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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세계 최고 新에너지기업 덴마크 베스타스를 가다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세계 최고 新에너지기업 덴마크 베스타스를 가다

    |링쾨빙·램(덴마크) 류지영특파원|“당신이 적어 온 것은 주소가 아니라 ‘5번 강의실’이라는 뜻입니다. 그렇지만 주소가 없어도 어디를 찾아 가려고 하는지 잘 압니다. 당신 같은 사람을 하루에도 수십명씩 볼 수 있거든요. 저기 터빈이 보이는 곳이 바로 베스타스예요.” 덴마크 유틀란트 반도 서부의 작은 항구도시 링쾨빙. 세계 풍력발전기 시장 점유율 30%를 자랑하는 베스타스의 풍력터빈 조립공장을 찾지 못해 난처해하는 기자를 보자 한 농부가 멀리 풍력터빈이 서 있는 쪽을 가리켰다. 링쾨빙은 작고 한적한 시골마을이었다. 어떻게 연 매출 360억 덴마크크로네(8조원) 규모의 세계적 신재생에너지 기업이 이런 곳에 핵심 공장을 지을 생각을 했을까. ●“석유 탈피 흐름에 철강기술 적용해 터빈 제작” 불과 30년 전까지만 해도 농기구를 만들던 작은 회사가 세계적인 신재생에너지 기업으로 거듭난 비화가 궁금했다. 공장의 프로젝트 매니저 에릭 테켈슨은 기자를 공장으로 안내하며 회사의 성장사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공장 내부 촬영은 안 된다는 경고와 함께. “저희는 1945년 창립한 뒤로 일상용품과 농기구 등을 생산해 왔습니다. 그러다 70년대 오일쇼크를 계기로 석유 탈피가 세계의 큰 화두가 될 것이라는 점을 간파했죠. 그 뒤로 우리가 가진 철강기술을 어떻게 새 흐름에 적용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습니다.1979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상업용 풍력터빈은 그 첫번째 결과물이었죠.” 풍력터빈의 핵심인 모터를 조립하는 이곳에서는 모터 1기에 노동자 2∼3명이 붙어 100% 수작업을 하고 있다. 공장 바닥에는 마치 도로처럼 차선이 그어져 있어 지게차와 사람이 각자 차선을 따라 안전하게 이동한다. “이곳에선 4시간에 1대 꼴로 모터가 생산됩니다. 여기서 만든 모터가 지난해 생산한 전기만 해도 6000MWh가 넘습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63개국에 3만 5000여기의 풍력터빈을 설치한 세계 최대의 풍력터빈 제조회사가 됐습니다. 심지어 북한에서도 우리 터빈이 돌고 있을 정도니까요.” 링쾨빙 공장에서 버스로 20분쯤 달려서 도착한 램 공장. 이곳에서 만난 본사 홍보담당 부사장 피터 웬젤 크루즈는 회사의 흥망사를 소개했다. “80년대 베스타스는 기술력만 믿고 미국시장에 무리하게 진출했다 86년 파산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기술이 있어도 시장이 성숙하지 않으면 기업은 존립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죠. 그때부터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지금의 위치까지 올라섰습니다.” ●“신에너지 산업에 있어 정부 지원은 필수” 램 공장은 사무실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정도로 깨끗하고 쾌적했다.30∼100m에 달하는 터빈 날개 수십개가 동시에 만들어지고 있는 이곳에서 홍보담당 킴벌리 엘리스는 베스타스 경쟁력의 원천으로 ‘3747’의 노동 운용방식을 설명했다. “이곳에선 3일(하루 12시간) 일하고 내리 7일을 쉽니다. 그리고는 다시 4일 일하고 7일을 쉽니다. 주당 평균 28시간 일하는 셈이죠. 노동시간을 중시하는 미국이나 아시아 기업들의 입장에서는 우리 경영방침이 미친 짓으로 보이겠지요. 노동자들은 1주일을 쉬면서 여행을 하거나 회사가 제공하는 학습 프로그램을 통해 재충전을 합니다. 이러한 창조적 휴식이 샘솟는 아이디어의 원천이 되죠.” 크루즈 부사장은 풍력발전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풍력발전 단가는 화석에너지에 경쟁할 수 있을 만큼 크게 낮아졌지만 아직 발전기 자체는 꽤 비싼 것이 사실입니다.㎿급 터빈의 경우 무게가 20∼30t이나 되다보니 가격도 100만유로(17억원)가 넘죠. 정부 지원 없이 개인이 이것을 사서 운영하기란 불가능합니다.” 이어 신재생에너지 보조금 지원을 삭감한 뒤 빠르게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는 미국과 일본의 사례가 한국에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최근 한국은 예산상 이유로 신재생에너지 지원 축소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재생에너지 지원은 정권 교체 여부와 상관없이 계속돼야 합니다. 수십년에 걸친 꾸준한 노력만이 한 나라를 신재생에너지 강국으로 만들 수 있는 밑바탕이 됩니다. 한국도 결코 예외가 될 수는 없습니다.” superryu@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3000이닝 도전 ‘살아있는 야구 전설’ 송진우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3000이닝 도전 ‘살아있는 야구 전설’ 송진우

    살아 있는 전설로 통한다. 프로데뷔 20년, 만 42세의 사나이, 통산 200승과 2000 탈삼진 돌파, 올해 3000이닝 달성도 눈앞에 보인다. 그가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등장만 해도 전설은 계속된다. 모든 것들이 당분간 쉽게 깨지지 않을 전무후무의 대기록이다. 지난 3일 오후 대전광역시 한밭야구장에서는 아주 특별한 행사가 있었다. 다름 아닌 ‘송진우 한국프로야구 최초 2000탈삼진 기념 시상식’이 열렸던 것. 이날 송진우는 한국야구위원회(KBO) 신상우 총재와 박성효 대전시장의 특별 기념패를 받았다. 한화는 이와는 별도로 순금 187.5g(50돈)으로 제작된 김승연 구단주 명의 기념패와 한화증권 주식 2000주도 전달했다. 송진우의 팬사인회 등 각종 기념식도 다채롭게 열렸다. 행사에 앞서 송진우 선수를 만났다. 장소는 한밭야구장의 한 사무실. 그는 충북 증평초등 재학 때부터 야구를 시작했으니 올해로 야구인생 35년째. 그동안 야구 이야기는 신물나도록 했을 터. 하여 ‘먹고 사는 얘기’부터 먼저 꺼냈다. “식당은 잘 됩니까.” 그는 대전 시내에서 ‘개마고원’이라는 한우 전문점 식당을 운영한다. “별로 신통치 않습니다. 미국산 쇠고기도 들어오고…, 요즘 소 장사가 다 그런 것 같습니다.” “혹시 앞으로 다른 사업계획이라도 있나요.” “누가 그러더군요. 양초 장사를 하면 잘 된다고 말입니다. 촛불집회는 당분간 계속된다고 하더군요.”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씩 웃었다. “고기를 자주 드시는지요.” “그렇지 않습니다. 저도 시골 입맛이라 된장찌개나 김치찌개, 눌은밥을 좋아합니다.” 식당운영은 전적으로 부인한테 맡겨놨으며 시합이 없는 월요일에 가끔 들러 부인의 일을 거들어준다고 했다. 부인을 처음 만난 것은 대전에서 방위복무를 할 때. 현역병으로 복무 중인 아는 선배의 소개로 사귀게 됐다고 했다. 슬하에 중학 2학년과 초등 6학년인 아들 둘을 두었다. “아이들도 야구합니까” “큰놈이 충남중에서 포수를, 작은놈은 신흥초에서 투수 포지션을 맡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가끔 원포인트 레슨 같은 것도 합니까.” “물론이죠, 집안에 있으면 온통 야구 얘기뿐입니다.” 아들 둘 다 야구부여서 그럴까, 관련 선행도 많이 베푼다.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는 충주 성심학교 야구부의 후원은 물론, 바쁜 와중에도 가끔 찾아가 직접 지도하기도 했다. 또한 장남이 다니는 야구부 선수 중 형편이 어려운 학생의 회비를 대납해 주기도 하고, 집안형편이 어려운 학생을 추천받아 장학금을 지원해 준다. 또한 청주에 사는 노부(83)에게 매달 용돈을 드리는 등 효행도 잊지 않는다. 모친은 프로데뷔 후 돌아가셨는데 아들을 무척 자랑스러워했다. 평소 “우리 아들 장가 가는 것만 보고 세상 떠났으면 소원이 없겠다.”는 말을 자주 하셨단다. “부친께서는 아들의 야구경기를 보시나요.” “제가 등판하는 청주 경기 때에는 자주 오십니다. 항상 본부석 쪽에 앉아 계시는데 공을 던지다가 가끔 눈길이 마주치는 경우도 있지요.(아버지 앞에서 시합한다는 것은)예나 지금이나 가슴이 뭉클한데 자꾸 지는 시합만 보여드려서 원….” 부친은 원래 야구하는 것을 말렸다고 한다. 누나가 배드민턴 선수여서 아들까지 체육선수를 한다는 것을 탐탁지 않게 생각했던 것.2남4녀 중 막내인 송진우는 어릴 적부터 축구를 좋아했다. 그러다가 초등학교 때 야구부가 창단되자 교장 선생의 권유로 야구에 뛰어들었지만 한동안 집안 눈치를 보며 도망다녔다고 회고했다. “어쨌거나 집안 내력이 체육에는 타고난 소질이 있나 봅니다.” “저희 작은아버님(송병오)이 축구 국가대표선수까지 지냈습니다. 왕년에 차범근 선수가 드리블하면서 치고들어가 센터링을 하면 장신의 김재한 선수가 솟구쳐 올라 헤딩 슛을 하고…, 아시아의 명 골키퍼 이세연 선수 등이 활약했던 시절에 선수로 활동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에게 야구선수가 안됐다면 지금쯤 어떤 모습이었겠느냐는 질문에 “축구선수를 하다가 코치쯤 됐을 것”이라는 대답이 얼른 돌아온다. “야구 외에 어떤 운동을 즐깁니까.” “비가 오거나 게임이 없을 때 선수들끼리 식사값 내기 당구를 자주 즐깁니다. 낚시와 골프도 가끔 하지요.” 그의 당구 실력은 300이고, 골프는 80대 중반을 친다. 스타크래프트도 수준급이다. 이런 모든 것들이 경기운영을 할 때 순간적인 전략적 사고에 도움이 된다. 당구는 각도의 게임, 그는 각도를 정확하게 재기로 소문나 있다. 골프 라운딩 할 때에도 이리저리 각도를 재고, 잔디를 바람에 날려보기도 한다. 티샷할 때 눈에 거슬릴 정도로 연습스윙을 자주 한다. 너무 꼼꼼하기 때문에 골프를 좋아하는 동료선수는 송진우와 한 조가 되기를 꺼린다. 체력 유지 비법에는 특별한 것이 없다고 했다. 그저 부지런히 움직인다. 원래 살이 많이 찌는 체질도 아니지만 많이 움직이다 보니 적정 체중을 유지할 수 있고 또 선수 생활을 오래 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에겐 남다른 승부욕이 있다. 부친이 시골 읍내에서 조그마한 장사를 했지만 겨우 입에 풀칠할 정도였다. 자연스럽게 어릴 적부터 ‘헝그리 정신’이 싹텄다. 자기관리의 습관도 여기에서 출발한다. 스트레칭 하나, 연습 투구 하나도 얼렁뚱땅하는 일이 없다.200승,2000탈삼진의 전설을 만든 것도 타고난 승부근성에서 비롯된다. 이에 대해 송진우는 “경기에서 야구를 즐기려고 한다. 경기 중 항상 마음을 즐겁게 하면 좋은 결과가 따른다.”고 했다. 처음 프로데뷔할 때는 7년을 목표로 했는데 즐기다 보니 벌써 20년이 됐다고도 했다. 송진우 선수를 좋아하는 팬들은 성실성과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 가끔 식당에 있을 때 40대 아저씨들한테 “당신은 40대의 희망이다. 표본으로 삼아 열심히 살겠다.”는 얘기를 자주 들어 엄숙한 책임감을 느낀다. 송진우의 실제 나이는 1965년생, 우리 나이로 44세다. 구도 기미야스(45·요코하마), 제이미 모이어(46·필라델피아) 등 미국과 일본의 최고령 투수와 비교하면 한두 살 아래인 셈이다. 하지만 올해 고졸 신인과는 무려 24년이나 차이 난다. “체력이 젊은 선수들과 비교하면 한계를 느끼지만 공 던지는 것만큼은 아직 제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도 (나이로 봤을 때)정리를 해야 되고, 우선 올해 3000이닝을 채우고 내년 1년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할 겁니다.” 그는 요즘 싱커(sinker)와 슬라이더(slider)를 승부공으로 던진다. 빠르게 날아오다가 타자 근처에서 밑으로 떨어지거나 밖으로 빠지면서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 특징이 있다.“위기에 닥쳤을 때 싱커볼인지, 아니면 다른 구질의 공을 던질지 한순간에 생각하고 그 선택된 공을 자신있게 뿌려야 한다.”고 말했다. 어쩌면 그의 인생철학과 비유된다. 문득 좌우명이 무엇인지 물었다.“내가 힘들면 남이 편하고, 내가 편하면 남들이 힘들다. 항상 부지런히 움직이자.”는 대답이 ‘찡하게’ 다가온다.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한화이글스 홍보팀 ■ 그가 걸어온 길 ▲1966년 충북 증평 출생 ▲79년 증평 초등학교 졸업 ▲84년 대통령배 야구대회 우수투수상 ▲85년 세광고 졸업 ▲87년 백호기야구대회 최우수선수상 ▲89년 동국대 졸업. 프로데뷔(빙그레 이글스) ▲90년 최우수 구원투수상 ▲91년 한일 슈퍼게임 우수투수상 ▲92년 최다승, 구원투수상 ▲2002년 골든글러브 투수부문 ▲04년 제18회 프로야구 올해의 선행상 ▲07년 제1회 페어플레이상 ▲08년 통산 200승,2000탈삼진 달성
  • “첫날밤요?”…유재석ㆍ나경은 기자회견 일문일답

