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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자의 소리] 장마철 빗길 과속운전 ‘금물’/이종성

    장마철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면서 빗길 대형교통사고가 우려되고 있다. 빗길 교통사고는 대부분 과속으로 인한 사고로 소중한 인명과 재산 피해가 동반된다. 특히 강원도와 같은 고갯길이 많은 시골 국도에서의 과속은 위험천만이다.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에 따르면 빗길 교통사고가 맑은 날보다 30% 이상 높게 발생한다. 사망률도 3배 이상 높다. 이유인 즉 비가 내리면 와이퍼의 작동으로 운전자의 집중력이 떨어지고 도로의 파손된 부분이 고인 물 때문에 잘 보이질 않을 뿐더러 도로의 빗물과 차바퀴 사이에 생긴 수막현상으로 브레이크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도로교통법에서는 노면이 젖은 상태이면 기준 속도보다 20% 감속 운행을 하고, 비가 많이 오거나 안개가 끼면 기준속도보다 50% 감속운행을 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장마철 국지성 장맛비가 자주 내리고 있다. 운전자 스스로 빗길 과속운행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깨닫고, 특히 낯선 시골 국도나 고갯길을 운행할 때에는 안전운전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종성 <강원도 횡성군 횡성읍>
  • 순창에 전통 순대촌 조성

    고추장으로 유명한 전북 순창군에 전통 순대촌이 들어선다. 순창군은 재래시장 현대화 차원에서 시장내에 9개의 순대집을 조성해 관광상품으로 육성키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를 위해 20억원을 투입해 재래시장을 현대화한다. 지난 1965년에 지어진 허름한 재래시장을 철거하고 진입로, 주차장, 화장실 등 각종 시설을 정비한다. 또 순창전통순대 제조과정을 담은 안내판과 홍보물을 만들어 지역특화상품으로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순창은 예부터 고추장, 된장 등 장류가 발달해 음식맛이 좋기로 유명한 지역으로 시골식 한정식, 전통 순대 등이 널리 알려져 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제약업계 ‘우정의 동업’ 20년

    ‘우정의 동업관계 20여년’ 중견 치료용 의약품 전문기업인 대화제약에 대학교 동기생 4명이 회장과 사장 등 경영진으로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막역한 친구간의 동업은 오래 가지 못한다.’는 속설과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성균관대 약학대 약학과 65학번인 김수지(62) 회장과 김운장(61) 사장은 1984년 대화제약을 공동으로 설립했다. 설립 자본금 5000만원은 각자 쌈짓돈을 털어 50대50의 비율로 냈다. 대화제약이 만든 경련을 가라앉히는 약품인 ‘후로스판’은 관련 약품 가운데 국내 처방 1위 품목이다.1분 이내에 임신 여부를 판정하는 ‘아이캔테스트’가 여성들 사이에 널리 알려져 있는 등 170여 품목을 생산하고 있다. 연 평균 30.4%의 성장률을 보이는 이 회사는 지난해 33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2003년 코스닥에도 등록했다. 이들은 학창시절부터 절친했다. 김 회장은 대학 졸업 후 약국 경영과 무역업 등에서, 김 사장은 대학 졸업 후 국립보건연구원 약품부에서 근무하다 지난 84년 1월 의기투합, 대화제약을 설립했다. 또 동기 동창인 고준진(61)씨가 2003년 약국 경영을 그만두고 자본 참여를 하면서 부사장으로 경영에 합류했다.대화제약이 지난달 22일 인수 및 합병(M&A) 신고서를 낸 계열사 DS&G(구 대신제약)의 이한구(60) 사장도 성균관대 약학과 65학번. 한때 대화제약 전무로 있었다.3개월간의 M&A절차를 마치고 9월쯤 합병하면 이 사장도 경영진에 동참하게 된다. “인연 있는 사람들과 만들어가는 멋진 삶터”라는 회사의 슬로건과도 부합된다. 김 회장과 김 사장은 지난 86년 공동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지분 14.7%로 최대 주주인 김 회장은 현장을 누비며 직접 영업을 챙긴다.11.3%로 2대 주주인 김 사장은 내부 관리를 맡아 역할이 분담돼 있다. 김 회장은 지난 93년 한국 제약업계가 진출하지 않았던 볼리비아에 건너가 수출 기반을 마련하는 등 강력한 추진력을 보였다. 특히 지난 97년 말 외환위기 이후 의약분업시행 등으로 제약업계의 생산과 매출이 급격히 위축되는 상황에서도 김 회장은 해외 돌파구를 마련, 오히려 외형성장은 49%가량 늘었다. 반면 생산과 연구개발 등을 맡은 김 사장은 주말마다 강원도 횡성공장으로 내려가 텃밭을 가꾸는 ‘농부’로 변신한다.“나물 뜯어먹고, 시골에서 욕심없이 사는 게 꿈”이란 게 김 사장의 희망이다. 이들은 “마음대로 게으름을 피울 수 없고, 욕심대로 할 수 없는 것이 동업의 장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대학 동기생 4명의 아름다운 동행이 계속되기를 기대해본다.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25일 TV 하이라이트]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35분) 인도 전통의 건강법으로 수천년 역사를 지닌 마사지 ‘아유르베다’. 아유르베다의 핵심원리는 육체적 건강과 정신적 건강을 일치시키는 것으로 치료보다 예방이 중심이며, 환자에 따라 맞춤 의술을 행한다. 인도인들뿐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도 아유르베다를 경험하기 위해 인도까지 찾아온다고 한다. ●사이언스 매거진 N(EBS 오후 11시) 심각한 환경오염으로 현대인들은 각종 질환에 고통 받고 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들은 위험한 상태에 처해 있다. 환경성 어린이 질병 중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는 아토피와 소아천식에 이어 새로이 등장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어린이 생활공간 오염에 대한 색다른 시각과 관점을 제시한다. ●101번째 프러포즈(SBS 오후 9시55분) 회사로 들어가던 수정을 만난 달재는 다시 수정을 잡겠다며 큰소리 친다. 한편 시험 전날 달재는 수정의 집 앞에서 수정을 기다리지만, 수정은 나가지 않은 채 밤을 새운다. 새벽 운동을 나가던 수정은 밤새 자신을 기다린 달재를 보고는 깜짝 놀라지만, 이내 달재의 마음을 포기시키려 한다. ●주몽(MBC 오후 9시55분) 주몽과 소서노는 금와왕에게 고산국에서 부여가 대대손손 쓸 수 있는 소금산을 찾았으니 옥저와 전쟁을 할 필요가 없다고 얘기한다. 주몽의 말에 금와는 기뻐하며 연회를 열 것이라 하고, 대소와 영포는 참담한 눈빛으로 바라본다. 한편 상단에 돌아가야겠다는 소서노에게 주몽은 어머니를 뵙고 가자고 한다. ●포도밭 그 사나이(KBS2 오후 9시55분) 택기와의 오해가 풀리고 동이 터서야 경찰서에서 풀려난 지현은 신제품 발표회장으로 달려간다. 그런데 도둑 맞았던 자신의 옷이 실장의 이름으로 선보이자 항의해 보지만 결국 직장에서 쫓겨난다. 한편 지현의 집에서는 당숙 할아버지가 땅 만평을 준다고 했다며 지현에게 시골로 내려가라고…. ●생로병사의 비밀(KBS1 오후 10시) 수해지역에서 가장 발생하기 쉬운 질환인 수인성전염병은 접촉성 피부염, 음식물을 매개로 한 전염병 등 종류가 다양하다. 장마철 수인성전염병의 예방과 치료에 대해 알아본다. 정신을 깨우고, 몸안의 독소를 없애 준다는 단식에 대한 과학적 분석을 통해, 단식의 효과와 올바른 방법도 소개한다.
  • [농업 희망을 쏜다] (15) 고객입맛 맞춰 틈새시장 공략

    [농업 희망을 쏜다] (15) 고객입맛 맞춰 틈새시장 공략

    ■ 포천 ‘개울 오리농장’ 최윤화씨 “공기좋은 시골에서 유유자적하겠다는 ‘목가적’인 생각만으로는 절대 귀농자로 성공할 수 없습니다.” 경기도 포천군 영중면 양문리 ‘개울오리농장’에서 만난 최윤화(42) 대표는 “오리는 냄새가 난다.”는 고정관념을 깨버렸다. 실제 오리 4만마리가 뛰어 노는 2만여평의 농장에 들어서면 신기하게도 오리 특유의 비릿한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다. 최 대표는 국내 최초로 마늘과 생약제를 사료로 한 ‘마늘오리’를 개발,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사로잡으며 ‘성공신화’를 쓰고 있다. 생산에서 판매까지 일괄 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지난해 매출 6억 5000만원을 올렸다. 올해는 체인점 사업을 통해 2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신지식농업인, 농업 최고경영자(CEO) 등에 선정된 그는 “귀농의 성공과 실패는 종이 한 장 차이”라면서 “때려치우고 싶은 고비만 넘기면 이후부터는 수월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럭에 몸을 싣고 전국을 돌면서 오리 연구에 집중 최 대표는 1995년 서울 생활을 접고 농업에 뛰어들었다. 이전까지는 남편과 함께 8년간 서울 경동시장에서 꿀 등 건강식품 코너를 운영했다. 하지만 ‘가짜 꿀’ 파동으로 매출이 평소의 10%대로 추락하자 사업을 지탱할 수가 없었다. 세금은 물론 상가 임차료도 못낼 형편이었다. 당시 남은 재산이라고는 현금 200만원과 트럭 한 대가 전부였다. 최 대표 부부는 고민하다가 귀농을 결심했다.“자본이 덜 들어가는 농사일이 축산이라고 생각했어요. 쇠고기와 돼지고기 등은 미래성이 없을 것 같았고 오리와 타조 등에 관심을 가졌죠.” 이후 트럭에서 먹고 자며 6개월간 전국 오리농장 등을 떠돌았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국내 오리 시장은 아직 형성조차 안 됐더라고요. 농림부도 오리와 관련된 통계를 집계하지 않더군요. 그 때부터 오리와 함께 하면 뭔가 되겠다고 생각했죠.” 땅값이 싼 포천군 운악산 자락에 농장을 일구고 오리를 키우기 시작했다. 숙식은 ‘컨테이너 집’에서 해결했다. 키운 오리를 트럭에 싣고 계곡과 유원지 등 전국의 식당을 찾아 판로를 모색했다. 하지만 식당 주인들은 “냄새 나는 오리를 누가 먹느냐.”면서 문전박대했다. ●오리에게 마늘 먹여 냄새·질병 한꺼번에 해결 최 대표는 낙심했다. 하지만 포기하지는 않았다.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에 해결책을 찾게 됐다.“생선 부산물을 먹인 오리고기를 내놓았는데 ‘생선 비린내가 난다.’고 하더군요. 무릎을 탁 쳤죠. 사료 냄새가 오리고기에 그대로 배어든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최 대표 부부는 이 때부터 야채에서 산삼에 이르기까지 좋다는 것은 오리에게 다 먹였다.3년쯤 지났을까.“마늘을 먹였는데 오리 고기에서 향긋한 냄새가 나는 것 아닙니까. 게다가 항생제를 대신하고 축사내 환경도 보호하는 ‘일석삼조’ 역할을 하는 것을 발견했죠.” 문제는 오리가 마늘을 잘 먹느냐 하는 것이었다.“오리는 알에서 깨어나자마자 곧 바로 물을 먹죠. 이 때 마늘을 물에 갈아 섞어 주니 성장해서도 마늘에 대한 거부감이 없더군요.”지금은 한약재와 비피더스균 등의 미생물까지 섞은 사료를 먹인다. 때문에 질병 예방을 위해 오리에 항생제와 백신류 등을 따로 쓸 필요가 없다. 특히 ‘한방퇴비’를 이용한 친환경 사육방식은 개울농장만의 ‘비법’이다. 사육장 바닥에 왕겨를 깔아 오리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하고 오리 분뇨로 왕겨의 두께가 50㎝ 정도 되면 퇴비로 활용하는 것이다. 최씨 부부는 자신들의 시행착오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한국식품연구원 등에 마늘사료의 성분을 분석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사적인 이익’을 위해 분석할 수 없으며 비용만도 1억원이 든다며 거절당했다. ●고객은 또 다른 영업사원 농장과 직영 오리식당 등 2곳에 종업원 16명을 채용하고 있는 최 대표는 “고객의 마음을 읽으라.”고 늘 강조한다. 신입사원은 식당에서 3개월 동안 손님의 표정을 보고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내는 수습과정을 거친다. 식당 종업원도 농장에서 오리를 키우게 한다.“오리에 관해서는 손님보다 하나라도 더 알아야 잘 팔 수 있다.”는 게 최 대표의 소신이다. 마케팅 전략은 모 대기업을 연상케 하는 ‘고객감동’이다. 하지만 단순히 고객을 만족시켜 단골을 확보하자는 것은 아니다.“한번 오리고기의 맛을 본 고객들을 통해 입소문을 내게 합니다. 그래서 맛을 보지 못한 잠재 고객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이죠.”이를 위해 개울농장은 명절 때면 지역 내 어르신을 포함한 주민들을 초청, 무료 시식회를 연다. 특히 미래의 고객인 어린이들이 농장을 견학하는 이벤트를 수시로 갖는다. 온라인 등을 통한 농장회원 600여명에게는 농장소식을 계속 알려준다. 최 대표 부부는 “농업인들은 눈높이 설정을 다시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소비자들의 눈높이는 매년 높아지는데 5년이나 10년 전의 ‘장사기법’으로 덤비면 백전백패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고 했다. 경기 포천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웰빙형 육류’ 축산업계 새바람 축산업에도 ‘웰빙’ 바람이 거세다. 육류가 비만이나 성인병에 좋지 않다는 얘기는 진짜 옛말이 되고 있다. 오리에 마늘을 먹인 개울오리농원처럼 쇠고기와 돼지고기, 닭고기 등에도 인체에 좋다는 사료를 먹이는 농가가 늘고 있다. 충남 청양군 화성면의 혜선농원은 지역특산물인 구기자 부산물을 토종닭 사료로 활용하고 있다. 박수복 대표는 “2∼3년 전부터 구기자 차를 만들고 남은 찌꺼기와 뿌리 등 구기자 부산물을 토종닭에게 먹이고 있다.”면서 “지방이 다른 닭보다 적고 콜레스테롤 융화도 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구기자가 워낙 비싸 삼계탕용 닭에만 구기자를 먹이고 있지만 내년에는 구기자를 먹인 쇠고기와 돼지고기 제품도 내놓을 예정이다. 강원도 강릉시 연곡면 오대산 기슭에 있는 송천농원은 유기농법으로 토종닭을 키우고 있다. 부화된 병아리는 3일 동안 현미쌀과 죽을 먹이며 이후부터는 항생제가 들어 있지 않은 사료를 먹인다.20일이 지나면 산에서 풀과 벌레를 잡아먹도록 방목하면서 음식물을 발효시킨 사료로 육질은 부드럽고 지방은 적게 만든다. 전남 축산기술연구소는 한약재로 사용되는 ‘황금(黃芩)’을 먹인 ‘황금닭’ 사육기술을 개발, 지역 주민에게 키우도록 했다. 황금은 한방에서 해열과 소염, 항균 작용 등의 약효가 뛰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황금을 먹은 닭의 폐사율은 11%로 일반 닭의 3분의1 수준으로 떨어졌다. 충남 예산군 덕산면의 가나안농장은 2004년부터 항생제·항균제·호르몬제 등 동물용 약품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무항생제 돼지’를 기르고 있다. 이연원 대표는 “각종 질병을 없애기 위해 축산 농가들은 항생제를 사용하지만 자칫 인체에 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신 면역력이 뛰어난 돼지군에서 태어난 새끼 돼지에게 사료를 조금씩, 자주 주는 ‘절식법’으로 돼지의 면역력을 높이는 기술을 터득했다. 강원도 가평축산협동조합은 ‘옻한우’와 ‘옻돼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항암과 숙취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옻 사료를 소와 돼지에 먹인 결과, 옻 한우에는 일반 한우보다 바이러스와 세균을 없애는 면역 활성도가 30% 이상 높게 나왔다. 노화를 방지하는 항산화 물질도 검출됐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축산업의 현황 축산업은 농업소득과 농촌경제를 지탱하는 대표 산업으로 자리매김을 확고히 하고 있다. 하지만 각종 규제와 시장 개방 여파 등으로 경쟁력 약화가 우려돼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농림부 통계에 따르면 축산물 생산액(2004년 기준)은 10조 8400억원으로 쌀 생산액 9조 9630억원을 뛰어넘었다. 농산물 전체 생산액 가운데 30%를 차지한다. 지난 2003년 이후부터는 ‘제1부문’으로 부상했다. 농업 소득 가운데 축산업 소득이 차지하는 비중도 16.2%로 급증했다. 축산업 비중이 이처럼 커진 것은 식생할 패턴의 서구화 등으로 소비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국민 1인당 육류 서비량은 지난 70년대 8㎏ 안팎에 불과하던 것이 지난해에는 32.1㎏으로 늘어났다. 우유 63.7㎏과 계란 13.5㎏ 등을 합칠 경우 무려 110㎏을 넘는다. 반면 1인당 쌀 소비량은 70년대 130㎏ 안팎이던 것이 지난해에는 80㎏으로 줄었다. 축종별 생산액은 2004년 기준으로 돼지가 3조 6668억원(33.8%)으로 가장 많고, 한육우 2조 8937억원(26.7%), 닭·계란 1조 9359억원(17.9%), 젖소·우유 1조 5499억원(14.3%)이다. 소·돼지·닭을 제외한 ‘기타 가축’ 가운데에는 오리·오리알 생산이 5396억원으로 벌꿀, 산양, 사슴, 토끼 등을 제치고 가장 큰 비중(68%)을 차지한다. 하지만 축산업은 최근 축사 부지난이 가중되고 악취 방지법의 발효 등 분뇨 처리 규제가 강화되면서 경쟁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축사 신축이 어려워 폐업이 늘고, 사육장 밀도가 높아져 폐사율이 증가하면서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폭등 사태가 되풀이되고 있다. 이에 수년 전부터 돼지 사육 농가가 한우 사육으로 전환하는 비율도 급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95년 WTO(세계무역기구)체제 이후 관세화 충격을 간신히 극복하자마자 FTA(자유무역협정)라는 또다른 파고가 몰려오고 있다.”면서 “규제 완화 등 정부의 제도적 보완장치 마련과 함께 농가들도 친환경 사육 기술 등을 통한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책에 푹~빠진 시골초교 ‘일냈다’

