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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흥업소 수백억 갈취 組暴 적발

    서울지검 강력부(文孝男 부장검사)는 14일 토착 폭력조직인 ‘청량리파’부두목 김진국씨(41) 등 11명을 범죄단체구성 및 가입 등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두목 백승화씨(46)와 행동대원 김창수씨(34) 등 24명을 같은 혐의로 수배했다.다른 범죄로 수감중인 행동대원 최경만씨(34) 등 5명에 대해서는 범죄단체구성 혐의를 추가했다. 백씨는 지난 91년 1월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일대를 중심으로 활동하던‘까불이파’ 등 2개 폭력조직을 통합해 ‘청량리파’를 결성한 이후 최근까지 동대문구 전농동 B나이트클럽 업주 전모씨로부터 업소보호비 명목으로 1억원을 뜯어내는 등 청량리 일대 나이트클럽,단란주점,노래방 업주로부터 수억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백씨는 또 전 까불이파 두목 윤모씨가 지난 97년 1월 출소한 뒤 청량리파를 수사기관에 진정하자 행동대원 김씨에게 윤씨를 살해하라고 지시했으나 미수에 그치기도 했다.백씨는 이밖에도 지난 95년 합숙소 보증금을 갖고 달아난 조직원 문모씨의 손가락을 자르는 한편 하극상을 저지른 조직원들의 허벅지를 흉기로 찌르는 등 잔인한 보복도 일삼았다. 검찰은 피해자들이 구체적인 진술을 피하고 있어 청량리파가 갈취한 실제액수는 수백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백씨는 이같은 방법으로 동대문구 신설동과 제기동에 빌딩을 두채나 소유하는 등 100억원대의 재산을 축적했으나 지난해 5월 검찰의 내사가 시작되자미국 하와이로 달아났다. 검찰 관계자는 “청량리파는 지난 90년 ‘범죄와의 전쟁’으로 범서방파 등 3대 폭력조직이 와해된 이후 적발된 최대 규모의 폭력조직”이라면서 “그동안 이들이 단속의 사각지대에 있었던 점을 중시,비호세력과 유착 공무원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는 한편 자금원을 차단해 조직 재건을 봉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사설] 재벌개혁 확고한 의지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21세기 무한경쟁시대를 맞아 국가가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어떤 일이 있더라도 재벌개혁을 강력히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김 대통령은 지난 4일 청와대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21세기를 넘어가는 길목을 담당한 국민의 정부가 100년 전 국정 담당자의실패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서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개혁을 성공시켜야 하며,이를 위해선 국정 담당자들이 소명의식을 갖고 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이 밝힌 100년 전은 조선조 말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조선조 말 갑오경장 등 개혁이 실패로 돌아감으로써 마침내 국권까지 상실하고 남북분단의 비극을 맞게 된 것이다.현재 우리나라는 외환위기로 인해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에 있다.100년 전 개혁이 실패하고 조선왕조가 식민지로 전락한것같이 국민의 정부의 개혁이 실패로 돌아가면 21세기에 한국이 선진국 대열에 참여하기는커녕 후진국으로 추락할지도 모른다.김 대통령은 현재 진행중인 재벌개혁을 단순한 제도개혁 차원이 아니라 국가 백년대계를 내다보는 사관적(史觀的) 관점에서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5대 재벌에 대한 강도 높은 개혁이 진행되면서 여권 일각에서 개혁조절론이 나왔고,재계는 때를 맞춰 주가하락과 금리인상 등 금융시장 불안을이유로 속도조절을 은근히 기대하고 있다.개혁을 하면 반드시 기득권층의 반발과 저항이 나오게 마련이다.속도조절이나 개혁 완화를 주장하는 측은 첫단계로 개혁의 시계를 늦춘 다음 2단계로는 개혁을 물거품화시키려는 속셈을 갖고 있다.그렇게 되면 재벌개혁의 원칙인 경영투명성 제고,상호지급보증해소,부채비율 감축,업종전문화,경영책임 강화 등 기존의 5대 원칙과 새로추가된 기업재무구조 개선,제2금융권지배구조 차단,변칙 증여·상속 방지 등 3대 원칙 등 지난 1년반 동안 추진해온 개혁이 송두리째 흔들릴 것이다. 만약 개혁이 중도에서 중단된다면 한국의 대외신인도가 땅에 떨어져 IMF관리체제에서 벗어나기조차 힘들지 모른다.대통령이 개혁의 성공을 위해 국정담당자들이 소명의식을 갖고 일해야 한다며 수신(修身)을 강조한 것은 그들이 개혁을 이끌어가야 할 주도적 기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개혁 과정에서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구도자(求道者)의 자세와 같은 개혁정신이다.구도자적 마음가짐이 밑바탕될 때 개혁은 신앙에 가까운 숭고하고 불가항력적인 과업으로 승화되고 국민간에 일체감이 형성되어 성공할 수가 있다.당국자들은 국민의 적극적인 지지와 호응을 이끌어내 개혁을 반드시 성공시킬 것을 당부한다.재계는 개혁 추진과정에서 한눈을 팔지 말고 정치권은 섣부른 당략적 정치논리로 개혁을 훼손해서는 안된다.
  • [외언내언] 白凡통일광장

    남과 북의 해외 민간인들이 주축이 돼 휴전선과 38선이 교차하는 지점에 ‘백범(白凡)통일광장’건설을 추진중이다.38선과 휴전선이 만나는 지점은 판문점 동북 방향인 경기도 두일리와 대덕산리,미지리 사이로 비무장지대다.남북한 해외 민간인들로 구성된 한반도 통일연구회는 최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개최한‘99조국통일에 관한 국제학술회의’에서 백범통일광장 건설을추진키로 하고 남북한 정부당국에 보내는 건의문을 채택했다.건의문에는“38선을 베고 쓰러질지언정 단독정부 수립에 협력하지 않겠다”는 백범 김구선생의 유언에 따라 해외동포가 주동이 되어 남북당국의 협력과 후원을 받아백범통일광장을 건설한다는 취지를 밝히고 있다.남북 양측정부의 적극적인협조를 당부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귀추가 주목된다. 우리 정부는 백범통일광장 건설사업에 긍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백범김구선생의 유업을 기념하는 사업일 뿐만 아니라 통일광장 건설을 계기로 남북간의 협력구도를 확대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한 사업으로 평가하고있다.반면북한도 백범통일광장 건설에 대한 협력과 후원사업에 응할 가능성이 높다.김구선생에 대해 존경심을 표시하고 있으며 해마다 기념사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이같은 백범통일광장 건설에 대한 남북간의 긍정적 정서에도 불구하고 통일광장 입지조건이 휴전선 비무장지대라는 점에서 정치·군사적 예민한 부분을 해소하는 문제가 걸림돌이라고 생각된다. 백범 김구선생을 기념하는 통일광장 건설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것은 때늦은 감도 있으나 매우 의미있는 사업으로 평가된다.나라의 독립과 겨레의 자유를 위해 평생을 바치신 선생의 높은 뜻을 기리는 것은 오늘날 우리 민족 모두에게 값진 귀감이 되기 때문이다.더욱이 해방 이후 단일정부 수립을 위해남북을 오가며 투쟁하다 정치적 희생양이 되신 선생의 숭고한 일생을 재조명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선생이 목숨을 걸었던 단일독립국가 건설의 큰 뜻을 이뤄내지 못하고 동족상잔까지 겪으며 오욕의 역사를 살아가는 민족상황에서 보면 더욱 그렇다. 38선을 베고 죽을지라도 결코 민족의 분열과 분단만은 막아야 한다는 김구선생의 유언이 오늘을 사는 민족구성원 모두에게 교훈으로 살아있다는 점에서 볼때 백범통일광장 건설은 민족통일의 구현을 지향하는 상징성도 크다.이러한 맥락에서 남북당국간 협조 아래 백범통일광장이 조속히 건설되기를 기대한다.백범통일광장이 건설되어 김구선생의 숭고한 독립정신과,나라와 겨레사랑의 애국정신이 민족분단을 종식하고 통일을 성취하는 원동력으로 승화될수 있기를 바란다./장청수 논설위원
  •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金明子 환경부장관

