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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엔 안보리, 개성 만월대 남북공동발굴 장비 제재 면제 승인…문화재 협력도 인정

    유엔 안보리, 개성 만월대 남북공동발굴 장비 제재 면제 승인…문화재 협력도 인정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16일(현지시간) 고려시대 궁궐터인 개성 만월대 공동 발굴에 필요한 장비의 대북 반출을 허용했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는 이날 오후 우리 정부가 신청한 개성 만월대 남북 공동 발굴을 위한 장비의 대북 반출에 대한 제재 면제를 승인했다. 이는 기존 대북 제재는 유지하면서도 남북 간 협력 사업에 대해 예외적 그리고 한시적 제재 면제를 인정한 것이다. 다만 장비나 물품의 구체적 목록은 공개되지 않았다. 비핵화 협상이나 인도적 사안과 관련해 주로 이뤄져 온 제재 면제가 남북 간 문화재 관련 협력사업으로까지 이어졌다는 점에 의미가 있는 결정으로 풀이된다. 안보리 15개 이사국으로 구성된 대북제재위는 전원동의(컨센서스)로 운영되며, 제재 면제가 이뤄졌다는 것은 어떤 이사국도 반대 의사를 표시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우리 정부는 지난달 미국 워싱턴DC에서 한미 워킹그룹 회의를 열고, 만월대 공동발굴 사업에 대한 제재 면제와 관련해 미국과 사전 협의를 거쳤다. 개성 만월대 공동발굴 사업은 2007년 시작됐으며, 그 동안 남북 관계의 부침에 따라 중단과 재개가 반복됐다. 지난해 10월에는 제8차 조사가 이뤄졌다. 남북은 만월대 궁궐터 25만㎡ 중 서부건축군 3만 3000㎡를 조사해왔으며, 이 중 1만 9000㎡에 대한 조사를 통해 건물터 약 40동과 축대 2곳, 대형 계단 2곳, 유물 1만 6500여점을 확인했다. 대북제재위는 그 동안 장애인 및 아동 지원, 의료·식수·식량 지원 등 대북 인도적 지원과 관련한 제재 면제를 허용해 왔다. 지난달에는 남북 이산가족 화상상봉을 위한 장비의 대북 반출에 대해서도 제재 면제를 인정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개성 만월대 발굴’ 유엔 제재면제 오늘 승인

    유엔 대북제재위원회의 제재로 불가능했던 개성 만월대의 남북 공동 발굴을 위한 중장비 반입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관계자는 16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위원회에서 만월대 공동발굴과 관련한 제재면제 신청이 17일 승인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미는 지난달 14일 미국 워싱턴에서 워킹그룹 회의를 열고 만월대 공동발굴 사업에 필요한 중장비 등을 북한으로 반출하는 부분에 대해 제재면제와 관련한 사전 협의를 거쳤다. 남북의 만월대 공동 발굴은 그간 7차례나 진행과 중단을 반복했다. 2015년이 마지막 발굴이었다. 지난해 남북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대고려전에 그간 만월대에서 발굴한 유물을 공동 전시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실현되지 못했다. 이 관계자는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대북 식량지원에 대해 한미 간 협의가 진행 중임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근거 없이 한 말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우리는 지금 일정한 인도적 문제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다. 솔직히 말하면 그 점에 대해서는 괜찮다”며 “한국은 식량 문제를 돕기 위한 일정한 일을 포함해 북한을 위해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3년 내 탕감 기대했던 채무자 “1년치 목돈 더 내야 하나요”

    3년 내 탕감 기대했던 채무자 “1년치 목돈 더 내야 하나요”

    “빚 갚는 기간이 5년에서 3년으로 줄어든다고 해서 변호사비도 50만원을 냈는데, 기존에 개인회생을 했던 사람은 그대로 갚아야 한다니 당황스러워요. 생계가 어려워서 진 빚을 줄여준 것은 고맙지만 당장 어떻게 되는지도 알 수 없어서 답답하기만 합니다.” 지난해 6월 시행된 채무자회생법 개정안에서 상환기간이 최대 5년에서 3년으로 줄어들자 서울회생법원은 업무지침을 만들어 기존 신청자도 3년으로 줄일 수 있게 했다. 그러나 현장에서의 적용 여부는 미지수다. 대법원이 지난달 19일 채권업자가 이모씨를 상대로 제기한 개인회생 재항고심에서 “법 개정만으로 변제(상환)기간 단축 사유가 발생했다고 볼 수 없다”는 판결을 내리면서다. 지난해 상환기간이 줄어들 거라 생각하고 약 1년 동안 빚을 갚지 않던 채무자들은 갑자기 ‘목돈’을 내야 할 처지다. 상환이 끝나는 시점은 그대로인데 그동안 내지 않았던 금액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개인회생은 법원이 강제로 빚을 조정해 소득이 있지만 빚을 갚기 어려운 개인채무자를 구제하는 제도다. 기업이 파산하는 것보다 재기하도록 돕는 것과 비슷한 맥락에서다. 최대 상환기간 동안 빚을 갚으면 나머지 빚은 탕감해 준다. 대법원의 지난달 판결은 과거와 달라 현장에서의 혼란이 크다. 앞서 2005년 상환기간의 법정 상한이 8년에서 5년으로 줄어들 때 대법원은 개인회생사건 처리지침을 개정해 상환기간을 최대 5년으로 조정했다. 특히 예정된 시행 시기에 앞서 2004년에 처리지침을 개정했다. 상환기간이 최대 8년에서 5년으로 줄었지만 이 역시 지나치게 길어 중도 탈락자가 많다는 지적이 나와 2017년 12월 관련법이 개정돼 지난해 6월부터 시행됐다. 실제 미국과 일본은 각각 1978년과 1999년부터 상환기간을 최대 3년으로 정하고 있다. 상환기간 상한에 대한 지역별 판결도 제각각이다. 지방은 지난해에도 3년 이상으로 결정한 비율이 높았다. 참여연대가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확보한 대법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회생 신청자의 상환기간을 3년 초과로 결정한 비율은 서울회생법원이 12.1%로 가장 낮았고 제주지법은 60.9%로 가장 높았다. 채무자들 상당수가 2년차와 3년차에 개인회생 과정에서 탈락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제주지법(60.9%), 인천지법(34.5%), 창원지법(33.8%), 춘천지법(32.4%), 의정부지법(32.1%), 대구지법(30.2%) 등의 관할 지역에서 중도 탈락자가 다른 지역보다 많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백주선 한국회생파산변호사회 회장은 “절차가 복잡해 법이 개정되고 시행되기까지 채무자들이 기존 신청을 취소하고 재신청하지 않았다”면서 “개별적으로 소명자료를 내서 상환기간 조정을 신청할 수 있지만 대법원 판결로 회생법원들이 소극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상환기간 동안 소득에 변화가 생기는 등의 이유로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들에 대한 관리나 이유 분석 등도 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개인회생의 법적 절차는 복잡하지만 이에 대한 지원은 부실하다고 채무자들은 토로한다. 신용회복위원회에 따르면 개인회생이나 파산은 변호사나 법무사 등 법률대리인을 통해 신청하기 때문에 150만~200만원, 개인워크아웃은 5만원 정도의 신청비용이 든다. 그러나 사적 채무조정인 개인워크아웃은 채권 감면율이 낮은 편이다. 채무조정을 하는 신복위의 재원 89%가 채권금융기관이 내는 분담수수료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개인워크아웃의 2017년 평균 감면율은 29%, 개인회생은 61%였다. 때문에 빚이 많을수록 개인회생의 문을 두드리는 경우가 적잖다. 서민금융진흥원이나 법률구조공단 등 무료 법률 상담을 지원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지만 쏟아지는 빚 독촉과 생계유지로 부담을 느끼는 채무자들에게는 접근성이 낮다. 채무자 A씨는 “이혼도 앞두고 직장으로까지 채권자가 찾아와서 일을 그만두고 지인의 가게에 나가고 있는데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알아볼 겨를도 없었다”면서 “개인회생을 받으라는 조언에 변호사를 찾았고 170만원인 변호사비도 부모님 카드를 빌려서 냈다”고 회상했다. 그는 “법원 전화번호로 100번 넘게 전화해도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인지 전화를 한 번도 받지 않았다”면서 “직접 찾아가도 판결이 나야 안다는 말밖에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영국은 한계 상황에 놓인 채무자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무료 법률·재무 상담을 제공하는 시민상담소(CA)가 법원 안에 있다. 상담을 거쳐 다른 상담지원기구나 거주지 인근 CA로 연계도 한다. 근본적으로는 관련법을 개정하거나 예규를 만들어 개인회생 절차를 간소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은정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팀장은 “회생이나 파산에 들어갈 때 일일이 법원이 검토를 하다 보니 신청을 한 후 인가를 받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면서 “채권자가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 일정하게 승인해 주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조언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개인회생을 신청하고 한 달 안에 법원이 개시 결정을 내린 뒤 상환계획을 인가하기까지 통상 4~12개월이 걸린다. 미국에서는 개인회생 등도 채권자가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별도 심리 없이 면책 결정을 내린다. 상환계획에 있어 채무자의 생계비를 현실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개인회생은 개인 소득에서 생계비를 빼고 남은 금액(가용소득)으로 빚을 갚고 남는 빚은 면제해 주는 구조다. 법원은 보통 보건복지부가 발표하는 최저생계비의 150%를 최저생계비로 본다. 이는 중위소득(전체 가구를 소득 기준으로 나열했을 때 한가운데 오는 가구의 소득)의 60% 정도다. 그런데 중도에 실직 등으로 소득이 줄거나 질병이나 사고로 지출이 늘었을 때 개인회생을 포기하면 다시 처음부터 빚을 갚아야 한다. 이 경우 다시 개인회생이나 파산, 개인워크아웃 등을 신청해도 되지만 채무자가 재기하려는 의지를 잃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2009년부터 2015년까지 개인회생의 중도 탈락률은 27.7%였는데 탈락자의 60.3%는 개인회생을 시작하고 2~3년차에 포기했다. 백주선 한국회생파산변호사회 회장은 “법원도 탄력적으로 생계비를 적용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질적인 지침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면서 “생계비를 현실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공제비 세부항목이나 기준을 마련하고 서울이나 지방의 평균 생계비 등으로 세분화해서 운영해야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한적 화상상봉장 찾은 통일장관 “이산가족 상봉 조속히 협의”

