(41)이 네번째 시집 ‘청동의 시간 감자의 시간’(문학과지성사)을 펴냈다. 동서문학상을 수상한 ‘내 영혼은 오래되었으나’ 이후 4년 만이다. 시집에 실린 시의 태반은 ‘반(反)전쟁시’들이다. 중동 고대유적 발굴현장에서 아득한 시간의 지층을 파내려 갈수록 시인의 의식은 오히려 전쟁의 포성이 끊이지 않는 지상의 현실로 향했던가 보다.‘엄마/대포 소리가 저리도 가까운데/꽃피는 소리가 들려요.’(‘엄마’중)라거나 ‘낯선 이들이 이곳으로 들어와서 퍼런 큰 새를 타고 다니는 동안, 아이들은 폭탄을 주머니에 넣고 다녔다.’(‘그렇게 웃는 나날이 계속 되었다’중) 등의 시구는 전쟁과 파괴의 역사를 반복해온 인류의 폭력성을 적나라하게 고발한다. 표제작격인 ‘물 좀 가져다 주어요’에서 ‘아이들 자라는 시간 청동으로 된 시간/차가운 시간 속 뜨겁게 자라는 군인들//아이들이 앉아 있는 땅속에서 감자는/아직 감자의 시간을 사네.’라고 노래하던 시인은 ‘물 좀 가져다 주어요/물은 별보다 멀리 있으므로/별보다 먼 곳에 도달해서/물을 마시기에는/아이들의 다리는 아직 작아요.’라며 연민과 사랑을 호소한다. 현실인식은 냉철하지만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시인은 시집 말미에 ‘이런 비관적인 세계 전망의 끝에 도사리고 있는 나지막한 희망, 그 희망을 그대에게 보낸다.’고 썼다. 문학평론가 성민엽은 “고고학적 상상력의 비관주의가 여성성과 결합하여 빚어낸 희망의 언어”라고 평했다. 1987년 ‘실천문학’으로 등단한 이후 시집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혼자 가는 먼집’ 등을 낸 시인은 지난 92년부터 독일에 머물고 있다.6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유성 스마트시티 평당분양가 1290만원

    ‘대전의 타워팰리스’로 불리는 엑스포장 국제전시구역내 스마트시티 주상복합아파트 시행사들이 기존 대전지역 최고 분양가보다 2배 이상 비싸게 평당 분양가를 신청, 빈축을 사고 있다. 26일 대전 유성구에 따르면 대우건설, 삼부토건, 운암건설로 구성된 스마트시티 시행사는 최근 아파트 입주자 모집공고 승인 신청을 내면서 평당 평균 분양가를 1290만원으로 제시했다. 모두 708가구로 평형별 평당 분양가는 33평형 1060만∼1130만원,43평형 1180만∼1250만원,54평형 1280만∼1370만원,68평형 1330만∼1420만원,74∼104평형 1430만∼1470만원으로 조망권을 이유로 평형이 같아도 저층보다 고층이 40만∼90만원 비싸다. 그동안 대전에서는 분양가가 700만원을 넘은 적이 없었다. 지난 4월 분양된 대덕테크노밸리 10블록 43평형이 평당 687만원으로 최고이나 스마트시티는 이 가격의 2배를 웃도는 평형이 많아 터무니없이 높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유성구 관계자는 “분양가 산정 근거가 없어 스마트시티측에 분양가를 다시 조정하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형 평형은 1000만원 아래로 조정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구와의 분양가 협의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또 헌법재판소의 행정도시 위헌여부 판결이 분양기간 이전에 나올 경우 그 결과에 따라서 분양열기도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시티는 1993년 대전엑스포 국제전시구역(유성구 도룡동)에 32∼39층짜리 6개동을 짓는 것으로 28일부터 모델하우스가 공개된다. 