    최근 실시된 전국규모 어린이 글짓기대회에 시골 초등학교 학생이 잇따라 입상, 눈길을 끌고 있다. 화제의 학교는 경남 사천시 곤명면 완사초등학교’(교장 김현수). 최근 ‘SK 환경사랑 어린이 글모음 잔치’에서 이 학교 장현수(3학년)양이 저학년부 대상을 받는 등 4명이 입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대회에는 전국에서 7만 8000여편이 응모, 평균 140대1의 경쟁률을 뚫고 채택돼 의미를 더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4월 교육인적자원부가 주최한 ‘장애인의 날 기념 글짓기 대회’에는 김종현(4학년)군이 시부문 우수상을 받는 등 2003년부터 크고 작은 글짓기대회와 독서대회에서 수상자를 냈다. 전교 6학급인 이 학교가 매년 수상자를 내는 것은 2001년부터 시작된 독서특기 적성교육 덕분이다. 매일 오전 8시부터 한 시간 동안 전교생에게 독서특기 적성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방과후에도 독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독서감상문 발표회’, 또는 ‘독서토론회’ 등 다양한 독후감 행사와 독서를 장려하는 프로그램은 이 학교만의 자랑이다. 이 학교의 독서 프로그램은 2001년 당시 60명이었던 전교생 수를 지금은 81명으로 늘렸다. 독서교육 담당 하혜영(26) 교사는 “독서를 통해 아이들의 정서가 안정돼 있다.”면서 “이 때문에 각종 글짓기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사천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창간 102주년 기획] 佛 망명 25년 평화운동가 틱낫한 스님 인터뷰

    [창간 102주년 기획] 佛 망명 25년 평화운동가 틱낫한 스님 인터뷰

    |플럼빌리지(프랑스 디우리볼) 함혜리특파원|“분단이 되어 있어도 평화를 찾을 수 있다.” 프랑스 중남부의 한적한 시골에 위치한 플럼빌리지에서 만난 틱낫한 스님. 한반도 분단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묻자 “통일에 집착하지 말라.”고 답했다. 열여섯살에 불가에 입문해 구도자의 길을 걷고 있는 팔순의 노스님. 스님은 “통일을 위해 노력하지 말라는 뜻은 아니다.”면서 “조건을 붙이지 말고 도움 주는 자체에 최선을 다한다면 이로써 충분히 평화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 출신인 틱낫한 스님은 전쟁반대 운동을 펼치다 베트남 정부로부터 귀국을 금지당한 뒤 1982년부터 프랑스로 망명했다. 전쟁의 아픔을 누구보다 뼈져리게 체험했을 스님은 “추상적이고 어려운 과제인 통일에 연연하는 대신 미래의 주인공이 될 남과 북의 젊은이들이 한데 모여 대화를 나누는 자리를 갖자.”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젊은이들이 플럼빌리지에서 함께 생활하며 서로를 이해하는 기회를 가진 것처럼 남북의 젊은이들이 서로를 이해하는 기회를 갖도록 플럼빌리지에서 만남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한반도는 유일한 분단국으로 남아 있다. 분쟁과 갈등에서 벗어날 방법은. -통일에 집착하지 말라. 통일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란 생각도 갖지 마시오. 분단된 상태에서도 행복할 수 있다. 조건 달지 말고 북한에 도움을 주시오. 식량이든, 의약품이든…작은 힘이 모여 큰힘이 되듯이 통일은 자연스럽게 다가올 것이다. 현재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되 남과 북의 젊은이들이 만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장을 마련해야 한다. 비정치적인 대화를 나누면서 서로를 이해한다면 통일에 진정으로 도움이 될 것이다. ▶왜 굳이 젊은이들인가. -젊은이들은 마음이 순수하고, 여유가 있기 때문에 충분히 평화를 받아들일 수 있다. 또 미래의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기성세대는 아픈 과거의 상처 때문에 쉽게 서로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남북의 젊은이들이 만나 대화를 나누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젊은이들을 위해 여러차례 만남의 장을 만들었다. 오랜 세월동안 갈등관계인 두 지역의 젊은이들은 이곳에서 함께 대화하고, 평화 속에 생활하면서 서로 아끼고 사랑하게 된다. 플럼빌리지의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생활하면서 서로를 이해하게 될 것이다. 이곳에서 만남을 주선하는 것은 평화로운 통일의 시작이다. 마음을 열고 얘기를 하는 방법을 배울 것이다. 믿음을 갖고 상대방의 얘기에 귀를 기울이고, 마음을 열고 대화하는 가운데 서로의 아픔을 쉽게 이해하게 된다. 서로를 깊이 이해하는 사람들이 늘면 통일은 자연스럽게 다가올 것이다. ▶평화란 무엇인가. -이론적인 질문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곳 생활을 보고 들은대로 전한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플럼빌리지에서는 오직 ‘평화’ 속에서 말하고, 듣고, 식사하고, 걷고, 일한다.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 마음의 고향 같은 곳이다.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순간순간의 평화를 접하면서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행복한 미소를 되찾을 것이다. ▶이곳 스님들은 행복해 보이는데…. -이곳 스님들은 개인 재산이 아무것도 없다. 개인 계좌도, 자동차도, 인터넷도 모두 공동체에 속해 있다. 서열도 없다. 함께 일하고, 수행하면서 형제애, 자매애 속에 생활한다. 순수한 마음으로 다른 사람을 돕기 위해 산다. 이것이 행복이다. 나는 돈도, 권력도 없다. 가진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자유롭다. 수행자로서 많은 사람들이 마음의 평화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기 때문에 행복하다. 가장 큰 행복은 당신이 좋아하는 일을 자유롭게 하는 것이다. 행복은 얼마나 마음이 자유로운가에 달려 있다. ▶‘깨어 있는 마음(정념)’은 왜 중요한가. -우리는 매일 깨달음을 얻고 닦아야 한다. 그 첫번째 수행은 지금 이 순간에 머무는 것이다. 삶이란 오직 찰나의 이 순간에만 존재한다고 붓다께서 가르치셨다. 지나간 과거나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마음을 빼앗긴다면 현재를 충실하게 살 수 없다. 지금 이 순간, 이곳에 머무르면 힘과 지혜는 자연히 따라온다. 삶을 있는 그대로 보고 듣고 받아들이도록 하는 것이 ‘깨어 있는 마음’이다. 깨어 있는 마음을 통해 온전히 존재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다.‘깨어 있는 마음’을 꾸준히 수행한다는 것은 현재에 집중하는 것이다. 그러면 모든 것에서 자유롭고, 힘과 지혜를 얻을 수 있다. lotus@seoul.co.kr ■ 수행 공동체 ‘플럼 빌리지’ |플럼빌리지 함혜리특파원|틱낫한 스님과 인터뷰 계획을 세우고 연락을 취하기 시작한 것은 5월 초였다. 연결을 시도했지만 전화연결은 번번이 실패했고, 메일은 답장이 없었다. 포기 상태에 있던 5월 마지막주 연락이 왔다. 틱낫한 스님의 제자이자 40여년을 늘 함께하며 스님을 돕고 있는 찬콩 스님이었다. 찬콩 스님은 “인터뷰를 할 수는 있지만, 곧바로 할 수는 없다.”면서 플럼빌리지의 생활을 경험하고 있으면 그때 봐서 적당한 시간을 잡아 주겠다고 했다. 최소 일주일을 경험하는 것이 좋다고 했지만 바쁘다는 핑계를 대고 3박4일로 줄여서 방문시기(6월 15∼18일)를 잡았다. 럼빌리지(www.plumvillage.org)는 틱낫한 스님이 프랑스에 정착한 뒤 찬콩 스님을 비롯한 제자들과 함께 24년 전인 1982년에 세운 수행 공동체다. 틱낫한 스님의 불교적인 신념과 철학을 구체화한 플럼빌리지는 윗마을, 아랫마을, 새마을 등 세개의 마을로 되어 있으며 스님들이 함께 수행을 한다. 수련회 때 윗마을에는 남자, 아랫마을과 새마을에는 여자들이 머문다. 오전 10시45분 기차로 파리를 떠나 나흘간 머물 숙소(시골집)에 도착한 때는 오후 4시가 가까워오고 있었다. 파리를 떠난 지 5시간여만에 바뀐 것은 풍경뿐이 아니었다. 플럼빌리지에 도착한 순간 분주함과 들뜬 마음은 연기처럼 사라졌다. 드넓은 밀밭과 포도밭 사이로 난 시골길을 자동차가 간간이 지나갈 뿐 사람 구경하기 힘든 그런 한적한 시골에 있는 불교수행 공동체였다. 플럼빌리지를 방문했을 때는 미국, 캐나다, 영국, 아일랜드 등지에서 찾아온 수련회 참가자가 780명이나 됐다. 불교도들이 대종을 이뤘지만 목사님도, 수녀님도, 유대교도들도 있었다. 생활은 단순하지만 명상과 수행을 충실하게 하도록 짜여져 있다. 호흡과 걸음에 마음을 집중하고 숨을 들이 마시며 두세 걸음 걷고, 내쉬며 두세 걸음 걷는다(걷기 명상). 식사는 우주에 감사하면서 말없이 한다(식사 명상). 저녁식사 후 다음날 아침 법문 시작 전까지 침묵을 지킨다(침묵 수행). 이런 명상과 수행은 다른 수행자와 함께 있되 각자 자신의 내면에 충실하도록 해준다. 이른 아침의 법문과 수련회 참가자들과 함께 하는 걷기 명상을 통해서 멀리서만 바라보던 틱낫한 스님과의 개인적인 만남은 플럼빌리지에 온 지 사흘째 오후에 이뤄졌다. lotus@seoul.co.kr
  • 시문학상 5관왕 문태준 새 시집 ‘가재미’ 출간