    “첫날밤요?”…유재석ㆍ나경은 기자회견 일문일답

    유재석(36)ㆍ나경은(27)커플이 오늘(6일) 오후 1시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백년가약을 맺는다. 결혼식 사회는 유재석의 절친한 친구이자 방송인 이휘재가 맡았으며 가수 김종국과 개그우먼 송은이가 축가를 부른다. 주례는 전 MBC 아나운서인 변웅전 국회의원(자유선진당)이 맡는다. 비공개 결혼식에 앞서 유재석은 오전 10시30분 신라호텔 영빈관 에메랄드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신랑이 되는 기쁜 속내를 밝혔다. 다음은 유재석-나경은 커플의 예식 전 진행된 일문일답. (이하 유-유재석 / 나- 나경은) 기분이 어떤가? - (유) 결혼 사회는 많이 봤지만 내 결혼식은 처음이라 예상보다 많이 떨린다. 신부를 본 기분은? - (유) 너무 아름다웠다. “잠깐 나가있을게요.”라고 했다. 소심한 성격에 떨려서 잘 표현을 못했던거 같다. 나경은은 오늘의 주인공답게 정말 이쁘고 아름다운 것 같다. 베이징 올림픽 때문에 당분간 독수공방 한다고 하던데? - (유) 나경은이 월요일 출장이 잡혀 있고 나 역시 시골에 내려가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을 것 같다. 총각으로 몇시간 남지 않았는데 아쉬운 점은 있나? - (유) 없다. 다만 여러 미래에 대한 생각 때문에 어젯밤 잠을 잘 못잤다. 그래서 지금 눈이 좀 충혈 됐다. 일찍 잠자리에 들었지만 잠을 잘 못자서 멍멍한 기분이다. 어제 자기 전에 통화 했나? - (유) 했다. 첫날밤 준비를 했나? - (유) 다들 ‘피곤해서 잤다’고 하는 말이 농담인줄 알았는데 막상 준비를 해보니까 그렇게 될꺼 같다. 프로포즈를 할 때 웃었다는 얘기가 있던데? - (나) 너무 진지하게 하시는데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자녀계획은 몇명이나? - (유) 계획은 못했다. 워낙 여러 준비를 하다 보니 얘기를 많이 할 시간이 없었다. 자녀계획까지 세우지 못했다. 누구를 닮았으면 하는가? - (유) 아무래도 딸이면 저는 안닮았으면 좋겠다. 애칭이 있나? - (유) 따로 애칭이 없다. 혼수는 준비됐나? - (유) 같이 다닌 경우가 많지가 않아서 아직 다 못했다. 결혼식장에서 결혼 이벤트가 따로 준비돼 있나? - (유) 사회보시는 분이 주도를 하던데 아마도 이휘재 씨의 사회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 어떤 이벤트가 터질지 모르지만 성심성의껏 하겠다. 이휘재가 사회가 된 이유가 있는가? - (유) 굉장히 오래된 절친한 친구다. 방송생활에도 많은 도움을 줬다. 사회 권유에 흔쾌히 답해줘서 고마웠다. 나경은은 유재석의 어떤 매력에 끌렸는가? -(나) 좋은데 이유가 있나요(웃음). 전국민이 뽑은 ‘일등 신랑감’을 얻은 소감은? -(유) 본인은 아직 잘 모를꺼에요(웃음). 앞으로 어떤 남편이 되고 싶나? - (유) 열심히 살겠다. 많은 분들에게 얘기를 했듯이 방송과 병행하는 만큼 사회에 득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살겠습니다. 신혼여행은? - (유) 5일정도 밖에 시간이 안되서 가까운 데로 간다. 박명수 등 다른 동료 분들이 동행하나? - (유) 아니다. 허니문 베이비 계획이 있나? -(유)아직 계획 없지만 여러가지를 상의해 보겠다. 한달 시간안에 모든 것을 진행하다 보니까 대화 시간이 모자랐다. 마지막으로 할 말은? - (유) 시끄럽지 않게 일을 치루고 싶었는데 이 자리를 빌어 관심을 가져준 많은 분들께 감사드린다. ‘잘살겠다’는 것 보다 ‘열심히 살겠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서울신문NTN 최정주 기자 / 사진=한윤종, 조민우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알쏭달쏭 건강보험 풀이] 가족이사 땐 재발급 신청 필요없어

    Q)가족이 도시에서 시골로 이사해 전입신고를 하면 건강보험증을 다시 신청해야 하나?A)가구원 전체가 이사해 주소가 변경되어도 새로 건강보험증을 발급받을 필요는 없다. 따라서 전 주소지에서 발급받은 보험증을 그대로 사용하면 된다.
  • 산촌 체험학습의 매력과 마음가짐

    산촌 체험학습의 매력과 마음가짐

    갈수록 고단해지는 교육환경에서 대한민국 부모라면 한번쯤은 그 대안으로 고민해 봤을 ‘대안 학교’. 다양한 형태의 대안학교 프로그램 중에서도 최근들어 부쩍 뜨거운 시선을 받고 있는 쪽이 산촌(山村)유학이다. ●아들이 직접 겪은 이야기와 후일담 산촌유학이란 부모 곁을 떠난 초·중학생들이 일정기간 농어촌과 산촌에서 단체생활을 체험해 보는 자연학습 제도. 많은 사람들이 산촌유학에 매력을 느끼는 데는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제도권 교육 자체를 부정하는 ‘프리(free)스쿨’ 개념이 아니란 점. 자연 속에 파묻혀 주입식 교육을 받는 스파르타식 학교는 더더욱 아니다. 짧게는 2주일에서부터 길게는 1년여까지 체험학습할 농가와 의견을 조율해 시기와 비용을 조절할 수가 있다. 국내형 산촌유학은 크게 세 가지. 농가의 ‘새 부모’가 아이를 돌봐주는 ‘농가형’, 산촌유학센터에서 단체생활을 하며 지역학교에 통학하는 ‘센터형’, 농가와 센터를 오가는 ‘복합형’ 등이다. 산촌유학의 원조는 일본이다. 일본은 1968년 ‘아이들을 키우는 모임’이란 뜻의 환경교육단체인 ‘소다테루카이’에서 산촌유학을 처음 실시했다.‘산촌유학-우리는 시골로 유학간다!’(고쿠분 히로코 지음, 손성애 옮김, 이후 펴냄)는 일본에서 산촌유학이 한창 뿌리를 내리고 있던 20년 전, 산촌유학을 경험한 아이의 이야기를 담은 체험 에세이다. 글을 정리한 이는 아이의 어머니. 산골에서의 학습기회를 누린 어린 아들에게 그 체험이 이후 인생의 방향을 정하는 길목길목에서 얼마나 든든한 지침이 됐는지, 흐뭇한 후일담을 들려준다. 아들 도모를 한적한 시골에서 낳아서 혼자 키우게 된 지은이에겐 당장 고민거리가 생겼다. 곧 도심생활을 하게 되면 아이에게 어떻게 풍요로운 자연의 정취를 전해줄 수 있을까, 그 걱정이 태산 같았다. 그래서 일찍이 마음먹어둔 것이 산촌유학. 아이가 초등학교를 가면 산촌의 사계를 느끼며 공부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결심은 실행에 옮겨졌다. 초등학교 2학년이 된 도모는 여름방학때 혼자 소다테루카이 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으로 3년간의 긴긴 산촌유학 생활에 들어갔다. ●덧붙인 국내 관련정보도 읽어볼만 도모의 다채로운 산촌 체험학습 경험담은 20년이 지난 지금 상황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는 점에 책의 가치가 놓인다. 입학원서를 내는 순간까지 흔들리는 부모의 마음, 입학실날 곧 낯선 산골에 아이를 남겨두고 떠나야 하는 착잡한 엄마, 바뀐 환경에 조금씩 적응해 가는 아들이 보내온 편지…. 학교까지 8㎞나 되는 먼 거리를 걸어서 다니고, 끼니도 스스로 챙겨 먹어야 하는 ‘고단한’ 시골유학 생활에 신기하게도 도모는 번번이 “1년만 더!”를 외친다. 도시로 다시 돌아온 도모가 스모선수가 되겠노라고 당당히 선언하는 대목에서 흐뭇한 미소가 절로 난다. 대안교육에 관심있는 독자라면 부록을 빼놓지 않고 읽어야 한다. 일본의 소다테루카이가 30년째 역사를 이어올 수 있었던 저력을 도모의 체험담을 빌려 웅변한 책은, 국내의 산촌유학 관련 정보도 덧붙였다.1만 2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한우 할인판매전 시동걸었다

