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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그룹 창업주 부인 노순애씨 발인

    SK그룹 창업주 부인 노순애씨 발인

    SK그룹 창업주인 고(故) 최종건 회장의 부인 노순애(89)씨의 발인이 31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치러졌다. 최신원(오른쪽 세 번째) SKC 회장과 최창원(두 번째) SK케미칼 부회장이 고인의 영정을 들고 유족들과 함께 승화원(화장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장례 기간 내내 빈소를 지켰으며 정·재계 등 사회 각계 인사들이 빈소를 찾았다. 고인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광림선원에 안치됐다. SK그룹 제공
  • [설 선물 특집] 애경, 장애인 작가의 ‘희망 디자인’ 사랑을 전해요

    [설 선물 특집] 애경, 장애인 작가의 ‘희망 디자인’ 사랑을 전해요

    애경은 기업 이념인 ‘사랑’(愛)과 ‘존경’(敬)의 의미를 담은 종합 설 선물세트를 출시했다. 애경은 장애인 작가와 협업하는 한편 세계적인 거장의 명화를 담아 설 선물세트를 구성하며, 나눔과 희망의 메시지를 담아냈다. 종합선물세트인 ‘희망세트’는 국내 최초 청각장애인 캘리그래퍼 송은주 작가와 디자인을 협업했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 윤동주의 ‘별 헤는 밤’ 시구를 송 작가의 감성적인 캘리그래피로 담아 어머니와 고향에 대한 애틋한 서정적 감성이 효과적으로 표현됐다. 가족이나 친지에게 그리움과 사랑의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선물로 제격이다. ‘마리몬드’와의 디자인 협업을 한 ‘케라시스 마리몬드 설 선물세트’도 눈에 띈다. 마리몬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살아온 삶을 꽃으로 승화시키고 꽃의 패턴을 활용한 디자인 제품으로 인간의 존귀함을 회복해 준다는 이야기를 가진 브랜드다. 케라시스 마리몬드 설 선물세트는 오이풀 디자인을 적용했다. 오이풀의 꽃말인 존경과 감사의 의미를 담아 선물의 가치를 높였다. 세련된 꽃 패턴과 다양한 향기의 케라시스 퍼퓸샴푸의 조화로 여성이나 젊은 층 대상의 선물로 좋다. 애경은 모네, 클림트, 칸딘스키 등 세계적인 거장의 명화를 담은 고품격 선물세트도 출시했다. ‘명화 선물세트’는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아를의 별이 빛나는 밤’과 ‘붓꽃이 있는 아를 풍경’ 등을 디자인에 담았다. 애경의 이번 설 선물세트 가격은 9000원에서 4만원대까지 다양하다. 1만원대의 ‘희망 3호’는 케라시스 샴푸와 린스, 덴탈크리닉 2080 치약 등이 포함됐다.
  • 리얼한 여덟 시선… 살아 꿈틀대는 민중미술

    리얼한 여덟 시선… 살아 꿈틀대는 민중미술

    예술은 그 자체만으로도 좋지만 그 시대의 정치·사회적 흐름과 맥을 같이할 때에 더욱 의미가 있다. 시대정신을 담은 예술은 억압된 현실에서 분출력이 더욱 거세진다. 민주화의 격랑 속에서 1980년대 중반 진보적 미술인들이 활화산처럼 내뿜었던 민중미술과 리얼리즘 운동에 대한 재조명 작업이 올 한 해 국내 미술계에서 활발하게 펼쳐진다. 가나아트는 1980년대 한국 리얼리즘 대표작가 8명의 주요 작품 100여점을 선보이는 ‘한국 현대미술의 눈과 정신Ⅱ-리얼리즘의 복권’전을 연다. 인사동 가나인사아트센터에서 28일부터 2월 28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한국 현대미술에서 중요한 전환의 시기였던 198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의 리얼리즘 미술을 재조명한다. 권순철, 신학철, 민정기, 임옥상, 고영훈, 황재형, 이종구, 오치균 등 역사와 현실, 현장성에 천착했던 리얼리즘 계열 작가들이 참여한 전시는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가 공동 기획했다. 유 교수는 “단색평면회화의 열풍이 지나간 1980년대 제도권 밖에서 군부독재에 항거하며 조형적으로 반항하거나 이념으로 무장한 민중미술계열 그룹과 묵묵히 리얼리즘을 고수한 작가군이 있었다”면서 “한국의 자생적 리얼리즘은 한 시대를 휩쓴 사조였지만 당시엔 인정받지 못했다. 작품의 예술성과 작업의 진정성이 제대로 평가받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전시 작가들에 대해 “80년대 변혁의 에너지와 흐름을 같이하지만 화가가 직업이었던 전업 작가, 대작에 대한 도전, 우직하고 고지식한 성격, 정통 회화 작가, 다른 사조에 흔들리지 않았던 공통점이 있다. 특히 이들은 테크닉의 달인들이었다”고 소개했다. 신학철은 근대사 시리즈와 농민시리즈로 잘 알려진 민중미술의 대표작가다. 그는 역사의 이미지와 농촌의 서정을 놀라운 필력과 콜라주기법으로 표현했다. 임옥상은 ‘붉은 웅덩이’, ‘어머니’에서처럼 리얼리스트로서 작가적 존재감이 강하게 드러나는 게 특징이다. 강원도 태백의 탄광마을에서 작업하는 황재형은 막장의 풍경과 인생 등 현장 정서를 포기하지 않는 작가다. 민정기는 이발소 그림 같은 친숙한 그림으로 소외라는 주제를 그려냈다. 프랑스에 거주하는 화가 권순철은 이미지의 해체로 인간과 사물의 본질에 접근하고, 핸드페인팅으로 유명한 오치균은 거친 마티에르로 이미지의 승화를 보여준다. 80년대 리얼리즘 미술운동 초창기인 1982년 태동한 예술가그룹 ‘임술년-구만팔천구백십이’의 창립 멤버였던 이종구는 농촌의 현실을 극사실기법으로 그려냈다. 쌀부대에 아크릴로 그린 농민의 초상화 연작은 프랑스의 미술평론가도 깜짝 놀랐을 정도로 예술성이 강한 민중미술의 고전으로 꼽힌다. 고영훈은 신문지나 책 등을 활용한 극사실적 리얼리즘을 보여준다. 유 교수는 1986년 진보적 미술인 150여명이 모여 만든 민족미술협회(민미협)의 상설전시 공간이던 그림마당 민(1994년 폐관)의 운영위원장으로 민중미술을 지지하는 평론 활동을 했다. 그는 “그림마당 민의 개관전 주인공이었던 목판화 작가 오윤 30주기를 맞아 ‘오윤과 그 친구들’이라는 제목의 대대적인 민중미술전을 열 계획도 있다”고 밝혔다. 이호재 가나아트 회장은 “해외 미술계에서 각광받고 있는 단색화 작가들은 대부분 80대이거나 작고한 작가들이다. 뜨거운 시대를 살았던 50~60대의 작가들을 통해 해외에 한국 미술의 다양함을 보여주고자 지난해 단색화에 이어 올해 리얼리즘 전시를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민중미술을 소개하는 전시들이 잇따라 열린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서소문 본관 2층 천경자 전시실 옆에 약 200㎡ 규모의 가나아트 기증작품 전시실을 4월 개설한다. 2001년 기증받은 민중미술 대표작 약 200점이 상설 전시된다. 서울시립미술관 북서울미술관에서는 5월 10일부터 약 2개월 동안 ‘사회 속 미술’전(가제)을 진행할 예정이다. 전시는 가나아트 기증작과 2~3세대 포스트 민중미술 작가들 작품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학고재 갤러리는 민중미술 1세대 서양화가 주재환(3월)과 신학철(9월)의 전시를 열 계획이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성동일 모친상 “‘응팔’ 포상휴가 도중 급히 귀국”…22일 발인