    우리에게 물은 항상 넉넉했다.그래서 ‘물 쓰듯’이라느니,‘물 흐르듯’한다는 말이 회자되기도 한다. 우리 나라에 수도(水道)가 놓인 것은 1908년 서울 뚝섬에 정수장이 준공되면서다. 새로운 천년을 준비하는 이 때,생명의 원천인 물에 대한 걱정이 심각하다. ‘물 전쟁’ 시나리오까지 나오는 가운데,미국의 월드워치연구소는 2025년경에는 지구상의 40% 인구가 물 기근을 겪을 것이라고 한다. 세계물정책연구소는 21세기 분쟁의 원인으로 물을 꼽고 있다.우리도 예외는 아니다.93년에 유엔이 우리 나라를 장래(2006년) 물 부족 국가로 분류했다. 과연 오늘의 우리 현실은 수질 악화와 수량 부족으로 심각한 지역갈등까지빚고 있어,물에 대한 비관적 시나리오를 비켜가지 못하고 있다. 이쯤 해서 우리의 물 정책도 공급 측면 못지 않게 수요 관리에 지혜를 모으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불가피하다.그리하여 새로운 치수(治水) 사업은 ‘물살리기’와 ‘물 아끼기’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영월 동강댐 건설에 관련된 논쟁도 단순히 소모적 대결이 아니라 정책 전환의 계기로 승화시켜야 한다. 가령 앞으로 3년간 변기 수조와 수도꼭지에 절수(節水)기기를 설치하는 국가적 사업을 전개한다면,연간 동강댐 공급량의 1.1배에 해당하는 물을 절약할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국민적 의지를 결집해서 물 절약 생활방식을 적극 확산하는 일이 필요하다. 예컨대 절수기기 설치와 중수도(中水道) 활용 등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확대하고 민간 부문이 자율적으로 적극 참여한다면,물의 낭비를 크게 줄일 수 있음이 분명하다.근세사의 험난한 고비들을 의연히 넘기고 오늘에 이른 우리가 이런 ‘물 아끼기’ 실천을 못 해낼 이유가 없다.다만 누수율 저감과 수질개선에 대한 정부의 정책의지를 바탕으로 하여 치밀한 사업계획을 세우고,절수 프로젝트에 대한 국민적 합의와 실천을 이끌어내는 것이 성공의 열쇠가될 것이다.
  • 황지우·백무산의 일치점 찾기

    황지우와 백무산.문학평론가 김명인이 문예중앙 가을호에 기고한 ‘세 갈래의 운명과 필연의 행로’는 두 사람의 ‘80년대 시인’이 변모해 온 과정을보여준다.특히 ‘전혀 다른 길’을 가던 두 사람이 90년대를 거치면서 어떻게 ‘같은 병’을 얻을 수 밖에 없었는지를 보여주어 눈길을 끈다. 황지우는 서울대 출신으로 지난 83년 첫시집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뒤 최근 한국예술종합학교의 교수가 됐다.백무산은 백봉석이라는 본명 대신 무산계급의 일원임을 강조하는 필명이다.공고를 졸업한뒤 조선·전기·금속노동자로 일했고,노동운동을 하면서 88년 첫시집 ‘만국의 노동자여’를 펴냈다. 김명인의 표현에 따르면 황지우는 그동안 시쓰는 일 만으로 살 수 없었던‘룸펜 인텔리’였던 반면 백무산은 이름처럼 ‘무산계급’의 일원이다.문단 뿐 아니라 80년대의 사회전체를 지배한 두개의 대표적 정서를 대표하는 시인들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런데 최근 나온 황지우의 ‘어느날 나는 흐린 주점에 앉아 있을거다’와백무산의 ‘길은 광야의 것이다’를 보면 “두 시인의 오랜 시적 사유가 다다른 곳이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일치하고 있다”는 것이다. 황지우는 80년대 초반의 정치적 낭만주의에서 중반 이후 종교적 낭만주의를 거쳐,90년대에 접어들면 일상의 긍정으로 이어진다.백무산은 80년대 후반의 혁명적이고 집단적인 낭만주의에서 90년대 중반 이후 종교적 낭만주의와 그 사상적 승화로 나아간다. 차이는 있지만 두사람이 함께 지녔던 정치적 낭만주의가 종교적 낭만주의,,구체적으로는 불교적 낭만주의로 나아가는 것은 87년의 달라진 정치·사회적 상황이 계기가 됐다.불교적 사유는 자신을 부정하는 데서 시작한다.이들이불교적 낭만주의로 간 것도 그만큼 80년대를 보내며 과도하게 큰 짐을 지고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90년대를 보내면서 두 사람은 더욱 변모했다.황지우의 불교적 낭만주의는일상성의 힘에 의해 점차 모습을 잃어가는 반면 백무산의 그것은 사상적 차원으로 승화되어 갔다 같은 시대에,같은 고민을 한 평론가로서 김명인의 충고는 이렇다.황지우에게는 “눈앞에 전개되는 무한한 일상성의 늪 속에서 예리한 정치적 낭만주의의 상상력과 특유의 유격적 감수성을 갖고 현실에 귀환하라”는 것이다.백무산에게는 “힘들겠지만 다시 시정(市井)으로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권고했다.과거의 동지들에게 필요한 것은 한다발의 사상이 아니라 살아남은 누군가의 아름다운 모습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서동철기자
  • 정선혜 ‘報恩의 춤사위’ 17일 국립국악원서

    중요무형문화재 제 27호 승무,제 97호 살풀이춤 예능보유자인 이매방(75)의창작춤 ‘장검무’와 ‘무녀도’가 한 무대에서 재현된다. 이매방의 제자로 살품이춤 이수자인 정선혜(35)가 오는 17일 오후7시30분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갖는 ‘초심’공연이 그것.‘장검무’와 ‘무녀도’‘승무’‘살풀이춤’등 6가지 춤을 선보인다. ‘장검무’는 중국 검무와 우리 전통 칼춤을 바탕으로 만든 창작춤.지난 59년 이매방이 ‘개인무용발표회’때 선보였으나 90년이후 공연된 적이 없다. ‘무녀도’는 무당춤의 연희적 요소를 예술적으로 승화한 창작춤.경기도 도당굿과 전라도 당굿의 무당춤을 기본 춤사위로 하여 굿판의 신명을 춤으로작품화했다.지난 54년 첫 공연됐으며 지난 90년 국립무용단의 김지수가 공연한 이후 처음이다. 두작품 모두 이매방의 50년대 인기 레퍼토리였으나 승무·살풀이와 달리 일반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은 독창적인 춤사위와 의상,춤가락 등을 전수받을 젊은 춤꾼이 없었기 때문. 지난 90년 이매방의 문하에 들어간 정씨는 “선생님의 작품들을 한 무대에올리는 것은 처음”이라며 “‘장검무’와 ‘무녀도’는 시험무대라 어깨가무겁지만 열심히 연습해 선생님의 춤을 이어받고 싶다”고 말했다.이번 공연에서는 춤의 완벽한 재현을 위해 이매방이 의상을 손수 바느질했으며 음악편집은 물론 공연당일 반주도 직접 맡는다.남기윤 백경우 박성호 김정기가찬조 출연,‘한량무’를 보여주며 양종승 민속학 박사가 해설을 맡았다. 강선임기자
  • [대한시론] 불평을 수용하는 성숙한 정치로

