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진심으로 죄송, 큰 책임감 느껴”… 32강 탈락 후 올린 사과문
“말할 수 없이 착잡하고 마음 아파” 첫 심경“다시 제 자리에서 죽기 살기로 달릴 것” 다짐“선수들에게 너무 많은 비판보단 격려를” 당부
손흥민(34·로스앤젤레스 FC)은 축구 국가대표팀이 ‘최악의 졸전’이라는 비판을 받으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에 실패한 것과 관련해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과 축구를 사랑해 주시는 팬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사과했다.
대표팀 주장인 손흥민은 한국시간으로 30일 새벽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장문의 글에서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 모른 척할 수도 없고, 현실을 피하고 싶지도 않다”며 운을 뗐다.
그는 “저 역시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만약 이런 경기를 지켜봤다면 정말 안타깝고, 답답하고, 힘들었을 것 같다”며 “그렇기에 죄송하다는 말 한마디로는 감히 팬분들의 실망과 상처를 담아낼 수 없을 것 같아 그 말씀을 드리는 것조차 턱없이 부족하게 느껴진다”고 밝혔다.
손흥민은 “매일, 매 순간 여러 감정이 교차하며 누구보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실 팬분들께 이 말씀만큼은 꼭 전하고 싶었다”며 “저에게도 누구보다 소중한 대회였고, 제가 늘 말해왔던 ‘어린아이의 꿈의 무대’가 무너져 내린 것 같아 이루 말할 수 없이 착잡하고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말하면 지금도 이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쉽지만은 않다”면서 “저보다 훨씬 더 큰 실망과 상처를 안고 계실 팬분들을 생각하면 제 마음을 이야기하는 것조차 조심스럽지만, 팬분들이 느끼시는 마음도 제 마음과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손흥민은 “이 무대를 위해 정말 많은 것들이 희생됐음을 잘 알고 있다”며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시간과 마음, 그리고 변함없는 응원과 사랑에 끝내 보답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저 역시 큰 책임감을 느낀다. 정말 너무나 죄송하다. 그리고 끝까지 저희를 믿고 응원해 주시고,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그는 “지금 이렇게 말로 다 표현하기보다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과 축구 팬분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도록 저는 다시 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며 “다시 여러분께 즐거움을 드릴 수 있도록 죽기 살기로 달려보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이런 상황 속에서 팬분들께 또 한 번 부탁을 드리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고 죄송하지만, 모든 선수들에게 너무 많은 비판과 상처를 주기보다는 정말 힘드시겠지만 따뜻한 응원과 격려를 보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한국은 이번 월드컵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으로 32강 진출에 실패했다. 조별리그 첫 경기 상대 체코에 2-1 역전승을 거두며 기분 좋게 출발했으나, 이후 멕시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연달아 0-1로 패했다.
32강 자력 진출에 실패한 후에도 조 3위 랭킹 ‘경우의 수’를 세며 희망을 품어봤지만, 지난 28일 콩고민주공화국이 우즈베키스탄에 3-1로 이기면서 가능한 경우의 수가 모두 사라져 결국 탈락했다.
월드컵에서 사상 최악의 성적을 낸 대표팀은 귀국 행사 없이 30일부터 귀국한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감독직에서 사퇴한 홍명보 전 감독과 함께 김문환(대전), 김민재(뮌헨), 백승호(버밍엄시티), 설영우(즈베즈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조현우(울산), 황인범(페예노르트), 황희찬(울버햄프턴) 등 선수 8명은 3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손흥민 등 나머지 선수들도 오는 1일까지 순차적으로 귀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