    성동일 모친상 “‘응팔’ 포상휴가 도중 급히 귀국”…22일 발인

    성동일 모친상 “‘응팔’ 포상휴가 도중 급히 귀국”…22일 발인성동일 모친상배우 성동일이 모친의 별세 소식을 듣고 ‘응팔’(응답하라 1988) 포상 휴가 도중 급거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지난 20일 별세한 성동일 모친의 빈소는 인천 나은병원 장례식장 특2호실에 마련됐다.고인의 발인은 22일이며 장지는 부평승화원(인천가족공원)에 마련될 예정이다.성동일은 최근 종영한 ‘응팔’에서 배우 혜리(성덕선 역), 류혜영(성보라 역), 최성원(성노을 역) 세 남매의 아버지로 출연해 절절한 부성애를 선보여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처음처럼’/강동형 논설위원

    [씨줄날줄] ‘처음처럼’/강동형 논설위원

    ‘처음으로 하늘을 만나는 어린 새처럼, 처음으로 땅을 밟는 새싹처럼 … 겨울 저녁에도 마치 아침처럼, … 처음처럼, 언제나 새날을 시작하고 있다. 산다는 것은 수많은 처음이 만들어 가는 끊임이 없는 시작입니다.’ 쇠귀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가 지난 15일 파란만장한 생을 마감했다. 그는 20년 20일을 옥살이하는 동안 깊은 사색과 성찰을 통해 시대의 아픔을 지성으로 승화시켰다. 처음 세상에 나온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은 가족과 주고받은 편지와 엽서를 모은 것이지만 그의 통찰은 사람들에게 힘과 용기를 줬다. 그가 만든 서체를 ‘쇠귀체’라고 한다. 글씨가 조화롭고 단아하며 서민적이라는 평이다. 여기에 생명을 불어넣는 건 그 글이 가지고 있는 사색의 깊이에 있다. 우리는 소주의 브랜드 이름으로 ‘처음처럼’을 기억하지만 ‘처음처럼’에는 그가 겪은 모진 풍상과 삶에 대한 사색이 담겨 있다. 그는 소주 회사 관계자가 찾아와 ‘처음처럼’을 사용하겠다고 했을 때 흔쾌히 허락했다고 한다. 호사가들은 선생이 많은 돈을 받았을 것이라는 뒷담화를 하곤 했는데 후에 안 사실이지만 한 푼도 받지 않았다. 소주 회사는 매출이 크게 늘자 보답으로 선생이 재직하고 있던 대학에 1억원을 기부했다고 한다. 선생은 쇠귀체의 모태는 어머니의 편지였다고 고백했다. 서예 연습을 하다 감옥에 보내는 어머니의 편지, 단아하면서도 사랑이 가득 담긴 서툰 글씨를 모티브로 쇠귀체를 완성했다고 한다. 유명세를 탄 그의 글과 서체는 길을 걷다가 우연히 마주친다.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가장 먼저 반기는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는 글씨도 선생의 작품이다. ‘더불어 숲’이나 조정래의 장편소설 ‘한강’의 표지글도 쇠귀체다. 최근에는 영화나 드라마 제목으로도 쇠귀체가 인기다. 선생의 지성은 글에서도 번득인다. 국내 여행기를 모은 ‘나무야 나무야’에서 황희 정승이 노년을 보낸 반구대와 한명회가 세운 압구정을 비교하면서 ‘역사는 우리가 맡기지 않더라도 어김없이 심판한다’고 담담하게 얘기한다. 그는 옥살이를 하던 목수가 집을 지붕이 아닌 주춧돌부터 그리는 모습에서 자신의 부족함을 깨치기도 한다. 그의 사상을 한마디로 압축한다면 ‘더불어 사상’ ‘함께 사상’이라고 할 수 있다. 선생은 정치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굳이 하나를 소개한다면 “정치는 국민들이 재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게 하는 데 그 목적이 있어야 한다. 정권 창출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글이다. 정치의 계절이다. 정치하는 사람들이 선생의 얘기에 귀를 기울여 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선생의 병마가 햇볕을 쬐지 못해 생긴 피부암이라는 게 안타깝다. 선생의 명복을 빈다. 강동형 논설위원 yunbin@seoul.co.kr
  • 수지 폰케이스 ´마리몬드´.. 이번엔 샴푸세트로 변신

    수지 폰케이스 ´마리몬드´.. 이번엔 샴푸세트로 변신

     애경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지원하는 브랜드 마리몬드의 디자인으로 구정 선물세트를 포장한다고 12일 밝혔다. 이 회사 생활·위생용품을 묶은 ‘케라시스 마리몬드 설 선물세트’ 포장지에 존경과 감사란 꽃말을 좇아 마리몬드가 디자인한 오이풀을 새겼다.  나비를 뜻하는 라틴어인 ‘마리포사’와 빈센트 반고흐의 작품인 ‘꽃 피는 아몬드 나무’에서 사명을 차용한 마리몬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삶을 승화시킨 꽃을 패턴으로 만든 디자인 제품과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꽃 디자인으로 인간의 근본적인 아픔을 위로하고, 존귀함을 회복시킨다는 스토리를 지닌 브랜드다. 지난 16일 미쓰에이 수지가 위안부 출신인 고 심달연 할머니의 압화작품 ‘병화’를 제품화한 마리몬드의 스마트폰 케이스를 쥔 채 입국하는 사진이 주목 받은 뒤 품절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애경 관계자는 “설 선물세트에 존경과 감사의 의미는 물론 긍정의 메시지까지 담기 위해 마리몬드와 협업하게 됐다”면서 “수익금을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건립 등에 쓰는 마리몬드와의 협업 제품을 사면, 전쟁피해여성 인권 회복에 기여하며 새해를 시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향기의 케라시스 퍼퓸샴푸와 린스, 트리트먼트로 구성된 선물세트는 2종으로 2만~3만원대에 살 수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과학계는 지금]

    암 조기 진단 가능한 나노캡슐 개발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원장 정광화)과 한국생명공학연구원(원장 장규태),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나탈리 아치 교수, 예일대 김재홍 교수 공동 연구팀이 주사 한 번으로 두 가지 이상의 암을 24시간 이내에 진단할 수 있는 형광 나노캡슐을 개발하는 데 성공해 국제학술지 ‘ACS 나노’ 온라인판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 기술을 응용할 경우 암을 비롯한 난치성 질환의 조기 진단은 물론 효과적인 치료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카이스트, 나노 크기 우담바라꽃 제작 카이스트(총장 강성모) 나노과학기술대학원 윤동기 교수팀은 액정의 승화 현상을 이용해 우담바라꽃 모양을 나노미터 크기 수준에서 정교하게 만드는 데 성공하고 자연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온라인판 최신호에 발표했다. 고체에 열처리를 했을 때 기체로 변하는 승화 현상을 이용해 우담바라꽃뿐만 아니라 찐빵 모양 등 다양한 모양을 구현해 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간단한 온도 조절만으로도 다양한 3차원 나노 패턴을 구현할 수 있어 차세대 소자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의학硏, 경기도 민간요법 보고서 발간 한국한의학연구원(원장 이혜정) 한의기반연구부 이상훈 박사팀은 경기 지역에서 생활 경험이나 구전, 가계 전승 등을 통해 전해 내려오던 민간요법을 현장 조사해 정리한 ‘한국 민간요법 발굴조사 보고서-경기도편’을 발간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팀은 경기도를 동북부, 서남부, 서해도서 지역으로 나눈 뒤 지역별로 전해 내려오는 전염성 질환, 종양 질환, 신경계·순환계·호흡계·소화계·피부계 질환에 대한 민간요법을 정리했다. 보고서는 연구원 홈페이지(www.kiom.re.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 관악주민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관악구의 명물인 구청 건물 전면의 시가 흐르는 유리벽에 새해를 맞아 처음 게시된 글귀이다. 올해 첫 글은 천재 시인 이상의 단편소설 ‘날개’의 마지막에 나오는 구절이다. 무료한 일상을 보내던 주인공이 어느 날 자신을 발견하고 스스로와 세상을 향해 던지는 말이다. ‘시가 흐르는 유리벽’은 2011년 딱딱한 관공서의 이미지를 벗고자 유종필 구청장이 제안해 시작됐다. 광화문 교보빌딩 전면에 걸린 시가 행인들에게 작은 위안을 주듯 관악구청의 시가 흐르는 유리벽도 명물로 자리잡았다. 구청을 찾거나 지나가는 주민들은 시구 앞에서 사진을 찍기도 한다. 특히 관악구청의 글씨는 교보빌딩의 광화문 글판을 만드는 박병철 작가의 글씨와 그림으로 더욱 감동을 준다. 손글씨를 예술적으로 승화시킨 캘리그래퍼인 박 작가는 광화문 교보빌딩, 관악구청, 부산시청, 우리은행, 공군회관 등에 아름다운 글과 글씨로 사람들의 가슴에 잔잔한 파문을 던진다. 관악구는 계절별로 도전과 용기, 내일의 희망과 사랑을 전달할 수 있는 문구를 주민과 직원 공모를 통해 선정하고 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아하! 우주] 유황 이용한 ‘화성 전용 콘크리트’ 개발