분양접수는 다음 달 초 받을 예정이다. 이병민 스마트시티 분양홍보담당 이사는 “땅값이 비싸고 고급으로 지어 분양가가 높다.”며 “국민주택인 33평도 있는 만큼 재조정을 통해 분양가를 최대한 현실화하겠다.”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42) 파자법(破字法)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42) 파자법(破字法)

    한 개의 글자를 부숴 여럿으로 나누거나, 역으로 여러 글자를 조합해 하나로 만들어 비밀스러운 뜻을 알아내는 것이 파자법이다. 한자 문화권 전반에 널리 퍼져 있는 일종의 암호 생산기술이다. 이미 중국 고대의 전국시대에 귀곡자(鬼谷子)라고 불린 한 기인이 만들어 사용했다 할 정도로 파자법의 연원은 깊다. 본디 뜻글자인 한자는 구성이 복잡하고 두 글자 이상이 뭉친 경우가 많아, 파자법이 생겨나기 쉬운 조건이다. 뜸뜬다는 ‘구(灸)’자만 해도, 위에는 오래라는 뜻의 ‘(久)’자가 있고 아래는 ‘불 화(火)’가 놓여 있다. 파자법으로 풀이해 보면, 사람이 불 위에 오래 앉아 있는 것이 바로 뜸이란 뜻이 된다. 어떤 사람에게서 나는 좀더 억지스러운 이야기도 들었다. 전통적으로 여성은 열여섯에 성인이 된다고 보았는데, 그것을 파자법으로 알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파과(破瓜) 즉 오이가 깨지는 해에 성년이 된다는 말이 있다. 여기엔 물론 초경이 시작된다는 상징적인 뜻이 담겨 있다. 하지만 오이 과(瓜)자에 비밀이 숨어 있다 한다. 그 글자를 파자법으로 분석해 보면 여덟 팔(八)자 두 개가 겹친 것이란다. 요컨대 여자 나이 열여섯이면 성인이 되는 것이고, 천하절색 춘향이 이도령을 만난 것도 파과의 해였다는 주장이다. ●파자법(破字法)이란 비밀 코드 비밀을 해독하거나 생산하는 데 파자법은 매우 유용했다. 그래서 예언서와 밀접한 관계를 맺게 되었다.‘정감록’을 읽다 보면 글귀를 있는 그대로 해석하기만 해선 안 되는 경우가 있다. 이 때는 다른 사물에 빗댄 우의법(寓意法)이나 파자법(破字法)을 적용해야만 본래의 뜻을 대강 짐작이라도 할 수 있다. “목자(木子) 장군의 칼이요, 주초(走肖)대부의 붓이로다. 비의(非衣) 군자가 품은 뜻은 다시 삼한의 서울을 정하는 일이다. 목자가 나라를 세우는 데 주초의 계략과 정기가 기틀을 마련할 지니.”(청구비결) 흔히 조선왕조의 건국을 예언한 것으로 풀이되는 구절이다. 목자(木子)는 곧 이(李)씨로 태조 이성계를 상징한다. 주초는 조(趙)씨, 비의(非衣)는 배(裵)씨를 파자한 것이다. 조선 개국공신들 가운데 마침 조준(趙浚·1346~1405)과 배극렴(裵克廉·1325~1392)이 포함돼 있어, 그들이 다름 아닌 ‘주초대부’와 ‘비의군자’로 비정되기도 한다. 그런데 정작 조선 개국에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한 정도전이 비결에 언급돼 있지 않아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파자법이라면 위에 살핀 경우처럼 두 글자를 하나로 묶는 것이 상례다. 그러나 때로는 훨씬 복잡한 양상을 띠기도 한다. 