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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무총장은 물러났는데… 노정희 선관위장 “더 잘하겠다” 버티기

    사무총장은 물러났는데… 노정희 선관위장 “더 잘하겠다” 버티기

    노정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이 17일 선관위 안팎의 사퇴 압박에도 자리를 지키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5일 코로나19 확진·격리자 대선 사전투표 부실 관리 논란 이후 대국민 사과도 마지못해 했던 노 위원장이 사퇴 요구 역시 거부한 셈이다. 이날 김세환 사무총장이 면직 처리됐으나 사전투표 부실 사태 때문이 아니라 아들 특혜 논란이 결정적 사유라는 의심이 제기되는 등 선관위가 총체적으로 도덕 불감증에 빠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노 위원장은 이날 오전 중앙선관위에서 선관위원 전체회의를 주재하면서 선관위의 현 상황에 책임감을 느끼며 앞으로 선거 관리에 더 힘쓰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전했다. 노 위원장은 오후 1시 선관위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도 “어느 때든지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면서도 “목전에 다가온 지방선거를 흔들림 없이 준비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위원장으로서 신중할 수밖에 없고 오히려 그것이 책임을 다하고자 함임을 이해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말해 자리를 고수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에 강민국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선관위원장은 ‘염치’가 있다면 당장 사퇴 결단을 내리기 바란다. 그것이 국민을 위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비판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김 사무총장의 면직이 의결됐다. 전날 김 사무총장은 “사전투표 부실 관리 사태의 모든 책임을 지고 사무총장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지방선거 대비를 강조하던 김 사무총장이 갑자기 사퇴 의사를 밝힌 데는 지난 15일 불거진 아들 특혜 논란이 결정타로 작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강화군청에서 일하던 아들 김모씨는 김 사무총장이 중앙선관위 사무차장(차관급)이던 2020년 1월 인천시선관위로 이직했고, 그해 7월 7급으로 승진했다. 지난 2월에는 선관위가 대선 재외투표소 관리를 위해 꾸린 12명의 미국 출장단에 포함되기도 했다. 선관위는 이날 김 사무총장의 사퇴서를 처리한 직후 아들과 관련한 각종 특혜 의혹에 대해 특별감찰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 대우건설 대표 취임 경삿날, 직원들은 부글부글 왜[경제 블로그]

    대우건설 대표 취임 경삿날, 직원들은 부글부글 왜[경제 블로그]

    백정완 대우건설 신임 대표이사가 16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취임식을 했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지난해 말 대우건설을 품에 안은 중흥그룹의 정창선 회장도 참석해 독립경영 방침을 재확인했습니다. 백 사장 역시 “공정한 평가와 보상이 보장되는 대우건설을 만들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내부 직원들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습니다. 얼마 전 인사에서 정 회장의 친손자인 정정길씨가 직접적인 경력도 없는 데다 24세의 나이로 요직인 전략기획팀 부장으로 승진한 데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겁니다. “오너가라 해도 능력 검증 안 된 세습경영은 부당하다”며 백 사장이 언급한 공정한 평가와 보상이 출발점부터 어긋났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플랜트 부문 등에서 신입사원을 뽑았는데 ‘대우건설을 장악한 중흥 오너가 점령군’ 얘기에 실망한 일부 신입들이 뒤도 안 돌아보고 나갔다는 얘기가 자자하다”는 등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대우건설 측은 “원래 신입 중 일부는 도중하차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내부 분위기가 침체된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한 직원은 “어렵게 공부해 입사했는데 누구는 금수저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벌써 20대 부장이라니 아무리 부모 찬스가 최고라 해도, 채용비리 없는 공정사회를 공약으로 내거는 이 시대에 너무한 것 아니냐”며 “자괴감을 느끼는 직원들이 한둘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직원도 “정길씨가 당초 마케팅 부서 입사를 원했다가 업무현안 발표를 들어 보더니 본인과 맞지 않는다며 전략기획으로 마음을 바꿨다는 둥 정 회장 친손녀 친구가 입사했다는 둥 오너 일가에 불만이 높아지다 보니 각종 루머가 난무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정길씨는 1998년생으로 정원주 중흥토건 부회장의 아들입니다. 지난해 중흥건설 대리로 입사한 뒤 1년도 채 되지 않아 대우건설로 자리를 옮기며 부장으로 승진했습니다. 여기에 정 회장의 20대 쌍둥이 외손자들도 대우건설 사원으로 입사했습니다. 백 신임 대표이사가 독립경영 약속 아래 어떻게 갈등과 상처를 봉합하고 그룹과의 시너지까지 창출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 차기 국세청장은 누구?

    차기 국세청장은 누구?

    윤석열 정부의 국세 행정을 책임질 국세청장으로 누가 낙점될지 관가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16일 세정 당국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5월 10일 새 정부 출범 이후 곧바로 새 국세청장을 임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세청장 임기가 따로 정해져 있지 않지만 통상 2년 주기로 바뀌어 왔고, 김대지 현 청장이 2020년 8월 취임했다는 점을 고려해서다. ●尹, 외부서 발탁… 조직 변화 꾀할 수도 그동안 새 국세청장 후보자는 주로 내부 인사가 지명돼 왔다. 국세청 차장과 서울국세청장, 중부국세청장, 부산국세청장까지 ‘4룡’으로 불리는 1급 중 국세청장이 탄생하는 게 공식처럼 여겨져 왔다. 김영삼 정부 출범 이후 임명된 국세청장 15명 가운데 국세청 차장에서 청장으로 승진한 사람은 7명, 서울청장에서 발탁된 사람은 5명, 중부청장에서 영전한 사람은 1명이었다. 나머지 2명은 외부 인사였다. 전례에 따르면 임광현 국세청 차장과 임성빈 서울청장이 국세청장에 가장 가까운 인물로 꼽힌다. 국세청 내부에서도 “다음 국세청장은 임 청장이지 않겠느냐”는 말이 나온다. 성이 같은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하지만 윤 당선인이 외부 인사를 청장으로 기용해 국세청 조직의 변화를 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공무원들 “국세 잘 아는 내부인 적절” 그동안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지명 때마다 공식을 깨는 파격 발탁이 이뤄졌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노무현 정부 첫 지명자 이용섭 전 국세청장과 이명박 정부 첫 지명자 백용호 전 국세청장 모두 외부 인사였다. 박근혜 정부가 처음 지명한 김덕중 전 국세청장은 국세청 차장과 서울청장을 제치고 처음으로 중부청장에서 국세청장으로 깜짝 영전했다. 그럼에도 국세 공무원 사이에서는 “국세 행정을 잘 아는 내부 인사가 청장이 돼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 “노정희 위원장 사퇴하라” 선관위 상임위원 이례적 집단반발