    나라가 온통 물난리를 겪고 수해복구에 소란한데 여기저기서 불만의 소리가 높다.지난 3년간 똑같은 수재를 반복하는 까닭은 나라의 홍수대책이 국민의 불평과 비판을 외면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정치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생각하며 정치와 불평의 관계를 생각해 본다. 요즘 나라의 정치가 잘 되지 않는다고 걱정하는 사람들 가운데 어떤 이들은 그 책임이 정치학자에게 있다고 한다.처음부터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진 격인데,그 이유는 고등교육과정에서 정치학을 잘못 가르쳤다는 것이다.우리나라정치지도자들의 상당수가 고등교육을 받은 분들인데,과연 그들이 정치학을어떻게 배웠기에 정치를 이 모양으로 만들었는가 하는 것이다. 잘못이 있다면 외국에서 수입한 가장 이상적인 정치모델들만을 가르쳤다는고백일 것이다.한국정치 현실에 맞는 자생적 패러다임이 없었다는 지적이 있을 수 있다.정치가 원래 ‘천의 얼굴을 가진 치국의 예술이라면’ 잘 안되는 정치를 해결하는 정치학을 공부했어야 했다는 것이다.왜냐하면 정치는 본래 잘 안되는 인간관계를 잘되게 푸는 노력이고,이를 연구하는 것이 정치학일 것이기 때문이다. 60년대 미국 정치학의 이론적 접근 틀로 유명세를 얻었던 ‘DM모델’(정책결정 모델)이라는 것도 따지고 보면 인간관계에 있어서 잘 안되는 일,즉 엇갈린 반대와 모순들을 푸는 변수의 종합이었다.좋은 민주주의는 좋은 정당정치와 함께 나란히 나아간다.좋은 정당정치는 지지보다는 비관과 불평 및 비판과 반대 등의 갈등으로 엇갈리는 다양한 국민의사를 정당이라고 하는 매개체를 통해 수렴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의 정치가 잘 안되는 까닭은 우리의 정계가 비관,불평,비판,반대 등으로 거부하는 요소를 수용하지 못하기 때문으로 생각된다.따라서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는 상대를 ‘좋다와 싫다’ 또는 ‘지지와 반대’ 부류로 갈라놓고,싫다는 사람과 반대하는 쪽을 적(敵)의 캠프로 몰아 버리고 상종도 하지 않는 데서 시작되었다.칼자루를 쥔 사람은 일반적으로 매사를 걱정하는 사람을 ‘습관적 비관론자’로 못박아 버리고,무턱대고 낙관론자만을 끌어안는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개선책을 제시하지 못하는 낙관론자는 무책임한 동조자일 뿐 쓸모없는 기회주의자일 수 있으나,대안을 제시하는 비관론자는 생각이 깊은 동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속 빈 낙관론자는 부실한 ‘예스맨’(Yesman)일 수 있으나,속 찬 비관론자는 옴부즈맨(Ombudsman)의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숙한 지도자는 불평하는 이들을 ‘왕따’로 몰아버린다.노골적으로 하기어려우면 은근히 소외시키는 ‘은따’로 내몰기도 한다.따지고 보면 모두가똑같이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로 모인 조직사회에서 불평은 당연한 것이다.그러나 불평은 민주화로 가는 관문에 해당한다.불평은 미처 보지 못한 사각지대로 눈을 돌리게 함으로써 지도자가 반드시 넘어야할 관문이기 때문이다. 비판은 발전의 어머니라고 할 수 있다.비판을 통해 문제가 잉태되어야 비로소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이 생긴다는 뜻이다.또한 건설적인 비판이 있어야 보다 완벽한 대안을 세워서 같은 문제가 반복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때문에 비판은 성장과 성숙이 필요로 하는 양식이며,자유로운 비판은 높은차원의 완숙을 약속할 수 있을 것이다.우리 사회는 이제 많은 비판을 수용하는 아량이 요구된다. 반대는 민주주의의 출발점이 된다.반대의 이유를 캐고 그 뿌리를 찾아내면반대자를 설득하여 지지하는 사람으로 바꿔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민주주의가 성장한 역사를 들춰보면 그곳에는 언제나 반대를 지지로 이끌어 낸 대중적 선각자들이 있었다.처음부터 지지하는 사람들만을 위한 정치는 민주주의가 아니다.따라서 민주주의가 성숙한 나라는 언제나 무수한 반대를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으로 수용하는 모습을 보였다.우리의 정치는 걱정하는 비관론,거침없는 불평,다양한 비판,그리고 볼멘 반대의 소리를 모두 폭넓게 수용하고 소화시키는 합(合)의 장으로 승화되어야 할 것이다. 金裕南 단국대 교수·비교정치
  • 서양화가 홍성담 ‘1999 탈옥’전

    ‘오월(五月)화가’‘통일화가’‘인권화가’….서양화가 홍성담(45)에게는 늘 이런 수식어가 따라 다닌다.그러나 그는 정작 80년대 민중미술계의 대표적인 작가이자 활동가로 불리는 것을 부담스러워 한다.이제는 돌아와 거울앞에 선 심정이랄까.요즘 그는 한 단계 성숙한 의식과 명상을 통한 자아의해방을 꿈꾼다.12일부터 29일까지 서울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리는 ‘1999 탈옥(脫獄)’전은 저항에서 명상으로 나아가려는 작가의 의식의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1980년 5월 광주는 군사독재에 항거하는 민주화운동의 요람이었다.이런 배경 아래서 모순된 현실에 저항하는 민중미술이 태동한 것은 당연한 시대적요구였다.홍성담은 변혁운동의 중심부에서 민중적 사실주의 미술운동을 펼쳤다.89년에는 걸개그림 ‘민족해방운동사’사건으로 투옥돼 3년간 감옥생활을 하기도 했다.그 감옥의 기억은 지금도 작가의 의식을 옥죄는 심리적 올무다.이번 전시에서는 일련의 ‘감옥’ 연작을 통해 감옥으로부터의 진정한 탈출을 시도한다.고문과 감옥이라는 소재를명상으로 승화시킴으로써 ‘홍성담의 탈옥’은 무한한 상상의 지평을 얻는다.특히 그의 근작들은 민중미술의 새로운 얼굴을 보여줘 관심을 모은다. 전시 작품은 크게 옥중체험을 토대로 한 ‘식구통(食口通)’연작과 ‘밥’연작,물고문 명상시리즈,92년 출소 이후의 대표작들로 나눠 볼 수 있다.옥중장면 그림 가운데 우선 눈길을 끄는 것은정사각형 캔버스 화판에 흙으로 만든 안료로 그린 ‘밥’연작이다.‘밥’ 사상을 형상화한 이 작품은 수십개의 화판이 하나의 작품을 이루는 독특한 구조를 띠고 있다.또 저항과 명상이라는 주제를 차분히 소화해낸 ‘물속에서스무날’도 주목할만한 작품.작가의 물그림 시리즈는 유화 ‘욕조-어머니 고향의 푸른 바다가 보여요’(1996)와 같은 직설적인 배설(排泄)의 작품에서부터 연꽃이 피어오르고 물고기 뱃속에서 사람이 잠을 자는 상생(相生)의 경지를 다룬 작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지닌다.그 그림들은 선(禪)을 닦아 마음을 수련하는 과정을 표현한 ‘십우도(十牛圖)’를 보는 것 같은느낌을 준다.나아가 작가가 대립과 갈등의 터널을 빠져나와 화해와 상생의밝은 세계로 들어서고 있음을 암시한다. 이번 전시는 내용뿐 아니라 양식적인 면에서도 특색이 있다.작가는 자신의사회적 이념과 내면세계를 도상학적인 형태로 보여준다.부적문양과 물결문양 등 민화나 전통회화의 도상양식이 등장한다.그의 작업은 캔버스에 종이찰흙으로 부조형태의 도상(圖像)을 만들고 그 위에 다시 20여가지의 흙과 안료를 발라 색을 내는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감옥이나 고문 등 강한 주제를 부드러운 흙색으로 녹여내고 있어 색다른 기분이 들게 한다. ‘1999 탈옥’전은 작가가 서울에서 갖는 첫 개인전이다.지난 20년동안 우리 역사의 현장을 뜨겁게 지켜온 ‘저항화가’로서 이른바 제도권 미술계에공식 데뷔하는 셈이다.그런 만큼 그의 각오는 새롭다.“멕시코 혁명기의 3총사 화가였던 시케이로스와 오로스코,리베라는 만만찮은 성과를 남겼음에도항상 제3세계 작가로 폄하되곤 합니다.저항성에 치중하다 보니 직관에 의한명상이 부족했던 것도 그 한 원인이죠.저항과 명상이 보다 높은 차원에서 통합되는 진정한 리얼리즘 작품을 남기고 싶어요”김종면기자 jmkim@
  • [외언내언] 아버지와 아들