파자법의 압권을 ‘정감록’에서 찾아보자. “선비(士者)는 관을 비뚜로 쓰며(橫冠) 신인(神人)이 옷을 벗고(脫衣) 주변을 달리다 몸을 기댄 채(走邊橫己) 성인의 이름에 여덟 팔자를 덧붙이면(聖諱加八), 계룡산 바위가 희게 변하고 청포의 대나무가 하얗게 되며 (중략) 대중화와 소중화가 함께 망하리라.”(감결) 계룡산 바위가 변하는 것부터 시작해 중국(대중화)과 한국(소중화)이 일시에 망하고 만다는 예언이다. 글의 구조상 이런 일대격변을 일으키는 조건은 밑줄 친 부분에서 찾아야 한다. 그런데 아무리 읽어 봐도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다. 술사들은 수수께끼처럼 여겨지는 밑줄 친 대목을 파자법으로 풀어냈다. 우선 ‘선비(士者)는 관을 비뚜로 쓰며(橫冠)’를 사(士)의 머리 부분에 빗금을 그어 얹은 임(壬)자로 간주했다.‘신인(神人)이 옷을 벗고(脫衣)’란 대목은 신(神)자에서 보일 시(示)변을 제거해 신(申)자로 해독했다. 요컨대 앞의 두 대목은 임신(壬申)년을 가리키는 것으로 읽어낸 것이다. 그 해에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 하는 문제가 그 아래 두 구절에서 해결돼야 했다. 술사들은 지혜를 짜냈다.‘주변을 달리다 몸을 기댄 채(走邊橫己)’는 주(走)변에 기(己)자를 더해 일어날 기(起)자로 해독했다. 마지막 구절인 ‘성인의 이름에 여덟 팔자를 덧붙이면(聖諱加八)’은 성인을 공자(孔子)로 보고 그 이름인 구(丘)자에 팔(八)을 합친 군사 병(兵)자로 풀었다. 두 대목을 서로 연결하면 기병(起兵) 즉, 군사를 일으킨다는 뜻이 된다. 임신년에 반란이 일어나면 온갖 징조가 뒤따라 일어나고 마침내 중국과 한국이 동시에 멸망하게 된다는 그야말로 엄청난 예언인 셈이다. 참고로, 청나라가 망한 것은 무신년(1911)의 일이었다. 조선왕조는 그보다 한 해 앞선 경술년(1910)에 사라졌으니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 셈이었다. 바로 이런 예언은 철종13년(1862) 전국 각지에서 이른바 임술민란이 일어나던 무렵 ‘감록’에 새로 등장한 것이 아닐까 짐작된다. 임술년(1862)을 전후해 조선에는 국내외 정세에 상당한 식견을 지닌 술사들이 적지 않았다. 그들 가운데 누군가 ‘감록’을 고쳐 쓰면서 ‘임술기병’에 해당되는 구절을 파자법을 이용해 삽입했다고 믿어진다. 따지고 보면 그 당시 중국의 사정도 무척 어수선했다.1851년에 시작된 이른바 태평천국의 난이 10년가량 계속되다 가까스로 마무리된 처지였다. 난리는 일단 진정됐지만 중국을 압박해 들어오는 영국과 프랑스 등 서구 열강의 간섭이 만만치 않았다. ●파자법의 명인들 고대부터 한국의 예언서에 파자법은 자주 등장했다. 고려태조 왕건의 등극을 예언한 것으로 유명한 ‘고경참’에도 신라를 가리키는 ‘사유(四維)’ 즉 라(羅)자가 보인다. 고려 때도 이자겸이 발호하자 ‘목자위왕(木子爲王)’, 이씨가 왕이 된다는 예언이 한 때 유행했다. 조선 중종 때도 그와 흡사한 ‘주초위왕(走肖爲王)’ 즉, 조씨가 왕이 된다는 말이 퍼졌고, 그 바람에 개혁정치가 조광조가 희생됐다. 파자가 한국사회에 널리 유행하다 보니 점을 보는 사람들 중에도 파자법의 대가가 많았다. 아직 태조 이성계가 왕위에 오르기 전의 일이었다. 어느 날 그는 일부러 다 떨어진 옷을 몸에 걸친 채 수도 개성을 둘러보았다. 시내의 좁다란 어떤 골목에 발길을 들여놓았을 때 이성계는 한 노인이 점판을 벌려 놓은 것을 보았다. 마음속에 큰 야망을 품고 있던 이성계는 자신의 미래 운명을 점쳐 보기로 했다. 점치는 방법은 간단했다. 아무 글자나 가리키면 되는 것이었다. 