    [아하! 우주] 유황 이용한 ‘화성 전용 콘크리트’ 개발

    미국항공우주국(NASA)를 비롯해 화성에서의 새로운 삶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희소식이 전해졌다. 화성 토지 위에 건축물을 지을 때 용이한 ‘화성 전용 콘크리트’가 개발됐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매사추세츠주의 매사추세츠 공과 대학(MIT)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건축물을 올리는데 사용되는 콘크리트가 반드시 물과 혼합해야 하는 과정을 필요로 하는 반면, 이번에 개발한 ‘화성 전용 콘크리트’는 물 없이도 공사에 사용할 수 있다. 이번에 개발한 물질은 화성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유황 성분을 이용한 것으로, 240℃가 되어야 액화상태가 된다는 특징이 있다. 연구진은 이 같은 성분을 이용해 황 성분 50%와 화성의 토양 50%를 포함한 ‘마션 콘크리트’를 개발했으며, 황 성분에 고온을 가하면 물 없이도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건축물을 짓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마션 콘크리트’를 이용해 지은 건축물은 최대 인장 하중(MPa, a재료의 인장 시험에 있어서 시험편이 파단할 때까지의 최대 인장 하중(MPa, 1MPa는 1㎠ 면적당 10.2kg의 무게를 견딜 수 있는 강도)이 높다는 특징을 가진다. 과거 해외 연구진은 1970년대에 유황을 이용한 콘크리트를 달 위에 건축물을 세울 때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당시 이 콘크리트는 무중력 상태의 달 위에서 쉽게 승화(물질의 상태변화에서 고체가 액체 상태를 거치지 않고 직접 기체로 변하는 현상)되는 것을 확인했다. 여기에 하와이 화산의 현무암질 토양과 유사한 화성의 토양을 섞을 경우 승화 현상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연구진은 예상하고 있다. 연구진은 “화성에서 건축물을 세우기 위해서는 기압과 온도를 견딜 수 있어야 한다. 이번에 유황성분을 더한 마션 콘크리트는 매우 친환경적이어서, 화성 내에서 재가열을 통해 재가공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NASA는 2030년까지 화성에 유인탐사선을 보낼 계획을 세웠으며, 미국 뿐만 아니라 러시아 역시 화성탐사를 목표로 다각도의 훈련과 연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손에 잡힐 듯… 눈앞에서 펼쳐지는 ‘태양의 서커스’

    손에 잡힐 듯… 눈앞에서 펼쳐지는 ‘태양의 서커스’

    세계 최고의 곡예 예술 공연단 ‘태양의 서커스’의 콘텐츠를 생생한 3D 영상에 담은 영화가 국내에서 개봉한다. 멀티플렉스 영화관 메가박스는 6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코엑스점을 비롯한 전국 11개 지점에서 ‘태양의 서커스: 월드 어웨이’를 상영한다. ‘태양의 서커스’는 서커스 공연에 이야기, 라이브 음악, 무용을 결합시키며 예술로 승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84년 캐나다 퀘벡에 기반을 둔 작은 서커스단에서 출발해 연 매출 1조원을 자랑하는 세계적인 엔터테인먼트 그룹이 됐다. ‘바레카이’, ‘퀴담’, ‘토템쇼’ 등이 대표 레퍼토리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가면 꼭 봐야 하는 공연으로 손꼽힌다. 이번에 개봉하는 영화는 ‘아바타’로 3D 바람을 일으킨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 2012년 제작한 작품이다. ‘슈렉’, ‘나니아 연대기’를 연출한 앤드루 애덤슨 감독이 각본을 쓰고 메가폰까지 잡았다. 7개 환상의 세계를 넘나드는 러브 스토리를 축으로 한 서커스가 91분간 펼쳐진다. 캐머런 감독은 “평생 꿈꿔 왔던 것을 실현한 환상적인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관람료는 일반 상영관은 1만 5000원, 3D 상영관은 2만원이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지나온 내 삶의 흔적을 돌아본다, 절터에서

