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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직의 등대지기 39년/안영일씨(이사람)

    ◎“사람 그립다는건 처절한 고통이죠”/두 차례 낙도 탈출끝에 「희생의 의미」 체득/태풍속 칠흑바다 지킬땐 새 보람에 “희열”/“조각에 일가견”… 「고독의 철학」 작품으로 승화/섬마을 전전 떠돌이 생활에 자녀교육애로 안타까워 『외롭고 고된 세월의 연속이었지만 내가 택한 길이기에 후회않고 정년까지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망망대해 외딴 섬에서 뱃길 잡아주기 39년.강산이 바뀌어도 몇번은 바뀌었을 기나긴 세월 갈매기를 벗삼아 등대를 지키며 고독과 싸워온 외곬등대인 안영일씨(60·여수지방해운항만청 오동도항로표지관리소장·기능6등급)는 남다른데가 있는 사람이다. 파도소리와 흰갈매기로 도시인들에게는 낭만의 대명사로 느껴지는 등대지기는 알고보면 무척이나 힘들고 어려운 직업이다. ○“감방아닌 감방생활” 안씨는 감방아닌 감방에서의 생활을 두번의 좌절끝에 천직으로 삼아 오늘에 이르러 이제는 우리나라에 몇 안되는 등대의 산증인이 됐다. 안씨가 현재 근무하고 있는 곳은 동경1백27도46.2분 북위34도44.5분 여수 앞바다오동도항로표지(등대)관리소. 지난 89년6월 이 등대관리소장으로 부임해온 안씨는 옛날 낙도에 있을 때보다 문화생활(?)을 누리고 있어 좋지만 등대인으로서의 책임감과 사명감이 해이해질까봐 긴장을 풀지않고 지낸다. 그는 이곳 등대관리소 관사에서 한살아래인 부인 박종례씨,그리고 직원 2명과 함께 살고 있다.오동도등대는 육지와 방파제로 연결될 만큼 가까워 다른 등대에 비하면 근무환경이 상당히 좋은 편이지만 등대업무 성격상 외부와 격리된 생활을 하기는 마찬가지다. ○정시 출퇴근 어려워 이곳의 근무는 하루 3교대가 원칙이나 정시 출퇴근이 아니기 때문에 일이 있으면 지속근무해야 한다. 일상업무외에도 풍속·풍향·파고·강우양·해수온도·염분도등을 하루에 몇번씩 측정해야 하기 때문에 직원들의 일손을 거들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다. 10초에 한번씩 빛을 내주는 등명기와 30초마다 나팔소리를 내는 안개(무)신호기를 손질,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작업도 간단한 일이 아니다. 태풍예보가 있을 때는 직원 모두가 이것저것을챙기느라 긴장속에서 뜬 눈으로 밤을 새기가 일쑤다. 칠흙같은 어둠속에서 혹시나 뱃길을 잃은 선박이 있지 않을 까 등대의 생명선인 등명기의 불빛을 주시하며 올빼미같은 생활을 마다하지 않는다. 계기고장으로 뱃길을 잃은 선박은 등대불빛과 나팔소리로 거리나 방향을 잡고 운항하기 때문에 잠시도 한눈을 팔 수가 없다. ○교통고등학교 입교 안씨가 그동안 이런 식으로 뱃길을 잡아 구조해준 선박은 어림잡아 1백여척에 달한다. 안씨가 등대와 인연을 맺은 것은 6·25동란중인 52년9월. 서울서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중이던 그는 전쟁이 나자 가족들과 함께 부산으로 피난을 갔다.그러나 8식구가 당장 끼니를 때우지 못할 어려운 지경에 빠졌다.장남인 안씨는 마침 항로표시 공무원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응시,합격했다.당시 부산초량 역구내에 있던 6개월 과정의 교통고등학교에 입교해 등대업무와 관련된 통신·전기·설계제도·특별등기및 무신호기작동법을 배웠다. 등대지기로 기본기를 익한 안씨는 이듬해 5월 당시만해도 목포에서 배로 8시간이나걸리는 하조도로 발령받아 등대인으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처음 한달은 고생되고 가족이 그리웠지만 호기심에 참고지냈다.서울서 자란 안씨는 이때 처음 살아서 펄펄뛰는 물고기를 보았고 미역·파래등 해조류가 어떻게 자라는지를 알게됐다. 이렇게 시작된 생활이 두달쯤 되니 먹는 문제로 차츰 고통스러지기 시작했다.밥을 직접 해 먹어야 했는데 쓸만한 취사도구가 없는데다 연료도 마땅치 않았다. 디젤 폐유를 때서 밥을 짓는데 그을음으로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거기에다 육지에서 공급해주는 된장·간장등 부식이 떨어져 월남미와 통보리가 3대7로 섞인 맨밥을 씹을 때는 눈물이 났다. 안씨는 두달을 버티다 등대지기를 포기하고 하조도를 도망치다시피 빠져 나온다. 부산집으로 돌아왔으나 할만한 일이 없었다.두달을 빈둥대다 마음을 고쳐먹고 다시 하조도에 들어갔으나 이번에도 두달을 견디지 못했다.두번째는 식생활문제가 아니라 고독과의 싸움에서 견딜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도대체 사람이 그리워서 살 수가 없었다.집에 다시 돌아왔으나 새로운갈등이 시작됐다.젊은 나이에 적응을 못하고 방황한다는 자괴심이 가슴을 짓눌렀다. 독실한 카톨릭집안에서 성장한 안씨는 신앙심으로 모든 역경을 이길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힘들고 외롭지만 누군가 해야하는 일이 아닌가.내몸을 불살라 캄캄한 밤바다의 빛이되자.길잃은 뱃사람들에게 항로를 안내해 주자』 오랜 고민끝에 다시 한번 등대인이 되겠다고 결심,하조도행 배를 탔다.마음이 흔들릴때마다 입술을 깨물며 자신을 채찍질했다.「낙오자」란 불명예를 씻기위해 남보다 두세배 더 열심히 일했다. 안씨는 하조도에 근무하면서 결혼해 가정을 꾸몄다.세월이 지나는 동안 외로움과의 싸움에서도 이길 수 있게 되고 낙도의 불편한 생활도 천직이라 여기고 견딜수 있게 됐다.3년 가까이 있다가 56년12월 두번째 임지인 남해의 자개도로 옮겼다. 자개도는 결딜만 했다.그후 바라도·거문도·소리도·돌산도·백야도등 낙도를 전전하며 근무했다.한곳에 두번이상 근무했기 때문에 주민들과는 무척이나 친숙하다. 문명의 혜택이 별로 없는 주민들에게 안씨는 만물박사로 통해 가는 곳마다 환영을 받는다.손재주가 뛰어난데다 전기·전자제품에 일가견이 있어 주민들의 고장난 전기·전자제품은 모두 그의 솜씨로 제기능을 발휘하게 된다. 60년대초 소리도(남해)등대에 근무할 때는 마을청소년 10여명에게 라디오수리교육을 시키기도 했다. 안씨는 또 미술에 남다른 재주가 있어 시간이 나는대로 그림을 그리고 나무와 돌로 조각품을 만들어 썰렁한 섬마을과 등대주변환경을 아름답게 꾸미기도 했다. 안씨가 본격적으로 등대환경조성작업에 손댄 것은 바로 전임지였던 거문도에서다. 안씨는 거문도가 관광지로 각광을 받고 경치가 아름다운 등대주변이 관광명소로 돼가자 5개년계획으로 등대조각공원을 만들기로 했다.오동도로 자리를 옮긴 요즘에도 거문도 공원안에 전시할 작품을 만드느라 시간이 날때마다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그동안 만들어 놓은 작품중 「혼」과 「작품S」는 이미 현지에 전시돼 있다. 안씨의 작품은 대부분 고독한 인간의 굳센의지,자연과 바다와 인간의 조화를 소재로 한 것이다. 안씨가인간의 외로운 정신세계를 작품소재로 선호하는 것은 아마도 수십년간 고독속에서 터득한 생명철학이 있기 때문인 듯하다. 『우리 부부야 그렇다지만 그간 자식들에게 너무 고생시킨 것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저며옵니다.그러나 애들이 이제는 다 커서 이 애비의 마음을 알아주니 한결 가슴 뿌듯합니다』 안씨는 슬하에 둔 네자녀(2남2녀)가 낙도를 전전하며 떠돌이 생활을 하는 사이 육지에 나가 자취를 해가며 공부할 때 가장 가슴아팠다고 했다. 그렇게 큰 네자녀중 맏아들 호석씨(36)는 어려운 신학공부를 마치고 현재 목포북교동성당에서 신부로 봉직하고 있다. ○명예퇴직 그날 향해… 안씨는 39년간의 등대지기 생활을 하면서 집 한칸도 마련하지 못했다.항상 박봉에 허덕이는 구차한 생활의 연속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이왕 시작한 등대인의 생활인 만큼 명예로운 퇴직을 위해 정년이 될때까지 즐거운 마음으로 근무할 생각이란다.
  • 10·13특별선언 1돌/민관합동 평가대회/오늘 청와대서

    정부는 노태우대통령의 「10·13특별선언」1주년을 맞아 15일 청와대에서 민·관합동 종합평가보고대회를 갖는다. 이날 대회에서는 그동안 추진실적을 범죄와 폭력퇴치·범죄유발환경개선·불법무질서추방·건전사회기풍진작국민운동등 4개 부문으로 나눠 보고한뒤 「새질서 새생활운동」을 국민자각에 기초한 범국민생활운동으로 정착시키기 위한 제2의 다짐을 할 예정이다. 정부는 특히 노대통령의 특별선언으로 시작된 「새질서 새생활운동」이 그동안은 관주도형식으로 이뤄졌다고 보고 ▲민간자율의식에 의한 질서확립 ▲민간주도의 국민생활운동으로 승화 ▲민주·번영·통일을 향해 지속전개를 향후 추진방향으로 설정키로 했다.
  • 지방의원 특별교육을 마치고/이기옥 한양대 교수(특별기고)

    ◎「민주초산아」지방자치 내일은 밝다/온 국민이 애정과 사랑으로 보살펴 키우자 『교수님,예습교재 나왔습니까?』『지난주 강의 테이프 남았습니까?』『출석부에 서명부터 하시지…』 강의시작을 앞두고 활기로 가득채워진 교실이다. 주말 야간반 특수과정 학생들이 저마다의 음성으로 독특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만사 제치고 학교 앞으로 갓­하는 거지』『아 글쎄,오늘은 우리 며늘아기가 「아버님 학교가실 시간이에요」하질 않겠어. 거 얼굴 빨개지더구만』『학교 시작하군 최우선 순위가 학생이라니까. 오늘만 해두 일곱건 제끼구 여기 앉은거요』 서로 바쁘게 악수를 나누고 큰 소리로 인사를 주고 받는다. 의원학생들이다. 광역과 기초자치단체 의회의원들이 섞여있다. 한마디로 지방의원반이다. 평균연령이 49세. 여성의원이 한분 섞여서 더욱 보기좋은 교실이다. 배운다는 것,학교에 출석하고 학생여러분으로 불린다는 사실이 그렇게 신날 수 없다는 다각적 표현을 참말 멋지게 해내는 학급이다. 성공적인 의원생활 올바른 의정활동을 하고 싶다,그걸위해서는 배우는 것밖에 달리 수가 없다는 단순 명쾌한 공감으로 형성된 일체감이 피부로 느껴진다. 출석부에 정성껏 서명하는 진지함,강의에 몰두하는 눈빛,예습과 복습에 대한 자발적인 애착 등…. 태도에서 읽는다. 신앙차원으로까지 승화된 배워서 알고자 하는 열의를. 나의 짧지 않은 교직생활중 이번 담임(?)반에서 같은 신선한 충격을 받아본 일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인가 나는 우리나라 지방자치의 미래를 고운 빛깔로 그려본다. 믿을 수 있다,해낼 수 있다는 지극히 긍정적이고 적극적이며 낙관적인 견해를 갖게된 것이다. 물론 현실이 그렇지 못한데 무슨 잠꼬대냐 할 수도 있다. 다 듣고 보아서 나도 알고 있다. 지방의원들이 주체가 되거나 대상이 되어서 내놓은 각종 잡음. 급기야는 모교수님이 TV대담에서 『국민들이 지방의원들을 철저히 감시해야 한다』고 단언하는 지경에까지 왔다. 지방의원들이 요감시 감독의 대상으로 못박히고만 것이다. 그 뿐인가 지방의원 모두에게 익숙하고 다정한 자타공인의 그방면 저명교수님이 못당할 화풀이 봉변(?)까지 의원들로부터 당했다. 갈수록 태산이다. 이쯤에서 무언가 짚고 넘어가야겠다. 지방의원이 누구인가. 단 한명의 예외도 없는 선출된 공인이다. 그냥 공직자가 아니다. 주권을 위탁받은 주민의 대표자인 것이다. 5천여명이나 된다. 적은 숫자가 아니다. 30년만에 시도에서 배출된 것이다. 민주 초산아라고 불러도 틀리지 않다. 형이 없다. 선배도 없다. 보고 따를 분이 없다. 나서자마자 맞기부터 시작하니 과히 기분좋은 일은 아니다. 아니 나오기전,선거기간중에 이미 전과자 누명부터 씌우는 매스컴의 매운 맛도 보았다. 의원들의 입장에서 보면 어이없는 일이고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겠다. 그러나 이런저런 구체적인 불미한 사건들이 거짓일리 없고,신분이 신분이니만치 두드러지는 것 또한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그러면 계속 손가락질을 주고 받는 일의 악순환속에 지방의원들을 방치해도 될까. 아니 그냥 싸잡아 기대를 걸만한 가치가 없다는 등 내리 깎으면서 외면하려는가.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 얼마나 뜨겁게 열망하여 채택한 지방자치인가. 울고 불고 몸부림쳐서 얻은 장난감을 손에 쥐자마자 내동댕이 쳐버리는 정신박약아의 영그와 우리사회가 다른바가 없다면? 원한 미숙성에는 모두 연민을 보낸다. 뽑힌 사람들을 뭉뚱그려 질책하는 것은 뽑아준 모두에게 몇배의 오물을 끼얹은 후에만 가능한 것이다. 민주주의는 그래서 아랫물이 맑아야 윗물이 맑을 수 있는 분수의 논리라고 하는 것이다. 손가락질을 할때 손을 보자. 한 손가락은 상대를 찌르지만 굽힌 세 손가락은 분명 나를 가리킨다. 애써 시작한 지방자치에 애정을 가지고 아기를 키우는 사랑과 정성으로 보살피자. 그래서 지방자치 무용론이 정식으로 거론되는 불상사를 피해야겠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경우 교육이라 하겠다. 배우려는 열망과 가르치려는 애정이 맞물려 돌면서 맏형으로서의 자질과 도리를 형성 발전시키면 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연구소 특별과정에 스스로 등록한 1기생 50명에 큰 꿈을 걸어본다. 눈덮인 새벽길을 함부로 걷지 못하겠다는 겸손함과 배워서 바로 걷고자 하는 진지함이 돋보이는 1%라고 믿는다. 이 1기생이 핵이되어 지방자치의 싱싱한 뿌리역할을 맡을 것을 기대한다. 그래서 계속 의원학급을 밀고가는 가운데 뿌리박고 성장하는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확인하고 싶다. 1기 의원학생들의 순수한 열의가 엎드려 절하고 싶을만큼 감사하다. 오늘도 나는 희망이 넘쳐나는 특별과정 교실에서 의원학생들을 지켜보는 기쁨과 함께 지방자치의 내일을 낙관한다.
  • 노 대통령 시정연설/총선등 새해 정치일정 법따라 시행