    한우 할인판매전 시동걸었다

    ‘맛좋고 믿을 수 있는 한우’와 ‘돼지고기보다 값싼 미국산 쇠고기’의 시장 쟁탈전이 시작됐다. 미국 쇠고기 판매업자들은 지난달 30일부터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국내 육류시장에 선전포고를 하고 나섰다. 한우도 대대적인 판촉전으로 맞불 작전을 펴고 나서 ‘수성’이냐 ‘함락’이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값싼 미국 쇠고기 상륙 여파로 돼지값이 폭락해 양돈 농가들의 걱정도 이만 저만이 아니다. 한우농가를 보호하려는 자치단체들까지 가세해 한·미 쇠고기 판매전은 서로 물러설 수 없는 일전을 불사할 기세다 한우농가들은 직거래로 유통단계를 줄여 미국산 쇠고기에 맞서고 있다. 전남 장흥군은 4일 오후 6시 이후 읍내 중앙로에서 한우고기를 공짜로 나눠준다.3000명분에 해당되는 500만원짜리 큰 소 한마리(600㎏)가 제공된다. ●직거래로 비거세 쇠고기 반값에 누구나 가스레인지와 불판, 술, 음료수만 가져오면 현장에서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다. 양념불고기는 일회용 비닐봉지에 담겨 사람수대로 제공된다. 이날 오후 중앙로에는 차량통행이 차단되고 돗자리가 깔린다. 이번 행사는 매월 첫주 금요일마다 중앙로 상가 활성화를 위해 열리는 이벤트 가운데 하나로 마련된다. 쇠고기는 장흥읍내 상설 토요시장 안 한우 전문할인매장(6곳)에서 십시일반으로 준비한다. 장흥 한우 할인매장에서는 한우(비거세우)를 시중가보다 절반 가까이 싸게 판다.㎏에 5만원선인 갈비는 2만 8400원에 판다. 이곳 매장에서 파는 한우는 한달에 265마리이다. 장흥군은 전남에서 가장 많은 한우 4만 2500여마리를 기른다. ●암소고기로 차별화… 값 20% 낮춰 강진군은 지난 4월 군동면 호계리에 암소 한우 먹거리촌을 열었다. 암소만을 직거래로 시중가보다 20% 싸게 팔아 차별화를 꾀했다. 먹거리촌에는 한우 할인매장과 식당 등 10개가 문을 열었다. 김동균 한우암소 먹거리촌협의회 대표는 “암소 한우는 생후 2∼3년을 키운 것으로 한약재인 황금을 먹여 맛과 영양가가 높다.”고 자랑했다. 지난 주말에 이곳을 다녀간 이정호(55·광주 서구 풍암동)씨는 “값도 싸고 암소라 그런지 육질이 아주 부드러웠다.”고 만족했다. 한우 먹거리촌에서는 하루에 암소 4∼5마리를 파는 등 연간 80억원대 매출을 바라본다. 강진에서 키우는 한우는 2만여마리다. 담양군은 광주에서 10분 거리인 창평면 면소재지 시골장터에 비거세 한우 할인매장(8곳)을 열어 소비자 발길을 붙잡고 있다. 시중가보다 30%가량 싸게 팔면서 6000원만 주면 식당에서 산 고기를 조리해 준다. 전북 정읍시 산외면에는 진짜 한우고기를 시중의 반값에 맛볼 수 있는 음식점이 30여개나 줄지어 들어서 있다. 이곳에서는 한우고기를 판매하는 정육점과 요리만 해 주는 음식점이 함께 붙어 있어 고객이 눈으로 직접 골라 구입한 한우고기를 즉석에서 구워 먹을 수 있다. ●수입 쇠고기 출하에 돼지고기값 급락 미국산 쇠고기가 시중에 출하되면서 돼지고기값은 급락하고 있다. 제주산 돼지고기는 타격이 더욱 크다. 여름 휴가철 돼지고기 수요가 늘어나는 성수기를 맞았으나 가격이 폭락해 양돈농가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3일 제주양돈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초 100㎏짜리 돼지의 산지가격이 평균 38만원으로 지난 2월 평균 20만 2350원에 비해 무려 88.8%나 올랐다. 또 양돈조합에서 출하하는 지육의 경락가도 5월부터 ㎏당 4000원대로 올라선 뒤 지난달 11일에는 ㎏당 5209원까지 치솟아 사상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달들어 미국산 쇠고기가 출하되면서 돼지고기 가격이 급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일 돼지 지육 ㎏당 평균 가격은 4203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달 11일 5209원에 비해 1000원 가량이 폭락했다. 보통 돼지 1마리의 지육 무게가 80㎏인 것을 감안할 때 1마리당 8만원이 하락한 것이다. 제주양돈농협 관계자는 “본격적으로 미국산 쇠고기 물량이 쏟아지면 돼지고기 가격은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돼 양돈농가의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지상렬 교통사고… “크게 다치지 않았다”

    개그맨 지상렬이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했지만 다행이 큰 부상을 입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상렬은 4일 오후 3시경 강원도 정선 인근에서 SBS TV 예능프로그램 ‘있다!없다?’ 출연을 위해 이동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 지상렬이 탄 승합차는 구불구불한 시골길을 운행하던 중 갑작스러운 타이어 펑크로 잠시 중심을 잃었지만, 운전자 인 매니저의 순간적인 대응으로 차량 일부만 파손되고 모두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직후 동승한 지상렬과 매니저, 스타일리스트는 정선 인근의 한 종합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았으며 가벼운 찰과상과 타박상 외에 특별한 이상이 없음을 확인 후 서울로 올라 오는 중이다. 지상렬은 “정밀검사 후 특별한 이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 앞으로의 활동은 차질이 없을 것”이라며 “가벼운 사고였지만 팬들에게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밝혔다. 지상렬 소속사 팬텀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는 4일 오후 서울신문NTN과의 전화인터뷰에서 “큰 사고가 아니라 다행이다. 하지만 혹시 모를 후유증이 걱정인 상태라 내일 아침쯤 경과를 지켜 본 후에 향후 스케줄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서울신문NTN 김경민 기자 star@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길섶에서] 꽃상여/오풍연 논설위원

    요즘은 상여(喪輿)를 보기 힘들다. 매장 문화가 줄어든 때문이다. 하지만 상여를 멜 사람이 없는 게 더 큰 이유일 것이다. 시골에서도 젊은이는 도회지로 떠나 상여꾼을 구할 수 없다고 한다.60대 이상 노인들이 메야 하는데 다소 무리다. 어릴 적 초상이 나면 무서우면서도 구경을 나가곤 했다. 특히 상여꾼을 지휘하는 요령잡이의 선소리는 심금을 울렸다.“간다∼ 간다∼ 나는 간다. 이제 가면 언제 오나.”라고 선창한다. 이에 상여꾼의 “어∼허” 소리와 상제들의 “애고” 곡소리가 뒤섞여 상여는 덩실덩실 춤을 춘다. 애간장을 우려낼 듯 청승맞고 애달프기까지 했다.“꽃상여에 실려가다/흰 두건을 쓴 사람들이 꽃상여를 메고 간다/그들도 웅보가 양반들처럼 만장 휘날리며 꽃상여 타고 저승길 떠나는 것을 보고 싶었던 것이다”(문순태, 타오르는 강) 투병중인 어머니께서 꽃상여를 타고 갈 수 있다며 좋아한다. 고향 어른들이 자청했다는 소식을 듣고서다. 마을 사람들이 고맙다. 그래서 고향은 마음의 안식처라고 했던가. 오풍연 논설위원 poongynn@seoul.co.kr
  •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26) 활쏘기를 연습하는 사연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26) 활쏘기를 연습하는 사연

