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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수천씨 알루미늄 큐브 설치전 ‘밀레니엄 2000‘

    설치작가 전수천의 알루미늄 큐브(입방체)가 새 천년의 첫 밤을 밝힌다. 지난 95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국내작가로는 처음으로 특별상을 받았던 작가는 2000년 1월1일 0시를 기해 서울 세종문화회관과 종묘에서 ‘밀레니엄 2000-지혜의 박스’전을 동시에 펼친다.작가에게 5년만의 첫 국내 무대라는의미가 있는 이번 전시는 오프닝 시간과 함께 설치장소의 특별성이 주목되고있다. 세종문화회관 전시는 이 기관이 올 초 재단법인으로 새롭게 출발하면서 과거 대관 위주의 소극적인 운영에서 벗어나 기획한 최초의 초대전이다.30일간 계속되는 이번 전시는 회관 데크 플라자 중앙과 중앙계단에 1,001개의 은빛 큐브를 설치하는 것이 주내용이다.가로 세로 9.5cm 높이 21cm의 큐브 1,000개를 데크 플라자 중앙에 커다란 사각형으로 설치하고 그 중앙에 가로 세로높이가 모두 55cm인 대형 정육면체 큐브를 놓는다.그 밑면에는 푸른 빛 네온을 설치하며 중앙계단에도 V자형으로 큐브를 설치한다. 작가는 “광장과 계단의 설치작품은 일상적 시간의 흐름 속에 무한한 가능성을 시각화한 것”이라고 말한다.계단에서 역삼각형으로 설치하여 광장의직사각형으로 연결되는 큐브의 연속성은 미래지향성과 안정의 개념으로 구성된다는 것이다.특히 큐브에 대해 “문화와 문명의 모든 창조적 가능성을 집약한 것으로서 육면체 속에 논리와 실체,그리고 우리의 정신적 저력을 담는그릇”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세종문화회관의 임은미 큐레이터는 “작품이 광활하게 펼쳐진 새로운 우주공간에 파장을 일으키는 진동으로 보여지도록 구상했다”고 덧붙인다. 전수천은 세종문화회관과 동시에 조선 왕조의 역대 왕과 왕비들의 신주를모신 사당인 종묘 정전 앞 석광장 위에 2,001개의 큐브전을 펼친다.이 큐브들은 세종문화회관 설치물과 똑같은 크기로 작은 것 2,000개와 큰 것 1개이다.작은 큐브 중 붉게 녹슨 색의 1,000개는 지나간 천년의 이미지를 담고 있으며 거울과 같이 광택이 나는 알루미늄으로 제작된 또다른 1,000개는 찬란하게 빛날 새로운 1000년의 이미지를 담았다.동일한 간격으로 놓여질 이 큐브들 한가운데에 푸른 빛이 퍼져나오는 투명유리로 만든 대형 큐브가 설치된다. 작가는 설치 장소인 종묘를 단순한 사당이 아닌 조선 왕조의 정신적 버팀목으로 보고 있으며 특히 종묘가 지닌 고요함과 절제됨,웅장한 움직임과 강한힘 속에서 우리 민족 고유의 미학적,정신적 바탕을 감지하고 있다.종묘라는공간이 일상적 시간의 흐름을 초월하여 죽은 자와 산 자가 한데 어울리는 영적인 교류를 가능하게 했던 것처럼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서 과거와 미래,지난 천년과 앞으로의 천년이 만나는 현재를 담아내고자 하는 것이다.종묘는전시가 개시되는 1월1일 0시부터 2시까지 일반에 이례적으로 공개된다. 김재영기자 kjykjy@
  • [21세기 여성시대] (10)문화계

    20세기 과학문명의 놀라운 발전과 함께 인간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풍요롭게 이끌어온 힘은 바로 문화의 힘이다. 이같은 문화계에서 여성 위상의 중요성은 상대적으로 여타 분야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20세기들어 권리가 크게 신장된 데 힘입어 여성 특유의 섬세한 필치,뛰어난 감수성 등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장(場)이 제공된 덕분이다.이들 20세기 문화계 여성들의 회고를 통해 21세기 여성시대를 진단한다. 20세기들어 세계 문단에서 여성의 위상을 확인시킨 이는 미국의 버지니아울프(1882∼1941).그녀는 ‘세월’을 통해 시간의 느낌과 역사적 시간에 대한 등장인물의 자각 현상을 전달하려는 시도와 함께 소설 형식에 파격미를더했다.영국 출신 아가사 크리스티(1891∼1976)는 노처녀 미스 마플을 통해사건을 하나하나 풀어나가며 짜릿한 전율감을 느끼게 하면서 추리소설 부문에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어린 소녀의 일기’라는 제목으로 출판된 안네의 일기를 통해 독일 나치치하의 강제수용소 참상을 고발한 안네 프랑크(1929∼45),특권층인 백인 가정에서 태어났으면서도 남아프리카공화국 아파르트헤이트(인종격리정책)를전 세계에 고발한 나딘 고디머(76) 등도 20세기 문단을 뒤흔드는 기폭제가됐다. 은막에서도 마찬가지.안개 자욱한 런던의 워털루 다리를 무대로 펼쳐지는‘애수’의 비비안 리(1913∼67)는 타라 농장에 우뚝 선 열정의 화신 ‘스칼렛 오하라’로 생생히 기억되고 있다.오드리 헵번(1929∼93)은 ‘로마의 휴일’에서 세기의 스타로 떠오르며 가냘프고 우아한 귀족스러운 자태로 남성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현대판 신데렐라인 그레이스 켈리(1929∼82)는 무명 배우에서 ‘하이 눈’,‘다이알 M을 돌려라’,‘갈채’ 등에서 열연함으로써 월드스타로 발돋움한뒤 모나코 왕비가 돼 영화같은 인생을 살았다.잉그리드 버그만(1915∼82)은헤밍웨이 원작 ‘누구를 위해 종을 울리나’로 스타덤에 올라 ‘카사블랑카’,‘가스등’ 등을 통해 팬들의 영원한 연인이 됐다. 20세기 최고의 섹스심벌 마릴린 먼로(1926∼62)는 숱한 스캔들을 뿌렸지만‘7년만의 외출’ 등을 통해 스캔들보다는 연기와 춤,노래에도 뛰어난 재능이 있음을 보여줬다.수정처럼 맑은 목소리와 매끈한 미모로 우리들에게 널리알려진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스타 줄리 앤드류스(64), ‘남편을 8번이나 갈아치운’ 20세기 최고의 미인 엘리자베스 테일러(66),‘원초적 본능’에서 얼음 송곳으로 남자의 심장을 찌르며 전세계 남성팬들을 열광시켰던섹시한 악녀 샤론 스톤 (42) 등도 스타의 반열에 올랐다. 대중음악계 역시 쥐락펴락하고 있다.재즈계의 전설로 불리는 빌리 홀리데이(1915∼90)는 선천적으로 작은 목소리를 특유의 감성적인 집중력을 불어넣어오히려 장점으로 승화시켰다. 독특한 발성,드라마틱한 창법,날카로운 집중력으로 당시 가장 인기 있고 사랑받은 재즈 보컬리스트였다. 빌리 홀리데이 이후 한동안 침체상태에 빠지기도 했으나 90년대에 들어서며여성 팝가수들이 세계 팝계를 이끌고 있다. ‘미국 팝계의 히로인’ 머라이어 캐리(28),‘팝무대의 퍼스트레이디’ 휘트니 휴스턴(35),‘검은 진주’로불리는 마이클 잭슨의 동생 재닛 잭슨(32) 3인방이 바로 그들. 비디오시대를맞아 가창력 뿐 아니라 탁월한 비디오적 외모를 갖춰 팬들을 매혹시키고 있다. 90년대 후반에는 특유의 감미로운 목소리를 선보이고 있는 캐나다 출신의셀린 디옹(31)이 급부상했다.세기말 팝계의 최고 여왕은 단연 로린 힐(24)이다.디바붐과 힙합을 앞세워 지난해 첫 솔로 앨범 ‘미스 에듀케이션 오브 로린 힐’을 발표한 이후 롤링스톤 뮤직상 등 상이란 상은 거의 다 휩쓸고 있다.‘섹스의 여왕’‘섹스 심벌’‘섹스의 여신’으로 불리며 LP음반·영화·광고모델 등을 통해 무려 1,500억원 이상을 벌어들여 연예계에서 가장 성공한 사람으로 꼽히는 가수겸 배우 마돈나(41) 등을 제외하고는 팝계를 논할수 없다. 김규환기자 khkim@ *20세기 여성지위 변화는 '혁명적' 서양 중세신학자들은 “여성은 신의 형상에 따라 창조되지 않았다”는 주장을 폈다. 그런가 하면 15세기 교회는 성모 마리아가 귀를 통해 (하나님의 말씀으로) 임신을 했으므로, 여성은 공적 장소에서 귀를 가려야 한다는 포고를내렸다. 물론 그 비슷한 시기에 노르망의 여성들은 윌리엄 정복왕에게 군에 끌려간남편들을 가정으로 되돌려보내 아내들의 성적 욕구를 충족시켜달라는 건의를올리기도 했지만 18세기 이전까지 여성은 남성의 ‘종속물‘이었다. 뉴욕타임스 매거진은 지난 5월 16일자에 ‘밀레니엄 여성’이란 제목의 전권 특집에서 과거 여성의 위치를 이렇게 정의했다.그러면서도 지난 1000년간여성의 사회적 지위변화는 ‘지난 1000년 역사상 가장 심오한 혁명’으로 꼽았다. 이 말을 뒤집어 보면 본격적인 여성혁명은 19세기 이후에야 이뤄어지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대부분의 학자들도 산업혁명이 여성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여성의 역할을 어머니에서 사회적 인물로 확대하는 계기가됐다고 보고 있다.그러나 정치.경제.사회 등 전분야에 여성들이 진출하기 시작한 것은 20세기 후반의 일이다.1960년대 들어서서야 고급전문직에 대한 여성진출이 크게 늘어난 대목에서도 잘 확인된다. 최근 미국을 보면 대학졸업생의 60%가 여성들이 차지하기에 이르렀다.또 여성들이 기업의 3분의 1을 소유하고 있으며 맞벌이 가정에서 아내가 남편보다더 많은 수입을 올리는 경우도 전체의 거의 4분의 1이나 된다. 21세기가 여성의 시대라는 의미는 이같은 현실 참여의 수적 증가나 역사의유추를 통한 평면적인 전망에서 비롯된 것만은 아니다.시대적 필요와 요청이라는 지적이다. 서로 무기를 갖고 한 공간에서 전쟁을 하던 시대에는 남성이 유리했지만 첨단 지식과 정보에 기반하여 새로운 형태의 전쟁을 하는 시대에는 양상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걸프전 당시 여성 병사가 미사일을 조정했던 사실이나 요즘 사회적으로 두드러진 남성의 여성화 경향도 같은 맥락이며,이와 관련해 가족제도에도 상당한 변화가 에측되고 있다. 물론 걸림돌은 있다.아직도 세계 많은 여성들이 가족이 선택한 남자와 결혼하기를 거부했다는 이유로,또는 음란한 행동을 한 의심이 간다는 이유만으로남자 친척들에게 살해당하고 있다. 동유럽 여성들의 지위는 공산주의의 붕괴이후 오히려 더 낮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일부 학자들은 미국에서도 여성들이 아직 완벽한 평등을 누리고 있지 않다고 지적한다. ‘밀레니엄 북’의 공저자 게일 콜린스는 여성들이 남성들과 똑같이 기업체의 관리자가 될 기회를 누리는 것은 2270년경에야 가능할 것이며 의회에서남녀 의원의 비율이 같아지는 것은 2500년이나 되어야 이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때가 오면 세상은 더 좋은 곳이 될 것 같다는 전망이다.여성들은 우선 무력 사용을 싫어하며 가난한 사람들에 대해서도 호의적이기 때문이다. 김병헌기자 bh123@
  • 한국민족학회·한양대‘세계종말과 새시대’심포지엄