    ◎고위급회담 진전,남북정상회담 기대/돈 안드는 선거로 깨끗한 정치 실현/한반도 안보 공백없게 미와 긴밀 협조/역점과제/중기 기술개발 지원/과기 투자 지속 확대/농업구조 조정 추진/농어민도 연금 혜택/「폐기비용예치」 도입/지하철·도로망 확충 의원 여러분과 저는 우리 민족사에서 참으로 중요한 시기에 국정의 책임을 나누며 우리가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나라안팎의 엄청난 격변의 소용돌이를 헤쳐 왔습니다. 민주화의 횃불로 권위주의의 어둠을 걷고 사회 구석구석에 자율과 자유가 넘치는 민주주의의 밝은 시대를 열었습니다. 올해 두차례의 지방의회선거를 통해 30년만에 다시 지방자치를 실시하여 6·29선언에서 국민께 다짐한 약속을 모두 실현하게 된 것은 우리모두가 함께 나누는 보람입니다. 이제 민주주의는 어느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국민 모두가 누리는 생활양식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4연 우리가 걸어온 길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습니다.우리는 많은 어려움을 겪고 또 엄청난 대가도 치렀습니다. 지난 시대 억눌려 왔던 욕구가 무절제하게 분출되어 사회안정이 위협받기도 하고,불법과 폭력이 민주화의 미명아래 정당화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민주주의를 지키고 가꾸려는 국민 모두의 뜨거운 열망과 안정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전환기의 진통은 극복 되었습니다. ▷북방정책◁ 그로부터 세계는 혁명적인 변화를 거듭하였습니다. 전후 40여년간 이세계를 갈라온 냉전체제는 종식되었습니다. 우리 겨레에게 분단과 전쟁의 비극을 안겨준 대결구조는 이제 역사의 저편으로 사라졌습니다. 지난 74년동안 지구촌의 한쪽을 지배해 온 공산주의는 그 종주국인 소련에서도 버림을 받았습니다. 우리는 세기적 변혁이 일지전부터 북방정책을 추진하여 온 세계를 우리겨레의 활동무대로 만들었습니다. 북방정책은 우리가 사는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물결을 이끌로 이땅에 평화와 통일의 시대를 열고 있습니다. 지난달 세계의 축복과 기대속에 남북한이 함께 유엔에 가입한 것은 우리의 북방정책이 거둔 가장 보람찬 결실입니다. 남북한의 각기 다른 의석으로 회원국이 된 것은 가슴아픈 일이나 이것은 통일을 이루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중간단계입니다. ▷통일문제◁ 저는 지난달 24일 유엔 총회에서 우리 국민의 평화와 통일에 대한 결의를 세계에 밝히며 남과 북이 하나의 나라를 이루기 위한 원칙을 제시하였습니다. 불안안 휴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일,군사적 신뢰를 바탕으로 한 실질적인 군비감축,그리고 단절의 시대를 종식시키기 위한 자유로운 교류….이 모든 것은 평화통일을 위해 반드시 이루어야 할 과제입니다. 저는 오는 22일 평양에서 열릴 제4차 남북고위급회담에서 남북한 관계에 대한 기본적인 합의가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이를 바탕으로 남북한의 정상이 하루속히 만나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우리는 다각적인 교류와 협력을 뒷받침하는 제도적인 장치와 함께 실효성 있는 불가침선언의 채택도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입니다. 사회·문화·경제적 공동체를 이루어 나가면 평화공존과 통일에 이르는 여건은 한층 성숙될 것입니다. 정부는 남북한이 서로의 발전과 번영을 돕는 민족공동체를 복원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우리는 북한의 협조가 필요하면 이를 요청할 것이며 마찬가지로 북한이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면 우리는 기꺼이 도울 것입니다. ▷유엔외교◁ 우리가 유엔에 가입함으로써 우리의 외교는 새로운 유엔외교시대를 맞았습니다. 정부는 이같은 외교환경의 변화에 발맞추어 유엔을 통한 다자외교를 한층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우리의 전통우방인 미국·일본·유럽등과의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미국과는 빈번한 정상회담,그리고 주요 국제문제에 대한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성숙된 동반자 관계를 더욱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정부는 양국간 공통의 안보협력을 강화함은 물론 국제자유무역체제 유지라는 호혜의 원칙에 입각하여 통상관계의 부분적인 이견을 조정함으로써 균형있는 협력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것입니다. 아시아·태평양시대를 향한 미래지향적인 협력관계의 기반을 마련한 일본과는 경제문제를 비롯한 제반 분야에서 실질적인 협력관계가 보다 구체화 되도록 외교적인 노력을 기울일것입니다. 중국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남북한 유엔가입을 계기로 관계정상화를 앞당길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 만큼 양국관계의 진전을 위한 노력을 경주할 것입니다. 정부는 또한 EC를 비롯한 서구제국과의 우호협력을 한층 공고히 하는 한편,오는 11월 서울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 각료회의」를 계기로 역내 국가들과의 유대를 강화하고 제3세계 국가들과도 협력관계를 증진시켜 나갈 것입니다. ▷안보강화◁ 세계의 냉전구조가 와해되고 또 남북한 관계가 평화와 통일로 가는 중대한 전기를 맞고 있지만 첨예한 군사적 대치가 지속되고 있는 우리의 안보현실을 직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더구나 북한은 변함없이 대남혁명노선을 고수한 채 가공할 핵무기 개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때일수록 굳건한 안보태세는 한시도 늦출 수 없는 국가적 과제입니다. 우리는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에 평화가 정착될 때까지 전쟁재발을 막는데 가능한 모든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입니다. 정부는 단기적으로 전쟁억제력을 확보하고 장기적으로는 동북아 질서의 재편에 따른 안보환경의 변화에 대비하는 총체적인 안보역량을 강화해 갈 것입니다. 우리는 미국의 핵무기감축 등을 포함한 새로운 핵정책이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남북한간의 군비축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정치발전◁ 지금 우리 국민들은 지난해에 있었던 3당 통합과 새롭고 단합된 야당의 출현으로 안정된 양당정치의 틀속에서 건전한 정책대결의 정치풍토가 정착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정치도 소모적인 갈등과 대결의 잔재를 떨쳐버리고 참신한 정책과 비전의 제시로 국민에게 희망과 용기를 안겨주는 본연의 역할에 더욱 충실해야 할 것입니다. 내년 1년은 우리의 민주주의를 더욱 성숙한 단계로 발전시키는 소중한 해가 될 것입니다. 정부는 이 기간중에 있을 제14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비롯한 모든 정치일정을 헌법과 관련법에 따라 안정된왼 사회분위기 속에서 질서있게 치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공명정대하고 깨끗한 선거를 실시하기 위해 총력을 경주할 것입니다. 성숙한 민주주의의 기본요소인 「공명정대하고 깨끗한 선거」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노력과 함께 여 야 정당의 각별한 실천의지와 제도적 보완이 필수적인 만큼 국회와 정당,그리고 의원 여러분께서 「돈안드는 선거퐁토」의 정착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 주시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전국에서 각급 지방의회와 교육 자치기구를 갖추게 됨으로써 지방화 시대의 막을 활짝 열었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인식과 경험부족으로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지방의회 구성원들의 각별한 자정노력과 여 야 정당의 협력이 합쳐지고 편협한 지역이기주의를 떠난 주민들의 진정한 자치의식이 성숙한다면 우리의 풀뿌리 민주주의는 더욱 건강하게 성장해 나가리라고 확신합니다. ▷경제문제◁ 최근 우리경제에 대한 국민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는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안정세로 들어섰던 물가가 다소 오르고 국제수지 적자폭이 확대되고 있는데는 계절적이고 일시적인 요인도 있습니다만 근본적으로는 각 경제주체가 절약하고 열심히 일하는 본연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지 못한데다가 정부도 내수경기의 과열등에 신속히 대처하지 못함으로써 이것이 초과수요를 유발하고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이러한 인식아래 물가안정과 국제수지 개선을 위하여 내수경기의 진정,소비생활의 합리화,수출산업의 경쟁력강화등에 초점을 둔 종합대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 경제가 겪고 있는 어려움은 단시일내에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나 모든 경제주체가 합심노력하여 대처해 나간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종합대책의 일관성 있는 추진과 함께 예산을 최대한 절약하여 운용하고 기업은 기술개발등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며,또한 근로자는 생산성 향상에 더욱 노력하고,소비자는 씀씀이를 줄여 저축을 증대시켜 나갈때 우리는 안정성장 기반을 확고히 구축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올 하반기 우리 경제는 내수경기의 진정으로 성장률이 상반기의 9%에서 8∼8.5%수준으로 낮아지고 물가도 농산물작황이 대체로 좋고 정부가안정화 시책을 강력히 추진해 나감으로써 한 자리수 물가안정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연간 목표보다 크게 늘어난 경상수지 적자도 시책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 점차 개선되는 모습을 보일것으로 전망됩니다.내년도 우리 경제의 여건을 살펴보면,우선 대외적인 면에서는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경기가 회복됨에 따라 세계교역이 보다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구주 통합등 경제블록화가 가속화되고 「우루과이라운드」에 따른 시장개방요구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등 어두운 면도 없지 않습니다. 한편,대내적으로는 국회의원 선거등 각종 선거가 예정되어 있어 물가관리에 적지않은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이나 정부는 강력한 총수요관리 대책을 추진해 나감으로써 안정기조에 흔들림이 없도록 할 것입니다. 이러한 장황을 종합해 볼 때 내년도 우리 경제는 성장률이 금년보다 다소 낮은 8% 수준을 유지하고 소비자물가는 한자리수 이내에서 보다 안정될 덧이며,경상수지도 적자폭이 대폭 감소되어 개선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정부는 내년도 경제운용의 기본방향을 경제안정기조의 정착,산업경쟁력의 강화,국제화에의 대응,그리고 국민생활의 질적 향상에 두고 제반시책을 추진해 나가고자 합니다. ◎고교과정 직업교육 중심으로 전환/UR 대비,농업기계화등 구조개선 강력 추진/7차5개년계획 연평균 7.5% 적정 성장/96년 1인당GNP 1만불… 선진대열에/여성취업 돕게 달동네·공단에 보육시설 확충 우리 경제가 현재 안고있는 최대의 과제는 물가안정을 통한 국민생활의 안정입니다. 특히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생활물가를 구조적으로 안정시키기 위하여 농·축·수산물의 수급 원활화와 유통구조 개선에 최대한 노력하고 공산품가격도 생산성 향상을 통해 원가상승 요인을 적극 흡수하도록 유도해 나가겠습니다. 부동산투기 억제 시책을 지속적으로 보완하여 현재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주택등 부동산 가격을 계속 진정시켜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산업평화정착과 임금안정에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 경제사회 전반의 안정분위기를 구축해 나갈 것입니다. 우리 경제가 당면하고 있는 또하나의 과제는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여 지속적인 성장을 뒷받침하고 국제수지적자를 해소해 나가는 일입니다. 정부는 제조업 경쟁력강화 시책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생산기술개발·산업인력양성·사회간접자본시설 확충등을 보완·발전시키는 동시에 기업 스스로도 신제품개발과 품질향상 노력을 패가하도록 유도해 나갈 것입니다. 특히 우리 경제 전반에 심각한 애로요인이 되고 있는 도로·항만·철도등 사회간접자본시설의 확충에 예산을 집중 투입해 나갈 것입니다. 우리나라 산업의 저변을 이루고 있는 중소기업의 기술개발과 자동화등 구조조정사업을 적극 지원하고 전문화와 계열화를 확대하여 대기업과의 상호 협조관계를 강화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우리의 기업들이 선진국의 첨단기술 수준과 대등한 기술경쟁을 할 수 있도록 과학기술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려 1996연에는 과학기술투자가 국민총생산의 3∼4%에 이르도록 다각적인 투자재원의 확보방안을 강구해 나갈 것입니다. ▷UR대비◁ 「우루과이 라운드」협상에 있어서는 농산물을 비롯한 주요분야의 협상에 적극 참여하여 우리의 입장이 최대한 반영되도록 하는 한편,협상 결과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보완대책에도 최선을 다해 나갈 것입니다. 특히 정부는 산업의 개방에 대비하여 경쟁력 향상을 위한 농업구조 개선을 강력히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집단화된 우량농지를 중심으로 경지정리·용수개발등 생산기반을 집중 정비하고 농업기계화와 영농시설의 현대화를 촉진하며 전업농가의 경영규모를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농수산물의 상품성을 높여 농어민의 소득증대로 이어지도록 농수산물의 품질고급화와 유통구조 개선에도 역점을 두겠습니다. 한편,금융·운송·통신·유통등 서비스분야의 개방에 있어서는 선진기법의 도입,전문인력의 양성,서비스 향상등 대응노력을 강화하여 해외경쟁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복지시책◁ 정부는 만성적인 주택난을 해소하고 주택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하여 지난 88년 획기적인 주택 2백만호 건설에착수하여 이미 그 목표를 달성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영구임대주택과 근로자 주택의 건설이 순조롭게 진척되어 본격적인 입주가 시작됨으로써 저소득층의 주거안정에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앞으로도 국민의 주거생활 안정에 전력을 다할 것이며 특히 무주택서민등 실수요자에게 주택이 공급될 수 있도록 주택공급제도를 보완해 나갈 것입니다.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대도시의 교통난을 완화하기위한 시책을 다각적으로 강구할 것입니다. 중·장기적으로는 수송효율이 높은 도시철도망을 중심으로 대중교통체계가 구축될 수 있도록 지하철 건설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간선도로망을 확충하고 버스운행체계를 개선해 나가는데도 노력할 것입니다. 국민 모두가 맑은 물과 깨끗한 공기를 마시며 쾌적한 환경속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환경오염 방지를 위한 투자와 제도개선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상수원의 특별관리시책을 추진함은 물론 하수종말처리장등 환경기초시설을 대폭 확충하고 노후상수도 시설을 지속적으로 교체해 나가도록하겠습니다. 최근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된 쓰레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하여 분리수거제를 정착시키는 한편 다량배출 폐기물에 대한 처리비용의 예치제를 도입하는등 발생단계에서부터 이를 줄여나가는 대책을 강구해 나갈 것입니다. 정부는 효율적인 의료보험의 운영과 국고지원을 통하여 지역의료보험의 재정안정 기반을 확충하고 병실부족 현상도 지속적으로 완화해 나갈 것입니다. 한편 국민연금제도의 적용대상을 현재의 10인 이상에서 내년부터는 근로자 5인 이상의 소규모 사업체에까지 확대하고 7차5개년계획 기간중에 농어민도 연금에 가입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입니다. 정부는 형편이 어려운 생활보호대상자와 의료보호대상자등 저소득 취약계층에 대하여 직업훈련·생업자금융자·자녀학비지급등 자립을 위한 지원시책을 계속 펴 나갈 것입니다. 또한 저소득 맞벌이 부부가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게 하고 나아가 여성인력의 산업화를 촉진하기 위하여 저소득층 밀집지역과 공단지역등에 영·유아보육시설을 대폭 확충할 계획입니다. 불우노인이나 장애인을 직접 찾아가 돌봐주는 재가복지 서비스제도를 새로이 도입할 것입니다. 내년은 제7차 경제사회발전 5개년계획이 시작되는 해입니다. 계획기간중 우리 경제는 연평균 7.5% 수준의 적정성장을 지속하고 물가의 안정과 국제수지의 균형기조를 정착시킴으로써 7차계획이 끝나는 96년에는 1인당 GNP가 1만달러 수준을 넘어서는등 선진경제권 진입을 위한 기반을 확고하게 다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교육발전◁ 90%를 훨씬 상회하는 중등학교의 취학률,인구대비 대학생수는 세계 어느나라에서도 찾아 보기 힘든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교육의 질을 높이고 산업사회가 요구하는 전문인력을 양성하는데 보다 집중적인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입니다. 정부는 고도산업사회에 대비한 학교교육이 이루어지도록 교육내용의 다양화,학습부담의 적정화에 역점을 두고 교육과정을 전면적으로 개편하는 한편,고등학교 교육체제를 인문계 중심에서 다양한 직업교육중심으로 과감히 전환하여 적성과 능력에 따른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할 것입니다. 또한 전문대학과 개방대학에 산업체근무자와 기술자격증소지자등이 우선적으로 입학할 수 있도록 하고,대학과 산업체간에 실질적인 산학협동이 이루어지도록 체제를 개편해 나갈 것입니다. 한편 교육방송체제와 독학에 의한 학위취득제를 더욱 발전시켜 다양한 교육수요에 적절히 대처해 나갈 것입니다. 지금 대다수 국민들은 우리의 대학이 지난날의 갈등과 시련의 소용돌이 속에서 벗어나 공부하는 대학의 모습을 되찾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정부는 앞으로 대학사회의 안정과 발전을 위해 대학이 자율적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특히 대학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대학평가인정제도를 도입하고 재정적 지원방안을 다각적으로 강구할 것입니다. 정부는 교육환경을 꾸준히 개선하고,교원의 사회적 지위를 향상시키는데도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미래의 주인공인 청소년들이 지·덕·체를 고루 갖추며 밝고 건강하게 커나갈 수 있도록 청소년 활동공간을 대폭적으로 확충하고 유해환경을 적극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 2001연까지 10년간 청소년을 위한 각종 시책을 정부와 민간단체의 유기적인 협조하에 체계적으로 펴 나갈 것입니다. ▷문화발전◁ 다가오는 21세기는 문화가 사회의 발전을 선도하는 시대가 될 것입니다. 이에 대비하여 정부는 물질문명과 정신문화가 조화된 문화복지국가의 실현을 목표로 「21세기 문화규범과 가치관」을 정립하는데 정책적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국민 누구나 일상생활속에서 살아 숨쉬는 수준높은 문화·예술을 쉽게 접하며 정서를 함양할 수 있도록 문화기반을 계속 확충해 나갈 것입니다. 정부는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와 향토문화를 개발·보급하고 백제문화권등 5대 문화권을 정비하는 한편,국립예술학교설립·민속공방촌 건립등 다각적인 문화·예술 진흥시책을 추진함으로써 문화민족으로서의 긍지를 높여 나갈 것입니다. ▷법질서 확립◁ 국가의 존립을 위해서도,국민생활의 안녕을 위해서도 법과 질서는 확립되어야 합니다. 법과 질서가 지켜지지 않는 곳에 사회안정과 민주화가있을 수 없으며 국리민복의 증진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지난날 전환기적 상황 속에서 사회기강이 흐트러짐으로써 국민생활에 엄청난 폐해를 가져왔던 쓰라린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정치와 사회등 모든 분야에서 공평하고 엄정한 법집행을 통하여 불법과 폭력과 혼란을 제거하여 사회적 안정을더욱 공고히 정착시키고 특히 민생치안을 확립하는데 범정부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시민들 스스로가 화염병을 든 시위대를 몸으로 막는 용기있는 행동,그리고 걸프전 때의 근검절약과 여름철의 전기절약등… 나라가 어려울 때 각계각층의 국민이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휘해 주셨습니다. 공권력에 의한 단속이나 규제보다는 민간주도의 자율적인 범국민운동으로 승화·발전시켜 이를 우리의 생활규범으로,그리고 의식의 일부로 정착시켜야 하겠습니다. 특히 우리는 근검절약하는 전통적 미풍을 되살려 생활 구석구석에서 사치와 낭비를 몰아내며 「일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제2의 도약을 이루기 위한 「새질서 새생활 실천」에 온국민과 사회 각계각층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시기를 호소합니다. ▷행정쇄신◁ 정부는 그동안 「봉사는 크고 규제는 작은 정부」를 실현하기 위해 행정의 민주화와 자율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습니다. 앞으로도 민간부문이 수행할 수 있는 행정권한에 대해서는 이를 최대한 민간에 이관하고,불합리한 행정규제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입니다. 정부는 다가오는 정보화 사회의 행정수요에 대비한 행정전산화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행정정보의 공동활용체제를 구축함으로써 국민생활의 편익을 증진시켜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취임이래 지금까지 깨끗한 정부,국민과 함께하는 신뢰받는 정부를 구현하는데 최선을 다해 왔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 공직사회 일각에는 국민을 실망시키는 일이 없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모든 공직자에 대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신상필벌의 원칙을엄격하게 적용할 것입니다. 비리와 부정은 물론 무사안일,행정편의주의등 국민의 지탄을 받는 잘못된 행정행태는 어떠한 희생이 뒤따르더라도 불식시켜나갈 것입니다. 대다수 공직자들은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투철한 사명감과 국가관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박봉으로 어렵게 생활하는 공무원,휴일과 야간에도 쉴틈 없이 일하는 공직자… 이 분들은우리 공직사회의 표상입니다. 내년도 공무원의 봉급인상이 당초 계획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게 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입니다. 정부는 앞으로 처우개선,후생복지등 생활향상과 근무의욕 고취를 위한 보완대책을 마련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건전재정◁ 이상에서 말씀드린 제반시책들을 추진하기 위하여 편성한 내년도 예산안의 일반회계 규모는 33조5천50억원으로서 이는 금년 예산에 비하여 6.8%가 증가한 수준입니다. 정부는 예산안을 편성함에 있어서 세입내 세출의 건전재정기조를 유지하면서 그동안 상대적으로 위축되었던 재정기능을 회복하여 경제·사회 각부문의 애로요인을 타개하고,국민생활의 질적 향상을 도모할 수 있도록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특히 내년도에는 세계잉여금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상되는 조세 수입을 최대한계상하여 부족한 사회간접자본시설의 확충,농어촌 구조개선의 촉진,환경개선,교육·문화의 진흥,그리고 지방재정의 확충등에 중점적으로 배분하였습니다. 한편 정부가 근검절약을 솔선수범하기 위해 공무원의 처우개선율을 한자리 수로 조정하고 정부청사 건축비와 국외여비등 행정경비를 최대한 억제하였음을 말씀드립니다. 지금 우리는 격동의 시대 한 복판에 서서 민주주의의 나라,번영이 넘치는 사회,그리고 통일조국을 향해 힘차게 전진하고 있습니다. 이제 새로운 세기가 우리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며 서서히 다가오고 있습니다. 우리의 시대는 유구한 역사의 한 순간에 지나지 않으나 지난 3년반동안 우리는 민족사에 새롭고 영구적인 변화를 가져올 약진을 거듭해 왔습니다. 국민께서 부여해 주신 5년 임기의 사실상 마지막 해인 내년에도 역사와 국민이 준 준엄한 명령을 가슴에 되새기며 새로운 각오로 국가와 민족의 번영을 위해 헌신할 것을 다짐합니다. 새로운 약속이나 정책을 제시하기 보다 국민에게 약속한 크고 작은 일들을 하나하나 이행함으로써 그동안 이룬 성취의 보람을 국민이 피부로 느끼게 할 것입니다. 우리 모두 손을 잡고 민족사의 준령을 넘고 넘어 민주·번영·통일의 위대한 조국을 만들어 갑시다.
  • “남북 평화체제로 조속 전환해야”