    시문학상 5관왕 문태준 새 시집 ‘가재미’ 출간

    이름 난 시문학상을 연달아 수상하며 문단의 상찬을 독차지하는 것이 젊은 시인에게 마냥 기쁜 일만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새 시집 ‘가재미’(문학과지성사) 출간을 앞두고 만난 문태준(36) 시인은 인사차 건넨 문학상 얘기에 조심스러워했다.“주변에서 ‘마음고생 많겠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어요. 사실 부담도 되고, 불편하기도 하고…. 이제는 ‘시 곁에서 떠나지 말고 살라는 격려구나.’하고 마음을 바꿨어요. 시를 못 떠나게 붙들어매는 끈이 생긴 셈이지요.” ●전통 서정시인 계보 잇는 대표주자 1994년 ‘문예중앙’으로 등단한 그는 첫 시집 ‘수런거리는 뒤란’(2000)에 이어 두번째 시집 ‘맨발’(2004)을 내놓으면서 주목받았다.2004년 동서문학상, 노작문학상, 유심작품상을 수상했고, 지난해 미당문학상에 이어 올해 소월시문학상까지 휩쓸었다.2년 연속 ‘문인들이 뽑은 가장 좋은 시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김소월, 백석, 박목월 등 전통 서정시인의 계보를 잇는 새로운 대표주자로 떠올랐다. 평단의 환대에 우쭐할 법도 한데 이 겸손한 시인은 정작 요즘에서야 ‘아, 내가 시인이 되어가는구나.’ 느낀다고 했다. 시에 대한 책임감도 달라졌다. 단어 하나에도 예민해지고, 시의 음악성에도 자꾸 신경이 쓰인다. 미당문학상 수상작인 ‘누가 울고 간다’, 소월시문학상을 받은 ‘그맘때에는’을 비롯해 67편의 시가 수록된 세번째 시집 ‘가재미’는 그렇게 지난 2년간 자신을 시인으로 담금질해온 결과물이다. 그의 시적 관심사는 사라지고, 변화하는 존재의 본질을 찬찬히 들여다보는 것이다. 계절이 순환하듯 모든 존재는 생성하고 소멸한다. 불교의 윤회사상과 맞닿아 있다.“하늘에 잠자리가 사라졌다/빈손이다/…그맘때가 올 것이다, 잠자리가 하늘에서 사라지듯/그맘때에는 나도 이곳서 사르르 풀려날 것이니”(‘그맘때에는’중)에서 드러나듯 시인은 존재의 사라짐을 자연의 섭리로 순하게 받아들인다. 표제작인 ‘가재미’ 연작 3편은 가까운 친척의 죽음을 겪으며 그를 기억에서 떠나보내는 일련의 심정을 담고 있다.“김천의료원 6인실 302호에 산소마스크를 쓰고 암투병 중인 그녀”를 위해 “나는 그녀의 옆에 나란히 한 마리 가재미로” 누워 “그녀가 살아온 파랑 같은 날들을”(가재미) 떠올린다. 친척이 죽은 뒤 “그녀가 정붙이고 살던 개를 데리고 골목을 지나 내 집으로 돌아”(가재미2)오고,“그녀의 집 아궁이의 재를 끌어”(가재미3)내며 피붙이와의 이별을 담담히 받아들인다. 그는 “다섯살 아이에게 수두가 지나가듯 우리 인생도 홍반처럼 돋았다가 사그라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인은 늘 오감이 활짝 열려 있어야” 직장인(불교방송 PD)인 그는 항상 작은 수첩을 들고 다닌다. 언제 어디서든 시를 받기 위해서다.‘시를 받는다’니, 무슨 소리일까.“시골에서 장마철이 지난 뒤 사방의 문을 열어두듯 시인은 늘 오감이 활짝 열려 있어야 해요. 그래야 바깥의 세계를 잘 받아들일 수 있지요. 저에게 시는 쓰는 게 아니라 받는 겁니다.” 경북 김천의 소읍에서 나고 자란 그는 선배의 꼬드김으로 대학 문예창작반에 들어가기 전까지 한번도 시를 써본 적이 없다. 농사일 돕고, 학교 공부하느라 시를 읽을 형편이 안됐다. 그는 “문학 수업은 못했지만 대신 시적인 자연환경에 몸이 젖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미 그때부터 몸으로, 오감으로 시를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쉬우면서 속 깊은 시 많이 나왔으면…” 시가 읽히지 않는 시대, 시인 역시 고민이 크다.“쉬우면서 속 깊은 시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소월의 ‘진달래꽃’이나 ‘못잊어’처럼 사람들이 노래로 흥얼거릴 수 있는 그런 시들 말이에요. 그건 시의 품격을 해치는 속된 짓이 아니라 대중과 친밀하게 만나는 귀한 일이지요.” 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 KBS 2TV ‘포도밭 그 사나이’ 출연 윤은혜

    KBS 2TV ‘포도밭 그 사나이’ 출연 윤은혜

    화려한 궁중 의상이 아니라, 싱그러운 포도밭을 뒤로한 시골 아낙의 옷매무새도 제법 어울려 보인다. 인기 드라마 ‘궁’의 황태자비 신채경을 통해 가수에서 연기자로 성공적인 변신을 했던 윤은혜가 대자연에 푹 빠져드는 도시 처녀가 된다. 햇빛을 가리기 위한 챙이 넓은 모자에다 헐렁한 셔츠와 몸뻬바지를 입었다. 지난 13일 포도의 고향 충북 영동 황간면에서 열린 드라마 대박 기원 고사장에 터덜터덜 나타난 윤은혜의 모습이 그랬다.KBS 2TV 월화드라마 ‘포도밭 그 사나이’(연출 박만영, 극본 조명주,24일 시작)에서 시골로 내려간 도시 처자 이지현을 연기한다. 의상 디자이너를 꿈꾸는 그녀는,1년 동안 포도 농사를 지으면 포도밭 1만평을 물려준다는 당숙 할아버지(이순재)의 약속에 귀가 솔깃한다. 게다가 그 밭은 땅값이 10억원이나 치솟았다.1년 고생으로 자기 이름으로 브랜드를 낼 수도 있을 성싶다.‘포도밭 그 사나이’에서는 도시에 익숙한 처녀가 시골에서 문화 충돌을 일으키며 웃음, 향수를 자아낸다. 밤에 화장실 가는 것에서부터 24시간 편의점도 없고, 질퍽한 흙길에다 벌레, 지렁이, 뱀 등 부딪치는 것마다 어렵다. 반면 티격태격하던 시골 총각 장택기(오만석)와의 로맨스는 청포도처럼 영글어 간다. 시골 물정 모르는 화려한 신세대인 줄 알았는데 윤은혜는 머리를 가로젓는다. 유치원 시절부터 여름·겨울 방학이면 전북 진안에 있는 외할머니 댁에 갔다고 한다. 개울가 물장난이나 과일 서리, 봉숭아 꽃물들이기, 공기놀이 등 작은 기억들이 차곡차곡 남아 있다고 하는 그녀는 “생활은 다소 불편할지 몰라도 따뜻한 정이 남아 있는 시골 분위기가 너무 좋아요.”라면서 “요즘 시골에 내려갈 기회가 없어 아쉬웠는데, 자유롭고 따뜻한 정서를 잊어가는 어린 친구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요.”라고 했다. 어찌 보면 ‘궁’의 채경 캐릭터와 비슷한 역할이다. 밝고 명랑하다. 그렇면서도 나름대로 ‘생각’은 있는, 조금은 성숙한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서포모어 징크스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도 작품 선택에 신중을 기했을 터. 윤은혜는 “처음 시놉시스를 받았을 때 너무 재미있어서 끝까지 읽었어요.”라면서 “경쟁작인 ‘주몽’에 대해서 고민하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자신감이 있다기보단 이 역할을 하지 않으면 제 자신에게 화가 날 것 같았습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해보고 싶냐는 질문이 나오자 정색했다.“처음이잖아요. 어떤 역을 하고 하지 않고 싶다가 아니라 자신감이 생긴다면 어떤 역할이라도 해보고 싶어요. 지금도 ‘궁’을 보면 실수하거나 아쉬운 부분만 보여요. 제가 잘한 게 아니라 많은 분들이 도와준 작품이죠.” 처음엔 끈 달린 짧은 윗도리와 치마, 하이힐을 입고 왔지만 몸뻬바지가 너무 편하다며 “촬영하며 많이 먹어도 살찐 티가 나지 않을 것 같아 너무 좋아요.”라고 배시시 미소를 짓기도 한다. 가수 출신 연기자에게 꼬리처럼 따라붙는 질문이 나왔다.“다시 무대에 서고 싶냐고요? 요즘엔 신인들도 얼마나 잘하는지 다시 서면 창피할 것 같아요. 이제 연기를 막 시작했고, 더 노력할 것도 많아요….”실제로 10억원이 생긴다면? 방송 카메라들이 끝없이 건네주는 무선 마이크를 전혀 싫지 않은 표정으로 손에 받아들던 그녀는 “불우이웃을 돕고 싶어요.”라며 활짝 웃었다. 영동(충북)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삶의 일탈 낯선 세상으로

