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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女談餘談] 고부갈등은 없다/김미경 정치부 기자

    최근 하나뿐인 오빠가 결혼을 했다. 요즘처럼 결혼 적령기라는 말이 무색해진 상황에서 오빠가 30대 중반에 짝을 만나 가정을 이룬 것이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가족들에게는 엄청난 경사였다. 천생연분을 찾아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오늘날, 이런 과정의 출발선에 선 오빠 부부의 앞날을 축복해줄 수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가족들은 행복해했다. 그러나 30여년간 아들을 마치 애인처럼 아끼며 의지해온 어머니의 마음은 다른 가족들보다 훨씬 더 복잡한 것 같았다. 영원히 아들과 함께 살 수는 없지 않겠냐며, 어서 좋은 짝 만나 외롭지 않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언제부터인지 입버릇처럼 말씀하신 어머니는 막상 오빠의 결혼식 날짜가 다가오자 만감이 교차하는 듯했다. 기쁨과 동시에 섭섭함이, 대견함과 동시에 아쉬움이 밀려온 것이다. 그러나 섭섭함과 아쉬움보다 기쁨과 대견함이 더 크다고 했다. 아들만큼 며느리에 대해서도 깊은 사랑을 느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놀랍게도, 어머니와 새언니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꼭 모녀지간처럼 다정했다. 시골에서 나고 자라 생활력이 강하고 억척스러운 스타일이라는 점도 비슷하고, 오빠의 장단점을 잘 알고 이를 의논할 수 있는 사이이기도 했다. 어머니는 새언니를 알게 된 뒤부터 “요즘 애들 같지 않게 배려심이 많고 생각도 깊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결혼식을 하루 앞둔 날, 어머니와 함께 목욕탕을 찾았다. 탕 속에 앉아 슬쩍 물어봤다.“엄마는 며느리 보니까 좋아? 고부갈등은 전혀 걱정 안 해도 돼?”어머니는 껄껄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오빠를 사랑하는 만큼 며느리를 사랑하면 돼. 고부갈등은 결국 자기 자식을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거야. 아들의 행복을 바란다면 고부갈등이 생길 이유가 없어. 오히려 우리 아들이랑 살아주니 얼마나 고마우냐.” 순간 ‘오빠와 살아주는 새언니’라는 표현에 웃음이 났지만, 어머니의 깊은 마음이 느껴졌다. 언론을 통해, 주변에서 자주 접하는 고부갈등이 적어도 우리 집에는 없을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어머니 말씀처럼 서로 고마워하고 아끼면서 살아간다면 말이다. 김미경 정치부 기자 chaplin7@seoul.co.kr
  • 美 골프닷컴 섹시골퍼 8명 선정 박지은 섹시퀸

    미여자프골프(LPGA) 투어에서 뛰는 박지은(28·나이키골프)이 14일 미국 CNN의 자매 사이트인 ‘골프닷컴’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섹시한 여성골퍼 8인’에 이름을 올렸다. 골프닷컴은 박지은을 “관능적인(voluptuous) 선수”라고 묘사하면서 “2004년 나비스코챔피언십을 포함해 LPGA 투어에서 6승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우승 당시 연못에 뛰어든 뒤 물에 흠뻑 젖은 상체를 드러낸 채 두 팔을 번쩍 들어올린 사진도 함께 게재했다. 박지은 이외의 ‘섹시골퍼’ 7명은 나탈리 걸비스(24·미국)와 소피 산돌로(30·프랑스) 안나 로손(25·호주) 폴라 크리머(20) 크리스티 커(29·이상 미국) 파울라 마르티 삼브라노(27·스페인) 카린 코크(36·스웨덴) 등. 이 사이트는 이들 가운데 걸비스에 대해서는 “섹시 골퍼에 단골로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골프의 안나 쿠르니코바’가 될 우려가 있다.”면서 “최근 5년간 260만달러를 벌어들이면서도 우승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고 꼬집기도 했다. 박지은은 또 이 사이트가 이들 8명을 대상으로 ‘최고’를 가리는 인터넷 투표에서 이날 밤 11시(한국시간) 현재 2983명의 응답자 가운데 30.4%의 지지를 얻어 로손(23.3%)을 제치고 선두를 달렸다. 로손은 국가대표 출신으로 현재 유러피언여자골프투어(LET)에서 활약하며 지난 5월 스위스에서 열린 도이체방크 레이디스 스위스오픈에서는 준우승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2005년 캘린더를 찍기 위해 옷을 벗어던져 화제를 뿌렸던 ‘누드 골퍼’ 산돌로는 걸비스(19.6%)에 이어 4위(9.5%)에 그쳤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열린세상] 개들의 소리가 말하는 것/소설가 성석제

    [열린세상] 개들의 소리가 말하는 것/소설가 성석제

    날이 더워져서 문을 열어놓고 살게 되면서 가장 신경 쓰이는 소음이 개 소리다. 조금 더 명확하게 말하면 개끼리 싸우는 소리이고 개가 우는 소리이다. 내 작업실이 있는 오피스텔에는 혼자 사는 사람들이 많은데 엘리베이터 안이며 현관 곳곳에 애완동물에 관한 주의사항이 붙어 있다. 그런데 개개의 사항에 선행하는 문구가 ‘공동주택에서 애완동물을 키우는 것은 원칙적으로 금지되어 있다.’는 헌법 전문 같은 대전제다. 키우지 않으면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을, 원칙을 위반할 것을 예상하고 십여 개나 되는 항목을 줄줄이 늘어놓고 있는 것이다. 도시에서 외롭게 사는 사람들에게 애완동물은 가족이나 다름없다. 같은 ‘가’자 항렬이라도 가족은 가축과 개념 자체가 다르다. 가축인 개는 키워서 도둑을 지키게 하거나 팔거나 이웃과 바꿔서 잡아먹을 수도 있는 대상이지만, 가족은 희로애락을 공유하고 서로에게 위안이 되고 보호막이 되는 존재인 것이다. 그런데 가족들이 함께 외출을 할 때, 가족의 일원이 지나가던 다른 가족의 일원과 부딪쳐 싸움을 벌일 때가 문제다. 개라는 가족은 인간의 수십·수천 배나 되게 청각·후각이 예민하다. 형체가 보이지 않는 ‘그대를 만나는 곳 100미터 전’에 이미 긴장하기 시작한다. 길을 가던 인간이 다른 인간과 눈을 마주치고는 ‘뭘 봐?’ 하고 시비를 걸게 되는 거리에서는 짧은 목줄을 한하면서 서로에게 덤벼든다. 물론 만만하거나 마음에 안 들거나 자신의 영역을 침입하는 상대에게. 그리하여 15층짜리 오피스텔 12층에 있는 사람의 귀가 따갑도록 적의에 찬 개 소리가 울려 퍼지게 된다. 개를 집에 두고 외출을 하는 것도 마찬가지의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아기가 먹고 마실 게 마련되어 있다고 부모가 돌아올 때를 얌전히 기다리는 게 아니듯 개도 혼자 방치되었다는 느낌에 인간으로 치면 울음을 터뜨리며 신세를 한탄하게 된다. 여름이면 창문을 열어놓는 게 보통이므로 그 호곡 같고 귀곡성 같은 개 소리가 창문을 넘게 마련인데, 그 개 소리를 들은 비슷한 신세의 개들이 호응을 하여 오피스텔 전체가 뇌성처럼 울려 퍼지는 개 소리로 조용할 날이 없다. 무슨 일이라도 할까 싶어 책상 앞에 앉았다가도 한숨을 쉬며 창문을 닫아버리는 것은 그 구슬픈 울음이 품고 있는 슬픔과 한이 인간의 것과 별반 다르지 않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위층에서 장난감을 따라 뛰노는 개가 내는 소리는 이미 만성이 되었지만 괴롭기는 마찬가지다. ‘제발 원칙을 지킵시다. 공동주택에서는 애완동물을 키우는 게 금지되어 있다지 않소이까?’ 하는 문장을 인쇄해서 들고 다니다가 개싸움을 말리느라 정신 없는 개 주인에게 나눠주고 윗집 문에도 하나 붙이고 앞집에도 내가 안 그런 척 잠 안 오는 새벽에 갖다 붙일까 하는 상상을, 일 안 되는 오후에 침대에 드러누워 한참 진행한 적도 있다. 그러다가 홀연한 깨달음이 찾아왔다.‘도시의 고층 공동주택에서 인간이 사는 것은 원칙적으로 금지되어 있습니다.’하는 헌법 전문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어린 시절 시골에서 집집마다 개를 키워도 개 짖는 소리 때문에 이렇게 신경 쓴 적이 없었다. 오히려 한밤중에 울려 퍼지는 컹컹거리는 개 소리는, 태어나서 한 번도 떠나본 적 없는 제 집 안방에 누워 있는 소년에게 뭉클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기까지 했다. 도시의 좁고 밀집된 공간에 제 발로 들어와 살면서 언제나 낯모를 존재와 부딪치고 침해받는다는 생각이 이렇게 사람을 예민하게 한 것일 뿐이다. 향수 하나만은 넉넉하게 가진 부자로서 문 닫아 걸고 에어컨 같은 도시적 장치를 조금씩 활용하면서 참고 적응하는 수밖에 없겠다. 소설가 성석제
  • [데스크시각] 옳은 것이 강한 것을 이기려면… /박현갑 정치부 차장