    “노정희 위원장 사퇴하라” 선관위 상임위원 이례적 집단반발

    전국 시도 선거관리위원회와 중앙선관위 소속 상임위원 15명이 16일 노정희 중앙선관위원장에게 대국민 사과와 거취 표명을 요구했다. 전국 선관위 상임위원 20명 중에 15명이 집단으로 중앙선관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이들은 이날 ‘신뢰 회복과 성공적 선거관리를 위한 상임위원단 건의문’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코로나19 확진·격리자 대선 사전투표 부실 관리와 관련해 “우리는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고 대외적인 신뢰 회복을 위해 위원장의 대국민 사과와 거취 표명이 필요하며 사무총장의 사표가 조속히 처리돼야 한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날 자체 회의 후 입장문을 작성했으며, 노 위원장에게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날 사전투표 혼선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김세환 선관위 사무총장(장관급)에 대한 신속한 사표 처리도 요구했다. 이들은 “대외적으로 선거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고 대내적으로는 직원들에게 자괴감과 절망을 안겨 준 점에 대해 상임위원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실패는 국민으로부터 무능함과 불신을 받게 하고, 투표관리관 등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에게 분노를 안겨 줬다”고 했다. 특히 “6월 1일 동시지방선거의 후보자 등록을 두 달 앞둔 현재 자부심과 긍지를 잃은 직원들은 공명선거 수호자의 사명을 잃고 실의에 빠졌고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은 선거사무 지원을 거부하고 있다”면서 “이는 당면한 지방선거의 성공적 관리를 위협하는 가장 중대하면서도 명백하게 예견되는 위험”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노 위원장의 대국민 사과와 거취 표명을 요구한 데 이어 “대내적인 조직 안정과 지방선거의 성공적 관리를 위해서는 대선 관리부실 책임이 있는 간부의 즉각적인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입장문에는 전국 17개 시도 선관위 중 13곳인 서울·부산·대구·인천·대전·울산·세종·경기·충북·충남·전북·경북·경남 상임위원과 중앙선관위 소속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 상임위원 등 15명이 참여했다. 노 위원장이 17일 중앙선관위 전체 위원 회의를 긴급 소집한 상태여서 이 회의에서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어떤 입장을 표명할지 주목된다. 이날 김세환 사무총장은 선관위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이번 사태의 모든 책임을 지고 사무총장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국민의힘은 노 위원장의 즉각 사퇴를 주장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국민의 정당한 요구를 ‘난동’이라고 매도하고, 아들의 이직과 승진 과정에서 불거진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사람을 순순히 사퇴시키는 건 면죄부를 주기 위한 꼼수이자 부실선거의 원흉 노 위원장을 살리기 위한 꼬리 자르기에 불과하다”며 “땅에 떨어진 선관위의 불신을 회복하는 가장 빠른 길은 편향되고 무능한 노 위원장이 사퇴하는 것뿐”이라고 밝혔다.
  • 윤석열, 국세청장 임명 공식 따를까… 국세 공무원들 “경찰처럼 내부 승진 원해요”

    윤석열, 국세청장 임명 공식 따를까… 국세 공무원들 “경찰처럼 내부 승진 원해요”

    윤석열 정부의 국세 행정을 책임질 국세청장으로 누가 낙점될지 관가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기존 국세청장 임명 공식대로 내부 인사가 승진 임용될지, 정권 교체 이후 분위기 쇄신을 이끌 외부 인사가 기용될지가 주요 관심사다. 16일 세정 당국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5월 10일 새 정부 출범 이후 곧바로 새 국세청장을 임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세청장 임기가 따로 정해져 있지 않지만 통상 2년 주기로 바뀌어 왔고, 김대지 현 청장이 2020년 8월 취임했다는 점을 고려해서다. 그동안 새 국세청장 후보자는 주로 내부 인사가 지명돼 왔다. 국세청 차장과 서울국세청장, 중부국세청장, 부산국세청장까지 ‘4룡’으로 불리는 1급 중 국세청장이 탄생하는 게 공식처럼 여겨져 왔다. 김영삼 정부 출범 이후 임명된 국세청장 15명 가운데 국세청 차장에서 청장으로 승진한 사람은 7명, 서울청장에서 발탁된 사람은 5명, 중부청장에서 영전한 사람은 1명이었다. 나머지 2명은 외부 인사였다. 전례에 따르면 임광현 국세청 차장과 임성빈 서울청장이 국세청장에 가장 가까운 인물로 꼽힌다. 국세청 내부에서도 “다음 국세청장은 임 청장이지 않겠느냐”는 말이 나온다. 성이 같은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하지만 윤 당선인이 외부 인사를 청장으로 기용해 국세청 조직의 변화를 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동안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지명 때마다 공식을 깨는 파격 발탁이 이뤄졌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노무현 정부 첫 지명자 이용섭 전 국세청장과 이명박 정부 첫 지명자 백용호 전 국세청장 모두 외부 인사였다. 박근혜 정부가 처음 지명한 김덕중 전 국세청장은 국세청 차장과 서울청장을 제치고 처음으로 중부청장에서 국세청장으로 깜짝 영전했다. 그럼에도 국세 공무원 사이에서는 “국세 행정을 잘 아는 내부 인사가 청장이 돼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한 국세 공무원은 “경찰공무원법에 따라 바로 아래 계급에 있는 사람을 승진임용하는 경찰처럼 국세청도 내부 인사가 국세청장을 맡도록 규정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 “공정” 외친 대우건설 새 사장…“20대 오너가 부장 모시고 공정 웬말”

    “공정” 외친 대우건설 새 사장…“20대 오너가 부장 모시고 공정 웬말”

    백정완 대우건설 신임 대표이사가 16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취임식을 했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지난해 말 대우건설을 품에 안은 중흥그룹의 정창선 회장도 참석해 독립경영 방침을 재확인했습니다. 백 사장 역시 “공정한 평가와 보상이 보장되는 대우건설을 만들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내부 직원들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습니다. 얼마 전 인사에서 정 회장의 친손자인 정정길씨가 직접적인 경력도 없는데다 24세의 나이로 요직인 전략기획팀 부장으로 승진한 데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겁니다. “오너가라 해도 능력검증 안 된 ‘세습경영’은 부당하다”며 백 사장이 언급한 공정한 평가와 보상이 출발점부터 어긋났다는 비난도 나옵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플랜트 부문 등에서 신입사원을 뽑았는데 ‘대우건설을 장악한 중흥 오너가 점령군’ 얘기에 실망한 일부 신입들이 뒤도 안 돌아보고 나갔다는 얘기가 자자하다”는 등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대우건설 측은 “원래 신입 중 일부는 도중하차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내부 분위기가 침체된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한 직원은 “어렵게 공부해 입사했는데 누구는 금수저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벌써 20대 부장이라니 아무리 부모찬스가 최고라 해도, 대통령이 나서서 채용비리 없는 공정사회를 공약으로 내거는 이 시대에 너무한 것 아니냐”며 “자괴감을 느끼는 이들이 한둘이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또다른 직원도 “정길씨가 당초 마케팅 부서 입사를 원했다가 업무현안 발표를 들어보더니 본인과 맞지 않는다며 전략기획으로 마음을 바꿨다는둥 정 회장 친손녀 친구가 입사했다는둥 오너 일가에 불만이 높아지다보니 각종 루머가 난무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정길씨는 1998년생으로 정원주 중흥토건 부회장의 아들입니다. 지난해 중흥건설 대리로 입사한 후 1년도 채 되지 않아 대우건설로 자리를 옮기며 부장으로 승진했습니다. 여기에 정 회장의 20대 쌍둥이 외손자들도 대우건설 사원으로 입사했습니다. 백 신임 대표이사가 독립경영 약속 아래 어떻게 갈등과 상처를 봉합하고 그룹과의 시너지까지 창출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 한미약품 장남·장녀 사내이사 사퇴… 삼남매 ‘후계구도’ 다시 원점으로 [재계 블로그]