    한적 화상상봉장 찾은 통일장관 “이산가족 상봉 조속히 협의”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15일 취임 후 첫 현장 일정으로 서울 남북 이산가족 화상상봉장을 방문, 이달 초부터 시작된 개·보수 상황을 점검했다. 김 장관은 이날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 서울본부를 찾아 공사가 한창인 화상상봉장 ‘묘향산마루’와 ‘칠보산마루’ 두 곳을 둘러봤다. 화상상봉용 모니터가 설치 중인 묘향산마루에서 김 장관은 영상의 선명도를 물었다. 박경서 한적 회장은 “대단히 발전했다. 자기하고 지금 얘기하는 것처럼 된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생생하게 만나는 정도까지 선명도가…”라고 재차 묻자 김병대 통일부 인도협력국장은 “그래서 (선명도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답했다. 김 장관은 화상상봉장을 둘러본 뒤 “제가 2005년 통일부 장관 보좌관으로 근무할 때 처음으로 화상상봉에 합의하고 2005년 8·15를 계기로 처음 화상상봉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금 공사하고 있는 게 그때 설치했던 시설을 새로운 장비로 교체하는 공사로 알고 있는데 굉장히 감개무량하고 그만큼 책임감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 장관은 이어 “공사는 4월 말 정도에 마무리될 것 같고 남북 간 협의를 시작하면 통상적으로 사람을 찾고 하는 데 40일 정도 소요된다”며 “가능하면 조속한 시일 내에 협의를 해 나가야 되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빠르면 여름 전에도 가능한지를 묻자 “하여튼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재미 이산가족의 상봉 추진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남측 화상상봉장의 개·보수와 북측 화상상봉장 개·보수를 위한 지원장비 구입 등 내부 준비를 완료하는 대로 북측에 관련 협의를 타진한다는 방침이다. 이유진 통일부 부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최근 (북측 화상상봉장) 지원장비 구입 절차가 마무리됐다”며 “조만간 영상 단말기라든가 캠코더 등 품목에 대한 전달 시기와 방법 등에 대해 북측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앞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와 미국은 지난달 북측 화상상봉장 개·보수를 위한 지원물자의 대북 반출에 대해 제재 면제를 승인한 바 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대검찰청 총장‘ 문무일? 보이스피싱 신종 수법 TOP 4

    ‘대검찰청 총장‘ 문무일? 보이스피싱 신종 수법 TOP 4

    “그걸 왜 당해?”  많은 분들이 보이스피싱은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실 겁니다. 그런데 금융감독원 통계를 보니 2018년 피해자만 4만 8743명입니다. 하루 평균 134명이 보이스피싱범의 교묘한 수법에 당한거죠. 피해 금액만 하루에 12억 2000만원에 이릅니다. 역대 최고 수준이라는 게 금감원의 설명입니다. 피해자들도 ‘나와는 상관없는 일’로 여겼을지 모릅니다. 조심해서 나쁠 건 없겠죠. 금감원이 발표한 자료와 온라인상 사례를 토대로 보이스피싱 조직의 최신 수법을 공유합니다. 1. 가짜 대검찰청 홈페이지를 이용한 수법 지난해 7월 직장인인 김모(34)씨는 서울중앙지검 수사관을 사칭한 사기범으로부터 일반 휴대전화 번호로 한통의 전화를 받습니다. 사기범은 “국제마약 사건에 연루됐으니 내일 검찰로 출두하라”고 요구했는데요. 김씨가 검사를 사칭한 것이라 여겨 보이스피싱을 의심하자 사기범은 “내 말을 못 믿겠으면 대검찰청 홈페이지를 알려 줄테니 영장을 확인하라”고 오히려 피해자를 압박했습니다. 사기범이 불러준 인터넷주소(URL)에서 자신의 성명과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니 본인에게 발부된 영장을 확인할 수 있었죠. 이후 김씨는 사기범의 말을 신뢰하고 수사에 협조하려고 사기범이 알려준 금융감독원 팀장의 계좌로 전 재산을 이체하게 됩니다. =기존에 단순히 검사, 금융감독원 직원을 사칭하던 수법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위의 이미지와 같은 구속영장을 만들어 피해자를 속입니다. 어설픈 부분도 보이는데요. 문무일 검찰총장이 ‘대검찰청총장’으로 표기 돼 있는 점들이 그렇습니다. 2. 전화 가로채기 수법 말 그대로 사기범이 중간에서 전화를 가로채는 건데요. 지난해 9월 자영업을 하는 이모(52)씨는 ‘OO저축은행 박OO 대리입니다. 고객님은 낮은 금리로 대환대출 가능하십니다. 대출전용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해 모바일로 신청하세요’라는 안내 문자메시지를 받습니다. 돈이 필요하던 때라 이씨는 메시지에 첨부된 링크를 눌러 OO저축은행 앱을 설치하고 대출을 신청했는데요. 잠시후 박OO 대리라며 전화한 대출상담원이 “기존 대출상환을 위해 알려주는 계좌로 1000만원을 입금하라”고 하자 대출사기가 의심스러워진 이씨는 확인을 위해 일단 전화를 끊고 해당 저축은행 대표번호로 전화를 했습니다. 방금 통화한 박OO이 다시 전화를 받자 안심하고 기존 대출상환 자금을 알려준 계좌로 송금을 했습니다. 사기범은 이를 인출해서 잠적했죠. =이것 역시 대검찰청 홈페이지 사기 수법처럼 피해자의 의심을 차단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악성 앱을 통해 사기범이 중간에서 전화를 가로챈건데요. 은행 대표번호로 전화를 했는데도 동일한 직원이 받으니 피해자 입장에서는 신뢰할 수밖에 없었겠죠. 누군가 링크를 보내며 설치를 권유하면 악성 앱일 수 있으니 유의하셔야 합니다. 3. 원격조종 앱 사기 수법 지난해 11월 전업주부인 장모(47)씨는 휴대전화로 “안마의자 2,790,000원 결제. 해외사용이 정상적으로 승인됐습니다”라는 신용카드 결제문자를 받았습니다. 당연히 결제 한적이 없었기 때문에 이상하다는 생각에 문자메시지에 안내된 번호로 전화를 했죠. 고객센터 상담원을 가장한 사기범은 “고객님의 명의가 도용된 것 같다”며 경찰에 대신 신고할테니 잠시후 연락이 갈 것이라고 안심을 시켰고, 잠시후 사이버수사대 경찰을 사칭한 사기범이 장씨에게 전화를 걸어 “사기사건에 연루되었으니 혐의가 없다는 것을 증명하려면 재산 확인을 위한 수사에 협조”하라고 속였습니다. 장씨는 사기범이 요구하는 대로 원격조종 프로그램을 컴퓨터에 설치하고, OTP번호를 불러줬고 사기범은 장씨 계좌잔액 수천만원을 모두 대포통장으로 이체한 후 잠적했습니다. 위의 그림처럼 네이버 쇼핑을 사칭해서 전화를 유도하는 일도 많습니다. =네이버 측과 통화해보니 자신들은 1588-3819 대표번호로만 문자를 발송한다고 합니다. 물건을 구입한 적이 없으면 저런 문자를 받더라도 무시하는 게 상책입니다. 4. 메신저 피싱최근 피해건수가 급증하고 있는 수법입니다. 지난해 피해건수가 9601건)으로 전년(1407건) 대비 6배 수준입니다. 사칭형 보이스피싱 피해건수(1만 5204건) 10건 중 6건 이상이 메신저 피싱이기도 합니다. 위의 사진처럼 카카오톡, 페이스북 메신저에서 엄마, 이모, 아빠, 삼촌의 개인정보를 도용해 사기범이 다가옵니다. =돈을 빌려달라고 하면 지인과 통화를 직접 하는 게 필수입니다. 사기범들은 “휴대전화가 망가져서 지금 맡겨놨다”는 등의 핑계를 대며 통화를 피합니다. Tip. 만일 이미 피해를 당했다면?  바로 경찰서에 “지급정지 신청을 하고 싶다”고 구두로 지급정지 신청을 합니다. 신청 후 3일 이내에 해당 은행에 피해 구제 신청서, 신분증, 경찰서에서 발급받은 사건사고 사실 확인서(피해 신고확인서)를 제출합니다. 이후 금융감독원이 아직 범인이 돈을 인출해가기 전이라면 환급금액을 결정해 은행 등 금융기관에 피해자 통지를 하고 은행이 피해금을 지급토록 조치를 합니다. 최근에는 사기범들이 금감원 직원을 사칭해 피해자에게 직접 돈을 받으러 간다고도 하니 유의하셔야 겠습니다. 서울신문 유튜브 ‘서울살롱’(바로가기)에서 더 많은 영상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반바지 입고 스케이트보드 타는 어산지…대사관 내 CCTV 공개