    새 천년을 맞는 시점에서 종말론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특히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 종교문화에 배어있는 종말론은 원천적으로 위험한 사상과 이론에 불과한 것인가. 한국민족학회와 한양대 민족학연구소가 19일 한양대 백남학술정보관 국제회의장에서 마련한 ‘세계종말과 새 시대’심포지엄은 동아시아 각 종교에 담겨있는 종말론의 의미를 조명하면서 새 천년의 가치관을 정리해 관심을 끌었다. 참석자들은 ‘후천개벽 사상’과 불교의 ‘말법론(末法論)’,한국의 샤머니즘에서 종종 거론되는 종말론 논의 등은 일견 세상의 끝을 알리는 서구의 종말론과 같은 것처럼 들리지만 사실은 이와 다른 내용으로 새로운 이해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명지전문대 황선명 교수는 ‘종말론과 후천개벽’이란 발제를 통해 “2000년의 새 밀레니엄을 맞이하면서 후천개벽 사상이 일종의 종말론으로 인식됨은 큰 잘못”이라고 못박았다.황교수는 “서구의 종말론은 신의 전지전능한힘에 의해 역사의 종말이 다가온다고 하는데 반해 후천개벽은 우주론적인 그것도 동양의주역의 사상에서 유래하는 우주의 스스로의 내재율에 의거해 스스로 생성변화가 이루어진다는 사상으로 서구의 것과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따라서 후천개벽설은 시간적인 범주에서 볼때 하나의 영원회귀 사상이며,서양의 일직선적인 역사관과는 정반대의 성격을 지니므로 그리스도교적 종말론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하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동국대 고영섭 교수는 ‘불교의 말법론’ 발제에서 “불교의 삼시론에서의말법시에 대한 담론은 불교의 무상적 시간론을 일탈한 해당 시대의 비관적역사관일뿐 불교 일반의 논의가 결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고교수는 “인과가 둘이 아니고 자타가 둘이 아니라고 보는 불교적 관점에서 볼때 시간을실체화해 시작과 끝을 설정하는 종말론은 현실적 고통을 소멸하는 데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않는 희론(戱論)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따라서 시간의시작과 끝을 기다리지 않는 무상의 시간관에서 볼때 한중일 삼국에서 전개된 말법사상은 해당시대의 교단의 박해,도덕적 타락등에서 비롯된 지극히 제한된 역사관이며 하나의 변주일 뿐이라는 것이다.불교의 3시론,즉 불교의 황금시대,형식적 불교시대,불법의 멸망시대로 나눈 말시론은 도리어 불교의 황금시대였던 황금시대로의 회귀에 대한 염원을 담고 있는 것으로,불교 교단 안팎에서 자행된 폐불과 훼불에 대한 위기감 속에서 형성된 일시적이고 제한적인 역사관일 뿐이라는 주장이다. 한양대 조흥윤 교수는 ‘한국 샤머니즘과 세계종말’에서 “제주도 지방의‘천지왕본풀이’신가와 함경도 함흥 지역의 큰 굿에서 불리는 ‘창세가’에 부분적인 세계종말의 위기와 말세가 나타나지만 여기에 영웅과 성인이 개입해 신화적 시간이 펼쳐지고 세계종말은 새로운 시대의 도래로 전환되고 있다”고 해석했다.또 경주 함월산 기림사에 전해오는 사찰 연기(緣起)설화나 여러 안락국 이야기에 꽃밭이 시드는 세계종말의 위기론이 등장하지만 여기에서 등장하는 종말론은 다른 어느 종교와 신화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특징을갖고 있다고 주장했다.즉 구원이 수직적이 아니라 수평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기독교에서는 예수가 하늘로 올라가고 구원은 하늘로부터 내려오는 것으로 되어 있으나 한국의 샤머니즘의 구원론은 현실에서 강하나를 건너 도달하는 그런 곳이라는 설명이다.조교수는 “샤머니즘은 한국 사회문화의 기층이자 오늘날 그 주변을 이룬다”면서 “샤머니즘은 흔히 비합리적이고도 부정적인 현상으로 취급받고 있으나 이는 오해”라고 주장했다. 김성호기자 kimus@
  • 새천년 D-100일 金대통령 대국민 메시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새천년 D-100일을 하루 앞둔 22일 메시지를 발표,“우리 모두 힘을 합쳐 새로운 도전에 적극 대처해 자랑스러운 새천년의 통일한국을 가꾸어 나가자”고 호소했다.다음은 메시지 전문. 존경하는 국민여러분.오늘로 새로운 천년 21세기가 100일 앞으로 다가 왔습니다.우리 앞에 펼쳐질 새 시대는 단순한 시간의 변화가 아니라 인류의 의식과 문화의 대전환을 의미합니다. 오늘 저는 100일후면 다가올 이 문명사의 역사적 대전환점을 바라보며 국민 여러분과 함께 우리가 맞을 새 천년,21세기의 꿈과 희망,그리고 도전을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지난 20세기는 우리에게 큰 교훈을 남겨주었습니다.전반 반세기에 걸친 국권상실,후반 반세기의 남북분단과 전쟁,그리고 IMF의 경제난국까지 겪어야했습니다.그러나 우리는 결코 좌절하지 않았습니다.그렇게 불가능 할 것 같이 보였던 민주화를 우리 국민은 굽힐 줄 모르는 투쟁과 헌신을 통해서 50년만에 성취한 것입니다.세계가 놀랄만큼 빠른 시간에 IMF 외환위기를 극복한것도 우리 국민입니다.이번 APEC 회의에서도 한국의 경이적인 경제회복이 칭찬과 부러움의 대상이 되었습니다.이는 바로 우리 국민의 위대한 저력에 대한 평가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새로운 세기,새로운 천년은 인류 역사상 최대혁명이라 할 수 있는 ‘지식혁명시대’가 될 것입니다.지식과 정보문화의 창조력이 국부의 원천으로 되는시대가 됩니다. 그것이 우리 민족에게는 다시 없는 기회입니다.세계의 주역이 될 수 있는절호의 기회가 온 것입니다. 우리 민족은 21세기를 위해 태어난 민족이라 해도 좋을 것입니다.세계 어느 민족에 뒤지지 않는 높은 교육수준과 문화적 창의력의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도전정신과 진취적 기상이 드높은 저력있는 민족입니다. 우리는 21세기의 새로운 도전에 바로 대처해야 합니다.우리 민족은 조선왕조말엽 근대화가 역사의 필연이었던 시대에 이를 외면하다가 근대화를 받아들인 일본에 국권을 상실한 쓰라린 역사가 있습니다. 우리는 21세기의 도전에 바르게 대응하면 세계 일류국가가 될 것이고 실패하면 과거 100년의 설움을 또 한번 되풀이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우리 모두 힘을 합쳐 새로운 도전에 적극대처해 나갑시다.이것이 새천년을 맞는 우리의 자세일 것입니다. 그리하여 평화가 들꽃처럼 피어나고 번영이 강물처럼 흐르는 자랑스러운 새천년의 통일한국을 가꾸어 나갑시다.
  • 서울市-자치구‘가정도우미’로 속앓이

    서울시와 25개 자치구가 가정도우미 제도 때문에 딜레마에 빠졌다.제도에문제가 많아 개선책을 마련,시행하려다 가정도우미들이 노조를 결성,조직적으로 저항하는 바람에 개선은 고사하고 이들의 요구조건을 수용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가정도우미 제도는 시가 유급으로 봉사자를 고용,거동불편 노인이나 중증장애인들을 도와주도록 한 것으로 지난 96년 4월부터 시행돼왔다.현재 구청별로 적게는 8명에서 많게는 40명까지 총 620명이 월 52만∼70만원의 활동비를지급받으며 활동중이다. 시는 그동안의 운영결과 봉사자의 함량부족,활동시간내 사적 용무,서비스소홀 등 문제점이 많다고 보고 개선안을 마련,지난 3월 말부터 시행하도록각 구에 시달했다.개선안은 활동시간을 8시간 전일제에서 4시간 파트타임제로 바꾸고 1년단위의 재위촉 제도를 도입,부적격 봉사자들을 해촉할 수 있게했다. 20∼65세인 연령도 30∼60세로 제한하고 중풍이나 치매환자를 돌볼때지급되던 특별서비스수당도 폐지했다. 이에 대해 가정도우미들은 사전협의 결여와 봉급이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등의 이유로 반발하고 나섰다.각 구청 대표들은 ‘서울시 가정도우미 노동조합’을 결성,시와 구를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했다. 시는 처음 이들의 노조결성 자격을 문제삼으며 교섭요구에 불응했지만 노동부에서 결성 자격을 인정하는 유권해석을 내리자 어쩔수 없이 교섭에 응하기로 했다.교섭테이블은 조만간 마련될 전망이다. 이렇게 되자 시는 연월차수당,퇴직금,의료보험료 등을 부담하는 것은 물론활동비 인상요구에까지 직면,혹떼려다 혹붙인 꼴이 됐다.당장 올해 59억원이던 예산을 내년에는 69억원으로 늘려 편성해야 했다. 이옥동 노조위원장은 “제도개선이라는 명목으로 자행된 부당노동행위를 더이상 참을수 없어 노조를 결성했다”면서 “앞으로 우리의 권리를 찾는데 모든 힘을 집중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노인복지과 여창권(呂彰權) 사무관은 “8시간 활동체제는 시간의 누수가 너무 많다”면서 “이 제도를 효율적으로 시행하기 위해서는 어떤 식으로든 개선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조덕현기자 hyoun@
  • 한국 평면회화의 젊은 힘 한눈에

    ‘회화의 회복-21세기의 주역’전이 서울 성곡미술관에서 10월14일까지 열린다. 오늘날 심화되고 있는 미술의 탈장르화와 실험정신에 의한 평면의 해체 양상 속에서도 전통적 평면 회화의 미감을 추구해온 젊은 작가 21명의 집단초대전이다.이들 작가들은 여러가지 새로운 표현매체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오일이나 아크릴의 ‘물감성’,그리는 행위,그리고 2차원으로 제한되는 평면에 매혹되고 집착하면서 전통 회화가 21세기 미술의 주역으로 회복되리라 기대한다. 전시회를 주최한 미술관과 주관한 월간 ‘미술시대’는 21세기 한국 회화미술의 붐을 일으킬 미래의 주역으로 이 작가들을 선정했다.주최측의 작가선정이 자의적일 수 있고 출품작이 꼭 빼어난 명품이라 할 수는 없지만 한국 평면회화의 젊은 힘을 모아보는 전시회로 시도되었다. 전시회를 기획한 윤상진 성곡미술관 큐레이터는 초대작가들을 몇몇 그룹으로 묶어 설명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종목·김택상·고낙범·김찬일·엄정순·박영근 등은 기존의 회화전통 속에서 새로운 미니멀화된 이미지 또는 형상의 구축과 함께 시간의 문제에 귀결하려는 작가들로 지목된다.특히 이종목은 동양회화가 가지고 있던 기본적인 개념과 요소들만으로 풍부하고 명상적인 의미가 담긴 미니멀한 그림을 그리고 있다. 전통적인 리얼리즘의 흐름 속에서 새로운 주제의식과 미래에의 환기에 주목하는 그룹에 다수 작가들이 묶여진다.강운·김재홍·이강화·조광현 등은 한국 리얼리즘 화풍에 근거를 두면서 제각기 나름의 의식과 철학을 풍경의 언어로서 구축하고 있다.이중 이강화의 경우는 쉽게 지나칠 수 있는 풍경 속에서 자신의 관념세계가 투영된 내면의 풍경을 이끌어 낸다. 앞의 네 작가가 자연의 실체를 통해 리얼리즘을 구축해나고 있다면 김지원과 정세라의 경우는 일상 속에서 그 답을 찾아가고 있다.또 동양화의 조순호와 박순철 역시 기존의 전통적인 양식에서 벗어난 개성있는 필치를 과시하고 있다. 화면 자체에서 우러나오는 회화적 전통의 맛과 미의 구현에 충실한 작가들로 장현재·하정민·정현숙·이은호·정용일·도윤희·김성남 등을 묶을 수있다.특히 도윤희는 서양의 낭만주의와 동양의 신비주의를 적절히 조화시켜한국 회화미술의 세계화에서 한 모델로 제시된다. 김재영기자 kjykjy@
  • ‘脫한국성’ 속에 숨겨진 치열한 예술혼

    한국의 예술가는 빠르든 늦든 ‘한국적’이란 문제와 운명적으로 맞닥뜨린다.이 운명적 문제를 바쁜 길을 막는 바윗돌인 냥 요리조리 피하기만 하는예술가도 있지만 어떤 이들은 오히려 보편적·세계적 예술성의 광활한 하늘로 솟구치는 그네로 삼으려 한다. 바윗돌이 가뿐한 그네가 되기 위해선 예술가는 자기와 피나는 싸움을 벌여야 한다.미술 작품이 이런 내면투쟁의 아름다운 뒷모습일 때 보는 이는 즐겁다. 갤러리 현대는 ‘최선호-시적 변용’과 ‘박윤정-팽이:시간·공간’ 두 전시회를 나란히 20일부터 연다.흔한 그룹전도 만남전도 아닌 두 전시회는 우연히 물리적 전시공간만 같은 ‘따로따로’ 전처럼 보이나 양 작가는 ‘한국’ ‘한국적’이란 관점에서 우연찮은 인연과 기맥 상통함을 보여주고 있다. 최선호는 한국화를 가운데 두고 두번의 변신을 단행한 작가다.70년대 말 대학 전공을 도중에 서양화에서 동양화로 바꾸었으며 한국미술 전문인 간송미술관에서 10년동안 동양화를 연구하다가 다시 미국으로 가 서양미술을 공부했다. 뉴욕에서 한국화를 버리고 미술을 새로 시작한 것이 아니라 전통회화와 전위적 서양미술의 접목을 꾀한 것이나 그의 작품은 얼핏 서양화,그것도 선과 색의 단순화에 온 힘을 기울이는 미니멀 아트로 다가온다. 작가의 이력은 작품을 보다 진정하게 감상하는 데 방해가 될 수도 있다.그러나 서양화 같은 외양이 작가의 한국화에 대한 열정에서 솟아난 변신임을알 때 그림이 더 가깝게 다가온다.실제 어떤 거리를 지키려는 절제력이 돋보이는 그의 미니멀 아트적 그림은 조금 있으면 온기가 느껴진다.캔버스에 아크릴릭으로 그냥 채색한 것이 아니라 한지를 배접하듯 부치고 그 위에 염료와 아크릴릭을 혼합 사용했고 한국 전통적 색상인 쪽빛,노란 치자색,다홍을주로 쓰고 있다.모시나 삼베를 겹쳐서 생겨나는 촉감과 헝겁을 이어서 생기는 선의 느낌이 잘 표현되어 있다고 평자들은 말한다. 이번 전시회 그림은 주로 직선을 사용하고 있지만 따뜻하고 인간적인,가공되지 않고,다듬어지지 않은 선들로 오히려 푸근하게 느껴진다(박규형 갤러리현대 아트디렉터)는 것이다. 이처럼 최선호가 한 줄의 직선긋기를 통해 한국화의 새 지평을 열려고 끈기있게 노력하고 있다면 60년대 말 한국을 떠난 뒤 한국에서 첫 전시회를 갖는 박윤정의 ‘한국’은 한번만 정통으로 겪으면 끝인 무지막지한 격통같은 것이다. 한국 대학원에서 도예를 공부한 그는 미국유학과 동시에 한국에서 배운 미술공부를 비롯 한국적 미개념에 일대 혼란을 느꼈고 절망과 방황 끝에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한국’은 저 밑 내면으로 침전된 지 오래였다. 30여년 간 미국에서 9회의 전시회를 열고 현재 샌디에이고 시립대 교수로재직하고 있다.박윤정의 흙을 이용한 조각,부조,설치작업은 한국적 관점에서 보면 이국적일 만큼 주변이나 남의 시선에 괘념치 않은 강렬한 집중력을 내비친다. 박윤정의 이번 전시회 주제는 팽이로 작가는 “팽이가 만든 자국은 우리 인생의 흔적이요,팽이가 주는 그림자는 시간의 흐름이다”고 말한다.우주 공간에서의 인간 모습을 팽이에 비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단순하나 스케일 큰 개념,소수의 강한 색채,단호하고 자신에 찬 형상 등이 어필하는박윤정의 팽이에서 우리는 한국과 상관된 주저흔이나 여백을 발견하지 못한다.한국전시회에서 강조될 수 밖에 없는 박윤정의 이같은 ‘탈’한국성은 작위적인 망각이아니라 드문,보다 생산적인 기억상실로서 오히려 상큼해 보인다. 9월2일까지.(02)732-6111. 김재영기자 kjykjy@
  • 소프트뱅크 손정의사장 다룬 책 2권 출간