    “김근태야말로 옳은 정치인 아닙니까?” 12일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자 한 후배 기자가 던진 말이다. 본인이 불출마 선언문에서 지적했듯 그는 정치인생 대부분을 독재정권에 항거하며 살아왔다. “정치에서는 강한 것이 옳은 것을 이긴다.” 정치컨설턴트 박성민씨의 주장이다. 네거티브 선거 전략이 유권자들의 마음을 빼앗는 등 정치판에서 도덕적인 잣대는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정책 대결보다는 이슈 중심의 선거전이 주류를 형성된다고 한다. 그는 대중들의 이러한 속성 때문에 16대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가 이회창 후보를 이겼다고 본다. 선거 마케팅이론으로 보면 그다지 틀린 말이 아니다. 박씨 주장을 빌리면 김 전 의장은 ‘옳지만 약한 정치인’이다. 콘텐츠는 좋으나 대중의 언어가 아닌 엘리트 이미지로 대중정치시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의 불출마 선언은 어찌보면 박씨 주장이 정치판에서 여전히 유효함을 입증하는 사례인지 모른다. 하지만 17대 대선전은 달라야 한다. 더 이상 강하고 그릇된 것이 옳고 약한 것을 좌지우지하도록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 대중의 시대 아닌가. 그러나 여의도 분위기는 크게 바뀌지 않고 있다. 한나라당의 경우,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가 11일 당의 대선 경선 후보로 등록하면서 본격적인 경선전에 돌입했다.13일 홍준표 의원이 가세하면 대선 후보군은 5명으로 불어난다. 현행 선거법상 특정 정당의 경선 후보로 등록하면 경선에서 탈락하더라도 독자 출마할 수 없다. 이들로서는 ‘퇴로 없는 전면전’에 나선 것이다. 특히 이·박 두 후보를 둘러싼 당내 검증 논란은 범여권의 문제 제기까지 겹치면서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양상을 띠고 있다. 범여권도 마찬가지다. 열린우리당, 민주당, 중도통합신당 등 기존 정치권과 시민사회세력이 대통합 문제로 물밑 신경전이 한창이다. 민주세력 대동단결을 외치면서도 각론에 있어서는 주의 주장이 다르다. 내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발상이다. 정치권 입장에서는 그럴 수 있다. 내가 미는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돼야 총선 공천권이나 장관직을 노려볼 수 있고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공기업 감사 자리라도 챙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그러니 피 터지게 싸울 수밖에. 같은 캠프 안에서도 누구를 모셔야 ‘다음’을 기약할 수 있을지 좌고우면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른바 ‘줄서기’에 대한 고민이다. 일반 국민들은 어떤가. 하교 후 혼자 집에 들어갈 아이 학원비에, 시골에 계신 노부모 생활비에 고민이 한아름이다. 김근태가, 손학규가 누구인지 알 여유가 없다. 하지만 이럴수록 유권자들은 정치에 등을 돌려서는 안 된다. 대한민국을 이끌어나갈 대통령은 국민들의 직선투표로 뽑는다. 국민참여 없이는 아무 것도 이룰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1차 관문격인 정당 내 후보 선출 과정부터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자신이 원하는, 보다 나은 생활을 최소한 담보받을 수 있다. 한나라당 대선 후보는 일반국민 의견을 50% 반영해 오는 8월 선출하게 된다. 당에서는 23만명의 선거인단을 꾸리기로 했다.“한나라당 경선 과정에 참여하여 주시겠습니까?”라는 전화를 받게 되면 큰 일 없으면 현장으로 달려가자. 그래야 합리적인 사람, 서민들의 아픔을 껴안을, 약하지만 옳은 후보를 고를 수 있다. 한나라당은 지난 10년을 ‘잃어버린 10년’으로 규정한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수구냉전세력에게 권력을 내주며 과거로 되돌아갈 수 없다고 반박한다. 어느 것이 옳은지는 유권자들이 관심을 가질 때 답이 보일 것이다. 박현갑 정치부 차장 eagleduo@seoul.co.kr
  • 시카고에 울려퍼진 신명나는 소리

    소리꾼 장사익씨의 신명나는 목소리가 미국 시카고 도심의 공연장인 오디토리엄 시어터에 9일(현지시간) 울려퍼졌다. 장씨는 이날 미국 4개 도시 순회공연 중 두번째인 시카고에서 무대에 올랐다. 연주자 25명과 함께 공연한 장씨는 첫곡 ‘허허바다’로 시작해 ‘찔레꽃’,‘희망 한단’,‘시골장’ 등 대표곡을 열창해 관객들의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2부 공연에서는 ‘대전블루스’,‘열아홉 순정’,‘댄서의 순정’,‘님은 먼곳에’ 등 흘러간 대중가요를 선보였고 앙코르곡으로 ‘아리랑’,‘동백 아가씨’를 부른 뒤 기립박수를 받았다. 셔틀버스를 타고 단체관람을 온 관객들도 있는 등 현지반응도 뜨거웠다.이사라씨는 “외국에 오래 살다 보니 한국사람이 그리운 때가 많은데 오늘 공연으로 그리움이 다 가셨다.”고 말했다.화교 띠 강씨는 “표 7장을 사서 친지들과 함께 공연장을 찾았다. 춤추고 싶은 걸 참느라고 혼났다.30년 미국 생활의 피로가 확 풀렸으니 이날을 기다린 보람이 있다.”며 흥겨워했다.시카고 연합뉴스
  • [길섶에서] 간이역/구본영 논설위원