    ◎정 총리,개천절 기념식 치사 단기4324년 개천절 기념식이 3일 상오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박준규국회의장 김덕주대법원장 정원식국무총리등 3부요인을 비롯,국무위원 국회의원 시민등 4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됐다. 정총리는 이날 경축사에서 『올해는 민족분단 46년만에 남북한이 함께 유엔에 가입,온 겨레가 공존공영과 평화통일의 길로 나아가는 커다란 전환점을 마련한 가운데 개천절을 맞게돼 의의가 더욱 크다』고 말하고 『유엔 동시가입은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와 통일의 시대를 여는 출발점이 될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총리는 또 『남북한은 하루속히 현재의 휴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해야하고 군사적 신뢰구축을 바탕으로 한 실질적인 군축추진과 함께 사람과 물자,정보도 자유롭게 교류할 수 있는 길을 열어야 한다』고 밝혔다. 정총리는 이어 『남북한 유엔가입을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여는 역사적인 계기로 승화시키기 위해서는 노태우대통령이 제안한 평화통일 3원칙에 관한 남북당국간 합의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오는 10월22일 평양에서 열릴 예정인 제4차 남북 고위급회담에서는 3원칙을 포함,남북관계에 대한 기본적인 합의가 이뤄지길 희망한다』며 북측에 성의있는 대응을 촉구했다. 정부는 그동안 개천절 경축행사를 중앙은 물론 시도별로도 가져왔으나 올해부터 소비절약 차원에서 지방행사는 생략했다.
  • “통일문제 국민합의 유도해야”

    ◎노 대통령 「상반기 정책평가보고회」서 지시/자율통한 교육쇄신이 사회안정의 초석/투기근절·건전소비로 경제위기 넘겨야 노태우대통령은 20일상오 청와대에서 올 상반기 주요정책평가보고회를 주재하고 『근래 우리사회에는 사치낭비풍조와 힘든 일은 하지 않으려는 근로정신의 해이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새질서 새생활운동을 더욱 활성화해 나가라』고 지시했다. 노대통령은 이날 정원식국무총리를 비롯한 전국무위원,청와대전수석비서관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회의에서 『통일문제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그 어느때보다 중요한 시기인만큼 내각에서는 부처별 통일대비방안을 수립하고 이를 보완해 통일기반조성 사업을 착실히 추진하라』고 내각에 지시했다. 노대통령은 이어 『특히 2학기개학을 앞두고 학원문제가 더이상 사회안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학원자율에 의한 학원안정의 기틀을 바로잡고 면학의 새 분위기가 일어나도록 교육쇄신을 부단히 추진하라』고 말하고 『법질서와 사회기강이 바로 서지않고서는 민생안정뿐 아니라아무것도 이룰수 없다』고 강조했다. 노대통령은 하반기 경제운용과 관련,『물가안정시책과 제조업경쟁력 강화시책을 더욱 활기차게 추진하라』고 강조하고 『사회간접자본시설의 확충과 함께 부동산투기를 끝까지 추적, 근절하고 자금의 흐름을 생산적인 방향으로 유도해야 할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에앞서 국무총리실 심대평행정조정실장은 10·13특별선언 실천및 사회기강확립,경제안정및 성장기반확충등 정부의 올 6대 주요정책과제에 대한 추진실적및 평가,향후 개선·보완이 필요한 사항등에 대해 노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심실장은 이날 보고에서 『10·13특별선언이후 강력한 단속활동과 국민운동의 전개로 사회전반의 안정분위기가 형성되어 가고 있으나 아직 국민불편과 사회불안이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올 하반기 중점추진과제로 ▲총수요의 안정적관리및 건전소비생활유도 ▲서민주택건설및 환경개선투자확대,농어촌 구조개선 ▲범죄퇴치,불법,무질서추방및 공직기강확립 ▲지방자치제의 조기정착과 행정쇄신및 교육개혁지속 ▲유엔가입에따른 외교노력강화와 남북관계의 실질적개선 ▲새질서 새생활운동의 국민정신운동으로의 승화등을 선정했다고 보고했다. 또 6대 주요정책과제의 세부추진방향에 대해서는 ▲시위구역지정등 평화적인 집회·시위문화의 정착방안조속 마련 ▲토지보상및 평가제도개선 ▲현재 1년으로 되어있는 노사협상기간을 최소1년단위로 재조정 ▲연중 휴가제도도입등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보고했다.
  • “7순 등단” 시심 활짝(이사람)