    “나의 목표는 디지털 정보혁명으로 세계 최고가 되는 것이다”.인터넷 신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재일교포3세 기업인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42)의 미래의 꿈이다.그의 꿈은 허황된 환상이 아니다.그는 디지털 정보혁명으로 가는 인터넷 고속도로를 가장 앞서서 달리고 있다.미국 경제 잡지 포브스 7월호는 ‘인터넷의 지배자’,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사이버 엘리트’,뉴욕타임스는 ‘인터넷 제국을 일군 황제’라는 헌사를 그에게 보냈다. 동양의 빌 게이츠라는 별명이 이제는 오히려 어색한 손정의에 관한 책이 두권 번역·출간됐다.‘손정의의 21세기 경영전략’(이시카와 요시미 지음 이정환 옮김,소담출판사 8,000원)과 ‘손정의:인터넷 제국의 지배자’(다키다세이치로 지음 양억관 옮김,황금가지 7,500원) 등이다. 이 책들은 다같이 벤처기업에서 세계적인 인터넷 기업가로 성장한 손정의사장의 삶과 기업경영을 다루고 있다.다만 ‘손정의 21세기 경영전략’은 기업경영에,‘손정의:인터넷 제국의 지배자’는 손정의 개인의 감동적인 휴먼스토리에 약간의 무게를 더 두고 있다. 손정의는 인터넷 혁명이 모든 것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예측한다.그가 말하는 정보혁명의 네가지 단계에서 마지막 단계의 핵심도 인터넷이다.정보혁명의 첫번째 단계는 아날로그 정보 테크놀로지,두번째는 아날로그 정보 서비스,세번째는 디지털 정보 테크놀로지,네번째는 디지털 정보 서비스다. 그는 2단계에서 3단계로 힘의 중심이 이동한데 이어 이제는 4단계로 접어들고 있다고 말한다.“미국의 경우 3단계 회사인 마이크로소프트·인텔·시스코·오라클 같은 회사들의 주식 총액이나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2단계 회사인 타임워너·디즈니·뉴스 코퍼레이션 같은 회사들을 압도하고 있다.그러나역사의 수레바퀴는 빠르게 돌아 이제는 4단계로 바뀌기 시작했으며 4단계 회사의 시가 총액은 1단계·2단계·3단계를 모두 합한 규모를 초월할 정도로거대해질 것이다”. 그는 특히 기업경영에서 시대의 흐름을 단순하게 읽어내라고 권고한다.“텔레비전이 편리하기 때문에 널리 보급됐듯이 컴퓨터나 인터넷의 흐름에 대해서도 망설이지 말고 사람들에게 편리하니까 확산된다고 단순하게 생각해야한다”.그는 야후에 투자할 당시의 이야기를 들려준다.“정보를 공짜로 제공하고 광고로 수익을 얻는다는 말을 듣고 그 자리에서 ‘이것이다’라고 생각했다.정보를 공짜로 제공하니까 급속도로 확산될 것이고 반드시 성공할 수있다고 확신했다.인터넷 광고수입은 TV·라디오·신문의 광고규모를 넘어설것이라고 단언한다”. 그는 “만약 내가 국가의 리더라면 인터넷 고속도로를 10년동안 무료로 사용하도록 하겠다.인터넷이 10년동안 공짜라면 일본의 뒤처진 정보산업을 단숨에 만회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컴퓨터가 인간을 추월하는 것은 시간의 문제일 뿐이라고 예측한다.“30년후에는 컴퓨터의 뇌세포라 할 수 있는 컴퓨터 소자의 수가 6조개가 될 것이다.그러나 인간의 뇌세포는 300억개이다.‘뇌세포’의 수가 200배 이상 차이나 남으로 당연히 컴퓨터가 더 현명해질 것이다.나는 그런 세계를 구상하고 있다”. ◆손정의 사장 프로필?1957년 일본 규슈에서 재일동포 3세로 태어났다.할아버지는 밀항선을 타고 일본에 건너간 광원이었다. ?74년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버클리 대학 경제학부에서 공부. ?82년 일본으로 돌아와 소프트뱅크 설립.소프트뱅크는 국내외 7,000여명의직원을 가진 거대 그룹으로 성장. ?98년 온라인 증권회사 E트레이드 설립.98년 ‘포브스’선정 세계 9위 갑부 (자산 22억달러)?현재 ‘야후 Japan’ 등 120여개의 인터넷 관련 기업 장악. 이창순기자cslee@
  • [이세기 칼럼]‘한국판 우드스톡’과 청년文化

    1950년대 미국 대도시의 가정들은 중산층에 속하는 풍요를 누렸으나 도심구석구석이 슬럼화하자 교외 신흥 주택지로 옮기면서 ‘더 나은 삶’을 추구하게 되었다.그러나 교외생활이란 자칫 자극에 둔감해지기 십상이어서 그들은 무료를 달래기 위해 생산과 소비와 이윤의 충실한 속박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 시인 A.긴즈버그는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전기제품과 자동차,브랜드상품을사들이는 과소비 행태를 보고 ‘미국은 물질만능에 미쳐 있다’고 독설을 퍼붇기도 했다.비트제너레이션의 기수이던 잭 케루악의 소설 ‘온더 로드(路上에서)’에서 ‘어느 집이나 거실 한복판에는 TV 한 대가 놓여 있고 어느 집이나 똑같은 프로그램을 보고 있다.우리는 그 어느 누구나 똑같은 생각을 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게 아닐까’라는 대목이 이를 잘 대변해준다.소설의 주인공은 덴버에서 시카고에 이르는 대륙 횡단에 올라 바람보다 빠르게,운명보다 빠르게 우울을 향해 달리면서 지루한 일상으로부터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 어느 시대나 새로운 세대와 새로운 질서가 있다.그리고 사회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가장 먼저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청소년들이다.요즘의 젊은이들은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와 평화를 갈망하면서 주술 같은 랩을 좋아하고 인간의 정신까지도 지배하는 컴퓨터를 동반자로 삼는가 하면 후크 선장의 보트처럼 치수 큰 신발을 질질 끌고 다니면서 고뇌하지 않는 자신들의 문화를 가꾸어나간다. 지난 69년 8월,뉴욕 교외의 막스 야스거스 팜에서 열린 우드스톡 록페스티벌은 무기력을 주체하지 못하던 미국의 젊은이들에게 생기와 활력을 심어주는 축제가 되었다.전국에서 몰려든 참가자는 무려 40만에서 50만명,예상을뛰어넘는 청중이 모여든 탓에 식량,화장실,의료장비 부족에다 이틀째 되는날은 폭우까지 쏟아지는 바람에 공연장은 아수라장이 되었고 식품 부족과 위생 불편 등이 폭력으로 폭발하기 쉬운 악조건을 조성하고 있었다.그러나 젊은이들은 어려운 가운데 서로 돕고 나누면서 조화와 평화,사랑이 충만한 신화 같은 페스티벌을 치러낼 수 있었고 후일 이는 미국 청년문화에 대한 ‘문화대혁명’으로 선언된 바 있다. 그 우드스톡이 한국에 상륙하여 31일과 8월1일에 인천 송도공원에서 ‘99트라이포트 록페스티벌’을 연다고 한다.한·미를 비롯,6개국 24개팀이 참가하는 페스티벌에서 캠프촌에 입소한 관객들은 먹고 자면서 21시간의 마라톤공연을 즐기게 되는 것이다.농구경기장만한 특설무대에 어디서나 똑같은 음량을 전해주는 첨단 사운드시스템 등 몇년 전만해도 상상할 수 없는 기발한아이디어가 아닐 수 없다.60년대 미국의 우드스톡 록페스티벌이 격변의 시기를 거친 젊은이들의 문화적 갈증을 해소시킨 역할을 했다면 우리로서는 경제위기감이 가져온 의기소침과 이와 상반되는 과소비 행태 속에서 불투명한 자신의 정체성을 공동체 의식 속에서 얼마나 창출해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것이다.더구나 지난 26일 폐막한 미국의 ‘우드스톡 99’는 폭염이 기승을부리는 가운데 24만명이 참가,약탈과 음향기기를 부수는 등의 난동으로 막을내렸다는 소식은 돌발사고와 공연 특성상 각종 안전사고,청소년들의 탈선 현장으로 전락할 가능성 등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주최측에 따르면 이번 공연에 참가하는 예상 관객은 3만여명.그러나 이번 캠프공연은 청소년들의 휴가를 지나친 억압과 간섭, 주의와 제한, 폐쇄로 묶어두기보다 하루쯤 뜨거운 열기와 열광으로 마음껏 풀어주는 일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다.그들의 집단행동은 도피주의적 성향보다 더 나은 사회에 자신들의 비전을 지지하기 위한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물론 남을 흉내내기보다 우리만의 정서로 아름답게 치러져 일생일대의 추억이 되고 우리 공연문화의 새 장을 개척할 수있게 되기를 바라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기성세대에게 청소년기가 있었듯이 청소년들도 곧 기성세대가 된다.미국의데이비드 리스맨은 그의 저서 ‘고독한 군중’에서 ‘어른의 눈으로 본 어른의 세계를 청소년이 이뤄야할 일로 생각해선 안된다’고 지적하고 있다.그들의 풍속과 문화를 지나친 노파심으로 폐쇄하거나 체제로 제도화하기보다 그들만의 함성을 곁들인 결속으로 대중매체로서의 음악이 갖는 힘이 얼마나 위대한가를 보여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논설위원 sgr@
  • [특별기고] 동족상잔 代를 이을 것인가