    반바지 입고 스케이트보드 타는 어산지…대사관 내 CCTV 공개

    지난 11일(현지시간) 위키리크스 창립자 줄리언 어산지가 영국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추방돼 은신 7년 만에 체포된 가운데, 그가 대사관에 머물 당시 CCTV 영상이 공개됐다. 스페인 매체 ‘엘 파이스’(El Pais)는 14일 대사관 보안을 담당했던 자국의 보안업체 직원 진술과 대사관 내 CCTV 녹화본을 토대로 어산지의 대사관 생활에 대해 보도했다.2014년 당시 에콰도르 대사였던 후안 팔코니 푸이그는 에콰도르 외교부에 편지를 보내 “어산지의 스포츠 활동으로 대사관 바닥과 벽이 망가졌으며 어산지가 이를 저지하는 보안 요원에게 물리적 폭력도 가했다”고 불만을 토로한 바 있다. ‘엘 파이스’가 입수한 대사관 내부 CCTV에도 어산지가 맨발에 반바지 차림으로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모습이 포함돼 있다. ‘엘 파이스’는 어산지가 대사관에 머무는 동안 사용한 접시를 그대로 쌓아두거나 속옷을 욕실 곳곳에 두는 것은 물론 음식찌꺼기와 사용한 접시를 방치해 대사관으로부터 여러 차례 경고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또 어산지가 보안 요원과 몸싸움 중 허락 없이 보안 요원의 얼굴을 촬영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대사관은 애초 유명인의 기거를 위해 만들어진 게 아니었기에 어산지와의 갈등은 예견된 바였다. 2010년 CNN과의 인터뷰에서 어산지는 대사관에서의 생활에 대해 “우주선에 사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CNN은 어산지가 머무는 작은 방에는 창문이 없으며 몇 주간 제대로 된 샤워실도 없었다고 전했다. 대사관 건물 밖으로는 한 발자국도 나갈 수 없었던 어산지는 지인들이 보내온 운동 기구를 이용하거나 대사관 내부에서 축구를 하며 무료한 시간을 달랬고 이로 인해 대사관 직원들의 항의를 받았다. 어산지의 스파이 활동 역시 갈등의 요소였다. 지난해 영국언론 가디언은 어산지가 대사관 내에서 위성 인터넷 접근 권한을 갖게 되면서 대사관 방화벽을 뚫고 들어가 직원들의 대화를 엿보는 등 스파이 활동을 했고 보안업체는 이를 에콰도르 정부에 알리면서 보안업체와 갈등이 불거졌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해당 보안업체는 ‘엘 파이스’와 인터뷰에서 “어산지는 자신이 감시당하고 있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면서 어산지가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 자신이 머무는 방의 수도를 일부러 틀어놓기도 했다고 밝혔다.레닌 모레노 에콰도르 대통령은 14일 가디언과의 단독 이메일 인터뷰에서 “어산지가 대사관을 ‘스파이 센터’로 사용하려 했다”면서 “다른 국가들의 내정에 반복적으로 간섭했으며 우리는 우리 대사관이 스파이 센터가 되는 것을 허용할 수 없었다”고 추방 이유를 설명했다. 호주 출신인 어산지는 2010년 위키리크스에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 전쟁 관련 미국 기밀문서 수십만건을 공개한 뒤 1급 수배 대상에 올랐다. 이를 피해 도주하던 어산지는 스웨덴 여행 중 2명의 여성을 성폭행 한 혐의로 기소됐고 영국 대법원은 어산지에게 스웨덴 송환 결정을 내렸다. 어산지는 미국 정부의 음모라며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으로 피신했고 반미주의자였던 라파엘 코레아 당시 에콰도르 대통령은 2012년 8월 어산지의 정치 망명을 승인했다. 그러나 2017년 친미 성향이 강한 레닌 모레노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모레노 대통령은 위키리크스가 자신의 아내와 딸이 춤을 추는 모습 등 민감한 정보를 공개하자 어산지 추방 의사를 드러냈고 지난 11일 어산지는 결국 대사관에서 쫓겨났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귀하디 귀한 북대서양 참고래 미국 연안에서 작은 베이비붐

    귀하디 귀한 북대서양 참고래 미국 연안에서 작은 베이비붐

    전 세계에 450마리 정도 밖에 남지 않아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된 북대서양 참고래가 미국 매사추세츠주 연안에서 작은 베이비붐을 일으키고 있다고 과학자들이 전했다. 15일(한국시간)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해양연구센터(CCS) 과학자들은 같은 종 암컷 세 마리가 새끼들을 거느리고 다니는 것을 케이프코드 만에서 봤다고 털어놓았다. 케이프코드는 로버트 드 니로 주연의 같은 제목 영화에 등장한 곳으로 우리에게 낯익다. 고래들은 보통 겨울에 조지아주나 플로리다주에서 출산을 한 뒤 봄에 동부 위쪽 바다로 올라온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올해 새로 태어난 개체수를 특정하지 못했다. 다만 이번 주에만 케이프코드 만에서 참고래 두 쌍을 목격했고, 그 전에 다른 한 쌍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잡지 ‘더 사이언티스트’는 올해 벌써 일곱 마리의 새끼들이 목격됐다고 보도했다. 북대서양 참고래는 연안 근처에 자주 출몰하는 데다 엄청난 포말 등을 일으켜 포경선의 눈에 잘 띄어 1890년대 초반 사실상 멸종됐다가 1970년 이후 멸종위기종으로 등재됐다. 연방연구승인을 받지 않고 북대서양 참고래에 457m 안에 접근하는 일조차 불법이 된다. 참고래는 전 세계 세 종이 있다. 남방 참고래는 남반구에서 눈에 띄는데 수천 마리가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북대서양 참고래보다 200마리도 채 남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북태평양 참고래가 훨씬 희귀하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임정욱의 혁신경제] 스타트업 창업자가 제시한 정부 지원 개선점

    [임정욱의 혁신경제] 스타트업 창업자가 제시한 정부 지원 개선점

    지난주 국회에서 한 스타트업 창업자를 모시고 정부 지원 사업 체험담을 들었다.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창업 지원 정책을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는 자리였다. 여기서 들은 ‘크리마팩토리’ 김윤호 대표의 사례를 소개한다. 김 대표는 2012년 대학생 때 창업에 뛰어들었다. 당시 어린 학생의 설익은 아이디어에 투자해 주겠다는 엔젤투자자는 없었다. 대신 그는 창업 관련 정부 지원 사업에 도전했다. 청년창업사관학교, 앱창작터, 스마트세계로누림터 등 다양한 지원사업에 합격해 2년간 약 2억원을 지원받았다. 그는 당시 본인이 창업지원사업 사냥꾼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정부 지원 사업은 공짜가 아니었다. 위탁개발계약서, 중간보고서, 완료보고서, 구매계약승인요청서, 카드한도상향요청서, 매달 업무계획보고서 등 지원금을 받을 때마다 엄청난 양의 보고서를 작성해 제출해야 했다. 게다가 평소에 사용하지 않는 아래한글 워드프로세서나 특정 버전의 인터넷익스플로러만 써서 서류 작업을 해 제출해야 하는 것도 은근한 고통이었다. 일 년에 200시간 창업 교육을 받아야 해서 안산에 있는 교육장에 수업받으러 다녀오는 데 하루 7시간을 소비하기도 했다. 심지어 포항에 가서 해병대 교육을 받고 오기도 했다. 이렇다 보니 고객을 만나고 제품 개발에 집중할 여유가 없었다. 좋은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결과’보다 진행 과정을 상세히 써서 보고서를 제출하는 ‘과정’에 지나치게 집중하게 된 것이다. 제품도 아직 없는 초기 회사에 마케팅 지원금을 주는 등 현실과 동떨어진 경직된 자금 집행 규칙도 문제였다. 마케팅 지원금이 나온다는데 안 쓰면 아까우니까 제품도 완성이 안 됐는데 홍보 동영상을 찍었다. 결국 초기 제품 계획이 나중에 변경돼 그 동영상은 쓸 수 없게 됐다. 그냥 낭비였다. 그러다 보니 목표가 혼동이 됐다. 고객을 위한 제품 개발이 목표가 아니라 정부 사업을 따내는 것이 목표가 된 것 같았다. 제품 개발 성공이 아니라 정부 사업 선정이 되면 팀회식을 하게 됐다. 매출을 내는 것보다 정부 사업을 따는 것이 더 쉬워서 노력하지 않고 현 상황에 안주하게 됐다. 결국 이래서는 안 되겠다고 김 대표는 마음을 고쳐 먹었다. 모든 정부 사업을 중단하고 고객을 통해 매출을 올리는 것을 유일한 목표로 삼았다. “매출로 자립할 수 없다면 창업할 자격이 없다”고 다짐했다. 그는 소규모 패션 쇼핑몰을 위한 통합 장바구니 서비스를 개발 중이었다. 고객을 열심히 만나니 고객의 다른 문제가 눈에 들어왔다. 처음으로 절실함을 느꼈다. 온라인 쇼핑몰 운영자들은 쇼핑몰 이용자들이 좋은 상품 리뷰를 남기게 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 문제를 풀어 주면 기회가 오겠다 싶어 방향을 바꿔 새로운 기능을 개발했다. 고객을 통해서 첫 50만원의 매출이 나왔다. 그 소중함을 느꼈다. 크리마팩토리는 이후 건실하게 잘 성장해 왔다. 한 번도 외부 투자나 정부 지원을 받지 않고 2014년부터 매년 흑자를 내고 있다. 지금은 직원이 44명으로 늘었다. 김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정부 지원 사업은 최고의 혜택입니다. 한국만큼 스타트업 지원 사업이 잘돼 있는 나라는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온실 속의 화초를 양산할 위험이 있습니다. 창업자가 본질(사업)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환경으로 개선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김 대표는 정부 지원을 받는 창업자들이 온전히 사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 자금 집행에 대한 세세한 규제를 완화하고, 중간보고 등 각종 서류 제출을 줄여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좋았던 정부 지원은 기술보증기금이나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을 통해 받은 대출금이었다고 했다. 왜 그러냐고 물으니 “보고서를 안 내도 되니까요. 그냥 갚기만 하면 되잖아요”라는 웃지 못할 대답이 돌아왔다. 김 대표의 이야기는 정부 지원이 초보 창업자에겐 큰 도움도 주지만, 지나치면 또 독이 될 수 있겠다는 것이다. 넘치는 지원 사업을 전전하며 연명하는 좀비벤처를 양산하지 않으려면 적절한 시기가 되면 기업이 자립해서 성장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하고 좋은 기업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또 직접 지원보다는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 창업이 일어날 수 있도록 성장에 걸림돌이 되는 낡은 규제를 없애 주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 창업 현장에는 어느 때보다 많은 훌륭한 창업가가 쏟아지고 투자도 많이 이뤄지고 있다. 지금이 뭔가 바꿔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 퇴직자 업무 떠안고 뇌출혈로 쓰러져… 법원 “과도한 업무로 질병 악화 산재”