    “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눈이 쌓이고/ 흰 보라 수수꽃 눈시린 유리창마다/ 톱밥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 곽재구 시인의 ‘사평역에서’의 한 구절이다. 실제로 없는 역 이름이지만, 우리네 시골 어디에서나 볼 수 있던 대합실 풍경이다. 완행열차를 기다리던 그 시절에는 말이다. 이달부터 전국에 걸쳐 간이역 59곳이 문을 닫는다고 한다. 하루 이용객이 10명도 안 되기 때문이란다. 회덕 만종 소이 다솔사 하고사리 부황 금호…. 그리운 이름을 호명하듯 사라질 역명들을 되뇌어 보지만 경제성이 없다는데 어찌하랴. 시대에 밀려 떠내려가는 것을 마냥 붙들고 있을 수도 없다. 열차는 서지 않더라도 향수 어린 역사(驛舍)만큼은 지방문화유산 등으로 보존하는 게 어떨까. 오랜 역사(歷史)에도 불구하고, 크고 작은 전란으로, 혹은 너무 쉽게 과거를 지우고 허무는 습성 탓으로 이웃 나라인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우리의 볼거리가 빈약하다지 않은가. 군복무 시절의 추억이 어린 수인선 협궤열차가 사라졌을 때도 무척 아쉬웠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함양, 황석산성 역사 다시 쓴다

    함양, 황석산성 역사 다시 쓴다

    “황석산성을 아시나요?” 경남 함양군이 순국선열의 정신이 깃들어 있는 황석산성 역사 재발굴 작업에 나섰다. 천사령 함양군수는 6일 “사장돼 있다시피한 황석산성의 문화와 역사를 찾아 내겠다.”고 밝혔다. 황석산성은 신라가 백제의 침공을 막기 위해 구축했던 높이 3m, 길이 2.9㎞의 요새다. 1597년 정유재란 당시 진주성을 함락시키고 한양 입성을 위해 전주 방면으로 진격하던 일본군 주력 부대를 맞아 조선군이 치열하게 전투를 벌인 격전지.2박3일 동안의 전투에서 353명의 조선군이 전사한 곳으로 밝혀져 1987년 국가문화재 사적지(322호)로 지정됐다. ●일본내 관련 자료 수집 하지만 실제로는 353명이 아닌 3500여명의 조선군과 민군이 숨졌다고 전해지고 있다. 함양군이 황석산성 역사 재발굴에 나선 까닭도 여기에 있다. 충남 금산의 칠백의총이나 전북 남원의 만인의총과 비슷한 격전지였는데도 제대로 역사적 의미가 부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함양군 문화관광과 최용배씨는 “353명이 전사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지만 그 정도의 군사로 지킬 수 있는 성이 아니다.”고 말했다. 당시에는 거창·함양 등 7개 현의 군사들이 황석산성으로 집결해 있었고, 김해부사도 황석산성으로 옮겨와 일본군과 전투준비를 했다. 함양군은 올해 황석산성 사적지 지정 20년을 맞아 1억여원의 예산을 들여 400여년 전 전투 상황을 뒷받침하는 역사적인 자료 발굴에 나서기로 했다. 군 관계자는 “황석산성 전투와 관련된 일본내 자료를 입수하는 등 본격적인 역사 발굴 작업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日, 전투 결과 왜곡 의혹 최근 들어 일본군의 황석산성 전투 사실 왜곡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함양군의 역사재발굴 결과가 주목된다. 황석역사연구소 박선호 소장은 “7만 5000여명의 일본의 주력 부대 가운데 2만여명이 사상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일본군 피해 규모는 나타나지 않는다.”면서 “일본군은 이름없는 시골산성이라고 가볍게 보고 전투를 벌였다가 뜻밖에 전사자가 많이 나오자 전투결과를 조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황석산성 전투 부대장에게 감사장을 보내면서도, 상을 내리지 않은 점이 일본군 피해 규모가 만만치 않았으리라는 추정을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순국선열 추모사업 국가차원 승격 추진 함양군은 이같은 역사 발굴작업을 토대로 민간차원에서 치러지고 있는 순국선열 추모 사업을 국가적인 사업으로 승격하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동원 황석산성 순국선열추모위원장은 “사당만 있고 관리사무소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는 것은 사적지를 방치한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안타깝고 부끄러운 일”이라고 국가차원의 관심과 지원을 주문했다. 문화재청 사적과 관계자는 “칠백의총은 성역화 추진과정에서 예외적으로 국가가 관리하게 됐다.”면서 사적지 관리 등은 광역 또는 기초지방자치단체에서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양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06일 TV 하이라이트]

    ●사랑해도 괜찮아(KBS2 오전 9시) 석훈의 회사 앞에서 기다리던 시내는 식사를 함께 하자고 하고, 석훈은 그런 시내를 집으로 데려간다. 그곳에서 시내는 주필과 함께 있는 영숙을 보고는 놀라 뛰쳐 나온다. 하웅이 마루치와 함께 경찰서 신세를 진 사실을 알게 된 철웅은 화가 나서 하웅을 내쫓고 새로운 베이비시터를 구하려고 애쓴다.   ●클로즈업(YTN 낮 12시35분) 1987년 6월10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 수많은 시민이 모여들었다. 이들은 국민행동지침에 따라 한 목소리로 구호를 외쳤다.‘호헌철폐, 개헌쟁취!’. 대통령 간선제 헌법을 직선제로 바꾸라는 요구였다.6·10항쟁을 이끌었던 사람의 하나인 백기완 선생과 ‘6월 항쟁’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60분 부모(EBS 오전 10시) 평소 애교 많고 말도 잘하는 35개월 핑크공주 승아. 기분이 좋으면 웃기도 잘하고 말도 예쁘게 하는 승아지만 한 번 화가 나면 엄마도 말릴 수 없다. 엄마는 승아의 울음 떼가 두려워 웬만한 것은 다 들어주는 편이라고 한다. 하지만 동생도 돌봐야 하는 엄마는 이런 승아의 요구를 모두 다 들어주기가 힘들다는데….   ●뉴스추적(SBS 오후 11시15분) 올해 69세의 김 모 할머니. 무릎에 좋다는 말에 알로에 제품을 먹었다가 중환자실 신세까지 졌다.13세 아들의 아토피를 고치려고 프로폴리스 제품을 먹이고 바르기도 했다는 이 모씨. 그러나 아들은 한 달 만에 쇼크로 쓰러져 병원에 입원했다. 남들은 모두 몸에 좋다는데, 이들에게는 왜 이런 일이 나타날까.   ●메리대구 공방전(MBC 오후 9시55분) 저녁을 같이 먹게 된 메리와 도진, 대구와 소란 네 사람. 메리는 말없이 열심히 먹기만 하고, 도진과 소란은 티격태격 한다. 비단에게 맞고 온 아문을 보며 소란은 아문에게 보디가드가 필요하다며 대구를 추천한다. 은자에게 셔츠를 돌려주러 간 메리와 대구는 셔츠를 보고 놀란 은자를 뒤로 하고 도망간다.   ●환경스페셜 ‘숲에서 자라는 아이들’(KBS1 오후 10시) 경북 영천의 시골마을 오산리에 올해 문을 연 산자연학교.18명의 아이들이 모두 기숙사 생활을 하는 초등교육과정 대안학교다. 산자연학교에서 컴퓨터 게임을 하는 대신 올챙이를 잡고 수달과 고라니를 만나는 아이들. 과연 야생동물들과의 만남으로 무엇을 느끼고 배우는 것일까?
  • [길섶에서] 추억의 박동희/최태환 수석논설위원