    조선 사람들의 생활과 의식 속에서 활은 엄청나게 중요한 것으로 자리를 잡고 있었다. 활쏘기는 출셋길의 하나였기 때문이다. 사정에서 활을 쏘는 사람을 한량이라 한다. 활쏘기를 연습하는 것은 취미가 아니라, 무과에 응시하기 위해서다. 김홍도의 ‘활쏘기’는 활쏘기를 연습하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그림 왼쪽에는 한 무관이 시위를 당기고 있는 사내의 자세를 잡아주고 있다. 그림의 오른쪽 사내는 한쪽 눈을 감고 화살이 굽어 있는가를 살펴보고 있다. 앞에 놓인 것은 화살을 넣는 전동이다. 화살에는 종류가 퍽 많지만, 대개 연습용 화살은 유엽전이란 화살을 많이 쓴다. 유엽전은 화살촉이 버드나무 잎처럼 생겨서 붙은 이름이다. 아래의 사내는 쪼그리고 앉아 활에 힘을 주어 교정을 하고 있다. 활은 사용하지 않을 때는 시위를 얹지 않고 풀어두고, 사용할 때 시위를 건다. 이때 힘을 주어 자신이 쓰기에 알맞게 형태를 잡아 주는 것이다. 강희언의 ‘활쏘기’는 활 쏘는 장면에 집중하고 있을 뿐 김홍도의 그림과 대동소이하다. 그림 속의 활을 쏘는 장소는 활터, 한자말로 하자면 사정(射亭)으로 아마도 조선시대 서울 곳곳에 있던 사정 중 하나일 것이다. 땅값이 금값이 된 지금 누가 활을 쏠 너른 터를 그냥 두겠는가. 근대 이후 서울의 사정은 멸종을 하고 말았다. 겨우 남아 있는 것이 인왕산 기슭의 황학정이니, 관심 있는 분들은 산보 삼아 찾아가 볼 것을 권한다. 황학정은 고종의 명으로 경희궁 안에 지어진 것인데,1922년 일제가 경희궁을 헐 때 지금 장소로 옮긴 것이다. ●활쏘기는 무과 급제의 제1덕목 서울에는 사정이 많았다. 나라에서 세운 사정은 대개 군사 훈련용이다. 동대문 운동장은 조선시대에 군사를 훈련하던 훈련원 터다. 따라서 당연히 사정이 있었다. 또 충융청과 같은 군영에도 자체 사정이 있었다. 창경궁 후원의 춘당대도 사정이다. 하지만 사정은 민간에 더 많았다. 서울은 인왕산 기슭의 서촌(우대), 지금의 동대문 운동장 일대를 하촌(아래대)라 하는데, 전자에는 풍소정·등룡정·등과정·운룡정·대송정의 오정이 가장 유명하였고, 아래대에는 석호정·좌룡정·화룡정·이화정 등이 있었다. 이 외에도 곳곳에 사정이 있었다. 황학정은 등과정이 있던 터에 세운 것이다. 이들 사정 사이에는 서로 시합을 하는 것이 있어서 그것을 ‘편사놀음’이라고 불렀다. 지금은 메달이 걸린 활쏘기 시합이란 양궁 일색이다. 전통적 활인 국궁은 일반의 관심에서 멀어진 지 오래다. 하지만 불과 일백 수십 년 전을 거슬러 올라가면 모든 활은 국궁이고, 조선 사람들의 생활과 의식 속에서 활은 엄청나게 중요한 것으로 자리를 잡고 있었다. 활쏘기는 출셋길의 하나였기 때문이다. 사정에서 활을 쏘는 사람을 한량이라 한다. 소과에 응시하는 자를 유학이라 한다. 문인으로 벼슬하지 아니한 사람, 소과에 합격하지 않은 사람을 유학이라 하듯, 무반 쪽으로 무과를 준비하는 사람, 무과에 합격하지 않은 사람을 한량이라 하였다. 활쏘기를 연습하는 것은 취미가 아니라, 무과에 응시하기 위해서다. 무과의 과목 중 가장 중요한 것이 활쏘기였기 때문이다. 무과 초시의 시험과목은 ‘경국대전’에 의하면, 목전(木箭)·철전(鐵箭)·편전(片箭)·기사(騎射)·기창(騎槍)·격구(擊毬)였다(영조 때 만들어진 ‘속대전’에 오면, 기사·기창·격구가 기추(騎芻)·유엽전(柳葉錢)·조총·편추(鞭芻)로 바뀐다). 복시도 목전·철전·편전·기사·기창까지는 동일하고 격구가 병서(兵書)를 잘 알고 있는가를 테스트하는 강서(講書)로 바뀔 뿐이다. 마지막의 전시는 기격구(騎擊毬)와 보격구(步擊毬)가 시험 과목이 된다. 일별하여 ‘전(箭)’ 자 그리고 ‘사(射)’ 자가 많이 들어가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 활쏘기는 절대적으로 중요한 과목이었다. 무과는 문과처럼 간지에 자·오·묘·유가 들어가는 해, 즉 식년에 치르는 정기시험인 식년시가 있고, 문과처럼 증광시·별시·알성시 등의 비정기시험이 있다. 식년시를 중심으로 무과를 간단히 개괄해 보자. 무과도 문과처럼 초시·복시·전시가 있다. 초시는 식년 한 해 전에 서울의 훈련원과 각 도의 병마절도사 관할 하에 치른다. 훈련원에서 70명, 각 도에서 모두 120명을 선발한다. 이 190명을 그 이듬해 서울의 병조와 훈련원에서 병서와 무예 시험을 보여 28명을 선발한다. 이것이 무과 복시다. 그리고 28명을 다시 등수를 정한다. ●숙종때 만명씩 선발… 조선 붕괴 빌미 하지만 이것은 법률상의 원칙일 뿐이다. 무과는 훨씬 많은 사람을 선발했다. 오죽 했으면 무과를 만 명을 뽑는다 하여 만과(萬科)라고 했을까. 무과가 무질서하게 된 것은 무엇보다 임진왜란, 병자호란이란 미증유의 전쟁 때문이다. 광해군 12년에 처음으로 무과 만과를 베풀었다. 내용은 자세하지 않으나,‘변경 방어’에 그 목적이 있었다고 한다. 만과는 적지 않은 문제를 낳았다. 시험장에 가지 않았는데도 합격자 명단에 이름이 오른 경우가 있었으니, 말해 무엇 하겠는가? 합격자에게 어사화와 합격증서인 홍패지(紅牌紙)를 마련하게 하는가 하면, 차사(借射) 대사(代射)로 부정을 한 사람이 많아 처벌 대신 무명 100필씩을 받기도 하였던 것이다. 만과는 한마디로 조선의 국가제도가 붕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증거였다. 숙종 1년 10월19일조의 ‘실록’을 보면 환관이 무과에 응시한 것을 계기로 하여, 모의장(毛衣匠) 등의 공장(工匠)도 무과 응시를 요구하였다. 숙종 2년에 윤휴 등의 건의로 만과를 베풀었는데, 응시자가 너무 많아 서울에서 치지 못하고 중신을 각도에 보내어 선발하게 하였다.2만명에 가까운 합격자가 나오자 발령 낼 자리가 턱없이 부족했다. 합격자는 모두 서울에 몰려들어 벼슬을 바라지만 벼슬자리 자체가 모자라니, 원망이 없을 수 없다. 서울의 쌀값도 이들 때문에 올랐다는 것이다. 이들을 군대에 졸병으로 집어넣자 아니나 다를까 반발했고 그로 인해 민심까지 흉흉해졌다. 북벌을 외쳤던 이완 대장은 당시 만과를 이렇게 비판했다.“우리나라는 조총이 장기인데, 만일 만과를 베풀면 사람들이 모두 총을 버리고 활을 택할 것이다.” 임진왜란 때 조총의 위력을 경험했으면서도, 조선조 말까지 조총이 별달리 개량되지 않았고, 군대가 총포를 위주로 편성되지 않았던 것은, 바로 무과가 활쏘기란 시험과목을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조선후기 과거의 문란에 대해서는 알려질 만큼 알려졌지만, 대개는 문과에 대한 것이지 무과에 관한 것은 별로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런데 무과는 문과보다 더 타락했다. 숙종조의 명상 남구만은 이렇게 말한다.“문과는 3년 동안 33명이 합격하는데 이것은 단지 먼 시골의 글을 못하는 사람을 위로하는 도구일 뿐이다. 무과는 화살 한두 발이면 합격하여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르는 자가 전후로 이어져 그 끝을 모를 정도다.” 문과 무과 모두 비판한 것이지만, 사실상 무과가 더 심했던 것이다. ●도심 유흥계도 장악… 한량 노는 것 연상 이것은 조선후기 내내 그러하였다. 조선시대 전체를 통계하면 무과 합격자는 문과 합격자의 10배나 되었다. 하지만 관직의 수는 무과가 문과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였다. 숙종조의 재상 최석정은, 현재 무신 당상관의 자리는 300개인데, 전직 당하관이 약 1000명에 가깝고, 무과에 합격해 아직 벼슬길에 들어서지 아니한 사람이 수천 명이나 된다고 지적한다. 이런 사람들의 원망이 어찌 없겠느냐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대책은 서지 않았다. 요즘 사람들이 존경해 마지않는 정조의 치세를 보자.1784년에 세자 책봉을 경축하는 경과(慶科)를 쳤는데, 합격한 무사가 무려 2676명이었다. 정조는 이들 중 선전관으로 발령을 낼 사람을 지방 사람이라 차별하지 말고 골고루 지시한다(‘정조실록’ 8년 11월18일). 선전관은 임금을 가까이서 모시며 호위하고 임금의 명을 전하는 등의 임무를 맡는 무반의 요직이다. 선전관을 거쳐야만 무신으로 출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선전관청의 정식 선전관은 20명, 겸직 선전관이 50명이니, 그 많은 합격자 중 극소수만 무반으로 출셋길을 잡을 뿐 나머지는 모두 합격증만 안고 살아야 할 뿐이다. 무과를 준비하는 사람을 한량이라 부른다. 그런데 19세기 자료에 의하면 “아무런 하는 일이 없는 사람을 무한량(武閑良)”이라 하였다(조재삼의 ‘송남잡지’). 사정에 활을 쏘러 다니는 대부분의 사람은 정말 하는 일 없이 놀러 다니는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그래서인가? 이들은 서울 시내의 유흥계를 장악하고 있는 사람들이기도 하였다. 한량이라 하면 노는 것을 연상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강명관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
  • [현진오의 꽃따라 산따라] (18) 강원도 인제군 점봉산