    삶의 일탈 낯선 세상으로

    북적거리는 도시, 스트레스를 한아름 안겨주던 일에서 뛰쳐나와 “나 이번 휴가에는 정말 푹 쉬고 싶어∼.”라며 울부짖고 있다면. 조금은 독특한 추억과 경험이 담긴 여행을 하고 싶다면. 갈 때마다 다른 느낌을 주는 태국, 그 중에서도 깐짜나부리의 자연에 나를 맡기자. 깊은 산 속, 콰이강가에 걸린 해먹에 누워 좋아하는 음악을 귀에 꽂고 책 한 권 펼치는 순간. 세상만사 모든 시름을 다 벗어버린 ‘나’만이 존재한다. 글 사진 태국 깐짜나부리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태국 콰이강의 깐짜나부리 정글 래프트 깎아지른 듯한 절벽과 수풀이 무성한 밀림 사이를 흐르는 연한 갈색의 강물, 그 위에 둥실둥실 방갈로가 떠있는 그림을 상상해보라. 어둠이 내려앉으면 전등 대신 호롱불에 의지해 길을 밝힌다.TV도, 에어컨도, 컴퓨터도 쓸 수 없다. 완벽하게 세상에서 벗어나 있다. 혹, 그래서 불편하겠다는 생각이 든다면, 이것은 당신이 들어갈 만한 그림이 아니다. 강가에 쳐놓은 흔들거리는 해먹(그물침대)에 누워 음악을 듣고 책을 읽는 ‘극도의 한가로움’이 그려지고, 어느 순간 그런 여유를 동경하는 자신을 발견했다면, 이곳에 당신을 던져보라. # 자연 속에 그려넣은 한가로운 나 우리나라에서 비행기로 5시간 남짓 떨어진, 멀지 않은 태국에는 방콕, 푸껫, 파타야, 치앙마이 등 유명한 여행지가 많다. 방콕에서 서북쪽으로 120여㎞ 떨어진 깐짜나부리도 어떤 면에서는 꽤나 잘 알려진 곳이라 하겠다. 우리나라에는 다소 생소한 지명이지만, 면적상으로는 태국에서 3번째로 큰 지역인데다, 그 유명한 콰이강의 다리가 있으니. 이런 곳에서 어떻게 ‘휴(休)’를 즐길 수 있겠냐고? 성급한 판단은 잠시 접고, 깐짜나부리 시내에서 서북쪽으로 차를 몰고가자. 태국에서도 손꼽히는 천혜의 밀림, 사이욕 국립공원으로 향하는 길이다. 국립공원 안으로 들어가면 연갈색 물이 흐르는 콰이강을 만난다. 이 강변에 있는 작은 선착장에서 롱테일 보트를 타고 달려가면, 바로 그 ‘그림’이 나온다.‘리버콰이 정글 래프트(River Kwai Jungle Raft)’다. # 머리를 비우고, 그냥 자연에 맡기자 콰이강의 연갈색 물은 울창한 밀림, 정글 래프트의 나무 방갈로와 한데 어우러져, 자연스럽고 안정된 그림을 만들어내는 가장 적합하다. 들뜨고 지친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는 연한 베이지톤의 그림이다. 이런 곳에서 누군가 내게 전화를 하지 않았을까, 연락을 해야 한다는 걱정은 필요하지 않다. 당장 컴퓨터를 켜서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버렸다. 방갈로 기둥 사이에 매달아 놓은 해먹에 누워 MP3플레이어에 가득 채운 음악을 듣는다. 일에 치여 읽지 못했던 책을 폈다.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 가끔씩 지나는 롱테일 보트가 만들어내는 파도에 해먹이 움직인다. 그네처럼 흔들흔들, 재미있다. 책을 읽다가 눈이 피로해지면 눈 앞에 펼쳐진 울창한 밀림을 바라보며 달래준다. 시력까지 좋아지는 듯하다. 테라스에 누워 선탠을 즐기는 친구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어둠이 내려앉고, 호롱불이 리버콰이 정글 래프트를 은은하게 밝힌다. 저녁식사는 양꿍, 쁘리오 완 등 태국음식으로 차려져 있다. 작은 불빛에 의지해야 하는 어둠이 약간 불편하고, 어색하더니 어느새 적응이 됐다. 오히려 아늑한 느낌이다. 강가에 있어 푹푹 찌던 도심의 더위는 이곳에 없다. 바람이 살랑이며 불어와 에어컨이나 선풍기 따위는 필요 없다. 눈을 뜨는 아침부터 잠자리에 드는 밤까지, 스트레스를 벗어버린 편안함과 시간에 쫓기지 않는 넉넉함, 자연에 동화되는 여유를 그저 만끽하면 된다. # 정글 탐험, 몬족 마을 여행도 좋아 이 무릉도원(武陵桃源)에서 활동적인 무엇인가를 해보고 싶다면-그럴 일은 없어보이지만 혹 지루해졌다면- 콰이강으로 뛰어들어 보자. 카누를 타거나, 대나무로 만든 뗏목을 타고 조금 더 멀리 나가서 수영을 즐기는 대나무 래프팅을 해도 좋다. 구명조끼를 입고 잔잔한 물결에 몸을 맡겨 흘러흘러 가는 것도 꽤나 재미있다. 물살이 세지 않아 조금만 발장구를 치면 원하는 방향으로 쭉쭉 전진한다. 방갈로 뒤편 밀림 속에 태국의 소수민족 ‘몬족 마을’을 돌아보는 코끼리 트레킹을 해도 되겠다. 전통 생활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이들의 마을을 찬찬히 둘러보는 것도 이국적인 문화를 만끽하는 방법. 단, 모기약은 필수다. ■ 이곳에서 休~ 리버콰이 리조텔 다듬어지지 않은 자연 속의 산책, 세상에서 벗어난 여유, 여기에 약간의 ‘문명 생활’을 추가하고 싶다면 ‘리버콰이 리조텔(River Kwai Resortel)’이 딱이다. 사이욕 국립공원 선착장에서 롱테일 보트를 타고 달려가면 밀림을 배경으로 한 목조 건물이 나타난다. 이곳이 리버콰이 리조트다. # 밀림을 정원 삼아 산책하는 맛 선착장에서 보면 그리 넓어보이지 않는 2층 건물이 이 리조트의 본관이다. 롱테일 보트에서 내려 로비로 올라가는 곳곳에 태국 전통 장식품들이 놓여있어 작은 박물관 같다. 로비 한쪽에 맑고 푸른 물이 가득한 수영장과 콰이강이 한눈에 들어오는 레스토랑이 있고, 방갈로로 가는 길에는 ‘매점’도 있다! 확실히 정글 래프트보다는 현대적이다. 50여채의 방갈로가 숲 속에 난 좁은 길을 따라 띄엄띄엄 놓여있다. 함부로 나무를 자르거나 길을 내는 등 밀림을 훼손하지 않고 방갈로를 짓다 보니 이렇게 방갈로들이 멀찍이 놓여졌단다. 자연을 보호하고자 함이었지만, 결국은 울창한 밀림을 리조트의 정원으로 만들어버린 셈이 됐다. 다양한 허브를 재배하는 허브공원이 가까이 있어, 은은한 허브향이 풍겨온다. 밀림을 정원 삼아 산책도 하고, 자연 아로마 요법으로 마음까지 다스린다. 조금 더 걸어가면 태국에서 손꼽히는 규모(길이 280m)의 ‘라와동굴’ 표시가 나온다.107개의 계단을 올라 동굴로 들어갔다. 온갖 기이한 형상으로 만들어진 자연 인테리어로 동굴 안이 화려하게 장식돼 있다. 동굴 안 햇빛이 들어오는 곳에 불상이 덩그러니 놓여있는 것도 독특하다. 역시 독실한 신자가 많은 불교국가답다.(어른은 200바트, 아이는 100바트) # 여유 속에서 찾는 알찬 즐거움 평상시에 태국식당에서 먹어본 얼큰한 국물 ‘양꿍’과 볶음국수 ‘팟타이’를 직접 만들어보는 시간은 이곳에서 준비한 독특한 코스다. 주방장이 직접 나와 태국의 채소, 양념 등을 소개하며 만드는 법을 설명한다. 커다란 팬을 들고 온갖 재료를 넣으며 요리를 직접 만들어 보고, 한끼를 즐기는 재미있는 시간이다. 통돼지 바비큐 뷔페와 캠프파이어가 이어지며 리조트의 밤이 저문다. 연갈색의 콰이강물과 대조되는 깨끗한 수영장에서 물장구를 치거나, 햇살을 즐기는 선탠을 해도 좋다. 콰이강에서 카누, 수영, 대나무 트레킹을 즐기고 온 뒤 피곤함이 밀려온다면 산들바람을 느끼며 태국 전통 마사지를 받아보자. 호사가 별건가. 몸이 노곤해지며 피로가 풀리고 정신이 맑아지는, 여기서 누리는 이것이 바로 호사다. # 여행 정보 ■ 가는 길:태국 방콕의 북부터미널에서 깐짜나부리로 가는 에어컨버스(120바트·100바트는 약 2600원)가 매일 오전 2차례 출발한다.3시간 정도 소요. ■ 여행상품:㈜황금깃털여행(마타하리)는 태국전통안마, 바비큐 파티, 코끼리 트레킹, 뗏목 트레킹(또는 카누), 태국 전통음식을 만드는 쿠킹 클래스 등이 포함된 ‘리버콰이 리조텔’상품을 89만원에 준비했다. 편안한 휴식을 즐길 수 있는 ‘리버콰이 정글 래프트’ 는 79만원. 두 상품 모두 콰이강의 다리, 담넌 사두악 수상시장, 사이욕 너이 폭포, 전쟁박물관 등의 일정이 포함돼 있다.3박5일. 1577-2585,www.goldtravel.co.kr ■ 이곳 뺀다면 아니온만 못하리 # 휘파람이 들려오는 듯, 콰이강의 다리 제2차 세계대전에 지어진 미얀마로 넘어가는 철도용 다리. 영화 ‘콰이강의 다리’(1957년)의 배경이 된 곳이기도 하다. 푸른 숲으로 둘러싸여 흐르는 연갈색의 콰이강은 전시 상황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고즈넉하다. 다리 위를 걸으면 멀리서 경쾌하면서도 비장한 콰이강의 휘파람 행진곡이 들려오는 듯하다. 다소 허술하게 관리되는 곳도 있어, 발 아래 흐르는 황토빛 강물이 그대로 보이기도 한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경우라면 다리 전경만 보는 것이 좋을 듯. 난간의 모양이 아치형이 아닌, 사다리꼴로 된 곳이 폭파 이후 복구된 부분이다. 콰이강의 다리 위를 달리는 기차는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운행한다.20바트. 기차가 지날 때에 대비해 곳곳에 대피공간이 있다. 주로 일본인이 많이 오는 편. 적어도 다리를 만들 당시는 일본이 ‘패전국’이 되기 전 ‘점령국’이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근처 수상 레스토랑(Floating Restaurant)에서 콰이강을 보며 맛있는 태국음식을 먹을 수 있다. 유명 관광지의 식당인 만큼 다른 곳에 비해, 또 보통 태국의 물가에 비해 약간 비싼 편이다. 대다수의 메뉴가 100바트 이상. # 전쟁 관련 갤러리, 전쟁박물관 콰이강의 다리 근처에 ‘제쓰 전쟁박물관(JEATH War Museum)’이 있다. 세계대전 당시 태국에서 일어난 전쟁에 참가했던 일본(Japan), 영국(England), 미국(America), 태국(Thailand), 네덜란드(Holland)의 앞글자를 딴 이름이다. 당시 일본군의 무기와 사진들을 전시해 놓았다. 또 콰이강의 다리 건설 당시의 열악하고 잔혹한 환경을 밀랍인형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조악해보이는 인형의 모습이 오히려 더욱 잔인하고 사실적으로 보인다. 입장료 20바트,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 ‘태국스러운’ 시장, 담넘 사두악 서민의 생활을 보고 싶다면 시장을 가라고 했다. 태국인의 순수함이 남아있는, 방콕 근처에서 가장 크고 활발히 움직이는 수산 시장이 바로 이곳. 황토빛 짜오프라야강 곳곳에 나무로 지어진 주택들과 배를 타고 물건을 파는 사람들이 모인다. 비좁은 수로를 황야우라는 배들이 부대끼며 다니는 진풍경이 펼쳐진다.1시간 정도 구경을 하면서 싱싱한 과일, 먹을거리, 수공예품들을 즉석에서 구입할 수도 있다. 황야우 빌리는 데 500∼1000바트 정도. # 사이욕 너이 폭포 깐짜나부리 외곽 열대밀림 지대인 ‘사이욕 국립공원’ 안에 있는 폭포. 큰 규모의 폭포가 ‘사이욕 야이’, 그보다 작은 것이 ‘사이욕 너이’다. 비가 많이 오는 우기에는 사이욕 너이가 폭포의 웅장함을 즐기기에 가장 좋은 경관을 연출해 관광객이 많이 찾는다. ■ 축제의 천국 말레이시아 말라카 ‘치트라와르나 말레이시아(citrawarna malaysia)’.‘말레이시아의 색깔’이란 뜻의 말레이어로 다인종·다문화 국가인 말레이시아의 다양한 색깔을 한껏 뽐내는 축제다. 지난 8일 개막돼 말레이시아 전역을 뜨겁게 달궈가고 있다. 독립기념일 축제나 메가세일 축제 등 연이은 축제의 신호탄이기도 하다. 이 축제의 개막식에서 사이드 시라주딘 말레이시아 국왕은 2007년을 ‘말레이시아 방문의 해’로 공식선포하기도 했다. 내년은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지 50주년이 되는 해. 그동안 이룩한 정치적 안정과 경제적 풍요 등의 바탕위에 관광지로서의 명성 또한 한층 업그레이드시키겠다는 것이다. 엄격한 회교율법이 지배하는 말레이시아 여행에 매력을 못 느끼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조용하고 자연친화적인 분위기속에 다양한 색깔을 숨겨둔 말레이시아의 관광지들에 주목하는 사람들 또한 점차 늘고 있는 추세. 그중의 한 곳이 말라카다. 스펙트럼을 통해 뿜어져 나오는 빛처럼 동서와 고금을 아우르는 다양한 문화가 살아 숨쉬는 곳이다. 말레이시아의 심장, 쿠알라룸푸르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여행지. 세계적 랜드마크인 페트로나스 트윈빌딩 등의 현대적 건물이 눈을 부시게 하는가 하면, 도심에서 1시간거리인 부키팅기 같은 고산지역의 원시림이 폐부를 씻어주기도 한다. 그곳에 야자수 늘어진 해변은 없다. 그러나 말레이시아의 역사와 문화의 향기를 느껴보고 싶다면, 그네들만의 다양한 전통과 생활상을 들여다보고 싶다면 결코 지나쳐서는 안 될 곳이다. 팔색조의 현란한 날갯깃과 같은 다양한 색깔을 가진 나라 말레이시아. 물이랑 열대과일 몇개 싸들고 팔색조의 중심부를 관통해 보자. 글 사진 말레이시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역사의 향기 가득한 말라카 말라카는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의 도시.‘말라카의 역사는 말레이시아의 역사’라는 말처럼 옛것과 새것, 동양과 서양이 절묘하게 융화되어 있는 곳이다.14세기말 수마트라섬에서 쫓겨온 한 왕자에 의해 세워진 말라카 왕조는 해상 실크로드의 동방거점으로 성장하며 풍요로운 시절을 구가했지만,1511년 포르투갈의 침공으로 멸망한 이후, 수백년에 걸쳐 네덜란드와 영국 등 유럽열강의 지배하에 놓이게 된다. 이같은 외세 통치기간의 역사가 토착화되면서 동서양의 문화가 혼재된 독특한 문화를 형성하게 된 것. 말라카 관광은 현지인들이 에이 파모사(A´ Famosa)요새라고 부르는 산티아고 요새(porta de santiago)에서 시작된다. 포르투갈의 점령 직후 세워진 난공불락의 요새.1641년 네덜란드의 침공으로 파괴됐다가 정복자들의 손에 의해 복원된 다음, 다시 영국과 일본 등의 공격을 받아 정문외에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질곡으로 점철된 말레이시아 역사를 웅변하고 있는 곳이다. 하모니카를 불며 관광객들의 동정을 자극하는 악사를 뒤로하고 산티아고 요새 뒤쪽 언덕을 오르면 세인트 폴 처치(St.Paul´s church). 포르투갈의 그리스도교 포교 거점지였지만, 이곳 역시 가톨릭을 박해하던 네덜란드와 영국의 공격으로 파괴되어 벽만 남아있다. 요즘엔 ‘밤이면 밤마다’ 말라카 해협을 배경삼아 내레이션 쇼가 진행되고 있다. 세인트 폴 교회앞에 서 있는 프랑스 신부 성 사비에르(St.Xavier) 동상의 왼쪽손이 가리키는 대로 언덕을 내려오면 스태더이스 광장이다. 말라카 왕국부터 외세 통치시절과 현재까지의 유물들이 보관된 스태더이스기념관, 네덜란드 건축 양식의 크라이스트 처치 등이 있는 곳이다. 얼핏 보기에도 유럽의 시골마을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인상을 받는다. 스태더이스 광장 왼쪽의 존커 스트리트(Jonker Street)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골동품 골목이다. 수백년된 골동품을 파는 가게들과 불교·이슬람교·힌두교 사원이 모여있는 평화의 거리, 그리고 기념품 등을 파는 가게 등이 뒤섞여 있다. 이곳 상권을 주름잡는 사람들은 화교. 그래서인지 중세유럽식 건물에 중국식 홍등이 매달려 있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조그마한 기념품은 이곳에서 준비하는 것이 좋다. 공항 면세점보다도 가격이 저렴한 편이다. 유적지외에 특별한 관광코스가 없는 이곳에서 말라카 강(강이라기보다는 수로에 가깝다)을 따라 뱃놀이를 즐겨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 강변에 빼곡히 들어선 전통가옥들과 허름한 현대식 건물에 매달린 빨래들, 그리고 개흙을 뒤져 조개를 잡는 사람 등 현지인들의 생활상을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다. 거리가 다소 짧은 것이 흠. 날은 무더운 데다 이곳저곳 구경 하며 돌아다니느라 다리는 아프고…. 숙소까지 편하게 가는 방법을 찾는다면 트라이쇼(trishaw)가 제격이다. 트라이쇼는 세발 자전거 모양을 한 일종의 인력거. 스태더이스 광장이나 존커 스트리트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꽃으로 장식된 트라이쇼에 앉아 야자수 나뭇가지에 걸린 석양을 바라보자면 남국의 정취가 여실히 느껴진다. # 말레이시아의 심장 쿠알라룸푸르 “자동차 기름값보다 사먹는 식수값이 비싼 나라”라는 가이드의 설명이 귀를 의심케했다. 휘발유는 1ℓ에 600원-그것도 최근에 올랐기 때문이란다- 정도. 식수는 300㎖가 채 못 되는 페트병에 800원 가까이 된다. 혹시 이 나라 부자들은 물을 낭비하는 자식들에게 “물을 돈쓰듯 한다.”고 야단칠는지도 모를 일이다. 서울 뺨치는 차량숲을 지나 세계적인 랜드마크, 페트로나스 트윈타워앞에 섰다. 높이가 452m에 달하는 세계 2위의 마천루다. 쌍둥이 건물로는 세계 최고층 건물이다. 이슬람 모스크 형태를 하고 있는 둥그런 지붕을 밑에서 올려다 보자니 뒷목이 뻐근할 지경. 하지만 이 건물 한쪽을 국내의 한 건설업체가 지었다는 설명에 뻐근함은 곧 으쓱거림으로 바뀌어 졌다. 쿠알라룸푸르 전경을 감상하기에는 KL타워만한 곳이 없다. 특히 야경이 아름다워 ‘다이아몬드 인 블랙(diamond in black)’으로 불리기도 한다. 선웨이 라군(sunway lagoon)리조트도 그냥 지나치면 서운한 곳. 서울 잠실의 롯데월드와 경기도 용인의 캐리비안 베이를 합쳐놓은 듯한 대형 테마파크다.2m에 달하는 파도풀장과 170m짜리 인공해변, 그리고 공원 전체를 가르는 길이 400m의 초대형 현수교가 이곳의 자랑거리. # 서늘한 고원(高原) 부키팅기 푹푹 삶는 듯한 도심의 열기를 피하고 싶다면 쿠알라룸푸르에서 불과 1시간 거리에 있는 부키팅기를 찾아가 보자. 말레이어로 ‘높은 언덕’이란 뜻을 가진 곳. 해발 1400m 고원에 위치해 우리나라의 초가을 날씨를 연상케 할 만큼 선선하다. 연평균 기온은 18∼20℃정도. 현지인들이 ‘여름에는 가죽점퍼, 겨울에는 밍크코트’를 입고 찾는단다. 그래서인지 ‘밍크코트’는 몰라도 긴팔옷을 입은 사람들은 간간이 눈에 띈다. 말을 빌려타고 울울창창한 밀림지대를 둘러보는 프로그램이 권할 만하다. 유의할 점은 음료수나 과자 등의 가격이 쿠알라룸푸르 시내보다 무려 6∼7배에 달할 만큼 비싸다는 것. 또 다른 자랑거리는 골프코스다. 동남아 골프 여행객들 사이에 간간이 회자되는 곳.18홀 규모에 총길이는 6312m다. 페어웨이의 기복이 심해 난이도는 높은 편이다. 하지만 워낙 시원한 곳이니 잘 안 맞는다고 ‘열받을’ 일은 없을 듯하다. # 싱마타이 여행 떠나볼까 10일이상의 동남아시아 배낭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그리고 태국 등 3개국을 돌아보는 ‘싱마타이 여행’을 고려해 볼 만하다.3국을 연결하는 철도와 선박, 버스 등의 교통편이나 게스트 하우스 등 숙박시설이 잘 정비되어 있어 별다른 불편함없이 여행할 수 있다.3개국 모두 우리나라와 비자면제 협정이 맺어져 있는 것도 장점. 체류기간이 30일 이내라면 별도의 비자가 필요없다. 싱가포르(visitsingapore.com), 말레이시아(mtpb.co.kr), 태국(tatsel.or.kr) 관광청 홈페이지에서 자세한 여행정보를 얻을 수 있다. 말레이시아 현지여행사인 FM투어(myfmtour.com)의 윤지환씨, 싱가포르 룩 싱가포르여행사(65-6270-8812)의 정 실장(looksingapore@yahoo.co.kr), 그리고 태국 필그림 여행사(66-1-510-0101)의 임 실장(pilgrimthai@hotmail.com ) 등을 통해서도 현지정보를 얻을 수 있다. 엔투어(www.ntour.co.kr) 등의 여행사에서는 ‘싱마타이 기차 배낭여행’ 상품을 팔기도 한다.90만∼120만원선. # 여행정보 ●말레이시아는 차량통행 방향이 우리와 반대. 횡단보도 또한 없는 곳이 많다. 도로를 건널 때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고온다습한 아열대 기후지만, 호텔 등에 냉방시설이 잘돼 있어 긴팔 옷 하나쯤 준비하는 것이 좋다. ●물인심이 짠 편이다.4성급 호텔인 데도 음료수가 비치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심지어 미니바가 텅 비어 있기도 하다. 숙소에 들어가기 전 음료수 등은 미리 사둘 것. ●사먹는 식수는 ‘drinking→air mineral→mineral water’ 등 3등급. 물갈이 등에 민감한 사람이면 ‘air mineral’이상을 마시는 것이 좋다. ●욕실에 드라이어나 면도기 등 생활용품이 비치되지 않은 경우도 흔하다. ●전기용품을 사용하려면 국내에서 3핀 어댑터를 준비해 가야 한다. 전압은 220v. ●호텔 등에서 지급하는 영수증은 반드시 확인하고 꼼꼼하게 챙겨둘 것. ●국제전화 요금이 엄청 비싼 편. 출국전에 국제전화 카드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 싸고 재미난 해외여행 본격적인 여름휴가철이 시작된다.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올여름 가볼 만한 해외 여행지를 소개한다. 유럽, 남태평양 등 좋은 곳도 많지만 시간과 경제적인 여건을 생각하면 동남아나 중국쪽을 권해본다. 동남아를 제집 드나들듯 돌아다녔다는 엔투어(02-775-0900,www.ntour.co.kr)의 김신철 동남아 팀장이 일반적인 패키지 여행이 아닌 저렴하고 새로운 여행 방법과 여행지를 소개한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태국, 가이드없이 떠나보자 가족이 함께 해외를 간다면 ‘돈’이 만만치 않게 드는 것이 사실이다. 태국 전지역을 싸게 여행할 수 있는 타이항공의 에어텔 프로그램인 로열오키드 할러데이스(ROH)를 이용해보자. 어른 두명이 ROH를 이용하면 12세미만의 아이 한명은 ‘공짜’로 경제적인 부담이 확 줄어든다. ROH는 패키지 여행이 아닌 전 일정에 가이드나 인솔자가 없이 오붓하게 가족들만이 즐기는 자유여행이다. 옵션이나 쇼핑의 강요도 없고 팁을 요구하는 것도 없다. 미리 가고 싶은 곳과 일정을 정해서 움직이면 된다. 공항과 호텔이나 여행지로 픽업서비스가 포함되어 있어 자유여행을 처음 떠나는 가족이라도 전혀 어려움이 없는 새로운 상품이다. 가능한 도시는 방콕, 푸껫, 파타야, 크라비, 코사무이, 치앙마이 등 태국의 주요 관광지이며 상품가격은 왕복항공료와 조식이 포함된 숙박 2박, 그리고 픽업서비스를 포함하여 1인 45만원부터다.(02)775-0900. # 열차를 타고 떠나는 동남아 싱가포르-말레이시아-태국을 잇는 철로를 이용해 이들 나라를 돌아보는 ‘싱마타이.’ 전세계 배낭여행객들이 가장 선호한다는 동남아 3개국의 관광청이 오랜기간 준비해 온 야심찬 프로젝트다. 유럽여행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야간열차를 타고 국경을 넘는’ 기차여행의 낭만을 동남아에서도 즐길 수 있게 됐다. 각국의 서로 다른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 또 앙코르와트가 있는 캄보디아나 홍콩 등 동남아 전 도시로의 연결이 가능해 새로운 경험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여행이다.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은 ‘싱마타이 simple 푸껫 10일’. 싱가포르나 쿠알라룸푸르 같은 대도시 여행과 야간열차 이동으로 피곤해진 심신을 태국 푸껫의 아름다운 해변에서 잠시 쉬었다 갈 수 있는 상품이다. # 아름다운 자연과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 모여라 깨끗한 산과 바다, 문화 유적지가 어우러진 맥주의 도시 중국 칭다오(청도)는 요즘 인기 상한가. 칭다오가 관광지로 주목 받는 이유는 아름다운 산과 해변·섬뿐 아니라 시내에는 여러 나라의 독특한 문화를 담은 건물들, 다양한 쇼핑거리와 저렴한 해산물 그리고 무엇보다 빠질 수 없는 칭다오 맥주까지 세계적인 여행지로서 모든 조건을 갖춘 곳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대표 맥주 칭다오 맥주의 고장인 칭다오는 동아시아에서 가장 큰 해수욕장인 제1해수욕장에서 물놀이뿐 아니라 칭다오의 상징인 잔교를 걸으며 산책도 하고 저녁엔 시원한 칭다오 맥주 한 잔으로 일상을 잊고 쉬기에 그만이다. 특히 매년 8월에 열리는 ‘칭다오 맥주 페스티벌’은 전 세계 20개 유명 맥주 회사들이 참가하는 세계 최대 맥주축제.10일이 넘는 축제 기간동안 온 도시에 맥주 파티가 열려 우리를 더욱 즐겁게 한다. 올해는 8월13일에 축제가 시작된다. # 세계 7대 불가사의 앙코르와트로 떠나는 사원여행 영화 툼레이더의 촬영 장소로 잘 알려진 앙코르와트는 동남아 전체를 호령했던 크메르 제국의 수도인 시엠리아프, 그리고 그 속에 남아있는 수천 개의 사원들을 가리킨다. 신을 위해 지어진 신전인 이곳은 분명 인간의 세상이 아닌, 신의 세상이다. 유럽과 동남아 여행을 한 사람이라면 이번 여름 꼭 앙코르와트에서 ‘신’들을 느끼며 세속의 때를 벗기를 권한다. 앙코르와트 유적군 외에도 시엠리아프 시내에 있는 올드(old)마켓에서는 현지인들의 생활상을 엿보고 저렴한 기념품도 살 수 있다. 요즘 젊은이들이 가장 관심이 있는 여행지 중 하나이다. # 유토피아 ‘샹그릴라’를 찾아서 영국의 작가 젬스 힐턴의 베스트 소설 ‘잃어버린 지평선’의 배경이 되었던 중국 윈난성. 태곳적 웅장한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한 ‘실존하는 유토피아’라고 불린다. 미얀마, 베트남, 라오스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윈난성에는 티베트, 리수족, 라오족 등 약 26개 소수 민족이 살고 있다. 이들이 함께 만들어 가고 있는 독특한 전통과 풍습도 전세계 여행객들이 운남성을 찾게 하고 있다. 윈난성의 대표 도시인 다리와 리장에는 마치 수천년전으로 돌아간 듯한 고성이 그대로 간직되어 있고, 특히 윈난성의 쿤밍은 세계 배낭 여행자들이 모여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같이 여행을 떠나는 곳으로 변신하고 있다.
  • 대구 명물거리 6곳 추가