    초등학교 무렵부터다. 일본 야구를 즐겨 봤다.NHK채널을 통해서였다. 당연히 말은 알아 듣지 못했다. 시골 중·고교 시절, 학교 운동장은 야구경기가 가능했다. 대회가 잦았다. 그런 날은 괜히 달떴다. 수업은 안중에 없었다. 개인 책상을 빼버리고 운동장에 나갔다가, 선생님한테 걸려 혼나기도 했다. 대학땐 동대문야구장을 자주 찾았다.70년대다. 스산했던 시절, 위안의 장소였다. 고교야구 인기가 대단했다. 입장권을 사기 위해 몇 시간씩 줄을 섰다. 지루한 줄 몰랐다. 시합에 앞서 선수들의 프리배팅을 지켜 보며, 승패를 점치기도 했다. 프로야구 출범후 80년대 후반까지 야구장을 찾았다. 국내 프로야구가 구름 관중을 몰고 다닌다. 얼마 전 한 팀의 코치가 팬티 차림의 이벤트를 벌였다. 홈경기장 만원에 대한 팬서비스란다. 즐거운 일이다. 문득 올 봄 불의의 사고로 고인이 된 박동희씨가 생각난다. 훌륭한 투수였다. 듬직한 선수였다. 너무 일찍 선수 생활을 접었고, 세상을 떴다.‘추억 속의 스타’가 된 그가 안타깝다. 수줍어 하던 그의 미소가 떠오른다. 최태환 수석논설위원
  • [길섶에서] 붙들이/송한수 출판부 차장

    “야 붙들아, 너 오랜만이야.” 초등학교 동창이 이렇게 외쳤다가 낭패를 봤단다. 길 가던 친구와 부인을 만난 터였다. 시골에서 자랄 때 불렀던 이름이, 워낙 반갑던 참에 절로 새나왔다.“내 남편 왜 붙들어요?” 요즘엔 아니겠지만 집에서 부르는 이름이 따로 있었다. 일곱째라고 칠갑이, 외가에서 태어났다고 외만이라 지었다. 태어나서 며칠 안 돼 까닭 모르게 숨지는 경우가 수두룩해, 부모들이 호적 올리기에 앞서 지켜보며 붙였는데 동네방네 옮겨다니며 굳어버리는 게다. 얼마 전 후배 기자가 찍은 사진에도 궁금증이 보푸라기처럼 일었다. 주인공 이름이 ‘복땡이’라고 해서다. 어버이날 어버이가 된 기쁨으로 갓난애를 사랑스레 내려다보는 부부의 모습이 보기에 퍽 좋다. 그런데 아이 이름이 선뜻 떠오르지 않아, 소중한 아기란 생각으로 우선 그렇게 부른다고 한다. 개구쟁이였던 그 친구의 별명 ‘붙들이’ 또한 ‘복땡이’와 같이 놓쳐서는 안 된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라나. 부모들에게 자식이란, 이토록 너나없이 금쪽같은 존재 아니던가. 송한수 출판부 차장 onekor@seoul.co.kr
  • [이두한 원장의 건강이야기] 배변장애의 고통

    시골에 사시는 친척 아주머니는 매일 화장실에서 전쟁을 치른다. 아무리 용을 써도 변이 잘 안 나오고, 그나마 변을 다 못 본 느낌 때문이다. 뭐가 문제인가 싶어 대장내시경도 여러 번 해봤지만 별 이상이 없었다. 변이 그리 단단하지도 않았다. 수 년 전부터 증상이 시작됐는데 최근 들어 더욱 심해져 마지못해 병원을 찾았단다. 배변 조영술을 해봤더니 힘줘 변을 볼 때 질과 직장 사이의 벽이 늘어져 변이 고이고, 직장 뒤쪽 일부가 겹쳐 직장을 막고 있었다. 사람은 변을 볼 때 배에 힘을 주면 변도 밀어내지만 직장과 항문도 함께 밀려나가게 되고 직장의 각도 때문에 앞쪽으로 미는 힘도 동시에 작용한다. 이런 배변 습관이 오래 지속되면 직장이 밀려 내려오면서 중첩되고, 그 때문에 직장이 좁아져 배변을 힘들게 하며, 심하면 직장이 항문 밖으로 밀려나온다. 또 여성의 경우 직장이 질 쪽으로 늘어나 주머니 모양의 낭이 생기는데, 여기에 변이 고여 배변이 더욱 힘들어진다. 이 밖에도 항문 주위의 근육이 수축되면서 직장을 꺾어 변의 흐름을 막는 바람에 배변 장애가 오기도 한다. 또 어느 정도 배변은 되나 잦은 장운동 때문에 대장에서 직장으로 수시로 변이 내려와 잔변감이 지속되기도 하는데, 이게 바로 과민성 대장증후군이다. 진단은 배변 조영술로 쉽게 할 수 있다. 배변 조영술은 X-레이에 잘 반응하는 인공변을 직장에 넣고 이 인공변이 움직이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관찰하는 방법이다. 장의 어디에서 변이 막히는지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치료는 질환별로 다른데, 장 중첩증과 직장류는 수술이 필요하다. 즉, 필요 이상으로 늘어난 부분을 절제해 주는 수술인데, 요새는 장을 자르고, 잇는 자동문합기가 있어 수술도 쉽다. 근육이 잘 이완되지 않는 경우라면 ‘생체 되먹이훈련’을 해야 한다. 근육을 이완시키는 방법을 터득하는 이 훈련으로 75% 가량의 환자가 효과를 본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인 경우에는 장의 운동을 안정시키는 약을 사용해야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대항병원장
  • 미드, 제작사 알면 재미 두배