    지나온 내 삶의 흔적을 돌아본다, 절터에서

    여행지로서의 강원 원주는 사실 ‘캐릭터’가 불분명하다. 강원권 교통의 요지라거나, 산업도시라고 하기엔 뭔가 1% 부족한 느낌이다. 강원도청 소재지, 혹은 군사도시 사이 어디쯤으로 인식되기도 하는데 이는 사실 여행과는 거리가 먼 특징들이다. 그래서 둘러봤다. 원주엔 무엇이 있을까. 알려지지 않았을지언정 없지는 않을 터.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을 찾아 시내 구경부터 나선다. 원주는 한지의 고향이다. 예부터 그랬다. 조선시대 ‘세종실록지리지’에 닥나무가 원주의 특산물 중 하나로 기록돼 있다. 알다시피 닥나무는 한지의 주재료다. 닥나무 ‘저’(楮) 자를 행정명으로 쓴 지역도 있다. 현재 호저면은 1914년 이전엔 ‘저전동면’이라 불렸다. 지금도 호저면과 부론면, 흥업면 등에서 닥나무를 쉽게 볼 수 있다. 1950년대까지만 해도 원주엔 무려 15개 이상의 한지 공장이 전통을 잇고 있었다. 한지의 대량 소비처였던 법천사와 거돈사, 흥법사 등 대가람들이 부론면에 몰려 있었고, 강원 관찰사가 상주했던 강원감영 등 관청들도 멀지 않은 곳에 밀집돼 있었다. 한지 마을과 인쇄문화가 발달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원주 한지테마파크는 사라져 가는 우리의 옛 한지문화를 엿볼 수 있는 곳이다. 한지문화 전용공간으로 조성됐는데 다양한 전시, 체험, 교육 등의 이벤트가 열린다. ●중앙시장서 허기 달래고 미륵산 풍광에 흠뻑 재래시장을 좋아하는 이에겐 중앙시장이 제격이다. 1970년 준공돼 얼추 50년 가까이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여느 재래시장과 마찬가지로 쇠락의 길을 걷다 최근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변신을 꾀하면서 점차 활기를 되찾고 있다. 시장 안엔 문화예술 시설과 맛집 등이 얽혀 있다. 2층은 골목미술관이다. 각종 적치물이 쌓인 버려진 공간이었는데, 최근 말끔하게 정비해 다양한 전시회를 여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1층은 고기골목, 만두골목 등 이른바 ‘먹자 골목’이다. 다양하고 맛있는 음식들을 비교적 싼 가격에 맛볼 수 있다. 미륵산(689m)은 덜 발품 팔고도 장쾌한 풍광과 마주할 수 있는 곳이다. 충북 충주와 경계를 이룬 산으로, 제법 웅장한 기암과 노송이 어우러져 있다. 경천묘를 들머리 삼아 두 시간이면 넉넉히 다녀올 수 있다. 주봉 암벽엔 미륵불이 새겨져 있다. 큼직한 얼굴과 상대적으로 작은 체구, 투박하고 토속적인 표현양식 등으로 볼 때 고려 전기에 조각한 것으로 추정된다. 들머리와 날머리 구실을 하는 경천묘는 신라 마지막 왕인 경순왕의 영정을 모신 곳이다. 일반인과 달리 왕의 위패엔 4번 절해야 한다는 걸 잊지 마시길. 원주 여정의 핵심은 옛 절터다. 원주에 남은 주요 폐사지는 거돈사지, 흥법사지, 법천사지 등 세 곳이다. 하나같이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 탑, 탑비 등을 품고 있어 우리 석조미술문화의 저력을 잘 보여 주는 곳으로 평가받는다. 모두 남한강을 끼고 있어 찾아가는 데 어려움은 없다. 한데 돌아보는 순서는 고민이 좀 필요하다. 사람마다 폐사지에 두는 의미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다. 목익상 원주시 문화관광해설사는 흥법사터, 거돈사터, 법천사터 순으로 돌아보라 했다. 절터에 남은 탑비의 조성 연대순으로 돌아야 탑비의 변천과정 등 역사를 알 수 있다는 뜻에서다. 흥법사터는 신라시대 절터다. 원래 1만평에 이르는 대찰이었다고 하나, 지금은 절터 대부분이 농가와 논밭으로 변했다. 남은 문화재는 흥법사터 삼층석탑(보물 제464호), 진공대사 탑비 귀부와 이수(제463호) 정도다. ●옛 절터엔 석조미술문화의 저력 오롯이 거돈사터는 이른바 ‘폐허의 미’가 가장 빼어나다고 평가받는 곳이다. 신라 후기인 9세기께 조성된 뒤 고려를 거쳐 조선 전기까지 명맥이 이어졌던 대가람이었으나, 지금은 너른 터와 석탑만 남아 당시 모습을 일러 주고 있다. 거돈은 ‘큰 깨우침을 얻다’는 뜻이다. 가람의 규모와 깨우침의 깊이에 어떤 연관이 있는지 알 수 없으나, 많은 이들이 거돈사를 찾아 깨달음을 구했던 건 분명해 보인다. 폐사지에 들면 삼층석탑(보물 제750호)이 눈길을 잡아끈다. 아담한 체구의 통일신라시대 석탑이다. 유홍준 교수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 탑이 있음으로 해서 거돈사터는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차분하게 만들어 주며 폐사지의 쓸쓸한 분위기를 차라리 애잔한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킨다.”(‘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제8권) 석탑 오른쪽은 느티나무다. 수령 700년에 이른 노거수로, 몸 둘레가 7.2m에 이를 만큼 거대하다. 석탑과 나무 위로 세월이 더께로 쌓였다. 지치고 쇠락해 보여도 둘이 어우러지며 선사하는 풍경의 무게만큼은 더없이 무겁고 깊다. 삼층석탑 바로 뒤는 금당터다. 그 중앙에는 큼직한 철불이 앉았을 석조 대좌가 거대한 돌덩이처럼 덩그러니 남아 있다. 절터 동남쪽 끝자락엔 원공국사 승묘탑비(보물 78호)가 서 있다. 고려 현종 16년(1025)에 세워진 것으로 돌거북 받침대(귀부)와 용머리 지붕돌(이수)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 탑비의 필획은 힘차고 아름다워 고려시대 비 중 서체가 가장 뛰어나다는 평을 듣는다. 법천사지는 발굴조사 작업이 한창이다. 지광국사 현묘탑(국보 101호)과 탑비(국보 59호)로 이름난 절터로, 두 작품 모두 고려 불교미술의 대표 걸작으로 꼽힌다. 특히 정교하고 화려한 조각이 새겨진 탑비는 나라 안에서도 가장 크고 아름다운 비석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는다. 이제 흥원창터를 말할 차례다. 흥원창은 내륙의 쌀과 각종 물산들을 한양으로 실어 나르던 뱃길 위에 세운 창고다. 지금은 유적지이자 지명으로도 쓰인다. 조선시대 흥원창의 규모는 실로 대단했던 모양이다. 창고 앞 나루터에 정박하는 세곡 운반선이 20여척이 넘었다고 한다. 이처럼 수많은 배들이 오갔던 뱃길이 바로 삼도하(三道河)다. 충북 충주와 경기 여주, 그리고 강원 원주 등 세 도시가 만나는 접경이라 붙여진 이름이다. 어디 마을뿐이랴. 물길도 합쳐진다. 충주 목계나루에서 흘러온 남한강과 원주를 관통해 온 섬강이 흥원창터 앞에서 몸을 섞은 뒤 여주로 흘러간다. 급히 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흐르던 물길은 청미천을 받아 안은 다음 또 한번 몸을 뒤틀어 북쪽으로 급선회한다. 이른바 세물머리다. 그 자태가 유장하면서도 더없이 도도하다. 굽이쳐 흐르는 세 강줄기를 여유 있게 내려다보고 있는 자산의 풍채도 일품이다. 강변에서 만나는 철새들의 자태는 겨울 여행의 별미다. 흔히 ‘백조’라 불리는 큰고니(천연기념물 201호) 무리가 남한강 지류를 따라 유영하고, 청둥오리 등은 무시로 군무를 펼친다. 말똥가리 등 맹금류와도 어렵지 않게 조우할 수 있다. 흥원창 일대는 해넘이 명소로 꼽힌다. 낮은 산자락을 넘어가는 해가 일렁이는 물결을 붉게 물들인다. 큰 강 합쳐지는 곳이 낙조로 물드는 장면, 그야말로 장관에 장관을 더한 풍경이다. 그 강물에 올해의 시름 실어 보내는 것도 좋겠다. ●여행수첩(지역번호 033) →맛집: 원주 중앙시장 안에 맛집들이 많다. 특히 소고기 집들이 많은데, 주말이나 연말연시 등엔 예약조차 힘들 정도로 사람들이 몰린다. 그 가운데 푸른초원(742-7438)은 푸짐한 한우숯불구이로 발길이 끊이지 않는 집이다. 한우모둠 1인분이 2만 5000원이다. 이 집의 별미는 된장찌개다. 거무튀튀한 빛깔의 토속 된장으로 끓여 내는데, 짜지 않으면서도 된장 특유의 깊은 맛이 우러난다. 장터추어탕(735-2025)은 원주식 추어탕으로 이름난 집. 걸죽한 국물이 일품이다. 문막에 있다. 산정집(742-8556)은 ‘말이고기’로 이름난 집. 한우를 얇게 썰어 미나리, 쪽파 등과 함께 말아 만든다. →가는 길: 폐사지를 먼저 둘러보겠다면 영동고속도로 여주 나들목으로 나가는 게 낫다. 이어 37번 국도를 타고 점동사거리까지 간 뒤 좌회전, 84번 지방도로 갈아타고 단암삼거리에서 부론면사무소 방면으로 좌회전해 가면 된다. 미륵산은 영동고속도로 문막 나들목으로 나가 42번 국도(여주 방향), 49번 지방도, 404번 지방도 순으로 갈아탄 뒤 유현3거리에서 운교리 방향으로 우회전해 곧장 가면 된다. 한지테마파크(734-4739)는 원주 시내 한지공원길에 있다. →잘 곳: 가족 단위로 간다면 오크밸리 리조트(1588-7676)가 제격이다. 특급호텔로는 호텔 인터불고 원주(769-8114)가 있다. 원주 유일의 특급호텔로 원주역사박물관 옆에 있다. 글 사진 원주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영화 多樂房] ‘라스트 탱고’

    [영화 多樂房] ‘라스트 탱고’