    퇴직한 직원들의 업무까지 떠안았다가 뇌출혈로 쓰러진 마트 직원에 대해 업무상 재해를 인정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6단독 김정진 판사는 마트 직원 A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요양 급여 불승인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2014년부터 한 마트에서 물류·행사팀장으로 근무한 A씨는 이듬해 민원 업무, 행사·매장기획 등을 담당하던 직원이 잇따라 퇴사하자 해당 업무를 모두 맡게 됐다. A씨는 같은 해 11월 집에서 쓰러져 뇌출혈 진단을 받았다. 재판부는 “과중한 업무에 따르는 과로와 스트레스로 기존 질환인 고혈압 등이 악화해 뇌출혈에 이르게 됐다고 봐야 한다”며 A씨 질병이 업무상 재해라고 인정한 것이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북미, 연내 회담·스몰딜 여지… 美가 北의지 오독 않게 文 조율 필요”

    “북미, 연내 회담·스몰딜 여지… 美가 北의지 오독 않게 文 조율 필요”

    중대기점 맞은 한반도 평화… 정세현 前통일부 장관·최완규 前북한대학원대 총장 긴급 대담 지난 11일 평양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재추대하는 최고인민회의가 개최돼 ‘3차 북미 정상회담을 가질 용의가 있으나 시한은 연말’이라는 김 위원장의 시정연설이 공개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밝힌 북미 정상회담 의지에 대해 김 위원장이 호응한 형식은 갖췄으나 시정연설은 지극히 엄중한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이 ‘일괄타결’이란 계산법을 접어야 북미 정상회담에 응할 용의가 있다는 조건절을 분명히 한 데다 ‘제재 해제 때문에 미국과의 회담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며 제재 해제를 넘어선 군사분야의 요구도 시사했다. 서울신문 평화연구소는 14일 본사 9층 회의실에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과 최완규 전 북한대학원대 총장의 긴급 대담을 마련해 한반도 정세와 비핵화 전망을 짚어 봤다. 두 전문가는 북한이 강조하는 연말 시한과 자력갱생의 의미를 미국이 오독(誤讀)하지 않도록 하는 우리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담은 황성기 평화연구소장이 진행했다.-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최완규 긍정적 평가도 있고 아무것도 없이 빈손으로 돌아왔다고 부정적 평가를 하는 기류도 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몇 가지 긍정적 평가를 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 우선 북미 회담의 불씨를 되살리는 모멘텀을 확보했다는 측면도 있고 또 빅딜만을 고집하는 것으로 알려졌던 미국이 스몰딜의 여지를 남겨 놨다는 것을 평가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빠른 시일 안에 남북 정상회담을 열겠다는 의견을 피력했을 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해 수용하는 듯했고, 스몰딜 차원에서 인도적 측면의 지원 사업은 앞으로 우리 정부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진척시킬 여지와 공간을 만들어 냈다는 측면이 긍정적이다. 정세현 트럼프 대통령이 상당히 촉박하게 문 대통령을 워싱턴으로 초청한 것으로 봤을 때 손에 큰 걸 쥐여줄 줄 알았다. 원포인트 정상회담도 어려워지는 것 아닌가 생각하던 시점인 데다 상하이 임시정부 기념식을 성대하게 개최할 시점이라 뭔가 큰 선물을 주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날 레버리지를 쥐여줄 줄 알았는데, 공개되지 않는 대화 과정에 그런 얘기를 했는지 모르겠지만 공식 발표에선 그런 것은 없었다. 미국이 노골적으로 ‘노’(No)라고 했는지 아니면 그 정도 얘기를 시작해 보라고 북한과 얘기해서 오케이 하면 우리도 응할 용의가 있다는 언질을 줬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돌아와서 남북 정상회담을 곧 할 것처럼 얘기하고, 그러기 전에 대북특사 파견 얘기가 나오는 것으로 봐선 워싱턴에서 발표는 안 됐는데 뭔가 있는 것 같다.-김정은 위원장의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은 어떻게 보는지. 정세현 미국이 하노이에서와 같은 태도를 버리고 새로운 계산법으로 나온다면 한 번쯤 더 해 볼 용의가 있다고 했다. 또 연말까지는 미국의 태도 변화를 기다리겠다고 했다. 자력갱생을 27번이나 강조하는 것 보고, 제재를 추가로 불러들이는 도발적 행위는 안 한다는 의미로 요약된다. 고슴도치처럼 버티려고 하면 우리가 빨리 3차 회담을 열어 비핵화 프로세스를 시작해야만 당신네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내년 말까지 마무리하는 데 필요한 외부 경제 지원에 들어갈 수 있다고 얘기해 끌어내야 하는데 버티겠다고 하니 조금 답답하다. 5월 말 일왕 즉위식이나 6월 말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을 할 때 남·북·미 정상회담이든지 회동 같은 것을 할 수 있어 저렇게 움직이는 것 아닌가 추측할 따름이다. 최완규 북한은 6·12 싱가포르 1차 회담 이전에 점증 상호주의를 채택해 상대의 획기적 보상을 기대하고 먼저 양보하면 더 보상해 줄 거라고 기대하고 행동했다. 싱가포르 회담 때 합의한 4개항을 구체화하는 회담이 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하노이에서 패전국한테 요구하는 일방적 양보, 항복하란 얘기로 들릴 수 있는 요구를 해 와 북한은 도저히 수용할 수 없었다. 리용호 북한 외무성 부상의 얘기가 김정은 시정연설에 그대로 반복된다. ‘우리가 원래 관심을 갖고 있는 사안은 체제 안전을 담보하는 것이었는데 미국이 그 문제에 너무 민감한 반응을 보이니 차선책으로 민수 민생분야의 경제 제재를 일부 해제해 달라고 요구한 것’이란 얘기다. 차원이 같은 것끼리, 안보의 문제는 안보의 문제끼리 딜을 해야 한다. 외교뿐만 아니라 모든 일에서 차원이 다른 가치를 등가로 교환하는 방식은 있을 수 없다고 본다. 그렇게 본다면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알 수 있는 하나는 미국이 그런 사고의 전환이 돼 있으면 한 번 더 회담을 할 수 있지만 그게 아니라면 안 하겠다는 메시지를 미국에 전한 것으로 보여 하노이 회담 때보다 더 나빠진 것으로 보인다. 스몰딜 차원보다 더 꼬이고 어려워졌다. -우리가 중재자 혹은 촉진자로서 창의적 해법을 가질 수 있는지. 정세현 하노이에서 빅딜만 필요하지, 이걸 단계적으로 쪼개고 하는 거 관심 없다는 입장이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 스몰딜을 여러 개 할 수도 있다는 얘기를 했다.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연말까지가 아니라 조금 더 이른 시간 안에 협상에 나올 수 있도록 유도하는 위임을 해 주지 않았나 생각한다. 문 대통령이 그걸 잘 활용하면 된다. 미국도 우리가 자세를 바꿨으니까 북한도 나와, 그렇게 하긴 어려울 것이다. 북한이 문 대통령에게 중재자 역할만 하지 말고 당사자 역할을 하라는 건 남북 경협 등 교류 협력을 속도 있게 하라는 주문으로 보인다. 어쨌든 표현은 고약하다. 최완규 당사자가 돼야 한다는 얘긴 북의 언술로는 충분히 할 수 있는 얘기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건 잘 알 수 있다. 사실 우리는 중재자, 촉진자가 될 수 없다. 그거보다는 안내자 역할, 내비게이터 역할을 해야 하지 않나. 획기적이든 크게 주목할 만한 내용이 아니든 발표하지 않은 내용이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포괄적 합의 문제를 북한이 어느 정도 양보를 하면서 결국 실행 과정은 단계적으로 동시 병행하는 일종의 타협안 정도는 한 번 제시해 볼 수 있지 않는가. 큰 틀의 그림을 미국에 보여 주는 정도를 우리가 정교하게 다듬어서 특사가 가서 설명하고 어느 정도 조정이 되면 그 뒤 정상회담을 통해서 북한의 양보를 받아내면서, 그러나 실제 이행과정은 북이 강조하는 단계적 동시병행하는 과정에 서로 신뢰가 쌓일 수 있는 거 아닌가. 하노이 회담의 가장 큰 결렬 요인은 신뢰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하는 협상이란 점이었다. 북한은 누가 봐도 약자인데 사람들은 강자인 것처럼 얘기한다. 또 북한은 합의한 내용을 되돌리는 비용과 시간이 미국보다 엄청나게 드는데 북한 보고 먼저 양보하라고 하면 어불성설이다. 정세현 북핵 문제가 올해로 26년째다. 늘 북한이 먼저 움직이면 미국은 상응해 보상하는 식으로 움직였다. 북미 협상이 잘되면 미국 행정부 안에서 그걸 어그러뜨리는 움직임이 늘 있어 왔다. 미국인들은 나이브하거나 비현실적인 구석도 적지 않았다. 