    ◎“황혼에 반추하는 인생·문학” 구창본할머니/“나 알지못한 어느 길… 말 한마디 없이 떠나고…”/“6·25상처” 3남매 홀로 키운 역정/한의 삶 진솔한 시구로 엮어 승화 칠순의 할머니가 문예지의 신인상을 받고 시인으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월간 「문학공간」 7월호에 추천신인상을 받고 뒤늦게 시심을 불태우고 있는 구창본할머니(70·서울 영등포구 신길5동 405의 11). 『늘그막에 큰 기쁨입니다. 시인이 되고자 했던건 아니었어요. 그저 열심히 살려고 했을 뿐이지요』 지난 4월 문학공간사에 시 10편을 투고했던 것이 이같은 행운을 불러올줄 꿈에도 생각 못했다는 구씨는 아직도 문단등단 사실에 실감을 느끼지 못하는 모습이다. 몇십년 전부터 대학노트 가득 시작메모를 써온 그가 본격적인 시 창작에 뜻을 두기는 올해초부터. 실제 나이보다 호적 나이가 적은 탓에 지난해 8월 37년간의 국민학교 교사직을 정년퇴임하고 올해 1월 동아문화센터 「시 창작교실」에 수강생으로 등록하면서였다. 그러나 구씨를 정작 시인이 되게 만든것은 알량한 시 창작기법의 교습보단 어렵고 힘들었던 그의 삶 자체였다. 6·25때 남편을 잃은 그는 홀로 3남매를 키우며 한 많은 한국 여인의 삶을 살아왔다. 국민학교 교사의 박봉으로 간신히 삶을 꾸려왔던 그는 정말 삶이 어려울땐 시를 외웠다고 회고한다. 『생활이 그대를 속일지라도/슬퍼하거나 노여워 하지말라/서러운 날을 참고 견디면/멀지않아 기쁨의 날이 오리니/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현재는 언제나 슬픈 것/모든것은 삽시간에 지나간다/그리고 지나간것은 모두 그리워진다』 그는 실제로 푸슈킨의 시 「삶」을 기도문처럼 막힘없이 암송해 보였다. 구씨의 삶은 푸슈킨의 시를 외우며 스스로 달래야 할만큼 어려운 것이었다. 충남 홍성에서 태어나 스물두살때 농사를 짓는 건실한 부여 청년과 결혼,아들 딸 낳고 행복한 생활을 하던 그는 셋째 아이를 낳으러 친정에 가 있던 사이 6·25를 맞았다. 처가에 머물고 있는 아내와 아이들을 만나기 위해 집을 떠났다는 남편을 전쟁의 아비규환속에서 끝내 다시 만나지 못하면서부터 그의 어려운 삶은 시작됐다. 가난속에서도두 아들은 고등학교까지 졸업시켰지만 6·25때 영양실조에 걸린 이후 정신분열증을 앓아 25차례의 정신병원 입원 경력을 갖게 된 딸은 그의 가슴에 못을 박았다. 그의 맺힌 한은 어느해 음력 섣달 그믐에 썼다는 「설눈­당신에게」란 제목의 시에 남편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과 원망으로 나타나 있다. 『나 알지 못한 어느 길/말 한마디 없이 떠나고/돌아온다 기약없는/당신 미워 미워 미워』 구씨가 지난해 정년퇴직한 곳은 서울 강서구 양화국민학교이지만 40년 가까운 국민학교 교사생활중 서울학교에 있었던 기간은 불과 2년 뿐이었다. 『교장이나 교감선생님이 되면 일찍 그만 둘 수도 있기 때문에』 평교사를 고집하며 강원도와 경기도 지역의 학교들을 전전했으며 때론 출퇴근 시간이 7시간씩 되는 학교에 부임하기도 했다. 그러나 교사직이 단순한 생계수단만이었던 것은 결코 아니다. 『교실문을 들어서면/마음 누르는/근심 걱정 사라지고//초롱한 눈망울/나를 지켜 보고/어찌하다가 눈과 눈이/마주치지 못하면 아뿔싸/섭섭함 금치 못해/금방 시무룩한꼬마천사//…』(「교사의 노래­교실은 나의 천국」에서) 「문학공간」의 신인상 심사를 맡았던 김규동·신동집시인은 그의 시가 기교보다는 삶의 진실성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했다. 그 자신은 『내 생활,나의 역사를 담아 본것에 불과하다』고 말하지만 자신의 경험을 거짓없이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시가 되고 타인의 공감을 얻을수 있다는 점은 하나의 경이다. 그것은 고통스런 삶을 자살로 끝내고 싶었던 유혹을 물리치고 오늘에 이른 그 정신의 치열함과 진솔함에서 우러 나오는듯 싶다. 철도공무원인 큰 아들 김대경씨(45),개인사업을 하는 둘째 아들 의경씨(41)와 3명의 손자들,그리고 정신이 맑을때는 레이스를 뜨는 딸 효경씨(43)와 함께 이제는 단란한 가정의 할머니로 편안한 노후를 보낼수도 있지만 구씨의 삶은 여전히 치열하다. 『윤동주의 「서시」나 푸슈킨의 「삶」처럼 영원토록 남을 시를 쓰고 싶다』는 구할머니는 최근 「화염병」「마약」등 다양한 소재의 작품을 쓰고 있다.
  • 노 대통령 북미순방 결산/전문가 대담

    ◎「금세기내 한국주도 통일」 우방지원 확보/「밴쿠버 선언」의 대북한 포용자세 높이 살만/대미협력 토대로 아태 새질서의 지분 굳혀/안정된 내치가 외교 부축… 북한개방 가시적 성과 끌어내야 노태우대통령의 미국과 캐나다 국빈방문은 새로운 세계평화질서 구축에 있어서 한국의 역할과 위상을 드높이는 계기가 됐음은 물론 한반도의 통일기반 조성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노 대통령의 이번 방문성과 및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정세에 미칠 영향,남북관계 개선 전망 등에 관해 외교문제전문가인 김덕(외국어대·국제정치학) 정종욱교수(서울대·국제정치학)의 대담을 들어본다. ▲김덕교수=노대통령의 북미방문은 우선 오랜만에 이뤄진 국빈방문이라는 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이번 방문은 새로운 시대변화속에서 도약을 모색하는 성격이었다고 규정지을 수 있죠.특히 한미관계에서 볼때 탈냉전이후 양국관계의 바람직한 위상설정과 함께 양국간 안보동맹관계의 재조정 필요성,그리고 아태지역의 새질서 구축과 이에따른 한국의 적절한 역할조정 등 포괄적인 문제를 인식케해줬다는 측면에서 상당히 의미있는 정상회담으로 봅니다.또한 소련의 CSCE(유럽안보협력회의)전략과 미국의 APEC(아태협력체)구상이 팽팽히 맞서 있는 아태지역의 현상황은 분명 한국외교로서는 커다란 도전이며 적절히 대응만 한다면 한국이 남북통일정책에 있어서도 새로운 이니셔티브를 잡고 탄탄한 외교적 위치를 구축하게 될 것입니다. ▲정종욱교수=노대통령의 이번 북미방문 성과는 우선 급변하는 국제정세속에서 새로운 한미관계를 조율했다는 데서 찾을 수 있습니다.한반도를 비롯한 세계정세가 급격한 지각변동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양국관계의 재조정은 필연적이었다고 할수 있지 않습니까.더욱이 최근 걸프전 이후 미국의 아태지역 전략이 변화하고 있고 한국은 아태지역에서 새로운 위상을 모색하고 있는 시점에서 이 지역에서 양국 협력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기로 한 것은 상당한 결실이라고 평가됩니다.급격한 미·북한관계개선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일부 우려를 불식시키고 북한의 핵무기개발 가능성에 공동대처하기로 확약한 사실도 간과할 수 없겠지만 무엇보다 이번 순방과정에서는 통일외교 노력이 돋보입니다.금세기내 통일을 이뤄내겠다는 우리의 결연한 의지도 미국의 절대적 지지가 없이는 실현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죠.따라서 재선이 확실시되는 부시 미대통령이 노대통령의 한반도통일정책과 의지에 지지의사를 명백히 밝혔다는 점은 커다란 의미를 갖는 것입니다. ▲김교수=이번 방미는 한마디로 북방외교의 가장 큰 가시적 성과로 꼽을수 있습니다.왜냐하면 북한의 유엔가입동의 이후라는 시기적인 측면과 냉전의 전방초소라는 그동안의 나쁜 인상을 벗어버리고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평화정착의 주역으로 탈바꿈하는 전기를 마련했기 때문입니다.물론 우리가 거둔 북방외교의 풍성한 수확과 함께 패권주의가 쇠퇴하고 있는 현 국제정세를 생각할때 한미간의 잠재적 갈등요인을 해소해야할 필요성은 이번 방미가 갖는 다른 측면의 부담입니다.결국 미국은 한반도주변 4대강국중에서 역할의 계속성뿐만 아니라 전쟁과 평화를 결정할 수 있는 발언권과 영향력을 가진 나라이기 때문에 자주적인 외교로 한미관계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정립하려는 노력은 백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정교수=한미정상회담은 북방외교로 인한 우리의 부담을 상당히 경감시켰습니다.북방외교와 한소국교정상화 등은 한미관계에 다소 변화를 강요해 왔고 미측도 조심스럽게 대응해온게 사실입니다.그런데 이번 회담에서 미측이 우리의 북방외교에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소련공동개발을 지원키로 했으며 한중관계 개선도 지원키로 했잖습니까.이는 한중관계정상화및 북방외교에 더욱 박차를 가할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준 것으로 평가됩니다. ▲김교수=이제 한미관계는 일방적 시혜관계가 아니라 쌍방통행적인 관계로 올라섰다는 점에서 통상과 관련된 양국간 문제들이 진지하게 논의될 단계에 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즉 방미성과에 관한 평가에서 행간의 의미를 예리하게 투시해야할 필요성을 느낍니다.이와 함께 최근 미국외교의 경향과 국내기반을 주의깊게 관찰,앞으로 제기될 통상마찰 등 양국간 난제들에 대한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정교수=이번 정상회담에서 미국측은 실리외교측면에서 그들 입장을 강하게 주장한 것 같습니다.특히 주한미군의 주둔비용 분담에 대해 적어도 실무차원에서 깊숙히 논의된 것으로 보입니다.오는 95년까지 분담금을 4억2천만달러 정도까지 급격히 증가시켜야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것은 걸프전 당시 2억8천만달러를 지원한 우리 입장에서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될 것입니다. 또한 우루과이라운드 협상과 관련,미측은 농업구조조정 등을 요구해 왔고 앞으로 쌀시장개방 등을 위한 미측의 압력은 보다 구체적이고 적극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의 시장개방압력은 한미간 합의기반을 부분적으로 파괴시킬 수도 있다고 봅니다.결국 「경제적 반미감정」이 형성되면 양국 안보협력관계도 다소 약화될 우려가 있습니다.정치·경제적 관계를 외교적으로 어떻게 잘 조율하느냐가 21세기에 있어 양국관계의 중요한 과제가 될 것입니다. ▲김교수=이번 방미 및 남북관계의 향후 진전상황과 관련지어 볼때 상당히 중요한 변수가 일본의 정치·군사적 역할 부상이라 볼수 있습니다. 일본외교가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이 긍정쪽이냐,부정쪽이냐는 전적으로 우리의 자주적인 역량에 달린 문제입니다.특히 일본의 역할이 빠른 속도로 부상하는 것에 대한 반일성향의 민족주의 여론이 필요이상으로 고조될 경우 결과적으로 실용성보다는 민족주의적 정통성에 집착하는 북한의 개혁을 지연시킬 수 있는 부작용을 초래할 위험이 있습니다.그리고 이번 방미의 성공 저변에는 민주주의발전의 척도인 지방의회선거의 원만한 마무리가 큰 줄기로 자리잡고 있음을 알수 있습니다.이처럼 국내문제가 매끄럽게 처리되고 안정을 이룰때 외교도 기대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통일의 장미빛 미래도 좋고,한미안보유대강화도 좋지만 이를 굳건히 밑받침할 수 있는 내치가 보다 중요하다는 것이죠. ▲정교수=이번 방문을 보면 내치와 외교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우리의 민주화로 인한 내치의 성공이 국빈방문이라는 외교적 성과로 직결됐다는 거죠.물론 한국이 미국의 7번째 주요무역국이고 우리의 북방외교의 성공,높아진 국제적 위상등도 반영됐지만 말입니다.앞으로도 한미관계는 우리의 민주화실현 여부가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교수=한국은 이제 통일의 여건을 성숙시킨 이번 통일외교를 바탕으로 한반도뿐 아니라 동북아·아태지역의 주역으로 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우선 남북관계에서 우리는 절대적인 이니셔티브를 쥐고 화해와 평화공존의 틀을 구축할 수 있을것이고 북한도 머지않아 호응해 올것으로 보입니다.동북아·아태지역에서 한국은 한미협력관계를 기본축으로 지역공동체 형성을 주도해 나갈수 있을 것입니다. ▲정교수=우리의 통일노력에 대해 미국및 캐나다의 적극적인 지지를 얻어낸만큼 보다 구체적인 남북관계개선 노력을 통해 여건을 더욱 성숙시켜 나갈 것으로 전망됩니다. ▲김교수=이번 방문의 또하나 굵직한 성과인 「밴쿠버선언」은 개방적인 태도로 북측 제의를 수용했다는 점에서 국민들의 기대를 한껏 부풀게 하고 있습니다.이 선언으로 통일을 향한 우리 정부의 거보는 이미 첫 걸음을 내디뎠다고볼수 있습니다.한마디로 남북관계를 능동적으로 이끌어 나가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인만큼 그 면면에 흐르는 대북 포용자세는 높이 사고 싶습니다.그렇지만 북한의 가시적인 변화가 단시간내에 오기는 어렵다는 점에서,국내에 미칠 부작용까지 신중하게 고려하면서 차분하게 대북제의를 내놓아야 한다고 봅니다.바로 지금이 실현 가능성을 염두에 둔 현실적인 방안이 제시돼야 할 때죠. ▲정교수=「벤쿠버선언」은 국민에게 기대를 심어주면서도 즉흥적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물론 다소 갑작스럽게 나온것이라는 느낌도 있지만 최고통치권자의 선언인만큼 정부내에서 사전에 충분한 검토와 분석작업이 있었고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마련해 보자는 강한 의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앞으로 밴쿠버선언의 후속조치는 현실적이고 진취적이어야 할뿐 아니라 국민적 합의를 내포하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김교수=앞으로 북한개방의 속도와 맞물려 남북한은 서로 상대방의 체제에 뚜렷하게 노출될 것이 확실시됩니다.이같은 남북관계개선에 대비해우리는 다양성속에 구심력을 잃지않는 큰 정치를 실현해야만 합니다. 그리고 밴쿠버선언의 구체적 후속조치가 하나하나 축적돼가면 당연한 산물로서 남북정상회담이 실현될 것으로 봅니다.또한 남북정상회담은 현재의 구도로볼 때 남북간의 실질적인 관계개선을 촉진시킬 수밖에 없습니다.특히 북한의 의미있는 변화는 강력한 리더십으로 전권을 행사하고 있는 김일성의 생존시에 쉽게 이뤄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따라서 김일성이 살아있을 때 보다 본질적인 변화를 끌어낼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합니다.이와함께 앞으로는 선언적인 것에 그칠게 아니라 통일정책에 대한 국민의 확신을 유도하기 위한 작업을 앞세우거나 적어도 병행시켜야만 합니다. ▲정교수=남북한 최고통치자들이 만나면 남북 관계의 새로운 장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즉 대결과 갈등으로 점철돼온 남북관계를 종결짓고 화해와 협력을 모색할 수 있다는 것이죠.오는 9월 남북한 유엔동시가입이 이뤄질때 뉴욕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은 많지 않다고 여겨집니다.그러나 우리는 한반도 통일구도에 대한 획기적 구상을 준비하는등 정상회담에 꾸준히 대비해야 할 것입니다. 노대통령이 올 가을 유엔총회에서 밝힐 연설도 북한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수용하면서 남북 기본관계를 설정할 수 있는 과감하고 참신한 내용이어야 할 것입니다. ▲김교수=그렇습니다.노대통령의 연설은 북한의 입장을 아량있게 포용하고 북한의 대남정책을 능동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진전된 내용이 담겨져 남한만이 아닌 전민족적인 지도자의 위상으로 승화될 수 있는 국제적인 공감대를 얻어야 합니다.
  • 종교계의 환경보전운동(사설)