    북쪽의 경비정이 며칠을 두고 북방한계선을 넘나든다고 하더니 기어이 총격전이 벌어졌고,남북 양쪽을 합쳐서 100명 이상의 사상자가 났다고 한다.비록 짧은 시간의 총격전이었다 해도 그 결과가 앞으로 어떻게 번져갈지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세계대전으로 불리는 큰 전쟁들도 극히 사소한 일에서 발단된 역사를 우리는 알고 있지 않은가.전쟁 치고 처참하지 않은 전쟁이 있을까만,동족상잔이야말로 처절하고도 비참하기 짝이 없는 전쟁이다. 남북을 막론하고 한반도에 사는 사람중 6·25전쟁을 겪은 사람은 한마디로말해 불쌍한 사람들이다.그들은 동족의 다른 한쪽을 적으로 삼아 총부리를겨누고 싸운 사람들이다.그 뿐만이 아니다.그 전쟁이 끝난지 반세기가 지난후까지도 그들에게는 아직 북쪽은 적이요,전쟁때 도와준 미국은 혈맹의 우방으로 인식돼 있다.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 그들 대부분은 동족의 한쪽을 적으로 간주하는 민족인식 및 역사인식에 한정되어 있는 것이다.동족상잔이란그렇게 무서운 것이다. 6·25를 겪은 세대의 불행은 그것으로 끝나지않는다.전쟁이 끝난지 50년이나 된 지금까지도 전쟁을 경험하지 않은 그들의 아들딸과 손자 손녀들에게자기와 같이 북쪽을 적으로,그리고 미국을 혈맹의 우방으로 인식할 것을 강요하고 있다.그들은 그렇게 강요하지 않고는,자손들의 민족인식 및 역사인식에서 그것을 확인하지 않고는 불안해서 견딜 수 없는 것이다.동족상잔의 상처란 그렇게 깊은 것이다. 그런데 민족분단의 과정에 하등의 책임이 없을 뿐만 아니라 6·25 동족상잔때 태어나지도 않았던 남북의 젊은이들이 이제 군인이 돼 남북 기성세대의적대의식 및 대결의식에 따라 서로 총격전을 벌여 순식간에 100명 이상의 사상자를 냈다.그러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지만,언제 또 더 큰 총격전이 벌어지고 그것이 전쟁으로 확대될는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참으로 처참하고부끄러운 민족상잔이 대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6·25 동족상잔이 끝난지 반세기가 되면서 남쪽 4,000만 인구 중에는 그 전쟁을 직접 경험하지 않은 사람들이 훨씬 많아졌고,세월이 약이 되어 북쪽을적이 아닌 동족으로 인식하고미국을 혈맹의 우방이라기보다는 하나의 타국일 뿐이라 인식하는 젊은이들이 훨씬 많아졌다.그것이 21세기를 내다보며 전쟁통일도,흡수통일도 아닌 평화통일을 전망하게 된 가장 중요한 원인이기도하다. 그런데 다시 남북의 젊은이들이 총부리를 맞대고 싸워서 사상자가 나고 서로 적개심을 높이는 언설이 오가고 있으며,미국 핵잠수함 등이 다시 이 땅에 증파된다고 한다.6·25전쟁 50년이 지난 지금 이 땅에 남북 젊은이들이 서로 피를 흘리고,미국이 또 혈맹의 우방 자리를 더욱 굳혀가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간다면 언제쯤에나 남쪽 젊은이들에게 북쪽의 젊은이가 다시 동족으로 인식되고 미국이 혈맹의 우방이 아닌 타국이 될 것인지,그리하여 언제쯤에나 전쟁통일도,흡수통일도 아닌 진정한 의미의 평화통일이 전망될 수 있을지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흰옷 입고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대대로 살았다는 이 한반도가 어쩌다가 남의 힘까지 빌리면서 대를 이어가며 동족상잔이나 하는 한심하고도 창피한 땅이 되었는지.민족의 다른 한쪽이 적으로만 보이는 민족인식 및 역사인식이 청산되지 않는 한,대를 잇는 동족상잔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이번 총격전에 희생된 젊은이들은 남북 기성세대의 ‘동족상잔적 역사인식’의 희생물이다.삼가 명복을 빌고 쾌유를 빈다. [姜萬吉 고려대 명예교수]
  • [이어령의 새 천년읽기] 타임 캡슐과 埋香

    변화하는 시대,새로운 패러다임이 요구되는 시대다.변해야만이 세계화 지구화의 당당한 일원이 될 수 있으며 나라의 운명도 여기에 좌우된다.본지가 우리 시대의 지성이자 문명비평가인 새천년준비위원회 위원장 李御寧 이화여대 석좌교수의 미래를 내다보는 ‘이어령의 새천년읽기’를 연재하는 것도 이같은 여망을 담아내기 위해서다.이교수의 에세이는 미래를 향해 깊이와 재미를 함께하는 연재가 될 것이다. 타임 캡슐을 묻는다.지방자치단체에서도 기업이나 사회단체에서도 땅을 파고 타임 캡슐을 묻자고들 한다.타임 캡슐은 이제 새 천년 맞이 행사의 감초가 되어 버렸다.하지만 천년전의 우리 조상들처럼 후세를 위해 향목(香木)을 묻고 매향비(埋香碑)를 세우자는 사람은 드물다.대체 타임캡슐은 무엇이며매향비는 또 무엇인가.바로 이것이 어쩌면 새 천년의 의미를 탐색하는 우리의 중요한 화두가 될는지 모른다. 타임 캡슐을 맨 처음 땅에 묻은 것은 미국이었다.1939년 뉴욕 박람회 때 웨스팅하우스사는 어뢰모양으로 디자인된 길이 7.5피트 직경 8인치 가량의 캡슐 하나를 땅속에 묻었다. 그 안에는 미국인들이 일상적으로 쓰고 있는 칫솔 카멜담배 인형과 같은 35종의 일용품,음악,예술을 비롯한 2만3천 페이지 분의 문화 정보를 담은 마이크로필름이 들어 있었다.그리고 그 한구석에는 미래의 인간들에게 보내는 편지글도 준비되어 있었다. 지금도 우리에게 천년이란 상징적 의미로밖에는 느껴지지 않는 먼 미래의 시간이다.하지만 미국인들이 생각해 낸 타임 캡술은 천년이 아니라 5000년 뒤에 개봉하여 실제로 사용 가능하도록 설계된 문화용품이며 그 기록이었던 것이다.타임 캡슐을 묻은지하실은 내열성 유리인 파이렉스로 완벽하게 밀폐되어 있었고 그 안에는 불활성 질소를 채워 내용물들이 변질되지 않도록 과학적 처리가 되어 있었다. 뿐만 아니라 타임캡슐을 묻은 사실이나 그 자리를 후세사람이 알아 낼 수 있도록 ‘타임 캡슐에 관한 기록'이라는 책자를 만들어 세계 곳곳의 도서관과박물관에 뿌리기도 했다. 그들은 왜 그리고 무엇을 위해서 타임 캡슐을 땅에 묻었는가.대체 그들이생각한 5천년 뒤의 세계는어떤 것이었는가.뜻밖에도 그 해답은 우리를 매우 당혹하게 하는 것이다.타임 캡슐의 착상은 화성인이 지구를 침공하는 H.G웰즈의 미래소설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그것은 인류의 문명이 언젠가는 붕괴되고 말 것이라는 전제 밑에 만들어 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뉴욕 박람회의 과학 감독이었던 제럴드 웬즈는 “5천년 뒤 지구 문명이 붕괴된다 할지라도 텍스트로서의 캡슐에 의해 그것을 새롭게 재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하였으며 실제로 그 타임 캡슐 안에는 미개인과 다름없는 시람들을 위해서 각종 도구나 기계를 만드는 자세한 설명서들이 들어 있었던 것이다. 폼페이의 유적에서 보듯이 아무리 화려했던 문명이라 할지라도 5천년이라는 긴 세월은 그것을 흔적 없는 폐허로 만든다.위대한 이집트도 로마제국도 모두 그렇게 사라졌다.전쟁이든 지진이든 화산폭발이나 혹은 화성인의 침입이든 위대한 아메리칸 드림과 문명 역시 언젠가는 그 앞에서 사라질지 모른다. 그리고 그 가위눌린 악몽 속에서 깨어나기 위해서 아메리칸 드림의 한 파편을 땅속에 묻어두려 한 것이 바로 그 웨스팅하우스의 타임 캡슐이라 할 수있다. ‘20세기를 만든 일용품'의 저자는 그것을 이렇게 적고 있다.“세계가 붕괴하더라도 타임 캡슐을 꺼내기만 하면 인간의 문명 문화는 언제든 부활될 수가있을 것이다.그 문명 문화는 미국 것이 되고 미국의 문명 문화는 세계를 뒤덮게 될 것이다.즉 타임캡슐은 미국 문명 문화의 유전자로서 땅속에 묻혀진것이다.” 5천년 뒤의 먼 미래를 생각하면서 땅에 묻은 타임 캡슐이 고작 오늘의 물질 문명,더 좁게는 미국 문화와 문명의 우월성을 과시하려고 한 패권 경쟁의한 산물이었다면 요즘 아이들의 말대로 얼마나 ‘썰렁한' 이야기인가.그리고지금 미국을 비롯하여 새 천년맞이를 준비하고 있는 유럽 여러나라의 행사내용이 60년 전 뉴욕 세계 박람회 때의 타임 캡슐의 발상과 별로 다를 것이 없다면 인류의 미래는 얼마나 어둡고 쓸쓸할 것인가.단지 ‘화성인 내습'이라는 가상 현실이 핵이나 환경호르몬과 같은 지구 붕괴의 이야기로 각색되고 그폭이 넓어졌을 뿐 여전히 서구 근대 문명이인류의 유일 절대의 보편적 문명이라는 신앙에는 어떤 변화도 일어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영국의 쿨 브리태니카 (멋진 영국) 미국의 “예측할 수 없는 놀라운 미래” 그리고 “다시 일어서는 중국”-지금 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밀레니엄 축제들의 구호를 보면 모두가 자신들의 문화 문명의 자랑스러운 DNA를 시간과 함께 냉동시켜 캡슐속에 밀폐하고 봉인을 찍어두는 타임캡슐의 경쟁을 방불케 한다. 이른바 월드 시스템이 된 오늘의 서구 근대의 백인 문명이 천년을 단위로인류의 문명을 생각할 때 과연 어떻게 변해야 하느냐 하는 물음보다는 오늘우리가 누리고 있는 서구 근대문명을 어떻게 천년 뒤까지 유지 지속시켜가는가 하는 것이 지금 이 지구상에 벌어지고 있는 밀레니엄 축제요 그 준비라고 할 것이다. 참으로 인류가 천년 5천년의 앞날을 생각하며 묻어야 할 것은 오늘의 서구문명을 역사의 종결로 생각하는 프란시스 후쿠야마같은 타임 캡슐의 욕망이다. 인류의 멸망과 지구의 붕괴를 가져올지 모를 서구 근대문명의 물질적 기능적 속세주의적 욕망일 것이다.더 추상적으로 말한다면 아메리칸 드림으로 요약되는 오늘 날의 라이프 스타일 그리고 산업주의적 기계관들을 땅에 묻고새 천년을 위한 문화문명의 창조를 향한 비전인 것이다. 공교롭게도 냉전상황이 끝나고 세계시장이 이루어지면서 유행하기 시작한 세계화라는 유행어가 2000년을 맞이하여 뉴 밀레니엄이라는 말로 바뀌어가고있는 것은 세계화 자체의 반성이며 글로벌리즘의 한 손 원리로만 가지고는결코 인류의 앞날은 없다는 새로운 의식의 출발점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할수 있다. 글로벌리즘이 지구의 국경을 없애가는 공간의 확충이라고 한다면 밀레니어미즘은 그것과는 대응되는 시간축의 지속이라고 할 수 있다.2000년을 맞이하게 된다는 것은 세계화라는 공간 의식속에 천년화라는 새로운 시간의식을 맞이하게 된 것이라는 점이다.국경을 뛰어 넘는 시간 죽이기의 세계화가 자국의 역사와 전통을 단절시키고 민족문화의 DNA를 파괴하는 것이라면 그 번영과 그 문명은 대체 누구를 위한 것인가. 미래의 희망이라는 IT(정보기술)에 뒤지면 우리는세계화에서 고립된다고말한다.경제든 정치든 모든 것이 세계와 링크(연결)되어 있는 하이퍼텍스트의 상황에서 우리는 절대로 고립해서는 안된다.그러나 개방의 논리속에서 민족의 시간축인 전통과 역사가 두절되는 것은 두렵지 않다는 것인가. 근대화를 100년동안 해서 서구화한 터키가 지금 어떠한가.탈아입구(脫亞入歐)를 선언하여 근대화대열의 모범국이 되었던 일본이 지금 새천년을 맞이하는 문턱에서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가.94년만 해도 국가 경쟁지수가 3위이던일본이 13위로 급락하는 의미는 무엇인가.그것은 세계화의 개방을 게을리한것만큼 천년화라는 시간의 단절에 대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 아니겠는가.한국의 입장도 마찬가지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타임캡슐을 묻는 것이 어메리칸 드림이었다면 그것에 맞먹는 코리언 드림은 무엇인가를 밝혀야 할 것이다.천년전 한국인의 꿈은 땅속에 향나무를 묻는 매향의식(埋香儀式)으로 상징된다.고통과 가난속에서 천년 전 고려인들이 꿈꿔온 것은 천년 만년뒤 보살이 미래불로 성불하여 인류를구제하고모두가 행복하고 정의롭게 살아가려는 미륵신앙이었다.불교라는 종교 의식이라기보다 민중들의 생활속에서 우러나온 토착신앙과도 같은 의식이었던 것이다. 어디엔가 고난의 땅 - 이승과 저승이 마주치는 것처럼 갯물과 바닷물이 와닿는 해변가 그리고 왜구들이 끝없이 침범한 은밀한 섬에 매향을 하면 그 나무는 시간이 흐를수록 무쇠처럼 단단해지고 그 향내는 이 지상의 어떤 것보다도 그윽한 침향이 된다는 믿음이다.이렇게 한국인들은 현세의 지속이 아니라 천년 뒤에 올 새로운 생명의 가치와 그 부활의 문화를 위해서 매향비를세웠던 것이다.지금도 국토의 여러곳에서 매향비가 발굴되고 있는 까닭이 바로 그것을 뒷받침하고 있다.우리 조상들은 천년뒤에 올 후손들을 위해서 향기로운 생명의 향기를 창조해 내는 향나무를 묻었다.과학적인 장치가 아니라 바닷물과 지열과 흙의 자연적인 힘이 천년이라는 길고 긴 시간속에서 형성해 내는 나무의 변화였다. 지금 이곳에 있는 것을 밀봉하여 정지된 천년 뒤에 개봉하는 문화가 아니다.붕괴한 뒤에 복고하기 위한 문화,이미 있는 문화가 아니라 우리가 한번도맛보지 못한 이 세상의 그것과는 다른 정토의 맑고 깨끗한 세상이다. 세계화(globalization)의 공간 확충에 천년화(millenniumization)의 시간적 지속이 있을 때 우리의 사회는 완벽한 평화를 이룬다. 새 천년의 새로운 한국은 세계화의 한 손 원리만 가지고는 안된다.거기에 한국의 전통과 민족의창조력을 잇는 천년화의 또 한 손이 요구된다.타임 캡슐만 묻는 새 천년 맞이의 발상에 향목을 묻는 매향비의 새로운 의식이 조화를 이루어야 할 것이다.새천년의 꿈을 두손으로 잡으면 현실이 된다.
  • [제2공화국과 張勉](10)신구파 대립과 分黨(中)