    한미약품 장남·장녀 사내이사 사퇴… 삼남매 ‘후계구도’ 다시 원점으로 [재계 블로그]

    한미약품그룹의 지주사 한미사이언스가 창업주 임성기 전 회장의 배우자인 송영숙(사진·74) 회장 단독 체제로 바뀐다. 한미사이언스 대표를 맡으며 유력한 후계자로 지목돼 온 장남 임종윤(50)씨와 지난해 사내이사로 선임된 장녀 임주현(47)씨는 나란히 자리를 떠난다. 한미사이언스 오는 24일 열릴 주주총회에 임종윤 대표이사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올리지 않고 사내이사인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은 곧 자진 사임한다고 15일 밝혔다. 오너 가족의 사내이사 비중을 줄여 선진화된 경영 체제를 갖추는 한편 송 회장의 직위 유지로 책임 경영도 구현하겠다는 설명이다. 임 대표와 임주현 사장은 한미약품 사장으로 지금까지 해 오던 일을 변동 없이 계속하게 될 예정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번 변화가 향후 경영권을 염두에 둔 형제간의 본격적인 분쟁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임 대표가 이번 조치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주장까지 돌고 있다. 한미약품은 2020년 8월 임 전 회장의 타계 후 송 회장과 임 대표가 각자 대표이사로 그룹의 주요 의사결정을 내려 왔다. 일상적 경영 현안은 임 전 회장의 유지에 따라 전문경영인 체제를 이어 왔다. 임 대표는 그동안 유력한 후계자로 지목돼 왔으나 임 전 회장 타계 후 송 회장이 최대주주에 오르고 지주회사 이사회에서도 빠지게 되면서 후계 구도가 불투명해졌다. 특히 송 회장이 지난해 임원 인사에서 장녀 주현씨와 차남 종훈(45)씨를 모두 한미약품 사장으로 승진시키면서 세 남매가 모두 가업 승계 시험대에 올랐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지분율도 세 남매가 큰 차이가 없다. 한미사이언스 지분율은 송 회장이 11.65%로 가장 높고 임 대표 지분(7.88%)은 오히려 동생 주현(8.82%), 종훈(8.41%)씨 보다 낮다. 임 대표는 최근 상속세 마련 등을 이유로 일부 지분을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송 회장은 숙명여대 교육학과를 졸업한 뒤 대학원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했다. 현재는 사진작가로 활동하며 한미 사진 미술관 관장도 맡고 있다.
  • ‘존폐위기’ 공수처…이제라도 존재 이유 증명해낼까

    ‘존폐위기’ 공수처…이제라도 존재 이유 증명해낼까

    ‘검찰 복원’을 약속한 윤석열 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입지가 크게 줄어들 위기에 처했다. 공수처가 앞으로 치열하게 존재 가치를 증명해내지 못하면 다음 총선 결과에 따라 존폐를 걱정하게 될 수도 있다. 당장의 과제는 공수처 1호 직접 기소 사례인 ‘스폰서 검사’ 사건에 대한 공소유지다. 1948년 검찰청법 제정 이후 73년간 이어져 온 검찰의 기소독점권을 깬 사건이기 때문에 법원에서 어떤 판단을 받게 될지가 더 중요해졌다. 논란끝에 공수처도 기소권을 손에 넣었는데 그 첫 사례부터 무죄가 나온다면 무리한 기소였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더군다나 검찰은 해당 사건과 관련해 피의자인 김형준 전 부장검사를 조사한 결과 2016년 무혐의로 결론을 내린 바 있는데 이번에 공수처가 재조사해 결과를 뒤집었다. 어느 쪽 판단이 맞았던 것인지 관심이 쏠리는 지점이다.윤 당선인이 입건된 사건의 처리를 어떻게 하냐도 관건이다. 현재 윤 당선인 관련해선 ‘고발사주 의혹’과 ‘옵티머스 부실수사 의혹’, ‘판사사찰 문건 의혹’이 걸려있지만 아직 윤 당선인의 직접 관여를 입증할 정도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수사가 진행된 편이었던 ‘고발사주 의혹’은 핵심 피의자인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의 건강문제로 세 달 넘게 소환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윤 당선인은 5월 10일 취임해 대통령이 되면 형사사건으로 기소당하지 않는 불소추 특권을 누리기 때문에 공수처의 고민이 더 깊어졌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5일 “사건을 오래 들고 있다 이제와 무혐의 처리하면 결국 대통령 당선인의 눈치를 본 결정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사건사무규칙을 손질하는 등 최근 내실 다지기에 집중한 공수처가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됐던 부실한 수사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공수처는 수사 인력 부족을 해소하자는 차원에서 현재 공석인 부장검사 두 자리를 조만간 외부충원이나 내부승진을 통해 채울 계획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한두명 인선을 통해 단기간에 수사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라며 “오랜 경험이 쌓아야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 첫 검찰 출신 공정위원장 탄생할까

    첫 검찰 출신 공정위원장 탄생할까

    윤석열 정부 첫 공정거래위원장에 누가 임명될지 관가와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업의 불공정 행위를 엄단할 ‘재벌 저격수’가 올지, 원활한 기업 경영을 뒷받침할 친기업 인사가 될지, 공정위 업무에 정통한 내부 인사가 승진·임명될지가 관전 포인트다. 14일 정관계에 따르면 차기 공정위원장 후보자로 구상엽(왼쪽·사법연수원 30기) 울산지검 인권보호관의 이름이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장을 지낸 구 보호관은 검찰 내 공정거래법 전문가로 유명하다. 2018년 공정위 퇴직 간부의 불법 재취업 의혹을 수사해 정재찬 전 공정위원장을 구속시키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검찰총장 시절부터 “기업의 갑질 등 불공정거래 사건은 과징금과 같은 행정제재가 아닌 검찰 수사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는 점도 첫 검찰 출신 공정위원장 탄생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다만 ‘검찰공화국’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김상조 전 위원장, 조성욱 현 위원장에 이은 교수 출신 위원장 후보로는 윤 당선인에게 정책 조언을 해 온 권남훈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와 이한상 고려대 경영대 교수 등이 거론된다. 특히 권 교수는 공정위 경쟁정책 자문위원을 지낸 경쟁법 전문가로 알려졌다. 정치권 인사 중에는 김용태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의 이름이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서울 양천을에서 3선을 지낸 김 전 의원은 공정위 소관 국회 상임위원회인 정무위원회에 오래 몸담았고 정무위원장까지 역임했다. 당을 쇄신할 혁신위원장에 파격적으로 임명되기도 하는 등 당내 개혁·소신파 정치인으로 정평이 나 있다. 윤 당선인이 첫 공무원 출신 대통령인 만큼 이례적으로 공정위 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내부 인사를 공정위원장으로 발탁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1순위로 꼽히는 인물은 김재신(오른쪽) 현 부위원장이다. 김 부위원장은 카르텔·기업거래·경쟁정책 등 주요 업무를 섭렵했고 내부 신망도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 내부 승진 vs 외부 수혈… 차기 한은 총재 이번주 내정 가능성