    파괴되는 자연 앞에 종파 떠나 힘모으자는 소리로 종교계가 환경보전운동에 나서고 있다고 한다. 가톨릭 서울대교구의 「한마음 한몸」 운동본부가 우선 서둘러서 불교계 개신교가 함께 참여하는 범종교계의 운동체를 발족시킬 계획이라고 한다. 그밖에도 기왕부터 지구를 파괴하고 병들게 하는 핵문제 공해문제를 전문적으로 추적해온 환경보전운동이 있어왔는데 그것도 통합된 기능으로 적극활동을 벌여나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 어떤 교회에서는 특별기도회 기간의 주제를 창조질서 보전·천국시민 실현으로 세우고 환경보전운동을 신도들의 실천덕목으로 벌이고 있기도 하다는 소식이다.(서울신문 9일자 보도) 종교계가 환경보전운동에 이렇게 합심하는 현상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황폐하여 질식하기 직전에 이른 듯한 지구환경의 문제가 신의 창조질서를 파괴하는 인간의 반창조질서행위라는 점에서,종교적으로도 지극히 당연한 일일 것이다. 종교의 근본 교리를 지키기 위해서도 환경운동은 중요하다. 종교란 어느 종파든,인간이 인간다운 도리로 신의 의지를 받들며 잘살아가도록 인도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그 목표를 구체적이고 확실하게 거역하는 환경파괴행위에 종교가 앞장선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이렇게 당위성이 높은 운동이므로 구체적인 움직임이 가시화되었다는 사실은 높이 평가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같은 움직임에 우리가 특별히 관심을 갖는 까닭은 이 운동에 대한 단순한 평가 때문만은 아니다. 종교인구의 규모에 있어서는 세계의 종교계가 경이의 시선을 보낼 만큼 폭발적인 것이 우리나라다. 해마다 발행되는 종교백서에 의하면 4천만 인구 중 2천만 이상이 종교를 가진 막강한 교세의 나라다. 밤하늘의 대한민국 상공은 종교표지의 붉은 빛깔이 하늘의 별 수효만큼 많아 보인다. 그렇게 폭발하는 세력이지만 「좋은 일을 위해 선택한 신앙인」이 그렇게도 많지만 이 세력이 뜻을 함께하여 「좋은 일을 추진하는 세력」으로 성과를 올렸다는 심증이 들게 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 아무리 뜻이 좋은 일이라도 종파를 초월하는 일은 불가능하여 「좋은 일을 하기 위한」 반목과 갈등이 원수지간처럼 극렬해지는 일조차 없지 않다. 그런 종교계에서 공해문제 해결을 위해 종파를 초월한 움직임이 싹트고 있다는 사실이 반갑고 값지다. 이 지혜로운 움직임이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기원한다. 환경을 지키는 일은 다급하고 절박한 우리의 과제이므로 효과적인 운동이 되면 되는 만큼 우리의 생명이 구원받는다. 또한 환경보전운동은,자연과학적 방법과 기준에 따른 행동을 실천하는 일이지만 그 실천 동기와 성과는 정신덕목의 도야로 귀결된다. 인간이 품위있게 살 권리를 지켜나가는 환경운동을 통해 우리는 도덕과 윤리를 회복할 수 있게 된다. 환경보전운동이 종교적 실천덕목으로 선택된 이상,이 운동은 시민인 신앙인들의 시민의식 정착과 성숙으로 결실될 수 있어야 완성에 다가간다. 그간의 일부 공해추방운동이,이른바 「운동권」의 위상이나 투쟁수단의 하나로 이용되는 듯한 인상을 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투쟁의 효과를 위해 지나치게 실천불가능한 목표를 앞세워 선동적 혐의가 없지도 않았다. 이제부터의 환경운동은 그런 요소가 승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민의 행동수칙이 환경보전의 의지에 기초하도록 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생활에 변화를 부를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런 시민에 의해 환경감시는 저절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 강군 운구차 빼돌려 노제 강행

    ◎학생들이 금남로로 몰고 가… 새벽 망월동으로/광주시민등 5만명 경찰과 대치… 한때 격돌위기 【광주=최치봉 기자】 명지대 강경대군의 유해는 20일 상오 유가족·동료학생·재야인사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망월동 「5·18」묘역에 안장됐다. 강군의 시신이 묻히자 유가족들은 오열을 터뜨렸으며 학생·「범국민대책회의」 관계자들은 강군의 죽음을 민주화로 승화시키자며 고인의 넋을 기렸다. 장례식이 치러지는 동안 광주시내 곳곳에서는 밤늦도록 시위가 잇따랐다. 이에 앞서 유가족·학생·시민·「대책회의」 관계자 등 5만여 명은 19일 하오 10시부터 광주 금남로3가 광주은행 앞 네거리에서 「강군 노제」를 치렀다. 강군 운구행렬은 북광주인터체인지에서 전남도청 앞 노제를 막는 경찰과 대치하다 무등경기장→광주역 등을 거쳐 하오 8시30분쯤 이곳에 도착했다. 이에 앞서 하오 7시30분쯤 명지대생 등 대학생 1천여 명은 경찰과 공방전을 벌이다 경찰의 저지선을 뚫고 운구차량을 빼내 어린이대공원 쪽으로 몰고 갔다. 경찰은 당시 고속도로를 점거,시위를 벌이던 학생들을 해산시키는 작전을 전개하던 중이어서 학생들이 운구차를 빼돌리는 것을 발견치 못했다. 강군 「대책위」는 광주인터체인지 앞에서 경찰과 13시간 남짓 대치하다 하오 3시쯤 노제를 생략키로 하고 망월동 「5·18」묘역으로 출발하려 했으나 시내에서 몰려든 대학생들이 격렬한 시위를 벌이는 바람에 운구행렬은 움직이지 못했다. 한편 이날 하오 1시쯤 광주시 북구 동은동 인터체인지 부근에서 시위를 진압하던 순천경찰서 507기동대장 김명호 경감과 전경 20여 명이 학생들에 의해 1㎞쯤 떨어진 광주 서강전문대에 끌려갔다가 6시간20분 만에 풀려나기도 했다. 「금남로 국민대회」가 열린 18일 하오부터 이날까지 계속된 시위과정에서 학생·경찰 등 1백20여 명이 부상했으며 시위진압차량 2대가 화염병에 맞아 불타기도 했다.
  • 외언내언

    『쥐나 한 마리 훔켜잡을 듯이/미다지를 살포­시 열고 보노니/사루마다 바람으론 오호! 치워라』(정지용의 「이른 봄 아침」 2연) ◆1연을 『춥기는 하고 진정 일어나기 싫어라』고 맺고서 2연을 이렇게 잇고 있는 「이른 봄 아침」. 「사루마다 바람」은 일제 때의 말이다. 요즘이라면 「팬티 바람」일 것을. 이른 봄은 지났다 해도 아침에 일어나자면 아직은 춥다는 느낌이다. 우리나라보다 위도가 좀 높긴 하지만 프랑스에서는 추운 4월을 풍작의 징후로 본다. 그를 말하는 그 나라의 속담. ­『추운 4월은 빵과 포도주를 준다』 『추운 4월과 더운 5월은 곡식창고를 천장까지 채운다』 ◆서양 쪽 나라 말에서의 4월(영어=에어프릴,프랑스어=아브릴,독일어=아프릴)은 라틴어 「아브릴」에서 온 것. 그 말은 「열다(개)」라는 뜻을 갖는다. 나무 나무의 움이 트고 봉오리지며 꽃이 피는 것이 다 말하자면 열리는 것. 하늘도 열리고 대지도 열린다. 사람도 마찬가지. 우선 창문부터 연다. 잔뜩 웅크려야 했던 겨울에서 벗어나 차림새를 연다. 마음도 열리고 열어나간다. 우리도 서양의 4월과 다를 게 없다. △탐라의 화신이 전해진 지는 오래. 지금 화신은 북상의 마라톤을 하고 있다. 대지는 그렇게 열려나가고 있는 것. 우리의 마음도 활짝 열어야겠다. 수서에 이은 페놀 악몽으로 어두워져 있는 그 마음들을. 그 마음 속에 훈풍을 담아야겠다. 그 마음 속에 아름다운 꽃나무를 심어야겠다. 격앙되고 거칠어진 심상을 그 훈풍 앞에 그 꽃 앞에 열어 맑고 밝은 마음으로 승화시켜나가기 위해. 4월을 맞는 뜻을 거기서 찾아야겠다. ◆남과 북도 마음을 여는 계기로 삼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조짐들이 보이고도 있다. 하나의 깃발 아래 뛰게 된 세계탁수선수권전하며 국제의회연맹(IPU)에 참석하는 우리측 대표의 판문점 통과 소식하며,탁구선수권전의 좋은 성과가 4월의 훈풍을 타고 전해졌으면…. 그것이 마음의 문을 더 폭넓게 여는 계기로 될 터이니까.
  • 기초의회선거 결산과 정국 전망

    ◎“유례없는 공명”… 「풀뿌리민주」 토양 일구다/투표율 최고 경북… 여권 아성 입증/야 조직열세 뚜렷… 「바람정치」 퇴색/여,정국주도력 확보… 일부지방선 여소야대 예상 기초지방의회선거가 26일 실시됨으로써 풀뿌리 민주주의시대가 개막되었으며 기초선거이후의 정국전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기초의회선거가 가지는 의미중 가장 두드러진 대목은 공명선거풍토의 기틀이 마련되었다는 점이다. 야권으로부터 정부·여당이 「공안선거」를 실시함으로써 선거분위기가 크게 위축되었다는 비난도 있었지만 우리의 역대 선거중 이번만큼 선거자금이 덜 풀리고 과열되지 않은 선거는 없었다는게 선관위 관계자들의 얘기다. 선거양상이 이같이 과열·혼탁으로 흐르지 않았던 것은 국민 모두가 공명선거를 강력히 희망했던 탓도 있었겠지만 보다 주된 이유는 정당공천배제와 정부의 강력한 공명의지 때문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여당은 지자제의 본격적 실시로 앞으로 20년간 모두 29회의 선거가 실시되게 된다는 점을 감안할때 이번 기초선거가 돈안드는 「선거혁명」의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고 결국 선거과정에서 괄목할 정도로 그 목표가 달성되었다고 평가된다. 반면 어떻게든 「정치바람」을 불어넣으려던 야당의 기도는 국민의 냉대 때문에 무산되었다고 볼수 있다. 선거분위기가 과열되지 않음에 따라 유권자의 관심도도 상대적으로 저하,전국 평균투표율이 55%에 머물렀다. 이는 지난 13대 총선(75.8%)이나 대통령선거(89.2%) 때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수서사건 등 때문에 국민들의 정치권에 대한 불신·무관심이 반영된 탓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미일 등 선진국에서도 지자제선거투표율은 50%를 밑돈다는 점을 감안할때 정치이슈가 약한 이번 지방선거에서의 투표율이 다소 낮을 것이라는 분석은 제기됐었다. 오히려 투표율저하라는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진정한 공명풍토가 정착될 수 있다면 그것이 더 선진국형 선거형태로 나아가는 것이란 주장도 다수 제기되고 있다. 지난 50년대 실시된 지자제선거가 70∼90%의 높은 투표율을 보였던 것과 달리 4·19혁명이후 민주적분위기속에 치러졌던 서울시장·도지사선거가 38.8%라는 극히 낮은 투표율을 보였다는 사실로 미루어 이번 투표율의 상대적인 의미를 찾을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선거가 과열되지 않으면서도 다수 유권자가 신성한 권리를 행사토록하는 제도적 방안은 계속 강구되어야할 것으로 생각되며 이를 위해 지자제선거를 마을축제로 승화시키는 것과 함께 무투표 당선지구도 되도록 줄여 주민들의 선택권을 넓혀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번 선거투표율을 지역별로 살펴볼때 우리선거 풍토에서 고질병인 「도저농고」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서울 등 대도시의 투표율이 40%대에 머물고 있는 반면 농촌지역은 70%에 육박하는 투표율을 보인 것은 도시지역에서는 문중·씨족 등 소위 「이웃의식」이 약하며 농촌에 비해 지방정책이슈가 크지 않았다는 점 등이 반영된 것으로 이해된다. 특히 대구의 투표율이 44.5%로 서울(42.3%) 다음으로 최저 참여율을 나타낸 것은 최근 사회문제가 된 낙동강 식수오염사태의 영향을 받았다는 관측이지만 친여 후보일색인 경북은 투표율이70.3%로 전국 시·도중 최고를 기록,식수파동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여권의 아성임을 보여줬다. 평민당의 주 근거지인 광주는 50.8%로 대도시중 가장 투표율이 높았으나 전남(69.4%) 전북(65%)은 농촌지역 평균수준에 머물렀다. 그밖의 특이사항으로는 경기지역의 투표율이 52.2%에 불과,이 지역이 점차 도시화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투표율도 중요하지만 정치권에서의 주된 관심사는 역시 선거결과에 따른 각 정당의 이해득실이다. 개표가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황이지만 당선분포도 입후보비율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번 입후보자중 40% 이상이 민자당 당적을 표방했고 무소솟 40%중 절반이상이 친여로 분류돼 여권성향인사가 60% 넘게 출마한 것으로 분석됐으며 당선비율도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따라서 전국적 관점에서 볼때 일단 민자당의 승리라고 판단된다. 야당은 이번 선거를 통해 조직의 열세를 절감해야 했으며 지자제가 실시되는 한 「바람정치」에 의존키는 어려우리라는 관측이다. 이에 반해 민자당은 여권불모지인 호남에서도 당초 예상보다 많은 교두보를 확보함으로써 앞으로 광역선거 및 총선에서 이 지역진출을 노려볼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전까지 모든 행정조직이 여권의 완전장악하에 있었던 것과는 달리 이제 호남과 서울 일부지역에서는 여소야대의 지방의회가 생겨 기초행정부터 야당의 강력한 견제를 받게 되었다는 관점에서 모든 상황이 전부 여권에 유리한 것은 아니라는 관측이다. 여하튼 이번 기초선거가 정치권에 남긴 과제는 크게 3갈래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는 기초선거에서 실질적 정당공천권행사나 후보조정 등 불합리한 정당개입,후보들의 담합사퇴나 유세취소 등 주민자치를 저해하는 일들을 방지키 위한 선거법 개정을 서두르는 일이다. 정당이 대규모 집회를 가져 선거분위기를 혼탁케 하는 것도 지양되어야 하겠지만 유권자가 후보자를 충분히 평가할 수 있는 기회도 확대되는 방향으로 선거법이 개정되어야 하며 선거운동기간도 적절히 축소되어야 한다는 소리도 높다. 둘째는 이번 기초선거결과를 광역의회선거나 총선승리로 연결지으려 하지말고공명선거분위기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즉 선거결과를 당리당략에 이용치 말고 이번 선거를 계기로 진정한 선거혁명을 이루겠다는 각오로 정당공천이 허용된 광역선거에서도 기초선거이상의 공명풍토를 다지겠다는 의지를 가져야 한다. 셋째는 30년만에 재개막된 지방자치시대를 계기로 지방분권화는 물론 중앙정치도 탈권위주의방향으로 개선되도록 여야 정치인이 중지를 모아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 아직도 사위어가는 이웃이…/진경호/사회부기자(현장)