    [현진오의 꽃따라 산따라] (18) 강원도 인제군 점봉산

    설악산 대청봉에서 백두대간을 따라 남쪽으로 한계령, 망대암산을 넘으면 점봉산(1424m)에 이른다. 오색약수로 더욱 유명한 산으로 주릉 북쪽은 설악산국립공원에 포함되어 있다. 산의 남쪽에는 태곳적 신비에 싸인 생태계로 유명한 진동계곡이 자리잡고 있다. 점봉산은 산역이 넓어 골짜기마다 수량이 풍부하다. 더욱이 그 물들은 어떤 오염원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사시사철 깨끗하다. 이 덕에 진동계곡을 비롯한 골짜기들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청정계곡으로 일컬어지며, 맑은 계곡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희귀 담수어류인 열목어가 떼 지어 살고 있다. ●박달령 일대 습지많아 다양한 꽃밭형성 점봉산 정상에서 백두대간은 동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왼쪽에 오색약수터, 오른쪽에 진동마을을 놓고 단목령을 향해 내려간다. 단목령은 오색마을과 진동리를 잇는 백두대간 고갯마루로 박달령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 일대는 고도의 높낮이 변화가 거의 없는 평지에 습지가 형성되고 있어 생태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해발 800∼1000m에 이르는 이곳에는 곳곳에 크고 작은 습지가 발달해 있는데, 고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위도도 남한에서는 북쪽에 치우쳐 있는 지역이어서 생태적 의미가 크다. 경사가 완만한 남쪽으로 너르니골, 숨은골, 북암골 등의 완만한 골짜기들이 발달해 있다. 이들 골짜기 주변에 발달한 습지들에는 갈퀴현호색, 꿩의바람꽃, 도깨비부채, 동의나물, 속새, 얼레지, 홀아비바람꽃 등이 무리를 지어 자라고 있다. 봄철에 때를 맞추어 찾아가면 동의나물과 얼레지 꽃밭이 장관이다. 이맘때에는 구실바위취, 눈개승마, 애기앉은부채, 참조팝나무, 천마, 초롱꽃, 터리풀, 함박꽃나무 등이 피어난다. 이맘때 숲 속에서 꽃을 피우는 애기앉은부채는 눈 속에서 새싹을 피워 올리는 부지런한 식물이다. 동면에서 깨어난 반달가슴곰이 새싹을 먹는다고 하여 주민들은 ‘곰풀’이라 부르기도 한다. 일찍 돋아난 잎은 6월이 되면 시들어 없어지고, 대신 그때에 맞추어 꽃이 핀다. 꽃과 잎이 서로 만나지 못해 서로를 그리워한다는 상사화의 생태적 습성과 같다. 잎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낙엽 색깔과 비슷한 꽃이 땅바닥에서 피기 때문에 눈여겨 찾아야 한다. 일단 한 송이를 찾으면 주변에서 여러 송이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데, 진동계곡 어느 곳에나 많은 개체가 자라고 있기 때문이다. ●장마 끝날 때부터 가을까지 형형색색 단목령에서 백두대간을 따라 동쪽으로 더 내려가면 북암령이라는 고개에 이른다. 이 일대는 여름이나 가을보다 봄철에 꽃이 좋다. 봄과 겨울이 공존하는 4월에 이곳을 찾으면 금강제비꽃, 꿩의바람꽃, 너도바람꽃, 노랑제비꽃, 노루귀, 복수초, 붉은참반디, 연령초, 올괴불나무, 왜미나리아재비, 처녀치마, 피나물, 한계령풀들이 형형색색의 꽃과 새 잎을 달고 봄의 향연을 펼친다. 점봉산에서 꽃이 많기로 유명한 또 한 곳은 곰배령이다. 진동마을에서 강선리계곡을 따라서 두 시간 남짓이면 올라설 수 있는 곳이다. 고갯마루에 초원이 드넓게 펼쳐지고 이곳에서 꽃들이 군락을 이루어 핀다. 장마가 끝이 날 즈음 본격적으로 여름 꽃이 피어나기 시작해 가을까지 종류를 달리하며 꽃을 피운다. 식물학적으로 중요한 종은 그리 많지 않지만, 고려엉겅퀴, 까실쑥부쟁이, 둥근이질풀, 말나리, 참산부추, 참취, 터리풀이 대군락을 이루어 꽃을 피우고, 그 앞으로 점봉산 능선들과 골짜기들이 어우러져 빚어내는 풍광도 멋지다. ●가장 긴 진동계곡 용머리 등 희귀종도 만나 곰배령에서 진동리 쪽으로 흐르는 강선리계곡은 점봉산 정상 부근에서 시작되는 골짜기 중에서 가장 긴 골짜기로서 진동계곡의 원류라 할 수 있다. 이곳에도 봄이면 나도제비난, 모데미풀, 속새, 한계령풀 등이 피어나고, 여름에는 노루오줌, 도깨비부채, 물양지꽃, 산꿩의다리, 속단, 숙은노루오줌, 요강나물, 초롱꽃, 터리풀 등이 피어난다. 점봉산 자락의 진동마을은 기린면 소재지인 현리에서 방태천, 진동계곡을 거슬러 들어갈 수 있다. 지금은 말끔하게 포장이 되어 쉽게 갈 수 있는 곳이지만,10여년 전만 해도 비포장길을 1시간 이상 어렵게 올라가야 하는 오지마을이었다. 이런 곳이다 보니 마을을 찾아가는 길가나 계곡가에서도 많은 여름꽃이 피어난다. 개회나무, 꼬리조팝나무, 꿀풀, 노루오줌, 석잠풀, 쉬땅나무, 털중나리, 활량나물 등은 흔하게 볼 수 있고, 가끔은 용머리, 참좁쌀풀 같은 희귀한 여름꽃도 만날 수 있다. 점봉산 진동계곡은 이제 예전의 모습을 많이 잃어버리고 말았다. 생태계 파괴를 우려하는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양수댐이 건설되었고, 그 여파로 진동계곡 일대는 빠른 속도로 개발되었다. 아름다운 꽃들과 잘 어울리던 징검다리, 흙길, 저녁연기, 옛집, 습지, 시골인심 같은 아름다운 것들이 사라진 것을 보면 개발은 대가를 요구하는 것이 분명하다. 동북아식물연구소장
  • 伊현대사 되짚는 시간여행

    ‘장미의 이름’‘푸코의 진자’로 널리 알려진 기호학자이자 세계적인 작가인 움베르토 에코(76)가 다섯번째 소설을 내놓았다. 기억상실증에 걸린 주인공이 과거의 기억을 되살려가는 과정을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여행하듯 종횡무진 넘나드는 ‘로아나 여왕의 신비한 불꽃’(전2권, 이세욱 옮김, 열린책들 펴냄). ●기억상실 주인공 추억과 사랑 되찾아 ‘로아나 여왕’은 하나의 ‘큰 이야기’와 하나의 ‘작은 이야기’가 마치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탈리아 파시즘에 관한 거대 서사에 자신의 첫사랑이라는 소소한 이야기가 절묘하게 결합돼 있다. 그런 만큼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지 아니하면 읽어내기가 쉽지 않다. 옮긴이 이세욱씨는 “무솔리니 시대의 파시즘 등 이탈리아 현대사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따라잡기가 쉽지 않다.”며 “그러나 조금 집중해 전체적 맥락을 파악하면 에코의 그 어느 작품보다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은 소설 그 자체로서도 독특한 실험성을 띤다. 소설에는 단테의 ‘신곡’ 등 고전 문학에서부터 영국 작가 렌 데이턴의 첩보소설 ‘국제첩보국’ 등 현대 대중소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학 텍스트들이 정교하게 얽혀져 있다. 그 위에 1940∼50년대 이탈리아를 생생하게 되살리게 해주는 이미지들을 섞고 작가 자신의 개인적 추억까지 불어넣었다. 그런 복잡다단한 작업을 거쳐 탄생한 것이 바로 이 ‘삽화소설’이다. 소설은 밀라노에 사는 고서적 전문가 잠바티스타 보도니(일명 ‘얌보’)가 심혈관 계통의 사고로 혼수상태로 빠졌다가 깨어나지만 기억상실증에 걸리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런데 ‘얌보’의 기억상실증은 좀 특이하다. 공적인 기억이나 백과사전적인 기억은 그대로 남아 있지만 개인적인 기억은 모조리 사라져버린 것이다. 온갖 소설의 구절들이나 곱셈과 피타고라스의 정리는 뚜렷하게 기억나지만 정작 자신의 이름은 나올듯 말듯 혀끝에서 맴돈다. ‘얌보’의 부인은 개인적 기억을 되살려주기 위해 그의 고향인 솔라라로 데리고 간다. 시골집에서 ‘얌보’는 다락방에 잔뜩 쌓여 있는 수많은 읽을 거리들을 만난다. 장난감과 판화, 만화, 모험소설, 추리소설, 파시스트의 정치선전 팸플릿…. 그의 손때가 묻은 읽을 거리들은 단순한 읽을 거리가 아닌 추억이다. 이 시간여행을 통해 ‘얌보’는 첫사랑을 되살리고 전쟁을 만나며 자기 삶과 정면으로 마주한다. 그러나 자신만의 기억은 떠오르지 않고 그 수많은 자료들이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도 알 수 없어 ‘얌보’는 더 큰 혼란에 빠지고 만다. ●에코 “인터넷은 아주 멍청한 신이다” 고대, 중세에 달통한 에코는 온라인 매체와도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그렇다고 인터넷광은 아니다. 에코는 인터넷 이용 시간의 대부분을 이메일과 날씨를 확인하는 데 사용한다.“인터넷을 통해서만 정보를 접하게 된다면 우리는 남들과는 전혀 고립된 나만의 백과사전을 만드는 우를 범하게 된다. 인터넷은 모든 정보를 담고 있되 좋은 것과 나쁜 것을 구분하지 못한다. 인터넷은 신이다. 하지만 아주 멍청한 신이다!” 에코의 ‘인터넷관(觀)’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로아나 여왕’의 출간에 맞춰 소설 속에 등장하는 작품인 에밀리오 살가리의 ‘산도칸-몸프라쳄의 호랑이들’, 에드몽 로스탕의 ‘시라노’, 빅토르 위고의 ‘웃는 남자’ 등 세 편의 소설도 이번에 함께 나왔다. 각권 1만 800원.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젊은 오빠’로 살고 싶다면 자외선 차단제 챙겨라