    유행은 돌고 도는 것일까? 90년대 이후 사라졌던 ‘미드’(미국 드라마)가 다시 안방극장을 점령했다.‘프리즌 브레이크’‘CSI 과학수사대’‘E.R’등 수많은 미드가 다양한 소재와 재미를 주고 있다. 하지만 각자 색다른 드마라를 만드는 제작사들의 성격을 잘 살펴보면 미드를 좀 더 쉽게 이해하고 즐길 수 있다. ●NBC “가족드라마가 강점” 미 NBC의 TV 시리즈는 지상파 방송답게 따뜻한 인간애를 다룬 드라마들이 많다. 시골마을을 배경으로 한 ‘초원의 집’과 의사 빌 코스비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코스비 가족’ 등은 이러한 NBC의 색깔을 잘 드러낸다. 1980년대 당시 말하는 자동차로 우리나라에서도 인기를 모았던 ‘전격 Z작전’과 파충류 외계인의 출연으로 전국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브이’도 NBC의 프로그램이다. 최근에는 의학 드라마의 ‘바이블’이 된 ‘ER’와 우리나라에 가장 널리 알려진 미드 가운데 하나인 ‘프렌즈’, 백악관 내 인물들의 애환과 우정을 다뤄 노무현 대통령도 즐겨 본다고 밝힌 ‘웨스트 윙’ 등으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CBS “전문적 소재로 승부” ‘CSI 과학수사대’가 말해주듯 CBS는 다양한 소재와 전문적 영역의 어려운 이야기를 시청자의 눈높이에 맞춰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데 특기가 있다. 70년대 ‘원더우먼’,80년대 ‘환상특급’과 ‘머나먼 정글’등은 단순한 인기를 넘어 미국 사회에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제시카의 추리극장’과 ‘내 사랑 레이몬드’ 등 개성이 강한 TV 시리즈들도 CBS의 작품들. 최근에는 ‘CSI 과학수사대’를 중심으로 범죄수사물에 집중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ABC “변신에 변신을 거듭” 우리나라에 가장 큰 영향을 준 미드라 할 수 있는 ‘맥가이버’에서 알 수 있듯 예전 ABC 드라마들은 대중적이고도 친근한 이미지를 가진 주인공을 내세운 작품들이 많았다. 브루스 윌리스를 세계적 스타로 만든 ‘블루문 특급’역시 ABC의 작품. 하지만 최근 ABC는 자사의 기존 틀을 깬 새로운 소재의 작품들을 잇따라 성공시키며 주목받고 있다. 김윤진이 출연 중인 ‘로스트’는 세계 180여개국에서 방영되고 있다.‘위기의 주부들’과 ‘그레이 아나토미’ 등도 이러한 ABC의 변신을 잘 보여준다. ●폭스TV “탄탄한 스토리 구조” 우리나라 미드 열풍의 진원지인 ‘프리즌 브레이크’로 알 수 있듯 폭스TV는 다양한 장르의 탄탄한 이야기 구조로 정평이 나 있다. 미국에서는 마니아 드라마에 불과했던 데이비드 듀코브니 주연의 ‘엑스 파일’이 국내에서는 큰 인기를 모았던 것처럼 국내 미드 폐인들의 취향과 잘 들어맞는다는 평가다. 이밖에도 90년대 최고 TV 시리즈였던 ‘베벌리힐스의 아이들’이나 로맨틱 코미디물 ‘앨리의 사랑 만들기’, 대통령 암살 음모를 그린 ‘24’ 등 다양한 소재의 드라마를 갖추고 있다. ●HBO “블록버스터급 드라마” 미국 내 유료 드라마 채널인 HBO는 막대한 제작비와 철저한 역사적 고증으로 ‘대작’을 만들기로 유명하다. 국내 DVD 마니아들 사이에서 유명한 전쟁영화 ‘밴드 오브 브러더스’와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일대기 ‘로마’ 등 초대형 TV 시리즈가 HBO의 대표작이다. 특히 1998년 방영된 12부작 미니시리즈 ‘지구에서 달까지’는 미국의 달 탐사 도전의 배경이 됐던 1960년대 시대상황을 섬세하게 표현해 지금까지도 드라마의 수작으로 꼽힌다. 우리나라에서도 ‘된장녀 신드롬’을 일으켰던 ‘섹스 앤드 시티’도 HBO의 작품이다. ●워너브러더스TV “청소년 성장기 다뤄” 워더브러더스TV는 주로 청소년의 성장기 드라마가 인기를 모았다. 슈퍼맨의 학생시절 이야기를 다룬 ‘스몰빌’과 뱀파이어 사냥꾼이 된 여고생이 주인공인 ‘미녀와 뱀파이어’ 등이 대표적. 하지만 최근에는 ‘서머랜드’,‘저스트 리갈’등 다양한 계층을 겨냥한 드라마도 제작하고 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깔깔깔]

    ●엽기 시골약국 외딴 시골 약국. 워낙 깊은 산골이라 있는 것보다 없는 것이 더 많았다. 어느 날 환자가 감기약을 달라고 하자, 약국 점원은 이렇게 말했다. “감기약은 없어요. 그냥 푹 쉬면서 나을 때까지 기다리세요.” “하지만 너무 괴로운 걸요.” “그럼, 얼음물로 목욕을 하고, 속옷만 입은 채로 밖에 나가 돌아다니세요.” 약사의 말에 환자는 깜짝 놀라며 말했다. “그러다가 폐렴이라도 걸리면 어떡하죠?” 그러자 약사가 자신 있게 말했다. “저희 약국에 폐렴 약은 있거든요.”●애니콜 고등학교 영어시간이었다. 영어 선생님이 한창 수업을 하고 있다가 뜬금없이 반 아이들에게 질문을 했다. “혹시 너희들, 휴대폰이 영어로 뭔지 아냐?” 그러자 철수는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일어나서 소리쳤습니다. “애니콜요!”
  • [현진오의 野, 야생화다!] 울릉도 춘궁기 먹거리 ‘넓은잎산마늘’ 씨말라

    [현진오의 野, 야생화다!] 울릉도 춘궁기 먹거리 ‘넓은잎산마늘’ 씨말라

    웰빙시대의 대명사 먹거리. 그 가운데서도 자연산 산나물에 대한 관심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사람들을 모아서 깊은 산으로 나물을 뜯으러 가는 산나물 뜯기 관광이 생겨날 정도다. 산나물 채취는 생태계에 아무 영향을 주지 않을까? 넓은잎산마늘은 울릉도 사람들이 춘궁기를 이겨내는 데 이용하였던 산나물이다. 울릉도에서는 ‘명이’ 또는 ‘멩이’라고 부르는데 목숨 명(命) 자에서 유래한 식물이름으로, 목숨을 이어준 고마운 식물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현대인들은 김치나 물김치, 초절임, 장아찌를 담거나 날 것으로 쌈을 싸서 먹는 데 이용한다. 울릉도에 지천으로 자라던 넓은잎산마늘은 무분별한 채취로 인해 마을 근처의 저지대에서는 이미 씨가 말랐다. 성인봉 높은 곳에서만 남아 있을 정도이다 보니, 울릉군에서는 몇 해 전부터 국유림과 보호지역에서의 채취를 전면 금지하는 등 보호에 나섰고, 한편으로는 농가에 재배기술을 보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산나물 열풍은 독이 있는 식물도 웰빙 먹거리로 둔갑시키고 있다. 이른 봄에 자줏빛 꽃을 피우는 얼레지라는 백합과 식물은 줄기가 없고 커다란 잎을 1, 2장 가지고 있다. 얼레지 잎에는 독 성분이 조금 있어서 날 것으로 먹으면 배탈이 난다. 이런 잎이 대량으로 채취되어 묵나물로 만들어 독을 뺀 후에 유통되고 있다. 산나물을 캐더라도 뿌리만 뽑지 않는다면 생장과 번식에 문제가 없다고 잘못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생장점이 잘리더라도 또 다른 생장점에서 줄기가 다시 나고 잎도 새로 나서 열매까지 익힐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손을 타지 않아서 잘 자란 개체에 비해 가지가 많고, 꽃도 부실한 경우가 많다. 제 시기에 맞추어 줄기와 잎을 키워 꽃이 핀 것에 비해 생산되는 씨앗의 숫자나 건강도가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식물을 재배하여 최대한 수확을 얻는 농업에서는 생장점이 새로 나온다는 것에 착안하여 원줄기를 잘라서 수확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재배방식은 잎이나 어린 줄기를 많이 얻으려는 농업의 재배방식이지 자연스레 자라면서 후대를 남기려는 식물의 본능과는 거리가 멀다. 자연생태계를 인공적인 농장으로 여기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것이다. 외떡잎식물인 얼레지나 산마늘은 잎을 따면 죽는다. 얼레지는 씨에서 싹이 터서 꽃이 피기까지 7년이 걸린다. 해마다 양분을 조금씩 뿌리줄기에 저장하여 내실을 기하다 7년째가 되면 커다란 잎을 두장 피우고 그 사이에서 꽃줄기를 올려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 이런 얼레지의 잎을 따버리면 새 잎이 돋지 않아 양분을 만들 수 없기 때문에 결국은 죽고 만다. 먹거리로 이용할 산나물은 산골마을 근처의 산과 들에서 길러야 한다. 도시인들은 그것을 비싼 값 주고 사 먹을 마음자세를 가져야 한다. 국립공원 같은 우수한 생태계에서 ‘뜯은 것’이 아니라 시골에서 ‘재배한 것’을 자연산 산나물로 여겨야 한다. 춘궁기를 이겨내는 먹거리로서의 산나물, 시골 밥상의 찬거리로서의 산나물, 도회지 나간 자식에게 어머니의 정성을 담아 보내던 산나물. 이런 산나물의 시대는 이미 지난 세상이다. 동북아식물연구소장
  • [책꽂이]