    이달 말 퇴임하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후임 지명 ‘데드라인’(마감시한)이 임박했다. 이번 주중 후임 총재가 내정돼야 인사청문회를 거쳐 다음달 1일 예정대로 한은의 새 총재로 취임할 수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에 따른 유가·환율 급등 등으로 인플레이션이 거센 상황에서 신임 총재 취임이 늦어지면 물가를 잡을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14일 “청문회 일정 등을 고려했을 때 이번 주 신임 총재가 내정돼야 이달 말 이 총재 퇴임 후 공백 없이 4월 1일 취임할 수 있다”면서 “통상 내정에서 취임까지 23~24일 정도 걸리는데, 인사청문회 절차를 빨리 진행하면 가능하다”고 밝혔다. 후임 한은 총재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명한 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협의할 것이라는 당초 관측과 달리 문 대통령이 후임 지명권을 윤 당선인에게 넘기는 쪽으로 인선 방향의 가닥이 잡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16일 청와대에서 대선 후 첫 회동을 할 예정이다. 이날 한은 후임 총재 인선도 논의할 가능성이 커 이번 주쯤 윤 당선인이 후임 총재를 지명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차기 한은 총재 후보군은 10명이 넘는다. 한은 내부 출신으로는 이승헌 현 부총재와 윤면식·장병화 전 부총재, 금융통화위원회 소속 조윤제·임지원·서영경 위원과 금통위원 출신인 고승범 금융위원장 등이 언급된다. 외부 출신으로는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조사국장(수석이코노미스트) 겸 경제자문역이, 윤 당선인 캠프 출신으로는 윤 당선인이 펼칠 경제정책을 만든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등이 거론된다. 다음달 1일까지 신임 총재가 결정되지 않으면 한은은 부총재가 총재를 대행하게 된다.
  • 윤석열 정부 첫 공정위원장에 쏠린 눈… 첫 검찰 출신 위원장 탄생할까

    윤석열 정부 첫 공정위원장에 쏠린 눈… 첫 검찰 출신 위원장 탄생할까

    윤석열 정부 첫 공정거래위원장에 누가 임명될지 관가와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업의 불공정 행위를 엄단할 ‘재벌 저격수’가 올지, 원활한 기업 경영을 뒷받침할 친기업 인사가 될지, 공정위 업무에 정통한 내부 인사가 승진·임명될지가 관전 포인트다. 14일 정관계에 따르면 차기 공정위원장 후보자로 구상엽(사법연수원 30기) 울산지검 인권보호관의 이름이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장을 지낸 구 보호관은 검찰 내 공정거래법 전문가로 유명하다. 2018년 공정위 퇴직 간부의 불법 재취업 의혹을 수사해 정재찬 전 공정위원장을 구속시키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검찰총장 시절부터 “기업의 갑질 등 불공정거래 사건은 과징금과 같은 행정제재가 아닌 검찰 수사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는 점도 첫 검찰 출신 공정위원장 탄생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다만 ‘검찰공화국’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김상조 전 위원장, 조성욱 현 위원장에 이은 교수 출신 위원장 후보로는 윤 당선인에게 정책 조언을 해 온 권남훈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와 이한상 고려대 경영대 교수 등이 거론된다. 특히 권 교수는 공정위 경쟁정책 자문위원을 지낸 경쟁법 전문가로 알려졌다. 정치권 인사 중에는 김용태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의 이름이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서울 양천을에서 3선을 지낸 김 전 의원은 공정위 소관 국회 상임위원회인 정무위원회에 오래 몸담았고 정무위원장까지 역임했다. 당을 쇄신할 혁신위원장에 파격적으로 임명되기도 하는 등 당내 개혁·소신파 정치인으로 정평이 나 있다. 윤 당선인이 첫 공무원 출신 대통령인 만큼 이례적으로 공정위 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내부 인사를 공정위원장으로 발탁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1순위로 꼽히는 인물은 김재신 현 부위원장이다. 김 부위원장은 카르텔·기업거래·경쟁정책 등 주요 업무를 섭렵했고 내부 신망도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전직으로는 유통 분야 불공정 거래 관행 개선에 앞장선 지철호 전 부위원장이 거론된다.
  • 제약·바이오, 올해 주총 키워드는 ‘오너가 경영 승계·대표 연임 여부’

    제약·바이오, 올해 주총 키워드는 ‘오너가 경영 승계·대표 연임 여부’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주주총회는 오너 일가 자제들의 경영 참여 여부가 주요 안건이 될 전망이다. 14일 업계 등에 따르면 먼저 보령제약은 오는 25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김정균(37) 보령제약 사장을 사내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김 사장은 창업주 김승호 회장의 손자이자 김은선 보령홀딩스 회장의 장남이다.한독과 동화약품 오너 3·4세도 이번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돼 경영 전면에 나선다. 한독은 24일 주총에서 창업주 3세인 김동한(38) 경영조정실 이사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회의에 올린다. 김 이사는 창업주 고 김신권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김영진 회장의 장남이다. 동화약품도 30일 열리는 주총에서 윤도준 동화약품 회장의 장남인 윤인호(38) 전무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상정한다. 윤 전무는 지난달 정기 임원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해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았다.대원제약도 25일 주총에서 오너일가 3세인 백인환(38) 마케팅본부장 전무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올린다. 백 전무는 창업주 고 백부현 전 회장의 손자이자 백승호 회장의 장남이다. 이런 가운데 한미약품그룹 창업자 고 임성기 전 회장의 장남인 임종윤(50) 한미사이언스 대표는 자리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한미약품그룹의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는 24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 임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회의에 부치지 않을 예정이다.15일 임기가 끝나는 임 대표가 주총서 재선임되지 않으면 이사회에서 빠지면서 대표 이사 자리에서도 물러나게 된다. 이에 대해 한미약품그룹은 임 대표가 유럽과 중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제약업계는 신규 대표 이사 교체보다는 유임을 선택하는 등 변화보다는 경영 안정을 추구하는 기조를 보였다.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전문 경영인 가운데 최성원 광동제약 부회장, 서정수 셀트리온제약 사장, 윤웅섭 일동제약 부회장, 김영진 한독 회장, 우종수 한미약품 사장, 허은철 GC녹십자 사장, 장두현 보령제약 사장 등이 대표 이사로 재선임될 예정이다.
  • “무기계약직 동일임금 원칙 확인했지만… 사회적 차별 해결해야” [우리 삶을 바꾼 변론]

    “무기계약직 동일임금 원칙 확인했지만… 사회적 차별 해결해야” [우리 삶을 바꾼 변론]