이성계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물을 문(問)’ 자를 가리켰다. 그러자 노인은 혼비백산하며 이성계의 귀를 빌렸다.“공은 반드시 이 나라의 대왕이 되실 운세입니다.” 노인은 몇 번씩이나 고개를 숙여 경하의 인사를 아뢰었다. 이성계가 선택한 글자를 파자해 보면 ‘임금 군(君)’ 자를 좌우로 벌려놓은 모양이었고, 그래서 노인은 이성계가 훗날 임금이 될 거라고 믿었다. 두 사람이 주고받은 이야기를 제대로 엿듣지는 못했으나, 뭔가 이상한 낌새를 알아본 길손이 하나 있었다. 이성계가 그곳을 떠나기가 무섭게 그 역시 노인에게 다가가 손가락으로 같은 글자를 짚었다. 노인은 역시 문(問)자를 파자했는데 결과가 아주 딴판이었다.‘문문(門門) 개구(開口)라!’ 당신은 아무래도 남의 문 앞을 돌아다니며 밥을 빌어먹을 팔자인 모양이오. 부디 절약에 힘써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시오. 이쯤 되면 파자법도 어렵기 그지없다. 같은 글자도 경우에 따라서 다르게 해석돼야 한다는 이야기다. 파자법의 명인들 가운데는 후세에 이름이 전해진 경우도 있다. 조선 중기의 뛰어난 예언가 남사고가 그랬다. 그는 여러 곳의 길지(吉地)를 점쳐 놓기도 했지만, 파자법을 통해 동서분당(東西分黨)이며 그 뒤의 정치적 추이를 정확히 예언했다. 그의 예언대로 뒷날 동인들은 주로 낙산(駱山) 밑에 거주했고, 서인들은 안산(鞍山) 아래 터를 잡았다. 낙산이라면 북악산, 인왕산, 남산과 더불어 한양의 내사산(內四山)이요, 주산인 북악산의 좌청룡에 해당한다. 오늘날 서울시 종로구 동숭동 일대를 가리킨다. 그런데 낙산(駱山)의 낙자(駱字)는 마(馬)와 각(各)을 합친 글자이다. 말(馬)을 타고 가다 떨어(各)진 형상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분당되고 나서 초기에는 동인들이 국운을 좌지우지하게 되지만 나중에는 제각각(各各)으로 갈라서게 될 운명이라 했다. 장차 서인의 운명을 상징한 안산(鞍山)은 그 뜻이 사뭇 달랐다. 안(鞍)자는 파자로 뜯어볼 때 바꿀 혁(革)자에 편안 안(安)자를 더한 것이다. 혁명 즉, 반정을 일으킨 뒤 세력이 안정되어 권력을 오래 유지한다는 뜻이다. 실제로 서인들이 집권한 것은 인조반정 때인데 그 뒤 잠깐씩 몇 차례 실권(失權)한 적이 있긴 해도 조선 말까지 모든 권력이 그들의 수중에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산은 서울시 서대문구에 있다. 남사고의 예언이 들어맞긴 했지만, 지나치게 과장되어선 곤란하다. 그는 인조반정을 언급한 적도 없었고, 서인 역시 노론과 소론으로 분당된다고 말한 적도 없었다. 도무지 누군들 미래의 일을 제 손금 보듯 할 수가 있을 것인가. ●‘격암유록’과 현대의 파자법 어쨌든 후대의 술사들은 남사고의 예언 능력을 과대평가했다. 그런 분위기가 팽배해 최근에는 그가 저술했다는 ‘격암유록’이란 예언서가 출현해 크게 주목받기도 했다. 이 예언서는 ‘정감록’의 상이한 내용을 합성한 위에, 몇 가지 다른 요소까지 추가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판 정감록인 셈인데,‘격암유록’에도 파자법의 자취가 완연하다. 간단한 예를 몇 개만 들어보겠다. 여러 사람들이 이미 밝힌 대로 ‘격암유록’에 보이는 ‘추대읍(酋大邑)’은 세 글자를 연이은 정(鄭)자에 해당한다.‘시구(矢口)’는 지(知)자이며,‘일팔간팔(一八干八)’은 금(金)자이다.