    ‘젊은 오빠’로 살고 싶다면 자외선 차단제 챙겨라

    아무리 화장하는 남자들이 늘었다 해도 찍고 바르는 것에 대해 여전히 겸연쩍어하는 남성들이 많다. 주로 40대를 넘은 중년 남성들이 그렇다. 스킨, 로션만 겨우 챙겨 바르고는 할 일 다했다고 느끼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젊은 오빠’로 살고 싶다면 이제부터라도 자외선 차단제는 기본으로 챙겨야 한다.“햇빛 그 까짓 거 뭐…” 하며 맨 얼굴로 활보해도 괜찮을 정도로 요즘 자외선은 만만치 않다. ●골 깊은 주름 자외선 탓 남성의 피부는 여성보다 모공도 넓고 피부 두께가 30% 정도 더 두꺼운 게 특징이다. 피부가 두꺼워 여성들만큼 주름이 쉽게, 많이 생기지는 않지만 한번 주름이 생기면 깊게 파이는 이유다. 피부를 늙게 만드는 최대 주범은 자외선. 때문에 자외선 차단제는 기미, 주근깨, 주름 등 피부 고민을 예방하는 기초 제품이다. 노화 방지를 위한 값비싼 기능성 크림보다 저렴한 자외선 차단제 사용이 탱탱함을 유지시키는 비결이다. 남성들이 자외선 차단제를 꺼려온 이유는 바르고 난 뒤 쉽게 번들거리기 때문이었다. 대다수 남성들의 고민은 흔히 ‘개기름’이라고 부르는 왕성한 피지분비. 보습 성분이 기본으로 함유돼 있는 여성용 제품을 개념없이 쓰면서 자외선 차단제에 대한 편견이 깊어졌다. 최근에 남성 전용 차단제가 앞 다퉈 쏟아지니 더 이상 고민은 필요없다. 남녀공용 가운데 가볍고 산뜻한 느낌의 로션 타입 제품은 남성들의 선호가 두드러진다. ●일상의 햇빛이 더 무섭다 자외선은 파장 길이에 따라 A,B,C로 구분하는데 그 중 자외선A(UVA)는 지구상에 도달하는 자외선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창문이나 커튼을 그대로 통과해 실내에서도 영향을 미친다. 자외선A는 피부 깊숙이 침투해 피부의 노화를 촉진시키고 자외선B(UVB)는 짧은 시간 동안 과도하게 노출되면 피부가 붉어지면서 화상을 입은 듯한 증상을 유발한다. 따라서 자외선 A와 B를 동시에 차단해야 한다는 것은 이제 상식이다. 그러나 굳이 어떤 자외선이 더 유해하느냐를 따진다면 UVA다. 야외에 나갈 때는 꼼꼼히 바르지만 평상시에는 빼먹는 경우가 많은데 UVA는 침투력이 좋아 실내 또는 차 안에 있어도 피부 깊숙이 투과돼 손상을 주기 때문이다. UVB를 막아주는 제품의 능력은 SPF(Sun Protection Factor)로 표기하는데 영문 약어 뒤에 따라 붙는 숫자가 높을수록 차단 강도가 높다.UVA를 차단하는 제품은 PA 지수를 사용하는데 ‘+´로 강도를 표기한다. 자외선의 위력이 날로 강해지면서 일상 생활에서도 SPF50 이상,PA+++인 제품을 선택하는 게 일반적인 추세다. ●바를 때도 씻을 때도 꼼꼼히 자외선 차단제는 아직도 여름용이라고 생각하는 남성들이 많다. 겨울이나 흐린 날도 자외선의 강도만 달라질 뿐 자외선은 있다. 외출 30분 전 얼굴과 목은 물론 햇볕에 노출되는 부위는 모두 바른다. 얇은 막을 씌운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충분한 양을 사용한다. 차단제는 휴대하면서 땀이나 물에 지워지거나 옷에 닦여 나갈 수 있으니 틈틈이 덧발라 준다. 햇볕이 강한 여름에는 특별히 신경쓰자.1년 중 8월, 오전 10시∼오후 2시가 자외선이 가장 강하다. 또 도시보다 시골이 내륙보다 해안이 평지보다 고지대가 자외선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시간 외출할 때는 선글라스와 챙이 넓은 모자를 챙기는 것도 잊지 않는다. 자외선 차단제는 일반 비누로는 잘 씻겨 나가지 않는다. 깨끗이 씻어내지 않으면 잔여물이 모공을 막아 여드름 등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귀찮더라도 남성용 클렌징폼으로 꼼꼼히 이중 세안해야 한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도움말 : 라로슈포제, 라네즈옴므
  • 5년전 실종된 한국 배낭객 살해용의 뉴질랜드인 체포

    뉴질랜드 경찰은 5년 전 배낭여행 중 실종된 한국 청년을 살해한 혐의로 남섬 넬슨시에 거주하는 28세 뉴질랜드인 어부를 체포했다. 경찰은 사건에 연루된 또 다른 남성 한 명을 조사 중이다. 경찰은 최근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지난 2003년 뉴질랜드 남섬 서해안의 한 시골마을에서 실종된 김재현(당시 25세)씨 사건의 단서가 적힌 두 통의 편지를 받은 뒤 수사에 나섰다. 부산 출신으로 대학을 다니던 김씨는 2003년 2월 뉴질랜드에 입국했으며 같은 해 9월7일 남섬 넬슨시에서 한국의 친구들과 이메일로 연락을 주고받은 뒤 소식이 끊겼었다. 경찰은 김씨가 그 해 9∼10월 남섬에서 사망한 것으로 보고 사건의 전모를 밝히고 시신을 찾기 위해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웰링턴 dpa 연합뉴스
  • 서초구 양재천변 새단장

    서초구 양재천변 새단장

    최근 양재천변에 가면 녹색의 그늘 사이로 보라색의 물결을 만날 수 있다. 꽃범의 꼬리, 노루오줌, 부처꽃 등 기다란 꽃대위로 오롯이 피어난 꽃망울들이 바람을 따라 산책 나온 이들에게 손짓을 한다.2년여간 새 단장을 마치고 새롭게 변신한 양재천의 모습이다. 봄에는 개나리와 조팝나무, 벚나무, 아이리스, 금계국이 봄바람에 하늘거린다. 가을에는 쑥부쟁이, 벌개미취, 상사화 등이 피고, 초겨울에는 은빛 물억새와 자줏빛 흰줄무늬 갈대가 바람에 넘실거린다. 이렇게 양재천에선 사계절 꽃놀이가 펼쳐진다. ●논두렁 따라가면 아이리스화원 양재천에선 1996년 생태하천조성사업을 통해 1차 수술이 감행됐다.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이 목표였다. 하지만 강 바닥을 파내는 준설작업 과정에서 오히려 물억새와 같은 토종의 생태계가 감소하는 대신 돼지풀과 서양등골나물, 환삼덩굴 같은 외래식물이 인근을 뒤덮었다. 이에 따라 서초구는 지난해부터 24억원을 투자해 영동1교부터 2교 사이 생태계 복원에 나섰다. 고향 하천의 느낌이 나도록 버드나무와 갯버들, 갈대 등을 심어 고향 하천의 느낌을 살리는 한편 외래식물은 속아냈다. 또 이용자가 적었던 농구장 자리에는 꽃밭과 논을 조성했다. 영동1교 옆에 위치한 아이리스화원은 6130㎡에 노랑꽃창포와 무지개붓꽃, 제비붓꽃 등 총 7종 14만 5900포기의 꽃을 심었다. 시골풍경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한 삐뚤빼뚤한 논두렁도 만들었다. 도시 아이들이 농사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만든 이곳에선 지난해부터 철원 오대벼가 생산된다. 무농약 유기농법인 덕에 논두렁을 따라 걷다 보면 우렁쉥이나 미꾸라지를 어렵잖게 볼 수 있다. ●영동1교와 2교 사이에 와인 거리 조성 변화의 노력이 이어지면서 현재 양재천에는 백로와 박새, 딱따구리, 지빠귀 등 36종 조류와 토종 물고기들이 살고 있다. 구청은 생물들을 위한 배려로 자전거도로를 최대한 수로에서 멀리 떨어지게 하고 하천을 따라 버드나무와 갈대, 물억새 군락도 조성했다. 새들의 쉴 공간을 위해 팽나무를 비롯해 흰줄무늬갈대, 붉은띠, 소라버들 등을 옮겨 심었다. 물론 사람을 위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기존의 낡은 운동시설을 교체하는 한편 산책로 곳곳에는 쉴 수 있는 의자를 마련했다. 또 자전거도로와 산책로를 분리해 이용자가 서로 부딪치는 일이 없도록 했고 도로폭도 넓혔다. 산책로 바닥에 푹신한 고무칩을 깔아 이용자들의 무릎 보호에 나서는가 하면 길가를 따라 키 큰 나무를 심어 자연의 그늘을 마련했다.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양재천 야외수영장(영동1교∼양재시민의 숲 사이)도 변화를 갈구한 노력의 대가다. 하루 1000여명이 이용하는 수영장은 지난해 개장 이후 지역 주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양재천을 따라 일어나는 변화는 현재진행형이다. 구는 추가 예산 등을 편성해 양재천의 변화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그중 하나가 우선 영동1교와 2교 사이 680m 구간에 조성할 와인거리다. 박성중 구청장은 “결국 자연을 위한 변화가 사람을 위한 변화로 자리잡게 된다.”면서 “생태하천으로 자리잡게 된 양재천이 주민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적실 수 있을 때까지 업그레이드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시골 정취에 흠뻑 매료… 한국과 결혼했죠”

    “시골 정취에 흠뻑 매료… 한국과 결혼했죠”

    |도쿄 박홍기특파원|“한국과 결혼했습니다. 팔자 같습니다.” 지난 2일부터 한국관광 명예홍보대사로 활동중인 일본 배우 구로다 후쿠미(51)의 한국에 대한 사랑 표현이다. 한국과 맺은 인연도 벌써 25년째다. 한류의 전파에 힘써온 소문난 ‘지한파’다. 홍보대사의 임기는 2년이다. “일본에서는 볼 수 없는 한국의 지방이 지닌 아름다움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서울·부산·경주는 많은 분들이 다녀갔고 많이 알고 있기 때문이죠.” ●“한국 알려면 한국인 손 잡아보라” 구로다는 지방의 정취와 풍경에 매료됐다고 했다. 지난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때 버스를 타고 경남 함양을 지날 때다. 가을의 산과 들판이 어우러진 부드러운 곡선의 경치를 봤을 때 벅찬 감정을 표현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 후 한국의 지방을 찾아다녔다. 일부러 원주·상주 등 역사가 깃든 지역명인 ‘주´자가 붙는 지역만을 골라다닌 적도 있다. “한국의 멋을 좀더 알려면 지방을 가보라고 추천합니다. 앞으로도 마찬가지고요. 일본에선 볼 수 없기 때문이죠. 또 사찰이 목적지이지만 가는 길에 만나는 산천과 정다운 사람들이 더 잊을 수 없는 한국 여행의 묘미입니다. 한국인이 아닌 외국인만이 느낄 수 있는 것이죠.” 일본인들에게 한국을 알려면 사람들을 만나 손을 잡아보라는 게 구로다의 권유다. 접촉해 보라는 얘기다.“한국인들은 대체로 정답고 잘 웃고 재미있다. 마음도 넓다.”며 웃었다. ●83년 강만수 선수에 빠져 한국과 인연 구로다가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특이하다.83년 배구선수 강만수의 게임을 본 이후이기 때문이다. “강 선수에게 ‘푹’ 빠져 NHK의 한글 강좌를 들으면서 독학으로 한국어를 공부했답니다. 당시 일본에 한국의 존재는 정말 미미했습니다. 일본인들은 알려고도 하지 않던 시절입니다.” 구로다의 한국어 실력은 대단하다. 막힘이 없다.88서울올림픽 땐 한국 관련 TV 프로그램의 리포터로도 활약했다. 또 99년 ‘웰컴 투 코리아 시민위원회’의 일본쪽 공보위원을 맡기도 했다. 구로다의 한국 답사기인 ‘서울의 달인’은 지난 1994년 출판한 이래 2002년까지 세 차례나 증보판을 낼 만큼 아직도 인기를 끌고 있다. hkpark@seoul.co.kr
  • ‘미스터 초밥왕’ 배정철씨 순천 효천고에 장학금