    ◎「하나로…」회,백혈병환자돕기 공연 「백혈병 환자에게 소중한 생명을」 23일 하오5시 서울 종로구 종로5가 기독교 1백주년 기념관에서는 사위어가는 생명을 연장하고 있는 백혈병 환자들을 돕기 위한 기금마련 공연이 펼쳐졌다. 백혈병 환자들을 돕기 위한 모임 「하나로 온누리에」(회장 박용건·36)가 주관한 이날 행사에는 박모씨(33)등 백혈병 환자 10여명과 지방에서 올라온 자선단체 회원과 시민 등 1천3백여명이 참석했다. 지난 88년 친구의 동생인 이모군(당시 22세)이 백혈병으로 앓아눕자 이를 살리기 위해 모금 운동에 나선 나운성씨(28)등 10여명이 주축이 되어 「하나로 온누리에」라는 자선단체를 만들었다. 결국 이군은 이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끝내 눈을 감고 말았으나 「하나로 온누리에」의 열성은 더욱 뜨거웠다. 현재 3백여명으로 회원이 늘어난 이 모임은 4차례의 기금마련 공연과 헌혈 등으로 2년여의 기간동안 1백여명의 백혈병 환자들에게 맑은 피를 제공해 왔다. 『우리들의 간절한 소망에도 불구하고 1년에 1백여명의 환자들이죽어가고 있습니다. 몇달씩 간호했건만 끝내 환자가 숨을 거둘땐 말할 수 없는 슬픔과 절망감에 빠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좌절하지 않습니다』 탤런트 송승환씨의 사회로 3시간여동안 진행된 이날 공연은 수와 진·황치훈씨 등 가수 10여명이 출연,밝고 따뜻한 노래을 불렀다. 이날 행사에서 나온 수익금은 5백여만원. 환자 1명의 평균 치료비 2천만원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액수다. 그러나 이날 참석자들은 환자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한방울의 피가 아니라 이웃의 따뜻한 사랑과 보살핌을 알고 있었다. 『「살아있는 것들은 모두 아름답다」며 땅위의 모든 삶들과 함께 살고 싶다던 그 친구는 지금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병에 걸려 절망속을 헤매고 있습니다』박회장은 행사를 마치며 이렇게 말했다. 「내가 살아가는 동안에 할일이 또 하나 있지…. 영원히 변치 않을 우리들의 사랑으로 어두운 곳에 손을 내밀어 밝혀주리라」 이날 행사장에 모인 사람들이 손을 잡고 합창한 노래소리는 꺼져가는 생명을 살려보려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다정한 이웃들의 소망으로 승화되는듯 했다.
  • 경북도 올 주요업무 보고내용

    ◎포항항 북방교역기지로 개발/국·지방도 5백72㎞ 확장·포장 경북도는 올해 ▲지방자치의 완벽한 추진 ▲새질서 새생활 실천 ▲농산물교역 적극대응 ▲지역경제기반구축 ▲균형개발 등에 역점을 두고 도정을 펼칠 계획이다. 또 안동과 상주 등 북부지역에 대규모 공단을 조성하고 포항항 광역개발을 통해 포항을 북방교역의 전진기지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지방자치의 성공적 추진 부정선거 감시를 위해 녹음기 VTR카메라 차량 등 6백24점의 장비를 지원하고 읍면동단위로 「1일 자치교실」을 운영,주민 자치의식을 함양하며 경영수익 사업 확대로 자주재원을 확충한다. ○농산물 교역자유화 적극대응 사과 인삼 등 경쟁우위 농산물 18종의 해외시장을 개척,수출을 확대하고 양계 버섯 등 경쟁가능 51종은 기술개발을 통해 경영을 쇄신하며,곡류 감자 등 경쟁취약 93종은 생산구조를 개선한다. ○저소득층 지원 강화 생활무능력자 4만9천명에게 2백19억원,자활가능자 20만3천명에게 2백15억원을 지원하고 월세입주자 9천3백가구에 가구당 5백만원씩을 전세금으로 5년간 무이자로 지원한다. 또 3만5천가구의 재래식 연탄아궁이를 새마을보일러로 개량하고 군지역 40세 이상 71만명·전도민을 대상으로 「건강가꾸기」 사업을 편다. ○지역경제 안정기반 구축 「걸프」전쟁을 계기로 결집된 도민의지를 승화시켜 주민자율 절약분위기를 확산시키며 에너지절약 시설확충과 물가관리체제를 강화한다. 또 부동산 투기억제를 통해 물가안정 시책을 적극 추진하고 1조6천억원 저축운동 등을 펴 건전소비생활을 정착시킨다. ○지역균형개발 2천5백억원을 들여 국지방도 2백85㎞,군도 2백87㎞를 확·포장하고 3백16억원으로 하천 70㎞를 개수하는 등 사회간접자본을 대폭 확충한다. 기존 도내 7개공단 8백만평은 92년까지 17개 공단 1천3백9만1천평으로 확대,고용인원 17만5천명을 더 늘려 연간 7천3백50억원의 노임소득을 올릴 계획이다. 또 1천8백68억원을 들여 울릉도 등 관광지 14개소,금오산 등 국도립 공원 8개소,온천 4개소를 개발한다. 소련 중국 일본 등 동북아권 해상교통요충지인 포항 영일만에 3조2천여억원을투자,방파제 8천8백m·접안시설 1만3천8백m를 설치,포항항을 북방교역 전진기지로 개발한다. 북부권 개발을 위해 2천억원을 들여 안동군 풍산면에 2백80만평 규모의 국가공단을 조성,첨단산업 중화학공업(철강·기계)을 유치하고 1천2백억원을 투입,상주군 낙동면에 1백30만평 규모의 국가공단을 조성,전자·통신·조립금속 등의 업종을 유치한다.
  • 「정보혁명시대」의 지자제 선거/김용운 한양대 대학원장(서울시론)

    ◎타락선거 못막으면 중우정치 전락 오랫동안 중단되어 왔던 지방자치제가 근 30년만에 부활된다. 민주화와 더불어 지방자치제가 실시되는 것은 상식이다. 하지만 보다 직접적인 요인은 범인류·세계사의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정보화 현상」에 있다고 하겠다. 인류사에는 정보와 혁명이 이전에도 있었다. 오늘날 우리가 맞고 있는 것은 두번째 정보혁명이다. 첫번째 정보혁명은 구텐베르크의 활자의 발명이었다. 이로 인한 인쇄술의 발달로 성서가 보급됨으로써 신에 대한 정보를 독점한 사제계급을 무력화 시켰고 마침내 종교혁명을 야기하여 봉건제도의 기반을 흔들어 놓았다. ○“부정근절” 의지 확산중요 두번째 정보혁명은 현대의 「C & C」(Computer and Communication)이다. 하나의 정보가 순식간에 전 세계를 돌아 곧바로 다시 새로운 정보로 증폭,보다 높은 차원의 충격이 계속 생산되어 나온다. 첫번째 정보혁명으로 사제귀족이 보통사람이 되었던 것과 같은 맥락에서 이제는 누구나가 귀족이고 보통사람인 것이다. 정보전달 수단의 발달은 또한교육의 보편화를 가져왔다. TV·라디오를 통한 방송대학은 더욱 더 앞으로 발전해 간다. 그리하여 누구라도 교육을 받게 된다. 이제는 국민 모두가 철인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정보화는 긍정적인 면만큼 많은 약점도 있다. 가령 최근 세인을 놀라게 한 수서사건은 정보화시대가 아니었으면 그 충격은 도저히 그 처럼 크게 확대되지 않았을 것이다. 정보화 시대이기에 나쁜 것,좋은 것이 함께 순식간에 전달된다. 선거에서의 부정에 관한 정보도 단숨에 전국적으로 확대되어 타락을 가속화시킬 수 있고, 그 반대로 국민 각자가 자각하면 쉽게 공감대를 형성하여 부정한 분위기를 없앨 수도 있다. 정보가 쉽게 일반인에게 전달됨으로써 누구나 쉽게 정치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노동조합·학생·시민까지 모든 활동이 정치성을 띠게 된다. 각자의 높은 목소리가 정치의 방향을 결정할 수도 있다. 이는 우리가 갈구했던 민주화가 아닌,일찍이 인류가 체험한 바 없는 대중사회의 출현이라 할 수 있다. 자칫 중우적인 경향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특히 한국민의 체험에는 도시적인 생활이 없었음을 주목해야 한다. 2백50개 정도밖에 안되는 성씨,균질적인 마을이 수천개 있고 중간의 완충지대에 해당하는 건전한 도시가 없이 바로 서울에 이어지는 사회제도를 오래도록 경험해야 왔다는 사실이다. 그러기에 지방자치 제도가 쉽게 성숙해질 수도,또는 같은 이유에서 오히려 좌절될 수도 있다. 정보화가 가속화되면 대중화가 무질서로 이어질 위험이 항상 존재한다. 그것을 막는 일이 곧 윤리성이 높은 지방문화의 창달이다. 「정보」란 일의 진행에 있어서 그 선택의 폭을 넓히고 길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고,정보 사회의 특성은 그 선택의 기반이라 할 수 있는 정보의 범람에 따른 문화현상의 당양화와 가치관의 다극화에 있다. 이에 맞게 지방차지도 획일화된 도시화 보다는 개성이 강한 지방문화의 창출해 기여해야 마땅하다. ○정치혼란 가중시킬 우려 이러한 시대적 조류에 맞추어 생각할 때 비슷한 지방의회가 각처에 생기는 것이 결코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지방의회는 소위 정치만은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다양한 의원들의 진출로 지방마다 개성있는 의회를 형성하는 것이 바람직스럽다. 세계가 국제화되는 일은 모든 문화·인종 등을 하나로 융합시키는 일이 아니가,국가와 민족마다 스스로의 개성을 살려나가면서 서로 조화되도록 하는 일인 것이다. 데모크라시란 본랜 「대중(데모스)을 지배(크라티아)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는 질서를 유지하고 효율성을 발휘할 수 있을때에만 그 존재의의를 갖는다. 데모크라시의 좌절은 결국 중우의 늪으로 빠지는 것이다. 민주주의의 본 고장인 희랍의 철학자 플라톤은 중우정치를 경계하여 철인 정치를 주정했다. 바보들의 발언권이 커짐으로써 질서를 유지 못하는 경우보다는 철학자들의 정치,청렴하고 투철한 이성을 지닌 사람이 엄하게 나라를 다스리는 것이 국가 번영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성서는 악마도 이용할수 있다」는 말이 있듯이 플라톤의 철인정치를 오용한 수많은 독재자가 나왔다. 스탈린,히틀러,최근의 이라크의 후세인도 예외가 아니다. 어찌되었든 우리에게는 단군이래의 풍요로움을 기반으로 삶의 질을 높이는 새로운 지침이 요청된다. 예전의 윤리나 행동강령은 이에 어울리도록 승화되어야 할 것이다. 지방자치도 마찬가지이다. 인간의 가치는 돈이 아니라 보람이다. 우리가 선거에 돈이 풀리는 것을 반대하는 이유는 단순히 타락선거라는 상식 때문만이 아니라 그것이 사회 전체의 문화를 억압하는 폭력적 분위기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지방선거는 권력을 위한 것,즉 중앙 정치권에 대한 영향을 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방문화의 윤리성이 중앙권력의 가장 큰 제동력이 될 것을 믿고 우리의 희망을 그것에 걸어보는 것이다. 요즘 우리는 정치인의 무력함·무능함을 익히 통감했다. 나라의 미래를 그들에게만 맡길 수는 없으며 오직 건전한 시민정신에 기대할 수밖에 없다. 지방지치를 통해서도 이 같은 시민 정신이 구현될 것이다. ○참신한 지방문화 창출을 따라서 지방선거의 성격이 중요하며 내일의 국가적 양상에 그대로 반영될 것이 틀림없다. 새로운 시대에는 그것을 뒷받침하는 새로운 윤리관이 요청된다. 정보화 시대이기에 민주주의가 될 수밖에없고 따라서 정보화 시대에 어울리는 지방자치가 실시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여기에는 늘 그래온 거처럼 중우정치에 빠지고 돈에 흐를 유혹이 있다. 지난날의 고식적인 사고로 그대로 미래를 추진시킬 수는 결코 없다. 이번 지방선거에는 우리 모두가 민족사적인 사명감으로 일찍이 체험한 바 없는 의식 개혁 속에서 종교혁명을 성취하는 마음으로 임할 것을 바란다.
  • 부시 “작전 순조” 흡족… 후세인은 “항전” 독려

    ◎워싱턴의 분위기/일사천리 진격에 조기종전 기대/펜타곤선 “화학무기 반격 크게 경계” ○…23일 밤(미국 동부시간,이하같음,한국시간 24일 상오) 다국적군의 아라크에 대한 대규모 지상전이 개시된 이래 다국적군측의 철저한 보도관제로 전투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전혀 모른채 밤을 지샌 미국민들은 24일 새벽부터 각 방송이 전하는 비교적 밝은 전황소식에 안도의 한숨들. 특히 이날 상오9시쯤 사우디아라비아 현지 노먼 슈워츠코프 다국적군 총사령관이 지상전을 시작한 지 10시간이 지난 현재의 전황은 『극적인 성공』이라 할 수 있으며 다국적군 인명피해가 『극히 경미하다』고 보고하자 흡족한 표정들. ○…슈워츠코프 사령관의 매우 밝은 전황소식 발표가 있은 뒤 미국 방송들은 각 전선·사우디사령부·런던·파리·바그다드 등을 연결,지상전 관련 정보들을 전하느라 분주했는데 영국 BBC방송의 자매방송 ITN이 「이라크군의 저항이 사실상 없어 다국적군의 공격은 일사천리였다」는 보도와 함께 이라크군이 여기저기서 백기를 꽂아 놓고 투항하는 모습을 비춰주자 『정신병자와 같은 독재자 사담 후세인 때문에 이라크 국민들이 저처럼 고통을 겪어야 하고 미국 군인을 비롯한 수많은 다국적군인들이 낯선 사막에 가서 헛도딘 피와 땀을 흘려야 하느냐』고 개탄. ○…스코크로프트 백악관 안보담당특별보좌관은 이날 NBC방송의 「언론과의 대화」 프로에 나와 지상전을 서두르게 된 이유로 이라크측의 쿠웨이트 유정폭발에 의한 환경파괴와 쿠웨이트 국민들에게 널리 자행돼온 고문,살육을 들고 조지 부시 대통령이 지상전 개시 명령을 내리면서 밝힌대로 『빠른 시일안에 승리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 체니 국방장관도 CBS방송의 「국민과의 만남」 프로에 출연,전쟁이 얼마나 오래갈 것인가에 관한 구체적 예측을 피하면서도 『빠른 시일안에 끝내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며 초기의 순조로운 작전으로 보아 지상전도 공중전처럼 훌륭하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 ○…부시 대통령,체니 국방장관 등 전쟁관련 미 행정부 최고책임자들 및 미국의 군사전문가들,그리고 일부 국민들은 시시각각들려오는 밝은 전황소식에 매우 반가운 표정이면서도 아직 ▲다국적군이 이라크군 정예 공화국수비대와 교전을 하지 않고 있다는 점 ▲이라크가 언제 화학·세균무기를 사용,반격해 올 지 모른다는 점 ▲다국적군이 언제 이라크측이 파놓은 함정에 걸려 큰 타격을 입을 지 모른다는 점 등을 들어 미국내의 낙관적 무드를 극도로 경계하는 눈치. 부시 대통령은 지난 1월17일의 공중폭격 개시때도 예상보다 훨씬 밝은 전황보고들에도 불구,『결코 낙관해선 안된다』는 태도를 견지한 바 있는데 이번에도 행정부·군내외 낙관적 무드와는 대조적으로 매우 침착하고 신중한 태도를 견지. ○…이번 전쟁이 다국적군의 승리로 끝날 경우를 가정한 미국측의 전후 이라크처리와 미군의 계속 주둔문제에 대해 미 행정부 관리들은 사담 후세인이 제거되고 이 지역이 안정될 때까지 잠정적으로 군대를 주둔하려는 계획을 시사하고 있다. 제임스 베이커 국무장관은 24일 『유엔 결의들은 사담 후세인이 권력에서 제외되면 걸프지역의 평화와 안정의 회복이 훨씬 쉬워질 것 임을암시하고 있다』고 말하고 사담 후세인이 권력을 유지할 경우 경제제재 등을 계속 시행할 뜻을 밝혔다. ◎바그다드의 표정/“아랍형제국 침묵에 배신감” 토로/거리는 아직 평온… 식당·시장엔 인파 다국적군과 이라크군의 지상전이 시작된 24일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의 시민들은 전선의 숨가쁜 전황과는 대조적으로 외견상으로는 평상시와 크게 다를바 없는 차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식당이나 카페는 평상시 일요일과 마찬가지로 손님들이 찾아들었으며 시 중심부의 시장도 물건을 사러나온 사람들로 붐볐다. 이같은 광경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치열한 전쟁을 벌이고 있는 나라의 모습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의 평온함이었다. 그러나 커피숍이나 상점,거리 등에 나온 시민들은 라디오주변에 몰려들어 전황소식과 사담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의 연설을 주의깊게 듣고 있었다. 또 일부 시민들은 자신들이 다른 아랍국가들에게서 배신을 당하고 전세계로부터 버림받았다는 느낌을 토로했으며,일부는 자신들의 좌절감을 용맹스런 투쟁으로 승화시킬 것으로 다짐하기도 했다. 지상전 개시 소식은 이라크가 소련의 평화안을 수락함에 따라 평화가 눈앞에 다가왔다고 믿었던 사람들에게는 놀라운 소식이었다. 이라크 관영 바그다드 라디오는 지상전 개시 소식을 즉시 밝히지 않고 있다가 현지시각으로 이날 상오10시30분(한국시각 하오4시30분)이 되어서야 『오래전부터 예상되어온 다국적군의 지상공격이 시작되었다』는 후세인대통령의 연설을 방송했다. 후세인대통령은 이 연설에서 다국적군의 지상공격이 소련의 평화안을 논의하기 위해 모인 유엔안전보장이사회 회의와 때를 같이해 감행됐다고 지적하면서 조지 부시 미 대통령과 미국의 동맹국들을 「반역자」로 몰아붙였다. 후세인대통령은 만일 이라크가 군사적으로 패배하게되면 『어둠이 이라크를 뒤덮을 것』이라며 이라크병사들에게 『너의 신앙을 갖고 이교도들과 싸워라. 그들에게 어떤 자비도 보여주지 말라』고 촉구했다. 시민들은 이어 하오2시(현지시각)에는 다국적군의 공격이 격퇴되었다는 이라크군 코뮈니케를 들을 수 있었다. 바그다드 라디오는 계속 군가를 틀어주는 도중 다국적군 병사들에 대해 『신의 도움을 받아 우리는 너희들의 시체를 친척들에게 보내주겠다. 너희들은 생명은 우리손에 달려있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하오3시가 될 때까지 공습경보가 3차례 울렸으나 시 중심부에서는 아무런 폭발음도 들을 수 없었다. 한 상점 주인은 『다국적군은 우리나라와 정부를 공격하고 있다. 이 전쟁은 그들의 주장처럼 쿠웨이트를 해방하기 위한 전쟁이 아니다』라며 『나는 이라크가 이 전쟁을 이길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바그다드 시내에서 찻집을 경영하는 아부 모하마드는 『이라크를 지원하겠다고 말하던 아랍인들은 어디로 갔는가』라며 다른 아랍국가들에 대한 배신감을 표현하면서 『우리는 우리의 생존을 위해 홀로 싸우고 있다. 나는 세계의 침묵에 노여움을 느낀다. 아무도 우리를 구해주러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이름을 뭄타즈라고 밝힌 한 30대 남자는 『우리는 분노와 좌절감을 전장으로 돌릴 것이다. 우리와 마주치는 적들은 우리의 성난 적의를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 이라크 “발빼기”에 고삐죄는 미국