    아버지와 아들은 어떤 사이일까.사랑으로 똘똘 뭉친 핏줄일까.애증이 엇갈리는 골육(骨肉)일까.아니면 경쟁자일까.그것도 아니면 또 무엇일까. 지난달 30일자 신문은 지금 내전이 한창인 아프리카 콩고에서 혈육상잔을벌이고 있는 부자 얘기를 전하고 있다.아버지 사올라나 벰바(60)는 정부의장관이고 아들 장 피에르 벰바(39)는 밀림 속에서 반정부 투쟁을 벌이고있는 반군 지도자다. 최근 아버지는 TV를 통해 간절한 호소문을 발표했다.“너에게 아무 일도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가족 품으로 돌아와 네 과거와 처자식을 되찾고,나와대통령께서 추구하는 바를 따라다오”이 간절한 아버지의 호소에 아들의 응답은 냉담하기 그지없다.“나는 내 날개로 날 수 있는 나이가 됐어요.더이상 아들이라 부르지 마세요” 정부쪽의 한 신문은 아들의 이상을 이카로스의 꿈에 비유한다.밀랍으로 만든 날개를 달고 하늘 높이 날다가 뜨거운 태양열에 날개가 녹아 떨어져 죽는 그리스 신화 속의 이카로스의 꿈이다.그러나 콩고사태를 주시하고 있는 상당수 사람들은 아들의 꿈이 결코 이카로스의 꿈만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고 보고있다. 최근 프랑스의 베스트셀러 중에 ‘승려와 철학자’란 책이 있다.우리나라에도 변역본이 나와있는 이 책은 20여년 동안이나 서로간 소식을 끊고 살았던부자가 다시 만나 종교 토론을 벌인 내용을 담고있다.먼 옛날의 부자 갈등을 승화시킨 노철학자와 한 승려가 담담히 나눈 인생과 종교에의 관조(觀照)는 잔잔한 감동을 안겨준다. 아버지 장 프랑수아 르벨(75)은 프랑스의 저명한 철학자이자 언론인.이름까지 물려받지 않은 아들 마티유 리카르(53)는 24세 때 분자생물학 분야에서박사학위를 받았던 촉망받던 과학자였다.그런 아들이 27세 때 돌연 티베트로 날아가 머리를 깎고 승려가 돼 버렸다. 아버지는 그때의 충격을 “미쳐버리는 줄 알았다”고 회고하고 있다.사람은스스로 믿는 이념과 사상에 목숨을 거는 경우가 허다하다.특별히 남자쪽에그런 성향이 강하다. 이것은 비록 서양 얘기지만 지금 60대 이상 나이가 된 한국사람들은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좌익과 우익의 이념투쟁이 치열하던 40∼50년대,이 땅에서도 아버지와 아들이 서로 총을 겨눈 일이 얼마나 많았던가를. 그런가 하면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아들의 손가락을 자른 아버지,유산을 넘겨 받기 위해 이사장인 아버지를 살해한 교수 아들의 얘기는 참으로 칙칙하다. 아버지와 아들은 과연 어떤 사이일까. 林春雄 논설위원
  • [이런 사람이 新지식인]-생활설계사 김경도씨

    ING생명 수원지점의 김경도(金慶道·32)설계사는 한마디로 일에 미친 사람이다.얼마전까지 수원지점장을 하다 스스로 설계사 본연의 일로 돌아온 데서도 알 수 있다. “솔직히 저는 내세울 게 별로 없는 사람입니다.학벌이나 미모를 보나 다른 사람들 보다 나은 게 별로 없거든요” 김설계사는 바로 이점을 강점으로 만들었다.자신의 약점을 일에 대한 집착과 용기로 승화시켰던 것이다. 실제로 김설계사는 무모할 정도로 일을 추진해 왔다.결혼식 바로 전날 새벽2시까지 일을 해 남편으로부터 핀잔을 들었던 일화 등 헤아릴 수 없을 만큼에피소드가 많다. 시댁과 친정 양쪽으로부터 모두 ‘버림’을 받았다고 서슴없이 말을 할 정도로 일과 씨름했다.지금도 그는 개인 스케줄을 관리해 주는 사람을 별도로채용하고 있다.짜투리 시간이라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서다. “목표에 대한 집착력이 강할 뿐 아니라 고객에 대한 사랑이 지극하다”-ING생명 윤인섭(尹仁燮) 사장. “자기 일에 미친사람이다.그렇게 열정을 가진 사람은 일찍이 본 적이 없다”-이재수(李載洙) ING생명 수원지점장. “자신에 대한 확고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세상에서 자신이 하는 일을 가장 매력있는 일로 생각한다”-이주희(李周熙) 국가전문행정연구원 교수.김설계사 주변사람들의 그에 대한 칭송은 침이 마르지 않는다. 이러한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지난해에는 ‘그래서 나는 한 그루의 나무가 되겠습니다’라는 수상록을 냈고,최근엔 ‘찡짱’이라는 에세이집을 출간했다.자신의 세일즈 경험을 체계화하고 싶어서였다.그러나 그에게도 약점이있다.1대1의 대화에는 자신이 있지만 관중들앞에만 서면 쑥스러워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습성이다.강연을 싫어하는 것도 그러한 성격탓이다. 남편에 대한 얘기나 자신의 과거사를 꺼내는 것도 ‘절대 금지’다.다만 정규고등학교를 졸업하지 않고 방송통신고를 다녔어야 할 만큼 사연이 있다는것이 알려진 전부다. 소득이 얼마나 되느냐는 질문엔 “97년 연봉이 1억2천만원이었다”며 살짝웃는다. 홍성추기자 sch8@
  • [무대뒤 사람들] 뮤지컬 안무가 서병구씨