‘여자(女子)’는 호(好)자,‘팔력시월이인(八力十月二八)’은 십승(十勝)으로 풀이된다. 이런 예는 부지기수라, 일일이 말할 필요도 없을 지경이다. ‘격암유록’에는 현대 한국의 운명이 예언돼 있기도 하다. 파자법으로 풀어야만 되는 대목도 여럿이다. 그 하나는 6·25전쟁에 관한 것이다.‘격암유록’에는 백호(白虎)에 전쟁이 일어난다 했다. 백호란 호랑이해이면서 흰색에 해당되는 경(庚)년 즉,1950년에 전쟁이 일어난다고 예언돼 있다. 이때 “난을 피하려면 팔금산(八金山)으로 가라 했다.” 팔금산은 파자법을 적용해 보면 영락없는 부산(釜山)이다.6·25전쟁 때 부산은 안전했다. 국토가 장차 38선을 경계삼아 양분된다는 예언도 이미 나와 있었다.‘십선반팔삼팔(十線反八三八) 양호역시삼팔(兩戶亦是三八) 무주주점삼팔(無酒酒店三八)’이라 했다. 한 대목씩 차례로 살피면,“십선반팔삼팔(十線反八三八)”은 십(十)에 팔(八)을 더하면 목(木)이 되고 그 옆에 반(反)을 나란히 놓으면 板(판)자가 되는데 그것이 38선에 있다는 것이다.“양호역시삼팔(兩戶亦是三八)”이란 호(戶)를 좌우 양쪽에 늘어놓아 門(문)이 되는데, 그 역시 38선상에 위치한다는 것이다.“무주주점삼팔(無酒酒店三八)”은 주점(酒店)은 주점인데 술(酒)이 없으므로 店(점)이 된다. 끝으로,“삼자각자삼팔(三字各字三八)”이라 했다. 위에서 만들어진 석자 즉, 판문점(板門店)은 각기 8획이며 역시 38선에 위치한다고 했다. 이 예언이 1953년 휴전 성립 이전에 나왔다면 정말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격암유록’은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목인비거후(木人飛去後) 대인산조비래(待人山鳥飛來)’란 구절도 있다. 혹자는 파자법을 동원해 이것을 한국현대정치사의 일면으로 해석한다.‘목인(木人)’은 박(朴)씨를 뜻한다. 문제는 그가 ‘비거후(飛去)’ 즉, 죽은 뒤의 일이다.‘인산조(人山鳥)’가 기다렸다 날아온다(飛來)고 했다.‘인산조(人山鳥)’는 최(崔)씨라 한다. ‘격암유록’에서 꼭 짚고 넘어가야 될 사항이 있다. 파자를 해보면 기독교적인 용어가 많이 나온다는 점이다. 가령 ‘육각팔인(六角八人)’은 천화(天火),‘인언일대십팔촌(人言一大十八村)’은 신천촌(信天村) 또는 신앙촌에 짝한다.‘일양형(一羊兄)’은 한 마리(一) 으뜸가는(兄) 어린 양(羊)으로 해석되기 일쑤다. 그런가 하면,‘활아자수(活我者誰) 삼인일석(三人一夕)이라.’ 했다. 삼인일석(三人一夕)이 나를 살린다고 해석되는데, 삼인일석(三人一夕)이 문제다. 사람들은 이것을 파자법으로 풀어 닦을 수(修)로 본다. 종교적 수행이란 것이다. 기독교적 취향이 강한 사람들은 ‘정감록’에 빈번히 등장하는 ‘궁궁(弓弓)’과 ‘을을(乙乙)’ 같은 오래된 용어까지 파자법을 응용해 재해석한다. 전자의 경우 궁(弓)자 두 개를 마주 바라보게 돌려놓으면 아(亞)자가 되는데 그 가운데 십자가(十)가 들어 있다는 것이다. 후자도 마찬가지다. 을을(乙乙)의 경우 을(乙)자 두 개를 서로 겹쳐 놓으면 만(卍)자가 되어 불교를 상징하는 것 같아 뵈지만 실은 그것이 아니라 한다. 만(卍)자의 복판을 꿰뚫는 두 개의 선은 다름 아닌 십자가(十)라는 것이다. 따라서 ‘격암유록’이 제시하는 구원은 십자가를 찾는 데 있다는 것이다. 현대 한국사회는 놀라울 만큼 빠른 속도로 기독교화되었고, 그에 따라 ‘정감록’ 역시 기독교적인 색채를 더하게 되었다. ‘격암유록’은 1970년대의 위작이라는 주장도 있다. 맞는 말 같다. 