    ◎부시는 무엇을 계산하나/“25시간내 철군”은 백기강요 한것/“수용못할 조건부 제의”… 고르비 중재안 일축 이라크군의 쿠웨이트 철수를 명시한 소련 중재안은 미국 주도 반이라크 연합전선의 결속을 어렵게 만들어 결국 부시행정부가 우려한 대로 다국적군측의 당초 기대에 미달한 상태에서 군사작전을 중단시키는 「부분 해결」의 가능성을 높여주었다. 모스크바에서 발표된 8개항의 종전안 가운데 상당 부분이 지난 6개월간 제기된 다국적군측의 요구사항과 배치되고 있다. 그러나 이 안은 다국적군측의 핵심요구 사항인 「철수」를 수락하고 있어 다국적군측의 대이라크 전면 지상공격을 어렵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주도하는 다국적군은 전면 지상전에 돌입할 태세를 취하고 있지만 협상을 바라는 세계 여론의 새로운 압력에 직면할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22일 새벽 부시 미 대통령이 국가안보담당 보좌관들과 장시간 협의를 마친후 백악관의 고위관리는 『부시대통령이 소련안을 받아들일수 없는 것으로 결론지었다』고 전하면서 『소련안은 유엔의 무조건 철수요구와 상치되는 조건부 철군안』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은 특히 소련안 가운데 이라크군 철수가 3분의 2 진행된후 유엔의 대이라크 경제제재 해제를 요구하고 있는 대목 등은 분명히 조건부 철군을 주장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앞서 21일 밤 백악관대변인 말린 피츠워터는 『소련안 가운데 몇 대목에 대해 부시가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이면서 미국의 대응을 가늠할수 있는 척도인 지상전 개시여부에 관한 질문에 답변을 얼버무려 주목을 끌었다. 그는 『지상전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건 쟁점이 아니다』라고 지적하면서 『공중폭격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피츠워터 대변인의 이같은 발언은 수시간전 의회에서 딕 체니 국방장관이 『전쟁밖에는 해결 방안이 없다』고 강조한 것과 크게 비교되는 것이었다. 더욱이 이번 종전안은 소련이 승인하고 나온 것이어서 미국이 이를 전면 거부하기가 어렵다. 소련은 유엔안보리 5대 상임이사국의 하나로서 쿠웨이트로부터 이라크군의 철수를 요구한 유엔 결의안과 유엔의 대이라크 무력사용을 지지했다. 또 부시 미 대통령이 걸프 사태 무력개입의 명분으로 삼고 있는 탈냉전시대의 「새로운 세계 질서」는 미소협조를 제1조로 삼고 있다. 따라서 미소간 「제2의 냉전」을 각오하지 않는한 부시는 지난주 사담 후세인의 조건부 철군안을 『순전한 속임수』라고 일축했던 것처럼 고르바초프 소 대통령의 종전안을 가볍게 거부할 수가 없는 입장이다. 백악관에 따르면 21일 밤 부시는 고르바초프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견사항」들을 전달했고 연합국들간의 의견교환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6개월간 후세인이 보인 비타협적 태도는 다국적군측의 후세인 응징론을 증폭시켰다. 후세인이 권좌에 남아 있는다면 전후에도 후세인에 대한 응징을 계속하겠다는 미국의 입장도 그런 것이다. 그러나 소련안은 사실상 후세인에 대한 소추를 면제시켜주고 있다. 작년 8월2일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점령한 후 유엔이 채택한 12개 결의안은 이라크군의 쿠웨이트철수 이외에 이라크에 대한 국제적인 무기금수 및 경제제재,침공으로 야기된 쿠웨이트 재정 손실에 대한 이라크의 보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일부 연합국 지도자는 후세인을 전범으로 처리하기를 바라고 있고,부시 미 대통령은 후세인을 권좌에서 축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표명해왔다. 또 많은 연합국 수뇌들은 후세인이 침략의 대가로 굴욕을 맛보아야 한다면서 이같은 응징의 완화나 후세인에 대한 어떠한 보상에도 단호히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모스크바의 종전안엔 이라크에 대한 응징조항이 없다. 이라크군의 쿠웨이트 철수자체가 후세인에겐 굴욕적인 것이지만 소련안은 철군이 3분의 2가 이뤄진후 유엔의 대이라크 경제제재를 해제할 것과 완전 철군후엔 모든 유엔 결의안을 취소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에 미국은 어떠한 양보도 하지않는 가운데 이라크군의 완전 철수가 이뤄져 바그다드가 사실상 무장해제 되기를 바라고 있다. 미국은 특히 이라크가 이웃 국가를 위협하는 군사력을 재구축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이뤄질때까지 대이라크 경제제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어서 경제제재 관계 대목은 큰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라크군 철수 기간도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크렘린의 발표문이 『철수기간이 못박혔다』고 말하면서도 이를 밝히지 않은 것을 보면 미국의 반대가 예상되는 「충분한 시간」을 이라크에 준때문이 아니냐는 풀이들이다. 수일전 부시 미 대통령은 고르바초프 소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라크군의 쿠웨이트 철수는 병력만 빠져나가고 중장비와 비축탄약 등은 가져갈 수 없는 짧은 시한인 4일내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모스크바가 바그다드를 엄호할 경우 다국적군측은 이라크에 대한 응징 요구를 계속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지금 소련은 「이라크의 쿠웨이트 철수」와 「다국적군의 후세인면책」의 상호교환을 추진하고 있다. 워싱턴이 당면한 문제는 모스크바의 종전안에 담긴 조건들이 협상거리가 충분히 되느냐의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며 부시로서는 「전쟁시작」에 버금가는 또 한번의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할 입장에 놓이게 됐다. ◎후세인은 왜 백기들었나/“지상전땐 참패”… 체제유지를 겨냥/「정치적 승리」 모색… 군사강국으로 잔존 속셈 이라크가 소련의 중재안을 받아들여 쿠웨이트로부터 완전철군을 선언했다. 이라크의 이같은 극적인 입장 전환은 지상전 패배로 나타날지 모를 국가적 위기를 막고 전후 후세인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현 단계에서 이라크군을 철수시킬 경우 자신의 정치체제의 유지는 물론 걸프전의 정치적 승리를 선언할 수 있고 앞으로도 계속 중동의 군사강대국으로 존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듯 하다. 후세인의 이러한 판단은 물론 위험한 계산일 수도 있다. 후세인은 자신이 공언했던 쿠웨이트 합병에 성공하지 못한데 대해 책임을 져야하고 많은 희생에 대한 보상도 없이 철군할 경우 국내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르단의 한 중동문제 전문가는 지난 15일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조건부 철군을 제의했을때 보여준 국민들의 열광적 지지나 국내의 정치·군사적 역학관계로 미루어 볼때 후세인이 현상태에서 철군할 경우 체제유지는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상전을 눈앞에 두고 나온 이라크의 철군 동의는 걸프전의 정치적해결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물론 미국의 태도에 따라 양상이 크게 바뀌겠지만 후세인은 지상전보다는 정치적 해결을 원하고 있음을 분명히 밝힌 셈이다. 후세인은 지상전은 「전쟁의 어머니」라며 끝까지 싸울 것을 거듭 주장해 왔었다. 그러나 지상전에서 참패할 경우 이라크의 군사력이 크게 파괴되고 자신의 몰락까지 가져올지도 모른다는 판단에 지상전이 시작되기전 정치적 해결쪽으로 선회한 듯하다. 그동안 계속된 경제제재 조치와 공습으로 인한 국민생활의 파탄도 무조건 철군을 결정한 한 요인으로 보인다. 후세인은 그러나 아지즈 외무장관이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과 만나기 위해 모스크바로 가고 있는 시간에 이라크는 『항복하지 않고 끝까지 항전할 것』이라는 내용의 라디오 연설을 했다. 후세인의 이같은 대국민 연설은 이라크인들에게 철군을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를 하게 하기위한 충격완화와 미국에 대해 소련과의 합의를 받아들이도록 하는 공갈용이었다고 암만의한 외교소식통이 말했다. 후세인이 그동안 내세웠던 전제조건들을 거듭 완화하면서 철군을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보아 미국이 현재 요구하고 있는 몇가지 조건들을 모두 받아들이고서는 지상전만은 피한채 전쟁을 종식하려는 생각을 굳힌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아지즈 이라크 외무장관이 모스크바회담에서 받아들인 소련의 8개항 철군인은 ▲완전하고 무조건적인 철군 ▲전쟁행위중단 이틀후부터 철군시작 ▲철군은 일정에 따라 실시 ▲이라크군의 3분의 2 철수후 이라크에 대한 경제제재조치 해제 ▲철군완료후 안보리의 대이라크 결의안 모두 폐기 ▲모든 전쟁포로 석방 ▲유엔 안보리의 위임을 받은 국가들의 감시하에 철군 ▲세부사항 작성을 위한 작업 계속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많은 중동문제 전문가들은 걸프전쟁이 지상전에 돌입하기 전에 정치적으로 해결된다면 이라크는 앞으로도 중동의 군사강대국으로 존재하며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국적군의 공습으로 많은 이라크 군사시설이 파괴되고 군사력도 약화되었지만 최정예인 공화국수비대의 피해가 크지 않고 공군력도 이란으로 피신시킨 비행기를 포함,많이 보존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라크가 군사강대국으로 남는다는 것은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안보가 취약한 중동 산유국들에게 앞으로 큰 위협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라크는 소련의 철군안을 받아들임으로써 군사적으로는 이번 전쟁에서 백기를 든 셈이다. 후세인이 자신이 강조했던 팔레스타인문제를 거론하지 않은 것도 이라크가 지상전을 벌일 경우 파멸밖에 없다는 상당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후세인은 그러나 군사적 패배를 정치적 승리로 승화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걸프전이 소련·이라크 양국합의대로 정치적으로 해결될 경우 후세인은 아랍세계의 영웅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부시 미 대통령이 후세인에게 이런 식으로 「승리」를 안겨줄 리는 만무하다. 미국은 소련·이라크가 제시한 평화안에다 후세인에게 「부담이 되는」 조건들을 추가시키려고 할 것이다. 어쨌든 이라크는 전쟁의 대가를 치르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이라크 국민들은 심한 전쟁 후유증을 앓게되고 서방세계의 이라크 견제도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 「기부금 입학」 적극 검토할 때/김용운(서울시론)