    “대사로 보여줄 수 없는 걸 노래가 할 수 있고,노래가 막히면 춤으로 뚫을수 있습니다”. 뮤지컬 안무가 서병구(37)는 시쳇말로 ‘잘 나가는’사람이다.‘모스키토’‘페임’‘오,마이 갓스!’등 지금 공연 중인 세 작품의 춤이 모두 그의 머리에서 나왔다. 뮤지컬이 ‘전성기’를 맞았다지만 아직 스태프 분야,특히 안무는 넘어야 할산이 많다. 본격적인 안무 개념이 도입된 것은 10년도 안된다. 그저 율동 수준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관행에 충격을 준 게 93년 ‘동숭동 연가’(이종훈 연출)다. “당시 창작 뮤지컬은 배우에게 안무훈련을 시키지 않았고 배우들 기량도 낮았습니다.‘동숭동 연가’에 참여하면서 연출자와 상의해 춤이 되는 사람을뽑았죠.”이 작품은 안무에 대한 일반의 인식과 함께 그의 삶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그동안 뮤지컬 몇 작품에 배우·안무자로 참가했지만 어디까지 주요 관심은 ‘순수 무용’이었다.안무의 중요성과 가능성을 확인한 뒤 뮤지컬에 빠져들었다. “공동작업이라 아이디어도 얻고 극적 구조도 배울 수 있습니다.이미지나 메시지 전달로만 전개되는 무용과는 다른 맛이죠.”종합예술의 매력에 젖어 9년동안 30여편의 뮤지컬에 참가했다.아이디어가 돋보였는지 호평이 잇따랐다.“독특한 동작선”(고래사냥)“마술같은 안무”(명성황후)“한국적 춤사위의 현대적 재현,세련된 표현,오리엔탈 분위기”(〃)등등…. 이런 찬사에도 불구하고 “아직 100% 맘에 든 작품은 없었다”고 말한다. “배우들이 손 동작이나 표정 하나 틀려도 밤에 잠을 못 이룬다”는 그의‘일 욕심’은 이론작업에서도 드러난다.‘안무 체계’를 다룬 책이 하나도없어 자신의 현장경험을 토대로 ‘뮤지컬에서의 무용 기능과 형성과정’이란석사논문을 냈다. “그저 춤만 만든다고 생각하고 대충 덤비다간 큰코 다칩니다.작품을 철저히분석해야죠. 그렇다고 너무 몰입하면 상상력이 죽습니다.‘분석과 창조의 조화’가 중요합니다.” 뮤지컬의 오락적 기능만 강조하기 보다는 한 차원 높은 예술로 승화시키고싶어 내년에 미국에 유학할 계획이다.이미 경희대에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브로드웨이 재즈센터(2년),런던 컨템퍼러리 댄스스쿨(1년)등에서 수학한 바 있다. 이종수기자
  • [화제의 책]

    - 그들속의 신 10여년간 정치권을 취재해온 여기자가 국내 정치지도자 20명의 ‘캐릭터’를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신(神)들의 원형에 비유해 분석한 정치인 연구서를 펴냈다.경향신문 발행 ‘뉴스메이커’의 임희경 정치팀장은 최근 도서출판 한송에서 ‘그들속의 신(神)’을 출간했는데 이 책은 종래의 정치인 전기물류와는 시각을 달리하고 있다.87년 6월항쟁을 비롯해 최근까지의 정치현장을 직접 목격한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국내 정치지도자들의 인간적 성향과 기질을 저자 특유의 안목으로 분석한 점이 돋보인다. 이 책은 1부에서는 현대 한국정치의 주역인 3김씨를,2부에서는 이들의 뒤를 추격하고 있는 소위 ‘차세대 정치인’을 다루고 있다.저자는 3김씨가 제1세대 올림피아 남신(男神)들인 제우스·포세이돈·하데스의 가부장적 원형을 빼닮았다고 분석하였다. 김대중 대통령은 권력과 의지를 대표하는 제우스의 원형을,김영삼 전대통령은 감정과 본능을 대표하는 포세이돈의 원형을,그리고 낭만적 기질로 정면대립구도를 피해가는 김종필 총리는 하데스의 원형을 닮았다는 것. 저자는 각 정치인들의 특질을 정신분석학자인 볼린 박사의 “사람의 특정 캐릭터는 개인별로 특별히 활성화되는 원형에서 비롯된다”는 이론을 차용,설명하고 있다.8,000원정운현기자- 중세의 밤 종교가 사회를 지배했다 하여 ‘암흑의 시대’라고 불리던 서양 중세 사람들은 밤을 어떻게 지냈을까를 탐구한 책 ‘중세의 밤’이 나왔다. 프랑스 역사학자 장 베르동(62) 리모주대학 인문학부 교수가 쓴 이 책은 다양한 자료를 바탕으로 중세의 지배층과 일반 민중들의 밤 생활을 추적한다.(이병욱 옮김,이학사 9,000원) 지은이는 서양사회가 정치적으로 불안정했던 만큼 밤은 온갖 소란과 음모의 장이었다고 설명한다.“살인·절도·권력투쟁·전쟁·매춘·강간 등 밤은폭력과 공포의 부정적인 면이 많았다.” 그러나 그들은 소름끼치는 악마적인 밤을 극복하는 방법을 찾았다.밤의 폭력과 공포를 극복하기 위해 빛이 필요했고 램프와 초 등이 그 도구가 됐다. 그들은 또 밤에 오락과 휴식을 즐기고 사랑을 속삭였다. 중세인들도 현대인들과 마찬가지로 꿈을 꾸었다.그 꿈을 하느님으로부터 내려온 것으로 생각했다.그결과 밤은 신과 함께하는 영적으로 승화된 영역이됐다.중세의 밤은 신의 빛으로 밝혀졌기 때문에 과학·기술의 힘으로 밝히는현대의 밤보다 오히려 더 나았을지도 모른다고 지은이는 결론을 내린다. 이창순기자- 루르 루돌프 슈타이너 학교I 독일어권 국가에서 성공적인 학교 교육 모델로 인정받고 있는 ‘발도르프학교’의 교육을 소개한 책 ‘루르 루돌프 슈타이너 학교 Ⅰ’(요하네스 키어쉬 외 11명 공저,김용한 옮김)이 나왔다. 발도르프 학교의 교육이념은 개혁적 교육학자였던 루돌프 슈타이너의 핵심사상인 ‘자유정신에 뿌리를 둔 삶’에 기본 바탕을 두고 있다.1919년 독일슈투트가르트의 ‘발도르프-아스토리아’담배공장에 첫 학교가 생긴 이후 현재 독일에만 150여개,전세계적으로 600여개가 설립,운영되고 있으며,유치원도 1,500여개가 세워졌다. 이 책이 소개하는 루르 루돌프 슈타이너 학교는 독일의 150여개 발도르프학교 가운데 하나다.12명의 학교 관계자와 선생님들이 학교 설립과 운영,모든 수업계획과 내용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발도르프 학교는 교육에 대한 출발을 각 개개인의 소질에 대한 인식에 둔다.그리고 가르침과 수업의 기본 바탕을 참된 인간학에 두고 있다.졸업도 학생들이 스스로 정한 졸업논문이나,졸업 예술작품 발표 등을 통해 이루어진다. 따라서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다양한 예술작업에 참여하게 된다.각종 공연이나 잔치,여행,기타 행사 등에 개인별 능력에 맞춰 참여할 수 있다.이러한 학사 일정이 학생과 선생님,학부모들이 조화롭게 조절하고 협의하며 물흐르듯진행된다.오늘날 인간을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기능적,수단적 존재로 전락시킨 우리 교육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는 책이다.밝은누리 1,2000원임창용기자 sdragon@
  • 공공기관 기록물 보존의무 강화/정부의 기록물 보존 실태