     “현행법에는 기간제계약직과 정규직 사이 차별만 금지하고 무기계약직과 정규직 간 차별에 대해선 언급이 없습니다. 이런 ‘입법의 불비(不備)‘ 속에서 대법원이 무기계약직과 정규직 사이에도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이 적용됨을 확인해 줬다는 점은 의미가 큽니다.” 무기계약직 노동자가 겪는 임금차별을 개선하는 일은 지난했다. 이봉재(50·사법연수원 33기) 법률사무소 내일 변호사가 그를 찾아온 대전MBC 무기계약직 노동자 12명을 대리해 사측을 상대로 임금청구 소송을 처음 낸 것은 2013년 4월이었다.  대법원으로부터 원고 승소 취지의 파기환송 결정을 이끌어 낸 것은 그로부터 6년 뒤인 2019년 12월 24일이었다. 무기계약직 노동자에게도 정규직 노동자와 마찬가지로 동일한 취업 규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법원의 첫 판결이었다.  이후 파기환송심을 거쳐 사측과 합의에 이르기까지 과정도 치열한 다툼의 연속이었다. 무기계약직 노동자의 임금차별을 바로잡는 데 앞장서 온 이 변호사를 지난 7일 대전 서구에 있는 사무실에서 만났다.  ●무기계약직 전환됐지만…취업 규칙 만들지 않은 회사  이 변호사를 찾아온 대전MBC 무기계약직 노동자들은 1995~2001년 기간제로 입사해 모두 10년 이상 회사에서 일한 이들이었다. 이들은 2007년 7월 1일부터 시행된 비정규직보호법에 따라 2010~2011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다. 사용자가 2년을 초과해 기간제 노동자로 고용하면 의무적으로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도록 한 법 규정 덕분이었다.  하지만 차별은 여전했다. 카메라맨과 방송기술, 미술감독 등 여러 직종에 있던 이들은 정규직 직원과 같은 부서에서 같은 직책으로 똑같은 업무를 맡았으나 기본급과 상여금은 정규직의 80% 수준에 불과했다. 근속 수당도 받지 못했다. 2012년 5월부터는 정기 호봉 승급에서도 제외됐다.  이 변호사는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뒤에도 여전히 기간제일 때와 똑같은 계약서를 쓰고 있는 상태였다”며 “사측이 이들에 대한 취업 규칙을 마련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소송 과정에서 대전MBC 측은 “사내 취업 규칙의 직제규정상 ‘직원’은 일반직과 기능직만 해당된다”고 주장했다. 기간제에서 전환된 무기계약직은 여전히 계약직일 뿐 직제규정에 따른 직원이 아니라는 뜻이었다. ●1심 승소…판단 달랐던 2심, 대법에서 깨져  재판의 쟁점은 무기계약직 노동자의 지위가 무엇인지와 이들에게 정규직 취업 규칙을 적용할 수 있느냐였다. 1심 재판부는 노동자의 손을 들어 줬다. 사건을 심리한 대전지법 민사11부는 “기간제계약은 계약 기간 만료와 함께 모두 해지됐다”며 “회사에 별도의 무기계약직에 대한 규정도 없어 이들은 정규직 직원에 해당한다고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2심 판단은 달랐다. 대전고법 민사2부는 “무기계약직 노동자들과 정규직 직원의 업무 내용과 범위, 업무량은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인정된다”면서도 “공개 채용 절차를 거쳐 부서장 보직까지 직급 승진이 이뤄지는 정규직과 달리 계약직에 대해 임용 경로와 업무 책임이 달라 기본급과 상여금에 차이를 둔 것은 차별적 처우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근로기준법 제6조는 사용자가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노동자의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법에서 정한 차별적 처우에 해당하려면 이들이 정규직과 본질적으로 동일한 집단이며 합리적 이유 없이 불리한 처우를 받았어야 하는데 이 경우는 그렇지 않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이 변호사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재판부가 장기근속수당 등에 대해 채용 경로나 책임 범위, 직급체계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는 정규직과 차이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무기계약직 노동자들의 손을 들어 준 점을 주목했다.  “일부 패소하기는 했지만 2심 판결은 내용 측면에서는 오히려 혁신적이었습니다. 무기계약직과 정규직 간의 처우 차이는 돌이킬 수 없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한 차별이라고 봤기 때문입니다.”  이 변호사는 대법원 상고를 준비했다. 처음 12명이었던 소송 당사자는 그사이 7명으로 줄었다. 장기간의 법정 다툼에 지쳐 일부가 2심 판결에 수긍해 버렸기 때문이었다. 임금 청구 소송의 소멸시효가 3년이라 처음 소를 제기한 2013년 이후의 임금에 대해서는 다시 1심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점도 걸림돌이었다. 그는 헌법재판소 판례 등을 모아 무기계약직이 사회적 신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활로를 모색했다.  “헌재는 사회적 신분을 ‘한 개인이 장기간 점하는 지위로서 일정한 사회적 평가를 수반하는 것’이라고 정의했습니다. 한 번 계약직이 되면 정규직이 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현실에서 무기계약직도 근로기준법상 차별이 금지된 사회적 신분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었던 셈이죠.”  2019년 12월 24일 대법원은 마침내 2심을 깨고 사건을 원심 법원으로 돌려보냈다. 노동자 측의 손을 들어 준 셈이다. 무기계약직 노동자에게도 정규직과 같은 취업 규칙을 적용해 호봉이나 임금·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는 최초의 판결이었다.  재판부는 “기간제법은 사업장 내에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가 있다면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전환된 무기계약직 근로자에게도 적용된다고 해석해야 타당하다”면서 “동일한 부서 내에서 같은 직책을 담당하며 동종 근로를 제공하는 정규직 직원에게 적용되는 대전MBC의 취업 규칙에서 정한 근로조건은 무기계약직 노동자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기간제계약직과 정규직 간의 차별을 금지한 기간제법 제8조 1항에 대해서도 폭넓게 해석했다. 재판부는 “문언상으로는 기간제근로자에 대한 차별적 처우만을 금지하고 있지만 규정 취지와 공평의 관념 등을 함께 고려하면 전환된 무기계약직의 근로조건은 동종 업무에 종사하는 다른 정규직의 근로조건보다 불리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무기계약직 차별 철폐는 ‘미완의 과제’  이 변호사는 대법원 판결의 의미가 크다고 평가하면서도 여전히 무기계약직에 대한 차별 철폐는 ‘미완의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상고심에서 이기긴 했지만 대법원 재판부는 2심에서 주요하게 다퉜던 무기계약직의 사회적 신분 여부에 대한 판단은 보류했다”며 “우리 사회에서 무기계약직 노동자들이 겪는 차별적 처우들을 고려하면 이들이 사실상 사회적 신분으로서 차별에 노출돼 있다는 점에 대한 대법원의 추가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기간제계약직으로 2년이 지나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경우 이들에 대한 차별적 취업 규칙이 존재하는 것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난제다. 이 변호사는 “대전MBC의 경우에는 전환된 무기계약직에 대한 별도의 취업 규칙이 없어 오히려 기존 정규직의 취업 규칙과 동일하게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었던 것”이라며 “대법원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동일 취업 규칙 적용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만큼 여전히 무기계약직에 대해 불리한 취업 규칙이 있는 사업장은 빠져나갈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결국 사회 분위기가 바뀔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같은 일을 하면서도 낮은 임금을 받게 한 비정규직 계약은 저비용으로 저렴하게 노동력을 이용하려 하는 사용자의 경제적 논리죠. 우리는 그런 계약직 노동자들의 희생 속에서 지금과 같은 수준의 경제를 이룬 겁니다. 사회적으로 집단화되지 못해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계약직들의 목소리에 대해 우리가 좀더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입니다.”
  • 검찰, 보완수사 직접 개입 가능성… 경찰 수사권 독립 후퇴 우려도