    ◎과외비·「뇌물」로 쓰는 돈 교육투자 유도를 어떤 면에 있어서도 장점은 항상 단점을 내재하고 있으며 거꾸로 어떤 단점일지라도 때로는 장점일 수 있다. 그러므로 불행한 일을 범했다하여 스스로에게 자학적인 매질을 가하는 일은 금물이다. 한국인의 국민성에도 장단점이 동시에 내재되어 있는데,대체로 다음과 같이 우리의 특성을 제시해도 무방할 것이다. (1) 강한 생명력으로,그속에는 끈질긴 집요함이 내재되어 있다. 이 강한 생명력은 세계적인 경제성장력을 과시하여 「잘 살아보세」라는 구호아래 불과 30년만에 GNP를 80배나 성장시켰다. (2) 철저한 평등정신이다. 사람이 곧 하늘이라는 보편사상도 여기에서 나왔다. 가장 민주주의가 발달한 나라로 일컬어지고 있는 영국에서도 귀족과 평민 사이에는 엄연한 구분이 있다. 심지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언어가 계급에 따라 다르며 얼마전까지만 해도 음식점의 출입문까지 다를 정도였었으니 귀족학교와 평민학교의 구별이 있는 것은 당연했었다. 한국인의 철저한 평등의식은 마침내 한국을 세계에서 보기 드물게 균질적인 사회로 만들어 낸것이다. 7천만이 넘는 인구인데도 성씨의 개수는 겨우 2백60개 정도이며 그중에서도 대부분이 김,이,박씨로 임금의 성씨를 사용하고 있다. 서양인의 성씨에 스미스(Smith 대장장이),위버(Weaver 직인),스튜어드(Steward 집사)와 같은 직종의 성을 당당하게 내세우는 것과 일본이 무목이니 견총과 같은 하찮은 이름을 성씨로 삼는 것과 크게 다르다. 한국인의 교육관은 오늘날에도 지난달 과거시험용의 학문과 근본적으로 차이가 없다. 우리에게 있어서의 교육은 오직 출세와 가문의 성장에 있으며,서울대에 일등으로 입학하면 마치 조선시대의 장원급제와 같은 일로 여겨 신문,TV 등이 온통 떠들썩하다. 평등의식이 강하기에 누구나가 대학에 가야하며,강한 생명력이 있기에 출세욕이 왕성하며 대학을 출세의 수단으로 삼는다. 그리하여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보기 드문 교육열을 자아낸 것이다. 해방이후 6·25라는 민족적 수난을 당하면서도 한국이 급속히 발전할 수 있었던 활력의 원천은 교육열 때문이었다. 농사일에 빼놓을수 없는 소까지도 팔아서 공부를 시킨다하여 상아탑이 아니라 우골탑이라는 부를 정도였다. 하지만 그로 인해 산업화사회로 돌입할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분명히 높은 교육열과 억척스럽게 일하는 자세는 한국인의 장점이다. 그 자체만을 생각한다면 아무도 그 사실을 나무랄 수 없다. 그러나 그것이 너무 지나치자 엉뚱한 부작용을 나타냄으로써 오늘날 사회악으로 현실화된 것이다. 과도한 입시경쟁은 수험사업이라는 기현상을 낳았다. 80만 대학수험생만을 대상으로 해도 이들이 개인당 1년간 소비하는 수업비용(과외비·학원비 등)은 가히 천문학적이다. 비싼 과외일수록 효과가 있다는 미신도 있어 과외비는 더욱 높아진다. 돈만 쓰면 합격이 가능하다는 풍조는 거의 대부분의 학부모의 상식이 되어 갔다. 그간 「잘 살아보세」의 구호에 도취해온 국민은 경제성장과 더불어 생긴 돈을 어딘가에 써야만 했다. 잘 사는 것이 목적이기에 잘 사는 것을 남에게 보여야만 한다. 이것이 한쪽에서는 과소비현상으로 나타나고 또한 고액 과외를 상식화하게 했다. 돈이 많아 그 돈으로 입학할일이 있다면 누가 그 유혹을 물리칠 수 있을까? 요즘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부정입학사건도 이러한 사회적인 구조에서 잉태한 병폐임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이번 적발된 부정입학 사건은 빙산의 일각이라는 여론이 많다. 근본적인 병인이 엄존하는 만큼 실제로 그럴 수도 있다. 지금까지 으레 문제가 제기되면 일벌백계주의로 몇사람 노출된 자만을 엄벌하고 병인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없었던 것이 상례였다. 때문에 걸린 자는 재수가 없는 사람일 뿐이라는 말이 나온다. 물론 당한 자는 권력·금력의 부족함을 한탄할 뿐이다(나보다 더한 일을 한 사람도 많은데 오로지 「백」이 없어서 적발당했다는 넋두리를 한다). 그리하여 마치 자리가 일시적으로 목을 움츠리는 분위기만 생길 뿐 근본적인 대책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특히 염려스러운 일은 모처럼 학원의 자율화가 거론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하여 입시정책이 보다 경직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더군다나 이 부정입학은 평등의식이 강한 국민감정을 충분히 자극하여 감정적인 여론이 대두되고 있으니 더욱 그렇다. 그러므로 보다 적극적으로 학원과 입시 대책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비싼 과외는 과소비와 같은 차원의 것이다. 돈은 많은데 그 돈을 적절하게 쓸 줄 모르는 데에서 나온 현상이다. 수험공부란 아무리해도 톱밥에 톱질하는 비생산적인 것이 대부분이다. 과외비용은 세계제일인데 비해 각종 교육부문에 정식으로 투입되는 액수는 매우 적다. 실제로 한국의 대학에 투자되는 금액은 후진국 수준이고 학교의 지적분위기도 매우 낮다. 신학기에는 으레 「등록금 인상」시비가 학원의 연례행사처럼 되고 있다. 「등록금 인하하여 부모님께 효도하자」라는 웃지못할 구호는 있어도 보다 나은 교육환경을 들고 나오는 예는 별로 없다. 레슨이나 과외와 부정입학에 투자되는 금액은 세계제일의 수준인데 학교에 투자되는 돈은 그에 반비례한다는 사실은 바로 한국민의 경직화된 형식주의의 소산인 것이다. 요컨대 오늘날 우리가 앓고 있는 학원문제는 한국적 원형을 교육의 현실에 적극적으로 승화시키는 장치가 제도적으로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교육에 투자하는 돈은 아무리 고액일지라도 정당하게 쓰이기만 하면 결코 과소비는 아닐 것이다. 생명력이 강하여 향상심이 교육에 결부되어 교육의 질이 높아질 것이다. 문제는 돈으로 간판을 사고 형식적으로 하는 교육에 있다. 눈 가리고 아옹 식의 일시적 대응만으로는 결코 해결될 수 없는 것이 오늘날 말썽을 일으키고 있는 부정입학의 문제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때 선진국에서 실시하고 있는 기부금 입학제도 또는 예·체능계의 특별학교 창설과 같은 제도를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결코 입학이 곧 졸업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어야 함을 강조해야 한다.
  • 후세인 「자살공격」 명령에 대책 부심

    ◎몰려오는 「테러공포」… 서방국들 “전전긍긍”/「이스라엘 보복 유도용 공격」 증가예상/「팔」 문제와 연계,이라크입장 강화노려 사담 후세인 이라트 대통령이 걸프전쟁에 참여하고 있는 미국 등 다국적군에 대한 친이라크 세력의 자살공격을 호소함에 따라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테러의 공포속에 빠져들고 있다. 특히 지난 22일 이라크의 미사일 공격에 따른 이스라엘 민간인들의 사상으로 이스라엘이 참전여부를 놓고 동요를 보이고 있어 이스라엘 참전유도를 위한 세계각국에 있는 유태인과 관련된 기관에 대한 이라크의 집중적인 테러공격도 우려되고 있다. 걸프전 발발후 22일까지 미국 등 관련국가를 겨냥한 주요한 테러공격은 모두 6건. 지난 20일 레바논의 베이루트의 영국계열 은행과 이탈리아 대사관이 각각 폭탄과 수류탄 세례를 받은 것을 비롯,21일엔 서베이루트의 프랑스계열 은행출입문에서 폭탄폭발사건이 발생했다. 또 남미 브라질에서 미 공관부속 모르몬교 교회와 유태교회에서 폭탄이 터져 건물일부가 부서졌고 에콰도르 키토에선 영국 로이드은행에 소형폭탄이 날아들었다. 이 일련의 사건들은 사실상 인명살상은 노리지 않은 경고성 공격에 그쳐 별다른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전쟁이 장기화되고 있고 이스라엘이 참전,걸프전이 이라크와 다국적군간의 전쟁에서 이슬람 세계와 유태 및 미국 등 기독교 제구주의와의 성전으로 승화될때만 이 전쟁을 유리하게 이끌수 있다는 이라크측 입장에서 이스라엘 참전유도와 이스람 해방노력을 부각시킬 직접적이고 강력한 각종 테러활동이 세계를 휩쓸 것으로 보인다. 이를 입증하기라도하듯 23일 플랑스가 지분을 가지고 있는 레바논의 프란사 은행에서 폭발물이 폭발,경비원 1명이 사망하는 테러사건이 발생했다. 또 이라크는 이스라엘이 지난 67년 6일전쟁 등으로 점령한 요르단 서안과 가자지구를 팔레스타인인에게 돌려줄 경우 쿠웨이트에서 철수하겠다는 전쟁전의 제의를 계속 부각시킨다는 측면에서 이 테러활동을 팔레스타인인 등 아랍권과의 긴밀한 연계속에서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공격목표도 이라크가 아랍 해방전선에서 선도적인역할을 해왔다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도록 선별적인 것이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라크는 지난 22일 이라크인과 친이라크계열 운동가들의 「자살공격」이 걸프전쟁의 전세와 성격을 뒤바굴 것이라고 호언했다. 태국의 경우 전국에 테러 비상경계령이 내려진 가운데 방콕에 위치한 뱅크 오브 아메리카,쉘석유회사 등에 이어 미 국제보증회사가 사무실 폭파 협박전화를 받은 것으로 밝혀졌고 테러기도 용의자로 이라크인 2명과 요르단인 2명이 태국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슬람교 국가인 말레이시아의 괄라룸푸르에선 이라크를 위해 참전하겠다는 지원자가 밀려들고 있다. 이슬람 저항당의 S 라티프대변인은 『이미 4백여명이 참전하겠다고 서명했다』며 『이들이 모두다 의료지원 등에만 일하게 되지는 않을 것이며 이라크 인민들의 부담을 가볍게 하는 일이라면 어떤 일도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혀 테러활동에도 가담할 것이라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이에 따라 미국 등 관련국가들은 테러 비상경계령을 발동하고 해외공관은 물론 자국내 주요기관들에 대한 경비를 강화하고 있다. 또한 국민들의 해외여행 자제도 적극 권고하고 있다. 이미 상당수의 미국인 및 사업가들은 해외출장을 취소·연기하기 시작했다. 미국본토 내에서는 혹시 일어날지 모를 화학 테러공격에 불안한 미국인들로 인해 방독마스크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한편 유럽공동체(EC) 12개국의 내무·법무장관들은 지난 23일 벨기에의 룩셈부르크에서 연석회의를 갖고 걸프전으로 예상되는 테러공격에 대비한 공동대책을 마련하기도 했다. 걸프전 23일 상황/ ◎프랑스 전투기,이라크 목표물에 맹폭격/미,스커드미사일 4기 요격… 공중폭파 시켜 ▷상오1시◁ EC(유럽공동체)는 포로들에 대한 이라크의 취급이 전쟁범죄 행위라고 비난하면서 이라크 지도자들은 이같은 범죄행위에 책임을 지게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상오2시30분◁ 미 백악관은 전쟁포로들에 대한 범죄행위 혐의를 부과하기 위해 다구적군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을 체포하는 것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상오2시50분◁ 바그다드라디오 방송은 이라크의 대공방어망이 22일 상오7시30분(한국시간)부터 시작된 다국적군의 공습기간동안 5대의 다국적군기들과 수기의 미사일을 격추시켰다고 보도했다. ▷상오3시◁ 이라크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다란을 향해 미사일 공격을 했으나 미군 소식통들은 패트리어트 미사일들이 4기의 스커드미사일을 모두 요격시켰다고 밝혔다. ▷상오3시30분◁ 이라크는 이스라엘 텔아비브 주거지역에 스커드미사일 1기를 발사,3명이 숨지고 96명이 부상했다. ▷상오9시◁ 이라크는 다국적군의 공습 및 미사일 공격으로 이라크인 41명이 숨지고 1백91명이 부상했다고 발표했다. ▷하오4시40분◁ 이스라엘은 비상각의를 소집,이라크의 스커드미사일 공격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하오4시50분◁ 슈베느망 프랑스 국방장관은 『프랑스 전투기는 걸프전 발발 이후 5번째의 공습으로 쿠웨이트내 이라크 목표물을 공격했다』고 발표했다. ▷하오7시20분◁ 시리아 적십자사는 『시리아는 이라크·요르단과 접하는 국경선을 따라 1백만명의 걸프전쟁 피난민을 위한 수용소를 건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오8시55분◁ 쿠웨이트 KUNA 통신은 자국 조종사들이 성공적인 이라크 전략기지 공격을 했다고 발표했다. ▷하오10시55분◁ 벨리야티 이란 외무장관은 테헤란 라디오 방송에서 일부 국가들이 이라크를 분할하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비난하고 이를 저지하겠다고 맹세했다.
  • 예비군 4백50만 방범 투입/청와대 대범죄전쟁 보고회

    ◎지방 교정청·형사학교 신설/어린이·성범죄 전담반 설치 정부는 올해에도 범죄와의 전쟁을 강력 전개키로 하고 범죄 예방을 위해 4백50만명의 예비군을 연간 18시간씩 훈련시간을 이용,방범 순찰활동에 투입하고 청소원·택시기사·집배원들을 범죄신고 요원으로 활용키로 했다. 정부는 12일 상오 청와대에서 노태우대통령 주재로 노재봉 국무총리서리·전 국무위원·시도지사·외청장·청와대 수석비서관 등 정부 관계자 1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0·13 특별선언 실천보고회」를 갖고 이같이 결정했다. 노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10·13선언」을 실현하는 정부의 노력과 국민운동으로의 확산에 나라의 운명이 걸려 있다는 비장한 각오로 불법과 무질서·향락·퇴폐를 다스리라고 내각에 지시했다. 노대통령은 이어 ▲선거 분위기에 편승한 각종 무질서,불법행위에 대한 확고한 대처 ▲새질서 운동의 범국민운동으로 승화·발전 노력 ▲청소년들의 비행과 탈선을 막기위한 장기적인 계획의 백서를 마련할 것을 아울러 지시했다. 정부는 이날회의에서 79만5천여개의 민방위 신고망을 범죄신고체제로 전환시키고 1·2월중에 실시되는 주민등록 일제정비와 3월부터 실시되는 인감재신고 기간중에 범법자 색출에 나서는 한편 아파트 신축때 방범 비상망 설치를 의무화할 것을 검토키로 했다. 정부는 또 교도소 행정의 난맥상을 해결하기 위해 서울·부산·대구·광주·대전 등지에 지방 교정청을 신설,전국 38개 교정시설에 대한 중간 감독기능을 강화하고 청송이외에 초중구금 교도소를 추가 설치키로 했다. 이와함께 경찰 수사능력 제고를 위해 형사학교를 설립,전문 수사인력을 양성하고 수도권 합동수사본부 등 민생치안 전담부서를 확대 보강키로 했다. 정부는 특히 여성 및 어린이 대상의 범죄를 근절시키기 위해 전국 경찰서에 전담 수사반을 설치,유사범죄 전과자들을 특별 관리키로 했으며 각 시도 경찰국에는 범죄 피해상담실을 운영키로 했다. 정부는 교통난 해소와 관련,91년부터 95년까지 교통질서 선진화 5개년 계획을 수립해 교통시설 확충 등 교통환경을 근본적으로 개선키로 하는 한편 도난차량의 범죄이용을 막기 위해 도난차량 적발용 차량번호판 자동식별기 6대를 구입,배치키로 했다. 정부는 교통 환경개선의 일환으로 교통방송사법을 제정해 현재 수도권에 국한된 교통방송국망을 전국 대도시로 확대하고 영업용 차량의 운행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상습 법규위반 운전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위반사례가 6회 이상일 경우 보험료 할증·개인택시 면허제한 등의 제재를 가하기로 했다. 이날 보고회에서 안응모 내무·이종남 법무장관은 『지금까지의 경찰력 위주의 방범체제에서 국민방범체제로 전환하고 검·경의 조직과 인력을 민생치안 중심체제로 개편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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