    - 공공기관 기록물 보존의무 강화 내년 1월1일부터 대통령을 비롯,각급 기관장이 업무와 관련해 만든 메모와방문객 명단,일정표,회의록,대화록,시청각 기록물 등의 기록물은 반드시 보관하도록 의무화된다. 각급 기관장에는 입법·행정·사법부뿐 아니라 수자원공사·한국방송공사등의 정부투자기관,초·중·고등학교,대학,농지개량조합 같은 준공무원 기관,인천국제공항공사 같은 특수법인 등이 광범위하게 포함된다. 행정자치부는 30일 이같은 내용의 공공기관 기록물관리에 관한 법률시행령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기록물의 대상과 기관들은 당초 예상보다 구체적이고광범위하게 규정됐다. 대전의 정부기록보존소 관계자는 “대통령 관련 기록물은 대통령이 결재하거나 보고받은 문건,보좌기관이 만든 기록물 등이 포함된다”며 “대통령 임기 종료 직전에 차기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협의해 차기정부 인계대상과 중앙기록물관리소장 이관대상으로 분리돼 수집·보관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일선 행정기관에서는 국민의 생활과 밀접한 법령이나 인허가 사업,예산 100억원 이상의 사업에 관한 기록물을 반드시 보관해야 한다.또 공무수행과 관련한 조사·연구·검토서 같은 서류는 물론이고,공안기관 대책회의 등의 의견조정을 위한 부처간 회의 기록도 보존대상이다. 공무원이 이같은 규정을 어기면 7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게 된다. 시행령안은 앞으로 전자결재가 활성화될 것에 대비해 모든 전자문서를 컴퓨터 파일로 보존하며,건물 설계도면·인사기록카드·국무회의 회의록 등의 준영구 보존 이상으로 분류된 기록물은 분실등을 막기 위해 마이크로 필름 등으로도 이중 보존하도록 했다. 또 행정공무원이 기록물을 임의로 폐기해오던 것을 앞으로는 기관장이 기록물관리전문요원을 선정,전문요원의 심사를 거친 뒤 폐기하도록 했다.전문요원은 기록물관리학을 전공한 석사 이상의 기록물관리직 공무원이 맡게 된다. 이와함께 민간기록물 가운데 국가기록물로 지정된 기록물은 1년에 한차례씩 관리상황을 점검하고,민간 등이 갖고 있는 국가기록물을 회수하려면 평가기관의 평가를 거쳐 보상할수 있도록 했다. 박정현기자 - 정부의 기록물 보존 실태 정부의 기록물 훼손 문제가 정식으로 제기된 것은 지난 97년 12월 대한민국 헌정사상 처음으로 평화적 정권교체가 됐을 때이다.정권교체에 불안감을 갖고 있던 일부 공직자들이 개인의 기득권 보호와 공무 수행상의 실책을 은폐하기 위해 정책결정자료를 파기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검찰이 수사에 나서기도 했다. 안기부 등은 과거 야당인사들을 대상으로 수집한 파일이나 비공식 대북협상자료들을 없앤 것으로 전해졌다. 경제부처는 경부고속철도같은 대형사업 관련 공문서를 없앴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같은 주장은 얼마 지나지 않아 사실로 드러났다.삼성자동차를 승인하기전에 보류 이유등을 밝힌 공문서가 없어진 것으로 경제청문회에서 밝혀졌다. 또 옛 재경원도 ‘환란(換亂)’과 관련한 일부 자료를 파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일부러 없애지 않아도 국가의 중요한 역사적 자료가 자동 폐기되는경우도 적지 않다.정부기록보존소의 관계자는 “12·12사태 당시 정승화 계엄사령관의 체포를 허락한 최규하대통령의 결재서류도 3년 보존기한을 지나자동 폐기됐다”고 밝혔다. 또 지속적인 추진이 필요한 사회·경제 정책들의 기록이 잘 보존되지 않아사람이 바뀌면 ‘처음부터’ 다시 일을 시작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지적도끊이지 않았다. 외교·안보와 관련된 사안의 경우도 상대방보다도 우리 입장을 잘 몰라 쩔쩔 매는 경우가 왕왕 문제로 지적돼 왔다. 공문서가 보존되더라도 효용성은 그다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게 공무원들의 얘기다.한 공무원은 “책임회피에 능한 공무원들은 자료를 잘 보존할 수밖에 없지만,실제로는 그 서류들이 어디에 있는지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정현기자
  • 버림받은 아픔 진솔한 詩語로

    비둘기는 항상 두 마리가 함께 왔다/비둘기를 보면서/아빠랑 같이 행복하게 살자고 약속했는데/그 비둘기와 아빠는 보이지 않는다(‘비둘기처럼 다정한’,서울D초등교 2년 고모양) 부모에게서 버림받고 보호시설에서 살고 있는 10대 소녀들이 시집을 발간했다.시집의 제목은 ‘저 파란하늘이 있어 이제는 울지 않을래’(도서출판 토우).서울 구로구 구로6동 가톨릭재단의 아동보호시설 ‘나눔의 집’(원장 주춘옥·52)에서 살고 있는 8명의 초·중·고 소녀들이 창작한 79편의 시가 실려 있다. 13년 전 문을 연 ‘나눔의 집’에는 초등학교 2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12명의 딸들이 주원장을 엄마라고 부르며 함께 살고 있다. 이 소녀들은 김유권(金裕權·46)·조윤주(趙允珠·36)씨 등 현역시인들로부터 1년간 지도를 받고 공동 창작시집을 펴냈다.시집은 이들이 고교 졸업후독립하는 데 경제적으로 도움을 주기 위해 발간됐다.김씨는 “감수성이 예민한 10대 소녀들이 자신만의 아픔을 진솔한 시어로 승화시켜 잔잔한 감동을준다”고 말했다. 주원장은 “시집발간을 계기로 아이들이 자신감을 갖고세상을 살아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
  • 야당·시민단체 반응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25일 월례 기자간담회에서 일련의 국정 난맥상과관련,대(對)국민 사과를 한 데 대해 야당과 각 시민단체는“다소 뒤늦은 감은 있지만 환영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나라당 안택수(安澤秀)대변인은 “정권 출범 이후 공식적인 사과는 처음인 듯하다”면서 “이번 대국민 사과는 시의적절했다”고 평가했다.또 정부의 햇볕정책에 대해서는 “금강산관광 재개시 확실한 신변안전보장을 받고가도록 하겠다는 대통령의 발언에 주목한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그러나“안보가 햇볕정책을 통해 더욱 힘을 얻고,강화되고 있다는 주장은 납득하기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중산층과 서민대책은 구두선이 아닌 실천과제로 승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단체 정치개혁시민연대(정개련)는“그동안 국민을 무시하는 듯한 언행으로 비친 김 대통령이 뒤늦게나마 인식을 바로한 것은 불행 중 다행”이라면서 “이제 초심(初心)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그러면서 “김 대통령이 민심의 소재를 확인한 만큼 원래의 개혁 고삐를 다시잡아야 한다”고주문했다. 서경석(徐京錫)한국시민단체협의회 사무총장도“김 대통령이 겸허하게 국민 의견을 경청하는,변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매우 반가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최대열(崔大烈)한국노총 홍보국장은“노동자와 서민의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읽고 그들을 위한 정책을 펴달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들 시민·사회단체는 특검제의 전면 도입 등 여러가지 과제들을 동시에 제기했다. 우선 김 대통령의 상황 인식력을 높이기 위해 대통령 주변에 개혁적 인물을대거 등용할 것을 요청했다.이와 관련,정개련 김석수(金石洙)사무처장은 “여권에 개혁적인 인사가 없으면 야당의 개혁 정치인들에게도 협조를 구해야한다”면서 “시민사회의 적지않은 인사들을 전면적인 국정개혁의 일꾼으로등용해야 한다”고 인재 등용의 대전환을 촉구했다. 오풍연 추승호기자 poongynn@
  • 민족정신회복운동 나선 시인 金芝河 특별인터뷰