    ‘미스터 초밥왕’ 배정철씨 순천 효천고에 장학금

    서울 강남에서 일식집으로 성공한 배정철(47)씨가 친구가 교사로 있는 시골학교에 장학금 2000만원을 내놓았다. 일회성이 아니라 해마다 1000만원을 꾸준히 기탁하기로 약속했다. ‘미스터 초밥왕, 기부천사’로 불리는 배씨는 26일 전남 순천 효천고에서 장학금 약정서를 전달한다. 전남 장성 출신인 배씨는 집이 가난해 중학교 1학년 때 자퇴를 하고 서울로 올라와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다.1978년 16세 때 일식집 종업원으로 들어가 자수성가해 1992년 꿈에도 그리던 자신의 일식집을 냈다. 가게는 그의 손맛에 반한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뤘고 성공가도를 달렸다. 그는 뒤늦게 학력 인정이 안 되는 고등공민학교를 다녔다. 이때 같은 반 친구로 만난 효천고 엄주일(국사 담당) 교사와 평생지기가 됐다. 배씨는 1999년 서울대병원에서 “얼굴 기형 어린이들이 돈이 없어 평생 불구로 살아간다.”는 말을 듣고 3000만원을 낸 것을 시작으로 10년 동안 한해도 거르지 않고 이 병원에만 6억 4900만원을 기부했다. 순천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25) 길 떠나는 상단(商團)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25) 길 떠나는 상단(商團)

    김홍도의 작품 ‘길 떠나는 상단(商團)’이다. 먼저 그림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복색을 보자. 차림새를 보아하니, 모두 양반은 아니다.9명의 사내가 등장하는데, 맨 오른 쪽의 사내만 대우가 작은 갓을 썼을 뿐, 나머지 8명 중 두 사람은 방갓을 썼고, 두 사람은 건을 썼다. 네 사람은 맨머리다. 맨머리의 사내는 상투가 보이지 않는다. 더욱이 오른 쪽 부분의 긴 담뱃대를 물고 있는 맨머리의 총각은 어린 기색이 완연하다. 행색으로 보아 이들은 양반이 아니다. 맨 오른쪽 갓을 쓴 사람도 나이가 들었다 뿐이지 짧은 곰방대를 가진 품이나, 복색이 도포가 아닌 점으로 미루어 보나 양반은 분명 아니다. ●말·소 등에는 모두 ‘길마´가 얹혀 있어 이 그림의 원래 제목은 ‘장터길’이다. 내가 정한 것이 아니고, 그렇게 전해져 온 것이다. 단원이 원래 취한 제재가 무엇인지는 정확하게 모른다. 하지만 장터와 상관이 없는 것은 물론 아닐 터이다. 이들은 한 패거리이거나 아니면 두 세 패거리로 짐작이 된다. 먼저 오른쪽의 네 사람을 보자. 네 사람이 네 필의 말을 타고 있다. 중간의 머리를 천으로 싸맨 사람을 제외하고는 모두 곰방대를 물고 있다. 갓을 쓴 사내는 한창 곰방대를 손으로 누르는 참이다. 담뱃불을 세게 댕기려 압력을 가하고 있는 참이다. 아래의 더벅머리 총각은 이제 막 담배를 배우는 것인지 얌전하게 담배를 빨고 있다. 그 왼쪽의 돌아보는 자세의 사내는 담뱃불을 댕기려고 부싯돌을 치고 있다. 이 네 사람이 한 패로 보인다. 왼쪽의 세 사람은 세 필의 말을 타고 한 필은 끌고 간다. 상호간 거리가 좁은 것으로 보아 이들 역시 한 패로 보인다. 그리고 왼쪽 위의 언덕 건너편에 두 사람이 있는데 한 사람은 더벅머리 총각으로 말을 타고 있고, 뒤를 따르는 사내는 걸어서 소를 몰고 가고 있다. 이들이 모두 한 패인지, 아니면 세 패인지는 단원이 다시 살아나거나 그림 속의 누가 그림 밖으로 나오기 전에는 알 길이 없다. 다만 이들이 같은 목적으로 같은 길을 가고 있음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무엇으로 아느냐고? 이 그림에는 말이 9마리, 소가 1마리 등장한다. 그런데 유심히 보면, 맨 오른쪽 갓 쓴 사내가 타고 있는 말만 제외하면, 나머지 말과 소의 등에는 모두 길마가 얹혀 있다.(길마 아래 얹은 것이 언치다). 길마는 안장이 아니다. 안장이란 사람이 말에 올라탔을 때 쾌적함을 누리기 위해 만든 장치다. 한데 위에 등장하는 것은 원래 말에 얹는 안장이 아니라, 주로 소 등에 얹는 길마다. 길마의 용도는 물건을 나르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위의 말들은 사람이 타는 승용마가 아니라, 물건을 나르기 위한 말인 것이다. 더욱이 승용의 말은 오직 양반만이 타는 것이었다. 따라서 위에 등장하는 양반 아닌 상것들이 말을 타고 다닐 수는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누구인가. 맨 왼쪽의 더벅머리 총각을 보자. 오른 손에 들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채찍이다. 채찍은 말을 몰고 가는 데 쓰이는 것이다. 이 총각은 원래 말을 몰고 가는 사람이다. 사람이 타는 승용마의 경우 양반네를 태우고 앞에서 말을 끌고 간다. 이 경우 그는 말구종이 된다. 말구종은 한자로 쓰면 견마부(牽馬夫)가 되고 ‘견마’가 입에 익으면 ‘경마’가 된다.‘말 타면 경마 잡히고 싶다.’는 속담은 사실 말을 타면, 말을 끌고 가는 견마잡이를 두고 싶다는 말이다. 그림의 견마잡이는 물건을 싣지 않은 말을 타고 가는 참인 것이다. 또 그림 중간의 사람을 태우지 않은 말을 끌고 가는 데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이들은 하나 같이 승용마를 타고 가는 것이 아니라 짐을 싣기 위한 빈 말을 타고 가는 중이다. 즉 어딘가로 짐을 싣기 위해 가고 있는 것이며, 아직 짐을 싣기 전이기 때문에 길마를 얹은 빈 말을 임시로 타고 있는 것이다. 이 길마를 얹은 8마리의 말과 한 마리의 소가 짐을 싣기 위한 운반용이라는 것은, 담배에 불을 댕기려고 부시를 치는 사내가 앉은 길마에 밧줄이 묶여 있는 것을 보아서도 알 수 있다. 이 밧줄은 길마에 짐을 싣고 동여매기 위한 것이다. ●더벅머리 총각들은 견마부로 보여 등장인물 9명 중 더벅머리 어린 총각이 4명이다. 총각들은 모두 견마부로 보이고, 나머지 다섯 사람은 어른이다. 어른들 중 맨 오른쪽의 갓을 쓴 사내가 아마도 이 패의 우두머리로 보인다. 갓을 차려 쓴 것이라든지 또 이 사내만은 길마 위에 타고 있지 않다는 것을 고려하건대(사내가 타고 있는 것은 길마가 아닌 것은 확실하지만, 안장이라고 단언할 수도 없다. 안장이라면 앞에 손으로 잡을 수 있는 튀어나온 부분이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없다. 단지 언치를 얹고 그 위에 앉기 편한 무엇, 예컨대 덕석 같은 것을 놓은 것이 아닌가 한다), 그는 이 패거리 중에서는 제법 행세를 하는 사람인 것이다. 아마도 이들은 시장을 오가는 상인일 것이며, 이 사내는 상단(商團)의 행수가 아닐까 한다. 따라서 장터길이라는 제목도 썩 불합한 것은 아니다. 물론 상단이 아니라, 어떤 시골 사람들이 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사려고 시장에 가는 길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조선후기에 말이란 아무나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었음을 상기한다면, 그림에 등장하는 사람들이 평범한 시골 농민이라고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상단을 그린 그림은 이형록(1808∼?)의 작품으로 전해지는 ‘눈길을 걷는 상단’도 있다. 소를 앞세우고, 말에 짐을 지우고, 아니면 어깨에 지고 한 무리의 사람들이 어디론가 가고 있다. 이 역시 상단을 그린 귀중한 그림이다. 조선이란 나라는 유교가 국가의 이데올로기다. 유교는 상업을 원래 가장 낮은 직업으로 본다. 사·농·공·상! 즉 지식인, 농민, 수공업자, 상인의 순서다.‘맹자-등문공’에 농가(農家)인 허자(許子)의 제자 진상(陳相)과 맹자의 논변이 나온다. 진상이 전하는 허자의 논리는 이렇다. 유가들은 왜 노동을 하지 않고 정치를 한다고 들면서 호의호식하는가. 이것이 허자의 문제 제기다. 이 말에 맹자는 허자가 농사를 지을 때 사용하는 쇠쟁기는 허자가 직접 만든 것인가, 허자가 쓰는 그릇은 허자가 직접 만든 것인가. 이에 진상은 이렇게 답한다. 아니다. 허자가 생산한 곡식과 바꾼 것이다. 그렇다. 허자는 자신에게 필요한 모든 것들을 다 생산할 수 없다. 이 사회에는 사람마다 각각 역할이 있다. 곧 지금으로 말하자면 사회적 분업의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맹자는 자신의 역할을 정치라고 말하고, 허자가 대장장이 일을 농사짓는 일과 함께 할 수 없는 것처럼, 정치 역시 다른 일과 함께 할 수 없는 것이라 말한다. 허자는 맹자의 사회적 분업을 말하는 논리에 패배하고 만다. 맹자의 논리가 맞는 것이라면, 상업이야말로 교환을 가능케 하는 가장 기초적인 수단이 아닌가. 하지만 맹자는 ‘공손추’에서 지역에 따른 가격차를 이용하여 이익을 보는 상인을 통렬하게 비난하고 있다. 맹자의 눈에는 상인의 활동이야말로 구체적 생산물을 생산하지 않는 무용한 행위로 보였을 것이다. 그가 허자에게 말한 교환이란 이익이 없는 단순한 교환 행위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이것이 황당한 생각임은 여기서 굳이 변파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맹자의 말이 전적으로 타당하지 않다고 말할 수도 없다. 왜냐? 상업은 자본의 축적을 가져오고, 자본의 축적 규모가 커진다면, 그 자본은 필연적으로 생산자를 구속할 것이기 때문이다. 만개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우리는 금융자본의 위력을 직접 경험하고 있지 아니한가. ●조선 후기 私商 활동 부쩍 활발해져 유가의 상인에 대한 이런 정의 때문에 유교를 국가이데올로기로 삼은 조선은 상업과 상인을 적극 장려하지 않았다. 하지만 시장이 없을 수는 없다. 조선을 세우고 수도를 개성에서 서울로 옮긴 뒤, 궁궐과 종묘, 관청을 지었다. 아울러 지은 것이 관영 시장인 시전(市廛)이었다. 조선후기가 되면, 이 관영 시장의 상인 외에 개성상인을 위시한 사상(私商)의 활동이 부쩍 활발해진다. 이들은 국가의 감시를 뚫고 밀무역 루트까지 뚫는다. 이익이 나는 곳에 상인이 있었던 것이다. 또 역관이 주축이 된 북경과 한양, 동래와 일본을 잇는 국제무역이 제법 발달한다. 이번에 소개한 그림들은 아마도 이런 상업의 발달과 유관한 상단(商團)을 그린 것이 아닐까. 강명관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
  • 「대한해운공사」이영희(李英熙)양-5분데이트(149)