    대구시가 도심 ‘명물거리’ 살리기에 나섰다. 명물거리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18일 대구시에 따르면 ‘야시골목’과 ‘미싱골목’,‘시비거리’,‘단풍거리’,‘로데오거리’,‘대신 금은방거리’ 등 6곳을 명물거리로 지정키로 했다. 이에 따라 대구의 명물거리는 기존 12곳에서 18곳으로 늘어났다. 동성로 일대 동아 양봉원∼갤러리존 부근까지 이어지는 ‘야시골목’은 보세의류와 구두, 허리띠 등 잡화 판매가게 150여개가 몰려 있다. ‘시비 거리’로 조성되는 들안길은 시인 이상화의 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의 배경이 된 수성호반을 중심으로 꾸며지며 시조와 농요, 현대시 등을 주제로 시비가 설치된다.‘단풍 거리’로 조성되는 두산로 일대에는 이미 식재된 은행나무 외에 왕벚나무를 심고, 도로 중앙분리대에는 야생초를 심는다. 상설할인 의류매장이 몰려있는 범어동 경신고 입구와 그 주변에는 섬유·패션도시의 특성을 살린 ‘로데오거리’로 육성돼 대구의 패션을 이끌어가는 의류쇼핑의 명소로 변신하게 된다.‘대신 금은방거리’는 동산네거리∼큰장네거리 구간으로 70여곳의 점포가 모여있다.이곳은 1960년대 조성이후부터 손님들이 이어지고 있다.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열린세상] 고령사회,제2의 인생은 농촌에서/ 최정섭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

    차관과 대기업 최고경영자를 지낸 분이 동남아 오지 농촌에서 봉사하며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는 기사를 읽고 가슴이 뭉클했다. 은퇴 후 여행을 갔다가 그곳 주민들의 비참한 생활을 보고 돕기로 결심을 했다는 것이다. 몇년 동안 갖은 어려움을 겪으면서 그네들의 농사짓는 방법을 개선함으로써 수확량을 높여 주고, 지주와 원주민 사이의 논을 둘러싼 해묵은 분쟁도 원만히 해결하여 마을 사람들에게 삶의 터전을 만들어 주었다고 한다. 본인에게 보람있는 일이겠지만 우리나라 위상도 크게 높였다. 20년 전 필자가 미국에 유학 가서 만난 중고차 딜러는 은퇴할 나이와 모아야 할 돈의 규모를 분명히 정해 놓고 일하고 있었다. 당시에는 이를 이해할 수 없었지만 우리 주변에도 점차 은퇴 후를 준비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한국인의 평균 수명 80세, 평균 은퇴 연령 53세라는 통계치를 보면 그 이유는 자명해진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고령화는 역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자주 바뀌는 것은 패션이고 추세적인 변화는 트렌드인데 수명이 길어지고 사회가 고령화되는 것은 거대한 ‘메가 트렌드’에 속한다.‘제1의 인생’에서 직장과 거주지역을 선택할 때 정보와 자원의 제약 속에서 자기 의지와 관계 없는 결정을 내린 경우가 많았을 것이다. 그러나 각자 축적해 온 경험과 자원 덕분에 ‘제2의 인생’은 훨씬 나은 조건에서 선택하고 설계할 수 있다. 농촌은 ‘제2의 인생’ 설계에서 일차로 고려해 볼 만한 매력을 지닌 곳이다. 우선 생활비가 덜 든다. 도시생활을 기준으로 하면 은퇴 후 천문학적인 돈이 든다고 한다. 농촌에서는 그 몇분의 일만 가지고도 생활이 가능하다. 게다가 정신적인 여유로움은 덤으로 주어진다. 도시와 농촌의 일상생활을 구분하는 것 중 대표적인 것은 계단이다. 도시에서 움직이다 보면 땅 속에서 또는 건물에서 수도 없이 많은 시멘트 계단을 오르내리게 된다. 이를 농촌에서 땅을 밟고 다닐 때의 느낌과 비교해 보면 농촌 생활이 얼마나 자연친화적인지 바로 알 수 있다. 물, 공기, 논두렁, 야산, 야생화, 야생동물 같은 친숙한 자연이 가까이 있는 곳이 농촌이다. 은퇴자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환경이다. 고령화에 따른 우리 사회의 문제들을 풀려면 다양한 해결책이 필요하다. 은퇴 후 외국 생활도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겠지만 귀농은 그보다 나은 대안이라고 본다. 외국 생활을 오래 해본 사람들은 한가위 보름달이 둥그렇게 떠오를 때 느끼는 외로움을 안다. 게다가 언어까지 통하지 않으면 그 외로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심해진다. 우리 농촌에는 농사 외에도 은퇴자들이 할 수 있는 다양한 사회활동이 기다리고 있다. 금년 봄에 열린 어떤 심포지엄에서 은퇴를 앞둔 한 여교수가 농촌에서 살면서 할 일을 여러 사람에게 발표한 적이 있다. 어린이와 농촌여성, 외국인 며느리와 그들의 자녀 등 농촌의 취약 계층을 상대로 한 사회봉사 활동 계획을 밝혔다. 이는 전형적인 상생의 시도이다. 나중에 손주들이 찾아 다닐 할머니 할아버지의 시골 댁은 그 분 가족이 추가로 얻을 혜택이다. 여름 휴가철이 시작되었다. 해외로 나가는 여행객이 많아 공항이 매우 복잡해져 평소보다 일찍 나가기를 당부하는 뉴스를 보았다. 우리의 국력이 커져서 일어난 현상이다. 이 사람들이 외국의 현실을 보고 돌아와서 국가 발전에 기여할 것이다. 또한 올 여름 휴가철은 많은 사람이 우리 농·산·어촌을 둘러 보고 은퇴 후 ‘제2의 인생’ 계획을 세우는 기회로 삼았으면 좋겠다. 이러한 작은 실천이 모여 농촌의 인구 유출과 경제 침체의 악순환 고리를 끊는 데에 큰 힘을 발휘하면 더욱 좋겠다. 최정섭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
  • [옴부즈맨 칼럼] 심층성 아쉬운 탐사보도/ 양승찬 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7월의 한반도가 쏟아져 나오는 각종 이슈와 연이은 자연재해로 정신없다. 북한 미사일 발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협상을 둘러싼 진통, 중동의 전운, 경제 불안, 그리고 태풍과 집중호우 등 우리가 직·간접적으로 접하는 환경은 편안치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한 주간의 서울신문 1면을 보면 미디어의 환경 감시 기능과 관련하여 어떤 뉴스를 언론에서 강조해야 하는지 고민하게 된다. 우리 사회가 직면한 위기와 위험을 제대로 알리고 있는가? 신속성에서 다른 미디어에 우월적 지위를 내 준 신문이 수용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은 다양한 읽을거리의 제공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이를 위해 서울신문과 일부 신문이 과감하게 1면에 변화를 주고 긴 호흡의 기획, 탐사 보도를 배치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변화 역시 신문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의 하나인 시의성 있는 환경 감시 기능과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기획과 탐사라는 취지에 걸맞은 기사가 제공될 때 독자에게 유용한 정보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주 엿새 동안 모두 서울신문 1면에는 박스로 처리된 탐사기사와 기획성의 기사가 머리기사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10일 ‘구마다 다른 탄력세율, 서울 재산세 역전’ 기사를 필두로 ‘학생운동 주역들이 말하는 한국사회’‘수입쌀 조용히 불티’‘베이비붐 세대 56% 은퇴 후 시골서 살 것’‘아찔한 UCC 동영상’‘일방통행 문화 바우처 장애인에 문화폭력’ 등이 그것이다. 과연 얼마나 시기적으로 적절하고 한주 간 독자들이 알아야 되는 가장 중요한 정보일까. 애매하다. 독자들마다 판단이 다를 수도 있겠다. 개별 기사에 나름대로 중요한 의미가 있기에 편집진의 판단을 존중하기는 하지만 다른 미디어에서 접할 수 있는 지난 주 주요 기사와 비교해 볼 때 왜 이 기사들을 서울신문을 펴서 가장 먼저 읽어야 하는지 쉽게 수긍이 가지 않는다. 갈등, 불안, 위험 상황 속에서. 그렇다면 1면의 기획성 박스기사는 얼마나 심층적이고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가.3회 연재로 실린 학생운동 주역들의 한국 사회에 대한 평가 기사는 조사와 인터뷰, 대담 등을 통해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다면적으로 진단한 훌륭한 탐사보도였다. 하지만 베이비붐 세대에 대한 조사결과 소개와 장애인의 이슈를 다룬 기사는 ‘2면에 계속’이라는 안내가 왜 있는지 무색할 정도로 기사의 심층성이 떨어졌다. 포털 미디어의 이슈를 다룬 이용자 생산 콘텐츠(UCC)의 폐해 관련 기사는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에서의 도입부가 과연 적절한지 의문이 들 정도로 자극적이다. 다매체 다채널 미디어 환경 속에서 독자들이 신문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내가 ‘현재’시점에서 다른 미디어를 통해 듣고 본 이슈와 내가 관찰하고 경험한 우리 사회의 모습에 대한 심층적인 정보 및 다양한 입장의 논리와 주장이다. 차별화 전략의 일환으로 우리 사회의 포괄적인 문제를 진단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제대로 준비 안 된 시의성 낮은 기획기사가 1면에 배치될 때 과연 그 기사가 독자들에게 얼마나 설득적일지 의문이 든다. 1면에 계속 서울신문만의 의제 공간을 마련하려 한다면 시의성 있는 이슈에 대한 발 빠른 진단과 우리 사회 전반적인 문제를 심층적으로 다룬 분석 간에 균형을 이루는 기획과 편집을 했으면 한다. 반복되는 시위로 꽉 막힌 서울시 거리 같은 우리 사회 의사소통 구조를 개선하는데 1면 기획공간을 조금 더 할애하면 어떨까. 왜 정부는 FTA를 추진하려 하고 왜 사람들은 거리에서 이를 반대하고 있는지. 왜 누구는 청와대를 비판하고 누구는 일본 정부의 움직임을 비판하는지. 이재민들은 홍수피해를 어떻게 극복하고 있는지, 그리고 이들은 중앙정부와 자치단체에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 각각의 이해 당사자와 다른 의견을 갖고 있는 일반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회를 1면 기획에서 제공했으면 좋겠다. 양승찬 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 [Book Review] 너무나 우쭐한 영국인 자화상