    1960년 민주당은 좌절 속에서 출발한다.대통령후보인 趙炳玉이 신병치료차미국에 갔다가 2월 15일 현지에서 별세한 것이다.선거법상 후보를 교체할 수 없었으므로 민주당은 4년 전 申翼熙의 서거에 이어 또다시 대통령후보 없는 선거를 치르게 됐다. 홀로 남은 張勉부통령후보는 ‘3·15 부정선거’에서 자유당 李起鵬후보에게 패한다.득표 결과가 ‘李起鵬 833만표,張勉 184만표’라는,자유당 사람들 스스로도 너무 심했다고 인정한 부정선거였다. 분노한 국민은 ‘3·15 마산시위-4·11 제2차 마산시위-4·19 전국시위-4·25 대학교수단시위’로 이어진 4월혁명을 이룩해냈다.4월 27일 李承晩이 국회에 낸 대통령직 사임서가 수리돼 許政 외무장관을 수반으로 한 과도정부가 들어선다. 이 무렵 민주당 신·구파는 또다시 미묘한 갈등에 부딪친다.내각책임제로의 개헌문제였다.내각책임제는 원래 민주당이 창당때부터 내세운 주요 목표였다.그런데도 이를 채택하는 일이 새삼 논란이 된 까닭은 정파간 이해가 엇갈렸기 때문이다. 사실 내각책임제 개헌은 59년 초한 차례 추진된 적이 있었다.추진세력은자유당 내 온건파와 민주당 구파였다.59년 2월 자유당 온건파를 대표하는 李在鶴국회부의장이 柳珍山민주당원내총무를 방문해 내각책임제 개헌을 제의한다.그의 회고록에 따르면 “여야의 격심한 대립을 그냥둔 채 60년 정·부통령선거를 치르다가는 끝내 국민이 피를 흘리는 사태를 초래할 것 같아서”였다. 柳珍山은 물론 흔쾌히 받아들였다.이후 李在鶴과 柳珍山은 李起鵬·趙炳玉의 승인을 얻어 극비리에 개헌을 추진한다.그러다가 趙淳(자유당)·金義澤(민주당)·梁一東(무소속) 세 사람이 4월 6일 수안보에서 만나 개헌을 논의한 사실이 보도되는 바람에 만천하에 공개된다. 추진 사실을 몰랐던 민주당 신파는 큰 충격을 받고 반발한다.신파는 자유당과 구파가 손잡은 개헌 논의를 ‘張勉부통령의 대통령 승계권을 박탈하려는음모’로 보았다.개헌 추진은 자유당 내부에서도 반발이 심해 흐지부지된다. 그러나 1년 후인 60년 4월의 내각제 개헌은 전혀 양상이 달랐다.먼저 4월혁명을 이룩한 국민의 여론이 독재를 방지하려면 내각책임제를 해야 한다는 데로 모아졌다.민주당 구파와 자유당도 개헌을 당연하게 여겼다. 문제는 민주당 신파에 있었다.일각에서 “4월혁명의 원인이 3·15 부정선거에 있는 만큼 정·부통령선거를 먼저 하고 개헌은 그 다음에 해야 한다”는주장을 들고 나왔다.이른바 ‘선(先)선거 후(後)개헌’론이었다.정·부통령선거를 다시 하면 張勉이 대통령에 당선되리라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신파 쪽의 이같은 주장은 곧 무너진다.李承晩의 하야 성명이 나온 4월 26일 국회는 ‘내각책임제 개헌-국회 해산-즉시 총선거’라는 일정을 담은 시국수습결의안을 채택한다.내각책임제 개헌안은 6월 15일 국회 투표에서 찬성 208표,반대 3표의 압도적인 지지로 통과된다. 신·구파 대립은 뒤이은 7·29 총선에서 극단적으로 표출됐다.내각책임제로 개헌한 이상 정권은 민의원을 많이 낸 쪽으로 가게 돼 있었다.총선일이 확정되자 신파는 중앙당에,구파는 삼각동 전업회관에 지휘본부를 차려 치열한경쟁에 들어간다.공식적인 당 후보는 공천심사위원회에서 선정했지만 사실은 신파 따로,구파 따로 공천했다. 심지어 張勉이 출마한 용산갑구,尹潽善의 종로갑구,金度演의 서대문갑구에도 자파 후보를 내세웠다.이들이 다른 후보의 지원유세에 나서지 못하도록발목을 잡으려는 의도였다. 이와 함께 분당론(分黨論)이 본격적으로 제기됐다.선거운동이 한창이던 때구파의 중진인 蘇宣奎가 전주에서 “우리는 보수양당제를 실현하기 위해 총선거 후 분당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柳珍山·徐範錫 등 구파 중진들의 지지발언이 이어졌다.총선 결과 민주당은 민의원 219석(재선거 대상 제외)가운데 172석을 차지하는 압승을 거두었다.신·구파는 소속의원의 수를 계산하며 각각 자파가 승리했다고 공언했다. 구파는 실제로 신파를 앞섰다고 자신한 듯하다.지난해 작고한 高興門은 회고록에서 “대충 표계산을 끝내니 구파 우세가 분명해 보였다.진산 등의 계산으론 구파의 3∼4표 우세였다”고 기술했다. 8월 3일 민의원 부의장 선출을 놓고 신·구파는 처음으로 표대결을 벌인다. 신·구파는 민의원 의장에 신파의 郭尙勳,부의장 한 석에 구파의 李榮俊을추대했다.무소속 몫으로 남긴 부의장 한 자리가 표대결의 대상이었다.투표결과 구파가 지지한 徐珉濠(무소속)가 신파에서 민 李載灐(무소속)을 114 대 99의 15표차로 눌렀다.구파의 우세가 숫자상으로 확인된 셈이다. 이에 고무된 구파는 8월 4일 신파와의 결별을 선언했다.이어 6일에는 비슷한 시각에 신·구파가 당선자대회를 따로 가졌다.신파 모임에 민의원 75명,구파 모임에 83명이 참석했다. 尹潽善이 대통령에 당선되자 구파는 내친 김에 총리까지 독점할 양으로 金度演을 지명하지만 실패한다.총리 자리는 여론의 지지와 무소속 일부의 동조에 힘입은 張勉에게 돌아갔다.張勉이 총리 인준을 받은 다음날 구파는 민·참의원 총회를 열어 국회에 별도의 교섭단체로 등록할 것을 결의한다. 한편 張勉총리는 8월 21일 청와대에서 4자회담을 갖고 신·구파를 아우르는 조각(組閣)을 논의한다.이 자리에는 張총리와 尹潽善대통령,郭尙勳민의원의장,柳珍山이 모여 신파에서 5명,구파에서 5명,무소속 2명으로 내각을 구성하기로 합의한다.구파는 이튿날 총회를 열고 7시간의 격론 끝에 張勉내각에 참여하기로 결정한다. 그러나 신·구파 연립내각은 끝내 성립되지 않았다.구파 모임을 마친 金度演과 柳珍山이 자정 가까운 시각에 구파 각료 명단을 들고 張총리를 찾았을때 張총리의 입장은 그새 바뀌어 있었다.“구파가 별도의 교섭단체를 포기해야 받아들이겠다”는 새로운 조건을 내건 것이다. 신·구파 연립내각 구상은 깨졌다.張총리는 8월 23일 신파 10명,구파 1명(鄭憲柱교통),무소속 2명(朴濟煥농림,吳天錫문교)으로 구성된 각료 명단을 발표한다.조각을 둘러싼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신·구파는 더이상 화합할 수없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됐다. - ‘分黨' 세력은 역사의 죄인 10대 국회 부의장으로서 국회의장 직무대행을 지낸 閔寬植씨(81)는 1954년12월 ‘사사오입 개헌’에 반대해 자유당을 뛰쳐나온 ‘자유당 탈당파’ 12명 가운데 한 사람이다. 무소속으로 남아 58년 5월 선거에서 재선 의원이 된 그는 그해 9월 1일 민주당에 들어가 趙炳玉의 참모로 구파에서 맹활약했다.그런데도 구파가총리로 金度演을 지명했을 때와 분당(分黨)을 추진할 때 대의명분을 내세우며 끝까지 반대했다. “내가 상산(金度演의 아호) 총리 지명을 반대하자 상산이 창신동 집으로세 차례나 찾아왔습니다.‘유석(趙炳玉의 아호) 생전에는 열심이더니 왜 그러느냐’면서 도와달라고 하더군요.” 閔전의장은 그때마다 金度演을 오히려 설득했다고 한다.민주당에는 엄연히신·구파가 있으니 대통령과 총리 자리를 하나씩 나눠가져야 할 것 아니냐,그런데 구파가 힘이 약해 대통령을 맡았으면 총리는 당연히 신파에게 넘겨야 한다고 했다는 것.閔씨는 “하지만 상산의 귀에는 내 얘기가 전혀 들리지않는 모양이었다”고 회고했다. 張勉이 총리가 되고 나서 농림장관으로 입각하라는 교섭을 받지만 거절한다.“개인적으로 나이 50이 되기 전에는 당에서건,행정부에서건 큰 감투를 쓰지 않겠다고 결심한데다,어쨌든 구파의 결정을 무시하고 개인행동을 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張勉내각 명단이 발표되니까 제외된 사람들이 일제히 ‘도각(倒閣)운운’하며 공격에 나서더라”면서 “그때는 ‘우리나라에서 민주주의가 정말 가능한가’라는 회의가 들어 서글펐다”고 말했다.구파에서 분당 움직임이 확연해지자 閔전의장은 뜻을 같이하는 동료의원들을 이끌고 분당 반대 운동에 적극 나선다.‘합작파’라고 불린 이들은 한때 그 숫자가 30명쯤에 이를 정도로 세를 모았지만 뜻을 이루지는 못한다. 閔전의장은 “분당을 추진하는 세력들은 합작파가 張총리에게서 공작금을타다 쓴다느니,장관 자리를 약속받았다느니 온갖 중상모략을 해댔다”면서“신파는 신파대로 합작파를 냉대했다”고 술회했다. 합작파 의원 가운데 20여명이 민주당 교섭단체에 가입하고 일부는 구파의신민당에 들어가 사실상 해체된 뒤 그는 61년 2월 신민당에 합세한다.“유석(趙炳玉)선생을 따르던 대부분의 동지들이 이미 신민당에 들어가 있어 다수에 복종한다는 의미에서”였다. “제2공화국이 내각책임제였다고는 하지만 몇달 가지 못했고 게다가 신·구파 싸움으로 제대로 운영해볼 기회조차 없었다”고 말하는 閔전의장은 “지금 국민이 내각책임제에 관해 좋다,싫다를 말할 수 없는 이유가 경험이 없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그리고는 “신·구파가 힘을 합쳐 내각책임제를 잘 운영해 민주주의를 멋지게 꽃피우고 경제건설도 완성했다면 얼마나 좋았겠느냐”고 아쉬워하면서 “분당에 앞장선 정치인들은 역사의 죄인”이라고 단정했다.張勉총리와 尹潽善대통령의 공과를 평가해 달라고 하자 閔전의장은 “제2공화국이 무너지는 데 두 분 다 책임이 크다”고 운을 뗀 뒤 “더이상 구체적으로 평가하고 싶지않다”고 말문을 닫았다.
  • [굄돌]안전운항과 난기류

    얼마전 포항공항에서 한 국내여객기가 착륙도중 비에 젖은 활주로를 벗어나 계기착륙장치 안테나에 부딪치는 바람에 일부 승객들이 다친 사고가 있었다. 항공여행을 할때 안전사고에 대하여 한 번도 근심해보지 않은 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 시간을 앞다투어 공항에서 탑승수속을 마친 뒤 정해진 좌석위에 손가방을 놓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순간 또다른 걱정이 꼬리를 내민다.번개와 비바람이 멎을 때까지 이륙을 기다리는 비행기들의 행렬이 길게 이어지면서,다음목적지에서 예정대로 비행기를 갈아 탈수 있을지 초조해진다.굉음과 함께 엄청난 가속력과 붕 뜨는 듯한 양력이 등 뒤로 느껴지면,맥박이 빨라지고 안전운항을 바라는 기도가 시작된다. 항로상의 날씨가 좋을때에도,기장들은 으레 기내방송을 통해서 한두차례 난기류(turbulence)가 예상된다고 미리 주의를 당부한다.폭우성 먹구름이 아니더라도 바람이 유난히 강한지역이나 높은 산위에서는 난기류가 언제 나타날지 모르기 때문이다.기내 식사 도중에도 기체가 흔들려 좌불안석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재작년 겨울에는 일본에서 하와이로 가던 점보여객기가 난기류를 만나 30m이상 상하로 요동치는 바람에 100여명이 부상당한 일도 있었다. 여객기가 고공의 강한 바람에 힘이 실려 달리면 서울에서 LA까지 1∼2시간이상 빨리갈 수 있어서 그만큼 연료가 절약된다.국내에서도 정해진 노선에예약된 탑승객들을 일정표에 따라 실어날라야 항공사들은 수지타산이 맞는다.그러다보니 웬만큼 기상조건이 악화되어도 미리 정해진 항로를 따라서 무리한 운항을 자제하지 못한다.난기류를 만나 기체가 심하게 흔들리거나 이착륙시 오래 대기해야만 할 때 입게될 정신적인 손실은 고스란히 승객의 몫으로남게된다.금전과 시간의 손실외에 승객들이 느끼는 정신적 고통과 불안감을함께 항공사의 손익계산에 반영하는 방법은 없는 것인가. 이우진 기상청 수치예보과장
  • 제2건국 범국민운동­특별대담