    검찰, 보완수사 직접 개입 가능성… 경찰 수사권 독립 후퇴 우려도

    법무부 소관 수사준칙 개정할 듯검찰, 경찰에 직권으로 송치 요구 검경 수사권 갈등 재점화할 수도경찰, 공안직 전환 처우개선 기대문재인 정부가 검찰개혁 일환으로 추진한 검경 수사권 조정이 5월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변화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경찰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검찰총장 출신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보완수사 및 재수사 단계에서 검찰의 직접 개입을 언급해 경찰의 수사권 독립이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경찰은 대통령령인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수사준칙) 개정을 통해 검찰이 수사지휘권을 회복할 가능성에 주시하고 있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형사소송법을 2년여 만에 또 개정하기 쉽지 않지만 법무부 소관의 수사준칙은 정부 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13일 “수사권 조정 당시 수사준칙을 법무부와 행정안전부 공동 소관으로 할 것을 주장했으나 ‘(이 규정을) 해석하거나 개정하는 경우 법무부 장관은 행안부 장관과 협의해 결정한다’는 내용이 들어가는 데 그쳤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의 공약대로라면 경찰이 검찰에 사건을 송치한 이후 필요한 보완수사는 검찰이 직접 할 것으로 보인다. 또 경찰이 한 번 불송치한 사건에 대해 검찰이 재수사를 요청해 경찰이 다시 수사했는데도 2차 불송치 결정을 내리면 검찰이 송치 요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수사 지연과 부실 수사에 대한 국민의 불만을 해소하겠다는 취지이지만 경찰에서 혐의가 없다고 판단한 사건에 대해 검찰이 직권으로 송치 요구를 한다면 수사 권한을 둘러싼 갈등이 재점화될 수 있다. 검찰은 지난해 고소·고발인이 이의신청한 2만 5048건 중 30%인 7508건에 대해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경찰에 돌려보냈다. 특히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으로 임명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역시 수사권은 경찰에 주되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되살리겠다는 공약을 내놓은 바 있어 수사권 조정이 구체화할지 주목된다. 경찰 처우와 관련한 ‘공공안전직무’(공안직) 전환 공약과 관련해선 경찰 내부에서 기대감도 감지된다. 일부 계급(경감·순경)을 제외하곤 공안직(교정·보호, 출입국관리 등)의 기본급이 더 높아 공안직으로 전환되면 급여가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기본급과 연계된 수당과 연금도 오른다. 다만 경찰의 공안직화는 10여년 전부터 거론됐으나 재정 문제가 걸림돌로 지목돼 논의가 진척되진 못했다. 경찰 수뇌부 인사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창룡 경찰청장과 남구준 국가수사본부장의 임기는 각각 7월과 내년 2월 끝난다. 윤 당선인은 경무관 이상 최고위직의 20%를 순경 출신으로 승진 배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 ‘윤석열 공약’에 검경 수사권도 시험대...촉각 곤두세운 경찰

    ‘윤석열 공약’에 검경 수사권도 시험대...촉각 곤두세운 경찰

    대통령령 수사준칙, 정부 의지 있으면 개정 가능검찰 직접수사 확대 가능성...검경 갈등 커질수도문재인 정부가 검찰개혁 일환으로 추진한 검경 수사권 조정이 5월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변화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경찰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검찰총장 출신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보완수사 및 재수사 단계에서 검찰의 직접 개입을 언급해 경찰의 수사권 독립이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경찰은 대통령령인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수사준칙) 개정을 통해 검찰이 수사지휘권을 회복할 가능성에 주시하고 있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형사소송법을 2년여 만에 또 개정하기 쉽지 않지만 법무부 소관의 수사준칙은 정부 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13일 “수사권 조정 당시 수사준칙을 법무부와 행정안전부 공동 소관으로 할 것을 주장했으나 ‘(이 규정을) 해석하거나 개정하는 경우 법무부 장관은 행안부 장관과 협의해 결정한다’는 내용이 들어가는 데 그쳤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의 공약대로라면 경찰이 검찰에 사건을 송치한 이후 필요한 보완수사는 검찰이 직접 할 것으로 보인다. 또 경찰이 한 번 불송치한 사건에 대해 검찰이 재수사를 요청해 경찰이 다시 수사했는데도 2차 불송치 결정을 내리면 검찰이 송치 요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수사 지연과 부실 수사에 대한 국민의 불만을 해소하겠다는 취지이지만 경찰에서 혐의가 없다고 판단한 사건에 대해 검찰이 직권으로 송치 요구를 한다면 수사 권한을 둘러싼 갈등이 재점화될 수 있다. 검찰은 지난해 고소·고발인이 이의신청한 2만 5048건 중 30%인 7508건에 대해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경찰에 돌려보냈다. 특히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으로 임명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역시 수사권은 경찰에 주되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되살리겠다는 공약을 내놓은 바 있어 수사권 조정이 구체화할지 주목된다. 경찰 처우와 관련한 ‘공공안전직무’(공안직) 전환 공약과 관련해선 경찰 내부에서 기대감도 감지된다. 일부 계급(경감·순경)을 제외하곤 공안직(교정·보호, 출입국관리 등)의 기본급이 더 높아 공안직으로 전환되면 급여가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기본급과 연계된 수당과 연금도 오른다. 다만 경찰의 공안직화는 10여년 전부터 거론됐으나 재정 문제가 걸림돌로 지목돼 논의가 진척되진 못했다. 경찰 수뇌부 인사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창룡 경찰청장과 남구준 국가수사본부장의 임기는 각각 7월과 내년 2월 끝난다. 윤 당선인은 경무관 이상 최고위직의 20%를 순경 출신으로 승진 배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 하승진, 두번째 감염 공개 안한 이유 “죄인된 느낌, 두려웠다”

    하승진, 두번째 감염 공개 안한 이유 “죄인된 느낌, 두려웠다”

    국가대표 농구 선수 출신 방송인 하승진이 코로나19에 두번 째로 걸렸지만 이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은 이유를 밝혔다. 앞서 그는 지난해 7월에도 코로나19 감염된 바 있다. 하승진은 지난 11일 자신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약 1시간20분간 라이브를 진행했다. 이 방송에서 그는 “작년에 코로나에 한 번 걸렸었다, 이번에 한 번 말씀드리기 민망한데 코로나에 한 번 더 걸렸다”며 “그래서 자가격리를 하고 시간이 지난 후에 영상을 했는데 많은 일들이 겹쳤다”고 최근 영상을 올리지 않았던 이유를 밝혔다. 이어 하승진은 두번째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을 알리는 것이 두려웠다고 알렸다. 그는 “내가 처음 코로나19에 확진됐던 시기는 일평균 1000명쯤 나오고 있었다, 그 시이에는 공인이 코로나에 감염되면 죄인으로 몰아가는 느낌이 있었다”면서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마치 제가 질병을 퍼뜨리고 다니는 사람이 된 것 같아 솔직히 죽고 싶을 만큼 죄송스럽고 고통스러웠다”며 “지금은 그런 분위기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한 번 그런 일을 겪어서 오픈하는 게 두려웠다”고 속내를 밝혔다. 또한 그는 “지난해 걸렸던 코로나19는 델타였고, 이번에 걸렸던 코로나19는 오미크론인 것 같다”며 “예전 코로나는 후각이 마비되고 하는 증상이라면 오미크론은 기관지 쪽 목이 간질간질 하는 증상이라더라, 이번에 그렇게 딱 왔다”고 설명했다.
  • [인사]부천시