    ‘근대 서구문명의 어머니’. 사람들은 흔히 영국이라는 나라를 이렇게 인식한다. 일찌감치 근대국가를 이룩한 영국은 많은 분야에서 서구문명을 선도하고 가꾸어왔다. 정치적으론 의회민주주의와 시민사회를 탄생시켰고, 경제적으론 산업혁명을 일으켜 자본주의 사회를 열었으며, 사회적으론 복지국가의 실험을 본격적으로 펼쳤다. 문화적으론 ‘셰익스피어의 나라’라는 한 마디로 충분할 만큼 찬란한 문학과 예술의 금자탑을 쌓았다. 유라시아 대륙 끝자락에 붙어 있는 섬나라. 우리는 이 작지만 큰 나라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영국을 제대로 이해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우리 주위엔 여전히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웨일스는 같은 나라인데 왜 축구경기를 할 때는 각각 나오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잉글랜드 바로 옆에 있는 아일랜드가 아직도 영국의 식민지인 ‘슬픈 아일랜드’로 알고 있는 이들도 있다. 서울대 서양사학과 박지향 교수가 쓴 ‘영국적인, 너무나 영국적인’(기파랑 펴냄)은 영국인들의 국민 정체성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형성되고 논의되고 재구성됐는가를 살핀 책이다. 저자의 전작 ‘영국사:보수와 개혁의 드라마’(1997)가 영국의 정치·사회·경제에 치중한 정통 역사서라면, 이번 책은 영국인의 문화에 초점을 맞춘 문화교양서다. 책은 환경, 몸, 신화, 정신 등 네 개의 범주로 나눠 영국적인 것(Britishness)의 본질을 밝힌다. “신은 영국인”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영국인의 자부심과 자기 확신은 하늘을 찌른다. 그것은 때로 ‘너무나 영국적’으로 비쳐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모습이야말로 영국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단면이다. 보수적이고 전통을 중시하며 내성적 성향과 겸양의 미덕을 가지고 있는 영국인. 그들의 심성은 종종 기후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프랑스 사람들이 사랑을 하고 이탈리아 사람들이 노래를 부르고 미국 사람들이 돈을 벌 때 영국인들은 날씨와 씨름한다는 말도 있듯, 날씨는 무엇보다 영국인의 국민성을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구실을 했다. 저자는 “차갑지만 아주 춥지는 않은 기후, 따뜻하지만 너무 덥지는 않은 날씨, 비가 자주 오지만 넘쳐흐를 정도는 아닌 강수량 등 영국의 날씨가 영국인들의 가장 중요한 자질인 ‘중용’을 가르쳐준다.”고 말한다. 그러나 기후보다 더욱 확실하게 잉글랜드적인 이미지를 지닌 상징은 풍경이다. 영국인들에게 풍경은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국가적 가치관의 표징이다. 영국 사람들만큼 풍경을 소중한 유산으로 여기는 민족도 드물다.‘전원적인 잉글랜드’라는 이상은 영국인들에겐 영원히 변치 않는 향수로 작용한다.20세기 전반 두 차례나 총리를 지낸 스탠리 볼드윈은 “잉글랜드는 시골이고 시골이야말로 잉글랜드”라고 정의하기도 했다. 영국은 근대 스포츠를 탄생시킨 나라다. 축구, 럭비, 크리켓, 골프, 테니스, 경마 등 인기 스포츠들은 거의 다 영국인들에 의해 발명되거나 체계를 갖췄다. 여기서 지적해야 할 것은 영국의 경우 ‘스포츠가 민족주의를 부추기고 사회통합의 역할을 한다.’는 명제가 반드시 타당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영국의 스포츠는 상위개념인 영국(Britain)과 하위개념인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의 문화가 때론 부딪치고 때론 화합하면서 빚어내는 복잡성을 그대로 드러내는 장(場)이다. 스포츠는 연합왕국 내 하위집단들의 충성심을 확인하는 한편,‘켈트 변두리’ 지역에선 문화적 민족주의를 재생산하기도 한다. 저자는 영국에서 축구가 노동계급의 스포츠이고 럭비가 중간 계급의 스포츠라면, 크리켓은 보편적인 스포츠이자 ‘국민적 게임’으로서 잉글랜드와 동일시되고 있음을 밝힌다. 제국주의 시대를 주도한 영국은 영광의 역사 못지 않게 추악한 이면의 역사를 지닌 ‘야누스 국가’다. 미개한 인종을 문명화하는 것은 ‘백인의 책임’이란 미명 아래 제국주의적 침탈을 일삼은 야만의 역사를 감추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책에선 자랑스러운 얼굴만 보인다. 일그러진 자화상은 찾아보기 힘들다. 아쉬운 대목이다.2만 3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신춘문예로 데뷔… 등단 35주년 전집 낸 나태주

    신춘문예로 데뷔… 등단 35주년 전집 낸 나태주

    “매번 시집 낼 때마다 노심초사했습니다. 내 시의 위치는 어디고, 색깔은 무엇인지, 그리고 남들이 어떻게 보는지에 대한 고민들에서 자유롭지 못했지요. 이제 그만 거기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나 자신을 뿌리째 다 드러내기로 했습니다.” 올해로 시력(詩歷)35년을 맞은 나태주(61)시인이 첫 시집 ‘대숲 아래서’부터 지금까지 펴낸 25권의 시집과 산문 등을 엮어 4권짜리 ‘나태주 시전집’(고요아침)을 냈다.1년 간의 작업 끝에 완성된 시 전집은 지난해 환갑을 넘기고, 내년 8월 교직 정년을 앞두는 등 인생의 중요한 고비를 지나는 시점에서 “선 하나를 긋고 가고 싶다.”는 바람에서 비롯됐다. 전집에는 등단 이후 다작이다 싶을 정도로 많은 작품을 쏟아낸 시인의 시 인생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달라진 시 세계의 변모도 한 눈에 들어온다. 시인은 “70년대의 시가 인간이 자연에 안기는 동양적 자연회귀에 가까웠다면 80·90년대는 질풍노도의 시대를 겪으면서 내가 아닌 다른 사람, 더불어 사는 이웃의 고락을 같이 느낀 시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초기 시가 직선이라면 최근에는 자연과 인간이 하나로 휘어져 만나는 곡선의 시 세계로 바뀌었다. 시란 결국 “자연과 인간에 대한 끝없는 사랑”이라는 게 시인의 지론이다. 충남 서천이 고향인 시인은 한번도 대도시에서 살아본 적이 없다.1963년 공주사범학교를 졸업하고 초등학교 교사에 부임한 이후 늘 시골을 맴돌았다.30년 가까이 살아온 공주가 그나마 가장 큰 도시다.“한 곳에 머물면서 주위를 이롭게 하는 식물처럼 내 시는 식물성”이라는 시인은 평생에 잘한 일 중 하나로 시골생활을 꼽았다. 아침마다 운동장에서 아이들과 줄넘기를 하는 친근한 ‘교장 선생님’인 그에게 교직은 시의 또다른 원천이다. 그래서일까. 정년을 앞둔 심정이 홀가분하지만은 않다고 했다.“아이들을 통해서 세상의 길을 본다.”는 시인은 “교직에서 물러나 전업시인이 되면 초라할 것 같다.”며 속내를 내비쳤다. “회갑도 지나고, 전집까지 냈으니 ‘이제 죽을 일만 남았네.’라고 농담처럼 말합니다. 그런데 정말 이제는 삶의 문제보다는 삶의 뒤편, 좀더 그늘진 것들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시인은 시집과 산문집 외에 ‘외톨이’ 등의 동화집을 펴냈고, 박용래문학상, 흙의문학상, 편운문학상, 현대불교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길섶에서] 폭우와 미망인/오풍연 논설위원

    그날은 장대비가 온종일 퍼부었다. 빗방울이 굵어 밖에 돌아다니지 못할 정도였다. 그래서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금족령을 내렸다. 행여 급류에 발을 헛디뎌 무슨 일이라도 당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였다. 실제로 시골에는 크고 작은 도랑이 적지 않았다. 배수시설이라곤 없던 때여서 큰비만 오면 도랑이 내를 이루기도 했다. 그만큼 위험요소가 산재해 있었던 것이다. 그날 저녁 무렵, 동네에는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점심을 먹고 냇가에 갔던 남자가 실종됐기 때문이다. 그는 침목을 건지러 뛰어들었다가 급류에 휩쓸려 떠 내려갔다. 시신도 이틀 뒤에야 발견됐다. 그에게는 스물을 갓 넘긴 부인과 두살배기 아들이 있었다. 그들 부부는 금슬이 무척 좋았다. 가난 때문에 이곳으로 이사와 광산을 다녔지만 둘다 심성이 착했다. 남편은 사고가 났던 날도 땔감을 구하기 위해 위험을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후 어린 신부는 아들과 함께 시골을 떠났다. 30여년 전의 일이다. 그 미망인은 재혼하지 않고 아들을 훌륭히 키워냈단다.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날이면 그들 모자가 생각난다. 오풍연 논설위원 poongynn@seoul.co.kr
  • [서울의 문화재(15)] 신익희 선생의 옛집