미국은 늘 밀어붙이다 북한이 벼랑 끝 전술을 쓰거나 더 큰 사고를 치면 달래며 협상장으로 불러내곤 했다. 리비아 핵합의 이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대외관에 있어서 허술한 점, 치밀하지 못하고, 도덕적 우위를 전제로 일방적 압박부터 하고 본다. 이 과정에서 미국에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말해 그나마 협상 국면으로 끌고온 것이 문 대통령이다. -남북 정상회담의 전망은 어떻게 보나. 최완규 4·27 1주년에 맞춰 하는 건 어렵다. 지금 시점에 문 대통령은 비핵화 협상을 올바르게 추진하기 위해서도 대북 정책, 대미 정책, 남북 관계 어떤 측면이든 국내 정치적으로 운신의 기반을 넓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정책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추진할 동력을 확보하는 데 청와대가 더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사안의 본질과 관계없이 정쟁의 소재로 전락하는 상황이 굉장히 우려된다. 남북 정상이 신뢰가 두터워도 국내 정치가 이를 받쳐 주지 못하면 개인적 신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대북 정책에 쏟는 힘의 절반 정도는 국내 정치적 기반을 넓히는 데 써야 한다. 영광을 공유하지 않고 독점하는 식으로 가면 정책 추진이 굉장히 어려워진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정세현 대통령 참모들은 아침, 점심, 저녁 모두 밖에서 사람을 만나고 ‘이런 건 도와주십시오’라면서 이른바 ‘퍼블릭 디플로머시’를 해야 한다. 대북정책은 북한이 절대로 싫다고 하면 쓸 수 없고, 북한이 좋다고 해도 우리 국민이 반대하면 못 쓴다. 국민 중에 잘하면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이해해 주는 쪽이 51%는 돼야 한다. 국제사회 지원을 끌어내든지 미국을 설득할 때도 대통령 논리만 갖고 되는 것 아니다. 밖에서 비판 들어가면 더 움츠려든다고 할까, 국회에 일체 설명도 안 하고 하는데, 지금 절체절명의 순간이 아닌가. 북한이 버틴다고 하지만 시한을 넘기면 새로운 길을 걸으려는 모양새인데 그러면 이 정부 임기가 얼마 안 남아 힘 빠진다. 노무현 정부 때 통일부 장관 하면서 해 보니 실제로 정부 정책을 이해하고 조금은 편들게 하는 효과가 나더라. 열린통일포럼을 만들어 지방까지 돌았다. 작은 변화가 큰 변화를 몰고 오는 거다. 야당에선 무턱대고 반대하는 것 아닌가. 이런 상황에 대통령 참모든 통일, 외교, 국방부든 장관부터 아랫사람까지 올코트프레싱으로 뛰어야 한다. 너무 수줍어하는 것 같다. -지금은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만나자고 해야 할 시점 아닌가. 정세현 남북 정상회담을 북에서 먼저 제안할 가능성은 북한 외교 행태로 봐서 없다. 속으로 아쉬워도 상대에게 칼자루 내줄 것 같은 행동은 안 한다. 못 이기는 척 나올 수는 있다. 특사에게 들어 볼 만한 얘기가 있다는 암시가 있어야 받는 북한이다. 과거에도 사전에 친서 보자고 하고 특사 보고 밥만 먹고 가라고 한 적도 있었다. 다만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대북 특사를 보낸다느니, 남북 정상회담을 조만간 할 거라고 얘기하는 거 보면 물밑에서 얘기가 있었던 거 아닌가 하고 추측할 수 있다. 최완규 하노이회담 결렬 직후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김 위원장이 미국의 계산법을 이해를 못 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 시정연설에서도 미국이 계산법을 고수하는 한 대화를 안 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빛 샐 틈 없는 한미 공조와 제재 공조 고수를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 김 위원장이 먼저 남북 정상끼리 만나자고 하긴 어렵다. -김 위원장이 자력갱생을 외치고 미국과의 대화 시한을 연말로 설정한 것은 적어도 핵·미사일 발사는 없다는 뜻인가. 정세현 그렇다. 추가 제재를 자초할 일은 하지 않을 것이다. 대신 유엔 제재의 틀 안에서 어떻게든 견딜 것으로 본다. 자강도 도당위원장 김재룡을 총리로 불러들인 것이 상징적이다. 자강도 강계는 어려운 시기를 버틴 자력갱생의 모범지역이자 대명사이다. 자력갱생으로 북한 경제를 끌고 갈 인물로 김재룡을 앉힌 것이다. -북한이 제재를 견딜 만한 체력이 아니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최완규 특히 보수 쪽, 미국 주류에선 철벽 같은 제재를 유지하면 북한의 비핵화가 가속화될 것이란 시각이 존재한다. 북 한이 협상 테이블에 나오는데 강력한 제재가 있었던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제재 자체가 비핵화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강계 정신’ 얘기가 나왔는데 북한의 메시지는 자력갱생으로 현 상황과 난관을 뚫고 나가겠다는 것보다 절대 미국의 압박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미국에 보여 주는 측면이 강하다. 아무리 어려워도 북한이 굴복하고 비핵화로 가는 일은 생각하기 어렵다. 정세현 외교정책에서 상대의 의도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정책이 완전히 달라진다. 자력갱생을 강조하고 강계정신을 상징하는 자강도 출신을 총리로 앉히는 의미를 어떻게 분석하느냐에 따라서 미국이 제재만능론을 지속하느냐, 그걸로는 안 되겠다고 방향을 수정할 수도 있다. 그런 것을 우리 정부가 설명해 줄 수 있어야 한다. 북한이 보이는 결연한 의지는 허장성세가 아니다. 미국은 최근 며칠 북한의 흐름, 시정연설에 등장한 단어의 숨은 뜻, 행간을 잘 읽어야 하고 우리가 북한의 의도를 읽도록 미국을 도와야 한다. -남북 교류협력이 올 들어 정체됐다. 최완규 모든 민간 교류협력이 다 중단되고, 북한의 반응도 없다. 지금 북한이 민간교류를 할 여유가 없을 것이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가 주관하는 남북의학자대회를 평양에서 개최하려고 명단을 보낸 지 꽤 됐는데 반응이 없다. 지방자치단체가 중앙정부보다 더 많은 사업 계획을 만들고 추진하는데 전혀 진전이 없다. 북측을 파트너로 배려하지 않고 정책의 대상으로만 간주해선 안 된다. 정세현 현실적으로 유엔의 대북 제재 때문에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정부가 알아서 승인하지 않은 것도 많다. - 정부에 당부를 한다면. 정세현 북한을 설득해서 미국 요구를 상당 부분 받아들이도록 하는 게 우리 대통령 임무이고 역할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위임받은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고 비난받고 있는 처지에서 대북 설득도 조심스러운 대목이 있게 마련이다. 그걸 조금이라도 줄이려면 대통령 참모들이 올코트프레싱으로 나가야 한다. 조금이라도 대북 정책의 지지를 높여야 한다. 최완규 남북 문제는 체제와 이념을 놓고 갈등하고 대결하는 관계가 본질이다. 군사 대결로 보이지만 사실 착시이고 본질은 정치 투쟁이다. 비핵화, 평화체제, 한미동맹 셋 모두 최선의 것을 얻을 수 없다. 서로 조금씩 모순되는 부분이 있다. 이 셋을 어떻게 얻어낼지에 대해 근본적인 고민과 성찰을 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여야와 진보, 보수를 아우르는 거버넌스 체제를 갖춰야 한다. 정리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정세현 전 장관은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김영삼·김대중·노무현 세 정부에 걸쳐 청와대 통일비서관과 통일부 차관·장관을 역임했다. 남북 접촉이 활발하고 2차 북핵 위기가 발발했던 2002~2004년에 통일부 장관으로 활동하면서 남북 대화와 북미 협상에 경험이 풍부하다는 평가다. 지난해 문재인 정부의 4·27 남북 정상회담 원로자문단에 참여했으며, 현재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으로 재임하고 있다. ■ 최완규 전 총장은 최완규 전 북한대학원대 총장은 40여년 북한을 연구해 온 원로다. 2004년부터 2년 동안 북한연구학회장을 역임했으며 신한대 석좌교수로 재직 중이다. 2008년부터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상임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경실련 통일협회 대표도 역임하는 등 시민사회 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 최 전 총장도 4·27 남북 정상회담 원로자문단에 참여했으며, 회담 직전 ‘비핵화·평화정착과 남북관계 발전 토론회’를 주도했다.
  • 주 52시간 넘겨 마트 행사·민원 도맡다 뇌출혈…산재 인정