    빔 벤더스 감독의 다큐멘터리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다큐멘터리의 개념을 뛰어넘는다.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1999)과 ‘피나 3D’(2011)가 공히 성취해 낸 것은 다큐멘터리의 스펙트럼을 넓힘으로써 이 장르가 전달할 수 있는 감정의 진폭을 확장시켰다는 점이다. 벤더스가 제작을 맡은 ‘라스트 탱고’는 비록 연출작들만큼의 과감함은 덜하지만, 그의 다큐들에서 봐 왔던 솔직함과 상상력이 그대로 담겨 있다. ‘어 트릭 오브 더 라이트’(1995) 스태프로 시작해 약 20년간 벤더스와 함께 작업하면서 세계적인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성장한 게르만 크랄은 영화 내내 탱고의 강렬함과 우아함을 전달하며 가슴을 뜨겁게 한다. 마리아 니브 리고, 후안 카를로스 코페스는 탱고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커플로 기억되는 댄서들이다. ‘라스트 탱고’는 50년간 계속되었던 두 사람의 춤사위와 굴곡진 인생을 함께 반추해 나간다. 삶이 춤이었고, 곧 사랑이었던 젊은 시절부터 부침을 계속했던 관계 속에 춤으로 애증을 표현했던 나날들까지, 가감 없는 그들의 이야기가 때로는 격렬하게 때로는 애절하게 스크린을 수놓는다. 부부로서는 시간이 흐를수록 성격 차를 극복하기 어려웠지만, 완벽한 파트너로서의 운명까지 거부할 수는 없었던 두 사람은 반 세기 동안 함께 탱고의 역사를 써내려가며 그대로 살아 있는 전설이 되었다. 오래된 영상 자료들을 통해 만나는 그들의 앙상블은 다른 커플들이 감히 흉내 내기 어려운 경지에 도달해 있다. 매끈한 몸매와 우아한 얼굴을 가진 마리아는 까다로운 리듬도 경쾌한 스텝으로 소화해 내고, 중후한 멋을 가진 후안은 완벽한 타이밍으로 그녀를 리드해 간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합을 맞춰 움직이는 두 사람의 춤은 불변의 수학 공식이나 엄격하게 연주한 바흐의 음악을 떠올리게 한다. 후미진 클럽에서나 추던 탱고를 예술 공연으로 승화시켰다는 그들의 명성을 확인하기에 충분하다. ‘라스트 탱고’는 형식적으로도 신선하고 흥미로운 작품이다.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후배 댄서들이 직접 인터뷰어로 등장해 이야기를 나누는가 하면 두 선배의 만남과 이별을 탱고로 재연하는 등 뮤지컬 영화와 다큐를 혼합한 독특한 양식을 취하고 있다. 특히, 두 사람의 사이가 멀어졌던 당시를 극화한 춤은 매우 인상적이다. 댄서들은 갈등의 불꽃을 격렬하면서도 절도 있는 안무로 표현해 내는데, 마리아와 후안의 실제 이야기가 녹아 있다는 점에서 리얼리티가 강하게 느껴진다. 루이스 보르다, 리디아 보르다 남매를 비롯한 유명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한 OST는 댄서들의 동작과 절묘하게 어우러지며 러닝 타임 내내 귀를 즐겁게 한다. 화려하지만 결코 과시하지 않는 탱고의 매력을 이들의 음악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위대한 탱고 커플에 대한 오마주를 넘어 예술과 예술가들을 사랑하는 모든 후세들에게 영감과 감동을 불어넣을 다큐멘터리다. 31일 개봉. 12세 관람가. 윤성은 영화평론가
  • [이주일의 어린이 책] 팔만대장경 나무 집, 어떤 사람들이 지었을까

    [이주일의 어린이 책] 팔만대장경 나무 집, 어떤 사람들이 지었을까

    바람을 품은 집/조경희 지음/김태현 그림/개암나무/156쪽/1만 1000원 소화는 태어나자마자 엄마를 잃었다. 아버지는 전국 방방곡곡을 떠돌며 집 짓는 일을 했다. 홀로 소화를 키우게 되면서 먼 곳까지 일을 하러 다닐 수 없게 됐다. 소화의 젖동냥을 다녀야 했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합천에 눌러앉았다. 그토록 좋아하던 목수 일을 접고 남의 매를 대신 맞고 돈을 받는 ‘매품팔이’를 했다. 어느 날, 매를 독하게 치기로 소문난 점백이 나장에게 다른 사람의 매를 대신 맞은 뒤 숨을 거뒀다. 이웃 뱀골 영감은 아버지에게 받을 빚이 있다며 소화네 집을 빼앗아 버렸다. 뱀골 영감은 상인들 사이에서도 인정머리 없고 인색하기로 유명했다. 한순간에 아버지를 잃고 집까지 빼앗긴 소화는 곱게 댕기 드린 머리를 싹둑 자르고서 아버지 친구인 대목장 아저씨를 따라 길을 나섰다. 소화네 일행은 산속 깊이 자리한 절에 도착했다. 대목장 아저씨는 절에 도착하자마자 짐을 내릴 생각도 하지 않고 건물 지을 땅부터 살폈다. 절 경내를 한참 둘러본 뒤 절의 가장 위쪽에 있는 평평한 땅에 건물 지을 자리를 잡았다. 경남 합천 해인사의 팔만대장경을 보관하는 장경판전 건축 과정을 문학으로 승화한 작품이다. 아버지 품 안에서 해맑게만 자라던 소화가 고난을 딛고 씩씩하게 삶을 추슬러 나가는 과정이 감동적이다. 장경판전은 바람의 드나듦을 조절해 자연적으로 온도와 습도가 적절하게 유지되도록 설계됐다. 그 우수성을 인정받아 1995년 팔만대장경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작가는 “우리 선조들은 장경판전을 지으면서 저마다의 바람을 담았다”며 “장경판전이 오랜 세월 꿋꿋하게 견딜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 소박하고 순수한 바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초등 고학년.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아하! 우주] 왜소행성 세레스의 ‘하얀점’ 정체 밝혀졌다

    [아하! 우주] 왜소행성 세레스의 ‘하얀점’ 정체 밝혀졌다

    화성과 목성 사이 소행성 벨트에 위치한 왜소행성 세레스(Ceres)에서 보이는 미스터리한 ‘하얀 점’의 정체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최근 독일 막스플랑크 태양계 연구소는 세레스의 밝게 빛나는 하얀 점이 소금기 있는 얼음일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과학지 네이처(Nature) 9일자에 발표했다. 전세계 학자들의 큰 관심을 끈 '오카토르 크레이터’(Occator crater)내에 존재하는 거대한 하얀 점은 미 항공우주국(NASA) 무인탐사선 던(Dawn)의 탐사로 세상에 처음 알려졌다. 아스팔트처럼 어두운 세레스 표면 위로 밝게 빛나는 하얀 점의 정체를 두고 그간 전문가들은 화산, 간헐천, 바위, 얼음, 소금 퇴적물 등 다양한 주장을 제기해왔다. 던의 탐사 데이터를 바탕으로한 이번 논문에 따르면 세레스에는 총 130개의 크고 작은 하얀 점이 있으며 연구팀은 그 주요성분을 수화(水化)된 황산마그네슘으로 추측했다. 연구를 이끈 안드레아스 나튜스 수석연구원은 "지구의 황산마그네슘과 유사하지만 또다른 타입으로 보인다" 면서 "태양빛이 소금기있는 이 얼음 물질에 반사되면서 밝게 빛나는 것으로 보인다" 고 설명했다. 이어 "태양빛을 받으면 수시간 동안 짙은 연무가 생기는데 이는 하얀 점 내 물질이 고체상태에서 액화되지 않고 바로 증기가 되는 승화(昇華)현상이 이루어지는 것" 이라면서 "세레스는 소행성이지만 태양빛에 얼음이 녹는 혜성같은 특징도 보인다" 고 덧붙였다. 한편 세레스는 지름이 950km에 달해 한때 태양계 10번째 행성 타이틀에 도전했으나 오히려 명왕성을 친구삼아 ‘왜소행성’(dwarf planet·행성과 소행성의 중간 단계)이 됐다. 그러나 세레스는 태양계 형성 초기에 태어나 당시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학자들에게 ‘태양계의 화석’ 이라 불릴 만큼 연구가치가 높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왜소행성 세레스 ‘하얀점’ 정체는 소금기 얼음” (네이처)

    “왜소행성 세레스 ‘하얀점’ 정체는 소금기 얼음” (네이처)