    [서울의 문화재(15)] 신익희 선생의 옛집

    지난 7일 독립운동가로 활동하고 광복 뒤 우리나라 헌법 제정에 큰 기여를 한 해공 신익희 선생의 옛집을 찾았다. 종로구 효자동 164의2에 위치한, 지난해 2월 서울시 기념물 23호로 지정된 이 집은 신익희 선생이 1954년 8월부터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호남 지역 유세를 가던 중 뇌출혈로 갑자기 세상을 떠난 1956년 5월5일까지 거주하던 곳이다. 서울시는 제헌절이 있는 7월을 맞아 신익희 선생의 옛집을 이달의 문화재로 선정했다. 떠나기 전 서울시 문화재과에 전화해 길을 물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빈 집이다. 앞으로 잘 꾸미겠다.”고 답했다. 큰 기대를 갖지 않고 떠났다. 해공이 살던 집은 1930년대 평범한 도시형 가옥이다. 사랑채와 안채 사이 연결통로가 있고 안채는‘ㄷ’자형이다. 기둥엔 신익희 선생이 쓴 주련이 50년 넘게 달려 있다. 미닫이문을 여니 안채엔 방 4개가 있고 각각 ‘유물과 동상’‘독립운동가 신익희’‘정치인 신익희’‘서거, 추모 물결’이란 주제로 사진들이 전시돼 예상과 달리 해공의 일생을 단번에 볼 수 있었다. 이는 해공 서거 뒤 반 평생 ‘신익희선생 기념 사업회’에서 활동한 이용곤(75·11대 국회의원) 회장의 숨은 노력이 있어 가능했다. ●큰 숲처럼 넓은 해공의 마음 이날 만난 이용곤 회장은 1955년부터 민주당 조직부 간사로 신익희 선생을 6개월 동안 직접 모셨다. 간사로 직접 여러 차례 보고를 했다고 한다. 그는 해공과 와세다 대학 동창인 황석우 국민대학교 교수의 추천으로 해공과 함께 일했다. 그와 황 교수는 사제지간이다. 그는 “시골 촌놈인 날 믿고 써 준 해공 선생 덕분에 정치에 입문해 국회의원도 했다.”면서 “그분한테 진 신세를 갚기 위해 이 일을 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날 신익희 선생의 됨됨이를 상세히 들려주었다. 4·19의거 때의 총상 후유증으로 다리를 저는 그는 지팡이를 짚으며 해공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해공을 ‘거목’‘태산’이라 한다. 하지만 난 ‘큰 숲’이라 본다. 숲엔 아름다운 꽃은 물론 포악한 짐승, 독을 품은 해충도 있다. 그는 이를 모두 포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 일화를 소개했다.“신익희 선생을 모략하는 사람이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는 쌀 한 가마를 주며 ‘나 욕한다는데 고생 많다. 가족 부양도 힘써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평소 자신을 모함하는 사람에 대해 “왕도 자리에 없으면 사람들이 욕하는데 그럴 수 있다.”고 웃었다고 한다. 해공의 정적 중엔 그의 성품에 반해 해공의 사람이 된 사람이 적지 않다고 한다. 이런 그를 두고 일부에선 “그의 주변엔 공산주의자 출신도 있다.”“그는 아무나 좋아하는 팔방미인”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 회장은 “해공이 중국에서 왔을 때 미군이 고생했다고 경성전기주식회사 사장이 살던 집을 주자, 그는 ‘난 일본인이 살던 집 받으려 독립운동을 한 게 아니다.’면서 버럭 화를 냈다.”면서 ‘단호한 사람’이라고 전했다. 그는 국회의장 시절 공관에서 머물던 때를 빼면 평생 하숙을 하다 1953년 이름을 알 수 없는 독지가로부터 이 집을 받았고 이것이 그의 명의로 된 최초의 집이었다. ●이완용 후손이 살던 집 이 회장은 1980년부터 이 집을 구하기 위해 노력했다. 당시 신익희 선생 밑에서 함께 일했던 민한당 총재 유치송(작고)에게 최모씨가 찾아와 “신익희 선생의 옛집을 사주겠다.”고 했다. 이 회장은 “받아주자.”고 했지만 유 총재는 “공천을 받기 위한 술수일 수 있다.”면서 거절했다. 그 뒤 2003년 국가보훈처의 지원을 받아 해공이 살던 집을 샀다. 하지만 서울시에서 문화재 등록을 위한 증빙자료를 요구하자 3일 동안 효자동사무소에서 모두 11권 정도 되는 1950년대 동적부를 모두 뒤져 해공의 이름을 찾았다. 그는 이 집을 사기 직전 살던 사람은 이완용의 후손 이모씨라고 전했다. 이 회장이 이씨와 만난 자리에서 “집을 꼭 사야 한다.”고 부탁하자, 이씨는 “난 이완용의 후손이다. 해공의 집에서 사는 게 평소 죄스러웠다. 팔겠다.”면서 눈물을 글썽였다고 한다. ●포용력 있는 정치인 나오길 요즘도 그는 가끔 정치인으로부터 “해공의 대인관계는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는다고 한다. 그는 “요즘 정치인은 그의 포용력을 닮아야 한다.”면서 “현재 해공 같은 인물이 없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떠나기 전 양극으로 치닫는 요즘 정치인들이 반대 세력을 아우를 수 있는 해공의 포용력을 닮길 기대해 보았다. 만일 해공 같은 지도자가 나오면 국민의 삶이 훨씬 편해질 것 같다. 그들은 민초들이 해공 같은 지도자를 원하다는 걸 왜 모를까? 글 사진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K2TV ‘포도밭 사나이’ 촬영 현장에서 만난 오만석

    K2TV ‘포도밭 사나이’ 촬영 현장에서 만난 오만석

    “여러 무대에서 균형을 잃지 않는 크로스오버 연기자가 되고 싶습니다.” ‘두 마리 토끼를 쫓는다.’는 말이 있다. 쉽지 않은 일을 동시에 벌일 때 쓰는 말이다. 가수가 연기를 하고, 배우가 노래를 부르는 시대라 두 마리 토끼는 가벼운 이야기 같다. 그런데 뮤지컬 스타 오만석의 모자 속에는 네 마리 토끼가 담겨 있지 않을까 싶다. 뮤지컬, 연극, 영화, 드라마 등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그의 연기 폭을 보면 그 느낌이 든다.‘팔방돌이’지만 실력에 비해 대중적으론 크게 이름을 떨치지 못했다. 뮤지컬 ‘헤드윅’에선 더블 캐스팅된 조승우에게 가려졌다. 앞서 연극 ‘이(爾)’의 초연 멤버로 광대 공길을 연기했으나, 사람들은 ‘이’를 각색한 영화 ‘왕의 남자’의 이준기에게 핀라이트를 꽂았다. 그럼에도 알 만한 이들은 오만석을 다이아몬드 원석으로 평가한다. 지난 9일 대학로에서 로맨틱 코미디 뮤지컬 ‘김종욱 찾기’ 저녁 무대에 오르려고 숨을 고르고 있는 그를 만났다. 이미 익숙한 뮤지컬 무대라 드라마 주연을 꿰찬 기분에 대해 먼저 물었다.‘무인시대’ 단역과 ‘신돈’의 원현 스님을 연기한 이후 당당히 주연으로 발탁됐다. 오는 24일 시작하는 KBS 2TV 월화드라마 ‘포도밭 사나이’에서 주연을 맡았다. 고속 성장이다.‘궁’으로 한창 뜬 윤은혜의 상대역이다.“세 번째 드라마 만에 큰 역할이라 부담되죠. 촬영 분량도 많아요.”라면서 “어느 정도 드라마 시스템에 익숙해지고 있어요. 못한다는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열심히 해야죠.”라고 사람 좋은 미소를 짓는다. 서울 토박이라 경운기를 몰고, 포도밭을 일구는 순박한 시골 청년 역할에 애를 많이 먹는다고 했다.“동네 이장님이 자상하게 가르쳐 주고 있어요. 얼굴도 ‘까무잡잡’하고, 이름도 촌티나잖아요? 시골 총각과 어울리지 않나요?”라고 되묻는다. 바쁜 드라마 촬영 일정 속에서도 영화 ‘잔혹한 출근’ 우정 출연에 이어 재일교포 영화감독 최양일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수’의 크랭크인도 앞두고 있다. 주인공의 목숨을 노리는 킬러 역이다. 큰 역할은 아니지만 강한 이미지를 풍기는 캐릭터라 기대가 크다. 최근 다시 무대에 올려진 연극 ‘이’에서 공길을 트리플 캐스팅으로 재차 연기 한데 이어 오는 10월 뮤지컬로 변신하는 ‘이’에서는 연산으로 신분상승하게 된다. 여러 장르를 오가는 강행군이지만 연극 ‘이’의 초연 멤버였던 만큼 뮤지컬로 첫선을 보이는 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아 욕심을 냈다. 오만석은 “다양한 무대에 등장하지만 캐릭터가 저마다 특성이 있기 때문에 헷갈리는 일은 없다.”면서 “체력이 문제다. 이전엔 축구로 체력을 유지했지만 요즘은 그렇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 연극과 뮤지컬이 고향이지만 TV나 영화 출연에 거부감은 없다. 또 TV, 영화에 나온다고 해서 고향을 등지고 싶은 생각도 없다. 모두 같은 연기 장르로 고급, 저급을 따지는 것은 우습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인터뷰 말미에 감춰놨던 토끼 한 마리를 슬그머니 꺼내놓는다.‘헤드윅’에서 조연출을 겸했던 그는 조만간 연극이나 뮤지컬 연출에도 도전하고 싶다는 욕심을 드러냈다.“연기하는 게 너무나 즐거워 장르를 가리고픈 마음은 없어요. 어느 무대이든, 주역이든 단역이든 똑같은 마음으로 노력하겠습니다. 연출에 대한 꿈도 있는데 2∼3년 안에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요.”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회색도시 떠나 내 마음속으로의 여행