    ◎“시민사회 협력­결집 가장 중요”/자발적 동참유도로 개혁역량 극대화/‘비리 있는곳 사정있다’ 원칙 확고히 金大中 대통령이 주창한 ‘제2건국운동’은 우리 사회 전분야에 걸친 총체적 개혁선언이다.이 범국민 캠페인이 성공하기 위해선 국민과 민간단체의 적극적 동참이 절실하다.제2건국운동의 바람직한 추진방향과 예상되는 문제점을 韓相震 서울대 교수(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 간사)와 朴元淳 변호사(참여연대 사무처장)의 특별대담을 통해 짚어 본다. ▷추진상의 문제점◁ ▲韓교수=제2건국은 정부가 하고 싶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국민적 합의와 지원에 따라 성패가 갈라지는 것입니다.밑으로부터 국민적 비판과 감시 등 개혁운동이 없다면 시간이 지나면서 개혁의 힘은 소진되기 쉽습니다.처음부터 끝까지 정부 중심의 개혁은 우리 현실에서 사실상 어렵기 때문에 우리 사회의 개혁 집단들이 어떻게 결집하느냐가 중요한 과제입니다. ○정부중심 개혁 어려워 ▲朴변호사=지금까지 여러 정권이 역사적으로 너무 제역할을 못했습니다.오늘의 경제위기도단순한 정책실수가 아니라 해방 50년,경제개발 30년의 최종 종착점으로서의 현 체제가 전반적으로 잘못됐기 때문에 발생했습니다.나라를 새로 세우는 기분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정치적인 의도가 깔려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있습니다.구체적인 방법이 도출되지 않기 때문입니다.시민사회운동에 관한 종합적 이해와 설계가 없지 않은가 하는 의문도 듭니다.그렇지 않고서는 시민사회단체를 정부가 네트워킹하겠다는 발상이 나올 수 없습니다.시민사회단체 중 개혁과 관련 없는 관변단체도 있지만 공익적 단체 대부분은 정부가 요구하지 않아도 개혁의 동반자로 생각하고 있습니다.억지로 끌어들이면 국민의 오해를 살 수 있고 부작용도 생겨나게 됩니다. ▷구체적인 방법론◁ ▲韓교수=국민들의 참여 욕구와 불만을 왕성한 창조적 에너지로 유도해야 시민사회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이런 맥락에서 자유·정의·효율이라는 세가지 원리를 바탕으로 국민운동의 큰 틀을 짜야 합니다.국민들이 호흡하면서 자발적 협력을 유도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발상의전환 시급 관료집단과 재벌 등 경제세력이 너무 일방적인 힘을 행사해 왔습니다.하지만 우리 시민사회의 잠재력은 생각보다 상당합니다.이러한 시민들의 힘을 제2건국의 원동력으로 육성해야 합니다.시민단체들도 개별이익 등 협소한 문제에 집착하지 말고 제2건국이라는 큰 틀에 맞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국민 개개인이나 시민단체들 역시 발상의 전환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朴변호사=시민사회가 과거 군사독재 하에서는 강력한 힘을 소유했지만 절차적 민주주의가 보장된 사회로 이행하면서 오히려 그 힘을 잃어가는 느낌입니다.사회개혁적 인사들이 장외투쟁을 접고 제도내의 방식과 목표를 세워서 사회개혁에 동참하고 있습니다.그러나 그 제도는 허약하고 비빌 언덕이 없습니다.당장의 무기가 없어진 셈입니다.경제구조와 정치의 개혁에도 정부만큼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습니다. 대표소송제나 주민표결제 등이 그런 예입니다.하지만 그러려면 시민단체나 개인이 개혁에 참여할 수 있는 도구를 먼저 마련해야 합니다.그러나 현재 어느 부처도이를 연구하는 곳이 없습니다.아래로부터의 개혁을 위한 도구를 마련하는 게 급선무라고 생각합니다. ▷유기적인 협조체제 구축◁ ▲韓교수=시민들의 참여를 촉진하려면 다양한 방향의 제도개선이 필요합니다.시민단체간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은 솔직히 힘든 작업입니다.아마도 운동단체들의 자발적 협력이 이뤄지면서 자연스런 과정을 통해 조직운동이 태동해야 할 것입니다. 참여는 제도가 허용하는 절차와 방법에 따라 이뤄져야 합니다.이러한 모델 속에서 구석구석 활용할 공간이 많아지고 (시민운동은)더욱 열릴 것입니다.우리 사회는 이런 방식으로 기업 재벌 등의 ‘전제적 권력’을 고쳐야 하며 이에 공감하는 사람들도 많이 늘고 있습니다.제도안으로 들어가는 끊임없는 운동들은 많은 지원을 받아야 합니다.金大中 대통령도 이런 모델을 통해 지평을 열라고 하는 것입니다. ○관료조직 개편 미흡 ▲朴변호사=위로부터의 개혁은 성공할 수 없습니다.일반국민의 자발적인 동원이 가능한가에 따라 개혁의 성패는 갈립니다.정부가 나서서 구조를 바꿔야 합니다.정부조직의 10% 감축으로 할 일이 다 끝났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하지만 뉴질랜드와 비교해 보면 그리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닙니다.정부는 지금 개혁의 책임을 가계나 사기업에 책임을 떠넘기지 말고 먼저 개혁의 동기와 전략을 수립해 기초를 마련해야 합니다. ▷정치·사회개혁의 방향◁ ▲韓교수=많은 국민들은 개발 독재과정에서 만연된 부정부패의 핵심을 정치권에서 찾고 있습니다.일단 개혁을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면 정파와 상관없이 뿌리를 뽑아야 한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야 합니다.강력한 개혁을 추진하면서 다른 한편에서 개인과 사회집단을 자발적인 구조운동 개혁에 동참시켜야 합니다.정부의 개혁운동과 함께 각종 그릇된 사고방식과 관행을 고쳐가는 국민운동을 병행해야 합니다.따라서 현재의 정치개혁은 자연스레 사회의식 개혁운동으로 옮아가야 합니다.‘부패척결을 하자’‘바르게 살자’ 등이 국민운동으로 점화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朴변호사=‘개혁은 타이밍’이란 말도 있습니다.지금까지 새 정부가 너무 신중해서 개혁대상까지 아우르고 그 의견을 들어보는 민주적 절차를 중시했습니다.개혁은 어차피 불이익을 받는 사람들의 저항이 있게 마련이고 그것은 단호히 제압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집권세력 내의 개혁이 선행돼야 합니다.사정(司正)도 하지만 타협의 기운도 있는 게 현상황입니다.이런 상황에서 개혁이 실패할 경우 국민들의 실망은 더욱 커집니다.오해와 편견,저항이 있어도 정치개혁과 사정은 계속해 나가야 합니다.그러면 국민 모두 결국은 공감하게 됩니다.‘비리 있는 곳에 사정 있다’는 원칙을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확립해야 합니다. ▷제3섹트의 중요성◁ ▲韓교수=넓은 시각에서 정부와 재벌의 영향력에서 독립해 시민사회라는 제3섹트의 역할을 늘리는 것이 개혁 성공의 관건입니다.우선 국민적 합의로 극복돼야 할 관행과 인습에 대해 합의가 있어야 합니다.예컨대 반 인류적인 행동과 부정부패 척결,촌지 거부 운동 등 절대 부패나 부정의 행동을 하지말자는 공감대를 국민적 힘으로 형성해야 합니다.앞으로 비정부기구(NGO)의 역할이 중요해집니다.정부 못지않게 많은 권한을 시민사회에 주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그릇된 관행 고쳐야 ▲朴변호사=정부와 시장에 비견되는 제3섹트로서의 민간운동이 중요하다는 점에 공감합니다.우리의 경제위기는 외국처럼 상호견제와 균형의 체계가 없기 때문에 초래된 것입니다.우리의 경우 정부는 대통령,기업은 총수 한 사람만 존재합니다.정부가 시민사회단체를 일렬로 세우려고 하는데 이러면 시민단체는 도덕성에 해를 입으면서 바로 힘을 잃게 됩니다.이런 의미에서 민간단체 지원법도 반대합니다.본의 아니게 통제수단이 될 수도 있습니다.종교단체 같이 후원비에 대한 세금감면이나 우편료 감면을 하거나 미국처럼 방송총시간의 일정부분을 공익광고 명목으로 시민단체에 할애해 주는 간접 지원제도가 더 필요합니다. ▷시민단체의 참여 패러다임◁ ▲韓교수=국민적 에너지를 결집해서 동기 부여와 목표설정을 통해 자발적인 협력으로 발전된다면 제2건국에 큰 힘이 될 것입니다.반면 참여를 빙자해 지나치게 갈등을 증폭시키거나 불신이 심화되면 국가적으로 불행한 사태를 초래하게 됩니다.무엇보다 나라를 다시 세우려는 운동이 자발적으로 일어나야 합니다.자발성이 훼손되는 일이 생기면 안됩니다. ○민간단체 지원법 반대 ▲朴변호사=우리는 일제와 독재시대를 거치면서 ‘참여는 손해다’라는 인식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참여연대의 경우도 몇년간 정말 열심히 시민운동을 했지만 아직도 회원이 늘지 않고 재정적 어려움이 많습니다.정부차원에서 국민의 참여의식을 고취하는 데 필요한 제도적 절차를 마련해 줘야 합니다. ▷관료·제도개선의 시급성◁ ▲韓교수=공익운동 단체들이 현재 기로에 놓여 있습니다.이는 각 부문에서 실권을 행사하는 관료의식이 구태의연하기 때문입니다.대통령의 개혁 청사진과 관료들의 체질 사이에 큰 균열이 있습니다.관료들에겐 수십년간 권위주의 체제하에서 습득된 관행과 타성의 문화가 있습니다.이것은 근본적으로 민의 참여 촉진보다 억제하는 데 더 관심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관료문화 개선 과제 따라서 관료 문화의 ‘품질개선’이 주요한 과제입니다.체계적인 노력없이,개혁주제의 설정 없이는 시행착오와 자기 한계에 빠질 가능성이 높습니다.미래를 바라보는 정확한 그림이 아직 관료들에게 없기 때문입니다.관료들의 대대적 교육이 시급한 과제입니다. ▲朴변호사=의식개혁과 교육의 힘이 중요하다는 데 동의합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식전환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제도의 힘이 필요합니다.예를 들어 고속도로의 오물투기가 심했지만 헬리콥터를 동원,공중에서 감시하는 등 철저한 단속을 하자 최근 들어 상당히 줄어든 것이 그 예입니다. 일본은 사회발전 시스템이 상당한 수준에 와 있습니다.그러나 일본의 사회운동가들은 많이 절망하고 또 우리를 오히려 부러워합니다.그처럼 강력한 우리사회의 활력이 참여로 이어지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참여를 견인하는 제도가 미비하고 채널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결론◁ ▲韓교수=우리사회는 분기점에 와 있습니다.국민적 지혜와 협력의 발전모델을 세우느냐,‘우물안 개구리’처럼 분열 갈등의 유산 속에서 쇠퇴의 길로 가느냐는 기로에 서 있는 것입니다.하지만 희망찬 미래로 끌어가는 궁극적 힘의 원동력은 도덕성과 전문성·비판성을 갖춘 시민사회 집단에 있습니다.정부는 시민단체를 지원하면 되지 정부가 나서서 통제하거나 지도하면 안됩니다.사회의 양식 있는 사회운동단체들이 큰 눈으로 생각하고 헌신하는 역할을 간절히 기대합니다. ▲朴변호사=시민사회단체는 정부를 비판할 때 곧 돕는 것이며 개혁 저항세력을 견제하는 것입니다.이것이 바로 정부와 시민사회단체의 올바른 역할 분담이라고 생각합니다. 개혁의 성공도 마찬가지입니다.정부가 먼저 제도적 기반을 만들어줄 때 국민들의 참여의식과 개혁이 더 빨리 진전될 수 있습니다.
  • 양심수 석방/임수경 통일운동가(굄돌)