    화성과 목성 사이 소행성 벨트에 위치한 왜소행성 세레스(Ceres)에서 보이는 미스터리한 ‘하얀 점’의 정체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최근 독일 막스플랑크 태양계 연구소는 세레스의 밝게 빛나는 하얀 점이 소금기 있는 얼음일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과학지 네이처(Nature) 9일자에 발표했다. 전세계 학자들의 큰 관심을 끈 '오카토르 크레이터’(Occator crater)내에 존재하는 거대한 하얀 점은 미 항공우주국(NASA) 무인탐사선 던(Dawn)의 탐사로 세상에 처음 알려졌다. 아스팔트처럼 어두운 세레스 표면 위로 밝게 빛나는 하얀 점의 정체를 두고 그간 전문가들은 화산, 간헐천, 바위, 얼음, 소금 퇴적물 등 다양한 주장을 제기해왔다. 던의 탐사 데이터를 바탕으로한 이번 논문에 따르면 세레스에는 총 130개의 크고 작은 하얀 점이 있으며 연구팀은 그 주요성분을 수화(水化)된 황산마그네슘으로 추측했다. 연구를 이끈 안드레아스 나튜스 수석연구원은 "지구의 황산마그네슘과 유사하지만 또다른 타입으로 보인다" 면서 "태양빛이 소금기있는 이 얼음 물질에 반사되면서 밝게 빛나는 것으로 보인다" 고 설명했다. 이어 "태양빛을 받으면 수시간 동안 짙은 연무가 생기는데 이는 하얀 점 내 물질이 고체상태에서 액화되지 않고 바로 증기가 되는 승화(昇華)현상이 이루어지는 것" 이라면서 "세레스는 소행성이지만 태양빛에 얼음이 녹는 혜성같은 특징도 보인다" 고 덧붙였다. 한편 세레스는 지름이 950km에 달해 한때 태양계 10번째 행성 타이틀에 도전했으나 오히려 명왕성을 친구삼아 ‘왜소행성’(dwarf planet·행성과 소행성의 중간 단계)이 됐다. 그러나 세레스는 태양계 형성 초기에 태어나 당시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학자들에게 ‘태양계의 화석’ 이라 불릴 만큼 연구가치가 높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명인·명물을 찾아서] 영화 ‘광해’ 중전 은장도 프랑스가 극찬한 작품도 모두 이 손 거쳐갔습니다

    [명인·명물을 찾아서] 영화 ‘광해’ 중전 은장도 프랑스가 극찬한 작품도 모두 이 손 거쳐갔습니다

    국가무형문화재 제60호 장도장 보유자 박종군(53)씨는 가족 모두 한국 장도(粧刀) 기법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온 가족이 장도를 단순한 칼이 아닌 우리 고유의 민족예술로 전승 발전시키고 있는 것이다. 장도는 한 뼘 정도의 크기로 칼집이 있는 작은 칼을 말한다. 75년간 장도 제작을 해온 아버지 박용기옹이 지난해 84세로 별세한 후 광양장도박물관 관장을 맡고 있다. 대학에서 불교 미술을 전공한 그는 줄곧 부모를 도와야 한다는 생각에 따라 아버지 밑에서 35년간 한길을 걸어왔다. 박 관장의 큰아들 남중(23)씨도 장도장 이수자다. 전수 장학생인 작은아들 건영(17)군은 광양고 2학년으로 이수자가 되기 위해 중학교 1학년 때부터 미술공부에 전념하고 있다. 3대에 걸쳐 장도장을 계승하고 있는 장인 집안이다. 박 관장의 아내 정윤숙(51)씨도 장도장 이수자로 전국대회에서 대상과 은상을 받은 실력을 뽐내고 있다. 광양장도박물관은 후손들에게 장도가 갖는 소중한 정신을 일깨워 민족의 아름다운 미래를 꿈꾸는 장도 교육의 장이다. 학생들과 관광객들이 체험도 하고 작품들을 보기 위해 들르는 전남 광양시 시티투어 코스로 하루 100여명이 찾고 있다. 이곳에서 만들어진 장도는 명품으로 정평이 나 있다. 2012년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 중전 한효주가 든 은장도가 박 관장이 직접 제작한 작품이다. SBS 드라마 ‘장옥정’에서 숙종의 첩으로 나온 김태희와 영화 ‘조선미녀 삼총사’에서 주인공인 하지원도 이곳에서 제작한 장도를 갖고 촬영했다. 광양 장도는 대통령 직속기관인 국가브랜드위원회의, 한국을 알리는 코리아브랜드넷 홈페이지에 소개돼 있을 정도로 한국을 대표하고 있다. 장도는 12㎝ 남짓이지만 1m 크기까지 다양한 종류를 제작하고 있다. 가격도 10만원대에서부터 최고 5000만원까지 판매되고 있다. 화려한 장식이 붙여진 장도는 긴 칼을 의미하는 장도가 아니고, 또한 단순한 장신구나 노리개도 아니다. 예술적 완성도와 더불어 충절과 절개의 정신이 깃든 물건이다. 박 관장은 “세상 그 많은 칼 중에 충효와 의리, 지조의 정신을 담은 칼은 우리의 장도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는 자신이 만든 칼에 항상 ‘一片心’(일편심)을 새겨 넣는다. 일편단심의 변하지 않는 마음과 굳은 정신, 외길 인생 등 인간의 바른 가치 정신을 새긴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장도는 예로부터 4가지 용도로 쓰였다. 첫째 공예용·선물용과 둘째 국가 간 예물용이었다. 고려시대 중국 황제에게 선사한 선물이 인삼과 장도였다. 장도는 칼에다 귀금속을 혼합해서 예술로 승화한 작품이었다. 셋째는 신분과 계급을 구별하는 장신구로 사용됐다. 왕은 옥과 나전칠기가 들어간 장도, 사대부는 은장도, 평민은 동장도, 여성들은 노리개로 미를 창출하기 위해 소지하고 다녔다. 넷째 용도는 호신용이었다. 아들 성인식 때 아버지가 충·효·의·예를 갖추라는 의미에서 허리춤에 채워주고, 딸에게는 한 남편만을 섬기라는 일부종사를 가르쳤다. 사대부 여성들에게는 순결을 지키는 자결용이었다. 이처럼 많은 뜻을 담고 있는 장도는 4가지 공정으로 제작된다. 장도는 재료를 고르는 것부터 꼼꼼함이 필요한데다 섬세한 기술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제일 먼저 금·은·동·대나무 등 재질을 선정하는 장식 작업을 한 후 상아, 은, 나전칠기 등을 재료로 하는 칼자루를 만든다. 이후 칼날 작업을 마치면 177번의 공정을 거치는 조립 작업으로 마무리한다. 자연 상태의 재질을 다듬고 두들기고 얇게 펴서 모양을 잡기까지 과정마다 손을 거쳐야 한다. 수백 번의 두드림과 손길이 더해져야 비로소 한 단계 공정이 마무리된다. 이 과정에서 직접 칼을 다듬는 손작업은 수만 번을 거친다. 단순한 판매용은 기계로 만들지만 대회 출품작이나 귀한 작품을 만들 때는 손작업만으로 진행한다. 하나의 장도를 손작업만으로 완성하려면 짧게는 일주일에서 길게는 수개월이 걸린다. 제작 기간이 길수록 가격도 비싸 어떤 제품은 3년이 걸린 적도 있다. 박 관장은 “돈벌이로는 절대 할 수 없지만 피는 못 속인다는 말처럼 맥을 이어간다는 자긍심으로 하다 보니 3대째 전승되고 있다”며 “아들 둘 다 이러한 장인 정신을 흔쾌히 이어받아 고마울 따름이다”고 말했다. 박 관장은 “전통 공예나 무형문화재 지위를 돈벌이 수단으로 생각하면 자꾸 악순환이 되는 만큼 명인답게 사회적, 역사적 책임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며 “가장 문제 되는 게 전통 공예의 역사적, 예술적 단절인데 이런 사회 풍토를 고쳐서 9대, 10대 등 영원히 후손들에게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밝혔다. 박 관장은 2008년과 2010년 프랑스 파리국제박람회에 출품한 장도를 대한 외국인들의 극찬을 지금도 잊지 못하고 있다. 행사 기간 내내 수많은 인파가 몰렸고, 문화와 예술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프랑스인들이 외치는 감탄사는 아직도 눈에 선하기 때문이다. 박 관장은 “한국 장도 제작의 전통과 기술을 이어받은 우리나라 유일의 장도장이라는 자부심과 책임감을 한순간도 잃지 않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광양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한방으로 잡는 건강] 머리로 올라온 열, 발 아래로 내리면 의사가 필요 없죠