    ●딸과 함께 떠나는 건축여행(이용재 지음, 멘토프레스 펴냄) 환기미술관, 미당 고택, 박수근미술관, 명성황후생가, 김옥길기념관, 이상 고택, 의재미술관 등을 통해 시대와 역사를 들려주는 대중교양서. 건축평론가인 저자는 김수근 김중업 이희태 등 한국 건축 1세대 건축가를 비롯해 2세대인 김원 김홍식 우규승 김인철 방철린 조성룡,3세대인 승효상 김개천 이종호 김억중 등의 작품세계를 살핀다. 또 마리오 보타, 장 누벨, 노이슈타트 등 외국 건축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얻은 야사, 설계에 얽힌 뒷이야기 등을 소개한다.‘H형강’‘코르텐강’‘필로티’ 등 건축용어들도 쉽게 풀이했다.1만 5000원.●위대한 버림(이준엽 엮음, 빨간우체통 펴냄) 부처의 일대기를 그린 팔상성도(八相成道)에 따라 8명의 스님이 ‘인간 붓다, 그 위대한 사상을 만나다’라는 주제로 강연한 내용을 엮었다. 중앙승가대 총장인 종법 스님, 전 동국역경원장 월운 스님, 능인선원 주지 지광 스님 등이 부처가 도솔천에서 내려오는 ‘도솔래의상(兜率來儀相)’부터 사라쌍수 아래에서 열반에 드는 ‘쌍림열반상(雙林涅槃相)’에 이르기까지 팔상성도를 차례로 설명한다.1만 1000원.●욕망하는 몸(루돌프 셴다 지음, 박계수 옮김, 뿌리와이파리 펴냄) 중세 사람들은 처녀의 피나 순결한 아이들의 피는 나병에 특효가 있다고 믿었다.11세기 이후 널리 퍼진 전설에 따르면 아멜리우스라는 사람은 나병에 걸린 친구인 아미쿠스를 낫게 하기 위해 자신의 두 아들을 죽였다고 한다. 중세 독일의 시인 하르트만 폰 아우에의 작품 ‘가련한 하인리히’를 보면 순결한 시골처녀가 나병을 앓는 기사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피를 제공하려 하는 장면도 나온다. 머리에 얽힌 사연으로는 참수형이 유럽에서 18세기 말까지 공개적인 의식으로 거행됐으며 민속 축제와 같은 것이었다는 사실도 소개한다.2만 8000원.●신나고 탑나고 절나고(장영훈 지음, 담디 펴냄) 풍수미학을 전공한 저자가 들려주는 우리나라 주요 사찰의 풍수이야기. 저자에 따르면 신라시대 왕들은 ‘왕이 곧 부처’(王卽佛)라는 명목으로 절을 지어 통치수단으로 활용했으며, 불국사가 궁궐을 닮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런 사찰들은 일주문, 천왕문, 불이문을 통과해야 높은 곳에 위치한 커다란 대웅전에 이를 수 있도록 설계됐다. 반면 당나라에서 입국한 스님들을 중심으로 “내가 곧 부처”라며 참선을 중시하는 선종이 유행하자 일주문과 대웅전을 가깝고 나란히 배치한 절들이 지어졌다. 그 대표적인 사찰이 바로 실상사다.1만 5000원.●앤디 워홀의 철학(앤디 워홀 지음, 김정신 옮김, 미메시스 펴냄) 스스로 “녹음기와 결혼했다.”고 말한 앤디 워홀은 평생 자신의 일상을 기록하고 대화를 녹음했다. 이 책은 워홀이 그런 녹음기의 기록을 몇 가지 테마로 나눠 정리한 것.8살 때부터 백반증을 앓아 살갗이 하얘지고 딸기코였던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와 체념, 섹스와 마약에 대한 탐닉, 가난한 이민자 가족 출신인 그가 돈에 대해 가졌던 집착 등이 솔직하게 드러나 있다.1만 5000원.●디테일-가까이에서 본 미술사를 위하여(다니엘 아라스 지음, 이윤영 옮김, 숲 펴냄) 시각예술의 이미지 속에 묻혀 있는 창의적인 사유의 광맥을 캐낸 미술교양서. 이탈리아 르네상스 미술의 권위자인 저자는 미술작품과의 온전한 소통을 위해서는 ‘아는 만큼 보려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고 말한다. 저마다 독창성이 살아 있는 개별 미술작품에 지식과 정보가 폭력적인 방식으로 작용하기 쉽기 때문이다.3만원.●대한민국 정책지식 생태계(김선빈 등 지음, 삼성경제연구소 펴냄) 정책지식이란 정부가 국정과 관련된 의사결정을 하는 데 있어 도움이 되는 지식을 가리키는 말. 나아가 정책지식 생태계라고 하면 이런 정책지식을 만들어내는 주체, 지식의 이용자인 정부의 중요 의사결정자, 언론기관이나 시민단체 등 의사결정에 직·간접으로 영향을 미치는 기관들이 상호작용하는 관계와 시스템을 지칭한다. 이 책은 새로운 국가발전 모델을 정립하기 위해서라도 ‘건강한 정책지식 생태계’의 조성이 필수적임을 강조한다.2만 8000원.●벌(모리스 메테를링크 지음, 김현영 옮김, 이너북 펴냄) 희곡 ‘파랑새’로 유명한 벨기에의 노벨문학상 작가의 대표적인 자연관찰 에세이.20년간 양봉을 하면서 얻은 경험과 관찰을 바탕으로 꿀벌들의 세계를 한편의 소설처럼 흥미진진하게 그려냈다. 저자는 벌들이 유모, 시녀, 건축가, 석수, 채집가 등 인간사회와 비슷한 분업활동을 통해 놀라운 문명사회를 이어나가고 있음을 보여준다.8800원.
  • 뮤지컬 ‘스핏파이어 그릴’ 신선한 감동