    요즘 김지하(金芝河·58)시인의 화두는 ‘단군(檀君)’이다.구체적으로 말하면 ‘개방적 주체’를 표방한 단군사상이다.서울대 미학과 학생이던 지난 63년 한일회담 반대투쟁으로 첫 투옥된 이래 반독재·민주화 투쟁으로 청·장년기를 보낸 그가 ‘긴 여행’에서 돌아와 90년대 중반에 안착한 자리는 인간중심의 ‘생명사상’이었다.이제 다시 한 단계 도약하여 ‘단군’을 만났다.지난해 전통 풍류도를 되살리는 문화운동단체인 율려(律呂)학회를 발족한이래 김지하의 사상적 행보는‘담론부재’의 현 시점에서 또 하나의‘담론’으로 떠오르고 있다. 22일 오후 안국동 로타리 그의 사무실을 찾았다.서북쪽으로 탁 트인 창,양식사무실 한켠에 한식으로 꾸민 응접실은 그의 사상을 대변하는 듯 했다. 김지하가 임시대표를 맡아 지난 21일 발족한 민족정신회복시민운동연합(약칭‘민족정신’)얘기로 말문을 열었다. ■‘민족정신’이 표방하는 것은 종교운동입니까,사상·정신운동입니까. 한마디로 동학사상과 그동안 내가 주창해온 생명사상,그리고 단군사상을 하나로합쳐 민족정신 회복의 구심력을 되찾자는 겁니다.근대 이후 우리 지식인들은 밖(서양)으로만 관심을 돌려 민족의 사상적·문화적 정체성을 상실하였습니다.종교 차원이 아니라 문화운동 차원에서 민족의 정체성과 뿌리를 찾아 줏대를 바로세우자는 거죠. 정신공황·경제파탄에 담론부재까지 겹쳐 오늘의 형국은 마치 ‘적막강산’과 꼭 같습니다.한마디로 21세기는 ‘문화담론’시대입니다.미학적 생산성,영적 창조력을 키워나가려면 예술가들의 깊은 명상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김시인이 갑자기 ‘단군’을 거론하는 것은 뜻밖이라는 생각도 드는데요. 돌이켜보면 내 청춘은 ‘뿌리를 찾는 여행’이었습니다.4·19후에는 탈춤·판소리·민요 등 민족문화 운동에 탐닉하였고,동학사상을 거쳐‘오적(五賊)’을 발표한 직후에는 가톨릭에 귀의해 내적 평화를 추구하기도 했습니다. 14년전 강증산(姜甑山)동네에 갔다가 단군그림을 보고 영적 충격을 받았습니다.일종의 ‘정신적 환상’이었죠.그런데 당시 나를 치료하던 의사가 집단무의식,즉 조상문제가 그 원인이라고 했습니다.그 때 처음 ‘단군’을 깨달았습니다. ■‘단군’을 모체로 한 운동은 자칫 배타적·국수주의적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내가 아는 프랑스 음악가가 우리의 영산회상을 듣고는 ‘하늘의 음악’이라고 극찬한 적이 있습니다.문화는 인간이 만든 최고의 열매입니다.네것 내것하는 식으로 나누지 말고 단군사상을 ‘타자(他者)를 흡수하는 주체’로 승화해 세계화 시대의 지구적·세계적 사상으로 키워보자는 거죠.민주주의는서양만 해온 것이 아닙니다.이미 단군시대에도 신시·화백과 같은 직접민주주의가 있었습니다. ■김 시인이 주장하는 ‘개방적 주체’란 구체적으로 무얼 얘기합니까. 우선 각 문화권이 ‘나와 다른’문화를 인정하고 이를 토대로 ‘뿌리’를 찾아야 합니다.서양 지식인들은 지적으로 한계에 이르면 고대로 돌아갑니다.이들이 마르크스,니체,푸코,하버마스 등 대표적인 현대 서구 사상가들을 뛰어넘어 안착한 곳은 바로 그리스 시대입니다.‘고대로 돌아가는 큰 물결’을이룬 셈이죠.그런데 우리 학자들은 모두 서양사람들을 베껴올줄만 압니다.IMF이후 우리도 지구시대의 민족주의를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우리는 우리 스스로 서야 합니다. ■단군의 실존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학계에서도 논란이 있습니다만. 단군의 실체는 고구려 고분의 묘지(墓誌)나 광개토대왕비(碑)등 명문(銘文)을 통해 이미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입니다.통감부시절 일제는 총 51회에걸쳐 상고사 관련사료 23만건을 몰수했습니다.그런데 그 사료를 파기한 것이아니라 모처에 비밀리에 보관해 두고는 식민사학자들이 이를 참고하여 단군사 등 상고사를 이 지경으로 왜곡하였습니다.우리가 곰의 자식이라니 말이나되는 얘깁니까. ■‘선언’보다는 ‘행동’이 중요하다고 보는데 계획한 사업은 어떤 것들입니까. 왜곡된 상고사 교육을 중지시키는 것을 시작으로 새로운 상고사 연구붐을 일으켜나가면서,남북·재외교포를 망라한 ‘민족역사교육 문화회의’를 소집할생각입니다. 아울러 일제가 탈취해간 상고사,특히 단군 관련사료 반환운동을적극적으로 추진하겠습니다. 남북문제도 쌀·비료만 가지고 될 일이 아닙니다.남북이 동일한 담론인 ‘단군’으로 만나서 정신적 통합을 먼저 이룩해야합니다.당장 통일은 못해도 화합은 이뤄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인터뷰를 마치면서 그가 한마디를 던졌다.“내후년이면 환갑입니다.일생의마지막 과업으로 알고 이 일에 매달리고 있습니다.생전에 ‘문화국가’건설을 소망했던 백범(白凡)의 영(靈)이 요즘 나를 이끄는 듯 합니다.그러고보니올해가 백범 50주기지요”정운현기자 jwh59@
  • 강은교씨 ‘소로의 노래’ 번역

    “미국 환경보호주의의 요람은 월든 호수의 물결에 흔들리던 소로의 보트였다” 미국 ‘피치트리’출판사의 편집자이자 소로 연구자인 팀 호만은 미국작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1817∼1862)를 아예 환경보호론자로 못박는다.매사추세츠 주 콩코드에서 태어난 소로는 미국 자연주의 문학의 시조.아름다운콩코드에서 태어난 것을 일생의 가장 큰 행운으로 여긴 그는 대학시절과 몇차례에 걸친 여행 때를 제외하곤 고향을 굳게 지켰다.그의 자연과 생명에 대한 사랑은 그만큼 절실한 것이었다.시인 강은교씨가 3년에 걸쳐 옮겨 엮은‘소로의 노래(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이레)는 소로의 문학과 사상의 정수가 담긴 글모음집이다. ‘소로의 노래’에는 소로가 생전에 낸 두 권의 책 ‘콩코드 강과 메리맥강에서의 일주일’과 ‘월든’를 비롯,‘메인주의 숲’‘케이프 코드’‘유람여행’‘저널’ 등에 나오는 글들이 엄선돼 실렸다.이중 ‘월든’은 콩코드 마을의 월든 호숫가에 통나무집을 짓고 산 2년간의 경험을 기록한 책.극도로 단순한 자족적 생활 속에서의 사색의 흔적이 간결한 문체에 담겼다. 소로가 살던 시기는 19세기 중반.하지만 그의 자연사랑,생명사랑은 100년의 세월이 훨씬 지난 지금도 전혀 낯설지 않다.수채화같은 묘사는 잠자는 감성을 깨워 일으킬 만큼 뭉클한 힘이 있다.“숲은 텅 비어 있는 게 아니라 정직한 영혼으로 가득 차 있다.혼자서 화학작용이 일어나는 빈 공간이 아니라 생명이 살고 있는 보금자리인 것이다.몇분간 나는 그들과의 교감을 즐겼다”소로는 단순히 자연을 찬양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자연에 대한 애정을 더욱깊은 인간애로 승화시키고 있다는 데 진정한 미덕이 있다.여가나 명상,자연과의 조화,공존 등의 가치를 귀하게 여기는 소로의 문학은 실용성만을 고집하는 현대사회에서 특히 귀감으로 삼을 만하다. 김종면기자 jmkim@
  • 국악원·문화재보호재단등 다양한 행사 마련