    ◇경기 부천시<승진>▷4급 ▲문화경제국장 오시명
  • ‘승진 열차’ 인수위에 이목 쏠린 관가

    ‘승진 열차’ 인수위에 이목 쏠린 관가

    대선 결과에 쏠렸던 관가의 시선이 이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로 향하고 있습니다. 인수위는 대통령 임기가 시작되기 전 업무를 인수인계하고 새 정부 국정 운영 방향의 밑그림을 그리는 2개월짜리 한시적 조직입니다. 현재 각 정부 부처에서는 인수위 파견자 선정을 놓고 눈치싸움이 한창입니다. 그동안 인수위에 합류한 인사들이 정부 출범 이후 장관을 비롯한 중책을 맡거나 청와대로 입성하거나 현업에 복귀해 초고속 승진을 한 전례 탓입니다. 9일 정부와 정치권에 따르면 인수위 출범은 2013년 1월 ‘박근혜 인수위’ 이후 9년 만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대통령 탄핵에 따른 보궐선거로 당선되면서 인수위 없이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인수위는 통상 대선일로부터 2~3주 사이에 출범합니다. 위원장·부위원장 아래 교수와 정치인 등 전문가로 구성된 분과별 인수위원단이 24명 이내로 임명됩니다. 여기에 각 정부 부처 공무원들이 전문위원 등으로 파견돼 대통령 당선인에게 현안을 보고합니다. 인수위 총인원은 박근혜 정부 150명, 이명박 정부 183명, 노무현 정부 246명, 김대중 정부 208명이었습니다. 기획재정부는 내부적으로 인수위에 파견될 후보 직원을 선정하는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최종 파견자는 국장·과장급 5명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2013년 박근혜 정부 인수위 당시 기재부는 홍남기 정책조정국장, 은성수 국제금융정책국장, 이억원 종합정책과장을 인수위로 보냈습니다. 이들은 각각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금융위원장, 기재부 1차관으로 승진하며 승승장구했습니다. 인수위 파견 공무원을 선정할 때는 출신 지역을 비롯해 대통령 당선인과의 ‘정치적 코드’도 일부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선인의 국정 철학에 대한 불편함이 없어야 정책 협조가 더 잘 이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박근혜 정부 인수위에 합류한 국장급 전문위원 28명 가운데 7명(25%)이 박 전 대통령과 동향인 대구·경북 출신이었습니다. 정부의 국·과장급 공무원들은 겉으로 드러내진 않지만 대부분 “후배가 인수위에 안 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품고 있다고 합니다. 후배가 인수위에 이어 청와대 근무까지 하고 돌아오면 승진에서 자신을 앞지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인수위 경력이 승진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방증입니다. 공무원에게 인수위란 한마디로 ‘초고속 승진 열차’인 셈입니다.
  • “사람에게 충성 않는다”는 강골검사… ‘살아 있는 권력’에 칼 겨눠