우선 이 예언서에는 ‘철학(哲學)’,‘공산(共産)’, 그리고 ‘원자(原子)’ 따위의 현대적인 용어가 등장한다.‘서학(西學)’이니 ‘동학(東學)’ 같은 낱말도 있고, 파자법을 가지고 읽어보면 ‘박태선(朴泰善)’이란 이름도 나온다. 박태선 장로는 1970년대 후반 신앙촌 운동을 벌였다.‘격암유록’은 그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김삿갓과 파자법 파자법은 조선후기에 이르러 문학에까지 영향력을 확대시켰다. 그 시기를 대표하는 방랑시인 김삿갓 김병연은 파자법의 또 다른 대가였다. 그는 전국을 방랑하며 수많은 설화를 남긴 것으로 유명하다. 말끝마다 김삿갓은 파자(破字)와 동음이의어를 빌려 사회적 모순과 일상을 노골적으로 풍자했고, 민중들로부터 아낌없이 갈채를 받았다. 한 번은 방랑시인 김삿갓에게 이런 일이 있었다. 그 날도 어디를 가다 날이 저물어 어떤 집에 머물렀다. 다음날 아침, 이미 해가 중천에 솟았는데도 아침상이 들어올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뜨락에서 안주인이 “‘인량차팔(人良且八)’ 하고 전혀 알아듣지 못할 소리를 버럭 내질렀다. 그러자 바깥주인은 태연한 표정으로 ‘월월산산(月月山山)!’이라고 대꾸하는 것이었다. 허기진 배를 끌어안고 밥상이 들어오기만 기다리고 있던 김삿갓은 ‘그게 무슨 뜻일까.´ 하고 잠시 궁리하였다. 그러더니만 김삿갓은 담뱃대로 재떨이를 두어 차례 후려쳤다.“견자화중(犬者禾重)아 정구죽요(丁口竹夭)로다!”라고 크게 외치며 김삿갓은 네 활개를 저으며 길을 떠나는 것이었다. 세 사람 사이엔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인량(人良)’을 위아래로 붙이면 밥 식(食)이 되고,‘차팔(且八)은 갖출 구(具)자가 된다. 안주인은 “식사를 준비할까요?” 하고 물었던 것이다. 그에 대해 바깥주인은 ‘월월(月月)’ 곧 친구 붕(朋)자에 ‘산산(山山)’이라 했다. 메 산(山) 두 개를 포개 놓으면 나갈 출(出)자가 된다. 요컨대 “이 친구가 떠나거든!” 밥을 먹자고 대꾸한 것이었다. 지독한 구두쇠부부요, 교활한 암호였다. 그러나 김삿갓은 문자 속이 밝기로 세상에 으뜸이었다. 대뜸 그들의 암호를 해독했고, 이어서 ‘저종(猪種·돼지 종자들)아, 가소(可笑)롭다!”며 후딱 그 집을 나섰다. 김삿갓에 이르러 파자법은 점과 예언이란 전통적인 범주를 초월해, 오락적인 기능을 한껏 발휘하게 되었다. 문화는 고정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살아 꿈틀거린다. 푸른역사연구소장
  • [사설] 강북 초고층 교통난 해결책 있나

    서울 강북 뉴타운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열린우리당이 당론으로 ‘도시구조개선특별법’을 제정하기로 했다. 다음달 초쯤 발의될 이 법안에는 투자 인센티브를 주기 위해 국토계획법상 용적률을 특례규정에 포함시킬 모양이다. 이렇게 되면 용적률이 주거지역은 500%, 상업지역은 1500%까지 가능해진다.40∼60층에 이르는 아파트나 주상복합, 그리고 이보다 더 높은 초고층 상업·사무용 빌딩이 들어설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강남에 비해 낙후한 강북을 개발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서울시가 추진 중인 뉴타운사업에 집권당이 관심을 갖고 도와주겠다는 뜻으로 여겨져 반가운 일이기도 하다. 