    탤런트 김혜수 박광정,그리고 영화배우 명계남이 푸른빛 죄수복을 입고 감옥에 갇혔다. 화면에서 보는 극중 상황이 아니라 실제상황이다. 이들은 단 몇시간의 체험이지만 무척 힘이 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달 6∼8일 양심수의 전원석방을 촉구하는 캠페인 행사의 하나로 명동성당 입구에서 열린 ‘하루 감옥 체험’에는 양심수의 고난에 동참하고자 하는 각계 인사 21명이 참가했다. 이들이 갇힌 모형감옥은 실제 교도소의 독거 수용방과 같은 크기인 0.75평의 공간으로 지었다. 민가협에서 집계한 양심수의 숫자는 7월말 현재 455명이다. 이 중에는 41년째 구금 중인 초장기수 17명,박정희 정권 때 구속된 3명,5·6공화국 당시 구속된 42명의 양심수가 포함돼 있다. 내란·부정축재 등의 혐의로 수감되어 2년만에 석방된 두 전직 대통령은 청와대에 초청되었지만 이들에 의해 갇힌 사람들은 10여년의 세월동안 여전히 감옥에 있다. 정부수립 50년,세계인권선언 50주년을 맞으며 ‘올해의 인권상’을 수상한 대통령이 있는 나라에서 양심수가 계속 존재하는 것은부끄러운 일이다. 태어난 지 4일만에 구속된 아빠와 놀이동산에 가보고 싶다는 일곱살 짜리 명지,세상에 나오기도 전에 구속되어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아빠를 기다리는 명완이(13세),일하러 나간 엄마 대신 두 동생들을 씻기고,밥을 차리고,살림을 해야 하는 하나(10세),공부하러 가신 아빠가 8월에는 꼭 오실 거라며 동네방네 자랑을 하고 다니는 준홍이(6세). 감옥에 있는 엄마·아빠를 기다리는 수많은 아이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희망을 안겨주는 일은 그렇게도 어려운 일일까. 사면의 의미는 단순히 시혜나 은전이 아니라 과거 분단과 독재의 역사가 만들어 낸 상처를 근본적으로 치유하는 데 있다. 이번 사면이 진정한 국민 대화합과 인권개선의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 경보 화석박물관(생활속의 박물관·미술관:4)

    ◎46억년,지구의 신비에 매료/지질시대 생물의 유해·흔적 한반도선 희귀… 접할 기회 적어/20년간 모은 1,500점 한자리/삼엽층 살아 꿈틀거리는듯 규화목의 오묘한 빛깔 ‘탄성’ 지구의 신비를 찾아 떠나는 여행은 그리 쉽지 않다.생성으로부터 46억년이라는 시간의 깊이와 한반도라는 좁은 땅덩어리의 시공(時空)적 제약 때문이다.그러나 이같은 모든 한계를 초월,우리에게 지구의 비밀들을 하나씩 벗겨 보여주는 안내자가 있다.바로 ‘화석’(化石,fossil)이다. ‘화석으로 보는 지구 역사’를 모토로 내세우고 있는 국내 유일의 화석박물관인 ‘경보화석박물관’(설립자 姜海中·57)은 온통 신비스러움으로 가득차 있다.경북 영덕군 남정면 원척리 267­9 해안도로 옆,동해안 청정바다를 마주보고 있는 이 박물관은 우리가 품고 있는 지구에 대한 의문들에 차근차근 답해준다. 우리나라에는 왜 석유가 나지 않을까.산꼭대기에서 물고기 화석이 발견되는 까닭은.수십억년 지구역사는 어떻게 진행돼 왔을까.또 지구와 인류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등등. 끝없는 우리의 의문을 푸는 가장 중요한 열쇠는 화석이다.화석은 보면 볼수록 신비 그 자체이다.5억7천만년 전에 살았다는 삼엽충화석은 그 몸통과 가시가 마치 살아 꿈틀거리는 것 같다.반투명한 호박보석 속의 모기는 작은 몸체는 물론이고 날개와 가느다란 다리까지 너무도 선명해 금방이라도 날아오를 것만 같다.신생대에 살았던 노랑가오리와 주변 작은 물고기들의 모습들이 찍힌 화석은 마치 고풍스런 수족관을 연상케 한다. 화석은 지질시대(1만년전 이상)에 살던 생물의 유해와 흔적을 가리킨다.생물체의 구조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것은 물론,발자국 또는 기어간 자국과 같은 생활흔적,배설물 등을 포함한다.죽으면 썩어 없어지는 것이 생물의 일반적인 현상일때 화석으로 남는 것은 특수환경에서만 가능한 극히 예외적인 경우다. 한반도는 국토의 70%가 고생대 이전 선캠브리아기 암석과 중생대의 화성암류로 되어 있다.그러나 선캠브리아기 퇴적암층은 오랜 지질시대를 거쳐오는 동안 대부분 변성암으로 되면서 그 속에 들어있던 화석들의 구조와 형태가파괴되어 화석 산출은 극히 드물다.화성암류도 지각내부의 마그마가 굳어져 생성됐기 때문에 화석이 없다.따라서 그동안 우리나라의 고생물학자나 학생들은 물론 일반인들도 제대로 된 화석을 볼 기회가 없었다. 그러나 화석에 매료된 한 수집가의 집념으로 이제 우리는 어렵지 않게 전세계의 화들을 손쉽게 볼 수 있게 된 것이다.1996년 6월 문을 연 이 박물관에 소장된 1,500여점의 진귀한 화석들은 설립자 姜씨가 20여년 동안 국내는 물론 세계 20여개국에서 수집한 것들이다. 150여평의 전시실과 시원한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야외전시관을 갖추었으며,시대별 지역별 특성에 따라 고생대·중생대·신생대관,한국관,광물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인류보다 2억여년 앞섰으며 또 2억년간 생존,지구에서 최대 종(種)의 지위를 누리다 멸종된 5억5천만년전의 삼엽충,최초의 담수성파충류인 도마뱀 ‘메소사우르스’,중생대 쥬라기의 군집상태로 보존된 암모나이트화석 ‘닥틸리오세라스’,12개의 공룡알이 모여 있는 화석 등 태고 신비의 실마리를 보여준다. 야외전시관에는 죽은 고목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규화목 50여점이 있다.만져보기 전에는 나무인지 암석인지 구별이 안된다.규화목을 잘라낸 단면은 다양한 나무결 무늬에다 화석에 함유된 광물질이 뿜어내는 오묘한 빛깔까지 더해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낸다.대부분 다양하고 보존상태가 좋은 완벽한 것들이다. 또한 2층 한쪽 100여평 공간에는 姜씨가 최근 2년간 새로 수집한 식물화석만을 선보일 ‘식물화석 테마관’의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이 박물관은 훌륭한 전망과 깨끗한 백사장이 펼쳐진 해변을 걷는 즐거움 또한 선사한다.특히 이 곳에서 10여분만 북쪽으로 올라가면 얼마전 인기리에 끝난 주말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의 무대이며 영덕대게의 집산지로 유명한 강구항이 아담하게 자리잡고 있다.드라마속 최불암의 질박한 연기모습을 떠올리며 영덕대게를 맛보는 것은 화석박물관 관람의 묘미를 배가시켜 준다. ◎金美顯 관장/“학생들 견학 많이 왔으면…”/잘모르는 관람객에 많은 설명 해주려 노력/재원 부족해 안타까워 경보화석박물관 金美顯 관장(30)은 젊다.아직도 부산대에서 지질학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학구열에 불타는 대학원생이기도 하다.모교인 충남대의 추천으로 박물관 설립과 함께 이곳에서 관장으로 일하고 있는 그녀의 화석에 대한 애정과 열정은 유별난 듯했다.곧 문을 열게 되는 제2전시실 작업장을 보여주는 그녀의 자세는 며칠째 밤샘작업을 하고 있다는 말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힘이 넘쳐났다. “처음 소개를 받고 이 곳에 와서 화석을 보고는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명색이 지질학도이면서도 화석다운 화석을 볼 기회가 없었던 제게 이곳 화석은 너무 완벽해 보였지요.그때부터 바로 전시실을 꾸미는 작업부터 들어갔습니다.” 한국의 지질학 역사가 다른 나라에 비해 워낙 짧고 일반인들의 화석에 대한 인식도 부족하기 때문에 그녀가 2명의 직원들과 함께 관람객들에게 사명감을 갖고 되도록 많은 설명을 해주려 애쓰지만 그것이 쉽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박물관의 재정문제도 중요한 어려움 중의 하나다.사립박물관이라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이 전혀없어 얼마 안되는 입장료로 운영비와 화석 구입비를 충당해야 한다.“물론 턱없이 부족해 설립자가 박물관 아래층에서 운영하는 휴게소 매점과 주유소에서 나오는 수익금으로 충당합니다.” “행정당국이 재정적인 지원까지는 못해주더라도 가까운 학교들이 학생들의 견학프로그램 등에 박물관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지도해주는 도움만이라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는 절실한 바람을 강조한 金관장은 앞으로의 원대한 꿈도 펼쳐 보였다. “설립자의 뜻대로 이 박물관을 역사성과 영원성을 갖춘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화석박물관으로 발전시킬 것입니다.그러자면 더 좋은 전시품과 시설,교육프로그램을 갖추도록 꾸준히 노력해야 겠지요.” ◎화석박물관 가는 길/포항서 40분 거리 위치/장사해수욕장 바로 위/백사장 거니는 멋도 경북 포항에서 7번 국도를 타고 영덕방면으로 40분쯤 달리다 보면 오른쪽에 하얀 백사장이 장관을 이루는 장사해수욕장을 만난다.여기서 1.5㎞를 더 가면 왼쪽에 붉은 벽돌로 지은 경보휴게소가 있고 그 2·3층에 경보화석박물관이 자리잡고 있다.버스를 이용하려면 포항종합터미널에서 영덕행 직행버스를 타고 장사해수욕장에서 내려 택시나 시내버스를 이용해야 한다.여유가 있다면 해수욕장에서부터 오른 쪽에 자리한 시원한 동해의 파도와 눈부신 백사장을 벗삼아 걷는 것도 괜찮을 듯.20분이면 충분하다. 박물관 관람은 평일 상오 9시부터 하오 7시까지,주말과 공휴일은 상오 9시부터 하오 8시까지다.소요시간은 1시간30분 정도.지난 해 9월부터 받고 있는 입장료는 어른 2,000원,어린이는 1,000원이다.노인과 장애자,국가유공자들은 무료.연락처 (0564)32­8655.
  • 부부금실/李世基 社賓 논설위원(외언내언)

    이탈리아의 화가 아메데오 모딜리아니는 빈곤과 유랑과 술로 일생을 보냈다.36세에 임종하면서 “나는 아내만을 믿고 살아왔다.우리부부는 영원한 기쁨을 믿고 있다”고 유언했다.방종한 생활과 폭음으로 평생을 속썩이던 남편이 죽자 그의 아내는 다음날 아침 6층 창문에서 몸을 던졌다. 부부란 참으로 묘한 관계다.서로가 헐뜯고 미워하다가도 사랑하고,이해하다가도 질투한다.그러나 미운정 고운정이 다들어서 악착같이 싸우는 것 같지만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다.평생의 동반자로서 마른 일 궂은 일을 함께 하는 동안 용모는 물론 맵고 짠 음식취미와 생활습관까지도 골고루 닮아있다.그래서 ‘남편이 부르면 아내가 따르고 아내가 부르면 남편이 따른다’는 ‘부창부수(夫唱婦隨)’란 말도 있다.결국 ‘미워도 고와도 나만의 아내요,남편’이라는 의미다. IMF한파니 IMF실직 등으로 이혼율이 상승하는 추세와는 달리 ‘가정은 전보다 더 화목해졌다’는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최근 SK생명이 조사한 ‘IMF이후 부부의 애정정도’에서다.응답자중 21%가 ‘부부의 애정이 좋아졌다’,23%가 ‘남편이 가정에 충실해졌다’는 반가운 대답이다.요즘 실직 가장들이 가족들에게 외면당하거나 냉대받는다는 말에 비하면 정상적이고 당연한 일이 아닐 수 없다.가족은 어려울 때일수록 똘똘 뭉쳐서 용기를 북돋워주고 편들게 마련이다.그런 의미에서 부부의 좋은 금실은 가족전체의 화목이자 가정의 튼튼한 기틀이 된다. 노부부가 손을 잡고 외출하는 모습은 갓 결혼한 신혼부부 못지않게 싱그럽다.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고있는 부부를 보면 ‘그들이 침묵을 지키고 있는 시간의 깊이는 부부생활의 깊이와 정비례한다’고 한다.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되도록 백년해로(百年偕老) 하는 것은 인생에서의 최상의 성공일 것이다. 냉수 한잔도 나눠마시는 따뜻한 가족애와 친밀한 부부애는 IMF한파쯤은 얼마든지 녹여버릴 수 있는 위대한 힘이다.‘지어미는 지아비를 물끄러미 우러러보고/지아비는 지어미의 이마라도 짚으면서’ 어려운 한 시기를 부드럽게 넘겨야겠다.
  • 둥근 것을 위하여/이갑수 시인·민음사 편집국장(굄돌)