    회색도시 떠나 내 마음속으로의 여행

    산사에 가면 특별함이 있다. 번잡한 도시의 일상을 떠나 느끼는 자유로움에다 깊은 산속의 고요함이, 둥둥 떠다니며 방황하던 ‘자아’와 마주보게 한다. 혼자라도 좋고, 가족과 함께라도 좋다. 아이들을 위한 불교 학교도 있고, 외국인을 위한 프로그램도 있다. 템플스테이가 점점 전문화되면서 참선과 명상 외에도 차 만들기, 선무도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아름다운 대자연을 품고 있는 산속 사찰에서 며칠만 머물러도 몸과 마음이 한결 가벼워짐을 느낄 것이다. 올 여름 참선의 삼매에 빠져 보자. 조계종 산하 한국불교문화사업단 템플스테이 사업팀(02-732-9925,www.templestay.com)에서 자신에게 꼭 맞는 템플스테이를 찾을 수 있다. 글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사진 한국불교문화사업단 (61) 전북 부안 내소사 마음의 때를 벗겨, 무명(無明·어리석음)을 밝히는 일이 이리도 힘들까. 출가한 스님처럼 평생도 아니고, 단 며칠에 불과한데 새벽잠 설치고 예불 드리는 것부터가 만만찮다. 그래도 어렵사리 일어나 천년 고찰 내소사의 법당에 들어서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쏟아질 듯 총총히 박혀 있는 새벽별들, 이른 아침 전나무 숲에서의 감동, 울력과 아침공양을 마친 뒤 차탁에 둘러 앉아 차를 마시며 스님과 나누는 정겨운 대화, 전통다도 강좌, 청련암으로 향하는 길의 고즈넉함…. 내소사에서는 모든 것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 다양한 프로그램도 어거지 공부처럼 느껴지지 않고 몸에 착 달라 붙어 마음의 거울을 닦아준다. 몸과 마음이 가벼워지면서 산사에서의 하루 하루가 즐거워진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목조건물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대웅보전은 물론 정교하게 연꽃과 국화꽃이 수놓인 나무 꽃 창살을 매일 만날 수 있는 것은 이곳 템플스테이만이 주는 선물이다.(063)583-3035,www.naesosa.org (62) ‘철새탐조’ 특화 충남서산 부석사 부석사가 위치한 천수만 일대 서산 간척지가 각종 철새들의 서식지로 유명하다 보니 이를 활용한 프로그램이 단연 돋보인다. 새벽 예불, 아침 발우공양후 이뤄지는 ‘철새 탐조’가 바로 그것. 장다리물떼새가 논에서 하얀 날갯짓을 하는 아름다움을 볼 수 있다. 황토방 10개가 있어 가족들과 머물기에는 더없이 좋다.(041)662-3824,www.pusoksa.org (63) 저승 체험속 지혜를… 전남 보성 대원사 죽음의 지혜를 가르치며, 죽음을 준비하는 도량이다. 직접 관에 누워 보는 저승체험도 하고 유서도 써 본다. 자신이 죽었다는 가상 아래 지장보살을 찾는 기도를 통해 스스로의 삶을 반성하는 기회를 갖기 위해서다. 또 자신이 지은 죄의 중압감과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나 생명의 귀중함을 새삼 깨달아 올바른 삶의 방향을 갖게 한다. 전통 무예 수벽치기 수련도 있다.(061)852-1755. (64) 동굴법당 인기, 경북 경주 골굴사 국내 유일의 석굴사원으로 관음굴, 지장굴, 약사굴, 나한굴 등 여러 동굴법당이 있다. 신라화랑들의 수련장이던 명성을 이어 받아 전통 무예와 불교의 참선을 결합한 선무도 수련체험이 특징.‘몸과 마음이 둘이 아니라 하나’라는 것을 체험할 수 있다. 경내에서 외국어 통용이 가능해 외국인들에게도 인기가 높다.(054)744-1689,www.golgulsa.com (65) “월인석보 탁본해보자” 충남 공주 갑사 계룡산 숲길의 산림욕 시간과 불교 무술을 직접 배우는 시간은 몸을 건강하게 하는 웰빙 프로그램으로 인기가 있다. 특히 도예 만들기 프로그램도 미리 신청하면 가능하다. 또 갑사만의 자랑인 월인석보 판목(보물제 582호)을 탁본하는 체험도 할 수 있다. 가족들을 위한 전용 숙소도 있어 가족 템플스테이 장소로 적합하다.(041)857-8981,www.tibetmuseum.org (66) 전남 해남 대흥사 임진왜란 때 서산대사가 거느린 승군(僧軍)의 총본영이 있던 곳이자 차의 성지이다. 두륜산 숲길 산책과 차로 유명한 일지암 등 암자를 순례하는 일정이 마련돼 있다. 두륜산에 많은 차밭이 있어 직접 차를 따서 덖어 보는 등의 체험을 할 수 있다. 참선에 관심이 있다면 별도의 참선수련회에 참가하면 된다.(061)535-5775,www.daeheungsa.com (67) 각종 프로그램 완비, 강원 오대산 월정사 지혜의 상징 문수보살이 머무는 이곳의 템플스테이는 하늘을 덮는 전나무 숲길을 따라 들어가면서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족과 함께 하는 가족수련회, 어린이들을 위한 불교학교, 단기출가, 주말수련회, 여름수련회, 산사의 하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다. 세조가 어린 조카 단종을 폐위시키고 피부병을 얻어 고생하다가 불교에 귀의해 병을 고쳤다는 상원사가 인근에 있다. (033)332-6664, www.woljeongsa.org (68) 참선 중심 수행, 전남 순천 송광사 목사와 신부 등 타 종교 성직자들도 찾을 정도로 여름 수련회의 명성이 자자하다. 이곳 템플스테이는 이색 체험을 내세우는 다른 사찰과 달리 참선 위주의 수행 방식을 고수한다. 송광사의 큰 스님들이 직접 나서는 불교 교리와 경전 강의도 들어 볼 만하다. 어린이 불교학교도 있다. (061)755-0107,www.songgangsa.org (69) 최고 목조건물 극락전, 경북 안동 봉정사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이 방문하고,‘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등의 영화 촬영지가 될 정도로 아름다운 사찰이다. 현존하는 목조건물 가운데 가장 오래된 국보 제15호인 극락전도 볼 수 있다. 새벽예불과 108배, 영산암에서의 참선, 저녁예불과 다도 그리고 창건과 관계가 깊은 천등굴 산행 등 알찬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054)853-4181,www.bongjeongsa.org (70) 무릉계곡 비경, 강원 동해 삼화사 백두대간 두타산 무릉계곡의 아름다운 비경 속에 자리한 삼화사 지척에는 푸른 동해바다가 펼쳐져 있어 사찰에 머물기만 해도 행복해진다. 대자연속에서 이뤄지는 범종치기 체험, 참선, 스님과의 대화는 물론 이른 아침 일출보기, 산행 명상은 세속을 떠나 마음을 가라 앉히는 프로그램들이다. (033)534-7676,www.samhwasa.or.kr ■ 팜스테이&전통 체험마을 강릉 선교장, 아산 외암마을 등 전통체험마을을 거닐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하다. 조선시대 생활상을 느끼며 현재의 삶을 되돌아 볼 수 있다. 낮에는 감자를 캐거나 고기를 잡고, 밤에는 쏟아지는 별을 보며 잠들 수 있는 팜스테이. 전국의 250여개의 팜스테이 마을에서 오붓하게 가족끼리 색다른 추억을 만들 수 있다.‘팜스테이´(02-2080-5588,www.farmstay.co.kr)에 지역별, 체험별로 자세하게 정리가 돼 있다. 자녀들과 함께 역사 기행을 가보는 것은 어떨까. 강릉 선교장과 아산 외암마을 등 전통체험 마을에 가면 조선시대 생활상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글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사진 농협, 문화재청 (71)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집,선교장 명품 가방, 명품 옷과 같은 명품의 홍수시대에 이 고즈넉한 고택 선교장을 둘러보면 그야말로 ‘명품 집’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세종의 형 효령대군 11대 손인 이내번에 의해 처음 지어졌다.10대에 걸쳐 300년이 흐르도록 집의 형태와 기운이 원형 그대로 잘 보존돼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낸다. 전형적인 사대부가의 가옥인 이 선교장은 독특한 아름다움과 웅장함으로 민간 소유의 고택으로는 처음으로 지난 1965년 국가지정 문화재가 됐다는 안내인의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안채 주옥을 시작으로 동별당, 서별당, 연지당, 외별당, 사랑채 외에도 큰대문을 비롯한 12대문이 그대로 있어 대장원을 연상케 한다. 고택 곳곳에서 이씨 가문의 인품과 향기가 절로 느껴진다. 사람의 손으로 이리도 예쁘게, 그러면서도 위엄을 갖춘 집을 지을 수 있을까 싶다. 여름이지만 따뜻하게 군불 땐, 문간의 행랑채에서라도 하룻밤 묵고 가고픈 마음이다. 이는 다 후손들이 지금까지 거주하며 전통의 고택을 ‘과거’가 아닌 살아 숨쉬는 공간으로 ‘현재’의 집으로 만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주변의 아름다운 경관과 잘 어우러진 이 집은 자연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또 하나의 자연이 됐다. 강릉 경포대 호수 가까이 자리잡은 명당 선교장 뒤로는 몇 백년 된 소나무가 우거져 있고, 앞으로는 큰 연못에 연꽃이 활짝 피어 있다. 아마도 이 연못의 정자‘활래정’에서 이 집 주인들은 경포 호수의 경관을 보며 시 한 수를 읊었으리라.(033)648-5303,www.knsgj.net (72) 소금 만들기 체험, 태안 볏가리 마을 “아, 참 신기하네. 어떻게 바닷물로 소금을 만들 수 있을까?” 충남 태안반도를 끼고 있는 바닷가 마을 태안 볏가리 마을에서 염전 체험을 하는 아이들의 탄성이 바다에 울려 퍼진다. 바둑판 같은 염전에 놓여진 바닷물이 태양 아래서 염도 2도에서 27∼28도로 올라가자 하얀 소금이 만들어진다. 아이들의 손에 직접 채취한 하얀 소금이 햇볕을 받아 반짝인다. 염전에 물을 퍼올리는 수차와 용두레 등을 돌려보는 재미가 쏠쏠하다.5000원만 내면 해설을 해주는 가이드와 함께 1시간 남짓 체험을 할 수 있다. 아이들의 학습에 도움이 되다 보니 벌써 이달중 염전체험의 예약이 끝난 것이 못내 아쉽다. 갯벌에서는 돌게잡이 등 생태학습을 하고 포도 따기 체험도 할 수 있다. 인근에 마애삼존볼과 꽃지해수욕장이 있다. 마을의 명칭은 한해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며 세웠던 볏가리대에서 유래됐다. 숙박비 4만원. 한원석 001-9635-9356, www.byutgari.com (73) 계단식 다랑논 풍경 독특, 남해 다랭이 마을 바닷가에 인접한 농촌마을 경남 남해 다랭이 마을은 바닷가 절벽을 깎아 계단식의 작은 다랑논의 독특한 풍경이 눈을 사로잡는 곳이다. 손그물 고기잡기, 떼배타기, 바다 래프팅, 문어잡이 등 다른 농촌마을과 차별화된 체험을 할 수 있는 것이 장점. 숙박비 1만원.(055)862-4511,www.darangyi.gozvil.org (74) 조선시대 생활상 생생…아산 외암마을 지난 2000년 중요 민속자료로 지정된 민속마을이다. 이십여 채의 기와집과 삼십여 채의 초가집이 고루 뒤섞여 있어 자연스럽기 그지없다. 마을 곳곳에 조선시대 생활상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물레방아, 연자방아, 디딜방아는 물론 참판댁, 참봉댁 등 양반가옥과 초가집이 원형 그대로다. 마치 영화 세트장처럼 느낌을 주지만 실제로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이다. 가장 유명한 집은 영암댁이란 이름이 붙여진 180년쯤 된 기와집. 거북, 두꺼비와 같은 십장생 형상의 정원석과 반달 모양의 연못 등으로 꾸며진 정원이 유명하다. 추사 김정희 선생의 부인이 이 집안 사람이었기에 영암댁의 현판 등의 글씨는 대개가 추사의 것이다. 농촌과 전통을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041-541-0848,www.oeammaul.co.kr (75) 15세기 골기와집 옹기종기…경주 양동마을 고색 창연한 골기와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양동마을은 15∼16세기에 형성된 전형적인 민속마을이다. 마을 가옥의 대부분이 문화재인데도 그것도 모자라 마을 전체를 다시 중요 민속자료로 다시 한번 지정할 정도로 역사적 가치가 높은 곳이다. 월선 손씨의 종가 서백당과 중종이 회재 이언적 선생의 모친 병간호를 배려해 지어 준 향단, 성종과 중종 양대에 걸쳐 벼슬을 한 우재 손중돈 선생의 관가정 등은 조선시대 대저택을 모습을 보여준다. 마을 길을 걸으면 타임머신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해 재밌다.(054)762-4541,www.yangdongsarang.com (76) 조선시대서 시간이 멈춘 곳, 영주 선비촌 경북 영주의 고택 열두 채를 원형대로 재현, 조선시대 양반과 상민의 생활상을 두루 느낄 수 있는 전통 체험 마을이다. 살림살이 집은 물론 정자, 물레방아, 대장간, 곳간 등 76채의 건물로 저잣거리와 전통골목까지 꾸며져 있다. 이곳 열두 채의 전통 가옥에서는 실제 숙박도 가능해 하룻밤 글 읽는 선비생활을 할 수 있다.‘소수서원’‘소수박물관’과도 연결되어 있어 자녀들과 함께 역사 공부하기에 딱 좋다.(054)638-7114,www.sunbitown.com 번잡함이 싫어 여행을 떠나지만 사실 여행지마다 바글거리는 사람들에 치이기 쉽다. 한적한 시골길, 특히 돌담길이 예쁜 곳을 찾아 떠나보자. 콘크리트 벽과 길 속에 지친 마음이 야트막한 돌담길을 걷노라면 어느샌가 잃어버린 나를 찾을 수 있다. (77) 실개천 감싼 경남 의령 산천렵마을 정겨운 농촌마을 경남 의령 산천렵 마을은 풀섶에 뒤덮인 실개천과 마을을 감싸안고 있는 찰비산, 아름다운 동굴법당의 일붕사 등이 있다. 산천렵마을이란 이름에 걸맞은 체험의 하이라이트는 미꾸라지 등의 물고기잡기. 이밖에 짚공축구나 전통사냥 도구인 덮치기를 이용해 참새를 잡는 덮치기 참새사냥, 대나무 낚시 등을 할 수 있다. 숙박 2만원.(055)572-8185.www.yedong.go2vil.org (78) 고구마 심기 체험, 인천 장봉도 인천 장봉도는 영종도에서 배로 45분거리로 인접한 신도와 시도 등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섬이다. 국사봉 등 섬안에 봉우리가 많아 장봉이라 불린다. 이곳에서는 직접 고구마 심기 등 농사체험 외에 갯벌체험이 가능하다. 백사장의 옹암해수욕장에서 아이들은 게와 조개들을 잡을 수 있다. 일과후 숙소의 푸른 풀밭에서 열리는 숯불 바비큐 파티가 일품.(032)746-8003,017-312-8003, www.nongwon.org (79) ‘팜스테이 1호’ 여주 상호리마을 놀다 보면 하루해가 짧게 느껴지는 경기 여주 상호리마을은 팜스테이 마을 1호로 지정된 곳이다. 산자락에 파묻혀 옹기종기 지붕이 보이는 전형적인 시골마을. 두부, 인절미, 손수건 천연염색, 천연향비누 등 다양한 만들기 체험뿐 아니라 금싸라기 참외, 찰토마토, 호박따기 등 다양한 농사체험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숙박비는 2만원.010-9763-0160,www.suksoo.com (80) 맑은 계곡물 압권, 강릉 해살이마을 여름 피서지로 인기 높은 강원 강릉 해살이 마을은 마을 뒷산에서 내려오는 계곡물이 압권이다.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놀다가 문득 바다가 그리워지면 인근 동해안 해변으로, 산이 그리워지면 오대산 국립공원으로 달려갈 수 있다. 동네 사람들과 수리취떡 만들기와 감자 캐기를 할 수 있다. 막사발 도자기 만들기와 솟대 만들기, 짚물공예, 천연 염색도 체험할 수 있다. 숙박비는 1인당 1만원.(033)641-8251,www.haesari.go2vil.org (81) 고성 학동마을 돌담길 수백년간 대대로 만들어져 온 경남 고성 학동마을 돌담길은 수태산 줄기에서 나는 납작돌(판석두께 2∼5㎝)과 황토를 섞어 쌓았다. 이 가운데 마을 안길의 긴 돌담길은 주변 대숲과 잘 어우러져 아름다운 경관을 연출하고 있다. 고성군청 문화관광과 (055)670-2221. 이밖에 문화재로 등록될 정도로 예쁜 옛 돌담길 6곳을 소개한다. (82) 성주 한개마을 돌담길 경북 성주 한개마을의 돌담길은 비와 눈을 피하기 위해 기와를 담위에 얹어 놓은 것이 특징이다. 이 마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돌담은 영화 ‘춘양전´의 촬영 장소였던 한주종택이다. 성주군청 새마을과 (054)933-0021. (83) 강진 병영마을 돌담길 전남 강진 병영마을의 돌담길은 담장 중단 위쪽으로 얇은 돌을 약 15도 눕혀서 촘촘하게 쌓고 다음 층에는 다시 엇갈려 쌓아 일종의 빗살무늬 형식으로 담쌓기를 해 다른 지방과 구별된다. 강진군청 문화관광과 (061)430-3229. (84) 거창 황산마을 돌담길 경남 거창 황산마을의 돌담길은 나지막한 이곳 산세처럼 키가 작지만 기와를 이용해 꽃모양을 수놓아 미적 감각이 살아 숨쉬는 것처럼 느껴진다. 거창군청 문화관광과 (055)940-3183.
  • 베이비붐 세대 56% “은퇴후 시골서 살것”

    베이비붐 세대 56% “은퇴후 시골서 살것”

    #서울에 사는 47세의 김모씨는 10년 안에 은퇴해 농촌으로 내려가 살 생각을 하고 있다. 여가생활이나 고향에 대한 향수(鄕愁)보다 가족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서다. 주변 또래 동료들 4명 가운데 1명은 이미 농촌으로 이주할 준비를 하고 있다. 월소득 250만원 정도인 김씨는 이주 비용을 2억원, 정착한 뒤 생활비는 한 달에 100만∼200만원가량 들 것으로 보고 있다. 공연장 등 문화시설이 근처에 없더라도 화장실이나 세면장 등이 잘 갖춰진 집을 찾고 있다. ●“10년 안에 은퇴 예정” 46% 농림부가 만 43∼51세(1955∼1963년생)의 도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조사해 12일 발표한 ‘베이비붐 세대 농촌 이주·정착의향’에 나타난 은퇴 이후 밑그림의 현주소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의 도시민 가운데 절반이 넘는 56.3%는 은퇴한 뒤 농촌지역으로 이주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 가운데 41.4%는 현재 농촌으로 이주·정착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은퇴 이후 농촌으로 이주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사람은 월평균 가구 소득이 200만∼299만원인 계층이 62.9%로 가장 높았다. ●2013년까지 은퇴자마을 300곳 조성 농촌으로 이주하려는 이유로는 ‘가족의 건강’을 위해서라는 대답이 37%로 가장 많았다. 이어 ‘여가 생활(32%)’과 ‘고향에 대한 향수(11%)’ 때문이라는 대답이 뒤를 이었다. 은퇴 시기로는 절반에 가까운 46.5%가 10년 안에 은퇴할 예정이라고 대답했다.13%는 5년 안에 은퇴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1959년(47세) 이전에 태어난 조사 대상자의 19.5%는 5년 안에 은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은퇴후 농촌으로 이주할 때 주택이나 토지구입 등 예상되는 비용은 81.8%가 2억원 미만이라고 내다봤다. 월평균 지출액은 47.9%가 100만∼199만원,31.6%가 200만∼299만원가량 될 것으로 내다봤다. 농촌 이주나 정착시 가장 중요시 여기는 조건으로는 최고 5점을 기준으로 ‘화장실과 세면대 등 편리한 주거공간’(4.55점)을 꼽았다. 복지·의료 서비스(4.24점), 전원적인 분위기(4.01점) 등이 뒤를 이었다. 공연장·전시장 등 문화시설(3.33점)에 대한 고려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었다. 이주할 농촌 지역으로는 61.6%가 연고가 있는 곳을 선호했다. 하지만 조사 대상자의 78%는 ‘소일거리를 하면서 전원생활을 즐기고 싶다.’고 대답해 구체적인 영농 프로그램은 준비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부는 조사 결과를 기초로 714만여명에 이르는 베이비 붐 세대 도시민의 은퇴 후 농촌 정착을 돕기 위해 오는 2013년까지 수도권을 뺀 전국 마을 300여곳을 은퇴자를 위한 맞춤형 전원마을로 조성하기로 했다. 전원마을에 입주를 희망하는 도시민이 해당지역 내 300평 안팎의 부지를 산 뒤 3층 이하의 단독 주택을 지으면, 도로·상하수도·전기통신 등 기반시설을 지원해줄 방침이다. 농림부는 오는 10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각 시·군의 전원마을 조성계획을 알리고, 도시민의 입주신청을 받는 ‘전원마을 페스티벌’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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