    주 52시간 넘겨 마트 행사·민원 도맡다 뇌출혈…산재 인정

    마트에서 민원업무와 행사, 매장기획 등 여러 업무를 동시에 맡았다가 뇌출혈로 쓰러진 직원에 대해 법원이 업무상 재해를 인정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해당 직원은 시간 외 근무를 빼고도 1주 52시간이 넘는 과도한 업무에 시달린 것으로 파악됐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6단독 김정진 판사는 마트 직원 A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요양급여 신청을 승인하지 않은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2014년부터 한 마트에서 물류·행사팀장으로 근무한 A씨는 이듬해 민원업무를 담당하던 직원들과 행사·매장기획 등을 담당하던 직원이 줄줄이 퇴사하자 해당 업무를 모두 떠맡았다. 그는 2015년 11월 집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뇌출혈 진단을 받았다. 근로복지공단이 “업무와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며 요양급여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자 A씨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과중한 업무를 한 데 따르는 과로와 스트레스로 기존 질환인 고혈압 등이 악화해 뇌출혈에 이르게 됐다고 봐야 한다”며 A씨의 질병이 업무상 재해라고 인정했다. 재판부는 “직원들이 퇴사하면서 그 업무까지 수행해 피로가 누적된 상태에서 9월 이후 추석 행사와 김장 행사가 이어져 A씨의 업무가 더 가중됐을 것”이라며 “특히 쓰러진 날에는 김장 행사에 사용할 절임 배추가 입고될 예정이라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시간 외 근무가 반영되지 않는 출퇴근 기록부만으로도 발병 전 A씨의 1주당 근로시간이 52시간을 넘겼다고 설명했다. 행사 기간에는 근무시간 외에도 일해 만성적인 과로에 시달렸을 것이라는 점도 고려했다고 재판부는 덧붙였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중앙 아메리카 어린이 2700명 미국 내 부모와 재결합 기회 열려

    중앙 아메리카 어린이 2700명 미국 내 부모와 재결합 기회 열려

    중앙 아메리카 세 나라 출신으로 부모와 떨어져 살고 있는 어린이들이 미국 시설에 구금돼 보호받고 있는 부모들과 재결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중앙 아메리칸 마이너스(Minors)’ 프로그램은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어린이들이 천재지변이나 내전 등을 피해 먼저 미국으로 피신한 부모들과 재결합할 수 있게 돕는 프로그램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2017년 이 프로그램을 갑작스럽게 폐지했는데 샌프란시스코 지방법원은 지난달 12명의 어린이와 부모들이 제기한 이 프로그램 신청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판결했다. 신청의 마지막 단계에 있던 아이들과 부모들에 대해선 정부는 그 과정을 마치게 해줘야 한다는 것이 판결 취지였다. SA라고만 신원을 밝힌 피해 아동의 어머니는 이 프로그램이 돌연 취소됐을 때 이미 수천 달러를 들여 항공 요금을 지불한 상태였다며 “위험을 피하고 싶어하는 이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에 내 가슴은 뛰고 기뻐 눈물이 난다. 우리 딸과 손자를 곧 만나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란 점을 믿는다”고 말했다. 소송을 이끈 국제 난민 지원 프로젝트(IRAP)의 법률 대리인인 린다 에바츠는 “오랜 세월 따로 떨어져 있던 우리 고객들이 안전하게 상봉할 기회를 마침내 갖게 돼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IRAP에 따르면 정부는 대부분의 신청이 보호관찰을 전제로 승인될 것이며 미국으로의 여행을 허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2017년 폐지되기 전 신청했던 2700여명이 모두 부모와 상봉할 수 있게 된다고 영국 BBC는 13일 전했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은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온두라스가 미국으로의 이민을 막기 위해 쓰는 데 지원했던 예산들을 삭감했다. 이들 세 나라에서의 무력 충돌을 피하기 위해 정치적 망명을 원하는 이들의 숫자가 급증하는 바람에 미국의 남쪽 멕시코 국경에서의 캐러밴 행렬도 거의 이들 세 나라 출신들이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두테르테가 돌연 시진핑에 등돌린 까닭은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두테르테가 돌연 시진핑에 등돌린 까닭은

    지난 9일 필리핀 수도 마닐라 외곽 마카티의 중국 영사관 앞. 필리핀 시위대가 ‘중국은 당장 떠나라’(China out now)는 구호가 적힌 피켓을 흔들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친중(親中) 행보를 보인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중국을 상징하는 별이 찍힌 군화에 입맞춤하는 모습의 합성 사진에 ‘반역자’(traitor)라고 적은 피켓도 보였다. 남중국해 스프래틀리제도(필리핀명 칼라얀 군도, 중국명 난사<(南沙>군도)의 티투섬(필리핀명 파가사섬, 중국명 중예다오<中業島>) 주변 해역에 중국 선박들이 공격적으로 항해·정박해 위협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필리핀내 반중(反中)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티투섬은 중국이 스프래틀리제도에 미사일을 배치한 3개 인공섬 가운데 하나인 수비암초(필리핀명 자모라, 중국명 저비자오<渚碧礁>)와는 불과 12해리(약 22㎞)쯤 떨어져 있다. 필리핀 당국이 지난해 티투섬의 해변 진입로 유지보수 작업을 시작한데 이어 비행장 활주로 보수 작업을 개시하자 중국이 ‘실력 행사’에 나선 것이다. 필리핀이 실효 지배하고 있는 티투섬의 영유권을 둘러싸고 필리핀과 중국 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필리군에 자살 임무수행 명령을 내리겠다고 으름장을 놓은데 이어 테오도로 록신 외무장관은 중국을 겨냥해 “미국만이 유일한 동맹”이라는 강한 메시지를 보내는 등 ‘밀월기’를 보내던 필리핀·중국관계에 긴장감이 팽팽해지고 있는 것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4일 “중국은 티투섬에서 손을 떼라”고 강력 경고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티투섬 주변에 집결한 수백 척의 중국 선단에 대해 “중국이 이 섬을 건드리면 군에 자살 임무를 준비하라고 지시할 것”이라며 ‘자살공격 불사’ 방침을 밝혔다. 그는 “티투섬은 우리 영토이며 중국이 이 섬을 점령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나는 애원하거나 구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록신 외무장관도 가세했다. 그는 “미국은 민주주의와 인권을 수호하는 세계 유일한 강국”이라며 “미국은 우리의 유일한 군사동맹으로 남을 것이며 우리는 다른 어떤 동맹도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실제로 미중 간 무력 충돌이 발생할 경우 상호방위조약에 따라 필리핀이 자동 개입할 수 있다고 델핀 로렌자나 필리핀 국방장관은 설명했다. 더군다나 필리핀에서는 지난 1일부터 12일까지 3500명의 미군과 7500명의 필리핀 병력이 참가한 미국과의 연례 합동 군사훈련 ‘발리카탄 2019’를 실시하며 중국의 공세에 맞불을 놨다. 필리핀 의회도 질세라 중국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華爲)의 감시장비 도입 프로젝트를 보류했다. 필리핀 일부 의원들은 화웨이 장비가 들어간 폐쇄회로(CC)TV를 설치할 경우 중국 정부의 스파이 활동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며 화웨이 장비가 들어가는 4억 달러(약 4560억원) 규모의 CCTV 설치사업 관련 예산안을 승인하지 않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랄프 렉토 상원의원은 “중국 장비와 관련해 전 세계가 스파이 문제와 데이터 보안 등을 우려하고 있다”며 감시장비가 꼭 필요하다면 다른 나라 제품을 쓸 수 있다고 말했다. 필리핀은 지난해 11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마닐라를 방문했을 때 1만 2000대 규모의 중국산 CCTV를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장비는 마닐라는 물론 두테르테 대통령의 고향 다바오에도 설치될 예정이었다. 필리핀은 안면인식 기능까지 갖춘 이 장비를 범죄 예방과 수사 등에 활용할 계획이었다. 필리핀 당국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사업 비용의 80%는 중국이 대지만 나머지는 필리핀이 지원할 예정인데 의회 결정으로 묶이게 됐다”며 “ 사업을 진행하려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필리핀은 2016년 6월 두테르테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친중(親中) 노선을 걸어왔다. 중국 정부는 그 대가로 두테르테 대통령의 인프라 사업에 거액의 자금을 투자하고 중국인들의 필리핀 관광 규제를 해제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실제로 중국의 필리핀에 대한 인프라 투자액은 지난해 150억 달러(약 17조원) 규모이고, 필리핀을 방문한 중국인 수는 126만명에 이른다. 방문 중국인 수는 2015년보다 300% 가까이 늘었다. 여기에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중국인에게 33만 5800여건의 취업 비자와 특별취업 허가증을 발급하면서 중국인들이 폭증했다. 전체 외국인들에게 발급된 취업 허가의 절반 이상이나 된다. 관광비자로 입국해 필리핀에 눌러앉는 경우도 급증했다. 이에 따라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불법 체류 중국인 노동자들을 추방해야 된다고 말하면서도 정부 당국자들에게는 “이 같은 사건을 취급할 때 주의하라”고 애매하게 말하기도 하고 “그들(중국인 노동자들)을 이곳에서 일하게 하자”며 ‘관용’을 주문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인들의 대량 유입되면서 필리핀인들 사이에는 그들이 자신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범죄를 저지른다며 불만이 커졌다. 지난해 5월 발생한 불법 체류 중국인의 필리핀인 웨이트리스 폭행 사건 등 불법 체류자들의 범죄와 관련한 보도가 이어지면서 필리핀인들의 중국인에 대한 반감은 증폭됐다. 이 때문에 두테르테 대통령은 ‘중국에 저자세로 일관했지만 정작 중국이 약속한 대규모 경제 지원은 제대로 실현된 게 거의 없다’는 따가운 여론에 직면했다. 중국인 대거 유입 문제는 오는 5월 중간선거(총선)를 앞두고 필리핀의 주요 정치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필리핀이 티투섬의 해변 진입로 유지보수 작업과 활주로 및 부두 보강시설 공사의 개시하자 중국 선박 수백 척이 섬 주변에 몰려와 ‘공포 분위기’를 연출했다. 필리핀 군부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중국 선박 600여 척이 잇따라 티투섬을 돌고 있거나 에워싸고 있다. 군부는 이들 선박이 ‘중국의 해상 민병대’라고 의심하고 있다. 실제 저인망 어선 등은 고기잡이를 하지 않고 대부분 섬 주변을 둘러싸거나 그저 정박 상태로만 있어도 필리핀 어선들은 겁을 먹을 수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중국 어선 출몰 자체는 비군사적 활동이지만 그 배경에는 이 일대 섬 장악을 목적으로 한 ‘양배추 전략’(cabbage strategy)’의 일환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양배추 전략이란 상대 국가의 해상 자유를 제약하는 것을 목적으로 분쟁 지역 해상에 자국의 비군사 어선 또는 시설을 포화시키는 전략이다. 중국은 2014년 베트남을 상대로도 이 전략을 써서 논란을 빚었다. 그러나 중국의 입장은 단호하다. 중국 정부는 “우리는 티투섬과 인근 해역에 대한 주권을 갖고 있으며 중국 선박들이 그곳에서 어로 활동을 하는 것은 문제 될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해역에서 중국 어선과 어부들의 활동이 예년과 비교해 올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살바도르 파넬로 필리핀 대통령궁 대변인은 중국과의 협상으로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유엔총회에서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 판결을 제기할 수도 있다는 뜻을 밝혔다. 필리핀 정부는 2016년 7월 PCA에서 남중국해 대부분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 주장에 법적 근거가 없다는 판결을 받아냈지만 두테르테 대통령은 그동안 중국에 판결 이행을 요구하지 않았다. 특히 중국의 움직임은 남중국해 일대에서 필리핀, 베트남 등과 분쟁을 벌이면서 이 일대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저지하려는 미국과의 대립도 다시 확대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움직임에 대해 티투섬의 필리핀 영유권 주장을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했으며, 필리핀과 미국 간의 방위조약이 건재함을 강조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주수 제한 없이 낙태 허용해야”…“유산유도제 즉각 승인을”