    도시에는 직선이 너무 많다.넓게 뚫린 도로,수직으로 세워진 건물.백화점엘 가도 지하철을 타도 눈을 찌르는 것은 온통 직선뿐이다.네모난 서류,각진 계단,상하로만 오르내리는 엘리베이터 등 효율과 능률만을 강조하다 보니 직선의 미학만이 우리 눈을 점령하고 있다. 하지만 직선이 어디 이뿐이겠는가.이 직선의 세계에서는 뱉어내는 말들도 직설적이다.이 모난 말들은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서로의 가슴에 꽂힌다.상대방을 향한 벌겋게 달아오른 말들이 험악하게 오늘도 신문 지면을 꺼멓게 물들인다. 하지만 눈을 들어 다른 방향을 보면 세상은 둥근 것으로 가득차 있음을 알 수 있다.막막한 하늘에는 해와 달이 맞물려 돌아가고 있고 구름은 천재처럼 곡선을 마음대로 가지고 놀고 있다.수도꼭지에서 떨어지는 둥근 물방울.물이 강을 따라 내려갈 수 있는 힘을 얻는 것도 둥글기 때문이리라.둥근 바퀴때문에 지면을 달리는 자동차처럼,강이 직선을 고집했다면 골짜기마다 마을은 들어설 수 없고 대지는 아무런 전설을 가지지도 못한 채 황폐해졌을 것이다. 둥근물을 먹고 자란 나무의 열매를 보라.둥글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열매는 맺힐 수 있겠는가.늦은 밤 둥글게 모여 앉아 어떻게 사과를 깎아먹을 수 있었겠는가.꼬부라진 고갯길을 넘다가 문득 마주치는 파릇한 무덤.저 무덤의 주인은 죽어서도 어머니의 불룩해진 뱃속에서 놀던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모양이다. 이처럼 둥글고 둥근 것들이 차곡차곡 모여 세상은 완성된다.봄,여름,가을,겨울도 둥글게 찾아온다.시간의 바깥으로 뛰어나가 본다면 계절의 순환도 둥글 것이다.누가 말했던가.겨울이 오면 봄이 멀지 않다고.지금 우리 곁에 서있는 고통 끝에는 밝은 희망이 둥글게 열려 있을 것이다.손을 곧바로 뻗지 말고 한바퀴 휘돌아 지금 내 앞에 서 있는 이와 어깨동무한다면.
  • “내조일정 빡빡…우리가 더 바빠요”/후보 부인 24시간 밀착취재

    3당 후보들도 눈코뜰새 없이 바쁘지만 이들을 내조 하는 후보부인들의 24시도 분주하기는 마찬가지다.이들 후보부인들의 하루를 르포식으로 밀착 취재,소개한다. ◎한인옥/유권자들 악수공세에 손등마저 퍼렇게 변해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부인 한인옥 여사는 휴일인 14일 구기동 자택에서 새벽 5시30분에 눈을 떴다.닷새만에 집에서 맞는 아침이었다.지난 9일부터 4박5일간 폭설과 혹한속에 지방유세를 다녀온 뒤끝이라 온몸이 나른했다.전날 TV 찬조연설을 촬영한 일이 꿈결 같았다. 한여사는 유세일정표와 전국 유권자들이 보낸 격려성 편지부터 훑었다.“서민들의 소박한 바람들을 읽다보면 힘이 절로 난다”고 한다.식사는 이후보보다 먼저 했다.상오 9시로 잡힌 우이동 도선사 방문 일정에 맞추려면 늦어도 8시30분에는 집을 나서야 했다.평소 가볍게 해결하던 아침 식사이지만 이날은 영양보충을 위해 곰국에다 밥한그릇을 말아 ‘뚝딱’ 해치웠다. 상오 10시45분쯤 한여사는 혜화동 카톨릭신학대학원 성당에 도착했다.이동중 시내에서 만난 이후보와 함께였다.국내 카톨릭단체 주선의 국내 입양 1천명을 기념하는 감사 미사를 김수환 추기경이 집전한 자리였다. 이후보와 헤어진 한여사는 청량리역으로 직행했다.하오 1시35분쯤 역광장에는 이명박 노승우 의원 등 ‘새물결유세단’이 목청을 높이고 있었다.소개를 받은 한여사는 유세차량에 올라 “잘 부탁한다”며 두손을 흔들었다.광장과 대합실을 한바퀴 돌며 악수를 나눈 승객·시민들만 2백여명이 넘었다. 20여분뒤 한여사는 청량리발 원주행 무궁화호 열차에 몸을 실었다.하오 3시40분 원주에 도착한 뒤 시장 몇곳을 돌다보니 어느새 어스름.하오 7시10분 원주발 부산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한여사는 수행비서 이미경씨가 건네준 다음날 일정을 받아든채 선잠에 빠졌다.일정표에는 부산 자갈치시장과 자유시장,개금 골목시장 등 9시간의 ‘땀’과 ‘입김’이 한여사를 기다리고있었다. 즐겨 입는 청보라빛 두루마기 한복 사이로 퍼래진 손등과 두볼이 언뜻 내비쳤다. ◎이희호/울산·포항 등 지방유세… 조간신문 모니터까지 김대중 후보 부인인이희호 여사는 새벽기도로 하루를 시작한다.14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자택.이날도 새벽 5시에 어김없이 자리에 일어나 조용히 손을 모은다.앞으로 3일,김후보의 건강과 그의 마지막 승리를 간절히 기원한다. 5시20분쯤 현관문을 나서 수북히 쌓인 조간신문을 챙긴다.아직도 신문 모니터는 이여사의 몫이다.지난 40여년간 시민운동에 참여했던 감각으로 조언을 아끼지 않는 정치적 동지(?)라는 주위의 귀띔이다. 지난 12일 기자는 김후보의 ‘내조유세’로 정신이 없던 이여사를 찾았다.이날은 울산·포항 방문.신정·죽도 시장방문,거리유세,여성단체 간담회,기자 간담회,경북도지부 당직자 격려….개인비서 윤세나씨(28)는 “젊은 사람도 따라다니기 힘든 일정을 이여사께서 무리없이 소화하고 있다”며 정신력에 혀를 내두른다. 상오 7시20분쯤 김은주씨(신기남 의원 부인) 등 5명의 수행원들과 김포공항으로 향했다.울산에 도착,4건의 일정을 마치고 곧바로 포항 죽도시장을 찾았다.하오 2시50분쯤 쌀쌀한 바람이 옷깃을 파고드는 추위속에서 대기중이던 엄삼탁선대위고문과 박태준 자민련 총재측 사람들과 합류,본격적인 유세를 시작했다.좌판을 펼친 할머니와 손수레를 끄는 아주머니들,시장을 찾은 주부들의 손을 꼭 잡는다.이어 대왕예식장과 시그너스 호텔로 자리를 옮겼다.여성단체와 기자간담회에 참석,여성운동가 답게 여성의 평등권과 사회참여를 주제로 차분하게 풀어갔다.“적극적인 자세로 도전에 응전하는 태도를 갖고 여성들의 능력을 펼쳐야 합니다.국민회의는 여러분들에게 많은 기회를 마련하고 있습니다”라며 간곡한 부탁을 이어갔다. 하오 9시가 넘어 일산자택으로 돌아온 이여사는 기다리던 여성·사회단체 관계자들을 접대해야 했다.“이번에는 반드시 당선되리라 믿습니다.다섯번이나 죽음의 고비를 넘긴 것은 언젠가 나라를 위해 큰일을 하시라는 뜻이겠지요”.김후보 곁에서 3번의 좌절을 고스란히 지켜봤던 이여사로서 이번 대선을 지켜보는 비장함이 배여있다. ◎김은숙/버스투어 14일째… 저녁엔 집지키는 딸에 전화 지난 13일 상오6시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 현대아파트11동 601호 국민신당 이인제 후보 자택.이른 새벽부터 분위기가 예사롭지가않다. 오늘은 이인제 후보의 청와대 회동이 있는 날.이후보가 상기된 표정으로 일정을 준비하고 있다.고교3년생인 큰 딸 명주와 연년생인 작은 딸 진화는 등교준비에 여념이 없다.이 부산함속에 가장 분주하게 움직이는 이가 눈에 띄었다.바로 이후보의 부인 김은숙 여사. 전날 제주도 유세를 다녀와 집에 도착한 시간은 자정무렵.다음날 일정을 준비하랴 이후보 일정을 챙기랴 수면 시간은 불과 3시간.잠이 모자라지만 새벽부터 두 딸과 이후보를 신경쓰지 않을수 없다.더욱이 이후보와 별도로 하루도 빠짐없이 지방을 돌고 있는 터라 자신의 일정도 준비해야 한다.오늘의 유세지역은 강원도.식구들 뒷바라지를 마치고 집을 나선 시간은 7시30분.속초비행장에서 유세팀과 10시에 조인트해야 한다.수행원과 특별 보좌관역을 맡고 있는 김씨의 친 여동생 혜숙씨,자원봉사자,사진기사를 대동하고 속초행 비행기에 올랐다.옆 자리에는 혜숙씨가 앉아 오늘 일정을 챙겨준다.잠깐 눈을 붙일만도하지만 잠잘 시간이 없다.김씨가 지방 유세에 나선 것은 지난달 30일부터.경기도 일원을 시작으로 대구 경북·부산·경남·충남북·제주를 도는 ‘동가숙 서가식’이 벌써 14일째다.버스투어를 하는 틈틈이 이후보와 연락을 하며 유세장의 분위기를 전한다. 물론이후보의 안부를 묻는 것도 빼놓지 않는다.저녁엔 집을 지키고 있는 딸들에게도 꼭꼭 전화를 해왔다. 속초 비행장에서 버스 유세팀과 합류,한복 차림에 허리끈을 질끈 동여매고 곧바로 동명항을 찾았다.항구에 내리자마자 어판장 상인들의 손을 잡고 “이인제 후보 안사람입니다.잘 부탁합니다”를 연신 외친다.한 상인이 선거에 보태쓰라며 3만원을 찔러준다.김씨의 눈에 감격의 눈물이 고인다.갓 잡아올린 양미리를 다듬는 주민들의 언 손을 놓고 속초 중앙시장으로 향한다.버스안 김씨의 자리는 운전기사 바로 옆 안내양 좌석.버스가 이동하는 동안은 줄곧 이 자리에 앉아 지나치는 행인들에게 손가락 3개를 펴보이며 버스속 유세를 계속한다.마지막 방문지인 태백 중앙병원 진폐병동을 찾아 환자들을격려한뒤 귀가길에 올랐다.안양에 도착한 시간은 새벽 2시40분.수행원 1명을 대동하고 집에 도착,딸 들의 반가운 목소리를 듣는 것으로 일정은 끝이 났다.
  • PCS단말기 적체 연내 해소 난망/3개사 핵심부품 조달에 차질

    ◎삼성­지난달말 20만1천대… 목표 70%/LG­라인 풀가동 불구 30%선에 그쳐/현대­미 현지법인서 자체수급 고육책 오는 12월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던 개인휴대통신(PCS) 단말기 부족현상이 두달쯤 더 연장될 것으로 보이자 단말기 제조업체와 서비스업체 모두에 비상이 걸렸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LG정보통신,현대전자 등 PCS폰 제조업체들이핵심부품 부족으로 단말기 생산에 차질을 빚어 당초 예상과 달리 내년 2월까지 단말기공급 부족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PCS폰 제조업체들은 미국,일본등 외국의 부품공급업체들을 대상으로 부품공급을 원활히 해주도록 강력히 요청하는 한편 담당 임원을 현지로 급파,부품조달에 안간 힘을 쏟고 있다. 지난 9월 PCS폰을 출시한 삼성전자는 9월 10만대,10월 20만대,11월과 12월 각각 30만대 등 연말까지 총90만대를 생산키로했다. 그러나 10월말까지 20만1천대의 단말기를 생산,목표량의 70%에 그쳤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당초 98년 1월로 예정됐던 PCS서비스 개시 시점에맞춰 생산계획 및 자재수급계획 등 마스터플랜을 짜놓았으나 서비스 사업이 3개월 앞당겨 지는 바람에 이같이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면서 “해외 부품업체의 생산계획에 차질이 빚어진 것이 PCS폰 공급을 더이상 늘릴수 없는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국내의 부품 생산업체도 부품생산에 한계가 있어 당분간 단말기 부족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12월까지의 단말기 수급계획을 재조정하고 그 이후의 부품 수급계획및 생산계획을 세우고 있다. LG정보통신은 9월 10만대,10월∼12월은 매달 20만대씩 연말까지 총 70만대를 생산키로 했으나 지난 9,10월 두달간 해외에서 들여오는 부품이 제때 조달되지 못하면서 당초 예상의 3분의 1수준인 10만3천대를 생산하는데 그쳤다. LG정보통신은 지난1일부터 생산라인을 하루 3교대로 풀가동,하루 1만대씩 생산해 연말까지 목표생산량인 70만대를 제조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관련업계는 목표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전자도 연말까지 35만대의 단말기를 생산키위해 1일 3교대 체제로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으나 해외 부품업체들로부터의 부품공급이 원활치 못해 목표치를 달성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현대는 부족한 물량을 보충키위해 (주)한창으로부터 휴대폰을 비롯한 PCS단말기를 월 3만∼4만대 정도 공급받을 계획이다. 현대는 외국 부품업체들의 사정으로 인한 부품수급 차질 구조를 원천적으로 해결키위해 미국 현지법인의 연구개발센터를 중심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핵심부품 개발을 완료한다는 계획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PCS서비스 업체들은 이같이 단말기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자 PCS폰 지급을 기다리고 있던 예약가입자들이 더이상 참지 못하고 기존의 이동전화 사업자들에게로 갈 까봐 내심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PCS서비스 업체의 한 관계자는 “PCS 3사의 예약 가입자수가 2백만명이나 되는데도 단말기가 모자라 실가입자로 전화되지 않고 있다”면서 “이들을 묶어두기 위해 무료통화 시간의 연장 등 혜택을 추가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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