    뮤지컬 ‘스핏파이어 그릴’ 신선한 감동

    뮤지컬 ‘스핏파이어 그릴’은 폭발하는 한국 뮤지컬 시장의 한 단면과 같다. 뮤지컬이 한국 공연계의 주류로 성장하면서 배우, 극장뿐 아니라 좋은 작품조차 부족한 형편이다. 수준 높은 창작뮤지컬이 몇달 준비만으로 뚝딱 나오긴 어려우니 뉴욕 브로드웨이의 B급 뮤지컬까지 수입되고 있다. ‘스핏파이어 그릴’은 뮤지컬 전용극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서울 충무아트홀이 새로 만든 소극장 ‘블루’의 개관을 기념해 올린 작품이다. 새 극장은 대학로 소극장보단 낫지만, 극장용이 아닌 사무실이나 학생용으로 쓰는 의자를 다닥다닥 붙여놓았다. 성인남성의 엉덩이로는 좌석 간격이 비좁다. 게다가 무대 왼쪽에 배우 통로와 오케스트라 박스를 벽으로 막아 돌출시켜 놓았다. 이 때문에 무대에 가까운 왼쪽 가장자리 좌석에 앉는 관객들은 고개를 오른쪽으로 한참 비틀어야만 해 목디스크가 걸릴 지경이다. 앞줄 좌석은 또 무대보다 위치가 낮아 올려봐야만 한다. 급하게 개조한 극장의 단면이다. ‘스핏파이어 그릴’은 버라이어티 쇼와 같은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전형이 아니다. 노래도 포크송이라 신나기보다는 기타, 아코디언, 바이올린, 첼로가 어우러져 애절한 느낌이 강하다. 해외 에이전트들이 ‘한국 관객들이 가장 좋아할 뮤지컬’ 1위로 추천했다지만, 인기 있는 대작은 더 이상 수입할 작품이 남아있지 않다. 뮤지컬의 내용은 같은 제목의 영화를 바탕으로 했다. 미국의 시골에서 세 여성이 식당 스핏파이어 그릴을 경영하며 우정을 쌓는다는 감동적인 드라마다. 중간중간 밝혀지는 주인공들의 충격적인 과거사가 흥미의 끈을 놓치지 않는다. 끊임없이 노래하고 춤추는 뮤지컬에 물린 관객들에게는 ‘스핏파이어 그릴’이 신선한 감동이다. 배우들은 춤도 추지 않고, 과장된 화장이나 의상없이 때론 꺾는 창법으로 울림있는 포크송을 부른다. 민요적 느낌을 주는 노래를 소화하는 배우들의 가창력은 몇몇 주요배역에 한해 의문점이 남는다. 고음에서 시원하게 폭발하는 느낌이 없어 답답하거나, 뮤지컬 배우로 변신하기에는 창법이나 실력이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이들이 있었다. 이제 무조건 즐겁고 신나기만 한 브로드웨이나 런던 웨스트엔드의 뮤지컬이 느끼하게 느껴진다면 ‘스핏파이어 그릴’에 들러 보자. 오는 8월5일까지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3만 5000∼4만 5000원.(02)3485-8700.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특파원 칼럼]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세요”/이지운 베이징 특파원

    ‘광풍(狂風)’이라는 표현이 그저 수사(修辭)로만 느껴지지 않는다. 현지에서의 체감은 가파른 주가지수 그래프를 넘어서게 된다. ‘세계를 이해하겠다.’며 산문(山門) 너머 객장에 등장한 스님에서부터 초등학생 주식투자 지도법까지, 땅 넓고 사람 많은 중국이기에 그 유별남이 더해 보이는 건 아니다. 사실 경제 성장과정에서의 증시 폭발은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경제 선진국에서의 사례도 숱할뿐더러 우리는 가깝게 외환위기 탈출 직후 벤처 붐과 함께 찾아온 코스닥 열풍을 체험했다. 그래서인지 불과 수개월 만에 상장 주식의 시가 총액이 두배로 불어난 경이로운 성장세도 중국 증시만의 특성을 드러내지는 못한다. 지금 주식에 열광하는 중국인들에게는 신앙에 가까운 ‘믿음’이 하나 있다. 당분간 일시적인 조정은 있을지언정, 폭락은 없을 것이라는 확신이다. 저마다는 이 믿음에 논리적인 ‘근거’까지 갖추고 있다. 많은 이들은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의 4세대 지도부가 목표로 삼은 ‘조화사회 건설’의 동력을 주식시장에서 찾고 있다. 급속히 진행 중인 양극화의 속도를 늦추는 길과, 이를 위해 가난한 이들에게 빠르게 돈을 벌게 해주는 일 등은 이제 증시를 통한 길 외에는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시골 노인들이 낫과 쟁기를 버리고 무이자 은행대출로 주식시장에 뛰어드는 신드롬이 미화되는 배경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 소득 재분배 구조가 개선되면, 내수시장이 부양되고 무역적자 등 다른 경제 문제들도 자연스럽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풀리게 된다. 저소득층이 부를 갖추고 나면 개혁·개방 이후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는 사회안전망도 어느 정도 중심을 잡을 수 있다.4세대 지도부는 이같은 목표를 위해서라도 증시를 떠받쳐야 하고, 반드시 그렇게 할 것이라는 생각들이다. 주식이 소비를 유도하고 이것이 경제를 이끌어가는 이른바 ‘웰스 이펙트(Wealth Effect)’ 이론이 전형적으로 적용된 상황이다. 이처럼 중장기적인 목표가 아니더라도 당장 현실과 직결되는 이유를 꼽는 이들도 많다. 올가을 후진타오의 집권2기가 시작되는 중국 공산당 17차 당대회, 중국의 자존심이 걸린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주식시장에 대한 대규모 조정은 있을 수 없다는 얘기다. 사회 혼란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작금의 중국 증시를 놓고 ‘중국 공산당이 만든 카지노’라고 지칭한 이코노미스트의 표현은 이런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을 듯하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종합주가지수가 6개월새 2배로 올랐다. 시장경제에서라면,‘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는 시장의 법칙을 떠올릴 만한 시점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믿음은 위기에서 뚜렷이 드러난다던가. 중국 투자자들의 ‘신앙’은 여기서 빛을 발한다. 당 중앙과 국가가 시장을 컨트롤할 수 있을 것이라는 데 대해 투자자들의 마음 속에서 의심의 그림자를 찾기 어렵다. 외국인을 놀라게 하는 이 믿음은, 그래프는 말해줄 수 없는 요소다. 그간 많은 중국인들에게 질문을 던져왔다.‘주식시장은 인위적인 컨트롤에 한계가 있다. 중국 공산당은 해낼 수 있을 것인가?’‘양극화는 세계적인 추세이며, 실질적으로 그 갭이 좁혀진 나라는 없다. 중국은 가능할 것인가?’ 반응은 궁극적으로 공통점을 드러낸다. 모두들 명제 실행의 어려움에는 동감한다. 그러면서도 “그래도 중국은 다를 것”이라며 무한한 신뢰를 표출한다. 젊을수록,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그 믿음은 더욱 강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중국 공산당은 부지불식간에 시험대에 올랐다.‘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세요.’라고 요구받고 있다. 주가지수 4000을 넘어 5000으로 내닫는 호랑이 등에서 내려올 수도 없게 됐다. 어떤 능력을 보여줄 것인가. 이지운 베이징 특파원 jj@seoul.co.kr
  • [깔깔깔]