    “주수 제한 없이 낙태 허용해야”…“유산유도제 즉각 승인을”

    “22주 이후에도 여성 결정 따라 낙태 허용을”이정미 대표 발의안에 “헌재 판단보다 뒤쳐져”의사 거부권 논의엔 “건강권 해쳐…예외 없어야”낙태죄 폐지 운동을 벌여온 여성단체들이 “임신 중지에 주수 제한이 없어야 한다”며 “22주 이후를 포함해 전 기간에 걸쳐 임신 중지를 보장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모낙폐)은 12일 서울 마포구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은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헌법적 권리로 분명히 확인했다”며 “여성의 결정권을 임신 전 기간에 걸쳐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모낙폐는 입장문에서 전날 내려진 헌법재판소의 형법 제269조, 제 270조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에 대해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결정권의 대결구도를 넘어선 진일보한 결정”이라고 평가하며 “여성의 자기 결정권을 헌법적으로 인정한 만큼, 국회와 정부도 여성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추후 입법과 정책 도입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혔다. 이들은 낙태 허용 범위에 대한 논쟁에 대해 “여성의 판단이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낙태죄 헌법불합치 의견을 낸 재판관들이 임신 22주를 일종의 가이드라인으로 언급했지만, 여성의 자기결정권 보장에는 주수 제한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영 공동집행위원장은 “헌법재판소에서 주수를 언급한 것은 주수 이후 처벌을 해야한다는 취지가 아니다”라며 “오히려 후반기 임신 중지 역시 장애, 연령, 의료접근성 등으로 임신 중지가 늦어져 후반기에 하게되는 여러 요건을 사회가 줄여나가는 노력을 함께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임신 14주까지 낙태 전면 허용, 22주까지 사유에 의한 임신 중지 허용’ 등의 내용으로 발의 준비 중인 개정안에 대해서도 “오히려 헌법재판소 판결에 뒤쳐지는 안”이라고 반박했다. 또 해외 입법례에서 나타나는 상담의무제, 숙려의무제, 의료급여 제한 등 형법적 처벌 외의 다른 처벌적 조치 도입에도 반대의견을 밝혔다. 이런 제도들이 임신 중지를 더 어렵게 함으로써 여성 건강에 악영향을 가져온다는 것이다.의료 정책과 유산유도제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는 ▲의료인에 대한 낙태 관련 교육 ▲임신중지와 피임에 대한 보험 급여화 ▲유산유도약 도입 등을 촉구했다. 오정원 산부인과 전문의는 “임신 중지는 위기에 처한 여성에게는 마지막 비상구로 필수 의료 서비스”라며 “이제는 의과대학에서 안전한 술기와 최신 지식을 가르치고, 공공의료기관에서도 안전한 임신중지와 정확한 정보 제공하도록 제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제시한 안전한 임신중지 가이드라인에 따라 유산유도약을 약국 및 병원에서 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 의사 개인의 신념에 따라 낙태 시술에 대한 거부권을 줘야 한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서는 “예외를 두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제이 공동행동위원장은 “임신 중지에 대한 거부를 허용하는 것은 의료 접근을 제한하고 건강권을 침해하할 우려가 크다”며 “예외가 생긴다면 다른 진료에 대한 거부권 인정의 가능성이 열려, 전반적인 시민 건강까지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화이트리스트’ 김기춘 항소심도 징역 1년 6개월…조윤선 집행유예

    ‘화이트리스트’ 김기춘 항소심도 징역 1년 6개월…조윤선 집행유예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의 이른바 ‘화이트리스트’ 사건을 주돤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 조용현)는 12일 오후 3시 김 전 실장과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관계자 9명에 대한 항소심 선고에서 김 전 실장에게 1심과 같은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특히 “누구보다도 보수단체 지원 행위의 시발점이고 기획자, 기안자로 볼 수 있다”면서 “보수단체 지원 기조를 최초로 형성하고 자금지원 방안을 마련해 가장 상급자로서 지시했다”고 지적했다. 양형이유에서도 “대통령 비서실 내에서 보수단체에 대한 자금지원 및 활용을 강조하고 기조를 적극적으로 형성·강화했다”면서 “전경련을 통한 보수단체 자금 지원 및 국정현안에 대한 보수단체 활용의 체계를 구축했다”고 거듭 밝혔다.함께 재판을 받은 조 전 수석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조 전 수석을 향해 “박준우 전 정무수석과 신동철 전 정무비서관에게 보수단체 자금지원 내용을 인수인계받고 전경련이 자금지원 요구에 비협조적이고 꺼리고 있다는 상황을 충분히 알았음에도 2015년 자금지원 예상 단체를 보고받고 전경련과 협의가 됐는지 묻지 않고 그대로 승인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비서실장에게 나온 지시를 정무수석을 통해 실무 책임자에게 전달되고 집행될 때 중간 관리자라고 할 수 있는 정무수석이 이를 모르고 직접 실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공범으로서의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들은 2014~2016년 전국경제인연합회를 압박해 기업들을 통해 33개 친정부 성향 보수단체에 총 69억원을 지원하게 한 혐의(강요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이날 허현준 전 행정관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고, 박준우 전 정무수석, 신동철·정관주 전 정무비서관, 오도성 전 행정관에게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현기환 전 정무수석은 2016년 총선 과정에서 새누리당 공천에 개입하고 여론조사를 위해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사용한 혐의 등으로 징역 2년과 징역 10개월을 각각 선고받았다. 1심에서는 전경련에 자금 지원을 요청한 것이 청와대 비서실의 일반적인 직무권한이 아니라며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는 인정하지 않고 강요만 유죄로 봤지만, 2심은 이 판단이 잘못됐다며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도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형량에 차이를 두지는 않았다. 조윤선·현기환 전 정무수석은 국정원에서 각각 4500만원과 5500만원의 특수활동비를 받은 혐의도 있지만 1심과 항소심에서 모두 무죄 판단을 받았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사설] 재원 불확실한 고교 무상교육, 시작부터 삐걱대서야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고교 무상교육이 시작부터 진통을 겪는 모양새다. 지난 9일 당정청은 올해 2학기 고교 3학년부터 시작해 2021년까지 전 학년으로 무상교육을 확대하기로 발표했다. 정부가 갑작스럽게 시행 일정을 앞당긴 바람에 재정을 부담해야 하는 일선 교육청들은 반발하고 있다. 정부는 고교 무상교육에 들어갈 연간 2조 원의 예산을 중앙정부와 시도교육청이 절반씩 부담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정작 시도교육청들은 “협의된 바 없다”고 당혹스러워한다. 그제는 17개 시도교육감들이 모인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고교 무상교육의 소요 예산을 우리한테 떠넘기지 말라”고 입장을 밝혔다. 교육부가 재원 확보 방안을 시도교육청들과 제대로 협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정책을 발표했다고 교육감들이 반발하는 것이다. 정부 안에 따르면 내년부터 2024년까지는 중앙정부와 교육청이 절반씩 부담하되 당장 올해 2학기의 예산(3856억원)은 전액 교육청들이 부담하도록 했다. 발등의 불이 떨어진 교육청들은 비상이 걸릴 수밖에 없다. 추가로 예산 승인이 나더라도 실제 예산 집행은 2학기가 시작된 이후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절반 부담 원칙도 일선 교육감들은 당초 예상치(30%)를 넘는 규모라고 반대한다. 무상교육이 실시되면 입학금, 수업료, 교과서비 등이 전부 면제된다. 고교 무상교육은 문재인 정부가 구상한 ‘포용국가’ 정책의 주요 과제이기도 하다. 초등학교, 중학교에 이어 고등학교까지 무상교육이 확대되는 것은 국민의 교육받을 권리 실현 등 여러 측면에서 바람직한 방향이다. OECD 국가들 가운데 고교 무상교육을 실시하지 않는 나라는 우리뿐이다. 그렇더라도 시작도 하기 전에 이렇게 삐걱대니 정책이 과연 안착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원래 내년부터 시행하려던 계획은 지난해 취임한 유은혜 교육부장관이 갑자기 올해로 앞당겼다. 자질 논란이 심각했던 유 장관의 체면을 살려 주려는 정치적 셈법, 총선용 선심 정책 등 여러 뒷말이 많았다. 정부는 앞으로 5년간 정부가 부담할 무상교육 재원은 임시예산인 증액교부금 방식으로 마련할 방침이다. 당장 2학기 예산도 그렇지만, 2025년 이후의 재원 확보 대책은 지금으로서는 전무하다. 딴 것도 아니고 무상교육을 중간에 돈 없다고 철회할 수는 없다. 그런데 차기 정부에서는 그때 알아서 해결하라고 팽개쳐 놓은 셈이다. 무상교육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은 이유가 그래서다. 지난 정부에서는 누리과정 예산을 놓고 중앙정부와 시도교육청이 얼마나 시끄럽게들 싸웠나. 그 난감한 사태가 반복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아무런 재원 대책도 없으면서 무상교육 실시를 덜컥 앞당기라고 어느 국민도 조른 적 없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시도교육청, 국회와 협의해 장기적인 재원 확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 공공기관 발주 건설현장 일체형 작업발판 의무화