또한 서울시 조례보다 허용 용적률이 높은 국토계획법을 적용하고, 정부의 재정지원도 하겠다니 참 좋은 발상이다. 그러나 도시계획으로 형성된 강남과는 달리 강북은 자연지형에 따라 이루어진 곳이다. 따라서 강북을 획기적으로 개발하려면 각종 기반시설과 교통·환경 등 많은 문제를 염두에 둬야 한다. 강북은 지금도 도로시설이 태부족해 교통체증이 보통 심각한 게 아니다. 물론 도로·학교 등 기반시설 확보를 위해 공청회를 열어 세심하게 보완하겠다지만 말처럼 쉽지 않은 게 도시개발이다. 건축법상 차로·입면적·일조권 등 현실적 제한도 있을 테고, 역세권 등 특정지역에만 초고층을 세운다 해도 교통유발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의욕이 앞서 서울시 조례와 크게 동떨어지면 자칫 도시계획의 근간을 흔들어 놓을 수도 있다. 열린우리당은 법 제정에 앞서 야당은 물론 건설교통부·환경부, 서울시, 구청과도 충분히 상의하기 바란다.
  • [Zoom in 서울] 강북 뉴타운 60층까지 지을 수 있다

    공공기관이 시행하는 서울 뉴타운 사업지구에서는 주거·상업지역 용적률이 최고 500%,1500%까지 완화돼 40∼60층짜리 초고층 빌딩 건립이 쉬워진다. 건설교통부는 24일 “윤호중 의원 등 열린우리당 의원 144명이 발의한 도시구조개선특별법에는 도심 낙후지역을 도시구조개선지구로 지정해 이같은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특례규정이 포함됐다.”고 24일 밝혔다. 이 법이 연내 국회를 통과하면 시행령·규칙을 제정, 내년 6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국토계획법상 용적률 상한은 도시지역의 경우 주거지역 500%, 상업지역 1500%, 공업지역 400%, 녹지지역 100% 이하로 하고 있다. 주거지역 가운데 1종전용은 50∼100%,2종전용은 100∼150%,1종 일반은 100∼200%,2종 일반 150∼250%,3종일반은 200∼300%, 준주거지역 200∼500%로 하며 상업지역 중 중심상업지역은 400∼1500%, 일반 300∼1300%, 근린 200∼900%로 제한돼 있다. 특별법에 따르면 낙후된 도시구조개선을 위해 시장·군수·구청장은 도시계획조례의 적용을 받지 않고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규정된 용적률 상한까지 개선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도시구조개선사업지구 상업지역에는 초고층 아파트 건립이 활기를 띨 전망이다. 이같은 특례는 시·도지사가 시장, 군수, 구청장의 신청을 받아 지정한 면적 50만㎡ 이상(역세권 등은 20만㎡이상)의 도시구조개선지구 가운데 공공기관이 사업을 맡은 곳에 한정된다. 특별법은 일반지구지역내 건축물 용도 등의 제한과 용도지역내 건폐율 상한(주거지역 70%, 사업지 90%, 공업지 70% 이하)을 예외로 했다. 이밖에 도시구조개선지구에 부여되는 인센티브는 ▲시행자 지정요건의 주민동의 2분의1 이상으로 완화 ▲소형주택 의무비율 현행 80%에서 60%로 하향조정 ▲특목고 유치 ▲정부 재정지원 등이다. 건교부는 그러나 강남 재건축 아파트는 부동산 투기가 진정되고 개발이익환수제가 정착하기 전까지는 현행 규제를 완화하지 않기로 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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