    단오(端午)를 기억하십니까? 음력 5월5일은 단오.예로부터 1년중 가장 양기가 왕성하다 해 큰 명절로 여겨져 왔다.이날 민간에선 ‘창포에 머리감기’‘대추나무 시집보내기’‘단오 비녀 꼽기’ 등의 행사가 행해졌다.올해는 국립국악원과 한국문화재보호재단 등에서 단오맞이 야외공연을 마련,단오의 옛 정취를 느낄 수 있게 됐다. 18일 오후 8시 국립국악원이 야외무대인 별맞이터에서 여는 기획공연 ‘녹음방초 승화시에…’는 가야금의 김정숙과 장구의 김청만 등이 공연하는 ‘단오맞이 풍년기원 굿’으로 첫문을 연다.가곡 ‘그네’와 ‘추천가’‘춤추는 춘향이’를 민요풍으로 재구성한 아카펠라그룹 더 솔리스트의 ‘그네놀이’도 이채롭다.무료.(02)580-3300.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은 봉산탈춤보존회와 함께 18일 오후 7시 서울 남산골한옥마을에서 ‘봉산탈춤’을 공연한다.(02)566-7037. 한겨레통일문화재단도 ‘단오맞이 통일기원 아리수축제-99 통일이여 오라!’를 오는 20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한강 둔치공원 야외무대에서 개최한다.그룹 맥의 국악과 양악 합동공연 ‘녹슨 장벽을 깨자’로 시작해 김금화 등 51명이 펼치는 ‘통일상생굿’과 ‘통일기원 솟대 세우기’가 이어진다.또벽사춤무용단의 춤판 ‘통일의 북소리’와 인간문화재 박찬수의 ‘통일장승깎기 퍼포먼스’,타악기 연주자 최소리의 타악연주와 록그룹 안치환과 자유밴드의 콘서트에 통일 염원을 담아낸다.(02)706-6008. 강선임기자
  • [발언대] 스포츠문학 활성화로 도전의식 심자

    운동은 사람들에게 건강한 육체를 유지하게 해주고 이웃간에는 즐겁고 친밀한 관계를 만들 수 있게 해준다.그래서 스포츠가 대중화된 사회일수록 행복한 사회라고 할 수 있다. 그러한 목적과 이념을 잘 나타낸 것이 올림픽정신이라고 생각한다.고대 올림픽도 이웃 국가간의 대립된 전쟁의식을 완화시키기 위해 시작된 것이며 근대올림픽도 침체된 사회를 건강하게 재건하기 위해 부활됐다. 스포츠문학 작품은 청소년들에게 도전의식을 고양하며 희망을 갖게 하는 까닭에 스포츠문학 작품 수준은 그 사회의 체육문화를 가늠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한국에서도 본격적인 스포츠문학이 활성화될 것을 기대하며 그러한 잠재력과 가능성은 충분하리라고 본다.그것은 운동선수 출신 작가들이 활약중이고 체육계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문인들이 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이현장성을 충분히 소화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스포츠의 개념은 체육의 의미까지 승화시키는 것으로 생각되며 스포츠 문학작품은 그러한 개념을 바탕으로 한 창작의 한형태라고 말할 수 있다.스포츠소설이 독자에게 새롭게 인식될 수있는 것은 실험정신에 입각한 작가의 소명감,그리고 스포츠문학이란 새로운 분야에 대한 개척의 시도측면에서다. 한국의 스포츠문학과 외국의 것을 비교해보면 각 나라 스포츠 팬들의 특성을 파악해볼 수 있다.한국의 스포츠팬들은 남을 위한 희생적 정신을 보여주는 반면 미국의 팬들은 적극적이고 활달한 다혈질을 보여준다. 또 일본은 특유의 의지와 함께 세속적 애욕에 구속돼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한국적인 스포츠소설이 스포츠 자체를 새롭게 할 수 있을 뿐아니라 스포츠가 인격형성과 도전성,인내성,규범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즉 청소년들에게 있어 스포츠문학은 신화적 스포츠영웅을 통해 희망적인 세계를 갖게 하는 것이다. [한이석 용인대
  • 도스토예프스키 유럽 여행기 번역

    러시아의 문호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예프스키(1821∼1881)가 서유럽을 여행하고 쓴 ‘도스토예프스키의 유럽인상기’가 노문학자 이길주씨의번역으로 나왔다.도서출판 푸른숲. 도스토예프스키는 1849년 벨린스키,페트라셰프스키 등 혁명지식인 그룹과의교류 혐의로 체포돼 10여년간 시베리아 유형과 강제노역을 마친 뒤 60∼70년대 독일,영국,프랑스,이탈리아,스위스 등지를 두루 여행했다.그는 어린 시절부터 ‘성스러운 기적의 나라’를 꿈꾸며 유럽에 대한 환상을 키웠다.그러나 도스토예프스키에게 비쳐진 유럽은 부르주아의 탐욕과 중산층의 타락으로찌들린 비극 그 자체였다. 유럽사회에 유포된 자본주의의 속물근성과 부르주아의 비속함을 목도한 그는 러시아 지식사회의 유럽숭배 풍조를 신랄히 비난하는 한편 지나친 합리주의와 물질문명의 폐해로 인한 유럽의 비극적 종말도예견했다. 이같은 그의 예견은 1,2차대전으로 현실화됐다. 도스토예프스키는 유럽을 여행하는 동안 고대유적이나 문물보다 민중의 생활상에 주목했다.그리고 그 비참한 모습에정신적 충격을 받았으며 이는 상처받은 그의 애국심을 민족적 자존심으로 승화시키는 계기가 됐다.유럽기행은 이후 그의 작품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끼쳤다.‘죄와 벌’‘백치’‘악령’‘도박자’ 등은 당시의 체험을 바탕으로 씌어진 작품.그가 서구주의자에대항하는 러시아 슬라브 민족주의를 주창하게 된 것도 이때의 여행이 계기가 됐다.그러나 그의 유럽여행은 순수하지만은 않았다.빚쟁이들의 성화를 피하고 연인과의 밀월을 즐기기 위해 유럽으로 떠난 도스토예프스키는 독일에서룰렛 도박을 해 내내 빚에 허덕이는 신세가 되기도 했다.그의 유럽인상기에대해 76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솔 벨로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인상기는 난폭하고 공정치 못하며 경솔하기까지 하다.그의 관점은 불쾌감과 편견에 사로잡혀 있다”고 비판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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