    이달 말부터 공공기관 등이 발주하는 공공공사에 일체형 작업발판(시스템 비계) 설치가 의무화된다. 건설현장 사망사고의 절반이 넘는 추락사고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국토교통부는 이런 내용의 건설현장 추락사고 방지대책을 마련했다고 11일 밝혔다. 일체형 작업발판은 수직재와 수평재, 계단과 연결철물이 규격화·일체화돼 있어 기존 건설현장에서 사용되는 재래식 강관 작업발판보다 안전하다. 정부는 민간공사현장에서 일체형 작업발판을 사용하면 혜택을 줄 방침이다. 20억원 미만 소규모 민간공사의 경우 하도급대금 지급보증료와 건설근로자 재해공제료를 할인해 준다. 이번 대책에는 근로자가 추락 위험 지역에 접근하거나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았을 경우 이를 경고하는 스마트 안전장비 사용을 단계적으로 의무화하는 방안도 담겼다. 기존 10층 이상 건축공사에만 적용하던 안전관리계획 사전 수립·승인 절차가 2~9층 건축물 공사로 확대된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김경수 “드루킹 등 경공모 회원 진술 신빙성 없다”

    김경수 “드루킹 등 경공모 회원 진술 신빙성 없다”

    보석 여부 다음 재판까지 결정하기로드루킹 김동원씨 일당의 댓글 공작에 공모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김경수 경남지사 측이 두 번째 항소심 재판에서 “드루킹 등 경제적공진화모임 회원들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며 원심 판결을 전면 반박했다. 11일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 차문호) 심리로 열린 김 지사의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 등의 혐의 2차 항소심 공판에서 김 지사 측 변호인은 프레젠테이션(PPT)을 통해 항소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특히 1심에서 핵심적인 유죄 근거가 된 2016년 11월 9일 경공모 사무실인 경기 파주 ‘산채’에서의 ‘킹크랩 시연회’에 김 지사가 참석한 뒤 댓글 조작을 승인했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정했다. 우선 김 지사가 그날 사무실을 방문한 것은 맞지만 오후 7시에 도착해 저녁 식사를 한 뒤 8시부터 1시간가량 경공모에 대한 브리핑을 들은 뒤 9시가 넘어 파주를 떠났다며 킹크랩 시연을 할 시간이 없었다고 변호인은 주장했다. 또 드루킹 일당 4명의 진술이 서로 엇갈리고 수사와 재판에서도 달라진 점을 지적했다. 변호인은 “드루킹이 구치소에서 다른 사람들의 진술 방향 등을 정리해 줬는데도 원심은 너무 쉽게 드루킹 등의 진술을 믿은 것 같다”면서 “드루킹이 목적과 방향성을 갖고 선별한 자료들을 쉽게 유죄 증거로 채택했다”고 주장했다. 드루킹 일당이 내부적으로 김 지사를 ‘바둑이’, 김 지사의 보좌관을 ‘벼룩이’, 고 노회찬 정의당 의원을 ‘누렁이’ 등으로 표현했다는 점을 근거로 드루킹이 진정으로 김 지사를 후원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주장도 나왔다. 변호인은 “김 지사는 경공모의 목적 달성에 필요한 수단에 불과했고 공모할 관계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19일 항소심 첫 공판에서 진행된 김 지사 측의 보석신청 관련 심문 절차에서 재판부는 “원칙적으로 구속 사유가 없으면 불구속 재판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다음 재판까지 검토를 한 뒤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보석과 관련한 아무런 언급 없이 재판을 끝내자 방청석에 있던 지지자들은 한숨을 내쉬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김 지사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자신을 응원하는 지지자들을 향해 고개 숙여 인사를 하고 법정을 떠났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노 딜’ 피한 브렉시트… EU, 10월까지 탈퇴 연기 합의

    유럽연합(EU)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기한을 오는 10월 31일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영국이 브렉시트 시기로 재조정된 12일에 아무런 합의를 맺지 않고 EU를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는 당장 피하게 됐지만 주어진 시간 내 영국이 최선의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EU는 1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전날부터 열린 특별정상회의를 통해 오는 10월 말까지로 브렉시트 기한을 연장하며 기한 전에 영국 하원에서 EU와의 합의안이 가결되면 언제든 브렉시트를 시행할 수 있다는 ‘탄력적 연기’ 방안을 승인했다. 다만 영국이 5월 23~26일로 예정된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하지 않을 시 6월 1일 노딜 브렉시트를 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당초 최대 1년의 기한 연장을 제시했던 도날트 투스크 EU 상임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영국 하원을 향해 “제발 시간을 허비하지 말라”고 촉구하며 브렉시트 탈퇴를 아예 철회하는 것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혔다. 테리사 메이 총리는 추가 연기에도 불구하고 영국 의회가 합의안을 가결한다면 유럽의회 선거 하루 전날인 5월 22일에 브렉시트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혹은 5월 셋째 주까지 합의안을 가결해 6월 1일 EU를 떠나는 안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이를 위해 제1 야당인 노동당과의 대화를 지속할 방침이다. 이날 회의는 뜻밖의 논쟁으로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대부분의 EU 회원국 정상들은 브렉시트를 올해 말이나 내년 3월 말까지 장기 연장하는 데 동의했으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반기를 들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장기 연장은 브렉시트 난맥상의 해결책이 될 수 없을 뿐더러 영국이 EU의 장기적인 전략 마련에 간섭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김경수 측 1심 비판…“신빙성 없는 드루킹 진술 믿어”

    김경수 측 1심 비판…“신빙성 없는 드루킹 진술 믿어”

    댓글 조작을 주도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김경수 경남지사 측이 드루킹 일당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하며 1심 판단을 비판했다. 김 지사의 변호인은 오늘(11일) 서울고법 형사2부(차문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항소심 2회 공판에서 1심이 ‘킹크랩(매크로 프로그램) 시연회’를 근거로 삼은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1심은 김 지사가 2016년 킹크랩 프로그램의 시연을 보고 개발을 승인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러나 김 지사 측은 당시 오후 7시쯤 파주에 있는 ‘드루킹(김동원)’ 일당의 사무실에 도착해 저녁을 먹은 후 8시부터 1시간가량 경제적공진화모임에 대한 브리핑을 듣고, 9시쯤 파주를 떠났기 때문에 킹크랩을 시연할 만한 시간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드루킹이 구치소에서 다른 사람들의 진술 방향 등을 정리해줬는데도 원심은 너무 쉽게 드루킹 등의 진술을 믿은 것 같다”면서 “드루킹이 목적과 방향성을 갖고 선별한 자료들을 쉽게 유죄 증거로 채택했다”고 항변했다. 또 “킹크랩 프로그램이 드루킹 일당의 팟캐스트 순위 상승에 활용된 정황 자료도 있다”면서 킹크랩이 단지 댓글 작업만을 위해 만든 것은 아니라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이어서 “드루킹은 경공모의 목적 달성을 위해 수많은 정치인 중 한 명으로서 피고인에게 접근한 것 같다”고 피력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6·13 지방선거까지 댓글을 조작하는 대가로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김 지사가 센다이 총영사직을 추천한 적이 없는 데다 임명된다고 해도 이는 추천 대상자의 자격과 능력에 따라 결정돼 ‘이익 제공’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오늘 제시된 항소 이유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김 지사의 보석 허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르면 이번 주에 보석 여부가 결정 날 것으로 보인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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