    따뜻한 공기는 밀도가 낮아 상승하고, 차가운 공기는 밀도가 높아 하강한다. 같은 원리로 지표면의 따뜻한 공기가 상승해 어느 정도 차가워지면 다시 하강하며 공기가 순환한다. 만약 따뜻한 공기는 위에만, 차가운 공기는 아래에만 있다면 어떻게 될까. 공기가 순환하지 않아 대기가 정체될 것이다. 우리 몸도 기혈이 원활하게 순환하지 않으면 열이 위로만 뜨고 냉기는 가라앉는다. 이런 상태를 한의학에서는 상열하한(上熱下寒)이라고 하여 병적인 상태로 본다. 이런 증세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은 대개 “입술이 마르고 입맛이 써요”, “얼굴이 화끈거리며 피부 트러블이 생겨요”, “얼굴에 열이 올라요”, “두피가 붉어졌어요”, “뒷목이 뻣뻣하고 혈압이 올라요”라고 호소한다. 반대로 “배가 차요”, “자궁이 냉한 것 같아요”, “발끝이 얼음장같이 차요”라며 냉감에 의한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런 환자는 먼저 몸의 순환을 원활하게 해 줘야 한다. 침구와 한약을 써서 차가운 물의 기운을 상체로 올리고, 뜨거운 열의 기운을 하체로 내려 건강을 유지하는 수승화강(水昇火降), 머리는 차갑고 발은 따뜻하게 하는 두한족열(頭寒足熱) 상태로 만든다. 네덜란드의 유명한 화학자이자 의사인 헤르만 보어하브는 죽기 전 저서에 최고의 건강비결로 ‘머리는 차갑게 하고 다리와 배는 따뜻하게 하라. 그러면 의사가 할 일이 없어지게 될 것이다’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한의학에서 강조하는 수승화강, 두한족열과 같은 맥락이다. 척추관절질환도 근본적으로 치료하려면 아픈 부위의 통증과 염증을 억제하면서 기혈이 원활하게 순환하도록 해야 한다. 만성 경항통(목 통증)이나 턱관절 장애는 대개 잘못된 자세, 치열의 구조적 문제로 목이나 턱관절 부위 근육이 긴장해 발생한다. 여기에 스트레스로 기가 울체돼 열이 머리 쪽으로 상승하면 목이나 턱관절 주위의 근육이 긴장해 증상이 악화한다. 장기간 스트레스를 받으면 부신피질에서 코르티솔이 분비돼 교감신경을 자극하고 혈압이 상승해 근육이 긴장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이럴 땐 침이나 부황으로 근육의 긴장을 풀어 주면서 황금, 목단피, 치자, 시호 등 스트레스를 억제하고 상승한 화열을 내리는 약재가 포함된 한약으로 치료해야 한다. 퇴행성 슬(무릎)관절염 환자가 하체 순환이 잘 안 돼 무릎 주위가 차고 시리거나 근육과 인대가 약해졌다면 봉독약침이나 전기침으로 염증과 통증을 억제하면서 우슬, 육계, 오가피, 위령선 등의 한약재로 하체를 따뜻하게 하고 부종을 없애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도움말 이승훈 경희대 한방병원 척추관절센터 전임의
  • [김영삼 前대통령 서거] 취임 10여일 만에 ‘하나회’ 척결…관료화된 조직 청산 여전히 숙제

    김영삼 전 대통령이 생전 자신의 최대 업적으로 꼽는 것 가운데 하나가 ‘하나회’ 척결로 대표되는 군 개혁이다. 김 전 대통령은 30여년간 한국 정치사의 기득권 집단으로 자리잡던 군부에 과감히 칼을 들이댔고,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집권 계기가 된 12·12(1979년)를 ‘쿠데타적 사건’으로 규정해 문민통제의 초석을 쌓은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개혁이 인적 청산에만 그쳐 20여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군내 인사 잡음, 조직 이기주의, 방산비리 등은 청산할 적폐로 남아 있다. 전 전 대통령의 집권 기반이 된 군내 사조직 하나회는 단순한 친목 모임이 아니라 배타적 인맥을 형성해 요직을 독식하고 군이 공공연히 정치에 개입하는 통로로 뿌리내려 왔다. 김 전 대통령은 취임 10여일 만인 1993년 3월 8일 하나회 출신인 김진영(육사 17기) 당시 육군참모총장과 서완수(육사 19기) 국군기무사령관을 전격 경질했다. 이어 한 달도 되지 않은 4월 2일 군부의 실세였던 안병호(육사 20기) 수도방위사령관과 김형선(육사 19기) 특전사령관을 해임했다. 김영삼 정부는 박정희 정부 시절인 1974년부터 30조원 규모를 투자한 전력 증강 사업(율곡사업) 비리에도 칼을 들이댔다. 이를 통해 이종구, 이상훈 전 국방장관, 김철우 전 해군참모총장, 한주섭 전 공군참모총장 등 전직 군 최고위 간부들이 방산업체와 무기중개상 등으로부터 수억원에서 수천만원까지 뇌물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구속되기도 했다. 12·12와 하나회 연루인사, 율곡비리 등과 관련해 전역 조치되거나 해임·전보된 장성만도 50여명에 이른다. 취임 첫해에 군단장급 장성의 62%, 사단장급의 39%가 교체된 셈이다. 김 전 대통령의 군 개혁은 취임 직후부터 3개월 동안 파격을 거듭하며 전광석화처럼 진행했기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후보 시절부터 12·12 사태의 피해자인 정승화 전 육군참모총장과 교분을 갖고 군내 문제를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만 개혁이 인적 청산에 그쳐 본질적 적폐를 뿌리 뽑기에는 갈 길이 멀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리 군은 1993년 9조 2154억원이던 국방예산이 올해 37조 4560억원으로 늘어날 정도로 성장했다. 하지만 현재도 방산비리 문제가 지속되고 있을 뿐 아니라 인사를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는 등 전투형 강군과는 거리가 멀다는 평가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는 23일 “김영삼 정부 이후 우리 군 인사 관행이 정권 교체에 따른 한풀이, 유력자와의 친분에 따른 정실인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보신주의와 관료화된 조직은 여전히 후임 대통령들이 풀어야 할 숙제”라고 지적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사설] ‘민주화의 별’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를 애도하며