    ●그들의 여행길 1천원짜리 지폐와 1만원짜리 지폐가 만났다. “그동안 잘 지냈어?” 그러자 1만원짜리 지폐가 대답했다. “응. 카지노도 갔었고 유람선 여행도 하고 또 야구장에도 갔었어. 넌 어땠어?” 1천원짜리 지폐가 대답하길, “나야, 뭐…. 늘 그렇지. 교회, 성당, 절 그리고 교회. 또 성당….”●여기는 화장터 언제부터인가 영숙이네 집에 매일 밤 이상한 전화가 걸려 왔다. “여기는 화장터. 내 몸이 불타 오르고 있다.”라는 말만 되풀이되다가 끊겼다. 똑같은 일이 계속되던 어느 날 어김없이 밤 12시에 전화벨이 울렸다. 그때 시골에서 올라 오신 할머니가 전화를 받으셨다. “여기는 화장터. 내 몸이 불타 오르고 있다.” 계속되는 이 말을 듣고 계시던 할머니가 차갑게 한 마디 내뱉었다. “아이고, 이 놈의 영감, 주둥이는 언제 타는겨!”
  • 전·현직 교원 18명 ‘제1회 으뜸교사상’

    퇴직한 뒤에도 교육에 봉사하는 선생님,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의 새벽 공부를 돕는 선생님, 아이들 공부를 위해서라면 자신을 포기하는 선생님…. 아이들을 위해 묵묵히 헌신해온 선생님들이 상을 받는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제26회 스승의 날을 맞아 ‘제1회 으뜸교사상’ 수상자로 현직 교사 14명과 퇴직 교원 4명 등 18명을 선정했다고 14일 밝혔다. 으뜸교사상은 평 교사를 대상으로 교육 현장에서 수업지도 및 학생지도에 우수한 공적을 보인 모범 교사와, 퇴직 후에도 훌륭한 교원으로 추앙받는 퇴직 교원을 발굴해 주는 상으로 올해 처음 제정됐다. 이숙희(72) 전 광주초등학교 교장은 44년 동안 근무했던 교단을 떠나 8년 전부터 문맹 노인들과 다문화 가정 자녀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데 여생을 바치고 있다. 류해수(44) 태화중 교사는 과외 공부를 할 수 없는 시골 학생들을 위해 1996년 ‘류해수의 중학수학’(www.haesoo.com)이라는 사이트를 개설, 접속 횟수가 100만건을 돌파할 만큼 인기를 모았다. 우제환(50) 대전 전민고 교사는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학습 자료를 개발한 ‘공부 벌레’다. 다양한 수학 학습 자료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아이들이 어려워하는 수학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수학적 사고력 신장을 위한 수준별 학습자료’를 시작으로, 수준별 수학 학습자료, 수학 특기적성교육 자료, 보충학습 활용 교재 등 다양한 자료를 직접 개발해 활용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15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이들에게 으뜸 교사 인증서를 수여하고 해외 여행과 장학 요원·강사로 활동할 기회를 주기로 했다. 이와 함께 이날 이들을 포함한 모범 교원 7310명에게 훈·포장과 대통령 표창 등 정부 포상을 수여할 예정이다. 다음은 으뜸 교사 수상자 명단. ▲일산 은행초 강기룡 ▲인천 예일고 이임구 ▲대구 보명학교 김상선 ▲대전 전민고 우제환 ▲심원초 강해정 ▲태화중 류해수 ▲창평중 이해숙 ▲부산공업고 제준모 ▲서울사대부설초 박은수 ▲웅산초 이혁선 ▲계촌중 이용수 ▲농암초 청화분교장 김혜숙 ▲광주 운암초 배록현 ▲금산초 황영란 ▲이종원 전 대구과학고 교사 ▲이숙희 전 광주초 교장 ▲최진성 전 연성초 교장 ▲임좌빈 전 수촌초 교장.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오바마의 뿌리는 아일랜드 머니갈”

    “오바마의 뿌리는 아일랜드 머니갈”

    인구 298명의 한적한 아일랜드 시골 마을인 ‘머니갈’이 미국 민주당의 유력 대선후보인 버락 오바마(일리노이주) 상원의원으로 인해 흥분에 빠졌다. 족보상으로 오바마 의원의 뿌리가 머니갈이라는 기록이 발굴되면서다. 마을 사람들은 “오바마 상원의원은 우리 머니갈의 아들”이라며 한껏 자부심을 드러내고 있다. 미 워싱턴포스트(WP) 인터넷판은 13일 머니갈 교구 목사인 스티븐 닐이 찾아낸 기록과 족보학자들에 따르면 오바마 의원의 4대 외조부는 아일랜드 이민자였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오바마 캠프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의원의 4대 조부인 풀무스 커니는 머니갈에서 태어나 19세이던 1850년 미국으로 떠났다. 구두 기술자의 아들이었던 커니는 다른 아일랜드인들처럼 기근을 피해 조국을 떠나 뉴욕에 자리를 잡았다. 미국 족보사이트인 ‘앤세스트리(ancestry.com)’에 따르면 그의 후손에서 오바마 의원의 어머니 앤 더램이 태어났다. 더램은 18세 때 오바마의 아버지인 케냐 출신의 유학생 버락 후세인 오바마와 결혼했다. 둘 사이에서 오바마 의원이 태어났다. 족보상으로 오바마 의원의 먼 친척 뻘인 헨리 힐리(22·여)는 “그가 미국 대통령이 된다면 내 친척이라는 단 한가지 이유만으로도 멋질 것이며 마을에도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역대 대통령 중 아일랜드에 뿌리를 둔 인물은 로널드 레이건과 빌 클린턴, 존 F. 케네디가 있다. 케네디 전 대통령이 아일랜드를 방문했을 때는 나라 전체가 열광에 빠졌다. 레이건이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는 그의 조상이 살았던 아일랜드 티페래리 카운티의 밸리포린 마을에 관광객이 넘쳐났다. 머니갈 주민들도 들떠 있다. 벌써부터 관광객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마을 선술집 주인 줄리아 헤이즈는 “이미 외국 기자들이 마을을 찾아오기 시작했다. 나는 힐러리를 지지했지만 지금은 오바마 의원을 꼭 만나고 싶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미국 최초 흑인 대통령에 성큼 다가서고 있는 오바마 의원은 “내 안에 모든 사람들의 조각들이 담겨 있다.”며 자신의 혈통과 뿌리가 흑인·백인 모두에게 있다는 점을 강조했었다. 머니갈 교구 목사 스티븐 닐은 “오바마 캠프에 자신이 발견한 4대 조부의 기록을 팩스로 보냈다.”면서 “그의 응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아일랜드인이 조국을 떠나야 했다.”면서 “우리들은 정상을 향해 가는 아일랜드인을 보고 싶다.”고 오바마의 선전을 기대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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