    「대한해운공사」이영희(李英熙)양-5분데이트(149)

    표지촬영을 위해 조금 진하게 다듬은 얼굴이 부끄러워 못 견디겠다는 이영희양(21). 대한해운공사에 근무한지 2년6개월 됐다. 입사이래 죽 사장비서실에서 일하고 있는데 그 덕분에 원채는 내향적이던 성격이 조금씩 사교적으로 변하는것 같다고 살짝 웃는다. 『졸업다음날부터 출근했는데요. 절더러 얌전하지만 조금 고집이 있대요』 「좋은 어머니」가 교육목표인 진명(進明)여고를 나왔다. 시간나는대로 책을 잡으려하지만 도무지 시간이 안난다고 안타까와한다. 『역사소설이 좋아요. 재미도 있고 또 학교에서 배우지않은 숨은 이야기들을 많이 알수 있거든요』 그중에서 가장 멋지다고 생각한 얘기는 신라시대의 명장 김유신장군의 둘째누이동생과 후에 제29대 무렬왕이 된 김춘추와의 연애사건. 『훌륭한 사람을 알아보고 찾아온 행운을 꼭 잡은 여자의 예지가 잘 나타나 있거든요』 『교육대학을 나와 시골가서 국민학교 선생노릇을 하는것이 꿈이었는데…』 고만한 나이또래의 아가씨들이 흔히 가지게되는 사치스럽고 과장된 허영심이 없어 호감이간다. 『결혼은 되도록 빨리하려고 해요. 평범한 「샐러리맨」을 원하고 있어요』늦게 퇴근하고(보통 저녁8시)집에 가서는 꼭 「팝송」몇곡씩을 들어야만 마음이 풀린단다 [선데이서울 71년 9월 12일호 제4권 36호 통권 제 153호]
  • [토요영화] 벨로리종

    [토요영화] 벨로리종

    ●벨로리종(EBS 세계의명화 오후 11시25분) 호텔 ‘벨로리종’에서 벌어지는 주인공들의 소소한 이야기를 통해 ‘소통’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벨기에 영화. 대부분 룩셈부르크에서 촬영된 이 작품은 고즈넉한 정경을 배경으로 전반적으로 차분한 분위기로 전개된다. 그런 반면 인물들간의 내밀한 심리작용을 묘파하는 데 에너지를 집중했다. ‘벨로리종’은 독특한 어감만큼이나 실제 생경한 느낌을 주는 시골 마을의 호텔이다. 주인은 사람이 좋아보이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호텔 지붕은 늘 공사 중이다. 주머니 사정이 두둑한 칼(이마누엘 살랭제)이 사냥터가 딸린 시골 호텔을 매입하려고 친구들보다 앞서 이곳에 도착한다. 하지만 그는 사들일 호텔이 스페인 이민자 가족이 운영하는 초라한 별장이라는 사실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한다. 친구들과 연락이 끊겨 당분간 호텔에 머물게 된 칼은 관리인 부부의 딸인 애스메(일로나 델 말르)에게 묘한 감정을 느낀다. 하지만 10개월된 딸을 혼자 키우며 객실 일을 돕고 있는 어린 미혼모인 에스메는 칼과 사귀면서도 이질감 때문에 괴로워 한다. 칼의 친구들을 만난 에스메는 사회적 신분 차이로 둘 사이엔 넘지 못할 장벽이 있음을 절감한다. 그러던 어느 날 칼은 재력가인 부모님이 파산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을 알고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진다. 영화에는 이렇다할 큰 사건은 일어나지 않는다. 이 작품의 힘은 거기에서 비롯된다. 특별한 흥미장치 없이 등장인물들 간에 빚어지는 자잘한 해프닝과 간극에 주목함으로써 드라마에 단순 코미디 이상의 질감을 부여한다. 영화 특유의 묘미는 첫 장면에서부터 포착된다. 주인공 칼이 개를 죽이고 난 뒤 무표정한 모습으로 명품 잡지를 찢어버린다거나, 칼과 에스메가 차를 타고 몰래 데이트를 즐기는 장면 사이로 느닷없이 돌이 굴러떨어져 내리는 장면 등이 그렇다. 인물들이 심각한 극중 상황들에 ‘무심하게’ 대처하게 만든 것은 영화적 의도이다. 감독은 벨기에 출신의 신인 여성 감독 이네 라바당. 이방인 칼과 그로 인해 소외감에 휩싸인 에스메를 통해 ‘인간은 누구나 외로운 섬’이라는 메시지를 담담한 어조로 묘사한다. 룩셈부르크를 배경으로 잡은 덕분에 한적하면서도 쓸쓸한 북구의 정취가 메시지의 울림을 더했다.2005년 개봉작. 원제 Belhorizon.85분.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금융사, 고객고령화 대비 소홀

    딸의 권유로 증권사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 가입하기 위해 증권사를 방문한 60대 후반 김모씨. 생계형 계좌를 신청할 수 있는 나이(남자는 만 60세, 여자는 만 55세)가 넘어서 생계형으로 해달라고 요청했다. 담당 직원은 서면 신청은 안 되며, 인터넷뱅킹에 가입한 뒤 인터넷 상에서 신청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 김씨는 “컴퓨터도 없고, 인터넷뱅킹은 해본 적도 없는 데다가 내가 여기 이렇게 있는데 왜 안 되느냐?”고 되물었지만 시스템상 불가능하다는 답만 돌아왔다. 보통 생계형 계좌는 금융상품에 가입할 때 쓰는 신청서에서 ‘생계형’ 항목을 골라서 신청하면 된다. 인구 고령화가 현실이 되고 있지만 금융사들의 준비는 미흡하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 부유한 노년층의 출현 등을 고려한다면 체계적인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노인 공경은 그나마 은행이 우수 증권사 주력상품인 CMA중 종금형으로 생계형 계좌가 가능한 곳은 동양종금·우리투자증권,RP(환매조건부채권)형으로 생계형이 가능한 곳은 굿모닝신한증권이다. 또 증권사에서 머니마켓펀드(MMF)에 가입하면 생계형이 되지만 MMF에 기반한 CMA는 생계형이 안 된다. 생계형 계좌의 입출금 한도인 3000만원이 넘으면 과세 부분이 복잡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생계형 계좌는 이자소득세(15.4%)를 내지 않는다. 증권사는 주 고객층이 청년이나 중·장년층이다 보니 노인을 위한 상품은 소홀한 편이다. 목돈을 투자해서 얻은 수익을 매월 연금으로 받는 분배형펀드, 주식보다 채권 투자비중이 높은 혼합형 또는 채권형 펀드 등이 그나마 실버 상품이다. 보험에서는 치매나 장기간병 상품이 해당한다. 보통 65세까지만 가입할 수 있다. 이때가 지나면 상조보험이나 가입 이후 일정 시기가 지나 사망할 경우 보험금이 나오는 보험만 가능하다. 보험증권이나 약관은 일반인과 똑같다. 대한생명이 거동이 불편한 노인 고객들을 대상으로 보험금 지급 등을 찾아가서 해결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눈에 뜨일 뿐이다. 은행은 증권·보험에 비해 노년층에 대한 마케팅을 일찍 시작한 편이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WINE정기예금’을 출시했다.24시간 365일 상담 가능한 헬스케어서비스, 회갑·칠순 고객에게는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함께 나온 골든라이프카드도 병원 이용에 있어 다양한 혜택을 준다. 우리은행의 ‘웰스앤헬스 정기예금’도 노인들을 위한 상품으로 분류된다. ●일본, 간병인 자격증 취득까지도 기은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일본 후쿠오카은행은 지난 3월 전국 157개 지점 지점장이 간병인보조 2급 자격증을 땄다. 직원의 30% 이상이 응급구조강의를 수강했고, 심장마비 등 응급상황 때 전기충격을 통해 심장의 기능을 되찾는 장비도 설치했다. 다이쇼은행은 휴일에도 연금상담을 하며 연금관련 서류신청도 대신 작성해준다. 새 지점도 고령자의 편의를 위해 한적한 시골에 열었다. 서윤석 연구위원은 “국내 은행들이 수익성과 규모 확대에만 치중하다 보니 서비스에 소홀한 측면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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