    김영삼(金泳三·YS) 전 대통령이 어제 새벽 역사 속으로 들어갔다. 대한민국 제14대 대통령이 88세의 일기로 영면한 것이다. 김 전 대통령은 그의 아호인 거산(巨山)처럼 현대사의 굽이마다 뚜렷한 족적과 공과를 남겼다. 우리는 헌정사의 거목(巨木)을 잃은 상실감이 적지 않을 온 국민과 함께 그의 서거를 애도한다. 아울러 부인 손명순 여사 등 유족들에게도 깊은 위로의 마음을 표한다. 이제 고인이 생전에 열망했던 민주화의 완성이나 신(新)한국의 건설은 남은 우리 모두의 몫이 됐다. 김 전 대통령의 파란만장한 정치 일생에는 우리 현대사의 부침과 영욕이 고스란히 아로새겨져 있다. 누가 뭐래도 대한민국은 2차 세계대전 후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룩한 유일무이한 나라다. 이 같은 기적을 거론하면서 그 눈부신 성취의 양대 축인 민주화에 앞장섰던 김 전 대통령을 빼놓고 말하긴 어렵다. 엄혹했던 권위주의 정부 시절 의원직 제명과 가택 연금, 그리고 목숨을 건 23일간 단식 등 고인에게 가해졌던 혹독한 탄압과 그의 응전은 우리 사회가 민주화로 가는 가시밭길 같은 역사 그 자체였다. ‘정치인 YS’에 대해서는 호오(好惡)와 포폄(褒貶)이 엇갈릴 수 있겠지만, “닭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던 그의 신념처럼 이 땅에 ‘민주 헌정’을 뿌리내리게 한 공적은 높이 평가해야 마땅할 것이다. 김 전 대통령이 국민과 함께 걸어온 역정(歷程)을 되돌아보자. 그를 슬픔 속에서 떠나보내는 이 순간 고인의 과보다 공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고인은 평생의 정치적 라이벌이자 동지였던 김대중(DJ) 전 대통령과 협력과 경쟁을 통해 이 나라 민주주의를 꽃피우는 데 결정적 기여를 했지 않은가. 대한민국이 2차 세계대전 후 신생국 중 가장 짧은 기간에 민주화를 일궈 냈다는, 세계적 평가는 많은 부분 고인과 DJ의 영전에 받쳐야 할 헌사일 수 있다. ●민주화, 군정 종식의 기수 YS 양김(兩金)이 펼친 유신 반대나 대통령 직선제 관철 투쟁은 대한민국 민주화의 원동력이었다. 이들의 4반세기에 걸친 민주화 대장정이 대통령직선제에 대한 국민의 열망과 결합해 1987년 5년 단임제를 기반으로 한 민주적 헌정질서를 이끌어 내면서다. 그래서 YS의 14대 대통령 당선은 고인의 민주화 노력에 대한 보상일 수도 있겠지만, 헌정사에서 군 출신 대통령의 집권을 끝내고 문민 시대를 다시 열었다는 데 더 큰 의미를 부여해야 할 것이다. 1992년 대선에서 이겨 문민정부를 출범시킨 고인의 대통령으로서의 치적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군내 사조직이었던 하나회 척결 등으로 군부에 힘이 실린, 32년간의 권위주의 통치를 종식시키고 문민 시대를 연 공적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가 솔선한 공직자 재산공개, 그리고 금융실명제 실시 등으로 부패 척결을 제도화한 공적도 빼놓을 수 없다. 고인이 광주 항쟁을 민주화운동으로 승화시키고 5공 신군부에 유혈 진압의 죄를 묻는 등 우리의 불행했던 과거사를 정리하려 했던 시도도 동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뇌리에는 뚜렷하게 각인돼 있다. 물론 고인의 이런 정치 역정에 대해 여전히 명암과 긍정·부정적 평가가 교차한다. 어찌 보면 그가 이끈 문민정부의 공과는 훗날 사가(史家)들로부터 엄정한 재평가를 받아야 할 대목도 없지 않을 게다. 특히 ‘호랑이를 잡기 위해 호랑이 굴로 들어간다’는 명분으로 단행한 ‘3당 합당’이나 이른바 ‘역사 바로 세우기’ 행보가 그렇다. 전자는 집권을 위해 비판의 대상이었던 노태우 정권과 손잡았다는 점에서, 후자는 몇몇 악재와 비리로 문민정부가 흔들리는 국면에서 이를 덮으려 자의적으로 단행한 것처럼 비치면서 벌써 국민적 비판의 도마에 올라 있다. 더구나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받게 되기까지 김 전 대통령에게 지워진 정치적 책임과 흠결도 분명히 존재한다. ●이어받아야 할 신(新)한국 건설의 꿈 DJ에 이어 YS의 서거로 소위 ‘3김(金) 정치’ 시대도 저물어 가고 있다. 다만 3김 정치의 한 꼭짓점이었던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아직 생존해 있긴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빛이 바래기 시작한 3김 정치식(式) 정치 행태와 강고한 지역주의로부터 우리 정치가 일정 부분 자유로워진다는 의미도 없지 않을 게다. 당장 아직도 우리 정치권에 유령처럼 배회하는 지역주의의 망령부터 배격해야 한다. YS의 상도동계니 DJ의 동교동계니 하는, 소위 가신 정치의 폐해를 상기해 보라. 차제에 정치권이 지역감정의 피해자이면서도 지역 갈등을 등에 업고 정치 생명을 연장했던 3김의 정치 행태와는 영원히 절연해야 한다. 거듭 강조하거니와 양김의 퇴장은 3김 정치가 드리운 부정적 그늘을 확실히 걷어 낼 적기다. 더욱이 1987년 5년 직선제 개헌 이래 절차적 민주주의가 어느 정도 자리 잡아 가는 시점이 아닌가. 지금이야말로 권위주의에 대한 반발로 국리민복을 추구하는 국가 정책에마저 흑백 논리로 접근해 발목을 잡던 것을 당연시하던 양김 시대의 이분법과도 결별할 때다. 올해로 광복 70주년을 맞았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아직 선진 복지국가의 문턱에서 맴돌고 있다. 무릇 시민의 자유와 공공성의 조화로운 추구가 민주공화정 운영의 핵심 원리다. 그런데도 작금의 우리 사회에선 제 몫을 찾으려는 목소리는 높지만, 공동체에 헌신하는 움직임은 미약하다. 공공·노동·교육·금융 등 이른바 4대 개혁은 여전히 난항이다. 이는 어쩌면 김 전 대통령의 생전에 치유하려 했던 신(新)한국병이 더 위중하다는 증좌인지도 모르겠다. 김 전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그가 이루려 했던 신한국 건설은 남은 국민 모두의 책임이 됐다. 다만 그나 그가 속했던 3김 정치의 긍정적 유산은 물려받되 부정적 측면은 소거하는 일은 여야 정치권에 주어진 엄숙한 소명이다. 그중에서도 합리적 토론과 소통으로 이른바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를 완성해 정치가 더는 국가 발전의 걸림돌이 안 되게 하는 게 으뜸가는 시대적 과제일 것이다. 다시 한번 옷깃을 여미며 김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빈다.
  • [월드피플+] 백반증 10세 소녀의 당당한 모델 도전기

    [월드피플+] 백반증 10세 소녀의 당당한 모델 도전기

    피부의 멜라닌 세포 결핍으로 피부의 색깔이 소실돼 피부에 흰색으로 보이는 탈색반이 나타나는 피부 질환인 백반증을 앓고 있음에도 당당하게 모델의 꿈을 키우는 10세 소녀의 사연이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선사하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18일자 보도에 소개된 사연의 주인공은 미국 플로리다주에 살고 있는 10살 소녀 에이프릴 스타. 에이프릴은 6살 때부터 시작된 백반증으로 얼굴을 포함한 몸 전체의 피부톤이 고르지 못하다. 백반증이 나타나기 시작한 지 4년이 지난 현재, 이 소녀는 자신의 모습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오히려 당당하게 드러냈으며, 모델의 꿈을 키우며 자신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SNS에 공개해왔다. 에이프릴의 SNS가 입소문을 타고 알려지면서 6만2000여 명의 팔로워가 생겼고, 많은 사람들은 어린 소녀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또래 아이들에 비해 훨씬 뛰어난 패션 감각을 자랑하는 에이프릴은 자신의 꿈을 패션모델이라고 밝히면서, 실제 백반증을 앓고 있는 유명 패션모델 위니 할로(21)와의 만남이 성사되기도 했다. 물론 에이프릴이 세상 밖으로 나오기까지 고난과 역경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에이프릴의 엄마에 따르면 이 소녀는 학교에서 따돌림이나 괴롭힘을 당하기도 했고, 이러한 상처 때문에 우울증에 시달리기도 했다. 하지만 에이프릴에게 용기를 건넨 것은 가족이었다. 엄마와 언니는 에이프릴에게 직접 SNS를 시작해 세상과 소통하고 용기를 가져보라고 권했고, 위니 할로의 ‘존재’를 알려주기도 했다. 실제 위니 할로는 4살때부터 백반증을 앓기 시작했지만 자신의 콤플렉스를 당당하게 드러내고 독특한 개성으로 승화시키면서 슈퍼모델로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다. 위니 할로의 모습에 용기를 얻은 에이프릴은 곧바로 SNS를 시작했고 이를 계기로 위니 할로와 만나는 행운까지 거머쥐었다. 위니 할로는 이 소녀와 만난 뒤 “인터넷을 통해 에이프릴의 모든 것을 보고 있다. 나는 그녀에게 어떤 충고도 할 필요가 없다. 에이프릴은 이미 완벽하기 때문”이라고 극찬했다. 에이프릴은 ‘자신감의 근원’을 묻는 현지 언론의 질문에 “자연스러워야 하고, 또 다른 사람에게 보여지는 자신의 모습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고 당당하게 답했다. 현재 에이프릴은 온라인에서 아동복 모델로 활약하며 자신의 꿈에 한발 더 다가서고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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