    “사람에게 충성 않는다”는 강골검사… ‘살아 있는 권력’에 칼 겨눠

    ①회초리 맞아도 버티던 맏이 “아버지, 어머니, 신원이 보세요. 집을 떠나 숲에 가서 지내는 날이 벌써 하루가 지났읍(습)니다. 첫날 저녁에는 배가 고파서 3그릇이나 저녁밥을 먹었어요. 3일 밤만 집을 떠나 지내는데도 집 생각이 나는데 커서 미국 유학을 가서 3~5년이나 집을 떠나게 되면….” 1971년 당시 11세이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여름성경학교에서 집으로 보낸 편지 중 일부다. 윤 당선인은 여동생 신원에 대한 마음이 애틋했다. 초등학교 운동회 때 달리기 경기에서 경품을 받으면 동생을 위한 크레파스로 바꿔달라고 했다. 윤 후보는 “어릴 때 부모님한테 회초리를 맞으면서도 스스로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면 끝까지 잘못했다는 말을 하지 않아 더 맞는 일도 있었다”고 어린 시절을 회고했다. ②재판장 윤석열 “전두환, 무기징역” 윤 당선인은 1979년 서울대 법대에 입학했다. 12·12 군사반란과 5·17 비상계엄 전국 확대 등 군사정권에 분노한 서울대 학생들이 학생회관에 모여 즉석에서 ‘전두환 모의재판’에 나섰다. 윤 당선인의 충암고·서울대 법대 동기인 신용락 변호사는 “윤석열이 덩치도 좀 있고 해서 재판장 역할을 맡았다”며 “5·17 계엄 확대가 발표된 직후, 석열이는 외가가 있는 강원도 강릉으로 도피를 해야 했다”고 회고했다. 윤 당선인은 “당시 대학생이었던 저는 모의재판에서 판사 역할을 하면서 당시 신군부 실세 전두환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던 사람”이라며 “저의 역사의식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③맷집 키운 ‘사법시험 9수’ 윤 당선인은 사법시험에서 9수를 했다. 윤 당선인은 잇단 낙방에도 낙관적이었고 친구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성격이었다. 몇 번의 낙방에도 수험장 밖에서 기다리는 친구들과 장충동 족발집에 가서 소주 한잔할 생각에 마지막 형사소송법 시간을 다 채우지 못했다는 ‘9수 경험담’도 있다. 1985년 10월 낙방 후 동기 신용락 변호사에게 보낸 편지에는 “마음을 달래려 먹는 술은 도리어 이를 더욱 격하게 하는 것 같아 가급적 감상적 음주는 삼가고 있다. 약간의 체념이 사람을 단순하게 하고 어려움을 견디게 하는 힘이 되는 것 같다”는 20대 청년 윤석열의 감성이 담겼다. 윤 당선인은 31세에 사시에 합격해 당시 20대 엘리트 검사가 즐비하던 서초동에서 34세에 초임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훗날 윤 당선인이 검찰총장 시절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충돌할 때도 “사시를 9수 해 인내심은 갑(甲)”이라며 주변을 안심시켰다고 한다. ④“저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습니다” 윤 당선인의 이름 석 자가 처음으로 국민에게 각인됐다. 2013년 10월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한 당시 윤석열 여주지청장은 국가정보원 여론조작 사건 수사와 관련해 “수사 진행을 못 할 정도의 외압을 받았다”고 했다. 수사팀장이던 윤 당선인은 직속상관이던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의 재가 없이 국정원 직원들의 체포영장을 청구해 발부받고,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공소장 변경 신청서를 법원에 접수했다가 수사팀에서 배제됐다. 국감장에 나온 윤 당선인은 “상관의 위법한 지시를 따를 수 없었다”며 공개 항명했다. 정권과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강골 검사와 국민들의 첫 만남이다.⑤서울중앙지검장 윤석열 2017년 5월 19일 청와대 춘추관,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윤 당선인의 이름을 호명하는 순간 출입기자들 사이에서 외마디 탄성이 터져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돈 봉투 만찬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의 후임으로 당시 윤석열 검사를 임명했다. 전 정권에서 권력에 맞서다 좌천돼 전국을 떠돌던 윤석열의 화려한 컴백이었다. 윤 당선인의 윗기수만 40여명에 달했으나 옷을 벗은 선배 기수는 없었다. 5월 22일 윤 당선인의 서울중앙지검 첫 출근, 2년 선배 노승권 1차장이 90도로 인사해 신임 지검장을 맞았다. ⑥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 2019년 6월 17일 문재인 대통령은 윤 당선인을 제43대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했다. 문재인 정권에서 초고속 승진으로 검찰총장에 오른 윤 당선인은 1998년 이후 고검장을 거치지 않은 최초의 검찰총장이 됐다. 여권과의 극한 대립에도 문 대통령은 2021년 새해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고 그를 정의할 수밖에 없었다. 문 대통령은 “윤 총장이 정치를 염두에 두고 정치할 생각을 하면서 검찰총장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당시 문 대통령의 발언은 정계 진출 만류와 경고로 해석됐다. 하지만 윤 당선인은 3월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을 스스로 그만뒀다. 윤 당선인은 문 대통령에게 87체제 이후 처음으로 ‘10년 주기설’(정권교체에 10년 소요)을 지키지 못한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겼다.⑦살아 있는 권력의 수사 윤 당선인은 검찰총장 취임 두 달 만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에 나섰다. 문재인 정권 핵심 인사들의 거센 반발 속에 수사를 밀어붙었다. 광화문 태극기와 서초동 촛불로 국론은 분열했다. 문재인 정권 인사들은 윤 당선인의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사건 수사도 정권의 역린을 건드린 위협으로 받아들였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꺼냈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검찰 인사를 통해 윤 당선인의 참모들을 모두 쳐냈다. 2020년 10월 22일. 검찰총장으로 다시 국감장에 선 윤 당선인은 “검찰총장은 법무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라고 했다. 추 장관의 후임이 된 박범계 당시 민주당 의원에게 “선택적 의심 아니냐. 과거에는 저한테 안 그러지 않았느냐”며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의 내로남불을 때렸다.⑧평생 검사에서 20대 대선 앞으로 “이 나라를 지탱해 온 헌법 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습니다. 저는 이 사회가 어렵게 쌓아 올린 정의와 상식이 무너지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습니다. 검찰에서 제가 할 일은 여기까지입니다.” 2021년 3월 4일 오후 2시 서초동 대검찰청 1층 현관에서 윤 당선인은 검찰을 떠났다. 민주당의 검수완박 추진을 “부패를 완전히 판치게 하는 ‘부패완판’”(3월 3일 대구 고검 방문)이라고 직격한 지 하루 만이다. 초유의 검찰총장 직무정지와 징계를 버텼으나 결국 검찰을 떠났다. 대선판이 요동쳤고, 윤 당선인의 정계 진출 알람이 울렸다. 검찰총장 사퇴 117일 만인 2021년 6월 29일.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윤 당선인은 “모든 국민과 세력이 힘을 합쳐 반드시 정권 교체를 이뤄 내야 한다”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문재인 정권은 권력을 사유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집권을 연장하며 계속 국민을 약탈하려 한다”며 “이런 부패하고 무능한 세력의 집권 연장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4·7 재보궐 선거에서 확인된 정권교체 민심도 요동쳤다. ⑨0선 제1야대선후보 2021년 11월 5일. 0선의 정치 신인이 정치 입문 4개월 만에 제1야당의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전 제주지사와의 빅4 경쟁 끝에 최종 후보가 됐다. 3월 검찰총장 사퇴, 6월 대선 출마 선언, 7월 국민의힘 입당 후 초고속 성장이다. 후보 선출 후 윤 당선인의 여의도 적응기는 순탄하지 않았다.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관계자)과의 갈등 끝에 선대위를 뛰쳐나간 이준석 대표를 울산과 의원총회에서 2번 붙잡았고, 삼고초려 끝에 원톱을 맡겼던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과 결별했다. 여의도 문법을 하나씩 깨며 ‘윤석열식 정치’를 밀고 나갔다.⑩부산에서 시작된 승리의 어퍼컷 20대 대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월 15일 부산 서면. 윤 당선인의 첫 번째 어퍼컷이 나왔다. 선거를 치러 본 경험이 한 번도 없는 정치 신인 윤석열이 스스로 택한 퍼포먼스였다. 선대위 붕괴와 배우자 의혹, 지지율 하락 등 고전을 면치 못하던 윤 당선인의 반전이 시작됐다. 거스 히딩크 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의 어퍼컷인지 홍수환 전 세계챔피언의 권투 어퍼컷인지를 두고 다투는 지지자들도 생겼다. 지지자들은 유세 현장마다 ‘어퍼컷’을 연호했고, 윤 당선인은 전국에서 사방으로 방향을 바꿔 가며 어퍼컷으로 화답했다. 경쟁 후보들이 태권도 발차기, 야구 스윙을 급조했으나 원조를 따라가지는 못했다. 2022년 3월 9일 윤 당선인은 제20대 대한민국 대통령 당선인으로 여의도 당사에서 승리의 어퍼컷을 날렸다.
  • ‘초고속 승진 열차’… 인수위에 이목 쏠리는 관가

    대선 결과에 쏠렸던 관가의 시선이 이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로 향하고 있습니다. 인수위는 대통령 임기가 시작되기 전 업무를 인수인계하고 새 정부 국정 운영 방향의 밑그림을 그리는 2개월짜리 한시적 조직입니다. 현재 각 정부 부처에서는 인수위 파견자 선정을 놓고 눈치싸움이 한창입니다. 그동안 인수위에 합류한 인사들이 정부 출범 이후 장관을 비롯한 중책을 맡거나 청와대로 입성하거나 현업에 복귀해 초고속 승진을 한 전례 탓입니다. 9일 정부와 정치권에 따르면 인수위 출범은 2013년 1월 ‘박근혜 인수위’ 이후 9년 만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대통령 탄핵에 따른 보궐선거로 당선되면서 인수위 없이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인수위는 통상 대선일로부터 2~3주 사이에 출범합니다. 위원장·부위원장 아래 교수와 정치인 등 전문가로 구성된 분과별 인수위원단이 24명 이내로 임명됩니다. 여기에 각 정부 부처 공무원들이 전문위원 등으로 파견돼 대통령 당선인에게 현안을 보고합니다. 인수위 총인원은 박근혜 정부 150명, 이명박 정부 183명, 노무현 정부 246명, 김대중 정부 208명이었습니다. 기획재정부는 내부적으로 인수위에 파견될 후보 직원을 선정하는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최종 파견자는 국장·과장급 5명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2013년 박근혜 정부 인수위 당시 기재부는 홍남기 정책조정국장, 은성수 국제금융정책국장, 이억원 종합정책과장을 인수위로 보냈습니다. 이들은 각각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금융위원장, 기재부 1차관으로 승진하며 승승장구했습니다. 인수위 파견 공무원을 선정할 때는 출신 지역을 비롯해 대통령 당선인과의 ‘정치적 코드’도 일부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선인의 국정 철학에 대한 불편함이 없어야 정책 협조가 더 잘 이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박근혜 정부 인수위에 합류한 국장급 전문위원 28명 가운데 7명(25%)이 박 전 대통령과 동향인 대구·경북 출신이었습니다. 정부의 국·과장급 공무원들은 겉으로 드러내진 않지만 대부분 “후배가 인수위에 안 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품고 있다고 합니다. 후배가 인수위에 이어 청와대 근무까지 하고 돌아오면 승진에서 자신을 앞지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인수위 경력이 승진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방증입니다. 공무원에게 인수위란 한마디로 ‘초고속 승진 열차’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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